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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치가 강탈한 카미유 피사로 작품 주인은 누구? 대서양 오가는 다툼

    나치가 강탈한 카미유 피사로 작품 주인은 누구? 대서양 오가는 다툼

    1940년 6월 나치 독일은 프랑스 파리를 점령했는데 다음해 나치 장교 몇몇이 남서부 한 시골 은행에 쳐들어왔다. 그들은 은행 금고를 열어달라고 하더니 유대인 부부 라울과 이본느 메이어가 맡긴 인상파 화가 카미유 피사로의 작품 ‘양들을 기르는 목동 여인’을 들고 가버렸다. 그 뒤 이 그림은 완전히 사라진 듯했다. 그러다 2012년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한 갤러리 벽에 걸린 채로 세상에 다시 나타났다. 이본느 메이어는 프랑스의 백화점 갤러리에 라파예트 소유자의 상속녀였는데 그녀의 수양딸 레오네 놀레 메이어(81)가 미국에 이 그림이 옮겨진 과정을 추적했다. 그에 따르면 2000년에 미국인 가족이 이 그림을 “좋은 뜻에서” 오클라호마대학의 프레드 존스 미술관에 기증한 것을 확인했다. 원 주인의 상속녀인 메이어는 당연히 이 그림을 다시 프랑스로 가져왔으면 하고 바랐다. 오랜 싸움 끝에 2016년에 양측은 합의했는데 이 그림을 동시 소유하는 것으로 하고 양측이 합의하지 않는 한 한쪽이 판매하거나 교환하거나 기증하지 않기로 했다. 나아가 3년마다 한 번씩 번갈아 오클라호마 미술관과 프랑스 갤러리에서 번갈아 전시하기로 했다. 대학 재단은 이 합의가 “오늘날 예술사에 전례가 없는 공정하고 정당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흡족해 했다. 하지만 양측이 합의했더라도 나치 이전의 소유자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해법은 애초에 아니었다. 문제의 핵심은 나치가 약탈한 예술작품을 “좋은 뜻”으로 기증했다고 해서 합법적인 주인에게서 좋은 뜻으로 산 원 주인의 뜻을 묻지 않는 것이 옳은 일이냐, 그들에게 적절한 보상은 주어졌는지 등이 공란으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나라마다 다르고, 법원마다 다른 규칙을 적용하려 한다는 점도 문제였다.메이어의 변호인 론 소퍼는 오클라호마 대학이 이렇게라도 합의하지 않으면 영영 프랑스에서는 이 그림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압박해 어쩔 수 없이 동의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죽기 전에 동의하지 않으면 미국 대사관 예술품 목록에 넘어가게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2017년부터 이 그림은 파리 오르셰 미술관에서 전시됐다. 하지만 3년 뒤 미국으로 이 작품을 돌려주는 비용 문제로 메이어는 곤란을 겪고 있다. 정기적인 운송 루트를 만드는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를 놓고 대립했다. 지난해 7월 말 미국으로 부쳤어야 했는데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메이어는 프랑스 법원이 끼어들어 미국으로 이 작품이 유출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해 13일 첫 변론이 예정돼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 법원은 하루 2500 달러씩의 과태료와 법정 수수료를 물린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환수 전문가인 마크 마주로프스키는 메이어 같은 이들의 문제점은 국제협약이나 정부 지원 없이 개인의 힘만으로 소유권 주장을 관철시키려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작부터 달갑잖은 소리로 받아들여진다. 재정적으로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잘 준비됐느냐는 문제와 별개로 많은 소유주들은 골치 아프기 때문에 회피하려고만 든다”고 말했다. 1945년 프랑스 정부가 나치 약탈물에 대한 칙령을 발표한 것도 대서양 저편에서는 완전 다르게 해석된다. 마주로프스키는 “2차 세계대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약탈된 것들에 대해서는 물론 유대인이 어떻게 착취당하는지 전혀 모르는 판사 앞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프랑스 문화부의 연구 및 환수임무 책임자인 다비드 지비에는 전후 독일에서 프랑스로 되돌아온 작품 수가 4만 5000점에 불과한데 그걸 되찾기 위해서도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프랑스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예술품 환수를 우선순위에 놓지 않는다면서 특히 국보급 작품일 수록 장관이나 미술관이나 정말로 주저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 프랑스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하나를 오스트리아 원 주인의 상속녀에게 돌려주기로 해 조금씩 태도가 바뀐다는 희망을 품게 했다고 BBC는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美 3세 아이, 누군가 밖에서 쏜 총에 사망...비극 사건 언제까지

    美 3세 아이, 누군가 밖에서 쏜 총에 사망...비극 사건 언제까지

    미국에서 또 다시 충격적인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근접한 거리에서 2시간 간격으로 벌어진 총격사건의 희생자는 3살배기 어린 아이와 16세 청소년으로 확인됐다. AP 통신, 미국 ABC7 등 해외 언론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2시경 코네티컷에 사는 3세 아동 로델 존슨은 어머니와 한 남성, 어린 동생 2명과 함께 차를 타고 거리를 지나가고 있었다. 존슨이 탄 차량이 천천히 거리를 지나가고 있을 때, 차량 옆으로 혼다 차량이 접근했다. 이후 총성과 함께 총알이 날아왔고, 어린 존슨이 총에 맞고 정신을 잃었다. 아이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충격적인 총격 사건은 해당 사건이 발생한 지 고작 2시간이 흐른 뒤, 또 한 건의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존슨이 숨진 곳에서 불과 1.6㎞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의문의 차량이 다시 등장했다. 이 차량에 탄 용의자는 또 다시 방아쇠를 당겼고, 이 과정에서 16세 소년인 자마리 프리스튼이 사망했다. 함께 있었던 17세 소년은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두 사건이 동일한 용의자의 범행이라고 보고 수사를 시작했지만, 이미 용의자는 현장에서 도주한 상황이다. 경찰은 3세 아이가 사망한 첫 번째 사건의 경우, 차량에 타고 있던 남성이 ‘목표물’이었을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루크 브로닌 코네티컷 시장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마음과 영혼을 가지고 아이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번 일은 헤아릴 수 없이 병든 범죄”라며 “당시 범행 현장의 영상을 보면 차량에 아이들이 타고 있는 모습이 명백하게 보였기 때문에, 범인이 자신의 총에 누가 맞을지 몰랐을 리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기 사고와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총기규제가 지나치게 느슨하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가운데, 지난 9일 텍사스주에서는 생후 8개월 된 아기가 세 살배기 남자 형제가 쏜 총에 맞아 숨지는 비극도 발생했다. 전날인 8일 오후 텍사스주 브라이언에서 일어난 총격사건으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지난 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최북단 도시 록힐에서는 전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필립 애덤스가 총격을 가해 아이 둘을 포함해 5명이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16일에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한인 4명을 포함한 8명이 숨졌다. 엿새 뒤 콜로라도주 볼더에 있는 한 식료품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0명이 희생됐다. 비영리단체 총기폭력아카이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개월여 동안 총기 관련 사건·사고로 숨진 미국인은 총 1만 1661명에 달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손흥민 두고 솔샤르-모리뉴 ‘밥 언쟁’, 맨유 팬들은 인종차별 공격

