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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6·25 70주년을 맞이하며/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열린세상] 6·25 70주년을 맞이하며/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6·25전쟁이 발발한 지 70주년을 맞았다. 6·25전쟁이 우리 국민에게 던지는 가장 중차대한 화두는 이 땅에 다시는 6·25와 같은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경제강국으로 평화와 번영을 누리고 있는 이 대한민국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켜내야 한다는 각오를 되새기에 한다는 것이다. 6·25 7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국가전략이 있어야 한다. 첫째는 한미 동맹을 잘 유지하는 일이다. 6·25 전쟁 때 낙동강까지 내몰렸던 상황에서 맥아더 사령관이 주도한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함으로써 지금의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이다. 또 정전 후 미군을 한국에 주둔시키는 견고한 한미 군사동맹이 있었기에 경제발전에 국가의 총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됐고 세계가 놀라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게 됐다. 요즘 길거리를 걷다 보면 조그만 아이들이 얼마나 다들 동글동글하게 잘생겼는지 부강한 나라의 어린아이들 답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면서도 이 평화와 번영을 잘 지켜내 더욱 더 발전된 대한민국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개인적 다짐을 마음속으로 해 본다. 두 번째는 대한민국이 준강대국이 되는 꿈을 꾸어야 한다. 나라의 힘이 안보적 측면이나 경제적으로 부강해야 주변국들이 대한민국을 깔보지 않는다. 우리는 과거의 역사에서 나라의 힘을 지키는 데 실패해 침략도 많이 당하고 심지어는 식민지가 되는 참혹한 굴욕을 맛봤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생활형편이 나아진 것에 안주하지 말고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등 모든 측면에서 다른 나라들이 대한민국을 준강대국이라고 부를 만큼 온 국민이 합심해 더욱 더 허리띠를 졸라매고 국력을 강성하게 만드는 데 국가의 모든 시스템이 작동돼야 할 것이다. 한강의 기적이란 말은 모든 것을 잃어버린 6·25 전쟁의 폐허 위에서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의 경제번영을 이루어 냈다는 의미이다. 준강대국으로 발돋움하는 것도 거의 기적에 가까울 만큼 국력이 모아지고 국민 모두가 새로운 각오와 비전을 갖고 노력할 때 준강대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가 엉망진창 싸움만 하면 희망은커녕 절망적 미래만 있을 뿐이기에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목표의지를 가져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동북아 평화협력체제의 출범을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 역사가 전쟁의 역사나 다름없던 유럽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의 이름으로 전쟁의 가능성을 종식시키고 오손도손 평화적으로 잘 살고 있다. 동북아의 안보환경은 유럽과 많이 다른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고 세력의 역학구도도 매우 다르지만 어떻게든 동북아에 평화의 기운이 안착되게끔 노력을 해 보아야 하는데 그 노력을 한국이 선도적으로 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가칭 ‘동북아 평화협력체제’를 출범시키자는 주장을 펴나가야 한다. 이 평화체제에는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북한 등이 포함돼야 하고 범주가 넓어진다면 호주와 동남아시아 국가들 또는 유엔참전국들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노예나 다름없던 흑인의 인권 개선을 위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고 연설하고 다닐 때만 하더라도 흑인의 인권이 나아지는 것을 원했지 흑인 출신 대통령이 나오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불가능에 가까운 꿈을 꾸었기 때문에 흑인 대통령 오바마가 선출된 것이다. 동북아 평화에 대한 꿈을 한국이 꾸기 시작하고 그 꿈을 주변국들에 빈번하게 말하기 시작하면 언젠가는 그 꿈이 가시화되는 세상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꿈을 바탕으로 이제 주변국들과 평화협력체제에 대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동북아는 지금 유례없는 군비 경쟁에 휩싸여 있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북한, 한국 모두가 군사비 지출이 폭증하고 있고 국가재정도 모두 좋지 않은 형편이다. 그러기에 군비 축소 차원에서 동북아평화체제를 논의한다면 한번 해 볼 만한 동북아 평화의 꿈이 되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 본다.
  • 트럼프 “미친 볼턴의 ‘리비아 모델’에 김정은 분통”

    트럼프 “미친 볼턴의 ‘리비아 모델’에 김정은 분통”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최근 북한의 대남 적대행동에 대해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고록 출간을 앞둔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향해 “북미 관계를 후퇴시켰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올린 트윗을 통해 볼턴 전 보좌관이 ‘리비아 모델’을 고집하는 바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분통을 터뜨렸으며 볼턴의 주장이 북미 관계를 망쳤다고 탓했다. “리비아 모델 언급해서 김정은 분통…그럴 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친 존 볼턴이 ‘디페이스 더 네이션(Deface the Nation)’에 나가 멍청하기 짝이 없게 ‘북한을 위해 리비아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을 때 다 망했다. 나와 잘 지내고 있었던 김정은은 그의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고, 당연한 일이다”라고 적었다.이어 “그는 볼턴을 근처에 오는 걸 싫어했다. 볼턴의 멍청한 말 하나하나가 우리와 북한을 매우 형편없이 후퇴시켰고, 지금까지도 그렇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나는 (볼턴에게) 대체 무슨 생각이었냐고 물어봤고, 그는 답변도 없이 그저 사과만 했다. 초반의 일이었는데 그때 그를 해임했어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디페이스 더 네이션’(국가 망치기)은 CBS방송의 일요 시사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국가 마주보기)에 부정적 접두사를 붙여 비하한 표현이다. 볼턴이 내세운 ‘리비아 모델’이란?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4월말 폭스뉴스 및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연달아 출연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리비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볼턴 전 보좌관의 취임 후 첫 인터뷰였다.볼턴 전 보좌관이 언급한 ‘리비아 모델’은 미국이 리비아를 통치하던 무아마르 카다피와 협상 끝에 2003년 핵 무기 개발 계획 포기를 이끌어내고 대량살상무기도 폐기시켰다. 미국은 약속대로 경제 지원과 수교에 나섰지만 비핵화 이행이 끝나자 2011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대가 반군을 지원하며 카다피는 실각했다. 즉 북한에게 ‘리비아 모델’은 핵무기 포기의 대가로 경제 지원 약속을 받더라도 결국엔 정권이 무너지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북한은 리비아 모델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볼턴 전 보좌관을 당시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트럼프가 볼턴 비난하며 ‘연락사무소 폭파’ 언급 안 하는 이유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기본적으로 볼턴 전 보좌관을 비난하는 데 주력한 모양새다. 북한이 연일 대남 강경 행보를 이어가던 중 끝내 연락사무소를 공개적으로 폭파할 때까지도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던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이 자신을 공격하자 반응을 보인 것이다.특히 북미 협상이 교착된 책임을 볼턴 전 보좌관에게 돌리고 김정은 위원장을 두둔하면서 오는 11월 대선 전 혹시 모를 북한의 대미 무력시위를 차단하고 상황을 관리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볼턴 전 보좌관을 해임했을 때도 볼턴 전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언급을 문제 삼으며 비난했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최근 연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외교를 비판하는 행보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질세라 볼턴과 그의 책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는 물론 공식석상에서도 최근 북한의 대남 강경 행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볼턴 “트럼프, 시진핑에 ‘재선 도와줘’, 폼페이오조차 ‘트럼프는 거짓말쟁이’”

