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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격혁명으로 소비자 이익 극대화”

    “가격혁명으로 소비자 이익 극대화”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이 “국내 물가가 지나치게 높다.”며 가격혁명을 통한 소비자 이익 극대화를 새 경영 화두로 제시했다. 정 명예회장은 2일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서 가진 특강에서 “일시적인 인하가 아닌 소비자가 인정할 수 있는 근원적이고 혁명적인 상품 가격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학서·정용진 부회장과 계열사 대표, 간부 직원 등 300여명이 강의를 들었다. 정 명예회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남편이다. 지난해 7월에도 유통업의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하는 등 유통업의 역할과 사명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 왔다. 그는 고(高)물가의 원인을 ▲높은 유통 비용 ▲고임금 ▲비싼 땅값 ▲과다한 판촉비용 ▲과시적인 소비문화 등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명예회장은 고물가 극복 방안과 관련,“기존의 틀을 깨는 혁명적인 발상의 전환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산지 직거래 확대, 협력 회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철저한 원가 분석 등을 생활속에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합리적인 소비문화를 선도함으로써 유통업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잦은 세일로 인한 판매가격의 불신이나 충동구매 유도 등 비합리적인 소비를 조장하는 사례 등은 유통업체가 중심이 돼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열린세상] 안다는 것과 존중한다는 것/성석제 소설가

    [열린세상] 안다는 것과 존중한다는 것/성석제 소설가

    차량 왕래가 많은 네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다가 교통신호제어기 옆에 있는 경찰관을 볼 때가 있다. 시간대에 따라 동서, 남북 어느 쪽이든 교통량이 많은 도로가 있게 마련인데 그 도로에는 직진 신호를 길게 주고 그렇지 않은 도로에는 짧은 시간을 배정하는 게 상식이다. 중앙의 교통신호통제센터에서 총괄해서 제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 경찰관이 나와서 교통 신호를 직접 조작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내가 서 있는 차선이 불공평하게 시간을 배정 받을 때 발생한다. 내가 가려는 방향의 신호는 3분이 지나고 4분이 다 돼가는 듯한데 붉은색에서 도통 바뀔 줄을 모른다. 반대쪽 방향은 지나갈 차는 다 지나가고 없는 것 같고 이따금 총알처럼 달려오는 차가 한두 대 있을 뿐이다. 약속시간은 자꾸 다가온다. 정상적으로 간다면 충분한 시간이지만 이런 식이라면 제 시간에 갈 수 있을지 불안하다. 다음 교차로에 또 다른 경찰관이 버티고 있을 수도 있고 교차로마다 있을 수도 있다. 자연스럽게 머피의 법칙을 떠올리게 되고 머피의 법칙을 떠올릴 이유가 없는데 머피의 법칙이나 생각하고 있는 내 처지가 한심스럽다는 생각을 하고 내가 잘못한 것도 없이 스스로가 한심스럽다는 생각을 한다는 게 한심스럽다고 느낄 때 겨우 신호가 바뀐다. 내가 지나가기 전에 신호가 금방 바뀔지 몰라서 마음이 급하다. 그런데 앞에 가는 차가 뭘 하는지 자꾸 꾸물거린다. 옆 차선은 벌써 다 지나가고 있다. 그렇다고 옆 차선으로 끼어들 수도 없는 것이 도로에 실선을 그어놓았기 때문이다. 신호 아래를 지나치며 경찰관의 얼굴을 확인한다. 제복을 입었고 무표정하지만 어쩐지 어려 보인다. 시간만 되면 그의 판단능력이나 권한에 대해 검증하고 확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다. 확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신호를 지나치고 나서도 여전히 꾸물거리며 가고 있는 앞차에도 미친다. 도대체 뭘 하고 있어서 그러는지 성별은 무엇이며 나이는 얼마나 됐으며 생김새는 어떠하며…… 자동차의 외양과 번호판처럼 드러나는 것만 가지고는 성이 차지 않는다. 차선을 바꿔 왕왕거리며 지나가면서 왼쪽 차에서 운전대를 껴안다시피 하며 운전하는 사람이 반백의 노인임을 알아낸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설득시킬 만한, 위안할 만한 논리를 만들어 내고서야 갈 길을 간다. 경찰관은 아직 젊어서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고 있는 것뿐이라서, 운전을 배운 지 얼마 안 되는 노인이니까 하고. 외국에서 운전을 하거나 길을 잘 모르는 지방 도시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그렇게 했을까. 아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에서는 일정한 범위의 상호존중이 있는 법이다. 나는 경찰관의 권한과 전문적인 판단능력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을 것이다. 앞차 운전자가 빨리 가지 못하는 데는 내가 모를 어떤 합당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게 틀림없다. 우리 모두 한국 사람이고 내가 다니는 곳이 서로 알 만한 사람끼리 어울려 살고 있는 곳이어서 지나가며 악착같이 고개를 빼서 알아보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알아낸 피상적인 자료를 객관적인 근거를 무시하고 공평성을 가지고 시비를 거는 데 사용한다.‘좋은 게 좋은 거지 왜 그렇게 요령이 없어?’라든가,‘왜 다른 사람 다 놔두고 나만 가지고 그래?’ 하는 식의 발상이 여기서 나온다. 혹시 ‘예언자는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말이 이래서 생긴 게 아닐까. 예언자의 권능을 인정하는 편이 분명히 고향의 발전에 도움이 될 텐데도. 성석제 소설가
  • ‘영화속 명소찾기’ 보람과 애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스토리에 감동을 받기도 하지만, 배경을 이루는 자연풍광이나 도시의 정취에 더 마음을 빼앗기기도 한다. 무관심하게 지나치던 주변의 풍경이 스크린이나 브라운관 속에서는 색다른 느낌과 무게감으로 재현되곤 한다. 이처럼 드라마나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하는 독특하고 멋진 촬영지를 찾아내는 사람이 바로 ‘로케이션 매니저’.EBS ‘다큐 인’은 ‘공간을 사냥하라, 로케이션 매니저’를 2일 오후 7시 45분에 방송한다. 영화 ‘타짜’의 산꼭대기 비닐하우스를 찾아낸 로케이션 매니저 김태영 씨를 만난다.김씨가 지금까지 로케이션한 광고는 900여편, 로케이션에 참고하기 위해 모은 사진은 60만장에 이른다. 이렇듯 방대한 작업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그는 2002년 로케이션 전문회사까지 설립했다. 공간에 대한 김씨의 집착은 동물적이다. 이동하는 동안에도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할라치면 무조건 카메라를 꺼내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컨셉트에 맞는 장소를 섭외한 뒤에는 스태프의 주차, 안전·방해요소 관리, 뒷 마무리까지 모두 그의 책임이다. 한달 뒤엔 김씨가 로케이션을 맡은 새로운 영화가 촬영에 들어간다. 촬영지를 찾기 위해 김씨는 두달 전부터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등 전국 방방곡곡을 뒤지고 다녔다.영화는 전체적인 분위기와 등장인물들의 동선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장소를 찾는 일이 여간 까다롭지 않다. 김씨는 다시 경북 봉화를 찾아간다. 마음에 드는 공간이 나타날 때까지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그의 행로를 따라가 본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사설] 노 대통령 걸어서 군사분계선 넘는다

