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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만섭 청장에 듣는 산림정책(국정 어떻게 돼 갑니까)

    ◎지리산 등 16개산 올해 집중 조림/가공품 생산·산림 관광자원 활용 역점/상속세 공제액 높여 사유림 투자 촉진/2040년까지 해외조림지 확대… 목재 자급률 60%로 □대담=정종석 경제부차장 5일은 제50회 식목일이다. 요즘은 전국 어디에도 헐벗어 볼썽사나운 민둥산은 찾기가 힘들다.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푸르름만큼 쓸만한 나무는 그리 많지 않다.심는 정성에 비해 가꾸고 보살피는 일을 게을리한 탓도 있다. 서울신문 경제부 정종석 차장이 나무심는 기간(3월21일∼4월20일)을 맞아 곽만섭 산림청장을 만났다. ­심는 정성보다 가꾸거나 보살피는 정성이 모자란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일리가 있습니다.지금까지는 심는 일이 급했기 때문입니다.그러나 60년대부터 시작한 녹화사업으로 산림이 제법 울창해졌으므로 앞으로는 간벌과 풀베기·가지치기 및 비료주기 등의 육림사업을 적극 펼쳐 쓸모있는 경제림을 조성하는 등 산지를 자원화하는 데 역점을 둘 계획입니다. ○예산 효율성 극대화 ­임업은 앞으론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된다고 봅니까.▲지금은 나무를 심어서 목재를 생산하는 1차산업으로만 보는데,바로 이런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2,3차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얘기입니다.국토의 67%가 산지인 핀란드는 임산물의 수출이 전체수출액의 37%나 되며,국민 총생산(GN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이상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65%가 산지이면서도 임산물소득이 GN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미만입니다.나무로 부가가치가 높은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고,산림을 관광휴양자원으로 활용하는 등 국민경제에 기여하도록 해야 합니다. ­임도 등 생산기반이 취약하고,예산도 빈약하지 않습니까. ▲산림청의 올 예산은 1개 군의 예산과 비슷한 3천7백억원으로,관리하는 면적에 비해 아주 적습니다.앞으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의 모든 산림을 대상으로 산발적으로 지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특정산을 중심으로 조림과 육림 및 간벌을 할 계획입니다.올해에는 강원도 원주의 유명산과 강릉의 봉룡산,경북 안동의 장군봉,충남 공주의 오성산,전북 남원의 지리산 및 덕유산 등 전국의 16개 산에 집중투자하기로했습니다. ­아직은 산지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편이지요. ▲그동안 산지가 국민경제에 미친 기여도는 작았습니다.산지를 국가발전의 밑바탕이나 삶의 터전이라는 폭넓은 차원에서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그래서 나무만 다루지 않고 산지와 산촌을 함께 다루는 종합적인 행정을 펴나갈 생각입니다. ­연평균 8천㏊가량의 산지가 골프장이나 공장용지 등의 비농업용으로 전용되는데,너무 개발에 치우치는 것 아닙니까. ○연 물1백80t 저장 ▲도시화 및 산업화가 진전되면 토지의 공급원으로서 산지에 대한 수요가 늘게 마련입니다.때문에 자연경관을 보존해야 하는 지역은 전용제한구역으로 지정,엄격하게 관리하는 반면 그 이외에는 개발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경사도에 따라 보전 및 준보전임지로 나뉜 현체계를 위치와 형태 및 이용목적에 따라 생산·공익·산업임지로 바꿔 국토종합개발계획과 연계시킴으로써 보존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겠습니다.상반기중 관계부처와 협의해 6백40만㏊의 산지를 이렇게 다시 고시할 계획입니다.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산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산림은 산사태를 예방하고 맑은 공기와 물을 공급하는 등의 공익적인 기능이 엄청납니다.화폐가치로 평가하면 GNP의 12%가량인 28조원이나 됩니다.예컨대 산림의 연간 물 저장능력은 1백80억t으로,국내 7개 다목적댐의 최대저수량의 2배입니다.거대한 「녹색댐」이지요. 맑은 물을 공급하는 데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5개년 사업으로 5대강유역의 수종을 참나무 등의 활엽수로 바꾸는 등 환경림도 조성할 계획입니다. 또 10년쯤 자란 나무를 산에서 솎아내 도심이나 공단으로 옮겨심어 산의 나무도 잘 자라도록 하고 도시도 녹화하는 2중의 효과를 거둘 계획입니다. ­국토의 65%가 산지인데도 목재의 자급도는 13%밖에 안되지요. ▲녹화가 제법 이뤄졌다고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87%가 30년생이하의 어린 나무들이기 때문입니다.일제의 수탈과 한국전쟁 등의 혼란기를 거치며 황폐해진 산림을 복구하기 시작한 것은 60년대 후반부터입니다.목재로 쓰려면 최소한 50년생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2040년 목재의 자급률을 60%까지 높이기 위해 호주와 칠레·베트남 및 미얀마 등에 70만㏊의 조림지를 확보할 계획입니다.93년부터 이 사업을 시작,지금까지 2천㏊의 해외조림지를 개척했습니다. 무역을 환경문제와 연계하는 그린라운드에 대비,목재의 수입선도 동남아 위주에서 남미와 러시아 등으로 다변화하고 현지에 가공공장도 만들어 합판 등의 반제품을 들여올 계획입니다. ­우리나라 산지의 71%가 사유림인데,산주들이 대부분 영세한데다 수익성도 낮아 투자를 꺼리고 있는 경향입니다. ○영세 산주 지원 확대 ▲작년말에 산지의 상속세 공제한도를 9만평에서 30만평으로 늘렸고,공제액도 1억원에서 3억원까지 높이는 등의 투자촉진책을 마련했습니다.전체산주의 96%를 차지하는 10㏊미만의 영세산주로 하여금 협업체를 만들어 조림사업을 함께 펴도록 하고,자금지원도 늘릴 계획입니다. ­요즈음은 산불도 자주 일어나고 규모까지 커지고 있어 걱정입니다. ▲진화의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 동력펌프 등의 지상장비 말고도 헬기 18대를 전국의 산불취약지역에 배치했습니다.금년에 5대를 더 들여와 97년까지 1개 도에 3대씩 배치할 계획입니다. ­솔잎혹파리의 피해가 크다지요. ▲전체 소나무숲의 11%인 21만2천㏊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나무에 주사를 하면 효과가 가장 크지만 인력 및 예산상 솔잎혹파리의 천적인 목좀벌레라는 익충을 피해가 심한 지역에 푸는 방제법을 쓸 계획입니다. ­올해는 광복 50주년이자 식목일도 50회인데 예년과 다른 행사가 있습니까. ▲전국 2만4천㏊에 6천2백만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 이외에 남산 소나무의 복원사업 및 비무장지대(DMZ)의 생태계를 조사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부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6회에 합격한 곽청장은 창원과 울산시장 및 부산부시장 등을 역임한 내무관료다.지난해 9월 부임한 그는 직원들에게 목재만 생산한다는 단순한 생각에 머물지 말고 다양한 소득원을 개발하는 등 임업을 산업화하는 데 앞장서라고 강조한다. ◎정부의 조림 5년계획을 보면/5대강 유역 활엽수림 조성/뿌리길고 낙엽쌓여 물저장 뛰어나/33만㏊ 대상… 올 1만5천㏊ 작업/벌채나무 목재이용·도심지역 옮겨 앞으로 5년 뒤 한강 등 우리나라 5대강 유역의 산림은 어떤 모습일까. 현재 대종을 이루는 소나무·잣나무 등 침엽수림이 상수리나무·자작나무 같은 활엽수림으로 크게 바뀐다.올해부터 오는 99년까지 5년 동안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다.맑은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산림이 목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 만은 아니다.거대한 「녹색댐」으로서의 기능도 한다. 우리나라 국토의 65%를 차지하는 산림이 연간 물을 저장하는 능력은 1백80억t이다.7개 다목적 댐의 최대 저수량인 98억t의 갑절 가까이나 된다. 민둥산에 비가 오면 대부분 강으로 바로 흘러가고 만다.그러나 숲이 우거지면 뿌리나 줄기 등에 수분이 흡수됐다가 서서히 강이나 땅 속으로 흘러 들어가며,지하수가 되기도 한다. 일종의 댐 역할을 하는 셈이다.우리나라의 연간 강수량은 1천2백67억t이지만 22% 가량인 2백86억t만 이용된다.오는 20 01년에는 이용량이 3백30억t이 돼야 한다.산림의 녹색 댐 역할은 더욱 요구된다.5대강 유역의 숲을 침엽수 대신 활엽수림으로 바꾸려는 것은 활엽수림의 물 저장 능력이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침엽수림에 비해 뿌리의 길이가 더 길다.낙엽이 지면 나무 아래의 땅이 햇볕을 많이 받게 돼 다른 식물도 잘 자란다.물을 더 저장하는 효과를 얻는다. 5대강 유역의 산림은 전체 산림면적의 68%인 4백40만㏊이다.산림청은 이 중 7.6% 가량인 33만4천㏊를 활엽수림으로 바꿔 심을 계획이다.5대강으로 합류하는 지류 주변의 3백42개 취수장을 중심으로 반경 5∼10㎞ 이내가 대상이다. 올해에는 5백4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33만4천㏊중 1만5천㏊에서 작업을 펼 계획이다.솎아내거나 벌채하는 침엽수림은 목재로 쓰거나 10년짜리 이하이면 도심지역으로 옮겨 심는다.산의 경사도가 36도 이상으로 가파른 지역은 벌채로 인한 산사태를 막기 위해 제한적으로만 활엽수로 바꿔 심고,침엽수림이라도 천연림으로 보존할 가치가 큰 나무는 그대로 놔둔다. 바꿔 심는 수종은 활엽수 중에서도 갈참나무와 굴참나무·상수리나무·자작나무·고로쇠나무 등 물의 저장 능력이 뛰어난 나무들이다.산림청 자원조성과 정수봉 계장은 『5대강 유역의 상수원 오염 및 물부족 현상을 막기 위해 중요한 생태적 기능을 하는 산림의 대체 조성사업을 펴기로 했다』며 『이 사업이 끝나면 산림에서 천연 여과과정을 거친 1급수 식수를 원활히 공급하게 되며,아울러 쾌적한 휴식공간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나무 심으며 숲의 고마움 새긴다/「숲과 문화연구회」주최 식목행사

