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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대정신으로 현장중심 문화행정”

    ‘광대’ 출신의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이 취임일성으로 ‘새로운 광대정신’을 들고 나왔다. 김 장관은 27일 오후 문화부 1층 구내식당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제가 해석하는 광대는 남을 웃기고 즐겁게 해주는 ‘어릿광대’의 의미를 넘어서서 넓고(廣) 큰(大) 영혼으로 인간에 대한 사랑을 온몸으로 감싸안고 표현하는 상생의 창조자를 말한다.”며 “새로운 광대정신으로 무장하여 시대 변화의 한복판에서 문화행정을 펼치는 광대가 되어달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현장을 누비지 않는 탁상행정은 정책적 판단과 집행에서 실패할 위험을 많이 안고 있다.”며 “올해를 ‘현장중심 문화행정 원년의 해’로 삼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 장관은 출입기자들과 상견례 겸 간담회를 갖고 최근의 문화현안에 대한 간략한 소견을 피력했다. 먼저 스크린쿼터 축소와 관련,“영화인으로서 개인적 소견은 이미 여러차례 밝혔지만 장관이라는 공적인 위치는 그것과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스크린쿼터 축소 이후 한국영화가 더 나빠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다양한 정책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화행정이 지나치게 산업적 측면에 기울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문화산업 원동력으로서의 기초예술이 산업과 어떻게 상호보완적으로 굴러갈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며 “구체적인 방안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류에 대해 김 장관은 “한류가 문화제국주의라는 일부 나라의 우려를 벗고 아시아문화의 진정한 동반자로 역할할 수 있도록 해외교류 및 네트워크 형성에 나서겠다.”고 말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사설] 휴대전화 보조금 부작용 없어야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이 어제부터 발효됨에 따라 휴대전화 보조금제가 다시 시행됐다. 보조금은 길거리 휴대전화 남발, 신용불량자 양산, 불법보조금 등 이동통신 업체들의 과당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해서 3년 전에 없어졌다가 이번에 일부 허용된 것이다. 보조금의 양성화로 휴대전화 가입자들은 새 단말기 교체시 다소의 할인 혜택을 보게 됐다. 하지만 보조금제 부활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가입자보다는 이통업체들의 편의와 돈벌이를 위한 수단에 가깝다 할 것이다. 이통업체 양성·지원 차원에서 재도입된 보조금제가 예전의 폐해를 재연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통신시장이 많이 투명해졌다고는 하나, 불법과 불공정 경쟁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통업체들이 이번에 정보통신부에 신고한 ‘보조금 약관’은 그 방증이자 실체라 하겠다. 보조금의 악용 소지가 다분해서다. 우선 보조금 설정은 경쟁사의 가입자 빼가기에 치중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로 고객을 빼가려고 경쟁하다 보면 시장혼탁은 불을 보듯 뻔할 것이다.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 불법 보조금이 횡행할 우려도 제기된다. 보조금 등급이 지나치게 복잡한 점은 고객의 편의를 외면한 처사로 볼 수 있다. 어려운 입법 과정을 거쳐 보조금이 다시 시행되는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은 이통업체들의 몫이다. 특히 보조금의 제한이 없는 와이브로(휴대인터넷)·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의 경우 업체들의 자중이 요구되는 분야다. 당국에 의한 타율적 규제·단속보다는 이통업체의 자율적 준법을 기대한다. 보조금의 부활이 국내 통신시장의 성숙과 경험에 걸맞은 경영·영업전략을 구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女風 속내 복잡

    女風 속내 복잡

    ■ 與 ‘강금실 출마’ “기대반 우려반” “온다니까 좋은데, 혹시 따로 놀려나.”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선거무대 등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29일 연세대 리더십센터 초청 특별 강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입당이라는 후속 절차도 다음주 초 밟는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5·31 지방선거에서 ‘강금실 효과’를 잔뜩 기대하고 있다. 한명숙 국무총리 지명자와 함께 거센 여풍(女風)을 일으켜 달라는 게 요체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등 ‘징발 장관’들과의 시너지 효과 역시 희망사항이다. 김영주 사무부총장 등 여성 의원들이 대거 강 전 장관을 지원하는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당 지도부는 일단 입당 뒤 최대한 강 전 장관 개인의 요구와 자율성을 존중할 방침이다. 지도부의 한 핵심 의원은 “강 전 장관의 이미지가 유권자에게 훨씬 더 어필하기 때문에 당으로서는 앞에서 나서지 않고 측면에서 지원할 방안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강 전 장관이 지나치게 개인 플레이를 하도록 하면 당 차원에서 시너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시민후보’로 나서 당과 따로 가는 모양새를 취하면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열린우리당은 지난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이강철 후보가 당과 거리를 두면서 TK(대구·경북)지역에 교두보를 구축하려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그 때와 다르다. 전국 선거인 탓에 ‘팀플레이’가 필요하고, 또 서울시장 후보는 핵심 중 핵심이다.‘드림팀’이라는 슬로건 아래 ‘수도권 빅3’로 나설 거물들을 애타게 찾아온 것도 이 때문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강 전 장관이 최근 김영춘 의원 등에게 자문을 구했다는 사실을 들어 “당과 따로 선거운동을 한다면 왜 김 의원 등에게 자문을 구하겠느냐. 후보가 되면 당에서 당연히 개입한다.”고 잘라말했다. 다만 “입당 전인데도 강 전 장관을 돕겠다는 자원봉사자들이 쇄도할 정도여서 시민 참여란 측면에서 기존 선거와의 차별성이 클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어쨌든 강 전 장관은 ‘같이 하지도, 따로 하지도 않는’ 전략을 구사할 것 같다. 거꾸로 보면 ‘같이 하면서, 따로 하는’ 전략일 수도 있다. 한 측근은 “당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두겠지만 시민후보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하지는 않을 것이며, 입당하면 당 후보로서도 충실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野 ‘한명숙 총리’ “악재 같은 호재” ‘짧게는 불리할 수도 있지만 길게는 불리하지 않다.’ 한풍(韓風:한명숙 의원 국무총리 지명), 강풍(康風:강금실 전 장관의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출마) 등 최근 정치권에 불고 있는 여풍(女風)이 박근혜 대표의 박풍(朴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놓고 한나라당 계산법은 복잡하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정치권 여풍’이 박풍을 약화시키는 요소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오는 5·31 지방선거에서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한다. 여성 총리에다 서울시장 후보를 여성으로 내세우는 여당의 ‘열린 행보’에 견줘 한나라당은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파문으로 인한 ‘음영’이 덧칠돼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박 대표가 ‘최연희 파문’ 대응 과정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여권의 공세도 예상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하거나 강 전 장관이 선전할 경우 박 대표의 입지는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이 한 총리지명자의 ‘당적 정리’를 잇따라 촉구하는 것도 이런 우려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계진 대변인은 26일 논평에서 “지난 91년 지방선거가 처음 실시된 이후 전국단위 선거를 12회 치르면서 국무총리가 집권 여당 당적을 가진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며 “공정한 선거를 위해 한 지명자도 여당 당적을 포기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자민련 소속의 김종필 총리서리, 박태준 총리 시절도 전국 선거를 치렀지만 공동 정권 아래 ‘제2여당’격이어서 여당 총리로 볼 수 없다.”는 분석 자료도 내놓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한풍·강풍이 박 대표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감 섞인 분석도 유력하게 나돈다. 한풍·강풍에 비해선 박풍의 위력이 훨씬 강하다는 비교우위론을 논거로 하고 있다. 여기에 ‘여성 총리 다음엔 여성 대통령’이라는 인식이 국민들 속에 자연스럽게 착근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 총리 카드’를 망설인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과 맥이 닿는다. 한 의원은 “여성 총리의 등장으로 보수 성향의 유권자가 여성 대통령에 대해 갖고 있는 거부감·불안감을 가시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내정자가 총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여성 정치인’에 대한 역기능으로 작용해 박 대표에게 불리할 수도 있다는 역분석도 제기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학원비 표시 하반기 의무화