    노무현 대통령이 내일부터 열릴 ‘2007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건너게 된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어제 노 대통령의 도보 월경이 남북이 합의한 평화 행사임을 확인했다. 남북의 책임있는 당국자가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통과하는 것은 김구 선생 이래 초유의 일로,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첫걸음이기를 바란다. 우리는 이번 MDL 도보 통과가 남북 주민이 하나의 민족임을 확인하고 평화 통일의 의지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란 차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본다. 더구나 이런 이벤트가 생중계되면서 지구촌에 던지는 평화 메시지의 무게도 가볍지 않을 것이다. 글피까지 진행될 정상회담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란 점에서다. 범세계적 탈냉전의 물결 속에서 외딴섬처럼 남아 있는 한반도 상황을 고스란히 전하는 것 자체가 평화정착의 촉진제가 될 것이란 기대다. 다만, 우리는 남북관계 진전이 이벤트성 행사로만 이뤄질 것이라고 믿지는 않는다.MDL을 넘는, 역사적 첫걸음에 걸맞게 한반도 평화에 대한 실질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 과정에서 과시형 이벤트에 지나치게 매달릴 이유는 없다. 그런 ‘깜짝 이벤트’보다는, 예컨대 휴전선에 집중 배치된 군대를 후방으로 물리는 등 실질적 조치가 더 국민에게 와닿지 않겠는가. 노 대통령은 이미 평화체제 협상 시작이 가장 중요한 의제라고 밝혔다. 그러나 남북이 대외적으로 평화와 화해의 메지지를 발하면서 내부적으로 계속 칼을 간다면 평화 정착은 요원한 일일 것이다. 반세기 넘은 군사적 대치가 단번에 풀리기는 어려울 테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그 초석이 놓여지기를 기대한다. 그러려면 회담의 의전적 절차보다 크든 작든 내용 있는 합의에 주력해야 하며, 그것이야말로 국민 지지를 받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 대부분 음식에 ‘알러지’가 있는 英소년

    “한번만 마음껏 먹어봤으면…” 대부분의 음식에 알러지(Allergy) 반응을 보이는 영국 소년이 언론에 보도돼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Daily Mail)은 올해 12살 된 타일러 세비지(Tyler Savage)의 특이한 체질에 대해 보도했다. 알러지 반응 때문에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하는 세비지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닭고기와 당근, 포도, 감자, 사과 다섯 가지 뿐. 다른 음식을 먹으면 탈진할 정도로 심한 구토와 설사가 이어진다. 6살 때부터 이같은 알러지 반응을 보여온 세비지의 현재 몸무게는 겨우 19kg. 최근 위에 호스를 연결해 미네랄과 비타민 등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고 있다. 어머니 린 세비지(Lynne Savage)는 “어려서부터 다른 아이들보다 빨리 지치는 것 같았다.”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앞일은 알 수 없는 것”이라며 “하늘의 뜻에 맡기고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세비지를 검사한 오몬드 아동병원측은 이같은 증세에 대해 장내 백혈구 수치가 지나치게 높아 면역 기능이 축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 생명윤리법에 ‘발목’ 英·美 규제완화에 ‘펄펄’

    한국 생명윤리법에 ‘발목’ 英·美 규제완화에 ‘펄펄’

    해외 과학자들이 줄기세포와 관련한 성과를 속속 내놓고 있는 가운데, 황우석 사태 이후 침체기에 접어든 국내 연구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부 선진국이 정부차원의 연구 지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새로 내놓은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해외 각국, 대대적 지원 나서 영국, 미국, 일본, 호주 등 각국 정부는 최근 파격적인 줄기세포 관련 정책을 발표하며 전면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영국은 이달초 뉴캐슬대와 킹스칼리지 연구팀이 신청한 인간의 세포핵을 동물의 난자에 주입하는 ‘인간·동물 교잡 배아’를 허용하기로 했다. 교잡 배아는 인간과 동물의 난자가 섞인다는 점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온 미국 역시 배아줄기세포 연구 확대법안에 따라 다양한 이행방안을 담은 대통령령을 최근 발표했다. 특히 미국은 최근 10년간 3조원가량을 투자하는 배아줄기세포 관련 공공 프로젝트에 해외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는 등 줄기세포 연구 활성화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민간 업체 및 개별 연구자들의 성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미국의 제론사는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심근줄기세포로 분화시켜 쥐에 성공적으로 이식시켰고, 교토대학의 야마나카 박사는 쥐의 섬유아세포를 재프로그램해 배아줄기세포로 되돌렸다. 이밖에 미국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는 쥐 고환의 정자세포에서 다기능 성체줄기세포를 채취하는데 성공했고, 영국 임페리얼 대학 연구팀은 쥐의 배아줄기세포로 만든 폐세포를 정착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연일 네이처와 사이언스, 셀 등 과학저널을 장식하고 있다. ●국내 인력 유출 가능성 높아 반면 황우석 사태 이전까지 세계 수준의 연구성과를 인정 받았던 국내 줄기세포 연구는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과학기술부는 현재 국내에서 줄기세포와 관련해 총 41개의 연구가 진행중이며 지난해에도 14개의 신규 과제가 수행됐다고 밝히고 있지만,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초 서울대 이병천 교수팀이 ‘한국 복제연구의 새로운 출발’을 선언하며 발표한 늑대 복제 논문마저 심각한 오류로 취소되자 학계와 관련업계가 모두 연구 진행 자체를 꺼리고 있다. 다음달 시행되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도 줄기세포 연구 활성화에 큰 장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법안은 체세포 핵이식 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난자를 ‘체외수정이 되지 않아 폐기될 예정인 난자’,‘질병 등으로 떼어낸 난소에서 채취하고 남은 난자’ 등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또 난자의 유상 거래나 인간 복제, 인간의 난자에 동물의 체세포 핵을 이식하거나 이를 인간이나 동물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이종 간 착상 등은 계속 금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줄기세포 연구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윤리적인 부분은 해외에서 허용되더라도 무조건 금지했다.”면서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을 모두 막으면 창의적인 연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인력의 해외유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스템메디컬셀과 바이오하트 등 대기업들이 국내에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한국 연구진 영입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국내 연구진은 다양한 수의학적 경험과 핵치환 기술을 갖추고 있어, 해외 업체들의 집중적인 타깃”이라면서 “국내 연구소가 실적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인력유출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정책선거 원년으로]외교·안보·통일정책 분석