    손흥민 두고 솔샤르-모리뉴 ‘밥 언쟁’, 맨유 팬들은 인종차별 공격

    “만약 내 아들(Son)이 3분 동안 누워 있고, 친구 10명이 일으키려 도와줘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면, 난 아들에게 어떤 음식도 주지 않을 것이다.”(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손흥민이 솔샤르보다 더 나은 사람을 아버지로 두고 있어 다행이다.”(조세 모리뉴 토트넘 감독) 손흥민(토트넘)이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불러 들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맨유와의 경기 전반 40분 선제골을 넣었지만 팀이 1-3으로 역전패하며 웃지 못했다. 특히 전반 34분 에딘손 카바니(맨유)가 골망을 출렁였을 때 앞선 상황에 손흥민이 얼굴을 가격당한 것 때문에 골이 취소된 것과 관련해 상대 감독인 솔샤르가 손흥민을 언급한 것이 작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솔샤르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 도중 손흥민이 과도한 할리우드 액션을 벌였다고 문제삼았다. 카바니가 골망을 출렁였을 때 앞선 상황에 스콧 맥토미나이가 손으로 손흥민의 얼굴을 가격한 것이 비디오 판독(VAR)에 적발돼 득점으로 인정되지 못했다. 당시 손흥민은 얼굴을 가격당한 후 잠시 그라운드에 누워 있었는데, 솔샤르 감독은 지나치게 시간을 끌었다고 비난한 것이다. 솔샤르는 “경기가 날아갔다. 주심 판정이 명백한 실수다. 똑바로 봤어야 했다. 완벽한 골이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모리뉴 감독도 가만 있지 않았다. 그는 경기 뒤 기자회견 도중 솔샤르 감독의 발언에 대해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지 않자 “슬프다. 여러분이 이런 것을 문제 삼지 않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라면 어떤 상황에서든 자식을 먹여 살려야 한다. 음식을 훔쳐야 한다면 훔칠 것이다. 솔샤르의 발언에 매우 실망했다”고 덧붙였다.현지 방송 해설위원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스카이스포츠의 해설가 리차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라며 “그것은 더 이상 축구가 아니다. 경기를 망쳐 놓았다”고 비난했다. BBC의 모리슨은 조금 달랐다. 그는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면 주심은 맥토미니에게 경고를 줬어야 했다. 이론적으로는 퇴장당해야 했다. 믿기 어려운 장면이다. 축구 선수는 앞으로 달릴 때만 팔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맨유 레전드인 로이 킨은 “그 상황이 파울이면 우리 모두는 집으로 가야 한다”며 반발했다. 맨유 팬들도 손흥민의 인스타그램에 몰려가 욕설을 퍼부었다. 대부분 손흥민이 헐리우드 액션을 했다는 비난이었다. “군대가 너를 충분히 강하게 만들어주지 못한 것 같다”, “다이빙 좀 멈춰라”, “더러운 사기꾼”, “연기력 좋다” 등이 이어졌다.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개고기 먹는 한국인의 다이브”, “구멍처럼 작은 눈” 등이 줄줄이 달렸다. 토트넘 구단도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손흥민의 소속 에이전시 ‘CAA베이스’는 최근 급증한 차별과 혐오에 맞서는 의미로 그의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일주일 동안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민주주의와 소수자 존중

