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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피아’ 없앤다더니 ‘로비스트’ 키우나…전직 관료들 금융기관장 싹쓸이

    ‘관피아’ 없앤다더니 ‘로비스트’ 키우나…전직 관료들 금융기관장 싹쓸이

    손보협회장 등 관료 출신 줄줄이 내정업계, 인맥 통한 이해 관계 대변 기대하는 일에 비해 ‘수억 연봉’이 매력‘관피아 방지법’ 비웃 듯 우회 취업“당국 출신 취업불승인·제한 4명뿐”고액 연봉 등 좋은 처우를 보장받는 각 금융협회장 자리를 전직 관료들이 쓸어 담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관피아’(관료+마피아)가 지탄받자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다시 진출하고 있다. 퇴직관료의 영향력을 이용해 민감한 현안을 풀려는 업계의 바람과 일자리를 찾는 퇴직관료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관료 출신이 업계를 대변하는 과정에서 인맥 등을 활용하면 자연스레 이해충돌이 생길 수 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금융 관련 협회 3곳의 신임 협회장 선출 절차가 진행됐는데 이 중 2곳에서 전직 관료가 수장으로 낙점됐다. 금융위원회 출신인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각각 손해보험협회장과 은행연합회장에 내정됐다. 나머지 1곳인 생명보험협회장에는 3선 의원 출신인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이 내정됐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일해 ‘낙하산’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 공적 성격의 금융기관장 자리도 금융관료 출신이 꿰차고 있다. SGI서울보증의 신임 사장으로는 유광열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선임됐다. 공석인 한국거래소의 새 이사장으로는 손병두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거론된다. 거래소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모험자본 육성에만 몰입하느라 시장의 신뢰와 건전성을 저해한 책임이 있다”며 손 전 부위원장의 선임을 반대했다. 금융협회장이나 기관장은 전직 관료들에게는 탐나는 직장이다. 우선 급여가 많다. 정 전 이사장은 2015년 12월 이후 한국증권금융 대표,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을 거치며 약 5년간 20억원 넘는 급여를 받았다. 또 손보협회장 연봉도 3억원 중반대로 알려졌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협회장 자리는 높은 연봉 외에도 책임이 크지 않아 업무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덜해 관료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협회들도 관료 출신 수장을 바라는 분위기다. 인맥 등을 활용해 시행규칙 개정 같은 ‘로비’를 해 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박 교수는 “은밀한 로비는 막기 어렵기에 차라리 로비스트법을 만들고, 등록하지 않고 청탁하면 강력히 처벌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피아 방지법’이 있지만 적용 과정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료 출신은 퇴임 뒤 3년간 유관기관 재취업 때 인사혁신처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취업 가능 기준이 ‘국가의 대외경쟁력 강화와 공공의 이익, 경영 개선, 전문성이 증명되는 경우로서 취업 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을 경우 등’이라고 돼 있어 ‘고무줄 심사’를 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 8월까지 취업심사를 본 기획재정부·금융위 출신 퇴직공무원 53명 중 취업 불승인과 취업 제한에 걸린 사례는 모두 4명뿐이다. 공직자윤리 심사를 우회할 방법도 있다. 채원호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는 “퇴임 전 일반총무 같은 자리로 보직 세탁을 한 뒤 재취업하는 꼼수를 쓰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재벌 계열사의 비금융 계열사로 들어가 금융 계열사 일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피아 방지법’ 이후에도 계속 논란이 되는 관피아·정피아 인사를 근절하기 위한 방안으로 박 의원은 “국내금융기관에 대한 낙하산으로 금융개혁에 방해가 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관련법을 개정해 낙하산 방지와 금융기관 자체 내부승진이 가능하도록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한범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은 “협회장 자리 같은 경우는 정부임명권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회적인 감시가 더 절실히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트럼프·시진핑 ‘마지막 브로맨스(?)’ 선보일까…APEC 정상회의 나란히 참석

    트럼프·시진핑 ‘마지막 브로맨스(?)’ 선보일까…APEC 정상회의 나란히 참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화상으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갑자기’ 참석하기로 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임기 내내 충돌해 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지막으로 격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로이터통신은 19일 미국 고위 당국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APEC에 참석한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임기 첫해인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대응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도 대선 불복 행보에 골몰해 국정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의 참석 소식에 “지난 주말 화상으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급이 낮은 인사를 내 보내서 비난이 커졌다”고 전했다. 당시 정상회의에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대신 들어갔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를 고수하며 다자협의체 참석을 거부해 왔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에도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미 행정부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올해 APEC 정상회의에 누가 참석할 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굳이 트럼프 대통령이 나오지 않아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 그의 회의 참석이 확정됐다. 회의 불참이 대선 패배 인정으로 해석되는 것을 막고 대중 견제에도 나서려는 취지로 보인다. 시쳇말로 시 주석과 끝까지 ‘맞장’을 뜨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그는 대선 패배 뒤에도 인사권과 행정권을 휘두르며 여과없이 ‘뒤끝‘을 드러내고 있다. 심지어 상무부 수출관리 담당 주무 부차관보라는 자리까지 새로 만들어 충성파인 코리 스튜어트를 ‘낙하산’ 임명했다. 대선 결과에 승복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인수인계에 나설 생각은 없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록 화상이긴 하지만 시 주석과 마지막 대면이 될 수 있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자신이 현직 대통령임을 부각시키고 중국에 대한 강경 메시지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시 주석은 전날 APEC 정상회의 사전 행사로 열린 ‘APEC 최고경영자(CEO) 대화’에서 “중국은 이미 세계 경제와 국제 체계에 깊이 통합돼 있다. 우리는 (미국처럼) ‘디커플링’(탈동조화)을 꾀하거나 배타적인 ‘작은 서클’을 만들어 역사의 추세를 거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만연하고 있지만 중국의 대외개방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분히 보호주의 정책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트럼프 미 행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인사권 없는데 비판만” 외교부 속앓이

    “인사권 없는데 비판만” 외교부 속앓이

    대통령·청와대 의중 실린 비전문가 특임공관장으로 임명 지난 5일 외교부 공관장 인사에서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주독일대사,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주스위스대사로 임명되자 ‘낙하산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조 대사는 독일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으나 주로 여성·인권·환경 분야에서 활동했다. 노 대사도 스위스에 소재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외에 스위스와 관련된 경력이 없기에 두 대사 모두 주재국과의 외교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아울러 조 대사는 인사수석 재직 시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등의 낙마로 검증 실패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노 대사도 박근혜 정부 때 ‘참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좌천됐다가 문재인 정부에서 문체부 2차관으로 발탁된 이력이 있기에 청와대가 ‘제 식구 챙기기’ 및 ‘보은’ 차원에서 대사로 보냈다는 지적이다. 공관장 낙하산 논란은 대통령이 비외교관을 공관장으로 임명하는 특임공관장 인사에서 주로 불거진다. 조 대사와 노 대사뿐만 아니라 지난 6월 인사에선 문재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이자 운동권 동지인 장경룡 주캐나다대사, 5월 인사에선 문 대통령과 경남고 동문인 박경재 주로스앤젤레스총영사가 낙하산 인사로 지목됐다. 지난해 3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중대사에 임명됐을 때도 논란이 일었다. 특히 자질과 역량이 부족한 특임공관장이 비위를 저지른 사례가 나타나면서 특임공관장 인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유재경 전 삼성전기 전무가 2016년 5월 주미얀마대사에 임명됐는데, 이듬해 국정농단 특검 조사에서 최순실씨가 미얀마에서 이권 도모를 위해 유 대사를 낙점하고 청와대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 대사는 사임했다. 당시 외교부는 유 대사의 자격심사만 해 인사 배경은 알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특임공관장인 김도현 전 주베트남대사가 갑질 등으로 해임된 바 있다. 외교부는 특임공관장 낙하산 논란에 난처한 처지다. 외교부가 특임공관장 후보의 자격심사를 담당하고 있기에 낙하산 인사 비판을 면할 수는 없다. 하지만 특임공관장 임명권자는 대통령이고 추천 과정에 청와대가 관여하기에 외교부는 인사에 대한 권한은 없이 결과에 대한 비판만 짊어져야 한다. 외교부는 2018년 문재인 정부 첫 공관장 인사에서 과거 공관장을 내정한 후 자격심사를 한 것과 달리 자격심사를 한 후 내정을 하는 등 검증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임명된 특임공관장에 대한 별도 교육을 신설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특임공관장 인사와 자질에 대해 논란이 반복되는 것은 미흡한 제도에 기인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무공무원법과 외무공무원임용령에 따르면, 공관장에 임용될 사람은 임용 전 외교부 산하 공관장자격심사위원회의 자격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심사위원이 외무공무원과 관계부처 공무원으로만 구성돼 청와대와 외교부의 인사를 견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특임공무원 인사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제출됐다.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은 2017년 20대 국회에서 특임공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도입하는 법안을 낸 바 있으며,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최근 특임공관장 자격심사위원회에 국회가 추천한 인사를 포함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반복되는 특임공관장 ‘낙하산’ 논란에 난처한 외교부

