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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주이야기③] 맥주연구소 소장이 들려주는 ‘맥주를 음미하라’

    [맥주이야기③] 맥주연구소 소장이 들려주는 ‘맥주를 음미하라’

    사람들 마다 좋아하는 맥주가 다르고, 그 맥주를 왜 좋아하는지 그 이유도 다양하다. 부드러워서, 보리 맛이 느껴져서, 목 넘김이 좋아서, 향이 좋아서라는 이유도 있겠고, 남과 다르게 차별화되는 맥주를 마시고 싶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어떤 특정 브랜드가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출 수 없듯이, 사람마다 맥주를 마시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맥주라도 입맛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오늘은 맥주를 맛있게 음미하는 방법과 맥주에 있는 여러가지 성분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입과 코로 느끼면서 마시자 맥주를 마실 때, 먼저 눈으로 잔에 따른 맥주의 외관을 살펴보게 된다. 시각으로 본 맥주의 색도, 거품, 탄산, 혼탁 유무에 대한 정보가 뇌에 전달되어, 맥주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의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 다음 후각을 이용해 향을 느낀다. 그리고 나서, 코, 혀, 목의 모든 신경을 집중하여 입으로 한 모금 마신다. 맥주의 향은 직접 코로 맡기도 하지만, 맥주가 목을 타고 넘어갈 때 입 속으로 퍼지는 향을 코로 맡기도 한다. 맥주를 마실 때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향은 에스테르향과 호프향이다. 바나나와 사과 향과 같은 에스테르류의 향은 맥주 제조 과정 중 발효 시 생성되는 것으로, 사용하는 효모의 종류에 따라 향의 특성과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 맥주에서 느끼는 향긋한 호프 향은 장미와 같은 꽃 향기와 감귤 같은 과일향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호프 향은, 맥주의 쓴 맛을 부여하는 비터호프와 달리, 아로마 호프에 의해 생성되는 것으로 그 품종에 따라 따른 특징을 나타낸다. 세계적으로 호평받는 아로마 호프로는 미국산 Cascade, 체코산 Saaz, 독일산 Hallertau Tradition품종 등이 있다. 맥주에는 좋은 향도 있지만, 맥주 품질을 저하하는 이취가 발생하기도 한다. 맥주의 숙성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발냄새와 유사한 ‘다이어세틸’이라는 이취가 느껴지고, 오래된 맥주의 경우에는 산화과정을 통해 오래된 종이박스 냄새와 유사한 이취가 느껴지게 된다. 또, 맥주 병이 갈색인 이유는 햇빛 특히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함인데, 투명병이나 녹색병의 맥주제품에서는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어 스컹크 향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일광취’가 발생한다. 따라서, 맥주는 가급적 햇빛에 노출되지 않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여 신선한 제품을 마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향을 맡은 후에는 혀에서 느끼는 맛과 함께 목 넘김까지 느껴봐야 한다. 최근에 국내 소비자가 중요시하는 맥주 맛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많은 소비자들이 부드러운 맛과 깨끗하고 상쾌한 맛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 소비자가 선호하는 맥주는 이취, 이미가 없이 과일 향과 호프 향이 적절하게 느껴지면서, 목넘김이 부드럽고 뒷맛이 시원하며, 떫은 맛이나 잡미가 남지 않는 맥주라고 하겠다. 여러분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맥주를 천천히 마시면서 입과 코에서 느껴지는 맛과 향과 함께 오감으로 음미하고 평가해 보자. 하이트진로㈜의 경우, 맥주맛을 평가할 때 이화학적 분석 이외에 여전히 관능 검사를 중요시한다. 최근 과학적 계측장비가 상당히 진보되었으나 물리, 화학적 측정만으로는 종합적인 평가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제품 개발과 최고의 품질관리를 위해 관능에 참여하는 연구원은 전문 관능 훈련을 받고, 정기적으로 평가를 통해 선발된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선발된 관능 요원은 관능 검사 2시간 전에는 최고의 후각과 미각을 유지하기 위해 물 이외에 다른 음식을 먹거나 마시지 않고, 스킨로션, 향수 등도 관능의 방해가 되기 때문에 일절 사용할 수 없다. 그 어떤 기계보다도 최고의 분석장비는 우리의 몸이기 때문이다. 적당히 마시면 몸에도 좋은 술 요즘 건강에 좋은 성분도 많고 맛을 음미하기에는 와인이 좋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맥주는 더운 여름철 갈증을 풀어주는 대표적인 주류이면서, 와인 보다 쉽게 찾아 마실 수도 있고 건강에도 와인 이상으로 유익한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보통 알코올 3~6%(v/v)의 맥주는 주로 알코올에서 유래하는 칼로리와 함께 비타민과 미네랄 비교적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고, 또 미량이기는 하지만 소화되기 쉬운 단백질도 포함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맥주는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영양학적으로도 식품으로서 섭취될 수 있는 훌륭한 음료라 할 수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맥주 칼로리의 대부분은 빵이나 쌀 등의 탄수화물 칼로리와는 달리 혈액순환의 촉진이나 체온상승 등에 소비되기 때문에 글리코겐이나 지방으로 전환되어 체내에 축적되는 일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또 맥주 내에 존재하는 엽산은 혈관 질환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만성 알코올중독자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와인 보다 맥주를 주로 음용하는 사람의 심장병 발병률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어 있다. 세계에서 맥주 소비량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인 체코의 필센 주민 543명(35-65세)을 대상으로 실시한 혈액검사 결과, 맥주를 가장 많이 마시는 사람이 혈중 엽산이 가장 높은 반면 혈관질환의 위험 인자가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치매에 관하여 연구한 영국 왕립 리버풀 대학의 앤더슨 박사 연구팀은 ‘맥주 속의 실리콘 성분이 치매에 관계된 알루미늄을 제거한다’고 발표해 흥미를 끌고 있다. 그 이외에 맥주는 위액의 분비를 촉진시키며 이뇨작용으로 체내의 노폐물 배설을 촉진하고, 호프의 상쾌한 쓴맛은 소화를 돕는다고 한다. 또한, 포르투칼 포르투대학팀은 맥주에 함유된 다양한 폴리페놀 성분들이 유방암 발병률을 크게 낮추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스라엘의 한 연구팀은 “하루 한잔의 맥주 음용을 통해 심장마비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렇듯 맥주에 많은 유용한 물질이 상당히 존재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지만, 모든 일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과도한 음주는 반드시 삼가해야 함은 당연지사라 할 것이다. 맥주를 맛있게 마시는 온도와 음용 조건 이렇게 다양한 풍미와 향 그리고 영양성분을 가진 맥주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음용조건에 대해서 알아보자. 많은 맥주 애호가들이 살얼음이 생길 정도로 차가운 맥주를 좋아한다. 과연 언 맥주가 혹은 얼 정도로 차가운 맥주가 맛있을까? 지나치게 차가운 맥주는 오히려 혀를 마비시켜 맛을 싱겁게 느끼게 한다. 마시기 가장 좋은 맥주 온도로 여름철은 4~8℃, 겨울철은 6~10℃를 추천한다. 맥주가 이 온도가 되면 탄산가스가 제대로 살아나 거품이 넉넉하게 생길 뿐만 아니라 맥주 특유의 향과 상쾌한 청량감이 가장 좋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 일이라는 것이 항상 즐겁고 행복하지만은 않겠지만, 늘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서로를 배려한다면 오늘 저녁 친구들과, 동료들과, 가족들과 같이하는 맥주 한잔이 그 무엇보다도 더 맛나고 값진 보약이 되지 않을까? 사진제공 = 하이트진로
  • ‘전기료 대폭 인상’ 한전 또 강행

