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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탈이념·탈색깔론 선언하라/박대출 정치부 차장

    새해 첫날 정치인 자택으로 취재 겸 인사 겸 다니며 들은 정담(政談) 3제(三題). 하나.“지금 헌법은 1987년 제9차 개헌으로 탄생했다.6월 항쟁의 산물이다. 당시 주역은 ‘1노 3김’. 노태우,YS(김영삼),DJ(김대중)는 모두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JP는 최고 권좌의 ‘절반’을 누렸다. 그들 모두 지금 헌법의 ‘단물’을 다 빼먹었다. 그래서 헌법은 수명이 다 됐다. 새 헌법이 필요하다. 내각제든, 정·부통령제든 차후의 문제다.” 둘.“충청권은 아노미 상태다. 수도 이전 위헌 결정으로 야기됐다. 민심은 한나라당에 분노하고, 열린우리당에 낙담하고 있다. 여도, 야도 발 붙일 데가 없다. 충청민심을 대변할 ‘충청당’이 절실하다.” 셋.“정치권엔 대립과 갈등만 존재한다. 좌와 우만 있다. 상생(相生)은 없고, 상쟁(相爭)만 있다. 중간지대가 없다. 중도통합 정당을 띄울 적기다.” 셋 다 실현되기가 쉽지 않은 사안들이다. 얘기한 당사자들이 정치권에서 한발 비켜 서 있는 원외들이다. 뜻은 있으되 힘이 없다. 다소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이들의 진단은 그러나 그럴싸한 배경과 논거를 깔고 있다. 실현 여부를 떠나 논쟁 소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때가 아니다.‘민생’과 ‘상생’이 더 급하기 때문이다. 이념도, 색깔도, 지역도 끼어들 여지가 없으며 끼어들어서도 안 되는 위기 상황이다. 모처럼 연초부터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올해 국정운영 ‘키워드’는 탈갈등·관용·화해로 요약된다. 노 대통령은 특히 “언론과 건강한 긴장관계와 건강한 협력관계를 만들자.”고 주문했다. 그러자 보건복지부가 실행 프로그램 1호를 내놓았다. 언론과의 협력을 주문한 홍보매뉴얼이었다.‘정치인 김근태’가 수장으로 있는 부처여서 그런지 빠르다. 현 정권의 언론 관계는 ‘긴장’에 가까웠다. 적대적 언론을 기준으로 하는 얘기다. 시발점은 노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새해부턴 ‘협력’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는 분위기다. 그 진원지 역시 노 대통령이다. 빗장을 잠그는 자물쇠도, 푸는 열쇠도 노 대통령에게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정국 운영에서도 이는 그대로 적용된다. 노 대통령이 ‘통합’을 올해 키워드로 제시하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이렇게 화답했다.“민생, 국민 통합으로 가겠다는 것을 믿고 싶다. 실천했으면 좋겠다. 적극 협조할 준비가 다 되어 있다.” 여야 수뇌부의 한목소리가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상쟁을 자제할 분위기다. 그런데 여야간이 조용해지니 각당 내부가 심상치 않다. 열린우리당은 4대 입법 처리 무산의 후폭풍이 거세다. 이부영 전 의장이 “과격 노선과 투쟁해야 한다.”고 강한 목소리를 내자 강경파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자칫 노선 투쟁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 조짐이다. 한나라당 역시 소장파들이 박 대표와 대립각을 세울 기미를 보이고 있다.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 등은 이른바 ‘남원정’ 연대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최병렬 전 대표를 옹립하고, 축출했을 때 보였던 행보를 재현할지 주목된다. ‘정담 3제’를 한낱 얘깃거리로 남겨놓고, 각 당의 내홍을 수습하고 나면 다시 민생·상생으로 귀결된다. 그러려면 넘어야 할 벽이 있다. 이념 논쟁·색깔 논쟁은 ‘악마의 유혹’이다.‘보수꼴통’,‘빨갱이’와 색깔론, 역색깔론이 그렇다. 한쪽에서 욕하면 다른 한쪽은 그 욕을 인용해 ‘욕하지 말라.’고 반격한다. 그러면서 둘 다 실컷 욕설을 내뱉는다. 을유년 새해에는 이념·색깔 논쟁을 탈피해야 한다. 그러면 욕할 일도, 그 욕을 되받아 욕할 일도 없어질 것이다. 여야 모두 탈이념·탈색깔 선언이 필요하다. 박대출 정치부 차장 dcpark@seoul.co.kr
  • [삶과 경영이야기] (39)제2도약 위한 힘찬 날갯짓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

    [삶과 경영이야기] (39)제2도약 위한 힘찬 날갯짓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

    아시아나항공은 ‘쌍팔(88)둥이’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태동해 그해 말 첫 취항의 기쁨을 누렸다. 올해로 16년이 됐다. 그동안 국내 항공업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군림했던 대한항공에 밀려 혹독한 설움을 당하다 지금은 경쟁업체와 어깨를 겨눌 정도로 급성장한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의 어제와 오늘은 박찬법(朴贊法·59) 사장이 남모르게 흘린 피와 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시아나의 발자취에는 그의 채취와 정성이 곳곳에 묻어 있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내 아시아나빌딩 4층 집무실에서 만난 박 사장에게 대뜸 말단 직원에서 전문경영인이 된 숨은 비결이 뭐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비결은 없지만, 이유는 있죠.”그러면서 “훌륭한 최고경영자(CEO)의 귀감을 따르다 보니 사람들이 저더러 CEO라고 부르데요.”라며 내공(內功)의 일단을 소개했다. 얘기를 나누는 동안 창밖으로 쉴 새 없이 뜨고 내리는 비행기의 소음이 항공업계의 생존 몸부림을 웅변하고 있는 듯했다. ●아시아나 식구가 되다 박 사장이 아시아나와 인연을 맺은 것은 90년 1월. 그 전에는 ㈜금호에서 줄곧 수출업무를 담당했다. 첫 보직은 영업운송담당 이사. 당시에는 아시아나가 국내선 몇 군데만 운항하고 있던 터라 그룹에서 그를 국제선 취항 준비 총괄 임원으로 발탁한 것이다. 새 보직을 받은 지 열흘 만에 첫 정기편 국제선인 서울∼도쿄 노선을 취항시키면서 아시아나항공 영업체계의 골간을 만드는 일에 본격 뛰어들었다. 생소하고 힘든 일만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항공운수업은 오케스트라 지휘와 같아서 비행기 좌석 하나에 한 명의 손님을 모시기 위해서는 조종사, 정비, 기내서비스, 예약, 발권, 공항서비스, 화물, 기내음식(케이터링), 영업, 일반 지원 등 여러 부문의 일들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가능하다. 그게 제대로 안 되면 누구의 잘못이랄 것도 없이 고객서비스가 형편 없는 항공사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다. 그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후발주자의 설움이었다. 이런 일화가 있다.92년 뉴욕 취항을 앞두고 미국으로 건너가 교민을 상대로 대리점망을 구축할 때였다. 뉴욕 내 교민시장의 60%를 점유하는 5대 메이저 여행사와 접촉해 우여곡절 끝에 대리점 계약을 맺기로 했다. 그런데 일이 터졌다. 뉴욕 취항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이 여행사들이 느닷없이 아시아나와의 대리점 계약을 포기하겠다는 연락을 해 왔다. 청천벽력이었다. 주저앉고 싶은 심정을 가다듬고 심야대책회의를 가졌다. 결론은 중소 여행사를 모집해 대리점으로 키워 나가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말하자면 정면돌파였다. 주위의 우려도 컸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잘된 일이었다. 특정 항공사만 이용하던 고객들이 새 항공사가 내건 신선한 서비스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경쟁 항공사의 독점적인 시장점유율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 그로부터 11년 뒤인 2001년 3월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지금은 신규노선·증편 등으로 미국 일본 등 전세계 17개국 54개 도시 64개 노선에 취항, 세계적인 항공사로 부상하고 있다. ●원래는 잡동사니 팔이가 본업 사실 그는 수출업무로 잔뼈가 굵은 장사꾼이었다. 대학(경희대 정치외교학과)을 나온 뒤 67년 금호타이어의 전신인 삼양타이어에 입사했다. 당시는 ‘수출입국’이 국가적 슬로건이어서 상품 수출의 전선에서 일하는 사람이 국가 유공자처럼 대접받던 시절이었다. 대학을 졸업해도 버젓한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을 때여서 취업과 함께 겁없이, 신나게 뛰어다녔다. 하지만 하기 좋은 말로 무역이라고들 했지만, 사실은 만물상 가게나 다름없었다. 수출 상품중에는 ‘볏짚머리(브러시)’도 있었고,‘아귀(생선)’도 팔았다.“한번은 친지 한 분이 ‘자네 종합상사에 근무한다는데 뭘 수출하느냐.’”고 물어오기에 “뭘 수출 안 하는지 한번 물어봐 주시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는 비즈니스의 외길 인생은 험난하고 고달팠지만, 보람찬 날들이 더 많았다.75년 이란에서 열린 국제박람회에 참석했을 때였다. 본사에서 느닷없이 전문이 날아 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에 있는 모씨가 철근 1만t을 구매하려고 하니 그곳으로 가 수주해 오라는 내용이었다. 비자를 발급받으려다 보니 이슬람교도의 라마단 기간이었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자면 몇개월이 걸릴 판이었다. 이곳저곳 찾아다녔으나 허사였다.‘궁즉통(窮卽通)’이라고 했던가. 낙담해 돌아오는 길에 호텔 카운터 직원에게 푸념을 털어 놓았더니 자신이 항공사 기장과 잘 알고 있다며 무비자로 제다행 비행기를 태워 줬다. 중간기착지인 리야드에서 불법입국으로 체포돼 혼쭐이 나긴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2500만달러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 짜릿함은 무역을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이었다. 잊지 못할 일들도 적지 않다.70년대 후반 기독교 민병대와 회교 민병대간의 교전이 치열했던 레바논의 베이루트 시내에서 주재원과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자칫 폭탄테러를 당할 뻔했던 일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성공, 비결은 없고 이유는 있다 외형적인 화려함 뒤에 아쉽고, 힘든 때도 있었다. 그는 45년 전남 영광군 법성면에서 중고등학교 교사, 금융조합(농협) 이사 등을 지낸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 2남2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시골이었지만 그나마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6·25전쟁이 발발했던 50년 세상을 떠난 뒤로는 가세가 기울어 어머니가 보따리장사를 해야 했다.‘배워야 산다’는 어머니의 지극한 교육열 덕분에 서울로 올라와 배재고를 다녔다. 학자로서의 꿈을 갖고 야심만만하게 두드렸던 서울대 상대는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인생에서 첫 좌절을 겪은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 좌절은 성공을 위한 밑천이었다. 더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그는 좌절의 굴레를 벗어던졌다. 언젠가 후배가 자신에게 성공비결이 뭐냐고 묻기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나에게 비결은 없고, 이유는 있다. 그것은 내가 서울대를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경영인의 카리스마는 오너의 그것과는 달라 그를 가까이서 접해 본 사람은 따스한 품성을 지닌 휴머니스트로 부른다. 언제나 인간애와 합리성을 모든 일의 원칙으로 삼고, 이를 철저히 지켜 나가려고 애쓴다. 어찌보면 그저 두루뭉술하게 감성과 화합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정말 그럴까. 그는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카리스마는 다르다고 믿는 사람이다. 오너에게는 구조적 카리스마가 있지만, 전문경영인에게는 없다는 것이다. 전문경영인은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한다.“전문경영인의 카리스마는 아랫사람과 윗사람에 대한 설득이 합리적이어야 가능합니다. 합리적 근거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남을 판단케 할 능력을 가져야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전자는 논리로 가능하지만, 후자는 감동이 있어야 됩니다.” 그는 직급이 낮을 때나 지금이나 윗사람·아랫사람과 얼굴을 붉힌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순리와 합리에 따라 건의하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은 적이 없었고, 또 잘못됐다고 지적하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직내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를 위해 ‘패트롤 미팅’(경영진과 노조간부의 정기적인 만남)을, 수직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오픈 플라자’(자유토론) 등의 아이디어를 낸 것도 그만의 노하우다. 2001년말부터 무분규라는 ‘아름다운 노사문화’가 생겨난 것은 이 덕분이다. 그래서 그는 감성과 합리를 조화한 ‘퓨전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젊은이들이 찾는 기업 만들기 그에게는 작지만 원대한 꿈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취업선호도 1위의 세계 최고의 항공사로 만드는 게 목표다. 해답은 고객에게 있다고 말한다.“항공업계에는 ‘규정집을 불태우라.’는 말이 회자됩니다.‘고객이 곧 규정’이라는 얘기죠. 고객 입장에서 조직을 되돌아보는 고객만족 지향의 태도가 그것입니다.” “우리나라 인근에는 인구 13억명과 1억 2000만명을 둔 중국과 일본이 있다는 것은 항공수요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는 그는 “동북아 허브시대를 맞아 아시아나가 그 중심에 설 날이 멀지 않았다.”며 제2의 도약을 위한 힘찬 날갯짓을 환한 미소로 대신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박찬법 사장은 박찬법 사장은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난다. 아침밥은 거르지 않고 챙겨 먹고 6시쯤이면 회사에 나와 있다.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다. 본인 스스로 ‘나를 키운 것은 80%가 일’이라고 말할 정도로 일벌레.24시간 가운데 잠자는 시간 빼고는 ‘스트레스를 받는다’(일한다)고 한다.‘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격언을 좋아한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하면 반드시 보답이 뒤따른다는 자신의 경험칙과 너무 딱 들어맞기 때문이라는 것. 대신에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8시30분 이전에는 귀가한다. 아들·딸이 모두 결혼해 부인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임에서 폭탄주 1∼2잔은 사양하지 않는다. 주말에는 주로 골프를 즐긴다. 핸디는 10개 안팎.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무분규 등의 영향으로 올해 매출액 3조원에, 당기순이익 232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내년에도 흑자기조를 유지한다는 게 박 사장의 포부다.
  • [여의도in] 與의원들 “금강산서 새해를”

