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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무시해도 좋을 만큼 사소한 일이란 없다/이한호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

    1980년대 미국의 뉴욕시는 매년 60만건 이상 발생하는 범죄도시로 악명이 높았다. 당시 여행객들 사이에서 ‘뉴욕의 지하철은 절대 타지 마라.’는 말이 나돌았다. 강력한 단속에도 범죄사건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뉴욕시는 대학 교수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하철의 낙서부터 완전히 없애기로 결정했다. 현장 직원들이 범죄를 줄이기 위해 낙서를 지운다는 터무니 없는 방침에 반발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6000대의 지하철 전동차의 낙서를 지우기 시작한 지 2년 후부터 서서히 범죄건수가 감소했다.1994년엔 절반 가까이 떨어졌고 마침내 75%까지 급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연초에 ‘깨진 유리창 법칙’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미국의 홍보전략가 마이클 레빈이 쓴 책으로, 큰 것에만 집착하다가 사소한 것을 소홀히 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몇몇 국내 기업들의 혁신지침서로도 활용되고 있는 이 책의 저자는 고객이 겪은 한번의 불쾌한 경험, 한 명의 불친절한 직원, 말뿐인 약속 등 기업의 사소한 실수가 결국 기업의 앞날을 뒤흔들 수 있다고 말한다. 21세기는 혁신의 시대이다. 혁신하지 않는 조직은 도태되고 소멸될 수밖에 없다. 전 세계 모든 기업들이 생존전략으로 변화와 혁신을 외친다. 변화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혁신 목표인 비전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면서 정작 사소하나 치명적인 것들에 소홀하지는 않은 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소한 것에 눈을 돌리지 못해 어렵게 쌓아온 혁신의 성과를 누리지 못하고 중도 탈락하는 사례를 심심찮게 목격한다. 미국의 K마트는 한때 세계적인 기업이었다. 그러나 이 회사는 고객보다 우월하다는 직원들의 오만 때문에 몰락을 자초하고 말았다. 역시 미국의 유나이티드 에어라인도 기내식이 훌륭하고 도착시간을 정확하게 지켰지만, 절대 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한 스튜어디스의 불친절한 근무태도가 몰락의 빌미가 됐다. 고객들은 더러운 화장실을 보고 쉽게 불만을 말하지 않는다. 항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만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저 불만을 터트리지 않을 뿐 그 회사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은 마음속에 지니고 있다. 고객만족을 위해서는 무시해도 좋을 만큼 사소한 일이란 없다. 고객만족은 기업혁신의 최우선 목표가 아닌가. 최근 몇몇 공기업들이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가 크게 문제가 돼 국민의 매서운 질타를 받고 있다. 이를 계기로 공기업도 혁신을 통한 무한경쟁의 무대로 나와야 한다. 혁신은 멀리 내다보지 말고 아주 가까운 데서 찾아 실천할 때 그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공기업은 국민이 고객이다. 국민의 만족도를 높이는 일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대한광업진흥공사는 올 초 직원들의 제안을 수렴해 234가지의 혁신과제들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고객주차장이 확충됐고 직원들은 전화응대 및 예절교육을 받았다. 이외에도 고객만족을 위한 여러 가지 조치들이 취해졌다. 이런 것들은 거창한 비전에 비하면 아주 사소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 고객의 불만이 훗날 회사의 존망을 결정짓는 부메랑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한다면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산을 타듯 혁신하라는 말이 있다. 우선 주변에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 혁신을 시작하라. 국민이 최우선 고객인 공기업이야말로 아주 사소하고 지나치기 쉬운 ‘깨진 유리창’이 없는지 더욱 살펴 보고 개선해야 할 것이다. 이한호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
  • [HAPPY KOREA] 해외편 미국 - 캘리포니아 어바인市

    [HAPPY KOREA] 해외편 미국 - 캘리포니아 어바인市

    미국은 전통적으로 생활권 단위로 다양한 주민 자치조직이 존재한다. 또한 자원봉사와 기부문화 등 사회참여가 활발한 나라다. 특히 지방의회는 이런 주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한다. 지방자치가 주민자치, 생활자치로 자리잡고 있다. 때문에 미국의 살기좋은 지역만들기는 주민의 의견이 많이 반영돼, 주민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때문에 의사 결정 과정은 오래 걸리지만, 결정된 뒤에는 탄력을 받는다. 적극적인 주민참여로 살기좋은 도시를 만들어가는 미국의 사례를 소개한다. |어바인(미국·캘리포니아주) 글 조덕현특파원|‘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미국에서 여성이 가장 살기좋은 도시’….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작은 도시 어바인에 붙여진 수식어다. 어바인이 미국 내 각종 조사에서 항상 살기좋은 도시 상위 그룹에 있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남쪽으로 73㎞거리에 있는 어바인은 생긴지 36년된 계획도시다.1971년 주민투표로 탄생했다. 오랜 전통을 간직한 곳은 아니지만 최근 ‘미국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로 꼽히는 것은 교육이나 안전, 시민 생활 등 모든 면에서 다른 도시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다. ●여성이 가장 살고 싶은 도시 2년 연속 뽑히기도 어바인은 올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인구 10만명 이상의 도시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선정됐다.2005년 이후 3년 연속이다. 미국 뉴욕에서 발행되는 여성잡지 ‘레이디스 홈 저널’이 미국 200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여성의 삶의 질’조사에서도 2년 연속 ‘가장 살기좋은 곳’으로 꼽혔다.UC어바인(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은 지난해 시사주간지 US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지가 선정한 우수 주립대 10위에 선정됐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을 정도로 생활여건과 환경이 좋다. ●천혜의 자연환경·교육-생활편의시설 완벽 어바인이 미국인들에게 살기좋은 곳으로 꼽히는 것은 훌륭한 자연환경을 빼놓을 수 없다. 캘리포니아주 특유의 온화한 햇살은 은퇴한 인근 지역 주민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더 큰 요인은 곳곳에 자리잡은 편의시설과 주택가 곳곳에 형성된 소공원,36년된 계획도시답게 낙서 한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잘 정돈된 그림 같은 주택가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실제로 기자가 찾은 어바인의 주택가는 전형적인 전원 주택의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주택이 2층의 단독주택으로 지어졌고, 주택가 사이에는 소규모 공원이 많이 조성돼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게 꾸며져 있다. 도시면적의 50%가 녹지대이다. 베스 크롬 어바인 시장은 “어바인은 여러 민족으로 구성되다보니 어바인에 살면서도 세계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어바인의 성공 요인은 안전과 교육 등 특성화가 우수하기 때문이며, 모든 커뮤니티가 함께 노력하기 때문에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계로 어바인에서 시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석호 의원은 “어바인에서는 주거지역에 상업시설이나 공장 등은 절대 침범할 수 없다.”면서 “모든 미국사회가 그렇듯 모든 결정을 주민들이 한다는 점에서 많은 강점을 가진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한국계인 강석희 의원은 “계획도시로 만들어져 좋은 생활여건이 구축됐지만, 더 중요한 것은 주민들 스스로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한다는 점”이라면서 “이런 요인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외부의 인구 유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바인시의 좋은 교육 및 생활여건은 좋은 사업체의 유입으로 이어진다. 좋은 생활여건을 따라 이곳으로 옮겨오려는 기업체가 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500대 기업 중 9개가 어바인에 입주해 있다. 단일도시로는 가장 많다. 기아자동차도 이곳에 미국 내 본사를 두고 있다. 전체 주민 가운데 어바인에서 일하는 주민이 40%에 이른다. 계획도시지만 자족기능을 갖춰가고 있는 셈이다. ●상업·공장시설 건립 등 모든 결정은 주민 몫 어바인은 1971년 설립했다. 당시 인구는 1만 7000명. 그러나 매년 20%정도씩 증가해 현재는 20만 2000명이다. 그리고 2025년엔 27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어버인은 제임스 어바인(James Irvine)과 세 명의 동료들이 1868년 땅을 매입할 때까지만 해도 사실상 황무지였다. 한동안 콩을 재배하고 소를 키우기도 했지만,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캠퍼스가 조성되면서 살기좋은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1959년 땅 소유주인 어바인컴퍼니는 1달러에 1000에어커(122만 4000평)를 캘리포니아대학에 기증하면서 세계적으로 계획도시이면서 교육도시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어바인은 ‘페레이라계획’(Pereira Plan)이란 도시계획을 추진했다. 비즈니스파크와 주거지역을 함께 만들어 우수한 도시인프라와 쾌적한 환경, 첨단 사업체 유치 등의 기반을 조성했다. hyoun@seoul.co.kr ■어바인市의 새로운 선택 |어바인 조덕현특파원|미국에서 살기좋은 도시로 꼽히는 어바인은 최근 새로운 선택을 했다. 해병대 항공기지였던 엘 토로(El Toro)부지에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군부대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서 주민들의 의견은 양분됐다.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공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민과, 녹지를 더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민이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10년간의 논쟁 끝에 어바인은 2003년 이를 전체 주민투표에 부쳤다. 결국 주민들은 ‘공원’을 찬성했다. 녹지비율이 50%에 이르지만, 주민들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공원을 택했다. 오렌지카운티 중앙에 있는 오렌지카운티대공원의 면적은 165만평(1347에이커). 어버인이 공원을 택하자 인근 자치단체에서도 환영했다. 이 곳이 공원이 되면 샌디에고의 발보아공원보다 크고 뉴욕의 센트널파크보다는 2배가량 넓은 대규모 공원이 들어서게 된다. 어바인은 공원 공사를 미국 내 2위 건설업체인 르나사에 맡겼다. 또 공원을 조성하면서 주택도 9500가구를 짓기로 했다. 최적의 주거 여건을 갖춘 집을 지을 예정이다. 공원은 여러 민족의 문화를 포괄할 수 있게 조성된다. 남부 캘리포니아의 식물들을 자세히 관찰 할 수 있는 식물원도 꾸민다. 여러 민족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테라스도 만든다. 지역 고유의 야자수 나무와 숲, 지중해의 관상수가 늘어선 산책로도 조성한다. 이밖에 20만평의 부지에 축구장, 야구장, 스케이트보드장, 암벽등반장, 실내체육관 등 각종 체육시설도 들어선다. 엘토르의 역사를 기리는 항공기박물관과 동물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야생동물 이동로도 설치된다. 어바인 공원은 1단계 공사가 2009년 말 완료된다. 이후 10∼20년 동안 공원을 계속 확대,21세기의 가장 큰 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hyoun@seoul.co.kr ■워싱턴州 스토퀄미市 |스노퀄미(미국·워싱턴주) 조덕현특파원|시애틀에서 40㎞ 거리에 있는 스노퀄미는 좋은 주거환경으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도시다. 도심에서 시 외곽으로 이사를 원하거나, 늘어나는 워싱턴주의 인구를 이곳 ‘명품마을’로 유인하고 있다. 이곳은 8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주택지로 개발됐다.164만평의 부지에 2000가구를 조성, 분양했다. 모두 9000명이 살고 있다. 처음엔 대부분 시애틀 등지로 출·퇴근하며 생활했다. 하지만 점차 상업시설과 생산시설이 들어서면서 자족기능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스노퀄미는 우수한 휴식공간을 갖춰 은퇴한 주민이나 안락한 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마을 한가운데 골프장 설치… 주변따라 주택가 형성 스노퀄미 매트로 라손 시장은 “워싱턴주의 인구가 1년에 8만명씩 증가하는데, 좋은 교통여건과 안락한 주거환경으로 스노퀄미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마을의 특징은 마을 한가운데 골프장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골프장 주위로 주택가가 형성돼 있다. 집안에서 골프치는 것을 구경할 수도 있고, 원하면 바로 골프채를 들고 필드로 달려갈 수도 있다. 마을 중앙에는 그물도 치지 않은 자연형 골프연습장이 있어 언제든지 연습을 할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 영사관의 송영철 영사는 “미국은 골프장을 끼고 주택가가 형성되면 주거환경이 좋다고 인식되기 때문에 집값 상승의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20년 장기 도시계획 새로 수립 삶의 질 ‘업´ 스노퀄미는 요즘 새로운 성장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현재의 도시는 1990년에 설계됐다. 도시 성장에 맞춰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20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짠다. 작지만 유서깊은 도시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수준높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생활과 일, 휴식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마을을 꾸밀 예정이다. 이에 따라 도시의 35%는 녹지로 남긴다.6000가구의 집을 더 지을 계획인데, 주택 건설에 맞춰 쇼핑센터와 학교, 공원, 도서관 등 주거환경과 결부된 편의시설을 짓고 있다.27만평 규모로 새로운 골프장도 건설한다. 라손 시장은 “20년 뒤의 인구수는 1만 4000명 정도”라면서 “목표 인구를 초과하면 아예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hyoun@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나 때문이야(고정욱 지음, 아이앤북 펴냄)“너네 엄마는 장애인.” 현주는 문 앞 바닥에 적힌 낙서를 한참 바라봤다. 현주의 엄마는 장애인이다.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가 으스러졌다. 현주는 엄마가 다친 게 자기 때문인 것 같아 점점 말수가 줄어든다. 엄마는 현주가 자신에게 무심해진 것 같아 섭섭하기만 하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은 황혜경씨의 실화를 토대로 한 동화. 황씨는 지난해 보험회사와 10년간 소송을 벌여 받아낸 보상금 10억원을 공익 재단에 기부해 화제가 됐다.8000원.●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풀꽃 이야기(현진오 지음, 뜨인돌어린이 펴냄)귀화 식물들이 밀어낸 우리 풀꽃들의 생태를 담았다. 새봄, 보송보송한 털을 뒤집어 쓴 잎 사이로 노란 꽃을 피우는 꽃다지, 햇살 쏟아지는 숲에서 올망졸망 연보랏빛 꽃을 피우는 깽깽이 풀 등 세밀화와 친절한 설명으로 풀꽃과 사귀는 법을 알려준다. 씨앗을 채집하고 식물을 돌보는 법, 관찰노트 쓰는 법을 배워 미래의 풀꽃 박사가 되어보자.9000원.●영재들의 과학 노트(정창훈 지음, 봄나무 펴냄)미국에 사는 교포 이선경씨는 먹기대회 챔피언이다.45㎏의 갸냘픈 그녀는 어떻게 그런 기록을 낼 수 있을까. 표면적의 과학을 통해 생쥐와 코끼리 중 누가 많이 먹는지 밝힌다. 나무 토막을 물 위에 뜨게 하는 힘의 원리와 달은 어떻게 빛나는지 등 어린이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질문들을 그림을 통해 설명한다.9500원.●환경아, 놀자(환경교육센터 지음, 한울림 펴냄)환경 지킴이 푸름이네 집에 6명의 친구들이 찾아왔다. 친구들이 자신과 놀고 나면 아파한다는 오염된 빗방울 방울이, 보금자리인 숲이 엉망이 되어 울먹이는 아기곰 반달이, 땅 속 친구들이 하나 둘 이사를 떠나는 빛고운 언덕에 남고 싶은 두더지 등 친구들은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왔다. 푸름이는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보여주며 실천 방법을 놀이로 알려준다.1만 2000원..
  • [기획] 행복하세요

