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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낙하산 인사/오승호 논설위원

    미국에선 관료 출신이 산하 기관장 등으로 취임하는 낙하산 인사 관행이 없다.정부 부처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근무 경력자가 금융기관장이나 세계 유수의 대그룹 회장을 맡기도 하지만 철저히 개인 능력에 의한 것이다.업계가 고액의 연봉을 주고 영입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씨티그룹 회장인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 등이 그 예다.루빈은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민주당에서 차기 FRB 의장 후임으로 거론되기도 한다.만일 우리나라에서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이 한국은행 총재 하마평에 오른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당장 낙하산 인사 시비에 휘말릴 것이다.거물급 인사들이 업계로 스카우트되면 같은 곳에서 근무했던 부하 직원들의 몸값도 덩달아 올라간다. 일본의 사정은 다르다.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지난 3월 ‘낙하산 인사 전면 금지’를 선언했다.퇴직한 정부 부처 간부는 유관기관 장(長)이나 임원으로 취임하지 못하게 한다는 취지였다.학계와 시민단체 등이 변화와 혁신을 방해하는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낙하산 인사를 지적한 여론을 감안했다.일본에선 사무 차관의 산하 기관장 취업을 대표적 낙하산 인사로 꼽는다.그러나 관료들은 물론,업계마저 관료 출신이 필요하다며 반발했다.결국 고이즈미 총리는 “관료 출신 가운데 인재가 많기 때문에 전부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밝히고 낙하산 인사 전면 금지 원칙을 완화했다.정부 유관기관 장이나 임원 가운데 관료 출신 비율을 절반 이하로 억제하는 선에서 마무리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국정감사가 진행되면서 우리나라의 낙하산 인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문민정부 때부터 제기된 문제가 참여정부 들어서도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물론 관료 출신의 재취업을 무조건 매도해선 곤란하다.풍부한 행정 경험을 활용,예상 밖의 경영실적을 올리는 이들도 있다.그러나 선거에서 이긴 정당의 전리품으로 이용하거나 공직사회에서 경쟁력이 없는 이들의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식의 인사는 사라져야 한다.혈세로 운영되는 조직의 생산성을 떨어뜨려 국민들이 피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서라도 퇴직공직자의 취업 제한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야 할 것이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잠수함 잡는 국산 輕어뢰 발사실험 성공

    잠수함 잡는 국산 輕어뢰 발사실험 성공

    적 잠수함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경(輕)어뢰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발돼 최근 발사시험에 성공했다.또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X-Ⅱ)인 4500t급 ‘문무대왕함’이 국군의 날을 하루 앞둔 30일 해군에 인도되는 등 자주국방을 위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이날 국내 최초로 수상·공중에서 발사해 수중의 잠수함을 타격하는 신형 경어뢰 ‘청상어’를 개발,지난달 23일 동해상에서 실전 배치를 위한 최종 발사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청상어는 1∼2년 안에 전력화될 예정이다. 선박과 잠수함에 치명상을 입히는 어뢰는 일반적으로 무게에 따라 경어뢰와 중(重)어뢰로 구분한다.중어뢰는 무게가 1∼1.5t으로,잠수함에서 발사돼 같은 잠수함이나 대형 수상함을 타격한다.반면 300㎏ 이하인 경어뢰는 일반 함정이나 헬기 등 공중에서 잠수함을 타격할 수 있어 기동성이 뛰어난 게 장점으로 꼽힌다.‘백상어’로 명명된 중어뢰는 지난 1998년 개발에 성공,2000년대 초 전력화한 상태이다. 이번에 발사시험에 성공한 ‘청상어’는 ADD가 1995년 체계 개발에 착수해 10년 가량 연구해온 사업으로,현재 해군이 운용중인 초계함급 이상 함정과 앞으로 건조될 신형 함정(KDX급),헬기,해상초계기(PC-3) 등에서 모두 발사가 가능하다. 함정·헬기 등에서 발사된 ‘청상어’는 물에 들어가면서 낙하산을 분리하고 직접 음파를 쏘며 표적에 접근하게 된다.이를 위해 음파를 이용해 목표물을 타격하는 소나(SONAR·수중 음파탐지기)와 이중 선체 잠수함을 파괴하는 지향성 탄두,소음이 적은 저소음 펌프제트 등도 갖추고 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음파탐지기술은 수심이 얕거나 난류·한류가 교차하는 한반도 주변 해역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ADD측은 그동안 50여회의 해상 및 기술시험을 거쳤으며,올해 해군에서 실시한 연습탄 6회,전투탄 2회 등 8회의 운용시험에서 단 한 발의 실수도 없이 목표물을 명중시켰다고 밝혔다. 직경 12.75인치,길이 2.7m,중량 280㎏,속력 45노트(시속 약 84㎞),작전가능수심 500m 가량 된다.이 정도면 선진국의 최신 경어뢰에 비해 성능이 우수하다. 지금까지 투입된 개발비는 500억여원으로,양산 단가는 해외 도입가의 절반 수준인 1기당 10억여원이다. 한편 해군은 이날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X-Ⅱ 2번함)인 ‘문무대왕함’을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인수했다.길이 150m,너비 17.4m,높이 7.3m,최대 속력 29노트(시속 54㎞)인 문무대왕함은 경어뢰인 청상어는 물론 대함(對艦) 유도탄인 ‘하푼’과 중거리 대공 유도탄 SM-Ⅱ 등이 무장돼 있다.문무대왕함은 성능 시험 평가를 거쳐 이르면 내년쯤 전력화된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대덕 정부출연硏 감사 또 ‘낙하산’

    대전 대덕연구단지 정부 출연기관 상임감사 자리에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여권 인사가 또다시 선임되자 과학기술계 일각에서 ‘감사 폐지’를 거론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상임감사에 여인철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을 선출했다.그러나 선출 과정에서 이사회가 특정인사를 밀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KAIST는 지난 7월12일 상임감사 공모를 마감,추천위 심사를 거쳐 3인을 선정한 뒤 8월23일 열린 이사회에 이들의 명단을 올렸으나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선출을 연기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 또다시 추천위가 열려 여씨를 포함한 3명을 최종 후보로 확정했고,지난 22일 이사회에서 선출이 이뤄졌다.특히 이 과정에서 임원 선출권한이 있는 이사회의 묵인(?)이 심각했던 것으로 지적됐다.KAIST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전문성이 없는 정치권 후보에 대해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그러나 관할 부처인 과기부와 KAIST는 추천위 심사와 이사회 결정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강변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대덕연구단지 정부 출연기관의 상임감사 자리는 열린우리당 및 친여권 인사들의 몫이 되고 있다.지난해 전자통신연구원을 시작으로 한국과학재단·항공우주연구원 감사에 친여권 인사들이 잇따라 임명됐다.이번 KAIST 경우까지 합치면 상임감사가 있는 5개 연구기관 중 4곳을 ‘낙하산 인사’들이 차지한 셈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국민銀 차기행장 선임 ‘안개속’

