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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 극복 급선무… 교육·의료시장 열어야”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 극복 급선무… 교육·의료시장 열어야”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가 경기 사이클에 따른 대증적 요법을 논의하기보다는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면서 정부 지배구조(거버넌스)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행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정책이나 이를 전달하는 과정이 단순하고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일하게 임기 3년을 마친 금융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 2년 5개월의 기재부 장관을 지낸 연륜이 답변 곳곳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인터뷰는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신한빌딩에 있는 윤(尹)경제연구소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최근 가장 걱정스러운 뉴스는 뭔가. -지난해 기준 청년(15∼29세) 고용률이 39.7%로 처음으로 40%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실업률이 아닌 고용률을 주요 지표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고용률 40% 미만이면 청년의 절반 이상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와 국가에 큰 어려움을 야기하는 심각한 문제다. 청년층은 가장 왕성하게 생산활동을 할 수 있는 사회의 중심축이다. 현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창조경제에서도 이들이 중요하다. →어떤 정책부터 펼쳐야 하나. -일자리 대책만 가지고는 안 된다.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 대학 교육 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청년들은 대학을 나온 뒤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도 눈높이를 낮추지 못하고 있고 중소기업은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미스매치를 풀어야 한다. 고졸자의 대학 진학률이 70%가 넘는 것은 난센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청년층의 학력은 고졸 이하가 63%, 대졸 이상이 37%다. 우리나라는 반대다. 일자리는 피라미드형이기 때문에 하위직이 많아야 한다. 대학 나온 사람에게 맞는 고급 일자리가 기능직보다 많이 생길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고졸 15만명이 나오는데 대졸은 50만명 나온다. 사회가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노동시장이 어떻게 재편될 수 있는가. 청년 실업은 여기서 발생한다. →대학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대학이 너무 많다.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결혼도 못 하는 이런 사회적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선진국은 대학 진학률이 30∼40%밖에 안 된다. 학력 인플레가 돼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층이 늘면서 사회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현 정부가 목표로 삼는 창조경제는 대학 캠퍼스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창의성을 북돋는 교육을 하고 있지 않다. 기술 직업교육도 시스템화해서 지원을 많이 해야 한다. 중소기업들이 그 전에는 자금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은 인력 부족 이야기만 한다. →청년 실업 측면에서 그 전에 주장한 이민청 설립은 배치되지 않나. -이민청은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 인구가 자꾸 줄어들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 또 청년 실업과 중소기업 인력난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다. 뛰어난 인력을 받아들여야 한다.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를 3년이 지나면 내보내는 것도 잘못됐다. 양질의 외국 젊은이들을 영입해 한국 사람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국내 청년들에게도 자극을 줘야 한다. 개방과 경쟁 체제로 가야 한다. →다른 선진국은 어떤가. -일본은 인구 구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지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는 잘 대처했다. 일본은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24%지만 우리는 그 절반이다. 그런데 일본에 비해서 우리나라의 고령화 진행 속도가 빠르다. 고령화사회(노인 인구 비중 7% 이상)에서 초고령화사회(노인 인구 비중 20% 이상)로 가는 데 일본은 36년이 걸렸지만 우리는 26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청을 빨리 설립해 국제결혼, 다문화 교육 등 여러 부처에 걸려 있는 문제를 종합하는 싱크탱크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혁신 3개년 계획 달성은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어려울 거 같은데. -경제성장에 있어 넘어야 할 세 가지 과제가 있다. 그동안 국내 경제 성장률이 세계 경제 성장률을 넘었는데 최근 몇 년 동안은 그러지 못했다. 또 3%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넘는 성장이 되지 못했다. 잠재성장률 자체를 높여야 하는데 낮아졌다. 이게 해결되면 가능할 수 있다. 현재 노동의 미스매치, 교육의 양과 질, 투자 현황 등을 고려할 때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더 많다. →의료 및 철도 민영화와 관련해 논란이 많았다. -민영화는 죄악의 원천이 아니다. 공기업이 있으니까 낙하산이 있다. 공공 부문만 강조하니 기업 성과가 떨어지는 거다. 공기업에 주인이 없는데 뭐가 담보 되겠나. 가능하면 공기업 수는 줄여야 한다. 엄청나게 줄일 수 있다. 현 정부가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러면 의료법인 자회사, 수서발 KTX 자회사 등은 ‘민영화의 사촌’ 정도인가. 공공기관 수를 줄여서 국민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민영화할 경우 재벌이 가져가는 것을 걱정하는데, 그럼 분사하면 된다. 운영만 민간에 맡기는 방법도 있다. 이번 정부가 민영화 안 하겠다고 외치는 것은 잘하는 게 아니다. →증세와 복지 재원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국민이 혼란스러워한다. 전문성이 있는 행정부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논의를 충분히 해 국회를 설득해야 한다. 행정부는 증세를 안 한다고 했지만 국회에서 했다. 집권 여당이 있기 때문에 국민들 입장에서는 국회도 정부다. 장기 계획도 없고 인식 공유도 없이 국회에서 이렇게 하는 것은 문제다. 행정부가 솔직하게 국민에게 이야기해야 한다. 증세 없이 복지가 되겠는가. 세목을 만들고 세율을 올리는 것만이 증세가 아니다. 비과세 감면을 철폐하면 개인이나 법인 주머니에서 돈이 더 나간다. 그럼 증세다. 복지 재원 135조원 마련은 증세를 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지하경제를 양성화한다고 해서 국세청과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지 않나. 그런데 불황기에는 증세하는 것이 아니다. 복지를 줄여야 한다. 자활 의지를 지원해 주는 복지, 맞춤형 복지, 지속 가능한 복지라는 3대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정책은 말장난이 아니다. 단순하고 투명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믿지 않는다. →국회에서 행정부의 전략이 먹히지 않는데. -국회에 너무 많은 힘이 가 있다. 행정부가 어느 정도 재량권을 가져야 하는데 국회가 너무 많은 법과 제도를 조정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이 국회에서 결정되는 데 왜 그렇게 오래 걸려야 하는가. 국가 전체의 지배구조(거버넌스)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까지는 산업화와 민주화로 왔다. 이 벽을 넘어 4만 달러로 가기 위해서는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대통령 5년 단임으로는 중장기적 계획을 세울 수 없다. →불황기라고 했는데 경제지표는 나아지고 체감 경기는 좋지 않다. -기업들이 경쟁력이 있어 수출을 잘하니 지표가 나아지고 있는 거다.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내수로 스며들지 못하고 있다. 수출하는 대기업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다. 기업들이 돈을 쌓아 놓고 투자를 안 하는데, 불안한 심리 탓도 있지만 돈이 들어갈 곳을 풀어줘야 한다. 서비스 산업이 대표적이다. 내수 시장은 기본적으로 서비스 산업이다. 서비스산업은 고용 집약적이다. 일자리 창출과 연관되는데 일자리가 최대의 복지다. 의료, 관광, 교육 분야에서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의료 분야에 우수한 인력이 많이 가 있다. 우리가 비교 우위가 있기 때문에 막대한 의료 수출이 가능할 거다. 교육시장도 열어야 한다. 언제까지 기러기 아빠가 필요한가. →동양 사태와 개인 정보 유출로 금융산업은 물론 금융당국에 대한 불신도 크다. -이번 사태가 전화위복이 될 거다. 하지만 감독당국의 책임을 묻는 것은 문제다. 정치인들이 무조건 책임지라고 하는데 자신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금융감독당국도 금융기관을 자주 불러서는 안 된다. 금융위원장으로 있는 3년 동안 취임하고 며칠 뒤, 임기 끝내기 며칠 전 딱 두 번만 은행장들을 불렀다.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모으는 것은 구닥다리 방법이다. 축구 할 때 심판은 호루라기를 자주 불지 않는다. 흐름이 끊기기 때문이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은 담당 간부, 전화, 팩스 등 많다. 오라 가라 할 것이 아니라 일 잘하나 지켜보고 시장 규율을 지키도록 하는 감독이 필요하다. 정리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윤증현 전 장관은 ▲경남 마산(68) ▲서울고, 서울대 법대,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대학원 공공정책, 행정학 석사 ▲행시 10회, 재무부 금융실명제 실시 준비단장, 세제심의관,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 세무대학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 금융위원장 및 금융감독원장, 기획재정부 장관
  • 두 소녀, 패러세일링 하다 줄 끊어져 ‘공포의 비행’ 포착

    두 소녀, 패러세일링 하다 줄 끊어져 ‘공포의 비행’ 포착

    두 여성이 해변에서 패러세일링을 즐기다가 배와 연결된 줄이 끊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영국 인터넷매체 데일리메일은 17살 동갑내기 시드니 굿과 알렉시스 페어 차일드란 이름의 두 소녀가 바닷가에서 패러세일링 도중 줄이 끊어져 추락했으나, 심각한 부상을 딛고 기적적으로 회복 중이라고 보도했다. 두 소녀는 지난해 7월 1일 플로리다 파나마시티의 해변에서 패러세일링(모터보트에 연결된 낙하산을 타고 떠올라 바다의 풍광과 스릴을 즐기는 레포츠) 도중 줄이 끊어지는 위기에 처한다. 두 소녀가 타고 있던 낙하산은 강풍에 밀려 이리저리 날아가다가 인근의 콘도 건물과 충돌한 후 공중으로 다시 튀어오른다. 낙하산은 이어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하늘을 가로질러 또 다른 건물을 넘어가 전선에 걸린 후 지상에 주차된 SUV 차량 위로 떨어졌다. 줄이 끊어진 후 계속된 두 여성의 아슬아슬한 비행모습은 한 여행객의 핸드폰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끔찍한 추락사고로 인해 두 소녀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페어 차일드는 척추 부상을 당해 인디애나 감리교병원에 입원 6개월 가까이 치료를 받다가 지난 21일(현지시간) 퇴원해 가족들이 살고 있는 헌팅턴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물리치료와 언어치료를 병행해야 하며, 수술도 몇 차례 더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드니 굿은 척추가 부러지고 뇌손상까지 입었다. 두 눈의 시력마저 잃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녀는 지난주 또 한번의 얼굴 골절을 복구하는 수술을 받은 뒤 인디애나 폴리스에 있는 재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사진·영상=페이스북/유튜브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김종면 칼럼] 한눈파는 코레일 사장 직업이 뭔가

