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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방 죽/박홍기 논설위원

    동네 뒤뜰에 넓디넓은 방죽이 있었다. 가물 때는 논에 물을 대는 저수지였지만 물새들의 보금자리고, 아이들의 멱감는 곳이기도 했다. 겨울에는 썰매도 지치고, 팽이도 치던 놀이터였다. 부들 꽃이 튼실한 방망이로 변할 즈음 방죽을 찾는 아이들의 발길은 잦아졌다. 길고 굵은 부들 방망이를 꺾기 위해서다. 칼싸움의 승패를 가른 탓이다. 방죽은 낚시터로도 한 몫했다. 손맛을 느낄 정도로 굵은 붕어가 제법 낚였다. 낚싯대라고 해야 변변찮기 짝이 없다. 대나무에 나일론줄을 매 낚시바늘을 묶고, 찌를 달았다. 추는 직접 납을 녹여 만들어 썼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방을 던져놓고 방죽으로 달려갔다. 즐겁던 시절이다. 읍내에서도 낚시하러 곧잘 자전거를 타고오곤 했다. 방죽은 인공 수로가 만들어지면서 저수지의 기능을 잃었다. 결국 쌀증산 정책에 매립돼 논으로 바뀌었다. 물새도, 부들도 모두 사라졌다. 동네 어른들은 요즘 쌀 농사가 홀대받는 세태를 원망하듯 20여년 전의 방죽 얘기를 자주 꺼내신다. “논농사지어 무슨 큰 재미본다고 그렇게 쉽게 결정했는지. 그냥 놔뒀더라면 지금쯤 동네, 아니 군에서 큰 자랑거리가 됐을 텐데…”라며.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지역플러스] 16일 전남 회진면서 바다낚시대회

    전국 겨울 바다낚시대회가 오는 16일 청정해역인 전남 장흥군 회진면 대리 방파제에서 열린다. 전남도지사배를 내걸고 전국 20세 이상 남녀 동호인 선착순으로 300명이 기량을 겨룬다. 접수는 13일까지 전남도낚시연합회(061-862-8677).
  • [Leisure+α] 낙조 … 마술… 경품 풍성

    [Leisure+α] 낙조 … 마술… 경품 풍성

    □ 호텔 ●밀레니엄 힐튼, 윈터패키지 밀레니엄 서울힐튼은 남산의 상쾌한 공기와 함께하는 5종류의 겨울 패키지를 내년 2월 말까지 선보인다. 디럭스 패키지 17만 9000원, 프리미어 스위트 29만 9000원, 비스타 스위트 49만 9000원 등. 비발디파크 부대시설 할인권 세트, 아레노·팜코트 음료 쿠폰, 수영장·피트니스 센터 이용권 등을 함께 제공한다.(02)317-3000. ●하얏트 인천, 크리스마스 뷔페 하얏트리젠시 인천의 레스토랑 ‘8(eight)’은 24일과 25일 특선 뷔페를 준비한다.24일에는 쿠치나, 그릴, 스시, 야키토리, 누들스, 디저트 등 6곳의 오픈키친에서 신선하고 맛깔스런 음식을 즐길 수 있다.5만 8000원.25일엔 구운 칠면조, 다양한 크리스마스 디저트 등을 점심·저녁 뷔페에서 즐길 수 있다. 점심 4만 5000원, 저녁 5만원. 모두 세금 별도 (032)745-1234. ●워커힐, 인터넷면세점 오픈 워커힐 호텔은 12일 인터넷 면세점 ‘SK듀티프리닷컴(skdutyfree.com)’을 오픈한다.140여개 브랜드의 시즌별 신상품을 비롯해 허니문·골프·남성 고객을 위한 테마별 추천 상품 등 원하는 상품을 보다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 1월16일까지 오픈 기념 이벤트를 진행하고,W서울 워커힐 호텔 숙박권,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레스토랑 이용권 등 다양한 경품을 줄 계획. (02)450-6350. ●메이필드, 크리스마스 파티 메이필드호텔은 24일 오후 6시,25일 낮 12시 두 차례에 걸쳐 ‘크리스마스 퍼니 파티’를 연다. 퍼니밴드 콘서트와 난타 퍼포먼스, 스마일 쿠키, 과자로 만든 탈, 칠면조 요리 뷔페 등으로 구성했다. 어른 7만원, 어린이 5만원(세금·봉사료 포함). (02)6090-5500. ●요트에서 사랑고백을 하얏트 리젠시 제주는 푸른 바다 위에서 생애 최고의 사랑 고백을 할 수 있는 이벤트,‘프러포즈’를 선보이고 있다. 호텔에서 준비한 와인과 카나페를 즐기며, 낚시는 물론 시간대에 따라 일출과 일몰까지 즐길 수 있다. 멋진 요트에서 낭만적인 프러포즈를 할 수 있는 이벤트는 와인과 카나페가 포함되어 2인 기준 15만원.(064)733-1234. ●정성모 매직 디너쇼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은 24일 6시 컨벤션센터 ‘두베’에서 ‘정성모 매직 디너쇼’를 펼친다.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공중부양 마술, 관객 토크 마술 등 흥미진진한 공연과 훈제연어, 등심 스테이크 등 5가지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어른 12만원, 초등학생 이하 8만원(세금·봉사료 포함). (02)3440-8100∼3. □ 국내여행 ●서울 한옥마을 나들이 답사전문 여행사인 ‘구름에 달가듯이’는 600년 서울의 역사와 삶이 새겨져 있는 서울 한옥마을과 북촌을 돌아보는 상품을 마련했다. 매주 토요일(10일·17일·24일) 오후 2시30분부터 5시까지 지하철 3호선 2번출구 앞에서 출발한다. 회비는 1만원.(02)763-0440. ●무료 사진촬영 여행 여행사진 전문 ‘투어앨범’(touralbum.com)은 오픈 기념으로 2005년의 낙조 촬영 여행을 무료로 진행한다. 강화도 낙조마을과 풍물시장, 용두돈대 등을 돌아보는 당일 일정.24일 토요일 오전 10시에 신촌 강화직행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다. 선착순 30명 무표, 동반자(1명)의 회비는 1만원이다.(050)2172-8282. ●한화 휘닉스파크 회원모집 최근 완공된 ‘한화 휘닉스파크’(clubphoenixpark.co.kr)는 강원도 평창 휘닉스 파크 단지내에 건설된 지상 20층 규모의 핑크와 지상 14층 규모의 레드 등 2개동을 인수,440실 객실에 대한 회원 모집에 들어갔다.38평형 317실,48평형 23실,54평형 62실,59평형 38실 등 대평 평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평형 및 계좌수에 따라 3200만∼9800만원이다. 회원은 휘닉스파크 스키장 리프트와 보광 퍼블릭 CC를 30∼5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02)729-5300. □ 관광청소식 ●방콕 재즈 패스티벌 2005 태국관광청(tatsel.or.kr)은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방콕에서 ‘2005 재즈 페스티벌’을 개최한다.2003년 처음 시작하여 올해 3회를 맞는 페스티벌에는 재즈계의 거장들이 대거 참여, 흥겨운 재즈의 향연을 보여줄 예정이다. 라마 5세 기념비 맞은편에 있는 ‘싸남 쓰아빠’에서 매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쇼가 계속된다.1일권은 900바트,,3일권은 3000바트에 판매하고 있다. ●모차르트 탄생, 생일파티 오스트리아관광청(austria-tourism.co.kr)은 세계적인 음악 천재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탄생 250년을 주년 맞아 그의 탄생일인 2006년 1월27일부터 사망일인 12월5일까지 일년 동안 ‘모차르트 2006년 행사’를 개최한다. 모차르트 생가가 있는 잘츠부르크와 왕성한 연주활동을 한 비엔나에서는 그의 발자취를 찾는 프로그램과 행사들이 이어진다. 문의 mozart2006.net ●터키가 몰려온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는 터키가 내년부터 한국관광객 유치를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에 들어간다. 터키 공화국 문화관광부 일한 오우즈 동아시아지역 국장은 지난 6일 한국-터키간 관광 활성화 방안을 설명하면서 “한국어 관광지 홍보 DVD타이틀 및 17종의 관광브로셔를 대량으로 제작하는 등 한국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는 비잔틴과 오스만 제국의 중심지로 노아의 방주가 머물렀던 아라랏산, 신화의 무대인 트로이 등이 있다. 한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5만 6000명에서 올해 10월말까지 8만여명으로 급증했다. 문의 나스커뮤니케이션 (02)776-2062. □ 해외여행 ●유레일 패스 겨울 이벤트 세계적인 유럽 철도상품 공급회사인 레일유럽은 한국총판인 서울항공(seoultravel.co.kr), 리얼타임 트래블 솔루션(rts.co.kr) 등과 함께 이달 말까지 유럽 철도 패스 구입 고객 대상 빅 이벤트 ‘유럽 철도 패스 2005, 겨울 온라인 이벤트’를 실시한다. 응모방법은 이벤트 참여 여행사의 홈페이지에 연결된 ‘유럽 철도 패스 이벤트 사이트’에 접속해 각종 유럽 철도 패스 구입시 함께 받은 이벤트 응모권의 행운 번호를 입력하면 경품 당첨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행사에는 파리 바토파리지앵 센강 유람선 승선권(50명), 파리 비지트 패스 1∼3 지역 2일 교통권(20명), 여행용 응급가방(300명), 독일산 고급 5단 우산(300명), 여행용 타월(1000명) 등 다양한 경품들이 제공된다. ●치산 인 에카사호텔 새단장 일본 내 39개의 호텔을 보유하고 있는 솔라레 호텔 & 리조트(solarehotels.co.kr)의 일본 오사카 ‘치산 인 에사카’가 최근 객실 보수작업을 완료했다.‘치산 인 에사카’는 오사카의 주요 터미널을 경유하는 에사카 역에서 도보로 7분, 신칸센을 탈 수 있는 오사카 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오사카 시내는 물론 교토나 고베로 이동하기에 편리하다. 여행으로 피곤한 투숙객들을 위해 사우나와 안마시설을 갖춘 전망 대욕탕을 준비해 놓았다. 객실 내부에 상하 전동식 베드를 설치해 최소의 공간에서 최대의 공간 활용을 할 수 있도록 했다.(02)777-8178. □ 패션 ●e아이닥 스키 고글용 안경테 e아이닥은 스키·보드 고글용 안경테 ‘스통’을 출시했다. 안경 양 끝에 달린 흡착판을 고글 렌즈 안쪽에 붙여 안경을 쓴 상태에서 고글을 착용하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보완했다. 폴리폴렉스 재질의 프레임으로 부드럽고 충격에 강하다.2만원.(02)754-0110. ●르 플뤼, 스타우리노 선보여 이탈리아 하이엔드 주얼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스타우리노 프라텔리’가 국내에 소개된다. 획기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과 기술로 전 세계 주얼리 마니아를 매료시킨 브랜드로 모나코 왕국의 공식 보석 부티크로서 명성을 가지고 있다. 자연을 모티브로 한 부드러운 느낌의 ‘네이쳐 컬렉션’과 화려하면서 관능적인 ‘르네상스 컬렉션’은 주얼리 편집매장 ‘르 플뤼’(Le Plus)에서 만날 수 있다.
  • [06일 TV 하이라이트]

    ●교육이 미래다(EBS 오후 11시5분) 이번 시간에는 교육 현장에서 남다른 열정과 관심으로 미래의 꿈나무들이 과학의 재미를 알고 배우도록 노력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본다.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과학교육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고, 학교와 가정을 불문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과학적 호기심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려 한다.   ●진실게임(SBS 오후 8시55분) 진짜 형제자매를 찾아라! 완전히 남남처럼 생긴 형제와 자매가 출연한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플레이보이 형과 순진한 꽃미남 동생, 초절정 미녀와 거친 외모의 남매,‘섹시가이’ 형과 부드러운 성격의 동생, 뽀얗고 동그란 최고의 ‘명가수’ 언니와 까무잡잡 섹시댄스의 신동 동생 중에서 진짜 형제자매를 찾아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목숨 걸고 고향을 찾아오는 연어 때문에 호주가 시끄럽다. 연어낚시가 관광상품으로 개발되면서 생존이 어려워졌다는 어민들과, 어민들이 연어를 독식하는 바람에 관광 호주의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다는 업자들 간의 충돌이다. 당국은 관광이 우선이라며 한해 25차례 허용되던 연어잡이를 6회로 줄였다.   ●맨발의 청춘(MBC 오후 8시20분) 최 영감으로부터 화숙이 사기꾼이라는 말을 들은 정환은 믿을 수가 없다. 최 영감은 자신을 속이려 든 화숙을 감옥에 넣겠다며 벼른다. 한편, 천둥과 미선의 떡볶이 가게가 개업하는 날, 동네 사람들과 개업식을 갖는다. 준혁의 호텔방에서 깬 경주는 깜짝 놀라고, 준혁은 의미심장한 눈으로 바라본다.   ●별난 여자 별난 남자(KBS1 오후 8시25분) 기습 포옹에 이은 사진촬영과 불꽃놀이를 통해 석현과 종남 사이엔 점점 야릇한 감정이 싹트고, 재만은 말자를 설득하러 오지만 다시 실패한다. 유정은 나라에게 기웅의 부서를 옮겼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고, 종남이 놀이동산에 간 걸 알고 있던 민숙은 석현이 종남을 바래다주는 걸 목격한다.   ●641가족(KBS2 오후 6시10분)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된 재인은 특별지도 프로그램에 따라 동물병원에서 실습을 하게 되고, 어릴적 애완 고양이 ‘댕이’를 복제하는 꿈을 꾸며 즐거워한다. 재인을 좋아하는 초등학생 요한은 재인을 대학생 오빠들에게 뺏길까봐 불안하다. 한편, 재인은 댕이를 복제할 털을 잃어버리고 만다.
  • 무·릉·島·원 럭셔리 제주

