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낙뢰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98
  • 태풍 ‘무이파’ 휩쓴 서·남해안… 인명·재산 피해 속출

    태풍 ‘무이파’ 휩쓴 서·남해안… 인명·재산 피해 속출

    서해상으로 북상하던 제9호 태풍 무이파가 8일 밤 늦게 세력이 약해진 채 한반도를 벗어났다. 하지만 한반도는 태풍의 영향 탓에 9일에도 전국적으로 흐린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8일 “태풍은 계속 북진해 요동반도 부근에 상륙한 뒤 북북동진해 9일 오후부터 밤 사이에 태풍의 성질을 잃고 온대성 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러나 태풍은 예상보다는 약했지만 전국적으로 인명 피해와 함께 크고 작은 생채기를 남겼다. 특히 수도권에 비해 광주·전남과 부산, 충북 지역의 피해가 컸다. 8일 새벽까지만 해도 중심기압 975헥토파스칼에 최대 풍속 34m를 유지하던 태풍은 약화돼 이날 오후 4시쯤 중소형 태풍으로 바뀌었다. 태풍이 서해상에 진입하면서 항공기와 여객선의 결항이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전남도에 따르면 태풍으로 부산, 전남 등지서 5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전남 여수·광양·해남·신안 등에서는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광양 백운산 일대에서는 피서객 19명이 고립됐다가 2시간 만에 구조됐다. 양식장과 과수원도 초토화됐다.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로 완도, 진도, 신안, 장흥 등 서남해안 양식장이 치명상을 입었다. 순천과 보성에서는 논밭 341㏊가 침수됐으며 13㏊ 규모 논에서 키우던 조생종 벼가 쓰러졌다. 전남 곳곳에서 비닐하우스 382개 동 18만여㎡가 파손됐으며 무안에서는 2000㎡에 달하는 인삼 재배시설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시설물 파손과 침수, 정전도 잇따랐다. 지난해 태풍 곤파스와 지난 6월 태풍 메아리로 유실됐던 국토 최서남단 신안군 가거도 방파제는 64t짜리 테트라포드 2000여개가 유실됐다. 이 방파제는 밀물 때에 맞춰 불어닥친 초속 40m 이상 강풍에 480m 가운데 200여m가 파손 또는 유실돼 200억원 이상의 피해가 났다. 낙뢰로 인해 현대자동차 울산 1, 4공장의 생산라인이 10여분간 멈춰서는 등 정전 사고도 잇따랐으며 광주·전남서만 15만여 가구에서 일시적인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 전남 최종필·서울 김동현기자 choijp@seoul.co.kr
  • 국민안전·안보 OFF?

    종합병원, 군부대 등 어떤 상황에서도 전력 공급이 끊겨서는 안 될 중요 시설들이 비상시 전력 차단 대상에 포함돼 국민 안전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1~12월 한국전력공사(한전)를 대상으로 전력 공급 시설 확충 및 운영 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일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종합병원, 군부대, 통신, 언론기관 등 중요 시설들에 연결된 400여개 배전선로가 비상시 차단 대상으로 지정돼 있었다. 한전은 폭염이나 이상한파 등으로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비상상황에 대비해 배전선로를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비상시 수급 조절 운영계획’을 매년 내부규정으로 만들어놓고 있다. 현행 ‘전력시장 운영규칙’에는 예비전력이 1000㎿ 미만으로 떨어지는 경우 등이 전력을 차단하는 비상상황으로 규정돼 있다. 한전은 지난해 군부대와 종합병원에 연결된 52개 선로를 우선순위에 따라 수동으로 배전선로를 일시 차단하는 대상으로 지정했다. 또 주파수가 일정치보다 낮을 때 작동해 전력을 차단하는 장치인 ‘저주파수 계전기’를 통해 자동으로 배전선로를 차단하는 대상에도 군부대와 통신시설, 경찰서, 종합병원 등이 연결된 332개 선로를 포함시켰다. 감사원은 “전력 수급 비상상황 등이 발생해 전력을 차단할 경우 중요 기관을 운영할 수 없게 돼 국가 안보나 국민 안전에 위협이 될 우려가 있다.”며 한전 측에 전력 차단 시스템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송·변전 설비 계획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일부 154㎸, 765㎸ 송전선로의 전선 2개가 동시에 고장 날 경우에 대한 대책이 미비해 사고 발생 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낙뢰에 대비한 절연 설계도 미비했다. 최근 10년간 765㎸ 송전선로에 대한 연간 뇌우(雨) 일수가 평균 45일이고 2007년에는 최대 144일이나 됐는데도 한전은 1994년 변전소 근무자들이 시·청각으로 관측해 산정한 20일을 토대로 절연설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 관계자는 “미비한 절연설계로 연간 낙뢰 사고율이 한전 목표치인 100㎞당 0.35회보다 2.3배나 높은 0.83회를 기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산사태 주의 발송” vs “공문 못받아”… 작동않는 방재 매뉴얼