    반복되는 특임공관장 ‘낙하산’ 논란에 난처한 외교부

    지난 5일 외교부 공관장 인사에서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주독일대사,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주스위스대사로 임명되자 ‘낙하산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조 대사는 독일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으나 주로 여성·인권·환경 분야에서 활동했다. 노 대사도 스위스에 소재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외에 스위스와 관련된 경력이 없기에 두 대사 모두 주재국과의 외교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아울러 조 대사는 인사수석 재직 시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등의 낙마로 검증 실패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노 대사도 박근혜 정부 때 ‘참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좌천됐다가 문재인 정부에서 문체부 2차관으로 발탁된 이력이 있기에 청와대가 ‘제 식구 챙기기’ 및 ‘보은’ 차원에서 대사로 보냈다는 지적이다. 공관장 낙하산 논란은 대통령이 비외교관을 공관장으로 임명하는 특임공관장 인사에서 주로 불거진다. 조 대사와 노 대사뿐만 아니라 지난 6월 인사에선 문재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이자 운동권 동지인 장경룡 주캐나다대사, 5월 인사에선 문 대통령과 경남고 동문인 박경재 주로스앤젤레스총영사가 낙하산 인사로 지목됐다. 지난해 3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중대사에 임명됐을 때도 논란이 일었다. 특히 자질과 역량이 부족한 특임공관장이 비위를 저지른 사례가 나타나면서 특임공관장 인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유재경 전 삼성전기 전무가 2016년 5월 주미얀마대사에 임명됐는데, 이듬해 국정농단 특검 조사에서 최순실씨가 미얀마에서 이권 도모를 위해 유 대사를 낙점하고 청와대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 대사는 사임했다. 당시 외교부는 유 대사의 자격심사만 해 인사 배경은 알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특임공관장인 김도현 전 주베트남대사가 갑질 등으로 해임된 바 있다. 외교부는 특임공관장 낙하산 논란에 난처한 처지다. 외교부가 특임공관장 후보의 자격심사를 담당하고 있기에 낙하산 인사 비판을 면할 수는 없다. 하지만 특임공관장 임명권자는 대통령이고 추천 과정에 청와대가 관여하기에 외교부는 인사에 대한 권한은 없이 결과에 대한 비판만 짊어져야 한다. 외교부는 2018년 문재인 정부 첫 공관장 인사에서 과거 공관장을 내정한 후 자격심사를 한 것과 달리 자격심사를 한 후 내정을 하는 등 검증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임명된 특임공관장에 대한 별도 교육을 신설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특임공관장 인사와 자질에 대해 논란이 반복되는 것은 미흡한 제도에 기인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무공무원법과 외무공무원임용령에 따르면, 공관장에 임용될 사람은 임용 전 외교부 산하 공관장자격심사위원회의 자격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심사위원이 외무공무원과 관계부처 공무원으로만 구성돼 청와대와 외교부의 인사를 견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특임공무원 인사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제출됐다.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은 2017년 20대 국회에서 특임공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도입하는 법안을 낸 바 있으며,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최근 특임공관장 자격심사위원회에 국회가 추천한 인사를 포함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여섯 살 마르셸, 용감하게 나치에 맞선 레지스탕스 요원

    여섯 살 마르셸, 용감하게 나치에 맞선 레지스탕스 요원

    이 여섯 살 꼬마는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운 프랑스 레지스탕스 참여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렸습니다. 도자기 산지로도 유명한 중부 리모주 근처 액스 쉬르 비엔에서도 한참 떨어진 오지 마을에 살았던 마르셸 핀테란 소년입니다. 아버지 유진이 이 지역에서 아토스란 암호명으로 불리던 레지스탕스 지도자여서 자연스럽게 요원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유진의 손자인 마르크는 AFP 통신에 “등에 맨 학교 가방은 어떤 의심도 사지 않았대요”라고 말한 뒤 “기억력이 좋아 지역 간부들에게 놀랄 만큼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하고 대번에 모든 것을 이해했다고 했습니다”라고 덧붙였어요. 또 숲에 숨어 레지스탕스 요원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겁게 여겼고, 신분을 감추는 방법들을 배우곤 했답니다. 유진과 아내 폴르, 다섯 자녀는 레지스탕스 요원들과 농가에서 정기적으로 만났고, 영국군 병사가 낙하산을 타고 낙오했을 때 숨겨주기도 했습니다. 불행히도 마르셸은 1944년 8월 요원들의 총기 오발 사고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는데 얼마 전 액스 쉬르 비엔에서 열린 종전 기념일 행사 도중 기념비에 이름이 뒤늦게 새겨졌답니다. 친척인 알레산드레 브레모가 오랜 세월 그의 얘기를 추적했는데 마르셸 외에도 많은 여성과 어린이들이 나치 점령을 끝내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레지스탕스 요원들의 사보타주를 도왔다고 했습니다. 브레모는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우리 할머니는 마르셸을 아주 행복하고 똑똑하며 영리한데 장난으로 주변을 즐겁게 만드는 아이였다고 말씀하셨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마르셸은 나치에 맞서 싸우는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으며 요원들 사이에 ‘퀸퀸’이나 ‘어린 꼬마’로 통했답니다. 브레모는 그가 집의 주방에서 단파 암호기를 작동하며 웃음을 터뜨리거나 늘 지니고 다니던 청산가리 독약을 삼키는 장난을 치곤 했다고 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도 1950년 그에게 레지스탕스 하사 계급을 추서했다. 2013년에는 국립 저항요원 및 전몰희생자 사무국이 ‘레지스탕스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전사’ 지위를 인정했답니다.마르셸이 어떻게 숨졌을까요? 1944년 여름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성공한 연합군은 프랑스에서 독일군을 몰아내기 위해 레지스탕스 요원들에게 낙하산에 무기나 보급품을 매달아 떨어뜨리곤 했어요. 어느날 밤 마르셸도 다른 요원들과 함께 낙하산 보금품을 회수하러 나갔다. 이들은 BBC 방송에 “물망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입니다”란 내용이 나오면 낙하산 보급이 있다는 뜻이었답니다. 그래서 벌판에 나가 연합군 수송기가 날아오길 기다리는데 그만 한 요원의 총기가 발사돼 여러 발의 총알이 마르셸에게 날아들었답니다. 그가 죽자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사망 증명서를 위조해야 했죠. 영국군은 다음번 보급품 낙하 때 검정색 낙하산을 떨어뜨려 그의 죽음에 추모의 뜻을 표했다고 브레모는 말했습니다. 브레모는 뱅센의 프랑스 군사 아카이브에서 프랑스 육군 장교가 쓴 마르셸 얘기도 발굴했답니다. 마르크는 마르셸의 시신이 액스 쉬르 비엔에 안장됐는데 리모주가 연합군에 해방되기 몇 시간 전이었으며 프랑스 삼색기가 관을 덮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유진은 마흔아홉 살이던 1951년 숨을 거둔 뒤 아들 마르셸 옆에 나란히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답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日스가도 가족특혜 비리?...친동생, 대기업 낙하산 입사청탁 의혹