    무·릉·島·원 럭셔리 제주

    제주도를 잘 안다고? 천만에. 제주도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눈으로만 보는 제주도가 아니다. 온몸으로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헬기나 벌룬을 타고 하늘에서 제주도를 내려다보며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제주도를 즐길 수 있다. 또 영화의 한 장면에 뛰어들어 하얀 요트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오붓한 한때를 보낼 수도 있다. 바다 속은 어떤가. 형형색색의 산호와 아름다운 물고기들의 천국에 초대받을 수도 있고, 바다 한가운데서 낚시를 즐기는 해상좌대 낚시체험을 할 수도 있다. 물좋은 산방산 온천, 미국의 유니버설스튜디오가 부럽지 않은 익스트림아일랜드, 꿩사냥과 ATV(4륜 산악오토바이)와 함께하는 대유랜드, 사자와 호랑이 등 아프리카의 문화가 가득한 아프리카 박물관 등도 새로운 체험거리다. 꿈과 모험이 가득한 곳, 날마다 새로워지는 제주도가 좋다! 글·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요트를 타고 바다로 요트를 타고 바다를 질주하는 꿈도 제주에선 쉽게 현실로 만들 수 있다. 돌고래 쇼로 유명한 서귀포시 퍼시픽랜드(www.pacificland.co.kr,064-738-2110)에 가면 요트여행을 할 수 있다. 구명조끼를 입고 ‘샹그릴라´호에 올랐다. 선장이 신발을 벗을 것을 권했다. 여느 배와 달리 바닥이 깨끗하다. 배안에는 특급 호텔처럼 시설이 깔끔하다. 침대가 구석구석에 4개, 화장실, 주방, 차 마시는 공간까지 모든 편의 시설이 다 갖추어져있다. 드디어 하얀 배가 미끄러지듯 바다로 나간다. 갑판에 올라 앉았다. 배 앞쪽에는 사람들이 앉아서 바다구경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돛을 펴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니 조용해서 더욱 좋다. 물살을 가르는 소리만 간간이 들려와 낭만적이다. 일몰과 일출 체험은 기본, 운 좋으면 돌고래의 재주도 볼 수 있단다. 여름에는 수영과 선탠도 즐길 수 있다.1시간에 6만원, 하루 종일 임대도 가능하다. 겨울이라도 제주도에선 요트를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하늘 위에서 감동을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옆에 있는 대양항공(www.jejuh.com,064-792-3553)헬리포트로 달려가자. 생각보다는 작고 아담한 여객터미널이 황금빛으로 변한 새별오름앞에 자리잡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50석 규모의 대합실이 나온다. 보안검색이 공항과 같다. 금속탐지기로 몸을 검색하고 보안교육을 받는다. 헬기 안에선 이동이 불가하고 휴대전화 등 전자제품의 사용도 안 된다는 보안요원의 5분간 교육이 진행된다. “바람이 부는데 위험하지는 않나요.”소심하게 묻자 보안요원은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우리 헬기는 26인승 러시아제 MI-171기종으로 조종사와 승무원을 제외하고 19명이 탈 수 있는 최신 기종입니다.”라며 “제트 엔진을 양쪽에 가지고 있고 자체 레이더로 돌풍이나 기상변화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가장 안전한 헬기입니다.”라고 자랑한다. MI-171헬기는 일반 헬기보다 속도는 2배가 빠르고 높이도 무려 4000m까지 오를 수 있는 초대형 헬기란다. 안심된다. 엔진이 가쁜 숨을 뱉어내듯 ‘두두두∼드’ 소리를 내더니 바로 땅을 박차고 오른다. 생각보다 소음도 크지 않다. 창밖으로 크고 작은 오름들과 골프장들이 눈에 들어오더니 어느새 왼쪽으로 산방산이 보인다.395m의 깎아지른 듯한 산방산. 우락부락하면서도 우직하게 서있는 모습에 감탄사가 흐른다. 스치듯 산방산을 지나치더니 이내 쪽빛의 제주바다가 펼쳐진다. 남태평양의 바다보다 제주의 바다는 짙고 깊은 푸른빛이다. 바다는 일렁일렁 숨을 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눈을 뒤로 돌렸다. 거대한 퇴적암으로 이뤄진 용머리해안. 거대한 빗자루로 쓸어낸 듯한 모습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땅위에서 보았을 때와 다른 웅장함과 생김새에 눈을 돌릴 수 없다. 물론 헬기가 시속 50∼60㎞ 저속으로 날아간다고 하지만 그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너무 순간이라 아쉬울 정도였다. 짙은 파란 잉크를 풀어놓은 듯한 바다를 날더니 어느덧 잘려진 식빵 한 조각이 떠 있는 듯한 모양의 섬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인 마라도다. 바람이 거센 섬이라서 그런지 높은 건물이나 나무가 없어 평면적으로 보인다. 섬을 둘러싸고 있는 깎아지른 듯한 해안선, 멀리 보이는 하얀 등대, 드문드문 보이는 건물들에서 왠지 모를 외로움이 느껴진다. 마라도를 한바퀴 돌고는 헬기는 다시 제주도로 향한다. 비록 30분도 채 미치지 못하는 짧은 시간동안 경험을 했지만 가슴 속에는 한 가득 제주의 아름다움이 자리잡았다. 호주의 12사도상이나 몰디브의 상공을 헬기로 볼 때와는 다른 아름다움과 감동이 느껴졌다. 헬기투어는 현재 마라도와 서귀포 앞바다 코스를 운항 중이며 12월 초부터는 한라산 백록담을 돌아보는 코스도 운항할 예정이다. 비행시간은 대략 25분 내외이며 요금은 12월말까지 9만 9000원. ●짜릿함의 감동 제주를 하늘에서 느끼는 또 다른 방법은 벌루닝을 타는 것이다. 서귀포시에 있는 열기구테마파크(www.ballooning.co.kr 064-732-0300)로 가보자. 놀이동산에서 탈 수 있는 작은 풍선이 아니다. 커다란 풍선에 바구니를 달고 그 안에 올라 타 하늘여행을 할 수 있다. 열기구는 열로 공기를 데워 그 뜨거워진 공기의 부력으로 하늘을 날지만 벌루닝은 공기보다 가벼운 헬륨가스를 벌룬에 채워 하늘로 떠오른다는 점이 다르다. 또 열기구처럼 하늘을 비행하는 것이 아니라 케이블(줄)로 육지와 연결된 계류식 벌루닝이기 때문에 하늘을 떠다닌다기보다 하늘에 올라서 그 상태로 떠있다가 다시 내려가 오히려 안전하다. 헬기와는 달리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올라가기 때문에 짜릿함을 느끼며 동시에 제주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직경 22m, 높이 34m의 거대한 벌룬이 서서히 하늘로 올라가자 바구니에선 환호성이 터진다. 바람이 잔잔한 날은 무렵 150m 높이까지 올라간다. 내려다보자 자동차와 집들이 장난감크기로 눈에 들어온다. 바람이 살짝 불어오자 여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아이들은 만화 속의 주인공이 된 양 신이 나서 이리저리 다니며 즐거워한다. 정상에서는 10여분 정도 머문다. 오르고 내리는 시간을 포함해 20분 정도 소요된다. 어른 2만 4500원, 초등학생 1만원.7세 이하는 무료. 기상조건에 따라 변동이 심하므로 전화로 확인해야 한다. ●제주의 속살을 찾아 제주 청정해역에선 바다 속도 즐길 수 있다. 제주 바다의 속살은 형형색색의 산호와 예쁜 물고기들로 가득하다. 특히 이맘때가 바다속 시야가 좋아 잠수함체험하기에 가장 좋다. 마라해양군립공원내 송악산부근 바다를 구경하는 남제주 안덕면에 있는 제주잠수함(064-794-0200)을 추천한다. 일단 잠수함까지 가려면 작은 배를 타고 10여분 바다로 나가야한다. 임시 선착장에 내려 잠수함으로 갈아탄다. 노란색의 잠수함이 예쁘다. 수중 다이버들이 수백마리의 줄돔, 볼락 등 물고기를 몰고 다니고 아름다운 산호섬인 꽃동산을 구경하는 등 산교육장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나들이라면 빠뜨리면 아쉽다. 어른 4만 9500원, 아이 2만 9700원. 잠수함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과 해저탐험증을 선물로 준다. ●제주 바다의 색다른 체험 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 만들어진 해상좌대에서 짜릿한 손맛과 싱싱한 회맛을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 아닌가. 안덕면 대평리 용왕 난드르마을로 가면 된다.1인당 1만원이면 3분 거리에 있는 해상좌대에 내려주고 낚싯대도 빌려준다. 주인 김정숙(019-698-3893)씨에게 미리 전화하면 좌대에서 먹을 수 있게 회를 떠주기도 한다. 제주에는 방어가 제철인데 5명 기준 5만원이면 배를 2시간 동안 빌려 방어낚시도 즐길 수 있다. ●레포츠의 천국 대유랜드 서귀포시 상예동 대유랜드(www.daeyooland.net,064-738-0500)는 수렵, 사격,ATV(사륜구동 오토바이)를 탈 수 있는 레포츠의 천국이며 꿩요리를 맛볼 수 있는 맛집이기도 하다. 요즘은 클레이사격을 배운 후 ATV를 타고 사냥을 나가는 레포츠가 유행이다. 국내 유일의 상설 수렵장인 대유랜드의 크기가 무려 120만평이나 되고 자연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꿩이 특히 많다. 꿩 5만마리를 방사해 놓았기 때문에 언제나 수렵이 가능한데다 별도의 수렵면허가 없어도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안전하게 사냥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클레이 사격을 배운 후 사륜구동 오토바이를 타고 본격적인 수렵여행에 나선다. 물론 가이드가 동행한다. 꿩 사냥은 보통 3∼4명이 한 조가 되어 나가며 요금은 엽총 등의 사냥장비 대여료와 실탄값, 가이드와 사냥개 동행 등을 포함해 1인당 15만원. 사냥시간은 2∼3시간정도, 꿩 3마리는 잡을 수 있다. 또 클레이사격장(20발 3만 5000원)외에도 스미스 웨슨 38구경과 베레타 9㎜ 등을 갖춘 권총사격장(12발 3만 5000원)과 라이플사격장(12발 3만 5000원)을 갖추고 있다. 꿩 요리 전문 음식점도 있어 포획해온 꿩을 회나 샤부샤부, 구이 등으로 요리해준다. 꿩 회와 꿩다리구이, 꿩튀김, 꿩샤부샤부, 꿩만두 등이 차례로 나오는 코스요리는 1인당 5만원. 초보자부터 마니아까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ATV는 단거리(3만원), 중거리(5만원), 장거리(7만원) 코스가 운영되고 있다. ●온몸으로 즐겨요 이밖에도 4D 입체영상의 감동과 함께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익스트림아일랜드(064-739-0051)는 아름다운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 있다. 14×8m의 대형 스크린으로 즐기는 동시에 시뮬레이터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바람, 연기 등 4D 특수효과가 가미돼 가상체험의 현실감을 극대화시킨 영화를 감상한다. 각양각색의 공룡들이 눈앞에서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들고, 이를 피하기 위해 시뮬레이터는 비명을 지르는 관람객을 태운 채 하강과 상승을 반복하며 짜릿한 스릴감을 맛보게 한다. 주의 사항을 일러주는 프리쇼관, 이야기 줄거리를 알려주는 스토리관, 본격적인 입체영상을 즐기는 어드벤처관 순으로 관람을 하며 시간은 20분 정도 소요된다. 상영시간은 매시 정각과 30분. 정원 45명.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어른 6000원, 초등학생 이하 4000원. 이밖에도 남제주군 안덕면 사계리의 산방산온천(064-794-5088)은 제주도 최초의 온천으로 지하 600m에서 솟아나는 탄산온천수로 유명하다. 물 솟는 소리가 비둘기 소리를 닮았다고 해서 ‘구명수’로 불리는 탄산온천수는 성인병 예방은 물론 각종 질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산온천에 몸을 담그면 온몸에 미세한 기포가 달라붙어 마치 눈사람처럼 변하고 10분 정도 있으면 온몸에 파스를 붙인 듯 후끈거린다.2층 온천탕에선 산방산과 한라산도 보인다. 입장료는 9000원. 또 중문관광단지 내 국제컨벤션센터 쪽에 있는 아프리카박물관(www.africamuseum.org,064-738-6565)도 ‘강추’. 온통 황토빛으로 칠해진 것 하며, 첨탑을 잇따라 붙인 듯한 모습이 이국적이다.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이며, 서아프리카 말리 공화국에 있는 젠네대사원(이슬람 사원)을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사진작가 김중만씨의 아프리카 사진, 아프리카 미술품 및 공예품, 세렝게티 국립공원의 동영상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어른 6000원, 어린이 3000원이다. ■ 제주도 대표 음식 제주도를 대표하는 음식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도 ‘말고기’를 빼놓을 수 없다. 탐라목장 (064-764-7678)은 직접 목장에서 식육용으로 말을 길러 신선하고 깨끗한 고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이름난 곳이다. 대개 말고기를 질기다고 피하는데 탐라목장의 말고기는 소고기 못지않다. 뒷다리 살과 등심을 잘게 썰어 배 등과 함께 무쳐낸 육회. 정말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그만이다. 살짝 숯불에 익혀먹는 등심도 입에서 살살 녹는다. 막창, 양념갈비 등 말고기의 모든 것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말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글리코겐 함량이 높아 맛이 달콤하고 단백질 함량도 높고 필수 아미노산의 비율도 떨어지지 않아 영양이 만점인 약이 된다. 칼로리와 콜레스테롤 함량이 적어 요즘처럼 살빼기에 민감한 시대에 매력적인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다. 육회, 막창, 불고기를 포함한 코스 요리가 1인분에 1만원부터 5만원까지.
  • 강원도 “겨울을 팝니다”

