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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의 지혜] 가지를 잘 볶으려면

    가지 본래의 맛을 살리기 위해서는 볶기 전 소금물에 가지를 담갔다 조리하면 기름을 지나치게 흡수하는 것을 막을 뿐더러 가지의 떫은 맛도 없앨 수 있다.
  • [열린세상] 특이한 5·31 지방선거/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 교수

    이번 지방선거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특이한 선거 같다. 투표일 전에 대부분 지역의 단체장 선거 결과가 이미 확정된 듯이 보인다. 선두 후보와 2위간의 차이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어떤 돌발 변수가 생겨난다고 해도 이런 추세를 뒤집을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특이한 점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 유권자의 주목을 끌 만한 쟁점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매니페스토 운동을 벌이고 후보간 정책적 차이를 보여주려고 애를 쓰지만 유권자들이 거기에 크게 귀 기울이는 것 같지 않다. 지난 2002년 서울 시장 선거에서는 청계천 복원의 타당성 여부가 후보간 중요한 논쟁점이 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후보간 쟁점이 무엇인지, 각 후보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유권자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설사 그런 정책적인 차이를 인지하고 있는 유권자라도 그런 쟁점이 후보 선택에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도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표정 관리라도 해야 할 만큼 큰 지지를 얻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나라당은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선전하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단체장과 의회 의석을 휩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호남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내고 있다. 민주당의 선전은 호남 지역에서 한나라당이 아직도 정치적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지역적 여론의 동향을 보면, 이번 지방선거는 한나라당의 선전, 민주당의 부활이라고 하기보다 열린우리당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보다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을 심판할 대표 주자를 지역별로 선택한 셈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오세훈 후보가 만일 한나라당이 아니라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더라면 지금 강금실 후보가 겪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이런 사정은 서울뿐만 아니라 어느 지역에서나 비슷할 것이다. 그만큼 후보자가 누구이건 무슨 공약을 약속하건 상관없이 열린우리당 후보는 어려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국회 의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17대 총선에서 화려한 선거 승리를 맛보았던 열린우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방방곡곡에서 유권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서울을 예로 들면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자 중 적지 않은 수가 2002년 노무현 후보,2004년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을 찍은 이들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 입장에서는 ‘자기편’으로부터도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열린우리당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야당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지지층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점이다. 열린우리당 입장에서는 우리가 뭐 그렇게 잘못한 게 있다고 이렇게까지 평가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에 대한 여론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데도 잘못된 것이 없다고 우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동안 정부·여당이 국정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문제는 없었는지, 지나치게 이상주의적인 목표를 추구하려 하지는 않았는지, 반대의 목소리를 포함한 다양한 견해를 경청하려고 애썼는지 한번 돌아봐야 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지방선거는 노무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 점검의 기회가 되고 있다. 긴 시간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남은 임기 동안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수용하여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의미인 것 같다. 대통령도 대통령이지만 향후 2년 동안 두 차례나 선거를 더 치러야 하는 열린우리당으로서는 그런 자기반성, 자기혁신이 있어야 그나마 앞으로 희망이라도 가져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 교수
  • 儒林(614)-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50)

    儒林(614)-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50)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50) 물론 유가사상을 낳은 공자도 처음에는 위인주의자처럼 보였다. 공자는 68세 때에 이르러 마침내 13년에 걸친 주유열국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올 때까지 천하의 제후를 만나며 왕도정치를 펼치기 위해 갖은 간난신고(艱難辛苦)의 계절을 보냈던 것이다. 그러나 고향으로 돌아온 이후부터 공자는 오로지 제자들을 가르치며, 위기지학에만 전념하였다. 그러면서도 공자는 ‘병이 들었을 때 임금이 문병 오시면 머리를 동쪽에 두고 조복을 위에 덮고 큰 띠를 그 위에 걸쳐놓고 맞았으며, 임금이 오라는 명을 내리면 수레가 준비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떠나셨다.’는 논어의 기록처럼 군신의 예를 반드시 지켰다. ‘임금이 부르면 수레를 기다리지 않고 바삐 간다.’는 의미의 ‘불사가(不俟駕)’란 말은 바로 이런 공자의 태도에서 비롯된 말. 그러나 48세 때에 풍기군수를 끝으로 죽령을 넘은 이후로 퇴계는 자신의 인생을 ‘앞과 뒤’로 이분하고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인생에 있어 나아가고 물러감에 있어서 ‘앞과 뒤(前後)’가 다른 듯하다. 전에는 임금의 명령을 듣기만 하면 곧바로 달려갔으나 뒤에는 부르시면 반드시 사양하였으며, 나아가더라도 굳이 머무르지 않았다.” 이에 비하면 율곡은 성리학에 관한 명저들을 저술하였으면서도 또한 평생 동안 정치일선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특히 율곡이 1584년 49세의 나이로 죽기 직전인 선조16년,‘십년이 못가서 반드시 화란(禍亂)이 있을 것입니다.’라고 예언하면서 미구에 닥쳐올지도 모르는 왜의 ‘흙이 무너지는 화(土崩之禍)’에 대비하여 ‘십만양병설’을 주장하였던 것을 보더라도 율곡은 시대의 징표를 꿰뚫어볼 수 있었던 경세가이자 대정치가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새삼스레 이제와서 퇴계의 ‘위기지학’이 옳은지, 율곡의 ‘위인지학’이 더 옳은지 분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공자가 일찍이 ‘옛날에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하여 공부하였으나 오늘날 배우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이기기 위해서 공부한다.(古之學者爲己 今之學者爲人)’라고 말하였던 것을 보더라도 유교의 학문은 결국 서양철학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간수양론(Self-Cultivation), 즉 몸과 마음을 다듬어 인(仁)을 완성하기 위한 위기지학인 것이다. 퇴계가 한때 율곡에 대해서 ‘사람됨이 명랑하고 시원스러울 뿐 아니라 지식과 견문도 많고 우리의 학문에 뜻이 있으니, 후배가 두렵다는 전성(前聖:공자)의 말이 나를 속이지 않았다.’고 제자 조목에게 보낸 편지에서 극찬하고 있으면서도 ‘다만 그가 지나치게 사장(詞章)을 숭상한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어 이를 억제하고자 시를 짓지 않도록 당부하였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은 율곡의 천재성이 학문에 전념하기보다는 지나치게 다방면에 화려하여 결국 공자가 말하였던 ‘다른 사람을 이기기 위해서 공부한다.’는 사장지학이나 공명지학(功名之學)에 빠질 것을 염려하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위인지학은 결국 입신양명의 출세를 위한 학문적 도구로 전략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갖고 있으므로.
  • [지방선거 D-1] 대전·제주 박빙…“부동층을 잡아라”

    [지방선거 D-1] 대전·제주 박빙…“부동층을 잡아라”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29일 각 정당은 막판 고정 변수인 투표율 제고와 부동층 표심 잡기에 골몰했다. 특히 최대 접전지로 떠오른 대전시장과 제주지사 선거전의 경우 이 양대 변수가 승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퇴원 후 전격 지원유세’라는 카드를 뽑은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격전지 대전·제주 투표율 높아질듯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1∼22일 실시한 2차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적극적 투표의사를 밝힌 응답자가 46.8%였다. 이는 지난 200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했던 2차 조사 때의 45.1%보다도 약간 높지만 전체 투표율인 48.8%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이럴 경우 한나라당이 초반부터 전반적 강세를 보여온 선거 판세에서 투표율은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접전지로 분류된 제주·대전의 경우 당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예상 투표율이 60%대인 제주 지역의 경우 투표율이 낮으면 고정 지지층이 두터운 후보가 유리하고 투표율이 높으면 유권자의 43%를 차지하는 20,30대 지지층이 두터운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내다본다. 대전의 경우 애초 예상 투표율은 40% 안팎이었지만 이번 선거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투표율이 50% 가까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측의 정세인 언론국장은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올라가면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열린우리당이 유리했지만 이번 선거는 박 후보의 인지도 제고와 연결되는 양상이어서 불리하지 않다.”고 해석했다. ●각당, 부동층 향배에 사활 더 큰 변수는 부동층의 향배다. 특히 제주·대전의 경우 각각 15%,20%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부동층이 막판 승부를 결정짓는 잣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박 대표의 ‘전격 지원유세’ 행보가 부동층을 파고드는 데 파급력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치 컨설턴트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부동층은 무관심·무응답·무당파 등 3가지 성향의 유권자인데 박 대표의 지원 유세는 무당파의 표심을 거의 잡고 열린우리당 지지층이 대부분인 무응답층의 ‘사표(死票)’를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대표의 파괴력은 학연·혈연·지연 등이 얽혀 분석하기 어려운 제주보다 대전에서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박 대표 방문이 ‘미풍’이라고 주장했다. 박병석 대전시당 위원장은 “불행한 사건을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어 역풍이 예상된다.”며 “워낙 염홍철 후보의 인물 우위가 드러난 상황에서 (박 대표 지원은) 당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동영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 김근태 최고위원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이날 각각 영남과 호남, 수도권에서 총력 유세를 펼치며 부동층 공략에 나섰다. 한나라당도 박 대표를 비롯, 이재오 원내대표, 허태열 사무총장 등이 대전·충남북 등지를 돌며 표심에 호소했다. 허 총장은 “‘사탕발림식’ 공약보다 진정성을 갖고 호소하고 접전지의 경우 ‘스타 의원’ 등 중앙당 연사단을 집중 배치해 투표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수 구혜영기자 vielee@seoul.co.kr
  • 암 건보 보장 강화뒤 서비스 후퇴?

