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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육계 ‘용의 전쟁’ 막 오르다

    체육계 ‘용의 전쟁’ 막 오르다

    체육계 선거의 해가 밝았다. 대한체육회장과 가맹 경기단체장 선거 열기가 새해 벽두부터 달아 오르고 있다. 대한체육회(KOC)는 이달 말 이사회와 선거 공고를 거쳐 다음달 22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대의원 총회를 열 예정이다. 55개 정식 가맹단체(협회·연맹) 회장과 2명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건희·문대성), 선수위원회 위원장(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 등 대의원 58명이 모인 총회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으면 4년 임기의 체육회 수장에 오른다. 따라서 이달 치르는 55개 단체장 선거 결과가 체육회장 선거 판세의 중대 변수가 된다. 사실상 ‘물밑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의 인연을 근거로 차기 체육회장을 노리는 인사들의 이름이 자천타천 오르내린다. 워낙 체육계 선거가 정치권 바람을 많이 타는 탓이다. 하지만 출마 의사를 확실히 밝힌 인사는 아직 없다. 우선 박용성 현 회장이 출마 여부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어 작지 않은 변수가 되고 있다. 체육회의 고위 관계자는 “국제유도연맹 회장과 IOC 위원 등을 지낸 박 회장은 국제 무대에서 독보적인 외교력과 인맥을 자랑한다.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에 세 차례 도전하는 과정에서 쌓은 것이 많아 쉽게 자리를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며 재선에 나설 것이라고 점쳤다. 하지만 일부 경기단체와의 불협화음이 걸림돌이다. 한 인사는 “박 회장이 지나치게 효율을 따지고 직선적이다. 일선에서는 현장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불만의 소리가 많다”고 했다. 박 회장은 대의원 면면이 확정되면 표심을 분석한 뒤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유력하게 떠오른 인물이 탁구인 출신 이에리사 의원이다. 지난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그는 탁구를 인연으로 박 당선인과 오랜 친분을 쌓아와 이름이 자주 나돈다. 태릉선수촌장까지 지내면서 체육계 속사정을 훤히 아는 데다 의정 활동도 왕성하게 펼쳤다는 평가다. 하지만 정부 부처에 중용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출신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도 등장한다. 향후 IOC 위원이 되기 위해 이번 선거에 나설 것이란 소문이다. 하지만 정·재계 거물인 그와 체육회장 자리가 격이 맞지 않는다며 불출마를 점치는 이들도 많다. 박 당선인 캠프에서 활약한 측근 유정복 새누리당 의원도 국민생활체육협회장 직함을 갖고 있어 이름이 오르내린다. 여기에 체육회장을 오래 꿈꿔온 박상하 대한정구협회장도 어느 때보다 여건이 좋아 재도전에 나설 움직임이다. 조양호 전 평창겨울올림픽 유치위원장과 이기흥 런던올림픽 선수단장은 일찌감치 도전 의사를 접었다. 이달 경기단체장 선거에서는 정치인 출신 단체장들의 거취가 관심거리. 이종걸(민주통합당) 농구협회장을 비롯해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 나섰던 임태희 배구협회장, 새누리당 충남도당 위원장인 홍문표 하키협회장, 경남도 지사에 당선된 홍준표 대한태권도협회장, 새누리당 상임고문 유준상 인라인롤러경기연맹 회장, 강승규 야구협회장 등 6명이다. 이종걸 회장은 방열·김인건 등 원로 농구인들의 반대 때문에 3선 여부가 불투명하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강승규 회장은 사실상 출마 의지를 굳혔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씨줄날줄] 참배정치/함혜리 논설위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2007년 4월 유럽연합(EU) 순번의장 자격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했을 당시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 기념관을 찾았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국기가 달린 조화를 바치고 희생된 유대인을 추모한 뒤 방명록에 “인간성은 과거를 책임지는 것에서 싹튼다”고 적었다. 가해국인 독일의 지도자로서 진정한 참회와 함께 향후 외교정책 방향을 모두 내포하는 이 글은 국제사회에 묘한 여운을 남겼다. 정치 지도자들의 참배는 장소와 시간에 따라 파장이 크게 달라진다. 누가 누구의 묘역을 참배했는지, 그곳에서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조문을 했는지에 따라 정치적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이 종전기념일이나 새해에 태평양 전쟁 때 A급 전범들이 일반 전몰자들과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것이 참배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정치인들은 참배라는 의식을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회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른바 ‘참배정치’다. 대통령선거라는 메가톤급 이벤트가 있었던 지난해 참배정치가 자주 화제가 됐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세 후보의 행보와 메시지가 극명하게 엇갈렸기 때문이었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선출 이후 박근혜 후보는 국립현충원의 이승만·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한 데 이어 경남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했다. 대선후보로서 공식일정의 하나라는 설명이 있었지만, 두 사람의 불편한 관계를 아는지라 국민대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동일하게 “역사에서 배우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경우 현충원을 찾았지만 김대중 묘역만을 참배한 채 이승만·박정희 묘역은 참배하지 않았고 “가해자 측의 과거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이 끝나고 계사년 새해는 밝았다. 1일 첫 일정으로, 박 당선인은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방명록엔 “국민 열망에 부응한 새 희망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후보는 새해 첫날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런 엇갈린 행보로는 진정한 화해와 통합이 힘들어 보인다. 국민들은 이 기시감을 언제까지 느껴야 할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상처받았다고 종말론을 믿으셨나요”

    “상처받았다고 종말론을 믿으셨나요”

    “우리는 확정적인 날짜를 가지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델 박사님은 미 항공우주국( NASA) 출신의 천문학 박사이며, 이미 수십 년 전 발견되었으나 기밀이 되어온 미확인 비행 물체(UFO)와의 교신법을 알고 있습니다…인간과 외계의 공식적인 첫 번째 만남입니다. 동시에 ‘시간의 문’이 열리는 날이기도 하지요.”(179쪽) 지난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12월 21일 지구촌 곳곳에선 고대 마야인들이 예언한 최후의 날을 맞아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종말론’이다. 그러나 태양폭발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살아있다. 장편소설 ‘코카브-곧 시간의 문이 열립니다’(자음과모음 펴냄)는 종말론이란 일종의 마법을 다룬다. 그 블랙홀 같은 깊은 나락에 빠져드는 순간, 사람들은 이성이 마비되는 듯 보인다. 다만, 이 소설은 공상과학물이나 추리물은 아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종교집단도 오대양이나 백백교를 떠올릴 만큼 자극적이지 않다. 아이를 잃고 자기만의 상처에 갇혀 대화가 단절된 부부가 시간의 문이 열린다고 믿는 신흥종교집단 ‘코카브’에 빠져들면서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서로 갈등을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최정우 문학평론가는 “UFO를 기다린다는 것은 낯설고 기이한 어감과 반대로 현재를 바꾸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지난한 삶의 행위를 의미한다”며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느낌과 진실들을 단단한 필체로 포착했다”고 호평했다. 이야기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아내(은희)가 돌연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주어진 일에 적당히 충실하며 평범하게 살아온 샐러리맨 형호에게 아내의 부재가 큰 상실감을 주지는 않았다. 부부는 4년 전 어린 아들을 오토바이 사고로 먼저 떠나보낸 뒤 가뭄에 말라붙은 논바닥처럼 건조한 관계를 이어왔다. 슬픔을 외면함으로써 슬픔을 이겨온 것이다. 형호는 연상의 아내를 얻기 위해 열렬히 구애했던 과거는 잊어버렸다. 다만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하고자 아내의 자취를 더듬으며 추적해 간다. 소설은 때론 ‘사실’(事實)과 ‘진실’(眞實)을 헷갈리게 한다. 시간의 문은 사실을 투과해 각자 믿고 싶은 만큼만 믿게 하는 진실이 된다. 천문학회의 외피를 쓴 코카브에는 UFO가 내려오는 날 시간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라 믿는 수백 명의 사람이 모여든다. 회원수만 무려 7만여 명. 이들은 알파, 베타, 감마, 델타의 등급으로 나뉘며 조직은 후원금으로 유지된다. 운영의 투명성과 학설의 진위는 외부인에게 주요 관심사이지만,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원하는 만큼만 과거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따름이다. 형호는 코카브의 진실을 캐고자 신문사 기자와 강원도 산골에 자리한 종교집단의 본부에 잠입한다. 그것과 별개로 코카브의 심리치유 프로그램의 수혜자가 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함께 생활하는 10~60대 다섯 명의 팀원들 역시 감당할 수 없는 상처를 감내해온 사람들이다. 형호는 이곳에서 보육원에서 입양된 아내의 숨겨진 과거와 아들 동현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접하게 된다. 형호의 멘토인 나영은 말한다. “얼룩이 지워지기 위해선 오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해요…문득 그 얼룩이 본래의 무늬이기라도 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순간이 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어요.”(262쪽) 그렇게 시간의 문이 열린다는 ‘디데이’가 다가오지만, 시간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코카브 회원들은 “우리가 스스로를 치유했던 순간이 어떻게 속임수가 될 수 있죠”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져 자신의 본래 자리로 돌아간다. 시간의 문이란 우리에게 간직된 기억의 한 문이었다는 것을 깨닫고(289쪽). 소설을 쉽사리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건 오디션 열풍과 무관치 않다. ‘슈퍼스타K’에 견줄 바는 아니지만 출판사 ‘자음과모음’은 지난달 초까지 홈페이지에서 작가 발굴 온라인 프로젝트인 ‘나는 작가다’를 1년 6개월간 진행했다. 200여 편의 온라인 소설 가운데 독자, 편집자, 비평가의 다채로운 피드백과 평가를 거쳐 3단계 관문을 거친 김소윤(33) 작가의 코카브를 첫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전주시의회 7급 공무원인 작가는 2010년 한 지방지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뒤 경력을 착실히 쌓아왔다. 작가는 “살아 있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며,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라 바야데르’ ‘세 자매’… 내년 대작·고전 몰려온다

