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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법관 지명자 반대광고 논란

    미국의 한 낙태 옹호 단체가 존 로버츠 대법관 지명자의 상원 인준에 반대하는 캠페인 광고를 10일(현지시간)부터 내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내럴 프로-초이스 아메리카’는 50만달러(5억원)를 들여 상원의 인준 투표를 3주 앞두고 30초짜리 광고를 폭스와 CNN을 통해 내보내고 다음 주부터 2주간은 메인주와 로드 아일랜드 지역 방송국을 통해 방영할 계획이다.이 광고는 1998년 1월 폭탄 공격을 받은 앨라배마주 버밍햄의 한 낙태 클리닉 직원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어 로버츠 지명자가 1991년 검찰청 수석 차장으로 일할 때 서명해 법원에 제출한 보고서 사본을 비춘다. 이 보고서는 낙태 반대 진영의 공격을 막을 수 있도록 연방판사가 접근 금지명령을 내려달라는 낙태 지지진영의 청원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이었다. 광고는 이때 일을 들먹이며 ‘로버츠 지명자가 이런 보고서를 내 클리닉 폭탄 테러범을 결과적으로 도왔다.’고 비방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상원의원에게 전화해 반대표를 던지라고 하세요. 미국은 다른 미국인에게 해를 끼친 이들의 죄를 면책해준 이데올로그를 대법관에 임명할 이유가 없다.’는 자막으로 끝난다.그러나 다른 낙태 옹호단체들까지 이 광고는 잘못됐을 뿐 아니라 무리한 광고라고 보고 있다. 급기야 보수진영은 30만달러를 들여 11일부터 반박 광고를 내보낼 계획인데, ‘진보진영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나요.’라고 묻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탈북자 증언으로 본 북한인권

    ‘남한이나 외국에서 들어온 지원미는 인민들한테는 돌아오지 않는다.’ ‘중국 건너갔다 잡혀온 아주머니를 몽둥이가 세 토막 날 정도로 힘껏 내리쳤다.’ ‘총살 전에 누구누구, 죄명 뭐, 군중심판한다는 포스터가 붙는다.’ 국가인권위가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에 용역 의뢰한 보고서 ‘탈북자 증언을 통해서 본 북한인권 실태조사’의 내용이다. 지난해 10월∼올해 1월 탈북자 50명을 심층 인터뷰하고 탈북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로 북한의 참담한 인권현황이 담겨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 있을 당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먹는 문제’였다. 실제로 굶어 죽은 사람을 직접 본 사람은 응답자의 64%에 이르고 소문을 들은 이도 26%다. 의료 서비스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북한은 ‘무상의료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경제난으로 일반인들은 혜택을 보고 있지 못했다. 환자가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58%가 ‘시장에서 약을 사서 먹는다.’고 답한 반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8%에 그쳤다. 북한 인권과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공개처형과 관련해서는 설문자의 75%가 실제로 목격했으며 소문을 들어본 적이 있다는 응답도 17%나 됐다. 탈북자들이 강제송환되는 무산보위보와 청진도집결소 인권 유린 상황은 상상을 초월했다. 지난해 10월 입국한 A(55·여·유치원교사)씨는 청진도집결소에 대해 “애기를 낳으면 애기 코를 땅에 닿게끔 엎어놓아요. 이렇게 엎어놓으면 애기가 울잖아요. 살겠다고, 버둥거리면서 울고 정말 그럴 때면 엄마는 애기가 죽기를 기다리는 게…”라고 증언했다. 또 A씨는 “병원에 약이 없어 낙태를 시키기 위해 배를 차서 아기를 조산 또는 유산시킨다.”고 했다. 한편 인권위는 용역보고서를 제출받고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이를 두고 ‘지나치게 북한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자 인권위는 “내부 참고자료로 의뢰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섹스토리(9) 당당하게 숨기기