    ‘눈·얼음의 고장’ 강원도내 시·군들이 겨울축제 알리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29일 강원도내 일선 자치단체에 따르면 화천 산천어축제, 인제 빙어축제, 태백산과 설악산, 대관령에서 펼쳐질 눈꽃축제를 비롯해 황태·명태축제, 각종 해돋이·해맞이축제의 일정이 정해지면서 겨울 관광객 유치전이 뜨겁다. 해마다 맑은 소양호 상류 부평리 선착장 인근 300만평 얼음 위에서 펼쳐져 전국 최대 얼음축제로 자리잡은 인제 ‘빙어축제’는 내년 2월2∼5일 열린다. 어김없이 은빛 빙어낚시대회를 비롯해 빙어시식회, 얼음축구대회, 이글루와 눈조각전 등이 펼쳐져 도시인들을 유혹할 전망이다. 얼음나라 화천의 산천어축제도 새해 1월7∼30일 24일동안 화천읍 화천천에서 열린다.1급수 어종인 산천어를 얼음낚시와 루어낚시 등으로 잡으며 겨울 얼음 낚시꾼들의 손맛을 잡아끌게 된다. 더불어 꽁꽁 언 얼음판에서 열릴 얼음썰매, 봅슬레이, 얼음축구, 얼음나라 열차타기 등 다양한 깜짝 이벤트로 채워진다. 해마다 1월 중순부터 말까지 열리는 태백산·설악산·대관령눈꽃축제 등 눈을 소재로 한 축제도 줄줄이 열린다. 이들 눈꽃축제에서는 태백산, 설악산, 대관령 등산대회와 눈·얼음 조각전, 썰매타기, 겨울 알몸 마라톤대회 등이 열려 열기를 고조시킨다. 이에 앞서 새해 첫날에는 태백산새해맞이축제, 경포해돋이축제, 속초·삼척·고성·양양·정동진·동해의 해변에서 나름대로의 다채로운 이벤트를 마련해 해맞이축제가 열린다. 겨울 어종인 명태를 이용한 인제 용대리황태축제와 고성 명태축제도 2월중순쯤부터 열려 풍성한 강원도 동해안 겨울인심을 알린다. 강원도 홍기업 환경관광문화국장은 “겨울의 고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강원도의 넉넉한 인심과 깨끗한 풍경을 보여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난방용품 이색상품 예 多있소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몸 구석구석을 따뜻하게 데워줄 이색 난방용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인터넷 쇼핑몰을 장악하고 있다. ●발열깔창(1만 7900원, 옥션) 발에서 나오는 땀을 흡수해 열로 바꿔주는 촉매제를 깔창 안에 넣었다. 신발에 깔고 있으면 하루종일 훈훈함을 느낄 수 있다고. 추운 곳에서 오랜 동안 일하는 소비자에게 유용하다. 군대 가는 남자친구에게 많이 선물한다. 한번 깔면 6∼7개월 동안 발열이 유지된다. ●온찜질팩(10개 9900원, 롯데닷컴) 붙이는 난로. 등산이나 낚시를 가면 손발이 시리거나 무릎, 허리, 어깨 등이 아픈 사람에게 좋다. 파스처럼 생긴 팩을 양말이나 속옷, 겉옷 위에 붙이면 그 부위가 따뜻해진다. 온기는 14시간 지속된다. 손 대신 발에 사용하는 주머니 발난로(40개 9800원, 디앤숍)도 나왔다. 스티커가 있어 양말 위에도 잘 붙는다. 아이세이브존은 손·발·주머니 난로세트(40개 1만 6460원)를 내놓았다. 난로를 약간 흔들며 손으로 부드럽게 쥐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면 열이 발생한다. 수명은 3년. ●발열조끼(6만 9800원, 옥션) 겨울에 골프 스키 낚시 등 야외활동을 즐길 때 편리하다. 세라믹 탄소섬유와 휴대용 충전식 배터리를 사용해 만들었다. 1분 만에 따뜻해지고 찜질·저온·고온 기능을 갖췄다. 배터리를 3시간 급속충전하면 5∼8시간 쓸 수 있다. 물세탁이 가능하다. ●눈송이 스타 겨울 3단방석(9900원, 디앤숍) 차량 뒷좌석에 깔고 사용하기 안성맞춤. 보온성이 뛰어나고 탈부착이 편리하다. 옥션에서 판매하는 차량용 열선 시트(1만∼3만원)는 시거잭에 전원을 연결하는 방식. 열선이 전체에 깔려 있어 엉덩이, 허리가 모두 따뜻하다. ●무릎담요(4900원, 디앤숍)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긴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인기다. 무릎을 덮을 수 있는 알맞은 크기에 귀여운 캐릭터까지 새겨져 여성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자동차에서나 여행을 갈 때도 편리하다. 강아지용 담요(5000원, 옥션)도 있다. 깜찍한 디자인으로 강아지가 위에서 뛰어 놀거나 덮고 자도록 만들었다. ●온풍 빨래건조기(3만 8000원, 아이세이브존) 스탠드 옷걸이 밑부분에 온풍기가 붙어 있는 형태. 따뜻한 바람이 옷감을 부드럽게 건조시키고, 실내도 따뜻하게 한다. 건조기 지퍼를 닫으면 온풍이 안쪽에 가득차 빨래가 빨리 마른다. 타이머 기능을 갖춰 전력낭비를 최소화했다. ●유모차 비닐커버(1만 1400원,G마켓) 면역력이 약한 아기들을 보호한다. 방한 기능이 뛰어난데다 설치가 간편한 게 장점. 유모차의 형태나 크기에 상관없이 간단히 비닐만 씌우면 된다. 오른쪽, 왼쪽에 시력 보호창이 있어 아기의 시력 보호에도 좋다. ●싸파 세티즈 세라믹히터(6만 2550원,H몰) 히터에다 공기청정기, 가습기 기능까지 갖춘 복합 난방기. 탁하고 건조해지기 쉬운 겨울철에 실내 공기를 정화하고 습도까지 조절해 준다.5평형. ■ 구입 문의 옥션 www.auction.co.kr 롯데닷컴 www.lotte.com 디앤숍 www.dnshop.co.kr G마켓 www.gmarket.co.kr 아이세이브존 www.isavezone.com H몰 www.hmall.com
  • 여자에 미쳤나 낚시에 미쳤지

    여자에 미쳤나 낚시에 미쳤지

    남편은 무슨 일이 있어도 1주일에 두 번 이상 낚시질을 다닌다. 그러니까 결혼한지 만 18년이라지만 실상 남편과 산 것은 12년 남짓. 나머지 6년은 붕어에게 남편을 빼앗기고 살아온 한 낚시 미망인이 있다. 이름은 이죽순(李竹順)(43). 낚시에 미쳐 사는 남편 뒷바라지하느라 대폿집을 차렸다. 옥호는『태공(太公)집』 - 강태공을 닮은 남편을 둔 때문이란다. 선볼 때 남편의 첫마디가 “난 낚시에 미친 사람이오” 서울특별시 중구 다동(茶洞) 17 큰 길가에 자리잡은「태공집」문턱을 넘어서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이 한쪽 벽 가득히 들어찬 어탁(魚拓)(실물 크기의 붕어·잉어 모양을 뜬 것)과 한시(漢詩)들. 그 어탁과 한시들엔 모두 조태원(趙泰元)(54)이란 이름이 적혀 있다. 바로 이 사람이「태공집」마나님의 남편이자 조력(釣歷:낚시경력) 30년의 명조사(名釣士)다. 천안서 태어나 20세 때부터 낚시에 맛을 들이기 시작, 온양서 5, 6년간 낚시점을 경영하다 13년 전에 상경, 종로4가에서 수도(首都)낚시회를 차렸다. 그러나 반도·조선「아케이드」가 생기자 장소를 옮겨「아케이드」낚시회로 이름을 바꿨다. 조씨가 낚시점을 그만둔 건 3년 전 일. 『「플라스틱」낚시대가 나오는 바람에 집어치웠읍죠. 거 뭐 찌나 깻묵이나 팔아선 입에 풀칠도 못하겠더군요』그래서 전재산을 처분, 마나님에게「태공집」을 차려주고 자신은 아예 조태공으로 나앉았다. 낚시 안가는 날은 바둑으로 소일하는 게 낙. 『가게에 붙어있어 보았자 무용지물인 걸요 뭐. 괜히 장사하는데 걸리적 거리기만 하죠』하는 게 태공집 마나님의 말씀. 그런 남편을 둔 게 후회되지 않느냐니까, 『천만에요. 낚시에 미친 게 얼마나 좋아요? 괜히 딴 남자들처럼 여자에 미치는 것보다 골백번 낫죠』하는 게 이 마음씨 너그러운 마나님의 말씀이시다. 이죽순씨가 조태원씨와 결혼한 건 이씨 나이 25세 때. 꼭 얼굴 두 번 보고 결혼식을 올렸단다. 선볼 때 조씨의 첫 마디가『난 낚시에 미친 사람입니다』 결혼 이튿날 눈치 수상해 낚시밥 만들어 주었더니 그러더니 결혼한지 사흘 만에 일요일이 왔다. 그 전날 밤부터「우물쭈물하는 게 아무래도 수상해서」모른 체 부엌에 나가 떡밥(낚시미끼)을 만들어 주었더니 다음날 새벽 온다간다 말도 없이 낚시질 떠나고 없더란다. 이때부터 이씨의 낚시미망인 생활은 시작되었다.『여자가 귀찮아 한다고 집어치울 정도가 아니어서 18년 동안 군소리 한 번 없이』낚시질 뒷바라지를 해왔다. 낚시점을 차렸을 땐「김치 아줌마」로 낚시꾼들 세계에선 소문이 났다. 낚시대회가 있을 때마다 이씨는 큰 항아리 2개에 김치를 듬뿍 담아 보내곤 했는데 이 김치맛이 또한 신선맛. 그래서 낚시터 태공들은 이씨를 가리켜「김치 아줌마」로 불렀다고. 살다보니 떡밥이며 깻묵의 제조법 등 낚시에 필요한 지식은 모조리 갖추게 되었다.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밤은 꼬박 새우다시피 남편의 다음날 낚시준비를 해야 했고. 덕택에 월척(越尺)짜리 붕어나 2척이 넘는 잉어맛은 많이 보았단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 먹어서 물려 버렸다고. 오히려 많이 잡아오는 게 귀찮을 지경. 태공집을 차린 건 꼭 3년 전. 옥호는 물론 딴 내부 장식 대신 어탁과 남편이 쓴 한시로 벽 하나를 채웠다. 그리곤 남편이 잡아온 붕어들을 조려 손님들에게「서비스」술안주로 내놓았다.『붕어조릴 땐 뼈가 녹아버리게 해야 해요. 그러자면 먼저 맹물에 1시간쯤 끓인 뒤 다시 간을 맞추어 조려야지요. 보통은 식초를 쓰는데 그러면 신맛이 나서 못써요』하는 게「태공집」마나님의 붕어 조리비법. 자연히「태공집」엔 낚시를 즐기는 손님들이 단골손님이다. 어떤 이는 낚시회 가입 절차를 물어오는가 하면 심지어 어느 저수지는 어디가 제일 고기 잘 물리는 곳인지 가르쳐 달라고 물어오기도. 이럴 땐「태공집」마나님은「들은 풍월로」아는 대로 정성껏 대답해 준단다. 모르는 것은 남편에게 물어 다음날 알려주기도. 대폿집 벽엔 남편의 어탁과 한시 붙어 제일 우스운 게 낚시 간다고 몇 천원씩 들여 떠났던 손님들이 겨우 송사리 몇 마리 잡아가지고 와선 집에 들어가기 미안하니 붕어 몇 마리 팔라는 것. 이런 손님들이 대개 초심자라는 것쯤은 아는 이 마나님은 남편이 두둑히 잡아 온 붕어들을 무보수로 분양해 준단다. 집에 돌아가 한껏 체면을 세운 그 낚시꾼이 다음날부터「태공집」단골손님이 되어버리는 건 두말할 나위도 없고. 『남편을 따라 몇 번 낚시질도 갔지요. 제일 처음 예당(禮塘)저수지에 갔을 땐 하루종일 겨우 잡은 게 새끼손가락 만한 붕어 두 마리였어요』 「태공집」벽에 붙인 어탁은 모두 7점. 두 자가 넘는 잉어가 셋, 월척 붕어가 네 점이다. 잉어 중 제일 큰 놈은 66년 8월 춘천「댐」에서 잡은 2척(尺) 6촌(寸) 8분(分)짜리. 붕어는 예당서 잡은 1척 3촌짜리가 최고다. 옆에 써붙인 한시들은 모두가 조씨의 자작으로 주제는 낚시. 그 중 2수(首)만 소개하면 - 愛竿一廻投湖時(애간일회투호시) 긴 낚시 한번 휘둘러 호수에 던지니 千憂萬難寸刻消(천우만난촌각소) 온갖 근심이 촌각에 사라지더라 山水絶是迹處江(산수절시적처강) 산수경치 좋은 강가 낚시터에 앉으니 釣樂情攘勝仙境(조락정양승선경) 낚시 즐거움이 仙境(선경)보다 낫구나 낚싯대 메고 온 손님 보면 남편 보는 것 같아 반가와 조씨가 밝히는 바로는『서풍이 살살 불고 기압이 조금 높은 날』이 태공들에겐 가장 바람직한 날씨라고. 그러나 날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자리. 그래서 터를 잡는 눈이 곧 조정(釣丁)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조씨는 아예 예당저수지의 소위 명당 자리에 조대(釣臺) 10여 개를 만들어 두었단다. 호심(湖心)에 나가기 위해 자그마한 배도 한 척 마련해 두고.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낚아 올리는 데만 정신이 팔려 낚시도(道)라는 걸 몰라요. 아무 데나 가서 첨벙거리는 건 옆의 사람에겐 실례가 되거든요』하는 게 명조사 조씨의 말. 『낚싯대 메고 들어오는 손님을 보면 마치 남편을 보는 것 같아 반가와요. 그래 친절히 하다 보면 손님들은 그 친절한 맛에 또 찾아오고요』이건「태공집」마나님의 말씀이다. 이 어울리는 한 쌍의 부부 - 호연지기(浩然之氣)의 남편과 인종지덕(忍從之德)의 아내 사이엔 건강히 자라난 2남 1녀가 있다. [ 선데이서울 69년 4/13 특대호 제2권 15호 통권 제29호 ]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日행정구역 통합 학산시 현장탐방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日행정구역 통합 학산시 현장탐방