    교육당국이 학원 수강료 단속에 나섰다. 단속 결과, 지나치게 수강료를 많이 받은 곳은 직권으로 문을 닫게 한다. 또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는 수강료를 학원 홈페이지나 광고 홍보물에 게재해야 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4일 일부 어학 및 논술학원 등을 중심으로 수강료를 지나치게 올리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시·도 교육청별로 이들 학원의 수강료 징수 실태를 27일부터 4월7일까지 긴급 점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파악하고 있는 수강료 과다징수 진원지는 강남이다. 교육부 신정철 평생학습과장은 “논술교육 붐이 일면서 학원가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 지난해 점검했는데 새학기가 되면서 또다시 과다징수 얘기가 들려 점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강료 인상 흐름은 강남에서 목동, 이어서 노원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부터 올 1월말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원점검에서 모두 752개 학원이 수강료 초과징수, 수강료 등 게시사항 미이행 등의 이유로 적발됐다.752곳 가운데 300곳은 시정명령을,224곳은 과태료 부과,32곳은 교습정지,14곳은 등록말소 및 폐지 등의 조치를 받았다. 한편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학원들은 광고 인쇄물이나 인터넷 홈페이지에 수강료를 구체적으로 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학원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신 과장은 “지금은 학원 수강료를 알려면 학원에 가야만 알 수 있다.”면서 “전단지 등을 펴놓고 가격을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박현갑 이유종기자 eagleduo@seoul.co.kr
  • 김수이 교수가 본 ‘자본주의의 매혹’

    김수이 교수가 본 ‘자본주의의 매혹’

    여기 679쪽 분량의 방대한 저서가 있다. 제리 멀러의 ‘자본주의의 매혹’(서찬주·김청환 옮김)이다. 미국 역사협회로부터 도널드 케이건 상을 수상한 이 책은 볼테르에서 하이에크까지 지난 2세기를 풍미한 16명의 사상가들의 자본주의관을 쉽고 치밀하게 망라한 역저이다. 단언하건대, 평생 보관할 묵직한 책을 선호하는 독자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명품’이다. 뿐만이 아니다. 멀러의 최종 관심은 자본주의를 현명하게 제어하고, 인간을 위한 자본주의를 만들 방법을 모색하는 데 있다.“자본주의는 현존하는 질서를 파괴하는 한편 새로운 체계를 창조해내고 있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헤겔의 ‘법철학’, 마르크스의 ‘자본론’, 루카치의 ‘역사와 계급의식’ 등의 난해한 사상서를 붙들고 곤혹스러워 한 이들에게는 반갑고 흡족한 ‘종합선물세트’가 될 만하다.(고백하건대, 나 자신에게 그러했다) 이 세계적인 책들을 읽고도 요점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던 이들에게 멀러는 깔끔하게 압축된 요약본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멀러가 서구의 대표적 지성들을 ‘자본주의’의 팻말 아래 나란히 줄을 세우는 데 몰두하는 것은 아니다. 멀러는 ‘자본주의’의 개념이 선명해지기 전부터 많은 지식인들이 ‘시장’과 ‘인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펼쳐 왔는지를 거시적 안목과 미시적 감식안을 아울러 입체적으로 서술한다. 볼테르, 스미스, 버크, 헤겔, 베버, 지멜, 슘페터, 케인스, 하이에크처럼 시장을 지지한 지식인들과 마르크스, 루카치, 마르쿠제처럼 시장을 경멸한 반자본주의자들을 공정한 시선으로 통찰하는 것은 말할 것이 없다. 이에 따라 ‘자본주의의 매혹’은 이들에 대한 평전이자 자본주의 형성의 역사서이며, 이념을 초월한 현대 서구지성사의 한 전범이 된다. 한마디로 이 책은 자본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해 왔는가를 그린 ‘자본주의의 역사적·도덕적·문화적·정치적 서사’이다. 이 서사는 멀러의 광활한 문제의식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자본주의의 미래를 향해 뻗어나간다. 사실 자본주의는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멀러가 제기하는 질문들, 즉 자본주의는 인류에게 좋은 것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시장 가치는 존재하는가, 반(反) 시장 제도는 필요한가 등은 현대의 지성들이 무수한 각론의 장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는 그 문제들의 융합이다. 지적 모험에 가까운 멀러의 ‘자본주의의 서사’는 국가, 가족, 결혼, 공동체, 개인성, 문화적 다원주의 등의 현대의 아이템들을 흥미롭게 포괄한다. 이 책에서 멀러는 시장이 인간과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형해 왔는지를 역사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중점을 둔다. 물론 서로 다른 문화와 정체성을 흡수하는 자본주의의 친화력에 경의와 두려움을 동시에 가지면서 말이다. 하지만 멀러의 최종 관심은 자본주의를 현명하게 제어하고, 인간을 위한 자본주의를 만들 방법을 모색하는 데 있다.“자본주의는 현존하는 질서를 파괴하는 한편 새로운 체계를 창조해내고 있다.”는 그의 진단은 미래의 희망을 향해 활짝 열려 있다. 멀러의 결론은 이렇다.“자본주의 시대에는 현세와 내세와의 해묵은 긴장 대신에 새로운 형태의 현세적 긴장들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긴장관계에 대한 문제의식은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현재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향해 가는지에 대한 풍부하고 개념적으로 진지한 안내지도를 제공할 것이다.”. 자본주의의 치명적인 매혹에 빠져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 ‘안내지도’는 생존과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멀러는 ‘자본주의의 매혹’이라는 ‘은밀한’ 이름으로 그 한 장을 지금 우리에게 아낌없이 건네준다.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 한은총재 이성태씨 내정…‘독립성’ 목소리 커질듯

    한은총재 이성태씨 내정…‘독립성’ 목소리 커질듯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새 한국은행 총재에 이성태 한국은행 부총재를 내정했다고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이 발표했다. 이 내정자는 부산상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았다. 또 지난 68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뒤 홍보부장, 기획부장, 조사국장, 부총재보, 부총재 및 금융통화위원 등을 거쳤다. 이 내정자는 오는 2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이 이뤄지면 다음달 1일부터 4년 동안의 임기에 들어간다. 이 내정자는 1951년 12월 부총재에서 총재가 된 김유택(2대 총재)씨에 이어 55년 만에 다시 부총재에서 총재로 곧바로 승진하게 됐다.‘대학 수석입학, 수석졸업’이라는 경력에 걸맞게 “순전히 자기 노력과 실력만으로 부총재 자리까지 올라왔다.”는 내부의 평가를 받는다. 청렴한 성격의 원칙주의자로 인사청탁 등은 일절 받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간 부총재로서 금융통화위원을 겸직하고 있었기 때문에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도 적절한 인사라는 평가다. 내부승진을 기대했던 한은 직원들도 “될 사람이 됐다.”며 이 부총재의 승진 기용을 반기는 분위기다. 더구나 이 내정자가 한은 내부에서 승진한 인물이라 상대적으로 한은 독립성에 관한 목소리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90년대 초 자금부 부부장 시절 투신사에 대한 한은특융이 불합리하다며 끝내 서명을 하지 않은 일화로도 유명하다.2003년 한은법 개정을 위한 국회 소위에서는 정부가 금통위원들에게 부당한 외압을 행사한 사례가 있다고 폭로할 정도로 소신이 강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혹여 학맥이 결정적인 기준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일부 시각은 여전히 부담이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2년 선배다. 현 정권 들어 부산상고 출신이 지나치게 약진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는 지적이다. 이 내정자가 평생 한은 외의 기관에서는 근무해본 적이 없는 점을 들어 대외 교섭력이 약해 고액권 발행 등 난제를 잘 풀어갈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박홍기 김성수기자 hkpark@seoul.co.kr
  • 이젠 장난감도 빌려 쓰세요