    [정책선거 원년으로]외교·안보·통일정책 분석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불과 4일 앞둔 시점에서 대선 후보들의 외교·안보·통일 정책이 어느 때보다 관심을 모은다. 정상회담이 끝나면 평화 무드가 대선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들이 제시하는 통일정책들은 쟁점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역대 대선에서는 대북정책이 그다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성급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통일 대통령’ 또는 ‘평화 대통령’을 내세운다. 하지만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들은 단편적일 뿐더러 외교·통일·국방정책 사이에 일관된 통치철학이나 전략기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통일의 철학을 찾아 보기 어렵거나 세부방안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이 후보들의 공약에 맞춰 대화와 개방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후보들은 거시적으로는 통일 대통령을 표방하고 있지만 미시적 접근 방법에서는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먼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외교·안보·통일 정책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원칙 없는 퍼주기로 인한 실패’라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한·미 안보협력체제를 강화시켜 ‘힘에 바탕에 둔 대북정책’을 펴야 한다는 게 기조다. ●이명박, 북핵 해결 해법 결여 다음달 2일 열릴 2007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북핵문제가 최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하고, 북방한계선(NLL) 양보도 불가라는 입장이다.‘이명박 독트린’은 외교 및 대북정책으로 전략적 대북개방정책, 한·미동맹 강화, 아시아 외교 확대,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확대, 국가간 에너지협력 강화, 문화외교의 실현 등으로 요약된다. 이 후보는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과감한 대북지원을 통해 북한 경제를 10년 안에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북한과 ‘남북공동체실현을 위한 협의체’를 설치해서 이 구상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의 공약은 북핵 해결 해법이 결여돼 있고, 북한을 지나치게 경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측면이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세 후보들의 외교안보 정책은 엇비슷하다. 손학규·정동영·이해찬 후보는 자신이 햇볕정책을 계승할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손 후보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정후보와 이 후보에 비해 온도차가 있다. 손 후보는 대선용 남북정상회담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손 후보는 지난해 북한 핵실험 이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PSI)에 북한 참여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이명박 후보의 외교정책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손·정·이 세후보 엇비슷… 실현가능성 의문 정 후보는 통일부 장관을 지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점을 들어 ‘개성동영’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고 있지만 개성공단은 1차 남북정상회담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연계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부딪힐 수 있다. 그는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대륙평화경제론’을 내세우고 있다. 정 후보는 ‘대륙평화경제론’, 남남사회 통합, 남북경제 통합, 동북아 미래통합 등 이른바 ‘3통 원칙’, 차기정부의 조속한 북핵해결, 남북평화협정과 평화체제 완결, 남북국가연합 성사 등 ‘3대 평화공약’을 내세운다. 또 서울-인천-개성 평화경제 복합특구 등 ‘5대 평화경제사업’을 핵심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손 후보의 외교안보 정책은 ‘한반도 상생경제 10개년 계획’을 기본 틀로 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남북이 경제협력을 확대해 공동발전과 북방시장의 공동진출을 모색하자는 계획으로 국제협력, 경제특구 중심, 전략산업 육성 등을 중심추진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정·손 후보가 남북관계의 경제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는 데 비해 이 후보는 평화체제 정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후보는 ‘한반도시대’를 열겠다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경제공동체 구축, 한강-임진강-서해안 평화공동수역 조성,DMZ의 평화지대화 등을 중점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공약들은 북한의 호응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해외 파병과 관련해 손 후보와 이 후보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정 후보는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부정적 입장이나 상대적으로 이 후보의 목소리가 강하다. 주변국 외교와 관련, 대중국 외교는 세 후보 모두 강조하고 있지만 대일본 외교에 있어서 손 후보가 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권영길 “통일헌법 만들고 보안법 폐지하자”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 공약의 초점은 ‘통일’에 맞춰져 있다. 권 후보는 ‘평화와 통일의 한반도 시대’를 통일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권 후보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3단계 남북 공동조치를 제안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연합연방통일공화국 건설’을 제시하고 있다. 외교는 한·미동맹 최우선의 외교전략을 전면 개편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를 공언하고 있다. 통일을 국시로 하는 통일헌법을 만들고 국가보안법을 전면 폐지하자는 입장이다. 남북정상 핫라인 구축과 남·북·미·중 평화협정 체결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남북관계 공동조치 제안은 참여정부의 정책기조와 비슷하다. 이현출 국회 입법정보연구관
  • 커피 하루 6잔 이상땐 독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7일 커피와 콜라, 초콜릿 등에 들어 있는 카페인 과잉 섭취를 경고하고 연령별 카페인 하루 섭취 기준을 제시했다. 식약청은 카페인 섭취 수준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 하루 안전한 카페인 섭취 기준량을 ▲성인 400㎎ 이하▲임산부 300㎎ 이하▲어린이는 체중 ㎏당 2.5㎎ 이하로 각각 제시했다. 식약청은 커피 1잔(12g 커피믹스 1봉)에는 카페인이 69㎎, 캔커피 1캔(175㎖)에는 74㎎, 녹차 1잔(티백 1개)에는 15㎎, 콜라 1캔(250㎖)에는 23㎎, 초콜릿 1개(30g)에는 16㎎이 들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6세 어린이가 하루에 콜라 한 캔, 초콜릿 한 개, 커피맛빙과 하나를 먹게 되면 카페인 섭취량은 모두 68㎎으로 기준량(60㎎)을 넘게 된다. 15세 여고생이 하루에 캔커피 2개를 마시면 카페인양은 148㎎으로 섭취기준(133㎎)을 초과한다. 성인은 커피를 하루 6잔 이상 마시면 카페인양은 414㎎으로 기준량을 넘게 된다. 식약청은 “카페인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불안, 메스꺼움, 수면장애, 가슴 두근거림 증상이 나타나고 지속적으로 과잉 섭취하면 카페인 중독증이 생길 수 있다.”면서 “특히 어린이나 임산부에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이벤트보다 성과” 차분한 준비

    “2007 남북정상회담은 외형보다 성과 중심의 로키(low-key)로 간다.” 남북정상회담을 5일 앞둔 청와대는 의외로 차분하다. 정중동(靜中動)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실무 조율을 위한 정부의 2차 선발대가 27일 평양으로 출발하고 청와대 안보정책실과 경호·의전팀 등이 준비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관련 이벤트나 홍보행사는 최대한 자제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추석 연휴 기간인 24,25일 관저에서 남북정상회담 관련 자료를 숙독하며 구체적인 회담 내용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양 정상의 아리랑 공연 관람은 27일 남북정상회담 추진위 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6일 “노 대통령이 지나치게 홍보나 이벤트에 신경을 쓰지 말고 차분하게 내용 위주로 임하라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정상회담 전후 행사도 2000년 회담 때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의 공식 명칭도 차분한 톤으로 정리했다.‘2차 남북정상회담’이 아닌 ‘2007 남북정상회담’으로 지난 22일 정상회담 준비기획단 회의에서 확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차 회담’이라는 표현이 ‘정례화’를 지향하고 있고, 정상회담에는 차수를 붙이지 않는 것이 외교 관례상으로 합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측은 ‘북남 수뇌상봉’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회담 성사 발표 때부터 ‘2차’라는 표현을 사용해온 점을 감안하면 1차 회담의 극적 효과나 의미와 비교되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이번 회담이 2000년 회담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며, 남측이 굳이 ‘정례화’의 의미를 톤다운시킬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노 대통령은 다음달 2일 방북길에 앞서 청와대 본관 앞에서 대국민 인사말 형식으로 간단하게 출발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2000년 회담 때와는 달리 청와대를 출발해 북쪽으로 이동하는 도중 남측의 시민 환영행사도 거의 하지 않기로 했다. 경의선 도로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개성공단으로 출근하는 남측 근로자나 관계자와 만나 인사를 나눌 가능성은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노 대통령이 방북길에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넘는 방안은 ‘평화 메시지’의 상징적 의미라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경호 등의 문제로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18∼21일 3박4일 동안 평양을 다녀온 1차 선발대는 ▲방북단의 평양 내 휴대전화 사용 ▲방북단의 평양-서울간 인터넷 사용 ▲북측 숙소에서 남측 방송 시청 ▲방북 취재단 규모의 실질적 확대 등 실무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평이다. 선발대 관계자는 “지난 2000년 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남측 대표단이 평양 체류 기간 북측에서 휴대전화 30대를 대여받아 사용키로 했다.”고 전했다. 이 휴대전화는 평양 내부에서만 통화가 가능하다. 지난 2000년 당시 남측 대표단이 의사 소통의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의 보이지 않는 성과로 여겨진다. 남측의 방북 대표단으로는 처음 인터넷 사용이 허용된 점도 주목된다. 방북 취재단의 풀(pool)기사나 사진 등의 서울 프레스센터 전송, 평양-서울간 상황 보고 등이 인터넷을 통해 이뤄진다. 취재단 규모는 지난 2000년 회담에 비해 12명 정도 늘었다. 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 특별수행원과 기자단이 각각 머무르는 보통강호텔·고려호텔에서는 남측 방송(KBS)을 TV 화면으로 직접 시청할 수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추석연휴 방심하면 건강 ‘악~’