    그와 나는 오늘도 ‘비디오방’으로 간다. 비디오방은 ‘여관’보다 돈이 훨씬 적게 들 뿐더러, 훨씬 더 은밀한 스릴과 서스펜스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비디오방에는 순전히 커플끼리만 온다. 모두들 스킨십을 즐기고 싶어서이다. 단속을 한다고 해서 비디오방에는 방마다 창문이 달려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눈속임에 불과하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서울 각 지역의 비디오방에 가본 나로서는, 이제 딱 들어가 보면 그 비디오방의 눈속임 장치는 무엇이든간에 쉽게 간파할 수가 있다. 신촌에는 유명한 비디오방이 몇군데 있다. 우선 록카페 ‘콜라’ 옆의 세번째 골목에 있는 A비디오방. 이곳에 가서 주인 아줌마한테 특별히 부탁하면 아줌마가 뒤의 커튼으로 가려진 철문으로 들어가게 해준다. 그곳에는 가격은 좀 비싸지만 완전히 가려진 침대방이 있다. 다른 곳보다 훨씬 더 어둡다. 그리고 구석방으로 가면 그 안에서 무슨 짓을 해도 밖에서는 볼 수가 없게 되어 있다. 그래도 큰 창문이 하나 있어 좀 망설여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고객을 위한 배려에서인지 주인 아줌마는 남녀 커플이 들어오면 검은 천조각을 건네준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유리창문에 딱 붙이도록 장치가 되어 있으니 필요하면 붙이라고 가르쳐준다. 그런 다음 이어서, 단속반이 뜨면 방 내부의 불을 켜고서 천조각을 붙이라고 알려준다. 또 아줌마는 단속반이 물러가면 천조각을 떼면 된다고 당연한듯이 말해주는 것이다. 검은 천조각의 위력은 대단하다. 이것을 창에 붙이고 나면 남녀가 둘 다 훨씬 더 대담해져서 여관방에서처럼 옷을 다 훌훌 던져버리고 ‘딥(deep) 스킨십’을 즐기게 된다. 그리고 또 신촌에서 유명한 곳은 B비디오방이다. 이곳은 정말 비디오방 중에서도 그 교묘한 장치로 너무 유명한 나머지, 스포츠신문 같은 데서 ‘신촌의 모 비디오방’이라고 하면서 기사로 나가기도 했다.B비디오방은 주말에는 한시간 넘게, 평일에도 운이 나쁘면 삼십분 정도는 기다려야 자리가 난다. 이곳은 창문이 있긴 하지만 검은색 불투명 창문으로 되어 있어서 밖에서는 절대로 들여다볼 수가 없다. 시설도 첨단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소파’가 첨단이라는 점이다. 그냥 보면 평범하게 생긴 등받이만 매우 높은 의자이다. 오히려 다른 비디오방의 긴 소파 의자와는 달리 불편하게 보인다. 그래서 나는 그곳에 처음 갔을 때 왜 B비디오방이 그렇게 붐빌까 하고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비디오방을 애용하는 다른 친구가 그 의자의 비밀을 말해주고 나서야 비로소 납득을 하게 되었다. 의자를 쫙 펴면 큰 더블 침대가 되는 것이었다. 와-이렇게 좋은 비디오방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만 하면 그곳 역시 여관방과 비슷한 장소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약간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런 불안함이 오히려 섹스의 ‘스릴’ 요소가 된다. 그럼 비디오는 언제 보냐고? 물론 처음과 끝만 본다. 그러고 나서 상상력을 총동원하여 내용을 짐작해본다. 오랜만에 비디오방에 간 경우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예 못 볼 경우도 있다.‘END’ 자막이 뜨고 스태프들 명단이 자막으로 올라가기 시작한 뒤에야 비로소 옷을 다시 제대로 차려입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점잔을 빼가며 비디오방을 나오는 것이다. 물론 1학년에 입학한 직후에는 이런 종류의 비디오방은 잘 몰랐었다. 나는 그냥 평범한 비디오방에서 키스 정도만 했다. 그때 나는 남자 친구가 자꾸 옷 속으로 손을 넣으려 해 막 울었고, 그런 문제로 남자 친구와 다툰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1학년 5월 첫 축제때, 남자 친구가 용케 알아가지고 찾아간 그 요상한 비디오방에 가게 되어, 들뜬 축제 분위기 때문에 ‘은밀한 행위’를 하게 된 것이었다. 우리는 A나 B비디오방으로 가서 이젠 마음 놓고 스킨십과 페팅을 즐긴다. 가끔가다 그가 질외사정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내 입에다가 할 때가 많다. 하지만 질 안에다가는 절대로 안 한다. 우리들은 현명하게 섹스를 즐길 줄 알게 된 것이다. 비디오방이 아니라 카페 같은 곳에 가서도 우리는 옆으로 탁 붙어앉아 은밀한 행위를 즐긴다. 그가 윗저고리를 벗어 그의 사타구니 위를 덮는다. 그러고는 윗저고리 안에서 바지 지퍼를 내린다. 그런 다음 내 손이 그 안으로 파고들어 간다.…ㅋㅋㅋ…말 안 해도 알겠지…. 물론 내 손이 그의 일어선 페니스를 조물락조물락 주물러대는 것이다. 우리는 차츰 더 대담해져서 영화관에 갈 때도 그런 행위를 되풀이하게 되었다. 물론 그러다 보니 처음엔 영화의 스토리를 놓치게 되었다. 하지만 차츰 습관이 들자 내 손이 자동적으로 니글니글하게 움직여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나 그나 영화 내용을 놓치지 않고 감상하면서 ‘당당한 숨기기’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위에서 적어놓았듯이 요즘 대학생들의 성생활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번져가고 있다. 사회단체들이 순결캠페인을 벌여봤자 그런 자연스러운 흐름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물론 일부의 쪼다같은 대학생들이 그런 운동에 참여하기도 하고 비디오방 등의 ‘사랑독려업체’(?)나 외설물추방운동 같은 것을 벌여보기도 하지만 실효를 거두긴 어렵다고 본다. 물론 요즘 대학생들, 특히 여자대학생들은 ‘겉’으로만은 ‘순결’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사실은 전혀 ‘아니올시다’인 것이다. 나는 이 글에서 얼굴에 상당히 두꺼운 철판을 깔고 비교적 솔직하게 사실을 털어놓은 것이지만, 대다수의 여성들은 ‘축소·은폐’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조금 친해지고 나면 ‘아주 친한’ 여자 친구들 한테만은 대개 다 털어놓는다. 거의 모든 여대생들은 처음에는 남자를 거부하고 처녀성을 지키겠다고 맹서하며 몸부림을 친다. 그러나 차츰 시간이 지날수록 대담한 ‘스킨십’을 즐기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한 남자를 사귀게 되면 90% 정도의 여대생들이 성경험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설문조사 같은 데서는 그런 수치가 절대로 안 나온다. 왜냐하면 대개는 거짓말로 써놓기 때문이다. 내 생각으로는 순결운동이니, 처녀·숫총각이 아닌 이성하고는 절대로 결혼해선 안 된다느니 하는 등등의 언급은, 글쎄 뭐랄까…아무튼 좀 웃긴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그런 시대착오적 망발을 하느냐 말이다. 처녀성을 지키는 여자라면,20대 후반까지 남자 한번 못 사귀어본 ‘폭탄여자’(폭탄처럼 봉건적인 여자)이거나,‘옥떨메킹카’(옥상에서 떨어진 메주를 킹콩이 짓밟은 것처럼 못생긴 여자) 또는 처녀막재생수술을 말끔하게 한 여우이거나 셋 중 하나일 것이다. 이런 요즘 세태는 인터넷에 있는 ‘익명 게시판’ 같은 곳에 들어가 보면 알 수 있다.‘PC통신xx’ 같은 데는 젊은 세대들이 솔직한 얘기를 털어놓는 익명 게시판으로 유명하다. 익명 게시판은 글을 써서 올려도 쓴 사람의 이름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용감해진 무사(武士)들이 대담무쌍하게 자신의 경험담이나 의견을 써놓는다. 대학 가운데는 내가 다니는 Y대학교의 ‘익명 게시판’이 가장 유명하다. 각종 섹스 얘기와 체위 얘기, 돈 주고 여자(또는 남자) 사서 하는 얘기, 낙태, 피임 같은 얘기들이 마치 ‘하수도 문화’의 상징이라도 되는 것처럼 당당히 올라온다. 그래서 게시판을 계속 유지할 것이냐, 당장 폐쇄시킬 것이냐 하는 문제로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 보다 더 솔직한 곳은 여성동호회 ‘XYZ’이다. 이곳은 여성이 아니면 가입할 수 없는 곳으로서, 남자가 여자의 아이디를 빌려서 가입하거나 했다는 사실이 나중에 드러나면 아이디 자체가 취소되어 버린다. 이런 ‘여자들만의 세상’이기 때문에 방문자들은 언제나 솔직하다. 여대생에서부터 가정주부까지 모든 여자들이 익명으로 서로의 경험 얘기를 솔직하게 나누고 자신이 겪은 각종 경험을 올려놓으면, 그 분야의 여성 전문가들이 대답해준다. 섹스얘기, 피임얘기, 임신문제, 유부남과의 사랑얘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솔직하게 오간다. 그렇다면 지금 나이가 찬 처녀들 중에서 진짜 숫처녀의 비율은 대체 얼마나 될까? 10%미만? 글쎄…진짜 비율은 아마도 영원히 모를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 또 시집 잘 가기 위해서, 성에 관한 한 ‘보수적인 체’ 해야만 하는 악습이 있다. 그래서 모두들 진실을 축소·은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안 솔직한 경향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성에 대해 무지한 상태로 결혼하는 여성들, 때로는 원치 않은 임신으로 괴로워하는 여성들의 숫자는 점점 더 늘어갈 것이 틀림없다. 오늘도 나는 그와 함께 비디오방으로 간다. ■ 마광수는 1951년 경기 수원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 ▲저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장편소설 ‘권태´ ‘즐거운 사라´ ‘불안´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사랑의 슬픔´
  • 부시, 대법관 보수파 로버츠 지명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2주 전 은퇴를 선언한 샌드라 데이 오코너 연방 대법관 후임으로 존 로버츠(50) 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했다. 로버츠 판사는 강경한 보수적 입장을 가진 공화당원으로 평가돼 의회 인준 과정에서 야당인 민주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 TV로 중계된 발표에서 “로버츠는 정의의 명분을 위해 전 생애를 헌신했다.”면서 “그의 지혜, 건전한 판단 그리고 개인적 겸손함은 존경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언론은 부시 대통령의 로버츠 인선 취지는 대법원을 보다 보수적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보 진영은 로버츠 판사가 언론 및 종교의 자유를 제약하고 낙태를 반대하는 등 정치를 법정으로 끌어들였다고 비난했다. 뉴욕 버펄로 출신인 로버츠 지명자는 하버드대를 3년만에 조기 졸업하고 1979년 하버드대 법대를 우등으로 마쳤다.1981∼1982년 현 대법원장인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관 사무실에서 근무했다.1982년부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당시 윌리엄 프렌치 스미스 법무장관 특별보좌관과 백악관 법률고문으로 일하며 공화당 정부와 인연을 맺었다. 1986∼1989년,1993∼2002년까지 미국내 100대 법률회사에 꼽히는 워싱턴의 호간 앤드 하트슨 법률회사에서 일했다. 이어 아버지 조지 H 부시 대통령 때인 1989∼1992년 법무부 수석대리인으로 소송을 수행하면서 워싱턴의 보수파들 사이에서 이름이 꽤 알려지기 시작했다.2000년 대선 재검표 당시 부시측 법률고문으로 활동했다.2003년 대법원에 이어 두 번째로 영향력이 크다는 워싱턴항소법원 판사에 임명되며 승승장구했다. 그의 이번 대법관 지명에는 아버지 부시와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로버츠 지명자에 대한 미 상원의 인준 청문회는 8월 말이나 9월 초쯤 열릴 것으로 보인다.2년전 워싱턴 항소법원 판사 상원 인준 청문회는 16대3으로 무사히 통과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법관 경력이 짧아 논란의 소지가 될 만한 판결은 거의 없지만 대법관이 미국 정치와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제2의 존 볼턴’이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dawn@seoul.co.kr
  • 美 연방대법관 임명 보수-진보 갈등

    미국 최초의 여성 연방대법관 샌드라 데이 오코너(75)가 지난 1일 은퇴를 선언함으로써 후임 대법관 임명을 둘러싼 보수와 진보간 갈등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고 헌법기관인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대법관들의 성향에 달려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코너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면서도 낙태 문제 등에서 진보적인 입장을 개진하는 등 9명의 대법관 사이에서 ‘힘의 균형자’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았다. 전립선암 투병으로 역시 은퇴 압력을 받아온 보수파의 좌장격인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은 오코너의 은퇴 발표로 더욱 압박감을 느낄 것으로 관측된다. 오코너의 은퇴 선언으로 대법원에 11년 만에 빈 자리가 생겨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처음으로 지명권을 행사하게 됐다. 보수 진영은 오코너의 후임으로 충성심이 뛰어난 보수 인사를 지명해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국민은 공정한 투표와 절차가 특징인 상원의 위엄있는 인준 과정을 지켜볼 자격이 있다.”고 밝힌 것은 공화당의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인준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이라고 뉴욕 타임스(NYT)는 전했다. 반면 민주당측은 ‘사법적 독립성’을 강조하며 부시 대통령이 보수에도 진보에도 치우치지 않는 인사를 중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의치 않을 경우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 방식을 동원해서라도 뜻을 관철시킬 태세다. 진보 성향인 워싱턴 포스트(WP)와 NYT 모두 사설을 통해 오코너와 같은 성향의 인사를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진영의 종교·시민단체들은 TV광고 등을 통한 홍보전에 돌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코너 후임자로는 앨버토 곤잘러스 법무장관과 여성 후보인 제5회 순회항소법원 에디스 존스 판사 등 10여명이 거론되고 있는데 특히 곤잘러스 장관에 대해 보수진영 안에서도 격렬한 반대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고 WP와 NYT 모두 1면 머리로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첫 히스패닉 출신 대법관이란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그가 낙태 문제 등에서 자유주의적 판결을 내릴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두 신문은 덧붙였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괴짜 경제학/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부너 지음