    [이종수의 헌법 너머] 민주주의와 소수자 존중

    민주주의는 권력과 기득권을 가진 소수의 억압과 횡포에 맞서서 다수가 자유를 쟁취해 온 그간의 힘겨운 역사를 웅변한다. 물론 여기에는 인간은 누구나가 존엄한 존재임을 자각하고서 성장해 온 평등사상도 한몫을 거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날 ‘평등한 자유’를 말한다. 그런데 다수의 전횡과 독재도 민주주의는 아니다. 그래서 민주주의에서 ‘소수자 보호와 존중’이 또한 중요하다. ‘개발독재’라는 표현이 상징하듯 우리를 포함해 많은 민주국가들이 그동안 독재로부터 성장해 왔다. 정치학자 로버트 달이 지적하듯이 경제 성장과 안정이 민주주의를 위한 우호적인 조건임은 분명한데, 때로 본말(本末)이 뒤바뀌기도 한다. 경제적 이해관계가 민주주의를 압도하는 경우가 그렇다. 궁핍한 가운데 그저 ‘빵’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더 많이 가지려는 이기심과 탐욕이 민주주의가 지닌 가치를 뒷전으로 내친다. 깨어 있는 시민이 아니라 잘 길들여진 소비자로 만족하거나, 만연한 ‘소비의 사회’에서 소비 수준이 늘 불안한 가운데 불만과 욕망이 변덕스럽게 표출되는 기업국가의 현실이 그러하다. 정치와 언론 역시 이 같은 이기심과 욕망을 달래기보다는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을 위해 오히려 이를 더욱 부추긴다. 이런 경우라면 모든 정부는 예외 없이 실패로 낙인찍히게 마련이다. 심지어는 경제와 안락을 위해서 권위주의 정부까지도 기꺼이 받아들인다. 일본의 대표적인 반체제 사상가인 후지타 쇼조는 이를 두고서 ‘안락을 향한 전체주의’로 묘사한다. 전체주의는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해서만 가능하다고들 한다. 그리고 국가주의는 전체주의의 전조(前兆)에 해당한다. 1920~1930년대 경제위기를 겪은 독일 시민들의 대다수가 히틀러의 나치정권을 박수와 갈채로 반기면서 지지했다. 이어서 수많은 유대인들이 환호와 박수갈채의 희생양이 됐다. 아직도 직접민주주의가 행해지는 스위스의 어느 칸톤에서는 반(反)외국인 정서가 한창 기승하던 무렵에 주민투표를 통해 해당 지역 내 외국인의 이주 금지를 결정하기도 했다. 따라서 다수의 의사라 하더라도 외국인과 소수자의 인권 등을 보장하는 법치주의를 위반해서는 아니 된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간의 길항관계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데 여기서 ‘법’조차도 더이상 다수의 의사를 어쩌지 못하면, 이로써 아리스토텔레스가 우려했던 중우정(衆愚政) 그리고 심지어는 전체주의로 귀결되고 만다. 보다 많은 자유를 쟁취하려는 민주화의 과정에는 소수에 맞서는 다수가 기꺼이 뜻과 행동을 함께 한다. 그러나 차별의 해소 그리고 평등의 확대와 실현에 있어서는 그렇지가 않다. 서로가 이해관계를 달리하면서 각자의 셈법이 제각각 다른 까닭이다. 예컨대 학벌기득권은 자신이 그간 노력해서 얻은 당연한 결과여서 공정(公正)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은 정부의 고용정책에 따른 우연한 행운이어서 공정하지 않다고들 여긴다. 오래전부터 로널드 드워킨이 그리고 마이클 샌델도 최근의 저작에서 이 같은 “공정함의 착각”을 지적해 오고 있다. 최근의 미얀마 사태도 이와 다르지 않다. 로힝야족과 여러 소수민족에 대한 배제와 탄압을 통해 미얀마 군부가 그간 권력과 그 정당성을 키워 왔고, 이 같은 배제와 차별의 내면화가 내내 민주화의 걸림돌이 되어 왔다. 그래서 평등의 실현은 자유의 쟁취보다도 더욱 어렵고 힘겹다. 특히 소수가 자신의 존엄성과 평등한 자유를 요구할 때에 그러하다. 얼마 전 성소수자로 군에서 강제 전역당한 변희수 전 육군하사가 우리 곁을 떠났다. 우리가 속한 시스템이 그를 바깥으로 추방한 셈인데, 그 역시 혐오와 차별이 여전한 이 세상을 저버렸다. 다양한 가치와 여러 지향성이 함께 공존하는 게 바로 민주주의다. 정치적인 다수관계의 가변성과 함께 선거를 통한 집권세력의 교체만이 민주주의가 아니다. 가치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며칠 전 우리에게 영화로도 잘 알려진 영국의 수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 앨런 튜링의 초상이 삽입된 50파운드짜리 새 지폐가 발행된다는 뉴스를 접했다.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다. 그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1952년에 체포돼 화학적 거세를 당했고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한나 아렌트가 남긴 경구(警句)로 글을 맺는다. “유대인은 언제나 희생양이라는 이론은 그 밖의 누구라도 유대인처럼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 [자치광장] 힐링 산책 한 걸음, 마을 여행 한 걸음/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

    [자치광장] 힐링 산책 한 걸음, 마을 여행 한 걸음/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생활권 내에서 여행을 즐기 수 있는 ‘로컬관광’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비대면 관광’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히 즐길 수 있는 ‘걷기 여행’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3월 발표한 ‘2020 걷기여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걷기 여행에 대해 ‘관심이 커졌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43.3%를 기록했다. 또한 코로나19 시대 선호하는 야외 관광지로는 ‘걷기 여행길’을 꼽은 응답자가 50.4%로 가장 많았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지난해 마포구에서는 서울 도심에서도 여행지를 찾은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마포 걷고 싶은 길 10선’을 선정해서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를 피해 안전하게 떠나는 걷기 여행길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주민에게 내 고장의 숨은 매력과 사색을 통한 힐링의 시간을 선물하고, 관광객에게는 마포의 다채로운 관광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였다. 홍대, 하늘공원, 경의선 숲길 등 마포의 관광명소를 비롯해 소소해서 주민들조차 잘 알지 못했던 지역의 숨겨진 자원을 주제별로 묶어 10개 노선으로 담았다. 버려진 철길에서 도심을 가로지르는 문화 산책로로 거듭난 ‘경의선 숲길’, 도시의 변화상과 영화 ‘기생충’ 촬영지를 볼 수 있는 ‘아현동 고갯길’, 번성했던 마포나루의 흔적을 느끼며 먹을거리도 즐길 수 있는 ‘마포나루길’ 등이 대표적이다. ‘마포 걷고 싶은 길’은 낮은 산과 구릉지가 끼어 있어 걷는 재미가 있고 주변의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와 함께 지역의 이야기가 녹아 있어 특별하다. 무엇보다 완성형이 아니라 주민, 여행 전문가, 관광객 등 이용자와의 소통을 기반으로 탄생했고 지금도 다듬고 발전시켜 가는 과정 속에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치느라 볼 수 없었던 동네의 살아 숨 쉬는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면 봄빛 완연한 4월 ‘마포 걷고 싶은 길’로 산책 한 걸음, 마을 여행 한 걸음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지쳤던 몸과 마음에 생기가 돌며 치유되는 경험은 덤이다.
  • 중국의 끝 모를 뒤끝 “마윈, 3조원 벌금 내라”

    중국의 끝 모를 뒤끝 “마윈, 3조원 벌금 내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반독점법 위반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3조원대 벌금을 부과받자 창업자 마윈과 그룹의 미래를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마윈의 설화로 불거진 알리바바 제국의 위기가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중국 공산당이 마윈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축소하려고 들 것이기에 과거와 같은 자유로운 사업 환경을 영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1일 신화통신은 전날 중국 반독점 규제기구인 시장감독총국이 알리바바에 온라인 유통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로 182억 2800만 위안(약 3조 11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9년 매출의 4%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2015년 반독점법 위반으로 중국 정부가 퀄컴에 부과한 기존 최대 과징금 60억 8800만 위안(약 1조 400억원)의 세 배에 달한다. 그간 중국 정부는 반독점법을 외국 기업을 제재하는 수단으로 써 왔기에 자국 기업에 거액의 벌금을 물린 것은 이례적이다. 시장감독총국 조사 결과 알리바바는 2015년부터 ‘타오바오’ 등 자사 쇼핑몰 내 입점업체들에 ‘양자택일’을 강요했다. 알리바바에서 물건을 팔려면 다른 플랫폼에서 장사하지 말라고 압박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 측은 “성실하고 결연히 수용하겠다. 법에 따른 경영을 강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더욱 잘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일각에서는 수개월간 당국의 조사를 받던 알리바바가 이번 벌금 처분으로 ‘중국 정부의 마윈 죽이기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기대를 내놓는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이미 지난해 1월부터 빅테크 기업 규제 강화 의지를 천명했고 대표 기업인 알리바바를 ‘본보기’로 삼았다. ‘빅테크 길들이기’ 기조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지금으로서는 마윈의 ‘사회 복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알리바바와 함께 반독점 조사를 받는 텐센트나 메이퇀디앤핑, 징둥 등 다른 기업에도 강력한 제재가 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역시 알리바바와 비슷한 사업 관행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구글이나 아마존, 페이스북 등과 경쟁해야 한다는 이유로 자국 기업의 불공정 문제를 묵인하다가 마윈 발언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인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마윈은 지난해 10월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서밋 기조연설에서 “중국 정부가 지나치게 보수적인 관리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가 당국의 예약 면담(경고 차원의 소환)을 받고 자취를 감췄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서현과 거리두기”…김정현, 3년 전 하차한 충격 이유