    열린우리당 A의원은 연말연시를 금강산에서 보내기 위해 며칠전 금강산호텔에 예약하려다 깜짝 놀랐다. 객실 167개의 예약이 꽉 차 있었기 때문이다. 광복 60주년을 맞는 ‘2005 을유년(乙酉年)’ 새해 아침을 통일염원의 상징인 금강산에서 ‘의미 있게’ 맞으려는 생각으로 열린우리당의 지도부를 비롯한 많은 의원, 당직자들이 이미 금강산호텔에 대규모 예약을 해놓았던 것이다. 낙담해 있던 A의원은 그러나 12일 “금강산호텔에 빈 방이 생겼다.”는 희소식을 들었다. 이부영 의장 등 지도부가 새해 일정을 갑자기 바꾼 데 따른 ‘반사 이익’이었다. 이 의장은 연말연시에 금강산 대신 공단과 시장 등 민생현장을 방문키로 계획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지도부로서는 가뜩이나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 의원들이 대거 금강산으로 몰리는 데 대한 여론의 역풍을 걱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포함한 50여명만 금강산으로 향하게 됐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49)

    儒林 230에는 拈華微笑(잡을 념/꽃 화/작을 미/웃을 소)가 나온다. 이 말은 ‘말로 통하지 아니하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일’을 뜻한다. 어느날 석가는 제자들을 靈山(영산)에 불러모아 그들 앞에서 손가락으로 ‘연꽃 한 송이를 집어들고 말없이 약간 비틀어 보였으나’ 그 뜻을 아는 제자가 없었다. 가섭만이 그 뜻을 깨닫고 微笑(미소)짓자 그에게 眞理(진리)를 傳授(전수)했다.‘拈華微笑’는 바로 여기서 유래한 말이다. ‘拈’자는 ‘어떤 물건을 손으로 집어들다.’라는 뜻을 나타내었다.‘華’자는 ‘꽃’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가지마다 꽃이 만발한 나무 모양을 본뜬 것이다.‘빛나다.’‘번성하다.’는 뜻으로 확대 사용되자 본래의 뜻을 보존하기 위해서 ‘花’를 따로 만들었다.用例로는 ‘華麗(화려:빛나고 고움)’‘華而不實(화이부실:외관은 좋으나 내용이 없음)’이 있다. ‘微’자는 어른이 몽둥이로 두들겨 맞을 지경에 이를 만큼 ‘약하다.’는 본래의 뜻에서 ‘작다.’‘가늘다.’라는 뜻이 파생된 것으로 추정된다.用例에는 ‘微動(미동:약간 움직임)’‘微妙(미묘:뚜렷하지 않고 야릇하고 묘함)’‘微賤(미천:신분이 낮음)’이 있다. ‘笑’자는 ‘竹’과 ‘犬’이 합쳐진 會意(회의)라는 설,‘犬’을 ‘夭(어릴 요)’로 바꾸면서 形聲字(형성자)가 되었다는 설 등이 있다. 용례에는 ‘笑納(소납:편지글에서, 보잘것없는 물건이지만 웃으며 받아 달라는 뜻으로 겸손하게 이르는 말)’‘談笑(담소:웃고 즐기면서 이야기함)’‘失笑(실소:어처구니가 없어 저도 모르게 웃음이 툭 터져 나옴)’가 있다. 웃음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기쁠 때는 물론이고 낙담하거나 실망할 때도 웃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진정한 웃음은 기쁨과 즐거움을 내포하고 있는 웃음일 것이다. 몹시 우스워 배꼽을 잡고 쓰러질 정도의 상황일 때는 ‘抱腹絶倒(포복절도)’, 손뼉을 치며 크게 웃는 ‘拍掌大笑(박장대소)’, 매우 즐거운 표정으로 활짝 웃는 ‘破顔大笑(파안대소)’, 허리가 꺾이고 배가 아플 만큼 웃는 ‘腰折腹痛(요절복통)’이 있다. 그런가 하면 터무니없거나 같잖아서 나오는 웃음인 ‘可笑(가소)’, 마음이 씁쓸할 때 나오는 ‘苦笑(고소)’, 경멸이나 체념 등의 뜻으로 차갑게 웃는 ‘冷笑(냉소)’, 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경멸하는 웃음인 ‘嘲笑(조소)’와 같이 좋지 않은 웃음도 있다. 그밖에도 참다못해 터져나오는 ‘失笑(실소)’, 갑자기 세차게 터져 나오는 ‘爆笑(폭소)’, 입을 크게 벌리고 웃거나 떠들썩하게 웃는 ‘哄笑(홍소)’가 있는가 하면 수줍은 듯 입가에 살포시 웃음을 띠는 ‘含笑(함소)’ 혹은 ‘微笑(미소)’가 있다. 또한 아리따운 여성의 웃음을 나타내는 ‘嬌笑(교소)’와 性的(성적)인 인상을 강하게 풍기는 웃음인 ‘艶笑(염소)’도 있다. ‘웃는 낯에 침 뱉으랴!’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웃음은 생활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것임에 틀림없다.‘一笑一少 一怒一老(일소일소 일노일로)’ 즉, 웃는 만큼 젊어지고 화를 내는 만큼 늙는다고 하였다. 나 자신의 健康(건강)과 幸福(행복)은 물론, 우리 모두를 위해 건강한 웃음이 넘치는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인간시대]얼쑤~10년째 판소리 자원봉사 김응삼 씨

