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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여당은 국민과 불화 해소해야/구본영 정치부장

    5·31지방선거 며칠전의 출근길. 한 지하철역 출구 앞에서 펼쳐지는 꼭짓점 댄스를 발걸음 멈추고 지켜봤다. 어느 여당 후보의 선거 이벤트였다. 역대 선거에서 보지 못했던 이채로운 풍경이었지만, 기자는 정작 이 ‘군무(群舞)’를 소가 닭 보듯이 쳐다보며 지나가는 시민들의 모습에 오히려 놀랐다. 이른 아침에 춤사위로 시선을 끌려는 젊은 남녀들이 외려 측은하게 보였다. 꼭짓점 댄스 등 온갖 신종 유세기법을 선보였음에도 이번에도 투표율은 여전히 낮았다. 더욱이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사상 최악의 패배를 기록했다. 한나라당이 단체장·지방의원을 ‘싹쓸이’하다시피 하면서다. 물론 꼭짓점 댄스로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려던 그 후보도 낙선했다. 문제는 여당이 선거전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아 참패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굳이 꼭짓점 댄스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여권은 선거전에 최선을 다했다. 현직 장관급 5명을 줄줄이 출마시키는 총동원령을 내리지 않았던가.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의 막판 72시간 불면(不眠) 유세도 눈물겨웠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한때 과반수 의석을 가졌던 여당이 이번엔 광역단체장을 단 1곳밖에 얻지 못했다. 탄핵파동 때 오만해 보여 자멸했던 야권보다 이번에 여당이 더 철저히 침몰했다.“백성은 물로, 배(군주나 지도자)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기도 한다.”는 치세의 고전 ‘정관정요’의 경구 그대로였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이같은 경보음이 울리자 여당 지도부는 대체로 여당이 개혁여당으로서 정체성을 상실, 정책추진의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해석했다. 그래서 “개혁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읍소작전을 폈지만, 별무효과였다. 이는 여권이 국민의 마음을 사지 못하는 진짜 이유가 다른데 있음을 웅변한다. 요컨대 개혁의 방향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거나, 개혁 프로그램 자체가 부실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3년반동안 갖가지 개혁 프로그램을 쏟아부었지만, 표심은 싸늘하지 않았는가. 한마디로 그런 융단폭격식 개혁이 선의로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오폭’(誤爆)이었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권을 지지했던 사람들까지 등을 돌린 이번 선거 결과를 설명할 길이 없다. “세금폭탄 아직 멀었다.”며 양극화 해소를 외쳤지만, 현정부 들어 상위층 일부가 중산층으로, 중산층 일부가 빈곤층으로 내려앉았다는 통계를 보라. 중산층·서민이라는 지지기반을 스스로 걷어찬 오폭 사례가 아닐까 싶다. 오폭은 영어로 ‘friendly fire’라는 재미있는 표현으로 번역된다. 적이 아닌 친구를 쏜다는 얘기다. 생업에 묵묵히 종사해 온 사람들까지 화나게 만든 일부 여권인사들의 ‘말 폭탄’도 오폭 사례가 아닐까 싶다.“미국사람보다 더 친미적인”,“비리의 온상인 사학재단 손봐야”등의 언사가 그런 범주다. 한·미동맹을 중시하지만, 딱히 권위주의 정권에서 득 본 것도 없는 사람들, 사재를 털어 건전사학을 육성해 온 이들마저 도매금으로 반개혁의 낙인을 찍어 마음을 상하게 했다는 차원에서다. 미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도 일종의 오폭의 결과일 것이다. 수많은 이라크인을 사지로 내몰았던 후세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들까지 피해를 입으면서 이라크인 다수의 마음을 사는데는 실패했다는 뜻이다. 미국이 스마트폭탄으로 후세인만 제거하는 일은 애당초 무리수였는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여당이 다시 일어서는 길은 개혁의 우선순위를 새로 짜는 데서 출발해야만 할 것이다. 국민과의 불화에 대한 철저한 원인규명 없이 정계개편론 등 국면전환 카드부터 빼든다면 또 다른 자충수가 되기 십상이다. 야당일 때는 말 풍선으로 희망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유권자의 마음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국정의 무한 책임을 진 여당은 일자리 창출, 소득 향상, 장애인 취업률 제고 등 구체적 실적으로 말해야 한다. 그러려면 총론이 아닌 각론에 강한 여당이 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 여성인권영화제 폐막작 감독 송란희씨

    “이혼이나 처벌로 가정폭력의 악몽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피해자들은 제2, 제3의 또 다른 폭력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지난 26∼28일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제1회 여성인권영화제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서울 여성의 전화 주최)의 폐막작 ‘앞치마’를 연출한 송란희(29) 감독. 그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삶이 궁금해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송 감독은 25분짜리 다큐 영화에 가정폭력 피해자였던 40대 후반 A씨의 현재 삶을 담았다. 남편에게 언제 또 맞을지 몰라 늘 거들을 입고 그 안에 통장과 주민등록증을 간직하고 살았던 A씨. 그는 13년 전 칼을 휘두르는 남편을 피해 ‘앞치마’를 두른 채 맨발로 쉼터를 찾아갔다. 피해자였지만 이혼 후 그에게 남은 건 이혼녀라는 낙인 그리고 생활고였다. 송씨는 “A씨는 뒤에서 수군거리는 사람들로 인해 피해자임에도 당당하지 못하고 상담자 외에는 친구도 없이 외롭게 살아왔다.”면서 “큰아들의 술버릇이나 폭력적인 모습을 볼 때면 남편을 보는 듯한 공포감에 떨어야 했다.”고 전했다. 송 감독이 무엇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정폭력과 관련된 문제가 똑같다는 것이다. 경찰에 신고를 해도 그저 ‘가정사’로 치부해 버린다는 것. 그는 “가정폭력 가해자가 상담을 받으면 기소유예를 해주는 제도가 있지만 거의 효과가 없다.”면서 “차리리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금보다 더 지원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MBC무비스 오후 11시)이 작품은 일본에서 단관 개봉으로 극장에 걸렸으나 1억엔 이상 수익을 올린 일본 인디 영화 최고 흥행작이다. 일본 문학계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구타가와상 수상작가 다나베 세이코의 짧은 동명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평범한 대학생과 지체부자유 소녀의 애틋한 사랑과 헤어짐을 아름다운 화면에 담아내고 있다. 국내 개봉에 앞서 2004년 여름 부천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소개되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이후 정식 개봉했을 때 4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며 일본 영화에 대한 편견을 깼다. 이 작품을 연출한 이누도 잇신 감독의 차기작 ‘메종 드 히미코’도 지난해 잔잔한 흥행을 이어갔다. 와이드릴리스가 보편화된 요즘 5개관에서 개봉했지만 1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심야 성인 오락장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쓰네오(쓰마부키 사토시)는 매일 밤 인근에서 유모차를 끌고 산책하는 할머니가 유모차 안에 돈이나 마약을 갖고 다닐 거라는 소문을 듣는다. 어느 날 새벽 쓰네오는 다리가 불편해 걷지 못하는 손녀 조제(이케와키 지즈루)를 유모차로 산책시키고 있는 그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조제라는 이름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에서 따왔다. 쓰네오는 계란말이를 즐겨 만들고 주운 책을 집에 들고와 읽는 게 유일한 낙인 조제와 친구가 된다. 예쁜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무엇인가 특별해 보이는 조제에게 끌리는 쓰네오. 두 사람은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지며 사랑하게 되는데….2003년작.117분. ●컨페션(KBS1 밤 12시40분)할리우드 인기스타 조지 클루니가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70년대 인기 TV쇼 진행자 겸 제작자였던 척 배리스가 스스로 암살자였다고 주장한 자서전을 원작으로 삼았다.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줄리아 로버츠가 우정출연하고 있다. 여자 사귀기가 취미인 척 배리스(샘 록웰)는 TV산업에 뛰어들어 ‘데이트 게임’이라는 새로운 쇼를 구상하지만 프로그램이 채택되지 않아 할 일이 없다.CIA 요원 짐 버드가 비밀요원이 될 것을 제안하자 돈벌이 삼아 그 일을 시작한다. 첫 번째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던 날 그가 제안한 프로그램에 대해 방송허가가 나고,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 덕택에 척은 쇼프로 PD로 이름을 날리는데….2002년작.110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5·31 광역단체장 후보 지상탐구] (2)대전시장

