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낙담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재해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귀환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여권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가울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26
  • [씨줄날줄] ‘평양’ 노래자랑

    강산이 두 번 이상 변했을 세월도 아랑곳없이 여전히 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TV 프로그램이 있다.1980년도부터 매주 일요일 낮 안방을 찾아와 남녀노소를 배꼽 쥐게 만들고 있는 KBS의 ‘전국노래자랑’이다.비슷한 노래자랑 프로그램으로 ‘주부가요열창’이 있었다.요리에 빗대면 ‘주부…’쪽이 알맞게 소금 간해 황백지단 갖은 양념 곱게 얹어 쪄낸 궁중식 도미찜이라면 ‘전국…’은 펄펄 튀는 생선을 아무렇게나 썰어 미나리 오이 생채 넣고 새콤한 초간장에 슥삭 버무려낸 즉석 회무침이라고나 할까.세련된 맛은 없지만 가무의 흥취와 기쁨,낭패감 등 인간의 원초적 감정을 절묘하게 잡아내 시청자까지 웃고 즐기게 만드는 ‘전국…’쪽이 장수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고 하겠다. ‘전국…’의 원조는 미국의 ‘공 쇼’(Gong Show,gong은 접시 모양의 종)라 한다.신인 가수 발굴용으로 기획했다가 예선 도전자들의 형편없는 노래실력에 낙담한 제작자가 머리를 싸맨 끝에 발상의 전환을 한 것이었다.이른바 음치들의 노래 자랑.출연자들이 나름대로 흥취가절정에 이른 순간 ‘댕’하고 종을 쳐 ‘퇴출’을 알리는 방식이 이때 나왔다.‘댕’과 ‘딩동댕’ 포맷은 일본 NHK방송 프로그램 ‘노도지만’도 똑같아 ‘전국…’은 일본프로를 베꼈다는 구설수에 말리기도 했다.하지만 인간의 본능적 감성에 동서(東西)가 따로 있을까.‘뉴스쇼’처럼 ‘전국…’은 보편성을 지닌 인류공통의 양식이라 해야 할 것이다.여기에 각 나라마다 민족 고유의 정서와 음감이 담기면 민족 고유의 프로그램이 되는 것일 터이다. 그 ‘전국노래자랑’이 광복절을 기해 ‘평양편’을 제작 방송한다고 한다.사회자 송해와 함께 초대 가수 송대관 주현미가 함께 가기로 정해졌으나 제작 포맷은 아직 못 정한 모양이다.그러나 ‘댕’과 ‘딩동댕’이 없는 게 어찌 ‘전국노래자랑’이라고 할 수 있으랴.흥겨운 트로트와 빠른 템포의 곡,노래 실력보다는 춤과 제스처,‘댕’과 ‘딩동댕’소리 뒤의 극적인 표정 변화들이 ‘전국노래자랑’의 필수 요소다. 보통사람들은 ‘전국노래자랑’을 보며 보편적인 민족 정서를 확인한다.‘평양’노래자랑에서도 분단을 뛰어넘는 민족 동질성을 느껴보고 싶다. 신연숙 논설위원
  • 여권반응 / 동교동 “상황 지켜볼뿐”

    대북송금 특검이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진 18일 밤,특검 수사를 반대해온 여권 인사들은 낙담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그러면서도 직설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보다는,말을 아끼며 애써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특검의 수사범위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까지 미칠지 여부를 아직 가늠할 수 없는 단계이기 때문인 듯했다. 김 전 대통령측 김한정 비서관은 “지금은 상황을 지켜볼 뿐”이라며 직접적인 반응을 삼갔다.그는 “김 전 대통령까지 수사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동교동 입장에서는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동교동계 윤철상 의원은 “지금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피했다.이협 최고위원도 “지금은 수사단계이니까 정치적 의미를 얘기하기 힘들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훈평 의원은 “이런 일이 생길까봐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던 것”이라며 “첫 단추를 잘못 끼우니까 이런 잘못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그는 김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차마 말하고 싶지 않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상연기자 carlos@
  • [황성기 특파원의 도쿄 이야기]日 ‘만경봉호 혐오증’의 끝은?

    만경봉호 운항이 중지된 사태는 북한식 표현을 빌리자면 ‘일대 사건’이다.지난해 9·17 평양 북·일 정상회담이 북에서 일어난 일대 사건이라면 6월8일 만경봉호 입항 포기는 일본에서의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북한이 출항을 포기했느냐,일본이 입항을 저지했느냐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1500여명의 경찰병력,100여개 우익단체 회원 800여명,일본 6개 성청의 만경봉호 대책반,인산인해의 보도진이 진을 치고 있는 니가타항에 북한이 만경봉호를 보낼 리 만무하다.전개될 상황이 뻔하기 때문이다.재일동포들도 “굴욕스러우니까 오지 말라.”고 애원했을 정도다.일본 정부의 강경한 만경봉호 대책은 미·일이 생각하고 있는 대북 경제제재의 초보적인 단계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오기 지카게 국토교통상도 10일 “한해 1300여차례 일본을 드나들고 있는 북한 화물선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게 ‘대화’를 강조한 노무현 대통령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압력’을 구사하기 시작한 셈이다. 또 하나 간과할 수없는 것은 일본인들의 북한 혐오증이 도를 넘어서고 있는 점이다.잘해 보자고 했던 북·일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일본인 납치 시인으로 북·일 관계는 거꾸로 갔다.북한이 ‘깡패 국가’라는 막연한 심증을 갖고 있던 일본인에게 부인할 수 없는 물증을 안겨준 일이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한 탈북자의 미 의회 증언으로 만경봉호는 밀수·공작을 버젓이 일삼는 괴물로 둔갑했다.증언내용과 미확인 보도는 납치국가 북한의 이미지와 엉키면서 무섭게 전파됐다.북의 가족에게 전할 생활물자를 갖고 만경봉호를 타려던 재일동포의 낙담하는 모습과 입항포기를 ‘승리’라고 환호하는 납치 피해자 가족의 광경은 지극히 상징적이다. 재일 한국·조선인들이 경제·문화·연예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현실을 우려하는 일본인들이 눈에 띈다.‘각계각층의 재일 한국·조선인 리스트’가 있다는 소문도 돈다.나치 독일의 유대인 배척처럼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 사회에서 재일동포 배제의 움직임이 시작될지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을 만경봉호 사태를 보면서 떨칠 수 없다. marry01@
  • 그린은 ‘지존’을 영접하라 / 황제 우즈, 내일 7주만에 PGA투어 복귀 ‘性대결’ 소렌스탐도 30일 LPGA 출전

    남녀 골프의 ‘지존’ 타이거 우즈와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주 무대로 복귀한다. 미프로골프(PGA) 시즌 첫 메이저인 마스터스 이후 출전을 자제해온 우즈는 29일 미국 오하이오주 뮤어필드빌리지 골프장(파72·7224야드)에서 열리는 메모리얼토너먼트(총상금 450만달러)를 통해 7주만에 PGA 무대로 돌아오고,지난주 PGA 투어 뱅크오브아메리카 콜로니얼에서 58년만의 ‘성대결’을 펼치느라 잠시 외도한 소렌스탐도 30일 일리노이주 스톤브리지 골프장(파72·6327야드)에서 개막하는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켈로그-키블러클래식(총상금 120만달러)에 나서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다. PGA 투어를 쉬는 동안 유럽프로골프 투어 도이체방크SAP오픈에 출전하기도 한 우즈가 이 대회를 투어 복귀무대로 잡은 건 세차례나 우승했을 정도로 익숙한 코스에서 치러지기 때문. 그러나 네번째 우승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전망.세계 10위 이내 선수 8명이 대거 출전하기 때문이다. 상금왕과 다승왕 경쟁에 뛰어든 마이크 위어(캐나다),데이비스 러브3세,비제이 싱(피지)은 물론 도이체방크SAP오픈에서 우즈를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은 유럽투어의 1인자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등이 우즈의 우승을 저지할 후보들이다.국내 팬들에게는 2주만에 복귀하는 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의 선전도 관심거리.역시 US오픈에 컨디션을 맞추고 있는 최경주는 ‘톱10’을 목표로 하고 있다. PGA 투어 뱅크오브아메리카 콜로니얼에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낙담한 채 LPGA 무대로 복귀한 소렌스탐이 ‘골프여제’의 위엄을 다시 찾을지도 주목된다. PGA 투어에서 값진 경험을 쌓은 소렌스탐에게 LPGA 투어 대회는 수월하게 여겨질지 모르나 대회 2연패를 자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강력한 라이벌 박세리(CJ)가 불참하지만 박지은(나이키골프) 김미현(KTF) 박희정(CJ) 한희원(휠라코리아) 강수연(아스트라) 등 ‘코리아군단’이 반격을 노리고 있고,최근 미국세의 주역으로 떠오른 줄리 잉스터와 로지 존스의 상승세도 꺾기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곽영완기자 kwyoung@
  • [나의 건강보감] 소설가 김주영씨

