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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인의 날개달린 세상] 되게 예뻐/탐조인·수의사

    [주인의 날개달린 세상] 되게 예뻐/탐조인·수의사

    이번 겨울에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다. 눈이 오면 걷기 불편하지만 눈 온 뒤 움직이는 새들을 보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으니 조심조심 걸으며 새들을 살펴본다. 바닥을 보며 걷다가 눈을 들어 보니 낙엽처럼 주황색을 반짝이는 작은 새들이 나무에 떼로 앉아 있다. 100마리쯤 될까 하면서 보는데 옆 나무에도 떼로 앉았다가 하늘로 훅 날아간다. 바닥에도 떼로 앉아 풀씨를 쪼아 먹고 있다. 나뭇잎처럼 가지 사이를 채우고 있는 그 새들은 바로 되새다. 새들 이름을 들어 보면 ‘왜액’ 하고 소리 내는 왜가리나 부리를 저어서 먹이 활동을 하는 저어새처럼 왜 그런 이름인지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새도 있지만, 되새처럼 처음에 이름을 들으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새도 있다.되새는 우리나라의 북쪽에서 날아오는 겨울철새다. 만주 북쪽에서 불어오는 겨울바람을 된바람이라고 하듯이 만주 북쪽에서 날아오는 새라서 되새라 부른다고 한다. 북쪽에서 날아오는 새가 되새뿐이겠냐마는 겨울에 된바람을 타고 우르르 몰려오는 눈에 띄는 새라 대표로 그런 이름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북한에서는 되새를 꽃참새라고 부른다고 한다. 얼핏 참새처럼 보이지만 목이랑 옆구리 부분이 주황색을 띠며 알록달록하고 예뻐서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꽃참새, 참 어울리는 이름이다. 왜 우리는 꽃참새 같은 예쁜 이름으로 안 부르고 되새 같은 이상한 이름으로 부르나 싶어 되새도 아닌 내가 괜히 투덜거렸다. 그런데 새 친구 중 하나가 되새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되새는 되게 예뻐서 되새”라고 쓴 걸 본 뒤로는 되새라는 이름이 싫지 않아졌다. 되새, 되새, 되게 예뻐서 되새. 불러 보면서 자꾸 미소가 떠오른다. 철새들은 해마다 비슷한 수로 오는 게 아니다. 어느 해에는 거의 보기 어렵다가 어느 해에는 엄청나게 많이 찾아오기도 하는데, 다른 지역의 먹이 사정 때문인지 번식 결과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사정이 있는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겨울에는 동네에서 되새를 보기 어려웠지만 올해는 여기저기서 엄청나게 자주 나타나 되게 좋다. 다음 겨울에는 또 얼마나 올지 모르겠지만 올겨울에는 되게 열심히 즐겨야겠다.
  • 바람의 언덕 지나 계곡길 따라, 첫사랑 같은 얼음꽃이 피었네

    바람의 언덕 지나 계곡길 따라, 첫사랑 같은 얼음꽃이 피었네

    눈이 오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무기력한 팔다리에 난데없이 힘이 돌기 시작한다. 마음도 조급해진다. 어느 산을 갈까. 설경은 역시 산에서 맞는 게 제격이다. 강원 평창 선자령이 퍼뜩 떠오른다. 눈 오는 선자령, 누구에게나 버킷 리스트다.날씨가 희한하다. 평창 횡계읍내에 종일 겨울비가 내렸다. 지구온난화 때문일까.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왔는데, 이럴 수가 있나 싶다. 다행히 읍내와 달리 선자령엔 얼음꽃이 피었다. 나무 표면에 붙어 있던 습기가 낮은 기온에 그대로 얼어버린 거다. 눈꽃과 얼음꽃은 같은 듯하면서도 다르다. 눈꽃은 나무와 숲 전체를 뒤덮는다. 그래서 화사한 풍경을 연출한다. 얼음꽃은 겉만 살짝 덮는다. 얇게 겉을 감싼 얼음 알갱이 너머로 속의 것들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그래선지 어딘가 더 한기가 느껴진다.선자령은 대관령 북쪽, 백두대간 주능선에 위치한 고개다. 강원도 평창(도암면 횡계리)과 강릉(성산면 보광리)을 잇는다. 겨울철 대표적인 눈꽃 트레킹 코스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관령 북쪽의 고개 ‘선자령’계곡 아름다워 선녀와 아이들이 목욕 선자령은 해발 1157m로 비교적 높다. 하지만 등산을 시작하는 옛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40m이기 때문에 실제 표고차는 317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거리는 편도 5㎞ 남짓. 4~5시간 정도면 왕복할 수 있다. 등산로가 완만해 ‘등린이’나 가족 단위 등산객들도 어렵지 않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코스는 옛 대관령휴게소에서 시작된다. 정확한 명칭은 ‘대관령마을휴게소’다. 현재 영동고속도로에 있는 대관령휴게소와는 다른 곳이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IC에서 빠져 국도로 이동해야 한다. 영동고속도로가 옮겨지면서 대관령 정상의 옛 휴게소는 이용객이 줄어들어 문을 닫기도 했었다. 그러다 선자령 일대가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며 사계절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발돋움하면서 대관령마을휴게소에도 다시 차들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장박(장기간 차박) 차량들로 몸살을 앓았지만 요즘은 많이 좋아졌다. 언제 가도 깔끔하고 주차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휴게소에서 대관령 기상관측소 방향으로 10여분 정도 걷다 보면 선자령 등산로가 나온다. 본격적인 산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보통 ‘계곡길’이라 불린다. 국사성황사를 지나 통신중계기까지 이어진다. 약 1.5㎞의 오르막 코스가 다소 힘겨운 구간. 입에서 헉헉대는 소리와 함께 단내가 풍겨 나온다. 국사성황사를 거치지 않고 오른쪽 코스로 오를 수도 있다. 이쪽은 흔히 ‘능선길’이라 부른다. 다소 완만한 대신 계곡길 코스보다 500m 정도 길다. 계곡길로 접어든다. 아늑한 길이 이어진다. 잣나무, 낙엽송, 조릿대 등이 군락을 이루며 아기자기한 풍경을 선사한다. 눈이 내리면 계곡 나무들에 눈꽃이 피는데, 이게 장관이다. 계곡물도 흐른다. ‘선자령’(仙子嶺)이라는 이름은 계곡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데서 유래했단다.국사성황사는 이름 그대로 대관령의 국사서낭(성황)을 모신 신당이다. 세 칸짜리 성황사와 한 칸짜리 산신당 등으로 이뤄졌다. 현재의 당우는 1944년에 중건된 것이라고 한다. 대관령 국사서낭은 대관령 산신과 함께 세계무형유산인 강릉단오제의 주신으로 모셔진다. 국사성황사에서 제를 지내고 그 신(神)을 강릉 단오장으로 모셔 가는 행사로부터 단오제가 시작된다. 성황사 주변 풍경이 빼어나다. 이리저리 굽고 휜 나무들 위로 서리 같은 얼음꽃이 피었다. 그렇지 않아도 무거운 기운이 깔려 있는 듯한데, 거무튀튀한 몸통에 서리꽃을 두른 나무들 탓에 한층 더 차갑게 가라앉는 느낌이다. 눈꽃이었더라면 화사했겠지. 하지만 이런 신묘한 분위기는 결코 풍길 수 없었을 터다. 산길은 대부분 능선 위로 이어져 있다. 장쾌한 설원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주변 풍경을 요약하면 대략 이렇다. ‘왼편으로 대관령 목장의 설원이 펼쳐지고, 돌아서면 동해의 푸른 바다를 가슴속에 품을 수 있다. 능선을 타고 오르기 때문에 시야가 툭 트여 개방감이 더하다.’ 다만 단서가 있다. 맑은 날이어야 한다는 것. 이번 여정에서처럼 눈보라가 칠 때면 사실 눈에 담을 게 별로 없다. 간간이 드러나는 풍경에 만족해야 한다. 능선 위에 선 풍력발전기들의 자태가 이색적이다. 웅웅거리며 돌아가는 프로펠러의 진동은 위압적이면서도 어딘가 SF영화 같은 느낌을 준다. 풍력발전기 때문에 선자령 등산로를 ‘선자령 풍차길’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다. 주능선은 완만한 곡선의 연속이다. 특별히 눈길을 끄는 건 없지만 고원 특유의 평평한 산줄기가 독특한 운치를 만든다. 순백의 세상에 서면 언제나 숨이 트이는 듯하다. 시원한 공기로 폐부를 씻고, 홍진 세상을 감춘 말간 풍경으로 눈을 씻는다. 능선 왼쪽으로 목장의 설원 펼쳐져돌아서면 동해의 푸른 바다가 품으로 이제 횡계의 볼거리를 말할 차례다. 겨울이면 산 아래 횡계리 일대에 이색 풍광이 펼쳐진다. 광활한 황태덕장이 그것이다. 수없이 많은 황태가 매운 겨울바람을 견디며 익어 가고 있다.평창의 겨울 풍경을 말할 때 도암호 가는 길을 빼놓을 순 없다. 도암호는 평창과 강릉이 경계를 이루는 계곡에 도암댐을 세우면서 조성된 인공호다. 호수 자체야 내세울 게 별로 없다. 한데 물길과 나란한 진입로에서 만나는 풍경만큼은 참 일품이다. 농가와 주변 산자락, 그리고 흰 눈 뒤집어쓴 계곡이 어우러져 소담한 겨울 풍경을 그려 내고 있다. 크고 작은 바위들이 뒤섞인 계곡 사이로는 물 반 얼음 반의 계류가 흐른다. 계곡 오른쪽은 발왕산이다. 웅장하지는 않지만 중첩된 산자락들이 제법 옹골찬 풍경을 선사한다. 이쯤 되면 초대형 걸개그림이라 해도 믿겠다. 도암호 위는 강릉의 안반데기다. 겨울철엔 눈이 쌓여 올라갈 엄두를 못 내지만 다른 계절엔 명자깨나 날리는 여행지다. 대관령 주변에 눈꽃 마을, 의야지 마을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이름난 마을이 많다. 눈썰매장 등의 놀이시설은 대부분 갖췄고 저마다 색다른 콘텐츠도 마련해 뒀다. 진부면 오대천 일대에선 송어축제가 열리고 있다. 송어맨손잡기와 낚시, 썰매 등 겨울 놀이, 먹거리 체험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낚시는 얼음판에 20㎝ 안팎의 구멍을 뚫어 송어를 낚는 얼음낚시와 실내낚시로 나뉜다. 어린이나 노약자도 어렵지 않게 송어를 잡을 수 있다. 먹거리터에선 잡은 송어를 회와 구이로 요리해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 탕수육과 매운탕 등 15가지 송어 요리를 맛보며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도 감상할 수 있다. 눈광장과 얼음광장엔 겨울 레포츠가 즐비하다. 눈광장에선 눈썰매, 스노 래프팅, 수륙양용차 아르고를 탈 수 있다. 얼음광장에서는 전통 썰매, 스케이트, 얼음 자전거, 범퍼카, 얼음 카트 등 놀이를 즐길 수 있다. 19일에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 개막되면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평창 현지에서 눈을 만났다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찾아야 하는 곳이 월정사 전나무 숲길이다. ‘한정판 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눈 그치고 반나절만 지나면 전나무숲은 언제 그랬냐는 듯 앙상한 모습으로 돌아가기 일쑤다. 제아무리 폭설을 뒤집어썼다 해도 그렇다. 행여 바람이라도 불면 눈 떨어지는 시간은 더 짧아진다. 그러니 수도권 등 먼거리의 여행자들이 기를 써도 소담한 설경과 마주하기란 쉽지 않다. 전나무 숲길은 일주문에서 금강문까지 이어진다. 채 1㎞가 못 되는 거리에 반듯하게 솟은 전나무가 빽빽하다. 숲에서 가장 나이 든 나무는 수령 370년 정도다. 대개는 수령 80년 안팎의 젊은 나무들이다. 숲은 오백 살 먹은 전나무 아홉 그루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들의 씨가 퍼져 지금의 숲을 이뤘다는 것. ‘천년의 숲’이라 불리는 이유다. ●여행수첩 횡계 쪽에 맛집이 많다. 납작식당은 오삼(오징어·삼겹살)불고기를 잘한다. 남경식당은 꿩만두와 메밀막국수로 소문난 집. 대관령한우타운과 평창한우마을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한우를 맛볼 수 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사철나무의 안부를 묻다/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사철나무의 안부를 묻다/식물세밀화가

