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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권력분점 만지작 ‘수싸움’… 安, 세불리기 총력 ‘기싸움’

    文, 권력분점 만지작 ‘수싸움’… 安, 세불리기 총력 ‘기싸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 야권 단일화 셈법이 복잡다단한 고차방정식이 되어 버린 가운데, 단일화 시기는 11월 26일 대선 후보 등록 직전이 될 것이라는 데 양측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듯하다. 여론이 우호적일 때는 상대의 양보를 압박하고, 불리하면 타협점을 모색하는 등 양측의 수싸움과 기싸움도 불꽃을 튀기고 있다. 문·안 후보 측은 22일 현재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3자 대결 시 승리가 어렵다는 데는 일치된 의견을 보이는 것 같다. 아울러 안 후보의 대선 완주 의지에 문 후보 측은 “누구 맘대로”라면서도 권력분점형 개헌안 제시 등 안 후보를 제압하기 위한 특단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약세인 호남의 민심을 만회하기 위해 이날부터 정동영 상임고문을 투입하는 등 인해전술도 가동했다. 문 후보는 전날 호남 의원 21명과 가진 만찬에서 “단일화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본선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단일화만 되면 다 잘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라며 3자구도에 따른 안 후보의 완주 가능성을 우려하는 한편 제1야당 후보에다 단일화 경험과 노하우도 많기 때문에 반드시 단일후보가 될 것이라는 ‘단일화 낙관론’을 경계했다고 한다. 안 후보 측에서는 단일화 논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기류가 여전하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라는 식이다. 하지만 세 대결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파괴력 있는 인사들의 영입을 검토하면서 전면적인 단일화 국면에 대비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이날 “단일화만 하면 무조건 이긴다는 단일화 필승론은 경계해야 한다.”면서 “국민이 단일화 과정을 만들어 주면 그 과정에서는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 저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문 후보 측을 압박했다. 금태섭 캠프 상황실장은 만약 단일화 과정이 마련된다면 방법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 실장은 이날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국민의 열망을 실현하려면 저희나 민주당은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드려야 하고 그러다 보면 어떤 방식으로든 길이 나오리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향후 안 후보의 단일화 등 정치적 선택에 대해 “가장 적절한 시기에 국민의 뜻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며 “여러 경로를 통해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정치를 보여 주기 위해 양측이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 측이 극구 꺼리던 단일화 논의의 빗장이 풀리는 양상이다. 문 후보 측도 야권 단일화를 쉴 새 없이 압박하던 태도를 바꾸었다. 유권자들 사이에 단일화에 따란 피로감이 누적되고, 문 후보 측이 초조감을 드러내는 것처럼 비쳐지기 때문인 것 같다. 안 후보 측도 단일화 논의에 대한 거부감을 접고 단일화 의지를 동시다발로 확인했다. 문·안 후보 측의 단일화 논의가 탐색전 차원을 넘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강금실 “민주당내 단일화 낙관론 걱정”

    강금실 “민주당내 단일화 낙관론 걱정”

    강금실 전 참여정부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의 방법으로 제시한 ‘안철수 입당론’과 관련해 “(민주당 내에) 단일화를 하면 이길 수 있다는 낙관주의가 너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강 전 장관은 1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단일화 얘기가 너무 먼저 나온다. 단일화만 하면 이길 수 있다고 하는 건 빠른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강 전 장관은 “안 후보가 출마 선언에서 제시한 정당혁신과 국민동의의 두 가지 조건은 정치쇄신만 하면 단일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이에 민주당이 정치쇄신 과정 없이 입당을 먼저 말한 것은 올바른 방향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누리당을 이긴다는 것은 야권에게 언제나 어려운 싸움이었다.”면서 “정치쇄신에 관해서는 많은 얘기가 나왔다. 국민이 어떤 정치를 원하느냐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인다면 얼마든지 방안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민주당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 전 장관은 2006년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 이후 정치권과 거리를 두다가 이달 초 ‘생명의 정치-변화의 시대에 여성을 다시 묻는다’라는 제목의 정치 에세이를 출간하며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김대중·노무현·이명박 공통점 알고보니