    “산사태 주의 발송” vs “공문 못받아”… 작동않는 방재 매뉴얼

    “물에 떠내려갈 수 있는 물건은 안전한 장소로 옮깁니다.”, “건물의 출입문이나 창문은 닫아 둡시다.”, “물에 잠긴 도로로 지나가지 맙시다.”(국가재난정보센터의 ‘호우 국민행동요령 매뉴얼’) 폭우에 대비한 당국의 매뉴얼 가운데 긴박한 현실과는 동떨어진 항목이다. 게다가 산사태에 대한 매뉴얼은 없었다. 물론 호우를 포함해 태풍, 지진, 해일, 폭염, 대설, 낙뢰 매뉴얼은 있다. 문제는 매뉴얼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집중호우 탓에 산사태가 발생, 인명피해가 난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청의 공무원들은 수해지역에 나와 보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폭우가 내릴 당시 공무원들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배동 우면산 주변의 주민들에게 산사태 주의보조차 내리지 못했다. 우면산 산사태로 주민 18명이 목숨을 잃었다. 재난 대응에 있어서 구청 측의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난 것이다. 소방방재청 산하 국가재난정보센터의 한 관계자는 29일 “산사태에 대비한 매뉴얼은 없다.”면서 “산림청에서 담당을 하니 그쪽에 문의하라.”고 책임 기관을 따졌다. 확인 결과 산림청에는 2006년 처음 보급된 ‘산사태위험지 관리시스템 매뉴얼’이 존재했다. 그러나 해당 매뉴얼에 명시된 행정기관과 주민행동요령 등 3~5가지 항목이 고작이다. 예컨대 ‘산사태 주의보 주민에게 전파, 이에 따른 주민 대피 및 기상정보 청취’ 식이다. 더욱이 대상 주민도 임업인에 한정돼 있었다. 특히 산림청은 기상청으로부터 받는 기상정보를 통해 시간당 강우량, 일 강우량, 연속 강우량 등 3가지 조건을 충족할 경우 자동으로 산사태 주의보나 경보를 발령한다. 연속적으로 100~200㎜의 비가 오면 주의보, 200㎜ 이상이면 경보를 내린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사태 위험지역에 있는 각 시·군·구 담당자에게 문자 메시지로 통보된다.”면서 “이날도 (서초구청 측에)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은 시장이나 군수 등 단체장이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초구청 측은 “그런 문자를 받은 적도, 공문을 받은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폭우 때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휴대전화 배터리가 나가서 문자함을 열어보지 않았다.”고 변명했다. 폭우 당일 산사태가 우려되는 만큼 대피하라는 주의보도, 안내도 없었다. 산림청의 말대로라면 서초구청은 산사태 예보를 묵살한 것이다. 서초구청 측의 안일한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산사태로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을 때 구청 공무원들은 현장이 아닌 청사 안에서 상황 파악에 급급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폭우가 내린 27일 아침 비가 많이 와 도로가 다 막혀 피해 상황은 전화로만 확인했고, 현장에 나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역의 예비군 동대도 재난 상황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강남구의 한 예비군 동대장은 수해가 난 지 이틀 만인 29일 오전에서야 재해 현장을 처음 찾았다. 그는 “우리는 민간병이 아니고 행정병이기 때문”이라면서 “재해가 나면 재난종합상황실에서 해당 동에 조치를 내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결국 재난대비 행동요령에 대한 매뉴얼이 없거나 부실한 데다 공무원들의 미온적인 상황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방배동 주민 전모(44)씨는 “미리 대피령이라도 들었으면 사망자가 이 정도로 나오진 않았을 것”이라고 흥분했다. 산사태로 8명이 숨진 남태령 전원마을 주민 20여명은 이날 오전 서초구청을 항의방문했다. 이영준·김진아기자 apple@seoul.co.kr
  • 강남 통신두절·물류 배송지연·건설공정 중단…

    강남 통신두절·물류 배송지연·건설공정 중단…

    서울과 경기 북부지역에 5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통신업계의 경우 ‘물폭탄’ 피해가 집중된 서울 강남·서초 지역에서 통신이 두절됐고, 물류업계도 배송 지연 사태가 속출하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8일 방송통신위원회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 사거리와 대치동, 신림동 인근의 침수로 인해 이동통신 3사의 기지국과 중계기들이 작동을 멈추면서 서울과 경기 지역 곳곳에서 인터넷이 끊기고 위성방송이 제대로 수신되지 않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강남역 사거리 인근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가입자의 휴대전화 불통 사태가 빚어졌다. 한국전력이 강남 지역에 침수 사태가 발생하자 감전 사고를 우려해 전력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통신 불통 상황은 해소됐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통신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침수와 낙뢰, 정전 등으로 소형 중계기들이 피해를 봐 일부 지역에서 통화가 안 되는 현상도 이어졌다. 물류업계는 배송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 GLS·한진 등 택배업체들은 도로가 통제된 지역의 배송이 1~2일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가 광범위하다 보니 우회도로를 찾기도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유통업계 역시 피해가 속출했다. 보광훼미리마트 등 한강시민공원 내 점포 대부분이 침수됐으며, 한강변 주변의 편의점 대부분은 불어나는 물을 피해 매장을 이동하고 영업을 중단했다. 이마트의 경우 서울 이수점과 경기 용인 동백점 등이 침수돼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건설업계도 모든 공정을 미루고 침수와 붕괴, 감전사고 등을 막기 위해 현장점검에 들어갔다. 현장마다 비상대응팀을 꾸려 본사와 긴밀한 연락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행히 지방 강수량이 적어 아직 피해가 크지 않지만 집중호우가 전국을 오르내리며 발생하고 있는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대기업들은 이번 폭우 피해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다. 사업장들이 대부분 충청 이남 지역에 있는 데다, 집중호우나 산사태에 대비가 잘돼 있는 편이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 도심에 본사가 있는 경우 직원들의 출·퇴근을 배려해 한두 시간 늦게 출근하고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가 나서 ‘재해중소기업 지원대책단’을 꾸려 운영에 들어갔다. 아직까지 특별한 피해 사례는 접수되지 않았지만, 도심지역 소상공인 일부가 침수 피해를 봤을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예상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기후가 이제 열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바뀐 만큼 산업계 전체가 (폭우 등) 기후 리스크를 감안한 새로운 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시간당 70㎜ ‘물폭탄’… 낙뢰 맞고 터널붕괴…

    시간당 70㎜ ‘물폭탄’… 낙뢰 맞고 터널붕괴…

    26일 오후부터 서울 지역에 벼락과 함께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져 1명이 숨지고 실종신고가 잇따랐다. 또 곳곳에서 침수피해도 발생했다. 비는 28일까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대 300㎜가 내릴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비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오후 7시쯤 서울 관악구 남현동 강남순환도로 6-2공구(남현동~남태령구간) 터널공사장에서 다이너마이트가 폭발, 터널 일부가 붕괴되는 바람에 현장에서 일하던 화학주임 서관열(50)씨가 잔해에 깔려 숨졌다. 관악소방서 측은 “공사 도중 낙뢰가 떨어지면서 충격이 다이너마이트에 가해져 폭발, 터널 일부가 무너져 내린 것 같다.”고 밝혔다. 서씨는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한 소방서 측에 의해 매몰된 지 2시간여 만에 구조됐으나 병원으로 이송 도중 사망했다. 서씨는 터널 안 89m 지점에 설치된 228.75㎏의 화약과 폭파 연결선을 확인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나오던 중 갑작스러운 폭발에 변을 당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폭발로 덤프트럭 수십대 분량의 흙이 무너져 내렸다는 것이다. 경찰은 “낙뢰로 인한 화약 발화에 무게를 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공사를 맡은 롯데건설을 상대로 폭발물 관리에 문제가 없었는지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에는 이날 오후 시간당 70㎜에 가까운 비가 내리면서 시내 6곳의 도로가 물에 잠겨 교통이 통제되면서 퇴근길에 큰 교통혼란이 빚어졌다. 한때 300여건의 침수피해가 접수됐다. 을지로입구에서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으로 향하는 도로 4차선 구간이 오후 6시 50분쯤부터 7시까지 차량 통행을 차단했다. 소방서에는 오후 5시 노원구 월계동 장월교에서 시민 1명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 갔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서대문구 홍은동 백련사 인근에서 1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27일 오전에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오후부터 다시 시간당 60㎜의 강한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 측은 “26일에는 퇴근시간대 시간당 30~70㎜의 게릴라성 호우가 쏟아져 피해가 더 컸다.”면서 “28일까지도 게릴라성 호우의 가능성이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동현·김소라기자 moses@seoul.co.kr
  • 中당국 추락 기관차 왜 묻었나