    2023년의 마지막 주를 지나고 있다. 가지에 흰 눈이 쌓이고 쌓인 눈은 얼음이 돼 나무에 머물듯 추운 겨울은 깊어만 간다. 우리 주변의 활엽수 중에서는 가을에 잎을 떨어뜨려 겨울에 가지만 남긴 채 살아가는 낙엽수도 있지만 푸른 잎을 간직한 채 춥고 건조한 겨울을 지내는 상록수도 있다. 사철나무는 우리가 가장 자주 마주하는 상록활엽수다. 이름부터 사시사철 푸르른 나무. 이들은 지금 잎 사이사이 열매를 맺거나 주황색 씨앗을 내보이는 중이다. 우리가 사철나무를 자주 만날 수 있는 곳은 아파트 화단, 그것도 소나무나 왕벚나무가 식재된 중앙 화단이 아닌 아파트 가장자리 화단이다. 사철나무는 공간의 경계를 짓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울타리 역할을 한다. 이들이 처음부터 산울타리용 식물이었던 것은 아니다. 하나의 뿌리에서 여러 개의 가지가 촘촘히 나기 때문에 심으면 풍성해 보이고, 추위와 바닷바람 그리고 염분에 강하기에 제주도에서 산울타리로 심은 것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중북부 지역의 아파트 단지와 학교, 빌딩 등의 가장자리 화단에 널리 심어졌다.내가 산에서 만난 사철나무는 도시의 것과 매우 다르다. 가지를 제멋대로 뻗는 데다 키가 3m 이상까지도 크지만, 도시에서 만난 개체들은 수형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촘촘히 식재되고, 수고(나무 높이) 1m 안팎으로 전정이 돼 있다. 당연한 일이다. 우리가 도시에 사철나무를 심는 용도는 그야말로 담벼락을 대신하기 위해서이고 사철나무 가지가 만든 자연스러운 선보다 잎이 모여 있을 때의 큰 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림으로 기록하기 위해 식물을 좇으며 오염된 환경에서 제 몫대로 살지 못하는 식물을 마주하는 슬픔과 안타까움 또한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는 빌딩과 학교, 아파트 출입구를 지나는 순간마다 사철나무를 만난다. 그러나 이들에게 관심 갖기에 우리 갈 길은 너무 바쁘고, 사철나무는 가장자리 화단에 심기는 장미나 클레마티스처럼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크고 화려한 꽃을 맺지도 않는다. 하지만 여름에 가지마다 연노랑 꽃이 풍성히 달리는 모습, 가을과 겨울 열매에서 주황색 씨앗이 돌출되는 모습은 들여다보는 이들에게 아름다움 이상의 경이로움을 안겨 준다. 사철나무는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여겨지기도 한다. 먼 아파트 출입구까지 갈 바에야 가까운 눈앞의 사철나무만 헤쳐 건너면 된다는 생각에, 사철나무를 밟고 지나거나 한쪽으로 밀어내는 모습을 보는 일도 흔하다.그러나 사철나무라고 해서 늘 강인한 것은 아니다. 잎에 흰 가루와 같은 곰팡이가 피는 흰가루병에 걸리기도 한다. 이 병은 촘촘히 밀식돼 습한 환경에서 생장하는 식물에 취약하다. 사철나무 외에도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채소나 장미, 배롱나무, 양버즘나무가 흔히 걸린다. 병이 심해지면 잎이 갈변하면서 낙엽이 진다. 이것이 나무를 바로 죽게 만들거나 생명에 치명적인 것은 아니지만 잎에 흰 가루가 있으면 광합성을 할 수가 없으니 사철나무에는 위험하다. 다행히 이 병의 치료 약은 있고, 약으로 치료할 만큼 심각해지기 전 우리가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잎에 흰 가루가 있는지 자주 모니터링하고, 흰 가루가 있다면 그 부분을 잘라 없애고, 근처에 균이 남아 있지 않도록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해 주는 것이다. 잘라낸 부위는 균이 옮지 않도록 아예 태워서 없애는 게 좋다. 지난 주말 작업실 근처에 있는 네 군데 아파트의 사철나무 울타리를 살펴보았다. 두 군데 아파트의 사철나무 가지에는 누군가 버리고 간 우유 팩, 바람 빠진 축구공, 비닐봉지가 걸려 있었고, 한 군데는 흰곰팡이 병이 걸려 있었다. 마지막 한 군데의 사철나무는 다른 아파트의 사철나무보다 상태는 좋았지만 군데군데 잎이 노랗게 갈변돼 있었다. 본래 식물에 척박한 환경이란 춥거나 더운 기후, 강한 바람과 염분 그리고 수분과 양분이 흡수되지 않는 자갈 토양과 같은 조건이지만, 인간에 의해 심어진 도시의 식물에 척박한 환경의 절대적 조건은 인간의 무책임이 아닌가 싶다. 가지에 온갖 쓰레기가 걸려 있는 환경에서도 사철나무는 할 수 있는 한 더 많은 가지를 뻗고, 그곳에 열매를 매달고, 다음 계절을 기약하며 주황색 씨앗을 내보이고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가지에 걸려 있는 쓰레기를 치우는 것, 잎이 갈변된 부위를 잘라 없애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우리 곁 사철나무의 현실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라는 생각에 이 글을 쓴다.
  • 관악구, 친환경 노면 청소기 도입… “소음·분진 없고 물청소도 가능”

