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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땅 투기부르는 엉성한 도시계획/이상일 논설위원

    [서울광장] 땅 투기부르는 엉성한 도시계획/이상일 논설위원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휘말려 경제부총리와 건설교통부 장관, 인권위원장 등이 줄줄이 낙마한 후에도 개선안을 놓고 사회적인 논의가 겉돌고 있다. 기껏해야 공직자의 자세, 즉 윤리적인 측면만 거론한다. 공직자 재산의 백지신탁을 의무화한다, 청와대공직자윤리법 개정안에 부동산 매매 금지 조항을 포함시킨다,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을 강화한다는 등 변죽만 울리는 대안이 나오고 있다. 토지차익을 초래하는 원인에 대한 정부의 고뇌는 찾아볼 수 없다. 토지차익이 잘못된 것이란 인식도 사회적으로 보편화되어 있지 않다. 낙마한 이들을 정부 일각에서조차 언론과 시민단체의 “여론 몰이의 결과”로 간주했고 “옛날에는 다 (위장전입으로 농지매입)그랬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니 당사자나 가족들도 아주 억울해할 만하다.‘땅을 자주 사고 판 것도 아니고 오래 갖고 있다가 주위 개발로 이익을 얻었기로서니 그렇게 비난받을 일인가.’또 ‘나만 그런가.’ 토지 차익에 대한 이같은 인식은 땅이 없는 서민들이 느끼는 깊은 절망감이나 상실감과 큰 괴리가 있다. 노동력을 팔아 근근이 살아가는 근로자들이나 자영업자들은 “가만히 있었는데 수십억원을 벌었다.”는 말을 듣고 이 사회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근거로 삼을지 모른다. 토지와 투기차익 관리시스템을 이대로 두었다가는 우리는 오래지 않아 제 2의 이헌재, 강동석, 최영도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땅 문제로 추가 낙마할 인사의 이름이 나돌고 있다. 사회적으로 이름깨나 날리는 인사들의 뒤를 뒤져보면 무사할 사람이 드물 것이란 예단도 그래서 나온다. 토지차익의 수혜계층은 일부 불행한(?)공직자만도 아니며 토지 보유자 모두다. 실제 땅보유자들이 어떻게 수억 내지 수십억원을 벌었는가는 물러난 공직자의 케이스를 보면 분명해진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부인은 경기도 광주 초월면의 땅 2만평을 1979년에 사둔 지 20여년만에 수십억원을 벌었다. 최영도 전 인권위원장의 부인과 장남은 1982년 “선영을 만들기 위해”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에 5600평을 샀는데 국도가 뚫리면서 땅값이 올랐다. 강동석 전 건교부 장관을 낙마시킨 이유중의 하나는 바로 그가 인천국제공항공사 재직중 처제와 고교동창이 인천공항 주변 땅을 산 의혹 때문이었다. 이들은 땅을 산 후 별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는데도 주위가 개발되면서 이익을 봤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로 개발이익을 누리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선진국과 달리 우리 사회에서는 우발적인 개발이익이 도처에 널려 있는데도 손쓸 방법이 없는 게 문제다. 즉 행정수도 이전 발표만으로 충청도의 땅값이 다락같이 오르고 모 정치인이 서울공항의 이전 필요성을 언급만 해도 주변 땅값이 난리다. 여기에 더해 도시계획이 발표되거나 전답이 대지로 지목이 변경돼도 땅값이 오른다. 땅만 갖고 있으면 온갖 재료가 차익을 부풀려주는 구조다. 한국은 대부분의 개발 차익을 땅 보유자가 갖게 되어 있으며 나중에 극히 일부만 세금으로 거둘 수 있다. 이런 막대한 우발적인 개발이익을 토지소유자가 독식하게 만드는 것은 상당부분 엉성한 도시계획 시스템에 있다는 국토연구원의 최근 연구결과는 경청할 만하다(‘도시계획결정과 사회적 정의에 관한 연구’, 박재길 등).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선진국처럼 정부와 지자체가 개발행위 허가를 엄격히 하고 지목 변경도 개발행위로 간주해 쉽게 내주지 않아야 한다. 토지의 개발권 자체를 정부가 쥐고 계획개발을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토지의 막대한 차익 발생 문제를 이제는 제도 개선을 통해 정공법으로 다루어야 할 시점이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 [씨줄날줄] 무자식 상팔자/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2000년 호주 시드니에서 출간된 ‘차일드-프리 존(Child-Free Zone)’은 ‘결혼=자녀’라는 사회적 통념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식을 담고 있다. 자녀 없는 가정을 실천하고 있는 저자 수잔 무어와 데이비드 무어는 출산을 거부한 80쌍 부부의 삶을 통해 아이들의 웃음이 없는 가정이 결코 삭막하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자녀가 없다고 해서 부부간의 애정을 의심하는 기존의 잣대가 잘못됐음을 다양한 사례를 동원해 증명한다. 자녀는 결혼생활의 여러 선택 사양 중 하나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당시 호주의 가임 여성 중 25%가 결혼 후 출산을 원치 않는다는 설문조사 결과와 급격한 출산율 저하가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2002년 1.17명,2003년 1.19명 등 2년 연속으로 세계 최저 출산율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면서 국가적으로 비상이 걸렸다.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육아시설을 늘리는 등 출산을 유인하려는 대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자 여성단체 관계자들은 기다렸다는듯이 “그 정도 지원한다고 당신의 딸은 아이를 낳겠느냐.”고 정부측을 타박한다. 하지만 미혼모의 출산비율이 절반 이상인 프랑스 외에는 출산장려정책이 모두 실패했다는 얘기는 꺼내지 않는다.“혼전 동거를 부추길 수도 없고…”. 출산율 논쟁은 항상 여기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다. 지난 12년 새 ‘자녀를 반드시 가질 필요 없다’는 기혼여성의 비율이 5배 증가했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최근 보고서도 결론은 마찬가지다. 그런데 속담처럼 무자식이 과연 상팔자일까. 얼마 전 부총리 하마평에 올랐던 어떤 정치인은 아들의 병역문제 때문에 좌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낙마한 한 장관은 아들의 취업문제 때문에 스타일을 구겼다. 이런 사례를 보면 속담이 맞는 것 같다. 더구나 막판에 거론됐다가 부총리에 발탁된 이는 자녀가 없다는 게 최대 강점이라는 그럴듯한 관측까지 나오지 않았던가. 한번뿐인 인생을 자녀에 얽매이지 않고 즐기든, 자아실현에 투자하든, 딩크(Double Income No Kids)족이 되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결혼부부 중 14%는 자녀를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불임부부라는 사실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사회 ‘공공성’의 죽음/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우울한 조간을 대하는 날이면, 나는 하루를 시작하기 전 아침 산을 찾는다. 사람들을 만나고 무슨 다른 일을 하는 것보다, 북한산 자락의 소나무와 새소리를 접하는 것이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 구기동 산허리에 집이 있으니, 북한산 등산로까지 십분이면 닿을 수 있다. 건교부장관의 경질로 올 들어 4명의 장관급 공직자가 비리 혐의로 낙마했다는 조간을 접하던 아침도 나는 산으로 향했다. 등산로 입구 매표소에 이르렀을 때, 평소 보지 못하던 풍경 하나가 눈에 띄었다. 이제 막 쉰을 넘겼을까, 반백의 한 등산객이 매표소에서 아침부터 분노를 토해내고 있었다.‘현대판 산적도 아니고, 왜 아무 데나 줄을 쳐놓고 돈을 받느냐.’는 항변이었다.‘지도층은 없고, 서민을 등쳐먹는 고위층만 있는 나라에서 왜 국민들이 산에 가는 것조차 돈을 받느냐.’고 그는 소리쳤다. 산길을 걷는 동안 나의 머리에는 등산객의 분노어린 목소리가 떠나질 않았다. 그 목소리는 아침 조간에서 목격한 우리 사회의 공공성의 붕괴 전체에 대한 분노와 탄식으로 메아리쳤다. 