    “장군님이 타신 적토마며 청룡도를 소장이 드리고 그 칼에 죽삽기는 그 아니 원통허오 별반통촉(別般洞燭)을 허옵소서….” 지난달 30일 서울 삼전동 송파구민회관. 구성지고도 신명난 ‘적벽가’ 한 자락이 울려퍼졌다. 함께 연습을 하던 단원들도 ‘얼씨구’ 하는 추임새를 신음처럼 뱉어냈다. 송파구립민속예술단의 청일점(靑一點) 김응삼(49·서울 마천동)씨의 소리는 30여명의 예술 단원들 중 단연 빛났다. 김씨와 단원들은 1일 국립국악원에서 열릴 정기공연을 앞두고 맹연습 중이었다. ●사업 실패가 소리 봉사의 계기 김씨의 고향은 예향(藝鄕) 전남 장흥. 국악 애호가였던 할아버지 밑에서 초등학교까지 자란 덕분에 판소리 가락은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혔다. 하지만 중학교 진학을 위해 상경한 이후 자연스레 우리 가락과 멀어졌다. 판소리 대신 당시 유행하던 포크 음악에 빠져들었다. 김씨가 다시 우리 소리를 접하는 데는 20여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지난 92년 제법 큰 가구 공장 ‘사장님’에서 하루 아침에 거리에 나앉게 됐다. 낙담의 시간을 보내다 우연히 판소리 강연을 알리는 광고를 접한 게 기회가 됐다.“취미라도 가져 보라.”는 부인 장인숙(46)씨의 권유도 한몫했다. “젊음을 바쳐 일군 회사가 한 순간에 날아간 고통이 뭘 해도 풀리지 않더라고요. 그때 그 광고를 본 순간 눈이 확 떠졌어요.‘소리를 지르면 좋아지겠다.’ 싶더라고요. 그 길로 바로 소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끼와 사업 실패의 한까지 품은 김씨는 미친 듯이 판소리에 빠져들었다. 김씨가 ‘소리 봉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95년.‘내가 위로를 받은 국악으로 다른 이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줘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지역 동호인들을 모아 양로원과 복지관 등에서 매달 한 두번씩 공연을 시작했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찾아다녔다. 서울 공덕동에 있던 봉사단체 ‘사랑의 전화’의 불우이웃을 위한 위로무대 단골출연자이기도 했다. 김씨의 구성진 소리는 주위 사람들의 입소문을 탔다.“팬클럽을 자청하는 이들까지 생길 정도였다.”고 김씨는 회상했다. ●봉사하면서 받은 게 더 많아 지난 2000년 김씨는 ‘물 만난 고기’가 됐다. 예술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소리 실력이 좋아진 것은 물론, 다른 단원들과 함께 봉사 활동도 체계적으로 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오른 위문 공연무대만 벌써 300여차례. 매년 8차례 열리는 정기 공연뿐 아니라 뉴질랜드와 중국 등 외국에도 교민단체 초청으로 다녀올 정도. 벌써 ‘소리 봉사’ 10년째를 맞았지만 남을 즐겁게 한다는 기쁨은 시작할 때와 다름 없다. “8년 전 둔촌동 성당에서 판소리 공연을 했죠. 그런데 할머니 한 분이 눈물을 흘리며 꼬깃꼬깃한 만원권 한 장을 손에 꼭 쥐어주는 거예요.‘너무 좋아서 그런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도운 것보다 제가 받은 사랑이 더 많습니다.” 김씨는 요즘 국악의 대중화에도 관심이 많다. 지난 2002년부터 운영하는 수서 H음식점에서 계절마다 한 차례씩 예술단원들과 함께 정기 공연을 갖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김씨의 희망은 공연장을 갖춘 토속음식점을 차리는 것. 안정된 장소에서 소리 봉사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에게 우리 음식과 함께 국악을 소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남을 즐겁게 해주는 것만큼 소중한 봉사는 없는 것 같다.”면서 “다른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우리 가락을 들려주며 늙어갈 수 있으면 후회 없는 삶이 될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부정수험생 고백 “어떻게든 잘 보고 싶었다”

    “광주에서 줄줄이 학생들이 구속되는 것을 보고 너무 무서웠습니다.” 광주 S고 3학년 K군은 처음엔 수능 부정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기자의 계속된 질문에 K군은 “했어요.”라고 낮은 목소리로 고백했다. 그는 “어느 대학에 가겠다는 목표는 없었지만, 어떻게든 수능시험은 잘 보고 싶었다.”고 울먹였다. 서울신문은 30일 경찰이 확인한 전국 21개조 82명의 부정행위 가담자 가운데 중계조가 운용된 광주 지역의 명단을 입수, 이 가운데 K군의 심경을 들어봤다.K군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수능부정 혐의로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그는 조만간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아야 한다. K군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혐의내용을 완강히 부인하다 “처음부터 부정행위를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시험을 망쳐 속상한 마음에 충동적으로 일을 저질렀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K군은 아직 경찰과 접촉하거나 조사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 광주 K고에서 시험을 치른 K군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부정행위에 가담한 것은 외국어영역 시간. 모두가 쉬웠다는 1교시 언어영역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걱정하는 K군에게 같은 반 친구가 “외국어영역 시간에 문자메시지로 답을 보내주겠다.”고 제의했다. 낙담해 있던 K군은 평소 영어 실력이 좋은 그의 제의를 덜컥 받아들였다. 사례비는 얘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시험시간이 닥치자 K군은 도저히 문자메시지를 볼 용기가 나지 않아 휴대전화를 꺼내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시험 감독도 계속 눈에 들어왔고, 죄책감도 들었다.K군은 결국 외국어영역에서 평소보다도 훨씬 낮은 51점밖에 받지 못했다. 그는 “시험이 다 끝나고 난 뒤 휴대전화에 남아 있는 문자메시지를 보고 난 뒤에야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후회했다. 문자메시지 수능부정에 연루된 이후 K군은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시험을 잘보고 싶었던 마음뿐 돈거래를 하거나 브로커가 개입된 사실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K군은 “광주에서 경찰 수사가 시작된 뒤 수험생들이 줄줄이 소환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을 졸였다.”면서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하니 차라리 후련하고, 경찰 조사에 순순히 응하겠다.”고 체념하듯 말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서울시 “파업자제” 성명

    서울시는 14일 이명박 시장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15일부터 예정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의 파업에 시 공무원들이 참여하지 말 것을 권유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명박 시장은 성명을 통해 “젊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수많은 가장들이 직장을 잃은 채 낙담해 있는 시점”이라며 “신분·정년·연금이 보장된 공직자가 단체행동권을 요구, 파업을 한다는 것은 국민과 직접당사자인 공무원들로부터도 이해나 동조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서는 “전공노와 소속 공무원은 불법 파업을 중단하고 파업에 참여한 공직자는 부득이 법에 따라 엄중 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미쓰비시車 지방이전 직원반발 무산

    |도쿄 이춘규특파원|잇단 결함은폐로 신뢰가 추락한 미쓰비시자동차가 비용절감을 위해 도쿄의 본사를 지방(교토)으로 옮기려던 계획을 직원들의 반발로 사실상 백지화했다. 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차는 도쿄 도심부의 시나가와에 있는 본사를 2006년도까지 엔진공장이 있는 교토시로 이전할 계획을 지난 5월말 발표하고, 교토시·부에 이같은 방침을 공식 전달했었다. 건물 임대료가 비싼 시나가와의 본사직원 1400명 중 900명(교토 700명, 아이치현 200명)을 지방으로 이전함으로써 고정비용을 줄이면서 400여명의 인원을 정리, 연간 20억엔(약 200억원) 안팎의 예산을 절약한다는 구상이었다. 도쿄 본사에는 국토교통성 등 대정부 업무를 담당할 100여명만 남기기로 했던 것이다. 하지만 계획발표 뒤 사원 희망을 묻자 여사원을 중심으로 1000여명이 “본사를 이전하면 퇴직을 생각해 보겠다.”며 반발했다. 수도권이 주거지이기 때문에 교토로 전근가면 생활의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미쓰비시차는 이에 따라 연내에 교토시·부측에 철회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taein@seoul.co.kr /***따라서 도쿄 본사의 교토이전을 강행하면 집단 퇴직사태가 발생, 일상업무가 마비되는 것은 물론 수백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 교육·연수비용이 오히려 더 들게 된다. 본사이전 프로젝트팀은 활동을 정지했다. 다만 경영진은 “임대료가 비싼 시나가와 본사는 이전해야 한다.”며 수도권내 다른 후보지를 물색중이다. 미쓰비시차 이전에 기대를 걸었던 교토부와 교토시는 반발이 예상된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세수 증대를 기대했던 이들은 “미쓰비시차 사원들에게 임대주택을 소개해주고 공용차를 미쓰비시차로 바꿀 생각이었다.”며 낙담했다. 한편 미쓰비시차는 이날 올 3∼9월 1461억엔의 적자를 기록한 중간연결결산 내역을 발표했다. 결함은폐에 따라 매출부진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 NASA연구프로젝트 참여’ 남극 가는 박나희씨