    국민은행의 차기 행장 후보를 선출할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에 사외이사 3명이 새로 추가됨에 따라 차기 행장 선임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겉보기에는 행추위의 대부분이 사외이사들이어서 선정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 같지만,속내를 보면 사정은 다르다. 이날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는 행추 위원을 종전의 7명(주주대표 1명,사외이사 6명)에서 12명으로 늘렸다.하지만 친(親)정부측 인사로 알려진 2명이 행추위 확대안에 반대하면서 사실상 10명으로 확정됐다. 행추위는 빠른 시일내에 후보군을 선정한 뒤 당사자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후보자를 압축한 뒤 다음달 29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 통보 시한인 같은 달 14일까지는 최종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따라서 차기 행장 선임은 정부의 입김이 배제될 경우 10명의 성향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커졌다.이들 가운데 5∼6명은 중립적인 성향을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변수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새로 행추위에 들어온 사외이사들이 기존 행추위가 마련해 둔 선정 기준에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다.자칫 선정 작업이 표류할 수도 있다.‘한지붕 세가족’인 국민은행내의 분파주의도 걸림돌이다.국민은행 노조와 국민카드 노조는 차기 행장으로 김정태 행장의 직계 인사와 외부 낙하산 인사는 안 되고,통합국민은행 출신을 차기 은행장으로 추천해야 한다고 이사회에 요구하고 있다. ‘신 관치 논란’ 등으로 정부가 차기 행장 선임에 개입할 가능성은 적어 보이지만,선정 기준 등을 둘러싸고 ‘리딩 뱅크’로서의 역할 등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물론 정부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20여명의 자천타천 후보가 거론되는 것과는 별개로,금융계에서는 리딩뱅크라는 점을 감안할 때 ▲도덕적 결함이 없고 ▲시장에서 전문금융인으로 인정받고 ▲다소 활동적이고 의욕적인 인물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선임 논란 두달 넘게 평행선… 접점 ‘불투명’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선임 논란 두달 넘게 평행선… 접점 ‘불투명’

    지난 7월 공식출범한 서울복지재단이 대표이사 선임문제를 둘러싼 사회복지계의 반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복지재단은 시의 복지정책을 연구·지원하고 민간사회복지시설을 평가·지원하기 위해 5억원을 출연해 만든 비영리 법인이다. ●이사회 추천 2인중 이 시장이 선임 하지만 박미석 숙명여대 가정·아동복지학부 교수가 재단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에 대해 사회복지계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지난 7일 서울역과 시청앞 서울광장 등에서 열린 집회에는 2000여명이 참석,박 대표이사의 비전문성과 정치적 임명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박 교수는 시가 5월 실시한 대표이사 공개모집을 통해 지원한 7명 가운데 대표이사로 선임됐다.이해돈 시 사회과장은 “‘대표이사 선임심사 이사회’를 통해 추천받은 2인 중 박 교수를 이명박 시장이 선임했다.”며 “숙대에 재직하는 동안 학부장,연구소장 등의 보직을 맡아 행정력을 갖췄고,여성·청소년·가족경영 등 사회복지 분야의 연구실적이 이사회에서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시 “행정능력·연구실적 인정” 하지만 사회복지계는 지난 6월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 등 유관 11개 단체가 모여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퇴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결성,이같은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지난 7월1일부터는 시청 앞에서 1인시위,릴레이 단식시위 등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공대위 신용규(상도종합사회복지관장)선전국장은 “가정학을 전공한 박 교수가 사회복지 전문가라는 서울시 설명은 터무니없다.”며 “이 시장의 시장직 인수위원으로 활동한 박 교수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은 낙하산 인사”라며 의혹을 제기했다.정무성(숭실대 교수)공대위 대변인은 “이사회를 통해 선임에 필요한 절차를 거쳤지만 실질적으로 사회복지계의 의견수렴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갈등은 재단의 주도권을 타 전공자가 쥐게 된 것에 대한 사회복지계의 우려가 조직적으로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복지단체 “시장직 인수위원 출신…낙하산인사” 정 교수는 “사회복지관 등 복지시설을 평가하고 지원하는 재단의 대표이사가 이에 대한 연구실적이나 이해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이사회 9명 중 사회복지계 인사가 3명에 불과해 사회복지계의 주장은 소수의견에 그치고 말 것”이라며 우려했다. 반면 이 과장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도 경영학 전공자만 맡는 게 아니다.”며 “학제간 연구가 필요한 요즘 사회복지계의 주장은 너무 이기적인 것”이라고 말했다.이 시장 인수위원 경력에 대해서도 “미국 등에서 활성화된 엽관제적 인사제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해 양측의 입장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양측은 앞으로 박 대표이사의 거취문제와 재단 이사진의 사회복지계 참여폭 확대 등을 놓고 대화를 통해 풀어간다는 원칙에 동의한 상태지만 해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글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추락한 ‘태양의 비밀’…美탐사선 캡슐 손상

    추락한 ‘태양의 비밀’…美탐사선 캡슐 손상

    태양에서 떨어져 나온 입자들을 모아 지구로 가져오기 위해 2001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한 태양 탐사선 제네시스의 화물 캡슐이 8일 미국 유타주 서부 사막지대에 추락했다.과학자들은 제네시스가 보내온 캡슐 안에 담겨진 태양의 구성성분인 태양 미립자류(流)가 태양계 생성·진화의 비밀을 풀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해왔다.하지만 캡슐이 안전하게 착륙하지 못하고 추락함에 따라 내용물이 손상되거나 지구 대기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커 그간의 노력이 헛수고로 끝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낙하산 고장… 할리우드 스턴트맨 동원 ‘구조’ 실패 NASA는 캡슐을 안전하게 회수하기 위해 캡슐의 낙하산이 펴져 속도가 줄어들 때 공중에서 낚아챌 목적으로 할리우드 스턴트맨 헬기 조종사들까지 동원했지만 낙하산 고장으로 허사가 됐다.캡슐은 결국 이날 오후 4시(그리니치 표준시·한국시간 9일 오전 1시) 시속 310㎞로 사막에 떨어졌다.NASA는 낙하산이 펴지지 않은 것이 배터리 고장 때문으로 보고 있다. NASA 과학자들은 캡슐 추락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캡슐에 일정 부분 손상이 있었다면서도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제네시스 프로젝트의 비행 부문을 책임진 로이 해거드는 “매우 놀랍게도 손상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또 프로젝트 매니저 돈 스위트넘은 “아직까지 과학적 결과에 대한 희망이 남아 있다.”고 낙관했다. ●3년간 활동… 태양 출생비밀 밝힐 물질 담겨 하지만 캡슐에 담겨온 미립자 표본의 일부를 분석하기로 돼 있던 영국 오픈 대학의 콜린 필린저 교수는 표본이 무균실에서 개봉돼야 했다며 “과학적 정보들을 담은 조각들이 남아 있겠지만 사막으로부터의 오염이 그것들을 없앨 가능성이 크다.”며 비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2001년 8월 NASA가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발사한 제네시스는 850일 동안 태양의 코로나와 바깥 가스체로부터 초속 450㎞로 튕겨져 나오는 미립자들을 실리콘,다이아몬드,사파이어 등으로 만들어진 특수 채집판으로 모아 캡슐에 담았고 지난 4월 채집 활동을 마쳤다.NASA는 당초 캡슐이 지구에 도착하면 2007년 9월까지 3년에 걸쳐 분석 작업을 할 계획이었다.이 프로젝트 비용은 2억 6400만달러(약 3028억원)로 알려져 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철도시설공단 ‘낙하산’ 구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열린우리당 등 정치권의 ‘낙하산’ 및 특혜성 인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7일 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달 촉탁직 형태로 5명을 채용했는데,이중 4명이 열린우리당과 관련된 인사들이다.이들의 계약기간은 12월까지로,대우는 3급 차장(공무원 6급 상당)이며,다음해 재계약이 가능하다.그나마 4명 중 2명은 임금과 신분불안 등으로 계약에 불응해 채용이 취소됐다.당초 정치권에서는 공단에 정규직을 요구했으나 공단 노동조합 등이 반대하면서 비정규직으로 바뀌었다. 공단 관계자는 “계약직 채용은 사실상 (정치권의 입김을)거부한 거나 다름없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다른 관계자는 “이들이 특수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을 보유했는지는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거부할 수 없어서 5개월 한시 채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계약이 당사자나 회사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노조 관계자는 “인사와 예산(인건비)에 영향이 없어 낙하산으로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투명한 채용은 아니다.”라며 “정규직화하려면 노조와 단체협의가 필요한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공직비리 5대 취약분야 집중단속