    볼턴 “트럼프, 시진핑에 ‘재선 도와줘’, 폼페이오조차 ‘트럼프는 거짓말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과 일년 전만 해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비공개 회동 자리에서 자신의 재선을 도와줄 것을 부탁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폭로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둘이 으르렁대는 점을 감안하면 격세지감마저 느끼게 된다. 볼턴 전 보좌관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오는 23일 출간할 예정인 신간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의 발췌록을 싣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지난해 6월 정상회담 막후 대화를 언급하면서 “그 때 트럼프는 놀랍게도 대화 주제를 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로 돌렸다”며 “시 주석에게 자신이 (대선을) 이기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농민과 중국의 대두, 밀 수입 증대가 선거 결과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오는 11월 대선의 승부처가 될 농업 지역(farm states)에서 유권자 표심을 얻기 위해 중국에 미국산 농산물을 더 많이 살 것을 요청했다는 의미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또 지난번 탄핵 심판 때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자신의 대선 라이벌로 예상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우크라이나 검찰 수사를 촉구한 것처럼 국가의 이익과 자신의 이익을 뒤섞거나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앞세우는 행동 양식을 답습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는 지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의 마음 속에 자신의 정치적 이익과 미국의 국익이 섞여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난 백악관 재임 시절 트럼프의 중요 결정 가운데 재선을 위한 계산에서 나오지 않은 게 하나라도 있는지 찾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탄핵 옹호론자들이 우크라이나 문제에만 집착하지 않고 시간을 들여 트럼프 외교 정책 전반에 걸쳐 그의 행동을 더욱 체계적으로 조사했다면, 탄핵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NYT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저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좋아하는 독재자들에게 사실상 개인적 혜택을 주기 위해 몇몇 범죄수사들을 중단하고 싶어한다는 의향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 할크방크, 중국 ZTE 등에 대한 수사에 개입하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볼턴은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뒷담화’를 했다고 폭로했다. 뉴욕타임스(NYT)가 공개한 볼턴의 책 내용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하던 도중 볼턴 전 보좌관에게 몰래 쪽지를 건넸는데 “그(트럼프 대통령)는 거짓말쟁이”(He is so full of shit)라고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NYT는 스스로를 변함 없는 충성파로 자처하는 최고 참모들마저 등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볼턴은 또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한달 뒤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외교를 가리켜 “성공할 확률이 제로(0)”라고 일축했다고 적었다. 이 밖에 미중 문제를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무지와 불개입주의에 관한 일화도 저서에 다수 소개됐다. NYT에 따르면 그는 영국이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보였고, ‘핀란드는 러시아의 일부인가’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적었다.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결정을 거의 내릴 뻔했다고 한다. 지난해 6월 홍콩에서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난 개입하고 싶지 않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인권문제가 있지 않느냐”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전했다.같은 달 중국 톈안먼 사건 30주년 추모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차원의 성명 발표를 거부하면서 “그건 15년 전의 일”이라는 부정확한 언급과 함께 “누가 그 일을 상관하느냐. 난 협상을 하려고 한다. 다른 건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으로 소개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주독미군 감축에 美에 달라붙는 폴란드, 한일과 닮았다?

    주독미군 감축에 美에 달라붙는 폴란드, 한일과 닮았다?

    트럼프, 주독미군 9500명 감축 공식화독일 국방장관 “안보는 상품이 아니다”폴란드는 트럼프와 틈새 정상회담 추진 트럼프, 韓에 방위비 연이어 압박 와중일본은 각종 노력하며 미국에 밀착시도“미·독·폴 구도, 한·미·일 함수가 비슷”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독미군 감축 공식화’ 발언에 독일은 반발했고, 폴란드는 미군 흡수를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독일이 독립적인 대미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폴란드가 그 틈을 파고 드는 구도가 한미 간을 파고들려는 일본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3만 4500명인 주독 미군을 2만 5000명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말한 이튿날인 16일(현지시간),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장관은 한 토론회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무역기구가 아니며 안보는 상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한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도 주독 미군은 미국과 독일 모두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전에 미국에게서 어떤 상세한 정보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반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미국 방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이날 미국과 폴란드 관리를 인용해 “두다 대통령의 방문이 최종 확정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폴란드에 주둔하는 미군 증원을 발표하겠다는 계획과 맞물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폴란드는 오는 28일 대선을 치르며 두다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한다. 그간 독일은 상대적으로 미국에 독립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미국의 반대에도 러시아 가스관을 끌어오는 ‘노드 스트림2’ 건설을 강행해왔고, 마스 외무장관은 이날 바르샤바에서 “미국이 제재해도 (노드 스트림2) 사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또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달 하순 미국에서 열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코로나19 우려 등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반면 러시아 때문에 지정학적 위험이 상존하는 폴란드는 미군 주둔 비용을 모두 부담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지난해 6월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주독미군 1000명을 폴란드에 배치하겠다며 독일을 압박한 바 있다. 2018년에도 두다 대통령은 미군이 폴란드에 영구 주둔하면 20억 달러(약 2조 4000억원)를 부담하겠다며 폴란드 내 미군 기지에 ‘트럼프 요새’라는 명칭을 붙이겠다고 했었다. 이를 두고 한미일 관계와 비슷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정체 중이고 전시 작전권 전환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경우 어떻게든 미군을 잡으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은 5만 5000여명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일본은 미군을 잡기 위해 지휘체계를 분리형에서 통합형으로 가자는 목소리도 있다”며 “미국에 독립적인 독일과 더욱 밀착하려는 폴란드의 구도가 한국과 일본의 서로 다른 대미 접근법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많은 다른 나라도 독일과 매한가지로 방위비 분담금이 적다고 강조했다. 앞서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11일 한 인터뷰에서 미군 감축 계획에 한국, 일본,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이라크 등이 포함됐다고 한바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 “주독미군 줄일 것”… 주한미군 감축 카드까지 꺼내나

