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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감사원 쇄신 대책보다 의지가 중요하다

    감사원이 환골탈태할 수 있을까. 감사원은 앞으로 최근 3년 동안 정당에 가입했거나 공직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있는 정치경력자는 감사위원 임명제청 대상에서 아예 배제하기로 했다. 임명절차가 개시될 때부터 정치적 중립성과 도덕성 시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또 평상시에도 직무관련자와 사적 접촉을 제한하되 부득이한 경우에는 각자 비용을 부담하도록 했다. 최근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저축은행 연루 비리로 구속되는 등 심각한 도덕적 위기를 맞고 있는 감사원이 뒤늦게나마 윤리규정을 대폭 강화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감사원이 어제 발표한 중장기 운영계획에 따르면 내부 전산망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원장만 확인할 수 있는 제보 코너를 설치해 원장이 직접 비리나 압력, 청탁에 관한 직원의 신고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핫라인’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감사원의 독립성과 청렴성을 담보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하지만 이번 쇄신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나치게 경직된 제도의 운영은 비리정보 수집 등 일상적인 감사활동을 제약할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아무리 좋은 쇄신책을 내놓아도 실천의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만사휴의다. 지난 5월 양건 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부패 척결과 공직기강 확립 의지를 밝힌 지 불과 열흘 만에 은 전 위원의 금품수수 의혹이 터졌음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 쇄신안은 감사원의 전문성 제고에도 무게를 뒀다. 국방·금융 등 분야별로 현장경험과 이론을 갖춘 민·관 전문인력을 감사에 참여시키고, 이 중 유능한 인력은 특별 채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순환보직 위주의 인사 관행에 머물러 온 점을 감안하면 진일보한 조처다. 은 전 위원의 구속에서 보듯 나름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해도 정치인은 정치인이다. 감사원은 이제 더 이상 정치인 출신 낙하산 인사들의 놀이터가 돼선 안 된다. 그것은 시대 정신이다. 감사원은 권력형 부패에 대한 감사 회피와 표적감사 등 여전히 ‘정치권력의 시녀’란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외부로부터의 독립성 확보가 중요하지만 내부 직원들의 정치적 독립성과 신뢰 유지 또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함을 명심하기 바란다. 실추할 대로 실추한 감사원의 위상과 신뢰 위복을 위한 개혁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 국민 한명 한명이 외교관으로… 컨트롤 타워 필요하다

    국민 한명 한명이 외교관으로… 컨트롤 타워 필요하다

    21세기 한국 국가전략으로서 ‘공공외교’가 주목받고 있다. 공공외교는 외국 ‘정부’가 아닌 ‘국민’과 직접 소통해 ‘이해와 공감’을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바로 그 때문에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4대 강국에 둘러싸여 군사력 경쟁의 한계가 분명한 한국의 생존전략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많은 국내외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한국이 21세기 국가전략으로서 공공외교를 적극 고려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4대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부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에 즈음해 초당파 원로그룹이 ‘스마트파워’를 주창하고 세부 전략의 하나로 공공외교를 제시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공공외교 논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공외교에 대한 제대로 된 개념조차 정립돼 있지 않고, 정부 차원의 장기적인 전략도 부재한 실정이다. 공공외교의 핵심 정부부처라 할 수 있는 외교통상부는 문화외교국을 두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공공외교국으로 확대개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외교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당장 문화외교라는 용어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업무가 중복될 소지가 있다.”면서 “북미국 등 지역·국가 중심 조직인 외교부 안에서도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공외교는 무형적 가치 추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국제정치뿐 아니라 문화와 제도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정권에 관계없이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재웅 을지대 의료홍보디자인과 교수는 “공공외교를 위한 예산이 절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것은 각 부처와 기관에 분산돼 있는 기존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급증 전략부재는 단기적 실적에 집착하는 조급증을 부른다. 최근 정부가 K팝 등 ‘한류’ 확산에 막대한 지원을 쏟아붓는 것이 단적인 예다. 지금도 ‘다이내믹 코리아’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맞아 국제사회에 한국을 상징적으로 알릴 수 있는 슬로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제기에서 출발, 2001년 12월 확정돼 참여정부까지 광범위하게 쓰였던 ‘다이내믹 코리아’는 한국의 역동적 발전상을 잘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다이내믹 코리아’는 자취를 감춰 버렸다. 회사 이름이나 로고조차도 함부로 바꾸지 않는 것이 홍보의 기본인데, 이 원칙이 이전 정부 흔적 지우기에 휩쓸려 버렸다. 국가대표 슬로건조차 몇 년 쓰다 바꾸면 된다는 안일함과 조급함이 깔려 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생기고 나서 자문위원으로 가보니 참여정부에서 활동했던 민간 전문가는 나밖에 없었다.”며 정부가 이전 정부의 노력을 모조리 무시해 버리는 것이 조급증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한다. 그는 “공공외교는 5년짜리가 아니라 최소 수십 년짜리가 돼야 하는데 정부는 거목은 심지 않고 작은 나무만 여러 개 심는다.”고 꼬집는다. 김태환 국제교류재단 공공외교사업부장은 “‘지도 그리기’ 작업이 당면 과제”라고 강조한다. 그는 “결국 비전과 목표, 추진전략과 행동계획을 하나의 그림처럼 연결시켜야 한다.”면서 “그건 상당한 조사연구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구난방 현재 한국에서 공공외교 관련 기관은 외교부 문화외교국, 문화체육관광부, 국제교류재단, 한국국제협력단, 해외문화홍보원, 국가브랜드위원회 등으로 분산돼 있다. 국제문화교류나 재외동포 관련 업무 등은 서너 개씩 업무가 중복된다. 공공외교라는 국가전략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조정기구가 없다 보니 ‘중구난방’이 한국 공공외교의 특징이 돼 버렸다. 국정홍보 업무를 하다 은퇴한 전직 공무원의 증언은 ‘큰 그림’ 없는 공공외교가 가져오는 난맥상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공공외교 관련 예산 자체가 모자란다. 다른 예산 항목에서 전용하거나 온갖 편법을 쓰지 않으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일을 열심히 할수록 감사에서 더 많은 지적을 받는 구조다. 시킨 일만 하면 그런 고생을 할 필요도 없겠지만 소신을 갖고 노력하는 공무원들은 예산 따는 것도 고생이고 집행하는 것도 고생이요, 지적 받는 것도 고생이다. 공공외교가 발전하려면 정책결정과 행정집행 전반에 걸쳐 교통정리가 절실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경제적 이익 집착 한국 공공외교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현실적인 덫은 지나친 경제적 접근이다. 지나치게 경제적 효율성을 따지는 현재의 접근법은 장기적인 공공외교 정책 수립을 막고 단기적인 실적 내기에 급급하게 만든다. 이는 결국 시류에 영합하는 조급증과 중구난방을 낳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8년 8·15 경축사에서 밝힌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우리 경제력의 30%에 그치고 있다.”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기업 브랜드가 상승하면 이익이 확대된다는 인식 틀을 국가 차원의 소프트파워에 그대로 단순히 적용하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공공외교에 주도적인 구실을 해야 할 외교부와 문화부조차 2009년도 업무계획을 경제 살리기 외교 강화와 국가브랜드 확립으로 각각 설정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브랜드를 높여 수출 늘리고 국민소득 높이자는 발상은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극명히 드러났다. 출범 직후 국가브랜드위원회가 내놓은 우선추진 10대 과제 중 첫번째는 “한국과 함께하는 경제발전”이었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 “애초 목적 자체가 단기적 경제 이익에 있다는 점은 국가브랜드위원회의 태생적 한계”라고 꼬집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노르웨이 극우의 테러] 93명 목숨 앗은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는 누구

