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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섭의 산으路]충남 논산 대둔산

    [조용섭의 산으路]충남 논산 대둔산

    충청·호남의 땅을 적시며 흐르는 금강(錦江)은 동으로 백두대간을 울타리 삼고, 남쪽 무진장(무주·진안·장수)에서 발원한 작은 물길들을 모아 본류로 향하게 하는 산줄기를 품고 있으니 이른바 금남정맥(錦南正脈)이다. 대둔산(大芚山·877.7m)은 이 금남정맥이 무진장을 벗어나며 전북 완주군, 충남 금산군, 논산시에 걸쳐 빚어 놓은 아름다운 산으로, 특히 기암봉들이 어우러진 경관이 수려하고 암봉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 케이블카 등이 있는 완주쪽 산자락으론 연중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번에는 대둔산의 북서쪽자락, 논산시 벌곡면 수락리에서 정상에 오른 뒤, 완주쪽 산자락을 돌아보고 다시 수락리로 내려서는 원점회귀 산행으로 코스를 잡았다. 수락지구 주차장에서 포장길을 오르면 광장이 나오는데, 왼쪽에 승전탑이 있고 산행은 정면의 숲을 들어서며 시작한다. 계곡을 따라 나있는 너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수락폭포와 석천암으로 이어지는 철계단이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좌우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협곡을 이루고 있는 군지계곡으로 곧장 나아가자. 수락리 쪽에서 가장 빼어난 경관을 지닌 곳이다. 협곡 사이에 설치된 220계단을 오르는 느낌도 이채롭다. 계단을 올라서면 정상으로 가는 양갈래 길이 나온다. 왼쪽 길로 가면 축대가 쌓여있는 공터에서 오른쪽으로 능선길이 이어진다. 왼쪽 건너편 산자락으로 석천암이 살짝 보인다. 너럭바위를 오르거나 바위 능선길이 나오기도 하지만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다. 정상인 마천대 앞 길목에 서면 사방으로 길이 연결된다. 여기서 정상은 지척이고 금남정맥은 동서로 능선을 가로지르며 서쪽 월성봉으로 이어진다. 개척탑이라는 상징물이 있는 정상 마천대에서 기암봉들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산자락을 바라보노라면 ‘호남의 금강’이라는 이름이 허명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정상을 내려선 매점 앞 갈림길에서는 용문굴로 방향을 잡고, 오른쪽 구름다리로 내려서는 길은 나중에 올라오도록 하자. 갈림길마다 서있는 깔끔한 이정표를 따르면 된다. 능선과 산허리를 가로지르며 30여분 진행하면 용문굴 갈림길에 닿는데, 급사면 길은 매우 미끄러우니 조심해야 한다. 완주쪽 산자락인 용문굴로 내려서며 칠성봉 전망대에 올라 암봉들을 감상해 보자. 완만한 산사면을 돌며 장군대 옆을 지나면 케이블카 승강장이 바로 눈앞이다. 이 곳으로 올라가면 금강구름다리로 연결된다. 마치 선계(仙界)로 들어서는 듯한 느낌으로 구름다리를 건너 아름다운 풍경속에 젖어있다가 비좁은 삼선구름다리(계단)를 오르다 보면 고도감 때문에 짜릿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수락계곡으로의 하산은 낙조대쪽으로 하자. 이정표를 따라 잠시 내려서면 두갈래 길이 나온다. 오른쪽 산사면을 가로지르는 길이 낙조대 방향이고 정면 너덜길은 석천암으로 바로 이어지며 다시 만나게 된다. 장군절터를 지나 계곡을 따라 난 길을 내려서면 산행 초입에 지났던 수락폭포앞 갈림길에 이르며 승전탑 앞 광장으로 나아가 산행을 마감한다. ●교통 및 숙박 자가용:대전∼통영고속도 추부 혹은 금산IC에서 빠져나와 17번 국도와 68번 지방도 이용한다. 대중교통:논산∼수락리 운행버스(하루 12회·1시간 소요). 수락지구에는 대형 숙박시설과 음식점이 많아 음식점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둔산 입장료는 500원, 주차비 2000원은 별도.
  • [뒷골목 맛세상]해넘이 섬 강화도

    [뒷골목 맛세상]해넘이 섬 강화도

    한 해가 저문다. 한 해가 저문다고 해서 서녘 하늘에 곱게 지피는 노을이야 여느 때와 하등 다를 바가 없겠지만, 그러나 한 해가 저무는 무렵의 노을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만은 어쩔 수 없이 만감이 겹쳐 노을 못잖은 붉은 색감으로 켜켜이 타오를 터이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감회도 감회려니와, 어쩐지 허송으로 보낸 것 같은 후회와 안타까움에 겹쳐 자칫 가슴을 에는 한 가닥 회한도 없을 수 없으리라. 아아, 나는 왜 그렇게밖에 못했을까. 조금만 더 정신을 차렸더라면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텐데. 어차피 나는 그 정도밖에는 안되는 것일까. 나는 왜 좀 더 마음을 비우지 못했을까. ●자성과 다짐의 나들이 코스로 제격 한 해를 보내고 다가올 새해를 기다리는 순간에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가다듬어 자성(自省)의 기회로 삼는 정경은 얼핏 보기에 참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자성이 지나쳐 자칫 회한이며 자학에까지 이른다면 그것은 아름다운 일이 아니라 자신에게 더욱 힘든 짐을 지우는 일이 되고 만다. 만일 그대에게 자성이 지나쳐 힘든 조짐이 보인다면, 그대는 과감히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 해넘이 여행길에 나서자. 이왕 한 해가 저무는 무렵이니, 가까운 서해안이라도 찾아 수평선에 펼쳐지는 낙조를 바라보면서 새로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서울에서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서해안으로는 역시 강화도가 제격일 터이다. 신촌로터리 어름에 있는 강화행 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면 불과 한 시간 남짓밖에 걸리지 않는다. 아득한 옛 시절에야 서울에서 강화까지의 나들이가 걷고 배를 타는 일정으로 꼬박 이틀이 걸렸다는 사실이 얼핏 상상이 가지 않지만, 어쨌든 한 시간 거리에 섬이 있고 해넘이의 해안이 있다는 것은 서울에 사는 이들의 행운이지 않으랴. 강화읍에서 군내버스를 타고, 외포리에서 다시 석모도행 배를 갈아탄 다음에 보문사를 찾아가자. 보문사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예부터 강화 8경으로 꼽히는 명승(名勝)이지만, 특히 보문사의 눈썹바위에 있는 높이 7미터의 거대한 마애석불좌상 앞에서 내려다보는 서해의 낙조는 더 이상 언설이 필요 없는 장관이다. 강화도의 해넘이 장소로는 구태여 석모도며 보문사를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강화도의 서쪽 해안선 일대에 널린 돈대를 위시하여 어디를 가든지 뛰어난 해넘이 장소가 아닌 곳이 없다. 또한 경관이 그럴 듯한 장소에는 이미 횟집이며 카페, 민박집, 그리고 요즘 들어 부쩍 유행하는 펜션들이 눈에 질리도록 저마다 입간판에 뛰어난 해넘이를 내세우고 있다. 황금빛 노을, 노을이 내리는 아름다운 집, 노을과 함께, 추억 속으로, 뱃고동, 추억여행…. 그러나 이왕 석모도까지 찾아온 길이라면 역시 보문사의 마애석불좌상 앞이다. 아름드리 고목의 가지 사이로 저녁 해가 기운다. 이윽고 저녁 해가 그대의 눈길 아래로 떨어지고 그렇게 가없는 하늘은 물론 잔잔한 겨울바다마저 붉게 물들이며 노을이 지피는 순간, 그대의 힘든 몸뚱어리 또한 서서히 노을 속에 함께 지피는 것을 깨닫게 되리라. 어디 그대의 몸뚱어리뿐이랴. 그대의 몸뚱어리가 노을로 지피는 동안에 마음속의 회한이며 자학 따위도 함께 지펴, 마침내 그대를 새털처럼 가볍게 하리라. 그렇듯 새털처럼 가벼워진 그대가 무심코 눈썹바위에 서 있는 거대한 부처님을 돌아보면, 부처님 또한 노을 속에 함께 지피면서 그대를 향해 빙긋이 웃어보일지도 모른다. ●‘강화 8경’으로 꼽히는 보문사 낙조 불교에서는 세상에 하고많은 욕심 중에서도 가장 더럽고 끔찍한 욕심을 무엇인가 이루고자 하는 공부에 대한 욕심으로 규정하고 지극히 경계해 마지않는다. 자칫 공부란 것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현재의 나를 인정하지 못한 채, 좀더 밝고 아름다운 무엇으로 나를 바꾸려 한다면, 바로 그런 공부야말로 얼마든지 더럽고 끔찍한 욕심으로 꾸짖어 마땅하다는 식이다. 대저 공부란 무엇인가. 바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나를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 공부가 아닌가. 그렇듯 ‘지금 이 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에 서 있는 제자가 부처에 대해 물었을 때, 운문(雲門)선사는 서슴없이 대답한다.“똥막대기다!” 그렇다. 지금 이 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에 있는 무엇인가를 찾으면, 부처 또한 똥막대기인 것이다. 역시 ‘지금 이 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에 서 있는 제자가 부처에 대해 물었을 때, 백장(百丈)선사는 아예 호통을 친다.“이놈아, 어찌하여 소를 타고서도 소를 찾느냐?” 지난해를 돌아보는 자성에는 무언가 ‘지금 이 자리’에 서있는 자신을 혐오하거나 기피하여 좀더 밝고 아름다운 다른 자리로 자신을 옮겨가려는 어리석은 불제자들의 공부 욕심이 없지 않을 터이다. 지금 이 자리에 없는 것이 어찌 다른 자리라고 생길 것인가. 어쩌면 진정한 자성이란, 바로 ‘지금 이 자리’의 자신을 인정하고, 나아가 ‘지금 이 자리’의 힘들고 무거운 자신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눈길일지도 모른다. 비록 간단없는 회한과 자학이 자신을 피폐(疲弊)하게 하더라도, 바로 그런 피폐마저 너그럽게 껴안을 일이다. 그렇듯 자신과의 화해를 이루면, 비단 저녁노을이 지피지 않더라도 그대는 분명히 새털처럼 가벼워지리라. 새털처럼 가벼워진 그대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막히는 일이 무엇이랴.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그대는 언제나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자, 그대가 새털처럼 가벼워져서 돌아오는 길이다. 그대가 어디에 가서 무엇을 먹고 마시든지 맛있지 않은 음식이 있으랴. 그러나 그대가 혼자가 아니고 소중한 이와 함께라면 여행길의 한 끼 음식이라도 결코 소홀할 수는 없다. ●한자리서 50년 훌쩍… 고향냄새 물씬 먼저 강화읍의 중앙시장 안에 있는 ‘우리옥’(032-932-2427)을 권하고 싶다. 중앙시장에서 찬거리골목으로 30여m 안으로 들어가면 골목 안에 있는 듯 없는 듯 숨어 있는 평범한 백반집인데, 그러나 상차림을 보면 대뜸 머리가 좌우로 갸웃거려진다. 넉넉한 콩비지 한 대접, 조갯살을 넣은 미역국, 강화도순무김치, 꽁치조림, 고추장아찌, 숙주나물, 감자조림, 시금치, 고사리, 멸치볶음, 표고버섯볶음, 조개젓, 배추김치 등 갖은 반찬에다가, 장작을 때서 지은 강화쌀밥이 먹음직스럽게 김을 피워올리고 있다. 그런 풍성한 상차림인데 값은 고작 4000원이다. 소중한 이와 함께 한 그대가 어쩐지 4000원짜리 백반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면 거기에 3000원짜리 대구찌개를 더해도 좋다. 아니면 계절에 따라 병어회나 병어찜, 생굴, 불고기 등에서 하나를 안줏감으로 추가하여 강화도 특산인 인삼막걸리를 즐길 수도 있다. 추가되는 안줏감들은 각기 9000원에서 1만원을 넘지 않는다. 그대가 이제 막 수저를 드는데, 와락, 알 수 없는 친근감이 들어 다시 한번 상차림을 살펴보면, 자칫 오랜 만에 고향에 돌아와 늙은 어머니가 차려주는 밥상 앞에 앉아 있는 것 같은 순간적인 착각에 빠져든다. 실제로 주인 되는 방영숙씨는 힘들고 지쳐서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라면 누구든지 자식처럼 껴안아줄 것만 같은 넉넉하고 수더분한 고향 어머니의 인상이다. 거기에 더하여 납작한 한옥집의 대문부터 비롯하여 주방이며 방에 이르기까지 어쩐지 낡은 손때가 묻어나는 집안의 만만한 분위기마저도 주인 되는 이와 함께 정감을 더한다. 원래 우리옥은 방영숙씨의 고모 되는 방숙자 할머니가 1953년에 현재의 자리에 문을 열었으니 한 자리에서 50년을 훌쩍 넘긴 셈이다. 방영숙씨가 연로한 고모를 대신한 것도 벌써 20여년이니 2대에 걸친 음식이며 집에서 어찌 고향냄새가 아니 나랴. ●공해 없는 저수지서 건진 월척만 조리 만일 그대가 미식가라고 자처한다면, 별미로 강화도의 붕어찜을 빠뜨릴 수 없을 터이다. 강화읍에서 교동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송해면의 숭뢰저수지에는 ‘돌기와집’(032-934-5482)이라는 붕어찜 전문식당이 있다. 야트막한 야산 아래 숲으로 담장을 이룬 듯 아늑한 옛 한옥이 산수화 한 폭처럼 고풍스러운데, 주인 되는 구옥순씨 또한 종갓집 며느리처럼 단아한 품새에 말씨마저도 도란도란 음전하여서 한 잔 술이 없이도 저절로 풍류의 마음이 일어날 듯싶다. 강화도라면 대부분이 얼핏 생선이며 조개 같은 해물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강화도는 뜻밖에도 농경지가 넓은 곳이어서 1980년대만 해도 전체 면적의 거의 절반이 농경지에다가 농가도 전체 가구의 70%를 차지하여서 농업이 중심 산업을 이루었다. 그런 만큼 여기저기 유명한 저수지가 많은데, 눈치 빠른 낚시꾼들은 바다낚시가 아니라 바로 민물낚시를 위해 거리가 멀다 않고 강화도로 몰려든다. 원래 민물고기는 저수지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인데, 낚시꾼들 사이에서 강화도의 민물고기가 맛에 있어서 으뜸으로 소문이 난 탓이다. 하기는 이렇다 할 공장이 드문 강화도에서는 여러 저수지마다 고기 맛을 헤칠 수질오염이며 공해 따위는 존재하지 않을 터이다. 돌기와집의 붕어찜은 무엇보다도 숭뢰저수지의 맛 좋은 참붕어 중에서도 월척붕어만을 재료로 하여,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조리법으로 요리해낸다. 다른 곳에서 하는 대부분의 붕어찜이 20,30분 만에 조림해 내는 데 비해 여기서는 2시간 이상을 조림해 내는 식이다, 그리하여 다른 곳의 붕어찜은 우선 가시며 뼈를 고르느라 수고로운데, 이곳은 머리에서 꼬리까지 가시며 뼈를 고를 수고가 없이 통째로 먹을 수가 있다. 자칫 어느 것이 살이고 어느 것이 뼈며 가시인지 전혀 분간이 가지 않게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드는데, 뼈와 살이 함께 어우러지는 고소하면서도 깊은 맛은 과연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일품이다. 얼핏 생각하기로는 2시간 이상 붕어찜을 조리다 보면 형체는 물론 맛까지도 변질될 것 같은데, 붕어 자체의 모양이 전혀 손상되지 않을 뿐더러 맛 또한 붕어의 고유한 향취가 제대로 살아있다. 어쩌면 주인 되는 이의 정성이 아니면 그런 식의 요리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바로 그런 정성에 돌기와집만의 비법이 숨겨진 것인지도. 붕어찜은 대중소에 따라 3만원,2만 5000원,2만원으로 나누어지는데, 각기 붕어의 크기가 아니라 마릿수에 따라 4마리,3마리 2마리로 값이 다르다. 이밖에도 메기매운탕, 민물새우튀김, 추어탕이 있다. 돌기와집은 찾아가기가 약간 까탈스러운 편인데도 불구하고 한번만 맛을 들이면 단골이 된 손님들이 서울이며 인천 각지에서 할아버지에서부터 어린 손자까지 일가족이 동행하여 거리가 멀다하지 않고 찾아온다. ■ 제철 맞은 생선회 푸짐 그대가 회를 좋아하는 이라면 석모도에서 나오는 길에 외포리 선착장의 젓갈시장 옆에 있는, 얼핏 포장마차처럼 보이는 가건물을 놓치지 말일이다. 기실 강화도 일대의 해안선마다 한 집 걸러 한 집으로 죄다 횟집 아니면, 카페나 모텔이나 펜션이나 민박집들이어서 눈에 차일 지경이다. 그런 마당에 구태여 어느 횟집을 골라 권할 수 없지만, 그러나 나의 취향으로는 젓갈시장 옆의 포장마차식 가건물을 지나칠 수가 없다. 거기에는 값싼 횟집들이 서넛 사이좋게 함께 들어있는데,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가장 안쪽에 있어서 바다가 내다보이는 ‘풍년소라6호’(032-933-9223)라는 약간 엉뚱한 이름의 횟집을 권하고 싶다. 벌써 10년 전부터 이곳에서 횟집을 해왔다는 30대 후반의 박미경씨가 주인인데, 우선 싱글벙글 잘 웃는 이여서 횟감을 고르기 전부터 그만 기분이 좋아진다. 요즈음 같은 겨울에는 숭어가 제철인데,1㎏에 2만 5000원이다. 어른 둘에 어린아이들이 딸린 네 명 한 가족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인데, 매운탕과 함께 밴댕이회며 멍게가 무료로 나온다. 이밖에도 삼식이가 역시 제철인데, 값은 숭어와 같다. 여기에 우럭, 광어, 노래미, 농어 등이 있고, 해삼이며 왕새우, 키조개, 개불 등 취향에 따른 갖가지 해물들이 여느 고급 횟집 못잖게 고루 준비되어 있다.
  • “한강 낙조 보며 올 마무리를”

    한 해를 마감하는 31일, 한강시민공원에 나가면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는 30일 마포대교와 서강대교 북단, 서강대교 전망대, 양화대교 전망대, 선유도공원 전망데크를 ‘한강 낙조(落照) 오경’으로 추천했다.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볼 수 있는 시간대는 오후 4시40분에서 50분 사이. 마포대교 북단에서는 여의도 빌딩 숲과 LG 쌍둥이빌딩에 붉은 해가 걸렸다가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강대교 북단이나 전망대에서는 국회의사당 옆 갈대밭 사이로 저물어가는 석양이 일품이다. 한강시민공원 양화지구 인근 양화대교 전망대에서는 조선시대부터 ‘양화석조’로 알려질 정도로 바닷가 낙조만큼 강물이 붉게 물들어 오묘함을 느끼게 하는 석양을 볼 수 있다. 밤섬 너머로 지는 ‘율도낙조’도 ‘용산팔경’의 하나로 꼽힌다. 선유도공원 전망데크에서 성산대교 남단 쪽을 바라보면 해가 다리와 겹쳐 넘어가면서 강물에 차분히 흘러내려앉는 모습이 마치 솟아오르는 해돋이를 착각할 정도로 아름답다. 사업소 최세욱 기획과장은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며 마주치는 낙조도 좋지만 한강에 나가 고층빌딩숲 사이로 불덩어리가 내려앉는 광경을 지켜보는 황홀경은 바닷가 낙조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노천온천서 새해 맞을까