    중국 고속철도 추돌 사고의 원인 조사가 본격화됐다. 중국 철도부는 25일 “사고 직후 확보한 블랙박스를 분석해 조사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즉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1차조사 결과로는 벼락에 의한 앞 열차의 시스템 이상으로 뒤 열차에 정지 신호를 보내지 못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는 점에서 블랙박스 분석 결과가 주목된다. 철도부와는 별도로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전문 조사팀도 꾸려졌다. 사고 발생 직후 현장에서는 철도 당국이 추락한 기관차 부분을 땅에 파묻는 장면이 목격됐다. 구조작업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기관차 부분을 파묻은 것은 결국 사건을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철도 당국은 “장대비 때문에 현장이 진흙탕으로 변해 중장비가 들어갈 수 없었다.”면서 “구조 및 사고 처리를 쉽게 하기 위한 것이었지 절대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철도부 왕융핑(王勇平) 대변인은 “모든 게 다 밝혀지는 세상에 은폐는 불가능하다.”고 강변했지만, 사고 원인 규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기관차를 땅에 묻은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철도 당국은 이날 오전 기관차 부분을 땅속에서 파낸 것으로 알려졌다. 뒤에서 따라오던 D301 열차가 ‘안전 거리’를 확보하지 못한 까닭도 풀어야 한다. 7~8㎞ 간격으로 설치돼 있는 신호대가 자동적으로 열차들에게 안전거리 구간에 다른 열차가 없다는 신호를 줘야 통과할 수 있는데 왜 두 대의 열차가 동시에 안전거리 구간에 있는 상황이 발생했는지 의문이다. 매개 장치가 먹통이 됐다는 얘기인데 이는 열차들끼리의 통신 이상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1차조사 결과와는 부합하지 않는다. 중국 언론들은 이미 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 등에서 낙뢰로 인한 정차 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한 바 있어 낙뢰 방지 장치에 대한 점검 요구가 많았던 상황에서 D3115 열차가 벼락을 맞은 이유, 운행시간표에는 D301 열차가 D3115 열차에 앞서 운행돼야 하는데 뒤로 처진 이유 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상자 규모와 관련, 전날 밤까지는 43명 사망, 211명 부상으로 알려졌지만 철도부는 이날 36명 사망, 192명 부상이라고 밝혔고, 관영 신화통신은 원저우(溫州)시 당국의 자료를 인용해 38명이 사망하고 192명이 다쳤다고 보도하는 등 혼선이 일고 있다. 외국인 사망자 2명은 모두 미국 국적으로 확인됐다. 한편 철도부는 전날 해임한 상하이 철도국 룽징(龍京) 국장 후임에 2008년 산둥성에서 발생한 열차 사고로 문책당한 전력이 있는 안루성(安路生) 생산관리부장을 임명할 것으로 알려져 네티즌들이 “회전문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놀란 KTX… 36개 추가대책 내놨지만

    중국 고속열차 사고로 국내 고속철 안전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우리나라는 철도 차량에 피뢰기를 설치했고, 철도 시설에 낙뢰 등 이상 전압이 유입되면 접지선을 통해 땅으로 흘러가도록 돼 있기 때문에 낙뢰에 안전하다.”면서도 고장 예방을 위한 추가대책을 내놨다. 지난 4월 대책 이후 나온 후속안이지만 이번에도 중·장기 대책만 수두룩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태다. 국토해양부는 24일 ‘KTX 안전강화를 위한 추가 개선대책’을 공개했다. 코레일의 기술인력 확대와 안전조직 독립화, 주요 부품에 대한 교체 주기 단축 등이 담겼으며, 36개의 추진 과제가 핵심이다. 우선 KTX 차량의 고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비 현장에 품질관리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문제를 일으킨 부품을 조기에 전량 교체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고속열차 전차량에 대한 일제 점검을 하고, 정비 부실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외주용역 업체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이번 처방으로 KTX의 안전을 위한 추진과제는 모두 82개로 늘어났다. 코레일이 처방전에 따라 치료약을 제대로 복용하느냐가 관건이지만 안팎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만만찮다. 아울러 KTX의 잦은 고장으로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해결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국민 정서 악화는 뻔하다. 실제로 KTX1은 냉각 송풍기 등 고장이 우려되는 부품 6종을 오는 9월까지 전량 교체할 예정이나 최근 황악터널 정차의 문제가 된 부품 등 5종은 내년 6월이나 교체가 완료될 전망이다. 대책 가운데는 한파 기준 강화와 구조물 보강 등 최근 사고와 괴리된 것도 많다. 예컨대 정비인력의 수급불균형을 바로잡는다면서 코레일 노조가 요구한 인력 충원이 아닌 재배치에 초점을 맞춘 사례가 대표적이다. 박승기·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번개 6번 맞고도 살아난 ‘인간 피뢰침’ 화제

    번개 6번 맞고도 살아난 ‘인간 피뢰침’ 화제

    남들은 살면서 한 번도 맞기 어려운 번개를 무려 여섯 차례나 맞고도 살아난 남성이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N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케네카에 사는 한 남성은 지난 28일 여섯 번째 벼락을 맞고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행운의 주인공은 멜빈 로버츠라는 이름의 58세 남성. 그는 이번 낙뢰 사고까지 합쳐서 총 여섯 차례의 벼락을 맞았으며 그때마다 가까스로 살아났다. 이에 그는 ‘인간 피뢰침’이라는 별명까지 갖게 됐다고. 로버츠는 폭풍우가 몰아치던 이날, 뒷마당에 놓여 있던 잔디깍이기계 위에 레인커버를 씌우려고 집 밖으로 나왔다가 봉변을 당하고 말았다. 다행히 이웃집 사람들이 잔디 위에 쓰러져 있던 그를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버츠는 이번 사고로 발과 다리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심한 화상을 입었다. 하지만 이 같은 상처는 지난 2007년 다섯번째 벼락을 맞아 1년 이상 휠체어 신세를 질 때보다는 가벼운 상처였다. 로버츠는 다섯 번째 사고 당시 닭장에 비가 새지 않도록 장막을 치다가 벼락에 맞았다. 그는 “겨우 일어났을 때 난 화상으로 피투성이 상태였고 혼란스러웠다. 또한 발 밑에는 닭들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었다. 로버츠는 그 사고로 중장비 기사로 일하던 직장을 그만두게 됐다. 그는 “난 다섯 번이나 결혼했고 다섯 번이나 번개에 맞았다.”면서 “(아내가) 이번이 ‘여섯 번째’라고 말했지만 난 아내를 결코 떠나지 않을거다.”고 말했다. 사진=NBC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외국선 수명 60년” vs “안전설계 잘못”

