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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품 속 과학] 나트륨 하루 권장량 넘진 않았나요/박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식품 속 과학] 나트륨 하루 권장량 넘진 않았나요/박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소금은 음식의 간을 맞춰 맛있게 먹을 수 있게 한다. 뿐만 아니라 김치, 젓갈, 간장, 된장, 고추장 등과 같은 농수산물을 오래 두고 먹을 수 있게 한다. 소금의 주성분은 ‘염화나트륨’으로 생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염화나트륨은 몸에 들어오면 ‘염소 이온’과 ‘나트륨 이온’으로 나눠진다. 사람의 신경세포, 심근세포 등은 세포외액의 나트륨 이온과 세포 내 칼륨 이온이 교환될 때 일어나는 전기적 변화에 의해 조직을 수축시켜 정상적으로 기능한다. 또 나트륨은 장에서 아미노산이나 포도당 흡수에도 기여한다. 그 밖에도 염화나트륨은 우리 몸의 수분량과 삼투압을 조절하고 위산을 만드는 데 기여하며 체액의 산·알칼리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완충작용도 하는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나트륨을 오랫동안 많이 먹고 체내 농도가 높아지면 이를 희석하기 위해 수분을 배설하지 않게 되면서 체액량이 늘어 고혈압이 된다. 이로 인해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위험도 높아진다. 만일 채소, 과일 섭취량이 부족하면 칼륨 섭취량도 줄어 나트륨이온과 칼륨이온의 균형이 깨지면서 근육이나 신경계의 기능도 떨어진다. 나트륨은 동물성 식품과 가공식품에 많이 들어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나트륨 섭취량을 하루 2000㎎, 소금으로는 5000㎎으로 줄이도록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2010년부터 나트륨 줄이기 정책을 시작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섭취량이 2010년 4878㎎에서 2016년 3890㎎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WHO 권고량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2020년까지 나트륨 섭취량을 3500㎎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소비자 스스로 식품별 나트륨 함량 표시사항을 확인해 섭취량을 조절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단순히 식품에 나트륨 함량을 표시하던 식품표시제도를 ‘섭취 권장량 대비 함량비율’로 표시하도록 전환했다. 다만 나트륨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생명체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심한 운동을 하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일을 할 경우 나트륨이 부족해져 탈수, 소화액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식욕부진, 무기력, 근육마비, 신경 및 뇌기능 장애, 혼수상태를 유발할 수 있다. 채식 위주 식단도 적정량의 나트륨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나트륨은 간을 맞추는 데 유용하지만 짠맛에 익숙해지면 과잉 섭취하게 된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싱겁게 먹는 식습관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식품에 표시된 나트륨의 하루 섭취 권장량을 한번쯤 눈여겨보고 스스로 얼마나 많은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는지 매일 기록해서 점검하는 것은 어떨까. 작은 실천이 큰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 [식음료 설특집] ‘밥도둑’ 참치ㆍ리챔 세트…건강 지킴이

    [식음료 설특집] ‘밥도둑’ 참치ㆍ리챔 세트…건강 지킴이

    동원F&B는 대표 상품인 ‘동원참치 선물세트’와 ‘리챔 선물세트’는 물론 김, 홍삼 등 인기 건강식품을 앞세웠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인 참치는 DHA, EPA 등 오메가3 지방산과 면역력을 높이는 셀레늄이 풍부하다. 리챔은 국내 최초로 저나트륨 콘셉트로 출시된 캔햄 브랜드다. 명절을 홀로 지내는 1인 가구가 많아지고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커진 시장세를 반영해 ‘더참치세트’도 선보인다. ‘더참치’는 기존 요리에 주로 활용되던 살코기 참치와는 달리 밥에 바로 먹는 살코기 참치캔으로 참치의 영양에 맛을 더 보탰다.올리고당을 담은 선물세트는 이번 설에 처음으로 출시됐다. ‘동원 프락토 올리고당’은 일반적인 올리고당보다 식이섬유 함량을 높이고 칼로리를 낮췄다. 동원F&B는 홍삼 전문 브랜드 ‘천지인’, 자연건강식품 브랜드 ‘하루기초’ 등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세트를 할인가에 내놨다. 6년근 홍삼정 ‘예작’과 캡슐형 제품 ‘천지인 메가사포니아 씨케이 맥스’가 대표적인 홍삼 상품이다. ‘하루기초’는 국내 유명 산지의 원료로 만든 진액 5종, 건강환 2종이 있다. 5만원 이하 실속 복합세트인 ‘동원튜나리챔 100호’는 참치 12캔, 리챔 4캔으로 구성됐다. ‘동원스페셜 5호’는 카놀라유 2병이 추가됐고, ‘선호’ 세트는 야채, 고추참치 등이 들어갔다. 유통매장은 물론 동원몰(www.dongwonmall.com)에서도 살 수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냉동만두 포화지방 ‘덩어리 ’

    냉동만두 포화지방 ‘덩어리 ’

    나트륨 33%… 제품 따라 차이 시중에 판매되는 일부 냉동만두가 포화지방과 나트륨 ‘덩어리’인 것으로 나타났다.6일 소비자시민모임이 17개 냉동만두의 영양 성분과 표시 사항 등을 검사한 결과에 따르면 만두 200g당(5∼6개) 평균 포화지방 함량은 6.53g으로 1일 영양 성분 기준치(15g)의 44%에 달했다. 평균 나트륨 함량은 658.48mg으로 1일 기준치(2000mg)의 33% 수준이다.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상위 6개 제품의 경우 200g당 포화지방 함량이 1일 기준치의 50∼61%에 달했다. ‘CJ 비비고 왕교자’가 200g당 9.2g으로 포화지방이 가장 많았다. 나트륨 함량은 제품에 따라 최대 1.6배 차이가 났다. 200g당 나트륨 함량은 ‘동원 개성 왕새우만두’가 768.17mg으로 가장 높았고 ‘풀무원 생가득 왕교자’가 488.51mg으로 가장 낮았다. 또 ‘신 비비고 새우왕교자’와 ‘대림선 왕교자’는 콜레스테롤, ‘오뚜기 옛날 김치왕교자’는 당류, ‘온리프라이스 속을 꽉 채운 왕교자만두’는 나트륨 함량이 각각 식품 등의 표시 기준에서 정한 허용 오차 범위를 넘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야식으로 먹은 냉동만두 6개…비만의 지름길

    야식으로 먹은 냉동만두 6개…비만의 지름길

    야식으로 주로 즐기는 냉동만두 가운데 일부 제품은 5~6개만 먹어도 포화지방 1일 기준치의 최대 61%를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17개 냉동만주의 영양성분과 표시사항을 검사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만두 200g(5~6개)의 평균 포화지방 함량은 6.53g으로 1일 영양성분 기준치(15g)의 44%를 차지했다. 만두 10개를 먹었다고 치면 하루 먹을 포화지방을 모두 섭취하는 셈이다. 냉동만두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658.48mg으로 1일 기준치(2000mg)의 33% 수준이었다.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6개 제품은 200g당 지방 함량이 1일 기준치의 50~61%에 달했다고 소시모는 전했다. 소시모는 “이보다 많은 양을 먹거나 만둣국 등 요리를 해 먹으면 지방, 나트륨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수 있어 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만두 종류별로는 새우만두와 김치만두에는 나트륨이, 고기만두는 포화지방이, 갈비만두는 당류 함량이 각각 높았다. 조사대상 중 4개 제품은 나트륨, 당류, 콜레스테롤 등의 영양성분 실제 함량이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 따른 오차범위를 초과했다. ‘신 비비고 새우왕교자’와 ‘대림선 왕교자’의 콜레스테롤, ‘오뚜기 옛날 김치왕교자’의 당류 함량이 허용오차 범위를 넘었다. ‘온리프라이스 속을 꽉 채운 왕교자만두’는 나트륨 함량은 표시기준에서 정한 허용오차 범위를 웃돌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나트륨·당류·콜레스테롤의 실제 측정값은 제품 표시량의 120% 미만이어야 한다. 소시모는 “소비자는 제품에 표시된 값을 보고 영양정보를 파악하는 만큼 제조업체는 정확한 표시 정보를 위한 품질 균질화·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설 선물, 情 나눔] 중저가·복합형 구성 다양 ‘실속·실용 한가득’

    [설 선물, 情 나눔] 중저가·복합형 구성 다양 ‘실속·실용 한가득’