    [기획] 행복하세요

    [1] ‘나는 행복해’… 하루 3분 반복하라 글 최규상 한국유머전략연구소 소장 1991년 일본의 아오모리현은 연이은 태풍으로 사과가 90%나 떨어지는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있었다. 너무나 큰 피해여서 거의 모든 농민들이 하늘을 탓하면서 한탄과 슬픔에 빠졌고 당장 먹고 살 문제에 직면한 농민들은 농촌을 떠났다. 하지만 오직 한 농민만이 “괜찮아, 괜찮아”라고 말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위로했다. 그는 아직도 떨어지지 않은 사과가 10%나 남았으니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매일 남아 있는 10%의 사과로 어떻게 이익을 남길까를 고민했다. 긍정적인 생각은 언제나 기적을 만들어내듯 그는 멋진 생각을 해냈다. 바로 사과들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번뜩 떠올랐다. 마침 대학시험 철이어서 그는 이 사과를 ‘떨어지지 않는 사과’라는 이름으로 수험생에게 팔기로 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는 사과라는 홍보 문구는 기존 사과보다 10배나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날개돋친 듯 팔렸다. 후년에도 ‘떨어지지 않는 사과’라는 사과 브랜드로 수험생들에게 최고의 인기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합격 사과’의 전설이다. 태풍에 의해 떨어진 사과. 겨우 10%만 남은 사과는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 현실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가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는다. 헬렌 켈러는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 “어두운 그림자를 보지 말고 등을 돌려 찬란한 해를 바라보라”고 말한다. 어두운 그림자는 제일 먼저 우리의 얼굴을 어둡게 만든다. “할 수 있다”, “잘 될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의 얼굴은 언제나 행복하다. 카네기는 매일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10초도 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나는 행복해, 나는 건강해, 나는 부자야”라는 말을 반복하기만 해도 행복감에 빠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하루에 3분 정도 조용히 눈을 감고 이 말을 반복함으로써 행복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었다고 한다. 좋게 보는 것이 최고의 능력이라는 말이 있다. 이제는 좋게 보는 것이 최고의 행복의 조건이 되고 있다. 긍정적으로 좋게 좋게 세상을 바라보자. 그렇다면 내맘대로 행복해질 수 있다. [2] 남을 행복하게 하라 글 혜인스님 생활이 풍부하고 행복하게 사는 지름길은 모든 것에 감사하고 축복하는 마음이다. 마음의 눈을 열고 보면 이미 풍부하게 신덕 속에 살고 있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을지라도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린 것이다. 항상 지금이 시작이다. 때는 지금이다. 과거의 일에 연연해 하지 말고 항상 새롭게 시작하려는 마음이 중요하다. 행복은 밖에서 얻는 것이 아니고 안에서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자기의 마음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자기의 인생을 어떻게 빛나고 즐거운 것이 되도록 고무시킬 수 있을까. 아침에 일어났을 때 우선 감사 기도로 마음을 정화시키는 것이 좋다. 인간이 행복해지려면 좀더 자기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소중히 하는 데에 마음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또한 정신을 맑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푸른 안경을 쓰고 보면 세계 전체가 푸르게 보이듯이 상쾌한 마음으로 인생을 보면 보이는 것이 모두 기쁘고 즐겁게 보이는 것이다. 행복은 결코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자기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다. 진실한 행복은 자기 자신의 참회를 통해 가능하다. 또한 행복해지는 비결은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타인을 행복하게 하려는 노력을 하다 보면 어느새 자기 자신이 행복해져 있는 것을 느낀다. 마찬가지로 타인을 불행하게 하려고 하다 보면 어느새 자기 자신이 불행해져 있다. 누군가를 희생시켜 취한 행복은 일시적인 것이고, 더 나아가 그 행복은 타인에게서 자기가 희생되고 짓밟혀서 되돌아오는 것이다. 그때는 타인에게 고통을 준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고통으로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남의 행복을 시기해서는 안 된다. 당신에게는 반드시 당신의 행복이 있다. 또한 남의 연인을 빼앗아서도 안 된다. 당신에게는 반드시 당신만의 연인이 어딘가에 있다. 그 사람을 기도하고 기다리면 반드시 적당한 때에 나타날 것이다. 남의 행복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빼앗아 취한 것은 반드시 어둡고 괴롭고 갈등이 생기고 순간적인 행복일 뿐 아니라 반드시 고통으로 되돌려 받는다. 사람이 행복에 도달하는 근원은 ‘끝까지 믿는다’는 이 한마디에 달려 있다. 끝까지 믿는다는 것은 믿되 조금의 의심도 품지 않는 것으로, 자기 자신을 믿어 의심치 않고 일편단심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인생의 불안, 초조, 갈등, 우울, 불행 따위는 생기지 않는다. 《오늘 내가 살아야 하는 의미》(삶과꿈) 중에서- [3] 인터넷으로 발견한 ‘행복 찾기’ 행복해지는 방법 15가지 ① 나무를 껴안고 ‘우리는 한결같은 친구’라고 속삭인다. ② 밤하늘을 우러러 별을 보고 ‘너를 잊지 않게 해줘’라고 얘기한다. ③ 혼자서도 큰 소리로 어린 날에 좋아했던 동요를 불러본다. ④ 찬물 한 잔에도 ‘아~!’하고 감탄사를 내놓는다. ⑤ 아이의 눈동자와 1분 이상 눈맞춤을 한다. ⑥ 수첩 속의 사랑하는 사람 사진을 하루 한 번 이상 들여다본다. ⑦ 하늘의 흰 구름한테 손을 흔들어준다. ⑧ TV·오디오 등 모든 전자음을 잠재우고 바깥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⑨ 일주일에 한 번은 전깃불을 모두 끄고 촛불 아래에서 책을 본다. ⑩ 차를 마실 때 오늘 본 꽃을 화제로 삼는다. ⑪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으로 책상 밑에서 발장난을 건다. ⑫ 버려질 종이 위에 ‘사랑하는 어머니’라고 낙서해 본다. ⑬ 친구한테 전화를 걸어 감동받은 시를 읽어준다. ⑭ 어린이의 천진한 그림을 책상 유리 밑에 넣어두고 본다. ⑮ 지는 해한테 일어나서 ‘내일 또 뵙지요’하고 거수경례를 한다. 미국 미시간 호프대학의 데이비드 마이어 교수가 39개국 1만 8천여 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성별, 나이, 결혼 유무, 소득 수준 등 네 가지 변수에 따라 인간의 행복 유무를 조사했는데, 이 네 가지 변수는 행복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인생에 있어 행복을 만드는 건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의 생각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 만들고 느낄 때야말로,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삶과꿈 4월호
  • 올 여름 ‘아트 티셔츠’로 뽐내볼까

