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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사 피습 파장] 警, 對北전문가에 김씨 이적성 검증 맡겨… 국보법 위반 추적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앞에서 열린 정월대보름맞이 ‘신촌동 척사(윷놀이)대회’. 신촌동 통장협의회 관계자 이모(64)씨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공격한 김기종(55·구속)씨에 대해 “동네에서 이상한 사람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주민 오모(62)씨는 “동네에서도 김씨를 ‘종북 인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모나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신촌번영회 소속 이모(55)씨도 “김씨가 이북에 옥수수, 고추 등을 심어 주자고 설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리퍼트 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김씨는 30여년을 살아온 창천동의 주민들 사이에서 ‘이상한 사람’ 혹은 ‘돈키호테’로 통했다. 김씨를 20년 가까이 지켜본 지인 문모(69·여)씨는 “김씨는 종북이나 반미주의자보다는 ‘외골수 민족주의자’로 보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연세로 발전 방향 토론회’ 이후 이상해졌다는 걸 느꼈다”면서 “(우리마당독도지킴이의) 후원자들이 하나둘 떠나고 외톨이가 된 뒤 분노가 가슴속에 쌓여 돌출행동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과거 김씨와 잘 알고 지냈다는 경찰 관계자는 “극단으로 치달은 좌파 민족주의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2007년 청와대 앞 분신의 후유증이 제법 컸던 데다 2010년 주한 일본대사 공격 이후 진보진영은 물론 독도 관련 단체들도 그와 엮이는 걸 꺼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마당의 후원자도 급속히 줄어들었고, 수차례나 독도를 방문해 행사를 주최하려 했지만 호응하는 이들이 없어 번번이 무산돼 크게 낙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미국대사 피습 사건 수사본부’는 검찰 송치 이전까지 김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김두연 서울지방경찰청 보안2과장은 8일 오후 브리핑에서 “김씨의 주거지 등에서 서적·간행물·유인물 등 표현물 48점, 휴대전화·PC·USB 등 디지털 증거물 146점 등 총 219점을 압수했으며 이 중 북한 원자료 6점을 포함해 30점에 대해 이적성 여부 감정을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자택에서도 압수, 법원으로부터 이미 이적표현물 판단을 받은 북한 서적 ‘영화예술론’과 범민련 간행물 ‘민족의 진로’ 등 2점도 포함됐다. 영화예술론은 1973년 4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집필한 책으로 영화를 혁명의 사상적 무기로 규정하고 있다. 민족의 진로는 범민련의 부정기 간행물로 북한의 통일방안과 통일강성대국 건설 등을 선동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밖에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비난하는 내용의 ‘전방위적으로 강화되는 침략적 한·미 동맹’, 김일성의 항일투쟁과 주체사상 등이 담겨 있는 ‘동학과 주체사상의 만남’ 등도 감정 대상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소지했던 문건 등의 이적표현물 여부는 북한 관련 석·박사급 전공자들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이 판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쯤 전 범민련 남측본부 고문이자 우리민족련방제일통일추진회의 대표의장 김수남(74)씨가 김씨를 면회하기 위해 종로서를 방문,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김기종씨가)옳은 일을 했으니 면회하고 격려하려고 왔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씨는 “무엇이 옳은 일인가”라는 질문에 “지구상에서 작전권 없는 나라가 어디가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열린세상] 김정은의 ‘희망 사항’/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김정은의 ‘희망 사항’/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2015년 봄 김정은은 혹시라도 이런 희망 사항을 마음속으로 품고 있는 건 아닐까? “북·러 정상회담과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권좌에 오른 후 겪었던 외교적 고립감을 일거에 떨쳐 버릴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은은 혼자 판단컨대 아버지 김정일 사망 이후 3년상을 보내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럭저럭 자칭 “인민의 천국”을 외세의 압박으로부터 잘 버텨 내고 있으며, 본인의 등장과 함께 내건 “경제건설, 핵 병진 전략”은 지금 생각해 보아도 기특하기 짝이 없다. ‘병진’은 할아버지의 주체와 아버지의 선군정치를 계승해 김정은식 부가가치를 덧붙이며 인민의 삶을 풍요하게 만들 수 있다는 북한식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 올해를 전기로 김정은에게 대외 관계에서도 새로운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사실 지난 한 해를 떠올리면 끔찍하기 짝이 없다. 북한을 향한 중국의 냉랭한 기운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제기한 인권 문제는 북한에겐 한마디로 치명적이었다. 아무에게도 보여 주고 싶은 않은 부끄러운 자화상이었지만, 무엇보다도 최고 존엄인 김정은이 국제사회에서 심판의 대상에 오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낱같은 반전의 기회가 생기기 시작했다. 인권 문제를 무마해 보려고 러시아에 남다른 공을 들였고, 최룡해를 특사로 러시아에 보내기도 했다. 그런 외교적 노력의 연장선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오는 5월 9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2차대전 전승기념식 70주년 행사에 참석하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북·러 정상회담은 물론 한·중 관계를 고려해 지금까지 김정은의 방중을 꺼려 왔던 시진핑 역시 장소가 모스크바라면 큰 부담감 없이 김정은을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일 것으로 계산된다. 제3의 장소에서 사무적인 차원에서나마 북·중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어린 나이라는 콤플렉스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반전의 기회를 노려 봤지만 대부분 실패했었는데, 이제야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제대로 대접을 받을 수 있다니 그렇게만 된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비난에 면죄부가 부여되는 기회가 된다고 믿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멋진 희망 사항처럼 보이는 순간이다. 김정은의 ‘희망 사항’은 반대로 우리에게는 어려운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불참 가능성이 굳어지는 상황에서 우리 대통령의 참석도 어려워 보이고, 대통령을 대신해 누구를 보낸들 김정은이 푸틴과 시진핑을 만나는 상황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다면, 그래서 북한이 행한 수많은 악행이 일거에 묻혀 버리는 착시 효과가 생긴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원래 3년상을 치르는 동안 요란한 의상과 거친 음식도 삼간다고 하는데, 김정은은 그 시간 동안 고모부를 처형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과 행복을 유린했다. 어설픈 ‘희망 사항’으로 반전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전략이 필요할 때다. 사전적으로 ‘전략’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도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이 이뤄진다면, 이는 북한이라는 국가 차원의 보편성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계산에 의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정교한 ‘논리’를 개발하고, 필요하다면 이를 국내외에 적극 설명해야 할 것이다. 인권을 포함해 우리와 국제사회의 일관된 공조 속에 새로운 분야의 문제를 제기하고 비전을 제시하며, 김정은이 자꾸 국제무대로 뛰쳐나오게 하는 매우 치밀한 외부 압박이 해답이라고 본다. 대중가요 ‘희망 사항’을 부른 가수는 1970년대 중후반 서울 상도동에서 필자와 초등학교를 함께 다녔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 잘치고 노래 잘하는 친구였으니 희망 사항이 실현돼 훌륭한 가수가 됐다. 그가 부른 ‘희망 사항’은 “희망 사항이 거창하군요”라는 희극적 낙담으로 끝이 난다. 김정은의 희망 사항은 거창하기보다는 많이 어설프다. 보통의 국가들에는 일상으로 전개되는 외교 행사가 그에게는 정권의 운명을 바꿔 줄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라는 착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래도 망외(望外)의 바람일지언정 김정은의 외유(外遊)가 북한의 변화를 자극하는 씨앗이 되기만을 기대해 본다.
  • 호남 달래는 文

    호남 달래는 文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 14일 취임 후 첫 지역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야권의 최대 지지 기반인 호남 달래기에 나섰다. 전당대회 기간 불거진 ‘호남 홀대론’을 잠재우는 동시에 호남 출신인 박지원 의원을 지지했다가 낙담한 당원들을 끌어안아 계파 갈등까지 털어 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문 대표는 호남 당원이 54%를 차지하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40.0%를 얻어 45.8%를 얻은 박 의원에게 5.8% 포인트 차이로 패배해 ‘당심은 박지원’이라는 뼈아픈 평가를 받았다.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한 문 대표는 ‘광주 정신으로 다시 시작입니다’라는 글을 방명록에 남긴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정당을 만드는 데 있어 광주에서 광주 정신을 되새기는 것으로 시작하고자 왔다. 통합의 정신인 광주 정신을 받들어 당을 일으켜 세우겠다”고 호남 민심에 구애했다. 문 대표는 지역 현안인 아시아문화전당 조기 개관과 광주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대한 원활한 지원을 촉구했고 묘역 참배 중에는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있으면 5·18 기념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건의하겠다”고도 말했다. 이 자리에는 당 지도부를 비롯해 광주 지역 의원 및 기초자치단체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문 대표는 이날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했다. 세월호 인양과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며 경기 안산 합동분향소부터 500㎞를 걸어온 세월호 유족들과 추모관에 함께 들어선 문 대표는 희생자들의 영정 앞에서 묵념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문 대표는 “세월호 인양을 하지 않으려는 듯한 정부의 태도가 유족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9명의 실종자를 가족에게 돌려주기 위해 세월호는 반드시 인양해야 하고 우리 당은 가족들과 끝까지 고통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고 유은혜 대변인이 전했다. 이번 팽목항 방문은 지난해 5월, 8월에 이어 세 번째이며 당 대표에 취임한 뒤로는 처음 이뤄졌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금융특집] 돈아 붙어라, 돈아 불어라

    [금융특집] 돈아 붙어라, 돈아 불어라

    ‘쥐꼬리 이자’로 재테크족(族) 통장에 볕 들 날이 없는 초저금리 시대다. 불경기 탓에 얇아진 지갑도 모자라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1%대로 오그라들고, 보험료는 계속 올라 팍팍한 살림살이에 주름 펴질 날이 없다. 그래도 낙담은 금물. 새해에도 두둑한 우대금리와 풍성한 보장을 담은 금융상품들이 알뜰 재테크족들의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15년 활약이 기대되는 금융상품들을 소개한다.
  • ‘80세 살인마’와 옥중결혼 20대女 ‘속셈’은?