    노천온천서 새해 맞을까

    한해를 마무리할 때면 어린 시절 아버지와함께 가던 목욕탕이 생각납니다.“으∼ 시원하다!” 아버지는 우리 형제를 이렇게 뜨거운 탕속으로 불러들이셨고, 손수 때를 밀어주시곤 하셨죠. 지나고 보니 한해의 묵을 때를 떨어내고 새해를 시작하라는 의미였던 것같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했던 목욕의 추억을 따라 온천여행을 떠날까요? 지는 해를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온천이라면 더욱 좋겠지요.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는 준비로 온천여행만한 것도 없는 것같습니다.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롯데 오션캐슬의 노천스파는 해넘이를 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바깥으로 나가자 차가운 바닷바람이 살갗을 파고듭니다. 바닥은 너무 차가워 맨발로 걷기 힘들 정도입니다. 무거운 몸에도 종종거리며 가까이 있는 탕에 뛰어들었습니다. 따뜻함이 온몸을 감싸안았습니다. 마치 어머니의 품속처럼 말입니다. 몸이 나른해 집니다. 머리를 들어 파란 하늘을 올려다봤습니다.‘도대체 얼마만의 휴식인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숨가쁘게 달려왔나?’하는 생각에 잠깁니다. 눈을 감고 온기를 온몸으로 느껴봅니다. 올 한해가 영화필름처럼 스쳐갑니다. 아버지 암선고, 폐렴을 앓던 4살난 아들이 “아빠 나는 왜 자꾸 아프지, 나 때문에 힘들지.”라고 했던 말,“직장 다닌다고 다 당신처럼 집안일에 소홀할까?”라는 말로 아내에게 상처를 줬던 일…. 계속되는 상념에 마음도, 온천물에 몸도 뜨거워집니다. 그래서 밖으로 나와 잠시 몸을 식혀봅니다. 바로 앞에 꽃지해수욕장에 지칠 줄 모르고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금새 한기가 스며듭니다. ‘썬셋스파’에 몸을 담그자 붉은 빛으로 아름답게 변한 바다가 텅빈 머리, 멍한 눈을 가득 채웁니다. 스트레스와 술·담배로 지친 몸과 마음이 금새 치유되는 것같습니다. 중앙에 있는 ‘바데풀’로 갔습니다. 강한 물기에 발바닥을 자극해주는 ‘플로팅’에 올라섰습니다. 물 속에서 몸이 붕붕 떠오릅니다. 발바닥이 간질 간질. 넥샤워, 워킹마사지 등 허리와 다리에 강한 자극을 줍니다. 뭉쳤던 어깨와 허리가 한결 가뿐해졌습니다. 기분이 한결 좋아집니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있습니다. 추운 바람을 피해 따뜻한 온천물 속에 숨어서 해넘이를 바라봤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그만 눈물이 솟아 오릅니다. 매일 졌다 뜨는 해가 오늘은 좀 다르게 느껴집니다. 마음까지 씻어내고, 새해에는 새롭게 시작합시다. ■온김에 여기도 들러보세요 안면도에 가면 자연휴양림(041-674-5019)은 꼭 한번 들러 볼 만하다. 붉은 빛깔을 띠며 향기가 진한 안면도의 소나무가 쭉쭉 뻗어 있는 이곳은 가족끼리 한 해를 마감하는 산책을 하기 좋은 곳이다. 햇살이 부서지는 숲속을 가족들과 손을 잡고 걷다보면 한해 동안 묵은 감정들이 눈 녹듯 녹아내린다. 눈이 오면 더욱 아름답다. 산림전시관과 한국정원 등 볼거리도 많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어린이 400원. 승용차 주차료 3000원. 지금 서해안은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이 제철이다. 태안군 남면 당암리는 굴밥집이 모여 있다. 그중에서 자연산 굴밥집(675-2775)이 유명. 이 집은 소위 ‘깜장굴’이라는 바위에 붙어 있는 자연산 굴을 쓰기 때문에 향이 뛰어나다. 굴과 인삼, 대추, 호두, 은행 등 20여 가지를 넣고 지은 돌솥밥을 달래간장에 비벼 김에 싸먹는 맛이 일품.1인분에 8000원. 배, 사과 등과 굴을 넣고 만든 굴물회는 새콤달콤한 맛이 좋다.1만원. 자연산 굴밥집 10% 할인쿠폰 지금 안면도에는 ‘못생겨도 맛은 좋은’ 물메기가 제철을 맞았다. 살이 흐물하고 생김새가 다소 징그럽지만 일단 국을 끓여 놓으면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놀부네 수라상(674-5657)은 물텀벙이탕으로 유명하다. 일명 ‘곰치’,‘물메기’ 등 각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틀리다. 물텀벙이는 태안지역에서 부르는 이름으로 보통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먹는다. 쌀뜨물에 신김치와 무를 넣고 끓이다 마지막에 물텀벙이와 달래, 냉이를 넣고 끓인다. 물텀벙이살은 흐물거리듯 이내 입속에서 녹아내리고 내장의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4인가족 기준으로 2만 5000원이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노천탕 길보드 TOP10 1. 안면도 오션캐슬은 꽃지해변의 아름다운 낙조를 보며 노천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지하 420m 암반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황해수를 사용하며 가족끼리 오붓하게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파라디움’ 또한 이곳의 자랑. 2. 구례 지리산온천은 신비의 약수라고 불리는 게르마늄 온천수를 사용한다. 물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야외에는 남근석과 노천탕이 있다. 남근석을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3. 아산 온양관광호텔은 1990년에 ‘국내 최초의 노천탕’을 만들었다. 인공적으로 폭포와 나무 등 조경이 아름답다. 4. 칠곡 도개온천은 지하 820m 화산암반에서 용출되는 약알칼리성 온천수를 사용한다. 실내 옥돌열탕, 노천 옥돌탕 등은 이곳의 자랑. 5. 수안보 파크호텔은 지하에서 용출되는 53℃의 약알칼리성의 물을 사용해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좋다고 한다. 노천탕에서 눈 덮인 월악산을 바라보는 맛이 일품. 6. 문경종합온천은 노천탕과 찜질방, 황토사우나 등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쉴새 없이 폭포수가 흘러내리는 노천탕이 좋다. 7. 금호 화순리조트는 대형 수영장과 3개의 노천탕에 온천수를 사용한다. 원목으로 만든 노천탕은 느낌이 좋으며 온천수를 약수처럼 마시면 해소천식과 신장염 등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또한 수영장에 미끄럼틀과 대형 튜브 슬라이더가 있어 가족들에게 딱이다. 8. 일동 유황온천은 온천수에 많은 유황을 포함하고 있다. 달걀 썩는 냄새는 유황 탓. 온탕과 냉탕 2개의 노천탕을 가지고 있으며 길이 15m의 냉탕이 자랑이다. 9. 월출산온천관광호텔은 월출산의 정기를 받으며 노천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지하 600m 맥반석 암반대에서 용출하는 100% 천연 온천수만을 사용해 물이 좋다. 게르마늄을 비롯하여 20여종류의 인체에 유익한 광물질이 함유된 알칼리성 맥반석온천으로 알려져 있다. 10. 이천 스파플러스는 일본까지 물 좋은 곳으로 알려진 곳. 약 500년 전 조선 세종 때부터 사시사철 솟아나는 더운 샘물로 유명한 이곳은 지하 980m에서 솟는 36℃의 물을 온천수로 쓴다. 각종 미끄럼틀과 이벤트 탕 등 종합 워터파크 개념의 온천이다. 안면도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돗토리·시마네현 온천여행 해외온천은 멀어서 가기가 꺼려진다? 혹은 방문경험이 별로 없어서 주저하게 된다? 그렇다면 일본 돗토리현과 시마네현의 온천을 가보자. 몸을 담그면 ‘休∼’하는 탄성과 함께 한해의 묵은 피로가 풀리는 3색 온천여행. 그럼 이제 출발해보자. ●파란 동해가 보이는 가이케온천 인천국제공항에서 요나고 공항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10분. 공항에서 20분만 차를 이용해 남쪽으로 내려가면 해변을 끼고 있는 가이케온천이 나온다. 푸른 동해를 끼고 일본 전통의 온천장들이 일렬로 서 있는데,40개가 넘을 정도로 큰 규모다. 이곳의 특징은 해변을 바라보며 온천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짭조름한 맛의 해수온천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욕탕에 몸을 담그면 온몸이 미끌거린다. 해수온천이 피로회복과 피부미용에 좋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탕에서 나와도 오랫동안 피부가 매끈거리는 느낌이 지속된다. 시바노 가이케온천협회장은 “저녁 식전, 취침 전, 그리고 아침 중 최소 두번은 온천을 이용해야 건강, 미용 등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가격은 일본전통 조식, 석식을 포함해 온천, 숙박까지 1인당 12만원 정도. ●하얀 물색의 미사사온천 가이케온천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40분가량 동쪽으로 가다가 다시 남쪽으로 1시간정도 들어가면 미사사온천가에 도착한다. 미사사 온천수의 특징은 라듐온천이라는 것. 피부에 특히 좋아 스킨처럼 얼굴에 지속적으로 발라주면 피부가 부드러워진다. 암예방에 탁월해 식수로도 이용되는데, 맛은 좀 밍밍해 속이 약간 울렁거린다. 그래도 몸에 좋다는데 한 컵 크게 꿀꺽. 실제로 이 온천주변 주민들의 암발생률은 일본 전체에서 최저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1860년대에 지어진 이곳 온천가에서 가장 오래된 기야여관이 유명하며 가격은 숙박과 온천 조·석식을 포함해 1인당 15만원 정도. 일왕이 머물렀다는 이와사키 여관은 같은 조건으로 20만원대. ●빨간 노을이 일품인 신지코온천 시마네현의 마쓰에 시에 위치한 신지코온천의 최고 장점은 신지코 호수의 아름다운 붉은 일몰을 보며 노천탕에 몸을 푹 담글 수 있다는 것. 이 온천지역은 작은 온천장들이 큰 온천장들을 상대로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를 걸고 있는 상태. 그중 여성중심 여관이라는 간판을 내건 ‘덴텐테마리’여관이 유명하다. 남자 혼자선 예약이 안 되며, 여성들은 일본 전통 여관 복장인 유카타를 수십 종에서 골라 입을 수 있고, 에스테틱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가격은 15만원. ■여기도 가보세요 ●한·일 우호교류공원 일명 ‘바람의 언덕’. 해풍이 워낙 거세 날개만도 2t이 되는 거대한 돌풍차의 날개가 빠르게 돌고 있다. 이 돌풍차는 1819년 12명의 조선어부가 해안에 표류해 치료와 숙식 등의 환대를 받고 돌아간 사건(?)을 기념하려고 조성한 것. 언덕에서 동해 경치를 바라보는 전망도 일품. ●마쓰에성과 호리카와유람선 요나고 공항에서 30분 거리의 마쓰에시에 위치한 6층 높이의 성. 나무 성 6층에서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 하지만 조망보다 더 즐거운 것은 마쓰에성 호리카와(해자) 유람선 여행이다. 유람선의 해자 일주시간은 50분. 고타쓰라 불리는 일본식 히터에 몸을 녹이며 사공의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것이 특징. 요금은 1인당 1만 2000원. ●하나카이로 일본 최대규모의 플라워파크로 직경 50m, 높이 21m의 거대한 유리온실이 여기에 있다. 사계절 내내 400종류의 꽃을 만날 수 있다. 화요일은 문을 열지 않으며 요금은 3000원. 하지만 요나고 공항을 이용하는 한국관광객의 경우 비행기 티켓을 제시하면 무료입장. ●아다치미술관 일본 메이지시대의 유명 미술품들을 소장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아름다운 정원으로 유명한 곳.1만 3000평의 정원은 사계절을 형상화하고 있으며 어느 때나 계절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다. 요나고 공항에서 무료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소요시간은 30분.2만 2000원. ■이렇게 가세요 인천국제공항에서 요나고 공항까지 가는 항공편은 아시아나항공뿐. 요나고행은 월·목·토 주3회로 오전 9시50분발 한 편이 있다. 인천행은 월·목·토 낮 12시20분, 한 차례씩만 운항한다. 투어이천(02-318-1177), 한화투어몰(02-311-4342), 롯데(02-399-2300)여행사 등에서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외 문의는 www.japanpr.com을 이용할 것. 일본 현지에서는 시마네현 국제과(0852-22-6462)와 시마네 국제센터(0852-31-5056)에 전화하면 한국말로도 문의가 가능하다. 일본 돗토리·시마네현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생명 살리기/여연스님 대흥사 일지암 암주

    깊은 산중에 발길이 뚝 끊어졌다. 흰 구름 자욱한 안개에 휩싸인 조그마한 암자엔 맑은 물소리만 은은하다. 밤새 기름칠을 한 무쇠 호미를 손에 들고 텃밭으로 나간다. 겨울나기를 위해 땅속에 묻어둔 무의 봉분을 북돋고, 허름하게 풀린 배추를 감싸주기 위해서다. 한평 남짓한 마와 더덕 밭의 겨울 푸성귀도 메어주어야 한다. 좀더 시간이 남으면 앞마당의 차나무들도 김매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겨울의 하루는 짧다. 봉분을 다독이고 배추를 묶다보니 멀리 산너머 서해로 낙조가 길게 그림자를 끌며 바다로 들어가고 있다. 오늘 할 일을 미루고 허리를 펴고 텅빈 산천을 본다. 무성한 여름과 가을은 갔듯 한해가 그냥 깊은 산속으로 걸어들어가 버렸다.“벌써”라는 단어가 내 깊은 영혼을 알 수 없게 꾹꾹 찌른다. 피가 배어 나오듯 영혼 한쪽이 서걱이는 소리가 먼 시원을 통해 들려오는 것 같다. 공양미를 한 움큼 발우에 담아 수곽으로 향한다. 저녁공양 준비를 하는 것이다. 쌀을 헹구기 위해 발우에 손을 넣자 싸늘한 한기가 온 몸을 찌르르 울리고 간다. 오래된 대나무 홈통을 타고 수곽으로 흐르는 물은 푸릇한 생동감이 있다. 어느새 사방은 하늘에 길잡이로 별만 남기고 어둠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목탁을 두드리며 저녁예불을 시작한다.“지심귀명례, 지심귀명례…” 가슴 한쪽에서 울컥 한 웅큼 눈물이 비어져 나온다. 며칠전 2만달러 시대에 굶어죽은 어린 영혼을 위한 기도를 한다. 독점자본주의 유령이 온 세계를 휩쓸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 팔레스타인을 휩쓸고 우리나라에도 어느덧 소리없이 상륙해 있는 것이다. 굶어죽은 그 어린이의 가족은 때론 일주일 때론 이틀 그러기를 몇 달을 반복했다. 한 아이는 그냥 죽어갔다. 그 며칠전 맞벌이를 하는 경찰관 부부의 세 어린이가 화재로 죽음을 당했다. 그 처참한 어린 주검 앞에 우리는 오열을 토 할 수밖에 없다. 소유의 시대에 빈곤을 초래하는 자본의 공포는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살인적인 위력을 갖는다. 공포의 시대에 떠오르는 한 스님이 있다. 그 스님은 진감국사다. 진감스님은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을 위해 맨 처음에는 밥과 옷을 마련했다. 그러나 그일은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그는 짚신삼기 수행법을 착안했다. 저녁이 되면 염불을 외며 밤새워 짚신을 삼았다. 아침이 밝아오면 밤을 새우며 삼은 짚신을 메고 사람들의 통행이 빈번한 장터에 나가 발을 살폈다. 맨발이거나 너덜너덜 닳은 짚신을 신은 사람들에게 새 짚신을 신겨주었다. 진감스님은 짚신을 얻어신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깨우쳐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큰눈이나 장마가 와서 사람들이 다니지 않을 때만 제외하고 밤에는 염불하며 짚신을 삼아 낮에는 그 짚신을 들고 늘 그 자리에서 짚신을 신겨주었다. 그런 수행을 본 사람들은 함께 짚신을 삼아 보시를 하는 사람도 있었고 다른 것으로 보시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진감국사는 중생의 마음이 바로 부처인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자신의 헌신을 통해 마음 하나를 나누는 씨앗이라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지구의 온 생명을 불가사리처럼 먹어치우는 독점자본주의의 광풍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나와 남을 구분하지 않고 나누는 부처의 마음이다. 그 마음이 하나씩 하나씩 내안에서부터 내 주변에서부터 싹을 틔우는 생명살리기를 해야 할 때다. 작은 법당안에는 어느덧 싸늘한 한기가 스며들어 있고 밤하늘엔 길 잃은 중생들을 위한 ‘별불’만 반짝이고 있다. 세월은 원래 없던 것 묵은해도 오는해도 없다. 다만 하루 하루의 일상을 평생처럼 사는 것만 남았다. 여연스님 대흥사 일지암 암주
  • 크루즈 타고 한라산 올라볼까

    크루즈 타고 한라산 올라볼까

    “인천에서 제주까지 배를 타고 간다고?” “아니, 비행기로 한시간이면 가는데 왜 13시간씩 배를 타?” 인천~제주 크루즈 여행을 떠난다고 하자 주변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물었다. 이제 그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한시간만에 비행기를 타고 휙 제주도에 도착한다면 바다와 파도, 여유가 있는 크루즈의 낭만을 어찌 알겠느냐고. 제주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떠나자, 크루즈여행 금요일 오후 7시 인천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서 제주행 오하마나호에 올랐다. 에스컬레이터까지 있는 오하마나호는 6322t으로 정원은 695명,50대의 승용차를 나를 수 있는 국내 최대의 여객선 규모다. 객실은 로열실과 1·2·3등실로 구분된다.1·2등실은 침대가 놓여 있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마룻바닥에 이불이 제공되는 3등실에서 간단한 게임을 해도 좋겠다.13시간이나 배를 탄다는 말에 멀미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다. 김동일(58) 선장은 “오하마나호는 필리핀의 전통 선박인 벙커처럼 수면 아래로 날개 같이 생긴 핀이 나와 4m 이하의 파도에는 꿈쩍도 않는다.” 걱정 말라고 큰소리쳤다. 금요일 저녁 출발인 만큼 저렴한 비용에 시간도 아껴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산악동호인들은 물론 직장단위의 등산객과 젊은층의 얼굴도 보였다. 세계일주 크루즈와 비교하면 소박하지만, 레스토랑, 커피숍, 영화관 등 오밀조밀한 재미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노래방 시설도 있다. 한식으로 저녁을 먹고난 후 승객들은 끼리끼리 모여앉아 생맥주를 걸치며 여유로운 저녁을 보낸다. 방실이와 이름과 목소리만 같은 여가수의 낭창낭창한 노래를 안주삼아 그렇게 밤이 깊어갔다. ●비오는 한라산의 멋 다음날 제주도에 도착할 즈음. 선상에서 일출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들떠 이른 아침 눈을 떴다. 하지만 비가 내리는 통에 일출구경은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으로 몰려든 갈매기떼에게 과자를 먹이는 것도 큰 재미”라던 선배 여행객의 말을 듣고 준비한 과자는 할 수 없이 내가 먹어야만 했다. 토요일 아침 8시에 제주에 도착하자 버스로 한라산 입구까지 이동했다. 한라산에는 영실, 어리목, 관음사, 성판악 등 4개의 등반 코스가 있다. 백록담 정상에 오르려면 총 8.7㎞로 5시간이 걸리는 관음사 코스나, 9.6㎞로 역시 5시간 정도 소요되는 성판악 코스를 택해야 한다. 두 등반코스 모두 겨울에도 이용할 수 있다. 관음사는 겨울 설경이 아름다우며, 성판악은 등산로가 길고 완만해 초보자에게 적합하다. 한라산은 비에 갇혀 있었다. 할 수 없이 백록담을 보리라던 계획을 접고 3.7㎞로 가장 짧은 영실 코스를 택했다.1시간30분 코스. 일행들의 섭섭함을 눈치챈 등반대장 박인철(57)씨는 “영실코스는 짧지만 오백나한상이라고도 불리는 기암절벽인 영실기암의 장관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라고 달래줬다. 해발 1700m의 윗새오름이 가장 높이 오를 수 있는 곳. 윗새오름 대피소 못미쳐 노루샘에서 맛본 시원한 물맛이 한라산의 청정함을 느끼게 했다. 윗새오름에서는 어리목 코스로 한라산을 내려갈 수 있다.4.7㎞로 하산까지 2시간 정도 걸렸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한라산은 그만의 운치가 있었다. 자욱한 안개로 시야가 막히는 아쉬움은 있지만 오히려 등산로는 고즈넉했다. 등산로 양쪽에 수북한 대나무 일종인 조릿대 잎새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심신에 잠긴 도시의 때를 벗겨준다. 초가을에 성판악 코스를 타고 백록담까지 올랐다는 최성회씨는 “정상에 이르는 동안 발아래 끝없이 뭉실뭉실 펼쳐진 구름바다 위를 한라산 초입에서 만난 큰 까마귀가 되어 날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하며, 한라산에 푹 빠지면 주말마다 근질근질하다고 너스레를 떤다. 겨울 비치곤 양이 많아 겉옷과 신발에 비가 스며들었다. 마침 영실 휴게소의 인심 넉넉한 주인장이 제공한 난로 앞에서 서로 김을 풍겨가며 양말과 바지를 말렸다. ●느껴봐, 제철 방어의 맛 올해 4회째인 최남단 모슬포항의 방어축제를 보기 위해선 서둘러야 했다. 축제의 압권은 맨손으로 방어잡기. 참가비 1만원만 내면 4평 남짓 대형수조에서 잡은 방어를 모두 가져갈 수 있다. 한마리 5000∼1만원 하는 방어가 잡히는 만큼 내것이라니. 마음만 앞선 탓인지 면장갑만을 껴서는 잡기가 쉽지 않다. 녀석들의 헤엄치는 속도는 또 어찌나 빠른지. 주부들은 남편의 응원을 받으며 4∼6마리씩 방어를 잡아 즉석에서 회를 떠가기도 했다. 제주도의 방어는 11월에서 이듬해 3월이 제철. 마라도의 거센 물살에서 자라난 방어회의 붉은살은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올해 최남단 모슬포 방어축제는 지난 5일 막을 내렸다. 청해진해운의 김형자 주임은 “내년 3월까지 오후 3∼6시에 모슬포항에 들르면 어선에서 갓잡은 제철만난 방어를 싼값에 살 수 있다.”고 귀띔했다. ●13시간 항해의 여운 토요일 저녁 7시 오하마나호는 인천을 향해 출발했다. 제주항에서도 제주공항과 마찬가지로 간단한 면세점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매장규모는 작지만 담뱃값이 시중보다 보루당 5000원 가까이 저렴해 애연가들의 구미를 당겨 금연열풍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사려는 줄이 길었다. 선실의 창밖으로 잊을 만하면 하나씩 나타나는 서해안의 섬들을 구경하니 마음이 고요해졌다. 일요일 아침 8시, 인천항에 도착했다.13시간의 항해는 그렇게 바다 위에서 미끄러지는 배처럼 흘러갔다. ■ 한라산 여행이 9만9000원 제주도 한라산 여행이 9만 9000원? 인천에서 오하마나호를 이용한다면 가능하다. 청해진해운(032-889-7800,www.cmcline.co.kr)에서 매주 월·수·금요일에 출발하는 2박3일 제주 크루즈 상품이 9만 9000원이다. ●주말에 즐기는 한라산 일정 첫째날 오후 7시 인천항에서 출발, 둘째날 오전 8시 제주에 도착한다. 한라산을 오른 뒤, 셋째날 오전 8시 다시 인천항에 도착하게 된다. 서해안의 낙조와 갈매기와의 데이트, 밤하늘의 은하수와 제주 일출을 선상에서 즐길 수 있다. 객실은 카펫이 깔린 마룻바닥에 담요와 베개가 제공되는 3등실이다.1인당 2만원을 추가하면 2등실을 이용할 수 있다. 2등 가족실은 2층 침대 2개가 구비돼 있어 4인 가족에 안성맞춤. 한편에는 작은 화장실과 소파, 탁자도 있다.1등실은 17만 3000원. 식사는 오하마나호 안 레스토랑(한식 한끼당 5000원)과 매점을 이용할 수 있다. 미리 음식을 준비해서 가족끼리 선실에서 식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라산을 오를 때 도시락은 무료로 제공한다. 한라산에 오르지 않을 경우 2만원을 추가해 제주도 일일관광으로 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 버스를 타고 도깨비도로~성읍 민속마을~미천굴~섭지코지~해녀촌~박물관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성탄절 전날인 24일과 새해 첫 일출을 선상에서 맞을 수 있는 31일에 출발하는 배편은 지난 3월부터 판매, 이미 매진됐다. 내년을 기약하려면 일찌감치 예약해야 한다.24,31일에는 특별히 선상에서 불꽃놀이 축제도 벌어진다. 음력 설연휴에는 윷놀이 등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한다. ●크루즈여행, 이것이 궁금해요 제주 크루즈 여행을 즐기기 위해 멀미약은 따로 준비할 필요 없다.4m이하의 파도에서는 특별한 요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바다의 상태는 예측불가능하므로 여행 일정은 하루 정도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일요일에 돌아온다고 월요일 아침부터 중요한 일정을 잡는 것은 가능하면 피하도록 한다. 등산 후 땀에 젖은 몸은 오하마나호 내에 작은 욕실을 이용해 씻을 수 있다. 휴대전화 통화는 출항후 1∼2시간은 가능하나 이후에는 배가 먼바다로 빠지면서 불가능하다. 애완견을 데리고 탈 수는 있지만 여객실에 함께 있을 수는 없고, 별도의 장소에 둬야 한다. 자전거는 별도 요금없이 가져갈 수 있다. 오토바이는 크기별로 1만 6000∼9만 8000원선, 자동차는 크기별로 11만 5000∼65만 4000원선의 운임을 내야 한다. 자동차를 싣고 가서 당일여행을 할 수도 있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2)순천만 갈대숲의 교훈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2)순천만 갈대숲의 교훈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아는가.“무진(霧津)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문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그 순간,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를 떠나고 없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恨)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女鬼)가 뿜어 내놓은 입김같다.” ●사람과 동식물 공존하는 평화의 낙원 김승옥은 ‘무진기행’에서 무진의 안개를 그렇게 묘사했다. 소설 무대를 순천만에서 빌려온 이유를 알 만 하다. 만추(晩秋)의 마지막 순간에 찾아간 순천만의 아침도 온통 물안개에 젖어 있었다. 안개는 노천온천의 김처럼 연신 올라와서 카메라의 렌즈를 적셨다. 아침 6시50분. 해가 뜨려면 족히 30여분은 더 있어야 한다. 대대포구 선착장에서 배에 오른다. 모터의 굉음이 퍼지면서 물살을 가르자 오리떼가 갈대밭에서 물을 박차고 난다. 장관이다. 천연기념물 흑두루미가 사람을 경계하며 저만치 물러서 있다. 망원경이 아니라 육안으로도 얼마든지 새떼들이 잡힌다. 새떼들은 알고 있다. 사람들이 자신들처럼 자유롭게 나다닐 수 없으며 오로지 갯골로만 다닐 수 있음을. 갈대밭으로 배를 들이밀지 않는 한 한가롭게 자신들의 일에만 몰두할 뿐이다. 그래서 순천만의 일상은 사람과 동식물이 공존하는 ‘평화’ 그 자체다. 순천만이 이토록 ‘낙토’가 되기까지는 굴곡도 많았다. 시청부터 사태의 중요성을 잘 몰랐다. 보호습지 지정으로 재산권 불이익을 염려한 주민 반발도 뒤따랐다. 역시 세월이 필요했다. 수많은 이들이 순천만의 중요성을 국내외에 알렸다. 드디어 순천시의 결단이 내려졌다. 최덕림 주민과장은 ‘시민들도 서서히 중요성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새만금이나 시화호 같은 실패작만 봐오다가 모처럼 순천만 같은 성공작을 만나는 것은 ‘기쁨’ 그 자체다. 세상에 더할 나위 없는 하구습지로 알려졌기에 신문, 방송은 물론이고 외국에서까지 찾아온다. 생태관도 만들었다. 대대포구 바로 옆에 갓 개관한 ‘순천만비지터센터’가 그것이다. 잠깐, 한마디 하고 넘어간다면, 그냥 순천만 ‘생태문화관’ 정도로 이름 지으면 될 것을 하필이면 비지터(visiter)란 말인가! 하여간 순천만은 뜨는 중이다. 충분히 뜰 만한 자격도 갖추고 있다. 생태보존의 본질적 측면에서 본다면야 이른바 생태관광조차도 허구에 지나지 않겠지만 이만한 정도의 평화를 확보해낸 것만 해도 대견할 뿐이다. ●갯벌 200만평 중 20여만평 정도가 갈대밭 순천만 갯벌은 줄잡아 200만평. 개략적으로 20여만평 정도가 갈대밭이다. 사람 손길이 닿지 않자 갈대밭은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다. 짝지어 사랑을 하고 가족을 꾸리는 새들, 새꼬막 맛 낙지 짱뚱어 갯지렁이 숭어 뱀장어 같은 주인공들이 번성한다. 갈대는 과다한 유기물질을 뽑아올려 나날이 건강한 펄지대로 정화, 갱신해 내고 있다. 1인당 5000원을 내면 대대포구에서 작은 유람선을 탈 수 있다. 왕복 30여분 뱃길, 선장은 이따금 배를 세우고 새소리를 듣게 한다. 바닷바람이 갈대에 부딪치면서 전투라도 벌이듯 사각거리는 소리는 직접 들어보지 않으면 그 묘미를 이해할 길이 없다. 유람선은 일단 성공적인 것 같다. 양동의 문화관광과장의 말로는 “주말에는 순번을 기다려야 탈 수 있다.”고 한다. 철새들도 유람선이 갯골로만 다닐 수 있음을 잘 아는지라 별로 겁을 내지 않는다. 새와 인간의 영역이 적절하게 균형잡혀 있다. 만의 생태계가 차츰 안정화되는 증거이리라. 허남채 비지터센터장을 길라잡이로 내세워 해룡면의 용머리산에 올랐다. 농로로 이어진 데다 간판도 없어 외부인이 홀로 찾기란 불가능하다. 얕은 산이기는해도 일단 정상에 오르면 일망무제다.“혼자 보기는 정말 아깝다.”고 했더니 “조만간 갈대밭에서 바로 넘어오는 환경친화적인 조망다리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귀띔한다. 순천만 관해의 으뜸 절경이니 시가 절로 나온다. 옛 시인들이 이런 풍경을 보면서 절경(絶境)보다 차라리 절창(絶唱)으로 표현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해가 뉘엿뉘엿 서산에 걸치자 칠면초가 한결 붉은빛으로 타든다. 일곱 색깔로 변한다고 하여 이름조차 칠면초라는데, 진홍빛 낙조 앞에서는 아예 단풍잎처럼 갯벌을 물들인다. 봄에는 갈대의 초록빛 새순이 햇솜같은 꽃과 대비를 이루며, 여름에는 초록의 섬처럼 무리지어 회갈색의 갯벌 위에서 피어난다. 가을 노란빛이 짙어져 가면서 눈발이라도 날리면 순천만의 사계는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제자리에 다가서 있다. 바다에 물감을 풀어놓은 수채화라고나 할까. 통상적으로는 갈대밭 우거진 기수대를 순천만, 열려진 바다쪽은 여자만이라고 부른다. 지도에는 여자만으로 올라있으나 특별히 순천만을 떼내어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멀리 고흥반도가 펼쳐져서 여자만은 흡사 호수 같은 인상이다. 옛 사람들은 여자만 내의 여자도 주변에서 잡은 고기를 싣고서 순천만을 거쳐 강을 거슬러 올라왔다. 일제시대까지만 해도 대대포구는 물산이 넘쳐 흘렀다. 그들은 짚줄로 엮은 전통어법 ‘방’으로 고기를 잡아들였다. 근자에까지 남아 있는 전통어법으로는 ‘덤장’과 ‘발’을 꼽을 수 있거니와 지금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물 깊은 곳에는 길게 덤장을 설치하여 봄·여름에는 칠게, 가을에는 민물장어를 잡는다. 비교적 얕은 내만 쪽으로는 V자형의 발을 설치하여 숭어 새우 문절어 등을 잡아낸다. 물이 썰면 낚시로 짱뚱어를 잡는다. 짱뚱어는 말뚝망둥어와 유사하다. 작은 갑각류나 규조류를 먹으면서 기수대에서 서식하는 짱둥어는 눈딱부리 머리꼴이 재미있게도 생겼다. 남도의 별미 짱뚱어탕으로 더 잘 알려졌지만, 짱뚱어야말로 갯벌의 주인공이다. 어느덧 겨울 냄새를 맡았는지 놈들은 모두 갯벌로 숨어들었다. ●강·바다 오가는 왕복성 어류의 천국 강과 바다를 오고 가는 왕복성 어류의 천국이기도 하다. 숭어나 뱀장어들이 그곳의 주인이다. 한때는 장어들이 갈대밭마다 그득 차서 시쳇말로 ‘물반 고기반’이었다. 수중보 따위를 막지 않아 어로가 보장되었기 때문이다. 전주천과 더불어 관리를 잘하여 천의 오염도도 낮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의 황선도 박사는 재미있는 비유를 들이댔다.“갯벌은 자동차로 치면 범퍼지요. 범퍼가 사라진다면 조금만 스쳐도 큰 상처가 나겠지요.” 육지와 바다의 점이적 완충지대로서 갯벌의 중요성은 온갖 생물종들의 보육장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그는 “만이 유치원이라면, 유치원이 잘 되어야지만 바깥 바다인 초등학교도 잘되겠지요.”란 비유법도 썼다. 수많은 사진작가들과 탐조객들이 몰려드는 모습을 보노라면 경관 가치를 새삼스레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간척하면 오로지 땅의 부가가치, 아니면 고작해야 어획물의 경제적 이득부터 계산하기 마련이고 여기에서 경관가치 계산법은 누락되기 십상이다. 만약에 지금의 순천만이 매립되어 아파트나 공단이 들어섰다면? 아름다움 자체가 사회적 재산이란 생각을 못하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는 아직도 돈을 제대로 모르거나 아니면 아름다움을 모르거나, 그도 아니면 둘 다 모르는 것 아닐까. 순천만의 교훈은 ‘불이(不二)’이다. 연기법에서 말하는 인간(正業)과 자연(依報)은 둘이 아니라 큰 생명체라고 하는 의정불이설(依正不二說)이 아니더라도, 어찌 바다와 강이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으랴. 갯벌에 의지해서 몸을 부대끼면서 살아가고 있는 짱뚱어라거나 갈대밭, 온갖 새들은 갯벌 그 자체와 떼어놓을 수가 없다. 하구 갯벌은 바다도 강도 아니고, 육지도 바다도 아니며, 모든 것이기도 하고 모든 것이 아니기도 하고, 인간이 발을 딛고 서 있을 만한 공간이기도 하고 전혀 그렇지 않기도 하다. 그래서 불이이며, 아름다움 조차도 ‘경계의 미학’ 그 자체다. 경계는 늘 불안하고 조마조마하다. 그러나 경계는 그 긴장감으로 생명력을 잃지 않고 지켜낸다. 온갖 물고기와 패류, 조류, 심지어 순천만의 사람들까지도 생명으로 엮여 하나가 되고 있다. 갯고랑으로 노를 저어가는 유장한 물살만큼이나 순천만 사람들의 삶도 유장하다. 그래서일까. 순천만이 빚어내는 먹을거리들은 쩍쩍 입에 붙는다.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최선 높이 2m를 넘는 순천만 갈대숲은 더운 지방의 망그로브숲에 비견된다. 망그로브숲도 경계에 서 있다. 갯벌이 드러나고 숲의 뿌리도 드러난다. 물이 차고 빠지기를 거듭해 오면서 조간대의 삶을 살아오고 있다. 망그로브숲이 사라지자, 전 세계적으로 나무심기 운동이 벌어졌다. 숲 보존 비용보다 조성 비용이 훨씬 많이 먹힘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갈대밭이나 칠면초 등이 연출하는 아름다움을 인공으로 만든다면, 계산해볼 것도 없다.‘있을 때 잘하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독일 북해의 홀슈타인주에 있는 갯벌국립공원에서는 늘상 ‘문화적 경관’을 내세운다. 홀슈타인 갯벌의 새와 어민, 잡초류가 모두 동참하는 경관을 내세워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들에게 갯벌은 당연히 국립공원이다. 우리는 국립공원은커녕 ‘막느냐, 마느냐.’를 두고 멱살잡이가 한창이다. 갯벌에 입장료 내고 들어가라면, 한국의 시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사실, 순천만도 조금은 위태로워 보인다. 생태보존정책 속에서도 조금씩 인공적으로 가꾸고 싶은 욕망이 꿈틀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욕구를 한사코 누르고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 그것이야말로 순천만의 미래를 담보하는 최선의 원칙이자 해답이 아닐까.
  • 수능 끝! 훌훌 털고 떠나자