    올 여름 ‘아트 티셔츠’로 뽐내볼까

    “티셔츠가 정말 예술이네!” 요즘 나오는 티셔츠들을 보면 이런 얘기가 절로 나온다. 국내외 예술가들이 티셔츠를 캔버스 삼아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꼭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유명인사들도 숨은 솜씨를 뽐내며 ‘아트 티셔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다양한 일러스트레이션을 가슴에 새기고 예술적으로 업그레이드 된 티셔츠들의 유혹은 강렬하다. 여름철엔 이런 면 티셔츠 하나만 잘 골라 입어도 근사해 보인다. 레포츠브랜드 EXR는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 클라우스 하파니에미와 손을 잡고 ‘클라우스 월드 컬렉션’을 최근 선보였다. 지난해 디자인 그룹 ‘이노디자인’과 합작으로 스니커즈 라인을 선보인 바 있는 EXR는 티셔츠에 북유럽의 감성을 담았다. 클라우스 하파니에미는 핀란드 태생으로 영국에서 활동 중인 그래픽 아티스트. 가수 마돈나의 동화책 ‘크리스마스 트리’에 삽화를 그려 이름을 떨쳤다. 유럽의 동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다섯가지 삽화가 새겨진 티셔츠들은 단순하면서도 독특한 멋을 내려는 신세대들의 욕구에 부합한다. 가수 나얼은 노래 실력뿐 아니라 그림 솜씨도 발휘하고 있다. 톰보이진은 그가 직접 그린 브랜드 캐릭터 ‘테라(Tara)’의 일러스트를 넣은 티셔츠를 출시했다.2개 1세트에 한정 수량이며 수익금은 월드비전을 통해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에 쓰인다고 한다. LG패션 헤지스에서 티셔츠나 가방을 살 땐 브랜드 캐릭터 잉글리시 포인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피는 재미가 있다. ‘아메바피쉬’라는 별칭으로 활동하는 그래픽 작가 박현수, 드라마 ‘달자의 봄’의 일러스트로 유명해진 이경아, 산업화가 만들어낸 도시 풍경을 비틀어 온 미술그룹 ‘플라잉 시티’, 대안공간 루프에서 개인전을 마친 김한나 등 국내 신진 작가들은 자신들의 그림 속에 잉글리시 포인터를 다양하게 변주했다. 매년 독특한 프린트 티셔츠를 선보이고 있는 유니클로. 올해는 자우림의 김윤아, 영화배우 류승범, 팝아티스트 김태중, 사진작가 사이다 등 4인이 직접 그린 그림이 들어간 티셔츠를 전국 매장에 일찌감치 내놓았다. 한정 수량이며 판매액의 30%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좋은 뜻도 세워 놓았다. 이밖에 아톰과 마징가 등 친근한 만화 주인공을 프린트한 티셔츠들도 유니클로 매장에 가면 만날 수 있다. 대중문화에 밀접한 영향을 끼친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 낙서를 예술로 승화시킨 요절한 천재 장 미셸 바스키아의 작품이 빠진다는 것은 섭섭할 일. 쌈지의 ‘앤디 워홀 라인’은 의류는 물론 핸드백, 구두 등 액세서리에 워홀의 그림을 넣어 감각을 높였다. 스프리스 또한 ‘바스키아 바이 스프리스’ 라인을 통해 천재의 작품이 새겨진 옷과 가방을 선보이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노튼이 장마철을 대비해 화려한 색상의 우산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전국 매장에서 5만원 이상 구매하면 노랑, 분홍, 빨강, 보라, 녹색, 파랑 등 6가지 색상의 우산을 선물한다. ▶금강제화는 16일부터 24일까지 9일간 금강제화 단독 매장(백화점·대리점 제외)에서 샌들, 조리, 비치백 등을 구입하는 모든 고객에게 카메라 등 전자 제품을 넣어 물속에서도 휴대할 수 있는 방수팩을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쇼핑몰(www.kumkangmall.com)에서도 동일하게 진행되며, 쇼핑몰을 이용하면 제품 구매시 10%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02)530-7015. ▶DHC코리아가 가정용 피부 관리기인 ‘페티코’를 출시했다. 전용 미용액을 얼굴에 바른 후 타원형의 돌출 부위를 피부에 대고 마사지를 해주면 미약한 전류가 흘러 영양성분을 피부 깊숙이 침투시켜 준다. 클렌징-밸런스-영양공급-리프팅-마이크로 커런트 5단계로 진행되며 각 단계마다 4분씩 소요된다.MP3처럼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타입이며 충전할 필요 없는 전지식이라 휴대가 간편하다.6월 한달간 출시 기념으로 20% 할인 판매하며 구매자 중 추첨을 통해 해외여행 상품권을 증정한다. 가격 8만 5000원.080-7575-333.
  • [29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2 오후 7시30분) 괴짜 남편 이승휘씨와 현실적이고 당찬 아내 이은지씨. 그리고 케냐에서 태어난 네살배기 시연이. 가정부와 두 명의 운전 기사, 숲이 우거진 정원과 고급빌라. 모두가 무모하다고 말렸지만, 부부는 케냐에서 풍요롭고 윤택한 삶을 찾았다. 미지의 땅, 아프리카에서 가족들의 모험이 일궈낸 황금빛 결실을 따라간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영장류 가운데 지능이 가장 높은 오랑우탄. 미국의 한 동물원에서 오랑우탄 우리에 컴퓨터를 설치했다. 컴퓨터를 갖고 노는 오랑우탄의 모습은 방문객에게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 오랑우탄의 인지 능력을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멸종위기의 오랑우탄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것도 또 다른 목표다.   ●한자퀴즈王(EBS 오후 8시)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한자퀴즈왕까지 간다, 채문식. 방송 출연은 내 소원, 주부 강승희. 한의사를 꿈꾸는 한자 박사, 초등학생 조일만. 남자친구와 한자퀴즈왕, 대학생 양유진. 미래 천문학도의 한자 도전기, 초등학생 나호찬. 뛰어난 실력을 드러내며 2회전을 향한 경쟁을 펼쳤다. 과연 누가 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을까?   ●진실게임(SBS 오후 8시55분) 성형수술의 모든 것! 진짜를 찾아라!’상상초월! 대한민국을 뒤집어놓을 주인공들이 몰려온다. 어마어마한 성형수술 사연의 주인공들, 그 쇼킹한 비밀을 전격 공개한다.9명의 출연자 가운데 진짜 사연의 주인공은 둘뿐. 과연 진짜는 누구일까?진실게임에서만 볼 수 있는 유재석, 송은이의 성형 후 사진도 공개된다.   ●거침없이 하이킥(MBC 오후 8시20분) 영어가 안되는 것이 걱정인 순재는 몸이 안 좋아서 미국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못갈 것 같다고 하지만 통하지 않는다. 순재는 온 식구들에게 영어를 못한다고 무시당하는 상상을 하며 괴로워한다. 민용에게 벌을 받느라 운동장을 뛰던 유미는 민용의 차에 낙서를 하다가 차에 타고 있던 민용에게 걸린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증상이 나타나고 불과 몇 시간 안에 사망에 이르는 돌연사. 돌연사의 원인은 80%가 바로 심근경색이다. 심근경색은 발병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져 최근 돌연사로 사망하는 사람은 40∼50대가 절반 이상에 이르고 있다. 중년을 위협하는 돌연사의 공포, 심근경색의 원인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 「미스·경희대(慶熙大)」유정란(劉貞蘭)양-5분데이트(100)

    「미스·경희대(慶熙大)」유정란(劉貞蘭)양-5분데이트(100)

    금주의 표지 「모델」로 나서준 유정란(劉貞蘭)양은 52년생의 발랄한 아가씨. 경희(慶熙)대학교 무용과 1년에 재학중이지만 국립(國立)무용단에 「픽·업」되기도 한 재원. 유(劉)양이 무용을 시작한 것은 한성(漢城)여중 1학년때부터. 중학교 2학년때 이미 「발레」로 이대(梨大) 무용 「콩쿠르」에 입선했고 고등학교 3학년때는 또 한국무용으로 경희대학 「콩쿠르」에 1등으로 입상. 국립무용단 단원이 된 것은 70년 1월. 그전에는 송범(宋范)씨의 제자로 「발레」와 한국무용을 골고루 익혔다. 무대에 선 경력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니 퍽도 조숙한 아가씨다. 가정쪽으로는 상업을 하는 아버지 유덕수(劉德壽)씨(47) 의 2남 4녀중 세째 딸. 어려서부터 무용을 했기 때문에 강습비다, 의상비다 해서 집안의 돈을 많이 쓰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저를 제일 귀여워 해요』라고 살짝 귀띔. 『옷은 모두 무대에 설때 입는 무용복이라 평소에는 입을 수도 없는 것만 옷장 가득히 걸려 있어요』 그렇다고 평상복을 더 해입겠다고 부모님께 조를 수도 없고 무용이 좋아서 그렇게 된거니까 별 불평은 없단다. 하기야 학교엘 안가는 주말에도 무용연구소에 나가서 연습만 한다니까 별 지장은 없을게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계속 국립무용단에서 무용을 하겠다는 결심. 『결혼은 생각해본적도 없어요』취미는 낙서. 존경하고 있는 「발레니너」는 「마고트·폰테인」.[선데이서울 70년 9월 20일호 제3권 38호 통권 제 103호]
  • [생활의 지혜] 유리창의 크레파스 낙서는 식용유로

    [생활의 지혜] 유리창의 크레파스 낙서는 식용유로

    아이들이 크레파스로 유리창에 그려놓은 낙서는 아무리 힘주어 걸레로 닦아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 이럴 때는 유리에 콜드크림을 바른 뒤 걸레로 닦거나, 걸레에 식용유를 묻혀 훔치면 쉽게 지울 수 있다.
  • 신경림시인 21살때 스승시집 발문썼다

