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낙서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78
  • 北 선거벽보에 ‘리명박 지지’ 낙서…보위부 “간첩단”

    北 선거벽보에 ‘리명박 지지’ 낙서…보위부 “간첩단”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 벽보에 ‘리명박을 지지한다’는 낙서가 발견돼 보안당국이 수사에 나섰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28일 전했다. 데일리NK는 양강도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 19일 혜산시 송봉1동에 있는 신발공장, 강철공장의 담에 붙은 지방대의원 후보자 선전벽보에 ‘리명박을 지지한다’는 글과 후보자들의 이름이 ‘까만 마찌크(검은색 매직)’로 지워진 사건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보위부는 이를 ‘간첩단 사건’으로 규정하고 공장 인근 사람들에 대한 감시와 이 기간에 다른 지역을 방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지역은 노동자 100~150명이 일하고 있는 곳으로, 혜산시와 통하는 큰 도로가 있어 낮에는 유동 인구가 많다. 선거 벽보가 훼손되는 사건은 종종 있었지만 한국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는 문구가 적히기는 처음이다. 한 소식통은 “남조선 대통령의 이름이 쓰여 사람들이 ‘보통 일이 아니다. 큰 사건이다’라면서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해리 포터 작가의 소녀 시절 집 얼마에 팔릴까?

    전세계적 베스트 셀러인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안 K 롤링의 소녀 시절 집이 다시 팔리게 됐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15일 이 집은 해리 포터 시리즈를 창작하는 과정에서 이 집이 롤링에게 커다란 영감을 줬다면서 이 소식을 전했다. 이 집에는 계단 밑 벽장과 지하로 내려가는 마루바닥의 쪽문 등 소설 속 해리 포터가 사는 집을 연상하게 하는 인테리어가 그대로 남아 있다 고 한다. 롤링(45)은 터츠힐에 있는 이 집에서 부모와 동생 다이앤과 함께 9살 때부터 18세 때까지 살았다. 특히 재미있는 사실은 롤링이 17세 때 휘갈겨 쓴 낙서가 아직도 생생하게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다. 롤링은 당시 이 집 침실 창가에 “조안 롤링 1982년 경 이 집에서 잠잤다.”라는 낙서를 남겼다. 롤링의 부모에게서 1995년 쳅스토우 근교의 이 집을 산 BBC 방송 프로듀서 줄리안 머서는 몇차례 집 내부 수리를 했지만, 롤링의 낙서를 지우지 않고 그대로 보존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영국의 네티즌들은 롤링이 유명하게 되기 전부터 그녀의 낙서를 보존한 줄리안 머서의 혜안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아기 우유값이 없어 눈물을 떨구던 가난한 이혼녀였던 롤링은 1997년이 되어서야 해리 포터 1탄으로 대박을 터뜨리며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했다 머서는 당초 이 방 3칸짜리 집을 39만9950 파운드(약 6억8000만원)에 팔려고 내놓았다. 그러나 조안 롤링의 체취가 남은 이 집이 화제에 오르면서 얼마에 최종 낙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인문학에 볕 들었다 그래도 궁금하다…사람은 왜 사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문학에 볕 들었다 그래도 궁금하다…사람은 왜 사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한 장면처럼 따뜻한 햇살과 신선한 바람이 부는 한적한 테라스에서 은은한 향의 드립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인간의 삶을 성찰하는 여유. 정정훈 수유너머N 연구원이 생각하는 오늘의 인문학 이미지다.  2000년 활동을 시작한 연구공동체 ‘수유너머’는 연구공동체 실험과 대중강연 등으로 인문학 부흥에 거름 역할을 했다. 공동체에 몸담은 연구원들이 인문학의 미래를 고민하며 내놓은 책이 바로 ‘불온한 인문학’(최진석 외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이다.   지난 10년간 ‘대중과의 소통’을 고민해 왔던 인문학은 요즘 ‘돈이 된다.’는 찬사를 얻고 있다. 도대체 10년간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대학은 인문학 최고위 과정을 신설해 기업 대표들을 입학시키려 혈안이 되었다. 은행과 백화점, 문화센터와 공공기관이 앞다퉈 고전강좌를 개설해 대중에게 똑똑해지라고 유혹한다. 국가는 ‘인문 한국’(BK·Brain Korea)이란 거창한 부흥 프로젝트를 내세워 연간 400억원에 이르는 돈을 쏟아붓고 있다.  덕분에 ‘박사 백수’ 신세를 면치 못하던 수많은 시간강사와 대학원생들은 열심히 연구계획서와 보고서를 작성하고, 실적을 증명해 줄 논문을 찍어낸다. 구글은 심지어 수천 명의 인문학 전공자를 채용하겠다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불온한 인문학’은 이처럼 ‘유용한 학문’으로 주목받는 인문학의 현재 상태가 본연의 비판적 힘을 잃어버리는 독이 될 수 있음을 직시한다. 즉 수유너머를 비롯한 여러 인문학자와 단체들이 노력해서 일군 ‘인문학 부흥’ 현상을 오히려 인문학의 위기와 몰락의 징후로 본다.  국가와 자본의 넘치는 관심과 후원은 인문학 재생의 밑거름이 아니라 나락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즉 인문학이 권력과 돈에 눈멀고 귀 막고 입을 봉한 산송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유너머 연구원이자 지난해 10월 30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 넣어 징역 10개월을 구형받은 그래피티(길거리 낙서 예술) 작가 박정수씨가 인문학의 현장은 어디인지 고민하는 글도 책에 실렸다.  박씨는 “21세기 인문학은 ‘인간’을 해체하는 앎의 실천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어 “우리가 장애인, 재소자, 탈(脫) 성매매 여성, 외국인 노동자, 노숙인, 철거민과 함께 인문학을 하려는 이유는 그들의 강퍅한 영혼을 인문학으로 위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처한 비인간적인 처지가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인문학적 질문을 던지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노들야학과 매주 인문학 세미나를 열고 있으며, 동네 아이들과 놀이터에 텃밭을 일구며 마을 공동체 만들기를 도모하고 있다.  수유너머 연구원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서울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토대로 낸 ‘고전 톡톡: 고전, 톡하면 통한다’(채운·안명희 기획·엮음, 그린비 펴냄)는 인문학의 근간이 되는 고전을 ‘읽기’보다 ‘말하는’ 책이다. 50편이 넘는 동서양의 고전을 읽기 쉽게 해설하고 있다. 고전과 소통하는 ‘수다’가 이뤄지지 않은 고전 읽기는 ‘울며 겨자 먹기’의 악순환일 뿐이란 것이 ‘고전 톡톡’ 필자들의 생각이다.  고전을 읽으면 좋은 점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공자가 ‘논어’에서 밝힌 ‘시경을 읽으면 좋은 점’을 빌려 여섯 가지만 먼저 소개한다. 첫째, 가이흥(可以興·감흥이 일어난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고전을 따라가다 보면 절로 감흥이 생기고 공감하는 능력이 생겨난다.  둘째, 가이관(可以觀·잘 보게 된다). 고전은 인터넷이나 TV와 달리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관성을 멈추고 성찰하게끔 한다. 셋째, 가이군(可以羣·무리와 잘 어울리게 된다). 고전은 여러 사람을 모이게 하고, 함께 읽고, 수다 떨고, 글을 쓰게 한다. 저자들은 그 결과물인 책 ‘고전 톡톡’을 증거로 내세운다.  넷째, 가이원(可以怨·잘못을 싫어하게 된다). ‘아Q정전’의 아Q, ‘고리오 영감’의 재산을 쪽쪽 빨아먹는 딸 등 고전 속의 ‘민폐’ 캐릭터들을 보노라면 절로 수오지심이 발현된다는 이야기다. 다섯째, 사람의 도리를 알게 되고(이지사부 원지사군·邇之事父 遠之事君) 여섯째, 동식물의 이름을 많이 알게 된다(다식어조수초목지명·多識於鳥獸草木之名).  ‘고전 톡톡’은 ‘편안하지 않고, 불쾌하며, 위험한 인문학’을 내세운 수유너머의 연구원들이 썼지만 유쾌하기 그지없는 새로운 개념의 고전 읽기다. ‘불온한 인문학’ 1만 5000원, ‘고전 톡톡’ 1만 7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저자와 차 한잔] ‘우연한 풍경… ’ 낸 조경 전문가 김연금

