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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위안부 증거 첫 공개… 들통난 아베의 거짓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이 부정하는 일본군 위안부 강제 연행의 증거가 공개됐다. 교도통신은 6일 세계 제2차대전 중 일본군이 인도네시아의 포로수용소에서 네덜란드 여성 35명을 강제 연행해 위안부로 삼았음을 보여주는 공문서를 도쿄 국립공문서관이 지난달 말부터 6일까지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시민단체의 정보 공개 청구에 따라 일본 정부가 자료를 공개한 것으로, 위안부 강제 연행 과정에 일본군이 관여했음을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의 기초가 된 이 자료의 존재와 주요 내용은 알려져 있었지만 상세한 문서 내용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 문서는 종전 후 인도네시아 바타비아(자카르타의 당시 명칭)에서 전직 일본군 중장 등 장교 5명과 민간인 4명을 강간죄 등으로 유죄 판결한 재판의 기록과 피고인이 추후 일본 관청에서 진술한 내용 등으로 구성됐다. 12년형을 받은 전 육군 중장의 판결문에는 1944년 일본군 장교의 명령으로 인도네시아 자바섬 스마랑주에 수용돼 있던 네덜란드인 여성을 4개 위안소로 연행한 뒤 위협해서 성매매를 시켰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 이 전직 중장이 1966년 일본 이시카와현 현청에서 진행된 조사에서 “(위안부가 되겠다는) 승낙서를 받을 때 약간의 사람들에게 다소간의 강제가 있었다”고 진술한 내용도 공개된 자료에 있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의 1차 집권기인 2007년 3월 당시 내각은 각의 결정을 통해 ‘정부가 발견한 자료에는 군, 관헌에 의한 강제 연행을 직접 보여주는 기술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출범한 제2차 아베 내각은 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엉뚱한 아이를 통해 본 인생의 성찰

    [이 주일의 어린이 책] 엉뚱한 아이를 통해 본 인생의 성찰

    [와하 와하하의 모험]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와다 마코토 그림/박숙경 옮김/소년한길/96쪽/1만 2000원   나이는 다섯살에서 열다섯살 사이다. 좋아하는 것은 베토벤 교향곡 제8번과 얼린 귤, 언젠가 박물관에서 본 토기 인형이다. 와하 와하하에 대한 짧은 소개다. 와하 와하하는 우리 눈에는 산만하고 엉뚱한 아이다. 매일 쓰는 밀짚모자가 바람에 날려 쫓아가는 걸 귀찮아하지 않고 오히려 신나한다. 그래서 바람에 더 잘 날리는 모자를 사러가는 이상한(?) 아이다. 하루는 ‘무엇’이 무엇인지를 찾아 나선다. 지평선을 향해, 사막을 건너, ‘무엇’을 찾아 헤매는 와하 와하하에게 한 할아버지는 말한다. “이 세상의 모든 것에는 벌써 이름이 있기 때문에 아마도 ‘무엇’이라는 것은 찾아낼 수 없을 거야.” 하지만 지쳐 쓰러진 그의 입에 한 소녀가 오렌지를 넣어주자 와하 와하하는 생각한다. ‘이거야말로 내가 찾던 ‘무엇’일 거야.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제일 중요한, 그 ‘무엇’ 말이야.’ 와하 와하하의 모험을 따라가다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세상이 뒤집힌다. 무엇이든 3초 안에 계산해낼 수 있는 계산센터지만 배추흰나비가 날아가는 속도는 계산해낼 수 없다든지, 멋진 줄무늬를 가진 호랑이가 원래는 연못에 떨어져 무지개송어에게 먹힌 호두였다든지 하는 식이다. 이렇게 12편의 짧은 글들은 딱히 기승전결이 있는 서사가 아니다. 때로는 끄적인 낙서 같은 맥락 없는 글들이지만 글에 담긴 ‘천생 아이들’의 모습은 긴 여운을 남긴다. 일본 국민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는 와하 와하하를 통해 우리가 좇고 있는 물질, 빠름 등의 가치가 과연 의미있는 것인지 되묻는다. ‘어른의 나쁜 점, 아무것도 궁금해 하지 않는다. 꽃이 피어도 그걸 당연한 줄로만 안다. 장난치지 않는다. 무언가 득이 되는 일이 아니면 꼼짝도 않는다’라는 와하 와하하의 수첩 속 글귀가 우리를 뜨끔하게 하듯. 초등 3학년부터.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中 저우언라이 前총리 옛집 ‘낙서 도배’ 수난

    中 저우언라이 前총리 옛집 ‘낙서 도배’ 수난

    중국 관광객들의 유별난 낙서 사랑에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의 옛집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3일 광명일보 인터넷판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게시물을 인용해 장쑤성 화이안시에 있는 저우언라이의 옛집 벽 곳곳에 관광객들의 이름 등 낙서가 가득 새겨져 있다고 전했다. 저우언라이의 옛집은 중국의 최고 지도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이 ‘저우언라이 동지 고거(故居)’라고 쓴 현판이 걸린 곳으로 ‘전국 중요 문물 보호 대상’으로 지정됐다. 온화한 성품과 실용적 성향으로 역대 총리 가운데 가장 높은 존경을 받았던 저우언라이의 옛집이 낙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소식에 많은 중국인들이 개탄을 금치 못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中 국민성 G2 자격 미달

