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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

    정통 피자맛은 어떤 것일까. 피자와 스파게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이 음식들은 이제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하나 더 문을 연다는 소식 또한 특별한 뉴스거리가 될 턱도 없다. 그래도 좀더 정통의 맛과 느낌을 준다면 생각은 달라질 수도 있겠다. 닳고 닳은 아이템의 매력을 되살리는 방법은 흔히 두 가지다. 정통으로 돌아가거나 퓨전으로 재창조하거나.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는 ‘정통’을 지향하며 문을 연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세련된 외관과 분위기로 이름 난 레스토랑들이 즐비한 서울 강남 도산공원 옆에 위치해 있다. 동네 어딜 가도 피자 가게 하나 없는 곳이 없고 집에서도 스파게티쯤이야 라면 끓여 먹듯 하는 요즘이지만 심드렁하게 “그냥 또 한 군데.”하며 그냥 지나칠 곳은 아니다. 피자의 본향으로 유명한 ‘정통 나폴리의 맛’을 고수하는 이 식당은 개업한 지 고작 한 달 반밖에 안 됐지만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맛있는 곳을 찾아다니는 인터넷 블로거들 사이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 ‘강추’되고 있으며, 실제로 좋은 자리를 원한다면 2~3일 전 예약은 필수일 정도로 뜨고 있다. 까닭이 있을 터. 피자와 스파게티는 미국을 거치면서 한 차례 진화를 겪었고 한국에 들어와 우리 입맛에 맞게 길들여졌다. 처음에는 이곳의 음식이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가장 큰 반응은 약간 짜다는 것. 나폴리 사람들은 식사 때 와인을 늘상 곁들이기 때문에 음식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짜다. 피자의 도우는 쫄깃함이 더한 것이 특징이고 스파게티면은 ‘알단테’(국수를 끊었을 때 가운데 하얀 심이 있는 상태)로 삶아 탱글탱글하지만 익숙하지 않으면 설익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현지화의 유혹을 거부하고 정통의 맛으로 승부를 걸었는데 제대로 먹히고 있다.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는 일본의 유명 레스토랑 체인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실력파 요리사 살바토레 쿠오모와 일본 레스토랑 전문 기업인 와이스 테이블(Y’s Table)이 손잡고 만든 식당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도쿄 롯폰기힐스에 가면 꼭 들러봐야 할 맛집으로 리스트에 올라 있던 이곳을 매일유업이 들여왔다. 매일유업의 김정완 부회장은 수시로 이곳에 들러 식당 운영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근 식당에서 만난 김 부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음식을 좀 더 맛있고 제대로 내놓고 싶다는 욕심에서 (이 식당을)들여오게 됐다.”고 말했다. 다양한 외식 사업을 펼치며 새로운 식문화 창출에 전념해온 그의 눈에 든 곳이 일본의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였다. 잘 나가는 일본 레스토랑을 들여와 그저 공간만 채우는구나 하는 선입견은 허용될 수 없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그래서 지난 5월4일 문을 열기까지 꼭 5년간 공을 들였다. 레스토랑 시설과 식재료에 쏟아부은 노력에 비하면 이곳의 음식값은 저렴한 편이다. 분위기로 마법을 걸어 저질 음식으로 손님 지갑을 털어온 일부 레스토랑과는 단단히 차별된다.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일본 디자인팀이 주방을 설계했고 실력 있는 이탈리아·일본 요리사들을 중심으로 주방이 돌아간다. 국내 직원들 또한 일본 현지 연수를 다 거친 것은 물론이다. 식재료는 전국 방방곡곡은 물론 해외까지 샅샅이 뒤져 최상의 제품으로만 들여오고 있다. 일반적인 모차렐라 치즈는 하루 세 번 짠 물소젖으로 만드는데, 여기에서는 하루 한번 짠 물소젖으로 만들어 더욱 진하고 쫀득한 제품을 사용한다. 햄은 산다니엘 브랜드로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제품이며, 해산물은 부산에서 그날 새벽에 잡은 것을 올린다. 주 재료인 방울토마토도 국내 최상품이다. 김 부회장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는다. 식탁에 놓인 샐러드에 들어간 방울토마토와 채소에 대해 “이건 좋다, 나쁘다.”고 일일이 평하며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농가에 일일이 재배법을 코치하고 있는데 안 되면 우리가 직접 재배할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널찍하고 편안한 테라스가 먼저 마음을 동하게 하는 이곳의 매력은 음식에만 있지 않다. 요리사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마치 공연처럼 볼 수 있는 확 트인 주방과 주방 왼편에 자리잡은 화덕부터 남다른 ‘포스’를 발산한다. 이탈리아 장인이 빚었다는 화덕은 100% 나무장작으로 달궈진다. 화덕 앞에서 피자 도우를 반죽하는 빠르고 힘찬 손놀림을 넋놓고 구경하다가 그윽한 나무향 사이로 고소한 피자향을 맡으면 자연스레 군침이 돈다. 그렇다면 이곳이 나폴리 정통의 피자 맛을 보여 주고 있다는 걸 누가 보증할까. 이탈리아 농무부가 인정한 ‘나폴리피자협회’는 감히 ‘나폴리피자’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8가지 규정을 세워놓고 있다. 화덕의 종류, 온도, 도우의 두께·형태, 손반죽, 촉감, 토핑 재료 등 꽤 까다롭다. 개업 전인 지난 4월 깐깐한 심사를 거쳐 세계에서 300번째로 나폴리피자협회의 인증을 받았다. 서울에선 처음이다. 화덕 옆 벽에 그 인증패가 자랑스럽게 걸려 있다. 오전 11시30분~오후 11시. 피자·파스타 1만~2만원선. 해산물·스테이크 등 메인요리 3만원대부터. (02)3447-0071.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Culture | 영화 속 영화계의 환상과 좌절에서 나온 교훈] ‘장자연 사건’에 떠올린 영화 속 여배우의 비애

