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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결과에 실망 여대생 분신자살

    【수원=조덕현 기자】 16일 낮 12시50분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천천동 330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학생회관내 여학생 화장실에서 이 학교 동아리연합회 선전부장 황혜인양(20·여·물리학과 2년)이 온몸에 신나를 뿌리고 불을 질러 분신자살했다. 경찰은 황양이 총선 결과에 낙담했다는 학생들의 말에 따라 이를 비관,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 신한국/“예상과 비슷” 차분한 분위기/4당 선거캠프 표정

    ◎뚜껑열자 일부 선두회복… 활기 되찾아­국민회의/지도부등 중진들 낙선 전망에 풀죽어­민주당/“여론조사 잘못됐다” 비난속 희비 교차­자민련 4·11총선이 유례없는 박빙의 승부로 드러나면서 여야 지도부들은 손에 땀을 쥐며 투표과정을 지켜봤다.특히 마감직후 TV를 통해 여당의 압승 가능성이 전해졌다가 막상 투표함이 개봉되면서 전세가 반전되는 분위기여서 긴장감은 더했다. ▷청와대◁ ○…청와대는 11일 하오 투표 마감과 함께 발표된 방송3사의 합동여론조사 결과 신한국당의 압승으로 나타나자 공식 논평은 삼가면서도 크게 고무된 모습.그러나 실제 개표결과는 여론조사보다 다소 낮게 나타나자 『과반수를 넘거나 그에 가깝기만 해도 승리 아니냐』고 밝히기도. 김영삼대통령은 이날 상오 투표를 마친뒤 줄곧 관저에 머물면서 이회창선대위의장등 신한국당 선대위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한데 이어 투표 마감과 함께 방영된 총선 여론조사결과및 개표과정을 지켜봤다는 것. ▷신한국당◁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개표과정을 지켜보던 당직자들은 개표가 진행되면서 지역구 1백20여석에 전국구를 포함,1백40여석으로 예상 득표의석의 윤곽이 드러나자 당초 예상과 큰 차이가 없다는 반응.당직자들은 그러나 마감직후 TV를 통한 여론조사결과에서 지역구 1백55석에 전국구 포함,모두 1백75석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가 30여석이 깎이자 다소 시무룩한 표정. 당초 여의도 중앙당사 3층 상황실을 지키던 당직자와 사무처 요원 1백여명은 압승 예상 보도에 자축하는 분위기였으나 막상 투표함을 개봉하자 다소 가라앉은 모습. ○…하오 7시30분쯤 이회창 선대위의장이 상황실을 방문하자 근무자들은 기립 박수로 환영.이의장은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수고했다』며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곧이어 강삼재선대본부장이 들어오자 한목소리로 『총장님 파이팅』을 외치며 격려. ○…당내 선거업무를 관리한 핵심요원들은 마감직후 압승가능성 보도에 『어제 하오 각종 여론조사결과를 놓고 최종 분석한 결과 최대 1백70석까지 나왔다』면서 『그러나 우리자신도 반신반의해 뚜껑이 열리면보자며 입조심을 했다』고 귀띔.이들은 그러나 개표작업이 진행될수록 예상의석수가 여론조사보다 부진하자 『끝까지 지켜봐야 하지 않느냐』며 초조한 표정.특히 의외의 선전에 고무됐던 당직자들과 사무처 요원들은 개표결과 분위기가 반전되자 자리를 지키며 차분하게 결과를 지켜보는 모습.〈박찬구·박준석 기자〉 ▷국민회의◁ ○…이날 하오 6시 투표마감과 동시에 4개 방송사가 일제히 「신한국당 압승」을 공동 여론조사 결과로 발표하자 김대중총재를 비롯,당관계자 모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실제 개표가 시작되면서 탈락으로 예상보도된 수도권 후보자들이 선두를 달리자 당직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리면서 『반드시 20석 이상은 뒤집어질 것』이라며 당초 점쳤던 여소야대도 가능하다는 희망적인 분위기로 돌변.침통했던 상황실 근무자들도 지지자들의 격려전화가 빗발치면서 순식간에 활기띤 분위기로 반전.당직자들은 『예상이란 꼬리표를 달았지만 현실과 거리가 먼 내용을 무책임하게 보도해도 되는거냐』며 『이번 방송으로 방송사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을 것』이라며 분개하는 모습. ○…전국구 14번으로 배수진을 친 김대중 총재의 당선도 관심거리.TV 여론조사에서 국민회의 당선순번을 13번으로 예상,한때 당관계자들을 긴장시켰지만 지역구만 65석을 육박하자 김총재의 국회진출이 확실하다며 안도의 한숨.〈오일만 기자〉 ▷민주당◁ ○…하오 6시 각 방송사의 당선예상보도가 시작되면서 민주당은 초상집으로 변했다.중간개표결과 당 지도부의 낙선은 물론 전국구를 합쳐 전체의석이 10석 정도에 머물자 크게 낙담하며 망연자실해 했다.하오 8시 선관위의 개표상황이 발표되면서 몇몇 후보들의 선전에 한때 술렁이기도 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예상보도가 현실화되면서 밤 11시쯤에는 거의 파장 분위기를 보였다.특히 당직자들은 장을병 공동대표외에 김원기 공동대표와 이기택 고문이 낙선하면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의 기대가 물거품이 되자 당의 진로를 걱정하며 침통해 했다. 5층 상황실에서 TV를 지켜보던 김원기 공동대표와 홍성우·이중재선대위원장등은 초반열세가 큰 변함없이계속되자 연신 줄담배를 피우며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김대표는 『아이구,염치가 없네.부동표가 다 저쪽(신한국당)으로 간 모양』이라며 탄식했고 이중재위원장도 『어떻게 저렇게 차이가 날 수 있느냐』며 마른 침을 삼켰다.〈진경호 기자〉 ▷자민련◁ ○…방송 3사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침통한 표정을 짓던 자민련은 개표가 진행되면서 자민련 우세지역이 속속 늘어나자 『언론조사가 잘못됐음이 입증됐다』며 상당히 고무적인 분위기. 사무처 직원들은 자민련 후보들이 선두로 나서자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이대로 가면 45석은 무난할 것』이라고 의석수를 속단하기도.그러나 지도부는 지역구 40여석,전국구 12석등 총 52석 안팎에서 당선자를 낼 것으로 전망.일부 당직자는 방송3사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근거없는 여론조사를 방송한데 분개하며 격렬하게 항의. 청구동 자택에서 개표상황을 보다가 하오 8시50분쯤 당사에 나온 김종필 총재는 『방송사에서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질렀다』고 쓴웃음을 지은 뒤 『승리했다고 볼 수 없으나 여러가지불리한 여건에서도 나름대로 선전했다』며 당선자와 당직자들의 노고를 치하.
  • 「대학 만능」의 신화를 벗자/최운실(일요일 아침에)

    해마다 우리 곁을 마치 유행병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입시 열풍의 회오리를 우리는 올해도 예외 없이 겪어야만 했다.수십만의 입시생과 학부모 그리고 선생님들의 안타까운 숨죽임 속에 벌어지는 96년 대학입시 희비의 엇갈림을 우리는 또 한번 지켜봐야만 했다. 우리는 너무도 오랫동안 대학이라는 신화에 푹 빠져 있었다.대학이 마치 인생의 전부 인양 신봉하며,대학을 나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의 보이지 않는 사회적 벽 또한 너무도 높았다.대학에 낙방한 입시생과 그들의 부모가 함께 겪어야 했던 좌절과 고초가 그야말로 처절할이만큼 컸다. 대학이라 해서 모두 같은 대학이던가? 일류대학 만능 의식은 또 어떠했던가.대학간의 서열화가 우리 사회만큼 큰 곳도 이 지구상에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일류 대학과 이류,삼류 대학 그리고 서울의 대학과 지방 대학간의 공공연한 차별적 관행이 우리 사회 전체를 꽁꽁 얽어매 왔다. 대입에 낙방했는가? 당신과 당신의 자녀가 그토록 갈망하던 소위 일류대학의 배지를 얻지 못해 처절하게 지쳐 있는가? 지금 당장은 커다란 좌절이 엄청난 무게로 다가올 것이다.그러나 우리에겐 그걸 이겨 낼 충분한 항력과 면역력 그리고 엄청난 역전의 가능성이 있음을 결코 잊지 말자. 눈을 조금만 돌려 저편을 바라보자.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세상이,그리고 무한대적 가능성이 우리 앞에 환하게 펼쳐져 있음을 잊지 말자.또 다른 시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우리 모두 새로이 눈을 뜨자 우리 앞을 어둡게 가리웠던 맹목적적인 대학 우상화의 늪이 서서히 사라져가고 실력주의 사회가 오고 있다.기업들도 앞다투어 새로운 인재를 찾아 나서고 있다.지금까지와 같은 『학력 일변도』의 인간 평가 잣대가 서서히 변하고 있다.『어느 대학을 나오셨습니까?…』라는 물음으로 학력이 우리를 얽어매던 시대는 지나갔다. 던져지는 물음 또한 달라지고 있다.『어떤 일을,얼마만큼 잘하실 수 있습니까? 이런 일을 해 보신 경험이 있으십니까? 컴퓨터를 잘 다루실 수 있습니까? 영어는 어떻습니까? 일본어는요? 당신은 어느 정도 창의적이십니까? 당신은 매사에 얼마나 의욕적이십니까? 당신은 이 일에 얼마만큼 당신 인생의 승부수를 걸고 계십니까? 당신은 이 일을 다른 그 누구보다도 잘해 낼 수 있는 자신감을 갖고 계십니까? 당신은 당신의 강점과 약점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습니까? 당신의 부단한 변화와 성장을 위한 자기개발 의욕과 구체적인 경력개발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당신은 이 일로 부터 행복을 얻어내실 자신이 있으십니까?…』 인생의 새로운 출발 기점에 서 있는 많은 젊은이여.그대들이 만일 이러한 질문을 받는 다면 당신은 어느 정도나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젠 더 이상 입시 등락에 휘몰려 나락에 떨어져 있을 때가 아니다.또 하나의 시작을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할 때다.내가 원하는 귀한 인생의 가치를 구하고 성취하기 위해 다시 일어서 뛰어야 할 때다.우리 모두는 누구나 무한대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다만 우리의 눈이 가리워 미처 보지 못하고,아직 발전하지 못하고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한다.나를 새롭게 발견하고 그 개발과 성취를 위해최대한 노력을 기울이는 일이 이 시점에서 내게 의미 있을 뿐이다. 우리에게 한번 뿐인 인생이 우리가 잠시 낙담하고 있는 사이에 솔솔 새어나가 버린다면 너무도 커다란 손실이 아닌가? 우리 인생의 어찌보면 점 하나에 불과한,대입이라는 첫번째 시도의 작은 좌절 때문에 벌써 송두리째 지쳐 있다면 앞으로 어찌 긴 인생의 커다란 일을 해 낼 수 있겠는가? 나의 자아실현과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은 결코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내 인생을 내 스스로가 열어가야 하듯이,원대한 꿈을 갖고 눈을 크게 떠서,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을 확인하며 새로운 진로를 설정하는 일,남보다 부지런히 잘 일구어 내고자 노력하며 철저히 계획과 전략을 세우는 일도 결국은 나의 몫인 것이다.뜁시다.그리고 구합시다.지금 이 순간부터 새로운 마음을 활짝 열어.
  • 비부패시대 원년 열자/오석홍서울대교수·행정학(서울광장)

    부패는 우리에게 익숙하다.사람들은 현실세계의 부패에 만성적이고 지친 반응을 보인다.많은 사람들이 부패이야기를 진부하게 느낀다.아무리 많이 이야기해도 만족스러울만큼 고쳐지지 않으니 그럴만도 하다.그러니 현시국은 부패에 관한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이다.잘만하면 부패체제에 억제의 고삐를 씌울 수 있는 획기적 전기를 만들 수 있다.다시한번 부패이야기에 열을 올려야겠다. 지난해 우리를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던 비자금사건은 상당기간 나라를 뒤흔들 것이다.낙담한 국민들이 일할 의욕을 잃고 또한 부패를 배우려 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었다.그러나 비자금사건에 대한 국민의 반향은 그 반대일 것으로 생각한다.부패체제를 정말로 타파해야겠다는 자각이 부쩍 높아졌을 것이다.부패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처지에 안도하고 잔잔한 행복감까지도 느꼈을 것이다.여하간 비자금사건의 파장이 미친 영향은 긍정적인 쪽에 무게가 실려있다고 보아야 한다.국가관리자들은 이를 호기로 잡아야 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체제적 부패의 폐해를 절절히경험해 왔다.부패의 만연은 국가체제 전체의 외형과 실질을 이원화 함으로써 국법질서에 대한 신뢰를 땅에 떨어뜨렸다.말로는 청렴한 정부를 외치면서 「줄이 닿는」 부패인물들을 실제로는 비호해 왔으니 그럴 수 밖에 없다.실제로는 지켜지지 않는 규범들을 계속 표방했으니 그럴수 밖에 없다. 지난날 정권이 정당성을 갖지 못하고 부패했었기 때문에 정치과정은 폐쇄화되고 반대세력은 억압되었다.정당하고 공평한 게임에 의한 정권교체의 가능성은 절망적이었다.어디에서나 생산활동의 질이 위협받고 공공자원의 오용과 낭비가 심했다.견실한 질적 향상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양적 성장은 각종 사고와 참사의 원인이 되었다.만연된 부패는 개혁과 반부패운동을 좌절시키거나 고작해야 형식화한다.그 결과는 국민의 사기저하이다.전·노정권하에서 공평할 수도 엄정할 수도 없었던 「사회정화운동」「범죄와의 전쟁」「새질서·새생활운동」을 지금와서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하다. 부패문제에 관한 우리의 좌절감은 크다.다수의 부패가 장기화되었고 상류층의 철옹성같은 부패구조가 있었기 때문이며,역대의 반부패운동이 부패의 대세를 꺾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커다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우선 비자금사건이 국민의 부패혐오감을 자극하고 있다.정부도 과거 권력핵심부와 상류층이 저지른 부패의 응징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사회발전의 전반적인 추세도 부패억제에 유리해지고 있다.정당성과 사회적 형평에 대한 의식의 강화,기술문명의 고도화,합리적 생활질서의 확산,경제민주화에 대한 갈망의 고조,사회병리에 대한 관심의 고조,세계화의 촉진 등은 부패억제에 유리한 조건들이다. 올해는 비부패시대의 원년이 되어야 한다.그것이 가능하리라고 고무될 필요가 있다.비부패시대의 원년을 열어가려면 국민전체의 책임부터 따져야 한다.비만된 공직부패는 국민의 부패 또는 부패수용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다.올해부터 국민 각자는 부패거래를 단절하겠다는 결의를 다져야 한다.그리고 대통령이 이미 성명한 바와 같이 국가관리주도세력은 부패타도를 지향하는 명예혁명을 일으켜야 한다.자기희생적 결단도 필요하면 해야하며 갈등과 위험을 무릅쓸 각오를 해야 한다. 국민적 자각과 국가관리자들의 각오 위에서만 제도적·기술적 부패억제책들이 효험을 발휘할 수 있다.규범체제의 형식주의 타파,국정의 공개성 강화,집권주의 타파,공공봉사의 소비자중심주의 강화,엄정한 처벌체제 확립,공직윤리확립,가치명료화사업 활성화 등은 제도적·기술적 반부패시책이 추구해야 할 원리들이다.
  • 「핵폐기장」 8년사업 원점으로/굴업도 해저 활성단층 발견 파장