    일본 고이즈미 정부의 주요 개혁과제인 시(市)·정(町)·촌(村) 합병작업인 ‘헤이세이(일본의 연호) 대합병’이 진행 중이다.1999년 3232개이던 기초자치단체는 내년 3월 1821개로 대폭 줄어든다. 총무성은 대통합의 잘잘못을 내년 3월까지 검증, 합병 후의 문제점을 줄여가겠다는 구상이다. 합병 작업이 진행중인 이시가와현 학산(白山)시를 찾았다. |학산(이시가와현) 이춘규특파원|도쿄 서북쪽, 동해안 연안의 이시가와현 학산시는 지난 2월 1시,2정,5촌이 합병해 탄생했다. 이시가와현 최대의 면적에 인구는 11만명이 됐다. 합병 뒤 선거를 통해 새 통합시장이 탄생했고, 각 시·정·촌 의회는 해산, 시 의회로 통합됐다. 격변의 소용돌이를 겪고 있는 셈이다. ●변화의 칼바람 맞은 상층부 합병에 따른 변화는 격렬하다. 우선 8개 자치단체장 중 시라미네 촌장 등 7명은 자리를 잃고, 맛토 시장이었던 통합 학산시 카도 미쓰오(74) 시장만이 기초단체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부단체장도 8명에서 1명으로 줄었고, 교육장과 회계·재정담당자도 역시 8명에서 1명으로 축소됐다고 기타노 고이치 학산시 총무부장이 설명했다. 지역사회 상층부 32명 중 28명이 대통합으로 인해 졸지에 자리를 잃은 것이다. 지역유지들인 의회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시·정·촌 의회 8곳의 의원들은 합해서 100명 정도였다. 카도 시장은 “숫자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의견도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단체장, 부단체장 등이 크게 줄었는데 안줄일 수 없다고 판단,35명으로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대통합의 바람은 이제 시작일 뿐 하지만 군살빼기는 시작일 뿐이다. 시의회 의원 정수는 차기 선거 때 28명으로 준다. 이처럼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상층부만 줄여도 예산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시관계자들의 설명이다. 8개 시·정·촌 소속 직원들은 한개 시의 직원이 됐지만 아직까지 1040명의 정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카도 시장은 “10년에 걸쳐서 직원을 200명(20%) 정도 줄이겠다. 인위적인 조기퇴직보다는 채용 인원을 3분의 1, 혹은 5분의 1로 해서 줄이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학산시, 자력갱생 목표 일본 정부는 합병 작업이 지지부진하자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들었다. 재정적인 압박과 지원을 병행한 것이다. 덩치를 줄이는 자치단체는 중앙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깍겠다고 선언, 대부분이 통합대열에 끼었다. 학산시도 마찬가지다. 학산시는 8개 시·정·촌이 기존의 이름을 모두 버리고 일본의 3대 명산 중 하나인 학산 자락에 위치한 점을 살려,‘학산시’로 태어났다. 지명도를 높여 관광과 공업, 농업으로 자립하겠다는 의지였다. 학산시도 통합에 따라 중앙정부에서 10년간 450억엔(약 4000억원)의 특별지원을 받을 자격이 생겼다. 그 중에서도 70%는 중앙정부의 직접 지원금이다. 하지만 카도 시장은 “중앙정부 지원은 빚일 뿐이다. 따라서 100억엔 정도만 지원받으려 한다.”고 말했다. ●학산의 관광자원·특산물 알린다 학산시는 우선 명산 학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 수입을 늘릴 예정이다.8개 자치단체에 흩어졌던 축제, 고산식물 등 관광자원을 모아 시너지효과를 노린다. 학산 브랜드의 각종 상품들을 개발, 판매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학산시내 5개의 니혼슈(청주) 회사들은 ‘학산’을 특허 형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학산이란 상표로 청주 등을 생산, 판매하며 280년,16대째 이어온 고보리주조사 고보리 히로야스 기획실장은 “최고의 청주 생산을 위해 최고의 쌀과 물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학산이란 청주로 고향도 알리고, 세수 증대에도 기여하려는 것이다. 학산 청주는 도쿄, 홋카이도, 가고시마 등 일본 전역에서 유명하고 해외로 수출도 되고 있다. 학산시를 흐르는 테도리가 천은 매년 10월말부터 11월말까지 연어낚시꾼들로 붐빈다.1978년부터 이시가와수산종합센터가 매년 2∼3월 600만∼800만 마리의 연어 치어를 방류, 매년 1만∼2만 마리의 팔뚝만한 연어들이 모천으로 회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1920년대부터 학산에서는 대규모 산사태가 빈발, 이후 첨단의 사방(砂防) 기술을 발달시켰다. 이런 기술은 한국과 타이완, 중국 등지로 전수되는 중이라고 한다. 일제 식민지 시절 학산에서는 사방공사에 동원된 수많은 조선인들이 100㎏ 전후의 바윗덩어리를 나르다 희생된 어두운 역사도 있다. taein@seoul.co.kr ■ 행정구역개편 이렇게 |학산(이시가와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대규모 행정제도개편은 이번이 세번째다.19세기말 메이지정부가 시·정·촌제를 도입하며 농촌위주의 봉건적 행정체계가 사라졌다. 전후 1953년부터 3년간은 역시 시·정·촌 합병인 ‘쇼와대합병’이 이뤄졌고, 이번 합병이 세번째다.47개의 광역단체 수를 대폭 줄여 도·주제(道州制)를 실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번 대합병의 가장 큰 목적은 악화일로의 재정난 타개다. 시대 흐름에 맞게 통합, 재정지출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다.50여년 된 현행 제도는 교통망 발달에 따른 생활권광역화에 적합지 않다는 점도 이유다. 이농현상에 따른 농촌·산간지역의 인구 감소도 행정비효율을 초래했다며 통합을 재촉했다. 앞으로 중앙정부는 통합 지자체의 예산과 공무원 수 삭감을 유도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합병은 지자체 의회의 결의와 주민투표 등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재정적 유인책이 컸고, 일부 강제성도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지방자치를 보장한 헌법에 반한다는 비판도 있고, 환상이란 우려도 있다. 대합병에 따른 명암도 엇갈린다. 새로운 통합자치단체 신청사 등 대규모 공공시설공사가 많아 합병특수가 있다. 주민의식조사, 신도시건설 계획 등 컨설팅업체도 분주하다. 반면 서리를 맞는 곳도 적지 않다. 이미 기초단체장, 부단체장, 교육장 등 많은 지역유지들이 자리를 잃었다. 전국의 정·촌을 회원으로 해 정·촌의 요구를 정부에 전달해 온 ‘전국 정·촌회’도 회원수가 격감, 회비수입이 줄며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전국의 정·촌수는 2003년 4월 2513개였지만 7일 현재는 1395개이다. 대합병이 완료되는 내년 3월말에는 1045개로 줄어들 전망이다. taein@seoul.co.kr ■ 학산시 술도가 오쿠무라부부 |학산(이시가와현) 이춘규특파원|우리나라의 막걸리와 흡사한 도부로쿠(탁주)가 고이즈미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 덕분에 대중주로 부활하고 있다. 여관 ‘시시쿠소’ 주인 오쿠무라 에이지 부부도 대합병과 규제완화 등 개혁 바람의 한복판에서 ‘도부로쿠 특구’를 앞세워 새로운 학산시 알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도부로쿠 특구는 무엇인가. -구조개혁의 일환으로 술도가에서만 제조하던 도부로쿠를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일반시민도 만들 수 있게 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시작했다. ▶조건은 무엇인가. -숙박시설을 갖춘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고, 자신의 집에서 쌀을 생산해야 한다. 면적 제한은 없다. 냉장보관숙성 시설 등 생산설비도 자격요건이다. 주세법의 제약이 남아 있다. ▶왜 이 동네에 특구가 허가났나. -이 곳은 술이나 미소(일본식 된장), 간장, 미네랄 등 공업이 번성했다. 이런 전통에 따라서 도부로쿠 특구도 허가가 난 것으로 보인다.6주간 연수도 필요했다. ▶학산은 왜 술이 유명한가. -기온의 연·일교차가 크기 때문이다. 청주나 도부로쿠를 발효시키려면 온도 조건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나 이시가와현의 지원은 없나. -비품을 시에서 구입한 걸 빌려쓰고 있다. 생산공정도 지원해주고 있다. ▶맛이 궁금하다. -청주와는 전혀 다르다. 알코올 도수는 청주와 비슷하지만 마시기가 쉽다. ▶외부에서 온 손님에게도 파는가. -고객이 와서 사갈 수는 있다. 그러나 내가 직접 들고 가 팔 수는 없다. 숙박손님이 사서 들고 갈 수도 있지만, 택배로 부칠 수는 없다. taein@seoul.co.kr
  • [5만원의 행복] 단풍구경 못한 당신 달래며 은행나뭇잎 비가 내리네