    공직비리 5대 취약분야 집중단속

    정부는 공직자들의 비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세무와 공사·계약분야 등을 ‘5대 부패취약분야’로 선정,연말까지 집중 단속하는 한편 제도 개선에 나선다.공직부패 추방을 위해 행정기관별로 부기관장을 단장으로 하는 ‘반부패대책추진기획단’도 만든다. 부패방지위원회(위원장 정성진)는 2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3차 반부패 관계기관 협의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반부패청렴물결운동’을 전개키로 했다고 보고했다. 보고에 따르면 부방위는 연말까지 ▲세무 ▲공사·계약 ▲단속·점검 ▲공기업 ▲대외신인도 등 5개 비리취약분야에 대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세무분야에서는 간이과세제도를,공사·계약분야에서는 최저입찰제 도입과 하도급제를,대외신인도 분야에서는 기술심사와 납품제도 및 의약품 유통체계 개선을 각각 추진키로 했다. 단속·점검분야의 경우 단속과정에서의 유착비리를 막기 위해 투명한 단속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공기업 분야에서는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한 공정한 인사시스템을 도입한다.퇴직공무원의 관련업체 취업제한제도를 엄격하게 시행키로 했다. 검찰은 법조·공기업·지역 토착비리를,경찰은 수해복구 과정의 국고보조금 횡령과 공공기관 발주사업의 비리사범 등을 집중 단속키로 했다.자발적인 부패방지 활동 강화를 위해 정부부처와 자치단체,공기업 등 300여개 정부유관단체에는 반부패대책추진기획단을 만들 예정이다. 부패행위에 대한 지휘·감독 책임을 강화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정부사업 집행계획에는 ‘부패방지계획’을 첨부해야 하며,법령 제·개정시 ‘부패영향평가’를 받는 방안도 추진된다. 청탁문화 개선을 위한 ‘청탁 보고 의무화’는 각종 정책 건의와 활발한 인사 추천 등 건전한 건의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참석자들의 지적에 따라 추후 다시 검토키로 했다.‘기관장 청렴서약제’도 전시행정이라는 비판과 함께 너무 형식적이라는 의견이 많아 시행이 보류됐다. 조현석기자 hyun68@
  • [훌쩍 떠나볼까] 말레이시아 페낭 & 콸라룸푸르