    트럼프 “주독미군 줄일 것”… 주한미군 감축 카드까지 꺼내나

    한반도 긴장감 고조 당분간 변화 어려워 동북아 정세, 대서양과 단순 비교 불가능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주독미군 감축을 직접 언급하며 “(독일 외) 많은 다른 나라에 관한 얘기”라고 밝혔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정체 중인 상황에서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들이밀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주한미군 감축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트럼프 의외성’이 있지만 한반도가 미국의 외교안보 전략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독일과 달라 쉽사리 감축을 단행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대체적이다. 폴리티코 등 외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일 주둔 미군 수를 2만 5000명 선까지 감축하는 방안을 공식화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에 5만 2000명의 미군이 있는데 미국에 엄청난 비용”이라며 “독일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수십억 달러를 연체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독일 주둔) 미군 수를 절반 선인 2만 5000명으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독일 주둔 인원인 3만 4500명이 아닌 최대 주둔 가능치(5만 2000명)를 기준으로 절반까지 감축한다며 특유의 과장법을 썼고, 방위비 분담금을 ‘채무’로 표현하면서 동맹보다 자국 이익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독일의 방위비 분담금이 국내총생산(GDP)의 1.36%로, 미국이 원하는 2%에 못 미친다고 불만을 거듭 표시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방위비 지출을 2%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독일이 달성 시점을 2031년으로 제시하자 주독미군 감축을 압박 카드로 흔들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것(독일의 저조한 분담금)은 오랜 세월 계속됐고 (독일은) 오바마 정부 때도 미국을 이용했다”며 불만이 누적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독일이 러시아 가스관을 끌어오는 ‘노드 스트림2’ 건설을 강행하는 것도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요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주독미군 1000명을 폴란드에 배치하겠다고 압박했고, 러시아 때문에 지정학적 위험이 상존하는 폴란드는 그 틈을 노려 미군 주둔 비용을 모두 부담하겠다며 러브콜을 보내 왔다. ‘앙숙’으로 여겨지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달 하순 미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불참을 통보한 것이 감축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다른 나라도 독일과 매한가지로 방위비 분담금이 적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미군 감축 계획에 한국, 일본,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이라크 등이 포함됐다던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대사의 앞선 인터뷰와 맞물렸고, 주한미군의 감축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미국의 군사적 관심이 유럽·중동보다 중국 견제로 쏠리는 상황에서 주한미군 감축은 힘들 것으로 봤다. 또 지난해 말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이 의결돼 주한미군 규모를 현 수준인 2만 8500명 이하로 감축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미국이 보는 유럽의 위협 수준은 중국이 있는 동아시아와 다르고, 한국의 국방비는 미국의 기준인 2%를 넘는다”고 말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도 “한반도에서 최근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당분간 주한미군 감축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트럼프, 주독미군 감축 공식화…주한미군에 불똥 튈까

    트럼프, 주독미군 감축 공식화…주한미군에 불똥 튈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독미군을 2만 5000명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그 동안 독일의 군사비 지출 분담을 놓고 공공연히 불만을 표시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정책으로 현실화한 것으로, 한미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주한미군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불만이 독일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독일에 주둔한 미군의 수를 2만 5000명으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독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게 필요한 방위비를 충분히 지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독일을 방어하고 있지만 독일은 몇 년간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독일이 지불할 때까지 우리는 미군 병사의 수를 약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무역에 관한 타협안을 제안했지만 자신은 이 합의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에 관해서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다른 여러 나라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의 군사비 지출 액수 등을 문제 삼아 주독미군을 줄일 것을 지시했다고 잇따라 보도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9월까지 주독미군을 9500명 감축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이 경우 3만 4500명 수준인 주독미군이 2만 5000명으로 줄어든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임시 또는 순환배치 병력을 포함해 독일 주둔 미군 규모를 2만 5000명으로 상한선을 씌울 것이라며 현 시스템에서는 순환배치 병력과 훈련 참가 병력 등을 포함해 독일 주둔 미군은 최대 5만 2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약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최대 주둔 병사 수 5만 2000명을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나토 회원국은 미국에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해 독일의 방위비 지출 비중이 1.36%로 이 기준에 크게 못 미쳤고, 달성 연도도 2031년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최근 대사직에서 물러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 미국대사는 그 동안 독일이 방위비를 충분히 지출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표시하면서 주둔군 감축을 압박해 왔다는 게 외신의 전언이다. 그리넬 전 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독일은 나토 회원국 중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신뢰할 만한 계획을 제출하지 않는 유일한 국가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한국, 일본, 그리고 독일로부터 군대를 데려오기를 원한다’고 분명히 말했다”며 한국까지 거론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타결 직전까지 진전됐던 한미 방위비 분담금 잠정합의안을 ‘비토’한 사실을 인정한 뒤 추가 증액 요구를 재확인한 바 있다. 다만 방위비 협상이 주한미군 감축에 관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미국이 방위비 증액안 관철을 압박하기 위해 주독미군처럼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성향에 따라 방위비 증액을 대선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주독미군의 감축은 방위비뿐만 아니라 트럼프 정부 출범 후 계속된 독일과의 불편한 관계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한국은 이미 GDP 2%를 넘는 방위비를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독일과 상황이 다르다는 반론도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중국 문제 함께 고민하자” 미국 달래는 EU 외교수장

    “중국 문제 함께 고민하자” 미국 달래는 EU 외교수장

    15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대외정책 총괄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미국에게 중국 문제에 초점을 둔 양자 대화를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보렐 고위대표는 이날 EU 27개 회원국 외무장관들과 함께 화상회의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전략대화를 한 뒤 이같이 제안했다. 이번 논의 과정에서 “중국과 중국의 행동, 야심”이 EU와 미국에 가하는 “도전에 초점을 맞춘 양자 대화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보렐 고위대표는 “우리는 중국에 대해, 그리고 중국이 많은 영역에서 자기주장을 키우고 있는 데 대해 견해를 교환했다. 우리가 중국과의 관계에서 함께 직면한 문제들이 있으며, 그것을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에게는 미국과 계속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우려를 공유하고 우리의 가치와 이익을 방어할 공통점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렐 고위대표는 “대서양 협력관계는 세계 질서의 핵심 기둥 가운데 하나”라면서 회의를 통해 긴밀한 대서양 협력을 계속하겠다는 EU 회원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부연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갈수록 커지는 허위정보 문제에 대응해 양측이 협력을 강화할 방안을 살펴보는 데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EU와 미국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무역을 비롯해 파리기후변화협정, 이란 핵 합의 등 각종 국제 현안을 두고 계속 충돌 중이다.또 보렐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보건 위기 앞에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것이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관계를 끝내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EU가 유감을 표한 이유라면서 이 같은 결정이 재고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이날 EU와 미국의 전략대화에 이어 17∼18일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국방장관 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는 미국 정부가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 감축을 검토하면서 나토 약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겉도는 방위비 협상 …트럼프, 독일처럼 ‘주한미군 감축’ 카드?

    겉도는 방위비 협상 …트럼프, 독일처럼 ‘주한미군 감축’ 카드?

    트럼프, 독일 방위비 지출 불만에 주독미군 감축한국에도 분담금 인상 위해 감축 압박할 우려한국 분담금 규모·주한미군 역할, 독일과 차이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미국의 명분·이익 약해트럼프, 국내서 수세 몰리면 감축 언급할 수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착된 한미 방위비분담협상에서 한국에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고자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의 방위비 지출이 불충분하다는 불만을 갖고 독일 주둔 미군을 오는 9월까지 현행 3만 4500명에서 2만 5000명으로 감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미국 언론이 지난 5일(현지시간) 보도하면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방위비협상은 주한미군 감축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상황이다. 정부도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방위비협상에서 주한미군 감축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과 독일이 지급하는 분담금 규모 및 주한미군과 주독미군의 역할 차이 등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감축할 명분도, 이익도 약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한국은 방위비 분담금으로 1조 389억원(약 8억 6000만 달러) 지급했다. 반면 지난해 독일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공동자금 분담금으로 3억 8857만 달러, 직접 지원비용으로 2010~2017년 연평균 1억 7400만 달러를 지불했다. 이에 지난해 약 5억 6000만달러, 한국의 65% 수준으로 지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미국은 독일 등 나토 회원국이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지난해 1.36%였던 독일은 2031년에야 2%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 미국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국은 2018년 기준 2.38%였다. 아울러 미중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대중국 최전선에 있는 주한미군을 감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주독미군은 냉전기 소련 견제가 목표였는데 탈냉전기 러시아의 위협은 유럽을 전면 침공할 정도는 아니기에 주독미군을 감축해도 상관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반면 중국의 경쟁과 도전을 고려할 때 미국에게 주한미군의 전략적 가치는 상당하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이나 전략 가치보다는 분담금 액수를 중시한다면 주한미군 감축을 압박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미국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는 주한미군 규모를 2만 8500명 미만으로 감축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마련돼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감축을 결단만 한다면 다른 국방예산을 전용해 감축하거나, 동맹국의 협의를 거쳤다고 의회에 증명해 감축하는 국방수권법의 ‘예외조항’을 활용할 수도 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협상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는 가운데 시위 등으로 국내정치에서 더욱 수세에 몰리면 주한미군 감축을 본격 언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국내 수세 몰린 트럼프 독일에 방위비 지출 압박…中·EU에 랍스터 관세 내려라

