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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이슈] ‘기간산업 보호’ 경제 애국주의 바람

    [월드이슈] ‘기간산업 보호’ 경제 애국주의 바람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에너지, 금융, 철강 등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외국 기업의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도 예외는 아니다. 팔짱만 끼고 있는 한국정부와는 다르다. 선진 각국들은 개발도상국가들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에는 시장개방 압력을 넣으면서, 자신들의 핵심 기업과 분야는 방어하려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들의 보호주의를 짚어본다. ■ EU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이세영기자|국경을 뛰어넘는 인수합병(M&A)이 전 유럽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각국이 전략산업 보호를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자국 에너지 기업의 해외매각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서 국내기업과의 합병을 부추기는가 하면, 의회는 핵심산업을 외국기업의 적대적 M&A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입법조치를 서두른다. 개방과 자유화가 대세였던 5∼6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조차 없던 일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자유무역’과 ‘단일시장’에 역행하는 모든 조치들이 ‘안보’와 ‘국익’이라는 이름 아래 정당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들마저 정부 움직임을 적극 지지하면서 유럽헌법 도입 실패로 손상된 단일유럽의 꿈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보호주의의 선봉(?)은 프랑스 유럽을 휩쓰는 전략산업 보호 물결의 선두에는 프랑스가 있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지난달 25일 국영 프랑스가스(GDF)와 민간 에너지 기업 쉬에즈(Suez)의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문제는 이 발표가 이탈리아 에너지회사 에넬(Enel)이 쉬에즈에 대한 적대적 M&A 의사를 밝힌 직후 이뤄졌다는 점이다. 앞서 프랑스는 룩셈부르크, 스페인 정부와 힘을 합쳐 인도의 철강업체인 미탈스틸이 아르셀로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연말엔 철강·에너지 등 11개 전략산업에 대한 해외기업의 인수·합병 시도에 대해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 데 이어, 이번 주엔 적대적 M&A에 대항해 주주들의 의결권을 강화하는 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대책 부심하는 EU EU 집행위를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이같은 전략산업 보호 움직임이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구(舊)회원국뿐 아니라 폴란드 같은 신규 가입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폴란드 정부는 EU승인까지 떨어진 이탈리아 우니크레디트 은행의 자국은행 BPH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EU로선 유럽사법재판소에 제소하는 것 말고는 실질적 제재 수단이 없다. 제소하더라도 판결까지는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걸려 실효성도 떨어진다. 실제 지난 2004년 독일이 외국인에 의한 자동차기업의 적대적 인수를 막으려고 제정한 ‘폴크스바겐 법’이 현재 유럽사법재판소의 심리를 받고 있지만 판결이 나오려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전략산업 보호기조 당분간 지속” ‘경제적 포퓰리즘’이라는 시장주의자들의 비난에도 전략산업을 보호하려는 유럽 각국의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난 2000년 ‘닷컴 거품’ 붕괴 이후 뚜렷한 경제적 반전의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각국을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경제의 퇴조가 가시화하고 이것이 무역 상대국에 파급효과를 미친다면 전 세계에 심각한 보호주의적 반동이 찾아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너지·철강·금융 등 핵심 전략산업에서는 소유권자의 국적이 여전히 중시되고 있다는 점도 시장주의자들의 전망을 흐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전략산업 보호 움직임 뒤에는 외국기업이 외국정부의 대리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lotus@seoul.co.kr ■ 미국·일본 미국, 일본 등 비유럽권도 자국의 기간산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은 별 차이가 없다. ●미국,9·11 이후 정치논리 팽배 자본시장 개방과 자유무역의 첨병인 미국도 국익과 안보에 직결되는 업종에 대해서는 보호주의의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정유사 유노칼의 중국 인수가 무산된 데 이어 최근에는 뉴욕 등 주요 항만의 운영권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넘어가려 하자 정치권이 제동을 걸고 있다. 중국석유해양총공사(CNOOC)가 지난해 8월 유노칼 인수를 추진하자 미 의회가 발끈했다. 결국 미국의 2위 에너지기업인 셰브런텍사코에 유노칼이 넘어갔다. UAE의 국영기업 ‘두바이포트월드’가 뉴욕과 뉴저지 등 6개 항만운영권을 확보한 데 대해서도 의회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45일간의 일정으로 재심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87년 엑슨플로리오법을 만들어 국가안보 및 첨단 산업에 대해 외국인 투자를 제한했다. 외국인의 인수는 물론 경영권 침해도 최대한 줄이겠다는 조치다. 호주도 지난 2001년 영국 석유기업 셸이 자국의 우드사이드를 인수하려 하자 재무장관이 나서 국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거절했었다. ●M&A 방어책 서두르는 일본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1990년대 말부터 기업의 외국인 지분이 갈수록 늘고 있는 일본은 지난해 들어 대비책을 본격적으로 강구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4년 미국계 투자펀드가 유시로화학을 삼키려 하자 적대적 M&A에 대한 일본 사회의 공포가 확산됐다. 일본의 자존심 도요타자동차도 지주회사격인 도요타자동직기만 매수하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자 도요타는 계열기업간 상호보유 지분을 현 45%에서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등 부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기업들의 법적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올해 시행되는 새 회사법에 신주인수권 등을 이용한 독약(毒藥)조항을 도입했다. 기존 주주에게 미리 신주인수권을 할당해 M&A 공격자가 나타나면 주식으로 전환토록 해 공격자의 지분율을 낮추는 수단이다. 닛폰방송과 마쓰시타전기 등 16개 기업이 채택했다. 이사 정원 감축 및 해임요건 강화 등 정관을 변경해 공격자가 선호하는 이사의 선임을 억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신닛폰석유는 현재 20억주인 신주발행 한도를 50억주로 늘려 외국 석유메이저의 인수전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조치는 장기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리는 등 주주 이익에는 나쁠 수 있다. 약도 되지만 독이 될 수도 있는 위험이 따른다는 얘기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문화마당] 간판 디자인과 문화/이나미 그래픽디자이너·스튜디오 바프 대표