    [Culture | 영화 속 영화계의 환상과 좌절에서 나온 교훈] ‘장자연 사건’에 떠올린 영화 속 여배우의 비애

    독일의 별난 시인이며 시나리오 작가인 B. 브레히트(1898~1956)는 야망을 가지고 할리우드에 입성하였으나 영화판에 적응하지 못하고 1947년에 그곳을 떠나면서 ‘할리우드’라는 제목의 냉소적인 시를 남겼다. “매일 같이 내 일용할 양식을 벌기 위하여 나는 거짓말이 팔리는 시장으로 간다….” 대중문화의 본바닥에서 거짓과 허상이 판을 친다는 아이러니는 비단 할리우드에 국한된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TV에서 ‘연예계 괴담 성상납의 실체는?’ 이라는 듣기 민망한 특집이 있었는가 하면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라는 고인의 애절한 메모가 줄곧 소개된 바 있다. 이 사건은 추억의 명화 속 영화인들이 겪는 좌절과 슬픔을 떠올리게 된다. 적어도 영화인 루키들은 이 영화들의 감상법을 익혀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사랑과 경멸>(1963) : 감독과 제작자, 작가의 불협화음 세계적 명성을 가진 영국의 영화전문지 《사이츠앤사운드》의 맥케이브 기자가 일찍이 2차 대전 이후 유럽영화 최고의 걸작이라고 지나칠 만큼 찬사를 보낸 프랑스 영화 <사랑과 경멸>을 보자. 프랑스의 ‘필름 느와르’ 계의 장 뤽 고다르 감독의 화제작이다. 독일 영화의 거장으로 할리우드에서 활약한 프리츠 랑 감독이 실명으로 출연해 ‘영화 속의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갈등 그리고 비극을 담고 있다. 영화에서 시나리오 작가는 돈을 위해서 예술적 소신을 굽혀 돈줄을 쥔 할리우드 제작자에 아부하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갈등을 겪고, 자신의 부인이 제작자와 가까워지는 것을 오히려 눈감으려 하나 부인은 그런 자신의 남편을 경멸하면서도 제작자와 어느새 가까워진다. 이제 여배우로 뜨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아름다운 나폴리 항구 앞의 카프리 섬에서 로케하고, 누드로 나오는 육체파 브리지트 바르도가 젊은 부인 역을 맡았다(필자는 카프리 섬에 들렀을 때 깎아지른 32미터 절벽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촬영 현장 ‘카사 말라파르테’ 별장의 멋진 모습을 배를 타고 본 적이 있다). 결국 그 부인은 남편을 버리고 제작자와 랑데부하여 빨간 포르쉐를 타고 로마로 올라가다 오일 탱커에 치여 길에서 같이 죽는다는 파국이 기다린다. 현실에서도 여주인공 바르도는 배우 세 명과 3년 터울로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고 네 번째로 한 기업가와 결혼을 하였다. 자료에 의하면 그 밖에도 6명의 명사가 엑스파일 리스트에 포함된다고 한다. 고다르 감독과 극작가 역의 미셀 피콜리, 그리고 영화 속 감독 역 프리츠 랑의 세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이 각각 세 번씩 결혼한 로맨티시스트 들이다. 현실에서 거장감독인 프리츠 랑은 영화에서 19세기 초의 독일 시인 F. 횔덜린(1779~1843)의 시 <시인의 사명(The Poet’s Vocation)>을 직접 읊는 고고한 예술감독임을 보여준다. “신 앞에 외로이 서게 되었을 때 두려워 말라, 그대의 순진함이 그대를 보호하리라. 어떤 무기나 핑곗거리도 필요 없나니, 신의 부재(不在)가 그대를 구할 것이므로.” 돈을 벌기 위해 흥행위주의 영화를 만들라는 제작자의 압력과 성화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예술영화를 고집하는 랑 감독은 이 영화에서 브리지트 바르도가 남편에게 책을 읽어주는 형식을 빌려 자기의 소감을 다음과 같이 우리에게 전해준다. “… 사람은 악과 위선에 부딪히면 반항하게 된다. 사람은 상황이나 관습에 얽매이게 되면 반항해야 된다. 그러나 살인이 해결책은 아니다. 욕망에 의한 살인은 무의미하다. 어떤 여자와 사랑을 했는데 그녀가 날 배반했으니 죽인다. 그러면 나는 무엇인가? 그녀가 죽었으니 사랑을 잃는다. 내가 그녀의 연인을 살해한다 해도 그녀가 나를 미워할 것이므로 사랑을 잃기는 마찬가지다. 살인은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 자살도 자기 자신에 대한 살인이므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연예인에게 들려주고 싶은 랑 감독의 경구이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결국 무신론으로 무장하고 결혼이든 이혼이든 질투심을 버리는 것, 이 두 가지가 랑 감독이 알려주는 영화판의 생존법이라 하겠다. 워낙 쾌남미녀들이 무리를 지어 만나는 곳이니 그 말은 음미할 가치가 있다. <선셋 대로>(1950) : 늙은 여배우의 환상과 좌절 원로 여배우가 살인으로 해결책을 구하려 한 비극적 케이스가 여기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왕년의 대스타였던 50대의 여배우 노마 데스먼드이다. 30대 초반의 사나이 조 길리스는 돈이 떨어져 차를 차압당하는 별 볼일 없는 시나리오 작가다. 차를 차압하러 왔던 자들을 피하여 쫓기게 되는 조. 쫓기던 중 타이어가 펑크 나 우연히 폐가 같은 대저택의 차고에 차를 파킹하고, 돌아가려 하는데 알고 보니 그 집은 왕년의 유명했던 여배우 노마 데스먼드의 집이었다. 그렇게 해서 ‘지골로’가 된 조는 벗어나고자 하면 할수록 옛날의 환영 속에 사는 그녀의 위안 역이 될 뿐이다. 노마가 자신의 손목을 면도칼로 긋고, 자살을 시도했다는 소식을 듣는 바람에 마음이 약해지는 조. 한편 저택의 집사 맥스 역시 알고 보니 그녀의 전남편이며 유명감독이었던 사람이었으나 지금은 운전기사 노릇을 하고 있었다. 이 이상한 관계는 결국 노마가 그녀를 감히 벗어나려는 조를 사살함으로써 끝장나고 만다. 옛날의 명성을 잊지 못하는 여배우와 그녀의 세 남편 중 첫 번째 남편이었던 몰락한 감독, 쫓기는 시나리오 작가 등 영화계의 뒤안길의 서글픈 군상들이 명멸한다. 현실에서 여주인공 노마 역의 여배우 글로리아 스완슨은 이혼, 결혼을 반복하며 6번이나 결혼하였다. (필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1997년에 앤드루 웨버의 동명 뮤지컬을 독일어로 감상한 적이 있다.) 이 영화에 나오는 대사는 미영화연구소(AFI) 선정 100대 명대사에 올랐다. 여주인공이 젊은 애인에게 “나는 대스타야. 졸아든 것은 영화판이야(I am big! It’s the pictures that got small)”라고 소리치는 것이 그것이다. <이브의 모든 것>(1950) : 젊은 여자 탤런트들의 집념과 야망 참한 용모와 진솔한 태도를 가진 20대 말의 탤런트 지망여성이 미국 연극영화계에서 절정에 다다른 40대 중반의 원로 여배우에게 접근하여 환심을 사서 비서역을 맡게 되자 서서히 본색을 드러낸다. 여배우의 남편인 극작가와 그녀의 애인인 영화감독에게 접근하는가 하면 평론가를 유인하여 선임 배우가 신인 배우의 출연을 꺼리는 여배우들의 작태를 고발하는 기사를 낸다. 이 야심찬 여인이 선배를 딛고 젊은 여배우로 성장하지만 결국 다른 더 젊은 여배우 지망생의 타깃이 된다는 것이 결말이다. 이 영화에서 원로 여배우 역의 베티 데이비스는 실제로 4번 결혼하였고 젊은 여배우 역의 앤 백스터는 현실에서 3번 결혼하였다. <에비에이터>(2004) : 제작자 엑스 파일에 담긴 여배우들 영화 주인공은 당대의 거부이며 영화제작자로도 유명한 영화계의 전설 하워드 휴즈이다. 그는 20여 편의 영화를 만들고 어떤 때는 감독도 하면서 실제로 명배우 캐서린 헵번과 에바 가드너와 염문을 뿌렸으며 기라성 같은 여배우들 진 할로우, 베티 데이비스, 올리비아 디 하빌랜드, 진저 로저스, 제인 러셀 등과도 로맨스를 가졌다. 미녀 배우 진 피터스 등과 세 번의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였으나 자식도 없이 수많은 젊은 탤런트와 계속 염문을 뿌리다가 기인답게 (말년에는 손톱과 머리 깎기를 거부했다) 1976년, 라스베이거스 호텔의 펜트하우스에서 강박증 환자로 쓸쓸히 홀로 사망하였다. 그의 별명은 ‘지상 최고의 바람둥이(The World’s Greatest Womanizer)’였다. 3번 결혼과 이혼을 거듭하고 문란한 남자관계를 가진 마릴린 먼로를 파헤친 영화 <노마 진과 마릴린>(1996), 그리고 4번 결혼을 반복하고 수많은 염문을 뿌린 찰리 채플린의 일대기를 그린 <채플린>(1992) 등도 감상할 가치가 있다. 여기서 하나의 질문이 떠오른다. 위의 영화 속 그들이 거쳐 간 여배우들은 과연 그들을 정말 사랑해서인가, 아니면 하나의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의식에서인가? 이제 정답은 관객 여러분의 몫이 되었다. 글 최정호 한양대 겸임교수(다문화 경영론), 《CEO여 문화코드를 읽어라》의 저자
  • [길따라 바람따라 맛따라] 강화도