    ◎지진발생·지각변동으로 핵종 유출 가능성/특별지원금 회수 등 싸고 분쟁 재연 소지 7일 과기처의 굴업도 해역 활성단층 징후 발표는 연구진들의 첫 징후 발견에서부터 정부 발표까지 불과 17일만에 전례없이 신속히 이루어졌다.과기처는 특히 폐기물 처리 사업기관인 원자력 환경관리센터로부터 6일 이 사실을 보고 받고 다음날 즉각 이를 공개,국민들의 민감사항인 이번 발표 파문을 최소화 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활성단층 징후」 발표로 굴업도 처분장 건설계획은 90% 이상 무산될 확률이 커졌다.활성단층이란 서로 어긋나 있는 지층이 3만5천년 전부터 현재까지 사이의 기간동안 1회 움직인 적이 있는 것을 말한다.활성단층이 있는 지층은 또다시 지진이 발생하거나 지각 변동으로 방사성 핵종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으로는 부적절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으나 지금까지 국내에서 활성단층이 발견된 적은 한번도 없다.따라서 이번 활성단층 징후 발견은 전혀 예상 못한 복병인 셈이다. 굴업도 해역의 음파탐사에 참여한 한국자원연구소 김원영 방재지질연구센터장은 『정확한 결과는 정밀분석을 한 연후인 11월 중순쯤에나 나오겠지만 탐사 결과 굴업도 해역은 최소한 1만년전 사이에 지층변이를 일으킨 징후가 2곳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처분장 부지가 활성단층 위에 있다고 해서 곧 처분장이 들어설수 없는 것은 아니다.정부는 「중·저준위 폐기물처분장 위치기준」 고시에 활성단층 지역이라해도 공학적 방벽의 설치를 통해 수리·지질학적으로 부족한 성질이 보완될수 있으면 처분장을 건설할수 있도록 규정해 이같은 지역도 처분장을 건설할수 있는 길을 터 놓았다.하지만 활성단층 존재가 확인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인천등 지역주민의 반대가 거센 상황에서 공학적 보강으로 처분장 건설계획을 밀고 나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부는 오는 11월 중순 자원연구소로부터 최종 지질분석 결과를 넘겨받아 올해 안에 굴업도 처분장 건설계획의 취소 여부를 확정지을 계획이다.굴업도 계획이 취소되면 8년을 공들여온 정부의 방사성폐기물 종합시설 건설계획이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에도 찬성·반대 주민간 정신적 갈등의 후유증과 부지 고시 이후 재산적 손해 보상문제등 많은 파문이 예상된다.정부는 또 정밀 지질조사도 하지 않고 부지를 선정한 경위등 그동안의 행정 추진방식에 대해 여러가지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주민반발이 거세 부지 고시 전에는 현지 정밀조사를 실시할수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애초부터 많은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차선」을 밀어붙인 졸속행정에서 이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많은게 사실이다. 정부는 처분장의 경우 지방자치체에 대한 공모형식으로 새 후보지를 물색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여건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유치신청을 받고도 반대파의 반발에 밀려 두번이나 이를 포기한 적이 있는 과거의 경험상 이것이 쉽게 성사될 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정부는 또 그동안 이주준비를 해온 굴업도 주민등이 겪어온 물질적 피해 보상등의 문제는 사업 취소가 정식 확정되면 검토해 보겠다고 밝혀 보상 용의를 간접적으로 시사했다.하지만 이미 덕적복지재단에 특별 지원금으로 교부한 5백억원의 지원금은 법근거를 들어 회수 의지를 밝히고 있어 분쟁의 소지가 남아있다. 결국 폐기물 처분장 건설계획은 원점에서부터 새출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전국 10개 원전에 흩어져 보관돼 있는 방사성 폐기물들은 다시한번 「내집마련」 때까지 대기상태로 되돌아 가게 될것으로 예상된다. ◎주민 반응/“기본 조사도 하지 않았느냐” 허탈한 표정/찬성·반대로 대립한 주민들 갈등골 깊어져 핵폐기물 처리장 건설계획의 재검토 방침이 알려지자 굴업도를 포함한 덕적도 주민들은 한결같이 허탈한 표정들이다. 장미빛처럼 보이던 지역발전의 꿈은 사라지고,처리장 유치를 놓고 극한 대립을 보여온 주민들간에 깊이 패인 감정의 골만 남았기 때문이다. 처리장 유치를 적극 지지한 까닭에 반대하는 주민들로부터 「섬을 팔아 먹는 역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덕적발전 위원회」의 차두희 위원장(57)은 『앞 날이 막막하다』며 『기본적인 조사도 하지않고 선정했느냐』며 『주민들이 기대하던 개발의 꿈은 누구로부터 보상받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반대하는 70%의 주민들을 「개발 청사진」으로 설득해 왔다』고 말하고 『백지화된다면 처리장 유치를 필사적으로 지지한 주민들은 이 섬에서 살기 힘들 것 같다』고 낙담했다. 유치를 반대한 주민들은 물론 「잘 됐다」는 반응이다.그들도 역시 주민들간의 극한 대립으로 치달았던 반목의 치유가 불가능하다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 동안 굴업도를 비롯한 덕적도 주민들은 양편으로 나뉘어졌었다.상대 편의 주민이 운영하는 가게를 대상으로 불매운동까지 일어났었다.입장이 다르면 친척간에는 물론 형제간에도 경조사까지 모르는 채 했다. 처리장 건설계획이 발표된 지난 해부터 뻔질나게 열린 반대와 지지 모임에서의 잇따른 충돌로 주민 6명이나 구속됐다. 극렬하게 반대해온 이모씨(63·농업·덕적면 진2리)는 『완전 백지화돼도 주민들 사이의 갈등은 10년이 넘어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 동안 지질 조사조차 제대로 안 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혀를 찼다. 지난 4월 처리장 유치를 지지하는 이웃과의 주먹다짐으로 대장이 파열됐던 장정만씨(50·농업·덕적면 진2리)는 수술한 자욱을 내보이며 『폐기장이 어떻게 되든,주민들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핵폐기장」 추진 일지 ▲88.12.29=방사성폐기물관리사업 중장기계획 확정 ▲90.11.3=안면도사태 ▲91.10.30=방사성폐기물처분장 건설에 대한 기본계획및 절차 발표 ▲91.12.27=서울대연구팀,강원 고성·양양,경북 영일·울진,전남 장흥,충남 태안등 6개 후보지역 발표 ▲94.4.14=방사성폐기물관리사업 유치지역 지원계획 공고 ▲94.11.12=방사성폐기물관리사업 추진위원회 규정 공포 ▲94.12.22=굴업도를 최종 부지로 선정 ▲95.2.27=시설지구 고시 ▲95.5.3=용지매수및 보상착수 ▲95.5.16=부지특성조사및 환경영향평가착수 ▲95.5.22=재단법인 덕적발전복지재단설립허가 ▲95.6.30=특별지원금 5백억원 재단에 출연 ▲95.10.4=자원(연) 활성단층징후 환경관리센터 통보 ▲95.10.6=환경관리센터 과기처에 보고
  • 비밀 핵도시 K­26(시베리아 대탐방:41)

    ◎3백m 지하에 핵탕·위성 제조공장/94년 폐쇄… 핵 기술자 불한 등 건너가 활약/현재는 반도체 등 평화적 물품 샌산 박차 크라스노야르스크지역에 있는 거대한 지하핵도시 「크라스노야르스크­26」을 취재해보고 싶은 욕심 때문에 취재팀은 이 지역을 두번째 방문했다. 지난 40년대 후반 완성된 「크라스노야르스크­26」(이하 K­26)은 스탈린시대 유물로 독일 등 외국군의 공격을 피해 옛소련 전지역에 걸쳐 세운 10개 「1급 비밀군수도시」가운데 하나다.「시베리아 대탐방 1부에서 소개해던 「톰스크­7」도 이같은 비밀 도시군에 속한다.취재팀은 지난 2월 「K­26」에 대한 1차 취재시도가 실패한 뒤 다시 취재를 시도했다.하지만 K­26 시측은 이런저런 구실로 취재를 거부했다.표면적인 이유는 방문허가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밀샐까 공개 꺼려 시 출입관계자들이 요구한대로 이미 한달전 러연방 원자력부·국방부에 방문신청을 했는 데도 허가가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현지 기자들의 얘기로는 『94년 플루토늄공장 폐쇄식이후 최근까지 어느 외국기자에게도 허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었다.그들은 옐친대통령의 공개행정 약속에도 불구,이 도시를 개방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두가지 이유를 들었다.하나는 군부·보수 정치세력들의 입김이 세지면서 군사비밀을 서방세계에 다시 「볼모」로 잡고 개방을 꺼린다는 것이다.또 하나는 이 도시안의 「화학공장」「위성통신공장」등의 군사비밀·기술들이 자꾸 공개되면 그 기술 역시 빠져나갈 우려 때문에 연방정부가 계속 폐쇄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도시 방문을 위해 4일동안 주·시관계자와 안전부관계자등 온갖 인맥을 동원했으나 허사였다.취재진이 낙담을 하고 있을 때 「해결사」가 나타났다.취재중 우연히 만난 대우그룹 김우중회장의 주선으로 마침내 방문길이 열렸다.방문조건은 매우 까다로웠다.방문시간은 한시간,사진은 찍지못하고 관계자들이 안내하는 한·두곳정도만 방문한다는 조건이었다. 시 출입관계자와 약속한대로 취재팀은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동쪽으로 50㎞ 떨어진 이 도시 출입문 앞에 도착했다.사얀산맥 숲속 예니세이 강둑에 위치한 이곳 역시 출입통제가 엄격했다.주민 3만여명이 자신의 주거지를 드나드는 데도 신분증을 보이며 출입하고 있었다.취재팀도 몸수색을 받고 드디어 이 도시안에 들어섰다.이름 밝히기를 거부하는 두명의 관계자를 따라 나섰다.겉으로는 아파트 몇채만 보일 뿐 여느 시베리아 도시와 다를 바가 없었다. ○자작나무로 도시 위장 인구 3만명이 갇혀사는 「지하비밀도시」라는 인상은 조금도 풍기지 않았으며 자작나무 등으로 잘 위장돼 있었다.소형버스를 타고 제일 처음 지나친 곳은 「지하화학공장」이었다.안내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지하공장은 지하 3백m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의 도로길이만해도 28㎞에 달한다는 것이다.이곳의 지하공간을 만들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깊고 지하면적이 큰 모스크바 지하철 공사때 파낸 흙부피보다 2.5배나 많이 파냈다는 것이다.이 화학공장은 사실상 냉전종식을 알리는 가장 구체적인 상징이었다.40년대 후반부터 냉전시대가 종식될 때까지 이곳은 플루토늄 239를 재처리하며 무기급 핵폭탄을 제조했었다고 한다.그러던 지난해 가을 미·러시아 양국의 최고위 국방관계자들은 바로 이 자리에 모여 폐연료봉을 영구 폐쇄시키는 「플루토늄생산중단식」을 가졌다.취재진이 톰스크시에서 취재한 바로는 이 화학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많은 플루토늄 재처리기술자와 핵과학자들이 중국과 일본 이란등 제3국으로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빠져나간 핵기술자와 과학자들의 수는 1천여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관계당국은 파악하고 있다.일부는 핵재처리시설을 갖고 있는 북한으로 건너가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 한 안내자는『현재 이곳은 플루토늄 재처리기술을 응용한 반도체생산,텔레비전 전력공급장치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기존시설을 이용해 우유운송컨테이너,플라스틱제품등도 생산해 전체 생산품의 50%가 평화적인 물품』이라고 말했다.그러나 그는 다른 50%의 생산품 그러니까 군수물자에 대해서는 설명을 꺼렸다. ○통신위성 등 제작 판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응용과학센터」.이곳은 연간 20기 이상의 군사·민간용위성을 만드는 우주통신공장이었다.취재팀은 컴퓨터카드를 이용한 육중한 출입문 3·4곳을 지나 때마침 거의 완성단계에 접어든 코스모스­S정지위성을 볼 수 있었다.이 위성은 러시아 자체위성으로 러시아 전역에 음성·화상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93년 제작에 착수했던 위성이다.설계총책임자인 미하일 리세트네프박사는 『현재 캐나다와 공동으로 제작중인 통신위성 소브칸스타위성을 포함해 30여개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어떤 나라에서 어떤 위성을 주문하든 우리가 자체 제작·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소브칸스타위성은 러시아측이 정지위성을,캐나다측이 위성내의 전자장치와 재정을 지원해 만들고 있는 데 오는 96년쯤 러시아와 유럽,북아메리카지역을 커버하는 전화·컴퓨터통신·텔레비전방송망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응용과학센터는 소브칸스타위성 말고도 몰니야 1·2·3,라두가등 통신위성과 시카다 클로나스등 항공위성,에탈론등 측지위성,과학위성등「위성백화점」이라할 만큼 어떤 위성이라도 제작할 수있는 능력을 갖춘 곳이라고 안내자는 자랑했다. 이 공장 역시 지하공장과 지상공장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보안문제로 종업원수와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이 공장에는 특히 완성된 위성을 실험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자체 실험실을 갖고 진공상태에서의 위성능력을 실험하기도 했다.이 공장은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 국한,합작형태의 위성회사를 설립했을 뿐 기술누출을 우려해 서방의 기업과 「함부로」손잡는 것을 꺼리고 있는 눈치였다.하지만 리세트네프박사는『국가재정지원이 크게 축소돼 13만명의 러시아 우주산업종사자 가운데 40%가 실직상태에 있다』면서 연방정부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 “한톨이라도 더”… 벼이삭 씻기 안간힘/수해 복구 현장