    관악구, 친환경 노면 청소기 도입… “소음·분진 없고 물청소도 가능”

    서울 관악구는 진공 흡입과 물청소 기능을 갖춘 친환경 노면 청소기를 도입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청소기는 탄소 배출 없이 충전식 배터리로 작동한다. 담배꽁초나 전단 등 쓰레기와 낙엽을 진공 흡입할 때도 소음과 분진이 발생하지 않는다. 청소기 내 대형 필터가 미세먼지를 걸러내 미세먼지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구는 최근 신림역 인근 보도·상점가, 시흥대로 일대, 봉천로 일대 등 3곳에 1대씩을 배치해 운영 중이다. 구는 그간 거리 환경을 정비하는 동안 먼지와 오염 물질에 노출돼 있던 환경공무관들의 작업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친환경 노면 청소기는 구민을 위한 거리 환경 개선에도, 환경공무원의 작업 환경에도 모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앞으로도 선진적인 청소 행정을 통해 쾌적한 삶터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산림 치유 활동 우수” 중구 치매안심센터, 따뜻한 송년행사 개최

    “산림 치유 활동 우수” 중구 치매안심센터, 따뜻한 송년행사 개최

    서울 중구가 지난 14일 구민회관에서 치매 예방 프로그램 참여 어르신과 가족 160여명과 함께 송년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한 해를 돌아보고 서로 감사와 위로를 전했다. 행사에선 작업치료, 원예치료, 미술치료, 운동치료 등 프로그램에 열정적으로 참여한 어르신들의 모습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낙엽으로 작품을 만들고 예방 활동을 하는 즐거운 모습도 담겼다. 전문강사와 함께한 실버레크레이션 시간에는 어르신, 가족들과 각종 게임을 통해 친목을 다졌다. 행사장 한편에선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찍은 꽃·나무 사진과 16명의 치매 가족이 함께 그린 협동화 등이 전시됐다. 2년째 치매 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한 어르신은 지난 시간을 회고하면서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 때는 자꾸 잊어버려서 대답과 동작을 못 할 때가 많았는데 반복적으로 한 덕분에 기억력이 많이 좋아졌음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중구 치매안심센터는 중부녹지사업소와 함께하는 산림치유 활동인 기억이 속삭이는 숲으로 지난 9월 치매예방 우수프로그램 보건복지부 표창을 받았다. 산림치유지도사, 작업치료사와 치매 고위험군 어르신이 함께 숲을 산책하고 체험하는 활동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다양한 예방 사업을 통해 치매 어르신이 더 건강하고 활력있는 삶을 누리실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돌봄 가족을 위한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 “가게 배수구 막혀서”…탕후루 설탕 시럽을 도로 배수구에 ‘콸콸’

    “가게 배수구 막혀서”…탕후루 설탕 시럽을 도로 배수구에 ‘콸콸’

    중국에서 온 길거리 음식 ‘탕후루’가 젊은 세대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의 한 유명 탕후루 업체 매장에서 설탕 시럽을 도로 배수구에 그대로 버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업체 측은 가게 배수구가 막혀 빗물받이에 버린 것이라고 해명했고, 관할 구청은 과태료 처분 여부를 검토 중이다. 지난 12일 KBS뉴스는 지난 3일 오후 2시쯤 경기 용인시의 한 유명 탕후루 업체 가맹점 앞에서 한 직원이 도로 배수구에 설탕 시럽을 버리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뜨거운 설탕 시럽이 배수구로 들어가자 배수구에선 연기가 솟아올랐고, 주변에 있던 아이들은 가까이서 연기를 구경했다. 배수구에는 딱딱한 설탕 덩어리들이 굳어 있었다. 업체의 이러한 만행은 가맹점 앞을 지나던 차량 블랙박스에 우연히 담겼다. 탕후루는 주로 딸기, 귤, 포도, 파인애플 등 과일을 꼬치에 꽂은 뒤 시럽처럼 끓인 설탕을 묻혀 만든다. 설탕은 녹는점이 185℃이기 때문에 온도가 낮아지면 곧바로 굳어버린다. 빗물받이는 도로의 빗물을 모아 하수관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쓰레기나 낙엽 등에 막히게 되면 도로가 침수될 수 있는데, 딱딱하게 굳은 설탕은 빗물받이를 막거나 손상시킬 수 있다. 정창삼 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는 KBS를 통해 “액체 상태에서 버렸을 때 고체화될 수 있는 것들은 절대로 하수도로 버리면 안 된다”며 “특정 지역이 막히면 그 지역 일대가 침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체 측은 “가게 배수구가 막혀 한두 번 설탕 시럽을 빗물받이에 버렸다”며 재발 방지책 마련을 약속했다. 관할 구청은 해당 가맹점에 대해 과태료 처분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
  • 이재명 팬카페 개설자인 30대男 “‘개딸’은 순수한 20대 여성들”

    이재명 팬카페 개설자인 30대男 “‘개딸’은 순수한 20대 여성들”

    ‘개딸’(개혁의 딸) 명칭 파기를 선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개설자가 비명(비이재명)계를 조롱할 때 쓰는 ‘수박’ 단어 사용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비명계를 향해 과격한 행동을 한 건 개딸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재명이네 마을’ 개설자인 A씨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올해 초부터 ‘재명이네 마을’ 안에선 ‘수박’이란 용어를 쓰지 말자는 운동을 열심히 했다”며 “적극적으로 ‘수박’ 용어 사용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딸은 민주당 강성지지층을 뜻하는 용어이고, 수박은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뜻으로, 주로 민주당 내 비명계를 지칭할 때 쓰이는 말이다. 자신을 30대 남성이라 소개한 A씨는 이 대표 지지자들에게 개딸 명칭을 처음 붙인 장본인이다. 지난 9일 A씨는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이날 0시부로 ‘개딸’이라는 명칭을 공식 파기한다. ‘개딸’ 명칭 대신 ‘민주당원’ 또는 ‘민주당 지지자’로 명명해 주시길 바란다”는 청원 글을 게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개딸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처음 나온 용어”라며 “대선 기점으로 20대 여성 유입 인원이 크게 늘어 유쾌하고 당찬 느낌으로 부르다가 ‘개혁의 딸’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언론이나 보수 진영에서 (과격한 행동을) ‘개딸이 했다’고 했다”며 “억울한 누명을 썼는데 맞설 방법이 없어 명칭 파기를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개딸은 20대 여성분들…과격한 행동 안해” A씨는 ‘개딸’로 불리는 이들에 대해 “개딸은 민주당 당원 200만명 중 3~4% 정도인 20대 여성분들”이라며 “20대 여성 지지자분들이라 하면 너무나 이제 꽃다운 나이고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까르르 웃는 그러한 순수한 분들 아니신가”라고 말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비명계 의원에게 문자 폭탄을 보내거나 살해 위협이 담긴 현수막을 거는 등 과격한 행동으로 비난을 자초했다는 데 대해서는 “‘개딸’의 행동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A씨는 “‘재명이네 마을’에서 문자 폭탄을 보낸 회원은 없는 걸로 자체 조사 결과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편 비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에서 혁신의 조건으로 이 대표의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 탈퇴를 주장한 것에 대해선 “탈퇴하시면 된다”고 받아쳤다. A씨는 “이 대표와 지지자 간의 마음이 중요한 거지, 탈퇴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가 ‘재명이네 마을’에 글을 올린 지도 1년 정도 지나서 휴면 상태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 272세 최고령 제주 봉개동 왕벚나무, 국가산림문화자산 지정

