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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최선희 “트럼프, ‘무력사용’ 표현 또 쓰면 늙다리 망령 재개 판단”

    北최선희 “트럼프, ‘무력사용’ 표현 또 쓰면 늙다리 망령 재개 판단”

    트럼프 ‘로켓맨’ 발언에 “불쾌함 자제 못해”“최고존엄에 감히 비유법을…인민 증오”“의도적으로 다시 쓰면 매우 위험한 도전”트럼프 “金, 계속 로켓쏴서 ‘로켓맨’ 불러”트럼프 “원하지 않지만 필요하면 군대 사용”트럼프 “신뢰하지만 金 비핵화 약속 지켜야” 북미 비핵화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북한의 대응 여부에 따라 필요하면 군사력을 쓸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다시 한번 무력사용이라는 표현을 쓰면 우리도 맞대응 폭언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비유한 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며 “또다시 대결 분위기 증폭시키는 발언을 하면 늙다리의 망녕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진단하겠다”며 비난했다. 최 제1부상은 5일 발표한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사용 발언과 비유 호칭이 즉흥적으로 불쑥 튀어나온 실언이었다면 다행이겠지만, 의도적으로 우리를 겨냥한 계획된 도발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최 제1부상은 “바로 2년 전 대양 건너 설전이 오가던 때를 연상시키는 표현들을 의도적으로 다시 등장시키는 것이라면 그것은 매우 위험한 도전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무력사용과 비유 호칭이 다시 등장하는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담화는 ‘미국이 무력을 사용하면 우리 역시 신속한 상응행동을 하겠다’는 박정천 군 총참모장의 전날 담화에 이어 나온 것이다.최 제1부상은 “우리 외무성 역시 최대로 예민한 시기 부적절하게 내뱉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불쾌감을 자제할 수 없다”고 표현했다. 최 제1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해 로켓맨으로 다시 부른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더욱더 기분 나쁜 것은 공화국의 최고 존엄에 대해 정중성을 잃고 감히 비유법을 망탕 쓴 것”이라면서 “이로하여 미국과 미국인들에 대한 우리 인민들의 증오는 격파를 일으키며 더한층 달아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미국대사 관저에서 기자회견를 열고 “김 위원장이 계속해서 로켓을 쏘기 때문에 ‘로켓맨’이라고 부른다”며 2년 만에 다시 ‘로켓맨’을 언급했다. 로켓맨은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 하반기 사용했던 별명으로 김 위원장을 조롱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최 제1부상은 “지금과 같은 위기일발의 시기에 의도적으로 또다시 대결 분위기를 증폭시키는 발언과 표현을 쓴다면 정말로 늙다리의 망녕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진단해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아직 그 어떤 표현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이러한 표현들이 다시 등장해 우리에 대한 미국의 계산된 도발이었다는 것이 재확인될 경우 우리 역시 미국에 대한 맞대응 폭언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모욕적인 별명을 사용했지만, 북한은 똑같이 대응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해 일단 대치 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막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런던에서 김 위원장과의 직접 만남 이후에도 북한이 여러 차례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핵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는 지적에 “김 위원장을 신뢰하고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도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한 군대를 갖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다. 이를 사용하지 않기를 원하지만, 그래야 한다면 우리는 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개인적 관계를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우리가 서명했던 합의를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비핵화를 하겠다고 했다. 그것이 우리의 합의 내용”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비핵화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 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무력사용’ 운운한 트럼프, 반미감정만 키운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4차 협상이 미국 워싱턴에서 개막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몰상식한 발언이 터져 나왔다. 그는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내 들면서 50억 달러 수준의 분담금 증액을 거듭 요구한 것이다. 최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 중인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였다. 주한미군 규모 유지와 관련해 “주둔을 계속하려면 한국이 방위비를 더 공정하게 부담해야 한다”는 그의 발언 자체가 우선 터무니없다. 미 의회는 이르면 내달 초 주한미군을 현재 수준인 2만 8500명 이하로 줄이는 것을 금지하는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현행 국방수권법은 주한미군을 2만 2000명 이하로 감축할 때만 미 의회의 동의를 받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가 이날 북한에 대해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한반도 긴장 분위기를 조성해 분담금 증액에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미 의회조차 비판하고 있다.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과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최근 미 국무·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현재보다 5배가 넘는 50억 달러(약 6조원)의 분담금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와 동맹국들 사이에 불필요한 균열을 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 의회가 과도한 분담금 요구에 반대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국은 세계 4위 미국 무기 수입국으로 이미 21조원어치를 샀고, 세계 최고의 미군 기지를 건설해 제공한 동맹국이다. 동맹국 ‘쥐어짜기’가 결코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주한미군은 한국 방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동북아 신속 기동군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글로벌 안보 전략은 G2로 성장한 중국 견제로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주한미군은 중국 포위전략의 전진기지이자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유지의 핵심 축인 것이다. 최근 미 대사관 앞 시위나 대학생들의 미 대사관저 난입도 미국의 과도한 분담금 요구에서 비롯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도한 분담금 압박에 한국에서 반미 감정이 번지고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도한 분담금 증액 압박은 전통적 우방들에 반미주의를 촉발할 수 있다”는 미 조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삐걱대는 한미 동맹의 출구를 찾으려면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요구부터 철회해야 마땅하다. 미 행정부는 기존 협정의 틀 내에서 ‘합리적 수준의 공평 분담’ 원칙을 지켜야 한다.
  • “쿠르드민병대 테러조직 지정하라”… 佛·英·獨 협박한 에르도안

    “쿠르드민병대 테러조직 지정하라”… 佛·英·獨 협박한 에르도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동맹국들이 쿠르드 민병대(YPG)를 테러리스트로 지정하지 않으면 폴란드와 발트국가를 보호하려는 나토 계획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고 AP·로이터 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프랑스·영국·독일 정상 등과 4자 회담을 한자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같은 요구를 시리아 관련 협박으로 관철시킬 것이라고 AP 등은 전망했다. 자치를 추구하는 쿠르드 민병대에 대해 터키는 자국 안정을 해치는 테러 세력으로 보지만 미국과 프랑스 등은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와 싸웠던 동맹으로 여긴다. 서방은 당장 터키 정부가 “동유럽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터키 정부 관계자는 “나토는 터키가 정치적·군사적으로 완전한 거부권을 가진 기관”이며 “터키가 협박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터키는 지난 10월 미국이 철수 계획을 밝히자마자 시리아 북동부에 대한 군사작전을 펼쳐 ‘안전지대’를 만들었다. 터키는 또 시리아 내전 이후 시리아 난민 수백만명을 수용하고 있다. 전직 터키 고위 외관인 아이딘 셀켄은 “터키에는 시리아 난민이 350만~400만명이 있다”고 주장했다. 터키 카디르하스대 세라트 구벤치 국제관계 교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시리아 공격에 대해 특히 비난을 받으면 난민들이 유럽으로 향하는 수문을 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시리아 난민이 몇몇 유럽국가, 특히 독일에서는 상당한 파문을 던졌다”며 “만약 그런 국가 지도자들이 선거에서 이기고자 한다면 에르도안의 제안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그가 입만 열면 발칵 “최고의 혼란 유발자”

    그가 입만 열면 발칵 “최고의 혼란 유발자”