    ‘80세 살인마’와 옥중결혼 20대女 ‘속셈’은?

    ‘옥중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던 희대의 연쇄 살인마 찰스 맨슨(80)이 파혼했다고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이 보도했다. 현재 미 캘리포니아주(州) 코코란에 있는 주립교도소에 수감 중인 찰스 맨슨은 자신과 결혼을 약속했던 54세 연하 애프터 일레인 버튼(26)의 결혼 동기를 알고 약혼을 파기했다. 두 사람을 잘 아는 언론인 다니엘 시몬은 버튼이 맨슨의 시체를 갖기 위한 불순한 동기로 그에게 접근했다고 밝혔다. 맨슨은 앞으로 12년 뒤인 2027년까지 가석방의 기회조차 없다. 이는 옥중 결혼을 올리더라도 그녀가 맨슨과 같이 살 일이 거의 없다는 것. 버튼의 바람대로 맨슨이 옥중에서 사망하면 아내가 된 그녀에게 그의 시신이 도착하게 된다. 그녀는 몇 명의 친구와 결탁해 시체를 방부처리한 뒤 유리 진열장에 넣어 전시하고 돈을 벌 계획을 꾸미고 있었던 것. 하지만 이 계획이 맨슨의 귀에 들어갔던 것. 맨슨은 분노 속에 파혼했으나 낙담하기는 커녕 “농담이 아니라 난 불사신”이라며 가석방될 때까지 죽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두 사람이 지난해 옥중결혼을 올리기 위해 교도소 측으로부터 받은 허가증은 지난달 29일로 말소됐다. 교도소 측은 주중에는 결혼식이 허용되지 않는데 이들 두 사람이 지난 주말의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당시 맨슨이 버튼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있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맨슨은 어린 시절부터 각종 범죄에 연루돼 1967년까지 총 10회 교도소에 수감됐다. 평소 사람을 세뇌시키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던 그는 살인클럽인 ‘맨슨 패밀리’를 만들었고 이들을 조종해 총 35명을 살해했다. 이들은 당시 마약에 취한 상태로 범행을 저질렀는데 뚜렷한 동기는 없었다. 그 중 가장 끔찍한 사건은 1969년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아내인 배우 샤론 테이트를 살해한 것이다. 폴란스키가 영화 촬영 때문에 집을 비운 사이, 맨슨 일당은 테이트를 칼로 잔인하게 살해했는데 당시 그녀는 임신 8개월 째였다. 찰스 맨슨과 일당은 곧 체포돼 1971년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1972년 캘리포니아가 사형 제도를 폐지하는 바람에 무기징역으로 감형, 지금도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설] 총리 인준 대치, 민생에 주름 안기지 말아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로 정국이 얼어붙고 있다. 누구의 주장이 옳고 그른지를 따지기 전에 대체 언제까지 우리는 총리를 바꿀 때마다 이런 홍역을 치러야 하는지, 거칠고 척박한 정치문화를 끌어안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어제 여야가 실랑이 끝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를 16일 열기로 간신히 합의했으나 이 후보자 청문 과정 전반에서 드러난 한국 정치의 미욱함은 국민을 실망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누구보다 이 후보자 본인이 국민을 낙담케 했다. 자신과 아들의 병역 문제나 부동산 투기 논란 등은 접어 두더라도 언론과 관련해 그가 내놓은 일련의 발언들은 과연 그가 대한민국 43대 총리로 적합한지 근본적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알고 지내던 기자를 대학 총장과 교수로 앉혔느니, 기자 자신도 모르게 인사 조치할 수 있다느니 하는 망언을 그 누구도 아닌 기자들 앞에서 쏟아낸 모습에선 그가 총리로서는커녕 공인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민주적 소양을 지닌 것인지 의심케 된다.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자리에서 행할 권력이 어떤 모습을 띨 것인지도 우려스럽다. 백번 양보해 이 후보자가 해명한 대로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한 실언’이었다 해도 그 경조부박(輕?浮薄)을 총리의 자질로 받아들이기는 힘든 일이다. 딱하기로 따지면 이 후보자 양편에 선 여야도 뒤지지 않는다. 국회를 이끄는 다수 여당으로서 새누리당은 시종 이 후보자 감싸기로 일관했다. 인사 검증이라는 국회 본연의 책무는 뒤로한 채 그를 두둔하고 옹호하는 데 급급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도 검증의 잣대가 아니라 당리당략의 저울로 그를 재단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현 정부 출범 후 두 명의 총리 후보자가 낙마한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을 따지는 모습부터가 이해타산을 앞세우고 있음을 말해 준다. 임명동의안 처리를 둘러싸고 강행이니 저지니 하며 드잡이를 하는 여야의 일상적 구태도 이젠 신물이 날 지경이다. 후보자 임명동의 여부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표결의 대상이다. 인사청문회법과 국회법 등에 따라 국회의원 각자가 본회의 표결을 통해 찬반 의사를 밝히고, 그 총의에 따라 임명동의 여부를 결정지으면 그만이다. 소수 야당으로서 부적격 총리 임명을 저지할 수단은 국회 의사일정 거부밖에 없다고 주장하나, 그 책임은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몫이며 국민이 심판할 일이다. 야당으로서는 정해진 법 절차에 따라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것으로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총리 인준을 빌미로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그에 따라 국정 현안들이 줄줄이 파행을 빚는다면 그 피해는 정작 자신들이 위한다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뿐이다. 이 후보자 1명을 둘러싼 공방으로 한국 정치가 멈춰야 할 만큼 나라가 한가하지 않다. 증세 논란으로 비화한 세수 부족만 해도 민생경제 법안을 국회가 제때 처리만 했어도 상당 부분 덜 수 있었던 일이다. 2월 임시국회에도 현안이 가득하다. 정치 공방으로 국회를 묶어 두고는 그에 따른 비용을 국민에게 청구하는 건 정치가 아니다.
  • ‘80세 살인마’와 옥중결혼 20대女 ‘속셈’ 충격

    ‘80세 살인마’와 옥중결혼 20대女 ‘속셈’ 충격

    ‘옥중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던 희대의 연쇄 살인마 찰스 맨슨(80)이 파혼했다고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이 보도했다. 현재 미 캘리포니아주(州) 코코란에 있는 주립교도소에 수감 중인 찰스 맨슨은 자신과 결혼을 약속했던 54세 연하 애프터 일레인 버튼(26)의 결혼 동기를 알고 약혼을 파기했다. 두 사람을 잘 아는 언론인 다니엘 시몬은 버튼이 맨슨의 시체를 갖기 위한 불순한 동기로 그에게 접근했다고 밝혔다. 맨슨은 앞으로 12년 뒤인 2027년까지 가석방의 기회조차 없다. 이는 옥중 결혼을 올리더라도 그녀가 맨슨과 같이 살 일이 거의 없다는 것. 버튼의 바람대로 맨슨이 옥중에서 사망하면 아내가 된 그녀에게 그의 시신이 도착하게 된다. 그녀는 몇 명의 친구와 결탁해 시체를 방부처리한 뒤 유리 진열장에 넣어 전시하고 돈을 벌 계획을 꾸미고 있었던 것. 하지만 이 계획이 맨슨의 귀에 들어갔던 것. 맨슨은 분노 속에 파혼했으나 낙담하기는 커녕 “농담이 아니라 난 불사신”이라며 가석방될 때까지 죽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두 사람이 지난해 옥중결혼을 올리기 위해 교도소 측으로부터 받은 허가증은 지난달 29일로 말소됐다. 교도소 측은 주중에는 결혼식이 허용되지 않는데 이들 두 사람이 지난 주말의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당시 맨슨이 버튼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있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맨슨은 어린 시절부터 각종 범죄에 연루돼 1967년까지 총 10회 교도소에 수감됐다. 평소 사람을 세뇌시키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던 그는 살인클럽인 ‘맨슨 패밀리’를 만들었고 이들을 조종해 총 35명을 살해했다. 이들은 당시 마약에 취한 상태로 범행을 저질렀는데 뚜렷한 동기는 없었다. 그 중 가장 끔찍한 사건은 1969년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아내인 배우 샤론 테이트를 살해한 것이다. 폴란스키가 영화 촬영 때문에 집을 비운 사이, 맨슨 일당은 테이트를 칼로 잔인하게 살해했는데 당시 그녀는 임신 8개월 째였다. 찰스 맨슨과 일당은 곧 체포돼 1971년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1972년 캘리포니아가 사형 제도를 폐지하는 바람에 무기징역으로 감형, 지금도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80세 살인마’ 맨슨, ‘26세와 옥중 결혼’ 파기…이유는?