    종로5가 약국들의 간판 크기가 ‘무조건 옆집 간판보다 크게’를 기준으로 커지던 때가 있었다. 글자 하나가 사람 두 셋을 합친 크기를 넘어서면서부터야 비로소 사람들의 마음에 ‘좀 너무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으니 간판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이 좀 지나치긴 했었다. 간판이란 무조건 눈에 잘 띄고 봐야 된다는 생각이 틀리지는 않으나 글씨를 최대한 키우고 두껍게 하고 빨간색으로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자각이 없지는 않았을텐데도 막상 자기 가게에 간판을 다는 입장이 되면 같은 욕심을 부리게 되는 일이 반복되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가, 거리의 모든 간판이 있는 힘을 다해 고함을 지르고 있는 시각환경 속에서는 도무지 어느 집의 간판에도 시선을 집중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슬며시 깨닫게 되면서부터는 아마도 간판 글자가 막무가내로 커지는 일은 좀 주춤해지지 않았나 싶다. 널찍널찍한 공간을 기본으로 하여 저마다 큰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경우다. 한 건물 안에 여러 상가가 밀집되어 있는 경우 건물 외관을 빈틈 없이 도배하고 있는 간판들은 그야말로 파나플렉스 재질을 이용한 설치예술의 수준을 방불케 한다. 누구도, 아무도 주어진 공간에 여백을 만들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주어진 공간을 120% 활용하여 면적을 선점하지 않으면 누군가가 그만큼의 면적을 침해하고 들어올 것이므로 손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이다. 목소리로 비유하자면 여럿이 모여 회의를 하는 자리에 동시다발적으로 자기 얘기를 하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아무도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없으므로 딱히 무엇이 잘못된 건지 아무도 알 수가 없게 된 것이니, 거리 미관은 고사하고 도무지 간판으로서의 기능을 의심하는 일조차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누군가의 노력으로 시작된 ‘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은 도시 주변 환경을 조성하는 여러 요인 중 간판이라는 것이 얼마나 시각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깨닫게 해주었다. 즉, 공공장소에서 누군가가 지나치게 큰 목소리로 떠들어댄다거나 모두가 저마다의 이야기를 산만하게 떠들어댄다면 그건 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간 우리의 도시 환경 속에서 익숙하게 보아왔던 간판들이 도시미관에 큰 저해요인이 된다는 데에 생각이 미치자 ‘간판 디자인’에 관한 사안이 특정 부서 공무원들의 업무로 등장하게 되었다. 간판을 바꿔야 되겠다는 생각에 이른 것이다. 그리하여 야심찬 도시미관사업으로 등장한 청계천 주변환경개선의 차원에서 간판정리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간판이 모두 획일적이라는 데에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몇가지 지정포맷 중 선택권이 있는 듯은 하나, 간판의 크기와 형태는 물론 간판에 씌어진 글자의 모양이나 크기, 색상, 레이아웃 등을 모두 같은 것으로 획일화하여 정리하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간판을 바꾸려 한다면 그 이전에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들이 있다. 간판이란 원래 어떠한 기능과 속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상점들의 간판은 단지 ‘이름표’의 역할만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 가게 고유의 특성을 반영하여 이름만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그 가게만의 문화를 담아내야 하는 것이니, 가히 사람의 얼굴과 같다고도 할 수 있다. 눈·코·입이 제자리에 놓여 있는 것만으로 얼굴의 기능을 다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그 사람의 성격과 취향은 물론 그 사람의 삶의 전반을 가늠할 수 있는 많은 표정이 간판에는 배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무조건 크게’나 ‘너나 할 거 없이 빽빽하게’가 간판의 기능을 다할 수 없는 것처럼 ‘모두 통일하여’ 역시도 좋은 간판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사는 것처럼 다양한 모양의 간판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조화로운 도시의 미관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디자인이란 삶을 반영하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깎아내어 획일화시키려는 간판디자인을 통해 우리는 또 한 세대, 문화의 시행착오를 거쳐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나미 그래픽디자이너·스튜디오 바프 대표
  • [사설] 부모 수입까지 캐묻는 가정환경조사

    해마다 학년 초면 초·중·고교가 학생들에게서 받는 가정환경조사서가 올해도 말썽을 빚고 있다. 조사서 항목 가운데 부모의 직장 및 직위, 수입, 재산 정도, 주민등록번호를 비롯해 심지어는 자동차 대수와 학생이 다니는 학원 이름까지 적어내라는 학교가 아직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을 맡아 가르치는 학교·교사로서 아이의 가정환경이 어떠한지를 알고 이를 교육 및 생활지도에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더라도 지금 문제가 된 항목들에서 보듯이 지극히 사적인 내용까지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 예컨대 월수입이 500만원을 넘는 집안의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에 대해 학교에서는 지도를 달리할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왜 학부모의 수입·직위 등 그 많은 개인정보를 원하는지 우리는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일선학교에서는 가정방문이 허용되지 않는 만큼 조사서를 통해야 개인의 교육환경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학교마다 지역여건이 달라 조사항목을 학교장 재량껏 정할 수밖에 없다고도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학교 측이 보유하는 학부모·학생의 개인정보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지금처럼 과다한 정보 요구는 학교 측의 행정편의주의와,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인식 부족에서 나왔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특히 몇몇 조사항목은 학생·학부모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3월 ‘부모의 학력, 구체적인 직위, 재산 정도 등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조사항목을 설정하지 않도록 각급 학교를 지도하라고 전국 시·도 교육청에 공문을 보낸 바 있다. 그런데도 올해 이같은 일이 되풀이됐다. 일선학교에 대해 더욱 강력한 행정지도 계획을 세우기 바란다.
  • 인권침해·정보유출 논란

    국방부가 모든 성인남성에 대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나라사랑카드’가 심각한 인권침해 소지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 복무기간뿐 아니라 전역 이후 사회활동 내역까지 일정부분 카드에 담기는 데다 금융거래 등 사적인 영역 또한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군대 내 정보가 민간 금융기관에 전달되는 데 대한 우려도 높다.●카드 한 장으로 징병검사부터 예비군 훈련까지 국방부는 기존 병역증·전역증을 대체할 나라사랑카드 보급 계획을 지난해 말 발표했다. 반도체(IC)칩이 내장된 이 카드는 18∼45세 사이 남성들이 징병검사 때부터 예비군 훈련 종료 때까지 이용하게 된다. 현재 군인공제회가 개발작업을 진행 중이며 한 시중은행이 사업에 참여하기로 돼 있다. 나라사랑카드는 징병검사를 받는 18세 이상 모든 남자에게 지급한다는 구상이다. 군대내 신분증과 전자통장 등으로 활용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월급과 휴가비도 현금이 아니라 카드계좌로 입금해 PX·PC방·공중전화·교통비 결제 등에 활용토록 할 방침이다. 제대 후에는 전역증으로 전환돼 예비군 훈련통지, 출석 확인, 여비 지급 등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카드 안에는 개인들의 활동내역이 기록된다. 인식기에 대면 신상정보, 군부대 정보, 훈련이력 등이 전달된다. 카드 표면에는 이름과 사진, 카드번호, 혈액형이 적힌다.●“사생활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 시민단체 등이 제기하는 문제는 이 카드가 개인정보를 지나치게 많이 수집하는 체계인 데다 정보유출 사고가 났을 때 큰 피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윤현식 연구원은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군인 정보가 정보관리자에 의해 언제든지 유출될 수 있다.”면서 “최근 리니지 사태에서처럼 정보가 유출될 경우 국가에서 책임을 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인공제회C&C 권세환 이비즈팀장은 “IC칩은 복제가 불가능해 해킹할 수 없으며 지금처럼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서버에 저장돼 있는 것보다 사고의 우려가 적다.”고 말했다. 함께하는시민행동 정보인권팀 김영홍 간사는 “국가에서 카드 발급을 의무화하는 것은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군 당국에서 불필요한 신분증을 만드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말했다.●군복무 사실을 은행에 알려야 하나 시중은행은 군 정보를 모두 제공받는 것은 아니지만 이름, 주소, 주민번호, 금융거래내역을 모두 관리하게 된다. 따라서 사병이 언제 어디서 금융거래를 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김 간사는 “제대 후에도 이 카드를 사용하면 자기가 군복무를 했는지 은행측에 알리고 싶지 않아도 알리게 된다.”면서 “병역문제에 민감한 우리나라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올 정부사업 절반 축소 예산 12조원 절감 계획”

    현재 8000여개인 정부의 예산사업이 3500개 수준으로 크게 준다. 올해 예비타당성 조사나 총사업비 관리 등 다양한 제도를 활용해 12조원 가량의 예산을 절감할 계획이다.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수립 이후 계속 늘어나 8000여개에 이르는 예산사업을 4000개 밑으로 줄이도록 할 방침”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유사·중복 사업은 정책목표 중심으로 통폐합되며 사업별 칸막이도 축소돼 예산효율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예산체계는 투입·품목 중심으로 사업이 지나치게 세분화돼 있어 비슷하거나 동일한 사업에 예산이 투입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자세한 사업별로 칸막이식으로 운용돼 통합적인 재원관리도 어려운 실정이다.예산처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복사업은 통폐합·단순화하고, 성과 위주로 사업을 관리해 효율성이 낮은 사업은 퇴출이 쉬워지도록 할 계획이다.예를 들어 현재 접경지역 지원·도서종합개발·오지종합개발·소도읍육성 등으로 세분화된 것을 ‘낙후지역 개발사업’으로 통폐합한다. 변 장관은 예비타당성제도와 총사업비 관리제도, 타당성 재검증, 각 부처의 예산 자율구조조정, 예산성과금, 예산낭비신고 제도 등으로 지난해 11조원의 예산을 절감했고, 올해는 12조원 이상을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클릭이슈] 호주제 대신할 새신분등록제 ‘밑그림’ 논란

