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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가 본 빅2 유세장 스타일] 文 숫자에 강한 ‘설득가’

    [기자가 본 빅2 유세장 스타일] 文 숫자에 강한 ‘설득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분 단위로 움직인다. 취재진이 문 후보의 속도를 쫓아가지 못할 정도로 강행군을 이어간다. 유세 현장에서 문 후보는 한마디로 논리정연한 ‘설득가’ 스타일이다. 논리적 추론 방식인 귀납법과 연역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변호사 특유의 화법이 몸에 밴 탓이다. 여기에 숫자에 강한 면모가 더해진다. 예를 들면,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를 비교할 때, “한번 비교해 볼까요. 참여정부 경제성장률 4.3%, 이명박 정부 지난 3분기 1.6%였다. 누가 더 잘했나.”라고 되묻는 식이다. 문 후보의 특징이자 강점이다. 하지만 이런 설득가 스타일은 문 후보의 유세에 “감동이 없다.”는 지적으로도 이어진다. 주로 미괄식 구성이어서 연설 내용을 끝까지 집중하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된다는 단점도 있다. 또 대본에 워낙 충실해 청중들의 대답을 이끌어 내는 부분에서 답을 다 듣기도 전에 다음 말을 잇기도 한다. “‘순천 가서 인물 자랑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정말 잘 뽑았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등 ‘인용화법’을 자주 사용한다. “편가르기 하지 않고 사(싸)우지 않는”, “석(썩)을대로 석(썩)은 검찰”이라며 쌍시옷 발음을 정확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점도 특징이다. 문 후보의 스킨십은 대선 기간에 ‘발전’을 거듭해 왔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때만 해도 문 후보는 정치인의 ‘기본’ 가운데 하나인 악수조차 몸에 배 있지 않아 보였다. 건성으로 손만 잡고 지나가거나 땅을 쳐다보며 악수를 건네기 일쑤였다. 그러나 지금은 확 달라진 모습이다. 유세 현장에서 한 사람, 한 사람 악수를 건넬 때마다 두 손으로 상대의 손을 잡고 눈을 1초 정도 응시하며 눈을 맞춘다. 인파에 밀려 몸을 가눌 수 없어도 웃음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문 후보는 유세현장에서 아이와 장애인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예정된 경로를 이탈해서라도 먼저 다가가 안아주거나 악수를 건네는 일이 많다. 아이를 번쩍 들어 안기도 하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춘 뒤 대화를 한다. 그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캠프 슬로건을 실천할 것을 강조하고 또 자신의 신조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몸치’로 유명한 문 후보는 지난 28일 대전역 앞 유세에서 차량에 올라가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막춤’을 추며 대선 후보로 적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평소 진지하고 근엄한 모습의 문 후보였던 터라 이 모습을 본 한 대전 시민은 “오오오, 충격이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순천·진주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日 우경화, 국력 약화의 증거”

    “日 우경화, 국력 약화의 증거”

    최근 일본 사회의 우경화 현상은 약화된 국력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안보 전문가인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진정한 문제는 일본이 지나치게 강력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약해지고 국내 지향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나이 교수는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가 정확하다면 총선에서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 것이라며 “일본의 대중 정서가 점점 더 국수주의적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일본은 1930년대의 군국주의 사회와는 전혀 다르다.”면서 “문제는 일본이 강대국으로서의 입지를 지킬지, 아니면 2군으로 밀리는 것에 만족할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세계 2위 경제국 자리를 중국에 빼앗긴 데다 200%를 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과 인구 노령화, 출산율 하락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바라봤다. 또 정치가 지난 20년간 정체 양상을 보이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더욱 편협한 태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이 교수는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대신 국내로 몸을 돌려 반동적·대중영합적 국수주의를 추구한다면 이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도 더 나쁜 일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온건한 민족주의가 제어를 통해 정치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국수주의적 분위기가 상징적이고 대중영합적인 입장으로 귀결되면서 주변국들의 적대감만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또한 자국 내에서 국수주의의 부활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양국의 극단적 민족주의자들이 서로를 먹여 살리면서 번영을 저해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언어 만점자 작년보다 8배 늘고 외국어는 4배 줄었다

    언어 만점자 작년보다 8배 늘고 외국어는 4배 줄었다

    27일 발표된 2013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는 지난해와 정반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만점자가 2.67%에 달할 정도로 지나치게 쉬웠던 외국어는 너무 어려워졌고, 만점자가 0.28%에 불과했던 언어는 쉽게 출제됐다. 언어 만점자는 지난해 1825명의 8배인 1만 4625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만점자가 1만 7049명이었던 외국어는 4000여명으로 줄었다. 수리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이 만점자 1% 목표에 가장 근접했다. 전반적인 난도는 인문계열은 지난해보다 어려웠져고, 자연계열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만점자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면서 최상위권에서는 충분한 변별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주요 3개영역에서 모두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자연계열 104명, 인문계열 288명으로 지난해 수능은 물론 올해 6월 모의평가와 9월 모의평가보다도 많아졌다. ●외국어, 빈칸 추론 문제서 점수 갈려 언어 만점자 비율은 2.36%로 주요 영역 중 가장 많았다. 만점자는 모두 1만 4625명이었다. 표준점수 최고점도 127점으로 지난해보다 10점이나 떨어졌다. 1등급 컷(등급 구분 표준점수)도 125점으로 지난해보다 6점이 낮아졌다. 최고점과 1등급컷의 점수차가 고작 2점이라는 것은 한 문제만 실수로 틀려도 2등급이 되면서 최상위권 대학에 가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리 가형 만점자는 0.76%인 1114명으로 지난해(0.31%)보다 많아졌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지난해와 같았고, 1등급 컷은 132점으로 2점 올랐다. 수리 나형은 만점자가 0.98%인 4241명으로 출제당국의 목표치인 만점자 1%에 가장 근접한 성과를 거뒀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142점으로 4점 올랐다. 시험 직후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던 외국어 영역은 만점자가 전체의 0.66%인 4041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만점자 비율이 2.67%나 돼 ‘물수능’의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출제본부가 난도를 대폭 높인 결과다. 빈칸 추론 문제에 상위권 수험생들도 애를 먹었다는 평가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141점으로 지난해보다 11점 올랐고, 1등급 컷은 134점으로 6점 높아졌다.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컷이 7점에 이르러 최상위권에서도 충분한 변별력이 확보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2외국어·한문도 난이도 들쭉날쭉 사회탐구 11개 과목, 과학탐구 8개 과목과 제2외국어/한문은 올해 출제본부의 가장 큰 실패작으로 평가된다. 과목별로 난이도가 들쭉날쭉했고, 표준점수 최고점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복불복’ 현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15만 657명이 응시한 윤리는 만점자가 3.15%에 이르렀지만, 2만 498명이 응시한 경제지리는 0.15%, 경제(3만 2701명)는 0.26%, 사회문화(22만 1473명)는 0.33%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표준점수 최고점은 세계지리가 69점, 윤리가 70점이었지만 경제는 77점, 국사 74점, 사회문화 72점으로 최고 8점의 차이가 났다. 과학탐구 역시 14만 779명이 치른 지구과학Ⅰ의 만점자가 7.96%에 달한 반면 생물Ⅱ(7만 2416명)는 0.08%에 그쳤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구과학Ⅰ은 65점, 생물Ⅱ는 77점으로 12점까지 벌어졌다. 물리Ⅰ과 지구과학Ⅰ의 경우에는 1등급이 2등급보다 많은 역전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2외국어/한문 중에서는 러시아어가 가장 어렵게 출제됐다. 러시아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91점으로 가장 높았고, 중국어와 프랑스어는 67점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2외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는 최대 24점에 이르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용어 클릭] ●표준점수 영역별 응시자들 가운데 수험생의 상대적 위치를 보여주는 점수다. 각 영역에서 맞은 문항의 점수를 그대로 더한 원점수와 달리 수험생 성적이 표준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원점수가 같더라도 응시자의 평균에 따라 표준점수는 크게 달라진다. 수능에서 응시영역과 과목을 수험생이 선택하는 체제로 바뀌면서 객관적인 점수화를 위해 도입했다. ●등급 수험생을 영역별·과목별 표준점수 순서에 따라 9개 집단으로 나눈 것이다. 1등급 상위 4%, 2등급 11%, 3등급 23%, 4등급 40%, 5등급 60%, 6등급 77%, 8등급 96%, 9등급 100%로 끊어서 구분한다. 실제 숫자는 정확히 %와 일치하지 않는데, 이는 동점자의 경우, 상위 등급을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백분위 과목별 만점을 100점으로 환산해 수험생의 상대적인 위치를 나타낸다. 수험생이 얻은 점수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이 응시자 가운데 몇 %인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백분위 점수가 63.0이라면 이 수험생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이 63.0%라는 뜻이다.
  • 홀로 탄 엘리베이터에 ‘유령 소녀’가? 깜짝 동영상