    수능 끝! 훌훌 털고 떠나자

    수능 잘 보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오랜만에 자유를 만끽하세요. 그런데 뭘 할지 결정하셨나요? 목적도 없이 어두컴컴한 밤거리를 헤매기만 한다면 사실, 자유도 별로 향기롭지 않답니다. 고3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리고, 귀한 자유를 느끼고 싶다면 여행을 떠나세요. 적은 용돈에 차도 없어서 멀리 갈 수 없다고요? 꼭 멀리 가야만 여행은 아니지요.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까운 바다로 떠나세요. 기차여행도 얼마나 멋스러운가요. 또 우리를 위해 시내 곳곳에서 각종 이벤트도 한창입니다. 마음맞는 친구와 함께 수능 애프터데이를 한껏 즐기자고요. ■영종도 강화 석모도·영종도·무의도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경비가 저렴하게 들면서도 마음껏 바다의 아름다움과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서울에서 1시간이면 닿을 수 있고 철지난 바닷가를 산책한 후 친구들과 함께 해수온천에서 물놀이도 할 수 있는 영종도는 여러모로 매력적인 곳이다. 서울에서 갈 때는 1호선 지하철을 타고, 인천역에서 내려 버스로 인천 월미도까지 가야 한다. 월미도선착장에서 영종선착장(구읍배터)까지는 배를 타고 가는 것이 좋다. 이렇게 가면 전철이긴 하지만 기차도 타고 배도 타며 여행의 기분을 한껏 만끽할 수 있다. 영종도는 가깝지만 큰 섬이다. 체력에 자신 있으면 자전거를 빌려 타고 다녀도 되고 아니면 버스를 타고 을왕리 해수욕장이나 무의도중에 한 곳을 다녀 오는 것도 좋다. 일단 자전거를 빌리고 싶다면 월미도에서 배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영종도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영종선착장 앞에 있기 때문이다. 자 이제 신나게 달려보자.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용궁사가 있다. 흥선 대원군이 아들을 임금이 되게 하기 위해 10년 동안 기도를 올린 곳이다. 대원군이 직접 쓴 현판과 둘레 5.63m, 수령 1000년이 넘는 느티나무도 있다. 자전거를 타고 1시간 달리면 영종도 서쪽의 바닷가에 도착한다. 철지난 해수욕장은 을씨년스럽지만 더욱 멋있다. 을왕리해수욕장이 있는 용유도 해변이다. 해변을 따라 을왕리 해수욕장, 선녀바위 해변, 왕산유원지, 마시란 유원지가 잇따라 붙어 있다. 을왕리 해수욕장에선 선녀가 목욕을 하고 갔다가 바위로 변했다는 선녀바위와 기암괴석의 아름다움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더욱이 썰물시간은 환상적이다. 끝을 알 수 없는 갯벌이 펼쳐지며 수평선은 어느새 바다와 하늘이 하나돼 보이지 않는다. 이젠 돌아가야 할 시간, 그 전에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영종도 해수피아(032-886-5800)다. 바다속에서 끌어올린 암반수를 이용하는 대형 온천이다. 친구의 등도 밀어주고 같이 몸을 씻으며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보자. 입장료 6000원. 월미도 선착장(032-762-8880)에서 영종선착장(032-746-0740)까지 가는 배는 오전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학생 1500원, 어른 2000원. 영종선착장에서 나오는 배도 같다. 인천공항에서 영종선착장까지 가는 버스 203번는 매시 1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해 선착장으로 온다.45분 정도 걸린다. 학생 700원, 어른 1200원. 자전거 대여료는 시간당 3000원. 을왕리쪽으로 가는 버스는 영종선착장에 있고 약 50분 걸린다. 인천공항에서는 301,306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10분 간격. ■석모도 가까워서 더욱 아름다운 곳이 석모도다.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서 눈앞에 보일 만큼 가까워 섬이 주는 외로움은 덜하지만 정취만큼은 어느 곳에 비해도 빠지지 않는다. 이정재·전지현 주연의 영화 ‘시월애’,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의 무대이기도 했던 이곳은 서해에서도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또 도로가 잘 나 있고 차량통행이 드물어 자전거를 대여하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석모도 여행은 보통 신촌로터리 버스터미널에서 시작한다. 강화 외포리행 버스를 타고 평균 2시간이면 석모도가 눈앞에 보이는 강화 외포리 선착장에 도착한다. 여기서 배를 타는 시간은 10분 남짓. 짧지만 섬 여행의 기분만큼은 느낄 수 있다. 새우깡에 길들여진 갈매기들의 묘기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석모도 역시 걸어다니기에는 무리다. 자전거를 빌리자. 인라인을 신고 달려보는 것도 재미있다. 친구와 장난쳐도 누구도 말리지 않는다. 석모도 일주도로를 자전거로 한바퀴 도는데는 3시간이면 족하다. 석포선착장 앞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50분정도 가면 삼랑염전과 민머루해수욕장이다. 약 30만평에 달하는 염전은 이국적인 분위를 느끼게 한다. 길을 따라 염전을 구경하고 김장을 앞둔 어머니를 위해 천일염(1만원 정도)도 살 수 있다. 검은 갯벌이 속살을 드러내는 썰물에는 조개나 게를 잡을 수도 있고, 밀물 때면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놀 수도 있다. 바닷가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면 다시 자전거에 올라 천년고찰 보문사로 가자. 신라 선덕여왕 때 세워진 것으로 전해지는 보문사는 바다와 육지의 아름다움이 조화된 절. 석굴법당과 절뒤 암벽에 새겨진 높이 6.9m의 마애석불이 일품이다. 그윽한 향냄새와 장엄한 불상 앞에서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는 기회를 갖는 것도 좋다. 이번엔 서쪽 끝 하리저수지로 가보자. 영화 ‘시월애’ 촬영지는 이미 철거됐지만, 영화 속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로 정식했던 아카시아 나무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영화 속의 세트는 사라졌지만 자연풍경과 황홀한 낙조는 여전히 아름답다. 서울 신촌 버스터미널(02-324-0611)에서 평일 1시간, 주말 3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외포리 행 버스를 이용한다. 학생 3900원. 일반 5900원. 외포리 선착장(032-932-6007)에서 평일 30분, 주말 5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카페리호를 타고 석포리 선착장까지 가면 된다. 첫 배는 오전 7시30분, 마지막 배는 오후 6시30분. 석모도에서 나오는 배 시간도 같다. 승선료는 왕복 1200원. 차량은 1만 4000원. 자전거는 하루 빌리는 데 1인용 8000원,2인용 1만 4000원. 자전거를 원하는 곳까지 배달 해주고 수거도 한다(011-9774-0091). ■무의도 드라마 ‘천국의 계단’과 영화 ‘실미도’의 무대가 되어 단번에 유명해진 곳이다. 무의도에서 볼 만한 곳은 하나개해수욕장과 큰무리(실미)해수욕장, 호룡곡산 등이다 일단 영종도 잠진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무의도로 향한다. 소요시간은 5분. 무의도 큰무리선착장에 도착하면 마을버스로 해수욕장으로 이동한다. 그중 제일 먼저 찾는 곳이 하나개해수욕장이다. 선착장에서 섬을 한 바퀴 도는 마을버스를 타거나 자전거로 이동하면 된다. ‘하나밖에 없는 큰 갯벌’이라는 뜻의 하나개해수욕장은 폭 100m에 달하는 백사장이 1㎞ 넘게 펼쳐져 놀기에 그만이다. 또한 남쪽 언덕 위에 예쁜 집이 하나 있다. 그 집이 ‘천국의 계단’에서 최지우가 어린시절 살던 곳이다. 별로 볼 것은 없지만 그래도 디카에 추억을 담는 것은 필수. 다시 마을버스를 타고 실미도로 가보자. 실미도는 무의도 실미해수욕장과 마주하고 있다. 썰물 때 해수욕장과 실미도 사이에 거대한 갯벌과 모래톱이 드러나 2시간가량 길을 내준다. ‘실미도’ 촬영 세트장은 없어졌지만 고된 훈련을 받은 부대원들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서둘러 길을 되짚어 무의도로 향하자. 시간을 지체하면 자칫 혼자 섬에 갇혀서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지는 석양은 역시 아름답다. 잠진도선착장에서 무의도로 가는 배는 아침 7시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있다. 물때에 따라 하루 2∼3시간씩 결항되므로 미리 결항시간을 알아보는 게 좋다. 뱃삯은 왕복 2000원. 학생할인은 없다. 무의도해운(032-751-3354). 무의도에서는 마을버스를 이용하자.30분에 한번씩 다니며 섬을 일주하기 때문에 어디든지 갈 수 있다.1000원. 또 인천 연안부두 여객터미널(032-887-2893)에는 무의도행 배가 오전 9시30분에 한번 있으며 뱃삯은 어른 8900원, 학생 8150원.50분 걸린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바다로 가자] 통영-이곳도 꼬~옥 보이소

    [바다로 가자] 통영-이곳도 꼬~옥 보이소

    통영은 도시 전체가 하나의 공원이다.‘에메랄드빛 하늘’과 올망졸망한 섬들, 그 사이의 쪽빛 바다….‘한국의 나폴리’로도 불릴 만큼 아름답다. 그러나 ‘자존심 센’ 통영 사람들은 그걸 자랑스러워하긴커녕 불만스러워했다. 나폴리보다 더 빼어나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경남 고성반도의 끝자락인 통영은 조선시대 3도 수군 통제영이 있었던 곳. 충무공 이순신의 호국 정신이 숨쉬는 유적지가 곳곳에 있다. 그런가 하면 ‘비운의 음악가’ 윤이상,‘생명파 시인’ 청마 유치환,‘토지’의 박경리씨를 낳은 문화 예술의 고장이다. ‘미항’ 통영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남망산공원이다. 호수인듯 잔잔한 한산섬 앞 바다와 미륵산의 자태가 절경으로 다가온다. 넓고 확 틘 공간 탓인지 청량감마저 든다. 남망산의 밤도 놓칠 수 없다. 지척으로 다가오는 통영대교와 통영항의 야경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어 통영대교를 지나 23㎞에 이르는 산양일주도로 드라이브를 빼놓을 수 없다.‘도남관광단지’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통영 사람들은 이 코스를 너무나 환상적이라해 ‘꿈길 60리’로 이름붙였다. 통영대교 아래 바닷길은 국내 유일의 운하다. 과거엔 여수와 통영을 잇는 주요 뱃길이었다. 일제때 5년여에 걸쳐 해저터널을 뚫은 다음 작은 모래톱을 파 뱃길을 만들었단다. 일주도로 핵심은 허리 쯤의 달아공원이다. 시원스레 펼쳐진 바다와 다도를 관조할 수 있다. 바위 너머 ‘푸른 해원’을 오가는 어선들이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이랄지 ‘이념의 푯대’로 보인다. 청마의 시심에 절로 빠진다. 달아공원의 낙조는 한려수도 최고의 장관으로 꼽힌다. 150여개의 섬을 거느린 통영의 유람선터미널(055-645-2307)에서 배를 타면 한려수도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뱃길로 한 시간 이내에 통영 최고의 절경인 매물도를 비롯해 연화도, 비진도, 한산도가 널려 있다. 한산섬에는 충무공의 영정을 모신 충무사, 임진란때 삼도 수군을 지휘했던 제승당, 충무공이 활을 쏘던 한산정 등이 있다. 시내의 세병관(국보 제395호)은 제6대 통제사 이경준이 통제영을 이곳으로 옮기면서 1604년 창건한 객사로 통제영의 상징적 건물이다. 현존하는 조선시대 목조건물로는 경복궁, 경회루, 여수 진남관과 함께 가장 규모가 큰 건물이다. 장대한 기단위에 정면 9칸, 측면 5칸의 건물로 웅장한 기상이 느껴진다. 착량묘는 이충무공이 순국한 다음해 공을 추모하던 주민들과 수군들이 뜻을 모아 위패를 모시고 기신제를 지내던 곳으로 이충무공 사당의 효시다. 대전∼진주 고속도로를 끝까지 간 다음 남해고속도를 타고 순천방향으로 가다 사천IC에서 빠진다. 다시 33번 국도를 타고 사천으로 가다 17번 국도 고성을 거쳐 통영으로 들어간다. 서울에서 통영까지 5∼6시간 걸린다. 흰색 목조로 지은 콘도형 민박인 통영 펜션(055-645-6405)은 바다 건너 거제도가 보인다. 주방을 갖춘 객실이 6개 있다. 요금은 5만원부터. 미륵도 남쪽에 있는 충무 마리나펜션(055-646-9370)은 황토집과 굴피집을 빌려 주는데 두가족이 지낼 수도 있다.15만원부터. 시내에는 깨끗한 여관이 많다.
  • 시기별 단풍여행 가이드