    조선 봉건왕조가 해체되는 19세기의 격동상을 그린 대하역사소설 ‘객주’는 ‘길’에 생애를 바친 보부상과 그 보부상 집단을 움직였던 객주를 통해 한 시대의 역사를 복원해 낸 우리 문학의 백미다.작품은 길에서 시작해 길에서 끝난다. 이 소설을 낳은 작가 김주영(64)씨도 마찬가지로 ‘길 위에 있는 사람’이다.그는 지금도 마음이 동하면 주저없이 훌쩍 길에 든다.여행벽이다.그는 “내가 세상에 잠기는 법”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여행은 또다른 세계와 만나는 소통의 통로다.해서 그 길이 막히면 낙담하고 절망한다.개성을 무대로 한 대하소설 ‘화척’을 집필하다 북한 여행길이 열리지 않자 “상상력만으로 이 글을 쓴다는 것은 독자에 대한 사기”라며 절필선언까지 했던 그다. ●여행묘미 몰랐다면 하찮은 사람 됐을것 “잡다한 세상의 욕심에 짓눌려 마음이 무거워질 때면 훌훌 털고 막막한 오지로 떠나 보라.문명의 역한 냄새가 풍기지 않는 곳이면 어디든 좋다.고행에 맞서 부대끼다 보면 여정의 어딘가에서 문득 별빛처럼 반짝이는 영감을 얻을 것이다.” 그는 여행의 체험을 값진 자산으로 여긴다.“내가 만약 여행의 묘미를 몰랐다면 뱀과 도룡뇽,청개구리나 잡아먹으며 마음의 탐욕을 키우는,정말 하찮은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이렇듯 여행은 그의 삶에 있어 샘이요,자침(磁針)이었다. 이 시대의 걸출한 이야기꾼.그에게는 확실히 보통 사람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그것이 그의 문학을 통해 드러난 토속의 정서이든,생로병사를 문학 아래 두는 강고한 직업의식이든 상관없다.그는 그 ‘다름’으로 한 시대를 관류하는 도도한 물길을 냈다. 한 문학평론가는 그를 두고 이런 평을 남겼다.“그는 고고하게 세속적이며,단아하게 질펀하고,휘영청 올곧은 사람이다.거창한 담론을 말하지 않지만 문학을 통해 시대의 담론을 줄기차게 생산해 왔으며,한번도 그 논의의 중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그가 대가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이런 평가에 걸맞게 그의 담론은 경직되지 않아 지루하지 않았으며,유연하되 격조 있었다.그의 사실적인 건강론을 듣자. “세상을 움직이는 섭리 가운데 ‘죽음이 모든 이에게 평등하다.’는 이치는 정말 아름답다.무엇이 이보다 더 평등할 수 있겠으며,이걸 생각하면 누가 죽고 병드는 일에 헛되이 마음을 빼앗기겠는가.” ●건강해야 한다는 강박증은 버려라 그는 누구나가 죽는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건강해야 한다는 강박증을 훌훌 털어버리라고 권한다.그것이 바로 자유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것이다.“물론 건강한 삶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걸 위해 온갖 혐오스러운 정력제에 탐닉하고 이런저런 약물에 자신의 혼을 온통 내맡긴다면 그게 제대로 된 삶이겠는가.” 죽음까지도 거부하려는 현대인의 역리적 행태에 대한 통렬한 조롱이자 경종이다. 그는 담소 도중 짬짬이 담배를 태웠다.갓 20대 초반,군대에서 배워 지금까지 피웠으니 이를테면 그의 문학과 자취를 함께한 담배다.하루 1갑반 정도를 태우는데,작품이라도 쓸 때면 줄담배라 그나마 정해진 양이 없다.최근의 흐름이 ‘금연’이라고 운을 떼자 “‘건강 때문에 담배를 끊어야 할 텐데…’라고 생각하며 피우는 사람에게는 해악이 있겠지만 나는 아직 담배 때문에그런 스트레스를 받아보지 않았고,끊기 위해 바둥거리지도 않는다.”고 했다.술도 일단 시작하면 대취하도록 마신다. 그러고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은 해장술이나 연일 이어 마시기를 철저히 금하는 자기절제 때문이다.매일 커피도 너댓잔씩 마시지만 그에게 “이것 때문에 내 건강이…”하는 식의 염려는 없다. 그는 타고난 강골이다.“체중이 80∼81㎏인데 여기서 벗어난 적이 한번도 없다.”는 정도이다.스스로도 내가 지금 이렇게 건강을 지키는 것은 ‘가난’ 때문이라고 설명한다.벽촌의 곤궁한 부모 슬하에서 감자,고구마로 끼니를 삼고,산나물과 젓갈 등 발효염장류로 뼈를 키운 덕분에 지금도 속 하나는 소처럼 튼실하다.이 대목에서 “나는 도랑치고 가재잡는 삶을 살았다.”며 파안대소했다.가난해서 건강했고,건강해서 별 욕심이 없으니 그나마 순리를 크게 거스르지 않고 살 수 있었다는 뜻이다. ●‘가난’ 때문에 잠자리·섭생 토속적 섭생도 토속적이다.어려서부터 입에 익은 된장,고추장과 콩나물,시래기,자반고등어가 제격이다.고기는 먹되 애써찾지 않는다.식성이 토속적이라 지금도 침대 대신 온돌을 지킨다.잠자리와 음식이 신토불이라고 했다. 그는 평범한 가운데서 넉넉함을 얻는 생활이 ‘잘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사람들에게 평범하게 사는 일에 두려움을 갖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자신의 용량을 넘어 비범해지자면 욕심과 갈등이 배태되고 무언가와 자꾸 충돌하게 된다.”결국 평범한 사람이 평범을 거부하면 고통과 어지러움을 피할 수 없고,이것이 삶을 왜곡하는 단초가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요한 얘기’라며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건강한 삶이 특별한 삶은 아니다.그냥 평범하게 살면서,큰 것을 바라는 사람들이 지나치거나 하찮게 여기는 것에 눈길을 돌려보라.추수가 끝난 들판에서 농부가 이삭을 줍듯 찬찬히,그리고 느릿느릿 이삭을 줍다 보면 나중에는 가히 곡식이라 부를만한 수확을 얻을 것이다.이런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이것이야말로 내가 지난 시절 체험으로 얻은 경험방(經驗方)이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 ■‘건강 여행’ 이렇게 작가김주영씨에게 여행은 탐사하고 모색하는 학습이며,동시에 그의 문학적 에토스(특성)를 생성하는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그는 이런 일화를 전한다. “언젠가 프랑스의 유명 작가 내외와 자리를 함께했다.서양인은 대체로 콧날이 날카롭고 우뚝한데 그의 콧날은 왠지 두루뭉술했다. 그런 그에게 외모가 동양적이라고 했더니,‘내가 원래 여행을 많이 다니다 보니 콧날까지 그렇게 변하더라.’며 웃었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여행이 신체를 단련시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모나지 않는 품성을 갖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행이 고행의 수양이어설까.그는 세상없는 여행이라도 거의 기록을 하지 않는다.모든 현상과 물상을 머리에 담아와 얼마간 내면에서 숙성시킨 뒤 농익은 정서를 지면에 글로 담아내는 식이다.사실,그는 오지 여행을 권하지만 그런 곳을 찾아 떠나기가 결코 만만한 것은 아니다.모든 ‘좋은 여행’이 그렇듯,오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에 대해 정신과 전문의 임종호 박사는 “오지가 아니라 생활권 인근으로 가볍게떠나는 경우라도 여행은 심신 양면에서 적극 권장할만한 건강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강건한 체력을 길러 주는 것은 물론 목표지향성,인내력,다양한 체험과 정서 순화 등 여행의 장점은 헤아릴 수 없다.”며 “더러는 혼자 떠나는 여행이 잡다한 세상일을 잊고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심재억기자
  • [젊은이 광장] 대학가 무임승차 유감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꽉 찬 버스가 정거장에 섰다.운전기사는 승객을 더 태우지 못하고 내리는 사람을 위해 뒷문만 열었다.문이 열리자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모두 뒷문으로 몰렸고 운전기사는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이봐요,타지 말라니까.요금도 내지 않을 거 잖아요.”운전기사의 말대로 이들 중 내릴 때 요금을 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공짜로 버스를 탄 운 좋은 사람들.경제학에서는 이를 ‘free rider’,즉 ‘무임승차자’라고 부른다.‘재화의 소비로부터 이득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가 지불을 회피하는 행위자’를 일컫는다. 제대로 된 사회에서는 투입(input)과 산출(output)의 관계가 엄격해야 한다.하지만 현실에서는 자기가 일한 만큼 받는 사례가 그리 많지 않다. 대학도 마찬가지다.요즘 대학 수업에서는 전공을 불문하고 팀 프로젝트인 조별발표의 형식으로 몇 명이 조를 짜 공동으로 작업하는 숙제가 많아지는 추세다.수업에 따라 조별과제가 시험으로 대체되기도 하고,성적에 반영되는 비중도 크다.조원들이 팀워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타인과의 ‘협동’을 빌미삼아 이에 편승하는 무임승차자들 때문에 팀 프로젝트가 그리 반갑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이들은 어차피 공동 작업한 결과로 평가를 받으니 굳이 힘들게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자기의 불성실로 나머지 조원들이 몇배나 더 힘들다는 점은 간과하고 있다.조원들은 무임승차자에게 느끼는 서운함과 배신감으로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낙담하게 된다.결국 성실한 사람만 피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사정을 눈치챈 교수님들은 평가과정에서 무임승차자를 솎아내기 시작했다.지난해 수강했던 한 수업에서 교수님은 선의의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한가지 방안을 제시했다.교수님은 모든 학생에게 ‘본인을 뺀 나머지 조원들의 과제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점수를 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다른 교수님은 조별모임 일지를 반드시 작성·제출할 것을 요구했다.몇 차례 모임을 가졌고,참석자는 누구였으며,누가 어떤 작업을 담당했는지를 적어야 했다.두가지 방법 모두 공정하긴 하지만 일부 무임승차자 때문에 자율성이 퇴색됐다는 씁쓸함은 지울 수 없었다. 팀 프로젝트뿐만이 아니다.학기 초 학생회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등록금 투쟁’도 무임승차자의 정거장이다.학생회 소속 친구들을 주축으로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지만 정작 ‘수혜자’인 대다수 학생은 무관심하다.속으로는 모두 등록금이 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하지만 내가 아니더라도 남이,학생회 간부가 운동을 해줄 텐데 굳이 나설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것이다. 지금 당장 무임승차해서 뭔가 이익을 챙겼지만,언젠가 다른 사람의 무임승차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나의 이기적인 행동은 서로 믿지 못하는 불신만 낳는다.노력하지 않고 전체 선(善)의 총량에 기대려 한다면 의욕적으로 일할 맛이 나지 않을 것이다.인간은 받은 만큼 베풀 줄도 아는 존재다. 서 주 원 이화여대 웹진 Dew 전 편집장
  • 55개郡 고2생들 “내년엔 겨뤄볼만”/서울대, 2005학년도 800명 지역균형선발 발표

    현재 고교 2학년이 대학 입시를 치르는 2005학년도부터 지방 학생들의 서울대 진학기회가 크게 넓어진다. 서울대는 4일 전체 신입생 모집정원의 20% 안팎을 2학기 수시모집 중 내신 위주로 선발하는 ‘지역균형선발 전형’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한 ‘200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방향’을 발표했다.교사 및 학부모를 비롯한 입시 관계자들은 서울 등 대도시 중심의 ‘서울대 편중’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입생 정원 20% 내신 위주 선발 서울대 입학생 가운데 20%선인 800여명을 고교 내신의 비중을 높여 선발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서울대는 내신 말고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학교생활과 출신지역 등을 선발 기준으로 삼는다.내신 비율은 70∼80%선이 유력하다. 서울대가 자체 마련한 표준석차 백분율을 이용해 학생의 과목별 등수에 부여된 점수를 합산,학생의 내신 성적을 계산한다.이같은 전형은 고교간 학력 격차를 무시하는 것으로,교육여건이 열악해 서울대 입학이어려웠던 일부 지방 고교의 서울대 진학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왜 도입했나 서울대는 지방 학생들의 입학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반면 서울 등 대도시 출신 학생의 비율은 계속 높아지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실제 전체 고교생 중 25%에 불과한 서울 출신 학생이 서울대 신입생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0%대에 이르고 있다.또 전국 55개 군에서 서울대 신입생을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는 등 지역적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지속돼 왔다. ●특기자 전형 확대,논술 부활 서울대는 각종 경시대회 수상자와 특정교과 성적 우수자 등을 ‘특기자 전형’으로 전체 정원의 10%쯤 선발한다.또 전체 정원의 70%를 선발하는 정시모집에서는 면접 및 구술고사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수능의 비중을 높인다.특히 2002학년도부터 폐지했던 논술고사를 전형요소에 따라 다시 시행한다.때문에 사교육의 의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은 역차별,지방은 환영 서울의 진학담당 교사들은 새 입시안을 시행하면 서울지역 합격자가 현행 40% 수준에서28%까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또 이에 따른 ‘역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대원외고 김수균 진학부장은 “대도시 학생이 오히려 역차별을 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분당 서현고 3학년 부장교사 금일철씨는 “서울대 입시안이 전체 정원의 70%를 뽑는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돼 있어 대도시 상위권 학생이 유리해지고,사교육비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지방 교사와 학생들은 기대감을 보였다.강원 홍천고 김길남(46·여) 교사는 “지방에서도 공부만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서울대에 갈 수 있게 돼 학생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이 학교 2학년생 최명호(17)군도 “최근 몇년간 서울대에 입학한 선배가 없어 낙담했는데 이번 안이 마련돼 서울 학생들과 경쟁해도 이길 자신감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학원가의 평가도 엇갈렸다.김영일 중앙학원 원장은 “명문고와 비명문고의 차이,수도권과 지방과의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그러나 고려학원 유병화 평가실장은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생활기록부 비율을 높인다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으며,서울지역 학생들에 대한 역차별이 고려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큰 기대만큼 못 미친 결과물 당초 서울대는 서울과 광역시를 뺀 전국 232개 시·군·구별로 신입생을 할당하는 획기적 안을 검토했다.그러나 서울대는 대도시를 포함한 전국에 걸쳐 지역균형선발 전형을 도입키로 발표,지방 학생의 입학 기회를 넓힌다는 취지가 다소 퇴색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김완진(49) 입학관리본부장은 “지역별로 신입생을 할당하는 안과 지역균형 선발 전형은 입학생의 지역적 불균형 현상을 완화한다는 동일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도 “당초 신입생의 10% 정도를 지방 학생만으로 뽑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신입생의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서울대 교수들의 반발로 무산됐다.”고 전했다. 이두걸 이세영 박지연 기자 douzirl@
  • [공직자 에세이] 생태자원 확보 보이지않는 전쟁