    홀로 탄 엘리베이터에 ‘유령 소녀’가? 깜짝 동영상

    “‘몰카’ 두 번 당했다가는 심장마비 걸리겠네!” 한 여성이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탄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것도 모르는 이 여성의 옆에 난데없이 흰 소복에 머리를 풀어헤치고 아이 인형을 든 소녀가 나타난다. 비명도 지를 수 없을 만큼 놀란 사람들의 표정은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CCTV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 비디오의 실체는 브라질의 한 TV프로그램의 ‘몰래카메라’ 중 일부다. 이 프로그램 측은 몰카 대상에게 특별한 행사가 있다고 속인 뒤 엘리베이터에 타게 했고, 잠깐 엘리베이터의 전등을 깜빡이는 사이 미리 설치한 문으로 여자아이 유령을 옆에 세웠다. 제작진에 깜빡 속은 엘리베이터 탑승객들은 갑자기 순간이동을 한 듯 옆에 나타나 서 있는 유령소녀의 모습에 기겁을 하고 쓰러진다. 어떤 여성은 소리도 지르지 못한 채 주저앉거나 천장에 닿을 듯 놀라 점프를 하기도 한다. 남자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끔찍한 장면에 얼른 눈을 가리거나 엘리베이터 벽에 얼음처럼 붙어있는 모습은 몰카 반응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생생하다. 이 몰래카메라 영상은 방송 제작진이 시민을 대상으로 한 ‘장난’ 치고는 그 수위가 높고 실제를 방불케 할 만큼 치밀하고 공포스럽다는 점에서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네티즌들은 전 세계에서 다양한 소재의 몰래카메라가 끊임없이 등장하지만, 이 프로그램처럼 공포영화의 한 장면같은 장난은 보기 드물다며 매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언어’ 한 문제에 등급 갈려…최상위권 경쟁 치열할 듯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언어가 지나치게 쉽게 출제돼 상위권 수험생들의 등급이 한두 문제 차이로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시모집 확대로 정원이 줄어든 정시모집에서 치열한 눈치싸움이 불가피해졌다. ●표준점수 언어 10점↓ 외국어 11점↑ 언어·수리·외국어 등 주요 3개 영역에서 모두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인문계열 288명, 자연계열 104명으로 지난해 수능(인문 146명, 자연 25명)보다 늘었다. 탐구영역 선택 3과목까지 모두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6명이었다. 이에 따라 최상위권 경쟁이 지난해보다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능시험 출제 및 채점 관리를 총괄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8일 치러진 2013학년도 수능시험 채점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수험생들은 28일 오전 표준점수로 표기된 성적표를 받는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언어 127점, 수리 가 139점, 수리 나 142점, 외국어 141점이었다. 언어는 지난해보다 10점 떨어진 반면 외국어는 11점 올랐다. ●만점 언어 2.36%·외국어 0.66% 시험이 쉬울수록 표준점수 최고점이 떨어지는 만큼 언어는 지난해보다 훨씬 쉬웠고 외국어는 많이 어려웠다는 뜻이다. 만점자 비율은 언어 2.36%, 수리 가 0.76%, 수리 나 0.98%, 외국어 0.66%로 교육당국이 목표로 삼고 있는 영역별 만점자 1% 수준 조절에는 또다시 실패했다. 1등급과 2등급을 구분하는 1등급 커트라인(1등급컷)은 언어 125점, 수리 가 132점, 수리 나 136점, 외국어 134점이었다. 특히 언어는 1등급컷이 125점, 2등급컷이 122점으로 한두 문제로 등급이 갈렸다. 수능은 내년부터 어려운 B형과 쉬운 A형으로 구분돼 실시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지방의원·가족 운영업체 ‘짬짜미’ 막는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수의계약을 체결할 때 지방의회 의원이나 가족이 운영하는 업체의 참여가 대폭 제한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지자체 공사계약 투명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 행정안전부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권익위, 행안부에 제도 개선 권고 권고안에 따르면 지자체의 수의계약에 참여하는 업체는 사전에 자치단체장이나 지방 의원과 관련 있는 업체인지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이는 지자체들이 발주하는 공사를 해당 지방의회 의원이나 가족이 운영하는 업체에 몰아주는 고질 관행 짬짜미를 막기 위한 조치다. 권익위는 “지자체는 자치단체장이나 의원 본인, 직계가족 등이 5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는 것이 금지돼 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서 “계약 체결 과정에서 계약 담당자가 해당 업체가 수의계약 제한 대상인지를 확인할 구체적인 절차나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수의계약에 참여하는 업체가 지방의원과 관련됐는지를 증빙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않거나 거부할 경우 수의계약 대상에서 배제되는 근거도 마련된다. 지자체가 자체 운영하는 계약심의위원회도 구성원을 다양하게 편성해 객관적인 감독이 가능하도록 했다. 최근 권익위의 실태 조사 결과 상당수 지자체들의 위원회는 전·현직 공무원, 건설업계 종사자 등 특정 분야의 인사로 편중돼 있었다. 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 공사 대상 범위도 확대했다. 현재 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되는 공사 규모는 광역 70억원, 기초 50억원 이상으로 각각 책정돼 있다. 이처럼 공사 금액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탓에 2010년 체결된 지자체 공사계약 건수 중 심의 대상이 된 종합 공사는 2.3%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개선안에는 광역 50억원, 기초 30억원 이상으로 각각 공사 금액을 낮추는 방안이 포함됐다. 한편 앞으로 지자체는 자체 발주하는 모든 사업에 대해 계획 단계부터 대금 지급 등 계약 전 과정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행안부는 이날 “발주 계획, 입찰, 계약, 설계 변경, 검사, 대가 지급 등 계약의 모든 과정에 대한 공개가 의무화되는 것은 물론 입찰에 참가하는 계약 상대자들은 반드시 청렴서약서를 제출해야 하는 내용의 지방 계약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고 밝혔다. ●청렴서약서 제출 의무화 지자체 계약의 상대자들은 사례, 금품, 향응 제공 및 담합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청렴서약서를 제출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계약이 해지되고 부정당 업자로 분류돼 이후 입찰 참가가 제한된다. 지금까지도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청렴서약서 제도를 운영해 왔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 실효성이 없었다. 또한 그동안 1000만원 이상의 수의계약 사업에 대해서만 월별 수의계약 내역과 분기별 발주 계획 등을 공개했던 규정도 바뀌어 앞으로 지자체는 모든 발주 사업의 진행 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 kr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SNS와 비교심리/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SNS와 비교심리/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사회적 연결망 서비스)는 장점에 비해 단점은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신문 11월 19일 자 8면의 “페북 ‘좋아요’에 멍드는 사람들”이란 기사는 흥미를 끌었다. 많은 사람들과 쉽게 연결될 수 있고, 시공간 제약이 최소화된 상태에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사람과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상황이 오히려 역설적으로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사의 그래프에 나와 있듯이, ‘관계의 가벼움에 대한 회의’와 ‘상대적 박탈감’ 그리고 ‘가식적 표현 충동’ 등이 페이스북 중(重)이용자의 대표적인 심리적 문제의식이다. 본인이 잘하고 있는 것인지, 본인의 의견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다른 사람과 비교해 보려는 심리를 사회심리학자 페스팅거는 ‘사회비교’(social comparison) 심리라 하여, 사람이면 누구나 지니고 있는 기본적인 심리로 보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젊은 층이나 한국인에 국한된 심리는 아니다. 다만, 다른 사람의 능력이나 의견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도 쉽게 알 수 없었던 예전에 비해 서로 경쟁적으로 자기가 어떻게 하고 있으며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온갖 SNS를 통해 알릴 수 있는 요즘의 소셜 미디어(Social Media) 시대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정보가 필요 이상으로 많은 이른바 ‘정보과잉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정보과잉 시대의 단점 중 하나는 ‘사실확인’을 포함하여 정보 하나하나를 깊이 생각해 볼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자기 과시나 홍보를 위해 올린 글도 마치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인 것처럼 쉽게 받아들인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연출된’ 타인의 모습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 연출된 모습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지만 만인에게 공개되는 SNS에는 본질적으로 자신의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어하고, 조금이라도 더 멋있게 감동적으로 보일 수 있는 수단을 찾게 된다. 올해 실시한 필자의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5개 지역의 20~49세 페이스북 이용자 851명의 평균 페이스북 친구 수는 331명, 오프라인 친구 수는 24명으로 나타났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오프라인 친구 수는 많을수록 정보통제성·자기효능감뿐만 아니라 일반 신뢰가 증가한 반면, 페이스북 친구 수는 오히려 적을수록 정보통제성과 자기효능감이 크고 그에 따라 온라인 신뢰도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페이스북 친구 수가 지나치게 많으면 그만큼 본인의 통제성과 효능감은 떨어지고, 이것이 온라인 신뢰를 감소시키는 원인이 된다. 오프라인에서의 소규모의 강한 연대가 온라인에서의 대규모의 약한 연대보다 심리적 관계의 의미를 더 긍정적으로 지각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SNS는 도구일 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보이는’ 모습보다 ‘실제’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는 마치 ‘보이는’ 것이 ‘실제’인 것처럼 믿게 만든다. 기계가 사람을 대체할 수 없듯이, SNS를 통해 연출된 소통이 직접 마주 앉아 호흡을 함께하며 눈빛을 교환하는 마음 깊은 소통을 능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기사에서 한 가지 보완할 점이 있다면, 어떤 기사에 전문가의 반응을 싣고자 할 때 섭외를 시도하는 전문가의 ‘세부적인’ 전공영역이 해당 기사와 일치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겠다. 그렇게 한다면, 전공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는 일반적인 멘트보다는 좀 더 깊이 있는 분석 멘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두세 편의 서로 다른 기사 내용에 동일한 전문가가 멘트를 한다면, 그만큼 해당 기사와 관련된 세부적인 전문성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기자가 쉽게 접촉할 수 있는 몇 명의 전문가에게 의지하기보다 해당 기사와 핵심적 관련이 있는 전문가들을 좀 더 다양하게 접촉할 필요가 있다.
  • “쉬운 수능 집착 상위권 변별력 또 실패”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정상화를 목표로 한 ‘쉬운 수능’ 기조가 올해도 유지되면서 상위권 변별력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반복되고 있다. 교육 당국이 쉬운 수능에 매달리는 사이 주요 대학은 다양한 전형요소를 반영하는 수시모집 인원을 늘리는 추세다. 일부 대학은 상위권 학생 변별력 확보를 위해 논술이나 면접에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를 출제하는 등 쉬운 수능의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수능에서 비교적 쉽게 출제된 언어영역의 경우 3점짜리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내려앉는 등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2등급 구분점수가 각각 2~3점 차이를 보여 1~3점으로 배점된 언어영역은 한두 문제 차이로 등급이 달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수능시험의 출제 및 채점을 전담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측은 “쉬운 수능 기조를 견지한다는 차원에서 올해 수능이 지난해에 비해 만점자 1% 비율에 상당히 근접했다.”고 자평했다.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김경성 수능채점위원장(서울교대 교수)은 “언어영역의 경우 첫교시부터 시험을 어렵게 출제하면 학생들이 시험 자체를 포기하는 경향이 있어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했다.”고 말했다. 탐구영역에서는 일부 선택과목의 난이도를 지나치게 쉽게 조절하면서 1등급이 2등급보다 많은 등급역전 현상도 속출했다. 과탐 지구과학Ⅰ의 경우에는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1만 1205명으로 전체의 7.96%를 차지해 5527명이 받은 2등급(3.93%)에 비해 2배 많았고, 물리Ⅰ역시 1등급(7.29%)이 2등급(4.83%)의 1.5배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만점자가 2.67%에 달한 외국어 영역에서 등급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탐구영역 과목별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성태제 평가원장은 “해마다 학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이 달라지기 때문에 모집단 상정이 어려워 난이도를 조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요정의 도시’ 달구벌