    [노르웨이 극우의 테러] 93명 목숨 앗은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는 누구

    “나는 2차대전 이후 세계 최악의 나치 괴물로 불릴 것이다.” A학점만 받던 고등학생에서 채소재배업체 운영으로 24세에 백만장자가 된 노르웨이 남성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2)는 이 말을 남기고 수시간 뒤 연쇄테러로 최소 9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나의 행동이) 잔혹했지만 필요했다.”고 범행을 시인한 그의 범행 동기는 “노르웨이에 혁명을 가져오고 싶었다.”는 것이었다. 과묵한 금발의 남성은 그렇게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를 극우테러의 공포에 빠뜨렸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브레이비크가 범행 2시간 반 만에 검거되자, 그를 아는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진보당원인 요란 칼미르 오슬로 부시장은 “2002~2003년 지역 당모임에서 몇 차례 만났는데 조용하고 수줍은 성격의 보통 사람이었다.”고 기억했다. 보통 사람이던 그가 왜 단일 총기사건으로 최악의 희생자를 낸 살인마로 돌변했을까. 노르웨이 국방연구소(FFI)의 안드레스 로마하임 연구원은 “브레이비크는 다문화주의와 무슬림의 이민이 사회를 파괴한다고 여겨, 노르웨이 정계를 이끄는 총리와 노동당을 압박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레이비크는 1997~2006년 이민에 반대하는 진보당원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진보당이 보다 급진적으로 반이민 목소리를 펴지 않는데 좌절해 당을 탈퇴했다. 오슬로 상업고등학교 출신의 고졸이지만 역사학, 경영학을 1만 4500시간 독학했다는 그는 범행 수시간 전 웹사이트에 무려 1500쪽에 걸친 성명서(‘2083: 유럽 독립 선언’)를 올려 이런 극우성향을 뚜렷이 드러냈다. 성명서에 따르면 그는 2009년 가을부터 테러를 준비해 왔으며, 무슬림으로부터 유럽을 보호하기 위해 기독교인들이 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레이비크는 2009년부터 스웨덴 신나치 인터넷포럼 노르디스크, 유로 무슬림화 반대모임(SIOE) 등 극우 사이트를 드나들었다. 노르웨이총기협회 회원으로 총기 3개에 대한 면허증도 갖고 있다. 경찰은 그가 채소재배업체 ‘브레이비크 지오팜’을 운영했기 때문에 폭탄제조에 쓰이는 질산암모늄 비료를 6t이나 손쉽게 살 수 있었다고 했다. 일찌감치 사업에 성공한 그는 “사업도 테러를 위한 것”이었다며 편집증적 측면을 보였다. 테러 전문가 토머스 헤그해머는 “브레이비크의 글은 기독교인의 관점에서 쓰여졌지만 오사마 빈라덴 같은 알카에다 지도자들의 주장과 괴이하게 닮았다.”고 말했다. 브레이비크는 테러 동기를 자신의 트위터, 유튜브 등 여기저기에 암시했다. 지난 21일 군복 차림에 무기를 들고 찍은 동영상에서는 폭탄제조를 위해 구입한 화학물질을 자세히 밝히고 지난 6월 13일 처음으로 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아동 성범죄자 24일부터 ‘화학적 거세’

    아동 성범죄자 24일부터 ‘화학적 거세’

    16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에 대해 이른바 ‘화학적 거세’인 약물치료가 24일부터 시행된다. 법무부는 이를 골자로 하는 ‘성폭력 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이날부터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약물치료 대상은 16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 가운데 성적 충동이나 욕구가 비정상적이어서 자신을 통제할 수 없는 19세 이상의 성도착증 환자로 재범 위험성이 큰 범죄자 등이다. 약물치료는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됐던 ‘조두순 사건’과 ‘김길태 사건’ 등 성폭력범들의 되풀이되는 아동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도입된 극약처방이다. 화학적 거세를 위해 사용되는 약물은 ‘루크린’(성선 자극 호르몬 길항제)으로 전립선암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약품이다. 약효는 3개월간 유지되며 ‘루크린’에 대한 거부 반응을 고려해 다른 약물도 함께 사용하게 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사는 정신과 전문의 진단이나 감정을 거쳐 약물치료 명령을 청구해야 한다.”며 “법원은 청구 이유가 합당하다고 인정할 때 최대 15년 범위에서 치료 기간을 정해 치료 명령을 선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한 경우에는 약물치료 명령을 선고할 수 없다. 치료 비용은 국가 부담이 원칙이다. ‘화학적 거세’는 현재 국내에서 시행 중인 전자발찌 부착, 신상정보 공개 명령에 이어 성범죄 억제의 최후 수단으로 꼽힌다. 북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오래전부터 시행해왔지만,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약물치료 대상자에 대해 검사의 치료 명령 청구→전문의 진단→법원의 선고에 따라 치료가 이뤄지며, 성범죄자는 이를 거부할 권한이 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당사자의 동의 없는 약물치료가 인간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해 위헌 소지가 있는 데다 치료의 실효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당장 24일부터 시행되지만 첫 약물치료 대상자는 당분간 나오기 힘들 전망이다. 제도 시행 전 재판을 받은 경우는 대상에서 제외되고, 이후 기소가 되더라도 평균 형량이 5년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치료감호나 보호감호 집행 중에 가출소되는 경우에도 치료 명령 6개월 전에 정신과 전문의 진단과 감정을 거쳐 출소 2개월 전부터 적용하게 돼 있다. 김길태나 조두순의 경우 무기징역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약물치료 대상이 되지 않는다. 국내 제도의 약물치료 적용 나이가 지나치게 낮다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약물치료를 시행하는 독일은 물리적 거세와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노르웨이와 스웨덴, 폴란드 등도 약물치료를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신체 부작용을 고려해 적용 나이를 최소 23세로 제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19세부터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 약물에 대한 부작용에도 논란거리다. 경구약에 비해 실효성이 높아 채택된 루크린은 주로 남성의 전립선암 치료제로 쓰이는데 일반인의 성욕구 억제용으로 사용했을 경우에 대한 임상실험이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 주사제로 맞을 경우 평균 3개월이 지속되는 투약 효과 기간도 개인별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 적정 투약 시기에 대한 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 오이석·최재헌기자 hot@seoul.co.kr
  • 머리에 핀 꽃 모자 손끝에 욕망 가방