    이라크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 3월 초,미국에 출장을 다녀왔다.선진국의 생물자원 보전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출장길에 숨겨진 미국의 또 다른 탐욕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미국은 21세기의 새로운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생물자원 확보를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각종 개발사업과 환경오염으로 생태계가 급속히 파괴되고 지구촌의 생물다양성이 급격히 감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생물자원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대두되고 있다. 몇년 전 미국 머크(Merk)사는 브라질산 뱀독에서 항독제를 개발,연간 매출액 3조원을 올렸다.생물자원의 경제적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1958년 미국 국립암연구소를 주축으로 열대식물 4000여종으로부터 항암제·에이즈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생물자원의 경제적 이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20세기 초부터 전 세계의 생물자원에 대한 기초조사와 표본 확보를 해왔다.미국의 스미소니언(Smithsonian) 자연사박물관 하나만 하더라도 한국 전체 표본의 30배 가까운 9000만점의 표본을 보유하고 있다.이외에 우리나라에는 하나도 없는 국제적 기준의 생물자원관이 미국에는 1200여개나 있으니 전 세계의 웬만한 동식물 표본은 다 가지고 있는 셈이다. 생물자원에 대한 미국의 넘치는 욕심에 혀를 내두르는 한편 우리는 무얼하고 있었나 하는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고유 토속 식물인 미스킴 라일락이 미국 라일락 시장의 30%를 장악하고 있다.또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는 우리나라 작물 6000여종이 보관되어 있을 정도로 우리 고유의 생물자원에 대한 유출이 매우 심각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국제적 기준의 생물자원관 하나 마련하지 못했다.고유 생물자원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우리나라 생물학 교수가 새로운 고유종을 발견하더라도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미국 등 선진국의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표본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니 참담한 느낌마저 든다. 언제까지 열악한 현실만 탓하며 낙담하고 있을 것인가.‘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지금부터라도 전열을 정비하고 우리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때다. 다행히 정부는 뒤늦게나마 생물자원의 중요성을 인식,지난해부터 국립생물자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이 사업에 참여하는 우리나라 생물학자들의 뜨거운 열정에서 미래의 희망을 찾아볼 수 있다.학자들은 이 사업 예산을 확보하는 일에서부터 연구용역과 설계과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발벗고 나섰다.예산부족으로 3000만원에 불과한 연구용역을 사비를 들이면서까지 1억원의 가치를 지닌 성과물로 만들어냈다. 10여년 공무원 생활을 하는 동안 정부정책에 대해 이렇게 뜨거운 열정과 지원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시작이 반’이라 했던가.생물자원 보전을 위한 기본 틀이 마련된 만큼 우리도 ‘절반의 성공’은 이뤘다.이제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추진 의지와 국민적 관심만 남아 있을 뿐이다. 남 광 희 환경부 자연생태과장
  • [나의 건강보감] ‘영원한 청춤의 작가’ 최인호

    ‘자유인’ 최인호의 ‘청계산 이야기’는 결코 스스로를 학대하지 않는 한 대가의 처절한 자기연민이자 작은 돈오(頓悟)같은 것이었다. 최인호(59).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영원한 청춘의 작가’로 기억하고 있으나 그인들 세월을 비켜갈까.당장 내년이면 세상의 이치를 꿴다는 이순(耳順)의 나이 육십줄에 들게 된다. 눈이 오건,바람이 불건 해발 618m의 청계산 능선을 밟으며 ‘영혼의 잠을 깨우는 일’을 그치지 않는다.“이 산을 안 것이 너무나 다행스럽고 행복하다.”는 그다. ●8년전 청계산과 인연 이 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8년 전.“그때 나는 무작정 집을 나섰다.홀로 며칠 바닷가를 찾거나 아니면 설악에라도 오를까 했다.심신은 늘어져 있었고,어깨가 못견디게 결려(그는 엎드려 글쓰는 버릇이 있다) 딱히 지향없이 나선 길이었다.마침 떠오르는 생각 하나가 있었다.‘그렇지 내게도 갈 곳이 있었지.’”그렇게 해서 그는 청계산과 마주하게 됐다. 그것이 청계산과의 첫 대면은 아니었다.그는 6·25때 아버지를 따라 이 산 계곡에서 피란민으로 여름한철을 보냈다.여기다 그가 흠모하는 경허스님이 이 산의 청계사에서 아홉살 어린 나이로 머리깎고 사미(沙彌)의 행자(行者)생활을 시작했으니,이미 그와는 인연이 깊은 산이었던 셈이다. 그에게는 당뇨가 있었다.아픈 기억이지만,누이를 당뇨로 잃었고 노모도 당뇨로 고생하고 계시다.심하지는 않지만 가족력인 탓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는 질환이었다.게다가 봄만 되면 겪는 우울증도 걱정스러웠다.따로 약을 먹진 않으나,젊은 시절에는 위스키같은 독주에 의지하곤 했다.이런 저런 이유로 한 때는 자신의 삶에 크게 낙담하기도 했다.우울증이 엄습하면 차를 몰고 전라도나 경상도까지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소리내 울기도 했다.이런 그에게 그 산은 축복이었다. ●담배 딱 끊고 술 거의 안해 산행 예찬은 끝이 없었다.그가 산행을 통해 얻는 것은 ‘정화된 영혼’.몸도 몸이지만 그렇게 정신을 추스르지 않으면 제대로 글을 써낼 수 없다.“나는 프로 작가다.몸과 마음이 항상 준비돼 있어 어떤 영감이라도 글로 적어낼 수 있어야 한다.” 요즘은 거의 술을 하지않는다.술을 마셔야 하는 약속은 아예 피한다.담배도 15년 전에 끊었다.도락(道樂)이라면 하루 1∼2대 쯤 태우는 시가가 전부.시가는 7∼8년쯤 전 다큐멘터리 ‘왕도의 비밀’을 집필할 때 무료해서 시작한 것이다.특히 아침 무렵 커피와 함께 태우는 시가를 일품으로 친다.고혹적인 맛이 좋아서다.입맛이 길들여져 쿠바산만 고집한다.연기를 삼키지 않기 때문에 크게 건강을 해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 말고는 고답적이랄 만큼 시류에 대한 적응이 늦다.아직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흔한 e메일 하나 없다.필체를 잃어버릴까 겁난다며 원고도 육필을 고집한다.지금 타는 차는 10년된 고물이다. 그런 그가 당뇨더러 “고마운 존재”라고 하는 것은 뜻밖이다.그는 말을 이었다.“당뇨라는 장애물이 없었다면 내 삶에 너무 자신만만해 종국에는 몸을 크게 상했을 것인데,그것 때문에 ‘절제’를 알게 됐다는 것”이다.그렇다고 그가 당뇨의 포로는 아니다.그는 의사의 권고치도 자의적으로 해석한다.예컨대 의사는 혈당 140 이하를 강조하지만 그는 150도 좋다는 식이다.“최근 KBS 기획특집 ‘해신 장보고’ 취재때는 젊은 사람들도 픽픽 나가떨어졌는데 나는 멀쩡했다.”며 씩 웃는다. ●산행이후 구부정한 허리 펴져 물론 그의 운동편력이 산행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한때는 싱글 수준에 이를 만큼 골프를 좋아했으나 지금은 거의 손을 뗐다. 그에게 산행이 정말 좋으냐고 물었다.“영화배우 안성기씨가 그럽디다.‘형,몸이 가벼워 보이고 구부정한 허리도 곧추섰다.”고. 올해 유럽으로 작품 취재여행을 다녀오겠다는 그는 이런 ‘산행예찬’을 남겼다.“땀흘리며 산을 타보라.혼자 명상하며 산을 타는 것은 수양이자 영혼이 정화되는 체험이다.내면의 화(火)가 이내 숨죽여 평온해지고,너그러워진다.그 뿐인가.산은 내게 또 얼마나 많은 영감과 열정을 주는가.”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전문가가 말하는 올바른 등산법 최인호씨의 등산법은 독특하다.일단 산에 오르면 그날 맘먹은 곳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내닫듯이 걷는다.잘 쉬지 않는다.그렇게 산을 타다보면 이내 숨이 턱에 차고,비오듯 땀을 흘린다.그가 말하는 ‘가슴터질 것 같은 희열’의 지경이다. 그러나 초보자가 그처럼 산을 타다가는 이내 고장이 나고 만다.산을 타는 것도 기술이다. 초보자는 짧은 거리부터 긴 거리로 조금씩 코스를 늘려가는 것이 좋다.걸음은 기본만 익힌 뒤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길들이면 된다.걸을 때는 등산화 바닥 전체로 지면을 밟되 가능한한 일정한 보폭과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갑자기 보폭과 속도를 바꾸면 몸에 무리가 오거나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처음엔 15∼20분을 걸은 뒤 5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 식으로 하다가 몸이 풀리면 ‘1시간 보행,10분 휴식’을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게 좋다.쉴 때는 퍼질러 않거나,물을 너무 많이 마시지 않아야 한다. 최인호의 경우 자주 찾는 코스는 서초구 원지동 원턱골에서 출발해 매봉을 향하는 코스.이 길을 따라가다 적당한 곳에서 오른 길을 되짚어 내려온다.이렇게 1시간 30분 가량을 걷는다.보통 사람이 걸으면 2시간쯤 걸리는 거리이다.한달에 한번쯤은 3∼4시간 정도를 할애,이 산을 종주한다.원턱골에서 출발해 과천 쪽으로 빠지는 코스를 좋아한다.“산행 뒤 정신의 청량감은 무엇과도 비길 바가 아니다.잠도 잘 들고 몸도 무척 좋아졌다.”고 자랑한다. 그는 “비오듯 땀을 흘리며 헐떡인다는 게 얼마나 좋으냐.”고 반문하지만 사실 일반인이 헐떡일 정도로 산을 타는 것은 위험하다.산행은 호흡이 거칠어지지 않을 정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러기 위해서는 오르막길의 경우 보폭을 줄여 천천히 걸어야 하며,내리막길도 오를 때처럼 몸을 약간 앞으로 굽힌 자세에서 발바닥 전체로 지면을 누르듯 착지해 걷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특히 내리막에서 보폭을 키워 황새걸음을 걷거나 달리는 것은 금물.산에서 내려올 때 사고가 많다는 점을 유의할 것. ●도움말=산악인 장건상 심재억기자
  • 성과 부진자 처리 어떻게...‘실적 꼴찌’ 살려야 1등기업 된다