    [길을 품은 우리 동네] ‘요정의 도시’ 달구벌

    대구는 한때 ‘요정의 도시’라 불렸다. 그 중심에 종로가 있다. 종로에만 1960~70년대 50여개의 요정이 있었다. ●전성기땐 기생만 500여명… 지조도 유명 이같이 대구에 요정이 많았던 것은 일제와 관련이 있다. 경부철도가 건설되면서 일본인들이 대구에 몰려왔다. 그러자 이들을 겨냥한 요릿집이 대구역 인근 곳곳에 문을 열었다. 이후 1909년 4월 관기제도가 폐지되자 기생들은 생업을 위해 대구기생조합을 설립하고 요릿집에 나가 예악을 팔았다. 10여년 이후에 대구기생조합의 후신인 대구권번과 달성권번이 설립돼 기생들을 교육하고 알선, 관리하며 화대를 징수했다. 1942년 권번제도가 폐지되었으나 1960년대부터 요릿집과 권번의 역할을 합친 본격적인 요정시대가 열렸다. 1950년대에는 죽립헌, 칠락, 삼한관, 보현장, 계림관, 대구관 등이 대구의 일급 요정으로 자리 잡았다. 1970년대에는 춘앵각, 청수원, 일심관 등이 대표적 요정이었다. 이 중 춘앵각이 단연 으뜸이었는데 주인이었던 나순경은 자연스레 대구 요정업계의 대모 노릇을 했다. 거쳐간 기생들만 수백 명이 넘고, 훗날 지역의 요정과 한식집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은 수제자만 해도 20여명이나 된다. 춘앵각은 2003년 말 문을 닫으며 지역 요정 시대는 저물었다. ●현재 ‘가미’가 유일하게 명맥 이어 종로에 요정이 전성기를 이룰 때 기생들만 500여명에 이르렀다. 대부분 춤과 노래 실력이 뛰어나고 인물은 출중하지만 몸은 팔지 않는 1급기생이었다고 한다. 돈벌이 못지않게 지조도 유명했다. 일본인 손님 앞에서도 일어를 쓰는 법이 없었고, 지나치게 고고한 자세를 지키다 다툼이 일어나기가 부지기수였다. 현재는 요정 가미가 유일하게 종로에서 명맥을 잇고 있다. 가미는 1962년 가정집을 개조해 ‘식도원’이라는 요정으로 시작했으며, 1986년부터 ‘가미’로 이름을 변경했다. ‘가미’입구에는 일제시대부터 1960년대, 70년대, 80년대까지 대구의 밤을 밝혔던 요정의 미니어처가 전시돼 있다. 윤금식 가미 대표는 “대구 종로 요정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킨다는 심정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씨줄날줄] 인문학 강의의 기적/임태순 논설위원