인적이 드문 진입로까지 직원을 배치하여 받아내는 돈으로 입장료를 징수하는 사람의 인건비나 충당하는지, 도대체 세금은 거두어서 무엇을 하는지, 입장료를 강제로 징수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내 나라, 혹은 내 국토라는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건 아닌지, 그런 ‘공공성’의 고갈이 우리 사회에 어떤 해악을 초래하게 될 것인지 하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생각해보면, 국민의 복리를 책임지는 공복(公僕)의 윤리적 부패, 투기장화된 전국의 땅, 아무 데나 줄을 쳐놓고 입장료를 징수하는 정부의 정책은 서로 동일한 뿌리로 연결되어 있다. 공공성이 고갈된 토양 위로 이러한 증상들이 서로 강력한 원인과 결과 관계를 맺으며, 회복하기 어려운 어둠을 우리 사회에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사람대로, 공간은 공간대로, 제도는 제도대로 철저하게 이기주의와 부패를 좇아 구조화되어 있다. 부동산 값이 뛰고, 그래서 땀 흘려 노력하는 수고에 상관없이 계층간 격차가 절망적인 상태까지 벌어지게 된 작금의 사태는 한국사회의 부조리를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다. 토지나 부동산 값 폭등이 그 어떤 경제발전으로 빚어진 불가피한 인플레였다거나, 국토개발 방식을 결정하는 모형의 선택으로 초래된 결과였다고 나는 보지 않는다. 그것은 무엇보다 한발 앞선 정보와 이권을 이용하여 편법에 가담한 결정권자, 그리고 그 돈 놀이판의 전주(錢主)로 한국식 자본주의의 허점을 유린한 유한계층의 투기 때문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적어도 결정권자들의 편승이 없었던들, 전국토가 오늘날처럼 투기장화되고 부패와 탈법이 창궐하는 단계에 이르진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그들의 방치가 없었던들, 개발의 이익이 사회로 환수되지 않고 투기판에 몸을 던진 유한계층의 뱃속을 채우는 데로 향하진 않았을 것이다. 위장전입, 투기와 탈법, 탈세의 축제가 벌어지는 사이 우리의 국토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난개발의 현장으로 변모되어 왔다. 뒤늦게 정부는 고위공무원에 대한 인사검증 시스템을 고치느라 소란스럽다. 국민들의 높아진 청렴성에 대한 기대 때문에, 좋은 인적 자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청와대의 푸념도 들린다. 그러나, 국가의 정책을 위임받고 공익을 위해서 헌신해야 할 공직자에게 공공성보다 더 중요한 요건이 무엇이란 말인가. 위장전입과 부당거래, 탈세가 개발연대에 누구나 관심을 가졌던 부동산 투자 정도로 면책된다면, 왜 우리는 이제 와서 친일을 규명하려 하는가? 나라의 재산을 축내고, 국민의 정신을 황폐화시키는 부패가 친일보다 더 심각한 매국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 편법과 탈법으로 사회적 공익을 사유화시킨 사람들은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역사의 무대에 설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한국사회는 현재 심각한 공공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 도시의 공간, 정부의 정책, 시민의식, 지도층의 청렴성에서 공공성을 입체적으로 회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위민(爲民)의 미덕은 상실하고 관치의 전통은 온존시켜 온 고위공직자들이 공공성의 회복에 앞장서길 기대한다. 적어도 그들의 부조리로 우울한 조간을 펼치게 되는 아침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 中 “금융개혁 속도 내겠다”

    중국 정부가 잇단 대형 금융사고 속에서도 금융개혁의 가속화를 공언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는 29일 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와의 긴급 인터뷰에서 “주요 국책은행의 홍콩, 뉴욕 등 외국 주식시장 상장 등 기업공개를 활성화하고 은행 감독을 강화하는 등 잘못된 내부 관행을 뜯어 고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주에 이어 21일 또다시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하자 동요하는 시장을 의식, 중국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중앙은행 총재가 불을 끄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중국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중국은행과 중국건설은행의 연내 상장 등 국책은행들의 기업공개 일정에 행여나 영향을 미칠까 하는 우려가 깔려있다. 잇단 금융사건로 중국 국책은행의 상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지고 시장 반응이 급격히 식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5일 중국 양대 국책 은행중 하나인 건설은행의 최고책임자인 창언자오(張恩照)행장이 100만달러의 뇌물수수 혐의로 교체된 것도 타격중 하나다. 지난해 9월 이후 건설은행에선 횡령 혐의로 기소된 직원만 50명이나 되고 전임 행장도 부패혐의로 낙마했다. 지난 1월 하얼빈(哈爾濱)지점의 3490만달러 불법인출 사건에 이어 21일엔 중국은행 다롄(大連)지점에서 600만달러의 공금 유용사건이 터졌다. 이에 따라 중국 은행감독위원회(CBRC)는 27일 긴급 회의를 열고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30개항을 4대 국책은행 및 11개 여신 금융기관들에 통지했다. 은행감독위원회가 통지한 금융사고 재발 방지 대책의 핵심은 은행들의 내부 관행 개선과 대출 심사 및 감독 강화다. 중국 금융당국은 주요 국책은행을 공개, 외국자본을 끌어와 부실채권의 압박을 완화하고 금융시스템을 한 단계 끌어올려 보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중국 4대 국책은행의 미회수 채권비율은 공식적으로는 16%이지만 실질적인 부실채권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큰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중국 은행권의 개혁노력은 아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계속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오늘의 눈] ‘폭로의 덫’ 어디까지/김학준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이 아들 채용청탁 의혹 등으로 낙마한 데 이어 아들 강상균(37)씨마저 28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사표를 제출하자 많은 동료들은 아쉬워했다. 그가 일 잘하고 겸손한 사람이라는 이유만은 아니었다. 채용청탁의 실체가 없음에도 부자가 함께 옷을 벗는 현실이 쉽게 납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직원은 “5급 계약직은 외국과 국내 유수의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딴 강씨가 ‘백’을 써서 들어갈 만한 자리가 아니다.”라며 음해설을 제기했다. 실제로 이번 사건은 부하직원에 대해 폭행을 일삼다 지난해 쫓겨난 인천경제청 전 과장의 투서에 의해 불거졌다. 강 전 장관 처제 등이 매입했다는 인천 용유도 땅 역시 개발정보를 일반인들도 1990년대 중반부터 알았다는 것이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언제부터인가 고위 공직자의 치부가 제보자나 언론에 의해 폭로되면 사퇴는 거역할 수 없는 수순처럼 되어버렸다. 결과적 필연성이 얼마나 강력한지 마치 블랙홀에 빠져드는 것을 연상시킨다. 공인에 대한 국민들의 높아진 도덕적 잣대가 이 논리를 뒷받침하고 언론의 치열한 경쟁이 원동력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실관계의 정확성이나 도덕적 결함의 심각성 여부에 대한 심도있는 검증이 이뤄진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현실과 이상간의 괴리도 고려되지 않는다. 어느새 조건없이 공직자와 지고지선(至高至善)을 결부시키지 않으면 우리 스스로 성이 차지 않는 형국이 된 것이다. 강 전 장관은 “도덕성에 빈틈이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정형화된 ‘공직관’은 조그만 틈마저 허용하지 않았다. 일련의 사태가 공인의 도덕성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한편에서는 우리 사회가 ‘폭로의 덫’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옥석을 구별하지 않고 비리가 여론화됐다는 이유만으로 업무의 연속성을 책임져야 하는 공직자가 추풍낙엽처럼 스러지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불행이 아닐 수 없다. 김학준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kimhj@seoul.co.kr