    ‘최고의 혼란유발자(disruptor-in-chief)가 나토 회동에 불도저처럼 밀고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던진 독설에 전 세계가 벌집을 쑤신 듯 시끄러워지자 폴리티코는 3일(현지시간) 이렇게 묘사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로 나토 회원국·한국·일본 등을 흔들었고, 관세 폭탄으로 중국에서 유럽·남미 등으로 전선을 확대했다. 민주당의 탄핵정국 물타기, 내년 대선을 위한 성과 보여주기, 지지층 결집 효과 증대를 노렸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해석이지만 결국 돈으로 외교·안보를 대하는 계산법이 미국 경제에 악재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비판이 미국 내에서도 나온다.나토 회동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이 주한미군 주둔 규모의 유지에 대해 묻자 한국이 방위비를 더 공정하게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주한미군 감축은 한미 동맹에 위배되는 발언으로 취급돼 그간 금기로 통했다. 또 그는 “나토 회원국이 2024년까지 국내총생산(GDP) 2% 수준으로 방위비 지출을 늘리기로 한 것이 너무 적은 만큼 4%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국가에는 무역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식으로 압박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내 친구 아베 신조 총리에게도 말했다. 당신이 도와줘야 한다고, 당신네(일본)는 부자나라라고 했다”고 말했다. 안보를 금전적 이익과 손해로 따지는 트럼프 특유의 계산법이다. 지난해 7월 중국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며 미중 무역 전쟁을 시작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나는 데드라인이 없다. 여러 가지 면에서 중국과의 합의를 선거 이후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양보가 없다면 내년 미 대선 이후까지 무역 전쟁을 끌고 가겠다며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관세 전쟁은 상대를 가리지 않고 확대 중이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달러 대비) 자국 통화 가치를 급격하게 떨어뜨리고 있다”며 “이들 나라에서 미국으로 운송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복원할 것”이라며 기습적으로 관세 폭탄을 던졌다. 디지털세를 도입하겠다는 프랑스에는 24억 달러 규모의 프랑스산 치즈·와인·핸드백 등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받았다. 한편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이날 “(앞으로 협상 결과에 따라 일본과 유럽연합(EU) 등에서 수입되는 차량에 대한 25%) 관세 필요성이 있을 수도 혹은 없을 수도 있다”며 수입차에 대한 고관세 부과 카드를 다시 꺼냈다. 한국 역시 안전한 상황은 아니다. 관세 대상을 정확하게 지정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으로 불특정 다수를 흔드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식의 ‘미국 이익 우선주의’가 큰 성과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미국 제조업 경기는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위축됐고, 중국에 부과한 관세로 미국 소비자의 부담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인 제니퍼 루빈은 “강하게 보이려고 싸움을 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아도취와 무지, 주체할 수 없는 요구가 경기 회복세를 파괴할 조짐”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쿠르드민병대 테러조직 지정하라”… 佛·英·獨 협박한 에르도안

    “쿠르드민병대 테러조직 지정하라”… 佛·英·獨 협박한 에르도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동맹국들이 쿠르드 민병대(YPG)를 테러리스트로 지정하지 않으면 폴란드와 발트국가를 보호하려는 나토 계획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고 AP·로이터 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프랑스·영국·독일 정상 등과 4자 회담을 한자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같은 요구를 시리아 관련 협박으로 관철시킬 것이라고 AP 등은 전망했다. 자치를 추구하는 쿠르드 민병대에 대해 터키는 자국 안정을 해치는 테러 세력으로 보지만 미국과 프랑스 등은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와 싸웠던 동맹으로 여긴다. 서방은 당장 터키 정부가 “동유럽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터키 정부 관계자는 “나토는 터키가 정치적·군사적으로 완전한 거부권을 가진 기관”이며 “터키가 협박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터키는 지난 10월 미국이 철수 계획을 밝히자마자 시리아 북동부에 대한 군사작전을 펼쳐 ‘안전지대’를 만들었다. 터키는 또 시리아 내전 이후 시리아 난민 수백만명을 수용하고 있다. 전직 터키 고위 외관인 아이딘 셀켄은 “터키에는 시리아 난민이 350만~400만명이 있다”고 주장했다. 터키 카디르하스대 세라트 구벤치 국제관계 교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시리아 공격에 대해 특히 비난을 받으면 난민들이 유럽으로 향하는 수문을 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시리아 난민이 몇몇 유럽국가, 특히 독일에서는 상당한 파문을 던졌다”며 “만약 그런 국가 지도자들이 선거에서 이기고자 한다면 에르도안의 제안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정은보“방위비 협상 때 주한미군 언급 없었다”

    정은보“방위비 협상 때 주한미군 언급 없었다”

    트럼프 “미군 주둔에 한국 더 공정 부담을” 하원 외교·군사위원장, 韓 과도 압박 우려 “협상이 동맹·軍주둔 지속성 흔들면 안 돼”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위한 4차 회의에서 주한미군 문제는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미국 측은 지난해 한국 분담금의 5배인 50억 달러(약 5조 9000억원) 등 대폭 증액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이날 오후 5시쯤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협상대표와 8시간 동안 협상을 마친 뒤 “협상에서 주한미군 문제는 전혀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정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번에 걸쳐 상당한 증액이 필요하다는 언급을 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상황 변화라고 인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런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주한미군 전부를 계속 주둔시키는 게 미국의 안보이익에 부합한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건 토론해볼 수 있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주둔)하려면 그들(한국)은 더 공정하게 부담해야 한다”며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압박했다. 정 대사는 작전지원비와 주한미군 인건비 등 비용 신설 여부에 대해 “기존 SMA 틀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견 접근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구체적 협상 내용은 비공개로 하기로 약속했다”면서 “협상은 예정된 스케줄대로 진행되고 있다”라고만 했다. 이런 가운데 미 의회에서는 한국에 대한 방위비 압박이 과도하다는 우려가 또 나왔다. 민주당 소속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과 애덤 스미스 군사위원장은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무장관에게 보낸 공동 서한에서 “미국이 한국에 대대적인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와 동맹국들 사이에 불필요한 균열을 내는 역할을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정하며 상호 이로운 분담금 합의를 지지한다는 점을 재천명하지만, 협상이 우리 동맹 관계나 주둔 지속성을 흔드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대미 항전 VS 북핵 관리…북미, 협상 결렬 대비 전초전 나섰나