    ‘옥중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던 희대의 연쇄 살인마 찰스 맨슨(80)이 파혼했다고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이 보도했다. 현재 미 캘리포니아주(州) 코코란에 있는 주립교도소에 수감 중인 찰스 맨슨은 자신과 결혼을 약속했던 54세 연하 애프터 일레인 버튼(26)의 결혼 동기를 알고 약혼을 파기했다. 두 사람을 잘 아는 언론인 다니엘 시몬은 버튼이 맨슨의 시체를 갖기 위한 불순한 동기로 그에게 접근했다고 밝혔다. 맨슨은 앞으로 12년 뒤인 2027년까지 가석방의 기회조차 없다. 이는 옥중 결혼을 올리더라도 그녀가 맨슨과 같이 살 일이 거의 없다는 것. 버튼의 바람대로 맨슨이 옥중에서 사망하면 아내가 된 그녀에게 그의 시신이 도착하게 된다. 그녀는 몇 명의 친구와 결탁해 시체를 방부처리한 뒤 유리 진열장에 넣어 전시하고 돈을 벌 계획을 꾸미고 있었던 것. 하지만 이 계획이 맨슨의 귀에 들어갔던 것. 맨슨은 분노 속에 파혼했으나 낙담하기는 커녕 “농담이 아니라 난 불사신”이라며 가석방될 때까지 죽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두 사람이 지난해 옥중결혼을 올리기 위해 교도소 측으로부터 받은 허가증은 지난달 29일로 말소됐다. 교도소 측은 주중에는 결혼식이 허용되지 않는데 이들 두 사람이 지난 주말의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당시 맨슨이 버튼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있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맨슨은 어린 시절부터 각종 범죄에 연루돼 1967년까지 총 10회 교도소에 수감됐다. 평소 사람을 세뇌시키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던 그는 살인클럽인 ‘맨슨 패밀리’를 만들었고 이들을 조종해 총 35명을 살해했다. 이들은 당시 마약에 취한 상태로 범행을 저질렀는데 뚜렷한 동기는 없었다. 그 중 가장 끔찍한 사건은 1969년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아내인 배우 샤론 테이트를 살해한 것이다. 폴란스키가 영화 촬영 때문에 집을 비운 사이, 맨슨 일당은 테이트를 칼로 잔인하게 살해했는데 당시 그녀는 임신 8개월 째였다. 찰스 맨슨과 일당은 곧 체포돼 1971년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1972년 캘리포니아가 사형 제도를 폐지하는 바람에 무기징역으로 감형, 지금도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쥐구멍 밖 볕을 찾아 나서라… 기회는 있다, 아직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쥐구멍 밖 볕을 찾아 나서라… 기회는 있다, 아직

    “몇 년 전에 눈여겨보던 학생이 있었다. 리포트에서 성실함이 묻어나는 데다 성격도 좋아 학생들이나 교수들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성적이 계속 떨어지더라. 불러다 물으니 ‘집안 형편이 갑자기 안 좋아져서 아르바이트가 너무 많다’고 머뭇거리며 대답하더라. 이럴 땐 선생으로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 50억원대 자산가인 수도권 사립대 교수 A(53)씨는 학기 초면 학생들의 옷차림을 유심히 살핀다. 그러고는 마음속으로 이들 학생의 최종 학점을 추측해 본다. 학기가 끝난 뒤 실제로 학생들의 시험성적과 비교하면 60~70%는 얼추 맞아떨어진다. A씨는 “얼굴에 윤기가 나고 옷차림이 괜찮은 학생들은 대체로 좋은 성적을 받지만 옷차림이 열악하고 늘 피곤해 보이는 학생들은 성적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했다. 그는 전형적인 ‘개천에서 용 난’ 경우다. 부모 세대까지는 찢어지게 가난했다. ‘향토장학금’은 꿈도 못 꿨다. 주변의 도움과 불법과외 강사 일로 대학을 겨우 나오고, 직장 생활을 하다 운 좋게 박사까지 공부한 뒤 학교에 자리 잡았다. 처가로부터 상속받은 땅이 크게 올라 상위 1%에 편입했다. 그를 여기로 끌어올린 건 9할이 ‘꿈’이었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살아가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운도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과 세태를 보면 평생 그를 이끌어 온 믿음이 조금씩 무너지는 듯하다. 예전과 달리 ‘부의 여신’이 개인의 노력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A씨는 “내가 타고 올라간 계층 사다리가 끊어진 요즘엔 ‘가난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갈수록 커진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희망을 복원하는 게 우리 세대의 숙제”라고 했다. 상위 1% 부유층의 경우 빈곤을 경험한 자수성가형이든,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경우든 가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서울 논현동에 거주하는 국내 대기업 오너의 부인 B(65)씨는 사재를 털어 복지재단을 운영하는 등 빈곤층의 생활여건 개선에 관심이 많다. B씨는 가난에 대해 ‘불편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가난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지고, 교육 등의 격차로 하고자 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빈곤층을 수없이 접했기 때문이다. B씨는 “처음에는 빈곤층에 대해 ‘왜 저렇게 살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들을 만난 뒤에는 ‘저렇게 살 수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청담동에 사는 중소기업 경영자의 부인 C(53)씨도 “‘부자가 겸손해지기도 어렵지만 빈자가 비굴해지지 않는 게 더 어렵다’고 한다”면서 “빈곤층이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게 가난의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부유층은 빈곤을 개인의 책임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자수성가형 부자일수록 이런 생각이 확고했다. 곤궁한 현실에 낙담하거나 안주하지 않고 상류층으로 올라간 본인의 경험은 현 시점에서도 여전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중견기업 오너 D(68)씨는 “사회가 발전하면서 부익부 빈익빈은 더욱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지만 ‘세상이 이러니 어쩔 수 없다’고만 말한다면 빈곤 상태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요즘은 과거만큼 ‘벼락부자’가 나올 확률이 줄었다고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부자가 되기는 어려웠다”면서 “사회 구조만 탓하지 않고 돈을 벌어 성공한 젊은이들을 여전히 종종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을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구멍 밖으로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빈곤층이 남탓 하는 데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시각도 있다. 외국계 기업 지사장인 E(47)씨는 “요즘 일부 젊은층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손주로 태어나지 못한 것 자체를 불평하곤 하지만 이는 우리가 탓할 수 없는 영역”이라면서 “가난한 상황을 탈피하려 하지 않고 부모나 정부, 경제 등만 탓하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감 없이 위안거리만 만드는 격”이라고 했다. 상속 등으로 부를 더 받고 덜 받고는 ‘숙명’의 영역이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유층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 강했다. C씨는 “제일 듣기 싫어하는 표현이 ‘강남 여자’라는 말”이라면서 “미술이나 패션, 음악 등 우리 사회의 고급문화를 이끌어 가는 게 강남 아줌마라는 현실은 외면하고 대형마트 계산대에서 일해야 ‘훌륭한 엄마’라는 오해가 널리 퍼져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상위 1%는 자긍심이 강하다.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 사장을 부친으로 둔 F(29)씨는 “(영국 고급차인) 벤틀리를 타는 사람은 무조건 존경해야 한다”면서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했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D씨도 “부를 어떤 식으로 축적했느냐는 중요한 문제”라면서도 “부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인 만큼 그 다음에 어떻게 살지는 부자가 된 다음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상대적 빈곤과 절대적 빈곤은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서울 압구정동에 사는 중견병원 원장 부인 G(51)씨는 “가난은 개인의 힘으로 의식주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이고, 이는 사회적으로 구제해야 한다”면서도 “나머지 경우까지 정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비현실적인 주장”이라고 했다. 이어 “빈곤층은 한 달 수입이 100만원이라 1만원짜리 영양크림밖에 못 바른다고 생각하겠지만 인도 등 후진국에서는 부유층에 해당할 것”이라면서 “처음에는 힘들어도 10년, 20년 계속 노력해 집 한칸이라도 마련하고 상황을 개선하려는 대신 ‘나는 가난하다’는 생각에만 빠져 있는 건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빈곤층에 대한 ‘기회의 평등’이 점차 사라지는 데 대해서는 부유층들도 인정했다. F씨는 “부모님은 내가 음악을 배우고 싶다고 하면 수백만원짜리 악기를 사줬고, 공부하려는 의지가 있으면 좋은 과외 선생님을 붙여 줬다”면서 “하지만 주변 친구 중에서는 부모님이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바람에 숙제를 봐줄 사람도 끼니를 챙겨줄 사람도 없어 지금까지도 게임에 파묻혀 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어 “열심히 노력하지만 가난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 악순환을 막기 위해 우리 사회가 빈곤층 교육과 보육 문제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 대치동에 사는 복지재단 이사장 H(70)씨도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게 낙타가 바늘귀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성서에서 가르치는 것은 부자들이 부를 쌓는 과정에서 의도했건 의도치 않았건 다른 이에게 돌아갈 돈을 더 많이 가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강남 아이들이 서울대 등 명문대에 주로 들어가는 건 기회가 이미 불평등하다는 뜻”이라면서 “빈궁한 이들에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늪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금전 지상주의적 세태에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B씨는 “지금의 부는 절대자가 내게 맡겨 놓은 것이지 나 혼자 소유한 채 호사를 누리라는 건 아니다”며 “후세에 (지금 누리는 부에 대해)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편함과 부담 때문에 할 수 있는 만큼 나누고자 하는 생각도 강하다”고 털어놨다. H씨는 “돈을 절대적으로 바라보다 보니 사랑이나 행복, 믿음 등의 가치가 훼손된 채 부와 가난에 대해 맹목적으로 접근하게 된다”면서 “부가 절대선이 아니듯 가난 역시 절대악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부자들이 가난한 이들을 업신여겨서는 안 되지만 가난한 이들 역시 부자들을 적대시해서도 안 된다”면서 “금전으로만 사람을 평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고 했다. D씨는 “1억원만 갖고 있더라도 스스로 부자라고 여기면 부자이고 통장에 100억원이 있어도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부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국내 부자들이 앞으로 ‘질적 향상’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C씨는 “프랑스에서는 단순히 부의 소유 여부뿐 아니라 제2외국어를 구사하면서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루는 동시에 상당한 수준의 문화비와 기부금을 지출하는 것을 부유층의 기준으로 삼는다”면서 “우리 사회도 앞으로 돈만 많은 게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지적·문화 수준에 사회적 책임감까지 갖춘 부유층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이두걸 유대근 송수연 기자 douzirl@seoul.co.kr
  • [씨줄날줄] 네티즌 수사대/문소영 논설위원