    ‘라 바야데르’ ‘세 자매’… 내년 대작·고전 몰려온다

    길어야 일주일이고, 보통은 2~3일 정도로 연극과 무용 작품은 유독 공연 기간이 짧다. 미리 찜하지 않으면 놓치기 일쑤. 새로 꺼내 놓은 새 달력에 꼭 적어 놓아야 할 공연은 바로 이것이다. [무용] 올해 발레계의 키워드를 ‘해외 정상의 발레단 내한’, ‘지젤’로 꼽는다면, 내년에는 ‘대작의 향연’이라고 할 만하다. 국립발레단은 블록버스터 발레로 불리는 ‘라 바야데르’를 새해 4월 9~1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마리우스 프티파가 안무한 이 작품은 인도 힌두 사원의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젊은 전사 솔로르, 매혹적인 공주 감자티를 중심으로 사랑과 야망, 배신, 복수가 펼쳐지는 걸작이다. 1877년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했다. 국립발레단은 이번에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안무한 볼쇼이발레단 버전을 소개한다.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세트, 무용수 100여명과 의상 400여벌이 필요하다. 발레단의 모든 역량이 종합적으로 투입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립발레단은 1995년에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공연했으니 내년 공연은 18년 만이다. 거의 새 작품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심혈을 기울이는 동시에 무대 세트와 의상을 모두 다시 제작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 의상은 이탈리아 디자이너 루이자 스피나텔리에게 의뢰했다. 유럽 오페라와 발레 무대 디자이너로 명성이 높은 스피나텔리는 국립발레단의 ‘지젤’ 의상을 만들어 관객에게 황홀경을 선사한 주인공이다. 국립발레단은 의상뿐만 아니라 무대세트도 이탈리아에서 제작해 공수할 계획이다. ‘라 바야데르’를 꾸준히 올려온 유니버설발레단은 내년에는 드라마발레 ‘오네긴’(7월 6~13일)을 선택했다. 러시아 문호 푸시킨의 소설에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덧대 존 크랑코가 발레작품으로 만들었다. 1965년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이 첫선을 보였다. 자유분방하고 오만한 오네긴을 향한 순수한 소녀 타티아나의 열정적인 사랑,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장해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된 타티아나를 갈망하는 오네긴의 엇갈린 사랑을 그렸다. 소녀에서 여인으로, 또 사랑을 깨닫고 절규하는 여주인공의 섬세한 연기와 서정적인 음악이 백미로 꼽힌다. 작품의 판권을 가진 존 크랑코 재단은 작품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공연권을 쉽게 내주지 않기로 유명하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992년부터 섭외에 들어가 2009년에 공연권을 따냈다. 중국국립발레단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다. 그동안 공연했던 LG아트센터(312.5㎡) 무대를 떠나 내년에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450㎡)으로 공간을 확장하고, 반주음악이 아닌 오케스트라의 생생한 연주를 선사한다. 올해 러시아 발레의 진수 마린스키 발레와 오케스트라에 감명을 받았다면, 내년에는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볼쇼이극장 발레와 오케스트라를 눈여겨보길 권한다. 볼쇼이극장 발레와 오케스트라가 18년 만에 함께 내한해 11월 21~23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다. 바실리 시나이스키 음악감독이 이끄는 아름다운 선율과, 세르게이 필린 발레감독이 만드는 섬세한 안무가 조화하는 세밀하고 강렬한 무대를 기대해도 좋다. 현대무용에서는 윌리엄 포사이드 컴퍼니의 ‘헤테로토피아’가 으뜸이 될 법하다. 발레 기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현대 발레의 새장을 연 윌리엄 포사이드가 2006년에 안무한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4월 10~14일 경기 분당 성남아트센터에서 처음 선보인다. ‘헤테로토피아’는 서로 다르고 낯설며 무질서한 세계를 뜻한다. 검은 커튼을 사이에 두고 두 공간으로 분리된 무대 위에서 무용수 10여명은 다른 언어와 몸짓으로 방을 오가면서 소통을 시도한다. 수많은 책상과 알파베트 조형물, 그 사이를 오가는 무용수들을 보면 마치 설치미술을 보는 듯하다. 프랑스 마기 마랭 무용단은 ‘샐브스’를 들고 10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5월 28~3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프랑스 현대 무용의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안무가로 인정받는 마기 마랭은 ‘샐브스’를 통해 위기에 처한 유럽의 현실을 힘이 넘치고 아름다운 동작으로 표현한다. [연극] 아이로니컬하게도, 고전은 언제나 새롭게 빛을 발한다. 내년 연극 무대에도 ‘고전의 힘’이 눈에 들어온다. 우선 LG아트센터가 러시아 극단의 작품을 내년 라인업에 배치했다. 4월 10~12일에 러시아의 국보급 연출가로 불리는 레프 도진이 그려내는 안톤 체호프의 ‘세 자매’를 공연한다. 1983년 상트페테르부르크 말리극장의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레프 도진은 러시아 황금마스크상을 세 차례 수상하고,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상, 프랑스 문학예술훈장, 유럽연극상 등 세계 연극계가 권위를 인정하는 상을 휩쓸었다. 국내에서는 ‘가우데아무스’(2001), ‘형제자매들’(2006), ‘바냐 아저씨’(2010)를 선보이면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10월 1~3일에는 영국 연출가 데클란 도넬란과 러시아 체호프 페스티벌극단이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들고 내한한다. 세련되면서도 힘있는 연출이 강점인 도넬란과 러시아 스타급 배우들의 명연기가 제대로 어우러지면서 명작을 만들어낸다. 이미 2007년 ‘십이야’를 선보이면서 호평을 받은 터라, 6년 만의 내한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일본식 셰익스피어도 관객을 기다린다. 명동예술극장이 3월에 해외 초청공연으로 선보이는 ‘맥베스’다. 세타가야 퍼블릭씨어터의 예술감독 노무라 만사이가 연출한 이 작품은 일본 전통극 형식인 노, 교겐 등을 접목해 색다른 해석을 보여준다. 2010년 일본 초연한 이 작품은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재공연 요청이 밀려들었다. 내년 서울 공연은 일본 도쿄와 오사카, 미국 뉴욕 등을 거치는 순회공연의 일부로 기획됐다. 예술의전당과 국립극단은 CJ토월극장 재개관을 기념해 소포클레스의 고전 ‘안티고네’(한태숙 연출, 4월 15~28일), 재일 극작가 정의신의 ‘아시아 온천’(손진책 연출, 6월 12~16일)을 준비했다. 한태숙 연출은 탁월한 상상력과 개성 있는 상징, 간결하고 독특한 무대로 작품을 재해석해 공연 때마다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소포클레스의 다른 비극 ‘오이디푸스’를 올려 박수갈채를 받은 전력이 있어 이번 ‘안티고네’에 거는 기대감도 크다. ‘안티고네’는 5월 24~26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6월 20~23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예술의전당은 또 재개관 기념작으로 톨스토이의 ‘부활’(고선웅 연출, 5월 19일~6월 2일)도 공연한다.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사설] 인수위 인선 서두르지 말고 철저히 검증하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 내년 초 인수위가 본격 출범해 업무에 들어가야 하는 만큼 당초 어제쯤 인수위원 등 마무리 인선이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정치적 막말 논란을 빚어온 윤창중 수석 대변인 임명에 이어 청년특위 위원으로 임명된 일부 위원들의 비리 전력이 드러나면서 인선작업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인사 검증 시스템에 구멍이 났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니 인선에 더욱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권을 공백 없이 안정적으로 인수하고 새 정부 5년간 국정운영의 큰 틀을 짜야 하는 인수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간에 쫓겨 인선을 서두르기보다는 철저한 검증을 통해 제대로 된 인수위를 구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가 있는 인물들을 기용해 인수위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소모적인 논란을 벌이는 일만큼은 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선인 비서실에 인사검증팀을 두는 것도 적극 고려할 만하다. 비서설 인사검증팀을 중심으로 청와대 검증팀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나간다면 흠결 있는 후보자들을 가려내는 것은 물론 앞으로 청와대 비서실과 내각 인선작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선거가 있기 전에 각 대선후보들이 선거팀과는 별도로 인수팀을 꾸린다고 한다. 선거과정에 한쪽에서는 이미 집권 이후 정국 운영의 청사진을 그려 나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정권 인수를 위해 미 행정부는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각 당 후보자 캠프에 행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법까지 완비하고 있다고 한다.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1기 대통령에 당선됐을 당시 당선인 신분으로 한 치의 공백 없이 곧바로 백악관 비서실장을 임명하고 인수팀을 구성해 구체적인 국정운영 방안을 논의할 수 있었던 것도 집권 이후에 대한 전략을 미리 마련해 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의 경우 후보들이 선거에 이기는 데만 ‘올인’하다 보니 당선 이후 인수위 구성 등에 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급할수록 서둘러선 안 된다. 인수위 구성 시한에 쫓겨 ‘인물 검증’이 뒤로 처지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 [기고] 더 진실해져야 할 때다/박얼서 시인

