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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마에서 ‘홀로코스트’ 유대인 희생자들 기리는 명판들 도난

    로마에서 ‘홀로코스트’ 유대인 희생자들 기리는 명판들 도난

    독일 나치당의 반인륜적인 유대인 집단학살 범죄, 이른바 ‘홀로코스트’로 희생된 유대인들을 기리는 청동 명판이 이탈리아 로마에 있었는데, 이 명판이 도난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11일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제로’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당에 의해 살해된 유대인 가족을 추모하는 소형 명판 20개가 로마 중심가인 리오네 몬티 지역에 있었는데, 이 명판들이 전날 아침에 모조리 사라졌다. 명판들은 디 콘실리오 가족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독일 예술가 군터 뎀니히가 이들이 거주하던 주택 근처의 길바닥에 2012년 1월 설치했다. 디 콘실리오 일가 중 상당수는 나치의 강제수용소 ‘아우슈비츠’로 끌려가 목숨을 잃었고, 나머지 가족들은 나치가 유대인들을 집단으로 학살한 로마 외곽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명판들을 관리하는 단체는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이 단체는 지난 7월 아돌프 히틀러 사진이 동봉된 경고성 편지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알려지자 로마의 유대인 단체는 “이런 역겨운 행위를 규탄한다”면서 “경찰이 책임자를 조속히 붙잡아 엄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시장도 “이번 일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역사와 기억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마 시내에는 홀로코스트 당시 희생된 유대인들을 추모하는 명판 약 200개가 설치돼 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반(反) 난민 정서와 맞물려 특정 인종을 겨냥한 ‘증오 범죄’(hate crime)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한국계 프랑스 의원의 트럼프 욕설

    한국계 프랑스 의원의 트럼프 욕설

    “치매노인 도널드, 치매 걸린 사람들이 대소변도 못 가려 이불을 더럽히는 것과도 같다. 내 조국을 능멸하지 말라, 이 멍청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이 처럼 원색적인 욕설로 맹비난했던 한국계 입양아 출신인 조아킴 손포르제(35) 프랑스 하원의원이 최근 “파시스트들 앞에서 무기력한 도덕론자는 되지 않겠다”면서 자신의 발언을 옹호했다. 그는 지난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의 ‘노란조끼’ 시위와 관련, 에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조롱하는 글을 트위터를 통해 전파시키자 이 같이 비난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협약이 파리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프랑스 전역에 시위와 폭동이 있다. 국민은 많은 돈을 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시위대는)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고 외친다. 사랑하는 프랑스여”라며 마크롱 대통령을 조롱했다. 그러자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 소속인 손포르제 의원은 대규모 ‘노란 조끼’ 4차 집회가 프랑스 전역에서 열린 다음날인 9일 트위터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쓴 글을 공유(리트윗)하며 거친 욕설을 퍼부었다. 포르제 의원은 이에 대해 “그(트럼프)에게 (욕설인) ‘f**k you’라고 말하고 인터넷을 끊어버리고 (치매)약을 줄 사람 없나”라고 맹비난했다. 포르제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 우리의 생각들을 지키지 못하고 끔찍한 것들에도 제대로 항변 못 하는 그런 태도가 바로 프랑스를 죽인다”고 적었다. 한때 트럼프의 ‘오른팔’로 불렸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지난 8일 벨기에 브뤼셀의 극우주의자 모임에 참석해 “파리가 불타고 있다”고 조롱한 것에 대해서도 “똥 덩어리만도 못한 배넌이 유럽에 싸구려 물건을 팔러 왔구나. 우리는 안 산다. 거짓말쟁이들은 집에 가라”고 맹비난했다. 트위터에서는 손포르제 의원의 이런 거칠 것 없는 ‘폭풍’ 트윗에 지나치다는 발언이 쏟아졌지만, 그는 자신의 발언과 행동은 프랑스를 지키기 위해 한 옳은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로 인해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는 손포르제 의원은 “트위터 세상의 무기력한 도덕주의자들의 축제에 참여하는 이들은 조국이 능멸당하도록 놔두시라. 나는 그렇게 안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트위터 계정을 지워버려라”고 비난하는 한 트위터 사용자에게는 “파시스트는 침묵하는 이들과, 그것(발언의 자유)을 옹호해주는 도덕주의자들 때문에 항상 이겼다. 나는 내 조국을 나만의 격렬한 방식으로 지킬 것”이라고 답했다. 손포르제 의원은 트위터에서의 거친 발언을 쏟아낸 뒤 살해 협박과 인종차별 욕설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어떤 협박과 차별도 나를 굴복시키지 못한다. 우리 집에 나를 죽이러 오겠다고 하는 사람도 무섭지 않다. 트위터 밖에서 지지의 뜻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손포르제 의원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당 LREM 소속으로 지난해 프랑스 총선에서 스위스·리히텐슈타인 해외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1983년 7월 서울 마포의 한 골목에서 경찰관에게 발견돼 이듬해 프랑스로 입양된 그는 유년 시절부터 음악과 과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프랑스 최고 명문 그랑제콜(소수정예 특수대학)인 파리고등사범학교(ENS)에서 인지과학을 전공한 뒤 스위스로 건너가 의학을 공부했으며 당선 전까지 스위스 로잔에서 방사선과 의사로 일했다. 원내에 진출한 뒤에는 하원 불·한의원친선협회장도 맡으며 한국과 프랑스의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두 배 요구 지나치다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제10차 회의가 오늘부터 사흘간 서울에서 열리는 가운데 미국 측이 한국의 분담금을 최고 두 배까지 올리려 한다는 보도가 나와 우려를 자아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일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두 배로 인상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또 미국 정부가 50% 인상한 12억 달러(약 1조 3500억원)로 한국과 타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협상 과정에서 인상 요구 수준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두 배든 1.5배든 한국으로선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액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인터뷰나 트위터 등을 통해 한국의 방위비 분담 수준에 불만을 표시해 왔다. 미국 협상팀도 1~9차 회의에서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과정에서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분담시키기 위한 ‘작전 지원’ 항목 신설이나 사드 운영비용 분담 문제까지 논의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이런 요구는 주한미군 주둔에 필요한 인건비와 군수지원비, 군사건설비 등을 대상으로 하는 분담금 취지에 맞지 않는다. 사드의 경우 한국 측이 용지와 전기, 도로 등만 부담키로 한 약속을 깨는 것이다. 결국 무리한 요구를 통해 분담금을 대폭 인상하려고 압박하는 속셈으로 보인다. 한국은 올해 기준으로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절반인 9602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그 외에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건설비 12조원의 92%를 부담하는 등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한다. 더이상의 분담금 인상 요구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모두 한국이 부담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을 단지 비용의 측면에서만 보면 곤란하다. 주한미군이 동북아 지역에 군사적 균형을 이뤄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은 미국 내 군사외교 전문가들이 대부분 동의하는 바다. 게다가 지금은 한반도 비핵화 국면에서 한·미 공조가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미국이 지나친 요구를 고집해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 박광온 與최고 “소비 살아난다”

    박광온 與최고 “소비 살아난다”

    “KDI는 9~10월만 비교해 약화 판단 1~3분기 종합하면 2012년 이후 최고”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0일 각종 통계를 제시하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론을 적극 옹호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 비판론에 정면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박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작심한듯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집요한 공격과 흠집 내기가 계속되고 있는데, 지나치게 성급할 뿐 아니라 바르지 않다”며 “소비가 바닥에서 살아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은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서 그것이 소비 활성화와 투자 증대, 고용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근거로 민간소비 평균 증가율, 소매판매지수 증가율,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 실질임금 등 모두 네 가지 통계를 제시했다. 박 최고위원은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민간소비 평균 증가율에 대해 “올해 3분기까지 3.0%”라며 “2012년부터 따져봤을 때 올해 1~9월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2012년 1.7%, 2013년 1.8%, 2014년 2%, 2015년 1.8%, 2016년 1.9%, 2017년 2.4%로, 올해가 최고 수준이라는 얘기다. 그는 또 “통계청이 집계하는 소매판매지수 증가율, 즉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전문소매점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지표가 올 3분기까지 4.5%로, 지난해 2.9%보다 굉장히 높아졌고 이 역시 2012년부터 따져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라면서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걸 분명히 말해주는 지표”라고 했다. 이어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도 지난해보다 21% 증가한 80조 5000억원 규모라며 조목조목 설명했다. 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KDI 경제동향’에서 “소매판매액은 9~10월 평균으로 계산했을 때 지난해 동기 대비 2.7% 증가하는 데 그쳐 소비 증가세가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박 최고위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KDI는 9~10월 특정 기간만 비교한 것이고 1~3분기를 종합해 보면 증가율이 2012년 이후 가장 높다”고 반박했다. 그는 “내년에 포용적 성장을 위한 예산을 본격적으로 집행하면 소득주도성장의 체감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창문에 누가 있어요’…10대 소녀 침실 훔쳐본 남성 CCTV에 포착