    중국 공산당의 건국 기념일인 국경절(1일)을 맞아 1주일간의 황금 연휴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전역의 관광지와 고속도로가 쓰레기와 인파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일 건국 기념일 당일 새벽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국기 게양식에 약 11만명이 몰렸으며 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약 5만t의 쓰레기가 남겨졌다고 2일 신경보가 보도했다. 신문은 게양식 직후 시민들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전단지 등이 바닥을 메웠고, 이를 정리하기 위해 당국이 150명의 환경미화원을 동원해 30분 동안 쓰레기 수거 작업을 펼쳤다며 중국인들의 시민의식 부재를 비판했다.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에 있는 바이청(白城) 해변에는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더미로 1일 하루 300m 길이의 쓰레기 담장이 생겼다고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연휴 기간 동안 통행료가 면제된 고속도로는 정체 현상이 발생하면서 승객들이 내다버린 음식물 등으로 쓰레기 도로가 됐다고 포털 뉴스 대중망이 전했다. 신경보는 이 밖에도 관광지에서 시민들의 비문명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태후의 여름 별장으로 유명한 위안밍위안(圓明園)에서는 경고문과 관리인들의 제지를 무시하고 1일 오전 동안만 시인 26명이 위안밍위안 담장에 올라가 사진을 찍었다. 바다링(八達領) 만리장성에서는 한 여행객이 열쇠로 장성 벽에 뭔가를 새기다 환경미화원으로부터 제지를 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중국은 국가보호 문물과 유적지를 고의로 손상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5∼10일 동안 구류하거나 200~500위안(약 3만 6000~9만원)의 벌금을 물리는 내용의 새 여행법을 만들어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베로나서 사랑에 취하고 낭만에 젖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베로나서 사랑에 취하고 낭만에 젖다

    영원한 사랑의 주인공, 줄리엣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베로나에서 한여름 밤의 오페라 무대를 만난다. 알프스 아래 첫 마을, 치비달레의 중세 축제와 고색창연한 르네상스 도시, 페라라의 버스커스 축제에 이르기까지. 어디를 가나 음악과 낭만이 넘치는 곳, 이탈리아 북동부의 보석 같은 소도시로 떠난다. 28일 오전 9시 40분 방송되는 KBS 1TV ‘걸어서 세계 속으로’의 여정이다. 불멸의 사랑 이야기 ‘로미오와 줄리엣’. 죽음마저 막지 못한 이들의 사랑은 소설 속 배경 도시 베로나를 사랑의 성지로 만들었다. 특히 베로나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줄리엣의 집은 사랑의 순례자들이 빠지지 않고 들르는 명소다. 벽은 그들이 남긴 사랑의 낙서로 가득하고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줄리엣 동상을 어루만지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린다. 하지만 베로나를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은 올해로 페스티벌 탄생 ‘첸테나리오’(100주년)를 맞이한 베로나 오페라 축제다. 1913년 베르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아이다’를 공연하면서 시작된 이 축제는 올해 베르디 탄생 200주년을 맞이했다. 2000년 전 목숨을 건 검투사의 대결이 펼쳐졌던 베로나 아레나. 그 역사적인 무대에서 별빛 아래 산들바람 맞으며 2만명의 관객 앞에서 열창하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피오렌차 체돌린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본다. 이탈리아 국민 작곡가로 여겨지는 베르디의 생가도 둘러본다.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절벽, 신들의 거처로 불리는 돌로미티 산맥은 가파른 수직 절벽과 폭이 좁고 깊은 계곡이 길게 형성되어 있어 이탈리아 알프스의 진수를 선사한다. 1993년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산악 영화 ‘클리프행어’의 촬영지로 유명한 몬테크리스탈로와 돌로미티의 상징이자 천혜의 트레킹코스, 트레치메디라베레도의 장엄한 풍경 속으로 빠져보자. 이탈리아 북부 최고의 패러글라이딩 명소, 해발 2218m의 몬테발도에서는 가르다 호수 위를 나는 환상적인 비행에 담당 PD가 도전했다. 발 아래 펼쳐지는 고봉준령과 호반 도시 말체시네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나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롤 점검 오후 1시까지…바이 여동생 등장vs일반 서버 점검

    롤 점검 오후 1시까지…바이 여동생 등장vs일반 서버 점검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가 점검에 들어갔다. 26일 라이엇 게임즈는 리그오브레전드 공식 홈페이지에 “소환사 여러분들께 보다 안정적인 서비스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현재 서비스 점검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라며 롤 점검 사실을 알렸다. 라이엇 게임즈는 롤 점검에 대해 ”약속한 시간 내에 조속히 점검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홈페이지 공지란에는 오전 4시부터 오후 1시까지 총 9시간에 걸쳐 네트워크 점검을 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2시 30분부터 롤 랭크 게임은 중단된 상태다. 점검에 앞서 최근 ‘롤’ 공식 홈페이지에 신규 챔피언의 일러스트로 보이는 사진과 바이의 ‘그래피티(길거리 낙서) 테러’가 공개되면서 이용자들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용자들은 ‘바이 여동생’ 등장을 고대하고 있다. 다만 롤의 이번 점검은 서버 안정화 및 최적화를 위한 것으로, 게임 업데이트와는 별개로 진행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롤 점검 빨리 끝나야 할 텐데”, “롤 점검 뒤에 바이 여동생 나오면 좋을 텐데”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범죄예방 환경 디자인에 가속페달을 밟자/김상구 부산사상경찰서장