    경찰청에도 사이버 수사대가 있지만 민간에도 ‘사이버 수사대’가 있다. ‘네티즌 수사대’라고 부른다. 이들은 명예훼손 등의 우려로 가명 처리한 기사를 탐구해 실명을 공개하는 등 보통 사람들의 궁금증이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들의 노력은 때때로 인터넷 포털 등에 떠오른 ‘실시간 검색 순위’나 ‘연관 검색어’에 반영되기도 한다. 네티즌 수사대는 익명의 다수가 공동으로 협업한 결과물을 내놓기 때문에 ‘집단 지성’의 긍정적 측면을 볼 수도 있다. 1인 미디어 시대의 도래와 함께 언론에서 뉴스 가치가 작다고 생각해 취급하지 않는 사안들을 블로그에 올리고 공유하고 댓글을 달아 여론을 환기시키는 덕분에 사회적 어젠다가 형성되기도 한다. 지하철에서 짐을 옮기는 할머니를 도와준 여성이나 지하철에서 애완견의 분비물을 치우지 않고 떠난 여성에 대한 문제 제기 등도 그랬다. 주요 기사 밑에 활발하게 댓글을 달아 이른바 ‘댓글 공론장’을 형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의구현’이라는 과도한 의욕 탓에 연예인들에 대한 불법적인 ‘신상털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해 비판을 받기도 한다. 네티즌 수사대의 일원으로 이 일을 하려면 인터넷 활용과 해킹 등에 대한 상당한 재능뿐 아니라 날밤을 새우며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집요함과 체력, 많은 시간을 투여할 만한 ‘잉여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때론 ‘키보드 워리어’(악성 댓글 작성자)라는 조롱도 감수해야 한다. SBS의 ‘K팝스타’ 시즌4에 출연해 세상에 찌든 아저씨들을 힐링하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박윤하양이 한국의 대형 출판사인 민음사 박맹호 회장의 손녀라는 사실도 네티즌 수사대가 알려 줬다. 오디션 프로 참여자가 누구의 손녀라는 사실이 왜 그리 궁금하냐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는 부정적인 개념도 있지만, 인류의 진화는 소소한 사안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한 걸음씩 전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올 초 네티즌 수사대의 최대 성과는 ‘크림빵 뺑소니 운전자’가 자수한 것이다. 1월 10일 새벽 청주시 흥덕구 무심천 변에서 임신 7개월 부인이 좋아하는 크림빵을 사 들고 집으로 돌아가던 남편을 차로 치고 도망가는 뺑소니 사고가 발생했다. 영구 미제 사건이 될 수도 있었다. 유가족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호소했고, 네티즌 수사대가 나섰다. 경찰도 수사본부를 꾸렸다. 폐쇄회로(CC)TV가 유일한 단서였는데 지난 28일 ‘판독불가’로 나와 크게 낙담한 상황에서 결정적 단서가 인터넷 댓글로 올라왔다. 근처 차량등록사업소 직원이 ‘우리 회사에도 도로변을 촬영하는 CCTV가 있다’고 한 것이다. 경찰이 이 CCTV를 확보해 사고 차량을 ‘윈스톰’이라고 고지하자 뺑소니차의 부인이 경찰에 신고를 했고, 남편에게 자수를 설득했다. 인터넷을 긍정적으로 활용하려면 옳은 일을 하려는 사람의 선한 마음에 기대야 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가요대축제 시크릿 섹시댄스에 남심 올킬.. 환희 ‘음이탈’ 실수에 아쉬움

    가요대축제 시크릿 섹시댄스에 남심 올킬.. 환희 ‘음이탈’ 실수에 아쉬움

    ‘가요대축제 시크릿, 태연 환희’ 가요대축제 시크릿 무대가 화제다. 시크릿은 26일 방송된 ‘2014 KBS 가요대축제’에서 다섯 번째 미니 앨범의 타이틀곡인 ‘아임 인 러브(I’m In Love)’ 무대를 가졌다. 이날 ‘가요대축제’에서 시크릿은 몸매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밀착 의상을 입고 무대에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거기에 액자 프레임을 이용한 독특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인상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가요대축제’에서 태연과 콜라보 무대를 가졌던 환희의 음이탈 실수도 화제에 올랐다. 환희는 이날 ‘가요대축제’에서 플라이투더스카이 무대와 후배 태연과의 콜라보레이션, 선배 임창정과의 콜라보레이션 무대까지 세 차례 공연을 펼쳤다. 고르지 못했던 음향시설과 컨디션 난조로 환희는 음이탈 등의 실수를 보였다. 결국 화면에도 환희의 낙담하는 얼굴 표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갑자기 돈 생긴 노숙인 관찰 실험 영상 화제

    갑자기 돈 생긴 노숙인 관찰 실험 영상 화제

    노숙인들은 갑자기 큰돈이 생기면 어디에 쓸까?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 등 외신들은 유튜브 업로더 조쉬 팔러 린이 제작한 노숙인 몰래카메라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쉬는 노숙인에게 100달러(한화 약 10만 원)를 건넨 뒤 노숙인들의 뒤를 밟아 이 돈을 어디에 사용하는가를 지켜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영상을 보면, 영상제작자 조쉬 팔러 린은 토마스라는 이름을 가진 노숙인에게 현금 100달러를 건넨다. 돈을 받아든 토마스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물을 글썽이더니 고맙다며 급기야 조쉬를 끌어안는다. 이후 조쉬는 100달러를 받아든 노숙인 토마스의 뒤를 몰래 밟아본다. 토마스는 곧장 근처의 주로 주류 전문 마트로 향하더니 봉지 가득 무언가를 사 들고 밖으로 나온다. 이 모습을 지켜본 조쉬는 토마스가 술을 한가득 샀다고 생각하며 낙담한다. 하지만 조쉬는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토마스의 뒤를 끝까지 밟아보기로 한다. 토마스는 근처 공원에 모여 있는 노숙인들 곁으로 가더니 과자와 파이 등 음식을 꺼내 나누기 시작한다. 주류 판매점에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토마스가 술만 가득 사가지고 나온 것으로 여긴 조쉬는 자신의 짧았던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조쉬는 토마스에게 다가가 “몰래카메라 실험을 진행했다”고 고백하면서 “사실 술을 잔뜩 산 줄 알았다”며 사과한다. 그러자 토마스는 “그걸 살 돈은 없다”며 “내가 무엇을 해야 행복할지 생각했다”고 밝힌다. 이어 자신이 노숙인으로 전락하게 돼 버린 사연을 덧붙인다. 토마스는 다른 노숙인들을 가리키며 “여기에 수많은 사람은 이혼이나 파산 등으로 갑작스럽게 돈을 모두 잃은 사정에 의한 피해자일 뿐이다. 여기에도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한다. 토마스의 친절과 사연에 감동한 조쉬는 토마스에게 100달러를 더 건넨다. 조쉬는 이날 토마스를 통해 사람을 그들이 사는 환경으로 판단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지난 22일 유튜브에 게재된 해당 영상은 현재 880만 건의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고정관념을 깨뜨리게 하는 영상이다” “감동이다” “크리스마스에 기부해야겠다”라는 등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 사진·영상=JoshPalerLin/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그네에 얼굴 맞아…美 공원서 30대 남성 사망 충격

