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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대책 없이 택지 조성

    ‘쓰레기 처리대책 없이 택지는 팔고 집을 못 짓게 하면 어떻게 합니까.’ 24일 남양주시와 토지공사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말과 올 2월 진접택지지구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은 4개 건설사들이 제출한 아파트 사업승인 신청을 잇달아 보류했다. 아직까지 택지지구내에서 발생할 쓰레기와 음식물 등 폐기물 처리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토지공사는 2004년 경기도로부터 진접택지지구 205만 8000㎡에 대한 실시계획을 승인받아 14개블록 69만 2000㎡의 공동주택지를 11개 건설사에 선분양했다. 현재는 단독주택 용지를 분양하고 있다. 토공은 2007년 6월까지 착공용 토지사용 승낙서를 건설사에 내주기로 했다. 그러나 시와 토공은 폐기물처리시설의 장소·규모에 대해 합의를 못하고 있다. 시는 하루 50t 처리규모에 사업비 330억원을, 토공은 하루 20t에 사업비 50억원을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내년 착공목표로 사업승인을 받아야 건축계획을 세울 수 있는 건설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건설업체는 착공지연으로 1만 2000여가구의 진접지구 연차별 입주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 대해 남양주시와 토공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 토공 관계자는 “2004년 6월 시가 ‘착공전 분담금 납부’를 통보하고도 구체적 액수를 계속 제시하지 않아 착공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며 “2005년 12월 분담금을 산정해 거꾸로 통보했으나 시가 올 1월 허수에 불과한 100억원 등을 포함시킨 무리한 액수의 분담금을 요구해와 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분담금 액수는 협의에 의해 결정해야 하고, 지자체가 먼저 액수를 제시하는 전례는 없다.”고 해명했다.남양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쓰레기대책 없이 택지 조성

    ‘쓰레기 처리대책 없이 택지는 팔고 집을 못 짓게 하면 어떻게 합니까.’ 24일 남양주시와 토지공사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말과 올 2월 진접택지지구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은 4개 건설사들이 제출한 아파트 사업승인 신청을 잇달아 보류했다. 아직까지 택지지구내에서 발생할 쓰레기와 음식물 등 폐기물 처리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토지공사는 2004년 경기도로부터 진접택지지구 205만 8000㎡에 대한 실시계획을 승인받아 14개블록 69만 2000㎡의 공동주택지를 11개 건설사에 선분양했다. 현재는 단독주택 용지를 분양하고 있다. 토공은 2007년 6월까지 착공용 토지사용 승낙서를 건설사에 내주기로 했다. 그러나 시와 토공은 폐기물처리시설의 장소·규모에 대해 합의를 못하고 있다. 시는 하루 50t 처리규모에 사업비 330억원을, 토공은 하루 20t에 사업비 50억원을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내년 착공목표로 사업승인을 받아야 건축계획을 세울 수 있는 건설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건설업체는 착공지연으로 1만 2000여가구의 진접지구 연차별 입주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 대해 남양주시와 토공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 토공 관계자는 “2004년 6월 시가 ‘착공전 분담금 납부’를 통보하고도 구체적 액수를 계속 제시하지 않아 착공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며 “2005년 12월 분담금을 산정해 거꾸로 통보했으나 시가 올 1월 허수에 불과한 100억원 등을 포함시킨 무리한 액수의 분담금을 요구해와 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분담금 액수는 협의에 의해 결정해야 하고, 지자체가 먼저 액수를 제시하는 전례는 없다.”고 해명했다.남양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무르익는 가을, 국화꽃 축제 속으로

    10일 과천 서울대공원. 테마가든에 들어서자 색색의 소담스러운 국화 송이가 향긋하게 인사를 한다. 폭포수 모양으로 만들어진 현애국 3000여 송이는 마치 하늘에서 꽃물결이 쏟아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대공원이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동물나라 가을꽃축제’를 마련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국내 최대규모의 국화 전시회를 비롯해 예술 거장들의 작품 전시와 동물그림그리기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다음달 5일까지 테마가든에서 열리는 ‘가을향기, 국화꽃 축제’에는 대국류 170종, 소국류 30종, 현애류 20종 등 무려 250종 5890점의 국화 작품이 전시된다. 야생화 분경과 분화 작품 150점이 전시되는 야생화 조경전도 함께 마련되어 있다. 테마가든 다른 한편의 특별전시장에서는 다음달 12일까지 ‘2006 교육문화체험학습박람회’가 열린다. 박람회에서는 ‘백남준과 피카소의 작품세계’를 주제로 포스터, 엽서, 음반 등을 한자리에 모아 거장들의 예술세계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공룡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3D입체영화관과 한지 도자기 등을 소재로 한 공예체험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서커스와 봉산탈춤, 비보이 공연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준비되어 있다. 박람회는 오후 10시까지 진행된다. 밤에 박람회장을 나서면 대공원 입구를 화려하게 밝히는 루미나리에를 감상할 수 있다. 오는 15일에는 동물원 곳곳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동물만화그리기대회’가 열린다. 웬만한 유명산보다도 단풍이 고운 것으로 유명한 대공원 일대에는 낙엽풀장과 1000m에 이르는 낙엽·단풍길이 마련되어 있다.‘인기만화가와 함께하는 캐릭터 포토존 및 낙서판만들기’ 행사와 ‘동물퀴즈왕 선발대회’, 매직쇼 등 다양한 오락프로그램도 펼쳐진다. 입상작품은 동물원 광장에 전시된다.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grandpark.seoul.go.kr)를 통해 할 수 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무르익는 가을, 국화꽃 축제 속으로

    10일 과천 서울대공원. 테마가든에 들어서자 색색의 소담스러운 국화 송이가 향긋하게 인사를 한다. 폭포수 모양으로 만들어진 현애국 3000여 송이는 마치 하늘에서 꽃물결이 쏟아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대공원이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동물나라 가을꽃축제’를 마련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국내 최대규모의 국화 전시회를 비롯해 예술 거장들의 작품 전시와 동물그림그리기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다음달 5일까지 테마가든에서 열리는 ‘가을향기, 국화꽃 축제’에는 대국류 170종, 소국류 30종, 현애류 20종 등 무려 250종 5890점의 국화 작품이 전시된다. 야생화 분경과 분화 작품 150점이 전시되는 야생화 조경전도 함께 마련되어 있다. 테마가든 다른 한편의 특별전시장에서는 다음달 12일까지 ‘2006 교육문화체험학습박람회’가 열린다. 박람회에서는 ‘백남준과 피카소의 작품세계’를 주제로 포스터, 엽서, 음반 등을 한자리에 모아 거장들의 예술세계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공룡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3D입체영화관과 한지, 도자기 등을 소재로 한 공예체험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서커스와 봉산탈춤, 비보이 공연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준비되어 있다. 박람회는 오후 10시까지 진행된다. 밤에 박람회장을 나서면 대공원 입구를 화려하게 밝히는 루미나리에를 감상할 수 있다. 오는 15일에는 동물원 곳곳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동물만화그리기대회’가 열린다. 웬만한 유명산보다도 단풍이 고운 것으로 유명한 대공원 일대에는 낙엽풀장과 1000m에 이르는 낙엽·단풍길이 마련되어 있다.‘인기만화가와 함께하는 캐릭터 포토존 및 낙서판만들기’ 행사와 ‘동물퀴즈왕 선발대회’, 매직쇼 등 다양한 오락프로그램도 펼쳐진다. 입상작품은 동물원 광장에 전시된다.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grandpark.seoul.go.kr)를 통해 할 수 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부고]

    ●서항석(전 왕십리2동장)일석(종로구청 계장)강석(성동구청 부구청장)씨 모친상 송남의(개인사업)정운립(워커힐호텔 마케팅부장)씨 빙모상 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2)3010-2262●문영한(전 서울고 교장)씨 별세 문신행(전 천문우주연구소 소장)신효(서인조경 대표)신용(서울대 의대 교수)신범(자영업)신관(빈림에프디 대표)씨 부친상 김성수(인산통상 대표)씨 빙부상 3일 서울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2)2072-2091●박재현(경향신문 산업부 기자)재성(경성무역 개발부장)씨 부친상 박신영(시흥 매화초등학교 교사)씨 시부상 8일 여의도 성모병원, 발인 10일 오전 7시30분 (02)3779-2195●육창균(낙서우체국장)재희(전 현대아산 상무)씨 모친상 박대수(여주 제일중 교사)김진우(상주시청 근무)씨 빙모상 7일 상주장례식장, 발인 9일 오전 7시30분 (054)523-4444●강용구(한성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씨 상배 강제상(경희대 정경대 교수)준상(SK네트웍스 MD 기획팀 과장)혜원(강남대 사회복지학과 강사)정원(신흥대학 영유아보육학과 교수)씨 모친상 임시규(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최영진(연세드림비뇨기과의원 원장)씨 빙모상 8일 서울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2072-2016●신희직(현대오일뱅크㈜ 상무)씨빙부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 (02)3010-2295●이한구(수출입은행 부산지점 부지점장)인구(오성식품 대표)씨 부친상 8일 보라매병원, 발인 10일 오전 5시30분 (02)831-1899●정의연(남양철강 대표이사)두곤(원진상사 대표)두준(목사)두연(한창종합배관 대표이사)씨 모친상 윤진옥(전 성진철강 대표)이지은(인천대 교수)씨 빙모상 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 (02)3010-2233●손상목(도서출판 인디북 사장)씨 별세 손범준 지원 정민씨 부친상 8일 일산 백병원, 발인 10일 오전 6시 (031)919-2099●박은덕(아주대학교 교수)씨 부친상 이정국(한국씨티은행 신설동지점장)최성규(공군대령)임원일(SK텔레콤 상무)하충식(열린치과 원장)씨 빙부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6시 (02)3410-6915●배노식(충북 영동군 새마을지회장)씨 별세 8일 충북 영동병원 장례식장, 발인 11일 오전 8시 (043)74-6499●황호진(SK건설 MUD프로젝트팀 팀장)치성(자영업)종국(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씨 모친상 6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0일 오전 7시 (02)590-2697
  • [16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 업(YTN 오후 1시20분)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진 지도 61년이 흘렀다. 두 세대를 넘겨 지속되고 있는 이 분단체제를 극복하는 문제는 늘 우리 사회의 중심 담론이 되어 왔다. 광복 61주년을 보내며 최근에 ‘한반도식 통일, 현재 진행형’이라는 저서를 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함께 우리의 분단체제에 관해 생각해 본다.   ●문화 예술 36.5(EBS 오후 10시5분) 새로운 문화예술 단지로 떠오르고 있는 장흥 아트파크. 극단 사다리와 함께 동화 구연도 하고, 가족과 함께 가구 만들기 체험 등 문화 예술 공간에서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장흥 아트파크를 찾아가 본다. 또 90년대 말 문학계에 혜성처럼 나타나 주목을 받은 소설가, 김영하의 작품 세계를 만나본다.   ●돌아와요 순애씨(SBS 오후 9시55분) 순애는 현우가 초은이 문제로 상의할 일이 있다고 연락을 하자 가슴이 뛴다. 하지만 순애는 현우가 자신을 누나로 부르며 도움을 요청하자 자신을 몰라보는 현우를 안타깝게 바라본다. 한편, 순애는 초은이 스튜어디스 경력직 모집에 원서를 제출하자 찬이와 집안살림은 어떻게 할 거냐며 따진다.   ●오버 더 레인보우(MBC 오후 9시55분) 상미는 다른 연습생들과 함께 심사위원들 앞에서 춤추고, 렉스는 무심히 낙서만 하고 있다. 렉스는 전화를 받으며 밖으로 나가고, 최사장과 곡 선정 문제로 말다툼한다. 상미를 중간평가에 합격시키라는 최사장의 말에 렉스는 얼굴이 굳어버린다. 상미는 최사장이 렉스를 협박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여자의 선택(KBS2 오전 9시) 사채업자들의 횡포 탓에 만신창이가 된 주리는 창안을 찾아와 돈을 빌려 달라고 부탁하지만 그 자리에서 쫓겨나고, 고민끝에 선영의 병실까지 찾아 가지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고 돌아선다. 한편, 진진의 뒷조사를 통해 집안을 알게 된 영규어머니는 진진을 만나 돈을 줄테니 그만 떨어지라고 말하는데….   ●수요기획(KBS1 오후 11시40분) 네팔을 신혼여행지로 선택한 스물아홉 신랑 이승복과 스물여섯 신부 이정여. 결혼하자마자 네팔로 4개월간의 신혼여행을 떠난 그들의 목적은 여행이 아니라 봉사다. 허니문의 달콤함보다는 앞으로 함께 할 인생설계를 신혼여행의 목적으로 선택한 별난 젊은이들. 그들의 신혼여행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 儒林(667)-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13)