    [5만원의 행복] 단풍구경 못한 당신 달래며 은행나뭇잎 비가 내리네

    꼭 멀리 가야만 여행이 아니다.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서울 근교에도 훌륭한 여행지가 많다. 특히 경기도 양평 주변에는 넉넉한 가을을 느끼기에 좋은 운길산 수종사, 아이들의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서울종합촬영소, 우리의 영 원한 학자인 다산 정약용 생가, 물고기 를 맨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경기도 민물고기연구소와 각종 갤러리 등 많은 볼거리를 가지고 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가을 끝자락을 붙잡는 수종사·여유당 ●일찍 일어나야 더 멋진 여행을∼ 일단 양평일대는 차량 정체로 소문난 곳이다. 특히 당일 여행의 경우 무조건 아침 일찍 출발해야한다. 그래야 차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동네에서 파는 1000원짜리 김밥이라도 좋다. 김밥 6줄과 음료수, 과자 등을 사서 출발, 차에서 아침을 해결했다. 시간을 절약함과 동시에 돈도 아낄 수 있다. 북한강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제일 먼저 들를 곳이 다산 정약용생가. ●학자의 숨결을 느끼며 아침 9시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도 없고 한적해서 좋았다.“아빠, 이게 수원 화성을 쌓을 때 썼던 거중기예요.”라는 아이. 역시 어젯밤에 여행을 위한 사전공부의 효과가 있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 자리잡은 다산 생가는 정약용이 태어나 유년시절과 말년을 보낸 곳이다. 생가로 가는 길가에선 목민심서 글귀를 새긴 나무기둥과 수원화성 축조에 쓰인 거중기와 녹로의 모형을 볼 수 있다. 입구를 들어서면 다산의 생가 ‘여유당(與猶堂)’이 눈에 들어온다.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과 선이 아름다운 여유당의 어울림은 은은한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홍수에 떠내려갔던 여유당을 1975년 복원했다. 낮은 돌담 너머로 보이는 생가는 ㅁ자의 전통 한옥으로 고풍스러운 맛이 그대로 남아 있다.40여평 규모의 다산전시관에는 목민심서·흠흠신서 등 다산의 저서와 서화, 수원화성을 쌓을 때 이용한 거중기 모형이 전시돼 있다. 다산 생가에는 가을이 한창이다. 아이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어른들은 의자에 앉아 따뜻한 캔커피를 한잔 하며 여행의 여유를 즐겨도 좋다. 주차장·입장료 무료.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월요일 휴무.(031)576-9300. 30∼40분 정도 돌아보고 떠나자. 정약용의 묘역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동방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사찰 수종사로. ●동방의 아름다운 사찰 다산 생가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운길산 수종사가 있다. 입구부터 가파른 오르막의 연속이다. 아이들과 걸어 간다면 1시간은 더 걸린다. 차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 편하다. 일반 승용차로 갈 수는 있지만 순탄치않다. 길이 좁고 경사가 심하다.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길에 차를 세워놓아 운전하기도 쉽지않다. 하지만 차로 오르다 보면 길가에 주차할 만한 공간이 곳곳에 있다. 어린 아이를 업고 올라가느라 힘들지 않으려면 조심스럽게 차를 몰고 올라가야한다. 오전 10시쯤 차를 중턱에 세워놓고 5살짜리 아들 손을 잡고 걸었다. 정말 이젠 가을의 끝이다. 파란 하늘과 도도히 흐르는 북한강을 바라보며 걸었다.10분을 걷자 “아빠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업고 가.”라며 아이가 주저앉는다. 할 수 없이 아이를 업었다. 카메라 가방을 어깨에 둘러메고…. 생각보다 힘들다. 포장도로가 끝나고 흙길을 따라 걸으니 수종사 입구가 나온다. 단풍이 좋다는 산이나 사찰에 많이 가보았지만 이렇게 운치있고 아름다운 곳은 처음이다. 옅은 파스텔처럼 번지는 단풍의 아름다움, 저 멀리 보이는 북한강, 고즈넉한 자연스러움을 간직한 사찰 역시 조선의 문호 서거정이 ‘동방에서 제일 아름다운 전망을 가진 사찰’이라 칭송했다는 것이 이해가 간다. 조선시대 세조가 북한강 뱃길로 한양으로 향하다가 맑고 은은히 퍼지는 종소리를 듣고 운길산을 뒤졌으나 절은 안 보이고 작은 암굴에 모셔진 16나한을 발견한다. 그때 세조가 들은 종소리는 굴 천장에서 떨어진 물소리의 울림이었다. 그래서 이 자리에 절을 지을 것을 명하니 바로 수종사(水鐘寺)다. 이런 전설을 가진 수종사에는 유명한 것이 두개 있다. 첫번째가 물(水)이다. 입구에 있는 석간수 샘은 이래저래 수종사 최고의 보물이다. 물 맛을 알아본 다산 정약용이 시인묵객들을 모아 수종사에 머무르며 석간수로 우린 차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최고의 찻물로 이름이 높다. 대웅전 마당에 있는 다실‘삼정헌’에서는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차를 나누어준다. 북한강의 장쾌한 경치를 바라보며 마시는 차맛은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두번째는 수종사 쌍은행나무다. 세조가 절을 짓고 기념으로 심었다고 한다. 나무 아래는 525년 되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위세가 당당하며 긴 세월동안 모진 풍파를 다 겪었지만 아직도 위태로운 벼랑끝에 꼿꼿하게 버티고 서 도도히 흐르는 북한강과 남한강을 지키고 있다. 바람이 불자 은행나무 비가 내린다. 황홀감이 느껴졌다. 파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가지 밑에는 노란 양탄자가 깔려 있다. 수많은 은행잎이 떨어져 만든 그림이다. 은행을 찾아 줍는 이, 나무 밑에 자리를 깔고 여유를 즐기는 이, 디카를 꺼내 연신 연인의 표정을 담는 사람들…. 오르기가 힘들어 중간에 포기했으면 정말 아쉬웠겠다. 배가 고프다고 보채는 아이들 때문에 서둘러 하산한다. 내려오는 길은 편하다. 서 있어도 자동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는 비탈이기 때문이다. ●양수리의 맛집 오전 10시에 수종사에 올라갔다 오니 12시가 지났다. 자동차로 5분 거리의 ‘죽여주는 동치미국수’로 갔다. 얼음이 버적버적 얼큰한 동치미 국물에 쫄깃한 국수를 말아준다. 별로 맵지 않아 초등학생 정도면 먹는 데 지장이 없다. 함께 나오는 동치미 국물에 씻은 배추김치 같은 김치도 맛이 그만이다. 어른 둘, 아이 둘이면 국수 셋에 녹두전 하나면 OK. 국수 5000원, 녹두전 1만원.(031)576-4070. 빨리 먹고 오후 1시까지 서울종합촬영소로 가자.‘월컴투동막골’을 무료로 볼 수 있다. ■ 내친김에 들러보는 서울종합촬영소·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 ●신난다, 재미있다 10분 거리에 한국영화의 메카인 서울종합촬영소가 있다.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모두 1만원.(031)579-0605.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오후 1시쯤 도착했다면 바로 매표소 옆에 있는 시네극장으로 가자. 오후 1시부터 영화가 무료로 상영된다.11월은 ‘웰컴투 동막골´이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후 1시·3시 두번, 평일에는 오후 1시30분에 한번 상영한다. 영화를 보았으면 무조건 영상지원관 2층으로 가자. 제일 재미있는 곳이 영상체험관. 유료시설로 입장료와 별도로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아이들이 좋아한다. 엘리베이터와 영상 시뮬레이터를 이용하여 고층 빌딩 안 영화제작 현장을 느낄 수 있는 ‘스튜디오X-prees’부터 청색스크린 앞에서 촬영한 후 암벽이나 다리 같은 배경화면을 합성하는 ‘매직박스’, 타임터널 등 재미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매시 15분마다 입장할 수 있다. 그다음 미니어처 체험전시관으로 가자. 무료. 매시 정각과 30분에 입체영화를 상영한다.‘원더풀데이즈’라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을 3D로 만들어 특수안경을 쓰고 본다. 입체적으로 펼쳐지는 영상에 아이들이 손을 내밀어 허공을 휘젓는다. 스케일은 작지만 미국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보는 것과 같다. 이제는 오후 4시면 야외 세트장이나 1층 전시실을 둘러보고 돌아가든지 아니면 내친김에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로 가자. ●팔뚝만한 잉어를 맨손으로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031-772-3480)는 무료이며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다. 서울종합촬영소에서 빨리 움직여야한다. 학습관 1층 수족관에 들어 있는 황쏘가리, 어름치 등의 천연기념물을 비롯해 쉬리와 각시붕어 등 우리나라 토종물고기들이 아름답게 전시되어 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그래도 ‘공짜’라는데…. 살아 있는 물고기들로 가득찬 1층 전시실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첨단 전자장비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시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물고기를 판박이 할 수 있는 ‘내가 만든 물고기’, 박제 물고기에 낚싯바늘을 대면 물고기 이름이 나오는 ‘낚시체험’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야외에서는 좁은 수로의 야외수족관에 잉어, 붕어, 피라미 등을 풀어 놓아 누구나 잡을 수 있게 만든 ‘터치 풀’이 인기. 아이의 성화에 못이겨 팔을 걷어 붙이지만 피라미나 붕어 등 작은 물고기는 도저히 잡을 수 없고 가장 큰 잉어를 노렸다. 족히 60㎝이상 될 크기의 잉어들의 몸놀림도 예사롭지않다. 결국 아빠들 몇 명이 마음을 합했다. 두 사람은 물고기를 몰고 한 사람은 구석에서 기다렸다. 몇 번을 허탕 친 끝에 간신히 잡았다.“우와∼.”아이들의 탄성에 아빠들도 힘이 난다. 가을이 아쉬워 떠난 여행, 이렇게 하루가 아쉽게, 그러나 재미있게 지나갔다.
  • [이집이 맛있대]강남구 청담동 ‘코비아’

    [이집이 맛있대]강남구 청담동 ‘코비아’

    ‘신분증 있는 생선’타이완 해협에 있는 작은 섬 펑후(澎湖)에서 자라는 귀족 생선 코비아(cobia, 한국어로는 날쌔기)를 가리키는 말이다.‘블랙 킹 피시’로도 불리는 농어과에 속하는 이 표류성 어류는 EPA(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작용이 있는 고도의 불포화지방산)나 DHA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영양의 보고다. 미국에서는 스테이크 재료로, 일본에서는 횟감이나 초밥의 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달 문을 연 서울 강남구 청담동 ‘코비아’는 국내에서는 몇몇 특급호텔을 빼곤 유일하게 코비아 요리를 선보이는 시푸드 전문 레스토랑이다. 코비아는 중금속에 오염되지 않은 청정해역에서 항생제 같은 약품을 전혀 쓰지 않고 천연 사료만으로 키우는 고급 어종. 꼬리에 바코드를 부착해 치어 때부터 성어가 될 때까지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국내 최고의 코비아 조리 장인인 ‘코비아’ 사업본부장 양승남(52) 전무는 “코비아는 꼬리는 상어처럼, 머리는 대구처럼 생긴 못생긴 놈이지만 힘이 좋기로 유명한 생선”이라며 “외국에서 낚시로 어쩌다 한번 잡으면 인생 로또가 당첨된 것처럼 기뻐하는 ‘희귀종’”이라고 소개한다.“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제대로 된 식자재를 쓰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코비아는 100%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고품격 먹을거리라고 말한다.‘코비아’의 메뉴는 아주 다양하다. 매실이나 폰즈 소스 등과 함께 나오는 코비아 스테이크, 간장과 과일즙으로 숙성시킨 소스에 재어 만든 코비아찜, 소금을 뿌려 살짝 익힌 뒤 얼음물에 식힌 직화(直火)구이인 코비아 다타키 등이 주메뉴다. 본 요리가 나오기에 앞서 마늘·토란·고구마가 애피타이저로 나와 식욕을 돋운다. 광어나 우럭, 도미 등 천편일률적인 생선회에 싫증이 났다면 굳이 미식가가 아니더라도 이 새로운 요리에 한번 도전해 볼 만하다.‘코비아’는 음식뿐 아니라 건물 안팎 인테리어 등 분위기도 품격을 자랑한다.1층은 전체적으로 어둑한 조명에 원목 테이블과 소파 등을 드문드문 배치해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2층은 원탁 테이블 룸, 다다미 방, 스시 바 등으로 꾸민 보다 사적인 공간. 비즈니스 접대나 모임을 갖기에 안성맞춤이다. 글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우리땅을 살리자] (5) 화려한 변신,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우리땅을 살리자] (5) 화려한 변신,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숲과 각종 꽃들로 둘러싸인 공원, 주민들이 공을 차는 잔디구장, 유수지 한편에서 한가롭게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 믿기지 않겠지만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알려진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의 풍경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지독한 악취와 먼지를 내뿜어 민원의 진원지였던 수도권매립지가 ‘아름다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의 환골탈태는 무엇보다 각종 첨단기술의 토대 위에서 가능했다. 매립지의 가장 큰 고민은 악취와 환경오염의 주범인 침출수였다. 쓰레기가 썩으면서 발생하는 침출수는 매립장 지하관로를 통해 처리장으로 보내져 화학처리된 뒤 매립지 내 시천천에 방류돼 인천 앞바다로 흘러든다.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정화기술이 시원치 않아 인근 해역에 심각한 수질오염을 일으켰다. 기형 물고기가 발생하는 원인이라며 어민들이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침출수를 처리하는 신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배출수의 수질이 크게 개선됐다.2003년부터 연구·실험을 거쳐 개발된 산화응집 공정과 전기산화 방식을 현장에 적용한 결과 침출수의 색도가 55∼65도로 기존 140∼150도에 비해 낮아졌다. 또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5㎎/ℓ(법정기준 70)로,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250㎎/ℓ(법정기준 800)로 각각 낮아졌다. 중수도(상수도와 하수도의 중간개념)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쓰레기를 에너지원으로 침출수와 함께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매립가스는 아예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공사측은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주성분인 매립가스를 태울 때 발생하는 소각열로 9880㎾의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를 제1매립장과 제2매립장 사이에 2001년 10월 준공했다. 생산된 전기는 매립지 내 자체 냉·난방용으로 쓰인다.2단계로 2006년까지 5만㎾를 생산하는 시설을 건설하면 매립지발전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된다. 생산 전력은 주변 18만 가구에 공급되며 연간 200억원의 에너지수입 대체효과를 가져온다. 쓰레기는 매립되면 끝이 아니라 에너지원으로 또다른 생명력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아울러 공사측은 매립가스를 수직으로 포집하는 방식을 개발해 지난 6월 특허를 취득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부분의 매립장은 수평으로 매립가스를 포집해 양질의 가스포집에 한계가 있었으나 수직 가스포집 방식은 양질의 매립가스 확보를 통해 가스발전 등 자원화사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공사측은 안전하고 위생적인 매립기술을 한차원 더 높이기 위해 계측공법, 매립가스 응축수배제공법, 세륜공법, 우수배제공법 등의 특허를 지속적으로 출원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환경경영 전반에 대해 노르웨이 DNW인증원으로부터 ‘ISO 14001’ 인증을 획득했다. 공사측은 이와 함께 올 초부터 침출수 발생의 주원인이었던 음식물쓰레기 반입을 금지시켜 친환경 시설로 탈바꿈할 수 있는 여건이 한층 강화됐다. 또 매립지 진입로에 인식시스템과 감시카메라(CCTV)를 추가 설치하는 등 원천적으로 불법폐기물 반입을 봉쇄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쓰레기장이 아닌 공원 이같은 각종 조치로 인해 시천천에는 붕어·잉어·가물치 등이 서식하고, 시천천과 인접한 장도유수지에는 청둥오리 등 철새들이 찾아들고 있다. 또 안암도유수지에는 낚시꾼까지 등장하는 등 과거에는 상상치 못한 일들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현실은 환경현장 견학장소로 안성맞춤이어서 연간 2만여명이 이곳을 다녀간다. 기술자문을 받기 위한 외국인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공사측은 나아가 매립지를 친환경 생태문화공간으로 만드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쓰레기 매립이 끝나 지난해 안정화공사(최종 복토공사)를 마친 제1매립장(124만평)을 비롯,2∼4매립장과 유휴지 등 602만평을 단계적으로 환경테마공원(드림파크)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2215억원을 들여 올해부터 2023년까지 진행한다. 제1매립장에는 골프장·트레킹코스·전망공원 등이 들어서는 ‘체육공원’이 2009년 준공을 목표로 착공됐고, 현재 매립이 진행중인 제2매립장(112만평)은 수목원·화훼원·식물원·환경박람회장 등이 어우러진 ‘환경이벤트단지’로 조성된다. 제3매립장(100만평)은 환경센터·환경예술공원·자원화단지·계절풍경단지 등 ‘환경문화단지’로, 제4매립장(118만평)은 유수지·습지·하천·초지·숲 생태지역이 뒤섞인 ‘자연탐방단지’로 각각 꾸며진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극적변신 성공요인은 수도권매립지가 극적인 변신에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주민들과의 갈등 해소를 꼽을 수 있다. 매립지가 1992년 문을 열자 인근 검단·백석동은 물론 10㎞ 이상 떨어진 김포 주민들까지 악취·분진에 대한 원망이 이어졌다. 이들은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게 되자 매립지 입구를 봉쇄하고 쓰레기 반입을 저지하는 집단행동을 10여차례나 벌였다. 이에 매립지관리공사측은 악취를 해소하는 한편 적극적인 지원책을 통해 주민을 ‘적’이 아닌 ‘우군’으로 돌려나갔다. 공사는 2000년 12월 주민 16명과 지방의원·전문가 등 21명으로 주민지원협의체를 구성, 체계적인 지원을 펼쳤다. 협의체는 쓰레기 반입료의 10%로 매년 130억∼150억원의 주민지원기금을 조성, 환경영향권내 주민에 대한 보상과 학교 지원, 복지회관 건립 등 각종 공공사업을 실시했다. 또 매립지운영위원 17명 가운데 8명을 주민에게 배정해 주요안건을 심의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주민과의 접촉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제1매립장 북쪽 3만평에 잔디축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산책로, 생태습지연못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주민체육공원을 만들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전문가 제언] 매립장 악취·먼지등 지속적 오염관리 중요 수도권매립지를 최근 방문한 사람이라면 처음엔 그 규모에 놀랄 것이다. 당연한 것이 602만평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1992년 쓰레기가 처음 반입된 이래 악취와 주민과의 갈등으로 얼룩졌던 매립지가 공원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까. 그러나 사후관리에 들어간 제1매립장과 달리 제2매립장에는 현재 쓰레기가 매립되고 있으므로 여전히 주변지역에 미치는 환경영향은 상존해 있다. 수도권매립지의 운영으로 인한 환경영향은 공정별로는 ‘운반’과 ‘매립’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오염요소로는 악취 미세먼지 소음 위생해충 침출수 등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크게 기술적 관리와 경영적 측면에서의 관리기법을 도입할 것을 권장하고 싶다. 기술적 관리에 있어, 폐기물 운반 공정에서는 ▲운행차량의 법적 규정속도 준수 ▲수송로의 주기적 살수 ▲운반차량의 보호덮개 설치 ▲세륜시설 설치 ▲환경전담요원 고정배치 ▲매립지내 비포장도로의 가포장 등을 점검하여야 한다. 폐기물 매립 공정에서는 ▲적절한 복토재를 이용한 일일복토 ▲해충 발생·서식 방지 위한 방역 ▲매립시 장비를 이용한 다짐·압축 ▲옹벽·제방 안정성 유지 ▲매립지 발생가스의 재활용 등을 확인해야 한다. 경영적 측면에선 환경경영체제(EMS)의 구축 및 운영이 중요하다. 많은 민간기업이나 공기업이 환경경영체제(ISO 14001) 인증을 취득하면 환경관리 수준이 어느 정도 갖춰진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큰 착각이다. 인증은 걸음마의 시작일 뿐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내용적으로 실천하는 일이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환경업무의 과감한 표준화 ▲기능별, 부서별 명확한 환경목표 설정 ▲지속적인 환경업무 성과평가 ▲내부 및 외부 전문가에 의한 환경감사 등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매립지의 환경오염 관리능력을 높이고, 그 결과 지역주민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면 이것이 혐오시설을 ‘꿈의 공원’으로 바꾸는 지름길이 아니겠는가. 구자건 연세대 환경관리학 교수
  • 늦가을~겨울 ‘풍파’ 조심을