    마약판매상은 왜 어른이 되어도 부모와 함께 사는 걸까? 미국에서 가장 수익이 높은 사업중의 하나인 마약거래. 저소득층 주택단지에서 조금만 어슬렁거려도 싸구려 코카인 ‘크랙’의 거래가 가능할 정도다. 그러나 크랙 판매상은 여전히 가난하게 살고 있다. 대부분 자기 집도 없이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마약 갱단의 조직을 파고 들어가면 갱단은 맥도널드사의 조직도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 갱단에 중앙본부가 있고, 그 아래 수백개의 지부가 있다. 본부는 각종 변호사비용과 뇌물, 갱단이 후원하는 지역행사 지원에 돈을 써야 한다. 중간 관리책은 자신의 구역에서 크랙을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 대가로 수입의 일부를 이사회에 지불해야 한다. 거리에서 크랙을 파는 이들은 다른 경쟁관계에 있는 갱단으로부터 보호를 받기 위해 조직에 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갱단의 고위 간부는 큰돈을 만지지만 아래로 내려가면 갈수록 받는 돈은 줄어들게 마련. 거리 크랙상들의 시급은 최저임금 기준에도 못 미치는 3.3달러에 불과하다. 부모들에게 얹혀 살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것이다. 미국의 젊은 경제학자 스티븐 레빗. 그는 기존 경제학자들이 쓸데없는 짓이라고 여기는 ‘마약 판매상의 재정분석’을 통해 마약 판매상의 가난을 경제학적으로 고찰했다. 일상 생활속에 숨겨진 진실을 방대한 데이터로, 치밀한 통찰력과 과학적 논증으로 파헤쳤다. 그는 이외에도 ‘낙태의 합법화가 미치는 영향’‘승리가 전부는 아니다:스모경기에서의 부패’등 누구도 연구하지 않는 흥미로운 주제에 시간을 쏟아 부었다.2003년 미국 ‘예비 노벨상’이라고 부르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수상하고, 같은해 포천지 선정 ‘40세 미만의 혁신가 10인’에 선정됐다. ‘괴짜 경제학’(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부너 지음, 안진환 옮김, 웅진 지식하우스 펴냄)은 상식과 통념을 깨는 괴짜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다. 뉴욕타임스의 기고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더부너의 글솜씨가 더해져 난해한 경제학을 쉽게 읽히게 한다. 그는 ‘그 많던 범죄자들이 다 어디로 갔을까?’에 의문을 표시했다. 연구 결과 그는 1990년대 미국의 범죄율이 급격히 줄어든 이유는 사회의 완벽한 치안정책이나 총기규제, 경제번영 등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낙태의 합법화라는 뜬금없는 사건이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원치 않는 출산은 범죄율을 높이지만 반대로 낙태의 합법화는 범죄율을 낮춘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현대의 삶을 지탱하는 초석은 ‘인센티브’라고 분석한다. 스모 선수와 교사가 결정적인 순간에 승부조작과 시험부정 행위를 저지른 것에 대한 설명은 인센티브로 설명했다. 또 우리가 아는 세상은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범죄학자가 범죄율이 줄어든 것을 설명해내지 못하고, 교사가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돈이 선거의 승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경제적인 잣대가 아니라 도덕적인 잣대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1만 20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저출산고령화대책시민연대 출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종교계 차원에서 풀어가기 위한 ‘저출산고령화대책시민연대’가 29일 출범했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가 뜻을 합쳐 설립한 저출산고령화대책시민연대는 이날 서울 중구 정동 성프란치스코 교육관에서 발족식을 겸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시민연대는 발족 취지문에서 “국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은 2003년 1.19명으로 세계 최저”라며 “국내 3대 종교계가 국민 홍보와 캠페인으로 사회인식을 변화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시민연대는 이어 ▲높은 이혼율과 개인주의를 배격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가정문화 확산에 힘쓸 것▲낙태와 같은 생명경시문화를 배격하고 생명존중문화 확산에 힘쓸 것 등을 촉구했다.
  • 어머니눈물 닦아준 女검사

    20대 정신질환 여성을 납치해 6년간 동거하면서 수차례 낙태를 시킨 50대 남자가 허술한 법규정으로 법망을 빠져나갈 뻔 했으나 여검사의 끈질긴 노력으로 쇠고랑을 차게 됐다. 장모(여ㆍ당시 29세)씨는 지난 1999년 9월 집 근처 공원에서 산책을 하던 중 노점상 성모(당시 52세)씨에게 납치됐다. 전문대 졸업후 직장생활을 하던 장씨는 1998년 3월 교통사고로 직장까지 그만두고 정신병원에서 편집성 정신분열증세로 치료를 받던 상태였다. 성씨는 이런 장씨를 데리고 서울, 제주 등 사는 곳을 옮겨 다니며 3차례나 임신중절 수술을 받게 했다. 장씨의 어머니는 경찰서에 가출신고를 하고 성씨의 주거지를 수소문했지만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성씨를 찾을 수 없었다. 장씨는 다행히 지난달 중순 길거리를 헤매다 경찰에 발견돼 6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장기간 납치생활에 따른 충격으로 정상적인 의사소통마저 불가능했다. 검찰은 성씨를 구속기소하려고 했지만 뜻하지 않은 문제에 부딪쳤다. 형법상 결혼을 목적으로 사람을 약취, 유인한 ‘결혼 유인죄’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지만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하는 ‘친고죄’이기 때문. 장기간의 납치생활로 정신질환이 악화돼 입원치료중이고 의사 소통도 힘든 장씨가 정식으로 성씨를 고소하기는 어려웠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김수남)의 김학자(38·사시36회) 검사는 정신적 약자인 한 여성의 삶을 짓밟은 성씨가 아무런 응징도 받지 않은 채 자칫 자유의 몸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 고민 끝에 묘안을 찾아냈다. 김 검사는 장씨 어머니에게 관련 법률의 허점을 자세히 설명하고 장씨가 ‘한정치산선고’를 받도록 설득했다. 선고가 내려지면 직계 혈족 등이 후견인이 돼 법정 대리권을 행사, 피의자를 고소할 수 있다. 김 검사는 장씨 어머니를 설득한 뒤 직접 법원과 병원에 다니며 한정치산 선고신청과 감정 절차를 대신 밟고 보통 1∼2개월이 걸리는 법원의 선고도 1주일 만에 이끌어냈다. 정상적인 절차를 따르면 성씨가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검찰은 장씨 어머니의 고소권 행사로 성씨를 구속 기소할 수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이 정신 질환 등의 이유로 소송 능력이 없으면 특별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지만 피해자에게는 이런 규정이 없어 가해자를 기소하기가 어렵다.”면서 “피해자도 특별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는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주말화제] 한동대생들 신개념 성교육영화 제작

    [주말화제] 한동대생들 신개념 성교육영화 제작

    “형도 누나 생각하면서 그거 해요?”“아니야, 인마. 나는 누나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보호해 주고 싶고 그런 거야. 진짜 좋아하면 안 그래.”(석호와 광욱의 대화) “언니, 그거 해봤어요?”“무작정 하면 좋을 것 같니?살덩어리끼리 맞닿는 게 뭐가 중요하겠어.”(지혜와 수연의 대화) 따분하고 형식적인 기존 성교육의 문제를 바로잡겠다며 대학생들이 신개념 성교육 영화를 만들었다. 한동대 복합문화극단 ‘다리 놓는 사람들’이 찍은 ‘그 여자 그 남자의 속사정’이다. 의식 변화와 인터넷 보급 등 바뀐 환경에 맞춰 청소년들의 성 고민과 해결책을 솔직하고 흥미롭게 담아냈다. 제작진도 몇년 전까지 성교육을 받던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이다. 기존 프로그램의 문제를 잘 아는 만큼 요즘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최대한 근접시켰다고 자평한다. ●평범한 중고생들이 만드는 솔직 담백한 에피소드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에서 힌트를 얻은 1시간짜리 영화에는 중학생 광욱과 수연, 고등학생 지혜(광욱의 누나)와 석호(지혜의 남자친구) 등 4명이 등장한다. 영화의 첫 장면은 잠 못 이루며 밤새 자위행위를 하는 광욱의 모습. 광욱은 여자만 보면 알몸을 상상하고, 친구들과 포르노를 돌려보며 우정을 확인한다. 수연은 성에 대한 지식이 친구들보다 부족한 것 같아 걱정하는 조용한 여중생이다. 친구가 가져온 포르노를 보며 “이거 보고 초경하는 거 아냐.”라고 물을 정도로 순진한 수연이는 부모님이 성관계를 갖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지혜와 석호 커플은 남자와 여자의 성에 대한 인식 차를 보여준다. 석호의 친구들은 “여자가 속으로만 기다리고 있을 때 멋있게 리드해 주는 게 남자”라며 콘돔을 건네고, 지혜의 친구들은 “좋아한다고 다 받아주면 끝도 없어. 지들(남자들)은 하든 말든 티도 안 나잖아.”라고 충고한다. 영화는 난자, 정자, 낙태, 성병 등에 대한 정보 위주인 기존 성교육에 직격탄을 날린다. 지혜가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던 중 낙태 부분이 나오자 임신중절 수술을 경험한 친구가 교실을 뛰쳐 나간다. 교실 뒤에서는 “요즘엔 돈만 주면 개나 소나 다 해주는 건데 왜 자꾸 보여주고 난리야.”라는 학생들의 수군거림이 이어진다. 여자친구를 뜻하는 ‘깔’ 등 청소년들이 실제 쓰는 비속어나 은어도 여과 없이 사용됐다. 제작진은 성이란 아름답고 고귀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이를테면 초경을 한 뒤 생리대를 사러 가서 “저기, 하얀 거 그거 주세요.”라고 더듬거리는 수연이에게 슈퍼마켓 주인이 “여자면 당당해야지, 그게 뭐 부끄러운 일이니.”라고 충고를 해준다. 수연이 생명을 낳을 수 있는 어른이 됐음을 설명하는 슈퍼마켓 주인 역은 제작 취지에 공감한 청소년 성고민 상담실 ‘푸른 아우성’의 구성애 대표가 맡았다. ●파격적 표현 속 “아름다운 성” 메시지 담아 시나리오 완성에만 2개월이 넘게 걸렸다. 학생 6명이 100여편의 성교육 관련 논문과 300여개의 인권단체에 접수된 성폭력 사례를 탐독하고 장면마다 전문가에게 자문했다. 다리 놓는 사람들 최영환(25) 대표는 “올 3월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남고생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8%가 현재의 성교육에 대해 ‘장난치는 수준’이라고 답했다.”면서 “얼마 전까지 청소년이었던 회원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해 어른과 청소년 사이에 놓인 인식의 괴리를 좁히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위원회와 좋은교사운동본부의 추천을 받은 이 영화는 DVD 등으로 제작돼 인터넷(www.bridgist.com)에서 판매된다. 시사회는 11일 오후 2시 신촌 아트레온에서 열린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박동섭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자의로 낙태… 남편유산 받을 수 있나요