    [5·31 광역단체장 후보 지상탐구] (2)대전시장

    ■ 우리당 염홍철 열린우리당 염홍철 후보는 25일 무엇보다 “당적 변경은 대전·충남지역 발전을 위한 정부의 핵심사업인 행정도시 건설을 한나라당에서 적극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배신자’라는 한나라당의 낙인에 대한 해명이다. 그는 을지의대건과 관련,“나는 무죄를 확신한다.”면서 “당시에는 교수신분인 데다 벌금형이어서 사회활동에 전혀 지장이 없고 재판을 한다는 사실이 싫어 상고를 안 했다.”고 밝혔다. 염 후보는 정치학 박사로 20대 후반에 경남대 교수로 재직했었다.1980년대 사회과학 분야의 베스트셀러였던 ‘제3세계와 종속이론’의 저자다. 정치는 노태우 대통령 시절 정무비서관으로 일하면서 시작했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관선 대전시장을 지냈고 김대중 정부 때는 한밭대 총장을 했다. 라이벌인 박성효 후보의 염 후보 평가는 후한 편이다.“친화력이 좋고 정치력이 강하다.”고 말한다. 선거에 밝은 점도 강점이라고 말하면서도,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경륜장 건설 문제를 지지부진하게 놔둬 주민갈등을 유발케 하는 등 눈치를 많이 본다.”고 단점도 꼬집었다. 염 후보는 구도심 활성화 조례를 제정하고 지하철 개통을 이끈 것을 업적으로 내세운다. 또 대덕연구단지 개발특구 지정과 법적인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돕도록 하는 ‘복지만두레’를 시행한 것도 성과로 꼽았다. 대전 예술의 전당 등에서 각종 문화공연을 열어 ‘문화불모지’인 대전의 문화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있다. 그는 “지난 임기에는 지역발전에 획기적인 디딤돌을 마련했다.”며 “재선이 되면 영세 자영업자와 재래시장 상인 등 서민경제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구도심을 살리는 데 역점을 두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도심의 1·2공단을 이전하고 대전천 하상도로 철거, 서남부생활권 호수공원 조성, 저소득층 지원 교육만두레 도입, 종교업무를 전담하는 종무행정담당 설치 등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염 후보는 “박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다는 여론조사는 ARS(자동응답시스템)로 한 것이라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평가절하한다. 염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이가 좁혀지기는 했지만 대세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적잖이 긴장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한나라 박성효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는 “난 일관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다분히 염 후보의 당적 바꿈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으로 보인다. 그는 “염 후보는 행정도시건설특별법이 통과된 뒤 박근혜 대표에게 ‘고맙다.’는 편지를 쓰고도 당적을 옮겼다.”면서 “염 후보는 행정도시와 관련해 한나라당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일축했다. 박 후보는 도덕성에서도 자신이 낫다고 했다. 행정능력도 상대적으로 우월하다고 말한다. 그는 ‘향토관료’이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줄곧 대전시에서만 근무했다. 이런 점이 중앙정부와의 관계나 영향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처음에 볼 때는 무뚝뚝해 보이는 점도 단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 후보에 대한 염 후보의 평가도 넉넉하다.“업무능력이 있고 모범 공무원이었다.”고 평가했다. 단점을 묻는 질문에는 막말공방 때문인지 염 후보가 말을 아꼈다. 박 후보는 “대전시에 (기획관리실장·정무부시장으로) 있으면서 열심히 일했다.”며 “참모여서 그게 표면적으로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한다. 박 후보는 역대 최장수 ‘경제국장’으로 재직했으며,‘대덕밸리’라는 말을 만든 사람이 자신이라고 자랑한다. 그는 이런 경험을 살려 대덕연구단지와 연계한 100만평 규모의 제5공단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1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 “구도심과 신도심은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적 격차도 큽니다.” ‘명품거리’와 대전대·우송대 등이 몰린 동구에 ‘대학거리’를 만들어 시민이 돌아올 수 있는 환경으로 바꿔놓겠다고 강조했다. 구도심 학교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교육조례도 제정해 이와 같은 ‘U턴 프로젝트’를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오는 2020년까지 대전을 세계적인 ‘숲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3000만그루의 나무를 도심 곳곳에 심고 공원 100개를 만들겠다고 했다. 엑스포장에 어린이회관 건립, 공무원교육원의 영어마을 전환, 선비문화제 개최 등도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박 후보측은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충청도 기질’로 볼 때 ARS 조사가 더 정확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근혜 대표에 대한 테러사건의 효과를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박 후보는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따라붙을 것이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같은배 6년’서 막말 악연으로 현직 시장인 열린우리당 염홍철 후보와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같은 배를 타고 있었다. 둘은 대전시에서 6년을 같이 일했다. 정무부시장으로 염 후보 밑에서 대전시를 이끌어가던 박 후보가 라이벌당의 후보로 출마해 ‘악연’을 맺었다. 인지도에서 염 후보가 절대적으로 앞서고 있다. 박 후보는 염 후보의 각종 약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염 후보는 10년 전 을지의대 설립과 관련,3000만원을 받아 유죄판결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한나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이 때문에 도덕성과 ‘철새론’이 공격 타깃이다. 최근 대전의 한 행사장에서 박 후보를 만난 염 후보가 “너 맞을래.”라고 막말을 하는 감정적 공방까지 벌였을 정도다. 염 후보는 “금실이 좋았는데 일방적으로 이혼을 당한 기분”이라며 “정치가 이렇게 만들었다. 씁쓸하다.”고 말했다. 많은 여론조사에서 줄곧 염 후보가 지지율 20%포인트 이상 앞서다가 선거전을 코앞에 둔 요즘 5∼8%포인트까지 박 후보가 추격했다는 전언이어서 단정적으로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대전은 어때요?”라는 물음에 부동층의 표심이 어떻게 쏠릴지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민노당 박춘호 · 국중당 남충희 민주노동당 박춘호 후보는 지역 노동현장에서 명성을 얻고 있지만 국민중심당 남충희 후보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남 후보는 대전에서 태어났을 뿐 별 연고가 없기 때문이다. 대학시절 후배들로 구성된 ‘샌드 페블스’를 이끌고 첫 대학가요제에서 ‘나 어떡해’로 대상을 받은 경력이 이채롭다. 그는 대전시장이 되면 2조원의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말한다.“부산시 부시장 시절 경험을 살려 이를 성공시키겠다.”면서 “투자유치가 성공하면 2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고 말했다. 이전 예정인 충남도청의 공원조성 등을 통해 구도심을 활성화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엑스포공원을 민영화, 경쟁력을 높이고 대전을 컨벤션산업의 메카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시정에 경영마인드를 도입, 기업이 맘놓고 투자할 수 있는 최고 투자처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국민중심당은 10년 넘게 충남도지사를 지낸 심대평 공동대표의 인지도 효과로 인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직 미풍에 그치고 있다. 박 후보는 노동현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택시기사로 일하다가 전국민주택시노조연맹 부위원장, 민주노총 대전본부장, 민주노동당 대전시당 위원장을 거쳤다. 근로자가 주된 공략대상이다. 관심사도 교통문제다. 그는 지하철 2·3호선의 건설을 반대한다.“적자가 연간 5500억원에 이를 겁니다. 이 비용을 복지분야로 돌려야 합니다.” 그는 대신 급행버스체계(BRT)와 마을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대전도시개발공사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시 비정규직 완전 해소, 시민감사관제 도입, 보건소 연계 공공 산후조리원 설치 등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사설] 집권당 지지도 하락 이유 직시해야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한나라당에 15∼20%포인트 뒤진 상황이 고착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대응은 답답하고, 정국만 어지럽게 한다. 지지율 정체의 원인을 제대로 짚지 못하니 대책이 겉돌 수밖에 없다. 무엇을 잘못해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제대로 따져보기 바란다.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의 심층여론조사 결과는 집권여당의 문제점을 분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고정지지층이 줄어든 반면 한나라당의 고정지지층은 늘었다. 여당의 지지층 이탈은 크게 두 부류로 조사되었다. 진보세력과 호남 표심의 상당수가 열린우리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남영 KSDC 소장은 “호남·진보세력 등이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을 ‘무능한 개혁세력’으로 낙인찍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지부진한 개혁과 오락가락하는 국정운영이 고정지지층의 이탈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열린우리당은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여당의 지지율 부진은 참여정부 출범 후 문제가 누적돼 생긴 결과다. 한나라당이 온갖 잡음에 휩싸여도 여야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이유가 된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8%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열린우리당을 더 싫어해서”라고 답변했다. 개혁의 정체, 국정운영의 무능과 독선을 근본부터 깨지 않으면 여당의 지지율은 올라가지 않는다. 하지만 여당은 네거티브 선거전, 특정지역 선심정책 등 대증요법으로 이를 극복하려고 나서 도리어 역효과를 빚고 있다. ‘386세력’이 보수화·중도화하고 있는 현상은 여권의 정치적 무능 탓이다. 개혁의 동력을 재정비하고, 서민정책을 올바로 제시해야 열린우리당의 미래가 있다. 노 대통령 지지도가 여당보다 높은 것은 개혁 마무리에 대한 촉구성이라고 본다. 여권이 뺄셈정치에 주력함으로써 지역적 지지기반을 잃은 점도 반성해야 한다. 지방선거 득표를 떠나 큰 틀의 화합정치를 펼칠 때 지역주의는 극복된다.
  • [서울신문·KSDC 공동 지방선거 여론조사] 호남·386 대거 ‘脫與’