    암 건보 보장 강화뒤 서비스 후퇴?

    6월부터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암 환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늘어난다. 암 등 큰 병에 대한 보장이 취약해 지금까지 반쪽짜리 보험이라는 지적을 받았으나 지난해부터 추진한 보장성 강화로 암 환자들의 부담이 낮아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건강보험의 한계와 보장성 확대로 인한 부작용이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보장성 강화와 함께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은 탓에 과잉진료와 대형병원 집중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건강보험의 재정적 부담도 우려된다는 지적이 높다. 반면 혜택이 늘었음에도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들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형병원 환자 몰리자 약 2개월치 처방 최근 대한 암 협회가 ‘암 보장성 강화, 그 후 우리의 과제’라는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는 다각적인 보완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의료계에서는 보장성이 강화된 이후 의료서비스의 질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열홍 고려대 의대 교수는 “보장성이 강화되면서 대형병원 집중현상이 더 심각해졌다.”고 했다. 환자가 지나치게 많이 몰리는 의사들은 한 번 진료할 때 2개월치 약을 한꺼번에 처방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해졌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외래 진료를 받아도 되는 환자들이 입원치료를 선호하고, 장기간 입원하려는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영주 서울대 의대 교수도 “진료비 부담이 적어지면서 말기 암환자들이 퇴원하지 않는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환자측에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유방암 환우회의 이준희 회장은 “보험적용을 받던 치료제가 갑자기 비급여로 바뀌는 등 일관성이 없어 환자가 치료를 중단하는 상황도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한 유방암 환자의 경우, 항암치료를 받고 있던 중 효과가 좋았던 약이 중간에 보험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결국 약값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암 치료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후속 치료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방암 환자는 특히 항 호르몬제 때문에 골다공증이나 자궁암 등의 후유증을 앓게 되는데, 이들 검사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제도상의 허점으로 인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소아암과 조혈모세포이식 분야가 대표적이다. 구홍회 성균관대 의대 교수는 “6세 미만 소아가 입원 치료를 받게 되면 본인 부담금을 면제해 주는데 입원에만 국한되다 보니 보호자들이 입원을 고집하고, 입원기간을 늘리려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또 백혈병 환자들을 위한 조혈모세포이식술은 합병증이 있을 경우에만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다보니, 오전에 수술을 받고 퇴원해, 오후에 합병증이 생겼다며 재입원하는 편법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보장성 확대로 인한 건강보험의 재정부담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암 보장성을 대폭 확대한 지난해 9월 이후 금여비 지출규모가 50%나 늘었다. 보건복지부 박인석 보험급여팀장은 “1분기 건강보험 적자가 3300억원인데, 주된 요인은 보장성 강화 때문”이라며 “약제비 조정 등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건보 보장률 새달부터 70%대로 확대 각종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암 환자에 대한 보장성 강화는 병만큼이나 경제적 부담이 걱정거리인 환자들에겐 희소식이다. 당장 6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항목은 PET(양전자단층활영) 검사와 내시경 수술에 사용되는 재료재, 식대 등이다.PET는 주로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되는 검사로 1회 검사 비용이 100만원 정도의 고가였지만, 앞으로는 PET검사에도 보험이 적용돼 환자부담은 20만원 이내로 줄어든다. 복강경이나 관절경 등 내시경 수술에 사용되는 치료재들도 마찬가지다. 보험이 적용되기 전에는 치료재 비용이 100만원이나 됐지만 10만∼20만원 정도로 대폭 낮아진다. 이와 함께 입원환자의 식대도 건강보험에서 지원돼 기본식의 경우 20%만 환자가 내면 된다. 또 지난해 9월부터는 암 등 중증질환자의 본인부담률이 진료비의 20%에서 10%로 낮아졌다. 때문에 2004년에 47%에 불과했던 암환자 급여율은 올해 70.1%로 급증했다.2년 전까지만 해도 진료비용의 50% 이상을 환자가 직접 부담해야 했지만 이제는 30%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같은 암환자 급여율을 오는 2008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내년엔 상급병실료와 초음파 검사비용도 보험이 적용돼 암환자의 보험 보장률이 75%로 오를 전망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새벽에 덮친 대재앙…건물 80% ‘폭삭’

    새벽에 덮친 대재앙…건물 80% ‘폭삭’

    27일 새벽(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를 강타한 지진의 피해규모는 시신수습이 본격화하면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4년 12월의 쓰나미(지진해일) 이후 1년5개월만에 엎친 데 덮친 격의 대참사가 이어져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현지 구호당국은 이번 지진 피해지역의 돌무더기와 빌딩 잔해 아래 더 많은 사람들이 매몰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앙지 대도시 가까워 피해 커 유슈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영국 BBC방송과의 회견에서 “1만∼2만명이 이번 재난으로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현재 사망자는 370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를 지진의 진앙지가 대도시와 지나치게 가까웠던 점에서 찾고 있다. 실제 이번 지진은 인구 150만명의 대도시인 족자카르타에서 불과 25㎞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다. 게다가 이 지역의 가옥들이 대부분 내진설계가 안된 오래된 구조물이어서 리히터 규모 6.3의 지진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렸다. 특히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반툴지역의 경우 가옥의 80% 이상이 완파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구호인력·의료진 태부족 부상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든 족자카르타의 병원들은 아비규환이다.AP통신은 “선혈이 낭자한 사르디지토 병원 복도에는 지혈과 치료에 사용된 붕대와 의료 폐기물들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다.”고 전했다. 병실은 이미 수용인원을 초과했다. 이 때문에 수백명의 환자들이 플라스틱 판자나 거적, 신문지 위에 눕혀져 건물 밖에 방치되고 있다. 병원들은 의료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의사 알렉산더는 “중상을 입은 많은 환자들이 방치되고 있다.”면서 “외과의사가 매우 부족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적십자사는 신속대응팀을 현지로 급파,21개의 임시병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앰뷸런스 등 수송수단이 부족해 환자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상자들은 대부분 화물차와 버스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부상자들은 도로가 끊긴 일부 지역에서는 수시간씩 걸어서 병원을 찾고 있다. ●족자카르타 공항 등 폐쇄 불안과 공포 속에 밤을 지샌 주민들은 식량과 옷가지를 찾아 필사적으로 폐허더미를 뒤지고 있다. 여진(餘震)에 대한 공포 때문에 주민들 대부분은 거리와 공터, 농경지 등에서 밤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에선 전기와 통신시설까지 파괴돼 구호노력이 지체되고 있다. 족자카르타 공항도 폐쇄됐다. 하타라드 자사 인도네시아 교통장관은 “건물에 대한 정밀진단이 끝날 때까지 당분간 공항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족자카르타에서 반경 30㎞ 안에 있는 인도네시아 최대의 힌두성지인 프람바난 사원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근 보로부두르 불교사원의 피해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메라피 화산 폭발 가능성도 지난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서부를 강타한 쓰나미에 대한 공포가 남아 있는 탓인지 지진 직후 주민 사이에서 쓰나미가 밀려올 것이란 괴소문이 퍼지면서 수천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하지만 지진발생 24시간이 지난 28일까지 쓰나미 발생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지진과 메라피산 화산활동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양한 추측이 나돌고 있다. 밤방 두아얀토 에너지광업부 장관은 “지진이 화산활동을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지 못하지만 더 큰 폭발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사회 구호노력 가속화 국제사회의 구호노력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2000동의 텐트와 9000벌의 방수복 등 긴급구호품을 현지로 급파했다. 국제적십자사는 1000만달러(약 100억원) 규모의 구호기금 모금에 착수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지진 사실이 알려진 직후 수색대와 의약품을 긴급수송키로 했다고 밝혔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진희생자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 뒤 신속한 지원을 약속했다. 유럽연합(EU)은 300만달러의 구호금과 함께 25개 회원국에 구조대파견을 요청키로 했다. 이세영기자 외신종합 sylee@seoul.co.kr
  • [한미 FTA 쟁점 이렇게 넘자] (6)지재권·방송 등 문화분야

