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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 다르게 보나요 색다르게 보나요

    색 다르게 보나요 색다르게 보나요

    낙인찍힌 몸/염운옥 지음/돌베개/448쪽/2만원인종 토크/이제오마 올루오 지음/노지양 옮김/책과함께/320쪽/1만 5000원인류의 역사를 보자면 몸으로 인한 차별과 배제, 심지어는 학대가 숱하다. 이른바 인종 차별이다. 그 차별의 악순환은 끊을 수 없는 것일까. 최근 나란히 출간된 ‘낙인찍힌 몸’과 ‘인종 토크’는 바로 타고난 몸 때문에 받는 차별과 배제를 정색하고 짚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낙인찍힌 몸’이 인종주의의 역사를 훑어 차별의 수난과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짚었다면, ‘인종 토크’는 미국에서 흑인으로 살아내야 했던 고난의 체험을 자전적 에세이로 풀어낸 사회비평서로 읽힌다. ‘인류는 호모사피엔스 단일 종이며 아프리카 동부에서 기원해 지구 구석구석으로 이주했다.’ 상식으로 굳어진 이 가설에 기댄다면 인종주의와 인종차별은 있을 수 없는 개념이다. 하지만 ‘인종차별 금지’의 구호가 범람하는 지금도 세상에는 차별과 배제가 요란하다. 도대체 인종주의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낙인찍힌 몸’에 따르면 근대 이전 유럽에서 ‘인종’은 가축의 혈통이나 품종을 가리켰지만 16세기경부터 유럽 각국에서 인간에 적용됐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인종주의라는 악마는 서양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의 바탕이며 백인 우월주의 신화를 창출했다”고 잘라 말한다. 그리고 그 편 가르기와 지배 유지 수단으로서 인종주의 연원을 1492년에 일어난 두 사건에서 찾는다. 바로 콜럼버스가 항해를 시작한 것과 기독교도가 이베리아반도에서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면서 벌였던 재정복 전쟁인 레콩키스타의 완성, 즉 그라나다 함락이다. 유럽 열강들의 식민지 각축이 유럽과 구분한 비유럽 세계 사람들을 어떻게 다루었는지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그라나다 함락 이후 개종한 유대인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그들은 우리와 핏줄이 다르다’는 생각을 낳았다고 한다. 피가 다르기에 개종해도 동화될 수 없다는 논리의 정착인 셈이다. 그 뿌리 깊은 유대인 배제와 학대는 20세기 중반 나치의 과학주의에 바탕한 인종주의와 맞물리면서 그 유명한 홀로코스트로 이어졌다.저자는 유대인과 무슬림의 ‘낙인찍힌 몸’은 종교적 소수자에서 인종적 소수자로 전환한 닮은꼴이라고 말한다. 19세기 후반 반유대주의가 유대인을 인종으로 발명했던 것처럼 이슬람 혐오도 무슬림 인종을 만들어낸다는 주장이다. “유대 인종의 발명과 낙인찍기가 박해와 학살로 귀결되었던 역사를 알고 있기에 반유대주의와 이슬람 혐오 사이의 유사성은 불길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인종주의 피해자로 여겨졌던 한국인들도 지금 가해자로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있다.‘낙인찍힌 몸’에서 흑인은 인은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이다. 미국에서 흑인 차별의 뿌리 깊은 역사는 ‘한 방울 법칙’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흑인의 피가 한 방울이라도 섞이면 흑인이라는 이 법칙은, 암묵적으로 통용되는 인종 분류법이다. 책 ‘인종 토크’는 흑인 여성 저널리스트 겸 활동가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낙인찍힌 몸’의 실상과 대안을 함께 제시해 주목된다. 백인 어머니와의 갈등, 학창시절 자신의 몸에 쏟아지는 눈총, 직장 생활 속 차별 대우와 무시는 매일 반복된다. 차를 세워주지 않는 우버 운전자들, 구인광고를 붙여놓았다가 자신이 들어가면 갑자기 직원을 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회사,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바짝 붙어 졸졸 따라다니는 점원…. 어느 순간부터 그 차별과 비하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저자는 그 체험적 인종 문제를 17개의 카테고리로 추려 문답 형식으로 책을 썼다. 지방선거에 참여하기, 노동조합에 목소리 내기, 유색인 소유기업 지지, 다양한 인종의 정부 대표 뽑기.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대안 지침까지 제시한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골목만 돌면 항상 맞닥뜨리는 이 인종주의를 두 눈 똑바로 뜨고 바라보아야 한다. 인종주의를 우리를 쫓아다니는 무시무시한 괴물 정도로만 취급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도망 다닐 수밖에 없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토종 선발 보기 힘드네

    토종 선발 보기 힘드네

    프로야구에서 ‘토종 선발’이 사라지고 있다. 17일까지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24명 가운데 한국인 선발투수는 9명으로 37.5%에 그친다. 최근 3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한국인 투수 비율은 2014년에 56%로 정점을 찍은 뒤 10구단 체제가 된 2015년부터는 절반을 밑돌고 있다. 김광현(31·SK 와이번스), 양현종(31·KIA 타이거즈), 유희관(33·두산 베어스) 등을 빼면 제 역할을 하는 국내 투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단마다 외국인 투수만 바라본다. 올 시즌도 상위권을 유지하는 팀은 모두 조쉬 린드블럼(32·두산), 앙헬 산체스(30·SK), 타일러 윌슨(30·LG트윈스) 등 강력한 외국인 선발을 보유한 팀이다. 기본기 부족과 성적 조급증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투수 출신인 이용철 KBS N 해설위원은 “선수가 부족하다 보니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 같다”면서 “육성 단계에서 제대로 훈련하고 자신의 실력을 키워야 하는데 공만 조금 빠르다 싶으면 바로 실전에 투입해 선수들이 성장할 기회를 빼앗아 버린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 규정을 완화하자는 요구도 있지만 자칫 리그 전체의 자생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프로농구는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초창기엔 리그의 재미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지만 갈수록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팬들이 떠나는 문제가 생겼다. 프로야구가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을 100만 달러로 정한 것도 비슷한 고민에서 나온 조치다. 이종열 SBS 해설위원은 “외국인 원투 펀치를 받쳐 줄 국내 투수가 없는 것은 리그 전체의 문제”라면서 “투수란 자리가 워낙 어렵고 좋은 선수가 나오기 쉽지 않지만 그래도 좋은 국내 투수가 있어야 야구의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웅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 사무국장은 “1군 엔트리에 외국인 선수를 늘리는 건 반대하지만 리그 발전을 위해 2군에 두고 활용하는 것에 대해선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고 답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불임 수컷’ 퍼뜨린 후 2년… 모기는 씨가 말랐다