    [길따라 바람따라 맛따라] 강화도

    일상을 열고 나가면 거기에 여행이 있다. 미지는 차창을 열고 부드러운 바람의 저편으로 이어진다. 여행은 매혹이라는 이정표에 이끌려가는 것. 정해진 시간을 가로질러 공간이 마음에 반사될 때 비로소 여행은 추억으로 각인된다. 내가 아닌 또 다른 나를 만나고 싶을 때, 거기서 새로운 길이 시작되는 것이다. 6월은 한 해의 가장 풍요로운 정점이다. 1월과 12월 사이, 과거도 미래도 후회도 희망도 선뜻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그 자체가 여정이고 서사이다. 일주일이 생각 없이 지나가고 어느덧 일요일 아침, 주섬주섬 가방을 챙긴다. 시간의 제약은 그 반대급부로 마음에서 가장 먼 섬을 찾아가기로 한다. 강화도. 사람과 사람의 마음도 무의식이라는 대륙으로 이어져 있다. 그러니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모두 진실은 아니다. 바다는 그 진실의 여백이다. 강화도도 처음에는 뭍이었다. 비가 내리고 눈이 쌓이고 그 사이 물이 흐르고 그 골이 깊게 패여 강을 이루다 끝내 바다와 만났다. 오랜 침식작용으로 김포반도에서 떨어져 외따로이 구릉성 섬이 된 것이다. 문명은 이 뭍과 섬을 스테이플러처럼 대교로 고정시켜 놓았다. 일산대교를 건너며 다리 아래 수없이 밀려가는 강물을 굽어본다. 삶과 죽음 사이에도 이처럼 수많은 시간이 흘러갔을까. 활자 밖으로 나온 시간들 강화도에 이르는 초지대교를 건너기 전 대명포구에 발길이 멈춘다. 강화도로 가는 김포시에서 하나밖에 없는 포구이다. 새로 지은 어시장 너머 낡은 군함이 한 척 보인다. 퇴역 상륙함 운봉함이다. 바다에서 52년 동안 높은 파도를 버티다가 제 몸을 끝내 이곳에 묶었다. 얼마 후면 함상공원으로서의 또 다른 생을 준비할 것이다. 새로 지은 어시장 안은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생선들로 즐비하다. 꽃게, 광어, 숭어, 삼식이 등을 비롯해 새우젓과 멸치젓이 지나는 이의 눈길을 붙든다. 밖에 나와 하늘을 보니 어시장 지붕 위로 갈매기들이 줄지어 앉아 있다. 한가로운 햇살, 살랑거리는 바람, 그 사이로 리어카의 경음악이 간간이 끼어든다. 갈매기들은 제 발톱으로 붉은 지붕을 쥐고 먼먼 바다로 날아오른다. 강화도 가는 도로 옆 풀어 놓은 그물마저 누구의 기억을 낚고 있는지, 왠지 모를 눈부심이 셔터에 닿는다. 초지진의 퇴색한 성벽의 무늬처럼 강화도는 외세에 대한 저항이 치열했던 곳이다. 강화도에는 조선시대 바닷가 경비를 위해 12진·보(진은 대대 규모, 보는 중대 규모)와 소형 진지인 53돈대가 있다. 몽고에 이어 병인양요(1866년), 신미양요(1871년) 구한말 외세침략에 이르기까지 강화도는 묵묵히 곳곳에 역사를 새기며 버텨왔다. 50톤에 이르는 부근리 고인돌(강화도에는 고인돌이 130개가 넘는다)이 그 오랜 무게임을 알 것도 같다. 그중 덕성리의 광성보가 인상 깊다. 신미양요 당시 광성보에서 어재연 장군과 300여 명의 무사들이 미군과 끝까지 맞서다 포로 되기를 거부하고 모두 순국하였다. 역사는 종종 활자 밖으로 나와 그날의 시간을 거느린다. 당시의 함성과 처절한 저항이 깃든 깃발이 136년이 지나서야 애나폴리스 미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서 돌아왔다. 전리품으로 뺏겼던 가로, 세로 각 4.5m의 수(帥)자가 씌어 있는 깃발이 다시 이곳에서 바람을 불러들였을 것이다. 그래서 광성보와 초지진의 해질녘 풍경은 강화도에서 가장 처연하도록 아름다운 경관에 속한다. 강화도에 오게 되면 전등사를 빼놓을 수 없다. 오르는 초입부터 ‘참 좋은 인연입니다’라는 글귀가 차향기로 이어진다. 죽림다원. 지붕이 된 느티나무 아래 다원의 풍경이 이채롭다. 전등사는 고구려 소수림왕(서기 381년) 때 지어졌다. 한국 불교 전래 초기의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도량이다. 전등사의 대웅보전(보물 제178호)은 나부상으로 유명한 곳이다. 대웅보전 지붕 네 귀퉁이를 떠받치고 있는 여인이 발가벗고 벌을 서듯 있기 때문이다. 절을 짓던 목수를 배신하고 떠나간 여인을 조각한 것이라 한다. 남서쪽으로 향하다 보면 선두리선착장이 나온다. 마니산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선착장이다. 선주들이 직접 운영하는 횟집이 예닐곱 개 이어져 있고 그 너머로 방파제가 길게 뻗어 있다. 어디서 자라왔는지 전깃줄도 그곳에서 멈췄다. 멀리 메마른 수초들이 바다와 교신하듯 흔들린다. 갯벌에 모로 누운 배들도 제각각 그리움처럼 청신한 하늘색을 지녔다. 밀물이 밀려오면 그 색에 맞는 파도를 입을 것이다. 이곳에서는 조개를 캐는 아낙마저 왠지 모를 쓸쓸함의 깊이에 있다. 곡진하게 갈고리로 파놓은 주변이 모두 진회색 고요이다. 비로소 나를 갈아엎는 시간이다. 강화도의 맛, 밴댕이 강화도에는 미각을 돋우는 것들이 많다. 6월에는 ‘밴댕이’가 유명하다. 밴댕이가 남쪽 해안을 따라 강화도에 이르는 동안 제법 씨알이 굵어지기 때문이다. 15cm 안팎으로 납작하고 길어 볼품은 없지만 맛은 제법 고소하다. 밴댕이는 회뿐만 아니라 구이, 무침 등 메뉴가 다양하다. 속담의 ‘밴댕이 소갈머리’는 그물에 걸려 올라오자마자 죽는 습성에 비유했다. 소갈머리에도 그 맛은 어쩔 수 없었던가 보다. 강화도 ‘순무’도 대표적 특산물이다. 강화도 붉은 토양처럼 적색이 감도는 동그란 무이다. 겨자향의 독특함으로 명물로 자리잡았다. 해안도로에 위치한 민물장어구이집들도 포인트. 민물 장어를 갯벌에 방목해 기른 갯벌장어는 바닷장어와 다르게 기름기가 없고 쫄깃하다. 장어를 소스에 담갔다가 숯불로 구워낸다. 덤으로 주는 뼈와 인삼을 갈아 만든 장어죽도 별미이다. 어느덧 곡선 길을 따라 동막으로 향한다. 섬의 남쪽 동막해수욕장은 길이 4km의 갯벌과 모래사장, 솔밭이 드리워진 해변이다. 썰물로 밀려나간 너른 곳에 밤하늘 같은 갯벌이 펼쳐진다. 바다가 보듬은 결이 고스란히 갯벌에 남아 있다. 아니 바다를 기다리는 것은 갯벌이 아니라 갯벌 속 조개이며 게며, 낙지일지 모른다. 강화도가 포함된 서해는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이다. 동막해수욕장에서는 지금껏 딱딱한 길을 안내했던 신발을 벗고 갯벌을 걸어보아야 한다. 맨발에 느껴지는 촉촉한 흙의 감촉. 거대한 산이 모래와 점토가 되기까지 그 오랜 날들이 부드럽게 스친다. 발가락 하나 하나 어루만지듯 비집고 나오는 갯벌을 걷다보면 시간의 부드러움에 대하여,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하여 문득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장봉도 너머 저녁놀의 붉음 속으로 어느덧 우리의 마음도 황홀하게 저물어가고 있음을 발견한다. 글·사진 윤성택 시인
  • [와인톡톡] 홀로서기 시작한 조향기ㆍ기쁨 자매