    시장 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받은 명절 선물 중 가장 좋았던 품목은 무엇인지’에 대한 조사 결과로 가공식품이 신선식품·상품권에 이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식품 업계는 올 설에도 2만~4만원 대의 중저가 카테고리가 선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200여종의 다채로운 구성과 1만~8만원대 다양한 가격대의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특히 실용적인 선물세트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2만~4만원대 중저가’와 ‘복합형’ 선물세트를 앞세웠다. 14년 연속 선물세트 판매 1위 제품인 ‘스팸 세트’는 2만원대에서 최대 7만원대 가격으로 구성했다.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3만원대의 ‘스팸 8호’(3만 5800원·스팸클래식 200g】9)와, 매년 명절 큰 인기를 끈 스팸·카놀라유·올리고당으로 구성된 ‘스팸 스위트 1호’(3만 3600원·스팸클래식 200g】6+백설 카놀라유 500㎖】2+백설 요리올리고당 700g)가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설에는 ‘The더건강한 캔햄 치즈’ 선물세트와 ‘계절어보’ 선물세트를 새롭게 출시, 캔 선물세트 라인업을 확대했다. 대표 단량으로는 ‘The더건강한 캔햄 12C호’(2만 9800원·The더건강한 캔햄 치즈 200g】6+The더건강한 캔햄 200g】2), ‘The더건강한 캔햄 8호’(3만 1800원·The더건강한 캔햄 200g】9)가 있다. 대표적인 복합형 선물세트인 ‘특선 세트’는 스팸·고급유 등을 기본으로 구성하고, 쓰임새가 다양한 제품들을 담아 고급·차별화를 꾀했다. 추천 품목으로는 ‘최고의 선택 레드라벨’(7만 1100원·스팸 200g】8+스팸 120g】5+백설 리그난 참기름350㎖】1, 백설 카놀라유 500㎖】2), ‘특별한 선택 10호’(3만 800원·스팸 클래식 120g】4+계절어보 맛골뱅이 150g】2, 백설 카놀라유 500㎖】2+백설 요리올리고당 700g】1)를 꼽을 수 있다. ●동원F&B동원F&B는 ‘동원참치’와 ‘리챔’을 중심으로 건강과 품격을 담은 ‘동원 설 선물세트’ 200여종을 선보였다. 동원참치는 대표적인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DHA, EPA 등 오메가3 지방산과 면역력을 높이는 셀레늄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 리챔은 저나트륨 컨셉트로 출시된 캔 햄 브랜드로 기존 캔 햄들보다 나트륨 함량이 적은 편이다. 선물세트 디자인은 지난해 추석에 이어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곽명주 작가와 협업으로 진행했다. 동원F&B는 ‘동원이 전하는 행복한 이야기’라는 주제로 일상 속 행복의 밝고 따뜻한 모습을 패키지에 삽화로 담았다. 가장 많은 판매가 예상되는 선물세트로는 5만원 이하 실속 복합세트인 ‘동원튜나리챔 100호’(동원참치 살코기 135g 12캔+리챔 오리지널 200g 4캔), ‘동원스폐셜 5호’(동원참치 살코기 100g 6캔+리챔 오리지널 120g 3캔+동원카놀라유 500㎖ 2병), ‘선호’(동원참치 살코기 150g 12캔+고추참치 150g 3캔+야채참치 150g 3캔) 등이 있다. 고급세트인 ‘명품혼합 2호’(올리브유참치 150g 5캔+포도씨유참치 150g 5캔+해바라기유참치 150g 5캔+리챔 오리지널 200g 8캔)와 김세트인 ‘양반김 혼합 3호’(들기름김 8봉+동원카놀라유 900㎖ 1병)도 명절 때마다 많이 판매된다. ●사조해표사조해표는 설 선물세트 100여종을 선보였다. ‘2018 사조해표 설 선물세트’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구매 트렌드에 맞춰 ‘실용’과 ‘실속’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어린이도 쉽게 딸 수 있는 ‘사조참치 안심따개’ ▲국내 대표 식용유 브랜드 ‘해표 고급유’ ▲100% 국내산 돼지고기만을 사용한 프리미엄 캔 햄 ‘안심팜’ 등의 제품을 중심으로 꾸렸다. 실생활에서 쓰임새가 많은 참기름, 올리고당, 구운소금 등 다양한 제품들을 구성한 2만~4만원대 중저가 복합 구성 선물세트인 ‘안심특선’은 주력 제품으로 강화했다. 참치·고급유·캔 햄·참기름으로 구성한 ‘안심특선 65호’(3만 1500원)와 ‘안심특선 22호’(2만 5200원)를 비롯해 참치, 캔 햄으로 구성한 ‘안심특선 11호’(3만 6800원)는 2만~3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과 알찬 구성으로 올해도 매출 증가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사조해표는 사회 트렌드를 반영한 선물세트도 다양화했다. 혼밥, 혼술을 즐기는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115g, 250㎖ 등 작은 크기의 소단량 제품 구성을 확대했다. 해표 고급유로 구성한 ‘고급유 2호’(9900원)는 할인점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선물세트로 젊은 층의 인기가 기대된다. 또한 ‘안심특선 생생 4호’는 얼리지 않은 참치로 만든 ‘생생참치’와 천연 향신료로 연어의 맛을 살린 ‘연어레시피’를 섞어 담아 차별화된 맛을 원하는 소비자의 높은 만족도가 예상된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밥상머리 교육, 아이 건강에도 도움 된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밥상머리 교육, 아이 건강에도 도움 된다

    한자로 가족을 뜻하는 식구(食口)는 ‘함께 밥을 먹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대가족이 함께 살던 옛 시절에는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아들, 손자까지 식구 모두가 한 밥상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식탁예절을 통한 인성교육을 하는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서양도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이런 밥상머리 교육이 인성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습니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간발달연구소와 만하임대 공동연구팀은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자주 할수록 아동의 비만율이 낮아지고 식습관이 건강해진다는 연구결과를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비만 리뷰’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전 세계에서 수행된 57개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메타 분석’을 실시했습니다. 메타 분석은 비슷한 주제로 연구된 문헌들을 통계적으로 통합하거나 비교해 새로운 결론을 도출해 내는 연구 방법입니다. ●가족과 밥 먹는 아이 ‘체질량지수’ 정상 연구에 활용된 분석 대상은 전 세계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입니다. 연구팀은 개별 연구에서 가족끼리 모여 하는 식사의 횟수, 자녀들의 체질량지수(BMI), 하루 식단 중 야채와 과일의 비율을 포함한 식사의 종류, 설탕이 포함된 음료, 패스트푸드, 나트륨 함량이 많은 과자의 섭취량,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 등을 추출해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아이들의 체질량지수는 낮아 정상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식단에는 채소와 과일 같은 건강한 먹거리가 더 많았고 패스트푸드와 달고 짠 과자를 먹는 양과 횟수는 훨씬 적었다고도 합니다. 아침, 점심, 저녁식사 중 언제 함께하는지는 식습관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결론도 나왔습니다. 사실 취학 전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가 있는 가정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편식을 하지 않고 좋은 식습관을 갖게 해줄까’입니다. 식습관이라는 것이 어린 시절 형성되고 가족과 함께 어떤 음식을 먹느냐가 성인기의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맞벌이 가정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의 식사를 챙겨주고 함께 식사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부모와 먹을 시간 없다면 친구와 함께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식사과정에서 심리적이고 행동적인 요소가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식사 시간에 부모가 긍정적 역할 모델을 보여주거나 즐거운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아이들의 건강한 식습관을 만드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맞벌이 등으로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면 학교에서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선생님과 함께, 아이들이 함께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은 식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대신 연구팀은 가정의 경제사회적 위치가 식사의 질과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서 문득 초·중·고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무상급식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여전히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맞벌이 가정이 대부분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노동시간이 가장 긴 나라 중 하나로 ‘워라벨’(일과 가정의 양립)은 여전히 먼 나라 얘기인 한국에서 무상급식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이들이 입맛에 맞든 맞지 않든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웃고 떠들면서 같은 식단의 음식을 먹는 과정에서 건강과 평등 의식을 함께 챙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무상급식의 의미는 충분치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edmondy@seoul.co.kr
  • 자폐증 자녀에게 ‘표백제 성분’ 마시게 한 부모들

    자폐증 자녀에게 ‘표백제 성분’ 마시게 한 부모들

    자폐증을 앓는 자녀를 치료하겠다며 공업용 표백제를 마시게 한 부모들이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메트로 등 영국 현지 언론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영국 경찰은 표백제를 이용해 자폐증 자녀를 치료할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를 실행에 옮긴 부모들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SNS를 통해 ‘기적의 미네랄 보충제’(Miracle Mineral Solution, 이하 MMS), 염화탄소(chloride dioxide, 이하 CD) 등의 미승인 약품을 접한 뒤 이를 자신의 자녀들에게 복용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의 미승인 약품은 미국 신흥종교인 사이언톨로지교의 전 교인이었던 짐 험블이라는 미국인이 만들었으며, 대체의학을 믿는 사람들에게 암과 난치병, 자폐증 등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어져 왔다. 짐 험블 등 MMS와 CD의 효능을 믿는 이들은 자폐증이 특정 병원균과 기생충에 의해 발병하며, 이는 체내에 들어온 병원균과 기생충은 CD 등의 약품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약품은 아염소산나트륨과 염산을 주 소재로 하며, 이는 표백제의 유사성분이다. 영국에서 이러한 대체의학을 접한 몇몇 자폐아동의 부모들은 이를 개발하고 사용했다는 사람들을 따라 과일주스에 이를 섞여 아이들에게 마시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미승인 약품이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하면 혈압을 떨어뜨리고 장기의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언론은 MMS와 CD가 만병통치약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오남용되는 사례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는 이 때문에 사람이 사망하기도 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인터넷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집단ㆍ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식품사고 막는다

    올해부터 초·중·고등학교 내에서 커피를 팔 수 없게 된다. 식품 내 나트륨 함량이 1일 나트륨 권장량(2000㎎) 대비 비율로 표기되며, 소비자용 의료기기에 ‘판매가격 표시제’가 10월부터 도입된다. 식품의약안전처는 24일 올해 업무계획에 이와 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이번 업무계획은 소통을 통한 안전 사각지대 해소를 기조로 삼았다. 취약계층의 식품·의약품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해 영아용 조제식과 과자 등의 식품기준과 규격을 강화하기로 했다. 청소년의 카페인 과다섭취 예방을 위해 학교 내 커피 판매 금지를 추진한다. 어린이의 화장품 사용이 늘어나고 있어 어린이 대상 유통·판매되는 화장품의 경우 7월부터 성인용과 구분해 보존제(2종), 타르색소(2종) 사용을 금지한다. 알레르기 유발성분 등의 표시는 강화한다. 식품사고 발생 시 소비자의 실질적인 피해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집단 손해배상 청구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 식품 안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한다. 1인 가구가 증가하는 현실을 반영해 간편식과 임산부·환자용 식품에 안전인증기준(HACCP) 의무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12월부터는 매출액 1억원 이상, 종업원 6인 이상 소규모 업체도 의무화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임상시험 피험자 보호를 위해 12월부터 참여횟수를 연 4회에서 2회로 줄인다. 실험 실시기준을 위반할 경우 처벌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9월부터 추진된다. 식품에 표기되는 정보를 소비자 중심으로 개선하기 위해 식품, 축산품 등 종류별로 서로 다른 표시를 통합하는 안도 추진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햄버거 먹으면 면역력 악영향…생명 위협 수준”(연구)