    시기별 단풍여행 가이드

    설악산의 머리색깔부터 물들인 단풍물결이 하루에 24㎞씩 남하하며 전국의 산하를 붉고 노란 새옷으로 바꿔 입히고 있다.올해는 일교차가 심하고 강수량도 적당해 단풍의 울긋불긋함이 예년보다 더 아름답다.전국의 산은 시기별로 가장 아름다운 단풍 절정기를 위해 물들어가고 있다.아기의 손같은 단풍이 손짓하는 전국 단풍나들이 스케줄에 맞춰 떠나면 한층 더 즐겁다. ■ 10월 셋째주 설악산 오대산 등 강원권과 명성산 명지산 등 경기 북부에 있는 산들의 단풍이 절정이다. 설악산은 남한 단풍의 시작을 알리는 곳이다.또한 산의 아름다움과 위세가 남한의 최고 명산임을 실감케 한다.9월말부터 시작된 단풍의 물결이 한계령,공룡능선을 거쳐 서북주능과 미시령은 물론 천불동,수렴동,12선녀탕까지 이미 뒤덮었고 비선대,백담폭포,주전골,용소폭포 등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그 중에서 천불동계곡,오색약수터,주전골,백담계곡 등이 단풍을 즐기기에 가장 좋다. 오대산은 상원사에서 출발해 주봉인 비로봉에 오르면서 맞이하는 단풍 능선은 설악산에 뒤지지 않는다.특히 노인봉에서 북동 방향의 소금강계곡은 단풍계곡의 진수를 보여준다.금강산의 기암괴석을 옮겨 놓은 것 같다고 이름 붙여진 소금강계곡은 굽이굽이 펼쳐지는 단풍과 기암괴석의 어우러짐이 한폭의 동양화 같다. 가평 명지산은 산도 크고 계곡도 아름답다.단풍명소는 익근리계곡.‘작은 천불동 계곡’으로 불릴 만큼 너른 암반과 소가 널려있다.익근리 계곡에서 명지폭포까지는 활엽수가 많아 다양한 색의 단풍들의 어울림이 그만이다. ■ 10월 넷째주 중부권의 북한산 소요산 치악산 등이 단풍의 절정을 맞이한다. 동두천 소요산단풍의 아름다움은 수도권에선 으뜸으로 친다.‘경기의 소금강’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가을 소요산은 형형색색의 단풍과 괴석 등과 어울려 아름답다. 동두천시에서 동북쪽으로 5㎞정도 떨어진 소요산은 산이 높지 않고 평탄해서 어르신이나 아이들까지 동행하기에 좋다. 단풍길은 소요산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된다.단풍나무가 우거진 1㎞ 남짓한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한 원효암 일주문에 닿는다.맑은 계곡물에 비친 울긋불긋한 단풍잎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속리교와 원효대를 지나면 자재암으로 고찰과 경내의 진홍빛 단풍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북한산은 서울의 대표적인 명산.만경대 부근의 아름다운 가을단풍이 북한산에선 제일이다.이밖에 백운대∼북한산성 용암문구간,4·19탑∼진달래 능선∼대동문구간,칼바위 능선∼보국문구간,탕춘대 능선∼대남문구간 등이 좋다.또 문수사,승가사,도선사 등 많은 사찰이 있어 고즈넉한 가을을 느끼기에 그만이다. 원주 치악산은 하늘로 치솟은 침엽수림과 어우러진 단풍빛이 신비하리만치 오묘하다.치악산 단풍은 구룡사계곡과 태종대 향로봉 및 비로봉 구간이 단풍명소.특히 구룡사입구의 우거진 단풍은 잠깐 머물러 빠져들 만하다. 단양 소백산은 영남 제일의 폭포인 희방폭포와 노각나무 군락지인 희방계곡의 단풍이 최고다.영주시 풍기읍 삼가동 비로사 구간과 국망봉에서 시작되는 죽계계곡의 단풍도 빼놓으면 않된다. 가족산행이라면 영주시 순흥면 배점리∼초암사까지 트레킹코스가 적당하다. 양평 용문산은 해마다 이맘때면 1100년이 넘은 거대한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든 잎으로 눈부시게 아름답다..또한 정상에서 뻗어내린 수많은 바위들 사이에 발달한 계곡은 사시사철 사람들의 눈길을 잡지만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맑은 물과 단풍 색깔의 조화는 새롭다.등산로엔 기암괴석들과 약수터들이 아기자기하고,용문사·상원사·사나사 등 용문산 자락엔 가볼 만한 사찰들도 많다. ■ 10월 다섯째주 이번주는 청송의 주왕산부터 속리산,지리산,계룡산,덕유산 등 중남부의 산과 변산반도의 내소사까지 단풍이 내려온다. 지리산은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명산.설악산이 여성적이라면 지리산은 웅장하고 산세가 커 남성적이고 단풍빛은 핏빛이다.특히 뱀사골과 피아골의 단풍은 숲이 불타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할 정도로 강렬하다.남원에서 정령치,성삼재를 거쳐 실상사에 이르는 지리산 종단도로는 바라보는 단풍숲도 장관이다. 피아골 단풍은 노고단 운해,벽소령의 망월,반야봉 낙조 등과 함께 지리 10경 중 하나.온산을 붉게 물들여 가을 지리산을 다녀온 사람들을 가을마다 바람들게 한다. 뱀사골은 오룡소 병풍소 간장소 등 곳곳에 흐르는 깊은 소와 단풍잎의 색대비로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청송 주왕산의 기암 봉우리를 붉게 물들인 단풍은 흡사 월드컵 때의 붉은악마 응원단이 두건을 쓰고 있는 것을 연상케 한다.주왕산의 단풍명소는 제1폭포앞,학소대와 주방계곡 등이 가장 유명하다.학소대 주변에는 기암괴석과 붉은 단풍잎의 대조적인 어울림이 볼만하다.주변에 시루바위와 급수대 등 기암이 많아 신비로움마저 느끼게 한다. 대전사를 지나면 주방천까지,계곡의 폭포·소·담에 떠있는 붉고 노란 단풍잎은 주왕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풍광이다. 충주 월악산은 가을 단풍산과 충주호의 어우러짐으로 또 다른 매력이 있다.특히 정상부근 암봉의 돌단풍이 절경이다.송계계곡과 용하구곡 등 이름난 계곡과 수안보온천 등이 가까이 있어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두루 갖춘 곳이다. 공주 계룡산의 단풍 포인트는 갑사계곡과 동학사쪽.특히 갑사계곡은 ‘춘마곡 추갑사’(봄에는 마곡계곡,가을에는 갑사계곡)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단풍이 빼어나다.또한 동학사입구에 동학사 주위의 울창한 숲과 남매탑에 이르는 길도 단풍이 볼 만하다. 보은 속리산의 단풍은 화려함보다는 은은함이다.절정을 이룬 속리산 입구 오리숲과 법주사 부근에서 은은히 퍼져있는 단풍은 깊어가는 가을을 느끼게 한다. 무주 덕유산은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를 이용해 정상 향적봉까지 걸어서 20분이면 오를 수 있어 편안하게 단풍을 감상하기에 좋다. 변산 내소사는 낙조와 단풍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내소사 일주문을 지나 만나게 되는 단풍터널은 색다르다. ■ 11월 첫째주 단풍의 계절이 서서히 끝나갈 때.하지만 남쪽의 내장산,가야산,백암산,월출산 등은 아직도 단풍이 한창이다.이때 틈이 난다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정읍 내장산은 사람들에게 단풍철엔 최고로 친다.30여 종의 나무에 40여 색깔의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일주문에서 내장사까지 터널을 이루고 있는 울긋불긋한 단풍은 우리나라 최고의 절경이다.또한 서래봉 중봉과 불출암터 계곡에서 물결치는 단풍은 그 색깔의 현란함이 극에 달한다. 인근 백암산은 당단풍(애기단풍)이 유명하다.보통 갓난아이 손바닥만한 크기의 당단풍이 백양사 일대를 붉게 물들인다. 영암 월출산은 남도의 산 중에서 바위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대표적인 산.이런 기암괴석들이 새빨간 단풍과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은 남도에서 으뜸이다.또한 산 중턱에 펼쳐져 있는 억새밭이 매력을 더 한다. 합천 가야산의 홍류동 계곡은 붉은 단풍잎이 떠내려가는 계곡물이 마치 붉은 물결같다 해서 이름 붙여졌다.단풍때문에 계곡 이름이 지어졌을 정도니 가을 단풍이야 더 말하면 잔소리.단풍숲과 노송이 어우러진 단풍길은 가야천 입구부터 해인사계곡으로 이어지는 곳곳이 절경이다.가볍게 걸으며 단풍의 즐거움에 빠져들 수 있다.해인사도 빼놓으면 아깝다. 해남 두륜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단풍이 늦게 드는 산.해발 703m에 불과하지만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명산이다.바닷가 근처에 있어 정상에 오르면 다도해의 푸른바다와 발 아래 붉은색 단풍의 바다가 조화를 이룬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日 유력잡지 앞다퉈 삼성 특집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삼성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면서 해외언론들이 연일 삼성의 성공 스토리를 대서특필하고 있다.10일 삼성에 따르면 ‘니케이(日經)디자인’,‘니케이(日經)비즈니스’,‘웨지(Wedge)’ 등 일본의 유력 잡지들이 최신호에서 디자인 등 삼성의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이건희 회장의 ‘선견지명’을 집중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디자인 전문 자매지인 니케이디자인은 ‘글로벌 브랜드 삼성전자,뻗어 나가는 디자인의 뿌리’라는 제목의 48면에 걸친 특집을 통해 삼성의 디자인 경쟁력을 집중 해부했다.잡지는 이 회장이 93년 ‘신경영’을 주창하면서 디자인 역량 강화를 경영혁신의 핵심으로 삼아 디자인에 대한 임직원들의 사고방식이 변하기 시작했고,그 결과로 삼성이 LCD TV,모니터에서 세련된 제품 이미지를 구축하는 한편 휴대전화에서 대담한 디자인으로 세계시장에서 성공했다고 진단했다. 유력 시사 월간지인 웨지는 ‘삼성·LG전자에 뒤처진 일본 브랜드의 낙조’라는 10월호 기사에서 삼성이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터치포인트 전략’을 구사,내수 시장을 우선시하는 일본 기업과 달리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또 “21세기에는 기업간 제품과 기술 격차가 없어져 브랜드 가치가 중시될 것”이라는 이 회장의 ‘선견지명’이 삼성 브랜드가 소니를 추월하기 직전까지 이끌어 왔다고 보도했다. 일본 최대의 경제 주간지 니케이비즈니스도 일본 기업의 브랜드 우위가 최근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에 위협받고 있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서해에서 부는 가을 맛바람

    서해에서 부는 가을 맛바람

    가을은 서해로부터 온다.누런 들판에 선 농부의 웃음이 그렇듯,푸른 바다를 등지고 돌아오는 어부의 하얀 웃음에서도 가을은 빛난다.포구는 살아있다.강화의 민물장어,태안의 새우,서천의 전어,남녘 끝자락 무안의 낙지….주황빛 낙조를 바라보면서 맞는 서해안의 가을,거기에 맛이 있다.넉넉한 웃음과 푸짐한 인심,이맘때 서해안 바닷가에선 누구나 행복해진다. 무안·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태안·서천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강화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태안반도 충남 태안반도에 고소한 냄새가 진동한다.‘가을의 진미’ 대하와 전어 굽는 냄새다.코를 킁킁거리면서 백사장포구로 들어가 봤더니 그물에 걸린 새우를 털어내는 어부들의 손길이 바빴다.서해안 최대의 해산물 집산지답게 포구로 돌아온 배마다 새우와 전어로 만선이다.분주한 어부들의 표정은 밝다.태안반도 천수만 일대에는 대하잡이 배들로 가득하다.올핸 대하가 풍년이다. 포구 뒤로 쭉 늘어선 횟집거리엔 ‘갓 잡은 대하 입하’라고 쓴 간판을 내걸고 있다.수족관마다 싱싱한 새우와 전어가 퍼득거리고 낙지가 꼬물거린다.고소한 냄새가 침부터 삼키게 한다.포구 곳곳에는 노릇노릇하게 구운 새우를 뒤집어가며 까먹고 있었다.한쪽에는 칼집을 넣어 굽는 전어 냄새도 난다. 포구 곳곳에는 발에 우럭을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우럭의 배를 갈라 손질하고 소금을 적당히 뿌린 다음 따사로운 가을 햇살에 말리는 것이다.다른 지역에서 보기 힘든 태안만의 광경이다.우럭젓국은 태안의 숨은 별미이기도하다. ●맛이 담백한 대하 ‘몸통 살은 입에서 살살 녹고 바싹 구운 머리는 고소하고 씹히는 맛이 최고.’ 작년에 비해 많이 잡히지만 대하의 시세는 매일 바뀐다.얼마라고 딱 말할 수는 없지만 보통 1㎏에 4만∼5만원선.보통 어른 손뼘만한 크기의 대하가 20마리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10월이 되면 대하 씨알이 더욱 커진다고 한다. 양식과 자연산을 구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생사여부다.일반적으로 죽은 게 자연산이고 살아 있는 것은 양식이다.그물에 걸린 많은 대하를 배에서 일일이 손으로 떼기 때문에 살릴 수 없다고 한다.양식산은 자연산에 비해 더 검다. 대하는 회나 탕으로도 먹지만 가장 인기 있는 방법은 소금구이다.프라이팬 위에 대하를 가지런히 깔고 하얀 소금을 끼얹고 굽는 것이다.소금의 짠맛이 살짝 배어 간장이나 고추장 없이 먹어도 간이 딱 맞고 담백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안면도 백사장포구에는 횟집이 즐비하다.그 중에서도 깨끗하면서 10여년을 한곳에서 영업을 해 온 똘순이회관(041-673-6870)이 유명하다.주인 박성식(53)씨는 안면도 토박이로 항상 서해에서 나오는 해산물만을 고집한다.회도 자연산이고 대하도 갓 잡은 녀석들만 손님들에게 낸다.대하값은 보통 1㎏에 5만원.맛있는 밑반찬과 야채 등이 따라 나온다.대하를 사오면 자리와 야채 값으로 1㎏ 1만원을 내면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자리에서 대하를 먹을 수 있게 해준다.이밖에 온누리회타운 (041-673-8966),오뚜기횟집 (041-672-8659)도 있다. ●연포탕은 저리가라.태안 박속낙지 납신다 낙지를 넣고 끓인 전라도식 음식이 ‘연포탕’이라면 태안 쪽에는 ‘박속낙지’가 있다.맛은 연포탕과 비슷하지만 영양과 향 등은 훨씬 뛰어나다.박과 무 등을 넣고 끓인 육수에 산낙지를 넣고 익혀 먹는 음식을 박속낙지라고 한다.박의 싱그러운 풀냄새와 낙지의 담백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국물은 정말 ‘끝내준다’. 또한 낙지가 부드럽고 쫄깃쫄깃하다.한동안 끓는 육수에 넣고 삶았건만 전혀 질기지 않다.역시 태안 펄낙지는 삶아도 질기지 않다고 하더니 거짓말이 아니다.낙지가 익으면 다리 세개 정도를 젓가락에 말아 간장소스에 찍어 그냥 먹는다.중간에 자르지 않아도 정말 맛있다.도심에서는 질겨서 엄두도 못낼 일이다. 이렇게 낙지를 건져 먹고는 수제비나 칼국수를 넣어 끓여 먹는다.이것이 박속낙지다.박속낙지는 다른 이름으로 밀국낙지라고도 불린다.6∼7월에 나오는 작은 낙지로 만드는 박속낙지를 일컫는 말이다. 토박이들에게 널리 알려진 집은 정가네 박속낙지탕(041-675-8001).주인 정현규씨는 “낙지는 태안반도에서 잡은 펄낙지를 쓰고,화학조미료는 전혀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무 다시마 등을 넣고 만든 독특한 육수로 맛을 낸다.그래서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낙지 특유의 향과 맛을 즐기려면 간장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좋다.초고추장은 향이 강해 낙지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낙지값은 시세에 따라 차이가 많다.지금은 보통 1인분에 2만원선.낙지 5마리와 칼국수 사리 포함.낙지만을 추가해서 먹을 수도 있다.우리밀로 만든 해물손칼국수는 5500원. ●입에서 살살 가을전어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갔던 며느리 다시 돌아온다.’,‘전어는 며느리 친정간 사이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는 가을전어가 한창이다.충남 서천등 서해안 포구에는 전어 굽는 고소한 냄새가 가득하다. 이맘때의 전어가 최고다.산란기를 끝내고 살이 오르며 기름이 올랐기 때문이다.국내 여러 연안에서 나지만 서천 토박이들은 ‘갯벌전어’로 이름난 서천전어를 으뜸으로 친다. 가을전어처럼 지방이 많은 생선은 초고추장이나 냉이고추(와사비)보다 쌈장에 찍어먹는 것이 더욱 맛을 느낄 수 있다.마른 김과 묵은 김치에 싸서 먹는 맛은 정말 별미다. 양파,당근,오이,깻잎 등 갖은 채소를 함께 넣어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회무침으로도 많이 먹는다. 하지만 9∼11월초까지 잡히는 전어는 지방이 많아 구워 먹는 것이 최고다.전어 몸통 양쪽에 각각 3∼4 군데씩 칼집을 낸 뒤 소금을 살짝 뿌려 석쇠에 얹어 굽는다.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햐,냄새에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올 만하군.’하는 생각이 든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전어의 꼬리와 머리를 잡고 통째로 뜯어먹는다.살과 잔뼈 채를 함께 씹는데 ‘역시 최고야’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부드럽다.고소하다.담백하다. 가을전어는 충남 서천군 홍원항과 안면읍 백사장포구가 유명하다.매일 가격이 틀리지만 보통 횟집에서는 1㎏에 2만 5000원 정도면 간단한 밑반찬과 야채를 포함해 회를 쳐주거나 구워먹을 수 있게 해준다.공판장에서는 1㎏에 1만 5000원 정도.보통 전어 11마리 내외가 올라간다. 포구의 횟집들은 모두 가격이 비슷하다.그중에서 해돋이횟집(041-951-9803)은 2대째 손맛을 대물림한 집으로 알려져 있다. ●국물 맛이 삼삼한 우럭젓국 태안의 주당들은 아침에 속풀이국으로 북엇국 대신 우럭젓국을 먹는다.삼삼하고 시원한 국물이 과음을 하고 난 아침에 속을 달래기에 그만이기 때문이다.따뜻한 국물은 마시면 ‘커 커 시원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또한 추석 차례상에도 말린 우럭을 올린다고 한다.온 가족이 모인 추석 다음날 아침은 으레 우럭젓국을 먹는 것이 이곳의 풍습이란다. 말린 우럭포를 쌀뜨물에 넣고 끓이면 삼삼한 우럭젓국이 된다.젓갈이나 다른 양념은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짭짤하게 말린 우럭포에서 우러나온 진국이 간과 영양을 적당히 맞추어 준다.우럭젓국으로 유명한 지형수산(041-674-5610)은 자연산 우럭을 고집해 훨씬 더 국물맛이 담백하다.4인분 기준으로 2만 5000원.밥과 밑반찬 포함.우럭포만 팔기도 한다.보통 1만원선. 또한 주문하면 대하,꽃게,어패류를 박스로 택배해 준다.가격은 시기마다 다르므로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펄펄 뛰는 오징어 태안의 신진도에는 새벽마다 밤새 잡은 오징어를 내리는 불빛이 대낮처럼 밝다.끝물이라고 하지만 요즘도 오징어가 많이 잡힌다.크기도 동해에서 잡히는 것보다 훨씬 크고 맛있다. 요즘 배에서 막 내린 오징어 20마리가 1만 5000원선.근처 횟집에서 1만원이면 3마리 정도를 회 쳐 주는데 어른 두명이 실컷 먹고도 남는다.황성횟집(041-673-0189)은 싱싱한 오징어로 유명하다.또한 전어 대하 등 가을의 진미들로 맛볼 수 있다. ●쫄깃쫄깃한 펄낙지 “목포의 모래 낙지랑 우리 펄낙지는 비교 대상이 아니지요.펄낙지는 살이 통통하고 씹는 맛이 최고며 끓여 먹어도 전혀 질기지 않아요.”‘낙지박사’ 정현규(42)씨의 태안낙지 자랑이다. 태안반도에는 이원면 앞과 정산포구에서 낙지가 많이 나온다.특히 정산포구에서 낙지는 바지락을 먹고 자라서 영양과 맛이 최고로 친다.낙지는 2∼3월부터 자라기 시작해 7월에는 소위 세발낙지만큼 커지고 지금은 어느 정도 성숙한(?) 청년의 모습이다. ■ 강화도 민물장어는 그 생태가 다 밝혀지지 않은 신비한 물고기다.인공부화가 안 되고,비늘이 없고,실뱀장어 전단계인 렙토세팔루스의 생활이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우리나라에선 전북 고창의 풍천장어,전남 강진의 목리천장어가 유명하다.민물장어는 바다에서 태어나 강과 하천 등지에서 성장한 다음 6400㎞를 역영해 필리핀 해구의 수심 400m에서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알이 발견된 적이 없어 일부 학자는 새끼를 낳는다고도 주장한다. 생김새 탓에 뱀장어로도 불리는 민물장어는 정력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어찌보면 남성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최근의 연구결과 불포화지방과 비타민A·B가 풍부한 것으로 나와 정력에 좋다는 말이 낭설만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장어는 한자로 鰻(만)을 쓰는데,이는 고기어(魚),날일(日),넉사(四),또우(又)로 파자할 수 있다.이를 두고 장어를 먹으면 하루(日)에 네(四)번을 해도 또(又)하고 싶어진다고 풀이하는 사람도 있다. 시중의 민물장어는 양식이거나 수입산이 대부분이다.길이 50∼80㎜의 치어가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것을 잡아 키운 것이다.5∼12년간 민물에서 살다가 8∼10월 산란하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다. 이런 민물장어의 명소로 서울에서 1시간30분가량이면 도착하는 인천 강화도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강화도에서 올해 민물장어 40t이 생산됐고,맛도 기존의 양식 장어보다 훨씬 좋은 까닭이다.강화도에서 생산된 장어는 풍천장어와 같은 종류다. 길이 60∼80㎝의 장어를 고창 등지에서 사다가 강화 갯벌에서 3∼5개월 기른 것이다.동검수산 박용철 대표는 “기르는 동안 인공사료는 전혀 주지 않고 산소만 공급한다.”며 “첫 달은 장어가 비쩍 마르다가 두달째부터 통통해진다.”고 말했다.장어는 강화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한다.초지대교옆의 황산도횟집 정희옥 사장은 “처음에 갯벌장어의 배를 갈랐는데 새우와 새끼게,망둥어까지 나와 놀랐다.”고 말했다.이런 먹이활동 탓에 머리는 뾰족하나 입은 뭉뚝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맛.푸드칼럼니스트 정신우씨는 “부드러우면서 쫄깃하고 담백하면서 고소하다.”며 “자연산 장어와 맛이 거의 비슷하다.”고 평했다.양식과는 달리 껍질이 두껍고 질긴 것도 특징이다.양식과 비교하면 해감과 흙냄새가 훨씬 적다.그래서 양념구이뿐만 아니라 소금구이로도 많이 먹는다.마니아들은 회로도 즐긴다. 강화지역은 옛날엔 장어로 유명했단다.노양래 강화군 어업관리팀장은 “세계 5대 갯벌 가운데 하나인 강화갯벌은 새끼물고기와 게,수생식물 등 먹이가 풍부하고,한강·임진강·예성강이 만나 바다로 합류하는 기수(汽水)지역이어서 옛날엔 장어 생산지로 유명했다.”며 “이런 연유로 30여년 전부터 강화대교 아래쪽에 수도권에서 가장 큰 장어마을인 ‘더러미장어촌’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근래 들면서 자연산 장어는 구경조차 어려워졌고,급기야 양식 장어를 수송,장어마을 명맥을 이어가던 실정이다. 올해 처음 갯벌에서 키운 강화장어는 자연산과 비슷한 맛으로,초지대교를 중심으로 장어전문점이 한창 생겨나고 있다.강화갯벌장어는 어른 2명 분량인 1㎏에 6만원인 반면 자연산 장어는 ㎏에 12만∼15만원이다.강화도의 직매장에서 사면 ㎏에 4만원이다.다듬어 주기도 하고 비용을 조금 더 주면 양념과 함께 구워주기도 한다. 장어는 생강과 잘 어울린다.느끼한 맛을 산뜻하게 바꾸며 소화 흡수를 돕는다.부추와 같이 먹어도 좋다.반면 복숭아와는 상극이다. 강화갯벌장어는 갯장어와는 다르다.‘하모’로 불리는 갯장어는 전남 여수 등지의 남해안에서 많이 나며 ‘참장어’로 부른다.잔가시가 많으며,회나 탕으로 즐긴다.회로 즐기는 붕장어(일명 아나고)가 1m 전후인데 갯장어는 2m까지 자란다.‘꼼장어’로 많이 부르는 먹장어는 턱이 없고 입이 흡판 모양이다.양념구이로 많이 먹는다. ●장어 맛집들 강화군과 김포시 사이의 한강이 서해로 흘러드는 ‘염하’의 물줄기가 환히 보이는 초지대교를 넘어 강갯벌장어집들이 몰려 있다.갯벌장어 1번지는 초지대교를 건너자마자 왼쪽에 있는 황산도횟집(032-937-4337)이다.상호에서 보듯 생선회가 전문이었지만 이젠 장어에 밀렸다.가장 유명한 것이 양념구이.장어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달착지근한 양념과 고소한 장어 맛이 어울려 장어 초보들이 먹기는 그만이다.장어 자체의 맛을 즐기는 이들은 소금구이를 주문한다. 어른 2명이 먹을 양인 1㎏에 6만원이다.안주인 정희옥씨는 “양념구이의 양념에는 고추장과 함께 당귀·천궁·감초 등 30여가지의 약재가 들어간다.”고 말했다.양념이든 소금구이든 다 먹고 나면 장어죽을 내온다.양식장어로는 장어죽을 끓이지 못한단다.해감과 흙냄새가 진동하기 때문에.찹쌀을 갈아 쑨 죽은 수프와 맛이 비슷하다.15번 지방도를 따라 내려가면서 초지숯불장어(032-937-8601),천미숯불장어(032-937-7766),등대참숯불장어(032-937-0749) 등도 갯벌장어를 취급한다. 초지대교에서 오른쪽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15㎞ 정도 올라가면 더리미 장어마을이 나온다.장어집 10여곳이 모여 있다.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장어굽는 냄새가 미리 마중나온다.양식 장어를 쓰다가 지금은 강화갯벌장어로 바꾸고 있다.가장 대표적인 곳이 별미정숯불장어(032-932-1371)다.양식이 ㎏에 4만원인 데 비해 강화갯벌장어는 6만원이다. 주인 한종호씨는 “손님들이 못보는 초벌구이부터 장어를 숯불에 굽는다.”고 말했다.기름이 적고 담백한 맛이 이 집의 특징.소금구이·양념구이·간장구이를 모두 맛볼 수 있는 코스가 있다.이외에도 더리미숯불장어(032-934-0787),일미산장(032-933-8585) 등이 유명하다. ■ 무안 & 목포 ●낙지 어패류는 ‘개펄’에서 맛이 우러난다.생김새도 바다 밑바닥 여건에 따라 다르다.어류의 육질과 때깔도 차이가 난다.그래서 천혜의 개펄이 발달한 서남해안 해산물은 으뜸으로 친다. 국토의 서남쪽 끝자락에 자리한 무안 ‘펄낙지’가 제철을 맞았다.9∼10월엔 망운,해제,운남면 등지에서 낙지잡이가 한창이다.낙지라면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맛볼 수 있는 대중 음식이다. 그러나 대부분 중국산으로 무안 펄낙지와는 맛이나 향에서 비교할 수 없다.이곳 낙지는 다른 지역의 것이 붉은 빛을 띠는 데 비해 잿빛 윤기로 반들거린다.다리도 더 길고 육질은 여리고 부드러운 게 특징.동이 트기전 포구에서 도착하는 싱싱한 낙지들이 미식가들의 구미를 당긴다. 전남 무안읍 성동리 하남횟집(061-453-5805)은 인근 개펄에서 갓 건져 올린 낙지 요리로 손꼽힌다.이 집의 주 메뉴는 기절낙지.기절낙지는 중간 크기의 낙지를 골라내 대소쿠리에 넣고 민물로 펄을 빨아낸다.이 과정에서 낙지가 힘이 빠지고 육질이 부드러워지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기절낙지는 낙지를 잘게 썰거나 다지지 않고,발을 잘라 그대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입안에서 깨무는 질감이 일품이다. 또 한 가지 놓칠 수 없는 메뉴는 세발낙지.어른 한뼘 크기의 자잘한 낙지를 산 채로 먹는다.수족관에 오래 보관하지 않고 갓 잡아온 것을 나무젓가락에 말아 한입에 넣는다.양념없이 먹어도 비릿한 바다향이 감칠맛을 느끼게 한다.이밖에 낙지 비빔밥,연포탕,낙지 볶음,회무침,전어회,오도리 등 각종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기절낙지는 한접시 3만∼5만원(3∼5명기준),세발낙지 한접시(20마리) 5만∼6만원,회무침 한접시 3만원(4명기준),오도리(새우) 1㎏ 5만원 등이다. 이 집에서 공용터미널을 끼고 100m쯤 가면 무안 뻘낙지 전문점(061-452-9988)이 있다.겉보기엔 허름하지만 낙지 전골,초무침,세발낙지 등을 잘한다.낙지 도소매도 겸하고 있다. 초무침은 3만원(4인기준) 세발낙지 1마리당 3000원,굵은 낙지 한접시(20마리)당 10만∼12만원 등이다. 이들 식당이 자리한 공용터미널 뒷골목에는 무안 낙지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소매상이 즐비하다.무안낙지는 지금부터 10월까지 가장 많이 잡혀,값도 이맘때가 가장 싸다. ●민어 민어 역시 잘 발달된 개펄에서 산란하는 어종이다.진상품으로 알려진 민어는 여름∼가을 전남 신안군 임자,암태,지도 등 연안에서 잡힌다.요즘이 제철인 셈이다.주로 4∼5㎏짜리지만 큰 것은 20㎏을 넘는다.열대성 어종이라 수온이 떨어지면 남쪽으로 이동한다.어부들은 회유 경로를 따라 민어를 잡는다.민어는 예부터 노약자나 임산부 등의 보양식으로 사용될 만큼 맛이나 영양이 뛰어나다. 전남 목포시 중앙동 삼화횟집(061-244∼1079)은 민어회로 유명하다.고급 어종인 민어를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삼화횟집은 연안에서 갓잡아 올린 민어를 먹음직스럽게 썰어 내놓는다.두껍게 썰었지만 민어살을 초고추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살살 녹는다.쫄깃한 민어 부레와 아가미,껍질 등도 곁메뉴로 오른다.다시마와 마른 밴댕이,민어뼈를 고아 만든 민어탕도 식사용으로 나온다.또 굵은 소금에 절여 말린 건민어탕도 별미.말린 민어를 쌀뜨물에 넣고 푹 고아 만든다.건민어탕은 미리 주문해야 맛볼 수 있다. 주인 천안숙(49)씨는 “민어를 냉동실에 보관해 보면 일주일이 지나도 돔이나 농어 등과는 달리 신선도가 그대로 유지된다.”며 민어회의 ‘우수성’을 자랑한다.회는 한접시 4만원(3인 기준),탕은 한냄비 1만원,건민어탕 한냄비 3만원 등이다.
  • “화성바지락 먹으러오세요”

