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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료 교수 명예훼손한 청암대 사무처장 400만원 벌금형

    동료 교수들의 명예를 훼손한 대학 보직자가 4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판사 최두호)은 지난 11일 강명운 청암대 전 총장의 여교수 강제추행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기소된 국모(55) 사무처장에 대해 이같이 판결했다. 법원에 따르면 국 사무처장은 2014년 10월 순천시 매곡동에 있는 룸카페에서 지인인 고교 교사에게 강 전 총장을 강제추행으로 고소한 같은 대학 여교수의 염문설을 허위로 조작해 퍼뜨린 혐의다. 국 사무처장은 이후 강 전 총장의 재판에 유리한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여교수가 스님과 연인 관계에 있는 등 남자 관계가 복잡한 것처럼 증거서류를 조작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재판부는 국 사무처장이 2015년 4월 타과 교수채용때 여교수가 채용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았다고 허위로 이름까지 명시해 전달한 혐의는 전파성이 없다고 봐 무죄 판시했다. 재판부는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려면 ‘공연히’에 해당해야 한다”며 “피고인의 발언을 들은 사람들이 2명에 불과하고, 해당 발언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 검찰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징역 10월을 구형한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무죄가 된 내용은 법리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며 “판결문을 확인한 후 항소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판결 내용이 알려지자 여성인권센터는 발끈하고 나섰다. 이 관계자는 “검찰의 징역 10월은 그만큼 사안의 위법성이 크다는 말인데도 사과 한마디 없는 피고인에게 벌금형의 솜방망이 처분을 내려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법조계도 피해자에게 반성도 하지 않고, 징역 10월 구형을 받은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내린 것은 지나치게 봐주기 판결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WTO ‘후쿠시마 수산물 판정’ 뒤집은 결정적 이유

    WTO ‘후쿠시마 수산물 판정’ 뒤집은 결정적 이유

    일본 환경적 특수성 고려 등 3가지 쟁점에서 판단 바뀌어11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가 1심 패널 판정을 뒤집고, 한국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가 타당하다고 판정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1심 패널은 한국의 수입규제조치가 WTO 위생 및 식물위생(SPS) 협정에 불합치된다며 한국에 부당한 차별조치를 시정하라고 권고했다. 일반적으로 WTO 상소기구가 1심 판결을 뒤집는 경우는 거의 없어, 이번에도 일본 승소 판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WTO 상소기구의 결정이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후 원산지 표시 강화 등의 조치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상소기구가 예상과 달리 1심 당시 일본 측에서 제기한 4개 쟁점 중 일부 절차적 쟁점을 제외한 나머지 쟁점에서 1심 패널 판정을 모두 파기했다. 상소기구가 1심 패널 판정의 결정을 뒤집은 이유는 크게 3가지다. 먼저 상소기구는 한국이 수입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일본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 자의적 차별이 아니라고 봤다. 상소기구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의 상황을 고려 할 때 식품 오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본의 특별한 환경적 요인 등을 따지는 것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과 제3국을 동일 선상에 놓고 식품의 방사능검사 수치만으로 안전성을 알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1심 패널은 일본산 식품에 대한 방사능검사 수치를 전제로, 일본과 제3국 간 위해성이 유사한데도 일본산 식품에 대해서만 수입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자의적 차별이라고 결론 내렸다. 두 번째로 한국이 제시한 적정한 보호수준(ALOP)도 과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국은 ALOP 기준은 방사서 피폭을 양(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연간 피폭 1밀리시버트(mSv)’외에도 ‘자연방사능 수준’, ‘달성 가능한 최대로 낮은 수준’이라는 질(정성적)적인 지표를 운용하고 있다. 그런데 1심 패널은 한국이 운영 중인 기준 중 정량적인 기준만을 근거로 금수 조치가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했다. 하지만 상소기구는 나머지 2개의 정성적 기준인 ‘자연방사능 수준’과 ‘달성가능한 최대로 낮은 수준’을 같이 검토하지 않은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1심은 한국의 조치가 임시적으로 시행하는 잠정조치 요건을 만족시키기 못했다고 했지만, 상소기구는 제소국인 일본이 제기하지도 않은 사안을 판단 범위에 넣는 것은 패널의 월권이라고 규정하고 법적 효력이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 로펌 관계자는 “WTO 상소기구에선 사건 관련 세부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결정을 뒤엎는 일이 잘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음주운전’ 김현우 항소심 결심공판 “선처해 주시면 바른 사람 되겠다‘

    ‘음주운전’ 김현우 항소심 결심공판 “선처해 주시면 바른 사람 되겠다‘

    ‘하트시그널’에 출연해 많은 인기를 모았던 김현우씨가 세 번째 음주운전이 적발돼 넘겨진 항소심 재판에서 “바른 사람이 돼서 나은 삶을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부장 한정훈) 심리로 12일 열린 김씨의 결심공판에서 김씨는 “같은 일로 법원까지 와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인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다”면서 “잘못되게 살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처해주시면 다시는 법정에 오는 일이 없도록 바른 사람이 돼 나은 삶을 살겠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4월 22일 오전 3시쯤 서울 중구 황학동에서 술에 취한 채 레인지로버 승용차를 약 70m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238%로 면허 취소에 해당했고, 1심은 김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는 과거에도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2012년 11월 벌금 400만원을, 다음해 4월 벌금 8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검찰은 김씨에게 1심에서 선고된 벌금 1000만원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검찰은 이날 “최근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하거나 심각한 장애를 입은 사람이 알려져 사회적 공분이 커졌다”면서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피고인은 동종 전력이 수회 있고 혈중알코올농도마저 매우 높은 상황임에도 벌금 1000만원은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음주운전 전력이 있음에도 범행한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고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처음부터 음주운전을 할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대리운전이 불발되면서 잠들었다가 깬 상황에서 시장 골목에 있던 차를 대로변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차량이 거의 없는 새벽 3시에 짧게 했다는 특수상황이 있다”고 해명했다. 김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다음달 3일 오전 10시 이뤄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오드리 헵번, 레지스탕스 활동했다

    오드리 헵번, 레지스탕스 활동했다

    아름다운 여배우의 상징과도 같았던, 할리우드의 아이콘 오드리 헵번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레지스탕스로 활약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2일 미국 작가 로버트 마첸이 최근 출간한 책 ‘네덜란드 소녀:오드리 헵번과 2차 대전’을 인용해 “헵번이 레지스탕스에서도 여주인공(heroine)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책에 따르면 헵번은 2차 대전 기간인 1942~1945년 네덜란드인인 모친과 함께 펠프라는 마을에 살았다. 당시 10대였던 헵번은 당시 네덜란드의 저명한 레지스탕스 지도자 헨드릭 피세 후프트 박사 밑에서 레지스탕스 회보를 배포하고 고립된 연합군 공수부대원들을 숨겨주는 등 적극적으로 도왔다. 또 레지스탕스 활동 모금을 위해 비밀 모임에서 춤을 추기도 했다. 헵번은 나중에 아들에게 “연합군 공수부대원을 돕는 것이 위험했으나 스릴 넘치는 것”이었다면서 “만약 연합군을 도운 사실이 드러나면 가족 모두가 처형당할 수 있어서 한편으로는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공수부대원들은 헵번의 집에 약 1주일간 머물렀으며 이후 레지스탕스의 안내로 독일군 점령지를 빠져나갔다. 헵번은 왜 이 사실을 숨겼던 것일까. 그의 어머니 때문이었다. 이 책에 따르면 헵번의 어머니는 나치 신봉자였다. 1935년에는 뮌헨에서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를 만난 적도 있다. 헵번은 이 사실이 밝혀질 경우 자신의 경력에 영향을 받을까 우려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무섭게 질주하던 中 스타트업 추락… 줄줄이 경영난·파산 먹구름