    국내 수세 몰린 트럼프 독일에 방위비 지출 압박…中·EU에 랍스터 관세 내려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 주둔 병력 감축을 카드로 꺼내며 독일에 방위비 지출을 증액하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에 주둔한 수천 명의 미군을 오는 9월까지 감축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에서 미군을 9500명 가까이 감축하라고 지시했다며 실행에 옮겨지면 독일 주둔 미군 규모가 현재의 3만 4500명에서 2만 5000명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축된 병력 중 일부는 폴란드와 다른 동맹국에 재배치되고 일부는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독일 정부의 정책에 대한 오랜 불만이 투영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물러난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 미국대사는 주독 미군의 상당한 감축을 오랫동안 압박해왔다. 미국은 독일의 국방비 지출 규모, 발틱해를 통해 러시아와 가스관을 연결하는 ‘노드 스트림2’ 사업 등에 대해 불만을 제기해왔다. 독일은 미국의 압박에 국내총생산(GDP)의 1.35%인 국방비를 2031년까지 나토가 제시한 목표인 2%로 높이겠다고 지난해 약속한 바 있다. 여기에다 트럼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간의 쌓인 ‘앙금’도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미국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초청했는데, 메르켈 총리가 이 제안을 거절한 것이 주독미군 감축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가 지난주 20분 동안 전화통화를 가졌다. 이 전화통화에서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코로나19 대처를 이유로 들면서 G7 정상회의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G7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을 거부하거나 불투명한 입장을 취하자 G7 회의에 한국 등 4개국을 초청했다. 지난주 미·독 정상 간 전화통화는 처음에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톤으로 진행되다가 ‘짜증’으로 바뀌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6일 전했다. 미·독 정상의 전화통화 내용을 듣고 정리한 한 당국자는 NYT에 “좋은 대화는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귀띔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 통화에서 계속 진행 중인 코로나19를 거론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혼자 길게 말하면서 G7 정상회의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흑인 사망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미국은 훌륭하게 잘 대처하고 있으며 코로나19는 중국 잘못이라고 메르켈 총리에게 말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유럽연합(EU)에 미국산 바다가재(랍스터)에 대한 관세를 내리지 않을 경우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메인주 뱅고어를 방문해 이같이 밝히고 “중국이 미국산 랍스터에 대한 관세를 내리지 않을 경우 보복으로 관세를 부과할 중국산 상품들을 추려내라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EU가 미국산 랍스터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지 않는다면 EU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코로나19 사태 전과 다르게 보고 있다며 협정 파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훌륭한 무역합의를 했다. 그런데 전염병이 중국에서 시작됐다”며 “나는 3개월 전과 무역합의를 조금 다르게 본다”고 말했다. 미중 양국이 지난 1월 체결한 1단계 무역협정에 따르면 미국이 대중국 추가 관세를 일부 보류하는 대신 중국은 앞으로 2년간 2000억 달러(약 250조원) 규모의 미국산 상품을 추가로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의 미국산 상품 수입 확대에 차질이 우려되자 미국은 이 경우 협정을 파기할 수 있다고 위협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코로나19 사태의 책임을 물어 중국과의 모든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방위비 불만’ 트럼프, 독일주둔 미군 9500명 철수 명령

    ‘방위비 불만’ 트럼프, 독일주둔 미군 9500명 철수 명령

    독일 정치권, 미군 감축 보도에 우려·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에 주둔한 수천 명의 미군을 오는 9월까지 감축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외신들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과 독일의 긴장 관계와 군사비 지출을 둘러싼 이견을 원인으로 지목한 가운데 일부는 미국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마찰을 빚고 있는 한국 등 동맹들을 걱정하게 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독일 정치권에서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보수 성향의 바데풀 의원은 “(자국 주둔 미군 감축)그 계획은 다시 한번 트럼프 행정부가 지도자의 기본적인 임무, 즉 동맹국이 의사 결정에 관여하도록 하는 것을 무시한다는 방증이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단합은 모든 동맹국에 이롭지만, 불협화음은 러시아와 중국만 이롭게 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민당 소속인 노르베르트 뢰트겐 연방하원 외교위원장 역시 “유감스럽다”며 “미군 감축이 필요한 사실에 근거를 둔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통신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에서 미군을 9천500명 가까이 감축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이렇게 되면 독일 주둔 미군 규모가 현재의 3만4500명에서 2만5000명으로 줄어든다고 전했다. 병력 중 일부는 폴란드와 다른 동맹국에 재배치되고 일부는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이번 작업을 수 개월간 해왔고, 이 지시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서명한 ‘각서’(memorandum) 형식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백악관 존 울리엇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현 시점에 어떤 발표는 없지만 대통령은 최고사령관으로서 미군과 해외 주둔을 위해 최상의 태세를 계속 재평가한다”고만 밝혔다.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과 독일의 긴장 관계와 군사비 지출을 둘러싼 이견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로이터통신은 독일 외무부는 이번 보도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비판인가 동조인가… ‘트럼프 대응’에 21초 침묵한 트뤼도

    비판인가 동조인가… ‘트럼프 대응’에 21초 침묵한 트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 교회 사진을 찍으러 가려고 최루탄을 쏴서 시위대를 해산시켰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쩝) … 하 ….”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일(현지시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대 강경 대응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21초간 말문을 열지 못했다. 트뤼도 총리는 대체로 질문에 금방 답하는 편이지만 이날은 그러지 못했다. 이날 회견에서 캐나다 공영방송인 CBC 기자는 “그동안 총리께서는 미국 대통령의 언행과 관련해 언급하기를 꺼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시위대를 겨냥해 군사적 행동을 언급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물었다. 이런 질문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트뤼도 총리는 정면을 응시한 채 한참 뜸을 들였다. 도중에 입술을 떼면서 ‘쩝’ 하는 소리를 냈다가 다시 굳게 다물고, 작은 소리로 ‘하’ 하고 한숨을 내쉬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고심 끝에 그는 “우리 모두 공포와 실망 속에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금은 함께 협력해야 할 때이며 귀담아들어야 할 때”이자 “부당함이 뭔지 깨달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의 답변에 실망한 듯 기자가 ‘왜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느냐’고 따지자 트뤼도 총리는 자신은 캐나다 총리로서 캐나다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에 CNN은 “트뤼도 총리가 시위에 대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기를 거부했다”고 평가한 반면 넬슨 와이즈먼 토론토대 교수는 AP통신을 통해 “그의 대답은 트럼프를 언급하지 않은 채 트럼프를 비판한 것”이라고 엇갈리게 해석했다. CBC는 “트뤼도 총리가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지도 않았고, 시위 상황 대처를 전혀 비판하지 않았다”면서도 “캐나다 국민은 ‘공포’ 속에 미국 사건을 지켜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이 캐나다의 최고 우방인 만큼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개 비판을 삼가 왔다. 그러나 지난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영국, 프랑스 정상들과 대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뒷담화하는 듯한 영상이 공개돼 입방아에 올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비판인가 동조인가… ‘트럼프 대응’에 21초 침묵한 트뤼도