    日스가도 가족특혜 비리?...친동생, 대기업 낙하산 입사청탁 의혹

    스가 요시히데(72) 일본 총리의 동생 스가 히데스케(69)가 약 20년 전 사업에 실패한 뒤 일본 최대 철도회사인 JR동일본그룹에 ‘낙하산’으로 입사했으며, 이는 스가 총리와 JR동일본 간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가능했다고 시사월간지 문예춘추가 10일 보도했다. 일본학술회의 임명 거부 파문으로 언론과 야권으로부터 추궁받고 있는 스가 총리에게 가족 관련 특혜라는 새로운 의혹이 추가되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문예춘추는 이날 발간된 12월호에서 히데스케가 51세 나이에 파산한 후 JR동일본 자회사에 간부사원으로 입사한 의혹 등을 다룬 ‘스가 총리와 게이오대를 나온 동생의 JR 기득권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논픽션 작가 모리 이사오가 쓴 이 기사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오코노기 히코 사부로 전 통상산업상의 비서 시절부터 JR동일본(당시는 국영철도)와 돈독한 관계를 쌓아왔다. 특히 지난 5월 84세로 사망한 마쓰다 마사타케 전 회장을 비롯한 역대 사장들로부터 후원을 받아왔다. 그가 총리가 되고나서 정신없이 없이 바쁜 와중에도 JR동일본그룹 내 모임에 2차례나 참석한 것은 이런 인연 때문이라는 것이다. JR동일본 특혜 입사 의혹을 받고 있는 히데스케는 1974년 게이오대 상학부를 졸업했으며, 1989년 1월 히데제과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때는 형인 스가 총리가 요코하마시의회 의원에 첫 당선되고나서 2년 정도가 지난 무렵이었다. 히데제과는 창업 직후부터 도쿄역 중앙개찰구 근처의 목좋은 자리에 가판대를 차리고 과자를 판매했다. 기사는 히데스케의 지인을 인용해 “도쿄역에 입점할 즈음 스가 총리가 자신의 후원자를 동생에게 소개해 상품 상담 등을 하도록 도왔다”고 전했다. 이런 도움에도 불구하고 히데제과는 사업 부진으로 도산, 히데스케는 2002년 10월 도쿄지방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히데스케는 6개월 정도가 지난 후 JR동일본의 자회사인 지바스테이션빌딩에 영업부 부장으로 입사했다. 2010년 이사가 돼 2017년까지 일했다. 지바스테이션빌딩은 가이힌마쿠하리 등 10개 역사를 운영하면서 연간 400억엔(약 43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우량기업이다. 히데스케가 5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 지바스테이션빌딩에 입사한 것과 관련해 이 회사의 전직 임원은 “스가 총리와 JR동일본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들어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사는 “히데스케를 집으로 찾아가 히데제과가 도쿄역에서 점포를 개설한 경위와 지바스테이션빌딩 입사 과정 등에 대해서 묻자 그는 ‘형님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며 “스가 총리에게도 서면으로 취재를 신청했지만, 요청기한까지 회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대선 운동 기간에 인질구출 작전 명령 내린 트럼프

    대선 운동 기간에 인질구출 작전 명령 내린 트럼프

    2020년 미 대선의 막바지 유세가 한창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불과 5일 전에 미군 특수부대에 인질 구출 작전 명령을 내렸다. 군은 작전을 성공리에 마치면서 트럼프에겐 대선의 또 다른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인 선교사의 아들 필립 네이던 월턴(27)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국경에 접한 니제르의 마사라타의 농장에서 2년 째 부인 및 딸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달 26일 오전 괴한들이 돈을 요구해 40달러를 건네주자 오토바이를 탄 무장 괴한들이 그를 끌고 달아났다. AK47 소총으로 무장한 납치범들은 월턴의 석방 대가로 100만 달러를 요구했다. 몸값을 지불하지 않으면 지역 테러단체에 팔아넘기겠다고 위협했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단체들은 최근 납치 행각으로 수천만 달러를 벌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납치 5일 째를 지난 31일 자정,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6팀 소속 30여명이 아프리카의 니제르와 국경을 맞댄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에 낙하산을 타고 조용히 침투했다. 완전 무장한 요원들은 약 3마일(4.8km)를 뛰어 이동했다. 이어 납치범들이 은신한 작은 캠프를 덥쳤다. 야간 임에도 하늘에는 드론이 날았고, 특수 요원들은 납치범들과 곧바로 교전을 벌였다. 월턴은 무사히 구출돼 헬기로 이동됐다. 교전 과정에서 납치범 몇 명이 사살됐지만 미군은 사상자가 한 명도 없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리는 월턴은 가족과의 재회를 위해 니제르 수도인 니아메에 있는 미 공군기지로 향했다고 말했다. 월턴이 왜 납치의 표적이 됐는지, 납치 세력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이번 작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거쳐 이뤄진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작전 성공을 자랑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윗을 통해 “우리의 용감한 전사들이 나이지리아에 있는 미국인 인질을 구출했다”고 네이비실에 찬사를 보내면서 “매우 극소수의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과시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환경부·현대백화점 새활용 ‘지구장’ 운영

    환경부·현대백화점 새활용 ‘지구장’ 운영

    환경부는 27일 현대백화점과 함께 친환경을 주제로 한 새활용(업사이클) 팝업스토어 ‘지·구·장’(지구를 구하는 장터)을 운영한다고 밝혔다.팝업스토어는 신촌점(10월 23∼29일)을 시작으로 목동점(10월 24일∼11월 1일), 성남 판교점(11월 6∼12일), 부천 중동점(일시 미정) 등 4개 지점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더현대닷컴(www.thehyundai.com)에서도 ‘버려지는 것들을 위한 두 번째 기회’라는 주제로 온라인 특가 기획전을 진행한다. 팝업스토어에는 40개 기업이 참여해 200여개 제품을 판매한다.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제로웨이스트라이프 ‘지구샵’, 폐낙하산을 이용해 가방을 제작하는 ‘오버랩’, 와인 부산물을 활용해 비건뷰티마스크팩 제품을 생산하는 ‘디캔트’, 소방관들이 사용한 폐방화복을 활용해 가방으로 재탄생시키는 ‘119레오’ 등 다양한 새활용 기업이 참여한다. 새활용은 폐자원에 새로운 아이디어·디자인을 더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새롭게 생산하는 재활용 방식이다. 환경부는 녹색신산업인 새활용 산업 육성을 위해 올해 45억원을 배정했다. 110여개 새활용 기업에 신제품 개발, 유통, 생산 고도화 등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주호영 10가지 질의에 대한 ‘文대통령 답변서’ 진실 공방