    [와인톡톡] 홀로서기 시작한 조향기ㆍ기쁨 자매

    무한 경쟁을 뚫고서야 연예계에 입문하는 시대. 가족이 알만 한 연예인이라는 사실은 쉽게 연예계에 데뷔하는 데 유용한 소재다. 누군가는 아무개의 아들·딸이고, 또 누구는 아무개의 동생으로 이름부터 알린다. 연예계의 이런 관행으로 보자면, 조향기(31), 조기쁨(25) 자매보다 더 유명세를 치렀을 이들도 드물 것이다. 두 사람의 아버지는 중견 탤런트인 故조재훈씨. 2년 전 간암으로 별세했다. 게다가 둘 다 슈퍼모델 대회를 통해 연예계의 문을 두드렸다. 그만큼 화제꺼리가 풍성하다. 그런데도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심지어 연예계에서조차 정확히 모른다. 자매가 입을 모아 얘기하듯, ‘누구의 딸, 누구의 동생이라는 얘기를 전혀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각자가 홀로 서려고 노력중이어서다. 아버지가 유명을 달리하기 전후 칩거했던 두 자매가 연예 활동을 본격화 했다. 아버지 간병을 위해 1년 반이나 활동을 중단했던 언니(조향기)는 라디오 DJ(KBS 2FM 이혁재∙조향기의 화려한 인생), 예능 프로그램 MC와 게스트로 활동 중이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과에서 연기 공부에 한창인 동생(조기쁨)은 영화 데뷔를 앞두고 있다. 두 사람을 서울 효창동의 이탈리아 레스토랑인 ‘알본구스토’에서 만났다. 연예인 가문 출신이라거나 슈퍼모델 자매라는 말을 꺼리는 두 사람에게, 맨 처음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한참을 망설였다. 아버지 돌아가신 얘기를 먼저 꺼내야 하나? 아니면 라디오 DJ 맡은 것과 본격 연예계 데뷔를 축하한다는 말을 해야 하나? 그러다 나도 모르게 불쑥 첫 인사가 튀어나왔다. “와인 한잔 하세요.” 슈퍼모델 자매를 위해 주문한 와인은 모스카토다스티 프리모바치. 시원하게 마시는 약발포성 화이트 와인이라 계절에 맞고, 칼로리가 낮아 왠지 모델이라는 직업을 가진 여성에게 어울릴 것 같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자매는 한 모금을 들이키자마자 ‘맛있다’며 기뻐했다. 그 다음부터는 얘기가 술술 풀렸다. -이 와인 마음에 드나 봐요. 예전에 기쁨씨가 단맛 좋아한다고 했던 기억이 있어서 모스카토다스티로 준비해봤는데. (기쁨)“완전 제 스타일이에요! 아직 대학생이라 와인 마실 일이 별로 없어서 와인은 잘 몰라요. 그래도 몇 번 마셨던 기억을 더듬어보면, 이 맛이 딱 제가 찾던 그런 맛인 것 같은데요. 언니는?” (향기)“저도 와인 좋아해요. 떫은 맛을 좋아하죠. 그래도 오늘 와인은 음료수 같아 좋네요. 아휴, 인터뷰 끝나고 녹화 있는데 음주 방송 되면 어쩌지…” -향기씨는 레드가 더 좋으신가 봐요. (향기)“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혈액순환도 신경 쓰이고…(웃음) 얼마 전에는 압구정동에 있는 와인바에 혼자 간 적도 있어요. 남자친구도 없고 해서. 왠지 감상적이 되는 날이 있잖아요. 소믈리에가 권해주는 걸 마시다가 한 병을 다 못 마셔서 집으로 싸왔지 뭐예요.” -라디오 DJ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중인데, 어때요? 이혁재씨랑 호흡은 잘 맞아요? (향기)“임시 DJ로 혼자 하다가, 혁재 오빠랑 같이 하게 되니까 편하고 좋아요. 오빠는 좀 ‘쎄게’ 얘기하고 저는 수습하고, 그런 역할 분담도 재미있고요. DJ 캐스팅 됐을 때 막 울었잖아요. 기뻐서. 발탁해준 PD께도 감사드리죠. 인터넷에서 활동 중인 김구라씨를 라디오로 스카우트 하시고, 메이비도 발탁하신 분이거든요. 그럼 저한테서도 뭔가 잠재력을 보셨다는 얘긴데. (지금은) 실망시키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기쁨)“언니가 라디오 시작해서 저도 좋죠. 주변 사람들이 그 프로그램이 재미있다고 하면 왠지 제가 뿌듯해지기도 하고. 예전에 언니가 라디오 게스트로 나올 때 하고는 다르죠. DJ역이 언니한테 잘 맞는 것 같아요.” -예능 프로그램도 많이 하죠? 어떤 분야에 제일 애착이 가요? (향기)“아무래도 라디오인 것 같아요. 라디오는 평생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DJ하면서 제 자신을 업그레이드해가야죠.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고정 MC도 하고 싶고. 드라마랑 영화도 하고 싶고…아직 할 게 많죠. 요즘 거의 물 만난 고기예요.” -욕심이 많은데. 돈도 많이 벌고 싶은가 보죠? (향기)“아무래도 지금은 제가 가장이다 보니까 금전적인 문제가 가장 신경 쓰이죠. 동생 둘 대학도 졸업시켜야 하고(조기쁨 밑으로 남동생이 하나 있다). 수입은 통장으로 들어가고 그 통장은 어머니가 관리하세요. 전 이 나이에 용돈 받아쓰는 처지고요. 내가 번 돈이니까 내 맘대로 쓰겠다고 하면, 어머니한테 상처가 되겠죠. 힘들긴 하죠. 그렇지만 저만 가장 역할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연예인들이 꽤 있더라고요.” (기쁨)“이렇게 어른스러워서 엄마가 언니를 더 좋아하나 봐요. 저도 빨리 일해서 보탬이 돼야하는데…” - 두 분은 연예인 아버님을 두셨고, 기쁨씨도 조향기의 동생인데. 그런 얘기 많이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시던데요? (기쁨)“언니가 아버지를 언급하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아버님이 돌아가시고서야, 부녀지간이라는 걸 알았다는 분들도 많죠. 저도 조향기의 동생이라는 걸 어필하고 싶지 않아요. 그걸 바랐다면 지금 이러고 있지도 않을 거고. 언니한테 부담주기도 싫고 그냥 제가 잘했으면 좋겠어요. 자매라는 걸 밝히면 사람들이 편견을 가져요. 누가 더 낫네, 이러면서 무조건 비교부터 하는 것도 싫고.” -향기씨는 기쁨씨가 아버지와 언니에 이어 연예계 생활을 하겠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죠? 연예인 생활 힘든 걸 모르는 것도 아니고, 먼저 겪은 사람으로서 말이죠. (향기)“연예인으로 사는 건 좋은데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 걱정이 많죠. 요즘 기쁨이가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더라고요. 언니가 얘기하면 잔소리 같고 해서 얘기를 못할 때가 많아요. 얘는 속을 안 썩이긴 하는데. 요즘 연예계가 좀 우울하잖아요. 다른 연예인들 불행한 소식 들려올 때마다, 우울증이나 뭐 그런 게 걱정되기도 하고. 집에서 화목해야 밖에서도 일이 잘되잖아요? 최대한 집에서 편안하게 해주려고 노력해요.” (기쁨)“솔직히 맘 같아서는 집안에 도움이 되고 싶은데 잘 되지는 않고, 언니 짐 덜어주고 싶은데 아직 학생이니까 한계도 있고요.” - 연예인 가문이어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는 게 자연스러울 텐데. 두 분 밑으로 있는 남동생은 연예인 한다는 얘기 안 하던가요? (기쁨)그러게요. 그렇잖아도 모델 에이전시 같은 데를 찾아갔던가 봐요. 그런데 체격 조건이 엄청나게 까다로운가 봐요. 그래서 지금은 대학 다니면서 회계사 준비중이에요. -기쁨씨도 본격적으로 연예계 활동을 준비중이죠? “10월쯤에 개봉하는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했고요. 비중이 굉장히 작아요. 올해 안에 드라마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성격이 발랄해서 시트콤 하고 잘 맞는다는 얘기도 듣는데, 언젠가는 해보고 싶어요. 일단 경험을 많이 쌓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 하려고요.” -향기씨는 결혼 계획, 아직 없어요? (향기)“남자가 있어야 하죠. 물론 좋은 사람 만나게 되겠지만 그 전에 제가 자리를 좀 잡아놓고 여유가 생기면 결혼하려고요. (어려서부터 주변이 온통 연예인이어서 그런지) 상대는 연예인보다는 그냥 보통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알 본 구스토에서 마신 프리모바치 조향기-조기쁨 자매와 만난 곳은 서울 용산구 효창동의 ‘알 본 구스토’. 이탈리아산 식재료를 수입하는 이딸꼬레에서 직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소금에서 올리브 오일, 토마토 소스까지 사소한 재료 하나도 현지에서 직접 공수해와 선별한다. 특히 참나무를 태워 화덕에 굽는 피자에서는 나폴리의 맛을 최대한 재현하려고 한 노력이 엿보인다. 여느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나 와인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치즈와 살라미도 인상적이다. 소박하고 다채로운 남부 이탈리아 스타일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다. 이날 두 자매와 마신 와인은 모스카토 다스티 프리모바치. 음식 재료가 그런것처럼 이탈리아 와인으로, 피에몬테 지역의 DOCG등급 화이트 와인이다. 꽃향기와 복숭아 맛이 잘 조화돼 식전주나 디저트주로 어울린다. (02-706-5455)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 사진=유혜정 기자 yiyoy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백인우월주의자 워싱턴서 총기난사