    수도권에 바지락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경기도 화성시 궁평리 바닷가에서 17일 ‘제1회 화성시 바지락 축제’가 열린다. 화성시는 바지락이 풍부한 넓은 궁평리 갯벌에서 궁평리 바지락의 진가를 보여 주고 수도권 주민과 갯벌 생태체험을 함께하기 위해 바지락 축제를 연다.축제가 열리는 17일 바지락 체험과 바지락 까기 챔피언전,바지락 칼국수 무료시식회,궁평리 낙조를 배경으로 하는 말 마차 사진촬영 등 다양한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제공된다.또 인근 도리도 해변에서는 우럭 종묘 방류와 여름밤 작은 음악회,불꽃놀이도 열린다.축제기간에 시중보다 싼 값으로 바지락과 젓갈류,기타 수산물을 판매한다. 화성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서해, 부드러운 해변 갯벌이 부른다

    서해안? 물이 깨끗하지 않잖아.조수간만의 차가 심해서 해수욕하기엔 별로고 주변에 볼 것도 없고…. 이런 편견은 버려라. 고운 모래,소박하고 은은한 아름다움을 품은 일몰,완만한 경사가 이어지는 해변에는 아이와 함께하는 갯벌체험이 기다리는 곳.올여름엔 가족과 서해안의 한적함을 찾아 떠나보자. (1) 인천 무의도 ■ 특징 무녀가 춤을 추는 것처럼 해안선이 아름다운 섬.하나개해수욕장은 낙조,갯벌과 모래 해변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다.갯마을은 아직 개발되지 않아 소박함이 흐른다. ■ 찾아가는 길 인천공항 고속도로→영종대교→용유·무의도 이정표에서 우회전→잠진도 선착장에서 무의도행 카페리 이용(무의도해운 751-3354) ■ 숙식 하나개해수욕장 번영회(751-8833),실미해수욕장 번영회(752-3636) 등에 문의하면 된다.바다나라(752-5561),섬마을횟집(752-4587),번영회식당(752-7250) 등은 우럭회 꽃게탕으로 유명. ■ 들를 만한 곳 하나개해수욕장 끄트머리 언덕 위에 서있는 장난감 같은 집,바닷길이 열리면 실미해수욕장을 통해 걸어갈 수 있는 실미도 등 드라마·영화 세트장. (2) 인천 덕적도 ■ 특징 주변에 42개의 크고 작은 섬을 호령하는 서해안의 청정해역.수백년 묵은 소나무숲이 우거져 아늑한 밭지름해수욕장,서해안 최고의 낙조 중 하나인 서포리해수욕장이 좋다.벗개낚시터에선 섬안에서 즐기는 민물낚시를 즐길 수 있다.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월곶IC→→(구)백주년기념탑→해양경찰청 사거리 좌회전→인천 연안부두여객터미널(대부해운 886-7813∼4·원광해운 884-3391∼5) ■ 숙식 식당과 민박이 부족한 편.모래밭민박(831-2834),북리민박(831-5855) 등.하늘민박(831-5808),만석호(832-9167)는 식당을 겸한다. ■ 들를 만한 곳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세계적인 청정해역 굴업도 강력추천.황금빛 모래의 백사장과 각종 야생화가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있다. (3) 영흥도 장경리 ■ 특징 고운 자갈과 모래가 보일 정도로 물이 맑은 해수욕장. 1.5㎞에 이르는 해변에서 해수욕,모래찜질 등을 즐길 수 있다.갯벌에서 바지락을 꺼내는 재미도 쏠쏠한 곳.갯바위낚시,100년 넘는 노송숲 산책은 덤.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월곶IC→시화공단 방향→오이도→시화방조제→대부도→선재도→영흥대교 ■ 숙식 갤러리처럼 꾸며놓은 화가의마을(882-3006),황토로 지은 소나무황토빌(886-0551) 등 펜션이 많이 들어섰다.영흥도회집(886-9234),어촌풍경(886-4488),장경리회집(886-8359) 등은 바지락 칼국수와 조개구이가 일품. ■ 들를 만한 곳 산 속에 숨어있는 아담한 통일사는 사색을 즐기기에 충분.국내 하나뿐인 서어나무 군락지가 일품인 십리포해수욕장. (4) 보령 대천 해수욕장 ■ 특징 여름 서해안 여행에서 빠지면 섭섭한 대천해수욕장.해수욕·해양레포츠·머드축제(16∼22일)가 좋은 곳.성주산 중턱 냉풍욕장은 폐광갱구에서 나오는 섭씨 12도의 시원한 바람으로 한여름 피서 명소.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대천IC→대천해수욕장 ■ 숙식 대전회집(932-6020),일억조횟집(934-6697) 등 횟집과 조개구이집이 즐비.보령냉면(931-1248)은 칡냉면과 칼국수로 유명.공식사이트(daechonbeach.or.kr)에서 숙박을 확인할 수 있다. ■ 들를 만한 곳 보령에서 10여분 거리의 성주산에 있는 화장골 계곡.심신의 안정과 체력을 증진할 수 있는 삼림욕장. (5) 서천 춘장대 ■ 특징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자연학습장 8선 중 하나.아카시아숲과 해송으로 싸여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으로 꼽힌다. 가까운 홀뫼해수욕장과 무창포해수욕장은 모래밭과 풀밭이 어우러져 평화로운 분위기.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춘장대IC→춘장대해수욕장 ■ 숙식 아드리아모텔(951-3883),해민박(952-1443),추억가이드 펜션(952-0016). 싱싱한 회를 맛보는 바다횟집(956-7932),찜과 탕이 유명한 온정집(956-4860),장어양념구이가 맛있는 섬마을횟집(951-9918). ■ 들를만한 곳 서면읍내에서 월호리 방면으로 가면 만날 수 있는 비인만,넉넉한 서해의 풍광을 간직한 달포리,500여년 수령을 자랑하는 동백나무숲 등. (6) 부안 고사포 해수욕장 ■ 특징 아기자기한 산과 아름다운 바다를 모두 담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녔다.변산·격포해수욕장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방풍림으로 만든 소나무숲이 넓게 우거져 장관.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부안→30번 국도→→새만금전시관→변산해수욕장→고사포해수욕장 ■ 숙식 숙박은 해수욕장 근처 고사포민박(583-7718),원광대해양수련원(583-8380).근처 격포항에는 횟집촌이 형성돼 있다.해변촌(581-5740)은 해물이 풍성한 만두전골과 꽃게탕으로 유명. ■ 들를 만한 곳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외변산,기암괴석이 아름다운 내변산,책을 쌓은 듯한 채석강과 사자의 옆모양을 닮은 적벽강,쉴 새 없이 쏟아지는 직소폭포 등. (7) 고창 구시포 해수욕장 ■ 특징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완만한 경사의 해변이 가족 피서지로 제격. 백사장 남쪽 해안일대 기암괴석이 장관. 아름다운 섬들이 낙조를 더욱 아름답게 한다.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고창IC→아산→해리→하장→구시포해수욕장 ■ 숙식 숙박시설과 식당이 부족한 편.민박 문의는 고창수협 지도과(561-2132)에 하면 된다. 먹을거리는 선운사 근처에서 찾을 수 있다.산장회관(562-1563),동백식당(562-1560)이 풍천장어와 복분자술로 유명. ■ 들를 만한 곳 산 속에 어우러진 선운사,신비스러운 고인돌 군락,불타는 듯 철쭉이 만발한 고창읍성 등. (8) 함평 돌머리·안악 해수욕장 ■ 특징 함평 8경에 속할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지만 인파는 많지 않아 여유롭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갯벌에는 게,조개 등이 많아 자연학습장으로도 좋다.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함평IC→대덕 삼거리 우회전→가동리 방면→돌머리해수욕장 ■ 숙식 지호민박마을,주포민박마을 등 마을별로 민박을 하고 있다.(322-9228·322-2577).칠산횟집(324-0105),안악횟집(324-1666),종정횟집(324-2733) 등 횟집촌. ■ 들를 만한 곳 유황성분이 많은 돌을 불에 달구어 바닷물 속에 넣고 찜질을 하는 해수찜 강력 추천.고급스러운 시설은 아니지만 산후통,피부염 등의 효험은 고급스파 못지않다.신흥해수찜(322-9900),함평해수찜(322-9487),돌머리해수찜(322-9605). (9) 당진 왜목마을 ■ 특징 해가 뜨고 지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일몰은 충남 당진고 석문면 대난지도와 소난지도 사이의 비경도를 중심으로,일출은 석문산 위에서 볼 수 있다.동해안보다 소박하고 서정적인 일출이 특징.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해미IC→서산시→대산읍→왜목마을 ■ 숙식 일몰·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펜션이 많다.예약 필수.태평양수산(353-7959),왜목제일횟집(354-2911),초록바다횟집(352-6100)은 식당과 민박을 동시에 운영. ■ 들를 만한 곳 게,고동을 잡을 수 있는 갯벌체험의 즐거움이 있는 도비도 농어촌휴양지.잡은 바지락을 그 자리에서 요리해 먹을 수도 있다. (10) 외암리 민속 마을 ■ 특징 예안 이씨 일가의 400년동안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곳.기와집과 초가집이 정감있게 놓여있는 모습이 잘 보존돼 있고,국가지정 민속자료 제195호 아산 외암참판댁,보물 536호인 석조약사여래입상 등이 있어 교육적 가치가 충분.마을을 돌아보는 데 1시간 정도 소요.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온양온천→송악 외곽도로진입통로→외암리민속마을 ■ 숙식 숙박시설과 음식점이 없다.숙박시설과 식사는 온천이 많은 아산으로 나가야 한다.옛날돌집(533-2241),꽃동네원조장어(533-2561)는 손꼽히는 장어구이집.연춘식당(545-2866)은 독특한 양념의 닭구이가 일품.숙박은 아산온천호텔(541-5526),온양관광호텔(540-1010)과 온양제일관광호텔(544-6111) 등. ■ 들를 만한 곳 차량으로 30분 거리에 현충사 온양민속박물관,온양온천,도고온천,약사여래좌상,맹사성 고택 등. 서해 대표관광지 ‘안면도’ 속이 탁 트이는 드라이브,1박이 필요없는 짧은 여행,맑은 바닷물,상쾌한 숲,조개잡이 갯벌체험이 기다리는 곳,혹자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라고 주저하지 않고 말하는 그곳,안면도.‘너무 유명해서 안면도는 왠지….’라고 꺼린다면 당신은 ‘편견쟁이’. 안면도에도 아직 숨겨진 곳이 많다.그곳으로 떠나보자. #새벽:서해안으로 향하다 새벽 6시.차에 시동을 걸었다.첫 안면도행이다.서울외곽순환도로를 타고,조남IC에서 서해안고속도로로 갈아탔다. 여유를 부려 주변을 돌아본다.사방이 온통 초록색이다.회색 빌딩숲에 지친 눈은 높지 않은 산,넓은 들판을 번갈아보며 짙은 초록에 감동한다.전날 비가 온 탓일까,새벽 안개일까.산꼭대기를 희뿌연 안개가 감싸고 있다.“산할아버지,구름모자 썼네∼.”혼자 떠나는 여행길,흥얼거리다보니 어느새 안면도다.운좋게 출근시간을 피해 막힘없이 1시간30분만에 도착. #오전:온화한 안면도가 반기다 홍성IC로 들어간 뒤 A·B지구 방조제를 지나 안면대교를 건너면 안면도다.백사장항 사거리에서 우회전해 해안관광도로를 타면 백사장해수욕장부터 꽃지해수욕장까지 쉽게 갈 수 있다. 싱싱한 꽃게와 대하의 집산지인 백사장해수욕장,CF 촬영지로 유명한 삼봉해수욕장,“잡았어?” “잡았다∼” 조개잡는 소리가 정겨운 밧개해수욕장,일몰이 아름다운 꽃지해수욕장….너무나 유명하다.나만 아는 명소를 만들고픈 것이 사람의 욕심일까.알려지지 않은 곳을 찾아 헤맸다. 77번 국도를 따라 가면 표지판은 있지만 찾아 들어가기가 영 만만찮은 샛별해수욕장이 있다.개장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데다 입구가 비포장도로라 인적이 드물다.좁은 길을 지나 맞닥뜨린 것은 시원한 바다,바닷물이 남기고 간 흙냄새.넓은 해변에는 조약돌이 섞여 고운 모래를 느끼기는 어렵지만 바닷물은 더없이 맑다. 샛별 아래 운여해수욕장은 입구서부터 사방이 모래다.가히 안면 제일의 사구가 발달한 지역이다.물은 황홀하리만치 맑고 잔잔하다.인적이 없고 너무 조용해 무인도에 갇힌 느낌이다. 안면도 동쪽으로 난 길은 많지 않다.섬 뒤편에 자리잡은 대야도는 웬만한 의지가 없으면 찾아가기 힘든 곳이다.어렵사리 찾아가면 동남쪽 해변을 바라보는 별장같은 펜션 몇채가 반긴다.한가로운 여유를 맛보고 싶을 때 찾아도 좋을 듯하다. #오후:자연이 주는 휴식처 해수욕장만큼 유명한 곳이 휴양림이다.해안도로 끝에서 고남방면으로 가면 안면도 자연휴양림이 나온다.안개·햇빛·바람의 삼박자가 척척 맞아 소나무가 유난히 붉고 쭉쭉 뻗었다.여름 오후,온몸이 찝찝하게 끈적였지만 이곳에선 소나무의 짙은 향을 담은 바람이 더없이 시원하다.100년 이상 된 고목이 없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랄까.안면도에는 휴양림 외에도 소나무 오솔길을 즐길 곳이 있다.삼봉·기지포 해수욕장의 오솔길은 특히 길고 분위기있다.연인끼리 해변에서 ‘나 잡아봐라’ 놀이를 하면서 숲으로 들어가 소나무를 사이에 두고 돌아도 좋을 일이다.그만큼 분위기가 좋아 유치한 놀이도 용서된다. #저녁:편안하게 잠들다 안면도 서쪽은 어느 곳이든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만들어낸다.영목항 북쪽 가경주마을이나,꽃지 해수욕장 할미·할아비 바위 사이에 떨어지는 해는 놓쳐서는 안 될 ‘가장 아름다운 낙조’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굳이 이곳이 아니더라도,안면도 서쪽 바닷가 부드러운 해변에 앉아 붉은 태양과 함께 물드는 하늘의 모습은 모두 푸근하고 아름답다. 안면도 개발로 이 아름다운 모습을 잃어가지나 않을까 안타까움이 밀려온다.백사장·꽃지 해수욕장은 모래보다 자갈이 많은 지경이니.그래도 아직 밀가루 같이 고운 모래와 시원한 소나무숲,갯벌의 생명들이 남아있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도 되는 것일까.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안면도는 섬이 아니었다! 태안의 백화산부터 뻗어내린 안면반도를 조선 인조때 조운의 편리를 위해 운하를 만들면서 섬이 됐다.1970년대 교량을 연결하면서 다시 육지와 연결된 섬 아닌 섬이다.남북 33㎞,동서 6㎞,전체 해안은 182㎞ 정도. ●안면도 정보는 안면도(anmyeondo.or.kr),안면도닷컴(anmyondo.com),안면도투어(goanmyon.co.kr),안면도넷(anmyon.net)에서 다양하게 얻을 수 있다. ●꼭 먹어야 할 것은 단연 꽃게장.일송식당(674-0777) 꽃게장은 순두부 같이 부드럽고,짜지 않다.김경란 사장이 꽃게에 까나리젓국,다시마,무 등 17가지 양념을 넣어 직접 담근다.1인분 1만 8000원.포장도 가능하다.방포항 방포수산회타운(674-0026),백사장항 오뚜기횟집(672-8659),영목항 현해탄횟집(673-7686) 등도 좋다.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그섬에 가고 싶다] 울릉도