    머리에 핀 꽃 모자 손끝에 욕망 가방

    지난 4월 열린 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은 많은 볼거리를 쏟아냈지만 그중에서도 하객들의 기기묘묘한 모자가 압도적이었다. ‘패션 아이콘’ 빅토리아 베컴은 비교적 단정한 스타일의 검은 모자를 썼고, ‘사슴 뿔’ 또는 ‘변기 시트’ 같다는 평을 들은 비어트리스 공주의 모자는 인터넷 경매에서 1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기도 했다. 비어트리스 공주의 모자를 디자인한 필립 트리시(44)는 화려하고 전위적인 모자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아일랜드 디자이너다. ‘세상을 바꾼 50가지 모자’(디자인 뮤지엄 지음, 정지인 옮김, 홍시 펴냄)에 따르면 그는 ‘모자에 관한 복음을 전파하는 사람’이다. ‘모자 부흥’을 이끄는 트리시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썼을 법한 18세기의 휘황찬란한 궁정 모자의 전통을 되살렸다. 독특하고 초현실적인 그의 작품 가운데는 밧줄이나 쇠사슬 같은 삭구를 모두 갖춘 범선 형태의 모자도 있었는데, 너무 커서 모자를 쓰고는 문을 빠져나가기 어려울 정도였다. 트리시 모자의 단골은 “모르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좋다.”라고 예찬론을 편다. ‘세상을 바꾼’은 제목 그대로 멋지거나 역사적인 모자를 소개하고 있다. 책을 낸 디자인 뮤지엄은 영국의 저명한 디자이너 테런스 콘란 경이 1989년 런던에 세운 세계 최초의 디자인 박물관이다. 가구부터 그래픽, 건축, 산업 디자인까지 재미있고 창조적인 디자인이라면 모두 다룬다. 세상을 바꾼 모자 가운데는 한국계 디자이너의 작품도 있다. 2009년 열린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대통령 부인인 미셸 오바마에게서 패션 주인공 자리를 뺏은 것은 가수 어리사 프랭클린의 커다란 회색 리본 모자였다. ‘솔의 여왕’ 프랭클린과 꼭 어울렸던 크고 과감한 모자를 디자인한 이는 한국에서 태어난 루크 송(한국명 송욱·39)이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비둘기색 리본에 보석까지 단 화려한 모자를 ‘크라운’이라고 부르는데, 교회에 갈 때 경건한 마음을 표하기 위해 썼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는 종교적 행사나 다름없었기에 루크 송의 모자는 큰 성공을 거뒀다. 취임식 이후 여러 달 동안 프랭클린의 모자와 똑같은 걸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물밀듯 들어왔지만, 루크 송은 모두 거부하고 좀 더 작은 모자만 만들었다. ‘세상을 바꾼 50가지 가방’도 디자인 뮤지엄 시리즈로 함께 나왔다. 모자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격식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쇠퇴했다면, 실용성을 강조하는 요즈음 가방은 가장 주목받는 패션 아이템이다. 책은 ‘핸드백은 한 여성의 인생을 아주 강렬하게 표현할 수 있고, 그의 길동무 역할을 할 수도, 비밀의 저장소가 될 수도 있으며, 지위를 나타내는 물건이자 자기 과시의 수단’이라고 말한다. 1860년 이후 수십명의 영국 재무장관이 사용한 글래드스턴 상자부터 2010년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볼링 백까지 역사적인 가방을 조망한다. 1990년대부터 수많은 패션 브랜드에서 ‘잇 백’(It bag)이란 이름으로 유행 가방을 내놓은 것은 오늘날 패션 문화에서 가방이 차지하는 위치를 설명해 준다. ‘잇 백 중에서도 잇 백’으로 불리는 샤넬 2.55백은 1955년 2월에 만들어져 붙은 이름이다. 디자이너 가브리엘 코코 샤넬은 어린 시절 수녀원에서 보았던 스테인드글라스 창에서 가방의 마름모꼴 누빔을, 수녀들이 허리에 매달아 늘어뜨리던 열쇠고리에서 손으로 꼬아 만든 체인 어깨끈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디자인 뮤지엄은 샤넬 2.55백에 대해 “가방의 지퍼로 잠그는 부분은 샤넬이 연애편지를 넣어두던 비밀공간을 참고해 만든 것”이라면서 “이를 알고 나면 가톨릭적 아우라와 사치의 죄책감이 뒤섞인 복잡 미묘한 느낌이 한층 강화된다.”고 평했다. 지난해 출간된 50가지 의자, 자동차, 신발, 드레스에 이어 나온 모자와 가방 편은 단순한 명품 안내서가 아니다. 시대를 초월해 여성들의 사랑을 받은 모자와 가방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입에 침이 고인다. 각 권 1만 5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명품 쓰니 행복하십니까…年 5兆 ‘봉’ 노릇한 당신

    명품 쓰니 행복하십니까…年 5兆 ‘봉’ 노릇한 당신

    한국 소비자는 외국 명품업체들의 ‘봉’인가. 지난 1일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부분은 이른바 ‘명품’으로 불리는 유럽산 고가 브랜드들이 가격을 낮출 것인가였다. 관련 업계 관계자들에게 문의할 때마다 돌아온 대답은 “모른다.”거나 “아닐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FTA가 정식 발효되면서 10% 안팎의 관세가 철폐됐지만 가격을 낮추겠다고 밝힌 업체들은 극소수다. 에르메스가 평균 5.6%, 샤넬이 3% 인하를 발표했을 뿐 나머지 업체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사실 국내 명품 가격의 거품은 관세 때문이 아니다. “외국 수입 제품은 한국에 들어오면 최소 4배 뻥튀기를 한다.”는 한 업계 관계자의 말처럼 고가 전략으로 소비자의 욕망을 부추기고 이를 통해 매출을 극대화하려는 업체들의 얄팍한 상술이 작용한 것이다.  22일 서울신문 조사에 따르면 샤넬의 인기 제품 클래식 캐비어(M)의 한국 판매 가격은 579만원. 반면 일본에선 523만원, 중국 556만원, 미국 420만원으로 한국 소비자가 가장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 고가 전략은 명품 업체들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국내에 들어온 명품 브랜드 가운데 매출 1위인 루이비통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매출 4273억원·영업이익 523억원을 기록했다. 구찌코리아도 지난해 2730억원의 매출에 43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프라다코리아는 1756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은 437억으로 24.8%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유한회사로 등록된 샤넬은 연간 매출액이나 수익 등이 베일에 싸여 있지만 최근 몇년 새 여성들 사이에서 샤넬 백이 혼수 품목으로 떠올라 짭짤한 매출 증가를 누리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소비생활연구원 정책연구팀 이혜영 실장은 “명품 가격도 기본적으로 시장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지만 지나치게 업체 중심으로 가격이 결정되면서 유통질서도 왜곡되고 있다.”면서 “명품을 선호하는 소비사회이긴 하지만 소비자가 약자 입장이 되는 가격 결정 구조를 바로잡는 정책이 뒤따라 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래에셋증권 자료에 따르면 국내 명품 시장은 해마다 20%대의 성장을 거듭, 연간 5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5년 8670억원이던 5대 백화점의 명품 부문 매출이 5년 만에 3배 가까이 성장해 지난해 2조 3000억원에 달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22.4%에 달한다. 이뿐 아니라 면세점 명품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루이뷔통의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400%나 뛰었다. 이러다 보니 유명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이 명품 업체를 모시기(?) 위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백화점 입점 명품 매장의 수수료는 10~15%로 알려져 있지만 지방 신규 출점 점포에 입점시키기 위해 한 자릿수대의 수수료만 받는다는 소문도 떠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명품 시장이 크고 있다지만 명품 업체들의 입장에서 보면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아주 작은 시장에 불과하다.”면서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명품 업체들이 뻣뻣하게 구는 이유는 한국에선 가격을 올리면 오히려 더 잘 팔린다는 통념 때문이다. 보통 가격을 올리면 수요가 줄어야 하는데 오히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른바 ‘베블런 효과’라는 기이한 현상이 명품 산업에서 두드러진다. 롯데백화점의 올 상반기 명품 매출은 지난해보다 36.7% 증가했다. 특히 지난 4월엔 전년 동월 대비 67.5%나 폭등했다. 샤넬이 5월부터 가격을 올린다는 소식이 소비심리를 자극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들도 ‘샤넬 효과’라며 놀라워했을 정도다.  사실 명품 산업의 활황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하면서 가처분소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명품병은 더 유별난 점이 있다. 우리 사회 특유의 비교와 경쟁 심리가 ‘명품욕’을 부채질한다는 것이다. 전북대 강준만 교수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사회문화적 동질성과 거주 밀집성으로 인해 처절할 정도로 이웃과 비교하는 삶을 살고 있다. 삶의 만족감이 이웃과의 비교로 결정되는 이른바 ‘이웃효과’는 한국인의 삶의 전 국면을 지배하고 있다. ”고 지적하기도 했다. 과시적이며 모방적인 소비문화가 만연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현대인의 바쁜 일상에서 찾기도 한다. 소득은 늘어났지만 장기여행이나 레저 등으로 느긋하게 삶을 즐길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값비싼 가방이나 시계 구매를 통해 스스로에게 보상하는 소비행태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Weekend inside] ‘1586억 유로’ 끌어 낸 메르켈의 뚝심