    [김종면 칼럼] 한눈파는 코레일 사장 직업이 뭔가

    미국 폭스뉴스의 성가를 드높인 보수논객 빌 오릴리의 말은 핵심을 찌르는 데가 있다. “이제 정치가는 감투가 됐다. 워싱턴으로 향한 사람은 자신의 생업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정치가 평생 직업이 됐다. 달콤한 보상이 있기 때문이다.” 독설처럼 들리지만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든 사람이 정치를 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회의원 같은 감투를 쓰기 위해 교수도 판검사도 변호사도 다 집어치우고 정치에 나서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번듯한 생업도 소용없다. 권력의 꿀단지가 우선인 듯하다.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이면 체면 불고하고 정치판을 끼룩댄다. 정치는 죽음에 이르러서야 그만두는 치명적인 직업이다. 문제는 끝 모르는 욕망의 날갯짓이 종종 신화 속 이카루스의 허망한 비상으로 끝나고 만다는 점이다. 지금 최연혜 코레일 사장의 볼썽사나운 모양새도 바로 그 징글징글한 정치 때문이다. 22일간의 사상 최장기 철도노조 파업으로 온 나라가 홍역을 치른 지 한 달도 안 돼 코레일의 수장이 여당 대표를 찾아가 ‘지역구 청탁’을 했다면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니다. 누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런 내용을 흘렸든 어쨌든 그것은 국민의 관심사가 아니다. 파업의 후유증을 줄이는 데 모든 것을 걸어도 시원찮을 판에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동분서주한 그 몰염치한 행태에 분노할 따름이다. 코레일은 민영화 논란은 차치하고 철도파업 참가자 400여명에 대한 징계, 노조에 대한 152억원의 손해배상 소송 등 현안이 한둘이 아니다. 지금이 한가하게 권력의 뒤를 쫓으며 정치 바람을 필 때인가.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공공부문 개혁은 박근혜 정부가 명운을 걸어야 할 핵심 국정과제다. 정권의 색깔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개혁의 성과를 내야 한다. 방만경영에 허덕이는 코레일은 공기업 개혁의 시금석이다. 하지만 철도개혁은 보통 일이 아니다. 역대 정부마다 개혁의 칼을 빼들었지만 노조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흐지부지됐다. 이런 막중한 일을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사람에게 맡길 수는 없다. 장수가 잡념이 많으면 검을 뺄 기회를 놓친다. 딴생각 없이 철도개혁에 매진할 수 있는 도덕적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코레일을 이끌어야 마땅하다. 최 사장은 공기업 사장이란 본분을 잊고 정치욕심을 부리다 게도 구럭도 다 잃은 꼴이 됐다. 2016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남은 임기를 마치겠다고 하지만 공허하게 들린다. 언제 또 정치병이 도질지 모른다. 여러 정권에 걸쳐 이쪽 저쪽 오가며 헷갈리는 정치 행보를 보여 온 그는 지난해 10월 낙하산 인사임에도 나름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코레일 수장 자리에 무난히 올랐다. 그런데 석 달여 만에 동티가 났다. 지금 있는 자리를 더 크고 더 강한 권력으로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쯤으로 여긴다면 코레일 사장은 물론 정치인 자격도 없다. 기어코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보겠다는 심산이라면 지금 당장 코레일을 그만두고 정치를 하는 게 낫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요 정치적 잔명을 지키는 길이다. 다시 문제는 ‘낙하산’이다. 정부가 아무리 공기업 개혁을 외친들 낙하산 인사가 기승을 부린다면 만사휴의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공기업 파티는 끝났다”고 선언한 뒤 어떤 일이 벌어졌나. 정치인 낙하산 인사가 이전보다 3배나 늘었다. 부총리 발언 이후 새로 임명된 기관장·감사 40명 중 15명이 새누리당 출신 정치인이라고 한다. 21세기 대한민국에 정치 낙하산 꽃이 활짝 폈다. 그러니 너도나도 정치로 달려가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 이것이야말로 비정상 중의 비정상이다. 공기업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면 이미 편 낙하산이라도 과감히 다시 접어야 한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구호에 그쳐선 안 된다. ‘최연혜 파문’에서 똑똑히 봤다. 낙하산을 타고 온 정치꾼은 언제 어느 순간에 또 자신을 까마득히 잊고 정치 추파를 던질지 모른다. 이제 화두를 들어야 한다.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jmkim@seoul.co.kr
  • “저성장 해법은 이민정책… 450만 유입땐 국민소득 9만弗 가능”

    “저성장 해법은 이민정책… 450만 유입땐 국민소득 9만弗 가능”

    “부가세를 2% 포인트 올리면 복지 공약 재원의 절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권오규(62)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카이스트 초빙교수)은 지난 17일 서울 중구 세종로 서울신문 빌딩 회의실에서 1시간가량 인터뷰를 하고 현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에 대해 “부가세를 2% 포인트 올리는 한편 환경세 및 죄악세(술·담배 관련 세금)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10%인 부가세를 2% 포인트 올리면 연간 부가가치세가 13조원 증가해 5년간 복지공약 재원(135조원)의 절반에 이르는 65조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의 과도한 부채에 대해서는 “공공기관도 경영을 잘못하면 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저성장을 탈출하기 위해 이민청을 설립하고 450만명 정도의 이민을 추가로 받아야 1인당 국민소득 9만 6000달러(약 1억원)의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 전반에 대해 묻겠다.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인가. -우리나라 경제에는 크게 세 가지 과제가 있다. 첫째 저성장의 질곡에 갇혀 있는 경제를 어떻게 탈출시킬 것인가, 둘째 공공기관 부채와 가계 부채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셋째 좋지 않은 대외 여건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등이다. →정부는 창조경제로, 모방형에서 창조형으로 경제 체질을 바꿔 저성장을 돌파하려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17~2018년 3.5%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저성장 상태가 지속되면 중간 소득 국가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저성장을 돌파하기 위해 힘을 기울여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혁신 3개년 계획’도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는 화두다. 하지만 창조경제는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 KDI에 따르면 1980년부터 30년간 총요소생산성(노동, 자본, 기술, 노사 관계 등 다양한 생산 요소에 의해 만들어지는 가치)은 1.4%에서 1.7%로 단 0.3% 포인트만 상승했다. →창조경제 외에 단기적 해법도 필요하다는 뜻인가. -총요소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자본과 노동을 어떻게 더 투입할지 고민해야 한다. 잉여자본(투자여력)을 가진 이들은 대기업이다. 대기업이 창조경제에 투자하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정부의 숙제다. 중소기업 투자도 필요하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벤처기업 활력 증가 등도 이뤄져야 한다. 올해 대통령이 직접 규제 개혁 장관회의를 주재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규제 완화의 추진력을 만드는 중요한 결정이었다. →노동 부문은 어떤가. -노동의 질적인 면을 높이는 데는 대학 교육의 개혁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프랑스의 ‘그랑제콜 시스템’을 제안한다. 기업이나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실무 기술을 전문적으로 가르쳐 주는 형태의 교육을 말하는 것이다. 그랑제콜은 거의 이공계이고 도제식으로 국가가 과외를 시켜 준다. 회사의 기술담당 임원이 교수의 반 이상이며 졸업생은 기업의 중견 간부가 된다. →노동력 확대를 위해 이민을 받자는 주장도 있다. -청년, 여성, 노인 등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국내 노동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첫 번째 숙제다. 하지만 이민 없이 선진국이 된 국가는 일본 정도밖에 없다. 일본도 고령화로 경제 활력을 잃었다. 잠재성장률을 올리는 열쇠는 이민이다. 유럽의 경우 이민 1세대 및 1.5세대가 인구의 11% 정도다. 스웨덴은 전체 인구의 60%나 된다.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은 150만명 정도다. 향후 국내 인구(6000만명)의 10% 정도까지 늘리려면 450만명을 더 받아야 한다. 연간 평균 30만~35만명을 유입하는 건데 결과적으로 연간 7.5%의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향후 5~6년이면 국민소득을 2배로 늘려 9만 6000달러(약 1억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성장률이다. →단일민족국가에서 이민은 쉽지 않다. -우리나라가 소득 3만 달러 수준의 중규모 국가로 남게 되면 통일 비용을 부담하지 못한다. 이민을 국가적 전략으로 채택한다는 결심을 해야 한다. 역동적이고 근면한 인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 부동산 투자 이민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이민청이 있어야 한다. 이런 밑그림이 있어야 한국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하고 통일 여력도 생긴다고 본다. →‘증세 없는 복지’ 공약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35조원 적자를 전망하고 국회가 예산을 통과시켰다. 부자 증세와 법인세 최저한세율 조정이 있었지만 효과는 1조원에 불과해 근본 대책이 아니다. 정부가 세수를 늘리겠다고 하는 지하경제 양성화나 기업 세무조사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 이미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통해 세원이 양성화된 비율이 지하경제의 80%에 가깝다. 지하경제 양성화보다 오히려 기업 활동을 위축하는 부작용이 클 수 있다. →결국 증세를 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복지 공약 재원은 5년간 135조원이다. 대안은 두 가지다. 우선 증세다. 현행 10%인 부가가치세를 2% 포인트 올리면 연간 부가가치세가 13조원 증가한다. 5년간 65조원이니 복지 공약 재원의 절반이다. 프랑스, 독일의 부가세가 각각 19.6%, 17%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 아니다. 환경세 역시 올려야 한다. 담배나 술에 매기는 죄악세 역시 올려야 한다. 또 너무 조급하게 균형 재정을 달성하는 방법보다는 재정에 좀 더 여유를 줘야 한다. 복지 재정도 제공하면서 건전 재정을 이끌어 가는 수준을 정하자는 것이다. →가계 부채 문제로 넘어가 보자. -가계 부채가 현재 가처분소득 대비 164%인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127%보다 높다. 가계 부채 증가로 소비가 줄면 이는 내수 위축을 유도해 저성장을 만든다. 일종의 악순환이다. 일본식 장기 불황에 대한 개연성이 남아 있다. 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가계 부채를 줄이는 최고의 대책이다. 또 제2금융권에 대한 건전성을 살펴보고, 필요하면 가계 대출을 체크하고 규제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 기존 부채를 장기분할상환으로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이익 공유형 모기지 등 새로운 제도를 많이 검토해야 한다. 하우스푸어의 부채 조정 프로그램도 필요한데 현재 개인파산제도는 집을 뺏고 길거리로 내보내기 때문에 그보다는 집에 살면서 장기적으로 갚을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공기업 부채도 심각하다. -맞다. 295개 공공기관에 지방공기업까지 합치면 부채가 1280조원을 넘는다.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다. 공공기관을 위해 세 가지 처방이 필요하다. 첫째, 공기업 경영을 합리화할 수 있게 낙하산 인사를 근절해야 한다. 또 경영을 잘못하면 공기업도 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둘째, 현재 공공기관 경영 평가 시스템을 바꿔 부채 관리 책임을 묻고 예산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국가 정책 때문이었든 아니든 부채를 쌓은 주체는 공공기관 자신이다. 노조와의 소통, 여론과의 소통을 통해 뼈를 깎는 자구책이 필요하다. →대외 여건 부문은 어떤가. -일본이 문제다. ‘아베노믹스’는 ‘아베노(の)미스(miss)’(아베의 실수)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은행이 돈을 풀어 엔저로 수출을 늘리는 형태인데, 물가상승률을 2%까지 끌어올리는 게 일본의 목표다. 하지만 2% 물가상승률이 달성되면 일본 국채 이자율도 오른다. 현재는 0% 이자율로 국채를 발행하지만 국채 이자율이 2%가 되면 일본 국채를 가지고 있는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손실 예상액을 대비해 쌓는 돈)을 늘려야 한다. 일본 국채의 40%를 일본 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다. 국채 이자율이 2%로 오르면 대손충당금은 13조엔(약 130조원) 늘려야 한다. 일본 금융기관은 대출 여력이 낮아지고 일본 경제가 타격을 받게 된다. →경제민주화 얘기가 최근 사라졌는데. -경제민주화는 애초부터 애매모호한 단어였다. 경제는 효용 극대화를 추구하는 게 목표인데 민주화는 의미가 다르다. 경제민주화는 정책이 아닌 슬로건이라는 얘기다. 경제민주화는 유럽식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 아니면 스웨덴의 사민주의가 모델이다. 그런데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는 노조와 경영진이 절반씩 결정권을 갖거나 주주 등 이해 당사자가 참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식 모델이어서 다르다. 경제민주화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한다. ‘공정한 시장 경쟁 여건을 만드는 것’ 정도면 어떨까. →현오석 경제팀의 1년을 평가한다면. -‘리더십 부재’ 지적이 많았는데 리더십은 대통령의 신임에서 오는 것이지 부총리라고 해서 그냥 생기는 게 아니다. 내가 부총리를 할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했는데 청와대는 모든 조정을 나에게 맡겼다. 현 부총리도 좋은 리더십이 발휘되기 시작하는 단계로 왔다. 기대해 봐도 좋다고 본다. 대담 김성수 경제부장 정리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권오규 前 부총리는 ▲강원도 강릉 출생(62)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네소타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중앙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행시 15회, 재정경제부 차관보, 조달청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대통령 비서실 경제정책수석 비서관,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초빙교수(현재)
  • [공연단신] 직장인 삶·애환 담은 ‘정글라이프’