    [기고] 범죄예방 환경 디자인에 가속페달을 밟자/김상구 부산사상경찰서장

    1980년대 연간 60만건 이상 중범죄 사건이 나던 뉴욕시가 안전한 도시로 된 데에는 지하철 벽면 등에 만연한 낙서를 지우는 작은 실천이 뒷받침됐다. 요즘 자치단체별로 범죄예방환경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활발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국정 과제인 ‘국민안전’ 시책에 맞추어 주민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려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범죄로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내기 위한 바람들이 응축돼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본다. 부산에서는 시와 경찰청, 교육청, 검찰청 등 4개 기관이 범죄예방을 위한 도시환경 디자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범죄 신고를 쉽게 하기 위한 범죄장소 식별 표지판을 표준화하고 취약 지역을 나타내는 안전사각지도를 작성하며 골목디자인 개선, 방범용 CCTV 및 비상벨 설치 등 ‘안전한 부산 만들기’를 위한 개선 사업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내가 있는 사상구 덕포동 지역도 2010년 ‘김길태 사건’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후미진 골목을 밝히고 담벼락에 벽화를 그려 환하게 바꾸었다. 구청에서는 공·폐가를 매입한 뒤 복지센터와 영세민 임대주택으로 리모델링해 범죄예방 환경을 개선한 결과 경찰력을 집중 투입한 노력도 있었지만 범죄 발생이 급격히 줄어든 것을 보면 실로 마법의 디자인이 아닌가 싶다. 지역 주민들을 만나면 방범용 CCTV를 설치해 달라는 요청과 순찰을 돌아 달라는 요구를 많이 하지만,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범죄예방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도 한다. 경찰의 순찰만으로 범죄를 예방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과 공감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범죄예방환경디자인을 위해서는 예산이 수반된다. 최근 자치단체에서 예산을 투입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주민 요구에 비해서는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자치단체에서는 주민 안전을 위한 사업예산을 늘려 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범죄예방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 정부 예산 중 경찰 예산이 2009년 3.3%에서 2013년 3.1%로 치안예산 비중이 축소되고 있는 현 추세를 개선해 국민 안전을 위한 투자에 국가 차원의 노력도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예산의 유무를 떠나 내 주변을 먼저 개선하려는 자발적이고 장기간에 걸친 노력이 필요하다. 주변 환경을 청소하고 방범창을 설치하는 등 일상적인 부분을 개선하고 앞서 언급한 뉴욕시 지하철의 낙서를 지우는 데 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듯이 오랜 기간에 걸쳐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말하기처럼 쉬운 것은 없지만 모두가 범죄예방환경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때에 말이라도 한 번 보태 주면 어떨까 싶다. ‘내 지역만 아니면 돼’가 아니라 ‘내 지역부터’라는 마음으로 범죄예방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더운 날씨에 집집마다 방범에 소홀해지기 쉬운 계절이다. 지금 이 순간 스스로 범죄예방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 점검해 보고 이웃의 안전도 내 안전처럼 돌아보는 따뜻한 관심도 가져 보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들 한다. 범죄예방환경디자인에 머뭇거리지 말아야 할 때다.
  • 상처투성이 탈북여성의 희망 노래

    상처투성이 탈북여성의 희망 노래

    “고등학교 자퇴 후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갑자기 쫓겨난 적이 있었어요. 탈북자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남한에서 살아남으려면 공부를 해서 스스로 당당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2004년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뒤 학교에서 ‘왕따’에 시달리다가 자퇴를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윤나영(26)씨가 올해 2학기 경희사이버대 디지털미디어공학과에 입학했다. 2년차 회사원이기도 한 윤씨는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를 꿈꾸며 시간을 쪼개 대학 문을 두드렸다. 함경북도 회령 출신인 윤씨는 16세 때인 2004년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탈북해 중국과 베트남을 거쳐 한국에 왔다. 그는 5일 “한국에 도착하고 나서 버스 커튼 사이로 보이던 화려한 거리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복할 것 같았던 윤씨의 한국 생활은 학교에 들어가면서 무너졌다. 그는 자신을 ‘동물원 원숭이’처럼 쳐다보는 반 친구들의 시선과 매일 아침 칠판 가득히 그려진 북한 관련 낙서를 견디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겨우 중학교를 마치고 진학한 고등학교에서 결국 윤씨는 자퇴를 선택했다. 자퇴 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윤씨는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에 입학하면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는 2011년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지인의 도움으로 지난해 소프트웨어 테스팅업체에 입사했다. 윤씨는 “대학에 가면 좀 더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사이버대 입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입학 후 소프트웨어 테스팅 국제자격증인 ‘ISTQB’를 준비하며 IT 전문가의 꿈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新 대한민국 24시] 예술옷 입은 광주 대인시장의 변신