    [서울신문·KSDC 공동 지방선거 여론조사] 호남·386 대거 ‘脫與’

    전통적으로 열린우리당을 지지했던 서울 거주 호남 유권자들과 진보세력을 자임했던 386세대 등 진보층이 부동층으로 떠돌고 있다. 그동안 전략적 선택을 해온 충청권 ‘표심’도 한나라당으로 기우는 형국이다. 이른바 ‘집토끼’로 비유되는 여권의 지지층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여당의 강금실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의 심층 여론조사 결과에 의해 드러났다. 열린우리당의 지역기반이 붕괴된 상황에서 진보 세력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열린우리당 강 후보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0∼1일 이틀간 19세 이상 서울시민 성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한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이다. 강 후보와 오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는 오 후보가 38.4%로 강 후보(21.6%)를 16.8%P 앞섰다. 호남 출신의 경우 강 후보 지지가 36.7%로 오 후보(18.1%)를 2배 이상 앞서고 있지만 부동층 규모가 36.7%에 달했다. 반면 서울지역 충청 출신 유권자들의 오 후보 지지율은 52.7%로 강 후보(17.0%) 지지율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이남영(숙명여대 교수) KSDC 소장은 “이번 선거의 중요한 특징은 현 정부가 역대 정부와 달리 자신의 지역기반이 붕괴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른다는 점”이라고 전제,“호남·충청·진보세력 등이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을 ‘무능한 개혁세력’으로 낙인찍으면서 (여당 지지도가)한나라당의 반토막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도·진보 계층 등 이른바 ‘386세대의 반란’도 중요한 변화로 보인다. 서울 주민들의 주관적 이념 성향은 진보(27.1%), 중도(44%), 보수(24.0%) 등으로 과거와 달리 중도층이 두꺼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층이라고 답한 유권자들의 강 후보 지지도가 32.6%로 오 후보(32.8%)에도 오히려 뒤지는 형국이다. 반면 보수계층의 오 후보 지지도는 50.2%로 강후보(13.4%)를 4배 가까이 앞섰다. 오일만 박지연기자 oilman@seoul.co.kr
  • [열린세상] 가족가치의 의미 변화를 생각한다/변화순 한국여성개발원 선임연구위원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는 행사가 많다. 가정의 달에 떠오르는 전형적인 가족 이미지는 부부와 자녀가 있으며, 노부모를 모시는 행복한 가정이다. 그러나 이제 전형적 이미지를 넘어서 다양한 가족형태가 늘고 있다. 이혼, 재혼, 독신가구, 한부모 가족, 노인단독가구, 국제결혼가족 등이 증가하고 있으나 신문이나 매스컴에서 이들을 행복한 가족으로 표현한 광고나 보도를 보기는 쉽지 않다. 혈연중심의 가부장적 가족구조에서 아버지는 생계를 책임지는 자, 어머니는 가정생활을 담당하는 역할수행 의무가 중요시되었다. 그러나 가족과 노동환경의 변화로 가족구조가 변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둘러싼 일상적인 가족 가치는 전통적 가치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다양한 가족을 낙인화하는 말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해 그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 가족구조의 변화는 가족관계의 의미 변화를 동반한다. 전통적 가족생활은 주부와 부양자인 남편의 만남을 통해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면 가족은 유지되었다. 그러나 최근의 가족관계는 가족을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하기보다는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가족원과 끊임없이 협상을 한다. 가족에서 배우자로서의 역할을 잘하는 것만이 아니라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가가 중요한 가치판단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상대방의 의사를 고려하고 자신의 뜻을 밝혀가는 상호작용의 연속으로 협상, 헌신과 친밀성이라는 관계들의 세계가 부상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볼 때 남성보다는 여성이 이러한 관계성의 의미를 더 필요로 하고 있으며 최근 중년기 여성들의 애정드라마 마니아가 많이 생기고 있는 것도 친밀성의 관계를 드라마를 통해 대리 충족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관계가 평등하게 유지되지 못하면 이혼을 하게 된다. 사회적 체면, 신분 유지, 혹은 자녀의 결혼 등으로 인해 헤어지지 못하면 ‘한지붕 두가족’, 즉 함께 살지만 남남인 상태로 사는 부부도 생기고 있다. 이것은 전통적인 출산 중심의 성생활에서 남성과 여성간의 소통 도구로서의 성생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개방적 성문화와 함께 매체의 다양화로 인해 여성들은 더 이상 남성들의 일방적인 권력관계는 받아들이지 않게 된 것을 의미한다. 즉 가족의 결속력과 통합성은 감소되고 친밀성에 대한 요구 증대가 가족가치관의 변화로 표현된다. 삶의 형태의 변화는 남성들에게도 적용되지만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위기로 인식된다. 지금처럼 시장의 압력이 거세지는 고도의 경쟁사회에서 생계부양자로서의 위치를 강요받는 남성들이 경험하는 스트레스와 억압의 정도는 여성의 그것과는 다를 수 있다. 또한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으로 학습된 차이를 포함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오해를 낳게 되기도 한다. 남성들은 그것을 사소한 문제로 치부하거나 아니면 문제인지도 모르다가 갈등을 낳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성들은 자신들이 경험하는 위기가 여성들의 몰이해와 철없는 행위로 인한 것이라며 배반당한 느낌을 갖는다. 가부장적이고 경직된 젠더관계는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고정시키고 제한함으로써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차별과 박탈감을 동시에 제공하게 된다. 그러므로 서로 솔직하게 자신이 모르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 계속 상처를 받을 것이고, 자의건 타의건 만들어지는 가족은 불행한 가족이라는 관념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지에 대해 인정하고 수용하지 않는다면, 대화를 통한 관계형성이 가능하지 않다. 방법론적으로 양자 모두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라는 것보다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를 생각한다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관계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이 가족가치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지름길인 것 같다. 변화순 한국여성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서울대 총장후보 5명 압축