    “햄버거 먹으면 면역력 악영향…생명 위협 수준”(연구)

    햄버거와 감자튀김 같은 패스트푸드를 계속해서 먹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에 걸린 것만큼이나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독일 본대학 연구진이 이런 정크푸드가 심각한 질병에 걸린 것처럼 면역체계를 잘못되게 하는 원인임을 발견했다. 패스트푸드를 꾸준히 먹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면역 세포를 더욱 공격적으로 변하게 해 주요 질환의 발병 위험을 키우고 그 영향은 과일과 채소로 이뤄진 건강한 식단으로 바뀐 뒤에도 오랫동안 이어진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패스트푸드와 동맥경화증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동맥경화의 전형적인 원인이 되는 혈관 침전물은 주로 지질과 면역 세포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아이케 라츠 교수는 “면역 체계는 선천적으로 일종의 기억 기능을 지니고 있다는 게 최근 밝혀졌다”면서 “감염 뒤에도 신체의 이런 방어력은 일종의 경보 상태로 남아 새로운 공격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패스트푸드는 전형적으로 지방과 당분, 그리고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게 한다. 따라서 이런 음식은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 그리고 대장암 발병 위험을 포함한 여러 부작용과 관련됐다. 사실 이런 나쁜 식단이 면역체계를 약화할 수 있다는 건 2014년 선행 연구에서 발견됐다. 이 연구에서 설탕 100g을 소비하면 해로운 미생물을 파괴하는 백혈구의 기능을 제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쥐와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한 달 동안 지방과 설탕이 많으며 식이섬유가 적은 ‘서양식 식단’ 먹이를 제공했다. 그 결과 이들 쥐는 신체 전반에 걸쳐 강력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위험한 세균에 감염돼서 나타나는 결과와 거의 같았다. 심지어 이들 쥐에게 다시 4주 동안 건강식을 제공한 뒤에도 급성 염증은 사라졌지만, 면역 세포와 그 전구체의 유전자들은 여전히 활성화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아네트 크리스트 박사는 “이처럼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으로 쥐들의 혈액 속 특히 과립성 백혈구와 단핵 백혈구 같은 면역 세포의 수가 예기치 않게 증가했다”면서 “이는 면역 전구세포가 골수에 관여한다는 증거였다”고 말했다. 또 연구진은 면역 세포에서 일종의 ‘패스트푸드 센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패스트푸드를 섭취한 참가자 120명의 혈액 세포를 검사했다. 그런데 일부 참가자에게서 염증을 조절하는 수용체인 인플라마좀에 관여하는 유전적 증거가 나타났다. 라츠 교수는 “결과적으로 면역 체계는 더 강력한 염증 반응을 지니게 돼 작은 자극에도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에 기초해 정크푸드가 DNA 변화를 일으킨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셀(Cell)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패스트푸드 등 서구식 식단이 염증 유발하는 이유는?

    패스트푸드 등 서구식 식단이 염증 유발하는 이유는?

    패스트푸드 같은 서구식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건강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햄버거, 피자, 치킨처럼 기름진 음식과 설탕이 많이 들어간 탄산음료는 그 성분을 고려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열량이 많아 비만의 위험 요인이 되며 포화지방과 설탕, 나트륨이 많다는 점 역시 여러 가지 만성 질환의 위험도를 높인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 음식들이 왜 건강에 좋지 않은지는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패스트푸드를 많이 섭취하는 경우 몸의 염증 반응이 증가한다는 점은 알려져 있으나 그 기전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독일 본 대학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을 통해 포화지방이 많고 설탕, 소금이 풍부한 음식이 어떻게 만성 염증을 유발빌하는지 연구했다. 채소나 과일처럼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배제하고 기름지고 설탕과 소금이 풍부한 식단을 먹게 한 후 면역 세포의 반응을 조사한 것이다. 그 결과 이런 식단을 자주 섭취하는 경우 특정 과립구나 단핵구 같은 면역 세포의 활동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골수에 있는 골수 전구 세포(myeloid progenitor cell)에 의한 것으로 연구팀은 그 기전을 좀 더 자세히 연구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물질은 다양한 염증반응을 매개하는 물질인 NLRP3 염증조절복합체(inflammasome)였다. 동물 모델에 의하면 NLRP3이 서구식 식단에 노출되면 염증반응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것이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면역세포를 훈련해 장시간에 걸친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Western diet induces long-lasting trained immunity in myeloid cell) 각 실험동물은 4주 정도 식단에 노출되었을 뿐이지만, 만성 염증 반응은 훨씬 오랫동안 지속됐다. 참고로 염증 반응이 증가한 경우 이는 동맥 경화증은 물론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내용을 저널 셀(Cell)에 발표했다. 사실 패스트푸드 자체는 그렇게 건강에 나쁘게 보이지 않는다. 모두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그 구성과 양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대개의 패스트푸드가 앞서 말한 것처럼 열량이 많을 뿐 아니라 포화지방과 설탕, 소금은 풍부하고 식이섬유나 불포화지방은 부족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가끔 패스트푸드만 먹어도 병에 걸린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심지어 이를 즐겨 먹는 사람이 심각한 질환에 시달리지 않는 경우도 많다. 질병 발생에는 다른 건강한 음식은 피하고 이런 음식만 먹는지, 그리고 신체 활동이 충분한지, 비만이 있는지 등 다양한 요소가 같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점은 연구팀은 논문에서 서구식 식단(Western diet)에만 주목했지만, 이런 형태의 음식을 섭취하기 위해서 반드시 서구식으로 먹거나 패스트푸드 전문점을 찾아야 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한식이라고 해도 메뉴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비슷한 식단을 꾸밀 수 있다. 따라서 기름지고 양념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적당히 먹는 지혜가 필요하다. 서구식으로 먹지 않는다고 무조건 건강한 식생활이라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식품 속 과학] 가공식품과 식품첨가물/박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식품 속 과학] 가공식품과 식품첨가물/박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사람들 입에 오르는 어휘는 대개 우리 삶과 밀접하거나 자주 접하는 어떤 것을 가리킨다. 식생활에 있어서는 ‘식품첨가물’이 그 예일 것이다. 우리가 식품의 다양성과 편리성을 추구할수록 가공식품 소비는 늘어나고 그와 함께 식품첨가물 수요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각 가정에서 쓰는 식품소재와 조리법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가공식품은 다양한 소재를 손쉽게 구해 이용할 수 있게 한다. 한 예로 요즘처럼 아파트 생활을 하는 맞벌이 시대에 집에서 된장, 간장을 만들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식품산업 발달로 1년 동안 일정한 맛의 장류를 먹을 수 있게 됐다. 산업적으로 식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 우선 대량으로 쓰는 원재료를 세척할 때 미생물을 제거하기 위해 ‘살균제’를 사용한다. 제조 과정에서 재료가 덩어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결방지제’도 쓴다. 식품 성분을 결착·응고시키기 위한 ‘응고제’도 필요하다. 끓일 때 거품이 일어 품질이 저하되는 것을 막기 위한 ‘거품제거제’도 있다. 식용유 등 특정 성분을 빼낼 때는 ‘추출용제’가 필요하다. 가열 과정에서 손실되는 영양 성분이나 색, 향을 보충할 필요도 있다. 이때 ‘영양강화제’, ‘착색료’, ‘착향료’ 등을 사용한다.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려면 ‘보존료’가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이 식품을 제조, 가공, 조리, 보존하는 과정에 그 목적에 맞춰 식품에 사용하는 물질을 식품첨가물이라고 한다. 식품첨가물은 가공식품을 보다 안전하게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하는 식품산업의 필요 불가결한 소재다. 빵을 부풀게 하는 팽창제, 식품의 단맛 등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감미료도 식품첨가물이다. 사카린과 같은 감미료는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에게 설탕을 대신해 단맛을 즐길 수 있게 한다. 이런 식품첨가물은 천연물인지, 합성물인지에 따라 안전성 논란이 일어난다. 하지만 천연이든 합성이든 실제 성분은 같다. 전통적으로 다시마, 멸치, 소고기 등을 이용해 얻는 감칠맛은 이들 식품에 있는 ‘유리 글루타민산’ 성분 때문이다. 그런데 그동안 ‘글루타민산나트륨’(MSG)이 나트륨을 결합시켰다는 점에서 합성첨가물 논란에 휘말렸다. 현대사회에서 가공식품의 현명한 이용을 위해서는 먼저 식품첨가물 원리와 사용 목적에 따른 장단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올해 1월부터 식품위생법에 따른 식품첨가물 분류체계가 천연이냐 합성이냐에서 31개 기능으로 바뀌었다. 글루타민산나트륨 기능은 맛을 증진하는 것이므로 ‘향미증진제’로 분류한다. 한 해를 시작하는 이참에 보다 건강하고 윤택한 식생활을 위해 식품첨가물 기능과 가공식품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 “햄버거 먹으면 면역력 악영향…생명 위협 질병 수준”(연구)

    “햄버거 먹으면 면역력 악영향…생명 위협 질병 수준”(연구)