    이젠 장난감도 빌려 쓰세요

    ‘사자니 비싸고, 안사자니 아쉽고.’초등학교 저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한 번쯤 해보기 쉬운 고민이다. 바로 장난감 얘기다. 떼 쓰는 아이들을 장난감으로 달래는 것이 부모들의 흔한 ‘수법’이지만 며칠도 지나지 않아 쉽게 싫증을 내는 아이를 생각하면 한두 푼도 아니고 부담이 만만찮다. 이러한 고민을 덜어줄 만한 장난감 도서관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장난감 도서관 현황과 함께 올바른 활용법을 살펴봤다. 장난감 도서관은 말 그대로 장난감을 빌려주는 곳이다. 몇 년 전부터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곳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이 곳에는 수백 수천점을 갖추고 무료 또는 적은 돈으로 빌려주는 것은 물론 곳에 따라 미취학 아동을 위한 책이나 비디오 등도 빌려준다. 특히 대부분의 시설이 살균시설을 갖추고 있어 빌려 쓰는 데 따른 위생 걱정도 덜고 있다. ●서울 녹색 장난감도서관 서울시 보육정보센터가 운영하는 곳으로 서울 한복판에 위치해 4대문 안에 있는 직장을 다니는 맞벌이 부부들이 이용하기에 편하다. 매주 금요일마다 오전에는 오감 발달을 위한 베이비 마사지, 오후에는 애착 형성을 위한 두두인형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달 셋째 금요일에는 전문가들이 부모 상담을 해준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유놀이 시설도 갖추고 있다. 부품을 갖춘 고장나지 않은 것과 칼이나 총, 사은품 장난감, 헝겊인형 등을 제외한 장난감 3점을 가져오면 업체에서 기증받은 비슷한 가격대의 새 장난감으로 바꿔주는 교환사업도 펼치고 있다. 회원 가입 후 연 회비 5000원을 내면 장난감을 10∼15일 동안 2∼3점씩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일요일과 공휴일 휴관. 지하철 2호선 을지로 입구역에서 내려 지하도에서 1호선 시청역 방향으로 가다 오른쪽에 있다. ●강동 곡교-레고텍 장난감도서관 강동구립 곡교어린이집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가족 연 회비 2만원에 1점당 500원을 내면 일주일 동안 빌릴 수 있다. 매주 수·목 오후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노는 ‘엄마와 함께 놀이해요’가 열린다. 매주 수요일 오후에는 베이비 마사지, 매주 목요일 오전에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배우는 장난감 만들기 교실’이 열린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는 가족이 함께 참여해 요리, 게임, 신체표현, 음악활동 등을 하는 ‘토요가족놀이’가 마련돼 있다. 프로그램별로 월 1만∼2만원의 참가비를 내야 한다. 지하철 5호선 천호역에서 내려 택시로 5분 걸린다. 일요일, 공휴일 휴관. ●구로 꿈나무 장난감나라 구로구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며 1,2호점이 있다.3000여점의 장난감을 갖추고 있으며 서울 시민이면 연 회비 1만원을 내고 회원가입할 수 있다. 대여료는 무료이고,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자녀 수 만큼만 빌릴 수 있다. 장난감으로 놀 수 있는 신체실과 비디오 감상실도 갖추고 있다.1호점은 구로 4동 구로시장 안에 있으며 7호선 남구로역 6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 걸린다.2호점은 개봉사거리 대림프라자 2층에 있으며,1호선 개봉역 2번 출구에서 걸어갈 수 있다. 한 곳에서 회원으로 가입하면 두 곳 모두 이용할 수 있어 편하다. 특히 1호점 2층에는 어린이만을 위한 꿈나무 도서관이 함께 있어 함께 이용할 만하다. ●성동 무지개 장난감세상 성동구청 지하 1층에 있으며, 성동구민만 이용할 수 있다. 연 회비 1만원에 장난감은 물론 어린이용 책까지 무료로 빌릴 수 있다. 특히 책은 어린이용 전집류가 많아 요긴하게 활용할 만하다. 다음달부터 문을 여는 프로그램실에서는 매달 한 차례 엄마와 자녀의 탈 만들기, 민속놀이 자료 전시회 등이 열릴 예정이다. 미리 신청해야 참여할 수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는 최고의 장난감, 관리자 추천 장난감, 회수 예정 중인 장난감, 신규 등록 장난감 코너를 운영하고 있어, 연령별, 유형별 장난감을 미리 검색해볼 수 있다. ●용산 아이노리 장난감나라 용산구청이 최근 문을 연 곳으로 삼성아동복지센터 영유아 복지 전문가들이 추천한 장난감을 비롯해 1500여점의 일반 장난감과 교구용 장난감 500여점 등 총 2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연 회비 2만원에 최대 2주일 동안 2점씩 빌릴 수 있다. 용산구민이나 용산구에 직장이 있는 사람이면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도서관 유아실 옆에는 용산구 건강가정 지원센터 출장소가 있어 ‘내 아이 마음 읽기’,‘부모와 어린이가 함께 하는 미술치료’ 등 가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화요일과 공휴일 휴관. 지하철 6호선 삼각지역 지하 1층에 있다. ●동작 로야 장난감 대여점 동작구청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동작구민만 이용 가능하다. 소장 장난감이 1000여점으로 비교적 규모는 작지만 책과 비디오까지 함께 두루 갖췄다. 연 회비 2000원만 내면 자녀 수대로 10일 동안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지하철 7호선 상도역 지하 1층에 있다. ●안양 아이사랑 장난감나라 안양시에서 운영하며, 지하철 1호선 명학역 만안구청 바로 옆에 있다. 안양시민 가운데 취학 전 자녀가 있는 부모가 이용할 수 있다. 연 회비 5000원에 대여료는 무료. 작은 장난감 위주로 갖추고 있으며, 별도의 자유놀이실도 마련돼 있다. 일요일·공휴일 휴관. ●부천 원미구 원미토이 원미구청이 운영하며, 원미구청 안에 있다. 대상은 부천시민으로 연 회비 없이 무료 대여하고 있다. 장난감과 비디오, 간단한 동화책 등을 갖추고 자녀 수대로 2주일간 빌려준다. ●이 밖의 장난감 대여업체 지자체 외에도 일정한 회비를 내면 장난감을 빌려 주거나 정기적으로 집을 방문해 빌려주고 회수해 가는 업체들도 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곳에 비해 비싼 점이 흠이지만 종류가 다양하고, 편리하다는 것은 장점이다. 대표적인 곳으로 e토이월드, 베이비앤 차일드, 꾸러기 장난감 대여점, 드림키드, 장난감 아저씨 등이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장난감 선택·활용 노하우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에게 장난감을 안겨 주는 데만 만족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어떻게 활용할지의 문제다. 장난감을 고르는 요령과 활용법, 주의점을 문답으로 살펴봤다. ▶뭘 골라야 하나. 튼튼한 것을 고르되 각 나이대별로 성장 발육단계에 맞춰 고르는 것이 좋다. 장난감 도서관 등에서 아이의 나이에 맞춰 적당한 것을 고를 수 있도록 조언을 받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놀면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을 고르는 일이다. 예를 들어 로봇으로는 로봇 역할만 하고 놀지만 블록은 여러 모양을 만들어보면서 창의력을 기를 수 있다. 또래나 부모 등 여러 명이 함께 놀 수 있는 것도 좋다.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아이가 텔레비전 인기 프로그램에 나오는 시리즈를 사달라고 조른다. 시리즈로 쏟아져 나오는 장난감은 금방 싫증을 느끼기 쉽다. 유행에 따른 장난감은 한두 개로 제한한다. 아이들이 떼를 쓸 때는 ‘이 시리즈는 두 개만 사 준다.’는 식으로 규칙을 정해놓으면 도움이 된다. 한 번 양보하기 시작하면 아이를 통제할 수 없다. ▶칼이나 총 등 무기류 장난감은 악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무기류 장난감에 노출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더 폭력적이고 폭력의 강도에 둔감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나 나쁜 장난감은 없다. 문제는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총이나 칼로 놀더라도 장난감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얘기해야 한다. 사람이 맞으면 큰 상처가 된다는 것, 만화 등에 나오는 폭파 장면은 가짜라는 것을 반드시 알려준다. 이는 부모와 얘기가 통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6살 이전엔 주지 않는 것이 좋다. ▶부모가 일할 때 아이가 혼자 놀도록 로봇이나 자동차 등을 많이 사 주는 편이다. 로봇이나 자동차는 옆에 부모가 없어도 혼자 잘 논다는 점에서 부모들이 쉽게 유혹을 느낀다. 로봇이나 자동차로 놀더라도 부모가 함께 놀아주는 것이 가장 좋다. 여건이 안된다면 다른 장난감과 다양하게 섞어서 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와 놀 시간이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한 시간이라도 폭발적으로 놀아주라는 점이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과 함께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는 날 위해서 놀아주는 사람’이라는 신뢰감을 갖게 된다. 바쁘다면 ‘이것만 마치고 같이 놀자.’는 식으로 약속하고 반드시 지킨다. 나중에 부모가 바쁘더라도 아이는 부모 말을 믿고 기다릴 줄 알게 된다. ▶함께 놀아주는데도 ‘엄마와 놀면 심심하다.’고 한다. 아이는 부모가 형식적으로 놀아주는지 정말 함께 즐기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아이가 심심하다고 느꼈다면 부모가 텔레비전을 보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대강’ 놀아줬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부모부터 즐기는 것이다. 보드게임은 아이는 물론 부모도 함께 할 수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역할을 바꿔가며 놀아주는 것도 좋다. 베개싸움은 정서발달에도 도움이 되고, 부모의 정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교육적인 효과를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 부모가 장난감을 고를 때 고려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얼마나 교육적일까.’하는 점이다. 그러나 장난감은 말 그대로 부모와 장난감으로 노는 것 자체로 교육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장난감으로 놀면서 ‘이거 한 번 세어볼까.’라며 셈을 가르친다든지 뭔가를 주입시키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놀아줘라. ▶아이가 너무 한 종류의 장난감만 좋아하는 것이 걱정돼 아이 모르게 장난감을 치워버렸다. 좋지 않은 방법이다. 아이들은 그 장난감에 이미 애착이 형성돼 있어 잠 잘 때 안고 자기도 한다. 이 경우 장난감을 빼앗으면 아이는 박탈감에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낄 수 있다. 이 때는 그 장난감에 대한 애정을 희석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른 장난감을 보여주고 함께 놀아주면서 아이 스스로 ‘이제는 필요없다.’며 관심을 덜 갖도록 해야 한다. ▶장난감을 사달라며 조르는 아이에게 ‘착한 일을 하면 사준다.’는 식으로 달래고 있다. 장난감을 조건으로 내걸면 아이는 모든 일에 조건을 달게 된다. 잠자기 전에 양치질을 하라고 하면 ‘뭘 사줄 건데?’라고 답변하는 식이다. 이는 모든 것을 거래 관계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데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장난감에 빠져 불러도 대답도 없고,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장난감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장난감 중독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집중하며 노는 것과는 달리 다른 사람과 소통하려고 하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는 절대 혼자 놀게 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싫어하더라도 부모가 함께 놀아주거나 되도록 밖에 나가 몸으로 부대끼는 놀이 활동으로 대신해야 한다.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 도움말 ‘장난감을 버려라.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저자 이병용씨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황제테니스’ 청문회된 장관인사 청문회