    ‘창문에 누가 있어요’…10대 소녀 침실 훔쳐본 남성 CCTV에 포착

    창문을 통해 13살 소녀의 침실을 몰래 훔쳐본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7일 야후7 뉴스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에서 부동산 중개업자로 일하는 아이작 테우(30)라는 남성이 10대 소녀의 침실을 훔쳐본 사건과 관련해 구속됐다. 앞서 11월 30일 콜라로이 해변 근처에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 10대 소녀의 침실 밖 CCTV에 소름 끼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 남성이 창문을 통해 소녀의 침실을 엿보고 있었던 것이다. 10월부터 누군가 자신을 쳐다본다고 느꼈던 소녀는 부모님께 즉시 사실을 알렸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경찰에도 신고를 해봤지만 밝혀진 것은 없었고, 결국 부모는 CCTV를 설치하기로 결심했다. 딸을 괴롭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부모는 CCTV를 매일같이 확인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끔찍한 장면을 확인하게 됐다. 밤 10시가 넘은 시각, 한 남성이 딸 침실 창문 앞을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영상에는 남성이 관음 행동을 하는 것이 고스란히 담겼다. 문을 그대로 지나치는 듯 보였던 남성은 다시 되돌아오더니, 침실을 몰래 엿보고 도망간다. 경찰은 남성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CCTV 영상을 공개했고, 아이작 테우를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동산 중개업자인 아이작이 관리하는 부동산 옆에 소녀의 집이 위치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역시 딸을 가진 아버지라는 점이 알려져 더욱 충격을 더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어린이 피해자가 큰 충격을 받았고, 이로 인해 집에 머무는 것에 두려움이 생겼고 밤에 잠을 잘 수 없게 됐다”면서 “이번 체포로 소녀가 힘든 것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이 사건은 당신의 아이가 누군가 감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며 “이런 상황에서 CCTV를 설치하는 것은 올바른 행동 지침”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작은 스토킹, 불법 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돼 이번 달 말 법정에 출두해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사진·영상=D&D News/유튜브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김정은 답방에 남남갈등… 환상·공포 접고 ‘평화 지렛대’ 만들어야

    김정은 답방에 남남갈등… 환상·공포 접고 ‘평화 지렛대’ 만들어야

    기성세대 반공 반감·신세대 막연한 환영 “통일 앞당길 큰 기회… 답방 이후 준비를”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이 가시화되면서 ‘김정은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가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대다수 국민들은 차분하게 접근하고 있지만, 열렬하게 환영하는 이들과 극렬하게 반대하는 이들이 양극단에서 남남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단 이후 북한 지도자의 첫 방문이란 역사적 의미를 살리고 통일을 앞당기려면 당분간 다시 오지 않을 이 기회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9일 서울 도심에서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한 찬반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는 서울시민환영단의 예술가, 청년, 청소년 등 60여명이 한반도기를 들고 춤을 추는 등 ‘서울 정상회담’ 환영 행사가 진행됐다. 비슷한 시각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백두청산위원회가 김 위원장 방문을 환영하는 단체인 백두칭송위원회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에 대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 방문을 지나치게 환영하는 것도 기존 이념, 가치관,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 심리가 작용한 탓”이라면서 “정부가 보안에 만전을 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행사가 왜 중요한지 국민들에게 이해시키는 설득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어린 시절부터 반공 이념 속에 살아온 기성세대는 과거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다”면서 “이들이 반대 집회를 연다고 해서 마냥 인색하다고 비난할 게 아니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실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어쩌면 우리 대통령이 북한에 10번 가는 것보다 북한 지도자가 한국에 1번 오는 것이 통일을 앞당기는 데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왔다 갔다는 데 의미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 방문 때 반대 집회가 격렬하게 열리면 북한 내부적으로 김 위원장이 적진에 다녀왔다는 무용담을 만들어 낼 뿐”이라며 “차분하게 자유민주주의의 실상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북한 체제 또는 존엄 훼손의 수준이 아니면 김 위원장도 어느 정도 이해할 것”이라면서 “반대, 찬성 측 모두 자기 의견을 표출하되 극단적이지 않아야 한반도 긴장 완화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답방 이후가 더 중요하다”면서 답방 후폭풍을 감당하려면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시적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정원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는 “연내 답방이란 문자적 의미에 목매지 말고, 답방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끄는 토대가 될 수 있도록 회담 내용에 신경 써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면 내부 갈등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원연 서울지방변호사회 통일법제특별위원(변호사)은 “북한 지도자는 형법 및 국가보안법상으로 반국가집단의 수장으로서 처벌 대상이지만, 평화통일의 협상 당사자로서 처벌이 면제되는 특수한 지위를 갖고 있다”면서 “답방을 계기로 남북한 관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유럽서 부활한 反유대주의는 무슬림 탓?…옅어진 홀로코스트의 추억