    “외국선 수명 60년” vs “안전설계 잘못”

    한국수력원자력이 20일 고리 원전 1호기의 전면 재점검 의사를 밝히면서 원전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고리원전 1호기는 지난 12일 전원을 공급하는 차단기의 결함으로 가동이 중단된 뒤 9일째 재가동을 놓고 이견을 빚어 왔다. 이날 경기 과천의 지식경제부를 방문한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국민 의혹을 풀기 위한 차원에서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일각의 폐쇄 주장에 대해선 “고리 1호기가 설계를 벤치마킹한 미국 위스콘신주의 키와니 원전은 설계수명이 40년으로 현재 60년까지 계속운전 승인을 받고 운영 중”이라고 일축했다. 키와니 원전(55만 6000㎾급)은 1974년 상업 운전을 시작해 38년째 가동되고 있다. 고리 1호기(58만 7000㎾급)도 1978년 상업 운전을 개시해 2008년 30년의 수명을 다했으나 이 같은 논리를 앞세워 재가동 승인을 받았다. 반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 1호기의 경우 1971년 상업 운전을 시작했고 두 번째 수명 연장을 한 뒤 한달 만에 지진으로 사고가 났다. 애초 한수원은 차단기를 교체한 뒤 지난 15일 재가동을 예정했다. 차단기 고장은 경미한 사안으로 규정상 정부 보고도 필요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입장이 바뀐 데는 정치권과 시민단체, 지역여론 등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직 점검 주체와 방식, 범위, 기간 등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했는데 점검을 의뢰받은 교육과학기술부 측은 21일 이후 이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수원 측이 정밀안전 진단에 외부 전문가나 민간단체의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으나 교과부의 태도는 명확지 않다. 이런 가운데 고리 1호기를 둘러싼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김 사장은 원자로의 압력용기에 균열이 올 수 있다는 ‘조사취화현상’과 낙뢰 등에 따른 비상 정지 사례, 비상 매뉴얼 부재 등에 대해서도 일일이 오해라고 해명했다. 대신 고리 1호기 정지가 현대중공업이 납품해 2007년 교체한 차단기 탓이라는 입장은 재확인했다. 차단기 스프링의 장력에 문제가 생겨 현대중공업이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고리 1호기의 안전시설이 설계부터 잘못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부원전 안전점검단 등에 따르면 고리 원전에 설치된 수소제어기(PAR)와 비상발전기 등 안전시설이 규격에 맞지 않거나 1층에 설치돼 강력한 지진 등 돌발사태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원자로 증기발생기의 튜브가 두께 2㎜로 얇아 대형 지진 시 방사성물질이 냉각수기 밖으로 유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수원 측은 “비상 발전기는 진동이 심해 모든 원전의 1층에 자리한다.”고 설명했다. 또 “고리 1호기의 PAR은 중대사고 대응 능력을 증진시키려고 지난해 캐나다 회사로부터 공급받아 설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증기발생기 튜브에 대해선 “특수강으로 제작됐고, 이 제품(인코넬 698)이 세계 주요 원전에서 쓰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지난 19일 3호기를 정비하던 한전 케이피에스(KPS) 직원 3명이 고압 전류에 감전돼 3, 4호기 전원이 차단된 사고는 ‘인재’에 따른 국내 원전사고의 가능성을 한 단계 높여 놨다. 한수원 측에 따르면 KPS가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울진에 있던 직원 2명을 이번 작업에 투입하면서 작업자 실수로 사고가 빚어졌다. 한 원자력 전문가는 “고리 원전에서만 하청업체 직원의 실수로 이와 비슷한 사고가 두 차례 더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작업자의 실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진 사례는 미국 스리마일섬 사고(1979년)와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사고(1986년)가 대표적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불안한 재가동…고리원전 1호기 안전한가

    불안한 재가동…고리원전 1호기 안전한가

    재가동 초읽기에 들어간 고리원전 1호기의 안전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정밀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정부가 재가동 준비에 착수하자 정치권과 관련 시민단체들이 모두 우려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15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에서 진행된 국회 지식경제위 현장방문에서 잘 드러났다.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고리1호기는 2007년 수명연장평가에서 채점기준을 바꾸면서까지 재가동이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실에 따르면 고리1호기는 2007년 평가에서 최대 흡수에너지, 압력·온도 한계곡선, 가압열 충격 등 세 가지 부문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평가방법이 바뀌었고 ‘적합’ 판단이 나왔다는 것이다. 유리처럼 충격에 약한 용접제의 사용으로 강철로 제작된 원자로 용기가 최대 흡수에너지 허용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빚어진 문제라는 지적이다. 또 ‘2007년 이후 고리1호기에 단 한번의 고장도 없었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낙뢰에 따른 두 차례 고장이 있었다는 주장도 내놨다. 김영환(민주당) 국회 지식경제위원장도 “정부가 고리 원전에 대한 안전점검 평가보고서를 만들고도 공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5500여쪽에 달하는 보고서는 주기적 안전성 평가, 주요 기기 수명평가, 방사선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구성됐다.”면서 “‘원전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1992년 사고가 났던 차단기 자리에서 또 문제가 발생한 만큼 다른 가능성도 검토해 봐야 한다.”면서 “안전대책을 더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핵심 설비 중 원자로 압력용기의 헤드(대형 쇳덩어리)가 아직 교체되지 않은 것도 논란거리다. 헤드는 1977년 고리1호기 설계 당시 수명을 30년으로 잡아 이미 교체 시기를 넘긴 상태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이 제작을 시작, 2013년쯤 교체 예정으로 비용은 500억원가량 소요된다. 반면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1977년 설계 당시 안전성보다 경제적 논리에 따라 헤드의 수명을 30년으로 어림했다.”면서 “핵연료를 담는 용기의 헤드는 최소 40년 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5500여쪽의 보고서에 대해선 “문건의 20%가량이 도면으로 이뤄졌고, 지적재산권과도 연루돼 섣불리 공개할 수 없다.”며 “환경단체 등이 원하면 제한된 장소에서 열람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재기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조사 결과가 조만간 나오지 않겠느냐.”면서 “차단기 단락사고만 놓고 보면 원전에선 가끔 있는 일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日건설사 “바다 위에 친환경 인공섬 띄운다”