    무섭게 질주하던 中 스타트업 추락… 줄줄이 경영난·파산 먹구름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아이우지우’(愛屋及烏)는 중국 스타트업(창업기업) 업계의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2014년 설립 이후 아이우지우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14억 인구의 부동산 거래를 상정하면 성장성에는 온통 ‘장밋빛’ 일색이었던 까닭이다. 불과 1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에 다섯 번이나 잇따라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단숨에 3억 500만 달러(약 3465억원)를 끌어모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발표한 ‘2016년 세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도 누렸다. 하지만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부동산 거래 특성상 규모가 큰 만큼 소비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외면한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직격탄마저 맞았다. 결국 지난 1월 사업을 중단하고 청산절차를 밟았다. 중국 굴지의 금융그룹 핑안(平安)보험이 투자한 부동산 중개 플랫폼 핑안팡(平安房)도 아이우지우와 함께 서비스를 종료했다. 정보기술(IT)시장조사 업체 CB 인사이트는 “이들 업체는 부동산에 금융과 인터넷 서비스를 접목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섭게 질주하던’ 중국의 스타트업 업계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거대한 중국 시장과 손쉬운 자금 유치를 기반으로 성장세에 탄력을 붙였던 스타트업 업체들이 혁신 기술의 부재와 미중 무역전쟁, 중국 경기 둔화세 등 여러 가지 악재를 만나며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공유 자전거업체 오포(小黃車·ofo)의 몰락이 대표적이다. 2014년 창업 당시 23살이던 창업자 다이웨이(戴威)는 “버스와 지하철에서 내린 시민이 마지막 1㎞를 갈 수 있는 교통 수단을 제공하겠다”고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길거리에 세워진 자전거를 언제든 필요할 때 타고 아무데나 내려서 놓고 가는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현실화시켜 중국 스타트업의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알리바바(阿里巴巴)와 샤오미(小米) 등 중국 ‘IT 공룡’들이 앞다퉈 오포에 투자하며 기업가치는 30억 달러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낮은 수익모델 탓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협력 업체들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면서 시장에 파산 소식이 나돌았다. 이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1500만명을 넘어섰다. 보증금이 1인당 99위안인 것을 감안하면 보증금 반환 규모는 거의 15억 위안(약 2500억원)에 이른다. 오포는 그러나 성명을 통해 파산 절차를 밟고 있지 않다면서 채무 관련 소송과 협의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파산설을 부인했다고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지난 3일 보도했다. 오포의 경쟁자였던 모바이크(摩拜單車·mobike) 역시 비슷한 ‘운명’에 처했다. 음식배달업체 메이퇀뎬핑(美團點評)에 인수되면서 도산은 겨우 면했지만 싱가포르 사업을 접었을 정도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온라인 대출업체 모다이(modai)를 비롯해 우후죽순 생겨나던 개인 간 거래(P2P) 업체들도 줄줄이 파산하면서 투자금 반환 시위가 일어나는 등 핀테크(기술+금융) 분야에서 사회문제로까지 등장했다. SCMP는 “중국의 자본은 너무 많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너무 적었다”며 “유사한 아이디어에 투자금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상당수 투자금은 이제 회수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고 지적했다.중국 스타트업이 몰락하고 있는 이유는 진정한 기술 혁신보다는 단순한 아이디어와 광활한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이다. 류자룽 중국 자오상(招商)은행 카드사업총괄 부장은 “중국 스타트업 기술이 세계를 선도한다는 것은 허풍”이라며 “일부 성공한 회사들도 (기술력이 뛰어나다기보다) 중국 시장이 컸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단순한 아이디어에 너무 많은 자본이 투입됐으며, 결국 순식간에 증발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이들 업체의 경영난 가중에 한몫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강제적인 기술 이전을 정조준하면서 남의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자신의 것처럼 포장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SCMP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했고, 자국 시장에만 의존해 온 스타트업들이 희생자가 됐다”면서 “그동안 중국의 기적이자 자존심의 원천으로 여겨지던 중국 스타트업 업계가 ‘진실의 순간’을 마주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게임 등의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진 점도 스타트업 업계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 중국 스타트업 업계를 잔뜩 부풀렸던 버블(거품)이 빠지면서 ‘좋은 시절’은 끝났다는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가인 윌리엄 리는 “최근 수년간 중국 스타트업은 쏟아져 들어오는 투자 자금을 만끽했지만 이젠 그런 좋은 시절은 지났다”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은 비용 통제를 위해 감원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 스타트업 업계가 경영난에 봉착함에 따라 직원들은 혹사당하고 있다. 스타트업 업체들이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씩 일하는 ‘996룰’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직원들의 근무 시간은 무려 주 72시간이라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셈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유짠(有贊)의 주닝(朱寧)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17일 직원들에게 “996룰을 지켜 달라”는 새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메시지에서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華爲) 회장은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어렵다’는 화웨이 직원 말에 ‘이혼하면 해결된다’는 조언을 했다”며 “직원들의 이혼은 원하지 않지만, 화웨이의 이러한 문화는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보다는 회사 일에 시간을 할애해 달라고 강제한 것이다. 996룰은 사실 스타트업 직원들이 과거 잘나갈 때 만든 문화다. 당시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나서 장시간 근무를 했다. 그러나 상당수 스타트업이 경영난을 겪으며 회사 측이 직원들에게 996룰을 강요하는 데 악용되고 있다. 대다수의 스타트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직원들마저 내보내며 인력을 줄인 여파다. 이에 중국 IT기업들과 스타트업의 장시간 노동을 반대하는 ‘안티 996룰’ 캠페인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깃허브에서 안티996룰 캠페인이 시작됐고, 이는 일주일간 깃허브에서 두 번째로 많이 공유됐다고 전했다. 이날 기준으로 캠페인 관련 저장소는 16만명의 ‘스타’(star, 좋아요)’를 얻었으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도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시장은 2013년부터 급성장했다. 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한 데다 알리바바와 텅쉰(騰訊·Tecent) 같은 1세대 스타트업들의 성공사례가 나오면서 투자 자금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에 힘입어 중국 스타트업들은 2015~2017년 ‘이지 머니’(손쉬운 자금 조달)를 만끽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만 해도 하루 평균 6900개 사가 설립되던 스타트업이 지난해엔 하루 평균 1만 8400개 사로 167%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 위축이 가속화됐다. 중국 리서치기업인 제로2IPO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스타트업 시장의 투자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7.5%, 전달보다 31.7%나 급감한 294억 위안에 그쳤다. 전체 투자 건수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5%나 곤두박질쳤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레퀸도 지난해 4분기 중국 스타트업 시장 투자 건수와 펀딩 규모가 각각 713건과 183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12%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日아베, ‘망언·실언’ 장관 한밤중 긴급경질...“자민당에 암운이”

    日아베, ‘망언·실언’ 장관 한밤중 긴급경질...“자민당에 암운이”