    대미 항전 VS 북핵 관리…북미, 협상 결렬 대비 전초전 나섰나

    “北, 협상 기대 접고 노선 전환 준비한 듯 당 회의 사전공지로 美에 협상 여지 남겨” 北, 핵·ICBM 실험 땐 中·러 협력 어려워 2017년 전쟁 위기로 회귀 가능성은 낮아 국내외적 부담에 극적 시한 유예 가능성도 北 “김정은, 트럼프 무력사용 발언 불쾌”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에 군마를 타고 오르고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한 것은 북미 협상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까지 20여일간 협상 기조는 유지하겠지만, 기대는 거의 접고 ‘새로운 길’로 갈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북한에 협상을 촉구하고는 있지만, 협상 없이 연말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내년 이후 상황 관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북미가 연말 시한을 앞두고 막판 기싸움을 벌이는 양상이지만 이미 협상 최종 결렬을 염두에 두고 전초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4일 그동안 개인적인 우호를 강조했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불신과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박정천 군 총참모장은 이날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대북 무력사용 시사를 비난하며 “위험한 군사적 대치 상황 속에서 그나마 조미(북미) 사이의 물리적 격돌을 저지시키는 유일한 담보로 되고 있는 것이 조미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라며 “그런데 이번에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국가를 염두에 두고 전제부를 달기는 했지만 무력사용도 할수 있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하여 매우 실망하게 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양보는 없다고 판단, 5차 전원회의에서 북미 협상의 중단을 선언하며 ‘새로운 길’을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다만 북한이 전원회의 소집 20여일 전에 미리 공지한 것은 미국이 그 사이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면 자신들도 협상 기조를 유지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3차, 4차 전원회의 당시에는 회의 소집 하루 전과 당일 공지했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당 전원회의 소집을 이달 하순으로 한 것은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미국의 반응을 지켜본 뒤 이미 수립돼 있는 ‘새로운 길’ 기조를 공표할지, 기조를 수정할지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북한이 원하는 새로운 셈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정국으로 국내 정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북한에 섣불리 양보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기에 오히려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내년 11월 대선 전까지 ‘상황 관리’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나토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해 북한에 무력 사용을 시사한 것은 북한이 내년 ‘새로운 길’을 가더라도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은 하지 말라고 사전 경고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빨리 협상에 나와서 외교로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지, 협상을 위해 능동적으로 노력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선 상황 관리 이상의 의도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북미가 아무런 협상 없이 연말 시한을 넘길 경우 북한이 2017년 핵·ICBM 도발로 전쟁 위기를 고조시켰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러시아 변수 때문에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우정엽 센터장은 “북한이 ‘새로운 길’로 가려면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북한이 핵·ICBM 실험을 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할 명분이 사라진다”고 했다. 다만 북미가 연말까지 남은 20여일간 극적으로 협상 시한을 유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북미 모두 협상의 최종 결렬 이후 전쟁 위기 고조 등 국내외적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4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주최한 국제문제회의에서 “재선 당선을 최우선으로 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미 관계가) ‘화염과 분노’로 회귀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도) 최근 몇 년간 이뤄진 수차례의 정상급 회담에도 여전히 국가 안전보장, 체제 보장, 경제 보장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두 정상 모두 협상 의지는 있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설정한 연말 시한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협상의 조기 재개를 위해 지속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미 정부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의 연내 방한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北, 트럼프 ‘필요시 군사력 사용’ 발언에 “무력으로 맞대응”

    北, 트럼프 ‘필요시 군사력 사용’ 발언에 “무력으로 맞대응”

    “무력 사용은 미국에 매우 끔찍한 일 될 것”“김정은, ‘트럼프 발언’ 매우 불쾌히 접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필요시 북한을 상대로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발언에 북한이 “무력에는 무력으로 맞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은 4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만약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인민군 총참모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이어 군 서열 2위이자 남한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직책이다. 그는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상으로 하는 군사적 행동을 감행하는 경우 우리가 어떤 행동으로 대답할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무력을 사용하는 일은 미국에 있어서 매우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그것(군사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길 바란다”면서 “그럴 필요가 있다면 우리는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협상 시한으로 정한 연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북미 양측이 서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대치하며 신경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박 총참모장은 “나는 미국 대통령이 3일 영국에서 진행된 나토수뇌자회의 기간 우리에 대한 재미없는 발언을 하였다는 데 대해 전해 들었다”면서 “우리 무력의 최고사령관도 이 소식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무력의 최고사령관’은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위원장을 가리킨다. 박 총참모장은 “지금 이 시각도 조미(북미)관계는 정전 상태에 있으며 그 어떤 우발적인 사건에 의해서도 순간에 전면적인 무력 충돌에로 넘어가게 되어있다”면서 “최근 미국 군대는 우리 국가를 겨냥한 심상치 않은 군사적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군사적 행동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에 주는 영향들에 대하여 분석하고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는 북한이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군사 관련 행보를 잇따라 공개하고 ‘초대형방사포 발사’ 시험까지 벌이자, 미국 역시 정찰기에 이어 한반도 상공에서의 해상초계기 작전을 노출하는 등 이에 대응한 것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박 총참모장은 이어 “나는 이처럼 위험한 군사적 대치상황 속에서 그나마 조미 사이의 물리적 격돌을 저지시키는 유일한 담보로 되고 있는 것이 조미수뇌들 사이의 친분 관계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국가를 염두에 두고 전제부를 달기는 했지만, 무력 사용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하여 매우 실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위세와 허세적인 발언은 자칫 상대방의 심기를 크게 다치게 할 수 있다”면서 “한 가지만 명백히 말해두지만, 자국이 보유한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미국만이 가지고 있는 특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박 총참모장은 이날 중앙통신에 보도된 김정은 위원장의 백두산 군마 등정을 수행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산에 군 수뇌부를 대거 데리고 간 것이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내년부터 강경 군사 행보라는 ‘새로운 길’을 밟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북미, 연말시한 앞둔 막판 기싸움인가, 협상 파국 대비 전초전인가

    북미, 연말시한 앞둔 막판 기싸움인가, 협상 파국 대비 전초전인가

    트럼프, 대북 무력사용 시사에… 김정은, 전원회의 소집하며 ‘새로운 길’ 준비북한은 협상 기대 접었고 미국은 상황 관리에 들어가… 협상 시한 유예 가능성도비건 이달 말 방한 최종 조율… 한미 북한 협상 이끌 방안 마련할 지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대 결심’을 앞두고 찾았던 백두산에 군마를 타고 오르고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함에 따라 북미 협상 최종 결렬 이후 ‘새로운 길’을 선언할 준비는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북미 협상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까지 20여 일 남은 만큼 마지막까지 미국에 양보를 압박하며 협상 기조는 유지하겠지만, 미국과 협상 기대는 거의 접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북한에 협상에 응할 것을 촉구하고는 있지만, 협상 없이 연말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내년 이후 북한 상황 관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북미가 연말 시한을 앞두고 막판 기싸움을 벌이는 양상이지만 이미 협상 최종 결렬을 염두하고 전초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4일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당 중앙위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이달 하순에 소집한다고 공지함에 따라 김 위원장이 연말 시한 직전에 열릴 5차 전원회의에서 북미 협상의 중단을 선언하며 ‘새로운 길’로의 노선 전환을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지난 10월 백두산 방문 때 당 관계자와 함께했던 것과 달리 이번 방문에는 박정천 육군 총참모장 등 군 관계자를 대동한 것은 북미 협상의 기대는 접고 군사적 대치·국방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은 이미 백두산행에서 새로운 길에 대한 중대 결심을 했고, 이 결심을 최근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추인했을 것”이라며 “오는 23일 전후로 열릴 전원회의를 통해 새로운 길의 투쟁 방향을 구체화하고 김 위원장이 내년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공식화하는 수순”이라고 했다. 다만 북한이 전원회의 소집 20여 일 전에 미리 공지한 것은 미국이 그 사이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면 자신들도 협상 기조를 유지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3차, 4차 전원회의 당시에는 회의 소집 하루 전과 당일 공지했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당 전원회의 소집을 이달 하순으로 한 것은 미국의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미국의 반응을 지켜본 뒤 이미 수립돼 있는 ‘새로운 길’ 기조를 공표할지, 기조를 수정할지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북한이 원하는 새로운 셈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정국으로 국내 정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북한에 섣불리 양보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기에 오히려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내년 11월 대선 전까지 ‘상황 관리’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나토정상회의 참석 차 영국 런던을 방문해 북한에 무력사용을 시사한 것은 북한이 내년 ‘새로운 길’을 가더라도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은 하지 말라고 사전 경고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빨리 협상에 나와서 외교로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지, 협상을 위해 능동적으로 노력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선 상황 관리 이상의 의도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북미가 아무런 협상 없이 연말 시한을 넘길 경우 북한이 2017년 핵·ICBM 도발로 전쟁 위기를 고조시켰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중국·러시아 변수 때문에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우정엽 센터장은 “북한이 ‘새로운 길’로 가려면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데 북한이 핵·ICBM 실험을 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지원해줄 명분이 사라진다”고 했다. 다만 북미가 연말까지 남은 20여 일 간 극적으로 협상 시한을 유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북미 모두 협상의 최종 결렬 이후 전쟁 위기 고조 등 국내외적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설정한 연말 시한에 메이지는 않으면서도 협상의 조기 재개를 위해 지속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한미 정부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의 연내 방한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북미 협상 수석대표인 비건 내정자가 연내에 한국을 방문할 경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어낼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방위비 압박하러 온 트럼프, 70살 나토 씁쓸한 생일잔치