    “서현과 거리두기”…김정현, 3년 전 하차한 충격 이유

    배우 서지혜와의 열애설로 주목받은 배우 김정현이 소속사와 전속계약 분쟁에 맞닥뜨렸다. 거기에 과거 소녀시대 출신 배우 서현과의 불화까지 알려지며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1일 방송가에 따르면 김정현의 소속사 오앤엔터테인먼트는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연매협)에 전속계약 기간에 대한 조정과 관련해 진정서를 냈다. 김정현과 소속사 간 갈등은 최근 서지혜와의 열애 과정에서 불거졌다. 지난 9일 김정현의 열애설이 불거지자 서지혜 소속사 문화창고 측은 “김정현이 소속사와 관련해 서지혜에게 조언을 구하며 논의했는데, 같은 동네에 살기도 하고 코로나19 시국이라 밖에서 만날 수 없어 집에서 만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오앤엔터테인먼트 측이 김정현과 전속계약 문제로 갈등이 있다고 공개하면서 사태가 커졌다. 김정현은 지난 2018년 MBC 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에서 파트너인 서현과 지나치게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 태도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급기야 섭식 장애와 공황 장애 등 건강상 이유를 들어 중도 하차했다. 이에 대해 이날 한 매체는 당시 김정현이 촬영장에서 서현과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서현의 손이 닿은 뒤 연기가 끝나자마자 물티슈로 손을 닦은 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서현이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이후 김정현은 11개월 후 tvN ‘사랑의 불시착’으로 성공적으로 복귀했고, 해당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춘 서지혜와 열애설까지 휩싸인 상태다.오앤엔터테인먼트 측은 11개월 공백을 활동 기간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김정현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김정현의 서포터즈와 해외팬연합은 성명을 내고 “소속돼 있던 5년 시간 동안 자기 일을 한 배우에게 소속사는 계약불이행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악의적인 이미지와 불리한 여론을 형성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연매협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오앤엔터테인먼트가 공식적으로 조정 신청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협의하는지 먼저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GC녹십자 찾은 이재명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보건안보 산업”

    GC녹십자 찾은 이재명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보건안보 산업”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은 생명을 살리는 인도적 사업이자 보건안보를 튼튼히 하고 성장 가능성이 큰 미래산업”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9일 오후 경기 용인시 GC녹십자 용인R&D센터를 방문해 “치료제나 백신 개발을 지나치게 해외에 의존할 경우 우리 주권도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 지사는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김철호 아주대의료원 첨단의학연구원장, 유승경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과 ‘희귀·난치성 질환 신약 공동연구 및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연구자·환우 등과 현장 간담회도 진행했다. GC녹십자는 백신과 혈액제제를 생산·판매하는 제약사로, 세계 5위 수준의 관련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춘숙·신현영 국회의원도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4개 기관은 공동 기획 및 연구개발, 창업기업 육성 지원 등 경기도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한편 최근 이 지사는 이천 SK하이닉스 반도체 신축 공장, 주성엔지니어링 용인R&D센터, 평택 스마트팜 기업 등 기업현장 방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재명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보건안보 산업”

    이재명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보건안보 산업”

    치료제나 백신 개발을 지나치게 해외에 의존할 경우 우리 주권도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방문에서 이 지사는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김철호 아주대의료원 첨단의학연구원장, 유승경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과 ‘희귀·난치성 질환 신약 공동연구 및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연구자·환우 등과 현장 간담회도 진행했다. 협약식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춘숙·신현영 국회의원도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4개 기관은 공동 기획 및 연구개발,창업기업 육성 지원 등 경기도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GC녹십자는 백신과 혈액제제를 생산·판매하는 제약사로,세계 5위 수준의 관련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 지사는 이천 SK하이닉스 반도체 신축 공장,주성엔지니어링 용인R&D센터,평택 스마트팜 기업 등 기업현장 방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거리두기 없는 ‘또 핀셋방역’ 비판 나와

    거리두기 없는 ‘또 핀셋방역’ 비판 나와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대신 특정 지역 유흥시설에 대해서만 집합금지 조치를 취한 것과 관련, 정부 조치가 지나치게 안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와 전국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내달 2일까지 3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최근 확진자 추세를 반영해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예측과는 사뭇 다른 행보라고 할 수 있다.중앙방역대책본부는 9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671명이라고 밝혔다. 이달 3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543명→543명→473명→478명→668명→700명→671명을 나타냈다. 최근 1주간 하루 평균 582명꼴로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559명으로,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등) 기준을 웃돌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는 것과 올리지 않고 이른바 핀셋방역을 하는 것 모두 일부 영업시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라는 문제와 직결된다”면서 “정부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딜레마의 원인에 대해 “경제적 어려움으로 밥굶을 처지에 내몰리면 방역에 협조하고 싶어도 못한다”면서 “정부가 마땅한 정책수단이 없으니 자발적인 방역 협조만 강조하거나 자가진단키트처럼 말도 안되는 논의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방역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결국 영업시간을 줄어가나 문을 닫아야 하는 이들에게 적절한 손실보상을 해야 한다”면서 “손실보상이 없으면 방역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 올해 초 손실보상 논의가 나왔을때 구체적인 해법을 내놨어야 했다”면서 “확진자 추이가 주춤하고 재보궐 선거다 뭐다 하다가 손실보상 논의가 사그라들어버리면서 결국 예방조치에 구멍이 뚫리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3주 더 현행대로”이면 값비싼 대가 치를 수도