    [저자와 차 한잔] ‘우연한 풍경… ’ 낸 조경 전문가 김연금

    비틀거리며 하늘로 오르는 산동네 계단, 어느 골목길에서 마주친 작은 화분들…. 무심코 지나치기 일쑤지만 그런 풍경들은 우연히 생긴 게 아니다. 걸음을 멈추고 들여다보면 곳곳에 삶의 흔적이 깃들어 있기 마련이다. … 그렇게 사람의 체취가 밴 풍경을 탐닉하고, 그 속살이 품은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가 있다. ‘우연한 풍경은 없다’(나무도시 펴냄)를 낸 ‘조경작업소 울’의 김연금 소장. 그를 만나 풍경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연한 풍경은 없다’는 조경전문가가 쓴 풍경에 대한 탐구서다. 김 소장은 골목이나 거리에서 혹은 시장에서 촘촘한 시선으로 건져낸 이야기들을 차분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풍경은 혼자 만드는 게 아닙니다. 전문가의 손을 거친 도로와 가로수, 건축물 그리고 가게의 간판, 주인이 내놓은 화분…. 거기에 우리 이웃들이 어울려야 비로소 풍경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책 제목도 ‘우연한 풍경은 없다’가 됐다. “풍경은 삶과 의지가 오랜 시간 얽혀서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담벼락의 낙서 하나도 우연이 아니라 의지에 의해 생겨난 것입니다.” 그의 주문은 먼저 도시를 디자인하는 전문가들에게 향한다. “이 책을 통해 전문가들도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삶을 들여다보고 공유하라고 권하고 싶었습니다. 풍경 하나하나에 깃든 이야기에 주목하다 보면 도시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 무엇을 요구하는지도 읽어낼 수 있으니까요.” 대중을 향한 바람도 있다. 풍경을 만드는 일이 전문가집단으로부터 풍경의 주체인 대중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풍경에 대한 이해가 앞서야 한다고 말한다. “도시 곳곳을 들여다보면 그 자체로서 충분히 아름다운 곳이 많습니다. 의도적 장식이 아니라 내적 가치에 의한 아름다움이지요. 그런데 막상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높이 평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문가의 입으로 ‘지금 여러분이 살고 있는 공간이 진정 아름다운 곳’이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책은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계단에서부터 시작된다. 꼬불꼬불한 계단이 생기게 된 내력, 소위 ‘하코방’이라고 부르던 판자촌이 만들어낸 풍경을 꼼꼼하게 전해준다. 김 소장이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는 옥수동은, 그가 조경공부를 시작해서 박사가 되고 유학을 다녀오는 내내 산 교육장 역할을 해줬다. “옥수동은 제게 삶의 터전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공간과 사람과의 관계를 가르쳐준 살아 있는 텍스트였으니까요. 덕분에 강의실에서 배운 이야기를 늘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풍경의 탐닉에 그치지 않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풍경을 만들기 위한 제안을 쏟아내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어른에게도 놀이터를 만들어주자는 주장이다. 종로구 종로3가의 할아버지들이나 성북구 길음동의 할머니들에게도 놀이터를 선물하자는 것이다. “생활공간 속의 자투리를 찾아내 작은 공원으로 만드는 ‘한평 공원’ 프로젝트를 10년째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결론은 아이들에게만 놀이터가 필요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공간의 유연성을 살려서 할아버지, 할머니는 물론 아저씨, 아주머니에게도 놀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는 말을 전문가나 행정담당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김 소장이 일관되게 붙잡고 있는 ‘풍경’에 대한 화두는 사람과 조화, 그리고 참여다. “모든 것을 전문가의 손으로 만드는 것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그 공간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의견을 묻고 함께 만들어 나가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호준 편집위원 sagang@seoul.co.kr
  • [깔깔깔]