    김대중·노무현·이명박 공통점 알고보니

    ‘대한민국 고졸 신화’를 낳았던 실업계고 세대(1980년 이전 입학자)들이 재계와 정치권 등의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상업고나 공업고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서야 했던 고졸 엘리트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과 추진력, 근성 등을 무기 삼아 한 시대를 주름잡았다. 학력에 관계없이 능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세대지만 어느덧 주류 무대에서 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고졸신화의 몰락을 논하기는 이르다. 젊은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졸업생들이 선배들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만 해도 특성화고 학생 10명 중 1~2명 정도만 가까스로 직장을 구했지만 올해는 졸업자 중 40%가 취업했다. 고졸 특유의 근성에 더해 직무 전문성과 사명감 등 ‘플러스 알파’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특성화고 세대가 선배들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학교와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그 가능성을 내다봤다. 대선판을 주름잡던 ‘상고 출신’ 후보들이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판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대선 후보 ‘빅3’인 박근혜(60·서울 성심여고-서강대 졸) 새누리당 후보를 비롯해 문재인(부산 경남고-경희대 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부산고-서울대 졸) 무소속 후보 등은 모두 명문 인문계고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앞선 대선에서는 고(故) 김대중(목포상고)·고 노무현(부산상고) 전 대통령, 이명박(동지상고) 대통령이 3차례나 연속해 상고 출신으로 청와대의 주인이 됐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실업계고 인재의 중흥기가 저물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고생 깨나 해봤을 것 같은 상고 출신이라는 배경은 유권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실업계고 출신 중 대선에 출마할 만한 엘리트 정치인이 줄어든 것이 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상고 출신의 진출이 활발했던 금융계에서는 고졸 인재의 퇴장이 좀 더 빨리 감지됐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우리·하나·KB·신한 금융)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고 출신은 2010년 말 불명예 퇴임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마지막이었다. ‘은행의 꽃’으로 불리는 지점장은 1980년대 상고 출신 비율이 80%대였으나 올해에는 49.3%로 처음 과반이 무너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상고 출신 신입사원이 급격히 줄었고 1997년 IMF위기 때 고졸 사원이 대거 명예퇴직한데다 1980년 이전 입사자들은 퇴직하고 있어 고졸 임원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업계고 시대의 종언, 그 단초는 1980년대 초 대입 정원 자율화 조치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대까지 학생운동 통제, 대학 과열화 방지 등을 위해 엄격히 제한했던 대입 정원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2배 이상 늘어났다. 정권의 민심 달래기용이었다.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1980년대 재수생 폭증 등으로 사회적 불만이 쌓이자 정원을 늘렸고 대학에 쉽게 갈 수 있게 되니 실업계고로 눈을 돌리는 인재들이 줄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1980년대 눈부신 성장을 보여 배주린 인재들이 줄어든 것도 상고 몰락을 낳은 원인이었다. ‘생계형 실업계고 진학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공부 잘하는 인재들은 모조리 대학으로 향했다. 1990년대 대학 인·허가가 쉬워지면서 대학 수가 급증했고, 고교생의 대학진학률은 80%를 넘어섰다. 이후 직업 교육을 위한 실업계고는 ‘공부 못하는 20%가 가는 학교’로 전락했다. 실업계가 암흑기에 접어들자 ‘인문계고’로 간판을 바꿔 거는 명문 상고들도 늘어났다. 노 전 대통령과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 등을 배출한 부산상고가 대표적이다. 이 학교는 2004년 인문계고로 전환하면서 이름을 ‘개성고’로 바꿨다. 노상만(63) 개성고 총동창회 역사관장은 “1980년대 초반 입학생까지만 해도 전교에서 1, 2등 해야 진학할 수 있는 학교였다. 가난해서 상고에 왔을 뿐 부산고, 경남고 같은 인문계 학생들보다 능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990년 이후 인문계로 전환하기 전까지 15년간 동문들의 경우 사회에서 기반이 약해 앞 기수들이 멘토가 돼 살펴주고 있다.”고 말했다. 끝 모르고 추락하던 실업계고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의 추락에서 기인한다. 2010년 고졸자 10명 중 8명이 대학에 가는 등 학력 과잉 현상이 더없이 심각해졌다. 하지만 경제사정 악화로 대졸자 실업난은 가중됐다. 이에 정부는 고졸 취업자 육성을 돌파구로 삼고 2010년 기존 실업계 고등학교는 ‘특성화고’로 이름을 바꾸고 마이스터고 28개를 개교했다. 이후 장학금 및 취업지원 정책 등을 통해 고졸 취업을 집중적으로 돕자 효과는 나타났다. 2008년 4월 19.0%에 불과했던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해마다 급증해 올해 초 41.8%까지 치솟았다. 변정현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진학 대신 취업해 꿈을 빨리 이루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상 내년 초 취업률은 60.0%를 넘어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이 취업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때문만으로는 볼 수 없다. 산업 현장 관계자들은 대졸 사원과는 구분되는 특유의 ‘생존 본능’이 있다고 칭찬한다. 가장 큰 강점은 직무 전문성이다. 김선태 직업능력개발원 평생직업교육연구실장은 “일하고 싶은 분야를 일찌감치 정한 특성화고 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현장에서 자동차 부품 제작, 회계 등 직무 관련 기술을 익히기 때문에 취업 뒤 일선에 배치될 때 적응기간이 매우 짧다.”고 말했다. 직무 만족도가 높아 회사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다. 조직에 대한 불평을 줄이고 겸손하게 노력하는 점도 이들의 장점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고졸 구직자들에게 은행 같은 기업이면 ‘신의 직장’이다. 입사 후 대졸 사원과 비교해볼 때 의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사무실에서 늘 밝고 긍정적으로 일하는데 상사가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직 내 학연이 뚜렷이 없는 고졸 취업자에게 ‘성긴 인맥’은 아킬레스건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온라인 인맥’이 전통적인 인간관계를 보완해 주고 있다고 한다. 김 실장은 “특성화고 출신 아이들은 회사에 동문 선배가 몇 명 있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친구와 선배들을 사귀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도움 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조직에 안착한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들이 CEO 등 기업의 최고 자리에 올라 옛 상고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모인다. 현장에서는 가능성을 50대50으로 본다. 변 연구원은 “고졸 취업자 중 가능성 있는 인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분명해 삼성, SPC 등이 사내 대학을 설립하는 등 취업 후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마이스터고 졸업생들도 기회만 준다면 충분히 경영자로 클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다. 교과부 관계자도 “특성화고 학생의 40%가량이 차상위계층으로 조사됐는데 예전처럼 우수 인재가 경제형편 때문에 취업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능력을 기반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공고 교사는 “1960~70년대에는 대졸자가 많지 않아 고등학교만 나와도 기업 내에서 충분히 경쟁해볼 수 있었다.”면서 “특성화고 취업이 늘고 있다고는 해도 예전과 같은 전성기를 다시 구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고졸신화 대통령 배출 상고 저물고 뒤를 이어선

    ‘고졸신화 대통령 배출 상고 저물고 뒤를 이어선

    ‘대한민국 고졸 신화’를 낳았던 실업계고 세대(1980년 이전 입학자)들이 재계와 정치권 등의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상업고나 공업고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서야 했던 고졸 엘리트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과 추진력, 근성 등을 무기 삼아 한 시대를 주름잡았다. 학력에 관계없이 능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세대지만 어느덧 주류 무대에서 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고졸신화의 몰락을 논하기는 이르다. 젊은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졸업생들이 선배들의 배턴을 이어받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만 해도 특성화고 학생 10명 중 1~2명 정도만 가까스로 직장을 구했지만 올해는 졸업자 중 40%가 취업했다. 고졸 특유의 근성에 더해 직무 전문성과 사명감 등 ‘플러스 알파’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특성화고 세대가 선배들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학교와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그 가능성을 내다봤다. 대선판을 주름잡던 ‘상고 출신’ 후보들이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판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대선 후보 ‘빅3’인 박근혜(60·서울 성심여고-서강대 졸) 새누리당 후보를 비롯해 문재인(부산 경남고-경희대 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부산고-서울대 졸) 무소속 후보 등은 모두 명문 인문계고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앞선 대선에서는 고(故) 김대중(목포상고), 고 노무현(부산상고) 전 대통령, 이명박(동지상고) 대통령은 3차례나 연속해 상고 출신으로 청와대의 주인이 됐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실업계고 인재의 중흥기가 저물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고생 깨나 해봤을 것 같은 상고 출신이라는 배경은 유권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실업계고 출신 중 대선에 출마할 만한 엘리트 정치인이 줄어든 것이 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상고 출신의 진출이 활발했던 금융계에서는 고졸 인재의 퇴장이 좀 더 빨리 감지됐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우리·하나·KB·신한 금융)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고 출신은 2010년 말 불명예 퇴임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마지막이었다. ‘은행의 꽃’으로 불리는 지점장은 1980년대 상고 출신 비율이 80%대였으나 올해에는 49.3%로 처음 과반이 무너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상고 출신 신입사원이 급격히 줄었고 1997년 IMF위기 때 고졸 사원이 대거 명예퇴직한데다 1980년 이전 입사자들은 퇴직하고 있어 고졸 임원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업계고 시대의 종언, 그 단초는 1980년대 초 대입 정원 자율화 조치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대까지 학생운동 통제, 대학 과열화 방지 등을 위해 엄격히 제한했던 대입 정원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2배 이상 늘어났다. 정권의 민심 달래기용이였다.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1980년대 재수생 폭증 등으로 사회적 불만이 쌓이자 정원을 늘렸고 대학에 쉽게 갈 수 있게 되니 실업계고로 눈을 돌리는 인재들이 줄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1980년대 눈부신 성장을 보여 배주린 인재들이 줄어든 것도 상고 몰락을 낳은 원인이었다. ‘생계형 실업계고 진학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공부 잘하는 인재들은 모조리 대학으로 향했다. 1990년대 대학 인·허가가 쉬워지면서 대학 수가 급증했고, 고교생의 대학진학률은 80%를 넘어섰다. 이후 직업 교육을 위한 실업계고는 ‘공부 못하는 20%가 가는 학교’로 전락했다. 실업계가 암흑기에 접어들자 ‘인문계고’로 간판을 바꿔 거는 명문 상고들도 늘어났다. 노 전 대통령과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 등을 배출한 부산상고가 대표적이다. 이 학교는 2004년 인문계고로 전환하면서 이름을 ‘개성고’로 바꿨다. 노상만(63) 개성고 총동창회 역사관장은 “1980년대 초반 입학생까지만 해도 전교에서 1, 2등 해야 진학할 수 있는 학교였다. 가난해서 상고에 왔을 뿐 부산고, 경남고 같은 인문계 학생들보다 능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990년 이후 인문계로 전환하기 전까지 15년간 동문들의 경우 사회에서 기반이 약해 앞 기수들이 멘토가 돼 살펴주고 있다.”고 말했다. 끝 모르고 추락하던 실업계고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의 추락에서 기인한다. 2010년 고졸자 10명 중 8명이 대학에 가는 등 학력 과잉 현상이 더없이 심각해졌다. 하지만 경제사정 악화로 대졸자 실업난은 가중됐다. 이에 정부는 고졸 취업자 육성을 돌파구로 삼고 2010년 기존 실업계 고등학교는 ‘특성화고’로 이름을 바꾸고 마이스터고 28개를 개교했다. 이후 장학금 및 취업지원 정책 등을 통해 고졸 취업을 집중적으로 돕자 효과는 나타났다. 2008년 4월 19.0%에 불과했던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해마다 급증해 올해 초 41.8%까지 치솟았다. 변정현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진학 대신 취업해 꿈을 빨리 이루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상 내년 초 취업률은 60.0%를 넘어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이 취업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때문만으로는 볼 수 없다. 산업 현장 관계자들은 대졸 사원과는 구분되는 특유의 ‘생존 본능’이 있다고 칭찬한다. 가장 큰 강점은 직무 전문성이다. 김선태 직업능력개발원 평생직업교육연구실장은 “일하고 싶은 분야를 일찌감치 정한 특성화고 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현장에서 자동차 부품 제작, 회계 등 직무 관련 기술을 익히기 때문에 취업 뒤 일선에 배치될 때 적응기간이 매우 짧다.”고 말했다. 직무 만족도가 높아 회사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다. 조직에 대한 불평을 줄이고 겸손하게 노력하는 점도 이들의 장점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고졸 구직자들에게 은행 같은 기업이면 ‘신의 직장’이다. 입사하면 대졸 사원과 비교해볼 때 의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사무실에서 늘 밝고 긍정적으로 일하는데 상사가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직 내 학연이 뚜렷이 없는 고졸 취업자에게 ‘성긴 인맥’은 아킬레스건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온라인 인맥’이 전통적인 인간관계를 보완해 주고 있다고 한다. 김 실장은 “특성화고 출신 아이들은 회사에 동문 선배가 몇 명 있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친구와 선배들을 사귀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도움 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조직에 안착한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들이 CEO 등 기업의 최고 자리에 올라 옛 상고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모인다. 현장에서는 가능성을 50대50으로 본다. 변 연구원은 “고졸 취업자 중 가능성 있는 인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분명해 삼성, SPC 등이 사내 대학을 설립하는 등 취업 후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마이스터고 졸업생들도 기회만 준다면 충분히 경영자로 클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다. 교과부 관계자도 “특성화고 학생의 40%가량이 차상위계층으로 조사됐는데 예전처럼 우수 인재가 경제형편 때문에 취업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능력을 기반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공고 교사는 “1960~70년대에는 대졸자가 많지 않아 고등학교만 나와도 기업 내에서 충분히 경쟁해볼 수 있었다.”면서 “특성화고 취업이 늘고 있다고는 해도 예전과 같은 전성기를 다시 구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Weekend inside] 특성화고가 일어선다