    방역당국이 모순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하루 확진자 발생 현황을 보면 수도권(2단계)과 비수도권(1.5단계) 모두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한 단계씩 상향해야 할 상황이다. 감염 재생산지수도 1.0을 넘어선 지 오래라 환자 수가 지금의 두 배로 뛰어오를 여지가 다분하다. 정부 스스로 4차 대유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자영업자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가중된다는 이유로 확산세를 멈출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중앙재난대책본부는 9일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와 전국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다음달 2일까지 3주 연장하는 동시에 수도권과 부산의 유흥주점에 대해서는 영업정지를 뜻하는 집합금지 조치를 내렸다. 또 노래연습장, 헬스장,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 제한을 현행(오후 10시)대로 하되 감염 확산세를 보고 언제라도 한 시간 앞당길 수 있도록 했다. 당국은 거리 두기 상향 대신 집단감염이 빈발하는 시설을 중심으로 ‘핀셋 방역’을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하지만 효과는 불투명하다. 많은 전문가는 당국이 여전히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렇게 머뭇거리다가 하루 확진자가 1000명 넘게 며칠째 쏟아지는 4차 대유행이란 값비싼 대가를 치를 수 있다.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서 확진자가 한꺼번에 늘면 ‘핀셋 방역’은 ‘사후 약방문’이 된다. 시민들의 방역 의식이 많이 느슨해졌고, 형평성을 지적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거리 두기 만큼 적절하고 유효한 수단을 찾기 힘들다. 사회경제적 파장을 우려하거나 정치권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닌가 싶어 갑갑하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난해 3차 대유행 초기에 거리 두기 격상 기준을 충족했는데도 ‘핀셋’ 운운하며 오판했던 당국이 똑같은 실수를 저지른다고 지적한다. 3차 대유행 뒤에야 5인 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해 어느 정도 효과를 봤지만 이제는 4개월 가까이 연장되면서 유명무실해졌다.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지기 싫어 국민 각자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지적도 있다. 다음주 발표되는 ‘핀셋 방역’ 대책이 진정한 형태가 되도록 국민과 당국이 백지장을 맞들고 확진자가 폭증하면 곧바로 거리 두기를 격상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췄으면 한다.
  • 위로의 선율? 학살의 BGM! … 두 얼굴의 음악

    위로의 선율? 학살의 BGM! … 두 얼굴의 음악

    세계대전 수용소 포로 공개처형 때 동요 등 연주하며 희생자 고통 조롱 아우슈비츠도 4개 오케스트라 운용 가스실로 가는 길 ‘생애 마지막 위로’ “음악이 있는 곳에 평화가 있다.” 당연한 문구처럼 여겨진다. ‘쇼생크 탈출’, ‘피아니스트’ 등의 영화에서 보듯 음악은 어떤 상황에서나 위로와 안식 그 자체였다. 한데 실제로 수용소 같은 비정상적인 공간에서도 음악의 의미는 똑같았을까. ‘수용소와 음악’은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극단적 상황으로 내몰린 수용소 인간들에게 음악이 어떤 의미였는가를 탐색한 비평서다. 1, 2차 세계대전 당시 수용소에서 연주되던 음악의 ‘모순 가득한 두 얼굴’에 초점을 맞췄다.저자는 수용소에서의 음악이 폭력과 살인, 학대의 ‘백그라운드 뮤직’으로 기능했다고 본다. 예컨대 아우슈비츠의 음악은 가해자 나치에 봉사하는 동시에 희생자를 위로하는 모순적 역할을 했다. 오스트리아 마우트하우젠수용소에서는 공개 처형이 있을 때 동요나 유행가를 연주하며 희생자의 고통을 비웃었다. 책은 수용소의 음악을 3부로 나눠 분석한다. 1부는 1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포로수용소가 배경이다. 이곳의 독특한 점은 교향곡 등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힘든 수준의 레퍼토리가 연주됐다는 것이다. 반도수용소의 경우 2년 8개월 동안 콘서트가 100회 이상 열렸고, 베토벤 9번 교향곡 전곡이 일본 내 초연되기도 했다. 태평양전쟁 때 비인간적 대우로 악명을 떨쳤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관용적인 포로정책이다. 왜 그랬을까. 저자는 일본 군부에 유익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1차 대전 당시 일본은 연합군 편이었던 터라 수용소엔 자연히 독일인이나 오스트리아인 포로가 들어왔다. 일본인들에게 ‘개화의 스승’으로 여겨지는 독일에서 온 포로를 비인간적으로 대우했다간 국내 여론이 나빠졌을 것이다. 대외적으로도 마찬가지다. 포로들의 음악활동은 일본 수용소 실태를 조사하러 방문한 국제 기구 인사들에게서 대단히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 냈다. 일본인들이 메이지 시대부터 염원했던 서구적 의미의 ‘문명국’, ‘선진국’ 지위를 획득하는 데 음악이 순기능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유럽 포로들이 귀환한 지 3년이 지나 관동대지진이 발생하자 나라시노수용소는 조선인 학살 장소로 탈바꿈하고 만다. 2부에선 2차 세계대전 당시 체코의 테레지엔슈타트수용소를 추적한다. 20세기 체코 음악사의 주요 작품 다수가 탄생했을 만큼 수준 높은 음악이 연주됐던 곳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나치가 공들여 만든 ‘기만 공장’이었다. 테레지엔슈타트의 음악가 대다수는 2차 대전 막바지인 1944년 가을에 아우슈비츠 가스실로 강제 이송되고 만다. 3부는 저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다. ‘살인 공장’ 아우슈비츠에서도 음악은 ‘절멸 시스템의 한 부분’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수용소 복합체였던 아우슈비츠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비르케나우에서만 최대 네 개의 오케스트라가 운용됐을 정도다. 아우슈비츠에서 음악은 가스실로 향하던 이들에게 ‘생애 마지막 위로’였다. 살생 업무로 지친 살인자들에게는 부담과 피로를 덜어 주는 역할을 했다. 저자는 “독일의 학살 관련자들도 연주회에선 눈물을 흘리고, 감동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였다”며 “관동대지진 당시 수천명의 조선인을 무차별 살해한 일본인들처럼 인간은 조건만 맞아떨어지면 언제든 광기의 학살을 자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60년 인생을 뒤흔든 ‘좋은 피’ 실험의 흔적