    지금으로부터 꼭 50년 전인 1957년 4월11일. 충청도에서 유촌(본명 유재형) 시집 ‘종소리와 꽃나무’가 발간됐다. 새삼 빛 바랜 이 한권의 시집에 주목하는 것은 현재 국내 시단의 정점에 올라 있는 신경림(71) 시인이 발문을 썼다는 사실 때문이다.50년 전의 신 시인은 겨우 21살, 약관을 갓 넘긴 나이에 불과했다. 아울러 시집의 저자가 우리 시대의 대평론가인 유종호(72) 연세대 석좌교수의 부친이라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도대체 이 세 사람 사이에는 어떤 ‘인연’이 있었던 것일까.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신 시인과 유 교수는 문단의 복잡한 편짜기와 관계없이 언제나 호의적인 조언자 사이다. 충주고 1년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 시절 문청을 꿈꾸며 문학을 토론했다. 유촌은 바로 이들의 국어교사로 문학적 재능을 발견해 시종 든든한 후원자가 됐던 인물이다. 신 시인은 당시 전교생의 존경을 받고 있던 유촌으로부터 칭찬을 들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2학년 때 교지에 시와 산문을 냈는데 지도교사였던 유촌이 극찬했던 것. 유촌이 시를 몇편 더 보여달라고 했을 때 신 시인은 끙끙대며 열편을 써갔는데 그때 유촌은 만족한 얼굴을 하면서 “우리 아이에게 보여 주마.” 하고 시를 가져갔다. 다음날 수업시간에 유촌은 교과서도 펴지 않고, 신 시인의 시를 꺼내 열편을 내리읽은 뒤 “이만하면 당장 시단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어. 우리 아이도 그러더군.” 하고 말했다. 신 시인은 유촌의 칭찬도 칭찬이었지만 유촌의 ‘우리 아이’인 유 교수가 좋다고 했다는데 입이 더 벌어졌다고 회고한다. 신 시인과 유 교수는 1956∼1957년 잇따라 등단했다. 신 시인은 그럼 스승의 시에 대해 어떤 평을 했을까. 신 시인은 50년전 스승의 시집에 쓴 발문에서 “신기하고 무질서하고 조야한 낙서 따위가 시로서 행세하는 요즈음, 실로 이 시인이 가진 인생에 대한 신세리티(성실성)는 한 그루의 대추나무가 풍기는 그런 향훈을 풍긴다. 전편을 통해 그 에센스가 되어 있는 리리시즘(서정성)도 이 신세리티로 하여 한층 더 우리에게 무엇인가 고독하고 비극적인 진실을 느끼게 한다.”고 적고 있다. 최근 충북 청주의 한 고서점에서 유촌시집을 발견한 유성호 한국교원대교수는 “우리 문학의 정점인 유종호와 신경림은 1950년대 충북 충주에서,‘유촌’이라는 커다란 존재를 통해 자신들의 문학적 열정을 키우고 있었던 사실을 이 시집을 통해 간접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또 유촌시집의 표제작 ‘종소리와 꽃나무’에 대해 “담담한 고독과 진성 탐구에 바쳐진 서정의 세계”라고 평했다. “저 종소리는 무엇을 뜻하는 소리였을까/그 꽃나무들은 무엇이라고 새겨 들었을까/어디에 숨었을까 꽃잎에선가/지고 나는 열매에선가/사랑 같은 그리움 애연한 음향 머언/머언 종소리 아니 귓전에서 감돌며/울리는 종소리여.”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문화마당] 글쓰기의 힘/김수이 경희대 교수

    인터넷은 글쓰기와 글읽기의 공간이다. 인터넷의 장점인 무한대의 정보 공유와 소통, 기록과 재구성은 모두 글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수많은 글을 읽고 쓰는 이들의 이름은 다양한 차원에 걸쳐 있다. 실명, 필명, 가명, 예명, 별명, 익명 등 이름의 모든 유형이 여기 망라되어 끊임없이 새롭게 태어난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원하는 이름으로 글을 쓰고 읽는 인터넷 공간은 지금 이 순간도 폭발적으로 팽창하는 중에 있다. 가히 ‘글의 우주의 빅뱅’이라고 부를 만한 규모다. 자신이 원하는 만큼 정체를 드러내거나 감춘 채 인터넷이라는 글의 우주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것은 이제 현대인의 특권이자 삶의 조건이 되었다. 현대문명이 창조한 거대한 글의 우주는 놀랍게도 작은 크기로 도처에 존재한다. 이 우주는 사무실과 안방의 책상 위에 놓여 있고, 달리는 자동차 안에 탑재되기도 한다. 심지어 개인의 주머니 속에도 들어 있다. 컴퓨터를 모체로 하는 인터넷의 경우만은 아니다. 초등학생까지 하나씩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는 개인전용의 글의 우주다. 이 우주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폭발음을 내며 터진다.“삐릭”,“리리링”,“드드드드”…… 이 글의 우주들은 어느 날 갑자기 무에서 창조된 것은 아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등장하기 전, 동네의 담벼락과 학교 화장실은 갖가지 낙서로 뒤덮여 있곤 했다. 벽과 천장을 통째로 낙서판으로 내어주며 손님을 끈 술집과 카페, 분식점도 많았다. 학교 교실이나 대학 학회실에 두꺼운 노트 한 권이 비치되어 있는 풍경도 흔했다. 독백과 편지, 농담과 철학적 사변이 가득하던 그 공공의 노트의 제목은 이러했다.‘우리들의 이야기’,‘무제’,‘회색 노트’….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글쓰기 환경의 진화는 문명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 현대문명은 글쓰기의 확산과 일상화를 통해 진보하는 문명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첨단 기기가 등장하면 말 한마디와 손가락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줄 알았던 예측은 빗나갔다. 사태는 오히려 반대다. 기기와 시스템이 진화할수록 글쓰기는 더 자주,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의 일부가 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첨단 정보화 사회의 ‘정보’란 결국 글로 저장되고 유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담벼락과 노트에서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무대를 확장한 모든 사적이며 공적인 글쓰기들은- 때로 모국어를 훼손하고 문법을 파괴하는 문제와는 별도로-그 총량과 에너지 자체로 충분히 경이로운 것이다. 인류 역사상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매일 글을 쓰며 살았던 적은 없다. 더욱이 그 양은 한계를 모른 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보편화된, 거대하고 강력한 글쓰기의 에너지를 제도권의 글쓰기 교육에 스며들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현재 글쓰기 교육은 중·고등학교의 ‘논술’과 대학의 교양과목인 ‘글쓰기’로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중·고등학교의 논술은 입시를 목적으로 틀에 박힌 글쓰기를 권장(?)하는 점에서, 대학의 글쓰기는 그런 논술시험을 통과한 학생들에 의해 한 번 듣고 마는 일개 교양과목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에서(간혹 대학 당국에 의해서조차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시간과 분량, 표현과 상상력의 제한이 없는 ‘글의 우주’가 일상의 한 부분이 된 현실과는 사뭇 동떨어진 상황이다.100분 동안 글자수를 세며 쓰는 논술은 길이만 긴, 변형된 단답형의 시험일 뿐이다.(문제는 또 좀 어려운가!) 3학점 수강으로 ‘완성’되는 글쓰기란 전채요리만 맛보고 끝내는 정식식사와도 같다. 대안으로 통합논술이나 심화 글쓰기 과목이 마련되고 있지만,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과는 아직 거리가 있어 보인다. 현대문명이 글쓰기의 문명이라는 점을 상기하자. 이 문명의 활기와 에너지가 교육 제도에 반영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김수이 경희대 교수
  • 겨우내 묵은 때 벗은 도림천

    도림천이 깨끗해졌다. 관악구 직원들과 주민 340명이 도림천 5.3㎞을 걸으며 정비작업을 펼친 덕분이다. 3일 관악구에 따르면 이들은 2일 하루 동안 도림천과 주변 다리에서 스티로폼 고철 목재류 등 건축물 쓰레기와 겨우내 묵은 일반 쓰레기를 수거했다. 또 도림천 다리 밑에서 겨울을 보낸 노숙자들을 설득해 시설에 입소시키거나 집으로 돌려 보냈다. 간이막사 담요 취사용품 등 노숙자 잡품들도 정리했다.13일까지 하천 벽면에 그려진 낙서를 시멘트 풀로 덧씌워 깔끔하게 정돈할 계획이다. 관악구 자치지원팀 류재숙씨는 “정기적으로 정화작업을 펼쳐 물고기가 헤엄치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하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관악구는 도림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기 위해 하천정비(1단계)·수질개선(2단계)·수변공원 조성(3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서울광장서 만난 문인수의 ‘집률’

    [거리 미술관 속으로] 서울광장서 만난 문인수의 ‘집률’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순수조각작품 전시회 ‘Reconstrcution:PURE MASS’가 한창이다. 국내 중견작가들의 대표작품이 광장을 가득 채웠다. 전시회를 기획한 홍익대 이수홍(조소과)교수는 “서울시가 서울광장을 문화공간으로 활성화한다기에 평생 조용하고 서정적인 순수 덩어리(Pure Mass)를 창작한 작가 19명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고 설명했다. 순수조각품이라 작품만 보고는 무슨 의미가 담겼는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작품을 둘러본 뒤 설명을 읽어야 고개가 끄덕여진다. 물론 끝까지 물음표로 남는 작품도 있지만. 화제작을 꼽으라면 문인수 작가의 ‘집률’이다. 쌀쌀한 날씨에도 오가는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기념촬영을 한다. 앞과 뒤, 안과 밖을 보고도,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하고 돌아선다. 집률은 ‘빨강책’이다. 철을 붉은색으로 도색했는데 단면에는 용접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 책 표지에는 ‘청춘’이라고 적혀 있다. 그 단어가 우리 발길을 잡는다. 누구에게나 청춘이 있었다.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고, 불꽃이 화려하게 불타던 시절. 다만 청춘일 때는 내가 청춘인 줄 알지 못했다. 작가는 “청춘이라는 잃어버린 노스탤지어를 도시민에게 선물하고 싶었다.”고 했다. 책 안으로 들어가면 녹색이 펼쳐진다. 왼쪽에는 거울이, 오른쪽에는 액자가 걸려 있다. 거울 앞에 서니 철창문에 갇힌 내가 보인다. 거울에 쇠창살이 촘촘히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우리는 도시라는 곳에 갇혀 있다. 그곳에서 해방되려면 우선, 갇혀 있는 나를 인정하고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은 쇠창살 속에서 움직일 수 없지만, 내일은 족쇄를 벗고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꿈을 품어보라는 것이다. 액자 속에 있는 물고기도 마찬가지다. 그 놈은 그물에 잡혀 있지만, 바다를 꿈꾼다. 그 꿈을 끝내 실현하지 못하더라도 꿈꾸는 동안은 행복하지 않은가. 책 속에는 낙서가 가득하다.‘이 책은 야동’이라는 장난기 섞인 것부터 ‘광화문에서 만나다 나를….’이라는 철학적인 내용까지 다양하다. 작가는 낙서를 좋아했다. “2003년에 처음 작품을 전시했는데 그때는 관객에게 낙서하라고 펜을 갖다 놓았다. 책 내용은 관객이 창작하길 바라기 때문이다.”이번 전시회에서는 펜을 놓지 않았지만, 낙서 창작은 이어지고 있다. 집률은 무슨 뜻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는 단어다.‘개체가 모여 리듬을 이룬다.’는 의미라고 작가가 해석했다. 책에서 얻은 지식과 현실에서 얻은 경험을 삶 속에서 조화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목을 정했단다. 전시회는 다음달 15일까지 이어진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문 밖을 나서니 갈 곳이 없구나/최기숙 지음