    독일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에서 1944년 성탄절과 이듬해 1월에 유독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다. 원인 규명에 나선 정신의학자 빅터 E 프랭클은 ‘집단적 실망’이 대량 사망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당시 수용소에는 성탄절이 되면 연합군이 진격해 자신들을 구해줄 것이라는 소문이 널리 퍼졌다. 그런데 기다리던 12월 25일은 물론 다음 날이 되어도, 해를 넘겨도 연합군이 오지 않자 희망을 잃어 버린 유대인들이 발진티푸스에 맥없이 무너져 줄줄이 죽어갔다. 이처럼 인간은 마음을 놓아버리면(mindless) 한없이 약하고 무기력한 존재가 되지만 반대로 정신을 놓지 않으면(mindful) 어떠한 고난과 시련, 병마도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한 힘을 갖는다. 경기도 화성의 한 운수회사에서 실시한 인문학 강의가 놀라운 효과를 가져와 눈길을 끌고 있다. 택시기사들이 ‘셀프 리더십’, ‘연탄길 이철환 작가의 인문학 강의’ 등 강좌를 한달에 2시간씩 한 차례 들었을 뿐인데도 교육이 이루어진 4~7월에 평소 1~2건에서 5~6건 일어나던 교통사고가 신기하게도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회사 측은 강의가 기사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남에 대한 배려감을 갖게 해 사고가 줄어든 것 같다고 분석한다. 기사들도 아무래도 마음가짐이 달라지다 보니 과속을 안 하게 된다고 맞장구를 친다. 최근 행복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TV에서 행복학 강연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으며 행복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행복도는 그리 높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24위로 중하위권에 처져 있으며, 최근 한 보험회사가 발표한 자료를 봐도 50대 10명 중 행복하지 않다는 응답자가 6명이나 될 정도로 ‘불행공화국’이다. 삶에 대한 마음을 놓다 보니 하루 42.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8년째 고수하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행복은 생에 대한 만족감,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파트나 자동차 크기 등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친구들과의 만남, 소통 등 경험의 공유에서 오는 만족감이 더 행복감을 배가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너무 물질적 만족에 마음을 빼앗겨 왔다. 인문학은 문학·철학·사학을 버무려 삶의 의미와 목적을 일깨워주고 인생을 낙관적이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인문학을 충전해 황폐해진 우리들의 인성을 치유할 때도 됐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영화프리뷰] 음치클리닉

    [영화프리뷰] 음치클리닉

    좋아하는 이성 앞에서 노래로 은근슬쩍 마음을 표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차마 못 들어줄 정도의 음치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음치클리닉’은 사상 최악의 음치녀 나동주(박하선)와 그녀를 치료하기 위해 나선 스타 강사 신홍(윤상현)의 좌충우돌 음치 치료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사실 음치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개그나 시트콤에 자주 등장한다. 영화 ‘음치클리닉’은 여기에 캐릭터와 스토리를 확장해 영화로 만들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기발함은 보이지 않는다. 음치에 박치인 여주인공 동주의 코미디에 지나치게 기대, 극을 끌고 가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동주가 갑자기 노래 실력을 쌓으려고 하는 이유는 고등학교 때부터 짝사랑했던 민수 때문이다. 동주는 10년 만에 민수가 일본에서 귀국했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 보라(임정은)가 운영하는 바를 빌려 동창회를 연다. 오랜만에 민수를 만난 동주의 마음은 한껏 들뜨지만, 민수는 ‘꽃밭에서’로 숨은 노래 실력을 발휘한 보라에게 관심을 보인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동주는 민수에게 잘 보이려고 다른 친구 결혼식에서 축가로 ‘꽃밭에서’를 부르겠다고 공언한다. ‘모태 음치’인 동주는 며칠 남지 않은 결혼식까지 노래 실력을 키우기 위해 동네 음치클리닉에 등록해 강사 신홍에게 노래를 배우기 시작한다. 반값 할인 이벤트에 눈이 멀어 여고생으로 변장해 속성반에 등록한 동주. 아줌마 파마 머리에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끌고 다니지만 노래 실력만큼은 뛰어나다는 강사 신홍이 미덥지는 않지만 음치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쓴다. 동주와 신홍의 로맨틱 코미디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음치클리닉’은 거의 동주의 원맨쇼에 가깝다. 사극에서의 단아한 이미지를 벗고 전작인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다소 맹한 코미디 연기로 인기를 모았던 박하선은 이번 영화에서도 시트콤의 이미지를 연장해 나간다. 노래를 못하는 음치 연기부터 몸을 사리지 않고 망가지는 액션 연기까지 노력은 평가해 줄 만하나 안타깝게도 그다지 큰 웃음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거기에다 동주와 민수, 보라의 삼각관계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정작 남자 주인공 신홍과의 로맨스는 제대로 보여지지 않는다.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록밴드 백두산의 콘서트장에서 신홍이 동주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 갑작스럽고 어색해 보이는 이유다. ‘내조의 여왕’과 ‘시크릿 가든’을 거치며 코믹 연기 내공과 노래 실력까지 갖춘 윤상현을 그의 영화 데뷔작에서 십분 활용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점을 소재로 한 ‘청담보살’과 지역 감정을 접목시킨 코미디 영화 ‘위험한 상견례’를 만들었던 김진영 감독의 신작이다. 연말연시 모임과 각종 회식 때만 되면 스트레스를 받고 음치클리닉을 찾는다는 사람들 이야기를 소재로 선택한 점은 좋았지만 로맨틱 코미디와 휴먼 드라마 사이에서 길을 잃고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쉽다. 29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대구 파견공무원 남발… 150만원 수당까지