    이명박 서울시장의 이른바 ‘황제테니스’ 논란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당대 당’ 전면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여당은 23일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이를 집중 거론했다. 이 시장이 서울시체육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것과 관련, 문화부가 체육정책 주무 부처란 논거였다. 반면 한나라당은 당 차원의 ‘이명박 감싸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날 문화관광위 인사청문회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이 시장에게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포문은 이경숙 의원이 열었다. 이 의원은 “문화부에서 서울시체육회에 매년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서울시체육회장을 서울시장이 겸하면서 사조직화하고 있다.”며 ‘황제테니스’ 논란을 인사청문회 쟁점으로 끌어들였다. ●李시장 정치적 용퇴 요구 김재홍 의원은 “‘황제테니스’ 사건은 국민들의 스포츠 향유권을 시장이 독과점했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서 “체육정책 주무장관으로서 조사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또 “이해찬 총리는 사퇴했는데, 이 시장은 같은 케이스임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서 “정치적으로 용퇴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노웅래 의원은 “이 시장이 남산테니스장의 토요일 전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전일을 독점 사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테니스협회와 계약했다.”며 문화부의 전면 조사를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이 시장의 이번 파문과 관련,‘신중한 관찰’에서 ‘적극 방어’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한나라 ‘이명박 감싸기´ 나서 이계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여당이 사건의 본질을 침소봉대하고 부풀려서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이해찬 전 총리의 골프 회동으로 불거진 정경유착 의혹을 희석시키고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략적인 공격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도가 지나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정현 부대변인도 “오늘부터 이 시장을 전면 지원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같은 변화는 여권의 전방위적 ‘이명박 공략’을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공세로 보고 파문 확산을 막으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김명곤 내정자 “스크린쿼터 축소재론 반대”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측은 김 내정자가 그간의 소신이었던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축소 반대 입장을 바꾼 점을 비롯해 탈세·투기·국민연금 미납·자녀의 위장전입 의혹 등 도덕성을 집중 공격했다. 김 내정자는 국민연금 미납과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선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종수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자산 270조·세계 60위 ‘슈퍼뱅크’ 탄생

    자산 270조·세계 60위 ‘슈퍼뱅크’ 탄생

    국민은행이 마지막 매물인 외환은행의 새 주인으로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국내 은행권은 또 한 차례 ‘빅뱅’을 맞게 됐다. 자산규모 197조원의 국민은행이 73조원의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270조원의 초대형 은행이 탄생하게 된다.2위 신한금융지주(163조원)와 3위 우리금융지주(140조원)를 큰 차이로 따돌리며 한동안 계속됐던 ‘빅4’ 체제를 해체하고 확실한 1강 리딩뱅크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자산규모로 세계 75위권이지만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60위 이내로 진입할 전망이다. 특히 외환은행은 국내 최다인 25개 해외 지점을 비롯한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 있고, 환전 및 단기무역금융 등 외환시장 점유율도 30%대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오랜 기업금융 노하우와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있어 국민은행은 상당한 통합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밀실사 과정에서 본계약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다. 그러나 최대한 빨리 투자이익을 회수하고 떠나려는 론스타가 자금조달 능력이 가장 뛰어난 국민은행을 선정한 이상 협상 결렬 가능성은 희박하다. 국민은행이 부동의 1위로 치고 나감에 따라 경쟁 은행들도 전략 수정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은 LG카드 인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고, 이번에 탈락한 하나금융도 생존을 위해 LG카드 쪽으로 눈을 돌릴 전망이다. 또 ‘안방 싸움’에 주력하던 은행들이 해외 시장으로 빠르게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국민은행이 ‘탄탄대로’를 달릴지는 미지수다. 우선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외환은행을 인수, 결국 국부를 유출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인수를 가장 꺼렸던 외환은행 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은행이 거대한 소매금융기관인 국민은행으로 녹아 들어가 그동안 유지해 왔던 외환과 기업금융 분야에서의 강점을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의 특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너지 효과는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물론 시민단체들까지 국민은행의 독과점 문제를 제기할 게 뻔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관건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일단 독과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독과점 여부를 판단하는 공정거래위원회는 검토 요청이 올 경우 면밀하게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실업고 특별전형 당리당략 안된다