    ‘불임 수컷’ 퍼뜨린 후 2년… 모기는 씨가 말랐다

    흰줄숲모기 수컷 생식력 감소 위해 방사선 쪼이고 세균까지 감염시켜 알 낳아도 부화 못하거나 수명 짧아 모기 개체 수 매년 83~94%씩 줄어평년 기준으로 올해 장마도 일주일 정도 뒤면 끝날 것이다. 장마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날씨도 점점 더워지고 있다. 여름밤 무더위에 지쳐 까무룩 잠에 들라치면 갑자기 귓가에서 ‘애앵’ 소리를 내면서 꿀잠을 방해하는 골칫거리도 기승을 부릴 것이다. 바로 여름밤의 불청객 ‘모기’이다.●“매년 7억명 이상 모기 인한 전염병 걸려” 모기는 일본뇌염, 말라리아뿐만 아니라 뎅기열, 황열병,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 등 치명적인 감염병을 옮겨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해충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7억명 이상의 사람이 모기로 인한 전염병에 걸리고 이 중 100만명이 사망한다. 모기가 시각적으로 사람을 알아보고 피를 빠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피부를 통해 350여 가지 화합물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기는 이 중 호흡을 통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땀 속에 포함된 1-옥텐-3올, 락트산 같은 화합물과 체열에 이끌린다. 모기는 머리에 있는 깃털처럼 생긴 더듬이와 턱 쪽에 있는 짧은 더듬이에 후각 신경세포를 갖고 있다. 짧은 더듬이는 30m나 떨어져 있는 사람의 숨 속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감지할 정도로 민감하게 작동한다. 밤잠을 설치게 만들고 각종 질병을 옮기는 모기를 박멸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다양한 방법을 연구해 왔다. 천적을 이용한 고전적인 퇴치법에서부터 유전자를 변형시킨 GM모기나 방사선, 박테리아로 불임 모기를 만드는 방법까지 등장하고 있다. 방사선을 쬐어 생식능력을 떨어뜨린 수컷 모기들은 일반 수컷 모기들에 비해 번식 경쟁력이 지나치게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었고 세균을 이용하는 방법은 실험실 수준에 그쳐 효과가 확실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나온 모기 퇴치법 중 가장 효과적”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중산대·미국 미시간주립대 열대병요인통제 통합연구센터, 국제식량농업기구(FAO)·국제원자력기구 공동 해충통제연구소, 호주 멜버른대 생명과학부 바이오21연구소와 9개 중국 대학 및 연구기관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방사선 기술과 모기의 생식력을 감소시키는 세균을 함께 사용해 모기를 거의 완벽하게 퇴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8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한국과 일본, 중국을 비롯해 호주, 유럽 등 거의 전 세계에 서식하면서 각종 전염병을 옮기는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방사선으로 수컷 모기의 생식 능력을 적정 수준까지 떨어뜨리고 ‘볼바키아’(Wolbachia)라는 세균에 감염시키는 이중 처리를 한 다음 야생에 방사했다. 볼바키아는 곤충의 세포 속에서 기생하면서 곤충의 생식 능력을 떨어뜨리는 세균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볼바키아에 감염된 수컷 모기의 자손들은 알에서 부화하지 못하거나 태어나자마자 죽거나 수명이 짧아진다. 연구팀은 중국 광저우시 일부 지역에 방사선을 쬐고 볼바키아로 감염시킨 수컷 모기를 방사한 뒤 2년 동안 추적조사한 결과 모기의 개체수가 매년 83~94%씩 줄어들면서 야생 모기 대부분이 제거됐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지역에서 발견되는 모기들은 실험 지역 바깥에서 유입된 것으로 인구유전학적 분석결과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시지용 미국 미시간주립대 교수(미생물학·분자유전학)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나온 모기 퇴치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모기로 인한 각종 전염병에서 인류를 구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봉오동전투 최진동, 임정 김희선… 민낯 드러난 가짜 유공자

    봉오동전투 최진동, 임정 김희선… 민낯 드러난 가짜 유공자

    2017년 8월 우리 사회에 놀라운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한 70대 시민이 ‘자신의 증조할아버지가 가짜 독립유공자였다’는 사실을 솔직히 밝혀 정부로부터 이를 인정받은 것이다. 조상의 독립운동을 부풀리는 사례는 허다했지만, 그 반대로 조상의 허위 공적을 스스로 바로잡은 것은 처음이었기에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독립유공자에 이름을 올렸던 김정필(1846-1920)의 증손자 김종갑(77)씨. 그는 2015년 용기를 내 광복회 대전충남지부 김영진 감사를 찾아가 오랜 세월 숨겨온 이야기를 털어놨다. 국가보훈처의 대한민국 독립유공자 공훈록에 따르면 김정필은 충남 대덕 출신으로 1907년 의병장 한봉수(1883~1972)의 밑에 들어가 경기 용인, 여주 등에서 격전을 치렀다. 중국 만주로 망명한 뒤 1920년 6월 봉오동 전투에 참가했다가 일본 경찰에게 살해됐다. 1968년 김씨의 당숙(아버지의 사촌형제)이 서훈을 신청했고 정부는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1991년에는 건국훈장 애국장(4등급)도 추서했다. 하지만 종갑씨는 모든 것이 이상했다. 자신의 증조부가 그토록 엄청난 활동을 했는데도 집안 사람 누구도 이를 알지 못했다. 증조부가 봉오동 전투에 참가했던 나이도 75세로 격한 신체활동을 하기 힘들 때였다. 공훈록에는 그가 1920년 사망했다고 나오지만 실제 증조부는 1925년 세상을 떠났다. 알고 보니 당숙이 보훈 연금을 타내려고 똑같은 행적의 동명이인 공훈을 가로채 서훈을 신청한 것이었다. 진실을 알게 된 종갑씨는 고민 끝에 국가보훈처에 “증조부에 대한 서훈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사실이 아닌 것을 묻어두는 것이야말로 선대를 욕보이는 죄악이다. 정부가 유공자 전수조사를 실시한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가짜 유공자’ 논쟁을 없애는 계기가 돼야 한다”면서 “가짜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하루빨리 서훈을 자진 반납하고 역사를 바로잡는 데 동참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식적 서훈 취소 ‘가짜 유공자’는 39명 과거를 청산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목소리가 높지만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에도 독립유공자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가짜’들을 솎아내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학계와 시민사회는 입을 모은다. 아직도 수많은 가짜 독립운동가가 버젓이 예우받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기 때문이다.●보훈처, 서훈자 1만 5180명 전수조사 17일 보훈처가 내놓은 ‘독립유공자 서훈 취소 현황’을 보면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서훈이 취소된 ‘가짜 독립유공자’는 39명이다. 2011년에는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2005~2009)가 내놓은 반민족행위자(1006명) 명단을 토대로 허위 공적자 19명에 대한 서훈을 취소했다. 2017년에도 동일인 중복 서훈 등 가짜 유공자 15명을 추려냈다. 지난해 2월에는 동아일보 설립자 김성수(1891~1955)의 서훈이 박탈됐다. 학계에서는 아직도 드러나지 않은 가짜 독립유공자가 100명이 넘을 것으로 본다. 이용창 민족문제연구소 편찬실장은 “과거 자료가 워낙 부실하다 보니 같은 공적으로 이중 포상이 이뤄진다거나 흠결이 있는 분들까지도 잘못 서훈된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공적 도용 등 가짜 유공자 30~40명 추가 가짜 유공자 논란이 끊이지 않자 보훈처는 지난해 11월 “서훈자 1만 5180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겠다”고 약속했다. 1976년 이전 서훈자 가운데 우선 검증 대상 587명에 대한 1차 조사 결과를 먼저 발표한다. 이들 587명은 1949~1976년에 당시 문교부와 총무처가 서훈한 독립유공자 가운데 1990년 재검증에서 빠진 이들이다. 과거에는 건국훈장이 3등급(중장, 복장, 단장)이었다가 1990년부터 5등급(대한민국장, 대통령장, 독립장, 애국장, 애족장)으로 확대됐다. 이때 보훈처는 새로 생겨난 4~5등급(애국장, 애족장)에 해당하는 이들을 선정하고자 일부 유공자에 대해 재검증 작업을 벌였다. 그간 유공자 전수조사를 주장해 온 윤석경 전 광복회 대전충남지부장은 “이번이야말로 역사를 바로 세우고 보훈처가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학계에 따르면 보훈처는 이번 조사에서 독립운동 행적이 지나치게 부풀려지거나 남의 공적을 도용한 가짜 유공자 30~40명 정도를 추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인물로는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김희선(1875~1925)과 봉오동 전투의 주역으로 알려진 최진동(1883~1945) 등이다. ●김희선의 상하이 임시정부 행적 지나치게 과장 김희선은 조선 말기 육군참령(소령)으로 활동하다가 1907년 일제가 대한제국 군대를 해산하자 항전을 주도했다. 평안도 안주군수로 있다가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관직을 버리고 중국 상하이로 탈출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에 참여해 군무부차장(국방부차관)을 지냈고 1920년 만주로 건너가 대한청년단연합회·대한독립단·서로군정서를 통합한 대한광복군총영을 설치했다. 1980년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이 추서됐다. 그는 1925년 지린성 지안현에서 일본군과 싸우다가 전사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백범일지에는 그가 “임정 군무부차장 때 일본군에게 항복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고 적혀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그의 행적이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주장해 왔다. 최진동은 함경북도 온성 출생으로 중국 만주로 망명해 1919년부터 청년들에게 군사훈련을 시켰다. 1920년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군 제19사단 보병부대와 교전해 500여명을 사살하는 전과를 거뒀다. 이후에도 북간도와 시베리아 등지에서 무장항일운동을 이어 갔다.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이 추서됐다. 하지만 그는 1937년 중일전쟁에서 일본의 위력을 확인한 뒤 돌연 친일파로 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군 토벌대의 선두가 돼 항일무장세력 진압에 앞장섰고 자신의 독립운동 과거를 속죄하고자 일제에 거액의 국방헌금을 냈다는 의혹도 있다. 막대한 재산으로 독립운동과 친일행각을 동시에 벌인 것으로 의심받는 인물이다. 이에 대해 최진동의 유족은 “(친일 의혹은) 몇몇 학자들이 감정에 기반해 작성한 그릇된 자료가 바탕이 됐다”면서 “특히 일제의 비행기 제조를 돕고자 헌금을 했다는 일부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가짜 유공자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친일 행적 인물들의 현충원 안장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되고도 국립묘지에 묻히는 이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보훈처와 민족문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현재 서울현충원에만 친일 인사 37명이 안장돼 있다. 이 가운데는 국가기관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정된 인물도 7명이나 있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친일 행위가 확인됐음에도 여전히 현충원에서 진짜 독립유공자들과 함께 있다. 7명 가운데 한 사람인 이종찬(1916~1983)은 일본육군사관학교를 나와 1942년 2월 일본군 최고 영예인 금치훈장을 받을 정도로 일제에 협력했다. 그럼에도 해방 이후 육군참모총장을 지냈다는 이유로 현충원에 묻혔다. 2015년 9월 안장된 김홍준(1915~1946)은 만주국이 세운 간도특설대에서 항일무장세력을 소탕하는 데 가담했다. 하지만 그 역시 대한민국 국방경비대총사령부 근무 경력을 인정받아 국립묘지 안장 자격을 얻었다.●‘김구 암살 배후 의혹’ 김창룡도 국립묘지에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친일인사 28명을 더하면 그 수는 65명으로 늘어난다. 대전현충원에 있는 친일 인사 가운데 일본군 헌병 오장(분대장) 출신 김창룡(1920~1956)은 김구(1876~1949) 암살의 배후에 있었다는 의혹을 받는다.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관계자는 “현충원에 반민족·민주행위자들이 버젓이 묻혀 있는 것은 민족정기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하루빨리 개정해 이미 안장돼 있는 자도 이장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벼랑 끝 아재들의 수중발레, 뻔한데… 자꾸 웃음이 나네