    서울대 총장후보 5명 압축

    정운찬 현 총장의 뒤를 이을 서울대 차기 총장 후보 5명이 확정됐다. 서울대 총장후보선정위원회는 25일 회의를 열고 1차 선정된 8명 중 성낙인 법대 학장, 안경환 전 법대 학장, 오연천 행정대학원 교수, 이장무 전 공대 학장, 조동성 전 경영대 학장(가나다순)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교수와 일반직원들은 다음달 10일 이들을 대상으로 직접투표를 하게 된다. 교수 1인당 1표(일반직원은 0.1표)만 던질 수 있기 때문에 인맥, 학맥 등이 총동원되는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특히 처음으로 투표권을 얻은 교직원들의 표심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성낙인 학장은 대인관계가 좋기로 유명하고 안경환 전 학장은 비교적 진보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오연천 교수는 정·관계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장무 전 학장은 적극적인 성격에 친화력이 좋다는 평이다. 조동성 전 학장은 왕성한 대내외 활동을 펴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美학교들 이상한 해결책

    미국의 공립 초등학교들에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낙제 학생 방지법’에 따른 ‘낙제 학교’ 지정을 받지 않으려고 소수 인종이나 가난한 이민 가정 출신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AP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법은 2014년까지 학생들의 수학과 독해 성적을 향상시키도록 학교의 학업 지도를 강화할 것과 인종과 계층별로 나눠 매년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제시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한 그룹이라도 실패하면, 학교 전체가 실패한 것으로 되기 때문에 그룹이 다양할수록 실패 확률도 높아진다. 이에 따라 부유한 백인 거주지인 코네티컷주의 여러 학교들은 다양한 인종이나 다양한 출신 계층의 선발을 꺼리고 있다. 소수 인종이나 가난한 학생들을 받아들이면 이 법 조항을 충족시키는 데 걸림돌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주 정부의 교육 자문 베티 스턴버그는 “결격 사유가 있는 가정의 신입생은 지금도 많이 있다.”면서 “이들을 더 받아들일 경우 낙제 학교로 낙인찍힐까 두려워하는 학교들이 많다.”고 말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로비로 국민에 550억 떠넘긴 현대차

    현대·기아차의 불법·비리가 끝없이 불거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1년과 2002년에 아주금속과 위아 등 2개 계열사의 은행빚 550억원을 불법 탕감받았던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유명 회계법인의 대표를 로비스트로 고용해 정·관·금융계의 고위층에 로비를 벌였으며, 그 대가로 41억 6000만원을 양재동 사옥의 지하주차장 등에서 현금과 수표 등으로 지급했다고 한다. 검찰은 수억원의 뇌물을 받고 채무탕감을 해준 혐의로 산업은행의 전 부총재를 긴급체포했다. 은행빚이 얼마나 무서운가. 서민들은 몇백만원만 갚지 못해도 고율의 연체이자를 물어야 한다. 한번 신용불량자로 낙인이 찍히면 정상적인 사회활동조차 어려워진다. 그런데도 현대차는 거액의 로비자금을 뿌려 550억원이나 탕감을 받았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현대·기아차의 계열사 채권은 신용이 보장되고 그중에서도 담보부 채권은 상환이 보장되기 때문에 할인매각이나 채무조정을 해줄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탕감해주었다면 거액의 뇌물이 오가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산업은행이 갖고 있던 위아의 담보부 채권 1000억원은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넘겨져 자산담보부증권(ABS)으로 시중에 유통중이었는데도 이를 해체해 다시 산업은행에 매각했다고 한다.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는 물론이고 금융감독당국에까지 광범위한 로비가 있었음을 말해준다. 산업은행은 세금으로 설립된 국책금융기관이며,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부실채권을 관리하는 정부투자기관이다. 이들 기관의 채무탕감은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검찰은 현대·기아차의 불법 로비에 넘어가 부당한 채무탕감을 해준 관련자들을 모두 색출해 엄벌해야 할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이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불법과 검은 돈에 의존하는 경영에서 벗어나야 한다. 비리에 찌든 경영행태를 계속한다면 국민과 세계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 儒林(581)-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7)

    儒林(581)-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7)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7) 따라서 지금까지 남아 있는 알성시의 책제(策題)들은 대부분 정치와 관련된 질문들이었다. 예를 들면 ‘그대가 공자라면 어떻게 정치를 하겠는가.’하고 조광조에게 물었던 중종의 책문을 위시하여 세종대왕은 ‘법의 폐단을 고치는 방법은 무엇인가.’, 혹은 ‘어떻게 하면 좋은 인재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정치적인 질문을 알성시를 통해 묻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명종은 ‘육부의 관리를 어떻게 개혁하여야 하는가.’를 묻고 있는가 하면 ‘교육이 나아갈 길은 무엇인가.’라고도 묻고 있다. 그리고 임진왜란을 치른 후 선조는 ‘(일본과)화친하는 것이 좋으냐, 정벌하는 것이 좋으냐.’는 나라의 생사가 걸린 양자택일의 책문을 던지고 있고, 가장 책문을 즐겨했던 임금은 조광조를 총애하다가 마침내 사약을 내려 죽게 하였던 중종으로 알려져 있다. 중종은 ‘그대가 공자라면 어떻게 정치를 하겠는가.’하는 책문 이외에도 ‘외교관은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가.’,‘처음부터 끝까지 잘 하는 정치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정치적인 질문을 던졌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조광조를 발탁하였던 이듬해 1516년 ‘별시문과’에서는 다음과 같은 시험문제까지 내고 있다. ‘술의 폐해는 참으로 오래되었다. 술의 폐해가 문제되었던 것은 어느 시대부터인가. 우임금은 향기로운 술을 미워했고, 무왕은 술을 경계하는 글을 지었으며, 위나라의 무공은 술 때문에 저지른 잘못을 뉘우치는 시를 지었다. 이토록 오래 전부터 술의 폐해를 염려했으나 아직까지 뿌리를 뽑지 못한 까닭은 무엇인가.’라는 ‘술의 폐해를 논하라.’는 내용의 책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임금이 내린 책문 중에서 가장 유니크하고 독창적인 것은 광해군이 내린 책문이다. 훗날 반정으로 폐위가 된 광해군은 그로 인해 후세의 사가들로부터 변덕스러운 군주로 낙인찍혀 죽은 후에도 임금의 칭호를 받지 못하고 폭군 연산군과 더불어 ‘군(君)’으로 격하하였지만 광해군은 실제로 개혁에 투철한 선각자였다. 그는 왕위에 오르자마자 ‘지금 가장 나라에 시급한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1616년 겨울 증광회시에서는 조선 역사상 가장 돌발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면 반드시 돌아오니 해이고, 밝으면 반드시 어두워지니 밤이로다. 그런데 섣달그믐밤에 꼭 밤을 지새우는 까닭은 무엇인가. 또한 소반에 산초를 담아 약주와 안주와 함께 웃어른에 올리고 꽃을 받치는 풍습(椒盤頌花:두보의 시에 나오는 노래의 한 구절)과 폭죽을 터트려 귀신을 쫓아내는 풍속은 섣달 그믐밤에 밤샘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침향나무를 산처럼 얹어서 쌓고 거기에 불을 붙이는 화산(火山)풍습은 언제부터 생긴 것인가. 섣달그믐 전날 밤 하던 액막이행사인 대나(大儺)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함양의 여관에서 주사위놀이를 한 사람은 누구인가.(두보는 今夕行이란 시에서 홀로 긴 밤을 지새우며 여관에서 주사위놀이를 하며 자신의 고독을 달래었다고 노래한 적이 있다.) 여관에서 쓸쓸하게 깜빡이는 등불을 켜놓고 잠을 못 이룬 사람은 왜 그리하였을까.…”
  • “딸가진 윤정희” 외쳤더니…