    [기고] 더 진실해져야 할 때다/박얼서 시인

    도덕과 양심이 제자리를 이탈하게 되면 그 어떤 지성적·종교적 양심마저도 바로 설 자리를 잃은 채 그대로 주저앉고 말 터이다. 정직과 정의가 사라진 세상을 상상해 보라! 자기 자신마저 속이는 양심이라면 이건 곧 인간성 상실에 처한 셈이다. 생각만 해도 두려움이 앞선다. 정직과 정의를 빼앗긴 깜깜한 어둠 속에서 불안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위기의식마저 사라져 가고 있다는 증세다. 이런 황폐한 토양 위에 점점 더 뿌리를 뻗치는 건 사회적 불신과 갈등뿐이다. 비겁한 경제논리에 짓밟힌 우리 사회의 현주소이다. 이런 음습함 속에선 악순환적인 병폐들만 사회 곳곳에 숨어들 판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깊이 뿌리내린 이기심과 증오, 폭력과 살인, 심지어 패륜적 범죄까지…. 이런 흉악함 앞에서 어떤 죄책감이나 거리낌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 사회 분위기 속에서 불쑥불쑥 공포를 느끼곤 한다. 물론 우리들 먹고사는 방식들, 그 자체가 늘 위험하고 각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하는 각축장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요즘의 세상살이, 그 행태를 듣고 바라보노라면 우리 사회의 불안이 재앙의 수준으로까지 비쳐지는 까닭이다. 그 어둠의 정도가 지나치다 못해 깊은 중병의 신음처럼 들려오니 말이다. 사실 우린 서로가 한 사슬에 묶인 공동운명체일 테다. 함께 마음 졸이고 함께 살아남아야 하는 한배를 탄 식구들인 셈이다. 서로의 안전과 생명을 걱정하고 책임져야 할 존재들이다. 풍랑이 거세면 거셀수록 더 단단히 붙잡고 서로 의지해야만 하는,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인연 줄로 이어져 있다. 높고 짙게 둘린 장벽, 이런 사회적 병리현상에 대한 책임과 손해도 고스란히 우리 스스로의 몫이라는 걸 이참에 반드시 깨달아야 할 때다. 우리 사회의 모순적 갈등의 올바른 치유책이 절실한 오늘이다. 그 증상에 맞는 진단과 처방이 적극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우리 서로가 층층 겹겹이 쌓인 고질병적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까닭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 많은 지혜와 슬기를 모아야 할 참이다. 하루속히 정직과 정의, 상식의 가치를 올바르게 세우는 일이 급선무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만연한 반칙과 부정, 속임수를 철저히 감시하고 막아내는 일이 성장의 가치보다도 더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건강한 우리 사회를 갈망하는 진심 어린 양심들이 더 많이 쏟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자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더 먼저 챙길 줄 아는 그런 공정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기쁨보다는 이웃의 아픔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 귀 기울이는 그런 착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우린 숨차게 달려 왔다. 지금쯤 다시 한 번 호흡을 가다듬을 때이다.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등등 그 어떤 현안을 앞세우며 최우선이라는 논리는 있을 수 없다. 수레바퀴 어느 한 축도 멈출 수 없는 동반성장이 미래가치이기 때문이다. 이젠 한 걸음 더뎌질지라도 순리를 되찾을 때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진실해져야 할 때다. 하늘은 진실만을 응원하기 때문이다.
  • 美 ITC 예비 판정때 삼성전자의 보증금으로 미국 휴대전화 판매액의 88% 책정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 10월 예비 판정에서 삼성전자의 보증금으로 미국 휴대전화 판매액의 88%를 책정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특허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는 30일 ITC의 토머스 B 펜더 행정판사가 지난 10월 24일 예비 판정과 함께 내놨다가 최근 공개한 보증금 권고안을 확인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보증금 권고안은 예비 판정이 받아들여지면 삼성전자가 특허 침해 대상인 모든 휴대전화 판매량의 88%, 미디어 플레이어 판매량의 32.5%, 태블릿PC 판매량의 37.6%를 대통령 심사 기간 보증금으로 맡겨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펜더 판사는 10월 예비 판정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이 보유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관련 상용특허 및 디자인특허 4건을 침해했다고 한 바 있다. 예비 판정은 내년 2월 전체 회의의 검토를 통과하면 최종 판정으로 확정된다. 최종 판정이 나오면, ITC는 미국 관세법 337조에 의거해 해당 제품의 수입금지와 판매 중지를 대통령에게 권고한다. 미국 대통령은 권고를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이를 받아들일지 아니면 유보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 기간에 맡겨야 할 보증금에 대해 ITC가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보증금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며 4.9% 수준의 로열티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펜더 판사는 인정하지 않았다. 포스 페이턴츠는 “만약 상황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간다고 해도 삼성 입장에서는 절망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녹내장