    [Weekend inside] ‘1586억 유로’ 끌어 낸 메르켈의 뚝심

    유로존의 그리스 2차 구제 합의는 앙겔라 메르켈(57) 독일 총리 특유의 뚝심과 협상력이 거둔 승리였다. 신용평가사들이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끌어내리겠다고 경고한 민간채권단의 참여와 예상을 뛰어넘는 지원규모(1586억 유로·약 24조 531억원)까지, 이번 합의안은 ‘철의 여인’ 메르켈 총리의 공격적인 기질을 그대로 빼닮았다. 21일(현지시간) 유로존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도출될 수 있었던 데는 메르켈 총리가 전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7시간 동안 벌인 막판 협상이 결정적이었다. 메르켈 총리는 프랑스와 유럽중앙은행(ECB)이 반대했던 민간투자자 참여를 끝내 관철시켰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럽 은행들에 향후 5년간 500억 유로를 과세해 2차 구제금융에 보태겠다는 방안을 주장했다. 하지만 자국에서도 은행세를 도입하고 있는 메르켈 총리는 이 방안이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판단해 단호하게 쳐냈다. 옛 동독 출신으로 라이프치히대 물리학 박사인 메르켈 총리는 기민당 대표에 이어 독일 첫 여성 총리에 오르며 정치력을 인정받았다. 정치적 위기때마다 발휘했던 결단력과 유연성이 이번에도 통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디 벨트 등 외신들은 “이번 합의는 메르켈의 정치적 승리”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FT는 메르켈 총리가 유로화 탄생 이후 처음으로 유로존 채권에 디폴트를 초래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가 그리스 지원안 합의를 질질 끈다고 비난했던 독일 중도좌파 신문 디 타게스자이퉁도 전면에 “메르켈이 유로화에 자신의 이름을 떨쳤다.”며 이례적인 찬사를 쏟아냈다. 이날 유로존의 17개국 정상들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민간채권단이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으로 1586억 유로를 지원하는 방안에 의견을 모았다. EU와 IMF는 1090억 유로, 민간채권단은 496억 유로를 그리스에 각각 수혈한다. 민간채권단이 유로존 구제금융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상임의장은 “그리스에 한해서만 이뤄지는 예외적이고 특수한 조치”라며 민간채권단 참여가 처음이자 마지막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민간 채권보유자들은 2011~2014년 그리스 채권 조기환매와 교환, 만기 연장 등의 방식으로 그리스 부채 청산에 기여한다. 하지만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1년 뒤 포르투갈과 아일랜드에도 같은 조치(민간투자자 참여)가 필요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EU의 지원은 4400억 유로 규모의 대출 여력을 지닌 유럽재정안정기구(EFSF)에서 이뤄진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EMF’라 부른 것처럼 ‘EU판 IMF’인 셈이다. EFSF는 그리스에 대한 대출 기간을 10년 유예기간을 포함해 최소 15년에서 최대 30년으로 늘려주고, 금리도 5.5%에서 3.5%로 낮춰줬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도 같은 조건을 적용해 주변국들의 디폴트 전이 가능성도 차단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로 그리스발 유로존 재정위기는 당분간 잠잠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그리스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D)로 강등하겠다는 신용평가사의 움직임에 따라 재정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스 정부의 재정긴축안 이행 여부도 관건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칡 없는 칡냉면’ 식당·제조업체 무더기 적발

    ‘칡 없는 칡냉면’ 식당·제조업체 무더기 적발

    여름철 별미인 ‘칡냉면’에 칡을 전혀 넣지 않거나 함량을 속여 판 식당과 제조업체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광주지방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일 칡 함량을 속인 칡냉면 판매 식당 1곳과 제조업체 7곳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광주 서구의 ‘한천칡냉면’ 식당은 칡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업소 간판과 메뉴판에 칡냉면이라고 쓴 뒤 지난 2월부터 2개월 동안 2500그릇, 1500여만원 상당의 음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충남 예산의 식품제조업체 ‘태성종합식품’은 칡을 전혀 넣지 않거나 2.79%만 사용하고도 칡냉면 제품에 ‘칡 5%’로 허위 표시해 2009년 4월부터 지난 7월까지 3만 1970봉지, 1억 2637만원어치를 팔았다. 이들은 칡과 같은 검은 색깔을 내기 위해 메밀이나 코코아가루를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청 측은 “칡가루는 찰기가 없어 1% 이상 넣으면 면이 끊어지기 쉬운데도 이를 무시하고 지나치게 함량을 높게 표시한 식당과 이 식당에 납품한 제조업체를 집중 단속해 위반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자존심 상한 패리스 힐튼, 인터뷰 도중 뛰쳐나가

    자존심 상한 패리스 힐튼, 인터뷰 도중 뛰쳐나가

    ‘할리우드 악동’ 패리스 힐튼(30)이 최근 한 인터뷰에서 기자와 가벼운 언쟁을 벌이다가 자리를 박차고 나간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새 리얼리티쇼 ‘월드 어코딩 투 패리스’(The World According to Paris)에 출연 중인 힐튼은 최근 LA자택에서 진행된 ABC방송 저널리스트 댄 해리스와의 인터뷰에서 “출연한 리얼리티쇼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 아닌가.”란 질문을 듣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특히 해리스가 “라이벌인 킴 카사디안보다 인기가 밀리는 것 같다. 불안한가.”라고 민감한 질문을 던지자 힐튼은 일그러진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전혀 아니다.”라고 짤막하게 대답한 뒤 자리를 박차고 나가 한동안 들어오지 않았다. 얼마 뒤 다시 돌아온 패리스는 침착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다시 참여했다. 카사디안을 다시 거론하진 않았지만 힐튼은 “15년 동안 방송을 했고, 방송 뿐 아니라 새로운 분야에 계속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인터뷰 이후 힐튼은 홍보 담당자를 통해 자신의 돌출행동 영상을 내보내지 말 것을 방송사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BC방송은 힐튼이 당황하며 자리를 뜨는 장면을 최근 그대로 공개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힐튼이 인터뷰 도중 자리를 뜬 건 프로페셔널하지 않은 행동이었다고 그녀를 질책하기도 했지만 일부는 질문이 지나치게 무례했으며, 이런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는 것 역시 출연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방송사를 비난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12층 헬스장서 뛰자 38층 진동계측기 ‘요동’