    최근 대기업들이 대규모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우수 인재를 스카우트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발탁자와 승진자들이 기뻐하는 뒤안길에는 어느날 갑자기 임원자리에서 ‘해고’된 사람들의 낙담이 있다.밀려난 사람의 등에는 ‘성과부진자’라는 딱지가 붙어있다.기업생존을 위해서는 성적부진자의 정리가 필요하지만 그 과정을 두고는 논란이 적지 않다.LG경제연구원의 박지원 연구원(경영컨설팅센터 인사조직그룹)이 성과부진자 관리방안을 진단해봤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핵심 인재’는 기업 HR(인사관리)의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이를 반영하듯,많은 기업들이 핵심 인재를 확보·육성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핵심인재가 경영의 키워드로 자리매김하는 시점에서,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조직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핵심인재의 역량도 중요하지만,무엇보다 구성원 전체의 역량이 증대되어야 한다는 점이다.또 핵심 인재 관리와 함께 성과 부진자들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예컨대 핵심인재 관리로 유명한 GE(제너럴일렉트릭)는 전 구성원 가운데 하위 10%에 해당하는 성과 부진자의 관리 방안을 수립,꾸준히 실행하고 있다. 소수의 핵심 인재에 대한 투자와 관심만으로 기업의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스타 플레이어의 활약도 중요하지만,기업은 축구나 야구팀처럼 모든 포지션의 구성원들이 기대되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야만 높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해외 선진 기업에서는 성과 부진자 관리를 통해 기업 성과가 향상되었다는 보고가 이미 나오고 있다. 성과부진자들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이 업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구성원들이 이들의 일까지 떠맡게 되는 데 있다.따라서 성과 부진자를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기업 성장률을 10%까지 높일 수 있었던 선트러스트 뱅크나 3년간 시장 점유율을 3배나 끌어올린 하이테크 기업 ‘애플러(Applera)’가 그 예이다.인적 자원이 곧 기업 경쟁력이 되는 현 시점에서 우리 기업들도 조직 구성원의 역량 고도화를 위해 적절한 성과부진자 관리 방안을 모색해 볼필요가 있다. 성과 부진자 관리는 핵심인재 관리보다 더 민감한 이슈이며,평가자들이 가장 어려워하고 꺼리는 부분 중의 하나다.특히 한국 기업들의 경우 상당수가 온정주의에 젖어 있어 지금까지 성과 부진자를 방치해 온 면이 있다.그러나 이러한 방치가 조직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성과 부진자 관리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기업들이 성과 부진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포인트를 고려해야 한다. 우선 성과 부진자에 대한 명확한 관리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목적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하나는 성과 부진자들의 잠재 가능성을 인정하고 역량을 제고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들을 퇴출시키고 새로운 인력을 수혈하는 것이다.객관적으로 뛰어난 인재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능력 제고에 초점을 둔 최대의 맞춤 신사복 유통 할인업체 ‘맨즈웨어하우스’가 전자에 속한다면,활력곡선(Vitality Curve)을 통해 매년 하위 10%를 상시 퇴출시키는 GE는 후자라고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GE의 ‘상시퇴출제도’는 원활한 조직 신진대사를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인재 관리 성공 사례로 많이 소개되고 있다.다만 한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미국의 기업들조차도 GE의 제도를 벤치마킹해 도입했다가 결국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상시퇴출제도를 도입하면 고용불안감 및 사기저하,조직에 대한 신뢰 상실과 우수 인재의 유출,단기 업적주의의 팽배와 도전적·창의적 행동 저하 등의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런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대비책을 사전에 마련하지 못했다.GE의 인사 정책 수립을 총괄하는 윌리엄 코너티 역시 “이러한 GE식 조직 관리는 아시아적 가치가 남아 있는 기업에 그대로 적용했을 경우 실패할 공산이 크다.”고 말한 바 있다. 성과 부진자 관리 방안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문화 및 정서를 고려하고,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운용 방안을 사전에 충분히 연구하고 정립할 필요가 있다.특히 한국 기업의 경우,GE의 냉정한 퇴출 제도보다는 맨즈웨어하우스와 같이 전 구성원의 능력 제고에 초점을 맞춰 구성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구성원들의 긍지를 높여주고,애사심과 헌신을 이끌어내는 것이 한국 기업의 상황에서 더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퇴출과 역량 제고라는 두 가지 방안은 상호 배타적이 아니다.따라서 두 가지 관리 방안을 적절하게 활용하되,기업의 기본적인 인재 철학을 잘 반영하여 어느 쪽에 중점을 둘 지 결정해야 한다. 둘째,성과 부진자를 올바르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패자 부활이 가능하도록 역량 제고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사실 성과 부진자의 구분은 구성원 중 누가 잘하고 못하느냐를 가리는데 중점을 두기보다는,모든 구성원들이 전략적 방향에 맞게 움직이면서 성과를 높이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이를 위해서는 우선 성과 부진자들이 상사나 사내 상담자를 통해 코칭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이 과정에서 상사나 상담자들은 성과 부진자들의 성과가 저조한 이유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동시에 성과 부진자들에게 강한 자신감을 부여하고 신뢰를 표명하는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성원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다른 길을 찾아주는 코칭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기존 업무와는 다른 적성이나 소질이 발견된다면 상사나 상담자는 충분한 면담을 통해 그들에게 적합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다른 분야의 능력과 적성을 갖고 있는 성과 부진자를 계속 같은 직무에 배치하는 것은 결국 조직이나 성과 부진자 당사자에게 좋지 않은 결과만 초래할 뿐이기 때문이다. 셋째,패자 부활전에서도 실패한 구성원에 대해서 기업은 적절한 퇴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기업은 그 특성상 성과가 개선되지 않는 구성원에게 한없는 아량을 베풀 수 없다.퇴출 제도를 마련할 때는 퇴출 대상자인 성과 부진자들이 자신들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다른 일을 찾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전직지원 서비스(Outplacement Service)를 제공해야 한다. 이미 GM을 비롯한 미국 기업의 80% 이상이 전직 및 재취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이러한 전직 지원 프로그램에는 구직 지원 활동 뿐만 아니라,퇴출자와 그의 가족들에 대한 심리적 스트레스 관리도 병행돼야 한다. ◆외국 CEO 의 직장낙오볍 관리법 미국 등 서구 자본주의 기업가들은 성과부진자들을 어떻게 다룰까.근로자들에 대한 대우는 노동수급에 따라 이쪽에서 저쪽 극까지를 오갔다.노동자들이 태부족이어서 일손이 귀할때는 보스도 부하들을 살살 다뤘지만 상황이 달라지면 칼자루가 경영자 손에 쥐어진다. 성과부진자들에 대한 가차없는 처리로는 20세기 초반 NCR의 창업주 존 패터슨의 악명이 높았다.이 회사의 한 전직 임원은 “회사 잔디밭위에서 내 책상과 의자가 불타는 것을 본 순간 해고당했음을 깨달았다.”고 회고한다. 스타TV 등을 소유한 미디어 그룹 ‘뉴스코포레이션’의 루퍼트 머독 회장은 느닷없이 한밤중에 성과부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해고를 통보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경영자 샌디 웨일이 시티그룹의 CEO로 취임한다는 소문이 들려오자 사내의 임직원들은 벌벌 떨어야 했다.연장된 임기까지 채운뒤 회사를 떠날 때 그는 직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연설을 남겼다.“이제 여러분들은 이 회사에 계속 남아있을수 있게 됐다는 걸 아실 겁니다.” 골드만 삭스의 회장 행크 폴슨은 지난달 다음과 같은 연설로 전 임직원들을 걱정시켰다.“우리의 모든 사업영역에서 15∼20%의 사원들이 80%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뒤집어 말하면 80∼85%의 직원들은 구조조정 대상이라는 극언이었던 셈이다. GE(제너럴 일렉트릭)는 ‘상시퇴출제도’라는 민감한 인사관리정책을 무리없이 정착시킨 것으로 유명하다.말 그대로 하위 10%의 성과부진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퇴출시킴으로써 조직의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제도다.잭 웰치 전회장은 스스로 “나는 정원사(gardener)”라고 불렀다.기업총수로서 유능한 인재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물과 비료를 주는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그러나 그는 이어 “나무와 풀이 자라는 데 방해가 되는 잡초를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고 덧붙였다.냉정한 극약처방같지만 부단한 사후관리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한 것이 성공 포인트로 평가받고 있다.물론 정반대의 경영전략도 있다.일본 전자제품업체인 샤프는 요즘에도전 직원들의 종신고용 전략을 강조한다.마치다 사장은 “일본의 샐러리맨들이 다음은 (해고대상이)자기 차례라고 생각하는 지금이야말로 종신고용을 확립해야 할 때”라고 역설한다.“기술우위에 필요한 숙련된 기술의 유출을 막기 위해”종신고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어느 전략이 유효한가는 경영자의 스타일에 달려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지역별 설 民心기자 방담/””인사 탕평.경제 회복 급하다””