    추석연휴 방심하면 건강 ‘악~’

    온 가족이 오랜만에 만나는 큰 명절 한가위가 다가왔다. 전국 곳곳에서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이 또 한차례 전쟁을 치르게 된다. 하지만 그리운 부모 형제를 만나는 일이라 누구도 이런 노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집집마다 정담과 웃음이 넘치는가 하면 갖가지 음식도 즐비하다. 이처럼 들뜬 와중에 자칫 건강을 해치기 쉽다. 명절도 탈없이 맞아야 더 의미있고 즐겁다. ●주부의 덫 명절증후군 명절 때가 다가오면 일시적인 우울 증상을 보이는 주부들이 있다. 바로 ‘명절 증후군’이다. 명절을 앞두고 평소와 다른 물리적,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다. 이런 증상은 ‘좋은 며느리’라는 강박적 관념에 순응했던 과거 세대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신세대 여성에게 많다. 이 때문에 명절 때 아예 시댁에 가지 못하는 부부도 있다. 증상은 두통과 무기력증, 불안감, 모든 일에 짜증이 나고, 명절 후에 심한 몸살을 앓는 등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수반된다. 명절에 의해 생기는 스트레스는 대부분 단기간에 해소되나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가정불화가 커져 파국에 이르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 증상은 명절을 맞아 주부가 감당해야 하는 무리한 가사노동의 부담, 가부장적 문화에서 비롯된 가족들과의 갈등이 원인인 만큼 미리 이런 부담을 덜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갈등 대상을 만나기 전에 친구나 남편 등에게 자기 감정을 털어놓음으로써 사전에 갈등상황에 적응하는 이른바 ‘환기효과(ventilation)’를 거칠 필요가 있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듯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과 대화하면서 미리 예정된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다. 가족간의 대화도 중요하다. 서로의 입장에서 느낀 바를 공유하고, 자신의 입장만을 고집하기보다 상대를 배려하고 상대의 가치관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부들이 명절을 앞두고 느끼는 이런 스트레스를 모두 혼자 삭이려고 드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 남편이나 시부모, 며느리들간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이해를 구하든가, 남을 새로 이해하게 되면 스트레스의 강도가 훨씬 낮아진다. ●명절이 무서운 만성질환 당뇨병이나 고혈압, 심장 및 신장질환, 간질환 등의 만성질환자들은 명절이 질환 관리의 고비가 된다. 고지방, 고열량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되기 때문이다.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을 잘 실천하던 사람들도 명절을 지나면서 리듬을 잃는 사례가 많다. 특히 당뇨환자는 명절 기간 중에 당 섭취를 철저히 절제해야 한다. 과일의 1회 적정 섭취량은 50㎉로 사과나 배 1/3쪽, 귤 1개 정도가 여기에 해당된다. 배탈, 설사도 조심해야 한다. 심한 설사와 탈수로 인한 저혈당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명절 음식은 대부분 고지방, 고단백, 고열량식이어서 자칫 과도한 영양 섭취로 몸의 균형을 깨뜨리기 쉽다. 만둣국은 470∼600㎉, 잡채는 150∼230㎉, 갈비찜 한 토막은 100~140㎉, 전 1쪽은 110㎉, 식혜는 120㎉의 열량을 갖고 있다. 또 기름을 넣어 조리한 나물 1인분도 140㎉나 된다. 성인 남성의 하루 권장 열량은 2400∼2500㎉, 여성은 1800∼2000㎉인 점을 감안하면 적정 열량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부모님 건강 챙기기 모처럼 뵙는 부모님의 신체 변화를 살피는 것도 자식들의 몫이다. 이 때 안색이나 외모의 변화를 지나치게 언급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므로 조심하되, 당사자가 말하는 증상을 경청해야 한다. 우선, 통증 등 구체적 증상을 호소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자연스럽게 대화하면서 본인이 느끼는 증세를 파악하되, 식사량과 체중의 변화, 수면 및 치아건강 등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 또 지병이 있다면 상태의 변화와 약 복용 상태 등도 확인해야 한다. 부모가 당뇨를 가졌다면 발에 상처가 있는지 주의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증상만으로 섣부르게 병을 예단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신체 분야 별로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질환을 염두에 두고 살펴보면 의외로 쉽게 문제를 찾을 수 있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유념해야 할 노인성 질환에는 기관지천식, 만성 기관지염, 폐기종, 간질성 폐질환, 폐부종, 기관지 확장증, 폐암, 폐렴, 폐결핵 등이 있으며, 심장병, 고혈압, 고지혈증과 당뇨병, 갑상선 질환, 소화기관 장애, 간질환 등이 있다. 또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뇌졸중, 녹·백내장 등 안과 질환도 노인들에게 흔히 있는 질환이다. 음식을 먹을 때 사레가 잘 걸리는 노인성 후두, 지나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도 노인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운전 후유증, 자세가 관건 귀성길에 장시간 운전을 하다 보면 어깨나 허리, 발목 등에 ‘긴장성 근육통’이 생기기 쉽다. 운전석에 오래 앉아 있으면 서 있는 것보다 2배가 넘는 부담이 허리에 가해져 척추에 무리가 오기도 한다. 따라서 운전을 할 때는 엉덩이와 허리를 좌석 안쪽으로 깊숙이 집어넣고, 의자 등받이는 105∼110도 정도로 세워 앉는 게 바람직하다. 체증 구간을 지나면서 혹시 있을지 모르는 추돌에 대비해 머리받침을 머리 높이에 맞게 조정하고, 허리와 등받이 사이에 생긴 공간은 얇은 베개나 허리용 보조 쿠션을 넣어주는 것이 좋다. 또 운전 중에는 1시간에 1회 정도 휴식을 갖고, 가볍게 어깨와 허리, 목운동을 하는 등 굳어 있는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고스톱 즐기다 병 얻을라 가족,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자연스레 고스톱을 치게 된다. 그러나 방바닥에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아무리 좋은 자세를 취해도 허리가 아프고, 어깨가 결린다. 이런 자세는 서 있는 자세에 비해 허리 부담이 3배 가까이 크다. 이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고스톱을 치다 보면 자연히 자세가 흐트러지게 되고, 이때 척추가 가장 큰 압박을 받는다. 따라서 허리나 등, 골반의 통증을 예방하려면 소파나 식탁에 앉아서 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 방바닥에 앉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면 짬짬이 일어나 가볍게 걷거나 무릎 돌려주기 등의 스트레칭을 해줘야 후유증을 겪지 않는다. 음식 장만이나 설거지를 할 때도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만약 주방의 싱크대가 너무 높다면 슬리퍼를 신거나 밑받침을 대고 해야 하며, 싱크대가 낮다면 다리를 적당히 벌리고 허리가 구부정하게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자주 자세를 바꿔주거나, 아래쪽 싱크대 문을 열어 한쪽 발을 번갈아 디디고 일하는 것이 좋다. 무거운 것을 들 때는 반드시 허리를 편 상태에서 무릎을 굽혀서 들고, 큰 상을 옮길 때는 두명이 함께 들도록 해야 한다. ●응급상황에는 이렇게 성묘를 갈 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사고는 벌에 쏘이는 경우. 이때는 손으로 벌침을 빼지 말고 명함이나 플라스틱 카드로 긁어 벌침을 뽑아야 독이 체내로 주입되지 않는다. 그런 다음 찬물 찜질을 하면 통증과 부기가 빠진다. 그러나 벌침에 쏘인 뒤 심한 두드러기가 돋거나 입술, 눈 주변이 붓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하면 빨리 병원으로 옮겨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독사 등 뱀에게 물린 경우에는 상처를 깨끗이 씻고, 탄력붕대로 감은 뒤 상처 부위가 심장보다 낮게 고정시켜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긴다. 얼음을 상처에 대거나 입으로 독을 빠는 행위, 칼 등으로 물린 부위를 째는 행위 등은 하지 말도록 한다. 조리 중에 화상을 입었을 때는 가능한 한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화상 부위에 옷이 엉겨붙으면 억지로 떼지 말고 찬 물로 식힌 뒤 가위로 천을 오려 떼어내야 한다. 민간요법인 간장, 기름, 된장 등을 바르지 말고 소독 거즈를 화상 부위에 덮고 붕대를 느슨하게 감아준다. 성묘 후 1∼2주가 지나 열과 오한이 나고, 두통 등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유행성 출혈열 등 풍토병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만큼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심재억·정현용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하태현 교수.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윤세창·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 힘찬병원 박광열 과장. 우리들병원 장원석 부장.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수면센터 박동선 원장
  • ‘히트 음료’ 수명 해마다 짧아진다