    [Weekend inside] 특성화고가 일어선다

    ‘대한민국 고졸 신화’를 낳았던 실업계고 세대(1980년 이전 입학자)들이 재계와 정치권 등의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상업고나 공업고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서야 했던 고졸 엘리트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과 추진력, 근성 등을 무기 삼아 한 시대를 주름잡았다. 학력에 관계없이 능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세대지만 어느덧 주류 무대에서 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고졸신화의 몰락을 논하기는 이르다. 젊은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졸업생들이 선배들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만 해도 특성화고 학생 10명 중 1~2명 정도만 가까스로 직장을 구했지만 올해는 졸업자 중 40%가 취업했다. 고졸 특유의 근성에 더해 직무 전문성과 사명감 등 ‘플러스 알파’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특성화고 세대가 선배들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학교와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그 가능성을 내다봤다. 대선판을 주름잡던 ‘상고 출신’ 후보들이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판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대선 후보 ‘빅3’인 박근혜(60·서울 성심여고-서강대 졸) 새누리당 후보를 비롯해 문재인(부산 경남고-경희대 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부산고-서울대 졸) 무소속 후보 등은 모두 명문 인문계고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앞선 대선에서는 고(故) 김대중(목포상고)·고 노무현(부산상고) 전 대통령, 이명박(동지상고) 대통령이 3차례나 연속해 상고 출신으로 청와대의 주인이 됐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실업계고 인재의 중흥기가 저물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고생 깨나 해봤을 것 같은 상고 출신이라는 배경은 유권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실업계고 출신 중 대선에 출마할 만한 엘리트 정치인이 줄어든 것이 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상고 출신의 진출이 활발했던 금융계에서는 고졸 인재의 퇴장이 좀 더 빨리 감지됐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우리·하나·KB·신한 금융)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고 출신은 2010년 말 불명예 퇴임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마지막이었다. ‘은행의 꽃’으로 불리는 지점장은 1980년대 상고 출신 비율이 80%대였으나 올해에는 49.3%로 처음 과반이 무너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상고 출신 신입사원이 급격히 줄었고 1997년 IMF위기 때 고졸 사원이 대거 명예퇴직한데다 1980년 이전 입사자들은 퇴직하고 있어 고졸 임원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업계고 시대의 종언, 그 단초는 1980년대 초 대입 정원 자율화 조치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대까지 학생운동 통제, 대학 과열화 방지 등을 위해 엄격히 제한했던 대입 정원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2배 이상 늘어났다. 정권의 민심 달래기용이었다.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1980년대 재수생 폭증 등으로 사회적 불만이 쌓이자 정원을 늘렸고 대학에 쉽게 갈 수 있게 되니 실업계고로 눈을 돌리는 인재들이 줄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1980년대 눈부신 성장을 보여 배주린 인재들이 줄어든 것도 상고 몰락을 낳은 원인이었다. ‘생계형 실업계고 진학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공부 잘하는 인재들은 모조리 대학으로 향했다. 1990년대 대학 인·허가가 쉬워지면서 대학 수가 급증했고, 고교생의 대학진학률은 80%를 넘어섰다. 이후 직업 교육을 위한 실업계고는 ‘공부 못하는 20%가 가는 학교’로 전락했다. 실업계가 암흑기에 접어들자 ‘인문계고’로 간판을 바꿔 거는 명문 상고들도 늘어났다. 노 전 대통령과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 등을 배출한 부산상고가 대표적이다. 이 학교는 2004년 인문계고로 전환하면서 이름을 ‘개성고’로 바꿨다. 노상만(63) 개성고 총동창회 역사관장은 “1980년대 초반 입학생까지만 해도 전교에서 1, 2등 해야 진학할 수 있는 학교였다. 가난해서 상고에 왔을 뿐 부산고, 경남고 같은 인문계 학생들보다 능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990년 이후 인문계로 전환하기 전까지 15년간 동문들의 경우 사회에서 기반이 약해 앞 기수들이 멘토가 돼 살펴주고 있다.”고 말했다. 끝 모르고 추락하던 실업계고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의 추락에서 기인한다. 2010년 고졸자 10명 중 8명이 대학에 가는 등 학력 과잉 현상이 더없이 심각해졌다. 하지만 경제사정 악화로 대졸자 실업난은 가중됐다. 이에 정부는 고졸 취업자 육성을 돌파구로 삼고 2010년 기존 실업계 고등학교는 ‘특성화고’로 이름을 바꾸고 마이스터고 28개를 개교했다. 이후 장학금 및 취업지원 정책 등을 통해 고졸 취업을 집중적으로 돕자 효과는 나타났다. 2008년 4월 19.0%에 불과했던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해마다 급증해 올해 초 41.8%까지 치솟았다. 변정현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진학 대신 취업해 꿈을 빨리 이루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상 내년 초 취업률은 60.0%를 넘어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이 취업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때문만으로는 볼 수 없다. 산업 현장 관계자들은 대졸 사원과는 구분되는 특유의 ‘생존 본능’이 있다고 칭찬한다. 가장 큰 강점은 직무 전문성이다. 김선태 직업능력개발원 평생직업교육연구실장은 “일하고 싶은 분야를 일찌감치 정한 특성화고 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현장에서 자동차 부품 제작, 회계 등 직무 관련 기술을 익히기 때문에 취업 뒤 일선에 배치될 때 적응기간이 매우 짧다.”고 말했다. 직무 만족도가 높아 회사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다. 조직에 대한 불평을 줄이고 겸손하게 노력하는 점도 이들의 장점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고졸 구직자들에게 은행 같은 기업이면 ‘신의 직장’이다. 입사 후 대졸 사원과 비교해볼 때 의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사무실에서 늘 밝고 긍정적으로 일하는데 상사가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직 내 학연이 뚜렷이 없는 고졸 취업자에게 ‘성긴 인맥’은 아킬레스건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온라인 인맥’이 전통적인 인간관계를 보완해 주고 있다고 한다. 김 실장은 “특성화고 출신 아이들은 회사에 동문 선배가 몇 명 있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친구와 선배들을 사귀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도움 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조직에 안착한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들이 CEO 등 기업의 최고 자리에 올라 옛 상고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모인다. 현장에서는 가능성을 50대50으로 본다. 변 연구원은 “고졸 취업자 중 가능성 있는 인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분명해 삼성, SPC 등이 사내 대학을 설립하는 등 취업 후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마이스터고 졸업생들도 기회만 준다면 충분히 경영자로 클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다. 교과부 관계자도 “특성화고 학생의 40%가량이 차상위계층으로 조사됐는데 예전처럼 우수 인재가 경제형편 때문에 취업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능력을 기반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공고 교사는 “1960~70년대에는 대졸자가 많지 않아 고등학교만 나와도 기업 내에서 충분히 경쟁해볼 수 있었다.”면서 “특성화고 취업이 늘고 있다고는 해도 예전과 같은 전성기를 다시 구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IMF 총재 “中·日 영토분쟁 경제 악영향”