    저는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아 이혼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중이어서 고민하다가, 마음대로 병원에 가서 임신중절 수술을 받았습니다.1주일 후 남편이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남편에게는 그 어머니와 형제(2인)가 있고, 시가 5억원 상당의 아파트 1채를 유산으로 남겼습니다. 저는 상속권이 있나요? -하은경(가명)- 은경씨는 중요한 공동상속인인 태아를 없앴기 때문에 상속을 받을 수 없습니다. 판례에 따르면 남편의 사망 당시 태아를 임신하고 있던 아내가 태아를 낙태시켰다면, 그 아내는 상속인 자격을 잃게 됩니다. 이는 유언장을 변경했거나 공동상속인을 살해한 자의 상속능력을 제한하도록 한 민법규정에 의한 것입니다. 따라서 질문의 경우 낙태를 한 은경씨는 남편의 재산을 상속받을 자격을 잃고, 시모가 혼자서 남편의 재산 전부를 단독 상속하게 됩니다. 사람이 부모 등에게서 상속을 받으려면 부모의 사망 당시 이미 태어나서 살아 있어야 합니다. 민법은 이에 대한 예외로서 ‘상속에 관해 태아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해 상속능력을 인정합니다.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는 말에 대해서는 ‘정지조건설’과 ‘해제조건설’의 2가지 학설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정지조건설은 태아가 태어날 때 비로소 권리능력을 취득하고, 이 권리 능력취득 시점이 상속개시 시점까지 소급된다고 봅니다. 현행법상 태아의 재산을 관리하고 태아를 대리할 법정대리인 제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해제조건설에서는 태아가 뱃속에 있을 때도 상속능력을 갖고, 죽어서 태어나면 상속개시 당시로 소급하여 그 능력을 상실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해제조건설이 다수학설이며, 이 학설은 태아의 생모에게 법정대리인 지위를 인정토록 하고 있습니다. 해제조건설이 태아를 더 보호하는 것입니다. 대법원 판례는 ‘태아의 출생을 정지조건으로 상속능력이 부여된다.’고 하면서 정지조건설을 택하고 있습니다. 은경씨의 경우 낙태를 하지 않았다면 당신은 아직 남편과 이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배우자로서 남편의 재산을 상속할 수 있습니다. 남편이 5억원을 남기고 사망했는데, 시모와 며느리가 상속할 경우 정지조건설에 따르면 배우자가 3억원, 시모는 2억원을 받게 됩니다. 이 경우 태아가 출생하면 시모가 2억원을 손자에게 반환해야 합니다. 태아가 태어나면 시모는 상속 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려나기 때문입니다. 해제조건설에 따르면 은경씨와 태아만이 상속인이 됩니다. 만일 태아가 사산된다면 태아의 상속분 2억원을 후순위 상속인인 시모에게 반환해야 합니다.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며 태어난 직후 남편이 사망한다면, 아이와 배우자가 순간적이지만 망인의 재산을 상속하고, 그 후 아이가 사망하면 며느리가 단독상속을 받게 됩니다. 태아가 그 모체와 같이 사망하여 출생하지 못한다면 그 태아는 손해배상청구권이나 상속권 등 민법상 권리를 갖지 못합니다. 예부터 관습법상 유복자는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할 권리를 갖고 있었습니다. 태아는 상속은 물론, 대습상속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습상속은 태아의 생부가 먼저 사망한 뒤 나중에 태아의 할아버지가 사망할 경우 할아버지의 상속을 받는 것을 일컫습니다. 어떤 사람이 태아에게 아파트 한 채를 준다는 증여계약 또는 사인증여계약을 체결할 수는 없지만, 태어나지 않은 태아를 지정하면서 “이 태아에게 나의 재산인 토지 ○○평을 주노라.”라고 유언할 수 있습니다. 증여는 계약이고 유언은 유언자의 단독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생부는 태아를 인지할 수 있지만 태아는 생부를 상대로 인지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태아에게 상속능력은 인정되지만 상속등기를 신청할 능력은 없습니다. 결국 태아에게 인정되는 능력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능력·상속능력·수유능력입니다. 한편 질문의 경우와 같은 낙태를 한 경우 형법상 살해에 준하는 범죄인 낙태죄가 성립됩니다. 낙태를 감행한 부녀나 낙태에 가담한 의사 등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습니다. 낙태로 인해 산모를 상해·사망에 이르게 하면 3∼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신성한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는 것은 평화와 축복의 근원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 [기고] 인간배아는 생명이다/이동익 가톨릭대 윤리학 교수

    황우석 교수의 인간배아 줄기세포 생산에 관한 연구 결과 발표에 온 세계가 떠들썩하다. 난치병 환자들로부터 직접 체세포를 추출하여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고, 또 인간배아를 만드는 데 이전의 0.1%의 성공률을 6% 가까이로 끌어올렸다는 것이 황우석 교수팀의 놀랄 만한 성과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성간 그리고 다양한 연령층의 배아 복제 성공도 큰 성과로 평가하기도 한다. 황 교수의 표현대로라면 젓가락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우리 민족이기에 이룰 수 있었던 우리 민족만의 위대한 성과이다. 그런데 이 표현이 필자에게 매우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세계가 깜짝하는 이 놀라운 성과가 단지 젓가락질의 격찬이지, 의학을 비롯해 세상의 모든 학문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인간의식의 통합과 조화라는 참된 인간됨의 구현과는 오히려 거리가 먼 표현처럼 들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황 교수의 연구 결과를 놓고 우리나라의 모든 언론이 앞다투어 그 성과를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다. 노벨상 수상자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개인적 칭찬에서부터 미래의 인류사회에 미칠 놀라운 변화에 이르기까지 나름대로의 전문성을 가지고 설명함으로써 온 국민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있다. 건강과 무병장수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진대 국민들은 벌써부터 그렇게 살게 되었다고 착각할 정도이다. 언론의 힘이랄까? 난치·불치병으로 힘든 삶을 살고 있는 환자들에게 당장 삶의 의욕을 불어넣어주고 있으니…. 이렇게 막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 일부 언론이 인간 배아를 단순한 세포 덩어리로 묘사하고 있다는 게 매우 놀랍다. 하기야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서도 인간 배아를 일정기간까지 분열한 세포덩어리로 간주하고 있으니 악법과 막강 언론으로부터 세뇌되는 일반 국민의 생명의식을 무어라 탓할 수 있겠는가? 중등 생물 교육을 받은 국민이라면 누구나 생명의 단위는 세포이고 그 세포가 생명의 주체라는 점에서 세포 역시 엄연한 생명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더구나 인간 배아는 이 시기에 한 사람의 고유한 인간으로서의 독자적인 특성을 갖게 된다. 이미 한 사람의 고유한 유전인자가 주어지고, 역동적으로 자기 생명을 전개해 나가면서 경탄할 만한 생명력을 보여주는데, 이를 어떻게 단순한 세포덩어리라고 하면서 세상을 호도할 수 있단 말인가? 두 해 전쯤 생명윤리법 논의가 한창일 때 황 교수는 한 공개된 장소에서의 토론회에서 인간 배아를 단순히 세포덩어리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그런 학자적 양심에서 어떻게 생명인 인간 배아를 파괴하는 연구를 자랑스럽게 정당화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생명체인 인간 배아에 대한 일부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 역시 우리 사회에 얼마나 엄청난 생명경시 현상을 부추길 것인지에 대해서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이 매우 크다.0.1∼0.2㎜밖에 안 되는 미미한 배아가 희생되어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쾌유와 기쁨을 주기 때문에 선한 일이고, 노벨상을 받을 만하다고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 이미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우뚝 선 낙태 천국으로 만들고 말았다. 이런 논리의 발전이 아마 머잖아 안락사까지도 합법화되는 우리나라로 만들고 말 것이다. 소생 가능성이 없는 말기환자라고 해서 더 이상 존엄성을 가진 인간이 아니라는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 내가 살고 있다면 그 얼마나 끔찍할까? 한 사회에서 질병 없이 건강한 삶을 산다는 것은 그 사회 구성원의 정당한 권리이며, 이를 위해 그 사회는 여러 의무를 갖는다. 그러나 그 의무를 위해 절대 생명의 가치관을 버릴 수는 없다. 질병을 극복하는 것보다 생명권을 존중하는 것이 더 앞선 의무이기 때문이다. 황우석교수의 배아연구를 통해 예상되는, 같은 결과를 목표로 하면서도 생명체인 인간배아의 파괴를 요구하지 않는 성체줄기세포에 대한 연구에 더욱 관심을 가질 때이다. 이동익 가톨릭대 윤리학 교수
  • “성매매방지 엄마들이 나섰다”