    최근 미국에서 타이어로 만든 그네에 얼굴을 맞아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데일리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쯤 미국 뉴욕 톰킨스 스퀘어공원에서 30대 남성이 조카의 그네를 밀어주다가 그만 얼굴을 맞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사망했다. 이번 사고는 놀이기구를 타지 않아도 조심하지 않으면 다치거나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황당한 죽음을 당한 알리임 퍼킨스(39)는 친누나의 딸과 함께 공원에 놀러 갔다가 그만 안타까운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그는 조카와 더 친해지려고 그네를 밀었고 어느 순간 타이어 그네에 얼굴을 맞고 말았다. 그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입에서는 출혈이 발생했다. 주변 사람의 신고로 즉시 그는 구급차에 실려 베스이스라엘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그는 끝내 일어나지 못하고 사망했다. 딸을 맡기고 있던 어머니 로즈메리는 “정말 좋은 동생이었다. 슬퍼서 참을 수 없다”며 낙담하고 있다. 또한 퍼킨스와 친구인 멜린다 헌던은 “그는 항상 사람을 열심히 돕는 부드러운 사람이었다. 그런 식으로 사망하다니 너무 안타깝다”며 눈물로 말했다. 퍼킨스의 자세한 사인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 중이다. 뉴욕시는 톰킨스 스퀘어공원 사무국과 이 놀이기구를 설치한 업체 랜드스케이프 스트럭처스에 관한 조사를 시작했다. 한편 놀이터 바닥은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보호 패드가 깔려 있었다고 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만경봉호 출항지 니가타에서 韓·日-北·日 관계를 논하다

    만경봉호 출항지 니가타에서 韓·日-北·日 관계를 논하다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문제가 상당 부분 진전되기 전에는 일본 정부의 의미 있는 대북한 제재 해제는 생각하기 어렵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때처럼 몇 명의 납북자를 일본으로 돌려보낸다고 해서 제재를 누그러뜨리지 않을 것이다.” 히라야마 이쿠오 전 니가타현(縣) 지사는 지난 10일 구천서 미래재단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일본 정부와 사회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의 보다 철저한 해결을 요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담은 히라야마 이쿠오 전 주지사가 총장으로 있는 니가타 국제정보대학(NUIS)에서 이뤄졌다. 구 이사장이 이날 탈북 청년 12명 등 미래재단의 통일지도자아카데미 8기 회원 및 관계자들과 함께 NUIS를 방문했다. 두 사람은 일본인 납치 및 북·일 관계, 종군 위안부 문제 및 한·일 관계, 동북아공동체 구상 등을 논의했다. 구천서 이사장 지난 5월 스웨덴 스톡홀름 북·일 회담에 이어 9월 말 베이징회담, 10월 말 일본 외무성 대표단의 평양 방문 등이 이어지면서 납치자 문제 해결과 양국 관계가 개선의 가닥을 잡은 듯했었다. 그러다 최근 다시 납북 사망자 문제 등을 둘러싸고 걸림돌에 걸린 분위기다. 히라야마 이쿠오 총장 북한은 일본에 ‘납치자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 요구에 응할 테니 제재를 풀어 달라’며 접근했다. 그러나 그들은 일본인 납북자 의혹 사건에 대해 더 새로운 사실을 밝히지 않아 일본 측을 다시 실망시켰다. 메구미 사건은 일본인 납치 문제를 상징한다. 일본은 북한이 그녀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녀가 사망했다’며 다른 사람의 유골을 보내오는 등 다시 우리를 속여서는 안 된다. 메구미가 살아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 구천서 지사를 세 번 연임하면서 납북자 문제에 관여해 왔고, 피해자 가족과 남다른 인연도 있는 것으로 안다. 북한에 의해 1977년 이곳 니가타에서 납북된 메구미의 사망설이 최근 일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일본은 납치 문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 한·일 공조 강화도 필요하다고 본다. 히라야마 인도주의 사안인 납치 문제에 대한 국제 공조 강화를 환영한다. 그러나 일본과 다른 나라들의 이 문제에 대한 중점과 우선순위는 다를 수밖에 없다. 북한은 이 문제를 갖고 흥정하려고 했지만 흥정 대상은 될 수 없다. 일본은 채찍을 들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엿’(당근의 일본식 표현)을 흔들 수도 있지만 한계가 있다. 납북자 가운데 상당수는 니가타 지역에서 납치됐다. 메구미의 아버지는 일본은행에서 나와 같이 근무한 옛 직장 동료다. 그는 니가타 일본은행 지점장으로 근무할 때 딸인 메구미의 납치를 겪었다. 같은 납북자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방북 후 2002년 일본으로 귀환한 하스이케 가오루는 나의 고교 후배다. 현 지사를 두 번째 맡던 1992년 납치 문제가 불거졌는데 피해자 가족들이 일본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증거들이 나오면서 사회적인 쟁점이 됐다. 구천서 일본이 북한에 줄 수 있는 ‘엿’, 유인책은 무엇인가. 남북 관계가 나빠지고 금강산 관광 등에서 얻던 현금 확보 길이 막힌 상태에서 국제적인 대북 제재 공조가 더욱 조여져 왔다. 북한은 경제가 더 어려워지자 대일 관계 개선을 통해 숨통을 틔워 보려고 했다. 국제 공조를 허물기 위해 일본을 대북 공조 체제에서 떼어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전략도 엿보인다. 일본 정부는 모든 납치 피해자의 전원 귀국, 북한 측의 납치 피해 진상 규명, 납치를 실행한 공작원의 일본 인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납치 피해자 문제의 해결 없이는 국교 수립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히라야마 그렇다. 그러나 일본의 대북 제재 효과는 제한적이다. 한국, 일본, 중국 세 나라가 한 박자가 돼 북한을 압박해야 효과가 나는데 그게 힘들다. 중국은 나름대로 제재에 참가하고 있다고 하지만 ‘북한 목을 세게 조르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 일본 내 평가다. 에너지와 식량은 중국이 공급하는 가운데 일본은 의약품과 사치품, 하이테크 제품 및 기술협력이라는 지렛대를 갖고 있다. 북한에 영향력이 제일 큰 나라 역시 중국이다. 구천서 그래도 일본의 대북 제재로 북한 지도층이 상당한 고통을 겪지 않았나. 일본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이후인 2006년부터 만경봉호의 니가타항 입항을 금지했다. 히라야마 총장께서도 당시 지사로서 대북 제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납치자 구출 모임의 첫 후원회장 역할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구출 모임은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1000만명의 서명을 받기도 했다. 히라야마 만경봉호의 니가타항 입항이 금지되자 ‘최대 희생자는 김정일’이라는 뼈 있는 농담이 유행했다. 김정일은 멜론 등 니가타 지역의 과일을 즐겨 먹었는데 입항 금지로 과일과 일본 술의 직수입이 불가능해져 매우 낙담했다는 말이 돌았었다. 사치품의 수입 금지도 북한 지도층에는 타격이었다. 만경봉호로 북한을 왕래하던 조총련 인사들과 조총련계 재일 조선인 학생들의 수학여행 및 방북 금지도 경제적·전략적으로 적지 않은 타격이 됐다. 해마다 4000명에서 1만여명이 만경봉호를 타고 방북했다. 납치자 문제의 완전 해결은 북한 체제가 바뀌어야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이 문제의 진전 없이는 의미 있는 대북 제재 해제 등 북·일 관계 진전은 불가능하다. 이런 입장이 최근 일본 내에서 더 강화됐다. 납치자 구출 모임에는 지금도 참여하고 있다. 구천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도 한·일 협력과 공조의 필요성을 다시 확인케 한다. 두 나라의 협력은 동북아시아 경제 번영과 정치 안정을 위해서도 절실하다. 그런데 일부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위안부 문제 등 역사를 거스르는 행보가 관계 진전을 흔들고 있다. 한·일 관계 개선을 원하는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히라야마 1급 전범들이 함께 묻혀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정치인과 국가 지도자들이 참배하러 가는 것에는 나도 반대한다. 영토 문제와 관련해선 현상을 건드리지 않는 그대로 놓아 두는 현상유지책이 중요하다. 일·중 관계에서도 일본은 센가쿠열도의 지위 변화 등 문제를 일으켰다. 많은 한국인들이 그러하듯 한·일 관계 개선을 일본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원한다. 우리는 서로 필요로 한다. 협력 강화는 양측에 이득과 번영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렇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과 관련, 일본 내 인식과 한국 등 국외의 인식에 많은 격차가 있다. 당초 한·일 간에 독도 문제가 가장 큰 갈등 거리였는데 이제는 위안부 문제가 더 큰 쟁점이 됐다. 인식 차가 더 벌어졌다. 일반 국민들의 감정과 태도는 일본 정부보다 한국 측의 인식과 거리가 더 크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구천서 정치 지도자들의 역할과 공감대 형성 노력이 필요하다. 미래를 위해 무엇이 바람직한지를 판단해 국민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이뤄 나가야 한다. 일반 국민들의 관심도가 그리 높지 않을 수 있다. 문제를 풀어 가는 정치인들과 여론주도층의 적극적 역할이 절실한 시점이다. 히라야마 동감한다.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은 한·일 두 나라가 고노 담화 수준에서 이를 정치적으로 타결해 매듭 짓고, 이에 기초해 후속 작업이 이뤄졌어야 했다. 한국도 고노 담화 수준에 만족하지 못했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실천하지 못했다. 일본에선 이런 한국 태도에 불만이 높아졌고,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한 지지로 이런 감정이 일부 전환됐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 정부 관여와 강제성을 입증할 확실한 증거와 문서를 찾기 힘들다는 게 일본 측 시각이다. 살아 있는 피해자의 증언, 탄광 노동자 등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증언에 신빙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구천서 꽃다운 청춘을 희생당한 당사자들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는데 더 확실한 증거를 어디서 찾겠나. 물론 이와 관련한 일본학계 내 논의 등에는 주목하고 있다. 일본 내 여론 가운데 ‘60여년이 지났는데 언제까지 사과만 요구할 건가’라는 주장을 듣고 있다. 계기가 있을 때마다 독일의 총리와 정치지도자들이 과거에 국가가 저지른 죄악의 책임을 반성하는 행동이 국격과 국제사회에서 지도력을 높였다는 사실은 일본에도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미래는 올바른 과거 인식에서 출발한다. 히라야마 동감이다.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임해야겠다. 탈북 청년 등 한국 청년들이 구 이사장과 함께 우리 학교를 찾아와 줘서 고맙다. 우리 학교 학생 40여명과 한국의 젊은이들은 저녁을 함께 하면서 바로 친해졌다. 몇 시간의 만남 뒤에 서로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하며 우정을 나누는 것을 지켜보면서 한·일 관계의 희망을 발견했다. 탈북 청년 등 이곳에 온 한국 젊은이들은 한국의 통일과 화해를 상징하는 희망이다. 한·일 젊은 세대의 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가자. 50년, 100년을 보고 나아가야 한다. 구천서 니가타는 많은 상념에 잠기게 하는 곳이다. 1959년부터 1984년까지 9만 3339명의 재일교포와 그 가족들이 니가타 항구를 통해 북송됐고, 북한 요원들에 의해 무구한 일본 소년 소녀와 양민들이 납치된 곳이기도 하다. 바다 너머가 바로 한반도다. 이번에 일본을 찾은 한국 젊은이 가운데는 어머니가 이곳 니가타에서 1960년대 초 만경봉호를 타고 북송됐던 재일교포의 딸도 포함돼 있다. 과거 한국인과 일본인의 고통과 절망을 상징했던 니가타가 협력과 화해, 번영과 평화를 위한 동북아시아 공동체의 허브 지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데 대해 뜻깊게 생각한다. 히라야마 니가타는 바다를 사이로 한국, 북한, 러시아 등을 마주 보고 있다. 지사를 세 차례 연임하면서 이곳을 남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 국가들의 교류 중심으로 키우려고 노력했다. 한반도와 니가타 사이의 바다를 화해와 번영의 내해(內海)로, 지역공동체의 거점으로 키워 나가려는 노력이 한·일 양측에서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내년이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는다. 두 나라가 관계 발전의 좋은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힘을 모을 때다. 정리 니가타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구천서 이사장 1950년생(64). 충북 보은 출생, 고대 경제학과 졸업, 15·16대 국회의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공동의장,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베이징대 박사, 현 한반도미래재단 이사장 및 한·중경제협회 회장 ■히라야마 이쿠오 前 지사 1944년생(70). 니가타현 출생, 요코하마국립대 경제학과 졸업, 일본은행 니가타지점장, 니가타현 지사(3선),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명예박사, 현 니가타 국제정보대학(NUIS) 총장
  • ‘복합할부 논쟁’ 대학등록금으로 튀나