    실업고 특별전형 대책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정부, 열린우리당, 대학측이 제각각이어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될지 모를 지경이다. 설 익거나 입맛에 맞는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것도 그렇지만 교육정책만큼 중요한 게 없다. 따라서 아무리 신중을 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우리는 본다. 그럼에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행태는 백가쟁명식이다. 우선 여당의 모양새가 볼썽사납다. 정동영 의장 등 지도부가 실업계 고교를 잇따라 방문한 이후 내놓은 선물이 특별전형이랄 수 있다. 얼마 전 이은영 제6정조위원장은 “실업계 특별전형 비율을 정원내 1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봉주 의원은 “현재 정원외 3%인 특별전형 정원을 5%로 늘리겠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노웅래 원내대변인은 “둘다 당론이 아니다.”고 진화에 나섰다. 두 의원은 당론임을 주장하고, 대변인은 부인하고 있으니 얼마나 황당한가. 당내에서조차 의견통일이 안 된다면 당정협의도 무의미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문제를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접근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여기서 실업고의 설치 목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초산업 인력 육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일반계 고교보다 쉽게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방편으로 실업고 진학이 악용되어서는 곤란하다. 인문계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 또한 설득력이 있다. 그보다는 실업고를 활성화하는 데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산업체에서 필요한 직업교육을 내실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실업고 특별전형은 당정협의 및 대학측의 동의 아래 해법을 찾기 바란다.
  • 오늘 개막 ‘한국사회포럼 2006’ 들여다보니

    오늘 개막 ‘한국사회포럼 2006’ 들여다보니

    ‘팔짱만 끼고 있는 진보’. 사석에서 한 좌파학자가 내뱉은 말이다.‘자본주의’,‘세계화’,‘WTO’,‘FTA’ 등에 대해 죽어라 저주만 할 뿐, 호소력 있는 정책·대안은 내놓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23∼25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리는 ‘한국사회포럼2006’은 한국의 대표적 진보진영 시민사회운동단체들이 총집결한 가운데 다음과 같이 묻는다.“그 수많은 단체가, 무수한 성명서를 내고 집회와 파업과 시위를 벌였음에도, 왜 달라진 것은 없는가.” ●대중은 경험한 만큼 지지한다 진보는 ‘뉴라이트’를 비웃는다. 떠들썩하긴 한데 ‘조·중·동-한나라당과의 연대’를 빼면 아무 내용이 없다는 시각이 주류다. 그러나 김재중 월간 ‘말’지 기자는 ‘진보가 뉴라이트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라는 글을 통해 이런 인식을 비판한다. 물론 그도 뉴라이트의 공허함에는 공감한다.‘포퓰리즘 정권’이라는 비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정작 ‘반노무현 포퓰리즘’에 가장 속편하게 얹혀 사는 것이 바로 뉴라이트 자신이다. 그러나 뉴라이트에도 핵심은 있다. 바로 시장절대주의다. 여기서 김 기자는 되묻는다.“세금 적게 내자는데 반대할 사람 몇이나 있겠는가.” 더 직설적으로 “시장 대신 공공성을 강화하자던 숱한 파업 가운데 대중적 지지를 경험한 적이 있는가.”라고 묻는다. 대중의 지지는 “경험한 만큼”이다. 어쨌거나 ‘성장’이라는 단맛을 보여준 보수에 비해, 진보는 무엇을 보여줬느냐는 질문이다. ●운동을 정당으로 연결할 실천론 있나 뉴라이트·황빠·월드컵과 WBC에서의 스포츠애국주의 등을 파시즘이니, 박정희시대 유산이니 하는 사람들은 대개 진보진영이다. 그러나 이런 유의 대중운동에서 진보진영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 출판사 후마니타스 박상훈 주간은 ‘민주화의 퇴행과 보수적 대중운동’을 통해 별 차별성이 없다고 비판한다. 그는 “보수운동이든 진보운동이든 대체로 공유하는 것은 정치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고 “광범위한 운동적인 동원을 통해 일거에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도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여기서 그는 독일 나치즘은 ‘강한 운동’과 ‘약한 정당’ 때문이라는 독일 역사학자 한스 울리히 벨러의 지적을 인용한다. 우르르 몰려 다니며 구호는 잔뜩 외치는데, 제도권 내에서 정책을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는 모른다는 것. 결국 문제의 핵심은 ‘운동의 부족’이 아니라 ‘차고 넘치는 운동을 정당을 통해 소화해낼 수 있는’ 한국적 실천론을 만드는 일이다. ●‘엄마운동’,‘엄마정당’으로 변해야 산다 이쯤이면 얼른 ‘민주노동당’을 떠올릴 수 있다. 그렇기에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은 비판의 화살을 민노당에 겨눈다. 우 실장이 보기에 민노당의 진정한 문제는 흔히 말하는 ‘의석 수’가 아니다. 그의 비유에 따르자면 ‘군림하는 아빠정당’일 뿐,‘모시고 봉사하는 엄마정당’의 모습이 없다는 게 더 문제다. 그는 특히 지역정치·지역운동과의 협력 문제를 꼽는다. 지역정치·지역운동은 진보가 대중들의 실제 삶에 파고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런데 민노당은 아무 생각이 없어보인다. 우 실장은 “지역 시민단체들은 여성이 많고 지역의 생활과 삶에 대해 얘기하는데 반해, 민노당원들은 중앙이나 정파에 대한 무용담이나 원초적이고 공격적인 계급 근본주의적 관점의 얘기만 늘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실장은 이 때문에 “진보진영은 ‘엄마운동’,‘엄마정당’이라는 요구에 대해 답을 내놓아야”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씨줄날줄] 분노 유전자/육철수 논설위원

    지구상 인구 65억명 가운데 외모가 닮은 사람은 많겠지만, 완전히 똑같은 사람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육안 식별이 어려운 쌍둥이도 자세히 보면 어느 구석이 달라도 다르게 마련이다.10만개로 추정되는 유전자의 조합이 완벽하게 일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언젠가 인간복제(클론)가 성공한다면 외모가 100% 똑같은 사람이 나올 수는 있겠다. 그러나 유전형질의 외적 영역이자, 개인의 의지에 따라 완성되는 성품까지 똑같게 복제하기란 불가능하다고 한다. 7∼8년 전에 나온 SF영화 ‘가타카’는 ‘사람 팔자는 유전자 소관’이라는 사회적 통념에 도전한 것으로 유명하다. 주인공 ‘빈센트’(에단호크 분)는 우수 유전자만을 뽑아 사람을 만드는 맞춤형 인간시대에 엄마·아빠의 사랑만으로 태어난다. 열성과 우성 인자가 섞인 빈센트는 그 시대 상황에서는 열등인간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과학적 운명을 극복하려고 부단히 노력해서 맞춤형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우등인생을 누린다는 줄거리다. 이 영화는 ‘자연산’이 ‘인공산’보다 신체적 조건은 처질지 몰라도 품성은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때마침 외신에서 화를 잘 내는 사람은 ‘모노아민 옥시다제A’라는 변이유전자의 영향 때문이라는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 린덴버그 박사의 연구를 소개했다. 이런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분노와 두려움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보통 사람보다 작아 충동억제능력이 뒤떨어진다고 한다. 변이유전자는 사람의 기분을 좌우하는 세로토닌이란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서 뇌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한마디로 뇌의 신경계에서 기분조절회로가 정상적으로 작동이 안 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세로토닌의 분비량을 늘리려면 햇볕쬐기, 음식조절, 운동, 규칙생활, 완벽주의 탈피 등 방법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세로토닌이 너무 많으면 성생활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 하니 모든 일에는 지나치지 않아야 하는 법. 아무튼 사소한 일에 버럭 성질부리는 게 유전적 고질병은 아니라니 다행이다. 모난 성격이 인생이나 운명을 바꾸는 사례가 많은 요즘이다. 생김새는 몰라도 마음 씀씀이까지 조상을 탓할 일은 아니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차관급 프로필