    ◎가족단위 백 20명 참가… 잣묘목 심어/나무이름 유래·나이테 보는법 알려줘 『단순히 한그루의 나무를 심고자하는 것이 아니고 나무와 숲에 대한 사랑을 심고자 합니다』. 지난 2일 상오 조그마한 환경단체인 「숲과 문화연구회」(회장 전영우·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교수) 주최로 30여가족 1백20여명은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중미산 자연휴양림에서 저마다 잣나무를 심으며 푸른 숲의 고마움을 되새겼다. 이 연구회는 92년 고려대 임학과 출신 학자들이 주축이 돼 결성한 단체로 회원및 시민들과 함께 살아있는 숲의 숨결을 찾은 것도 이번이 17번째이다. 『수백만년동안 낙엽이 썩어야 1㎝의 건강한 흙이 쌓입니다』,『낙엽송의 나이는 가지와 가지사이를 한 마디로 할때 이를 1년으로 계산하면 된답니다』,『국수나무는 가지속부분이 마치 국수가닥처럼 밀려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죠』….임학교수와 산림청 임업연구원들로 구성된 7명의 운영위원들이 숲속에 널린 「교재」들을 짚으며 들려준 이야기들은 행사에 함께 한 국민학교학생 뿐만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마냥 새롭기만한 것이었다. 이는 또한 우리나라 산에 흔하디 흔한 나무들에 대한 무관심을 한꺼풀씩 벗는 과정이기도 했다. 『숲은 오염수를 정화시키고 엄청난 양의 물을 보관하는 물탱크역할을 해 수천억원의 경비소요와 환경훼손이 불가피한 인공댐의 유일한 궁극적인 대안입니다.식목일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라는 한 운영위원의 호소섞인 말에는 숙연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숲의 비밀캐기」가 끝나고 이어진 순서는 잣나무 심기 프로그램. 간단한 식재요령을 들은 부모들은 자녀들의 고사리손을 붙잡고 나누어 준 묘목을 지정된 장소에 심었다.참가자들의 차분하고 조심스러운 손놀림에는 이미 숲의 고마움에 대한 마음이 어려있었다. 행사에 참가한 최영화(40·서울 영등포구 신길1동)씨는 『후손에게 물려줄 숲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며 아이들과 함께 심은 잣나무를 앞으로 틈나는 대로 와서 돌볼 생각』이라며 묘목앞 팻말에 적힌 아들이름을 어루만졌다.
  • 달러화 왜 추락하나/환투기·일 대량매각설 등 분분

    ◎“미 무역적자·멕시코사태 연계”가장유력 미국 달러가 전세계 외환시장에서 「그린(초록)백」이란 생기넘친 이름 값을 전연 못한 채 누런 낙엽처럼 폭락에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3일까지 이틀 연속된 폭락사태로 미달러의 가치와 위신이 땅바닥에 떨어졌다.국제외환시장은 유수의 후보들 가운데 가장 믿음직한 「지구적」통화가 매일매시 선택되는 씨름터라 할 수 있고 여느 시장과 마찬가지로 변화무쌍한 곳이다.그러나 이번 미달러 시세하락은 평소의 변화폭을 훌쩍 뛰어 넘는 초대형이다.그런대로 버텨 오던 미달러인데 갑자기 어떤 허점을 잡혀 이처럼 국제환시의 모래바닥에 내동이쳐진 것인가. 근 50년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6월말 일본 엔화에 대한 교환가치가 달러당 1백엔대 아래로 떨어졌던 미달러는 이후 8개월동안 96.8엔의 최저점을 유지했으나 이번 이틀새 94.10엔(장중가 93.70엔)까지 곤두박질했다. 국제환시에서 거래자들이 하나같이 미달러를 기피,헐값에 처분한 것으로 외환전문가들은 이를 미달러에 대한 국제적 「도망」이라고 표현하면서 여러 이유로 설명한다.「그간 잘 나가던 미국경제가 곧 수그러들 조짐인 반면 일본과 독일은 회복 초기에 있어 장래가 더 유망한」까닭에 미달러를 버리고 일엔화나 독일마르크화로 몰려 든다는 것이다. 경제호황은 거의 필연적으로 돈가치를 떨어뜨리는 인플레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에 미달러를 지금 처분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또 금리수준도 중요한데 지난 1년동안 금리인상행진을 벌여온 미국보다는 이제 막 경기가 좋아지려는 일·독에서 금리인상의 가능성이 더 짙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도주」이유는 너무 고답적이어서 미국에 진출한 일본 현지법인들이 3월말 결산에 대비해 보유달러를 대량 매각했다거나 미국 고위관리가 달러약세방임 의견을 피력한 결과라는 해석에 더 귀가 쏠리고 있다.그리고 93엔대까지 떨어지는 등 폭락사태가 한층 심화된 이틀째에는 미국 경제문제의 「감초」격인 「미국 무역적자 악화」가 이 폭락의 직접적 주범으로 지목되기에 이르렀다. 미국는 지난해 4%가 넘는 경제성장을 기록하는 한편으로 상품교역 적자가 1천6백63억달러로 전년보다 25%나 급증했다.수입증가로 그만큼 많은 달러가 외국에 지불된 것인데 달러보유자들은 결국 달러가치하락을 초래할 미국의 무역적자가 올해 멕시코 금융위기와 연계되면서 개선되기는 커녕 한층 악화된다고 우려한다. 멕시코는 미국의 3번째 교역대상국인데다 금융위기 해결책으로 미국으로부터 2백억달러의 신용지원을 받았다.이 지원자금이 우연찮게도 외환안정기금의 일부인 점은 둘째치고 멕시코경제 상황을 보면 미국이 잡힌 발목을 쉽사리 빼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무역적자 못지 않은 역작용과 부담을 미국경제에 두고두고 주리라는 견해가 강하다. 그러나 이런 사항들은 중장기적 단서에 지나지 않아,돌연 거대규모의 투기자금이 달러약세화를 선수치면서 국제시장을 휘저어 놓았다는 말이 들린다.미국을 비롯한 16개 중앙은행이 드물게 달러집중 매입의 공동전선을 취한 것도 이번 폭락이 시세를 반영한 합리적 전개보다는 환투기 세력의 영향아래 나왔다는 판단이 강한 탓도 있다.중앙은행의 상대적 고가매입은 투기세력의 의도대로 좋은 달러매각의 장을 제공한 셈이다. 이에 덧붙여 일본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미국정부의 달러약세 방임및 조장 주장도 일면 수긍되는 실정이다.
  • 대기오염 대책 급하다(사설)

    대기오염이 한계에 이른 것 같다.산성비 전국화 현상과 오존오염도 계속 증가한다는 조사보고에 이어 올해 들며 짙고 잦은 산성안개가 조기출현하고 있다는 보도는 대기에 대한 위기감을 갖게 한다.산성비측정을 계속해온 중앙과 지방환경연구소는 이제 한반도 대도시·공단지역은 물론 중소도시·해안에도 산성비가 내리고 있음을 확인했다.그 산도도 대도시·공단에서는 상당히 강한것으로 나타났다.오존 오염도도 대도시가 전반적으로 높다.단기오염치가 건강위해 선을 넘어서는 때가 잦은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산성비는 사람 눈과 피부에 심한 자극을 주어 염증을 생기게 하지만 무엇보다 생태계와 농작물·산림·호소에 극심한 피해를 준다.전국 토양중 6.2%는 식목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산도이며 공단과 대도시 수목 잎에 얼룩이 생기고 조기 낙엽,산성에 약한 나무 감소,깊은 계곡 물고기와 갑각류·양서류의 종수 감소등 피해사례가 보고되고 있다.산성비로 인한 철구조물·콘크리트·석조 부식 및 섬유탈색등 피해도 보고되고 있다.산성안개도 호흡기질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오존오염 피해로 최근 대도시 호흡기질환 감염자가 크게 늘고 치유가 더딘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특히 기관지질환 및 폐암 환자증가는 오존오염과 연관이 큰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오존은 폐의 깊은 곳까지 쉽게 들어가 염증과 폐수종 등을 일으키며 노출이 심한 경우 호흡곤란을 일으켜 실신하게 된다는 보고도 있다. 산성비·산성안개는 아황산가스·질소산화물 및 염화수소 등의 산성가스가 황산·질산등 강산으로 변하여 구름이나 비·안개에 녹아들어 생성되는 것이다.공장·화력발전소·차량·난방 등의 석유·석탄 연소배출이 오염원이다.그리고 한국 산성비 원인물의 33%가 중국에서 날아온 것이라는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 연구도 최근 보고됐다.이 중국 오염원에 대해서는 정부당국이 오는 4월하순 중국 환경보호국장의 서울 초청과 6월초 베이징에서 열릴 한·중환경협력공동위원회에서 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 한다.지난해 들어 중국이 한반도를 비롯한 광역대기 오염에 책임이 있을 수 있음을 조심스럽게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정부도 강력히 그 방지대책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 도시지역 질소산화물과 오존오염원은 무엇보다 차량이다.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차를 덜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서울시가 차량 10부제를 도시교통소통대책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대기오염저감시책으로도 필요하다.승용차를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케 하는 것,차량정비로 가스배출을 줄이게 하는 것등 여러 시책이 지속돼야 한다.그리고 지난번 환경부가 오존오염저감대책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오존오염경보제를 시행하는 것도 미루지 말아야 한다.
  • 호두(최선록 건강컬럼:57)