    NASA연구프로젝트 참여’ 남극 가는 박나희씨

    별을 사랑하고 우주를 동경했던 소녀는 이제 20대 예비 물리학자로 성장해 별과 우주가 손에 잡힐 듯한 남극으로 간다. 듣기에도 생소한 우주선(宇宙線·Cosmic ray)의 수수께끼를 푸는 것이 남극행의 목적이다. 오는 12일 미국·이탈리아 연구진 20여명과 함께 뉴질랜드를 거쳐 남극의 맥머도 기지로 가게 될 박나희(26·이화여대 대학원 물리학과 박사과정)씨의 마음은 벌써 극점에서 마주할 우주로 향해 있다. ●‘과학소녀’ 남극 간다 연구진은 그곳에서 50일 동안 머물며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우주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에너지인 우주선의 원소 성분을 파악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암호명은 ‘크림(CREAM·Cosmic Ray Energetics And Mass·우주선의 에너지와 성분 분석). 부산에 살던 어린 시절 박씨는 밤하늘의 별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벅차올랐다고 했다. 밤이 되면 창문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별들과 얘기를 나눴고,‘천체관측회’라는 이름이 내걸린 행사는 장소와 시간을 따지지 않고 쫓아다녔다. 초등학교 3학년 때는 천체망원경을 사달라며 6개월 동안 부모와 실랑이를 벌였다. 한 과학잡지에서 본 예쁜 ‘별나라’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부모 만류에도 꿈 버리지 않아 어린시절 아버지 박삼석(54)씨와 어머니 이경자(53)씨는 “여자 애가 그런 거 사서 뭐하려고 그러냐.”고 면박을 줬다고 한다. 하지만 잡지를 내밀며 망원경의 필요성을 끈질기게 설득하는 딸에게 결국 두 손을 들었다.8일 이화여대 교정에서 만난 박씨는 “돌이켜보면 장난감 수준의 망원경이라 별을 관찰하는 건 꿈도 못 꾸고 겨우 달이 약간 크게 보일 정도라 실망이 컸다.”면서 “하지만 그 망원경이 과학도로서 출발점이 됐다.”고 싱긋 웃는다. 고등학교 때는 진로문제로 또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딸에게 자나깨나 의대가 ‘최고’라고 고집하는 부모, 하지만 딸은 ‘죽어도’ 의대는 싫다고 버텼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박씨의 집념을 꺾지 못했다. ●만만치 않은 과학 현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과학도의 꿈을 나누던 친구들은 힘겨운 현실에 꺾여 방향을 틀고, 하나둘 직장을 구해 나갔다.2001년 기초작업이 시작된 이번 프로젝트에 같은 학과 친구 5명이 참여했으나 박씨 혼자 남았다. 박씨도 반도체를 이용한 실리콘 검출기로 우주선 원자에 반응하는 센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실패를 거듭해 낙담에 빠지는 나날을 보냈다.“하늘 보고 별만 보면 밥이 떨어지냐.”고 비아냥도 적잖이 들었다. 박씨는 “친구가 하나 둘씩 떠나 홀로 남았을 땐 ‘나도 졸업하면 뭘 하나.’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땀이 결실로… 하지만 1년 남짓 흘렸던 땀은 이듬해 10월 그 결실을 맺기에 이른다. 실험으로 만들어낸 센서를 스위스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입자 가속기 연구실에서 5일 동안 임상실험한 결과, 센서가 마침내 원소 입자를 감지했다는 전기신호를 보낸 것이다. 박씨는 “그 순간 ‘내가 하는 일이 저렇게 신기한 결과를 내는구나.’라며 힘들었던 지난 세월을 싹 잊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뒤돌아봤다. 결국 박씨는 국내 연구진을 대표해 남극 실험에 참여하게 됐다. 박씨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실리콘 검출기를 운영,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박씨는 “우리는 우주가 신비롭다는 막연한 생각만 갖고 있지만 과학자들의 노력에 의해 우주의 비밀은 많은 부분 벗겨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우주선 분야를 계속 연구해 신비로 덮인 우주 구성의 기본 원리와 실체를 밝혀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아, 이게 이렇게 되는 거구나.’라며 ‘생각하는 즐거움’을 즐기는 과학도라면 열악한 우리의 과학 환경도 꿋꿋하게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며 별과 우주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격려와 용기를 보냈다.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영화속 수능잡기]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속 수능잡기] 인생은 아름다워

    한창 자신의 미모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딸이 엄마 A에게 묻는다.“엄마 나 예뻐? 사실대로 말해 줘.” 엄마는 ‘사실대로’ 말하기로 마음먹고 딸에게 답한다.“네 두 눈은 비대칭인 데다 대한민국 평균보다 현저하게 작다. 쉽게 말해서 ‘새우눈’이지. 코는 약간 정면을 향해 들렸는데 그런 코를 ‘들창코’라 한단다. 게다가 너의 입술을 보렴. 상당히 두껍고 그 끝은 밑으로 처져 있어. 턱이나 뺨 등의 선은 각져 있지. 또 너의 피부는 매끄럽지 못한 데다 군데군데 잡티가 있지 않니. 이를 감안할 때 너의 얼굴은 대략 40점 정도라고 할 수 있단다.” 같은 질문에 엄마 B의 답이다.“우리 딸보고 누가 밉다고 그러니? 그런 사람 있음 나와 보라고 그래. 세상에 내 딸 미모보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 사람들은 모두 장님이야, 장님! 우리 딸만큼만 돼 보라고 해봐.” 냉정하게 따져서 엄마 A는 사실을, 엄마 B는 거짓을 말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을 말한 엄마A의 말에 딸은 기분이 우울하고 야속하다. 그런데 엄마B의 말을 들은 딸은 사실이 아닌 줄 뻔히 알면서도 왠지 기분이 좋다. 어떤 현상이 객관적 상황과 일치할 때 우리는 그것을 ‘사실’이라고 하고 그 반대의 경우는 ‘거짓’이라 한다. 상식적으로 사실은 거짓보다 우월한 가치를 가진다. 거짓은 폐기처분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모든 거짓이 폐기처분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은 아닐지라도 진정과 사랑이 담긴 ‘진실’도 있는 법이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아들과 함께 수용소로 끌려간 아버지 귀도는 아들 조슈아에게 전쟁을 게임이라고 속인다. 순진한 아들은 전쟁을 1000점을 먼저 따면 1등상으로 탱크를 받게 되는 게임이라고 믿는다. 조슈아는 1000점을 따기 위해 숨바꼭질 게임에서 독일군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끝까지 숨는다. 이 영화에서 아들을 살린 것은 아버지의 ‘거짓말’이었다. 만약 사실을 말했더라면 어땠을까. 엄마 A가 딸에게 사실을 말했을 때 딸이 슬픔과 분노를 느끼듯,‘사실’은 어린 조슈아를 절망과 낙담 속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진실’은 어린 조슈아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다. 생명을 열어주는 거짓으로서의 진실, 바로 그것이 예술은 아닐까. 처녀가 아이를 낳았고, 모세가 홍해를 갈랐다는 종교, 전쟁을 게임이라고 말하는 영화, 물에 빠진 심청이가 왕비가 되었다는 소설, 이 모두가 허구요 가상이다.(물론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나 소설도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허구와 가상에는 희망과 용기를 주는 힘이 있다. 과학자나 수사관이나 기자처럼 사실을 왜곡 없이 밝히는 작업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 삶에 있어서 사실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사실만이 중시되는 세상은 ‘멋’이 없다. 과장도 있고 엄살도 있고, 때로는 그럴싸한 왜곡도 있는 세상이 오히려 살 만하지 않을까. 세상에 예술이 필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을 것이다.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 로베르토 베니니, 니콜레타 브라시, 조르지오 칸타리니 주연,1997년작. 김보일 서울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美 대선후 加이민사이트 접속 6배 증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실망한 적지 않은 미국 젊은이들과 민주당원 등이 미국을 떠나려 한다고 미국의 정치 웹사이트 ‘슬레이트 닷 컴’이 7일 보도했다. 분열된 국론과 상대방에 대한 혐오가 선거 뒤 누그러지기는커녕 더 커지면서 각종 후유증 등 ‘선거후 증후군’이 증폭되고 있다. ‘슬레이트 닷 컴’은 “가자 북으로, 젊은이들이여”란 기사에서 “선거 다음날 캐나다 이민사이트는 평소보다 6배가 많은 17만 9000명의 방문객이 접속했으며 대부분 미국인이었다.”며 “전과 달리 이들은 정말 심각하게 이 나라를 떠나려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낙담한 케리 지지자들은 이 웹사이트에 부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주들과 결별하자며 연방 탈퇴까지 거론하는 글을 올려 선거 후유증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이런 반응은 선거결과 ‘전쟁광’ 부시가 재집권하게 된 데다 미국 사회가 유례없이 보수화되고 있다는 ‘절망감’때문. 특히 종교적 엄숙주의와 독선적 도덕주의의 부상으로 미국사회의 자유와 다양성이 훼손되고 ‘답답한 단세포의 나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불만이 깔려 있다. 대선과 함께 실시된 주헌법 개정안 주민투표에서 오하이오, 유타 등 11개주가 동성결혼을 금지하기로 해 동성애자들이 캐나다 등으로 이민을 준비중이라는 것이다. 케리를 지지했던 뉴욕타임스(NYT)는 6일자 사설을 통해 “선거인단 제도를 폐지하고 대통령 직선제를 채택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한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공화당이 유권자들에게 민주당이 신앙과 가족의 가치를 믿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었다면 그건 우리 잘못”이라고 민주당의 재기 노력을 강조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법적지원 장애인 최저생계비 “턱없이 적다”

    법적지원 장애인 최저생계비 “턱없이 적다”