    12층 헬스장서 뛰자 38층 진동계측기 ‘요동’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동 프라임센터 12층 피트니스클럽에서 회원 23명이 일제히 제자리 뜀뛰기를 시작했다. 5분가량 지나자 38층에 설치된 진동계측 모니터의 그래프가 요동쳤다. 평소 때보다 두 배 높이로 출렁였다. 10분쯤 지나 회원들이 휴식을 취할 때에도 38층의 진동계측 그래프는 계속 움직였다. 3분 정도의 휴식을 끝낸 회원들은 다시 더 빠른 템포로 뜀뛰기에 들어갔다. 그러자 진동 그래프는 갑자기 평상시에 비해 10배 높이로 그려졌다. 건물 38층에 있는 화분의 난 잎이 흔들렸다. 같은 시각 31층에서도 같은 진동이 느껴졌다. 사람이 쓰러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진동이었다. 지난 5일 오전 10시 테크노마트의 사무동인 프라임센터가 상하로 흔들려 직원 30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의 원인을 찾기 위한 시연이 이뤄진 것이다. 대한건축학회와 프라임산업은 이날 테크노마트 진동 원인 규명 설명회를 갖고 당시 진동의 원인이 12층 피트니스센터에서 30여분간 진행된 ‘태보’라고 불리는 집단군무 때문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화분 잎 흔들… 누구나 진동 느껴 이동근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저층에서 일정한 템포로 진행된 뜀뛰기 때문에 고층부의 진동폭이 커져 공진이 발생, 건물이 상하로 흔들린 것”이라고 밝혔다. 또 “추가 달린 실을 손(저층)으로 조금만 움직여도 아래에 달린 추(고층)가 큰 폭으로 흔들리는 원리와 같다.”고 설명했다. 공진현상이란 약하지만 일정한 템포의 움직임이 고층부에 큰 진동을 전달하는 현상이다. 이 교수는 “4D 영화관을 통한 계측, 러닝머신을 통한 실험에서는 평상시의 진동폭을 벗어나는 진동이 관측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태보 운동에 참여했던 회원들도 태보가 진동의 원인이라는 결론에 힘을 실었다. 이모씨는 “그날 새로 온 강사가 열정적으로 수업을 해서 양말까지 땀에 젖었다.”면서 “회원들이 망아지같이 뛰었다고들 했다.”고 말했다. 성모(57·여)씨는 “상당수 회원들이 민폐라며 항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흥수 프라임산업 대표는 “진동의 원인이 지반침하 때문이라는 것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며 “당시 대피하던 직원들은 아주 편안한 모습이었다. 이번 소동은 해프닝에 불과하다.”며 건물의 안전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당시 광진구의 퇴거조치에 대해 “판단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시비를 가릴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종 진단 결과 2 ~ 3개월 뒤 나와 프라임센터 진동 원인을 정밀 분석한 대한건축학회는 근무 중인 직원을 대상으로 이날 진동 시연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추후 태풍이 불 때에도 진단하기로 했다. 최종 진단 결과는 2~3개월 뒤 나올 예정이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언론 신뢰회복은 작은 것부터/임종섭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언론 신뢰회복은 작은 것부터/임종섭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신문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가 낮은 것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기사 때문에 심적, 물적 피해를 본 독자일수록 신문에 대한 평가는 더욱 낮다. 이에 대해 공정성과 객관성, 정확성, 균형감의 확보, 정파성 탈피 등의 대안이 제시되지만 틀에 갇힌 기사 쓰기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미국 언론학자인 마이클 셔슨은 기사 양식 자체가 편향된 인식을 담는 구조여서 언론의 객관성 확보가 어렵다고 비판한다. 서울신문의 6월과 7월 기사들을 무작위로 골라서 읽어본 결과, 수긍이 가는 문제점들이 많았다. 기자들은 기사가 사실에 근거해 작성된 만큼 객관성을 갖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실보다는 기자의 추측이나 기대를 담은 표현들이 너무 많다. ‘너무’라는 표현이 정당한가라는 비판을 예상해 구체적 예들을 제시해 본다.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엇박자가 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굴비의 경우 지난해보다 30~50% 가격이 뛸 것으로 예상된다.” “예년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될 것이란 불길한 조짐도 나온다.” “K팝이 돌풍을 일으키게 될 것인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무대다.” 등의 표현들이 기사에 등장한다. “알려졌다.”는 말은 취재원을 인용해 제시해야 한다. “지적이다.”도 과연 누가 지적했는가가 기사에는 언급되지 않았다. 결국, 기자 본인의 지적인 셈이다. “불길한 조짐도 나온다.”와 “시험무대다.”라는 표현도 누가 언급했는지를 기사에 밝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기자의 추측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다. 현상을 부풀린 자극적인 용어들도 범람하고 있다. 이 문제는 신문기사뿐만 아니라 방송기사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전쟁”과 “후폭풍”이다. 서울신문 기사에 나온 예를 보면, “어김없이 ‘28도와의 전쟁’에 들어갔다.” “판촉전쟁에 나서고 있다.” “정치·경제적 후폭풍” “독설 후폭풍” “다중포석” 등이 있다. 전쟁이라는 표현을 기사 제목과 본문에 사용할 정도로 우리 삶이 살벌하다는 것일까? “후폭풍”은 상황에 정확히 맞는 용어로 바꾸어 사용할 필요가 있다. 때에 따라 “파장”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수 있다. “다중 방송”은 있지만 “다중 포석”이란 말은 생소하다. 문제는 사람들이 자극적이고 거친 용어나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될수록 이에 대해 덜 민감해진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안전 불감증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기자들은 기사 제목과 용어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또 다른 문제로 진부한 표현들이 기사에 사용되고 있다. “가격 폭등은 올해도 불 보듯 뻔하다.” “도마에 올랐다.” “찻잔 속의 태풍” “자타가 공인하는” “한류 돌풍” 등이 예이다. 필자가 학부생들의 실무수업에서 강조하는 것은 이 같은 식상한 표현을 기사에 쓰지 말라는 것이다. 취재기자 입장에서는 마감시한과 속보 경쟁 때문에 기사를 빨리 써야 하기에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진부한 표현은 신문 구독률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양질의 콘텐츠 생산은 언론계의 유행어 중 하나다. 양질의 콘텐츠가 무엇인지를 묻고 싶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기사의 분량이 미국의 기사보다 지나치게 짧다는 것은 간단한 비교로도 쉽게 알 수 있다. 기사 읽기에 대한 독자들의 문화적 차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기사에는 취재원의 수가 훨씬 적다는 게 문제이다. 이 때문에 기사를 쉽게 쓴다는 비판을 듣게 되며 무엇보다 이메일과 소셜 미디어,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한 온라인 취재가 일상화되면서 발로 뛰는 기사보다는 컴퓨터 앞에서 작성된 기사가 늘고 있다. 휴대용 노트북과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발로 뛰는 모바일 저널리즘과는 다른 모습이다. 언론학자들은 언론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확보되려면 기사가 확실한 사실에 근거해야 하며 이해 관계자들의 입장을 고루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중한 용어 선택과 정확한 근거 제시, 다양한 취재원의 인용은 언론의 신뢰 회복을 위한 첫걸음이다.
  • 금감원장 “금리·수수료 전면 재검토”

    금감원장 “금리·수수료 전면 재검토”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조만간 금융회사 금리와 수수료 체계를 전면적으로 손질하겠다고 19일 밝혔다. 권 원장은 금융연구원 주최로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방안’ 세미나에서 “7월 중 금융회사의 수수료와 금리 부과 체계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불합리한 부분을 철폐·시정하겠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불완전 판매와 ‘꺾기’(구속성 예금) 등 부당영업 행위 징후가 나타나면 즉시 현장 검사에 착수하고, 위규 사실이 적발되면 행위자는 물론 감독자와 경영진에 대해서도 엄정한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금융회사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높은 금리 부담을 지우고 수수료를 떠넘기는 관행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권 원장은 또 “생계형 금융 민원에 대해선 현장조사를 신속히 실시하고, 민원인의 참여를 보장해 서민을 두텁게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소비자의 민원이 들어온 금융회사를 현장조사할 때 민원인도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일정을 사전에 알려주는 제도를 운영키로 했다. 한편 권 원장은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의 고배당에도 제동을 걸었다. 그는 세미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고배당 움직임에 대한 질문에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보호, 소비자보호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언급한 뒤 “사회공헌활동과 서민금융을 충분히 하고 나서 (고배당도) 논의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샤넬 여론의식?… 3% 찔끔 인하