    [훌쩍 떠나볼까] 말레이시아 페낭 & 콸라룸푸르

    페낭과 콸라룸푸르.말레이시아 하면 떠오르는,매우 귀에 익숙한 곳이다.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를 찾는 사람들 대다수가 거쳐가는 곳이기도 하다.하지만 페낭은 랑카위를 위한,콸라룸푸르는 말레이시아의 타지역 여행을 위한 경유지로만 그치는 경우가 많다.억울하다.잠깐 스쳐가기엔.말레이시아로 가자.그리고 페낭과 콸라룸푸르에서 머물러보자. 시계바늘을 천천히 돌리는 듯한 느림 혹은 여유로움을 즐기는 것,이것이 웰빙시대의 여행법이다.그래서 요즘은 이곳저곳 바쁜 일정의 여행 대신 리조트에 머무는 휴가를 선호한다. 하지만 리조트에만 머물다보면 자칫 집 떠나와 잠만 자다 올 수 있다.페낭은 다르다.해변에 즐비한 리조트로 유명한 곳이지만 그저 ‘푹 쉬기만 하는 것’ 이상의,밋밋함을 벗어던진 웰빙여행을 즐길 수 있다. ●오전에 즐기는 지역 문화유물 탐방 혹은 페낭힐 등산 시원하고 조용한 오전 시간에는 시내를 한번 둘러보자.페낭 섬을 처음으로 발견한 프랜시스 라이트가 세운 ‘콘웰리스 요새’의 성벽에 올라서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쿠콩시’는 중국 남부에서 이주해온 구(邱)씨 일가의 사당으로 규모는 작지만 화려하다.볼 만한 사원으로는 ‘케록시’가 있다.7층 규모에 1만개의 부처가 있는 만불탑이 이곳의 하이라이트.1890년에 짓기 시작해 20년에 걸쳐 만들어졌다. 등산을 좋아한다면 페낭의 명소로 꼽히는 페낭힐에 오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해발 830m의 정상까지 스위스 산악열차를 연상시키는 케이블카가 운행된다.원래 야경이 좋아 저녁 코스로 인기있지만 현재는 케이블 교체 작업으로 이용할 수 없다. ●점심 먹고 열대과일 농장 혹은 향신료 정원 방문 페낭에는 이미 널리 알려진 나비농장 외에도 볼거리가 많다.대표적인 곳이 열대과일 농장.각종 열대과일 나무를 실제로 보고 맛을 볼 수 있다.하지만 농장을 둘러보는 동안은 우리나라의 체험농장과 달리 한 두개 맛보는 정도.대신 투어가 끝나면 냄새는 심하지만 단백질로만 이뤄져 ‘과일의 왕’으로 불리는 ‘두리안’ 등 여러 열대과일을 맛볼 수 있다. 최근 페낭에 새롭게 문을 연 ‘향신료 정원(spice garden)’도 가볼 만하다.선보인지 8개월 남짓 돼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곳에서는 각종 향신료와 열대 식물들을 직접 볼 수 있다.내부에 만들어진 대형 그네에 앉아 즐기는 오후의 여유는 보너스. ●석양 바라보며 즐기는 해상스포츠 해양스포츠를 즐기고 싶다면 뜨거운 낮보다는 석양 무렵이 낫다.이곳 해변에서 많이 즐기는 스포츠 중 하나가 바로 패러세일링.모터보트에 달린 낙하산을 타고 내려다 보는 페낭섬과 석양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치.귓가에 스치는 바람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고요함에 잠겨 있노라면 스트레스는 까맣게 잊게 된다. 본토와 페낭을 연결해 주는 ‘페낭대교’를 건너는 드라이브도 권할 만하다.페낭대교는 13.5㎞ 규모로 세계에서 세번째 긴 다리.1988년 개통.우리나라 현대건설이 만들었다. ■ 이것도 맛보세요 여행의 묘미,낯선 곳을 몸으로 느끼는 방법에는 식도락 만한 것이 없다.페낭에 밤이 찾아오면 나가자.이때 만큼은 다이어트 걱정은 살짝 접어두고 현지 음식 탐험에 나서보자.페낭의 북쪽 해안에 자리잡은 ‘거니 드라이브’에 가면 다양한 먹을거리를 접할 수 있다.밤마다 수많은 음식노점상들이 이 거리로 나와 불야성을 이룬다. 현지 사람들이 추천하는 페낭의 대표적인 맛은 ‘락사(laksa)’라고 불리는 국수요리.지역에 따라 국물을 내는 재료가 다양한데 페낭에서는 정어리를 이용한다.장시간 푹끓여 비린 맛이 없고 매운 양념을 넣어 얼큰하다. 국수만으로 성이 안찬다면 ‘로작(rojak)’이라고 불리는 샐러드를 곁들여 먹자.각종 열대과일을 한입 크기로 자른 다음 자두와 칠리소스로 만든 드레싱을 뿌리고 땅콩 가루로 마무리.달작지근한 맛과 매운 맛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밖에 팥빙수와 비슷한 ‘아이스까장’,각종 튀김 요리,사탕수수 주스,각종 열대과일 등을 맛볼 수 있다. 수도이기 때문일까.콸라룸푸르 하면 거대한,그리고 복잡한 도시 이미지가 떠오른다.하지만 서울 면적의 40% 정도의 이 도시는 찾는 이들을 기죽이지 않는,여유와 아름다움이 배어 있는 곳이다.말레이시아의 중심이면서도 결코 오만하지 않은 곳,콸라룸푸르로 가자. ●하늘 빼앗지 않는 도시 콸라룸푸르에는 높이 452m에 이르는 쌍둥이 빌딩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있다.영화 ‘엔트랩먼트’로 더욱 유명해진 이곳은 보는 것만으로 시선을 압도한다.여기에 서울 남산타워를 닮은 ‘메나라 KL타워’ 역시 눈에 띄는 콸라룸푸르의 명소. 이처럼 콸라룸푸르에는 높이를 한껏 자랑하는 건축물들이 많다.하지만 그 어떤 건물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부터 하늘 바라보는 여유를 빼앗지는 않는다.메르데카광장의 술탄압둘사마드 빌딩처럼 고풍스러운 옛 건물들과 개성을 잃지 않은 현대식 건물들이 서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밤에 피는 장미,부킷 빈탕과 차이나타운 하늘과 건물들을 바라보며 여유를 만끽했다면 그 다음엔 부킷 빈탕으로 발길을 돌리자.콸라룸푸르 최고의 번화가로 쇼핑과 외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특히 밤에는 화려하게 변신해 회교도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이면을 볼 수 있다. 어느 도시나 차이나타운은 볼 것 많고 저렴한 물건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콸라룸푸르 역시 예외는 아니다.저녁 6시 이후 열리는 야시장은 각종 노점상들로 번잡하다.물건값을 흥정하는 즐거움에 맛있는 길거리 음식을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커피빈 근처의 3대째 내려오는 ‘룡안(과일의 일종) 주스’집은 들러서 맛볼 만하다. ■ 이곳도 가보세요 콸라룸푸르에서 차로 1시간 남짓 달려 나오면 또다른 독특한 매력을 지닌 곳들을 만날 수 있다. ‘진짜’ 더위를 피하고 싶다면 ‘겐팅 하이랜드’에 가보자.이곳은 해발 2000m에 이르는 울루칼리산 정상에 조성된 오락지대.높기 때문에 서늘하다 못해 밤에는 춥다.콸라룸푸르 사람들이 여름에는 가죽잠바,겨울에는 밍크코트를 입고 찾을 정도.놀이기구와 수영장을 갖춘 테마파크와 카지노,골프코스,호텔 등이 들어서 있다. 말레이시아의 행정수도인 ‘푸트라자야’ 역시 가볼 만하다.계획도시인 만큼 깔끔하게 정돈된 것은 기본.어느 건물 하나,다리 하나 같은 디자인이 없을 만큼 곳곳에 신경쓴 흔적이 엿보인다.인공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먹는 저녁은 분위기 만점. ●항공편 그동안 페낭을 가려면 콸라룸푸르를 경유해야 했지만 지난달 28일부터 대한항공이 페낭 직항편을 마련했다.주3회(수·금·일) 운항하며 소요시간은 6시간.콸라룸푸르는 말레이시아항공 직항편이 매일 인천에서 출발한다.약 6시간30분이 걸린다.페낭에서 콸라룸푸르는 비행기로 약 50분 거리. ●숙박 바투 페링기 해변을 따라 고급 리조트들이 늘어서 있다.이 가운데 샹그리라가 운영하는 라사 사양과 골든샌즈rk 권할 만하다.특히 라사 사양은 1973년 문을 연 이후 최고의 서비스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지난해 리노베이션을 마쳐 시설면에서도 훌륭하다.콸라품푸르의 경우최근 문을 연 베르자야 타임스퀘어 호텔이 괜찮다. ●기타 말레이시아의 화폐는 링기트며 RM으로 표기한다.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환전이 되지 않으므로 미 달러를 현지에 가서 바꿔야 한다.유명 관광지의 경우 호텔뿐만 아니라 시내 곳곳에도 환전소가 있지만 공항의 환율이 가장 좋다.신용카드의 경우 복제 사기에 주의해야 한다.반드시 본인이 보는 앞에서 계산하는 곳에서만 사용한다. 다른 동남아국가와 마찬가지로 덥고 때때로 소나기가 내린다.하지만 올해 우리나라보다는 오히려 시원한 편.따라서 긴 옷을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특히 남자의 경우 반바지를 입고 출입할 수 없는 곳이 많으므로 긴바지를 꼭 준비한다. 글 사진 페낭·콸라룸푸르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테러경보’ 덕분에…

    많은 사람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테러에 대한 공포’ 덕분에 콧노래를 부르는 업체도 있다. 미국 정부가 뉴욕과 워싱턴 등지의 5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테러경보를 한 단계 격상한 뒤 뉴욕지역에서는 방독면,낙하산 등 방호용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경제전문 사이트 CNN머니가 2일 보도했다.맨해튼에 위치한 방호용품 판매업체 ‘세이퍼 아메리카’에는 지난 주말 방호용품을 찾는 문의와 주문이 폭주했다.이 회사의 라이오넬 우잔 사장은 “국토안보부가 테러 위험 경고를 할 때부터 예상은 했지만 오프라인 점포가 문을 닫은 지난 주말 인터넷 주문이 평소보다 거의 5배나 급증했다.”면서 “엄청난 전화 메시지에 답을 해주기 위해 직원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잔 사장은 구체적인 업체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월가의 금융업체들이 이 업체 판매량의 70%가량을 차지한다.”면서 이번에 잠재적 테러 목표로 지목된 씨티그룹 직원들과도 접촉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른바 ‘더러운 폭탄’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신형 방독면과 고층건물 근무자용 낙하산등이 인기 품목”이라고 소개했다. 2002년 설립된 이 회사는 개인용,가정용,고층빌딩 근무자용 등 다양한 방호용품 세트를 팔고 있는데 가격은 세트당 350∼1400달러 정도다.지난해 약 2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올해는 상반기에만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을 넘어섰다. 이 회사는 오는 30일 열리는 미 공화당 전당대회의 참석자들에게 팔기 위해 생화학공격 대비용 방호용품 세트인 ‘마음의 평화’를 대량 준비하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전기안전公 송인회사장 “공기업도 브랜드경영 실천해야”