    ●유머 수준 한 나라의 유머 수준을 알려면 화장실 낙서를 들여다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화장실 낙서 몇 가지를 소개한다. S대 철학과 화장실 사랑 = 지나친 관심 고독 = 지나친 자만 인연 = 지나친 우연 죽음 = 지나친 침묵 W대 기숙사 옆 화장실 ‘아침밥을 못 먹었다. 하숙집 아줌마가 아프단다. 바야흐로 고통의 시대인가’ H대 학생회 화장실 ‘청년이여! 지금 당장 일어나라! 결코 앉아 있을 때가 아니다!(단! X은 닦고)’ ●재미있는 사투리 표현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경상도:종아 니 와 자꾸 울어 쌌노. 그대는 아직도 내 사랑. 충청도:시방도 임자는 내꺼여~
  • 쥐 그림 대학강사 벌금 200만원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종언 부장판사는 13일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홍보 포스터에 낙서한 혐의로 기소된 대학 강사 박모(41)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최모(29·여)씨도 공모한 사실이 인정돼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표현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이지만 무제한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공공물인 G20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 홍보물을 훼손한 것은 예술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 범위를 넘어 형법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행사를 방해할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려는 의도로 보이고 보는 사람에 따라 해학적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점, G20 행사에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이 아닌 벌금형을 택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지구촌 ‘이슬람포비아’ 10년만에 다시 고개드나

    오사마 빈라덴은 사살됐지만 10년 전 그가 몰고 왔던 ‘이슬람포비아’(이슬람 혐오증)가 지구촌에 새로운 씨앗을 뿌리고 있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가 “미국과 동맹국을 상대로 피의 복수극을 벌일 것”이라고 공개 선언하고 지구촌 곳곳에서 보복테러의 징후가 포착되자 무슬림을 향한 편견과 증오의 시선이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우선 미국 내 반(反)무슬림 감정의 확산세가 가장 눈에 띈다. 특히 지난 6일(현지시간) 이슬람 종교지도자 2명이 특별한 혐의 없이 미국 국내선 항공기에서 쫓겨난 사실이 알려져 무슬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 사건은 알카에다가 빈라덴 사망을 확인한 뒤 “미국의 행복이 슬픔으로 변하고 그들의 피는 눈물과 섞이게 될 것”이라며 보복을 천명한 직후 발생했다. 멤피스대의 아랍어 겸임교수인 마수르 라만은 이슬람교 성직자인 동료와 테네시주의 멤피스 공항에서 노스캐롤라이나행 여객기에 탔다가 보안요원들에 의해 기내 밖으로 쫓겨났다. 파일럿이 “이슬람 전통 복장 차림의 두 사람이 탑승해 승객들이 불안해한다.”고 호소한 탓이다. 라만 교수는 “그들은 우리를 추가 수색했지만 수상한 점을 찾지 못했다.”면서 “마치 (1950년대 후반 백인 남성에게 버스 좌석을 양보하지 않아 체포됐던 미국의 흑인여성) 로사 파크가 된 기분이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항공사 측은 문제가 확산되자 “불편을 초래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조지아주에서는 한 무슬림이 터번을 썼다는 이유로 특별한 법적 근거 없이 주 법정에서 쫓겨났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또 포틀랜드의 한 이슬람 사원 외벽에 “오사마는 (최후를) 오늘 맞았고 이슬람은 내일이다.”, “너희 집으로 돌아가라.”는 내용의 페인트 낙서가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곳곳에서 반이슬람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이슬람 무장세력의 활동이 활발한 아랍권 국가에서도 보복테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호시야르 지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7일 “이라크에는 아직 알카에다가 존재하고 그들은 (테러) 작전을 계속 벌이고 있다.”면서 “(빈라덴 사살에 대한) 보복이 이뤄질 것 같다.”며 걱정했다. 실제로 이라크에서는 알카에다 근거지인 동부 디얄라주의 바쿠바에서 무장괴한이 환전소에서 40억 다니르(약 340만 달러)를 훔쳐 달아나면서 5명을 살해하고 차량을 이용해 폭탄을 터뜨려 7명을 다치게 했다. 현지 관료들은 이날 사건을 “알카에다의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또 무정부상태인 소말리아에서는 알카에다와 손잡은 반군단체 알샤바브가 “빈라덴의 죽음을 앙갚음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빈라덴의 오랜 ‘친구’였던 아프간의 탈레반 세력도 남부 칸다하르시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벌여 30여명이 죽거나 다치는 등 복수의 포문을 열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공격이 “빈라덴 사망에 대한 보복”이었다고 주장하며 “(미국에) 크게 패배한 알카에다와 테러리스트 조직원들이 칸다하르에서 시민들을 살상해 패배를 숨기고 무고한 아프간 사람들에게 보복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슬람 무장세력의 테러 활동이 기지개를 켜는 징후를 보이자 미국 정부도 우려를 표시했다. 재닛 나폴리타노 미국 국토안보부장관은 7일 애틀랜타 프레스클럽에서 “알카에다와 그 지부, 또는 그들의 이념에 빠져든 세력이 서방을 공격하고 나설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평균 몸길이 20~30㎝에 적을 위협하는 날카로운 이빨조차 없는 작은 파충류, 카멜레온. 치열한 열대 우림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생존 방법은 따로 있다. 카멜레온은 적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평소에는 나무와 비슷한 녹색과 갈색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다. 카멜레온이 가진 생존능력의 비밀을 살펴보자. ●동안미녀(KBS2 밤 9시 55분) 학벌·나이·신용, 무엇 하나 내세울 게 없는 노처녀 이소영. 결국 그녀는 어리고 파릇파릇한 여직원에게 밀려 원단회사에서 해고당하고 만다. 그녀의 재취업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파란만장한 사건 사고들만 줄줄이 터진다. 그리고 서른넷의 나이를 스물다섯으로 속이고 패션회사 피팅 모델로 들어가기에 이른다. ●당신 참 예쁘다(MBC 오전 7시 50분) 시험관 시술을 시도했던 안나는 또다시 실패하고 유랑은 미숙아로 태어난 우주를 신생아 중환자실에 둔 채 강수와 대풍의 집으로 들어간다. 인큐베이터 안에서 가냘픈 숨을 내쉬는 우주. 유랑은 그런 우주의 모습에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한편, 마린블루의 신메뉴 공모전에서 강수가 내놓은 감자전이 입상하게 된다. ●재미있는 퀴즈클럽(SBS 밤 8시 50분) 걸그룹 아이돌이 자리를 빛내주었던 ‘재미있는 퀴즈클럽’ MC 군단에 신예 가수 한그루가 전격 합류한다. 또, 4년 만에 미니앨범 ‘틸 던’(Till Dawn)으로 컴백한 연기자 겸 가수 이현우가 출연해 ‘난센스 퀴즈’ 강자로도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이현우의 평소 진지한 이미지로 난센스에 특히 자신감 없는 모습도 만나본다. ●꾸러기 천사들(EBS 밤 8시) 어린이날 선물받을 기대에 부푼 보라반 꾸러기들은 어버이날 부모님께 드릴 선물로 카네이션과 효도 쿠폰을 만들기로 한다. 엄마 아빠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 현서는 10장, 발레 학원도 가고 피아노 학원도 가야하는 채린이는 3장, 일찍 자야 하는 해라는 4장을 만들고, 민이는 심통 난 표정으로 효도쿠폰에 낙서만 하고 있는데…. ●경찰 25시(OBS 밤 11시) 어느 날 밤, 손님 두 명이 택시기사를 마구 폭행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그들에게 택시비도 받지 못한 채 오히려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눈 주위의 뼈가 모두 무너져 내려 시력 손상은 물론이고, 얼굴형까지 틀어진 상태였다. 과연, 범인들을 찾아 택시기사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을까.
  • [인사]