    대구시의 파견공무원이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이들에게 연봉 이외에 수억원의 파견수당까지 지급해 행정력은 물론 예산까지 낭비하고 있다. 시는 현재 직무 관련 112명, 교육 및 공로연수 58명 등 모두 170명이 다른 기관에서 파견 형식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에 57명,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18명, 대경권광역발전위원회와 디지스트 뇌연구원설립추진단, 대구시립중앙도서관, 경북대 등에 각각 3명을 파견했다. 또 대구문화재단과 문화시민운동협의회에 각 2명을 파견했고 국토해양부 등 중앙부처에도 모두 7명을 보냈다. 이와 함께 공무원교육원 25명 등 교육 파견이 모두 47명이고 공로연수도 11명에 이른다. 이들은 시 행정을 직접 수행하지 않지만 시는 이들에게 매월 최고 150만원의 파견수당을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57명에게는 1인당 월 65만원씩 연간 4억 4460만원의 파견수당을 준다. 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파견공무원에게는 1인당 월 50만~80만원, 대경권광역발전위원회에는 85만원, 디지스트 뇌연구원설립추진단에는 50만~60만원을 지급한다. 특히 2013 세계에너지총회 조직위에 파견된 공무원은 105만~150만원을, 대구테크노파크와 대구도시공사에는 4급 공무원을 파견해 120만원과 145만원의 수당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의 경우 필요없는 부서에도 파견하는 등 지나치게 파견 공무원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문화시민운동협의회, 대경권광역발전위원회, 경북대, 대구문화재단 등은 사업의 공동추진 필요성이 절박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공무원을 장기간 파견해 인력운영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의회 김원구 행정자치위원장은 “명확한 역할이나 뚜렷한 성과도 없이 시 공무원들을 파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파견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 전체 공무원(소방서와 일선 구·군청은 제외)은 3200여명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내시경검사 구역질 걱정 ‘싹’… CO2 자동 주입시스템 첫 개발

    위장관 내시경검사를 할 때 트림이나 구역질, 복부팽만감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CO2) 자동 주입시스템이 국내에서 처음 개발됐다. 검사가 진행되는 도중에 의료진이 수시로 이산화탄소 가스를 주입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져 보다 편한 시술이 가능하게 됐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화기병센터 조주영 교수가 의료기 벤처기업인 미래메딕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이 시스템은 내시경검사 전에 의료진이 필요한 압력을 설정하면 가스가 자동으로 주입 또는 배출돼 검사 과정에서의 불편이나 지나치게 장이 팽창하는 현상을 방지해 주는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위장관을 내시경으로 검사하기 위해서는 위나 대장에 이산화탄소 가스를 주입해 위나 장벽을 확장해서 시야를 확보하는데, 이때 주입한 가스 때문에 트림·구역질이나 복부팽만감이 나타나게 된다. 조주영 교수는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환자들이 트림이나 구역질, 복부팽만감 없이 편안하게 내시경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의료진도 위암 내시경 절제술이나 대장 용종 절제술 등 시간이 많이 걸리는 시술을 보다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드라마로 날아서 영화도 쏜다

    드라마로 날아서 영화도 쏜다

    드라마나 영화 한 편도 제대로 성공하기 어려운 요즘, 두 장르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쌍끌이 흥행’에 성공하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드라마의 성공으로 쌓은 폭넓은 인지도를 영화 흥행에 십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올해 연예계에 ‘쌍끌이 효과’를 일으킨 스타들을 살펴봤다. ● 송중기, 한가인, 소지섭, 김수현 ‘쌍끌이 스타’ 누가 뭐래도 올해 가장 성공한 ‘쌍끌이 스타’는 바로 송중기다. KBS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에서 차가움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섬세한 감성 연기를 펼치며 주가를 올렸다. 드라마가 한창 방영되던 시기에 영화 ‘늑대소년’이 개봉하면서 흥행에 탄력을 받았다. 드라마 후반부에서 선보인 순정적인 멜로 연기가 영화에서 대사 한 마디 없지만 순수한 사랑을 하는 늑대소년의 이미지와 오버랩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누렸다. 생방송이나 다름없이 진행되는 드라마 촬영 스케줄 때문에 인터뷰 등 영화 홍보 일정에 차질을 빚어 발을 동동 구르던 제작사도 드라마의 높은 시청률이 영화 흥행으로 이어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영화의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주로 10~30대에 머물렀던 송중기에 대한 인지도가 드라마를 통해 40~50대로 넓어지면서 중·장년층이 대거 극장에 몰렸고 관객 600만명을 돌파하는 밑거름이 됐다.”면서 “드라마에서의 연기력 호평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만난 송중기는 드라마와 영화의 쌍끌이 흥행에 대해 “드라마의 강한 멜로적인 분위기가 첫사랑을 강조한 영화와 비슷한 점이 있어서 영화 흥행에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면서 “‘건축학 개론’을 3~4번이나 볼 정도로 좋아했는데, ‘늑대소년’이 ‘건축학개론’을 넘어 멜로 영화 역대 1위가 돼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달 개봉한 영화 ‘회사원’으로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소지섭도 개봉 전 종영한 드라마의 덕을 톡톡히 봤다. MBC 드라마 ‘로드 넘버원’의 실패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그는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은 SBS 수사극 ‘유령’에서 호연을 펼쳐 신뢰도를 회복했고 두 달 뒤 개봉한 감성 액션 영화 ‘회사원’에서 원톱 주연으로 자신의 몫을 충실히 했다. 그런가 하면 상반기에는 여배우 한가인이 ‘쌍끌이 흥행’을 주도했다. 결혼 후 뚜렷한 흥행작이 없던 한가인은 오랜만에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안방극장에 복귀해 시청률 40%를 넘기며 왕년의 인기를 회복했다. 그녀는 드라마 종영 한 주 뒤에 개봉한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8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에서 멜로 영화로는 드물게 관객 410만 명을 동원했다. 드라마와 영화 속 이미지가 겹쳐지면서 대중의 인지도와 언론의 관심을 높인 것이 영화 흥행의 버팀목이 됐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김수현도 빼놓을 수 없다. 상반기 ‘해를 품은 달’의 주인공 이훤 역으로 신드롬이라고 할 만한 인기를 누린 김수현에 대한 관심은 8월 개봉한 영화 ‘도둑들’로 이어졌다. 드라마가 뜨기 전 계약한 탓에 촬영분이 많지 않았지만, 제작진은 그가 나오는 장면을 십분 활용해 홍보에도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 결국 10~20대 팬들이 대거 극장으로 몰리면서 연령층의 다양화는 ‘도둑들’이 1300만 관객을 기록하는 밑거름이 됐다. 지난해 현빈이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으로 히트를 치자 배급사를 구하지 못해 난항을 겪던 영화 ‘만추’의 개봉일이 갑자기 잡힌 것이나 문채원이 KBS 드라마 ‘공주의 남자’에 출연하던 중에 영화 ‘최종병기 활’이 개봉하면서 흥행을 일군 것도 손꼽히는 사례다. ‘최종병기 활’의 배급을 했던 롯데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는 “드라마 초반 여주인공 문채원이 연기력 논란에 휘말려 영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논란이 사그라지고 두 작품 모두 사극인데다 단아하지만 당찬 이미지의 캐릭터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 흥행에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쌍끌이 스타’ 많아진 이유는? 이처럼 드라마와 영화에서 쌍끌이 흥행을 하는 스타들이 많아진 것은 제작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배우들은 활동을 재개할 때 기간이 오래 걸리는 영화 촬영을 먼저 마친 뒤 후반 작업을 하는 동안 드라마 촬영에 돌입하는 경우가 많다. 한 연예 소속사의 관계자는 “영화의 크랭크 업과 동시에 영화 쪽에서 조금씩 홍보가 흘러나오면 새 드라마도 힘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사전 제작 기간을 포함해 5~6개월 드라마를 촬영하고 나면 후반작업이 끝난 영화의 개봉시기와 맞물리면서 배우들은 자연스럽게 영화 홍보에 돌입하게 된다. 물론 드라마가 성공했다고 해서 반드시 영화 흥행과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작과 상반된 이미지이거나 작품성이 뒷받침이 되지 않을 경우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거꾸로 영화 흥행이 드라마 흥행으로는 잘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제한된 관객에게 상영되는 영화보다 2~3달 동안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드라마가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기 쉽기 때문”이라면서 “영화만 하는 배우들의 인지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은 점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영화 ‘완득이’로 530여만명을 동원하며 성공을 거둔 유아인은 드라마 ‘패션왕’에서 처음 주인공 역할을 꿰찼지만 시청률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국민 첫사랑으로 스타덤에 오른 수지도 곧바도 KBS 드라마 ‘빅’에 비중 있는 역할로 캐스팅됐지만 영화와는 상반된 천방지축 이미지로 시청률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때문에 과거에는 TV 드라마로 성공한 뒤 영화 쪽에서만 경력을 쌓는 배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TV 드라마로 대중과 거리감을 좁힌 뒤 영화로 ‘U턴’해 동시 흥행을 노리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로 연가자로서의 명성을 회복한 뒤 영화 ‘베를린’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한석규나 현재 SBS 드라마 ‘대풍수’에 출연 중인 지성이 다음 달 로맨틱 코미디 ‘마이 PS 파트너’로 스크린 흥행을 노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TV 드라마의 흥행은 인지도를 높이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요소는 되지만 작품성까지 커버할 수는 없다.”면서 “지나치게 스타성에만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흥행의 불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버스 총파업 긴장 안철수 사퇴 깜짝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버스 총파업 긴장 안철수 사퇴 깜짝