    ◎불포화 지방산·인·칼슘 성분많아 노화방지 “효험”/고혈압 예방·피부병·탈모증 치료에도 널리 이용 예로부터 음력 정월 보름날 부럼으로 깨먹는 호두는 두뇌를 명석하게 해주고 자양강장에 효험이 뛰어난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있다. 우리나라 중부이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호두나무는 식물분류학상 가래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높이 18∼20m까지 자라며 꽃은 4∼5월에 피고 열매는 9월말께 익는다. 호두 열매는 식용이나 약용으로 제일 많이 이용되지만 열매의 단단한 껍질이나 기름 및 나무의 껍질도 향유·화장품·그림 물감용으로 널리 활용된다. 호두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1백g당 5백30㎉의 높은 열량을 가지고 있다.영양분 가운데 지방이 약60% 정도로 가장 많이 함유돼 있으며 단백질(15.5%),탄수화물(10.4%),물·회분·칼슘·인·철 등 무기질이 골고루 들어있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으로는 체중증가에 필요한 트립토판과 디아미노산이 듬뿍 들어있고 단백질이 육류보다 많으며 지방은 돼지고기 보다 2배가량 함유돼 있다. 일반적으로 육류속에 들어있는 지방은 포화지방산이 대부분이어서 심장병·고혈압·동맥경화증·비만증 등을 유발하기 쉽다.그러나 호두의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이 대부분인 데다가 혈중 콜레스테롤의 양을 감소시키는 필수 지방산이 많기 때문에 혈관벽에 콜레스테롤의 부착을 억제,각종 성인병을 예방시켜 준다. 특히 호두의 불포화지방산 가운데 리놀산과 리놀레인산은 필수 지방산으로 일명 비타민F라 부르고 있다.리놀산은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고혈압 예방에 좋은 식품이 된다.또 이 성분은 겨울철의 동상예방과 추위를 이겨내는데 큰 도움을 주며 민간에서는 각종 피부병과 탈모증 치료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한편 호두에는 비타민B▦과 칼슘·인·철분이 골고루 들어있어 자주 먹으면 피부에 윤이나고 고와지며 노화방지와 강장에도 두드러진 효과가 나타난다. 더욱이 40대 이상 중년기에 들어선 사람에게 호두는 좋은 지방식이 된다.성인이 매일 호두 3개씩 먹으면 1일 필요한 지방량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또 중병을 앓고난 환자가계속적으로 호두를 먹으면 건강 회복이 빠르고 불면증이나 신경쇠약이 치료되며 피를 만드는 조혈작용이 왕성해질 뿐 아니라 감기나 천식으로 오는 기침이 씻은듯 가라 앉는다. 이밖에도 호두는 콩팥(신장)의 기능을 강화시켜 이뇨작용이 촉진되고 요통·관절통·어린이의 경기·변비 치료에 두드러진 효과가 있다.또 입시생들의 건강증진과 정신을 맑게 해주는 건강식품으로 널리 활용될 수 있다.
  • 업소에 「쓰레기세」까지 받다니/PC통신망에 비친 종량제

    ◎“서민부담 가중” “시믹의식 미흡” 비판/“오죽하면 이런 고육책을” 찬성론도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 먹는데도 쓰레기 부담금조로 1백원씩이나 더 내야 하는가』 쓰레기종량제에 대한 아마추어논객들의 찬반양론과 대응책등 다양한 의견들이 하이텔과 천리안등 PC통신망에 빗발쳐 종량제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이들 의견의 내용은 쓰레기 종량제 초기단계에 나타난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것이 대부분.『승용차 10부제에 범칙금인상에 이제는 업소에서 쓰레기세까지 받다니….이렇게 돈을 빨아가면 서민들은 어떻게 삽니까』,『재생 가능한지 아닌지를 일일이 검사한다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 잘못된 제도』,『국민의 의식수준이 개인의 양심을 전제로 하는 쓰레기종량제를 따라갈 수 있을까』 그러나 『오죽하면 정부에서 이런 고육책을 냈겠느냐』는 등 찬성론도 만만치 않다. 『버린만큼 세금을 내게 되니 공평하고 쓰레기의 양이 줄어들뿐 아니라 처리경비가 절약돼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시간까지 돈으로 환산해 보다 효율적인 조직원리를 도입해가는 추세인데 쓰레기를 돈으로 환산해 효율적인 관리를 하는 것은 당연지사』,『종량제 실시이후 쓰레기를 철저히 분리하고 줄였더니 4일동안 규격봉투 하나도 차지 않았다. 석달에 6천8백원 내던 오물수거료보다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들도 상당부분 개진됐다. 그러나 『낙엽을 치워다 담아도 규격봉투에 넣으라고 할테니 가을에 낙엽도 제대로 쓸지 못하겠군』,『포장재가 많이 들어가는 제품을 사면 구입 즉시 판매사에 돌려주어야 하니 결국 물가인상은 불을 보듯 뻔한 일』과 같은 제도 시행상의 부작용을 염려한 글도 많았다. 『양심없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밤에 몰래 내다버려 아파트앞이 온통 쓰레기로 뒤덮였고 청소차는 규격봉투가 아니라며 치워가지 않아 사람사는 동네같지가 않다.아아…우리나라.쓰레기 화려강산…』『코팅종이는 일반쓰레기로 분류한다던 환경처가 바로 그 코팅종이로 종량제 안내문을 만들어 배포하다니』라며 개탄한 「우국논객」도 있었다.
  • “배씨에 가스총 쏜뒤 목졸랐다”/살해범 김영민 본사기자와 일문일답

    ◎“돈많은 배씨 집 털자” 전이 제의/어머니의 권유로 자수… 홀가분 연예인 매니저 배병수씨 납치,살해용의자인 김영민은 24일 하오3시40분쯤 서울 종로4가 C다방에서 자수에 앞서 서울신문 기자와 2시간여 단독으로 만났다. 짧은 머리에 사각 뿔테안경을 낀 김은 청바지차림의 앳된 모습이었다. ­왜 자수하기로 했는가. ▲23일 낮12시 고려대 앞에서 노점상을 하는 어머니와 고대 안으로 들어가 많은 얘기를 나눴다.당시 어머니가 두손을 잡고 울먹이면서 자수를 권유했고 그 뜻에 따르는 것이 자식의 도리인 것 같아 자수를 결심하게 됐다. ­23일은 뭘 했나. ▲잠 한숨 자지 못하고 서울시내를 돌아다녔다.곳곳에 경찰이 있어 잠깐이나마 눈을 붙일 곳이 없었다.자수를 결심하니 홀가분하다. ­범행당시 상황은. ▲11일 저녁때쯤 전용철이 『돈이 많은 배씨 집을 털자』고 제의하면서부터다.월급날이 됐는데도 전이 돈을 주지 않아 단순히 돈을 훔치려는 것으로 알고 응낙했다.배씨 집앞에 도착한 것은 밤11시쯤이었는데 주차장의 쪽문이 열려 있어 들어가보니 갑자기 현관에서 여자가 나오는 바람에 기다렸다.12시쯤 배씨와 젊은 여자가 집을 나오는 것을 보고 몰래 들어가 안방 TV위에 놓인 배씨의 핸드폰을 들고 나왔다.이때 배씨 집 정원에서 밖에 있던 전과 훔친 핸드폰을 이용해 통화를 했다.그 사이 배씨가 여자를 보내고 다시 안으로 들어왔고 정원에 숨어 있던 나는 겁이 나 밖으로 나와 전에게 『다음에 다시 하자』고 차를 타고 집으로 가기로 했다. ­왜 다시 배씨 집에 들어갔나. ▲집으로 돌아가던 중 차안에서 전이 핸드폰으로 통화를 한번 했으니 배씨가 핸드폰 분실신고를 하게 되면 핸드폰 번호가 추적돼 결국 경찰에 붙잡힐 것이라며 다시 범행을 하자고 해 새벽 1시쯤 배씨 집에 다시 들어갔다.이때 전은 들고 있던 가스총을 내게 주고 현관 앞에 배씨의 핸드폰을 놓아 전이 전화를 걸면 그 소리를 듣고 나온 배씨에게 가스총을 쏘라고 지시했고 10여분 뒤에 나온 배씨에게 가스총을 쏘자 배씨가 소리를 질렀다.이때 전이 배씨를 마구 두들겨패며 거실로 끌고 들어갔다. ­왜 살해했나. ▲처음엔돈만 훔칠 생각이었다.그래서 배씨의 얼굴에 수건을 씌우고 두들겨패기만 했다.배씨는 처음 소리를 지르고 강하게 반항했으나 전이 손발을 묶고 침대에 뉘이자 『달라는대로 다 줄 테니 말로 하자』고 해 얼굴에 덮었던 수건을 벗겨주었다.전은 나를 고용한 건달이라고 소개했고 전을 본 배씨는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나는 돈만 가져가면 되니까 내일 아침까지 여기 있다가 돈만 은행에서 찾아가자고 했으나 전이 『내 얼굴을 알기 때문에 죽여야 한다』고 완강히 버텼다.내가 잠시 옆방으로 간 사이 전이 배씨의 몸에 올라 탄 채 커튼끈으로 목을 조르고 있었고 나에게 한쪽 끈을 잡아당기라고 지시,어쩔수없이 당긴 것이다. ◎배씨 피살 수사 스케치/범행사용 커튼끈 든 가방 길가서 발견/범인애인 뚜렷한 혐의없어 귀가조치 ○…서울지검 형사3부 홍효식검사의 지휘로 실시된 현장검증은 이날 상오8시30분쯤 배병수(36)씨 사체가 유기된 경기 가평군 설악면 지정부락 야산에서 전용철(21)등이 차에 싣고 온 사체를 내리는 장면을 시작으로 진행됐다. 보라색 파카에 청바지차림의 전은 시종일관 고개를 숙인 채 차 트렁크에서 사체를 꺼내 자신과 김영민이 각각 사체의 팔과 다리를 잡고 5m 절벽아래로 던지는 장면 등을 2시간남짓 차분히 재연했다. 경찰은 전을 따라 사체유기장소에서 1.7㎞ 떨어진 청평댐 부근 도로변에서 배씨의 목을 조르는 데 쓴 커튼끈과 식칼 1개,입에 물렸던 커튼조각 4개,전기장판 전선 등이 들어 있는 옷가방을 발견. 전은 『배씨를 살해할 당시 사용한 범행도구는 물론 수사의 단서가 될만한 모든 물건을 수거해 청평호수 주변에 버렸으며 식칼 2개는 모두 호수 속에 던졌다』고 진술. ○…지정부락 야산중턱 5m 절벽아래 낙엽더미 위에서 발견된 배씨 사체는 쭈그린 채 엎드려 있는 상태였는데 얼굴이 다소 부패된 것 말고는 추운 날씨에 얼어붙어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 배씨는 회색 트레이닝잠바와 검정색 골덴바지차림에 맨발인 상태였으며 현장에서 실시된 사체검안결과 목을 졸린 흔적과 손목·발목을 결박당한 색흔,머리에 약간의 타박상 등이 있었다. 전은 『지난 여름 영화를 찍으러 온 최진실씨와 자주 와 지형에 익숙했기 때문에 이곳에 사체를 버렸다』고 진술. ○…서초서 관계자는 『범인들이 커튼끈·커튼조각 등 증거물은 물론 배씨집 전기스탠드 등 자신들의 지문이 묻어 있을 가능성이 있는 모든 물건을 옷가방에 넣는 등 치밀한 범행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핸드폰을 실명으로 구입하고 은행 폐쇄회로 TV에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등 범행이후 도주행적에서는 완전히 초보였다』고 한마디. ○…경찰은 범인들과 도피행각을 벌인 애인들에 대해 범인도피혐의를 적용,즉각 사법처리할 방침이었으나 뚜렷한 혐의가 드러나지 않자 일단 이들을 귀가조치. 경찰은 이들이 부산·제주 등지로 함께 도피해 다니기는 했지만 전·김의 범행사실을 몰랐다고 일관되게 진술하는데다 적극적으로 방조하거나 도왔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어 일단 이날 자수한 김을 조사한뒤 재소환할 예정. ◎매니저/연예인에 폭군처럼 군림/4백명 추산… 대부분 가요계서 활동/폭력배 출신 많아… 돈으로 PD매수도 탤런트 최진실양의 전매니저 배병수(36)씨 살인사건을 계기로 연예계 매니저의 폭력실태와 구조적인 비리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예활동의 특성상 연예인과 이들의 모든 것을 관리해주는 매니저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공생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 연예인 매니저의 숫자는 모두 4백명선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매니저는 주로 가요계쪽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탤런트나 영화배우 등 연기분야에서는 스케줄상의 번잡함이 덜해 필요성도 낮기 때문에 숫자도 적은 편이라는 것. 연예계에 만연한 부정과 한탕주의 사고방식,그리고 매니저와 연예인 및 부하직원과의 주종관계를 야기시키는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연예계의 폭력과 비리가 끊이지 않고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입배분만 하더라도 매니저가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까지 자신의 몫으로 챙기는 관행이 이어져오고 있으며 따라서 연예인의 드러난 「몸값」중 상당부분이 이들에게 들어가는 것이다. 매니저가 자신이 고용한 직원은 물론이려니와 인기연예인에게 폭군처럼 군림할 수 있는 것은 일부 방송PD및 광고대행사직원과의 돈으로 맺어진 유착관계 때문이다. 톱 클라스의 일부연예인을 빼고는 신인때는 말할 것도 없고 웬만큼 인기를 얻더라도 영화·TV·CF에 출연하려면 매니저를 통하지 않고는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 남정 박노수(이세기의 인물탐구:63)