    272세 최고령 제주 봉개동 왕벚나무, 국가산림문화자산 지정

    제주 최고령인 272세 된 왕벚나무가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관리된다. 12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발표된 산림청 고시 제2023-117호(국가산림문화자산 지정 고시)에 ‘제주 봉개 최고령 왕벚나무’가 포함됐다. 소재지는 제주시 봉개동 산78-1로 개오름 남동쪽 해발 607m에 있는 낙엽활엽수림지대에서 자라고 있다. 2016년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수령 265살 된 이 왕벚나무를 처음 발견될 당시 높이가 15.5m, 밑동둘레는 4m49㎝에 달했을 정도다. 올해로 수령 272세를 맞았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당시 “이번 발견은 제주도가 유일한 왕벚나무 자생지임을 확고하게 한다”며 “생물학적으로도 이 종의 자연수명을 연구하는 재료로 가치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산림청과 제주도는 이 최고령 왕벚나무를 보존하기 위해 주변의 풀을 제거해 보호 시설과 탐방로를 설치할 예정이다. 한편 산림청은 2014년부터 숲, 나무, 자연물 등 산림문화적으로 가치가 높은 대상을 발굴해 국가 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올해 신규 지정 11개소를 포함하면 모두 96개소가 지정됐다. 이번에 지정된 곳은 제주 봉개 왕벚나무 외에도 ▲국립산악박물관 산경표 ▲국립산악박물관 삼척지도 ▲울산 소호리 한독 참나무숲 ▲청송 중평 마을숲 ▲청송 목계 마을숲 ▲포항 마북리 무자천손 느티나무 ▲상주 하늘아래 첫 감나무 ▲김천 화전리 사방댐 ▲괴산 삼송리 소나무숲 ▲금산 진산 삼림계 유성준 기념비 등이다.
  • 한국계 셀린 송 감독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美 골든글로브 5개 후보

    한국계 셀린 송 감독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美 골든글로브 5개 후보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영화상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골든글로브 주최 측이 이날 발표한 제81회 시상식 후보 명단에 따르면 ‘패스트 라이브즈’는 영화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비영어권 영화상, 영화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배우 그레타 리) 후보로 지명됐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어린 시절 헤어진 뒤 20여년 만에 뉴욕에서 재회한 두 남녀를 그린 영화로,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와 한국 배우 유태오가 주연했다. 또 이미경 CJ ENM 부회장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도 화제가 됐다. 한국에는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이 영화는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돼 좋은 평가를 받은 뒤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으며,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독립영화·드라마 시상식 고섬어워즈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는 할리우드 영화 ‘바비’(9개 후보)와 ‘오펜하이머’(8개 후보), ‘플라워 킬링 문’(7개 후보), ‘가여운 것들’(6개 후보)에 이어 다관왕 후보에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패스트 라이브즈’와 함께 영화 드라마 부문 작품상에서 경쟁하는 후보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아나토미 오브 어 폴’(추락의 해부)과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인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 ‘플라워 킬링 문’, ‘마에스트로’, ‘오펜하이머’ 등이다. 감독상 부문에는 송 감독과 함께 ‘오펜하이머’의 크리스토퍼 놀런, ‘바비’의 그레타 거윅, ‘플라워 킬링 문’의 마틴 스코세이지, ‘마에스트로’의 브래들리 쿠퍼,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가여운 것들’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경쟁한다. 비영어권 영화상에는 ‘패스트 라이브즈’를 비롯해 ‘아나토미 오브 어 폴’,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핀란드 영화 ‘사랑은 낙엽을 타고’(폴른 리브스),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작인 ‘이오 카피타노’, 스페인 영화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등이 후보에 올랐다. 한국계 배우와 제작진이 대거 참여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도 TV 단막극 시리즈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주연상(앨리 웡) 등 3개 부문에서 후보로 지명됐다. 이 10부작 드라마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작가 이성진이 감독과 제작, 극본을 맡고 한국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한국에서도 관심을 끈 작품이다. 올해 4월 공개 후 넷플릭스 시청 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리며 흥행했으며, 내년 1월 열리는 에미상 시상식에도 11개 부문 후보로 올라 있다. 이번 골든글로브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는 일본 작품이 2편이나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의 문단속’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위시’,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와 경쟁한다.
  • ‘추풍낙엽’ 신세 된 인요한號

    ‘추풍낙엽’ 신세 된 인요한號

    김기현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인요한 혁신위원회’에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혁신위의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 험지 출마 및 불출마 혁신안에는 선을 그으면서 양측이 결별하는 모양새다. 혁신 실패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당 지도부는 출구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에) 다소 궤도 이탈 조짐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천관리위원회 업무와 혁신위 역할은 분명 차이가 있는데 지금은 혁신위가 스스로 혼돈을 야기한 듯한 느낌이 있어 안타까운 마음도 좀 있다. 당뿐 아니라 어떤 기관도 규칙과 과정, 이를 검토해야 하는 적절한 기구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도부·중진·친윤계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는 혁신위가 제안하고 최고위원회가 의결할 사안이 아니라 추후 꾸릴 공관위의 역할임을 강조한 것이다. 또 김 대표가 즉각 거절한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셀프 추천’에 대해서도 박 수석대변인은 “답은 이미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설화부터 삐걱대더니 공관위원장 발언으로 혁신위의 이전 활동까지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요한 혁신위가 조기 해산할 경우 김 대표의 거취는 이른바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도 ‘당을 위해서 뭐든 할 준비가 돼 있다’ 정도의 메시지는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당 인재영입위원회가 다음주 발표할 영입 인사 5명 중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다. 공관위는 이달 중순쯤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 ‘추풍낙엽’ 신세된 인요한號

    ‘추풍낙엽’ 신세된 인요한號

    김기현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인요한 혁신위원회’에 전권 부여를 공언했지만, 혁신위의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 험지 출마 및 불출마 혁신안에는 선을 그으면서 양측이 결별하는 모양새다. 혁신 실패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당 지도부는 출구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다소 궤도 이탈 조짐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관위 업무와 혁신위 역할은 분명 차이가 있는데 지금은 혁신위가 스스로 혼돈을 야기한 듯한 느낌이 있어 안타까운 마음도 좀 있다. 당뿐 아니라 어떤 기관도 규칙과 과정, 이를 검토해야 하는 적절한 기구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도부·중진·친윤계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는 혁신위가 제안하고 최고위원회가 의결할 사안이 아니라 추후 꾸릴 공천관리위원회의 역할임을 강조한 것이다. 또 김 대표가 즉각 거절한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셀프 추천’에 대해서도 박 수석대변인은 “답은 이미 나온 걸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설화부터 삐걱대더니 공관위원장 발언으로 혁신위의 이전 활동까지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인 위원장이 당내 단합을 위한 첫 과제로 공을 들였던 이준석 전 대표는 이르면 4일부터 신당 출마 후보를 모집하며 국민의힘과의 결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다만 인요한 혁신위가 조기 해산할 경우 김 대표의 거취는 이른바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도 ‘당을 위해서 뭐든 할 준비가 돼 있다’ 정도의 메시지는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당 인재영입위원회가 다음 주 발표할 영입 인사 5명 중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다. 공관위는 이달 중순쯤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길섶에서] 가을이 떠나는 소리/황수정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가을이 떠나는 소리/황수정 수석논설위원

    귀가 밝아지는 계절. 발 아래 낙엽 바스라지는 소리가 잎마다 다르다. 내 발소리를 내가 들으며 걷는다. 이즈음 귀를 밝히면 강물이 여무는 소리도 듣는다 했지. 그런 내공이야 없지만 눈을 감으면 달려오는 소리들은 내게도 있다. 늙은 감나무 아래를 더 늙으신 할머니가 몽당 빗자루로 쓸던 새벽의 소리, 보약 같은 가을볕을 들이려고 아침저녁 된장독 열고 닫던 소리, 무말랭이를 만드느라 볕 좋은 마루에서 한나절 도마질하던 소리, 서서 마르는 뒤꼍 수숫대들이 실낱 바람에도 몸을 비비던 소리. 아, 자꾸 생각해 보면 소리 없는 것들의 소리를 나도 들었다. 해가 짧아지던 소리, 짧아진 해가 수수밭 너머로 발이 걸려 넘어가던 소리, 단물 꽉 찬 무청이 퍼렇게 목을 빼던 소리, 풀썩풀썩 황혼이 주저앉던 소리. 그릴 수만 있다면 나는 그 소리들을 밤을 새워 그리고 싶다. 귀의 양식을 삼으라고, 소란한 시간을 또 건너 보라고. 지칠 만하면 고요한 것들을 데리고 가을은 왔다 가는 것이다.
  • 동네 화단 풀꽃들, 우수수 떨군 낙엽…귀한 놀이·공부죠[어린이 책]

    동네 화단 풀꽃들, 우수수 떨군 낙엽…귀한 놀이·공부죠[어린이 책]