    비판인가 동조인가… ‘트럼프 대응’에 21초 침묵한 트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 교회 사진을 찍으러 가려고 최루탄을 쏴서 시위대를 해산시켰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쩝) … 하 ….”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일(현지시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대 강경 대응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21초간 말문을 열지 못했다. 트뤼도 총리는 대체로 질문에 금방 답하는 편이지만 이날은 그러지 못했다. 이날 회견에서 캐나다 공영방송인 CBC 기자는 “그동안 총리께서는 미국 대통령의 언행과 관련해 언급하기를 꺼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시위대를 겨냥해 군사적 행동을 언급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물었다. 이런 질문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트뤼도 총리는 정면을 응시한 채 한참 뜸을 들였다. 도중에 입술을 떼면서 ‘쩝’ 하는 소리를 냈다가 다시 굳게 다물고, 작은 소리로 ‘하’ 하고 한숨을 내쉬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고심 끝에 그는 “우리 모두 공포와 실망 속에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금은 함께 협력해야 할 때이며 귀담아들어야 할 때”이자 “부당함이 뭔지 깨달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의 답변에 실망한 듯 기자가 ‘왜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느냐’고 따지자 트뤼도 총리는 자신은 캐나다 총리로서 캐나다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에 CNN은 “트뤼도 총리가 시위에 대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기를 거부했다”고 평가한 반면 넬슨 와이즈먼 토론토대 교수는 AP통신을 통해 “그의 대답은 트럼프를 언급하지 않은 채 트럼프를 비판한 것”이라고 엇갈리게 해석했다. CBC는 “트뤼도 총리가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지도 않았고, 시위 상황 대처를 전혀 비판하지 않았다”면서도 “캐나다 국민은 ‘공포’ 속에 미국 사건을 지켜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이 캐나다의 최고 우방인 만큼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개 비판을 삼가 왔다. 그러나 지난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영국, 프랑스 정상들과 대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뒷담화하는 듯한 영상이 공개돼 입방아에 올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 기자 질문에 21초 동안 머뭇거린 트뤼도 캐나다 총리

    “…” 기자 질문에 21초 동안 머뭇거린 트뤼도 캐나다 총리

    대략 21초 동안 그는 답을 하지 못했다. 말을 가려서 해야겠다는 듯 몇 번 입술을 달싹거리기만 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나 총리가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 도중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흑인이 사망한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가 일주일째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질문을 받았다. 기자의 질문을 들어보자. “총리는 그동안 미국 대통령의 말과 행동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주저해 왔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시위대에 군대를 투입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어제 우리는 대통령이 사진 찍는 행사를 위해 경찰이 시위대에 최루탄을 발사하는 것을 봤다. 난 총리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또 언급하고 싶지 않다면 총리는 어떤 메시지를 우리에게 보낸다고 생각하는가?” 트뤼도 대통령은 몇 차례 망설인 끝에 느릿하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어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공포와 경악 속에 지켜보고 있다. 지금은 사람들을 끌어모을 때이다. 하지만 귀기울여 들을 때이기도 하다. 오랜 세월과 수십년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정의롭지 못한 일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게 되는 때이다. 우리 캐나다인들도 우리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다. 흑인 캐나다인과 소수인종 캐나다인들이 매일 현실로서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고 답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넬슨 와이즈먼 토론토 대학 교수는 “트뤼도 총리는 이런 질문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의 대답은 트럼프를 언급하지 않은 채 트럼프를 비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자신을 “법과 질서의 대통령”이라고 선언한 뒤 군대를 동원하겠다는 강한 진압 의지를 천명하고 “특별한 장소로 이동하겠다”며 백악관 입구를 걸어서 나갔다. 이때 길 건너 라파예트 공원에서는 수천명이 평화로운 시위를 열고 있었다. 경찰은 로즈가든 연설이 진행되던 중 섬광탄, 고무탄, 최루탄 등을 쏴가며 강제 해산했다. 그 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가 두렵지 않다고 과시하듯 공원을 거쳐 인근 세인트 존스 성공회 교회로 걸어갔다. 미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만큼,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으려고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캐나다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75% 에 이른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해 12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0주년 기념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뒷담화하는 듯한 영상이 공개돼 입방아에 올랐다. 트뤼도 총리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대화하면서 “‘그’의 팀원들조차 매우 놀라워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위선적인 사람”이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미, 항공자유화 조약 탈퇴...“군비 경쟁 우려”

    미, 항공자유화 조약 탈퇴...“군비 경쟁 우려”

    “러시아 지키지 않았다”...중요 군축 조약 탈퇴 선언나토 등 긴급회의, 러시아 비난 성명 발표... 동맹국간 긴장 예고미국이 회원국간 상호 영공 개방과 사찰을 허용하는 ‘항공자유화조약’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항공자유화조약’은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중요 군축 조약 가운데 하나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한 계속된 국제기구·조약 탈퇴 사례를 하나 더 추가하게 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내일 항공자유화조약에서 탈퇴하기로 한 결정의 통지서를 조약 예탁국들과 다른 모든 당사국들에게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이 조약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로, 조항에 따라 미국은 6개월 뒤 공식적으로 조약에서 탈퇴하게 된다. 항공자유화조약은 1997년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34개국이 참가해 시작됐다. 가입국의 군사력과 군사활동에 대한 국제적 감시와 투명성 확보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취지로 상대국의 비무장 항공기가 자국 영공을 정찰비행할 수 있도록 한다. 미국과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이 회원국이다. 미국의 조약 탈퇴 가능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기됐다. 러시아가 미국의 일부 영토와 본국에서 떨어져 다른 나라 영토에 둘러싸인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정찰 비행을 거부·방해했다는 이유였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도 탈퇴한 상황이었다. 미국으로선 자국의 이익을 고려한 조치이지만, 관련 당사국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나토는 22일 벨기에에서 긴급 회의를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회원국들은 미국과 러시아 모두 조약을 완전히 이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나토 언론 담당관은 회의 개최 사실을 확인하며 “2018년 나토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선택적 이행이 우리의 안보를 해친다고 거듭 강조했었다”며 “특히 러시아가 특정 지역 비행을 제한한 점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리는 기술적인 문제를 이유로 이 근본적 협정 탈퇴를 정당화하려는 어떤 시도도 배격한다”며 미국의 조약 탈퇴 발표를 성토했다. 미국의 이같은 군축조약 이탈은 필연적으로 군사력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BBC는 “군비 경쟁을 통제하는 구조 전체가 무너지고, 새로운 군사력 경쟁의 시대가 도래하는 시점에서 이번 조약 탈퇴가 나왔다”며 “트럼프의 이번 경정은 동맹국간 긴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관측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中관영 편집인 “美 억지 위해 中국방예산 205조서 더 늘려야”