    ◎세속과 거리먼 대쪽기상… 한국화의 대가/노송­여인의 머리결등 한국적 비감의 정서 관조/여백­색채 절묘한 조화… 관념­실경산수 넘나들어/내년 열번째 개인전 계획… 신품의 경지 기대 남정 박노수의 간원화실은 어느 듯 스산한 초동이다. 종로구 부암동에 자리잡고 있으나 인왕산자락에 파묻혀 마치 심산유곡인 듯 산새소리 바람소리만이 유랑한다.대문에서 작업실에 이르는 긴 길목은 가으내 진 낙엽이 산처럼 쌓여있고 화사의 화숙다운 청한한 적요가 사방에 깃들 뿐이다. 봄이면 진달래 철쭉이 지천을 이루고 여름은 울창한 수목,나목한천의 백색겨울등 간원에 머무르는 사계절의 변화는 눈에 닿는 풍경마다 살아있는 명화가 아닐수 없다.간원은 그의 옥인동집에서 보면 동북방에 위치한 동산이란 뜻이다. 남정은 아침 9시반에 집에서 나와 주로 이곳에서 그림을 그린다. 하루종일 별반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따로 시중을 드는 이도 없다.쉬고 싶으면 혼자서 마당에 나가 물을 뿌리거나 수석을 돌본다. 남정의 화실은 처음은 원효로에 있었고 70년대 후반에 비원앞 가든타워, 그후 사직동의 한 아파트로 옮겼다가 이곳에 정착했다. 널리 알려지다시피 그는 세속과 도무지 화통하는 법없이 그림에만 전념하는 화가다.대쪽같고 겨울강처럼 차가운 성격은 아무하고나 쉽게 만나지도 않을뿐더러 만나더라도 무슨 이야기든지 부담없이 나눌수 있는 친밀감을 주지도 않는다. 본인은 그런 소리가 나오면 수원시화중의 한구절을 들어 「가슴속이 탁 터지고 온화한 품격을 가진 이면 일자불식이라도 참 시인일것이요, 성미가 빽빽하고 속취가 분분한 자라면 비록 종일 글을 깨물거나 글씨를 씹고(교문작자) 쓸데없이 문장이 장황해도(연편누독) 시인이 될수없다」고 한것처럼 만약 소방하지 않다면 어찌 좋은 화가일수 있느냐고 반문한다.그러나 논리는 정연하고 음성은 따뜻할지라도 차고 냉정할 때가 오히려 그답다고 할 수 있다.그만큼 원칙을 중히 여기고 순리적인 흐름을 수용하는 주의다. ○목선이 긴 비마등 이채 옛선비의 의지가 몸에 밴 그의 기상은 지금도 내일모레면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라고는 짐작되지 않는다.그림의 격에 대한 식을줄 모르는 정열과 큰 그림을 그릴 때의 현완직)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아 보는 이로 하여금 범접 할 수 없는 위엄을 준다.그의 성격의 일면은 60년대 중반 일본 중국화풍을 모방한 국적불명의 그림들이 쏟아져나오자 이를 한심하게 여긴 나머지 한 신문에 기고한 글만으로도 알수 있다.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남의 나라에서 시도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며 이를 모방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은 「망국족자 상선자망기문화」,즉 「나라와 민족을 망치는 자는 언제나 먼저 스스로 그 문화를 망친다」는 내용이 그것이다.이는 화단의 경각심을 촉구하여 지식있는 많은 층의 호응을 받았었다. 그림도 그렇다.누구라도 그의 그림을 보면 그것이 남정화인줄을 한눈에 알아본다.한국적인 노송과 강안의 야트막한 산들,청결하게 빗어넘긴 여인의 머릿결과 잔잔히 치켜올라간 눈매,소년의 외로운 등모습과 목선이 긴 비마는 한국적인 비감의 정서를 무위로 관조하고 있다. 돛단배의 돛과 선비의 취월창의,멀리 지나는 여인의 치맛자락을 바탕색인 군청 비취록과는 달리 호박색이나 산호색으로 점을 찍어 청색 비단보에 싸인 별빛같은 효과를 내는 것도 그만의 채색기교라 할수 있다. 그의 색조는 초기에는 물기가 마르기전에 발묵 채색하는 선염법을 쓰다가 피카소에 심취했던 젊은 시절을 되살려 검푸른 청남과 여명으로 영롱한 운기를 살려낸다.이른바 오채가 깃든 먹과 쪽빛 섞인 청화색은 광활한 하늘로 배분하고 준열한 한 획의 선은 산의 기개로 과시된다.이때 강을 사이에 둔 언덕은 부세의 영욕을 적멸한 피안이며 인물들의 표정에는 상락이 깃들여 정중동의 관념산수와 동중정의 실경산수의 요소를 자연스럽게 함축시키고 있다. 「여기에 무한감을 수반하지 못하면 살아있는 그림이 될수 없다」는 생각에서 그는 화면에다 우주로 통하는 공간을 설정하고 먹과 선으로 공간을 공략하여 여백과 색채가 어울린 기운생동을 성취해낸 것이다. ○28세때 대통령상 받아 이런 측면으로 추적한다면 그림속의 주인공들은 그의 소년시절의 시심을 간직한 것처럼도 보인다.혹은 언덕에 기대어 앉거나혹은 범주에 몸을 실은채 먼 강산을 우러른 소년은 과연 무엇을 생각하며 그 시선은 어디에 두고 있는가. 그는 충남 연기의 한학자(부친 박상래)집안에서 태어났다. 비교적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외조모에게 천자문을 배우고 부친에게 붓글씨를 익히는 어린시절을 보냈다.청주상고에 다닐 때는 문학지망을 꿈꾸기도 했으나 부친은 그림 그리는 것을 말리진 않았다. 서울에 올라와 사직동에 있는 청전 화실에 드나들면서 초기엔 인물화를 그렸고 서울대 미대에 입학하자 「근원수필」로 유명한 김용준과 심산 노수현 월전 장우성을 사사, 일찍이 청전은 고귀한 품성을 지닌 이 미소년의 범상치 않은 재질을 보고 이미 「일총한 화가탄생」을 주변에 일러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학재학 시절에는 그림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상명여고 동흥중 성동고등에 시간강사로 출강,당시 상명여고 교감으로 있던 문학평론가 곽종원씨가 전임을 맡기려하자 그림 그리는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는 강직한 청년기를 보냈다. 그 시기엔 학교 숙직실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서책들을 난독하면서 인생에 대한 무상에 빠져 술로 밤을 지새는 경우가 많았다.가슴속에 이유 모를 비감이 가시지 않아 그림의 소재도 유랑극단의 곡예사나 피리불며 정처없이 떠도는 소년의 방황에 그쳤다.그러다가 인생을 극도로 비관하는 염세주의와 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한 폐인이 되고 말리라는 자책끝에 새로운 정신세계를 열고 다시 화폭과 대좌했다. 28세때 제4회 국전에서 「선소운」이란 인물화로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그는 비로소 독자적인 채색과 여백의 미를 화면에 전개해 나갈수 있었다. 지금도 그는 골프나 바둑이나 술과 텔레비전에 이르기까지 그림에 방해가 되는 일은 일체를 삼간다.그의 취미는 일요일 등산하는 것과 난과 수석뿐이다.난은 섬세하고 유연한 동양화의 선을 감춘데다가 순수한 향기로 정신을 수려하게 정화시킨다는 차원에서 각별한 애정을 지니는 듯 하다. 그외 그의 일상생활은 비교적 단조로운 편이다.국전 대통령상 수상기념으로 그에게 남정이란 아호를 지어준 소전 손재형 소설가 유주현과 교분을 나누었으나 그들은 고인이 된지 오래이고 지금은 서울대 시절의 스승인 월전과 시인 김춘수 정병욱등과 담소를 즐긴다.가족은 부인 장신애여사와 큰자녀들은 출가하고 두딸이 있다. ○“품격 높은 예술” 극찬 그의 결벽한 일면은 그의 개인전 팸플릿에 반드시 이경성의 서문만을 고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화단일각에서는 이를 섭섭하게 여기는 이들이 있지만 이경성과는 이대교수로 함께 재직하면서 그의 제작의 내부까지를 일일이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평론가의 넘치거나 치우치지 않는 「남정화론」을 굳게 믿는 것 같다. 이경성은 남정의 작품을 「한마디로 격조의 예술」로 천명한다.「품격이 높고 예술적으로 성숙되어 정신과 기술을 아울러 갖췄을 뿐만 아니라 북화적인 큰 스타일과 남화적인 정신세계가 어울려 새로운 한국화를 만들어냈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색채를 화면에 부여함으로써 남정은 그곳에 반드시 존재돼야할 바위나 산이나 사람을 만들어낸다.이른바 모든 사물의 전화가 그의 날카로운 붓끝에서 창조되고 그렇게 창조된 사물은 영원한예술로서 존속된다.인위와 조작이 없는 「순도높은 인품이 담긴 작품」,그리고 세련되고 치밀하게 계산된 공간처리와 평면감각을 극도로 추구하여 회화의 본질을 회복시키고 있다.이렇게하여 그는 한국 현대회화사상 우뚝한 봉우리중의 하나로 서게 되었다. 내년은 그의 열번째 개인전이 잡혀있다.그러나 변화추구보다 신운이 깃든 절제의 필치로서 그는 진실하게 화면을 지휘하는 시기다.따라서 능란한 능품이나 기교적인 묘품,뛰어난 절품을 지나 화가 최고의 영예인 신품의 화경에서 명품절색을 경이로 펼칠 것에 틀림없다. ▷연보◁ ▲1927년 충남 연기출생 ▲1949년 국전 제1회부터 81년까지 30회출품 ▲1952년 서울대미대 회화과졸업 ▲1953년 국전 특선및 국무총리상 ▲1954년 대한미협전서 공보실장상 ▲1955년 국전 대통령상,대한미협전 국무총리상 ▲1956년부터 이대미대교수 ▲1957∼79년 국전초대작가,국립현대미술관초대전 심사위원·초대작가 선정위원,국전심사위원및 심사분과위원장,국전 운영위원 ▲1958년 첫 개인전 ▲1960년 묵림회 창립회원 ▲1962년부터 서울대미대 교수 ▲1964년 청토회 창립회원 ▲1964∼81년 「19 10년이후의 한국미술」「해방이후의 한국화」「오원 장승업연구」「신벽화 연구」등 논문발표 ▲1965년 도쿄 일동화랑 개인전 교토 토교화랑 개인전 ▲1973년 세종대왕기념관 기록화(역진개척도)제작 ▲1976년 스웨덴 스톡홀름 개인전(그라피오 테케트 화랑) ▲1977년 개인전(현대화랑),중앙미술대전 심사위원 ▲1980년 개인전(현대화랑) ▲1981년 3·1문화상,서울시 문화상심사위원,유럽및 미국의 미술관 박물관 미술교육시설 시찰 ▲1982년 일본서「한·일·중 동양화3인전」(주일 한국문화원),한미수교 1백주년기념 사절단으로 도미 ▲1983년 대한민국 예술원회원 이후 해마다 예술원회원전 ▲1986년 이대대학원 교수 ▲1987년 예술원상,박노수미술전(백악미술관),하와이 동서문화협회 초청전시 ▲1989년 서울미술전 추진위원장 ▲1991년 예술원미술분과회장,이대정년퇴직,현대미술초대전추진위원 ▲1994년 5·16민족상 학예부문상,예술원 개원40주년 기념전 ▲ 대한민국 예술원정회원
  • 가요계/휴면기 가수 컴백 뜨거운 겨울 예고