    日건설사 “바다 위에 친환경 인공섬 띄운다”

    실현 가능성은 적지만 미래의 사람들은 바다 한 가운데 뜬 인공섬에서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12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 메일은 “일본의 한 건설회사가 최근 현지 대학회의에서 오는 2025년을 목표로 태평양 바다 한 가운데 인공섬을 띄우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일본 건설사 시미즈(Shimizu)는 친환경 녹색 기술을 이용해 탄소중립 도시를 만드는 꿈을 갖고 디자인을 완성했다. ‘그린 플롯’(Green Float)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바다 위에 벌집처럼 각각의 셀을 연결한 인공섬으로 1만~5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각각의 개별적인 셀은 태평양 적도 근처 해상을 자유롭게 움직이지만 셀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함께 움직인다. 또 커다란 셀의 중심부에는 높이 1km에 해당되는 ‘하늘 도시’가 디자인됐다. 약 7000t의 무게를 가진 이 건축물은 해수의 마그네슘에서 추출한 금속을 이용해 초경량 합금으로 만든 것이다. 아울러 중앙 타워 주변에는 가축이나 다른 농업으로 음식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초원이나 숲이 조성된다. 특히 각각의 셀은 친황경 녹색 기술을 이용해 에너지 소비를 통해 나오는 폐기물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린 플롯’을 설계한 개발자들은 “이 계획은 미래의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설계됐다.”며 “인공섬에서 살게되면 최대 40%까지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 인공섬은 기후가 가장 안정적인 적도 인근에 위치될 계획이다. 또한 해일이나 낙뢰 같은 극단적인 날씨로 부터 수상도시를 지키기 위해 여러 기술들이 사용된다. 설계자들은 “해일이 연안에서 마주치는 것보다 오픈된 바다가 훨씬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미즈가 제시한 이 엉뚱한 아이디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회사는 달 표면에 태양광 발전 벨트를 설치해 에너지를 지구로 전송하는 방법을 제안한 바 있다. 사진=데일리 메일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8) 전북 익산 망성 신작리 곰솔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8) 전북 익산 망성 신작리 곰솔나무