    60년 인생을 뒤흔든 ‘좋은 피’ 실험의 흔적

    1942년 독일이 점령하던 유고슬라비아 첼예(현 슬로베니아)에는 ‘인종 검사관’이 있었다. 아이들의 코 길이를 재 이상적 코와 비교하고 입술, 치아, 엉덩이, 생식기까지 찔러 봤다. ‘소중한 유전자’를 가진 알곡과 ‘쭉정이’를 분류하는 작업이었다. 상위권 아이들은 나치 친위대장 하인리히 함러의 비밀 프로젝트 ‘레벤스보른’으로 넘겨졌다. 생명의 샘이라는 뜻으로 불린 이 계획은 제2차 세계대전 나치가 ‘우수 인종’을 길러 아리아인 국가를 건설하려 실행한 인종 실험이다. 미혼 임신부의 출산을 돕는다는 명목이었지만, 친위대원과 아리안 혈통 여성들의 혼외 관계를 장려해 ‘좋은 피’를 생산했다. 점령지에서 ‘우수 인종’ 특성을 보이는 아이들도 납치했다. 2000년대 들어서야 관련 자료가 공개된 이 만행은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 ‘시녀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는 생후 9개월에 인종 심사를 통해 독일인 가정에 보내진 한 여성이 뿌리를 찾는 과정을 담은 회고록이다. 독일 이름 잉그리트 폰 욀하펜으로 살아온 그의 이전 이름은 에리카 마트코였다. 60세 무렵이던 1999년 친부모를 찾고 싶은지 묻는 독일 적십자사의 전화가 삶을 통째로 흔들었고, 이후 자신의 과거와 ‘레벤스보른’의 진실을 하나씩 찾아간다. 자신의 진짜 이름을 발견하면서부터 7년에 걸쳐 가까스로 퍼즐을 푼 뒤에는 분노를 느끼지만 깨달음도 얻는다. 에리카도 잉그리트도 둘 다 ‘나’라는 사실과 “우리는 태생의 조건이 아닌 우리가 내리는 선택으로 정의된다는 근본적인 진실”이다. 70년 전 범죄가 과거에 머물지 않는 건 지금도 우생학적 신념이 수많은 분쟁을 낳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민족주의를 만지작거리며 인종적·역사적 열등성을 토대로 한 증오에 불을 붙인다. 1945년 이래 세계가 이토록 위험하게 분열된 적이 없다. 이제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레벤스보른의 아이’는 절절히 호소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야구장 개선 약속한 서울·부산시장들… 이번에는 약속 지킬까

    야구장 개선 약속한 서울·부산시장들… 이번에는 약속 지킬까

    지난 7일 미니 대선으로 치러진 재보궐 선거의 당선자가 확정되면서 시장들이 내세운 공약이 지켜질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8일 “재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KBO에 약속한 야구 인프라 개선에 대한 답변을 임기 내 적극 실천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촉구했다. 선수협은 “노후화된 경기장의 경우 선수뿐만 아니라 야구장을 방문하는 수많은 시민의 안전과도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지자체의 각별한 관리와 보수에 대한 노력이 요구된다”면서 “야구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와 저변 확대가 이뤄져야 하며 이는 지자체의 아낌없는 지원과 지속적인 관심을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시장 후보들에게 야구장 인프라 개선과 관련된 요청 사항을 전달했다. 최근 추신수(SSG 랜더스)가 잠실구장 시설 환경에 대해 지적했을 정도로 프로야구는 최고 인기 스포츠라는 위상에 맞지 않게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이다.오세훈 서울시장은 KBO에 보낸 답변서에서 잠실구장 신축 계획과 관련해 “일대의 스포츠 산업 발전이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도록 조속하게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특히 잠실구장의 상업광고권과 관련해 “광고수익금 배분 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면서 “큰 틀에서 원활한 구단운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잠실구장은 그동안 서울시가 수익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면서 많은 야구 관계자와 팬들로부터 갑질이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았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야구 경기를 통해 가치를 높이지만 열매는 서울시가 가져간 데다 야구를 위한 투자는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코로나19로 구단 재정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서울시가 구단을 돕기 위해 나서는 일에도 소극적이었다.‘구도’ 부산의 시장으로 취임한 박형준 시장도 야구장 관련해 개선을 약속했다. 박 시장은 “야구장 신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기능면에서는 단순히 야구장으로만 활용하는 시설이 아니고 쇼핑 및 엔터테인먼트가 가능한 복합 시설로 만들어 활용도를 높이고 경제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쓰는 사직구장은 낙후된 야구장 시설로 인해 여러 사고가 터졌다. 강백호(kt 위즈)는 2019년 수비 과정에서 사직구장 외야 펜스에 손바닥이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1985년 개장한 사직구장은 2018년 야구인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악의 야구장 2위(1위 마산야구장)로 꼽혔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 다만 이번 당선자들의 임기가 15개월로 짧아 임기 내에 얼마나 개선이 될지는 미지수다. 야구장 시설 개선, 신축 등은 그동안 선거 때마다 각 후보자들이 표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공약을 남발하는 경향이 많았다. 청사진을 제시하고도 실제 실천에 옮긴 당선자들은 드물었고 사라진 이슈가 됐다가 다음 선거에 공약으로 부활하는 사례가 태반이었다. KBO가 직접 나서 약속을 받아내고, 선수협도 적극 개선을 요청한 만큼 이번 당선자들을 향한 기대는 이전보다 더 크다. 야구팬들도 당선자들의 발언이 단순히 공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야구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크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피터 틸 “비트코인 격하게 지지하지만 中 금융무기 될 수 있어”

    피터 틸 “비트코인 격하게 지지하지만 中 금융무기 될 수 있어”

    미국 억만장자 피터 틸이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지지하지만 비트코인이 중국의 금융무기처럼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틸은 7일(현지시간) 리차드닉슨재단 주최의 한 온라인 행사에서 “암호화폐와 비트코인을 과격하게 지지하는 한 사람이지만, 현 시점에서 비트코인이 미국에 대항하는 중국의 금융무기(financial weapon)으로 사용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차원에서 중국이 비트코인에 대한 매수세를 걸었다면 미국은 정확하게 비트코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좀 더 힘든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강화를 촉구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틸의 이번 발언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대한 심경에 큰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틸은 애플, 구글과 같은 대형 미국 기술기업들이 지나치게 중국과 가깝다고 비난했다. 구글은 인공지능(AI) 개발과 관련해 중국의 많은 대학들과 협업하면서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의 모든 것은 민간과 군이 함께 한다”며 “구글이 미군이 아니라 중국군과 함께 일하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그는 애플에 대해서도 “아이폰을 비롯한 제품들을 중국에서 제조하는 거대한 공급망으로 인해 중국에 대항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틸은 전자결제시스템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실리콘밸리 큰손 투자자로 유명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연애수당 20만원” 허경영 3위…1%대 군소후보 중 유일