    │워싱턴 김균미특파원│10일(현지시간) 낮 워싱턴 시내의 관광객들로 붐비는 홀로코스트 박물관에서 총격전이 발생, 경비원 1명이 숨지고 백인우월주의자인 80대 범인은 중태에 빠졌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어난 유대인 대량 학살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지어진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백악관에서 직선거리로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한 달새 낙태를 지지하는 의사가 일요일 교회에서 총격을 받아 살해되고, 아칸소주의 한 신병모집사무소에서는 중동에서의 미군 주둔에 반대하는, 무슬림으로 개종한 범인이 총기를 난사해 신병 1명이 살해되는 등 정치적 또는 반인종적 성격의 혐오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 미국 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수사당국이 밝힌 범인 제임스 폰 브런은 이날 낮 12시40분쯤 관광객들로 붐비는 박물관 문을 들어서면서 갖고 있던 소총을 꺼내 경비원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어 범인과 다른 경비원들간의 총격전이 벌어졌고, 경비원들의 총에 맞은 범인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총격전이 발생하자 박물관을 찾은 관광객들은 일제히 몸을 피하느라 일대 소란이 벌어졌고, 박물관 주변은 순식간에 두려움과 혼란에 빠졌다. 사건 직후 박물관 주변 도로는 봉쇄됐고, 헬리콥터가 현장을 저공비행하며 감시활동을 펼쳤다. 경찰은 범인이 소지하고 있던 필기도구에 적힌 워싱턴 명소 10여곳에 폭발물 전담팀을 급파,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워싱턴 시내 주요 건물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총격전이 벌어진 것은 지난 1998년 한 남자가 미 국회의사당에 난입, 경찰관 2명을 살해한 이후 11년만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즉각 보고를 받았으며, 이날 저녁 성명을 발표, “이번 사건은 반유대주의와 모든 종류의 편견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끔찍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범인으로 알려진 제임스 폰 브런은 메릴랜드 아나폴리스에 사는 88살의 노인으로 네오나치즘을 추종하는 백인우월주의자이다. 유대인과 흑인 등 소수 인종에 대해 평소 극도의 혐오와 반감을 갖고 있었으며, 반유대주의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며 인종주의적 성격이 강한 책을 펴내기도 했다. 폰 브런은 최근 인터넷 사이트에 오바마 대통령의 실체가 일반인으로부터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수사당국은 일단 이번 사건은 폰 브런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수사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천재들의 모임인 멘사 회원이자 2차 세계대전 당시 PT보트의 선장을 지낸 폰 브런은 지난 1983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들을 납치하려 한 혐의로 구속돼 6년을 복역한 전력이 있다. 그는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화가와 작가로도 활동해왔다. 폰 브런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당시 사건과 관련해 “흑인 배심원과 유대인·흑인 검사에 의해 유죄가 구형됐고, 유대인 판사에 의해 감옥에 갔다.”며 유대인과 흑인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kmkim@seoul.co.kr
  • 이스라엘 ‘두 국가 해법’ 거부

    오바마의 유화책에 네타냐후는 ‘버티기’로 응수했다.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첫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두 국가 해법’을 중동분쟁의 해결책으로 제시하며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는 실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오바마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임기 중 (중동평화에) 중대한 진전을 이룰 역사적 기회를 가졌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네타냐후가 강력히 추진하는 유대인 불법 정착촌 확대에 제동을 걸고 평화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지지하고 협상에 나설 용의도 있다.”고 밝히면서도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2시간여의 회담 후 단독 브리핑에서도 “(단일 국가 건설이란) 하마스 국가라는 의미가 아니냐. 그것부터 확실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이·팔 갈등의 새 치유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간 이란의 핵개발 협상에 시한이 필요하며 실패할 시 군사적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해온 이스라엘에 화답하며 관계 개선의 여지는 열어뒀다는 평이다. 이란에 유화책을 펴온 오바마는 이날 처음 “이란의 핵개발을 중단시키려는 미국의 외교노력에 이란이 올 연말까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잠정적 데드라인’을 제시해 이란을 압박했다. 그는 “국제사회 차원의 강력한 제재도 고려하고 있다.”며 이란에 무한정 끌려다니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미 ABC방송은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핵시설을 선제 공격할 경우 사전에 미국에 알리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워싱턴은 팔레스타인 국가 논의의 진전과 미국 외교의 손상된 명예회복을 불가분의 관계로 보고 있다. 그래서 이날 이스라엘 지도자를 대하는 오바마는 성명발표 때도 ‘사무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등 전임 정권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스라엘의 안보는 지지하지만 무조건적인 유대는 지양하겠다는 뜻이다. 이날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대변인은 “오바마의 ‘두 국가 해법’은 고무적이나 네타냐후의 발언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28일 아바스 팔레스타인 정부 수반과 잇달아 회동을 가지며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평화 프로세스를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용어클릭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 2007년 11월 미국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 중동평화회의에서 채택된 평화 로드맵. 이스라엘의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 및 가자지구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건설해 유대인-팔레스타인 민족의 오랜 갈등을 해결한다는 전략이다.
  • “완벽한 고객관리 위해 개인비서만 2명”

    “완벽한 고객관리 위해 개인비서만 2명”

    잘 나간다는 전세계 보험설계사에게 한수 가르쳐줄 ‘보험의 달인’이 한국에서 나왔다. 11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다음달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리는 2009 세계백만불원탁회의(MDRT) 연차총회에서 강순이(53) FP명예전무가 주최측 요청에 따라 강연에 나선다. ●세계 보험달인들에 한 수 전수 MDRT는 Million Dollar Round Table의 약자로, 한해에 100만달러 이상 실적을 올린 설계사들의 모임으로 출발해 지금은 우수 설계사들의 정례모임으로 자리잡았다. 매년 실적 평가를 통해 회원 가입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설계사들에게는 일종의 명예의 전당으로 통한다. MDRT 회원수는 76개국 3만 5000여명이고 한국 사람은 이 가운데 1900여명으로 미국 다음으로 많다. 총회에는 특별히 선정된 20여명의 회원이 자신의 성공사례 등을 발표하는데 여기서 강 명예전무도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게 된다. 강 명예전무는 27살이던 1983년 교보생명에 들어와 26년동안 보험일을 하면서 보험왕만 다섯번 차지했다. 1400여명의 고객을 관리하다보니 증조부에서부터 증손주까지 4대째 인연을 맺고 있는 고객이 있을 정도다. 완벽한 고객 관리를 위해 별도의 사무실에 비서까지 2명을 두고 활동한다. 이런 노력 끝에 지난해 거둔 수입보험료만해도 70억원이 넘고, 1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는 고객 비율은 100%에 이른다. 10년 연속 MDRT 기준을 달성, 2005년에 MDRT 종신 회원으로 등록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부터는 한국MDRT협회 부회장직도 맡고 있다. ●“노후 편안해질거란 믿음줘야” 강 명예전무는 “한국 보험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영어권 국가 설계사들에게만 주어지던 강연 기회에 내게도 돌아온 것 같다.”면서 “우리나라 보험산업을 잘 알릴 수 있도록 강연문을 잘 써야 할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만나면 노후가 편안해질 것이라는 신뢰를 주는 것은 진실이 가진 힘이라는 점을 강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교황 “이·팔 각각 고국서 살게 되길”

    성지순례를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정이 타결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11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이 바라는, 안전하고 안정적인 미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상 결과에 달렸다.”면서 “나는 모든 책임 있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두 민족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국경을 가진 각자의 고국에서 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교황의 이런 발언은 이스라엘 옆에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를 수립하는 평화안인 ‘두 국가 해법’에 대해 지지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간 이스라엘 정부는 2007년 11월 미국 아나폴리스 중동평화 회의에서 채택된 이 해법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환영사에서 “교황의 방문은 종교 간의 축복된 이해를 가져오고 평화의 기운을 가까운 곳에서 먼 곳까지 퍼뜨리는 일”이라면서 “나는 교황의 성지 순례가 평화의 사명 수행이자 광신주의를 뿌리뽑고 관용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교황은 이스라엘에 머무는 동안 페레스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을 접견하고 중동 평화를 위한 노력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가슴 멎을 듯한 ‘광란의 아리아’

    가슴 멎을 듯한 ‘광란의 아리아’