    유럽서 부활한 反유대주의는 무슬림 탓?…옅어진 홀로코스트의 추억

    “내가 학교를 다닐 때(30여년 전쯤)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모욕의 의미로 ‘유대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독일 학교에선 유대인이 모욕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고, 유대인 학생이 없는 학교에서조차 유대인이란 단어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요.” (독일 외교관 펠릭스 클레인, 50세) “교실에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반(反)유대인 정서를 가르칠 때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선 유대인이라는 단어가 욕설처럼 통용되고 있어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대계 사회 교사 미할 슈바르츠, 42세) 1945년 나치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이후 독일은 홀로코스트와 유대인에 대한 혐오 범죄에 대해 통렬하게 반성했다. 하지만 70여 년이 지난 지금, 독일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또다시 반(反)유대주의가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고 CNN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단 독일뿐 아니라 유럽 곳곳에서 반유대주의 정서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반유대주의학술정보원(RIAS)은 지난해 베를린에서만 유대인 혐오 사건이 전년보다 61% 많은 947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대부분이 언어폭력이었지만 신체적 폭행도 18건에 달했다. 한 16세 소녀는 학교 친구로부터 “유대인에게 가스를!”이라는 말을 들었고,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발로 차이고 공기총에 맞은 14세 소년도 있다. 무슬림 이민자 늘면서 증오 범죄 확산?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악몽이 각인된 유럽 사회에서 그동안 유대인에 대한 증오는 금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홀로코스트의 재발을 막기 위해 옛 조상의 땅에 강력한 유대인 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논리(시오니즘)로 팔레스타인인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슬람권 이민자를 중심으로 반유대주의도 확산됐다는 논리가 제기됐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0년 유럽 내 무슬림 인구는 1950만명으로 전체 유럽 인구의 3.8%였지만 2016년 2577만명(4.9%)으로 증가했다. 프랑스(8.8%), 스웨덴(8.1%), 영국(6.3%), 독일(6.1%) 등은 이슬람권 인구가 5%를 넘는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에 미국 대사관 이전을 강행하는 등 친(親)이스라엘 기조를 강화하자 분노한 이슬람권 이민자들이 반유대주의 범죄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월 파리 근교 도시 사르셀에서 한 여덟 살 유대인 남자아이가 10대 청소년 두 명에게 구타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청소년들은 종교시설로 향하던 소년이 ‘키파’를 쓴 모습을 보고 길에 쓰러뜨린 뒤 주먹으로 때린 뒤 달아났다. 키파는 유대교 남성들이 쓰는 모자다. 유대인들이 많이 거주해 ‘작은 예루살렘’이라 불리는 사르셀에서 이런 폭행사건이 일어난 데 프랑스 유대인 사회도 큰 충격에 빠졌다. 유대인 인구가 1만 5000여명에 불과한 스웨덴에서도 지난해 12월 9일 제2의 도시 예테보리에서 유대교 회당이 무슬림으로 추정되는 10대의 화염병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홀로코스트 기억하는 세대 줄어…교사들도 곤혹 하지만 유럽을 휩쓰는 반유대주의가 온전히 유럽 내 이슬람 인구의 급증 때문이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유럽인들 마음속에 내재된 반유대 정서가 되살아나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영문 매체 ‘더로컬’은 독일 내무부 자료를 인용해 2015년 독일 내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 1366건 가운데 78건만 이민자들의 소행이고 1246건은 극우 민족주의자들과 연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경찰은 지난해 발생한 반유대 증오범죄 1453건 중 1377건이 극우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후 70년이 지나도 네오나치 등이 발호하는 등 반유대주의 정서가 독일인의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음을 반영한다. 독일에서 유대인 증오가 확산되는 이유로 홀로코스트를 기억하는 세대가 사라지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CNN 조사에 따르면 독일 18~34세 성인의 40%가 ‘홀로코스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냐’는 질문에 ‘거의 알지 못한다’거나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반 이민, 독일우선주의 등을 기치로 하는 신생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열광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독일 학생들은 14~15세 때 제3제국(나치 독일)과 홀로코스트를 배운다. 교육 과정에는 인근 포로수용소 현장 학습도 포함된다. 하지만 베를린 상원 교육국의 사라야 고미스 차별조사위원은 “요즘 학생들에게 홀로코스트는 그저 과거의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어린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유대주의가 퍼지면서 독일 교사들도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베를린 중·고등학교 선생님인 유대계 레이첼(가명)은 지난해 학생들의 괴롭힘을 감당할 수 없어서 학교를 옮겼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 “학생들은 교과서에 하켄크로이츠(나치를 상징하는 갈고리 십자가 문양)를 그렸고, 수업시간에는 나에게 ‘이봐, 유대인!’이라고 소리 질렀다”고 증언했다. 특히 유럽 내 우파 민족주의가 확산하면서 유대인에 대한 박해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도 지난해 4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프랑스는 벨디브 사건에 책임이 없다”고 발뺌해 논란이 됐다. 벨디브 사건은 1942년 7월 나치 독일에 협력한 프랑스 비시 정권이 유대인 1만 3000명을 억류했다 나치 수용소로 보낸 일을 말한다. 오스트리아에선 나치 부역자들이 설립한 자유당이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제3당에 올라 제1당인 우파 국민당과 연립정부를 꾸렸다. 자유당의 우도 란트바우어 니더외스터라이히주 의원은 올해 초 주의회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나치를 추종하는 학생동맹의 부의장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이 단체가 행사 때 쓰는 ‘나치 노래책’에 유대인 학살을 선동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었고 결국 사퇴했다. 유럽인 28% “유대인이 경제에서 너무 많은 영향력 행사한다” 미국의 유대인 전문 매체 ‘포워드’는 이런 반유대 정서가 전통적인 ‘음모론’, 즉 유대인이 인류에 기생해 인류를 해치려 한다는 뿌리 깊은 유럽인의 정서가 되살아나는 징조라고 평가했다. 유대인들은 로마 시대 이후 유럽에 흩어져 살면서 농업에 종사하는 일이 금지돼 주로 상업·금융업 등에 종사했다. 이로 인해 다른 민족을 깔보고 돈만 밝힌다는 편견과 함께 미움을 샀다. CNN이 지난달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영국, 헝가리, 폴란드, 스웨덴 등 7 개국에서 7092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44%의 유럽인들이 반유대주의를 자신의 나라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또한 유럽인의 28%는 유대인들이 금융업을 포함한 경제계에서 너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20%는 유대인의 정치·언론계 파워가 너무 크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5%는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원인으로 유대인을 꼽았다. 유대인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유럽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약 5%의 유럽인은 홀로코스트에 대해서 들어본 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4%의 유럽인들은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을 점유할 자격이 있다고 대답한 반면, 응답자의 32%는 이스라엘 때문에 유대인이 싫다고 말했다. 약 31%의 유럽인들은 유대인들이 홀로코스트를 이용해 자신들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고, 약 28%는 유럽의 반유대주의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저지르는 악행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현재 분출되는 반이스라엘 정서와 극우 민족주의의 확산을 제어하지 못하면 반유대주의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퓨리서치센터는 유럽에서 지금과 같은 난민 유입 추세가 지속되면 2050년 무슬림 인구는 75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극우 민족주의의 부상을 계기로 EU의 결속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EU가 추구하던 자유주의적 관용의 가치도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박항서 감독, 에릭손 꺾고도 “그는 월드클래스, 나랑은 비교 불가”

    박항서 감독, 에릭손 꺾고도 “그는 월드클래스, 나랑은 비교 불가”

    “에릭손 감독은 월드클래스, 나와 비교할 수 없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결승에 올려놓은 박항서 감독이 6일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출신인 스벤 예란 에릭손(스웨덴)이 지휘한 필리핀을 꺾고도 한없이 자신을 낮췄다. 베트남은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준결승 2차전 홈경기도 2-1로 이겨 합계 4-2로 승리, 대회 결승에 올랐다. 결승은 오는 11일 말레시이아, 15일 베트남에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린다. 베트남이 우승을 차지하면 2008년 우승 이후 10년 만에 두 번째 감격을 누리게 된다. 베트남은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2-0으로 누른 적이 있어 강한 자신감을 갖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항서 감독은 미국 폭스 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베트남 국민들의 응원에 감사하다”고 전한 뒤 “나는 에릭손 감독과 비교되고 싶지 않다. 에릭손 감독은 월드클래스 감독이다. 그를 상대해 매우 영광이다. 내가 두 번 이겼지만 나의 수준은 그와 비교될 수 없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베트남 대표팀의 승승장구를 보면 지나치게 겸허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진출에 성공하며 변방에 있었던 베트남축구를 아시아 중심 무대로 옮겼다는 평가다. 베트남에선 박항서 신드롬이 일어났고, 한국과 베트남의 각 분야 교류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등 축구를 넘어서 여러 분야에 결코 작지 않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서다.이날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던 베트남은 특유의 수비 축구로 필리핀을 상대했다. 수비수 5명을 최후방에 세우는 파이브백으로 골문을 걸어 잠근 뒤 침착하게 역습 기회를 노렸다. 베트남은 전반 중반 이후 필리핀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해지자 조금씩 공격을 퍼부었다. 전반 29분 베트남 응우옌꽝하이는 도안반하우의 왼쪽 크로스를 멋진 왼쪽 바이시클킥으로 연결했고, 전반 32분엔 판박득이 문전 혼전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베트남은 전반에만 슈팅 7개를 날려 필리핀(1개)을 크게 압도했다. 베트남은 후반전에도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펼치다 후반 막판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필리핀을 몰아붙였다. 선제골은 후반 37분 판반득의 왼쪽 땅볼 크로스를 응우옌꽝하이가 침착하게 밀어 넣어 첫 골을 터뜨렸다. 5분 뒤엔 응우옌꽁프엉이 쐐기 골을 넣었다. 그는 현란한 기술로 페널티 지역 왼쪽을 뚫은 뒤 왼발 강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박항서 감독은 승리를 예감한 듯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쳐 홈 관중의 환호를 유도했다. 베트남은 후반 44분 상대 제임스 영허즈번드에게 추격골을 내줬지만 승리를 지켰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새 영화] 움직이는 도시 쟁탈전…피터 잭슨표 설국열차?

    [새 영화] 움직이는 도시 쟁탈전…피터 잭슨표 설국열차?