    벼랑 끝 아재들의 수중발레, 뻔한데… 자꾸 웃음이 나네

    이럴 줄 알았다. 예상했던 대로다. 중년 남성들이 수중발레팀을 결성해 대회에 나간다는 내용의 영화에서 등장 인물들은 보나 마나 저마다 애잔한 사정이 있을 테고, 비웃음을 받으면서도 꿋꿋이 도전할 것이다. 시련이 닥쳐오지만 마음을 다잡고 노력하겠지. 이런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그토록 뻔하게 이야기가 흘러가는 데도 왜 이렇게 재미있는 건지. 18일 개봉하는 질 를슈르 감독의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은 2년째 백수인 중년 남성 베르트랑(마티유 아말릭 분)이 수영장에 갔다가 남자 수중발레팀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영화다. 과거 수중발레 선수였던 코치 델핀은 별다른 테스트도 하지 않고 베르트랑을 수중발레팀에 받아준다. 수중발레팀 멤버들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항상 화만 내는 로랑(기욤 카네 분)을 비롯해 파산 직전 수영장 판매점 사장 마퀴스, 히트곡이 전무한 로커 시몽, 인기 없고 존재감도 별로인 티에리까지, 멤버 하나하나 참으로 변변찮다. 모두가 그저 심심해 수중발레팀에 지원했으니 연습이 제대로 될 리 없다. 배 나온 중년들은 라커룸에 퍼질러져 자신의 고민을 꺼내고, 사우나룸에서 수건만 걸친 채 농담을 나누며, 연습을 끝내면 맥주를 마셔댄다. 그러다 티에리가 장난으로 세계선수권 대회에 도전하자고 제안하면서 일이 커진다. 대회를 앞두고 코치 델핀에게 시련이 닥치고, 그의 옛 동료였던 아만다가 코치로 대신 나서면서 영화는 예상치 못하게 흘러간다. 뻔한 영화가 될 뻔한 작품을 빛나게 하는 건, 단연 정감 가는 인물들이다. 감독은 여러 인물의 개인 사정을 초반부터 세세히 보여 준다. 각자의 에피소드가 지루하지 않게 이어지고, 여기에 선수들이 고민을 털어놓고, 서로 격려하고, 때론 다투는 모습을 차곡차곡 덧붙여 나간다. 각자의 이야기는 초반 따로따로 놀다 수영장을 중심으로 ‘헤쳐 모여’ 한다. 베르트랑을 맡은 프랑스 국민 배우 마티유 아말릭뿐 아니라 조연 배우들 연기가 현실감을 더하고, 때론 능청스럽기까지 하다. 그야말로 프랑스 대표 선수급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산만하지 않게 끝까지 끌고 가는 감독의 연출력은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다. 운동을 소재로 한 여타 영화처럼 ‘파이팅’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아 더 좋다. 영화는 지난해 프랑스 개봉 당시 ‘블랙팬서’, ‘아쿠아맨’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제치고 관객 400여만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여러 인물이 보여 주는 다양한 재미는 물론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선사하는 감동 덕분일 터. 잔잔하면서 끝까지 즐거운 영화를 원한다면 분명 후회 없는 선택이 될 듯하다. 특히 배 나온 ‘아재’들은 꼭 보시길. 힐링 영화로 ‘강추’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단독] ‘분노조절’ 못하는 상사 딱 싫어요

    [단독] ‘분노조절’ 못하는 상사 딱 싫어요

    “무배려·상명하복·답정너도 거부감 ‘과도한 의전’ 가장 먼저 개선 필요”이른바 ‘2030세대’의 젊은 공무원은 현 공직사회 업무 방식이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일하기 싫은 유형의 상사 1위로는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후배 직원을 꾸짖는 이’를 꼽았다. 행정안전부는 이와 같은 내용의 ‘공직문화·일하는 방식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행안부가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공직문화 개선방안 논의를 위해 마련한 ‘정부혁신 어벤져스’ 첫 번째 모임에 참가한 중앙부처 20~30대 공무원 26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우선 ‘우리 회사에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상사가 있다’는 질문에 전체 설문 대상 중 81%인 214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유형별로는 후배 직원의 과오나 실수에 대해 “너 미쳤냐” 등 과격하게 반응하는 ‘분노조절 장애’가 43%(114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잘못되면 모두 다 네 책임”이라며 압박하는 ‘무배려·무매너’(23%), “하라면 무조건 해”라고 윽박지르는 ‘상명하복’(15%), “넌 정해진 답만 해”라고 무시하듯 종용하는 ‘답정너’(12%) 순이었다. ‘우리 기관의 공직문화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물음에 86%인 227명이 ‘그렇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우리 기관의 일하는 방식은 디지털 시대에 적합하다’는 설문에 67%인 177명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젊은 공무원 대부분은 지금의 공직 문화가 4차 산업혁명 등 달라진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공직문화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묻는 질문에 35%인 92명이 ‘과도한 의전’을 들었다. 뒤이어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32%)와 불필요한 야근(21%), 권위적 표현(7%) 등이 뒤를 이었다. 부처 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이유로는 시간적 여유 부족(33%)과 수직적·위계적 분위기(27%), 부서 간 칸막이(23%), 부서장의 소통 의지 부족(11%) 등을 거론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檢 공안부 56년 만에 ‘공공수사부’로 이름 변경

    학원·사회·공안정세 분석 등 업무서 제외 대공·선거·노동 사건을 담당하는 검찰 공안부가 56년 만에 ‘공공수사부’로 이름을 바꾼다. 나아가 학원·사회·종교 관련 단체 사건은 공안 업무에서 제외한다. 공안·노동 정세 분석 업무도 폐지된다.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공안의 역할을 대폭 축소한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16일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를 통해 대검 공안부를 비롯한 산하 공안 관련 직책, 부서의 명칭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국무회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 13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검 공안부’는 ‘대검 공공수사부’로, ‘대검 공안기획관’은 ‘대검 공공수사정책관’으로 이름이 변경된다. 이어 간첩·대테러 사건을 담당하는 대검 공안1과는 공안수사지원과로, 선거 사건을 담당하는 대검 공안2과는 선거수사지원과로, 노동 사건을 담당하는 대검 공안3과는 노동수사지원과로 바뀐다. 일선청인 서울중앙지검도 공안1·2부와 공공형사수사부를 공공수사1~3부로 바꾸고, 공안 업무를 지원하는 공안과도 공공수사지원과로 변경한다. 이름 변경을 넘어 공안 업무도 대폭 축소된다. 우선 과거 군사정권에서 공안 핵심 업무로 꼽혔던 학원·사회·종교 단체 사건은 공안 업무에서 제외된다. 앞서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지난해 6월 “공안부가 그동안 사회·노동·학원·종교 단체와 관련된 사건을 정치권력이 바라는 대로 처리함으로써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소홀히 했다”고 지적한 데 따른 변화다. 나아가 기존 대검 공안기획관이 담당하던 공안 정세 분석, 공안 관련 출판물·유인물 분석, 남북교류협력사건수사 기획·지원 업무도 폐지된다. 정부는 “공안의 개념이 지나치게 확장돼 편향성 등의 논란이 제기됨에 따라 ‘공안’ 개념을 대공·테러 등 고유영역으로 한정해 변화된 사회상에 맞도록 부서의 명칭을 변경하고, 불필요한 오해나 논란의 소지가 있는 정세 분석 등의 업무를 폐지했다”고 밝혔다. 검찰 공안부는 1963년 서울지검에, 1973년 대검에 처음 설치됐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이탈리아, 극우세력 압색 중 미사일 발견

