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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동남아] 떠돌이 개 5마리 잔인하게 총살한 男 “딸 물어서 복수”

    [여기는 동남아] 떠돌이 개 5마리 잔인하게 총살한 男 “딸 물어서 복수”

    자신의 딸을 물었다는 이유로 떠돌이 개 5마리를 잔인하게 총살한 말레이시아 남성이 체포됐다. 말레이시아 언론 월드오브버즈는 최근 말레이시아 샤알람시에서는 개 5마리가 잔인하게 죽은 상태로 발견돼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고 전했다. 죽은 개들을 발견한 이는 평소 이들에게 먹이를 주던 한 40대 여성이었다. 그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먹이를 주기 위해 개들이 모여 있는 장소를 향했다. 하지만 개 3마리가 코와 귀에 다량의 피를 흘리며 끔찍하게 죽어 있었다.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도 2마리가 죽은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초기 수사에서 “독에 중독되어 죽은 것으로 추측된다”고 발표 했지만, 사건의 진실은 훨씬 잔인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 회로(CC) TV 영상을 토대로 40대 남성을 범인으로 지목했고, 수사 이틀 만에 범인 검거에 성공했다. 경찰에 잡힌 남성은 “공기총으로 떠돌이 개들을 죽였다”며 “개들이 7살, 12살 딸의 발을 물어 복수하기 위해 죽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의 차량 트렁크에서 공기총과 탄환을 적발하고,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네티즌들은 “그의 행동이 지나치게 잔인하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월드오브버즈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추승우 서울시의원 “서울시, 정비직·사무관리직 인건비 삭감하면서 시내버스 임원인건비 올려”

    서울시가 시내버스회사 임원인건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회 추승우 의원(더불어민주당·서초구 제4선거구)은 4일부터 시작된 서울시 도시교통실 행정사무감사에서 “과거 2015년 표준운송원가의 임원인건비가 석연치 않게 과도하게 증액되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표준운송원가에서 각 직렬별 인건비와 실제 지급되는 인건비의 차이가 극명하게 차이나는 부분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015년 표준운송원가를 산정하면서 정비직과 사무관리직 인건비를 각각 4.4%와 4.5%를 삭감했고, 그에 따라 버스회사에서 근무하는 정비직과 사무관리직 직원들은 각각 16억 65백만원, 21억 65백만원 등 총 38억 30백만원에 달하는 인건비를 덜 받게 되는 결과를 맞게 됐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서울시는 임원인건비의 경우 오히려 표준운송원가를 증액시켜 줌으로써 결과적으로 버스회사 임원들이 2014년에 비해 무려 72.1%가 증가한 59억 27백만원을 더 가져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전년 대비 무려 72.1%나 임원인건비가 증가함에 따라 시내버스준공영제에 획기적인 개선이 이루어졌느냐 하면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시내버스준공영제를 운영하면서 시내버스 총 운송수입을 확인하고 표준운송원가에 따라 총 운송비용 구하여 그 차액만큼을 예산으로 보전해주고 있다. 여기서 총 운송비용과 총 운송수입의 차이를 운송수지라고 한다. 그런데, 서울시가 버스회사 임원인건비를 72.1%씩이나 폭등시켜 준 시내버스 운송수지는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시가 운송수지가 흑자인 일부 버스회사 임원인건비에 대한 인센티브가 아닌 운송수지 적자를 포함한 모든 버스회사 임원인건비를 이렇듯 큰 폭으로 획기적으로 증액시켜준데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추 의원은 “서울시가 이에 대해 상식적으로 납득할 만한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추승우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자료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시내버스회사 임원들은 이미 2016년도 79억 89백만원, 2017년도 71억 78백만원, 2018년 75억 40백만원 등 총 227억 6백만원을 표준운송원가보다 임원인건비로 더 가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임원인건비를 표준운송원가보다 덜 가져가는 버스회사는 12-15개 회사에 불과한 수준으로 나타난 반면, 정비직과 사무관리직 인건비는 절반이 넘는 버스회사들이 표준운송원가보다 각각 114억 22백만원, 191억 34백만원 등 총 305억 56백만원을 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나 인건비 지급에 있어서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과 일반 직원들간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표준운송원가상 인건비 금액과 실제 임원인건비 지급액이 지나치게 과도한 차이가 나는 것은 분명히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내버스준공영제는 매년 운송수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서울시는 수천억원의 예산을 시내버스준공영제 운영을 위해 투입하고 있는 반면 버스회사 임원들만 수십억원에 달하는 임원인건비 차액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시내버스준공영제 시행 이후 버스회사는 방만한 가족경영, 표준운송원가의 무분별한 전용, 과도한 임원인건비 등으로 인해 도덕적 해이 문제를 끊임없이 지적받아 왔다. 추승우 의원은 “과도한 임원인건비가 지급될 수 있도록 방치한 서울시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하고, “합리적인 표준운송원가의 조정과 상식적인 임원인건비의 조정”을 촉구했다. 또한, 추 의원은 “운송수지가 버스회사가 임원들에게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고 정비직과 사무관리직 인건비는 삭감하는 반면 임원들에게만 표준운송원가보다 높은 임원인건비를 지급하는 것과 관련하여 서울시는 표준운송원가 산정을 보다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만성 백혈병 치료제로 알츠하이머 치매 잡는다

    만성 백혈병 치료제로 알츠하이머 치매 잡는다

    ‘머릿 속의 지우개’ 치매는 과거의 기억들을 하나 둘 씩 지워버리며 종국에는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까지 몰고가 ‘존엄한 삶’을 빼앗아가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치매를 유발시키는 원인의 50~70%는 알츠하이머인데 알츠하이머 발병원인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아 치료방법도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연구진이 현재 쓰이고 있는 항암제가 알츠하이머 원인 중 하나인 뇌염증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한국뇌연구원 퇴행성뇌질환연구그룹은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쓰이는 ‘다사티닙’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시키는 뇌염증을 억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염증’(Journal of Neuroinflammation) 11월호에 실렸다. 신경아교세포는 중추신경계 조직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염증반응이 발생해 신경손상이나 기억력 감퇴 같은 증상을 드러내는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신약 재창출 기법을 통해 백혈병 치료제가 뇌염증 치료제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효능과 분자차원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신약재창출 기법은 임상에서 효과가 부족해 개발이 중단되거나 현재 사용되고 있는 약물의 새로운 약효를 찾는 기술이다.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되던 중 임상시험에서 치료효과가 낮은 것으로 밝혀져 임상시험 실패 판정을 받았지만 성기능 치료에 효능이 있음이 인정돼 발기부전 치료제로 허가받아 성공한 비아그라가 신약재창출의 대표적 사례이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뇌염증을 유발시켜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앓도록 한 다음 다사티닙을 2주간 투여했더니 신경아교세포 활성이 줄어들고 전(前)염증성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이 나타나는 것도 감소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다사티닙을 투여받은 생쥐들에게서는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의 혈액과 뇌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 ‘STAT3’ 단백질의 신호전달이 억제되면서 뇌염증 반응이 줄어들기도 했다. STAT3 단백질은 자가면역질환의 원인 단백질로 각종 염증질환의 치료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허향숙 뇌연구원 박사는 “이번 연구는 신약 재창출 기술로 백혈병 치료제가 치매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새로 밝혀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이번 연구결과로 사람에게서도 염증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로 쓸 수 있다고 하면 신약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노식래 서울시의원 “도시재생지원센터 운영, 관리·감독 기준 출연기관 수준으로 높여야”