    ‘히트 음료’ 수명 해마다 짧아진다

    히트 음료의 수명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1∼2년 사이 히트 음료의 수명은 평균 8개월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히트 음료는 평균 2∼3년간 꾸준히 잘 팔렸다. 1999년 11월에 나왔던 웅진식품의 ‘초록매실’은 2년 6개월 가량 월평균 1500만개가 팔리는 초히트 제품이었다. 이에 앞서 1996년 출시된 해태음료의 ‘갈아만든 배’는 2003년까지 7년간 월평균 650만개씩 팔려 나갔다. 그러나 최근에는 히트 기간이 수개월 수준으로 줄고 있다. 지난 2006년 2월말 출시된 롯데칠성음료의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는 6개월간 월평균 2300만개가 팔리는 등 돌풍을 일으켰으나 그해 9월 이후 월 850만개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동원F&B의 보성녹차도 지난여름 성수기 동안 월평균 800만개씩 반짝 히트했으나 그 이후 월 500만개 이하로 줄었다. 음료 업계 관계자는 “음료 시장은 기존 히트 제품이 계속 잘 팔려 나가기보다 다른 제품으로 빨리 대체되는 등 유행을 타고 넘어가는 속성이 있다.”면서 “지난해를 기점으로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수개월 수준으로 지나치게 짧아졌다.”고 말했다. 주요 업체들도 과거에는 연평균 3∼4개 정도의 신제품을 내놓았지만 최근 1∼2년 사이에는 트렌드에 맞추어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경우 올들어 내놓은 음료 신제품만도 10개나 된다. 예년의 두 배 수준이다. 지난 2005년과 2006년에는 한 해에 각각 5개와 6개의 신제품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광동제약의 ‘옥수수 수염차’ 전성시대로 불릴 만큼 옥수수차가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 지난 3월부터 가수 보아를 내세워 붓기를 빼주는 음료의 특성을 강조하면서 올해 6월부터 월 1800만개씩 팔리는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요즘 음료의 단명 추세를 감안할 때 이번 인기가 오래 지속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05년 출시돼 지금도 월평균 1000만개 이상 팔리는 남양유업의 ‘17차’도 과거 베스트셀러와는 차이가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의 마케팅 활동비를 지출하면서 ‘17차’ 판매 관리에 전력을 쏟고 있다. 그동안에는 보통 히트 음료의 경우 일단 궤도에 오르면 광고를 별로 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히트 음료 사이클이 짧아진 것은 웰빙 바람에 편승해 특정 성분을 지나치게 과대 포장해 내놓는 업계의 탓도 없지 않다.”면서 “보다 몸에 좋은 새 음료를 찾으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점점 커지는 만큼 크게 공감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오지 않는 이상 히트 음료의 수명이 단축되는 추세는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서울광장] 언론폭력의 자유/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언론폭력의 자유/육철수 논설위원

    일본 마이니치신문 임원출신인 가와치 다카시는 ‘신문사-파탄한 비즈니스 모델’이란 최근 저서에서 마이니치가 내리막길을 걷게 된 원인들을 소개했다. 그 중에는 1972년에 일어난 ‘니시야마 사건’이 들어있다. 당시 국가기밀 유출 혐의로 마이니치 정치부 니시야마 다키치 기자와 그의 내연녀인 외무성 여성 사무관이 체포됐다. 니시야마가 내연녀를 통해 ‘오키나와 반환협정에 따라 미국이 부담해야 할 토지원상복구 비용 400만달러를 일본이 대신 낸다.’(오키나와 밀약)는 외무성 문서를 입수해 보도한 게 발단이다. 이 사건으로 일본 정부와 국회는 발칵 뒤집혔다. 일본 국민도 배후의혹에 온통 관심이 쏠렸다. 외무성 내부 조사에서 문서유출자로 드러난 여성 사무관은 호텔에서 니시야마에게 기밀문서를 넘긴 사실을 털어놨다. 나시야마도 취재원을 밝혔다. 결국 이들은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니시야마의 소속사인 마이니치는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워 취재활동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대대적인 ‘언론자유 캠페인’에 들어갔다. 마이니치는 니시야마가 불륜관계를 이용해 기밀을 입수한 사실을 알았지만, 이를 숨기고 캠페인을 계속했다. 밀약에 따라 당장 세금이 나갈 판이니 독자들의 격려와 호응은 대단했다. 그러나 나중에 검찰의 기소장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마이니치가 자사 기자의 ‘섹스 스캔들’을 덮으려던 시도는 백일하에 드러났다. 독자들의 시선은 싸늘하게 돌변했다. 마이니치의 판매부수는 순식간에 30만부 이상 떨어졌고 불매운동으로 불길이 옮겨 붙었다. 마이니치의 사례는 언론사가 떳떳하지 못한 취재로 보도윤리를 거스르고, 도덕성을 훼손했을 때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잘 보여준다. 경우는 다소 다르나, 지난주 어느 신문의 신정아씨 누드사진 게재는 보도윤리 면에서 지나치기 어려운 문제다. 사생활은 응당 법으로 보호받아야 한다. 죄를 짓고 안 짓고를 떠나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느닷없이 이런 사진을 등장시킨 것은 선정적 보도일 뿐이다. 해당 신문사는 이 사진을 근거로 신씨의 ‘성로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취재내용을 보도하는 정도(程度)는 언론의 정도(正道)를 벗어났다. 네티즌이 들끓은 것은 사회적 상식으로도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또 여성단체들은 “알권리와 언론자유를 빙자한 성폭력”이라고 비난했다.‘언론동업자’로서 정말 낯뜨겁고 할말이 없다. 이 사건과 관련한 다른 언론의 보도도 오십보 백보였다. 권력비호 의혹이라는 본질은 어디가고 신씨의 이성관계를 필요 이상으로 부각한 점은 부끄럽다. 물론 언론의 집요한 추적으로 사건 핵심 관련자들의 범법행위가 차차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열 개를 잘하면 뭐하나. 한 개를 잘못해도 현명한 국민은 언론의 일탈을 꿰뚫어 본다. 신씨 누드사진 보도로 국민의 눈에 모든 언론사가 ‘폭력 공범’으로 비치지 않을까 심히 두렵다. 어쩌다 언론이 악착스럽게 따라다니는 취재대상이 된 사람들 중에는 치열한 취재·보도경쟁 속에서 과장·허위사실로 울화통 터지는 일이 적지 않을 것이다.‘조폭언론’이니,‘경기(驚氣)가 들 지경’이라는 불평은 꼭 삐뚤어진 언론관을 가진 사람들만의 악담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도 보도에 무제한은 없으며, 언론에 폭력의 자유는 없다는 점을 새삼 마음에 새겨본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오락가락 부동산 정책