  • [강동석 건교 사표수리] “공직자 윤리법에 부동산도 넣어야”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 등 고위 공직자들이 부동산과 관련된 투기 의혹으로 잇따라 낙마하면서 공직자윤리법에 부동산과 관련한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식은 백지신탁제도를 도입키로 했지만, 부동산은 마땅한 제재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들은 “부동산은 직무상 취득한 정보로 재산을 증식하기가 주식보다 쉽고 안정적이다.”면서 부동산 관련 조항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는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공직자윤리법 정부안에는 주식 백지신탁제도만 포함돼 있다. 주식에 한해 보유를 못하도록 해 부당한 재산증식을 막겠다는 것이다. 행정자치부는 당초 주식백지신탁제도 도입을 추진할 때부터 “부동산은 주식에 비해 업무와 관련된 정보에 의해 취득할 가능성이 낮고, 수탁자의 자유로운 매각이 어려워 백지신탁에 포함시키기가 쉽지 않다.”면서 “대신 현행 재산공개자동검색 프로그램을 통해 부동산 투기 혐의자에 대한 검색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행자부 임각수 공직윤리팀장은 “부동산을 규제할 경우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어 백지 신탁에 포함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최근 불거진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도 현직에서 문제된 것이 아니라 취임 전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공직자윤리법에 부동산 관련 조항을 넣는 것을 추진해온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측은 “공직자의 재직 중 부동산 매매도 제한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4월 국회에서 법 개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측은 “재임기간 중 1가구 1주택 외의 개별공시지가·기준시가 등이 정하는 1억원 이상의 부동산을 매매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경실련 윤순철 정책실장은 “공직자들이 직무와 관련한 정보로 돈을 벌기에는 주식보다 부동산이 훨씬 쉽고 안정적이면서 폐해도 심각하다.”면서 “당연히 부동산 관련 조항을 삽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개혁시민연합 서영복 사무처장은 “현재 추진 중인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중요한 것은 비켜가는 면피용이 돼서는 안된다.”면서 “부동산도 반드시 포함돼야 하고,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강동석 건교 사표수리] 강동석 前장관 아들도 사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아들 인사청탁 의혹이 제기된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의 아들 강상균(38)씨가 28일 사표를 제출했다. 강씨는 이날 “부친이 자신의 문제와 관련돼 낙마한 상황에서 자식된 도리로서 더 이상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강씨는 그러나 “부친이 나에 대한 인사청탁을 한 적이 없으며 이와 관련해 나와 부친이 조사를 받은 적도 없다.”며 세간의 의혹을 부인했다. 강씨는 2003년 11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계약직 5급에 응시했다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으나 부친이 건교부장관에 임명(2003년 12월)된 직후인 2004년 1월 공모에서 선발돼 외국인 학교와 병원 등의 유치를 담당하는 교육의료팀장으로 근무해 왔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인사청문회 확대가 해법이다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의 사표가 어제 수리됐다. 주변인사 부동산투기와 아들의 입사청탁 의혹을 끝내 넘어서지 못했다. 최근 고위공직자들의 비리의혹 낙마와 관련해 내부 인사검증 강화 등의 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나, 궁극적 해법은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라고 본다. 물러난 인사들은 언론에 의해 먼저 의혹이 제기됐다. 정부의 검증과정에서 미처 걸러지지 않은 부분도 있고, 포착은 됐지만 청와대 인사팀의 눈높이가 국민에 못 미쳤던 경우도 있다. 쌍방향 인터넷 시대가 되자 국민들의 반응은 즉각 나타나고, 또 금방 확산된다. 과거처럼 인사 담당자 몇명이 모여 “이건 되고, 저건 안 되겠다.”고 재단하기 어렵게 됐다. 때문에 청와대는 주요 인선에 앞서 후보들을 미리 공개해 여론의 검증을 받기도 했다. 공직자격 기준이 엄격해지는 전환기를 맞아 이처럼 사회적 검증이 필수절차로 자리매김된다. 공개검증의 방안으로는 인사청문회가 가장 합리적이다. 근래 인사청문회를 거친 허준영 경찰청장과 이주성 국세청장 역시 부동산·병역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공식석상에서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해명이 받아들여짐으로써 임명 후 업무수행에 지장을 받지 않고 있다. 인사청문회는 의혹이 많은 이들이 스스로 고위공직을 포기하게 하는 효과와 함께 용납할 만한 문제점은 면탈시켜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연초 국무위원 인사청문회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는 곧 국회에 이를 공식제안할 예정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약한다는 이유로 청문회 확대를 주저하고 있다. 지금 인사권 제약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 장관들이 잇따라 중도퇴진하는 것이 정권에 더 타격이다. 사정기관의 사전검증 자료를 국회에 넘겨준다면 청문시간이 줄어들 것이다. 미국은 FBI 자료를 의회에 전달, 심층적 청문회가 되도록 도와준다.4월 임시국회에서는 장관직에 대해 청문회를 전면도입하는 쪽으로 관련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 [강동석 건교 사의표명] 의혹 눈덩이… 아들문제로 끝내 ‘하차’

    [강동석 건교 사의표명] 의혹 눈덩이… 아들문제로 끝내 ‘하차’

    결백을 주장하던 강동석 건설교통부장관이 사퇴 표명으로 급선회한 것은 언론의 연이은 폭로에다 자신의 아들 입사청탁설까지 불거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위 여부를 떠나 자식의 문제가 부패방지위원회를 거쳐 감사원에 보내지자 사퇴 결심을 굳혔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건강을 염려한 가족들의 의견도 영향을 미쳤다. 강 장관은 고혈압으로 중풍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희생된 것이란 동정론도 있다. 이런 식이라면 제대로 장관직 수행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인천공항 前임원 투서가 도화선 처제 이모씨와 고교동창 황모씨의 인천공항 인근 땅 매입건과 아들 상균(37)씨의 입사청탁건은 모두 투서에서 비롯됐다. 땅 매입건은 이미 지난해 상반기에 불거졌었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 인천공항공사에 근무하다가 퇴사한 한 임원이 강 장관 처제 및 동창이 인천지역 땅을 매입했다는 투서를 청와대 등 정부기관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때 이씨는 조사를 받았지만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아 마무리됐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교육의료팀장(5급 계약직)으로 근무 중인 아들 상균씨의 입사청탁건은 올해 초 부방위 등에 접수됐다. 