    儒林(667)-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13)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13) ‘성학십도’를 받쳐 올리면서 퇴계의 차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 신 이황은 삼가 재배하고 아룁니다. 신이 가만히 살펴보니 도(道)는 형상이 없고 하늘은 말이 없습니다. 하도낙서(河圖洛書)가 나오매 성인이 그것을 근거로 괘효(卦爻)를 지은 뒤 그 도가 비로소 천하에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그 도는 넓고 넓으니 어디서부터 착수하여야 하며 옛 교훈(古訓)은 천만가지가 되니 어디서부터 따라 들어가야 하겠습니까. 성학(聖學)에는 큰 실마리가 있고 심법(心法)에는 지극한 요령이 있습니다. 이것을 드러내어 도(圖)를 만들고 이것을 지적하여 설(說)을 만들어 사람에게 ‘도에 들어가는 문(入道之文)’과 ‘덕을 쌓는 기틀(積德之基)’을 보여주는 것은 역시 후현(後賢)들이 부득이 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임금된 분의 한 마음(一心)은 온갖 정무(萬幾)가 나오게 되는 자리이며, 온갖 책임(百責)이 모이는 자리이며, 또한 뭇 욕심이 갈마들며 침범하고, 뭇 간사함이 갈마들며 침해하는 것입니다. 그 마음이 만일 조금이라도 태만하고 소홀히 하여지면서 방종하여 간다면 마치 산이 무너지고 바다가 들끓는 것 같아서 그 누구도 그것을 막아낼 수 없는 것입니다.…(후략)…” 퇴계가 ‘성학십도’를 지어 올리면서 17살의 어린 선조에게 ‘내성외왕(內聖外王)’의 조건을 갖추는 ‘제왕학(帝王學)’의 길을 가르치려는 충정에서 그러한 서문을 지어 올렸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명문인 것이다. 차문에 나오는 ‘하도낙서(河圖洛書)’란 복희씨 때 황하에서 길이 8척이 넘는 용마(龍馬)가 등에 지고 나왔다는 그림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는 주역 팔괘의 근원이 되었으며, 또한 낙서는 낙수(洛水)에서 나온 신구(神龜)의 등에 있었다는 글로 이는 모두 주역의 근거가 되었음을 가리키는 말이었던 것이다. 그뿐인가. 퇴계의 ‘성학십도’는 비단 선조만을 위한 제왕학이 아니라 인간이면 누구나 성리학을 통해 ‘천도와 심성에 근거하여 대륜(大倫)을 밝히고 덕업(德業)에 힘쓰며 또한 일상생활에 힘쓰고 경외(敬畏)의 태도를 높인다.’면 반드시 성인이 될 수 있음을 설법하는 퇴계 최후의 역작이기도 하였던 것이다. 그중 제1도인 ‘태극도설(太極圖說)’에 대해 퇴계 스스로 지은 해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무극이면서 태극이다.(無極而太極) 태극이 동(動)하여 양(陽)을 낳는데, 동(動)의 상태가 지극하면 정(靜)하여지고, 정하여지면 음(陰)을 낳는다. 정의 상태가 지극하면 다시 동하게 된다. 한번 동하고 한번 정하는 것이 서로 뿌리가 되어 음으로 나누어지고 양으로 나뉘어 양의(兩儀:음양의 별칭)가 맞선다. 양이 변하고 음이 합하여 수(水), 화(火), 목(木), 금(金), 토(土) 등의 오행을 낳는데, 이 다섯 가지 기(五氣)가 점차로 퍼져 네 계절이 돌아가게 된다. 오행(五行)은 하나의 음양이고 음양은 하나의 태극이며 태극은 본래 무극(無極)인 것이다.…”
  • [가슴속 그림 한폭] 바스키아의 ‘재키 로빈슨’

    [가슴속 그림 한폭] 바스키아의 ‘재키 로빈슨’

    재키 로빈슨은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이름을 올린 흑인선수다. 낙서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는 로빈슨을 숭배하여 찬양하는 그림을 남겼다. 하일성 KBO사무총장은 신중하게 그림의 사인을 응시하곤, 잠시 펜을 드는 것으로 와인드업을 대신하더니, 현란한 말 배합으로 인터뷰를 시작한다. # 1. 인생은 승부다 그림의 왕관은 화가가 흑인영웅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랍니다. 백인만이 뛰던 메이저리그에 첫 흑인선수가 된다는 건 엄청난 승부죠. 다른 팀 선수가 경기 중에 그의 얼굴에 침을 뱉고, 백인단체는 살해위협을 하기도 합니다. 그는 버텼고, 이겨냈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됩니다. “인생은 보기만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내 인생의 승부처는 2002년 심근경색으로 생사를 오갈 때였죠. 혈관을 뚫는 7시간의 대수술이었습니다. 그후 심신으로 쇠약해진 나와 재기를 위한 싸움을 벌여야 했습니다. # 2. 역전의 힘은 용기다 승부에 임할 때 실력과 운보다 중요한건 용기입니다. 용기가 없다면 실력을 발휘할 무대나 운이 따를 기회도 없습니다. 이 그림 속 표정을 보세요. 눈을 크게 뜨고 고난을 똑바로 응시하는 용기 있는 자의 표정입니다. 수술 후유증과 싸울 때 일을 그만둔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습니다. 낙관적이라고요? 아닙니다. 지금도 병에 대한 공포는 여전합니다. 해설가 일을 다시 시작해야 나와의 마지막 승부를 벌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58살입니다. 변화에 두려움을 느낄 때죠. 돈도 벌만큼 벌 었습니다. 하지만 프로에게 만족은 멈춤입니다. 그래서 사무총장이라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용기를 냈죠. 재키 로빈슨이 차별의 용광로인 메이저리그에 뛰어들 용기를 낸 것처럼. # 3. 일류는 핑계가 없다 “야구 몰라요” 이 말이 재미있다는데 내겐 진지한 이야깁니다. 끝났다 싶으면 역전되고 삼진이다 싶으면 홈런을 쳐대니…. 야구는 정말이지 알면 알수록 어려워요. 이 그림도 그냥 여백 많은 낙서 같은데 어려워요. 그럴 땐 겸손해지는 것이 최곱니다. 모르는 부분은 인정하고 아는 만큼만 보면 됩니다. 너무 복잡해질 필요가 없지요. 모르는 것을 보는 것처럼 말하면 핑계만 늘어날 따름이니까. 83년도인가 한·일고교야구전서 양측선수를 바꾸어 보면서 중계하는 큰 실수를 범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외에도 수도 없는 실수가 있었죠. 그럴 땐 잘못을 인정해야 하는데. 하지만 젊은 시절엔 얼버무리며 더 어려운 이야기로 만회하려는 욕심이 생깁니다. 그것이 곧 핑계가 되고 겸손함을 잃도록 하죠. 결국 핑계보다 노력이 앞서면 일류가 됩니다. 일류는 어디서도 일류입니다. 흑인 사회서 일류였던 재키로빈슨이 백인 사회서도 일류였듯이. 한국서 일류였던 이승엽이 일본서도 일류이듯이. 이경주기자 kdlrudwm@seoul.co.kr
  • 한국최초 섹스 문학재판