    “(그를 올림픽상으로) 임명한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이번 일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를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10일 밤 9시 15분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상기된 표정으로 도쿄 나가타초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 앞에 섰다. 그는 사쿠라다 요시타카(69) 올림픽 담당상(장관)이 약 2시간 30분 전 ‘(동일본 대지진) 재해지역의 부흥보다 정치가 더 중요하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과 관련해 전에 없이 강한 톤으로 사과의 뜻을 표했다. 그는 “좀전에 사쿠라다 올림픽상이 재해지역 여러분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혀와 수리했다”며 “재해지역 여러분에게 총리로서 깊이 사과드리고자 한다”고 했다.잘못된 발언과 부적절한 행동으로 끊임없이 구설수에 올랐던 사쿠라다 올림픽상이 결국 지난해 10월 임명된 지 8개월여 만에 낙마했다. 형식은 사의 표명이었지만, 누가봐도 분명한 ‘경질’이었다. 사쿠라다 올림픽상은 이날 오후 6시 30분쯤 같은 자민당 소속 다카하시 히나코 의원의 후원모임에서 “부흥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다카하시 의원”이라고 발언했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역의 복구를 의미하는 ‘부흥’보다 같은 당 소속 정치인 한 명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아베 총리를 비롯한 정권 수뇌부는 발칵 뒤집혔다. 그동안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동일본 대지진 부흥의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해온 터에 다른 사람도 아닌 올림픽 담당 장관이 이를 내팽기치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지방선거가 진행 중인 것은 물론이고 오는 7월 아베 정권의 명운이 걸린 참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는 터에 나온 이 발언에 그동안 야권의 사쿠라다 올림픽상 해임 요구에 줄곧 버텨왔던 아베 총리는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여당 안에서는 국가적으로 중대한 행사인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정부측 총괄 사령탑인 사쿠라다 올림픽상을 서둘러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아베 총리의 결단이 늦어도 너무 늦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사쿠라다 올림픽상은 장관으로서 자질을 논하기에 앞서 이미 2016년 1월 당내 회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직업으로서의 매춘부였다. 그것을 희생자인양 하는 선전공작에 너무 현혹당했다”는 망언을 했던 인물이다. 앞서 2014년에는 “‘고노 담화’는 날조된 것”이라고 말해 극우인사로서 본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취임 이후부터 그는 정부와 국회 안팎에서 쉴새 없이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2020년 도쿄올림픽의 비전을 알고 있느냐”는 국회의원의 질문에 “모든 사람들이 자기 베스트를 목표로 한다”는 엉뚱한 대답을 했다. ‘미래를 바꾼다‘로 정한 도쿄올림픽 비전 캐치프레이즈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전체 올림픽 예산 중 정부의 부담이 얼마인지에 대한 물음에도 “1500엔”(약 1만 5000원)이라고 답해 여당 의원들로부터도 실소를 자아냈다. 서둘러 “1500억엔”이라고 정정했다가 나중에 보좌진의 말을 듣고 다시 1725억엔으로 번복했다. 북한 올림픽 선수단의 도쿄올림픽 참가 문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총리 관저와 외무성이 정할 일로 내 담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가 담당 업무도 잘 모른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2월에는 수영 유망주 이케에 리카코 선수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하던 선수인데, (메달 전선에 차질이 빚어져) 실망이다”고 말했다가 선수가 아닌 성적만 걱정한다는 비판을 받았다.교도통신은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에 암운이 떠다니고 있다”며 “사쿠라다 올림픽상이 그동안 실언을 반복했던 것을 고려할 때 경질이 지나치게 늦었다는 비판이 분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권은 호재를 만났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계속 두둔했던 아베 총리의 책임 문제”라고 국회에서 추궁을 예고했고, 마시코 데루히코 국민민주당 간사장 대행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손들고 항복하는 北 소년들…한국전쟁 흑백사진, 컬러로 부활

    손들고 항복하는 北 소년들…한국전쟁 흑백사진, 컬러로 부활

    한국전쟁(1950~1953)의 참상이 담긴 흑백사진이 색을 머금고 컬러로 재탄생됐다. 사진은 영국에서 전기기사로 일하는 로이스턴 레너드(55)가 한 장당 4~5시간가량 작업한 끝에 완성됐다. 남동생을 등에 업은 어린 소녀와 탱크, 적군의 시체를 밟고 지나가는 미군의 모습 등 전쟁의 잔혹함이 컬러로 더욱 진하게 다가온다.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권총을 든 미군 앞에서 손을 들고 항복 의사를 표현하고 있는 북한 소년들의 사진. 1950년 9월 20일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이 사진에는 매복 중이던 미군에게 붙잡힌 북한 소년들이 담겨 있다. 권총을 겨눈 미군 뒤로는 인천상륙작전에 투입됐던 탱크가 보인다. 1951년 6월 고양시 행주산성 부근에서 남동생을 등에 업은 남한 소녀가 무심한 표정으로 M-26 탱크 앞에 서 있는 모습 역시 인상 깊다.1950년 8월 부산 방어선 전투에서 다친 군인을 들것에 실어 나르는 미군 사진도 컬러로 복원됐다. 부산 교두보 전투로도 불리는 이 싸움은 유엔군 사령부가 부산을 지키기 위해 낙동강 동안으로 모든 병력을 후퇴시켜 방어선을 재편한 작전이다. 이를 통해 부산항으로 병력과 물자를 안정적으로 보급받은 유엔군은 9월 18일 반격 전환할 수 있었다. 한국전쟁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작전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1950년 9월 미 해병대가 널브러져 있는 적군의 시체를 지나치는 모습도 보인다. 반자동 소총을 메고 가슴까지 흠뻑 젖은 미군이 논두렁을 달려가고 있다. 죽음이 일상인 전쟁의 참상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1950년 11월 눈보라가 몰아치는 함경남도 장진군에서 2주간의 혈투 끝에 중국군에게 패해 퇴각하던 미 해병대 제5연대와 제7연대의 사진도 볼 수 있다.한국전쟁에 참전한 영국군의 사진도 제 색깔을 찾았다. 총을 들고 탱크에 올라 있는 사진 속 8명의 영국 군인은 중국군과의 전투를 앞두고 있었다. 이날 전투에서 임진강을 건넌 600명의 영국군은 중국군 1만 명을 사살하고 59명의 사상자를 냈다.이번 복원작업을 이끈 레너드는 “이번 작업은 그저 오래된 흑백사진이 아닌 전쟁의 공포와 참혹함이 그대로 담긴 사진이라 의미가 남달랐다”면서 “역사를 잊지 말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음 세대를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진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전쟁터로 보내야만 했던 가족들의 아픔을 상기시키는데 일조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사설] 임정 100주년, 청와대와 국회는 주권재민 되새겨야

    독립운동가들이 중국 상하이에서 현 국회의 모태인 임시의정원을 조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한 지 오늘로 꼭 100년이 됐다. 당시 선포한 임시헌장 제1장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이라고 규정함으로써 해방과 독립을 넘어 주권재민과 평등 같은 민주적 가치에 기반한 새로운 나라를 목표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나라를 빼앗긴 황망하고 엄혹한 시절에 당면한 과제 해결에 머물지 않고, 민주주의 국가의 토대를 놓은 선구적인 뜻을 기리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지금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위정자들이 본분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돌아보면 마음이 무겁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임정 100주년과 관련해 “특권층끼리 결탁·담합·공생해 국민의 평범한 삶에 좌절과 상처를 주는 특권과 반칙의 시대를 반드시 끝내야 한다”며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가 새로운 100년의 굳건한 토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청와대 대변인의 투기 의혹, 환경부 블랙리스트 개입 논란, 인사보고서 채택 없는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 강행 등 일련의 사건들을 볼 때 대통령과 청와대 또한 특권과 반칙의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착잡하다. 임시정부 수립 전날인 어제는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이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대한민국 국회가 임시의정원이 표방했던 민주적 공화주의와 의회주의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쟁을 앞세워 민생을 내팽개치는 무책임한 행태를 되풀이하고, 사소한 특권 하나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게 지금 국회의 참담한 민낯이다. 여야 5당 원내 대표부가 어제 상하이에서 열린 임시의정원 기념행사에 대거 참석했다고 한다. 부끄러움을 안다면 이제라도 민생 협치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 [현장 행정] 명패는 작지만 희생은 큽니다