    ●이종서 교육부차관 실무에 밝지만 지나치게 신중해 결단력은 조금 부족하다는 평이다. 학연과 지연 등을 별로 따지지 않는다. 김진경 대통령 교육문화수석과 대전고, 서울사대 동문이다. 부인 김유강(47)씨 사이에 1남1녀가 있다.▲51세 ▲행시 21회 ▲영국 버밍엄대 교육대학원 ▲성균관대 교육학박사 ▲교육부 대학학무과장·교육정책기획관·고등교육지원국장·감사관 ▲교원소청심사위원장 ●유영환 정통부차관 참여정부의 정보기술(IT) 정책인 ‘IT 839’ 전략을 입안했다.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지난 96년 정통부로 자리를 옮겨 정보화제도과장, 기획총괄과장, 공보관, 정보통신정책국장을 지냈다. 선이 굵고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 노준형 정통부 장관 내정자와 참여정부의 IT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이다. 부인 손지원(42)씨와 1남1녀.▲49세 ▲서울 한성고 ▲고려대 무역학과 ▲동원증권 전략담당 부사장 ▲한국투자금융지주 부사장 ●이현재 중기청장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6급 특채’로 국무총리실에서 공직에 첫 발을 내디뎠다. 업무처리가 꼼꼼하고 기획력이 좋다는 평이다. 두 차례에 걸친 청와대 비서실 근무, 민주당 수석전문위원, 대통령직 인수위 수석전문위원 등 당·정·청을 두루 거쳤다. 부인 김태숙(53)씨와 1남 2녀.▲57세 ▲청주고, 연세대 전자공학과 ▲미 USC 행정학 석사 ▲통상산업부 공보관·전력심의관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국장·기획관리실장(국가균형발전지원단장 겸임)
  • [옴부즈맨 칼럼] 언론인가,애국언론인가/김동률 KDI연구위원

    비록 결승진출은 실패했지만 모두가 야구 얘기로 지난 한 주를 보냈을 것이다. 신문, 방송 가릴 것 없이 언론은 미국팀을 격파하자 마치 우리가 미대륙을 점령하고, 또 준결승전에 앞서 일본을 연파하자 마치 일본을 꿇어앉히기라도 한 것처럼 보도했다. 시시콜콜한 낙수거리도 한껏 쏟아냈지만 불쑥 등장한 민감한 병역면제는 애써 외면했다. 이처럼 언론은 독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을 담기도 하고 알아야 하는 것을 담아내기도 한다. 지나치게 독자들이 원하는 것만 담아내다 보면 옐로 저널리즘쪽으로 기울게 되고 그 반대의 경우 지면이 고답적으로 변하면서 독자들이 외면하게 된다. 우리 언론은 참으로 묘한 전통이 하나 있다. 지나치게 우리 중심으로 모든 뉴스를 몰아간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런 면에서 모두가 붕어빵 신문이나 다름없다. 비록 일부 보수신문과 공중파 방송에 비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서울신문도 이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서울신문 역시 WBC 경기에서 한국이 미국에 이어 일본까지 물리치자 야단법석을 떨었다.15,17일자 등에서 “한국야구 美쳤다.”라는 재미있는 타이틀 등과 함께 1면 톱뉴스로 대문짝만한 사진과 함께 다뤘다. 지나치게 많은 지면 할당도 그렇지만 기사를 읽다보면 마치 미 본토 전체가, 또 일본 열도가 야구에 울고 웃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많은 부분 사실과 다르다. 작은 나라인 일본은 설사 그렇다 치더라도 미국은 우리처럼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다. 우리처럼 단일 민족도 아니고, 다인종 이민국가인 탓에 결집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우리 신문만 보면 전체 미국인들이 한국에 패배한 것을 두고 야단일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일부 야구팬을 빼고는 한마디로 관심밖이다. 전통의 뉴욕 양키스가 졌다면 그네들도 발칵 뒤집혔겠지만 급조된 올스타 국가대표팀이 한국에 패했다고 놀랄 미국인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솔직히 그리 큰 관심도 없다. 필자가 유학시절,TV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CBS의 인기 퀴즈프로인 ‘제오파디’ 준결승전. 한국의 수도를 묻는 문제인데 놀랍게도 참가자 모두가 답하지 못했다.‘88올림픽’이라는 힌트까지 줬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무도 맞히지 못했다. 충격적이지만 사실이다. 한국에서 왔다면 평양에서 왔느냐는 질문도 심심찮게 받게 된다. 뉴욕이나 LA 등 대도시를 벗어나면 아직도 지독하게 가난한 나라인 줄 알고 불쌍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다. 돌이켜보면 6년간의 유학기간동안 가끔씩 미국 언론에 등장하는 한국 관련 뉴스는 북핵관련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언론은 한국이 이미 세계 중심국가가 된 듯 떠든다. 물론 자부심을 가지고 세계사의 중심에 한번 우뚝 서보자는 깊은 뜻이 있을 게다. 좋은 생각이다. 그러나 한국이 세계사의 주역이 되는 일이 그리 만만찮은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지나치게 민족주의적이고 우리 것만 침소봉대하는 ‘애국언론´이 활개치는 한 더욱 그러하다. 서울신문은 지난주 지면을 통해 한국야구에 대해 지나친 애정을 쏟아 부었다. 방송이 흥분해 오버한다고 냉정해야 하는 활자매체까지 그래서는 곤란하다. 설사 일본에 대한 보도는 이른바 ‘특수관계’로 인해 그렇다 치더라도 미국인들의 반응은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감이 크다. 국가간 시합은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보도가 필요하다. 전체 미국인들이 아니라, 미국 야구팬들이 한국전 패배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고, 보다 정확하게 전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독자가 극적인 뉴스를 원하더라도 덩달아 따라하기보다 언론은 적당히 숨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우리 중심으로 몰아가는 언론의 보도태도는 자칫 자라나는 세대를 우물안 개구리로 만들까 두렵다. 서울신문이, 나아가 한국언론이 한 단계 성숙하려면 지나친 민족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이 시급하다. 언론이 의도적으로 몰아가지 않더라도 대한한국 스포츠는 이미 세계정상급이 아닌가. 김동률 KDI연구위원
  • 쿠바야구의 힘