    “성매매방지 엄마들이 나섰다”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사이버문화에 대한 강의를 부탁받고 찾아갔는데, 운동장 벤치에서 4∼5학년짜리 남녀 아이들 몇 명이 어울려 옷을 벗고 인터넷 음란물에서 본 성행위를 흉내내고 있었습니다. 급히 말리고 뭘 하는 거냐고 꾸짖자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오히려 ‘왜요, 재미있지 않아요?’라고 되묻더군요.” 지난 13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가릉동에 있는 청소년 문화공간 ‘친구’에는 50여명의 ‘어머니 학생’들이 모여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 어기준 소장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열린 강연회는 사단법인 청소년문화공동체 ‘십대지기’가 여성부 협력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성매매 인식전환을 위한 무료교육-파워있는 여성, 우리가족 수호천사’의 두번째 시간. 어 소장이 인터넷 유해환경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설명하자 어머니들은 자녀들이 이러한 음란물의 ‘소비자’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남편과 자녀를 성매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들 어머니가 나섰다.‘여성권익 보호를 위한 성매매 예방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성교육 지도와 양성평등, 성매매 예방법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어머니들은 가족을 위한 ‘올바른 성의 전도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부모가 인터넷 음란물 이해해야 막을 수 있어” 어 소장은 “우리 아이는 착해서 괜찮다.”,“성장하며 음란물을 볼 수도 있는 것 아니냐.”,“인터넷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음란물을 100% 막는다더라.” 등은 부모들이 인터넷 음란물에 대해 대표적으로 착각하고 있는 오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넷 음란물은 난잡하고 지저분한 것이 대부분이라 성장기의 통과의례라고 보기에는 악영향이 너무 크다.”면서 “차단 프로그램도 일부 음란 사이트만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 소장이 ‘P2P’,‘웹하드’,‘메신저’ 등 청소년들이 음란물을 돌려보는 프로그램과 경로를 설명하자 어머니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꼼꼼히 받아적었다. 어 소장은 “부모가 인터넷 음란물을 이해하고, 바른 성교육을 하는 것이 가장 원론적인 대처법”이라면서 “부모가 컴퓨터를 다루고 가끔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면 자녀들도 함부로 음란사이트 등에 접속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강의를 마쳤다. 초등학교 5학년짜리 딸과 1학년짜리 아들을 둔 이순덕(38·주부)씨는 강의를 들은 뒤 “컴퓨터를 못 다루는 주부들이 많은데, 인터넷 음란물에 대한 내용을 속속들이 알려줘 유익했다.”면서 “차단할 것은 차단하되 아이들과 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성매매, 양성평등 배워 어머니가 성교육 지도자로” 지난 6일 시작된 이번 프로그램은 모두 4차례에 걸쳐 매주 금요일 오전에 진행된다. 첫 강사로는 청소년인권보호센터 김미랑 소장이 나서 청소년기의 신체·정서적 특징과 성교육 요령 등에 대해 설명했다. 김 소장이 “내일여성센터 부설 내일청소년상담소의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과 경기도의 부적응 청소년 237명 가운데 첫 성관계를 경험한 나이는 여자의 경우 14∼15세가 30.4%, 남자의 경우는 17세 이상이 44.7%로 가장 많았다.”면서 “2804건의 청소년 상담 가운데 9.7%에 이르는 273건이 임신·낙태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하자 참석한 어머니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 소장은 “성교육을 제대로 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의 성을 확실히 이해하고 100% 받아들이면서 긍정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면서 “성은 가장 자연스러운 본능이며, 성행위는 성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는 20일에는 성매매 피해 여성의 재활을 지원하는 ‘서울시립 다시함께 센터’ 조진경 소장이 강단에 선다. 조 소장은 ‘한국 사회 속의 성매매’라는 제목으로 “남성들에게 성매매를 못하게 하면 성폭력이 많아진다.”,“성매매는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이며, 많은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성산업에 유입되고 있다.” 등 성매매를 둘러싼 여러 논란과 주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또 빚의 굴레와 질병으로 힘겨워하는 피해 여성의 생활도 가감 없이 소개할 예정이다. 27일 열리는 마지막 강연 주자는 청소년보호위원회 산하 청소년보호종합지원센터 김영란 소장이다. 김 소장은 ‘자녀들과 함께 양성평등!’이라는 제목의 강의에서 ‘문답을 통해 성역할 고정관념 점검’,‘OX를 통해 양성평등 진로지도 점검’,‘선녀와 나무꾼 현대판으로 다시 쓰기’ 등 자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활동을 소개하고 양성평등의 개념을 설명할 계획이다.‘착한 여자 콤플렉스’,‘맏딸 콤플렉스’,‘생계부양자의 신화’,‘남성의 섹슈얼리티 신화’ 등 남녀의 성역할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들도 소개한다.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한 ‘십대지기’ 오경옥 실장은 “성매매 예방사업은 성매매자나 매수자 중심이지만,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더 근본적인 성교육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 실장은 “이런 의미에서 가장 원천적인 문제가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발견한 것이 가정”이라면서 “어머니가 가장 효과적으로 성교육을 이끌 수 있는 존재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수강은 무료이며 3차 강의부터도 참여할 수 있다. 문의는 ‘십대지기’ (031)826-0586.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씨줄날줄] 배아 태아 사람/육철수 논설위원

    같은 나라의 법에서 ‘사람의 기준’이 다른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종교계에서는 잉태 순간부터 사람으로 간주하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누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법으로 옮겨오면 사정은 바뀐다. 우리의 민법과 형법, 그리고 생명윤리법은 그 기준을 각각 달리 규정하고 있다. 그게 무슨 문제냐고 반문할지 모르나 사람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자연인으로서의 권리·의무는 물론이고 죄목과 형량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통 정자와 난자의 수정 후 14일 미만을 ‘전배아’,14일부터 8주까지를 ‘배아’, 그 이후 태어날 때까지를 ‘태아’, 갓 태어난 아기를 ‘영아(신생아)’라고 부른다. 생명윤리법에서는 전배아 단계에 대해 생명공학적 연구를 일부 허용함으로써 배아 이후를 사람으로 본다고 할 수 있다. 형법에서는 일반적으로 분만개시의 진통이 시작되는 순간(진통설·분만개시설)부터 사람으로 여긴다. 태아 살해 시점이 진통 전이면 낙태죄로, 진통 후면 살인죄 등으로 처벌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며칠전 법원이 태아를 숨지게 한 조산사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가 아닌 무죄를 선고한 것은 산모의 진통 전에 일어난 일이어서다. 형법상 사람의 기준에 대한 학설은 이밖에 ▲태아의 일부가 산모로부터 노출됐을 때(일부노출설) ▲태아가 산모로부터 완전히 분리되는 시점(전부노출설) ▲태아가 태반이 아닌 폐로 호흡을 시작하는 시점(독립호흡설) 등이 있다. 민법상으로는 전부노출설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 시점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 상속·증여 등 자연인으로서의 권리능력이 왔다갔다 한다. 참으로 인간사만큼이나 복잡한 게 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종교적·생물학적·법적인 사람이고, 도덕적·사회적으로는 요건이 아주 까다롭다.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예의와 도리를 지킬 줄 알아야 비로소 “사람이 됐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사람의 얼굴을 하고 짐승같은 행동을 하는 자를 인간의 범주에 끼워주기를 꺼리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난자와 정자가 수천∼수억분의 1 확률로 어렵게 만나 배아·태아기를 거쳐 태어나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자유·평등·행복추구권은 가만히 있어도 얻는다. 하지만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하고 사람답게 예우받으며, 천부의 권리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일은 그리 쉬운 게 아니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佛心 in 山寺] 만불사서 평안 빌다