    [新 대한민국 24시] 예술옷 입은 광주 대인시장의 변신

    광주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대인시장이 예술과 창작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각종 공연과 문화 이벤트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대형 마트 등에 밀려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시장도 점차 활력을 되찾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1시 동구 대인시장 B식품 가게 앞 거리에는 오카리나 공연을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지역에서 활동 중인 4인조 오카리나 그룹 ‘폴라리스’가 맑은 음색을 뿜어내자 시장 사람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낸다. 매주 수요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낭만 유랑단’ 공연에 상인, 손님, 행인 등이 하나가 된다. 홍어, 생선, 전 냄새 등 생활의 향기가 풍기는 전통시장이 일순간 예술 무대로 바뀌는 순간이다. 한국전쟁 이후 조성된 대인시장은 한때 광주의 대표적 전통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백화점과 대형 할인마트가 잇따라 생기고, 주민들이 외곽 신도심으로 옮겨가면서 자연스레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시장에서는 요즘 수시로 각종 문화 예술 활동이 펼쳐진다. 이런 공연은 인근 예술의 거리(궁동), 국립아시아문화전당(광산동)과 연계된 ‘아시아문화예술 활성화 거점 프로그램’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광주시는 2011년부터 매년 공모를 통해 이 사업을 주도할 문화예술단체를 선정하고 있다. 올 사업은 ‘무들마루’가 맡았다. 신호윤(40) 감독은 “예술가, 시민, 상인 등 모든 계층이 참여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과 거리가 만나는 색다른 문화영역을 만들겠다”며 “지루한 일상에 재미를 불어 넣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무들마루가 연말까지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낭만 유랑단’을 비롯해 ‘야시장’, ‘예술의 거리 야외 경매’, ‘소풍유락’, ‘궁동 문화예술제’, ‘숲속의 매미들’, ‘예술의 거리-거리 마실’ 등이다. 매월 둘째 주 금요일 저녁~토요일 새벽 열리는 야시장은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 야시장에서는 기타, 힙합, 가요 등 풍성한 공연이 이어진다. 시장 상인들이 운영하는 ‘대인 맛 기행마차’와 시장상인회와 홍어협동조합에서 준비한 홍어삼합, 천원밥집, 이주노동자 다섯 팀의 ‘오색오미’도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주변에선 탈·부채 만들기 등 각종 체험활동이 펼쳐진다.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오후 2~6시 시장과 이웃한 예술의 거리에서는 상인과 시민이 출품한 다양한 미술품 경매가 열린다. 경매 횟수가 거듭될수록 고가 미술품에서 인테리어 소품까지 거래 폭이 넓어지고 있다. 또 같은 날 오후 4~8시 예술의 거리에서는 거리미술 활동이 이어진다.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직접 그림을 그려 자신을 알리는 등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행사이다. 지난해까지는 매주 토요일 시장 안에서만 열렸던 소풍유락도 올부터 예술의 거리까지 진출했다. 소풍유락은 모노폴리(블루마블) 시스템을 응용한 ‘앗뜨! 마블’ 프로그램을 개발, 청소년들의 오감을 사로잡는다. 이처럼 다양한 예술활동이 펼쳐지면서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늘고 있다. 시장 내 ‘먹자골목’에서 25년째 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노양숙(60·여)씨는 “시장에서 예술활동이 펼쳐지기 시작한 4~5년 전부터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인시장에 예술인들이 둥지를 튼 것은 2008년 치러진 제7회 광주비엔날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성현 큐레이터가 대인시장에 예술의 옷을 입히는 ‘복덕방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는 “예술이 전시가 아닌 삶의 현장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며 지역 작가들을 끌어들였다. 복덕방 프로젝트 이후 시장 빈 점포에 미술가, 기획가, 인문학자, 문화예술인들이 작업실과 사무실을 열었다. 일부 방치된 점포에는 미술품들로 채워졌다. 허름한 점포 벽면은 그림과 낙서(그라피티)·설치 작품 등으로 꾸며졌다. 상인들도 예술인들의 활동이 쇠락해가는 시장을 되살릴 수 있다고 판단, 이들의 시장 입주를 돕고 있다. 광주시는 올해로 4년째 ‘국내외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아트 스페이스 미테-우그로’가 미국, 태국, 일본, 필리핀 등 4개국 작가 1명씩과 국내 작가 4명 등 8명을 초청, 이들이 시장에 거주하면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예술활동 결과 보고와 전시회를 갖는 등 교류와 연대를 모색한다. ‘미테-우그로’는 또 전 세계의 독립공간, 창작공간 사례 연구 발표와 지역 신진 작가 교육프로그램도 시장 안에서 운영한다. 이처럼 전통시장이 예술인들의 새로운 대안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레 시장 한쪽에 ‘예술인촌’이 형성되고 있다.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여자 이외에도 30여명의 작가들이 시장의 빈 점포를 얻어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몰려 있는 곳은 시장 중앙으로부터 50m쯤 떨어진 아래쪽(대인·계림동 접경지역)에 자리한다. 상인들이 장사가 안돼 떠난 탓에 허름하게 방치된 건물과 사무실이 밀집한 곳이다. 이 구역에 들어서자 먼저 ‘갤러리 다다’가 눈에 띈다. 20㎡ 남짓한 다다는 시장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의 각종 작품이 전시, 판매되는 공간이다. 잘 정돈된 갤러리엔 그림, 공예 등 작품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대인예술시장작가협의회가 작품 제작과 유통을 전담하는 협동조합을 설립을 전제로 다다를 최근 오픈했다. ‘갤러리 다다 프로젝트’에는 조각가 이기성(44)씨를 비롯해 배수민·전현숙·채지윤·조승기·정유승·김형진씨 등 서양화, 동양화, 설치, 조각, 공예 등을 전공한 작가 24명이 참여했다. 모두 대인예술시장 안에 있는 공간에서 수년째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다다는 창작활동을 돕고 작품을 판매해 작가들의 자립을 돕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작품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작가들의 창작비로 되돌려준다는 구상이다. 시장에 입주한 예술인들이 협업체제를 구축해 추진한 첫 사업인 만큼 성공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갤러리 다다에서 동쪽으로 이어진 상가 골목엔 ‘한평 갤러리’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역시 설치·평면 미술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곳과 이웃한 100㎡ 남짓한 건물지하(미테)에는 ‘허·실’이란 주제 아래 ‘공’(空)이란 설치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맞은편 건물 1층에는 ‘우그로’란 이름의 예술인들 교류 공간이 마련됐다. 주변엔 레지던시 참여자 등이 머무는 게스트 하우스와 예술 공장(공동 작업장)도 자리하고 있다. 이 거리에서 만난 힙합그룹 멤버 김성수(26)씨는 “사무실은 낡고 좁지만 여러 예술인들이 모인 공간에서 녹음과 공연 연습을 할 수 있어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예술공장에서 만난 조각가 김탁현(33)씨는 “마산에서 학교를 졸업한 뒤 2009년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그 인연으로 아예 눌러앉았다”며 “이곳에선 예술가끼리 공동작업이 가능하고, 정보 교류와 연대하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예술인들이 몰려들면서 시장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43년째 돼지머리고깃집을 운영하는 윤경임(60·여)씨는 “행사가 열릴 때마다 젊은 층이 많이 찾는 만큼 매출이 크게 오른다”며 “이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정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도 대인시장~예술의 거리~국립아시아문화전당(2015년 개관)을 잇는 1㎞ 구간을 도심의 대표적 문화벨트로 가꾼다는 복안이다. 매년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과 도심주변에 활력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예술가들 사이에선 행사가 이벤트 위주로 흐르면서 예술인들의 설 자리가 좁아진다고 꼬집는다. 한 예술가는 “시가 진행 중인 대인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에 작가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우주의 낙서?…지구에 그려진 ‘운석 작품’

    수백 개의 조그만 철질운석을 자석으로 유도해 나열하는 방식으로 만든 운석 작품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 온라인 사진 커뮤니티인 ‘유어 샷’에는 운석수집가 알린 슈레이져가 운석으로 만든 자신의 작품을 공개했다. 알파벳 A(에이)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지금으로부터 약 5만년 전 미국 애리조나주(州)에 떨어져 베링거 운석구라는 거대한 운석 구멍을 만든 철질운석 잔해와 지난 1947년 러시아 극동 우수리스크 지역 상공에서 폭발한 시호테-알린스크 운석의 파편을 사용해 만들었다. 여기서 조그만 알갱이 운석들은 당시 애리조나 사막에 충돌하면서 운석 대부분이 증발하고 남은 잔해들이 대기와 만나 응축하면서 흩뿌려진 것이며, 알파벳 A 모양의 운석은 러시아의 운석이 공중 폭발하면서 만들어진 파편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日과 너무 다른 獨