    한국최초 섹스 문학재판

    「섹스」재판이 열렸다. 지난 11월21일 상오11시 서울지법 114호 법정. 피고인은 저서 속에서「섹스」를 남달리 분명히 다룬 박승훈(朴承薰)씨. 한국「에로스」의 사제(司祭)가 제단(祭壇) 아닌 법정에 선 셈이다. 그는 음란문서제조 및 판매죄로 검찰에 의해 불구속 기소되어 있었던 것이다. 박승훈씨는 신문학도로 자처하고 있다. 중앙(中央)대학에서『미국의 신문학』이라는 강의를 맡고 있고 한국신문(韓國新聞)연구소의 이사이며 건국(建國)대학교에서는 교수로서 『미국의 현대소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그는「르포」작가로서 더 알려져 있다. 『零點下(영점하)의 새끼들』『零年(영년)구멍과 뱀의 대화(對話)』『서울의 밤』『어느 때 까지니이까』『한 줌 흙은 말한다』등 일련의「에세이」를 썼다. 이 저서들에서「섹스」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다. 저자에 의하면『「비트」문학의 현장 검증주의』라는 것이다. 이 날은 제1회 공판. 하(河)경철판사의 단독심, 인(印)정헌검사 관여로 열렸다. 피고인의 변호사는 정춘용(鄭春溶)씨. 애독자이기 때문에 무료변호를 맡고 나섰다고 한다. “비난을 받지 않았는가” 엔 “후배가 알 것을 알려 줬다” 서기가 『피고인 박승훈씨!』하고 크게 이름을 부르자 방청객 사이에서 『예…예…』하는 대답과 함께 도수높은 안경을 낀 박씨의 헌칠한 모습이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다음은 이날의 공판 방청기. 판사-피고인의 직업은? 박씨-(즉석에서) 대학교수입니다. 검사가 기소장을 읽었다. 그의 저서 중에서 『零年구멍과 뱀의 對話』『서울의 밤』이 문제가 됐다. 이 2권 중 『零年구멍과 뱀의 對話』에서는「카메라•아이」라는 장(章•1백30~2백45「페이지」사이 1백35「페이지」)이 걸렸다. 이 대목은 박씨가 어느 중국음식점의 벽에 뚫린 조그만 구멍을 통해 옆 방에서 벌어지는 각계 각층 남녀의 성교장면을 세밀하게 관찰, 그 느낌을 묘사한 글이다. 또『서울의 밤』에서는「어디선가 보고 있다」라는 장(章•1백77~2백27「페이지」사이의 50「페이지」)과 「노래하는 공동변소」라는 장(章•13~65「페이지」사이 52「페이지」)이 문제됐다.「어디선가 보고 있다」는 필자가 도색(桃色)영화를 보고 난 뒤의 독백과 영탄이 씌어져 있는 부분이다.「노래하는 공동변소」는 대학교수인 필자가 서울역 앞 공동변소에 들어 앉아 그 낙서들을 음미하면서 느낀 점을 썼다. 검사-「카메라•아이」로 외설물을 제조, 판매케 했는가? 박씨-제조라는 것은 형이하학적인 것을 만들 때의 이야기고 글을 쓴다는 것은 청탁을 받아 집필한다는 것이다. 검사-하여간 제조했지? 박씨-제조는 출판사에서 한 것이고 이쪽은 오랜 진통기를 지난「아이디어」를 붓을 통해 집필했을 뿐이다. 검사-「어디선가 보고 있다」의 「필름」을 만들었는가? 박씨-아까 말한대로 책을 저술했고 그 한 章에 문화영화를 본 사실을 기록한 바 있다. 검사-「필름」을 보았는가? 박씨-보았다. 변호사-쓴 것은 죄다 사실에 입각한 것인가? 박씨-「비트」문학의 원리와 본질대로 사실을 사실대로 기록한 것이다. 변호사-쓴 동기는? 박씨-「저널리스트」로서의 사회적인 책임이다. 내가 안쓰면 누군가가 썼을 것이다. 나는 태만하지 않았다. 변호사-자기 글이 음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박씨-그러한 대목은 한군데도 없다. 활자「미디어」에서는 성욕을 느끼되 수치심이나 혐오증과는 다른 미적 감동을 주는 법이다. 변호사-비난을 받지 않았는가? 박씨-후배대학생들로부터 알아야 할 것을 알려 주어서 감사하다는 찬사의 말은 들었지만 비난을 받은 일은 없다. “왜 다루었나” 엔 “인간문제 추궁하려고” 판사-사회적인 책임이란 무엇인가? 박씨-「엘리트」는 자유를 두려워한다. 자유는 책임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붓을 든「엘리트」로서 태만하지 않은 것이 죄라면 죄다. 나는 진실을 썼다. 시종일관 사회성 예술성 사상성을 담아 책임을 다했을 뿐이다. 판사-왜 「섹스」문제를 다루었는가? 박씨-성적행위는 예술 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예술도 신비하기 때문에 둘다 어떠한 답을 내리기 힘들다.「아담」과「이브」이후 하느님도 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섹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예수•그리스도」도 간통한 여자에게 돌을 던지지 못했다. 이 거창한 인간의 문제를 끝까지 추궁해 보려고 했다. 판사-그 답이 나왔는가? 박씨-아직 추궁 중에 있다. 이번에 물의를 일으키게 된 것도 그 점에 있고 저 작품이 미완성품이라는 점에 있겠다. 제1회 공판에서는 문제된 3가지 章들 중에서 어느 구절이 검찰측 견해로 음란 혹은 외설스러운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지적되지 않았다. 이 점은 오는 12월6일에 예정된 제2회 공판에서 심리되리라고 한다. 박승훈씨는 만일 유죄판결이 내린다면 대법원까지 올라갈 기세다. 그렇게 되면 작품속의 음란, 외설에 대한 정의가 내려질 것 같다. 이웃 일본의 경우 최고재판소(대법원)가「D•H•로렌스」의 작품『차털리 부인의 사랑』재판에서 내린 판례를 보면 음문서란『함부로 성욕을 자극하고 수치심과 혐오의 정을 불러 일으키도록 노골적 구체적으로 묘사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변호사 정춘용씨에 의하면 미국과「유럽」등 선진제국의 판례에서는 더 폭 넓은 해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데이서울 69년 11/30 제2권 48호 통권 제 62호]
  • 톡톡튀는 ‘팝아트 캐릭터’의 만남

    세계 미술계에서 팝아트는 고전인 동시에 컨템포러리 예술이다.20세기 중반 대중문화를 미술에 본격적으로 끌어들인 앤디 워홀 이후 팝아트는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그럼에도 국내 미술계에선 팝아트가 그다지 무게를 두지 못하다가 최근 몇년 간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전개되고 있다. 한국에 있어서 팝아트란 과연 무엇인가.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Who are you’는 팝아트적 소재 중에서도 아티스트들의 캐릭터를 통해 팝아트의 한국적 변용과 흐름을 조망해보는 전시다. ‘아토마우스’의 이동기,‘동그리’의 권기수,‘레인보우마우스’의 안수연,‘터부요기니’의 낸시랭,‘미자’의 전경 등은 고유의 캐릭터를 등장시켰고, 박용식, 손동현, 신창용, 최병진 등은 대중매체에 등장하거나 브랜드화한 캐릭터를 새롭게 조합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낸시 랭은 멀티플레이어를 지향하는 아티스트다. 록크룹 린킨파크, 패션 브랜드 루이비통과의 공동작업은 물론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적지 않는 팬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금기시되는 신적 존재를 의미하는 ‘터부요기니’ 시리즈를 보여 준다. 로봇모양의 몸체를 중심으로 페인팅, 드로잉, 그래픽, 사진, 큐빅, 크리스털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믹스미디어 작품이다. 여기에 숫자화된 암호와 낙서, 작은 인형들을 배치함으로써 현대인들이 잃어버린 꿈과 행복을 기원한다. 권기수의 ‘동그리’는 기하학적 형태로 만들어낸 단순한 표상이다. 평면작업에서부터 설치, 영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옷을 입고 따뜻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우리를 반긴다. 손동현은 자신의 어린시절 기억을 차용해 미국화한 대한민국의 일상을 고발한다. 숲속에서는 벅스버니가 뛰어놀았고, 배트맨과 로빈이 밤 거리를 활보하던 기억. 그때 장래 희망은 제다이 기사였다. 그의 작품 ‘미래경찰 로보캅선생상’‘인조인간 터미네이터선생상’ 등은 작가를 비추는 거울이자 시대의 자화상이다. 이동기는 자신의 캐릭터 ‘아토마우스’가 ‘균형’에 관한 것이라고 말한다. 아토마우스는 세상의 모든 복잡한 요소들과 연관되어 있으며, 고급과 대중, 추상과 구성, 물질과 정신, 동양과 서양이 공존하고 있단다. 그것은 앤디 워홀의 ‘nothing’, 제프 쿤스의 ‘equilibrium’, 리히터의 ‘neutral’의 미학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복잡함, 심각함, 심오함이 아닌 몰개성적, 상투적, 표피적 미학이 작가의 지향점이다. 이밖에 신창용은 이소룡을 중심으로 할리우드 영화나 만화에 등장하는 영웅적인 아이콘과 신형 무기설계도를 연상시키는 회화작업을, 전경은 속옷차림의 캐릭터를 통해 유쾌한 듯하지만 잠재된 슬픔을 담고 있는, 혹은 선함으로 포장된 사악함 등 대립적인 요소들을 병치시키는 작업을 보여 준다. 8월27일까지.(02)720-5114.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이야기꾼 김종광의 ‘낙서문학사’

    이야기꾼 김종광의 ‘낙서문학사’

    능청스런 입담과 해학으로 이문구, 성석제의 뒤를 잇는 이야기꾼으로 주목받아온 김종광(35)이 새 소설집 ‘낙서문학사’(문학과지성사)를 냈다. 전작들에서 일견 황당해 보이는 독특한 상상력 속에 예리한 사회 풍자의 칼날을 숨겨뒀던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그 칼끝을 자신이 몸담고 있는 문학과 문학판 사람들에게로 향한다. 연작 형식의 단편 ‘낙서문학사 창시자편’과 ‘낙서문학사 발흥자편’을 통해서다. 두 작품의 내용을 뭉뚱그리면 이렇다. 광산촌에서 ‘광부의 아들’이자 ‘작부의 새끼’로 태어난 유사풀은 중학생 때 ‘이상 시 전집’을 읽은 이후 ‘낙서’에 푹 빠져 지낸다. 남들 눈에는 시나 소설이었지만 그는 한사코 낙서라고 우겼다. 일찍 신춘문예로 등단했음에도 살아생전 빛을 보지 못한 유사풀은 스물다섯에 요절한 뒤에야 ‘낙서문학’의 창시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시는 시화호처럼 썩었고, 소설은 폭격 맞은 산처럼 황폐해졌고, 수필은 문학이기를 포기했고, 희곡은 연극의 노예가 되었고, 평론은 출판사의 애인”이 돼버린 누더기 문학판을 구원할 21세기의 새로운 장르로 ‘낙서문학’이 추앙받기에 이른 것이다. ‘낙서문학 창시자편’이 유사풀의 가족, 동창생, 동거녀 등 다양한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유사풀이란 인물을 재구성했다면 ‘낙서문학 발흥자편’은 낙서문학이 어떻게 문학의 주류에 편입하게 됐는지를 인터뷰 형식으로 추적해 나간다. 특히 상류층인 성철호가 ‘유사풀낙서문학상’을 제정해 엄청난 상금을 안기고, 낙서문학 동인지인 ‘새창조’를 사재기해서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과정은 자본의 위력에 휘둘리는 문학의 현실을 씁쓸하게 풍자한다. “작가와 독자, 출판 시장 등 문학 주체에 대해 정면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걸 소설이나 시로 얘기하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풍자와 은유의 개념이 가능한 낙서로 바꾼 것”이라는 작가는 “원래 장편으로 계획했는데 용기가 없어 중간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소설집에는 ‘낭만삼겹살’‘율려탐방기’등 9편이 실렸다.1998년 계간 ‘문학동네’에 단편 ‘경찰서여 안녕’으로 등단한 작가는 소설집 ‘모내기 블루스’, 중편 ‘71년생 다인이’등을 발표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도심 곳곳 공공미술 바람