    #퀴즈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공통점은? 정답은 둘 모두 골수 야구팬이다. 카스트로 의장은 한때 메이저리그 트라이아웃에 도전했던 투수 출신이며, 부시 대통령 역시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를 지냈던 야구광.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앙숙’인 두 나라는 또한번 으르렁댔다. 미 재무부가 경제 제재국인 쿠바의 출전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 쿠바는 우여곡절 끝에 WBC 배당금을 허리케인 카트리나 구호기금에 쓰기로 약속한 뒤 겨우 초청장을 받았다. 하지만 희비는 엇갈렸다. 미국은 2라운드 일본전에서 오심에 힘입어 간신히 1승을 챙겼지만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쿠바는 강력한 우승후보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를 거푸 꺾고 결승티켓을 거머쥐었다. 빅리거들이 즐비한 WBC에서 쿠바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아마팀 4000여개에 등록선수 12만명이 쿠바야구의 현주소다. 쿠바 인구가 약 1200만명이니 여자를 빼면 대략 50명 중 1명이 선수인 셈. 국내 프로야구격인 ‘시리에 나치오날’에 16개의 국립클럽팀이 있으며 팀별로 연간 90게임을 치른다. 쿠바야구의 힘은 국민들의 뜨거운 야구사랑과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에 있다. 야구를 ‘자본주의 마약’으로 금지했던 다른 공산국가와 달리 1959년 혁명 이후에도 미국에 맞설 상징적인 스포츠로 활성화됐다.1980년대 국제대회 151연승의 엽기적인 기록과 세계선수권 17회, 올림픽 3회 우승은 쿠바야구의 저력을 말해준다. 쿠바 선수단은 WBC 출전국 가운데 유일하게 개인인터뷰가 허용되지 않았고 숙소에만 머문 채 외출도 하지 않았다. 빅리그급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해 혹시라도 있을 망명을 경계했던 것. 미국은 안방에서 열린 WBC에서 쿠바의 우승을 절대 바라지 않는다. 토미 라소다 WBC 홍보대사가 “쿠바의 우승은 보기 싫다.”고 노골적으로 말한 것은 미국 주류사회의 인식을 반영한다.‘붉은 군단’ 쿠바가 21일 일본을 꺾고 아마에 이어 프로까지 정복할지 궁금하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판교 임대아파트 서민용 무색

    경기도 판교신도시에서 분양되는 무주택 서민용 임대아파트가 ‘무늬만 임대’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분양업체들이 인근 분당의 전세가보다도 비싼 임대료를 책정한 데다 ‘빌트 인’ 옵션가도 일반분양에 적용된 것보다 두 배나 높기 때문이다.●분당 전세보다 비싼 임대료 19일 판교 임대아파트 공급업체에 따르면 32평형 기준 임대보증금은 평당 700만원대, 임대료는 월 40만∼50만원대다. 성남시의 분양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조정될 여지는 있다.A업체가 검토 중인 32평형 임대료는 임대보증금 2억 3000만원(평당 720만원선)에 월세 40만원선. 전세로 환산하면 2억 7000만원이다. 판교 인근인 분당 야탑동 탑마을 선경 32평형 전세가가 1억 9000만∼2억 3000만원, 이매동 아름선경 32평형이 2억 1000만∼2억 3000만원임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다. 32평형은 임대보증금만 2억원이 넘는 데다 10년후에나 분양전환이 가능해 월 40만∼50만원씩,10년간 총 4800만∼6000만원의 월세를 추가로 내야 한다. 무엇보다 10년후 분양전환 가격이 주변 시세의 90%에 달해 임대아파트 수익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늘고 있다.●임대 빌트인 옵션가도 일반분양의 두 배 일반분양 6개 아파트의 옵션가는 30평형대 기준 200만∼400만원인데 반해 임대아파트 4개 단지 옵션가는 이보다 두 배나 높은 평균 500만∼600만원선이 될 전망이다. 옵션은 크게 전자제품과 빌트인 가구로 나뉜다. 일반분양 아파트인 ‘풍성신미주’(A15-1블록)는 가스오븐레인지, 주방액정TV 등으로 구성된 옵션을 200만원 미만에서 책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임대아파트인 ‘대광로제비앙2차’(A11-1블록)와 ‘모아미래도’(A11-2블록)가 각각 500만∼600만원 선에서 옵션가격을 책정할 방침이다.‘대방노블랜드’(A3-2블록)는 옵션없는 기본형과 전체 마감재를 모두 교체하는 풀 옵션형을 적용할 예정인데, 풀 옵션형은 마루바닥, 벽지, 수납장, 전자제품 등이 모두 바뀌는 것으로 가격은 2000만∼2500만원선이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학위과정 수업 1년에 열흘

    가짜 석·박사들은 러시아어를 한마디도 못했지만,1년에 한 차례씩 꼭 ‘러시아 V대 동문 연주회’를 열었다.R음악원이 고용한 비음대 전공 통역자들이 쓴 논문으로 학위를 받았지만, 학위등록은 손수 했다.●러시아어 모르는 러시아 박사 러시아 H대,V대의 가짜 석·박사들은 검찰 조사에서 가짜 학위인 줄 몰랐다고 항변했지만, 수강생 중 일부는 허술한 학사관리에 의심을 품고 과정을 중도 포기하기도 했다. 수강생마저 의심을 품게 된 것은 학사관리가 지나치게 허술했고 수학과정이 사치스러웠기 때문이다. 러시아어를 배울 필요는 없었다.1년에 10일 정도의 수업은 R음악원에서 했고, 그나마 국내 음악연주회 안내책자를 내면 레슨을 면제 받았다. 불과 10∼20쪽의 논문 발표, 학위수여식 모두 국내에서 가능했다.10여일 동안의 러시아 방문도 ‘관광’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실제로 대학측은 영어 학위증에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쓴 것과 달리 러시아어 학위증에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고 적시했다.하지만 학술진흥재단에 학위를 등록할 때에도 이런 사실이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러시아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논문심사·학위수여 모두 국내에서 논문대필도 이들에게는 상식이었다. 가짜 석·박사들은 통역을 두고 논문을 발표했다. 일부는 음악원에 고용된 비음악 전공 통역인에게 학위논문을 쓰게 했다. 일부 논문심사에서는 해당 전공이 아닌 교수들이 논문을 심사했다. 러시아 V대 Z총장은 입국할 때 학위증서 용지를 갖고와 R음악원에서 서명한 뒤 국내 호텔 식당에서 학위수여식을 열었다. 일부 가짜 석·박사들은 졸속으로 학위를 받아놓고도 “학위수여식을 졸속으로 하면 안 된다.”며 항의해 러시아 현지로 가서 다시 학위를 받기도 했다. 가짜 학위취득을 알선한 R음악원 대표 도모씨는 전국 음대 교수들의 이름이 적힌 수첩과 교향악단 명단, 화려한 안내 책자로 음악인들을 유혹했다.가짜 석·박사 일부는 다른 음악인을 소개하고 도씨로부터 소개비, 강사료 등을 받기도 했다. 끌어들인 사람 중에는 가짜 석·박사들의 학교 제자가 포함됐다. 이렇게 만든 ‘학맥’으로 이들은 이른바 한국러시아음악협회를 결성하고, 정기모임을 가지며 불만을 표시하는 다른 음악인들을 따돌리기도 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경제정책 돋보기] “서비스시장 개방” 구호만 요란