    [한미 FTA 쟁점 이렇게 넘자] (6)지재권·방송 등 문화분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문화분야 논의는 한·미간 쟁점도 크지만 국내간 논쟁도 만만치 않다.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은 지난해 10월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에서 채택된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 협약(이하 문화다양성협약)’ 등을 근거로 들며 문화적 다양성이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면 문화도 ‘산업’의 일부이며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나고, 협상 논의를 통해 보다 바람직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으므로 개방 논의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반대편에 있다.FTA가 타결되면 문화 부문의 무역수지가 악화될 것이라는 점은 양쪽 모두 동의한다. ●저작권자 보호냐 사용자의 편의성이냐 미국이 문화 부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은 지적재산권이다. 영화·음악·서적 등 특히 온라인상의 불법 복제를 문제삼아 다양한 저작권 보호강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저작권을 작가 사후 50년에서 70년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컴퓨터 램(RAM)상에 저장되었다가 전원을 끄면 사라지는 일시적 저장까지도 문제삼을 태세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 온라인서비스제공자(OSP)에게 저작물을 올리거나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적 정보를 저작권자가 요구할 경우 이를 제공해야 하는 강제 의무를 부과하라는 입장이다. 복제를 못하도록 막는 장치를 해제하는 경우도 저작권 침해와 같은 경우라고 강조한다. 목수정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은 “지적재산권 옹호보다는 미국의 다국적기업들의 이익을 확대하는 방향”이라고 비판했다. 문화부 관계자도 “창작자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사회적 발전 수준에 따라가야 하며, 대다수 사용자의 편의성을 지나치게 침해해서도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송주권, 창과 방패 방송쿼터도 한·미간 쟁점 중 하나다. 방송법 시행령과 방송위원회 고시에 따라 방송사업자는 국내 제작프로그램을 일정 비율 이상 편성해야 한다. 지상파 방송은 80%, 지역유선(SO)·위성방송은 40∼70%가 상한선이다. 지상파는 국산 애니메이션 의무 방송비율이 1.5%다. 한 국가의 프로그램은 매체의 성격과 상관없이 60%를 넘을 수 없다. 방송업에 있어 외국자본은 33%까지만 지분을 가질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업과 유선방송사업자는 외국 정부나 단체, 외국인이 50% 이상 지분을 가진 법인으로부터 재산상 출자나 출연도 받을 수 없다. 미국 전미영화협회(MPAA)와 아시아태평양케이블방송협회(CASBAA) 등은 우리나라의 이같은 제한을 규제라고 주장해왔다. 최종일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문화산업분석팀장은 “방송시장은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광범위한 규제가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개방이 유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과 FTA를 체결한 캐나다는 지상파 방송 시간의 60%, 호주에서는 오전 6시에서 자정까지 주 시청시간의 55% 이상을 자국 제작물로 채우도록 하고 있다. ●문화 예외 인정한 선례들 지난 2003년 체결된 한·칠레 FTA에서는 문화분야, 특히 언론·출판·음반·공연·방송 등을 FTA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문화적 예외’가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다. 두 나라가 자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고 보호할 필요를 인정했다는 근거다. 지난 1992년에 체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도 제 2106·2107조와 부속서에서 문화산업에 대한 예외를 규정했다. 문화다양성협약에서도 “이 협약을 다른 어떤 조약에도 종속시키지 않으며, 다른 조약의 해석과 적용시 이 협약의 관련 규정들을 고려한다.”고 명시돼 있다. 목 연구원은 “조만간 국제법으로 효력을 지닐 문화다양성협약 가입국이 돼야 한다.”면서 “문화다양성은 생물학적 다양성만큼 인류의 장기적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도 “문화 분야에 있어 전면적 개방은 곤란하다.”면서 “현재 시점에서 우리가 어느 정도까지 더 감내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업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이라크戰서 실수” 고개숙인 美·英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이라크에서 실패와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지난 2003년 시작된 이라크 전을 앞장서 이끌어온 부시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가 이라크에서의 실수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시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블레어 총리와 정상회담을 끝낸 뒤 열린 공동회견에서 “이라크에서 모든 것이 우리가 바라는 방식으로 전개되지는 않았다.”면서 “그 때문에 우리의 희생이 가치있는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고 시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어떤 실책이 있었는가.’를 묻는 질문에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의 포로 학대 사건이 가장 큰 실책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로 인해 오랜 기간 대가를 치러왔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오사마 빈 라덴을 “죽여서든 살려서든 데려오라.”고 말한 것 등 테러와의 전쟁과 관련한 표현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오해를 불러일으켰으며 좀더 세련된 방식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 모두가 있다고 믿었던 대량살상무기도 찾지 못했다.”고 말하고 이라크의 군과 경찰을 이른 시일내 훈련시키지 못한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이같은 실패와 실수들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일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고 굳게 믿는다.”면서 “사담 후세인이 제거돼 세계가 보다 나아졌다.”고 주장했다. 같은 질문에 블레어 총리는 후세인 제거 직후 그의 추종자들을 권력에서 완전히 축출해 이라크 전역에 치안의 공백 상태를 초래한 것이 실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합군이 초기에 반군의 힘과 의지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부시 대통령에게 지난 22일 면담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신임 총리가 “18개월 이내에 전 지역의 치안을 통제할 수 있다.”고 말한 내용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 새 정부가 치안을 완전히 장악할 때까지 군대를 주둔하겠다고만 밝히고 구체적인 철수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dawn@seoul.co.kr
  • 레니 리펜슈탈-금지된 열정/오드리 설킬드 지음