    쌀쌀한 아침 바람 잦아들고 태양의 온기가 서서히 대지에 스밀 즈음, 마을 뒷동산으로 아낙네 서넛이 쉬엄쉬엄 올라온다. 공공근로라는 이름으로 마을 주변 정비에 나선 중년의 마을 여자들이다. “옛날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부러 올라와서 청소도 하고, 웃자란 풀도 뽑으면서 흥이 났는데, 지금은 영 맛이 나질 않아요!” 넉살 좋아 보이는 한 여자가 그들보다 먼저 동산에 찾아와 서성대던 나그네에게 인사치레로 먼저 이야기를 건넨다. ‘맛이 떨어진’ 건 동산 한가운데 서있는 훌륭한 한 그루의 큰 나무가 새까맣게 말라 죽었기 때문이다. 전북 익산시 망성면 신작리. 천연기념물 제188호로 보호하던 곰솔이 이처럼 처참한 운명으로 생명의 끈을 완전히 놓은 것은 이태 전인 2008년 겨울이다. 2007년 여름에 벼락을 맞고 시름시름하다가 마침내 푸른 솔잎을 모두 떨어뜨리고 죽음의 늪에 들었다. 소나무 종류의 나무가 그렇다. 느티나무나 은행나무는 벼락을 맞아 굵은 줄기가 부러져도 곧바로 죽지 않는다. 온전한 수형을 잃어 흉측한 몰골을 한 채로 모질게 삶을 이어간다. 그러나 소나무 종류는 줄기가 부러지기는커녕 나뭇가지 끝에라도 벼락을 맞으면 나무 전체에 고압 전류가 퍼져 창졸간에 생명을 잃고 만다. 아쉬운 것은 이 나무가 벼락을 맞은 때가 낙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피뢰침 공사를 한창 진행하던 중이었다는 점이다. 당시 문화재청의 문화재위원이었던 이은복 한서대 교수(생명과학과)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돌아본다.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던 충남 서천 신송리 곰솔도 벼락을 맞고 고사한 뒤여서, 신작리 곰솔만큼은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애썼지요. 나무 치료에 관한 한 최고라 할 만한 전문가들을 총동원했어요. 하지만 어쩔 수가 없더군요.” 400살이 좀 넘은 신작리 곰솔은 키가 10.2m 이고, 가슴높이에서 잰 줄기둘레는 3.45m 인 큰 나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의 몸피보다 훨씬 커 보인다. 주변에 자신의 위용을 가릴 만한 어떤 장애물도 없는 동산 한가운데 우뚝 서서 푸른 하늘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그의 늘 푸른 기개에는 거칠 것이 없다. 신작리 곰솔은 우리나라에 살아있는 모든 곰솔과 비교할 때, 규모에서도 따를 나무가 없다. 그러나 그를 훌륭한 나무로 여기는 건, 규모 때문만이 아니다. 4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조심조심 다듬어온 그의 매무시를 따를 다른 나무가 없다는 게 더 큰 이유다. 나무를 찾아 방방곡곡을 헤매 다닌 지난 십여 년 동안 이 나무만큼 아름다운 곰솔은 만난 적이 없다. 낮은 자세로 하늘을 향해 경배하듯 서있는 신작리 곰솔의 장엄미는 단연 우리나라 최고의 곰솔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해풍 타고 자라는 검은 피부의 소나무 곰솔 가운데 신작리 곰솔에 견줄 아름다움을 지닌 나무가 있다면, 고작해야 천연기념물 제353호로 지정됐던 서천 신송리 곰솔을 들 수 있겠다. 그러나 그 나무도 신작리 곰솔처럼 2002년에 벼락을 맞아 고사했다. 벼락에 약한 이 땅의 곰솔들이 그렇게 차례차례 무너져 내린 것이다. 소나무의 한 종류인 곰솔은 바닷가에서 자라는 나무로 한자로는 해송(海松)이라고도 쓴다. 육지에서 자라는 소나무를 육송(陸松)이라고 하는 것에 견준 한자 이름이다. 또 육송의 줄기 껍질이 붉은 빛을 띠어서 적송(赤松)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해송은 검은 빛을 띠고 있어서 흑송(黑松)이라 부르기도 한다. 흑송을 순우리말로 처음에는 ‘검은 솔’이라고 불렀는데, 부르기 쉽게 혹은 들리는 대로 적다가 ‘곰솔’이라는 예쁜 이름을 갖게 됐다. ●삶과 죽음 초월한 인간과 자연의 교감 자람은 느리지만, 생명력은 강인한 곰솔은 일단 뿌리만 내리면 그 자리에서 오래도록 잘 살아남는다. 소금기 짙은 해풍을 쐬며 자라는 나무이지만, 육지에서 자라지 못하는 건 아니다. 자생하지 않을 뿐이다. 육지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나무이니, 해송이라는 한자이름보다는 곰솔이라는 우리 이름이 더 비숫하게 알맞지 싶다. 특별한 나무를 심고자 하는 기념식수에 특히 곰솔이 많이 쓰이고, 그런 나무들은 사람들의 극진한 보호 덕에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라게 마련이다. 신작리 곰솔도 그렇게 사람들의 보호 속에서 오래도록 잘 자란 나무다. 특히 나무가 자리잡고 살아온 망성면 신작리는 젓갈축제로 유명한 충남 논산 강경읍과 경계지역이다. 충청과 전라도민 모두가 자랑스러워 할만한 나무이다 보니, 두 지역의 화합 상징물로 여겨지기도 했다. 오랫동안 이 나무 앞에 충청과 전라의 도민이 모여 축제를 벌인 것도 그래서였다. 몇 해 전만 해도 익산시를 지날 때마다 기쁜 마음으로 설렐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곰솔이라고 호들갑을 떨어도 선뜻 나서서 말릴 사람이 많지 않을 신작리 곰솔이 있어서였다. 심지어 신작리 곰솔을 직접 만나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 해도 익산시를 지나는 설렘은 재울 수 없었다. 그만큼 훌륭한 나무가 지켜주는 고장을 지난다는 자체만으로도 뿌듯했다. 그러나 이제 그 설렘은 나무를 향한 그리움으로 묻어둘 수밖에 없게 됐다. 무릇 모든 살아있는 생명은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길고 짧음의 차이야 있겠지만, 삶은 죽음을 향한 조심스러운 행군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의 짧은 수명에는 비할 수 없이 긴 세월을 사는 나무이지만, 그도 생명체인 이상 죽음을 뛰어넘지 못했다. 신작리 곰솔도 그렇게 자기에게 주어진 명을 다했다. “시커멓게 죽었지만, 죽어서도 참 멋있어요. 그렇죠?” 쪼그리고 앉아 웃자란 풀을 뽑던 아낙이 허리를 펴며 나그네에게 아무렇게나 한마디 던지며 씨익 미소짓는다. 삶과 죽음을 넘어 사람과 나무가 이루는 교감의 표현이 바로 이것이지 싶다. 아낙의 미소에는 금세 죽은 곰솔을 되살릴 만큼의 온기가 담겨있었다. 죽어서도 아름다운 신작리 곰솔의 환한 미소가 천둥처럼, 번개처럼 빈 하늘에 우르르 쏟아져내리는 순간이었다. 글 사진 익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길 전북 익산시 망성면 신작리 518. 천안~논산 간 민자고속국도를 이용하면 익산 신작리 곰솔은 금세 찾아갈 수 있다. 연무나들목으로 나가서 지방도로 69호선의 강경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3.3㎞ 가면 산양리에 이른다. 논길 끝의 자동차 정비소를 지나 좌회전하면 한국폴리텍바이오대학 쪽으로 여강로 삼거리가 나온다. 좌회전하여 700m 쯤 가면 길은 둘로 나뉘고, 길 모퉁이에 주유소가 나온다. 왼쪽 길 100m 쯤 앞 언덕 위에 나무가 있다.
  • [수도권 물폭탄이 남긴 것] 피해 현황

    지난 21일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폭우로 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1만 4000여가구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서울시 8199가구, 인천시 3024가구, 경기 2777가구, 강원도 18가구 등 모두 1만 4018가구가 침수 피해를 봤다고 23일 밝혔다. 이재민은 4655가구 1만 1919명이 발생했다. 또 폭우에 동반된 낙뢰로 2706가구가 정전됐다. 인명피해로는 강원 영월군 옥동천에서 낚시객 1명이 사망, 1명이 실종됐고 서울 용산2가동 아파트 담장 붕괴로 1명이 부상했다. 중대본은 수도권과 강원도 등 피해지역에 펌프차 등 소방장비 4000대와 소방인력 9270명, 지자체 공무원 1만 3000명을 투입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 2만 200여명도 피해지역 복구작업에 투입됐다. 국방부는 본부 및 피해지역 사단이 1단계 비상근무를 서면서 1400여명의 장병이 주민지원 활동에 나섰다. 23일 오전 현재 전체 주택·상가 배수작업은 완료된 상태다. 정전된 가구 중에선 양천구 118가구를 비롯해 2706가구의 복구가 끝났다.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는 침수피해 가정마다 현황 조사를 벌인 뒤 100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서울이 56억원, 인천 20억원, 경기 12억원 등 88억원이다. 금액은 피해상황에 따라 증액될 수 있다. 중소기업청도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복구자금 250억원을 긴급지원한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앞으로 수해지역에서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 발생을 막기 위해 방역, 쓰레기 처리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서울 물폭탄’ 청계천 인근 물 넘쳐…건너가다 휘청