    ◆수도권·충청 ‘경제문제 해결과 능력위주의 인사’. 취임을 앞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쏟아진 국민들의 주문은 이렇게 요약된다.설연휴 기간,대한매일 기자들이 전국 각지의 ‘귀향 사랑방’에서 채집한 민심이다.‘설 민심’을 기자 방담으로 풀어본다. -서울에선 노무현 당선자에 대해 호감과 기대감을 갖고 있는 주민들이 대체로 많았습니다. 그러나 설 연휴를 즈음한 불경기를 체감해서인지 실물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느낌입니다. -수도권 신도시와 경기도 지방도시도 엇비슷한 반응입니다.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더 나아질 것도 없지만 잘못 뽑았다고 실망할 이유도 아직 없다.”며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TV 등을 통해 당선자의 활동 모습에 친숙해지면서 “우려한 만큼 과격하지 않은 것 같다.”,“서민적인 모습이 괜찮더라.”는 등 달라진 호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선 개표 직후 일제히 방송된 노 당선자의 홍보 프로그램을 보지 않았다는 사람들도 지난달 31일 노 당선자와 권양숙 여사가 SBS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한 모습을 관심있게 시청했다는 대답을 제법 많이 했습니다. 경기도 포천의 50대 이상 연령층의 경우 노 당선자가 ‘진보적인 위험 인물’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찍지 않았으나 지금은 그런 의식이 희석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문제입니다.갖가지 불만도 쏟아졌습니다.경기도 광명에서 개인택시를 모는 50대 운전기사는 “이번 설 연휴가 2∼3년 동안 최악의 불경기”라면서 “별다른 기대감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서울 구로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40대 여성은 “언론에 노 당선자의 근황이나 인수위 기사가 너무 많이 나오는데 특별한 감흥이 없다.”면서 “새 정부가 시급히 손 볼 일은 불경기를 푸는 것뿐”이라고 주문했습니다. -대체로 부유층이 많이 사는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 주민들은 불경기를 직접 호소하지는 않았으나 “노 후보의 당선 이후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난 것 같다.”면서 최근 주가하락으로 낙담한 이들을 예로 들었습니다. 분당에서 강남으로 출퇴근을 하는 40대 남성은 “차기 정부의 취약성은 경기 침체와 대미 외교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역감정 해소 문제도 우리 사회에선 중요한 문제입니다.“노무현 후보의 당선으로 지역감정이 사라졌다고 보십니까.”라고 물었더니 “나아질 것이 뭐가 있겠느냐.”라는 부정에 가까운 대답을 많이 들었습니다.경기도 수원에 사는 50대 남성은 “김대중 정권 때에는 지역차별을 너무 의식해 오히려 능력이 있으면서도 역차별을 받는 일이 많았다.”면서 인천·경기 등 수도권 인재들도 두루 등용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시했습니다. -충청권의 서민층은 대선 당시 노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대체로 많은 편이었습니다.반면 부유층에선 “정치에 관심없다.”는 식으로 즉답을 피하는 경우가 흔했지요. -하지만 한편으론 노 당선자의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공약 탓인지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희망의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정국의 핫이슈인 2억달러 대북송금에 대해선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북한에 소떼를 몰고 간 것과 무엇이 다르냐.”면서 “한나라당이 집권을 해도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대답이 많아 흥미롭더군요. 아마도 고 정 회장의 서산 농장이 충청권에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면 노무현 새 정부가 국정조사 등을 통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문도 많았습니다. ◆영남·강원 -영남권에서는 ‘비(非) 노무현’ 성향이 여전히 강하더군요.“노 당선자가 TV에 나오면 채널을 돌린다.요즘 뉴스도 잘 안 본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이런 부류의 유권자들은 노 당선자를 여전히 불안하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채널을 돌린다.”고 한 부산의 50대 자영업자는 “앞으로는 ‘노(盧)’를 지지할 생각”이라면서도 “마음에 안 드는 점이 많다.”고 인상을 찌푸렸습니다.“믿음이 가지 않는다.불안하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언론을 통해 전달된 인수위와 정부간,인수위 내부의 불협화음도 이런 인식의 형성에 영향을 끼친 듯합니다. -경남의 한 시골마을의 60대 노인도 “이제는 노 당선자를 지지하려고 해.그런데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불안해….”라고 하더군요. 경북의 한 60대 도민은 “노 당선자의 말(공약을 지칭)이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도 했습니다. -경남의 한 공단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배성춘(41)씨는 “지역에서 전폭적 지지를 보낸 후보가 2차례나 떨어진 데 대한 불안감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노 당선자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엿보입니다.호감도가 높아지진 않았지만,뉴스를 안 볼 정도의 거부감도 없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증언이었습니다.변화라고 할 수 있죠. -대구의 60세 자영업자는 “처음에는 (TV에서 당선자의) 얼굴을 보기가 싫었지만,서민적인 모습이 차츰 익숙해지면서 이제는 그냥 본다.”고 말했습니다. 30대의 자영업자와 회사원도 “그저 습관적으로 본다.”며 적극적인 거부감을 드러내지는 않았습니다. -‘대통령이 될 사람이니 지지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상당한 것 같아요.“바꿀수도 없고…,힘은 몰아줘야지.”라고 한 유권자도 많았거든요. -상대적으로 강원지역은 기대감이 큽니다.“이번에는 ‘찬밥신세’ 면하나….”하는 정서라고 봐야죠. -‘인사에서의 소외’가 원인인 듯합니다.역대 정권에서의 ‘피해의식’이 표출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인사문제에 관한 한 피해의식은 영남권이 더 강한 편입니다.그렇기에 ‘공평한 인사’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대통령의) 친인척 비리에 신물이 난다.검증된 인사를 배치해야 한다.(60대·경북)” “도와준 사람 쓰는 건 인지상정이지만 능력없는 사람 갖다 놓으면 또 망한다.(39세·대구)”고들 지적했습니다. -경제에 대해서는 비관론도 많았지만,막연한 낙관론이나 기대감도 강하게 표출됐습니다. 특히 지역경제 발전에 대한 바람이 높았는데,아마도 노 당선자가 내건 ‘지방분권화’에 대한 기대 심리 때문일 것입니다. -대구의 한 40대 중소 상공인은 노 당선자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면서도 “지방분권화에 역점을 둔다고 한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에 주력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대북 문제도 큰 현안입니다.특히 설 기간 내내 ‘현대상선의 2억달러 대북 송금’과 ‘통치권 논란’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명백한 실정법 위반인 만큼 철저히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밀실 뒷거래 지원을 비롯한 각종 비리를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고요.향후 여야 관계가 원활하지 못할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강원 지역에서도 이 문제만큼은 비판적인 시각이 강했습니다. 정리 김경운·이지운기자 kkwoon@kdaily.com ◆호남·제주 -노 당선자에 대한 호감은 호남과 제주 지역의 민심이 대체로 비슷했습니다.두 곳 모두 노 당선자의 지지 기반이었죠. -광주에선 지난해 3월 민주당 경선 당시에도 노 후보를 지지했다는 것에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반면 김 대통령에 대해선 의외로 여러 가지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광주 양동시장에서 30여년간 좌판을 운영하는 60대 여성은 “김 대통령이 더 잘 해서 끝냈으면 노 당선자에게도 좋았을 텐데….”라면서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호남지역의 젊은층은 대북 2억달러 지원에 대해 “김 대통령이 노 당선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권 막판에 털어준 것으로 보인다.”면서 나름의 해석을 내렸습니다.또 전남 순창의 40대 남성은 “통치권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위해 한 일이라면 관계 인사들을 사법처리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습니다.반면 광주의 40대 대학교수는 “남북문제를 떠나 현대상선이 대북지원을 하는 바람에 그 영향으로 발생한 부실을 투자자들이 떠안아야 한다면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전남과 광주 주민들은 대선 당시 노 당선자를 95% 이상 지지했던 자신들의 모습이 다른 지역에 어떻게 비춰졌는지 궁금해 하더군요.그러면서 “우리는 민주당을 보고 찍은 것이 아니라 노무현의 개혁성과 사람 됨됨이를 보고 투표했다.”고 말했습니다.“노 당선자가 영남 출신이 분명한 데도 찍은 것은 5·6공 세력에 대한 반감이 뿌리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북 주민들은 “노 당선자를 좋아하긴 하는데 김대중 정부와는 달라야 한다.”고 말하더군요.김대중 정부가 전남과 광주에는경제적 혜택을 주었으나 전북은 소외시켰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그래선지 차기 정부에 대해서도 경제적 기대감은 별로 크지 않았습니다.다만 행정수도가 전북과 가까운 곳으로 옮기면 반사이익이 클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은 전남·광주 주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별반 좋아진 것이 없는데 노무현 정부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고 했습니다. -호남 주민들은 자신들이 노 당선자의 든든한 후원자라는 생각이 깊은 탓인지 기대감보다는 주문이 많았습니다.광주의 한 대학생은 “서민 대통령 당선자인 만큼 학벌철폐와 지방대 육성 공약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전북 남원의 60대 남성도 “김대중 정부가 잘 하고도 인사 정책에 왜 실패했는지를 뼈저리게 따져봐야 한다.”면서 노 당선자에게 측근과 친·인척 관리를 각별히 당부했습니다. -제주 민심은 ‘인간 노무현’에 대해선 기대감이 있으나 ‘민주당=호남당’이라는 고정관념 탓인지 민주당 출신 당선자라는 사실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다만 수도권 주민들처럼 경제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제주시의 한 여대생은 “김대중 정부 때 오히려 빈부격차와 지역경제간 차별이 심했다.”면서 “취임 직후부터 경제회복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서귀포시의 50대 주부는 “북한에 2억달러를 지원하는 것도 반대하지 않으나 우리 경제부터 살려달라.”고 애원했습니다.
  • 노무현의 사람들/재야·정계 망라 ‘파워그룹’ 형성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인맥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노 당선자의 인맥은 그가 사회적·정치적으로 파란을 겪을 때마다 하나씩 형성됐다.81년 부림사건을 변론,인권변호사로 변신하면서 부산 등 재야인맥이,90년 3당통합 반대와 95년 김대중 정계복귀 반대 활동을 하면서 국민통합추진회(통추) 인맥이 자연스레 형성됐다.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들이 주변에 모여든 시기다.지난해 민주당 국민경선을 거치면서 젊고 개혁적인 ‘민주당의 신주류’들도 결합했다.386그룹,부산 인맥,통추인맥,민주당 신주류,학자 및 시민단체 등 ‘노무현의 사람들’을 심층 해부한다. ★통추 멤버 지난 96∼97년 DJ가 국민회의를 창당하며 정계복귀를 하자,민주당에 남아 정치적 운명을 같이했던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統推) 멤버로는 김정길·이철·유인태·박석무 전 의원,원혜영 부천시장,민주당 이미경·이호웅 의원,개혁국민정당 김원웅 의원,한나라당 김홍신·김부겸 의원 등이 있다. 이들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대부분 노 당선자를 적극적으로 도왔고,원칙과 일관성을 강조하는 노 당선자의 정치철학과도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새 정부에서 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추 대표 출신인 민주당 김원기 고문은 당내 친노(親盧)그룹의 좌장역을 맡아 통추 멤버들과 함께 반노(反盧)·비노(非盧) 그룹의 공격에서 노 당선자를 지켰다.그런 탓인지,노 당선자는 지금도 그를 통추 직함인 ‘대표님’으로 부른다. 통추 마포사무실을 책임졌던 유인태 정무수석 내정자는 지난해 대선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정몽준 후보측에 몸 담았던 이철 전 의원과 물밑 조율을 벌였다.원혜영 부천시장과 박석무 전 의원은 각각 행자부장관과 교육부총리 물망에 올라 있다. 그러나 ‘통추 3인방’ 가운데 하나였던 김정길 전 의원은 ‘대통령 취임 전후 사면·복권이 없을 것’이란 소식에 낙담한 모습이다.더욱이 이 전 의원은 지난해 대선 당시 부산·경남지역에서 노 당선자의 지지 확보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뛴 것으로 알려져고 있다. 홍원상기자 wshong@kdaily.com ★민주당 신주류 당내 대선후보 경선과 대선과정에서노 당선자를 지원,비주류에서 주류로 발돋움한 그룹이다. 이 그룹은 특히 노 당선자가 후보시절 지지율 하락에 따른 후보교체론으로 시달릴 때 곁을 지켰던 인물들이어서 ‘선명성’에 유별난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인적 청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게 특징이다. 대선기획단장을 맡았던 문희상 의원은 이미 비서실장에 내정돼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로 부상했다.김대중(DJ) 정부 출범 초기 정무수석 등으로 활약하다 후반 들어 파워게임에서 밀렸던 그는 일약 주류로 재부상한 셈이다. 대선 때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정대철 의원은 지금 유력한 당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곧 당선자 대미특사로 미국방문에 나선다.오랫동안 DJ와 같이 정치를 해오면서도 동교동계에 밀려 만년 비주류의 길을 걷던 그에게는 지금이 정치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다. 정동영,추미애 의원은 당선자가 차세대로 거론하는 인물들이다. 정동영 의원은 다보스포럼에 당선자 특사자격으로 참가했으며,추미애 의원도 대미 특사로 임명됐다.법무장관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조순형 의원과 임채정 인수위원장,신계륜 당선자 인사특보,김한길 기획특보 등도 주류의 한축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천정배 의원은 노 당선자가 대선후보가 되기 이전 유일하게 지지를 선언한 당내 최측근 인사다.천 의원과 가까운 신기남 의원은 최근 강성 주류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선대위에서 본부장으로 활동했던 이상수 김경재 이해찬 허운나 의원 등도 당선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룹이다. 김상연기자 carlos@kdaily.com ★부산인맥 노 당선자와 정치적 고비를 함께해왔던 ‘부산 인맥’은 80년대 노 당선자의 부산 광안리 삼익아파트 자택에 모여 노동문제를 토론했던 동년배 그룹과,노 당선자를 ‘노변(노무현 변호사)’이라고 부르며 따랐던 30∼40대 운동권 출신의 참모들로 나뉜다. 부산 인맥의 대표는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 내정자다.82년 노 당선자의 변호사 사무실에 합류,정치적 동지가 된 문 내정자는 노 당선자가 급할 때면 1000만∼2000만원씩을 빌려주는 급전 창구로 알려질 정도로 각별한 사이다. 이호철(부산대 법대 77학번)씨는 노 당선자가 재야 운동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던 81년 ‘부림사건’의 주인공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을 맡게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운동을 하다 노 당선자와 인연을 맺은 김재규씨는 지난해 대선 당시 부산 국민참여본부장으로 활약했다. 젊은 참모들은 부산 선대위에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밖에 대선 당시 부산선대위원장을 맡은 조성래 변호사,노 당선자의 부산상고 10년 선배인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부산 ‘가야 성당’의 송기인 신부 등도 노 당선자가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조언 그룹이다. 홍원상기자 ★시민단체 .학계 노무현 당선자 주변에 포진한 학자그룹은 노 당선자의 후보시절 이전부터 정책자문을 맡아온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이뤄졌다.이들 대부분은 40∼50대 소장파로,시민단체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해온 참여주의적 성향이 짙다. 노 당선자의 정책 ‘가정교사’들은 상당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정무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학자그룹의 좌장격으로,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으로 활동했다.경제2분과 간사인 김대환 인하대 교수,국민참여센터 본부장인 이종오 계명대 교수,이은영(한국외대 교수) 정무분과 위원은 참여연대에서 활동했다.순천대 교수인 박기영 사회문화여성분과 위원과 허성관(동아대 교수) 경제1분과 위원 등도 경실련에 참여했다. 정치·행정분야 전문가인 고려대 임혁백·한림대 성경륭·성공회대 정해구 교수 등은 인수위 정치개혁연구실에서 ‘개혁프로젝트’활동에 참여하고 있다.이주향 수원대 교수,조기숙 이화여대 교수,정대화 상지대 교수,정현백 성균관대 교수,손혁재 성공회대 교수 등 소장파 학자들도 기획·정무분과 자문위원으로 참여,정책제안을 맡고 있다. 외교통일안보분과에는 대북 포용정책 등 정책자문을 맡아온 윤영관 서울대 교수와 서동만 상지대 교수,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서주석 국방연구소 연구위원 등이 의기투합해 새 정부의 통일외교정책을 조율하고 있다.김창수 민화협 정책실장도 외교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노 당선자의 대미특사단에 포함된 문정인 연세대 교수도 노 당선자의 핵심 외교브레인이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와 이동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정태인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은 경제1분과에서 금융·재벌개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공기업 민영화 등 기업정책은 임원혁·장하원·유종일 KDI 연구위원이,금융정책은 윤원배 숙명여대 교수 등이 자문활동을 한다.박준경 KDI연구위원과 정명채 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은 경제2분과에서 신기술·농어업 등 산업정책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전농·WTO반대국민연대 사무총장 출신인 김인식 전문위원은 실질적인 농업정책에 참여한다. 대구사회연구소 출신인 권기홍(영남대 교수) 사회문화여성분과 간사를 비롯,여성민우회에서 활동한 정영애 위원과 민주노총 출신인 김영대 위원,박태주 전문위원 등도 노 당선자의 복지·여성·노동정책을 충실히 뒷받침하고 있다.원용진 서강대 교수는 사회분과 전문위원으로 문화정책을 지원한다.장하진 여성개발원장과 조옥라 서강대 교수,지은희 전 여연 대표는 여성정책을,언개연·민언련 출신인 김주언 언론재단 이사와 김동민 한일장신대 교수등은 언론개혁에 대한 자문활동에 참여한다. 최근 청와대 입성이 확정된 문재인 민정수석과 박주현 국민참여수석도 각각 부산·경남 민변과 참여연대·경실련 출신 변호사로,시민단체에서 많은 활동을 해왔다.노 당선자의 법률특보 출신인 박범계 변호사도 정무분과에서 검·경찰 개혁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kdaily.com ★386세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이른바 ‘386세대 참모’ 핵심은 이광재 기획팀장과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이다.안 부소장이 인수위를 떠난 뒤엔 이 팀장이 측근 참모들 사이에서도 ‘핵심 측근’으로 불릴 정도다.이 팀장은 연세대 법학과 83학번.87년 경찰 수배 중에 노 당선자를 만났고,88년 13대 국회의원 시절부터 함께하다시피 했다.96년부터 1년 반정도 잠깐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의 ‘덕린제’에서 일한 뒤,97년 노 당선자와 함께 국민회의에 합류했다.고려대 철학과 83학번인 안 부소장도 김덕룡 의원 비서로 출발했으나 3당합당에 반대,90년부터 노 당선자와 함께 길을 걸어왔다.안 부소장은 노당선자가 14대 총선 낙선 후 93년 설립한 ‘지방자치실무연구소’의 살림을 이끌며,노 당선자의 외곽그룹을 챙겨왔다. 서갑원 의전팀장,황이수 정무비서,천호선 전문위원,배기찬 전문위원,윤태영 공보팀장,백원우 전문위원,김만수 부대변인 등도 386참모 중심권이다.노 당선자의 일정과 경호팀을 관리하는 서 팀장은 국민대 법학과 81학번으로 노당선자 비서,지방자치실무연구소 연구원을 지냈다.황 비서는 서울대 인류학과 83학번 출신으로 총학생회장을 지냈다.96년 지방자치연구소에 합류하면서 노 당선자와 인연을 맺었다.천 전문위원은 연세대 사회학과 80학번.노 당선자의 13대 의원 시절 비서관으로,93년 유인태 정무수석 내정자의 보좌관을 지냈다.배 전문위원은 서울대 82학번으로 노 당선자가 해양수산부 장관시절 정책자문관으로 활동했다.‘노무현이 만난 링컨’‘노무현의 리더십’등을 기획했다.윤 팀장은 연대 경제학과 79학번으로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의 보좌관으로 일했고,노 당선자와는 90년 초부터 인연을 맺었다. 문소영기자 symun@
  • 유로화 강세 유럽경제 위협