    ■관세청 ◇서기관 승진 <관세청>△감사담당관실 김종기△통관기획과 김용철 김현정△조사총괄과 김윤식△심갑영 이철재<관세국경관리연수원>△행정과장 김정원△교수부 이상협<서울세관>△세관운영과장 한성일<부산세관>△심사총괄과장 이승근△조사총괄〃 김병철<인천세관>△세관운영과장 황홍주<대구세관>△세관운영과장 우병길<광주세관>△세관운영과장 이상운 ■충남도 ◇4급 전보 △기획관리실 균형발전담당관 이현우△건설교통항만국 치수방재과장 박승태 ■공무원연금공단 ◇전보 △고객기획실장 김성귀△홍보〃 송도영△전략기획실 경영평가부장 박종선 ■신용회복위원회 ◇지부장 전보 △인천 권순범△대전 한창복△경기도 이선인△마산 이시형△서부산 이장현△전주 최낙서◇팀장 전보△이행지원 백성열△업무지원부 조영욱△이행안내 서형원△취업지원센터 전기홍◇상담소장 전보△원주 이상원△포항 김동헌△천안 정희순 ■KAIST △문화기술대학원장 이동만 ■SBS ◇임원 전보 △보도본부장(상무이사) 이웅모△방송지원〃(이사) 최금락△제작〃(이사대우) 박정훈△편성실장(국장급) 장광호△상임상담역 배철호◇부장 전보△보도본부 보도제작부장 신용환△〃 선거방송기획팀장 김강석 ■한국GSK ◇승진 △이사 장삼성 ■코레일유통 △감사팀장 김영주△동부본부 분당지점장 조문수
  • “경찰발포 100명 이상 사망” 시리아 유혈사태 악화일로

    시리아 남부 다라에서 23일 일어난 반정부 시위에 대한 경찰의 무차별 발포로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인권단체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다라의 인권활동가 아이만 알아스와드는 키프로스 니코시아에 있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망자는 분명히 100명이 넘는다.”면서 “이 순교자들을 매장하려면 일주일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보안군이 전날 아침 반정부 시위대가 모여 있는 알오마리 모스크를 공격, 1시간 동안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11세 소녀도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인권운동가는 “150명 이상이 숨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리아 당국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이는 10명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이날 다라에는 비가 쏟아졌지만 약 2만명이 알오마리 모스크에서 희생자들의 장지까지 행진했다. 시위대는 야당 활동을 금지하고 1963년부터 지금까지 비상사태법을 유지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 자유와 부패 및 폭력 종식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주변 국가들의 반정부 시위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까지는 요구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시리아 반정부 시위는 초등학생들의 낙서에서 촉발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위의 중심지인 다라는 요르단과 맞닿아 있는 전형적인 농업 도시이다. 부족 지역인 이곳의 몇몇 초등학생들은 위성TV와 인터넷 등을 통해 아랍권 봉기를 접한 뒤 반정부 구호를 벽에 적었고 결국 구금됐다. 가족들은 아이들 석방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고 이는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로 발전하게 됐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G20 ‘쥐 그림’ 기소 대학강사 “정부 홍보방식에 항거”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홍보 포스터에 낙서를 했다가 공용물건 손상 혐의로 기소된 대학강사 박모씨는 9일 “정부의 행사 홍보방식에 대한 반대 의견을 예술행위로 제시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종언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박씨의 변호인은 “낙서 행위 자체는 인정하지만, 정부의 일방적인 행사 홍보 방식에 반대의견을 표현한 것이지 재물을 망가뜨리거나 행사를 방해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대학강사 최모(29)씨는 “범죄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면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30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박씨 등은 지난해 10월 31일 0시 30분부터 2시까지 서울 종로와 을지로, 남대문 등 도심 22곳에 G20 준비위원회가 설치한 대형 홍보물 22개에 미리 준비한 쥐 도안을 대고 검은색 스프레이를 뿌려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금요예배 시민 최소 68명 사망”