    대선을 앞두고 야권 단일화와 버스 파업 등 정치·사회 분야 이슈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던 한 주였다. 지난주 네티즌들의 이목을 가장 많이 끈 이슈는 지난 22일 버스 총파업 관련 뉴스였다. ●후보단일화 TV토론 신경전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국회 법사위가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에 포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중교통육성 및 이용 촉진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22일 0시부터 버스 운행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정부 제재와 시민 불편 등을 고려해 이날 오전 6시 20분부터 버스 운행을 재개했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사퇴는 검색어 2위에 올랐다. 그는 23일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면서 후보직을 사퇴했다. 21일 진행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안 후보의 ‘후보단일화 TV토론은 3위를 차지했다. 두 후보는 이 토론에서 교착 국면에 빠진 단일화 룰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22일 담판 회동을 갖기로 합의했으나 공론조사 대상의 모집방법과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서진환 무기징역… 양형기준 논란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서진환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된 소식은 4위에 올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2부는 22일 서진환에게 무기징역과 신상정보공개 10년,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 20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이 서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던 만큼 흉악범에 대한 양형 기준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의사협회의 총파업 예고 관련 뉴스는 5위에 올랐다. 대한의사협회는 22일 지나치게 낮은 현행 진료비 수가체제의 개선 등을 요구하며 24일부터 매주 토요일 휴진을 실시한 뒤, 그래도 정부가 별다른 대책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새달 15일부터 전면 휴·폐업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6위를 차지했다. 이 전 대표는 24일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새누리당에 평당원으로 입당했다. ●로이킴 슈스케4 우승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역대 유튜브 조회수 1위를 차지한 소식은 7위에 올랐다. ‘강남스타일’은 24일 오후 6시 30분 조회수 8억 369만건을 기록해 종전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 뮤직비디오(8만 365만건)를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영상에 등극했다. 23일 밤 진행된 엠넷 ‘슈퍼스타 K4’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로이킴은 8위를 차지했다. 로이킴은 자유곡으로 리쌍의 ‘누구를 위한 삶인가’와 자작곡 ‘스쳐간다’를 열창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부산 지하철 추돌 관련 소식은 9위에 올랐다. 22일 오전 부산 도시철도 3호선 배산역에서 물만골역으로 향하던 전동차가 기관 고장으로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열차를 견인하는 과정에서 열차끼리 추돌 사고를 일으켜 다수의 승객이 부상을 당했다. ●만추 탕웨이·김태용 감독 열애설 중국의 톱배우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의 열애설은 10위를 차지했다. 23일 한 매체는 2009년 영화 ‘만추’를 통해 처음 만난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이 올해부터 부쩍 가까워졌다면서 열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탕웨이는 “김태용 감독님과 저는 단지 좋은 친구일 뿐”이라며 열애설을 일축했고, 김 감독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커버스토리] 소니 정크등급…日전자산업의 몰락에서 배운다

    [커버스토리] 소니 정크등급…日전자산업의 몰락에서 배운다

    “일본의 실패를 배워야 한다.” 세계를 주름잡던 일본 전자산업은 왜 몰락했을까. 일본 전자산업의 실패는 ‘일본의 길’을 답습한 우리 업체들에 타산지석이 되고 있다. 일본을 넘어섰지만 중국에 쫓기는 형국에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을 해답을 시급히 찾아야 한다. 일본 전자산업이 몰락한 원인으로는 ‘6중고’가 꼽힌다. 엔고(円高), 전력난, 높은 법인세, 환경·노동 규제, 자유무역협정(FTA) 지체, 동일본 대지진 등이다. 파나소닉, 소니, 샤프 등 일본 대표 가전업체 3개사의 22일 현재 시가 총액은 2조 200억엔(약 27조원)으로, 2007년 상반기 16조엔에서 5년 반 만에 87.5%인 14조엔이 증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는 최근 이들 ‘빅 3’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했다. 피치는 지난 22일 소니의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인 BB-로 세 단계나 낮췄고 파나소닉의 신용등급은 두 단계 내렸다. 샤프는 지난달 이미 B-로 떨어졌다. 실적 개선 전망이 흐려 빅 3의 이 같은 굴욕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일본의 전자업계가 이처럼 처참하게 몰락한 까닭은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이뤄진 잘못된 투자와 경영진의 늦은 판단, 혁신의 부재 등이라는 게 일본과 한국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소니는 1990년대 이후 음악과 영화 등 콘텐츠에 집중적으로 투자했으나 이를 TV와 DVD플레이어 등 하드웨어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데 실패했다. 특히 2004년 세계 최초로 LED(발광다이오드) TV를 상용화했지만 투자와 마케팅을 망설이다 시장을 빼앗겼다. 파나소닉은 LCD(액정표시장치) TV와의 경쟁에서 밀린 PDP(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 TV에 ‘베팅’하는 결정적 실수를 저질렀다. 한때 LCD 패널 시장을 주도했던 샤프는 패널 가격의 급락 국면에서 과잉 투자로 위기를 자초했다. 오쓰보 후미오 파나소닉 사장은 최근 “스스로 모든 것을 다하려고 했던 욕심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다.”고 털어놨다. 1억명이 넘는 자국의 막대한 내수시장에 지나치게 안주한 ‘갈라파고스 증후군’에 매몰된 것도 실패의 단초가 됐다. 소니는 지난해 매출에서 내수 비중이 32%에 달했다. 파나소닉과 샤프는 내수 비중이 각각 48%, 53% 등 절반에 이른다. 내수 비중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삼성전자, LG전자와 대비된다. 일본 전자업체는 D램, 리튬이온전지, LCD 패널 등의 초기 시장을 석권했지만 기술 혁신에 실패하면서 삼성전자 등 후발 주자에 밀렸다. 특히 휴대전화 기술 개발에서 세계 표준을 외면하고 빠르게 다가오는 모바일 시대를 무시했다. 독자적인 통신 방식과 내수형 제품을 고집하다 결국 안방까지 내주고 말았다. 일본 전자산업의 몰락은 정부의 재정난까지 불러왔다. 일본의 국가 부채는 9월 말 현재 983조 2950억엔(약 1경 3500조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모바일기기 알뜰하게 산다”… 인터넷 중고시장 가자