    [현장 행정] 명패는 작지만 희생은 큽니다

    “일제 식민지배에 맞서 피 흘리며 싸운 독립유공자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외국에 나가서 어깨 펴고 살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선갑 서울 광진구청장이 지난 8일 조상묵(81) 광복회 광진구지회장 현관문에 독립유공자 유족이 사는 집을 표시하는 명패를 달아준 뒤 머리 숙여 인사했다. 김 구청장은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독립유공자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국가보훈처와 협력해 유족들의 현관문에 ‘명패 달아드리기’ 행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행사에는 어린이집 어린이 20여명이 참석해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며 ‘아리랑’을 합창해 독립유공자의 희생과 공헌 정신을 되새겼다. 조 지회장은 부친과 조부가 모두 독립유공자다. 부친 조복선씨는 1982년 대통령표창을 받았고 1990년 건국훈장 5등급 애족장으로 승격됐다. 조부 조기수씨 역시 지난달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조 지회장은 “광진구에서 이렇게 신경을 써주니 할아버지와 아버지도 지하에서 기뻐하실 것”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조 지회장에 따르면 조부와 부친은 1919년 경북 안동 임하면에서 함께 3·1만세운동을 벌이다 체포됐다. 특히 부친은 주재소와 면사무소 등을 점령하는 등 만세운동을 주도했다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조 지회장은 “아버지는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니 일을 못하고, 돈이 없어 병원 치료를 못 받았다”면서 “어린 시절 경찰과 친일파들이 찾아와서 행패를 부리곤 했다”고 회상했다. 김 구청장은 이날 행사에서 연말까지 구 차원에서 독립유공자 유족을 비롯해 민주유공자, 상이군경, 참전유공자, 무공수훈자들을 찾아뵙고 명패를 달아 드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구청장에 따르면 광진구에 있는 독립유공자 유족은 모두 47가구다. 광진구는 지난 2월부터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와 복지 향상을 위해 보훈예우수당(월 3만원)도 별도 지급하고 있다. 대상은 광진구에 주민등록을 두고 3개월 이상 거주하는 국가보훈대상자나 유족으로, 참전명예수당과 국가유공자 생활보조수당 지급 대상자를 제외한 1800명이 대상이다. 김 구청장은 “명패 자체는 작을지 모르지만 순국선열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구민들의 정성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씨줄날줄] 재벌과 조양호 회장/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재벌과 조양호 회장/박현갑 논설위원

    재벌은 산업화나 민주화 시대, 경제성장의 주축이었으나 늘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있다. 경제개발 시대에는 정경유착의 대명사로, 경제민주화 시대에는 갑질의 아이콘이었다. 박정희 정권 시절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이나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정경유착의 논란에서 빠지지 않았다. 한국이 ‘아시아 4룡’으로 부상하는 데 기여했으나 권력자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사업 이권을 음성적으로 받았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입법부는 ‘핫바지’였다. 1988년 전두환 정권과의 정경유착을 파헤치기 위해 열린 5공 청문회에서 대부분 청문위원은 현대그룹 회장 정주영 증인을 ‘회장님’으로 불렀다. 당시 초선이던 노무현 의원은 증인을 상대로 정경유착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칼 든 강도한테 빼앗겼다. 의회는 핫바지”라는 답변을 받아내 청문 스타로 부상했다. 재벌 성장에는 혼맥도 한몫했다. 한진그룹은 창업자 아들인 조양호 회장이 이재철 전 교통부 차관의 장녀와 결혼하면서 도약한다. 선경(SK)은 1980~90년대 석유·이동통신 분야에 뛰어들면서 ‘대통령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인수에 대해 신군부시절 동력자원부 장·차관을 지낸 최동규씨는 에세이집에서 “그때 유공을 선경에 넘기게 한 사람은 보안사령관이었던 노태우”라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를 소개하고 있다. 94년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도 인수했다. 재벌은 우리 경제가 고속성장을 멈추고 경제민주화운동으로 근로자 의식이 확산되면서 ‘갑질’로 다시 한번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어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폐질환으로 숨졌다. 조 회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기여했다. 하지만 2014년 장녀의 ‘땅콩 갑질’, 지난해에는 차녀의 ‘물컵 갑질’과 부인의 ‘폭언 갑질’이 터져나오면서 그룹 총수로서, 가장으로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경찰, 검찰, 관세청, 공정거래위 등의 전방위적 압박이 이어졌고, 결국 지난 3월 국민연금이 참여한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은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을 박탈당했다. 재벌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Chaebol’이라는 우리말 표기 그대로 소개된다. 수많은 계열 기업의 경영권을 행사하려면 상당한 지분이 필요하지만 재벌은 순환출자나 지주회사 방식으로 적은 지분으로도 문어발식 경영을 한다. 독특한 경영 방식이 아닐 수 없다. 벤츠나 도요타 등은 글로벌 기업이나 재벌은 아니다. 재벌을 둘러싼 사회적 이슈가 터지면 세습, 배임, 편법승계, 횡령 등이 빠지지 않는다. 그룹 총수의 변고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 주가는 한때 치솟는 기현상을 보였다. 기업은 투명 경영, 정도 경영에 매진하고 정부는 기업 활동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없는지 돌아볼 때다. eagleduo@seoul.co.kr
  • “뮬러보고서·납세내역 전면 공개를”… 트럼프 옥죄는 두 페이퍼

    美민주 “편집본 못 믿어…법정투쟁 불사” 트럼프 “뮬러 특검팀은 성난 민주 당원들” 하원, 국세청에 트럼프 소득자료 등 요청 백악관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 보고서 요약본 발표로 날개를 단 듯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특검 보고서 전면 공개와 납세자료 공개 요구에 다시 발목을 잡혔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인 두 개의 보고서 공개에 정치적 사활을 걸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절대 공개 불가’를 외치며 결사항전으로 맞서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7일(현지시간) “특검 수사 결과 보고서를 둘러싼 정치적 전투가 보고서에 대한 법적인 편집, 삭제 절차로 초점이 모이고 있다”면서 “편집 결과를 불신하는 민주당이 22개월간에 걸친 특검 수사의 모든 증거와 결론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스캔들은 지난달 24일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사실을 찾지 못했다’는 4쪽짜리 특검 보고서 요약본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바 장관이 특검 보고서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왜곡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에 민주당이 보고서 전문 공개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서면서 다시 치열한 전투가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를 증오하는 13명의 성난 민주당원들로 이뤄진 뮬러 팀이 언론에 불법적으로 정보를 흘리고 있는 것 같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이날 CBS에서 “바 장관이 의회에 제출했던 특검 보고서 요약본은 실제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쪽으로 꾸며졌다”면서 “의회는 국민을 대표하는 만큼 삭제되지 않은 특검 보고서 전체를 볼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고서 전문 공개를 위해 법정 투쟁도 불사하겠다며 전투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내역 공개를 둘러싼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대행은 이날 폭스뉴스에서 민주당이 국세청으로부터 납세 기록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법률은 100% 내 편”이라며 납세 내역을 공개할 수 없다고 맞섰다. 반면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기록 공개 요구에 법적 근거가 있고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세위 소속 민주당 댄 킬디 하원의원은 이날 ABC에서 “이는 의회가 가진 합법적 권한”이라며 “자료 제출 결정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대통령 측 변호사에게 달려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논란은 민주당 소속 리처드 닐 하원 조세무역위원장이 지난 3일 국세청에 2013∼2018년 트럼프 대통령 개인과 8개 사업체의 소득 및 납세 신고 자료를 요청하면서 재점화한 상황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낙태죄 위헌’ 결론 달라질까… 헌재 11일 선고 확정

