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나치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 동결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 덩이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 열망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 AI 적용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8,019
  • [In&Out] 제아무리 검찰이 밉다 해도/노명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In&Out] 제아무리 검찰이 밉다 해도/노명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국정 혼란 속에 검찰 개혁이 표류하고 있다. 검찰 개혁을 둘러싼 여야의 힘 겨루기는 거대한 삼각파도를 만들어 사정 없이 검찰을 강타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필두로 경찰 수사 독점론, 지방검사장 국민 선출 등 중구난방으로 쏟아지는 검찰 개혁 방안들이 국정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는 모양새다. 더이상 검찰 개혁을 미룰 수는 없다. 다만 ‘새롭게 뜯어고치는 일’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 주권자인 국민은 잠시도 한눈팔아서는 안 된다. 주인을 잃고, 길마저 잃은 검찰 개혁의 끝에는 더 큰 혼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지난달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53명의 자문위원단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개헌 논의에 착수했다. 국민이 바라는 87년 체제 극복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큰 붓이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 개헌특위에서 논의되는 검찰 개혁 방안들은 자잘하고 격정적이다. 심지어 검사에 의해서만 영장을 신청하도록 하는 헌법 조문마저 삭제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체포와 구속은 극단적으로 강제적인 형사소송 절차이고, 신체의 자유에 대한 가장 중대한 침해다. 그래서 우리 헌법은 판사와 동등한 정도의 법률적 지식을 갖춘 검사로 하여금 1차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고 있다. 부당한 신체 구금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려는 인신보호강령인 것이다.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도록 한 것은 헌법 제정 당시부터 있었던 조문이 아니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직후까지 이어져 온 경찰, 각종 정보기관 등의 무분별한 영장 신청과 이로 인한 구속 남발을 방지하고자 해방 이후 미 군정 법령에서 ‘사법경찰관 및 기타 관헌이 신청하는 영장을 소관 검찰관에게 청구’하는 규정을 원용했다. 그러나 막상 1954년 제정 형사소송법 해석상의 모호함을 이유로 경찰에서 검사 경유 원칙을 지키지 않고 독자적으로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그 여파로 1957년 경찰 등이 구속한 인원이 재판을 전후해 70%가량 석방이 되면서 재차 인신 구속 남발의 문제가 불거지게 됐다. 결국 1961년 9월 형사소송법 개정과 1962년 12월 헌법의 개정을 통해 영장청구 주체를 검사로 한정해 논란을 종식했다. 그로부터 반백년이 훌쩍 지난 요즘 그 시절의 악몽을 까맣게 잊기라도 한 듯 이를 헌법에서 삭제하자는 논의가 스멀스멀 일고 있다. 독일 헌법에서는 경찰의 구금 기간을 ‘체포일 다음날’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거 나치 정부하에서 경찰의 불법 구금을 경험한 독일 국민이 이를 제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헌법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 등에서도 통제 방식은 다르지만 경찰의 강제 수사를 통제하는 헌법 규정을 가지고 있다. 경찰의 수사 권한을 함부로 늘리지 못하게 하려는 국민들의 헌법적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 있고, 10일간 구속 수사하는 권한이 있다. 이처럼 경찰에 장기간 국민의 ‘신체의 자유’를 맡기는 나라는 전 세계 문명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는 것을 아는 국민은 많지 않다. 유례없는 경찰 구속 제도는 그대로 두면서 이에 대해 그나마 있던 헌법적 통제 장치를 빼자는 것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개헌인가. 민주주의의 발전은 인권 보장과 맞물려 있고, 이는 인신 보호에 기초한다. 우리는 나라 안팎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을 통해 인권이 언제나 보장되고 신장되는 것이 아님을 경험하고 있다. 그것이 비록 정치 검찰의 탈을 쓴 소수 검찰 권력에 의해 자행됐다고 하더라도 헌법 정신마저 깨뜨리는 화풀이식 검찰 개혁으로 나아가서는 결코 안 된다.
  • 뒤틀린 사물 속 세상의 부조리

    뒤틀린 사물 속 세상의 부조리

    노 모양 다리 가진 의자… 안장만 두 개인 자전거… 평범한 물건 뒤집어 삶·사회의 이면 돌아봐 다리가 유난히 긴 나무의자가 있다. 의자의 다리는 배를 젓는 노의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의자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노를 저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의자의 꿈이 무럭무럭 자란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자전거 두대가 있지만 어느 것도 달릴 수 없다. 한대는 안장만 두개 가졌고, 다른 한 대는 핸들만 두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낭패라는 말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개념미술가 안규철(62)의 작업은 이런 식으로 우리의 의식을 환기시키고 세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안한다. 평범한 사물의 기능과 성격을 뒤집거나 유희적인 상상으로 그것을 다른 맥락 속에 옮겨 놓음으로써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일상의 이면이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시각적이고 조형적인 영역에 한정됐던 미술을 언어적, 공간적, 촉각적, 청각적 경험으로 확장시키고 있는 안규철 작가의 개인전 ‘당신만을 위한 말’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제갤러리 1관에서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라는 제목으로 대규모 개인전을 가진 지 2년 만이다. 주로 미술관에서 작품을 선보였던 작가가 국내 대표적인 상업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 것도 관심거리다.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가 문학적인 서사를 기반으로 건축적인 설치작업을 중심으로 구성됐다면 이번 전시는 구체적인 사물의 상태와 물성에 주목한 오브제 작업과 서사적 내러티브를 이끌어 내는 설치작업이 주를 이룬다. 작가는 “사유의 과정이 모든 작업의 출발점이 되지만 이를 구현하는 과정, 즉 물질에 옷을 입히고 이야기를 입히는 과정 또한 제게 중요하다”면서 “평범한 사물들을 관찰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와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내고 텍스트와 이미지, 말과 사물을 연결하는 크고 작은 아이디어를 어떻게 시각화할지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전시장 벽면에 설치된 작품 ‘머무는 시간’은 지난해 여름 평창동 자택에서 유난히 크게 들리던 계곡의 물소리에 대한 사유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지그재그 형태로 미세한 경사를 이루게 만든 나무 레일들을 전시장 한쪽 벽면에 설치하고 가장 높은 곳에서 나무 공을 떨어뜨리면 서서히 레일의 경사를 따라 굴러 내려가도록 만든 것이다.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면서 빗물이 땅에 내려 머무는 덕분에 이 세상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길게 지연되는 시간 속에서 삶을 사는 것이죠. 우리의 삶은 결국 세상에 머무는 시간이고, 그것을 길게 늘리려고 하지요.” 중력에 의해 높은 곳에서 아래로 구르면서 여러 가지 우연으로 방향을 바꾸거나 멈추는 공의 움직임에 착안해 낙하를 최대한 지연시키도록 레일의 궤도를 만들었다. 그는 “시작과 끝이 있는 이 과정 속에서 공이 레일에 ‘머무는 시간’은 결국 이 세상에서 진행되건 우리 삶의 은유”라고 말했다. 캔버스작업 ‘달을 그리는 법 Ⅱ’는 실제 사물과 이미지 사이에 발생하는 의미의 간극을 보여 준다. 벽에 빛을 비춰서 생기는 보름달처럼 둥글고 밝은 원을 각기 다른 모노톤의 색상이 칠해진 10호 크기의 캔버스 위에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작가는 “빛을 흉내 낸다는 무모한 도전의 결과로 만들어진 그림은 빛도 아니고 달도 아닌 추상적인 도상일 뿐”이라며 “구체적인 물리적 현상으로서의 보름달이 지닌 다양한 추상적 이미지를 표현해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긋나고 빗나간 상황, 역설적이고 뒤틀린 사물을 통해 우리의 기대와 이해의 바깥에 있는 현상을 환기시킨다. 다리가 배를 젓는 노로 변형된 ‘노/의자’는 한 곳에 머무는 기능의 의자가 노를 저어 멀리 떠나기를 꿈꾸는 상상을 보여 준다. 펠트로 만들어 소리를 낼 수 없는 ‘과묵한 종’을 통해 침묵의 소리를 들어보라고 제안하고 있다. 나무 상자에 바퀴를 담은 ‘상자 Ⅱ’는 이야기와 사물을 결합한 오브제 작업으로 나무상자가 그 안에 있는 바퀴와 함께 언젠가 먼 곳으로 떠날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다. 전시의 제목이 된 작품 ‘당신만을 위한 말’은 진회색 펠트로 만들어진 부조 형식의 작업으로 온갖 소음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모든 소리를 들어주는 커다란 귀를 연상하게 한다. 작가는 “나의 고민과 괴로움을 털어놓으며 위로받을 수 있는 부드러운 조각을 생각했다”며 가만히 기대어 귀 기울여 볼 것을 권했다. 전시는 3월 31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새 영화] ‘걸 온 더 트레인’