    세계 경제기구 수장들이 한·중·일 3국의 영토분쟁에 대해 관심과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영토 갈등이 세계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경고했다고 3일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일본의 센카쿠열도 국유화 조치로 중·일 갈등이 고조된 이후 라가르드 총재가 양국의 영토분쟁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오는 9일 도쿄에서 개최되는 IMF·세계은행 연차 총회를 앞두고 전날 워싱턴에서 일본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중·일 양국은 세계경제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영토 문제로 중국과 일본이 분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두 나라도 이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세계경제는 두 나라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이웃 국가들이 공존하려면 어느 정도의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또 중국 국영은행 대표단이 도쿄에서 열리는 연차 총회에 잇따라 불참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내가 아는 한 연락을 받지 않았다.”면서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4대 시중은행인 중국·농업·건설·공상은행이 다음 주 연차 총회 행사에 전원 불참하거나 도쿄지점 관계자를 대신 보내도록 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불참 선언이 일본과의 영토분쟁에 따른 일종의 보이콧 성격이라고 보고 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영유권 분쟁과 관련, 3국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슬기롭게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론을 피력했다. 연차 총회 참석차 전날 도쿄를 방문한 김 총재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독도·센카쿠 문제와 관련, “3국 지도자들이 난제를 해결할 방도를 찾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아시아계 미국인 처지에서 보면 한국과 중국, 일본을 분리하려는 원심력보다 함께 묶어 주는 구심력이 훨씬 강해 보인다.”고 밝혔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대선주자 3인의 추석이후 전략] 朴, 일자리 공약 등 정책 승부

    [대선주자 3인의 추석이후 전략] 朴, 일자리 공약 등 정책 승부

    연말 대선의 1차 분수령인 징검다리 추석 연휴가 끝나가고 있다. 추석 민심이 대선까지 큰 흐름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각 후보는 추석 여론을 어떻게 정책과 정치 행보에 반영시키느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후보별 주안점과 전략을 살펴본다. “더 이상 대세론이나 낙관론은 없었다.” 2일 새누리당의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추석 민생 및 선거준비상황 점검회의’에 전달된 추석 민심은 “어렵다.”는 것이었다. 추석 연휴 직후 박근혜 대선 후보가 직접 주재한 회의에서 중앙선대위 관계자들은 박 후보에게 녹록지 않은 민심을 전달했다. “하우스푸어 대책 이후 새로운 정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발표하고 당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정우택 최고위원), “부산도 녹록지 않다. 걱정의 목소리가 많다. ”(유기준 최고위원) 등의 우려가 쏟아졌다. 지역별 민심을 경청한 박 후보는 “심기일전 초심으로 다시 시작하자. 다른 당도 우리만큼 준비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선대위가 구성됐으니 활발하게 각자 능력에 따라 열심히 뛰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는 특히 ‘유기적’이란 단어를 여러 차례 써 가며 당의 각 조직들이 원할하게 소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박 후보로서는 우선 중앙선대위 인선의 1차 마무리가 추석 이후 주요 과제다.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앞서 조직과 내부 역량을 결집하는 의미도 있고 ‘국민대통합’을 외형적으로 드러내는 효과가 있다. 추석 이전까지 선대위원장급 외부 인사 영입 작업이 순조롭지 못했지만 금명간 1차 마무리를 짓겠다는 게 캠프의 계획이다. 박 후보는 ‘정책 행보’의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캠프의 한 인사는 “이번 대선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야권의 다른 두 후보에 비해 박 후보는 ‘검증’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 아니냐.”면서 “야권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 국면이 진행되는 동안 ‘정책’으로 우위를 다져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후보는 곧 ‘일자리 공약’을 내놓을 전망이다. 박 후보 측은 일자리 문제를 이번 대선 핵심 이슈의 하나로 보는 만큼 앞서 주택 정책을 발표했을 때처럼 후보가 직접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지운·허백윤기자 jj@seoul.co.kr
  • 균형재정에 무게…SOC ‘팍팍’ 일자리 ‘인색’

    균형재정에 무게…SOC ‘팍팍’ 일자리 ‘인색’