    우리나라 동해를 지키는 울릉도.막내섬 독도와 함께 어린 형제 중 ‘나름대로 의젓한’ 형같은 섬이다. 수 십 미터 깊이의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은 바닷물,솜씨좋은 조각가도 흉내낼 수 없게 만들어진 절벽과 바위,원시림에 가까운 울창한 산림 등 태고적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울릉도는 강원도 묵호항에서 3시간이나 가야한다.그것도 국내에서 제일 빠르다는 한겨레호를 타고 시속 90㎞로 달리서 말이다. 동쪽 먼 ‘점’같은 섬은 멀∼다. ‘울렁 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라는 노랫말처럼 배멀미를 느낄 쯤에 도동항이 눈에 들어온다.을릉도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괭이갈매기였다.수백 마리의 갈매기 떼가 ‘끼룩끼룩’소리를 내며 뭍에서 온 사람들에게 인사한다.또한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선한 공기가 ‘울릉도’임을 실감케 한다. 예로부터 울릉도를 ‘3무5다의 섬’이라 한다.‘도둑과 뱀 그리고 공해’가 없어서 3무(無)이고 풀·바람·맑은 물·향나무·미인이 많다고 5다(多)라고 한다.그만큼 울릉도가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라 생긴 말이다. 도동항은 이 섬에 제일 큰 항이며 여객선터미널이 있어 모든 관광객들이 이곳을 통해서 울릉도를 들어오고 나가는 곳이다. 울릉도 관광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첫째가 육로관광이다.24인승 미니버스나 갤로퍼 택시를 타고 해안도로를 따라 섬을 일주하는 것이다.둘째가 유람선을 타고 섬을 일주하는 것.세째가 성인봉 트래킹이다. 먼저 관광버스에 올라 육로관광에 나섰다.전화 안내원처럼 헤드셋을 낀 운전수 김병수(49)씨가 마이크를 통해 인사한다.“지금부터 4시간을 버스로 관광합니다.도로가 험해 강원도 베테랑 운전수도 운전을 못하고 걸어 다녔다는 이야기가 있어요.그러니까 손잡이를 꼭 잡으세요.”라고 말하며 출발했다.말대로 길은 험하했다.30∼40도의 경사길은 기본이고 S자 모양,심지어는 8자 모양의 길이 이어졌 다.운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곡예를 하는 것 같다. 바닷가 쪽으로 나서자 탄성이 절로 나온다.사동을 지나 가두봉 등대를 보며 코너를 돌자 바다위에 거대한 거북바위가 나타나고 그 뒤에는 산 한쪽면이 국수를 말리는 모양 또는 비파모양으로 보이는 비파산이 뽐내고 서 있다.사자를 닮은 사자바위,우산국 우해왕이 신라의 이사부에게 항복을 결심하고 벗어 던진 투구가 바위로 변했다는 투구바위… 정말 자연의 신비로움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태하등대에 도착할 쯤에 해가 진다.바다와 섬 전체가 붉게 물든다.‘아름답다’는 생각도 잠시 카메라를 꺼내들고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사람들로 찰칵찰칵 기계음만이 들렸다. 시시각각 변하는 낙조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기는 아무래도 역부족이다.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기후변화가 심한 울릉도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는 날은 1년에 50일이 채 안된다고 한다. 이밖에도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너와집’,‘투막집’,바위에 구멍이 린 ‘공암’,여름에도 찬 바람이 나오는 ‘풍혈’,성인봉 골짜기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아름다운 ‘봉래폭포’,동남동녀(童男童女)2명의 애틋한 사연을 간직한 ‘성하신당’ 등 육로관광으로 돌아보는 곳은 다양하다. 버스관광은 1인당 1만 5000원.(054)791-7020.택시일주는 보통 5시간 정도 소요되며 요금은 8만원.(054)791-2315.랜터카는 울릉도 전체에 10대가 있는데 24시간 기준으로 10만원이다.(054)791-2240 도동항에서 유람선으로 섬을 돌아보는 해상관광은 편안하게 울릉도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공암,신선암 등 크고 작은 바위섬들과 해안절벽을 돌아본다.새우깡 한 봉지는 필수 준비물이다.유람선 뒤를 쫓아 오는 갈매기들이 새우깡을 공중에서 받아먹는 묘기를 부리기 때문이다.섬일주에 걸리는 시간은 2시간 정도.하루에 2번,오전 9시,오후 4시 출발한다.요금은 성인 1만 3000원,소인 6500원이다.(054)791-4468 성인봉 트레킹 코스는 3가지.성인봉은 해발 984m로 낮은 것 같지만 초입부터 걸어야하기 때문에 4시간 이상 소요돼 힘든다.하지만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을 통과해 보면 그 수고가 아깝지않다. 오는 8월 13일부터 16일까지 ‘울릉도 오징어 축제’가 열린다.오징어 요리 경연대회,오징어 조업 승선 체험,오징어 맨손으로 잡기,호박엿 늘리기 등 체험 행사와 불꽃놀이,노래공연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해삼·전복·약소 입들이 술렁술렁 울릉도는 먹을거리가 다양한 편이다.해삼,전복 등 어패류와 오징어,방어 등이 풍부하다.더덕과 삼나물,명이 등 산나물이 많이 난다. 특히 명이(茗荑)는 산마늘의 일종으로 잎을 먹는데 독특한 냄새와 매운 맛이 난다.주로 김치나 장아찌로 만들어 먹는데 맛이 일품이다. 또한 ‘울릉도 더덕’은 크기에 따라 1㎏에 1만∼3만원 수준으로 가격이 매우 싸다.하지만 더덕이 갖는 특유의 향은 없다. 도동항 근처 ‘99식당’(054-791-2287)의 ‘약초해장국’은 사골을 푹 곤 물에 물엉겅퀴,어성초,토란 등의 약재를 넣고 끓이는데 일품이다.가격은 6000원.10여가지 맛있는 밑반찬은 남도의 맛이다.홍합밥,오징어 불고기 등도 맛있다. 나리분지의 ‘나리촌’(054-791-6082)은 푸짐하고 맛깔스럽다.더덕무침과 삼나물회가 한 접시당 1만원,더덕파전은 5000원이다.마당에 있는 커다란 섬벗나무 그늘에서 바람을 맞으며 씨앗동동주를 마시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씨앗동동주는 천궁과 더덕을 넣어 만든 것으로 뒤끝이 깨끗하다.한 동이에 7000원. 또한 자생목초를 먹고 자란 소를 울릉도에서는 ‘약소’라고 부른다.약소에는 약초의 특유한 향과 맛이 배어 불고기를 해서 먹으면 맛이 색다르다. 산채비빔밥도 유명하다.섬부지갱이,고비,삼나물을 비롯해 명이,전호 등을 넣고 고추장에 비벼먹는다. ■ 정들면 못떠나는 정들포 울릉도의 일주도로,울릉읍 내수전에서 북면 석포리까지 4㎞ 구간은 길이 없다.해안 절벽과 험한 산세 때문이다.보통 관광객들은 해돋이가 아름다운 내수전 전망대에서 발길을 돌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곳에 주민들만 아는 길이 숨어있다.원시적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이 길은 2시간 정도의 트레킹 코스로 추천할 만하다. 마을이 아름다워 금방 정이 들고 떠날 때는 눈물이 나온다고 해서 ‘정들포’(지금은 석포라고 불린다).내수전에서 그 정들포까지,6㎞ 정도 호젓한 산길이 있다.오르막길은 거의 없고 산허리를 감싸돌며 아름다운 동해바다와 숨바꼭질을 하듯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들포 가는 길은 ‘자연식물원’이다.길바닥에는 푸른 이끼가,길섶에는 진초록의 고사리 잎,섬노루귀,섬바디 등이 가득하다.나무 또한 벽오동,섬단풍나무,너도밤나무 등이 ‘쭉쭉빵빵’ 자태를 뽐내고 있다.심호흡을 하면 온갖 풀과 나무 향기가 몸속에서 빨려 들어간다.억만금을 준다고 이렇게 신선한 공기를 살 수 있을까. 이렇게 걷다가 목이 마르면 가만히 서서 귀를 귀울여보자.어디선가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그 물을 그냥 마시면 된다.너무 차가워 손이 시리다.1시간 정도 걸으면 약간의 오르막이 시작되고 산 중턱에 이정표가 나온다.여기서 와달리 방향으로 가면 된다.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내려가면 조그마한 마을 정들포가 나온다. 이곳은 아직까지 관광상품으로 개발되지 않은 곳이라 더 좋다.양진수(016-535-3739)씨에게 문의하면 도움받을 수 있다. ■독도·죽도도 가보자 ●독도는 오는 10월 말까지 매일 오전 8시와 오후 2시30분에 도동항에서 출발한다.아쉽게 독도에 직접 갈 수 없는 경우에도 울릉동에선 눈으로,마음으로 독도를 실컷 느낄 수 있다.4시간30분 정도 소요되며 승선료는 3만 7500원이다.(054)791-8111 ●죽도는 울릉도 저동항에서 동북쪽으로 4㎞ 지점에 위치한 섬으로 현재 단 한 가구가 살고 있다.물이 없어 빗물을 받아 사용한다고 한다.섬을 울릉군에서 관리하고 있다.도동항에서 죽도까지는 15분 정도 배를 타고 간다.보통 오전 8시,10시,11시30분,오후 4시에 죽도로 들어가는 배가 있고 사람들을 내려주고 기다리는 사람들을 싣고 나온다.승선료는 대인 1만원,소인 5000원.죽도 입장료는 대인 1200원,소인 600원.(054)791-4488. ●도동약수공원은 빈혈,생리장애,류머티스성 질환에 좋은 탄산수가 자랑이다.물맛이 찝찔하며 톡 쏘는 맛이다.앞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독도전망대’(해발 495m)에 오른다.도동항이 한눈에 들어오고 밤에는 오징어잡이배들이 밤바다를 수놓는 색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대인 6500원,소인 5500원 (054)791-7160). 주변에 ‘독도박물관’과 ‘향토사료관’도 있다. ■ 이렇게 가세요 ●숙소 깨끗한 숙박시설이 부족했던 울릉도에 최근에 대아호텔(02-518-5000)이 문을 열었다.135실 규모의 방갈로형 호텔로 객실이나 베란다에서 바닷가를 감상할 수 있다.8월22일까지 한실을 12만원,양실을 13만원에 판매한다. 이밖에 북면 공암부근에 황토방으로 유명한 ‘추산일가’(054-791-7788),울릉비취호텔(054-791-2335) 등이 있다. ●울릉도 가는 길 울릉도로 가는 배는 동해(묵호)와 포항,후포에서 탈 수 있다. 묵호에서는 3월부터 10월까지 매일 오전 10시에 출발한다.가격은 편도 4만 1500원. 포항에서는 매일 오전 10시 출발한다.편도 5만 1100원.차량을 가지고 갈 수 있다.소형차는 왕복 25만원,중형차는 30만원 선이다.단 울릉도에는 LPG충전소가 없다. 후포는 부정기적으로 운항한다.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운항시간이 자주 바뀌므로 대아여행사(02-514-6766)로 문의하는 것이 좋다. ●울릉도 패키지 상품 울릉도는 패키지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교통이나 숙박 등 개인적으로 움직이기 쉽지 않다.일반 버스노선도 3개로 제한되어 있고 그나마 1시간에 한번씩 다닌다.또한 택시비가 비싸 자신만의 스케줄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울릉닷컴’에서는 삼색·호박·햇살투어와 독도 스페셜 등 다양한 주제로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추산일가나 대아호텔 등에서 잠을 자고 약소불고기,명이나물 쌈밥,오징어 더덕구이 등을 먹을 수 있는 고급상품으로 약간 값이 비싸다.2박 3일에 33만원에서 36만원선.1544-7644,www.outdoor7.com. 비타민여행사(02-736-9111),대아여행사(02-514-6766) 등은 2박 3일에 28만원 선.˝
  • [그섬에 가고싶다] 제주도

    제주 휴가의 최대 강점은 여유로움이 보장된다는 점. 항공편이 한정돼 있어 성수기에도 번잡스러운 곳이 거의 없다. 에메랄드빛 해변과 울창한 숲에서의 휴식,이색 레포츠 체험 등으로 2박3일 제주 휴가 일정을 짜보았다. #첫째날 오후 제주에 닿은 첫날.우선 시원한 바다가 보고 싶다.바다에 빠져 놀고,아이들과 함께 조개도 잡았으면 좋겠다.공항을 나와 미리 예약해 둔 렌터카를 몰고 성산으로 내달린다.일출봉을 지나 우도가 손에 잡힐 듯 바라보이는 곳,바로 종달리해변이다.이곳은 해수욕장이라기보다는 조개잡이 체험장으로 더 알려져 있는 곳.해안에서 200m 이상 바다쪽으로 들어가도 물이 허벅지를 넘지 않는다.고운 모래가 깔린 바닥을 밟는 촉감이 부드럽다.손으로 바닥을 몇번 뒤적이면 어김없이 조개가 손가락에 걸린다.고동,골뱅이처럼 금방 알아볼 수 있는 것부터 이름도 모르는 갖가지 조개가 잡힌다.손에 걸리는 느낌이 가장 묵직한 것은 길쭉한 맛조개.등산 가서 산삼이라도 캔 기분이다. #둘째날 오늘은 본격적으로 에메랄드빛 제주의 바다에 몸을 맡겨볼까.물빛이 가장 예쁜 해수욕장으로는 제주 서부의 협재해수욕장과 우도의 산호사해수욕장을 꼽을 만하다.해수욕과 더불어 하루쯤 즐기기엔 우도가 안성맞춤. 성산포에서 배를 타면 15분만에 우도 천진항에 도착,다시 순환버스를 타면 우도봉,검멀레해수욕장 등을 거쳐 산호사해수욕장에 닿는다.이름 그대로 산호가루가 쌓여 생긴 해변.영화 ‘시월애’가 촬영됐던 곳이다. 물속은 모래를 한 알 한 알 셀 수 있을 정도로 맑다.백사장 중간중간에 펼쳐진 검은 빛의 화산암,옥이 녹아내린 듯한 물빛이 어우러져 진귀한 바다풍경을 연출한다. 해변의 ‘빨강머리앤의 집’은 산호사해수욕장의 액세서리.만화영화속의 주인공 집을 그대로 본떠서 만든 초록지붕이 인상적이다.건물 1층에선 전세계의 유명 인형과 초콜릿을 전시 판매한다.2층 객실에선 숙박이 가능하다. #셋째날 서늘한 오전엔 좀 다이나믹한 체험을 한번 해볼까.요즘 제주에서 승마 못지않은 인기 레포츠로 떠오른 사륜 오토바이크인 ATV를 즐겨보자. 울퉁불퉁한 제주의 들판을 오르락내리락,지그재그로 질주하는 스릴과 재미가 요즘 사람들의 구미에 딱 맞는다. ATV는 타기 쉽다.10분 정도 간단한 조작술을 배우고 헬멧과 가슴보호대 등 안전장구를 갖추고 나면 준비 끝.엄지손가락으로 손잡이 바로 아래 달려 있는 액셀러레이터를 조금씩 당기면서 전진하다 보면 이내 익숙해진다.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면 혼자 탈 수 있다.속도는 시속 30∼40㎞ 정도.하지만 체감속도는 60㎞ 이상으로,스릴 만점이다.요금은 거리에 따라 2만 5000원부터 7만원까지. 성읍마을 입구의 ‘제주조이’(711-8555)를 비롯,한라산 기슭의 ‘한라ATV’(794-5577),산방산 인근의 ‘산바다ATV’(794-0117),중문의 ‘X-존 스포츠’(738-4500) 등에서 탈 수 있다. 오후엔 시원한 계곡을 찾아 ATV를 타며 흘린 땀을 식혀보자.성읍마을에서 16번 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20분쯤 내달리면 서귀포시 상효동에 이르러 돈네코계곡이 나온다.사스레피나무 등 난대 상록수림이 계곡 양편을 울창하게 덮고 있다.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얼음같이 차고 맑은 물이 흐르고,주변경관 또한 빼어나 물맞이를 비롯한 피서지로 유명한 곳이다.문의 돈내코유원지 관리사무소(733-1584).서귀포시 관광진흥과(735-3544).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여기서 묵어요 제주는 펜션의 천국이다.휴가철 성수기엔 펜션이 다 차야 호텔이나 여관도 손님이 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깔끔한 시설과 쾌적하고 시원한 전망 때문에 선호된다.다음은 제주 전문 여행사인 ‘대장정여행사’가 가족여행객을 위해 추천하는 베스트펜션 4. ☆ 재즈마을(www.jazzvillage.co.kr) 중문단지 근처에 최근 들어선 목조펜션으로 조용한 숲속에서 이국적인 멋을 느낄 수 있는 이색숙소.23평형의 복층 펜트하우스와 15평형의 객실내부가 고급스럽다.더왈츠,노래하는 산호,재즈시네마,푸른지붕 등 신생 숙소들이 작은 공동체 마을(재즈마을)을 형성하고 있다738-9300∼9303,738-4478. ☆ 포시즌(www.fourseason365.com) 서귀포 범섬 앞에 위치한 신생 펜션으로 탁트인 바다전망이 좋다.15평,22평,27평,32평형 등 다양한 객실평형을 구비하고 있어 가족여행객들에게 선택의 폭이 넓다.요금은 평형별로 15만∼25만원.732-5222. ☆ 섬뜰(www.sd.jeju.kr) 제주시 용두암 해안도로에 위치한 숙소로 공항근처 숙소를 원하는 여행객에게 좋다.12평 11만원(2인 기준),15평 14만원(4인 기준) 738-6638. ☆ 드림힐 펜션(www.jejudreamhill.co.kr) 중문단지 근처에 위치한 가족펜션으로 중문해수욕장을 바라보는 전망이 강점.11평 10만원(2인 기준),23평 20만원(6인 기준),25평 22만원(6인 기준).738-6638. ■물회 맛 꼭 보세요 제주의 여름 먹을거리는 다양하다.그중에서도 자리돔,한치,해삼 등을 숭숭 썰어 된장을 풀어서 맛을 내는 물회가 으뜸.가격도 5000∼7000원으로 저렴한 편.자리물회는 제주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여름 보양식.뼈째 씹히는 자리돔 육질의 촉감이 일품이다.한치,해삼물회는 자리돔의 가시 때문에 거북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먹기에 좋다. 물회 잘하는 집 도라지식당(제주시 이도2동 제주시청 정문 앞 722-3142),유리네식당(제주시 연동 신제주 주택은행 앞·748-0890),어진이네(서귀포시 보목동 서귀포방송국중계소 입구·732-7442),아미식당(서귀포시 중문동 중문초등학교 옆·738-9221). ■패키지로 떠나요 항공사들이 성수기 항공요금을 대폭 올려 가격이 지난해보다 많이 올랐다.대장정여행사(www.djj.co.kr)가 항공편과 고급펜션,렌터카(뉴EF쏘나타 54시간)를 묶은 2박3일 상품을 30만원(성인 1인)에 판매한다.숙소와 렌터카만 필요한 경우 가족당 38만 4000(2인)∼52만 4000원(4인).문의 1577-4241. 제주탑여행사는 펜션(15,20평)과 뉴EF쏘나타 54시간을 묶은 2박3일 상품을 50만 2000∼58만 2000원에 판매.749-9000. ■제주를 즐기는 7가지 방법 (1) 비양도 ● 특징 고려 목종(1002년)때 화산 폭발로 생긴 작은 섬.화산재와 다양한 모양의 화산암이 섬 전체에 널려 있다.나즈막한 비양봉(114m)에 오르면 제주의 반쪽인 남제주가 한 눈에 들어오고,섬 주변 해안가를 따라 산책이나 하이킹을 즐길 수도 있다. ● 찾아가는 길 한림항에서 오전과 오후 2회 비양도행 배가 있다.796-2518. ● 숙식 비양도와 마주 보고 있는 협재해수욕장 옆의 ‘상록가든’(796-8700)의 흑돼지 구이. ● 들를만한곳 협재해수욕장. (2) 곽지해수욕장(북제주군 애월읍 곽지리) ● 특징 산호빛 백사장이 곱게 펼쳐진 아름다운 해변.해안 곳곳에서 지하수가 용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해변 한쪽에 방파제처럼 쌓아놓은 돌그물이 있는데,밀물때 들어온 물고기를 가두었다가 썰물때 잡는다. ● 숙식 애월 해안도로변의 통나무형 우뚜리펜션(799-2200) 10만∼23만원,전망과 음식맛이 뛰어난 바다동굴횟집(796-9967). ● 들를 만한 곳 조랑말공연장 (3) 김녕해수욕장(북제주군 구좌읍 김녕리) ● 특징 제주도민들이 즐겨찾는 작고 고즈넉한 제주 북부의 해변.검은빛 화산암과 어우러진 흰 모래사장이 압권이다.수심이 낮고 물이 맑다. ● 숙식 해안가의 ‘펜션 시실리’(783-2887),‘씨월드펜션’(784-7447).12만∼20만원.오조리 ‘해녀의집’의 전복죽 1만원. ● 들를 만한 곳 김녕미로공원,만장굴 (4) 하도리해변(북제주군 구좌읍 하도리) ● 특징 종달리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5분 정도 달리면 나온다.문주란이 자생하는 토끼섬이 앞에 있다.인근에 편의시설이 없기 때문에 먹을거리와 돗자리는 필수. ● 숙식 펜션 해뜨는 집(784-8812) 숙박료는 평형별로 7만∼12만원.해뜨는식당(782-3380)의 성게국은 8000원. ● 들를 만한 곳 성산 일출봉 (5) 차귀도(북제주군 한경면 고산리) ● 특징 대섬과 지실이섬,와도 등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무인도.갖가지 모양의 바위들과 부드러운 초원 등이 어우러진 풍광이 멋지다.섬에 들어갈 땐 낚싯대도 하나쯤 들고 가자.제주에서 입질이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 ● 찾아가는 길 자구내 포구에서 섬까지 소형 어선을 빌려 타고 가야 한다.8명이 탈 수 있는 낚싯배 임대료는 1시간에 4만원.배에는 낚시도구도 갖춰져 있다. ● 숙식 포구 인근 ‘섬풍경리조트’(726-8811))는 차귀도 너머로 해가 떨어지는 황홀한 낙조를 볼 수 있는 펜션.2인1실 7만원,4인1실 12만원.낚시로 잡은 고기를 선착장 앞 ‘수용횟집’(773-2288)에 가져가면 회,튀김,매운탕으로 요리해 준다.1인당 5000원. ● 들를 만한 곳 분재예술원 (6) 남원큰엉 산책로(남제주군 남원읍) ● 특징 깎아지른 듯한 벼랑과 철썩철썩 바위를 때리는 파도를 왼쪽에 끼고 걸을 수 있는 호젓한 오솔길.오른편엔 신영영화박물관의 이국적 풍광이 분위기를 띄운다.관광객들이 거의 없어 가족끼리 오붓한 산책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 숙식 남제주의 비취빛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펜션 올리브하우스,별주부전(064-764-8899)의 해물뚝배기(8000원),흑돼지양념구이(9000원). (7) 신양해수욕장 (남제주군 대정읍 하모리) ● 특징 각종 영화와 드라마,CF 촬영지인 섭지코지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수심이 낮고,모래가 고와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 하기에 적당하다.썰물 때 드러나는 넓은 백사장이 매력 만점.승마체험장에서 말을 빌려 해변을 거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 찾아가는 길 제주시에서 12번 순환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김녕,구좌,성산일출봉을 지나 신양해수욕장에 닿는다. ● 숙식 성산포 오조리 해안가의 ‘오조해녀의집’(784-0893)의 전복죽 1만원,객실에서 성산 일출봉이 보이는 펜션 ‘해뜨는집’(784-8812) 7∼12만원. ●들를만한 곳 성산일출봉,미천굴 ˝
  • 서해, 부드러운 해변 갯벌이 부른다