    日과 너무 다른 獨

    다음 달 총선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옛 나치 강제수용소를 찾았다.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하려 하는 일본 총리와 정부 각료들에 대한 전 세계의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뜻깊다.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강제수용소였던 뮌헨 인근 다하우 수용소 추모관을 방문해 헌화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독일 총리가 다하우 수용소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곳에서 “다하우는 비극적이게도 강제수용소의 대표적인 이름으로 유명하다”면서 “이곳 수감자들의 운명을 떠올리면 깊은 슬픔과 부끄러움으로 가득 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곳은 독일이 인종과 종교, 성별 등의 이유로 사람들의 생존권을 빼앗는 데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영원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독일인 대다수가 당시 대학살을 모른 척하며 나치 희생자들을 도우려 하지 않았던 ‘대중의 침묵’을 지적하며 자신의 방문은 “역사와 현재의 다리가 돼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하우 수용소는 1933년 아돌프 히틀러가 권력을 잡은 뒤 만든 정치범 수용소로, 우리에게는 한 유대인 수용자가 벽에 남긴 ‘용서해라, 그러나 잊지는 마라’는 낙서로 잘 알려져 있다. 나치 정권은 이곳에 유대인과 동성애자, 집시, 전쟁 포로, 장애인 등 20만명을 가두고 4만 1000여명을 처형했다. 야당은 총선을 앞두고 메르켈 총리가 표심(票心)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역사의 속죄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은 뒤늦게나마 독일 총리가 수용소를 방문했다는 것만으로도 “역사적이었다”고 환영했다. 독일 유대인 평의회의 디터 그라우만 회장은 슈피겔 온라인에 “총리가 다하우에서 유세만 하고 갔다면 되레 ‘추모관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공격받았을 것”이라고 메르켈의 이곳 방문을 지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문화재 관리부실, 더 이상은 안된다/유채윤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

    [옴부즈맨 칼럼] 문화재 관리부실, 더 이상은 안된다/유채윤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

    역대 왕의 행적을 알려주는 인장이자 상징물인 조선왕실의 ‘어보’에 낙서 흔적이 발견되었다. 조선 제8대 예종의 어보에서 한글로 ‘예종’이라고 쓴 글씨 이외에 썼다가 지운 흔적도 확인됐다. 이 문화재가 우리나라가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유물인 것을 감안하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신문은 지난 16일 자(8면)에서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의 대표인 혜문 스님이 문화재청이 발간한 도록의 사진에서 예종의 어보에 낙서 흔적을 발견하고 문화재청에 훼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공문을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문화재제자리찾기와 민주당 안민석 의원실은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주립박물관에 소장된 문정왕후 어보의 반환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미군이 불법 반출한 문정왕후 어보의 반환을 요구하는 입장에서 이미 국내 국립고궁박물관에 관리 중인 예종 어보에 낙서 흔적이 존재한다는 것은 아이로니컬하지 않은가? 예종 어보 낙서사건을 계기로 서울신문이 낙서가 발견된 단편적인 상황 뿐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의 부실한 문화재 관리상황까지 짚었다면 더 생산적인 비판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문화재 당국은 언론 보도 이후 시민단체의 질의와 유물 훼손 여부에 관한 정보요청에 대응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어보에 한글로 ‘예종’이라는 글씨가 쓰인 것은 사실이나, 이는 낙서라기보다 이전에 유물의 관리를 위해 표기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글씨를 새긴 것이 아니고 필기구로 쓰여진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보존처리 기술로 쉽게 지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그러나 유물의 관리를 위해 사인펜 등으로 유물에 직접 표기를 한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다. 이는 현재 문화재 부실관리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 2012년 국정감사에 제출된 서울시 문화재 관리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시 소재 보물급 문화재 7건을 포함한 총 40건의 문화재가 훼손돼 26억원이 보수 예산으로 책정되었지만 유물 및 문화재의 상태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법률소비자연맹 등 각종단체에서 저조한 목조문화재의 화재보험 가입률, 자연재해 위기대응 예방시스템과 실무 매뉴얼 부재, 문화재 안전관리 예산 감소, 잦은 도난과 7.2%에 불과한 회수율 등을 지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은 적절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불과 5년 전인 2008년 국보 제1호 숭례문이 화재로 전소되다시피 했는데 문화재 관리의식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증거다. 우리나라 내 비종교적 전통 문화재의 90% 이상은 이미 소실된 상태라고 한다. 지난 6월 서울신문을 통해 보도된 경복궁의 엉성한 문화재 훼손기준을 지적하는 기사와 같이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문화재 관리 부실을 비판하는 글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 서울신문은 앞으로 새로운 문화재의 발굴과 지정 못지않게 문화재의 관리·보존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다뤘으면 한다. ‘문화재 기사는 따분하다’는 선입견은 진화하는 문화재 발굴과 보존·복원방법, 문화재와 지킴이들의 숨은 이야기 등을 통해 얼마든지 바꿔놓을 수 있다고 본다. 또한 문화재청은 어보 낙서 사례를 거울삼아 문화재·유물 보존·관리에 더욱더 심혈을 기울였으면 한다.
  • 새 담장 새 일터

    새 담장 새 일터

    서울 은평구 응암3동 주민센터가 추진 중인 ‘우리동네 담장 가꾸기 사업’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담장 가꾸기 사업은 각종 부착물과 낙서로 미관을 해치는 담장을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색상으로 도색하는 작업이다. 2011년 하반기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다. 공공·일자리 사업 참여자가 참여해 일자리 창출 효과도 거두고 있다. 응암3동은 올해 총 260여곳을 개선 대상으로 정하고 3월 초부터 도색작업을 시작해 상반기 중 159곳의 작업을 완료했다. 하반기에도 100곳에 대해 담장 가꾸기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동 관계자는 “무더운 날씨 때문에 작업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 마을 경관을 스스로 가꿔 간다는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 추진 유물 조선왕실 어보에 ‘한글 낙서’ 발견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 추진 유물 조선왕실 어보에 ‘한글 낙서’ 발견