    지난 주말인 30일 오후 경기 안양시 동안구의 두 평 남짓한 지하 단칸방에서 만난 이승연(31·여)씨는 전날 헌법재판소 앞 집회에 참가한 탓인지 근육 경직과 통증으로 기진맥진해 누워 있었다. 딸과 같은 1급 지체장애인인 어머니 박정자(58)씨와 아버지 공열(68)씨도 낙담한 빛이 역력하다. 이씨는 2002년 5월 ‘일반인과 동일한 최저생계비를 장애인에게 적용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을 냈다.2년여가 흐른 지난 28일 헌재는 재판관 9명 전원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튿날 전동휠체어를 탄 이씨는 헌재의 결정이 “시대착오”라며 장애인단체 회원들과 함께 거리에 나와 항의구호를 외쳤다. ●“장애인 동일 최저생계비 위헌” 기각 전기기술자인 이공열씨는 조그마한 폐전선 재생사업을 했으나 사업이 신통치 않아 문을 닫았다. 서울 구로구 시흥동 25평짜리 연립주택마저 IMF 직격탄에 처분하고는 셋방으로 옮겼다.99년에는 식당일을 하던 박씨가 뇌출혈로 쓰러졌다.1년3개월간 3차례의 수술에 8000만원을 병원비로 썼다. 국가는 이들을 2001년 기초생활보장법상의 수급권자로 인정했다. ●“장애인 한달 15만원 이상 더 들어” 뇌성마비로 왼팔을 빼고는 온몸을 쓰지 못하는 승연씨는 장애인 가족에게 법이 보장하는 최저생계비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헌법소원을 냈다. 이씨는 “장애인에게는 한달 15만 7900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데도 최저생계비에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하는 추가비용은 2002년 보건복지부의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른 것이다. 지난 10월 이씨 가족의 소득·지출 내역(표 참조)을 보자. 이씨 가족이 국가로부터 받는 지원은 생계·주거·장애수당과 노인경로연금 등 71만 4480원. 이 중 최저생계비 항목은 46만 9480원에 불과하다.3인 가족(83만 8796원)이라면 의료비·교육비 등 간접지원을 빼고 현금으로 73만 8476원까지 받을 수 있으나, 이씨 가족은 출가한 아들(37)과 딸(35)이 일정한 부양비를 부담하고 있다고 보는 ‘간주부양비’, 이씨가 근로활동을 하고 있다고 간주하는 ‘추정소득’분을 차감당하고 있다. 지출을 보면,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만 88만 7600원이다. 방세와 전기·수도세 등 ‘생계 비용’을 더하면 159만 6800원에 이른다. 매달 50만원 이상의 적자가 난다. 쌓인 빚만 3000만원이 넘는다. 보건복지부의 2001년 자료에 따르면 최저생계비 지원대상 70만 7331가구 중 장애인 가구는 14.2%인 10만 721가구다. 한국빈곤문제연구소 류정순 박사는 “외국의 경우 의료·교육비 같은 비용은 최저생계비 외에 ‘부가 급여’로 지급한다.”면서 “현행 최저생계비는 예산 절감만을 의식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시급한 정부의 보완책 마련 헌재는 기각 결정에서, 인간다운 삶을 위해 국가가 객관적인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장애인에게 다른 법률에 의한 지원이 있음도 기각 결정의 이유로 꼽았다. 헌재의 이런 판단에 대해 항의하고 조속한 정부의 보완책 마련을 촉구하는 뜻으로 참여연대·빈곤연대·인권운동사랑방·장애인이동권연대 등은 이번 주부터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간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장애인가구의 최저생계비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해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르면 2006년 대책을 내놓다는 방침이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독자의 소리] 지방 균형발전 대안 찾아야/김태용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법 위헌 결정 이후 정국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민심도 크게 동요하고 있어 걱정스럽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 사이의 갈등해소에 책임있는 정치권, 시민사회단체들의 차분하고 성숙한 대응은 절실하다. 이들마저 국민적 동요에 편승해 조직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이 사회는 갈등의 중재자를 잃고 끝없는 혼란 속에 빠져들고 말 것이다. 수도이전 무산은 상대가 있는 결과이다. 수도이전을 반대한 세력들이 승리를 기뻐하는 현장의 반대편에는 이 소식에 낙담한 집단적 울분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존재를 외면하는 일은 민주적 규범에 어긋난다. 수도이전을 희망하는 여론이 비록 소수일지라도, 이들의 희망을 수용하는 것이 갈등을 수렴하는 민주적 규범일 것이다. 서울시나 수도이전 반대 시민사회단체들도 이같은 결정에 동참해야 한다. 자기와 반대편에 서있는 의견과 주장까지를 배려할 줄 아는 태도야말로 민주사회에서 다수 여론이 정치적 승리를 기뻐하는 방식이다. 물론 충청권과 친여 시민사회단체 또한 헌재결정에 항의하는 집회와 시위를 가능한 한 자제해야 할 것이다. 수도이전 무산은 헌재의 헌법해석에 의한 것일 뿐, 국민합의나 대의정치를 통해서 결정된 것이 아니다. 이제는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한 최선의 대안을 찾는데 정치권이 앞장서고 국민들이 협조하는 성숙한 태도로 위기를 넘겨야 할 때다. 김태용
  •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양키스 3연승

    ‘밤비노의 저주’는 계속된다. 뉴욕 양키스가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3연승을 거두며 월드시리즈 진출을 눈 앞에 뒀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연패 뒤 소중한 승리를 낚았다. 양키스는 17일 적지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보스턴과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 3차전에서 6타수 5안타(홈런 2개 포함) 5타점의 괴력을 발휘한 ‘고질라’ 히데키 마쓰이를 앞세워 19-8로 대승했다. 보스턴의 19실점은 포스트시즌 최다 실점 신기록. 양키스가 뽑은 13개의 장타(2루타 8개 포함)도 포스트시즌 신기록이다. 이로써 양키스는 1승만 보태면 휴스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승자와 오는 24일부터 올해 메이저리그 패권을 다투게 된다. 지난 98년부터 3시즌 연속 챔피언 반지를 낀 양키스는 2001년 이후 두번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챔프 등극에는 실패했다. 먼저 앞서 나간 쪽은 양키스.1회초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적시 2루타와 마쓰이의 2점 홈런으로 3점을 선취했다. 보스턴의 첫 승 의지도 강했다.2회말 트롯 닉슨의 2점 홈런 등으로 4-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물오른 양키스의 타선은 무섭게 폭발했다.3회 로드리게스의 솔로 홈런 등으로 6-4로 재역전한 양키스는 4회 개리 셰필드의 3점 홈런과 루벤 시에라의 2타점 3루타로 대거 5득점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양키스는 5회 2점 7회 4점 9회 2점 등을 추가,‘타도 양키스’의 기대를 안고 모인 3만 5000여 보스턴 팬들을 낙담케 했다. 휴스턴도 이날 안방인 미뉴트메이드파크에서 벌어진 세인트루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노장 로저 클레멘스가 7이닝 4안타 2실점으로 호투한 데 힘입어 5-2로 승리했다.2패 뒤 첫 승. 한편 휴스턴의 카를로스 벨트란은 8회 솔로 홈런을 작렬, 포스트시즌 7호째이자 4경기 연속 홈런을 작렬시켰다. 지난 2002년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작성한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8개)에 1개 뒤지는 기록이자 레지 잭슨의 4경기 연속 홈런 기록과 타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5년여 우즈 독주체제 종지부

    5년여 우즈 독주체제 종지부

    마지막날 챔피언조엔 운명의 두 주인공이 같이 있었다.랭킹 1위를 빼앗으려는 비제이 싱(피지)과 ‘황제’ 자리를 고수하려는 타이거 우즈. 13번홀까지는 우즈의 파괴력이 싱을 압도했다.선두 싱에 3타차 공동2위로 출발한 우즈는 이 홀까지 2타를 줄이며 1타를 까먹은 싱과 동타를 이뤘다.남은 5개 홀에서는 더욱 팽팽한 승부가 예상됐다. 그러나 14번홀(파4)에서 우즈가 보기를 범하면서 승부의 추는 다시 싱 쪽으로 기울었다.싱은 15번홀(파4) 버디로 우즈를 2타차로 따돌렸고,17번홀(파4)에서 7m 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쐐기를 박았다.낙담한 우즈는 17번홀에서 3m짜리 버디 퍼트를 놓친 뒤 뒤늦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했지만 ‘왕관’은 이미 싱의 것이었다. 싱이 우즈의 독주 체제를 무너뜨리며 새로운 ‘골프황제’로 등극했다. 싱은 7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TPC(파71·7451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도이치뱅크챔피언십(총상금 500만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싱은 세계랭킹 포인트 48점을 보태며 평균 평점 12.72점을 기록,이 대회 공동2위에 그쳐 12.27점에 머문 우즈를 제치고 1인자가 됐다. 우즈는 99년 PGA챔피언십 우승으로 1위에 오른 이후 5년이 넘는 독주를 포함,통산 334주 동안의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싱은 지난해 우즈의 상금왕 6연패를 저지한 데 이어 올해 세계랭킹 1위마저 빼앗아 명실상부한 1인자가 됐고,98년 6월 어니 엘스(남아공) 이후 6년만에 미국인이 아닌 선수로 세계 1위가 되는 기록을 세웠다.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아테네 2004] 첫 남북대결 이은실·석은미조 이겨