    “모바일기기 알뜰하게 산다”… 인터넷 중고시장 가자

    직장인 김현수(35)씨는 최근 경품으로 받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3’를 인터넷 중고시장에 내놓고 재미난 경험을 했다. 새 제품이긴 해도 60만원이나 하는 고가로 제품을 올려놓은 터라 찾는 사람들이 있을까 의아해했지만 이는 기우였다. 글을 올린 지 1분도 지나지 않아 연락이 쇄도했다. 김씨는 “새벽에 글을 올렸는데 그 시간에도 물건을 사겠다는 문자가 와 깜짝 놀랐다.”면서 “일주일 정도 올렸다 안 팔리면 직접 쓰려고 했는데 수지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정보기술(IT) 업계에서도 남이 쓰던 중고제품을 사고파는 수요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중고제품이 그저 남이 쓰다 버린 물건으로 치부돼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제품 품질이 좋아지고 소비자들의 교체 주기도 짧아지면서 양질의 기기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새 시장이 되고 있다. 중고 IT 제품 거래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제품별 대표 사이트 알아두면 편리 사람들이 헌책을 사러 굳이 서울 청계6가나 인천 배다리거리, 부산 보수동 등 헌책방 골목까지 찾아가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좋은 품질에다 다양한 종류의 책을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어서다. 중고 IT 기기도 마찬가지. 제품 카테고리에 맞는 대표 홈페이지들을 알아두면 필요할 때마다 제품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SLR클럽(www.slrclub.com) 내 ‘회원장터’가 유명하다.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제품에서부터 렌즈, 삼각대, 메모리 등 주변기기까지 모두 살 수 있다. 특히 허가받은 회원만 판매 게시판에 글을 올릴 수 있어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휴대전화는 세티즌(www.cetizen.com)의 ‘중고매매’ 카테고리가 대표적이다. 회원에 가입해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제품을 사고팔 수 있으며, 제조사·기능 등으로 다양하게 검색할 수 있다. 컴퓨터 및 관련 부품은 다나와장터(dmall.danawa.com), 오디오 및 주변기기는 와싸다닷컴(www.wassada.com)의 ‘오디오장터’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곳들은 대체로 해당 분야의 마니아들이 회원으로 포진해 품질 기준이 엄격한 편이다. 판매자가 많다 보니 거래가격도 다른 곳보다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 사이트들을 이용하려면 회원에 가입한 뒤 꾸준한 활동을 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일반 사용자가 급하게 IT 제품을 사거나 팔아야 할 경우에는 해당 사이트 이용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종합 온라인 중고거래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회원 수가 1000만명에 달하는 ‘중고나라’(cafe.naver.com/junggonara)가 대표적이다. 특정 분야에 관계없이 모든 가전 및 IT 제품들을 제품 이름이나 모델명으로 손쉽게 찾아 거래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연이어 사기 거래가 발생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스마트기기에서 제품을 확인하고 거래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 기반의 중고장터들도 생겨나고 있다. 모바일 장터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인 ‘헬로마켓’은 지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인근 이용자를 쉽게 찾아 제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다른 모바일 앱 장터들도 대부분 스마트폰 위치정보를 이용해 위치에 따라 매매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조건 싼 것보다는 적정한 가격대 제품 찾아야 중고제품을 산 뒤 곧바로 고장이 나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얼굴을 붉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판매자가 전문업자가 아닌 경우 사후관리(AS)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다음의 원칙들을 숙지해 분쟁을 최소할 것을 조언한다. 무조건 싼 제품만 구입하려 하지 말고 해당 중고제품의 적정가격을 파악해 그 수준에서 원하는 제품을 찾는 게 중요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처럼 거래 물량이 많은 제품들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적정한 시세가 자연스레 생겨난다. 여러 사이트들을 함께 모니터링해 추세가 되는 가격을 찾아낸 뒤 제품 상태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면 된다. 지나치게 쌀 경우 제품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IT 기기들의 경우 대부분 한 번 사면 장기간 써야 하는 만큼 사후 조치를 위해 가급적 ‘에스크로’ 등 안전거래를 활용하는 게 좋다. 에스크로는 소비자가 지불한 물품대금을 은행 등 공신력 있는 제3자가 맡아 가지고 있다가 배송이 정상적으로 끝나면 판매자 계좌로 입금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것을 이용하면 개인 간 거래에서 종종 발생하는 배송 사기 사건을 차단할 수 있다. 만약 여러 가지 이유로 안전거래가 어렵다면 판매자에게 양해를 구해 거래 현장에서 직접 성능 검증을 해볼 필요가 있다. 조립·분해가 가능한 컴퓨터나 노트북 등은 양측이 함께 사양 등을 확인한 뒤 제품을 인수해야 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경제프리즘] 카드 수수료 인하 최대 수혜자는 유흥업소?

    룸살롱 등 유흥업소의 신용카드 수수료가 최대 67%까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 전쟁’의 최대 수혜주인 셈이다. 학원·숙박 업종 등의 수수료도 대폭 인하돼 소비자들의 이용 가격도 동반 인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KB국민카드가 9월 말 기준으로 영세·중소가맹점과 일반가맹점을 통합해 산출한 중간 수수료율에 따르면 룸살롱, 노래방, 단란주점, 안마시술소 등 유흥·사치업의 수수료율은 기존 4.5%에서 1.5%로 떨어졌다. 신한, 삼성, 현대, 비씨, 롯데, 하나SK카드의 수수료율 인하 폭도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됐다. 사치업종인 귀금속업의 중간 수수료율도 3.5% 수준에서 1.5%로 내려갔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중소가맹점 우대 수수료율 적용 대상에 유흥업종도 포함되면서 유흥·사치업의 수수료율이 1.5%까지 내려갔다.”면서 “우대 수수료율 적용을 받지 않는 2억원 이상 가맹점까지 고려하면 평균 2%대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흥업종의 수수료가 대폭 내려간 까닭은 카드사들이 지난 9월 연매출 2억원 미만의 180만개 영세·중소가맹점의 우대 수수료율을 1.8%에서 1.5%로 낮췄기 때문이다. 유흥업종은 전체 업소의 70%가량이 연매출 2억원이 안 된다. 중소·영세가맹점을 포함하지 않으면 중간수수료율은 4.5%로 동일하다. 그동안 금융 당국과 카드사들은 유흥·사치업을 수수료율 우대 제외 대상으로 분류해 왔으나 이번에는 그런 제약을 풀었다. 유흥업소 관련 단체들이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며 지난해 총파업과 불매운동 등으로 카드사를 압박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개편으로 유흥·사치업종이 가장 많은 혜택을 본 게 사실”이라면서 “비판 여론을 의식해 금융 당국과 카드사들이 쉬쉬해 왔다.”고 귀띔했다. 초·중·고, 대학, 대학원 등 교육기관은 3%대에서 1.5%로 낮아졌다. 외국어학원, 자동차학원, 컴퓨터학원, 유치원 등 학원은 3% 중반대에서 1.5%로 내려갔다. 2% 후반대인 서점과 3% 수준인 안경점, 사무·문구업체, 자동차부품 및 정비업체는 각각 1.5%로 수수료율이 낮아졌다. 이·미용실, 화장품, 일반음식점, 제과점 업종 등도 1.5%를 적용받게 됐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주말 영화

