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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 남북이 된다면 서로 오만함 버려라

    통일 남북이 된다면 서로 오만함 버려라

    ‘이호철문학상’ 에르펜베크“한국과 독일은 분단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나라입니다. 하지만 독일 통일 당시 동독 출신들은 서독인이 되는 것을 배워야 했었고, 통일이라기보다 ‘편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통일이 된다면 어느 쪽도 오만한 자세를 가져선 안 됩니다.” ●“양측 동등한 자세로 상대 이해를” 제5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수상자인 독일 작가 예니 에르펜베크(54)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수상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양측 모두 동등한 자세로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은평구가 주관하는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은평구에서 50년간 작품 활동을 해 온 이호철(1932~2016) 작가의 문학과 통일 염원의 정신을 기리고자 2017년 제정됐다. 국적에 상관없이 세계적 작가에게 수여한다. 1990년 독일 통일 이전의 동독 출신인 에르펜베크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라는 두 체제 경험에서 비롯된 비판적 균형 감각이 돋보이는 작가다. 2018년 국내에 번역 출간된 대표작 ‘모든 저녁이 저물 때’(한길사)는 20세기 격동의 독일 현대사를 살아가는 여인의 삶과 죽음의 문제를 추적한다. 나치즘과 2차 세계대전, 사회주의 동독 등을 거치며 다섯 번 죽고 네 번 살아나는 한 여인의 일생을 통해 “하나의 삶에는 매번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전선이 얼마나 많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는 이에 대해 “전환과 죽음을 관통하는 작품”이라며 “살다 보면 겪게 되는 역사의 전환이 생존에 미치는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나쁜 경험을 하게 되면 ‘나 자신은 누구인가’란 정체성에 관련된 질문을 하게 되며, 이는 이호철 선생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시선은 통일 이후 동독인의 삶이 순탄치 않았다는 아픈 경험을 반영한다. 20대에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것을 목격한 에르펜베크는 “사회주의에 익숙하던 동독 출신들이 새로 직장을 구하고 새로운 삶의 패턴을 배워야 했기 때문에 외국인이자 타인 취급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동독 출신으로서 느낀 작가의 소외감은 난민에 배타적인 세계에 대한 비판으로도 이어진다. 그는 “각국이 국경에 장벽을 세워 외부 유입을 막으려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전 세계 자원 분배와 부의 축적이 불공평하다는 점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 “코로나는 차별의 경계 표출” 한편 이날 회견에는 지난해 4회 수상자인 인도 작가 아룬다티 로이(60)도 참석했다. 세계화와 인도의 소수자 탄압, 카스트제도에 비판적 글을 써 온 로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인종과 종교, 젠더, 빈부의 경계를 보여 줬다”며 “문학은 통합의 무기이지 분열의 무기가 아니다”라고 자국 이기주의로 치닫는 국제사회에 우려를 표했다.
  • “재범도 알코올농도·차종 따라 달라… 가벼운 죄질에 지나친 처벌”

    “재범도 알코올농도·차종 따라 달라… 가벼운 죄질에 지나친 처벌”