    스토리보다 비주얼로 사로잡는 대형 스크린용 액션 블록버스터기계장치 위에 얹혀진 채 다른 도시를 약탈하는 ‘견인도시’를 소재로 한 블록버스터 ‘모털엔진’이 지난 5일 베일을 벗었다. 크리스천 리버슨 감독이 연출을 맡았지만,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를 만든 판타지 거장 피터 잭슨이 영화 제작권을 사들이고 전체 제작을 맡아 주목을 받은 영화다. 영화의 원작은 필립 리브의 4부작 소설 ‘견인도시 연대기’다. 얼굴에 흉측한 상처가 있는 소녀 헤스터(헤라 힐마 분)가 견인도시 ‘런던’에서 사는 톰(로버트 시한 분)을 만나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인류를 멸망으로 몰고 간 무기를 발굴해 동쪽 세계를 정복하려는 고고학자 밸런타인(휴고 위빙 분)과 맞서는 내용으로, 원작의 전체 4부작 가운데 1부에 해당한다. 연도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원작과 달리 영화는 지구를 멸망케 한 2118년 ‘60분 전쟁’에서 1600년이 흐른 3718년을 배경으로 삼았다. 전쟁에서 남은 생존자들은 유목민이 됐다. 시민을 태운 도시가 직접 움직이면서 자원을 찾아다니는 ‘견인도시’가 생겨나고, 적자생존을 의미하는 ‘도시 진화론’도 만연했다. 가장 관심이 쏠린 부분은 소설 속 견인도시를 어떻게 스크린에 구현하느냐였는데, 피터 잭슨이 아니었으면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릴 만하다. 피터 잭슨은 대형 견인도시인 런던이 작은 소도시를 침략하는 첫 장면부터 곤충처럼 기어 다니는 ‘스커틀버트’, 공중도시 ‘에어헤이븐’, 비행선 ‘제니 하니버’ 등을 스크린에 생생하게 구현했다. 견인도시의 묵직함은 ‘매드맥스’, 독특하고 다양한 등장인물들은 ‘스타워즈’, 암울한 미래에 벌어지는 계급 간 다툼은 ‘설국열차’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견인주의에 반대하며 땅에 정착해 살 것을 주장하는 ‘반견인도시 연맹’이 모인 ‘샨 구오’ 성벽의 대규모 전투는 ‘반지의 제왕´의 다른 버전을 보는 느낌마저 든다. 헤스터를 쫓는 기계인간 ‘슈라이더’는 반지의 제왕에서 나왔던 ‘골룸´을 연상케 한다. 다만 원작의 깊이에는 다소 못 미치는 감이 있다. 이야기를 생략하고 액션에 치중한 탓에 이분법적인 논리를 지나치게 부각했다. 막판으로 갈수록 액션에 밀려 이야기의 힘이 떨어지는 이유다. 선과 악, 강대국과 약소국, 동양과 서양의 대결을 너무 드러내 ‘산통 깨는’ 장면도 일부 있다. 영화가 거대한 서사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무래도 후속편에서나 확인할 수 있겠다. 그래도 ‘피터 잭슨 표’ 영화를 고대하던 이들에게는 즐거운 선물이 될 것이다. 대규모 액션 신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영화관에서 보길 권한다. 128분. 12세 이상 관람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조선을 사랑했지만 지워진 일본화가들

    조선을 사랑했지만 지워진 일본화가들

    일제강점기는 우리 근대 미술계에 참 난감한 시간이다. 기억하자니 친일이 돼버리고, 잊자니 40년 공백으로 남는다. 그래서 애써 이를 부정하곤 한다. 이 부정의 시간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우리에게 여전히 큰 과제다.‘일본 화가들 조선을 그리다’는 근대 미술계의 공백으로 남은 일제강점기 일본 화가들에 관한 책이다. 황정수 미술연구가가 20년 동안 발로 찾아다니며 챙긴 일본인 화가 30여명의 작품과 생애가 담겼다. ‘도화서’로 대변되는 조선 미술계는 일제강점기 때 ‘개화’라는 이름의 새로운 미술 세계를 마주하고 일본 미술과 서양 미술에 자리를 내준다. 3·1운동 이후 일제는 식민지인을 계도한다면서 이른바 ‘문화정책’을 펼친다. 1922년부터 1944년까지 23년 동안 열린 조선미술전람회가 바로 그 대표적인 통로였다. 전람회는 많은 미술가를 배출하는 순기능이 있었지만, 미술계가 조선 총독부의 의도에 맞춰 왜색을 띠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출품·입선한 그림은 빼어난 작품이 많았지만, 현재 전하는 작품은 그다지 많지 않다. 특히 일본 화가가 그린 작품은 불태워졌거나 이름을 바꿔 유통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한국 화가 조석진이 그린 것으로 알려진 ‘조선 사찰 풍경’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림 좌측 위쪽에 ‘1925년 초봄에 조석진이 봉운사를 그린 작품이고 ‘매애’(梅涯)라는 사람이 글을 썼다’는 설명이 붙었다. 조석진의 화풍과 전혀 다른 데다가 그림에 글이 지나치게 과하다고 생각한 저자는 그림의 인장에서 ´산본’(山本)을 보고 글자를 맞춰 본다. 이렇게 나온 ‘산본매애’(山本梅涯)는 일제강점기에 한국에 와서 활동했던 유명 일본 화가 ´야마모토 바카이´였다. 그의 그림이 마치 조석진의 작품처럼 팔린 셈이다.저자는 일제강점기 그림 가운데 이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며, 오히려 근대 미술계를 왜곡시킨다고 지적한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조선 총독부가 이른바 왜색 짙은 작품에 상을 주고, 한국 미술계가 거기에 맞춰 흘러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당시 조선이라는 공간에서 한국 화가와 일본 화가가 교류했다. 한국의 유명 화가가 일본인 교사에게서 그림을 배우기도 했는데, 우리가 이를 부끄럽게 여겨 부정해버리면 우리 근대 미술은 결국 반쪽밖에 남질 않는다”고 강조했다.실제로 이들의 그림은 굉장히 한국적인 색채를 띤다. 한국을 누구보다 사랑한 가토 쇼린의 ‘마포풍경’은 한국의 시대상을 잘 드러낸다. 마포 쪽에서 한강 마포나루를 바라보며 종이에 수묵담채로 그린 이 그림은 조선 평민의 애환을 그대로 담았다. 조선 총독부가 조선미술전람회에 간섭하는 것을 반대한 가타야마 탄 역시 누구보다 한국적인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특히 한복을 입은 조선 여인이 어린 딸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림 ‘구’는 김기창의 ‘엽귀’와 비슷한 소재와 구도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두 작품은 1935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나란히 출품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금강산을 사랑한 화가 도큐다 교쿠류는 그 누구보다 금강산을 빼어나게 그렸다. 그의 그림은 2004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었던 ‘그리운 금강산’전에서 허백련의 제자인 임신의 그림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744페이지 방대한 분량의 책에는 400점의 도판을 실었다. 이 가운데 120점은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그림이다. 저자가 20년 동안 찾고 5년에 걸쳐 정리한 책은 사료로서도 가치가 있다. 일본 화가들이 그린 그림임에도, 그들이 애정을 가지고 그린 한국의 인물과 풍경을 보노라면 우리 미술계가 너무 무관심했던 것은 아닐까 돌아보게 된다. 예술에는 이념도 국경도 없다. 애써 부정하기보다는 다시 돌아보고 냉정하게 평가해야 할 때가 아닐까.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돈봉투 만찬’ 이영렬 무죄 이어 면직 취소

    ‘돈봉투 만찬’ 이영렬 무죄 이어 면직 취소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면직 처분을 받은 이영렬(60)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면직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최근 대법원이 이 전 지검장의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게 주요 근거였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이 전 지검장은 검찰에 복직하게 된다.6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윤경아)는 이 전 지검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면직처분취소청구 소송에서 이 전 지검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다른 검찰 면직 사유에 비춰보면 이 전 지검장의 징계는 비위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과하다”고 판단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수사본부 본부장이었던 이 전 지검장은 지난해 4월 특수본 검사 6명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 등 법무부 검찰국 검사 3명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1인당 9만 5000원가량의 식사비를 업무카드로 결제했고, 법무부 과장 2명에게 각각 현금 1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넸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감찰을 지시했고 이 전 지검장은 사의를 표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무부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 전 지검장에게 면직 징계를 의결했고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이 전 지검장을 김영란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대법원은 이 전 지검장의 징계 사유 중 하나였던 김영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김영란법은 상급 공직자 등이 하급자들에게 격려 목적으로 전달한 금품은 처벌 예외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해당 사건의 만찬은 성격상 처벌 예외 대상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반려독 반려캣] 길에서 도움청한 새끼 고양이 입양한 남성의 사연