    전기요금 인상 폭이 과도하다는 여론과 비판에도 한국전력 이사회가 지난 9일 의결한 요금 인상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정부는 다시 이를 거부할 계획이어서 전기요금 인상을 둘러싼 공방이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국민이 피곤해하는 양측의 ‘핑퐁 게임’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시민단체와 산업계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전은 10일 주택용 6.2%, 산업용 12.6% 인상 등 ‘전기요금 평균 10.7% 인상+연료비 연동제(6.1% 인상) 적용’을 골자로 하는 한전 이사회의 전기요금 인상안을 지식경제부에 제출했다. 지경부는 조만간 전기위원회를 열어 한전의 요금 인상안에 대해 논의한 뒤 반려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지난달 8일 한전의 13.1% 인상안 반려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 평균 10.7%의 전기요금 인상안은 관련 법률과 정부의 고시를 적용해 나온 것으로 적법하다.”면서 “요금 인상과 더불어 1조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는 자구 노력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핑퐁 게임 같은 요금 인상안 줄다리기를 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부장은 “전기요금 인상을 둘러싼 줄다리기는 누가 보더라도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면서 “이렇게 갈등을 표면화시키면 정부와 한전 모두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 부장은 이어 “먼저 정부와 한전이 한 발씩 물러나야만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아직도 정부는 한전이 무리한 요금 인상을 주장한다고 비난하고 한전은 합법적인 절차로 요금 인상을 결정했다고 맞서고 있다. 정치권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전 개혁이 전제되지 않고는 국민이 전기요금 인상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전기요금 인상 폭과 관련해 정부와 한전이 계속 줄다리기를 하는 듯한 모양”이라면서 “한전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고 정부도 국민 부담이 지나치지 않게 책임 있는 노력을 계속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재계도 한전의 요금 인상안에 일제히 반발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은 물가상승률에 준하는 4% 수준의 인상률이 적당하다.”면서 “10% 이상 인상은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산업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전이 근거로 내세우는 원가 계산에 대한 불신이 깊은 상황이어서 원가 공개 논란이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원가 회수율이 94%였는데 올해 87%로 급감한 것에 대해서도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국민과 기업이 (전기료 인상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서울YMCA 시민중계실 등 시민단체는 “국내 가정용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가파른 누진제로 일반 서민들은 집에서 에어컨도 켜지 않고 있다. 한전과 정부는 전기요금이 싸다고 하지만 실제 서민들이 느끼는 것은 다르다.”며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준규·장세훈기자 hihi@seoul.co.kr
  • 中 13세 ‘비키니 소녀’ 거리서 1인 시위 논란

    비키니 차림으로 대로변에 서서 1인 시위를 펼친 중국의 13세 소녀가 네티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중궈신원망, 중궈장쑤망 등 현지 언론의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중국 선전시의 한 대형서점 앞에서는 한 소녀가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붉은색 하트 모양의 피켓을 든 채 1인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 소녀는 거리에서 먹고 자는 노숙자들을 향한 관심과 사랑을 호소하며 “그들도 우리의 어른이자 형제·자매”라며 “그들도 하루빨리 공산주의가 실현되길 바라고 있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섰다. 소녀의 정확한 신상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스로 13세라고 말했으며, 앳된 얼굴은 큰 선글라스로 반쯤 가린 채 시민들의 관심에 응했다. 발걸음을 멈춘 시민들은 소녀에게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기도 하고 말을 걸기도 했으며, 지나치게 선정적인 복장에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한 시민은 “소녀의 1인 시위 취지와 비키니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저 관심을 끌기 위해 나온 것 같다.”고 비난했고, 또 다른 시민은 “또래 아이들이 따라 할까봐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소녀의 사진을 본 네티즌 사이에서도 “좋은 취지의 시위에 나선 것이 기특하다.”, “나이에 맞지 않는 행동과 복장”이라며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길섶에서] 정리의 첫걸음/구본영 논설위원

    책장 가득히 널려 있는 각종 자료를 보며 심란하던 차에 한 선배의 이메일을 받았다. ‘버리기의 힘겨움’이라는 제목의 짧은 글이었다. 상투적인 인사말보다 이메일 속의 “정리는 수납이 아니라 버리기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구절이 눈에 확 들어왔다. 최근 많이 읽힌다는 곤도 마리에의 책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에서 인용한 말이다. 딴에는 그렇다. 사실 파일로 분류되지 않은 자료는 쓸모없는 잡동사니나 다름없을 것이다. 나중에 참고한다고 이런저런 자료를 쌓아 놓지만, 정작 활용하기는커녕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치는 게 다반사 아닌가. 정리정돈이 학창시절에만 필요할 리는 만무하다. 우리네 삶이 헝클어지지 않으려면 주기적으로 정리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야 할 듯싶다. “과거를 정리하지 못하면 미래가 없듯이, 언젠가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저당잡힌 물건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노선배의 충고가 새삼 가슴에 와 닿았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사설] 동중국해 대륙붕 연장 정교하게 추진하라

    정부가 제주도 남쪽 한·일공동개발구역(JDZ·7광구) 내 1만 9000㎢ 수역의 대륙붕에 대한 연고권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대내외적인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정부는 올해 안에 200해리 바깥부터 일본 오키나와 해구까지 ‘자연적으로’ 뻗어 나간 이 동중국해 대륙붕에 대한 과학적·기술적 권리를 인정해 달라는 공식 문서를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CLCS)에 제출하기로 했다. 동중국해 대륙붕은 사우디아라비아의 10배에 가까운 천연가스와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돼 ‘아시아의 페르시아 만’으로 불리는 곳이다. 한·중·일 3국의 이해가 맞물려 국제법적으로 경계를 획정하지 못하고 있는 지역이다. 정부는 2009년에도 대륙붕 연장 관련 ‘예비정보’를 CLCS에 제출한 바 있다. 이번에 다시 정식 문서를 내기로 한 것은 날로 첨예화되는 해양영토경쟁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평가할 만하다. 앞으로 대륙붕 쟁탈전은 한층 표면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예상대로 한국의 대륙붕안(案)에 강하게 반발한다. 반면 중국은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한국과 보조를 맞춰 대륙붕 연장을 확인받은 후 협상을 벌일 것이란 지적이다. 중국은 이어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해양대국화의 야심을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의 의도는 아무리 경계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협상력 강화를 위해 중국과의 공동보조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국익을 위해서는 명백한 역사적 사실의 왜곡도 서슴지 않는 것이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이다.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고 고구려 심지어 발해의 역사까지 자국의 역사에 편입시키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고 중국이다. 그런 만큼 더욱더 철저한 현장탐사에 기초한 과학적 자료와 정치한 논리로 대응해야 한다. 아울러 해양거버넌스 전반에 대한 범국민적인 인식을 제고하는 일에도 힘을 모아 나가야 한다.
  •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제재 강화 신호탄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제재 강화 신호탄