    조선 왕실의 의례용 상징물인 ‘어보’(御寶)에서 한글 낙서가 발견돼 훼손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어보는 역대 왕과 왕비, 세자와 세자빈의 행적과 공덕을 담은 인장(印章)으로, 우리나라가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유물이다. 국내에는 모두 324과(顆)가 남아 있다.시민단체인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최근 조선왕실어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선 8대 왕인 예종의 어보에서 낙서로 의심되는 흔적을 발견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단체의 대표인 혜문 스님은 문화재청이 발간한 도록의 사진에서 예종의 어보 하단, 거북의 머리 앞쪽에 한글로 ‘예종’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문화재청에 훼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공문을 발송했다. 혜문 스님은 “조선왕실의 어보는 왕권을 상징하는 물건으로 종묘에 보관돼 있던 중요한 문화재”라며 “측면에 한지를 붙이고 한문 묵서로 누구의 어보인지 표기하는 것이 관례인데 예종 어보처럼 한글로 직접 쓰여진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예종 어보 하단에는 이 같은 낙서 외에 또 다른 글씨를 썼다가 지운 듯한 흔적도 발견됐다. 혜문 스님은 “문화재 당국의 부실한 문화재 관리 행태를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라며 “누가 새겨넣은 것인지, 볼펜으로 쓴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재청은 펜으로 쓰여진 흔적으로 판단해 조만간 간단한 보존처리를 거쳐 복구한 예종 어보의 모습을 공개할 예정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서동철의 시시콜콜] 정림사 복원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듣고

    [서동철의 시시콜콜] 정림사 복원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여 정림사터 오층석탑은 목조 건축을 석조로 번안한 한국 특유의 붙탑 가운데서도 초기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예술은 발생하여 전성기를 지나 쇠퇴하는 것이 일반적 사이클이다. 그런데 백제 석탑이 놀라운 것은 발생한 순간 보완이 필요없는 완결미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후 석탑의 전통이 1500년 동안 이어져 왔지만, 백제 조형미와 비교할 수 있는 석탑은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정도이다. 지금 남아 있는 백제 석탑은 정림사 것과 익산 미륵사 서탑, 최근에야 백제 것으로 공인받기 시작한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이 전부이다. 특히 정림사탑의 균형 잡힌 아름다움은 뛰어나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부여는 538년 성왕이 공주에서 도읍을 옮긴 이후 660년 왕조가 막을 내릴 때까지 백제의 수도였다. 부여는 오래전부터 중고생들의 중요한 수학여행지였고, 지금도 갈수록 중요한 역사탐방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부소산에 올라 낙화암을 돌아보고, 궁남지에도 가보지만 전설만 남았을 뿐 눈에 보이는 백제의 흔적은 찾기가 어렵다. 그 면모를 눈으로 확인하려면 20세기 건물인 국립부여박물관으로 가는 것이 오히려 빠르다. 이런 상황에서 정림사터 오층석탑은 부여시내에 남은 사실상 유일한 백제 유적이다. 정림사를 복원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주민들은 신라는 물론 고구려도 생각하지 못했던 석탑의 존재가 자랑스럽기만 하다. 그런데도 오층석탑은 부여시내 한복판이라고는 해도, 허허벌판이나 다름없는 정림사터에 쓸쓸한 모습으로 외롭게 서 있다. 절의 모습을 백제 당시로 되돌리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내외 답사객을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관광산업적 기대도 높다. 불교계 역시 삼국시대 대표적 사찰이 복원된다면 단순한 순례지가 아니라 예불과 수도 공간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하지만 나당연합군이 부여를 잿더미로 만든 상황에서 어떻게 정림사탑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잘 알려진 대로 정림사탑에는 당나라 장수 소정방의 낙서가 새겨졌다. “백제가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라”는 내용이다. 주민들을 협박하는 정치적 선전판으로 쓰이지 않았다면 정림사탑도 파괴됐을 것이다. 정림사가 화려하고 웅장하기만 한 절집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백제 멸망 과정에서 정림사탑이 갖는 역사적 의미는 퇴색하고 만다. 발굴조사로 백제 당시 절의 구조는 확인됐다고 한다. 하지만 백제 건축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오리무중이다. 복원한다고 해도 백제 사찰이 아니라 조선 후기 건축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복원을 추진하는 분들에게 당부한다. 정림사는 지금이 가장 아름답다.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전두환측 “부부 원래 재산 많았다…비자금 없어 추징금 낼 돈도 없다”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전 전 대통령 측이 “취임 전부터 재산이 많았으며 불법 정치자금은 섞이지 않아 추징당할 돈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 전 대통령 일가 재산과 비자금을 분리해 별도의 재산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전 전 대통령을 17년간 보좌한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1983년 공직자 재산등록 때 전 전 대통령 내외가 각각 20억원, 40억원 정도의 재산을 신고했다”며 “재산 대부분은 대통령 취임 전에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땅과 연희동 자택 땅 등에 대해 “전 전 대통령이 장교로 근무하던 1960~1970년대 장인인 이규동씨가 취득했다”며 “증여 및 상속 절차는 1980~1990년대 이뤄졌지만 취득시기는 그보다 훨씬 전이라 불법 정치자금이 흘러들었을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검찰이 압류한 이순자 여사 명의의 연금보험의 출처 역시 이규동씨의 재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민 전 비서관은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공중변소 낙서 인용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문구를 인용해 “비겁하고 천박한 하이에나 저널리즘의 전형”이라며 전 전 대통령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반박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이창석씨와 자녀들의 재산 등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자금은닉 여부가 조만간 판명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편 검찰은 장남 재국씨의 해외 페이퍼컴퍼니 ‘블루 아도니스’ 계좌를 관리한 아랍은행 관계자를 최근 불러 조사하는 등 해외 은닉자금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확인 작업에 착수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성재기 투신 장소에 “맛이 갔습니다” 조롱글이…