    지난주말과 휴일 동해안 일대에서 13명의 사상자를 낸 풍랑은 당초 알려진 대로 먼바다의 에너지 응축으로 인한 ‘너울’이 아니라 한반도 주변의 기압 차로 인해 근해에서 발생한 ‘풍파’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상청은 겨울로 접어들며 이러한 형태의 풍랑이 잦을 것이라며 어민과 행락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은 “지난 21일 우리나라에 머물던 저기압과 한반도 북서쪽 중국대륙에서 발달한 고기압의 큰 기압차로 인해 강풍이 발생해 풍랑이 일어난 것으로 보이며, 저기압이 이동하면서 풍랑 역시 일본 북쪽 해상으로 이동해 가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또 “애초 너울로 알려진 이번 풍랑은 날카로운 파도의 모양과 강한 해안가의 풍속 등을 분석한 결과 바람과 함께 밀어닥친 풍파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너울은 발생한 장소의 바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멀리 떨어진 저기압이나 태풍권에서 일어난 풍랑이 다른 해면으로 전해져 일어나는 물결을 뜻한다. 해저지진으로 인해 발생하는 ‘쓰나미’ 역시 너울의 일종이다. 이번 풍랑은 일부 해안지역에서 바람이 없어 너울로 보였으나, 울진지역에서는 지난 22일 오후 4시 최대풍속 12㎧를 기록하는 등 바람과 함께 파도가 몰아치는 풍파였다는 것이다. 해안선이 들어가 있는 형태의 ‘만’에서는 에너지가 더욱 응축되기 때문에 바람 없이 밀려오는 너울의 피해가 크고, 바다에서는 거센 바람과 함께 몰아치는 풍파의 피해가 크다. 이번 동해안 풍랑의 경우 풍파와 너울이 복합적으로 작용, 피해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기상청의 통보 시스템이 미진했다는 지적도 있다. 기상청은 22일 오후 3시 동해 중부 해상에, 밤 8시에는 동해 남부 전해상에 풍랑주의보를 발효하며 파고를 4m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7m 이상 되는 파도가 몰아쳤고, 너울에 대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동해안을 찾은 낚시꾼들이 변을 당했다.기상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풍랑주의보의 예상 물결높이는 최고높이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일정한 시간동안 한 점을 연속으로 통과하는 파도들을 관측, 높이가 가장 높은 상위 3분의1에 해당하는 파고의 평균치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고 파고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유의파고 3m를 초과할 때 발효하는 ‘풍랑주의보’나 5m를 넘을 때 발효하는 ‘풍랑경보’가 남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풍랑 한번에 13명이 희생돼야 하나

    지난 사흘간 동해 중부해상에 높은 파도가 일면서 13명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등 큰 인명피해가 났다. 재산피해도 적지 않아 울산과 포항 속초 강릉 등에서 많은 어선이 전복되고 주택이 침수되거나 파손되는 등 난리를 겪기도 했다. 불가항력이라 할 쓰나미(지진해일)도 아니고 그저 평소보다 좀 높은 파도일 뿐인데 이런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매번 되풀이되는 이런 재난사고를 접하면서 과연 재난대책이라는 것이 있기나 한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동해안의 피해는 기상청의 부실한 기상예보에 행정기관의 안이한 대응, 국민들의 안전불감증이 겹쳐진 총체적 인재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실제로 기상청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파고 3∼5m일 때 내는 풍랑주의보만 발령했다. 그러나 실제 파도는 8∼9m에 이르렀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다. 기상청은 사흘간 모두 38회의 기상정보와 보도자료를 해당기관에 제공했다지만, 너울성 파도에 주의할 것을 몇 차례 당부한 것을 빼고는 평소의 풍랑주의보와 다를 바가 전혀 없는 내용이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방재기관들조차 이번 파도의 위험성을 간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행정기관의 소극적 대응도 여전한 문제로 꼽힌다.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데도 방파제에 앉은 낚시꾼에게 주의를 주는 정도에 그쳤을 뿐 피해 방지에 적극 나선 흔적을 찾기 힘들다. 어선들을 뭍으로 올리지 않고 방치해 전복 피해를 입도록 한 것도 행정당국의 안이한 상황 인식과 대응이 빚어낸 결과다. 예상 밖 큰 피해에 관계 당국은 책임전가에 급급해하고 있다. 방재 후진국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 동해안 강한파도 피해속출

    3일 동안 계속된 동해안의 높은 파도로 포항, 울산, 강릉 등지에서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23일 오후 2시44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임곡리 마을 방파제 앞에서 놀던 이모(4), 신모(7)군 등 어린이 2명이 2∼3m의 높은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졌다가 20여분 만에 구조됐지만 모두 숨졌다. 이들은 마을에서 400여m 떨어진 방파제 주변에서 놀다가 사고를 당했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오후 10시53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양포리 동방 7.5㎞ 해상에서 조업중이던 마산 선적 19t급 71명진호(선장 손재준·49)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침몰했다.이 사고로 배에 타고 있던 14명 가운데 김덕운(64·경남 통영시)씨 등 선원 9명이 실종돼 해경이 수색작업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23일 오전 5시쯤 울산시 동구와 북구 바닷가에 강한 너울성 파도가 일어 낚시객 이모(47)씨가 파도에 휩쓸려 숨지고 선박 6척이 전복됐다. 이와 함께 22일 오후 6시10분쯤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진항 큰방파제에서 김모(25·경기도 안산시)씨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하루 만인 23일 오후 1시30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부산지방기상청은 21일 오후 8시부터 풍랑주의보가 발효된다고 같은 날 오후 4시50분 발표했지만,5∼6m의 강한 너울성 파도 강습 등 구체적인 사항을 적시하지 않는 등 안일하게 대처해 피해를 확산시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강릉·포항 조한종 강원식기자 bell21@seoul.co.kr
  • [주말 탐방] 한강낚시터 잠실~행주대교까지