    ‘수난의 도시’ 트리폴리가 또 한번 핏빛으로 물들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군과 독일·이탈리아군 간 격전으로 잿더미가 됐던 리비아의 수도는 25일(현지시간) 이후 불 붙은 정부군과 반(反) 카다피 세력 간의 충돌로 생지옥이 됐다. 벼랑 끝에 선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친정부 성향의 민간인에게 총과 돈을 나눠 주며 자신을 위한 ‘최후의 일전’을 독려하고 나섰고 반정부 시위대도 과도 정부를 구성, 배수진을 쳐 이번 주가 리비아 정국의 최대 고비가 될 듯하다. ‘피의 금요일’을 보낸 뒤 맞은 주말 동안 트리폴리 시내 곳곳은 무덤으로 변해 있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카다피 친위부대인 혁명수비대와 용병 등으로 구성된 친정부 세력은 25일 금요일 정오 예배 뒤 시민들이 이슬람사원에서 거리로 몰려나오자 무차별 사격을 시작했다. 목격자들은 지붕 위에 배치된 저격수와 고사포 등으로 중무장한 정부 세력이 시위대를 향해 탄환을 빗발처럼 쏟아부었다고 전했다. ‘죽음의 목격담’도 곳곳에서 들려왔다. 자신의 이름이 ‘후세인’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내 눈으로 68명 이상이 죽는 걸 똑똑히 봤다.”면서 “카다피 측이 시체를 싣고 갔는데 어디로 향했는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정부군이 사망자 수를 감추려고 시신을 해변가로 옮겨 태우고 있다는 얘기가 퍼지고 있다. 리비아 정부의 초청으로 트리폴리에 들어간 서방기자들은 수도가 폭풍전야의 고요함에 빠져들었다고 전했다. 카다피 측의 호위를 받으며 트리폴리 시내를 돌아본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정부 근로자들이 ‘카다피는 흡혈귀’ 등의 담벼락 낙서를 허겁지겁 지우고 있었고 빵을 배급받으려는 마을 주민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고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대가 트리폴리 일부를 점령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마지막 요새’마저 함락 위기에 빠지자 카다피는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들에게 총을 나눠 주며 내전을 부추기고 있다. 트리폴리의 한 시민은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 지지자들이 26일 혁명위원회 본부에 들어가 총기를 받아 나오는 것을 봤다.”면서 “정부 측은 시위대 사냥에 나설 시민 3명을 데려오는 사람에게 자동차와 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또 리비아를 벗어나려는 외국인들의 ‘대탈출’ 행렬도 계속됐다. 제네바 소재 유엔 난민 최고대표사무소(UNHCR)는 27일 성명을 통해 “우리 긴급상황팀은 지난 1주일 새 리비아에서 튀니지와 이집트 등으로 탈출한 약 10만명의 난민을 지원하고 있다.”고 발혔다. 한편 제2의 도시 벵가지를 거점으로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반정부 시위대는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이 이끄는 과도정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카다피에 항명한 뒤 시위대의 편에 섰던 잘릴 전 장관은 “3개월 뒤 선거를 치를 때까지만 과도정부가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러 “日과 쿠릴열도 반환 교섭 무의미”

    지난해 11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남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방문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일본과 러시아의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북방영토의 날’ 행사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쿠릴열도 방문에 대해 “용인하기 어려운 폭거”라고 격렬하게 비난하면서부터 양국 간 외교적 갈등이 점증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러시아 국기에 낙서를 하고, 주일 러시아 대사관에 총알이 든 우편물이 배달돼 러시아를 자극했다. 마에하라 외상은 11일과 12일 이틀간의 러시아 방문에서 무역확대 등 경제협력이라는 당근으로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쿠릴열도 4개섬 반환 협상의 돌파구 마련을 시도했지만 러시아의 강경자세만 확인했다. 마에하라 외상은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의 면담을 기대했으나 무산됐고, 간 총리의 러시아 방문 문제 협의도 벽에 부닥쳤다. 지난 11일 있었던 마에하라 외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서로 악수도 나누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냉랭했다. 러시아는 1956년의 일·소련 공동선언에서 남쿠릴열도 4개섬 가운데 시고탄과 하보마이의 일본 반환을 약속했지만 이마저 백지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장은 12일 마에하라 외상과의 회담에서 “일본의 주장이 바뀌지 않는 한 영토문제 협의를 계속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못을 박았다. 일본이 계속 남쿠릴열도 4개섬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반환을 요구하는 한 영토 문제 교섭에 더이상 응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러시아는 극동 개발도 일본 대신 한국과 중국을 끌어들인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본의 사토 사토루 외무성 외무보도관은 “한국이나 중국이 쿠릴열도 개발에 참여할 경우 일본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에르메스 ‘무늬’를 입다

    에르메스 ‘무늬’를 입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 등을 소유한 LVMH 그룹이 지난해 말 지분을 인수해 가족 경영 기업인 에르메스 주주들의 신경이 곤두섰다는 이야기는 이미 외신 등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지난 8일 서울 신사동 메종 에르메스 매장에서 열린 봄·여름 신상품 소개에서는 LVMH의 도전에 대한 에르메스의 조용한 응전이 느껴졌다. 1984년 프랑스 가수 제인 버킨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버킨 백에 처음으로 무늬가 들어간 것. 물론 무라카미 다카시와 협업해 형광 꽃무늬를 넣은 루이뷔통처럼 요란한 건 아니다. 무광택 가방에 도마뱀 가죽으로 점잖은 줄무늬(윗사진)를 집어넣었다. 1935년 처음 나온 켈리 백은 고리버들 바구니와 송아지 가죽이 결합한 소풍용 가방도 내놓았다. 자신의 버킨 백에 매직 펜으로 낙서한 팝스타 레이디 가가처럼 에르메스가 LVMH에 넘어간다면 버킨 백이나 켈리 백에 현란한 무늬가 들어가는 사태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에르메스의 봄·여름 신상품을 아우르는 주제는 말 안장을 만드는 회사에서 시작된 장인 정신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에르메스 남성·여성복의 디자인을 맡은 장 폴 고티에는 가죽으로 된 뷔스티에(브래지어와 코르셋이 연결된 모양의 여성 상의)를 만들어 에르메스의 장인 정신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품질 좋은 가죽을 다루는 솜씨에 대한 에르메스의 자신감은 스웨이드 가죽으로 만든 남성용 초록색 반소매 티셔츠에서 120% 드러난다. 가죽 가장자리를 짜깁기해서 붙인 초록색 가죽 셔츠는 아무런 로고가 없어도 그 마름질과 바느질에서 ‘내가 바로 에르메스에서 만든 가죽 티셔츠’란 표가 난다. 남성은 넥타이, 여성은 ‘까레’라 불리는 스카프로 입문한다는 에르메스는 5만종이 넘는 상품을 생산한다. 이마트보다 판매하는 제품 숫자가 많다. 가죽 아이패드 케이스와 스마트폰 케이스도 만들어 시대와 호흡하는 브랜드임을 내세우기도 한다. 에르메스의 아이패드 케이스(아랫사진)는 기기가 장착되는 날개 상단 가장자리는 가죽을 두껍게, 기기를 감싸는 날개 부분은 가죽을 유연하게 만들어 아이패드를 다양한 각도로 고정할 수 있도록 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팝 아티스트 키스 해링 정신적 스승 만나볼까