    직장인의 삶과 애환을 밝고 유쾌하게 그린 뮤지컬 ‘정글라이프’가 다음 달 7일부터 3월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KT&G 상상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낙하산으로 자리를 꿰찬 사장 아들, 보신주의의 전형을 보여주는 상사, 콕 쥐어박고 싶은 선후배 등 다양한 군상이 극에 등장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연예술 창작산실 지원 사업의 우수작에 선정돼 지난해 말 초연됐던 작품이다. 신유청이 연출하고 이현섭이 작곡과 음악감독을 맡았다. 김경선, 조진아, 이든, 고현경 등이 출연한다. 5만원. (02)3142-2461.
  • 금융권 내부통제 강화한다더니…줄줄이 정치인 ‘낙하산 감사’ 선임

    금융권 내부통제 강화한다더니…줄줄이 정치인 ‘낙하산 감사’ 선임

    개인정보 유출, 고객 돈 횡령, 회사채 눈속임 판매 등 금융사들의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행위가 적발돼 작년 한 해 4대 금융지주사가 제재를 받은 것만 160건이다. 그런데도 금융권에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정치인 출신 ‘낙하산’들이 잇따라 입성하고 있다. 내부통제를 강화해도 부족할 판에 ‘거꾸로 가는 금융’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17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160건의 위법행위가 적발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총 6억 552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하나금융이 2억 175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는 KB금융(1억 6700만원), 우리금융(1억 4270만원), 신한금융(1억 2800만원) 순서였다. 개별 회사로는 차장급 직원이 고객 돈을 몰래 빼내 투자하다가 100억원대의 손실을 낸 하나대투증권이 신탁재산 간 자전거래 제한 위반 등으로 1억 2500만원을 부과받아 불명예스러운 1위를 차지했다. 건수로는 우리금융이 51건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금융(42건), 신한금융(39건), KB금융(28건)이 그 뒤를 이었다. 위반행위 유형은 부당영업과 불완전판매(41.8%)가 가장 많았다. 은행 계열사들은 정보 관리와 방화벽 구축 등이 특히 미흡했다. KB국민은행의 사외이사 동태분석 보고서(‘ISS 보고서’) 유출 파문 등이 그 예다. 반면, 증권 계열사들은 판매 실적을 높이기 위해 상품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수만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동양그룹과 LIG그룹의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부실 판매가 여기에 해당한다. 증권사 직원이 이른바 ‘모찌계좌’로 불리는 차명계좌를 통해 자기 돈으로 주식 거래를 하다가 적발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런 금융사고가 터질 때마다 금융사들은 한목소리로 내부통제 강화를 외쳤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이날 예금보험공사에는 문제풍 전 새누리당 서산·태안선거대책위원장이 감사로 취임했다. 서울대 농업교육학과를 나와 행정학 석사,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금융 경험은 전무하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당시 후보의 대선캠프에서 활동해 전형적인 ‘자리 챙겨주기’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같은 날 주택금융공사 감사에 임명된 김충환씨는 기술고시(19회) 출신으로 감사원에 오래 근무했지만 금융 전문성은 떨어진다는 평을 듣는다. 앞서 13일에는 박대해 전 새누리당 의원이 기술보증기금 감사로, 이틀 뒤인 15일에는 정송학 새누리당 광진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이 자산관리공사(캠코) 감사로 각각 선임됐다. IBK캐피탈 감사도 정치권(양종오 전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 출신이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부대변인을 지낸 김용수씨와 윤진식 의원 보좌관을 지낸 조상훈씨는 지난해 KB금융그룹에 입성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에 발을 디뎠다고 해서 금융사 임원이나 감사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전문성과 경험이 떨어진다는 데 문제가 있다”면서 “금융사는 고객의 돈을 다루기 때문에 특히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느냐가 중요한데 이렇게 감사 자리를 ‘감투’로 여기게 되면 경영진과 유착하거나 (금융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로비스트로 전락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민형 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라면서 “위법행위 적발 시 관련 임직원은 물론 내부감사 라인에 대한 제재 수위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사설] 내부인사 회장 전통 세운 포스코와 경영쇄신

    포스코의 미래를 이끌어 갈 차기 회장에 권오준 기술총괄 사장이 내정됐다. 안팎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한창인 상황에서 포스코 회장에 내부인사가 선임된 의미는 적지 않다. 무엇보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유상부·이구혁 전 회장에 이어 정준양 현 회장까지 내부인사가 회장을 맡는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정치권에서 회자한 외부 인사 내정설(說)을 뒤집고 내부 인사가 또다시 회장에 발탁된 것은 포스코의 앞날을 위해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포스코가 국민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우리나라 대표 기업의 하나라는 점에서도 순리에 따른 내부 승진은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1986년 포항제철에 입사한 권 회장 내정자는 대표적인 기술통이라고 한다. 그를 회장으로 내정한 최고경영자 추천위원회도 ‘장기적 성장엔진을 육성할 능력을 갖춘 것을 비롯해 경영 쇄신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했다. 하지만 권 내정자가 직면한 최근의 경영 환경은 결코 밝다고 할 수 없다. 공급 과잉과 경기 위축이 겹치면서 세계 철강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코 역시 7조원을 넘어섰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3조원으로 내려앉았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겠다며 추진한 사업다각화도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회장의 발탁은 분명 정치적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후보의 역량을 정당하게 평가한 결과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선임 과정이 권 내정자 체제에는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괄목할 만한 경영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을 때 정치권의 간섭이 다시 시작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술로 세상을 점령하라”고 강조한다는 권 내정자의 소신에 기대를 걸어본다. 기술에 입각한 새로운 리더십으로 포스코를 다시 한번 도약시키기 바란다. 마침 포스코의 숙원인 인도 제철소 건설 계획이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권 내정자의 당면 과제는 경영 혁신이다. 회장 선임 과정에서 없지 않았을 내부의 반목을 하루빨리 추스르고 포스코가 자랑하는 철강 산업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내부에서 선임된 경영진이 포스코를 명실상부한 국민 기업으로 발돋움시켰을 때 정치권도 낙하산 인사는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국민 역시 정치력이 아닌 경영 능력으로 회장에 이른 인물이 포스코를 부흥시킬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외국 사례로 본 개혁방안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외국 사례로 본 개혁방안