    9명 중 3명 “낙태 허용기준 개정 필요” 진보 성향 2명도 전향적인 입장 전망 ‘여성만 처벌’ 규정 폐지 요구 높아져 하급심 선고유예 잇따라 ‘사문화’ 평가 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는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오는 11일 나온다. 2012년 8월 헌법재판관 의견이 4대 4로 맞서 위헌 정족수(6명) 미달로 합헌 결정이 난 지 7년 만이다. 헌재는 11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열리는 특별 선고기일에 낙태 행위에 대한 처벌을 명시한 형법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을 선고한다고 8일 밝혔다. 헌재는 2017년 2월 의사 정모씨가 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269조 1항과 270조 1항이 위헌인지 확인해 달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을 접수해 심리해왔다. 형법 269조 1항(자기낙태죄)은 임신한 여성이 낙태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형법 270조 1항(동의낙태죄)은 의사나 한의사 등이 여성의 동의를 얻어 낙태 시술을 하면 2년 이하의 징역에, 동의가 없었으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2013~2015년 여성들의 동의를 얻어 69차례 낙태 수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씨는 “태아는 생명권의 주체가 될 수 없고 낙태 처벌 조항이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헌재가 낙태 처벌에 대해 이전과 다른 결론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남석 헌재소장과 이은애·이영진 헌법재판관이 현행 법의 낙태 허용기준이 지나치게 좁아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진보 성향인 이석태·김기영 재판관도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특히 여성만 처벌하도록 한 낙태죄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점이 헌재 판단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의뢰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임신인공중절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여성 1만명 가운데 75.4%가 “형법 269·270조를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달 18일 “낙태한 여성을 처벌하는 것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 생명권 등을 침해한다”는 의견을 헌재에 공식 제출했다. 최근 헌재 앞에서는 연일 시민단체 등의 ‘낙태죄 폐지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법원 하급심에서도 낙태죄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 논란을 거론하며 “낙태 행위에 대해 사실상 국가 형벌권의 행사를 자제해 온 상황”이라며 선고유예 판결이 잇따라 처벌 조항이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뉴스 분석] “재지정 평가 수용”… 불씨 남긴 자사고

    [뉴스 분석] “재지정 평가 수용”… 불씨 남긴 자사고

    서울 13곳, 기한 마지막날에 보고서 제출 “평가지표 수정 없이 결과 나오면 맞설 것” 전문가 “폐지 땐 충분한 설득·소통 필요”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둘러싼 교육당국과 자사고 간의 갈등이 사실상 법정으로 이어지게 됐다.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는 서울 지역 자사고 13개교는 평가의 첫 단계인 운영성과평가보고서를 제출 기한 연장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서울교육청에 제출하면서 “부당한 평가지표의 수정 없이 수용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온다면 행정소송 등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2일 전북교육청에 보고서를 제출한 상산고도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교육부와 서울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입장이 공고한 탓에 이번 재지정 평가에서는 기준점을 넘지 못해 지정취소 처분을 받는 학교가 복수로 생길 가능성이 크다. 자사고들은 교육당국의 재지정 평가지표가 사실상 ‘자사고 죽이기’를 의도로 한 지표라는 입장이다. 서울교육청이 지정 취소를 확정할 6월 말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법적 공방이 시작될 전망이다. 교육부의 표준안에 각 시·도교육청의 재량지표가 더해진 평가지표는 ‘교육과정의 다양성’이라는 자사고의 설립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를 평가함과 동시에 사립학교의 사회적 책무와 교육 공공성 구현 여부 등을 살펴보는 항목이 신설 및 강화됐다. 기초생활수급권자나 차상위계층 자녀 등을 선발하는 사회통합전형으로 정원의 20% 이상을 선발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항목과 교육청으로부터 감사 등 지적 사례가 있을 경우 최대 12점까지 감점할 수 있도록 한 항목 등이 대표적이다. 자사고들은 “사회통합전형은 지원자 부족으로 매년 미달돼 20% 이상 선발은 불가능하다”면서 “교육청 재량으로 12점까지 감점할 경우 다른 항목에서 모두 ‘우수(80점)’로 평가받아도 지정취소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회통합전형으로 정원의 20% 이상을 선발하도록 한 것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규정된 의무사항이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사회통합전형이 매년 미달되는 건 학교가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이 입학한 뒤 적응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사학도 사회통합에 기여하고 우리나라의 교육체제를 열린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수정된 평가지표가 본래 목표에서 벗어난 부분이 있거나 수정의 폭이 지나치게 큰 경우 ’신뢰 보호’의 원칙에 어긋났다고 판단돼 법적 다툼에서 자사고가 유리해질 수 있다. 사학의 사회적 책무나 교육 공공성을 평가하는 항목이 일반 사립고에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 경우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자사고만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자사고가 일반 사립고에 비해 해당 항목에서 현격히 떨어진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자사고 폐지’를 외쳐 왔던 교육부와 진보교육감들이 정작 갈등과 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소통에 나서고 있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평가지표의 공정성에 대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들은 “재지정 평가는 교육청 재량”, “교육부의 표준안을 따른 것”이라면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배 교수는 “자사고를 폐지한다면 학부모 등을 상대로 한 충분한 설득과 소통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찌질이” “둘이 사귀냐” 폭언·성희롱한 공공기관 간부 해임 정당

    법원 “지위 이용해 낮은 직급 인격권 침해” 부하 직원들에게 폭언과 성희롱을 일삼아 해임된 공공기관 간부가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박성규)는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 기각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근로복지공단 부장으로 일하던 A씨는 2017년 공단 인사위원회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조직 분위기 저해 등의 사유로 해임 통보를 받았다. 그는 부하 직원들에게 “부장 말이 법”이라고 강요하며 “찌질이”, “미친X”, “재수없다 퉤퉤”, “어휴, 또라이”, “작살 내버려야겠다, 싸가지 없는 XX” 등 모욕적인 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비정규직이나 인턴들에게는 “알아서 하세요. 다음주부터 한 명씩 자르면 되죠”, “이 중 2명은 ‘가(최하)’ 평점을 줘서 잘라버릴 수 있다”는 등 지위를 이용해 압박하기도 했다. 회식 자리에서는 여직원에게 “러브샷 하자고 하면 성희롱이냐”고 물으며 러브샷을 요구하거나 남녀 직원에게 공개적으로 “둘이 사귀냐”고 말한 것 등도 징계 사유로 꼽혔다. A씨는 공단 재심청구와 중앙노위 구제 신청이 모두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징계가 직원들의 일방 진술에만 의존했고, 행위에 비해 징계가 지나치게 무겁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공기관 직원도 높은 윤리의식과 성실, 품위유지 의무 준수가 요구되는데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주로 직급이 낮은 신입이나 여직원,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을 상대로 인격권을 침해하는 발언을 하는 등 괴롭힘 행위를 해 비위 정도가 중하다”며 “괴롭힘 대상이 된 직원들의 인격이나 정신적 건강, 근무 효율성에 부정적 영향도 상당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학벌 과시·스타일 살리려고 과잠 입는다고요?

    학벌 과시·스타일 살리려고 과잠 입는다고요?