    “공기업도 브랜드 경영을 실천할 때입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송인회(宋人回·53) 사장은 취임한 지 한달가량 지난 29일 “잘나가는 대기업은 철저한 제품관리와 사후 서비스,대외 이미지 홍보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그 회사의 이름만 확인하면 물건을 믿고 고르도록 한다.”면서 “이제는 공기업도 이같은 대기업의 브랜드 경영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전기’하면 전기안전공사가 떠오를 수 있도록 전기수요자와 직접 접촉하는 현장에서 철저하고 깍듯한 기술봉사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더 나아가 ‘안전=송인회’라는 의식을 국민에게 심어주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같은 자신감에는 그의 전공이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송 사장은 고려대에서 ‘재난관리’에 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서울시립대에서 ‘공기업의 경영평가제도’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정당 활동을 하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도 활약했으나 그의 직업은 정치인이 아닌 재난문제 전문가라는 게 일치된 의견이다. 송 사장은 “처음 공사에 왔을 때 노조 등으로부터 ‘낙하산 인사’라는 말도 듣고 바로 노조를 찾아가 내가 사장으로 재직하며 할 수 있는 일들을 두고 토론했고,결국 노조의 환대를 받았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산업화가 고도화될수록 자연재해보다 사람의 잘못에 의한 인위적 재해가 늘기 마련”이라면서 “안전사고는 예방활동과 사용자의 안전의식이 사고후 복구활동보다 몇십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기안전공사는 건물의 전기시설을 점검하고 이를 관리·인증하는 공기업이다.그는 이에 덧붙여 “전기재해를 예방하는 기관이고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기관이며 효율적인 경영의 모범을 보여야 할 기관”이라면서 “3년 임기의 사장직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말을 맺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M&A 막느라 투자여력 줄어”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가 국내 기업들의 투자 재원과 의지를 깎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4일 내놓은 ‘M&A 방어환경의 국제 비교 및 정책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의 자사주 보유 총액은 2001년 말 8조 2040억원에서 지난 5월 19조 1390억원으로 133%가량 늘었다. 또 주주 압력에 따른 현금배당 증가로 배당총액도 2001년 3조 8000억원에서 지난해 7조 2000억원으로 90% 늘어났다. 특히 올 상반기 상장기업의 자사주 순취득액은 3조 6000억원으로 설비투자액 8조 3000억원(지난 4월 기준)의 43%에 달했다.삼성전자(자사주 순취득 3조 6000억원·설비투자 6조 1000억원)를 빼면 상장기업의 자사주 순취득액(1조 6000억원)은 설비투자액(2조 2000억원)의 72.7%나 됐다.반면 시가총액 중 외국인 비중은 2002년 36%,지난해 40.1%,올 상반기 43.6%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 현금투입형 방어 대책으로 경영권 안정을 도모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의측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이 단기적으로 주가 안정과 주주 중시경영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비생산적인 M&A 방어에 과도한 현금이 소요돼 투자여력 감소와 성장 잠재력이 위축되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선진국에서 경영권 방어로 활용되는 차등의결권과 독약조항,황금낙하산 등의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취약한 M&A 방어제로 국내 기업들이 과다한 현금투입과 투자위축 등의 경영상 애로를 겪고 있다.”면서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사 의결권제한 강화 등도 경영권 방어 환경을 악화시키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용어풀이 차등의결권제는 보통주의 몇 배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가진 별도의 보통주를 발행,이를 대주주만 보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효율적으로 경영권 안정을 보장하는 제도다. 독약조항이란 적대적 M&A가 있을 때 이사회 의결만으로 신주를 발행,M&A 기도 세력 이외의 주주들에게 싼 가격으로 인수권을 부여함으로써 M&A를 저지하는 방어 장치다. 황금낙하산은 경영권 이전으로 기업 임원이 퇴진할 경우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토록 함으로써 적대적 M&A를 어렵게 만들게 하는 제도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신비 벗는 토성의 고리] 카시니-호이겐스호 향후 계획

    1997년 10월1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34억㎞를 시속 2만 4000㎞의 속도로 7년동안 항해한 끝에 토성궤도에 도착한 카시니-호이겐스호는 앞으로 4년간 토성 주위를 74회 돌며 토성과 위성 등을 탐사하게 된다.장착된 2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50만장의 사진을 전송하게 된다.토성 주위를 돌고 있는 31개의 위성 가운데 지름이 200㎞가 넘는 9개의 위성을 골라 주위를 59회 돌며 탐사하게 된다. 토성탐사의 하이라이트는 오는 12월24일 카시니호가 소형 탐사선(길이 3m,무게 320㎏) 호이겐스를 발사,3주후인 내년 1월14일 최대 위성인 타이탄 표면에 착륙시키는 것이다.호이겐스는 타이탄의 대기를 뚫고 내려가 낙하산을 펼쳐 표면에 착륙을 시도하게 된다.호이겐스는 대기 진입 후 2시간30분동안 하강해 표면에 착륙하게 되며,안착할 경우 30분간 표면에서 추가로 작동하게 된다.호이겐스가 타이탄 표면 착륙에 성공한다면 인류의 우주탐험 역사를 새로 쓰는 엄청난 사건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호이겐스는 타이탄의 대기권에 진입,150㎞ 상공에 이르면 장착된 카메라와 레이저 등 5개의 최첨단 센서기가 작동하면서 40억년전 지구와 비슷할 것으로 보이는 타이탄의 질소가 풍부한 대기와 액체 에탄으로 이뤄진 바다,타르 같은 영구동토층에 대한 탐사결과를 지구로 전송하게 된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요지경’ 우리당

    열린우리당이 어지럽다.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된 한나라당 박창달 의원 체포 동의안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히라는 당원들의 요구에 40명이 넘는 의원들이 “나는 찬성했다.”며 국회법상 무기명 투표에 담긴 비밀보장 원칙을 팽개치고 있다. 집권여당 사상 처음으로 결성된 사무처 노동조합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다른 당 출신 정무직 공무원들을 몰아내려고 해 파란이 예상된다.그동안 ‘초선 대(對) 재선 이상’ 의원들 중심으로 전개되던 갈등 양상이 이번에는 ‘국회의원 대 평당원과 사무처 당직자’ 간의 대결로 바뀌는 조짐이다. 6일 현재 한나라당 박창달 의원 체포 동의안에 찬성했다고 밝힌 우리당 의원들은 40명을 넘어섰다.반대했다는 의원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찬성했다고 밝힌 의원들은 대체로 두가지 경우로 보인다. 당원들의 요구가 정당해 흔쾌히 답변했다는 ‘소신파’와 답변하지 않았다간 어떤 수모를 겪을지 몰라 할 수 없어 답변했다는 ‘여론파’로 나눌 수 있다.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열성당원들이 요구해 깊은 검토 없이 ‘쫓겨서’ 내 입장을 밝혔다.”면서 “비밀투표인데 당 차원에서 밝히기로 했다면 모를까 의원 개인이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한 보좌관도 “당원들의 분노는 이해하나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고 출당조치 운운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그런 양아치 당원들의 협박에 의원들이 굴복해선 안된다.”고 흥분했다. 이날 오후 출범한 중앙당 사무처 노조에서는 노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동조했다가 열린우리당에서 일하는 ‘낙하산 인사’들을 몰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또 다른 논란이 일 전망이다.노조 결성에 핵심적 역할을 한 관계자는 “우리당 소속 의원 보좌진으로 활동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이런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당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 우리들이 그냥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토요영화] EBS 아름다운 사람들

    ●아름다운 사람들(EBS 오후 11시10분) 보스니아 사태를 배경으로 근거지를 잃고 영국 런던으로 흘러들어와 대립하는 세르비아인과 크로아티아인,여의사와 사랑에 빠지는 보스니아 남자,전쟁통에 군인의 아이를 갖게 된 아내를 받아들이는 남편 등 전쟁의 아픔을 사랑으로 극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1999년 칸 국제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특별상과 체코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1993년 월드컵 예선경기가 한창인 런던.보스니아 앞 뒤 마을에 살던 세르비아인과 크로아티아인은 버스에서 우연히 만나 난투극을 벌인다.보스니아 난민 출신 페로는 차 사고를 당해 만난 의사 포샤와 사랑에 빠지고,같은 병원 산부인과 의사인 몰디는 낙태를 원하는 보스니아의 젊은 부부,체밀라와 이즈메를 돌봐준다.축구 경기를 보러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갔던 그리핀은 마약에 취해 공항에서 UN구호품 낙하산에 실려 보스니아 전장으로 떨어진다. 체밀라 부부는 전쟁의 상처로 태어난 딸을 카오스(혼돈)라 이름 짓고 몰디의 집에서 새로운 가족을 이룬다.포샤와 결혼하는 페로는 보스니아에서 저지른 전쟁범죄를 고백하고 포샤 가족은 사랑과 이해로 그를 품는다.107분.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메트로 의회]기초의원…총선땐 총알받이 끝나면 토사구팽