    [새 영화] ‘걸 온 더 트레인’

    미국 중산층 가정을 배경으로, 여성 캐릭터가 전면에 나서는 심리 스릴러를 꼽아 보면 멀게는 ‘요람을 흔드는 손’(1992)에서, 최근에는 ‘나를 찾아줘’(2014)를 떠올리는 영화 팬들이 많을 것 같다. 이제 한 편이 더 추가된다. 새달 9일 개봉하는 ‘걸 온 더 트레인’이다. 이전에는 위험이 가정 밖에서 찾아왔다면, 최근 들어서는 가정 내에서 싹튼다는 점이 흥미롭다.알코올 중독으로 이혼한 레이철(에밀리 블런트)은 뉴욕으로 통근하며 지나치는 마을을 유심히 들여다보곤 한다. 늘 만취한 상태로, 만성적인 블랙아웃에 시달린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에서 휴대용 술병을 홀짝이던 니컬러스 케이지는 저리 가라다. 1.5ℓ는 되어 보이는 휴대용 물병을 술로 채우고는 빨대로 들이켜며 다닌다. 레이철의 시선이 늘 먼저 머무는 곳은 이상적인 부부로 동경해 마지않는 메건(헤일리 베넷)과 스콧(루크 에번스)의 집이다. 두 집 건너에는 레이철이 전 남편 톰(저스틴 서룩스)과 살았던 보금자리가 있다. 이제는 자신의 자리를 꿰찬 애나(레베카 퍼거슨)가 톰과 아이를 낳고 알콩달콩 살아가는 곳이다. 어느 날 메건이 낯선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목격한 레이철은 술김에 치솟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기차에서 내린다. 깨어나 보니 피투성이인 채 집으로 돌아와 있다. 기차에서 내린 뒤의 필름이 끊긴 레이철에게 뉴스는 메건의 실종 소식을 알린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레이철일까. 메건이 스스로 사라진 것일까. 그러고 보면 메건에게 베이비시터를 맡겼던 애나도 수상쩍다. 여기에 메건이 부부 문제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치의 카말(에드거 라미네즈) 박사와 스콧 등 영화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관객들의 의심 대상에 오른다. 영화는 세 여자의 이야기를 오가며 흘러간다. 스릴러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중후반부에 결말을 눈치챌 수도 있는데, 그 결말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대목이 반전이다. 에밀리 블런트를 비롯해 헤일리 베넷, 레베카 퍼거슨이 저마다의 매력으로 스크린을 잠식한다. 상대적으로 남성 캐릭터들이 약한 점이 이 영화가 ‘나를 찾아줘’에 견줘 으뜸가지 못하고 버금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를 찾아줘’처럼 여성 작가가 섬세한 터치로 빚어내 베스트셀러가 된 심리 스릴러를 원작으로 했다. 지난해 가을 북미에서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찍었다. 청소년 관람 불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넌 해외 자본유출 주범이야… 中 ‘비트코인과의 전쟁’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넌 해외 자본유출 주범이야… 中 ‘비트코인과의 전쟁’

    “중국 동북부 산둥(山東)성에 살고 있는 황(黃·32)모는 소위 ‘비트코인(디지털 가상화폐) 트레이더’이다. 유치원생 두 아이의 아빠인 그는 지난해 2월 자동차 정비공 일을 때려치우고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떠오르는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었다. 황은 전문적인 금융투자 경력이 없지만 그래도 자신을 ‘비트코인 전문가’라고 자부한다. 먹고 자고 집안 일을 하는 시간을 빼고 하루종일 집안에서 비트코인 거래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는 ‘데이트레이더’(Day Trader)이기 때문이다. 황은 비트코인에 본격적으로 투자한 이후 6개월 동안 가족의 저축 절반을 투자해 3배로 불렸다. 침체된 증시를 기웃거리는 친구들에게 “왜 그렇게 많은 돈을 주식시장에 갖다 버리느냐”고 설득해 비트코인 투자로 끌어들여 ‘대박’이 났다. 친구들은 감사 인사와 함께 고급 양주를 그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QUARTZ)가 지난해 9월 26일 전한 ‘중국의 비트코인 투자 열풍’을 묘사한 대목이다.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투자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전쟁을 선포했다. 비트코인 거래소가 고객의 인출을 돌연 정지시키도록 강제하는 등 중국 금융당국이 ‘해외 자본유출’의 주범으로 지목된 비트코인의 거래를 줄이기 위해 규제를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까닭이다. ●BTC차이나 등 3대 거래소, 고객 인출 돌연 중단 중국 3대 비트코인 거래소인 BTC차이나와 훠비(火幣), OK코인은 지난 10일 고객들의 자금 인출을 돌연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요청으로 BTC차이나는 전날부터 72시간 심사를 실시한다는 이유로 모든 비트코인 인출을 막았고, 훠비와 OK코인도 비트코인의 인출을 완전히 봉쇄해버렸다. 다만 이들 비트코인 거래소는 비트코인을 위안화로 바꾸거나 위안화로 비트코인을 구입하는 거래는 가능하다. 이번 인출 중단 사태는 관련 법률의 준수와 대응 조치가 끝나는 대로 풀리게 된다고 이들 거래소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불투명하다. 인민은행은 앞서 8일 하오비터비(好比特幣) 등 소형 비트코인 거래소 9곳의 대표를 불러 외환 관리와 돈세탁, 결제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면 폐쇄시키겠다고 강력 경고했다. 지난달에는 이들 빅3 거래소에 대해 현장조사를 이례적으로 실시하고 비트코인을 거래할 때 해당 금액의 0.2%를 거래수수료로 부과하라는 규정을 발표했다. 비트코인 전문 조사기관 비트코이니티(Bitcoinity)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비트코인의 전 세계 거래량은 1억 7471만 비트코인(약 1935억 달러·222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거래량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이뤄졌다. 중국이 사실상 세계 비트코인 가격을 쥐락펴락하는 셈이다.●지난 1월 中외환보유고 ‘심리적 저지선’ 무너져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과의 전쟁을 천명한 것은 중국에선 투자가가 위안화 하락에 대한 헤징(위험 분산), 부유층은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사들이는 바람에 위안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은 2015년 1월 12일 코인당 214.08달러에서 불과 2년 만인 지난 1월 4일 무려 4배 이상 오른 1129.87달러까지 치솟는 등 폭발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 당황한 중국 정부는 위안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외화보유고를 헐어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이는 시장 개입을 지속하는 한편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데 두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특히 지난 1월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심리적 저지선인 3조 달러(약 3415조원) 선마저 맥없이 무너지면서 자본 해외 유출에 대한 우려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인들이 비트코인 거래에 열을 올리는 것은 무엇보다 중국 내 위안화 자산을 손쉽고 편하게 해외 빼돌릴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자산 가치 축소가 우려되지만 각종 규제에 막혀 중국 내 자산을 자유롭게 해외에 반출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비트코인 거래를 통해 위안화를 해외로 빼내 다시 달러로 바꾸는 과정은 의외로 간단하다.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소를 통해 위안화로 비트코인을 사들인 뒤 이 비트코인을 해외 거래소로 옮겨 놓으면 곧바로 달러로 환전이 가능하다. 돈을 해외로 빼돌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5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순식간에 이뤄진다. 이 덕분에 당국의 감독과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비트코인 거래소가 중국 내 자산을 간편하게 해외로 밀반출하는 통로로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덩젠펑(鄧建鵬) 중앙민족대학 교수는 “비트코인 거래는 외환관리제도를 피해가기 쉽고, 거래소에서 고객 확인에 더 노력하지 않으면 돈세탁으로 악용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이 새로운 ‘역대급’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른 점도 투기 열풍을 조장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120% 수직 상승하며 수익성이 높기로 소문난 부동산 투자수익률을 크게 압도했다. 여기에다 급격한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중국 금융당국의 외환 관리·감독 강화가 한몫했다. 인민은행은 올 들어 개인들이 달러를 매입할 수 있는 연간 한도(5만 달러)를 초과할 경우 매입 목적이나 기간 등을 서류로 제출하도록 했다. 개인들의 무분별한 달러 매입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부추긴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이런 규제가 미국 금리인상과 맞물리며 오히려 비트코인 같은 대체 투자처로 ‘쏠림’ 현상을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세금이나 환전 수수료 같은 부담이 없고, 거래 익명성이 보장되는 것도 개인 큰손에게 더없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비트코인 자체가 갖는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보비 리 BTC차이나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 입장에서 위안화나 달러는 정부의 자본 통제나 매수 수요에 따라 변동성이 큰 투자처”라며 “하지만 비트코인은 이런 변동성에서 벗어난 신흥 투자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량공유 서비스인 우버의 가치가 이에 참여하는 승객과 운전기사가 얼마나 많느냐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처럼 비트코인 가치도 같은 맥락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나친 가격 단기 급등에 ‘거품’ 논쟁도 여전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지나치게 단기 급등하는 바람에 거품 논쟁이 끊이질 않는다. 중국에서는 2013년 비트코인 가격이 코인당 1120달러대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거품이 빠지며 40% 단기 급락한 사례가 있다. 2011년에도 급등하던 가격이 단번에 80%나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이런 연유로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아직까지 안전성 측면에서 지급 결제의 주류는 될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계좌의 안전성은 은행 계좌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비트코인은 고수익을 노리는 중국 큰손들에게 큰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중국에서 비트코인 1일 거래 규모는 많게는 200만 비트코인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khkim@seoul.co.kr [용어 클릭] ■비트코인 일반 화폐와 사실상 똑같은 기능을 하고 있지만 정부나 중앙은행, 금융기관이 거래에 개입하지 못하는 가상화폐다. 개인과 개인이 온라인을 통해 직접 거래하며, 거래 내역은 공개 장부인 블록체인에 남는다. 세금이나 환전수수료가 없고, 익명성이 보장돼 마약 거래나 돈세탁 같은 검은 거래에 이용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각국 중앙은행이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를 대안 통화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인터넷 닉네임을 가진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만들었으며, 첫 개발 당시에는 단돈 1달러에 거래됐다.
  • ‘해빙’ 이청아 “관객들이 최대한 조진웅에 집중하게 연기했다”