    中관영 편집인 “美 억지 위해 中국방예산 205조서 더 늘려야”

    “美 감히 군사 충동 실행에 못 옮기게 해야”“中 핵탄두 보유량 1000기로 늘려야”중국 관영매체 편집인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둘러싼 미·중 갈등 격화에 미국의 군사적 충동에 대한 억지력 확보를 위해 올해 국방예산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중국의 지난해 예산은 11조 1899억 위안으로 한화로 205조원에 달한다. 19일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은 이날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에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이 전례 없이 광분하고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후 총편집인은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표적 매체 인사로 평가받는다. 후 편집인은 “중국은 (미국에) 억지도구로 쓸 수 있는 더욱 강력한 군사역량을 갖춰야 한다”면서 “미국이 감당할 수 없는 막대한 비용 때문에 감히 충동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집권 엘리트들은 갈수록 중국에 대한 적의를 숨기지 않고, 중국을 극단적으로 압박하려는 전략적 충동이 더욱 난폭해지고 있다”면서 주장했다. 이 발언은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 이벤트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양회는 지난해 중국의 정부 업무를 평가하고 올해 계획과 중요법률 등을 심의·결정하는 행사로, 국방예산도 양회에서 발표된다.“美 등 GDP 대비 군비 비율 中 너무 낮아”“핵탄두 보유량 1000기로 늘려야”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율은 2011년 이후 해마다 경제성장률을 웃돌았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보다 7.5% 증가한 11조 1899억위안(205조원)이었다. 그러나 후 편집인은 중국 군비가 미국 등 주요국의 GDP 대비로 따졌을 때 지극히 낮은 점을 언급하며 군비 확장을 강조했다.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여파 등이 국방예산 결정에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후 편집인은 “중국 군비는 오랫동안 국내총생산(GDP)의 1%대를 유지해왔다”면서 “지난해의 경우 1.2%로 미국의 3.4%, 인도의 2.5%, 러시아의 3.8%보다 훨씬 낮고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에 요구한 2%보다도 낮았다”고 밝혔다. 후 편집인은 코로나19에도 중국 경제가 올해도 흑자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1분기에 심각히 역성장했지만 2분기에는 성장할 가능성이 높고, 연간으로도 플러스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는 게 대부분 경제학자의 예측”이라고 말했다. 후 편집인은 최근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에서 미·중 간 군사적 긴장 분위기까지 조성되자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41’을 비롯한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을 1000기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코로나 틈탄 기업사냥 막아라”… 지구촌, 차이나머니에 ‘빗장’

    “코로나 틈탄 기업사냥 막아라”… 지구촌, 차이나머니에 ‘빗장’

    중국 최대 민영 투자기업인 푸싱(復星)국제그룹은 지난 3월 20일 자회사 상하이위위안관광마트(上海豫園旅游商城)를 통해 프랑스 보석 브랜드 줄라의 지분 55.4%를 2억 1000만 위안(약 361억 5000만원)에 인수했다. 중국이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한 틈을 노려 막대한 현금력을 동원해 ‘기업 사냥’에 나선 것이다. 세계 각국에 ‘차이나머니’에 대한 경고령이 내려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국이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는 자국 기업들이 중국 기업 사냥의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외국 기업의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보호주의 색채를 강하게 띠면서 외국인 투자 규제를 이미 강화한 상태인 데다 이를 반대하던 유럽 국가들마저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중국 기업에 대한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지난달 15일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나토 회원국들에 중국 기업들이 전략적 자산을 인수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 화상회의를 통해 “일부 동맹국들은 핵심 인프라가 외국에 팔리기에 더 취약한 상태가 됐다”며 중국이 그리스 항구들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을 본격 거론했다. 외국이 중국을 말한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하는 대목이다. 유럽연합(EU) 고위 관계자들도 외국, 특히 중국 기업에 유럽 핵심 산업이 넘어가는 것을 크게 경계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EU 회원국에 코로나19로 취약해진 기업 지분 일부를 국비로 인수할 것을 권고했다. 필 호건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EU 통상장관 화상회의를 통해 EU의 ‘전략적 자산들’이 해외 M&A에 취약해졌다면서 회원국들이 M&A 제안을 협력해 감시를 공조하고 정보도 공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美 보호주의 반대하던 유럽도 중국 ‘경계’ EU와 세계 각국은 이와 함께 대응력을 강화에 나서고 있다. EU는 지난해 외국인 투자를 감독하기 위한 정보 공유를 강화하기로 했고, 오는 10월 발동 예정인 강화된 체계를 앞당기고 확대할 방침이다. EU는 외국 자본의 불공정한 M&A를 규제하는 법안도 내놓을 방침이다.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누구든지 유럽에서 사업을 하는 것을 환영하지만 불공정한 방식은 안 된다”며 “독일과 프랑스 등 회원국들의 의견을 반영해 유럽과 중국이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해외 기업들이 인수 대상 기업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부풀리거나 후려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외국 기업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은 8일 EU 외 자본이 자국 기업을 인수할 때 정부가 개입할 수 있게 하는 조치를 승인했다. 피터 알트마이어 경제장관은 “의료장비·에너지·디지털 산업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자존심이 걸려 있는 산업 로봇 제조업체 쿠카AG가 2016년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美的)그룹 손에 넘어간 뒤 차이나머니에 대해 적대감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도 ‘골든 파워’(국방 및 전략 산업의 해외 거래를 제한할 정부 권한) 법안에 따라 은행·보험·헬스케어·에너지 등 주요 산업에 대한 보호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스페인 역시 외국인 직접 투자에 대한 새로운 규제 방안을 마련했다. 인도는 지난달 중국 기업들을 정조준해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에 근거지가 있거나 연계된 해외 기업들의 자국 기업 M&A를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는 중국,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부탄, 네팔, 미얀마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인도의 핵심 기업을 직접 인수할 나라는 중국뿐이다. 인도가 정보기술(IT), 금융공학(핀테크) 등 첨단 산업이 텅쉰(騰訊·Tencent)·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IT 공룡들과 중국 인민은행 등에 지분이 넘어가면서 경계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폭락한 알짜 산업이 중국에 통째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인민은행은 인도 우량주 가운데 하나로 주택담보대출 업체인 핀테크업체 주택개발금융공사 지분을 0.8%에서 1%로 확대했다. 호주는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무조건 국가 외국인투자검토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호주 정부는 항공과 화물, 보건 분야의 외국인 자본 투자를 일시적으로 규제하기로 했다. 조시 프라덴버그 재무장관은 “모든 외국인 M&A와 투자 제안은 외국인투자검토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고 말했다. 11억 호주달러(약 8조 4000억원) 이상의 M&A에만 적용하던 규정을 모든 외국인 투자로 확대한 것이다. 호주 정부는 앞서 홍콩 청쿵(長江·CK)그룹이 호주 가스파이프라인 사업체 APA그룹을 80억 달러(약 9조 7500억원)에 인수하겠다는 제안도 국가 안보를 이유로 거절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런 규제 장벽이 과거 하이항(海航·HNA)그룹 같은 중국 대기업이 미국 기술회사부터 유럽 항공사까지 거침 없이 인수하던 때와는 다르게 브레이크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재키 옌 홍콩대 경영전략학과 조교수는 “중국계 기업들은 기업 인수에 성장을 의존하고 있어 규제 장벽이 장기적으로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中대기업, 에너지 등 세계 전략 산업에 ‘눈독’ 이런 가운데 중국 본토와 홍콩·싱가포르 등에 본사를 둔 중국계 대기업은 해외 기업 사냥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에너지, 인프라, IT 등 중국 정부가 국가전략 우선순위로 삼고 있는 산업에서 먹잇감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개월간 중국 본토와 홍콩, 싱가포르 등에 본사를 둔 대기업이 세계 각국에서 적극적으로 M&A 시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세계 각국 기업들이 경영난을 겪는 지금이 M&A의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매출 급감과 주가 폭락으로 자금난에 처한 유럽과 아시아 기업들이 차이나머니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는 것이다. 즉 지난 1분기 미국과 유럽, 아시아 지역 주요 주가지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면서 현금이 풍부한 중국 대기업에는 호텔과 부동산 등을 인수할 절호의 기회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영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영국 기업의 절반 이상이 3개월 이상 버틸 현금이 없는 상태다. 그 선봉에 나선 곳은 푸싱국제그룹 외에 중국위안양윈수(遠洋運輸·COSCO)와 홍콩 청쿵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궈광창(郭廣昌) 푸싱국제그룹 회장은 “회사가 전 세계 자원을 활용할 기회를 포착할 때”라며 외국 기업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력히 시사했다. 지난해 기준 푸싱국제그룹은 현금 등 즉시 가용자산 132억 달러를 보유했다. COSCO는 벨기에의 항만 운영사 지분을 90% 보유하고 있고 스페인 발렌시아, 빌바오 항구 지분도 51%로 최대 주주가 됐다. 네덜란드 싱크탱크의 지난해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COSCO는 벨기에의 앤트워프,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의 라스팔마스,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만 운영사 지분도 갖고 있다.홍콩 청쿵그룹은 지난해 12월 기준 187억 달러의 현금과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8~2019년 영국 등 유럽, 호주에서 기업을 인수하는 데 최소 200억 달러 이상을 썼다. 홍콩에 본사를 둔 글로벌 투자분석회사 CLSA 조너선 갤리건 연구팀장은 “홍콩 청쿵그룹이나 푸싱국제그룹처럼 현금 자산이 충분한 재벌 기업엔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외국 기업 인수를 위해 투자에 나설 시점”이라며 “지금 글로벌 시장을 본다면 ‘현금’이 왕”이라고 말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美, 북극 바렌츠해 군함 파견