    베를린 올림픽은 가장 논쟁적인 올림픽이다. 베를린 올림픽은 나치즘을 선전하기 위해 올림픽을 이용하여 정치의 미학화를 꾀한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베를린 올림픽의 기록영화 ‘올림피아’와 나치의 뉘른베르크 전당대회의 다큐멘터리인 ‘의지의 승리’를 감독한 레니 리펜슈탈은 베를린 올림픽처럼 늘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나치의 선전장관이었던 괴벨스가 없었다면 나치즘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나치즘은 현대적 야만의 징후(아도르노)일 뿐만 아니라, 정치의 미학화(벤야민)를 통한 대중 선동을 꾀한 대표적인 사례이기에 리펜슈탈은 괴벨스와 더불어 정치의 미학화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렇기에 나치즘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강조하는 이들은 리펜슈탈 영화의 미학적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리펜슈탈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리펜슈탈을 영화감독이라 보는 사람들은 리펜슈탈의 미학적 성취와 정치적 평가는 분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점에서 리펜슈탈은 예술과 정치, 예술과 사회의 관계에 관한 논쟁을 위한 가장 뜨거운 텍스트를 제공한다. 오드리 설킬드의 ‘레니 리펜슈탈-금지된 열정’은 논쟁적인 인물인 레니 리펜슈탈에 대한 매우 방대한 평전이다. 번역판 기준으로 650쪽에 달하는 이 방대한 책을 통해 저자는 리펜슈탈의 일생을 매우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아주 꼼꼼하게 재현하고 있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전기적 서술의 성격이 강하지만, 저자는 곳곳에서 리펜슈탈에 대한 세간의 평가에 도전한다. 이 책의 마지막 장 ‘기나긴 수치의 그림자’는 가장 논쟁적이고 논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크라카우어는 리펜슈탈의 영화에서 파시즘의 징후를 읽어냈으며, 수전 손탁은 리펜슈탈 영화는 ‘파시즘 미학’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저자는 크라카우어와 수전 손탁이 제기한 리펜슈탈 비판을 다시 비판한다. 저자는 리펜슈탈은 “직관적인 예술가”였을 뿐 정치적으로는 아무런 의도를 지니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직관적인 예술가” 리펜슈탈을 구원하려 한다. 저자는 엘세서의 해석에 의존해 리펜슈탈의 작품은 크라카우어나 손탁의 주장처럼 파시즘 미학을 내재화한 것이 아니었으며, 리펜슈탈은 육체를 종합적인 표현수단으로 보려는 미학적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크라카우어는 리펜슈탈의 영화 분석을 통해 그리고 손탁은 영화분석과 더불어 사진집 ‘최후의 누바족’을 포괄하면서 미학적 분석을 시도하지만, 저자는 리펜슈탈의 생애를 통해 리펜슈탈을 옹호하는 전략을 취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평전이면서 동시에 저자가 크라카우어, 손탁과 벌이는 논쟁서이기도 하다. 이 논쟁을 비판적으로 독해하기 위해 독자들은 논란의 대상이 되는 리펜슈탈의 영화와 사진집을 직접 보고 평가하는 것이 제일 좋을 것이다. 리펜슈탈의 영화와 사진집은 모두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으나, 직접 영화와 사진집을 볼 수 없는 독자들에게 번역판에 실려 있는 방대한 사진자료는 매우 소중한 참고자료이다. 저자는 리펜슈탈은 지적으로는 미숙했을지 모르지만, 육체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던 인물이라 결론을 내린다. 저자의 해석에 따르면 리펜슈탈은 지성은 거의 제로였지만 완벽에 가까운 감성적 능력을 지녔던 인물이다. 쉴러는 이렇게 말했다. 지성을 겸비하지 못한 감성은 미개하고, 감성을 겸비하지 못한 지성은 야만적이라고. 정치적으로 미숙했지만 예술적 직관력은 뛰어났던 리펜슈탈은 이런 측면에서 ‘미개’하다. 리펜슈탈이 야만적인가, 혹은 미개한가는 독자들이 평할 문제이다.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
  •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은 위헌”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송인준 재판관)는 25일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안마사에 관한 규칙에 대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면서 재판관 7대 1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을 받도록 하는 것은 일반인의 직업선택 자유를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법률유보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각장애인을 보호하고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입법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일반인의 진입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시각장애인의 생계보장 등 공익에 비해 비시각장애인들이 받게 되는 기본권 침해의 강도가 지나치게 커서 법익의 균형성을 상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효종 재판관은 “취업상 불리한 처지에 놓인 시각장애인을 보호하고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일반인은 안마사 자격인정 대상에서 배제되더라도 다른 직업을 선택하거나 물리치료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송모씨 등은 2003년 10월 스포츠마사지업을 하고 싶어도 안마사에 관한 규칙에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직업선택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무너지는 학교(中)] 학교당국·교사는 책임없나

    [무너지는 학교(中)] 학교당국·교사는 책임없나

    얼마 전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에 “선생님 때문에 아이가 가출했다.”는 상담이 접수됐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경기도 용인에 있는 놀이공원으로 소풍을 갔는데, 담임 교사가 집합시간에 늦은 아이를 떼어놓고 춘천으로 돌아온 것이다. 항의하는 학부모와 교사 사이에 언쟁이 심해졌고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는 집을 나가 버렸다. 곧 집에 돌아오긴 했지만 학생에게는 큰 상처가 남았다. 교권 침해는 스승으로 우러러 볼 수 없는, 일부 자질이 부족한 교사들이 스스로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오모(39·주부)씨는 올해 퇴임한 한 선생님만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난다. 아이들에게 “어머니에게 전화 좀 하라고 해라.”라고 촌지 압력을 가한 것이다. 한 어머니가 교장실에 전화를 해 항의하자 이 교사는 학생에게 “또 고자질해 봐라. 난 말년이라 무서운 것이 없다.”는 막말까지 했다. 오씨는 “그 선생님이 퇴임한 뒤에 이야기해 보니 모두 최소한 30만원씩은 갖다 줬더라.”고 고개를 저었다. ●학생들 지나친 편애·욕설도 문제 학사모 최미숙 상임대표는 “아직도 용돈 좀 달라는 식으로 촌지를 요구하거나 학생을 지나치게 편애하는 등 교사들의 문제성 행동에 대한 상담이 많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일부 교사들의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언행에 존경심을 잃어가고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고등학교 3학년 A(18)군은 3주 전 춘추복을 입는 기간인데 여름 교복을 입었다고 학생부장으로부터 벌을 받았다. 학생부장은 땅바닥에 ‘엎드려 뻗쳐’를 한 A군의 손을 발로 밟고 허벅지를 찼다.A군은 “지난해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 회의에서 원하는 교복이면 시점에 상관없이 입도록 합의했는데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교권을 존중받으려면 선생님들도 학생 입장에서 생각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동구에 있는 한 고등학교 2학년 C(17)양은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하는 50대 여자 교사 때문에 고생이다. 그 선생님은 복도를 지나다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너희들 뒤에서 내 욕했지?’라며 마구 뺨을 때린다는 것이다. 강남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술냄새를 풍기며 교실에 들어오거나 술이 덜 깨 자율학습으로 수업을 대체하기도 한다. ●학교측도 “나 몰라라” 피하기 급급 학교측이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거나 마냥 방치해두는 경우도 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국어교사인 D(27)씨는 아이들 싸움으로 큰 곤욕을 치렀다. 점심시간에 싸움이 나 담임을 맡은 반 아이가 턱뼈가 부러졌는데 폭행한 학생의 부모가 “이미 포기한 자식”이라면서 치료비 보상을 거부하고 나선 것. 피해 학생의 부모가 학교를 형사고발하겠다고 나서자 학교측은 D씨에게 책임을 떠넘겼다.D교사는 “스스로 위축되는 것은 물론 학교에 배신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극성파’ 부모들을 아예 기피한다. 서울 동북부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 싸움에 부모들이 나서 법정싸움까지 갔다. 치료비 보상 문제로 학급 전원이 목격자로 경찰서에 불려다니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른 학교에서는 ‘그 부모는 아예 건드리지 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동생 담임 맡기를 교사들이 꺼리는 정도다. 한 학부모는 “이런 상황에서 학부모들이 선생님을 뭘로 보겠느냐.”고 했다. 학부모들은 짧은 교생실습 기간과 획일적인 임용고사로는 교사의 자질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이경자 사무국장은 “정식교사로 임용하기 전에 교사로서의 적성을 검증해야 한다. 교직은 단순히 생계 유지를 위한 직장 개념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학교측의 역할과 관련해 전국 초·중·고 교장협회장인 신답초등학교 배종학 교장은 “갈등이 있을 때에는 먼저 교장이나 교감에게 알려 1차로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를 읽자”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를 읽자”