    햄버거와 감자튀김 같은 패스트푸드를 계속해서 먹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에 걸린 것만큼이나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독일 본대학 연구진이 이런 정크푸드가 심각한 질병에 걸린 것처럼 면역체계를 잘못되게 하는 원인임을 발견했다. 패스트푸드를 꾸준히 먹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면역 세포를 더욱 공격적으로 변하게 해 주요 질환의 발병 위험을 키우고 그 영향은 과일과 채소로 이뤄진 건강한 식단으로 바뀐 뒤에도 오랫동안 이어진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패스트푸드와 동맥경화증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동맥경화의 전형적인 원인이 되는 혈관 침전물은 주로 지질과 면역 세포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아이케 라츠 교수는 “면역 체계는 선천적으로 일종의 기억 기능을 지니고 있다는 게 최근 밝혀졌다”면서 “감염 뒤에도 신체의 이런 방어력은 일종의 경보 상태로 남아 새로운 공격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패스트푸드는 전형적으로 지방과 당분, 그리고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게 한다. 따라서 이런 음식은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 그리고 대장암 발병 위험을 포함한 여러 부작용과 관련됐다. 사실 이런 나쁜 식단이 면역체계를 약화할 수 있다는 건 2014년 선행 연구에서 발견됐다. 이 연구에서 설탕 100g을 소비하면 해로운 미생물을 파괴하는 백혈구의 기능을 제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쥐와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한 달 동안 지방과 설탕이 많으며 식이섬유가 적은 ‘서양식 식단’ 먹이를 제공했다. 그 결과 이들 쥐는 신체 전반에 걸쳐 강력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위험한 세균에 감염돼서 나타나는 결과와 거의 같았다. 심지어 이들 쥐에게 다시 4주 동안 건강식을 제공한 뒤에도 급성 염증은 사라졌지만, 면역 세포와 그 전구체의 유전자들은 여전히 활성화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아네트 크리스트 박사는 “이처럼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으로 쥐들의 혈액 속 특히 과립성 백혈구와 단핵 백혈구 같은 면역 세포의 수가 예기치 않게 증가했다”면서 “이는 면역 전구세포가 골수에 관여한다는 증거였다”고 말했다. 또 연구진은 면역 세포에서 일종의 ‘패스트푸드 센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패스트푸드를 섭취한 참가자 120명의 혈액 세포를 검사했다. 그런데 일부 참가자에게서 염증을 조절하는 수용체인 인플라마좀에 관여하는 유전적 증거가 나타났다. 라츠 교수는 “결과적으로 면역 체계는 더 강력한 염증 반응을 지니게 돼 작은 자극에도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에 기초해 정크푸드가 DNA 변화를 일으킨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셀(Cell)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가당음료 섭취기준 40배…성인 식습관 ‘빨간불’

    가당음료 섭취기준 40배…성인 식습관 ‘빨간불’

    적색·가공육 즐기고 우유·채소 섭취 부족 우리나라 성인은 채소, 우유 등 건강을 위해 많이 먹도록 권장하는 식품 섭취량은 부족한 반면 적색육, 가당음료 등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식품은 너무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질병관리본부가 14일 공개한 ‘우리나라 성인에서 만성질환 질병 부담에 기여하는 식품 및 영양소 섭취 현황과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25~74세 성인의 13개 식품·영양소 하루 섭취량을 분석한 결과 3개만 적절하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2007~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자 중 영양조사를 완료한 4만 165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식품 섭취 기준은 2015년 195개국이 참여한 세계 질병부담연구(GBD)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우선 과일은 하루 200~300g을 섭취해야 하지만 가장 최근 데이터인 2013~2015년 기준으로 남자는 176.7g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는 214.5g으로 기준보다 높았다. 채소 섭취량은 남자가 263.0g, 여자가 219.9g으로 모두 하루 섭취기준(340~500g)에 미달했다. 현미 등 정제하지 않은 곡물인 전곡류는 남자 17.6g, 여자 18.1g으로 섭취기준(100~150g)의 20%에도 못 미쳤다. 우유 섭취량도 남자 53.3g, 여자 54.7g으로 섭취기준(350~520g)의 10~15%에 그쳤다. 많이 먹도록 권장하는 식품·영양소 가운데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은 ‘식이섬유’와 해산물로 섭취하는 ‘오메가3 지방산’뿐이었다. 고혈압, 암 등의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가급적 적게 먹어야 하는 음식은 너무 많이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적색육 하루 섭취량은 남자가 74.8g, 여자가 46.7g으로 섭취기준(18~27g)을 크게 넘어섰다. 비만의 주범인 가당음료도 남녀 각각 299.2g, 208.8g을 마셔 섭취기준(0~5g)의 40배 이상이었다. 적색육, 가공육, 가당음료는 2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계속 섭취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나트륨’은 섭취 행태가 개선돼 적정 수준을 섭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물ㆍ나트륨 섞어 2차원 반도체 제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팀은 물과 나트륨(Na)을 이용해 2차원 반도체 소재로 쓸 수 있는 나노시트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스몰’ 2월호 표지논문에 실릴 예정이다. 실리콘 기반 반도체들은 두께를 얇게 만드는 데 한계가 있어 유연성과 집적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2차원 반도체는 두께가 얇아 투명하고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어 차세대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식품첨가물 표기 ‘합성’ ‘천연 ’ 없앤다

    앞으로 식품첨가물은 기능 중심으로 표시하고 ‘합성’이나 ‘천연’ 등의 문구는 쓸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올해부터 ‘합성 감미료 무첨가’, ‘100% 천연 조미료’ 등 식품 광고에 상용구처럼 쓰던 문구들은 모두 사라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부터 합성, 천연으로 구분했던 식품첨가물 분류를 용도 중심으로 개편하는 내용을 담은 새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 고시를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고시는 식품첨가물에 대한 지나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모든 식품첨가물은 안전성 조사를 거치지만 단순히 합성물질이라는 이유로 건강에 위해성이 높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식약처가 2013년 식품안전을 위협하는 요소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식품첨가물(34.5%)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이 환경호르몬(26.4%), 유해미생물(12.2%)이었다. 반면 미국에서는 세균(50.0%)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새 고시에 따르면 제조방법을 기준으로 합성이나 천연으로 구분했던 식품첨가물은 감미료, 향미증진제, 산화방지제, 고결방지제, 발색제, 산도조절제, 응고제, 습윤제 등 31개 용도로 새로 분류한다. 예를 들어 음식의 맛을 돋우는 기능을 하는 ‘MSG’의 주원료인 ‘L-글루탐산나트륨’은 ‘합성첨가물’에서 ‘향미증진제’로 바뀐다. 식약처는 식품첨가물 분류체계 개편 사항을 반영한 식품첨가물공전 개정판을 이달 중 발간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가난 포르노 (최고나)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가난 포르노 (최고나)