    주호영 10가지 질의에 대한 ‘文대통령 답변서’ 진실 공방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두 번째 ‘10가지 공개 질의’를 전달했다. 지난 7월 문 대통령의 개원연설을 앞두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등 10가지 사안에 대한 입장을 요구한 뒤 답변을 받지 못하자 최근 현안들을 모아 새로운 숙제를 낸 셈이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다시 대통령에게 드리는 10가지 질문. 문재인 대통령 귀하’라고 적힌 봉투를 전달했다. 10가지 질의에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추미애 법무부 장관 문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라임·옵티머스 특검 ▲부동산 정책 ▲해양수산부 공무원 총격 사건 ▲낙하산 인사 심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질의에 답이 없어) 저희는 대단히 무시당하고 있다, 그런 생각이 든다”며 “대통령께서 진지한 고민과 답을 국민 앞에 직접 밝혀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수석은 이날 비공개를 전제로 앞선 질의에 대한 문 대통령의 답변서를 갖고 왔지만 주 원내대표와의 회동 사실이 공개되자 답변서를 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수석은 “원내대표가 주신 말씀이 서로 질의응답을 하듯이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수위가 아니다”라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뒤에도 만나자는 제안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주 원내대표가 질의한 것도 자연스럽게 (답변)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기대를 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최 수석이 답변서를 가져온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정치적 의도를 의심했다.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대통령 답변을 전달하겠다며 방문을 요청한 최 수석이 어찌 된 일인지 빈손으로 찾아와 아무것도 전달하지 않고 돌아갔다”며 “청와대가 ‘제1야당과 소통 노력을 했다’는 뻔한 쇼를 해 보려고 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최 수석과 회동을 한 뒤 ‘여야정 협의체’를 상설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다만 상설 협의체를 가동하려면 정말 야당의 이야기와 요구를 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문체부 ‘낙하산 인사’ 후 대행사업 규모 확 늘어난 여행업협회

    문체부 ‘낙하산 인사’ 후 대행사업 규모 확 늘어난 여행업협회

    여행업체들의 단체인 한국여행업협회에 문화체육관광부 인사가 온 뒤 사업지원금 규모가 3배 이상 늘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국정감사에서 이를 가리켜 ‘낙하산 인사’라면서 “매년 여행업 관련 각종 지원금과 지원사업을 챙기는 여행업협회에 관한 관리감독과 감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이 문체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이후 여행업협회 상근부회장직은 2017, 2018년을 제외하고 모두 문체부 인사였다. 전 국립국악원 과장, 국립중앙도서관 과장, 전 국립박물관 과장 등 여행업과 업무 연관성이 떨어지는 이들이었다. 여행업협회에 문체부 인사가 상근부회장으로 재직하지 않았던 2017년 정부지원사업 규모는 33억 800만원, 2018년은 40억 6300만원이었다. 그러나 문체부 인사가 온 2019년에는 무려 3배 이상인 153억 9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최 의원은 이를 두고 “문체부의 낙하산 인사가 사업을 따오는 로비 창구구실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문체부 인사가 없었던 2018년에는 정부 첫 국가관광회의에서 여행업협회가 배제되기도 했다. 최 의원은 이를 두고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관광업무 경험이 없는 문체부 소속 공무원을 협회 상근임원으로 채용해달라는 요청을 여행업협회가 거부해 ‘문체부의 눈 밖에 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주호영 “문 대통령, 야당 대단히 무시…조만간 회동 요청”

    주호영 “문 대통령, 야당 대단히 무시…조만간 회동 요청”

    국회서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 만나 면담‘다시 대통령에게 드리는 10가지 질문’ 전해여야정 협의체 상설화…‘일방통행식’ 불만도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6일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을 무시하고 있다”며 조만간 회동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다시 대통령에게 드리는 10가지 질문’이라는 질의서도 건넸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최재성 정무수석을 만나 “지난 7월 16일 문 대통령에게 공개 질의한 10가지 사항에 대해 답을 받지 못했다”면서 “저희들은 대단히 무시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시 문 대통령의 개원식 연설에 앞서 10가지 사안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당시 주호영 원내대표가 질의한 10가 사안에는 ▲민주당의 의회 독재 ▲박원순·오거돈·안희정 등 민주당 지자체장 성범죄 사건 ▲민주당 윤미향 의원 관련 의혹 등이 포함돼 있었다. 주호영 “문 대통령, 불통 너무 심하다”최재성 “서면 질의응답하기엔 수위가 있다”청와대의 답변이 없었던 것에 대해 최재성 정무수석은 “원내대표께서 주신 말씀이 서로 (서면으로) 질의응답을 하듯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수위가 아니어서 직접 (만났을 때) 말씀을 나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다”면서 “지난번 각 당 원내대표들과 대통령이 직접 만나는 자리가 몇 차례 있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한 뒤 (만나자는) 제안도 드리고 했다. (질의한 내용들도) 자연스럽게 그러한 과정에서 직접 나눌 수 있지 않겠나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통령을 만날 기회도 드물다”면서 “야당의 질의라는 것이 비판을 담은 것이라 받는 쪽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것도 있겠지만 그런 갈등을 극복하고 의견을 좁혀나가기 위해 질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도 답답해서 대통령께 만나보자 요청을 하려고 한다”면서 “상당수 국민들의 생각을 전하고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질문하고자 한다. 아마 금명간에 대통령을 뵙자고 하는 요청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최재성 정무수석은 “서면으로 묻고 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대통령께서 시정연설을 하러 오게 되면 보통 원내대표 회동도 따로 하니 이에 대해 말씀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야당이나 상당수 국민이 느끼기엔 너무 불통이 심하다”며 “대통령을 품위 있게 모시는 것도 좋지만 대통령은 가장 많은 국민이 사랑할 때 그 품위가 나오는 것이지 그냥 고고하게 옛날 왕조시대처럼 구중궁궐에 계신다고 해서 나오는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여야정 협의체, 일방통행 강요하는 것 같아” 주호영 원내대표는 여·야·정 협의체를 상설화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도 “민주당과 청와대를 대하는 과정에서 상설화 등이 일방통행을 강요하는 장치에 불과하지 마음을 열고 야당의 말을 듣는 회의체는 아니라는 것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면서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하나도 수용하지 않는데 이럴 거라면 만날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최재성 정무수석에게 ‘다시 대통령에게 드리는 10가지 질문’이라는 제목의 질의서를 전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다시 최근 상황들에 대해 질문을 준비했다. 보시고 이것도 답변해주시면 좋고, 아니면 오셔서 말씀해주셔도 좋다”고 밝혔다. 새로운 10가지 질문은 ▲월성 1호기 폐쇄 ▲추미애 법무부 장관 문제 ▲라임·옵티머스 특검 ▲북핵 확산 저지의 레드라인을 넘은 상황 ▲낙하산 인사 등에 대한 질문이라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설명했다. 최재성 정무수석은 이날 주호영 원내대표가 다시 전달한 10가지 질문에 대해 “서면으로 주고받을 문제인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주호영 원내대표가 생각하는 것처럼 (문 대통령이) 그렇게 마음을 닫고 있는 건 아니다. 저희가 힘들 정도로 추상적인 판단을 안 하신다. 국민들의 현주소와 상황을 늘 묻고 체크하시기 때문에 모시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힘들다”고 전했다.주호영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마친 최재성 정무수석이 국회 민주당 대표실 앞에서 주 원내대표에게 전달하려 했던 ‘주호영 원내대표 10대 질의 답변서’를 들고 있는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최재성 정무수석은 답변서를 여야 비공개 일정으로 전달하려 했으나 주호영 원내대표 측에서 일정을 공개로 전환해 답변서를 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 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은행聯 최종구·생보협 ‘3인방’ 물망… 관료 출신 싹쓸이?

    은행聯 최종구·생보협 ‘3인방’ 물망… 관료 출신 싹쓸이?