    ‘해빙’ 이청아 “관객들이 최대한 조진웅에 집중하게 연기했다”

    배우 이청아가 ‘해빙’ 감독에게 감사를 전했다. 24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해빙(解氷)’ 언론배급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이수연 감독을 비롯해 배우 조진웅, 김대명, 이청아 등이 참석했다.영화 ‘해빙’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있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를 둘러싼 심리스릴러. ‘해빙’에서 조진웅은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의심의 한가운데 놓인 내시경 전문의사 ‘변승훈’ 역을, 신구는 치매 노인의 천진함과 살인 고백을 내뱉는 극과 극의 얼굴을 가진 ‘정노인’ 역을, 김대명은 지나치게 친절한 집주인이자 정육점 주인 ‘성근’ 역을, 이청아는 수상쩍은 행동의 간호조무사 ‘미연’ 역을 맡았다. 이날 이청아는 ‘해빙’ 미연 역에 대해 “지금까지는 반응에 정직한 인물들을 주로 연기했는데, 저는 미연은 집중하고 싶은 것과 아닌 것에 있어 호불호가 강한 역할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청아는 “‘해빙’을 보는 관객분들이 승훈에 집중하길 원했다. 그래서 저 역시 승훈 아닌 주변 인물들에 대해선 최대한 관심을 빼려고 했다. 식사할 때도 미연에게는 승훈에게 죽을 사다주는 것이 주였으니. 그런 디테일한 부분을 잘 표현하고 싶어서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또 이청아는 “한 번은 미연과 승훈이 병원이 아닌 슈퍼마켓이라는 장소에서 마주치지 않나. 그때 미연의 사적인 본 모습이 나오는데, 감독님이 전부 살려줬더라. 다시 한번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해빙’은 오는 3월 1일 개봉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드론 ‘잡아먹는’ 백두산 호랑이? 진실은? (영상)

    드론 ‘잡아먹는’ 백두산 호랑이? 진실은? (영상)

    중국 하얼빈의 한 동물원에서 벌어진 호랑이와 드론의 한판 승부가 중국 관영 CCTV를 통해 공개됐다. 백두산호랑이(시베리아호랑이) 100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는 하얼빈 동북호림원에서 촬영한 이 동영상은 드론이 윙윙거리며 머리 위를 날아다니자 이를 잡기 위해 점프를 하거나 뛰어다니는 호랑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호랑이 약 10마리는 눈 위에 배를 깔고 한가롭게 누워있다가 드론이 등장하자 육중한 몸을 날려 드론을 두 발로 ‘사냥’하는데 성공한다. 마치 야생에서 닭이나 토끼 등을 사냥하는 듯한 모습이다. 언뜻 보면 이러한 장면은 드론의 성능을 테스트 하거나 드론에 카메라를 장착해 호랑이를 관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숨겨진 목적이 하나 더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동물원이 드론을 등장시킨 이유는 호랑이들의 다이어트 때문이다. 사육사들은 지나치게 살이 찐 ‘비만 호랑이’들을 움직이게 해 다이어트를 시킬 요량으로 드론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애초 드론은 호랑이 관찰 및 촬영용으로 사용된 것이 사실이지만, 사육사들은 호랑이가 먹이를 쫓듯 드론을 쫓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곧장 비만 호랑이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드론을 투입했다. 드론을 낚아 채 땅으로 끌어내린 호랑이들은 드론 부품을 먹어치우려는 듯 앞발로 강하게 잡고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기도 한다. 그러다 드론에서 연기가 피어오르자 겁을 먹은 듯 다 함께 물러서는 모습도 보인다. 동물원 측은 “비만 호랑이를 특별 관리하고 있다”면서 “이 호랑이들이 드론을 쫓는 장면을 보면 여전히 야생의 기질이 살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히틀러, 권총 자살 아닌 1971년 남미에서 숨졌다”