    “딸가진 윤정희” 외쳤더니…

    『윤정희(尹靜姬)에게 일곱살짜리 딸이 있다-』고 외쳤다가 유치장 신세를 지고 있는 점잖은(?) 40대 신사가 있다. 한잔 얼근한 김에 발표본능이 발동한 소이였다면 유치장은 좀 과분한 처분일 것 같다. 그러나 상대가 만만찮은 한국의 「톱·스타」 윤정희고 보면 단순한 구설수로 그치지 않는다. 그 신사는 명예훼손, 업무방해 그리고 폭력행의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검찰에 입건 구속됐다. 통닭집 여러손님 앞에서 “윤정희는 처녀가 아니다” 사건은 7월27일, 일요일 저녁10시에 발생했다. 설화의 주인공은 이름을 대면 영화계서는 대개 알만한 D극장지배인 이상균(李相均·가명·46)씨. 연령으로나 직함으로나 체통을 알만한 위치다. 목격자의 얘기에 의하면 李씨는 이날저녁 10시께 3명의 남자와 2명의 여성을 동반하고 D극장앞 통닭집에 나타났다. 그 통닭집이 바로 윤정희가 경영하는 「姬의 집」. 마침 尹양의 어머니인 朴씨가 「카운터」에 앉아 있었다. 통닭 2마리와 맥주 2병을 청해놓은 이씨는 동반한 여성들에게 『윤정희는 처녀가 아니다. 7살짜리 딸이 있다더라』는 얘기를 했고 여성들은 재미있다는듯 이에 응수했다. 목격자의 한사람은 이씨가 그 이전에 종업원의 태도가 불친절하다고 불평을 했다는 것이고 「딸이 있다」는 발언은 다분히 주위사람들의 주목을 끌만큼 큰 소리로 외쳤다는 것. 「카운터」의 윤양 어머니가 이 소리를 못들었을 까닭이 없다. 윤양의 어머니 박씨는 『창피해서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이씨가 먼저 시비를 걸어왔다』『당신이 이 집 주인이냐』고. 「홀」 안에서 통닭을 뜯던 10여명의 손님들은 일제히 이 흥미만점의 「해프닝」에 고개를 들었고 이씨가 맥주「컵」으로 천장의 「샹델리아」를 깨뜨렸을땐 모두 문밖으로 도망을 쳤다. 『그 자리엔 일본(日本)사람도 있었어요. 얼마나 창피한 일예요. 적어도 윤정희는 한국의 「톱·스타」아녜요?』 박여사의 얘기. 박씨는 그자리에서 『지금 한 얘기 책임지겠느냐』고 따졌고 이씨는 『애까지 낳은 여자가 처녀행세로 인기를 끄느냐』고 덤벼들었다. 30분 가량의 소동끝에 경찰관이 달려왔고 그 날 저녁에 이씨는 중부서(中部署)에 연행, 28일자로 법원의 구속영장이 떨어졌다. 파출소서도 “딸있다” 외쳐 尹양 어머니가 고소(告訴) 제기 웃을수 만도 없는 것은 연행된 이씨가 파출소 창밖을 향해 『윤정희는 7살짜리 딸이 있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친 것(박여사의 말)이다. 한쪽은 극장의 연기자이지만 어떤 공적울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적으로는 서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 사원(私怨)이 있는 것도 아니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야!』를 외친 저 동화속의 노인처럼 발표본능이 작용한 것일까? 어쨌든 이씨는 8월4일 서울지검(地檢)에 송치 됐고 8월12일 현재까지 보름동안 구치소에 갇혀있다. 명예훼손, 업무방해 이외 「폭력행위 등-」의 혐의를 입고 있으니 어떤 처벌을 받을는지 아직 모른다. 그런데 여기서 관심을 끄는건 이씨의 발언대로 윤정희에겐 7살짜리 딸이 있느냐는 점이다. 사실 윤정희에 관한 이런 류의 소문이 일찍부터 영화계 일부에 떠돌았다. 그리고 구속된 이씨가 윤양과 타협하기 위한 자료로 사람을 시켜 윤양의 뒷조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억울한 소문 밝히겠다고 호적사본을 증거로 제시 윤정희가 처녀가 아니고 과거가 있는 여인이란 소문은 사실 여부간에 그녀의 가장 아픈 상처가 되고 있다. 「데뷔」한지 2년이 못되면서부터 「톱·스타」의 자리를 어렵지 않게 정복한 그녀지만 그녀의 신선, 순결한 매력은 연기력 이상으로 「스타」의 좌(座) 구축에 힘이 되었다. 만일 윤정희에게 「과거있는 여인」이란 낙인이 찍혔다면 오늘의 위치는 상상할 수도 있을 수도 없다는 견해다. 그러나 윤정희의 이 「과거」문제는 이제까지 한번도 확인되거나 표면화하지 못한채 소문만으로 나돌았다. 『모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느니 『결혼한지 얼마 안되어 헤어졌다』느니 분분했던 소문도 모두 근거가 없는 이상 사실무근으로 귀착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소문에 화제가 미칠때면 윤양은 항상 『너무 억울하다』고 펄쩍 뛰었다. 그런 문제를 언급하는 것조차 무섭다는 표정. 윤양 뒤에서 그의 뒷바라지를 해온 박여사 역시 『그런건 우리를 못살게 사려는 악의찬 모략』이라고 일축해왔고. 한갓 오해일뿐이라고 역시 일소에 붙여질 이번 사건이 법적문제로 비약한건 오랫동안 참아왔던 「모략적인 소문」에 대한 강력한 반발로 보인다. 자신의 이름으로 고소를 제기한 윤양의 어머니 박소순(朴小順·43)씨는 딸의 순결을 보증하기위해 호적사본을 떼어 검찰에 제출했다. 그동안 떠돌던 기분나쁜 소문을 아예 이번 기회에 밝혀내겠다는 태도. 호적의 6살짜리 미현(美賢)은 尹양 많이닮은 막내동생 사실 호적이 한 여성의 과거를 증명하는데 반드시 정확한 증거가 될 수만은 없다. 결혼을 했더라도 법적수속을 밟지않았다면 그만이다. 그러나 윤정희의 과거를 입증할 다른 증거가 없는 한 호적사본 이상의 증거도 있을 수 없다. 본명이 손미자(孫美子)인 윤정희의 본적은 서울 종로(鍾路)구 삼청(三淸)동 62의15. 호적사본을 보면 윤양은 아버지 손창기(孫昌基·56)씨와 어머니 박소순(朴小順·42)씨의 6남매중 맏이. 광주(光州)시 임(林)동에서 출생하였고 66년8월에 아버지의 분가(分家)신고에 따라 일가족의 호적이 서울로 옮겨졌다. 「7세난 딸」이란 근거가 어디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윤정희에게는 6살짜리 막내 여동생(미현(美賢))이 있다. 아닌게 아니라 윤양을 많이 닮았고 또 윤양의 끔찍한 사랑을 받고 있다. 윤양이 일본으로 「로케」 갔다가 돌아 왔을땐 제일 먼저 미현양을 안고 눈물을 흘렸다는게 목격자의 얘기. 그러나 윤양의 엄연한 동생인 미현양을 그녀의 딸이라고 주장한다면 망발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말 많은 영화계 사람들이 제멋대로 상상하는 망측스런 오해라고 할 수 있다. 말 한번 잘 못했다가 유치장으로 간 신사는 이를 테면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던것 같다. [ 선데이서울 69년 8/17 제2권 33호 통권 제47호 ]
  • 갓 피어난 꽃처럼 김재학 장미전