    25일 정부가 발표한 내년 나라살림의 두 가지 키워드는 ‘균형 재정’과 ‘경제 활성화’다. 경기를 살리면서도 재정 건전성을 지키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경기 부양보다는 균형 재정 쪽으로 좀 더 기울어져 있다. 국내외 경기 하강세를 감안할 때 적자 규모가 다소 커지더라도 재정이 좀 더 경기를 떠받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내년 총수입을 올해보다 8.6% 증가한 373조 1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에 근거해 총지출을 올해보다 5.3% 증가한 342조 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총수입 증가율은 올해(9.3%)보다 낮지만 총지출 증가율은 같다. 정부가 직접 돈을 빌려주지 않고 이자를 지원해 주는 방식(이차보전)을 적용하면 실질적인 지출 증가율은 7.3%로 올라간다. 이렇게 되면 나라살림의 실질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인 재정수지(지출을 뺀 정부수입에서 사회보험료 등을 뺀 수지)는 내년에 4조 8000억원 적자에 그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0.3% 수준이다. 지난해 세운 ‘2011~2015 재정운용계획’의 2000억원 흑자보다는 후퇴했지만 올해(-1.1% 전망)보다는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다. 유럽연합(EU) 등에서는 재정수지 비율이 GDP 대비 ±0.3%이면 ‘균형’으로 본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올해 전망치(34.0%)보다 개선된 33.2%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은 “균형 재정을 포기하면서까지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경기 활성화를 첫 번째, 균형 재정을 두 번째, 일자리를 세 번째 목표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정부가 향후 경기에 대해 과도한 낙관론에 빠진 것 같다.”면서 “올해보다 내년 경기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상당한 만큼 재정수지를 -1%까지 늘리더라도 좀 더 적극적인 지출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재정 투입을 통해 경기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우려다. 분야별로는 보건·복지·노동 분야가 올해보다 4.8% 늘어난 97조 1000억원으로 100조원에 육박했다. ▲교육 49조 1000억원(7.9%) ▲일반공공행정 57조 3000억원(4.0%) ▲사회간접자본(SOC) 23조 9000억원(3.6%) ▲연구개발(R&D) 16조 9000억원(5.3%) 등도 대부분 증액됐다. 재정 지원 일자리를 올해보다 2만 5000개 많은 58만 9000개 만들고, 청년 친화적 일자리 10만개를 만드는 데는 10조 8000억원을 투입한다. 저임금 근로자에 대한 국민연금·고용보험료 지원 대상을 월 평균임금 125만원에서 130만원 이하로 확대, 해당 예산을 2654억원에서 4797억원으로 늘렸다. 주거비 부담을 덜고자 전세자금과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도 총 4조원 증액했다. 독도 등 영토주권 수호와 국제법을 통한 국익 증진에도 54억원을 편성했다. SOC 예산이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점도 눈에 띈다. 표면적으로는 23조 9000억원이 책정돼 올해(23조 1000억원)보다 3.6% 상승한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책정치가 전년보다 5.5% 뒷걸음질쳤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증가율은 9.1%나 된다. 4대강 사업이 올해로 끝나면서 당초 재정부는 국토해양부에 19조 9000억원만 SOC에 배정하겠다고 통보했으나 실제 예산안에는 3조 2000억원이 더 늘었다. 4대강 등 하천(1744억원), 고속철도(2800억원), 도로(9100억원) 등 일부 대형 토목회사에 과실이 돌아가는 사업 중심으로 예산이 늘었다. 4대강 유지보수비로는 올해 1997억원보다 많은 2013억원을 편성했다. 4대강이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는 시민단체 등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건설·토목의 경우 일자리 창출 능력이 서비스업보다 떨어진다. 재정부 측은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SOC 예산 증액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일자리 예산은 올해보다 9000억원 늘어난 8.6% 증가율을 나타냈다. 총지출 증가율(5.3%)보다 높지만 전체 예산 증가분(30조 6000억원)의 3%도 안 된다. 직접 일자리 창출 예산은 2조 5081억원에서 2조 6722억원으로 고작 1641억원(6.5%) 늘었다.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일자리를 2만 5000개 확충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면서 “향후 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자영업자의 사업 실패를 줄일 수 있는 금융 지원이나 소상공인 정책금융 등의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두걸·김양진기자 douzirl@seoul.co.kr
  • “유럽 K팝 열풍은 한국 아닌 팝에 대한 관심… 김기덕 ‘피에타’ 보고 싶어”

    “유럽 K팝 열풍은 한국 아닌 팝에 대한 관심… 김기덕 ‘피에타’ 보고 싶어”

    프랑스 출신인 세계적 석학 기 소르망(68)은 14일 신간 ‘어느 낙관론자의 일기’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서울 중구 프랑스문화원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류 열풍에 대해 뼈아픈 조언을 내놨다. ‘지한파’ 철학자인 소르망은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전반에 K팝 열풍이 불고 있지만 정작 유럽인은 한국 문화에 대해선 거의 무관심하다.”면서 “K팝 가수가 한국 문화를 유통한다기보다 유행하는 팝 음악을 전파하는 그룹으로만 받아들여진다.”고 전했다. 소르망은 “한국 정부가 지원해야 할 분야는 오히려 순수 예술 분야”라면서 “경복궁의 아름다움 같은 걸 널리 알려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한국의 문명과 문화를 일본처럼 체계적인 문화 홍보 정책을 마련해서 홍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후 ‘한국영화의 세계화 전략’을 주제로 김동호 부산 국제영화제 명예위원장과 대담하는 자리에서 “‘왕의 남자’ 같은 한국 상업영화가 프랑스에서 상영되면 큰 인기를 얻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임권택·홍상수·김기덕 감독의 작품들이 프랑스 예술영화관에서 20만~30만 관객을 모으는 성공을 거뒀지만 상업영화로 대규모로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 아직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소르망은 현재 한국 영화 중에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를 보고 싶다고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2250까지 무리없다” “美 4분기 ‘재정절벽’ 우려”

    코스피가 2000선을 재돌파하면서 향후 주가 움직임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면서 2250까지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과 펀더멘털(경제의 기초체력) 자체가 좋아진 것은 아닌 만큼 추가 상승에 제약을 받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교차한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말쯤 코스피 지수가 2100을 찍고 4분기 중에 2250선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센터장은 “미국이 경기를 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국내 증시의 급등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린 만큼 외국인들은 안전성과 성장 프리미엄이 담보되는 한국 증시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92%(56.89포인트)나 급등했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지난해 유럽중앙은행(ECB)의 깜짝 선물(대대적인 유동성 공급 발표)이 있었던 12월 21일 3.09%(55.35포인트) 이후 최대다. 반면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와 국가신용등급 상승은 분명히 호재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2000대 초반에서 횡보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4분기 말에 미국의 ‘재정 절벽’(재정지출의 급격한 감소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우려가 커질 수 있고 중국 경기 하강도 심상치 않아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기 소르망, 자본주의 ‘위대함’을 변주하다

    기 소르망, 자본주의 ‘위대함’을 변주하다

    ‘자유민주주의자’인 프랑스의 세계적 석학 기 소르망(68) 파리정치대학 교수가 최근 펴낸 신간 ‘어느 낙관론자의 일기-세계화연대기Ⅱ 2009~2012’(문학세계사 펴냄)는 ‘세계는 평평하다.’는 이론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책이다. ●만인의 행복 추구는 순진한 자유주의 이 책은 ‘경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는 기 소르망의 명제이자 저서명을 통해 자본주의의 위대함을 지겹도록 다양하게 변주했다. 그는 “사회적 혜택과 경제적 자유를 모두 누리며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순진한 자유주의거나 이념적 허구”라면서 “경제는 결국 두 개의 나쁜 것 중에 덜 나쁜 것을 가려내는 선택의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이를테면 기후온난화에 대해 지구는 생각만큼 더워지지 않았다면서, 온난화를 주장해 위기를 강조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성과를 무위로 돌리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또한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반대를 반대한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옹호한다. 때문에 ‘유럽 지식인들은 대충 좌파가 아니냐.’는 인식이 기 소르망에서는 확 깨져버린다. 기 소르망이 한국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상품과 문화를 동시에 수출한 나라는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그리고 한국뿐이다.”라고 주장하는 등 한국에 매우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상품·문화 동시수출 드문 나라 그의 한국 사랑은 동양에 대한 그의 편견을 고려할 때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는 아시아가 패권을 쥐는 시대가 올 것이냐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면서도, 동양의 경제성장과 평화는 모두 서방의 체제가 지켜주고 있다는 말을 서슴없이 대놓고 한다(42쪽). 그러나 그의 책을 쭉 따라 읽다 보면 한국에 대한 그의 남다른 애정은 한국이 유교문화의 전통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또한 문화적인 역량까지 갖춘 드문 나라라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탈식민지화를 하면서 민족주의와 독재로 망가진 ‘동양’을 생각할 때 참으로 신기하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사법 권력이 정치나 행정에 비해 우위를 차지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54쪽),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이슬람 사회에 대한 과거사 분석(237~256쪽) 등은 한국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MB 日王발언, 日민족주의 자극… 독도문제 등 다자외교로 풀어야”