    서해, 부드러운 해변 갯벌이 부른다

    서해안? 물이 깨끗하지 않잖아.조수간만의 차가 심해서 해수욕하기엔 별로고 주변에 볼 것도 없고…. 이런 편견은 버려라. 고운 모래,소박하고 은은한 아름다움을 품은 일몰,완만한 경사가 이어지는 해변에는 아이와 함께하는 갯벌체험이 기다리는 곳.올여름엔 가족과 서해안의 한적함을 찾아 떠나보자. (1) 인천 무의도 ■ 특징 무녀가 춤을 추는 것처럼 해안선이 아름다운 섬.하나개해수욕장은 낙조,갯벌과 모래 해변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다.갯마을은 아직 개발되지 않아 소박함이 흐른다. ■ 찾아가는 길 인천공항 고속도로→영종대교→용유·무의도 이정표에서 우회전→잠진도 선착장에서 무의도행 카페리 이용(무의도해운 751-3354) ■ 숙식 하나개해수욕장 번영회(751-8833),실미해수욕장 번영회(752-3636) 등에 문의하면 된다.바다나라(752-5561),섬마을횟집(752-4587),번영회식당(752-7250) 등은 우럭회 꽃게탕으로 유명. ■ 들를 만한 곳 하나개해수욕장 끄트머리 언덕 위에 서있는 장난감 같은 집,바닷길이 열리면 실미해수욕장을 통해 걸어갈 수 있는 실미도 등 드라마·영화 세트장. (2) 인천 덕적도 ■ 특징 주변에 42개의 크고 작은 섬을 호령하는 서해안의 청정해역.수백년 묵은 소나무숲이 우거져 아늑한 밭지름해수욕장,서해안 최고의 낙조 중 하나인 서포리해수욕장이 좋다.벗개낚시터에선 섬안에서 즐기는 민물낚시를 즐길 수 있다.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월곶IC→→(구)백주년기념탑→해양경찰청 사거리 좌회전→인천 연안부두여객터미널(대부해운 886-7813∼4·원광해운 884-3391∼5) ■ 숙식 식당과 민박이 부족한 편.모래밭민박(831-2834),북리민박(831-5855) 등.하늘민박(831-5808),만석호(832-9167)는 식당을 겸한다. ■ 들를 만한 곳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세계적인 청정해역 굴업도 강력추천.황금빛 모래의 백사장과 각종 야생화가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있다. (3) 영흥도 장경리 ■ 특징 고운 자갈과 모래가 보일 정도로 물이 맑은 해수욕장. 1.5㎞에 이르는 해변에서 해수욕,모래찜질 등을 즐길 수 있다.갯벌에서 바지락을 꺼내는 재미도 쏠쏠한 곳.갯바위낚시,100년 넘는 노송숲 산책은 덤.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월곶IC→시화공단 방향→오이도→시화방조제→대부도→선재도→영흥대교 ■ 숙식 갤러리처럼 꾸며놓은 화가의마을(882-3006),황토로 지은 소나무황토빌(886-0551) 등 펜션이 많이 들어섰다.영흥도회집(886-9234),어촌풍경(886-4488),장경리회집(886-8359) 등은 바지락 칼국수와 조개구이가 일품. ■ 들를 만한 곳 산 속에 숨어있는 아담한 통일사는 사색을 즐기기에 충분.국내 하나뿐인 서어나무 군락지가 일품인 십리포해수욕장. (4) 보령 대천 해수욕장 ■ 특징 여름 서해안 여행에서 빠지면 섭섭한 대천해수욕장.해수욕·해양레포츠·머드축제(16∼22일)가 좋은 곳.성주산 중턱 냉풍욕장은 폐광갱구에서 나오는 섭씨 12도의 시원한 바람으로 한여름 피서 명소.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대천IC→대천해수욕장 ■ 숙식 대전회집(932-6020),일억조횟집(934-6697) 등 횟집과 조개구이집이 즐비.보령냉면(931-1248)은 칡냉면과 칼국수로 유명.공식사이트(daechonbeach.or.kr)에서 숙박을 확인할 수 있다. ■ 들를 만한 곳 보령에서 10여분 거리의 성주산에 있는 화장골 계곡.심신의 안정과 체력을 증진할 수 있는 삼림욕장. (5) 서천 춘장대 ■ 특징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자연학습장 8선 중 하나.아카시아숲과 해송으로 싸여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으로 꼽힌다. 가까운 홀뫼해수욕장과 무창포해수욕장은 모래밭과 풀밭이 어우러져 평화로운 분위기.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춘장대IC→춘장대해수욕장 ■ 숙식 아드리아모텔(951-3883),해민박(952-1443),추억가이드 펜션(952-0016). 싱싱한 회를 맛보는 바다횟집(956-7932),찜과 탕이 유명한 온정집(956-4860),장어양념구이가 맛있는 섬마을횟집(951-9918). ■ 들를만한 곳 서면읍내에서 월호리 방면으로 가면 만날 수 있는 비인만,넉넉한 서해의 풍광을 간직한 달포리,500여년 수령을 자랑하는 동백나무숲 등. (6) 부안 고사포 해수욕장 ■ 특징 아기자기한 산과 아름다운 바다를 모두 담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녔다.변산·격포해수욕장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방풍림으로 만든 소나무숲이 넓게 우거져 장관.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부안→30번 국도→→새만금전시관→변산해수욕장→고사포해수욕장 ■ 숙식 숙박은 해수욕장 근처 고사포민박(583-7718),원광대해양수련원(583-8380).근처 격포항에는 횟집촌이 형성돼 있다.해변촌(581-5740)은 해물이 풍성한 만두전골과 꽃게탕으로 유명. ■ 들를 만한 곳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외변산,기암괴석이 아름다운 내변산,책을 쌓은 듯한 채석강과 사자의 옆모양을 닮은 적벽강,쉴 새 없이 쏟아지는 직소폭포 등. (7) 고창 구시포 해수욕장 ■ 특징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완만한 경사의 해변이 가족 피서지로 제격. 백사장 남쪽 해안일대 기암괴석이 장관. 아름다운 섬들이 낙조를 더욱 아름답게 한다.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고창IC→아산→해리→하장→구시포해수욕장 ■ 숙식 숙박시설과 식당이 부족한 편.민박 문의는 고창수협 지도과(561-2132)에 하면 된다. 먹을거리는 선운사 근처에서 찾을 수 있다.산장회관(562-1563),동백식당(562-1560)이 풍천장어와 복분자술로 유명. ■ 들를 만한 곳 산 속에 어우러진 선운사,신비스러운 고인돌 군락,불타는 듯 철쭉이 만발한 고창읍성 등. (8) 함평 돌머리·안악 해수욕장 ■ 특징 함평 8경에 속할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지만 인파는 많지 않아 여유롭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갯벌에는 게,조개 등이 많아 자연학습장으로도 좋다.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함평IC→대덕 삼거리 우회전→가동리 방면→돌머리해수욕장 ■ 숙식 지호민박마을,주포민박마을 등 마을별로 민박을 하고 있다.(322-9228·322-2577).칠산횟집(324-0105),안악횟집(324-1666),종정횟집(324-2733) 등 횟집촌. ■ 들를 만한 곳 유황성분이 많은 돌을 불에 달구어 바닷물 속에 넣고 찜질을 하는 해수찜 강력 추천.고급스러운 시설은 아니지만 산후통,피부염 등의 효험은 고급스파 못지않다.신흥해수찜(322-9900),함평해수찜(322-9487),돌머리해수찜(322-9605). (9) 당진 왜목마을 ■ 특징 해가 뜨고 지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일몰은 충남 당진고 석문면 대난지도와 소난지도 사이의 비경도를 중심으로,일출은 석문산 위에서 볼 수 있다.동해안보다 소박하고 서정적인 일출이 특징.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해미IC→서산시→대산읍→왜목마을 ■ 숙식 일몰·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펜션이 많다.예약 필수.태평양수산(353-7959),왜목제일횟집(354-2911),초록바다횟집(352-6100)은 식당과 민박을 동시에 운영. ■ 들를 만한 곳 게,고동을 잡을 수 있는 갯벌체험의 즐거움이 있는 도비도 농어촌휴양지.잡은 바지락을 그 자리에서 요리해 먹을 수도 있다. (10) 외암리 민속 마을 ■ 특징 예안 이씨 일가의 400년동안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곳.기와집과 초가집이 정감있게 놓여있는 모습이 잘 보존돼 있고,국가지정 민속자료 제195호 아산 외암참판댁,보물 536호인 석조약사여래입상 등이 있어 교육적 가치가 충분.마을을 돌아보는 데 1시간 정도 소요. ■ 찾아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온양온천→송악 외곽도로진입통로→외암리민속마을 ■ 숙식 숙박시설과 음식점이 없다.숙박시설과 식사는 온천이 많은 아산으로 나가야 한다.옛날돌집(533-2241),꽃동네원조장어(533-2561)는 손꼽히는 장어구이집.연춘식당(545-2866)은 독특한 양념의 닭구이가 일품.숙박은 아산온천호텔(541-5526),온양관광호텔(540-1010)과 온양제일관광호텔(544-6111) 등. ■ 들를 만한 곳 차량으로 30분 거리에 현충사 온양민속박물관,온양온천,도고온천,약사여래좌상,맹사성 고택 등. 서해 대표관광지 ‘안면도’ 속이 탁 트이는 드라이브,1박이 필요없는 짧은 여행,맑은 바닷물,상쾌한 숲,조개잡이 갯벌체험이 기다리는 곳,혹자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라고 주저하지 않고 말하는 그곳,안면도.‘너무 유명해서 안면도는 왠지….’라고 꺼린다면 당신은 ‘편견쟁이’. 안면도에도 아직 숨겨진 곳이 많다.그곳으로 떠나보자. #새벽:서해안으로 향하다 새벽 6시.차에 시동을 걸었다.첫 안면도행이다.서울외곽순환도로를 타고,조남IC에서 서해안고속도로로 갈아탔다. 여유를 부려 주변을 돌아본다.사방이 온통 초록색이다.회색 빌딩숲에 지친 눈은 높지 않은 산,넓은 들판을 번갈아보며 짙은 초록에 감동한다.전날 비가 온 탓일까,새벽 안개일까.산꼭대기를 희뿌연 안개가 감싸고 있다.“산할아버지,구름모자 썼네∼.”혼자 떠나는 여행길,흥얼거리다보니 어느새 안면도다.운좋게 출근시간을 피해 막힘없이 1시간30분만에 도착. #오전:온화한 안면도가 반기다 홍성IC로 들어간 뒤 A·B지구 방조제를 지나 안면대교를 건너면 안면도다.백사장항 사거리에서 우회전해 해안관광도로를 타면 백사장해수욕장부터 꽃지해수욕장까지 쉽게 갈 수 있다. 싱싱한 꽃게와 대하의 집산지인 백사장해수욕장,CF 촬영지로 유명한 삼봉해수욕장,“잡았어?” “잡았다∼” 조개잡는 소리가 정겨운 밧개해수욕장,일몰이 아름다운 꽃지해수욕장….너무나 유명하다.나만 아는 명소를 만들고픈 것이 사람의 욕심일까.알려지지 않은 곳을 찾아 헤맸다. 77번 국도를 따라 가면 표지판은 있지만 찾아 들어가기가 영 만만찮은 샛별해수욕장이 있다.개장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데다 입구가 비포장도로라 인적이 드물다.좁은 길을 지나 맞닥뜨린 것은 시원한 바다,바닷물이 남기고 간 흙냄새.넓은 해변에는 조약돌이 섞여 고운 모래를 느끼기는 어렵지만 바닷물은 더없이 맑다. 샛별 아래 운여해수욕장은 입구서부터 사방이 모래다.가히 안면 제일의 사구가 발달한 지역이다.물은 황홀하리만치 맑고 잔잔하다.인적이 없고 너무 조용해 무인도에 갇힌 느낌이다. 안면도 동쪽으로 난 길은 많지 않다.섬 뒤편에 자리잡은 대야도는 웬만한 의지가 없으면 찾아가기 힘든 곳이다.어렵사리 찾아가면 동남쪽 해변을 바라보는 별장같은 펜션 몇채가 반긴다.한가로운 여유를 맛보고 싶을 때 찾아도 좋을 듯하다. #오후:자연이 주는 휴식처 해수욕장만큼 유명한 곳이 휴양림이다.해안도로 끝에서 고남방면으로 가면 안면도 자연휴양림이 나온다.안개·햇빛·바람의 삼박자가 척척 맞아 소나무가 유난히 붉고 쭉쭉 뻗었다.여름 오후,온몸이 찝찝하게 끈적였지만 이곳에선 소나무의 짙은 향을 담은 바람이 더없이 시원하다.100년 이상 된 고목이 없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랄까.안면도에는 휴양림 외에도 소나무 오솔길을 즐길 곳이 있다.삼봉·기지포 해수욕장의 오솔길은 특히 길고 분위기있다.연인끼리 해변에서 ‘나 잡아봐라’ 놀이를 하면서 숲으로 들어가 소나무를 사이에 두고 돌아도 좋을 일이다.그만큼 분위기가 좋아 유치한 놀이도 용서된다. #저녁:편안하게 잠들다 안면도 서쪽은 어느 곳이든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만들어낸다.영목항 북쪽 가경주마을이나,꽃지 해수욕장 할미·할아비 바위 사이에 떨어지는 해는 놓쳐서는 안 될 ‘가장 아름다운 낙조’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굳이 이곳이 아니더라도,안면도 서쪽 바닷가 부드러운 해변에 앉아 붉은 태양과 함께 물드는 하늘의 모습은 모두 푸근하고 아름답다. 안면도 개발로 이 아름다운 모습을 잃어가지나 않을까 안타까움이 밀려온다.백사장·꽃지 해수욕장은 모래보다 자갈이 많은 지경이니.그래도 아직 밀가루 같이 고운 모래와 시원한 소나무숲,갯벌의 생명들이 남아있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도 되는 것일까.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안면도는 섬이 아니었다! 태안의 백화산부터 뻗어내린 안면반도를 조선 인조때 조운의 편리를 위해 운하를 만들면서 섬이 됐다.1970년대 교량을 연결하면서 다시 육지와 연결된 섬 아닌 섬이다.남북 33㎞,동서 6㎞,전체 해안은 182㎞ 정도. ●안면도 정보는 안면도(anmyeondo.or.kr),안면도닷컴(anmyondo.com),안면도투어(goanmyon.co.kr),안면도넷(anmyon.net)에서 다양하게 얻을 수 있다. ●꼭 먹어야 할 것은 단연 꽃게장.일송식당(674-0777) 꽃게장은 순두부 같이 부드럽고,짜지 않다.김경란 사장이 꽃게에 까나리젓국,다시마,무 등 17가지 양념을 넣어 직접 담근다.1인분 1만 8000원.포장도 가능하다.방포항 방포수산회타운(674-0026),백사장항 오뚜기횟집(672-8659),영목항 현해탄횟집(673-7686) 등도 좋다.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그섬에 가고 싶다] 울릉도

    [그섬에 가고 싶다] 울릉도

    우리나라 동해를 지키는 울릉도.막내섬 독도와 함께 어린 형제 중 ‘나름대로 의젓한’ 형같은 섬이다. 수 십 미터 깊이의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은 바닷물,솜씨좋은 조각가도 흉내낼 수 없게 만들어진 절벽과 바위,원시림에 가까운 울창한 산림 등 태고적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울릉도는 강원도 묵호항에서 3시간이나 가야한다.그것도 국내에서 제일 빠르다는 한겨레호를 타고 시속 90㎞로 달리서 말이다. 동쪽 먼 ‘점’같은 섬은 멀∼다. ‘울렁 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라는 노랫말처럼 배멀미를 느낄 쯤에 도동항이 눈에 들어온다.을릉도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괭이갈매기였다.수백 마리의 갈매기 떼가 ‘끼룩끼룩’소리를 내며 뭍에서 온 사람들에게 인사한다.또한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선한 공기가 ‘울릉도’임을 실감케 한다. 예로부터 울릉도를 ‘3무5다의 섬’이라 한다.‘도둑과 뱀 그리고 공해’가 없어서 3무(無)이고 풀·바람·맑은 물·향나무·미인이 많다고 5다(多)라고 한다.그만큼 울릉도가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라 생긴 말이다. 도동항은 이 섬에 제일 큰 항이며 여객선터미널이 있어 모든 관광객들이 이곳을 통해서 울릉도를 들어오고 나가는 곳이다. 울릉도 관광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첫째가 육로관광이다.24인승 미니버스나 갤로퍼 택시를 타고 해안도로를 따라 섬을 일주하는 것이다.둘째가 유람선을 타고 섬을 일주하는 것.세째가 성인봉 트래킹이다. 먼저 관광버스에 올라 육로관광에 나섰다.전화 안내원처럼 헤드셋을 낀 운전수 김병수(49)씨가 마이크를 통해 인사한다.“지금부터 4시간을 버스로 관광합니다.도로가 험해 강원도 베테랑 운전수도 운전을 못하고 걸어 다녔다는 이야기가 있어요.그러니까 손잡이를 꼭 잡으세요.”라고 말하며 출발했다.말대로 길은 험하했다.30∼40도의 경사길은 기본이고 S자 모양,심지어는 8자 모양의 길이 이어졌 다.운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곡예를 하는 것 같다. 바닷가 쪽으로 나서자 탄성이 절로 나온다.사동을 지나 가두봉 등대를 보며 코너를 돌자 바다위에 거대한 거북바위가 나타나고 그 뒤에는 산 한쪽면이 국수를 말리는 모양 또는 비파모양으로 보이는 비파산이 뽐내고 서 있다.사자를 닮은 사자바위,우산국 우해왕이 신라의 이사부에게 항복을 결심하고 벗어 던진 투구가 바위로 변했다는 투구바위… 정말 자연의 신비로움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태하등대에 도착할 쯤에 해가 진다.바다와 섬 전체가 붉게 물든다.‘아름답다’는 생각도 잠시 카메라를 꺼내들고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사람들로 찰칵찰칵 기계음만이 들렸다. 시시각각 변하는 낙조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기는 아무래도 역부족이다.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기후변화가 심한 울릉도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는 날은 1년에 50일이 채 안된다고 한다. 이밖에도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너와집’,‘투막집’,바위에 구멍이 린 ‘공암’,여름에도 찬 바람이 나오는 ‘풍혈’,성인봉 골짜기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아름다운 ‘봉래폭포’,동남동녀(童男童女)2명의 애틋한 사연을 간직한 ‘성하신당’ 등 육로관광으로 돌아보는 곳은 다양하다. 버스관광은 1인당 1만 5000원.(054)791-7020.택시일주는 보통 5시간 정도 소요되며 요금은 8만원.(054)791-2315.랜터카는 울릉도 전체에 10대가 있는데 24시간 기준으로 10만원이다.(054)791-2240 도동항에서 유람선으로 섬을 돌아보는 해상관광은 편안하게 울릉도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공암,신선암 등 크고 작은 바위섬들과 해안절벽을 돌아본다.새우깡 한 봉지는 필수 준비물이다.유람선 뒤를 쫓아 오는 갈매기들이 새우깡을 공중에서 받아먹는 묘기를 부리기 때문이다.섬일주에 걸리는 시간은 2시간 정도.하루에 2번,오전 9시,오후 4시 출발한다.요금은 성인 1만 3000원,소인 6500원이다.(054)791-4468 성인봉 트레킹 코스는 3가지.성인봉은 해발 984m로 낮은 것 같지만 초입부터 걸어야하기 때문에 4시간 이상 소요돼 힘든다.하지만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을 통과해 보면 그 수고가 아깝지않다. 오는 8월 13일부터 16일까지 ‘울릉도 오징어 축제’가 열린다.오징어 요리 경연대회,오징어 조업 승선 체험,오징어 맨손으로 잡기,호박엿 늘리기 등 체험 행사와 불꽃놀이,노래공연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해삼·전복·약소 입들이 술렁술렁 울릉도는 먹을거리가 다양한 편이다.해삼,전복 등 어패류와 오징어,방어 등이 풍부하다.더덕과 삼나물,명이 등 산나물이 많이 난다. 특히 명이(茗荑)는 산마늘의 일종으로 잎을 먹는데 독특한 냄새와 매운 맛이 난다.주로 김치나 장아찌로 만들어 먹는데 맛이 일품이다. 또한 ‘울릉도 더덕’은 크기에 따라 1㎏에 1만∼3만원 수준으로 가격이 매우 싸다.하지만 더덕이 갖는 특유의 향은 없다. 도동항 근처 ‘99식당’(054-791-2287)의 ‘약초해장국’은 사골을 푹 곤 물에 물엉겅퀴,어성초,토란 등의 약재를 넣고 끓이는데 일품이다.가격은 6000원.10여가지 맛있는 밑반찬은 남도의 맛이다.홍합밥,오징어 불고기 등도 맛있다. 나리분지의 ‘나리촌’(054-791-6082)은 푸짐하고 맛깔스럽다.더덕무침과 삼나물회가 한 접시당 1만원,더덕파전은 5000원이다.마당에 있는 커다란 섬벗나무 그늘에서 바람을 맞으며 씨앗동동주를 마시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씨앗동동주는 천궁과 더덕을 넣어 만든 것으로 뒤끝이 깨끗하다.한 동이에 7000원. 또한 자생목초를 먹고 자란 소를 울릉도에서는 ‘약소’라고 부른다.약소에는 약초의 특유한 향과 맛이 배어 불고기를 해서 먹으면 맛이 색다르다. 산채비빔밥도 유명하다.섬부지갱이,고비,삼나물을 비롯해 명이,전호 등을 넣고 고추장에 비벼먹는다. ■ 정들면 못떠나는 정들포 울릉도의 일주도로,울릉읍 내수전에서 북면 석포리까지 4㎞ 구간은 길이 없다.해안 절벽과 험한 산세 때문이다.보통 관광객들은 해돋이가 아름다운 내수전 전망대에서 발길을 돌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곳에 주민들만 아는 길이 숨어있다.원시적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이 길은 2시간 정도의 트레킹 코스로 추천할 만하다. 마을이 아름다워 금방 정이 들고 떠날 때는 눈물이 나온다고 해서 ‘정들포’(지금은 석포라고 불린다).내수전에서 그 정들포까지,6㎞ 정도 호젓한 산길이 있다.오르막길은 거의 없고 산허리를 감싸돌며 아름다운 동해바다와 숨바꼭질을 하듯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들포 가는 길은 ‘자연식물원’이다.길바닥에는 푸른 이끼가,길섶에는 진초록의 고사리 잎,섬노루귀,섬바디 등이 가득하다.나무 또한 벽오동,섬단풍나무,너도밤나무 등이 ‘쭉쭉빵빵’ 자태를 뽐내고 있다.심호흡을 하면 온갖 풀과 나무 향기가 몸속에서 빨려 들어간다.억만금을 준다고 이렇게 신선한 공기를 살 수 있을까. 이렇게 걷다가 목이 마르면 가만히 서서 귀를 귀울여보자.어디선가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그 물을 그냥 마시면 된다.너무 차가워 손이 시리다.1시간 정도 걸으면 약간의 오르막이 시작되고 산 중턱에 이정표가 나온다.여기서 와달리 방향으로 가면 된다.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내려가면 조그마한 마을 정들포가 나온다. 이곳은 아직까지 관광상품으로 개발되지 않은 곳이라 더 좋다.양진수(016-535-3739)씨에게 문의하면 도움받을 수 있다. ■독도·죽도도 가보자 ●독도는 오는 10월 말까지 매일 오전 8시와 오후 2시30분에 도동항에서 출발한다.아쉽게 독도에 직접 갈 수 없는 경우에도 울릉동에선 눈으로,마음으로 독도를 실컷 느낄 수 있다.4시간30분 정도 소요되며 승선료는 3만 7500원이다.(054)791-8111 ●죽도는 울릉도 저동항에서 동북쪽으로 4㎞ 지점에 위치한 섬으로 현재 단 한 가구가 살고 있다.물이 없어 빗물을 받아 사용한다고 한다.섬을 울릉군에서 관리하고 있다.도동항에서 죽도까지는 15분 정도 배를 타고 간다.보통 오전 8시,10시,11시30분,오후 4시에 죽도로 들어가는 배가 있고 사람들을 내려주고 기다리는 사람들을 싣고 나온다.승선료는 대인 1만원,소인 5000원.죽도 입장료는 대인 1200원,소인 600원.(054)791-4488. ●도동약수공원은 빈혈,생리장애,류머티스성 질환에 좋은 탄산수가 자랑이다.물맛이 찝찔하며 톡 쏘는 맛이다.앞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독도전망대’(해발 495m)에 오른다.도동항이 한눈에 들어오고 밤에는 오징어잡이배들이 밤바다를 수놓는 색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대인 6500원,소인 5500원 (054)791-7160). 주변에 ‘독도박물관’과 ‘향토사료관’도 있다. ■ 이렇게 가세요 ●숙소 깨끗한 숙박시설이 부족했던 울릉도에 최근에 대아호텔(02-518-5000)이 문을 열었다.135실 규모의 방갈로형 호텔로 객실이나 베란다에서 바닷가를 감상할 수 있다.8월22일까지 한실을 12만원,양실을 13만원에 판매한다. 이밖에 북면 공암부근에 황토방으로 유명한 ‘추산일가’(054-791-7788),울릉비취호텔(054-791-2335) 등이 있다. ●울릉도 가는 길 울릉도로 가는 배는 동해(묵호)와 포항,후포에서 탈 수 있다. 묵호에서는 3월부터 10월까지 매일 오전 10시에 출발한다.가격은 편도 4만 1500원. 포항에서는 매일 오전 10시 출발한다.편도 5만 1100원.차량을 가지고 갈 수 있다.소형차는 왕복 25만원,중형차는 30만원 선이다.단 울릉도에는 LPG충전소가 없다. 후포는 부정기적으로 운항한다.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운항시간이 자주 바뀌므로 대아여행사(02-514-6766)로 문의하는 것이 좋다. ●울릉도 패키지 상품 울릉도는 패키지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교통이나 숙박 등 개인적으로 움직이기 쉽지 않다.일반 버스노선도 3개로 제한되어 있고 그나마 1시간에 한번씩 다닌다.또한 택시비가 비싸 자신만의 스케줄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울릉닷컴’에서는 삼색·호박·햇살투어와 독도 스페셜 등 다양한 주제로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추산일가나 대아호텔 등에서 잠을 자고 약소불고기,명이나물 쌈밥,오징어 더덕구이 등을 먹을 수 있는 고급상품으로 약간 값이 비싸다.2박 3일에 33만원에서 36만원선.1544-7644,www.outdoor7.com. 비타민여행사(02-736-9111),대아여행사(02-514-6766) 등은 2박 3일에 28만원 선.
  • [그섬에 가고싶다] 제주도