    1983년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을 제정한 이후 지난 30년간 공공기관 개혁은 모든 정권의 화두였다. 하지만 공공기관 민영화(김대중 정부), 투명화(노무현 정부), 선진화(이명박 정부) 등 이름만 바꿔 개혁을 추진했지만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오히려 주요 공기업 부채는 갈수록 늘고 있다. 방만한 복지도 여전하다. 박근혜 정부도 이번에 ‘정상화 방안’을 내놓았다. 정부가 강력하게 주도해 비정상적인 상황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낙하산 대책을 내놓으라고 지적한다. 또 공공기관의 주인을 명확히 하라고 조언했다. 정부의 공공기관 관리를 견제하기 위해 국회에 공공기관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이도 있었다. 무엇보다 궁극적인 개혁의 목표는 공공기관이 권한과 책임을 모두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16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의 ‘주요국의 공공기관 관리방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기업 29개의 2012년 부채비율(=부채/자본)은 193.4%였다. 주요 8개국 중 영국(2012년 414.1%), 프랑스(2011년 512.7%), 독일(2010년 274.9%), 스웨덴(2011년 336.8%)에 이어 5위다. 뉴질랜드(2012년 139.2%), 중국(2010년 155.3%), 일본(2011년 72%) 공기업 등은 우리나라보다 부채 사정이 낫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기업 부채는 2010년 319조 3303억 6200만원에서 2012년 392조 1282억 9100만원으로 22.8%가 급증했다. 반면 영국은 2010년 3월 부채비율이 485%에서 2012년 3월 414.1%로 낮아지는 추세다. 프랑스 역시 2009년 538.8%에서 2011년 512.7%로 떨어졌다. 스웨덴 공기업의 부채비율은 2009년 367.8%에서 2010년 344.9%로 낮아졌고, 2011년 336.8%로 하락했다. 영국, 프랑스, 스웨덴은 우리나라보다 부채 비율은 높지만 부채 증가 저지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중국은 공공기관 부채비율이 우리나라보다 낮지만 2008년 140.5%에서 2010년 155.3%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가 그간 부채구조 개혁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공공기관의 주인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공공기관들은 예산과 조직 통제는 기획재정부에서 받고, 기관장 추천권은 주무장관에게 있다. 임명권은 청와대에 있고, 감사는 감사원이 한다. 현 정권에서 무리한 정부 정책을 수행하고 다음 정권에서 감사원에 불려가는 것이 관행화됐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기관장 입장에서 자율성도 없지만, 경영 실패가 있으면 핑계가 많은 이유다. 반면 프랑스, 스웨덴, 뉴질랜드는 중앙정부 내 조직이 공기업을 강력하게 관리해 왔다(집중형 소유구조). 반면 별도의 관리기구를 두지 않은(분산형 소유구조) 영국도 공기업 부채가 커지면서 공기업실(Shareholder Executive)을 만들어 공기업 관리·감독을 강화했다. 공공기관의 소유권을 가진 곳이 ‘하나’라는 의미다. 반면 경영은 공공기관에 맡기고 책임을 분명히 묻는 형태다. 박한준 공공정책연구팀장은 “공공기관의 소유권을 갖는 기관(주주)을 명확히 하고 그곳에 관리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또 국회에 공공기관위원회를 설치해 정부의 공공기관 운영과 관리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되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대책은 뉴질랜드, 영국, 프랑스 등의 사례가 눈에 띈다. 뉴질랜드는 공공기관을 소유한 국가소유권감독국(COMU)이 공개 시스템으로 공공기관 이사회 구성원을 선임하고 이들이 기관장을 임명한다. 공공기관장을, 정권마다 바뀌는 국정철학을 실천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사람으로 여긴다. 정치적 임명이 많았던 영국은 이를 막기 위해 공직임명감독관실(OCPA)을 만들었고, 이들은 세 가지 인사준칙에 따른다. 공공기관의 수요에 따라 능력·경험 등 실적을 중심으로 후보를 평가하고, 누구에게나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며, 모든 선임과정은 투명하게 공개한다. 프랑스는 공기업관리청이 기관장 임명절차에서 특권층과의 연결고리를 끊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의회 내에 검증위원회를 설치했다. 우리나라는 공공기관 이사회의 자율성과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상임이사를 과반수 이상 두게 돼 있지만 실제 ‘기관장의 꼭두각시’, ‘거수기’로 불린다. 영국·독일·뉴질랜드·스웨덴의 공기업은 이사회 대부분을 민간이사로 두고 있으며, 이들은 기관 현안에 대해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진다. 공기업 외 공공기관도 기관장과 이사회 의장을 따로 두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한편 우리나라는 공공기관 평가와 별도로 공공기관장 평가를 하고 있지만 기관장 평가는 없어지는 추세다. 영국·독일·뉴질랜드·스웨덴 등은 기관장 평가가 없고, 프랑스는 정부와 기관장이 성과계약을 맺은 후 실적을 평가한다. 매년 기관장을 평가하는 우리나라 시스템은 기관장이 비전을 가지고 중장기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과도한 부채와 방만경영를 고치기 위해 단기적으로 정부가 강력하게 주도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선진국과 같이 공공기관에 권한을 주고 책임도 분명히 지게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민간기업과 마찬가지로 시장의 평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 공공기관 개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포스코 차기회장 ‘5파전’

    포스코 차기회장 ‘5파전’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됐다. 포스코는 15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확정하고 사외이사들로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CEO 추천위는 포스코 운영 규정대로 사외이사 전원(6명)으로 구성된다. 포스코 이사회가 최종 확정한 회장 후보군은 내부인사 4명과 외부 인사 1명 등 총 5명이다. 내부인사로는 권오준(64) 포스코 사장, 김진일(61) 포스코 켐텍 사장, 박한용(63)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 정동화(63) 포스코건설 부회장 등이 포함됐고 외부인사로는 유일하게 오영호(62)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이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이영선 포스코 이사회 의장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가 끝난 뒤 “애초 20여명이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 물망에 올랐으나 이 중 포스코를 이끌어갈 적임자 후보로 5명을 선정했다”면서 “정치적 고려 없이 포스코와 국가경제 발전에 가장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을 최종 후보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가 후보 명단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포스코 회장 선임 때마다 불거졌던 ‘낙하산 인사’ 논란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5명의 후보 가운데 내부인사 4명은 모두 포항제철이나 산하 연구원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한 ‘기술통’이다. 이에 따라 철강 경기 불황에 따른 포스코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문성과 경영능력이 어느 정도 검증된 내부인사가 승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기술총괄 사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포스코 자동차강재연구센터장, 포스코 기술연구소 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원장 등을 지냈다. 김진일 사장 역시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나와 포스코 수요개발실담당 전무, 제품기술담당 전무를 거쳐 포항제철소 소장, 탄소강사업부문 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박한용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은 고려대 통계학과를 나와 포스데이타와 포스코ICT 등 포스코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 포스코 대표이사와 포스코 경영지원부문 부문장도 지냈다. 정동화 포스코건설 대표 이사 부회장은 한양대 전기공학과 출신이며포스코건설 플랜트사업본부 본부장(부사장),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유일한 외부인사로 관심을 끌고 있는 오영호 코트라 사장은 행시 23회로 산업자원부에서 차관까지 지낸 관료 출신이다. 무역협회 상근부회장,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을 거쳐 2011년 코트라 사장 자리에 올랐다. 내부인사에 비해 전문성은 떨어지지만 내부혁신을 단행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CEO 추천위는 이들을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면접 등 자격 심사를 벌여 단수 후보를 결정, 29일로 예정된 이사회에 추천할 계획이다. 차기 회장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3월 14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부채 141조 LH 수술법’… 이정록 前 이사회 의장에게 듣는다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부채 141조 LH 수술법’… 이정록 前 이사회 의장에게 듣는다