    ‘광란의 아리아’로 유명한 도니제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가 22∼23일 경기 고양 아람누리 아람극장에 오른다. 이 작품은 지난해 연출가 볼프람 메링의 철학적인 해석과 상징적인 무대로 호평받았던 국립오페라단의 수작으로, 2008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제1회 대한민국 오페라상’에서 작품상을 수상했다. 개관 2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봄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이 공연을 선택한 고양 아람누리는 지난해 공연에서 선보였던 무대와 의상에 신진 연출가 안호원이 새롭게 수정한 연출을 덧댔다.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1835년 이탈리아 나폴리의 산카를로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됐다.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이 유쾌하고 발랄하다면, 이 작품은 아름다우면서도 격정적이고 장중한 비극이다. 명문가의 딸 루치아와 원수 집안의 아들 에드가르도가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죽음을 맞게 되는 이야기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시킨다. 여기에 도니제티의 유려한 음악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면서 완성도를 높인다. 작품 속 최고 명장면은 루치아가 20분간 펼치는 ‘광란의 아리아’.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가 특히 진가를 발휘했던 이 장면은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빠르게 굴러가는 듯 장식적이고 기교 섞인 노래를 부르는 소프라노)들이 자신을 과시하게 위해 가장 중요한 레퍼토리로 삼는 곡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낸 소프라노 김수정과 이상은이 루치아 역을 맡았다. 에드가르도 역에는 테너 이승묵과 이재욱이, 동생 루치아를 귀족 아르투로와 정략 결혼시켜려 하는 엔리코 역에는 바리톤 노대산과 김기보가 각각 캐스팅됐다. 1577-7766.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50분) 아시아 바다를 주름잡던 남자 조오련. 8년 전 아내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삶의 의미를 잃고, 우울증에 술로 지새는 날만 늘어 갔다. 3년 전 결국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 해남으로 돌아왔고, 후배 여동생 이성란씨를 만났다. 지난 4월18일 14살이란 나이차를 극복하고 조촐한 웨딩마치를 올렸다.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미국 어바인 시장 강석희를 초대, 한인 1세 최초로 직선 시장이 되기까지의 스토리를 들어본다. 선거운동 중 받았던 냉대, 기억에 남는 한인 유권자에 대해서도 들어본다. 평범한 한국청년이 숱한 장벽을 넘어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의 시장이 되기까지의 이야기. ‘어바인의 오바마’ 강석희를 만나본다. ●닥터스(MBC 오후 6시50분) 영주는 태어날 때부터 온몸의 관절이 굽어 있었다. 허리부터 팔과 다리는 물론 심지어 발가락까지 제 멋대로 꺾여 있다. 영주의 소원은 엄마 손을 잡고 함께 걷는 것. 하지만 주변의 도움 없이는 혼자서 일어설 수조차 없다. 선천성 다발성 관절 구축증을 앓고 있는 9살 허영주양의 사연과 함께한다. ●녹색마차(SBS 오전 8시30분) 모하전자 연구팀장 서정하와 비서실의 한지원은 남몰래 사랑을 키워오는 사이다. 정하의 친구인 모하전자 연구실장 윤형모 또한 지원을 짝사랑한다. 형모는 지원의 생일선물을 준비해 레스토랑에서 지원에게 무언가 고백을 하려 하나, 지원은 정하에게서 연락이 오자 형모를 두고 정하에게 가버리는데…. ●다큐 프라임(EBS 오후 9시50분) 다중지능이론은 아이큐테스트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고안된 것으로 인간에게는 언어와 논리·수학 외에 신체운동, 대인관계, 음악 등 8개의 지능이 있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중지능이론을 바탕으로 한 교육법의 핵심은 무엇인지 인디애나폴리스와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학교를 찾아가 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작품인 ‘베니스의 상인’에서 “사랑을 하면 장님이 된다.”는 유명한 구절을 남겼다. 그러면 사랑은 어떻게 우리의 분별력을 흐리게 하는 걸까? 그리고 이런 사랑의 힘에는 남녀 간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많은 신경 생물학자들은 첨단 장비를 동원해 이를 규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이탈리아 나폴리에 거대 지하도시가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의 지하도시가 그 비밀스러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영국 BBC가 2일 보도했다.옛 시가지만한 100만평방미터크기의 공간이 그대로 땅 밑에 숨어 있었다. 관광객들에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성 바오로 대성당을 낀 산 가에타노 광장의 한 가게.여느 가게와 다를 바 없지만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내려가면 수천년 세월 동안 축조된 지하도시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동영상 보러가기 지금까지 900개의 동굴들이 발굴됐는데 전문 탐사팀은 전체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동굴들은 수천년 동안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물품 저장고나 방공호 등 다양한 목적으로 지어졌다.BC 6~7세기 때 니코테라 지하 공동묘지로 시작해 골재 채취 갱도,로마시대의 하수도,1세기 무렵의 초기 기독교도들의 시설 등이 간직돼 있다.동굴끼리 비밀 통로로 연결돼 있어 지하에 건설된 도시를 방불케 한다. 이곳 지형은 석회질이어서 오랜 세월 수분이나 공기와 결합해 돌처럼 굳는 효과 때문에 이곳 지하도시 위에도 새 도시가 건설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는 얼마?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는 얼마?

    단 6대만 출시됐던 1965년 산 스포츠카 ‘쉘비 코브라 쿠페’(Shelby Cobra Coupe)가 자동차 경매 낙찰가의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측돼 수집가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함께 들이닥친 자동차 산업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이 스포츠카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경매가가 약 200억 원(1000억 파운드)에 다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차가 이토록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이유는 전 세계에 6대밖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탈리아의 페라리를 제친 ‘미국 최초의 스포츠카’라는 훈장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1965년 7월 프랑스에서 열린 월드 레이싱 챔피온십에서 우승한 드라이버 밥 본듀란트는 “쉘비 코브라를 몰고 피니시 지점을 통과할 당시의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면서 “40년이 지난 후에 이 차를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전했다. 이 대회가 끝난 뒤 쉘비 코브라 쿠퍼는 ‘미국의 보석’이라는 별명과 함께 5개 추가로 더 제작됐다. 최초의 쉘비 코브라는 피터 브룩(Peter Brock)이라는 22세의 젊은 청년이 1939년 독일 버스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그는 모든 부품을 직접 조립해 ‘핸드메이드’ 스포츠카를 세상에 내 놓았고 이는 독특한 외관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장 최근에 이를 사들인 사람은 미국 노스다코타주의 한 기업가로, 하워드 혹스 감독의 영화 ‘레드라인 7000’ 등에 고액을 받고 차를 빌려주고, 취미로 레이스를 즐기며 애용해 왔다. 한편 시속 195㎞까지 주행이 가능한 이 차는 오는 15일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리는 경매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사진=drivers-republic.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돼지인플루엔자 비상] WHO, 발병國 전문가 긴급소집

    │워싱턴 김균미·도쿄 박홍기·베이징 박홍환·파리 이종수특파원·서울 정서린기자│2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첫 돼지인플루엔자(SI) 감염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각국이 ‘방역비상’에 돌입했다. 세계보건기구(WH O)는 이날 제네바에서 발병지역 독감 전문가들과 세 번째 긴급 회의를 열고 전염병 경보의 상향 조정에 대해 논의했다. 딕 톰슨 WHO 대변인은 “마거릿 찬 사무총장이 확산 추세를 주시하고 있으며, 이를 외부 전문가들에게 평가받으려 한다.”며 상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회의에서는 바이러스 전달 경로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치료법 등도 논의됐다. 예방 조치를 두고 국가간 무역 마찰과 외교 분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 유행병인 ‘팬데믹’(pandemic)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한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오바마 의회에 15억달러 추가 요청 멕시코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첫 바이러스 희생자를 낸 미국 전역은 공포에 잠겼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명백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하면서도 “정부는 바이러스의 영향력을 통제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며 공포를 차단했다. 미 정부는 예방과 백신 공급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의회에 15억 5000만달러(약 2조원) 규모의 추가 예산 지출을 요청했다. 항바이러스 관련 의료 약품 재고 확대와 백신 개발, 감염 추이의 정밀조사를 위한 비용 등이다. 미 의회는 또 정부의 대응책을 점검하기 위한 청문회를 개최했다. 미 상원 인준 청문회를 통과한 캐슬린 시벨리우스 보건장관도 28일 취임식 직후 바로 업무에 착수해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장관과 함께 대책을 논의,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이날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홍콩 4명 의심…中 의료진 대기령 중국도 28일 홍콩에서 SI 의심환자 4명에 대한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와 마찬가지로 홍콩-광둥(廣東) 라인을 통한 바이러스의 유입 가능성에 대비, 사스 퇴치에 참여했던 광둥지역 의료진 전원에 대해 24시간 대기명령을 내렸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지도부는 연일 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출입국 검역 조치를 엄격하게 강화하고 약품 확보를 서두르라.”고 지시했다. 돼지인플루엔자에 대한 예방 조치는 국가간 갈등까지 빚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7일 세계 각국이 미국·멕시코 등 북미지역에 대한 여행을 제한하고 돼지고기 등 육류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무역·외교 분쟁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러시아, 필리핀, 우크라이나를 비롯, 일부 발칸국들이 미국산 돼지고기 및 씨돼지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해 미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EU)과 베트남 정부 등은 수입 금지 계획이 없다고 밝혀 논란을 차단했다. 여행 자제령도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다. 프랑스가 29일 EU에 멕시코행 항공편 제한을 건의하겠다고 나선 데 이어 미국을 포함해 유럽, 아시아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멕시코와 북미 지역 여행 자제 권고를 내렸다. 아르헨티나는 멕시코발 항공편을 새달 4일까지 모두 중단시켰으며, 쿠바도 멕시코행·멕시코발 항공편을 모두 금지한 상태다. ●‘세계적 유행병’ 가능성 왈가왈부 감염 사례가 속출하면서 전 세계적 유행병인 ‘팬데믹’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속도가 느린 팬데믹의 가능성은 있다.”고 밝힌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총장은 그러나 1918년 4000만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스페인 독감’도 초기엔 느린 속도로 나타났다고 경고했다. 홍콩대 미생물학과 주임인 위안궈융(袁國勇) 교수는 “‘팬데믹’의 시작 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대인플루엔자’의 저자인 존 배리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의 기고를 통해 “인플루엔자가 처음 발견된 뒤 두 번째 유행할 때까지는 약 6개월의 시간이 있다.”며 신속한 백신 개발을 촉구했다. rin@seoul.co.kr
  • [돼지 인플루엔자 공포 확산] 美 비상사태 선포… 스페인도 감염 확인