    [그섬에 가고싶다] 제주도

    제주 휴가의 최대 강점은 여유로움이 보장된다는 점. 항공편이 한정돼 있어 성수기에도 번잡스러운 곳이 거의 없다. 에메랄드빛 해변과 울창한 숲에서의 휴식,이색 레포츠 체험 등으로 2박3일 제주 휴가 일정을 짜보았다. #첫째날 오후 제주에 닿은 첫날.우선 시원한 바다가 보고 싶다.바다에 빠져 놀고,아이들과 함께 조개도 잡았으면 좋겠다.공항을 나와 미리 예약해 둔 렌터카를 몰고 성산으로 내달린다.일출봉을 지나 우도가 손에 잡힐 듯 바라보이는 곳,바로 종달리해변이다.이곳은 해수욕장이라기보다는 조개잡이 체험장으로 더 알려져 있는 곳.해안에서 200m 이상 바다쪽으로 들어가도 물이 허벅지를 넘지 않는다.고운 모래가 깔린 바닥을 밟는 촉감이 부드럽다.손으로 바닥을 몇번 뒤적이면 어김없이 조개가 손가락에 걸린다.고동,골뱅이처럼 금방 알아볼 수 있는 것부터 이름도 모르는 갖가지 조개가 잡힌다.손에 걸리는 느낌이 가장 묵직한 것은 길쭉한 맛조개.등산 가서 산삼이라도 캔 기분이다. #둘째날 오늘은 본격적으로 에메랄드빛 제주의 바다에 몸을 맡겨볼까.물빛이 가장 예쁜 해수욕장으로는 제주 서부의 협재해수욕장과 우도의 산호사해수욕장을 꼽을 만하다.해수욕과 더불어 하루쯤 즐기기엔 우도가 안성맞춤. 성산포에서 배를 타면 15분만에 우도 천진항에 도착,다시 순환버스를 타면 우도봉,검멀레해수욕장 등을 거쳐 산호사해수욕장에 닿는다.이름 그대로 산호가루가 쌓여 생긴 해변.영화 ‘시월애’가 촬영됐던 곳이다. 물속은 모래를 한 알 한 알 셀 수 있을 정도로 맑다.백사장 중간중간에 펼쳐진 검은 빛의 화산암,옥이 녹아내린 듯한 물빛이 어우러져 진귀한 바다풍경을 연출한다. 해변의 ‘빨강머리앤의 집’은 산호사해수욕장의 액세서리.만화영화속의 주인공 집을 그대로 본떠서 만든 초록지붕이 인상적이다.건물 1층에선 전세계의 유명 인형과 초콜릿을 전시 판매한다.2층 객실에선 숙박이 가능하다. #셋째날 서늘한 오전엔 좀 다이나믹한 체험을 한번 해볼까.요즘 제주에서 승마 못지않은 인기 레포츠로 떠오른 사륜 오토바이크인 ATV를 즐겨보자. 울퉁불퉁한 제주의 들판을 오르락내리락,지그재그로 질주하는 스릴과 재미가 요즘 사람들의 구미에 딱 맞는다. ATV는 타기 쉽다.10분 정도 간단한 조작술을 배우고 헬멧과 가슴보호대 등 안전장구를 갖추고 나면 준비 끝.엄지손가락으로 손잡이 바로 아래 달려 있는 액셀러레이터를 조금씩 당기면서 전진하다 보면 이내 익숙해진다.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면 혼자 탈 수 있다.속도는 시속 30∼40㎞ 정도.하지만 체감속도는 60㎞ 이상으로,스릴 만점이다.요금은 거리에 따라 2만 5000원부터 7만원까지. 성읍마을 입구의 ‘제주조이’(711-8555)를 비롯,한라산 기슭의 ‘한라ATV’(794-5577),산방산 인근의 ‘산바다ATV’(794-0117),중문의 ‘X-존 스포츠’(738-4500) 등에서 탈 수 있다. 오후엔 시원한 계곡을 찾아 ATV를 타며 흘린 땀을 식혀보자.성읍마을에서 16번 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20분쯤 내달리면 서귀포시 상효동에 이르러 돈네코계곡이 나온다.사스레피나무 등 난대 상록수림이 계곡 양편을 울창하게 덮고 있다.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얼음같이 차고 맑은 물이 흐르고,주변경관 또한 빼어나 물맞이를 비롯한 피서지로 유명한 곳이다.문의 돈내코유원지 관리사무소(733-1584).서귀포시 관광진흥과(735-3544).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여기서 묵어요 제주는 펜션의 천국이다.휴가철 성수기엔 펜션이 다 차야 호텔이나 여관도 손님이 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깔끔한 시설과 쾌적하고 시원한 전망 때문에 선호된다.다음은 제주 전문 여행사인 ‘대장정여행사’가 가족여행객을 위해 추천하는 베스트펜션 4. ☆ 재즈마을(www.jazzvillage.co.kr) 중문단지 근처에 최근 들어선 목조펜션으로 조용한 숲속에서 이국적인 멋을 느낄 수 있는 이색숙소.23평형의 복층 펜트하우스와 15평형의 객실내부가 고급스럽다.더왈츠,노래하는 산호,재즈시네마,푸른지붕 등 신생 숙소들이 작은 공동체 마을(재즈마을)을 형성하고 있다738-9300∼9303,738-4478. ☆ 포시즌(www.fourseason365.com) 서귀포 범섬 앞에 위치한 신생 펜션으로 탁트인 바다전망이 좋다.15평,22평,27평,32평형 등 다양한 객실평형을 구비하고 있어 가족여행객들에게 선택의 폭이 넓다.요금은 평형별로 15만∼25만원.732-5222. ☆ 섬뜰(www.sd.jeju.kr) 제주시 용두암 해안도로에 위치한 숙소로 공항근처 숙소를 원하는 여행객에게 좋다.12평 11만원(2인 기준),15평 14만원(4인 기준) 738-6638. ☆ 드림힐 펜션(www.jejudreamhill.co.kr) 중문단지 근처에 위치한 가족펜션으로 중문해수욕장을 바라보는 전망이 강점.11평 10만원(2인 기준),23평 20만원(6인 기준),25평 22만원(6인 기준).738-6638. ■물회 맛 꼭 보세요 제주의 여름 먹을거리는 다양하다.그중에서도 자리돔,한치,해삼 등을 숭숭 썰어 된장을 풀어서 맛을 내는 물회가 으뜸.가격도 5000∼7000원으로 저렴한 편.자리물회는 제주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여름 보양식.뼈째 씹히는 자리돔 육질의 촉감이 일품이다.한치,해삼물회는 자리돔의 가시 때문에 거북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먹기에 좋다. 물회 잘하는 집 도라지식당(제주시 이도2동 제주시청 정문 앞 722-3142),유리네식당(제주시 연동 신제주 주택은행 앞·748-0890),어진이네(서귀포시 보목동 서귀포방송국중계소 입구·732-7442),아미식당(서귀포시 중문동 중문초등학교 옆·738-9221). ■패키지로 떠나요 항공사들이 성수기 항공요금을 대폭 올려 가격이 지난해보다 많이 올랐다.대장정여행사(www.djj.co.kr)가 항공편과 고급펜션,렌터카(뉴EF쏘나타 54시간)를 묶은 2박3일 상품을 30만원(성인 1인)에 판매한다.숙소와 렌터카만 필요한 경우 가족당 38만 4000(2인)∼52만 4000원(4인).문의 1577-4241. 제주탑여행사는 펜션(15,20평)과 뉴EF쏘나타 54시간을 묶은 2박3일 상품을 50만 2000∼58만 2000원에 판매.749-9000. ■제주를 즐기는 7가지 방법 (1) 비양도 ● 특징 고려 목종(1002년)때 화산 폭발로 생긴 작은 섬.화산재와 다양한 모양의 화산암이 섬 전체에 널려 있다.나즈막한 비양봉(114m)에 오르면 제주의 반쪽인 남제주가 한 눈에 들어오고,섬 주변 해안가를 따라 산책이나 하이킹을 즐길 수도 있다. ● 찾아가는 길 한림항에서 오전과 오후 2회 비양도행 배가 있다.796-2518. ● 숙식 비양도와 마주 보고 있는 협재해수욕장 옆의 ‘상록가든’(796-8700)의 흑돼지 구이. ● 들를만한곳 협재해수욕장. (2) 곽지해수욕장(북제주군 애월읍 곽지리) ● 특징 산호빛 백사장이 곱게 펼쳐진 아름다운 해변.해안 곳곳에서 지하수가 용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해변 한쪽에 방파제처럼 쌓아놓은 돌그물이 있는데,밀물때 들어온 물고기를 가두었다가 썰물때 잡는다. ● 숙식 애월 해안도로변의 통나무형 우뚜리펜션(799-2200) 10만∼23만원,전망과 음식맛이 뛰어난 바다동굴횟집(796-9967). ● 들를 만한 곳 조랑말공연장 (3) 김녕해수욕장(북제주군 구좌읍 김녕리) ● 특징 제주도민들이 즐겨찾는 작고 고즈넉한 제주 북부의 해변.검은빛 화산암과 어우러진 흰 모래사장이 압권이다.수심이 낮고 물이 맑다. ● 숙식 해안가의 ‘펜션 시실리’(783-2887),‘씨월드펜션’(784-7447).12만∼20만원.오조리 ‘해녀의집’의 전복죽 1만원. ● 들를 만한 곳 김녕미로공원,만장굴 (4) 하도리해변(북제주군 구좌읍 하도리) ● 특징 종달리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5분 정도 달리면 나온다.문주란이 자생하는 토끼섬이 앞에 있다.인근에 편의시설이 없기 때문에 먹을거리와 돗자리는 필수. ● 숙식 펜션 해뜨는 집(784-8812) 숙박료는 평형별로 7만∼12만원.해뜨는식당(782-3380)의 성게국은 8000원. ● 들를 만한 곳 성산 일출봉 (5) 차귀도(북제주군 한경면 고산리) ● 특징 대섬과 지실이섬,와도 등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무인도.갖가지 모양의 바위들과 부드러운 초원 등이 어우러진 풍광이 멋지다.섬에 들어갈 땐 낚싯대도 하나쯤 들고 가자.제주에서 입질이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 ● 찾아가는 길 자구내 포구에서 섬까지 소형 어선을 빌려 타고 가야 한다.8명이 탈 수 있는 낚싯배 임대료는 1시간에 4만원.배에는 낚시도구도 갖춰져 있다. ● 숙식 포구 인근 ‘섬풍경리조트’(726-8811))는 차귀도 너머로 해가 떨어지는 황홀한 낙조를 볼 수 있는 펜션.2인1실 7만원,4인1실 12만원.낚시로 잡은 고기를 선착장 앞 ‘수용횟집’(773-2288)에 가져가면 회,튀김,매운탕으로 요리해 준다.1인당 5000원. ● 들를 만한 곳 분재예술원 (6) 남원큰엉 산책로(남제주군 남원읍) ● 특징 깎아지른 듯한 벼랑과 철썩철썩 바위를 때리는 파도를 왼쪽에 끼고 걸을 수 있는 호젓한 오솔길.오른편엔 신영영화박물관의 이국적 풍광이 분위기를 띄운다.관광객들이 거의 없어 가족끼리 오붓한 산책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 숙식 남제주의 비취빛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펜션 올리브하우스,별주부전(064-764-8899)의 해물뚝배기(8000원),흑돼지양념구이(9000원). (7) 신양해수욕장 (남제주군 대정읍 하모리) ● 특징 각종 영화와 드라마,CF 촬영지인 섭지코지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수심이 낮고,모래가 고와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 하기에 적당하다.썰물 때 드러나는 넓은 백사장이 매력 만점.승마체험장에서 말을 빌려 해변을 거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 찾아가는 길 제주시에서 12번 순환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김녕,구좌,성산일출봉을 지나 신양해수욕장에 닿는다. ● 숙식 성산포 오조리 해안가의 ‘오조해녀의집’(784-0893)의 전복죽 1만원,객실에서 성산 일출봉이 보이는 펜션 ‘해뜨는집’(784-8812) 7∼12만원. ●들를만한 곳 성산일출봉,미천굴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칠산바다 지키는 수성당할머니

    ●깎아지른 절벽위 여신모신 성소가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새삼 에게해와 그리스신화가 관심을 끈다.아테네 도심의 파르테논 신전 못지않게,아티카반도 끝자락 수니온곶(串)의 포세이돈 신전도 낙조 풍경과 어울려 세계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포세이돈 신전.에게해의 찬란한 석양이 비끼는 천애 절벽에 각인된 역사와 신화의 지문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살아 신화시대의 전설을 이야기하고 있다.바다의 신 포세이돈.그의 뜻에 따라 질풍과 노도가 일어나니,바다의 모든 것이 그 앞에서 고개를 조아려야 했다.포세이돈의 황금전차가 말발굽 요란하게 바다 위를 가로지를라치면 거센 폭풍은 간데없고 잔잔한 고요가 그를 옹위했다.원형은 파괴됐으나 15개의 도리아식 원주는 고스란히 남아 에게해의 험한 바닷길을 아우르고 있다.지금도 이 신전 앞을 지나는 그리스 어부들은 고개 숙여 예를 표한다.첨단이 지배하는 오늘날에도 뱃길에 나선 사람은 누구나 포세이돈의 신화적 영력에 깊은 외경과 간절한 기원의 뜻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반도국가 그리스의 끝자락에 바다의 신전이 있다면,같은 반도국가인 우리의 사정은 어떠할까? 우리라고 왜 바다신을 모신 신전이 없을까만,남의 떡만 크게 보이고,내 것은 초라하게만 여기는 문화사대주의의 병폐가 여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나이아가라폭포의 웅장함에 취해 박연폭포 정도는 ‘애들 장난’으로 치부하는 이들에게 필자가 줄 수 있는 최선의 해답은 ‘우리 것부터 좀 챙겨 보라.’는 충고이다.포세이돈이 중요하다면,중국의 여자 해신 마조(祖)도 알 필요가 있으며,더불어 ‘문화 종다원성’을 위해서라도 한반도 바로 이 땅의 수성당할머니를 생각해야 한다. ●서해바다 거닐며 거친 물길 다스려 해신은 세계 어느 바다에나 있었고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변산반도의 끝자락 격포 수성당은 우리 해신의 위엄과 격식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신성(神聖)의 성소(聖所) 격이다.우선,위치가 눈길을 끈다.잘록한 자루처럼 돌출한 곶의 깎아지른 절벽을 ‘성소’로 선택했다. 10여년 전만 해도 수성당 길목은 해안초소를 설치해 민간인 출입을 막는 군 작전구역이었다.그 후 전주박물관에서 이곳 일대를 발굴한 결과,고대의 제사터임이 확인되었다.민간의 구술(口述)전승이 이루어진 이곳에서 확인 발굴이 이루어졌음은 우리 문화에서 구술이 지닌 실증적 힘을 웅변한다.트로이문명이 애초에 구술과 신화에서 출발했다가,훗날 고고학적 발굴에 의해 입증된 것과 다를 게 없다. 수성당은 시누대가 창검처럼 밀집해 빼곡하게 들어찬 단애(斷崖)에 숨어 있다.바닷물이 밀물처럼 다가와 이 안에 들면 절벽에 서있다는 느낌을 잊게 된다.그러나 자칫 한발 잘못 내디디면 벼랑으로 곤두박질이다.오금이 저리도록 가파른 곶.벼랑 아래로는 여근처럼 갈라진 해식동굴이 있어 조수가 드나들며 보는 이의 현기증을 자아낸다.일명 용굴 혹은 여우골이라 불리는 이곳이 수성당할머니의 거처이다.서해 어업의 중심기지였던 위도가 굽어보이는 칠산바다의 관망대에 해당하는 곳으로,임진왜란 때 왜군이 여우골로 몰려오는 것을 할머니가 무찔렀다는 전설은 지금도 남아 전한다. ‘개양할미’라고도 불리는 수성당할머니는 딸만 여덟을 낳아 각도에 한명씩 시집보냈다고 전해진다.더러는 그녀가 딸 일곱을 낳았으며,그들이 수성당에서 굽어보이는 칠산바다의 일곱 섬 지킴이가 되었다고도 한다.수성당 할머니는 엄청나게 큰 키로 굽나무신을 신고 저벅저벅 서해바다를 걸어다녔다.위험한 곳에는 표지를 남겨 어부들이 해를 입지 않게 돌보았으며,심지어 수심까지 재어 어부들이 알도록 했다.괴력난신(怪力亂神)의 힘을 보여준 ‘서해 창건주’의 전설이므로 이 말이 맞느냐,아니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변산 격포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정초에 정성껏 제물을 마련해 이곳을 찾는다.세상이 바뀌어 서해 여신으로서의 지위는 볼품없이 쪼그라들었지만 그때의 마을굿 양식이 여전히 잔존해 있으며,무신도도 걸려 있었으나 지금은 불타고 없다.‘1804년 상량(上樑)’이라고 적힌 상량문으로 미뤄 적어도 200여 년 전에 이 신당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그러나 신당이 어찌 사람의 신탁(神託)의식과 같은 나이일 수 있겠는가.이 상량문과 무관하게 훨씬 이전에 신당이 있었고,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사람들의 가슴 속에 수성당할머니가 살아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 수성당은 변산반도 일대를 지켜주는 ‘지역신’으로 ‘강등’되었으나,그 해양문화적 원형은 바다를 지켜주는 거녀(巨女)신화에서 비롯된 것이다.제주도의 설문대나 전국에 골고루 분포한 마고할매는 수성당할머니의 문화적 원형이다.마고나 설문대가 순 토속어인 반면 수성(水星)이라는 한문투 용어가 후대에 덧 씌워졌을 뿐이다.즉,마고식의 해양문화 원형질에서 수성이란 지역적 여신이 탄생한 것이다. ●거대한 치맛자락에 가려 어둠 내리고 사실,우리의 의식에는 가부장적 남신들만 가득 차 있었다.그러나 바다만은 달라 그곳은 늘상 여신들의 무대였다.바다는 모든 생명체가 탄생한 최초의 자궁이다.그런데도 기이하게 바닷가에서 여성은 사실상 금기의 대상이다.지금은 그런 금기의식이 많이 희석됐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신권(神權)만큼은 여신의 손아귀에 놓여 있다.‘여신을 숭앙하는 바다’의 신권과,‘여성을 배척하는 바다’의 생활이란 두 측면은 바다문화를 둘러싼 대단한 역설을 설명해 주는 단초가 된다. 수성당에서 서쪽을 굽어보니 초여름 햇살을 받은 칠산바다가 싱싱한 비늘을 반짝이며 꿈처럼 펼쳐져 있다.그곳에 서서 신화적 상상의 날개를 펼쳐본다.수성당에 기대 칠산바다를 바라보는 마음의 물길을 따라 당할머니가 들어왔다.그녀는 저물어 수평선 아래로 잠겨드는 해를 안간힘으로 붙들려고 했으며,그러다가 이른 저녁의 별밭을 거닐어 내게 이른 것이다.그 덕분에 칠산바다는 여름의 붉은 황혼에 늦도록 젖어 있었다.흡사 쌩떽쥐베리의 어린왕자가 첫마디를 속삭였을 때처럼 그렇게 붉게. 그녀는 깊은 바닷물에 겨우 발목만 적신 채 아주 천천히 걸음을 떼고 있다.아주 천천히,우리 역사의 태고적 울림은 그렇듯 바다로부터 시작되었다.서해바다가 아직 형성되지 않아 우리와 중국이 육지로 맞붙어 있던 그 옛날의 땅을 디디고 걸었음직한 그런 발걸음이다.생각해 보면 수성할머니 같은 거녀는 한반도 탄생의 비밀을 알려주는 중요한 존재가 아닐수 없다. 여신들은 늘 바닷가를 뚜벅뚜벅 걸어다녔다.풍랑이 일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는 깊었다.깊은 곳으로 발을 잘 못 내디뎌 빠지는 바람에 치맛자락이 살짝 젖었다.끝모르게 큰 여신들이었지만 치맛자락이 젖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그녀는 젖은 치마를 벗어 산 위에 펼쳐 널었다.산에서는 난리가 났다.치마를 널자 지상이 온통 컴컴해졌고 동물들은 갑자기 맞은 밤이 두려웠을 것이다. 여신은 북쪽으로 올라오면서 소피도 여러번 보았다.여신의 오줌이 물길을 만들어 곳곳에 강이 생겨났다.여신의 똥은 군데군데 섬으로 남았다.저녁 무렵에 찬 이슬을 맞자 마고는 기침을 했다.그러자 폭풍이 불어 풍랑이 일었고,산과 들의 나무들이 뿌리째 뽑혔다.이윽고 밤이 왔다.여신은 하늘의 별을 만지고,달을 껴안고 그렇게 외로운 밤을 지냈다.참으로 외로웠다.사람이 탄생하기 전이라 그녀를 즐겁게 할 미물 인간이 아직 없었던 탓이다. ●위도 핵폐기장엔 인간사 갈등 고스란히 얼마나 컸으면 바다를 걸으며 치맛자락만 적셨을 뿐일까.참으로 막강한 여성의 위력이다.우리 신화의 들머리를 차지하는 마고,수성당할머니 등은 지모신(Great Mother,Mother Goddess)이다.수성당을 찾아온 이유는 너무도 분명하다.잃어버린 여성의 힘.거녀로서 세상을 창조하는 거대담론을 이끌어 온 문화적 원형질을 당할머니에게서 발견한다.현대인들은 그만 그 거대한 신화적 힘,자연친화적 순응을 거부하고 말았으니,수성당 코앞의 새만금간척지나 위도 핵폐기장 같은 인간사의 복잡다단한 갈등이 그것이다. 당할머니가 바다를 걷는 발자국소리를 듣노라니 상상력은 멀리 상전벽해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왜 하필이면 국가적인 큰 제사터가 수성당에 자리잡고 있었을까.우리는 그동안 ‘전북지역은 곧 백제문화권’이라는 도식적 편견에 함몰돼 있었다.전주박물관 발굴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유병하는 이를 3세기 후반에서 7세기 전반의 마한,백제,가야,왜의 노천제사라고 주장했다.3세기 후반에는 마한,4세기는 마한과 백제,5세기 전반과 6세기 전반은 백제,가야,왜의 제사가 이루어진 듯하다. 마한,백제는 그렇다치고 멀리 가야와 왜의 유물이 나온 사실은 흥미롭다.백제 땅으로 들어서자면 반드시 변산반도를 돌아,고군산열도를 비집고 들어가,금강하구로 들어서야 했을 것이니,수성당의 위치는 지정학적으로 해양의 길목이다.위도나 고군산에서 바라볼 때,곶의 신비로운 장소에 신당을 세우고 해신에게 정성껏 제사를 올렸으리라.채석강과 적벽강이 펼쳐진 천혜의 절경에 자리잡고 있으니 신들조차도 비경을 선호했음이다. 근년까지도 풍어기(豊漁旗)가 올라가던 수성당 앞바다에서 역사시대의 제사가 올려졌고,더 앞선 시대에는 마고할머니가 걸어다녔다는 사실에서,천년을 훌쩍 뛰어넘는 수성당 신앙의 해양문화적 지속성을 보고야 마는 것이다.이렇듯 바다에는 인간 이전에 여신들도 살고 있었던 것이니,‘바다에 살어리랏다‘에서 어찌 이들을 모른 채 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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