    한문 문체에 ‘전(傳)´이란 것이 있다. 어떤 사람의 독특한 행적을 기록하고, 거기에 교훈적인 내용이나 비판을 덧붙인 글을 가리킨다.‘문 밖을 나서니 갈 곳이 없구나´(최기숙 지음, 서해문집 펴냄)는 조선 후기 문인들이 남긴 ‘전´ 중에서 중인·평민·천민이 주인공인 것들을 모아 ‘전´의 작가와 주인공들이 나눴을 법한 대화를 재구성한 책이다. 고전문학을 전공한 저자는 홍양호·김조순 등 권세 있는 집안 사람들이 남긴 ‘전´뿐만 아니라 성대중·이덕무 같은 서얼 출신의 저자, 조희룡·유재건 등 중인 출신과 정래교·김희령·김낙서 같은 평민 작가의 ‘전´까지 두루 살핀다. 타고난 지위와 명예가 없는 조선의 마이너리티는 사대부 문인과는 다른 삶을 살았다. 그들 중에는 학식이나 문장, 인품이 사대부 못지않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당대 최고의 풍류패를 이끈 이패두와 거지 두목의 이야기를 담은 성대중의 ‘개수전´, 미인을 돌처럼 본 미소년 이야기인 조희룡의 ‘천흥철전´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1만 19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8) 정림사터 오층석탑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8) 정림사터 오층석탑

    충남 부여에 정림사터 오층석탑이 없다면 사비시대(538∼660년) 백제의 흔적은 낙화암 전설로만 남았을지도 모릅니다. 이 탑이 사비성에서 제 모습을 유지한 거의 유일한 유적일 만큼 백제 문화는 철저히 파괴되었습니다. 정림사터 오층석탑도 나당연합군의 손아귀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 잘 알려진 대로,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반도의 오랑캐가 만리 밖에서 천상을 어지럽게 하여…일거에 평정하였다.’는 글을 1층 탑신에 새겼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 오만한 낙서로 훼손되지 않았다면 정림사터 오층석탑은 오늘날까지 남아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신라군사 쪽에서 보면 정림사는 사비성의 한복판에서 백제왕조의 안녕을 빌던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겠지요. 그럼에도 정림사를 폐허로 만들었을지언정 ‘소정방 기념탑’으로 탈바꿈해 버린 오층석탑은 허물 수 없었을 것입니다. 불교가 융성했던 백제라지만 남아 있는 석탑은 2∼3기에 불과합니다. 정림사터 오층석탑과 요즘 해체 복원작업이 한창인 익산의 미륵사터 서탑이 그것이지요. 학자에 따라서는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도 백제시대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백제 석탑은 신라의 황룡사 구층석탑처럼 목재로 짜맞추던 탑을 석조로 번안한 것입니다. 정림사탑만 해도 부재가 149개에 이른다고 하네요. 백제 석탑의 모습을 본받은 이른바 백제계 석탑은 적지 않게 남아 있습니다. 부여 장하리 삼층석탑과 서천 비인 오층석탑, 정읍 은선리 삼층석탑, 강진 월남사터 삼층석탑 등 10여개가 꼽힙니다. 모두 백제의 옛 땅입니다. 백제계 석탑이 한결같이 고려시대에 세워졌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통일신라시대에는 백제 석탑의 기술이 그대로 계승되었겠지만, 이 시기에 세워진 백제계 석탑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윤용혁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신라의 옛 백제땅에 대한 지배정책이 매우 완고하여, 백제계 석탑의 건립조차 불온시되는 분위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풀이합니다. 불국토(佛國土)를 표방한 통일신라에서 석탑이 갖는 대중적 영향력은 엄청났을 것입니다. 그런 마당에 백제계 석탑을 세우는 것은 백제계 주민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반국가활동’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입니다. 고려시대에 백제계 석탑이 여럿 세워진 배경에도 정치적 해석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천득염 전남대 건축과 교수는 “나말여초라는 시대적 상황에서 견훤을 비롯한 백제 추종세력에 고무 자극된 지역민들의 백제문화에 대한 향수의 발로였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정림사터 오층석탑은 통일신라를 비롯한 후대 석탑에 영향을 미친 한국 석탑의 출발점입니다. 더 이상의 조형적 발전을 상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백제 석탑의 완결판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수백년 동안이나 백제 국권회복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는 것은 정림사탑이 가진 또 하나의 가치입니다. 문화적 산물이 꼭 문화로 한정된 영향력만 갖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벌써 1400년 전에 보여주었습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여성&남성] “검열은 없다” 남녀 화장실 낙서문화

    화장실은 철저한 ‘나만의 공간’이다. 어떤 행동을 해도 그 행동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화장실에서만큼은 사회적인 체면 따위는 휴지통에 버리고 가장 본능에 충실한 인간이 된다. 특히 화장실 벽은 이런 인간 본능의 가장 원초적인 낙서판이다. 화장실 낙서가 인터넷 시대를 맞아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자신의 감정을 적나라하게 분출하는 공간이다. 여자와 남자, 화장실에서는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이들의 낙서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 남- ”포복때 팔에 양말 대라” ●스토리 갖춘 ‘야설’에 낯뜨거운 그림까지 자영업자 조모(51)씨는 화장실에서 본 가장 인상적인 낙서로 ‘야설(야한이야기)’을 꼽았다. 공중화장실에서 많이 발견되는 야설은 대부분 일기 형식의 경험담으로 시작해 소설처럼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과 같은 스토리라인을 갖추고 있는 예가 많다. “별의별 희한하고도 야한 낙서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비슷한 이야기라도 심심하니까 또 읽게 되죠. 그런 걸 보면 화장실에 연필을 들고 가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궁금증이 일어요.” 또 난삽한 그림 낙서도 많고 화장실 문에 ‘뒤를 보시오.’라고 써놓아서 뒤를 돌아 보면 ‘뭘봐.XX야.’라고 써놓는 황당한 장난 낙서도 자주 눈에 띈다. 회사원 홍모(31)씨에게도 중학교 시절 야간 고등학교 선배들이 화장실에 연재식으로 써둔 ‘야설’이 가장 인상적인 낙서였다. 당시 최고의 인기가도를 달리던 ‘청순가련형’ 여자 탤런트를 주인공으로 한 야설은 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차 있던 홍씨의 눈길을 휘어잡았다. “‘연재 야설’을 보기 위해 늘 같은 화장실 방을 찾아 다니기도 했죠. 삽화까지 포함된 야설은 당시 학교에서 최고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홍씨 역시 “여자 화장실에도 ‘동성애’와 같은 야한 이야기들이 많이들 써져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무원 선모(31)씨 역시 남자 화장실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낙서는 야한 그림이라고 했다.‘W,X,Y’식의 영문 이니셜을 조합해둔 조잡한 그림이나 나체 그림 등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선씨는 “남자들만 그렇지 여자 화장실에는 오히려 야한 낙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군대엔 사회생활 미련 담은 글 많아 화장실 낙서에서 유익한 경험을 배우고 교훈을 얻었다는 남성들도 있다. 대학생 이모(21)씨는 가끔 화장실에 가서 낙서를 읽다 보면 자신도 낙서를 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이씨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은 군대시절 훈련소 화장실에 씌어 있던 낙서였다. 이미 훈련소를 거쳐간 선임병들이 ‘각개전투할 때 팔꿈치에 양말을 대고 나가면 피부가 안 벗겨져 좋다.’,‘완전군장 제대로 안해도 되니까 페트병 같은 걸 넣어서 무게를 줄여라.’,‘훈련소에서 잘해봤자 별 거 없다. 상점 많이 받아봐야 전화밖에 못하니 대충 요령 펴라.’는 등으로 써놓은 낙서는 이씨에게 주옥 같은 글이었다. “여자친구를 그리워하는 내용과 사회생활에 대한 미련을 담은 글도 많았지만 아무래도 동기들밖에 없는 훈련소에선 선임병들의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됐죠.”이씨는 “여자들은 아마 친구들에게 마음 상했던 이야기나 말 못할 내용 등의 험담을 화장실에 낙서로 풀어 놓을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정모(30)씨의 기억에 가장 인상 깊었던 낙서는 소변기 앞에 적혀 있던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라는 글이었다. 정씨는 이 글을 보고 한차례 크게 웃은 뒤부터는 소변기에 바짝 붙어서 일을 본다. 정씨가 생각하는 여자 화장실 낙서는 ‘쇼핑 이야기’다.“여자들은 쇼핑을 워낙 좋아하니 ‘어제 뭘 어디서 샀는데 정말 싸고 좋더라.’,‘그 가게 절대 가지 마라. 바가지 씌운다.’는 식의 글이 적혀 있을 것 같아요.” ●장기기증, 성매매 전화번호까지 불법 난무 군무원 석모(25)씨는 공중화장실 낙서만 보면 인상을 찌푸린다. 장기기증 소개 글과 전화번호, 나이트클럽 종업원 전화번호, 성매매 전화번호, 산부인과 낙태알선 등 온갖 불법적인 낙서의 온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는 자신의 소속 부대 화장실에다가 ‘낙서게시판’을 만들어 뒀다. “게시판과 펜을 준비해 뒀더니 야한 글보다는 부대원들이 힘들거나 짜증나는 일들을 써놓는 스트레스 해소 장소 역할을 하더군요.”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여- “딴 남자한테 눈이 가요” ●“상담 원하면 연락해라” 전화번호 남기기도 김모(25·프리랜서)씨가 나온 여대는 화장실에 낙서가 많기로 소문난 대학이었다. 화장실에는 남자 친구가 있지만 다른 남자에게 마음이 간다는 등 남자 친구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는 낙서가 많았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고민에 대한 댓글이 줄줄이 달린다는 점이었다. “사람들이 어디에서 그렇게 필기도구들을 챙기는지, 밑에 화살표 표시를 달아서 친절하게 상담을 해주더라고요. 그런 남자 친구 따위는 버려도 괜찮다, 더 깊은 상담을 원하면 전화하라며 자기 전화번호까지 남겨 놓는 사람도 있었어요. 거의 동네 사랑방 수준이었죠.” 김씨는 자신은 낙서를 하지 않았지만, 그런 화장실 댓글들이 공감이 많이 가서 한참을 보곤 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씨는 아무리 익명이라지만, 나만의 내밀한 고민을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보는 곳에, 그것도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화장실에다 써놓고 싶진 않단다. “주위를 보면 낙서는 대개 남들에게도 말 못할 고민을 털어 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던데, 나는 그런 경우가 생기더라도 친한 친구에게 털어 놓습니다.” 이모(23·대학생)씨는 재치 넘치는 화장실 낙서에 대해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직접 화장실 낙서를 써본 적이 없다고 한다. “남의 쓴 낙서를 보는 건 즐기는데, 막상 내가 나서서 뭔가를 써봐야겠다는 용기는 안 나더라고요.” 오히려 싸이월드 다이어리를 애용한다. 인터넷 공간에 비밀글로 설정해 두고 혼자만 본다. 싸이월드 다이어리가 조씨에겐 혼자만의 낙서장인 것이다. 남자 화장실에 대해서는 “남자들은 화장실에서 담배를 많이 핀다고 들었다. 낙서할 시간이 없지 않을까.”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심한 욕설도 용서되는 일종의 탈출구 신모(26·회사원)씨는 화장실 낙서가 갑갑한 일상생활에 대한 탈출구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얘기한다. 중·고등학교 때는 ‘오늘도 이 XX가 지랄하네.’등 선생님에 대한 욕설이 많았고, 대학교 때는 ‘누구랑 섹스했네.’,‘그놈 거시기 크네.’등 저질스러운 것들이 많았다고 기억한다. “인생이 사실극처럼 갇혀 있는 것 같을 때 이런 낙서들을 남기는 것은 심한 게 아니면 면죄부가 되는 것 같다. 세상을 살아가려면 이런 낙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김모(26·회사원)씨는 어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들른 고등학교 시험장에서 다양한 화장실 낙서들을 목격했다. 남자학교에서 시험을 보던 날, 우연히 본 남자화장실의 적나라한 낙서에 깜짝 놀랐다.‘나 누구랑 잤다.’,‘어제 애인이랑 XX했다.’등 진한 성 관련 농담들에 눈이 둥그레졌다. 남자화장실에 비하면 여자학교 화장실의 낙서 수준은 ‘○○이 죽어랏!’ 등 사이가 좋지 않은 친구들을 험담하는 내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익명이다 보니 사람들이 구애되는 것 없이 편하게 욕도 하고 그러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예전보다는 낙서가 많이 줄었다. 아무래도 인터넷이나 컴퓨터가 발달하다 보니 펜으로 하는 작업이 줄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취업준비생들의 처절한 고민이 그대로 조모(25·고시준비생)씨는 얼마 전까지 노량진에 있는 고시학원을 다녔는데 학원 화장실을 보면 그곳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경쟁률이 너무 높아서 힘들다.”,“전공과목 점수가 너무 안 나와서 고민이다.” 등 다가올 시험에 대한 초조감과 긴장감이 낙서에 고스란히 배어난단다. 또 수험생이 많다 보니까 가끔씩 ‘까칠한’ 낙서도 나온다. 어떤 사람이 화장실에다 “화장실 좀 깨끗히 쓰세요.”란 낙서를 해놨는데, 누가 그 밑에다 “‘깨끗히’가 아니라 ‘깨끗이’인데요. 맞춤법 좀 제대로 쓰세요.”란 글을 써놓아서 좀 살벌했던 적이 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법따로 현실따로] (4) “학교폭력 추방 우리손으로”…제천 의림여중 사례