    ◎갯벌로 변한 농경지 보며 절망·한숨/붕괴된 강둑 쌓기에 국교생도 한몫/음료수·빵등 간식 제공 “따뜻한 인정”/전화불통으로 피해량 확인 안된 곳도 ▷예산◁ 8월의 마지막 휴일인 27일 충남 예산군 오가면 무안천 제방 복구공사 현장. 민·관·군 1천여명에 휴교를 맞은 오가국교를 비롯,부근 6개 초·중·고교생 1백20명은 뒤엉켜 복구작업을 하면서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폭 24m,높이 6m의 우람한 강둑이 2백20m나 순식간에 떠내려 간 천재 앞에 세상모를 나이인 초등학생들 마저 입을 다물고 있었다. 물처럼 흘러내리는 흙더미를 담은 양동이를 묵묵히 손에서 손으로 전달하는 어린 학생들은 연신 흘려내리는 땀방울을 훔치는 바람에 온몸이 온통 흙투성이였다. 예산군 일대 오가면과 신암면일대를 순식간에 물바다로 만들어 버린 현장에 중장비의 굉음이 울리기 시작한 것은 이날 상오 9시. 태풍 재니스가 물러나며 날이 개자 전 공무원에게 긴급 복구령이 떨어졌고 예산군청 직원 1백73명이 현장에 달려 왔다.이어 육군 32사단 8연대 3대대 장병들이 덤프 트럭 6대 등 중장비를 동원해 속속 줄을 이었다. 하늘의 뜻으로 밖에 돌릴 수없는 엄청난 재난복구에 민간 건설업체도 즉각 뛰어 들었다. 예산읍의 대산건설은 불도저 1대,대형 포클레인 5대,덤프트럭 15대를 곧바로 투입하면서 고요했던 참사의 현장은 생기를 얻기 시작했다. 집과 농경지를 소용돌이치는 흙탕물에 흘려 보내고 간신히 빠져나와 넋을 놓았던 주민들도 하나 둘 모여 들었다. 마을 뒷산 임시대피소에서 어른들의 낙담을 말없이 바라보던 초·중·고생들도 힘을 합했다.천방지축으로 뛰놀 어린이들도 모래를 담을 주머니를 날라다 주고 말뚝을 전달해주며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예산군청 유병(44)토목계장은 『복구작업에 필요한 흙은 대형덤프트럭 2천4백대 분량인 2만4천㎥로 웬만한 산을 옮겨 놓는 것같은 엄청난 작업』이라며 『주민들도 하루빨리 의욕을 추스려 복구의 의욕을 되찾길 빈다』고 말했다. ▷여주◁ 27일 북내면 천송리 천송마을앞 여주∼원주간 42번국도.군장병과 공무원·주민등 3백50여명이 나와유실된 도로 복구 작업을 벌였다. 동원된 포클레인 6대는 굉음을 내며 2m 깊이로 푹파인 도로속에 흙을 퍼담고 있었고 20대의 덤프트럭은 자갈등을 실어 날랐다. 청송마을 주민들은 고생하는 장병과 공무원들을 위해 음료수와 빵등 간식을 제공하며 이들과 마음을 함께 했다. 이날 복구작업에 나선 55사단 소속 김상현 상병(23)은 『교통이 두절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나왔다』며 『다른 지역의 피해도 빨리 복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북내면 금당천등 여주지역 소하천 주변에서도 읍·면별로 유실된 제방에 마대와 골재를 쌓는등 복구작업이 활발히 진행됐다. 하지만 민·관·군의 이같은 복구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주 주민들이 입은 상처는 너무도 컸다. 대신면 당산리 당산벌에는 막 패기 시작한 푸른 벼이삭들이 누런 황토물로 덮여 있고 곳곳에는 죽은 가축과 상류에서 떠내려온 것으로 보이는 나뭇가지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태오씨(54)는 『그동안 피땀흘려 가꾼 벼들이 줄기부터 썩어들어가고 있다』며 『이번 농사를 망쳐 영농자금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막막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남한강 건너편 흥천면 백석리에서 8만여평의 땅콩밭을 재배하고 있는 신명수씨(60)도 『심어둔 땅콩 모두 떠내려갔다』며 『이같은 수해는 처음본다』며 망연자실해 했다. 이 마을은 업친데 덮친 겪으로 남한강으로 유입되는 후포천이 불어난 강물로 역류하는 바람에 농경지가 산사태가 난 것처럼 폐허로 변해 버렸으나 아직까지 전화가 불통돼 정확한 피해상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편 여주지역에선 이번 호우로 농경지 1천37㏊와 가옥 56채가 침수됐으며 도로유실 34곳,산사태 3곳,소규모시설파손 50곳등 21억여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 투·개표의 날/여야·「빅3」 표정(6·27 지방선거)

    ◎개표상황 보도 TV앞서 뜬눈 밤샘/혼전 예상지역 패배에 침통한 분위기­민자/DJ,고무된 표정… KT,허탈감 못감춰­민주/“예상밖 선전” 당직자들 들뜬 분위기­자민련 여야 선거대책본부에는 27일 자정이 가까워지면서 당선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자 함성과 탄식이 어우러졌다. 민자당은 침울했고 민주당과 자민련은 환호했다. 이같은 상반된 분위기는 이날 투표마감 직후 MBC­TV가 투표마감 직후 「투표자 전화조사」 결과를 집계,발표하면서 계속됐다. 여야 관계자들은 그러면서도 각축지역의 선두다툼을 지켜보느라 밤을 꼬박 새우며 자리를 뜨지 못했다. ▷민자당◁ ○…밤늦도록 개표가 진행되면서 시도지사를 포함한 투표결과가 민자당 후보들의 대거 참패로 이어지자 침통한 분위기. 당 관계자들은 이날 하오6시 투표종료와 함께 발표된 TV 여론조사에서 시도지사가운데 5곳만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을 때만도 기대감을 버리지 못하다가 막상 비슷한 추세가 계속되자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부산 인천 경기 경남·북등 5곳에서만선두를 유지하고 서울을 포함,강원 충북 전북 제주등 혼전지역에서 모두 뒤진 것으로 나타나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춘구 대표와 김덕룡 사무총장등 지도부는 이날 밤 당사 3층의 상황실에 잠시 들러 개표상황을 굳은 표정으로 지켜보다가 자정쯤 당사를 떠났고 당직자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떴다. 당직자들은 그러나 『이번 선거는 어디까지 지방선거』라고 현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로 보는 시각을 경계한 뒤 『돈안드는 선거의 실현을 통해 공명선거의 기틀을 마련해 줬다』고 애써 자위했다. ▷민주당◁ ○…투표가 끝난 뒤 MBC­TV방송의 투표자 조사결과 서울시장 선거에서 조순 후보가 무소속 박찬종 후보를 5%가량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일찌감치 승리의 축배를 터뜨리는등 축제 분위기를 보였다. 당직자들은 TV를 지켜보다 『우리가 이겼다』고 환호성을 올리면서 들뜬 표정을 감추지 않았고 5층 상황실에는 전국 각지에서 축하전화가 빗발쳤다. 일부 당직자들은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이긴만큼 승리는 민주당의 것』이라며 『민자당이 15개 시·도지사중 3분의 1인 5곳밖에 못얻은 것은 민심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은 일산에서 휴식을 취하다 TV방송을 보고 『잘됐다』며 고무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반면 북아현동 자택서 휴식을 취하던 이기택총재는 기대했던 경기지사 선거에서 참패한 것으로 나타나자 어두운 표정을 지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를 비롯한 당직자들은 이날 저녁 마포당사 지하 1층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서 TV를 지켜보다 개표 초반부터 안정권으로 여기던 충남과 대전,강원은 물론 혼전지역으로 분류해 놓은 충북에서까지 큰 표 차이로 앞서 나가자 일제히 환호를 올렸다. 총재실에서 TV를 지켜보던 김종필총재는 애써 웃음을 감춘채 『최종 개표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이같은 결과는 자민련의 승리라기 보다는 국민들이 김영삼정부가 이끈 지난 2년반 동안을 불편하게 생각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중간평가론」을 우회적으로 상기시켰다. ▷빅3◁ ○…하오 6시 투표종료후 한국갤럽의 여론조사결과 조순 서울시장후보가 무소속 박찬종 후보를 3∼5%정도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여의도의 조후보 선거대책본부는 『승리가 확실하다』며 상기된 표정으로 술렁였다. 선대본부장인 이해찬 의원은 『아직 당선을 점치기는 이르지 않느냐』며 짐짓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도 『여론조사결과가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민자당의 정원식 서울시장후보 캠프는 이날 밤 12시쯤 패색이 짙은 것으로 드러나자 박성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서울시민들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새로 당선된 시장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박대변인은 『서울시민들의 선택을 준엄한 채찍으로 알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가일층 분발해 앞으로 서울시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분골쇄신할 것』을 다짐했다. 선거대책위 관계자들은 이날 TV를 통해 개표상황을 지켜보며 「행여」하는 마음을 가졌으나 시간이 갈수록 1위와의 간격이 커지자 낙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여의도 선거대책본부 사무실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TV를 통해 개표상황을 밤새 지켜보던 무소속의 박찬종 서울시장후보는 시간이 흐를수록 조순 후보에 비해 열세의 폭이 커지자 침통한 표정이었다. 박후보는 개표시작전 『최선을 다했고 마음을 비웠다.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김대중 이사장은 간이 콩알만하고 이해찬씨는 좁쌀만하고 나는 밤알만할 것』이라고 농담을 건네는등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박후보는 그러나 자정 이후 패색이 짙어지자 방배동 자택으로 돌아가면서 『박찬종과 김대중의 싸움에서 결국 졌다.지역감정의 악령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정치의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허탈감을 표시했다.
  • 심슨재판/5개월 경비 5백만달러

    ◎재판 2천년까지 갈듯… LA카운티 재정적자 고민/기록양산… 전미 “떠들썩” 미국을 들끓게 하고 있는 OJ 심슨 재판은 뒷얘기의 「보고」이다.이 재판은 논객,기록자,평론자가 모두 참여하고 있는 한편의 드라마이다.이 재판에는 이들 외에도 회계사가 따로 등장한다.바로 LA카운티이다. LA카운티는 매달 20일쯤 심슨재판에 소요된 경비를 산출하면서 지리한 재판진행 상황에 낙담하고 있는 납세자들의 눈치살피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 4월30일 현재 소요경비는 4백98만6천1백67달러였으며 그 액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재판이 시작된지 다섯달 동안 매달 1백만달러 정도씩 쓴 셈이다. 12억달러의 재정적자를 내고 있는 LA카운티로서는 재판이 장기화되면서 안절부절하고 있다.지금까지의 재판진행 상황으로 볼 때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돼 3년 동안 진행된 「맥마틴 가족 재판」에 소요된 1천3백23만9백71달러보다 더 들 것으로 추산된다. LA카운티의 한 관계자는 심슨이 재판에 져 항소한다면 변호사비용을 제대로 주지 못해 결국 납세자들이 이를 부담해야 할것이라고 불평하고 있다.카운티에서는 이에 따라 심슨재판의 TV방영권을 아카데미 시상식처럼 공개입찰에 붙이려 했으나 미국의 인권단체와 TV사들에 의해 거절당했다.카운티에서는 심슨재판이 오는 2천년까지 갈 것으로 보고 차선책으로 지난 1월부터 2천년까지 발생하는 모든 경비를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떠맡아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심슨재판은 이와 함께 갖가지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몇주전 LA를 비공식으로 방문하고 돌아간 파키스탄의 부토 총리가 LA의 저명인사들을 위해 비버리 힐의 한 고급식당에 마련한 만찬석상에 심슨재판의 마르시아 클라크 여검찰관과 로버트 샤피로 변호사가 의기양양하게 왔다가 부토 총리로부터 재판에 관한 곤혹스런 질문을 받는 촌극을 벌였다.훈제연어와 양고기 요리가 나오는 중간중간 부토 총리는 두사람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재판에 큰 관심을 표시하고 자신은 심슨이 유죄라고 확고하게 믿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는 것이다.
  • 전쟁초기의 작전 양상(6·25내막/모스크바 새증언:9)