    창설 70주년을 맞은 세계 최대 군사동맹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마련한 리셉션이 런던 버킹엄궁에서 첫날인 3일 열리는 데 이어 4일에는 런던 외곽 골프 리조트에서 공식 회의가 진행된다. 최근 회원국 간 갈등으로 ‘나토 무용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정마저 짧아 창설 70주년이라는 의미가 더욱 퇴색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마크롱 ‘나토 뇌사’ 발언 성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에 제기한 방위비 증액 요구는 나토 회원국 간 갈등을 더욱 촉발했다. 분담금 증액이 기정사실화됐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 고립주의를 가속화할수록 나토 내 균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가시 돋친 발언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나토가 뇌사상태에 빠졌다”고 한 발언에 대해 “매우 모욕적이다. (프랑스를 제외한 나머지) 28개 나라에 아주 아주 못된 발언”이라고 성토했다. 미국의 리더십 부재를 겨냥한 당시 발언에 대해 강한 어조로 각을 세운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내 탄핵 문제에 더욱 관심을 쏟는 모습을 보여 이번 창설 70주년의 의미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상회의가 열리는 4일에 미 의회 법사위에서 이번 탄핵 절차를 촉발시킨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청문회가 열리고 탄핵소추안 초안 작성 절차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의 출석 요청에 대해 나토 회의 참석을 이유로 불참 의사를 통보했지만, 트위터 등으로 탄핵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계속 내놓고 있다. ●일각선 中 위협 공동대응 촉구 전망도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무역전쟁 중인 중국의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촉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케이 베일리 허치슨 나토 주재 미국대사는 CNBC에 “중국은 이제 경쟁자로 변했지만 여전히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면서 “그동안 세계 다른 나라들은 중국이 국제 기준을 지키지 않아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트럼프 “北에 무력 사용할 수도” 엄포

    트럼프 “北에 무력 사용할 수도” 엄포

    北은 “연말 시한 다가온다” 결단 촉구 북미 올해 안 성과 위해 기싸움 최고조 美정찰기 3대 한반도 상공 동시 비행 “한국 방위비 더 내야 공정” 재차 압박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면서 만약 필요하다면 북한에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로켓맨은 2017년 북한이 잇따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김 위원장에 붙인 별명이다. 이후 대화 국면에선 등장하지 않았으나 북한이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로켓맨을 다시 꺼내 든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차 영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런던 주재 미국 대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비핵화 합의에 부응해야 한다. 이를 지켜볼 것”이라며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북측이 협상에 응하지 않고 신형 미사일 시험 발사 등 무력시위를 이어가자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압박 기조로 돌아갈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셈이다. 미군의 주요 정찰기 3대가 이날 이례적으로 동시에 한반도 상공에서 대북 정찰비행을 실시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오전에 지상 목표물을 감시하는 E8C ‘조인트 스타스’와 북한 포병을 감시하는 EO5C ‘크레이지 호크’가 떴고, 오후에는 미사일 기지에서 발신하는 전자파를 수집하는 RC135U 정찰기 ‘컴뱃 센트’가 비행했다.북한은 이날 낮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의 담화를 발표하고 “연말 시한이 다가온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미국의 결심에 달렸다”며 미국 측의 결단을 촉구했다. 리 부상은 담화에서 “미국이 앵무새처럼 외워대는 대화타령에 더는 귀를 기울일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지난 2일 ‘혁명성지’로 꼽는 백두산 삼지연을 찾아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중요한 정치적 결단을 내릴 때마다 찾는 삼지연을 방문하면서 ‘새로운 길’과 관련한 결심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방위비를 더 내야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며 재차 한국을 압박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2년 만에 ‘로켓맨’ 꺼낸 트럼프 “北에 무력사용 가능”

    2년 만에 ‘로켓맨’ 꺼낸 트럼프 “北에 무력사용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런던 주재 미국대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비핵화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며 “만약 필요하다면 북한 문제와 관련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만약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만약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여전히 백악관에 있었다면 북한과 미국이 전쟁을 벌였을 수 있다”는 과거 발언을 다시 언급했다. 이어 “그(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 나는 그를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올해 초대형 방사포와 탄도미사일을 잇따라 쏘아올리며 ‘무력시위’를 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불만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그를 ‘로켓맨’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가 로켓을 계속 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간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던 2017년 9월 유엔총회에서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지칭하며 “북한을 완전 파괴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협상 무드가 이어지면서 로켓맨이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다가 2년만에 다시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한 군대를 갖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라며 “이를 사용하지 않기를 원하지만, 그래야 한다면 우리는 이를 사용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개인적 관계를 갖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그가 우리가 서명했던 합의를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비핵화를 하겠다고 했다. 그것이 우리의 합의 내용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이날 연말까지 미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우리가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밝혔다.북한은 2일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백두산 입구의 삼지연군 읍지구 재건축 준공식을 요란하게 진행하는 등 미국의 제재 완화와 체제안전 보장 조치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자력갱생으로 경제발전을 이루겠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무력시위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올해 4번째로 초대형 방사포의 연발사격을 참관하면서 긴장 수위를 높였다. 또 연평도 포격 도발 9주기인 지난달 23일 남북 접경지역인 창린도방어부대를 방문해 해안포 사격훈련을 직접 지시하며 9·19 군사합의를 위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美 정책, 돈으로 살 수 있다”… 트럼프 재선 바라는 푸틴·시진핑