    [Weekly Health Issue] 녹내장

    녹내장은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실명을 부르는 3대 안과질환이다. 하지만 ‘시력을 잃는다’는 치명적인 결과를 염두에 두고 눈을 관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내에만 100만여명의 환자가 있지만 녹내장이 갖는 치명적인 실체를 진지하게 걱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지금도 수많은 잠재적 환자들이 자신도 모른 채 ‘소를 잃고 나서야 외양간을 고치는 식’의 무관심으로 녹내장 위험을 외면하고 있다. 이런 녹내장에 대해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손용호 원장과 얘기를 나눴다. ●녹내장이란 어떤 질환인가.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을 압박하거나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겨 시신경의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시신경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해 ‘보게 하는’ 신경인데, 녹내장으로 이 시신경이 손상되면 시야가 점차 좁아지고, 방치하면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된다. ●새삼 녹내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대한안과학회와 한국녹내장학회에서 녹내장의 위험성을 꾸준히 홍보해 국민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직장 건강검진 항목에 녹내장 검사가 포함되는 추세이고, 시력 교정수술을 받으려는 젊은 층이 늘면서 사전검사에서 녹내장이 발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내장은 자각증상이 없어 방심하고 지나치는 사람이 많다. 최근 김안과병원에서 녹내장 의심 환자 455명을 분석한 결과, 녹내장으로 진단된 환자 중 41.5%가 진단 당시 이미 중기 이상이었고, 이 중 30%는 말기였다. 그만큼 심각하다. 환자가 시력 저하를 느껴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시신경이 많이 손상된 상태라고 봐야 한다. 중요한 점은 녹내장으로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국내 유병률과 최근 발병 추이를 짚어 달라. 국내 녹내장 환자는 100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녹내장학회가 2007∼2008년에 충남 금산군 남일면의 40세 이상 주민 1532명을 대상으로 일명 ‘남일스터디’를 진행한 결과, 녹내장 유병률이 3.5%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정상 안압 녹내장이 77%나 돼 서구와 달리 안압이 높지 않아도 녹내장이 잘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대별로는 40대 이후 발병률이 높지만, 최근에는 20∼30대의 발병률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2000∼2007년에 김안과병원을 찾은 녹내장 환자 중 20대는 2000년 1058명에서 2007년 2669명으로 150%, 30대 환자는 2000년 1173명에서 1840명으로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내장의 원인은 무엇인가. 녹내장으로 인한 시신경 손상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지만 대부분은 높은 안압이 문제다. 눈 속에는 영양을 공급하고 순환작용을 돕는 ‘방수’라는 특수 액체가 있는데, 이 방수가 배출구인 섬유주로 빠져나가지 못해 안압이 높아진다. 이 안압의 압박으로 시신경이 서서히 파괴되면서 시력도 함께 떨어진다. 그런가 하면 정상 안압임에도 신경세포가 너무 예민해 시신경이 손상되기도 한다. 이 경우 주로 눈과 시신경의 혈류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가족력, 고도근시, 혈관계질환 등도 녹내장의 다른 원인이다. ●단계별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녹내장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은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 안구의 심한 통증과 함께 두통·구토를 동반하는데, 이때는 바로 안과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이에 비해 대부분의 만성 녹내장은 오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말기에 이르기까지는 거의 자각증상이 없다. 병이 진행된 후에야 안개가 낀 듯 시야가 뿌옇게 보이거나 눈에 통증이 나타나고, 물체가 어른거리며 안 보이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검사 및 진단은 어떻게 하는가. 녹내장은 안압, 시신경과 주변 구조물의 변화, 시야검사, 전방각 관찰, 빛간섭단층촬영(OCT) 등의 검사를 거쳐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안압이 정상이어도 녹내장이 생길 수 있으므로 녹내장 검사 때는 안압 측정뿐 아니라 ‘안저촬영’을 통해 시신경섬유층의 손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녹내장은 조기에 치료할수록 경과가 좋다. 치료의 기본은 시신경 손상을 유발하는 안압을 정상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안압을 1㎜Hg 떨어뜨리면 녹내장 진행을 10%가량 늦출 수 있다. 안압 조절을 위해서는 약물 외에 레이저·수술요법을 적용한다. 특히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시신경이 손상되지 않도록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녹내장이라도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만 하면 실명 걱정 없이 얼마든지 생활을 할 수 있다. ●치료에 따른 예후와 합병증은 어떤가. 기본 치료인 약물요법의 경우 안약·경구제·주사제 등이 사용되는데, 이런 약제에는 보존제가 포함돼 장기간 사용하면 통증·이물감·건조함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보완한 무보존제, 무균치료제도 개발돼 걱정을 덜었다. 약물은 당장 효과가 느껴지지 않더라도 꾸준히 치료해야 시력을 보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약물요법의 보조적 수단 또는 수술에 앞서 시행하는 레이저요법은 눈을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에 따른 합병증이 적고 시술이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요법은 약물이나 레이저로 안압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빨리 안압을 떨어뜨려야 할 때 시행한다. 최근 의술의 발달로 수술 합병증이 줄어 조기수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약물과 레이저요법 적용 후에 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관련된 정책적 문제도 짚어달라. 최근 녹내장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자신이 녹내장 환자인지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치명적인 실명질환이지만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 안과검진을 제도화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 건강검진에 세극등현미경검사·안압검사·안저검사를 필수 항목으로 포함시키는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금연 ‘잔혹 광고’ 본 흡연자들 반응이…

    금연 ‘잔혹 광고’ 본 흡연자들 반응이…

    영국에서 당장이라도 담배를 끊고 싶게 만드는 ‘잔혹한’ 금연 광고가 공개된 가운데, 일부 흡연자는 여전히 이에 대해 ‘지나친 과장’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광고는 담배가 타들어가면서 재가 아닌 암 덩어리가 남아 점차 커져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영국 보건부(Department of Health)가 흡연자들에게 이 광고를 보여준 뒤 소감을 조사한 결과, 조사에 응한 흡연자 3분의 1 이상이 여전히 금연광고가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부는 담배 단 15개비만으로도 세포 변이가 가능하며, 이는 암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건부의 데임 샐리 데이비스 교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의 건강을 러시안 룰렛 게임처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광고에 대한 소감 조사를 통해 흡연자들이 자신의 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아직도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것이 우리가 이렇게 직설적인 캠페인을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하팔 쿠마르 영국암연구소 대표 역시 “금연 캠페인에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한 이미지를 담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담배는 기호식품이 아니라 질병을 얻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중독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매운 샤브샤브 먹다 피 1500㎖ 토해 ‘충격’