    ‘학벌주의 상징’으로 비판받는 ‘과잠’ 어떤 이들은 ‘우리들의 세상’ 느끼고 어떤 이들은 ‘그들만의 세상’ 느낀 탓 일부 학생 “편해서 입는데 지나치다”“명문대 과잠은 ‘간지’(‘스타일이 좋다’는 뜻의 속어) 그 자체죠.” 재수생 김모(20)씨가 내린 ‘과잠’(학과 점퍼)의 정의다. 그는 최근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서울대 과잠 가격 등을 알아봤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합친 말) 입학이 목표였던 김씨에게 지난해 대입 실패는 아쉬움이 컸는데 서울대 점퍼를 입으면 다시 공부 의지가 생길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과잠으로 명문대생이 되겠다는 동기부여를 받고 싶기도 했고 (실패의) 고통을 회피하고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봄 캠퍼스의 상징인 과잠은 단순한 야구점퍼 한 벌, 그 이상의 의미다. 누군가에게는 ‘우리’임을 확인시켜 주고 또 그 무리에 속하지 못한 누군가에겐 선망의 대상이 된다. 신입생에게는 설렘이자 자랑거리지만 고학번이 될수록 옷 걱정을 덜어 주는 편한 생활복이다. 최근에는 ‘학잠’(학교점퍼)라는 이름으로 일부 고교에서도 맞춤복을 볼 수 있게 됐다. 요즘 10~20대들에게 과잠의 의미를 물었다.●멀리서 봐도 ‘우리 편’ 구분… 소속감 고취 과잠은 붕어빵처럼 똑같아 보이지만 디테일을 살피면 제각각이다. 제작할 때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 과정이 학생들의 연대감을 높여 준다. 한국외대 재학생인 권재웅(20)씨에게도 과잠은 소속감의 상징이다. 권씨는 “디자인부터 손수 우리 손으로 해서 그런지 더 소속감을 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다수의 과들은 엠티(MT)를 떠나기 전인 3월 초부터 타 과보다 예쁜 과잠을 맞추기 위해 회의를 시작한다. 학교 상징색부터 검은색, 하얀색, 회색까지 다양한 색을 고르고 학교 마크와 이름 등의 위치를 조정한다. 오른쪽 어깨 부분엔 보통 학번을 새긴다. 과잠이 신입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신의 나이가 드러난다는 생각에 고학번일수록 학번이 새겨지지 않은 과잠을 선호한다.손목에는 각자의 이름을 한자나 영어로 새기는 게 일반적이다. 규모가 큰 과들은 반에 따라 다른 디자인을 채택한다. 동아리나 친한 친구끼리 따로 맞추기도 하기에 과잠만 두세 벌 가지고 있는 학생도 많다. 고려대 신입생인 황진규(24)씨 역시 “학교 상징색을 사용한 ‘크잠’(크림슨색 과잠)과 무난하게 입고 다니기 좋은 ‘검잠’(검은색 과잠)을 가지고 있다”면서 “색깔은 물론 과잠 두께도 달라서 날씨, 장소 등에 따라 챙겨 입는다”고 설명했다. 제작 단계부터 공을 들이는 과잠은 소속감과 결속력을 탄탄하게 해 준다. 강현욱(21·한국외대 2년)씨 역시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같은 과잠을 입고 있다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과잠은 대학생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사립고, 일부 인문계고 등에선 ‘학잠’을 맞춘다. 등에는 학교 이름을 영어로 새기고 손목에는 동아리명을 새긴다. 언뜻 대학생들의 과잠과 다를 바 없다. 불편한 교복 대신 학교 마크가 새겨진 후드티를 제작해 입기도 한다. 고등학생들에게도 다 함께 맞춰 입는 옷은 소속감의 상징이다. 한성과학고 재학생 조준호(17)군은 “과학고 체육대회가 열리는 5월에 학잠과 단체티를 구입하다 보니 소속감이 확실히 느껴진다”며 “학년마다 점퍼 색깔이 달라 학기 초에 선후배 간에 인사를 하는 등 관계를 쌓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학교 자랑하는 건가”… 옷으로 사람 평가 하지만 과잠을 두고 ‘학벌주의의 상징 같은 상품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 고된 수험생활을 마친 신입생들에게 과잠은 하나의 성취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연세대 대나무숲에는 학교 마크가 새겨진 롱패딩을 입고 고향집에 내려갔다가 “(학교) 자랑하려고 저딴 거 입고 다니냐”는 수군거림을 들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그런 얘기를 들으니 추워도 옷을 벗고 들고 다니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고려대 신입생인 김모(19)씨는 “아무래도 과잠은 학교 이름 등을 대문짝만 하게 새겨서 다니는 옷이다 보니 소속되지 않은 타인에게는 좋지 않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등학생 때 과잠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 ‘학교 자랑하나’ 이런 생각을 해 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나 역시 애초에 오해의 소지 자체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학교 근처가 아닌 지역에서는 되도록 입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과잠에 크게 적혀 있는 학교 이름과 마크, 학과는 자연스레 과잠을 입은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가 된다. 충북대 2학년인 신모(20)씨 역시 이러한 시선을 느낀 적이 많다고 털어놨다. 신씨는 “과잠을 입을 때마다 ‘저 사람이 내 과잠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며 “아무래도 명문대를 추구하다 보니 과잠에 적힌 대학을 평가하면서 ‘대학을 잘갔네’ 혹은 ‘(시원치 않은 반응으로) 굳이 입고 자랑하려고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저렴하고 따뜻해 서 입는 것뿐인데” 일부 지방 국립대에서 성적이 좋아야만 갈 수 있는 의대나 수의학과 등의 특정과 학생들은 학교 이름보다도 과 이름을 과잠에 크게 새긴다. 강원 지역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21)씨는 “타과생들은 과 이름을 더 크게 새기는 학생들을 보면서 ‘수능 한두 개 틀려야 오는 애들인데’ 하며 아예 다른 학교라고 생각한다”며 “나부터도 명문대 과잠 등을 보고 학교나 과 이름을 번역하느라 바빴고 하루 종일 ‘부럽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과잠을 즐기는 학생들은 과잠을 학벌주의 상징이라고 하는 것은 오해라고 강변한다. “편하고 따뜻해 입는 것인데 학교 마크 때문에 욕하는 건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과잠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과잠의 장점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고도 했다. 과잠의 새 제품 가격은 3만~5만원대로 저렴한 데다가 편하고 따뜻한 옷이라는 것이다. 과잠과 ‘돕바’(롱패딩 형태의 옷을 뜻하는 속어)를 여행 때도 챙긴다는 대학생들도 많았다. 서울대생 김모(19)씨는 “과잠은 학벌주의의 상징이나 타인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교복과 다를 바 없다. 편리함이나 소속감 때문에 입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생활복 같은 느낌처럼 주위 사람들도 많이 입고 다니기 때문에 입을 옷이 마땅하지 않을 때 입으면 되는 옷이라 편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외대의 권씨 역시 “옷이 많은 편이 아니라 과잠과 돕바를 애용해 여행 갈 때도 과잠을 무조건 챙기고 가을 내내 돕바를 입었다”며 “다른 학교 캠퍼스 빼고는 어디든 우리 학교 과잠을 입고 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자부심 그 이상으로 읽힐 수도” 전문가들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소속감의 성질에 주목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소속감은 특권의식과 타인에 대한 배타성을 동시에 지닌다”며 “20대 초반에는 소속감이 하나의 발달 과제이기 때문에 과잠 문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동시에 이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박탈감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사회에서 평등과 공정이 중요한 가치임을 고려한다면 과잠 말고 다른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방식들을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잠은 단순히 소속 집단에 대한 자부심 그 이상으로 읽힐 수 있다”면서 “성취하기 어려운 경쟁 사회에서 과잠은 그간 쌓아 온 개인의 성취와 성실함을 보여 주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별로 다른 디자인을 채택하는 등 개성의 표현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이는 과잠을 단순히 체육복 수준이 아닌 본인의 가치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여긴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못 믿을 면책제도… “정권 바뀌면 부메랑 될라” 몸 사리는 공무원