    정부는 20일 주택투기지역 12곳을 해제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부산 등 11개 시·군·구의 투기과열지구를 풀었다. 지방에서의 미분양 사태가 심각한 수위에 이르자 수요를 억제해 온 장치를 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체적인 금융규제 체계는 유지하면서 시장여건을 고려해 수요억제 장치인 투기지역을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조건이 완화돼 신규 분양과 기존주택의 거래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LTV가 40%에서 60%로 높아지고 DTI가 자율적으로 40∼60%로 운영되면 계산상으로는 주택수요자의 대출 여력이 다소 늘어난다. 신규 대출자뿐 아니라 기존 대출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돼 일부 분양 시장에선 숨통이 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미분양 사태의 원인은 금융규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한다. 예컨대 분양가 상한제와 종부세·양도세 등 부동산 정책에 따른 주택시장 위축으로 수요가 취약한 지방에서 분양 수요가 먼저 꺼졌다는 것이다. 정부도 외환위기 당시의 ‘수요급감’과 달리 이번 사태는 ‘공급과잉과 고(高)분양가’ 문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분양 사태가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 부동산 시장 안정에만 너무 집착, 약발이 다 떨어진 지방에서의 수요억제 장치에 연연했다는 지적이다. 분양가 상한제 등 1·31 부동산 정책을 발표할 때 권오규 부총리도 “미분양 사태를 충분히 예의주시하겠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실제 지난 1월 전국의 미분양 물량은 7만 5600가구로 최근 14년간 미분양 평균인 7만 6000가구에 근접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당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 지난 7월 미분양 물량이 9만 822가구로 치솟은 뒤에야 부랴부랴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중산층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겠다며 내놓은 비축형 장기임대주택의 취지만 이상해졌다. 권 부총리는 연초 “비축형 장기임대주택은 도심의 직장 근처나 생활환경이 우수한 지역 위주로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지방의 미분양 물량은 거주환경에 비해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아 수요자들이 사실상 외면한 주택이다. 이런 주택을 비축형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은 당초 정부의 설명과 맞지 않는다. 또한 인구 전망을 감안해 장기임대주택의 지역별·유형별·규모별 수요를 파악한 뒤 추진하겠다던 방침도 무시됐다. 한마디로 정책을 펼 시점을 놓쳐 정부가 시장의 왜곡을 도운 셈이다. 뒤늦게 급조했지만 ‘도덕적 해이’ 문제만 야기시켜 정권 말기의 선심성 정책이라는 오해마저 살 여지를 안고 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천수이볜 “타이완이 한국보단 낫다”

    “아무리 그래도 타이완이 한국보단 낫다.” 천수이볜 타이완 총통이 발끈하고 나섰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야당인 국민당이 만든 한국 기업인이 등장하는 선거광고 때문이다. 타이완의 경기침체와 집권 민진당의 실정(失政)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이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한국인은 광고에서 “타이완은 한국이 경쟁하고 연구했던 대상이었지만 지난 몇년간 지나치게 정치에 시간을 허비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제가 가장 중요한데, 타이완 정부는 그 점을 모른다”고 집권당에 직격타를 날렸다. 한국과 타이완의 국내총생산(GDP)을 비교하거나 타이완의 경제 둔화를 나타내는 화면까지 삽입했다. 이 광고는 TV와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자 급기야는 천 총통이 직접 수습에 나섰다. 천 총통은 18일 타이완 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타이완 경제의 지표를 감히 좋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한국에 비해서 좋은 것은 확실하다.”고 반박했다. 구체적인 통계수치도 제시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타이완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5.05%로 한국(4.25%)보다 높고, 세계경제포럼(WEF)의 ‘2006년 성장 경쟁력 지표’도 한국은 21위지만 타이완은 6위라고 강조했다. 부의 불평등도를 봐도 타이완은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6배지만 한국은 무려 8배에 달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타이완 일간연합보는 타이완이 한국에 뒤진 다른 경제수치를 제시하며 천 총통의 주장을 재반박,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씨줄날줄] 은닉자산 찾기 사업/육철수 논설위원

    돈의 팔자도 사람의 운명만큼이나 기구하다. 누가 갖고 있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팔자가 천차만별이어서다. 돈이 처음 생길 때부터 검거나 흰 게 따로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깨끗한 돈은 여러 사람의 목숨을 살리고, 검은 돈은 나라를 거덜내기 다반사니 돈도 주인을 잘 만나야 가치있는 법이다. 세계은행과 유엔이 며칠 전 ‘은닉자산회복 이니셔티브(StAR)’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개발도상국의 부패한 독재자들이 해외로 빼돌린 자산을 찾아내서 해당 국가의 빈곤퇴치와 사회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한다. 이른바 돈의 팔자를 바꿔주는 프로그램인 셈이다. 마침 검은 돈의 비밀계좌가 많은 스위스가 연방정부 차원에서 이 사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호응한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사실 스위스의 은행과 은행원들은 고객의 비밀보호를 위해 입이 무겁기로 정평이 나 있다.1930년대 독일의 나치정권이 유대인들의 재산 몰수를 위해 본국과 주변국의 은행들을 샅샅이 뒤졌는데, 스위스의 은행들만 계좌확인을 거부했다.1982년 이탈리아에서 체포된 스위스 은행원의 일화도 유명하다. 은행원 2명이 당시 로마에서 해외예금 유치활동을 벌이다가 이탈리아 경찰에 체포됐다. 한 명은 비밀계좌 예금주의 신원을 밝힌 덕분에 풀려났으나, 다른 한 명은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가 감옥에 갔다. 그러나 석방된 은행원은 스위스에 돌아가 국내법에 의해 벌금형을 받았고, 복역 후 귀국한 은행원은 영웅대접과 함께 거액의 보상금을 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국경을 넘어 신뢰를 쌓은 스위스 은행들에 세계 도처에서 단골고객이 몰리는 건 당연했다. 문제는 검은 돈의 유입인데, 이를 막을 방도가 없었다. 스위스가 1998년 ‘돈세탁 방지법’을 제정해 검은 돈의 차단막을 강화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 법이 생길 무렵에 아프리카 말리공화국의 독재자 트라오레가 예치했던 390만달러,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돈 7억달러를 각각 그 나라 정부에 반환했다. 스위스 은행들이 독재자와 범죄자들의 검은 돈을 골라내는 데 이렇게 적극적이니, 돈의 진짜 주인을 찾아주는 StAR 프로그램의 성공은 시간문제인 것 같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게임과 룰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게임과 룰