    [클릭이슈] 호주제 대신할 새신분등록제 ‘밑그림’ 논란

    이달 2일로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한 민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1년이 됐다. 양성(兩性)평등의 걸림돌이었던 호주제는 폐지됐지만 2008년 이후 적용될 새 신분등록제도 마련이란 과제가 남아 있다. 현재 법무부, 대법원, 민주노동당이 각각 제출한 3개 법안이 이달 말 국회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국회 제출법안은 ▲국적 및 가족관계의 등록에 관한 법률(법무부) ▲신분관계의 등록 및 증명에 관한 법률(대법원·열린우리당 이경숙 의원 대표발의) ▲출생·혼인·사망 등의 신고와 증명에 관한 법률(민노당)이다. 법무부와 대법원의 법안이 비슷한 기조를 보이고 있고 민노당의 안이 이에 맞서는 형국이다. 법무부·대법원안은 기존 호적체계를 새 시스템에 거의 대부분 그대로 옮겨오려는 보수적 색채를 띠고 있는 반면 민노당안은 개인정보 보호를 철저히 하는 데 좀더 무게를 두고 있다. 표면적으로 양측의 가장 큰 차이는 공부(公簿)의 형태다. 법무부·대법원안은 개인별 편제식인 반면 민노당안은 목적별로 구성돼 있다. 민노당은 “현행 호적이나 신분등록등본이 개인정보를 지나치게 많이 담고 있다.”며 출생·혼인·사망 등 목적에 따라 서류를 처음부터 따로 관리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한다. 반면 법무부·대법원안은 서류발급은 목적별로 하더라도 기본적인 관리는 개인별로 하고 각 증명서의 변동사항을 모두 일원화해 기재하는 것으로 돼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처음부터 따로 관리한다면 정보보호는 확실히 되겠지만 가족관계 연계가 잘 안 되는 등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본적 개념을 그대로? 법무부·대법원안과 민노당안의 또 다른 차이점은 기존 ‘본적(本籍)’의 변경 여부다. 법무부·대법원안에는 각각 등록준거지, 기준등록지라는 항목이 있어 호주제가 폐지되는 2008년 1월1일을 기해 기존 본적지가 이를 대신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민노당안은 현 본적이 아닌 주민등록법상 신고된 현 주소지가 이를 대체하도록 돼 있다. 등록준거지와 기준등록지는 언제든 변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행 본적과는 다르다. 하지만 민노당과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우리나라의 정서상 남편이나 아버지와 다른 기준지를 택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면서 “본적이라는 명칭만 없어졌을 뿐 개념은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고 법무부·대법원안에 반대하고 있다. 거주지만으로도 충분히 서류 관리자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또 다른 기준지역을 둘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새 공부를 기존 호적부와 연계해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등록준거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경숙 의원측은 “은행통장을 하나 만들면 어느 지점에서든 쓸 수 있고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것과 비슷한 뜻”이라면서 “본적과 같은 개념으로 보는 것은 심각한 오해”라고 반박했다. ●민법 개정안의 한계 그대로 드러나 하지만 각 안은 개정 민법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민법 개정안에 따르면 자녀는 아버지의 성을 따르되 특정 조건, 즉 ▲어머니가 외국인이거나 ▲아버지가 확인되지 않을 때 ▲부부 합의가 있을 때에는 어머니의 성을 따를 수 있다. 문제는 부부 합의로 어머니의 성을 따르기 위해서는 아이의 출생신고 과정이 아닌 혼인신고 과정에서 이런 합의서를 제출해야 한다. 여기에 법무부·대법원안은 출생신고 때 또 한번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민노당 윤현식 정책연구원은 “최선의 방법은 민법을 다시 개정해 부부의 합의서 제출 시점을 혼인 신고시가 아닌 아이 출생신고시로 바꾸는 것”이라면서 “민법 개정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일단 실정법으로라도 절차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종현의 나이스 샷] 여성프로와 외모 변신

    여성들은 거울을 자주 본다. 외모가 뛰어나고 안 뛰어나고를 떠나서 여성이라면 최소한 하루에 10차례 이상은 거울을 들여다 볼 것이다. 스스로에게 변화를 주려는 본능적인 행동이다. 거울을 보며 못마땅한 부위를 살피고 이를 커버하기 위해 화장을 하거나 최후의 방법으로는 성형수술을 선택하기도 한다. 여성에게 아름다움은 자신감의 표현이며 살아가려는 삶의 의지이기도 하다. 또 그 노력은 살아가는 데 있어 윤활유와 같은 존재다. 얼마전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인 SBS오픈에서 우승한 김주미에게 많은 사람들이 너무 예뻐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주미 자신도 3라운드가 끝나고 난 뒤 방송을 통해 “성형수술은 하지 않고 치열교정을 했을 뿐”이라며 밝게 웃었다. 사실 그동안 김주미는 자신의 구강구조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다. 수 년에 걸쳐 교정한 것에 대한 만족감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여성의 아름다움은 타고난 미가 25%, 자신이 가꾸고 만들어 낸 것이 25%, 정신적인 것이 50%”라고 주장한다. 결국 여성의 아름다움은 대부분 자기 자신에 달렸음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불만족스러워하는 부분에 대해선 스스로 변화를 주는 적극적인 대처 방법도 필요하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여성프로가 머리에 물감을 들이거나 쌍꺼풀 수술을 하면 마치 큰 흠을 찾은 것처럼 흉을 봤던 것이 사실. 박세리 역시 90년대 말 한 성형외과에서 쌍꺼풀 수술을 받기 위해 은밀히 귀국하려다가 남의 눈을 의식해 포기한 적이 있다.“그런 정신으로 무슨 골프를 치겠냐.”는 질책도 나올 만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용모에 만족스럽지 못하면 골프에서 자신감 있는 스윙은 나오지 않는다. 요즘의 젊은 프로들은 그러나 이제 당당히 드러내놓고 성형수술한 것을 말한다. 상금을 타서 불만족스러운 부위를 고치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깊은 슬럼프에 빠졌을 때 머리에 변화를 주거나 옷을 화려하게 입는 것도 변화를 통한 재기의 몸부림이다. 지나치게 ‘외모 지상주의’에 편승하는 변화는 말려야 하겠지만 용모에 대한 만족과 웃음, 그리고 이어지는 좋은 성적엔 기꺼이 박수를 보내야 한다. 여성프로의 변신은 무죄다.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외환銀 매각 5대의혹 본격 수사

    외환은행 매각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칠 검찰수사가 본격화된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7일 외환은행 매각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접수했다. 재경위는 재경위 문서검증 보고서, 금감원과 금감위, 외환은행 등이 제출한 참고자료와 제출한 고발장에서 외환은행과 관련된 5가지 의혹을 검찰이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외환은행을 매각할 때 금융감독당국이 자기자본비율(BIS)을 6.16%로 낮게 조작해, 외환은행을 헐값에 팔았다는 의혹 ▲이 과정에서 당시 외환은행장과 부행장이 퇴직금을 지나치게 많이 받는 등 업무상 배임 의혹 ▲외환은행 간부들이 입찰 과정에서 자신들의 임무를 다하지 않아 손해를 입혔다는 의혹 등이 포함됐다. 대검 관계자는 “고발 내용을 검토한 뒤 대검찰청이 직접 수사할지, 이미 외환은행 매각 관련 수사를 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에 맡길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검찰이 론스타와 관련돼 수사와 내사 중인 사건은 모두 3건이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지난해 10월 국세청이 론스타가 국내 자회사 등 16개 법인을 통해 147억여원을 탈세했다고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난해 9월 투기자본 감시센터가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헐값에 매각했다며 김진표 전 재경부 장관 등 20여명을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또 금감위는 론스타코리아 임원들이 해외 법인과 허위 계약하는 수법으로 6차례에 걸쳐 860만 달러를 빼돌렸다고 대검에 통보한 상태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미 수사가 진행 중인 이들 사건과 재경위의 고발건을 함께 수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금융조사부 등 한 곳에서 수사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佛 법원 “면허사진 찍을때 터번 벗어라”