    공정거래위원회가 SK그룹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본 가장 큰 이유는 인건비와 유지보수비로 지급된 금액이 업계 관행에 비춰봤을 때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 근절을 위해 본격적으로 ‘칼’을 뽑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장조사 방해 SK C&C 등에 과태료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제재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주부터 삼성생명 등 생명보험사 8곳에 대한 부문검사를 통해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집중 점검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해당 기업의 반발이 거세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공정위가 SK그룹 7개 계열사와 SK C&C 간 거래 비용이 과다하다는 것을 밝혀내는 데 활용한 지표는 지식경제부의 ‘소프트웨어 사업 대가에 의한 노임 단가’ 고시다. 그간 지경부는 정보기술(IT) 기술자가 적정한 인건비를 받을 수 있도록 매년 단가를 고시했다가 IT산업 발달로 실효성이 떨어지자 올 2월 폐지했다. 기업들이 지경부 고시 단가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서 운영체제(OS) 거래에 따른 인건비를 지급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하지만 SK그룹 계열사들은 고시 단가와 거의 유사한 수준의 인건비를 SK C&C에 건넸다. 2008년 SK C&C와 계약을 맺은 한 시중은행이 지급한 인건비는 고시 단가(중급기술자 기준 월 971만원)의 63% 수준인 반면, SK텔레콤의 지급액은 97%에 달했다. 다른 그룹 SI 기업이 통신사 및 카드사와 거래한 금액과 비교하면, SK C&C는 11~59% 높은 인건비를 계열사로부터 받았다. SK텔레콤이 유지보수비 명목으로 지급한 비용도 과다했다는 게 공정위의 지적이다. SK텔레콤은 SK C&C의 전산장비를 다수 보유하고 있음에도 다른 계열사에 비해 20%가량 높은 유지보수비를 냈다. SK텔레콤은 경쟁 관계인 다른 통신업체에 비해 1.8~3.8배 비싼 유지보수비를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SK “다른 그룹사 놔두고 우리만 왜” 불만 공정위는 현장조사를 방해한 SK C&C에 2억원, 임직원 3명에게 9000만원 등 총 2억 9000만원의 과태료를 매겼다. SK C&C 임직원들은 조사 과정에서 공정위가 확보한 증거자료를 반출한 뒤 폐기했고, 허위진술 등 조직적인 조사 거부 행위를 저질렀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SK 측은 특히 공정위가 삼성이나 LG 등 다른 재계 그룹사들에 앞서 유독 SK만을 타깃으로 한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SK그룹은 공정위의 발표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SK그룹은 “부당한 방식으로 계열사를 지원하는 등 윤리경영에 위배되는 내부거래를 한 사실이 없다.”며 “법적 조치 등 가능한 절차와 방법을 동원해 소명하겠다.”고 반박했다. SK C&C 관계자는 “공정위가 이례적으로 8개월간 거래내역을 이잡듯 뒤졌지만 특별한 혐의점을 찾지 못하자 그나마 인건비와 유지보수 요율 등을 문제삼았으나 대부분 자의적 판단인 데다 형평성도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임주형·홍혜정기자 hermes@seoul.co.kr
  • 돈 되는 상가, 알짜 법칙 넷

    돈 되는 상가, 알짜 법칙 넷

    주택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이를 대체할 투자상품으로 신규분양 상가가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에 성공하면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월세와 함께 시세차익까지 얻는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만 해도 서울 강남과 경기 판교·광교 신도시, 세종시 등에서 공급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단지 내 상가는 100% 낙찰됐다. 가장 보편적이고 안정적인 상가 유형이기 때문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투자 패턴이 서울지역 단지 내 상가에서 최근 신도시와 택지지구로 범위가 확대됐다.”면서 “배후단지가 500가구 이상의 중소형 아파트라면 유리하지만 자동차로 10분 거리 안에 대형마트가 자리하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근린상가의 연면적은 배후단지 1가구당 1.3~1.65㎡가 적당하다. 예컨대 600가구 규모 단지에 연면적 790㎡를 초과하는 근린상가라면 공급과잉일 가능성이 크다. 택지지구 근린상가의 경우 입주가 지체될 수 있어서 입주 6개월 전이 적당한 투자 타이밍으로 꼽힌다. 상가 투자를 처음 시도하는 사람일수록 독점 업종과 기본 수요층 확보를 확인해야 한다. 분양률과 배치 현황, 업종별 구성, 소비 수준도 꼭 따져봐야 한다. 또 55% 이상의 전용률 확보는 기본이다. 상가를 분양받기로 결정했다면 수의계약보다는 되도록 공개 경쟁입찰을 택한다. 영업환경이 좋은 곳일수록 경쟁입찰이 진행된다. 아울러 은행 대출에 지나치게 의존한 투자라면 피해야 한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금리가 상승 기조를 보여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싼 것이 비지떡’이란 속담은 상가 분양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분양가는 비싸지만 상대적으로 운영이 쉬운 1층에 투자자의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1층은 유동인구 흡수가 수월한 데다 환금성이 뛰어나다. 하지만 서울지역 1층 점포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3층보다 2.5배가량 비싸다. 임차인에게 그만큼 높은 보증금과 임대료를 요구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시간이 흘러 상권이 형성되면 1층이 반드시 최고의 가치를 유지하는 건 아니다.”면서 “임차인의 능력, 안정적인 업종 선택도 상가가치 형성에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최근 은행들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설치된 자동화코너만 1층에 두고 2층으로 지점을 옮기는 것이 좋은 사례다. 상가분양 현장에선 1층보다 2~5층 상가의 수익률을 더 안정적으로 제시하곤 한다. 만약 2층 이상 상가에 투자한다면 어떤 업종이 입점할지를 염두에 두고 승강기·계단의 위치와 모양 등을 미리 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세제개편안 3원칙… 새달 8일 발표

    세제개편안 3원칙… 새달 8일 발표

    소득세 과세표준(과표) 구간이 5년 만에 조정될 전망이다. 법에 종교인(성직자) 과세 규정이 명확해지고 주식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의 범위가 확대되는 등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가 강화될 계획이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세 가지 원칙이 담긴 세제개편안을 마련, 다음 달 8일 발표할 예정이다. 현행 과표 구간은 1200만원, 4600만원, 8800만원, 3억원을 기준으로 나뉜다. 정부는 1200만원·4600만원·8800만원은 올리고 3억원은 내리는 방안을 고민중이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한국형 버핏세’가 논란이 되면서 3억원 초과 구간이 신설, 과표구간이 흐트러진 것이 계기가 됐다. 세율의 변동은 있었지만 현행 과표구간은 2008년부터 적용된 것이며 이번에 과표구간이 조정되면 2013년부터 적용되게 된다. 8800만원 이하의 3개 과표구간을 올릴 경우 세수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한다. 정부는 세수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세액공제와 소득공제를 줄이거나 세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다. 변수가 많다 보니 검토대상 개편안이 17개다. 근로소득자의 40%가 면세점 이하인 현실도 개선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성직자 과세도 구체화된다. 정부는 지난달 기독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등 5개 종교 대표자들과 만나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간담회에서 근로소득세 납부에는 동의하는 만큼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주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세법이나 시행령 등에 명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융소득과세는 전방위로 진행될 전망이다. 우선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대주주의 범위를 ‘지분율 3% 또는 지분총액 100억원(코스닥은 지분율 5% 이상 또는 지분총액 50억원) 이상’에서 지분율을 2%로 내리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은 4000만원 초과에서 2000만~3000만원으로 내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금융소득이 4000만원이라면 이자율 등을 감안할 때 은행권에 10억원 이상의 예·적금을 갖고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과세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거래세 부과는 다시 추진된다. 지난해 선물·옵션 등의 장내 파생상품에 0.01%의 거래세를 부과하는 안을 추진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업계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세율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기고] 블루이코노미 미래 모색하는 여수엑스포/김근수 2012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기고] 블루이코노미 미래 모색하는 여수엑스포/김근수 2012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최근 우리는 사상 최악의 봄 가뭄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았다. 올겨울에는 한반도에 최악의 한파와 폭설이 닥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와 있다. 끔찍한 폭염과 한파, 폭우 등을 동반하는 이상기후는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매년 반복되는 자연재해로 지구온난화가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날로 악화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그에 따른 혹독한 기후변화, 화석연료와 같은 에너지 자원 고갈,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난 등 인류 공동의 문제해결 방안으로 제시된 경제 시스템이 바로 그린 이코노미(green economy·녹색경제) 모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류사회가 당면한 공동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해양의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해양의 현명한 이용과 보호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경제활동을 의미하는 블루 이코노미(blue economy·청색경제)가 그 핵심이다. 세계 최대 환경기업 에코버의 설립자이자 저술가인 군터 파울리가 2010년 제시한 이 혁신적인 모델은 ‘자원낭비를 최소화한 자연생태계의 순환시스템을 따라하는 경제’로 정의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저탄소 녹색성장에 방점을 두고 있는 그린 이코노미 시스템을 뛰어넘어 지속가능한 저탄소 녹색성장의 한 축을 바다(해양)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구의 70%를 덮은 채 기후를 조절하고 식량자원을 제공하며 지구상 산소의 절반을 생산하고 있는 해양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미래의 녹색성장을 구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리고 있는 여수세계박람회도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으로 떠오른 청색경제의 실현 방안을 중요한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 기후변화로 야기되고 있는 연안침식, 산호초 소실, 해양생물 종의 감소 등 전 지구적인 해양문제를 해결하고, 해양의 지속가능한 개발과 활용을 통해 미래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담론의 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여수엑스포조직위원회가 9~10일 이틀간 여수엑스포 국제관에서 ‘해양경제의 미래’를 주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OECD의 날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해운, 항만, 수산, 크루즈 등 전통적인 해양경제 분야는 물론 해양바이오, 해양플랜트, 해양에너지, 심해저광물개발 등 신해양경제의 조화를 통해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지속가능한 미래경제의 성장모델을 모색할 예정이다. 무릇 해양의 역할과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해양은 무궁무진한 에너지와 식량의 보고(寶庫)일 뿐 아니라 폭풍해일과 이안류 같은 무시무시한 자연재해 발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양산업은 다른 산업분야와 비교할 때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 등 전후방 파급효과가 크다. 해양경제가 글로벌 경기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여수엑스포조직위는 이번 OECD 공동심포지엄을 통해 해양을 건강하게 보존하면서 지속가능하게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인류의 미래 행복을 담보하는 필요조건이라는 메시지가 전 세계에 울려 퍼지길 희망한다.
  • 합의하지 마, 마음대로 떠들어, 그게 민주주의야