    팝 아티스트 키스 해링 정신적 스승 만나볼까

    심각한 주제를 밝고 가볍게 그려낸 미국의 팝 아티스트 키스 해링의 ‘그래피티 아트’(낙서 예술)의 뿌리는 아프리카에 있다? 다음 달 1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통큰에서 열리는 ‘키스 해링의 멘토, 릴랑가’는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조지 릴랑가(1934~2005)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화가. 1977~78년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 잇따라 전시회를 열면서 화제를 모았고, 키스 해링(1958~1990)이 이 전시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강렬한 원색 바탕 위에 인물을 간결한 선으로 단순화시켜 표현했다. 인물마다 재미난 율동과 익살스러운 포즈를 부여했다. 회화라기보다 만화의 캐리커처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해링의 작업을 예감케 한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포즈의 인물들을 화면 한가득 채워 넣으면서 중간중간에 이런저런 일상용품이나 상징물을 배치해둔 것도 해링이 밑그림도 없이 길거리 벽면 같은 곳에 그려둔 대작을 떠올리게 한다. 해링이 도시 전체를 캔버스로 썼듯, 릴랑가 역시 합판이나 가죽 같은 일상 용품에 그림을 그려넣어 누구나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이야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당시로서는 파격적 선택이었다. 인물들을 보면 불교에서 말하는 아귀지옥이 떠오른다. 배는 불룩하고 입은 넓어 언제나 배고프지만 목구멍이 너무도 가늘어 늘상 먹는 게 성에 안 차 울부짖는 탐욕의 아귀들 말이다. 릴랑가가 그린 인물들을 보면 입은 튀어나오고 배도 부른 것이 비슷한 모양새다. 그런데 의미는 반대다. 아귀가 고통으로 일그러졌다면 릴랑가의 인물들은 여럿이 어울려 함께 춤추며 즐겁게 지내는 모습들이다. 인간의 작은 욕망을 소중히 여기겠다는 메시지다. ‘둘이 아닌 하나’에서 인물들이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모습을 그려넣은 것이나 ‘생명의 나무’, ‘즐거운 인생’에서 등장인물들이 모두 즐겁게 뭔가 먹는 모습으로 그려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인물들은 아프리카 토속신앙에서 인간의 욕망을 나타내는 ‘셰타니’로, 우리로 치자면 괴상하긴 하지만 밉지 않은 도깨비 같은 존재다. 2000~3000원. (02)730-243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北주민 김정일·김정숙 초상화 불태워”

    “北주민 김정일·김정숙 초상화 불태워”

    대북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NK’는 6일 북한 주민이 자기 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 위원장의 생모 김정숙의 초상화를 불태우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데일리NK는 “올해 1월 1일 북한의 한 주민이 자신의 집에서 김정일과 김정숙의 사진을 불태우고 종이에 ‘김정일 개XX,김정은은 바람 피워서 낳은 아들’이라며 비난하는 글을 적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지난 2일 한 탈북자로부터 단독 입수했다.”면서 해당 동영상을 촬영한 사진 일부를 공개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동영상의 제보자는 “함경북도의 한 시당 간부가 북한 내부에 김정일에 대한 반감과 악화된 민심을 보여주기 위해 제작해 내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동영상에서 이 주민은 김정일 사진에 ‘날강도’라고 쓰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태웠으며 김정숙 얼굴에 낙서가 된 사진에 불을 붙인 것으로 나왔다. 데일리NK는 “동영상에 나오는 초상화는 족자 형태의 초상화로 지방 간부들이 평양에 행사차 올라가면 주는 선물”이라면서 “이를 따로 구입할 방법은 없기 때문에 영상 제작자가 간부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동영상 대신 사진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북한 당국이 영상 속 가옥 형태를 보고 촬영자 색출에 나설 수 있어 사진 일부만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이집트 유혈시위] 軍도 무바라크와 결별?

    격랑 속에 빠진 이집트의 미래는 결국 군부의 선택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군은 28일(현지시간) 오후 시위대 수만명이 모여든 카이로 중심 알 타흐리르 광장 등 거리에 탱크 등으로 무장한 채 나타나기 시작했다. 군대가 길거리에 배치된 것은 1980년대 중반 이후 20여년 만이다. 군은 그러나 약탈과 방화 등을 막는 치안유지 역할만 수행하는 중립적 자세를 유지하며 시위대 진압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이런 군부의 모습에 시민들은 크게 반겼다. 평소 인권을 탄압했던 경찰과 달리 군은 중립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위대는 진주하는 군인들을 향해 손가락으로 반정부 투쟁의 승리를 뜻하는 ‘V’자를 만들어 보이며 환영했다. 일부 시민들은 광장에 배치된 군 탱크에 기어올라가 휴대전화로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탱크 표면에 “무바라크, 싫어, 싫어.”라는 낙서를 하는 등 보기 드문 모습을 연출됐다. 카이로의 시민 아랍 로피는 “군은 내무부 소속인 경찰과 달리 체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면서 “이 때문에 시민들 사이에 ‘군은 우리를 도울 것’이라는 생각이 퍼져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1952년 혁명(군부가 왕정을 뒤엎었던 사건) 때와 달리 군 수뇌부도 민주주의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군세력의 지지를 받는 오마르 술레이만(75) 정보국장을 부통령에 임명한 것이 군부의 마음을 돌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영국 더타임스의 보도대로 국방 장관이 술레이만과 함께 무바라크에게 퇴진을 요구했다는 것이 사실일 경우 군은 무바라크와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무바라크가 두 사람과의 회동 다음날인 30일에 군 수뇌부와 회동을 가졌다는 점에서 여전히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은 없어보인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보고서-민족에 관하여’ 전시회 연 ‘물의 작가’ 나현 인터뷰