    노식래 서울시의원 “도시재생지원센터 운영, 관리·감독 기준 출연기관 수준으로 높여야”

    4일 진행된 도시재생실 소관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노식래 의원(민주당·용산2)은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인력과 예산 규모가 다른 서울시 출연기관에 비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음에도 그 구성이나 운영, 관리·감독이 지나치게 허술하다”고 지적하며 “출연기관에 준하는 수준으로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에 따르면, 도시재생지원센터는 광역센터 43명, 현장센터 169명 등 총 212명이 근무하고 예산 또한 1년에 105억원이 넘어서는 규모로 19개 서울시 출연기관과 비교하면 인력 규모는 여섯 번째, 예산 규모는 열세 번째에 해당한다. 그런데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는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설치할 수 있다”고만 되어 있고, 서울시 조례에는 “공무원을 파견할 수 있다”, “민간위탁할 수 있다”, “(센터가 서울시에) 자료제공 등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만 있을 뿐, 공무를 수행하는 민간인으로서의 의무나 조직의 구성·운영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이 때문에 도시재생 관련 계획의 수립과 사업의 추진 지원, 주민 의견조정, 현장 전문가 육성 등 중요한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조직이지만, 인사나 복무, 사무 관리는 그에 걸맞게 이루어지지 않아 파견 공무원의 수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노식래 의원은 또한 “서울시 매입 한옥 수선에 외국산 자재를 사용함으로써 예산을 투입할수록 한옥의 정체성이 오히려 흐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내부까지 한옥으로 유지하고 회복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한옥의 정체성 제고이고 건축자산 보전·활용”이라며 “시중에 생산되는 국산제품이 없거나 가격이 너무 비싸서 국산 자재로 한옥을 수선할 수 없다고 변명만 하지 말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는 현재 총 38개소의 한옥과 부지를 매입해 그 중 31개소를 전통공방, 문화시설, 주민편의시설, 임대주택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해마다 약 3억원의 유지보수비를 집행하고 있는데 한옥 수선에 외국산 자재의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기는 남미] 때 이른 ‘크리스마스’ 선포한 베네수엘라 속사정

    [여기는 남미] 때 이른 ‘크리스마스’ 선포한 베네수엘라 속사정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예년보다 일찍 크리스마스시즌이 공식 선포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카라카스의 1급 호텔 험볼트에서 2019년 크리스마스시즌을 공식 개막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평온한 국가(베네수엘라)에서 크리스마스를 맞게 된 우리 국민들에게 그 누구도, 그 무엇도 행복과 평화를 빼앗아갈 없을 것"이라고 크리스마스 인사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매우 아름다운 한 해였던 2019년을 잊지 말자"며 "이제 맞게 될 2020년은 번영과 발전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지나치게 이른 새해인사를 나눴다. 국영방송을 통해 베네수엘라 전국으로 중계된 행사는 아직은 어울리지 않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애를 쓴 흔적이 역력했다. 대통령의 뒤로는 마리아와 요셉, 예수의 모형이 설치됐고, 아빌라 산에 설치된 대형 십자가엔 환한 불이 켜졌다. 아빌라 산의 대형 십자가는 베네수엘라에서 크리스마스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물이다. 십자가는 매년 12월1일 점등하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일정이 1개월이나 앞당겨 불을 밝히게 됐다. 마두로 대통령이 벌써부터 띄우는 축제 분위기에 국민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파블로라는 이름의 한 네티즌은 "이제 막 11월 시작인데 아빌라 십자가가 켜지니 이상하다. 아직 크리스마스까지 2달이나 남았는데"라며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네티즌 호세피나는 "아직 학기도 끝나지 않았는데 크리스마스라고? 그럼 방학도 일찍 시작하자"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마두로 정부가 무리하게 크리스마스시즌 개막을 서두른 건 암울한 국가현실을 감추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언론은 "살인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 갈수록 심각해지는 식량난, 치안불안 등 어두운 현실을 감추기 위해 마두로 정부가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려 크리스마스시즌 개막을 1달이나 앞당긴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빌라 산에 설치된 십자가의 점등을 서두른 것도 전력난을 은폐하려는 의도라는 의심을 산다. 최근 베네수엘라의 한 비정부기구가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의 94%는 일상적인 정전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마두로 정부는 이에 대해 "(미국의 경제봉쇄 등) 대외적 요인으로 전력공급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사진=베네수엘라 대통령궁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씨줄날줄] 술병 연예인/장세훈 논설위원