    이탈리아, 극우세력 압색 중 미사일 발견

    이탈리아 당국이 극우 인사들의 근거지를 수색하던 중 공대공 미사일과 전쟁용 무기들을 대거 적발했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찰은 네오 파시스트 정당인 포자 누오바당 후보였던 파비오 델 베르기올로 등 3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베르기올로의 집 등을 급습한 결과 245㎏짜리 만트라 공대공 미사일과 기관총, 로켓발사기 등 전쟁무기를 무더기로 압수했으며, 네오나치 용품과 히틀러 기념품도 다량 발견했다. 경찰은 “공대공 미사일은 카타르 군이 쓰던 것으로 사용이 가능한 최상의 상태로 발견됐다”면서 “현장에서 압수한 무기 중엔 최신형 돌격 소총도 있다”고 밝혔다.이탈리아 언론은 베르기올로가 길이 3.54m에 달하는 이 미사일을 47만 유로(약 6억 2400만원)에 판매하려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미사일 탄두에 폭발물은 없었지만 전쟁에 특화된 세력은 얼마든지 이를 재무장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미사일 전문가는 AFP통신에 “사용 가능성은 낮지만 공대공 미사일 용도를 지대공으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좋은 기술자와 장비가 없으면 이는 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번 급습은 우크라이나에서 친러시아 반군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극단주의자들을 경찰이 내사하던 중 베르기올로가 미사일을 판매하기 위해 와츠앱 메신저로 사진을 보낸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급습에서 스콜피온 기관총 등 총기류 26정, 306개의 화기 부품, 총검 20자루 등을 발견했다. 경찰은 베르기올로 이외에도 파비아 지방에서 미사일을 소지하고 판매한 혐의로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공안’ 다음달 역사 속으로 퇴장···56년 만

    ‘공안’ 다음달 역사 속으로 퇴장···56년 만

    檢 공안부, 공공수사부로 간판 바꿔달기 입법예고 담당 업무도 축소 ‘학원·종교·사회단체’ 사건 제외기존 공안 개념을 대공·테러 등 고유영역으로 한정 대공·선거·노동 사건을 담당하는 검찰 공안부가 56년 만에 ‘공공수사부’로 이름을 바꾼다. 나아가 공안 업무에서 학원·사회·종교 관련 단체 사건을 제외하고, 공안·노동 정세 분석 업무도 폐지된다.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공안의 역할을 대폭 축소한 것이다.행정안전부는 16일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를 통해 대검 공안부를 비롯한 산하 공안 관련 직책, 부서의 명칭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대검은 공안부 명칭 변경 방안을 법무부에 보고했고, 정부조직 개편 소관인 행안부 검토를 거쳐 반년 만에 일부개정령안이 확정됐다. 이번 개정은 국무회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13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검 공안부’는 ‘대검 공공수사부’로, ‘대검 공안기획관’은 ‘대검 공공수사정책관’으로 이름이 변경된다. 이어 간첩·대테러 사건을 담당하는 대검 공안1과는 공안수사지원과로, 선거 사건을 담당하는 대검 공안2과는 선거수사지원과로, 노동 사건을 담당하는 대검 공안3과는 노동수사지원과로 바뀐다. 공안 관련 부서를 3개나 두는 서울중앙지검은 공안1·2부와 공공형사수사부를 공공수사1~3부로 바꾸고, 공안 업무를 지원하는 공안과도 공공수사지원과로 변경한다. 인천지검, 부산지검 등 공안부가 설치된 주요 일선 청도 마찬가지로 바뀐다. 단순한 이름 변경을 넘어 공안 업무도 대폭 축소된다. 우선 과거 군사정권에서 공안 핵심 업무로 꼽혔던 학원·사회·종교 단체 사건은 공안 업무에서 제외된다. 앞서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지난해 6월 “공안부가 그동안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범죄의 범위를 폭넓게 분류하면서 사회단체와 노동·학원·종교단체 등에 관한 사건은 정치권력이 바라는 대로 처리함으로써 인권옹호기관으로서 역할을 소홀히 했다”고 지적하며 노동·선거 사건은 공안 영역에서 분리해 전문검사 체제로 개편하고, 학원·사회·종교 단체 사건은 공안사건에서 제외할 것을 권고했다. 정부는 권고안을 부분적으로 수용해 학원·사회·종교 단체 사건만 공안 업무에서 배제했다. 나아가 기존 대검 공안기획관이 담당하던 공안정세 분석, 공안 관련 출판물·유인물 분석, 남북교류협력사건수사 기획·지원 업무도 폐지된다. 이에 공안기획관은 공안업무 기획, 공안사건 수사지도 등 최소한의 업무만 맡게 된다. 공안·노동 사건 정세 조사 업무를 겸하던 서울중앙지검 3개 공안부서도 관련 업무를 폐지한다. 정부는 개정이유로 “공안의 개념이 지나치게 확장돼 편향성 등의 논란이 제기됨에 따라 ‘공안’ 개념을 대공·테러 등 고유영역으로 한정하여 변화된 사회상에 맞도록 부서의 명칭을 변경하고, 불필요한 오해나 논란의 소지가 있는 정세분석 등의 업무를 폐지했다”고 밝혔다. 검찰 공안부는 박정희 정권 제3공화국이 출범한 1963년 서울지검에, 유신 독재 체제로 전환된 1973년 대검에 처음 설치됐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유혈사태 일으킨 美 극우단체 청년, ‘종신형+징역 419년형’

    유혈사태 일으킨 美 극우단체 청년, ‘종신형+징역 419년형’

    맞불 집회 군중을 향해 차량을 몰고 돌진해 유혈사태를 일으킨 극우단체 회원에게 법의 준엄한 심판이 내려졌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일급살인과 가중상해 등 10건의 혐의로 기소된 제임스 알렉스 필즈 주니어(22)가 종신형과 더불어 징역 419년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에서 큰 파문을 일으킨 이번 사건은 2년 전인 지난 2017년 8월 벌어졌다. 당시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극우단체 ‘유나이트 더 라이트’ 집회가 벌어졌고 인근에는 이를 반대하는 맞불 집회가 열렸다. 이에 극우단체 소속인 필즈는 차를 몰고 돌진해 맞불 시위대 무리에 있던 32세 여성인 헤더 헤이어를 숨지게 하고 10여 명을 다치게 하는 범행을 저질렀다. 사건이 벌어진 이후 미국 사회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미국 내에서 극우 인종차별주의자들이 대낮에 얼굴을 버젓이 드러낸 채 시위를 벌이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인 데다 사람이 사망하는 중범죄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필즈는 고교 시절부터 나치즘과 히틀러에 심취해 인종차별주의자가 됐으며, 사건 당시 남부연합군 상징물인 로버트 E.리 장군 동상 철거에 항의하는 극우파 시위에 가담했다가 범행을 저질렀다. 결국 필즈는 법의 심판대 위에 올랐고 지난해 12월 버지니아 샬러츠빌 순회법원 배심원단은 필즈에게 종신형과 더불어 징역 419년형, 벌금 48만 달러를 부과할 것을 평결했다. 지난 15일 열린 재판에서 리처드 무어 판사는 배심원단의 권고안을 그대로 받아들여 평결대로 판결했다. 무어 판사는 "당신은 배심원단이 내린 평결을 그대로 받을 자격이 있다"면서 "당시 사건은 순간적인 자극이 아닌 테러였다"며 엄중히 필즈를 꾸짖었다.   특히 이날 재판장에는 많은 피해자와 가족이 참석해 분노와 눈물을 훔쳤다. 당시 사건으로 부상을 입은 스타 피터슨은 필즈를 향해 "안녕 쓰레기(scum)야. 차 운전석에 앉아있지 않으니 겁쟁이처럼 보인다"며 비판했다. 또한 숨진 헤이어의 모친은 "필즈가 다시는 감옥 밖의 빛을 보지 않기 바란다"며 눈물을 삼켰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히틀러 ‘나의 투쟁’ 문신했다 해고당한 독일 버스기사