    의욕만 앞서서는 일을 그르치기 십상이라 했던가.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이 딱 그 꼴이다. 통합민주당은 다급했다. 창당도 늦은 데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는 저멀리 달아나고 있는데, 후보군은 다들 고만고만하고 전세를 뒤집을 만한 재료는 없고…. 그래서 급히 마련한 게 300만 선거인단을 목표로 한 국민경선 이벤트다. 한데 너무 일을 서두르다 보니 제대로 된 규칙도 마련하지 않고 경선을 시작했다. 엔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뻔히 알고서도 시간에 쫓겨 배를 출항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목적지까지 제발 엔진이 탈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말이다. 요즘 터져나오고 있는 문제들의 뿌리는 여기서 찾아야 할 듯싶다. 오죽 했으면 이해찬 후보마저 “잘못된 선거제도로 경선을 하고 있어 국민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겠는가. 명색이 대통령후보를 뽑는 국민경선인데, 경선 룰도 완비하지 않은 채 당 지도부는 밀어붙이기식으로 일정을 강행하고 있다.‘국민은 없고 조직만 있다.’는 자조 섞인 푸념이 적지 않다. 경선 룰을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당 관계자들은 “너무 알려면 복잡하다.” “대형 사고만 안 나면 된다.”는 식이다. 문제가 터지면 정치적으로 봉합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들린다. 경선 결과를 문제삼지 않겠다고 후보들이 합의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내놓는다. 하지만 제주·울산·강원·충북 등 초반 4연전의 선거 결과는 예상했던 많은 문제점을 노정시키고 있다. 컷 오프 예비경선 때 계산 잘못으로 순위가 뒤바뀐 것은 일과성 해프닝이 아니었다. 유령 선거인단, 버스떼기, 박스떼기, 폰떼기 등등. 듣기에도 민망한 표현들이 난무한다. 조직·동원선거 논란으로 후보들간 대결구도가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선거인단의 특정 지역 편중 현상도 심각하다. 경선 흥행의 마지막 보증수표라고 자찬하는 모바일 투표 역시 부정투표 시비의 폭발성이 간단치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특정 후보는 일부 의원 그룹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당권을 약속했다는 이른바 ‘당권거래설’ 의혹까지 받고 있다. 중립 성향의 한 중진의원은 “당권거래 운운은 구태 정치의 표본”이라고 일갈했다. 동국대 박명호 교수(정치학)는 “지나치게 흥행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원칙 없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통합민주당의 경선은 누가 국민적 인기가 있느냐보다는 누가 동원력이 강하냐의 싸움으로 귀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다간 경선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초반 4연전에서 대세론이 꺾이고 2위로 밀려난 손학규 후보측이 전면전을 선언한 것은 이전투구의 예고편이다. 남은 기간 경선전이 어떻게 흐를지 불을 보듯 뻔하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경선 후폭풍이다. 초반 4연전의 투표율이 20%를 넘지 못하는 현실, 즉 흥행 실패와 국민적 무관심은 경선 이후에도 통합민주당과 대선후보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높다.29일 광주·전남 경선에서 손 후보가 1위에 한참 뒤떨어진 2위를 하거나 3위를 할 경우 그는 경선 불참을 전격 선언할지도 모른다. 그 경우 경선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또 대선후보 선출의 정당성마저 위협받을지 모른다. 낙선 후보측에서 법적 문제를 삼으면 경선은 만신창이가 될 수 있다. 대선에서 멋진 승부를 보겠다면 명실상부한 국민경선이 되게끔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 책임은 당 지도부의 몫이다. 잘못을 바로잡는 신속성과 지혜가 필요한 때다. jthan@seoul.co.kr
  • 靑 도덕성 이중잣대 논란

    청와대가 이규용 환경부 차관이 3차례나 위장 전입한 것을 알고도 지난 4일 후임 장관으로 내정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인사 사례를 감안할 때 청와대가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에 이중 잣대를 가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당 “내정철회”… 한나라 침묵 이 내정자의 19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반응은 아전인수식으로 엇갈렸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청와대에 ‘내정 철회’를 요구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명박 후보의 위장전입 사례를 의식한 듯 이례적으로 침묵하고, 오히려 청와대 입장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이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는 이 내정자와 부인 김모씨의 주소지가 1993년,1996년,2000년 세 차례에 걸쳐 다르게 적시돼 있다. 김씨는 두 아들과 함께 93년 7월 서울 송파구 방이동,96년 9월 송파구 가락동으로 주소를 옮겼다. 주소지 이전 후 이듬해 3월에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이 각각 근처 중학교에 입학했다. 김씨는 2000년 8월 두 아들과 함께 송파구 오금동에 전입했고, 한달 뒤 외국어고를 다니던 둘째 아들이 일반고로 전학했다. 이 내정자는 “아이들 학교 문제로 아내와 아이들만 주소지를 옮겼다.”며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한 뒤 “잘못된 일이며 잘못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김숙 전 외교부 북미국장이 음주경력으로 두 차례나 승진에 탈락한 것을 비롯, 참여정부 들어 일부 고위공직자가 엄격한 도덕적 기준으로 낙마한 사례에 비하면 지나치게 관대한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靑 “자녀 취학목적은 예외”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달 31일 한국 PD연합회 창립 2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위장전입 사실을 겨냥,“음주운전 하나만 있어도, 위장전입 한 건만 있어도 도저히 장관이 안 된다.”고 언급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용지나 부동산 취득을 위한 위장 전입은 승진 불이익과 임용 배제의 사유가 되지만, 자녀 취학 목적의 위장 전입은 중대 결격 사유로 보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변양균·신정아 수사] 靑 “한나라·언론이 검은손”

    [변양균·신정아 수사] 靑 “한나라·언론이 검은손”

    ‘변양균-신정아’의혹이 권력 고위층의 ‘보이지 않는 손’ 작동 논란으로 비화하고 있다. 변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씨가 공교롭게 같은 날 검찰에 출두한 것이 ‘보이지 않는 외압’의 사전 조율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서 비롯된 것이다. 신씨가 당초 예정보다 빨리 귀국한 데다, 변 전 실장이 신씨보다 불과 몇 시간 앞서 검찰에 출두한 것이 정치권과 참여정부의 일정을 감안한 권력 상층부의 ‘정무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는 논리다. ●“추석전 악재 털겠다는 속셈” 한나라당은 17일 ‘보이지 않는 손’ 논란과 관련해 파상공세에 나섰다.‘보이지 않는 손’의 존재를 강력 주장하면서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특검을 추진할 수 있다고 청와대와 검찰을 압박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짜고 치는 고스톱, 짜고 치는 축소·은폐 수사라는 의혹이 짙다.”면서 “검찰이 변 전 실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재청구를 포기한 점, 신씨가 변 전 실장 검찰 소환일에 돌연 귀국한 점, 신씨가 귀국 후 바로 검찰로 들어간 점 등은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여권은 신당 경선과 남북정상회담을 살리기 위해 추석 전에 ‘신정아·정윤재’ 악재를 끝내겠다는 속셈이며 검찰도 이들을 최소한의 혐의 선에서 추석 전 구속하는 축소·기획·깃털 수사를 할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의 의혹제기에 유감을 표명하고 “‘보이지 않는 손’을 주장하는 세력은 신씨 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의도가 명백한 검은 손”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이어 “신씨를 신화로 만들고 ‘보이지 않는 손’을 보도한 언론도 반성해야 한다.”면서 “경마식 의혹 보도와 부풀리기가 심한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며 언론에도 화살을 돌렸다. ●신당 경선 흥행실패·정상회담도 뒷전 현재 범여권과 청와대가 처한 정치적인 환경은 ‘보이지 않는 손’의 존재를 추론하기에 충분하다. 우선 ‘변양균-신정아’의혹으로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흥행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친노(親盧)단일 후보인 이해찬 전 총리가 선전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낮은 투표율과 여론의 외면으로 ‘국민 경선’이 ‘조직 경선’으로 전락하고 있는 처지다.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이 ‘원칙없는 기회주의자’로 규정한 두 명의 후보가 1,2위를 다투고 있다. 청와대와 친노 세력으로는 결코 달갑지 않은 결과인 셈이다. 정국 분위기의 반전을 절실히 느낀 권력 상층부가 변 전 실장과 신씨의 검찰 동시 출두를 기획했을 것이란 추론도 이같은 상황과 맞물린다. 10월초 남북정상회담의 동력이 ‘변양균-신정아’의혹에 파묻힐 수 있다는 우려가 ‘보이지 않는 손’을 자극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임기말 참여정부가 최대 치적으로 자평하는 평양 회담이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스캔들과 이에 따른 여론의 포화에 잠식되어선 안 된다는 위기감이 ‘보이지 않는 손’을 움직였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음 주 민족의 대이동에 따른 ‘추석 민심’이 파괴력을 발휘하기 전에 ‘털 것은 털어버려야 한다.’는 판단을 가졌을 수도 있다. 박찬구 김상연기자 ckpark@seoul.co.kr
  • 골치아픈 수학 즐기도록 만들어라