    ‘일반의지 2.0’(아즈마 히로키 지음, 안천 옮김, 현실문화 펴냄)은 독특한 디지털 민주주의론이다. 1971년생인 저자는 가라타니 고진을 잇는 차세대 사상가로 꼽힌다. 그러나 게임이나 라이트노벨(애니메이션풍의 그림이 많은, 쉽고 가벼운 엔터테인먼트 소설) 같은 일본 하위문화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았다. 해서 ‘오타쿠 전문가’라는 별칭도 있다. 그만큼 고전, 걸작, 정전 위주의 상위문화에 대한 반감이 있다는 의미다. 그런 반감은 디지털 세상과 친화성이 높은 측면이 있다. 책의 가장 큰 뼈대는 위르겐 하버마스의 ‘공론장’, ‘숙의민주주의’ 개념을 비판하면서 장 자크 루소의 ‘일반의지’를 부활시키는 것이다. 숙의민주주의에 대한 저자의 태도는 단호하다. “숙의 민주주의 지지자는 약점 가운데 하나로 ‘숙의에 참가하는 비용’을 든다. 하지만 이 약점은 그중 하나로 치부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이론의 치명적인 결함이다.” 그러니까 주요한 이슈에 대해 숙의하려면 너무 검토하고 공부해야 할 것들이 많다. 결국 숙의민주주의는 엘리트들이 결정하는 대로 믿고 따르라는 말밖에 되지 않을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때 다음 아고라를 두고 인터넷상의 공론장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었는데 저자는 그 가능성을 부인하는 셈이다. 그러면 왜 루소의 일반의지인가. 루소의 1769년 저서 ‘사회계약론’의 한 대목에 주목한다. “만약 인민에게 충분한 정보가 주어져 숙고할 때, 시민들이 서로 어떠한 의사소통도 하지 않는다면, 작은 차이가 모여 그 결과 항상 일반의지가 생성되어 숙고가 항상 바른 것이 될 것이다.” 저자는 이 구절을 두고 “일반의지는 집단 구성원이 하나의 의지에 동의해 가는, 즉 의견 차이가 사라지고 합의가 형성되는 것을 통해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다양한 의지가 서로 간의 차이를 내포한 채 공공의 장에 나타남으로써 순식간에 성립한다.”고 해석한다. 이런 관점에 서면 합의가 아니라 이견의 분출이, 소통이 아니라 불통이 민주주의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딱 떠오르는 것이 바로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 기반 서비스다. 루소 시대에는 이견 노출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매체가 없었지만, 지금은 인터넷상에 존재한다. 해서 저자는 “모든 숙의를 인민의 무의식에 노출하라.”는 강령을 내세운다. 새로운 디지털 민주주의론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읽히는 대목이 많지만, 읽어 나가는 내내 현실 세계를 너무 매끈한 공간으로 여기는 낙관적인 태도가 영 거슬린다. 발랄한 논의 전개를 위해 거친 현실을 너무 많이 깎아내 버리다 보니 지나치게 사변적이라는 의심도 지울 수 없다. 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미주통신] 바람난 남편 알아맞히는 21가지 방법

    [미주통신] 바람난 남편 알아맞히는 21가지 방법

    바람난 남편은 어떤 행동의 변화를 보일까? 미국 인터넷 신문 ‘허핑턴포스트’는 6일(현지시각)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바람난 남편의 행동 변화 21가지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바람난 남편이 취할 수 있는 21가지 행동의 변화를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몰래 딴방에서 사적인 통화를 한다. 2) 수시로 통화나 문자기록을 삭제한다. 3) 여러 개의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다. 4) 가족 간의 행사나 모임에 늦거나 피하려 한다. 5) 갑자기 일을 핑계로 다른 여성 동료와 많은 시간을 보낸다. 6) 동료나 다른 사람에게 값비싼 선물을 자주 한다. 7) 남편에게서 다른 냄새가 나는 것을 느낀다. 8) 전처럼 많이 애무하지 않는다. 9) 옷을 자주 바꾸어 입거나 갑자기 차를 자주 세차한다. 10) 산책 운동을 핑계로 장시간 멀리 간다. 11) 이러한 문제로 자주 다툼을 한다. 12) 누구랑 통화하는지도 말하지 않는 등 점점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13) 감정적인 관계에 변화가 있음이 직감된다. 14) 이전과는 다르게 갑자기 극도의 화를 자주 낸다. 15) 회사일 등의 핑계로 집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한다. 16) 평소와 다르게 외모에 많은 신경을 쓴다. 17) 너무 지나치게 자기방어적인 태도를 보인다. 18) 보수적인 옷만 입던 사람이 갑자기 캐주얼한 옷을 찾는 등 외향이 변화한다. 19) 평소와 다르게 일 때문에 늦어진다는 등 행동이 변화한다. 20) 평소와 다르게 싱글벙글하는 등 갑자기 지나치게 잘 대해주려고 한다. 21) 함께하는 ‘우리들의 시간’을 강조하던 사람이 이제는 ‘자신만의 시간’을 점점 강조한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의학이 부추긴 女性 쇼핑