    [반려독 반려캣] 길에서 도움청한 새끼 고양이 입양한 남성의 사연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한 남성은 도움을 청한 길고양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최근 동물 전문 매체 더 도도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디케이터시에 사는 제이슨 벨리샤는 지난 달 초, 차 엔진이 고장 나 렌터카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길이었다. 그때 주차장에서 ‘야옹’하는 절박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벨리샤는 좌우를 살폈고, 자신의 옆 차량 아래에서 홀딱 젖은 가엾은 새끼 고양이를 발견했다. 안타까움에 그는 손짓으로 새끼 고양이를 불렀고, 녀석은 주저 없이 그 앞으로 다가와 그의 손 위로 자신의 얼굴을 비벼댔다. 벨리샤의 관심을 바라는 눈치였다. 동물을 구하는 일은 벨리샤의 계획에 없었지만 외로워하는 고양이를 홀로 두고 떠날 수 없었다. 고양이와의 만남에는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벨리샤는 렌터카 업자에게 차가 몇 시간 더 필요하다고 설명한 후, 근처 동물 보호소로 유기묘를 데려갔다. 그러나 새끼 유기묘에 대한 보호소의 반응은 벨리샤가 바랐던 것이 아니었다. 보호소측은 “고양이가 생후 3개월 이상이기 때문에 여기 머물 수 없다. 스스로도 생존할 수 있기에 길거리로 다시 돌려보낼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벨리샤는 “됐습니다!”라고 답한 뒤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는 보호소에서 받은 운반용 케이스에 새끼 고양이를 넣으려했으나, 고양이는 자신을 구해준 벨리샤와 한시도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벨리샤가 자신을 안아주지 않으면 울음소리를 내곤 했다. 그는 고양이에게 ‘포파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후, 자신의 차를 찾아 집으로 돌아왔다.포파이는 처음 벨리샤에게 서슴없이 다가간 것처럼 벨리샤의 애완견 구스와도 즉시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침대에서 새 아빠 벨리샤와 새 형 구스와 함께 침대에서 자는 것을 고집할 정도로 집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졌다. 벨리샤는 “포파이는 내게 기쁨을 가져다주었다. 우리가 만난 것도 다 이유가 있어서였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포파이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하고 싶다"고 전했다.사진=더 도도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법원 “이영렬 전 서울지검장 ‘면직’ 부당”… 검찰 복귀하나

    법원 “이영렬 전 서울지검장 ‘면직’ 부당”… 검찰 복귀하나

    재판부 징계 사유 3개 인정…“공익 감안해도 면직은 과중”확정되면 검찰 복귀 길 열려…항명파동 ‘심재륜’ 복귀 전례후배 검사들에게 격려금을 주고 밥을 사 줬다는 사유로 ‘면직’ 징계를 받았던 이영렬(60·사법연수원 18기)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소송을 통해 징계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을 받았다. 이같은 법원 판단이 확정되면 법무부가 검찰 개혁을 빌미로 ‘이영렬 찍어내기’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윤경아)는 6일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법무부 장관을 낸 상대로 면직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 전 지검장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수사가 마무리된 지 나흘 뒤인 지난해 4월 21일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에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 검사 6명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 등 법무부 검찰국 검사 3명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법무부 과장 2명에게 각각 현금 100만원과 9만 5000원 상당의 식사 등 합계 109만 5000원의 금품을 제공했다. 이른바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논란이 커지자 법무부는 지난해 검사징계위원회를 거쳐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에 대해 해임 다음으로 높은 면직 징계를 의결했다. 재판부는 이 전 지검장의 징계 사유 중 수사를 위해 배정된 특수활동비를 예산 지침에 맞지 않게 사용한 점, 사건 처리 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부적절한 처신을 해 검사의 체면과 위신을 손상한 점, 지휘감독자로서의 직무를 게을리했다는 점에 대해선 인정했다. 하지만 법무부 과장 2명에게 금품을 제공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격려 목적으로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며 징계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청탁금지법 위반을 제외한 징계 사유 3가지를 고려하더라도 면직 처분은 위법하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재판부는 “징계를 통해 발생하는 공익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과중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재판에 넘겨지기도 한 이 전 지검장은 지난 10월 무죄를 확정받기도 했다. 당시 법원은 이 전 지검장이 제공한 음식물과 현금 모두 상급 공직자로서 하급자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목적으로 전달한 것인 만큼 청탁금지법상의 처벌 예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면직 소송에서 이 전 지검장이 최종적으로 이길 경우 검찰 복귀의 길이 열리게 되면서 정부 차원의 찍어내기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999년 항명 파동으로 검찰에서 쫓겨났던 심재륜 전 고검장은 대법원에서 면직처분 승소 판결을 받은 후 검찰에 복귀해 근무한 바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여기는 중국] 매질하는 엄마, 칼로 찔러 살해한 초등학생

    12살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이 친모를 칼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중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펑몐신문 (封面新闻)은 후난성 위안장(沅江)시에 사는 우(吴, 12)모 군이 지난 2일 밤 자택 침실에서 친모를 칼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우 군은 지나치게 엄격한 엄마의 통제에 화가 나 칼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장시 교육국에서 밝힌 사건 경위에 따르면, 우 군은 지난 2일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집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다가 엄마에게 들켰다. 모친 천 (陈, 34) 씨는 가죽 허리띠로 아들을 모질게 때렸고, 이에 화가 잔뜩 난 우 군은 부엌에서 식칼을 들고나와 엄마를 찔렀다. 모친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우 군은 2살짜리 남동생과 집에 머물렀다. 이후 우 군은 엄마의 휴대폰으로 학교 담임에게 문자로 “아들이 감기에 걸려 내일 학교에 갈 수 없다”는 문자를 보냈다. 평소 외지에 나가 일을 하는 부친은 사건 당시 집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오전 이웃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천 씨의 사망을 확인했다. 평소 우 군의 모친은 자식 교육에 매우 엄격했고, 종종 구타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엄마에 대한 불만이 쌓여 갔던 우 군은 결국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다. 담당 교육국은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긴급 대응책을 가동해 해당 지역 교사와 학생들에 대한 심리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누리꾼은 “’몽둥이 아래에서 효자가 나온다(棍棒底下出孝子)’는 말은 이제 옛말”이라며 개탄했다. 경찰은 우 군을 체포해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진=펑몐신문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新산업은 투자가 좌우… 혁신성장 위해 자본시장 활성화 필수”

    “新산업은 투자가 좌우… 혁신성장 위해 자본시장 활성화 필수”