    [씨줄날줄] 술병 연예인/장세훈 논설위원

    소비재를 제조·판매하는 기업들은 포장을 중시한다. ‘포장은 침묵의 판매원이다’라는 표현은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포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대변한다. 포장은 원래 상품 파손을 막고 운반·보관 등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고안됐으나 지금은 판촉 마케팅의 핵심 요인으로도 자리잡았다. 포장이 지나치면 소비자 불만을 낳을 수 있다. 한때 ‘질소를 샀더니 과자를 덤으로 준다’는 냉소를 불러왔던 국내 과자류와 과대 포장 논란이 끊이지 않는 명절용 선물세트 등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포장에서도 이른바 ‘골디락스 전략’이 요구된다. ‘골디락스와 세 마리 곰’ 동화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경제에서는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상황을 빗댄 것이다. 주류 포장에서 핵심 요소는 라벨이다. 병의 모양이나 색상으로도 차별화를 이끌어 내지만, 라벨은 해당 술의 핵심 정보를 담고 있고 가치를 상징한다. 라벨을 제대로 볼 줄 안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에도 도움이 된다. 와인이나 위스키 등이 대표적이다. 라벨의 사전적 의미는 ‘종이 등에 물건에 대한 정보를 적어 붙여 놓은 표’다. 하지만 상품과 무관한 정보가 담기기도 한다. 최근 보해양조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손을 잡고 소주와 막걸리 등 수출용 술병 라벨에 독도를 형상화한 캐릭터 디자인과 함께 영문으로 ‘독도, 한국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한국 술과 더불어 독도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술병 라벨에는 큼지막한 연예인 사진도 붙어 있다. 보건복지부가 주류 용기에 연예인 사진을 부착하지 못하도록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등 관련 규정을 고친다고 한다. 음주가 미화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술병에 연예인 사진을 붙여 판매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술은 담배와 함께 1급 발암물질이다. 담뱃갑에는 흡연 경고 그림을 넣는 등 금연 정책은 강화되는 추세다. 반면 ‘주폭’ 등이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기는 하지만 절주 정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2013년 기준 9조 4524억원으로 추산됐다. 흡연(7조 1258억원)보다 훨씬 큰 규모다. 주류 라벨 규제로 절주 효과를 극대화하기는 쉽지 않다. 연예인 얼굴을 보면 술을 더 마시는 것 아니냐고 해봐야 애주가들의 반발을 살 게 뻔하다. 주류 라벨이 술에 대한 정보를 체계화했듯 절주 정책도 체계를 잡는 게 우선이다. 음주 폐해를 막기 위한 정부 예산(올해 13억원)이 금연(1388억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정부 내 전담 부서도 없다. 일의 우선순위부터 고민해야 한다. shjang@seoul.co.kr
  • 수지·아이린 사진 소주병에 못 쓴다

    수지·아이린 사진 소주병에 못 쓴다

    앞으로 술병에 유명 연예인의 사진을 붙여 광고하는 행태가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음주가 미화되지 않도록 소주병 등에 연예인 사진을 부착하지 못하게 하는 방향으로 관련 규정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4일 밝혔다. 건강증진법 시행령은 10조에서 ‘음주행위를 지나치게 미화하는 표현’을 써서 주류 광고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의견 수렴을 거쳐 이를 구체화하거나 규정을 추가하는 식으로 정비할 방침이다. 1급 발암물질인 주류의 용기에 연예인 사진을 붙여 광고하는 국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뿐이다. 소주업계는 1990년대 후반부터 아름답고 친근한 이미지의 여성 연예인을 내세워 주류 광고를 해 왔다. 1998년 참이슬이 출시될 당시 하이트진로는 배우 이영애를 모델로 세워 1년 만에 판매량을 4배가량 늘렸고, 롯데주류는 2007년부터 ‘처음처럼’의 모델로 가수 이효리를 앞세워 소주업계 6위에서 2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소주업계가 이처럼 판매량을 늘려 가는 동안 남자 성인의 고위험 음주율(1회 평균 소주 7잔)은 2013년 19.7%에서 2017년 21.0%로, 여성(1회 평균 소주 5잔)은 같은 기간 5.5%에서 7.2%로 증가했다.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8.7ℓ(2016년 기준)로 OECD 평균보다 0.5ℓ 높고, 알코올 사용 장애 유병률은 13.9%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9조원을 웃돈다고 추산했다. 이처럼 음주 폐해가 심각하지만 정부의 절주 대책은 충격적인 경고 그림 등을 도입한 금연 대책과 비교해 미온적이었다. 국가금연사업에는 올해 기준 약 1388억원의 예산을 들이고 있지만, 음주 폐해 예방관리사업 예산은 약 13억원에 불과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내가 구한 유대인 자매, 70여년 뒤 20명으로 불어나 재회”

    “내가 구한 유대인 자매, 70여년 뒤 20명으로 불어나 재회”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의 위협으로부터 유대인 가족을 구해줬던 92세 그리스 할머니가 두 자매와 자녀, 손주 등 20명과 눈물의 상봉을 했다. 70년이 훌쩍 지나 감격의 해후를 한 주인공은 멜포메니 디나. 그리스도 1941년부터 1944년까지 나치에 점령당해 8만명의 유대인이 나치 손에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아우슈비츠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해됐다. 디나네 세 자매는 모르데차이 가족 6명을 처음에는 버려진 모스크 안에 데려다 돌보다가 그것도 너무 위험해지자 자신들의 작은 집으로 데려왔다. 디나 자매들은 여섯 살 유대인 꼬마 슈무엘이 많이 아프자 친동생인 양 병원에 데려가 치료도 받게 했다. 하지만 그는 며칠 뒤 죽었다. 나중에 가족의 거처가 마련되자 디나 자매들은 모르차데이 가족들이 몰살당하지 않도록 하려고 패를 나눠 한 사람씩 다른 방향으로 인도하기도 했다. 그 가족은 살아남아 다시 모였고, 전쟁이 끝나자 이스라엘로 떠났다. 디나 할머니는 3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홀로코스트 추모 박물관(바드 야셈 박물관)에서 자신의 도움을 받아 생존한 사라 야나이와 요시 모르서치 자매는 물론 그들의 자녀, 손주들과 만나 울먹였다. 이 박물관에서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그들의 생존에 도움을 준 이들이 해후하는 장면은 자주 있는 일이었지만 이제 이런 종류의 만남으로는 거의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야나이는 취재진에게 “어떤 말로도 이런 감정을 묘사하기 어렵다”며 “이렇게 다시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아주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는 그녀의 집에 숨어 있었다. 그녀는 우리 가족 여섯을 모두 구했다. 여러분은 우리를 지킨다는 게 그녀와 그녀 가족에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우리 목숨을 모두 구했다”고 덧붙였다. 디나 할머니는 두 자매와 그들의 가족들을 만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1994년 이 박물관에 의해 홀로코스트 기간 유대인이 살아남은 데 도움을 준 이들에게 수여하는 상인 ‘라이처스 어몽 디 네이션스’ 상을 받았다. 지금까지 이 상을 받은 이는 2만 7000명이 넘는데 그리스인은 355명이다. 라이처스 유대인 재단의 스탄리 스탈 부회장은 AP 통신 인터뷰를 통해 “연령 때문에 이번이 아마도 마지막 재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공연 리뷰]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호흡했던 음악제, 2019경기실내악축제

    [공연 리뷰]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호흡했던 음악제, 2019경기실내악축제