    이라크전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면서 유로가 달러화 대비 3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22일(현지시간) 런던 금융시장에서 유로화는 전날의 1유로당 1.06달러에서 0.01달러 오른 1.07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기축통화로 자리잡은 것이 유럽권에는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다.22일 독일은행협회는 유로 가치의 강한 상승이 유럽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특히 가파른 상승은 침체에 빠져 있는 경제계를 더욱 낙담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기업 실적에 악영향 지난 1년 동안 유로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25%나 뛰었다.외환딜러들은 1유로당 1.1달러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유로화 강세 기조가 당분간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동안 유로화나 유로 통용 이전의 유럽 각국 통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내면 유럽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여왔다.특히 최근에는 유럽 경제가 침체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그 영향이 더 클 전망이다. 유로화의 강세는 유럽권 상품의 경쟁력을약화시켜 수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ABN암로에 따르면 유럽 기업들이 북미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은 전체 수익의 36%다.반대로 미국 상품들은 유럽 시장내에서 가격이 인하되는 효과도 가져와 유럽 기업들의 역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리인하 가능성 대두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렸다.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의 유럽담당 경제분석가인 마이클 딕스는 “유로화의 강세가 금리인하의 이익을 거의 상쇄시켰다.”며 “ECB가 금리를 더 인하하는 것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HSBC의 로버트 완데스포드 연구원도 “유로화의 환율이 오르고 마이너스 성장 위험이 고조되고 있어 ECB의 금리인하는 단지 시간문제에 불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잇단 경기침체 발표 최근 들어 유럽 지역에서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하나같이 우울하다.지난해 독일의 경제성장률은 93년 이후 9년만에 최저치인 0.2%를 기록했다.지난달 실업률은 4년 6개월만에 최고치인 8.5%였다.그동안 경제학자들의 우려에서 벗어나 있던 영국에서도 지난해 11월 무역적자가 1967년 이후 최고치인 39억 8000만파운드를 기록했다. 문제는 당분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세계 경제 침체는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베네수엘라 파업과 이라크 전쟁 가능성으로 지난달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 유가는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는 있다. 그러나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22일 현재 여전히 34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는 등,고유가가 지속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팝가수 아나스타샤 유방암 진단

    |로스앤젤레스 AP 연합|지난해 2002 한·일월드컵의 공식 주제가 ‘붐(Boom)’을 부른 미국의 팝가수 아나스타샤(사진·29)가 21일 유방암 진단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아나스타샤는 지난주 정기 건강검진 결과 이같은 진단을 받았다며 유방 X선 촬영을 권유한 담당 의사덕에 유방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걱정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다.”며 “나는 타고난 싸움꾼이어서 유방암 진단 사실에 낙담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MTV의 댄서로 출발한 아나스타샤는 ‘낫 댓 카인드(Not that Kind)’ 등의 앨범으로 인기를 얻었다.
  • “특별사면 기대했는데…” 김정길 前장관 ‘씁쓸’