    ‘서울 물폭탄’ 청계천 인근 물 넘쳐…건너가다 휘청

    귀성객들이 상당수 빠져나간 21일 오후 서울이 기습폭우로 인한 ‘물폭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날 서울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최고 100㎜에 달하는 기습폭우가 쏟아지면서 일부 도로가 통제되고 주택이 침수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포토] 서울 기습폭우로 ‘물난리’  ●청계광장 일대 도로 물에 잠겨…도로 곳곳 통제  이날 기습 호우로 도로 17곳에서 차량 운행이 통제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후 5시 현재 상암지하차도와 한남고가도로, 외발산사거리, 살곶이길, 올림픽대로 개화육갑문, 연희지하차도, 노들길 양화대교 밑과 양평동 사거리, 잠원로, 올림픽대교 진입로, 염천 지하차도의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또 동부간선도로 성수JC방향, 두무개길 한남역~옥수역 구간, 천호대로 상일사거리 인근, 노들길 수산시장 한국냉장 앞, 현충원 지하차도, 강변북로 성수대교도 차량 진입이 금지됐다. 무교동길과 노들길 성산대교 남단, 내부순환로 홍제하향램프, 화곡로, 서울숲지하차도 성동뚝방길, 한강로 삼각지사거리 등 6곳에서는 오후 4시25분~5시 5분 사이에 차량 통제가 해제됐다. 서울 도심도 ‘물폭탄 피해’가 이어졌다. 광화문과 시청 인근 도로에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 무릎 정도까지 차올랐다. 청계천은 폭우로 물의 양이 불어나 통행이 금지됐다.  특히 청계광장 일대 도로가 물에 거의 잠겨 시민들은 물론 차량 통행도 큰 불편을 겪었다. 일부 시민들은 물살이 약한 곳을 찾아 수백미터씩 이동하기도 했다.  청계광장에 발이 묶인 한 여성은 “15분째 여기 서 있었다. 물살이 너무 세서 건널 엄두가 안 난다.”고 울상을 지었다.  인근 한 상인은 “여기서 일한지 5년이 됐는데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다. 광화문 일대 도로에 쏟아지는 빗물이 다 청계천쪽으로 흘러 물이 넘치고 있다.”며 “서울 중심지역이 이렇게 물난리가 난 적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하철·기차 운행 지연  지하철과 기차도 기습폭우로 운행이 지연되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서울역에서는 상·하행 열차가 한때 출발하지 않았다. 고향길로 향하려던 정헌정(32)씨는 “4시 출발하려던 차가 30분이 지나도 안 오고 있다.”며 “언제 갈 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하철도 운행이 중단되거나 일부 역에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다. 지하철 4호선 서울역~사당역 구간은 신용산역에서 물이 유입돼 오후 4시30분부터 전동차의 양 방향 운행이 완전히 중단됐으며, 복구 작업 끝에 오후 8시20분 정상 회복됐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은 인천공항철도 연결 통로 공사장에서 물이 들어온 탓에 오후 2시43분부터 전동차가 이 역에 서지 않고 그대로 통과했으나 오후 8시50분 복구 작업을 완료했다. 지하철 3호선 대치역은 오후 5시50분부터 6시15분까지 대합실에 물이 차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고,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지하보도도 한때 물이 발목까지 차는 바람에 전의경이 출입을 막았으나 열차 운행에는 차질이 없었다.   ●주택 침수등 피해도  이외 주택이나 상가 등지에서 주민들의 배수 지원 요청도 잇따랐다.  오후 1시20분 이후 약 1시간 동안 서울소방방재본부에 접수된 배수지원 신청은 300여건에 달했다. 이중 80%는 시간당 100㎜ 안팎의 비가 내린 강서구 지역인 것으로 집계됐다.  강서구 염창동과 양천구 목동 일대에 이날 오후 2~3시 사이 벼락이 떨어져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100여 가구의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한전 관계자는 “폭우와 동반된 낙뢰로 피해가 발생했다”며 “현재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1시55분쯤에는 경기 양주 북한산 송추계곡에서 계곡물이 불어나면서 등산객 8명이 고립됐다가 2시간만에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서울에 비가 내려 오후 7시 현재 252.0㎜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자치구별 강수량은 강서 287.5㎜를 비롯해 강남 283.5㎜,마포 275.0㎜,서대문 268.0㎜,송파·양천 264.0㎜,강동 262.0㎜,금천 185.5㎜,강북 122.5㎜,도봉 86.5㎜ 등이다.  오후 2시30분을 기준으로 시간당 강수량이 75㎜를 기록할 정도로 강한 빗줄기가 쏟아졌고 특히 강서와 양천·마포 등 서부지역에 집중됐다.  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태풍 곤파스 피해 속출…충남 지역 사망자 발생

    7호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일 밤부터 시작된 곤파스의 여파는 2일 오전 충남 서산, 당진, 태안 지역에 큰 피해를 입혔다. 특히 서산시 갈산동에 거주했던 양 모 씨(80)는 집 주변 피해를 살피던 중 담이 무너져 기왓장에 머리를 부딪쳤다. 병원으로 후송 중 사망했다. 석림동의 김 모(56)씨의 경우 전력 차단기에 화재가 발생, 이를 끄려다가 오히려 낙뢰를 맞아 중상을 입었다. 이밖에도 고북면 신정리의 딸기 비닐하우스 6개 동이 파손되고 논둑 150m가 유실됐으며 강풍에 창고가 붕괴되기도 했다. 당진군 송악면에 위치한 한진포구에서는 어선 3척이 유실되고, 내수면 수산양식 36개소 파손됐다. 또 나무가 뿌리째 뽑혀 도로를 어지럽히고, 주택과 공장이 침수되면서 피해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곤파스 피해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집계는 2일 오후께 밝혀질 전망이다.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100억 빌라 소유’ 조영남 유서 공개 “여자에게 재산 1/4 준다” ▶ 서인국, 귀여운 ‘초딩’ 과거사진...’통통 볼살은 여전하네~’ ▶ ‘여친구’ 신민아, 생머리부터 뽀글머리까지 ‘팔색조 매력’ ▶ ’제빵왕’ 김탁구, 거성가 입성...반전예고 ‘소름’ ▶ 강호동 vs 티아라 은정, 같은 옷 다른 느낌? ▶ [NTN포토] 장미인애, 섹시 원피스 "지퍼 내려요? 올려요?"
  • 충남지역 집중호우 1명 사망·2명 실종

    23일 내린 폭우로 농민 3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등 각종 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6시쯤 충남 예산군 고덕면 삽교천에서 신모(76)씨가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신씨가 이날 삽교천 인근 자신의 논에 부유물을 제거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충남 홍성군 갈산면 주민 송모(78)씨와 서산시 고북면 주민 김모(73)씨는 각각 배수로 정비작업 도중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앞서 오전 6시50분쯤 경기 안산시 월피동 안산천변에서는 신원을 알 수 없는 50대 여성이 벼락을 맞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오전 10시쯤에는 서산시 음암면 정모(62)씨 집에서 낙뢰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집이 반소되는 등 충남 지역에서 낙뢰로 인한 화재 10여건이 발생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안산서 길가던 50대 여성 벼락 맞아 의식 불명