    ◎스탈린이 사실상 남침작전 총지휘/침략개시일 승인·김일성에 일일이 작전지시/“미 군사개입 공개항의 하라” 평양에 비밀전문 6월22일에는 평양주재 소련대사관앞으로 암호전문의 해독은 바람직하지 않으니 이후 일체의 암호전문 해독을 금지한다는 모스크바의 지시가 하달됐다.그뒤 평양대사관과 본부 외무부간 전문교신은 연말까지 중단됐다.대신 크렘린은 전시통신을 전담하는 소련군총참모부 제8국을 통해 평양대사관과의 교신을 계속했다.이 교신내용은 대통령문서소에 보관돼 있다. 전쟁개시와 함께 스탈린은 사실상 작전의 총지휘권을 행사했다.작전개시일을 승인했고 김일성의 작전명령에 일일이 간섭했다.중국·북한군 사령부에 작전지시를 일일이 내려보내기도 했다.그러나 전쟁초기 이러한 일사불란한 협력관계는 미국의 개입으로 전세가 뒤바뀌며 조금씩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50년 7월1일 스탈린은 소련군 총참모부 제8국을 통해 평양의 소련대사 앞으로 다음과 같은 전문을 보냈다.(전문번호 N34681sh). ○“계속 진격해야” 독려 『① 귀하는북조선군당국이 갖고 있는 계획에 관해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았다.그들은 전진을 생각하고 있는가 아니면 전진을 일단 멈추기로 결정했는가.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두말할 것없이 계속 진격해야한다.남조선 해방이 앞당겨질수록 개입(미국의 개입을 지칭)기회는 그만큼 줄어든다. ② 미군기들이 북조선 영토를 공습하는데 대해 북조선 지도자들의 반응을 보고하라.이 공습으로 겁을 먹고 있는가 아니면 자신감을 유지하고 있는가. ③ 북조선 지도자들이 미군의 공습과 군사개입에 대해 공개항의할 의사는 없는가.우리가 생각하기에 공개항의를 해야한다. ④ 북조선이 탄약과 기타 군수품들을 공급해달라고 한 요청에 대해 7월10일까지 이를 완전히 충족시켜 줄 것이라고 김일성에게 알릴 것』 이튿날인 7월2일 슈티코프대사는 스탈린앞으로 다음과 같이 북한지도부의 분위기를 전했다.『6월28일 서울을 함락함으로써 북조선지도부의 사기는 매우 높음.그러나 미군기의 공습이 잦아지고 라디오방송을 이용한 미국의 북조선에 대한 악선전이 가열되면서 북조선지도부의 분위기가 다소 악화되고 있음』 일부 지역에서는 최종 승리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일부 「해방지역」에서는 사태를 관망하려는 움직임이 주민들 사이에 일고 있다고 이 전문은 보고했다.슈티코프대사는 김일성,박헌영이 미군개입으로 야기된 어려움을 인식하고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김일성은 위기타개를 위해 보병부대,탱크,해군부대의 추가창설 계획을 밝히고 군사총동원령을 발동시킬 계획이라며 슈티코프의 의견을 물었다. 이와함께 김두봉,홍명희는 인민군만으로는 미군과 맞서 싸우기 힘들다며 조심스레 소련의 입장을 타진했다.슈티코프대사는 이같은 입장타진은 김일성의 개인비서 한사람이 소련대사관을 찾아와 전달했다고 전문에서 밝혔다. 7월4일 슈티코프소련대사는 역시 총참모부 8참모부를 통해 스탈린앞으로 7월3일 김일성,박헌영과의 면담결과를 보고했다(전문번호 N405840). 『김일성은 군사작전이 너무 느리게 진행된다고 불평했음.특히 중부전선에서 너무 느리다고 했음.도하작전은 민족보위상이 현장에서 직접지휘했음에도 불구하고 작전수행이 제대로 안됐다고 지적.김일성은 자기가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자탄했음.김일성은 전선과 해방지구 모두 사정이 심각하다고 강조.그는 미군 상륙부대가 북조선의 항구나 공정낙하산부대를 이용해 북조선군 후방에 침투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강조.김은 이같은 가능성에 대비키 위해 많은 양의 추가 무기지원을 요청.2개 사단,12개 해병대대,해양경찰대 수개부대를 무장시킬 양의 무기임.김은 북조선지역의 철도역들이 미군공습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 무기들을 만주를 경유,안동­신의주­평양으로 신속히 보내줄 것을 요청.김은 북조선이 예비연대와 탱크여단 2개의 창설을 시작했다며 무기와 탱크가 필요하다고 했음.김일성은 한 보좌관에게 이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작전통제 능률을 높일 방안을 물었음.김은 앞으로 미군을 상대로 싸워야한다며 북조선군의 지휘능력을 강화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그는 총참모부를 전투병력에 보다 가까이 옮겨가기 위해 작전통제와 지휘조직을 도와줄 소련 군사고문관 1명의 파견을 요청했음』 슈티코프대사는 평양주재 소련군사고문단장인 바실리예프장군과 공동으로 다음사항을 김일성에게 건의한 것으로 이 전문은 밝히고 있다.『① 총사령관 참모총장 군사위원회 총참모장으로 구성되는 군사평의회가 이끄는 2개의 군사그룹을 창설할 것.각 군사그룹은 휘하에 4∼6개의 하급부대를 둘 것.② 전선사령관 총참모장 전선군사평의회가 이끄는 전선사령부를 창설할 것.이 전선사령부는 총참모부 책임하에 구성.③ 민족보위성은 이미 소규모이기 때문에 그대로 존속시킬 것.민보성은 전투병력에(식량,연료,탄약등)모든 필요한 보급품을 공급하는 외에 예비병력,신병 훈련,공화국 북부에 상륙방어부대를 창설하는 임무를 맡는다.④ 김일성을 인민군최고사령관으로 임명한다』 ○무기 대량지원 요청 김일성은 슈티코프대사의 이 제의를 받아들였다.두사람은 군병력 조직개편이 전선의 작전에 영향을 미치게 하지 않는다는 원칙에도 합의했다. 슈티코프대사는 마지막으로 『병력편성 분야의 소련군사고문관 2명을 파견해줄 것(1명은 편성사령관 고문관,1명은 포병사령관 고문관).소련군사고문단장 바실리예프장군과 전선사령부에 파견된 소련군장교들이 서울로 함께 이동하는 것을 허가해 줄 것을 요망함』이라는 것으로 이 전문을 끝냈다. 8월28일 스탈린은 슈티코프대사를 통해 김일성에게 격려의 뜻을 담은 전문을 전달했다.그러나 이 전문의 진짜의도는 김일성에게 새로운 작전지시를 내리는 것이었다(전문번호 N75021,소련군총참모부 제8참모부). 『① 전연방공산당(볼셰비키)중앙위는 김일성동지와 그의 동료들이 남조선인민들을 해방시키기 위한 위대한 투쟁을 벌이는데 찬사를 보낸다.김일성동지는 눈부신 성공을 거두고 있다.소련공산당 중앙위는 조만간 침략자들이 치욕속에 조선반도에서 쫓겨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② 김일성동지는 외세개입자들과 맞서 싸우는 이 전쟁에서 항상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고 당황해선 안된다.일부에서 진격이 지연되고 국지적인 패배를 겪는다고 낙담해선 안된다.이런 전쟁에선 누구도 계속 승리만 거둘수는 없다.러시아 내전 때는 더 심했고 독일과의 전쟁 때도 마찬가지였다.조선인민들이 거둔 성공은 바로 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람들이 됐고 제국주의의 멍에를 벗으려는 아시아 해방운동의 기치아래 들게됐다는 사실 그 자체에 있다. 지금부터 모든 피착취 인민의 군대들은 조선인민들로부터 미국과 기타 제국주의자들에게 결정적 타격을 가해야한다는 사실을 배울 것이다.김일성동지는 조선이 이제 혼자가 아니라 동맹국들이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동맹국들이 당신을 도와 전쟁을 계속할 것이다.1919년 영·불·미 외세와의 전쟁당시 러시아는 지금 조선동지들보다 훨씬 더 어려운 처지에 있었다. ○소 군사고문 파견 전문 ③ 김일성동지에게 공군력을 산개시키지 말고 전선에 집중시킬 것을 충고한다.전선에서 공격은 반드시 적진에 결정적인 공습을 가하는 것과 함께 시작돼야한다.인민군 전투기들은 적기로부터 인민군을 방호할 수 있는 전투력을 보유해야 한다.필요시 우리가 폭격기,전투기를 추가로 보내줄 수 있다』 8월29일 슈티코프대사로부터 이 편지를 전달받은 김일성은 크게 감동,이튿날 노동당중앙위 정치국회의를 소집해 스탈린에게 보내는 공식답장을 채택했다.『우리의 경애하는 교사이신 스탈린동지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는 구절로 이어지는 이 답장은 스탈린에 대한 최대의 존경과 감사의 표현으로 가득차 있다. ◎새로 밝혀진 사실/김일성 “전진속도 느리다” 자책/서울 제한점령설 허구 입증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뒤의 상황을 다룬 이번 9회에는 새로운 사실들이 많이 들어있다.가장 중요한 사실은 스탈린이 전쟁의 결정과정보다 전쟁의 전개과정에 훨씬 더 깊숙이 개입,『남조선해방이 앞당겨질수록 미국의 개입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하는등 사실상 초전부터 스탈린과 김일성의 공동의 전쟁이었음이 이번 문서에서 확인된 것이다. 두번째는 전쟁을 수행하면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김일성과 북한지도부는 항상 소련의 의사를 문의하고 소련은 그에 상세히 답변하는가 하면,어떤 것은 문의에 앞서 미리 지시하는등 이번 자료를 통해서 우리는 비로소 1950년 11월 공군이 개입하기 이전부터 소련이 이 전쟁에얼마나 깊숙이 개입하였는지 확인하게 된다. 세번째는 김일성은 초기에 전진속도가 너무 느린것에 대해 심각하게 불만,자책하고 있음이 처음으로 공개되었다.이는 김일성이 서울까지만 점령하려했다는 제한전쟁설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다. 네번째는 김일성이 이미 전쟁 초기부터 미군의 상륙부대나 공정부대가 북한후방으로 침투할 위험이 높다고 인식,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음이 최초로 확인되었다. 다섯번째는 스탈린·김일성과 같은 고위수준에서의 전쟁수행방식의 공동결정 뿐만 아니라 현지전쟁수행에서도 소련과 북한은 긴밀하게 협의,공동수행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 최초로 확인되었다. 끝으로 미군의 참전으로 북한이 곤경에 처했을때 스탈린은 오히려 『폭격기와 전투기를 추가로 보내줄 수 있다』고까지 말하면서 고무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자료를 통해서 밝혀졌다.
  • 옴교주 아사하라 묵비권 일관/도쿄 경시청 수감 이모저모

    ◎이름 확인·식사 거부… 범행 부인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16일 도쿄경시청에 수감된 옴진리교의 아사하라 쇼코 교주는 18일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검거될 때 『눈도 부자유스런 내가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이냐.믿어 주지는 않겠지만』이라고 혐의를 부인한 아사하라는 그 뒤 경찰 조사에 이름조차 확인하지 않는 철저한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17일 그를 면회한 엔도 마코토(64)변호사는 그가 수감후 식사도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하라는 교단 고문변호사로 활약하다 명예훼손으로 구속된 아오야먀 요시노부 변호사(옴진리교신자)의 변호를 맡은 엔도 변호사에게 자신의 변호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엔도 변호사가 아사하라를 접견한 것은 경시청으로부터 이같은 연락을 받은 때문이다.아사하라는 경시청을 찾은 엔도 변호사에게 허리를 굽혀 깊이 머리를 숙이며 『꿈에 부처님이 엔도씨를 변호사로 선임하라고 말씀하셨다』면서 변호를 간곡히 부탁. 아사하라는 사린사건 등에 대해 묻는 엔도 변호사에게 『제자들이 사린을 만든 사실도 없다.지하철에 사린을 살포한 적도 없다.원죄(억울한 죄)다』라고 완전 오리발.이에 대해 엔도변호사가 『지하철 사린살포사건과 옴진리교단의 관계에 대해서는 나 자신도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사하라씨의 변호를 맡기 어렵다』고 변호사 수임을 거절하자 아사하라는 『나는 어떡하라고』라면서 크게 낙담하는 표정을 지었다. 엔도변호사가 마지막으로 『수감생활을 견디려면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권하자 『수행중이므로 이틀에 한끼 이상은 먹지 않는다』고 완곡하게 거절했다고.아사하라는 또 체포된 수많은 신도와 간부들은 놔두고 가족의 안부를 묻고는 체포되지 않았다는 전갈에 『잘됐군』이라고 기뻐했다는 것이 엔도 변호사의 전언.종말론을 내세우며 스스로 천년왕국의 신성법황이라 자칭했던 아사하라교주도 결국은 심약하기 짝이없는 한 인간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민주/“지방선거는 끝났다” 낙담/경기경선 「돈봉투 파동」 후유증