    “美 정책, 돈으로 살 수 있다”… 트럼프 재선 바라는 푸틴·시진핑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서 특별한 ‘동료애’를 과시한 정상 두 명이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다. 이들은 앞선 10월 초 양국 수교 70주년 기념일에 따로 만남을 갖지 못했던 만큼 이 자리에서 별도 회동을 하고 밀월관계 강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회동은 미국이 중국에 무역·군사 압박 강도를 높인 가운데 이뤄졌다. 이들은 앞서 서로 상대 모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반미 연대 경고’를 보내기도 한 사이다. 그렇기에 둘의 만남은 늘 미국을 견제해 온 양국 의지를 재확인하는 의미도 있었다. 양국은 지난달 27~29일에도 동해상에 번갈아 전투기를 띄우며 미국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도발했다.이런 가운데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미 하원 탄핵조사에 직면해 있다. 민주당은 자당에 트럼프와 대적할 뚜렷한 강자가 없는 가운데, 탄핵조사를 대선의 큰 변수로 띄웠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트럼프의 위기 상황을 반길까? 수많은 외신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 중심주의를 외치는 트럼프 외교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시 주석은 트럼프와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생각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어, 그가 4년 더 미국 대통령으로 지내길 바란다. 시리아 미군 철수는 푸틴에게 이득을 준 가장 대표적인 트럼프 정책이다. 앞서 수년간 시리아에 공을 들여 온 푸틴은 미군이 빠지고 터키가 진군하는 시리아 동북부 국경지대에서 새로운 중재자로 자리매김했다. 내전 중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 전사들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며 뺏고 빼앗겼던 전략적 요충지에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걸어 들어갔다. 시리아 독재정권, 터키, 쿠르드,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 대립하고 있는 모든 세력과 두루 관계를 다져 놓았다. 이를 이용해 시리아 내전을 끝내기 위한 헌법위원회를 구성했다. 내전이 끝난 뒤 시리아 대규모 유전들이 제 주인을 찾으면 지분을 요구할 자격이 충분히 갖춰졌다. 트럼프는 실제로 푸틴을 도와주는 듯한 행동을 많이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2016년 미 대선을 방해한 해킹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났다는 신빙성 없는 주장을 지지했다. 또 구소련 군축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지속적으로 폄하했으며, 탈퇴를 제안하기도 했다. CNN도 ‘트럼프는 25번 러시아를 감쌌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러시아에 가했던 제재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약화되거나 해제된 점, 2017년 5월 러시아 고위 관리들과 IS 관련 기밀 정보를 공유한 일, 러시아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복귀를 제안한 사실 등이 예로 제시됐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 것을 두고도 “크림반도는 러시아와 함께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민주당 테드 리우 하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러시아에 이익이 됐다는 점만 빼고는 하나같이 혼란스럽고 일관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불공정 무역 국가로 지목하고 ‘세계의 위협’으로 규정해 온 지난 18개월 동안 미중 관계가 험난했지만 중국 권력층의 많은 사람은 트럼프가 내년에 재선에 성공하길 바란다고 보도했다. 그가 예측불허인 것처럼 보이지만 매사를 거래·사업적 마인드로 접근하는 그가 원칙과 소신만 읊는 다른 정치인보다 상대하기 낫다는 얘기다. 한 중국 정치관계자는 “트럼프를 다른 후보보다 선호하는 이유는 그가 ‘사업가’이기 때문”이라면서 “우리에게 돈이 있는 한, 언제든 그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리들은 트럼프의 트윗을 통해 그의 ‘수’를 쉽게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롱융투 전 대외무역부 부부장은 “트럼프의 여과 없는 트윗이 중국의 협상에 도움이 된다”면서 “우리는 트럼프가 재선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옌쉐퉁 칭화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도 “트럼프 덕에 중국은 냉전 이후 최고의 전략적 기회를 맞고 있다”고 썼다. 국제사회 비판을 받고 있는 중국의 민주주의, 인권 정책과 남중국해 등 영토 문제에 관해서 트럼프는 중국에 반대하지 않는다.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미 외교위원회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대만, 홍콩, 신장, 인도·태평양의 자유와 개방 등은 트럼프가 통상적으로 다루지 않는 문제”라면서 “그는 이런 문제를 중국과의 협상에서 기꺼이 경제 이익과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협상에서도 중국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조급한 건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쪽이다. 버락 오바마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아시아 담당 고문을 맡았던 폴 헤넬은 “중국 지도자들은 빨리 나아갈 필요가 없다”면서 “선거 전에 포괄적인 협정을 미국에 선물할 이유가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 많이 주면 만일 내년 트럼프 2기가 돼도 줄 게 없다”고 말했다. WP는 “트럼프가 4년을 더 생각하는 동안 시 주석은 더 많은 걸 생각하고 있다”면서 “66세로 트럼프보다 젊은 시 주석은 임기 제한까지 폐지해 사실상 남은 생애 동안 중국을 계속 이끌 수 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을 등에 업은 두 독재자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세계는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자국 중심주의, 고립주의를 앞세운 트럼프는 미국이 더 이상 세계 민주주의와 안전을 보장하는 일을 하지 않도록 했다. 두 정상은 이를 기회로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정보기관을 활용해 스웨덴에서 인종주의와 외국인 혐오를 조장하는 일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선 TV 광고를 구매하고 후보들에게 뇌물을 줘 선거를 흔들었다. 현지 크롬 채굴 회사 지분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시리아에선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자국 군대를 배치하기도 했다. 우간다 독재자가 야권 정치인의 도전에 직면하자, 러시아 연방보안국은 중국 화웨이를 통해 반체제 인사들의 메시지를 도청했다. 최근 호주에 망명을 신청한 전직 중국 정보부 스파이는 당국 지시에 따라 내년 1월 대선을 앞둔 대만에서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공작’을 벌였다고 폭로했다. 그는 언론과 시민단체를 매수하고 온라인 공작부대를 꾸려 여론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홍콩에 있는 중국계 투자회사로 위장한 첩보기관에서 홍콩 독립운동을 저지하기 위한 스파이활동도 벌였다고 말했다. 중국은 홍콩과 대만에서 민주주의 갈망이 움트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이들 자치구역 시민들이 본토의 공산당원에게 ‘거짓된 주장’을 심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 주석은 사우디아라비아 자말 카슈끄지 기자 살해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을 감쌌다. 사우디는 중국이 서부 신장에서 무슬림을 잔인하게 탄압한 데 대해 아무 비판도 하지 않는다. WP는 칼럼을 통해 프랭클린 루스벨트,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등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이런 독재적인 침략에 맞서고 모든 인간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옹호했지만, 오늘날 미국 대통령은 민주적인 동맹국보다 러시아, 사우디, 터키, 북한 등 독재국가를 선호한다고 꼬집었다. 푸틴 등이 트럼프의 당선을 도와주기 위해 2016년 미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헌법을 뜯어고쳐 앞으로 몇 년을 더 집권할지 모르는 두 정상은 관계를 나날이 다지고 있다. 지난 1일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동부 아무르주의 블라고베셴스크와 중국 헤이룽장성 헤이허를 연결하는 다리가 이날 준공됐다. 또 이날 양국 간 핵심 경제협력 프로젝트인 길이 약 3000㎞ 규모의 천연가스 파이프 ‘시베리아의 힘’이 개통됐다. 약 47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계약으로, 러시아는 앞으로 30년간 매년 천연가스 380억㎥를 중국에 공급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트럼프, 나토와 방위비 협상 승리… 韓 ‘악재’

    트럼프, 나토와 방위비 협상 승리… 韓 ‘악재’