    꽃자루가 꼬부라지고 꽃 뒤로 꿀주머니가 달린 제비꽃은 두 송이를 엇갈려 걸 수 있다. 제비꽃 덕분에 아이들은 봄에 꿀주머니를 걸고 당기는 ‘꽃씨름’을 실컷 해 볼 수 있다. ‘바랭이 우산’의 잔 이삭들은 아래로 당겨 잡아 보자. 이 이삭들을 긴 이삭으로 묶어 위로 밀어 올리면 정말 풀이름처럼 앙증맞은 우산이 펼쳐진다. 자연휴양림처럼 이름난 유명한 곳을 찾아 굳이 멀리 갈 것도 없다. 우리 동네 화단에 옹기종기 피어 있는 풀꽃만 들여다봐도, 깊어진 계절에 나무가 우수수 떨군 낙엽만 주워 들어도, 그 자체로 아이들에겐 귀한 놀이이자 공부가 된다. 서울 북한산 자락 마을에서 평생 살며 30여년간 아이들과 자연 놀이를 해 온 ‘붉나무’ 강우근 작가가 마을에서 만나는 풀꽃 120여종, 나무 110여종, 땅속과 물속의 벌레 230여종, 새 40여종 등 동식물 580여종의 그림을 하나하나 세밀히 그리고 설명을 붙여 계절마다, 달마다 할 수 있는 놀이 415가지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어린 시절부터 아이를 키우는 어른이 돼서까지 평생 곁에 두고 보며 자연을 벗 삼을 수 있는 ‘생태 교과서’인 셈이다.책은 놀잇감이라고 해서 자연을 함부로 다루거나 허투루 생명을 앗아가지 않게 한다. 동식물의 이름과 특징을 하나하나 새겨 가며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키워 주는 것이다. 잡아서 살펴본 잠자리며 벌레는 자연의 품에 돌려보내고, 땅에 떨어진 감꽃이나 능소화, 밤 쭉정이 등을 가지고 놀도록 이끄는 식이다. 이번 주말엔 추위에 웅크리는 대신 저자가 귀띔해 준 솔깃한 조언에 따라 아이 손을 잡고 나가 보면 좋겠다. 잎이 다 진 겨울나무에도 겨울눈, 잎자국 등이 만들어 낸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고 하니.
  • “멀리 갈 것 없어요…우리 동네 자연과 노는 방법만 수백가지랍니다”

    “멀리 갈 것 없어요…우리 동네 자연과 노는 방법만 수백가지랍니다”

    열두 달 마을 놀이터 붉나무(강우근·나은희) 지음·그림/보리/288쪽/2만 8000원꽃자루가 꼬부라지고 꼭 뒤로 꿀주머니가 달린 제비꽃은 두 송이를 엇갈려 걸 수 있다. 제비꽃 덕분에 아이들은 봄에 꿀주머니를 걸고 당기는 ‘꽃씨름’을 실컷 해볼 수 있다. ‘바랭이 우산’의 잔 이삭들은 아래로 당겨 잡아보자. 이 이삭들을 긴 이삭으로 묶어 위로 밀어올리면 정말 풀 이름처럼 앙증맞은 우산이 펼쳐진다. 뾰족뾰족 가시가 달린 도꼬마리나 도깨비바늘은 친구와 번갈아 가며 던져본다. 누가 더 많이 열매를 서로의 옷에 붙이는지 겨루다 보면 자꾸만 웃음이 터진다. 자연휴양림 등 이름난 곳을 찾아 굳이 멀리 갈 것도 없다. 우리 동네 화단에 옹기종기 피어 있는 풀꽃만 들여다봐도, 깊어진 계절에 나무가 우수수 떨군 낙엽만 주워들어도, 그 자체로 아이들에겐 귀한 놀이이자 공부가 된다. 서울 북한산 자락 마을에서 평생 살며 30여년간 아이들과 자연 놀이를 해온 ‘붉나무’ 강우근 작가가 마을에서 만나는 풀꽃 120여종, 나무 110여종, 땅속과 물속의 벌레 230여종, 새 40여종 등 동식물 580여종의 그림을 하나하나 세밀히 그리고 설명을 붙여 계절마다, 달마다 할 수 있는 놀이 415가지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어린 시절부터 아이를 키우는 어른이 되어서까지 평생 곁에 두고 보며 자연을 벗삼을 수 있는 ‘생태 교과서’인 셈이다.책은 놀잇감이라고 해서 자연을 함부로 다루거나 허투로 생명을 앗아가지 않게 한다. 동식물의 이름과 특징을 하나하나 새겨가며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키워주는 것이다. 잡아서 살펴본 잠자리며 벌레는 자연의 품에 돌려보내고, 땅에 떨어진 감꽃이나 능소화, 밤 쭉정이 등을 가지고 놀도록 이끄는 식이다. 이번 주말엔 추위에 웅크리는 대신 저자가 귀띔해준 솔깃한 조언에 따라 아이 손을 잡고 나가보면 좋겠다. 잎이 다 진 겨울나무에도 겨울눈, 잎자국 등이 만들어낸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고 하니.
  • 일렁일렁 붉은 물결에 마음의 짐 던져 놓게