    “연애수당 20만원” 허경영 3위…1%대 군소후보 중 유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가 1%대 득표율로 3위를 차지했다. 허경영 후보는 정의당이 빠진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군소후보로 득표율 1%대를 기록한 유일한 인물이 됐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허경영 후보는 총 5만2107표를 얻어 1.07% 득표율로 오세훈·박영선 후보의 뒤를 이었다. 허 후보는 지난 1997년 15대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0.15%, 2007년 17대 대선에서 경제공화당 후보로 0.4% 득표율을 기록했었다. 이번 선거에서 그는 미혼자에 매월 연애수당 20만원 지급하는 연애 공영제와 결혼·주택자금 1억5000만원 지급, 출산수당 3000만원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놓았다. 매월 시민배당금 20만원 지급, 부동산 보유세·재산세 폐지, 취수원을 팔당댐에서 청평댐으로 바꾸는 ‘특급수 물 공급’ 등의 공약도 내놓고 자신은 무보수로 일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방송 토론회에서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봤든 안 봤든 5000만원을 현금 배당할 것”이라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일각에선 기이한 언행으로 연예인에 가깝다는 허 후보가 3등에 올라선 것을 놓고 정치가 지나치게 희화화된 것 아니냐는 탄식과 함께 국민이 느끼는 정치 염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허 후보는 지난 2009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18·19대 대선에는 출마하지 못했다. 지난해 4·15총선에서 국가혁명배당금당 비례대표로 나선 바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더하기만 하고 왜 뺄 줄은 모를까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더하기만 하고 왜 뺄 줄은 모를까

    어려운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사람마다 대응 방법은 다릅니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며 문제가 풀릴 때까지 고민에 빠지기도 하고, 아니면 잠시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렸다가 마음의 여유를 찾은 뒤 문제 해결에 나서기도 합니다. 아니면 딴청을 부리며 문제가 없는 척 외면하기도 합니다. 모르는 척 문제를 묻어 버리는 것도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지만 한 문제에 지나치게 오래 고민하는 것도 전체적인 흐름을 읽지 못하고 판단력이 흐려져 합리적 선택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 난다’는 말처럼 말이지요. ●2단계로 해결할 문제를 4단계 거쳐 돌아가 선택의 갈림길에 서거나 해결해야 할 문제와 마주치게 되면 사람들은 장고를 않더라도 악수를 두는 경우가 많거나 쉬운 길을 놔두고 빙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버지니아대 리더십·공공정책학부, 심리학과, 시스템환경공학과 공동연구팀은 사물이나 아이디어, 상황 등을 개선하라는 요구를 받게 되면 사람들은 기존의 것에서 문제가 있는 부분을 제거하는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것을 추가해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경향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8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성인 남녀 1153명을 대상으로 어려운 도형 퍼즐 풀기, 불안정한 레고블록 구조 안정화시키기, 미니 골프장 코스 개선하기 등 8가지 과제를 제시하고 해결 과정을 관찰했습니다. 과제 해결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는 연구진이 간단한 감산해결책과 복잡한 가산해결책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한 뒤 고르도록 했습니다. 관찰 결과 많은 사람들이 기존 것 중 일부를 덜어 내거나 제거함으로써 간단히 해결하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더해 더 복잡한 방식으로 과제를 해결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2~3단계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4~6단계를 거쳐 돌아간다는 것이지요. 가브리엘 아담스 교수(조직심리학)는 “관료주의화되는 제도, 환경 파괴, 지구온난화 같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람들이 현재 갖고 있는 것을 덜어 내고 줄이는 쪽으로 생각하기 어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필요 없는 부분은 과감히 잘라내는 게 수월 13~14세기 잉글랜드 오컴에 살았던 윌리엄이라는 수도사이자 스콜라 철학자는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철학적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어떤 사실이나 현상에 대한 설명들 가운데 논리적으로 복잡한 것들은 과감하게 잘라 버리고 남는 것, 논리적으로 가장 단순한 것이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매일 맞닥뜨리는 문제의 크기와 무게는 다르겠지만 지나치게 깊이 고민하기보다는 필요 없는 부분을 과감하게 잘라 내거나 일부를 덜어 내기만 해도 문제 해결이 쉬워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림을 그릴 때 초보자들은 멋진 작품을 만들겠다며 여러 색을 사용하고 덧칠합니다. 그렇게 완성한 그림은 원래 의도나 생각과는 달리 어둡고 우중충한 분위기가 되기 십상입니다.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조건, 저런 조건으로 삶을 덧칠하기보다는 정말 필요한 몇 가지만을 과감하게 골라 단순하게 사는 것이 정말 멋진 삶이 될 수 있진 않을까요. edmondy@seoul.co.kr
  • 美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 시사… 中·동맹 반응 떠보기?

    美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 시사… 中·동맹 반응 떠보기?

    미국 국무부가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언급했다가 번복했다. 단순 소통오류인지, 중국을 자극하기 위한 ‘의도적인 혼선’인지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중국 외교부는 미 정부에서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이 언급된 자체만으로도 언짢음을 내비치며 반발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미국이 동맹과 베이징동계올림픽 공동 보이콧을 협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분명히 논의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율된 접근은 우리뿐 아니라 동맹 및 파트너의 이익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고, “이것은 지금과 향후 모두 의제에 올라 있는 이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동맹과 언제 논의의 결론을 맺게 되느냐’는 질문에 “아직 시간이 남았다. 시간표를 제시하고 싶지 않지만 논의는 진행 중”이라고까지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의 답변은 신장위구르 지역 집단학살을 비롯해 중국에서 지독한 인권침해가 벌어진다고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지난 2월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베이징동계올림픽 참가) 관련 최종 결정이 내려진 건 아니다”라고 한 데 이어 이날 나온 프라이스의 발언은 미국이 ‘베이징동계올림픽 불참’을 고리로 대중국 압박 강도를 높여 가고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졌다. 지난 2월 미 하원에서 공화당 소속 마이클 왈츠 의원 주도로 ‘2022 동계올림픽 개최 장소를 변경하거나 보이콧하는 방안’을 미 정부에 촉구하는 결의안이 발의되긴 했지만, 미 행정부 공보라인에서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이 언급된 것은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얼마 안 돼 CNBC는 미 국무부 고위 관리가 보내온 이메일 성명에서 “2022 올림픽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변한 것이 없다. 동맹국과 공동 불참을 논의했거나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한 전직 재무부 관료는 CNBC에 “만약 실제 보이콧을 한다면 ‘냉전시대의 성명’과도 같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중국과 동맹의 반응을 떠보려는 미국 행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연출이란 분석도 나왔다. 미국이 선수단 보이콧 대신 ‘외교적 보이콧’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캐나다, 영국, 호주 등과 함께 정부대표단을 보내지 않거나 대표단의 급을 하향하는 식의 ‘외교적 보이콧’에 나설 가능성이 60%라고 내다봤다. 미국에서는 보이콧 효용성 논란도 한창이다. 1936년 나치 독일이 개최한 베를린올림픽에서 미국의 흑인 육상 선수 제시 오언스가 4관왕을 차지한 것을 예로 들며 “참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인권단체들은 “베를린올림픽은 히틀러로 하여금 폴란드를 공격하고 제2차 세계대전을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반대했다. 중국은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과 관련, 공식 경고에 나섰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스포츠를 정치화하는 것은 올림픽 정신에 어긋나고 각국 선수들의 이익과 올림픽 사업에도 손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여기는 중국] 中, 홍콩 역사 교과서 ‘손본다’…영국편에 선 아편전쟁 해석 용납못해