    [佛心 in 山寺] 만불사서 평안 빌다

    오는 15일은 부처님오신날. 굳이 불제자가 아니더라도 두 손을 맞대고 고개라도 숙이고 싶어지는 요즈음이다. 이토록 많은 죄를 씻어달라고, 마음과 육신의 병을 좀 고쳐달라고, 상처받은 영혼에 안식을 달라고 대롱대롱 매달려보고 싶은 존재. 부처! 그는 절대자이면서 또한 절대자가 아니다. 저멀리 관념의 언덕이 아닌 바로 우리 곁에 바싹 다가와 있는 부처, 나의 눈물을 함께 울며 닦아주는 부처가 여기에 있다. 경북 영천시 북안면 고지리 만불산 만불사. 속없는 이들이 구복(求福)이라 하면 어떻고 또 기복(祈福)이라 하면 어떠랴. 만불사는 쌍사자의 위용처럼 당당하게 자리행(自利行) 이타행(利他行)을 실천해가는 그런 절이다. 이제 만불의 세계에 들어 우리 모두 나를 이롭게 하고 또 남을 이롭게 하는 삶을 살아보자. ●하늘의 복문 열리는 계좌터 경북 영천시 북안면 고지리 산46번지. 만불산 기슭 10만여평 너른 부지에 자리잡은 만불사는 들어가는 초입부터 예사롭지 않다. 일주문 자리부터 도량 전체를 극락정토 아미타부처님이 장엄하고 있다. 깨달음 이후 중생교화의 길을 떠난 부처님, 한평생 길 위에서 거룩한 삶을 산 부처님의 뜻을 기려 이곳에 황금빛 아미타부처님이 서 있는 것이다. 만불산은 풍수지리상 하늘의 복문이 열린다는 계좌(癸坐)터다. 남산·사룡산·구룡산·치악산·오봉산 등 5대 명산에 둘러싸여 있는 종요로운 곳으로, 부처님이 누워 있는 와불상의 형세까지 띠고 있으니 가히 ‘불국정토’라 할 만하지 않은가. 재단법인 만불회(회주 학성 스님) 만불사. 거대한 토목공사 끝에 이곳에선 지난 1992년 역사적인 만불보전 기공식이 열렸다. 이어 1998년 마침내 발원 10여년만에 만불보전 일만 옥불을 모시는 점안 대법회가 봉행돼 도량의 기초를 닦았다. 화엄불국토를 현세에 이루기 위해 실천하는 불교, 열린 불교, 대중불교를 표방하는 만불사는 전국 주요 도시에서 법회를 열며 ‘만불회 운동’을 전개, 현재 등록 가구수만 37만에 이르는 대찰로 성장했다.87년 대구,88년 부산, 그리고 89년에는 서울 서초동에 포교원을 열어 도심 포교의 새로운 장을 펼치고 있다. ●미소짓는 용천지 석가모니부처님 기자가 영천 만불산 만불사를 찾은 것은 지난 3일. 만불산 참배는 일반에 잘 알려진 코스대로 만불보전을 시작으로 관음전, 극락도량, 아미타대불, 대웅전 터 등의 순으로 이뤄졌다. 만불산 입구 오른 편엔 만불사가 들어서기 이전부터 자연적으로 생겨난 용천연못이 있다. 당시 청도 용천사 주지이던 학성스님이 용천골에 자리잡은 것부터가 깊은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용천은 부처님 감로의 가르침이 샘물 솟듯 솟아오른다는 뜻. 정신과 물질이 둘이 아닌 해인삼매의 깨달음을 이 시대에 구현하기 위해 개산한 만불사의 대역사는 이렇게 아주 조그만 인연에서 비롯됐다. ●법신·보신·화신의 삼존불 만불보전은 만불산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각종 법회가 봉행되고 있다. 보전에 들어서면 먼저 그 휘황함에 압도당한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단아한 부처님의 모습. 층층이 칸칸이 모셔진 부처님의 광휘가 보전을 찾는 이들을 두루 비춘다. 보전 상단에는 청전법신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원만보신 노사나불과 천백억 화신 석가모니불을 좌우에 모셔 놓았다. 높이 3m의 거대한 세 분 부처님의 인자함이 법당을 온화하게 이끈다. 만불보전 안에는 삼존불과 함께 약사여래부처님이라 불리는 유리광여래불도 봉안돼 있다. 유리광여래불을 친견하거나 만지면 병으로 고통받는 이는 건강을 회복하고 무병장수를 누린다는 경전 말씀 따라 이곳 만불산에서는 수정 유리광여래를 조성했다. 수정 유리광여래를 세 번 만지는 것은 부처님을 손수 매만져 보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보전 안에는 참배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보살님들은 공양미를 머리에 이고, 처사님들은 그것을 어깨에 멘 채 수정구슬에 비친 유리광여래를 간절히 어루만지는 모습이 처연하기까지 하다. 차라리 인간의 몸을 입고 태어나지 말것을…. 스치는 상념에 어느새 하얗게 정화되는 자신을 느끼는 것은 이곳을 찾는 이들만의 조촐한 행복이다. ●1만여 옥불에 원력 넘쳐 만불보전에는 현재 1만 7000분의 부처님이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부처님을 한자리서 만나다니 다생겁(多生劫)의 인연이 아니고 무엇이랴. 경전에 따르면 부처님을 위해 불상을 조성한 이들은 모두 성불한다고 했다. 그 공덕은 수미산보다 높다고 했던가. 옥으로 빚어져 금옷으로 갈아 입은 부처님을 불자들은 저마다의 인연과 근기에 따라 선택해 모실 수 있다. 깨달음의 상징인 비로나자부처님, 정죄하는 이를 위한 석가모니부처님, 병고자를 위한 약사여래부처님, 고통받는 이를 위한 관세음보살, 보살행을 위한 보현보살, 부모님을 위한 아미타불, 내세를 위한 미륵부처님, 수험생을 위해선 지혜의 문수보살, 돌아가신 영가를 위한 지장보살, 사업하는 이를 위한 대일여래불.200평 남짓한 법당 가득 모셔진 옥불 하나하나에 불자들의 원력이 넘쳐 흐른다. ●화엄세계 형상화한 이상향 만불보전 참배를 마친 뒤 오른쪽 뒤편 입구로 들어서면 해인화장(海印華藏)의 세계가 펼쳐진다. 화엄의 세계를 형상화한 이상향이다. 다함없이 크고 넓은 연화장 세계를 체험하며 걷는 길이라니. 부처님과 중생이 둘이 아니고 번뇌와 지혜가 둘이 아니며 나와 남이 둘이 아님을 말없이 일러주는 현장이다. 만불보전 벽에는 수만의 원력으로 조성된 인등불이 봉안돼 있고, 외벽 기둥에는 화엄사상이 응축된 신라시대 의상 스님의 법성게를 새긴 주련(柱聯)이 걸려 있어 눈길을 끈다. 법성게를 친견하면 묵은 업장이 눈녹듯 사라지고 커다란 공덕이 된다고 했으니 화엄의 진리를 되새겨볼까나…. ●21세기 장묘문화 선도 도량 만불사 황동와불열반상 옆에는 또 하나의 전각이 세워져 있다.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극락정토원이다. 극락정토원은 다른 절의 명부전과 같은 곳으로 저승의 유명계를 상징하는 전각이다. 이곳에는 국내 최초의 불단식 납골당인 왕생단이 자리잡고 있다. 왕생단은 화장한 뒤 나오는 유골을 지장보살이 상주하는 법당에 안치해 영가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도록 한 곳이다. 지장보살은 모든 인간을 구제할 때까지 부처가 되는 것을 미루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천상에서 지옥에 이르는 육도 중생을 낱낱이 교화하는 보살. 왕생단에는 하나의 왕생기마다 아미타부처님이 조성돼 있고 옥으로 조성된 왕생함에도 지장보살상이 새겨져 있어 영가를 극락으로 이끈다. 왕생단은 개인단과 부부단으로 구분해 안치할 수 있으며, 각각 6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관리비는 무료. 한가족이 하나의 단을 지정해 안치하면 선산을 준비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묘지법 개정으로 2001년부터 납골이 의무화됨에 따라 왕생단은 불교적 납골문화의 유력한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영가들의 극락왕생 기원 극락정토원에는 또한 만년위패가 봉안돼 있다. 만년위패는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영가를 극락으로 천도하기 위한 불사다. 위패를 모시는 것은 유교적 관습이지만 불교에서 이를 받아들여 신앙생활의 하나로 정착시켰다. 만년위패는 관세음보살이 새겨진 판에 영가의 위패를 붙이도록 돼 있으며, 위패마다 옥수정으로 조각한 지장보살이 인등으로 불을 밝히고 있다. 집안 사정으로 집에서 제사를 모실 수 없는 사람들이 만년위패를 봉안하면 사찰에서 영구히 조상의 영가를 모시고 극락왕생하도록 축원을 올린다. ●스님들의 부도 일반에 분양 불교 장묘문화를 선도하는 만불산 만불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부도탑묘다. 만불산에서는 1996년 재단법인 만불지장회를 구성해 부도탑묘 공원인 극락도량을 조성했다. 부도는 스님들의 육신을 다비한 뒤 나온 사리나 유해를 안치한 탑. 만불산에서 조성해 분양하는 부도탑묘는 스님들만 쓸 수 있던 부도를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도탑묘에 안치될 유골함은 천년 동안 보존되는 화강석을 사용한다. 전면에 지장보살을 조각해 영가를 극락으로 천도하도록 했으며, 상판 뚜껑엔 불법수호의 상징인 쌍룡을 새겼다. 생전에 미리 묘터를 마련하듯 부도탑묘를 예약하면 매장의 경제적 부담과 이장의 번거로움, 관리의 어려움을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한 보살은 “부도탑묘는 일반 납골시설과 달리 사찰 경내에 있어 영가들이 부처님 품안에서 영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설이나 백중, 추석같은 명절 때는 무료로 합동제례를 올려줘 좋다.”고 말했다. 부도탑묘가 조성된 만불산 극락도량으로 가는 호젓한 숲길은 삼림욕을 하기에도 제격이다. 문의 전국 대표전화 1600-0101.(054)335-0101. ■ 100개 석등 밝은 관세음 33m 아미타불 높은 뜻 이제 관세음보살의 대자대비를 느껴보자. 관음전에는 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이름 그대로 관세음보살은 중생이 괴로워하는 소리를 듣고 그 고통을 삼키시는 분이다. 관음전에는 중생의 괴로움과 고뇌를 두루 살펴 극락으로 이끄는 아미타부처님도 함께 봉안돼 있다. 스라랑카에서 모셔온 부처님 치(齒)사리가 모셔진 사리탑도 만날 수 있다. 관음전에서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관세음보살 좌우로 모셔져 있는 복주머니다. 어느 절에도 법당 안에 복주머니를 모셔놓은 곳은 없다. 이 복주머니는 만불회 회주 학성 스님의 영험담과도 같은 기인한 현몽에서 비롯됐다. 꿈 속에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의 화현인 복주머니를 본 스님은 이내 은행나무를 깎아 관세음보살 양편에 상징적인 복주머니를 조성토록 했다. 서로서로 복을 많이 짓고 베풀라는 뜻이다. “자연이 그대로 설법하고 있는데 따로 이야기할 게 무엇이 있겠느냐.”며 인터뷰를 극구 꺼리던 학성 스님이 유독 강조하는 견성성불, 자리(自利) 이타(利他)의 상생 정신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하기야 부처님도 자리와 이타가 둘이 아닌 대원(大圓)의 삶을 살도록 우리에게 가르치지 않았던가. 만불보전에서 관음전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5m 높이의 석조 관세음보살상이 무수한 관세음보살 석등으로 에워싸여 있다. 화강암으로 조성된 석등은 기존의 화사창으로 이뤄진 석등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연꽃 좌대 위에 관세음보살을 모셔 놓은 점이 이채롭다.8각의 기둥은 부처님의 성스러운 진리인 팔정도를 상징한다. 관음전 바깥에는 유자(幼子)영가동자상, 법성게 법륜 등이 놓여 있다. 유자영가동자상은 낙태나 유산 등으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어린 생명을 천도하기 위한 것이다. 부모로서의 죄업을 참회하고 원한맺힌 영가들을 지장보살의 서원으로 극락왕생토록 하는 자리다. 동자상마다 빨간 색 모자와 턱받이, 가방 등이 씌워져 있다. 피지도 못하고 시들어버린 꽃 같은 생명을 저 세상으로 보낸 숙업을 이렇게나마 풀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관음전 앞에 가면 법성게가 조성된 원통형 법구를 돌리며 옴마니반메훔 진언을 외우는 불자들을 볼 수 있다. 법성게 법륜은 티베트의 기도 용구인 마니차에서 유래한 것. 티베트인들은 마니차 안에 경문이 들어 있어 이것을 한번 돌릴 때마다 경전을 한번 읽는 것과 같은 공덕을 쌓는다고 믿는다. 사람들이 연신 법륜을 돌리며 진언을 외운다. 그러면 흩어진 마음이 모아지기라도 할까. 그들은 진정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관음전을 둘러보고 비스듬한 윗 길로 올라갔다. 거대한 황동와불열반상이 객을 맞는다. 국내 최대 규모라는 이 열반상은 길이가 13m, 높이가 4m로 어른 키의 두 배가 넘는다. 열반상의 모습을 곽시쌍부(槨示雙趺)라 한다. 세존이 쿠시나가라 사라쌍수 아래서 입멸하자 입관했는데, 가섭이 다른 지방에서 이 소식을 듣고 그곳에 이르러 슬피 우니 세존이 두 발을 관 밖으로 내보여 자신의 마음을 가섭에게 전했다는 고사에서 유래됐다. 이 모든 진리를 깨친 정각자의 발바닥에 새겨진 형상이 바로 천폭륜상이다. 천폭륜상은 모든 법이 원만함을 나타낸다. 이 부처님 발바닥을 세 번 만지고 절을 하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만불산 꼭대기에는 극락세계에서 삼천대천 세계로 친히 나투신 33m의 아미타대불이 조성돼 있다. 금빛 가사를 두른 아미타대불의 팔각좌대에는 극락정토를 기원하는 불자들이 서원을 담아 소불을 만들어 놓았다. 좌대 가운데에 놓인 관세음보살과 남순동자에게 기도객들이 뭔가 소원을 빌고 있다. 밤에 불을 밝히면 멀리 경부고속도로에서도 올연히 서 있는 아미타대불의 모습이 보인다. 만불산 극락도량에서 마주 보이는 곳에 대웅전 터가 자리잡고 있다. 만불산 전경을 굽어볼 수 있는 자리다. 현재 대웅전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사찰측 한 관계자는 “대웅전 건물은 최첨단 공법이 동원된 유리 건축물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순수 기도공간으로 쓰일 이곳에는 또한 10만 석불전이 조성될 계획이어서 또 하나의 ‘성역’을 예고하고 있다. 만불사 앞마당을 훤히 밝히는 인등대탑과 4층 범종각 안에 안치된 4m 높이의 황동만불대범종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특히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룬 인도 부다가야 마하보디사원의 대탑을 본뜬 인등대탑에는 한 기마다 1만 4000분의 관세음보살 인등이 봉안돼 있어 시종여일 진리의 불을 밝히고 있다. 만불사에서는 누구든 성물과 친숙해질 수 있다. 부처님도 만져보고 범종도 직접 쳐볼 수 있다. 만불사는 대중과 함께 하는 만발공양에도 열심이다.1000여 명이 한자리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공양소가 24시간 무료로 개방돼 있다. 정토세계를 구현하는 불사와 참배를 통해 신행과 전법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만불사는 이제 세계 불교를 이끌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 불교네트워크의 중심역할을 할 만불총림과 함께 만불세계불교회관 건립도 추진중이다. 만불사는 고속도로로 대구, 부산, 울산 등지에서는 1시간 미만, 서울에서는 4시간 정도 걸린다. 영천 인터체인지나 건천 인터체인지에서 10분이면 갈 수 있다. 글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교황 “낙태·안락사는 가혹행위”