    “MB 日王발언, 日민족주의 자극… 독도문제 등 다자외교로 풀어야”

    한국인 최초로 일본 도쿄대 교수에 임용된 강상중 교수는 지난 18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日王) 사과 요구 발언 뒤의 일본 사회 분위기에 대해 “80년 전 군국주의 대두 때와 유사한 고립감, 불안감, 공포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일교포 2세인 강 교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3주기인 이날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에서 사단법인 행동하는 양심이 주최한 ‘일본정치, 동아시아 평화, 탈핵’이라는 특강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역사적으로 낙관론이 갑자기 비관론으로 바뀐 적이 있다. 지금 양국 관계가 안 좋은데 시민사회가 안정적 관계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교수는 “일본에 평화 낙관론이 퍼져 있던 1919년 한국 3·1운동과 중국 5·4운동 등 동북아 민족주의가 확산되면서 일본 사회에 불안이 일었고, 간토대지진과 농민 소요까지 터져 불안이 확산됐다.”면서 “대공황 등을 거쳐 군국주의가 득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가 반복되는 것은 아니지만 낙관하면 안 된다.”고 경각심을 촉구했다. 그는 “물론 한·일 관계가 당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한국의 국력이 커졌고, 한국과 일본, 중국 3국의 민간 차원 풀뿌리 교류가 활발해졌다.”면서 “그럼에도 일본 사회에 깊은 불안이 퍼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3·11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깊은 그늘이 드리워진 상황에서 한국과의 독도 분쟁에다 중국 및 러시아와의 영토분쟁, 미국과의 오키나와기지 논란 등이 겹쳐 “외부의 압박을 받는다는 피해의식과 고립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의 파워 엘리트 그룹 중에서도 안전 보장에 대한 불안감이 깊어지는 사람이 늘고 있다.”면서 정치적으로는 해마다 총리가 바뀌는 등 독일 나치정권 출범 전 바이마르공화국과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일본 국민의 불안감 증가를 토양으로 강경 민족주의자인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총리가 되려고 하고 있으며 “평화헌법 개정은 물론 총리권력을 대통령과 유사하게 강화, 강력한 민족주의 정책으로 ‘강한 일본’을 지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선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국제사회에 ‘한·일 간에 영토문제가 있다’고 비치게 한 전략적 실수라고 본다.”면서 “일왕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자유주의자와 좌파들조차 반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일본군 위안부나 영토 분쟁 등의 문제에 있어 양국 간 해결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한·미·일·중·러·북) 회담 등 다국 간 외교를 통해 동북아시아의 긴장 완화를 위한 실마리를 찾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일 통화스와프와 관련, “단지 두 나라 간 문제가 아니고 아시아 경제위기를 막아주는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동남아국가연합과 한국·중국·일본 등이 역내 외환위기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체결한 통화교환협정)의 틀이 허물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낙관론을 경계하고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뉴스&분석] 서울 수돗물 먹어도 되나

    [뉴스&분석] 서울 수돗물 먹어도 되나

    9일 오후 한강 조류주의보를 발령한 서울시는 수돗물을 끓여 먹으면 아무 지장이 없다며 시민 불안감 씻기에 나섰다. 지난 1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취수장 검사를 한 결과 클로로필-a와 남조류 세포 수가 기준을 초과했으나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서울시의 공식 설명이다. 김병하 서울시 도시안전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독성 물질은 정수하면 다 제거되며 기온이 내려갈 것으로 보기 때문에 조류 경보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걱정할 필요 없다.”는 서울시의 낙관론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끓이면 냄새 유발 물질은 사라지지만 독성 자체는 남아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낙동강과 달리 고도 처리 시설이 없는 한강수계의 상황으로 미뤄 볼 때 신뢰하기 어려운 주장이라는 것이다. 녹색연합 황인철 팀장은 “현재 서울 수돗물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먹어도 안전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녹조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큰비가 내릴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악화될 개연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안전하다는 서울시의 발표에도 시민들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만큼 독성 검사를 매일 수시로 진행해 정확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3개월 된 아기를 둔 주부 김모(29·서울 성북구 정릉동)씨는 “한강에 녹조가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에 아기 먹일 물은 생수를 구입해 끓여서 사용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 이모(41·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녹조에 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얘기를 듣고 주변에서는 정수기 물도 마시지 않는다.”면서 “조류주의보가 해제될 때까지는 당분간 생수를 구입해 마실 것”이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계속되는 폭염과 한강 유역의 녹조가 확산되면서 서울 대형마트의 생수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 서울시는 정수 처리를 위해 분말 활성탄 투입을 늘렸다. 하루에 1억 7000만원어치를 사용하고 있다. 분말 활성탄의 원료는 숯이다. 숯의 기공을 아주 많게 고급화시켜 가공한 것이다.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류주의보는 두 차례 연속 측정했을 때 클로로필-a가 15㎎/㎥ 이상이면서 남조류 세포 수가 500cells/㎖ 이상일 경우 발령된다. 클로로필 농도는 지난주 12.8~27.4㎎/㎥에서 이번 주 14.3~34.2㎎/㎥로, 남조류 세포 수는 지난주 240~820cells/㎖에서 1180~4470cells/㎖로 증가했다. 한강 서울 구간에 조류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2008년 이후 4년 만이며 2000년 이후 여섯 번째다. 조현석·정현용·강병철기자 hyun68@seoul.co.kr
  • [올림픽과 나 - 이병효] 개최국, 대박이냐 쪽박이냐