    지난 10월 30일,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주최하는 2019경기실내악축제가 폐막했다. 올해부터는 송영훈 예술감독이 새롭게 축제를 이끌었고, 수십명의 정상급 연주자들이 축제에 참여했다. 5회째를 이어온 경기실내악축제는 본진인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뿐만 아니라, 경기 북부지역까지 연주자들이 직접 찾아가는 공연으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2018년에는 경기도 전역을 돌며, 15회나 되는 공연을 소화했다.경기도 곳곳을 직접 순회하는 만큼 다양한 요소들이 축제에 영향을 미친다. 2019경기실내악축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돼지열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경기도내 축제나 행사들이 대거 취소되었다. 경기실내악축제 역시 파주 등 경기 북부 지역 공연이 취소되었으며, 일부 공연은 장소를 옮겨 다시 진행해야만 했다. 국내에는 특별히 실내악 축제라고 불릴만한 행사가 적다. 실내악은 그만큼 다른 장르에 비해 인기가 많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관객들이 연주자들과 더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기 때문에 장르 자체가 가진 매력은 대단하다. 실내악 무대에서는 관객들이 연주자 개개인에 집중할 수 있고, 개별 연주자들이 하는 이야기들을 가까이서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악기들이 서로 긴밀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극대화 되는 장르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악기 하나가 전체를 리드하기 시작하는 순간 실내악의 정의에서는 점점 멀어진다. 30일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렸던 폐막 공연 역시 관객들의 높은 집중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무대의 연주자들도 서로의 소리를 듣고 기민하게 반응하며 음악을 이어갔다.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동반하는 공연에서는 좀처럼 찾기 힘든 광경이다. 그러다보니 확실히 관객들과의 물리적 거리는 가까워졌다. 관객들은 보다 가까이서 연주자들과 호흡할 수 있고, 연주자 개개인과 정서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다만 ‘음악적 거리도 가까워 졌을까?’ 라고 한다면 아직은 과제로 남아 있다. 스트링 섹션에 편중된 실내악 구성은 다양한 취향의 관객들을 만족시키기 어려워 보였다. 다른 섹션의 악기들이 폭넓게 들어온다면 실내악의 스펙트럼은 넓어진다. 자연히 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의 폭도 늘어나고 축제의 주제를 명확하게 잡을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의 다양한 기호를 만족시킬만한 프로그램들이었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물론 실내악이라는 장르를 관객들에게 편안하게 소개하고 싶었던 예술감독의 의도는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대중성’이라는 키워드에 지나치게 몰입한다면,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놓치게 된다. 실내악 장르의 매력을 어필해야 하는 축제인 만큼, 프로그램은 보다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이 축제의 타이틀은 다름 아닌 ‘실내악’ 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예술감독의 역할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예술감독은 단순한 출연을 넘어 아티스트의 초청 및 전반적인 기획까지 전방위로 축제를 담당한다. 일본 벳부 아르헤리치 페스티벌 등 성공적으로 브랜딩되어 전세계로 수출까지 하는 사례들을 보면 힌트를 찾아볼 수 있다. 이어지는 2020경기실내악축제 역시 송영훈 예술감독이 다시 한번 키를 잡는다. 폭넓은 프로그래밍과 확실한 테마를 바탕으로, 관객과 음악적 거리가 가까워지는 실내악축제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허명현 음악칼럼니스트
  • 나치 수용소에서도 살아온 ‘레지스탕스 여인’ 룬디 103세로

    나치 수용소에서도 살아온 ‘레지스탕스 여인’ 룬디 103세로

    프랑스 레지스탕스 활동에 앞장섰고 나치 포로수용소에서도 살아남은 이베트 룬디 여사가 103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프랑스 북부 에페르네 마을의 프랑크 르로이 이장은 3일(이하 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녀의 죽음을 알리며 고인이 “우리 모두의 본보기”였다며 “우리 역사의 가장 어두웠던 시기에 프랑스의 영예를 대변했다”고 추모했다고 영국 BBC가 4일 전했다. 에리크 지라댕 프랑스 의회 부의장은 트위터에 “위대한 레지스탕스 여사님을 잃었다는 소식을 알게 돼 슬프다”고 안타까워했다. 교사였다가 전쟁 발발 후 ‘포섬 탈출 라인’이란 레지스탕스 조직의 일원이었던 고인은 1940년부터 오빠 집에 숨어 지내던 유대인 가족의 가짜 신분증을 발급해주고 남자들을 강제 노역에서 받지 않게 했다. 스물여덟이던 1944년 6월 나치에 검거돼 독일 래브스브루크 나치 포로수용소에 끌려갔다. 나치 친위대(SS) 장교들 앞에서 옷을 모두 벗어 보여야 했던 비인간적 수모가 나중에도 엄청난 고통으로 느껴졌다고 당당히 털어놓기도 했다. “온 몸을 벌거벗고 뇌는 산산조각 난 것 같았다. 구멍, 공허함이 가득 찬 구멍 같다고 여겨졌고, 사방을 둘러봐도 공허함 뿐이었다.” 부켄발트 수용소로 옮겨진 그녀는 1945년 4월 그곳에서 자유의 몸이 됐다. 전후 15년 동안 입을 다물고 지내다 1959년 룬디는 프랑스와 독일 학생들 앞에서 자신이 경험한 전쟁의 끔찍함을 털어놓으면서 두 나라의 화해를 역설했다. 룬디는 2017년 AF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도 여전히, 매일 한 순간 불현듯 수용소 생각이 떠오른다. 어떤 때는 잠들기 직전 한밤중에도”라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떨쳐냈다. 많은 이들을 구한 공로를 인정 받아 같은 해 프랑스 민간인에게 전해지는 최고의 훈장인 레종 도뇌르 위대한 간부(그랑 오피셰르)를 수훈했다. 그녀의 이런 활약 상은 2009년 영화 ‘코코로(Korkoro)’에서 나치 위협을 받는 집시 가족을 구하는 캐릭터로 구현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매년 평균 36일은 휴가…아르헨 대통령은 휴식 중독?

    [여기는 남미] 매년 평균 36일은 휴가…아르헨 대통령은 휴식 중독?