    도심 곳곳 공공미술 바람

    지난달 처음으로 ‘내집’을 마련해 경기 파주시 교하지구에 둥지를 튼 직장인 김현일(34)씨는 요즘 출퇴근버스의 매력에 푹 빠졌다. 얼마 전 밤늦은 시간. 직장이 있는 서울 마포에서 2200번 좌석버스에 지친 몸을 실은 그에게 문득 밝은 색깔의 일러스트가 눈에 들어왔다. 둘러보니 옆자리는 물론 모든 좌석이 미술품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흔히 기분을 상하게 만드는 광고물이 자리잡고 있는 바로 그 공간. 김씨는 “버스를 탈 때마다 오늘은 어떤 그림이 있을까 기대를 갖는다.”며 즐거워했다. ●“버스에서 미술을 숨쉰다” ‘부르릉! 작가와 함께 출퇴근 버스를!’ 프로젝트는 ‘공공미술 프리즘’이 기획하고 경기문화재단이 후원한다. 파주 맥금동에서 헤이리마을을 거쳐 서울 합정동을 오가는 신성교통 2200번,200번 버스 10대가 이들의 ‘갤러리’다. 지난 3월부터 오는 12월까지 60명 남짓한 작가가 1800여점을 ‘전시’한다. 회화, 사진, 일러스트, 만화, 염색 등 장르도 다양하다. ‘미술이 있는 버스’가 인기를 모으면서 “내 버스에도 작품을 실어달라.”고 운전기사들이 ‘떼’를 쓰는가 하면, 국내에서 가장 큰 고속버스회사도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는 제안을 내 놓기도 했다. ‘부르릉!프로젝트’에서는 상호 소통과 주민 참여라는 공공미술의 원칙이 실현되고 있다. 작품에는 ‘여러분이 작가라면….’이라는 수첩이 달려있다. 승객들이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이나 그림, 낙서 등 ‘실력’을 발휘한다. 남긴 의견은 작가들에게 전달된다. 오는 10월 4차 프로젝트에서는 주민들이 작가를 추천하거나 스스로 작가로 참여할 수도 있다. 공공미술프리즘은 지난달 27일부터 5일까지 서울 종로에서 ‘피맛골, 골목길 프로젝트’도 시민들로부터 커다란 호응을 받았다.4명의 작가가 ‘뒷골목의 감수성’을 종각에서 인사동 입구에 이르는 300m 구간에 사진과 벽화, 조형예술 등을 매개로 풀어냈다. ●작가와 시민의 건강한 소통 공공미술은 이제 우리 사회의 한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2004년 목동예술인회관을 점거하며 한국문화예술인단체총연합회(예총)가 공간을 독점해서는 안 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던 ‘오아시스 프로젝트’는 지난 7일 청계광장의 철판구조물에 다양한 작업을 했다. 철판은 스웨덴의 조각가 클라에스 올덴버그의 작품 ‘스프링’이 세워질 공간을 둘러친 것. 스프링은 몇몇 문화예술 단체로부터 청계천의 역사성을 무시한 결정이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밖에 공사현장에 벽화를 그려넣은 ‘판교신도시 공사장 아트펜스’와 마을버스를 바코드로 덮고 동네의 역사를 액자에 담은 ‘명륜동·청파동에서 찾다’도 삭막한 도시의 단비였다. 광명 넝쿨어린이도서관 등 10곳을 지역 특색에 맞게 꾸미는 공공미술추진위원회의 시범사업 ‘아트 인 시티’도 작가와 시민이 건강한 ‘관계 맺기’를 실현하고 있는 사례이다. 오아시스프로젝트의 김윤환씨는 “공공미술은 상업 논리에 매몰된 도심의 빈 공간을 시민과 호흡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자는 취지”라면서 “참여를 바탕으로 사회적 비판을 가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공공미술의 기능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미스· 東亞建設 김은정(金恩廷)양 - 5분 데이트(53)

    미스· 東亞建設 김은정(金恩廷)양 - 5분 데이트(53)

    거미줄로 짠 투명헝겊이 어떻게 생겼을까. 「미스 · 東亞建設 」 김은정(金恩廷)양의 얼굴은 반들반들 빛나는 고운 투명 헝겊에 싸인 것 같은 느낌. 『대학에서 전공한 것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친구들 보기에는 섭섭한 모양이에요. 』 이대(梨大) 체육대 무용과를 졸업하고 잠시 여학교에서 교편을 잡았었다. 무용체육 강의라는 것이 체력(體力)에 부쳐 그만두고 동아건설(東亞建設)에 입사(入社)한 것이 8개월전 1백 80명 응시자중에서 뽑힌 3명속에 들었던 것이다. 『이런 직장이라는 데가 보고 듣는 것이 많아서 여성적(女性的)으로는 손해 보는 점도 있더군요. 한편 인간(人間)성장에 도움이 된다고는 느껴져요 』 사업가 집안의 6남매중 3녀. 『 아마 어머니께 중매가 많이 들어오는가봐요. 권에 못이겨 선도 몆번 봤어요. 이런 일이란 억지로 되는건 아니라고 믿거든요. 시집 갈 때 되면 다 가게 마련 아닌가 싶어요.』 46년생의 「 영 · 미스」답게 여유만만한 결혼관(結婚觀)도 펼쳐 보인다. 취미는 음악감상. 그리고 낙서. 좋아하는 색깔은 첫봄에는 어디서나 보는 빛깔. [선데이서울 69년 10/12 제2권 통권 제 55호]
  • 용인 ‘백남준 미술관’ 첫삽

    2008년 상반기 개관 예정인 백남준미술관 기공식이 9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미술관 건립부지에서 열렸다. 백남준 타계 100일을 맞아 열린 기공식엔 미망인 구보타 시게코 여사 등 유족과 손학규 경기도 지사, 유홍준 문화재청장,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미술관 건립 주체인 경기문화재단 송태호 대표 등이 참석했다. 1만여평의 부지에 연면적 1700여평 규모로 세워지는 미술관엔 상설 및 기획전시실, 자료실, 창작공간 등이 들어서게 된다. 기공식에 앞서 안은미 무용단이 축하 퍼포먼스 공연을 펼쳤으며 백남준 일대기를 담은 영상물이 상영됐다.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2001년 ‘백남준’이란 명칭이 들어간 세계 유일의 미술관을 세운다는 양해각서를 백남준과 체결한 뒤 289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미술관 건립을 추진해 왔다. 재단은 미술관 착공을 기념해 11일부터 한 달간 서울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특별전 ‘백남준 스튜디오의 기억-메모라빌리아’를 연다. 뉴욕 브룸 스트리트 스튜디오의 한쪽 벽면을 통째로 구입해 소장하고 있는 재단 측은 이번 전시를 위해 이를 그대로 재현, 백남준에 대한 기억과 작업 과정을 되새긴다. 백남준이 1960년대부터 작업하던 뉴욕 브룸 스트리트의 스튜디오는 백남준 예술의 요람이자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었다. 수북하게 쌓여있는 각종 TV와 전선, 작업도구들이 얼기설기 배치된 선반에 쏟아질 듯 놓여있고 백남준이 벽에 휘갈겨 놓은 전화번호, 작업도면, 낙서, 친구사진, 포스터 등이 널려있다. 조각가 임승오씨가 3주동안 매달려 벽면을 재현했다. 한편 백남준의 조카이며 법적 대리인인 켄 백 하쿠타는 이날 오후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인의 유분 일부를 봉은사에 계속 안치하고 백남준의 친구인 조각가 하영진이 1994년 주조한 고인의 데드 마스크도 봉은사에 둘 것”이라고 밝혔다. 하쿠타는 자신의 유분을 세계 여러나라에 분산하기를 바란 백남준의 뜻에 따라 유분 일부를 49재에 맞춰 지난 3월 한국에 들여와 봉은사에 안치해 왔다. 백남준 미술관 건립을 둘러싸고 경기문화재단과 갈등을 빚어온 하쿠타는 기공식과 관련,“백남준 미술관 기공은 경사스러운 일”이라며 “기공식에 불참한 것은 초청장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생할의 지혜] 가구낙서는 치약으로