    “10년 전 음주운전 엮어 가중처벌은 부당”“비난가능성 커 합리적 이유 있다” 의견도 현직 부장판사 “사회적 합의 무시” 비판검경, 규정 정비… 헌법소원 잇따를 듯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경우 징역·벌금형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한 이른바 ‘윤창호법’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25일 나오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헌재 결정은 2018년 12월 개정돼 지난해 6월 다시 바뀌기 전까지의 옛 도로교통법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 조항은 음주운전과 음주 측정 거부를 금지한 도교법 44조 제1·2항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을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문제의 조항에 대해 다수 재판관들은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반복 위반한 사람에 대한 처벌 강화 규정이지만 ‘반복’의 기준이 불명확해 과도한 형벌을 규정한다고 봤다.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의 원칙 등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헌재는 “과거 위반행위가 10년 이상 전에 발생했고 그 후 음주운전을 했다면 이는 ‘반복적’인 행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과거 범행을 이유로 아무런 시간적 제한 없이 무제한 후의 범행을 가중처벌하는 예는 찾기 어렵고 공소시효나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헌재는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경우라도 과거 위반 전력, 혈중알코올농도 수준, 운전 차량의 종류에 따라 죄질이 다르다”며 “대상조항은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2년, 벌금 1000만원으로 정해 비난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행위까지 지나치게 엄히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개정 전 도로교통법을 대상으로 한 결정이지만 같은 내용이 담겨 있는 현행 법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도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헌재의 결정에 비판적인 의견도 나온다. 지방법원에 재직 중인 A부장판사는 법원 내부망에 글을 올리고 “음주운전으로 무고한 사람이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고 단순 위헌으로 결정해 법적 안정성에 큰 혼란을 일으킨 것이 진정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법원은 헌재의 위헌 결정에도 엄벌 의지를 계속 보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선애·문형배 재판관은 소수 의견을 통해 “반복되는 음주운전은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재범 음주운전자의 가중처벌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반대의견을 낸 바 있다. 일단 경찰은 “현행 규정의 미비점을 보완해 음주운전 재범에 대한 처벌 규정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형사부를 중심으로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위헌이 결정된 당시 법조항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재심청구가 가능하다. 헌재 관계자도 “현행 조항으로 재판을 받는 사람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기관은 현행 조항이 위헌이라고 전제하거나 없는 셈 치고 일반 음주운전 처벌 조항 등 다른 법을 적용할 것”이라며 “처벌 수위가 다소 낮아질 뿐 큰 혼란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회원제보다 비싼 대중 골프장 ‘골린이’ 울린 요금 폭리 손본다

    회원제보다 비싼 대중 골프장 ‘골린이’ 울린 요금 폭리 손본다

    코로나19 사태로 ‘나 홀로 호황’을 누린 대중(퍼블릭) 골프장의 그린피(이용 요금)가 내년엔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강제하는 경기보조원(캐디)과 ‘그늘집’(식당) 이용도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바뀐다. 또 골프장 형태를 기존 대중 골프장과 회원제 골프장 2종류에서 좀더 세분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정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러한 내용의 ‘대중 골프장 운영의 관리 감독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이를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권고했다. 문체부는 권익위의 이날 발표 내용을 포함해 구체적 시행방안이 담긴 ‘골프장 관리방안 총괄 보고서’를 다음달 발표할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문체부 자체 협의체를 구성해 과도한 그린피를 낮추고 골프장 선택의 폭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며 “다음달 공청회 등을 거쳐 최종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골프장 문화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익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512개 골프장 중 434개(84%) 골프장에서 음식·음료 요금을 지나치게 비싸게 받거나 그늘집과 캐디를 포함한 부대 서비스 이용을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는 대중 골프장의 경우 강제로 캐디나 그늘집을 이용하게 하거나 편법으로 회원권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를 어길 땐 세제 혜택을 중지하는 방식으로 골프장 가격 인하를 유도하도록 권고했다. 문체부는 이러한 내용 외에 골프장 세금 부과체계를 세분화해 대중 골프장과 회원제 골프장 외에도 서비스별, 요금별로 다양한 형태의 골프장들이 나오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비용은 저렴한 대신 캐디나 전동카트 없이 골프장 이용객 스스로 골프백을 메고 다니는 대중 골프장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999년부터 골프 대중화를 이유로 회원제 골프장과 별도로 대중 골프장에만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골프장 이용요금 중 2만원 상당의 세금을 면제해 주고, 재산세도 회원제 골프장의 10분의1만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권익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체 대중 골프장 354곳과 회원제 골프장 158곳의 평균 그린피를 조사한 결과 수도권·충청·호남 지역 대중 골프장과 회원제 골프장(비회원 기준)의 그린피 차이가 1000~1만 4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위원장은 “예전엔 골프를 사치스러운 스포츠라고 했지만 지금은 골프 인구가 470만명에 이른다”며 “대중 골프장이 누리는 세제 혜택이 요금에 반영돼 대중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개 식용 문제 합의 ‘시동’… 논란 끝낼까