    소설가 방현석(45·중앙대 교수)은 영화에 관심이 많다. 시나리오도 썼고, 단편영화도 찍었다.‘소설의 길 영화의 길’이라는 책도 냈다. 영화제작자 차승재(46·싸이더스FNH 대표)는 소문난 독서광이다. 한달에 보통 열 권은 거뜬히 읽어낸다.2004년 결성된 ‘아시아문화네트워크’모임을 계기로 친분을 쌓아온 두 사람이 최근 일을 냈다.‘아시아 각국의 문학과 예술, 사회를 읽어내고 그 가치를 함께 공유하자.’는 취지로 계간 문예지 ‘아시아’(발행인 이대환)를 창간했다. 방 교수는 주간으로, 차 대표는 문학평론가 김재용·방민호와 더불어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작가들의 모임’을 이끄는 등 아시아 지역 교류에 일찍 눈을 떴던 방 교수는 “우리는 그동안 지나치게 서구 편향적이었다.”면서 “이제 아시아 47개국에서 출현하는 상상력에 관심을 기울이고, 소통과 연대의 장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잡지 창간의 의미를 설명했다. 아시아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차 대표도 마찬가지.“한국 영상콘텐츠의 주요 시장인 아시아를 올바로 이해하려는 노력은 당연한 것”이라는 그는 “아시아 지식인들 사이에 한국 대중문화를 저급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문학과 같은 순수예술의 교류가 이런 부정적 편견을 없애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창간호에는 일본의 우경화 등을 날카롭게 비판해온 작가이자 사상가 오다 마코토,‘붉은 수수밭’의 중국 작가 모엔 등 유명 작가 외에 인도네시아 작가 프라무디아, 베트남 작가 바오니, 몽골 작가 울치툭스 등의 글이 실렸다. ‘인도네시아의 양심’으로 불리는 프라무디아는 이 잡지와 인터뷰한 후 지난달 30일 81세로 세상을 떠나 국내에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소개되는 작가가 됐다. 10년에 걸쳐 구축한 베트남, 몽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작가들과의 인적 네트워크가 든든한 발판이 됐다. 그러나 번역 문제 등 난관도 만만치 않았다. 방 교수는 “나라마다 언어가 달라 이중으로 번역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며 웃었다. 모든 원고는 한글과 영문으로 번역돼 나란히 실렸다.‘아시아’는 포스코청암재단의 지원을 받아 창간호 1만부를 찍었고, 이중 2000부를 해외 한국학 연구소와 관련 단체, 문인들에게 발송했다. ‘아시아’는 문학을 기본으로 하되 문화예술 전반에 관한 주제도 매호마다 다룰 예정이다. 가을호에는 아시아 영화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싣는다. 차 대표는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의 영화감독들에게 ‘아시아에서 영화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을 주제로 원고를 써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사진작가, 미술작가 등에 대한 이야기도 실을 계획이다. 방 교수는 “한국이 아시아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의 창조적 상상력이 자유롭게 출입하는 정신적 자유무역지대를 지향한다.”면서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를 읽자는 가치를 확고하게 추구하는 잡지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자타공인 좋은아빠 3인의 교육법

    자타공인 좋은아빠 3인의 교육법

    5월은 ‘가정의 달’. 많은 사람들이 최소한 이달만큼은 가족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한다. 특히 자칫 집안일에 소홀하기 쉬운 아버지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자녀 교육을 위해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 아버지의 교육열은 ‘바짓바람’이 아닌 의무라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세 사람의 자녀 교육 노하우를 들어봤다. ■ 최대호 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 조기 유학으로 성공하는 아이들이 몇 %나 될까. 흔히 절반 정도라고 말하지만 자식 문제를 얘기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확률은 더 낮아진다. 두 아들을 캐나다로 유학보낸 고려대학교 교육문제연구소 최대호(48) 박사. 그는 지금까지 아이들의 유학생활이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최씨는 그 흔한 기러기 아빠도 아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문제없이 유학생활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아빠의 교육철학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이들은 그 누구보다 부모의 인정을 받고 싶어합니다. 작은 일도 칭찬하고 설사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더라도 과정을 칭찬해줘야 하죠.”예를 들어 평소 수학을 90점을 받다가 60점으로 떨어져도 시험 전에 최선을 다했다면 나무라지 않고 격려해주는 것이다. 이런 그의 교육 방침 덕에 아이들은 자신감을 갖게 됐다. 독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무조건 ‘이 책이 좋으니 읽어라.’는 식은 옳지 않다고 했다. 우선 아이가 흥미를 갖는 책을 읽게 하되 꼭 추천해야 할 책이 있다면 한 권이 아닌 여러 권을 준 뒤 아이 스스로 선택하게 한다. 아이가 강요가 아닌 스스로 책을 읽게 배려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아이의 학습을 직접 도와줄 수 있는 시기는 기껏해야 중학교 때까지다. 하지만 학습 계획을 짜는 것은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다. 그는 “공부하는 시간이든 양이든 뭐든 20%씩 차근차근 늘려야 한다는 것이 내 소신”이라면서 “아이가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세웠다면 그것을 점검해주는 것은 부모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자녀와의 대화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많은 아빠들이 이에 서툴다. 그래서 최씨는 아이들과 취미를 공유하라고 권했다. 그는 농구에 소질은 없지만 두 아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틈만 나면 집근처 농구대로 가서 아이들과 어울렸다. 주말 등을 이용해 등산이나 여행을 가는 것도 아이들과 친해지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그는 아빠로서 모범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린 시절 자녀에게 아빠는 우상이다. 따라서 아이들 앞에서 거짓말을 하거나 약속을 어기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아이들 학습을 돕기 위해서는 건강을 챙기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는 아이들 건강을 위해 인스턴트 음식을 먹지 말라고 말하기에 앞서 본인이 먼저 음식을 가려먹었다. 아이들이 태어난 뒤 그가 마신 탄산 음료는 손으로 꼽을 정도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스킨십을 강조했다. 어렸을 때는 물론 아이들이 자라서도 스킨십은 꼭 필요하다는 것.“늦게 귀가해 설사 아이들이 자고 있더라도 꼭 방에 들어가 꼭 안아줬습니다. 그래서 지금 떨어져 지내지만 전화만으로도 아이들이 방황하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진수 전주 동암고 교사 “아이들 공부에 신경쓸 여유가 없다는 건 핑계입니다. 아빠가 아이들 교육에 신경쓰는 건 극성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전주 동암고등학교에서 지구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이진수(50)씨는 두 딸의 교육에 있어 헌신적인 아빠다. 자신의 자녀 교육 경험담을 담은 ‘바짓바람 아빠, 공부바람 딸’이라는 책도 펴낸 그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식 농사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가진 것을 최대한 끌어내주는 게 바로 부모역할이고 그 중에서도 아빠 역할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 이씨의 교육철학이다. “엄부자모(嚴父慈母)라는 말이 있듯이 아빠의 말 한마디는 엄마 말 열마디 효과를 갖습니다. 그래서 자녀 교육에 아빠가 반드시 관여해야 하죠.”그가 무조건 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인다. 매일 아이들보다 한 시간 먼저 일어나고 한 시간 늦게 잔다. 아이들 건강을 위해 아침이면 약수를 떠오고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아 독서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준다. 책을 읽기 어려워하면 몇번이고 읽어줬다. 이런 방법으로 이씨의 아이들은 재미있지만 막상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 힘든 ‘그리스 로마 신화’를 여러번 접할 수 있었다. 독서 습관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전문학처럼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책도 읽게 해야 한다. 그래서 김씨가 사용한 방법은 ‘당근과 채찍’.‘해리포터 시리즈’를 읽고 싶어하면 ‘한국단편 문학전집’을 먼저 읽게 했다.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독후감도 쓰게 한 것은 물론이다. 이씨는 교사지만 어쩔 수 없이 공교육으로 따라갈 수 없는 과목을 위해서는 학원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학교에서 모든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 가르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아이가 뒤처지는 과목이라면 학원을 보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단 학원은 그가 직접 고른다.‘몇개월 속성’과 같은 학원은 피하고 학교 커리큘럼이 진행되는 속도로 수업하는 곳을 선택한다. 또 아이가 학원에 오는지 성적은 오르고 있는지를 꼼꼼하게 체크하는 책임있는 곳에 아이를 맡겼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경제 개념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서 그는 아이들 용돈을 1000원짜리로 준다. 한번은 등록금 42만 7300원도 1000원짜리와 100원짜리 동전으로 줬다. 자식이 공부 잘하길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소망이다. 하지만 바람을 말하기에 앞서 오늘도 홀로 책상에 앉아 있는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든 하자는 것이 이씨의 외침이다. “공부는 혼자 하는 게 아닙니다. 입시 관련 신문기사 한번 스크랩 해줘 본 적 없으면서 성적만 가지고 나무란 적은 없는지 돌아보십시오. 오늘부터라도 대한민국의 모든 아버지들이 아이들 공부에 관심을 갖길 바랍니다.” ■ 김형진 KBS미디어 PD 직장인이라면 잦은 야근과 술자리로 고생하기 마련이다.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김형진(41·KBS미디어 PD)씨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자녀 교육은 아내만의 몫이 아니라는 생각에 밤늦은 자투리 시간과 휴일만큼은 딸과 함께 보낸다.‘친구 같은 아빠’가 돼 딸이 흥미를 느끼는 것을 함께 즐기고 고민을 들어준다. 아이를 키울 때 부모 어느 한쪽은 엄하게, 다른 쪽은 그걸 달래줘야 한다. 그래서 그는 딸의 친구가 돼 주기로 했다. 김씨는 “아이가 커서도 여러모로 노력했지만 딸아이가 아기였을 때부터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하려고 노력했다.”면서 “늦게 퇴근해 피곤해도 우는 걸 달래고 우유를 주는 건 내가 도맡아 했다.”고 전했다. 딸이 말을 하고 ‘학습’이 가능해지면서부터는 동화책을 직접 읽어줬다. 그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여럿 연출하면서 많은 동화를 접할 수 있었다.”면서 “새로운 동화를 알게 된 날은 집에 와서 딸아이에게 들려주곤 했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해주거나 책을 읽은 다음에는 ‘주인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와 같은 쉬운 질문부터 시작해 꼭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 일종의 토론습관은 아이가 책을 혼자서 읽기 시작한 이후에도 변함없다. 지금 영서는 국어와 글쓰기에 소질을 보여 교내 백일장에서 상을 놓치지 않고 있다. 독서 못지않게 김씨가 교육에 있어서 신경을 쓰는 것은 많은 경험이다. 독서로 기초를 닦아놓으면 공부는 언제든 따라잡을 수 있지만 다양한 경험은 하루아침에 쌓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행이든 강연회든 아이가 최대한 많은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게 아빠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경험이 많으면 생각도 넓어지고 보는 눈이 달라지거든요.” 이런 아빠의 노력 덕에 영서는 여러면에서 창의적이다. 같은 일기를 쓰더라도 “오늘은 무엇을 했다.”는 식 외에도 동시 등 다른 방법으로 그날 하루를 표현한다. 또 그는 딸아이와 공부를 할 때면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가령 한자 공부를 하더라도 그냥 연필이나 볼펜이 아닌 붓펜을 구입해 “이제부터 난 떡을 썰 테니까 넌 한석봉이 돼 보는 거야.”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이메일을 자주 보내지만 가끔은 책상 속에 미리 사둔 엽서를 꺼내 딸아이에게 몇 마디 적어 우체통에 넣는다.‘왜 나한테는 우편물이 안 오느냐.’는 딸아이의 투정을 달래려 시작한 엽서 쓰기가 지금은 딸과 더욱 친해지게 만드는 도구가 됐다. 내친김에 이달 초에는 딸과 교환편지를 쓰는 것을 돕는 책 ‘아빠가 주는 최고의 선물’을 펴냈다. 책이 자녀에게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출판을 결심했다.“만약 아직은 아이와 서먹하게 지내는 아빠라면 먼저 글로 표현해 보세요. 아이는 아빠가 다가오길 기다립니다.”
  • 빅리그 진출 유망주 누가 있나