    ◎8월 당권경쟁 의식한 세겨루기서 비롯/이총재­동교동계 극한대결로 치달을듯 돈봉투사건과 폭력사태등 난장판으로 얼룩진 13일 밤의 경기지사후보 경선으로 민주당은 당내 계파간 극한대결이란 심각한 후유증을 격게될 전망이다.또 야당이 벌인 구태의연한 추태에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민주당은 지방선거 전략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게됐다. 아울러 돈봉투사건에 대해 사법기관이 수사에 착수하고 선관위도 선거법위반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은 그야말로 내우외환에 봉착하게 됐다.돈봉투 살포혐의가 있는 후보의 구속가능성을 비롯,법정으로까지 비화될 소지도 충분하다. 이번 사건은 철저히 이기택 총재와 동교동계의 헤게모니싸움에서 비롯된 것이다.이 총재와 동교동계의 뿌리깊은 불신과 갈등은 경선을 철저한 DJ(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와 KT(이 총재)의 대리전으로 만들어 버렸다.8월 당권경쟁을 염두에 둔 이총재 진영은 총력을 다해 장경우 의원을 지원했고 동교동계도 이 총재측의 방해로 당초의 「이종찬 후보카드」가 무산된데 대한 「응징」차원에서 자파의 안동선의원를 노골적으로 밀었다.거기다 비주류의 김상현 고문도 당권의 전초전으로 간주,동교동계 안의원쪽에 가세했다.이처럼 당내 계파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결국 「적전분열」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결국 두 진영은 감정싸움을 한층 가열시키면서 급기야 분당까지 거론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더구나 폭행을 당한 이 총재계의 이규택 경기도지부장은 동교동계의 권노갑 부총재와 안의원을 수원지검에 폭력교사혐의로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중단된 개표를 계속할 것이냐 여부와 돈봉투시비에 대한 두 진영의 시각차는 너무 현격해 타협이 어려울 지경이다.따라서 민주당은 15일 총재단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나 해법을 찾기는 커녕 엄청난 내홍에 휩싸여 내분이 심화장기화될 공산이 크다는게 당 주변의 일치된 시각이다. 이 총재는 14일 『개표문제는 총재단회의가 결정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2차투표를 했으면 당연히 개표도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다.거기다 동교동계가 개표를 막는 것은 안후보의 패배가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확신하고 있다.이총재 진영은 돈봉투사건에 대해서도 「조작」이라고 주장한다.안 후보측에서 열세를 절감하고 1차투표에 들어가기전 대의원 집단합숙과 향응제공을 문제삼아 부동표를 흡수,승리한다는 전략을 세웠으나 이것이 빗나가자 돈봉투사건을 조작해 막판공세를 취한 것이라고 주장한다.특히 폭력사태에 가담한 사람들은 모두 동교동계 청년당원들이며 권노갑 부총재가 현장에서 진두지휘했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동교동계의 분위기는 이와 정반대다.대의원들에 대한 향응제공은 증거사진까지 있는 사실이며 더구나 돈봉투를 살포하다 물증까지 적발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까닭에 개표는 있을수 없다고 강조한다.따라서 경선은 당연히 무효이며 재경선을 하든지 두후보를 모두 사퇴시킨뒤 이종찬 고문을 추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이처럼 양쪽이 접점을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이제 지방선거는 끝났다』는게 낙담한 민주당원들의 자조의 소리다.
  • 미공화 “강력한 반테러법 추진” 발표/오클라호마 현장 스케치

    ◎생존자 구조위해 수족절단 잇따라/미국내 회교단체들 보복테러 우려 ▷구조현장◁ ○…미국 중부 오클라호마시티에 있는 연방정부 건물이 처참하게 폭파된 비극의 현장에는 하루가 지난 20일(현지시간)에도 주방위군의 경계하에 경찰·소방대원과 함께 의사·자원봉사자등이 생존자 구출에 필사적인 노력을 전개. 마치 2차대전중 연합군의 대규모 공습을 받은 독일의 드레스덴시를 연상케하는 폭파현장에는 오클라호마시티 구호요원은 물론 애리조나 피닉스와 멀리는 뉴욕등 전국으로부터 소방대원과 수색·구조 전문가들이 달려와 구조에 합류하고 있다.생존자 수색에는 광섬유 카메와 첨단 청음장치등 각종 첨단장치와 잘 훈련된 수색견이 동원되고 있다. ○…게리 마사드라는 한 의사는 무너진 건물 더미에 깔린 한 여인을 구해내기 위해 붕괴위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좁은 미로속으로 기어들어가 마침내 그 여인을 구출.그러나 그녀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오른쪽 다리 일부를 잘라내지 않으면 안되었다고.마사드는 『한쪽 다리를 잘라내느냐 아니면 계속 혼수상태에 내버려두느냐』중 택일해야 했다며 절박한 상황을 전했다.그녀 뿐만 아니라 『극단적 상황에서』 수족을 절단하지 않으면 안됐던 사례가 속속 전해져 처절한 비극의 현장을 증언. ○…구조요원들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존자들의 구조가 별다른 진척이 없자 요원들은 점차 피로와 혼란,좌절의 낙심하는 기색이 완연,관계자들을 낙담시켰다. ○…사고건물 주위 약 20블록 지역은 구조활동이 전개되면서 경찰이 일반인의 출입을 일체 차단해 이 지역안에는 구조대원,의사와 경찰,건설관계자 등만이 활동중. ▷미국 대응◁ ○…보브 돌 미국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20일 강력한 반테러법안의 통과를 위해 빌 클린턴 미대통령과 협력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발표.행정부가 지난 2월 의회에 제출한 반테러법안은 미국이 불법이민자들을 정부의 인지만으로 추방할 수 있도록 처음으로 허용하고 있다. ○…뉴욕의 유엔본부와 인근 미대표부 건물등 전국의 주요 건물에 대한 경계활동이 눈에 띄게 강화.유엔본부 건물의 입구와 복도 등 여기저기에 경찰들이배치돼 있는데 지난 3년간 이곳을 출입했고 경비원들에게도 잘 알려진 한 언론인은 자신이 이날 3차례나 신분증 검사를 받았다고 전언.미국은 전세계에 있는 대사관의 경계와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 대비한 테러진압 훈련도 강화. ▷언론보도◁ ○…미국언론들은 20일 일제히 이번 사건이 「미국만은 안전하다」는 확신을 무너뜨렸다며 우려를 표시. 신시내티 인콰이어러지는 『미국민은 이같은 사악한 테러로부터 어느 정도 안전하다는 가설이 오클라호마시 연방기구 건물의 유리창처럼 산산히 부서졌다』고 보도. 시카고 트리뷴지는 『오클라호마시는 결코 테러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던 미국의 심장부』라면서 이번 사건이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2년전 뉴욕 세계무역센터 폭파사건 때보다 훨씬 강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회교계 반응◁ ○…미국내 회교단체들은 21일 오클라호마시티 연방정부 건물 폭탄테러를 일제히 비난하면서 아랍계 미국인에게 보복폭력이 자행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아랍계 미국인 반차별위원회의 함지 모그라흐비 위원장은 『우리는 진심으로 이번 테러사건을 비난한다』고 밝히고 『아랍계 미국인이 일을 저지른 것으로 잘못 연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클라호마시티내 회교사원 두 곳에는 사건 다음날인 지난 20일 살해 협박과 함께 협박전화가 걸려왔으며 미­아랍관계위원회에는 「코란을 화장지로 쓰겠다」는 등의 욕설과 협박전화가 32차례나 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차량서 폭탄잔해물 수거/FBI 수사 어떻게 돼가나/요르단계 미국인·뉴욕 택시운전사 집중조사 미 연방수사국(FBI)은 20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 연방기구 건물에 대한 폭탄테러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백인 2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그들을 쫓고 있는 한편 영국으로부터 강제 압송된 팔레스타인 출신 요르단계 미국인 1명을 신문하는등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수사를 책임지고 있는 FBI 국가안보국(NSD)은 『폭탄테러에 사용된 차량을 확인했으며 영장이 발부된 자들은 테러에 사용된 트럭을가명으로 빌린 인물들』이며 『이들은 연방정부 자체 또는 연방빌딩내 한 기관에 대한 보복을 원한 것같다』고 간략하게 발표했다. 이와관련,이날 이들 2명이 마약 조직과 관련있는 인물들로 이미 마약수사와 연계돼 수사선상에 올라 있던 인물이었다는 소식이 신빙성있게 나오고 있다. 뉴욕현지신문인 뉴스데이지는 「믿을 만한 테러전문 소식통」을 인용,『이들은 20대 나이에 백인들로 마약수사선상에 놓여 있는 인물로 당국이 신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SD 책임수사관은 용의자들이 갈색머리이며 한명은 왼팔에 문신을 새겼다고만 말한 뒤 수사편의상 이들을 「존 도우 1」,「존 도우 2」로 부르기로 했다고 밝혀 이같은 보도의 신빙성을 뒷받침했다. 건물 폭파에 사용된 트럭은 미국내 주요 트럭렌트회사인 「라이더」소속 차량으로 밝혀졌다.지난 93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 폭파사건 때 사용된 트럭도 라이더회사 트럭이어서 묘한 연관성을 이루고 있다.차 안에는 화학비료와 연료로 합성된 폭탄의 잔해물이 있었던 것으로 수사 결과드러났으며 트럭은 지난 17일 대여됐다. 영장이 발부된 이들 말고도 미국내에서는 다른 용의자가 여러명 거론되고 있다.우선 제3의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은 사건당일 오클라호마시티 공항을 출발,시카고·로마를 거쳐 요르단 암만으로 가려던 팔레스타인 출신 요르단계 미국인 이브라힘 압달라 아마드(32). 한 목격자의 진술로 수사선상에 오른 그는 시카고 공항에서 로마로 가는 비행기를 바꾸어 타려다 수상히 여긴 공항경찰의 검문을 받다 비행기를 놓쳐 영국으로 향했다.그러나 그는 영국 히드루 공항에서 이민국 관리들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한 후 영국경찰에 의해 미국으로 강제 압송됐다.이탈리아 경찰당국은 로마공항에 도착한 그의 3개 가방을 압수했으며 가방 안에는 전깃줄,실리콘 및,미사일,무기 사진첩등이 들어 있었다고 미국의 ABC방송이 보도했다.이 방송은 또 사건 발생전 용의자들이 있었던 것과 유사한 트레이닝복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미수사당국은 또 이번 사건과 관련,오클라호마시티에서 3명을 붙잡아 조사를 벌인 뒤 2명을 풀어 주고다른 1명을 계속 조사중이며 이들이 같고 있는 전화번부와 메모지·옷등을 압수했다. 경찰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난 한 사람은 19일 자신의 형인 아사드 시디키(27)와 친구인 모하메드 차피가 중동의 모국으로 급히 귀국하는데 필요한 서류를 가지려 오클라호마 시티에 왔다가 당국에 붙잡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뉴욕의 한 수사 관계자는 뉴욕시에서 택시 운전사로 일하던 아사드 시디키가 폭발사건 1시간전 오클라호마 시티에 도착했으며 사건 용의자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 「코리안 드림」의 상징…응시생 매년증가/한국사시·연수제 현황·과제