    프랑스 최고 행정법원이 6일(현지시간) 면허증용 사진을 촬영할 땐 터번을 벗어야 한다고 판결함에 따라 모든 일상에서 터번 착용을 고집해온 시크 공동체가 술렁이고 있다. 법원은 이 판결이 공공의 안전을 고려한 것일 뿐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시크교도들은 이에 불복해 또 다른 소송을 준비중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시민권자인 싱가라 만 싱은 지난 2004년 운전면허증을 발급받기 위해 해당관청을 찾았다가 터번을 벗고 촬영한 사진을 제출하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행정소송을 냈다. 소송은 공립학교에서 터번이나 히잡(무슬림 여성의 머릿수건) 등 종교적 상징의 착용을 금지하는 법률을 두고 최근 프랑스 정부와 종교공동체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특별한 관심을 모았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1심에서는 싱의 손을 들어줬다. 신원증명 사진에서 터번 착용을 금하는 것은 내무부 규정이지 교통부의 규정은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법원은 사진과 관련된 교통부 규정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실제 행정행위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판단도 덧붙였다. 교통부는 기민하게 대응했다.1심 판결 다음날 “내무부의 금지규정은 운전면허증에도 적용된다.”는 조항을 규정에 새로 삽입한 뒤 항소했다. 최고 행정법원은 6일 판결에서 “터번 금지 조항은 공공안전과 법질서의 보호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1심 결정을 뒤집었다. 시크교도들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싱의 변호사는 사건을 유럽 인권법원 같은 다른 법정으로 가져 가겠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마흔잔치’ 시작하는 이금희 아나운서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마흔잔치’ 시작하는 이금희 아나운서

    한 여인의 마흔잔치가 시작됐다. 최근 체중감량도 무사히 끝냈다. 기초화장의 그것처럼 깔끔해졌다. 준비된 프로의 길에 들어선다. 풀잎처럼 낮춘다. 결코 튀지 않은 부드러움으로 미소짓는다. 새 출발을 알리는 ‘아침 마당’처럼 더욱 향기로워진다. 문득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생각난다.“…잘난 놈들은 모두 브레이크를 씁니다. 하지만 나는 브레이크를 버린 지 오래입니다.” 그랬다. 앞만 보고 달려왔다. 아픔도 겪었고 울기도 많이 했다. 지쳐 쓰러진 적도 여러번이다. 하지만 브레이크가 없기에 어김없이 일어나 걷고 또 걸었다. 어차피 인생은 ‘백년동안의 고독’이 아니냐고 하면서…. ●체중 10㎏줄여 네티즌 관심 집중 인기 아나운서 이금희(40)씨. 요즘 네티즌들 사이에 검색횟수가 가장 많은 단어 중 하나가 ‘이금희 어쩌구 저쩌구’이다. 특히 ‘이금희 다이어트비법’은 몇주째 인기검색 수위를 달린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이씨는 ‘아침마당’(KBS-TV)에서 이미 팬들과 친숙해졌다. 서민들이 주로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맡아 자신을 낮추고 편안한 진행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팬들 또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을 만큼 폭 넓다. 이씨의 매력은 특유의 솔직한 진행이다. 출연자들과 같이 ‘울고 웃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또 쉽고 편안한 단어로 질문을 해 일반 출연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배려가 돋보인다. 청국장같은 구수한 유머도 양념처럼 적절하게 곁들여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도 장점 중 하나. 하지만 가장 큰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부지런함’에 있다. 그는 올해로 방송데뷔 17년째. 날씬한 여성 진행자가 기준으로 통하는 방송 현실에서 뚱뚱한 몸매로 착실히 인기를 얻은 것만 해도 대견한 일이 아닐까. 또 대다수의 프로그램에서는 남성 진행자가 여성 진행자를 갈아치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씨는 그 반대였다. 비결은 ‘성실’에 있다. ●방송데뷔 17년… 부지런함이 가장 큰 매력 대학졸업 직후인 23세 때부터 지금까지 비가오나 눈이오나 한결같이 별을 보고 출퇴근하는 생활이다. 틈만 나면 부지런히 글을 써 1999년 ‘나는 튀고 싶지 않다’는 책까지 발간했다. 특히 받는 월급을 꼬박꼬박 저축,2001년 저축의 날 행사때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씨는 올들어 몸매 단장을 새로 했다.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네티즌들 사이에 ‘몸매 논쟁’에 휘말린 사연도 있지만 40세 나이에 세상을 뜬 지인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이래저래 부지런한 습성이 자연스럽게 체중조절로 옮겨져 몸무게 10㎏을 빼 확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 앞에 다시 섰다. 여자 아나운서의 경우 대개 젊은 나이에 중도 하차하는 것과는 달리 나이 마흔에 새롭게 팔을 걷어붙인 것. 이를 뒷받침하듯 방송 진행자가 아닌 출연자로 가끔 TV에 등장하면서 첫사랑의 얘기, 첫키스의 추억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여러 각도에서 팬들과 더욱 가까이 만나고 있다. 서울 여의도 모 방송국 로비라운지에서 이씨를 만났다.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의장과의 ‘파워 인터뷰’ 진행을 막 끝내고 나온 터였다. 까만 재킷이 썩 어울린다고 했더니 “감사합니다. 그렇게 봐 주셔셔.”라고 머리를 숙여 답례한다. 평소 인사성이 밝구나 하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방송 없을땐 영화보고 책 읽어 방송 진행이 없을 땐 뭘 하는지 먼저 물었다.“할 일 많아요.”라는 즉답이 돌아온다. 영화 ‘뮌헨’‘왕의 남자’도 봤고 일주일에 시사주간지 5권, 영화잡지 2권을 읽는다고 했다. 방송국에서 짬을 내 보는 경우도 있지만 퇴근무렵 여의도 모 헬스클럽 목욕탕에서 반신욕을 하면서 시사주간지, 미처 못 본 신문 등을 쭉 속독한다고 했다. 한 주간의 흐름을 알아야 방송진행에 도움이 된다는 것. 요즘에 체중조절도 했고 나이 마흔에 제2의 인생 스타트라인에 서 있지 않느냐고 했다.“늘 그 자리에서 열심히 해왔어요. 또 시청률이 높고 낮음을 떠나 누군가 어느 한 사람이든 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본다는 생각을 항상 마음에 두고 하지요.”라고 평소의 자세를 피력한다. 아울러 ‘아침마당’‘파워인터뷰’ 등 대부분 인생 이야기, 인간극장을 다루기에 출연자를 대할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져 저절로 착해지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87년 아나운서 시험 떨어져 눈물 ‘펑펑´ 또한 너무 울어서, 너무 웃어서 NG(No Good, 연기의 실수)난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고백한다. 자신 스스로도 원래 눈물과 웃음이 많다고 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울어본 적이 언제냐고 했더니 “87년 10월인가 그래요.15기 KBS 아나운서 시험에 떨어졌거든요. 밤새 엉엉 울었어요.”라고 당시를 회고한다. 이씨는 중학때 방송반에 몸담은 것이 계기가 돼 아나운서의 길을 선택했다. 한번의 낙방을 겪은 뒤 KBS공채 16기로 입사한다. 처음부터 경쟁력은 오로지 ‘성실’이라고 다짐했다. 책이든 신문이든 무조건 읽고 메모하는 습관을 길렀다.99년 책을 발간할 무렵 몇번 쓰러지는 경험을 한다. 이후 건강을 염려해 2000년 10월 ‘프리’를 선언했다. “하루하루를 즐겁고 열심히 사는 거지요. 오늘은 어제 세상을 떠난 사람이 살고 싶었던 하루거든요. 이왕이면 즐겁게 살아야지요.” 이씨의 부지런함은 어머니(73)한테 영향을 받는다. 아버지(78)가 말단 경찰 공무원이어서 어머니는 평소 미용과 봉재일로 부업을 하면서 다섯 딸을 키웠다.1원짜리 버선 누비는 일 등 온갖 잡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도 손뜨게질을 하면서 딸들에게 선물할 정도. 이씨는 앞으로 되도록 산에 자주 다니겠다고 했다. 얼마전 아는 선배들과 등산을 했는데 하산하면서 두부집에 들러 1만 5000원으로 큰 행복을 경험해 정말 짜릿했단다. 또한 영화와 뮤지컬, 연극 보는 것을 좋아해 가급적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다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남자 친구가 없어 영화볼 때에는 혼자 간다. 그것도 얼굴 알려질까봐 영화를 시작하고 불꺼진 뒤 슬금슬금 빈 자리에 앉는다. 그러다보니 예고편은 항상 못본다. 이 때였다, 누군가 뒤에서 “언니, 남자하고 만나고 있네, 축하해”라고 했다. 뒤를 돌아봤더니 개그우먼 이영자씨였다. 동료 개그맨과 로비를 지나가던 중 시비(?)를 건다.“영자씨, 인터뷰 중인데”라고 했더니 막무가네로 이영자씨는 “언니, 멋있어”라고 거듭 약을 올리며 사라진다. 자연스럽게 결혼 얘기가 나왔다.“솔직히 결혼이라는 것이 경외스럽다고나 할까요. 제 나이가 마흔이거든요. 결혼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아무튼 좋은 사람 생기면 하겠지요. 같이 영화보면서 팝콘도 먹고 싶고요.”라고 했다. 어떤 상대를 기다리느냐고 했다. 잠시 망설이더니 순수한 사람, 그리고 카리스마가 있는 남자면 ‘OK’라고 했다. 또 가끔 그런 사람이 주위에 있어도 접근해오지 않아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있다며 웃는다. 최근 이씨는 방송에 출연해 대학때 남자한테 차인 얘기 등을 털어놔 관심을 모았다. 휴일에는 어떻게 지낼까.“밀린 잠을 자요. 머리를 베개에 댔다하면 금방 자거든요. 일어나 뒹굴뒹굴 방바닥을 구르며 책을 읽기도 해요. 가끔 마사지도 하지요. 또 아는 선배들과 불쑥 지방나들이를 가는 경우도 가끔 있어요.”라고 했다. 이씨는 초등학교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다. 어릴 적 가난해 어머니한테 몇번이고 졸라 ‘계림문고 동화집 100선’을 사다가 모두 읽었다. 레 미제라블의 ‘장 발장’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책을 껴안고 잘 정도로 애착을 가졌다. 중학교때에는 ‘백년동안의 고독’ 같은 소설을 접했다. 원래는 영문학과나 국문학과를 택하려고 했으나 성적이 모자라(?) 정치외교학과를 선택했다며 웃는다. ●식사량 줄이고 규칙적 운동이 다이어트 비법 이씨의 다이어트 비법은 평소의 식사량을 3분의1로 줄이는 것. 또한 간식을 끊고 커피나 주스 대신 생수를 마신다. 매일 한두 시간씩 유산소 운동을 하고 저녁에는 반신욕으로 땀을 뺀다. 이씨는 “어릴 적부터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키는 것을 습관화했다.”고 강조한다. 조용히 할 일을 하는 습성을 스스로 길렀다. 자신이 하는 일을 그저 묵묵히 해나가는 성격.“MC는 방송과 시청자를 연결하는 다리역할입니다. 편안하고, 또 솔직하고 꾸밈없는 진행자가 되려고 해요.”라고 소신을 밝힌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6년 서울 출생 ▲85년 동명여자고등학교 졸업 ▲88년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99년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졸업 ▲89년 KBS 아나운서 공채 16기 ▲99년∼숙명여자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98년 제25회 한국방송대상 여자아나운서상 ▲2000년 제13회 기독교문화대상 ▲01년 제38회 저축의 날 국무총리표창 ▲01년 여성민우회 푸른미디어상 언어상 ■ 주요 프로그램(KBS TV) 누가누가 잘하나(89년), 여성저널,6시내고향(91년), 사랑의 리퀘스트(98년),TV는 사랑을 싣고(99년), 아침마당(2004년), 파워인터뷰(2005년) 등.
  • [월드컵 인사이드](5)개최대륙 우승 계속되나