    무대 쪽방촌 느낌의 골방. 원근감을 주기 위해 사선으로 놓인 방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관객석에서 앞쪽 방은 들어찰 곳 없이 빽빽한 쓰레기(보기에 따라서 생활용품으로 보일 수도 있다)가 들어차 있으며 몸 하나 간신히 뉘일 정도로 좁은 공간이 쌓아 놓은 물건들을 중심으로 둥그렇다. 그 옆방은 그에 비해 제법 집의 형태를 갖추었다. 티브이도 있고 버너도 있고 조그만 냉장고와 작은 침대도 있다. 앞쪽 방 위쪽으로 CCTV가 연결되어 있다. 그 화면은 뒷방 티브이를 통해 볼 수 있다.남자, 휴대폰을 귀에 대고 옆집을 살피는 듯 창밖을 힐끔 본다. 남 (통화 중) 모르긴 해도 강남에 빌딩 두어 채는 가지고 있을 거라니까. 구라 아니야. 몇 달간 이 몸이 뭐빠지게 고생해서 알아낸 거지. 원래 있는 사람들이 지 꺼 꽉 쥐고 안 쓰잖아. 그 할매 골골거리는 꼴이 길어봐야 두 달이야, 두 달. 두 달 후면 여기 청산하고 우리 가족 넷이서 알콩달콩…. 만삭의 여, 양손 가득 짐을 가지고 들어선다. 손이 모자라 휴대폰은 어깨로 귀에 댄 채다. 여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 남 얘기 다 끝났잖아. 나도 좋아서 이러는 거 아니거든? 그냥 우리 지금은(여자의 배 내려다 보며) 알콩이랑 달콩이만 생각하자. 여 알콩하고 달콩한 그 기간이 두 달 남았다는 건 확실한 사실이구? 남 그럼! 당연하지! 여 (짐 내려놓고) 당연은 무슨! 지금 상황만 봐도 그래. 너랑 나랑 아침부터 저녁까지 죽어라 살펴봐도 삼시세끼 꼬박 챙겨 드셔, 새벽기도 빠짐없이 참석하셔, 아침마다 정정하게 일 나가셔,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너랑 알콩달콩인데? 남 너 오빠, 못 믿어? 여 응. (사이) 그러다 천수해로 하면 어쩌려고? 남 확실하다니까. 걷는 폼이 골골한 게 먹는 약도 확연히 늘어났고, 새벽에 잔기침도 엄청나게 심해졌어. 길어봐야 올해 설까지야. 여 그래도…. 남 (여자의 말 막으며) 어쩔 수 없잖아. 여 (흘겨보며 짐 내민다) 이거나 받아. 남 (물건 받아들며) 이게 뭐야? 생활비도 없다면서. 여 복지관에서. 겨울이라고 이것저것 챙겨주네. 확실히 강남이 좋긴 좋아. 나눠주는 것부터가 격이 달라. 쌀 하나를 줘도 꼭 이천 쌀만 준다니까. 남, 문 옆으로 쌀가마니랑 받아 온 물건들을 차곡차곡 쌓아 놓는다. 여, 봉투 안을 뒤적거리다 과자 봉지를 꺼내든다. 여 (과자를 우적거리며 바닥 짚는다) 아직 한 겨울도 안 됐는데 벌써부터 바닥이 냉골이네. 남 수도관 동파가 올해는 좀 빨리 됐어. 그래도 나는 여기 몇 년 살았다고 금방 적응되는 거 있지. (걱정스러운) 자기, 많이 불편해? 여 아냐. 나도 전에 살던 고시원보단 백밴 나은데 뭐. 거긴 주방을 공동으로 썼는데, 꼭 내가 사놓은 김치만 훔쳐가던 놈이 있었어. 의심 가는 놈이 있긴 한데 확실하게 단정은 못 짓겠구. 그렇다구 무턱대고 범인으로 몰수도 없고. 그래서 나중엔 김치를 아예 안 샀었지. 자기, 김치 없는 라면 먹어 봤어? 진짜 (고개를 저으며) 사람이 할 짓이 못 돼. 남 그 자식은? 가만 뒀어? 여 가만 두긴. 나중에 여자 속옷 훔치다가 덜미 잡혀서 개망신 당하고 쫓겨났어.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 남 미친놈이네. (침대 가리키며) 자기야, 여기 앉아. 여긴 좀 나을 거야. 여 (침대 위로 올라간다.) 할머닌 괜찮을까? 뜨거운 물은 고사하고 입 안에서 김이 나와. (호호 불며) 자기야, 이거 보여? 남 (옷장을 뒤적거려 커다란 점퍼를 뺀다. 이때 짐이 쏟아져 문 앞에 약간의 옷들이 쌓이게 된다. 자신도 입고 여자에게도 두꺼운 점퍼 하나를 건넨다) 이거 입어. 괜히 감기 걸리지 말구. 여 (점퍼를 입으며 침대 위 이불 안으로 들어간다.) 내가 워낙 건강 체질이라 웬만한 추위에는 꿈쩍도 안 하는데 자기랑 살림 합치고부터 몸이 약해졌어. 임신 때문인가 아침부터 삭신도 쑤시고 목도 아프고 머리도 지끈거리는 게 조만간 감기가 올 것 같아. 남 (버럭) 감기? 그러게 독감예방접종 하랬잖아! 여 삼만 팔천 원이야. 그걸 어떻게 맞아? 남 그러다 약값이 더 나는 거 몰라? 그깟 돈 몇 푼 아끼려다가 병원비, 약값 더 나가는 거라고! 진짜 짜증 나게! (바닥에 쌓인 비닐봉지를 걷어찬다) 여 야! 남 뭐! 여 너 지금 뭐 하는 짓거리냐? 남 짓거리? 짓거리? 다시 한번 말해 봐. 남편한테 짓거리? 여 그래. 짓거리라 했다. 남 말하는 본새하곤. 그러니까 네가 어디 가서 고등학교 중퇴자란 소릴 듣는 거야. 여 고졸인 넌 뭐 얼마나 그렇게 대단한데? 남 이거 왜 이래? 나 전문대까지 휴학했어. 너하곤 완전 급이 달라. 이번에 네가 임신만 안 했어도 나 학교 복학했다. 여 얼씨구? 등록금은 있냐? 남 …. 까짓것 벌면 되지. 여 (코웃음 친다) 퍽이나 벌겠다? 지 앞가림도 제대로 못 하는 게. 남 으이구! (자신의 머리 때리며) 그날 밤 내가 왜 술을 마셨는지 그날 밤이 내 인생 천추의 한이다, 한! 이래서 몸 굴리는 애들하곤 함부로 노는 게 아닌데. 여 (벌떡 일어나 노려본다) 그 몸은 나 혼자 굴렀냐? 애는 나 혼자 만들었고? 한 번만 자달라고 졸라 될 땐 언제고. (배 만지며) 알콩아, 달콩아, 봤지? 네 아빠가 저렇게 병신 같은 놈이란다. 남 (애써 누르며) 됐다, 됐어. 말을 말자, 말을 말아. 내가 저 고등학교도 못 나온 년이랑 무슨 얘길 하냐? 남, 옷을 추려 입고 밖을 나가려는데, 기계음이 들린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기계음은 내내 남과 여의 집에서만 들린다) 여, 재빠르게 리모컨 집어 티브이를 켠다. 남, 언제 그랬냐는 듯 잽싸게 달려와 티브이 앞에 선다. 티브이 화면 가득 노파의 집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 (티브이 화면에서 시선 떼지 않는다. 언제 싸웠냐는 듯) 다리를 절고 있네. 남 (티브이 화면에서 시선 떼지 않는다. 언제 싸웠냐는 듯) 빙판길에 넘어졌나? 노파, 문을 열고 들어선다. 머리 위에 짐을 얹고 양손에도 한 가득 짐을 들고 있다. 다리를 절며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여 (티브이 화면에서 시선 떼지 않는다.) 양 손에 짐이 한 가득이야. 남 (티브이 화면에서 시선 떼지 않는다.) 어디 폐지 같은 거나 주워 오는 거지. 남, 눈치 보며 슬금슬금 여의 옆으로 다가가 앉는다. 여, 기다렸다는 듯 남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과자를 우적거리며 영화 감상하듯 나란히 모니터에 집중하는 두 사람 여 저런 건 도대체 어디에서 줍는 거야? 남 아파트 쓰레기통, 상가 앞, 식당 뒤, 구석구석 뒤지겠지. 여 저게 진짜 돈이 될까? 남 진종일 쌔빠지게 고생하면 끽해야 하루 5천 원 정도? 여 그렇게나 적어? 남 몸만 죽어나는 거지. 노파, 가져온 물건들을 겹겹이 쌓아 올린다. 금방이라도 쌓인 물건들이 넘어질 듯 위태하다. (혹은 넘어져도 무방하다) 여 저러다 정말 큰일 나시겠다. 쓰러지면 어쩌려고. 남 저런 게 바로 궁상이야. 사는 거 자체가 민폐 인생. 여 너무 그러지 마. 찾아오는 가족도 없다는데 안 됐잖아. 남 아들이 하나 있긴 한데 연 끊은 지 꽤나 된 거 같아. 여 하나밖에 없는 자식새끼, 금이야 옥이야 길렀는데 머리 커서 귀찮다고 외면하고? 남 뻔한 스토리지. 여 사람들은 왜 늘 뻔한 것에 속는 걸까? 남 견디려고 그러는 거지. 그래야 견딜 수 있거든. 여 그래서 수집하나? 헛헛한 마음을 물건으로. 남 마음이 물건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그 생각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거야? 여 오빠. 남 응? 여 난 저렇게 살기 싫어. 남 (여자의 배 쓰다듬으며) 내 자식도 저렇게는 살면 안 돼. 천장에서 쿵쿵쿵 하는 소리가 들린다. 여 (하늘 올려보며 남자의 곁으로 바짝 붙는다) 뭐지? 남 저놈의 쥐새끼들. 여 쥐야? 남 사람 없을 땐 내내 조용하다가 꼭 들어오면 저 난리지. (둘러보다 빗자루를 집어 천장을 하늘로 쿵쿵 찌르면 이내 조용해진다) 조용히 해, 새끼들아! 여 (번뜩 뭔가 생각난 듯 남자의 빗자루를 빼앗는다) 오빠, 줘 봐. (천장 환기구를 열어 그 안을 기웃거린다.) 남 뭐해? 여 (이내 뭔가를 손에 쥐고 내려온다) 잡았다! 남 (여자에게 멀찍이 떨어지며) 잡았다구? 쥐를? 여 (의기양양) 응. 남 뭐하려고? 여 할머니 갖다 주게. 남할머닐? 여 적을 알고 나를 알면 그때부터 백전백승! 게임 끝이야. 여, 남자가 말릴 새도 없이 후다닥 밖으로 나간다. 남 야! 자기야! 여, 어느새 옆집으로 넘어갔다. 노파 집 대문을 두드린다. 남, 티브이를 통해 그 모습을 지켜본다. 여 할머니! 노파 목소리 뉘슈? 여 저어, 옆집인데요. 잠깐 문 좀 열어주실래요? 노파, 절룩거리며 느리게 현관 앞을 걸어간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외출하셨습니다. 노파 (문 살짝 열고 고개만 삐죽 내민다. 경계하는 느낌이다.) 뭔디 그랴? 여 수도관이 동파 돼서 걱정 돼서 한 번 와봤어요. 많이 추우시죠? 노파 겨울인디 추운 건 당연하지. 여 그래서! (쥐 내밀며) 이거라도 가지고 계시라고요. 만져보세요. 노파 (떠밀리듯 받아들며) 이게 뭔디? 여 쥐요. 노파 쥐? 여 살아있어요, 아직 따뜻하구요. 노파 (의심스러운) 애기 엄만 안 춥가니? 똑같이 사람으로 태어난 몸땡아리, 애기 엄마도 솔찬히 추울 텐디. 여 전 괜찮아요. 옆에 남자친구도 있구, (배를 내려다보며) 뱃속에 아기도 있잖아요. (돌아가려면) 노파 (문을 처음보다 조금 활짝 연다) 저기, 색시! 여 (돌아보면) 네? 노파 나 그런 사람 아녀! 여 뭐가요? 노파 선물을 받았으면 은혜를 갚아야지. 쪼매만 기다려. 뭐라도 줄 거 없나 찾아 볼랑게. 난 천성이 신세 지곤 못 사는 성격이여. 노파, 집 안으로 들어간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노파, 물건들 사이를 뒤지기 시작한다. 둘러보다 한 묶음의 짐 보따리를 내밀며,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외출하셨습니다. 노파 이불 있어? 여 네? 노파 새댁 집에 이불 있느냐고? 여 (생각하다) 하나 있긴 한데 그게 사계절용이라 그렇게 따뜻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쓸 만해요.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잖아요. 추우면 우리 자기랑 꼬옥 껴안고 있기도 하고…. 노파 (자랑스럽게) 날도 추운디 한 사람당 두 개 정돈 덮어야지. 우리 집엔 이불 엄청 많아. 이것 말고도 여덟 개나 더 있는디? 여 (받아들며 감동이다) 감사합니다, 할머니. 할머닌 정말 마음이 따뜻하시네요. 노파 세상 혼자 살간? 서로 돕고 사는 기 세상이지. 추워. 얼른 가. 노파, 먼저 들어간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여, 자신만한 커다란 이불을 가지고 들어온다. 여 (한숨 길게 내쉰다) 아후, 안 되겠어. 도저히 못하겠어. 남 (이불을 받아들며) 왜 또 그래? 여 백퍼센트 코튼 마크잖아. 오리털도 아닌 거위털이야. 이게 얼마나 비싼 건지 오빠가 알기나 해? 남 할머니가 주신 거야? 여 그래. 저쪽 집에 엄청 많대. 남 자기야,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강하게 다져야 해. 생각해 봐, 저 할머니 돌아가시면 그게 전부 우리 거야. 이불 깔고 덮고 지지고 볶고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니까. 여 몰라. 암튼 기분이 안 좋아. 양심의 가책이 느껴져서 도저히 그 일은 못하겠어. 이건 옳은 짓이 아냐. 우리도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취직 같은 거 해 보는 거 어때? 남 아니. 구직은 더이상 희망이 없어. 여 오빠, 그러지 말고 일용직이라도 구해 보자. 남 (여자의 배를 내려다보며) 이 몸을 해 가지고? 여 우리 사정 얘기하면 받아주는 데가 있을 거야. (남자의 손 잡으며) 오빠…. 남 …. 여 제발…. 남 …. 넌 그럼 빠져. 이번 일은 나 혼자서 할 테니까. 여 그런 말이 어디 있어? 우린 한 몸이야. 이 아이들 낳기로 결정한 날 잊었어? 뭐든 함께하기로 약속했었잖아. 남 그랬었지. 여 우린 그때 너무 힘들었어. 남 알아. 여 집도 없고. 돈도 없고. 부모도 없고. 빽도 없고. 남 아무것도 없었지, 우린. 여 그래도 행복했었잖아. 남 사랑만이 전부였던 시기였지. 여 극복하자. 할 수 있어. 노력하면 어떤 일도 다 이뤄낼 수 있다니까. 남 개소리야. 여 오빤 옆집 할머니 보면 친할머니 생각 안 나? 오빠도 할머니가 키워 주셨다며? 남 그때 생각 따윈 하고 싶지 않아. 여 난 가끔 그 시절이 그립던데…. 아무것도 몰랐던 그 시절,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던 그때가 나았던 거 같아. 너무 많이 아는 지금은…. 남 할머닌 나를 학대했어. 여 학대? 남 어린 꼬마였지. 아빠 손에 이끌려 왔던 날, 아빠 등 뒤로 숨었던 날, 할머니의 우악스런 손아귀가 나를 질질 끌고 갔어. 그리곤 내가 아빠 인생을 망쳤다며 끝없는 폭언과 폭력을 휘둘렀지. 여 오빠, 옆집 할머닌 오빠네 할머니와는 달라. 이렇게 이불도 주고 정말 좋으신 분이라고. 남 아무리 그래도 나쁜 점은 분명 있을 거야. 옆집 할머니의 나쁜 점을 한 번 생각해 봐. 여 할머니의 나쁜 점? (생각하다가) 예를 들면…? 남 예를 들면…. (생각났다) 저장강박! 저렇게 쓰지도 못할 거 쟁여만 놔서 이웃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잖아. 저것도 일종의 정신병이라고 티비에서 본 거 같아. 기억 안 나? 전에 복지관에서 도배 새로 해준다고 했을 때…. 여 (조금 솔깃하다) 아, 그때! 