    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은 4일 “자본시장은 혁신 성장의 중추이자 국민 자산증식의 핵심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면서 “그동안 자본시장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미흡했는데 지금은 변하고 있다”며 “미래를 좌우하는 투자 전쟁의 시대에서 자본시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과 정책금융에 의존해 온 혁신기업의 자본조달 경로에 자본시장이 새로운 경로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최근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발표했다”면서 “자본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어질 수 있도록 협회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담 전경하 경제부장→지난 2월 취임 이후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이라고 보나. -자본시장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발표하면서 모험자본 공급자로서의 자본시장에 주목한 것이 하나의 사례다. 또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최고위원회의에서 5개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는데 그중에 자본시장 활성화 특별위원회가 있다. 국회도 혁신 성장을 위해 자본시장 활성화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의 전환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협회는 그런 흐름이 계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의견을 낼 것이다. →자본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내년에는 미국의 금리인상, 휴전에 그친 미·중 무역분쟁 등 우리나라 경제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많다. 이런 어려움을 돌파하는 모든 과정에 자본시장이 연결된다. ‘무역전쟁’보다 사람들이 인식도 못 하는 와중에 일어나는 ‘투자전쟁’이 더 무섭다. 무역전쟁이 현실의 이슈라면 투자전쟁은 미래를 좌우하는 이슈다. 미래의 신산업은 담보가 없고 아이디어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출로 키울 수 없고 투자로 키워야 한다. 큰 돈이 필요한 ‘투자의 시대’가 현실이 됐다. 이런 신산업에 자금을 공급해 주는 게 자본시장이다. 또 국민 부의 증대와 노후 대비에 있어서도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금융 교육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 교육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국민의 재산증대를 위해 장기 투자 문화 확산도 필요하다. 주식형 펀드는 장기 투자할 경우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고 공모펀드 중에서는 글로벌 자산 배분 펀드 등이 더 나을 수 있다. 장기 펀드 활성화가 중요한 과제인데 아직 우리나라는 공모 펀드 투자 규모가 경제규모에 비해 너무 작다. 미국의 경우 공모펀드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97% 수준인데 우리는 공모, 사모 다 합쳐도 전체 펀드시장이 GDP의 27%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은 증권거래세 폐지를 주장하는 반면 재정당국은 반대인데 이에 대한 입장은. -최근 증권거래세만 부각되고 있는데, 사실 자본시장 전체에 대한 세제가 논의된 적이 없다. 그래서 협회장에 취임하자마자 자본시장 전체의 세제를 종합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거래세, 양도소득세 이슈도 있지만 금융상품별 세제 형평성이 미흡한 부분도 있다. 정부가 종합적인 세제 개편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한다. →금융사별로 디지털혁신이 추진 중인데 협회 차원에서 관심을 두는 디지털혁신은 무엇인가. -‘레그테크’(규제+기술)가 대표적이다. 금융 관련 규제가 워낙 자주 바뀌는데 이를 내부통제 부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일일이 수기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들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레그테크다. 레그테크가 구축되면 금융당국은 규제를 효율화할 수 있고, 금융사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윈윈’이 가능하다. 협회에 디지털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고 회원사들도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서 함께 참여하고 있다. →협회 회원사가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사 등으로 규모와 업종이 다양한데 한 업종을 위한 정책이 나왔을 때 다른 업종이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비합리적인 손해나 비이성적인 손해가 있으면 막아 주는 게 협회의 역할이다. 적어도 자본시장 혁신과제는 특정 분야만을 위한 정책은 아니다. 12대 과제는 증권사의 다양한 업무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원칙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열거된 것만 할 수 있는 ‘포지티브’ 규제여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앞으로는 자산운용업의 과제가 있을 것이고 부동산신탁업도 과제가 있을 것이다. 협회가 회원사들과 머리를 맞대서 과제를 뽑아 낼 계획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관련해서 자산운용사의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자산운용사들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는 것 같다. 다만 이를 실시하려면 비용이 든다. 자산운용사가 심층적인 의안 분석과 장기적 안목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지나치게 낮은 운용보수를 주총 의안 분석비용, 의결권 자문기관 자문비용 등을 반영해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올해 유독 업계에 사건·사고가 많았다. -회원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의 근본적 개선과 리스크 관리를 자율적으로 하자고 꾸준히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안타까운 사건·사고가 있었으니 우리가 선제적으로, 자율적으로 해 보자는 움직임이다. 이를 위해 회원사와 상설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회원사 내부통제의 적정성을 평가하고 취약 부분을 고지해 회원사 스스로 역량을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관련 업무를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태와 관련해 상장주관사(증권사) 책임론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 사건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회계법인과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바이오 회사면 그에 대한 회계제도가 어떻게 되는 것이냐에 대해 같이 토론을 해 봐야 한다. 협회 차원에서 공인회계사회와 소통을 시작했다. 정리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몽니’ 한국당 뒤엔 한유총… 유치원 개혁 표류

    국회 법안소위 또 불발… 연내 처리 빨간불 여야 합의도 스스로 깨… 국민 지탄 불 보듯 자유한국당의 비협조로 학부모들이 그토록 바랐던 사립유치원 비리 척결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립유치원 이익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사유재산 인정 요구를 한국당이 받아 끝까지 고수하면서 사립유치원 개혁 법안의 연내 처리가 거의 불가능해졌다.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달 21일 사립유치원 관련 법을 정기국회 내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약속을 깨면서 국민의 지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3일 한국당이 오후에 불참해 중단됐던 법안심사소위원회를 4일 재개하려 했지만 한국당이 동의하지 않아 결국 열리지 못했다. 3일 법안소위에서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립유치원 개혁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과 김한표 한국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3법을 처음으로 다 같이 검토했다. 하지만 논의하는 몇 시간 동안 진척되는 것 하나 없이 각 당의 입장만 도돌이표처럼 확인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자는 데는 공감한다. 하지만 그 방식에서 첨예하게 대립한다. 민주당은 사립유치원 자금을 국가 관리로 일원화하자고 주장한다. 특히 사립유치원 개혁 추진의 계기가 된 일부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지원금 사적 유용을 막기 위해 지원금을 형사처벌이 가능한 보조금으로 전환하자는 데 방점이 찍혔다. 한국당은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전환하지 않고 국가지원회계와 일반회계로 이원화하자는 생각이다. 학부모 부담금을 일반회계로 처리하면서 자율성을 둔 게 핵심이다. 학부모가 내는 비용은 원장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회계시스템을 통합해서 관리하되 지원금은 유지하는 대신 박 의원이 제안한 교육 목적 외 부정 사용 처벌 조항이 들어가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며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양당은 시큰둥하다. 박 의원은 통화에서 “한유총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법 개정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법안소위 위원장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도 “임 의원의 중재안을 당 차원에서 논의하진 않았다”고 했다. 법안소위 소속 곽상도 한국당 의원도 “임 의원의 중재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민주당의 주장과는 접점이 찾아지지 않는다”면서 “사립유치원은 사립학교와 차이가 있는데 똑같이 제한하는 건 지나치다”고 했다. 여야는 6일 법안소위를 재개할 계획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글로벌 On&Out] 73년 전의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과 분단