    개 식용 문제 합의 ‘시동’… 논란 끝낼까

    정부가 개 식용 문제를 논의하는 민관합동기구를 만들기로 하면서 30년 이상 이어져 온 개 식용 논란이 마침표를 찍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먹거리’와 관련해 정부가 개입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개 식용의 공식적 종식을 위한 사회적 논의 추진방향’ 안건과 관련해 “민간이 중심이 되는 민관합동 논의기구를 구성해 사회적 합의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4월까지 시민단체, 전문가, 정부 인사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논의기구를 통해 개 식용 종식의 절차와 방법 등을 다룬다는 방침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냐”며 관계부처 검토를 지시했다. 개 식용 문제는 1988년 서울올림픽 전후로 논쟁의 대상이 돼 왔으나 사회적 분위기가 점차 먹지 않는 쪽으로 옮겨 가고 있다. 한국음식업중앙회 자료에 따르면 2005년 528개였던 서울 지역 보신탕집 수는 지난 1월 243개로 줄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보신탕집에서 만난 강모(64)씨는 “6, 7년 전만 해도 복날이 되면 일부러 찾았는데 요즘은 자식들이 싫어해서 안 먹는다”고 말했다. 강남구 역삼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70)씨는 4년 전 메뉴판에서 보신탕을 뺐다고 했다. 김씨는 “대체 메뉴인 닭볶음탕이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에는 큰 타격이 없다”고 말했다. 동물권 단체는 정부의 계획이 개 식용을 반대해 온 시민사회의 합의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 “개고기 식용 종식 연도를 설정하고 축산법에서 개를 제외하는 등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개 식용을 금지하지 않더라도 개고기를 먹는 인구는 점차 자연 소멸할 텐데 식습관까지 관여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6월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응답자 중 72.1%는 ‘개 식용은 개인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주영봉 대한육견협회 사무총장은 “개인의 기호에 따라 선택할 문제를 법으로 금지하는 건 민주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 獨작가 에르펜베크 “한국이 통일 된다면 오만한 자세 가져선 안돼”

    獨작가 에르펜베크 “한국이 통일 된다면 오만한 자세 가져선 안돼”

    “한국과 독일은 분단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나라입니다. 하지만 독일 통일 당시 동독 출신들은 서독인이 되는 것을 배워야 했었고, 통일이라기보다 ‘편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통일이 된다면 어느 쪽도 오만한 자세를 가져선 안 됩니다.” 제5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수상자인 독일 작가 예니 에르펜베크(54)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수상 기자간담회에서 “통일은 양측 모두 동등한 자세로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은평구가 주관하는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은평구에서 50년간 작품 활동을 해 온 이호철(1932~2016) 작가의 문학과 통일 염원의 정신을 기리고자 2017년 제정됐다. 국적에 상관없이 세계적 작가에게 수여한다. 1990년 독일 통일 이전의 동독 출신인 에르펜베크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라는 두 체제 경험에서 비롯된 비판적 균형 감각이 돋보이는 작가다. 2018년 국내에 번역 출간된 대표작 ‘모든 저녁이 저물 때’(한길사)는 20세기 격동의 독일 현대사를 살아가는 여인의 삶과 죽음의 문제를 추적한다. 나치즘과 2차 세계대전, 사회주의 동독 등을 거치며 다섯 번 죽고 네 번 살아나는 한 여인의 일생을 통해 “하나의 삶에는 매번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전선이 얼마나 많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는 이에 대해 “전환과 죽음을 관통하는 작품”이라며 “살다 보면 겪게 되는 역사의 전환이 생존에 미치는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나쁜 경험을 하게 되면 ‘나 자신은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에 관련된 질문을 하게 되며, 이는 이호철 선생님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시선은 통일 이후 동독인의 삶이 순탄치 않았다는 아픈 경험을 반영한다. 20대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을 목격한 에르펜베크는 “사회주의에 익숙하던 동독 출신들이 새로 직장을 구하고 새로운 삶의 패턴을 배워야 했기 때문에 외국인이자 타인 취급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동독 출신으로서 느낀 작가의 소외감은 난민에 배타적인 세계에 대한 비판으로도 이어진다. 그는 “각국이 국경에 장벽을 세워 외부 유입을 막으려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전 세계 자원 분배와 부의 축적이 불공평하다는 점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지난해 4회 수상자인 인도 작가 아룬다티 로이(60)도 참석했다. 세계화와 인도의 소수자 탄압, 카스트 제도에 비판적 글을 써온 로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인종과 종교, 젠더, 빈부의 경계를 보여 줬다”며 “문학은 통합의 무기이지 분열의 무기가 아니다”라고 자국 이기주의로 치닫는 국제사회에 우려를 표했다.
  • 헌재 “‘음주운전 2회이상 가중처벌’ 윤창호법 위헌”