    |로마 연합|교황 베네딕토 16세가 7일 교황 즉위와 관련된 마지막 공식 절차인 로마 대주교 공식 부임 미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낙태나 안락사 등에 반대한 요한 바오로 2세의 보수적 노선을 승계하고 가톨릭의 전통적 가르침을 고수하겠다고 다짐했다.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이자 로마 대주교로서 자신이 관할하게 된 로마의 성 요한 라테란 대성당에서 첫 강론을 통해 교황의 임무는 “하느님의 말씀이 끊임없는 유행의 변화에 의해 흩어지지 않고 위대함과 순결함을 간직한 채 울려퍼지도록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황은 하느님의 말씀을 각색하거나 흐리게 하려는 모든 도전들에 맞서 끊임없이 자신과 교회가 하느님의 말씀에 복종하도록 단련시켜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요한 바오로 2세가 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낙태와 안락사를 겨냥,“자유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대하고 전임 교황은 인간 생명에 대한 불가침성을 절대적으로 강조했다.”며 “죽일 자유는 진정한 자유가 아니라 인간을 노예로 전락시키는 가혹 행위”라고 규정했다.
  • 野, 쌀협상 국조·과거사법 처리 ‘일사천리’

    “우리 당은 50일 전만 해도 빈사상태였지만 이제는 웬만한 외과수술을 받아도 될 만큼 좋아졌다.” 4·30 재보선과 4월 임시국회를 마친 뒤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가 5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자평했다. ●강 대표 정치적 탄력성 입증 오는 11일 취임 2개월을 맞는 강 원내대표가 원내지휘봉을 잡은 뒤 곳곳에서 한나라당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당 지도부의 의사결정이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다는 게 중론이다. 또 국가보안법·과거사법 등 그동안 ‘족쇄’처럼 여겨졌던 주요 법안에 대해서도 멈칫거리지 않고 전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4월 임시국회는 한나라당의 변화와 강 원내대표의 정치적 탄력성을 확인시켜준 계기가 됐다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강 원내대표 스스로는 ‘오일게이트’의 정치쟁점화, 과거사법 처리, 쌀 협상 국정조사,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도입 등을 이번 임시국회의 성과물로 꼽았다. 그는 4·30 재보선 결과와 관련,“이번 선거를 통해 ‘불임정당’‘낙태정당’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수권정당’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원내대표인 내가 안방을 지키며 내조를 잘했기 때문에 가장인 박근혜 대표가 마음 놓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현모양처’를 자처했다. 그는 그러나 “날씨가 항상 좋으면 사막이 된다.”면서 “앞으로 비도 오고 눈도 오고 할 텐데 이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중단 없는 당 혁신’을 주문했다. 여야 이견을 보이는 공공기관 이전문제와 관련,“충청도에 행정도시 만들고 다른 지역에 미안하니까 공공기관 나눠주려는 것”이라며 “진짜 분권은 중앙정부의 권한과 돈을 지방정부에 나눠주는 것”이라고 공공기관 이전논의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 ●형소법·비정규직 문제도 공세적 접근 강 원내대표는 또 검찰과 사법개혁추진위원회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문제와 노·사·정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 등에 대해서도 조만간 당론을 확정,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공격적으로 다루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동성결혼’ 美·유럽 또 시끌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즉위 미사가 24일 예정된 가운데 새 교황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거론돼온 동성애자 결혼 허용 논란이 미국과 유럽에서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BBC인터넷판이 22일 특집에서 지적했다. 동성애자들을 어느 범위까지 포용해야 하는가를 둘러싼 논쟁은 여성 사제 등록, 낙태 인정, 콘돔 사용 권고, 유전자 복제 등과 맞물려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스페인 하원은 21일 사회당 정부가 제출한 동성애자 결혼 허용 법안을 투표에 부쳐 통과시켰다. 상원은 몇주 후 표결할 예정인데 여당 의원이 과반수를 넘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국민의 80%가 자신을 가톨릭 신도라고 생각하는 스페인이 가톨릭계의 맹렬한 반대운동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자 결혼을 허용할 경우 벨기에와 네덜란드에 이어 유럽에서 세번째 나라가 된다. 그러나 지난 19일 프랑스 보르도 고등법원은 이 나라 최초로 동성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낳은 ‘남자 부부’가 1심에 불복해 낸 항소를 이유없다고 기각했다. 프랑스는 시민연대협약(PACS) 제도를 도입, 동성 커플에게도 보통 부부에 준하는 법적, 제도적 혜택을 부여하고 있지만 이들 커플의 결혼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1988년 동성애를 합법화한 이스라엘도 아직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유대교도들과 충돌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조디 렐 미 코네티컷 주지사는 20일 사실상 부부관계로 인정되는 ‘세속 결합(civil union)’을 동성 커플에도 적용하는 법안에 서명, 오는 10월 발효된다. 지난 14일 오리건주 대법원이 주정부로부터 1년 전에 결혼 허가를 받은 3000쌍 이상 커플의 결혼을 무효화한 것과 정반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오리건 등 10개 주에서 동성 결혼에 관한 주민 찬반투표가 실시, 반대한다는 표가 더 많이 나왔다. 현재 세속결합이나 동성간 결혼을 허용하는 주는 오리건,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매사추세츠, 버몬트 등 5곳이다. 세속 결합을 인정받은 동성 커플은 조세감면 혜택과 보험 적용, 자녀 양육권 등 모든 권리를 이성 부부와 동등하게 누린다. 그러나 조지 부시 행정부와 37개 주에서 동성 결혼을 거부하는 입법화가 진행 중이다. 뉴멕시코주 상원은 지난달 결혼을 이성간 결합에 국한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새 교황은 지난 86년 한 가톨릭 잡지와 회견에서 “동성애는 그 자체로 죄악은 아니지만 내재적인 악의 요소를 갖고 있으므로 이상 증상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법적으로 동성간 결혼을 허용하는 것과 같은 일은 현실적으로 그들에게도 도움이 안된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교황은 전임 요한 바오로 2세가 주도했던 2차 바티칸공의회(1962∼65년)의 성과를 계속 발전시키겠다고 공언함으로써 교계 안팎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새 교황은 동성애 인정과 같은 진보적 이슈들에 관해 최소한 논의의 장을 열어야 한다는 일보 진전으로 해석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세계 화합과 변화 이끄는 교황 되길