    못 믿을 면책제도… “정권 바뀌면 부메랑 될라” 몸 사리는 공무원

    무고의·무중과실 추정 요건 완화에도 ‘법 직접 집행’ 지자체 공무원들 우려 커 감사원·인사처 별도 추진에 협업도 안 돼 “감사원 표창·인사처 인센티브 함께 부여…사례 위주 가이드라인 만들어 독려해야”“공무원들이 적극 행정에 나서지 않는 것은 단순히 귀찮거나 힘들어서가 아닙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의 감사 방식 때문이에요. 10년쯤 전부터 대통령과 정부부처가 나서서 적극 행정을 장려했지만 아직도 달라진 건 없습니다. 지금은 괜찮겠지만 언젠가는 감사원이나 부처 내 감사부서가 태도를 180도 바꿔 이를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두려운 것이죠.” 정부세종청사의 한 공무원은 7일 공직사회의 적극 행정 현실을 이렇게 말했다. 적극 행정을 유도할 핵심인 ‘적극 행정 면책제도’가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정권 입맛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정부부처는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 행정 독려 지시에 따라 면책제도와 관련된 운영 규정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법제처와 행정안전부, 국방부 등이 적극 행정 관련 훈령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공무원의 업무 처리가 불합리한 규제 개선을 비롯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적극 행정으로 간주해 처벌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규정만으로는 적극 행정으로 과실을 범했을 때 면책을 해 줄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쉽게 말해서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해석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지적에 따라 감사원도 지난 2월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내놨다. 적극 행정 면책을 위해 무고의·무중과실 추정 요건을 완화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도 감사 방식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공무원들의 지적이 나온다. 특히 법을 직접 집행하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우려가 크다. 수도권 지역의 한 공무원은 “감사에서 중앙부처는 지자체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중앙공무원은 법을 만드는 게 주 업무이다보니 (법 집행이 중심인) 적극 행정이 적용될 때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적극 행정 관련 감사 이슈는 지역공무원들에게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적극 행정 추진의 양대 축인 감사원과 인사혁신처가 ‘부처 간 칸막이’에 가로막혀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 2월 인사처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적극 행정 징계 면책요건을 완화하고 적극 행정 공무원에게 파격적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 지켜도 그만인 운영지침(가이드라인)만으로 적극 행정을 이끌어 낼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크다. 감사원 감사와 인사처 인센티브 지침이 한몸처럼 움직여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지금처럼 서로 다른 두 부처가 별도로 추진하면 협업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세종청사 고위 관계자는 “적극 행정을 펼친 공무원을 두고 감사원에서는 징계를 요청하는데 인사처 기준으로는 인센티브를 주려고 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적극 행정 촉진(인사처)과 규제(감사원)가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은 그렇게 보이지 않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경찰공무원인 서모(30) 경장은 “경찰에는 ‘모범경찰관’이라는 제도가 있다. 여기에 선정되면 상뿐 아니라 3년간 매달 5만원 정도 보너스를 받는다”며 “감사원 감사를 통해 일반 공무원에게도 적극 행정 표창을 주는 동시에 인사처 인센티브 지침에 따라 다양한 혜택도 함께 주면 분명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인사처가 상반기 중 배포하겠다고 밝힌 ‘적극 행정 가이드라인’을 법제처 법령해석처럼 사례 위주로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공무원들이 일선 현장에서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인사처는 각 부처 자료를 종합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 과정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외부위원 절반이 참여하는 적극행정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면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무서운 질주’ 중국 스타트업들, 어떻게 몰락하고 있나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서운 질주’ 중국 스타트업들, 어떻게 몰락하고 있나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아이우지우’(愛屋及烏)는 중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계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아이우지우의 행보는 2014년 설립 이후 거침이 없었다. 14억 인구의 부동산 거래를 생각하면 성장성에는 온통 ‘장밋빛’ 일색이었던 까닭이다. 불과 1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에 다섯 번이나 잇따라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단숨에 3억 500만 달러(약 3465억원)를 끌어모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발표한 ‘2016년 세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도 누렸다. 하지만 영광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부동산 거래 특성상 규모가 큰 만큼 소비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외면한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직격탄마저 맞았다. 결국 지난 1월 사업을 중단하고 청산절차를 밟았다. 중국 굴지의 금융그룹 핑안(平安)보험이 투자한 부동산 중개 플랫폼 핑안팡(平安房)도 아이우지우와 함께 서비스를 종료했다. 정보기술(IT)시장조사 업체 CB 인사이트는 “이들 업체는 부동산에 금융과 인터넷 서비스를 접목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섭게 질주하던’ 중국의 스타트업계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거대한 중국 시장과 손쉬운 자금 유치를 기반으로 성장세에 탄력을 붙였던 스타트업체들이 혁신 기술의 부재와 미중 무역전쟁, 중국 경기 둔화세 등 여러 가지 악재를 만나며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공유 자전거업체 오포(小黃車·ofo)의 몰락이 대표적이다. 2014년 창업 당시 23살이던 창업자 다이웨이(戴威)는 “버스와 지하철에서 내린 시민이 마지막 1㎞를 갈 수 있는 교통 수단을 제공하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길거리에 세워진 자전거를 언제든 필요할 때 타고 아무 데나 내려서 놓고 가는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현실화시켜 중국 스타트업의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알리바바(阿里巴巴)와 샤오미(小米) 등 중국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앞다퉈 오포에 투자하며 기업가치는 30억 달러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낮은 수익모델 탓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협력 업체들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면서 시장에 파산 소식이 나돌았다. 이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1500만 명을 넘어섰다. 보증금이 1인당 99위안을 감안하면 보증금이 반환 규모는 거의 15억 위안(약 2500억원)에 이른다. 오포는 그러나 성명을 통해 파산 절차를 밟고 있지 않다면서 채무 관련 소송과 협의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파산설을 부인했다고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지난 3일 보도했다. 오포의 경쟁자였던 모바이크(摩拜單車·mobike) 역시 비슷한 ‘운명’에 처했다. 음식배달업체 메이퇀뎬핑(美團點評)에 인수되면서 도산은 겨우 면했지만 싱가포르 사업을 접었을 정도로 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온라인 대출업체 모다이(modai)를 비롯해 우후죽순 생겨나던 개인 간 거래(P2P) 업체들이 줄줄이 파산하면서 투자금 반환 시위가 일어나는 등 핀테크(기술+금융) 분야에서는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SCMP는 “중국의 자본은 너무 많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너무 적었다”며 “유사한 아이디어에 투자금이 한꺼번에 몰린 결과 상당수 투자금은 이제 회수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고 지적했다. 중국 스타트업이 몰락하고 있는 것은 진정한 기술 혁신보다는 단순한 아이디어와 광활한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이다. 류자룽 중국 자오상(招商)은행 카드사업총괄 부장은 “중국 스타트업 기술이 세계를 선도한다는 것은 허풍”이라며 “일부 성공한 회사들도 (기술력이 뛰어나다기보다) 중국 시장이 컸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단순한 아이디어에 너무 많은 자본이 투입됐으며, 결국 순식간에 증발해버렸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이들 업체의 경영난 가중에 한몫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강제적인 기술 이전을 정조준하면서 남의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자신의 것처럼 포장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SCMP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했고, 자국 시장에만 의존해온 스타트업들이 희생자가 됐다”면서 “그동안 중국의 기적이자 자존심의 원천으로 여겨지던 중국 스타트업 업계가 ‘진실의 순간’을 마주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게임 등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진 점도 스타트업계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 중국 스타트업계를 잔뜩 부풀려졌던 버블(거품)이 터지면서 ‘좋은 시절’은 끝났다는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가인 윌리엄 리는 “최근 수년간 중국 스타트업은 쏟아져 들어오는 투자 자금을 만끽했지만, 이제 그런 좋은 시절은 지났다”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은 비용 통제를 위해 감원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이 스타트업계가 경영난에 봉착함에 따라 직원들은 혹사당하고 있다. 스타트업체들이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씩 일하는 ‘996룰’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직원들의 근무 시간은 무려 주 72시간이라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유짠(有贊)의 주닝(朱寧)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17일 직원들에게 “996룰을 지켜달라”는 새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메시지에서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華爲) 회장은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어렵다’는 화웨이 직원 말에 ‘이혼하면 해결된다’는 조언을 했다”며 “직원들의 이혼은 원하지 않지만, 화웨이의 이러한 문화는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보다는 회사 일에 시간을 할애해 달라고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996룰은 사실 스타트업 직원들이 과저 잘 나갈 때 만든 문화다. 당시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나서 장시간 근무를 했다. 그러나 상당수 스타트업이 경영난을 겪으며 회사 측이 직원들에게 996룰을 강요하는데 악용되고 있다. 대다수의 스타트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직원들 마저 내보내며 인력을 줄인 여파다. 이에 중국 IT기업들과 스타트업의 장시간 노동을 반대하는 ‘안티 996룰’ 캠페인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깃허브에서 안티996룰 캠페인이 시작됐고, 이는 일주일 간 깃허브에서 두 번째로 많이 공유됐다고 전했다. 이날 기준으로 캠페인 관련 저장소는 16만명의 ‘스타’(star, 좋아요)’를 얻었으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도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시장은 지난 2013년부터 급성장했다. 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한 데다 알리바바와 텅쉰(騰訊·Tecent) 같은 1세대 스타트업들의 성공사례가 나오면서 투자 자금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에 힘입어 중국 스타트업들은 2015~2017년 ‘이지 머니’(손쉬운 자금 조달)를 만끽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만 해도 하루 평균 6900개 사가 설립되던 스타트업이 지난해엔 하루 평균 1만 8400개 사로 167%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 위축이 가속화됐다. 중국 리서치기업인 제로2IPO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스타트업 시장의 투자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7.5%, 전달보다 31.7%나 급감한 294억 위안에 그쳤다. 전체 투자 건수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5%나 곤두박질쳤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레퀸도 지난해 4분기 중국 스타트업 시장 투자 건수와 펀딩 규모가 각각 713건과 183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12%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나나, ‘킬잇’ 통해 선사한 #긴장감 #돌직구 #반전매력 [en리뷰]