접수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계약직으로 근무하다가 동료와의 싸움이 문제가 돼 퇴사한 중간 간부가 조직에 불만을 품고 투서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휴가 11일째인 지난 26일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해 결백을 주장했으나 아들 상균씨의 입사청탁건이 계속 불거지자 27일 오전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혈압 등 건강악화도 한몫 강 장관의 사퇴 결심에는 건강문제도 한몫했다.66세인 강 장관은 지난 2003년 12월 취임 이후 4차례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특히 지난해 말 이라크 자이툰부대를 방문했고, 열흘 뒤인 1월 초에는 쓰나미 피해를 입은 동남아를 방문하는 등 강행군을 했다. 3월 초에는 심혈을 기울였던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이 통과되자 긴장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감기몸살과 함께 고혈압으로 가벼운 뇌졸중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흘 이상 출근하지 않아 의혹을 키운 것도 신체 일부기능에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강 장관은 건강이 거의 회복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유로 오는 6월을 전후해 사퇴의사를 피력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측근은 전했다. ●일부 “마녀사냥에 희생” 동정론도 강 장관 지인의 인천공항 땅 매입 및 아들의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입사는 4년여의 시차를 두고 발생했다. 하지만 이들 문제는 동시에 불거졌다. 음해설의 배경이다. 모 언론에서 부동산 투기설이 보도된 날 또 다른 언론사에 강 장관 아들 입사청탁건이 제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제에 강 장관을 낙마시키고자 하는 배후세력이 있지 않으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인사문제나 정책방향을 놓고 여권 젊은 층과 잦은 충돌이 있었다는 얘기도 나돈다. ●“청탁·외압 받은 사실 없다” 아들 상균씨의 입사청탁설과 관련, 면접시험을 총괄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간부는 최근 부방위로부터 조사받는 과정에서 “강 장관 아들이 응시한 사실을 알고 청 운영에 도움이 될 것 같아 합격시킬 것을 면접관들에게 얘기한 사실은 있으나 청탁이나 외압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상균씨는 이보다 두 달 전인 2003년 11월 같은 채용시험에 응시했다가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었다. 첫번 응시 때는 강 장관이 한전 사장이었고, 두 번째 응시한 2004년 1월은 장관으로 취임한 바로 뒤였다. 상균씨가 어떻게 두 달 만에 경력요건을 갖춰 같은 직종에 합격했는지가 의문이었던 것이다. 공항 땅 문제는 인천공항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1999년 인천시 중구 을왕동 일대 밭 1118평과 680평을 각각 매입한 사실이 의혹을 받았다. 이 땅은 용유·무의 관광단지개발 계획에 따른 강제수용지 바깥에 자리잡고 있으며 서로 지번이 인접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26일 출근해 “처제와 동창의 인천공항 주변 땅 매입은 개별적인 행위로 나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면서 “처제와 친구 황씨는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김성곤 진경호기자 sunggone@seoul.co.kr
  • [씨줄날줄] 온라인 통치/김경홍 논설위원

    헌법 제66조에 의하면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로서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며, 국가의 독립과 영토의 보전에 대한 책무를 진다. 또 제73조는 ‘대통령은 선전포고(宣戰布告)와 강화(講和)를 한다.’고 되어 있고, 제74조는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대통령의 국가에 대한 책임과 권한은 무한에 가깝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한 ‘한·일관계 관련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일본과 우리국민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독도문제뿐 아니라 과거사까지 거론하며 단호하게 대처할 것임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각박한 외교전쟁도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전쟁도, 경제전쟁도 전쟁은 전쟁이다. 대통령의 대국민 선언에서 ‘외교전쟁’이라는 용어가 나왔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외교권과 선전포고권을 갖고 있는 대통령의 외교전쟁이라는 표현이 갖는 의미는 뭘까.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영토침범 의사를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는 일본에 대해 영토보전의 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이 외교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대응한 것은 한국민이라면 누구라도 속이 시원할 것이다. 하지만 걱정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대통령의 강단이 그 형식이나 절차뿐 아니라 경제상황이나 국제관계에 걸맞은가 하는 지적들이 그런 걱정이다. 대통령이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이런 어마어마한 선언을 한 것은 아무리 온라인 시대라고는 하지만 부족한 느낌이 든다. 외교적 사안이나 영토문제라면 대통령이 직접 내외신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다. 아니면 청와대 대변인도 있고, 외교부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 정부기관도 얼마든지 대통령과 정부의 뜻을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었을 것이다. 노 대통령은 최근 공무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정부혁신을 독려한 적이 있고,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낙마했을 때도 온라인을 통해 심경을 밝힌 적이 있다. 국내문제나 정치라면 대통령의 ‘온라인 통치’는 진솔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제관계나 영토문제 등 무거운 주제에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헌법 제82조는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써 하며,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다.’고 되어 있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공직자 윤리와 부동산] 도덕성 잣대 ‘껑충’…공직자 윤리는 ‘제자리’

    [공직자 윤리와 부동산] 도덕성 잣대 ‘껑충’…공직자 윤리는 ‘제자리’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고위 공직자들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줄줄이 낙마하면서 공직자의 재산 증식 문제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특히 여야 정치권이 도입을 추진 중인 주식백지신탁제도에 부동산도 포함하는 방안을 본격 제기하면서 정치권의 화두로 또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공직자에 대해 부동산 투기와 투자를 구분하는 합리적인 잣대가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993년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가 도입된 이후 부동산은 국회의원, 장·차관, 고위 공직자들의 ‘무덤’이 돼 왔다. 여론은 공직자에게 공직을 택할 것이냐, 재산을 택할 것이냐를 때로는 강요하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의 과다 보유를 문제삼던 초기에서, 취득 과정의 불법성 여부나 매각과정의 투명함을 요구하는 쪽으로 시각이 전환돼야 한다는 지적이 각계각층에서 제기되고 있다. ●공직자의 투기 잣대는 강화중 부동산 소유문제가 논란이 될 때마다 시민단체는 ‘투기’라고 공격하고, 공직자는 ‘단순 투자’라며 방어해 왔다. 