    중국의 한 20대 남성이 지나치게 매운 음식을 먹은 뒤 식당에서 피를 1500㎖나 토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신화망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우한시에 사는 26세의 A씨는 한 식당에서 마라훠궈(매운 고추를 넣어 만든 중국식 샤브샤브)를 먹던 중 위에 통증을 호소했다. 얼마 후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기 시작한 그는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이 증상이 멈추지 않았고, 현장에서 토해 낸 피의 양은 무려 1500㎖에 달했다. A씨는 위궤양이나 또 다른 위장질환을 앓아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을 만큼 건강했지만, 지나치게 매운 음식이 위벽을 강하게 자극해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의 검사 결과 A씨의 병명은 급성 위점막 병변(acute gastric mucosal lesion ; AGML)으로, 급격한 위 통증을 동반하면서 위 점막에 이상 소견이 나타나는 것이다. 담당의사는 훠궈에 든 쓰촨 고추 및 매운 양념이 위벽을 태우면서 구멍이 생긴 탓에 엄청난 양의 피를 토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쓰촨 고추를 이용하는 이 중국 전통음식은 마비가 오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입안이 얼얼해 지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많은 식당들이 재료값 절감을 위해 매운 고추 대신 매운맛을 내는 인공향신료 등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가짜 변호사·회계사 11명에 속아… 농협銀, 20여억원 대출사기 당해

    시중은행이 가짜 변호사와 회계사 11명에게 속아 20억원 규모의 대출 사기를 당했다. 은행의 허술한 확인 시스템도 문제이지만 전문직 단체들이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회원 확인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아 전문직 대출 심사의 제도적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농협은행은 경기 구리시지부에서 가짜 변호사·회계사 등에 총 19억 5900만원의 대출 손해를 입은 것을 발견,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사기에 이용된 상품은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슈퍼프로론’이었다. ‘슈퍼프로론’은 공인회계사, 변리사, 판검사, 교수, 변호사 등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으로 최고 3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금리는 지난 24일 기준으로 연 4.8~8.2%다. 전문 자격증이나 사업자등록증, 재직증명서, 소득확인서류 등을 제출해야 한다. 농협은행 측은 “사기범들이 자격증과 소득원천징수 영수증 등을 모두 위조한 데다 제출한 서류가 진짜인지 해당 협회에 문의하면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확인해 주지 않았다.”면서 “대출 전에 회계·법무 법인 등에 전화를 해보았지만 이렇다 할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농협은행은 자체 감사를 통해 대출사기를 적발했다. 연령대가 비교적 낮은 전문직 종사자의 재직기간이 지나치게 긴 점을 수상히 여겨 추적 끝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농협은행 측은 “11명 모두 이자를 제때 납부하고 있어 수사당국에 고발은 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금감원 감사 뒤 지점장 징계 등 후속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다른 은행에도 비슷한 대출 사기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은행권을 대상으로 일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별로 자체 점검 결과를 보고받은 뒤 내부통제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은행에 대해서는 현장 검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대통합 저해할 인수위 밀실 인선 경계해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용인(用人)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됐다. 그제 당선인 비서실장과 대변인 3명을 선임했고, 연말까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주요 직책 인선 작업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지난 시절 새 정부의 첫 인사에 적지 않게 실망했던 국민들인 만큼 대통합과 탕평을 기치로 내세운 박 당선인의 인사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도 날로 커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그제 내놓은 박 당선인의 첫 인사는 다소 아쉬움을 갖게 한다. 자신과 별다른 연고가 없는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을 비서실장에 앉히고, 범친이계로 분류되는 박선규 전 청와대 대변인과 조윤선 전 의원을 대변인으로 발탁한 점은 계파를 가리지 않은 실무형 인선이라는 점에서 평가할 대목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지나치게 강경한 보수 논객으로 비쳐지는 윤창중씨를 수석대변인 자리에 앉힌 데 대해서는 다수 국민이 의구심을 갖는 듯하다. 지난 20여년간 정치권과 언론 사이를 오갔던 전력은 접어두더라도 대선 기간 극언을 동원해 야권을 공격했던 인물을 굳이 대통합을 강조하는 첫 인사에 자신의 ‘입’으로 삼아야 했느냐는 것이다. 민주당이 “국민 대통합의 진정성을 발견하기 어렵다.”며 극력 반발하고 나선 것만 보더라도, 대선에서 패한 야권과 그 지지자들의 상심을 한번 더 헤집는 일은 아닌지 당선인이 좀 더 숙고했어야 했다고 본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박 당선인의 인선 작업 방식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사는 대상만 100~300명에 이르는 방대한 작업이다. 후보군을 3배로만 쳐도 많게는 1000명 가까이 들여다봐야 한다. 전문성을 따지고, 결격사유는 없는지 살펴야 하고, 출신 지역도 헤아려야 한다. 몇몇의 힘으로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그제 인사에서 보듯 이런 엄청난 작업을 박 당선인은 대체 누구와, 무슨 자료를 놓고 벌이고 있는지 일절 알려진 바가 없다. 지난 시절 당선자와 몇몇 측근들의 밀실 인사가 어떻게 권력 암투로 이어지고, 어떤 부실 인사를 낳았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새 정부 5년에 얼마나 깊은 주름을 안겼는지 박 당선인은 잘 알고 있으리라 여긴다. 측근들을 신뢰하되 그들의 전횡을 경계하고, 모쪼록 탕평에 걸맞게 인사에 앞서 좀 더 널리 뜻을 묻기를 바란다. 첫 단추를 잘 꿰려면 거울 앞에 서야 한다.
  • [박근혜 정부시대 정책 분석] (4)정치혁신 공약·로드맵

    [박근혜 정부시대 정책 분석] (4)정치혁신 공약·로드맵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제시한 정치 쇄신안의 핵심은 ‘기득권 포기’라고 할 수 있다. 쇄신 대상을 정치로 뭉뚱그려 표현했지만, 그 안에는 입법·사법·행정부가 총망라돼 있다. 목표는 국민들의 신뢰 회복에 맞춰져 있다. 박 당선인이 지난 11월 6일 발표한 ‘정당·국회·정부·국정운영 개혁안’은 쇄신의 밑그림에 해당한다. 이러한 네 갈래 쇄신안 중 박 당선인 입장에서는 행정부 수반이라는 위치상 정부와 국정운영 개혁에 가장 먼저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책임총리·책임장관제 운영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고, 이는 대통령 인사 권한의 분산을 뜻한다. 이를 통해 국무총리에게 국무위원 제청권을, 장관에게는 해당 부처와 산하기관장에 대한 인사권을 각각 보장해 주는 것이다. 신설 예정인 기회균등위원회는 탕평인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국정운영 개혁 ‘맑음’ 또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국회가 추천해 조사권을 부여하는 특별감찰관제를,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를 위해서는 상설특별검사제를 각각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당선인이 지난 9일 발표한 ‘국정쇄신정책회의’ 구성안은 이러한 쇄신안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액션 플랜’ 성격으로 볼 수 있다. 쇄신의 청사진이자 ‘마스터 플랜’을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다. 쇄신 추진 기구로 대통령 직속 국정쇄신정책회의를 만들고, 여·야·정은 물론 일반 시민과 전문가 그룹까지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는 통합을 쇄신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쇄신 대상도 대통합 탕평인사와 민주적 국정운영 등 정부에 맞춰져 있다. 사실상 ‘정부·국정운영 개혁’이 쇄신의 첫 단추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국정쇄신정책회의는 박근혜식 정치 쇄신을 담아낼 그릇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단계부터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관심사는 개헌이다. 박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집권 후 4년 중임제와 국민의 기본권 강화 등을 포함한 여러 과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해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권력구조 개편에 초점을 맞춘 ‘원포인트 개헌’이 아니라 바뀐 시대상을 반영할 수 있는 ‘포괄적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통령은 헌법상 개헌 발의권자인 만큼 박 당선인이 취임 직후 개헌 논의를 주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당선인이 약속한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과 불체포특권 폐지를 추진하기 위해서도 개헌은 필요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4일 “정치·정권에 대한 신뢰부터 회복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 쇄신’이 중요하다.”면서 “대통령의 권력 분산을 위한 개헌 등 정치 개혁이 임기 초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치·정당 개혁 ‘흐림’ 정치·정당 개혁을 박 당선인이 계속 주도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찍힌다. ‘정치인 박근혜’에서 ‘대통령 박근혜’로 신분 자체가 바뀌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이 취임 이후 정치권을 향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월권으로 비칠 수 있다. 여야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여야가 대선 과정에서 내놓은 정치 쇄신이라는 ‘염불’보다 선거 국면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잿밥’에도 관심이 적지 않았던 만큼 추진 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국회의원 정수 축소 문제가 대표적이다. 선거 과정에서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의원 정수를 여야 합의로 합리적 수준으로 감축하자.”고 제안했고, 민주당도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당시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담도 한 차례 성사됐지만,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박 당선인이 의원 정수 축소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히지 않았고, 공약집에도 관련 내용이 없는 만큼 동력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여야가 한목소리를 낸 쇄신안은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 지난달 ‘정치쇄신실천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할 때 각 후보 진영이 제시한 쇄신안 중 ‘공통분모’로 평가한 ▲국회의원 연금 폐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강화 ▲국회의원 겸직 제한 ▲게리멘더링(자의적 선거구 획정) 방지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역시 쇄신 수위나 방식 등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뤄질 수 있다. 공천 비리 연루자에 대한 공무담임권 제한 기간을 현행 5~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고, 재·보궐 선거비용을 원인 제공자에게 부담시키는 등의 쇄신안도 이해 당사자인 기성 정치권의 벽에 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초단체장·기초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 폐지는 정당 개혁의 흐름을 살필 수 있는 ‘방향타’가 될 수 있다.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만큼 그 전에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새누리당은 대선과 함께 치러진 경북 경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정당 공천 폐지 공약에 따라 무공천한 바 있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기초단체장·기초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이 사라지려면 여야의 합의가 필요하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여러 좋은 제도를 도입하면서 청와대 주도가 아니라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주도할 수 있도록 틀을 짜는 게 중요하다.”면서 “시민 대타협을 통한 정치 개혁의 정당성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경제프리즘] KB금융 사외이사 반란 ‘여진’