    [올림픽과 나 - 이병효] 개최국, 대박이냐 쪽박이냐

    이달 초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런던올림픽을 둘러싼 거품이 꺼져들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런던으로 몰려올 것이라 기대했던 예약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나는 바람에 호텔 방값이 대폭 할인되고 일부 VIP 패키지는 반값에 나오고 있다. 또 축구를 비롯한 많은 종목의 티켓이 안 팔린 채 남아 있는데, 애초 관람권 판매율 목표가 82%였다니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런던올림픽 미국 중계권을 2년 전 밴쿠버 겨울올림픽과 함께 묶어 22억 달러를 주고 사들인 NBC 방송도 적자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의 재정적 성패는 더 두고 봐야 알 수 있지만 영미 언론들은 지나간 올림픽 역사를 되짚으며 ‘대박이냐 쪽박이냐’(Boom or Bust)는 식의 기사를 잇따라 싣고 있다. 미국 CNBC는 1976년 몬트리올대회 이래 84년 LA와 88년 서울, 92년 바르셀로나와 96년 애틀랜타, 2008년 베이징대회를 성공한 올림픽으로 꼽고, 몬트리올과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를 망한 올림픽으로 지목했다. 필자는 64년 도쿄와 88년 서울, 2008년 베이징 대회를 성공한 대회의 대표격으로 기억하고 있다. 모두 아시아 국가에서 열렸을 뿐 아니라 전폭적인 국가적 지원 아래 신흥국가가 세계무대에 본격 데뷔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1950년대 ‘일본제’(Made in Japan)는 지금의 중국제처럼 싸구려의 대명사였다. 도쿄 거리는 우리네 총알택시를 뺨치는 가미카제 택시가 누비고 있었고, 빵빵대는 클랙슨 소리로 늘 시끄러웠다. 올림픽을 거쳐 도쿄는 우리가 아는 국제적인 도시로 거듭났고 일본이란 나라를 선진국의 일원으로 우뚝 세웠다. 일본이 메이지유신을 계기로 약 120년의 대세 상승을 경험했다면 한국은 서울올림픽 이후 IMF사태를 비롯한 숱한 시련과 위기를 넘어 경제발전과 민주화에 이어 이제 남북통일을 향해 내닫고 있다.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소련·중국, 동구권과의 수교가 본격화 됐고 1987년 6·29선언을 끌어내는 배경이 돼 민주화의 촉매제 노릇을 했다. 이 대회는 국제 올림픽운동에도 큰 공헌을 했다. 68년 멕시코시티 대회가 학살과 블랙파워 경례 등으로 얼룩진 것을 시작으로 72년 뮌헨 대회는 ‘검은 9월단’의 이스라엘 선수단 테러로 상처를 입었고, 몬트리올 대회는 중앙 정부의 지원이 부족한 가운데 주경기장이 대회가 끝난 지 11년이 지나서야 완공되고 시가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80년 모스크바와 84년 LA 대회는 ‘반쪽 올림픽’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처럼 올림픽대회의 실패가 잇따른 상황에서 서울대회는 재정적 성공의 선례를 만든 것은 물론 ‘온전한 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차후 올림픽운동의 디딤돌이 됐다. 필자는 서울올림픽 당시 한 신생 신문의 기자로 취재한 경험이 있다. 멕시코시티와 몬트리올의 예를 들어 올림픽 이후 불경기가 올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여의주가 될 것’이란 장밋빛 낙관론을 삼가야 한다고 짚었는데 결과적으로 틀린 예측이 되고 말았다. 물론 이건 들어맞지 않아 ‘즐거운 오류’였지만 필자로선 균형 잡힌 사고와 정확한 방향감각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런던올림픽이 대박을 칠 것인지, 아니면 쪽박을 찰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2004년 아테네대회처럼 나라를 들어먹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란 점이다. 오히려 파리, 뉴욕, 모스크바, 마드리드 등의 경쟁도시를 물리치고 개최권을 차지한 데서 드러나듯 유럽의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경제사회적인 활력소가 되리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스포츠칼럼니스트 bbhhlee@yahoo.co.kr
  • “노벨상은 자유 향한 투쟁에 영원한 빛 던져줘”

    “노벨상은 가택연금 시절 더 이상 바깥 세상의 한 부분이 아니라 철저히 고립됐다는 생각이 들 때 내 존재감을 되찾게 해줬습니다. 미얀마의 민족 화합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도 기꺼이 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미얀마 민주화의 아이콘이자 야당 지도자 아웅산 수치(66) 여사가 16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노벨평화상 수상 소감 연설을 했다. 1991년 수상했으니 21년 지각 연설인 셈이다. 수치 여사는 연설에서 (노벨상 수상으로) “우리가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으며, 미얀마의 정치적 자유를 향한 투쟁에 영원한 빛을 던지는 것이었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수치 여사는 앞으로 미얀마 민주화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미얀마에서 민주화를 향한 조치들이 발표돼,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현 정부의 개혁조치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전폭적인 지지 표명은 유보했다. 그녀는 “미얀마 미래에 대해 신중한 낙관론을 펴는 것은 앞날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향후 정치적 과정에 대한) 맹신을 경계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치 여사는 “우리 세상(미얀마)에서 절대적 평화라는 것은 달성할 수 없는 목표”라면서 “북부지역에서는 적대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며칠 전만 해도 집단 폭력행위가 발생했다.”고 개탄했다. 독립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이자 영국 옥스퍼드대학 출신인 수치 여사는 미얀마 현 정부가 정치범들을 계속 감금하고 있다면서 정치범들의 즉각적인 석방도 촉구했다. 수치 여사는 1989년부터 2010년까지 총 15년을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고 출국이 금지됐었다. 1991년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는 남편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의 두 아들이 대리 수상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해외발 훈풍… 코스피 5개월만에 최대폭 상승

    해외발 훈풍… 코스피 5개월만에 최대폭 상승

    스페인 위기를 막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유동성 확대를 중심으로 한 공조에 나서면서 코스피지수가 5개월여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 한달간 4조 2368억원어치를 매도했던 외국인들이 3079억원어치를 순매수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달부터 각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확대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으면서 조심스레 ‘바닥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그리스 총선 등 변수가 많이 남아 있어 낙관론은 아직 이르다는 관측이 많다. 7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6.10포인트(2.56%) 상승한 1847.95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466.18을 나타내며 9.50포인트(2.08%) 올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지난 1월 3일 49.04포인트가 오른 이후 5개월 만에 하루 최고 상승폭으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들이 3079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지난 4월 30일 3135억원을 순매수한 이후 거의 한달 만에 가장 많은 순매수를 기록한 결과다. 이날 외국인의 귀환은 역시 전날 유럽중앙은행(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추가적인 금융대책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독일, 이탈리아, 영국 총리와 유로존 위기에 대해 함께 대응하자는 내용의 전화 통화를 하면서 오는 18일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제 공조 부활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한편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8.6원 내린 1171.5원을 기록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유럽발 위기 대공황보다 심각 글로벌 불균형탓…오래 갈 것”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이 5일 “지금의 위기 상황이 대공황보다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펀더멘털(경제의 기초체력)에는 문제가 없었던 대공황 때와 달리 지금은 글로벌 불균형이라는 구조적인 원인 때문에 야기된 위기인 만큼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올 국내 경기 점진적 하향 예상 중동과 아프리카 출장을 마치고 지난 3일 귀국한 강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의 경제·금융위기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풀어놓았다. 그는 “올해 국내 경기는 유럽발 위기의 영향으로 점저(점진적인 하향)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상저하고’(상반기에는 낮지만 하반기에 회복되는 경기 흐름) 전망은 수정돼야 한다는 얘기다. 강 회장은 “지난해에도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국내 증시가 2500선까지 갈 것으로 전망했지만, 유럽 위기의 심각성 때문에 나는 적어도 1700선까지 떨어진다고 봤고, 결국 내가 맞았다.”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강 회장은 이번 위기를 ‘개미와 베짱이’에 비유했다. 미국과 남유럽은 빚을 내서 흥청망청 소비하고, 독일·중국·일본 등은 죽어라 일(생산)하는 글로벌 불균형 때문에 문제가 터졌다는 것이다. 그는 “위기를 해결하려면 선진국은 생산을 늘리고, 신흥국은 소비를 늘려야 하는데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면서 “대공황 때에는 유동성(돈)만 공급하면 해결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펀더멘털이 흔들리고 있어서 심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은 민영화 다음 정권서 결정할 일”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다소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골드만삭스 아시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는데 세계 경제가 어렵지만 한국이 가장 덜 어려울 것이라고 했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도 한국을 브릭스와 같은 급의 역동적인 신흥국으로 평가했다.”면서 “2008년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미국, 유럽, 일본이 푼 4조 2000억 달러의 유동성이 갈 곳은 결국 한국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최근 추진 중인 산업은행 기업공개(IPO)에 대해 “시장의 상황이 어렵다고 해도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올해 안에 IPO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IPO가 민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개인적으로 정부가 산은 주식의 ‘50%+1주’ 이상을 갖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본다.”면서 “민영화 여부는 다음 정권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유로존 위기 외환위기 때보다 훨씬 심각 깊고 긴 불황 올 것”