    ◎김건모·심수봉·「015B」 등 곧 활동 재개/신승훈·변진섭·박미경은 가을부터 시작/사탄소동 휘말린 「서태지…」 국내 활동 중단 찬서리가 내려 낙엽이 지고 겨울이 와도 가요계는 뜨거울 것같다.가을과 함께 일부 가수는 떠났지만 겨울과 함께 대형 가수들이 잇따라 돌아오기 때문이다. 앞으로 활동을 재개할 가수는 김건모·심수봉 그리고 그룹 「015B」.가을과 함께 활동을 재개한 가수는 신승훈·변진섭 그리고 박미경 등.반면에 그룹 「전람회」는 낙엽과 함께 떠났고 사탄소동을 겪은 「서태지와 아이들」은 겨울이 오면서 우리곁을 비켜섰다. 돌아온 가수중에 가장 주목되는 가수는 김건모.올 초 가요계를 휩쓸다가 여름과 가을동안 활동이 뜸했지만 다음 달 초 3집 음반을 내면서 방송활동등을 재개,내년 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노래를 부를 계획이다.노래는 여전히 흑인음악이지만 레게 위주에서는 탈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015B」도 다음 달 초 5집 앨범을 내고 활동을 재개하면서 다시 가요계의 정상을 겨냥한다.지난해 「신인류의 사랑」으로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가요계에 신세대 바람을 일으켰던 이 그룹은 반년여동안 침묵을 지켜왔다. 중년 가수 심수봉도 이 계절이 가기전에 돌아올 가수.오는 25∼27일 단독 콘서트를 갖고 활동을 재개한다.「아이야」등 신곡을 담은 새 앨범도 곧 출반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신승훈과 변진섭은 이미 가을에 들어서면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있다.신승훈은 지난 9월 4집 음반 「그후로 오랫동안」을 내면서 6개월만에 방송 출연등 다시 무대에 선 가수.10월 2∼3일에는 개인 콘서트도 가졌다. 현재 활발한 방송출연을 하고있는 변진섭은 지난 9월 6집 음반 「니가 오는 날」을 내면서 서울과 부산에서 단독 콘서트를 마련했다.변진섭은 2년여만에 새 음반을 내고 1년여만에 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10월 중순에 3년만에 2집 음반 「이유같지않은 이유」를 내면서 댄스풍의 노래로 인기를 얻고있는 박미경도 3년만에 제자리를 찾은 가수.박미경은 「민들레 홀씨되어」와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으로 인기를 얻다가 표절시비로 그동안 침묵을 지켜왔었다.신승훈의 「그후로 오랫동안」은 이미 상당한 인기를 얻고있으며 변진섭과 박미경의 신곡도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슈퍼스타없이 춘추전국시대를 이루고있는 가요계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지가 주목되고있다.가요종사자들은 돌아온 스타들이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요계에 바람을 일으켜주길 기대하고 있다. 한편 「기억의 습작」으로 인기정상을 구가하던 그룹 「전람회」는 지난 10월 말 방위입대로 당분간 활동을 중단했다.또 야심적인 복귀를 꿈꾸던 「서태지와 아이들」도 새 음반이 예상보다 큰 반응을 얻지 못하고 엉뚱하게 사탄소동에 휘말리자 국내활동을 중단한 상태.앞으로는 일본에서의 활동에만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이들은 내년 1월 국내활동을 당분간 중단하는 고별 콘서트를 가질 계획이다.
  • 단풍인파 몰려 체증극심/오합길일로 예식장주변도 붐벼

    일요일인 13일 경부·호남·영동등 주요 고속도로와 구리·의정부등 국도는 막바지 단풍길에 나선 행락객들의 차량이 몰려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었다. 또한 지난 4월17일에 이어 두번째 오합길일인 이날 결혼과 이사 등 주요 가정행사를 치르는 시민들이 많아 강남·영등포 등지의 예식장·백화점부근과 상계동·목동 등 아파트주변도로도 하루종일 교통체증을 일으켰다. 이날 내장산과 설악산에는 각각 5만여명과 1만5천여명의 관광객이 찾아와 낙엽이 지면서 막바지로 치닫는 가을단풍의 절정을 즐겼다. 그러나 단풍을 즐긴 행락객들의 차량 20여만대가 이날 하오부터 대거 귀경길에 오르면서 호남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가 만나는 회덕분기점등에서 심한 정체현상이 빚어졌으며,영동고속도로도 설악산·오대산 등지에서 단풍을 즐긴 행락차량들이 몰려 문막∼여주구간을 비롯한 대부분의 구간에서 지체와 서행운행이 반복됐다. 한편 이날 영동지방에 비가 내리고 안개가 끼면서 서울∼속초간 항공편이 모두 결항했다.
  • 초중생에 「녹색수업」 실시/이달 시범수업… 내년이후 제도화

    ◎정신·현장·체험교육 3단계 학습 청소년들이 현장체험을 통해 자연과 산림의 중요성을 체득토록 하는 「녹색수업」(그린스쿨)이 처음 운영된다. 산림청은 12일 청소년들의 호연지기와 인성순화를 위해 현장체험중심의 「녹색수업」을 실시키로 하고 이달중 시범 수업을 거쳐 내년부터 제도화하기로 했다. 그린스쿨은 3월부터 11월까지 서울등 대도시를 시작으로 전국 국민학교및 중학교를 대상으로 열리게 된다. 산림청은 자연과 환경에 대한 현장 체험이 쉽고 시청각교재등 시설을 고루 갖춘 광릉수목원과 산림박물관을 활용,우선 11일 서울 상봉국교,18일 우면국교 5학년 1개 학급씩을 대상으로 2회에 걸쳐 녹색수업을 갖는다. 녹색수업은 정신교육·모의실험(시뮬레이션)에 의한 현장교육,체험교육으로 나뉘어 이뤄진다. 정신교육은 숲·나무의 중요성과 일상 생활과의 관계를 교재및 VTR를 통해 살피며 모의실험에 의한 현장교육은 이산화탄소 흡수와 산소 방출(광합성작용)을 통한 나무의 공기정화기능과 숲의 물 저장및 수질정화기능등을 실험을 통해직접 확인시켜 준다. 체험교육은 10∼15명 단위로 조를 편성,가정에서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톱 사용법,못박기요령,통나무자르기등을 비롯해 나무를 친숙하게 느끼도록 하기 위한 나무이름과 나이 알아맞히기,낙엽으로 그림 짜맞추기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흥미를 가지고 숲과 우리생활의 관계를 직접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도록 한다.
  • 설악산에 불/산림청 6천여평 태워