    가구의 크레용 낙서를 지우려면 부드러운 천에 치약을 묻혀서 닦으면 깨끗하게 지워진다.
  • 영재선발은 까다롭게 학습은 자유롭게

    영재선발은 까다롭게 학습은 자유롭게

    “우리 아이도 영재가 아닐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번쯤은 영재교육에 관심을 가진다. 자녀가 평범한 아이라도 관계없다. 조금이라도 잘 키우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도 영재교육 필요성을 인식하고 교육대상자를 늘려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운영 중인 영재교육현장을 찾았다. 영재들이 받는 교육이 일반 학교 교육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영재판별법 및 창의력과 상상력을 기르는 노하우도 안내하고 있다. 영재 세상으로 들어가 보자. “킥보드와 자전거의 차이점을 설명해 보세요.”“신체의 결함을 보조해 주는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 왜 만들어졌는지 말해 보세요.” 서울시 산하 11개 교육청별로 운영하는 초등학교 과학영재교육원에 치열한 경쟁 끝에 합격한 4∼6년생들에게 주어진 문제다. 학생들은 3차 창의력 문제 해결능력 검사와 4차 심층면접 등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합격생 모두 이 질문에 대해 정확히 답하고 조리있게 말했다.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모인 이 아이들은 과연 어떤 공부를 하고 있을까. 지난 20일 서울 강서교육청 산하 강서구 가양2동 탑산초등학교내 과학영재교육원을 찾았다. ●일반학급보다 더 시끄러운 영재학급 학교 운동장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장난치는 아이들로 넘쳐났다. 건물 안으로 들어와도 상황은 마찬가지. 마침 쉬는 시간이었는지 아이들의 시끄러운 재잘거림이 끊이질 않는다. ‘그래도 영재반은 조용하겠지.’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조용히 선생님 말씀 잘 들으며 공부하겠지.’라는 상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영재반은 다른 교실보다 2∼3배는 더 시끄러운 듯했다. 강서교육청 산하 62개 초등학교에서 모인 과학영재들은 탑산초등학교 3층에서 공부한다.4학년(최무선반) 16명,5학년(에디슨반) 16명,6학년(장영실반) 15명등 모두 47명이다. 5학년 에디슨반에서는 ‘전류와 자기장’을 배우고 있었다. 아이들은 실험을 위해 하얀색 가운 차림이었다. 수업시간은 오후 2시부터 3시50분까지. 김대준, 김진숙 두 교사가 지도한다. 교사 1인당 학생 비율이 8명인 셈이다. 아이들의 책상 위에는 전압센서·자기센서·건전지·에나멜선·나침반·꼬마전구 등 온갖 실험도구들이 나란히 놓여 있다. 학생 실험에 교사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손을 들고 질문할 때 도우미 역할만 한다. 학생들은 교사가 직접 만들어 오는 학습과제 인쇄물을 통해 스스로 실험하고 결과를 도출해 낸다. 이날 하람(11·염창초)양과 상기(11·서정초)군은 전류가 흐르는 전선 위에 놓인 나침반의 움직임을 통해 전선 주변에 자기장이 만들어지는 것을 알게 됐다. 아이들은 더 나아가 자기장의 세기를 측정하려는 실험까지 시도했다. 물리학자가 꿈인 하람이는 “학교에서는 이런 실험을 자주 할 수 없다.”면서 “하얀 가운을 입고 실험하는 것도 멋지고,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할 수 있도록 선생님들이 도와주니까 더 좋다.”고 말했다. 김진숙 교사는 “영재반 아이들의 이해력과 창의력이 뛰어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아이들을 제어하고 통제하기보다는 능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재반 아이들의 교재는 정해져 있지 않다. 영재반이 처음 구성되던 2003년에는 서울시교육청이 개발한 ‘과학영재 교사학습자료’를 많이 이용했다. 하지만 교사들의 노하우가 쌓이면서 직접 개발한 내용을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4학년 최무선반을 맡고 있는 조경옥 교사는 “지난해에는 선생님들이 개발한 교수법을 책으로 만들기도 했다.”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선생님들도 열심히 공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초등학생 가운데 0.14%만 영재교육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초등학생 수는 71만 8083명이다. 이 가운데 수학·과학 영재반에 들어간 학생은 4∼6학년 각각 11개 학급씩 모두 66개 학급,990명이다. 초등학생 1만명 중 14명 꼴인 0.14%만이 영재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선발 과정이 까다롭다. 2005학년도까지는 4학년 첫 영재선발 시험에 합격하면 6학년 때까지 3년 동안 자동으로 영재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학년별로 매년 시험을 치러 학생을 뽑는 것이다. 올해 영재교육 대상자들은 초등학교 3년생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이뤄졌다.▲접수일 1개월 전 모집요강, 지원서류 공고 ▲1차 전형(서류전형, 학교장 추천) ▲2차 전형(논리적·사고력 검사)-학년별 재적수의 3%이내 ▲3차 전형(창의적 문제 해결력 검사)-모집 정원의 1.5배 선발 ▲4차 전형(심층 면접) 등 다단계 심사를 거쳐야 한다. 전형절차가 까다롭다 보니 실제로 3차 전형까지 최고점을 받은 학생이 4차 전형에서 창의적인 사고력 부족으로 한마디도 못하고 최하의 점수로 떨어진 경우도 있었다. 어떤 분야에 대해 폭넓은 지식 없이 단순한 선수(先修)·반복 학습만 해 왔기 때문이다. 자기 주도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있어야 합격할 수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영재판별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아이도 혹시 영재가 아닐까.”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영재 판별은 어떻게 해야 하나. 보통 지능지수(IQ) 얼마 이상인 아이를 영재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지능만 높다고 영재라고 할 수는 없다. 아무리 지능이 높아도 과제에 대한 집착력이나 창의성 없이는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없다. 영재에 대한 정의는 학자마다 다르다. 지능과 창의력, 과제 집착도의 교집합으로 본 학자도 있고 환경이나 운(運)까지 영재의 요건에 포함시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영재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있다. 한 분야를 많이 좋아하고 특별히 가르치지 않아도 또래의 아이들보다 언어나 수리감각 등에서 1∼2년 정도 앞섰다면 시·도 교육청이나 전문가들에게 문의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영재는 복잡한 과제를 던질 때 가장 쉽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평재는 처음하던 방법이나 익숙한 방법을 반복한다. 한국교육개발원 서혜애 영재교육센터 소장은 “영재는 판별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 소장이 말하는 영재는 영재교육기관 등에서 미리 만들어 놓은 높은 수준의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할 만한 능력을 갖춘 아이들을 말한다. 따라서 그들은 ‘선발’되는 것이다. 서 소장은 “우리나라 최고인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도 3∼4개월에 걸쳐 영재를 뽑아 놓고도 제대로 뽑았는지 의아해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단시간에 영재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영재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는 간단한 점검을 통해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재 판별은 보통 아이들과의 비교에서 나타나는 상대적인 것이다. 세계적으로 1930년대에는 그 사회의 1%,70년대는 3∼5%,90년대 이후는 15% 정도를 영재로 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나라들이 영재의 범위를 넓혀 조금이라도 영재성이 보이면 교육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이보다 어린 아이의 경우 영재 판별은 지능검사 등을 사용해 타고난 능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각 분야별 특수 재능의 우수한 정도에 초점을 맞춰 판별해야 한다. 왜냐하면 타고난 능력이 우수한 영재는 개인적인 환경과 경험에 따라 중·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특별히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분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서울교대 과학영재교육원 강완 교수는 “정확히 영재라고 부를 수 있는 아이들은 흔치 않다.”면서 “하지만 최근 개발된 측정시험으로 가능성은 점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센터 홈페이지(gifted.kedi.re.kr)에는 간단한 문답을 통해 영재 가능성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창의력 향상교육은 어떻게? 창의력·사고력·상상력…. 영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중요한 능력들이다. 과연 이런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욕조에 몸을 담갔을 때 물이 넘치는 것을 보았다. 이를 통해 그는 금의 순도가 다르면 부피가 달라 넘치는 물의 양도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욕조에 몸을 담그면 물이 넘치는 일반적인 사실에서 밀도가 다르면 부피가 다르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는 능력, 이것이 바로 상상력의 범주에 들어가는 유추력이다. 유추력은 아이의 머리를 끊임없이 자극할 때 키워진다. 특히 줄거리가 있는 그림책을 아이에게 보여주다가 책을 덮고 다음 장면을 물어보는 과정을 통해 크게 성장할 수 있다. 간단한 수학문제를 풀면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도 있다. 공식을 미리 알려줘 풀게 하기보다 스스로 공식을 만들어 보게 하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하나하나 전개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스스로 만들어낸 공식은 죽는 순간까지도 잊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어른이 봤을 때 공통점이 별로 없어 보이는 두 사물을 제시하고, 아이에게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찾도록 하는 것도 상상력과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컵과 접시를 아이에게 주고 비슷한 점이나 다른 점을 찾게 하면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온갖 상상이 전개된다. 시중에서 파는 퍼즐도 아이의 기억력과 유추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전문가들이 말하는 분야별 영재의 특징 ●개인적 통찰 -자립심이 강하다. -혼자서 하는 놀이나 취미가 많다. -혼자 있기를 원할 때 찾는 장소가 따로 있다. -커서 무엇이 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자아의식이 강하다. -종교나 심미적인 것에 관심이 많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대인관계 -낯선 사람들과 빨리 친해진다. -친구를 잘 사귄다. -친구들 간에 의견 충돌이 있을 때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또래들 사이에서 지도자 역할을 한다. -다른 사람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파악한다. -다른 사람의 느낌에 쉽게 공감한다. -혼자서 놀기보다는 다른 친구들과 놀기를 좋아한다. -세계의 여러 나라와 지역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음악 -옹알이 할 때 노래 부르듯 한다. -장난감이나 가구, 부엌용품으로 리듬 있게 소리내기를 즐긴다. -좋아하는 노래를 녹음해 놓고 듣기를 즐긴다. -혼자서 노래를 만들어 부르기를 즐긴다. -악기 연주하는 것을 즐긴다. -음악이 나오면 즐거워하고 멜로디, 리듬 등을 쉽게 기억하여 노래나 악기로 재현해 낸다. -여러가지 소리를 잘 구별한다. -노래의 음조를 바꾼 뒤에도 일관성 있게 잘 부른다. ●신체·운동 -걷기를 일찍 시작한다. -찰흙 놀이, 가위질 하기 등을 즐긴다. -매우 활동적이다. -여러가지 운동을 잘한다. -무용, 발레, 체조와 같은 신체적인 활동을 즐긴다. -야외에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연극이나 인형극 놀이를 즐긴다. ●공간 -그림 그리기나 물감놀이를 즐긴다. -퍼즐이나 장난감들을 분해하고 다시 끼워 맞추기를 좋아한다. -레고나 블록 쌓기, 또는 모래성 쌓기를 즐긴다. -길을 잘 찾고 방향감각이 뛰어나다. -동화책을 볼 때 그림에 더 관심이 많다. -그림을 그릴 때 아주 세밀하게 그린다. ●논리·수학 -한번 풀기 시작한 문제는 끝까지 풀어내려고 노력한다. -수와 관련지어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과학 실험을 즐긴다. -수리적 개념을 쉽게 이해한다. -숫자 세기를 즐긴다. -물건의 작동원리나 자연의 이치에 대하여 질문을 많이 한다. -블록이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에 원인과 결과를 찾는 것을 즐긴다. -패턴이나 규칙을 찾아내려고 애쓴다. ●언어 -이야기나 동요, 동시, 역사적인 사실, 다른 일상적인 일 등을 쉽게 기억한다. -일찍부터 책읽기를 즐긴다. -시, 동화나 낙서 등을 좋아한다. -상황에 적절한 어휘를 사용하여 조리 있게 말하는 편이다. -사전이나 백과사전을 즐겨 찾는다. -또래보다는 나이 많은 아이들과 이야기하기를 더 좋아한다. -어느 장소에 가더라도 책을 찾아서 읽는다. -어른과의 대화에서도 상당히 의미 있게 주제를 전개한다.
  • 5월 ‘선물고르기’ 올가이드