    [법따로 현실따로] (4) “학교폭력 추방 우리손으로”…제천 의림여중 사례

    ‘또래상담’이 있었다면 안산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거예요.”13일 충북 제천시 의림여중에서 만난 강유진(16·3학년)양은 안산 여중생폭행 사건소식을 안타까워했다. 음식점에서 점심을 함께 먹으면서 학교폭력이 왜 일어나느냐고 묻자 여중생들은 “우리끼리는 사소한 일로 싸움이 시작돼요. 기자 아저씨는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라면서 자신들만의 얘기를 꺼냈다. ■ “또래끼리 고민 상담… 폭력 40% 줄었어요” 초등학교에서는 담임선생님이 하루종일 지켜보지만 중학교에서 선생님은 자신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고 자신들 끼리는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의림여중은 학생끼리 잘 통한다는 데 착안해 ‘또래상담’을 실시하는 학교. 학생들은 “지난해 9월 전국에서 최초로 자체개발한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인 또래상담을 실시한 이후 폭력이 40% 가량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또래상담은 30여명의 학급의 학생들을 10명씩 묶고,1명의 ‘또래 리더’를 뽑아 일주일에 한 차례씩 또래들과 학교폭력에 대한 고민을 상담하는 것이다. 이재희(가명·16·3학년)양은 또래상담으로 폭력을 모면한 케이스. 재희는 같은 반 친구 선영(가명)이 등 10여명과 함께 잘 어울려 다녔는데, 선영이는 장난으로 친구들 앞에서 재희를 무시했다. 재희와 선영이는 감정싸움을 벌이다 욕설과 신체적인 충돌까지 생겼다. 선영의 친구 장민경양은 “사소한 오해에서 불거진 재희와 선영이의 갈등이 자칫 폭력으로 확대될 지경에 이르자 우리는 두 친구를 각각 달래면서 서로의 입장을 대신 전달해줬어요. 이젠 재희와 선영이는 다시 친해졌답니다.”고 설명했다. 학생회장이자 또래리더인 이지영(16·중학교 3학년)양은 “상담을 원하는 친구와는 수시로 휴대전화 문자를 주고받아 약속을 잡는다.”고 말했다. 지영이는 “학교폭력뿐만 아니라 성적과 이성문제, 외모, 부모님과의 관계 등 소재도 다양하다.”면서 “대화를 해보면 폭력 사건의 원인이 친한 친구가 다른 친구와 더 친해지는 문제와 말투 같은 사소한 데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집단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는 김성희(16·중학교 3학년·가명)양은 “학교폭력이 예전보다 40%는 준 것 같다.”고 밝혔다. 또래리더 하호정(16·중학교 3학년)양은 “담임선생님은 학생들의 세세한 행동을 파악할 수 없지만 또래끼리는 친한 친구가 서로 갑자기 어울리지 않거나, 옆 친구가 책상에 엎드려 있는 모습을 보면 금방 눈치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 교사인 이용식(30)씨는 “또래상담 프로그램으로 교사는 하루 동안 반에서 이뤄진 일을 파악할 수 있고, 미리 학교폭력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김석호 의림여중 연구부장은 “또래리더는 교우관계가 좋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영향력이 있고, 입이 무거워 민감한 사항을 함부로 말하지 않을 학생을 뽑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면서 “또래들로부터 추천을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가 가장 중요하고, 학업 성적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래리더는 상담 뒤 일지를 간단하게 정리해 담임교사에게 전달한다. 교사는 학생끼리 해결하도록 가능한 모른 체하다가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개입한다. 학생끼리 자율해결이 원칙이라는 얘기다. 학교폭력 예방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 “어른 중심의 문제해결 보단 또래 친구 활용이 더 효과적” “학생은 교사나 부모보다 함께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주변 친구에게 고민을 잘 털어놓습니다.” 의림여중의 또래상담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연구부장 김석호(45) 교사는 “학교폭력은 친구끼리는 다 아는 일”이라면서 “하지만 교사나 학부모와는 상대적으로 폭행당한 학생과 대화가 적어 눈치를 채지 못해 학교폭력이 은폐되기 쉽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른이 나서는 것보다 또래 친구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어른이 아닌 학생이 중심이 돼 교내 폭력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지를 고민하던 중에 교육부의 학교폭력예방교육 영상물에서 또래 리더의 상담을 착안했다. 김 교사는 “어린 학생들이 속으로만 끙끙 앓지 않고 속시원히 밝히게 하는 게 사건을 미리 방지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사는 “또래상담이 시행 초기여서 여전히 미진한 점이 많다.”면서 “또래리더들이 전문 교육기관에서 1박2일간 상담기술을 배웠지만 어려서 아직은 상담에 서투르고, 학생들을 재교육시킬 만큼 전문성을 갖춘 교사도 적다.”고 말했다. ■ “진단서 등 증거 확보… 전문가와 상의를” 학교폭력 피해학생은 기 죽지 말고 가해자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가질 것을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경기도 안산경찰서 강달원 여성청소년계장은 “학교폭력은 말다툼과 친구 사이 오해 등 작은 원인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결국 폭력 사태로 번져 피해자는 큰 상처를 받게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이정희 상담사는 “피해자는 속으로만 앓지 말고 가해자에게 받은 고통과 부당함을 설명하고 사과와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을 적극적으로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혼자의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경우도 생긴다. 이럴 때 주변 친구 혹은 어른과 상담하거나 청소년 상담실을 찾는 게 현명하다. 그래도 처리가 안 되거나 집단 폭행과 따돌림 등을 당하는 경우 부모님과 교사의 상담이 필요하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장맹배 사업국장은 “만일 학교폭력 피해를 다시 당할 위협을 느낀다면 부모님과 친구들과 반드시 동행하고 위협의 정도가 더 심해지면 전문경호업체의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은 심한 피해가 우려되는 학생에게는 무료 경호 서비스를 해준다. 학부모는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아이가 당황하지 않고 사실을 충분히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봉혜경 사무국장은 “창피해 말하기를 꺼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최대한 먼저 안정시켜라.”면서 “나중엔 기억을 못 할 수 있어 처음 들을 때 녹음이나 기록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교폭력국민대책협의회 조성희 간사는 “외상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진단서나 의사소견서 등도 증거 확보 차원에서 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 측과 만날 때 개인적으로 만나기보다는 ‘학교폭력 대책 자치위원회’등에서 공식적으로 만나라고 조언한다. 봉 국장은 “흥분된 상태에서 만나면 일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시행령이 법 못따라 첫 단추 잘못끼워져” 유명무실한 학교폭력예방법은 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잉태됐다.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 등의 정부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이 심각해지자 2002년 국가청소년위원회와 시민단체가 법률 초안을 마련했고,2004년 의원 발의 형식으로 법률이 만들어졌다. 교육부가 시행령을 만들었다. 당시 법률 초안 작업을 주도한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 신순갑 정책위원장은 “교육부가 외부기관의 개입을 피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구체적으로 만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법에서는 외부기관 개입이 가능하게 했지만 시행령에 아무런 언급이 없다. 심리상담과 일시보호, 치료를 위한 요양, 학급 교체, 전학 권고 등의 법 규정이 있지만 시행령에는 시행방법이 정해지지 않아 교육현장에선 실천이 불가능했다는 게 신 위원장의 지적이다. 동국대 박병식 교수는 “2002년에 청소년위원회는 국회 정무위원회에, 청예단은 교육위원회에 각각 법률안을 제출했는데, 결국 교육위에서 일괄적으로 통합 처리키로 결정됐다.”면서 “교육부가 외부기관인 청보위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상임위 지정에 모종의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실효성을 잃은 이유에 대해 지금도 네탓 공방이 계속된다. 시민단체 등은 “학교 문제를 독점하려는 교육부의 폐쇄성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교육부는 “교육 현장과 법을 잘 모르는 시민단체가 어설프게 법을 만들었다.”고 떠넘긴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이 법을 적용한다’는 조항으로 학교폭력 사건이 경찰서로 넘어가면 법은 무의미해졌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연구관을 지낸 김학일 경기도 평촌고 교감은 “학생의 성폭력 사건을 자치위원회서 다루면 사건이 학교에 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성폭력이 제외된 배경을 설명했다. 시민단체는 현장에서 학교폭력 예방교육이 허술하게 이뤄지는 이유가 시행령에서 필수 교육시간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 “특별법 지위 부여해서 교내 모든폭력 대응을” 사문화되다시피한 학교폭력예방법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학교 폭력의 범위가 확대돼야 하고, 피해 학생에 대한 보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학교폭력이 형법·성폭력범죄처벌법 등 다른 법률과 중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학교폭력예방법 내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특별법의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교육 당국과 시민단체·정치권 등은 현행 법을 이처럼 손질해야 한다는 총론에는 공감하면서도 각론에 들어가면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학교폭력예방법과 시행령에서는 A학생이 폭행과 협박, 집단 따돌림, 모욕 등으로 B학생에게 신체와 정신, 재산에 피해를 주는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학생과 일반인 사이에 발생한 폭행은 포함되지 않고, 최근 급속하게 늘고 있는 성폭력·사이버폭력도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학생인 경우로 규정한 법 내용을 학생을 상대로 한 폭행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처리한 조치에 피해학생 측이 만족하지 않고 경찰에 고소하면 자치위 결정사항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정치권과 교육부, 시민단체 모두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특별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피해학생의 보호’ 규정 강화도 검토대상이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조정실 회장은 “가해학생 측에 치료비를 청구하지 못할 경우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치료비를 우선 부담하고, 나중에 가해학생 측에 구상권을 청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장이 자동으로 교내 자치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규정도 개정대상이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신순갑 위원장은 “학교의 관리가 소홀해 폭력이 발생했을 경우 과연 자치위원장(교장)이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겠냐.”면서 “위원들의 직선으로 위원장을 뽑는 게 옳다.”고 말했다. 교사들 사이에서 학교폭력 책임교사를 기피하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평촌고 김학일 교감은 “교육부가 수당을 자체적으로 높일 수는 없기 때문에 승진 가산점을 주면 충분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대 박병식 교수는 “자치위원회가 내린 조치에 대해 가해 학생이 불응할 때에 대책이 없다.”면서 “이런 경우 자치위를 다시 열어 가중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하거나 정학이나 퇴학 등의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근거를 폭력예방법에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폭력피해 체크리스트 1. 아프다거나 학교가기 싫어한다. 2.‘전학 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3. 상처 혹은 멍자국이 생긴 이유를 물어보면 운동 등의 이유를 둘러대고 자세한 이야기는 피한다. 4. 소지품와 운동화, 옷 등이 자주 망가져 있거나, 잃어버렸다고 한다. 5. 노트 등에 욕설과 폭언, 협박,‘죽고 싶다.’는 낙서가 있다. 6. 용돈을 요구하는 횟수가 늘거나 몰래 돈을 가져간다. 7. 풀이 죽어 있거나, 자기 방에 틀어박혀 나오려 하지 않는다. 8. 친구나 선배한테 전화오면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9. 잘 때 식은 땀을 흘리거나 잠꼬대를 한다. 10. 갑자기 성적이 떨어진다. <출처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기획탐사부 이창구 강혜승 유지혜 박지윤기자 tamsa@seoul.co.kr ●5회에서는 범죄피해자구조법·금융기관직원 생활안정지원 법률과 자전거 이용 관련법, 임의동행의 문제점과 실태 등을 다룹니다. ●기획탐사에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02)2000-9261∼9263 또는 tamsa@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2) 김홍도 그림으로 시첩 만들다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2) 김홍도 그림으로 시첩 만들다