    [월드컵 인사이드](5)개최대륙 우승 계속되나

    ‘이번엔 유럽이 우승한다.’월드컵축구대회가 개최되는 해에 어김없이 축구팬들의 관심을 끄는 것 중의 하나가 주최 대륙의 국가가 우승을 차지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월드컵의 역사에선 유럽대륙에서 개최한 해에는 유럽국가가, 미주에서 개최한 대회에서는 남미 국가가 우승을 차지한 게 대부분이었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치러진 첫 대회에서 개최국 우루과이가 우승한 이후 1934년 이탈리아 대회에서는 역시 이탈리아가 정상에 올랐고,1938년 프랑스 대회 때는 이탈리아가 2연패를 차지하는 등 초창기부터 주최 대륙 우승 징크스가 시작됐다. 주최 대륙 국가의 우승 관례가 깨진 것은 1958년 스웨덴 대회 때 브라질이 첫 우승을 차지했을 때뿐. 브라질은 남미나 유럽 인근 대륙을 벗어나 처음 치러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징크스를 넘나든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표:역대 주최국 및 우승국 참조). 그렇다면 이번 독일월드컵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 물론 유럽국가들은 이론의 여지없이 유럽국가가 우승컵을 차지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유럽권에서 우승을 노리는 국가는 나란히 통산 4회 우승을 노리는 개최국 독일과 이탈리아를 비롯, 프랑스·잉글랜드·스페인 등. 대진표를 보면 대부분 4강이나 8강전에서 남미의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와 마주치게 돼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어느 팀이든 아르헨티나나 브라질을 잡아주면 유럽국가의 우승은 떼논 당상인 셈. 독일은 개최국이라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역대 17차례의 대회에서 개최국이 우승한 건 6차례나 된다.A조 조별리그부터 폴란드·코스타리카·에콰도르 등 쉬운 상대를 만난 데다 이후에도 8강전에서 네덜란드나 아르헨티나만 제치면 결승행이 유력하다. 수비진과 미드필드진이 탄탄한 반면 클로제 외에는 공격을 이끌 선수가 부족한 점이 문제로 지적되지만, 한·일월드컵 때 똑같은 문제를 안고도 결승에 오른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탈리아는 축구 실력으로 봐선 독일보다 더 유력한 우승후보다. 공격의 핵인 토티가 부상으로 본선 출장이 불투명하지만 전통적으로 ‘카데나치오’로 불리는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하는 팀이다. 체코·미국·가나 등과 조별리그 E조에 속해 조 1위가 유력하며 브라질을 만날 가능성이 큰 4강까지는 무난할 전망이다. ‘필드의 사령관’ 지네딘 지단이 복귀한 데다 앙리, 트레제게 등 골잡이들이 건재한 프랑스는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이번 대회 우승으로 치료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돋보인다. 한국·스위스·토고가 속한 G조의 1위가 유력하고 이탈리아나 브라질과 마주칠 8강전이 우승의 관건. 1966년 우승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이 없는 잉글랜드와 세계 최고수준의 리그를 운영하면서도 아직 우승 경험이 없는 스페인도 이번 대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두 나라 역시 조별리그보다는 각각 아르헨티나·브라질과 만날 가능성이 큰 8강전을 넘는 게 과제다.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3·1절 골프vs성추행] “최의원 사태 덮으려 이총리 물고 늘어져”