    5월 ‘선물고르기’ 올가이드

    날짜가 다가오면 신경쓰이고, 고를 때 고민되고, 지갑을 열어 돈을 낼 때 마음이 쓰리다.줄 때는 뿌듯하고, 받는 사람이 행복해하는 모습에 덩달아 마음이 따뜻해지고, 두고두고 잘했다고 스스로 토닥이게 하는 것. 바로 선물이다.5월에는 챙길 날들이 많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마음의 선물’이 값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크지만, 그래도 뭔가 눈에 보이는 것을 주지 않으면 허전하고 미안하다. 부담되지 않으면서 성의를 보여줄 수 있는 선물, 뭐 없을까.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어린이날… ‘펀펀’한 것 고르자 아이들에게 주는 선물은 거창한 것보다는 아이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웃음과 재미, 학습 효과를 줄 수 있는 것이라면 더욱 좋다. # 선물의 스테디셀러, 인형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 만점의 선물은 바로 인형. 특히 너무나 완벽한 몸매로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는 바비인형은 여자아이가 갖고 싶어하는 선물 리스트에서 늘 상위를 차지한다. 미용세트, 화장세트 등 꾸미는 재미가 더하는 제품도 많이 나와 있다. 이외에 포근함을 안겨주는 커다란 곰 인형이나 아이 키와 비슷한 인형도 아이의 관심을 끈다.85㎝ 크기의 여자아이 인형은 손발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손 부위에 벨크로(일명 찍찍이)가 붙어 있어 아이가 친구처럼 여기며 편하게 가지고 놀 수 있다. # 독서로 사고력을 키워요 논술력, 이해력, 상식 등을 키워주고 정서발달에도 도움을 주는 것은 바로 독서. 어린이 도서를 전문적으로 알려주는 사이트를 이용해 아이에게 좋은 책을 미리 알아보고 선물해보자. (사)어린이도서연구회(www.childbook.org)는 새로나온 책과 권장도서 목록을 만들어 소개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국어린이문학교육학회(www.childrenbook.org)는 자료실 메뉴에 추천도서와 가감없는 평가를 올려놓아 책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밖에 글나라독서교육연구소가 운영하는 글나라(www.gulnara.net), 맞춤도서대여서비스와 독서교육정보를 제공하는 아이북랜드(www.ibookland.com)에도 많은 정보가 담겨있다. 인터넷 쇼핑몰은 어린이날 선물 이벤트를 진행하고, 어린이도서를 초특가로 판매하고 있어 이를 이용하면 더욱 저렴하게 살 수 있다. # 공부야, 장난감이야 요즘은 놀이도 학습의 일종이다. 재미있게 효과적으로 사고력을 높일 수 있는 장난감이 많이 나와있다. 물건을 사고 계산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는 슈퍼마켓 놀이 세트는 버튼을 누를 때마다 소리가 나면서 계산이 돼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120여가지 마술을 할 수 있는 마술세트도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집중력을 높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블록 세트도 선물로 좋다. 모서리가 둥글고, 향균처리가 된 제품도 있어 입에 넣고 빨아도 안전하다. # 활동적인 아이를 위해 밖은 위험하다며 아이들을 집안에서만 놀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밖에 나가서도 재미있고, 건강하게 놀 수 있도록 해주는 선물은 어떨까. 5살 미만의 아이도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안전벨트와 쿠션이 있고, 미끄럼 방지페달과 핸들고정장치가 있는 기능성 자전거도 많이 나와 있다. 흔들 시소, 유모차 기능을 겸비한 세발자전거는 3개월 이상부터 사용이 가능한 제품이다. 간단한 소지품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도 달려 있어 엄마와 함께 하는 외출에 즐거움을 더한다. # 즐겁게 공부해요 어릴 때부터 공부하는 바른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 학습용 공부상은 한글·영어·한자 등을 써놓은 보드판과 자유롭게 낙서를 할 수 있는 화이트칠판이 붙어 있어 다양한 사용이 가능하다. 어린이 높이에 맞춰 다과상으로도 쓸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 사용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는 디지털학습기도 좋다. 많은 학습 컨텐츠가 들어 있어 3세부터 혼자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어버이날… 효를 실천하자 소중하게 키워주신 부모님의 사랑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그 무엇으로 전할 수 있을까. 오래오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켜드리면서 효(孝)를 실천하자. # 건강하게 사세요 늘 건강을 챙겨야 하는 어르신에게 간편하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선물을 우선 생각하자. 연골 재생을 도와 관절 건강에 좋은 글루코사민이나 갱년기 장애와 노인성 치매 예방·항산화 작용을 하는 석류가 들어 있는 건강식품도 추천할 만한 선물. 입이 심심한 어르신에게는 간식도 되고, 건강식의 효과도 있는 간식세트를 선물하는 것도 좋다. 홍삼으로 만든 절편, 캔디, 유가, 젤리, 양갱으로 구성된 금산인삼 홍삼선물세트는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간식거리다. 건강식품을 선물할 때는 무엇보다 공인된 제품인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 잘 먹고 잘 살자 웰빙은 거부할 수 없는 생활 스타일. 직접 음식 재료를 만들어 먹는 것은 웰빙 생활의 기본이다. 항암성분이 들어 있고, 노화예방에 좋은 새싹채소를 늘 먹을 수 있는 새싹재배기도 좋다. 물갈이, 재배 기술이 따로 필요없어 누구나 손쉽게 집 안에서 몸에 좋은 새싹을 키울 수 있다. 지방 섭취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올리브유나 포도씨오일 세트도 추천 선물. 특히 포도씨오일은 필수지방산을 공급하는 리놀레산과 천연 항산화 작용을 하는 카테킨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기름 특유의 느끼한 맛이 덜하다. # 문화생활을 즐기세요 아들, 딸이 선사한 오붓한 데이트 코스만큼 달콤하면서도 뿌듯한 시간이 있을까. 부모님 세대가 좋아하는 중견 가수의 디너쇼가 어버이날 전인 6∼8일 사이에 다양하게 진행된다. 맛있는 저녁 식사와 함께 귀에 익는 풍성한 노래로 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시간. 조용필 콘서트와 함께하는 2박3일 제주도 여행 상품도 있다. 왕복항공, 숙박(2박), 관광(2일), 공연티켓 등이 포함돼 있다. # 아름다운 추억을 드려요 노년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효도여행상품도 좋은 선물이다. 나이 지긋한 분들에게는 편히 쉴 수 있는 온천여행이 좋다. 해외라면 비행시간이 짧은 가까운 동남아 여행도 권할 만하다. 길지 않은 기간에 두 나라를 여행하는 것은 오히려 피로만 쌓일 수 있으니, 한 나라 안에서 두 개 도시를 다니는 일정이 적당하다. 부모님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전문 가이드가 여행기간 내내 동행하며 부모님 세대가 좋아하는 관광명소와 온천욕, 공연 등이 포함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 편안하게 쉬세요 지친 종아리와 발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발 마사지기와 족욕기는 하루의 피로를 싹 가시게 도와준다. 발 전용이나 종아리까지 모두 관리해주는 제품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8만원부터 50만원선까지 가격의 폭이 넓다. 부위별로 다른 자극을 주어 마사지할 수 있는 마사지기(1만∼5만원선), 지압 기능과 강약 조절 기능 등으로 편안하게 마사지할 수 있는 원적외선 지압기(5만원선)도 부모님의 건강을 위한 선물로 적당하다. ●스승의 날… 은혜에 보답하자 매해 스승의 날만 되면 촌지, 향응을 주고 받는 행태가 문제가 된다. 그렇다고 존경하는 스승에게 마음을 담은 선물을 하나 못한다면 세상이 너무 삭막해지지 않을까. 스승의 건강을 챙기고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선물을 찾아보자. # 품격을 살리는 만년필 필기도 자주 하고, 학부모 상담 등 다른 사람 앞에서 펜을 사용할 일이 잦은 스승에게 좋은 필기구는 꼭 필요한 소품. 단순미를 선호한다면 깔끔하고 유려한 라인에 금속 재질이 멋스러운 워터맨 카렌 실버나 파카의 래티튜트가 적당하다. 금속의 몸체에 파랑, 빨강, 노랑 등 포인트 색상이 세련된 디자인의 파카 뉴 소네트는 멋을 중시하는 스승에게 선물하면 좋다. 만년필이 남성을 위한 선물이라는 것은 선입견. 여성스럽고 고급스러운 워터맨 오다스는 분홍, 빨강, 파랑 등 다양한 색상에 마스카라 케이스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관으로 액세서리로 손색이 없다. # 주변을 맑게 하는 식물 꽃다발은 오래 가지 않고, 난은 좋은 것을 고르려면 가격대가 높아 너무 부담스럽다.‘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한 선물 중에 식물만한 것도 없을 듯한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산세베리아, 테이블야자, 싱고니움 등의 화분을 고려해보자. 산세베리아는 음이온 발생량이 많아 전자파를 중화시키고, 공기를 정화하는 작용을 한다. 테이블야자나 싱고니움도 집안 공기를 정화시켜 줄 뿐만 아니라 키우는 재미도 있어 연령에 관계없이 잘 어울리는 선물이다. 가격도 5000∼1만원으로 작은 정원으로 꾸밀 수 있도록 많이 사도 부담이 없다. # 소중한 추억을 담은 앨범 정성이 느껴지는 선물은 값비싼 것보다 감동의 효과가 크다. 우선 통가죽으로 제작된 고급스러운 느낌의 앨범을 준비한다. 이 안에 과거 스승과 함께 한 수학여행, 소풍 등 학창시절의 추억이 담긴 사진과 간단한 멘트를 하나씩 써넣어 선물한다. 접착식으로 된 것은 원하는 대로 사진을 배열할 수 있고, 메모도 붙일 수 있어 단 하나밖에 없는 선물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 선생님도 피부관리 하세요 사고 치고, 걱정을 끼쳐드려 눈가에 주름만 늘게 해 죄송한 마음이 든다면 조금이라도 이런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피부 관리 화장품 세트를 선물해보자. 한국인의 체질에 맞는 한방 원료로 만들어진 한방화장품 세트는 피부 자극이 적어 웬만한 피부에 잘 맞는다. 스승의 날을 맞아 인터넷 쇼핑몰에서 특가로 판매하고 있어 가격 부담도 덜었다. # 평범하지만 세련된 선물 넥타이는 남성에게 가장 무난하게 선물할 수 있는 아이템. 간편한 선물로 먼저 떠오르면서도 상대의 스타일에 따라 디자인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고르는 데 쉽지 않은 아이템이기도 하다. 단순히 체크무늬나 무늬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귀여운 캐릭터, 작은 동물 무늬 등을 배열해 다소 화려한 느낌의 타이가 멋스럽다. 색상도 원색을 많이 사용한 것이 교단에서 늘 무서워보이는 선생님의 인상을 환해 보이게 한다. ■ 도움말 및 사진제공:옥션, 인터파크, G마켓, 파카, 워터맨 ■ 개성살린 ‘깜짝 선물’ 준비해볼까 수영장에서 헤엄치는 어린이들, 조카가 좋아하는 피아노, 어머니가 좋아하는 꽃 튤립 … . 한폭의 그림 같은 케이크들이다. 어찌 한입 베어 물기에는 너무 아깝다 못해, 두고 두고 모셔놔야 할 것 같다. 바라만 봐도 행복하다.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나만의 케이크.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과 같은 특별한 날 이런 ‘깜짝’선물을 받는다면 감동하는 일만 남는다. 남과 똑같은 것을 거부하며 나만의 개성을 고집한다면,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에게나 딱 좋은 선물이다. 좀 바쁘다 싶으면 비용을 들여 ‘주문형 디자인 케이크’를 주문하면 된다. 시간을 낼 수 있고, 나의 정성도 특별하게 담아 내고 싶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DIY 케이크’를 직접 만들 수 있다. 어디 케이크 뿐인가. 맛있게 구워낸 쿠키도 웰빙 선물 품목으로 딱 좋다. 입이 심심할 때 손이 가는 과자는 아무래도 방부제, 색소 등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만큼 직접 구워낸 쿠키 한상자는 그저그런 선물보다 대접 받기 마련이다. # 내가 직접 만드는 DIY 케이크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서 감사원 길로 가는 길목에 작지만 예쁜 케이크 전문점 J ´s Cake가 있다. 비가 주룩주룩 오는 날인데도 이곳에는 ‘DIY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멀리 지방에서 올라 온 이들의 손놀림이 분주했다. 김미영(군산)씨는 어버이 날을 위해 미리 어머니가 좋아하는 꽃 튤립이 장식된 꽃밭 케이크를 구워냈다. 김씨는 “얼마전 수영선수인 초등학교 6학년 조카가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모습을 담은 케이크를 선물했다가 ‘고모 짱’이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자랑했다. 군산팀이 대회에서 우승하기를 바라는 깊은 마음도 이 케이크에 담았다. 이영숙(당진)씨도 조카가 즐겨 치는 피아노를 케이크로 만들었다. 이씨는 이전에도 조카가 좋아하는 지프차를 케이크로 형상화해 조카로부터 뽀뽀 세례를 받았단다. 이곳에서 나오는 케이크에는 똑같은 디자인이 하나도 없다. “펭귄을 좋아하는 우리 아들의 얼굴을 펭귄 모양으로 해 스노보드 타는 모습을 만들어 주세요.”“항구를 배경으로 한 펜션에서 세 커플이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담아 주세요.” 다양한 스토리들을 담은 케이크 주문이 줄을 잇는다. 한 일본인도 자신의 성인 산하(山河) 모양이 들어가는 멋진 케이크를 주문했다. 주문형 디자인 케이크 가격은 크기나 디자인에 따라 10만∼50만원. 보통 케이크보다 아무래도 비싸다. 제작 기간은 최소 3일. 넉넉하게 일주일전 미리 주문하는 것이 좋다. 만드는 데 2∼3시간 정도 걸리는 DIY 케이크는 8만원. 주인 전미경씨는 “단순히 먹는 케이크가 아니라 상대방을 위해서 특별히 디자인해서 만든 케이크이기에 감동을 주기 위한 선물로는 최고”라고 말했다. (02)742-4810,www.jscake.com # 예쁜 아이싱 쿠키 쿠키 위에 설탕도 뿌리고 예쁘게 그림을 그린 아이싱 쿠기는 서울 신사동 아담한 빵집 ‘쿠르’에 가면 만날 수 있다. 돌잔치나 결혼식 답례품으로도 잘 나가는 인기품목이 바로 이 아이싱쿠키다.3,4일 전에 주문만 하면 별모양, 꽃모양 등 다양한 쿠키가 뚝딱 탄생한다. 아이들용에는 초코를, 어른들을 위한 쿠키에는 녹차를 많이 사용한다. 쿠키 한봉지에 4000∼5000원. 일본에서 제과·조리를 공부한 자매가 운영하는 이곳에는 특별 제작하는 케이크도 주문 받는다. 어버이 날의 경우 부드러운 녹차 시폰케이크 위에 작지만 우리의 들꽃같은 그림들을 그려내면 어른들 얼굴에 함박꽃이 피기 마련. 성지수 실장은 “받는 사람의 나이와 성별 등을 감안해 아이들에게는 동화적인 분위기를, 어른들에게는 우아한 디자인을 한 케이크와 쿠키를 구워낸다.”고 말했다.(02-542-6287)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책꽂이]