    나나, ‘킬잇’ 통해 선사한 #긴장감 #돌직구 #반전매력 [en리뷰]

    배우 나나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대체 불가한 매력을 뽐냈다. 지난 6일 밤 10시 20분, OCN을 통해 방송된 토일 오리지널 ‘킬잇(Kill it)’ 5화에서 도현진(나나 분)은 자신의 과거를 찾기 위해 간 ‘한솔 보육원’에서 김수현(장기용 분)과 엇갈리는 모습이 그려져 시청자들에게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이날 방송에서 강슬기(노정의 분)의 도움을 받아 도현진의 집에 초대된 김수현은 장식장 위에 낯익은 종이 비행기를 발견, ‘88번, 생일 축하해’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예리한 촉과 눈썰미로 그런 김수현의 모습을 포착한 도현진은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 “혹시 한솔 보육원..”이라며 돌직구를 던져 김수현과 필립(이재원 분)을 당황케 했다. 이후 도현진은 ‘사거리 카페에서 기다릴게요’라는 쪽지를 남긴 채 김수현을 기다렸고 뒤늦게 도착한 김수현에게 “수현 씨가 못 오는 이유. 한솔 보육원이라고 생각하니까 기다려지던데요..”라고 말했다. 이에 김수현이 “무슨 근거로 그런 생각을 합니까”라고 묻자 도현진은 “비행기요. 그날 우리 집에서 수현 씨도 비행기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길래.. 또 한솔 보육원 아이들은 그곳 이야기 쉽게 하지 못하니까..”라며 자신의 과거 아픔을 담담하게 전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자신이 찾던 유일한 목격자가 강슬기임을 확신한 도현진은 과거를 숨기는 강슬기에게 한 장의 사진을 건네며 “9년 전, 넌 할아버지와 부산 펜션에 있었어. 너희 할아버지 말고 또 한 명의 피해자. 그 사람 얘기만 해주면 돼. 부탁이야”라며 집요하게 파고들기 시작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비밀을 알게 된 도현진과 비밀을 숨겨야 하는 김수현의 얼굴이 비춰져 스토리 전개에 관심이 집중됐다. 극 중 나나는 회를 거듭할수록 자신의 과거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며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발휘한 절제된 감정 연기를 선보여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인간미 넘치는 모습이 오가는 반전 매력을 발산,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이며 안방 극장을 사로잡고있다. 나나가 출연하는 드라마 ‘킬잇’은 매주 토요일, 일요일 밤 10시 20분 OCN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중기부 지정 ‘명문장수기업’ 요건 완화 요구… 세제 혜택도 재논의될 듯

    중소벤처기업부가 2017년부터 매년 선정하는 ‘명문장수기업’의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에서도 이미 명문장수기업 진입 문턱을 낮추고 세제 혜택 범위를 넓히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여서 제도 도입 3년 만에 요건 변경을 위한 논의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국회 등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이진복 의원은 지난달 명문장수기업 지정 요건을 완화하는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핵심은 기업 업력에 대한 부분을 현행 45년 이상에서 30년 이상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당초 2016년 법 마련 당시 초안에는 업력이 ‘30년 이상’으로 돼 있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45년 이상으로 상향된 바 있다. 이진복 의원실 관계자는 “45년 이상으로 제한하다보니 국내에 신청 자체를 할 수 있는 기업이 한정돼 현장에서도 요건을 낮춰달라는 요구가 많았다”며 “30년 이상으로 낮추면 업력만 놓고 봤을 때 신청 가능한 기업이 8만 7000곳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요건 중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부분도 ‘최근 5년간 총매출액 중 연구개발비 비중이 평균 이상인 기업’에서 최근 3년간 평균 이상인 기업으로 다소 낮추는 내용도 법안에 포함시킨 상태다. 현행 명문장수기업 확인 기준을 보면 연구개발비 비중과 법인세 납부 실적, 법규 준수 여부 등이 필수 지표로 지정돼 있다. 올해 신청한 47곳 중 중기부는 2곳만 명문장수기업으로 확인했는데, 대부분 연구개발비 요건에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기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한 중기부 관계자는 “제도 활성화 차원에서는 요건을 완화하는 게 좋지만 불과 몇 년 전 논의 끝에 확정된 것을 바꾸는 것이 맞는 지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회에는 명문장수기업의 상속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상속세 공제한도를 최대 1000억원으로 상향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현재 명문장수기업에 선정될 경우 정책자금, 수출 등 중기부 지원사업 참여시 가점이 부여되지만 세제 부분에서는 혜택이 없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어린이 책] 반딧불로 전하는 작은 것의 소중함

    [어린이 책] 반딧불로 전하는 작은 것의 소중함

    반딧불이/안도현 글/백대승 그림/한솔수북/40쪽/1만 3000원화려한 도시를 갈망하던 반딧불이는 이윽고 날아오른다. 밤도 대낮 같아서 애써 불을 깜박거릴 필요가 없는 도시는 반딧불이의 오래된 이상향이다. 입구에서 만난 절벽 같은 암흑, 온몸이 얼룩덜룩하고 험상궂게 생긴 나방의 위협, 사나운 바람을 일으키는 자동차를 천신만고 끝에 지나쳐 갔다. 도시를 동경하는 가장 큰 이유였던 네온사인에 가 닿은 찰나, 별안간 천둥과 번개가 치더니 온 도시가 깜깜해졌다. 이 여리디 여린 반딧불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조마조마해진다. ‘반딧불이’는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는 시 구절로 유명한 안도현 시인이 쓴 동화책이다. ‘연탄재…’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감성은 ‘반딧불이’에서도 여전하다. 시인은 말한다. “지나치게 밝고 커다란 것만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작은 것의 소중함을 말해주고 싶었어요. 작은 것이 모여 결국 큰 것이 되니까요. 자신의 작은 존재가 세상에 나가 얼마든지 큰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좋겠습니다.” 반딧불이도 연탄재도 미약해 뵈기는 매한가지지만, 반딧불이·연탄재 같은 이에게 매번 빚지고 사는 것이 우리네 인생임을 책은 알려준다. 반딧불이의 시선에서 그려진 그림이 화려하지만 어지러운 도시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 서정적이었다가 화려해지고, 어느 순간 어두워진 후 다시 환한 빛이 들어오는 이야기의 흐름이 그림에 녹아 있다. 어두운 도시를 밝히는 촛불의 이야기는 실제 우리의 경험담이어서 더욱 와닿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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