    [아테네 2004] 첫 남북대결 이은실·석은미조 이겨

    한국의 이은실(사진 오른쪽·삼성생명)-석은미(대한항공)조냐,북한의 김현희-김향미조냐로 관심을 모은 아테네 첫 남북대결은 한국의 4-2 승리로 마무리됐다. 4강에 2개조를 진출시킨 한국은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지만 중국에 대한 자신감으로 내심 금메달까지 기대한 북한은 낙담한 표정이 역력했다. 18일 아테네 갈라치 올림픽홀에서 열린 탁구 여자복식 8강전에서 만난 남북한은 1승씩 주고받은 상태.2002년 중국오픈 결승 때 이-석조는 김-김조를 눌렀다.지난 5월 싱가포르 오픈 8강에서 다시 만났을 때는 김-김조가 이-석조를 이겼다.이번 올림픽 때는 공동연습까지 했다. 서로를 훤히 알아서인지 초반은 팽팽했다.이-석조가 전진속공으로 치고 들어가면 김-김조는 드라이브로 맞불을 놓았다.1세트는 듀스 접전 끝에 12-10으로 이-석조가 이겼다. 균형은 3세트에서 깨졌다.이-석조가 8-3까지 도망가자 김-김조는 8-7까지 따라붙었으나 작전타임으로 호흡을 고른 이은실과 석은미의 스매싱이 구석구석 깊숙이 찌르면서 김-김조는 8-11로 무너졌다.이 때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북의 김향미는 결정적인 순간에서 잇따라 범실을 저지르며 분위기가 이-석조로 급격히 기울었다.이-석조는 자신들의 실책으로 5세트를 내준 것 외에는 4∼6세트 모두에서 김-김조를 압도했다. 이-석조는 약체 크로아티아를 4-0으로 누른 김경아(대한항공)-김복래(마사회)조와 결승티켓을 놓고 19일 4강에서 격돌한다. 한편 남자탁구의 간판 유승민(삼성생명)은 마쓰시다 고지(일본)를 4-0으로 제압하고 단식 16강에 올랐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정대철 “날 모른체 마시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7개월째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정대철 전 의원이 최근 감옥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거의 우울증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국회의원들 사이에 알음알음으로 ‘정대철 면회가기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정 전 의원을 면회한 정치권 인사는 29일 “평소 밝은 성격이었던 정 전 의원이 눈에 띄게 의기소침해 있어 말을 붙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면서 “얼굴도 반쪽이 돼 있더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정 전 의원이 오른 손에 깁스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정 전 의원이 얼마전 면회 온 김원기 국회의장한테 “형,나를 정말 이렇게 내버려둘 거요?”라면서 탁자를 주먹으로 세차게 내리치는 바람에 오른 손에 금이 갔다는 것이다.“노무현 대통령 당선을 위해 그렇게 뛰었는데 이렇게 모른 체 해도 되느냐.”며 울분을 격하게 토로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면회온 측근들한테 “여기 있으니까 저절로 다이어트가 된다.”면서 여유를 부리던 정 전 의원의 상태가 이토록 악화된 것은 단기간 안에 석방될 것이란 ‘희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그동안 정 전 의원은 내심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기대했었다고 한다.이달 중순 면회온 한화갑 민주당 대표한테까지 “형님이 좀 나서달라.”고 호소했을 정도다. 그런데 최근 사면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이런저런 경로로 전해듣고는 크게 낙담했을 것이란 추측이다.더욱이 그는 지난달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6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상황이다. 한편 정 전 의원과 함께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이훈평 전 의원도 평소 쾌활한 성격과는 달리 감옥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이 전 의원을 면회한 한 의원은 “이 전 의원의 볼이 푹 파였을 정도로 수척해진 데다,특유의 농담은커녕 시종 울먹이는 표정을 지어 안쓰러웠다.”고 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8)커지는 빈부격차

    |베이징·상하이 이석우특파원|베이징의 명동,왕푸징의 상가들은 밤 10시가 넘도록 관광객과 손님들로 대낮처럼 북적거린다.루이뷔통,샤넬,프라다,아르마니 등 즐비한 명품 상점들도 화려함을 더한다.상하이 화이하리루나 난징루,광저우의 베이징루나 티엔허 등 다른 대도시 번화가 역시 축제를 벌이듯 활력이 가득하다. ‘베이징어’의 1인당 평균소득은 3707달러.상하이,광저우는 각각 5643달러,5787달러다.물가수준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그보다 2∼2.5배가량 높다.수치상으론 대도시 주민 1억명 가량은 한국과 비슷한 생활수준에 와 있는 셈이다.명품족이 어림잡아 1000만∼1500만명 수준이란 계산도 일맥상통한다. ●베이징시 등록차량 200만대 넘어서 베이징시는 등록차량 200만대를 돌파,마이카 시대로 돌입했다.‘중국창업투자&하이테크’란 중소 잡지사의 월급쟁이 사장인 쉬장핑(許江萍·37)은 24만위안(3600만원상당,1위안은 150원) 하는 중국산 혼다어코드를 몰고 다닌다.베이징대 출신의 쉬 사장은 “주변 친구들은 모두 다 차가 있다.”고 말했다.상하이시는 급증하는 차량 증가를 막기 위해 신규허가 차량을 제한,차를 사기 위해선 차량번호 경매에 참가해야 한다.번호값은 4만∼5만위안이나 웃돌지만 이를 사기 위해 줄이 늘어서 있다. 대학가 게시판의 운전실습 광고와 젊은 직장인 사이의 운전면허증은 당연한 것이 됐다.대학가 마이카족도 심심찮게 눈에 띄고,해외여행도 도시민에겐 빼놓을 수 없다.쉬 사장의 올 휴가계획도 유럽이다.지난달 유럽 일부국가에 대한 중국정부의 여행자유화 조치로 가족이 오붓하게 다녀올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대학생도 해외여행 대열에 끼어들었다.카메라 기능을 지닌 고급 휴대전화,무선통신 노트북컴퓨터,자동차,해외여행 등은 젊은 신소비계층의 일반품목이다. 풍요 속에 민초들의 상대적 빈곤과 박탈감은 더한다.중산층이 형성되기도 전에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빈자란 구조 속에 계층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노동자 한달 월급에 해당하는 한 잔의 차,일년 월급보다 많은 한끼 식사는 대수롭지않은 일이 됐다.베이징·상하이 등에는 입회비가 몇백만원을 넘는 헬스클럽,식당형 사교클럽 등 멤버스 클럽도 확산 중이다. 안후이성 출신으로 베이징의 한 대형 식당 종업원인 리샤오리(李小莉·22)는 “한 끼에 내 한달 월급을 먹어치우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만난다.”면서 “30대이면서 여러 채의 집을 소유,세놓고 살면서 명품으로 치장하고 벤츠와 BMW를 타면서 고급 식당과 유흥장을 출입하며 소일하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냐.”고 반문한다.휴일 없이 일하는 샤오리의 월급은 700위안,이런저런 부수입을 모아 한달 평균 1000위안을 버는데 6명이 함께 쓰는 닭장 같은 방값 400위안,식비 300위안씩을 쓰고 나면 저축할 돈도 얼마 남지 않는다며 상대적 빈곤감에 우울해한다. ●도시빈민 상대적 빈곤·박탈감 빈부차의 이유는 많지만 주요 원천 중 하나는 도시와 농촌의 격차다.통계수치론 3배.사회보장,공공교육 혜택 등을 따지면 6배 이상 벌어진다.중국의 1인당 평균소득은 1090달러지만,광둥성 선전시는 6500달러나 된다.경제성장의 과실이 도시로 집중,9억이 넘는 농민들은 2등 국민으로 전락했다.농촌에서 도시로 흘러들어온 유입인구들은 저소득 하층민이 됐다.중국사회과학원 사회학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베이징에만 20만∼50만이 빈민생활을 한다.월소득 500∼900위안의 일용직이나 날품팔이,노점상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도시로 몰려드는 농촌 인구는 1년 평균 연인원 1억 2000만명.공사장 막노동은 하루 30∼50위안.창고 등을 개조한 막사 같은 곳에서 10∼20명이 함께 새우잠 자고 한 끼 1∼4위안가량 하는 음식으로 떼우면서 몇달을 버틴다.대부분 몇달 일한 뒤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일부는 가족을 거느린 채 도시를 전전한다.평균 월소득은 600∼800위안.농촌인구의 도시정착이 확대되면서 도시빈민이란 개념이 생겨났고 당국의 빈민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공사장 인부 등 노동자임금 체불은 공식통계만도 연 200억위안.저소득계층의 사회보험이 제대로 안돼 있어 사고가 나거나 중병에 걸려도 돈이 없어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적잖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중국일보사 쟈오더런 부사장은 지적한다.베이징대의 한 퇴직교수는 “앞으로 써야 될 지출의 용도와 규모가 가늠되지 않아 허리띠를 졸라매고 산다.”고 말했다.급격한 사회변동이 저소득계층뿐아니라 중산층에도 불안감을 가져오고 있다.새로운 사회보장망이 확충되지 못한 과도기 속에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는 때로 ‘정글 자본주의’의 색깔을 띤다.더이상 국가가 돌봐주지 않는다는 강박감 때문인지 사회 전체는 돈을 향해 큰 수레바퀴처럼 굴러간다.그 밑에 깔리면 모든 것이 끝장이란 생각이 사람들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 그래도 성장 사회의 활력 때문일까.낙담보단 희망과 기대가 큰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다.베이징 푸라이야 건강센터 안마사인 왕펑(王鋒·30).한달에 1200위안을 받는 왕은 “죽어라고 일해도 한달에 200∼300위안 벌기도 힘겨운 고향 쓰촨 농촌사람들을 떠올리면 지금 수입도 황송하다.2008년 올림픽을 치르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잘 살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내일에 대한 기대가 상대적 빈곤감을 앞서고 있는 셈이다. ●성장혜택에 기대·희망 큰 편 빈부차를 나타내는 중국의 지니계수는 0.4∼0.45 수준.양퉁팡(揚通方) 베이징대 한국학연구센터 소장은 “한국보다 격차가 크지만 소득차의 확대 속에서도 기회와 선택의 폭이 늘고,희망적인 기대로 빈부격차가 사회불안정을 일으킬 단계에는 와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swlee@seoul.co.kr ■ 中부자들 어떤 사람 |베이징·상하이 이석우특파원|중국 최고 갑부는 중국판 빌 게이츠격의 컴퓨터 귀재로 불리는 33세의 딩 레이(丁磊),윌리엄 딩이다.2000년 나스닥에 상장된 자신의 인터넷 검색엔진 왕이(罔易·Netease.com)의 주식가격이 뜨면서 단번에 13억달러의 재산가로 부상했다.중국인 1인당 연평균소득이 1090달러인 것을 감안할 때 12만명이 1년 동안 벌어야 겨우 딩 레이 한 사람의 재산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IT 재벌은 딩 레이 말고도 줄을 서 있다.천티엔차오(陳天橋·31) 오락게임사이트 셩다왕루오의 회장,장차오양(張朝陽·40) 인터넷 검색엔진사이트 소후(Sohu.com) 회장 등이 그들이다.각각 4억 9000만달러,2억 7000만달러의 재산가다.IT 재벌들은 30대 초·중반이 많다.대부분 기술이나 전문지식을 통해 재벌이 됐다는 점에서 일반 대중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자산가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부침이 더 심하다.IT 재벌들의 재산은 나스닥이나 홍콩증권시장 등에 상장된 주식에 의존해 있어 주식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다른 상당수 재벌총수들은 은행으로부터 거액의 특혜대출,권력자와의 유착관계 등의 구설수 속에 불편한 처지다.“포브스지의 중국자산가 순위는 쇠고랑 차는 순서”란 식의 비꼬는 말이 유행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재산증식 과정이 석연치 않은 사람도 적잖다. 지난해엔 20대 자산가에 꼽히던 산시 하이신철강그룹 리하이창(李海倉) 회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엽총으로 살해당했고,허난성 최대 갑부 챠오진링(喬金) 황허실업 회장은 은행의 대출금 상환 압박 속에 의문의 자살을 택했다.올 들어선 상하이 최대갑부로 통하는 저우정이(周正毅) 농카이그룹 회장이 대출금 유용,미상환 등을 이유로 구속돼 3년형을 선고받았다.중국 부자들이 돈을 벌어도 수면 위에 나서길 원하지 않는 것도 축재의 투명성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IT업계의 기린아들이 약진하고 있지만,비율로 보면 아직 중국 자산가의 대다수는 부동산업의 ‘큰손’들이다.정부 입김을 크게 받아 개발이익이 많은 부문이다.지난해 말 현지 언론들이 꼽은 30대 자산가 중 절반이 넘는 16명이 부동산으로 치부를 한 재력가들이었다. 중국 100대 자산가의 출신 지역은 개혁·개방이 가장 빨랐던 광둥성 출신이 22%로 가장 많았다.상하이 14%,베이징 11%,저장성 8% 순이다.국무원 발전연구센터의 후장윈(胡江雲) 박사는 “소득격차 그 자체보다는 부자들이 어떻게 축재를 했는가하는,돈을 버는 수단과 방법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투명성에 대한 요구의 증가가 점점 쟁점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wlee@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8)커지는 빈부격차