    요한 바오로 2세를 이어 베네딕토 16세가 새 교황으로 즉위한 데 대해 먼저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아울러 21세기에 첫 교황으로 등극한 베네딕토 16세에게 인류사회가 종파에 상관없이 큰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음을 함께 전한다. 선대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는 냉전시대의 종식을 불러오고 종교·이념·인종간의 화합을 적극 도모하는 등 평화와 화해·사랑을 선도해 온 인류의 정신적이자 실질적인 지도자였다. 그는 시대적 요구를 앞장서 수용하고 이를 과감하게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인류사에 남을 위업을 이루었다. 새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충실한 계승자로 알려진 만큼 화합과 평화, 사랑의 정신을 이어받으리라 여겨진다. 다만 우리는 새 교황의 책무가 계승자 노릇에 그칠 수는 없다고 판단한다.21세기라는 시대적 상황이 요한 바오로 2세 때와는 이미 달라졌기 때문이다. 인류문명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지구상에는 기아와 전쟁, 반목이 아직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는 상태이다. 사회적 약자·소수자로서 여성·동성애자·장애인 등이 겪는 불평등과 편견 또한 여전하다. 인간복제의 위험성이 대두되는가 하면 피임·낙태·안락사 등을 둘러싼 가치관의 충돌 역시 합일점을 찾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21세기가 직면한 이같은 문제들이, 작게는 가톨릭 교회 교리상의 난제(難題)이지만 크게는 인류가 극복해야 할 당면과제라고 본다. 따라서 새 교황이 ‘21세기적 상황’에 걸맞은 새로운 가치관과 윤리의 틀을 인류 앞에 제시하리라 기대한다. 그리고 그 방향은 가톨릭의 전통 교리를 유지, 확산하는 길보다는 변화를 동반한 새 패러다임에서 찾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 [교황 베네딕토 16세 시대] ‘하느님의 충복’ 별명 보수주의자

    새 교황 베네딕토 16세(78)는 일생 동안 보수주의적 입장을 견지해왔다.‘요한 바오로 3세’,‘하느님의 충복’이라는 별명이 그의 노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콘클라베가 시작된 뒤 그는 보수적 추기경들의 지지를 모으면서 일찌감치 강력한 교황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여든에 가까운 고령인데다 지역적 지지기반이 약한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 그는 “교황이 된다면 단기간만 재위하고 물러나겠다.”며 스스로 ‘과도기적 관리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평범한 유년기, 나치 전력으로 얼룩 베네딕토 16세는 1927년 4월16일 독일 바이에른주의 마르크트 암 인에서 태어났다. 집안은 전통적인 독일 농가의 분위기를 이어받았으며 아버지는 경찰관이었다.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열심히 배웠던 명민한 소년이었던 그는 청소년기에 접어들며 나치와 2차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 말려들게 된다.14살이었던 1941년 히틀러 소년단(유겐트)에 가입했던 것이 두고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소년단 가입을 거부할 수도 있었는데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어 1944년 입대, 방공포 부대 소속으로 복무하던 중 탈영했다가 붙잡혔다. 전범수용소에 갇혀있다 2차대전 종전과 함께 석방됐다. ●왕성한 연구활동으로 명성얻어 이후 베네딕토 16세는 형 게오르그 라칭거와 함께 가톨릭 신학교에 입학, 본격적으로 신학 수업을 받기 시작한다.1951년 사제 서품을 받았고,2년 뒤 뮌헨대학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그는 프라이징과 본, 튀빙겐, 레겐스부르크 등지의 여러 대학에서 교편을 잡으며 가톨릭 교리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했다.1962년 그는 35세의 나이로 쾰른대주교의 고문에 임명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1977년 2월 베네딕토 16세는 뮌헨대주교가 됐으며 석달 뒤 추기경에 봉임됐다.1981년 요한 바오로 2세는 베네딕토 16세를 교황청 신앙교리성성(聖省) 수장으로 임명, 이후 24년 동안 두 사람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1998년에는 추기경단 부단장,2002년에는 단장이 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베네딕토 16세가 실질적으로 교황청을 이끌어왔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 ●평생 보수주의 유지 베네딕토 16세가 보수주의적 입장으로 돌아선 데에는 1968년 독일 대학가를 휩쓴 ‘68운동’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그는 동성애, 낙태, 피임, 여성 사제 서품 등에 대해 일관되게 보수적 입장을 유지해왔다. 베네딕토 16세는 종교적 자유·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강조한 ‘2차 바티칸공의회(1962∼65년)’에 대해 “교회의 타락 과정이며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이끄는 불길하고 파멸적인 것”이라며 분명하게 반대했다.2001년 6월 발표된 동성애와 자위행위 금지를 포함한 엄격한 교황청의 성윤리 지침과 지난해 7월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교회와 세계에서 남성과 여성의 협력에 관하여’라는 교황청의 문건을 작성한 사람도 바로 베네딕토 16세였다. 또 미국 주교들에게 낙태를 옹호하는 정치인에게 영성체를 베풀지 말라는 편지를 보냈고, 이슬람국가인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반대했다. 지난 13일에는 이혼, 동성결혼, 인간복제 등에 반대하는 교리를 담은 저서 ‘격변의 시대의 가치’를 출간했다. ●엇갈리는 평가 베네딕토 16세에 대해서는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지자들은 대표적인 지적 성직자인 베네딕토 16세가 뚜렷하고 명쾌한 교리를 제시, 가톨릭 내부의 단합을 이끌 것이라며 환영한다. 베네딕토 16세는 10개 언어를 구사하며 7개 분야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뛰어난 피아니스트로 베토벤 음악을 좋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진보주의자들은 그를 ‘강요자’로 부른다. 이들은 ‘해방 신학’의 주창자인 브라질의 레오나르도 보프 신부를 징계했던 것처럼 새 교황이 진보적 성직자들을 처벌하고 가톨릭을 중세시대로 돌려놓을 것으로 우려한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교황 베네딕토 16세 시대] 새 교황 과제와 전망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임병선기자|베네딕토 16세는 전임 교황보다 훨씬 빠른 4차 투표끝에 교황좌에 앉게 됐지만 그가 맞닥뜨리게 될 도전은 훨씬 복잡하고도 강력하며 위험할 것이 분명하다. ‘교회 황태자’로 불리는 추기경단이 보수적인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을 새 교황으로 선출한 것은 교리 해석에 있어 전임 교황이 걸었던 정통 노선을 견지하면서 동시에 안팎에서 터져나오는 개혁과 변화의 목소리를 수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환기에 교회 내부를 가장 잘 아는, 준비된 교황을 지목한 것도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래 전부터 ‘교황청의 영적 설계자’ 구실을 해온 새 교황이 전임자가 해결못한 숱한 난제들을 얼마나 신축적으로 수렴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타종교와의 대화 통해 교회 통합 새 교황은 우선 과거 어느 때보다 불안정한 세계를 영적으로 이끌고 통합해야 할 책무에 직면해 있다. 종교간 대화는 물론, 냉전체제 와해 이후 가속화하고 있는 국지적 갈등에 새 교황의 따듯한 시선이 요구된다고 USA투데이는 지적했다. 다이애나 에크 하버드대 교수는 요한 바오로 2세가 50회 이상 이슬람 지도자와 만나 그들의 신앙에 존경을 표하며 코란에 입을 맞춘 것을 “평화구축의 일환”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가톨릭 안에서, 특히 고국 독일에서의 가톨릭과 루터교 화해 노력을 저지한 전력이 있는 새 교황이 과연 얼마나 적극적으로 타종교와의 대화에 나설지는 여전히 의문이다.11억 가톨릭 인구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한 아프리카와 남미 등이 ‘세계화의 덫’에 걸려 궁핍에 신음하는 상황을 여하히 극복해나갈 것인가도 쉽지 않은 문제다. ●신도 이탈, 성직자 부족 해소도 과제 베네딕토 16세를 더 본질적으로 괴롭힐 문제는 교회 안에 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가톨릭 교회의 위기 양상을 “사방에서 물이 새어들어오는 난파 직전의 배”라고 묘사하며 “이를 개혁하기에 나는 너무 나이가 들었다. 다음 교황이 이를 맡아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과거 2000년 동안 교회의 중심이었던 유럽에서 신도들이 이탈하고 북미대륙에선 사제 지원자가 줄어 일요 미사를 드리지 못하는 교회가 나타나고 있다. 북미에서 사제 수는 신도 1300명당 1명꼴이며 남미에선 7000명당 1명이 될 만큼 극심한 사제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전임 교황 재직기간중 신도 수가 40%가량 늘었다는 평가에도 불구,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이같은 상황이 빚어졌다는 비판을 베네딕토 16세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새 교황이 해방신학이나 종교적 다원주의, 개신교와의 합동 예배에 대해 배타적인 자세를 보여왔던 점을 고려하면 성직자 결혼이나 여성 사제 허용과 같은 개혁 목소리를 담아내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새 교황이 18일 콘클라베에 앞서 열린 특별미사에서 “상대주의라는 독재에 맞서겠다.”고 다짐한 것도 그의 재임기간 변화가 있더라도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생명공학 윤리 등 과제 산적 지난 15일 콘클라베를 앞둔 준비회의에서 집단 지도체제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콘클라베 결과는 결국 분권을 주장하는 많은 주교들보다 권력 집중을 주장하는 교황청 운영기구 ‘쿠리아’가 교회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외부에 노출시킨 것이다. 따라서 교황청과 지역 주교들의 파워게임을 조정하고 평신도와 사제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등의 문제로 새 교황의 머리는 무거워질 것이다. 또 베네딕토 16세는 추기경 시절 동성애와 이혼, 낙태, 혼전 성관계 등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거부해왔는데 이를 어떻게 조정할지도 관심거리다. 에이즈 확산을 막기 위해 콘돔을 허용하는 문제, 재혼자에 신도 자격을 부여하는 문제, 생명공학 윤리 등도 교회안의 보수와 진보 양쪽을 동시에 아울러야 하는 새 교황의 어깨를 짓누를 것이다.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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