    갈수록 난해해져가는 현대미술에서 전통적 구상미술을 찾아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순수 구상만 고집하다간 자칫 시대에 뒤떨어진 작가로 낙인찍히게 마련. 이런 측면에서 서양화가 김재학은 들꽃, 장미 등 진부한 듯한 소재를 세밀한 필치로 표현한 그림으로 적지 않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단연 눈에 띄는 작가다. 그의 작품은 언뜻 보면 극사실화인 것 같지만 감각적 붓터치로 살아 있는 듯한 생동감을 주는 데서 차별성을 갖는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김재학 장미 작품전’은 이같은 그의 면모를 충실히 보여주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각양각색의 장미꽃을 소재로한 작품 25점을 선보이고 있다. 살며시 접힌 꽃잎과 팔랑거리는 듯한 이파리, 매끄러운 촉감이 느껴지는 듯한 화병, 주름진 테이블보 등 그림속 이미지는 생생함 그 자체다. 직접적인 대상 묘사 못지 않게 배경처리도 돋보인다. 작가는 흰색이나 회색 계통의 무채색으로 명암을 적절히 조절해 대상물을 최대한 도드라지게 만드는 재주를 갖고 있는 듯하다. 흔하디 흔한 꽃 장미가 실력있는 구상작가의 붓끝에 의해 어떻게 재탄생되는지 ‘관상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전시다.4월16일까지.(02)734-0458.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공포의 계절/월레 소잉카 지음

    21세기는 글로벌시대라고 한다. 경제적·문화적 국경이 하나씩 무너지면서 ‘세계는 하나’라는 지향점에 가까워지는 듯도 하다. 하지만 실상 그 이면은 폭력과 테러로 얼룩져 있다. 지난 8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제3세계의 대표적 지성으로 꼽히는 나이지리아 출신의 윌레 소잉카는 그래서 오늘날 세계를 설명하는 핵심적 키워드로 ‘공포’를 제시한다. ‘공포의 계절’(월레 소잉카 지음, 이완기 옮김, 루비박스 펴냄)은 오늘날 일상에 스며드는 공포의 정체를 정치와 종교라는 틀을 통해 자세히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은 지난 2004년 BBC라디오에 초빙된 윌레 소잉카의 강연내용을 묶은 것이다. 저자는 우선 공포의 근원과 그 영향을 추적하면서 국제정세가 강요하는 국가간 갈등, 국가와 테러조직 사이의 관계를 탐색한다. 그는 오늘날의 테러조직을 유사국가로 상정한다. 소잉카가 보기에 오늘날 심화된 공포를 유포시키는 근원은 바로 이 유사국가다. 하지만 국가 역시 현실 혹은 가상의 반역세력을 낙인찍는 방식을 통해 유사국가가 득세하는 데 모종의 관계를 맺음으로써 그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즐기고 있다. 저자는 유사국가의 뿌리에 예속과 맹종을 강제하는 광기의 종교적 수사학이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우리는 진정 종교에 대해 말해야 한다.’는 소잉카의 절규는 본질적 가르침에서 벗어나 세속에 대한 권력 의지로 광기의 온상을 제공하고 있는 종교의 잘못에 대한 따가운 질책이다. 유사국가 도발은 9·11테러에서 정점을 이룬다. 하지만 소잉카는 9·11에 대해 “수십년에 걸쳐 사하라 사막 위에 무참하게 피의 글씨로 덧칠해져 왔던 전조의 귀결이었다.”고 설명한다. 요컨대 9·11은 세계 정치학 속에 내재되었던 정치와 종교를 둘러싼 갈등의 파국적 확인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른바 제1세계 밖에서 증식하고 있던 갈등의 전조를 무시하며 다른 한편에서 이를 부추기던 서방세계를 강력 비판한다. 소잉카가 오늘날의 인간 존재 조건을 고찰하며 내놓은 처방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추구’로 나타난다. 그가 보기에 인간 존엄성에 대한 공격은 공포가 노리는 가장 큰 목적 가운데 하나이며 정신의 예속과 권력의 승리를 알리는 서곡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시급히 조명되고 복원되어야 할 게 바로 존엄성에 대한 가치라는 것이다. 존엄성은 오늘날 국가와 유사국가의 폭력, 그리고 종교의 수사학적 광기가 강제하는 ‘굴욕’에 맞설 수 있는 반(反)테제이며, 따라서 존엄성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고 소잉카는 거듭 강조한다.1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클릭이슈] 체벌·두발규제 법제화 논란

    학교에서의 체벌과 두발규제를 금지시키는 법안이 발의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학생들과 인권단체들은 “시대착오적인 체벌과 구타를 금지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환영하는 반면 교사와 교원단체 등은 “교사들을 범법자로 낙인찍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최근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시작됐다. 최 의원의 개정안은 ▲체벌 및 각종 차별 금지▲두발규제 등 학생인권 침해 금지 ▲학생위원의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 보장 ▲0교시 수업 금지, 강제적 자율보충수업 금지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최 의원측은 다음달 4월 임시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입법을 추진한다. 학생들과 인권단체들은 환영했다. 학생들로 구성된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은 “학생자치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학생회와 학교운영 관련 규정의 전반적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사회적 약자인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이 법안이 최소한의 인권을 보호하는 제도가 될 것”라고 주장했다. 인권운동사랑방 관계자는 “학생들이 인권의 주체, 참여의 주체가 될 때 진정한 교육이 될 수 있으며 학생들의 성장도 가능해진다.”며 국회통과를 촉구했다. 반면 교사들과 교원단체들은 반대하고 있다. 교원단체에는 법 통과저지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요구하는 교사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한국교총 한재갑 대변인은 “폭력과 체벌은 다른 것인데 정당한 체벌까지 못하도록 하는 법 개정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골프금지령 정부부처 “지나친 규제지만 일단 몸조심”

    골프금지령 정부부처 “지나친 규제지만 일단 몸조심”