    휴가와 여행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또 주말여행을 떠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크리 대통령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가족들과 함께 지방 코르도바에 있는 차파드말랄 리조트로 내려갔다. 마크리 대통령은 여기에서 이틀간 휴식을 취한 뒤 4일 대통령궁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대통령에게도 휴식은 필요하겠지만 마크리 대통령은 지나치게 휴가와 여행을 즐긴다는 비판이 따른다. 2015년 12월10일 취임한 마크리 대통령은 4년간 모두 144일을 휴가로 보냈다. 매년 1개월 이상, 평균 36일 휴가를 내고 여행을 즐긴 셈이다. 이번 여행을 합치면 휴가기간은 146일로 늘어난다. 특히 해마다 연초엔 무조건 장기휴가를 내는 게 그의 특징이다. 마크리 대통령은 2019년도 첫 날이 밝으면서 가족들과 아르헨티나의 유명 휴양지 비야라앙고스투라로 휴가를 떠났다. 36일간 집무실을 비운 그는 2월에야 국정에 복귀했다. 그나마 올해는 휴가와 여행의 유혹을 잘 참아낸 해였다. 마크리 대통령의 휴가는 이번이 올해 들어 고작(?) 두 번째다. 연초에 36일 휴가를 낸 후 지금까지 휴식 없이 달려온 셈이다. 아르헨티나에선 지난달 27일 대통령선거가 실시됐다. 정치권에선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다급해진 마크리 대통령이 휴가를 내지 않은 게 아니라 가지 못한 것"이라는 조롱 섞인 관측이 나온다. 뒤늦게 열심히 했지만 마크리 대통령은 대통령선거에서 야당인 페론당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에게 패배, 정권교체를 허용했다. 중남미 국가를 통틀어 연임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대통령은 마크리 대통령이 사상 처음이다. 스스로 연임을 포기하고 선거에 나가지 않은 대통령은 있었지만 출마했다가 선거에 지는 바람에 연임을 하지 못한 대통령은 마크리 대통령이 최초다. 현지 언론은 "휴가와 여행까지 포기하고 선거에 올인한 마크리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한 지 1주일 만에 다시 휴가를 내고 여행을 떠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워낙 휴가를 자주 내고 여행을 즐기다 보니 마크리 대통령에겐 '해변의자 조련사'라는 황당한 별명이 붙었다. 마치 의자를 조련하겠다는 듯 해변의자를 들고 여기저기 좋은 바닷가만 찾아다니는 마크리 대통령을 조롱하는 의미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北 방사포 3분 간격 발사 기술 진전… 완성도는 한참 떨어져”

    “北 방사포 3분 간격 발사 기술 진전… 완성도는 한참 떨어져”

    8월 17분, 9월 19분 비해 간격 크게 줄어 보통 20~30초 고려땐 성공적 평가 어려워 발사대 크게 흔들려 평지 발사 선택한 듯 이동식 이점도 못 살려 전술적 이득 없어 복수의 발사 차량 이용 땐 충분히 위협적 북한이 지난달 31일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의 연발사격 능력은 얼마나 위력적일까. 3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대다수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연속발사 시간을 단축한 것은 기술의 진전을 의미한다면서도 아직 성공적인 연발사격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연발사격 능력이 중요한 것은, ‘미사일의 방사포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최근 한 번에 여러 발을 쏠 수 있는 방사포의 특성과 강력한 파괴력 및 유도·기동 능력을 지닌 탄도미사일의 성격을 혼합한 무기를 개발하는 추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일 “연속사격체계의 안전성 검열을 통해 유일무이한 우리식 초대형 방사포 무기체계의 전투적 성능과 실전능력 완벽성이 확증됐다”며 과거보다 2발을 발사하는 데 소비되는 시간 간격을 3분으로 대폭 줄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24일 1차 시험 사격의 간격은 17분, 9월 10일 2차 시험 사격의 간격은 19분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간격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방사포의 연발 시간이 20~30초 간격임을 고려하면 완성도가 한참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초대형 방사포의 직경이 600㎜에 달하는 등 지나치게 굵다는 점이 연발사격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는 분석이다. 두꺼운 직경만큼 강한 추진력으로 발사대가 크게 흔들리면서 다시 안정성을 되찾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비되기 때문이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정보분석관은 “공개한 발사장면을 보면 지지대를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때문에 발사대 차량이 들려 한쪽으로 쏠린 모습을 볼 수 있다”며 “3분의 사격 간격은 방사포로서의 전술적 이득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동안 북한이 알섬 등 특정 목표물에 발사를 감행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목표물을 정하지 않은 점도 정확성 담보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지난번 발사 때와는 달리 ‘연발사격’이 아닌 ‘연속사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이런 문제를 의식했다는 평가다. 3분이라는 간격은 연발로 보기 어렵다고 북한군 스스로 인정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류 분석관은 “표현이 바뀐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시한 ‘연발사격’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평안남도 순천 비행장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흔들림을 최소화하려고 평지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어디서든 발사가 가능한 이동식 발사대(TEL)의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지면 파편이 튀기지 않은 것으로 미뤄 이번 발사는 발사대의 흔들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평지나 평탄한 활주로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무기체계는 야지(野地)에서 발사했을 때도 제대로 충격을 버텨야 하는데 평지에서만 안정된 연속사격이 가능하다고 하면 무기체계로서의 의미가 없다”고 했다. 반면 3분의 간격이어도 초대형 방사포의 파괴력을 고려하면 충분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현재는 시험발사 단계라 북한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발사를 했을 가능성도 열어 둬야 한다”며 “3분 간격이더라도 수대의 발사차량을 이용해 발사한다면 요격이 더욱 쉽지 않다”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당선무효형 불합리” 대법 코앞서 브레이크 건 이재명

    “당선무효형 불합리” 대법 코앞서 브레이크 건 이재명

    대법 이르면 이달 내 최종 결론 예정 신청 인용 땐 상고심 장기화 가능성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사는 지난 1일 대법원에 공직선거법 250조 1항와 형사소송법 383조 4호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냈다. 이 지사 측은 허위사실 공표죄를 규정한 선거법 250조 1항에서 ‘행위’와 ‘공표’의 개념이 모호해 후보자 등의 발언은 물론 하지 않은 발언까지 해석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자의적일 수 있어 헌법상 명확성 원칙,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이 조항은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 문서 등의 방법으로 공표된 허위 사실을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데 쉽게 말해 “친형 강제 입원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이 지사의 토론회 발언까지 처벌 대상에 올리는 것은 과도하다는 것이다. 또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한해서만 대법원에서 양형부당으로 다툴 수 있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383조가 입법부작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와 피선거권 박탈 등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나는 만큼 선거법에 대해서도 대법원에서 양형부당으로 다툴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 지사의 신청에 대해 이르면 이달 안에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의 상고심은 원심 판결이 있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 지사의 상고심 판결 법정 기한은 다음달 5일이다. 이 지사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게 되면 기한 안에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 반면 이 지사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재로 사건이 넘어가면 이 지사의 상고심은 장기화할 수 있다. 다만 대법원이 피고인의 신청을 인용해 직접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경우는 1989년 이후 12건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드물다. 친형을 강제로 입원시키는 등 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지사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가 지난 9월 6일 수원고법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판단돼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지사의 상고심은 노정희 대법관이 주심을 맡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극우 몸살앓는 獨 드레스덴 ‘나치 비상사태’ 선포