    서울시 한 기초의원은 최근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소속 지구당 위원장인 현 국회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17대 총선 당시 도와주면 꼭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한 민원사항 때문이다.하지만 국회의원의 대답은 ‘어렵다.’였으며 이후에는 ‘바쁘다.’며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 선거가 끝난 뒤 국회의원이 기초·광역 의원을 ‘토사구팽’하는 사례는 다반사다.이는 사실상 공천권을 거머쥔 국회의원과 기초·광역의원 사이의 종속관계를 여실하게 증명하는 것. ●공천권 때문에 지원요청 거절못해 홍영유 강서구 의원은 “선거 때는 소속 광역·기초 의원들이 지역구를 나눠 맡아 사실상 총알받이 노릇을 한다.”면서 “그러나 막상 선거를 마치면 국회의원들은 지역구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으며 연락마저 뜸하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려는 후보들은 다급한 탓에 무리한 약속까지 장담한다.하지만 당선되면 태도를 바꾼다.이런 사실을 지자체 의원들도 몸소 체험해 알지만 공천권 때문에 도와달라는 요청을 거절하기 어렵다. 전명환 서울시 의원은 “전에는 지구당 위원장이 공천권을 완전히 장악했으며,지구당이 폐지된 지금도 중앙당의 힘을 빌려 위원장이 70∼80%는 영향력을 행사한다.”면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기초·광역의원들을 통제,관리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한 기초의원은 “지역 민원은 실제 국회의원에게 손을 벌리지 않으며,국책사업이든 뭐든 간에 집행부와 협의를 거쳐 해결한다.”면서 “지역구에서 표가 적게 나오면 공천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간 빼줄 듯하다가 안면몰수 총선 당시에는 ‘간이라도 빼 줄 것처럼’ 무리한 약속까지 서슴지 않던 국회의원 후보들도 막상 후보 딱지를 떼고 나면 안면몰수하기 십상이다. 10년 남짓 모 정당에서 지구당 여성부장을 역임한 윤이순 성북구 의원은 2002년 지방선거에는 공천대상에서 빠졌다.지난 1998년 처음 당선된 윤 의원은 지역구에서 인정받는 여성의원으로 통했다.공천에서 배제된 이유는 지구당 위원장의 사적인 판단에서다.2002년 무소속으로 출마해 연임에 성공했다. 윤 의원은 “위원장이 당선되면 내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총선에서 열심히 뛰었다.”면서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조직을 방치하며 지역 현안은 알아서 처리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임중해 성북구 의원은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이 필요하면 힘 없는 기초·광역 의원들을 이용하고 막상 당선이 되고 나면 내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김운기 서울시 의원은 “물론 민원사항에 대한 약속을 할 때 실현 불가능한 무리한 부탁도 많다.”면서 “하지만 대개 바쁘고 귀찮으니까 안 들어준다.”고 말했다. 지역 민원뿐만 아니라 지방선거의 지원유세도 마찬가지다.국회의원은 체면상 소속 기초·광역 의원의 지원유세를 꺼린다. 한 광역의원은 “사실 선거에서 도와주면 2년뒤 자신도 출마할 텐데 좋지 않겠느냐.”면서 “지역 민원도 국회의원이 도와주면 보다 쉽게 해결될 것”이라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게다가 시·구 의원을 하나의 정치인으로 키우기보다는 경쟁상대로 여겨 짓누르기 일쑤다.사석에서 한 국회의원은 ‘시의원을 시켜주니까 국회까지 넘본다’는 소리를 공공연하게 한다. ●“상생의 관계 정립해야” 한 기초의원은 “장래를 고려한다면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의 정당 공천은 배제해야 한다.”면서 “4대선거를 한꺼번에 치러 서로 도울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운기 서울시 의원은 “후보자들이 공약을 남발해서는 안되며 국민들도 국회와 시,구 의회에서 할 수 있는 사항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경선제가 일반화되면 이런 분위기도 많이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석 서울시 의원은 “선진국에서는 기초·광역 의회에서 정치수업과 전문성을 갖춘 뒤 중앙으로 진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면서 “우리의 정치문화는 대개 낙하산이라 국회의원이 지방의원을 더 무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메트로 의회]기초의원…총선땐 총알받이 끝나면 토사구팽

    서울시 한 기초의원은 최근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소속 지구당 위원장인 현 국회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17대 총선 당시 도와주면 꼭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한 민원사항 때문이다.하지만 국회의원의 대답은 ‘어렵다.’였으며 이후에는 ‘바쁘다.’며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 선거가 끝난 뒤 국회의원이 기초·광역 의원을 ‘토사구팽’하는 사례는 다반사다.이는 사실상 공천권을 거머쥔 국회의원과 기초·광역의원 사이의 종속관계를 여실하게 증명하는 것. ●공천권 때문에 지원요청 거절못해 홍영유 강서구 의원은 “선거 때는 소속 광역·기초 의원들이 지역구를 나눠 맡아 사실상 총알받이 노릇을 한다.”면서 “그러나 막상 선거를 마치면 국회의원들은 지역구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으며 연락마저 뜸하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려는 후보들은 다급한 탓에 무리한 약속까지 장담한다.하지만 당선되면 태도를 바꾼다.이런 사실을 지자체 의원들도 몸소 체험해 알지만 공천권 때문에 도와달라는 요청을 거절하기 어렵다. 전명환 서울시 의원은 “전에는 지구당 위원장이 공천권을 완전히 장악했으며,지구당이 폐지된 지금도 중앙당의 힘을 빌려 위원장이 70∼80%는 영향력을 행사한다.”면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기초·광역의원들을 통제,관리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한 기초의원은 “지역 민원은 실제 국회의원에게 손을 벌리지 않으며,국책사업이든 뭐든 간에 집행부와 협의를 거쳐 해결한다.”면서 “지역구에서 표가 적게 나오면 공천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간 빼줄 듯하다가 안면몰수 총선 당시에는 ‘간이라도 빼 줄 것처럼’ 무리한 약속까지 서슴지 않던 국회의원 후보들도 막상 후보 딱지를 떼고 나면 안면몰수하기 십상이다. 10년 남짓 모 정당에서 지구당 여성부장을 역임한 윤이순 성북구 의원은 2002년 지방선거에는 공천대상에서 빠졌다.지난 1998년 처음 당선된 윤 의원은 지역구에서 인정받는 여성의원으로 통했다.공천에서 배제된 이유는 지구당 위원장의 사적인 판단에서다.2002년 무소속으로 출마해 연임에 성공했다. 윤 의원은 “위원장이 당선되면 내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총선에서 열심히 뛰었다.”면서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조직을 방치하며 지역 현안은 알아서 처리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임중해 성북구 의원은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이 필요하면 힘 없는 기초·광역 의원들을 이용하고 막상 당선이 되고 나면 내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김운기 서울시 의원은 “물론 민원사항에 대한 약속을 할 때 실현 불가능한 무리한 부탁도 많다.”면서 “하지만 대개 바쁘고 귀찮으니까 안 들어준다.”고 말했다. 지역 민원뿐만 아니라 지방선거의 지원유세도 마찬가지다.국회의원은 체면상 소속 기초·광역 의원의 지원유세를 꺼린다. 한 광역의원은 “사실 선거에서 도와주면 2년뒤 자신도 출마할 텐데 좋지 않겠느냐.”면서 “지역 민원도 국회의원이 도와주면 보다 쉽게 해결될 것”이라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게다가 시·구 의원을 하나의 정치인으로 키우기보다는 경쟁상대로 여겨 짓누르기 일쑤다.사석에서 한 국회의원은 ‘시의원을 시켜주니까 국회까지 넘본다’는 소리를 공공연하게 한다. ●“상생의 관계 정립해야” 한 기초의원은 “장래를 고려한다면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의 정당 공천은 배제해야 한다.”면서 “4대선거를 한꺼번에 치러 서로 도울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운기 서울시 의원은 “후보자들이 공약을 남발해서는 안되며 국민들도 국회와 시,구 의회에서 할 수 있는 사항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경선제가 일반화되면 이런 분위기도 많이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석 서울시 의원은 “선진국에서는 기초·광역 의회에서 정치수업과 전문성을 갖춘 뒤 중앙으로 진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면서 “우리의 정치문화는 대개 낙하산이라 국회의원이 지방의원을 더 무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길섶에서] 철들기/신연숙 논설위원