    ◎최종합격률 2%… 인재들 능력 사장 늘어/연수원 판·검사교육 주력… 인성 강화해야 우리나라에서 자질이 뛰어난 20대 청년의 대부분은 각종 고시에 도전하고 있다.그 가운데 사법시험이 단연 인기다.합격만 하면 바로 사회적 지위가 수직상승하고 돈과 명예도 함께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사법시험 합격은 「코리안 드림」의 상징이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S대 인문대를 나온 강모씨(31)는 지난해 말 대기업에 취직하고도 아직 낙담이 이만저만 아니다.사법시험 2차 시험에서 연거푸 세차례나 고배를 들고는 호구지책으로 택한 직장이기 때문이다.4년 전 외무고시에 합격,한동안 공무원 생활을 한 전력이 있는 강씨는 『박봉에다 느슨한 생활을 견딜 수 없어 사표를 던지고 사법시험에 도전했지만 준비가 덜 됐던 것 같다』고 아쉬워 한다.그러면서 『언젠가는 다시 도전해 볼 것』이라고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그만큼 사법시험의 유혹은 강렬하다. 63년 사법시험이 도입된 뒤 지난해까지 1차시험 응시생들은 모두 22만6천7백8명.이 가운데 최종합격자는 5천3백77명으로 합격률이 2%를 겨우 넘는다.이 때문에 인재들이 사시에만 매달리다 아까운 능력을 사장시키는 사례도 허다하다.우수한 인재가 사회 각 분야에 골고루 포진하지 못해 효율적인 인력배분이 이뤄지지 않게 된다.국제경쟁력 등 국가적 차원에서도 손실인 것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응시생들은 줄어들기는 커녕 90년 이후 해마다 1천여명씩 오히려 늘고 있는 실정이다.나이와 학력,응시 횟수에 아무런 제한이 없고 단 한번의 「승부」로 평생을 보장받는 유혹 때문이다. 사시제도는 법대 교육의 파행도 불러오고 있다. 「바늘구멍」을 통과하려면 시험과목에 집중적으로 매달릴 수밖에 없다.법철학,법사학 등 기초법학 과목은 찬밥신세가 된다.법조인으로서의 기본자질과 소양을 쌓는데 필요한 과목이지만 시험과목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의 여러 법대에서는 최근 몇해 동안 환경법 국제통상법 지적소유권법 등의 과목을 신설했으나 곧 폐강해야만 했다.국제화·세계화의 조류에 꼭 필요한 과목이지만 역시 고시과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학생들이 외면해서였다. 사법연수원 과정 역시 사법시험과 비슷한 점이 많다. 우선 연수원의 교과과정이 판·검사 업무에 치우쳐 있어 시대변화에 맞는 다양한 직역으로 진출하려는 연수생들에게는 충분한 사전교육이 되지 못한다.일부 연수생들은 『연수원은 법조인으로서 갖춰야 할 다방면의 지식을 배우고 인격을 함양하는 법조인 예비학교가 아니라 또다른 판·검사 선발학교』라는 혹평을 서슴지 않는다.2년 동안의 연수원 성적을 평생 꼬리표로 달고 다니게 되는 현실이다 보니 인성이나 소양교육은 자연히 뒷전일 수밖에 없다는 것. 연수원의 한 교수는 『교수 스스로가 현행 연수원제도의 장·단점에 대해 확실한 이해를 하고 단점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뒤 『주입식 교육 및 인성교육의 부실에 따르는 폐단은 하루 빨리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 각국 법조인력 양성 어떻게/법학사가 법학원 수료해야 평가시험/영/2개기관서 사법관·변호사 따로 선발/불 유럽의 법조인 양성과정은 미국의 그것과는사뭇 다르다.법의 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영미법 계통의 영국과 대륙법 계통인 독일·프랑스를 중심으로 그 실태를 살펴본다. ▷독일◁ 법과대학에서 7학기(3년 반)의 법학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논문 등 2개의 수료증명서를 받아야 제1차 국가시험의 응시자격을 얻는다.제1차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대학 졸업도 가능하다.따라서 법과대학을 졸업하면 법조인의 문턱에 들어서는 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제1차 국가시험 응시자격을 얻는데만도 평균 10·7학기(5년 반)가 걸린다. 제1차 국가시험은 법무부 사법시험국에서 주관하고 필기·논문·구술 등 3종류의 시험을 친다.합격률은 75∼80% 가량이며 응시 횟수는 두차례로 제한돼 있다. 이 국가시험에 합격하면 2년 동안 사법관 시보로 대학과정의 이론교육과는 달리 주에서 실시하는 실무 위주의 수습을 받게 돼 있다. 실무수습을 마친 1차합격자에 한해 실시하는 제2차 국가시험은 필기와 구두 등 두종류의 시험으로 7천7백여명을 선발한다.여기서도 응시 횟수는 2∼3차례로 제한하고있다. 이처럼 다소 까다로운 1·2차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비로소 완전한 「법률가」의 자격을 갖추게 된다. 특히 법과대학 교수는 1·2차 국가시험을 거친 사람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사람만 기용된다.교수는 물론 변호사 자격도 지닌다. ▷영국◁ 법정변론권을 가진 법정변호사(Barrister)와 법 관련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사무변호사(Soliciter)로 이원화 되어 있다. 법정변호사는 사건을 당사자로부터 직접 수임할 수 없고 사무변호사를 통해서만 맡을 수 있다.따라서 법관으로 임명될 수 있는 법정변호사는 경제적 안정성을 원하는 사람들보다 부유층이고 보수적인 법학사들이 선호하고 있다. 법정·사무변호사의 자격을 따기 위해서는 법과대학과 법실무 교육을 위주로 하는 전문학교인 폴리테크닉스(Polytecnics) 또는 일반 대학을 졸업,실무연수과정인 법학원(Inn of Court)이나 로스쿨(Law School)에 입학해야 한다. 법정변호사를 양성하는 법학원은 대학과 전문학교의 우수 법학사와 법대가 아닌 대학 출신 학사 가운데 공동전문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이들어갈 수 있다.이에 따라 법대 출신이 아닌 법조인도 25%나 된다. 법학원에서는 1년 동안 판례 검색,변론서 작성,변론기술 등 실무교육을 받아야 하며 4개 법학원에서 여는 만찬모임에 24차례 이상 참석해야 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법학교육위원회가 시행하는 최종평가시험의 응시자격을,시험에 합격하면 법정변호사 자격을 얻게 되나 단독개업은 불가능하다.다시 경력 5년 이상 법정변호사 밑에서 1년 동안 실무수습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최종평가시험의 합격자는 연간 1천6백여명에 이르며 응시 횟수는 나이에 관계 없이 4차례로 제한하고 있다. 사무변호사를 배출하는 로스쿨은 법학원과 입학자격이 비슷하나 법학원보다는 입학이 쉽다. 로스쿨에서도 1년 동안 민·형사소송과 거래법 등 법률실무 과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교육하며 최종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 사무변호사 자격을 준다. 응시 횟수는 2∼3차례로 제한하며 합격률은 70%이고 합격자는 해마다 3천2백여명에 달한다. 이들 역시 법정변호사와 마찬가지로 처음 2년 동안은 경험이 많은 변호사에게 재교육을 받는다. 고등법원 이상의 판사는 10년 이상 실무경력을 가진 법정변호사 가운데서 임명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처럼 이원화 된 복잡한 제도를 개선하려고 지난 90년 법정·사무 변호사의 양성제도를 통합하기 위한 법률을 만들기도 했다. ▷프랑스◁ 판·검사 등 사법관과 변호사를 따로 선발하고 있다.프랑스의 사법관은 우리나라나 영국 미국 등의 판·검사에 비해 지위 및 사회적 권위가 낮아 사법관 지망자들이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사법관이 되기 위해서는 법무부 산하 국립사법관학교에 입학해야 한다. 이 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대상은 27살 이하의 대학 졸업자 등으로 3차례만 응시할 수 있다. 국가나 공공기관 공영기업에서 4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에게도 응시자격이 주어지나 40세 이하로 나이를 제한하고 있다. 입학을 하면 31개월 동안의 연수생활을 거쳐 모두 사법관으로 임명돼 성적에 따라 배치된다.90년에는 1백50여명이 국립사법관학교에 입학했다. 변호사의 양성은 사법관과는 달리 항소법원별로 설치된 변호사협회가 주관한다.이 때문에 지역마다 변호사수도 크게 차이가 난다. 변호사협회는 변호사연수원 입소시험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이론과 실무교육을 한 뒤 변호사적격증명서 취득시험을 본다. 입소시험의 응시는 3차례,증명서 취득자격시험은 2차례로 제한돼 있다. 증명서 취득자격시험에 합격한 연수생은 변호사 시보로 2년 동안 다시 실무연수를 마쳐야 변호사로 등록할 수 있다. ◎한국 수천만∼수억원… 독의 10배/각국 변호사 수임료 현황/독/사건당 3백만원∼3백50만원/미/분쟁땐 계약 무효화… 환불 명령 정부가 법조인의 수를 크게 늘리고 법과대학의 학제를 개편하는 한편 전관예우를 시정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사법개혁」을 추진하는 이유는 결국 변호사의 과다한 수임료 문제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도대체 우리나라의 변호사들이 얼마나 많은 사건 수임료를 받기에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했을까. 한마디로 통계를 낼 수는 없다.변호사들이 국세청에 자진신고하는 금액이 실제보다 훨씬 적은데다 사법연수원을갓 수료한 변호사와 이른바 「재조」 출신 변호사의 수임료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우리나라 변호사의 보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높다는데는 이론이 없는 것 같다. 최근 소비자보호원이 조사한 데 따르면 우리나라의 변호사 수임료는 미국의 3배,독일의 10배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되어 있다.단순비교이기는 하나 우리의 변호사 수임료가 다른 나라 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선 형사사건의 수임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대한변협이 스스로 정한 「변호사 보수 기준에 관한 규칙」에 착수금과 성공보수금을 합쳐 1천만원 이상은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규정은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구속적부심이나 보석을 조건으로 수천만원부터 수억원까지 멋대로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얼마전 보석으로 석방시켜주겠다고 1억원을 받았다가 의뢰인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A변호사의 사례에서도 과다수임료의 실태를 읽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특히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전관예우라는 관행이 있어 고액수임료를 부채질 하고 있다.이들 판·검사 출신의 「힘센 변호사들」에게 이른바 「특진」을 받으려면 수백∼수천만원의 돈을 더 내야 한다. 우리나라와 법체계가 비슷한 독일은 변호사 보수문제를 변호사 단체의 규율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연방 변호사법」이라는 법률로써 법정 최저액을 규정하고 있다.또 합의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보수가 부당하게 높을 때는 소송을 통해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 한수웅 헌법재판소연구원은 『독일의 형사사건 보수는 공판이 열린 횟수를 기준으로 산출한다』고 밝히고 『한 사건의 평균 수임료는 3백만∼3백50만원 수준으로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싸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과다한 수임료 때문에 분쟁이 생기면 법원은 수임계약을 무효화 하고 일정액 이상이 넘는 금액을 환불하는 것은 물론 변호사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명령하기도 한다. 대법원은 지난 4일 발표한 「법조개혁 건의안」에서 과다수임료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보수기준을 법률로 정하고 ▲형사사건에서의 성공보수금을 없애며 ▲모든 보수약정의 서면화를 유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변호사보수규정에 관한 개혁방안을 내놓았다.
  • 두달전 실종 고교생/한강서 변시로 발견

    25일 상오10시쯤 서울 동작구 흑석동 동작대교 남단 하류쪽 2백m지점 한강수중에서 서울 N고교 3학년 박모군(19·관악구 신림13동)이 실종된지 두달여만에 숨진 사체로 떠오른 것을 잠수부 함헌식씨(26·서울 마포구 연남동)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박군의 아버지 박헌덕씨(46·회사원)에 따르면 박군은 지난해 12월 24일 상오 교회에 예배를 보러간다며 집을 나간뒤 연락이 끊겼다는 것이다. 경찰은 박군이 학급에서 1·2등을 다툴 정도로 성적이 뛰어나 올해 S대 의대를 지원하려했으나 수능시험에서 예상보다 낮은 점수를 받자 몹시 낙담했다는 가족들의 말에 따라 이를 비관한 박군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 북­미접근과 한­미공조(특파원수첩)

    제네바의 핵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북한·미국간의 관계가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뿐만 아니라 핵협상 이후의 일본과 북한관계도 국교정상화 협상의 개시를 향해 발빠르게 움직일 것같다. 그렇다면 한·미 관계는 어떻게 될것인가.기본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며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의 준수에도 특별히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정책 입안이나 집행의 단계마다 한국과 협의를 하거나 일일이 한국의 의향을 물어볼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될 것이다.특별히 미국이 한국과 공동협력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의 경우에는 몰라도 말이다. 지난 21일 워싱턴의 내셔널 프레스 센터에서는 미군축협회의 주관으로 「미·북한간의 핵합의와 그 예비평가」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카네기평화연구소의 셀리그 해리슨 수석연구원은 『미국은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확실히,그리고 무한정 지킬 것임을 분명히 해놓되 우리 자신의 북한전술·전략에 관한 사항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유보해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우리의 북한정책이 동시에 한국정부의 북한정책 추진의 부속물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아울러 강조했다. 북한핵문제가 타결되었다고 해서 한·미 관계가 갑자기 서먹서먹해질 리야 없지만 자칫 미국과 북한관계의 문제로 한·미간에 오해를 빚을 소지는 넓어질 가능성이 많다. 해리슨씨가 지적했듯이 미국의 북한정책 추진에 있어 전술전략의 자유로운 취사선택권,미국의 북한정책 목표가 한국의 북한정책에 종속될 수는 없다는 것은 적어도 북한과의 문제에 있어 한·미 양국간에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지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완곡하게 설명하고 있다. 한·미 양국정부가 북한핵문제에 있어 긴밀한 공조체제를 취해온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앞으로 북·미 관계에 있어 『이것은 우리 둘만의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극히 사소한 문제』라며 제3자의 개입을 점잖게 거절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만약 이런 상황이 오더라도 한순간에 낙담하거나 배반감을 느낄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철저한 계산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과거냉전시대에 국제무대에서 남북 경쟁외교를 벌일 때 얼마나 많은 제3국들이 우리에게 「북한카드」를 썼는지를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다. 상황이야 꼭 같지는 않겠지만 미국과 북한은 양측 관계의 급진전으로 우리에게 각기 「북한카드」「미국카드」를 구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북한이 미국,일본간의 관계정상화로 한반도 주변4강과 남북한간에 상호 교차국교가 이뤄지면 남북한 양측은 다시 북한카드,남한카드로 시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주변국간의 관계를 「혈맹」 등 감정적으로 인식하지 말고 분명한 계산을 바탕에 깐 「업무관계」로 전환해 나가야 할 것이다.
  • “깨끗한 선거 성취… 득표에는 실패”/8·2보선 투·개표 이모저모