    이해찬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으로 수세에 몰린 여당이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문제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최 의원의 망설임은 한나라당의 망설임”이라면서 “한나라당이 계속 최 의원 사퇴를 늦춘다면 이는 ‘이재오 각본, 박근혜 연출, 최연희 주연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한나라당이 이 총리의 의원직 사퇴를 주장하는 데 대해선 “골프장 경비원을 폭행했고, 맥주병을 던진 김태환·곽성문 의원부터 사퇴시켜야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고 반박했다. 반면 여당 내에서 이 총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염동연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축구에 비유하면 정부는 수비 입장인데, 너무 수비를 과격하게 하다 ‘페널티킥’을 먹는 게 아니겠느냐.”며 야당에 대한 이 총리의 지나치게 ‘뻣뻣한’ 자세가 파문을 키웠다는 해석을 내놨다. 그는 “한나라당이 이 총리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전여옥 의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치매 발언’과 최 의원의 ‘성희롱 사태’를 반전시키려는 계산된 공격인데, 언론 보도는 다소 균형적이지 못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당내에 ‘성추행 추방 대책위원회’를 설치키로 하고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성추행 추방 결의대회’를 갖기로 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부처 인력증원 어려워진다

    그동안 증원된 인력이 제 성과를 내지 못한 부처는 앞으로 인력을 늘릴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일 잘하는 정부’를 내세우며 인력 증가에 둔감하던 정부가 엄격한 심사로 증원을 억제하기로 한 것이다. 행정자치부는 정부조직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각 부처의 조직을 성과와 고객 중심으로 전환을 유도키로 했다고 6일 밝혔다.이에 따라 새로운 행정수요가 발생해도 가급적 기존인력으로 대체토록 할 방침이다. 부처가 인력증원을 요구하면 기존인력을 활용할 방안은 없는지, 업무 개선으로 해결할 방안은 없는지를 먼저 검토한다. 그 결과 증원이 불가피하다면 그 효과는 어떤지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각 부처에서 증원 요구가 들어오면 해당부처에서 최근 5년 동안 증원된 인력의 활용 실적을 면밀히 검증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판단되면 증원은커녕 인원을 감축하거나 재조정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참여 정부 출범 이후 공무원은 계속 증가돼 지나치게 방만하게 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2003년엔 경찰·교원 1만 3675명 등 1만 7075명이 늘었다.2004년엔 경찰·교원 6396명 등 9700명이 늘었고, 지난해에도 1만 3176명이 증가했다.지난해 확정된 올해 공무원 소요 정원도 1만 5912명에 이르러 지금도 증원은 계속되고 있다. 신동인 행자부 조직관리팀장은 “국민들로부터 공무원 숫자를 지나치게 늘린다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앞으로 수시 직제 개정과 내년도 소요정원 요청 때 엄격한 심사규정을 적용해 증원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종합일간지 미묘한 시각차

    최연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은 우리 사회의 왜곡된 성문화를 극명히 보여준 사건이다. 또 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 파문도 국민 정서상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고, 사의표명에도 불구하고 그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하지만 두 사건이 옳고 그름의 판단이 비교적 쉬운 이슈임에도 언론 매체들은 기사를 다루는 방식이나 태도에 적잖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문제는 특정 정당에 대해 편향적 태도를 보이거나, 언론이 사건과 관련된 스스로의 문제점에는 눈감으려는 관행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종합일간지들을 중심으로 두 사건을 둘러싼 언론 보도 문제들을 짚어본다.●특정정당 편향보도… 선거 앞두고 논란 사건 경위가 비교적 소상히 전해져서인지 대부분의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최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피해 여기자의 소속사인 동아일보가 지난달 28일자 사설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성추행’‘의원직 사퇴로 책임을 분명히 하라’고 촉구한 것을 비롯,‘나사 풀린 한나라당 이젠 성추행까지’(조선),‘왜곡된 성의식 바로잡는 계기돼야’(중앙),‘용인될 수 없는 의원의 성추행’(한겨레),‘한나라, 성범죄 엄단 말할 자격 있나’(서울) 등 최 의원과 한나라당을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하지만 성추행이 벌어진 술자리의 부적절성에 대해선 몇몇 신문만이 문제점을 지적했다.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신문사 고위간부들과 기자들이 꼭 정당의 고위 당직자들과 술판을 벌여야 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다. 경향신문, 서울신문, 한겨레, 국민일보 등은 사설에서 이같은 부적절한 만남의 불건전성을 지적하고, 진정한 비판언론이라면 권언간에 적절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건의 본질은 분명 국회의원의 여기자 성추행이지만, 이같은 일이 어떤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 자리가 과연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짚어줘야 했다는 게 언론계 주변의 시각이다. 사설 중에서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일부 신문이 이번 사건을 정치집단의 ‘집권’적 측면에서 접근하려고 한 점이다.‘한나라당, 만년 야당으로 가는가’(문화),‘만년 야당 증후군’(조선)이란 사설은 일견 한나라당을 강력 비판하는 듯하면서도 이들이 집권하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듯한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총리 골프물의, 한쪽은도배 한쪽은백지 이 총리 골프 사건을 둘러싸고 지난 3,4일자 보도는 신문간 극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먼저 국민일보는 3일 ‘징발 개각에 총리는 골프나 치고’란 사설을 비롯,7건의 관련 기사를 내보내고,4일자엔 10여건의 기사로 주요면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한국일보도 3일 사설 등 3건의 기사를 내보냈고,4일자엔 4건의 기사를 싣는 등 비교적 사건 전말과 파장을 소상히 보도했다. 한겨레를 제외한 나머지 신문들은 3일자에서 1∼2건의 가십기사로 처리했으나, 파장이 커지자 4일자부터 기사의 비중을 크게 높였다.하지만 한겨레는 3일자엔 아예 보도하지 않았고,4일자에서야 박스성 기사로 처리하는 등 유독 이번 사건 보도에 인색함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겨레의 일부 기자들도 “현 정권에 우호적인 것은 알지만 너무 지나치다.”며 따가운 시선을 보낼 정도다. 이번 사건은 결국 총리가 5일 사의를 표명하는 등 정국의 핵으로 등장한 상태. 정치권 일각에선 이를 최연희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국면전환의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와 맞물려 보도의 편향성 시비도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열린세상] 참여정부의 교육정책 3년,그리고 2년/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참여정부 3년을 맞아 국정평가 토론회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잘했다는 평가는 없고 2년차의 평점보다 낮아졌다는 평가까지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교육 분야는 2년째 평가 때보다 평점이 올라갔다. 대입제도의 혼란 속에서도 부적격교사 퇴출제와 교원평가제 도입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평균을 밑돌기는 마찬가진데 이는 정부가 특정이념 세력과의 애매한 관계설정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을 국민의 정부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직전 정부이자 지지 세력, 국정 방향이 역대 정부들 중 가장 유사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 교육정책은 문민정부의 ‘5·31교육개혁’ 정책의 방향과 틀을 계승했다. 최초의 여·야 정권교체로 탄생한 국민의 정부지만 교육정책은 백년대계로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국민의 정부는 IMF로 인한 예산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학교 과정을 의무교육에 포함시켰고 교육여건을 개선하고자 교실당 학생 수를 30여명 수준으로 낮췄다. 고교평준화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문민정부 때 제안된 자립형 사립고의 시범운영을 확정했고, 교육청 반대로 시행하지는 못했지만 서울지역의 자립형 사립고 설립도 적극 권고했다. 반면 대선 공약과 출범 당시의 국정과제에서도 밝혔듯이 참여정부 교육정책의 기조와 방향은 ‘자율성과 다양성’이다. 정부 개입을 최소로 줄이고, 학교 현장의 교육주체들이 각각의 의무와 권리 범주 내에서 상호 협력과 견제를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소질과 적성에 맞는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 ‘자율성과 다양성’은 후퇴했거나 역행했고 평등이념이 지나치게 강조됐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거기에 정부와 교원단체들 간의 정책협의 체제가 강화되면서 정책수립 과정에서 정부와 교원단체들 간의 담합은 더욱 견고해졌고 대표성 없는 일부 학부모단체의 ‘들러리 놀음’으로 일반 학부모들의 권리와 목소리는 더욱 방치되고 소외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평등 이념을 내세운 단체·집단이 정치적 압력이나 물리적 투쟁으로 정부를 몰아세웠고 교육에 대한 다양한 욕구, 수월성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기득권·몰염치로 매도하면서 갈등과 대립을 심화했다. 남보다 뛰어나려는 노력이나 욕구가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적대감의 표적이 되고 학벌타파라는 이름으로 억압되는 현상을 정부가 부추기지 않았던가? 교육에서 평등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수월성 또한 중요하다. 교육기회의 균등이 확보된 시점에는 책무성이 강조되는 수월성 추구가 세계적 추세이자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다. 정부의 역할은 평등성과 수월성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일이다. 교육 기회·조건에서는 평등성이 보장되고 교육결과에서는 수월성이 강조돼야 한다. 정부는 올해를 ‘교육격차 해소 원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경쟁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는 계층·지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교육적 욕구를 소홀히 하거나 억압한다면 정부의 의도가 특정 계층이나 특정 이념을 근간으로 한 하향평준화에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일반 학부모들의 권리 침해는 물론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해야 할 일이 또 있다. 학교 급에 따라 평등성과 수월성의 비중을 달리하는 것이다. 초ㆍ중학교에서는 교육내용의 균등성과 교육기회 평등성이 강조되고, 고교ㆍ대학에서는 다양한 학교와 교육 프로그램으로 수월성이 강조돼야 한다. 교육개혁은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는 정책적 지원에서 시작되고 완성되기 때문이다. 한 가지만 더 하자. 진정 평등교육이념을 실현코자 한다면 교육 격차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유아교육을 의무교육 체제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한다. 유아교육비 지원만으로는 안 된다. 유치원 1년만이라도 의무교육체제로 편입해 교육기회는 물론 교육의 질을 정부가 관리해야 한다. 국민의 정부가 중학교를 의무교육화했다면 참여정부는 ‘유치원 의무교육화’로 역사에 기록되는 일이 당연한 순서일 것이다. 교육은 백년대계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자. 남은 시간은 이제 2년이다. 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 “도시 일자리 늘리고 농촌 투자확대”