    멕시코에서 시작된 돼지 인플루엔자가 북미에 이어 유럽까지 번진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은 즉각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각국이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진원지인 멕시코에서 사망자가 점점 늘어나는 등 피해 규모는 확산일로에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최근 멕시코 여행에서 돌아온 23세 남성 1명이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앞서 캐나다에서 6건의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캐나다 보건당국은 “이것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추가 감염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바마 “위급 상황 예비 조치”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뉴욕 8건을 포함, 최소 40건이 발생했다. 재닛 나폴리타노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와 관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우려는 되지만 위급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비상사태 선포는 예비 조치라고 말했다. 또 백악관은 지난 16일 멕시코를 방문했던 오바마 대통령과 악수했던 박물관장이 사망한 것에 대해 “잠복기는 24~48시간으로 대통령이 멕시코를 방문한 지 9일이나 지났다.”며 문제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멕시코 사망 103명으로 멕시코에서 감염 의심자는 1614명으로 이 가운데 103명이 사망했다. 현재 17개 주에 퍼진 상태로, 수도 멕시코시티 등 3개 주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현지 의료 사정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세계은행은 2500만달러의 긴급 지원 자금을 포함, 2억 500만달러 차관을 제공키로 했다.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전 세계 전문가들과 화상 회의를 열고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될 수 있는 만큼 전 세계적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WHO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경고 수준을 3단계에서 4단계로 올릴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하루 앞당겨 27일 열었다. ●“더 위험한 변종 진화 가능성” 또 WHO의 보건 안전·환경 담당 사무총장보인 후쿠다 게이지 박사는 “이 바이러스는 진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바이러스가 진화하면 인간에게 더 위험한 변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멕시코 여행을 한 13명이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호주에서는 17명이 돼지 인플루엔자 증세를 보이고 있고, 이스라엘에서는 멕시코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2명이 검사 중이다. 스페인에 17명, 프랑스에 1명의 감염 의심자가 있다. 중국, 러시아, 타이완, 볼리비아 정부는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 증세를 보이는 사람은 모두 격리 조치키로 했다. 홍콩과 유럽연합은 멕시코 여행 자제를 촉구했다. 북미에서 수입되는 돼지고기에 대한 검역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는 이 지역 돼지고기 수입을 잠정 중단했다. 유럽연합은 30일 긴급회의를 연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한려수도 해상케이블카로 관광한다

    한려수도 해상케이블카로 관광한다

    한려수도에 보석처럼 떠 있는 섬들이 해상 케이블카로 연결된다. 경남 통영시가 ‘동양의 나폴리’로 변신하기 위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용초도, 학림도, 연대도 등을 잇는 케이블카를 만들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통영시는 지난해 시내 도남동에서 미륵산 정상을 오르는 조망 케이블카를 개통해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설치사업 전담팀 구성 통영시는 최근 문화예술관광과 안에 ‘해상 케이블카 추진팀’을 구성했다. 추진팀은 도남동 미륵산에 운행되고 있는 조망 케이블카와 연계해 통영시의 여러 섬을 잇는 해상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전담한다. 이를 위해 하반기에는 전문기관에 연구용역을 맡겨 경제성, 노선, 환경에 미치는 영향, 해외 사례 등 사업타당성을 분석하도록 했다. 추진팀의 홍성갑 담당은 “연구용역을 통해 케이블카를 어느 섬과 어떻게 연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 단계적으로 어떤 섬과 이어 나가면 사업성과가 높을지를 구체적으로 따진 뒤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상 케이블카 때문에 유람선 이용객이 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유람선 업주들과 협의해 유람선 운항이 어려운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통영시는 앞서 2006년에도 도남동 유람선터미널에서 한산도 구간에 대한 해상 케이블카 설치 타당성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이번 용역 결과가 2010년에 나오는 대로 케이블카 설치 공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현재 사업성이 높은 케이블카 노선으로는 ▲통영 시내~한산도~용초도 ▲통영 시내~학림도~연대도 등 2개 구간이 꼽히고 있다.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 인기 통영시는 지난해 4월 도남동 하부 정류장에서 미륵산 정상(해발 461m) 상부 정류장까지 1975m를 잇는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를 개통했다. 이 케이블카는 국내 첫 바다조망용 케이블카로, 노선도 가장 길다. 개통 직후 몇차례 고장이 나 40여일 동안 운행을 멈추기도 했으나 안정성이 입증되면서 지금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해상관광 케이블카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8인승 곤돌라 47대가 시간당 1800명을 수송하고 있다. 통영시 측은 전체구간 중간의 1곳에만 철제 지주를 세워 환경훼손을 최소화했다고 강조했다. 이용객은 토요일인 지난 11일 8802명에 이르는 등 지난 21일까지 누적탑승객 95만명을 기록했다. 이용객 10명 중 6명은 외지 관광객으로 나타났다. 이용객은 다음달초에 무난히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신경철 통영관광개발공사 사장은 “인구 13만명인 통영에 굴뚝 없는 대규모 ‘청정 공장’이 생긴 것으로 경제효과를 기대하면 된다.”고 말했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멕시코쪽 국경 좀 맡아줘”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의 마약과 무기 밀거래가 양국의 중요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관련 문제를 담당할 ‘국경 차르(czar)’직이 신설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멕시코 국경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경 차르에 앨런 버신(63) 전 연방 검사를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첫 멕시코 방문을 하루 앞두고 멕시코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에 적극 동참할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버신은 1993년부터 98년까지 연방 검사로 불법 이민자 단속을 지휘했다. 특히 법무부를 떠나기 전 3년 동안 빌 클린턴 정부에서 국경 차르와 비슷한 업무를 담당했다. 또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 밑에서 교육 담당관을 지내기도 했다. 슈워제네거 지사는 성명을 통해 “남서부 국경 문제에 관해서는 버신 이상의 적임자를 고를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나폴리타노 장관과 동행한 버신은 멕시코 국경 문제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멕시코 마약 조직들이 미국 시민을 한 명이라도 살해한다면 (멕시코 국경 지대에 군대를 배치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말한 오바마 대통령과 달리 군 배치를 반대했다. 한편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시나롤라, 로스 세타스, 라 파밀리아 미초아카나 등 3개 멕시코 마약 조직에 대해 특별 제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로버트 파커는 와인 마피아 대부?

    로버트 파커는 와인 마피아 대부?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주에 사는 와인 애호가 제프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생산되는 와인 ‘진판델(Zinfandel)’이 좋다는 이야기에 주문을 하니 유독 인디애나폴리스 주에는 배송이 안 된다는 것이다. 제프는 항의했으나 양조장 쪽에서는 어이없는 답변만 돌아 왔다. “‘유통독점법’에 따라 그런 것이니, 직접 와서 구매하세요.”라고. 이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제프는 와인 전문가 타일러 콜먼의 ‘와인 정치학’(김종돈 옮김, 책보세 펴냄)을 읽고 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정치인, 협잡꾼, 환경운동가 등 와인과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사람들이 실상 와인 가격에서부터 생산량, 유통방법, 심지어 와인 마시는 법까지도 결정한다니! 책장을 넘길수록 제프는 어안이 벙벙했다. 지은이는 와인정치꾼의 총재로 ‘로버트 파커’를 들었다. 100점 만점으로 와인에 점수를 매겨논 ‘로버트 파커 포인트’는 제프도 즐겨 보던 것이었다. 그저 유명한 평론가의 평가려니 하고 별 의심없이 봐왔던 제프지만, 저자의 설명의 듣고 나니 탄식이 절로 나왔다. 반나절 동안 100여종의 와인을 맛보고 낙서하듯 휘갈기는 평점에 전세계 양조장의 운명이 갈린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객관보다는 정치에 가까운 것 같았다. 그 뿐이 아니다. 와인 등급제도의 메커니즘, 원산지제도의 비밀, 음주 관련법이나 와인유통업의 실태 등 지은이가 설명하는 수많은 영역에 와인정치학은 작용하고 있었다. 책을 읽고 나서야 제프는 왜 그 동안 와인 양조장에서 자신에게 단 한통의 홍보 메일도 보내지 않았는지, 오래 전 가입신청한 유명 와인클럽은 왜 가입 수락을 아직 해 주지 않는지도 이유를 알게 됐다. 이게 다 와인정치 때문이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은 제프는 “즐겨 마시던 와인 한 잔을 둘러싸고 이런 복잡한 일들이 일어나는 줄 몰랐어요.”라면서, 책을 두고는 “꼼꼼히 비교해 놓은 미국과 프랑스의 와인산업사도 볼 만 했어요. 특히 중간중간 따로 정리해 놓은 용어정리나 각종 그래프와 사진도 마음에 들었고요.”라고 평가했다. 1만 39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이탈리아 중부에 강진…적어도 90명 희생