    [경제정책 돋보기] “서비스시장 개방” 구호만 요란

    ‘미스터 개방’으로 불리는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기회가 날 때마다 서비스 시장의 개방을 강조했다. 서비스업에서 많은 일자리가 창출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업이 발전돼야 하고 시장의 개방도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말만 무성했을 뿐 ‘10대 서비스 시장의 개방’을 위한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은 깜깜 무소식이다. 정부는 교육·보건의료·법률·회계·세무·방송광고·뉴스제공·통신·금융·영화 등 10대 서비스 분야의 개방계획을 지난해 말까지 확정하기로 했지만 약속 시한을 넘긴 지 3개월째다. 서비스시장의 개방은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 맞서기 위해 논의됐지만 지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까지 맞물려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개방에 앞서 국내 시장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지만 찬반 논란이 거세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FTA 협상 등에 불리” 정부 함구 정부는 “개방의 방향을 미리 언급하면 한·미 FTA 협상 등에서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사항에는 함구하고 있다. 다만 재경부 관계자는 19일 “교육과 의료시장의 개방은 ‘영리법인’ 허용이라는 공통적인 쟁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자본이 한국에 들어와 교육·의료 분야에서 수익을 올리고 이를 외국으로 송금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정부는 일단 ‘허용’쪽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영리법인을 불허하면 투자수익을 본국에 보낼 수 없다. 그러면 외국계 교육·의료기관의 유치가 가능하겠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영리법인인 외국계 병원과 국제학교의 설립을 허용한 것은 교육·의료기관의 영리법인화를 앞두고 파급효과를 미리 점검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부처 생각은 제각각, 개방대책 제자리 걸음 국민경제자문회의는 지난달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동반성장을 위한 새로운 비전과 전략’이란 보고서에서 “의료·교육 부문에서의 개방과 규제개혁을 통해 자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원과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기관에는 영리법인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가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 문제는 대통령 소속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에서 1월부터 검토하고 있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역시 “구체적인 방향은 결정된 게 없다.”면서 “미국이 요구한 게 없는데 우리가 먼저 거론하는 것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재경부 관계자는 “주무부처에서 관련 단체의 반발을 의식해 신중한 태도지만 다른 부처들은 대승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시민단체는 ‘교육차별화’와 ‘의료 서비스 양극화’를 내세워 반대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의사)은 “병원의 의료법인화는 의료비 폭등과 의료 서비스의 양극화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영리병원도 이윤추구를 위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에 영업을 집중, 건강보험제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참교육연구소의 이철호 교사는 “교육받을 기회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되지만 교육기관이 영리법인이 되면 이같은 기본적인 원칙이 무너질 것”이라면서 “고등교육기관에만 허용을 검토한다고 했지만 초·중·고교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전문가, 경쟁촉진 및 서비스 개선 등 긍정적 효과 기대 인하대 정인교 경제학 교수는 “영리법인을 허용해 외국계 교육기관이 들어올 경우 부작용보다는 교육계 전반의 경쟁이 촉진되는 등 장점이 많을 것”이라며 “의료 분야도 서비스가 양극화될 것이라는 가정은 지나치며 오히려 고급 의료서비스의 발전할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송영관 연구위원은 “영리법인화 해도 국내 산업이 붕괴될 만큼 외국계 교육·의료기관이 많이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법률·회계·세무 등의 분야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지방의원 급여 공청회 ‘봇물’

    지방 의원은 그동안 회기수당과 의정활동비만 지급했으나 올해부터 월정수당을 주기로 하면서 사실상 유급화됐다. 때문에 5·31 지방선거에 출마자가 크게 늘어나는 등 지방의원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의원 급여 수준을 ‘알아서’ 결정하도록 했지만 대부분의 자치단체는 여전히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가장 먼저 전남 순천시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지난 16일 시의원의 연봉을 공무원 8급 5호봉 수준인 2260만원으로 결정했지만, 의회의 반발은 거세다. 때문에 요즘 흔해진 것이 지방의원 유급화 공청회다. 지방의원 및 출마예정자들은 급여를 높이려 하고, 자치단체와 시민단체는 낮추려는 상황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 가급적 ‘튀지 않는’ 수준으로 책정하겠다는 뜻이다. 20일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는 ‘지방의회의원 의정비 책정에 관한 공청회’가 열린다. 한국지방자치학회가 주관하고 전국시도지사협의회와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공동 후원한다. 공청회엔 아직 의정비 수준을 결정하지 못한 각 시·도의 의정비심의위원 10명도 참석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서울시구청장협의회와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지방의원의 보수액 책정에 관한 공청회’를 열었다. 기초의원은 자치단체의 재정 형편에 따라, 광역의원은 국장급 수준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서울 자치구 의원은 재정형편에 따라 4600만∼5800만원. 시의원은 국장급 수준인 6000∼7000만원이 적당하다는 것이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지난 8일 공동회장단 회의에서 3700만∼4200만원으로 제한하는 권고안을 결의하기도 했다. 시민사회에서는 이보다 훨씬 낮게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목포 경실련은 설문조사 결과 적정 월급이 209만원(연봉 2508만원)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또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 경실련은 시의원의 경우 한달에 457만원, 기초의원은 73만∼210만원이 적당하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의회와 타협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기초자치단체인 순천시가 기대보다 적은 수준으로 급여를 결정하자 시의원 일부는 “차라리 보수를 받지 않고 전처럼 일하는 것이 낫다.”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대구참여연대 등 대구지역 6개 시민단체도 “급여수준을 부단체장이나 국장급으로 지나치게 높이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면서 “지역주민의 평균 소득수준을 하한선으로 하고 의정활동에 필요한 활동비를 추가하는 것을 상한선으로 하되 해당 자치단체의 재정력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의회의 기대치와는 현격한 차이가 나는 것이어서 급여 수준을 결정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이라크전 3주년 지구촌 곳곳 시위“NO WAR”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이라크 침공 3주년(20일)을 앞둔 18일과 19일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에서 미군 철수를 촉구하는 반전시위가 잇따라 열렸다. 이라크전 반대 시위는 전쟁 개시일인 20일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8일 “이라크 침공은 옳은 결정이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회견을 갖고 “지금 이라크에서 철수하는 것은 전후의 독일을 나치에게 다시 넘겨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며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철군요구를 일축했다. 미국 뉴욕시의 중심부 타임 스퀘어에서는 18일(현지시간) 반전론자들이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을 비판하며 이라크 주둔군의 철수를 요구했다.‘미국 아랍 무슬림 연맹’의 왈리드 바데르는 집회에서 “우리는 충분히 많은 위선과 거짓을 저질렀다.”면서 “우리의 병사들은 당장 귀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에서는 ‘창조적인 비폭력을 위한 외침’이라는 반전단체 회원들이 32일째 단식농성을 벌이며 미군의 즉각적인 이라크 철수 등을 주장했다. 이들은 20일 미 국방부 앞에서 대대적인 반전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영국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서도 1만 5000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부시 대통령을 테러리스트로 묘사한 포스터와 블레어 영국총리를 비판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가행진을 벌였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500여명의 시위대가 부시 대통령을 ‘제1의 국제 테러리스트’로 지목하는 플래카드를 앞세운 채 도심을 행진했다. 이들은 “전쟁을 끝내라.”,“이라크에서 철군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본에서도 2000여명이 도쿄 중심가의 한 공원에서 집회를 열어 이라크에 파견된 자위대 600여명을 비롯한 외국군의 완전철수를 요구했다. 시위를 주최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라크전은 국제법상으로 불법”이라며 “자위대와 다른 외국 군대들의 조속한 이라크 철수를 원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미국 대사관 앞에서도 19일 이라크전 반대 시위가 열렸으며 스웨덴 스톡홀름의 미국 대사관 앞에서 1000여명이, 터키 이스탄불에서도 수천명이 모여 전쟁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이라크에서의 승리를 달성하는 데는 더 많은 싸움과 희생이 필요하다.”면서 “승리를 달성한 뒤 우리 군대는 영예롭게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야드 알라위 전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는 이날 영국 BBC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라크는 이미 내전상황에 빠졌다.”면서 “이라크가 붕괴되면 종파 간 폭력사태는 중동 전역으로 확산돼 미국과 유럽도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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