난리부르스도 아니었지. 문 앞에 대자로 쫙 드러누워가지고. 남 그래! (좀 장황하게) 물건들 좀 치우려고 그러면, “차라리 날 밟고 가라! 이것들아! 내 두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저 물건들 못 뺏는다!” 아니, 지가 무슨 이순신이야? 잔다르크야? 저 중에 쓸 만한 물건이 어디 있다고 저 난린지. 저런 건 욕심이 많다는 반증이야. 여 욕심? 남 그래. 스크루지보다 더 지독한 짠순이. 집에 물건들은 숨기면서 정작 중요할 땐 나 몰라라 외면하지. 저러다 결국 저 쓰레기 더미에 깔려 돌아가실 거야. 자기 꺼 꽉 움켜쥐고 남의 거 야금야금 훔치면서. 여 (놀라) 저 물건들이 훔친 거야? 남 훔친 거지. 박스 뒤지고, 남의 물건 뒤지고, 더 가난한 사람들 기회 뺏으면서. 여 (동조됐다) 몰랐어. 할머니가 그런 사람인 줄. 남 (여자의 손 잡으며) 자기야, 그러니까 마음 약해지면 안 돼. 우리도 남들처럼 살아야지. 혼인신고도 제대로 하고, 애들 호적도 제대로 올리고. 남들 사는 만큼 딱 그만큼만 살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만큼만.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외출하셨습니다. 노파 (노크 소리) 색시, 안에 있어? 여 누구지? 남 할머니다! 노 파색시! 여 왜 온 거지? 혹시 우리의 계획을 눈치채신 건가? (남자를 쿡 찌르며) 오빠! 오빠가 나가봐. 얼른. 남 (경계하며 문 쪽으로 다가선다.) 누구시죠? 노파 옆집이외다. 색시 있슈? 여, 겁에 질려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남 잠깐 이 앞에 나갔는데요. 왜 그러시는지…? 노파 구청에서 라면 한 박스를 선물로다 줬는디. 내가 밀가리를 먹으면 위가 쓰려. 남 (여전히 경계하며) 그래서요? 노파 색시 먹을랑가 물어볼라고 그러지. 남 무슨 라면인데요? 노파 진라면이랑 너구리랑 짜파게티랑 뭐 이것저것 섞였는디? 남, 여자를 바라보면 여, 세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남 (찜찜하지만 문을 살짝 연다) 뭘 이런 걸 다 주시고…. 노파 (고개 들이밀며) 애기 엄만 어디 멀리 갔수? 여 (잽싸게 이불로 머리를 덮는다) 남 슈퍼 갔어요. 라면 사러. 노파 아이고, 잘 됐고만. 내가 그 시간에 딱 맞춰 왔네. 얼른 전화혀서 라면 사지 말고 오라 그랴. 신혼부부들이 무신 돈이 얼마나 있다고. 얼른 전화혀. 남 네에. 그럴게요. 노파 (가려다가 돌아본다) 임신했을 땐 특히 남자가 잘해야 혀. 먹고 싶다는 거 있담 다 멕이구, 짜증내도 것도 일절 받아주고. 남편이 잘해야 그 기운에 평생 살아. 늙은이 말이라고 무시허지 말구 새겨들어. 알겄지? 남 네, 그럴게요. (하다가) 근데 겨울엔 딸기를 못 구하잖아요. 노파 색시가 딸기가 먹고 싶대? 남 네에. 노파 딸인가 보네. 딸기가 땡기는 걸 보니. 남 (헤벌쭉, 딸 생각에 기분 좋다) 딸이래요, 딸. 것도 쌍으로다. 노파 둘씩이나 들어 있어? 남 (헤벌쭉) 네에. 그렇다네요. 노파 아이고, 장해라. 장해. 참말로 장하네 그려. 남 (꾸벅 인사하며) 할머니, 라면 잘 먹을게요. 감사합니다. 남, 라면박스를 입구 옆에 놓는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여 (뒤집어쓴 이불 밖으로 빠져나오며) 갔어? 남 (복잡하다) 응. 여 할머니 정말 나쁜 사람 맞아? 남 (찜찜하다) 그렇다니까. 여 이렇게 이불에 라면까지 주셨는데도? 남 (멈칫) 의도를 생각해야지. 왜 이런 조건 없는 나눔을 베푸는지. 여 조건 없는 나눔? 남 세상엔 공짜란 없는 법이야. 본디 그렇게 세상은 굴러가게 돼 있어. 근데 이거 봐봐. 할머니가 주신 것들. 이게 뭘 의미하는 건지 모르겠어? 여 (생각하다 머리를 쥐어 잡으며) 정말 모르겠어. 남 중졸인 네가 이해하기엔 좀 어려운 문제일 거야. 좀더 깊게 생각해 봐. 여 (생각하다) 할머니에게 실망했어. 남 (환희에 차) 생각났어? 여 임산부에게 라면을 먹으라니. 딸기는 못 줘도 라면을 먹으라고 권하는 건 아니잖아. 라면은 성인병 고혈압의 원인이야. 과다한 나트륨 함량으로 내 아이들이 아토피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지. 남 그래! 바로 그거야! 여 (여자 뭔가를 깨달은 듯 놀라 입을 막는다) 설마 할머니가 이 모든 걸 꾸민 거야? 남 그, 그런 거지. 여 꼴랑 라면 하나 주면서 생색은 있는 대로 다 내면서? 남 드디어 깨달았구나. 여 오빠 말이 맞았어. 저 할머닌 나쁜 사람이야. 남 그럼. 난 언제나 네 편이야. 여 내 앞에선 위해주는 척, 순진한 척하면서 뒤로는 엄청난 계략을 꾸미고 계셨던 거야. 남 이제 말이 통하는구나. 여 할머니 재산이 얼마라고? 남 한 십억쯤 되려나? 여 확실한 거야? 남 (당황스러운) 그냥, 사람들 얘기가…. 그러지 않겠느냐. 풍문이지, 풍문. 여 강남에 빌딩이 두 개라며? 설마 그것밖에 안 되겠어? 아아, 할머니가 빨리 뒈져버렸음 좋겠어. 남 걱정 마. 조만간 그렇게 될 테니까. 그전에 우리는 먼저 선수 치고 튀자. 할머니 재산 홀라당 챙겨가지고. 여 몇 주 후에나 발견되시겠지? 이참에 단단히 한몫 챙기자고. 남 우리가 먼저 발견한 걸 고마워할지도 몰라. 여 무연고니 찾아오는 사람도 없을 테니까. 남 장례식은 고사하고, 저 많은 짐들 정리하려면 국가도 고생이지. 여 맞아. 저 중에 쓸만한 건 전부 처분하고 할머니 통장이랑 국가보조금 남은 거랑 이것저것 모아서 한몫 단단히 챙기자고. 남 그 돈으로 알콩이랑 달콩이 피아노랑 발레를 가르치는 건 어때? 여 피아노랑 발레? 남 내 오랜 로망이거든. 알콩이는 피아노를 치고 달콩이는 그 옆에서 발레를 하고. 나랑 넌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완벽하지 않니? 여 (상상하다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죽이자! 남 (놀라) 뭐? 여 할머니가 죽을 때까지 도저히 못 기다리겠어. 지금 당장 죽이자! 시간이 얼마 없어. 좀 있으면 알콩이와 달콩이가 태어날 거라고! 남 그래도 지금은 너무 이르잖아. 여 이르긴 뭐가 일러? 당장에 실행에 옮겨야지. (찬장을 뒤져 식칼을 꺼낸다. 금방이라도 실행에 옮길 듯 위협적인 표정이다) 남 자, 자기야. 왜 그래? 여 시간이 얼마 없다니까. 우리 애들은 우리처럼 자라게 할 순 없잖아. 오빠. 남 그래도…. 여 일단, 최고급 산후조리원부터 예약해줘. 거기에서 인맥을 쌓아야지. 남 결심이 선거야? 여 응! 남 양심의 가책 같은 건 사라지고? 여 그딴 거 개나 주라 그래! 남 그래도 좀 그렇잖아. 살인과 고독사는 엄연히 다른 문제라고. 여 (비장하다) 아니, 나는 해야겠어. 이제는 행동으로 옮길 때야. 여, 성큼성큼 현관을 향해 걸어가는데 남, 급하게 현관문을 막아선다. 남 자! 잠깐! 여 왜 이래? 비켜. 남 어쩌면 우리 할머니보다 옆집 할머니가 조금은 더 나은 사림일지도 몰라. 여 무슨 소리야? 언제는 나쁜 사람이라며. 자기보다 가난한 사람 등쳐 먹는. 남 그건…. 그냥 내 생각인 거고. 여 아니. 아무리 자기가 진실을 외면해도 그건 명백한 사실이야. 남 자기야. 진정하고 조금만 기다리자. 여 뱃속의 아이가 세상 구경을 하고 싶어 한다니까. 남 알아! 그건 나도 알지. 하지만 얼마 안 남았어. 금방 돌아가실 거야. 여 알콩달콩이도 시간이 없어. 남 그래도 애들은 어리니까 아직 세상에 대해서 잘 모르잖아. 어쩌면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믿을지도 몰라. 여 위선 좀 그만 떨어. 알콩이 달콩이도 우리처럼 살게 할래? 우리처럼 거지 같은 옷 입고 거지같은 방 안에서 지내면서. 입에서 김 나와서 겨울이면 끔찍하고. 여름이면 뜨거운 선풍기 끌어안고 지내면서. 거지 같은 학교 졸업해서 쥐꼬리만 한 월급 못 받을까 전전긍긍하고. 외식은커녕 맨날 돈돈 거리면서 지내겠지. 남들 다 다니는 학원 한 번 못 보내고, 학교도 간신히 졸업하고, 어쩜 못할지도 몰라. 그렇게 눈치 보며 살게 할 거야? 남 돈만 있다고 행복한 건 아니잖아. 우리 둘이 사랑하는 모습 보여주고 우리가 떳떳하면 자식들도 언젠간 알 거야. 언젠간 부모의 노력과 수고를 이해하는 날이 오겠지. 여 떳떳해? 우리가 뭐가 떳떳한데? 복지관에서 공짜밥 얻어오는 게 떳떳한 거야? 예방접종비용 비싸 못 맞는 게 떳떳한 거야?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떳떳한 지 알려줘 봐. 내 손에 싸구려 반지라도 하나 끼워주고 남들 하는 만큼 결혼식도 제대로 올리려면 그 망할 놈의 돈이 필요하다고 난! 네가 뭐라고 떠들던 간에 난 오늘 저 할머닐 죽여야겠어! 여, 남자를 밀어낸다. 남, 막았던 자리 무너지듯 자리를 비켜선다. 여, 밖으로 성큼성큼 걷는다. 거칠게 현관문을 두드린다. 한 손엔 칼을 숨기듯 쥐고 있다. 여 할! 머! 니! 노파, 느리게 현관으로 다가온다. 노파 옆집 색신가? 기계음 김분임 할머니가 외출하셨습니다. 노파 (문을 활짝 열며) 색시, 마침 잘 왔어. 들어와 봐, 어여. 여, 무시무시한 얼굴이다. 성큼성큼 노파 집 안으로 들어간다. 좁은 집 안, 서로를 마주 보고 간신히 선 노파와 여자 그 가운데 딸기 한 팩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여, 칼을 빼들고 찌르려다 딸기를 보고 멈칫하는데, 노파 먹고 싶었다며? 여 네? 노파 신랑한테 다 들었어. 딸기 먹고 싶다 그랬다며. 여 (냉랭한) 그런데요? 노파 요리하다 온겨? 여 뭐여? 노파 지금 칼 들고 서 있잔여. 여 (칼을 숨기며) 대파 있으세요? 노파 대파? 여 라면에 넣으려고 보니 대파가 마침 똑 떨어져서요. 노파 글씨. 대파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겄네. 혼자 사는 노인네라 집 안에 마땅한 게 없어. 배고프면 먹고 안 고프면 굶고 그러니께. 노파, 쭈그려 앉아 냉장고를 연다. 이것저것 뒤적거린다. 여, 딸기 팩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노파 (냉장고 뒤지며) 찬물에다 밥이나 말아먹지. 음식이 변변찮해. 대파가 있을라나 모르겄네. (돌아보며) 대파 대신 양판 안 되야? 여 그거라도 주시면 고맙구요. 노파, 양파를 한 망 건네준다. 계란, 버섯 이것저것 한 움큼 들려 있다. 여, 얼떨결에 받아든다. 노파 딸이라매? 여 네? 노파 남편이 많이 좋아하드라고. 여 그 자식이 임신한 걸 좋아해요? 노파 가장의 위치가 원래 그런 거여. 좋으면서 티도 못 내고 맘속 복잡허고. 섭섭하고 서운한 게 있더라도 자네가 넓은 맴으로다 이해혀야지. 여 싫어하는 줄 알았어요. 노파 한 인간을 다른 인간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제. 용기 잃지 말구 악착같이 살어잉. 여 …. 노파, 딸기를 까 여자의 입에 넣어준다. 노파 어뗘? 맛이? 여 달아요, 아주. 노파 내가 샥시가 딸기 좋아하는 걸 우찌 알았겠어? 신랑이 챙겨주고 싶은디 맘처럼 되지 않응게 속상한 겨. 색시도 알지? 신랑이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거. 여 네에. 노파 겨울엔 딸기가 없어. 비싸기도 하고. 우리 같은 사람은 먹기 쉽지 않제. 맴이야 그렇지 않겄지만 그래도 너무 서운해하덜 말어. 여 (맛있게 딸기를 먹는다) 할머닌 안 드세요? 노파 난 늙어서 식욕도 읍서. 뭐가 맛난지도 모르겄고 배만 차면 그만이여. (딸기 팩 건네며) 가져가서 신랑이랑 맛나게 나눠 먹어. 여 자꾸 이렇게 주시기만 하면 제가 너무 감사하고 죄송하잖아요. 노파 아녀, 아녀. 내가 뭐 바라고 그런 것도 아닌디. 여, 딸기 팩 챙겨들고 느리게 돌아서면, 노파 샥시. 여, 멈춰 선다. 노파 내가 쪼매난 부탁 하나만 혀도 될까? 여 (다시 경계한다) 부탁이요? 노파 뭐 거시기한 건 아니고. 내가 만약 죽거들랑 내 시신 처리 좀 해돌라고. 그냥 보다가 요 며칠 안 보이면 구청 같은데다 연락 좀 햐줘. 그 짝에서 알아서 잘 해줄 텐게. 여 할머니. 그런 말씀 마셔요. 오래오래 사셔야죠. 노파 암만 그래도 아가들도 있는디 시체 냄시 풍기며 마무릴 할 순 없지 않겄어? 죽는 날을 내가 택할 수 있으면 좋겄지만 살아보니 그것도 내 맘대로 안 되고. 시상에서 제일 나쁜 게 지 목숨 지가 끊는 거라 그럴 수도 없고. 얼마 안 되지만 이 콧구녕만한 집구석도 여기저기 뒤져보면 쓸 만한 게 있을 거여. 마지막 부탁 들어준 보답이다 생각하고 부담 갖지 말고 가져. 보니께 나도 이제 얼마 안 남은 거 같더라고. 세상천지 아는 사람이라곤 자네가 준 요 쥐새끼랑 자네 집안 식구들이 전부니께. 여 할머니, 그런 말씀 마세요. 그러면 저희가 너무 죄송하잖아요. 노파 죄송하긴 뭐가 죄송해. 내가 오히려 미안허지. 나, 한 번만 만져 봐도 되나? 노파, 여자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여자의 배에 손을 지그시 댄다. 노파 꼼틀거리는구만. 생명이. 한 생명이 가믄 또 다른 생명이 오겄지. 그것이 자연의 섭리니께. (여자의 배에 대고) 환영하네. 이 세상에 온 걸. 여, 노파가 준 딸기 팩을 가지고 도망치듯 그 집을 빠져나온다. 여, 급하게 집 안으로 들어선다. 남 어떻게 됐어? 여, 딸기 팩을 남자에게 집어 던진다. 너부러진 딸기들 남 뭐야, 이게? 여 입양 보내. 남 뭐? 여 그렇게 해. 남 뭔 소리야? 여 막달이라 지우진 못하겠구, 그냥 입양이나 보내자구! 남 지긋지긋하다, 정말. 또 그 소리냐? 여 네가 듣고 싶어 했던 말이잖아! 남 난 어떻게든 살고 싶어서 그런 거야. 여 (노려보며) 미친 새끼. 할머니가…. 할머니가….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린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김복임 할머니가…. 김복임 할머니가…. 김복임 할머니가…. 김복임 할머니가…. (반복 재생된다) 남과 여, 동시에 옆집을 돌아본다. (암전) >>등장인물 남자 여자 노파
  • 맛·영양·위생 만점 동작