    【설악산=조성호기자】 2일 하오 1시20분쯤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2리 국립공원 설악산내 속칭 불당골에서 원인 모를 산불이 발생,오색리 집단시설지구에서 대청봉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 주변 6천여평을 태운뒤 하오 4시 40분쯤 불길이 잡혔다. 이날 산불로 단풍나무 등 수천그루의 잡목을 태웠다. 불이 나자 설악산 국립공원관리공단측은 헬기 3대를 동원 경찰·군·영림서직원들과 함께 진화작업을 폈으나 때마침 부는 초속 20m의 강풍에다 지역이 험하고 낙엽이 쌓여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과 관리공단측은 이날 산불은 등산객들이 버린 담뱃불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중이다.
  • 문화답사여행 붐/깨진 기왓장에도 역사의 숨결이…

    ◎「백제문화를 찾아서」 동행취재기/해남·공주등지 주말엔 4∼5개팀 동시 방문/우리역사 새롭게 공부하며 문화의 참멋 체험 「답사 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모은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유홍준 저)와 판소리 영화 「서편제」 이후 현장에서 배우고 체험하는 문화답사기행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여행하기 좋은 계절인 요즘 전남 해남이나 백제 문화권인 공주·부여등 인기 답사지역의 경우 주말에는 4∼5개 답사팀이 방문,혼잡을 이루기도 한다. 가을색이 절정에 이른 10월 마지막 주말인 29∼30일 여성문화예술기획(대표 이혜경)이 마련한 가을문화답사기행 「백제문화를 찾아서」에 동행했다. 『그려진대로 보지말고 그 배경과 이면을 파악하고 화려한 보물찾기식 역사관을 벗어 나십시오』­.29일 하오 2시 서울을 벗어난 참가자들은 차안에서 현지 역사 길잡이 이해준교수(공주대·역사학)의 강의를 들으면서부터 「역사를 새로 보는 방식」에 흥미와 긴장감을 느꼈다. 참석자는 50명.국민학교4년생 아들과 답사여행만 수없이 쫓아다닌 고교 교사 아버지,결혼11년만에 처음으로 여행한다는 주부,낙엽따라 훌쩍 나섰다는 직장인,40·50대 부부등 다양한 면면들이다.일상을 벗어나 1박2일의 빠듯한 일정동안 한가족처럼 지내며 이웃을 확인하는 모습 또한 현장 전문가들을 만나 우리문화의 참멋을 배운다는 것 외에 답사기행이 갖는 매력임을 알게 한다. 주부 김순희씨(32)는 『우리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공부할 수 있는 것 외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많은 것을 느꼈다』며 『여행이 내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마침 공주대에서 열리고 있던 「동학농민전쟁」1백주년 기념 예술제에 참석,백제부흥에 힘쓴 장군들의 영혼을 달래는 「은산별신굿」을 참관한 일행은 숙소에서 「교육문제」「여성문제」등을 놓고 자신의 체험담을 바탕으로 활발한 토론마당을 펼치기도 했다. 이튿날 첫 일정은 진노랑색 감나무의 군집이 단풍을 압도하는 계룡산 갑사산책.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백제인의 섬세한 솜씨를 드러내보이는 부도탑과 당간지주,구리종에 깃든 역사를 음미하는 코스였다.백제 마지막 도읍 부여에서 박제된 박물관과 백마강,부소산성,낙화암이 만들어내는 애틋한 정취와 「새롭게 조명하는 백제」를 느끼며 뱃길을 따라 무량사·성주사터로 옮겨갔다.일행은 발굴 작업이 한창인 성주사지에서 길을 멈춰 부여문화원 김인권 사무국장의 열정적인 설명과 함께「찬란한 보물 유산」이 아닌 깨진 기왓장,사금파리,잡초에 묻힌 돌무덤의 의미를 되새겼다.오랜만의 여유를 찾기 위해 혼자 참석했다는 박영보씨(41·출판업)는 『다음번 겨울문화기행에는 남편·아이들과 참석해 함께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현장에서 진지하게 배울 계획』이라고 밝혔다.『이틀 동안 참석한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듣고 답사활동을 하면서 「너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그동안 우리문화를 하찮게 여겨왔다는 한 참석자의 말이다.
  • 파리/한국 화가들(아랍서 지중해까지:22)

    ◎허름한 탱크창고 자리에 화실이…/「소나무회」 조직… 배우·음악인 함께 모여 고국 향수 달래 우리가 소나무회라는 한국 화가들의 스튜디오를 방문한 것은 비오는 날 하오였다.해외동표예술상을 탄 한묵선생의 특집프로에서 그 소나무회를 본 기억이 있기 때문에 건물도 사람도 어쩐지 낯이 익었다. 파리 시 20구에 있는 허름한 그 건물은 원래 국방부 관할의 탱크창고 였다고 한다.프랑스 영화사에서 2억원에 사겠다고 하는데도 화가라는 이유 하나로 국적을 불문하고 한국인의 작업실로 내놓은 것은 우리나라 정부에 대한 미묘한 문제도 개입되어 있을지 모르나 그러나 오직 프랑스이기에 가능하다고 그곳 사람들은 말했다. 일행의 친구이기도 한 소나무회원 박동일은 파리에 온지 벌써 13년째로 그 세월이 바로 엊그제인 것 같다고 말하며 이웃 작업실의 젊은 화가들을 불러모았다. 우리는 지붕위로 떨어지는 비를 느끼며 뜨거운 차와 포도주를 마시고 얘기를 나누었는데 벌써 20여년전 내가 그들의 나이 만할때 파리를 지나가던 교수나 화가 작가들을 보면서 어쩐지 생소하게 느끼던 그 느낌이 되살아나 조금 쓸쓸해졌다.그들도 지금의 우리를 그렇게 생소하게 볼 것이 분명했다. 그 당시 나는 이응로선생의 화실에서 선생의 일을 거들었다. 선생은 동양미술학교(1964년 개교)를 세워 학생들을 가르쳤고 따로 개인 작업실을 시외에 갖고 있었다.동양미술학교는 대부분 프랑스인들이고 독일 사람과 일본 사람도 있었다.한국인도 몇 있었는데 화가 방혜자,배우 윤정희,연극 박사논문을 쓰던 이숙희등이다.선생댁 거실에서 커다란 책상을 몇개 붙여놓고 열서너명 정도가 화선지에 먹과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다. ○오직 사람은 그림그려라 선생은 누구에게나 그림을 그려보라고 권하였다.그것이 선생의 독특한 인생관이 아니었나 지금 생각된다.즉 선생은 예술에 대한 재능같은 것은 무시하고 오직 사람이면 그림을 그려야한다,그림을 그려서 자신을 닦아야 한다고 생각했던것 같다.그런가하면 또 「세계무대로 나가는 길이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고 예술로 세상을 제패하는 일에 대해서 누누이 얘기하셨다. 선생이한창 작업을 할때 동백림 사건으로 감옥을 살고 돌아와보니 자신의 자리가 없어져 있더라고,파리라는 무대가 한달이면 벌써 새사람이 떠오르는데 3년이란 공백기간이 자신에게 있어 치명적이었노라는 한탄도 하셨다.「예부터 나라이름을 빛낸 사람에게는 그 죄를 묻지 말라고 했다」는 얘기 도 하셨다. 나는 선생의 일을 거들며 그분이 열과 성을 다하여 작업하는 나날을 보아왔으며 늘 고국에 대해 절절이 가슴 아파하던 일들을 잊을 수 없다.선생의 화실은 우리나라의 저 깊은 산골 장작불 타는 냄새가 나고 있었다. 그 무렵 일어난 어떤 사건으로 선생의 화실에 가는 일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는데 간혹 선생이 떠오를 때면 사건의 내용과는 관계없이 그분이 지녔던 진실이 장작불에 달궈진 쇠붙이처럼 되어 무엇인가를 뚫어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한사람의 어떤 진실이란 그것이 진실이기만하면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아니 세월이 흐를수록 빛을 발하고야마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남관선생은 그 시절 혼자 파리에 잠시 머물고 계셨던걸로 기억된다.어느 저녁 시테 기숙사 친구 방에 가서 차를 마시는데 남관선생이 무슨 일로인가 거기에 오셔서 처음 뵈었다.남관선생 역시 큰 분이라는 무게를 그날 밤 느낄 수 있었다. 시테 기숙사 속에 있는 숲,그곳에 떨어져 있던 낙엽의 음영,짙은 안가,그리고 거대한 홀인 기숙사 식당에서의 식사시간,그곳 기숙사에 살던 화가 심경자·최수화,파리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이병주,한국인 유학생들,교수,그때의 생활들을 추억이라는 이름하에 떠올릴 수 있다.지하철에서 듣던 아코디온 소리 「장미빛 인생」과 함께. 특히 식사시간 티켓을 들고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 쟁반에 음식을 분배 받을때 매일 새로운 메뉴에 대한 기대같은 것들은 그 당시 몰랐던 고마움으로 이제 다가든다.누군가가 수고를 하여 그 많은 학생에게 맛있게 영양가도 골고루,그러나 그렇게 저렴한 값으로 먹게 해주던 것에 대해. 그 당시 백건우 윤정희 부부도 떠올릴 수 있다. ○한국인유학생 7천여명 날이 어두워서 그림수업이 끝나는 날은 백건우가 윤정희를 데리러왔다.그들이 서로 사랑하며 앞날을 향해 살아가던 모습을,그것 역시 그 당시는 잘 몰랐으나 이제와서 되돌아다볼 수 있다. 「보자르(국립미술학교) 학비가 한달에 3백프랑으로 보험료 정도인데 재료는 공짜로 나온다.그러나 사립학교인 요리나 보석학교는 석달에 1천만원이 넘는다.미술학교에서 석고데생 같은 것은 하지 않으며 선생이 가르치고 학생이 배운다는 개념이 아니다.일년동안 다녀도 선생에게 무슨 말을 들어본 일이 없다.한국인 유학생은 약 7천명이고 제일 싼 지붕밑 다락방값은 30만원 정도다」 이런 얘기들을 그날 소나무회원들에게서 들었다. 마침 한국문화원에서 한인전시회가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여 그들과 함께 가보기로 했다. 나오다가 현관에 놓여 있는 한인회보를 보니 대사관을 비롯해 파리 한글학교,한인들의 천주교회당,외환은행 소식 등이 있었다. 한국문화원 전시실에는 여러 형태이 그림이 전시되어 있고 한쪽에 따로 있는 비디오아트실에서 한 작가의 작품이 상영되고 있다.우리는 어둠 속에 선채 잠시 영상을 보았다. 프랑스에서도 이미 순수미술은 사그라지고 있으며 팝아트라든가 TV·비디오아트쪽이 성행하고 이미지만으로 새로운 소통을 하는 방송채널도 새로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세계는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급속도로 변하고 있었다.그곳에서 후배들을 보러온 김창렬·오천석선생들을 볼 수 있었다. 프랑스 신부관에 있는 김인중신부는 뉴욕전시회에서 며칠전에 돌아왔으며 다음날 다시 전시회일로 로마에 간다고 했다. 그리고 프랑스 외인부대에 한국인이 몇명 있다는 소식에 우리 일행은 놀라워했다. 외인부대를 제대한 한국인이 의류를 가지고 지방으로 다니며 보따리장사를 한다는 것이다. ○불 외인부대에 한국인도 우리가 영화로 보아서 친숙히 알고 있듯 범법자들,삶의 맨 밑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이 이판사판이라는 생각에 목숨을 내놓고 택하는 그곳에 한국인도 있다니,그리고 제대를 하여 지방으로 다니며 보따리장사를 한다니 그들의 삶이 몹시 흥미로웠다.프랑스 혁명기념일 입장식에 나온 외인부대가 T셔츠바람에 머리를 기르고 몸에는 문신을 새긴 제멋대로의 모습인 것을 친구는 TV로 보았다고했다.소르본대에서 박사학위를 하고 있는 유학생도 경험삼아 외인부대에 신청을 했다는 얘기도 들었다.그들을 꼭 만나보고 싶었으나 노출되기를 꺼려하여 수소문 끝에 전화로 통화만 할 수 있었다.제대후 여행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그는 목소리에 힘이 있고 단정하였으며 절대로 외인부대나 자신의 사적인 얘기를 할 수 없노라고 만나기를 거절했다. 파리에서 오직 하나뿐인 한국인이 경영하는 호텔 물랭의 여주인은 사회보장이 잘 되어 있는 그곳에서의 노후를 계획하다가 양로원에서 호박나물이 먹고 싶으면 어떻게 하나에 생각이 미치자 고국으로 돌아와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 했다.그렇다,바로 이 부분인 것 같다.이국에 살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볼때마다 더구나 파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누구나 하나같이 돈 없이도 살 수 있는 곳,자유로운 곳이라고 말하고 있음에도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꼭 들던 것이­. 2,000년을 바라보는 이 시대에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국경 같은 것은 점점 의미 없이 무너지고 전인류가 하나인 국제화시대가 도래한다고는 하지만 물랭호텔 여주인의 말에서 과연 하는공감을 받은 것은 오직 나 개인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삶이 고국이든 이국이든 어느 곳에서도 이방인 같기만 하고 진정한 따스함?진정한 소통이 되어지기 힘들게 살고 있다고는 해도 멀리멀리 두루 돌아다녀볼수록 그 반대편 저곳에 있는 집이라는 이미지,가장 자기를 붙들어주는 그것은 고국과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생각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 스승과 제자/문정희(굄돌)