    “히틀러, 권총 자살 아닌 1971년 남미에서 숨졌다”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아돌프 히틀러가 남미에서 사망했다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히틀러의 전후 행적을 추적해온 브라질의 기자 마르셀로 네토는 "히틀러가 남미에서 1971년 사망했다"고 최근 주장하고 나섰다.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전하자 히틀러가 몰래 유럽에서 남미로 탈출, 숨어 지내다 사망했다는 주장은 그간 여러 번 제기됐지만 네토는 구체적인 사망날짜까지 제시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네토에 따르면 히틀러는 1971년 2월 5일 아르헨티나와 칠레 사이의 모 지역에서 사망했다. 1889년생인 히틀러가 1971년에 사망했다면 82세로 숨진 게 된다. 네토는 히틀러가 묻힌 시기와 장소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정황을 소개했다. 그는 "함께 탈출한 나치 잔당이 사망한 히틀러의 장례를 즉각 치르지 못했다"면서 "그의 장례식은 뒤늦게 2년 뒤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거행됐다"고 말했다. 과연 이런 주장엔 근거가 있는 것일까? 네토는 근거로 장례식에 참석했다는 생존자의 증언을 소개했다. 네토에 따르면 하사관 출신인 브라질 남자 페르난도 노게이라 데 아라우호는 히틀러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고 그의 죽음을 확인했다. 당시 29세였던 그는 남미로 도피한 나치 장교의 아들과 친구로 지내다가 히틀러의 장례식에 참석하게 됐다. 그는 "장례식이 거행된 날은 1973년 1월 1일이었다"면서 "히틀러는 파라과이 아순시온의 한 황무지에 묻혔다"고 당시를 뚜렷하게 기억했다. 네토는 "아르헨티나와 칠레 사이의 모 지역에서 사망한 히틀러의 시신은 화장 후 파라과이로 옮겨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아르헨티나 여성의 증언을 소개했다. 이 여성은 "남미로 도피한 나치 비행조종사와 사귄 친구가 있다"면서 "이 친구로부터 히틀러를 화장한 건 자신의 남자친구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네토는 "히틀러가 남미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그간 수없이 발견됐다"면서 히틀러의 자살설은 이제 수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In&Out] 제2의 원영이 우리가 막을 수 있다/한선희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관장

    [In&Out] 제2의 원영이 우리가 막을 수 있다/한선희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관장

    지난달 전국 초등학교에서는 3월에 새로 입학할 아이들을 대상으로 예비소집을 실시했다. 대상 아동 수는 전국 48만여명에 달했다. 그런데 1~2회로 진행된 예비소집 일에 불참한 학생들이 전체 취학아동의 5% 정도로 나타났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84명의 아동이 소재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이들의 안전과 아동학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제2의 원영이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2015년 12월 아버지와 계모의 학대에 시달리며 수학 문제를 못 푼다는 벌로 세탁실에 갇혀 있다 가스배관을 타고 집을 탈출해 동네 슈퍼마켓에서 허겁지겁 과자를 집어먹던 가냘픈 몸의 인천 초등학생을 기억한다. 이를 계기로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전수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숨겨져 있던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작년 2월 이맘때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원영이는 한겨울에 운동복과 내의만을 입고 3개월간 화장실에 갇혀 지내며 두들겨 맞았고, 락스와 찬물을 끼얹히며, 밥과 반찬을 섞어 하루 한두 번만 주는 식사로 하루하루를 견뎌야 했다. 만성 영양실조, 쇄골과 갈비뼈 골절, 락스로 인한 화학적 화상, 탈수상태에서의 저체온증이 아이가 주검이 된 이유였다.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전국 2만 5800여건이고, 이 중 1만 8500여건이 아동학대 사례로 판단됐다. 아동학대의 대부분은 집안에서 부모에 의해 은밀하게 일어난다. 때문에 이 문제가 밖으로 드러나기란 무척 어렵다. 따라서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역사회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인천 초등학생과 원영이처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및 학교취학 아동들이 장기 결석할 경우 출결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영유아들의 건강검진 관리, 정기 예방접종 누락자 관리, 양육수당이나 보육료 신청 누락자 관리 등 위기아동가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해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시스템을 통해 건강하고 안전하게 키울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올해 정부는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구축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위기아동가구에 대한 관리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늦은 대책이나 그래도 다행스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신고 의무자들에게 의무와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됐거나 의심될 경우 신고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됨에도 불구, 신고 의무자에 의한 신고율은 32%에 지나지 않는다. 아동보호체계가 잘되어 있는 다른 나라들이 70% 이상을 나타내는 것과 극명한 차이를 나타낸다. 아동을 보호, 감독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모든 직군이 함께 나서야 할 것이다. ‘부모 교육’의 중요성은 몇 번을 얘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준비 없이 부모가 돼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현실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교육기관에서의 예비부모 교육이든 보건소 및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한 부모 교육이든, 또 위기가정 방문을 통한 부모 교육이든 전 국민이 준비 없이 부모가 되지 않고 부모가 되기 전에 아동 양육방법과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인 아동들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키우는 것은 국가와 지역사회, 부모를 넘어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다. 아이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곳에 그 나라의 미래가 있을 것이다.
  • “담당 지역 손바닥 보듯 알아야” 경기남부청, 발로 뛰는 ‘길 학습’

    “담당 지역 손바닥 보듯 알아야” 경기남부청, 발로 뛰는 ‘길 학습’

    “지리와 대형건물 구조에 정통하면 신고내용 일부만 들어도 현장에 가장 빠르게 도착해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모든 112상황실 요원 및 지구대·파출소 등 지역 근무자들에게 담당 지역을 구석구석 꿰뚫을 수 있도록 ‘온동네 통통’ 길학습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23일 경기남부청에 따르면 요즘 신임 경찰관들은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현장을 찾아가는 등 디지털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1분 1초가 급한 상황에서 디지털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사건 현장 도착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경기남부청은 이달 초부터 모든 112상황실 및 지역 경찰관들이 길뿐만 아니라 건물의 내부구조와 특징까지 익히도록 하고 있다. 각종 긴급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국민과 팀 동료의 안전은 물론 나의 안전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이다. ‘온동네 통통’ 프로그램은 자율적인 참여로 추진된다. 112상황실 요원들은 지도를 활용해 기본적인 지리정보를 학습하고 휴무일에는 지역경찰관들과 함께 중요 현장을 걸어서 답사한다. 지역경찰은 순찰조별로 담당구역을 지정해 골목길, 우범자 거주지 주변, 숨겨진 지름길, 상습 가정폭력 발생지 등 치안요소를 지도에 표시해 공유한다. 대형마트 구조와 주변 산 지형도 파악해 긴급 사건이 발생할 경우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김양제 청장은 “온동네 통통을 하다 보면 후미진 골목 등 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장소에 관심을 갖게 되고 예방순찰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면서 “112상황실과 지역경찰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문제점을 개선해 온동네 통통이 하루빨리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한 달 한 번 4시 퇴근… ‘가족 금요일’ 즐긴다

    한 달 한 번 4시 퇴근… ‘가족 금요일’ 즐긴다

    올 전통시장 소득공제율 40%로 고속철 조기 예약 땐 최대 ‘반값’ 기금 지출 등 3조원 재정 보강한 달에 한 번씩 가족과 함께 보내는 금요일을 정해 조기 퇴근을 유도하는 유연근무제 도입이 추진된다. 전통시장과 대중교통 사용금액에 대한 연말정산 소득공제율이 30%에서 40%로 확대된다. KTX 등 고속철도 예약을 일찍 하면 요금을 최대 절반까지 깎아 준다. 정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내수 활성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소비 촉진 방안을 내놨다. 정부는 ‘가족과 함께하는 날’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 달에 한 주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 30분씩 더 근무하고, 금요일에는 2시간 일찍 퇴근해 가족과 여행, 쇼핑, 외식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이 지나치게 길어 소비가 구조적으로 제약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30%인 전통시장·대중교통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올해 말까지 40%로 확대해 연말정산 혜택을 늘리기로 했다. 또 상반기 중 호텔·콘도 사업자가 객실요금을 10% 이상 내리면 재산세(건물분)를 최대 30%까지 깎아 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해외로 나가는 골프 인구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골프 관련 세금 부담을 줄이고 규제를 완화하는 대책도 포함됐다. 장기 불황으로 소득 기반이 붕괴되고 있는 저소득층을 고려한 대책도 나왔다. 실업자 생계 보호를 위해 오는 4월부터 구직급여의 상한액을 1일 4만 3000원에서 5만원으로 16.3% 인상한다. 또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 수수료 면제 대상을 기초수급자에서 차상위 계층까지 확대한다. 기초수급자의 국내선 공항 이용료도 50% 할인한다. 유가 상승에 따른 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재 연간 10만원인 경차 유류세 환급 한도를 20만원으로 두 배로 늘린다. KTX, SRT 등 고속철도를 25일 전에 미리 예약하면 최대 50%까지 운임을 할인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는 각종 지원책의 재원 마련을 위해 주택기금, 중소기업 창업 및 진흥기금 등 기금지출액을 2조 2000억원 늘리고, 지방교부세·교부금 조기 정산도 8000억원 더 확대하는 등 모두 3조원 규모의 재정을 보강하기로 했다. 황 권한대행은 “지출 여력이 있는 경제주체들이 실제 소비에 나설 수 있도록 소비 계기를 만드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나치 생체실험 폭로…오줌으로 쓴 비밀 편지 공개