    부채 규모 141조 7300억원. 자본금 172조 2000억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위태롭다. 자본 잠식이 코앞이라는 전망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공기업 부채 순위 부동의 1위인 LH를 뒤집을 만한 해법은 없을까. LH 초대 이사회 의장을 지낸 이정록(57) 전남대 교수에게 해법을 들어 봤다. 이 교수는 현대건설 최고경영자 출신인 이지송 전 LH 사장의 개혁을 지켜봤던 인물이다. 당시 이 사장의 개혁은 상당한 부채 절감 효과를 내며 ‘곪은 공룡’ LH의 환골탈태가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장의 개혁은 ‘미완의 개혁’이 되고 말았다. 이 교수는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LH 개혁이 완수되지 못한 건 귀족 노조의 기득권 사수 탓”이라면서 “노조 개혁 없이는 LH 개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더불어 “LH 개혁의 핵심은 LH의 역할 축소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LH는 사업 구조상 사업을 벌일수록 부채가 쌓인다”면서 “일을 줄이는 것이 부채 털기의 선결 과제”라고 진단했다. →LH 통합 초기 당시 이지송 사장과 LH 개혁을 주도한 주인공으로 알고 있다. -(이 전 사장이) 노련했다. 일단 현장을 아는 전문가니 “사장님 이렇게 하는 게 아닙니다”라는 말이 통하지 않았다. 현장을 모르는 현 사장은 이게 무슨 말인지 아마 잘 모를 거다. (현장을 모르면) 이사들이 ‘이건 안 됩니다’라고 강하게 말하면 오케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막판에는 이 전 사장이 조금 욕심을 부려 일을 못 하기도 했다. 좀 더 해서 LH를 안정화시켜야겠다는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 →이 전 사장의 개혁으로 성과를 내는 듯했지만 여전히 LH는 방만 경영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반쪽짜리 개혁의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강성 노조다. 두 개의 노조와 싸움을 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가 이 전 사장의 개혁에 걸림돌이 됐다. 통합 초기 조직의 안정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토공과 주공을 합쳤는데 만약 통합 후에 노사 분규 등이 일어난다고 생각해 봐라. 후속 공기업들의 구조조정에 차질이 생겼을 것이다. 정부가 부담스러워하니까 개혁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 전 사장도 물리적 통합은 됐으니까 화학적 통합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애초에 이 전 대통령이 LH를 합치지 말았어야 한다고 본다. 각각의 기업에서 구조조정과 개혁을 했어야 했다. →개혁의 걸림돌을 두 노조라 꼽았다. -토공 노조가 주공 노조에 힘을 못 쓴다. 노조원 수 자체가 주공이 많기 때문이다. 부채 부문이나 액수도 주공이 훨씬 많았던 상태로 통합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전 사장이 유관 부서 통폐합이라도 하겠다고 하면 주공 노조가 반대하고 나섰다. 일단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주공 노조가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설득해야 할 노조가 둘이나 있으니 개혁이 더딜 수밖에 없었다. 이 전 사장도 막판에 단일 노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눈치를 봤다. 승진 인사와 보직 부여 과정에서 1급 어떤 자리는 주공 몫, 어떤 자리는 토공 몫, 1급 승진자의 몇 퍼센트는 주공 몫 등 경영진의 인사에 노조가 직접 개입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공기업 사장은 3~4년이면 바뀌니까 노조가 기업의 주인이라고 생각해서다. 그런데 틀렸다. 공기업의 주인은 노조가 아니라 국민이다. →LH 노조가 왜 귀족 노조인가. -LH에 전문직이라는 게 있다. 일명 ‘5.10.30’(오텐삼십)이라고 부른다. 심각하다. 1급 5년, 2급 10년, 근무 30년이면 현장에서 아웃되도록 하는 제도인데 이렇게 되면 보통 정년을 3~4년 남긴 상태에서 전문직이 된다. 말은 자문, 고문역이지만 아무 일도 안 하고 월급을 받는다. 임금 피크가 있지만 보통 3~4년 일도 안 하고 정년 59세까지 놀고 먹는 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똑똑한 사람들도 큰일을 맡으려 하지 않는다. 이사는 2년 하면 전문직을 못 하고 퇴직을 해야 한다. 전문직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현장 전문가들이 썩고 있다. 이 전 사장도 정말 이 제도 없애고 싶어 했다. 일 잘해서 이사 하라고 하면 “아직 애들 학교도 졸업 못 했고…”라고 해 버리니까. 사외이사들도 이 제도부터 없애라고 주구장창 주문했다. 하지만 결국 못 없앴다. 세상에 이런 공기업은 없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과거 토공·주공 사장들은 노조와 싸우기 싫어 적당히 타협을 했다. 임기를 편하게 채우려는 보신주의가 실로 엄청난 폐해를 낳은 셈이다. 실제 전임 사장들은 노조의 파업이 공기업 평가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 때문에 임기 보전과 평가 등을 고려해 노조와 적당히 거래하고, 노조가 반대하면 슬그머니 개혁 작업을 미루는 행태를 보였다. 그런 관행이 개혁 작업을 더디게 만들었다고 본다. 이 전 사장도 초기에는 뚝심과 배짱으로 노조를 무시하고 일을 처리했지만, 임기가 종료되는 시점에서는 힘이 부쳤는지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 전 사장의 LH 개혁은 어땠나. -이 전 사장의 개혁안은 A학점짜리다. 가장 큰 이유는 사업 수를 축소했다는 데 있다. 역대 사장들은 이런저런 이유와 민원 때문에 전국에 많은 사업장을 지정했다. 사업 수의 확대는 부채 증가의 지름길이다. 이 전 사장은 실제 전국의 414개 사업장 수를 270여개로 대폭 줄였다. 물론 지역구 사업이 취소된 국회의원들은 난리가 났다. 주민들도 불만을 갖게 됐고, 국정조사에서도 LH가 곤욕을 치렀다. 만약 그때 이 전 사장이 외압에 굴복했다면, 전국의 LH 사업장 수는 500개 이상으로 늘어났을 것이고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악화됐을 것이다. 물론 과감한 부처 통폐합과 인적 구조조정을 하지 못한 것은 한계였다고 본다. 과거 두 개 회사가 하던 일을 하나로 통합했으면 직원 수도 그만큼 줄였어야 했는데 조직 안정에 주안점을 두다 보니 직원 구조조정은 후순위로 밀렸다. →LH의 부채 증가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LH 부채 증가의 첫 번째 요인은 자본의 회임 기간이 긴 국책사업의 추진이다. 둘째는 임대주택의 공급이라고 본다. 실제로 임대주택 한 채를 공급하면 약 1억원의 부채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문제는 LH가 이미 국민 신용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이런저런 부채 증가의 원인을 설명해도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관 이기주의, 직원 이기주의, 직원 귀족주의에 빠진 모습을 적나라하게 알아 버렸는데, 정작 회사와 직원들은 아직도 ‘대마불사’의 신화를 붙잡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LH 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LH는 지금처럼 큰 인원, 큰 조직으로 갈 필요가 없다. 서울, 인천, 경기, 광주 등 각 지자체가 자회사처럼 지방도시공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의 주택은 민간도 짓는다. 이제 LH가 기능을 덜어내야 한다. 복지 차원에서 꼭 정부가 해야 할 일만 하면 된다. 조직이 존재하기 위해 계속 사업을 부풀리면 결국 부채만 늘어난다. 1960~70년대 국가 개발주의 시대도 아닌데 왜 공기업이 이를 덜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사장은 사장대로 임기 내에 성과를 보여 주고 싶으니 사업을 늘린다. 정부 역시 임기 내 공기업 개혁 성과를 보여 줘야 하니 개혁의 무늬만 만들고 있다. 임대주택에 대한 정부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주택청을 신설해 관련 업무를 LH에서 가져가든지 하는 방법이 있다. 정부의 공기업 의존도를 어느 정도 부술 필요가 있다. →LH 특성상 사장 임기가 너무 짧다는 생각도 든다. -낙하산 말고 전문가가 와야 한다. 사장도 5~6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 상태라면 현 경영진도 큰 역할이 없을 것이다. 3년 동안 일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사장이 3~4년 하다 가는데 직원들이 말을 듣겠는가.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이정록 교수는 ▲전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지리학과 교수(1987년~) ▲대한지리학회 회장(2005~06년) ▲전남대 사회과학대학 학장(2008~10년) ▲한국토지주택공사 이사회 의장(2009~12년)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민간위원(2008~13년)
  • “공기업 사장 인사권 장관에 줘야”

    “공기업 사장 인사권 장관에 줘야”

    “지금부터라도 공기업 사장 인사권을 주무 장관에게 넘겨 공동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강봉균(71) 전 재정경제부 장관(건전재정포럼 대표)은 지난 1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정부의 최우선 정책인 공공기관 개혁에 대해 “공공기관이나 금융이나 개혁의 핵심은 낙하산 인사를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공공기관 노조가 낙하산 인사로 들어온 경영진의 권위를 인정하지 못하면서 노조가 주인 행세를 해 온 것이 방만한 경영과 과도한 복지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면서 “한마디로 공공기관의 임원직이 정치적 전리품으로 취급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기관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사장 인사권을 청와대가 아닌 주무 부처 장관에게 줘야 한다”면서 “임명이나 해임 권한을 청와대가 가지고 있으면 정권에 줄을 댄 기관장들이 장관의 말을 들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금융 혁신에 대해서도 “외환위기 직후 금융 인사들이 승진을 위해 청와대에 줄을 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당시 ‘관치금융으로 외환위기를 맞았으니 정권은 금융 인사에 관여하지 말자’고 (김대중 당시) 대통령을 설득했었는데, 아직도 금융권 인사에 정권이 개입하더라”며 답답해했다. 강 전 장관은 “우리나라 은행이 세계 곳곳의 저축액을 끌어들여 운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성장 기조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부가 복지공약을 고집한다면 빚이 늘어나면서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 전 장관은 “올해 예산안으로 정부의 빚이 35조원이나 늘어나게 된다”면서 “복지 공약의 재원 규모를 30% 정도 줄이고 증세로 70% 정도를 충당하는 방안이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철도·의료 정부안 민영화라 할 수 없고 부동산 침체는 대응 못한 정치권 책임”

    “철도·의료 정부안 민영화라 할 수 없고 부동산 침체는 대응 못한 정치권 책임”