    [차이나 리포트 2004] (8)커지는 빈부격차

    |베이징·상하이 이석우특파원|베이징의 명동,왕푸징의 상가들은 밤 10시가 넘도록 관광객과 손님들로 대낮처럼 북적거린다.루이뷔통,샤넬,프라다,아르마니 등 즐비한 명품 상점들도 화려함을 더한다.상하이 화이하리루나 난징루,광저우의 베이징루나 티엔허 등 다른 대도시 번화가 역시 축제를 벌이듯 활력이 가득하다. ‘베이징어’의 1인당 평균소득은 3707달러.상하이,광저우는 각각 5643달러,5787달러다.물가수준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그보다 2∼2.5배가량 높다.수치상으론 대도시 주민 1억명 가량은 한국과 비슷한 생활수준에 와 있는 셈이다.명품족이 어림잡아 1000만∼1500만명 수준이란 계산도 일맥상통한다. ●베이징시 등록차량 200만대 넘어서 베이징시는 등록차량 200만대를 돌파,마이카 시대로 돌입했다.‘중국창업투자&하이테크’란 중소 잡지사의 월급쟁이 사장인 쉬장핑(許江萍·37)은 24만위안(3600만원상당,1위안은 150원) 하는 중국산 혼다어코드를 몰고 다닌다.베이징대 출신의 쉬 사장은 “주변 친구들은 모두 다 차가 있다.”고 말했다.상하이시는 급증하는 차량 증가를 막기 위해 신규허가 차량을 제한,차를 사기 위해선 차량번호 경매에 참가해야 한다.번호값은 4만∼5만위안이나 웃돌지만 이를 사기 위해 줄이 늘어서 있다. 대학가 게시판의 운전실습 광고와 젊은 직장인 사이의 운전면허증은 당연한 것이 됐다.대학가 마이카족도 심심찮게 눈에 띄고,해외여행도 도시민에겐 빼놓을 수 없다.쉬 사장의 올 휴가계획도 유럽이다.지난달 유럽 일부국가에 대한 중국정부의 여행자유화 조치로 가족이 오붓하게 다녀올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대학생도 해외여행 대열에 끼어들었다.카메라 기능을 지닌 고급 휴대전화,무선통신 노트북컴퓨터,자동차,해외여행 등은 젊은 신소비계층의 일반품목이다. 풍요 속에 민초들의 상대적 빈곤과 박탈감은 더한다.중산층이 형성되기도 전에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빈자란 구조 속에 계층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노동자 한달 월급에 해당하는 한 잔의 차,일년 월급보다 많은 한끼 식사는 대수롭지않은 일이 됐다.베이징·상하이 등에는 입회비가 몇백만원을 넘는 헬스클럽,식당형 사교클럽 등 멤버스 클럽도 확산 중이다. 안후이성 출신으로 베이징의 한 대형 식당 종업원인 리샤오리(李小莉·22)는 “한 끼에 내 한달 월급을 먹어치우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만난다.”면서 “30대이면서 여러 채의 집을 소유,세놓고 살면서 명품으로 치장하고 벤츠와 BMW를 타면서 고급 식당과 유흥장을 출입하며 소일하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냐.”고 반문한다.휴일 없이 일하는 샤오리의 월급은 700위안,이런저런 부수입을 모아 한달 평균 1000위안을 버는데 6명이 함께 쓰는 닭장 같은 방값 400위안,식비 300위안씩을 쓰고 나면 저축할 돈도 얼마 남지 않는다며 상대적 빈곤감에 우울해한다. ●도시빈민 상대적 빈곤·박탈감 빈부차의 이유는 많지만 주요 원천 중 하나는 도시와 농촌의 격차다.통계수치론 3배.사회보장,공공교육 혜택 등을 따지면 6배 이상 벌어진다.중국의 1인당 평균소득은 1090달러지만,광둥성 선전시는 6500달러나 된다.경제성장의 과실이 도시로 집중,9억이 넘는 농민들은 2등 국민으로 전락했다.농촌에서 도시로 흘러들어온 유입인구들은 저소득 하층민이 됐다.중국사회과학원 사회학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베이징에만 20만∼50만이 빈민생활을 한다.월소득 500∼900위안의 일용직이나 날품팔이,노점상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도시로 몰려드는 농촌 인구는 1년 평균 연인원 1억 2000만명.공사장 막노동은 하루 30∼50위안.창고 등을 개조한 막사 같은 곳에서 10∼20명이 함께 새우잠 자고 한 끼 1∼4위안가량 하는 음식으로 떼우면서 몇달을 버틴다.대부분 몇달 일한 뒤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일부는 가족을 거느린 채 도시를 전전한다.평균 월소득은 600∼800위안.농촌인구의 도시정착이 확대되면서 도시빈민이란 개념이 생겨났고 당국의 빈민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공사장 인부 등 노동자임금 체불은 공식통계만도 연 200억위안.저소득계층의 사회보험이 제대로 안돼 있어 사고가 나거나 중병에 걸려도 돈이 없어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적잖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중국일보사 쟈오더런 부사장은 지적한다.베이징대의 한 퇴직교수는 “앞으로 써야 될 지출의 용도와 규모가 가늠되지 않아 허리띠를 졸라매고 산다.”고 말했다.급격한 사회변동이 저소득계층뿐아니라 중산층에도 불안감을 가져오고 있다.새로운 사회보장망이 확충되지 못한 과도기 속에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는 때로 ‘정글 자본주의’의 색깔을 띤다.더이상 국가가 돌봐주지 않는다는 강박감 때문인지 사회 전체는 돈을 향해 큰 수레바퀴처럼 굴러간다.그 밑에 깔리면 모든 것이 끝장이란 생각이 사람들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 그래도 성장 사회의 활력 때문일까.낙담보단 희망과 기대가 큰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다.베이징 푸라이야 건강센터 안마사인 왕펑(王鋒·30).한달에 1200위안을 받는 왕은 “죽어라고 일해도 한달에 200∼300위안 벌기도 힘겨운 고향 쓰촨 농촌사람들을 떠올리면 지금 수입도 황송하다.2008년 올림픽을 치르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잘 살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내일에 대한 기대가 상대적 빈곤감을 앞서고 있는 셈이다. ●성장혜택에 기대·희망 큰 편 빈부차를 나타내는 중국의 지니계수는 0.4∼0.45 수준.양퉁팡(揚通方) 베이징대 한국학연구센터 소장은 “한국보다 격차가 크지만 소득차의 확대 속에서도 기회와 선택의 폭이 늘고,희망적인 기대로 빈부격차가 사회불안정을 일으킬 단계에는 와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swlee@seoul.co.kr ■ 中부자들 어떤 사람 |베이징·상하이 이석우특파원|중국 최고 갑부는 중국판 빌 게이츠격의 컴퓨터 귀재로 불리는 33세의 딩 레이(丁磊),윌리엄 딩이다.2000년 나스닥에 상장된 자신의 인터넷 검색엔진 왕이(罔易·Netease.com)의 주식가격이 뜨면서 단번에 13억달러의 재산가로 부상했다.중국인 1인당 연평균소득이 1090달러인 것을 감안할 때 12만명이 1년 동안 벌어야 겨우 딩 레이 한 사람의 재산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IT 재벌은 딩 레이 말고도 줄을 서 있다.천티엔차오(陳天橋·31) 오락게임사이트 셩다왕루오의 회장,장차오양(張朝陽·40) 인터넷 검색엔진사이트 소후(Sohu.com) 회장 등이 그들이다.각각 4억 9000만달러,2억 7000만달러의 재산가다.IT 재벌들은 30대 초·중반이 많다.대부분 기술이나 전문지식을 통해 재벌이 됐다는 점에서 일반 대중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자산가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부침이 더 심하다.IT 재벌들의 재산은 나스닥이나 홍콩증권시장 등에 상장된 주식에 의존해 있어 주식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다른 상당수 재벌총수들은 은행으로부터 거액의 특혜대출,권력자와의 유착관계 등의 구설수 속에 불편한 처지다.“포브스지의 중국자산가 순위는 쇠고랑 차는 순서”란 식의 비꼬는 말이 유행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재산증식 과정이 석연치 않은 사람도 적잖다. 지난해엔 20대 자산가에 꼽히던 산시 하이신철강그룹 리하이창(李海倉) 회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엽총으로 살해당했고,허난성 최대 갑부 챠오진링(喬金) 황허실업 회장은 은행의 대출금 상환 압박 속에 의문의 자살을 택했다.올 들어선 상하이 최대갑부로 통하는 저우정이(周正毅) 농카이그룹 회장이 대출금 유용,미상환 등을 이유로 구속돼 3년형을 선고받았다.중국 부자들이 돈을 벌어도 수면 위에 나서길 원하지 않는 것도 축재의 투명성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IT업계의 기린아들이 약진하고 있지만,비율로 보면 아직 중국 자산가의 대다수는 부동산업의 ‘큰손’들이다.정부 입김을 크게 받아 개발이익이 많은 부문이다.지난해 말 현지 언론들이 꼽은 30대 자산가 중 절반이 넘는 16명이 부동산으로 치부를 한 재력가들이었다. 중국 100대 자산가의 출신 지역은 개혁·개방이 가장 빨랐던 광둥성 출신이 22%로 가장 많았다.상하이 14%,베이징 11%,저장성 8% 순이다.국무원 발전연구센터의 후장윈(胡江雲) 박사는 “소득격차 그 자체보다는 부자들이 어떻게 축재를 했는가하는,돈을 버는 수단과 방법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투명성에 대한 요구의 증가가 점점 쟁점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wlee@seoul.co.kr
  • [창간 100주년-창간주역 5인의 발자취] 배설(裵說·1872∼1909)