    나치 생체실험 폭로…오줌으로 쓴 비밀 편지 공개

    최근 발견된 나치 유대인 수용소 철문엔 "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나치 구호가 새겨져 있다. 그러나 폴란드 여성들은 노동 대신 자신들의 소변으로 자유를 되찾았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1943~1944년 나치 수용소에서 생체실험 대상이 되며 겪었던 고통과 참상을 ‘비밀스러운 방식’으로 외부에 알린 편지를 공개했다. 독일 베를린 북쪽으로 97km 지점에 위치한 라벤스부르크 캠프(The Ravensbrueck camp). 그 곳에 수용됐던 폴란드 여성 수감자들은 비밀 편지를 통해 그들이 겪은 끔찍한 실험치료들을 밝혔다. 나치주의자 의사들은 새로운 약물을 시험하기 위해 근육과 지방 조직을 썩게 만드는 치명적인 세균을 포로들에게 주입했고, 치료라는 명목으로 그들에게 다양한 실험을 실시했다. 이번에 공개된 27권의 노트는 외관상 가족에게 보내는 전형적인 안부편지처럼 보이지만 선과 여백 사이에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편지를 쓴 여성은 첫 편지에서 "다음에 보낼 편지들이 소변으로 쓴 비밀 메시지를 담고 있을 것"이란 단서를 제공했다. 검열을 거쳐야 볼 수 있는 메시지들은 나무 막대기에 소변을 묻혀 쓴것으로 보인다. 또한 종이와의 산성반응으로 인해, 소변은 곧 색을 잃었고 눈에 띄지 않았다. 당시 수령인은 숨겨진 메시지를 읽기 위해서 수신편지를 따뜻하게 해야 했다. 이 비밀 메시지 덕분에 라벤스브루크에서의 실험은 1945년 전쟁이 끝나기 전에 해외로 알려졌고, 의료 실험에 시달린 여성 74명의 명단도 드러났다. 편지들은 실제 크리스티나 치즈-윌가트가 작성한 것으로 그녀의 가족들에 의해 공개됐다. 폴란드 루블린 박물관측은 일부 편지들이 상태가 좋지 않아 일반인들에게 전시를 할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루블린 박물관 관리자 바바라는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 대한 광범위한 보고들은 있었지만 라벤스부르크에 대한 정보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이어 "폴란드 여성들이 이 정보를 전달한 유일한 사람들이며, 바로 그런 점에서 편지들이 소중한 자료이자 역사적 증거인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지 언론에 따르면, 1939년과 1945년 사이 여성 포로 약 13만명이 나치수용소를 거쳐갔는데, 그 중 3분의 1이 폴란드인이었다고 한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초음파 검사 없이도 태아 성별 알 수 있다 (연구)

    초음파 검사 없이도 태아 성별 알 수 있다 (연구)

    태아의 성별은 임신부의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초음파가 아닌 임신부의 몸 상태를 통해서도 태아의 성별을 알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 행동의학연구소에 따르면 임신부는 태아의 성별에 따라 숨길 수 없는 ‘사인’을 가지게 되는데, 천식이나 반복되는 알레르기 증상 등이 이 사인에 속한다. 연구진은 임신 초기, 중기, 후기에 해당하는 여성 8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이중 임신부 46명은 남자아이를, 34명은 여자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이후 연구진은 임신부의 면역세포 샘플을 채취한 뒤 세균(박테리아)에 노출시켜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여자아이를 임신한 임신부의 혈액 샘플은 박테리아와 만난 뒤 시토카인 분비량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시토카인이란 백혈구에서 분비되는 단백활성 물질로, 신체의 면역체계를 제어하고 자극하는 신호물질이다. 평상시에는 태아의 성별과 관계없이 임신부들의 시토카인 수치가 거의 동일했지만, 박테리아를 만났을 때에는 여자아이를 가진 임신부의 시토카인 수치만 확연히 높아졌다. 이는 여자아이를 임신한 임신부가 세균 등 감염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며, 감염이나 증상을 조절하기 위한 시토카인 분비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사토카인 분비가 지나치게 많아지거나 지속될 경우, 자가면역체계와 관련한 질병인 천식이나 알레르기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딸을 가진 임신부에게서 천식이나 알레르기 등의 질환이 생기거나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학술저널인 ‘뇌, 행동 및 면역력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대선이슈 집중분석] 안보·역사 투트랙 접근… 위안부 합의엔 모두 “재협상”

    [대선이슈 집중분석] 안보·역사 투트랙 접근… 위안부 합의엔 모두 “재협상”

    문재인·안희정 “日사과 요구하되 외교·통상 등 전제조건 돼선 안돼”군사정보협정은 주자별 엇갈려 유승민·남경필 “실보다 득 많아” 안철수 “정부 협정 뒤집기 힘들어” 이재명·손학규 “당장 재논의를” 위안부 소녀상 문제 등으로 인한 한·일 간 갈등에 좀처럼 해법이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위안부 합의와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중심으로 차기 주자들의 해법을 들어본다.주요 대선 주자들은 한목소리로 2015년 12월 28일의 한·일 위안부 합의가 잘못됐다며 재협상을 요구한다. 특히 주자 대부분이 경제 및 안보 문제와 역사 문제를 ‘투 트랙’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막아버릴 수는 없다”면서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요구를 지속해 나가되, 이를 한·일 외교 관계의 전제조건으로 삼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발전은 별개의 트랙으로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안부 합의에 대해선 “일본의 법적 책임 인정과 공식 사죄가 뒤따르지 않아 무효”라고 비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과거사 진실을 통해서 화해를 밝히는 길을 끝까지 하겠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이 한·일 통상, 외교 현안 등을 올스톱시켜서는 어떤 협력 구조도 만들어낼 수 없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협정 자체에 대해선 부정적인 뉘앙스다. 문 전 대표는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과연 미국이나 일본이 우리에게 얼마나 고급 정보를 주느냐는 문제가 있다”면서 우리가 먼저 북한과의 대화로 한반도 문제를 주도해 가야만 실익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 지사도 너무 서둘러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는 그러나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우리에게 이익이라며 찬성한다. 유 의원은 “훨씬 정확하고 신속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고 남 지사도 “우리에게 실(失)보다 득(得)이 많다”고 봤다. 유 의원은 다만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매우 잘못되고 불투명한 협상”이었다며 단호한 편이다. 그는 “재협상을 요구해도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입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10억엔을 반납하고 협상을 파기하겠다”면서 “일본은 계속 역사적 부담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군사정보협정은 이미 양국 정부가 체결한 협정을 차기 정부에서 뒤집는 게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위안부 문제는 “직접적인 피해자들이 살아계시기 때문에 전혀 다른 문제”라면서 “피해자들과 전혀 의사소통하지 않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했던 만큼 반드시 다음 정부가 재협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손학규 전 민주당대표는 위안부 합의와 군사정보보호협정 모두 당장 재협상 또는 종료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주적 균형외교’를 주장하는 이 시장은 “대한민국 정부가 지나치게 굴욕적인 자세를 취하다 보니 일본이 너무 교만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위안부 합의에 대해 “제일 좋은 것은 국회에서 무효 결의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손 전 대표도 “두 합의 모두 국회 비준을 거쳐야 하고 재논의해야 한다”면서 특히 “특히 위안부 합의는 일본의 진정한 사과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장은 “지금까지 한·일 관계에서 투 트랙 정책이 가능하지 않았다”면서 “특히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통해 치러야 하는 비용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새달 13일前 ‘헌재 8인’ 결론 낸다