    은행연합회와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등 주요 금융협회를 이끌 차기 수장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새 은행연합회장에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보협회장과 손보협회장도 금융 당국 출신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금융 당국 출신이 협회장을 싹쓸이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낙하산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용덕 손보협회장은 이날 협회 임원을 통해 “연임 의사가 없다”는 뜻을 위원회에 알렸다. 다음달 5일 임기가 끝나는 김 회장은 임기 중 자동차보험료 인상, 실손보험 합리화 등 업계 주요 현안을 무리 없이 조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손보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르면 27일 차기 협회장 후보를 결정한다. 위원회가 회장 후보를 단수 또는 복수로 추천하면 회원 총회에서 최종 선출한다. 유력했던 김 회장이 빠지면서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인 강영구 메리츠화재 윤리경영실장과 유관우 김앤장 고문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은행연합회는 이사 11명이 참여해 후보를 추천하고 심사와 검증을 거쳐 최종 후보를 추린다. 다음달 30일 임기가 종료되는 김태영 회장의 후임으로 최 전 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장 출신의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김도진 전 IBK기업은행장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김태영 회장과 전임 하영구 회장이 민간 출신이었던 터라 은행 경험이 없는 후보에 대한 반감도 차기 회장 선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체 은행을 대표하는 만큼 금융 현장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는 자칫 낙하산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연합회장이 정부, 국회, 금융 당국과 은행권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차기 회장으로 관료 출신이나 정치인이 와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업계 출신이 6년간 맡았던 생보협회장도 관료나 금융 당국 출신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신용길 회장의 임기가 오는 12월 8일 끝나는 생보협회는 다음달 초 회장추천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교보생명 사장 출신인 신 회장도 규정상 연임이 가능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현재 하마평이 도는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정희수 보험연수원장 등은 모두 관료 출신이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최근 6년간 보험사 임원 출신이 생보협회장을 했는데 내부에서는 ‘정부와 소통하며 급한 과제를 해결해 줄 힘 있는 회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고위 관료 출신 회장을 바란다는 얘기다. 생보사들은 경영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재무 부담을 줄 수 있는 제도 도입이 예정돼 있는데, 이런 문제를 관료 출신 회장이 풀어 주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아하! 우주] ‘로봇팔 쭈욱~’ 美 탐사선, 소행성 베누 샘플 채취 모습 공개 (영상)

    [아하! 우주] ‘로봇팔 쭈욱~’ 美 탐사선, 소행성 베누 샘플 채취 모습 공개 (영상)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소행성 베누(Bennu)에 하강해 토양 및 자갈 샘플 등을 채취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22일(현지시간) NASA 측은 오시리스-렉스가 베누 표면에 하강한 후 로봇팔을 쭉 뻗어 샘플을 채취하는 짧은 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미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베누 궤도를 돌던 오시리스-렉스는 4시간 30분에 걸쳐 서서히 하강하며 로봇팔을 표면에 내밀었다. 이 로봇팔 끝에는 폭 30㎝ 크기의 샘플채취기가 달려있는데 약 6초 간 표면에 닿으면서 질소가스 분사로 날아오르는 지표 물질을 성공적으로 빨아들였다.(영상) NASA에서는 이를 ‘터치 앤 고‘(Touch And Go) 방식이라 부르며 총 3차례 실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오시리스-렉스는 최소 60g 이상 샘플을 채취해 이를 다시 지구로 가져오면 길고 긴 임무가 완료된다. 이번에 공개된 짧은 영상은 베누 표면 약 25m 위에서부터의 오시리스-렉스 움직임을 빠르게 편집한 것으로 실제 시간은 5분 정도다. 지난 2018년 12월 초 베누에 도착한 오시리스-렉스는 2년에 가까운 기간동안 소행성의 궤도를 돌며 탐사를 이어왔으며 북반구에 위치한 ‘나이팅게일’(Nightingale)을 최종 샘플 채취지로 선정해 한국시간으로 21일 성공적으로 샘플을 채취하는데 성공했다. 베누와 지구와의 거리가 현재 3억2100만㎞ 떨어져 있어 성공 신호는 18분 후에나 지구에 도착했으며 이에 오시리스-렉스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연구원과 관계자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다만 오시리스-렉스가 목표한 60g 이상의 샘플을 실제로 채취했는지 확인하는데는 며칠 더 걸릴 전망이다.오시리스-렉스의 탐사 대상인 베누는 지름이 500m 정도의 작은 소행성이다. 전문가들은 이 소행성이 태양계의 형성과 진화, 더 나아가 생명의 기원인 유기물의 출처에 대한 정보까지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 때문에 오시리스-렉스는 기존의 탐사선과는 달리 샘플을 직접 채취에 지구로 가져오기 위해 제작됐다. 지구 도착은 2023년으로 샘플을 담은 캡슐은 낙하산을 이용해 미국 유타 주에 떨어진다. 만약 오시리스-렉스가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데 성공한다면 사상 두번째 국가가 된다. 앞서 지난 2005년 일본의 하야부사 1호가 소행성 '이토카와'에서 100㎎의 샘플(먼지)을 채취한 후 왕복 60억㎞에 이르는 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했다. 이때 이토카와의 샘플을 담은 캡슐은 본체와 분리되어 호주 남부 우메라 사막에 떨어졌고, 본체는 대기권에 충돌해 연소됐다. 또한 지난 2014년 발사된 하야부사2도 지난해 소행성 ‘류구’에 착륙해 표면의 물질을 채취한 후 지구로 귀환 중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터치다운!”…美 탐사선, 소행성 베누서 샘플 채취 성공 (영상)

    “터치다운!”…美 탐사선, 소행성 베누서 샘플 채취 성공 (영상)

    태양계 형성의 비밀을 풀기위해 탐사 중인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소행성 ‘베누’(Bennu)에 하강해 토양 및 자갈 샘플을 채취하는데 성공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한국시간으로 21일 오전 7시 11분 오시리스-렉스가 베누 표면에 4시 30분에 걸쳐 서서히 하강한 후 로봇팔을 쭉 뻗어 샘플을 채취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8년 12월 초 베누에 도착한 오시리스-렉스는 2년에 가까운 기간동안 소행성의 궤도를 돌며 탐사를 이어왔으며 북반구에 위치한 ‘나이팅게일’(Nightingale)을 최종 샘플 채취지로 잡았다.그리고 지난 8월 리허설까지 마친 오시리스-렉스는 이날 서서히 하강한 끝에 로봇팔 끝에 달린 샘플채취기를 10초 간 표면에 접지시켜 토양 및 자갈 샘플 등을 채취하는데 성공했다. 베누와 지구와의 거리가 현재 3억2100만㎞ 떨어져 있어 성공 신호는 18분 후에나 지구에 도착했으며 이에 NASA 연구원과 관계자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다만 오시리스-렉스가 목표한 60g 이상의 샘플을 실제로 채취했는지 확인하는데는 며칠 더 걸릴 전망이다. 오시리스-렉스 프로젝트의 연구책임자인 단테 로레타 애리조나 대학 교수는 "탐사선이 실제로 샘플 채취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랍고 믿을 수 없다"면서 "지금까지 모든 예정된 임무를 완수했다"며 기뻐했다.  오시리스-렉스의 탐사 대상인 베누는 지름이 500m 정도의 작은 소행성이다. 전문가들은 이 소행성이 태양계의 형성과 진화, 더 나아가 생명의 기원인 유기물의 출처에 대한 정보까지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 때문에 오시리스-렉스는 기존의 탐사선과는 달리 샘플을 직접 채취에 지구로 가져오기 위해 제작됐다. 지구 도착은 2023년으로 샘플을 담은 캡슐은 낙하산을 이용해 미국 유타 주에 떨어진다. 만약 오시리스-렉스가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데 성공한다면 사상 두번째 국가가 된다. 앞서 지난 2005년 일본의 하야부사 1호가 소행성 '이토카와'에서 100㎎의 샘플(먼지)을 채취한 후 왕복 60억㎞에 이르는 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했다. 이때 이토카와의 샘플을 담은 캡슐은 본체와 분리되어 호주 남부 우메라 사막에 떨어졌고, 본체는 대기권에 충돌해 연소됐다. 또한 지난 2014년 발사된 하야부사2도 지난해 소행성 ‘류구’에 착륙해 표면의 물질을 채취한 후 지구로 귀환 중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하! 우주] 소행성 베누의 흙 가져올까?…美 탐사선, 로봇팔 ‘쭈욱’ 카운트다운