    혼히 요즘 세상에는 스승도 없고 제자도 없다고 말한다.그대신 선생과 학생만 있는 세상이라고도 하고 더욱 심하게는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만 존재한다고도 표현 한다.말하자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육이 부재한 황폐한 시대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며칠전의 일이다.무심코 텔레비전을 보다가 그만 작은 탄성을 질렀다.내가 가르쳤던 코흘리개 하나가 변호사가 되어 화면에 나온 것이었다.그는 여전히 미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었으나 그의 말솜씨는 이제 어엿한 어른이 되어있음을 짐작케하는 훌륭한 것이었다. 나는 내내 그 자랑스러운 제자 생각을 했다.그의 정신의 어느 구석에 아주 조그맣게 나마 좋은 영향을 끼친 스승이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러다가 연전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었을 때 시를 쓰며 아주 치열한 삶을 살았던 또 다른 나의 제자의 얼굴을 떠올렸다.그는 여러번 감옥을 드나들며 아프고도 투명한 삶을 살았었다.나는 그때 너무도 안타깝고 가슴아팠었고,그리고 스스로가 많이도 부끄러웠었다.애꿎게 시정신을 가르킨다는 것이 그만 그애로 하여금 너무도 힘든 삶을 살게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자책이 들기도 했다.감옥에서 나온 그를 만났을 때 그 는 선생님의 영향으로 시를 쓰게 된 것에 감사한다고 짧게 대답했었다. 나는 이런 나의 제자들을 볼 때마다 속으로 나를 키워주신 스승들을 생각한다.그 분들께 나는 어떤 제자였을까.그러고 보니 나에게는 정말 분에 넘치는 사랑을 주셨던 잊을수 없는 스승이 몇분 계시다. 그 분중에 한분은 이미 고인이 되셨는데 그 분이 돌아가신날,나는 육친을 잃었을 때 보다 더 큰 슬픔을 느꼈었다. 불쌍한 우리 선생님,바둑을 유난히 좋아하셔서 교수실로 뵈러가면 으레 바둑판 앞에 앉아 계시다가 반가이 맞아주시곤 했던 모습하며 누구보다도 정갈하고 깔끔하게 강의하시던 모습이 새록새록 눈에 선했다.키가 유난히 작았던 스승은 작은 관으로 모셔졌는데 볼수록 그것이 가엾고 애통해서 나는 많이도 울었었다.선생님의 유품을 태울 때는 가슴이 무너지는 슬픔을 느꼈었다. 며칠전 낙엽이 유난히 곱게 물들어 가는 산천을 바라보며 문득그분의 모습을 생각했다. 우리들을 위해 기꺼이 낙엽이 되어주신 스승님들,그분들이 어찌 육친이 아니랴.
  • 차분한 마음으로 세계를 보자/신재인(서울광장)

    ○단편Ⅰ 아시안 게임이 끝나고나서 언제나 그러했던 것처럼 이긴 사람에 대한 축복과 진 사람에 대한 무관심이 언론매체에 가을낙엽처럼 쌓인다.특히 이번 아시안 게임은 일본에서 개최되었기 때문에 일본과의 경쟁이 크게 증폭되고 감정화되어서 그 승패자체가 두드러지게 부각된 면이 없지않다.그래서 우리가 축구에서 여자농구에서 여자배구에서 핸드볼에서 유도에서 그리고 우리 모두다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던 마라톤에서 일본을 이기고 난 뒤에는 온 국민이 마치 극일의 전리품을 얻은 것처럼 흥분하고 열광했었다.그런데 사실 우리가 어느 경기에서 우승을 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해서 어떤 절대적인 승자로서의 권력이 자동적으로 향유되는 것은 아니다.그래서 대부분의 한일 경기를 자세히 되살펴보면 일본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선진국 국민으로서의 당당함,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그 오만함이 이기고 지는 승패와 관계없이 그대로 살아남아 열광하고 있는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음을 알게 된다.그러한 당당함은 단지 경기장에서의 그들이 하는 표정몸짓에서만 풍기는 것이 아니고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유니폼,특수운동화나 물병 그리고 마라톤 선수가 착용한 X세대의 것과 같은 검은 안경들에서도 퍼져나오고 이것은 곧 그들의 막강한 경제력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쉽게 알게된다.뿐만 아니라 보도에 따르면 경기운영이나 방송기술쪽에서도 일본은 세계적으로 편리한 공통 표준을 사용하지 않고 그들 방식 그대로를 사용하는 고집스러움도 보여 주었다고 한다.이것도 역시 일본이 주최하고 있다는 강한 자부심의 발로라고 생각된다.그래서 우리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단순히 금·은·동의 승패의 숫자로서만 살펴보지 말고 주변의 모든 고려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점검해보고 우리가 실제로 극일의 성과를 얻었는지 판단해 보아야 한다. 스포츠의 인프라를 살펴보고 그동안 수집했던 스포츠 정보의 다양성과 정확성,과학적 훈련의 결과를 평가해 볼 뿐만 아니라 스포츠 외교의 성과 그리고 스포츠를 통해서 우리가 부릴수 있는 아름다운 멋 그리고 정신적 당당함을 심어주는 일까지 챙겨봄으로써 2년후의 미국 올림픽에서는 단순한 승패이외에도 이제 모든면에서 세계인으로서의 한국인이 당당히 소프츠선진대열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편Ⅱ 미국과 북한사이의 핵협정이 지루한 장마처럼 끌어가더니 가을맞이 햇볕처럼 합의서를 만들어 내었다.이것은 미국이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목적에 맞추어 시작되었고 끝났지만 당연하게도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큰 것이다.따라서 협상의 내용에 대해 많은 추측·기대·소망등이 여과없이 밖으로 흘러나왔다.그러나 불행하게도 그중에는 매우 정확하지못한 이야기,너무 성급한 바람,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비판들이 매우 많았다.그리고 특히 이러한 일들이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진 저명한 원로들에게서 이루어짐으로써 국민들이 받는 실망감·오해 그리고 국가외교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일까지 종종 발생하게 되었다.사실 북한의 핵문제­경수로를 지어주는 대신에 짓고 운전하려던 위험한 흑연로를 철거하고 핵무기제조시설을 폐쇄하며 사용하고 나온 핵연료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일들은 실제로 그 수행과정에서 많은 기술적 절차와 문제 그리고 국제간의 협력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그래서 우리는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서도 너무 과거의 일에만 집착하지 말고 당당하게 북한 핵문제가 가지고 있는 다양성을 모두 차분하게 점검해서 우리가 단순히 경수로를 짓고 돈을 낸다는 일차원적인 문제접근방식을 지양하고 남북의 경제·문화·과학기술교류가 북한의 핵문제를 통해서 진일보할 수 있는 방안,그리고 경수로의 건설등을 통한 자연스러운 인적교류가 성사될 수 있는 총체적 국가통일방안 측면에서 분석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그래서 넓은 눈으로 우리 한반도를 세계에 내어놓고 선진화하는 방안을 이러한 계기를 통하여 실속있게 강구하였으면 한다. ○단편Ⅲ 오늘 아침에 방문한 외국인은 사무실 앞의 단풍이 그렇게 아름아울 수 없다고,한국의 가을이 세계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고 극찬을 한다.
  • 스카프로 가을멋 “한껏”/실크·울 소재,브라운·카키색 유행