    새달 13일前 ‘헌재 8인’ 결론 낸다

    “강일원은 국회측 수석 대리인” 격앙된 朴측, 주심 기피 신청 헌재, 추가 증인 등 모두 기각 헌법재판소가 22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을 오는 27일로 재지정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16차 변론을 마무리 지은 뒤 강일원 주심 재판관 등과 협의를 거쳐 당초 예정보다 사흘 연기했다. 박 대통령의 헌재 출석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헌재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은 이 권한대행 퇴임일인 3월 13일 이전에 이뤄질 전망이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열린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에서 “대통령 측 대리인들께서 준비시간이 부족하다고 말씀을 해 재판부에서도 여러 차례 회의를 거듭했다”며 “이에 2월 27일 월요일 오후 2시로 지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앞으로 5일 정도가 남아 있다. 그동안 준비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측은 당초 이날 박 대통령의 최종변론 출석 여부를 밝히기로 했으나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권한대행은 “최종변론 기일 하루 전(26일)까지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헌재 재판부가 박 대통령 출석 등 변수가 발생해도 최종 변론기일을 추가로 늦출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탄핵심판 선고가 다음달 13일 안에 이 권한대행을 포함한 ‘8인 재판관’ 체제 상태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헌재 재판부를 향해 ‘국회 측 수석 대리인’, ‘과속 재판’ 등의 격한 표현을 동원해 재판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박한철 전 헌재소장과 정세균 국회의장 등 20여명을 증인으로 무더기 신청하고 주심 강 재판관에 대해 기피 신청을 내기도 했다. 헌재 재판부는 그러나 추가 증인신청과 주심 기피 신청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변론에서 박 대통령 측 이동흡 변호사는 “박 대통령이 헌법 질서에 역행하려는 적극적인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어 손상된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요청될 정도로 중대한 헌법 위반 사유가 없다”며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탄핵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평우(72·사법시험 8회) 변호사는 강 재판관의 심문 등을 문제 삼아 “헌재가 분명 국회 편을 들고 있다”면서 “청구인(국회)의 수석 대리인이 되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에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즉각 큰소리로 “말씀이 조금 지나치신 것 같다. 언행을 조심해 달라. 수석대변인이란 말씀을 하실 순 없다”고 제지했다. 강 재판관도 “쟁점 정리와 증거취사 선택은 주심 혼자가 아닌 재판부의 권한이고, 증인신문이 부족하면 재판부가 확인하고 주심이 주도적인 책무가 있다”고 반박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강일원 “김평우 변호사가 헌법재판 많이 안 하셔서…”

    강일원 “김평우 변호사가 헌법재판 많이 안 하셔서…”

    강일원 헌법재판관이 탄핵심판 진행이 편파적으로 진행된다는 대통령 대리인단의 주장을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대통령 측은 강 재판관을 상대로 헌재에 재판관 기피 신청을 냈으나 결국 각하됐다. 강 재판관은 22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 “양측 증인신문이 부족하다든지, 증거와 모순이 되면 확인을 해야 한다”며 “주심재판관은 재판부를 대표해 주도적으로 심판 진행을 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대통령 대리인단 소속 김평우 변호사가 강 재판관의 심판 진행이 국회 소추위원측에 유리하도록 편파적으로 진행한다고 주장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앞서 김 변호사는 이날 변론에서 강 재판관이 증인신문 과정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특히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의 신문을 편파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국회 측 수석대리인”이라는 표현을 썼다. 강 재판관은 “(대통령 대리인단의 주장은) 정확하지 않은 사실관계에 근거한 것이 꽤 있다”며 “법정에서 주심 이름까지 거론하며 수석대리인이라고 하셨는데 김 변호사가 거론한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그와 같은 발언은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 재판관은 “김 변호사가 헌법재판을 많이 안 하셔서 그런 것 같다”며 대통령 대리인단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도 “모욕적인 언사에 대해서도 참고 (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대통령 대리인 측의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대통령 대리인단은 오후 5시 속개된 변론에서 강 재판관이 불공정한 진행을 하고 있다면서 기피 신청을 냈으나 각하됐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헌재가 여자 편 안 들고 국회 편들어”…김평우의 변론 들어보니

    “헌재가 여자 편 안 들고 국회 편들어”…김평우의 변론 들어보니

    최근 박근혜 대통령 법률 대리인단에 합류한 김평우(사진·72) 변호사의 발언이 거듭 논란이 되고 있다.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내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헌재 재판관과 국회 소추위원단을 꾸짖는가 하면, 자칫 협박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22일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도 김 변호사는 “(국회가) 무슨 영문인지 ‘섞어찌개’ 범죄를 만들어 (박 대통령을) 탄핵소추했다”랄지 “국회의원들이 야쿠자(일본 조직폭력배)입니까”라는 등 막말을 쏟아냈다. 김 변호사는 앞서 지난 20일 열린 15차 변론에서도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변론 종결 선언 후에도 추가 변론을 하겠다면서 ‘고성 난동’을 부린 적이 있다. 이날 변론 때 김 변호사가 했던 주요 발언들을 모아봤다.“이 사건(대통령 탄핵심판)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사건이다. (재판관) 9명 전원 이름으로 선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 내란 상태로 들어간다.” (현재 헌재 재판관 숫자는 8명이다.)“(국회가 헌재에 제출한) 탄핵소추장을 보면, 비선 조직을 이용한 국정 농단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뜻을 알고 (국회가) 썼느냐. 비선 조직은 깡패 조직, 첩보 조직에서 쓰는 말이다.”“법관은 약자를 생각하는 것이 정도(正道)인데, 약한 여자(박 대통령을 가리킴) 하나 편드는 게 아니라 똑똑하고 강한 변호사들(국회 소추위원단 대리인단을 가리킴)에게 힘을 보태주는 것은 법관이 해선 안 될 일이라고 믿는다.”“강일원 헌재 재판관이, 국회 측이 질문하고 끝낸 것을 뭐가 부족하다고 한술 더 뜨고 있다. 강일원 재판관은 청구인(국회)의 수석대변인인가.” (이 발언을 들은 이정미 재판관이 “말씀이 지나치신 것 같다”고 강력 경고했다.) 이정미 재판관도 문제가 있다. 역사적이고 국제적인 심판이 이정미라는 특정 재판관의 퇴임 일자인 3월 13일 선고에 맞춰서 과속으로 졸속 진행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이분들이(국회 소추위원단) 역사에 없는 섞어찌개 소추안을 만든 것이 고의라면, 재판관과 ‘5000만 국민’을 속이려고 한 것으로 무고한 박근혜 대통령을 쫓아내고 조기 선거로 정권을 잡겠다는 사기극이며, 국정 농단의 대역죄다.” “여러분, 위키피디아를 들어가 보라. 미국의 어느 탄핵 소추장에도 두 가지 범죄를 섞어서 소추한 예는 없다. 한국 국회는 안하무인으로 동서고금 세계 역사에 없는 섞어찌개를 개발해 (탄핵소추 사유) 13가지를 만들어 또 하나의 큰 통(탄핵소추 의결서)에 넣었다.” “세월호 피해자를 구조해야 할 책임이 대통령 한 사람에게 있나. 대통령에게 머리도 깎지 말고 밥도 먹지 말라고 하고, 국회의원은 놀고 술 먹어도 되나. (중략) 더군다나 여자 대통령에게 10분 단위로 보고하라는 건 세상 사람이 알면 웃을 일이다.” “헌재가 없으면 시가전(戰)이 발생하고 내전 상태에 들어간다. 영국 역사에 크롬웰의 혁명으로 수십만명이 죽었다. 국회파와 대통령파가 직접 충돌하면 나라가 망하는 것이 분명하다.”소설가 김동리 선생의 아들인 김 변호사는 1972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한 판사 출신으로, 서울형사지법과 청주지법 충주지원 판사 등을 거쳐 1980년대 변호사 개업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했다. 또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낸 적도 있다. 그는 최근 ‘탄핵을 탄핵하다’라는 책을 내놓고 박 대통령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도넘은 대리인단 “강일원 국회 대변인이냐”…헌재 “언행 조심하라”