    의학이 부추긴 女性 쇼핑

    “인간의 난자는 나무에 열리지 않는다.” 의료윤리 연구자인 저자가 한마디 툭 던져놨다. 가슴 아린 한마디다. 황우석 사태가 비극인 까닭은 연구 자체가 거짓말이어서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거짓 연구 자체는 그냥 희극이다. 진정한 비극은 그 파문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몸, 구체적으로는 난자 문제가 여전히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 뜻에서 ‘인체 쇼핑’(도나 디켄슨 지음, 이근애 옮김, 소담출판사 펴냄)은 번역이 때늦은 감이 있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책이다.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언급하자면 황우석의 방법은 체세포 핵이식이다. 영국의 이언 윌머트가 복제양 돌리를 만들 때와 같은 기법이다.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체세포의 핵을 대신 넣는 것이다. 거짓 연구라는 걸 들키기 전부터 이미 외국에선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졌다. 애국주의자들 눈에는 한국의 성취에 대한 질투로만 보였겠지만 의심받은 이유는 간단했다. 윌머트는 400개의 난자를 획득한 뒤 핵을 제거했더니 267개가 사용가능했고 이 267개 가운데 1개에서 돌리를 탄생시켰다고 했다. 그렇게 어려운 작업인데 황우석은 무려 11개의 줄기세포주를 만들어내는 데 난자는 200개도 채 안 썼다고 주장했다. 돌리에다 단순비교하자면 난자 4400개 정도는 써야 했는데 말이다. 이런 의심에 대한 황우석의 과학적(?) 반론은 연구원의 손기술을 진화시킨 한민족의 젓가락문화였다. 물론 거짓 연구가 들통난 뒤 난자에 대한 해명 역시 거짓임이 드러났다. 200개도 채 안 된다고 했는데 난자 “2200여개를 119명의 여성에게서 채취”했다. 한 여성에게서는 무려 “43개의 난자”를 얻었는데 이는 “배란촉진제를 치명적일 정도로 과다투여했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난자 기증자의 15~20%가 심각한 난소과자극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연구팀 소속 연구원에게 난자를 기증하라 했다. 이는 나치정권의 생체실험을 비판하면서 이타주의로 치장된 거짓 자발성을 엄격히 금지했던 과학계의 대원칙을 위배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기증자의 절반 이상이 “평균적으로 난자 1개당 1400달러”를 받았다. 기증이 아니라 매매였다. 그러면 이렇게 물어보자. 황우석 연구가 진실이었다면? 위대한 젓가락문화가 진화시킨 연구원의 세심한 손가락 놀림 덕분에 정말 그런 결과를 이뤄냈다면? 그래서 영국의 시민운동가 세라 색스턴은 황우석 연구가 진실이란 가정하에 필요한 난자량을 계산해 봤다. 치료대상은 영국 당뇨병 환자로 한정했다. 의료전문가들이 황우석 기술이 가장 널리 쓰이게 될 분야로 당뇨병을 지목해서다. 그 결과는 “영국 젊은 여성 3분의1 내지 2분의1이 난자를 기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포인트는 두 가지다. 다른 어려운 질병을 제쳐 두고 당뇨 하나만에도 그렇게 많은 난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너를 일어서 걷게 하리라.’는 복음을 위해서는 얼마나 더 필요할까. 다른 하나는 “젊은”이다. 성공률은 여전히 낮기 때문에 이 과정을 견딜 수 있는 젊고 싱싱한 난자가 필요하다. 그래서 만약 그 당시 황우석 연구가 진짜로 판명났다면 지금쯤 대한민국 젊은 여성들에게는 난자를 기증해 박애주의자로 거듭나라는 지속적인 대국민 캠페인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난자 채취는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책에는 자세히 소개되어 있는데 불임클리닉에 다닌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그에게 물어보는 게 제일 빠른 길이다. 저자는 난자를 얻기 위해 난소를 지나치게 자극하다 죽음에까지 이르는 실제 사례들도 소개해뒀다. 더구나 여성이 생산할 수 있는 난자 수는 한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자를 뽑아 쓸 경우 조기 폐경이 우려된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골밀도가 떨어지고 자궁암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일부 연구결과도 있다. 실제 이런 이유 때문에 캐나다는 난자 기증 자체를 중지시켰다. 과학적으로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여성의 몸에 해가 안 된다는 증거가 분명해질 때까지 금지한다고 선언해버린 것이다. 가장 한심한 소리는 체외수정을 위해 쓰고 남은 난자를 연구용으로 쓰는 것은 무방하지 않으냐는 주장이다. 저자는 목적에 따라 난자를 얻는 방법이 달라진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 가령 영국의 한 연구팀은 체외수정용으로 쓰고 남은 난자를 모으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7개월 동안 겨우 66개를 모았다. 반면 뉴캐슬 불임클리닉을 조사해 보니 29세의 한 여성에게서만도 44개의 난자를 뽑아낸 경우가 있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차피 남는 난자인데 다른 사람 치료를 위해 연구용으로 쓰는 게 뭐 어때.”라고 합리화하는 순간, 불임클리닉들은 체외수정에 적당한 수준 이상으로 난소를 더 자극해 더 많은 난자를 뽑아내려 들 것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특허로 인한 학문적 명망과 경제적 이득이 연구자 혹은 병원장의 양심을 마비시키고, 국익이라는 애국적 가치가 지켜보는 이들의 입까지 다 막아버릴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렇게 보면 차라리 황우석의 연구가 거짓으로 들통나 일찍 중단되어버린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책은 제목에서 보듯 황우석 사태만 다룬 건 아니다. 불로장생을 가져다 줄 것처럼 떠들어대는 생명의학계가 얼마나 엉뚱한 짓을 일삼는지 보여준다. 죽은 자의 뼈를 아무렇지도 않게 거래하는 대형병원들, 이 병원들에 제품을 잘 공급하기 위해 밀매조직들이 내놓은 각종 인체조직들의 가격표, 언론에서 크게 부풀려진 장기이식 수술 성공사례들의 널리 알려지지 않은 비참한 결과 같은 것들이 빼곡하다. 얼마 전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레베카 스클루트 지음, 김정한·김정부 옮김, 문학동네 펴냄)으로 널리 알려진 헨리에타 랙스의 사례는 물론, 그와 비슷한 사례와 이를 둘러싼 각종 법적 공방까지 모두 다뤄뒀다. 그 가운데 제대혈이 눈길을 끈다. 출산 때 태반과 함께 버려지는 제대혈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대혈 보관이 유행이 됐다. 저자에 따르면 여기엔 거짓말, 그것도 중대한 거짓말이 하나 있다. 제대혈은 그냥 ‘버려지는’ 게 아니다. 저자의 설명을 요약하자면 제대혈은 아기에게, 특히 조산아에게 신선한 산소 공급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구나 제대혈 채취는 산후출혈이라는, 출산과정에서 산모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에 행해진다. 제대혈 보관은 어차피 버려질 것을 소중하게 다시 쓰는 기법이 아니라, 산모에게 가장 위험한 순간에 아기에게 주어지는 소중한 무언가를 일부 덜어내는 것이다. 이는 난자와 똑같은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필요한 만큼 최소한으로 억제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어차피 버릴 거 유용하게 쓰는데 뭐 어때.’라고 합리화하는 순간 큰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 그러고 보니 합리화란 대개 양심을 마비시킬 때 쓰는 전략이다. 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北 요덕수용소 희생자 추모공원 수도권에 설치 추진… ‘한국판 홀로코스트 기념관’ 논란 일 듯

    北 요덕수용소 희생자 추모공원 수도권에 설치 추진… ‘한국판 홀로코스트 기념관’ 논란 일 듯

    북한 최대 정치범 수용소인 요덕 수용소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공원이 수도권에 들어설 전망이다. 북한 인권 유린과 관련해 남한에 관련 공간이 들어서는 것은 처음이다. 북한 인권법 제정이 18대 국회에 이어 19대 국회에서도 찬반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추모 공원 설치는 북한 인권법 향배는 물론 향후 남북관계에도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북한인권운동가 출신인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5일 “북한 인권 유린 실상에 대한 여론을 환기하고 정치범 수용소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가칭 ‘요덕 위령공원’ 조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하 의원은 “독일 베를린에 있는 홀로코스트 기념관이 모델 격으로 공원 장소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이 있는 경기도 파주 등 접경 지역을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홀로코스트 기념관이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을 환기하는 상징으로 떠오른 것처럼 한국에도 북한 인권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장소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공원 안에 북한 인권에 관한 상설 전시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하 의원은 “공원 조성을 위한 관련 법률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공원 부지는 당초 서울이나 수도권을 검토했으나 상징성 등을 고려해 접경 지역인 경기도 등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모공원 조성 특별법을 제정하거나 북한 인권법에 관련 조항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제주 상하수도 요금 현실화 추진