그러나 일단 논란이 되면 해당 고위 공직자들은 여론재판에 떠밀려 대부분 낙마하거나, 어렵게 임용된다고 해도 도덕성에 상당한 타격을 입어 업무수행에 차질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한화 리서치센터장 이종우 이사는 “선진사회로 진행하면서 도덕성의 잣대는 계속 강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처럼 공직을 맡는 사람은 국민의 최소 의무인 국방·납세의 의무를 준수했는지 여부가 임명의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강대 손호철 교수는 “사회 지도층은 본질적으로 반성해야 한다. 불법적 행위가 공소 시효가 지났다고 해서 국민들이 눈감아주지는 못한다.”면서 “앞으로는 부정한 재산 증식이 있어서는 고위 공직자가 될 수 없다는 시금석이 이헌재 전 부총리 등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영삼 정부 때 도입된 이 제도의 첫 희생자는 뜻밖에도 여당 소속의 국가 서열 2위이자 입법부의 수장인 박준규 전 국회의장이었다. 1993년 3월 1차 재산공개에서 아들을 포함해 고위 공직자로서 지나치게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한 박 전 의장은 결국 국회의장직을 사퇴했고, 나중에는 의원직까지 내놨다. 당시 들끓었던 여론의 비난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짐작할 만한 상황이다. ●매도과정 적법성도 중시 경제전문가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공직자의 부동산 과다소유를 두고 투자 또는 투기라고 딱 잘라서 말하지 못한다. 경제적 논리로만 볼 경우 투기도 투자의 일환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은 말한다. 즉 높은 위험을 감수해 많은 이윤을 얻어내는 투자기법이라는 논리다. ‘토지정의시민연대’ 남기업 사무국장은 “투기와 투자를 구별하기는 어렵다.”면서 “전국민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부동산 투자의 진흙탕 속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분석한다. 그는 그러나 “고위 공직자들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므로 ‘여론재판’이라는 지적이 있더라도 엄격한 잣대로 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전 경제부총리의 사퇴를 몰고온 ‘부동산 취득 및 매각’과정은 그러나 현재 국민들이 갖고 있는 ‘도덕성의 잣대’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의 부동산 파문은 경기 광주 소재의 전답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전답은 현지인이 아니면 소유할 수 없으므로 주소지 이전을 통해 부동산을 취득했다. 이것은 위장 전입으로 ‘불법’이 된다. 국민들은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매수뿐만 아니라 매도 과정도 적법한가, 또 그 과정에서 부가되는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초기 재산공개를 보면서 ‘국민정서법’이 작용했다면 이제 ‘법적 합법성’을 더 강조하는 상황이다. ‘참여연대’ 이재근 투명사회국 간사는 “우리가 문제삼는 것은 투기와 투자의 분류가 아니라, 재산축적 과정의 불법성 여부”라면서 “이헌재 전 부총리나 최영도 전 인권위원장은 모두 20년 전의 일이라고 해도 위장 전입을 통해 토지를 취득했고, 그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투기 의혹 부동산을 기증하기도 투기 논란을 ‘증여’ 등을 통해 해결한 공직자들도 있다. 한나라당 박세일 의원은 지난해 부동산투기 의혹이 일자 문제의 경기 동두천의 70평짜리 땅을 ‘지구촌 나눔운동’에 기부했고, 충남 홍천의 임야 3000평도 ‘탄허불교재단’에 기증해버렸다. 이보다 앞서 이명박 서울시장은 민자당 비례대표시절 과도한 부동산 소유로 문제가 되자 서초동 주변의 노른자위 땅을 공시가격 이하의 무척 싼 가격에 매각해 여론을 무마해 나갔다. 참여정부의 공직자 검증 강화는 다른 한편으로는 현직의 공직자들에게 반면교사 역할도 하고 있다. 중앙부처 공무원의 한 부인은 최근 5억원 상당의 서울 강남의 재개발 아파트를 처분하려고 했으나 양도세가 3000만원이라 ‘방법’을 찾고자 했다.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무주택자인 동생에게 ‘위장 매매’를 통해 세금을 줄여보려고 했지만, 최종적으로 그 부인은 현재 참여정부의 공직자 인사검증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탈세행위를 포기했다. 중앙부처의 또 다른 고위 공무원도 지방발령으로 갑작스레 서울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시 아파트 가격이 한 차례 폭등한 탓에 양도세는 2500만원 수준이었다. 그는 아파트 구매자가 취득세를 적게 낼 수 있도록 매매가를 낮춘 ‘다운계약서’를 작성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사문서 위조”라며 거절했다. 현재는 부동산 실명제와 실거래가 신고 등이 도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70·80년대식 불법·편법의 사례들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이야기다. 현재 시중에서 동원되는 불법·편법의 방식으로는 ▲주소지 이전을 통한 농지구입 ▲가족이나 친척의 이름으로 명의신탁하는 경우 ▲형질변경전까지 현지주민 이름으로 위장매입 ▲매매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작성하는 ‘다운(Down)계약서’ 작성을 통한 탈세 등이 거론된다. 문소영 박준석 김준석기자 symun@seoul.co.kr ■ 공직자는 ‘부동산 완패’? ‘부동산 불패’라는 말이 있다. 부동산에 투자하면 절대 손해보지 않는다는 것을 빗댄 말이다. 그러나 이제 고위 공직자들은 부동산문제에 걸리면 웬만해선 살아올 수 없다는 ‘부동산 완패’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 올해도 부동산의 덫에 걸려 낙마한 ‘높으신 분들’이 속출하고 있다. 반면 의혹은 받았지만 여론재판을 무사히 통과한 인사도 있다. 요즘 공직자들 사이에선 부동산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고위직은 어렵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 최근 물러난 최영도 전 국가인권위원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는 청와대가 이들을 구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썼지만 허사로 돌아간 경우이다. 아무리 사회기여도가 높더라도 부동산에서 깨끗하지 못하면 ‘국민정서법’이 가만 두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이기준 전 총리는 부임 57시간 만에 물러났다. 안동수 전 법무장관이 지난 2001년 43시간 만에 사퇴한 것에 이은 역대 2위의 단명장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전 총리는 미국 국적의 장남 명의로 거액의 부동산을 은닉한 의혹을 받았다. 잠잠하던 부동산 망령은 지난달 말 다시 불거졌다. 경제수장인 당시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도마에 올랐다. 공직자 재산공개과정에서 부동산 분야만 재산이 7년 사이에 46억원이 불어 투기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어 부인이 경기 광주시 전답을 매입하면서 위장전입을 했다는 것이 추가로 드러났다. 올해 국정 최대의 화두를 경제회복으로 잡은 청와대로서는 이 부총리를 살리려고 했지만 끝내 여론에 두손을 들고 말았다. 최근엔 높은 도덕성이 필수적인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마저 부동산 덫에 걸려들었다.20여년전 농지를 사면서 위장전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 위원장은 사퇴는 하지 않겠다고 끝까지 버텼다. 청와대도 위장전입한 때가 오래 됐고 사회봉사활동을 높이 사 그냥 넘기려고 했다. 그러나 결론은 마찬가지였다. 반대로 이주성 국세청장, 허준영 경찰청장은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관문을 무사히 뚫었다. 크고 작은 부동산 의혹이 제기됐지만 설득력있는 해명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주성 국세청장은 미성년자인 장남이 외조모로부터 아파트를 물려받은 사실에 대해 “우리부부가 장모를 모시고 살아 손자를 배려하는 차원이었을 것이다.”고 말했다.‘효’를 내세워 의원들을 설득했다. 허 청장도 2003년 부인이 대전에 아파트를 산 뒤 1년도 안돼 되판 사실에 대해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투기라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허 청장은 “동생이 아버지의 노후를 위해 구입했다가 되판 것”이라고 말해 역시 ‘효’를 내세워 청문회 의원들의 예봉을 피했다. 뚜렷한 부동산 의혹이 제기되지 않은 양승태 대법관은 청문회에서 단번에 합격점을 받았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해참총장 3기 건너뛴 ‘파격’