    일렁일렁 붉은 물결에 마음의 짐 던져 놓게

    늦은 가을과 이른 겨울이 포개지는 시기다. 중부권 산자락의 수목들은 거의 다 가을색을 털어냈지만 경북 영천처럼 남녘의 분지엔 아직 만추가 머물고 있다. 눈으로 붉은 숲을 담고 귀로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 듣자면 역시 늦가을이 제격이다. 영천 팔공산 자락의 중암암을 다녀왔다. 대가람 은해사에 딸린 산내 암자다. 가을의 끝자락, 스산한 일상을 벗어나 마음의 짐을 덜어 낼 의지처를 찾으시는가. 그렇다면 산중 암자로 향하는 호젓한 숲길 트레킹을 권한다.영천 은해사는 ‘은(銀)의 바다(海)’란 뜻의 절집이다. 은해사가 깃들인 팔공산에 안개와 구름이 끼면 은빛 바다가 물결치는 듯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단풍 일렁이는 가을엔 붉은 바다가 된다. 절집 주변을 감싼 나무들이 대체로 활엽수라서 그렇다. 특히 은해사에서 산내 암자인 중암암(中巖庵) 가는 길이 멋지다. 올해 강수량이 적어선지 바싹 마른 단풍잎이 많긴 한데, 그래도 햇빛이 숲을 비추기 시작하면 곳곳의 단풍들이 붉은빛으로 일어선다. 그 자태가 퍽 장관이다. 팔공산 하면 흔히 대구에 속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 대구 땅은 4분의1 정도다. 이웃한 영천과 칠곡이 대구와 비슷한 지분을 가졌고 나머지는 군위와 경산 등에 흩어져 있다. 입시철에 인기 만점인 갓바위도 사실 경산에 속했다.‘불국토’(佛國土)라 불리는 팔공산엔 크고 작은 절집들이 많다. 그중 은해사는 대구 동화사와 더불어 팔공산을 양분하는 대가람으로 꼽힌다. 은해사 일주문을 나서면 곧 금포정(禁捕町)이다. ‘동물의 살생을 금하는 구역’이란 뜻이다. 키 크고 잘생긴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숙종 38년(1712)에 조성됐다니 300년을 훌쩍 넘긴 숲이다. 여기부터 은해사 보화루까지 산책하기 좋은 흙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제법 선 굵은 바위 절벽이 이어지고 그 아래로 도랑을 흐르는 물소리가 상쾌하다. 요즈음 은해사에서 가장 멋진 공간은 주변 계곡이다. 수많은 나무들이 계곡을 향해 반쯤 누운 채 멋진 단풍을 드리우고 있다. 은해사는 백흥암, 중암암 등 산내 암자가 8곳, 말사도 50여곳에 이르는 대찰이다. 아름드리 솔숲을 지나 만나는 은해사의 웅장한 자태가 감탄할 만하지만, 늦가을 산사의 매력을 엿보고 싶다면 여기서도 서너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한다.중암암은 은해사에서 4.8㎞ 정도 떨어져 있다. 비교적 높은 산정에 터를 잡아 오르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중암암에 이를수록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의 된비알도 만난다. 다만 등산로로 쓰이는 임도가 잘 닦인 편이어서 비교적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이른 아침의 산길은 청아하다. 홍진의 악다구니가 없어설까, 한 발짝 오를 때마다 마음도 한 걸음씩 내려가는 듯하다. 승용차도 오갈 수 있긴 한데, 낙엽 깔린 급커브와 급경사 구간에선 위험할 수 있다. 가급적 걷거나 사륜구동 차량을 이용하길 권한다. 산내 암자 중 하나인 백흥암까지 차를 가져가는 방법도 있다. 백흥암에서 걸어간다면 1시간 남짓 소요된다. 거리로는 중암암까지 2.3㎞다.중암암은 거대한 바위가 포개져 만든 돌구멍을 지나야 나온다. ‘구멍바위 절집’이라 불리는 이유다. 돌구멍을 지나면 곧 법당 앞마당이다. 마당이라 해야 겨우 손바닥만 하지만 그래도 암자 마루에 앉으면 주변 산들이 부복하고 안겨 오는 장쾌한 모습과 마주할 수 있다. 가을볕이 쏟아지는 마루는 더할 수 없이 여유로운 공간이다. 한소끔씩 불어오는 바람과 산새 소리가 어우러져 고적미를 듬뿍 안겨 준다. 중암암 대웅전의 네 기둥에는 금강경의 마지막 구절이 주련으로 걸려 있다.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일체의 현상계는 꿈이고 허깨비이고 물거품과 그림자에 불과하고 이슬이나 번개와도 같으니, 마땅히 (세상을) 이처럼 보아야 할 것”이라는 의미란다. 눈에 보이는 형상에 집착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법당 앞엔 소원지를 매다는 줄이 있다. 그중 하나가 눈에 띈다. “주식 대박 나게 해주세요.” 주련의 의미를 알고 걸었을까. 참 얄궂다. 중암암 위로도 볼거리가 꽤 있다. 바로 위 삼층석탑과 석등은 고려시대 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안내판은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조성양식을 따랐다고 적고 있다. 석탑 주변은 온통 큰 바위다. 꼭 거인족이 거대한 공깃돌을 쌓아 놓은 듯하다. 바위들이 여러 겹 포개지다 보니 곳곳이 돌구멍이다. 그중 하나가 극락굴이다. 좁고 어두운 굴 틈을 세 번 지나면 소원이 이뤄진다니 부디 시도해 보시길. 신라 김유신 장군이 17세 되던 해에 이 석굴에서 수련했고, 원효대사도 화엄삼매에 들어 정진했다는 설화가 전한다. 삼층석탑 바로 옆에 있다.바윗길을 이리저리 돌아 오르면 만년송과 만난다. 바위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소나무다. 1만년까지야 어림도 없겠지만 물 한 방울 없을 듯한 암반에 뿌리 내리고 힘차게 가지를 뻗은 소나무의 수령이 수백년은 족히 넘을 듯하다. 만년송 앞은 삼인암이다. 바위에 올라서면 불붙은 듯한 팔공산 단풍을 조망할 수 있다. 삼인암 바로 아래는 중암암의 중심 법당이다. 여느 전망대와 달리 몸가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영천은 여말선초의 충신인 포은 정몽주의 고향이다. 그의 자취가 임고면 일대에 남아 있다. 임고서원은 포은을 기리기 위해 지은 서원이다. 처음 조성된 건 조선 명종 때인 1554년이다. 이후 임진왜란 등 여러 전란을 거치며 소실과 중창을 거듭하다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임고서원은 구서원과 신서원, 포은유물관, 조옹대, 용천 등으로 이뤄져 있다. 서원 들머리엔 선죽교가 조성돼 있다. 이방원(태종)이 회유하기 위해 보낸 ‘하여가’에 완강한 거부의 뜻을 담은 ‘단심가’로 응수했다가 자객에게 살해당한 현장을 재현한 것이다. 실제 선죽교는 북한 개성에 있다. 포은의 생가는 임고서원 인근 우항리에 마련됐다.임고서원 입구의 은행나무가 볼만하다. 높이 약 20m, 수령은 500년 정도로 추정된다. 다른 지역의 은행나무 노거수에 견줘 단풍 시기가 꽤 늦다. 11월 초를 지나고 중순으로 접어들 무렵에야 노랗게 물든다.이 은행나무는 본디 임고서원이 부래산에 있을 당시 심어졌다고 한다. 임진왜란(1592)으로 훼손된 임고서원을 1600년쯤 현 위치로 옮길 때 함께 옮겨 심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선조들의 보살핌 속에 살아온 나무인 셈이다. 현재는 경북도 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만추에 가볼 만한 오래된 숲 하나 덧붙이자. 화북면 자천리의 ‘오리장림’(五里長林)이다. 이 마을 주민들이 1500년대부터 조성한 유서 깊은 숲이다. 숲이 5리(2㎞)에 걸쳐 길게 이어져 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 숲 가운데로 길이 나고, 태풍 등으로 많은 노거수들이 사라져 지금은 마을 앞 군락지 일부에서만 옛 자취를 엿볼 수 있다. 숲엔 왕버들, 굴참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등이 조화롭게 모여 있다. 199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 출산 직후 두 아들 잇따라 살해한 비정한 30대 女

    출산 직후 두 아들 잇따라 살해한 비정한 30대 女

    두 아들을 낳자마자 잇따라 살해한 뒤 야산에 묻은 비정한 30대 여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16일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살인 혐의로 구속한 A모(36)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2년 9월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갓 태어난 첫째 아들이 운다고 이불로 덮어 살해한 뒤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씨는 2015년 10월 인천 연수구 자택에서 태어난 지 이틀 된 둘째 아들에게 모유·분유 대신 주스를 먹여 살해한 뒤 문학산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최근 인천 연수구청이 2010년부터 2014년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면서 2차례 연락이 오자 심한 압박감을 느껴 지난 9일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두 아이 모두 병원에서 출산했지만, A씨는 출생 신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문학산에서 지난 10일 발견한 둘째 아이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숨진 아이는 정상적이었으며, 지병은 없었다”는 1차 소견을 통보받았다고 했다. 경찰은 “A씨가 첫째 아이의 시신은 묻지도 않고 야산에 낙엽으로 덮어 놨다고 해 수색했지만, 12년이나 지나 지형도 변해 찾지 못했다”고 했다.
  • 두 아들 낳자마자 살해한 엄마 “둘째 울어 주스 먹였더니 사망”

    두 아들 낳자마자 살해한 엄마 “둘째 울어 주스 먹였더니 사망”

    2012년과 2015년 두 아들을 낳자마자 잇따라 살해한 엄마가 “둘째 아들은 산부인과에서 퇴원한 날 주스를 먹였더니 숨졌다”고 주장했다. 15일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살인 혐의로 구속된 A(36)씨를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2012년 9월 서울에 있는 산부인과 병원에서 첫째 아들 B군을 자연분만으로 낳았다. 하루 뒤 병원에서 퇴원한 그는 집에 데리고 온 아들이 계속 울자 이불로 감싸 살해했고, 도봉구 야산에서 낙엽 아래에 묻은 혐의를 받는다. 2015년 10월 중순 인천 연수구 자택에서 신생아인 둘째 아들 C군을 살해하고서 문학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있다. A씨는 최근 인천 연수구청이 2010~2014년 출생아 중 미신고 아동을 전수 조사하자 압박감을 느끼고 지난 9일 경찰에 자수했다. 이후 구속된 그는 초기 조사에서 첫째 B군을 살해한 방법 등은 진술하면서도 C군의 사망 경위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둘째 울어 주스 먹여…사레 걸려 사망” 그러나 최근 추가 조사에서 “산부인과 병원에서 출산 후 이틀 뒤에 퇴원해 둘째 아이를 집에 데리고 왔는데 심하게 울어 주스를 먹였다”며 “사레가 걸려 호흡곤란으로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인정한 첫째 아들 살해뿐만 아니라 신생아인 둘째에게 모유가 아닌 주스를 먹인 뒤 호흡곤란 상태를 방치한 행위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판단했다. A씨에게는 공소시효가 없는 살인죄만 적용됐으며, 공소시효가 9년으로 이미 끝난 사체유기죄는 적용되지 않았다. 함께 산 母, 범행사실 몰라…첫째 시신은 아직 A씨의 어머니는 딸과 그동안 함께 살았지만 범행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두 차례 임신으로 배가 불러올 때면 핑계를 대고 집을 나와 몇 개월씩 어머니와 따로 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워 양육 부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두 아들의 친부는 다르고, 잠깐 만난 남자들이어서 정확히 누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자백을 토대로 지난 10일 오후 인천 문학산에서 둘째 아들 C군의 유골을 찾았다. 첫째 아들 B군 시신을 묻은 서울 도봉산 입구도 계속 수색했으나 11년 전과 비교해 지형이 많이 바뀐 탓에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생신고 안해…“둘째는 임시번호도 없어” A씨의 두 아들 모두 출생 신고가 돼 있지 않았다. 특히 임시 신생아 번호는 B군만 있었고, C군에는 아예 부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6~7월 보건복지부는 2015~2022년 출생아 중 임시 신생아 번호만 있고 출생신고는 안 된 아동 2123명을 1차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사망 사례를 200건 넘게 발견했고 일부는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 그러나 2015년생인 C군은 임시 번호가 없어 이미 사망한 사실이 당시 전수 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다. 2012년생인 첫째 B군은 임시 번호가 있었지만, 당시에는 조사 대상이 아니었다. 경찰은 C군이 태어난 산부인과 병원에 임시 신생아 번호가 부여되지 않은 경위를 물었으나 병원 측도 의아해하며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까지 B군 시신을 계속 찾을 방침이며, 향후 수색을 계속할지는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11년 전 범행이어서 그동안 들짐승에 의해 B군 시신이 훼손되거나 비에 쓸려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피의자를 내일 송치한 뒤 추가 수색 여부는 내부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형형색색 팔공산, 고즈넉한 내관지… “단풍 보러 대구로 오이소”