    국가청렴위원회가 23일 사실상의 ‘골프금지령’을 내리자 각 부처 공무원들은 지나친 규제라고 비판하면서도 몸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사회부처 A국장은 “소나기가 퍼부을 때는 우선 피하는 것이 상책이듯 분위기가 반전될 때까지 골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른 부처 B국장은 “아예 골프를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지 않으냐.”고 볼멘소리를 하며 “이참에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정부대전청사 L국장처럼 “부킹의 어려움도 고려돼야 하는 것 아니냐. 몇달 전에 겨우 잡아놓은 일정을 어찌해야 하느냐.”는 눈치파도 있었다. 공무원들은 청렴위의 방침이 한마디로 골프치는 공직자는 부정한 자, 또는 부정을 저지를 수 있는 자로 낙인찍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허탈해했다. ●“분위기 바뀔 때까지 안치겠다” 한 경제부처 간부는 “자꾸 골프가 사회 문제가 되니까 이런 조치가 나왔다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누구하고 골프를 치는 것이 옳은지를 판단할 만한 사람들인데 너무 세부적인 부분까지 규제하려는 것 같다.”고 불만스러워했다. 다른 경제부처 관계자는 “아무리 직무와 관련이 있다고 해도 자기 돈을 들여 치고 싶은 사람과 골프를 치는 것까지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경제부처 간부는 “일부에서 말하는 것처럼 공직자 골프에 로비가 따를 가능성도 있겠지만 정보교환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면서 “뭐든지 너무 규제로 경직되면 문제가 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부처 K과장은 “청렴위가 규정한 직무관련자는 사실상 골프를 함께 칠 수 있는 모든 사람이 해당된다.”면서 “골프 모임을 직접 주선했다면 모를까 라운딩을 함께 하는 사람의 성향을 어떻게 명확히 확인하느냐.”고 반문했다. ●“자기 돈으로 치는 사람까지 막나” 직무관련자를 획일적인 기준으로 정할 수 없다는 비판은 법원과 검찰에 많았다. 법원은 청렴위와 별도로 기존의 ‘법관윤리강령’과 더불어 ‘법관 및 법원공무원 행동강령’안을 이미 만들었다. 검찰도 ‘공무원 행동강령’에 맞춰 대검찰청 공무원 행동강령과 운영지침을 마련해 놓고 있다. ●“법원 행동강령 직무관련 규정 미비” 한 판사는 “법원 행동강령이 종전의 추상적인 규정을 구체화시키기는 했지만 과연 어디까지를 직무 관련으로 볼 것인지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건이 있는 변호사 등과 골프를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만 사건이 없는 법조인과 골프는 생각해 볼 문제라는 것이다. 한 검사도 “예를 들어 서울지검의 검사가 지방 검찰청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 사건의 변호사와는 골프를 할 수 없는지, 해당기업의 오너가 수사를 받고 있는 기업의 모든 직원들과는 골프를 칠 수 없는지 등은 규정하기 힘들다.”면서 “행동강령을 구체화하려면 공감대가 마련되야 하는데 어려운 일”이라고 고개를 흔들었다. 부처종합
  • 도쿄대 법학부와 학술교류 협정

    서울대 법과대(학장 성낙인)와 도쿄대 법학부(학부장 다카하시 히로시)는 13일 서울대 법대에서 양교간에 학술 및 학생교류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 ‘동일방직 사건’ 김용자씨가 본 여성노동자 현실

    ‘동일방직 사건’ 김용자씨가 본 여성노동자 현실

    “지금이나 30년 전이나 여성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국내 여성계는 ‘양극화 넘어, 더불어 함께’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여성 노동자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김용자(50)씨의 마음은 무겁다.1978년 동일방직 사건, 일명 ‘똥물 투척사건’으로 해직된 그는 “여성 노동자의 사정이 외형은 개선됐지만 실질적으로는 더 열악해졌다.”고 말한다. 김씨는 동일방직 사건 주역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들은 정의파다’ 촬영에 지난 1년을 바쳤다. 사건의 핵심 인물로서 영화에 직접 출연했다. 그 시절 노동운동을 정리하자는 뜻에서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고 한다. 영화는 다음달 열리는 제8회 서울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된다. 2교대로 하루 18시간씩 일하던 김씨 등 124명은 사측의 중노동 강요에 맞서기 위해 노동조합 결성을 추진했다. 그러나 정부와 결탁한 사측은 이들에게 똥물을 끼얹어 모임을 방해하는 등 조직적으로 훼방했고 결국 해고했다. 이후 김씨 등은 빨갱이로 낙인 찍혀 본명으로는 어디에도 취업을 할 수 없었다. 이름을 빌려 입사했다가 들통 나 해고당한 것만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민주화 운동 공로를 인정받아 복직 결정이 났지만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김씨 눈에도 현재 일하는 여성의 현실은 어렵기만 하다.“우리는 이른바 ‘공순이’라고 불리며 사람 취급도 못 받았지만 지금의 비정규직도 그에 못지않게 위태롭습니다. 직장도 보장이 안 되고 임금이 낮으니 빈민으로 갈 수밖에 없죠.” 정규직에 높은 임금을 받는 일부 여성들은 비정규직 문제를 결코 남의 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김씨는 강조한다. 그는 “몇년 사이에 정규직이 비정규직이 된 경우가 다반사”라면서 “여성 노동자의 문제는 누구도 해결해 주지 않는 만큼 여성이라면 모두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잇단 성희롱 사건에 대해서는 “나도 예전에 그랬고 지금도 여성들은 참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직장에서 여성들의 위치가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번은 고등학교 다니는 딸 아이가 그러더군요. 엄마 문제는 엄마 스스로 풀고 가라고 말이죠. 그때 깨달았습니다. 과거를 정리하는 것보다 다음 세대에 열악한 노동 환경을 넘겨주지 않는 것이 더 큰 숙제라는 것을 말입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서울이야기] (40) 영구임대주택