    대장급 군 수뇌부 정기인사가 22일 국무회의 통과만 남겨 놓고 사실상 마무리됐다. 전군의 대장급 보직 8석 가운데 합참의장 등 육군이 보임된 보직 6석과 해군 참모총장 등 7석의 주인공이 바뀌게 됐다.10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한호(공사 17기) 공군 참모총장만 유일하게 유임됐다. 육군이 ‘서열 파괴’보다는 비교적 ‘조직 안정형’ 인사가 이뤄진 반면, 해군은 예상보다 훨씬 ‘소장파’가 총장에 전격 발탁됨에 따라 대폭적인 후속 인사가 불가피해졌다. 진급 대상자들에 대한 검증작업은 예년보다 훨씬 강도 높게 진행됐다. 장성 진급비리 사건에다 최근 잇따라 불거진 각료급 인사들의 낙마 파문 때문이다. 청와대 주도로 국군기무사뿐 아니라 국가정보원, 총리실, 감사원, 국세청 등 다수의 국가기관이 참여해 대상자들의 근무 평정과 인물평, 재산증식 과정, 여자 관계 등 사생활까지 ‘그물망식’ 검증을 벌였다. 특히 올해는 방위산업체 주식 보유 여부와 군사시설 보호구역 일대의 토지 취득현황, 과도한 금융자산 증가 등도 조사대상이 됐다. 진급이 유력했던 한 인사는 과다한 재산 증가때문에, 또다른 후보는 좋지 않은 건강때문에 고배를 마시는 등 검증 과정에서 상당수 후보가 낙마, 진급자가 뒤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는 후보자들의 재산문제는 물론 심지어 본인의 술버릇까지도 검증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군 참모총장에 내정된 남해일(해사 26기·중장) 교육사령관은 현 문정일(해사 23기) 총장보다 사관학교 3기 후배로, 중장 진급 6개월 만에 대장 계급장을 달게 됐다. 그는 초기에는 총장 후보군(群)에 끼지도 못하는 듯했으나,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막판에 급부상했다. 해군 출신인 윤광웅 장관의 강력한 추천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현 총장을 비롯, 중장인 합참차장, 참모차장, 해사 교장, 작전사령관, 교육사령관 등 해군 수뇌부의 대거 퇴진이 불가피해 대규모 후속인사가 예상된다. 하지만 중장 진급 6개월 만에 대장에 진급하는 일은 전시(戰時)에도 흔치 않은 일이어서,‘초고속 승진’ 논란도 예상된다. 이번 인사에서 윤 장관이 청와대에 인사추천을 할 때 단수(單數)로 추천해 오던 예년과 달리 2배수로 올렸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각군 본부가 장성 진급 등과 관련해 국방부에 인사 추천을 할 때, 현행처럼 정원의 100%가 아닌 일정 배수를 올리라고 요구하기 위한 국방부의 ‘사전 포석’으로 해석한다. 육·해군의 중장급 이하 후속인사는 4월 중순쯤 이뤄질 전망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사설] 인권위원장 사퇴 부른 국민 눈높이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이 마침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올 들어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사퇴한 고위 공직자는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에 이어 벌써 3번째다. 왜 한 달에 한 번꼴로 최고위급 공직자가 낙마했을까. 청와대의 고위공직자 검증제도가 엉망이라서 그런지,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가 새삼스럽게 늘어나서 그런지 이 시점에서 냉정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타의에 의해’ 물러난 공직자들은 전문성과 능력이나 업무실적에 있어서 최고수준의 평가를 받아 왔던 사람들이다. 과거 시절이라면 이 정도의 의혹은 몰랐거나, 문제가 됐더라도 사퇴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십수년 전의 의혹까지 책임지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제 ‘국민들의 눈높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특정인의 과거가 발가벗겨질 수 있는 인터넷 시대라는 데 그 해답이 있다. 물론 이런 변화가 정당한 평가와 비판보다는 공개재판식 여론 형성과 교조적 중우정치의 수단으로 변질될 위험도 있다. 시대의 변화는 받아들이되 위험요소들에 대한 검증장치나 국민의식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고위 공직자들의 잇따른 낙마에 대해 청와대측은 대체적으로 ‘안타깝다. 곤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그 정도라면 괜찮을 것’이라는 판단은 일반 국민들의 생각과는 거리가 있다. 온정주의도 곤란하다. 물론 청와대의 공직검증 기준을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한계는 있을 것이다. 또 불법과 도덕성을 드러난 자료만으로 검증하기는 충분치 못할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고위 공직자의 불법이나 도덕성에 대한 국민의 평가기준이 높아졌다는 흐름을 거스르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공직자들의 자기평가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재산이나 도덕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지는 인사권자보다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다. 감추거나 어물쩍 넘어가던 시대는 갔다. 공직을 요청받는다면 나아갈지, 고사할지를 먼저 판단해야 할 것이다.
  • [사설] 인권위원장 투기의혹 서글프다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이 위장전입을 통해 농지를 매입했다는 투기의혹과 관련, 대국민 사과와 함께 이해를 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젊은 시절 사려깊지 못한 과오”라고 자책하면서 국가인권위원장을 마지막 봉사의 자리로 삼고 싶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불과 2주일 전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투기의혹을 명쾌하게 떨쳐버리지 못한 채 중도 낙마하는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로서는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참여연대 공동대표, 민변 회장, 대한변협 인권위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시민운동의 ‘도덕성’처럼 떠받들어지던 인물에게서 탈법과 투기의 전형(典型)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의 해명처럼 20,30년 전에는 부유층 사이에 위장전입을 통한 농지 매입이 별다른 죄의식 없이 행해졌다. 최 위원장의 경우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해외 밀반출되려는 토기를 사들여 국가에 기증하고 무료 변론에도 앞장서는 등 나름대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려고 노력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국가인권위원장이라는 자리에 앉은 이상 이러한 공(功)도 탈법 투기라는 허물을 덮지는 못한다. 게다가 자신의 잘못은 감싸면서 어떻게 남의 잘못을 꾸짖고 소외층의 인권을 보듬을 수 있겠는가. 공직자의 기본자세는 남에게는 도량을 베풀더라도 자신에게는 엄격해야 한다. 우리는 최 위원장이 여론의 향배를 살필 게 아니라 그러한 흠결을 안은 채 공명정대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자문해봐야 한다고 본다. 상대방의 눈에 한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을 자신이 없다면 자진해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 공직자들은 투기문제로 국민을 더이상 슬프게 해선 안 된다.