    ‘복합할부 논쟁’ 대학등록금으로 튀나

    신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논쟁이 대학등록금으로 옮겨갈 조짐이다. 마치 ‘나비효과’를 보는 듯하다. 현대차와 KB국민카드가 신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1.5%까지 내리기로 하면서 대학등록금이나 통신비, 아파트 관리비 등으로 수수료 인하 불똥이 튈까 카드업계가 전전긍긍이다. 영세가맹점이나 공공재 성격에만 적용해주는 낮은 수수료율을 복합할부금융에만 예외적으로 인정해줬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이번 수수료율 협상을 놓고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2012년 금융당국이 힘들게 마련한 가맹점 수수료 체계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드사의 한 임원은 19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복합할부금융) 1.5% 수수료율 검토에 들어갔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수수료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기 위해 현대차와 KB카드 측에 1.5%를 가이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드업계가 크게 낙담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내년 초 신한(2월), 삼성·롯데(3월)와 가맹점 계약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다. 기아차·한국GM·쌍용차 등 다른 자동차업체 역시 KB카드 수준으로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2012년 12월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예외 적용 범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여전법 25조 4항에서는 국세나 지방세, 국민 생활에 필수불가결하면서 공공성을 띠는 재화 및 용역에만 적격비용 이하의 수수료율 적용을 허용해주고 있다. 복합할부금융의 수수료를 낮출 만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공성이 없는 복합할부금융에 여전법 예외를 적용해주면 다른 항목이나 대형 가맹점에서 줄줄이 수수료율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장 각 대학에서 등록금 카드결제 수수료를 내려달라는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지난 정기국회에서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은 1.1~2.5% 수준인 등록금 수수료를 1% 미만으로 낮추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현재 대다수 대학은 수수료를 이유로 등록금의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다. 통신사의 휴대전화 요금이나 아파트 관리비도 공공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다른 대형가맹점(연매출 1000억원 이상)과 형평성 논란도 존재한다. 2012년 마련된 가맹점수수료체계는 영세가맹점 수수료는 1.5% 이하로 내려주고, 대형가맹점 수수료는 2% 안팎에서 재조정했다. 금융당국은 “복합할부금융상품의 특수성을 인정해서 1.5% 수수료율을 인정해준 것이지 여전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현대차에만 예외를 인정해주면서 여전법 개정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법 해석은 금융당국의 몫이지만 현대차에 1.5% 수수료를 허용해주면서, 대형가맹점이 우월적 지위를 통해 카드사에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것을 막겠다던 여전법 개정안에는 크게 흠집이 갔다”고 꼬집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수능 본 후 갑자기 살 빠지고 짜증이 늘었다면?

    수능은 끝났지만 수험생의 정신건강 관리는 이제부터다. 홀가분한 기분으로 해방감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 지나친 긴장 후에 과도한 허탈감을 느끼거나 시험 결과에 낙담해 심한 무기력감에 빠지면 실망감과 비관적인 생각이 깊어져 우울증에 이를 수 있다. 이렇게 시험 후 불안과 스트레스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을 찾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평소 우울증을 겪지 않았더라도 시험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거나 완벽주의 성향이 있던 학생들은 기대 이하의 성적에 큰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 못한 자신의 실수와 실패를 용납하지 못해 괴로워하고 부모와 선생님 등 주변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것을 비관해 충동적으로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한다. 수능시험이 끝난 아이가 우울증 같은 정신적 고통을 겪지 않게 하려면 부모가 세심하게 관찰하고 배려해야 한다. 먼저 수능 후 자녀에게 정서적 변화가 생기지는 않았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에 빠지면 집중력이 떨어져 공부가 잘 안되고 주변 일에 흥미를 보이지 않고 말이 없어지면서 행동이 느려지고 잘 먹으려 하지 않아 체중이 감소한다. 또 잠을 잘 못 자고 쉽게 피곤해하고 초조해하며 과도한 죄책감을 나타낸다. 어떤 학생들은 다소 비전형적인 양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쉽게 짜증을 내고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무단결석, 가출 등 일탈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정신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 보는 게 좋다. 큰 시험을 치르고 나서는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행동하는지 유심히 살피는 동시에 자녀와 더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화 시간을 늘려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생각과 의견을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해서 자녀를 책망하거나 실망감을 대놓고 표출해선 안 된다. 수능은 인생의 한 과정에 불과하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게 해 주고 앞으로 공부 이외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줘야 한다. ■도움말 강남세브란스 정신건강의학과 김은주 교수
  • 텅 빈 종이위 ‘감성 터치’… 펜 대신 ‘붓’으로 말하다