    히틀러 ‘나의 투쟁’ 문신했다 해고당한 독일 버스기사

    독일 저가 장거리 버스인 플릭스버스(Flixbus) 운전기사가 두 번의 세계전쟁을 일으키고 유대인을 무차별 학살한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자서전인 ‘나의 투쟁’(Mein Kampf)을 문신으로 새겼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15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플릭스버스는 보도자료를 내고 “문신이 발견된 기사의 운행을 즉시 중단하고 해고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인 승객은 프랑스 남부에서 출발해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로 향하는 플릭스버스를 탔다가 운전기사의 ‘나의 투쟁’ 문신을 촬영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플릭스버스는 해당 기사를 그만 두게 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 형법은 공공장소에서 나치 구호와 상징물을 사용하면 처벌하는 조항을 주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미국을 떠나란 말 들은 여성 의원 넷 “트럼프 미끼 물지 맙시다”

    미국을 떠나란 말 들은 여성 의원 넷 “트럼프 미끼 물지 맙시다”

    “우리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미끼를 물지는 맙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는 인종차별 막말을 들은 민주당의 초선 하원의원 4인방이 15일(이하 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에게 당부한 얘기의 골자라고 영국 BBC가 전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일한 오마르, 아이아나 프레슬리, 라시다 틀라입 등 네 하원의원은 정책에 집중해야지 트럼프의 막말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프레슬리 의원은 트럼프의 트윗이 “이 행정부의 총체적인 혼란과 부패 문화에 주의가 집중되는 것을 흐트리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의원들은 건강보험, 총기 규제, 특히 멕시코와의 국경 근처에 세워진 이민자 구금시설에서 벌어지는 비극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마르 의원은 “역사가 우리를 눈여겨 보고 있다”면서 이날 시작된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과 국경에서의 인권 유린을 강하게 규탄했다. 오마르와 틀라입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일부 민주당 지도자가 이를 추진하길 아직까지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올린 세 편의 글을 통해 같은 민주당의 중진 의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대립각을 세운 이들 네 의원을 겨냥해 원래 나라로 돌아가서 총체적으로 무너지고 범죄로 들끓는 곳을 바로잡으라고 조롱한 데 대해 하루만에 정식으로 회견을 열어 반박하면서도 냉정함을 잃지 말자고 국민들에게 당부한 것이다. 사실 이들 넷 가운데 오마르만 소말리아 출생이며 다른 셋은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다. 앞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밖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행복하지 않다면, 내내 불만 투성이라면 (이 나라를) 떠나면 그만”이라고 되레 한술 더 떴다. 한 기자가 흥분해 “그러면 당신은 행복하냐”고 묻는 등 계속 질문을 던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네 차례나 조용히 하라고 제지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놔두고 떠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오마르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출마해 오늘까지 말한 모든 것들은 이 나라를 망쳐놓는 방법들 뿐이었다”면서 그의 발언은 “미국적이지 않으며 완벽한 위선”이라고 공박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불소 이용해 그래핀 제작 속도 3배 높인다

    불소 이용해 그래핀 제작 속도 3배 높인다

    ‘꿈의 신소재’ 그래핀은 탄소 원자의 얇은 한 층 두께의 물질로 최근 2차원물질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크기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국내 연구진이 포함된 국제 공동연구팀이 반도체로 상용화 하기 위해 대면적화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부 연구진은 중국 북경대 물리학부, 청두 국립전자과기대, 광저우 화남사범대, 송샨호 재료과학연구소 등 중국 연구진들과 함께 불소(F)를 이용해 기존보다 3배 빠른 속도로 그래핀을 성장시키는데 성공하고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 16일자에 발표했다. 그래핀처럼 원자 두께의 2차원 소재는 얇고 잘 휘면서도 단단하다는 특징 때문에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면적 제작이 쉽지 않고 대면적 제작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 많은 연구자들이 원료물질을 바꾸거나 온도 조절 같은 제조환경 변경으로 제조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을 찾았지만 그래핀 성장을 완전히 제어할 수 없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원자나 분자가 화학결합을 할 때 다른 전자를 끌어들이는 전기음성도가 높은 불소에 주목했다. 그러나 반응성이 큰 불소기체는 곧바로 주입할 경우 다른 물질과 결합해 독성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공간적으로 제한된 부분에서만 국소적으로 불소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금속기판에 불소를 함유한 금속불화물을 사용하고 그 위에 얇은 구리 필름을 올린 형태의 기판을 제작했다. 그 다음 온도를 높여 불소가 금속불화물에서 방출되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불소는 금속불화물과 구리 필름 사이 10~20㎛(마이크로미터)의 좁은 공간에 머물게 된다. 이 틈 속에서 불소로 인해 메탄가스는 더 분해되기 쉬운 형태의 기체로 바뀌고 결국 그래핀은 원료인 탄소를 손쉽게 얻어 더 빠르게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이번에 새로 개발된 기술은 분당 12㎜의 속도로 그래핀을 성장시켰다. 기존 그래핀 성장속도는 3.6㎜에 불과했다. 10㎠ 그래핀을 만들 때 10분이 걸렸다면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3분 정도 단축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2차원 부도체 물질은 육방정계 질화붕소와 반도체 물질인 텅스텐 이황화물 성장에도 도움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 펑 딩(UNIST 특훈교수)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그룹리더는 “이번 연구는 2차원 물질의 성장과정에서 불소를 국소적으로 주입하는 간단한 방식으로 상용화 걸림돌이 되던 성장속도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단단한 스테인레스 빨대에 찔려 사망한 英여성

    단단한 스테인레스 빨대에 찔려 사망한 英여성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는 가운데, 재사용할 수 있는 스테인레스 빨대를 사용하다 치명적인 부상으로 숨진 여성의 사례가 알려졌다. 데일리에코 등 영국 현지 언론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60세 여성 엘레나 스트러서스-가드너는 지난해 20㎝가 조금 넘는 스테인레스 빨대를 컵에 꽂고 이동하다가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때 단단한 스테인레스 빨대가 눈을 관통해 뇌까지 들어갔고, 위 여성은 이 사고로 지난해 11월 결국 세상을 떠났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검시관이 지난주 관련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스테인레스 빨대로 인한 사고의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영국 역시 2020년 4월까지 유사한 조치를 전면 시행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 제한이 장애인 또는 어린아이들에게는 더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나치게 단단한 스테인레스 빨대가 위 여성과 같은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스테인레스 빨대로 인한 사고로 결국 목숨을 잃은 60대 여성의 남편은 데일리에코와 한 인터뷰에서 “내 아내는 척추에 질환이 있어 자주 물건을 떨어뜨리거나 넘어지곤 했다. 나는 내 아내처럼 몸이 불편한 성인 또는 아이들이 길고 단단한 빨대를 가지고 있다 넘어질 경우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설령 내 아내처럼 목숨을 잃지 않더라도, 분명 큰 위험을 가져다줄 수 있다”며 플라스틱 빨대 사용 제한의 부작용을 언급했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제 품질안전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어린이들이 재활용 가능한 스테인레스 빨대를 사용하다 입 안 피부가 베이거나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250만 개의 스테인레스 빨대를 리콜한 기록이 있다. 전문가들은 스테인레스 빨대를 꽂아 둔 채로 컵을 들고 이동하거나, 어린아이들이 사용할 경우 위험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여기는 중국] 지하철서 버블티 마신 중국인 처벌, 커피 마신 백인은 OK 논란