  • [변화하는 軍權] 靑·국정원, 사생활까지 ‘그물망 검증’

    [변화하는 軍權] 靑·국정원, 사생활까지 ‘그물망 검증’

    오는 22일 국무회의에 오를 대장급 군 수뇌부 인사를 앞두고 전례없이 고강도 검증작업이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다. 과거엔 군 인사 검증작업을 국군기무사령부가 거의 전담했지만, 이번에는 청와대·국정원까지 나선 게 특징이다. 장성 진급 비리의혹사건, 참여정부의 잇단 각료 낙마 파문에다 정부의 강한 군 개혁 의지와도 무관치 않다. 그물망식 검증 결과에 따라 의외의 인사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게 군 관계자들 얘기다. ●재산증식·여자관계도 조사 군 당국은 이미 수뇌부 인사와 관련해 밑그림은 모두 짜놓았으며, 이달 초부터 강도높은 검증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증작업에는 국방부 직할기관인 기무사 이외에 국정원과 청와대까지 가세하고 있다. 정부와 군 당국은 인사 대상자들의 근무 평정과 군 내의 인물평은 물론 재산증식 과정, 여자관계 등 사생활까지 모든 면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대장급 인사 대상자들의 경우 그동안 진급과정에서 수차례 검증을 거치긴 했지만, 이번처럼 세밀한 부분까지 검증을 하다 보면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비리 의혹이 드러날 수도 있다.”며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문제가 생기는 인사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인사 검증작업이 진행되면서 일각에서는 ‘모 장성의 경우 재산문제가 의심스럽다.’거나,‘모 장성은 부인이 지나치게 부대 일에 개입한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적지 않게 나돌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대대적으로 인사 검증에 나선 것은 이번 대장급 장성 인사가 잘못될 경우 진급비리 의혹사건으로 추락한 군의 이미지를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위기 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참여정부에서 잇따라 발생한 각료 낙마 파문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군 인사 검증을 주로 맡아온 기무사령부의 역량 부족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기무사는 지난해 가을 육군 장성 진급심사를 앞두고 사실관계를 둘러싸고 논란의 여지가 있거나 다소 주관적인 내용의 일부 인사자료를 육군측에 제공, 이 자료가 추후 심사 때 부적절하게 활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와 함께 당시 인사에서 기무사 소속 준장 진급자가 청와대 재가 과정에서 뒤바뀐 것은 이례적인 수준을 넘어, 군 정보기관으로서 통수권자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합참의장 이상희·양우천 경합 합참의장에는 일단 육사 26기인 이상희 3군사령관과 양우천 2군사령관이, 육군 참모총장에는 한 기수 아래인 육사 27기의 김장수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각각 유력하다. 연합사 부사령관에는 이상태 교육사령관, 이희원 항공작전사령관, 홍갑식 참모차장(이상 육사 27기) 등이 거론된다. 또 1·2·3군 사령관에는 김관진 합참 작전본부장, 김병관 7군단장(이상 육사 28기), 방판칠(ROTC 8기) 합참 인사군수본부장, 권영기(갑종 222기) 국방대 총장, 박영하(3사 1기) 11군단장 등이 거론된다. 이와 함께 해군 총장에는 해사 25기의 윤연 작전사령관과 동기인 김성만 해군사관학교 교장이 유력한 가운데 해사 24기인 오승렬 합참 차장도 거론되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기수·지역 안배… 소위~대령 23년 걸려 군 당국은 인사도 군대식 ‘형평’을 강조한다. 특히 대장급 등 고위직으로 갈수록 더 그렇다. 기수는 물론 출신지역, 임관 구분별(육사·ROTC·3사 등)로 ‘안배’를 원칙으로 한다. 현재의 군 수뇌부는 지역별로 영남 4명, 강원 2명, 서울 1명, 호남 1명이다. 영남이 좀 많은 편이다. 또 임관 구분별로는 과거처럼 한 명의 비(非)육사 출신이 포함돼 있다. 그래서 금명간 단행될 인사도 안배에 기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같은 인사방식이 군 발전을 크게 저해한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상명하복이 분명한 군 조직의 특성상 기수를 무시할 순 없지만 철저하게 기수를 따지다 보니 어느새 ‘늙다리’ 조직으로 변했다. 특히 군 인사법이 주요 지휘관의 임기를 2년으로 정하고 대장급 장성, 특히 합참의장과 각군 참모총장을 거의 매 기수별로 배출하다 보니 조직이 기형적으로 바뀌었다. 실례로 지난 1980년대 초만 해도 30대 중·후반이면 연대장(대령)이 됐으나 지금은 어림도 없다. 현재는 40대 중반이 돼야 가능하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소위 임관 후 대령까지 13∼16년이 소요됐으나, 지금은 평균 23년이 걸린다. 이에 따라 군 인사법의 주요 지휘관에게 부여된 2년 임기를 1년6월로 줄여 순환주기를 짧게 만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 대장급 장성의 경우 임기제를 아예 없애고, 능력있는 인사는 미국처럼 기간에 상관없이 장기간 보직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매 기수별로 바통을 이어받는 인사문화를 없애지 않을 경우, 지금 같은 극심한 조직 적체를 해소할 길이 없다는 게 소장파 장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와 함께 출신지역이나 임관구분별 안배 역시 적잖은 부작용 가능성을 안고 있다. 군 발전에 보탬이 될 능력을 갖추고도 이런 안배에 밀려 발탁되지 못하거나, 역으로 능력이 뒤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런 안배라는 요행수에 이끌려 진급하는 것 모두 군으로는 손해가 분명하다. 합참 관계자는 “안배가 무난한 인사방식임은 틀림없지만 , 조직 발전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조직도 건강하게 만들고, 인재도 발탁하는 인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유엔 산하기구 대표선임 진통

    유엔 산하 국제기구 수장 자리를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유례없는 힘겨루기로 어수선하다. 지명자에 대한 일부 국가들의 보이콧으로 임명 일정이 연기되는가 하면 후보 난립과 관련국가들의 치열한 선거전으로 국가들간 합종연횡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8일 유엔총회에서 승인될 예정이던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 지명자 인준이 무기 연기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103개 개도국들의 모임인 77그룹 대표인 자메이카가 ‘추가 협의’를 이유로 연기를 요청, 승인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77그룹은 “개도국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기구 대표에 세계무역기구(WTO) 인물이 오는 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태국의 수파차이 파닛차팍 WTO 현 사무총장을 후보로 지명했었다. 선출직인 WTO 차기 사무총장 후보를 겨냥한 선거전도 뜨겁다. 오는 9월 현 총장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프랑스의 파스칼 라미 전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을 비롯해 브라질, 모리셔스 출신의 4명이 후보등록을 마쳤다. 이들 후보는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 지역조직의 지원을 받고 있어 지역간 경합이 특징이다. 성희롱 파문으로 네덜란드 총리를 지낸 루드 루버스 전 판무관의 갑작스러운 낙마로 공석이 된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 수장 자리를 놓고 국가간, 지역간 물밑 경쟁도 뜨겁다. 판무관은 유엔 사무총장이 UNHCR 66개 이사국들의 의견을 구한 뒤 지명하며 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유엔 산하기구의 대표직은 과거 몇몇 국가 외교관이나 퇴직 정치가들이 독점하다시피 했으나 근년들어 개도국들의 성장 및 각 지역 블록이 굳어지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관련국가 및 지역 이익을 대변해줄 자리란 고려 때문이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與 후보 정견발표회 개혁4 vs 실용4

    與 후보 정견발표회 개혁4 vs 실용4