    빅리그 진출 유망주 누가 있나

    독일월드컵을 통해 유럽 빅리그(이탈리아, 스페인, 잉글랜드) 진출을 노려볼 만한 젊은 태극전사들은 누가 있을까. 축구평론가 정윤수씨는 “월드컵 뒤 유럽 전체가 세대교체를 단행,30대 노장들이 은퇴하고 20대 유망주들이 대거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물론 16강 이상의 성적을 내야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박주영(21·FC서울) 국제축구연맹(FIFA)은 일찌감치 독일월드컵을 빛낼 신인상 후보에 웨인 루니(잉글랜드),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포르투갈) 등과 함께 박주영의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궁극적인 목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미 박주영은 청소년대표 시절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2004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사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기록한 11골 중 6골을 터뜨리면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상을 휩쓸었다. 그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청소년선수에 선정되면서 아시아를 평정했다. 지난해 네덜란드 세계청소년선수권을 통해 세계적으로도 검증을 받았다. 겉으로는 어눌해 보이지만 축구를 보는 눈에는 천재성이 담겨 있다. 특유의 물 흐르는 듯한 드리블과 동물적인 위치 선정, 그리고 타고난 유연성으로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 득점력은 유럽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소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거친 유럽축구에 부담이 된다. 장기레이스를 펼치는 유럽무대 진출을 위해서는 일단 체력보강이 선결과제다. 올 초 실시된 해외전지훈련에서 슬럼프에 빠져 한때 자질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그의 천재성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김동진(24·FC서울) 유럽의 거친 플레이를 충분히 소화할 능력을 가진 선수로 보인다. 특히 빠른 스피드를 갖고 있어 공수 전환이 빠른 유럽축구에 적응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수비는 물론 미드필더로 활약할 수 있어 멀티플레이어의 장점도 있다. 이영표(토트넘)의 맹활약을 지켜본 유럽은 비슷한 능력을 지닌 김동진에게 눈독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에선 이영표와 왼쪽 윙백을 놓고 주전경쟁을 벌여야 한다. 물론 지난해 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에서 퇴장을 당해 첫 경기인 토고전에는 나설 수 없지만 두번째 경기부턴 치열한 내부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힘든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프리미어리거인 이영표와의 주전 경쟁에서 승리할 경우 그 자체가 유럽진출에 청신호인 셈이다. 김동진은 “이영표는 나의 우상이자 숙명”이라면서 선의의 경쟁에 물러설 뜻이 없음을 명백히 했다. 공격력도 눈여겨볼 만하다. 프랑스나 스위스는 수비력이 좋기 때문에 한국의 조직력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득점할 가능성이 높다. 중거리슛 능력이 탁월한 김동진으로서는 득점까지 노려볼 만하다. 일찌감치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최종 목표로 정했다. 그 전에 다른 유럽리그에서 경험을 쌓겠다는 마음의 준비도 돼 있다.‘준비된 프리미어리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조재진(25·시미즈 S펄스) 이동국의 부상으로 엔트리에 합류한 행운을 얻은 측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의 실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 특히 185㎝ 81㎏의 당당한 체격은 유럽무대에서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을 정도. 올 초 해외전지훈련 당시만 하더라도 독일행 가능성이 절반에 불과했다. 이동국과의 경쟁에서 밀렸고 전지훈련에서도 공격포인트가 없었다. 그러나 소속팀에 돌아가자마자 득점포를 쏘아올리면서 자신의 가치를 급상승시켰다. 독일월드컵에서 안정환(뒤스부르크)과 주전자리를 다툴 정도까지 성장했다. 특히 체격이 좋기 때문에 몸싸움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리고 공중볼 경쟁에선 이동국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큰 신장에 비해 파워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움직임을 더 활발히 해 상대 수비수를 교란시키는 역할에 더 충실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이같은 단점을 어느 정도 극복하느냐에 따라 유럽행 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본인도 이런 단점을 잘 알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해왔다. 그는 “월드컵에서 골을 넣을 자신이 있다.”면서 본선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확실하게 알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진규(21·주빌로 이와타) 강력한 중거리 슛은 브라질의 카를로스를 연상케 할 정도.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은 골키퍼 김영광도 대표팀내에서도 김진규의 슈팅 능력을 최고로 꼽고 있다. 어린 나이지만 주전 중앙 수비수로 낙점을 받은 것에서 실력을 알 수 있다. 수비에선 대인마크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거친 몸싸움에 능한 것이 장점이다. 유럽축구계가 눈독을 들일 만하다. 아드보카트 감독도 거리가 다소 먼 프리킥엔 김진규에게 슈팅기회를 줄 정도. 발이 다소 느리고 흥분을 감추지 못해 쓸데없는 파울을 저지르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대표팀 맏형 최진철과 호흡을 맞추면서 노련미를 전수받고 있다. 일본에서 발 빠른 공격수를 잡는 법을 깨달았다고 말했을 정도로 단점 보완에 열을 올리고 있다.183㎝ 83㎏에서 드러나듯 당당한 체격도 갖췄다.‘짱돌’이라는 별명이 어울린다. 본인도 유럽 선수들과의 대결에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월드컵을 통한 유럽진출도 희망했다. 그는 “이번 월드컵이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파워 면에서 유럽 선수들과 상대해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경험도 어느 정도 쌓았다. 고교졸업 뒤 바로 프로무대에 뛰어들었고 지난해 J리그로 이적했다.2004년 아시안컵 대표,2005청소년선수권대표 등을 지내면서 벌써 29차례의 A매치를 경험했다.
  • [‘피습 휴전’끝…재개되는 선거전] 與 ‘싹쓸이 막기’ 대국민 호소