    도넘은 대리인단 “강일원 국회 대변인이냐”…헌재 “언행 조심하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 참여 중인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의 돌발 행동과 막말이 도를 넘고 있다. 이제는 헌재 재판관을 ‘국회 대변인’이라고까지 지칭하며 재판의 위신을 훼손하는 수준까지 왔다. 대리인단의 김평우(72) 변호사는 22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 “강일원 재판관이 국회 측이 질문하고 끝낸 것을 뭐가 부족하다고 한술 더 뜨고 있다”면서 “오해에 따라서 청구인(국회)의 수석대변인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강 재판관이 굉장히 증인신문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데, 분석을 해봤더니 대통령 측 증인에 대해 주로 묻고 국회 측 증인에는 별로 질문을 안 한다”라면서 “우리나라 최고의 변호사들인 국회 측 대리인이 발견하지 못한 걸 강 재판관이 꼬집는다. 조금 과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동안 강일원 재판관은 대통령 대리인단 변론의 빈틈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일례로 강 재판관은 지난 9일 열린 12차 변론에서 “2014년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대통령이 이를 ‘국기 문란’이라 했음에도 그 후에 많은 자료가 (최씨에게) 나갔다. 이 부분이 어떻게 가능한 것이냐”고 캐물었다. 또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 경위에 대해서도 강 재판관은 “대통령 측은 일관되게 국정과제의 일환이자 좋은 취지로 재단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왜 관련된 사람에게 ‘증거를 다 없애라’, ‘국회에서 위증하라’고 한 것이냐”고 질문했다. 대리인단은 강 재판관의 질문에 하나도 답변을 하지 못했다. 김 변호사의 발언에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즉각 “말씀이 조금 지나치신 것 같다”면서 “언행을 조심해달라. 수석대변인이란 말씀을 하실 순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일주일에 3번이나 변론기일을 열고 오는 24일 최종변론기일을 주장하는 것은 다음달 13일 자기(이정미 권한대행) 퇴임 일자에 맞춰 재판을 과속으로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도발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재판에 소요된 시간은 80일밖에 안 되며, 법이 규정한 180일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그런데 어떻게 법에 정해진 판결 시점이 아무 상관 없는 재판관 퇴임 시점이 되는지 저는 이해가 안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헌재는 심판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종국 결정의 선고를 해야 한다. 접수날로부터 180일 이후에 탄핵심판 결정 선고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 이정미 재판관이 다음달 13일 퇴임하면 헌재는 ‘7인 재판관 체제’에서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해야 한다. 재판관 7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이 인용된다. 만일 다음달 13일 이후 7명의 재판관 중 한 사람이라도 유고가 생기면 심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더욱이 재판관 8명일 때와 달리 7명일 때 심리하면 심판 결과가 왜곡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변호사는 1시간 20분 넘게 혼자서 발언을 이어갔다. 하지만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변론을 하거나 재판관,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국회 소추위원장)을 향해 “이 정도 법률지식은 있지 않느냐”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대한변호사협회장까지 지낸 김 변호사는 앞서 지난 20일 15차 변론에서도 이 권한대행의 변론 종결 선언 후에도 추가 변론을 하겠다면서 ‘고성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씨줄날줄] 김정은과 국제형사재판소/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김정은과 국제형사재판소/황성기 논설위원

    아프리카 대륙의 조그만 나라 라이베리아의 대통령이었던 찰스 테일러는 2012년 4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시에라리온 특별법정에 세워져 징역 50년형을 선고받는다. 시에라리온 내전에 개입해 민간인 학살을 교사하고 방조한 죄였다. 그는 대통령 재직(1997~2003) 때 다이아몬드 최대 산지인 시에라리온으로부터 다이아몬드 공급권을 받는 대가로 시에라리온 반군에 무기를 제공했다. 반군은 내전 11년 동안 인구 600만명 중 12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잔학 행위와 학살을 일삼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뉘른베르크 재판 때 나치 독일의 관계자들이 전범으로 처벌된 적은 있지만 국제재판소에서 전·현직 국가 원수에게 중형이 선고된 것은 테일러가 처음이었다.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 암살 배후가 북한으로 드러나면서 이목이 쏠리는 국제기구가 ICC이다. 집단 학살, 전쟁 범죄, 반인도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형사처벌할 목적으로 2002년 설립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설립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으나 국가의 주권을 존중도 하고 한편으로는 국제재판소의 체포, 기소, 판결권이란 강제력도 인정해야 하는 딜레마로 각국이 고민하다 1998년 이탈리아 로마에 모인 120개국이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 규정’을 채택하면서 빛을 봤다. ICC는 북한과도 인연이 있다. 북한 인권 상황의 ICC 회부 촉구 등을 담은 북한 인권결의안이 2014년 이후 3년 연속 채택됐다. 결의안에는 인권 유린이 북한 지도부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며 제재 대상도 김정은으로 적시하고 있다. 하지만 인권결의안 채택과 ICC 회부는 별개의 문제다. 김정남 암살의 책임을 물어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를 ICC에 제소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가능성은 높지 않다. 북한은 ICC 회원국이 아니어서 재판 관할권이 미치지 않는다. 2003년 나이지리아로 망명해 2006년 체포된 테일러는 ICC가 있는 네덜라드 헤이그 교외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으면서 재판을 받았다. 유엔 안보리가 의지를 갖고 회부를 하면 ICC가 수사할 수 있지만 안보리 주요 멤버인 중국, 러시아가 북한 편을 들 것이 뻔하다. 국제사회의 압력을 못 이긴 중국 등의 찬성으로 안보리가 ICC에 회부를 하더라도 북한이 ‘최고 존엄’(김정은)에 대한 ICC 수사에 협조할 리가 만무하다. 그렇다고 두 손 두 팔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제3국의 공항에서 잔혹 무도한 테러를 저지른 범죄 집단을 규탄만 하고 있어서도 안 된다. 한국인 최초로 ICC 소장을 지낸 송상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장은 지난해 10월 뉴욕에서 열린 ‘북한 인권 현인그룹’에서 “우리는 언젠가 북한의 지도자를 ICC 법정에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렵지만 북한 지도부에 대한 ICC 제소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철의 공조’를 모색할 때가 왔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이덕일의 역사의 창] 시대는 바뀌었는데