    ‘보고서-민족에 관하여’ 전시회 연 ‘물의 작가’ 나현 인터뷰

    “제 작품은 미술계 관계자들만 보시거나, 보신 분들도 감상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전 살기 위해서라도 제 스스로를 잘 포장해야 하는 작가라니까요. 하하. 아, 그리고 저 그림 잘 그려요. 못 그려서 이런 작업 하는 거 아니에요.” 호쾌한 웃음을 터트리는 나현(41) 작가. 신작 ‘나현: 보고서-민족에 관하여 2008-2011’ 전시가 열리고 있는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02-737-7650, 2월 27일까지)에서 그를 만났다. 작가의 너스레가 이해될 법도 한 것이 전시장은 미술관보다 박물관 같은 풍경이다. 1층에는 작가의 예전 작품들이 걸려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마주치게 되는 벽면의 액자. 프랑스 병사 12명의 실종 기록이 적혀 있다. 프랑스는 한국전쟁에 3000명을 파병했다. 당초 알려지기는 7명이 실종됐다. 작가의 집요한 탐문작업 끝에 12명으로 기록을 바로잡았다. 국가를 위해 희생된 개인, 그럼에도 실종자 숫자조차 틀릴 정도로 무관심한 대상, 무심히 걸려 있는 12개의 액자는 이들의 얘기를 품고 있다. 바로 옆에 전시된 ‘다리’ 연작 시리즈는 아연판 위에 물을 채운 뒤 그 물 위에 그림을 그리고 그대로 말린 작품이다. 12개 액자와 마찬가지로 흐릿한 기억의 층위를 보여줌으로써 역사적 기억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려는 의도다. 성곡미술관의 ‘2011 내일의 작가’에 뽑힌 것을 기념해 내놓은 신작 ‘보고서-민족에 관하여’는 시베리아 바이칼호에서 출발한다. 바이칼호 올혼섬과 천일염 산지인 전남 신안군을 연결한 것. 연결고리는 질 좋은 소금을 따라 이동했다는 ‘맘모스 스텝’이다. 작가는 신안에서도 염전 물 위에 올혼섬을 그려넣는 작업을 했다. 물론 그림은 없고 영상자료로 만날 수 있다. 미술관 측은 “제한된 스튜디오에서의 작업이 아니라 직접 몸을 세워 발로 밟고 만난 경험에 근거하여 작업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내일의 작가’ 선정 이유를 밝혔다. →홍익대 회화과 출신이니 출발은 서양화였을 것 같다. -맞다. 대학 때까지는 교수님에게 칭찬도 받고 공모전 같은 데서 상도 받아 봤다. 그런데 미술 하면 이미지로만 생각하는 게 와닿지 않았다. 다른 작업을 하고 싶었다. →특별히 물을 택한 이유가 있나. -캔버스는 물감을 고정시키기 좋은, 쉽게 말해 말 잘 듣고 다루기 쉬운 매체다. 반면 물은 물감이 흩어지는, 다루기 어려운 매체다. 원하든 원치 않든 오랜 시간 풍화작용을 겪는 기억의 특성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힌트는 한석봉에게서 얻었다. 가난 때문에 먹과 종이를 구하기 어려워 물에 붓을 찍어 바위에다 글씨를 썼다고 한다. 물로 쓴 글씨는 햇볕에 말라 날아가도 한석봉의 팔은 그 필법을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도 ‘사서 고생’이란 느낌이 든다. 한 작품에 2~3년은 걸리는데. -하하. 맞는 얘기다. 왜 이런 방식으로 작업하느냐는 얘기 수없이 듣는다. 개인작업이라 비용도 부담스럽고, 주변의 이해를 구하기도 쉽지 않고…. 더욱이 물 위에 그린 그림은 비디오로나 남지, 미술품으로는 남지도 않는다. 심지어 이게 미술이냐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내 관심은 역사를 보는 시각과 해석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다. 역사에 대한 고정 해석이 갖고 있는 견고한 틀 같은 것을 무너뜨려 시야를 틔우고 싶었다. →고고학적 작업인데 대중들이 받아들이긴 어렵지 않겠나. (이번 전시엔 퇴적물이 쌓인 신안 갯벌 사진이 있는데, 역사적 퇴적물에 집중하는 그의 작업은 이에 대해 오마주로 보인다.) -안 그래도 한국 올 때(2004년 영국 옥스퍼드대 순수미술학 과정을 마친 뒤 국내외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다. 교수 직을 제안하면서 말린 분도 있었다. 지금 같으면 냉큼 제안을 받았을 텐데…(웃음). 흔히 중세를 암흑기라 하지만 당시 종교그림에는 세계관과 철학이 담겨 있다. 르네상스 이후 부르주아적 근대미술이 시작되면서 이게 단절됐다. 대중들은 그림을 보며 좋군, 나쁘군 하는데 그친다. 이래서는 소통이 안 된다. 작품이란 게 결국 작가와 대중이 대화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작가의 문법을 이해해야 한다. 작가가 작품으로 한발 내밀었을 때, 대중도 그만큼 한발짝 내밀어 줬으면 좋겠다. 판단은 그 다음 문제다. →다음 작품도 비슷한 방식인가. -주제는 4대강이다. 이미 독일 뒤셀도르프 라인강변에 큰 목책 하나 박아뒀다. 이 목책에 기록되는 물결의 흔적을 응용해 볼 생각이다. 한국에서도 4대강 유역에 설치한다. 예전에 한국의 청계천 복원공사와 영국 런던의 파링던 지역 복원공사를 비교한 적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하다. 작가의 작품은 한곳에 더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미지의 틈’ 전시(02-2124-8941, 2월 13일까지)다. 반투명 슬레이트로 둘러쳐진 채 문이 잠긴 집이 그의 작품이다. 무슨 의미일까 이리저리 살펴보다 보면 “아무것도 아닐 거야. 이건 그들이 잊고 바꿔놓지 못한 역사의 한 조각이지.”라는 낙서를 발견하게 된다. ‘동물농장’의 작가 조지 오웰이 남긴 말이다. 작가는 한국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아니 재빨리 망각되는 게 더 충격적인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작가의 의도와 일치하든 일치하지 않든 그 충격적 사건을 상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흐릿한 퇴적물로 기억의 지층을 일깨우려는 작가의 주제의식이 잘 드러난다.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담마다 아픈 엄마 이름…경찰 울린 ‘꼬마 낙서범’