    텅 빈 종이위 ‘감성 터치’… 펜 대신 ‘붓’으로 말하다

    “서울대 다니던 시절, 시화전을 열면서 ‘지하’라는 필명을 썼죠. 그런데 나중에 성명학자가 ‘거의 매일 감옥에 드나들겠군” 하더군요. 이제 시대가 바뀌었으니 감옥에 가지 않으려고 영일(英一)이란 본명을 직접 그림에 사용합니다.” 시인 김지하(73)는 1970~1980년대 군부독재 시절, 저항의 상징이었다. 청년들은 그의 글귀를 읽으며 절대 권력에 반하는 자유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언젠부터인가 그는 세상을 겉돌고 있다. 말투는 한층 어눌해졌고 때와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호통을 치기 일쑤다. “농성하는 노조원들의 확성기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스스럼없이 불평할 만큼 예전 ‘민주투사’ 이미지를 벗은 지도 오래다. 매섭고 날카로운 작가의 옛 필체를 떠올리는 이라면 낙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신 작가는 요즘 텅 빈 종이 위에 평생의 발자취를 드리우며 그림에 몰두하고 있다. 장모인 소설가 박경리 선생이 별세한 2008년 이후 부인인 김영주 토지문학관 대표와 함께 강원 원주에 눌러 앉았다. 조금 여유를 되찾은 뒤로는 원주를 중심으로 철원·영월, 충북 제천·충주, 경기 여주·이천까지 전국을 돌며 수묵 산수화를 그리고 있다. 이렇게 그린 산수화가 벌써 수백점. 자연의 울림과 나름의 감수성을 조화시킨 그림 100여점을 꼽아 오는 8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생애 첫 산수화전을 연다. 전시에는 ‘김지하의 빈산’이란 제목이 따라붙었다. 실체에 몰입하려는 노력 덕분인지 작가의 붓이 지나간 자리에는 활짝 핀 모란과 매화, 난이 엿보인다. 금세라도 나뭇가지에 앉은 새들이 후드득 날아갈 만큼 생생하다. 또 눈보라 속에 피어나는 한매(寒梅)는 작가의 삶을 대변하는 듯하다. “어머니는 참 독한 여자였어요. 어려서 그림에 워낙 관심이 많았던 터였는데, 환쟁이가 되면 배고프다며 불과 네댓살짜리 아들의 두 손을 꽁꽁 묶어 놓았을 정도죠. 그래도 발가락에 숯을 끼우고 회벽에 꽃과 새를 그렸어요.” 늦게나마 화가가 된 이유도 독특하다. “내가 학교를 다닐 때 서울대 미학과는 문리대가 아닌 미술대 소속이었죠. 동·서양화는 물론 사군자, 데생을 한꺼번에 배울 수 있다는 선배의 꼬드김에 넘어가 입학했어요. 결국 세월이 지나 그림 그리기 소원을 푼 것이죠.” 다시 붓을 든 것은 1980년대 출옥 후 심란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조선시대 선비들의 놀이일 따름이었다”고 낮춰 보던 난초 그리기에 맛을 들였다. 이후 경치 좋은 시골로 내려간 뒤로는 주변 산수를 그리기 시작했다. “전남 목포가 고향이라 바다를 무척 좋아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바다의 시작은 산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는 설명이 따랐다. 이번 전시에선 진분홍빛이 감도는 모란꽃 그림도 접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작가의 외가 뒤뜰에 피었던 꽃으로 그 옅은 붉은색을 늘상 동경해 왔다고 한다. 그림마다 시인은 ‘모심’이란 낙관을 찍었다. 모시는 마음으로 살겠다는 뜻이다. 작가는 “그림을 팔아서 우리 집사람에게 새 차 한 대 사주려 한다”며 웃었다. 그저 핑계일까. 그토록 희망했던 그림으로 여생을 메우고 싶다는, 완곡한 표현은 아닐까.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안중근 ‘하얼빈 전투’ 105주년을 보내며/김정현 소설가

    [열린세상] 안중근 ‘하얼빈 전투’ 105주년을 보내며/김정현 소설가

    다시 10월이 지나갔다. 우리 민족에게 남겨진 10월의 의미는 다른 열하나의 달(月)과 자못 다른 부분이 있다. 특히 10월 26일에 있었던 여러 역사 전환적 사건 중에서도 1909년 하얼빈역에서 대한의군 참모중장 겸 독립특파대장 안중근 의사가 적의 수괴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한 전투가 그러하다. 한반도 근대 암흑기, 그 무능과 좌절의 도정에서 안중근의 의거는 희망과 도전의 기치로 쏘아 올린 가장 밝은 빛이었고, 3·1운동, 임시정부 수립, 청산리 전투, 윤봉길 의사 상하이 훙커우(虹口)공원 의거 등으로 이어져 한민족의 기개를 만방에 드높이고 마침내 국가 재건으로 이어 간 도화선이었다. 또한 안중근은 불과 30살의 나이로 ‘동양평화’의 위대한 포부를 품어 죽음의 목전까지 ‘동양평화론’ 집필에 전념했으나 일제의 훼방으로 끝내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남긴 ‘서’(序)와 ‘전감’(前鑑)만으로도 그 큰 뜻을 짐작할 수 있으니 그는 가장 위대한 장군이자 선구적 사상가로 마땅히 우리의 표상이다. “오늘 내 유해를 거두거든 하얼빈공원에 임시로 묻었다가 국권이 회복되면 조국에 반장(返葬)해 다오.” 안중근이 그의 동생들에게 남긴 마지막 유언이다. 그러나 그의 유해는 실정법마저 무시한 일제의 만행으로 뤼순(旅順)감옥 뒤편 수인 묘지에 암장됐고, 우리는 오늘날까지 그의 마지막 유언마저 받들지 못하는 불의와 수치스러움을 떨쳐 내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정부를 비롯한 많은 개인, 사적 단체들이 안중근 유해 발굴과 송환을 위해 부단히 애썼다. 하지만 부정확한 사료에 의지한 일부 지역에 한정된 발굴에 그치니 성과는 없었고, 이제는 뤼순시 개발계획에 의해 훼손된 수인 묘지 일부 구역을 바라보며 낙담만 하는 실정이다. 이렇게 한정된 노력과 낙담 속에 세월만 보내다가는 머지않아 완전히 사라져 버린 수인 묘지 구역을 바라보며 영원히 씻지 못할 죄스러움에 고개 숙이게 될 것이다. 다행히 오늘 한국과 중국은 역대 가장 우호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고, 중국 최고지도자 시진핑(習近平) 주석 역시 안중근 의사에게 깊은 존경심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더불어 뤼순감옥 수인 묘지에 묻힌 이들은 대부분 일제에 항거하다 순국한 항일 열사들이니 그들 또한 각 무덤의 신원 확인에 대한 목마름이 간절하지 않겠는가. 현대의 과학기술은 유해의 유전자와 후손의 유전자를 분석 대조하면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수 있고, 그 방면에서 우리의 실력은 탁월하다. 안중근 의사에게는 그의 후손이 미국에 생존해 있고, 중국 항일 열사들 역시 많은 후손들이 생존해 있을 것이다. 혹여 이미 개발로 사라진 구역에 안중근의 무덤이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아직은 남아 있는 구역이 더 넓고, 설령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은 다해 봐야 아쉽더라도 후손된 도리가 아니겠는가. 이제 그 마지막 노력으로 중국 정부에 ‘뤼순감옥 수인 묘지 전체 공동 발굴’을 제안해 보자. 정부가 세금이라는 부담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면 ‘하얼빈 전투’ 당시 민족정론지로 안중근 의거를 가장 당당하게 보도한 ‘대한매일신문’을 뒤이은 ‘서울신문’이 기치를 세우는 것은 어떨까. 적지 않은 수의 무덤이니 경비 또한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중국 정부에 청원해 단독 발굴의 승인을 얻거나 공동 발굴로 뜻을 모은다면 근래 들어 가장 뜻깊은 일이 될 것이니 한·중 양국의 뜻있는 이들의 성금만으로도 결코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늘에 뜻이 닿아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을 수 있다면 당연히 효창공원에 마련돼 있는 안중근 의사 가묘에 모시거나, 남산 안중근기념관 앞마당에 안장해 그이의 의기와 ‘동양평화’의 원대한 뜻을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애국’의 숭고함이 그저 귓전을 스치는 구호로도 무상한 세태에 애국을 뛰어넘은 동양평화의 원대한 이상은 소아(小我)와 이기(利己)를 깨뜨리는 죽비가 되지 않겠는가. 그러고 나면 비로소 ‘통일’도 ‘민족’도 실재하는 비원(悲願)이 될 것이니 광복의 완성을 볼 수 있으리라.
  • 이유없이 우울하고 피곤하다면 자율신경 체크를