    ●독립영화관-스탠리의 도시락(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베르마 선생님에게서 스탠리의 도시락을 사수하라. 식탐 대마왕 선생님과 오늘도 굶는 스탠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외모, 공부, 노래, 춤까지 못 하는 게 없는 학급의 1인자 스탠리. 소년 스탠리에게 단 하나의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집이 가난해 점심 도시락을 싸 오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사정을 모르고 매일같이 도시락을 나눠 주는 마음씨 착한 친구들 덕분에 스탠리의 학교 생활은 즐겁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식신 베르마 선생님이 스탠리 반 아이들의 풍족한 도시락을 넘보기 시작한다. 동료 교사들의 도시락을 뺏어 먹는 것으로도 모자라 급기야 스탠리의 친구들 도시락까지 탐내기 시작한 것이다. 스탠리와 친구들은 도시락을 사수하기 위한 숨바꼭질에 나선다. 이에 화가 난 선생님은 급기야 도시락이 없는 학생은 학교에 나오지 말라는 명령을 내린다. 마침 스탠리가 도시락을 싸 올 수 없는 상황에 놓이자 베르마 선생님은 스탠리에게 결석하라는 불호령을 내린다. ●추적(OBS 일요일 밤 11시 15분) 한 여자를 둘러싼 두 남자의 게임이 시작된다. 무명 배우 마일로 틴들(주드 로)은 유명 추리소설 작가 앤드류 와이크(마이클 케인)를 찾아가 앤드류의 부인을 사랑한다며 이혼을 요구한다. 그러자 앤드류는 집 안 금고에 있는 거액의 보석들을 훔쳐 가라는 뜻밖의 제안을 한다. 이 상황을 모두 받아들인 마일로는 앤드류와의 목숨을 건 게임을 시작한다. 첫 번째 게임은 마일로가 실제 강도인 것처럼 앤드류의 집에 침입하는 것이다. 이에 앤드류는 기다렸다는 듯이 마일로를 총으로 쏜다. 두 번째 게임은 사건 발생 3일 후 마일로의 행방을 찾는 형사가 찾아와 앤드류를 추궁한 일이다. 앤드류는 그저 게임이었을 뿐이라며 살인을 부정하지만 형사는 집요하게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안네의 일기(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독일에서 태어난 유대인 안네는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뒤 전쟁이 일어나자 가족들과 함께 독일을 떠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정착한다. 하지만 나치의 유대인 검거와 처형이 더욱 심해지자 안네의 가족과 연인 피터의 가족, 뒤셀 등은 미리 준비해 둔 은신처로 옮겨 은둔 생활을 하게 된다. 언제 들킬지 몰라 공포에 떨며 숨 죽여 생활하던 안네는 일기장을 선물로 받아 일기를 쓰게 된다. 그러던 중 식량 부족으로 내부 분열까지 일어난다. 그렇게 2년이 넘는 악몽 같은 은둔 생활 끝에 결국 이들은 발각되고 유대인 수용소를 전전하다 안네의 아버지를 제외한 모두가 죽음을 맞는다. 세월이 흘러 독일이 패망한 후 안네의 아버지는 독일군의 눈을 피해 숨어 지냈던 은신처를 찾아갔다가 안네의 일기장을 발견하게 된다.
  • [서울광장] 안철수 새 정치 실험의 불확실한 미래/김종면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안철수 새 정치 실험의 불확실한 미래/김종면 수석논설위원

    “마음으로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니까.”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한 대목이 문득 떠오른다. 어른들은 코끼리를 잡아먹은 보아구렁이를 모자로 보았지만 어린 왕자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었다. 티없이 맑은 눈을 지녔기 때문이다. 정치인 안철수는 환생한 어린 왕자인가. 아니 어린 왕자보다도 더 영롱한 눈을 지닌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인가. 어제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한 무소속 안철수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철 없음인가 철 있음인가. 오만인가 순수인가. 이기인가 이타인가. 바둑을 두다가 돌을 던지는 것도, 권투를 하다가 타월을 던지는 것도 다 때가 있는 법이다. 패배를 인정할 만한 적시에 네 편 내 편을 떠나 최대한 상처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무대를 떠나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의 대선 후보직 사퇴는 아무리 선의로 해석해도 지나치게 자의적인 것으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 바둑을 두는 사람은 대마의 사활보다 더 어려운 것이 ‘반집 승부’라는 것을 안다. 안철수는 분명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야권 단일 후보가 되기 위해 마지막 초읽기에 몰리며 피를 말리는 반집 끝내기 승부를 펼쳤다. 그런 형세라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집수를 헤아리는 계가바둑을 두는 것이 정석이다. 돌을 던져서는 안 될 때 던진다면 무책임하다는 소리밖에 들을 게 없다. 안철수의 정치 행태가 그와 별반 다르지 않다. 안철수는 앞으로 정치인으로 살겠다고 분명히 선언했다. 그렇다면 정치인으로서의 책임윤리에 따라 행동해야 마땅하다. 막스 베버도 지적했듯 책임윤리는 행위의 동기와 의도를 중시하는 신념윤리와는 다르다. 행위의 결과와 그에 대한 책임을 중시하는 게 바로 책임윤리의 특성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안철수는 정치 세계에 들어오자마자 ‘무책임 정치인’의 멍에를 뒤집어쓰게 된 셈이니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안철수는 정치 현실 앞에 보다 겸손하고 숙연해야 한다. 한 편의 각본 없는 감동 드라마를 기대했던 이들에게 결코 아름답지 못한 문·안 후보 단일화 과정은 트라우마에 가까운 상처를 안겨줬다. 정치판이란 역시 상식과 합리가 발 붙이기에는 너무나 척박한 불모의 땅임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새 정치를 갈망한 이들은 비록 만만치 않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래도 원만히 합의하고 아름다운 단일화의 역사를 써 주리라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 단일화 허무주의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정치적 타산을 앞세워 벼랑 끝 담력 싸움을 벌이다 이처럼 이상한 억지춘향식 단일화에 이르렀으니 국민을 실망시켰다는 말을 들어도 항변할 말이 궁할 듯하다. 새 정치의 희망으로 시대가 불러낸 안철수는 어쩌면 이번의 정치 선택으로 시대의 엄중한 퇴출명령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대선은 오늘로 꼭 25일 남았다.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다. 안철수가 단일 후보는 문재인임을 천명한 이상 두 사람은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널 수밖에 없다. 동주공제(同舟共濟)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이인삼각(二人三脚)으로 호흡을 맞춰야 한다. 그것만이 단일화 허무극에 맥 빠진 국민의 분노를 숙지게 하는 일이다. ‘단일화 정치’는 이미 우리 정치권의 ‘관행 아닌 관행’이 됐다. 지금이야말로 그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볼 때다. 단일화는 정상적인 정치행위는 아닐지 모르지만 일거에 내쳐도 좋을 ‘나쁜 정치’라고는 할 수 없다. 적어도 ‘착한 정치’로 나아가기 위한 유용한 플랫폼은 될 수 있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착한 단일화’마저 정치공학의 잣대로 재단해 눈을 흘기는 것은 온당치 않다. 자칫 ‘녹색 눈의 괴물’로 비치기 십상이다. 단일화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니다. 분명한 것은 단일화 정치는 진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일화는 더 이상 목적 달성을 위한 임기응변의 ‘권도(權道) 정치’ 수단이 돼선 안 된다. 단일화 정치의 함정을 잊지 말자. 단일화 선진화 방안을 두 후보가 그토록 강조하는 정치 쇄신의 제1과제로 삼아야 할 상황이다. 아이러니 아닌가.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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