    “거수기라는 인식을 깼다.” “앞으로 경영진들이 좀 힘들어지겠다.” 지난 18일 KB금융 이사회에서 벌어진 ‘사외이사들의 반란’ 여진이 적지 않다. 당시 KB금융 사외이사진은 경영진이 올린 ‘ING생명(네덜란드계 생명보험사) 한국법인 인수’ 안건을 부결시켰다. 9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2명만이 찬성을 했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2표의 무효표가 나왔지만 사실상 반대라고 보면 된다.”고 허탈해했다. 다른 금융지주사의 고위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한 것은 좋지만 혹시나 우리에게도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털어놓았다. 당장 KB금융은 인사 후폭풍이 일어날 조짐이다. 인수전을 이끌었던 박동창 전략 담당 부사장과 윤종규 재무 담당 부사장, 김왕기 홍보 담당 부사장이 ‘책임’ 차원에서 사표를 낸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물론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반려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 말 나올 인사에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권에서는 KB 사외이사들의 반란은 ‘특수성’을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B금융 이사회는 상임이사 2명과 비상임이사 2명, 사외이사 9명으로 이뤄져 있다.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이와 비슷하다. 2010년 사외이사 모범규준이 만들어진 뒤 대부분의 금융지주사들이 비슷하게 규준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사외이사의 최초 임기는 2년 이내로 하되 연속해서 5년을 초과해 재임할 수 없다. 사외이사와 경영진의 유착을 방지하기 위해 사외이사 총수의 5분의1가량도 해마다 새로 선임해야 한다. 연임 사례가 많기는 하지만 여기까지는 금융지주사들이 공통적으로 지키고 있다. 금융권에서 지적하는 KB금융 사외이사의 힘이 강한 이유 중 하나는 과거 KB금융이 내분을 겪으면서 사외이사의 힘이 커졌다는 것이다. 지주 회장 자리를 놓고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과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이 치열하게 대립했고, 이 과정에서 회장 추천 및 선임권을 갖고 있는 사외이사들의 권한이 막강해졌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내부 규정에 따라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다른 금융지주사의 회추위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가 섞여 있다. KB금융 사외이사의 힘이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막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높은 연봉이 거론되기도 한다. KB금융 사외이사의 연봉은 5078만원 수준이다. 신한금융(4800만원), 하나금융(4788만원), 우리금융(4200만원) 등에 비해 훨씬 높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다른 직업도 갖고 있는 사외이사들에게 지나치게 높은 연봉과 권한을 줘 과도한 힘을 실어주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당뇨병인데… 짜도 너~무 짜게 먹는다

    당뇨병인데… 짜도 너~무 짜게 먹는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은 나트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나트륨 섭취량이 많아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합병증 위험을 키우고 있지만 한번 몸에 밴 습관을 고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최근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0년)에 참여한 당뇨병 환자 14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당뇨병 환자 나트륨 섭취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의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인 2000㎎의 2.5배에 이르는 4910㎎으로 조사됐다. ●당뇨 환자가 일반인보다 짜게 먹어 조사 결과, 일반인 대조군 1만 2477명의 나트륨 섭취량은 이보다 많은 5188㎎이었다. 단순하게 평균치만 두고 보면 당뇨병을 갖지 않은 일반인의 나트륨 섭취량이 당뇨병 환자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그러나 조사 시점에 당뇨병으로 처음 진단받은 343명만 놓고 보면 1일 나트륨 섭취량이 5340㎎으로 일반인의 5188㎎보다 많았다. 조사 시점 이전에 이미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환자들도 1일 나트륨 섭취량이 4741㎎으로 여전히 권장량을 크게 넘는 수준이었다. 다만 신규 환자나 일반인보다 상대적으로 적을 뿐이다. 이에 대해 학회는 당뇨병 신규 환자뿐 아니라 이미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들도 나트륨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식습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트륨 섭취량을 높이는 음식으로는 배추김치(20%), 소금(15~16%), 간장(7~8%), 된장(7~10%) 등이 있었다. 이는 환자나 일반인의 경우 모두 비슷했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신규 당뇨병 환자의 경우 라면이 나트륨 공급 음식 순위에서 6위(2.9%)를 차지한 데 비해 기존 당뇨병 환자는 라면이 10위권 내에 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뇨병 진단을 받은 이후 환자들이 라면을 피한 결과라고 학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나친 나트륨 섭취가 당뇨병 환자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의 합병증이 잘 발생해 당뇨병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는 1일 4000㎎ 이상 나트륨을 섭취하는 당뇨병 환자의 58%가 고혈압 상태였으며 60.7%는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 부족한 이른바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을 합병증으로 갖고 있었다. 특히 1일 나트륨 섭취량이 4000㎎ 이상인 남성 당뇨 환자(419명)의 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41.3%로 4000㎎ 미만 섭취자(312명)의 26.9%보다 크게 높았다. ●김치·간장·된장이 주요 섭취원… 탕·조림 등 줄여야 학회 박태선(전북대병원) 이사는 “지나친 나트륨 섭취는 당뇨 합병증 위험을 더 키운다.”면서 “현재 당뇨 합병증이 없을지라도 합병증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나트륨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가는 탕이나 조림 등의 음식을 줄이는 식습관을 갖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우리를 설레게 하는 것들/김다은 소설가·추계예술대 교수