    [글로벌 On&Out] 73년 전의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과 분단

    한국의 근현대사를 연구하는 국내외 연구자들은 수많은 사실(史實)에 대한 해석과 평가가 다양하지만 의견이 다소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 이 것은 분단이 없었다면 한민족 역사상 가장 큰 비극 중에 하나인 한국전쟁도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분단은 언제부터, 무엇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되었을까? 분단 고착화의 원인은 많고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 중에 하나가 73년전인 1945년12월 미·소·영 3개국의 외무장관이 모스크바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합의한 “모스크바 결정”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번에는 그 채택과정과 발표 직후 한반도를 점령한 미·소 양군의 반응을 살펴보고자 한다.미·소·영 3개 승전국의 외무장관들의 모스크바 회의는 1945년 12월 16일에서 12월 26일까지 진행되었다. 이 회의에서는 같은 해 9월 런던에서 진행되었던 외상 회의에서 해결하지 못한 나치독일 위성국가 평화조약 채결, 일본 점령 등을 비롯한 많은 문제를 위주로 논의하였는데 그 주변 문제 중에 한국 문제도 있었다. 한국 문제는 회의 첫날에 제기되었다. 미국무장관 번스가 한국에 대한 신탁통치를 실시할 것에 대해서 이미 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측 제안을 다음날 제출하겠다고 하였다. 한국에 대한 신탁통치를 1945년 2월 얄타회담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던 소련측은 이에 대하여 반대하지 않았다. 미국안은 역시 12월 17일에 제출되었다. 미국측은 한국 정부를 수립하기 전에 미·소 양군의 사령관들을 수반으로 하는 통일군정을 과도기관으로 설치하고 이를 통해 미·소·영·중 등 4개국가가 “유엔과 조선인민을 대표하여” 한국에 대한 집행, 입법 및 사법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한국인들의 역할은 고문과 관료에 한정되었다. 미국측은 그 기한을 5년으로 설정하였고 필요에 따라 5년 이하로 연장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미국측의 제안은 “先 5~10년간 신탁통치 後 정부수립”이었다. 소련측은 이 제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고 다음 의제로 넘어갔다.소련측의 대안(對案)은 12월 20일에 제출되었다. 소련은 한국인들로 구성된 ‘임시한국민주정부’를 수립한 후 최고 5년 기한으로4개국 ‘신탁통치’를 실시할 것을 제안하였다. 소련안과 미국안의 가장 기본적인 차이점은 신탁통치의 메카니즘과 기간이었다. 소련은 ‘신탁통치’가 직접 통치보다 한국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진보를 위한 지원 및 방조의 조치”라고 규정하였다. 그 기간은 최고 5년으로 설정되었으며 그 조치와 ‘임시민주정부’의 구성 제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미·소 양군 대표들로 구성된 공동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였다. 미국측은 소련안을 검토한 후12월 21일 회의에서 사소한 표현 수정의 요청을 소련 외무인민위원장 몰로토프에게 서면으로 제출하였다. 몰로토프는 그 수정안을 검토하고 다음날인 12월 22일에 미국 요청에 동의하였다. 한국문제에 대한 토론이 따로 없었으며 미국측의 사소한 수정이 들어간 소련안은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삼상 회의가 끝나기도 전인 12월 25일, 동아일보가 “소련은 신탁통치주장, 미국은 즉시 독립 주장”이라는 제목으로 회의 의사결정과정을 왜곡한 보도를 발표하였다. 한국에 전해진 이 소식은 하늘땅을 뒤흔들었다. 이 보도가 발표되자 친미적인 우파는 ‘즉시독립’을 주장하면서 ‘반탁운동’의 선봉에 나섰다.이 소식은 북한에도 전해졌으며 북한 사람들이 반탁시위를 시도하기 시작하였으며 12월 29일 철원군 인민위원회 대표들과 공산당원들을 비롯한 한국인들이 남한 라디오 방송을 듣고 그 지역 소련군 위수사령부에 가서 설명을 요구하였다. 예견치 못한 위기에 직면한 소련군은 당황했지만 모스크바 결정을 이행하기 시작하였다. 반탁운동이 북한에서 터진 직후 소련군은 정치장교를 북한의 각지역에 파견해서 강의, 설명회 등을 통해 모스크바 결정을 설명하기 시작하였고 “신탁통치”가 “위임통치(mandate)”로 오역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여 이를 소련측 제안 의미에 가까운 “후견”으로 바꾸었다. 1946년 1월 3일, 소군정의 실무 담당자 이그나티에프 대좌가 평양에서 북한 신문의 편집부장 회의를 열어 모스크바 결정의 의미를 설명하고 모스크바 회의록의 한국어 번역문을 전달하였다.이와 동시, 소련군은 북한 주요 정치지도자들을 설득하기 시작하였으며 다소 성공하였다. 1946년 1월 2일, 북조선공산당을 비롯한 주요 노동조합 등 사회단체들이 모스크바 결정을 지지한다는 태도를 밝힘으로써 고조화되어 가던 북한 정치적 위기가 모면되었다. 유감스럽게도, 일부의 북한 정치 지도자들이 소련군 설명에 설득되지 못했으며 그 중에 소련측이 통일한국의 지도자로 생각했던 조만식이었다. 소련 대표들이 그를 설득하려고 몇 번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결국 실패하고 1946년 1월 5일 조만식을 비롯한 일부의 평남도인민정치위원회의 위원들을 해임시키고 그 자리에 모스크바 결정을 지지하는 정치가들을 임명하였다. 김일성이 북한 최고지도자가 되는 길이 이 때부터 열렸다는 평가도 있다.소련군과 달리, 미군은 모스크바 결정의 목적과 신탁통치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철저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불만을 느낀 소련군 사령부는 스탈린에게 미군 행위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보냈다. 스탈린은 1946년 1월 23일 주소(駐蘇) 미국 대사 해리만을 만나서 이 보고서를 낭독하면서 러치 군정장관을 비롯한 미군이 왜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지에 대하여 설명을 요구하였다. 해리만이 그 보고서에 등장한 사람들은 미국 정부의 대표가 아니라고 대답하자 스탈린은 미국측이 미국도 신탁통치를 주장했다는 것을 밝히지 않으면 소련이 이 사실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하였으며 소련 국가 매체인 타스社에 한국 문제에 대한 보도를 준비할 지시를 내렸다. 타스의 보도는 1946년 1월 25일 소련의 정부와 당의 주요 매체에 실렸으며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도 한국까지 전해졌다. 이 번에는 미군이 당황할 차례였다. 미군정 사령관 하지는 서울신문을 통해 “타스 보도는 근거없다”고 주장하였지만 1월 26일 번즈 국무장관이 미군정 정치고문 베닝호프에게 보낸 전보에서 타스 보도의 내용이 ‘기본적으로 정확하다’고 인정하고 하지장군이 첨부한 타스 보도의 영문 번역본을 “대중이나 관심을 가진 인사들에게 이 문제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번스의 전보는 2월 9일까지 서울에서 받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내용은 다른 채널을 통해서 미군정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1946년 2월 2일 맥아더 장군이 합동참모본부에 보낸 서한에서 국무부를 비판하면서 “타스 성명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한 후, 한국인들은 미국이 또다시 ‘배신하여’ 팔아넘겼다고 느끼고 있는데, 이번에는 일본인들이 아닌 러시아인들에게 팔았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여기서 우리가 다루는 상대가 부유한 미국의 교육받은 한국인들이 아닌, … 교육받지 못한 동양인으로써 … 그들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완강하고 광신적으로 집착하며 … 합리적으로 판단을 할 수 없는 이들이라는 점을 국무부“가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함으로써 미군부와 국무부 간의 모순을 들어냈다. 이처럼, 3월 20일에 미소공동위원회가 불신과 모순이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작업을 개시하였으나 결국 실패하였고 한반도의 분단이 없어지기는커녕 오히려 고착화되고 한민족 현대사상 최고 비극인 한국전쟁으로 이어졌다. 물론, 미소공동위원회 실패의 원인은 많고 책임은 합의를 이루지 못한 양측에 있지만, 그 모든 뿌리는 1946년초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글 사진: 바실리 V 레베데프(고려대 사학과 석사)
  •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SNS 시대에 좋은 평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SNS 시대에 좋은 평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

    올해가 한 달 남짓 남은 지금 ‘올해의 책’을 단 한 권 선택한다면 기꺼이 하워드 아일런드, 마이클 제닝스가 쓴 ‘발터 벤야민 평전’을 고르고 싶다. 20세기 전반의 문화사에서 가장 뛰어난 비평가로 손꼽히는 발터 벤야민(1892~1940)의 파란만장한 삶과 외로운 죽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고 마음이 아리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비평가이자 에세이스트다. ‘베를린의 유년 시절’, ‘일방통행로’,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 같은 벤야민의 글을 읽으며 늘 매력적인 문체와 빛나는 사유, 충만한 영감을 느끼곤 했다. 그래서였을까. 이 두꺼운 평전이 번역되자마자 완독했다. 지금까지 출간된 벤야민 평전의 결정판이다. 48년에 걸친 벤야민의 인생을 마치 다시 사는 느낌이었다.이 흥미로운 평전을 통해 벤야민의 고뇌, 일상, 지성, 우정, 망명, 희망, 여행, 성(性), 글쓰기, 죽음 등 벤야민을 둘러싼 모든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대목이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벤야민은 모순적인 인물이다. 고독을 원하면서도 외롭다고 하소연했으며, 종종 공동체의 일원이 되고자 했고 심지어 공동체를 조직하는 일에 직접 나섰지만 하나의 집단에 투신하는 것은 마다했다”는 구절은 고독과 우정의 공동체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갔던 그의 성정을 잘 보여 준다. 생활의 안정을 위해 교수가 되기를 강렬하게 열망했다는 사실도 먹먹하게 다가왔다. 역설적으로 그가 교수가 되지 못했던 사실이 벤야민으로 하여금 한층 치열한 글쓰기와 깊은 사유로 이끈 게 아닐까. 대학과 지성이 몰락하는 이 시대에 자유로운 지식인의 면모에 대해 생각해 본다. 평전은 인문 저술의 꽃이다.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따뜻한 이해 없이는 결코 쓸 수 없는 유형의 글이다. 좋은 평전은 인간을 섬세하고 복합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좋은 평전은 그 인간의 결핍과 상처, 어두운 마음, 내면의 균열, 콤플렉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 좋은 평전은 인간을 겸허하게 만든다. 깊이 있는 평전을 읽다 보면 한 사람을 마녀사냥하거나 한 사람을 지나치게 숭상하는 것, 그 둘 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의 부족에서 생기는 현상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한국어로 간행된 읽을 만한 평전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비운의 시인이자 식민지 시대 최고의 비평가인 임화(林和·1908~1953)처럼 꼭 필요한 문제적 인물의 평전도 아직 출간되지 못한 경우가 꽤 있다. 무엇보다 전쟁과 분단으로 일기, 편지 등의 사적 기록이 제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물다.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조차도 검열과 낙인에서 자유롭지 못했으며, 때로 이념적 편 가름의 증거로 활용됐기 때문이리라. 스스로 편지를 불태운 경우도 많지 않을까. 임화에게는 가족에 대한 정보와 증언, 편지를 포함한 사적 기록, 월북 이후의 행적 및 죽음에 관한 정확한 기록(증언)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임화에 대한 매력적인 평전을 집필하는 작업은 원천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이 땅 근대의 슬픔이다. 그토록 섬세한 ‘발터 벤야민 평전’이 가능했던 것은 무엇보다 벤야민이 숄렘이나 아도르노 등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 때문이다. 특히 2000년에 완간된 6권에 달하는 편지 전집은 벤야민의 내면과 일상, 고뇌를 생생하게 복원하는 데 결정적인 보탬이 됐으리라. 이에 비해 평전을 쓰기 위한 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송우혜 작가의 ‘윤동주 평전’과 같은 탁월한 성과가 발간될 수 있었던 것은 작은 기적이 아닐까 싶다. 의미 깊은 평전을 읽으면 읽을수록 인간이 얼마나 모순적인 존재이며 다양한 내면을 지니고 있는지를 새삼 절감한다. 그렇다면 한 인간을 쉽게 매장하고 쉽게 추켜세우는 SNS 시대일수록 좋은 평전을 읽을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급한 일이 마무리되는 대로 신간 ‘베토벤 평전’을 읽어 봐야겠다.
  • ‘웅앵웅’ 발표한 산이 “메갈은 사회악… 꼴페미 탈출은 지능순” 노골적 도발