    美, 북극 바렌츠해 군함 파견

    미 해군 함정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전력을 강화하는 북극해 바렌츠해에서 30여년 만에 통항하는 작전을 전개했다. 냉전 시기인 1980년대 중반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와 노르웨이 사이의 바렌츠해는 공해이지만 러시아 해군의 심장부이자 뒷마당 격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러시아 주력 해군이 유럽으로 진출하는 길목이다.미 해군은 통항 직후 낸 성명서에서 “작전 목적은 해당 지역에서 항행의 자유를 확고히 하고, 동맹 간 완전무결한 협력을 보여 주는 데 있다”며 “러시아와의 의도치 않은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해 지난 1일 미리 통지했다”고 밝혔다. 미 해군 6함대는 “작전을 전개하는 동안 대잠(對潛) 전투 훈련도 실시했다”고 밝혔다. 작전에는 미국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도널드 쿡’, ‘포터’, ‘루스벨트’ 등 3대와 보급선 1척, 영국 순양함 ‘켄트’ 등 모두 5척이 동원됐다. 러시아와 이웃한 노르웨이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지만 이번 작전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이들이 바렌츠해에서 통항의 작전을 전개하는 동안 러시아 측이 뒤를 따랐다. 러시아 해군은 “북해 함대 자산이 이들의 활동을 세밀하게 감시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가 최근 수년 동안 북극해에 군사력을 냉전 수준으로 증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국방부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가 북극해 부대를 창설하고, 이 지역의 비행장을 포함한 기반 시설을 정비하는 동시에 새로운 군사 기지를 구축했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서방과의 군사적 긴장은 여전하다. 지난달 나토는 러시아 군용기의 북해권 진입을 두 차례 차단하기도 했다. 조기경보기 1대와 러시아 장거리 전폭기(Tu22) 2대가 노르웨이 연안의 나토 영공에 접근해 노르웨이 전투기가 출격했으며, 다음날 노르웨이 F35와 F16 전투기 2대가 러시아 해상 초계기의 영공 접근을 차단했다. 러시아 군용기들이 북해를 향해 남진하자 영국도 전투기를 출격시키기도 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세계 각국 “차이나 머니는 안 받는다”, 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세계 각국 “차이나 머니는 안 받는다”, 왜