    형형색색 팔공산, 고즈넉한 내관지… “단풍 보러 대구로 오이소”

    “단풍과 코스모스의 도시 대구로 오이소.” 대구는 화려하지 않지만 은근한 매력을 가진 도시다. 여유롭게 산책할 만한 곳도 많다. 여행의 계절 가을을 맞아 가 볼 만한 대구 관광지를 14일 알아봤다. ●팔공산 대구 하면 팔공산을 빼놓을 수 없다. 팔공산은 1980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43년 만인 올해 5월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우리나라 23번째 국립공원이다. 국립공원 승격과 관련해 환경부는 이 산이 자연·경관·문화적 측면에서 보전 가치가 뛰어나다고 밝혔다. 팔공산은 동구와 인연이 깊다. 팔공산 국립공원 126.058㎢ 중 동구에 속한 면적이 34.7㎢ 다. 오랜 시간 제 스스로가 모든 계절의 주인공이었지만 그중 팔공산의 가을은 으뜸이다. 팔공산의 가을은 색(色)이다. 첫 색은 ‘노란색’이다. 도로 양옆으로 쭉 이어진 은행나무들 때문이다. 가을바람이 불 때면 자연스러운 명장면이 연출된다. 팔공산 도로를 달리는 차 위로 샛노란 은행잎이 계속 떨어지는 장관이 연속된다. 노란색으로 물든 거리는 정상으로 다가갈수록 붉은색으로 변한다. 지금은 가을이라고 온몸으로 말하는 듯하다. 팔공산에는 여러 명소가 있지만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이정표를 무시하고 다녀도 어디서든 절경을 만날 수 있다. 북지장사와 방짜유기박물관 쪽은 ‘갈색’으로 물들어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차분하고 우아한 색. 북지장사로 올라가는 길에 나란히 서 있는 나무들은 갈색의 낙엽을 흩날린다. 바스락거리는 갈색 잎이 깊은 가을의 운치를 더했다. 갈색의 가을 풍경을 뒤로하고 갓바위 쪽으로 향했다. 갓바위 가는 길은 가을의 또 다른 색인 ‘붉은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전국적으로 올해 단풍색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래도 갓바위로 향하는 길 양옆의 단풍의 색을 굳이 표현하자면 시뻘겋다. 팔공산 근처에는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여러 곳 있다. 봉무공원 단산지, 불로고분공원 일대에서는 가을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해 질 녘 단산지 모습은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특별한 선물이다.●하중도 내륙인 대구에도 섬이 있다. 하중도다. 하중도란 하천의 중간에 생긴 섬이라는 뜻이다. 북구 노곡동 금호강 중간에 있다. 지난해 ‘금호꽃섬’이란 새로운 이름이 생겼지만 대구 사람들은 ‘하중도’라고 부른다. 꽃섬이란 이름이 붙은 건 섬이 각양각색의 꽃으로 치장하기 때문이다. 하중도에서는 꽃을 통해 봄과 가을을 더욱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봄에는 유채꽃이,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억새가 하중도를 수놓는다. 대구 도심과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있다. 이에 계절을 즐기러 먼 길을 떠나기 부담스러운 시민들은 하중도를 찾아 도심 속 완연한 봄과 가을을 느끼고 있다. 11월 한 달 하중도는 만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마냥 좋은 날씨 때문인지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이 섬을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다양한 테마 산책로가 있는 하중도는 취향에 맞춰 걸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쪽에는 코스모스 군락이 새들과 어우러져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을 연출한다. 다른 한쪽엔 국화가 있다. 국화전시회는 지난 12일 끝났지만 붉은색과 노란색, 흰색이 어우러져 보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계산성당 중구 계산동에 있는 계산성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중 하나다. 1902년 건립됐으며 전체적으로 로마네스크 양식을 띠지만 첨탑과 스테인드글라스에 고딕 요소를 가미해 기품과 화려함을 더했다. 이상화가 낭만주의 시로 대표되는 ‘나의 침실로’의 영감을 이곳에서 얻었다고 전해지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결혼식을 올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계산성당 마당에는 ‘이인성 나무’로 이름 붙여진 감나무가 있다. 대구 출신 천재 화가 이인성이 그린 ‘계산동성당’에 나오는 나무다.●옥연지 송해공원 옥연지 송해공원은 달성군의 대표 명소다. 방송인 송해의 이름을 딴 장소다. 이곳 옥포읍 기세리는 송해의 부인 석옥이씨의 고향이기도 하다. 부부 묘도 송해공원 인근이다. 송해공원의 자랑거리는 산책로다. ‘전국노래자랑’이 떠오르는 조형물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금동굴 등으로 이어지는 둘레길 데크와 백세교 등은 산책 명소로 전국에 입소문이 나 있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분수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가을에는 흐드러진 낙엽을 즐기려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송해의 이야기를 담은 송해기념관 선비체험관도 알찬 볼거리다. 송해의 유품과 사진 자료 등에서 그의 생애, 달성군과의 인연, 전국노래자랑 등 업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송해카페에선 그의 캐릭터가 담긴 커피잔에 여러 가지 차를 맛볼 수 있다. 이곳 옥상에서 한눈에 내려다보는 탁 트인 송해공원의 풍경은 덤이다. 송해공원은 이 같은 풍성한 콘텐츠 덕분에 지난해에만 10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 2018년 제21회 세종문화대상 올해의 명소, 2023년 산림청 걷기 좋은 명품숲길에 선정됐다.●내관지길 수성구에는 알려지지 않은 가을 명소가 많다. 내관지가 그렇다. 이곳은 라이온즈 파크와 스타디움을 거쳐 내관지, 청계사, 진밭골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도심과 가까워 인근 주민들이 주로 다니는 길이지만 산책로의 수려하면서도 고즈넉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보물 같은 곳이다. 대흥동 유아숲체험원 일원에서 시작돼 내관지에 이르는 데크로드는 기존 왕벚나무 사이를 걸어가는 숲길의 느낌을 최대한 살렸고, 내관지 내부에는 수상데크를 신설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차별화된 공간 조성을 위해 전문가의 참여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신창훈 수성구 총괄건축가, 독창적인 작품 활동으로 인정받고 있는 조진만 건축가, 대경솟대작가협회 등 여러 전문가와 협업해 관리용으로만 사용되던 취수탑과 연결 교량을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품격 있는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내관지길에는 ‘생각을 담는 길’의 독특한 테마를 더욱 부각할 수 있는 다양한 오브제(예술적 대상물)도 설치돼 있다. 오르막 구간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인생 문구가 쓰인 통나무의자,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솟대, 대나무터널 등 이야기가 있는 산책로가 되도록 조성했다.●팔현생태공원과 수성못 팔현생태공원은 아름다운 식물과 꽃을 감상하며 가을을 만끽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찾는다. 팔현생태공원에는 산책로와 초화원, 데크, 쉼터, 철새탐조대가 조성돼 있다. 가을에는 국화, 댑싸리 등 계절을 대표하는 식물들이 포토존을 만든다. 팔현생태공원 인근에는 수성패밀리파크와 고모역이 있어 함께 방문하기 좋으며 금호강자전거길과 곳곳에 운동기구들이 잘 조성돼 있다. 수성못도 대구에서 빠질 수 없는 관광명소다. 수성못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국내 대표 관광지 100곳에 2차례나 뽑혔다. 자연을 품은 도심 속 호수공원으로, 지하철 3호선 수성못역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쉽게 방문할 수 있다. 올 4월 수성구는 수성못과 들안길 먹거리 타운을 스마트관광도시 사업지로 선정하고 관광 서비스 플랫폼인 대구 트립 앱도 구축했다. 수성못과 들안길을 잇는 수성투어버스도 운영 중이다.
  • 갓난 두 아들 살해 암매장 엄마 “양육 부담 때문에”