    80회 생일을 맞아 낙하산 점프를 한 부시 전 미국대통령을 가장 근심스럽게 바라본 이는 부인 바바라 여사였다.그녀는 남편이 더는 점프를 하지 않게 할 작정이라면서 “언제나 철이 들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바바라 식으로 표현한다면 우리는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렸다고 해야 할까.몇 해 전 태국 여행에서의 일화가 생각난다.태국의 명물인 코끼리 농장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여러 마리의 코끼리가 축구,달리기 등을 하는 동물쇼가 진행된 다음 관람객 참여 시간이 되었다.관람객들이 운동장에 길게 드러누워 있으면 코끼리가 관람객 허리를 뛰어넘어 허들 경주하는 모습을 보여줄 테니 누구든 나오라는 것이다.우르르 몰려나가는 관람객들은 대부분 일본인,특히 여성들이었다.스무 명쯤 됐던 우리 일행 틈에서 나가볼까,말까 망설이다가 끝내 기회를 놓쳐버리고 말았다.일행 중 다른 사람도 아무도 나가는 이는 없었다.비명을 지르며 즐거워하는 일본인들을 바라보면서 작은 모험도 주저하는 우리의 소심함과 나약함을 탓해봤었다.좋게 말해 “철이 들었다.”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내내 씁쓸하게 남아있는 기억이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12)’등산경영’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등산이나 회사경영이나 같습니다.전열을 가다듬어 간다든지,뒤처지는 사람은 다른 동료들이 끌어주고 앞에 위험이 있으면 미리 경고해 준다든지….” 옛 재무부 관료시절 국내의 산이란 산은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등산광이었던 박종원 코리안리(옛 대한재보험) 사장의 ‘등산경영론’이다.박 사장은 관료출신 중 성공한 대표적인 최고경영자(CEO)로 평가받는다. 박 사장이 지난 1998년 7월 지휘봉을 잡으면서 코리안리는 놀랄 정도로 달라졌다.63년 창립 이후 98년까지의 순이익은 837억원에 불과했지만,박 사장이 취임한 이후 99년부터 지난 2003년의 순이익만 2475억원이다.5년간의 순이익이 과거 36년간의 합계액보다 3배나 많은 셈이다. “실적이 좋은 공사도 물론 적지 않지만,대체로 공사는 (민간기업보다는)무사안일한 것이 아닙니까.” 수익개념도 별로 없었고,이익을 창출하려는 노력도 제대로 없었다.코리안리는 지난 63년 공사로 출범했다.78년에 민영화가 됐지만 박 사장이 부임할 때까지도 민영화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던 셈이다. 박 사장은 먼저 구조조정을 통해 분위기 혁신을 시도했다.외환위기 때라 구조조정은 유행아닌 유행이 됐고,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특히 당시 코리안리는 보증보험 손실규모가 3800억원이나 됐고,그 해의 손실은 2800억원으로 예상되는 등 파산 직전이었다. ●실세 동창생도 구조조정 박 사장은 98년 9월 282명의 임직원을 197명으로 줄였다.30%를 줄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원칙대로 했다.김대중 대통령 시절 실세로 알려졌던 Y씨의 동창생인 모 부장을 정리했다.당시 경제부처의 고위관계자도 Y씨 친구 구명에 나섰지만,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박 사장은 또 노조 핵심간부 출신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켰다.외부에서 노조간부를 살리려고 했지만,박 사장은 끄덕도 하지 않았다. 핵심 두 사람을 인사고과가 나쁘다는 이유로 정리하자,구조조정에 포함된 다른 직원들도 “저런 실세들도 짤리는데….”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취임해 보니 타원형 조직이었습니다.지점이 없고 본부만 있는 회사다 보니 한번 회사에 들어오면 계속 승진하고,이러다 보니 과장급 이상 간부직이 45%,대리급 이하가 55%인 기형적인 조직이었지요.” 상향·하향·동료평가 등 다면평가와 과거 7년간의 인사고과를 바탕으로 간부급 45%,사원급 18%를 구조조정했다.타원형조직이 피라밋조직으로 바뀌었다. “구조조정에 따라 물론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이하고 무사안일한 직원들,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 직원들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실적이 좋아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점입니다.” 과거에는 사장라인,감사라인,상무라인 등 각종 파벌이 있었지만 그러한 것도 사라졌다.과거의 인사위원회는 유명무실했지만 지금은 부장들이 인사위원이 돼 승진할 사람을 가린다.또 부장들은 함께 일할 사람을 선택한다.방출할 직원들도 나올 수밖에 없다.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게 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면 된다는 자신감 “이 곳에 온 직후 99년도 계획을 짤 때,직원들은 ‘98년 정도의 실적만 올려도 잘하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길래 내가 ‘노력을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그렇게 단언하느냐.’면서 ‘구체적인 자료를 근거로 해서 10% 성장하는 안을 다시 짜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99년 실적은 전년보다 15%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렇게 되자 직원들은 ‘하면 되는구나.’하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소극적인 자세에서 적극적인 자세로,부정적인 태도에서 긍정적인 태도로 직원들의 자세가 바뀌었습니다.” 2000년부터는 일본의 동아재보험을 제치고 아시아 1위에 올랐다.세계 17위.특히 동남아의 관련업계에서는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투명한 경영과 능력에 따른 인사 정보 공유가 잘 되는 점도 코리안리의 장점이다.확대간부회의가 대표적이다.매주 한차례 하는 확대간부회의에 노조 사무국장이 참석한다.정보를 공유하고 경영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취지에서다.대리급 이하의 직원들도 돌아가면서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한다. “직원들도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합니다.전체적인 흐름을 알고 일해야 더 잘 할 수도 있고,참여하면서 사명감도 갖게 됩니다.” 신입사원 선발 방식도 독특하다.지난해에는 서류심사와 면접 외에 야외면접을 도입했다.합격예정자의 2배수를 뽑은 뒤 오전에는 청계산을 등반하도록 했다.부장·차장·노조위원장 등이 조장을 맡았다.점심에는 축구를 하도록 했다.등산을 할 때에는 시간을 잘 지켰는지,복장을 비롯한 준비물을 잘 됐는지를 체크했고 축구시합에서는 팀워크를 중시하는지,적극적인지를 봤다.지금도 그렇지만,과거에는 공무원들이 민간으로 가는 것을 더 꺼렸다.그런데 왜 민간행을 선택했을까. “어느날 갑자기 자문자답을 해봤습니다.공무원 생활이 행복한가,나는 만족하고 있나를 스스로 물어 봤지요.토요일도 없고 일요일도 없는 공무원 생활….1급이 되고 차관,장관이 된다고 해서 행복할지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민간에 가서 하고 싶은 것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밖에서 오면 능력과 적재적소와는 관계없이 대체로 ‘낙하산’으로 폄하된다.당시의 대한재보험 노조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가 정식으로)취임하기 전에 노조에서는 낙하산이라고 반대했습니다.(거의)망한 회사를 살리려면 노사가 화합하는 길밖에 없다고 설득했지요.재무부 사무관 시절 보험담당을 했던 경험에 따라 청사진을 설명했고,노조 간부들의 이해를 구했습니다.” ●“공무원들,목에 힘을 빼면 된다.” 민간쪽으로 가려는 관료들에게 부탁할 점은 뭘까.“목에 힘을 빼면 됩니다.그렇지 않으면 민간부문에서 살아 남을 수 없지요.선례는 그만 따지고 효율(수익성)개념을 가져야 합니다.” 서울 수송동의 코리안리에 들어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도전은 계속된다.’,‘아시아 1위에서 세계 초일류로’라는 자막을 볼 수 있다.직원들의 인사말도 “1등합시다.”로 됐다. “1등은 모범답안이 없습니다.남이 하지 않던 것을 해야 하고,시장개척을 하고,미래를 창조해야 하기 때문이지요.코리안리 직원들은 1등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작지만 강한 회사,단일기업으로 최고의 기업,최고의 봉급을 주는 회사로 키우고 싶습니다.” 코리안리의 대주주는 회사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소유와 경영의 분리,CEO와 직원들의 자신감과 적극적인 사고가 과거의 패배주의에서 벗어난 오늘의 코리안리를 만든 원천은 아닐까. 곽태헌기자 tiger@seoul.co.kr ■ 박종원 사장은 “아무래도 공직은 다소 조직이 경직된 편인 반면 민간부분은 유연하지 않습니까.모든 정책을 사장이 펴나갈 수 있고,그에 따라 성과도 있기 때문에 성향상 공무원보다는 민간쪽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 사장의 예상과 기대대로 민간부문으로 나온 뒤의 성적은 A+.보통 관료(특히 옛 재무부) 출신들은 민간으로 오면 실적과는 관계없이 6년은 보장된다는 말도 있지만 박 사장은 실적이 좋아 2001년 연임됐기 때문에 보통의 관료출신과는 성격이 다르다. 사람마다 스타일은 다르다.참모형도 있고,보스형이나 야전사령관 스타일도 있다.기자가 박 사장을 알게 된 것은 지난 97년 말.그는 공룡조직인데다 외환위기로 특히 바빴던 재정경제원의 공보관으로 부임했다. 해병대 출신의 박 사장은 분명 참모형은 아니었다.윗사람의 눈치를 보는 관료형도 아니었다.연말이면 환갑이지만,등산으로 단련된 몸과 마음은 청춘이다.연세대 법대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14회 출신으로,재무부 외자관리과장,재정융자과장,총무과장을 지냈다.재무부와 경제기획원이 통합된 뒤에는 재경원 총무과장을 맡았다. 국세심판소 상임심판관에 이어 공보관을 지냈다.매우 솔직한 성격이다. ˝
  • [토요일 아침에] 순(舜)임금의 孝/권도갑 원불교 도봉교당 주임 교무