    예비선거 통과의 기쁨도 하루뿐이었다.11일 국회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의장 및 상임중앙위원 후보자 정견발표회에서 8명의 후보들은 다시 득표를 위한 치열한 신경전에 몰입했다. 10일 예비경선에서 개혁파인 신기남·임종인 의원이 낙마함에 따라, 본선 진출 후보간 성향은 묘하게도 ‘개혁’ 대 ‘실용’이 4(문희상·한명숙·염동연·송영길)대 4(장영달·김두관·김원웅·유시민)의 팽팽한 수적 대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정견발표회에서 후보들은 ‘진검’(眞劍)을 감춘 채 ‘눈치작전’을 구사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가장 민감한 사안인 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해서는 실용 쪽으로 분류되는 문희상·한명숙 의원이 ‘적극 폐지’를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한명숙 후보는 “나는 국보법 폐지 의식이 남다르다. 엄청난 피해자였기 때문이다.”라면서 상반기내 법안처리 추진을 주장했다. 유시민 후보는 “우리 당이 강자여서 함부로 힘을 쓰면 역풍을 맞는 만큼 국민이 보기에 어쩔 수 없구나 싶을 때 직권상정을 통해 처리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대체입법을 추진했던 사람들이 당에 지도력을 행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특정후보에게 공세를 취했다. 반면 송영길 후보는 “국보법을 인권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 뒤 “북한과 윈윈해야 하는 시점에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서는 ‘윈윈’이 될 수 없는 만큼 국보법 폐지는 북핵문제 돌파 후 처리될 수 있다고 본다.”고 온건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자 장영달 후보는 “4월 임시국회에서 미룰 명분이 없는 만큼 처리됐으면 한다.”고 반박했다. 김원웅 후보도 “대체입법은 제2의 국보법”이라며 “그대로 놔두면서 싸우는 것이 낫다.”고 가세했다. 문희상 후보는 “개혁은 생존의 문제이고, 개혁입법 처리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전제한 뒤 “국보법 폐지에 찬성하고 대체입법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염동연 후보는 “국보법은 죽은 법으로, 책임있게 원내지도부가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두관 후보는 “국보법은 빨리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천·신·정 붕괴되나 한편 예비경선에서 신기남 전 의장이 탈락된 것과 관련 당내에서는 구(舊) 당권파의 핵심인 ‘천·신·정’그룹이 붕괴될 조짐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 그룹의 주축인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신 의원이 예비경선을 계기로 등을 돌렸다는 내용이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새 경제부총리 이용섭씨 급부상

    청와대는 새 경제부총리 후보에 이용섭(54) 현 국세청장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과 재경부장관을 지낸 강봉균 열린우리당 의원 등이 압축된 후보군에 포함된다.”면서 “하지만 이 국세청장도 유력후보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지난 2003년 국세청장에 임명되면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점 등이 강점으로 꼽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와 이헌재 경제부총리 낙마 과정에서 호된 홍역을 치른 청와대 측으로서는 이미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사실이 또 다른 시행착오를 줄일 안전판으로 보는 듯하다는 얘기다.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나, 노 대통령은 이날 투명사회협약 체결식에서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 적용대상을 국무위원으로까지 확대해 나가겠다.”며 입각 대상자들에 대한 입법부 차원의 검증을 강조했다. 이 청장은 전남 함평 출신으로 학다리고와 전남대를 졸업했으며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을 시작해 재경부 세제실장, 관세청장 등을 지냈다. 이 청장은 국세청장으로 지명된 이주성 후보자가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국세청장을 그만두게 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사설] 이헌재파동 청와대 뭐했나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부인의 투기의혹 논란을 극복하지 못하고 낙마했다. 청와대가 이 부총리에 대한 재신임 결정을 천명한 지 불과 닷새 만이다. 청와대로서는 2년 만에 회복 기미를 보이는 경제를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이 부총리의 경륜에 미련을 가져 일어난 일이겠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보인 청와대의 행태는 바람직하지 못했다. 이 부총리는 부동산 매각과정에 어떠한 불법이나 편법, 이면거래가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허위계약서 작성 의혹을 비롯,16억원짜리 전답을 매입한 트럭 운전기사와 농협의 매입자금 대출, 투기지역 지정 심의 4일 전 부동산 매각 완료 등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던 것이다. 이 부총리는 부동산 매각 이후 소유권 변동사항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으나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리는 올 초의 이기준 교육부총리 파동 때처럼 이번에도 청와대가 팔짱을 낀 채 해명을 이 부총리와 재경부에만 맡긴 것은 잘못이라고 본다.5·18 광주민주화운동의 반인권적 진압의혹이 제기됐던 유효일 국방차관에 대해 청와대가 진상을 조사해 공표한 것과 대조된다. 의혹의 당사자는 어떤 소명을 해도 ‘변명’으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여론재판의 특징이다. 이 부총리의 부동산 처리문제도 진상을 규명, 진퇴여부를 청와대가 판단했어야 옳았다. 이 부총리가 잘못이 없는데도 여론재판에 밀려 물러나게 했다면 청와대의 잘못이다. 재신임을 하지 말아야 할 상황인데 그리했어도 잘못이다. 청와대가 조사 후 판단을 했다면 부동산에 대한 분명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부총리의 퇴진으로 시장친화적인 정책 기조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고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인물이 후임 경제부총리가 돼야 한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인사검증 시스템 쇄신과 함께 일정액 이상 재산 변동은 공직자 본인이 소명토록 제도를 바꿔야 할 것이다.
  • [씨줄날줄] 피오리나/신연숙 수석논설위원

    세계 정상급 정보기술(IT)기업 휼렛패커드(HP)의 회장 겸 CEO로 5년여를 군림해오던 ‘여제(女帝)’ 칼리 피오리나가 마침내 사임했다. 예고됐던 수순이랄 수도 있으나 두둑한 배짱과 설득력으로 막판 반전에 성공해 온 그녀였기에 낙마 소식은 놀라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비즈니스의 세계는 냉정했다.1999년 피오리나가 HP 사상 최초의 외부영입 CEO로 등극하자 열렬한 환호를 보냈던 주식시장은, 이번에는 그녀의 사임을 호재로 HP 주가를 하루만에 6.9% 올려놓았다. 피오리나가 보여준 실적부진에 대한 질책과 경영진 교체에 대한 기대의 표현이다. 그만큼 피오리나가 추구했던 컴팩 인수 도박은 실패로 끝났다. 피오리나의 실패는 경쟁사 델과 IBM의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던 경영상의 과욕과 이사회와의 잦은 대립,HP 고유의 조직문화와의 충돌 때문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그녀가 사임 직전까지 보여줬던 눈부신 성공과 독특한 리더십은 업계는 물론 많은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제공해 온 것도 사실이다. AT&T 말단 영업사원에서 출발해 단숨에 AT&T에서 분사한 루슨트 테크놀로지 CEO에 오른 초고속 승진, 이때부터 6년간이나 포천지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기업인’ 1위자리를 지킨 저변에는 그녀의 강력한 추진력과 뛰어난 언변, 도전을 즐겨하는 승부정신이 있었다.HP 주주들과 5개월간의 기싸움을 벌인 끝에 컴팩 인수를 성사시킨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다. 여성이면서 인문학을 전공한 CEO라는 점도 피오리나의 리더십에 개성을 부여한다.‘혁신을 멈추면 바로 죽음’이라며 HP에 5000명의 감원바람을 주도한 그녀였지만 부드러운 감성으로 조직원의 능력발휘를 이끄는 인간경영 능력도 탁월했다. 스탠퍼드대에서 중세사를 공부하며 닦은 인문학적 소양은 설득력 높은 연설과 홍보의 밑거름이 됐다. 공화당원으로 정치에도 관심이 컸던 만큼 정계진출설도 나오고 있는 피오리나다. 평소 ‘힘들수록 기회다.’라고 외쳐왔던 그녀인 만큼 한번의 좌절이 그녀를 멈추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치든, 업계에서의 재기든, 피오리나의 또 다른 도전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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