    갓난 두 아들 살해 암매장 엄마 “양육 부담 때문에”

    8~12년 전 갓난 두 아들을 살해 후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여성은 지방자치단체의 출생 미신고 아동조사에 압박을 받자,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인천경찰청과 인천 연수구에 따르면 전날 오후 살인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A씨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8일까지 연수구의 10여차례 전화 연락에도 조사를 받지 않았다. 연수구는 지난 6월 2015∼2022년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1차 전수 조사에 이어 최근 2010∼2014년 출생 미신고 아동을 전수조사하던 중 A씨 측에 연락했다. A씨의 2012년생 아들이 예방접종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점을 수상하게 여겨 접종 당시 보호자 전화번호로 연락했다. 전화를 받은 A씨의 어머니 B씨는 “A씨를 조사해야 하니 직접 연락할 수 있도록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연수구의 요청을 별다른 이유 없이 거부했다. B씨도 연수구의 거듭된 전화연락에 한 두 차례만 전화를 받는 등 피하는 분위기 였다. 연수구는 결국 더는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 지난 9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A씨와 직접 통화해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를 물으려고 전화번호를 남겼으나 연락이 오지 않았고, 거주지도 ‘불명’이라 수사를 의뢰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사에 응하지 않던 A씨는 공교롭게 수사 의뢰일인 9일 오후 8시 40분쯤 인천경찰청에 스스로 찾아가 “2012년에 낳고 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아이와 관련해 자수하러 왔다”고 말했다. A씨는 경찰에서 “연수구청에서 계속 전화가 왔고 압박감이 들어서 자수했다”고 진술했다.경찰은 A씨가 2012년 9월 초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갓 태어난 첫째 아들을 이불로 감싸 살해한 뒤 인근 야산에 묻어 유기한 정황을 확인하고 지난 10일 새벽 긴급 체포한데 이어, 12일 사전구속영장을 발부 받았다. 경찰은 추가 조사과정에서 A씨가 2015년 10월 인천 연수구 자택에서 신생아인 둘째 아들 C군을 살해한 뒤 문학산에 유기한 정황도 확인했다. C군의 시신은 10일 오후 인천 문학산에서 발견했다. 직업이 없는 미혼모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두 아들의 친부는 다르다”며 “일회성으로 만난 남자들이어서 정확히 누군지는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첫째 아들은 병원 퇴원 후 집에 데리고 온 뒤 계속 울어 살해후 야산 낙엽 아래에 묻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둘째 아들은 병원 퇴원 후 집에 왔는데 죽어 버렸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로 부터 “양육 및 경제적 부담 때문에 범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첫째 아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서울 한 야산을 수색하고 있다.
  • [7장의 사진으로 남은 광주 무등산]

    [7장의 사진으로 남은 광주 무등산]

    고작 400m다. 57년을 기다려온 광주 무등산 인왕봉(해발 고도 1164m)이 지난 9월 23일부터 개방됐다는 소식에 10일 KTX를 이용해 번개처럼 다녀왔다. 마침 강풍이 불어 인왕봉 탐방로는 굳게 닫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왕복 800m 거리를 서석대 표지석 뒤 데크 끝나는 곳에서 바라보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서울 사람들은 쉽사리 엄두를 내기 힘든 제2 수원지 쪽에서 용추폭포 거쳐 중머리재(617m)까지 올랐다. 이 길을 거의 30년 만에 오르는 기쁨은 정말 컸다. 기자는 개인적인 일정이 있어 두 일행보다 발길을 서둘러야 했다. 일곱 장의 사진으로 그 발길을 옮기며 시간을 적시한다. 서석대를 오르지 않은 일행이 30분 정도 늦었으니 기자가 전체적으로 소요한 시간보다 한 시간을 더하면 일반인의 평균 소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짐작한다. KTX로 광주 송정역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8시 28분쯤이었다. SRT 편으로 오는 다른 일행이 8시 40분쯤 합류해 아침을 먹고, 송정역 건너편 김밥랜드에서 맛있는 김밥을 점심으로 챙겨 택시에 오르는 9시 8분쯤이었다. 송정역에서 들머리인 제2수원지 등산로 입구까지는 20분쯤 걸렸던 것 같다. 화순 가는 고가도로를 타지 않고 옛길로 접어들어 2분쯤 달리면 된다. 요금은 2만원에 조금 모자랐다.9시 25분쯤 산행을 시작했다. 호젓한 산길이다. 내려오는 여자분, 올라가는 남자분 딱 두 분만 만났다. 낙엽 수북하고 계곡 징검다리를 두어 번 건넜다. 설악산 대간령 마장길을 연상하면 좋겠다. 저수지 주변을 부드럽게 완상하며 오른다. 용추폭포를 시작으로 10여분 고빗사이가 있는데 힘들진 않다. 폭포 지나 갑자기 방향을 틀어 중머리재로 향하는데 400m 그 길도 참 조붓했다. 광주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이 소풍을 왔던 곳인데 이날도 왠 아이들 50명이 참으로 소란스럽게 중머리재를 채운다. 사진 얼른 찍고 자리를 피했다.넓직하고 큰 바위가 촘촘히 깔려 있어 잰걸음으로 오르기 좋은 코스다. 광주천이 이곳에서 시작한다는 표지석이 있어 한참을 들여다본다. 멀리 영산강으로 흘러 바다로 스며든다 했다.큼직큼직한 주상절리들이 질서 정연하게 늘어선 모습은 자연의 경이에 탄복하게 만든다. 사실 이 길을 오르며 자꾸 주상절리보다 뒤쪽 백마능선(억새꽃이 하늘거리는 모습이 흰말 갈기 같다해 이름 붙여진), 더 뒤쪽 산그리메였다.들머리에서 강풍 때문에 정상부 개방 못한다는 공지 보며 도대체 얼마나 세길래 했는데 정말 실감했다. 5년 전인가 왔을 때도 무등 센바람도 소백 못지 않다고 혼쭐 났는데 또 다 잊어먹었다. 두툼하게 입는다고 했는데 연신 콧등에 콧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손도 잠깐 밖에 나왔다가 시뻘개졌다. 주상절리가 용처럼 누워 있다 해서 이름 붙여진 승천암 지나 오르며 멀리 지리산 천왕봉 아닌가 싶은 것이 구름 위에 우뚝 솟아오른 것을 보며 올랐는데 서석대 표지석 앞은 제트바람을 직격으로 맞는다. 대부분 입석대 쪽으로 원점회귀하는데 기자는 원효사 쪽에서 올라오는 길을 따라 내려와 목교를 내려서 중봉 쪽으로 향했다. 억새꽃은 이미 져 볼품 없을 수 있지만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는 모습은 여전히 운치 있다.바위 위에 털썩 앉아 김밥을 먹는데 장불재에서 낙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아래 숲의 단풍이 화려하지 않지만 굳이 표현하면 파스텔 톤으로 빛난다. 개인적으로 이날 산행 장면 중 가장 마음에 쏙 드는 풍광이었다.중머리재로 다시 내려서 서인봉에서 마집봉 가는 길을 버리고 새연봉 쪽으로 방향을 틀어 간 다음 새연봉 바위를 올려다보며 하산하면 오른쪽에 널찍한 가람이 보인다. 약사암으로 약사사로 승격됐다. 은행나무가 늦가을 정취를 물씬 풍긴다.증심사 내려오는 방향으로 걷다 당산나무 입구 삼거리에서 상당한 고빗사위를 올라 천제단 내려오는 끝 지점에서 당산나무를 만난다. 새연봉 바위가 고즈넉히 내려다보는 곳에 서 있다. 밑둥이 튼실하니 저렇게 많은 가지를 하늘에 이고 있구나 생각했다. 아래 등산로 옆 조붓한 길에 들어서면 시인들의 무등산 시가 오롯이 동판에 새겨져 있다. △ 모양으로 써내려간 황지우 시도 인상적이지만 이날 기자가 생각한 무등이란 뜻, 43년 전 그날 도청광장에서 무등산을 바라보며 했던 생각들을 들추는 것은 이성부의 시였다. 광주, 담양, 화순, 나주를 굽어보며 그 큰 두 팔로 이곳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껴안고 볼 비비는 산. 넓은 가슴으로 맞아들이는 산. 그리고 마침내 가르쳤지. 산이 무엇을 말하고 산에 오르면 어떻게 사람도 크게 서는지를 이 산은 크게 가르쳤지. 나는 어른이 된 뒤에야 어렸을 적 어머니 말씀, 그 큰 뜻을 알 수 있었지. ‘저 산은 하눌 산이여.’ ‘하눌님이 계시는 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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