    ◎매는 방법 따라 여러 분위기 연출 날씨가 조금씩 쌀쌀해지기 시작하면서 스카프와 숄·머플러 등을 이용,우아하고 개성있는 멋을 연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스카프류는 멋쟁이 여성들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패션소품으로 매는 방법에따라 여러가지 분위기의 연출이 가능하다. 올 가을 선뵈고 있는 스카프와 머플러의 전반적인 경향은 자연주의로 숲과 낙엽 등에서 따온 브라운·카키·레드 브라운처럼 낡고 바랜듯한 느낌의 색상과 모티브들이 유행의 주종을 이룬다. 소재는 전체적으로 실크와 울등 천연의 고급소재가 많고 니트의류의 유행과 함께 이에 어울리는 니트조직의 머플러도 등장했다. 스카프는 종류와 용도에따라 스카프와 숄·머플러·스톨·판초 등으로 나눈다.이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머리·목·어깨 등에 걸치거나 두르는 다용도의 스카프이고 숄은 정방형·삼각형·장방형으로 된 장식용 어깨덮개다.머플러는 스카프나 스톨과 마찬가지로 목에 두르는 용도이나 천이 두꺼운 본격적인 방한용이다. 스카프와 숄이 우아한 멋을 연출한다면 머플러는 경쾌한 멋을 내는것이 특징.스카프는 옷과 같은 계통의 색이 가장 무난하고 줄 무늬나 체크무늬는 스포티한 복장에,물방울 무늬와 작은 프린트 및 무지무늬는 드레시한 복장에 어울린다.
  • 모친 유해앞에 무릎꿇고 오열/박태준씨 귀국… 공항­상가 이모저모

    ◎최형우 내무·문정수총장 등 조문/초췌한 표정… 부인과 말없는 입국 박태준씨가 1년7개월의 유랑생활을 마치고 9일 귀국했다.포항제철회장과 민자당최고위원으로서 우리나라의 경제와 정치 두 무대에서 화려하게 활약하다 사라졌던 박씨의 귀국은 최근의 정치적 상황과 관련,여전히 세인의 눈길을 끌긴 했지만 오랜 방랑 끝에 돌아온 그의 초췌한 모습은 정치의 무상함을 느끼게 했다. ○…박씨는 이날 부인 장옥자여사및 비서 김용기씨와 함께 홍콩에서 일본 후쿠오카를 경유,2시53분 대한항공753편으로 김해공항을 통해 돌아왔다.박씨는 모친의 갑작스런 임종에 충격을 받은듯 조금은 헝클어진 모습이었으며 공항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의 답변을 회피하고 마중나온 황경로 전포철회장,조용경 전보좌역등과 함께 곧바로 양산으로 가는 차에 올랐다. 집에 도착한 박씨는 입관은 했지만 큰아들을 기다리느라고 관뚜껑도 덮지 않은 모친 김소순씨의 유해 앞에 무릎을 꿇고 한동안 오열했다.동생 태화씨는 『어머님이 형님을 무척 보고싶어 하셨다』고전하고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는 잠에서 깨어나 주위 사람들에게 「저기 큰아범이 오니 나가보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다』면서 눈물을 훔쳤다. ○…이날 상가에는 민정계 의원들의 방문은 거의 없었던데 비해 정치적으로 반대 위치에 섰던 민주계 실세인 최형우 내무부장관과 문정수 민자당사무총장이 조문해 눈길을 끌었다.최장관은 박씨가 도착한 잠시 뒤 일행 7명과 함께 와 조문하고 박씨를 위로했다. 상오11시30분쯤 상가에 도착한 문총장은 『지난번 대통령선거 때 박씨에게 불유쾌한 감정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구(부산)에 내려왔다가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왔다』면서 『당을 대표해서 온 것은 아니고 청와대등과 사전에 협의를 거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문총장은 정부가 박씨를 선처할 것이라고 알려진데 대해서는 『가을이 오면 낙엽이 지고 봄이 오면 꽃이 피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선문답을 한 뒤 『사법당국이 알아서 처리할 일』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했다. 이날 상가에는 민자당의 권오태·김정례 고문과 박준병·안찬희·박재홍·박범진·이해구 의원,민주당의 유준상의원,서석재·이진우 전의원이 조문했으며 김만제 포철회장,전두환 전대통령의 민정기 비서관과 이원홍 전문공부장관,이상하 프레스센터이사장등도 다녀갔다.민정기 비서관은 『합천으로 내려가던 전두환 전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조문하도록 당부했다』면서 『전전대통령은 대구등의 일정이 바빠 직접 오지는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이밖에 김수환 추기경과 월하종정,나카소네 야스히로·다케시타 노보루 전일본수상등이 조화를 보냈으며 포철팀 축구선수였던 최순호씨도 방문해 눈길.노태우 전대통령도 10일 상오 정해창 전비서실장과 함께 문상할 예정.상가측에서는 김씨가 별세한 7일이후 상가를 다녀간 조문객이 모두 7백여명으로 대부분 포철의 전현직 임직원이었다고 밝혔다.
  • 떠나는 모습/문정희 시인(굄돌)

    가을바람이 소슬하게 불어오던 며칠전,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다.마침 옆자리에는 서로가 절친한 친구이며 부부인듯한 네사람이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너무 편하고 재미있게 얘기를 나누는 바람에 굳이 노력을 하지 않아도 그 대화 내용이 훤히 우리 자리까지 들려왔다. 그분들의 대화 내용은 장차 자신의 비문에 어떤 글귀를 새길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그중 유머가 많은 한사람은 자기는 평소에 골프를 너무 좋아했으므로 비문을 골프채 모양의 대리석에다 새겨달라고 부탁하며 다시 한번 껄껄 웃었다. 나는 속으로 『좁은 국토에 묘지를 쓰는 것조차 황감한데 무슨 비석까지…』하고 생각하면서도 그분들의 유머와 밝은 죽음관이 밉지 않았다. 그리고 반사적으로 가까운 두사람의 여성의 얼굴이 언뜻 떠올라 홀로 조금 전율했다. 평소에 누구보다 가까이 지내는 K선생은 아주 감성적인 조각가인데 그분은 이미 오래전에 자신의 모든 장기를 필요한 이에게 나누어 주라는 서명을 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사람,독신의 S교수는가족들이 미리 사놓은 가족묘지 자리를 불쌍한 어느 할머니에게 선물해버리고 자신의 몸은 실험용으로 써줄것을 서명한 것도 나는 우연한 기회에 눈치챘었다. 두사람 모두 깊은 종교인이었기에 가능했을까.겉으로 보기엔 한없이 조용하고 부드럽기만한 그분들의 어디에서 그런 용기와 사랑이 나왔는지 진심에서 놀랍기만 하다. 나는 너무 겁장이인 데다가 아직 죽음이 남의 일처럼만 느껴지는 철부지이기에 그 두여성에게 진실로 열등감을 느낄 뿐이다. 훌훌 털고 떠나가는 가을 낙엽을 볼때마다 떠나는 모습의 아름다움을 문득 새겨보게 된다.떠나는 모습은 가벼울수록 좋은 것이 아닐까. 나는 아무래도 너무 괜찮은 친구들을 가졌음에 틀림없다.
  • 우면산 등산길/약수 긷고 야생버섯 따고…

    ◎약수터서 정상까지 갓버섯·꾀꼬리버섯 등 자생/중년 아주머니들 새벽운동하며 20∼30송이 채취 요즘 서울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도 새벽등산길에 인근 야산 나무숲속에서 야생 식용버섯을 채취할 수 있다. 서울 남부순환도로가 지나가는 서초구장 뒤 오면산 산수회 약수터에서 오른쪽 오솔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는 숲속에는 갓버섯을 비롯,젖버섯·느타리버섯·뽕나무버섯·꾀꼬리버섯등 도심지역에서 좀처럼 보기 힘드는 야생 식용버섯을 따는 50대의 중년 아주머니들을 흔히 볼수 있다. 야생버섯을 취미로 채취하고 있는 여성 등산객들은 원래 건강증진을 위해 새벽 6시30분쯤 약수를 길러 이곳에 왔다가 약 3백여m 떨어진 정상을 오르게 된다. 우면산 숲은 거의가 30∼50여년된 참나무·아카시아·소나무·낙엽송·단풍나무·자작나무·단풍나무가 빽빽하게 들어 찼을뿐 아니라 수많은 잡초와 낙엽이 쌓여 야생버섯이 기생하기에 최상의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요즘 기온이 섭씨15도 안팎의 써늘한 날씨에다 1주일에 2∼3회 정도 가을비를 적당히뿌려 버섯이 매일 새벽 그윽한 향기를 뿜으며 땅속에서 솟아오르고 있다. 부산이 고향이고 성이 박씨라고만 밝힌 60대 초반의 한 할머니는 매일 새벽 우면산 숲속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주로 갓버섯과 느타리버섯·젖버섯을 20∼30여 송이 딸수 있다고 자랑한다. 채집한 버섯은 바로 찌개에 넣거나 나물로 무쳐 온가족이 맛있게 먹고 나머지는 햇볕에 말려 겨울철 부식으로 요긴하게 쓸 계획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자생하고 있는 야생 버섯은 약 7백여종에 달하고 있다.이 가운데 식용버섯은 송이버섯·표고버섯·느타리버섯·뽕나무버섯·흰우단버섯·싸리버섯·참나무버섯·국수버섯·갓버섯·젖버섯·향버섯등 수십여종이나 된다. 특히 표고버섯·송이버섯·느타리버섯·영지버섯은 위암,직장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항암성분이 들어있다.또 식용버섯은 가을 식단의 별미로서 단백질·지방·탄수화물이 푸짐하게 들어있을 뿐 아니라 칼슘·철·인·마그네슘등 미네랄 성분이 다른 채소보다 두배 정도 들어있는 건강식품이다. 갓버섯은 조직이 부드럽고흰빛깔이며 맛이 좋은데 초가을부터 침엽수와 활엽수가 함께 자생하는 숲속에서 흔히 발견할수 있다. 세계에서 야생 식용버섯을 가장 많이 채취하는 나라는 프랑스로서 벨기에 면적의 3배나 되는 울창한 밀림지역에서 살구버섯·그물버섯·고슴도치버섯·뿔버섯을 수확,세계 각국에 수출하고 있다.야생버섯은 양식버섯 보다 훨씬 맛이 좋은데다가 양식버섯에서 찾을수 없는 숲속의 그윽한 향기와 시골의 아름다운 풍취및 향수를 느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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