    [서울이야기] (40) 영구임대주택

    서울 노원구 중계동, 월계동, 강남구 수서동, 강서구 가양동 등에 가면 호당 발코니의 길이가 3∼4m 정도 되고,1개 층당 10∼20호의 주택이 있는 복도식 아파트단지를 볼 수 있다. 저녁 8∼9시 정도에 바라보면 불이 켜져 있는 가구보다 꺼져 있는 가구가 더 많은 아파트단지. 공공임대주택의 한 유형인 영구임대주택의 모습이다. 공공임대주택은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 등이 주택소요(housing need)에 근거해 공급하는 주거복지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공공임대주택은 시장을 통해서는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의 주거를 안정시킬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정책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영구임대주택은 도시 빈곤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중앙정부가 건설비의 85%를 재정에서 지원해 건설했기 때문에 임대료가 가장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이다. 영구임대주택은 1989년의 ‘주택 200만호 건설계획’에 의해 25만호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빈곤층 중에 임대료 및 관리비의 부담, 작은 주택규모, 생활권과 괴리된 입지 등을 이유로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건설 호수를 대폭 축소하였다. 결국 영구임대주택은 1989∼1996년에 전국적으로 총 19만 77호가 공급되었으며, 그 이후에는 공급이 중단됐다. ●정책대상자에 비해 부족한 재고 현재 서울에는 서울시에서 공급·관리하는 2만 2370호와 중앙정부에서 공급·관리하는 2만 4854호를 합쳐 총 4만 7224호의 영구임대주택이 있다. 영구임대주택 4채 중에 1채가 서울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법정영세민이 10만 5900가구이고, 영구임대주택에 거주가구 중에 약 50%만이 법정영세민임을 감안할 때 영구임대주택의 재고는 매우 부족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자치구별로는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이루어진 강서구(1만 5275호)와 노원구(1만 3335호)에 영구임대주택이 집중적으로 입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빈곤층 집중거주에 따른 해당 자치구와 지역사회의 불만이 상당히 높은 실정이다. ●작은 주택규모 영구임대주택은 전용면적 7∼12평으로 공급되었다. 서울의 경우도 전용면적 7∼9평이 4만 598호(86.0%),10∼12평이 6626호(14.0%)로 초소형 주택 중심으로 공급되었다.‘주택법’에 의한 최저주거기준이 3인 표준가구의 경우 방 2개에 주거면적 8.8평,4인 표준가구의 경우 방 3개에 주거면적 11.2평임을 감안할 때, 매우 작은 규모이다. 실제로 서울시정개발연구원(2003년, 공공임대주택 거주자 실태조사)의 분석결과 방수기준 미달이 34.1%, 면적기준 미달이 49.4% 등으로, 전체 입주가구의 약 50%가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방수기준을 충족했다고 해서 방수가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전용면적 7평의 경우 작은 침실의 순수 넓이가 1평도 되지 않아 키가 큰 청소년 및 성인의 경우 대각선으로 밖에 누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빈곤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부문에서 공급한 주택에 살고 있는 가구 중에 절반이 넘는 가구가 또 다른 주거빈곤상태에 처해 있는 것은 커다란 문제이다. ●소득과 무관한 입주자격자 현재 영구임대주택 입주대상자는 크게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저소득 국가유공자, 저소득 모자·부자가정 등 소득 및 재산기준에 따라 선정된 법정영세민과, 소득 및 재산기준과는 상관없는 등록장애인·청약저축가입자 등이다. 영구임대주택 프로그램 도입 당시만 하더라도 일정 소득 및 재산기준에 미달한 거택보호자, 자활보호자, 의료부조자, 보훈대상자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하지만 정책대상자 중에 주거비의 추가부담문제, 생업문제, 자녀의 교육문제 등으로 영구임대주택에 입주하는 것을 꺼리는 가구가 늘어나자 ‘영구임대주택입주자선정기준및관리지침’의 개정을 통해 1992년에 저소득 청약저축가입자,1993년에 철거세입자도 입주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주택공급에관한규칙’을 개정하면서 1995년부터 모든 청약저축가입자,2002년부터 등록장애인도 입주가 가능하게 되었다. 현재 영구임대주택 대기자는 서울시 SH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합쳐 평균 2000∼3000명에 이른다. 영구임대주택 입주자이면서도 빈집이 발생하지 않아 임대료가 3∼4배 정도 비싼 50년 공공 및 국민임대주택에 입주한 가구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소득수준이 비교적 높은 계층이 영구임대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임대주택의 유형 및 건설비에 따라 결정되는 현행 임대료체계를 입주자격에 따라 부과하는 것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즉,50년 공공임대주택 및 국민임대주택에 거주하더라도 영구임대주택 입주대상자이면 영구임대주택의 임대료를 부과하도록 해야 한다. ●영구임대주택=도시의 섬? 정책을 마련할 때 영구임대주택은 도시 빈곤층이 생활근거지를 옮기지 않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빈곤층 거주지 주변에 소규모로 건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그러나 정책 시행과정에서 계획연도 안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택지 확보가 용이한 지역에 대규모 단지로 조성했다. 서울에 있는 영구임대주택단지 중에 4분의3 정도가 1000가구 이상을 수용하고 있고,1개 단지당 평균 1431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구임대주택이 대규모로 건립됨에 따라 주변의 분양아파트단지와 공간적으로 확연히 분리되었다. 빈곤층, 노인, 장애인, 만성질환자 등이 주로 거주하다 보니 사회적으로도 확연히 고립되었다. 이로 인해 영구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것 자체가 사회적 낙인(stigma)으로 연결되었다. 성인들이 당하는 차별경험도 문제이지만, 특히 성장기의 아동이나 청소년이 겪는 차별경험은 더 큰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딸이 초등학교 3학년일 때 회장이어서 학급 어머니 모임에 갔다. 다른 어머니들이 영구임대아파트단지 아이들은 구질구질하고 거지같다고 수군거렸다.”(K씨·43·여) “일반 분양아파트단지 엄마들이 자기 자녀들에게 영구임대아파트단지의 친구들과 못 사귀게 하기도 한다.”(L씨·54세·남) “같은 영구임대아파트단지에 살아도 청약저축가입자와 법정영세민의 자녀들은 학교도 다른 곳에 다닌다. 여기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은 주거환경도 나쁘고, 다른 아이들이 손가락질해서 그런지 얼굴에 늘 그늘이 있다.”(C씨·56세·남) “영구임대아트에서 산다는 말을 남에게 하지 않는다. 남이 뭐라고 해서라기보다 나 스스로 위축되어 말하기 싫다. 전에 일반 분양아파트에 살 때에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지만, 막상 내가 이 곳에서 살고 보니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P씨·36세·여) 우리의 이웃, 연말이면 도와 줘야겠다고 생각하는 불우이웃의 현 주소다. ●수선유지비의 증가 현재 영구임대주택은 준공한 지 10∼17년이 경과했다. 게다가 대규모 단지로 공급돼 다른 공동주택에 비해 설비 또는 시설물에 대한 파손행위가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내구연한이 도래하기 전에 설비 및 시설물을 교체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영구임대주택뿐만 아니라 공공임대주택 수선유지비의 일정 부분을 국가재정에서 지원하든지, 수선유지기금을 마련해 슬럼화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은 기물파손행위의 주요 발생 원인을 입주민들의 관리의식 부족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입주민을 대표하는 임차인대표회의가 조직되지 않았거나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임차인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가 협력하여 영구임대아파트단지를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든 사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인천의 갈산2 영구임대아파트의 경우 임차인대표회의와 주택관리공단 직원들이 힘을 모아 물레방아가 있는 미니정원, 생태연못, 산책로 등을 설치해 이미지 개선에 성공했다. 이러한 사업이 가능했던 데에는 인천시의 사업비 지원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서울시도 이러한 사례를 참조하여 영구임대주택의 슬럼화 예방과 이미지 개선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 사업을 계획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 박은철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사회부 연구원
  • ‘학살 도시’서 ‘화해 도시’로

    세르비아인 보스코 브루킥과 보스니아인 아드미라 이스믹은 연인이었다.1993년 5월. 보스니아 내전이 한창이던 사라예보의 한 거리에서 두 연인은 서로를 꼭 껴안은 채 총살됐다. 인종과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의 사랑은 허용되지 않았다. 연인의 사랑은 로이터통신 쿠르트 쇼르크(2000년 시에라리온 내전 취재 중 사망)기자를 통해 전 세계에 타전돼 깊은 반향을 일으켰다. 보스니아 내전(1992∼95년)당시 세르비아는 무슬림인 보스니아인에 대한 ‘인종청소’를 벌여,20만여명을 학살했다. 최근 학살 주범들이 연이어 체포되어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영국 BBC는 28일(현지시간) ‘죽음의 도시’ 사라예보가 발칸반도의 화해와 공존의 다인종 수도로 되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살을 목격한 젊은 전쟁세대들이 분노와 적대, 인종과 종교를 뛰어넘은 사랑을 꽃피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 8개월된 아기를 둔 무슬림인 알딘 아르나토빅과 그리스정교회 신자 몬테네그로인 마리아 부부 이야기를 전했다. 둘다 기자인 알딘과 마리아는 2000년 보스니아 선거를 취재하던 중 만났다. 내전이 끝난 지 5년이 지났지만 당시 사라예보에서 상생과 살육은 진행형이었다. 알딘은 마리아를 만난 첫날 저녁 청혼했고 사라예보와 몬테네그로를 오가며 사랑을 키웠다. 아들 이름은 ‘페드야’. 이름으로는 보스니아인지, 세르비아인지를 알수 없다. 알딘 부부는 내전 당시 군인들이 ‘이름’만으로 인종을 구별, 학살했던 악몽을 갖고 있다. 마리아의 조국인 몬테네그로는 세르비아와 함께 사라예보에서 남편과 같은 보스니아 무슬림 1만 1000명을 학살했다. 2003년 마샤와 결혼한 카짐 데르비세빅도 인종과 종교가 다른 부부다. 카짐은 무슬림, 마샤는 가톨릭이다. 둘은 한 파티에서 만난 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사랑을 키워나갔다.BBC는 2006년 사라예보의 연인들은 더 이상 인종과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순교자나 반역자로 낙인찍히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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