    [아하! 우주] 소행성 베누의 흙 가져올까?…美 탐사선, 로봇팔 ‘쭈욱’ 카운트다운

    태양계 형성의 비밀을 풀기위해 탐사 중인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소행성 ‘베누’(Bennu·1999 RQ36)의 표면에서 토양 및 자갈 등 샘플 채취에 들어간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오시리스-렉스가 한국시간으로 21일 아침 소행성 베누 표면에 다가가 샘플 채취를 하는 임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12월 초 베누에 도착한 오시리스-렉스는 2년에 가까운 기간동안 소행성의 궤도를 돌며 탐사를 이어왔으며 북반구에 위치한 ‘나이팅게일’(Nightingale)을 최종 샘플 채취지로 잡았다.오시리스-렉스 프로젝트의 연구책임자인 단테 로레타 애리조나 대학 교수는 "베누는 우리가 기대했던 모래사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돌로 뒤덮힌 소행성이었다"면서 "총 4곳의 착륙 후보지 중 나이팅게일이 가장 미세한 물질로 이루어져 이곳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오시리스-렉스가 샘플을 채취하는 방법도 흥미롭다. 이미 지난 8월 리허설까지 마친 오시리스-렉스는 임무가 시작되면 4시간 여에 걸쳐 베누 표면에 서서히 다가가 목표 지점으로 하강한다. 이후 한국시간으로 정확히 21일 아침 7시 12분 오시리스-렉스는 로봇팔을 쭉 뻗어 질소 가스를 분사한 후 표면에서 날아오르는 지표 물질을 채취한다. 이른바 ‘터치 앤 고'(Touch And Go) 방식으로 총 3차례 실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오시리스-렉스는 최소 60g 이상 샘플을 채취해 이를 다시 지구로 가져오면 길고 긴 임무가 완료된다.오시리스-렉스의 탐사 대상인 베누는 지름이 500m 정도의 작은 소행성으로, 지구에서 1억 3000만㎞ 떨어진 곳에서 태양 궤도를 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소행성이 태양계의 형성과 진화, 더 나아가 생명의 기원인 유기물의 출처에 대한 정보까지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 때문에 오시리스-렉스는 기존의 탐사선과는 달리 샘플을 직접 채취에 지구로 가져오기 위해 제작됐다. 지구 도착은 2023년으로 샘플을 담은 캡슐은 낙하산을 이용해 미국 유타 주에 떨어진다.만약 오시리스-렉스가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데 성공한다면 사상 두번째 국가가 된다. 앞서 지난 2005년 일본의 하야부사 1호가 소행성 '이토카와'에서 100㎎의 샘플(먼지)을 채취한 후 왕복 60억㎞에 이르는 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했다. 이때 이토카와의 샘플을 담은 캡슐은 본체와 분리되어 호주 남부 우메라 사막에 떨어졌고, 본체는 대기권에 충돌해 연소됐다. 또한 지난 2014년 발사된 하야부사2도 지난해 소행성 ‘류구’에 착륙해 표면의 물질을 채취한 후 지구로 귀환 중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시론] 서울신문과 YTN 지분 매각, 위험한 발상/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시론] 서울신문과 YTN 지분 매각, 위험한 발상/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최근 기획재정부가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서울신문 주식을 비롯해 공기업이 가진 YTN 지분 역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서울신문사 지분은 기재부가 30.49%, 우리사주조합이 29.01%, 호반건설이 19.40%, 그리고 KBS가 8.08%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호반건설이 포스코의 서울신문 지분 19.40%를 모두 사들여 3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적대적 인수합병 의혹이 불거졌다. 여기에다 기재부의 이번 지분 매각 발표로 호반건설이 서울신문을 인수하는 수순으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마저 낳고 있다. 공기업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YTN 역시 정부에서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TN은 현재 한전KDN이 21.43%, 그리고 한국마사회가 9.52%를 보유하고 있는 등 전체 지분의 30.95%를 공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정부는 기재부와 공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신문과 YTN 지분의 매각을 추진하면서 그 이유로 “언론 독립성 측면에서 볼 때 정부가 언론사 지분을 가질 필요나 명분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서울신문과 YTN이 준공영 소유구조였기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를 하고 편향된 논조를 보이는 등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논란을 부른 게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서울신문과 YTN은 정부와 공기업이 대주주였기 때문에 자본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서 편집과 경영의 분리, 사원주주제 등을 통해 언론의 공공성을 유지하고 강화해 온 측면도 있다. 만약 서울신문과 YTN이 민간 기업이 소유한 언론사였다면 정권의 교체와 상관없이 편집과 경영의 분리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재부와 공공기관이 가진 서울신문과 YTN의 지분을 매각해 자본 권력이 지분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데 어떻게 언론의 독립성을 강화할 것이라 주장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특히 YTN 지분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경제는 1980년대 전경련의 기관지였다. 현재도 현대자동차, LG, SK, 삼성 등 190여개 기업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밖에 없는 언론사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경제가 YTN 지분을 인수해 1대 주주가 된다면, 방송의 공적 기능이 사라지고 재벌과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방어하는 매체로 전락할 위험성이 매우 크다. 이런 상황에서 기재부와 공기업이 보유한 서울신문과 YTN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기재부 발표는 매우 위험하고 경솔한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의 공영성과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정부 기관이 자신들과 공기업이 보유한 언론사 지분을 매각했을 때 어떤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검토도 없이, 마치 시장에 골치 아픈 물건 내놓듯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다. 기업과 같은 자본 권력이 언론사를 소유하게 되면 언론사는 철저히 기업 운영 논리에 충실하게 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공영성도 무너진다. 언론사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고 기업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면서 언론의 공정성은 무너지고, 편파적이고 선정적이며, 자극적인 내용의 기사가 이어지는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과 YTN도 현재는 공영적 소유 구조로 자본 권력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만약 자본 권력이 이들을 인수하면 공영성은 무너지고 사기업의 이익집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다행히 지난 8일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서울신문 지분 매각과 관련한 질의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특정 기업에 매각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성 관련 우려가 나오지 않도록 조치해 주기 바란다”는 당부에는 “그렇게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자신이 국회에서 한 발언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리고 홍 부총리가 자신이 발언한 내용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서울신문과 YTN이 지속적으로 공영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분 매각 계획을 즉각 철회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부의 서울신문과 YTN의 지분 매각 추진은 언론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조치가 아니라 언론의 독립성을 해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 우주로 간 치킨 너겟…88만개 쌓아 올린 높이까지 도달 (영상)

    우주로 간 치킨 너겟…88만개 쌓아 올린 높이까지 도달 (영상)

    치킨 너겟이 우주로 갔다. 1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영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 ‘아이슬란드’가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며 치킨 너겟을 우주로 보냈다고 전했다. 아이슬란드 측은 이날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우주로 간 최초의 치킨 너겟’ 작전 전말을 공개했다. 노스웨일스주 디사이드 본사 인근의 한 농장에서 하늘로 오른 치킨 너겟은 약 2시간의 비행 끝에 3만3528m 상공까지 도달했다. 똑같은 치킨 너겟 88만 개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것과 같은 높이다.아이슬란드 관계자는 영하 60도 추위에도 치킨 너겟이 별 문제 없이 성층권에 안착했다고 밝혔다. 우주로 간 치킨 너겟은 1만9000m 상공에서 낙하산을 전개, 322kph 속도로 낙하해 무사히 지구로 귀환했다. 치킨 너겟은 성층권 탐사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팀이 수소로 채운 기상 관측 기구를 이용해 성층권까지 운반했다. 특별 고안한 치킨 너겟 맞춤형 발사체에는 항공전자기기와 위성추적장치, 영상 촬영용 통합 카메라 지원 시스템 등이 포함됐다.이번 프로젝트는 아이슬란드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아이슬란드 창립 50주년을 기념할 특별한 방법을 찾다가 인기 제품 중 하나인 치킨 너겟을 우주로 보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세상 것이 아니라는 착각이 들 만큼 우리 제품이 훌륭하다는 걸 보여주는 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어딨겠느냐”고 덧붙였다. 해당 치킨 너겟은 아이슬란드에서 판매되는 제품 중 가장 인기 있는 품목으로, 지난주에만 1000만 개 넘게 팔려나갔다. 그에 힘입어 아이슬란드도 전년 대비 20.1% 성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아이슬란드 측은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고객의 쇼핑 방식도 많이 달라졌다. 냉동식품이 이렇게 인기를 끈 적이 없었다”면서 치킨 너겟 등 인기 냉동식품을 적극 활용해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단독] 억소리 지원금 vs 곡소리 기탁금… 청년 정치, 출발선이 다르다