    [주말 탐방] 한강낚시터 잠실~행주대교까지

    한강의 ‘강태공’ 그들은 누구인가. 그 이름에서 유유자적이 느껴지지만 사실 그런 것만은 아니다. 중국 고대의 실제인물인 강태공은 노인이 될 때까지 특별히 하는 일이 없던 ‘백수’였다. 그는 주나라 문왕(文王)의 눈에 들어 재상에 오르기까지 위수(渭水·황하의 지류)에 낚싯대를 드리운 촌로였다. 낚시로 세월을 보냈던 시절, 아내가 집을 나가는 등 시련을 겪었던 강태공의 마음이 어찌 편하기만 했을까. 서울 한강의 ‘강태공’들도 엇비슷하다. 하루 평균 100여명, 연간 3만여명을 헤아리는 그들. 물이 맑아지고 어종이 크게 늘면서 일부 지류에서는 견지낚시를 즐기는 애호가들도 눈에 띈다. 그들은 한강에서 무엇을 낚을까. 그들은 대부분 짜릿한 손맛에 고기 비늘만큼이나 찬란한 삶의 꿈을 긷지 않을까. 한강이 낚시 명소로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한강의 낚시터는 잠실수중보에서 강서구 개화동 행주대교에 이르는 양안 57㎞ 구간(강남 33㎞, 강북 24㎞)에 펼쳐져 있다. 상수원 보호구역인 광나루지구와 선유도공원을 제외한 한강시민공원 10개 지구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2003년 9월부터 19개 지역(19.4㎞)에서는 낚시 행위가 금지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낚시터에 대한 관리는 9월까지 낚시터가 있는 각 자치구에서 관할했으나 이달부터 한강수계 낚시터 전역을 한강시민공원사업소가 관리하도록 조례가 개정됐다. 한강시민공원사업소는 낚시터 관리·운영 권한이 넘어옴에 따라 낚시터를 전면 재정비하고 조정할 계획으로 있다. 우선 한강 서울수계 대부분이 낚시 가능지역이라는 점을 널리 알리고, 낚시터마다 강태공들을 위한 의자 등 편의시설들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강에서 낚시하기 위해서는 강태공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도 있다. 우선 개인당 4대 이상의 낚싯대를 펼칠 수 없고, 훌치기 낚시(미끼를 달지 않고 세 방향으로 뻗어있는 바늘을 지나가는 물고기의 몸에 걸어서 잡는 낚시)를 해서는 안 된다. 잠실수중보에서 성산대교까지는 떡밥·어분낚시가 허용되지 않으며 모든 구간에서 야영·취사행위도 금지돼 있다. 특히 떡밥 낚시는 한강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 위반시 30만원의 과태료를 각오해야 한다. 지구별로 낚시터의 특징을 살펴본다. ●잠실지구 잠실수중보 인근에서 탄천 양수장까지 2㎞에 이르는 구간으로 한강낚시터의 대표격이다. 잠실수중보 밑으로 물고기가 밀집해 있지만 2년 전 수중보가 낚시 금지구역으로 지정돼 낚시꾼들의 아쉬움이 큰 지역이다. ●뚝섬지구 영동대교 하류 600m 지점에서 자양빗물펌프장까지 1.7㎞ 구간에 낚시꾼들이 몰린다. 누치·쏘가리·잉어·강준치 등 한강에서 대물 소식이 가장 많이 전해지는 곳이다. 장마철에는 붕어와 잉어가 떼지어 오르는 길목이다. ●반포지구 낚시터 시설이 가장 잘 돼 있어 ‘낚시터공원’으로 불린다. 특히 반포주공아파트 뒤편에 1만 2000평 규모의 인공섬인 서래섬이 길쭉한 모양으로 조성돼 있다. ●양화지구 한강에서 보기 드문 대낚시 포인트이다. 당산철교에서 성산대교 직전의 양화 유람선 선착장까지 2㎞의 호안은 대어가 종종 올라온다. 특히 선유도를 마주보고 형성돼 있는 800m 구간은 물살의 영향이 거의 없고 침수수초가 형성돼 있다. ●여의도지구 여의도 샛강 유입부에서 상류로 한강철교 아래까지 붕어·잉어·누치 등 어종이 다양하다. 계단식 호안과 어소(고기집) 블록이 깔려 있다. 호안이 단조로워 릴낚시가 성행한다. ●망원지구 양화지구 맞은편의 망원지구 낚시터로 성산대교 근처 홍제천 유입구부터 상류의 당산철교까지 2.9㎞ 구간에서 잉어가 잘 낚인다. 릴낚시와 대낚시가 고루 구사된다. ●이촌지구 예부터 두무포라 불리던 이곳은 강변에 늪지가 많아 잉어가 모이는 집산지로 유명하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꿈이 이뤄질 세상을 낚고 있죠” 평일인 지난 17일 오후 한강 낚시꾼들이 많이 있다는 서래섬을 찾았다. 서래섬은 반포대교와 동작대교 사이에 있는 인공섬으로 1982∼86년 올림픽대로 건설과 함께 조성됐다. 구름 한점 없이 화창한 날에 열대여섯명의 낚시꾼들이 5∼10m 간격으로 앉아 낚싯대를 담그고 있었다. “평일에 이렇게 한강에 나온 낚시꾼들치고 사연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서래섬에서 처음 만난 유모(43·관악구 신림2동)씨는 낯선 기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을 주저했다. 그러면서도 세상에 대한 원망과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강이 고마울 따름이죠. 이렇게 낚싯대를 던져놓고 출렁이는 물을 바라보는 것이 화를 식히는 유일한 길이거든요. 이것마저 없었다면 길가에 나앉아 술이나 마시는 신세로 전락했겠죠.” 유씨는 올 1월까지만 해도 경기도 안양 근처에 직원 12명을 거느린 모자공장 사장이었다.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먹고사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자금유통이 어려워지고 수금이 안 되더니 급기야 올초 공장문을 닫게 됐단다.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다툼이 잦았던 아내와는 이혼했다.10살짜리 딸은 동생 집에 맡겨졌다. 유씨는 딸이 보고 싶지만 만나지 않겠단다. 딸 얘기가 나오자 눌러쓴 모자를 한번 더 힘껏 누른다. 유씨는 3개월째 거의 매일 한강에 나와 온갖 구상을 하고 있다. 다행히 아직 재기의 꿈을 버리지는 않았다. 한강은 희망을 낚으려는 유씨와 같은 사람들에게 한없이 고마운 공간이다. 홀로 낚싯대 2대를 던져 놓은 공정기(45·구로구)씨는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공씨는 스스로를 삼청교육대 피해자라고 밝혔다. “삼청교육대에 4주동안 잡혀 있었어요. 악몽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삼청교육피해자신고접수’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25살에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다는 공씨는 그후 20년동안 제대로 직장을 다닐 수가 없었다고 한다. 누군가가 뒤에서 감시하면서 자신을 쫓아다니는 느낌 때문이다. 여러 직장을 전전하던 공씨는 정신과 진료를 통해 장애등급까지 받았다. 공씨는 “그나마 한강에 나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면서 “우선 피해자접수 결과를 지켜본 뒤 다른 일을 해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에서 정년퇴임한 후 낚시를 즐기는 김모(65)씨는 ‘꿈’을 낚고 있다. 그는 10년 전 회사를 은퇴하고 재테크를 통해 ‘상당한 재산’을 모았다. 그는 진행형인 ‘꿈’의 실현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모은 돈으로 노인전문요양소를 짓고 있어요. 아직 설계중인데 몇년 안에 완공될 것 같습니다.” 김씨의 아내는 5년 전 세상을 떠났고, 두 자녀들도 모두 가정을 갖고 있다. 그는 “더이상 세상일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면서 꿈이 이뤄질 세월을 낚고 있다. 소주 한 병에 순대 2인분을 사들고 한강을 찾은 김기철(60)씨와 노병선(57)씨는 4년 전 낚시하다 만나 친구가 됐다. 모두 아내와 함께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젊어서는 가게일에 열중했지만 이제는 모두 아내들에게 일임했단다. 둘은 거의 매일 함께 낚시를 다닌다. 굳이 한강만을 고집하는 것도 아니다. 최저 비용으로 최고 재미를 누릴 수 있는 낚시터를 찾는 것도 둘만의 쏠쏠한 삶의 재미다. 노씨는 “이곳저곳 다녀봤지만 한강만한 낚시터도 없다.”면서 “낚시꾼들에게서 요금을 받지 않도록 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3년 전까지만 해도 한강 낚시터에서는 낚싯대 1대당 1000원씩 요금을 받았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주말 낚시꾼들은 몰라도 평일 낚시꾼들 숫자는 곧 경기회복과 맞물려 있다.”면서 “40대 중반의 평일 낚시꾼 수가 ‘확’줄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주말 탐방] 누치 가장 흔해…뱀장어는 즉석 거래도

    [주말 탐방] 누치 가장 흔해…뱀장어는 즉석 거래도

    물고기가 없는 곳에 강태공들이 모여들 리 만무하다. 한강에 강태공들이 몰리는 이유는 그만큼 한강에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수질 개선으로 어종 57종으로 늘어 1987년 한강종합개발이 끝난 당시 41종이던 한강 물고기 종류는 90년대 들어 환경이 개선되면서 57종으로 늘었다. 이중 강태공들에게 가장 빈번하게 잡히는 물고기는 잉어와 붕어·누치 등이다. 이 가운데서도 누치가 가장 흔하다. 누치는 한강·낙동강·섬진강·영산강 등 대부분의 수계에 서식하나 흔하고 맛이 별로 없기 때문에 강태공들로부터 크게 대접받지는 못한다. 한강에 자주 낚시를 나온다는 장성민(58)씨는 “한강에 나오는 낚시꾼들 대부분은 고기를 잡아서 바로 놔주는 ‘캐치 앤드 릴리스’원칙을 고수한다.”면서 “한강 물고기를 직접 먹기엔 아직 ‘찝찝’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강시민공원사업소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광나루·반포·양천지구 등 주요 낚시지점에서 물고기에 함유된 중금속을 검사한 결과 모두 식품 기준치 이하이거나 아예 검출되지 않았다.<표 참조> ●‘캐치&릴리스´가 원칙… 단 뱀장어는 예외 아무리 중금속이 걱정된다고 해도 한강에서 잡히는 뱀장어만큼은 대우가 다르다. 최근에 많이 잡히고 있지만 아직까지 희소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가격도 비싸기 때문이다.‘캐치 앤드 릴리스’ 원칙을 고수하는 장씨도 ‘뱀장어는 예외’라며 웃었다. 그는 또 “킬로그램당 10만원쯤 한다더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책꽂이]

    ●인생이 왜 짧은가(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천병희 옮김, 숲 펴냄) 로마 젊은이들을 매료시켰던 철학자 세테카의 철학에세이 4권을 한 권으로 묶었다. 로마인의 일상생활을 넌지시 비꼬며 인생의 짧음과 마음의 평정, 섭리, 행복한 삶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1만 3000원.●욕심을 버리는 방법(철우 스님 지음, 민족사 펴냄) 파계사 영산율원 율주인 철우 스님이 그동안 불교전문지에 연재한 계율단상을 모았다. 불자의 기본인 삼귀의와 오계, 경구계 등 계율을 솔직하게 그려내면서, 사람답게 살기 위한 방편으로 계율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8500원.●함께 보면 보여요(조남현 지음, 황금가지 펴냄) 시각장애인을 대할 때 알아둘 일들을 모아 엮은 최초의 안내서.1급 시각장애인으로 점자도서관에서 일하는 저자가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썼다. 여러 상황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스스럼 없이 대할 수 있는 적절한 행동을 제안한다.7000원.●숲이 희망이다(탁광일 외 지음, 책씨 펴냄) 우리 시대의 숲 전문가 23인이 펼치는 깊이 있고 생동감 넘치는 숲 이야기. 저자들은 숲이 우리가 ‘진정한 우리’로 남기 위해 지켜져야 할 마지막 공간이라면서, 우리의 희망인 숲의 다양성에 인류의 미래가 있다고 역설한다.1만 7500원.●한국의 산삼(김홍대 지음, 김영사 펴냄) 동양대 부총장인 저자가 지난 30년 동안 직접 산삼을 찾아다니고 고서 등 각종 연구자료를 분석한 최초의 산삼백서. 산삼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고 산삼의 역사와 특징, 영양소 등을 총망라했다.1500여컷의 사진도 볼거리.3만 3000원.●시간의 화살(리처드 모리스 지음, 김현근 옮김, 소학사 펴냄) 미국의 이론물리학자인 저자가 ‘시간의 문제를 뛰어넘을 순 없을까.’라는 질문을 갖고 시간의 흐름을 과학적으로 풀어쓴 책. 시간의 방향성과 우주의 숨은 뜻을 풀기 위한 새로운 물리학적 접근이 흥미롭다.1만 5000원.●다윈은 어떻게 프로이트에게 낚시를 가르쳤는가?(폴 퀸네트 지음, 이순희 옮김, 바다 펴냄) 임상심리학자인 저자가 ‘낚시질’을 통해 건져올린 진화심리서. 낚시꾼과 물고기의 관계를 통해, 생명체의 존재와 적응성을 진화이론 및 생물학·적응이론을 통해 재미있게 접근한다.1만 3800원.●20대에 꼭 해야 할 일 46가지(박기현 지음, 새론북스 펴냄) 학업에 열중하거나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20대가 자랑스럽고 떳떳한 인생을 살기 위해 실천해볼 만한 46가지 방법을 담았다. 역사에 길이 남을 프로가 되고 싶고 세계에서 주목받고 싶은 젊은이를 위한 인생 계획법 및 실천방법 등이 소개된다.9000원.
  • [마니아] 연싸움 동호회