    제주도는 오는 2020년까지 상하수도 요금을 현실화시키기로 하고 향후 격년제 요금 인상을 추진키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도는 제주도의회 정례회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상하수도 요금이 생산원가에 비해 지나치게 낮아 적자 누적으로 지방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어 2020년까지 상하수도 요금을 전국 수준으로 현실화시키겠다고 밝혔다. 도는 이를 위해 올 하반기 상하수도 요금 인상 조례를 개정해 내년에 상하수도 요금을 인상하고 앞으로 격년제 인상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2010년 현재 제주지역 상수도 요금은 1t당 598원으로 생산원가는 965원의 62%에 그치고 있으며 하수도 요금은 t당 262원으로 생산원가 1030원의 25% 수준이다. 도 관계자는 “제주의 상하수도 요금은 현실화율이 매우 낮지만 요금 인상은 어려운 지역경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도민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민노당 가입 면직검사 징계 취소

    과거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면직된 검사가 징계를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이겼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박정화)는 5일 부산지검 동부지청 검사로 근무하다가 면직된 윤모(34·사법연수원 40기)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윤씨가 당적을 가진 채 검사로 임용되긴 했으나 임용되기 7년 전 정당에 가입해 처음 2년간 28만원 정도의 당비만 납부했을 뿐 다른 정당활동이나 정치활동을 하지 않았다.”면서 “비위 정도에 비해 면직은 지나치게 가혹해 비례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어 “윤씨가 공무원이 아닌 상태에서 정당에 가입했다가 당적을 정리하지 않아 규정을 어기게 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검사임용 전에 당적을 정리할 의무가 있고, 임용 뒤 당적을 계속 유지한 것이 징계 사유라고 판단했다. 의대를 졸업한 윤씨는 공중보건의 시절이던 2004년 3월 민노당 등에 가입하고 검사로 임용된 지난해 2월 이후에도 당원 자격을 유지하다가 검찰 내부 조사를 받던 6월 탈당했다. 이후 부산지검은 윤씨를 국가공무원법과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으며, 법무부는 면직 처분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황우석, 女 119명의 난자 2200개 채취해놓고…

    황우석, 女 119명의 난자 2200개 채취해놓고…

    “인간의 난자는 나무에 열리지 않는다.” 의료윤리 연구자인 저자가 한마디 툭 던져놨다. 가슴 아린 한마디다. 황우석 사태가 비극인 까닭은 연구 자체가 거짓말이어서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거짓 연구 자체는 그냥 희극이다. 진정한 비극은 그 파문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몸, 구체적으로는 난자 문제가 여전히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 뜻에서 ‘인체 쇼핑’(도나 디켄슨 지음, 이근애 옮김, 소담출판사 펴냄)은 번역이 때늦은 감이 있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책이다.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언급하자면 황우석의 방법은 체세포 핵이식이다. 영국의 이언 윌머트가 복제양 돌리를 만들 때와 같은 기법이다.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체세포의 핵을 대신 넣는 것이다. 거짓 연구라는 걸 들키기 전부터 이미 외국에선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졌다. 애국주의자들 눈에는 한국의 성취에 대한 질투로만 보였겠지만 의심받은 이유는 간단했다. 윌머트는 400개의 난자를 획득한 뒤 핵을 제거했더니 267개가 사용가능했고 이 267개 가운데 1개에서 돌리를 탄생시켰다고 했다. 그렇게 어려운 작업인데 황우석은 무려 11개의 줄기세포주를 만들어내는 데 난자는 200개도 채 안 썼다고 주장했다. 돌리에다 단순비교하자면 난자 4400개 정도는 써야 했는데 말이다. 이런 의심에 대한 황우석의 과학적(?) 반론은 연구원의 손기술을 진화시킨 한민족의 젓가락문화였다. 물론 거짓 연구가 들통난 뒤 난자에 대한 해명 역시 거짓임이 드러났다. 200개도 채 안 된다고 했는데 난자 “2200여개를 119명의 여성에게서 채취”했다. 한 여성에게서는 무려 “43개의 난자”를 얻었는데 이는 “배란촉진제를 치명적일 정도로 과다투여했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난자 기증자의 15~20%가 심각한 난소과자극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연구팀 소속 연구원에게 난자를 기증하라 했다. 이는 나치정권의 생체실험을 비판하면서 이타주의로 치장된 거짓 자발성을 엄격히 금지했던 과학계의 대원칙을 위배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기증자의 절반 이상이 “평균적으로 난자 1개당 1400달러”를 받았다. 기증이 아니라 매매였다. 그러면 이렇게 물어보자. 황우석 연구가 진실이었다면? 위대한 젓가락문화가 진화시킨 연구원의 세심한 손가락 놀림 덕분에 정말 그런 결과를 이뤄냈다면? 그래서 영국의 시민운동가 세라 색스턴은 황우석 연구가 진실이란 가정하에 필요한 난자량을 계산해 봤다. 치료대상은 영국 당뇨병 환자로 한정했다. 의료전문가들이 황우석 기술이 가장 널리 쓰이게 될 분야로 당뇨병을 지목해서다. 그 결과는 “영국 젊은 여성 3분의1 내지 2분의1이 난자를 기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포인트는 두 가지다. 다른 어려운 질병을 제쳐 두고 당뇨 하나만에도 그렇게 많은 난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너를 일어서 걷게 하리라.’는 복음을 위해서는 얼마나 더 필요할까. 다른 하나는 “젊은”이다. 성공률은 여전히 낮기 때문에 이 과정을 견딜 수 있는 젊고 싱싱한 난자가 필요하다. 그래서 만약 그 당시 황우석 연구가 진짜로 판명났다면 지금쯤 대한민국 젊은 여성들에게는 난자를 기증해 박애주의자로 거듭나라는 지속적인 대국민 캠페인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난자 채취는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책에는 자세히 소개되어 있는데 불임클리닉에 다닌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그에게 물어보는 게 제일 빠른 길이다. 저자는 난자를 얻기 위해 난소를 지나치게 자극하다 죽음에까지 이르는 실제 사례들도 소개해뒀다. 더구나 여성이 생산할 수 있는 난자 수는 한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자를 뽑아 쓸 경우 조기 폐경이 우려된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골밀도가 떨어지고 자궁암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일부 연구결과도 있다. 실제 이런 이유 때문에 캐나다는 난자 기증 자체를 중지시켰다. 과학적으로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여성의 몸에 해가 안 된다는 증거가 분명해질 때까지 금지한다고 선언해버린 것이다. 가장 한심한 소리는 체외수정을 위해 쓰고 남은 난자를 연구용으로 쓰는 것은 무방하지 않으냐는 주장이다. 저자는 목적에 따라 난자를 얻는 방법이 달라진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 가령 영국의 한 연구팀은 체외수정용으로 쓰고 남은 난자를 모으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7개월 동안 겨우 66개를 모았다. 반면 뉴캐슬 불임클리닉을 조사해 보니 29세의 한 여성에게서만도 44개의 난자를 뽑아낸 경우가 있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차피 남는 난자인데 다른 사람 치료를 위해 연구용으로 쓰는 게 뭐 어때.”라고 합리화하는 순간, 불임클리닉들은 체외수정에 적당한 수준 이상으로 난소를 더 자극해 더 많은 난자를 뽑아내려 들 것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특허로 인한 학문적 명망과 경제적 이득이 연구자 혹은 병원장의 양심을 마비시키고, 국익이라는 애국적 가치가 지켜보는 이들의 입까지 다 막아버릴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렇게 보면 차라리 황우석의 연구가 거짓으로 들통나 일찍 중단되어버린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책은 제목에서 보듯 황우석 사태만 다룬 건 아니다. 불로장생을 가져다 줄 것처럼 떠들어대는 생명의학계가 얼마나 엉뚱한 짓을 일삼는지 보여준다. 죽은 자의 뼈를 아무렇지도 않게 거래하는 대형병원들, 이 병원들에 제품을 잘 공급하기 위해 밀매조직들이 내놓은 각종 인체조직들의 가격표, 언론에서 크게 부풀려진 장기이식 수술 성공사례들의 널리 알려지지 않은 비참한 결과 같은 것들이 빼곡하다. 얼마 전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레베카 스클루트 지음, 김정한·김정부 옮김, 문학동네 펴냄)으로 널리 알려진 헨리에타 랙스의 사례는 물론, 그와 비슷한 사례와 이를 둘러싼 각종 법적 공방까지 모두 다뤄뒀다. 그 가운데 제대혈이 눈길을 끈다. 출산 때 태반과 함께 버려지는 제대혈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대혈 보관이 유행이 됐다. 저자에 따르면 여기엔 거짓말, 그것도 중대한 거짓말이 하나 있다. 제대혈은 그냥 ‘버려지는’ 게 아니다. 저자의 설명을 요약하자면 제대혈은 아기에게, 특히 조산아에게 신선한 산소 공급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구나 제대혈 채취는 산후출혈이라는, 출산과정에서 산모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에 행해진다. 제대혈 보관은 어차피 버려질 것을 소중하게 다시 쓰는 기법이 아니라, 산모에게 가장 위험한 순간에 아기에게 주어지는 소중한 무언가를 일부 덜어내는 것이다. 이는 난자와 똑같은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필요한 만큼 최소한으로 억제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어차피 버릴 거 유용하게 쓰는데 뭐 어때.’라고 합리화하는 순간 큰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 그러고 보니 합리화란 대개 양심을 마비시킬 때 쓰는 전략이다. 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장기침체에 텅빈 곳간… 美지자체 줄도산