    [이덕일의 역사의 창] 시대는 바뀌었는데

    인간이 평등한 존재라는 것은 누구나 부모의 정기를 받고 태어나 나이 먹으면 늙고, 늙으면 죽는다는 법칙에서 예외가 없기 때문이다. 불로초를 찾았던 진(秦) 시황(始皇)이나 신선을 찾아 헤맸던 한(漢) 무제(武帝)가 모두 한 줌 흙으로 돌아간 것이 이를 말해 준다. 인류의 역사란 인간들이 자연과 지배 체제의 전제에 맞서 자유를 획득해 가는 과정이었고, 그런 자유가 모두에게 확산되는 평등의 과정이었다. 이제 인간은 평등하다는 명제는 인류 사회의 보편적 개념이 됐다. 그만큼 시대가 변한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혼란의 뿌리는 권력으로 시대를 거스를 수 있다고 착각한 사람들이 권력을 장악하고 휘둘렀던 데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어느 세력이 집권하든지 유신시대 식의 전체주의 시스템으로는 끌고 나갈 수 없다. 그런데도 이런 식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가려다 좌초된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시대착오적 집단이 집권하다 보니 선비들의 용어로 말하면 군자는 눈을 씻고 찾아도 보이지 않고, 소인배만 득실대는 정부가 됐다. 송(宋)나라 때 학자이자 정치가인 부필(富弼·1004~1083)이 “간사한 아첨꾼이 군주의 총애를 얻으면 정사에 간여하여 기강을 문란하게 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이 지금의 현실을 말해 주는 듯하다. 공손추(公孫丑)가 맹자에게 “왜 제후를 만나지 않느냐”고 묻자 맹자는 임금이 찾아오면 담을 넘어 피신한 전국시대 위(魏)나라 단간목(段干木)과 문을 꼭 닫아 걸고 임금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 춘추시대 노()나라 설류(泄柳)를 예로 들면서 “이런 사람들은 너무 지나치다. 임금이 만나 보려는 정성이 절실하면 만날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임금이 이런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중용해야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맹자가 아첨꾼들을 비루하게 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맹자는 증자(曾子)가 “어깨를 올리고 아첨하며 웃는 것은 한여름에 밭일하는 것보다도 괴로운 일이다”라고 말한 것과 자로(子路)가 “마음은 다르면서도 그럴듯하게 말하는 자를 보면 얼굴빛이 빨개지므로 나는 이런 자를 상대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을 인용해 아첨꾼들을 비판했다(맹자, ‘등문공하편’). 그러나 세상은 군자들보다는 소인들이 득세하는 때가 더 많았다. 그래서 군자를 십이율려(十二律呂)의 기본 음을 내는 황종(黃鐘), 소인을 질그릇 소리가 나는 와부(瓦釜)로 비유하기도 한다.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1587~1671)의 시구 중에 “황종과 와부가 구분 없이 훼손당했네”(俱毁黃鐘及瓦釜)라는 구절이 있는데, 군자와 소인이 구별되지 않고 함께 망한 현실을 읊은 것이다. 초나라 군주에게 직간하다가 쫓겨난 굴원(屈原)은 ‘복거’(卜居)에서 “웅장한 소리를 내는 황종은 버려지고, 질그릇 두드리는 소리만이 요란하구나”(黃鍾毁棄 瓦釜雷鳴)라고 읊었다. 굴원은 멱라수(汨羅水)에 투신해서 죽었는데, 그나마 굴원은 국가 생존 전략을 두고 다툰 인물이다. 당시 초나라는 제(濟)나라, 진(秦)나라와 대립하고 있었는데, 굴원은 지금의 산둥반도에 있던 제나라와 세로(縱)로 연합해서 진나라에 맞서는 합종설(合縱說)을 주장했다. 진나라 장의(張儀)는 이에 맞서 진나라와 가로(橫)로 연합하는 연횡설(連衡說)을 주장했는데, 초 회왕이 여기에 넘어가 제나라와 단교하고 진나라와 동맹을 맺는 바람에 결국 나라가 망하게 됐다. 예를 들어 사드 탓에 사회 여러 분야에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우리를 둘러싼 국제 환경이 변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과거에는 미국 일변도의 정책으로도 충분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주역’ 곤괘 단전(彖傳)에 “서리를 밟으면 굳은 얼음이 이르리라는 것을 안다”(履霜堅氷至)는 구절이 있다. 서리가 내리면 얼음이 얼리라고 예견하고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하건만 이 정권은 거꾸로 봄이 오리라고 호도해 왔으니 사회 곳곳이 파탄 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나마 이들을 권좌에서 끌어낼 정도로 성숙한 국민들이 나라를 망국의 위기에서 구한 것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이런 시대착오적 집단들이 다시는 권력의 중추에 자리 잡지 못하도록 모두가 감시의 눈을 부라려야 할 때다.
  •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가짜 유전자가위와 과학 사기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가짜 유전자가위와 과학 사기

    지난해 5월 중국 허베이과학기술대 한춘위 교수팀은 세균에서 유래한 새로운 유전자가위를 발견했다는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유전자가위는 인간세포 및 동식물세포의 유전자를 마음대로 잘라 붙여 교정하는 도구로 난치병 치료와 고부가가치 농작물, 가축 개발 등에 널리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21세기 분자의학과 생명공학의 혁신을 이끌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한 교수팀은 RNA로 유도해 표적 DNA를 절단하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와 달리 DNA로 유도돼 표적 DNA를 절단하는 새로운 유전자가위 ‘NgAgo’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학계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한 교수는 이 논문 한 편으로 노벨상 후보로까지 언급되었다. 중국 정부는 한 교수를 지원하기 위해 34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세계 최대 효소회사 노보자임은 한 교수로부터 NgAgo 특허실시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한 교수팀의 논문이 발표된 이후 전 세계 수많은 연구자들이 새로운 유전자가위 실험에 착수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실험에 성공한 연구팀은 하나도 없었다. 필자를 포함해 미국, 독일, 중국의 여러 연구팀은 재현 실험에 실패한 결과를 각자 논문으로 보고했다. 실패한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논문이 여러 편 발표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만큼 NgAgo에 대한 학계의 관심이 컸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국내외 언론은 이를 두고 ‘중국판 황우석 사태’ 또는 일본 연구소의 줄기세포 조작 사건을 빗대 ‘제2의 오보카타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한 교수가 의도적으로 실험 결과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허베이대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한 교수 논문의 조작 여부를 밝히기로 했다. 유감스럽게도 생명과학 분야를 포함한 학계에서 논문 조작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 논문 조작은 과학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크게 훼손할 뿐 아니라 동료 학자들에게도 큰 피해를 끼친다. 조작된 결과를 근거로 연구할 경우 막대한 재원과 시간을 낭비하게 되기 때문이다. 논문 조작 사실이 입증되면 논문은 취소되고 논문 저자들도 징계를 받게 될 뿐 아니라 학계에서 퇴출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문 조작 사건이 종종 발생하는 이유는 논문 한 편으로 유명해지고 막대한 연구비를 받을 수 있다는 유혹에 굴복하는 과학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을 잠시 속일 수 있고 일부 사람들을 영원히 속일 수는 있지만 모든 사람들을 오랫동안 속일 수는 없는 법이다. 특히 학계의 주목을 크게 받은 논문일수록 많은 과학자들이 이를 검증하기 때문에 조작 여부가 밝혀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과학적 사기 사건은 왜 근절되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과학자의 잘못된 확신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실험 결과를 잘못 해석해서 확신을 갖게 되고 이에 부합하는 우연한 결과만 취사선택하거나 심지어 조작까지 하는 것이다. 황우석 박사에게는 NT1이라는 줄기세포가 있었고 일본의 오보카타 박사에게도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를 근거로 황 박사와 오보카타 박사는 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확신하게 되었고 재현이 되지 않자 데이터를 조작하게 되었다. 조사위원회의 공식 발표가 남아 있지만 한 박사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를 속인 것이다. 과학자의 신념은 중요하다. 세상을 바꾼 위대한 발견과 발명을 이룬 학자들은 남들이 아무리 불가능한 일이라고 해도 이를 귀담아듣지 않는,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확신이 지나치면 이에 반대되는 증거를 무시하고 편향적으로 증거를 수집하거나 심지어 조작까지 할 수 있다. 자기 확신의 위험성을 중화시켜 주는 것이 합리적 회의주의이다. 남들의 연구 결과는 물론 자신의 실험 결과도 합리적으로 의심하는 것이 과학자의 중요한 자질이다. 그러나 의심만 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과학자는 확신과 의심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잡아야 하는 어려운 직업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