    5·31 지방선거 판세가 ‘한나라당 압승’으로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막판 추격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당 지도부는 25일 소속 의원과 당직자, 고문 등을 소집, 중앙당에서 긴급 비상총회를 갖고 한나라당의 싹쓸이를 막기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키로 했다. 이날 하루 선거 유세도 중단된다. 지도부는 박근혜 대표 피습 이후 선거가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흐르고 있는 현상에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비상회의는 한쪽으로 흐르는 흐름을 차단하고 새로운 반전 계기를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동영 의장은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세력과 평화세력을 일거에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크다.”고 호소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한나라당 모 광역단체장 후보와 시당위원장이 ‘북한이 열린우리당 찍으라고 했다.’,‘열린우리당은 친북좌파 정권’이라며 구시대 색깔론에 불을 지폈다.”고 주장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월드컵 앞둔 독일에서는 지금] ‘新나치 부활’ 노심초사

    월드컵과 함께 독일에서 신(新)나치 망령이 부활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신나치를 비롯한 인종차별주의 집단이 피부색이 다른 사람을 공격해 다음달 9일 시작되는 월드컵 대회를 망칠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독일에서 극우파에 의한 폭력 사태는 24% 늘었다. 신나치 집단도 3800명에서 4100명으로 증가했다. 독일 정부는 한달간 진행되는 월드컵 기간에 외국 관광객은 안전할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신나치는 행동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혀 정부의 공언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22일 막데부르크에서는 한국인 남자 유학생(31)이 독일 청년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신나치는 다음달 21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이란-앙골라 전을 앞두고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신나치의 시위를 지지하는 극우 정당인 국가민주당(NDP)은 올봄에 독일 국가대표 선수 사진과 함께 “흰색-유니폼만을 위한 색은 아니다!”라는 문구가 들어간 경기 대전표 책자를 발간해 논란을 일으켰다. 외국에서 태어나 독일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난을 샀다. 독일 정부 대변인을 지낸 적이 있는 우베 카르스텐 하이예는 유색인종 출신 월드컵 팬에게 “베를린을 벗어난 마을과 옛 동독의 도심 지역은 피하라. 살아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독일 정부는 하이예에게 발언을 취소하라고 압력을 가했으나 며칠 뒤 터키 출신 의원이 동베를린에서 “더러운 외국인”이라는 욕설과 함께 공격당해 경고가 현실로 나타났다. 독일의 아프리칸 커뮤니티 그룹은 월드컵 때 외국인에게 안전하지 않은 곳을 표시한 ‘가지 말아야 할 지역’ 안내서를 만들었다. 아마데우 안토니오 재단의 아네타 카헤인은 “독일 시민들은 인종차별주의와 반유대주의에 맞서길 꺼린다. 금발에 파란 눈이 아니라면 옛 동독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는 적대적인 눈길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여성&남성] 냉랭한 얼음왕자·공주들에 뜻밖의 배려와 카리스마

    무뚝뚝하고 말수가 적어 냉정해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한마디로 ‘차가운 스타일’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과연 이성에게 매력을 줄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차가움은 사람에 따라 엄청난 ‘작업의 도구’가 된다. 별다른 노력과 시간, 돈을 들이지 않고 차가움 하나로 상대 남녀를 내 사람으로 만드는 것, 그 차가움의 연애미학 속을 들여다봤다. ■ 차가운 남녀의 뜨거운 매력은 어디서… ●차가움에 끌린다 서현우(32·가명)씨의 여자친구는 매우 차가운 스타일이다. 그런데도 서씨는 그녀가 너무 좋다. 소개팅으로 만나 사귄 지 만 1년. 처음에는 그녀의 차가움에 퍽이나 당황했었다. 그에게 눈곱 만큼이라도 마음이 있는 것인지, 그것조차 가늠하기 힘들었다. 서씨는 “애교는 기대하지 않는다. 재미있는 대화도, 선물공세도 포기한 지 오래다. 그런데도 그녀 없이는 못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여자친구의 연락이 없어도 전혀 섭섭하지 않은 ‘달관의 경지’에 올라 있다. 김민수(28·가명)씨의 경우 아르바이트를 같이 하던 동료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다. 나름대로 ‘작업’을 하며 공을 들이고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는 신통치 않다. 그녀는 눈빛으로만 이야기할 뿐이다. 관심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도통 짐작이 가지 않는다. 차라리 관심이 완전히 없는 것처럼 행동하면 속이라도 편할텐데. 그래서일까, 그녀는 매일 밤 김씨의 꿈에 나타난다. 윤정아(28·여·가명)씨는 최근 소개팅에 나갔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상대방 남자가 마음에 안 들어 불손하다 싶을 정도로 차갑게 대했는데 그게 오히려 상대방에게 매력으로 다가갔을 줄이야. 윤씨는 “인정머리 없이 굴면 싫어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점이 마음에 든다며 연락을 해왔을 땐 어쩔 줄을 몰랐다.”고 말했다. ●호통과 뻔뻔함 속에 감춰진 배려 차가운 남녀의 배려에는 큰 위력이 있다. 차가운 애인이 배려해 줄 때 사소한 것에도 더 큰 감동을 하게 된다. 서씨는 “무뚝뚝한 여자친구가 어느날 집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면서 “뭔가를 기대하기보다는 오히려 내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석훈(28·가명)씨는 여자친구의 무뚝뚝하고 차가운 면에 반해 사귀기 시작했다. 연애 2년째인 요즘에도 처음 가졌던 풋풋한 연애 감정은 그대로다. 여자친구의 숨겨진 애교 덕분이다. 김씨는 “다른 사람들하고 있을 때에는 차가워 보이지만 두 사람만 있을 때에는 굉장히 다정다감한 순둥이로 변한다.”면서 “나만 알고 있는 그녀의 숨은 매력”이라고 자랑했다. 따뜻한 사람들이야 언젠가는 차가운 면을 드러내게 되겠지만 반대로 처음부터 차가운 사람들은 앞으로 보여 줄 게 따뜻한 모습밖에 더 있겠나 하는 심리도 작용한다. 박서현(26·여·가명)씨의 경우 조용하고 강한 성격이 남자친구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차가운 성격으로 인해 다가가기는 힘들지만 조용한 성격 속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이다. 김지영(27·여·가명)씨는 “평소에 애정표현을 잘 하지 않는 남자친구가 가끔씩 ‘사랑한다’고 말하면 엄청난 감동을 받는다.”면서 “너무 쉽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리스마가 실종된 사회… 카리스마를 갈구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용돼온 ‘차가움=카리스마’의 등식도 차가운 사람에게 매력을 불어넣는 요인이다. 임기홍(29·가명)씨는 여자친구의 똑 부러진 면에 반해 결혼까지 하게 됐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매사에 똑 부러지는 아내에게서 카리스마를 느낀다. 임씨는 “매섭게 나를 혼낼 때도 있지만 집안의 대소사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아내의 역할이 오히려 든든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임모(32)씨는 “카리스마가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이 지적·성적·업무적으로 매력이 있다는 뜻”이라면서 “카리스마 있는 이성을 좋아하는 건 남자건 여자건 모두 마찬가지 아니냐.”고 말했다. ●최대의 약점…마음 열기 너무 힘들어 차가운 남녀의 최대 약점은 자기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해 상대방 마음도 쉽게 못 연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적극적 구애가 없으면 사랑의 다리는 놓아지지 않는다. 대학선배를 좋아하는 서지수(21·가명)씨는 “선배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끝내 하지 못했다. 미동도 하지 않을 것 같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진영(21·가명)씨는 차가운 남자는 싫다고 딱 잘라 말한다. 이씨는 “차갑고 무뚝뚝한 사람은 말이 없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대화가 안 통하는 사람은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김준석 윤설영기자 hermes@seoul.co.kr ■ 영화·드라마속의 ‘얼음들’ 드라마나 영화 속에는 차갑지만 매력적인 인물들이 자주 나온다. 대표적인 인물로 얼마 전 개봉됐던 영화 ‘오만과 편견’에서 매튜 맥퍼딘이 연기한 ‘다시’. 다시는 모든 걸 냉철하게 이성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정작 자신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 너무나도 이성적인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는 다시는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는 태도 역시 이성적이다. 그래서 인간미 없어 보이는 냉철한 스타일로 사람들은 생각한다. ‘궁’ 신드롬을 낳았던 황태자 ‘이신’ 역할의 주지훈도 얼음왕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이신은 내면의 외로움과 고통을 밖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황태자에게 연민을 느끼지 못했던 극중 정혼녀 ‘채경’(윤은혜)의 마음을 움직였다. 드라마 ‘너 어느 별에서 왔니’의 영화감독 ‘승희’(김래원)와 다른 사람의 간섭을 차가운 시선으로 차단해 버리는 ‘봄의 왈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재하’(서도영) 역시 차가운 성격으로 인기를 얻었다. ‘아이스 퀸’이라고 불리는 여성 캐릭터들도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는 탤런트 송윤아. 그녀는 드라마 ‘미스터 큐’에서 차갑지만 매력적인 여성으로 나와 인기스타로 발돋움했다. 영화 ‘원초적 본능’의 샤론스톤도 마찬가지다. 접근하기조차 어려운 냉소적인 성격을 소유했지만 많은 남성들이 그녀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 죽음에 이르렀다. 신작 영화 ‘모노폴리’에서 ‘앨리’(윤지민)는 완벽한 외모와 섹시함도 매력이지만 차가운 성격으로 ‘경호’(양동근)의 관심을 끌어내는 팜므파탈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의 ‘미란다’(신시아 닉슨)도 지나치게 냉소적이며 표현할 줄을 모르는 성격의 캐릭터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검·경 정치권 눈치보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의 조사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이 지나치게 정치권의 눈치를 봐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지나친 정치권 눈치보기” 하나는 경찰이 피의자 지충호씨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정희 바로 알리기 국민모임’,‘예비역대령연합회’ 등 보수단체 회원과 한나라당 당직자들로 구성된 참관인 8명의 입회를 허락한 것. 이들은 2명씩 4개조를 짜 20일 오후 11시쯤부터 다음날 오후 3시까지 이어진 조사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박정희…’의 대표 김동주씨는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지는지 우리가 감시·관리해야 한다. 경찰서장에게 참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참관인 명단은 김씨가 직접 작성했으며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이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조사실 주위에서 기다리고 있는 취재진에게 지씨의 혐의 사실을 알려줬다.지씨가 한 말, 조서 내용은 물론 주민등록번호, 집주소, 가족 관계 등 개인신상에 관한 정보도 거리낌없이 공개했다. 참관은 수사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수사팀에서 자체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 그러나 더 공정성을 요구하는 일반 사건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이례적인 일이다. 21일 합동수사본부로 용의자들을 넘기는 과정에서도 경찰의 미온한 대처가 지적됐다.전날부터 경찰서 앞에서 진을 치고 있던 40여명의 박 대표 지지자들이 피의자 지씨를 태운 차를 가로막아 이송이 3시간가량이나 지체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집회인 데다가 엄연한 공무집행 방해이지만 야당 대표가 당했는데 함부로 할 수 있나. 잘못 건드렸다가 사고라도 나면….”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다른 사건과 형평성 안맞아 합동수사본부의 규모가 너무 크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이번 사건은 배후가 있는지, 공모한 사람이 있는지 심층적인 수사를 거쳐서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피의자가 단 두명인 사건에 검사만 7명, 수사관 10명, 경찰 21명 등 모두 38명의 수사진을 갖춘 것은 정치적인 과시 효과를 염두에 두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데 실제로 이렇게 많은 인력이 필요한지는 의문이다.40명에 가까운 수사 인력이 검찰과 경찰에서 빠져 나가다 보면 자연히 다른 사건 수사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대규모 수사팀이라는 외양을 통해 보여주려는 단견이 사건의 모양새를 오히려 사납게 만들었다.윤설영 김효섭기자 snow0@seoul.co.kr
  • “세금피해 해외부동산” 문의 봇물