    [열린세상] 우리를 설레게 하는 것들/김다은 소설가·추계예술대 교수

    20대 젊은이들을 설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교의 3학년 학생들에게 그런 순간을 글로 써보게 했더니 다음과 같은 것들이 나왔다. 도서관에는 들락거리면서 항상 지나치던 그 옆 미술관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 집 주변의 소란스럽고 분주한 생활공간에서 벗어나 텅 빈 실내 수영장에서 물소리를 들었을 때, 폭설에 비행기가 뜨지 못해 공항에서 발이 묶인 채 한 이성과 스스럼 없는 대화를 나누게 되었을 때, 운동장에서 잠자리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사색에 잠겼을 때, 호감 있는 남자 친구의 몸에서 특이한 향수 냄새가 전해져 왔을 때, 사물함 속에서 과거 학창시절의 사진을 보게 되었을 때, 밤 3시의 라디오 DJ가 ‘잘자요.’라는 말을 부드럽게 건넬 때 등이었다. 예술대학교의 문예창작과 학생들이니 20대 젊은 층을 온전히 대변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사유하는 젊은이들의 감수성 향방을 가늠하기에는 충분했다. 이들은 복권이나 아파트 청약 혹은 화려한 옷이나 명품 백 사기를 희망하는, 혹은 그런 유의 어떤 욕망도 내보이지 않아 의외였다. 정신분석학자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의 구분에 따르면, 이들은 ‘소유’보다 절대적으로 ‘존재’의 방식에 설렘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소설 속 나쁜 캐릭터의 주인공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설렘을 느꼈다는 소설가 지망생도 있었다. 서로의 글을 발표하고 난 뒤 ‘설렘’이라는 감정이 무엇인지 토론시간을 가져봤다. 사실 이 수업은 ‘설렘’을 소재로 소설을 쓸 터이니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오라는 방학 과제가 있은 뒤에 진행된 것이었다. 방학 동안 자신의 감정을 가끔씩 들여다보는 훈련을 하는 가운데 설레는 감정이 조금씩 깨어나는 경험을 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학생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감정만 가지고 살아 글을 쓸 수가 없다고 느꼈는데 다른 학생들의 설렘이 너무나 소박하고 작은 것에서 나왔음을 깨닫고 비로소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볼 용기가 생겼고 설렘에 관한 글을 쓸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내 삶에는 왜 영화같이 아름답고 멋진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한 학생의 소설 말미에 던져진 이 질문은 필자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았다. 그 질문은 살아가면서 설렐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질문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이 오늘 같으리라는 감정의 고정관념 속에서는 새로운 것이 기적처럼 나타날 수 없는 것이다. 영화같이 멋진 일이 일어나길 기대한다면 어떤 사람을 만나건 어떤 장소를 가건 설렘에 대한 기대가 우선해야 할 듯싶다. 젊은 대학생들이 더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 종류의 설렘을 유지한다면 삶의 많은 순간을 영화처럼 살아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오늘은 여느 때와 다른 특별한 크리스마스 이브다. 오늘 하루, 그대는 한 번이라도 설렌 적이 있는가. 멋진 파티에 초대받지 않았다고, 멋진 이성과 데이트가 없다고 풀이 죽고 짜증이 나 있다면 앞으로도 그런 나날을 보낼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말인데 그동안 감사했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크리스마스 카드나 연하장을 사러 나가 보면 어떨까. 가족을 위해 작은 선물을 마련하고 따뜻한 음식을 준비해서 얼굴 마주보며 대화를 나눠 보면 어떨까. 그래도 떠들썩하게 파티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이웃이나 친구를 초대해 차를 마시거나 케이크 조각을 내놓을 용기를 가져도 좋으리라. 사유가 깊거나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라면 아기 예수 탄생의 의미를 돌아보거나 기도하며 조용히 지내는 하루도 더없이 아름다울 것이다. 어디 그뿐이랴. 우리나라는 이제 막 새 대통령을 뽑아 놓은 상태이다.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지도자를 기다리며 국민적인 설렘을 만끽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설렘은 부정적인 감정을 넘어 스스로가 기쁘게 받아들여 가슴이 들뜨는 감정이다. 설렘에는 즐거움과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가 섞여 있다. 개인적 감정에만 머무르지 말고 국민적 감정도 가끔씩 들여다보면 설렘이 생겨나지 않을까. 설렘은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 [Weekly Health Issue] 부정맥

    [Weekly Health Issue] 부정맥

    심장은 전기 자극에 의해 박동한다. 사람 몸에 무슨 전기 자극이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심장에는 전기를 생산하는 자극 생성 조직이 존재하며 여기에서 만들어진 전기가 심근세포에 전달돼 수축과 이완, 즉 박동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이 전기 자극이야말로 생명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전기 자극이 만들어지거나 전달되는 과정에서 부실이나 오류가 발생하는 상황을 부정맥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심장 박동이 항상성을 갖지 못해 문제가 되는 것이다. 호흡 곤란은 물론 현기증과 실신, 심하면 심장마비까지 초래할 수 있는 부정맥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노태호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먼저, 부정맥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한마디로 심장 박동이 정상에서 벗어나는 현상이다. 사람의 심장은 분당 60∼100회 정도로 고르게 박동하며 환경 변화나 신체의 필요에 유연하게 반응하는데 이 범위를 벗어나면 부정맥으로 간주한다. 심장 박동이 고르지 않거나 지나치게 늦고 빠른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또 심장 박동이 신체 조건에 잘 반응하지 못해 운동할 때 심박수가 충분히 늘지 않거나 잠잘 때 낮아지지 않는 경우도 부정맥에 해당한다. ●부정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대사증후군 등의 성인병과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는 심장과 혈관 손상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이런 요인에 의해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고,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허혈성 심질환이 생기는데 이때 심실의 심장세포가 손상돼 부정맥을 만든다. 바로 심실성 부정맥으로, 방치하면 심인성 급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심방세포가 노화된 고령자에게 흔한 심방세동은 갑자기 심박수가 빨라져 응급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심실로 보내지지 않아 심방에 정체된 혈액이 응고된 상태로 혈관을 떠돌다가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을 유발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부정맥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이며 이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위한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 ●유병률과 발병 추이도 짚어 달라. 국내에서는 허혈성 심질환이 증가 추세에 있으며 여기에 수반되는 심실성 부정맥과 이로 인한 심인성 급사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특히 심방세동은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여 30년 후에는 유병률이 지금의 2배가 될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 빠른 노령화를 보이는 우리에게는 중요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다 심박수가 적어 인지기능 저하와 호흡 곤란, 운동 제한 등을 유발하는 노인성 동기능 부전증후군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부정맥의 유형과 원인은 무엇인가. 발생 양상을 기준으로 볼 때 먼저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부정맥이 있다. 흔한 유형의 부정맥으로 심방이나 심실에서 너무 빨리 전기 자극을 보내는 심방 혹은 심실기외수축이 여기해 해당되며 가슴이 ‘덜컹’, ‘울컥’ 하는 느낌이 온다. 다음은 분당 심박수가 100회를 넘는 빈맥을 들 수 있다. 빈맥은 심방 등 심실 상부에서 생기는 상실성 빈맥, 심실에서 발생하는 심실빈맥으로 나뉘는데 심폐질환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전신질환이 있을 때 잘 생기며 심방세동과 발작성 상실성 빈맥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중 상실성 빈맥의 경우 두근거림 증상은 심하지만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반면 심실빈맥은 심인성 급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실빈맥은 대부분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질환의 합병증으로 발생하지만 비후성 심근증, 심부전 등과도 관련이 있다. 또 심박수가 분당 50회 이하인 서맥도 있다. 서맥은 동기능 부전증후군으로, 심장에 전기를 공급하는 동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전기가 심실로 전달되지 못할 때 흔히 나타난다. ●유형별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부정맥은 증상이 다양할 뿐 아니라 같은 부정맥이라도 개인차가 매우 크다. 간헐적 부정맥의 경우 가슴이 ‘덜컹’, ‘울컥’ 하는 불쾌감을 느끼며 위험성이 낮은 단순 기외수축은 별 증상이 없지만 더러는 심한 공포감을 느끼기도 한다. 빈맥은 두근거림이 주요 증상으로, 심하면 혈압이 떨어지면서 어지럽거나 정신을 잃기도 하는 만큼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나 놀라거나 흥분할 때 심박수가 증가해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부정맥과 관련이 없다. 서맥은 심장 박동수가 줄면서 뇌와 장기로 가는 혈류가 감소해 기운이 없고 숨이 차며 인지기능이 떨어지거나 만성적인 두통이 생기기도 하며 심하면 혈압이 떨어져 의식을 잃는 응급상황이 오기도 한다. 이런 부정맥은 항상 발생하지는 않기 때문에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날 때 스스로 분당 맥박수를 측정해 의사에게 알려주면 큰 도움이 된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예후는 어떤가. 허혈성 심질환, 고혈압, 호흡기질환, 흡연,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면 먼저 원인을 치료·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생명이 위험한가, 합병증이나 관련 증상을 얼마나 유발하는가 등을 따져 안전한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굳이 치료를 하지는 않는다. 심방세동 등 상실성 부정맥에는 흔히 항부정맥 약제를 사용하는데 이 약제는 기질적 심질환이 있는 경우 오히려 예후를 나쁘게 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심방세동에는 심박수를 낮추는 약물과 혈전을 억제하는 약물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부정맥의 새로운 치료 트렌드라면…. 심인성 급사를 막는 삽입형 제세동기(ICD), 심장박동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서맥성 부정맥을 치료하는 영구형 심장박동기, 전도장애 환자의 심부전을 개선하는 심장 재동기(CRT), 발작성 상실성 빈맥 등에 적용하는 전극도자절제술 등에서 보듯 최근 치료 경향은 비약물 치료로, 치료 성적도 뛰어나다. ●부정맥은 치료에 소홀한 면이 있는데…. 부정맥은 심각성에 비해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심근경색 이후에 발생한 심실성 부정맥처럼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방세동처럼 중풍이나 심부전 등의 합병증이 예상되는 경우, 또 위험성은 크지 않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라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투표율 75% 넘으면 알몸 말춤”… ‘개념 연예인’ 등극 위한 민망한 몸부림