    한국과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도 뻣뻣하게 굴던 샤넬을 비롯한 유럽산 고가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 인하를 발표하고 나섰다. 이른바 ‘명품’으로 불리는 수입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오히려 가격을 올리는 ‘고가 전략’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정작 기부활동에 인색하다는 곱지 않은 여론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식한 듯하다. 프랑스의 대표적 고가 브랜드 샤넬은 18일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샤넬 관계자는 “한·EU FTA 발효에 따라 발생하는 관세 철폐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부터 발효된 한·EU FTA는 유럽산 의류(13%)와 구두(13%), 가죽가방(8%)에 부과되던 관세를 즉시 철폐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인하 방침에 따라 샤넬의 대표적 상품인 클래식 캐비어 미디엄 사이즈는 579만원에서 562만원(3%)으로, 2.55 빈티지 미디엄 사이즈는 639만원에서 620만원(3%)으로 각각 내릴 예정이다. 샤넬은 두달 전 가격을 25% 올려 고가 마케팅이 지나치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주요 제품의 선적지가 스위스와 홍콩 등 EU 외 국가여서 한·EU FTA 발효에 따른 수혜가 없는 루이뷔통이나 구치와 달리 샤넬은 제품의 생산 및 선적지가 모두 EU 국가인 프랑스여서 이번 FTA의 직접적 영향을 받게 돼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에르메스도 한·EU FTA 발효에 따른 관세 철폐분을 반영해 지난 15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5.6% 인하한 바 있다. 여성·남성 구두 10%, 다이어리 및 소품류 10%, 남성 넥타이 가격을 9.2~9.4% 내렸으며 가죽과 캔버스 제품은 5% 인하했다. 가격 인하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였던 프라다는 가격을 내릴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프라다 관계자는 “이번 FTA 면세 적용에 따라 한국 지사에서 가격 인하에 대한 서류를 제출한 상황”이라며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전 품목을 대상으로 가격 할인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시내 유명 백화점에 확인해 본 결과, 프라다를 비롯해 루이뷔통, 미우미우, 펜디 등 브랜드의 국내 정식 유통 제품은 관세철폐 혜택이 없는 홍콩 선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통업체 관계자는 “프라다 매장에 문의해 본 결과, 가격 인하 방침에 대해 듣지 못했다.” 고 전했다. 지난 2월과 6월 두 차례 가격을 올렸던 루이뷔통 측은 여전히 가격을 내릴 방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거가대교 통행료 과다 책정”

    경남 거제시와 부산 가덕도를 잇는 거가대교의 통행료가 조만간 낮아진다. 18일 경남도와 거제시민연대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거제시민연대가 거가대교 민자사업 전반에 대해 청구한 공익감사의 결과를 최근 부산시와 경남도 등에 통보했다. 감사원은 “통행 요금이 ‘탄력성’(탄력 민감도) 분석 없이 산정됐다.”고 지적하고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탄력 민감도’는 통행 요금을 얼마로 책정해야 통행량이 증가하면서 요금 수입도 극대화할 수 있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감사원은 요금을 6000원~1만 2000원까지로 가정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8000원을 적용할 때 통행 요금 수입이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 지적에 따라 부산시와 경남도는 ‘탄력성’ 분석도 하지 않고 요금을 1만원(소형차 기준)으로 책정하는 바람에 이용객에게 부담을 주고 최소운영수입(MRG) 보전액은 더 늘어 예산 낭비를 가져왔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감사원은 또 “실시협약 당시 합의됐던 침매터널 구간의 스프링클러 등 설비를 누락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방식으로 402억원의 공사비 차액이 발생했다.”며 이를 총사업비에서 깎고 통행료 산정에 반영할 것도 요구했다. 이와 함께 “거가대교 휴게소 등 부대시설사업의 수익을 지나치게 적게 책정했다.”며 “수익을 다시 산정하고 이를 통행료 산정에도 반영해 통행료를 낮추는 방안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경남도는 “감사 결과를 최대한 반영해 필요한 용역을 발주하고, 민간사업자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거제시민연대 측은 경남도와 부산시, 민자사업자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수용해 통행료를 내리고 사업비 과다 책정에 책임이 있는 공무원은 문책할 것 등을 요구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5전6기… 대우일렉 새주인 찾기

    5전6기… 대우일렉 새주인 찾기

    국내 3위 가전업체인 대우일렉트로닉스(이하 대우일렉) 매각 작업이 원점에서 맴돌면서 인수기업 후보군으로 거론돼 온 웅진코웨이와 동양그룹, 하이얼(중국) 등이 관심을 나타낼지 주목된다. 대우일렉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엔텍합과의 소송을 마무리한 뒤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대우일렉 매각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일렉 채권단은 매각 협상대상자인 일렉트로룩스가 무리한 요구를 해 매각 협상을 원점에서 새로 추진하기로 했다. 인수업체들의 요구가 지나치게 무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이란계 전자회사 엔텍합은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네번째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인수자금을 납부하지 못해 지난 5월 말 채권단과 협상이 종료됐다. 현재 엔텍합은 인수 보증금(578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채권단을 상대로 매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후 채권단은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와 협상에 나섰지만, 일렉트로룩스 역시 입찰 당시 인수가격(6000억원)보다 5% 이상 가격을 깎아줄 것을 요청하는 등 인수·합병(M&A) 관례에서 벗어난 무리한 요구를 해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이번 협상마저 결렬되면서 대우일렉은 다섯 차례의 매각협상에서 실패하며, 1999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이후 12년 넘게 주인 없는 회사로 남게 됐다. 업계에서는 재입찰이 진행될 경우 지난해 국내 제조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입찰에 참여했던 동양그룹이 재도전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동양이 가전 렌털사업 분야를 강화하고 있어 대우일렉 인수가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동양그룹 관계자는 “아직은 대우일렉 인수에 대해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만 밝혔다. 웅진코웨이도 ‘자의 반 타의 반’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웅진이 대우일렉을 인수하게 되면 국내 가전시장은 삼성·LG에 웅진이 도전하는 3강 구도로 재편된다. 특히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 등을 생산하는 웅진과 냉장고·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을 생산하는 대우일렉은 중복되는 제품군이 거의 없어 웅진의 외연 확장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웅진코웨이 고위 관계자는 “한때 인수를 검토한 적이 있었으나 현재로선 생각이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 밖에도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얼 또한 주요 인수 대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하이얼은 2008년 대우일렉의 인도 가전공장을 인수해 TV와 백색가전 생산라인의 집중 증설에 나서기도 했으며, 현재도 대우일렉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하이얼 제품에 대해 애프터서비스를 대행하고 있다. 실제 하이얼 최고위층도 대우일렉 인수에 대해 여러 차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수 대상 업체들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인수가 무산됐을 뿐 대우일렉의 가치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라면서 “인수대금 또한 2~3년 전에 비해 상당히 메리트를 갖게 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겅조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올 수시 ‘학생부 비중·대학별 고사’ 합격 좌우한다