    ‘항일언론의 선봉’ 대한매일신보가 고고(呱呱)의 성(聲)을 울린 지 100년이 됐다.대한매일신보의 법통(法統)을 이은 서울신문은 배설 초대 사장,양기탁 초대 총무,박은식 초대 주필,신채호 주필,장도빈 주필 등 5명의 초창기 주역들이 활동한 영국과 일본,중국,러시아 연해주 지역에서 족적을 추적하는 특집을 마련했다.특별취재팀은 영국의 런던·브리스틀,일본 고베,중국의 상하이·다롄·뤼순·리양과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우수리스크 등 주역들의 숨결이 배어 있는 유적지를 탐사했다.특히 중국·러시아 지역 취재에는 양기탁 선생의 외증손이자 박은식 선생의 증손자인 본사 경제부 박지윤 기자가 합류해 의미를 더했다.신문 운영과 논조를 좌지우지한 양 거두의 피를 이어받은 후손이 100년 뒤 서울신문 기자의 신분으로 선대의 족적을 찾아간 역사추적이었다. |런던·브리스틀 함혜리특파원|인구 80만에 이르는 영국 남서부의 항구도시 브리스틀.런던에서 기차로 1시간40분 거리에 있는 브리스틀에서는 일찍부터 해상무역이 발달해 노예시장과 설탕 수입항으로 번성했다.지금은 대학도시로 유명하며 항공·건축·IT 등 영국의 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도시로 꼽힌다. 어네스트 토머스 베델(한국명 배설)은 브리스틀에서 1872년 11월3일 태어나 일본 고베로 떠나기 전(1887년)까지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이곳에서 보냈다.그러나 15세에 가족과 함께 고베로 떠난 그가 37세에 서울에서 숨을 거두었기에 브리스틀에는 그에 관한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브리스틀 중앙도서관의 지역·가족사 자료실에서 그의 아버지(토머스 핸콕 베델)가 1872∼1888년 거주한 곳을 더듬어 보는 방법으로 배설이 산 집들을 찾아보았지만 주소가 불명확한 탓에 생가인 ‘어거튼 빌라’를 확인할 길이 없었다.출생신고서에는 배설이 어커튼 로드의 어거튼 빌라에서 태어났다고만 적혀있을 뿐 주소는 나와 있지 않다.브리스톨시 거주자 기록부에도 어거튼 빌라로만 적혀 있다. 어거튼 로드에 있는 124채의 집을 일일이 확인하고 오래 된 집 앞에서는 혹시나 하면서 문을 두드려 주인에게 물어보았지만 “어거튼 빌라는 알지 못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5∼10세때 거주지인 ‘브롬프턴 빌라’의 위치도 버컬리 로드라고만 적혀 있어 역시 찾지 못했다.다행스럽게도 도일 직전까지 살던 타인 로드 20번지는 확인할 수 있었다. 배설이 살던 세 곳의 거주지는 모두 브리스틀 시내 북서부의 호필트 지역에 있는데 이 일대는 오래 전부터 중산층의 주택가로 정평이 난 곳이다.배설은 10세부터 15세까지 타인 로드 20번지에 살았고 집에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시청 옆의 머천트 벤처러스 스쿨 고등부 과학 과정에서 수학했다. 1595년 브리스틀 머천트벤처러스협회가 설립한 이 학교는 영국 최초의 상업·기술 교육기관으로 웨스트잉글랜드대학(UWE)의 모체가 됐다.배설이 다니던 당시의 학교 건물은 4층 높이의 빨간 벽돌 건물로 종합기술대학·상과대학이 차례차례 캠퍼스로 사용했으나 지금은 쓰이지 않고 방치돼 있다. 배설의 손녀인 수잔(49)과 손자 토머스(46)를 만난 곳은 런던 북부의 에지웨어 지역에 있는 하트랜드 클로즈 3번지.이 집은 수잔이 어머니(배설의 며느리 도로시·2002년 작고)에게서 물려받은 것으로 영국 중산층 주택답게 아담하고 깔끔하다.현관 오른쪽에 활짝 핀 보랏빛 무궁화가 눈길을 끈다.수잔은 할머니 마리 게일(1873∼1965)을 “무척 강인한 분이었다.”고 회고했다.경보시스템 전문회사의 엔지니어로 일하는 토머스는 “할아버지는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끝까지 투쟁한 용감한 영국인이었다.”면서 “언론의 정도를 걷다 젊은 목숨을 바친 할아버지의 뜻이 살아 남아 창간 100주년을 맞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감격스러워했다. lotus@seoul.co.kr |고베 이춘규특파원|도쿄에서 신칸센 고속열차를 타고 고베로 향했다.배설 선생의 16년간 일본생활의 발자취를 단 하나라도 찾아내기 위해서였다.사전 취재를 통해 그가 고베시의 사단법인 고베스포츠·사교클럽,약칭 KRAC의 사무국장을 역임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게 유일한 단서였다.KRAC는 1870년 국제교류 확대를 위해 40여명의 외국인 회원으로 출범한 국제사교모임이었다. 고베에 도착해 배설이 살던 시절부터 현재까지 외국인 집단거주지인,고베항이 눈아래 보이는 언덕 위의 이인관(異人館·외국인집)지역을 찾았다.그러나 선생의 자취는 찾지 못했다.만나는 시민·당국자 누구도 배설을 몰랐다.결혼 기념사진을 찍었다는 사진관도 지금은 없었다. 오후에 KRAC를 찾아갔을 때도 “모른다.”는 대답만 들었다.설상가상 취재에 응하기로 사전 약속한 직원도 급한 일로 자리를 비웠다.대신 히라다 아키토시 사무국장이 따뜻하게 맞아주었다.어쩌면 전화위복이었다.히라다 국장은 배설을 모르며,클럽에서도 선생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기록은 전쟁때 모두 소실됐다고 되풀이했다.대표들의 이름 정도만 남아있다는 것이었다.낙담이 컸다.하지만 히라다 국장이 안내한 2층 ‘바’ 벽면에 색바랜,100년 넘은 사진 몇장을 보고 “이 사진들의 원본은 있을 것 아닌가.”라고 물은 게 시작이었다.잠시 후 히라다 국장은 “너무 낡아 쓸모가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누더기가 된 사진첩 3권을 가져왔다.사진 제목과 깨알만한 주인공 이름을 일일이 대조해 나갔다.그런데 수백장의 사진 중에 하나에서 ‘E.T.Bethell’이라는 이름을 발견했다.사진 속 얼굴은 배설과 일치했다.1897년에 선생이 속한 고베선발 축구팀이 요코하마선발과의 연례 ‘항구도시간 친선축구’에서 4대0으로 이겼다는 내용도 있었다. taein@seoul.co.kr ■ 특별취재팀 ●영국(런던·브리스틀) 함혜리 특파원 ●일본(고베) 이춘규 특파원 ●중국·러시아(상하이·다롄·리양·블라디보스토크·우수리스크) 노주석 이언탁 박지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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