    나토 회의 참석 트럼프, 탄핵 청문회 불참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결국 방위비 분담을 늘린다. 올해 말로 시한이 다가오는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CNN 등에 따르면 나토 관계자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모든 동맹국이 새로운 비용 분담 공식에 합의했다”며 “새로운 공식에 따르면 유럽 국가와 캐나다의 비용 분담은 증가하고, 미국의 부담액은 감소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는 나토와 공정한 비용 분담에 대한 동맹국의 노력을 보여 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나토 예산의 22%에 기여했는데, 2021년부터는 독일과 같은 수준인 16%만 내기로 했다. 기여금 축소로 미국은 해마다 1억 5000만 달러(약 1779억원)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부족분은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이 메우게 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나토 예산은 연간 25억 달러로 많지 않은 규모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2%를 약속한 국방비 예산과는 별개다. 국방 예산은 올해 1조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나토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GDP의 2%로 늘리기로 약속했다. 2016년까지 약속을 이행한 나라는 29개 회원국 중 4개국에 불과했다. 지지부진하던 약속 이행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빠른 속도로 늘어 올해는 그리스·영국 등 9개국으로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이 방위비에 더 기여하지 않으면 나토를 탈퇴하겠다며 압박했다. 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 주요 국가가 아직 동참하지 않은 까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을 압박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열리는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탄핵 청문회에 불참하겠다고 1일 통보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트럼프, 탄핵 청문회 불참 통보… “대신 나토 회의에”

    탄핵 심판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하원 법사위 탄핵 청문회에 불참하겠다고 1일 통보했다. 백악관 측은 이날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제사법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근거 없고 대단히 당파적인 청문회는 과거 전례를 위반한다”며 청문회 참여 의향이 없음을 알렸다. 3일 하원 정보위는 조사 보고서를 법사위로 넘기고, 법사위는 4일 청문회를 시작한다. 이 기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에 머물 예정인 트럼프는 “민주당이 역사상 가장 터무니없는 탄핵 청문회를 진행하는 동안 나는 미국을 대표해 나토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있을 것”이라고 트위터에 조롱글을 올렸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군사원조를 대가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 헌터에 대해 조사를 요구했다는 의혹이다. 이 통화에서 트럼프는 젤렌스키에게 자신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만나거나 대화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공개된 녹취록으로 드러난 사실이다. 그 뒤 두 정상 통화 전인 7월 중순 보류됐던 미국의 4억 달러(약 4731억 6000만원) 규모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이 9월 11일 재개됐다. 내부고발자에 따르면 트럼프의 특사들은 앞서 대통령 요구 사항을 어떻게 실행할지 우크라이나 측과 조율했고 군사지원은 그 결과에 해당한다. 트럼프 측은 지원에 ‘대가성’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달 20일 공개 청문회에서 대가성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트럼프 재선 바라는 두 독재자 : 푸틴, 시진핑