    ‘웅앵웅’ 발표한 산이 “메갈은 사회악… 꼴페미 탈출은 지능순” 노골적 도발

    래퍼 산이가 악플러 등을 정면으로 겨냥한 신곡 ‘웅앵웅’을 발표했다. 3일 산이는 자신의 공식 유튜브 계정에 약 3분짜리 신곡 ‘웅앵웅’ 음원을 올렸다. 지난달 발표한 ‘페미니스트’, ‘6.9cm’에 이은 세 번째 페미니즘 관련 노래다. ‘웅앵웅’은 SNS에서 유행한 신조어로 최근에는 헛소리, 실없는 소리 등의 부정적인 의미로 주로 쓰인다. 산이는 ‘웅앵웅’에서 ‘나 절대 여성 혐오 안해/ 자 제발 줄래 증거 한개/ 라도 아무말 못해 한 적 없기에 메갈 빼애액’이라는 가사를 통해 여성 혐오와 혐오에 대한 혐오를 재차 분리했다. 이어 ‘메갈은 사회악/ 진짜 여성은 알지/ 얘네는 정신병이야’, ‘워마드는 여자도/ 남혐 안하면 적이고/ 욕하지 자기 아빠도/ 남잔 다 범죄자래 풉’이라며 노골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산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등에 악플 공격을 하는 사람들을 겨냥하고 이들을 나치 독일군, ‘KKK’(미국의 백인우월조직) 등에 비유하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나를 향해 겨냥해 맞춘 돼지 인형엔/ 죽어라고 써있네’ 등 가사를 통해 전날 열린 브랜뉴뮤직 브랜드 콘서트에서 있었던 상황을 가사에 녹이기도 했다. ‘꼴페미 탈출은 지능순’, ‘추한 나방 들이 날아가서 타죽는 곳 바로 빛’ 등 앞서 발표한 ‘페미니스트’, ‘6.9cm’에 비해 한층 자극적인 표현도 눈에 띈다. 앞서 산이는 이날 오전 유튜브를 통해 올린 전날 공연 영상에서도 “남성 혐오를 하는 워마드 메갈은 사회악”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산이는 지난달 15일 ‘이수역 폭행사건’과 관련한 게시물을 올리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 래퍼 제이케이와 디스랩을 통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술잔에 띄워 보내는 한 해, 물잔으로 지키는 건강

    [메디컬 인사이드] 술잔에 띄워 보내는 한 해, 물잔으로 지키는 건강

    술은 스트레스에 특효약으로 통합니다. 대인 관계를 넓히는 데도 큰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뇌, 심장, 간, 혈관 등 신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칩니다. 국내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2016년 기준 8.7ℓ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0.5ℓ 많습니다. 지난해 월 1회 이상 음주하는 국민 비율이 62.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흡연의 폐해가 많이 알려지면서 담배를 끊는 이들은 늘었지만 유독 음주자 증가세는 꺾이질 않고 있습니다. 마침 송년회 시즌이 다가왔습니다. 평소에도 많은 술을 마시지만 연말에는 빈도가 2~3배로 늘어납니다. 술을 안 마시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한다면 대비책을 세워야 하겠지요. 그래서 전문가들에게 건강을 지키는 음주법에 대해 들었습니다. ●배 든든하게 채워야 숙취 억제 가장 기본적인 술 마시기 요령은 ‘배를 든든하게 채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외로 술을 많이 먹기 위해 안주를 먹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 살찐다는 이유로 술만 마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술만 마시면 건강을 해칠 뿐더러 숙취가 심해져 다음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남효정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교수는 2일 “공복에 술을 마시면 위에서 소장으로 배출되는 시간이 짧아져 소장에서 알코올이 3~4배 빨리 흡수된다”며 “술 마시기 전에 우유를 먹거나 식사를 가볍게 하고 술을 마시는 동안에도 안주를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비타민이나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과일, 생선 등을 충분히 섭취하면 도움이 됩니다. 물컵을 주변에 두고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습니다. 남 교수는 “알코올은 뇌하수체의 항이뇨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소변을 자주 보게 하고 대장의 수분 흡수를 억제해 탈수와 갈증을 일으킨다”며 “탈수가 심해지면 피 속의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높아져 숙취가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물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이 희석돼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낮아지는 이점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송년회마다 여러 술을 섞어 마시는 ‘폭탄주’가 빠지지 않습니다. 술을 섞어 마시면 도수가 낮아진다고 여기지만 부작용이 훨씬 더 많습니다. 한 가지 술을 마시는 게 숙취를 피하는데 더 좋다는 겁니다. 남 교수는 “술에 포함된 알코올 도수(농도)는 흡수에 영향을 미치는데 일반적으로 도수가 15~30%인 술이 가장 빨리 흡수된다”며 “특히 알코올 도수가 4~5%인 맥주와 30% 이상인 양주를 폭탄주로 만들어 먹으면 흡수가 가장 잘 돼 빨리 취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이 뒤끝이 좋다고 여기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합니다.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원장은 “술을 마신 다음날 나타나는 두통, 메스꺼움, 구토 증상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에 나타나는 것일 뿐 술의 도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알코올을 흡수한 양과 관련이 있어 어떤 술이든 많이 마시면 숙취가 심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장술은 독에 독을 더하는 행위 해장술은 독에 독을 더하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전 원장은 “숙취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해장술’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뇌의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일시적으로 숙취를 잊게 해주는 것일 뿐 몸을 더 망치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화하는 게 귀찮다며 술만 들이키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화는 숙취를 억제하는 훌륭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남 교수는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은 폐를 통해서도 10% 정도 배출돼 대화를 많이 하면 술이 빨리 깨는데 도움이 된다”며 “주변 사람과 즐겁게 대화하면서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도 말했습니다. 흡연도 숙취와 관련이 있습니다. 알코올은 니코틴 흡수량을 늘려 심한 두통을 일으킵니다. 남 교수는 “술을 마시면 술을 해독하기 위해 간에서 산소 요구량이 많아지는데, 담배를 피우면 산소 결핍 증상이 나타나 간의 해독도 방해한다”며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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