    중국 최대 민영 투자기업인 푸싱(復星)국제그룹은 지난 3월 20일 자회사 상하이위위안관광마트(上海豫園旅游商城)를 통해 프랑스 보석브랜드 줄라의 지분 55.4%를 2억 1000만 위안(약 361억 5000만원)에 인수했다. 중국이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한 틈을 노려 막대한 현금력을 동원해 ‘기업사냥’에 나선 것이다. 세계 각국에 ‘차이나 머니’에 대한 경고령이 내려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국들이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는 자국 기업들이 중국 기업 사냥의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외국 기업의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보호주의 색채를 강하게 띠면서 외국인 투자 규제를 이미 강화한 상태인 데다 이를 반대하던 유럽 국가들마저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중국 기업에 대한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지난 15일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나토 회원국들에 중국 기업들이 전략적 자산을 인수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 화상회의를 통해 “일부 동맹국들은 핵심 인프라가 외국에 팔리기에 더 취약한 상태가 됐다”며 중국이 그리스 항구들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을 본격 거론했다. 외국은 중국을 말한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하는 대목이다. 유럽연합(EU) 고위 관계자들도 외국, 특히 중국 기업에 유럽 핵심 산업이 넘어가는 것을 크게 경계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EU 회원국에 코로나19로 취약해진 기업 지분 일부를 국비로 인수할 것을 권고했다. 필 호건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16일 EU 통상장관 화상회의를 통해 EU의 ‘전략적 자산들’이 해외 M&A에 취약해졌다면서 M&A 제안을 회원국들이 협력해 감시를 공조하고, 정보도 공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EU와 세계 각국은 대응력을 강화에 나서고 있다. EU는 지난해 외국인 투자를 감독하기 위한 정보 공유를 강화하기로 했고, 오는 10월 강화된 체계가 발동될 예정이지만 이를 앞당기고 확대할 방침이다. EU는 외국 자본의 불공정한 M&A를 규제하는 법안도 내놓을 방침이다.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누구든지 유럽에서 사업을 하는 것을 환영하지만 불공정한 방식은 안 된다”며 “독일과 프랑스 등 회원국의 의견을 반영해 유럽과 중국이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해외 기업들이 인수 대상 기업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부풀리거나 후려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외국기업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독일은 8일 EU 외 자본이 자국 기업을 인수할 때 정부가 개입할 수 있게 하는 조치를 승인했다. 피터 알트마이어 경제장관은 “의료장비·에너지·디지털 산업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자존심이 걸려 있는 산업로봇 제조업체 쿠카AG가 2016년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美的)그룹 손에 넘어간 뒤 차이나 머니에 대해 적대감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도 ‘골든 파워(국방 및 전략 산업의 해외 거래를 제한할 정부 권한)’ 법안에 따라 은행·보험·헬스케어·에너지 등 주요 산업에 보호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스페인 역시 외국인 직접 투자에 대한 새로운 규제 방안을 마련했다. 인도는 18일 중국 기업들을 정조준해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에 근거지가 있거나 연계된 해외 기업들의 인도 기업 M&A를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는 중국,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부탄, 네팔, 미얀마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인도의 핵심 기업을 직접 인수할 정도로 경제력이 강한 나라는 중국 뿐이다. 인도가 정보기술(IT), 금융공학(핀테크) 등 첨단 산업이 텅쉰(騰訊·Tencent)·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IT 공룡들과 중국 인민은행 등에 지분이 넘어가면서 경계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폭락한 알짜 산업이 중국에 통째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인민은행은 인도 우량주 가운데 하나로 주택담보대출 업체인 핀테크업체 주택개발금융공사 지분을 0.8%에서 1%로 확대했다. 호주는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무조건 국가 외국인투자 검토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규제했다. 호주 정부는 항공과 화물, 보건 분야의 외국인 자본 투자를 일시적으로 규제하기로 했다. 조시 프라덴버그 재무장관은 지난달 30일 모든 외국인 M&A와 투자 제안은 외국인투자 검토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고 밝혔다. 11억 호주달러(약 8조 4000억원) 이상의 M&A에만 적용하던 규정을 모든 외국인 투자로 확대한 것이다. 호주 정부는 앞서 홍콩 청쿵(長江·CK)그룹이 호주 가스파이프라인 사업체 APA그룹을 80억 달러(약 9조 7500억원)에 인수하겠다는 제안도 국가 안보를 이유로 거절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런 규제 장벽이 과거 하이항(海航·HNA)그룹 같은 중국 대기업이 미국 기술회사부터 유럽 항공사까지 거침 없이 인수하던 때와는 다르게 브레이크 효과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키 옌 홍콩대 경영전략학과 조교수는 “중국계 기업들은 기업 인수에 성장을 의존하고 있어 규제 장벽이 장기적으로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런 가운데 중국 본토와 홍콩·싱가포르 등에 본사를 둔 중국계 대기업은 해외 기업사냥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에너지, 인프라, IT 등 중국 정부가 국가전략 우선순위로 삼고 있는 산업에서 먹잇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개월 간 중국 본토와 홍콩, 싱가포르 등에 본사를 둔 대기업이 세계 각국에서 적극적으로 M&A 시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세계 각국 기업들이 경영난을 겪는 지금이 M&A의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매출 급감과 주가 폭락으로 자금난에 처한 유럽과 아시아 기업들이 차이나 머니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영국 기업의 절반 이상이 3개월 이상 버틸 현금이 없는 상태다. 그 선두주자는 푸싱국제그룹 외에 중국위안양윈수(遠洋運輸·COSCO)과 홍콩 청쿵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궈광창(郭廣昌) 푸싱국제그룹 회장은 “회사가 전 세계 자원을 활용할 기회를 포착할 때”라며 외국 기업 M&A에 나설 것을 강력히 시사했다. 지난해 기준 푸싱국제그룹은 현금 등 즉시 가용자산 132억 달러를 보유했다. COSCO는 벨기에의 항만 운영사 지분을 90% 보유하고 있고 스페인 발렌시아, 빌바오 항구 지분도 51%로 최대 주주가 됐다. 네덜란드 싱크탱크의 지난해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COSCO는 벨기에의 앤트워프,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의 라스 팔마스,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만 운영사 지분도 갖고 있다. 홍콩 청쿵그룹은 지난해 12월 기준 187억 달러의 현금과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8~2019년 영국 등 유럽, 호주에서 기업을 인수하는 데 최소 200억 달러 이상을 썼다. 중국이 주요 외국 기업의 M&A에 야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지난 1분기 미국과 유럽, 아시아 지역 주요 주가지수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지표를 보이면서 현금이 풍부한 중국 대기업에는 호텔과 부동산 등 체인사업을 인수할 절호의 기회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홍콩에 본사를 둔 글로벌 투자분석회사 CLSA 조너선 갤리건 연구팀장은 “홍콩 청쿵그룹이나 푸싱국제그룹 처럼 현금 자산이 충분한 재벌 기업엔 다른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지금이 투자에 나설 시점“이라며 “지금 글로벌 시장을 본다면 ‘현금’이 왕이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 정보기관, 지난해 이스라엘·나토에 중국 전염병 먼저 알렸다”

    “미 정보기관, 지난해 이스라엘·나토에 중국 전염병 먼저 알렸다”

    미국 정보기관이 지난해 11월 중국 우한의 전염병 위험성을 우방인 이스라엘 정부에 알렸다는 이스라엘 언론의 보도가 나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의 보도에 따르면, 현지 TV방송 채널12는 이날 미국 정보기관이 작년 11월 둘째 주 우한에서 전염병 발병을 파악했고 이와 관련된 기밀문서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보당국이 기밀문서 내용을 이스라엘 정부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알린 것. 채널12는 이스라엘 군 간부들이 지난해 11월 해당 전염병이 중동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논의했다며 이스라엘 보건부는 관련 정보를 접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16일까지 이스라엘에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총 1만2758명 나왔으며, 이들 중 142명이 사망했다. 코로나19의 발원지는 중국 우한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미국 언론에서는 미국 정보당국이 지난해 11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 8일 미국 abc방송은 소식통 4명을 인용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소속 국가의료정보센터(NCMI)가 작년 11월 말 우한의 전염병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고서는 국방정보국은 물론 합동참모본부와 백악관에 여러 차례 보고됐으며 지난 1월 초에는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일일 정보 브리핑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포토] 인천공항 착륙한 나토 수송기

    [포토] 인천공항 착륙한 나토 수송기

    27일 오후 인천공항에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의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가 루마니아로 출발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나토 수송기는 지난 25일 1차로 방호복을 싣고 루마니아로 떠났으며, 이날 2차로 방호복과 진단키트를 수송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방문했다. 루마니아를 포함해 미국과 유럽 국가 29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된 나토는 회원국 요청을 받으면 보유 자산을 활용할 수 있으며, 루마니아는 별도로 항공기를 보낼 여건이 되지 않아 나토의 수송기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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