    “정치활동이 금지돼 ‘정치적 동지’인 노무현 당선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어 답답합니다.” 김정길(사진·58)전 행자부장관은 20일 ‘대통령 취임 전후 사면·복권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낙담했다.과거 ‘통추 3인방’ 중 노 당선자는 차기 정부의 수장이 됐고,김원기 의원도 중용이 예상되지만,자신은 선거권 박탈이란 족쇄를 풀기 전에는 운신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해 초 대법원에서 선거법 위반 확정판결을 받았다.덕분에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지 못했다.’며 씁쓸해했다. 피선거권 박탈에 대해 그는 할 말이 많다.당시 문재인 변호사가 변론을 맡은 김 전 장관은 “1심에서 80만원 벌금형이 나와 안심했다.”면서 “그러나 2심에서 150만원을 받아 정치활동이 금지됐다.”고 말했다.문 변호사도 1심 결과에 안심해 항소심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통일민주당 공천으로 13대 국회의원이 된 노 당선자와 당시 재선으로 만난 김 전 장관은 1990년 ‘3당 합당’을 거부한 뒤로,10여년 동안 부산 지역에서 내리 4번이나 낙선하는 등 비슷한 정치적 운명을 겪었다. 문소영기자 symun@
  • 교황,성탄미사서 이라크戰 반대 메시지‘블루 크리스마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5일 전 세계에 보내는 성탄 메시지를 통해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교황은 이날 아침 흐리고 이슬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광객과 순례자 수천명이 운집한 성 베드로 광장에 나와 “테러리즘은 불확실성과 공포를 낳고 있지만 불신과 의심,낙담에 굴하지 말라는 절박한 호소도 드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특정 국가를 지칭하지 않았지만 모든 종교에서 평화 건설자의긴급한 요구가 있는 곳으로 두 지역을 꼽았다.교황은 “팔레스타인에서 무분별하고 맹목적인 폭력의 악순환을 영원히 종식하고 중동에서 모든 사람의 노력으로 불길한 갈등의 연기를 소멸시키자.”고 촉구했다. 올해 82세로 건강이 좋지 않은 교황은 간간이 기침을 하는 등 불편한 기색이었으나 한국어와 아랍어,히브리어 등 63개 언어로 성탄 소원을 낭독하는등 큰 무리없이 미사를 집전했다. ◆세계 곳곳 테러 비상 유럽 각국은 알 카에다가 성탄절을 기해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인 테러를 기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초긴장 상태를 보였다. 러시아 경찰은 25일 성탄절을 맞아 인파로 붐비는 한 쇼핑몰 인근에서 폭발물을 허리에 차고 있던 체첸인 2명을 긴급 체포했다.영국 외무부는 2년전 성탄 전야의 폭발사건으로 15명이 사망한 사건을 상기시키면서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프랑스 당국은 수도 파리에 경찰과 군병력 1000명을 추가로 배치,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미국에서도 연방수사국(FBI)이 시민들에게 테러경고를 발령하고 의심이 가는 사람이나 포장물을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앞서 24일 밤 인도네시아 전국9개 도시에서 성당과 교회를 겨냥한 폭탄테러 15건이 잇따라 일어나 최소 14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 ◆경기 얼어붙은 크리스마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지에서 올해 크리스마스 경기는 찾아볼 수없었다. 특히 미국의 소매업체들은 올해 연말 매출이 지난해 절반에도 못미친다고울상이다.도쿄 미쓰비시은행과 UBS워버그가 조사한 지난주 미국 소매업체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고작 1.7%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경기부진과 더불어폭설 등 악천후,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사이의 기간이 지난해보다 6일이나 짧은 것도 매출 부진에 기여했다.이에 따라 CNN머니,블룸버그통신은 25일 미 소매업계의 올 연말 매출이 30년만에 최악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의 연하장 업계도 연말 특수를 기대했지만 매출 부진에 낙담하는 모습이다.기업 회계부정 사건 등으로 대형 금융기관들이 카드 발송을 자제하고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숙기자·외신종합 alex@
  • [열린세상]월드컵보다 재미있는 대선

    이젠 무슨 재미로 사나? 몇 달 전 월드컵이 끝난 뒤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셨을 것이다.오늘 우리 국민은 월드컵이 끝난 뒤 느꼈던 공허함을 다시 맛보게 될 것 같다.최근 몇 달간 우리나라를 달군 대통령 선거전이 끝나기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대통령 선거는 월드컵과 닮은 점이 너무도 많다.우선 4∼5년에 한번씩 하는 큰 승부라는 점이 그렇다.예선과 본선이 있고 지방을 돌면서하는 점도 비슷하다.멋진 득점을 하는가 하면 자살골을 넣는 경우도 있으며상대편에 대한 거친 태클이 있는 것도 공통점이다.경기장이 있고,스타 플레이어의 멋진 득점 장면을 보기 위해 관객들이 그 곳으로 몰려들고,선수들이묘기를 선보일 때는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진다. 빅게임이 열릴 때는 TV와 신문 등 언론매체들이 총출동해 주요 경기 내용을상세히 국민들에게 전해주기도 한다.심판들이 선수들을 따라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이따금 반칙을 하는 선수에겐 옐로 카드가 주어지는 것도 흡사하다.모든 국민들로부터 이토록 높은 관심을 이끌어 내는 이벤트는 대통령선거와 월드컵 같은 대규모 스포츠 행사 정도가 아닌가 한다. 사실 대통령 선거는 월드컵보다 더 재미있는 것 같다.월드컵에서 한국팀 이외의 경기는 다소 시들하게 마련이었다.그러나 대선에서는 우리 팀 경기만있다.한국과 이탈리아가 몇 달 동안 결승전을 치르는 형국인 셈이다.또한 대선에서는 여론조사라는 모의 시합을 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그뿐인가.팀간에 선수교환도 하고 연합도 할 수 있다.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돌발변수도 튀어나온다.대선을 소재로 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전략게임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해본다. 그런데 이렇게 재미있는 대선에 참여하지 않는 분도 더러 있는 것 같다.민주주의가 만들어 준 최대의 흥행거리를 즐기지 못한다니 안타까운 일이다.거창하게 우리나라의 장래를 들먹이지 않고 개인적 차원에서 보더라도 자신과 성향이 상대적으로 가까운 대통령을 갖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또 잘 생각해 보면 대선 결과는 개인의 이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필자를 포함한 대다수의 유권자들이야 누가 대통령이돼도 직접 덕볼 일은 없지만 후보들이 가지고 있는 정책기조는 개인의 경제적 이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정치선진국일수록 후보자의 정책기조와 자신의 경제적 위치를 고려한 투표행위가 많이 나타나는 법이다.더구나 대선에서는 월드컵과 달리 우리가 승부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물론 우리의 응원이 월드컵 전사들에게 힘을 준 것도 사실이나 유권자가 대선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월드컵 응원이 한국팀 승리에 미치는 영향에 비해 훨씬 직접적이다. 현재 선거일은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있다.신성한 국민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일부를 포기하는 큰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것이다.그런데 토요일을 쉬는 직장에서는 샌드위치 데이에 해당하는 선거일 다음날 휴가 내고 여행을 떠나는 분이 많다고 한다.모두 투표는 하고 가는것으로 믿고 싶다. 이참에 투표 조건부 임시공휴일제를 검토해 보면 어떨까.각 직장에서 투표확인 용지를 사전에 배포하고 유권자는 투표장에서 이에 확인도장을 받아 각 직장에 제출하는 방법이다.이를 제출하지 못하는 사람은 휴가를 하루 쓴 것으로 간주하면 될 것이다. 기권하고자 하는 사람이 선거일을 휴가로 쓰고 싶지 않다면 이를 직장에 고지하고 선거 당일 정상 출근하면 될 것이다.물론 자영업자·주부·학생 등많은 유권자들은 이 제도의 시행과 관련이 없다.직장인의 투표율을 조사한후 본 제도의 도입을 검토해 볼 것을 제안한다. 오늘 밤 우리 국민들에게는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할 것이다.그러나 한국팀이 월드컵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고 화내거나 낙담하지 않은 것처럼 승부와관계없이 그동안 멋진 경기를 보여준 후보들에게 박수를 보내자.그리고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늘밤의 개표 방송을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라도 투표장에가자.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경제학
  • [시론]지금은 ‘국가마케팅’ 시대

    세계경제의 글로벌화에 맞춰 우리 경제도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화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한다.마케팅 업계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제대로 된’ 코리아 마케팅이다. 다국적기업 한국법인 대표로 일하기 때문에 국내외 기업들의 외국인 대표나 실무자들을 접할 기회가 많다.한국에 대한 잘못된 정보나 이미지를 지닌 사람들을 종종 만나기도 한다.그래서 외국인들의 왜곡된 인식을 교정해 줄 새롭고 설득력 있는 이미지 창출이 필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한국 이미지를 정확히 창출하는 것은 국제 경쟁력 향상의 밑거름이기도 하다. 최근 우리 모두 깊이 생각해 볼 만한 두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번째는 ‘하이 서울(Hi Seoul)’이란 서울 브랜드에 대한 논란이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경쟁력 있는 도시’라는 이미지에 맞춰 선정했다는이 슬로건을 외국인들이 과연 제대로 이해하겠느냐고 의구심을 나타냈다.최근 한 외국인 저널리스트는 국내 영자 신문을 통해 “이 슬로건이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 것이냐?”고 물었다.아시아 이미지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자 중하나인 말레이시아가 내건 ‘진정한 아시아(Truly Asia)’란 슬로건과 비교할 때 어떤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었다. ‘진정한 아시아’란 말레이시아 슬로건은 ‘아시아의 사람들과 문화,특징들이 만나는 곳’을 의미하는 것으로 서울의 슬로건과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여러가지 현실적 어려움이 있겠지만,우리 슬로건이 외국인이나 외국기업의입장에서 얼마나 매력적인지 광범위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그래야 좀더 의미있고 공감할 수 있는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하면서 우리는 과연 얼마나 ‘전략적’으로 사고했는지라는 점이다.우리는 경쟁자가 상하이라는 도시인지,아니면 중국이라는 국가 전체인지 정확히 판단하지 못했다.더욱이 다각적이고 단계적인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효과적인 캠페인 활동을 펼치는데도 미흡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바람에 박람회 유치를 위해 온 국민이 충분한 노력을쏟지도 못했다.반면 중국은 장쩌민 주석이 앞장서 박람회 유치가 국가 제 1과제라고 선언했다.결국 마케팅이 ‘인식의 싸움’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외국인들이 중국의 손을 들어준 것은 당연한 처사였을 것이다. 국제이미지 시장에서 외국인과 외국기업은 우리의 고객이다.경쟁력 강화를위해 그들을 정확히 이해하고,이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은당연하다. 그러나 해결 과제를 많고 해서 낙담할 필요는 없다.국민들이 세계화·국제화의 필요성을 인식한다면 국제경쟁력은 서서히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제2회 외국기업의 날’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중 6명이 더 많은 외국기업이 한국에 진출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또 8명은 정부의 동북아 허브 프로젝트가 외국기업의 국내 투자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 기대했다.이는 국민들이 우리경제의 세계화,국가이미지 향상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마케팅 석학 필립 코틀러 교수는 올해 출간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마케팅’에서 ‘국가 마케팅’이란 세계의 공통된 과제이며,끝없이 계속되어야할마라톤과 같다고 말했다.가슴에 새겨볼 만한 대목이 아닌가. 이종수 ORC 코리아 대표
  • 서윤복 추모사 “당신은 한국마라톤 버팀목 이셨습니다”