    ●논리적이면서도 매력적인 글쓰기의 기술 매력적인 글 쓰기 기술 19가지를 제시하면서 글쓰기 전 과정을 단계별로 소개하고 있다. 성공을 꿈꾸는 리더들을 위한 책이나 중·고교생들도 참고할 만하다. 자신의 글쓰기 능력을 진단해볼 수 있는 25가지 문항과 평가방법도 있다. 윈앤윈북스.1만 2000원. ●하루15분, 기적의 노트공부법 사람의 기억력은 들은 지 30분 뒤면 잊어버리기 시작해 한 달이 되면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의 70%를 잊어버린다고 한다. 학생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수업이 끝난 뒤 그날 안으로 복습, 자기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시험 때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저자는 자신이 직접 만든 낙서식 노트로 수업당일 15분만 복습하는 습관만 들인다면 시험때라고 해서 별달리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한다. 현재 고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우리나라 학교환경과 시험 출제경향에 따라 과목별 필기노트법과 노트공부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파라북스.9500원. ●새내기 엄마아빠의 랄랄라 긍정육아 대안육아 전문가인 저자가 소개하는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육아비법을 담고 있다. 저자는 아무 생각없이 예전 방식대로 아이를 키우고 있거나 아이를 키우느라 자신의 삶을 잃어버린 부모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있다. 아이 키우기가 힘들어 좌절감에 빠진 부모나 보다 나은 육아법에 관심있는 젊은 부부들이 공감할 대목이 보인다. 나무심는 사람.1만 1000원.
  • 파주 LG필립스 LCD 산업단지를 가다

    파주 LG필립스 LCD 산업단지를 가다

    기술력과 생산력에서 세계 최고·최대를 자랑하는 LG필립스LCD(LPL)산업단지 가동으로 경기도 파주시가 개벽(開闢)을 하고 있다. 접경 군사도시에서 시 승격 10년만에 자족도시를 꿈꾸며 캐치프레이즈도 ‘대한민국 대표 기업도시’로 바꿨다.LPL은 올부터 LCD 7세대 라인을 월롱면 덕은리와 탄현면 금승리 본단지에서 양산하기 시작했다. 또한 당동·선유 협력단지의 본격 입주가 시작됐으며, 문산에 LG전자 등 4개 계열사 입주가 결정돼 파주는 이제 ‘LG촌’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풍속도가 바뀐다 LPL단지는 140만평 규모로서 12만 4000평이 입주할 운정신도시와 함께 파주 개발의 양대 프로젝트다. 자유로 낙하IC와 1번 국도 통일로 양쪽에서 LPL 초입에 이르는 LG로엔 ‘LG’와 ‘필립스’를 상호로 내건 식당·주점·노래방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젊은층이 많아 문화코드도 급속히 바뀌고 있다.LPL 배후 교하·금촌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는 인근 일산 집값에 비해 평당 200만∼400만원이 싸지만 부동산업계에선 그 때문에 상승여력이 있다고 전망한다. 개발호재 지역 신규아파트 리스트엔 금촌·교하지구 아파트들이 늘상 오른다. 뉴욕타임스는 연초 LPL이 오랫동안 공포의 대상이던 DMZ(비무장지대) 장벽마저 무기력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할 정도이다. 첨단장비 도입 등과 관련해 현지에 상주하는 일본업체 등 외국인도 수백명에 이른다.LPL은 일본과 유럽·중국 등지에서 올해 이공계 석·박사와 MBA 소지자 등 100여명의 해외인재를 채용할 예정이다. ●LG단지의 위용 자유로 낙하IC 방향에서 LPL쪽으로 진입하면 산을 깎아 평지로 만들면서 생긴 높이 수십m의 축대가 거대한 성벽처럼 버티고 있다. 반대편 통일로 방향 경의선 월롱역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지난해 9월16일 완공, 개통한 LG로가 나온다. 폭 7m의 군도를 연장 5.95㎞, 폭 25m의 4차선으로 넓혔다.LG로를 진행하면 좌측 야산기슭 멀리 차기 생산동(P8)을 신축하는 현장의 타워크레인 20여대가 보인다. LPL구내 초소마다엔 ‘World´s No.1 LCD Company’란 간판이 붙어 있다.7세대 공장의 크기는 가로 205m, 세로 213m, 높이 63m로 축구경기장 6개 규모이다. 이승엽 선수가 소속한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실내 홈구장 도쿄돔을 통째로 집어넣고도 남는다. 공장 구내 만우천에선 친환경하천 정비사업이 한창이다. 본공장에서 환경동으로 흐르는 폐수처리와 LNG가스 이동용 파이프라인이 980m에 이른다. 일반인 출입이 철저하게 차단된 공장내부 거대한 자동화장비 틈에선 방진복을 입은 인력이 드문드문 보인다. 반도체와 똑같은 클린룸 상태를 유지한다. 이곳에선 연초부터 가로 1950㎜, 세로2250㎜의 사이즈로 생산능력 세계최대인 7세대 LCD 제품의 양산이 시작됐다. 이 유리기판 구격은 패널(반제품 상태의 화면부품) 기준 42인치 8장, 또는 47인치 6장을 만든다. 지난달 초 세계 최초로 100인치 LCD 패널을 생산, 공개했다. ●세계 1위는 ‘쭉’ 내년 1분기엔 월 9만장의 7세대 LCD를 생산한다.2012년 이후엔 LPL이 사용할 하루 22만t의 공업용수와 전력,LNG 사용량이 인구 100만명 도시와 맞먹게 된다. LPL 본단지에만 오는 2012년까지 25조원이 투자된다. 본단지 2만 5000명. 문산의 당동·선유지구 협력단지 1만명 등 3만 5000명의 고용효과가 창출된다. 본단지 51만평, 협력단지는 60만평(당동지구 40만평, 선유 20만평)에 이른다. 문산읍 당동리·문산리 일원의 당동지구는 외국투자기업 전용단지로 TFT-LCD 관련부품 및 소재·장비 제조업체가 입주한다. 현재 파주 전기초자 등 2개 업체가 입주, 분양률 14.5%를 기록 중이다. 선유지구는 국내업체 분양단지로 업종은 당동과 동일하다. 문산읍 선유리와 파주읍 향암리 일원에 대아산업 등 28개 업체가 입주할 예정으로 분양률은 현재 20%선. LPL의 주생산품인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는 HD(고화질)TV나 컴퓨터·노트북 컴퓨터, 휴대전화 액정화면 등 각종 모니터에 사용된다. 현재 대형 LCD 세계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44.6%로 세계 1위다. 국내 업체에선 LPL이 지난해 22.0%로 1위에 올랐다. ●LG계열 4개사도 문산 입주 LPL 조성은 13개월로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경기도와 파주시의 유례없는 신속 행정서비스 덕이다. 2003년 2월 LPL과 경기도가 투자양해각서를 교환하고 2004년 2월 실시계획 승인, 착공 이후 19개월만에 LCD 패널을 양산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최근 LG전자 등 LG계열 4개 사가 문산읍 내포리 일원 33만평에 입주를 결정했다. 올 10월 산업단지 지정이 이뤄지면 2009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LG화학은 파워모듈,LG 마이크론은 포토마스크(LCD용 사진원판),LG화학은 편광판·감광제 등 모두 LPL에 공급되는 부품 제조를 맡는다.LG전자는 이들 3사가 LPL에 납품해 모듈(Module)화 작업을 통해 나온 LCD 패널로 LCD TV 완제품을 만들게 된다. 경기개발연 김순수 박사는 “4개 계열사가 2010년까지 3조 5000억원을 투자하면 연간 2조 8000억,5년간 14조원의 매출과 함께 국내 생산유발효과가 25조 2000억원에 초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파주 LCD단지 최단기 완공 뒷얘기 “파주 LG필립스LCD는 3년도 안 되는 기간에 단지와 공장을 완공해 양산체제에 들어간 유례없는 사건입니다.” 손학규 경기지사가 외국의 CEO들을 만날 때면 ‘경기도의 기업환경’을 설명하며 꼭 하는 말이다. 경기도와 LG필립스는 2003년 2월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공장 착공시기를 2004년 10월로 잡았다. 그러나 이후 LG필립스측은 7개월가량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 세대교체가 급격한 LCD산업의 특성상 생산이 빠르면 빠를수록 우위를 점하기 때문. 경기도는 흔쾌히 LG필립스측의 부탁을 모두 들어줬다.MOU 체결 이후 기본계획 수립에서 실시계획 승인, 착공까지 모든 절차를 1년 안에 끝냈다. 통상 3년 이상 걸리던 일을 2004년 3월18일 산업단지 기공식을 치르면서 착공식도 동시에 진행했다. 사실 7세대 생산단지 조성을 서두르던 LG필립스는 절대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 중국쪽 투자를 결정하고 검토에 들어간 상태였다. 특히 당시로선 수도권에 대기업 신설은 불가능했다. 경기도는 LG필립스측을 설득해 투자처를 파주로 돌린 데 이어 중앙부처와 타 지방자치단체를 설득해 관련법을 개정했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는 장애물은 군부대의 협조를 이끌어냈다. 단지 내 출토된 문화재들을 빨리 시굴하기 위해 겨울철에는 대형천막을 치고 불을 피워가며 발굴을 추진했다. 토지소유주들이 보상문제에 불만을 터뜨리자 직원들이 밤낮 집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승낙서를 받아냈다.3일 밤을 꼬박 지새운 적도 있었다. 또한 460기의 묘지는 담당공무원을 지정해 이장을 추진했다. 종중묘는 종갓집 제사까지 찾아다니며 끈질기게 설득했다. 단지 조성은 3교대 작업으로,24시간 공사가 이뤄졌으며 하루 6000여명의 인력과 덤프트럭, 포클레인 등 3000여대의 장비가 투입됐다. 경기지방공사 오국환사장은 “파주 LCD단지는 국내 최초·최단 기간 내에 산업단지를 조성한 성공작으로 한국이 LCD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허만복 LPL 총무담당 “정부와 경기도·파주시의 전폭적 지원이 없었다면 LPL단지가 이처럼 빨리 양산체계를 갖추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파주 LPL 허만복 총무담당(상무급)은 정부가 인프라 구축과 인·허가 과정에서 보여준 신속한 행정지원에 감사했다. 그는 “파주가 우수인재 확보가 용이하고 인천공항과 항구 등 물류환경이 빼어난 수도권에 위치해 LCD 클러스트 입지로 정했다.”며 “접경지역이란 지정학적 위치는 더 이상 장애가 아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를 위해 고용창출 외에도 사회복지·문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현재는 가동초기라 공정관리에 몰두하고 있지만 조만간 구체적 협력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파주시와 LPL은 지난 2월 ‘파주지역 발전공동실무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허 상무는 “LPL과 파주가 함께 도약하는 모습은 자유로와 통일로∼LG로에 이르는 주요 간선도로에 최근 눈에 띄게 빈번해진 물동량을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LPL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국가대표 효자산업’인 7세대 이후 차세대 LCD에서 세계 최고를 지향하고,‘대표 기업도시’를 목표로 하는 파주시와 함께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美 구글본사 탐방기] 우주선같은 사무실에 ‘구글러의 자유’ 가득