    담마다 아픈 엄마 이름…경찰 울린 ‘꼬마 낙서범’

    ‘최미영(가명), 최미영, 최미영’. 경기 가평군 현리의 한 조용한 마을. 온 동네 담벼락과 집 벽이 누군가의 이름으로 도배된다. 지우면 다음날 또 어김없이 적혀 있다. 낙서는 수십일간 반복된다. 동네 꼬마의 장난이라고 생각한 마을 주민들은 화가 치밀었다. ‘범인을 잡아서 혼을 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 주민들은 마침내 하면파출소(옛 현리지구대)를 찾는다. ●초등생 “이름 불러주면 나을것 같아…” 경찰들이 탐문수사를 했지만 범인의 실체는 오리무중. 좀처럼 꼬리가 잡히지 않는다. 거세지는 주민들의 항의. 결국 경찰은 주민 몇명과 담벼락 부근에서 잠복작전을 펼치기로 한다. 일명 ‘낙서범 검거작전’. 범인은 의외로 잠복 몇 시간 만에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8~9살가량의 초등학생 남자아이였던 것. 청바지에 깔끔한 옷차림, 안경을 쓴 꼬마는 익숙한 듯 분필로 또박또박 이름 석자를 써 내려간다. 경찰은 일단 아이를 파출소로 데려간다. 낙서범이 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이장과 동네 주민들은 분노에 찬 얼굴로 파출소로 들어선다. 나이 지긋한 한 주민이 자초지종을 묻는다. “어떻게 된 거니?“ 꼬마는 말이 없다. 1시간여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안정을 되찾았는지 비로소 말문을 연다. 서울에서 전학온 지 얼마 안 됐다는 것. 그리고 벽에 적은 이름이 엄마의 이름이라는 것. 모두가 낙서를 한 이유를 묻는다. 소년이 대답한다. “많은 사람들이 엄마 이름을 같이 보고 불러주면 엄마 아픈 거, 힘내서 다 나을 것 같아서…. 잘못했어요.” 순간 파출소는 시간이 멈춘 듯 정적이 흐른다. 미안한 마음에 동네 어른들은 아이의 머리를 말없이 쓰다듬는다. 그리고 “더 이상 이 일에 대해 문제 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돌아선다. “동네 어디든지 마음껏 낙서를 해도 된다.”는 말과 함께. ●경찰 홍보영상 제작… “도와주자” 수소문 동화가 아니다. 지난해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다. 이 영상물은 실제 지난 3일 서울 수서경찰서 성과경진대회에서 상영돼 경찰들의 마음을 울리며 화제가 됐다. 희끗희끗한 머리의 50대 경찰서장도, 신세대 젊은 경위도 순간 숙연해졌다. 벌개진 눈가를 주먹으로 문지르던 순경도 있었다. 영상을 본 경찰들은 “지금 소년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꼬마를 찾아 도와주자.”며 뒤늦게 백방으로 수소문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경찰의 날을 기념해 이 홍보 영상을 제작한 경찰청까지 소년을 찾기 위해 별도 지시를 내렸으나,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도 지난 한달여간 소년을 찾기 위해 인근 마을과 파출소 등을 방문했으나 이동이 잦은 마을 특성상 이야기 속 소년을 찾을 수 없었다. 실제 아이를 만났던 윤병건(당시 가평서 소속) 순경은 “경찰 생활 중 그렇게 기분좋은 범인은 처음”이라며 “이장과 같이 아이에게 문방구에서 분필 5통을 건네줬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연락처와 인적사항을 묻지 못하고 돌려보낸 게 마음에 걸린다.”며 “어디서든 잘 지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소식이 전해지자 비슷한 또래 자녀를 둔 다른 경찰들도 돕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영등포경찰서 이승환 경사는 “아이의 효심에 가슴이 뭉클했다.”면서 “어머니가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캔버스에 담아낸 배추 그리고 고국

    캔버스에 담아낸 배추 그리고 고국

    재불 화가 윤향란(50)은 ‘배추 작업’으로 유명하다. 캔버스 위에 종이를 붙여 파스텔로 배추 이미지를 그린 뒤 종이를 다시 뜯어내 새 캔버스에 붙이는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한다. 녹색과 파란색, 갈색이 어우러진 배추잎은 생명력이 넘친다. 홍익대 미대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건너가 25년 넘게 파리에서 살고 있는 그가 배추 작업에 매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김치를 맛있게 담그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김치가 귀한 외국에 살다 보니 동네 시장에서 배추라도 발견하면 가족을 만난 듯 반가웠다. 어머니가 그립고, 고국이 생각날 때마다 마치 김치를 담그듯 캔버스 가득 배추를 그리고, 찢고, 붙이는 작업을 계속했다. 그렇게 태어난 작품이 ‘배추밭’ 연작이다. 윤향란의 개인전이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 신관에서 열리고 있다. 5년 만에 갖는 국내 전시에서 그는 배추 작업과 더불어 불규칙한 선의 리듬감이 인상적인 ‘산책’ 연작과 공공 서류에 낙서하듯 붓질을 한 ‘서류 위의 붓놀이’ 연작을 새롭게 내놨다. 전시장 한쪽 벽면을 차지한 ‘서류 위의 붓놀이’는 이방인으로서의 외롭고 고단한 삶의 그늘을 여실히 드러낸다. “달마다 영수증과 서류 문제들로 늘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무거웠다.”는 작가는 세금 신고서, 작가 등록증, 의료보험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이 담긴 서류를 공공연히 드러내는 작업을 통해 작은 해방감을 느꼈다고 한다. 위에서 아래로, 또 수평으로 오가는 가늘고 짤막한 선들로 구성된 ‘산책’ 시리즈는 인생에서 자신이 걸어온 여정과 세상에 대한 반응의 흔적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제목이 주는 여유로움보다는 팽팽한 긴장감과 역동감으로 생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31일까지. (02)739-4937.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