    [단독] 억소리 지원금 vs 곡소리 기탁금… 청년 정치, 출발선이 다르다

    청년 정치가 진짜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기성 정치의 ‘들러리’로 전락하는 악순환은 선거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 홀로 감당하기 버거운 선거비용 탓에 평범한 청년들은 정당 지원 없이는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펼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낙선한 청년 후보들을 위한 ‘안전망’도 거대 정당 외에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라 청년 정치는 기성 정치에 쉽게 동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12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의 ‘제21대 총선 주요 정당 선거비용 수입 및 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선거지원금 52억 7700만원을 지급했다. 21대 국회에선 원외 정당이 됐지만 총선 당시 제2야당으로 비례대표선거 투표용지에서 첫 번째 칸을 차지했던 민생당은 28억 3900만원을 지원했다. 이어 정의당이 27억 9800만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11억원을 후보자에게 지급했다. 각 정당이 후보자 선거지원금으로만 수십억원을 투입할 수 있는 바탕은 상당 부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하는 국고보조금에 있다. 지난 총선 당시 각 정당의 선거비용 수입 중 국고보조금 비율을 보면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80.0%)이 가장 높았다. 이어 민생당(69.7%),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55.0%), 민주당(46.9%), 통합당(48.9%), 정의당(35.0%)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국고보조금이 큰 정당 후보에게 집중되는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이미 정치자금 규모만큼 격차가 크게 벌어진 후보들은 선거일 밤 받아 드는 성적표에 따라 부담이 경감 혹은 가중된다. 현행 선거비용 보전 제도는 15% 이상 득표를 하면 선거비용 제한액 내에서 쓴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해 준다. 득표율 10%를 넘기면 절반을 보전받는다. 이에 따라 지지 기반이 있는 거대 양당은 후보자를 낸 대부분 지역구에서 선거비용을 보전받지만, 소수 정당 후보들은 선거비용 보전을 기대하기 힘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벌어진다.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기성세대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지역의 인간관계 폭이 좁으며 큰돈을 들일 여력도 적은 청년 후보에게는 기탁금을 낮춰 주거나 선거비용 보전 기준을 낮추는 방식으로 국가가 재정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래야 정치권도 기득권 틀을 깨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고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맞춰 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선거가 끝난 후에도 청년 정치인 앞에 펼쳐지는 길은 천지 차이다. 금배지를 단 당선자가 4년간 탄탄대로를 걷게 되는 건 당연하지만 낙선자도 소속 정당에 따라서는 제도권 안에서 ‘정치 스펙’을 쌓을 기회를 잡게 된다. 청년 후보 대부분이 당선된 민주당에서는 초선임에도 당내 직책을 맡은 경우가 있다. 환경운동가이자 변호사 출신인 이소영(35) 의원은 원내부대표를, 소방관 출신 오영환(32) 의원은 재해대책특별위원장을 맡았다. 민주당이 ‘청년’과 ‘창업’에 주목하며 영입했으나 총선에 불출마한 조동인(31) 미텔슈탄트 대표는 최근 국무총리실 산하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으로 발탁됐다. 통합당 지역구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병민(38) 전 후보와 김재섭(33) 전 후보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으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지근거리에서 활약하고 있다. 박진호(31) 전 후보는 원내대표실 부실장에 발탁돼 주호영 원내대표를 보좌한다. 재선에 실패한 김수민(34) 전 후보는 당 홍보본부장을 맡아 국민의힘 당명·당색 개정 작업을 이끌었다. 반면 꽂아 줄 낙하산 자리도, 월급을 주는 당직도 없는 소수 정당 청년 낙선자 상당수는 생계를 위한 생활전선에 다시 뛰어들었다. 소속 정당이 없는 이가현(28) 전 후보의 경우는 더욱 기댈 곳이 없다. 이 전 후보는 선거 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폭력예방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생활비를 벌고, 지역에서는 주민자치회 청년활동가로 일하며 어르신들을 만난다. 또 서울 동대문갑의 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젠더 감수성 교육, 인권 교육 등을 준비하며 청년·여성 정치의 꿈을 가다듬고 있다. 이 전 후보는 “1500만원이라는 기탁금부터가 나 같은 정치 신인에겐 공중에 폭발해 버리는 헌납금이었다”며 “기득권 양당 정치의 벽을 깨려면 기탁금 하향을 통한 후보 난립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세제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청년 정치인을 위한 선거법 또는 정당의 당헌·당규 개정 등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청년들이 제도적 개선에만 목매지 말고 자기 지역에서 봉사하며 기초의원부터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오 연구원은 “청년 정치인과 청년 정당이 뚜렷한 어젠다를 갖는 동시에 지역 현안과 주민들을 파악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며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주민들을 설득하는 힘을 가질 때 거대 양당에 지친 민심의 흐름이 청년들에게 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단독] 민주당 2억 vs 무소속 4500만… 청년 정치, 출발선부터 달랐다