    [美 구글본사 탐방기] 우주선같은 사무실에 ‘구글러의 자유’ 가득

    |마운틴뷰(미국 캘리포니아주) 안동환특파원|‘가로 9㎝’·‘세로 0.5㎝’의 검색창이 세상을 지배한다. 이 명제야말로 BI(Before Internet)와 AI(After Internet) 시대를 극명하게 가르는 ‘진화’일 것이다. 1998년 9월 캘리포니아의 한 차고에서 설립된 뒤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 신화를 이룬 구글.8년 만에 전 세계 검색엔진 점유율 42.3%, 시가 총액 1300억달러(약 130조원)로 반도체의 ‘공룡 기업’ 인텔(약 127조원)마저 제쳤다. 지난 7일 저녁 9시3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구글 플렉스’로 불리는 미국 본사를 취재했다. 늦은 시간에도 환하게 불을 밝힌 건물마다 꽤 많은 구글러(googler·구글 직원을 가리키는 말)로 분주했다. 기자는 1시간30분가량 머물면서 24시간 운영되는 구글 내부의 생생한 야근 풍경도 훑어볼 수 있었다. ●전 세계 구글 접속량 24시간 스크린 메인 건물 1층에서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초대형 LCD 화면. 검은 화면속에는 3D 입체 형태의 지구가 360도 회전하고 있다. 각 대륙·국가마다 여러 색깔의 빛줄기가 우주를 향해 솟구친다. 빛줄기를 이루는 점 하나 하나가 나타내는 건 전 세계의 구글 접속량. 작은 점 하나는 1000명에 해당된다.110개국의 검색 서비스를 지원하는 서버 컴퓨터만 1만 5000여대. 네티즌들이 컴퓨터에 입력하는 검색어는 실시간으로 화면에 나타난다. 전 세계 구글의 접속량을 한눈에 보여주는 최첨단 그래픽 기술인 것이다. 한창 업무 시간인 한국에서도 수많은 빛줄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한국의 한 연예인 이름이 화면에 떴다 사라진다. 미국 구글 본사에 자신의 이름이 뜨고 있다는 사실을 그 연예인은 알까. 구글 관계자는 “이따금 북한에서도 빛줄기가 나타난다.”면서 “북한의 접속량은 작은 점 하나 수준,1000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거대한 놀이터…‘구글=자유로움’ 구글의 명물 가운데 하나인 대형 ‘화이트 보드´. 어지럽게 쓰여진 암호 같은 글자들이 낙서처럼 보였다. 구글의 주력 상품으로 떠오른 G메일과 뉴스 서비스의 초기 모델도 이 칠판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구글러들은 회사를 ‘캠퍼스’라고 부른다. 거대한 건물 밖에서 물론 식사를 할 수도 있다. 마치 피크닉을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내부에는 헬스클럽, 당구장, 이발소, 세탁소, 치과, 마사지실, 직원 자녀들의 놀이방까지 갖춰져 있다. 완벽하게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다. 사무실에서는 직원들의 개성이 한껏 묻어난다. 우주선 내부를 닮은 공간에는 구글 로고가 새겨진 개인 장비, 정체를 알 수 없는 장난감까지 널브러져 있다. 회의실은 사방이 투명한 창으로 공개돼 있다. 천장엔 구글 로고의 색깔과 같은 파랑, 빨강, 초록색 풍선이 떠다닌다. 넥타이와 정장 차림의 구글러는 찾아보기 어렵다. 청바지와 티셔츠, 스니커스에 자유로운 분위기. 회사가 왜 캠퍼스로 불리는지 알 것 같았다. ●초창기 배고팠던 기억이 세계적 사원식당을 만들다 각 건물에는 뷔페부터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요리를 제공하는 사원식당이 있다. 늦은 시각인데도 많은 직원들이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하루 세끼 식사와 대형 냉장고에 든 음료수, 맥주는 모두 무료. 사원 식당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배고픈 시절이 투영된 공간이다. 구글 초창기, 매일 밤샘 작업을 하던 두 창업자를 가장 괴롭힌 것은 배고픔. 식당은 ‘잘 먹어야 일도 잘한다.’는 창업자의 생각이 고스란히 반영된 공간이다. 한해 식당 예산만 700만달러(약 70억원).1주일 동안 소비되는 쇠고기는 2t이나 된다. 식단 재료는 모두 유기농이다. 한국, 태국, 이탈리아, 일본 요리까지 회사가 채용한 100여명의 요리사가 6000여명의 직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요리사들은 매년 구글 직원이 심사위원이 되는 ‘요리경연대회’를 통해 공개 채용된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20일자 특집판에서 “혁신과 창조의 주역이 소수에서 다수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타임 도서비평가 레브 그로스먼은 “지적재산권의 가치는 ‘얼마나 소수가 갖고 있느냐.’에서 ‘얼마나 많은 다수가 공유하고 있느냐.’로 바뀌었다.”고 지적한다. 구글이 꼭 닮아 있는 모습이다. sunstory@seoul.co.kr ■ 한국인 첫 구글 웹마스터 황정목씨 |마운틴뷰 안동환특파원|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의 ‘인터내셔널 웹마스터’에 한국인이 올랐다.6000여명의 전 직원 가운데 웹마스터는 단 1명뿐이다. 한국계 미국인 황정목(27·미국명 데니스 황)씨는 지난해 11월 웹마스터로 승진했다. 스탠퍼드 3학년생으로 2000년 시간제 ‘보조 웹마스터’로 입사한 지 5년 만에 책임자가 됐다. 그는 전 세계 110개국에 서비스되는 구글 홈페이지를 디자인하고 인터넷 기업실적 공개를 총괄한다.12명의 직원을 둔 황씨는 직원을 채용할 수 있는 권한과 예산과 장비를 독자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황씨는 스탠퍼드에서 순수미술과 컴퓨터를 전공했다. 그가 한국의 3·1절과 광복절 등 각국의 주요 기념일에 맞춰 선보인 ‘구글 로고’는 전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마니아들은 그의 디자인을 ‘구글 두들(google doodle·구글 낙서)’로 부른다. 그는 “기계적 계산이 주된 기능인 검색엔진에도 사용자가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따뜻함을 구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황씨는 요즘도 1주일에 하루 이틀은 회사에서 밤샘을 한다. 돈보다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 구글 입사로 이어졌다. 구글 본사는 올해 한국지사 설립을 위한 인력 채용 등 한국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한국형 서비스를 전담할 ‘연구·개발(R&D)센터’를 세운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황씨는 “구글은 기계적 순수를 지향하는 검색엔진”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한국의 검색 문화가 구글의 이상과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보를 보기 좋다는 이유로 인위적으로 가공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구글이 지향하는 ‘기계적 순수’와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이다. 황씨는 “첫 페이지를 장식한 많은 배너 광고와 ‘지식 검색’으로 대표되는 검색 형태는 정보 왜곡의 가능성을 많이 안고 있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를 통해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구글 내부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황씨는 “미국에서 아무리 오래 살아도 자란 곳은 한국이며 스스로도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황정목이라는 이름이 좋다.”고 말한다. 경기도 과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황씨가 당시 공책에 그렸던 습작들을 아직도 책상 서랍에 간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sunstory@seoul.co.kr ■ “너보다 똑똑한 사람을 뽑아라” |마운틴뷰 안동환특파원|구글의 신입사원 채용에는 ‘불문율’이 있다.“당신보다 똑똑한 사람을 뽑아라.”구글 채용위원회의 지침이기도 하다.A급 직원이 자신과 비슷한 A급이나 A-급 직원을 뽑는 하향 평준화의 ‘동종교배’를 막기 위한 조치이다. ‘오일러 수(e)의 첫 열자리 소수.com’ 200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산 마테오에서 실리콘밸리까지 연결된 101번 도로에 ‘의문의 광고판’이 세워졌다. 광고판의 수학 문제는 18세기 스위스 수학자 오일러가 만든 끝이 없는 무한수를 가리킨다. 인터넷에 정답을 입력하다 보면 구글의 신입직원 채용 홈페이지에 도달한다. 구글만의 이색적인 신입사원 채용 공고이다. 구글 직원은 현재 6000여명.1년 전의 두배다. 지난해 하루에 10명꼴로 뽑은 셈이다. 오는 5월 미국 UC버클리 MBA를 졸업하는 정기현(33)씨. 그는 지난해 3월 이후 10차례나 구글 채용위원회와 인터뷰를 했다. 그들이 정씨에게 던진 질문은 단 한 가지.“구글을 위해 당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는 최종 인터뷰에서 15분 분량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다. 그동안 연구했던 구글의 주력상품과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표했다. 정씨는 지난 1월 입사를 통보받았다. 고액 연봉과 스톡옵션을 제공받는 팀장급이다. 현재 구글에서 일하는 한국계 직원은 10여명 안팎. 국적과 성별은 가리지 않는다. 구글은 전 세계 59개 대학의 석·박사 취득자를 추적, 인재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웹마스터 황정목씨는 “구글 이사들을 보면 잘 알려지지 않은 대학 출신들이 많다.”면서 “구글에서 펼칠 수 있는 자신만의 능력이 있다면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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