    성재기 투신 장소에 “맛이 갔습니다” 조롱글이…

    성재기(46) 남성연대 대표가 투신한 한강 마포대교 난간에 이른바 ‘성지순례’라며 조롱성 낙서가 적혀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 성 대표가 투신한 곳에는 파란색 펜으로 ‘잘 가, 성재기’, ‘아, 님은 갔습니다. 맛이 갔습니다’, ‘성재기 투신장소 성지순례’ 등의 낙서가 적혀있다. 지난 25일 남성연대 운영 자금을 모으겠다며 한강 투신을 예고했던 성 대표는 26일 오후 3시 15분쯤 “정말 부끄러운 짓입니다. 죄송합니다. 평생 반성하겠습니다”라는 글과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투신한 성 대표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이날 서울 영등포 수난구조대는 성 대표에 대한 집중 수색을 중단하고 일상업무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성 대표 투신 이후 구조대원 60여명과 구조차량 5대, 구조정 10척 등을 투입해 수중탐색을 실시해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외로운 길잡이’ 등대의 변신

    [커버스토리] ‘외로운 길잡이’ 등대의 변신

    칠흑 같은 밤바다에서 홀로 뱃길을 밝혀 주던 ‘등대’. 외로운 길잡이 등대가 최근 몇 년 새 해양문화 체험 공간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해안 절경과 어우러진 등대를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등대는 삶에 지친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1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7월 현재 우리나라에는 등대지기가 상주하는 유인 등대 37기와 무인 등대 4439기 등 모두 4476기의 등대가 설치돼 있다. 등대 관광객은 연간 4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단순한 항로표지시설에서 공원, 해양체험공간, 이벤트 행사장, 박물관, 낚시터 등으로 변신한 덕분이다. 실제 유인 등대 방문객은 2008년 207만 3352명에서 지난해 360만 8359명으로 153만 5007명이나 증가해 변신에 대성공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렇다고 등대가 밤바다를 운항하는 선박의 나침판 역할을 소홀히 하는 것도 아니다. 기술이 발전해 인공위성이나 레이더를 이용한 위성항법장치(GPS)와 전자항법시스템 등 첨단 항해 장치까지 등장했지만, 등대의 불빛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제주 우도 등대는 2005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등대를 테마로 한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우도 등대공원은 전국 관광객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2009년 방문객 56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86만명이나 찾았다. 이곳에는 2006년 점등 100주년을 맞아 복원된 목재 등대 1기와 1919년부터 2003년까지 우도 앞바다 길잡이 역할을 해 온 근대식 등대 1기, 2004년 설치한 현대식 등대 1기 등 모두 3기의 등대가 있다. 등대 주변에는 이집트 파로스 등대와 중국 상하이 마호타파고다 등대 등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유명한 등대 모형 14점이 전시돼 손님을 유혹하고 있다. 또 등대 시뮬레이션과 영상관, 전시실, 포토존, 휴게실 등도 갖추고 있다. 등대공원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는 한 폭의 풍경화 같다. 등대공원과 우도봉은 영화 촬영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울산 동구의 울기 등대와 울주군의 간절곶 등대도 전국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울기 등대는 대왕암, 용굴, 탕건암 등 기암괴석과 수령 100년을 넘긴 1만 5000여 그루의 해송이 어우러진 곳에서 뱃길을 밝히고 있다. 신라시대 문무대왕의 왕비가 죽어 나라를 지키려고 바위섬 아래에 묻혔다는 전설을 간직한 대왕암까지 인접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간절곶 등대는 한반도 육지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일출 명소에 자리 잡고 있다. 연간 40만~50만명의 관광객들이 울기·화암추·간절곶 등 울산 앞바다를 밝히는 등대 3곳을 찾는 이유다. 울산 지역 등대를 찾는 관광객은 2011년 48만 9261명에서 지난해 50만 4187명으로 매년 수만 명씩 증가하고 있다. 등대가 유명해지면서 ‘1박2일 등대지기 체험 프로그램’의 경쟁률도 높다. 매년 10대1 수준이다. 신청자의 80% 이상이 다른 지역 사람들이다. 전남 여수의 거문도 등대도 체험 숙소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곳에서는 망망대해의 웅장함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변 산책로를 따라 조성된 동백과 아열대 식물 군락을 보는 즐거움도 크다. 여수해양항만청은 2006년 7월부터 해양 관광과 더불어 등대의 중요성과 역할을 알리려고 거문도 등대 구내에 한 가족이 숙식할 수 있는 ‘가족 체험형 숙박시설’을 마련해 개방하고 있다. 1985년 2월 경북 포항에 들어선 국립등대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 등대 100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기술의 발달과 시대의 변화로 사라져 가는 항로표지 시설 및 각종 장비를 전시·보존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직접 만져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돼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등대관, 해양관, 수상전시장, 야외전시장, 테마공원 등 분야별로 볼거리가 풍부하다. 또 포항에는 젊은 연인들이 사랑을 고백하는 등대(높이 14m)가 있다. 낙서 등대 또는 사랑 등대로 불리는 이 등대는 포항여객선터미널 인근 방파제에 설치됐다. ‘아내를 만나게 해 줘 감사하다’,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린다’ 등 다양한 사연과 연락처가 적혀 있다. 포항지방해양청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2005년 10월부터 등대 낙서판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낙서 등대를 찾는 관광객이 많아 2년마다 새로운 낙서판을 설치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 대송항에는 사랑의 멜로디를 들려주며 메신저 역할을 하는 프러포즈 등대가 젊은 연인들을 맞고 있다. 높이 8.4m의 이 등대는 전기, 음향, LED 조명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하트 모양 센서 위에 사람이 서면 프러포즈 음악과 함께 조명이 비친다. 프러포즈 등대에 맞게 빨간색에 하트 모양의 창을 만들어 포토존으로도 인기다. 부산은 ‘등대 도시’로 통한다. 부산 기장군 대변항 일대 4㎞ 구간에는 이색 등대 5기가 방파제마다 설치돼 있다.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4강 진출을 기념해 2003년에 만든 ‘월드컵 기념 등대’. 월드컵 공인구가 등대 기둥에 박혀 당시 월드컵축구대회의 열정을 느끼게 한다. 월드컵 기념 등대가 인기를 끌면서 장승 모양의 등대도 들어섰다. ‘젖병등대’는 2009년 전국 출산율 꼴찌 부산에 아이가 많이 태어나기를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등대 위로 걸어 오를 수 있는 ‘계단등대’에는 연인들이 남기고 간 사랑의 자물쇠로 빼곡하다. 또 칠암항에는 야구 등대가 있다. 글러브·배트·야구공 모양의 ‘야구 등대’는 붉은 원형 띠에 갈매기를 매단 갈매기 등대와 마주 보고 있다. 모양만 다양한 게 아니라 항로표지법을 준수한 실제 등대다. 2010년 8월 개방된 울산신항만 남방파제에서는 육지에서 보면 오른쪽으로 15도가량 기운 ‘피사의 등대’가 눈길을 끈다. 이곳은 낚시터로 유명하다. 전갱이, 우럭, 삼치, 학꽁치 등 다양한 고기를 잡을 수 있다. 김정식 울산항만청 해사안전시설과 계장은 “등대는 이제 선박의 안전만을 위한 시설물이 아니다. 국민이 자유롭게 찾을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변신하고 있다”면서 “‘밤바다의 외로운 등대’는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中 관광객, 라벤더밭에서 웬 난투극?