    헌재 “‘음주운전 2회이상 가중처벌’ 윤창호법 위헌”

    2회 이상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위반한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정한 도로교통법 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A씨 등이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은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2018년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숨진 윤창호씨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처벌이 강화되는 내용으로 개정돼 이른바 ‘윤창호법’으로 불린다. 헌재는 “이 조항은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반복해 위반한 사람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규정”이라며 “그런데 가중요건이 되는 과거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와 처벌대상이 되는 재범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 사이에 아무런 시간적 제한이 없고 과거 위반행위가 형의 선고나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전과일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이어 “예를들어 과거 위반행위가 10년 이상 전에 발생했고 그후 음주운전을 했다면 이는 ‘반복적’인 행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전의 범행을 이유로 아무런 시간적 제한 없이 무제한 후의 범행을 가중처벌하는 예는 찾기 어렵고 공소시효나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심판대상조항은 예컨대 1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난 과거 위반행위를 근거로 재범 음주운전 행위자에 대해 책임에 비해 과도한 형벌을 규정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또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경우라도 과거 위반 전력, 혈중알코올농도 수준, 운전 차량의 종류에 따라 죄질이 다르다”며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2년, 벌금 1000만원으로 정해 비난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행위까지 지나치게 엄히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같은 다수의견에 이선애·문형배 재판관은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그 중 40% 가량은 음주운전 단속 경력이 있는 재범에 의한 교통사고로 분류된다”며 “이 조항은 이른바 ‘윤창호 사건’을 계기로 재범 음주운전 범죄를 엄히 처벌하고 예방하고자 하는 형사정책적 고려에 따라 입법화한 규정이고 반복되는 음주운전은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재범 음주운전자의 가중처벌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반복적인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에 대한 가중처벌을 규정하는 도로교통법 조항의 위헌 여부를 헌법재판소가 처음 판단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 [오길영의 뾰족한 읽기]이번 대선, 바라는 건 딱 하나다/충남대 교수·문학평론가