    송석원시사 동인들은 모일 때마다 시를 짓고 서문과 발문을 붙여 시첩을 엮었는데, 목판이나 활자로 간행하지는 않고 저마다 필사하여 간직했다. 팔기 위해서 만든 책이 아니라, 동인들이 돌려가며 읽고 즐기기 위해 만든 책이다. 사대부들의 모임을 기념하는 계회도(契會圖)를 참석자 숫자만큼 제작한 것처럼, 송석원시사의 시첩도 한번 모일 때마다 여러권 만들어졌다. ●송석원시사 시첩에 그림까지 그날 지은 시와 산문만을 보통 편집했다. 하지만 규장각 서리 임득명(林得明·1767∼?)같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은 그날의 모습을 자신이 직접 그려 시첩을 만들었다. 재산이 넉넉한 시인들은 이름난 화원에게 그림을 부탁해 앞에 싣기도 했다. 비점과 도서를 붉은 색으로 찍고 비평을 붉은 글씨로 덧붙여, 시첩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풍조가 생겼다. 김의현의 시에는 “비록 적지만 또한 넉넉하다(雖少亦足).”라는 평이 붉은 글씨로 쓰여 있다. 표지를 명필의 글씨로 꾸며 호화로운 서화첩(書畵帖)을 만들었다. 자연히 송석원시사 동인들은 시뿐만 아니라 그림이나 글씨에도 공을 들였다. 1791년 6월15일에는 송석원시사 9명이 옥계에 모여 시를 지었다. 이날 지은 글들을 김의현(金義鉉)이 모아 ‘옥계청유첩(玉溪淸遊帖)’이라는 시첩을 만들었다. 이 시첩 앞에는 도화서의 동갑내기 화원인 이인문과 김홍도의 그림이 실려 있다. 첫 장에 실린 이인문의 그림 오른쪽 위에 “단원 집에서 그렸다(寫於檀園所).”라는 글이 씌어 있다. 이인문이나 김홍도 같은 화원들이 시인들의 모임에 직접 참석한 것이 아니라, 나중에 김의현의 부탁을 받고 두 사람이 김홍도의 집에 모여 그렸음을 알 수 있다. 원로 위항시인 마성린이 1797년에 김의현의 집에 놀러 갔다가 책상 위에 놓인 ‘옥계청유첩’을 보고 발문을 덧붙여 써주었는데, 그때 이미 두 사람의 그림이 실려 있었다고 한다. ●김홍도 그림 한점은 900만원 이인문은 송석원에 중인들이 낮에 모인 모습을 그렸고, 김홍도는 밤에 모인 모습을 그렸다. 김의현은 당대 최고의 화가 두 사람의 그림을 같은 주제로 부탁해 한자리에 모아 놓은 것이다. 유홍준(현 문화재청장) 교수는 “이인문이 구도를 잡을 때 항시 시야를 넓게 펼치는 반면, 단원은 대상을 압축하여 부상시키는 특징이 있다.”고 평했다. 이인문은 화면 전체를 그림으로 꽉 채우지만, 단원은 주변을 대담하게 생략한, 그래서 똑같은 풍경을 그려도 이인문의 산수가 평수에서 훨씬 넓어 보인다는 것이다. 김의현은 평생 인왕산에서 서화와 음악을 즐기며 살았던 위항시인 시한재(是閒齋) 김순간(金順侃)의 아들로 자는 사정(士貞), 호는 용재(庸齋)이다. 대대로 경아전 생활을 하며 집안이 넉넉했기에 당대 최고의 화원 두 사람에게 그림을 부탁해 시첩을 장식했다. 강명관(부산대·한문학) 교수의 계산에 의하면 김홍도는 그림값으로 쌀 60섬을 받은 적도 있다고 한다. 송석원시사의 후배격인 직하시사(稷下詩社)의 동인 조희룡(趙熙龍·1789∼1859년)이 위항인 42명의 전기를 지어 ‘호산외기(壺山外記)’를 엮었다. 여기 실린 ‘김홍도전’에 의하면 3000전을 주면서 그림을 부탁한 사람이 있었다. 상평통보 하나가 1푼, 열푼이 1전,10전이 1냥이다.3000전은 300냥인데,18세기 쌀 한 섬의 평균시세가 5냥이었으니, 김홍도는 쌀 60섬을 받고 그림 한폭을 그려준 셈이다.2006년 평균 산지 쌀값이 한가마에 15만원이었다고 하니, 요즘 시세로 치자면 900만원쯤 받았던 셈이다. 이 그림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다른 그림들은 얼마를 받고 그렸는지 알 수 없다. 하지 강세황(姜世晃·1713∼1791년)이 지은 ‘단원기(檀園記)’에 의하면 “단원에게 그림을 그려 달라고 청하는 사람이 날로 많아져 비단이 무더기로 쌓이고 재촉하는 사람이 문에 가득하여, 미처 잠자고 밥먹을 시간도 없을 지경이었다.”고 한다. 김홍도의 그림값 자체가 당시 위항문화의 수준을 보여 주지만, 그러한 그림값을 지불해 가며 시첩을 장식했던 김의현의 태도에서도 송석원시사의 화려했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정조의 은혜 기려 시첩 제작 그림을 부탁한 김의현은 규장각 서리이다. 문예부흥을 꿈꾸었던 정조는 규장각의 검서(檢書)는 물론 서리까지도 우대하여 대대로 문장을 하는 집안에서 뽑았다. 또한 이들에게 쌀이나 돈도 자주 내리며 격려했다. 규장각 서리들을 다른 서리와 구분하여 사호(司戶)라 부르고, 그들이 근무하는 건물에는 사호헌(司戶軒)이라는 이름을 내렸다. 정조는 무예에도 관심이 많고 활쏘기를 즐겼다. 정조가 1792년 10월30일 창덕궁 내원(內苑)에서 활을 쏘고 고풍(古風)으로 쌀 한섬과 돈 10냥을 사호헌에 하사했다. 고풍이란 예에 따라 상관이 하관에게 돈이나 물건을 내려주는 것이다. 규장각 서리들은 이 일을 더 없는 영광으로 생각하고, 당시 규장각 직각이었던 서영보에게 그 사연을 기문(記文)으로 받아 판각하여 사호헌에 걸었다. 이 현판 끝부분에 규장각 사호와 서사관(書寫官)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지덕구, 김의현, 박윤묵, 임득명, 김낙서 등이 모두 송석원시사 동인들이다. 규장각 서리 가운데 송석원시사 동인들이 많으며, 임금이 이들의 글재주를 인정했음을 알 수 있다. 규장각 사호들은 자신들에게 내려진 임금의 은혜를 기념하기 위해 시첩을 만들었다. 서영보의 기문을 판각하게 된 경위를 박윤묵이 쓰고, 유상우·김의현 등이 시를 지었다. 이 글들을 모은 시첩이 ‘어사고풍첩(御射古風帖)’이다. 즉 “임금께서 활을 쏘시고 고풍을 내려주신 은혜를 감사하여 지은 글들을 모은 첩”이란 뜻이다. 송석원시사 동인들은 모일 때마다 시첩을 엮었다. 김의현은 당대 최고의 화원들에게 그림을 부탁하여 호화스러운 ‘옥계청유첩’을 만들고, 임금의 은혜를 기념하기 위해 ‘어사고풍첩’을 만들었다. 일년 사이에 인왕산과 창덕궁에서 만들어진 이 두 권의 시첩은 송석원시사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특징으로 살펴본 올해의 문학계