    [여기는 중국] 지하철서 버블티 마신 중국인 처벌, 커피 마신 백인은 OK 논란

    위법한 행동을 한 외국인을 처벌하지 않은 채 내국인에게만 벌금을 부과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10일 중국 난징(南京)에서 운행되는 지하철 2호선 열차 내에서 버블티를 무단으로 섭취한 중국인에 대해 출동한 공안이 벌금을 부과한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대도시에서는 지하철에 탑승한 승객의 음식 섭취를 법으로 금지해오고 있다. 문제는 같은 시각, 동일한 열차 내에서 음식물을 섭취하고 있었던 백인 여성 2인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은 채 지나쳤다는 점이다. 특히 사건 당일 같은 열차에 있었던 다수의 탑승객들은 출동한 공안들이 외국인들이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을 적발하지 않은 채 지나치는 것을 영상으로 촬영, 인터넷 공유 플랫폼에 게재하면서 논란은 가중되고 있는 양상이다. 해당 영상은 SNS 등을 통해 확산, 공안이 나서서 내국인과 외국인을 차별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당 영상을 온라인에 게재한 네티즌 사 씨는 “10일 저녁 8시 20분 난징 2호선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던 중 열차 내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외국인을 발견했다”면서 “공교롭게도 같은 시간, 같은 열차에 있었던 중국인 남성은 버블티를 마시고 있었는데, 이때 지나가던 공안 2명이 오직 중국인 남성 승객만을 적발, 벌금을 부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해당 중국 남성이 버블티를 마셨다는 이유로 벌금 처분을 받는 상황에서 백인 여성 두 명은 가방에 있던 빵을 꺼내 먹으며 상황을 관람하는 듯 보였다”면서 “과연 공안의 이 같은 처분이 올바른 행동이었는지 의심스럽다”고 적었다. 사 씨가 해당 글을 게재하며 함께 공개한 사진 속에는 백인 여성 두 명이 빵과 커피 등을 열차 내에서 섭취하는 장면이 포함돼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자, 난징 지하철 측은 당일 23시 50분경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난징 지하철 측은 "이번 사건 현장에 있었던 논란과 불만 사항을 접수한 상태"라면서 "열차 내 무단 취식 금지 위반 사례에 대한 법 집행 시 내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두었다는 지적은 내부 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즉각적인 답변은 현지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어 사건 발생 2일 후인 지난 12일 난징시가 운영하는 지하철 관리부 측은 사건 상세 조사 내역을 공개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이날 현장에서 음식물을 섭취한 것으로 적발된 중국인 남성의 경우 ‘난징시교통조례 38조 6항 58조’에 근거한 것”이라면서 “해당 위반자에 대해 현장에서 20위안 이상 100위안 미만의 벌금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외국인 차별이라는 일부의 비판에 대해서는 “당시 내외국인 차별이라는 논란의 실상은 현장에서 법 집행을 담당하는 인원이 부족하다”면서 “때문에 동일 장소, 동일 시간에 다수의 법 위반자를 적발하는데 부족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각, 벌금이 부과되던 현장에 있던 백인 여성 2명에 대해 적절한 처분을 하지 못한 것은 인력 부족 등의 문제에 기인했다는 입장인 것. 하지만, 이 같은 즉각적인 정부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정부 불신 및 법집행 불공정성에 논란은 계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일부 네티즌들은 "자국민을 보호하고 자국민의 편의를 위해 존재해야 할 법규정이 오히려 외국인에게만 자비로운 것으로 비춰진다", "이런 식의 처분 탓에 백인들이 잠깐 놀러와서 즐기고 가기 좋은 국가로만 비춰지는 것이다", "법이 국적에 따라, 인종에 따른 처분을 달리하는 등 공평성과 공정성을 잃은 모습을 직접 목격하다니 충격적"이라는 글을 게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날선 비판이 지속되자 난징시 지하철 측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현장 인원을 2배 이상 증가시킬 것이라는 추가 입장을 14일 오후 재차 밝힌 상태다. 난징시 지하철 관계자는 “법 집행은 만인에게 공평, 공정하게 집행되어야 할 부분”이라면서 “내외국인 차별이라는 논란을 키운 부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열린세상] ‘게임중독’ 논쟁에 부쳐/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열린세상] ‘게임중독’ 논쟁에 부쳐/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국제기구의 결정이 한국 사회에서 주요 뉴스로 다뤄지는 경우가 드문 편인데,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 총회에서 내린 결정은 국내 언론의 주요 기사로 다뤄졌다. 당시 총회는 의약품의 투명성 확보 등 주요 안건을 긴 논의 끝에 통과시켰지만, 국내 언론은 유독 게임과 관련된 결정만 소개했다. 이 결정으로 ‘게임사용 장애’는 국제질병분류 제11차 개정안에 공식 등재되고 건강 조건을 진단 및 치료하는 표준이 됐다. 게임에 지나치게 몰두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증상을 ‘게임사용장애’로 정의한 것인데, 국내에선 2011년 청소년의 게임 사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도입할 당시처럼 ‘게임중독’ 논쟁이 재연됐다. 관련 기업들은 이번 결정이 게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우려했고, 의료계는 이 결정을 게임의 과다한 사용으로 고통을 겪는 환자들을 제대로 돌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게임 관련 기업들의 가장 큰 반론은 게임중독이나 게임 과몰입 등으로 불리기도 했던 ‘게임사용 장애’라는 것이 실체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술과 마약 등 이른바 물질중독처럼 게임이 중독 증상을 일으킨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허약하다는 것이다. 해외 문헌을 찾아보더라도 관련 연구들은 통계 표본이 너무 적거나 연구방법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다. 사용자들의 자기 보고에 의존하는 연구들이 많은데, 그 방법이 50가지가 넘어 서로 비교할 수 없다는 불만도 있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게임에 대한 우려는 정당하다고 보는 것 같다. 게임업계의 반론처럼 원인은 게임이 아니고 학업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전략일 수도 있지만, 일부의 게임 사용자들이 임상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용 습관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게임 자체가 중독적이지는 않더라도 게임을 ‘중독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들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은 ‘일일 퀘스트’, ‘출석체크’ 등을 통해 이용자들이 매일 게임을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사용자는 매일 게임에 접속해 해당 임무를 수행해야 게임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다. 플레이 중간에 그만두면 주위 친구들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에 게임을 계속하는 경우도 있다. 실시간 전략 게임은 게임의 진입 장벽에 해당하는 ‘최소 실력’을 갖추기 위해 시간을 계속 투자하도록 만들고 있다. 사용자의 계속적 사용이 수익 창출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업체들은 게임의 재미 향상을 넘어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 장치들을 고안하고 있다. 심지어 인공지능으로 사용자들의 행동을 분석하는 일도 한다. 큰 기업들은 자체 분석팀으로, 작은 기업들은 외부의 전문기업을 통해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해 ‘이탈ㆍ유지 비율’을 예측한다. 게임을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이들에게는 미리 공짜 아이템을 선물하거나 게임 난도를 낮춰 준다. 게임은 중독질병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 할지라도 적어도 필요하면 손에 쥐었다가 필요 없으면 간단히 놓아 버릴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게임은 많은 이들이 즐기고 있는 놀이문화인 것도 사실이고 놀이를 위한 기술이라고 낭비적이라고 폄하해서도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놀이일 뿐이라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척해서도 안 될 것 같다. 충분한 증거가 없는데도 부정적 낙인을 찍으려 한다는 억울함은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지만, 그렇다고 증거가 충분하게 제기되기 전까지는 기술과 관련된 문제적 결과에 책임이 없다고 말해도 안 될 듯하다. 관련 기업들은 기술에 대한 과도한 사용을 유도해 수익을 얻으려고만 하지 말고, 이런 문제적 행동을 함께 연구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사실 스마트폰과 온라인게임 등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행동과 사고에 끼치는 심각한 영향을 우리는 매일 느끼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다. 정보로 가득차고 미디어 기술로 온통 연결된 세계에서 우리의 집중력과 자제력 등을 어떻게 유지하고 훈련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이 새로운 세계와 경험들을 정의하고 대응할 지식도 부족하다. 의료계가 지나치게 병리화하는 일도 삼가야겠지만, 관련 기업과 언론들도 마약과 다르다고 항변만 할 게 아니라 이 새로운 세계에 대해 좀더 책임 있게 대응했으면 한다.
  • 휴가 시작되는데 런던 히드로 공항 근로자들 엿새 파업 예고