    부동산 경기를 비롯한 미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연달아 파산신청을 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스톡턴시가 지난달 29일 재정난으로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지 일주일도 안 돼 매머드레이크시도 3일(현지시간)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연간 예산 1900만 달러 규모에 8200여명이 사는 소규모 스키 휴양 도시인 매머드레이크시는 이날 주 법원으로부터 6월 30일까지 채권단에 4300만 달러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지키지 못해 결국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부동산 경기가 한창 좋을 때 과도하게 지역 개발을 추진한 것이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매머드레이크시의 최대 채권자인 ‘매머드레이크랜드어퀴지션’은 2006년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었다. 시가 회사와 매머드요세미티 공항 주변에 주택, 소매점, 격납고 등을 건설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2008년 주 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줬고 매머드레이크시에 3000만 달러를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이자와 법무 관련 수수료가 추가돼 지금의 4300만 달러로 늘어났다. 앞서 지난달 채권단과 진행한 채무 조정 협상에 실패하면서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한 스톡턴시는 미국 역사상 파산한 도시 가운데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시는 2600만 달러에 달하는 내년 적자 예상액을 메우기 위해 부채 상환을 연기하고 공무원들의 임금과 연금 혜택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통해 세수를 확보할 예정이다. 인구 29만명인 스톡턴시의 파산신청은 시 공무원들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연금제도와 건강보험 혜택, 그리고 수요예측을 잘못한 대형 도시 개발 프로젝트의 실패가 주요 요인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스톡턴시는 소방·경찰 등 공무원의 경우 건강보험 혜택을 퇴직자에게까지 확대했고, 심지어 2000년대에는 건강보험혜택 기간을 평생으로 연장하면서 시 재정 부담이 커졌다. 연금의 경우에도 민간 기업들의 경우 62세 이전에는 지급되지 않는 데 비해 스톡턴시와 경찰 공무원의 경우 이르면 50세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해 부실을 키웠다. 스톡턴시는 2000년대 들어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이루면서 주택 건축물량이 급증했다. 그 결과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2000년 11만 달러였던 평균 주택가격이 2006년 40만 달러에 이르는 기현상을 보였다. 부동산 거래에 따른 세수가 늘어나면서 씀씀이가 헤퍼졌다. 하지만 주택 경기가 시들해지면서 세수가 감소하자 지난 3년간 시 당국은 9000만 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극단적인 지출 삭감 노력을 펼쳐 왔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톡턴시의 실업률은 지난 10년간 2배가량 증가해 15% 이상을 기록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5) 대전 괴곡동 느티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5) 대전 괴곡동 느티나무