    강봉균(71) 전 재정경제부 장관(건전재정포럼 대표)이 직접 만년필로 빼곡히 적은 인터뷰 답변 자료가 탁상에 놓여 있었다. 몇 장을 넘겨 보다 ‘의료 민영화,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는 문구에 눈길이 멈췄다. 강 전 장관은 “민간병원이 중심인 우리나라에선 의료 민영화라는 용어부터 잘못”이라고 말했다. 가장 우수한 인력이 몰리는 의료계가 태국이나 싱가포르에 외국인 환자를 빼앗기는 것은 손해라고 지적했다. 또 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해선 10년 전부터 적극 대응하지 못한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고 털어놨다.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북은행 12층에 마련된 강 전 장관 집무실에서 1시간가량 인터뷰가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철도와 의료 민영화를 두고 요즘 시끄럽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에 반기를 든 철도노조의 파업은 공권력에 의해 잠정 수습됐다. 사실 철도는 항공·통신과 함께 공익성 사업이며, 다른 2개가 민영화된 상황에서 내부 경쟁 체제 도입에 불과한 사안으로 장기 파업을 할 명분이 없었다. 하지만 향후 공공기관에 대한 입장이 다른 여야가 합리적 대안을 도출할지 의문이다. 또 의료 민영화라고 하는데, 대형병원이 외국인을 데려다 치료한다고 동네병원이 무슨 손해를 보느냐. 의료 관광은 돈벌이가 되는 분야다. 태국이나 싱가포르는 (의료 관광으로) 돈을 벌고 있다. 중국인들을 잡아야 한다.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 →일부 공공기관은 노조의 힘이 지나치게 세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노조가 경영진의 권위를 인정하지 못해 노조가 주인 행세를 해 왔다. 낙하산 인사라는 정치적 인사권 남용으로 경영진이 오니 권위를 인정받지 못한다. 공기업 주요 보직이 전리품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영 효율보다는 노조 가입자들의 신분 보장과 복지 확대가 우선시됐고 오늘날의 문제를 초래했다. →낙하산 근절이 공공기관 개혁의 핵심이라는 뜻인가. -공공기업 개혁은 공공기관장들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시키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공기업 사장 인사권을 주무장관에게 넘겨 장관과 공공기관장이 공동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임명이나 해임 권한을 청와대가 행사하면 공공기관장들이 주무부처 장관의 말을 안 듣는다. 청와대가 고르면 정치적인 고려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지게 되지만, 장관이 공공기관장을 선임하면 전문가와 청와대의 감시로 전문성을 갖춘 이들을 고르게 될 것으로 본다. →금융계도 낙하산으로 홍역을 치렀다. -금융혁신도 낙하산이 문제다. 금융권 인사에 정치권이 개입하는 것부터가 잘못이다. 금융기관 수장을 낙하산으로 임명하면 그 밑에 자리들도 영향을 받게 된다. 금융혁신은 돈이 글로벌화하는 게 초점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저축한 돈을 끌어들여 운용해야 한다. 대기업들이 진출한 국가에서 이들과 거래하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474 공약을 제시했다. -현재의 저성장 기조를 극복해 3년 내에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달러를 달성하자는 의미다. 사실 정부가 ‘비정상화의 정상화 작업’을 70%만 성공해도 목표치는 달성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이중 노동 구조 완화, 서비스산업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하는 실질적인 경제혁신은 말처럼 쉽지 않다. 정부는 이해가 상충되는 세력 간에 토론을 통해 양보를 얻어 내고, 이를 토대로 여야 정치권의 합의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야 관련 법률 개정과 경제개혁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이다. →올해 가장 큰 경제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저성장이다. 이명박 정부 5년간 평균 3% 성장했다. 청년 실업, 자영업 불황, 국가 부채 증가 등 모든 문제가 저성장에서 비롯된다. 현 정부의 주장대로 복지 공약도 중요하지만, 경제 활력을 살려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노동 공급, 투자 확대, 기술 진보 3가지 면에서 대비해야 한다. 우선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확대하고 50대 은퇴자를 활용해야 한다. 대기업의 해외투자를 국내로 돌리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창조경제가 작동할 수 있게 벤처금융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의 경제민주화 의지가 퇴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개방 경제에서는 효율성과 형평성 가운데서 균형점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경제민주화에 치중하면 경제 활력이 약화되고, 시장경제에 치중하면 사회적 갈등이 커진다. 따라서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재벌 대기업에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벗어나는 규제를 해 성장을 억제하면 안 된다. 다만 자본력과 기술력이 우월한 재벌들이 협소한 내수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를 괴롭히는 부당 행위는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공정성만 보장된다면 투자활동 규제를 줄여 나가고, 국세청이나 공정거래위원회의 공권력 개입은 지양해야 한다. →최근 국회가 첫 부자증세에 합의했다. -지난 연말에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을 보니 35조원의 나랏빚이 늘어난다.(480조 3000억원→515조 2000억원). 지난해에는 세금이 적게 걷히면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지출할 돈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9%로 보고 편성했다. 박 대통령의 복지 공약은 4~5% 성장할 때 가능한 규모다. 증세를 안 하겠다면 빚을 지는 수밖에 없다. 고강도 세무 조사나 지하경제 양성화, 조세 감면 축소로는 한계가 있다. 복지정책 규모를 30% 정도 줄이고 70%의 재원은 증세로 마련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증세 없는 복지를 고집해 빚만 늘리면 일본형 장기 불황에 빠질 수 있다. →국회의 부자증세가 큰 효과가 없다고 보는 것인가. -내년에 국가부채가 35조원이 늘어나는데 부자증세 효과는 1조원에도 못 미친다. 여야 간 정치적 타협의 산물에 불과하며, 경제적 효과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법인세 최저한세율 상향 역시 기업의 국내외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효과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도 심각하다. -고용 악화, 자영업 불황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가장 큰 이유다. 부동산 경기 침체는 거의 10년 전부터 계속되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아직도 ‘집값은 떨어질수록 좋다’는 사고에 빠져 있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우리나라 개인 가계자산의 70% 이상이 주택과 부동산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있다. 또 가계자산가치를 유지하지 못하면 가계부채나 내수 증가 등의 숙제가 해결될 수 없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집값도 하락하고 있는데, 다주택자를 부동산 투기로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전세가격 또한 3년 이상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밖에 가계부채 문제를 해소할 길이 없다. →해외 여건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축소되면서 미국 경기가 좋아진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지만 중국과 신흥국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다.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 것만으로 인도네시아, 브라질 주가가 폭락했다. 중국은 그간의 성장 위주 정책을 수정하면서 7% 중반도 성장하기 힘들 것이다. 이들은 결국 수출 상대들이라 우리나라 경제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신당으로 전북지사에 출마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안철수 의원과) 3~4차례 만났다. 3선 국회의원을 하면서 못 이룬 꿈이 민주당을 개혁하는 것이었다. 민주당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집단이 아니다. 민주당과 여당이 변하지 않는 한 안철수 신당은 없어지지 않는다. 일시적 거품이 아니라는 의미다. 경제나 국가 시스템에 대해 언제나 자문을 하겠다. 하지만 정계 은퇴를 한 상황이어서 현실 정치(전북지사 출마)에 바로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집에서도 싫어해 대답을 미루고 있다. 대담 김성수 경제부장 정리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봉균 전 장관은 ▲전북 군산(71세) ▲군산사범학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윌리엄스대학 대학원 경제학 석사, 한양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행시 6회, 노동부 차관, 경제기획원 차관, 정보통신부 장관, 재정경제부 장관, 16~18대 국회의원, 건전재정포럼 대표(현재)
  • “공기업 특성에 맞게 시스템을 바꿔라”

    “공기업 특성에 맞게 시스템을 바꿔라”

    “솔직히 대한민국에 부채 없는 기업이 어딨습니까? 더구나 민간기업이 꺼려하는, 소위 돈 안 되는 사업들도 떠맡는데…. 공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시간 내 부채 감축만 재촉하면 공기업들이 당장 돈 되는 사업들만 내다 팔게 될 겁니다.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는 거죠.” 정부의 고강도 공기업 개혁 방침에 공기업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 공기업 사장은 13일 “공기업의 방만한 운영 등으로 인한 과도한 부채는 심각한 문제”라면서도 “공기업 대표들에게 충분한 자율권을 보장하지 않으면서 일률적으로 부채 감축만 채찍질한다면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당장은 임금 삭감을 받아들이고 형식적인 조직 구조조정 등을 추진하겠지만 이런 식의 개혁은 1~2년만 지나도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해 극약 처방을 내리지 않는다면 정부의 공기업 개혁은 일회성에 그칠 수밖에 없다. 공기업 사장들과 전문가들은 공기업의 태생상 당장 돈 안 되는 사업도 끌어안을 수밖에 없는 점, 정교하게 예측돼야 할 사업들에도 정치적 입김과 여론의 눈치가 작용한다는 점 등 공기업 각각의 특성과 사업 내용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낙하산 인사 철폐→ 공기업 자율성 회복→ 시장경쟁체제 노출 등 단계적 개혁을 밟아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B 공기업 사장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의 취지는 공기업에 경영자율권을 먼저 주고 경영 성과를 사후에 평가해 책임을 묻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입법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경영자율권이 사라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공공기관마다 특성이 있는데도 획일적인 지침과 잣대로 과다한 사전 통제를 받고 있다는 호소였다. 공기업 자율성 실종에는 인사에서부터 작용하는 정부 입김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공기업 방만 경영의 원인을 여기에서 찾는 전문가들도 많다. C 공기업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공기업 개혁을 주문하면서 일부 공기업 사장에 정치인 등의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는 게 아이러니하다”면서 “정부가 청와대 눈치만 보면서 공기업 사장, 감사들의 인사 시스템을 개혁해야겠다는 의지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공기업의 장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치된 운영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치게 돼 있는데 당연직 공무원을 제외한 나머지 운영위원들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천한 인사로 구성된다. 김영신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 관료-공기업 최고경영자(CEO)-노조로 구성된 ‘철의 삼각지대’를 깨뜨리지 못하는 한 공기업 경영 평가 등 내부적 장치에 의한 개혁은 전혀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도 “입법부와 사법부의 추천을 통해 독립적인 운영위원이 임명될 수 있도록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경쟁체제에 대한 고민도 절실하다. 전문가들은 공기업의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시장경쟁체제로의 노출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공기업은 정부가 지배적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파산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민간에 비해 적다는 이유에서다. 김 부연구위원은 “외부 충격의 대표적 방안은 민영화겠지만 민영화에 대한 반발이 너무 큰 상황이기 때문에 그보다는 개별 공기업들의 특성에 맞게 시장경쟁체제에 노출시키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공기업 각각의 특성에 따라 자체 시스템으로 일부 효율화를 추구하는 방안도 있다. 한국전력의 경우 6개 발전 자회사가 있어 자연스럽게 경쟁이 이뤄진다. A 공기업 사장은 “결국 민영화 논의를 피해 갈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공기업은 민간이 할 수 없는 사업을 하는 특성도 있기 때문에 (민영화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중·일 군비경쟁 가열… 갑오전쟁 현실화되나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분쟁,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논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연일 충돌하면서 120년 전 양국 사이에 벌어졌던 갑오전쟁(청일전쟁)이 어떤 형태로든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894년 7월 25일부터 1895년 4월 17일까지 벌어진 갑오전쟁은 중국으로서는 일본에 아시아 패권을 넘겨준 뼈아픈 전쟁이다. 특히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싸우면 이기는 강력한 군대 건설’을 목표로 내건 가운데 당 중앙군사위 산하 군사과학원 소속 학술지인 ‘해군학술’이 연초부터 갑오전쟁을 상기시키며 일본을 상대로 ‘능동적인 해상 진격’을 거론하고 있어 주목된다. 12일 신화망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해군 육전(陸戰)학원 진톈위(?天宇) 연구원은 이 잡지에 게재한 ‘중국 해군 건설에 대한 갑오해전의 역사적 계시’란 글에서 “갑오전쟁 전후 일본이 ‘기습 침략’을 통해 전쟁을 일으킨 만큼 중국도 ‘능동적인 해상 진격’을 모토로 제해권을 획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은 현재 전쟁을 일으켰던 때와 마찬가지로 경제 사정이 어렵지만 군비 증강에 나서고 있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며 중국 해군의 군비 강화를 촉구했다. 이에 맞서 일본도 군비 증강을 꾀하고 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중국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주력 F35 전투기를 당초 계획보다 많이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F15 전투기 개선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개량이 어려운 100여대를 아예 F35로 대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센카쿠 분쟁에서 자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 항공기에 맞서 급발진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12일 중국이 올해 처음으로 일본이 영해라고 주장하는 센카쿠 12해리 해역에 정부 선박을 보냈고, 일본 자위대는 센카쿠 방어를 상정한 강하 훈련을 실시해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중국 해경국 선박 세 척이 이날 오전 8시 35분부터 두 시간 동안 센카쿠 12해리 해역을 항해했다. 일본 해상보안청 선박이 중국 선박의 진입을 확인했으며,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 총리관저 정보연락실을 관저 대책실로 격상했다. 또 일본 자위대 유일의 낙하산 부대인 육상자위대 ‘제1공정단’이 지바현 후나바시시(市) 훈련장에서 센카쿠 방어를 상정한 공개 훈련을 실시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사설] 지방 공기업 개혁 무풍지대에 둘 일 아니다