    ‘다작(多作)과 실험성, 정치논란’ 올해 발표된 국내 문학 작품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들이다. 다작은 시, 실험성은 소설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연말에는 정치논란이 문단을 강타했다. 올해 발표된 시집은 모두 116편(문학사상사 추산)에 이른다. 양적인 면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작품집이 발표됐다. 평론가 이숭원 서울여대 교수는 14일 “올해에는 원로, 중진 시인들의 작품이 좋은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실제 성찬경, 허만하, 문인수, 황동규, 김사인, 나태주, 남진우, 고형렬, 최서림, 박라연, 박청륭, 김소연, 하종오 등 40여명의 원로·중견시인이 올해 새로 시집을 발간했다. 최근에는 고은 시인이 4년 만에 시집 ‘부끄러움 가득’을 냈다. 1970년대에 태어나 2000년을 전후해 등단한 젊은 시인들의 활약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들은 ‘미래파’로 불리며 전통적인 부문부터 첨단의 상상력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시들을 발표했다. 낯선 화법으로 무장한 젊은 시인들이 등장하자 시단은 오랜만에 문학논쟁으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미래파의 등장은 세대교체론과 맞물렸고, 문예지들은 잇단 특집으로 미래파를 옹호하거나 비난했다. 문학의 위기 담론이 무색할 정도로 시 전문지가 창간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만 해도 ‘시인시각’ ‘시에’ 등의 전문지가 창간됐다. 이같은 시의 강세는 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 지원사업과도 무관치 않다. 올해 우수 작품을 발표해 정부로부터 돈을 받은 시인은 모두 127명에 이른다. 정부는 문예진흥기금과 로또기금 등 총 55억원을 들여 ‘한국문학’을 사들였다. 소설 분야에서는 실험성이 강한 작품들이 주목받았다. 평론가들은 박민규의 ‘핑퐁’, 김종광의 ‘낙서문화사’,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 등을 올해 주목받은 소설로 꼽았다. 채호석 한국외대 교수는 “주제의 무거움을 우회하는 소설들이 하나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 올해 소설계의 특징”이라면서 “소설의 가능성은 영화와 게임의 상상력으로 대체될 수 없는 상상력의 영역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문학은 정치논란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지난 10월9일 북한의 전격적인 핵실험 이후 시인 정현종은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는 시를 발표하면서 문학작품의 정치논란에 불을 댕겼다. 이달 들어 소설가 이문열이 ‘세계의 문학’ 겨울호에 연재하던 ‘호모 엑세쿠탄스’ 마지막회를 통해 386세대를 비롯한 현실정치를 비판하는 내용을 실어 논란이 됐다. 시인 고은은 “작가는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있는 그대로 자꾸 표출해야 한다.”며 정치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70년대 소설을 대표하는 ‘머나먼 쏭바강’의 소설가 박영한이 8월23일,‘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의 원작시로 80년대 노동문학의 대표자였던 노동자 시인 박영근이 5월11일 별세하는 등 문단의 ‘큰 별’ 두 사람이 졌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어린이책꽂이]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캐서린 패터슨 글·이다희 옮김, 비룡소 펴냄) 세살 때 엄마에게 버려져 위탁가정을 전전하던 주인공 질리가 새 위탁모와 함께 살면서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의 동화.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으로 뿌리내리지 못하는 아이의 심리를 잘 그렸다. 저자는 스웨덴 린드그렌 문학상 수상자. 이 상은 어린이 인권에 앞장선 ‘삐삐 롱스타킹’의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을 추모해 만든 상이다. 초등3년 이상.7500원. ●동학농민운동 가까이(서찬석 글·이재순 그림, 어린른이 펴냄) 1894년 한손엔 죽창을 들고 또 한손엔 횃불을 밝히며 탐관오리와 외국세력을 몰아내기 위한 농민들의 외침이 시작됐다. 전라도와 충청도, 경상도와 강원도 지방에서 농민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들불처럼 번져나간 것. 동학농민운동을 다큐 동화로 생생히 재현했다. 초등4년 이상.8000원. ●꼬불꼬불 문자 이야기(수잔 뷔키에 글, 엘렌 뮐러 그림, 남윤지 옮김, 문학동네 펴냄) 세계에는 6000여개 이상의 언어가 존재하고, 우리가 모르는 정말 많은 수의 문자들이 사용되고 있다. 아랍어나 인도어는 낙서인지 글자인지 구분도 안될 정도. 중국·키릴·인도·아랍·라틴문자 등 세계의 대표적인 다섯가지 문자를 다뤘다. 초등3년 이상.1만 1000원. ●생명이 들려준 이야기(위기철 글·이희재 그림, 사계절 펴냄) “어린이는 어른이 되기 위해 자라는 것이 아니라, 자라서 어른이 될 뿐. 얘들아, 얘들아, 천천히 자라 어른이 되렴.” 부모가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토담이에게 삶을 사랑하는 법을 일러주는 창작동화 모음.8000원.
  • [책꽂이]

    ●플라톤 향연(조안 스파르 지음, 이세진 옮김, 문학동네 펴냄) 2500여년 동안 수많은 철학자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 플라톤의 대화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문체와 짜임새 있는 구성을 보여주는 것이 ‘향연’이다.‘향연’은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당시 그리스 사회의 유명인사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차례로 사랑의 신 에로스를 찬양하는 내용. 판타지 소설 ‘나무인간’으로 친숙한 프랑스 만화작가 스파르는 관념의 감옥에서 플라톤을 구출한다. 풍자적인 그림과 낙서를 곁들여 ‘향연’을 재미있게 풀어냈다.9500원.●비운의 여인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이태훈 지음, 다른세상 펴냄)지금도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추종자들은 그녀를 불운한 군주, 성인, 순교자로 추앙한다. 반면 비판자들은 살인자, 요부라고 부른다. 메리는 세번 결혼했지만 그녀의 남편들은 모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메리 자신도 오랜 유폐생활 끝에 참혹하게 처형당했다. 베스트셀러‘타인의 어머니’의 작가인 저자는 메리를 낭만적이고 인간적인 인물로 그린다. 나아가 `순교자´로 되살린다.1만 5000원.●혜강집(혜강 지음, 한흥섭 옮김, 소명출판 펴냄) 죽림칠현 가운데 한명인 혜강의 저작들을 모아 해설한 책. 위나라 정권을 찬탈한 사마씨의 정변으로 물러나 은거하던 혜강은 40세에 거리에서 공개 처형당한 비극적인 인물. 그가 지은 ‘성무애락론’과 ‘양생론’은 당시 청담(淸談)의 주요 주제가 됐으며, 은거시(隱居詩)와 유선시(遊仙詩)는 훗날 자연시 등에 큰 영향을 끼쳤다.3만 2000원.●내 눈으로 읽은 주역(역경편)(김상섭 지음, 지호 펴냄) 유가의 삼경 가운데 하나인 ‘주역’은 공자가 3000번을 읽었다는 고사가 말해주듯 삼경 중에서도 가장 심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대 중국 은말, 주초의 역사적 사건과 당시의 여러 생활상을 기술한 64편의 단편 이야기책이다.‘역학계몽’ 해설서 등을 낸 저자는 ‘주역’의 핵심사상으로 인격천 관념, 우주순환론, 변화무궁론 등 세가지를 꼽는다.1만 8000원.●국수와 빵의 문화사(오카다 데쓰 지음, 이윤정 옮김, 뿌리와이파리 펴냄) 이집트 신화의 이시스는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곡물의 여신으로 머리에 밀을 이고 있다. 밀을 발견한 여신으로 불린다. 로마 신화의 케레스(그리스 신화의 데메테르)는 오곡의 여신으로 밀과 개양귀비로 만든 화관을 쓰고 있다. 곡물을 뜻하는 영어의 시리얼이라는 말은 바로 이 케레스에서 유래한 것이다. 신이 내린 선물인 곡물, 특히 밀로 만든 음식의 문화와 역사를 살핀 책.1만 4000원.●화가의 빛이 된 아내(정필주 지음, 아트북스 펴냄) 전쟁과 생활고 속에서도 묵직한 생명력을 발휘해 ‘박수근표’ 여인상을 창조한 박수근. 그의 뒤엔 아내 김복순이 있었다. 그가 없었다면 ‘국민화가’ 박수근은 붓을 꺾고 생활속에 묻혀 버렸을지도 모른다. 경제를 책임지며 박수근을 자유롭게 해 그가 독특한 화풍을 일궈내는 데 일조한 것. 이 책엔 단순 내조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예술창조자였던 10명의 화가 아내 이야기가 담겼다. 미싱자수의 달인 양수아의 아내 곽옥남,‘그림 신앙론’의 화가 하인두의 아내 류민자 등이 그 주인공이다.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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