    [오길영의 뾰족한 읽기]이번 대선, 바라는 건 딱 하나다/충남대 교수·문학평론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그 직전에 운 좋게 중동부 유럽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카프카의 도시 프라하, 루카치의 도시 부다페스트를 가 보고 싶었던 나에게 그때 여행은 일종의 문화탐방이었다. 탐방에서 배우는 것은 방문하는 나라의 역사와 현재 상황을 몸으로 체험하며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오스트리아의 경우도 그랬다. 2차 대전을 겪으며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던 오스트리아는 몇 년간의 신탁통치를 거쳐 온전한 국가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자연스럽게 한반도 상황을 비교하게 됐다. 한반도 평화체제 유지와 관련해 염무웅 선생(이하 존칭 생략) 산문집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를 인상 깊게 읽었다. 분단, 통일, 남북 관계 등 한반도 문제를 천착해 온 글이 눈길을 끈다. 산문 장르도 점점 사적인 얘기나 소소한 개인적 체험을 말랑말랑한 문체로 쓰는 경향이 강해지는데 염무웅의 글은 강인한 사유를 잘 보여 주는 에세이의 독특한 사례다. 무엇보다 우리와 비슷한 분단의 위험에 처했지만 그것을 슬기롭게 넘어선 오스트리아의 역사를 되풀이해 언급하는 대목에 눈길이 갔다. 그리고 저자의 안타까운 마음을 느꼈다. 한반도는 왜 오스트리아와 다른 길을 갔는가. 이런 질문이 그 마음에 깔려 있다. 오스트리아는 종전 후 한국이 그랬듯이 승전국의 신탁 분할 통치를 받는다. 한반도와 달랐던 점은 연합국 군사위원회와 오스트리아 임시정부가 공존했다는 점이다. 나치 계열을 제외하고 각 정파를 아우른 임시정부를 연합국 군사위원회가 인정했다. 임시정부 주도의 총선에서 보수 정당인 국민당이 다수당이 됐지만 사회당, 공산당과 대연정을 구성했다. 연정을 깨지 않기 위해 각 당은 상대방의 정책을 받아들이는 타협책을 선택했다. 양보와 타협을 거쳐 오스트리아는 신탁통치에서 벗어나 중립국가로 거듭났다. 염무웅의 지적이 뼈아프다. “역사에 가정은 없는 법이지만, 만약 이때 한반도의 정치지도자와 국민들이 서로 간의 이견을 극복하고 내부적 타협에 성공하여 이 결정을 받아들였다면 한국은 동시대의 오스트리아처럼 중립적 통일국가로 출범하게 되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실제의 역사는 그와 다르게 전개되었다.” 염무웅은 독일 시인 볼프 비어만이 한국의 통일 문제를 두고 했던 발언을 인용한다. 비어만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날카롭게 짚는다. “단언하건대 한국의 통일은 독일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위험성을 지니고 당신들 앞에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남북한의 통일이 낙원을 가져오리라는 믿음이 아니라 지옥에 이르지 않게 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통일을 추구하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제 나의 희망은 천상적이고 이상적인 것이 아니라 지상적이고 현실적인 것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지상을 천국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옥에 이르지 않게 하는 것이 이제 나의 희망이라는 말입니다.” 염무웅과 비어만의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나는 통일운동의 유효성을 더이상 믿지 않는다. 한반도 통일이 가까운 시일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도 기대하지 않는다. 비어만이 지적한 대로 “지옥에 이르지 않게 하는” 방도를 고민하는 수준이 내가 바라는 것이다. 예컨대 우리가 외교 관계를 맺은 국가를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것처럼 남북이 상대방 체제를 인정하고 외교와 교류 관계를 맺는 것, 그래서 내가 가 보고 싶은 개성, 묘향산, 특히 개마고원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되는 것, 그쪽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 그런 과정을 통해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것 정도만 돼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상적인 국가 관계를 통해 신의가 쌓이고 신뢰가 두터워지면 자연스럽게 통일의 길이 열릴 것이다. 통일이 안 되더라도 서로를 무력으로 위협하는 일은 하지 않게 될 것이다. 평화가 깨지면 모든 게 무너진다. 이번 선거에서 누가 이기든 이런 길을 여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 아니, 최소한 방해자는 되지 않길 바란다. 다음 정권 때는 다른 외국인은 자유롭게 방문하는 개마고원을 가 보고 싶다. 어지러운 말이 폭포처럼 쏟아지기에 저절로 외면하게 되는 선거 정국이지만 내가 이번 선거에서 바라는 딱 한 가지다.
  • 버틸까? 던질까?… 기로에 선 다주택자

    버틸까? 던질까?… 기로에 선 다주택자

    다주택자에게 ‘징벌적’ 수준의 종합부동산세가 고지되면서 이들이 집을 내놓을지, 내놓는다면 집값을 잡는 데 도움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지난해 7월 종부세 강화를 발표한 뒤 유주택자 중 다주택자 비중은 꾸준히 줄고 있다. 정부의 ‘세금 엄포’가 어느 정도 약발이 먹힌 셈인데 실제 ‘세금폭탄’ 부과를 확인한 다주택자가 앞으로도 주택 수를 줄이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집을 팔려고 해도 양도소득세 부담이 워낙 큰 데다 내년 대선 이후 종부세 개편 가능성도 있어 ‘버티기’ 모드도 상당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가 종부세를 강화하며 다주택자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은 지난해 ‘7·10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서다. 다주택자 최고 종부세율을 기존 3.2%에서 6.0%로 2배 가까이 상향하면서 집을 팔라고 압박했다. 당시 정부는 양도세 중과 조치를 올 5월까지 유예하겠다며 ‘출구’(주택 매각)를 열어 줬다고 설득했다. 이 같은 종부세 강화 발표 이후 늘기만 하던 다주택자 비중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2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아파트·오피스텔·빌라 등 집합건물 소유자 중 2채 이상 소유한 사람의 비율은 지난해 7월 16.70%로, 2010년 이 지수 집계 이래 역대 최고였다. 아파트 등을 가진 사람 중 16.7%가 다주택자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비중이 줄어 지난달에는 16.15%까지 떨어졌다. 외형적으로는 정부의 종부세 압박에 집을 처분한 다주택자가 꽤 있는 셈이다. 7·10 대책 당시 강화한 종부세가 1년 4개월여 후인 지난 22일 처음으로 고지됐는데, 다주택자는 부담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다주택자에게 고지된 종부세는 평균 254만원이었으나 올해는 557만원으로 2배 넘게 급증했다. 특히 서울 강남 등에서 고가주택을 가진 다주택자는 말 그대로 폭탄을 맞았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이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보면 서초구 반포자이(이하 전용면적 84㎡)와 동작구 상도더샵1차 두 채를 가진 사람은 올해 종부세가 7370만원으로 지난해(2540만원)보다 3배나 늘었다. 다주택자가 세 부담 때문에 집을 처분할지는 미지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과 같은 조정대상지역에서는 2주택 양도세가 65%, 3주택은 75%나 되니 다주택자들이 선뜻 팔지 못한다”며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 같고, 매물 증가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종부세 고지서를 받고 주택 처분을 고민하는 다주택자가 종종 보였다. 한 네티즌은 “지난해 27만원이었던 종부세가 올해 230만원으로 올랐다”며 “집 두 채 합쳐 시세로 1억원 정도 올랐는데 종부세는 8배 넘게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다주택자가 집을 처분하더라도 ‘똘똘한 한 채’ 선호는 지속되고 이런 현상이 다시 집값을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고지된 종부세 5조 7000억원 중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부과는 2000억원에 불과한데, 모든 국민에게 ‘폭탄’처럼 세금이 투하된다는 표현은 지나치다”며 “종부세는 모두 지방으로 가게 되는 재원인 만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귀하게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 “세금 내기 힘든 1주택자 위해 종부세 개편… 집값 해법은 민간공급”