    ■서윤복 추모사 당신은 진정한 한국 마라톤의 든든한 버팀목이셨습니다. 선생님. 저는 지난 1947년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저 머나먼 미국땅으로 향하기 전 선생님께서는 항상 ‘민족혼’을 강조하셨습니다.‘나는 태극기를 달고 뛰지 못했지만 너희들은 이제 가슴에 태극기를 달았으니 마음껏 달려 세계를 제패하라.’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쩌렁쩌렁하게 울립니다.우리는 선생님의 피 맺힌 그 말씀을 가슴에 묻었습니다.그리고 보스턴 하늘에 선생님께서 그토록 원하시던 태극기를 휘날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눈시울을 붉히며 하시던 그 말씀의 힘으로 저는 미국땅 보스턴에서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 선생님과 함께한 지난 시절이 눈에 잡힐 듯 아른거립니다.춥고 배고픈 시절,한국마라톤을 살리려고 몸부림치셨던 선생님의 모습이 시간이 갈수록 뚜렷해집니다. 선수들의 끼니를 위해,비행기표를 사기 위해 서울시내 골목골목을 기웃거리던 때가 그립습니다.비록 많은 기부금을 모으진 못했지만 그래도 선생님께서는 그 일을 그만두지 않으셨습니다. 사람들의 무관심에 낙담해 청진동 어귀 선술집에서 잔을 기울이던 선생님이 생각납니다.막걸리로 지친 목을 축이시며 껄껄껄 웃으시던 선생님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쟁쟁합니다. 선생님은 그 막걸리 잔에 선생님의 인생을 담으셨습니다.몇 잔의 막걸리로 시름을 달래신 선생님은 다시 모금을 위해 지친 다리를 끌고 목적없는 길을 떠나시곤 하셨습니다.저는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 그토록 좋아하시던 술 한 잔 더 대접해 드리지 못한 게 이제는 큰 후회로 남습니다.지금 그 시절을 생각하며 홀로 앉아 막걸리로 목을 축여보지만 선생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희뿌연 액체만이 눈앞을 어지럽힙니다. 선생님. 한국 마라톤은 선생님의 든든한 가슴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선생님께서 걱정하셨던 만큼 이제는 혼자서도 세계를 호령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선생님. 이제는 편안히 눈을 감으십시오.우리 모두는 맥박이 뛰는 한 선생님을 기억할 것입니다.그리고하늘나라에서도 한국 마라톤을 지켜봐 주시고 후배들에게 힘을 주십시오. ■황영조가 본 손기정옹/ “선배이자 정신적 지주” “친할아버지나 다름없었는데….” 한국 마라톤의 ‘대부’ 손기정옹의 사망 소식을 접한 황영조(32·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감독)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92바르셀로나 마라톤 우승으로 손옹 이후 56년 만에 올림픽 마라톤 월계관을 되찾아온 황영조는 선배이자 정신적 지주인 손옹의 죽음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전국체전 관계로 제주에 머물던 황영조는 지난 14일 손옹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병원을 찾았다.산소마스크에 의지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황영조는 눈시울을 붉혔다.그게 손옹의 살아생전 뵙는 마지막 순간이 될 줄은 몰랐다. 황영조는 “할아버지는 저에게 항상 예전과 지금의 마라톤에 대해 많은 말씀을 해주신 인간적이고 외로운신 분”이라면서 “단순한 마라토너가 아닌 우리역사 그 자체이며 마라토너로서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나에게 많은영향을 끼치신 분”이라고 말했다. 황영조는 올림픽마라톤 금메달리스트라는 공통분모 외에도 손옹과 각별한 인연이 많았다. 36년 8월9일과 92년 8월9일.56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같은 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황영조가 한국 마라톤 영웅의 바톤을 넘겨받은 바르셀로나 몬주익 경기장은 원래 36년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지어진 경기장이어서 감격은 더했다. 특히 손옹은 바로셀로나올림픽 주경기장에서 1위로 골인한 황영조를 끌어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이후 황영조는 손옹을 친할아버지처럼 따랐고 손옹도 황영조에게 애틋한 정을 주었다. 손옹이 98년 ‘황영조 후원회’ 회장을 맡으며 황영조에게 힘을 실어 줬고 황영조 역시 99년 ‘손기정의 생애’라는 논문으로 고려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올 1월 창단된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에서 황영조가 감독,손옹이 고문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손옹의 병원출입이 부쩍 잦아지면서 황영조는 늘 마음이 편치않았다.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손옹은 주위의 도움으로 통원치료를 받았고 최근에는자주 병원입원실을 드나들었다. 황영조는 “할아버지는 마라토너로서뿐 아니라 사회인으로서도 귀감이 되는 분이었다.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곽영완기자 kwyoung@ ■이봉주가 본 손기정옹/ “항상 든든한 후원자” “그분을 볼 때마다 항상 든든한 후원자를 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손기정옹의 사망소식을 전해 들은 ‘보스턴의 영웅’ 이봉주(32·삼성전자)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이봉주는 “돌아가시기 이틀전 위독하시다는 말을 듣고 병원을 찾았다.”면서 “그게 마지막 대면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이어 “지난해 찾아뵜을 때 내 손을 꼭 잡아주며 ‘잘한다.’고 하신 선생님의 목소리가 아직 귓가에 생생하다.”고 말하는 이봉주는 아직 손옹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닮고 싶은 마라토너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봉주는 늘 입버릇처럼 “손기정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고 말해왔다.그만큼 이봉주에게 손옹의 존재는 든든한 바람막이였으며 정신적 지주역할을 했다.이봉주는 손옹의불굴의 정신력을 가장 높이 샀다.그는 “어릴 때부터 선생님을 동경하며 꿈을 키워왔다.”면서 “선생님이 계셨기에 오늘의 내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자주 손옹을 찾아뵙지 못한 것을 죄스러워했다.2년 가까이 선생님을 못뵌 것이 죄송스러워 지난 12일에도 병원을 찾았지만 길이 엇갈려 만나지 못했다.특히 이봉주는 지난해 4월 보스턴 우승 직후 곧바로 손옹을 찾아뵙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당시 손옹이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경기를 입원실에서 밤잠을 설치며 지켜봤다는 소식을 듣고는 한동안 눈시울을 붉혔다. 이봉주는 “선생님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기고 가셨다.”면서 “우리 후배들은 그분의 뜻을 이어 한국마라톤을 다시 세계 정상에 올려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 ■손기정과 마라톤 역사/ 한국 마라톤의 ‘시작과 끝' 한국마라톤은 손기정의 올림픽 제패 뒤 비약적 발전을 거듭했다. 육상은 불모지였지만 마라톤만은 한민족의 끈기를 말해 주듯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손기정의 베를린올림픽 금메달로 한국마라톤은 처음으로 세계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이 대회에서 손기정이 세계신기록을 세우면서 우승,지난해 2월 작고한 남승룡도 동메달을 따내자 세계는 일제 치하의 약소국 코리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손기정의 우승을 시발로 한국마라톤은 황금기를 맞았다.베를린의 두 영웅 손기정·남승룡이 코칭스태프를 맡은 47년 보스턴마라톤에서 한국은 우승을 일궈냈다.서윤복이 세계기록(2시간25분39초)을 세우며 우승,마라톤 한국의 기개를 다시 한 번 세계에 펼쳤다.한국마라톤의 역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3년 뒤인 50년 함기용이 또 보스턴마라톤을 제패,명실상부한 마라톤 강국으로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이후 한국 마라톤은 긴 침체에 빠졌다.한국전쟁 뒤 국민들은 먹고살기에 바쁜 나머지 다른 곳에 신경 쓸 틈이 없었다.이런 와중에 세계 마라톤은 무서운 속도로 한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그러나 한국마라톤은 긴 잠에서 깨어날 줄 몰랐다. 40여년이 흐른 뒤 한국마라톤은 거대한 용틀임을 재개했다.지난 92년 바로셀로나올림픽에서 황영조가월계관을 쓰면서 재도약의 전주곡을 울렸다.그뒤 한국마라톤은 세계와의 격차를 무서운 속도로 줄이기 시작했다.4년 뒤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이봉주는 은메달을 따냈다.2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은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한민족은 여자마라톤에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보였다.북한 선수이기는 하지만 정성옥은 지난 99년 세비야 국제육상대회에서 세계 철녀들을 제치고 당당히 우승했다.한민족 여자마라톤이 세계로의 질주를 시작한 것이다. 박준석기자 pjs@ ■손기정 어록 “일장기 달고 우승 울고싶었다” ◆비극의 시대였다.절망만이 가득하던 그 시대에 내가 택한 것이 마라톤이었다.희망을 향한 탈출구라도 좋았고,끝내는 파멸로 향한 길이라도 좋았다.한시라도 달리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다.나는 마치 공기를 숨쉬듯 눈덮인 언덕,얼어붙은 자갈길을 뛰고 달렸다.(자서전 ‘나의 조국 나의 마라톤’ 중에서) ◆나 오늘 천당 갔다 온 기분이야.너무 너무 기분이 좋아(2000년 8월9일 양정고에서 열린 ‘베를린마라톤 제패 64돌’ 축하행사에서) ◆왜정 때는 아무리 잘 뛰어도 제대로 칭찬 한 번 못받았지.그래서 일장기말소 사건도 나온 것이고….마라톤을 하면서 힘들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어.모든 것이 한국 마라톤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니 결코 포기하지 말고 뛰어 주길 바라요.(97년 동아마라톤에 앞서) ◆마침내 우승은했으나 웬일인지 울고만 싶소.(1936년 베를린마라톤 우승 직후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아무리 아파도 세계를 제패한 다리만은 자를 수 없다(2001년 1월 서울삼성병원 입원 치료중 의료진의 발가락 절단 진단을 듣고) ◆눈을 감기 전에 보고싶은 게 두 가지가 있다.첫번째는 살아 생전 고향(신의주)땅을 밟아보는 것이고 두번째는 황영조가 마라톤을 다시 하는 것이었는데 그중 하나는 이뤘다.(1998년 3월 ‘황영조후원회’ 회장을 맡으며) ◆오늘 내 국적을 찾아준 것이나 마찬가지다.내가 노래를 잘 한다면 운동장 한복판에 나가서 우렁차게 악을 쓰고 싶다.(1992년 8월 9일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황영조가 우승한 직후) ◆코스도 모르고 뛰었던 마라톤 데뷔전. 1932년 3월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경영(경성∼영등포)마라톤대회 전날 코스답사를 하다가 길을 잃었다.광화문에서 반환점인 영등포까지 차비도 아낄 겸 걸어서 갔다 오기로 하고 나섰다가 해가 저물어 전차를 타고 그냥 돌아온 것.다음 날 서울역을 지나 삼각지까지는 선두를 달렸으나 이리저리 갈래를 뻗은 삼각지에서 어느쪽이 코스인지 몰라 망설이는 사이 변용환에게 추월당했고 이후 그의 꽁무니만 쫓아 다녔다.
  • 성적 비관 재수생 투신자살

    대입수능시험 성적이 예상보다 크게 낮게 나왔다며 20대 여자 재수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7일 오전 10시30분쯤 울산시 남구 신정2동 모 아파트 12층 옥상에서 이 아파트 7층에 사는 정모(20)씨가 화단으로 뛰어내려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 전모(62)씨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정씨가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는데 전날 치른 수능시험에서 생각보다 성적이 나오지 않아 부모님께 미안하고,죽고 싶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정씨 유가족들은 경찰에서 “정씨가 이번 시험에서 360점 이상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가 20점 정도 떨어지자 크게 낙담했다.”고 밝혔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