    이유없이 우울하고 피곤하다면 자율신경 체크를

    우울증을 앓고 있는 주부 신모(61)씨는 얼마 전 주변 사람과 크게 다투고 나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어지러운 증상이 생겨 입원까지 했다. 소화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 조금만 무리해도 극심한 피로가 와 밖에 나가는 게 두렵고, 초가을에도 발토시를 껴야 할 정도로 손발이 찬 증상이 계속됐다. 최근에는 수면제를 먹었는데도 좀처럼 잠들지 못해 거실을 서성이다 갑자기 과호흡 증상이 발행해 응급실 신세를 지기도 했다. 몸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데도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든데 주변 사람들은 “곧 괜찮아질 거야”라고만 말했다. 신씨는 자신을 꾀병환자로 치부하는 것 같아 억울하고 주변인들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신씨의 증상은 만성스트레스를 받는 많은 사람이 겪는 증상이다. 꼭 우울증이 있는 게 아니더라도 스트레스가 오랜 기간 심하게 지속돼 신체리듬이 흐트러지면 마음의 병이 몸으로 나타난다. 의사들은 이런 현상을 통칭해 ‘자율신경실조증’이라고 부른다. 단순히 ‘신체질환’이나 ‘정신질환’으로 구분 짓기 어려운 일종의 ‘심신증’(心身症)이다. 스트레스가 그다지 심하지 않을 때는 몸 상태가 조금 안 좋더라도 자가 치유력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만성 스트레스로 정신적·육체적 피로가 축적되면 우리 몸의 항상성 유지 기능이 깨지면서 온갖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자율신경을 구성하는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조화를 이루지 않아 신체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교감신경은 우리가 활발하게 움직일 때 심장박동과 혈압을 높여 신체 기능을 촉진한다. 반대로 부교감 신경은 일상적인 신체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몸을 안정시킨다. 예를 들어 화를 내거나 갑자기 놀라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교감신경이 극도로 흥분, 호흡이 가빠지면서 정신활동과 호르몬 분비가 촉진된다. 동시에 부교감 신경의 활동은 억제돼 음식물을 소화시키기 어려워진다. 위기 상황이 끝나면 이 두 가지 신경은 다시 균형을 이뤄 몸을 평온한 상태로 만든다. 하지만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 순조롭게 작동하던 자율신경의 리듬이 깨지면 교감신경이 끊임없이 긴장상태에 놓여 불안감과 긴장, 흥분이 지속되거나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모두 억제돼 우울해지고 몸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자율신경은 몸 구석구석까지 뻗어 있어 어느 한 부분에 이상이 생기면 전혀 관련없어 보이는 다른 신체기관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신씨의 경우 머리 무거움, 나른함, 현기증, 귀울림(이명), 만성위염과 식욕부진, 눈의 피로, 손발 차가움과 가슴 답답함, 불면증 등 신체 전반에 걸친 증상을 갖고 있다. 검사를 해도 증상이 잡히지 않으니 의사도 판별하기 어렵다. 우울증처럼 자율신경실조증도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가득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지인 교수는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겁이 많아 자주 불안감을 느끼고 화를 자주 억누르는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나지만, 화를 폭발시키는 다혈질 사람에게서도 이런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신경실조증이 있는 환자에게서 생길 수 있는 또 다른 문제가 건강염려증이다. 병원에서는 괜찮다고 하지만 자신은 굉장히 힘들다 보니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며 본인의 문제를 호소하고 이해받으려고 한다. 차라리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 명확한 신체증상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안심한다. 모순된 이야기지만 환자로서는 검사상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말보다 어디에 이런 이상이 생겼다는 말이 듣고 싶은 것이다. 좀 더 심한 사람들은 병에 집착해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며 재검사를 요구하고, 의사가 신체검사상 이상이 없다고 말해줘도 신체 이상에 대한 염려와 집착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렇게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진료를 받으면 비슷한 약품을 끊임없이 복용하게 돼 약물 부작용으로 이어지게 된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세창 교수는 “여러 진료과와 병원을 찾아다니며 갖가지 검사를 반복하느라 환자는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어느 병원에서도 병을 정확히 찾아내지 못한다는 실망과 낙담으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병원으로부터 건강염려증 진단까지 받은 사람은 지난해 4144명에 불과하지만, 정신적 질환으로 보기 어려운 수준의 가벼운 건강염려증은 일반인의 1~5%가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병원을 찾는 전체 환자의 15%가 건강염려증으로 진단된 경우도 있었다. 마음에서 비롯된 몸의 이상신호를 치유하려면 원인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우울증이 배후에 숨어 있는 경우는 항불안제나 항우울제를 복용해 질환을 치료해야만 신체 증상이 사라진다. 강지인 교수는 “항우울제나 항불안제가 치매를 유발한다고 믿어 스스로 약을 조절하는 환자가 많은데, 약을 끊어 다시 안 좋아지면 스트레스가 커져 ‘코티졸’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오히려 기억력이 손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약을 복용해 가슴 두근거림과 같은 증상이 잦아들어야 강한 불안감에 끙끙 앓는 성격도 변화할 수 있다. 만성 스트레스가 원인이면 스스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심리치료를 한다. 무엇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타민B1이 많이 든 메밀이나 현미, 콩류 등을 자주 챙겨 먹는 것도 좋다. 비타민B1이 부족하면 신경과민,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를 예방하고 스트레스 저항력을 키워주는 비타민C도 꼭 챙겨 먹어야 할 영양소다. 비타민C 섭취량이 부족하면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부신피질호르몬을 만드는 부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견디는 저항력도 약해진다. 칼슘은 흥분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몸에 칼슘이 충분히 저장돼 있으면 스트레스를 대하는 방식도 훨씬 유연해진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사람 공격한 떠돌이 개 ‘악당’의 죽음과 소중한 생명

    [이주일의 어린이 책] 사람 공격한 떠돌이 개 ‘악당’의 죽음과 소중한 생명

    악당의 무게/이현 지음/오윤화 그림/휴먼어린이/180쪽/1만 2000원 인적이 드문 새벽 들개가 부동산집 황 사장의 목덜미를 무는 사건이 발생한다. 마을은 발칵 뒤집힌다. TV 뉴스에도 충격적인 사건으로 보도된다. 경찰들은 들개를 잡기 위해 마을 인근 산을 이 잡듯 뒤진다. 목격자에 따르면 들개는 진돗개처럼 생겼고 요구르트 빛깔을 띠고 있다. 옆구리에는 붉은 스프레이 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다. 주인공인 초등학교 5학년 ‘수용’이는 그 들개가 동네 산책로에서 만난 ‘악당’이라고 직감한다. 악당은 수용이가 붙인 이름이다. 수용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악당이 절대로 사람을 물었을 리 없다고 확신한다. 수용이가 아는 악당은 자신과 늘 일정한 거리를 지키고 밥을 갖다 줘도 멀뚱히 쳐다만 볼 뿐 전혀 위협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수용이는 악당이 사람을 물었다면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악당이 황 사장을 공격한 그날 밤 상황을 추적한다. 목격자인 동네 슈퍼 형도 만나고 병원에 입원한 황 사장도 찾아가 보지만 ‘사람을 무는 미친 개’라는 말만 듣는다. 낙담하려는 순간, 수용이는 아빠에게서 충격적인 얘기를 듣는다. 황 사장이 악당을 질질 끌고 다니며 발로 차는 등 폭행을 가했고, 견디다 못한 악당이 황 사장을 물었다는 것이다. 아빠는 그날 밤 술을 먹고 늦게 귀가하다 그 광경을 목격했다. 수용이는 경찰서를 찾아가 제대로 수사해 달라고 요청하지만 묵살당한다. 급기야 퇴원한 황 사장이 악당의 목에 현상금 500만원을 내걸자 사냥꾼들이 벌떼같이 몰려든다. 수용이는 마취제를 섞은 고기를 먹인 뒤 악당을 손수레에 실어 안전한 곳으로 옮기겠다며 어느날 학교에 가지 않고 산으로 올라간다. 수용이가 등교하지 않자 담임 선생님과 엄마, 경찰이 수용이를 찾아 산에 온다. 결국 악당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죽고 만다. 주인에게 버려져 떠돌이가 된 들개와 친구가 되고 들개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진한 감동과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세상에는 사람만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이 있고, 사람 목숨이 소중하듯 다른 생명도 소중하다는 메시지가 큰 울림을 울린다. 초등 고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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