    올 수시 ‘학생부 비중·대학별 고사’ 합격 좌우한다

    2012학년도 입시에서도 다양한 전형 요소를 활용한 특별전형에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수시모집이 증가했다. 단, 수시에 합격한 이후에는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 자신의 적 성과 희망 대학 및 학과, 미래 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져 본 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해 수시모집은 전반적으로 학생부 비중이 증가했다. 학생부를 80% 이상 반영하는 대학 수가 늘었고, 100% 반영하는 대학도 90개교로 지난해보다 6개교나 증가했다. 이들 대학은 상위권보다는 중·하위권 대학이 많으며, 대학별 고사 부담이 없어 학생 지원이 몰리는 편이다. 모의고사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은 학생부 전형을 활용하되, 경쟁률을 고려해 지원해야 한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학생부나 대학별 고사 성적뿐만 아니라 교내외 특별활동, 특기와 실적 등을 다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가정환경이나 가치관, 발전 가능성 등 정의적 측면에 대한 심층 분석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올해 수시모집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을 시행하는 대학 수는 지난해 119개 대학으로 3곳이 늘었으며 모집 인원도 3만 8083명으로 4000명가량 증가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학생부를 포함한 서류 평가와 면접을 반영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서강대(수시 1차 학교생활 우수자)가 학생부 성적의 비중을 높이거나 경희대(수시 1차 창의적 체험활동)처럼 창의적 체험활동보고서와 포트폴리오 성적을 중요시하는 등 대학마다 반영 요소가 다르므로 자신에게 유리한 방법을 찾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 학생부를 반영하더라도 성적만 보는 것이 아니라 비교과 내용, 교내외 활동, 성적 향상도 등을 꼼꼼히 보기 때문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에 대한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준비해 온 학생이 유리하다. 수시모집에서는 논술, 면접, 적성고사 중심 전형 등 다양한 전형이 시행되며 지원자 간 학생부 성적 차가 크지 않아 대학별 고사가 합격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 하지만 서울대가 올해 특기자 전형 인문계열에서 논술을 반영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서류와 면접, 구술고사로 선발하고 대다수 대학도 논술 100% 우선 선발 전형을 폐지하는 등 논술 비율을 축소하는 추세다. 논술 선발 인원이 줄어들면 논술에 뛰어난 상위권 학생의 수시모집 입학이 불리해질 수 있다. 하지만 논술 전형만 놓고 보면 학생부 비중이 증가하더라도 여전히 반영 비율이 높고, 지원자 간 학생부 점수 차가 미미해 실질적인 영향력은 줄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부 중심 전형 학생부 성적은 좋지만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좋지 않고 특기도 없다면 학생부 중심 전형에 도전해 보자. 학생부 중심 전형은 학생부 반영 방법에 따라 유·불리가 갈릴 수 있으므로 반영 방법의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건국대 학생부우수자(1차), 국민대 교과성적우수자(1차), 아주대 학생부우수자(1차) 전형 등은 모두 학생부 100%를 반영하지만 건국대는 학년별로 반영 비중이 다르고(1학년 20%, 2·3학년 80%), 인문은 국·영·수·사, 자연은 국·영·수·과 과목을 반영한다. 반면 국민대는 학년별 가중치가 없으며 아주대는 건국대나 국민대처럼 인문(국·영·수·사), 자연(국·영·수·과)으로 나눠서 반영하나 교과별로 가중치는 ▲인문(국어, 영어 각 30%, 수학, 사회 각 20%) ▲자연, 금융공학부(국어, 과학 각 20%, 수학, 영어 각 30%) 등 교과에 따라 산출 점수가 달라진다. ●논술 중심 전형 논술에 자신이 있다면 논술 우선 선발 전형에 도전해 보자. 주요대 논술 중심 전형 대부분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점수도 일반 선발보다 높은 편이다. 성균관대 일반전형(2차)에서 논술 70%를 반영하는 우선 선발은 인문계열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언어, 수리, 외국어 3개 영역 등급 합이 4 이내이지만, 일반 선발(학생부 50%+논술 50%)의 인문계열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언어, 수리, 외국어 3개 영역 등급 합이 6 이내로 우선 선발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높다. 매년 수능 성적 부족으로 탈락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본인의 수능 성적이 가능한지를 먼저 체크해야 한다. ●적성고사 중심 전형 학생부 성적도 좋지 않고, 논술에 대한 부담감도 크다면 적성고사 중심 전형을 살펴보자. 가장 먼저 주의할 점은 각 대학의 기출문제를 통해 반드시 문제 유형을 숙지해야 한다는 것. 적성고사 전형은 단기간에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데다 입학사정관 전형이나 논술전형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아 매년 높은 경쟁률을 나타낸다. 이 때문에 중하위권 학생들이 무작정 도전하는 경우도 많지만, 대학별로 출제 경향이 다른 데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준비가 부족한 학생은 그만큼 합격 확률이 낮다는 점을 잊지 말자. 마지막으로 주요대의 경우 적성고사 전형에서도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므로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정보를 체크하자. ●외국어 성적 중심 전형 외국어 우수자를 선발하는 전형은 무엇보다도 지원 자격을 상세히 살펴봐야 한다. 전형 방법은 단순히 서류나 학생부, 면접 등이더라도 지원 자격을 보면 모집단위별로 일정 수준의 공인어학시험 성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강대 알바트로스인재(인문계열 1차) 전형은 1단계에서 영어에세이 성적만으로 2~4배수 인원을 선발하므로 영어에세이 점수가 중요하다. 수시 1차에 신설된 브레인한양 전형(인문계열)은 서류(학업계획서)와 공인어학성적을 50%씩 반영하지만, 공인어학성적을 일정 기준에 의해 상, 중, 하 3개의 등급으로만 반영하여 변별도가 크지 않으므로 철저한 서류 준비가 뒤따라야 한다. 또 학교별로 영어 면접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지원 대학의 면접 방법 역시 꼼꼼히 살펴 준비하도록 한다. 올해는 서울시립대와 한양대(서울)처럼 TOEIC 성적을 인정하지 않는 등 인정하는 어학 성적 종류가 변경된 대학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수시 모집의 주요 전형 요소가 학생부나 대학별 고사 성적이라고 하지만,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꽤 까다로운 편으로 상위권 대학일수록 기준이 높다. 특히 논술 우선 선발 등 각 대학의 우선 선발 전형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일반선발보다 높은 편이므로 수능 성적 부족으로 탈락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따라서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전형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 적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파악하여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시 모집은 대학별로 모집 차수도 다양하고 대학마다 모집 차수별, 전형 유형별 복수 지원 가능 여부도 복잡하다. 대학에 따라 단일 모집 혹은 2, 3차까지 분할 모집을 시행하며, 같은 대학 안에서도 차수 간 복수 지원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전체 차수에서 1개 전형에만 지원하도록 제한하기도 한다. 또 동일 차수에서도 전형 간 지원이 가능하거나 전형 유형 내 2지망 학과까지 선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지원을 희망하는 대학의 복수 지원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수시 지원 결정에 앞서 지원 희망 대학의 수시 합격 가능성과 정시 합격 가능성을 따져 보아야 한다. 수시에 지나치게 안전 지원하여 합격한 후, 후회 끝에 재수를 결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신중히 결정하여 소신 지원하도록 한다. 또 올해는 12월 15~20일 6일간의 수시 모집 미등록 충원 기간을 설정하여 정시 모집으로의 이월 인원을 최소화된다. 이 기간에 각 대학은 정시 모집처럼 불합격자 중 성적순으로 미등록 인원을 충원하게 된다. 하지만 수시 모집 최초 합격자가 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정시 모집에 지원이 제한되는 반면, 미등록 충원 기간에 수시모집에서 추가로 합격한 경우는 등록을 포기하면 정시 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 따라서 2012학년도에는 수시 모집 선발 비율이 2011학년도보다 더 증가한 데다 정시 모집으로 이월되는 수시 모집 미충원 인원의 최소화 덕분에 수시 모집을 통해 선발되는 인원은 지난해보다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각 대학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전형을 잘 살펴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하여 수시 모집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보는 것이 좋다. 수시 모집 때가 되면 분위기에 휩쓸려 ‘나도 지원하고 보자.’는 식의 결정을 하기 쉽다. 하지만 신중하지 못한 지원은 시간과 노력의 낭비로 이어져 학습의 리듬을 깨뜨리고 집중력을 약화시켜 다음 정시 준비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수시에 지원할 만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가를 먼저 점검하는 것. 외국어 성적이나 특기 능력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닐 때는 학생부 성적을 지원 잣대로 삼아야 한다. 모의평가 성적이 떨어지고 있거나 학생부 성적보다 낮다면 수시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모의평가 성적이 상승 추세이고, 학생부 성적에 자신이 없다면 수시모집에서는 소신지원을 하고 정시를 노리는 것이 전략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도움말 유웨이중앙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평가이사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오종운 평가이사
  • “옷 벗겠다” 푸틴 총리 지지하는 여성 집단

    러시아 대통령선거가 내년 3월로 다가온 가운데,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지지하는 여성들의 모임인 일명 ‘푸틴 군대’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특히 온라인에서 처음 조직된 ‘푸틴 군대’회원들은 푸틴 총리를 위해 옷을 벗어던지는 것도 불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유투브에 자신을 ‘푸틴 군대’일원인 다이애나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모스크바 광장 한가운데에서 “우리나라를 바꾼 푸틴은 위대한 정치인이며 놀라운 남자”라고 말한 뒤, 흰 옷에 붉은색 립스틱을 ‘푸틴을 위해 옷을 찢을 것’이라는 파격적인 문구를 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다이애나가 위의 멘트가 끝난 뒤 실제로 옷을 벗어던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이 여성은 푸틴을 지지하는 웹사이트 가입을 권유하며 아이패드2를 경품으로 내걸기도 했다. “우리의 목표는 푸틴을 차기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슬로건 하에 푸틴을 향한 여성들의 지지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지나치게 섹슈얼리티를 강조한 홍보는 금기사항이지만, 지난 해 10월 푸틴의 생일을 맞아 국립대학 여대생들이 제작한 누드달력이 출시되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20대, 정치를 묻다] “관행이기 때문에 바꾸면 안돼” “젊은 의원들이 뭘 아나” 무시