    [여기는 중국] 中, 홍콩 역사 교과서 ‘손본다’…영국편에 선 아편전쟁 해석 용납못해

    중국이 홍콩 역사 교과서를 전면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9월 전면 수정, 발간을 앞둔 홍콩 지역 역사 교과서는 청나라와 영국의 아편전쟁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8월 보안법 통과 직후 실시된 홍콩 교과서 수정 이후 두 번째 개편이다. 특히 이번 개편은 아편전쟁에 대한 기존의 평가를 뒤집는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밍바오’ 보도에 따르면, 지난 -년 발발한 아편전쟁의 피해와 민간이 사망자 수 등을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기존의 홍콩 지역에서 발간된 역사 교과서의 상당수가 아편전쟁의 배경에 집중한 내용을 실었던 것과 달라진 점이다.홍콩 지역에서 발간, 교육 기관에서 활용됐던 기존의 민간 출판사의 역사 교과서에는 아편전쟁 배경에 대해 ‘청나라의 지나친 무역 규제가 전쟁을 불러일으키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적었던 바 있다. 실제로 다수의 홍콩 지역 중학교에서 활용됐던 중학교 역사 교과서인 ‘현대교육연구사’ 발간 책에는 ‘아편전쟁은 청나라와 영국 사이의 무역 협상 실패로 빚어진 사건’으로 정의했던 바 있다. 특히 해당 서적에는 ‘청나라의 지나친 외국 상인들에 대한 무역 규제로 인해 영국 정부가 파병을 결의하게 했다. 이로 인해 아편 전쟁이 발발했다’고 적었던 바 있다.하지만 이번에 개정, 발간을 앞둔 새 역사교과서에는 ‘아편전쟁은 서양 세력에 의한 동양 국가 침탈의 일환으로 빚어진 전쟁’으로 정의했다. 또 ‘청나라 정부가 외국 상인들에 대해 무역 규제를 실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아편전쟁 발발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역사교과서 출판사 ‘홍콩교육도서공사’도 올 9월 발간을 앞둔 역사 교과서에서 기존의 아편전쟁의 배경에 대한 내용을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아편 전쟁으로 인해 중국인들이 입은 인적, 경제적 피해와 수탈 상황에 대해 면밀한 정보를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한편, 이 같은 역사교과서 수정 작업에 대해 홍콩교육국 소속 중국역사과 황자량 교사는 “지금까지 일부 홍콩 교과서들은 ‘아편전쟁’에 대해 자유무역을 위한 경제 전쟁의 측면에서 다뤄왔었다”면서 “과거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홍콩에서 지나치게 영국 측의 논리만을 교과서에 편중해 실었던 것이다. 개정될 새 역사교과서에서는 이 문제를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장미는 피었지만 그대는 가고 없네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장미는 피었지만 그대는 가고 없네

    지난 3월 15일 프랑스 문화부 장관 로즐린 바슐로는 오르세미술관이 소장한 클림트의 ‘나무 아래 장미 덤불’을 적법한 소유주에게 반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그림은 오르세가 소장한 클림트의 유일한 작품이었다. 인상주의에 가려서 외국 작품이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오르세는 1980년 큰 맘 먹고 미술시장에 나온 클림트의 작품을 사들였다. 그런데 이 그림이 나치가 약탈한 작품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80년 전인 1930년대에 이 그림의 소유자는 노라 스티아스니라는 부유한 오스트리아 여성이었다. 1938년 오스트리아가 나치 독일에 병합되면서 유대인 탄압이 본격화했다. 나치는 유대인의 재산을 직접 몰수하기도 하고, 헐값에 매각하도록 위협해 빼앗기도 했다. 유대인이었던 스티아스니는 살아남기 위해 5000마르크가 나가던 이 그림을 평소 알고 지내던 나치 예술가에게 400마르크에 넘겼다. 그러나 그녀는 목숨을 건지지 못했다. 1942년 체포돼 폴란드로 이송됐고 얼마 못 가 사망했다. 오르세가 작품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으나 최근 나치 몰수 예술품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 원소유주가 승소한 예가 많아 오르세는 깨끗이 단념하고 ‘정의를 회복한다’는 명분을 택한 것 같다. 이 그림은 오르세를 떠나 스티아스니의 조카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클림트는 1900년대에 잘츠부르크 동쪽 아터 호반에서 여름을 보내며 수십 점의 풍경화를 그렸다. 이 그림은 풀밭에 서 있는 나무와 장미 덤불을 묘사하고 있다. 윗부분 양쪽 구석에 하늘이 아주 조금 보일 뿐 정사각형 캔버스는 연두에서 짙은 초록에 이르는 작은 점들로 채워져 있다. 중간중간 섞인 노랑과 주황색 점이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나무 밑에는 분홍 꽃이 활짝 핀 장미 덤불이 있다. 자연에 뿌리박고 있지만, 이 그림은 상징적이고 장식적이다. 정사각형 캔버스는 수직선과 수평선 어느 한쪽이 우위를 점하지 못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원근법은 사라지고 패턴처럼 배열된 색점들로 메워진 화면은 태피스트리나 러그처럼 보인다. 활짝 핀 장미꽃과 우거진 숲의 향기가 감도는 한 조각 파라다이스 같다. 그곳에서는 유한함과 영원함이 하나로 된다. 죽은 이도 평안하기를.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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