    [단독] 민주당 2억 vs 무소속 4500만… 청년 정치, 출발선부터 달랐다

    지난 4·15 총선에 도전했던 청년 정치인들은 소속 정당 유무와 규모 등에 따라 사용한 선거 비용이 5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대 정당의 청년 후보들은 당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비교적 풍부한 자금으로 다양한 선거 운동을 펼친 반면 군소 정당이나 무소속 청년 정치인들은 최소한의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렀다. 거대정당 후보, 로고송·문자발송 다채로운 선거운동 서울신문이 12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및 각 후보를 통해 입수한 ‘4·15 총선 정치자금 수입·지출 내역서’를 분석한 결과 서울 동대문을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청년 정치인 장경태(37) 의원은 2억원이 넘는 돈을 선거 기간 동안 썼다. 후보 등록 기탁금 1500만원과 선거사무소 임차비 등 기본적인 지출 외에도 연설·대담과 선거로고송 인격권료 등에 464만원을 들였다. 전화·이메일·문자메시지 등의 발송에도 3037만원을 썼다. 장 의원은 이와 관련 “당에서 2000만원의 청년후보지원금과 5000만원의 대출제도를 시행했다”며 “제가 총선기획단 위원으로서 제안해 시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도봉갑에서 낙선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청년 정치인 김재섭(33) 비상대책위원은 총 1억 8200만원을 지출했다. 서울 동대문갑에 출마했던 무소속 이가현(28) 전 후보는 4597만원을 썼다. 기본적인 지출인 후보 등록 기탁금 1500만원, 선거사무소 보증금 1000만원, 공보물 제작 700만원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 외 선거사무원·회계책임자·디자이너 등 3명에게 월 75만원씩 지급한 3개월치 월급이 총 675만원, 현수막 제작·설치 85만원, 선거운동복 16만원, 선거벽보 10만원, 낙선 현수막 5만원 등이었다. 이 전 후보는 “다행히 대부분 후원금으로 충당할 수 있었지만, 정치 신인에게는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무소속 후보는 1500만원 기탁금이 전체비용 1/3 청년 정치가 진짜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기성 정치의 ‘껴묻거리’로 전락하는 악순환은 선거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 홀로 감당하기 버거운 선거비용 탓에 평범한 청년들은 정당 지원 없이는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펼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낙선한 청년 후보들을 위한 ‘안전망’도 거대 정당 외에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라 청년 정치는 기성 정치에 쉽게 동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의 ‘제21대 총선 주요 정당 선거비용 수입 및 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선거지원금 52억 7700만원을 지급했다. 21대 국회에선 원외정당이 됐지만 총선 당시 제2야당으로 비례대표선거 투표용지에서 첫 번째 칸을 차지했던 민생당은 28억 3900만원을 지원했다. 이어 정의당이 27억 9800만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11억원을 후보자에게 지급했다. 각 정당이 후보자 선거지원금으로만 수십억원을 투입할 수 있는 바탕은 상당 부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하는 국고보조금에 있다. 지난 총선 당시 각 정당의 선거비용 수입 중 국고보조금 비율을 보면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80.0%)이 가장 높았다. 이어 민생당(69.7%),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55.0%), 민주당(46.9%), 통합당(48.9%), 정의당(35.0%)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국고보조금이 큰 정당 후보에게 집중되는 것이다. 선거비용 보전 기준 ‘15%룰’ 탓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 선거 과정에서 이미 정치자금 규모만큼 격차가 크게 벌어진 후보들은 선거일 밤 받아 드는 성적표에 따라 부담이 경감 혹은 가중된다. 현행 선거비용 보전 제도는 15% 이상 득표를 하면 선거비용 제한액 내에서 쓴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해 준다. 득표율 10%를 넘기면 절반을 보전받는다. 이에 따라 지지 기반이 있는 거대 양당은 후보자를 낸 대부분 지역구에서 선거비용을 보전받지만, 소수정당 후보들은 선거비용 보전을 기대하기 힘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벌어진다.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기성세대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지역의 인간관계 폭이 좁으며 큰돈을 들일 여력도 적은 청년 후보에게는 기탁금을 낮춰 주거나 선거비용 보전 기준을 낮추는 방식으로 국가가 재정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래야 정치권도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맞춰 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안전망도 거대정당 낙선자만… “청년에 지원 필요” 선거가 끝난 후에도 청년 정치인 앞에 펼쳐지는 길은 천지 차이다. 금배지를 단 당선자가 4년간 탄탄대로를 걷게 되는 건 당연하지만 낙선자도 소속 정당에 따라서는 제도권 안에서 ‘정치 스펙’을 쌓을 기회를 잡게 된다. 청년 후보 대부분이 당선된 민주당에서는 초선임에도 당내 직책을 맡은 경우가 있다. 환경운동가이자 변호사 출신인 이소영(35) 의원은 원내부대표를, 소방관 출신 오영환(32) 의원은 재해대책특별위원장을 맡았다. 통합당 지역구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병민(38), 김재섭(33)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지근거리에서 활약하고 있다. 박진호(31) 전 후보는 원내대표실 부실장에 발탁돼 주호영 원내대표를 보좌한다. 반면 꽂아 줄 낙하산 자리도, 월급을 주는 당직도 없는 소수정당 청년 낙선자 상당수는 생계를 위한 생활전선에 다시 뛰어들었다. 소속 정당이 없는 이가현(28) 전 후보의 경우는 더욱 기댈 곳이 없다. 이 전 후보는 선거 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폭력예방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생활비를 버는 한편 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젠더 감수성 교육, 인권 교육 등을 준비하며 청년·여성 정치의 꿈을 가다듬고 있다. 이 전 후보는 “1500만원이라는 기탁금부터가 나 같은 정치 신인에겐 공중에 폭발해 버리는 헌납금이었다”며 “기득권 양당 정치의 벽을 깨려면 기탁금 하향을 통한 후보 난립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세제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청년 정치인을 위한 선거법 또는 정당의 당헌·당규 개정 등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청년들이 제도적 개선에만 목매지 말고 자기 지역에서 봉사하며 기초의원부터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오 연구원은 “청년 정치인과 청년 정당이 뚜렷한 어젠다를 갖는 동시에 지역 현안과 주민들을 파악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 번 고배에도… ‘세대교체’ 꿈꾸는 녹색당·미래당 정치판 세대교체를 호소하며 4·15 총선에 뛰어들었던 녹색당과 미래당은 거대 정당이 만든 ‘꼼수’ 비례위성정당의 등장으로 또 한 번 고배를 마셨지만 보다 젊은 진보정치를 위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녹색당 비례 2번으로 총선에 나섰던 김혜미 청년녹생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비례후보만 낸 정당은 마이크 유세를 할 수 없는 것이나 청년에겐 부담이 되는 높은 기탁금 등은 여전히 소수정당에 불리한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당인 청년녹색당은 최근 한국형 그린뉴딜을 공부하는 세미나를 여는 등 당의 선명성을 드러낼 수 있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연기된 정의당·미래당·진보당 등과의 청년 정치인 간담회도 준비 중이다. 비례 1번으로 출마했던 김소희 미래당 공동대표는 생계를 위해 비정규직 사무보조로 일하면서 미래당 4기 공감학교 ‘찐심원정대’ 준비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미래당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후보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정례적인 전국 화상회의 등을 통해 당 분위기를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청년층은 기성세대와는 문화, 소통방식이 다르다. 자체적으로 운영될 때 리더십과 능력을 키울 수 있다”며 청년 정치를 위한 독립된 조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최고령 여성 스카이다이버 프라이스 88세에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최고령 여성 스카이다이버 프라이스 88세에

    80세 315일에 점프해 세계 최고령 여성 스카이다이버로 기네스 월드레코드에 이름을 올린 딜리스 프라이스가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지난 9일(현지시간) 밤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사인이나 장소, 유족 등을 영국 BBC를 비롯해 많은 매체들이 전하지 않고 있다. 웨일스의 카디프 출신인 그녀는 전직 교사 출신으로 원래 고소공포증이 있었다. 처음 스카이다이빙을 해본 것도 54세가 돼서였다. 하지만 재미에 들린 뒤 세계 곳곳을 돌며 단독 점프 기록만 1139회를 기록했다. 비행기에서 점프하면 자유를 실감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원래 연극과 춤에 능해 여느 다이버와 달리 공중에서도 곡예와 프리스타일 점프를 추구했다. 2018년 BBC 웨일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카이다이빙은 내 열정이며 여러분도 하늘에 오르면 궁극적인 아름다움을 경험할 것이며 그저 자유로움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터치 트러스트(Touch Trust) 자선재단’을 발족해 장애인들의 예술과 창의 활동을 진작시키는 일에 앞장섰다. ‘러닝 디스어빌리티 웨일스’는 고인이 “여러 심각한 장애를 갖고 있거나 자폐증이 있는 수많은 이들의 삶을 바꿔놓았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죽는 날까지 살아있음을 만끽하고 다른 이의 삶을 깨우치는 일을 하라고 당부하곤 했다. 고인이 생전에 명예학생 칭호를 받은 웨일스 트리니티 세인트 데이비드 대학과 카디프 메트로폴리탄 대학, 기네스 월드레코드, 슈퍼우먼 네트워크 모두 애도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86세에 그녀는 낙하산을 팔고 은퇴했는데 웨일스 럭비 스타였던 개러스 토머스를 데리고 점프한 뒤였다. 그 뒤에도 전문가의 품에 안겨 점프하는 탠덤 점프를 하겠다고 노익장을 과시했다. 2003년 각별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도운 공로를 인정 받아 대영제국 5등급 훈장 OBE를 받았다. 2017년에는 ‘대영제국의 자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 웨일스인의 삶에 영향을 미친 100인의 여성에 포함됐다. 당시 오스트리아 디자이너 브랜드 헬무트 랑의 모델로 무대에 섰을 때 나이 든 이들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자극을 주고 싶다며 “We only get one shot at life”란 말을 남겼다. 우리 말로 옮기면 ‘인생은 한방이야’쯤 되겠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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