    순 임금은 어려서 일찍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그래서 아버지는 새 어머니를 얻어 그 사이에서 이복 동생을 두게 되었다.새 어머니는 순을 미워하였다.자신이 낳은 자식에게 재산을 상속받게 하기 위하여 남편을 설득시켜서 순을 죽이게 하였다. 어느 날 아버지가 순에게 헛간의 지붕을 고치게 하고는 불을 질러 타 죽게 하였으나 영명한 순은 이를 미리 알아차리고 낙하산 같은 옷을 입고 뛰어내려서 목숨을 구했다. 또 어느 날에는 아버지가 우물을 고치도록 하여 위에서 흙을 부어버렸다.그러나 순은 미리 우물 아래에 통로를 파 놓아서 무사히 피신하였다고 한다. 다급해진 새 어머니는 아버지의 생신날을 맞아 그를 초대하여서 술에 직접 독을 타서 마시게 하였다.순은 사전에 독을 해독하는 음식을 많이 먹고 와서 죽음을 피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기록에 보면 이처럼 부모님으로부터 세번이나 죽을 경우를 당하였는데도 순은 전혀 원망하지 않았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우리는 사소한 일에도 부모를 탓하며 불평하고 산다.처음 이 이야기를 보았을 때는 현실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일까 하고 의심하였다. 그러나 공부를 하면서 여기에 숨겨진 진실을 이해하게 되었다.부모는 내가 선택해서 태어난다.깨치신 많은 선각자들이 이 소식을 말씀하셨다.그렇다면 나의 탄생은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이를 바르게 수용한다면 부모에 대한 일체의 원망이 사라진다.부모가 나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놓게 된다.그러면 왜 지금의 부모를 선택할까? 수많은 인연을 두고 이러한 부모를 만나게 되는 원인이 도대체 무엇일까? 여기에 삶의 중요한 지혜가 담겨져 있다.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아픔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인연을 선택하는 것이다.그래서 부모의 문제를 보고 이를 내 것으로 받아들일 때 나의 업장이 녹아난다. 그러지 않고 이를 불만하고 저항하면 자신도 모르게 삶의 앞에 똑같은 문제가 나타나서 아픔을 겪게 된다.많은 사람들이 아버지와 어머니를 원망함으로써 스스로 그들의 보기 싫은 모습을 닮아가고 있음을 고통스럽게 체험하고 있다. 부모는 나의 문제를 비춰주는 은혜로운 거울이다.이를 받아들이면 효가 살아나고 천륜(天倫)이 세워져서 바른 인격을 이루게 될 것이다. 순 임금은 이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 같다.그는 부모가 자신을 해치려는 모습을 보고 이를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였다.만약에 순이 이들을 증오하고 미워하였다면 그의 내면에 폭력성이 살아나서 부모를 죽이는 일도 일어났을 것이다.그런데 오직 잘 모시지 못함을 눈물로써 참회하였다고 한다. 순의 아버지는 자식을 죽이려 하였으니 상식적으로는 아주 나쁜 사람이다.그러나 순이 그의 문제를 자신의 것으로 수용함으로써 마음속에 사람을 미워하고 해치는 마음이 깨끗이 정리되었던 것이다. 당시 요(堯)임금이 나라를 자기 아들에게 물려주려 하였다고 한다.그러나 온 백성이 이미 사(邪)가 떨어지고 마음을 비운 순을 임금으로 모시기를 원하였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천하를 다스리는 임금이 되게 한 중요한 역할을 아버지가 한 셈이 된다.지혜로운 아들에 의해서 함께 살아난 것이다.이처럼 부모님을 나의 문제를 일깨우는 거울로 바라본다면 누구나 마음이 열리는 귀한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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