    독일 동부 작센주의 수도 드레스덴 시의회가 ‘나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드레스덴 시의회는 최근 ‘우파 극단주의자들의 극단적인 태도와 행동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시가 극우 폭력의 희생자들을 돕고, 소수민족을 보호하며, 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39표 대 반대 29표로 통과시켰다. 결의안을 발의한 막스 아센바흐 의원은 “정치인들이 극우에 대해 명확하게 자기 위치를 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면서 “나는 드레스덴 시의회에서 어떤 사람들과 함께 앉아 있는지도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반면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쪽엔 독일 집권당인 기독민주당(CDU)도 포함돼 있다. CDU 소속 얀 돈하우저 의원은 “우리 쪽에서 보면 결의안은 의도된 도발”이라면서 “우파 극단주의에 초점을 맞춘다고 우리가 필요한 정의를 구현하는 건 아니며, 좌우 어느 쪽이든 폭력은 우리가 수호하려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양립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의안 통과로 극단주의와 싸우는 프로그램에 더 많은 예산이 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레스덴에서는 1945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과 미국의 이 도시 폭격을 ‘폭격 홀로코스트’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던 단체들이 주변으로 세력을 확장해, 독일 극우의 보루로 여겨져 왔다. 반이슬람 운동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작센주는 독일 극우 정당인 국민민주당과 이후 독일을 위한 대안(AfD)당의 거점이 됐다. 2014년 17.8%였던 AfD 지지율은 지난 9월 지방선거에서 27.5%를 기록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2달러 맥주 훔친 17세 소년에 총 쏘고 구호도 안해 죽게 한 점원에 22년형

    2달러 맥주 훔친 17세 소년에 총 쏘고 구호도 안해 죽게 한 점원에 22년형

    2달러 짜리 맥주 하나를 훔치려던 17세 소년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가게 점원에게 징역 22년형이 선고됐다.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지방법원은 지난해 3월 29일(이하 현지시간) 도리안 해리스란 소년에 총격을 가해 살해한 안와르 가잘리(30)에게 지난달 31일 2급 살인 혐의로 사면이나 감형의 여지가 없는 중형을 언도했다고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1일 전했다. 그럴 수도 있는 일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가잘리의 행동에는 지나친 구석이 많았다. 해리스가 가게를 찾은 것은 밤 10시쯤이었다. 냉장고에서 맥주 하나를 들고 가게 밖으로 튀었다. 가잘리는 40구경 소총을 들고 쫓아가 여러 발을 쐈다. 도리안의 왼쪽 허벅지 뒤쪽에 총탄이 박혔고 피를 많이 흘려 결국 숨을 거뒀다. 보통 대퇴부에 총상을 입으면 구호 조치를 신속히 구하면 목숨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잘리는 구호 조치는 물론 시신 수습도 하지 않았고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았다. 도리안의 주검이 발견된 것은 총격이 있고 나서 거의 이틀이 지난 뒤였다. 로리 파울러 검사는 나흘 동안 이어진 지난 8월 재판 도중 피고인이 “2달러가 조금 넘는 맥주를 훔친 데 대해 법을 집행한 것이라고 판사와 배심원들 앞에서 당당히 주장했다”고 말했다. 손자를 잃은 실비아 해리스는 판결 소식을 들은 뒤 WMC 액션뉴스에 “가슴 아픈 일이다. 손자를 다시는 결코 볼 수 없다. 우리 중 누구도 그를 다시 보지 못한다. 삼킬 수 없는 약 같은 것이다. 하지만 정의를 지키고 손자가 안식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잘리의 변호인 블레이크 발린은 이메일 답변을 통해 피고인이 징역 15년을 예상했는데 지나치게 높은 형량이 언도돼 실망했다고 전했다. 가잘리는 재판 도중 도리안의 가족에게 뉘우친다면서도 자신은 해칠 의도가 없었다고 강변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도리안이 하찮은 일로 살해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연설 도중 피살됐던 멤피스에서 일어난 일이라 더욱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킹 목사의 딸인 버니스는 지난해 트위터에 “흑인 목숨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도리안의 삶이 도둑맞은 맥주보다 가치 없다고 믿는다면 우리 아버지의 뜻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적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현장 안전미비에 노동자 추락사…현장소장·건설사는 고작 ‘벌금 500만원’

    현장 안전미비에 노동자 추락사…현장소장·건설사는 고작 ‘벌금 500만원’

    안전시설 미비로 현장 노동자 추락사노동자 목숨 잃어도 솜방망이 처벌안전시설이 미비한 공사현장에서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했지만,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현장 책임자와 건설사는 재판에서 벌금 5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명백한 회사 책임으로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는데도 처벌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 조윤정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건설사 현장소장 김모(45)씨와 하청업체 현장 책임자 임모(56)씨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시공사와 하청업체에도 양벌규정에 따라 모두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성동구의 한 자동차 정비공장 신축공사장에서 2층 내·외벽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A씨가 4.5m 높이에서 떨어져 숨졌다. 사고 당시 A씨는 폭이 30㎝에 불과한 H빔 위에 서서 콘크리트 타설용 호스를 옮기다 중심을 잃고 추락했다.다발성 척추 골절상을 입은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약 3시간 만에 숨졌다. 노동자들이 일하던 현장에는 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 현장에는 안전발판 또는 난간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지급받은 안전모는 충격 흡수 기능이 없는 제품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건설업체는 주기적으로 현장 위험요소 사전 점검하고, 작업계획서를 작성할 의무가 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재판부도 “현장 관리자인 김씨와 임씨가 사고 방지를 위한 업무상 주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건설사와 하청업체도 추락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사망사고를 냈다”고 판시했다. 공사 현장 관리자들의 안전관리 의식을 높이기에는 처벌 수위가 너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영국 변호사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안전·보건 조치를 위반해 노동자가 사망한 경우 원청과 사업주는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게 돼 있다”며 “이런 사건에서 벌금형만 선고하면 사실상 처벌 효과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 대통령 약속은 지켰지만...벌칙 조항 빠진 ‘인권보호수사규칙’

    대통령 약속은 지켰지만...벌칙 조항 빠진 ‘인권보호수사규칙’