    최근 중국 관광객들이 프랑스의 한 관광명소에서 서로 주먹다짐을 벌여 또다시 국제적인 망신을 사고 있다. 13일 중국 광저우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의 유명 라벤더밭에서 두 쌍의 중국인 여행객이 사진 촬영 위치를 놓고 다투다가 주먹다짐으로 번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한쪽 커플은 웨딩사진을, 다른 커플은 여행사진을 찍으려 했고 서로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다투다가 몸싸움으로 번졌다고 한다. 그 싸움으로 한 여성이 입고 있던 웨딩드레스는 여기저기 찢어졌고 라벤더밭도 엉망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한 모습을 근처에 있던 다른 해외 관광객이 찍어 인터넷상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한편 일부 중국 관광객의 몰지각한 행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한 중국인 관광객이 이집트에 있는 문화재에 낙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제적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생명의 窓] 내 검지와 같은 아이들/길은영 미술심리상담센터 소장

    [생명의 窓] 내 검지와 같은 아이들/길은영 미술심리상담센터 소장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데 난 좀 다르다. 다 아픈 건 맞는데 유독 검지가 더 아프다. 고통에 더 민감하다. 나를 찾는 아이들이 그렇다. 상처 받은 마음이 더 아픈 아이들, 그래서 더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 내 검지 같은 아이들. “선생님~!” 복도 저만치서 검지 하나가 달려온다. 쿵더쿵 쿵더쿵. 한쪽 발을 저는 아이의 발소리는 늘 리듬을 탄다. 뇌 손상을 가진 채 태어나 여덟 살이 된 아이. 지난해 처음 만났을 때 아이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뇌 손상으로 인해 비뚤어진 자기 얼굴을 보이고 싶어 하지 않았다. 아니, 아이 속에 간직된 천사의 마음을 드러낼 기회를 세상은 주지 않았다. 천사를 꺼내야 했다. 가슴속 때 묻지 않은 사랑과 아이가 잘할 수 있는 걸 찾아내야 했다. 하얀 도화지와 크레파스를 건넸다.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손으로 꼭꼭 숨겨놓은 제 마음을 그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는 여러 번 크레파스를 내던졌다. 여정은 어두웠고, 두렵기도 했다. 쓰지 않으려는 손을 쓰게 하느라 갖가지로 달래야 했다. 낙담할 때마다 다시 일으켜 세워야 했다. 한 달 두 달…. 남들은 낙서라고 할 그림에 아이의 때 묻지 않은 내면이 묻어 나왔다.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자기의 불편한 몸을 즐길 줄 알기 시작했다. 껍질을 깨고 자기 리듬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가슴속이 너무 밝았던 열한 살 아이도 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덕이 무엇인지 아는 부모를 가진 아이이기도 했다. 처음 만났을 때 아이가 쏟아내는 창조적인 주장이 너무나 신선했다. 한데, 학교에 가면 아이는 다른 아이가 됐다. 게임도 모르고 이상한 얘기를 중얼대는, ‘덜떨어진’ 아이였다. 아이는 게임보다 그림, 그리고 책을 읽으며 주변을 관찰하는 걸 좋아했다. 그러나 교실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아이가 외로움이 싫어 자기를 숨기고 불합리한 상황에 복종하는 게 너무 슬픕니다.” 아이의 엄마, 아빠는 애끓는 심정을 토로했다. 아이가 제 속을 내보이면 친구가 멀어졌고, 그런 친구를 잡으려고 아이는 거짓으로 자기를 꾸며 갔다고 했다. 아이는 내게 ‘별난 할아버지’ 얘기를 들려줬다. 늘 친구들에게 골탕을 먹는 할아버지였고, 그렇게 골탕을 먹으면서도 반짝이는 지혜를 놓치지 않는 할아버지였다. 아이의 내면에는 지혜로운 할아버지가 있었던 게다. 우리는 끊임없이 경쟁하면서도 미안함 없이 성취의 기쁨을 누릴 실험을 이어갔다. 그러는 동안 얘기 속의 주인공은 시나브로 할아버지의 지혜를 담은 ‘어린 아이’로 바뀌어 갔다. 그리고 마침내 아이는 친구 속으로 편안하게 들어갔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건 상담치료사들에게 인생의 보물이다. 더구나 내면이 아름다운 아이들과의 만남은 보석과도 같다. 내면이 반짝거려 더 특별하고 예쁜 아이들은 자신이 진정 자기일 수 있는 ‘참’을 안다. 세월과 함께 변해가는 소망을 확인하고 이를 성취할 현실적 방법을 아는 아이들이다. 오늘도 아이들에게 배운다. 사람은 누구나 본연의 자신으로 살 권리가 있다는 것, 하지만 세상은 그런 ‘참’을 거짓이라 치부할 만큼 냉혹하다는 것, 그래서 아이에게 늘 그런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 부모는 그래서 늘 부모를 연습해야 한다는 것. 아이들로 인해 내 삶의 씨줄과 날줄이 촘촘히 채워진다. 아이들은 그냥 그대로 보석이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건 상담치료사들에게 인생의 보물이다. 더구나 내면이 아름다운 아이들과의 만남은 보석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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