    이탈리아 중부에 강진…적어도 90명 희생

    이탈리아 로마 북동부에서 6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리히터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적어도 90여명이 숨진 것으로 보이며 1500여명이 다쳤다.아직도 잔해 더미 속에 파묻힌 실종자도 많아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보러가기 ☞동영상 보러가기 ☞동영상 보러가기 이날 오전 3시32분쯤 로마에서 북동쪽으로 95km 떨어진 라부르초주에 강진이 엄습했다고 영국 BBC가 미국 지질조사국(USGS) 발표를 인용해 전했다.BBC의 로마 특파원도 땅이 흔들려 새벽 잠에서 깨어났다고 전했다.한 시간 뒤 규모 4.8의 여진이 발생했다.앞서 전날에도 두 차례 소규모 지진이 일어난 바 있다. 희생자 중에는 5명의 어린이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라퀼라시에서만 3000~1만채의 건물이 파손된 것으로 추정된다.라퀼라 시장은 이번 지진으로 10만명 정도가 집을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라퀼라는 험준한 산악 지대인 라부르초주 주도로서 산비탈에 지어진 도시라 특히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예정됐던 모스크바 방문을 취소하고 라퀼라시에서 신속한 구조와 이재민 구호를 독려하고 있다.총리는 ‘기록적인 숫자의 구조반원들’이 신속하게 실종자들을 구조할 것임을 약속하고 “어느 누구도 아무렇지도 않게 버려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시 당국은 어둠이 내리기 전 이재민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대학 기숙사와 교회 첨탑 등이 파손됐으며 이웃 도시들에서도 계속 피해 보고가 잇따르고 있어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구 7만명에 오래된 건물들이 많은 중세 도시인 라퀼라시 주민들은 새벽에 거리로 쏟아져나와 안전지대로 대피했다.담요 하나만 두른 채 거리에서 꼬박 밤을 새운 이도 적지 않았다. 이탈리아에서는 2002년 남부 산 쥘리아노 디 푸글리아에서도 지진이 발생,20여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1997년 중부 움브리아주에서도 강진이 엄습,13명이 희생됐다.그러나 최악의 지진은 1980년 나폴리를 덮쳤던 강진.3000명이 숨졌고 9000명이 다쳤으며 3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관객이 원하면 몇곡이라도 앙코르 연주”

    “관객이 원하면 몇곡이라도 앙코르 연주”

    “3년 전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한국 청중을 결코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탈리아 사람들보다 더 정열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죠. 그래서 이번 연주회도 매우 기다려집니다.” 1일 서울 예술의전당 피가로그릴에서 만난 러시아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38)은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리사이틀에 커다란 기대를 드러냈다. 키신은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6세 때 모스크바 그네신음악학교 영재특수학교에 입학하고 10세에 모차르트 협주곡으로 데뷔 공연을 가진 이후 2005년 런던 왕립음악원 명예회원으로 추대되기까지 피아니스트로 세운 각종 ‘신기록’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찬 젊은 거장이다. 이번 공연은 2006년 첫 내한 이후 3년 만에 갖는 독주회. 당시 공연에선 정해진 프로그램이 끝난 뒤 무려 10곡의 앙코르를 선사했다. 이번에도 그의 공연 티켓은 이미 석달 전에 매진됐다.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조곡과 소나타 8번, 쇼팽의 ‘폴로네이즈-판타지’와 ‘마주르카’, ‘에튀드’ 등을 연주한다. 소개를 부탁하자 “연주곡들은 모두 나 스스로가 좋아하는 곡으로 채운다.”면서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8번은 에밀 길레스의 음반을 최고라고 생각한다. 연주하기가 매우 복잡한데,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면 반복해서 들어보라.”며 ‘친절함’을 덧붙였다. ‘천재 피아니스트’로 각광받으며 연주회와 음반 판매 모두에서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도 피해가고 있는 키신이다. 그러나 정작 그는 “대중적인 신드롬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잘라말했다. “단지 음악이 좋아서 연주할 뿐이죠. 음악은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더 높은 곳에 다다르기 위해 노력하고, 완성시킨 뒤에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되고, 또 노력하고….” 질문 하나에도 신중하게 생각하고 조근조근 대답하던 그는 “왜 이 작품들은 좋아하는지 꼽으라면 대답할 수 없다. 내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는 영원히 알고 싶지 않고, 비밀스러운 것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역할모델로 삼는 연주자를 묻자 그는 “각자 닮고 싶은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열 명 이상 말할 수도 있다. 각각 모두에게서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 안에서 행복감을 느낀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번 공연에서도 3년 전처럼 앙코르를 해줄 수 있을까. “나폴리에서 가진 연주회에서는 앙코르로 16곡까지 연주했죠. 준비는 3~4곡 정도 하는데 청중이 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청중이 원한다면, 그렇게 할 겁니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4유로 넣으면 따끈한 피자 나오는 자판기[동영상]

     4유로(약 7200원)를 넣으면 3분도 채 안 돼 김이 모락모락 나는 피자가 나오는 자동판매기가 이탈리아 로마에서 첫 선을 보였다.이 자판기가 나온다는 소식은 국내에도 여러 차례 전해졌지만 로이터 통신이 26일 동영상을 곁들여 소개했다.    볼로냐 대학 연구진이 만든 이 자판기는 고객 입맛에 따라 토핑 재료를 선택할 수도 있고 토마토 소스까지 뿌려져 나온다.피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판기 창으로 들여다볼 수도 있어 누군가 피자를 꺼낼 때쯤이면 뒤에 사람들이 잔뜩 몰리게 된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자판기를 개발한 클라우디오 토르겔레는 피자의 본고장 이탈리아의 두 지역에서도 큰 인기를 끈 반면,미식가들은 고전적인 식기에 담겨 나오는 전통적인 피자에 대한 모독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자판기 개발에는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의 기술 협력이 있었고 독일에서도 테스트를 받았다.토르겔레는 유럽 전역과 미국에까지 기계를 보급해 각자 지역에 맞는 피자 요리로 변형,그곳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단한 피자를 먹고 싶으면 피자 식당에 가면 된다.그러나 우리 제품은 24시간 언제나 이용할 수 있고 값싸며 만족할 만하다.”면서 “경제위기에도 끄덕 없다. 맥도날드도 매출을 늘리고 있다.적은 비용에 간편하게 먹는 음식은 언제나 수요가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통신에 따르면 ‘슬로 푸드’에 일가견이 있는 이탈리아는 사실 유럽 어느 나라보다 자판기 문화가 발전한 곳이다.18세기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에서 처음 선보인 피자는 도우를 12시간 정도 숙성시킨 뒤 반죽하고 식재료들을 매우 신선하게 보관해야 하며 오븐을 300도 정도로 예열시켜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리법으로 유명하다.  이탈리아 피자식당연합회의 피노 모렐리는 “그 기계는 장난감”이라며 “틈새시장을 해외에서라면 파고들 수 있겠지만 이탈리아 사람은 피자와 함께 태어났다.어머니들은 어릴 적부터 그걸 먹여왔다.그들은 그 점을 이해하고 있다.”며 자판기가 적어도 이탈리아에선 발 붙이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여왕의 국가 단합 기원에 부응해 1889년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바질(허브의 일종)을 토핑하고 작은 이탈리아 국기를 꽂아 마르게리타 피자를 처음 선보였던 명가 ‘피쩌리아 브란디’의 주방장 마르첼로는 상관없다는 투의 반응을 내놓았다.”요즘 사람들은 참 별걸 다 발명한단 말이예요.그러나 질적인 면에서 결코 우리와 비교될 수도 없을 거예요.(자판기의) 유일한 장점이라면 가격이지요.”  가게 주인 파울로 파그나니는 “그 ‘피자 기계’를 치워버려 낡은 주크박스(동전을 넣으면 음악을 찾아 틀어주는 장치)처럼 만들어버려야 해요.그런데 적어도 그거(피자 자판기) 그럴 듯해 보이긴 하네요.”라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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