    “세금피해 해외부동산” 문의 봇물

    지난 4년간 주식 투자로 재미를 본 지모(45)씨는 요즘 해외부동산 투자 정보를 얻느라 바쁘다. 지씨는 “주식을 대부분 처분한 뒤 해외부동산 사모펀드에 10억원을 투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인 허모(63)씨는 인도네시아의 리조트를 살 계획이다. 아파트 3채를 보유하고 있는 허씨는 “보유세나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지기 전에 아파트 1채를 팔아 해외 부동산 투자도 하고 노후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외환자유화조치로 22일부터 100만달러 이내에서 거주뿐만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도 해외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은행이나 부동산컨설팅 업체에는 해외 투자를 묻는 상담이 크게 늘고 있다. ●“막힌 곳 뚫렸다” 그동안은 해외에 있는 자녀에게 집을 사주려고 해도 본인이 2년 이상 거주해야 했다. 자금출처 증빙서류나 사업자 설립, 사업계획서 및 투자자금 입증 등의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투자에는 감히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제한이 사라지면서 부동산 부자들에게 비상구가 생겼다. 해외 주택은 종합부동산세 합산 대상에서 빠지고, 보유 주택수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해당국의 세제를 잘 활용하면 양도·증여·상속세를 절감할 수 있다. 시중은행 PB센터의 한 부동산 팀장은 “이번 조치로 해외 부동산을 취득한 뒤 해외에 있는 자녀에게 물려 주려는 고객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호주 뉴질랜드 등 상속·증여세가 없는 국가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편법 증여·상속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해외 부동산도 ‘상투’ 주의보 외환은행 해외고객센터 한현호 팀장은 “우리 팀에만 해외 투자를 문의하는 고객이 하루에 20여명에 이른다.”면서 “은행 전체로 보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루티즈코리아 김경현 팀장은 “중산층을 중심으로 사모펀드나 부동산펀드, 부동산증권펀드 등 간접투자가 활발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다. 더욱이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투자대상국들도 부동산 거품 논란이 한창이다. 투자 목적으로 구입할 때는 환차손도 고려해야 한다. 해외에 사둔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 해도 해당국 화폐에 비해 원화가치가 그 이상 오르면 손해를 본다. 서둘러 투자의 문을 열다 보니 이를 뒷받침할 만한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하다. 은행들은 해외 부동산 컨설팅 경험이 거의 없고, 제대로 된 컨설팅 업체도 드물다.‘기획 부동산’ 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어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업체들은 경계해야 한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팀장은 “1∼2년의 거주기간을 거치며 현지 사정을 잘 관찰하고, 믿을 만한 중개 업체를 통해 매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대법관 인선 나이 따질 일인가

    오는 7월 대법관 5명이 새로 임명된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대법관 3명이 교체됐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같은 해 9월 취임한 바 있다. 대법관 13명 중 절반 이상이 바뀌는 것이다. 따라서 명실상부한 이 대법원장 체제가 들어선다 하겠다. 우리는 당시 이 대법원장에게 사법부 개혁을 요구하면서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을 주장했다. 이번 대법관 인선 역시 마찬가지다. 각 분야의 적임자를 발탁함으로써 사법개혁을 완수해야 되기 때문이다. 더 이상 서열과 기수, 관행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대한변호사협회는 “너무 젊은 나이의 대법관을 임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고 나섰다. 대법관 퇴임 후 생계를 이유로 변호사 개업을 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변협은 대법관의 경우 변호사 개업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관예우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서란다. 변협의 얘기대로라면 대법관 정년(65세)을 고려해 뽑아야 한다는 논리다. 이는 서열과 기수를 다시 돌려 놓아야 한다는 것과 다름없다. 대법관 구성에 있어 나이를 문제삼는 것은 한참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다. 대법원은 아직도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 않은가. 문제는 대법관 후보의 자질이다. 무엇보다 법에 대한 깊은 연구와 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대법원은 단순한 제3심의 재판기구가 아니다. 대법원의 판결은 국민들의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 만큼 대법관이 그에 걸맞은 충분한 경력과 덕망을 지녀야 함은 물론이다. 아울러 법적 안정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변협 및 시민단체가 후보를 추천하는 것도 여론수렴 차원으로 본다. 대법원은 이를 모두 감안해 흔들림없이 대법관을 인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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