    서울 동작구는 ‘서울시 식품안전 및 위생 분야 평가’에서 최우수구로 선정돼 3000만원을 지원받는다고 28일 밝혔다. 서울시는 어린이 식품관리, 안전관리 인프라 구축, 외식업소 위생관리, 원산지 관리 등 9개 분야 31개 지표를 기준으로 자치구 위생업무 추진 실적을 평가해 최우수구를 선정했다. 동작구는 어린이 식품관리, 구민 건강을 위한 식품안전관리 인프라 구축, 위생지도점검 등에서 좋은 평가로 받았다. 대형 고시식당이 밀집한 노량진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외식업소 위생 점검을 강화했다. 컵밥거리, 프랜차이즈, 수산시장 횟집 등에도 상시 위생점검을 시행해 128~170%의 높은 점검률을 달성했다. 또 전통시장·음식점 원산지 표시 관리와 점검을 강화하고 건전한 식문화 전파를 위해 채식의 날, 나트륨 줄이기 사업 등을 펼쳤다. 특히 동작구는 올해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를 개관해 영양사가 없는 100인 미만 소규모 어린이 급식소에 체계적인 위생과 영양 관리가 가능해졌다. 김병인 보건위생과 과장은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구민이 안심할 수 있는 식생활 환경 조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기고] 나트륨 소비, MSG로 줄일 수 있다/오한진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기고] 나트륨 소비, MSG로 줄일 수 있다/오한진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소금에 들어 있는 나트륨은 우리 모두에게 필수 무기질이다. 나트륨은 혈액, 세포액, 골격 등에 존재하는 체내 구성 요소로 몸속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신진대사 및 세포의 삼투압을 유지하고, 체액의 pH를 조절하며 근육 운동과 신경 자극을 돕는다. 뿐만 아니라 담즙, 췌장액 및 장액 등 중요한 소화액의 재료가 돼 우리가 섭취한 음식의 소화와 흡수를 돕는다. 또한 식품 조리가공 시 맛을 내주며 식품 저장성을 높여 준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고혈압, 비만, 신장병, 위암 등 현대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한국인 10대 사망 원인에 포함되는 고혈압은 나트륨 과다 섭취와 높은 상관관계가 보고됐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나트륨 하루 섭취 권장량은 성인 기준 2000mg 미만이지만, 식약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4027mg로 2배 넘는 수치다. 하지만 된장, 고추장, 간장을 기본으로 하는 한식 특성상 한국인들에게 나트륨은 떼려야 땔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나트륨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과다한 나트륨 섭취가 다수의 현대성 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식이 요인으로 지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나트륨 저감 제품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이 중 국내외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바로 MSG(Monosodium Glutamate)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MSG는 글루탐산(88%)이 주성분을 이루고 있어 신맛·쓴맛을 감소시키고 짠맛·단맛을 높여 줘 음식의 감칠맛을 더한다. 특히 미국국립연구원은 소금을 대체해 MSG를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을 정도다. 이유는 MSG는 나트륨이 12% 정도 차지하지만 소금의 경우 39%를 차지해 나트륨이 3배 더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MSG로 간을 먼저 맞추면 맛의 기호도는 그대로 유지하되 나트륨양을 30%가량 줄임으로써 나트륨 저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물론 MSG의 위해성 논란은 있지만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천연식품 속 글루탐산 성분과 글루탐산이 주성분인 MSG가 똑같은 대사과정은 거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일반적으로 안전한 물질인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로 지정했다.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의 JECFA(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The Joint FAO/WHO Expert Committee on Food Additives)에서도 MSG가 안전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1일 섭취 허용량을 별도로 정하지 않는 NS(Not Specified) 품목으로 분류했다. 더불어 유럽식품정보위원회(EUFIC)도 안전한 향미증진제로 규정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MSG에 대한 안전성은 입증됐다. 많은 한국인들이 음식을 대할 때 짠맛이 부족하면 ‘맛이 없다’고 느낀다. 더욱이 한식의 중요한 요소인 국, 발효 식품 등을 인위적으로 줄일 수는 없는바, MSG의 감칠맛을 활용해 나트륨을 줄이는 방법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 짜고 지방 많은 ‘편의점 햄버거’