    법무부, 12월 1일부터 시행짧은 입법예고 ‘졸속입법’ 비판검찰에 불편한 조항 빠졌다‘반복적 영장 청구 지양’ 삭제감찰 조항도 ‘총장 보고’ 수정법무부가 수사 과정에서 검찰권 남용을 막겠다며 새롭게 정비한 인권보호 규정이 제정됐다. 당초 초안에는 장시간·심야조사 금지 등 검찰 조사를 받는 당사자의 인권을 두텁게 보호하면서 이를 위반한 검사를 상대로 ‘감찰’을 하는 강력한 조항이 들어가 있었지만 최종안에는 ‘벌칙’ 조항이 빠졌다. 지나치게 짧은 입법예고 기간도 또 도마에 올랐다. 법무부가 지난 31일 관보를 통해 공포한 ‘인권보호수사규칙’은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시행 시점을 늦춘 것으로 보인다. 이 규칙은 조 전 장관 사퇴 다음날인 지난 15일 초안이 공개돼 18일까지 나흘간 입법 예고됐다. 이후 대검찰청 의견 등을 반영한 수정안이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간 재입법 예고됐다. 이 기간에는 주말도 끼여 있었다. 재입법 예고 기간이 끝난 뒤 법무부가 검토 작업을 거친 건 단 하루였다. 이달 안에 제정하겠다고 밝힌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은 지켜졌지만 이 과정에서 국민 의견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졸속 입법’이란 비판 속에 최종안은 초안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우선 초안에는 검사가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의 인권을 침해했거나 적법 절차를 위반했다고 볼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감찰을 실시할 수 있다고 나와 있었다. 그러나 최종안에는 감찰 대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또 초안과 달리 최종안에는 인권 침해 앞에 ‘현저하게’란 단서가 추가했다. 인권 침해 정도가 크지 않다고 자체 판단하면 보고 사항조차 안 되는 것이다. 이처럼 수위가 낮아졌는데도 법무부는 “보고 조항을 통해 실효성을 강화했다”고 했다. 검사의 반복적인 구속영장 청구에 제동을 걸기 위해 영장을 재청구 때는 검찰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치는 등 국민 의견을 반영하자는 조항도 초안에 있었지만 최종안에서는 사라졌다. 검사가 없을 때 수사관이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을 조사하지 못하도록 한 단독조사 금지, 형사부 검사의 직접수사 최소화 조항도 빠졌다. 국회의원 수사 등 중요 사건은 수사 개시 전 관할 고검장에게 보고하도록 한 조항도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관할 고검장에게 ‘지체 없이’ 보고한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검찰총장에게 쏠린 권한을 분산시키기 위해 도입된 조항이 상위 법령과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 규칙이 시행되면 1회 조사시간이 총 12시간, 식사·휴식, 조서 열람 시간을 제외한 실제 조사시간이 8시간을 넘길 수 없다. 조서 열람시간을 제외하고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 이뤄지는 심야조사도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中의 속살 ‘후통’서 건져 올린 망각의 역사

    中의 속살 ‘후통’서 건져 올린 망각의 역사

    자금성을 중심으로 3000여개가 실핏줄처럼 뻗어 있는 중국 베이징의 전통 뒷골목 후통(胡同). 1980년대부터 추진된 개혁개방 정책으로 재개발되면서 옛 모습을 대부분 잃었지만 원(元)대 이후 800년간 이어져 온 중국 역사의 수장고이자 삶의 터전이다. 자금성이며 만리장성, 천안문 같은 걸출한 명소에 가려져 건성건성 보고 지나치는 관광지쯤으로 여겨지는 곳. ‘베이징 후통의 중국사’는 그 먼지에 뒤덮인 수장고를 열어젖혀 역사 속에 숨었던 공간과 인물들을 생생하게 복원해 놓은 노작(勞作)이다. 저자는 2015년부터 3년 6개월간 베이징 특파원을 지냈던 현 서울신문 사회부장 이창구씨. ‘유서 깊은 후통에서 중국의 다른 면을 보게 될 것’이라는 지인의 권유로 매주 토요일 자전거를 타고 후통 곳곳을 누볐다. 그 발굴 작업(?)을 통해 건져 올린 망각과 방치의 역사며 인물들의 면면이 방대하고 흥미롭다. 맨 앞에 배치한 ‘독립운동가의 거리’에선 우리 독립운동사의 숨은 명장면이 숱하다. 이육사 선생이 순국한 둥창 후통 28호, 김원봉의 의열단이 암약했던 와이자오부제 후통, 신채호 선생의 활동상이 혁혁한 난뤄구샹과 진스팡제…. 특히 허우구러우위안 후통의 이회영 선생 집이 독립투사의 아지트였음이 밝혀져 놀랍다. 매일 적게는 10명, 많게는 40명이 찾아왔다는 증언을 보면 이회영의 집은 독립운동가들의 집합처이자 망명객들의 사랑방, 독립운동 본부였음에 틀림없다. 발굴 작업은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깃든 이색적인 거리로 이어진다. 전통 담뱃대 가게며 골동품 가게, 고서점, 표구방이 즐비한 옌다이셰제, 공묘와 국자감이 있는 궈쯔젠제…. 역시 가장 눈길을 끄는 후통은 중국 근현대사에 족적을 남긴 인물들의 공간이다. 타 후통에선 늘 근엄하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는 루쉰의 연민과 동심 가득한 얼굴을 찾아내고, 화 후통에서는 청을 멸망시킨 장군 차이어가 위안스카이에 의해 가택 연금당했던 고통을 읽는다. 신문기자답게 순례의 자전거 페달은 베이징의 진보 신문 징바오를 창간해 ‘중국 기자정신의 상징’으로 추앙받는 사오피아오핑(邵萍)의 혼이 깃든 웨이란 후통 30호에서 멈춘다. 5·4운동의 발기인이었던 사오피아오핑은 결국 총살당했다고 한다. 흉물스럽게 방치된 징바오의 옛 건물 앞에서 저자는 이런 말을 남겼다. “언론의 감시를 받지 않는 권력은 내부 모순과 부패에 스스로 쓰러질 가능성이 크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열린세상] 방위비 분담금 수능/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열린세상] 방위비 분담금 수능/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딸의 대입 수능이 2주밖에 남지 않았다. 그동안 아빠로 해준 것이라곤 늦은 밤 독서실로 딸을 데리러 가는 일이 전부였다. 지난 몇 개월간 딸이 내게 준 도움이 더 크다. 고3 부모임을 내세워 저녁 술자리를 거절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고3 딸을 내세우면 대부분 수긍하고 양보한다. 어쩌다 술 한잔을 하면 가정의 평화가 깨진다. 우리 사회에서 고3 아빠로 누릴 수 있는 이런 엄청난 행복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양면게임(Two Level Game)에서는 두 국가가 협상을 할 때 국민의 반대가 큰 국가의 협상력이 오히려 더 크다고 이야기한다. 정부와 국민 간의 이견 차를 윈셋(win-set)이라고 하는데 국제 협상에서 국내의 비준을 얻을 수 있는 모든 합의의 집합을 말한다. 즉 윈셋이 크면 클수록 협상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자국 국민의 반대 목소리를 내세워 상대 정부를 설득하고 양보를 받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윈셋을 늘리든지 아니면 상대의 윈셋을 줄이는 것이 협상에서 이기는 길이다. 한미 간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 중이다. 1991년 4만여명의 주한미군이 주둔할 당시 약 1600억원이던 것이 지난해 제10차 협상에서 2019년에 2만 8500여명에 1조 389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주장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이 북한으로부터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선거 유세장에서 지난해 한국으로부터 방위비 분담금을 쉽게 더 받아 냈다고 자랑했다. 심지어 “한국은 여기저기에서 우리를 벗겨 먹는다”며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한국이 1년에 600억 달러(약 70조원)를 낸다면 괜찮은 거래”라고까지 이야기했단다. 미국의 외교·국방 고위 관계자들도 전방위적으로 한국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실제 올해 방위비 협상이 시작된 9월 중순 무렵 미국이 올해보다 5배 가까이 증가한 약 5조원 이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해리 해리스 현 주한 미국 대사는 모 일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5배 요구가 지나치다고 하지만, 반대로 5분의1만 감당하고 있다”면서 “그 중간 어디쯤에서 절충안으로 협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10월 초 “한국인 직원들의 월급도 방위비 분담금에서 나온다”며 “올해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2020년 4월 1일부터 한국인 직원들을 무급휴가 조치할 수밖에 없다”는 서한까지 고용노동부에 발송하며 협상 타결을 협박하고 있다. 지난해 10차 협상과 올 11차 협상에서 전략자산 전개 비용으로 1억 달러(약 1170억원) 이상을 청구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한 이후 전략자산이 한국의 영공이나 영해에서 작전을 펼친 적이 거의 없고 또 불필요하다. 방위비 분담금에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명시한다는 것은 비핵화 협상에서 이탈하겠다는 것이거나 순수한 주한미군 주둔 비용이 아닌 중국·러시아 견제 임무에 투입되는 비용을 한국에 내라고 요구하는 셈이다. 이미 미국은 스스로 도를 넘어선 발언과 요구로 우리 국민의 반발을 높여 우리의 윈셋을 키워 주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우리 정부 스스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차단함으로써 윈셋을 줄이고 있다. 협상 시작 전 우리 정부는 “방위비 분담금은 국민의 수용 한도를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협상 상황과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는데 어떻게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미국은 우리 언론에 방위비 관련 보도가 많다고 불만을 보이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 역시 우리의 윈셋이 늘어난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불편하다고 숨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투명하고 당당하게 협상 내용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국민의 힘이 바로 크고 강한 윈셋이고,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결과를 얻어 낼 협상력이다. 내게 고3 딸은 저녁 일정을 결정하고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엄청난 윈셋이다. 오늘도 딸을 핑계로 저녁 술자리를 피할 수 있었다. 앞으로 2주간은 더 고3 딸이 아빠의 건강을 챙겨 줄 것이다. 진정 한반도 평화와 한미동맹의 건강한 미래를 원한다면 강력한 윈셋인 국민의 힘을 믿어야 하지 않을까.
  • 검사 명예훼손 출입 제한 ‘깜깜이 수사’ 현실화되나