    골치아픈 수학 즐기도록 만들어라

    ‘엄마, 아빠 닮아서 수학을 못하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고민 가운데 하나가 자녀의 수학 공부다. 초등학교 때 기초를 잘 닦아야 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듣고 열심히 시키지만, 정작 아이의 수학 성적표를 받아들고 나면 괜스레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드는 것이 현실이다. 학원으로 과외로 내몰아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공부법. 초등학교 때는 성적 향상에 앞서 수학을 스스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의 수학 공부를 도울 수 있는 바람직한 방법을 소개한다. ●수학퍼즐등 통해 재미와 자신감을 무엇이든 좋아하면 자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잘 하게 된다. 수학도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서는 퍼즐이 매우 효과적이다. 퍼즐을 풀면서 생각하는 재미와 성취감을 얻고, 결국 자신감도 얻는다. 아이와 퍼즐 놀이를 할 때는 적당히 져 주는 게 중요하다. 사고력을 높이는 수학 퍼즐로는 ‘러시아워’와 ‘소마큐브’,‘하노이 탑’ 등이 있다. 자신감을 키우는데 또다른 방법은 칭찬이다. 수학 문제를 풀 때 아이들은 틀릴까봐 걱정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틀려도 괜찮다는 격려와 쉬운 문제 해결에도 ‘소질이 있다.’는 칭찬이 자신감을 길러 준다. 이 때는 무조건 잘 했다는 식의 칭찬보다 ‘네가 잘 해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엄마도 기쁘다.’는 식으로 아이를 중심에 두고 칭찬해야 한다. 단 문제를 건성으로 풀거나 야단을 쳐야 할 때 칭찬해서는 안된다. 결과보다 과정을 평가해 칭찬하는 것도 중요하다. 풀이 과정을 평가할 때는 아이 스스로 채점하게 하고, 풀이 과정을 설명하도록 해야 한다. 자신감을 더 올리려면 문제 난이도를 조금씩 올려 보자. 이 경우 문제 풀이는 전적으로 아이에게 맡겨야 한다. 수학 문제를 풀 때 지나치게 도와 주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생각하면서 힘겹게 풀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줘야 한다. ●한 문제도 여러 방식으로 풀기 한 문제를 풀더라도 여러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 보는 것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지름길이다. 문제를 천천히 푼다는 것은 답을 빨리 내는데 주력하지 않고, 답을 낸 다음에 생각을 더 많이 하고, 금방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부모들의 대표적인 잘못이 바로 ‘수학을 잘 하려면 문제를 많이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계산 문제도 원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왜 그럴까?’라는 생각도 중요하다. 아이 스스로 이런 질문에 익숙하면 문제를 스스로 풀 수 있게 된다. 부모가 이런 질문을 유도할 때는 ‘둘 중 어느 게 더 크지?’라는 식의 폐쇄형보다 ‘왜 이렇게 해야 할까?’라는 식의 개방형으로 해야 한다. 문제를 푼 다음에는 다른 풀이 방법은 없는지 생각을 가지치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이가 어려워하는 문제는 부모도 공감하면서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아이가 위축되지 않는다. ●교과서 기본문제 확실히 익혀야 아이나 부모 모두 교과서를 가장 중시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원리 체험학습을 일일이 해보기 어렵다. 교과서의 차례와 ‘목표 알기’, 초등학교 6년 동안의 교과서를 읽어 보면 큰 맥락을 파악하기 쉽다. 교과서의 기본 문제는 확실히 풀고 넘어가도록 해야 한다. 아이가 교과서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된다. 잘 모르고 있다면 교과서와 비슷한 조작 활동을 통해 원리를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원리를 이해하는데 집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물건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원을 공부했다면 시계, 냄비 뚜껑, 쟁반 등을 통해 원의 개념을 명확히 이해한다. 오늘 배운 내용의 원리를 설명하게 하거나 편지나 일기로 써보면서 설명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친구 서너명과 함께 서로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얘기를 나눠 보는 것도 좋다. 수학 관련 책을 사 준다면 부모가 먼저 읽고 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와 함께 수학 체험전등 견학 자녀가 수학을 잘 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부터 수학을 즐기는 것이다. 아이가 수학 문제를 풀 때 어떤 문제인지 물어 보고 질문도 던져 보면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수학적인 자극, 즉 지적 호기심을 끊임없이 불러 일으켜야 한다. 방학 때라면 학원에만 보낼 게 아니라 수학 체험전이나 관련 교양서, 잡지, 이야기책 등을 통해 다양한 자극을 받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빨리빨리’식으로 재촉하는 것은 금물이다. 탐구형 공부법은 시간이 더디고 오래 걸린다. 당장에는 길을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효과는 중학교, 고등학교때 나타난다. 초등학교 때는 생각 그릇의 크기를 키워 줘야 한다. 아이가 수학에 재능을 보일수록 당장의 성적에 만족하지 말고 아이의 생각 그릇에 다양한 내용을 담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부모 욕심 때문에 경시대회나 무리한 선행 학습에 시달리게 하면 아이는 수학을 포기하게 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도움말:이충국 ㈜CMS에듀케이션 대표이사.‘엄마도 꼭 알아야 할 똑똑한 수학 공부법´ 저자
  • 靑, 몸통론에 지도자론으로 응수

    ‘신정아씨 사건’의 몸통 논란에 청와대가 ‘지도자론’까지 거론하며 선긋기를 시도하고 나섰다.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지난 11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부인을 청와대로 불러 위로 오찬을 나눈 배경에 일부 언론이 의문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장기표 새정치연대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을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거론한 것을 비롯, 정치권과 문화계 등에서 공공연히 대통령 내외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지도자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자신의 참모가 문제가 있을 때 이를 징계하고 구정물이라도 튈까봐 매몰차게 어떤 위로도, 접촉도 하지 않는 지도자가 있을 수 있고, 반면 조치는 단호하게 하되 그로 인해 아무 잘못도 없지만 고통스러워할 가족을 불러 위로하는 지도자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여사가 가진 지도사상은 ‘후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권 여사가 왜 하필 노 대통령이 유감 표명을 위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가진 그날 급하게 변 전 실장의 부인을 만났느냐는 일부 언론의 문제제기에는 속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또 사건 초기부터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변 전 실장의 거짓말만 옮기던 청와대가 또다시 주관적으로 설치한 방어막을 잣대로 언론의 보도 태도를 비판하는 것이 지나치게 자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가 권 여사의 지도자상까지 거론하며 성급하게 언론 보도를 재단하는 배경에는 변 전 실장의 청와대 업무용 컴퓨터가 이번 사건에 어떤 뇌관으로 작용할지 가늠키 어려운 데 따른 불안감의 반영이라는 시각도 있다. 검찰 수사를 통해 변 전 실장이 일과 중 사무실에서 사적(私的)인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 청와대로서는 단순 스캔들을 뛰어넘는 새로운 단서가 나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가 특정 내용을 삭제하고 컴퓨터를 검찰에 제공하겠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삭제로 해결될 건 아니고 검찰과 상호 협의해 (국가기밀 등의 보안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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