    “유로존 위기 외환위기 때보다 훨씬 심각 깊고 긴 불황 올 것”

    “이르면 올 연말에 깊고 긴 불황이 올 것이다.” ‘유가 반 토막 족집게 전망’으로 유명한 김경원(53·CJ그룹 경영고문) 전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최근 낸 ‘대한민국 경제 2013 그 이후’(리더스북 펴냄)에서 ‘심장 불황’을 경고했다. 심장 불황이란 깊고(深) 길어(長) 우리 경제의 심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뜻으로 그가 만든 신조어다. 그 시기는 연말이나 내년 초를 예상했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 등이 최근 잇따라 ‘퍼펙트 스톰’(세계경제 대재앙) 경고를 내놓고 있는 것과 맞물려 주목된다. 김 전 전무는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와 한국은행의 상저하고(上低下高) 경기 전망을 “희망 섞인 낙관론”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가 심장 불황을 확신하는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 물가 부담 때문에 돈을 풀 수 없다는 것. 둘째, 공기업 부채 등을 합하면 국가 부채비율(71.5%)이 높아 재정 정책도 쓸 수 없다는 것. 셋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 등으로 포퓰리즘 확산을 꺾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유로존 위기, 중국 성장 둔화 등 위협 요인이 도처에 널려 있는데 대처할 정책 수단은 없어 외환위기보다 더한 심장 불황이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에서 그 ‘원죄’를 찾았다. “1990년대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면서 값싼 ‘메이드 인 차이나’를 엄청나게 뿌려댔다. 그러다 보니 세계 각국이 돈을 풀어도 인플레로 연결되지 않았다. 풀린 돈을 적당히 걷어 들이며 위기 이후에 대비했어야 했는데 오히려 물가가 떨어지다 보니 정책 당국자들이 안이하게 대처했다. 그게 오늘날의 버블을 만들어 냈다.” 그랬던 중국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치르면서 곡물과 자원을 엄청나게 소진, 오히려 인플레 주범으로 돌변하면서 위기를 키웠다는 게 김 전 전무의 주장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은 2008년, 당시 삼성연 글로벌연구실장이었던 그는 올림픽이 끝나면 유가가 반 토막 날 것이라며 골드만 삭스의 200달러 상승 전망을 뒤집었다. 저 유명한 ‘골드만 삭스 대 삼성 유가 논쟁’이다. 결과는 삼성의 승리.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70%가 주택담보대출 등 집과 연결돼 있다는 그는 “(시한폭탄이 터지는 것을 막으려면) 집값을 더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은 그대로 놔두되 ‘5·10 부동산 대책’에서 빠진 취득·등록세를 완화시켜 거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조언이다. 인구가 많은 ‘친디아’(중국+인도)의 내수시장 공략도 위기 극복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버티는 이석기·김재연

    당권파로 분류되는 이석기·김재연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당선자가 버티기에 들어갔다. 통진당은 13일 오후 8시부터 14일 오전 10시까지 진행한 중앙위원회 전자투표에서 ‘비례대표 당선자 및 후보자 사퇴 권고안’을 통과시켰지만 두 후보는 요지부동이다. 두 사람 모두 기존에 밝혔던 사퇴 거부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 안건은 강제성 없는 권고안에 불과해 사퇴를 반드시 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이들의 버티기가 얼마나 갈지는 의문이다. 비당권파 측에서는 결국 이들이 사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12일 중앙위원회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 이후 당권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중대한 부실 선거의 결과에 책임을 지고 비례대표 3명이 물러가고 후순위가 승계하면 해결될 일”이라고 사퇴를 압박했다. 비례대표 2, 3번인 이·김 당선자가 19대 국회가 시작되는 5월 30일 이후 국회의원 신분이 되면 이후에는 사퇴시킬 방법이 없다. 제명이라는 방법이 있지만 역사적으로 1979년 당시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사례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당권파가 김선동 당선자를 원내대표로 내세워 원내 장악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남은 통진당 당선자 12명 중 당권파는 넉넉잡아 8명이다. 6명이 확실한 당권파이고 정진후·김제남 당선자는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영입한 케이스다. 사퇴한 윤금순 당선자 몫의 비례대표직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은 서기호 전 판사는 이 전 대표가 영입했지만 전날 이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Weekend inside] ‘세계 경제 동력’ 신흥국이 불안하다

    [Weekend inside] ‘세계 경제 동력’ 신흥국이 불안하다

    신흥경제국 브릭스(BRICs)의 일원인 중국과 인도, 그리고 중남미의 성장 질주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중국은 올 1분기 경제 성장률이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경착륙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8.9%에서 8.7%로 수정했다. 인도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탈출 러시에 발목이 잡혔다.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이달 들어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보다 빠져나가는 자금이 더 많은 순유출 현상까지 나타났다. 다른 지역에 비해 낙관적인 성장세가 전망됐던 중남미도 빨간불이 켜졌다. 니콜라스 에이자기레 국제통화기금(IMF) 미주국장은 중남미 경제가 내리막길을 걸을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중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경착륙 우려와 함께 2분기부터 경제성장률이 반등해 전반적으로 8% 이상을 유지할 것이란 낙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중국의 경기둔화는 불가피하지만 정책적으로 대처할 여력이 있다는 게 낙관론의 근거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8.9%에서 8.7%로 수정했다고 신화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하향 조정이지만 여전히 8%를 상회한다는 점에서 낙관론을 고수하고 있다. 사회과학원 경제·기술연구소 리쉐쑹(李雪松) 부소장은 “채무 리스크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면서 물가상승의 폭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경착륙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지급준비율 추가 인하 가능성과 함께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어 올해 경제성장률 8% 이상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장 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에 가속도를 붙이기 위해 도로 철도 설비 등 인프라 확충을 위한 투자를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월 은행 신규 대출이 1조 위안(약 180조원)을 돌파한 것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충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스위스증권 에널리스트 왕타오(汪濤)는 “3월 대출규모는 최소 2조 3000억 위안에 달할 전망이며 이는 거시정책이 완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를 이끄는 삼두마차(수출·내수·투자) 가운데 당초 기대했던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유럽 경제위기로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지면서 자제하려던 투자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미국 예일대 금융경제학과 첸즈우(陈志武) 교수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면서 “향후 최소 5~10년은 지나야 경착륙 발생 확률이 80~90%가량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산업 수요를 나타내는 지표들이 비관적이어서 방심할 수 없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지난 3월 물가상승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반면 생산자물가지수(PPI)는 -0.3%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지수가 마이너스로 나타난 것은 산업 수요가 없고 경기가 풀리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중공업 분야 전기사용량 증가율의 경우 1~2월은 전년 동기 대비 6.6%인 반면 3월은 1.6%로 낮아졌다. 중공업 분야가 살아나지 않는데 경제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란 평가가 나온다. 3월 철강소비량 증가율도 0.75%로 전년 동기(6.4%)에 비해 현저히 저조하다. 거시경제학회 왕젠(王建) 연구원은 “3월 수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8.9%로 높아졌다고 발표됐지만 지난 3월 위안화가 4% 절상한 것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3월 수출 증가율은 -2%, 1분기는 -3%”라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마이너스 요소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이날 내놓은 ‘대외무역 발전 12차 5개년 계획(2011~2015년)’에서 과거의 성장 경험과 현재의 불안한 대외교역 환경, 내부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교역량 증가 목표를 10%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교역액은 2006∼2010년 5년간 연평균 15.9% 성장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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