    ◎현후보 초반부터 2배차로 앞서/수성갑/초반 근소차… 중산층지역서 반전/경주시/압도적 표차… 야,초반부터 체념/영월·평창 ▷수성갑◁ ○…하오11시 범어 1,2,4동과 만촌1동 3개투표함등 6개투표함에 대한 개표결과 신민당의 현경자후보가 민자당의 정창화후보를 2배차로 앞서 나가자 지구당사에 있던 현후보측은 일제히 승리를 선언하며 환호. 이날 상오 투표를 마친뒤 범어4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던 현후보는 초반부터 압도적 표차로 앞서 나가자 하오10시 지구당사로 나와 김동길대표와 김복동선거대책본부장,유수호의원등 당관계자 1백여명으로부터 축하인사를 받았다. 현후보는 승리를 확신한듯 자청,『대구시민들에게 감사한다』면서 『이번 선거는 김영삼정부에 대한 대구시민의 승리』라고 거듭 강조. 민자당의 정창화후보측은 예상밖의 표차에 크게 낙담한 표정으로 『지역감정의 벽이 이처럼 높은 줄 몰랐다』고 토로. 정후보는 그러나 『이번 선거를 한점 부끄러움없이 깨끗하게 치른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현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고 피력. ○…이날 하오7시15분부터 시작된 개표작업은 부재자 1천2백78명에 대한 개표과정에서 개표종사원이 실수로 5개의 발송용지를 미리 찢는 바람에 1시간남짓 중단는등 소동 선관위는 즉석회의를 연 끝에 이들 5표를 모두 무효처리하기로 결정한뒤 하오8시20분 개표를 속개. ▷경주시◁ ○…민자당의 임진출후보와 민주당의 이상두후보가 근소한 표차로 선두다툼을 벌이다 하오10시50분쯤 용황·동천동등 중산층이 거주하는 아파트밀집지역의 개표가 시작되면서 이후보가 앞서나가다 승리. 민주당 선대본부 홍보기획팀장인 손태인 부산남을 지구당위원장은 『경주에서 야당이 여당을 누른 것은 71년 8대 옛 신민당의 심봉섭의원과 78년 10대 중선거구때 같은 당의 박권흠의원이래 처음』이라면서 『20년만에 정치정상화의 감격을 맛본다』고 파안대소. 이기택대표의 측근이기도 한 손위원장은 특히 『이대표의 당내입지가 강화돼 당의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같다』는 주류측 위원장들의 축하에 싱글벙글. ▷영월·평창◁ ○…녕월·평창군청에서 각각 실시된 개표작업결과 민자당의 김기수후보가 민주당의 신민선후보를 배이상의 표차로 앞서 나가자 민자당관계자들은 『역시 예상대로였다』면서 환성과 함께 승리를 확신. 민자당측은 경주의 개표결과가 민자·민주당후보간의 접전양상이라는 방송보도를 보고 경주쪽의 개표결과를 오히려 걱정하는등 여유있는 모습. 이에 비해 김후보와의 접전을 호언했던 민주당진영은 믿었던 녕월지역에서마저 뒤지자 『대세는 결정된 것같다』면서 일찌감치 체념하는 모습. 한편 영월에는 이날 개표 시작 10분만에 폭우가 쏟아지며 15분가량 정전되는 사태가 발생.민자당관계자들은 그러나 곧 개표소에는 이상이 없음이 확인되고 읍내의 정전도 약 10분만에 해소되자 안도의 한숨. ▷민자당◁ ○…이날밤 늦게까지 서울 여의도 당사에 머물러 있던 김종필대표등 당직자들은 대구 수성갑지역에서 민자당의 정창화후보가 초반부터 신민당의 현경자후보에게 큰 표차로 밀리는데다 경주시에서도 임진출후보가 민주당의 이상두후보에게 중반무렵 역전당하자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 선거총책인 문정수사무총장과 강삼재기조실장은 각각 사무실에서 TV를 통해 개표상황을 지켜보다 하오11시를 넘어서면서 경주에서 역전당하자 믿어지지 않는 듯 말을 잃고 매우 초조해 하는 모습. 김종필대표도 임후보 역전소식에 최재욱사무부총장을 불러 경주의 나머지 개표전망을 살피다 민주당 이후보의 주소지인 동촌동과 용황동지역의 개표가 주로 남아 회복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자 이세기정책위의장과 이한동원내총무,김길홍대표비서실장등을 불러 대책을 숙의. ▷민주당◁ ○…서울 마포당사 3층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TV자막과 현지보고를 통해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이기택대표를 비롯,조세형·유준상최고위원등 당지도부와 중앙당당직자들은 민주당후보들의 득표결과가 나올 때마다 일희일비하는 모습들. 그러나 하오11시쯤 가장 기대를 건 경주시의 이상두후보가 민자당의 임진출후보를 2백여표 차이로 앞서 나가자 『와,이겼다』고 환호하면서 서로 부둥켜안는등 축제분위기. ▷신민당◁ ○…개표초반부터 신민당의 현경자후보가 민자당의 정창화후보를 2배가량의 표차로 앞서나가는 양상이 계속. 이에따라 신민당 관계자들은 개표결과를 낙관하며 희색을 감추지 못하는 반면 민자당측은 당황해 하는 모습이 역력. 이에 앞서 이날 하오7시15분부터 시작된 개표작업은 부재자 1천2백78명에 대한 개표과정에서 개표종사원들이 실수로 5개의 발송용지를 미리 찢는 바람에 1시간남짓 중단되는등 초반부터 난항. ◎당운영방식·역학구도 재편 불가피/민자/이대표 기반 확보… 현체제 착근 도움/민주/8“2보선결과와 각당의 영향 8·2보선결과는 대구·경북의 여권이탈,민주당의 영남교두보확보라는 결과를 낳았다.이런 결과는 불가피하게도 민자·민주당의 당내 역학구도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보선결과는 김영삼대통령과 민자당내 민주계,이른바 개혁세력들에게 이론과 현실의 괴리를 실감시켰다.당장 내년에 단체장선거를 준비해야 하고 현재의 선거법으로 96년 총선을 치러야 하는 민자당으로서는 현재의 당운영방식과 역학구도를 재점검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그동안 당운영에서 소외돼온 민정계 입장에서는 비판의 목소리와 자기자리를 요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민자당이 참패를 당한 두 지역구가 모두 이른바 TK지역임으로 해서 김윤환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의 위세가 강해지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김영삼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은 지난 대선당시의 표를 분석해보면 김대통령의 압승을 가져다준 것은 대구·경북지역의 70%에 가까운 지지율이었다.이 지역이 두차례에 걸친 보선에서 모두 김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김대통령으로서는 이들 세력이 등을 돌린 채로 안정적인 통치를 하기는 어렵다.결과적으로 민자당내의 TK세력과 손을 잡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린 것이다.대구·경북세력의 당운영에서의 약진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이번 보선의 결과가 당장 민자당의 당직개편을 불러올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당대표를 포함해 당의 골격을 바꾸는 문제는 차기대권후보와도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에 이번 보선의 결과를 당장 당직개편에 반영하는 것은 어려울지모른다.그러나 김대통령으로서는 현재의 당운영방식과 역학구도를 바꿀 수밖에 없다는 당위성만은 인식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 됐다. 민주당의 이기택대표는 행복하다.명주·양양에서의 민주당후보 당선에 비견할 수 없을 만큼 경주에서의 민주당후보 당선이 갖는 정치적 상징성은 크다.이대표는 부산에서 정치적 입지를 이루었고 경북이 고향이다.그러나 그는 그러한 자신의 정치적 지역성을 김대통령과 구여권의 「TK세」로 인해 한번도 인정받지 못했다.이번 경주에서의 승리는 그가 김대통령과 구여권을 딛고 그의 정치적 지역성을 마침내 찾았음을 의미한다.그것은 대권을 바라게 마련인 그에게는 한석의 의석이나 동교동에 대한 발언권확대보다 훨씬 본질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이를 다른말로 표현하면 호남세인 동교동계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을 때는 분당도 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을 확보했다는 이야기다. 앞으로 민주당은 호남세,즉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세와 비호남인 이대표세가 거의 대등한 입장에서 당내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됐다.물론 의석수에서야 비교가 되지 않겠지만 불모지 경북에서의 민주당 의석확보가 갖는 정치적 효과는 의석수대비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이번 보선은 민자당에겐 변화를,민주당에겐 현재 구도의 착근을 지향하는 영향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신민당이 대구보선에서 거둔 승리는 민자당운영에 변수를 보태는 이상의 의미는 아닌 것 같다.
  • 경북 군위 달산리/가뭄 극복 현장

    ◎“암반관정 3곳 뚫어 물걱정 없어요”/83년·92년 마을기금·군지원으로 설치/하루 3천t넘게 채수… 올도 풍년 기약/주민들 “만년 한해지역이 부자마을 됐지요” 『가뭄피해요! 우리마을은 3년대한(대한)이 닥쳐도 끄떡없습니다』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2리 주민들은 최근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뭄피해에 아랑곳없이 풍년농사를 기약하며 농약살포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웃 부러움 사 이 마을도 종전에는 가뭄이 10여일만 계속돼도 수확에 차질을 빚어 면내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의 오명을 벗지 못했으나 이제는 날씨에 관계없는 전천후농사로 부자마을이 돼 주변동네의 부려움을 사고 있다. 이처럼 이 마을이 가뭄없는 마을이 된 것은 주민들이 스스로 관정을 파고 관리에 정성을 기울이는등 평상시에 대비를 철저히 해왔기 때문이다.30여㏊의 논경지를 갖고 있는 이 동네주민들은 해마다 되풀이되다시피하는 물걱정을 덜기 위해 지난 83년 2공,92년 1공등 3공의 암반관정을 설치했다.바위를 뚫는 어려운 공사는 인근 육군 2626부대의 지원을 받아 하루 2천6백t 채수가 가능한 지하 1백30m의 암반관정 2공을 뚫었다.주민들의 이같은 자구노력에 군위군청이 힘을 보태 2천만원을 들여 30마력짜리 양수기 2대와 전기공사를 했다.또 마을기금으로 PVC송수관을 구입,암반관정에서 8백m 상단 마을뒷산 중턱에 있는 소류지로 물을 끌어올리는등 가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92년에는 다시 1천5백만원을 들여 하루 채수량 1천t의 지하 1백80m의 암반관정 1공을 더 설치했다. ○자구 노력이 결실 이 암반관정으로 소류지에서 퍼올린 물은 과수원과 고추·콩·고구마등 밭작물 10여㏊에도 양수기를 이용,관수를 하고 있어 이 마을은 올해 같은 가뭄에도 모든 밭작물이 한해를 입지 않고 있다.특히 달산2리 논에는 언제나 물이 있는데다 일부 남아도는 물이 하류로 흐르고 있어 아랫마을인 유말지역인 달산1리 천수답 5㏊도 가뭄피해를 보지 않는 혜택을 입고 있다. ○“죄없는 모범 마을” 이같은 암반관정 설치로 이 마을 55농가에선 82년까지는 농가당 평균 15가마의 추곡을 매상했으나 83년부터는 5배에 육박하는 70가마를 상회하고 밭농사도 한해가 없어 부자마을이 됐다. 관정관리책인자 김정수씨(49)는 『우리마을 주민들은 관정이 주민의 생명줄이며 복덩이로 믿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수십년간 계속돼온 가뭄피해를 잊게 해준 군인과 행정기관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장태원소보면장은 청화산 중턱인 이 마을은 『비가 오면 큰소리치고 가뭄이 들면 말도 못하는 만년 한해우심지역이었으나 암반관정 설치이후 부자마을이 되었을뿐 아니라 마을화합도 잘되는 범죄없는 모범마을이 됐다』며 계속된 가뭄으로 많은 애를 태우는 농민들에게 이 마을의 물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한­일본­중국 폭염·가뭄 심각/평양 등 전역 최고 35도 “찜통”/북/현11곳 식수조차 제한 공급/일/북경시 상수원 50%나 고갈/중 우리나라와 같은 북태평양 고기압권에 들어가 있는 일본도 요즘 무더위와 가뭄에 허덕이고 있다.중국도 사정은 비슷해서 지하수의 수위가 계속 낮아지는 등 「고온소우」의 날씨로 적지 않은 고통을 받고 있다.북한지역도 연일 섭씨32도가 넘는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의 47개 도도부현 가운데 11개현이 벼농사는 고사하고 마실 물조차 부족해 제한급수를 실시하는등 비상사태에 돌입한 상황. 효고 나라 돗토리 히로시마 야마구치 가가와 에히메 오이타현 등 한반도와 가까운 서일본 지역이 주로 피해를 입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는 「마른 장마」때문에 예년 강우량의 30%밖에 비가 내리지 않은 지역이 상당수에 달하는등 수십년래 최악의 한발을 겪고 있는 것. 일본 기상청은 더구나 지난 20일 장기예보를 통해 서일본 지역은 8월에도 고온소우현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혀 더위에 지친 주민들을 낙담케 했다.올해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예상밖으로 강해 많은 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태풍7호가 진로를 바꿔 곧 규슈지역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태풍이 몰고 올 비가 대지를 다소나마 축여주지 않을까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농수산성은 한발 피해 면적이 가장 넓었던 지난 78년에도 평년에 비해 8%나 작황이 좋았던 점을 지적하고있다.올해도 고온으로 10%정도 작물들의 성장이 양호한 것으로 조사되자 농수산성은 은근히 풍년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중국 북경을 중심으로 한 하남·하북성,동북3성등 화북지방은 이따금 장대비가 내리긴 하지만 지난해 봄부터 시작된 가뭄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형편이다.그래서 북경시 당국은 지난 봄부터 3천만원(한화 30억원상당)을 들여 긴급 물막이 공사를 벌이도록 하는 한편 지난 봄엔 「인공강우」를 시도해 보기도 했다. 지난 봄부터 중국신문들은 『화북지역이 세기적 가뭄에 직면했다』,『지난 연초부터 지금까지 왕가뭄이 계속되고 있다』고 중국대륙의 목마름을 호소.그후 몇차례 비가 내렸으나 해갈은 되지 못해 북방 곡창지대의 감수가 예상되고 있다. 북경시내 수돗물을 공급하는 밀운저수지의 수위는 지난해 50%나 줄었고 지하수도 계속 고갈돼가고 있는 실정이다. ○…평양을 비롯,북한전역이 한낮의 최고기온이 32∼35도를 오르내리는등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22일 북한 중앙방송 일기예보는 고기압 영향으로 평양의 경우 낮 최고기온이 34도를 기록하는 등 자강도·양강도·평안남도등 전지역이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주석 김일성추도대회가 열렸던 지난 20일에도 낮 최고기온은 32도를 기록했다.
  • 무너지는 생지옥 시베리아 북한벌목장:1