    “도시 일자리 늘리고 농촌 투자확대”

    |베이징 이지운특파원|20여년 유지해온 경제 기조를 바꿀 중국의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4차회의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렸다. 이날 개막식에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지도부와 전국 지역 대표, 인민해방군 대표 등 2900여명이 참석했다. ●경제 기조 변경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정부 공작보고’를 통해 “안정적이고 빠른 발전을 지속하면서 조화로운 사회 건설에 매진하겠다.”면서 새 경제기조가 적용될 국민경제사회발전 제11차 5개년규획(11·5) 제안설명을 했다. 그는 여기서 과거 양적 성장일변도의 경제정책에서 벗어난 ‘균형 발전’이라는 새 발전 목표를 제시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8%로 제시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3%로 억제하고 도시의 일자리 900만개를 창출해 도시 등록실업률을 4.6%로 끌어내리겠다고 보고했다. 이어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과, 농업·농민·농촌 등 이른바 ‘3농(三農)’ 문제 해결을 위해 전년보다 422억위안(약 5조원)이 늘어난 3397억위안(약 41조원)을 중앙 재정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동시에 기반시설 건설에 대한 투자를 농촌에 집중시키고 농촌 의무교육 확대 등을 위해 1030억위안(약 12조 4000억원)을 배정할 계획이다. 또한 지나치게 많이 투자된 업종에 대한 신규 투자를 제한하고 기업의 인수·합병, 재구성 등을 추진하는 등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자원절약·환경친화형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덧붙였다.▲대형 국유기업의 주식회사 전환 ▲금융시스템 개혁 ▲수출입 불균형 해소 ▲해외투자를 통한 다국적 경영 등 계획도 제시했다. ●“타이완과는 타협 없다.” 원자바오 총리는 천수이볜 타이완 총통의 독립 움직임을 겨냥,‘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면서 타이완 독립분자들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국무원은 이번 전인대에 전년도 집행액보다 14.7% 증액된 351억달러(약 35조원)의 국방비를 상정했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 비해 절대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장언주(姜恩柱) 전인대 대변인은 전날 예비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도 한번 비교해보시라.”며 구체 수치를 일일이 열거했다. 지난해 중국의 국방비 지출은 302억달러로 미국의 4017억달러, 영국 488억달러, 일본 453억달러, 프랑스 365억달러보다 적다는 것이다. ●후진타오 체제 공고화 가속 한편 9명의 당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지병 악화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중국 권력서열 6위 황쥐(黃菊) 부총리는 이날 참석하지 않았다. 때문에 황쥐 부총리의 실각설이 떠도는 가운데 이번 전인대에서는 후진타오 체제를 공고화할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황쥐 부총리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정치기반인 ‘상하이방’의 주축으로, 그의 실각이 현실화되면 후진타오 체제가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14일까지 진행될 이번 전인대에서는 폐막식을 포함한 4차례의 전체회의와 10여차례의 대표단회의, 소조회의가 예정돼 있다. jj@seoul.co.kr
  • [사설] 선거에 갈팡질팡하는 재산세

    수도권 지자체들이 재산세 인하에 앞다퉈 나서면서 수도권과 지방간 조세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더구나 지방선거와 맞물려 주민들의 항의와 민원이 워낙 거세다 보니 지자체로서는 진퇴양난인 모양이다. 이웃 지자체를 핑계로 덩달아 세율을 내리겠다거나, 유권자의 표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부작용도 심각하다. 서울에서는 지난해 탄력세율을 적용하지 않았던 강남구를 필두로 너댓 곳이 올해는 세율을 내리겠다고 한다. 재산세 불균형과 부담이 컸던 수도권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렇게 되면 서울은 탄력세율 적용 자치구가 지난해 15곳에서 올해는 20여곳으로 늘어난다. 경기도도 14개 시·군에서 20여곳에 이를 전망이다. 지자체별 탄력세율 적용이 이렇듯 둘쭉날쭉이다 보니 ‘동일가격 동일세금’이라는 공평과세 원칙은 있으나마나다. 더 큰 문제는 재정에 여유가 있는 지자체들이 세율인하에 앞장서는 바람에 재정자립도가 약한 지자체의 주민들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탄력세율이 적용되지 않은 서울·수도권 지자체에서는 조세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주민의 요구를 마냥 외면하기 어렵다는 지자체들의 하소연에도 일면 수긍이 간다. 사실 재산세 파동은 부동산 가격이 전국적으로 고르지 않고, 지자체간 세수 불균형 때문에 생긴 문제다. 그렇다고 과도한 증·감세를 막으려고 지자체에 맡겨놓은 탄력세율을 없앤다는 것도 지방화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다.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간 공평과세 원칙부터 살릴 길을 찾아봐야 한다. 탄력세율 적용시 부자가 더 혜택을 보는 등의 현행 재산세 체계의 문제점도 근원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 여성과 미술/주디 시카고 등 지음