    정부가 대대적인 공공기관 개혁 작업에 돌입했지만, 지방 공공기관들은 여전히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일례가 대구도시철도공사다. 2012년에 84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 공사는 성과급을 121억원이나 지급했다. 그것도 규정을 어기고 임직원 1982명이 균등하게 나눠 가졌다. 1인당 610만원꼴이다. 서류상으로는 차등 지급한 것처럼 속였다고 한다. 이런 도덕적 해이가 지방 공기업들에선 비일비재하다. 중앙 정부의 감시를 덜 받기 때문에 지방 공기업은 개혁의 무풍지대에 가깝다. 이대로 가다간 공기업은 물론이고 지방 정부도 파산할 수 있다고 본다. 중앙 정부 산하 공기업보다 더욱 강도 높은 개혁이 요구된다. 전국 388개 지방 공기업의 부채는 2012년 기준으로 72조 5000억원이다. 규모보다 증가 속도가 더 문제다. 6년 만에 두 배, 3년 만에 45%나 늘었다. 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무리한 개발 사업이 주된 이유다. 대표적으로 ‘알펜시아 리조트’ 개발을 주도했던 강원도개발공사는 분양 저조로 회사 경영이 골병든 상태다. 부채 비율은 338%까지 치솟았고 영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지방 공기업들은 민간기업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한 시민단체에 따르면 58개 주요 지방공사들이 최근 5년간 지급한 성과급이 무려 7919억원에 이른다. 7개 지하철공사의 방만 경영은 특히 심각하다. 지난해 9000억원 넘는 적자를 냈고 누적 적자는 15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른 서울메트로는 2012년에 성과급 890억원을 지급했다. 전년 지급액의 두 배가 넘고 그해 적자액 1289억원의 70%에 해당한다. 툭하면 시민의 발을 볼모로 파업 으름장을 놓는 서울메트로의 실상이 이렇다. 그때그때 요금 인상에 묵묵히 응해 온 시민으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지방 공기업들의 방만 경영은 자치단체장들의 선심성 사업과도 연관이 깊다. 지방 공기업들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은 무분별하게 공기업을 설립하고 전시성 사업을 남발한 단체장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 공기업의 부실은 결국 주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지하철공사 7곳이 6년간 지자체로부터 지원받은 예산이 9조 8009억이다. 개혁의 1차 책임은 단체장이 져야 한다. 경영 혁신을 독려하고 성과가 미흡한 사장은 해임하는 등 단호하고도 과감하게 개혁을 이끌어야 한다. 정부나 감사원도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개혁 작업에 임하기 바란다. 적자 기업에도 성과급을 줄 수 있도록 한 불합리한 규정도 뜯어고쳐야 한다. 더불어 지자체는 물론이고 중앙 정부 출신의 낙하산을 공기업 사장으로 보내는 일도 없어야 함은 물론이다. 개혁을 가로막는 첩경이다.
  •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수조원 예산 낭비엔 ‘눈치 감사’…수억원 부실 집행만 ‘표적 감사’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수조원 예산 낭비엔 ‘눈치 감사’…수억원 부실 집행만 ‘표적 감사’

    ‘공공부문 개혁’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1950년에 설립된 대한석탄공사는 메스를 들이대야 할 첫 번째 환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사원의 기관운영 감사를 통해 경영상의 문제점을 수없이 지적받았으나 달라진 것은 거의 없었다. 감사원도 공기업의 개선 문제는 정부의 책임으로 미뤘다. 대신 비위 감사에만 주력하면서 적발 실적을 드러내는 데 만족했다. 감사원은 ‘알리오’(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로 확인할 수 있는 것만 해도 2007년 이후 24건이나 되는 지적사항을 석탄공사에 요구했다. 특히 2008년과 2009년, 2012년에는 연달아 기관운영 감사를 했다. 이를 통해 드러난 석탄공사의 방만 경영과 난맥상은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법인카드를 사사로이 쓰거나 카드깡을 하는 것은 다반사로 적발됐다. 한국노총 전국광산노조연맹 위원장과 석탄공사 노조위원장은 친형제로 20년 넘게 재임하며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등 경영진보다 더한 권세를 휘둘렀다는 것이다. 당시 감사원은 “자본이 완전 잠식되는 등 재무구조가 매우 부실한 상태이고 수차례 감사에도 불구하고 방만한 경영 행태가 재발하고 있다”는 점을 감사 이유로 들었다. 그렇다면 2014년 현재 석탄공사는 과연 방만한 경영 행태를 얼마나 탈피했을까. 2008년 말 기준으로 1조 3760억원이었던 부채는 2013년 상반기에 1조 5144억원을 넘어섰다. 1000억원 가까운 당기순손실이 해마다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가 지난해 펴낸 예비심사검토보고서는 “부채가 계속 증가하고 자산보다 부채의 증가 규모가 커서 자본잠식 상태가 점점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감사원은 기관운영 감사를 통해 불법·비리 행위를 저지르거나 부실 경영 등을 초래한 임직원들을 고발하고 해당 기관장이나 상급 기관인 주무부처 장관에게 재발 방지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런 징계·주의 조치에도 공공기관은 여전히 개혁 대상으로 남아 있다. 그 이유는 감사가 공공기관 개혁을 위한 만능열쇠가 될 수 없다는 데 있다. 라영재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 부소장은 “감사원이 감사를 통해 공공기관 개혁에 직접 개입하려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 개혁은 국가의 전략적 측면에서 공공기관 소유권 부처나 국가 사업을 추진하는 주무 부처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인욱 좋은예산센터 사무국장 역시 “감사 강화가 공기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책은 아니다”라면서 “사후 점검 위주의 감사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석탄공사는 수십 년간 계속됐던 기관장 낙하산 인사 관행과 석탄을 캐는 광부보다 관리직이 더 많은 조직 등 문제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부실의 더 큰 원인은 1989년부터 정부가 추진 중인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과 생산량 감축, 진폐증 보상을 위한 산업재해보험료 급증, 가격 통제로 인해 원가의 절반도 안 되는 연탄 판매가격 등에서 찾아야 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에서는 정부 정책이 석탄공사 경영 부실에서 차지하는 영향이 74%가량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하지만 감사결과 보고서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은 부실한 ‘정부 정책’이나 수조원에 이르는 ‘예산낭비 논란’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비리 직원’과 ‘수억원짜리 집행 과실’일 뿐이었다. 현실적으로 감사원은 정부 정책 자체를 바꾼다기보다는 기존에 정해진 정부 정책과 법제도를 제대로 시행하는지 사후에 점검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따라서 공공기관 소관 부처의 적극적 관리와 확인이 있어야 감사원 지적이 효율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헌법상 독립기관인 감사원이 30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으로 공공기관 감사를 하겠다는 건 결국 ‘청와대 눈치보기’라는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면서 “이런 방식은 ‘창피 주기’와 ‘찍어내기’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고, 해당 공공기관 역시 ‘소나기 피하기’로 대응하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현 정부 임명 절반이 관료·PK