    트럼프 재선 바라는 두 독재자 : 푸틴, 시진핑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서 특별한 ‘동료애’를 과시한 정상 두 명이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다. 이들은 앞선 10월 초 양국 수교 70주년 기념일에 따로 만남을 갖지 못했던 만큼 이 자리에서 별도 회동을 하고 밀월관계 강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회동은 미국이 중국에 무역·군사 압박 강도를 높인 가운데 이뤄졌다. 이들은 앞서 서로 상대 모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반미 연대 경고’를 보내기도 한 사이다. 그렇기에 둘의 만남은 늘 미국을 견제해 온 양국 의지를 재확인하는 의미도 있었다. 양국은 지난달 27~29일에도 동해상에 번갈아 전투기를 띄우며 미국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도발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미 하원 탄핵조사에 직면해 있다. 민주당은 자당에 트럼프와 대적할 뚜렷한 강자가 없는 가운데, 탄핵조사를 대선의 큰 변수로 띄웠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트럼프의 위기 상황을 반길까? 수많은 외신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 중심주의를 외치는 트럼프 외교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시 주석은 트럼프와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생각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어, 그가 4년 더 미국 대통령으로 지내길 바란다.시리아 미군 철수는 푸틴에게 이득을 준 가장 대표적인 트럼프 정책이다. 앞서 수년간 시리아에 공을 들여 온 푸틴은 미군이 빠지고 터키가 진군하는 시리아 동북부 국경지대에서 새로운 중재자로 자리매김했다. 내전 중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 전사들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며 뺏고 빼앗겼던 전략적 요충지에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걸어 들어갔다. 시리아 독재정권, 터키, 쿠르드,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 대립하고 있는 모든 세력과 두루 관계를 다져 놓았다. 이를 이용해 시리아 내전을 끝내기 위한 헌법위원회를 구성했다. 내전이 끝난 뒤 시리아 대규모 유전들이 제 주인을 찾으면 지분을 요구할 자격이 충분히 갖춰졌다. 푸틴, 트럼프 외교정책 최대 수혜자美 빠진 시리아서 중동 중재자 등극美中 무역전쟁도 급한 쪽은 트럼프 中, 수 훤히 읽히는 트럼프 재선 바라중·러 영향 확대에 세계 민주주의 위협 트럼프는 실제로 푸틴을 도와주는 듯한 행동을 많이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2016년 미 대선을 방해한 해킹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났다는 신빙성 없는 주장을 지지했다. 또 구소련 군축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지속적으로 폄하했으며, 탈퇴를 제안하기도 했다. CNN도 ‘트럼프는 25번 러시아를 감쌌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러시아에 가했던 제재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약화되거나 해제된 점, 2017년 5월 러시아 고위 관리들과 IS 관련 기밀 정보를 공유한 일, 러시아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복귀를 제안한 사실 등이 예로 제시됐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 것을 두고도 “크림반도는 러시아와 함께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뉴욕과 메릴랜드에 있는 러시아 외교부 소유 건물을 스파이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의혹이 일어 오바마 행정부가 압수한 건물을 2017년 러시아에 되돌려주려 했었다는 보도도 있다. 민주당 테드 리우 하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러시아에 이익이 됐다는 점만 빼고는 하나같이 혼란스럽고 일관성이 없었다”고 말했다.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불공정 무역 국가로 지목하고 ‘세계의 위협’으로 규정해 온 지난 18개월 동안 미중 관계가 험난했지만 중국 권력층의 많은 사람은 트럼프가 내년에 재선에 성공하길 바란다고 보도했다. 그가 예측불허인 것처럼 보이지만 매사를 거래·사업적 마인드로 접근하는 그가 원칙과 소신만 읊는 다른 정치인보다 상대하기 낫다는 얘기다. 한 중국 정치관계자는 “트럼프를 다른 후보보다 선호하는 이유는 그가 ‘사업가’이기 때문”이라면서 “우리에게 돈이 있는 한, 언제든 그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리들은 트럼프의 트윗을 통해 그의 ‘수’를 쉽게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롱융투 전 대외무역부 부부장은 “트럼프의 여과 없는 트윗이 중국의 협상에 도움이 된다”면서 “우리는 트럼프가 재선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옌쉐퉁 칭화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도 “트럼프 덕에 중국은 냉전 이후 최고의 전략적 기회를 맞고 있다”고 썼다. 국제사회 비판을 받고 있는 중국의 민주주의, 인권 정책과 남중국해 등 영토 문제에 관해서 트럼프는 중국에 반대하지 않는다.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미국 외교위원회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대만, 홍콩, 신장, 인도·태평양의 자유와 개방 등은 트럼프가 통상적으로 다루지 않는 문제”라면서 “그는 이런 문제를 중국과의 협상에서 기꺼이 경제 이익과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협상에서도 중국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조급한 건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쪽이다. 버락 오바마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아시아 담당 고문을 맡았던 폴 헤넬은 “중국 지도자들은 빨리 나아갈 필요가 없다”면서 “선거 전에 포괄적인 협정을 미국에 선물할 이유가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 많이 주면 만일 내년 트럼프 2기가 됐을 때 줄 게 없다”고 말했다. WP는 “트럼프가 4년을 더 생각하는 동안 시 주석이 더 많은 걸 생각하고 있다”면서 “66세로 트럼프보다 젊은 시 주석은 임기 제한까지 폐지해 사실상 남은 생애 동안 중국을 계속 이끌 수 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을 등에 업은 두 독재자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세계는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자국 중심주의, 고립주의를 앞세운 트럼프는 미국이 더 이상 세계 민주주의와 안전을 보장하는 일을 하지 않도록 했다. 두 정상은 이를 기회로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정보기관을 활용해 스웨덴에서 인종주의와 외국인 혐오를 조장하는 일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선 TV 광고를 구매하고 후보들에게 뇌물을 줘 선거를 흔들었다. 현지 크롬 채굴 회사 지분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시리아에선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자국 군대를 배치하기도 했다. 우간다 독재자가 야권 정치인의 도전에 직면하자, 러시아 연방보안국은 중국 화웨이를 통해 반체제 인사들의 메시지를 도청했다. 최근 호주에 망명을 신청한 전직 중국 정보부 스파이는 당국 지시에 따라 내년 1월 대선을 앞둔 대만에서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공작’을 벌였다고 폭로했다. 그는 언론과 시민단체를 매수하고 온라인 공작부대를 꾸려 여론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홍콩에 있는 중국계 투자회사로 위장한 첩보기관에서 홍콩 독립운동을 저지하기 위한 스파이활동도 벌였다고 말했다. 중국은 홍콩과 대만에서 민주주의 갈망이 움트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이들 자치구역 시민들이 본토의 공산당원에게 ‘거짓된 주장’을 심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영향력을 거두지 않는 이유도 비슷하다. 국경 너머의 민주주의가 자국민에게 ‘위험한’ 생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사우디아라비아 자말 카슈끄지 기자 살해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을 감쌌다. 사우디는 중국이 서부 신장에서 무슬림을 잔인하게 탄압한 데 대해 아무 비판도 하지 않는다. WP는 칼럼을 통해 프랭클린 루즈벨트,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등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이런 독재적인 침략에 맞서고 모든 인간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옹호했지만, 오늘날 미국 대통령은 민주적인 동맹국보다 러시아, 사우디, 터키, 북한 등 독재국가를 선호한다고 꼬집었다. 푸틴 등이 트럼프의 당선을 도와주기 위해 2016년 미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헌법을 뜯어고쳐 앞으로 몇 년을 더 집권할지 모르는 두 정상은 관계를 나날이 다지고 있다. 지난 1일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동부 아무르주의 블라고베셴스크와 중국 헤이룽장성 헤이허를 연결하는 다리가 이날 준공됐다. 이날 두 지역 사이에 대규모 천연가스 파이프인 ‘러시아의 힘’도 개통됐다. 규모 약 460조원에 달하는 양국 계약으로 러시아는 앞으로 30년 간 매년 천연가스 380억㎥를 중국에 공급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트럼프 하원 법사위 청문회 불참 통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트럼프 하원 법사위 청문회 불참 통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하원 탄핵 청문회에 불참하기로 했다 현지 일간 USA 투데이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오는 4일(이하 현지시간) 공개 청문회를 개최하는 하원 법사위원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통보했다고 1일 밝혔다. 팻 시펄론 백악관 법률고문은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근거 없고 대단히 당파적인 청문회는 과거 전례를 위반한다”며 “따라서 현재 상황에서는 수요일 청문회에 참석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지난달 26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청문회 개최 사실을 알리며 대통령을 청문회에 초대했다. 내들러 위원장은 “위원회는 대통령에게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탄핵소추 권한을 행사할 것인지 논의할 것”이라며 1일 오후 6시까지 트럼프 본인이나 변호인이 청문회에 참여할지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법사위는 정보위에 이어 하원에서 두 번째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문회를 개최한다. 앞서 정보위는 지난달 닷새 동안 청문회를 열어 12명으로부터 증언을 청취했으며 이를 토대로 작성한 탄핵 조사 보고서를 3일 법사위에 넘길 예정이다. 법사위는 4일 청문회를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탄핵소추안 초안 작성 절차에 들어간다. 청문회에는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외압 의혹과 관련, 그의 행적에 헌법 상 탄핵 사유를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헌법학자 등 전문가들이 증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사위 청문회 기간인 3~4일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일 출국해 4일 돌아올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이 역사상 가장 터무니없는 탄핵 청문회를 진행하는 동안 난 미국을 대표해 런던의 나토(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있을 것”이라고 조롱 섞인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통화) 녹취록을 읽어봐라. 아무것도 한 게 없고 잘못됐다고 할 것도 없다!”며 “급진적인 좌파가 우리나라를 약화시키고 있다. 청문회가 나토(정상회의)와 같은 날 잡혔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과정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대가로 자신의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종용했다는 의혹이다. 한편 이번 주 청문회 일정과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 측이 이달 말쯤 진행될 하원 법사위의 2차 청문회에 증거를 제시하거나 증인을 부를지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시펄론 법률고문은 2차 청문회에 대해 내들러 위원장이 오는 6일 오후 5시까지 답을 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영국 BBC가 전한 앞으로의 탄핵 절차는 두 차례 하원 법사위의 청문회가 끝난 뒤 하원 표결에 들어가 의결 정족수의 51%가 되면 다음 상원 절차로 넘어간다. 상원 조사를 마친 뒤 표결에 들어가 정족수의 67%가 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권력을 승계한 뒤 대통령 선거 절차에 들어간다. 어찌됐든 하원 절차는 12월 초순에 마무리될 전망이며 만약 하원을 통과해 상원으로 넘어오면 백악관이나 공화당 모두 2주면 조사 절차를 갈무리해 연내 상원 표결에 들어간다는 입장을 세워두고 있다. 탄핵 절차는 어떤 식으로든 연내에 모두 마무리된다는 얘기가 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파랑의 역사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파랑의 역사