    휴가 시작되는데 런던 히드로 공항 근로자들 엿새 파업 예고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는데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 근로자들이 파업을 예고했다. 고객 서비스, 엔지니어링, 경호인력 등 모두 4000여명의 근로자가 가입한 유나이트 노동조합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오는 26일과 27일 8월 5일과 6일, 23일과 24일 엿새 동안 파업을 예고하면서 여름철 여행 대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18개월 임금을 평균 2.7% 인상해 달라는 요구안이 사측에 의해 거부당하자 여덟 차례 투표를 실시해 파업에 돌입하라고 결의했다고 밝혔다. 히드로 공항은 비상 계획을 수립해 공항을 정상하고 안전하게 가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간부인 웨인 킹은 “히드로 공항의 원만한 운영에 필수적인 노동자들에게 뿌리 깊은 임금에 대한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같은 일을 하는데도 임금 인상률이 저마다인 데다 존 홀랜드카예 공항 사장이 지나치게 높은 임금을 받는 데 대한 불만도 작용했다고 했다. 이 회사의 연례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홀랜드카예의 임금 인상률은 103.2%로, 2017년 210만 파운드였던 봉급이 지난해 420만 파운드로 뛰었다. 오래 근무할수록 상여금 인상률이 올라가는 임금 계약 덕분이었다. 그런데 이 공항에서 일하며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은 하루 보너스가 3.75 파운드에 불과했다. 공항 측은 노조에게 협상 테이블에 돌아와 이견을 해소하자고 압박했다. 고객과 가장 밀접하게 접촉하는 근로자들의 70% 이상에게 평균 4.6%의 임금을 인상하는 수정안을 제시했다고 압박했다.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일년 중 가장 바쁜 이때 항공기가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는 비상 대책이 이미 마련돼 있다고 자신만만해 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하루 소금 섭취량이 가장 많은 나라,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하루 소금 섭취량이 가장 많은 나라, 알고보니...

    “좋은 음식이라도 소금으로 간을 맞추지 않으면 그 맛을 잃고 만다”라는 말이 있듯이 16~17세기 대항해시대를 거쳐 동양의 향신료가 발견되기 전까지 서양에서는 소금이 유일한 조미료였다. 수많은 조미료들이 있지만 소금은 여전히 많은 음식에 조미료로 쓰이면서 음식의 맛을 더해주는 주방의 핵심 식재료이다. 적당량의 소금은 음식의 풍미를 더해주고 입맛을 돋우지만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는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소금의 적정 섭취량을 정해 권고하고 있다. 최근 예방의학자들이 전 세계 국가들의 소금섭취량을 분석한 결과 중국인들 소금섭취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퀸메리 런던대 의대 울프슨 예방의학연구소 연구팀은 중국인들의 일일 소금 섭취량이 권장량의 두 배 이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연구결과를 미국의학회에서 발행하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미국심장의학회지’ 12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중국 전역의 어린이 900명과 2만 6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소금섭취량 관련 국가통계 조사자료와 EMBASE, MEDLINE, Scopus와 같은 의학연구데이터베이스에서 관련 연구들을 추출해 메타분석을 통해 비교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중국 성인들은 하루 10g 이상의 소금을 섭취하고 있으며 3~6세 아이들은 5g 이상, 청소년들은 9g 넘는 소금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WHO는 성인 기준 하루 5g 이상의 소금을 섭취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40년 동안 중국인들의 소금 섭취량은 꾸준히 증가했으며 계속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온 것으로 확인됐으며 남부지방과 북부지방의 차이도 확인됐다. 중국 북부지방의 경우는 하루 11.2g의 소금을 섭취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염분섭취 지역으로 확인됐지만 1980년대 일일 12.8g보다는 줄었으며 계속 줄어가는 추세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염분 섭취와 관련한 정부의 식습관 교육과 함께 절임음식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사철 채소 섭취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국 남부지방은 1980년대 하루 8.8g에서 2010년대 10.2g으로 염분 섭취가 오히려 늘었다. 이는 가공식품 소비 증가와 외식의 증가 때문으로 보고 있다. 소금의 과다 섭취는 뇌졸중과 심장질환의 주요 원인인 혈압을 상승시키는데 중국의 연간사망자 중 40%가 고혈압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가진 칼륨 섭취량도 함께 관찰했다. 분석 결과 중국인들은 지난 40년간 칼륨섭취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으며 모든 연령대에서 권장량의 절반 이하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국 다음으로 소금 섭취가 많은 나라는 몬테네그로(10.7g), 포르투갈(10.5g), 베넹(9.9g), 이탈리아(9.7g), 인도(9.1g), 미국, 오스트리아(9.0g) 등으로 나타났다. 펭 허 퀸메리 런던대 의대 교수(환경·예방의학)는 “소금 섭취를 줄이고 칼륨 섭취를 늘리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제대로 된 식습관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라면서 “어린 시절부터 소금 섭취가 많으면 이른 나이에 혈압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중국인들의 미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들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여기자 인터뷰 요청에 “남자 데려와야 가능” 답한 주지사 후보님

    여기자 인터뷰 요청에 “남자 데려와야 가능” 답한 주지사 후보님

    미국 주지사 선거에 나선 정치인이 여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남자 동료랑 함께 오지 않으면 응하지 않겠다고 거절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미시시피주 지사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로버트 포스터(36)로 트럭을 타고 15시간 선거 유세를 다닐 예정이었는데 동행 취재하고 싶다는 미시시피 투데이의 여기자 래리슨 캠벨(40)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영국 BBC가 11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건 내 트럭이니 내 규칙에 따라야 한다”고 우스갯 소리로 말문을 연 뒤 낯선 여성과 단둘이 있지 않겠다고 아내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려는 것이며 일종의 예방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2월 세상을 떠난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아내가 아닌 여성과 절대 시간을 보내지 않기로 맹세했다고 생전에 털어놓은 일, 마크 펜스 현 부통령이 2002년부터 아내 아닌 여성과 밥을 함께 먹지 않고 아내가 옆에 있지 않는 한 어떤 술도 입에 대지 않겠다고 약속한 일을 2년 전 털어놓아 화제가 됐던 일을 상기시켰다. 포스터는 #미투 운동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남자들은 늘 공격 받았다”면서 “여자들이 날 고소할 수 있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고 싶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 리포터라면 15시간 동행 인터뷰를 허락했겠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그럴 것이라며 “내 스탠스를 지키겠다”고 말했다.이전에도 포스터를 여러 차례 인터뷰했던 캠벨은 이번 결정이 성차별적이라고 CNN에 불만을 터뜨렸다. 만약 포스터가 규칙을 밀어붙일 생각이었으면 자기가 남자 감시자를 붙였으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포스터는 캠프 스태프가 모자라 그럴 만한 여력이 없었다고 대꾸했다. 그녀는 “우선 말할 것은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보고, 기자란 직업은 부차적인 것으로 본다는 점“이라며 현직 주지사 사무실에도 수많은 여자 스태프들이 있는데 여성과 한 방에 있지 않으면서 어떻게 주지사로서 이들과 어울려 좋은 업적들을 남길 수 있겠는지 말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포스터는 방문을 열어두고, 옆방에 사람들을 대기시키면 되지만 15시간 트럭을 탄 채로 함께 있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답했다. 영국 BBC는 전문직 영역에서 지나치게 남녀 구분을 하는 것 자체가 성차별 여지가 다분하고 여성에게 공정하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급변하는 문화콘텐츠산업… 들쭉날쭉 ‘영상물 등급 규제’ 개선돼야