    현 정부 임명 절반이 관료·PK

    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 2명 중 1명이 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출신 기관장은 상대적으로 전문성을 인정받는 기업인 출신보다 많았다. 전문가들은 ‘낙하산 근절’이 공공기관 개혁의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9일 서울신문이 78개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기관장 중 박근혜 정권에서 임명된 38명(5곳은 공석)을 분석한 결과 48.5%(16명)가 관료 출신으로 가장 많았다. 국회의원 출신은 15.2%(5명)로 기업인(6.1%·2명)보다도 많았다. 교수 및 국책연구원 등 학계와 내부 승진이 각각 15.2%(5명)를 차지했다. 출생지도 여전히 경상도(45.5%·15명)에 집중됐다. 전라도가 15.2%(5명)로 뒤를 이었고, 서울이 12.1%(4명)였다. 제주도와 경기도 출생이 각각 9.1%(3명)였고, 충청도·강원도·해외 출신이 각각 3%(1명)였다.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42.4%(14명)에 달했다. 물론 관료 출신을 낙하산으로 못 박기는 힘들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결국 중간평가에서 경영자가 어떤 성과를 냈는지 검증이 될 것”이라며 “지금 비판받았던 분들도 능력을 보여 주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이라고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현 정권 들어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 김성회 지역난방공사 사장, 현명관 마사회 회장 등 전문성에 의문이 제기되던 인사들이 기관장 자리에 올랐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공기업 임원추천위원회가 청와대의 의중을 먼저 묻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미 낙점된 이사가 있는데 유력 인사를 들러리 세울 경우 반감을 살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대책이라고 말한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은 경우 추천한 이들까지 밝히면 전문성 없는 이들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포스코회장 내부승진 전통 이어질까

    포스코회장 내부승진 전통 이어질까

    오는 29일 열리는 포스코 이사회에서 신임 회장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포스코가 내부 승진을 통한 회장 선출이라는 전통을 이어 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줄곧 포스코 내부 출신 인사(유상부, 이구택, 정준양)들을 회장으로 선임해 왔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15일 정준양 회장이 조기 사퇴 의사를 밝힌 이후부터 사외이사 3명과 인사담당 임원 1명으로 구성된 ‘승계협의회’를 꾸린 뒤 헤드헌팅업체를 통해 외부 인사 추천을 받는 등 본격적인 인물 선별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승계협의회에서 추천한 인물들의 검증 작업을 거쳐 단독 후보를 3월 14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 추천한다. 차기 회장 후보군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포스코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거론됐으나 최근 내부 출신 인사가 기용될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것은 물론이고, 현 정부와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인물이 낙점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내에서도 철강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로는 치열한 국제 경쟁을 뚫고 나가기 어렵다는 점에서 최병렬, 진념, 김종인 등 회자되는 외부 인사보다는 내심 내부 인사 출신 회장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현재 포스코 내부 출신 인사 가운데 등기이사인 김준식 포스코 성장투자사업 부문 대표이사(사장), 박기홍 기획재무부문 대표이사(사장),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의 이동희 부회장 등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 사장은 광주 출신으로 광주일고,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포항종합제철(현 포스코에) 입사했다. 탄소강사업부문 광양제철소 소장(전무)을 거쳐 안팎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며 지난해 3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구택 전 회장과 정준양 현 회장 또한 회장 선임 전에 제철소장과 포스코 사장을 역임했다. 이 때문에 경력 측면에서 봤을 때는 현재 거론되는 내부 후보군 가운데 김 사장이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정준양 회장의 측근이라는 점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당시 정준양 회장을 대신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경북 봉화 출신으로 경동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포스코 기획재무부문장(부사장), 재무투자부문장 대표이사(사장)를 거쳐 2010년부터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을 맡고 있다. 내부에선 기획통으로 평가받는다. 박 사장은 2002년 포스코 경영연구소 연구조정위원을 시작으로 포스코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미래전략실장, 전략기획총괄장(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3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현재 선임 사장이지만 외부(산업연구원) 출신이란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한편 당초 내부 인사 후보군으로 윤석만 전 포스코 사장도 거론됐지만, 정 회장과의 CEO 경쟁 과정에서 상처를 많이 입어 화려한 컴백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열린세상] 철도 파업 이후 코레일의 미래/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철도 파업 이후 코레일의 미래/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철도 역사상 최장이라는 이번 파업이 지난 12월 9일부터 시작, 22일 만인 30일에 일단락됐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이 공식 이슈지만 핵심 쟁점은 ‘민영화’였다. 노조와 시민사회는 ‘수서발 KTX 자회사를 따로 설립할 이유가 없다’면서 ‘민영화 초석’에 불과하다고 했다. 정부와 코레일은 민영화는 아니라 거듭 강조하며 수조원 적자에 맞서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체제 도입’이라고 했다. 이제 높은 사회적 비용을 치른 파업이 과연 몇 줄 안 되는 ‘합의문’ 하나로 마무리된 것인가. 코레일은 여러 차례에 걸쳐 약 8000명의 파업 노동자를 직위해제했다. 한편, 국정원 선거 개입 사태와 밀양 송전탑 노인 자살에 이어 파업 노동자 탄압 등 일련의 흐름을 더 이상 참지 못한 학생들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전국을 달구었다. 철도 노조 파업 대열도 좀체 흐트러지지 않았고 오히려 뜨거워졌다. ‘민영화’ 이후 부실 투자나 운임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보여준 영국 등 실패 사례가 노조와 시민의 반대 명분을 강화했다. 일례로, 현재 약 5만원 정도 하는 요금이 민영화 뒤엔 30만원 정도 된다는 것이다. 수치는 다소 다를지라도 요금은 오르는 경향이 있다. 반면, 정부와 코레일 경영진은 거듭해서 ‘민영화가 아니라 경쟁체제 도입’이란 논리로 맞섰다. 자회사를 도입해 본사와 경쟁하면 서비스의 질은 올라가고 요금은 내릴 수 있다고 했다. 논쟁이 계속되고 협상은 진전이 없었다. 지난 12월 22일엔 경찰이 파업 지도부를 체포하려고 민주노총 건물을 덮쳤다. 작전은 실패했고 이어 파업 지도부는 조계사로, 또 민주노총과 민주당사로 흩어졌다. 12월 27일 밤, 국토부는 수서발 KTX 자회사에 면허를 기습 발급했다. 28일 대규모 ‘총파업’을 앞두고 숨 가쁘게 움직였다. 28일 토요일 저녁엔 혹한의 추위에도 약 10만명 인파가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다. 2008년 광우병 촛불 사태 이후 최대 규모였다. 그런데 그 열기가 빛을 발한 건지 아니면 그 열기를 뭉개려는 건지 29일 밤, 여야 대표와 노조 위원장이 만났고 30일 오전, 공식 ‘합의문’이 나왔다. “여야는 철도 산업발전 등 현안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①여야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에 철도산업발전 등 현안을 다룰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를 설치한다. ②동 소위원회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여야 국토교통부, 철도공사, 철도노조,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정책자문협의체를 구성한다. ③철도노조는 국회에서 철도발전소위원회를 구성하는 즉시 파업을 철회하고 현업에 복귀한다.” 이로써 파업의 급한 불씨는 꺼졌다. 그러나 이는 철도 문제의 종결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이제 새해가 밝았다. 흔히들 투쟁은 과거의 유산이고 미래는 화합으로 열어야 한다고 말한다. 좋은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기득권을 둘러싼 싸움의 연속이다. 미래 역시 갈등과 무관할 순 없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얼마나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생산적 결과를 얻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런 면에서 향후 정치권과 노사가 유의할 점을 꼽아본다. 첫째, 합의문에 빠진 손배 가압류나 징계 등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야 한다. 8000명 직위해제, 77억원의 손해배상 가압류, 198명 고소고발, 490명에 대한 파면해임 조치 등이 잘 풀리지 않으면 노사 화합은커녕 불씨는 다시 커진다. 둘째, 약속대로 공공재이자 자연독점인 철도의 (개별 자본에 의한) 민영화를 막아야 한다. 여야 합의로 민영화 금지법을 만들든지, 주식회사 대신 공기업화를 할 수 있다. 현재의 코레일 지분 41%, 공적 기금 59%라는 자본구성을 100% 코레일 지분으로 할 수도 있다. 셋째, 미래지향적인 경영 혁신도 필요하다. 낙하산 인사를 예방하고 노사 공동 경영위원회를 설치, 현장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 공항철도나 용산개발 등 부실 경영책임을 물어야 한다. 노동자를 비정규직화하거나 해고하기보다 거액 연봉의 경영진을 명예직화하거나 스페인의 몬드라곤처럼 최고 경영진이 최저 봉급의 몇 배 이상 못 받게 할 수도 있다. 뜻이 있으면 길은 있다. 뜻이 크면 길도 많다.
  • 이 와중에… 총리실 ‘밥그릇 챙기기’

    청와대가 개각설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새해 벽두부터 관가에 무더기 사표로 ‘인사 태풍’을 일으킨 총리실에서는 정작 ‘국정 쇄신’과 거리가 먼 산하기관으로의 ‘낙하산 속셈’이라는 비판이 새어 나온다. 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이 각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을 감독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경사연) 사무총장 자리를 선점해 1급 퇴직 예정자에게 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사연에 대한 감독권을 가진 국무조정실이 지난해 말부터 사무총장 자리를 국무조정실 출신으로 사실상 내정하고 학계 전문가 출신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2일 국책연구기관들에 따르면 지난해 임명된 경사연의 안세영 이사장도 산업자원부 관료 출신으로, 정치권의 지원을 받은 낙하산이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태다. 이 때문에 연구기관들의 자유롭고 중립적인 연구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지난 정권에서는 경사연 이사장과 사무총장 모두가 학계에 배려돼 경제학자인 박진근 연세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또 상근직은 창원대 교수를 휴직 중인 박영근씨가 현직으로 있다. 앞서 장관급 대우의 사행산업감독위원회(사감위) 위원장도 전문성과는 상관없는 국무조정실 차장(차관) 출신의 이병진씨에게 돌아갔다. 세종 이석우 선임 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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