    고대 로마인이 사랑한 색은 빨간색이었다. 빨강은 황제의 색이기도 했다. 반면 파란색은 켈트족과 게르만족 같은 야만족의 색이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기원전 100~44)는 이 족속들이 적에게 겁을 주기 위해 몸에 파란색을 칠하는 관습이 있다고 기록했다. 그러므로 로마인에게 청색은 경계하고 멀리해야 할 색이었다. 청색 옷을 입는 것은 품위가 떨어지는 일이었다. 파란색은 흔히 죽음이나 지옥을 연상시켰다. 로마인은 켈트족과 게르만족의 파란색 눈마저도 추하게 여겼다. 12세기 이후 파란색에 대한 태도는 근본적인 변화를 겪는다. 유럽에서 파란색의 가치 상승은 1100년 전후에 예술 분야, 특히 성화들에서 나타났다. 특히 성모 마리아를 그린 성화에서 파란색을 사용한 것은, 12세기부터 파랑을 ‘색 중에 가장 아름다운 색’으로 여기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옷과 스테인드글라스에서 청색이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도 12세기부터였다. 이제 파란색은 더이상 야만과 죽음의 색이 아니라 신성함과 고귀함을 뜻하는 색이 됐다. 유럽사에서 파랑의 역사는 가치관과 감성의 미학적 반전을 보여 주는 역사이기도 하다. 20세기에 접어들어 파란색은 유럽과 미국에서 가장 즐겨 입는 옷 색깔이 됐다. 1950년대 이후 인디고로 염색한 청바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데님은 튼튼한 면직물이지만 염료를 완전히 흡수하기에는 너무 두꺼웠기 때문에 ‘완벽한 염색’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염색 공정에 나타난 이러한 불안정성이 오히려 청바지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바지를 입은 사람과 함께 색이 변화하고 낡아 가는, 살아 있는 옷감인 것이다. 오늘날 파란색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을 상징하는 깃발의 바탕색으로 사용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유럽에서 실시된 ‘좋아하는 색’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파란색을 선택했다. 프랑스에서는 청색 선호 경향이 두드러져, 때로는 60%에 이르기도 한다. 한때 야만인의 색이라고 천대받던 파란색이 가장 사랑받는 색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성(城) 입구에서 얼굴과 팔에 푸른색을 칠한 켈트족 전사가 관광객들을 즐겁게 해 주고 있다. 우석대 역사교육과 초빙교수
  • [사설] 트럼프, 동맹 훼손하는 無품격 방위비 압박 중단해야

    미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5배 증액 요구를 둘러싼 작금의 전방위 압박이 도를 지나쳐 세계의 리더를 자부하는 나라의 품격조차 잃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제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3차 회의에서 미국의 제임스 드하트 수석대표가 80분 만에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는 전례 없는 일이 벌어졌다. 보통 10여차례 회의를 열어 분담금을 결정해 온 한미의 관례상 3~4차 회의까지는 서로를 탐색하는 분위기였는데, 드하트 대표가 “새로운 제안이 나오길 기대한다”면서 더이상 얘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듯 회의를 조기에 종료시킨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을 불러 방위비 분담금을 50억 달러(약 5조 8000억원) 내라는 요구만 20회 정도 반복했다고 한다. 본국의 훈령에 따라 움직이는 대사라고 하지만 방위비 증액에 비판적인 국회 분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야당 의원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50억 달러를 얘기한 이가 한미동맹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태평양사령관 출신의 해리스 대사라고 하니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또한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를 밝혔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19일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 한국은 부자나라라며 “추측하지 않겠다”고 한걸음 물러선 발언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방위금 분담금 협상이고, 한국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나 독일·일본과의 협상에 앞선 시범 케이스라고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최고의 동맹을 유지해 온 한국에 대해 보이는 방약무인한 미국의 태도는 묵과하기 어렵다. 미국이 주한미군을 2만 8500명이나 두는 이유가 무엇인가. 한국의 대북 방위만을 위한 것이라면 세계 10위권의 경제를 자랑하는 우리가 분담금 조정에 흔쾌히 응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의 세계 전략, 특히 대중국의 전초기지이자 극동 방위의 핵인 일본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게 주한미군이다. 미국은 여당에서 제기되는 분담금 국회 비준 거부 움직임을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70년의 한미 동맹 가치를 훼손하는 무품격 압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미국은 SMA의 틀에도 없는 주한미군의 인건비를 내라고 하는데 미군이 용병도 아닌 이상 지나친 요구다. 미국의 필요에 의한 전략자산 전개 비용마저 청구하는 것도 ‘상도의’에 어긋난다. 주한미군 감축 카드는 한국의 보수세력을 겁박해 정부에 압력을 가하려는 하책 중의 하책이다. 미국은 합리적인 선에서 상호가 만족하는 분담금 협상에 임해 한미동맹의 가치를 지켜주길 바란다.
  • “미군 감축 협상카드 절대 안 된다지만 트럼프 어떤 결정할지는 아무도 몰라”

    “미군 감축 협상카드 절대 안 된다지만 트럼프 어떤 결정할지는 아무도 몰라”

    “미군, 공개 절차없이 9개월마다 재배치 본토에서 보내지 않으면 되는 것” 우려 “美, 안보실장급 고위채널 통한 해결 기대 내년 2월까지는 협상 진통 계속될 듯”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윤상현(자유한국당) 위원장은 20일 “주한미군 감축 카드가 한미 간 절대로 ‘협상 카드’가 될 수 없다고 말하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할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감축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 가운데서도 가능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후에도 가능하다. 별다른 공개 절차 없이 통상 9개월마다 순환배치하는 미군을 본토에서 보내지 않으면 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9일 한미가 분담금 협상 회의 도중 회의장을 박차고 나온 원인은 무엇인가. “미국 조야에서도 한미가 어떻게 저렇게 협상을 중간에 그만두고 장외에서 네 탓 공방까지 벌이느냐며 의아해한다. 미국은 47억~50억 달러로 추정되는 총액을 제시하면서 한국도 부담할 수 있는 총액을 이야기하라고 요구하는 반면 한국은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틀 내에서 점진적 증액만 가능하다고 하니 협상이 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50억 달러 추산 근거는 무엇인가. “지난주에 만난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 등에게 대체 어떻게 기존 금액의 400~500% 증액이 나오느냐고 물었더니, 한반도 방위공약을 수행하기 위한 한반도 내 주한미군뿐 아니라 괌과 하와이의 역외 전략자산 전개비용 등을 모두 총괄하면 엄청난 액수가 나온다고 설명하더라. 미국 측은 그 총괄 금액이 우리한테 제시한 금액의 2~3배 수준이라는 계산이다.” -지난 28년간 한미 협상의 틀을 벗어난 무리한 요구 아닌가. “일단 50억 달러는 미국의 요구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대통령 개인의 요구다. 지난 추석 때 미국 워싱턴에서 가서 많은 의회 지도자, 국무부 관계자들을 만났는데 모두가 50억 달러는 과도하다고 했다.” -미국이 한국을 향해 무리한 요구를 고집하는 배경은 뭘까. “트럼프 행정부가 만든 새로운 계산법에 따라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는 첫 시범 케이스가 한국이다. 우리 다음에 2021년 봄 일본과 SMA 협정을 해야 하고, 그다음은 독일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순으로 증액을 요구할 예정이다. 첫 케이스인 한국에서 대폭 증액을 시작한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한미 협상 재개 시점은 언제로 전망하나. “서로 ‘창의적 해법’을 가져오지 못하면 ‘총액을 내라’, ‘SMA 틀 안에서 이야기하자’는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될 것이다. 밀고 당기기를 하다가 일종의 ‘파투’ 분위기까지 갈 것이고, 결국은 양국의 국가안보실장 급의 고위급 채널이 나서야 할 것으로 본다. 드하트가 ‘상호 신뢰에 기반한 파트너십을 주축으로 준비됐을 때’라고 언급한 것은 지금 한국이 전혀 준비되지 않고 SMA 틀만 고집한다는 불만이다.” -연내 타결 가능성은 있다고 보는가.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는 12월 31일이 데드라인이라고 했지만, 내년 2월까지는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 내 9200여명에 달하는 한국 근로자들이 매년 3월 관련 계약을 하는데 약 3500억원의 인건비를 주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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