    여성과 미술/주디 시카고 등 지음

    미국의 페미니스트 작가 그룹 ‘게릴라 걸스’에 의하면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현대미술실에 전시된 작가 중 여성은 5%도 안 되지만, 걸려 있는 누드 작품의 85%는 여자라고 한다. 이렇듯 오늘날 위대한 작가로 평가받는 남성 화가들의 단골 소재는 단연 여성, 그 중에서도 벌거벗은 여성이다. 그러나 정작 여성을 다룬 여성 화가들의 작품은 제대로 볼 수가 없으니, 우리는 남성의 그림에 의존해 여성을 읽고 이해하고 있는 셈이다.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진정 없는 것일까. ‘여성과 미술’(박상미 옮김, 아트북스 펴냄)은 이같은 미술계의 남성패권주의에 단호히 반기를 든다. 저자는 여성미술교육 분야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미국의 페미니스트 미술가 주디 시카고와 ‘남자를 보는 시선의 역사’ 등의 저서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자메이카 태생 미술사가 에드워드 루시­스미스. 이들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위대한 여성 미술가들은 많다. 아무도 그들을 위대하다고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불후의 고전으로 읽히는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도 여성 미술가의 이름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의 미술사 책들은 남성의, 남성에 의한, 남성을 위한 미술을 다뤄왔다. 이 책은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주변부로 밀려난 위대한 여성 미술가들의 성취를 재조명함으로써 미술사의 온전한 복원을 꾀한다. 구석기 시대의 빌렌도르프 비너스부터 신디 셔먼의 분장 사진에 이르기까지 3000년 서양미술 속에 감춰진 여성의 실체를 밝힌다. 먼저 남성 미술가들이 여성을 어떻게 왜곡해왔는가를 짚어보고 그들이 갖는 위상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를 따진다. 롤리타를 연상시키는 조숙한 소녀, 지나치게 이상화한 미의 상징, 무시무시한 노파…. 이처럼 남성의 시선에 잡힌 여성상만 난무할 뿐, 여성화가의 눈으로 그린 참다운 여성의 삶은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미술작품 속 여성을 분석하기 위해 여신, 여성 영웅, 누드 등 다양한 코드를 동원한다. 여성운동이 거둔 가장 큰 결실 가운데 하나는 여성의 신성과 여신숭배 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여신은 저자인 주디 시카고의 말대로 “여성의 힘과 강인함을 증명하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역사 그 자체”다. 이 책에서는 고대 미노스의 뱀 여신과 빌렌도르프 비너스, 그리고 퍼포먼스 예술가 캐롤리 쉬니만 같은 현대 여성 미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여신이 갖는 다양한 의미와 상징을 살펴본다. 미술 작품 속 여성 영웅의 이미지는 어떻게 그려지고 있을까. 서양미술에서 여성은 은유적이거나 추상적인 개념으로 처리될 뿐, 강한 개성을 지닌 영웅으로 등장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성녀 테레사, 잔 다르크, 유디트 등 뛰어난 여성 영웅들도 남성 화가들의 작품에선 진정한 인간성을 상실한 채 단순한 사물로 전락하고 만다. 성녀의 이미지로 우리에게 익숙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황홀경’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책에는 로마의 산타 마리아 델라 비토리아 성당에 있는 지안 로렌초 베르니니의 작품 ‘성녀 테레사의 황홀경’ 이야기가 나온다. 천사가 성녀의 심장에 성령의 사랑의 화살을 꽂는 장면을 묘사한 이 조각상은 사뭇 충격적이다. 조각 자체가 강한 성적 뉘앙스를 풍길 뿐 아니라 작품 속 성녀는 마치 오르가슴에 빠진 듯한 모습의 성적 존재로 묘사된다. 교회 개혁자로서의 성 테레사의 면모나 금욕적인 삶의 자취는 찾아볼 수 없다. 서양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용사 잔 다르크 또한 그리 이상화된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앵그르의 작품 ‘잔 다르크’(1854)를 보면 주인공은 어쩐지 수동적인 모습이다. 어떤 행동을 보여주기 보다는 상징적인 역할을 드러내는 데 그친다. 책은 거울 속 여성 이미지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다룬다. 거울은 흔히 여성의 자기애(自己愛)를 상징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남성 화가들은 왜 그토록 ‘거울 보는 여자’ 이미지에 집착할까. 여자는 누구를 위해 거울을 보고 있는 것일까. 거울이 등장하는 루벤스의 ‘화장하는 비너스’와 쇠라의 ‘화장하는 젊은 여인’ 같은 작품은 여성이 수동적인 소유의 대상임을 암시한다. 그러나 남성미술가들의 작품과 달리 여성작가들의 작품에서 거울은 능동적인 의미를 띤다. 연극적인 포즈의 자화상을 담은 신디 셔먼의 ‘무제’(1997)가 그 생생한 예다. 책은 유색인종과 레즈비언 미술가들의 자기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루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 마지막 장에서는 재미 한인 작가 민용순의 사진 작업 ‘나를 만들어봐’도 소개돼 눈길을 끈다. 잃어버린 미술사의 반쪽을 균형잡힌 시각으로 복원해놓았다는 점에서 이 책은 적극적으로 평가할 만하다.3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한풀 꺾이는 철도 파업

    파업에 참여했던 수도권전철 기관사 전원이 복귀하는 등 철도파업이 급격히 정상화의 길로 접어든 것은 철도노조가 더 이상 ‘투쟁’을 이어갈 ‘동력’을 사실상 상실했기 때문이다. 파업 사흘째를 맞은 3일 정부와 한국철도공사는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노조원에 강력 대응 방침을 다시 천명하면서 노조를 강력히 압박했다. 여기에 민주노총이 정규직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가 4월로 미뤄졌다는 것을 이유로 지난달 28일 시작한 총파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자 철도노조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경찰은 이날 전국에서 ‘산개투쟁’을 벌이고 있는 파업 철도노조원 386명을 부산과 대전, 충남 공주, 경기 파주 등 9곳에서 연행했다. 이미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영훈 위원장 등 지도부 12명 말고도 철도공사가 133명을 고소하자 14명의 체포영장을 추가로 신청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날 오후 용산구 한강로3가 철도공사 노조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철도공사는 2일 밤 파업 주동자 387명을 직위해제한 데 이어 예고한 대로 1857명을 추가로 직위해제했다. 철도공사 이철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노조와 대화는 계속하겠지만 더 이상 공식·비공식적인 협상은 없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나아가 “그동안 노조에 지나치게 퍼주기식으로 양보했던 경영 및 인사권을 제한하는 단협상의 독소조항에 대한 전면 손질을 추진하겠다.”고 노조를 더욱 옥죄었다. 철도노조는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파업참가자의 대량 직위해제는 파업의 장기화를 촉발할 것”이라고 반발했지만, 사측과의 대화를 언급하며 한풀 꺾인 모습이었다. 이날 열차 파행운행이 이어지면서 수도권 전철을 이용하는 출퇴근 시민 등이 큰 불편을 겪었다. 승용차를 이용하는 시민이 늘어나면서 출근시간 곳곳에서 심각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또한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등의 수송차질로 산업계의 피해도 확대됐다. 유진상 박승기기자 jsr@seoul.co.kr
  • 우리민족 장수비결/강영철 등 지음

    ‘잎을 손에 쥐고 있으면 건강해진다’‘과일은 식전에 먹어야 건강에 좋다’‘선인장은 인후병에 좋다’ 북쪽에서 쓴 건강보감 ‘우리민족 장수비결’(강영철 등 지음)에는 이처럼 북한에서 통용되는 건강 상식들이 가득하다. 이 책은 도서출판 폄이 북측과 출판권 양도계약을 맺고 저작권료 지불 등 공식 절차를 밟아 국내에서 출판한 것. 북한의 의학전문가 등 19명이 868종의 도서와 자료들을 참고해 썼다. 인간의 수명에 관한 기본 지식, 식생활, 운동, 성인병 등 건강과 장수와 관련된 다양한 상식이 담겨 있다. 북한의 고유어들을 주(註)로 처리해 남북한 언어의 차이를 살펴보며 읽을 수 있도록 했다. 가두배추(양배추), 몸까기(다이어트), 삭뼈(연골), 부루(상추), 올방자(책상다리), 인차(곧), 사자고추(피망), 뚝감자(돼지감자), 추리(자두), 활랑(심장이 몹시 두근거리며 마구 뜀), 굽인돌이(모퉁이), 망탕(되는대로 마구), 지내(지나치게)등 60여 가지 북한 말이 소개된다. 북한의 의학을 일컫는 고려의학은 서양의학과 한의학 그리고 민간요법을 아우르는 개념. 북한에는 장수에 관한 연구 성과가 적지 않다. 책은 세계적인 장수식품의 하나로 감자를 들고 있어 시선을 끈다. 책에 따르면 감자는 비만증과 당뇨병을 예방한다. 감자 100g은 약 77칼로리로 흰 쌀밥의 절반에 해당한다. 또한 세포질로 둘러싸여 있는 감자의 전분은 천천히 흡수되기 때문에 먹어도 몸안의 당분이 갑자기 높아지지 않으며,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세포를 보호해 당뇨병을 미리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출판사측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통해 저작권료와는 별도로 책 정가의 5%를 북한의 기초의료사업에 지원할 예정이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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