    급변하는 문화콘텐츠산업… 들쭉날쭉 ‘영상물 등급 규제’ 개선돼야

    영화 ‘독전’, ‘마녀’는 마약 흡입, 여성 신체 노출, 잔혹한 살해 장면 등 수위가 높거나 자극적인 장면이 있다는 지적에도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반면 비슷한 수준이던 ‘신세계’와 ‘아수라’ 등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 부여되었다. ‘악마를 보았다’는 2차례에 걸쳐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가, 일부 장면을 삭제한 다음에야 개봉이 가능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주제, 선정성, 폭력성, 대사, 공포, 약물, 모방위험 등을 기준으로 등급을 결정하는데, 성인물 전용관이 없는 한국에서 제한상영가 판정은 곧 상영금지에 해당한다. 제한상영가 영화는 영화제와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만, 그것도 영화제에 출품된 경우에 한해서 잠시 선보이는 데 만족할 수 있을 뿐이다. 영상물에 대한 납본과 검열의 악몽은 여전히 존재한다.한때 한국 영화사들은 공보처 사전 검열을 받으려고 필름 통이나 비디오테이프, CD와 DVD를 들고 충무로며 광화문을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그때 그 시절 영상물 납본의 억압이 지금 2019년 대한민국에서 새삼스럽게 논의되고 있다. 영화를 비롯하여 뮤직비디오, 웹툰, 웹드라마 등 웹콘텐츠, 스마트폰 모바일 숏컷 클립 등도 원시적인 납본 행위를 연상케 하는 등급 규제를 계속 받도록 하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1922년 ‘흥행 및 취체에 관한 법률’로 시작된 영화에 대한 검열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도 사전심의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존속되다가 1996년 10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막을 내렸다. 1997년 ‘영화진흥에 관한 법률’(영진법)이 개정되면서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영화와 비디오를 대상으로 전체관람가부터 12세 이상 관람가, 15세 이상 관람가, 청소년 관람불가, 제한상영가로 구분된 등급을 분류하고 있다. 이런 분류체계는 지난 20년 동안 그 나름의 역할을 해왔으나 극장상영을 전제로 한 ‘구 영화진흥법’과 비디오물을 수록한 음반의 오프라인 유통을 전제로 한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에서 기원한 등급분류제도는 콘텐츠 시장의 급속한 변화 탓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비디오, DVD 등으로 유통되던 콘텐츠는 인터넷망을 통해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환돼 OTT(Over-The-Top) 플랫폼에 기반한 서비스로 변모하고 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아마존과 애플, 네이버와 카카오 그리고 올드 미디어 제국인 디즈니도 이젠 OTT 방식 플랫폼 비즈니스를 주력으로 설정하고, 플랫폼 기반 사업자로 변모하는 중이다. 유통되는 콘텐츠의 양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콘텐츠의 형태도 과거의 정형적인 구분이 적용되지 않는 다양한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방송프로그램, 영화, 뮤직비디오, 1인 방송 콘텐츠 등이 각각의 플랫폼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플랫폼이 서비스되는 것이 오늘날 콘텐츠 유통과 소비의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급분류라는 제도는 어떻게 작동하고 있을까?등급분류 대상은 영화, 비디오물, 예고편·광고영화, 광고·선전물 등이고, 영화와 비디오가 주 대상이다. 2017년에 영화는 2286편, 비디오물의 경우 8189편이 등급분류를 받았다. 특히 비디오물은 2015년 4339편, 2016년 6580편, 2017년 8189편으로 급증하였다.([그림 1] 참조) 등급분류 대상이 급증함에 따라 일차적으로 독점적으로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수용 능력을 초과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등급분류가 지연돼 출시 지연 및 해적판 불법 사전 유통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점은 동일한 영상 콘텐츠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나 네이버, 카카오 등의 플랫폼은 사전등급분류를 받는 반면, 유튜브의 경우 이러한 절차 없이 바로 소비자에게 공급된다는 형평성 문제다. 향후 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의 양은 폭증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독점적 등급분류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게 예측할 수 있다. 특정 영역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콘텐츠의 증가도 등급분류체계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가상현실(VR) 영화로 취급받는 ‘화이트 래빗’의 경우 PC에서 구동된다는 이유로 게임으로 분류되어 영상물등급위원회 등급을 받지 않아 극장에서 개봉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니 앞으로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콘텐츠가 등장할 때마다 이런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사실 현행 등급분류제도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개념을 적용하지만, 실제로는 독점적인 지위를 지닌 특정 조직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국제적으로 살펴보면 많은 국가는 등급분류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림 2] 참조) 하지만 대부분 선진국은 직접적인 규제가 아닌 자율규제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자율규제의 유형은 명령적 자율규제, 승인적 자율규제, 조건부 강제적 자율규제, 자발적 자율규제 등 다양한 형태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자발적 자율규제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없는 형태이며 국가의 직접 또는 간접적인 개입과는 전혀 관계없이 사업자 또는 사업자 단체 스스로의 판단과 결정에 따른 규제방식을 말한다. 자발적 자율규제는 콘텐츠 생산자들의 자발적 책임에 기초하여 최대한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제도라고 볼 수 있으며, 현행 등급분류 제도는 결국 자발적 자율규제로 이행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상적인 구조는 국가별로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과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조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인도에서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이라는 양대 글로벌 콘텐츠 공급업체들이 보여준 모습은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제공해주고 있다. 넷플릭스는 2016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이래로 OTT 플랫폼을 통해 인도 및 해외에서 제작된 콘텐츠를 사전 검열하지 않고 방영하며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예술 표현의 자유를 부여해왔다. 하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세이크리드 게임’(Sacred Games)은 폭력 및 욕설이 자주 등장한다는 이유로 인도 내에서 비난 여론이 제기되었으며, 특히 이 드라마가 라지브 간디 전 총리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봄베이 고등법원에 소송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넷플릭스는 2019년 1월 인도인터넷모바일연합회(IAMAI)의 ‘온라인 큐레이팅 콘텐츠 공급자 시행 규정’에 합의 서명했다. 인도의 주요 플랫폼 업체들도 동참한 이 규정은 인도 형법 제도에 어긋나거나 사회적 및 종교적 분노를 살 수 있는 폭력, 테러, 아동 성(性) 문제, 외설적 내용, 인도 국가에 대한 모욕 그리고 특정 종교에 대한 비난을 담은 내용의 경우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유통시키지 않도록 하는 자율적 규제라고 볼 수 있다. 이와 달리 아마존 프라임은 이미 관련 정보기술법안규정과 형사법의 관리를 통해 충분한 통제를 받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러한 규정의 시행은 창작의 자유를 축소시키고 콘텐츠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로 참여를 거부하였다. 대신, 콘텐츠에 일반(Universal Viewership), 보호자 지도(Parental Guidance), 성인(Adult Viewership) 범주로 구분된 시청코드를 부여하여 연령에 따른 시청 기준을 마련함과 동시에 자율적인 시청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동시에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시청자의 종교적 신념을 훼손하는 콘텐츠는 게재하지 않을 것을 약속함으로써 그 나름대로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기술적 진보의 속도와 사회적 수용성이 충돌하는 사례는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둘러싼 갈등 역시 확산되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사전 검열이나 규제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은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새로운 미디어의 탄생과 확산은 이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논의를 불러일으켜 왔다. 제공되는 정보의 양과 속도의 변화는 이용자 계층의 변화는 물론 이용하는 방식의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콘텐츠를 둘러싼 기존 질서와 관행을 변화시켰다. 현재 벌어지는 OTT로 대표되는 새로운 플랫폼 역시 같은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과거의 관행과 패턴을 고수하기보다는 새로운 방향으로의 변화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창작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인터넷,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한 정보유통 속도와 방식의 변화는 음악과 영상을 포함한 콘텐츠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영원할 것만 같던 대형 음반회사들은 대부분 몰락하여 사라졌으며, 수동적 존재로 머무르던 콘텐츠 소비자들은 이제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인 콘텐츠 생산자로 나서고 있다. BTS의 세계적인 인기 역시 ‘아미’로 대표되는 팬들이 만들어내는 자발적 콘텐츠의 활발한 유통에 힘입은 바가 크다. 콘텐츠의 생산, 유통, 소비되는 방식은 크게 변화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제도는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콘텐츠 소비는 이미 영화관이나 비디오 등 특정 미디어와 공간을 떠나 이루어지고 있지만, 등급분류를 비롯한 각종 제도는 과거에 머무르고 있으며,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어린이들을 포함한 10대들은 더이상 TV도, 포털과 음원사이트도 찾지 않고 모든 필요한 것을 유튜브에서 찾고, 즐기고 있지만, 여기에 대한 규제는 기업의 자율적인 영역으로 맡겨놓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영화와 비디오물, 그리고 뮤직비디오 같은 특정 영역에 대해서만 단일화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케이팝의 뮤직비디오가 아직도 사전심의를 통해 등급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다른 나라의 팬들이 안다면 뭐라고 생각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다행히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기존 등급분류제도를 신뢰도가 높은 민간을 중심으로 한 자체등급 분류제도로 전환하되 영상물등급위원회는 공적 완충장치로서 일정 역할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분류기준의 객관성과 공신력을 확보함으로써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콘텐츠 생산 및 유통 주체에게는 자체등급제를 허용하되, 사후 관리 감독을 강화함으로써 사업자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은 자율성과 책임성을 공존시키는 방안으로 이루어지는 논의는 OTT를 둘러싼 논의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있는 좋은 기회이다. 우리 스스로의 역량을 믿고, 자율성과 책임성이라는 가치를 실현할 때가 되었다. 심상민 성신여대 교수·한국문화경제학회장 ■심상민 교수는 현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 융합문화예술대학 학장으로 재직한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위싱턴대에서 MBA, 연세대 경영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이사,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주요 저서로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이해’와 ‘컬처 비즈니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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