    [마니아] 연싸움 동호회

    ‘꼬리를 흔들며 하늘을 날으는’ 지난 16일 오후 1시30분 인천시 연수구 송도유원지와 가까운 아암도 해양공원 하늘에 연(鳶)싸움이 벌어졌다. 연싸움을 즐기는 동호회원들이 서울에서 10여명, 경기도와 인천에서 20여명 모였다. 그다지 흔치 않은 연싸움 모임끼리 서로 친선을 다지는 시간을 갖자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서울 뚝섬 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앙고 교사 김영주(61·성북구 정릉동) 회원은 “위에서 상대방을 찍어내리거나 아래에서 치고 올라가는 등 승부를 가르는 수십가지 상황이 재미를 더한다.”고 연싸움 자랑을 늘어놓았다. 뚝섬 동호회 말고도 20여명으로 이뤄진 반포 모임이 따로 있다. 휴일이면 뚝섬과 여의도, 반포지구 등 한강변 하늘에 하얗게 떠 있는 연들을 볼 수 있어 연은 아직도 우리에게 친근하다. 전국적으로는 20여개 모임에 600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대회도 해마다 10여개씩 열리고 있다. 회원들의 연령은 30대에서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특히 뚝섬 동호회의 ‘지존’으로 받들어지는 우상욱(71·청계7가) 회원의 경우 검도로 말하자면 ‘후려치기’ 식의 공격법 등 기술을 개발해 전국대회를 8개나 휩쓸었을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다. 회원들이 전통 스포츠라며 뽐내는 것은 연싸움에 숨겨진 아름다운 마음씨 때문이다.‘내기 다툼’이라고 할 스포츠에서는 경쟁에서 이긴 쪽이 상품을 타는데 연싸움은 반대이다. 우리 조상들의 생각은 달랐다. 진 쪽은 이긴 쪽을 위해 멀고 먼 하늘로 길보(吉報)를 전하려 연을 날려 보낸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긴 편이 진 편에게 한턱을 낸다. ●스포츠라 할 수 있을까. 이들은 매주 일요일이면 연싸움을 하기 위해 모여든다. 주로 한강 뚝섬지구로 달려가 점심을 먹어가며 쌓인 얘기도 나눈 뒤 즐기기 시작한다. 회원들은 저마다 골프가방과 ‘따블빽’(군대에서 짐을 넣는 데 쓰는 배낭), 또는 007가방을 두 손에 하나씩 들고 나타났다. 무게가 만만찮은 듯 약간 힘겨운 얼굴이었다. 가볍게 식사를 한 뒤 본격 연싸움에 들어가나 했더니 “야, 연 떨어졌다.”는 목소리가 들렸다. 김씨는 “카니발 근처”라고 손짓을 했다. 성진모(60·송파구 방이동·자영업) 회장은 “얼레(나무로 만들어 연실을 감는 데 쓰는 기구)만 해도 1㎏∼1.5㎏이나 된다.”고 설명했다. 회원들이 들고 나온 배낭에는 2∼3개의 얼레가, 다른 가방에는 10∼20개의 방패연들이 들었다. 얼레만 해도 3만원짜리를 시작으로 20만원이나 하는 값비싼 것까지 있다. 여느 동호회가 그런 것처럼 회원들은 좋은 품질의 장비를 갖는 데 대해 자부심이 대단하다. 예로부터 흑단 나무로 만든 것을 가장 높게 쳐준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회원은 “바람이 있고 떨어진 연을 주울 수 있는 장소가 좋다.”면서 “개인전의 경우 두사람씩 차례로 맞붙어 마지막에 남는 선수가 우승하는 녹다운 방식, 단체전의 경우엔 토너먼트로 승부를 가른다.”고 말했다. 성 회장은 “20여년 전 송파구 석촌호수 옆에서 대회를 구경했던 게 연싸움 동호회와의 첫 인연”이라면서 “이 때 떨어진 연을 운좋게 2개 주워 대회에 나가기 시작해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쌓았다.”고 말했다.“어릴 적 고향인 부산에서 자라며 연싸움을 신기하게 쳐다보고는 했는데,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고 환하게 웃었다. 회원들에게 “흔히 놀이로 여기지 스포츠라기에는 뭣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금세 돌아왔다. 기다릴 필요도 없이 ‘천만에’라는 것이었다. ●연싸움 어떻게 할까. 보통 40∼50m 안팎의 상공에서 승부가 나지만, 바람이 셀 때에는 100m 넘게 날린다고 한다. 연줄을 당기고 방향을 조절하는 데 얼마나 많은 힘이 필요한지를 해보지 않고는 떠올리지도 못한다고 회원들은 하나같이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설명했다. 언뜻 보기엔 싱거운 싸움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회원들이 경기에 쏟아붓는 열의는 대단하다. 싸움판이 벌어지기도 전에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 끊어먹기로 결판이 나기 때문에 연실이 얼마나 질긴가에도 달렸다. 하지만 연을 조종하는 ‘비행술’이 더 중요하다. 기본적인 기술은 이렇다. 아래 감아치기, 찍어치기 등을 아우른 전술전략이 대대로 내려오고 있다. (1)마찰력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누가 먼저 상대방의 실을 쓸고 가는가가 대부분 승패를 좌우하는 것이다. 마찰을 주는 방법으로는 실을 감거나 풀어 주면서 빠른 속도로 되감다가 ‘튀김’(서양 스포츠의 스냅 비슷하게 순간적인 힘으로 톡 튀기는 것)을 주는 등 여러 가지가 있다. (2)상대편 연이 바람을 잘 타고 떠서 정지해 있을 때 될 수 있는 한 재빨리 상대편의 연실 위에 자기의 연줄을 올려 건다. 이때 실을 빨리 풀어주면 상대편 연줄을 끊을 수 있다. 이를 ‘실 주기’라고 부른다. (3)상대편의 연이 머리를 돌려서 물러갈 때 밑에서 감아 올리는 작전이 꼽힌다.‘감아 먹기’라고 부른다. (4)연이 서로 얽혀서 약 500m 이상 풀어줬다고 생각되면, 될 수 있는 한 연실이 땅에 닿지 않도록 조금씩 풀어서 조정하면서 상대방을 주시하다가 상대방이 실을 감기 시작하면 빠른 속도로 감아 올려야 한다. (5)상대방이 위에서 찍어 누르면 실을 느슨히 하다가 상대방 연이 바닥에 거의 다다를 때 연을 살며시 위로 올려주면 상대방 연이 바닥을 면하려고 연을 올릴 때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연을 살며시 올리는 시기가 빠르면 상대방의 튀김에 질 우려가 있다. 경기용 연줄로는 명주, 나일론, 게브라(방탄 조끼에 쓰는 재질) 등이 있다. 낚시에 쓰는 실이나 철사는 안된다. 길이는 보통 800m 안팎이다. 연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돈은 5000원에서 1만원이면 충분하다. 가오리연, 이순신 장군이 작전 때 활용한 신호연 등 모양에 따라 종류가 많지만 가로 40㎝, 세로 47.5㎝ 크기의 방패연을 주로 쓴다. 우현택(45) 회원은 “96년 뚝섬에 바람 쐬러 나갔다가 연싸움을 보고 가입했다.”면서 “뜻밖에 관록이 필요한 분야라 나이로 보나 ‘구력’으로 보나 어린 편”이라고 웃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일본은 지금 ‘등산열기’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일본은 지금 ‘등산열기’

    국토의 70%이상이 산악지형인 일본에서 등산은 단연 인기다. 등산인구가 1000만명이고, 수백m에서 3000m급 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장들이 잘 정비돼 있어 등산 애호가들을 부른다. 최근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이 이른바 ‘일본 100대 명산(名山)’을 완등하면서 단풍시즌과 맞물려 등산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다만 등산으로 인한 환경파괴가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주말인 지난 15일 도쿄 외곽 다카오산은 등산객들로 붐볐다. 산을 오르내리는 4시간여 동안 서양인들도 눈에 자주 띄었다. 어린이들도 많았다. 간편한 복장에 등산용 지팡이를 양손에 쥐고 수시간 걸리는 코스를 따라 크로스컨트리를 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활기찼다. ●등산열풍에 불 붙인 왕세자 나루히토 왕세자는 일본산악회 회원으로 열렬한 등산 애호가다. 다섯살 때 아버지인 아키히토 일왕의 손을 잡고 가루이자와 하나레야마(1256m)에 오른 뒤 후지산, 나스다케, 탄자와산, 반다이산 등 유명산들을 오르고 있다. 나루히토 왕세자는 지난달 27일부터 1박2일간 2000m가 넘는 야마나시현 야쓰가다케 연봉들을 종주했다. 산장에서 자며 등산을 한 건 1992년 9월 이후 13년만이다. 왕세자는 “초기에는 산정에 도달하는 만족감을 즐겼지만 요즘은 대자연과 하나가 돼 등산일정 전체를 즐긴다.”고 등산전문지 등을 통해 밝혔다. 니가타현에 사는 초등학교 6년생인 오쿠라(12)는 1999년 어머니(41)의 권유로 아버지(42)를 따라 등산을 시작했다. 오쿠라는 본격적으로 일본 100대 명산을 오르기 시작한 지 3년만인 지난달 24일 100대 명산을 완등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녀는 “200대 명산 등 새 기록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도쿄인근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의 한 남자 직원(57)은 2003년 7월 난치병인 파킨슨씨병에 걸렸다. 그렇지만 그는 제2봉인 야마나시현의 기타다케(해발 3193m)에 오르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고, 발병후에도 무려 27번을 올라 지난 9일 100번째 기타다케 등정에 성공했다. 그는 “같은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해발 2000~3000m급 외국인에 인기 제1봉인 해발 3776m의 후지산은 물론 다카오산과 닛코의 난타이산(해발 2484m) 등 도쿄에서 비교적 가까운 산은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다.2000∼3000m급 산에서도 외국인들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왜 외국인들이 일본의 산을 찾을까. 지난해 여름 일본 출장길에 주말을 이용, 무박2일로 후지산을 올랐던 필립스의 마케팅 매니저 마이클 카우프만(48)은 “일본을 상징하는 후지산에 올라 보길 원하는 서양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열정적으로 일본 산을 오르는 한국인들도 많다. 도쿄의 한 40대 주재원은 “일본 산에는 사람이 많지 않다. 우리나라의 유명 산같은 정체현상 없이 등산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며 일본 등산에 본격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2년동안 이른바 ‘100대 명산’중 40개를 정복했다. ●“산장에서 자려면 예약은 필수” 등산전문서적 ‘일본백명산지도장’을 보면 일본의 등산 인구는 1000만명. 등산 애호가들의 경우 연령층이 높고 수입도 안정돼 일정 숫자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10년 장기불황에도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 등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등산전문 출판사 ‘산과 계곡’에 따르면 등산의 경우 “옥외스포츠 중에서 최근 10년 이상 애호가 숫자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인기가 일과성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전국체전에 산악경기가 1946년 제1회 대회 때부터 포함된 것도 등산인구가 유지된 요인으로 꼽았다. 이런 영향으로 일본 등산의 미래를 짊어질 고교산악부 활동도 활발하다. 전국고교체육연맹에 따르면 산악부가 활동중인 고교 수는 10월 현재 1477개, 부원 수는 7663명이다.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산은 역시 도쿄도 외곽의 다카오산이라고 한다. 이 산은 해발 599m에 지나지 않지만 수시간∼십여시간대의 다양한 등산코스가 갖춰져 있어 연간 250만명이 오른다. 지리산처럼 장시간 종주 등산로가 잘 정비된 도쿄인근 가나가와현 탄자와산(1567m)은 전문산악인들이 많이 찾는다.40년 산악인으로 정상의 미야마산장 주인인 이시이 기요시는 “산장에서 자고 가려면 예약은 필수”라고 말할 정도로 붐비는 산이다. ●100년의 일본 근대등산 역사 일본의 근대적인 등산역사는 올해로 100년째이다.100주년을 맞은 일본산악회는 나루히토 왕세자는 물론 하시모토 류타로 전 총리 등 유명인사 다수가 회원으로 활동하며 일본의 등산문화 확산을 선도하고 있다. 일본산악회의 100주년 기념행사 열기도 뜨거웠다. 지난 8∼17일 일본 최대의 서점인 마루젠(도쿄역 앞) 4층에서 열린 100주년 기념 도서·회화전은 연일 성황을 이루었다. 전시된 관련 전문서적들에는 유명인사들의 등산이야기도 소개됐다.1988년부터 등산을 시작한 후와 데쓰조 공산당 의장은 “산장에서 밤을 지새우며 다양한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 것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한편 등산인구가 늘어나면서 명산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곳곳에 쓰레기가 쌓이고 등산로가 황폐해지고 있다. 후지산도 예외는 아니다. 매년 7∼8월만 일반에 개방하는데도 환경이 파괴되자 발족 7년째인 ‘후지산클럽’이 후지산 환경복원에 나섰다. taein@seoul.co.kr ■ 그밖의 레저인구는 일본의 등산인구는 일정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반면 스키나 스노보드는 장기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애호가들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스키·스노보드를 즐기는 인구는 10년전의 절반인 760만명으로 최근 조사됐다. 이는 “스키 등은 즐기는 연령층이 비교적 젊고, 그에 따라 수입도 적은 편이어서 비용이 적게 드는 여가생활로 바꾼 것”으로 분석됐다. 낚시 애호가는 1690만명으로 주요 레저중 제일 많다. 낚시도 일부 고가의 장비가 있기는 하지만 바다와 강, 수로가 많은 일본에서 장비 비용이나 교통비가 비교적 적게 들기 때문에 남녀노소 두루 즐긴다고 한다. 이밖에 골프인구도 등산과 비슷한 978만명으로 집계됐다. 야구인구가 600만명인 것도 눈에 띈다.(‘일본백명산지도장’ 참고) ■ 창립 100주년 日산악회 히라야마 회장 |도쿄 이춘규특파원|대학시절(니혼대학) 산악부에서 활동하고 일본남극관측대원을 세차례나 지낸 일본산악회 히라야마 젠기치(71) 회장은 일본의 등산문화도 고령화 추세에 따라 변했다고 소개했다. 건축공학 전문가로 에베레스트 원정에도 나섰던 그를 도쿄시내 일본산악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일본의 산악단체 현황은. -주요 단체는 5개다. 일본산악회는 회원이 6000명이다. 올해가 창립 100주년(15일 100주년 기념식)이다. 이밖에 일본산악협회(회원 4만명), 노동자산악연맹(3만 5000명), 히말라야협회(800명),HATJ(1000명) 등이 있다. ▶산악단체에 속해 있는 사람 수는. -약 10만명이다. 이들은 전문 등산기술을 배우고, 안전교육 등을 받는다. 나머지 개인 애호가들은 안전문제 등을 스스로 알아서 해결한다. 전문적인 안전 및 환경교육체계가 없어 문제다. ▶등산의 문제점은. -안전사고가 많다. 한 해 200∼300명이 등산관련 사고로 사망한다. 부상자도 매년 1000∼1300명이나 된다. 개인 등산 애호가들의 경우 조직적이지 않기 때문에 (험준한 일본산에서) 안전성 문제가 가장 크다. 환경보호도 중요한 문제다. ▶등산인구의 주류는. -중장년층이 주류다. 산악회 회원도 100년전에는 평균 27세였으나 지금은 64세다. 이것이 시대의 흐름이다. 젊은이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해 단체에는 가입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과의 산악인 교류 현황은. -정례적으로 양국 산악인들이 교류한다. 한국, 일본, 중국의 3국 교류도 활발하다. 특히 3국 학생산악부원들의 교류등반은 기술·금전적으로 지원한다. 일본의 등산역사는 100년으로 기술적으로는 한국보다 20년정도 앞서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8000m급 14좌 전체를 오른 사람이 3명이나 되지만 일본인은 한 명도 없다. ▶등산기술은 좋은데 일본인의 세계 유명산 등반이 적은 편인가. -기록을 의식한 등산 인구가 줄고 있다. 등산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등산 그 자체를 즐긴다. 산악회가 주도, 높은 유명산에 오르는 시대는 지나갔다. 반면 한국은 등산문화와 역사가 젊어 기록 등반을 선도하고 있다고 본다. 한국은 현재 등산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일본산악회가 역점을 두는 분야는. -환경·자연보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도쿄 다카오산에는 산악회가 관리하는 숲이 있다. 앞으로 등산은 산에 오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산을 보호·정비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등산장비 산업의 수준은. -등산 선진국들인 유럽에는 뒤져 있다.(일본인들은 등산을 할 때 장비를 잘 갖추는 편이어서, 지팡이나 산소통, 지도 등 관련산업이 발달한 편이다.)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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