    검사 명예훼손 출입 제한 ‘깜깜이 수사’ 현실화되나

    검사가 판단하기에 오보를 냈다고 여겨지는 기자에 대해 검찰청 출입을 제한하거나 기자와 검사의 개별 접촉을 금지하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법무부 훈령)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한국기자협회는 31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법무부 훈령으로 수사기관에 대한 언론의 감시 기능은 크게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며 “법무부의 자의적 판단으로 정부에 불리한 보도를 한 언론사에 대해 출입제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비판했다. 법무부가 전날 발표한 해당 규정안과 관련해 정부부처가 기자들의 보도 내용 및 취재 과정을 통제할 수 있다는 우려는 물론이고, 당초 법무부가 언론기관·대검찰청·대한변 협·경찰·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배포한 초안과 최종안 내용이 달라져 ‘기습 제정’ 비판까지 나온다. 기자협회는 “의견수렴 과정에서 ‘내용이 지나치게 일방적이다’는 의견을 냈지만, 불합리한 내용이 거의 수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제시했던 초안과 최종안을 일일이 비교해 본 결과 가장 논란이 된 ‘출입 제한 조치’ 규정 외에도 언론 취재를 막는 독소조항이 다수 추가됐다. 기소가 이뤄진 후에도 브리핑을 제한하는 ‘기소 후 공개 제한’ 규정은 ‘공소제기 후 제한적 공개’ 규정으로 용어가 바뀌었지만, 요건은 오히려 복잡해졌다. 형사재판은 ‘공개재판’이 원칙인데도 공소사실을 검찰이 자의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비판의 소지가 크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될 우려를 누가 판단하느냐, 공개하기 싫으면 권리 침해 핑계만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며 “재판 과정에서도 무죄추정의 원칙은 지켜져야 하지만, 무슨 혐의를 받아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까지 보도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초안에선 예외적인 상황에서 촬영을 허용하는 규정이 있었지만, 최종안에선 아예 삭제됐다. 초안은 소환 사실이 알려지고 당사자 서면동의를 받는 경우엔 고위공직자, 정치인, 기업인 등 특정인들에 한해 소환 또는 귀가 장면을 촬영할 수 있도록 했었다. 그러나 최종안에선 예외규정 자체를 없애 권력형 부패범죄 수사가 ‘깜깜이 수사’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 오보 대응과 관련해선 ‘중대한 오보가 실재한 경우’에서 ‘중대한 오보가 실제로 존재하거나, 발생할 것이 명백한 경우’로 범위가 확대됐다. 언론이 취재하는 과정에서 반론권을 주기 위해 사전에 법무부, 검찰 등에 접촉했을 때 ‘오보로 판단되는 보도가 예상된다면’ 정부기관이 즉각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다. 전문공보관 도입과 관련해서도 검찰 인사를 규정하는 ‘검찰청법’ 개정이 먼저 이뤄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수사·공소 유지에 관여하지 않는 전문 공보 인력을 검찰청마다 두려면 직제가 바뀌어야 하지만, 그러한 조치 없이 성급하게 훈령이 제정됐다”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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