    “투표율 75% 넘으면 알몸 말춤”… ‘개념 연예인’ 등극 위한 민망한 몸부림

    국회의원 선거에다 대통령 선거까지 선거로 유독 뜨거웠던 2012년, 연예계도 투표를 독려하는 ‘개념 연예인’ ‘개념 드라마’가 대세를 이뤘다. 투표 인증샷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소극적인 투표 격려가 주를 이루다 지난 19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는 투표소에서 패션 대결을 펼치자는 아이돌 가수부터, 무료 결혼식 축가와 프리허그 등 재치 있는 ‘공약’을 내건 개그맨까지 다양한 시도가 쏟아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알몸 공개까지 거론되면서 “지나치다.”는 비난 여론도 일었다. 선거를 활용해 지명도를 높이려는 ‘스타 마케팅’이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이번 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75.8%. 연예인 가운데 투표율 70%를 목표로 내건 이들이 많았다. 개그우먼 김지민은 투표율 70%가 넘으면 KBS ‘개그콘서트’의 ‘거지의 품격’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연기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같은 프로그램의 ‘용감한 녀석들’팀은 신혼부부 70쌍에게 무료로 결혼식 축가를 불러주겠다고 했다. 이달 말 출산 예정인 가수 박기영은 만삭의 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71% 이상을 공약한 연예인도 있었다. 개그맨 김원효는 투표율 71% 이상이 나오면 할아버지 분장으로 클럽에 춤추러 가겠다고 했다. 케이블채널 tvN의 개그프로그램인 SNL ‘여의도 텔레토비’의 김민교는 “투표율 75%가 넘으면 텔레토비 식구들을 설득해 탈을 쓰고 광화문에서 2시간 동안 프리허그와 사인회를 하겠다.”는 이색 공약까지 내놨다. 가수 이효리는 ‘나꼼수’팀이 진행하는 딴지라디오와의 전화 통화에서 “투표율 80%가 넘으면 섹시 모바일 화보를 무료로 배포하겠다.”고 했지만 다행히 투표율이 이에 미치지 못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공약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다. ‘용감한 녀석들’에 출연 중인 개그맨 박성광은 SNS에 “첫 번째 축가 당선자는 경북 영주에 계신 신모씨”라며 “오는 일요일 (결혼식에 다녀와) 인증샷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개그맨 김원효도 “어르신 한복 곱게 펴놔야겠다.”며 조만간 할아버지 분장으로 클럽에 갈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연예인들의 투표 독려가 아름답기만 한 건 아니다. KBS ‘미녀들의 수다’ 출신인 귀화 연기자 라리사는 투표율이 75%가 넘으면 대학로에서 알몸으로 말춤을 추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지난 20일 서울 대학로에서 자신이 출연 중인 연극 ‘교수와 여제자3’ 무대에 올라 알몸 말춤을 선보였다. 이를 바라본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렸고, 대다수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개그맨 김인석은 “투표 독려가 처음에는 신선하고 멋있었는데 옷 벗기에 나체댄스는 도를 넘은 것 같다.”며 일침을 가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中, 인터넷 검열 강화 알고 보니

    지난달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를 전후해 중국내 인터넷 접속이 더욱 느려지는 등 원활한 접속이 어려워진 이유가 드러났다. 중국이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이라는 악명으로 널리 알려진 인터넷 검열 시스템을 한층 강화했으며, 그동안 중국내 네티즌들이 당국이 금지한 사이트 등에 접속할 때 이용했던 VPN(가상사설망)을 자동 감지해 막아버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 VPN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처럼 중국 당국이 막아놓은 사이트를 우회 접속하는 수단으로 이용돼 왔으나 최근 중국 인터넷 이용자들은 VPN에 접속할 수 없거나, 접속되고 나서도 곧바로 멈추거나 속도가 지나치게 느려지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일부 외국 VPN 공급업체들은 통제 강화로 인한 시스템 간섭 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VPN 공급업체인 아스트릴은 만리방화벽이 이제 VPN 프로토콜(규약)을 자동으로 학습하고 찾아내 막아버리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 관계자는 “이번 만리방화벽 업데이트는 가장 최악이며 모든 VPN 공급업체뿐 아니라 네트워크상의 다른 지점들과 접속하기 위해 VPN을 이용하는 많은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의 류샤오밍(劉曉明) 영국주재 대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BBC에 출연, “중국 인터넷에서는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방면에 대한 네티즌들의 다양한 의견을 볼 수 있다.”면서 “중국의 인터넷은 매우 개방적”이라고 강변했다. 류 대사는 그러면서 “인터넷 보안을 위해 정부의 인터넷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인터넷 검열 필요성을 합리화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서부전선 애기봉 등탑 재점등… 불안에 떠는 주민들

    서부전선 애기봉 등탑 재점등… 불안에 떠는 주민들

    서울 영등포교회와 탈북난민북한구원한국교회연합 등 기독교 단체는 성탄절을 사흘 앞둔 22일 오후 6시쯤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에 자리한 서부전선 최전방 애기봉(해발 165m)에서 등탑 점등행사를 열었다. 점등식에는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신신묵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회장 등 신도 100여명이 참석했다. 성탄 트리 모양의 30m 높이 등탑은 빨강, 파랑, 초록, 노랑 등 갖가지 색의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3만개로 불을 밝혔다. 행사 전 대북전단 살포·애기봉 등탑 반대 김포대책위원회 회원 10여명은 트랙터 2대로 행사장 입구를 막아서며 “등탑 점등으로 인한 북한의 위협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한다.”며 “성탄 트리가 아니라 전쟁 등탑”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행사를 진행한 김충립 목사는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것도 부담인 만큼 내년 1월 2일까지였던 점등 기간을 오는 26일까지로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기봉 점등은 지난해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실시되지 않았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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