    신원불명의 50대 여성이 벼락을 맞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23일 오전 6시50분께 경기도 안산시 월피동 안산천 부근을 지나가던 행인이, 우산을 쓰고 걸어가다 낙뢰를 맞고 길가에 쓰러져 있는 여성을 발견 119구조대에 신고했다. 이 여성은 고려대 안산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곧바로 서울 한강 성심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소방서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해보니 호흡과 맥박이 없었고 팔과 손, 허벅지 등에 2~3도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때 벼락에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신원 파악과 함께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나 사고 당시 이 여성은 별다른 소지품을 갖고 있지 않아 애로를 겪고 있다.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올여름 장마 국지성 호우 잦다

    올여름 장마 국지성 호우 잦다

    본격적인 장마철이다. 17일 제주를 시작으로 남부지방까지 장마전선이 확대되면서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평년에 비해 2일가량 빠르다. 기상청은 18일 “올 장마철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짧은 시간에 국지적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며 “수해를 입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준석 기후예측과장은 “올 봄의 전 지구적 기온이 관측 사상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에서 보듯 지구가 가진 에너지가 커졌다.”면서 “에너지가 커졌다는 것은 활동성이 커졌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는 기후변화의 폭이 커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장마는 이달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한달쯤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평균기온은 17~25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을 것으로 보인다. 강수량은 50~140㎜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많을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특히 기상청은 2008~2009년 한반도가 태풍에 의한 직접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올해는 태풍이 상륙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육명철 예보정책과장은 “보통 바람의 세기가 초속 17~24m이면 약한 태풍이라고 하는데, 이 정도 세기라도 우산을 들고 정상적으로 걸어갈 수 없는 정도”라면서 “국민들이 태풍에 대해 무감각해졌을 수 있다. ”며 주의를 촉구했다. 또 “기후 변화가 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급변하는 날씨에 더욱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기상청은 15일부터 1~3시간 후의 날씨를 예보하는 ‘초단기 예보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태풍예보도 기존 72시간 전에 하던 것을 120시간 전으로 앞당겨 하기로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5월부터 슈퍼컴퓨터 3호기가 도입돼 예보관이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많아졌고, 자료의 질도 높아졌다.”면서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재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예보 시간을 앞당긴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올여름 장마의 특성을 파악, 특히 농촌지역 농작물 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미리 배수로 정비를 하고, 논둑 보수 및 물꼬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도심에서는 저지대나 상습 침수지역 주민들의 대피까지도 예상해야 한다.”면서 “특히 산간 계곡의 경우 야영객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간당 30㎜의 비로도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인터넷이나 전화로 초단기 예보를 수시로 확인해 뜻밖의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소방방재청은 장마철에는 침수에 따른 전기안전 사고와 낙뢰 사고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침수 시에는 콘센트나 각종 전기기기를 통해 감전사고가 날 수 있으므로 미리 배전반의 전원 스위치를 내린 다음 물을 퍼내야 한다. 특히 지하실 침수 처리 때는 지상보다 감전 위험이 더 높은 만큼 전기안전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비상시에 대비해 찾기 쉬운 장소에 촛불이나 손전등을 준비해 두고 전기고장번호(123), 전기안전공사(1588-7500) 번호를 메모해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김양진·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발언대] 마른 하늘에 날벼락 피하려면/박청웅 소방방재청 중앙119구조대장

    [발언대] 마른 하늘에 날벼락 피하려면/박청웅 소방방재청 중앙119구조대장

    청천벽력(靑天霹靂),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란 우리 속담이 있다.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뜻밖에 입는 재난을 이르는 말이다. 지난 5일 중앙119구조대 상황근무자는 충북소방본부로부터 헬기출동을 요청하는 전화를 받았다. 충북 제천 용두산 정상 부근에서 낙뢰사고를 당한 2명의 등산객이 호흡곤란으로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다급한 내용이었다. 중앙119구조대는 신속히 헬기를 현장에 출동시켰다. 이날 사고를 당한 등산객은 빠른 구조헬기 출동과 현지 구조대원들과의 효율적인 구조작업 덕분에 무사히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낙뢰사고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돌이켜보게 하는 사고였다. 최근 3년(2007~2009년)간 기상청 발표를 보면 낙뢰관측 일수는 연 787일(43개 지점)이며, 이 중 우기인 6~8월에 62.5%인 492일이 발생했다. 장마가 시작되는 6월부터 급격히 증가해 8월을 정점으로 줄어드는 형세다. 2006년부터 3년간 낙뢰로 인한 피해건수도 6월에 40.5%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6~8월에 85.7%가 집중돼 여름철이 낙뢰사고에 가장 위험한 시기로 나타났다. 특히 2007년 7월 말 갑작스러운 게릴라성 폭우와 낙뢰로 서울 북한산, 도봉산과 수락산 등지에서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났다. 북한산 용혈봉에선 4명이 낙뢰에 맞아 숨지고 20여명이 감전돼 응급처치를 받기도 했다. 낙뢰는 발생 전 몇 가지 징후가 있다. 이를 잘 파악하면 미리 대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머리카락이 쭈뼛거리거나 귓가에 매미소리가 들리는 것은 낙뢰의 징후로 알려져 있다. 암벽등반 중이라면 재빨리 하강해야 하지만 젖은 로프를 따라 전류가 흐를 수도 있으므로 동굴이나 움푹 파인 은신처를 찾아 피하는 게 좋다. 산이나 하천에서 야외활동을 하기 전엔 반드시 기상정보를 확인하고 낙뢰사고 예방요령을 숙지해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낙뢰사고 안전행동요령을 충분히 익힌다면 마른 하늘에 날벼락도 피해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독자의 소리] 순간전압강하 보상장치 설치를/한전 송변전운영처 부장 윤기섭

    전력설비는 마치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어느 한 부분에 충격을 주면 상호 연결된 다른 선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대용량으로 전기를 사용하는 고객의 전력설비에 낙뢰, 산불, 크레인이나 조류 접촉 등으로 고장이 발생하면 고장장소는 물론 인근지역의 전압도 함께 낮아지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자연에 노출된 전기설비 전체에 전압보상장치를 설치하는 데는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그러므로 세계의 전력회사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순간전압강하 폭 및 시간을 감소시키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가장 바람직한 대책은 순간전압강하에 민감한 전기설비를 사용하는 고객이 무정전 전원공급 장치나 순간전압강하 보상장치 등을 설치하는 것이다. 물론 초기 투자비용이 수반되지만 순간전압강하로 피해를 보게 될 손실비용에 비하면 적으므로 순간전압강하 보상장치 설치를 적극 권장한다. 한전 송변전운영처 부장 윤기섭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