    잘 자란 느티나무 한 그루에는 무려 500만 장의 잎사귀가 돋아난다. 느티나무 그늘은 그냥 시원한 게 아니다. 500만 장의 잎이 모였다 흩어지며 그늘을 지었다가 햇살을 담기를 되풀이한다. 그래서 느티나무 그늘은 살아 춤추는 생명의 보금자리다. 세상 일에 지친 누구라도 품어 안고 나무는 사람들을 평화의 길로, 혹은 안식의 길로 이끈다. 지친 몸뿐 아니라, 나무는 번잡한 마음까지 평안에 들게 한다. ‘힐링’ ‘치유’가 화두로 떠오르는 이즈음, 느티나무 그늘이야말로 원초적 생명을 회복시키는 생명의 치유자다. 우리 사는 세상에 느티나무 그늘이 절실한 이유다. 너른 벌판 가장자리에 홀로 우뚝 선 느티나무 그늘로 중년의 부부가 하이킹용 자전거를 세우고 들어선다. 널따란 평상 위에 도시락을 풀었다. 마치 안가의 대청마루처럼 몸도 마음도 편안해 보인다. 하이킹에 나선 부부가 더위에 지친 몸을 풀고, 모자란 기력을 보충할 요량이다. ●대전 최고령 거목… 키 26m·가지 26m 국내 최대 대전에서 가장 오래 된 나무로 알려진 괴곡동 느티나무다. 대전의 남쪽 외곽에 위치한 괴곡동은 도시 근교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오래된 농촌마을의 풍경을 가졌다. 마을 풍경의 중심에 느티나무가 있다. 나무는 너른 들이 내다보이는 새뜸마을 어귀에서 이곳을 지나는 누구라도 받아들일 만큼 너그러운 자태로 서 있다. “여기 시집와서 지금까지 이 집에서 살았죠. 나무의 나이를 우리가 어찌 알겠어요. 사람들이 우리 마을에 들어올 때부터 나무는 벌써 저만큼 큰 나무였다고 옛날 어른들이 이야기한 걸 생각하면, 1000년도 더 됐을 거예요” 멀리 펼친 나뭇가지 끝에 닿을 듯한 자리의 집 앞 텃밭에서 굽은 허리에 뙤약볕을 잔뜩 이고 마늘을 캐던 이경애(72) 할머니가 땀을 식히려 나무 그늘로 들어섰다. 정자로 쓰는 느티나무야 곳곳에 많이 있겠지만, 괴곡동 느티나무만큼 좋은 나무는 없을 것이라는 자랑이 이어진다. “점심 때가 지나면 마을 사람들이 마치 약속한 것처럼 나무 그늘로 모여요. 열 가구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을이어서 이 평상 두 개면 다 올라와 앉을 수 있지요. 잠깐만 밭에 나가면 힘들어 죽는다 하다가도 나무 그늘에만 들어오면 신기하게도 모두가 편안해져요. 원체 시원한 그늘이니까 그런가봐요. 누가 막걸리라도 가져오는 날이면 나무 그늘이 근사한 잔치판이 되지요.” 괴곡동 느티나무 주변은 비교적 세심하게 관리한 흔적이 두드러진다. 이태 전에는 나무 뿌리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단정한 울타리와 데크를 새로 설치하고, 평상도 다시 놓았다. 대전시를 대표할 만한 나무임은 분명하지만, 나무를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심지어 대전 시민들 가운데에도 이처럼 좋은 나무가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 부근을 지나는 사람들이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할 만큼 나무는 크고 아름답다. 나무는 키가 26m쯤 되고, 줄기 둘레는 9m에 가깝다. 게다가 나뭇가지도 그의 키와 같은 길이인 26m까지 사방으로 고르게 펼쳤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의 느티나무 가운데에서는 가장 큰 규모에 속한다. ●천연기념물 지정 청원… 해마다 칠석날 동제 올려 나이도 그렇다. 마을 사람들은 1000년 전에 마을 옆으로 흐르는 갑천이라는 이름의 개울로 떠내려오던 어린 느티나무가 이곳에 뿌리내렸다고 한다. 느티나무를 뜻하는 괴(槐)자를 마을 이름에 붙인 것도 ‘느티나무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에서다. 하지만 1982년에 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할 때의 조사에 따르면 나무의 나이는 650살로 추정했다. 지금으로 보면 680살이 된 셈이다. 대전문화연대와 대전충남생명의숲은 지난해 여름, 대전 지역의 노거수를 두루 조사하고, 여러 노거수 가운데 괴곡동 느티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달라고 청원했다고 한다. 대전시에 천연기념물이나 지방기념물, 즉 문화재급으로 지정된 나무가 한 그루도 없는 상황에서 대전을 대표할 만한 자연 문화재로 이 나무를 꼽은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칠월칠석에 괴곡동 느티나무에서 동제를 올린다. 이때에는 나무 바로 앞의 새뜸마을뿐 아니라, 주변 마을의 주민들도 찾아온다. 비교적 크게 벌이는 이 동제는 소원을 하늘에 올려 보내는 당산제와 달리 삼복의 무더위를 들녘에서 보내며 지친 농부들의 몸을 치유하는 대동굿 성격으로 진행된다. ●“그늘서 쉬면 찌뿌드드한 몸·마음 상쾌해져” 나무 그늘에 새 손님이 찾아왔다. 매우 다정해 보이는 노부부는 휴대용 라디오와 돗자리를 따로 준비했다. 지나다 들른 것이 아니라, 아예 작정하고 이 나무를 찾아온 것이다. “자동차로 10분 쯤 걸리는 구봉마을에서 왔어요. 집 근처에도 둥구나무가 있지만, 짬만 되면 일부러 여기 와서 쉽니다. 대전 시내에 이만큼 시원한 곳이 없어요. 두어 시간씩 쉬고 돌아가면 찌뿌드드했던 몸과 마음이 몰라보게 상쾌해져요.” 젊은 시절에 육군본부 소속의 사이클 선수 생활을 했다는 이무성(74) 노인이다. 건강에 자신이 있었던 그는 최근에 중풍이 찾아와, 말도 어눌해지고 행동도 불편해졌다고 한다. 지루하게 이어지는 환중에도 나무가 있어 유쾌하게 지낼 수 있다며 그는 나무 줄기를 그윽히 바라본다. 나무를 바라보고 평생을 살아온 마을 노인에서부터 스쳐 지나는 중년의 하이킹족 부부, 생로병사의 굴레를 벗지 못하는 병든 노인에 이르기까지 나무는 누구라도 품어 안는다. 무더운 여름 한낮, 대전 괴곡동 느티나무는 원초적 평안을 불러오는 치유의 생명체였다. 글 사진 대전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대전 서구 괴곡동 503번지. 호남고속국도의 지선에서 연결되는 대전남부순환고속국도의 서대전나들목을 이용하면 괴곡동에 빠르게 갈 수 있다. 나들목을 나가서 대전역 방면으로 1.6㎞ 가서 관저지하차도로 진입하여 다시 2㎞쯤 간다. 가수원네거리가 나오면 우회전하여 다시 1.8㎞ 간 뒤 오른쪽으로 난 마을길로 나가서 200m쯤 앞에서 좌회전한다. 철로 변을 따라 200m 남짓 가서 좌회전하여 철길 건너편으로 돌아들면 괴곡동이다. 나무는 마을 입구에 있다.
  • 국산 날개없는 선풍기 ‘매직팬 제트’ 홈쇼핑서 대박행진

    국산 날개없는 선풍기 ‘매직팬 제트’ 홈쇼핑서 대박행진

    국내에서 개발된 날개 없는 선풍기 ‘매직팬 제트’가 홈쇼핑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홈쇼핑 첫 방송에서 1600대 이상 판매됐고 그 여세를 몰아 추가 편성에서 각각 1500대, 2000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다음달까지 주당 2회씩 추가로 홈쇼핑에 방송될 예정이다. 류공현 코스텔 대표는 “날개 없는 선풍기를 원하는 유아가 있는 가정에서 지나치게 비싼 수입산 대신에 기능적으로 더 개선되고 보완된 16만원대의 국산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텔의 ‘매직팬 제트’는 최근 서울지방법원이 판매금지 처분을 내린 수입산과는 전혀 다른 제품이다. 코스텔 측은 “날개 없는 선풍기를 맨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는 영국 다이슨의 특허를 근본적으로 침해하지 않고, 디자인 요소와 부정경쟁방지법상 논란을 코스텔의 독자적 기술로 종식시킨 제품”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법은 다이슨이 지난해 8월 국내 D사가 수입하는 날개 없는 선풍기 제품을 대상으로 제기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소송은 다이슨의 제품과 거의 같다고 판단되는 모방품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법원이 이번에 다이슨의 손을 들어주긴 했지만 특허회피 제품의 등장, 가격과 기능의 차별화 등에 따른 날개없는 선풍기 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텔 ‘매직팬 제트’의 특허업무를 맡고 있는 이헌수 변리사는 “날개 없는 선풍기의 기본적인 원리 및 구조는 1980년대에 일본에서 이미 알려진 것”이라면서 “다이슨의 제품이 원천적인 것이 아니어서 기능적, 디자인적 측면의 특허회피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무늬만 수수료 인하 의혹 대형마트 현장조사

    공정거래위원회가 판매수수료 인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민원이 제기된 이마트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등 대형 유통업체 압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지난해 판매수수료 인하를 약속했음에도 거래 금액이 적은 납품업체만 골라 수수료를 깎아주는 등 ‘숫자 맞추기’식 행태를 보이자 제재에 착수한 것이다. 3일 공정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일 이마트 서울 성수동 본사에 조사인력 16명을 투입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이마트는 판매수수료를 형식적으로 내리거나, 판촉행사 비용을 납품업체에 지나치게 넘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지난 5월에도 홈플러스가 협력업체에 매장 판촉사원 인건비를 떠넘긴 정황을 포착하고, 역삼동 본사를 현장조사했다. 공정위는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매출 감소를 피하기 위해 거래 금액이 적은 소규모 납품업체 위주로 ‘숫자 맞추기식’ 수수료 인하를 했다고 지적했다. 백화점의 판매수수료는 평균 29.4%에서 25.3%로, 대형마트는8.7%에서 5.2%로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와 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는 지난해 1054개 납품업체의 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밝혔는데, 거래금액 연간 10억원 미만이 86%(907개)에 달했다. 연 1억원 미만도 16%(170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백화점은 또 정상가 판매 상품에 한해 수수료율을 인하하고, 할인 행사 시에는 인하하지 않거나 인하 폭을 축소하는 등 ‘꼼수’를 부렸다. 이번 수수료 인하로 납품업체당 혜택을 받은 금액은 연 1760만원 수준이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도 총 900개 납품업체의 수수료를 내리겠다고 했지만, 94%(850개사)는 거래금액이 연 10억원 미만 업체였다. 연 1억원 미만도 20%(182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납품 업체당 수혜금액은 연 1440만원이다. TV홈쇼핑도 거래금액 연 10억원 이하(97.2%)에 대한 수수료 인하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업체당 6개월간 수혜금액은 연 1360만원으로 추정됐다. 공정위는 5개 홈쇼핑업체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실질적 판매수수료 인하가 이뤄지도록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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