    ◎서울신문 왕상관·이도운특파원 그 현장에 가다/“나는 이렇게 탈출했다” 김호씨 증언/도주­피체반복 6년만에 러거주증 획득/현장 운전수 3년만에 불순자로 낙인/몽고­중아 유랑… 두번 잡혔다 다시 도피/한국망명 신청했으나 “부답”… “서울거리 걸어 봤으면” 러시아 극동지역의 북한벌목장을 탈출한 수백명의 노동자들이 서울로 가는 꿈을 안고 러시아 전역을 떠돌고 있다. 북한당국의 추적과 지역주민들의 밀고에 쫓기는 불안과 긴장,시베리아의 혹독한 추위와 배고픔,돌봐주기는 커녕 무슨 흉물보듯 대하는 이민족들의 멸시,그리고 망명에 대한 한국정부의 어정쩡한 방침 때문에 이들 가운데 일부는 아예 서울행을 포기하고 러시아에 망명을 신청하기도 한다. 이들의 삶은 그야말로 필설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참하기만 하다.특히 최근에는 이들의 입을 통해 벌목장의 인권유린등 온갖 비행이 폭로되는 것을 꺼리는 북한당국이 탈출자를 붙잡기 위해 특무대원을 러시아 각지에 파견하고 있어 거의 절망적인 불안속에서 고달픈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 숨어다니며 고려인(한국계 러시아주민) 행세를 하기 때문에 만나보기도 여간 어렵지 않다. ○4명에만 망명 허가 기자는 지난 13일부터 러시아에서 벌목장을 탈출한 북한노동자와의 접촉을 시도한 끝에 1주일이 지나서야,그것도 다섯 단계를 거쳐서야 블라디보스토크 근처 아르좀의 한 주택가에서 김호라는 탈출노동자를 만날 수 있었다. 놀랍게도 김씨는 지금까지 러시아정부로부터 망명허가를 받은 오직 4명뿐인 북한노동자 가운데 한사람이었다. 김씨는 망명허가를 받고도 여전히 계속되는 북한측의 테러위협 때문에 지금도 은신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는 북한에서의 성장과 파란만장한 도피과정,러시아로부터 망명허가를 받은 법적 위상등 북한벌목장을 둘러싼 모든 문제를 한 몸에 안고 사는 매우 특이한 인물이었다. 김씨는 59년7월20일 평안남도 혜산에서 태어났다.3남2녀 가운데 둘째아들이었다.아버지는 혜산일대에서 유명한 교육자였고 누나가 의사,형은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에 다녔으며,여동생도러시아어 교사를 하는 성분좋은 집안이었다.고등중학교를 마친 뒤 군에 입대,휴전선근처 공군부대에서 복무하다 평안북도 정주의 군관학교를 거쳐 82년 소위로 임관했다.몇년동안 장교생활을 하다 「10만군 축소계획」에 따라 제대를 하게 된다. ○현장 당비서차 운전 사회에 나와 운전을 하던 김씨는 러시아 벌목장으로 돈을 벌러가려고 마음을 먹었다.88년 5월16일 러시아행 열차를 타고 두만강을 넘어 러시아의 북한벌목장 가운데 하나인 튀르마에 도착했다. 러시아에 와보니 세상이 달랐다.튀르마는 지방의 소도시였지만 주민들의 삶은 자유로웠고 상점에는 물건이 가득한,일종의 「천국」이었다.김씨는 벌목장에서 공산당책임비서의 운전사로 근무했다.책임비서는 벌목장에서도 위치가 확고했기 때문에 김씨도 열악한 생활환경이었지만 그런대로 적응해 지낼 수 있었다. 김씨의 운명이 바뀐 날은 벌목장에 온지 3년이 조금 넘은 91년8월24일이었다.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우리도 러시아처럼 민주주의를 해야한다』고 「불순한」 말을 내뱉은 것이 화근이었다.바로 다음날 김씨는 당위원회의 호출을 받았다.안전부에서도 김씨를 찾았다.그는 본능적으로 사태가 심각함을 깨달았다.『산에 좀 갔다오겠다』며 숙소를 나와 그길로 열차를 잡아탔다. 김씨는 러시아에 와서 북한에서의 삶이 허구였다는 것을 어느정도 깨닫기 시작했다.그렇다고 탈출을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그러나 당위원회와 안전부에서 자기를 부른 것은 전날밤의 일만을 갖고 따지는 것이 아니었다.이미 그동안의 여러가지 발언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올가미를 씌우는 것이 분명했다.이제 북한으로 돌아간다해도 정치범수용소 신세를 모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결국 서울로 달아나는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씨는 그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인 하바로프스크로 갔다.시장에서 윤씨라는 고려인 할머니를 만나 그 집에서 며칠동안 숨어살았다.갖고 있던 총재산 1백달러를 주고 얼굴이 비슷하게 생긴 고려인의 신분증을 빌렸다.그리고 9월7일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고려인 아내도 맞아 김씨는 모스크바에 도착하자마자 한국대사관을찾아가 망명을 요청했다.그러나 한국대사관에서는 김씨에게 이렇다,저렇다 하는 확실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낙담천만이었다.게다가 북한당국의 추적망이 좁혀오는 것을 느꼈다. 모스크바에 더 머무르기가 어려웠다.9월 중순 고려인들이 많아 러시아보다는 신변이 안전한 중앙아시아 카자흐공화국으로 들어갔다.그러나 거기서도 결국 정착지를 찾지 못하고 고민끝에 북한 안전요원의 발길이 미치지 않을 것같은 몽골로 건너갔다.몽골로 가는 기차 안에서 우연히 고려인 청년 한명을 만났다.그 만남이 김씨의 운명을 또한번 바꿔놓았다.카자흐공화국의 타슈켄트 근처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청년은 김씨에게 함께 일하자고 했다. 그는 마침내 청년의 동생인 마야(5월이라는 뜻)라는 아가씨를 아내로 맞게 됐다.곧바로 두사람은 부부가 되고 마야의 친척들이 김씨의 신분증을 만들어주기 위해 관리를 매수할 돈을 모았다.그러나 관리들의 실수로 여권이 2중으로 발급됐고 행정처리 과정에서 그 사실이 드러나 김씨는 경찰에 체포되고 말았다.경찰은 김씨를 수도인 타슈켄트로 이송해 신분확인 작업을 벌이기 시작했다. 경찰에 수감된 김씨는 우연히 목공일을 돕다가 만일에 대비해 칼 하나를 훔쳐뒀다. 김씨의 신분확인은 한달만에 끝났다.벌목장을 탈출한 사실이 드러났고 경찰은 신병을 북한측에 넘겨주기로 결정했다.그러나 그는 죽으면 죽었지 북한에 다시 잡혀갈 수는 없었다.경찰이 호송차에 태우기 직전 품속에 숨겨둔 칼을 꺼내 자기배를 찔렀다.그리고 경찰호송차 대신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그는 다음날 밤 의사와 간호사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탈출했다. 한 고려인 집에 숨어 치료를 받은 김씨는 마야와 함께 이번에는 우즈베크공화국으로 넘어갔다.우즈베크는 바다가 육지로 변한 척박한 땅이다.탈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같이 끓는 모래밭 2정보를 일궈 해바라기를 심고 지게로 물을 지어 날랐다.해바라기가 자랄 때까지 푼돈이라도 벌기 위해 처형이 사는 블라디보스토크 이웃으로 가 중국과의 국경지역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그 때가 92년 여름.국경에서 떠돌이 북한인을 사귀게 됐다.며칠뒤 그를 만나기로 한 장소에 나가보니 러시아 경찰 두명이 다가와 『신분증을 보자』고 했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도망치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결국 다음날 북한 안전요원들에게 넘겨지고 말았다.안전요원들은 김씨를 차에 태운뒤 팔을 뒤로 돌려 수갑을 채우고 받줄로 묶었다.다리에는 마치 부러진 다리를 기브스하듯 철제 족쇄를 두른뒤 40㎏짜리 여행용 가방에 묶었다.하바로프스크의 북한임업대표부를 거쳐 기차로 3시간 떨어진 비르비잔 벌목장의 감방으로 끌려갔다. 부인 마야는 김씨가 잡혀가자 혼자서 하바로프스크의 북한임업대표부로 찾아갔다.몇날며칠을 임업대표부 앞에 앉아 김씨를 풀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으며 하바로프스크주정부등 관계당국을 찾아 남편의 구명운동을 벌였다.러시아 국적을 가진 마야가 독하게 달려들자 북한측으로서는 골치아픈 일이었다.문제가 커지기 전에 김씨를 북한으로 빼돌리기로 했다. 지난해 4월3일 김씨는 북한으로 가는 열차에 태워졌다.그러나 기차를 타고 가는 이틀동안 감방에서 주은 핀침으로 수갑을 풀었다.일행은우스리스크역에서 기차를 바꿔타려고 역사로 나왔다.4명의 안전요원 가운데 2명이 표를 사러가고 2명이 남았다.김씨는 그틈에 2명의 안전요원 가우데 한명은 면상을 들이받고 다른 한명은 수갑을 찬 손으로 머리를 내리쳐 쓰러뜨리고 도망쳤다. 김씨는 북한 안전요원을 피해다니고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다니는 편법으로는 도저히 더 이상 살아갈 수가 없다고 결론을 냈다.마야의 친척집으로 숨어들어가 모스크바의 법률가협회에 망명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곧이어 모스크바로 날아가 인권위원회와 유엔,외교성등에도 도움을 청했다.모스크바당국은 김씨의 망명신청을 일단 접수했다.러시아의 법적보호를 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2년 지나면 시민권 북한은 김씨의 망명을 허가해주지 말도록 각종 채널을 통해 러시아정부에 강력히 요청했다.그러나 지난해 10월4일 러시아공민권위원회는 김씨의 망명을 허가했다.그리고 지난 1월26일 모스크바에서 김씨에게 편지가 날아왔다.그 안에는 특정지역(김씨의 경우 블라디보스토크)의 거주를 인정하는 「비트 나 지제스트로」가 들어있었다.이 거주증은 2년만 지나 본인이 원하면 러시아시민권인 파스포트로 교환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씨의 꿈은 여전히 남한에서 살아가는 것이다.벌목장을 탈출한 순간부터 닥쳤던 가시밭길은 모두가 서울로 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목숨을 걸면서까지 탈출한 것은 가족과 함께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한 것이었다.러시아에서는 그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김씨는 그러나 막상 한국측에서 『넘어오는 북한사람을 모두 받아주기만 하는게 능사가 아니다』라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몹시 씁쓸해하고 있다.『떼를 쓴다고 될일도 아니갔디요』라고 계면쩍게 웃는 그의 표정이 꽤나 측은해 보였다.그는 『서울에 대해서는 잘 모르갔디만 아마 가보면 내눈이 뒤집힐 것』이라고 말했다.『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 곳이 어디냐』고 묻자 그는 『그저 서울거리를 걸어보고 싶다』고 했다. 지금 러시아에는 김씨와 똑같은 처지에 있는 탈출노동자들이 수백명에 이른다.이들이 벌목장을 탈출했다는 사실은 결코 영예로운일이 아니다.행여 그들이 지나간 삶을 서울에서 보상받으려 해서도 안될 것이다.그러나 결국 누군가는 이들을 끌어안아야 한다.러시아와 북한,그리고 한국 이 세나라가 이들의 관련당사국이다.러시아는 이미 이들을 받아들일 몸짓을 보이고 있다.북한도 이들을 모두 붙잡아가는데 혈안이 돼있다.물론 그 이유는 서로 다르다.그러나 정작 이들이 그렇게 가고 싶어하는 「자유조국」은 아직 문을 열지 않고 있다.
  • 박원장 구속에 직원들 “허탈”/교육평가원/상문고로비 수사 이모저모

    ◎옥천 상씨 종친회 상교장 제명 결의 상문고 비리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26일 박병용국립교육평가원장등 2명을 뇌물수수혐의로 전격구속한뒤 계좌추적등을 통해 수사를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혀 결과가 주목된다. ○…검찰은 그동안 상춘식교장 부부의 예금계좌 10여개를 확보,자금추적을 하면서도 별다른 수확을 거두지 못해 초조해 했으나 25일 하오 상교장과 최은오재단이사를 집중추궁한 끝에 의외의 「대어」를 낚았다는 후문. 검찰은 이들의 자백을 얻어낸 밤10시쯤 박원장과 김석호서울시의원을 전격 소환,철야조사를 하며 상교장과 대질신문을 벌여 혐의를 확인한뒤 26일 상오11시30분쯤 서울형사지법 당직판사실로 달려가 상교장등의 뇌물공여 사실에 대한 증거보전절차를 밟는등 공소유지에 만반의 준비. ○…국립교육평가원은 박원장이 지난 25일 하오 검찰에 소환되는 바람에 이날 아침 출근을 하지 않자 영문을 모르고 있다가 구속소식을 듣고 『그 분만큼은 깨끗한 공직자인줄 알았는데 왠 날벼락이냐』며 허탈해하는 표정. 특히 국립교육평가원직원들은 전임 모영기원장 역시 뇌물수수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던중 미국으로 몰래 출국,빈축을 산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박원장의 구속으로 당분간 오명을 씻기 어려울 것 같다고 낙담. ○…박원장은 이날 하오3시쯤 구속이 집행돼 서울구치소로 향하면서 보도진에게 수차례에 걸쳐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발뺌했으며 김의원도 『3백만원을 요구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함구. ○…서울시의회의원들은 사건 당시 도시정비분과위원회 소속이었던 김의원이 전격구속되자 『상문고 비리수사가 김의원의 구속만으로 끝나겠느냐』고 긴장. ○…옥천 상씨 종친회는 26일 서초동 성림식당에서 문중 임시총회를 열고 상문고 비리사건으로 구속수감중인 상춘식교장을 종친회에서 제명키로 결의. 이들은 이날 김영삼대통령에게 보내는 탄원서를 채택,『상씨가 횡령한 재산 전액을 문중으로 환수해주고 다시는 학교법인에 관여할 수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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