    편의점에서 팔리는 햄버거 1개에 들어 있는 나트륨과 지방이 1일 섭취량의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가맹점이 많은 5대 편의점(씨유,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위드미)에서 판매하는 햄버거 3종(불고기·치즈·치킨버거) 14개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을 비교 평가했다고 18일 밝혔다. 편의점 햄버거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994.6㎎으로 1일 영양성분 기준치(2000㎎)의 50% 수준이었다. 햄버거 2개만 먹으면 하루 필요한 나트륨을 모두 섭취하는 셈이다. GS25가 판매하는 ㈜영진데리카후레쉬의 ‘빅사이즈치즈불고기버거’의 나트륨 함량이 1583㎎(79%)으로 가장 많았다. 조사 대상 햄버거의 평균 지방 함량은 23.3g으로 1일 영양성분 기준치(54g)의 43%에 이르렀다. 미니스톱이 판매하는 ㈜한맥푸드의 ‘비프치즈버거’가 42g(78%)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조사 대상 햄버거에 어린이 기호식품의 고열량·저영양 식품 기준을 적용한 결과 8개 제품(57%)이 어린이 비만이나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편의점 햄버거 검사해보니 나트륨·지방 ‘폭탄’…하루 기준치의 50%

    편의점 햄버거 검사해보니 나트륨·지방 ‘폭탄’…하루 기준치의 50%

    편의점에서 파는 햄버거 1개에 들어있는 나트륨과 지방이 하루 기준치의 절반에 이르는 등 나트륨·지방 ‘폭탄’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한국소비자원은 가맹점 상위 5대 편의점(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위드미)에서 파는 햄버거 3종(불고기버거, 치즈버거, 치킨버거), 14개 제품을 상대로 안전성과 품질을 시험·평가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편의점 햄버거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994.6mg으로 1일 영양성분 기준치(2천㎎)의 50% 수준이었다. GS25가 파는 ㈜영진데리카후레쉬의 빅사이즈치즈불고기버거의 나트륨 함량이 1583mg(79%)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CU가 파는 ㈜조이푸드의 매콤순살치킨버거는 690mg(35%)으로 가장 적었다. 햄버거 14종의 평균 지방 함량은 23.3g으로 1일 영양성분 기준치(54g)의 43% 정도였다. 미니스톱이 판매하는 ㈜한맥푸드의 비프치즈버거가 42g(78%)으로 가장 많았다. GS25가 선보이고 있는 ㈜영진데리카후레쉬의 상하이스파이시치킨버거가 10g (19%)으로 가장 적었다. 나트륨과 지방 함량은 높았던 반면 식이섬유나 탄수화물 함유량은 적었다. 평균 탄수화물 함량은 56.4g으로 1일 영양성분 기준치(324g)의 17%, 평균 식이섬유 함량은 3.9g으로 1일 영양성분 기준치(25g)의 16% 수준이었다. 영양성분 표시기준을 지키지 않은 제품도 상당수였다. 14개 제품 중 11개 제품이 1개 항목 이상에서 영양성분의 실제 측정값과 제품에 표시된 양의 허용오차 범위를 넘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열량·나트륨·당·지방·포화지방·콜레스테롤의 실제 측정값은 표시량의 120% 미만, 탄수화물·식이섬유·단백질의 실제 측정값은 표시량의 80% 이상이어야 한다. 특히 나트륨 함량 표시는 7개 제품, 당 함량 표시는 6개 제품이 표시기준에 부적합해 다른 영양성분 표시보다 부적합 비율이 높았다. 제품의 나트륨 함량을 다른 제품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표시하는 ‘나트륨 함량 비교 표시’도 7개 제품은 개선이 필요했다. 전체 편의점과 해당 제조업체는 표시를 개선하겠다고 소비자원에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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