    ‘관행과 선입견.’ 지난해 6·2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의회에 입성한 20대 기초의원들이 지난 1년여의 의정활동에서 겪은 어려움은 이렇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이 가운데 가장 넘기 힘든 벽으로는 법과 제도보다 경험과 관행을 중시하고, 변화보다 현상 유지에 초점을 맞춘 지방의회 문화가 꼽혔다. 황순규(30·민주노동당) 대구 동구의원은 “구정 질문을 시작할 때 내용보다 상대방에게 ‘존경하는’ 등의 의례적인 수식어를 쓰지 않는데 대해 핀잔이나 공격이 들어온다.”면서 “의장단 선출 등 의사결정 과정에서 투표하자고 제안하면 ‘관례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건드리면 안 된다.’면서 대화나 타협의 여지도 남겨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또 “의원들이 주민들에게 무언가를 해주는 시혜자적 입장이 강하기 때문에 주민참여예산제 등 권한을 나눠 주는 데도 인색한 관행도 자리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민(29·무소속) 경북 구미시의원은 “의원 상호 간 충돌이나 갈등은 가급적 피하려는 경향이 강한 탓에 토론은 부진하고, 심지어 표결조차 기피한다.”면서 “특정 정책이나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 이를 재추진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최유진(27·여·민주노동당) 광주 북구의원은 “소모적·관행적 사업이나 겉치레만 중시한 일들도 많은데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면서 “이렇듯 누가 가르쳐 주지 않는 관행이라는 벽이 가장 크게 느껴졌다.”고 소회했다. 또 능력보다 나이를 먼저 따지는 기성세대의 그릇된 선입견도 부담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조화영(29·여·민주당) 경기 광명시의원은 “의정활동 내용과 무관하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동료 의원이나 주민들에게 무시도 당해 봤고, 소속 정당에서도 여러 사안을 결정할 때 배제도 당해 봤다.”면서 “정치에서 젊은층이 목소리를 내는 것을 껄끄러워하는 분위기”라고 꼬집었다. 이관수(28·민주당) 서울 강남구의원은 “지방의회라는 공간에서 20~30대 젊은층 비율이 적다 보니 옳고 그름을 떠나 소장파들의 목소리가 묻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즒은층에 초점을 맞춘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도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지혜(27·여·한나라당) 경기 오산시의원은 “어린 데다 여자이다 보니 업무 처리 과정에서 애 취급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반면 기성세대가 제시할 수 없는 신선함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측면”이라고 말했다. 김병민(29·한나라당) 서울 서초구의원은 “제 주장을 얘기하려면 연배가 높은 다른 분들의 얘기에 10배 이상 귀를 기울여야 그나마 가능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에 대한 자조적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은창(28·자유선진당) 대전 유성구의원은 “의정 활동에 대한 지원이 많지 않아 집행부를 견제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고, 정책 관련 입법 활동도 미미한 수준이다.”면서 “ 예컨대 특정 분야에 예산을 지원하는 조례를 만들 수는 있지만, 당적 재정 문제에 막히게 된다. 김수민 의원은 “집행부와의 관계에서도 견제·감시 기능을 제대로 하는 게 역부족이다.”면서 “지역사회의 핵심 이슈인 노동·교육·치안 등의 문제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재량권이 거의 없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혜 의원은 “중앙정치와 달리 지방자치에서는 지역과 주민을 위한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정당공천제가 이를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소속 정당에 대한 호·불호가 뚜렷해 소통을 하는 데도 한계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관수 의원도 “지방의회는 정치보다 생활에 가깝기 때문에 정당 간 대결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정당공천제 폐지 등 주민들을 위한 새로운 판짜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 선출직인 만큼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주민들의 부당한 민원이나 요구에 ‘노(NO)’라고 말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장세훈·강주리·허백윤기자 shjang@seoul.co.kr
  • “눈 들여다보면 치매 걸릴 지 여부 알게 된다”

    “눈 들여다보면 치매 걸릴 지 여부 알게 된다”

    간단한 눈 검사로만으로 노인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조짐을 알아낼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인터넷 매체인 허핑턴 포스트는 18일 호주와 미국의 과학자들이 이같은 획기적 진단법 연구에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17일 파리에서 열린 알츠하이머병 학회 국제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바에 따르면 새로운 진단법은 동공을 확대하는 안약을 환자의 눈에 한두방울 떨어뜨린 뒤 망막의 혈관이나 신경층을 촬영해 분석하는 것이다. 현재 안과에서 흔히 시행하는 것과 다름 없는 간편한 검안방식이다. 실제로 연구진이 건강한 노인 110명과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13명, 그리고 가벼운 알츠하이머 전조 증상을 보이고 있는 13명 등의 망막 사진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정상인과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이들 간에 (망막의)혈관 지름이 큰 차이를 보였다. 지금까지는 알츠하이머가 걸리기 10년이나 그 전에 뇌 X 선 주사사진으로 발병 가능성을 판독하는 방식이 주로 쓰였다. 하지만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부작용이 많은 비실용적 진단법이었다. 한편 노인들의 낙상이 노인성 치매의 징후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미국 워싱턴 대학 의과대학 알츠하이머병연구소의 수전 스타크 박사는 낙상 경험이 있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2배 이상 높다고 밝힌 것으로 헬스데이 뉴스 등이 17일 보도했다. 스타크 박사는 치매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건강과 인지기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남녀노인 125명(평균연령 74.5세)을 대상으로 치매환자의 뇌에 나타나는 독성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과 뇌척수액검사로 측정하고 8개월에 걸쳐 낙상 빈도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낙상이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몸이 아래쪽으로 무너지면서 넘어져 다치는 것을 말한다. 스타크 박사는 낙상을 일으킬 수 있는 균형-보행장애와 시각-공간감각장애는 치매와도 연관이 있다고 밝히고 치매는 기억상실과 사고능력 손상 같은 본격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앞서 이러한 장애가 올 수 있음을 이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역시 파리의 알츠하이머학회 국제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사진= 허핑턴 포스트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유럽 8개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불합격’

    유럽연합(EU) 21개국 90개 은행을 대상으로 벌인 제2차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8개 은행이 핵심 자기자본비율 최소 기준인 5%를 넘지 못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유럽은행감독청(EBA)이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국가별 불합격 은행은 스페인 5개, 그리스 2개, 오스트리아 1개 등이었다. 이들은 오는 9월까지 자구계획을 제출하고 늦어도 내년 4월까진 이행해야 한다. EBA는 8개 은행이 5%를 맞추는 데 필요한 자본확충 규모를 25억 유로로 추산했다. 이와 관련, 해당국들은 테스트에서 탈락한 은행들이 파산 등 어려움에 처하지 않도록 지원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EBA는 16개 은행의 경우 핵심 자기자본비율이 5~6%로 턱걸이 합격했지만 유럽 주요 은행들이 모두 유럽 금융감독당국이 가정한 유럽 재정위기 악화 시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간신히 탈락을 면한 이들 16개 은행도 자본 확충 등 재무 건전성 제고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EBA는 권고했다. 이번에 위험 상황을 가정해 평가한 전체 90개 은행들의 핵심 자기자본비율은 7.7%로 나타났다. 일부에선 이번 평가가 지나치게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 재정위기 우려를 잠재우기엔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가령 지난해 실시했던 테스트에서는 아일랜드 은행들이 모두 합격점을 받았지만 그 뒤 아일랜드가 은행권 부실로 구제금융을 요청하기도 했다. 디폴트 위기에 처한 그리스에 대한 채권이 많은 프랑스와 독일 은행들 모두 이번에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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