    “세금 내기 힘든 1주택자 위해 종부세 개편… 집값 해법은 민간공급”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선 시 차기 정부 인사 기준에 대해 “공직자에게는 무능만 한 범죄가 없다”며 철저히 실력 위주로 인사를 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긍정적인 뉘앙스로 언급해 중도층을 의식하는 인상도 풍겼다. 영입 여부가 불투명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최대한 언급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김 전 위원장 영입은 어떻게 되는 건가. “김종인 박사님 그 자리는 그대로 문 열어 놓고, 그 자리 비워 놓고 내가 기다리겠다고 했지 않나.” -대선에서 김 전 위원장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나. “정치 경륜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비교할 수 있는 분이 별로 없을 정도다. 선거에서는 탁월한 감각이 있으신 분이라고 평가받고 있으니까 우리가 많이 배우고 하려고 하는 거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를 영입한 배경이 궁금하다. “김 대표는 2030은 잘 모르시고 40대 초반도 잘 아시나? 과거에 1980년대부터 유명했던 분이고 작가로서 원래 유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탄생시키는 데 역할을 많이 한 분이고 그 정부에서 중책을 맡아서 일을 하셨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도 초기 정부까지 많은 역할을 한 분이다. 민주당과 정계에 굉장히 넓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분이어서 정권교체,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번에 꼭 돼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나도 조심스러웠지만 동참해 주실 수 있느냐 했더니 고민을 좀 해 보자고 하시더라.” -야권 단일화는 필수 요소라고 보나. “단일화를 말하면 (대선 출마) 선언하신 분 입장에선 기분 안 좋을 거고 내가 언급을 하는 게 정치 도의도 아닌 것 같은데 정권교체에 대한 대의를 함께 공유한다고 한다면 큰 틀에서 야권 통합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겠나.” -차기 정부 공직자 인사 기조는. “일단 국민 위해 일하는 것이니 실력이 있어야 한다.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무능만 한 범죄가 없다. 실력이라는 건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고, 어떤 조직을 잘 이끄는 리더십도 중요하며, 자기하고 의견이 다른 조직과의 협력을 함께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 그런 게 다 실력이다. 그런 사람을 우선해서 (인사)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 아닌가 생각한다.” -종합부동산세 전면 재검토에 여당은 ‘부자감세’라고 비판하는데. “정부·여당은 종부세 부과 대상이 토지 소유자 기준으로 2%라지만 가구 기준으로는 6~8%, 수도권 기준은 10%가 넘는다. 똑같은 중산층 서민인데 수도권 집값이 비싸서 해당된 것을 부자감세라 하면 안 된다. 갑부들의 고급 주택 과세를 문제 삼는 게 아니다. 11억원짜리 집이라고 해도 월소득 없이 연금으로 사는 사람들을 지방에 가서 살라는 것인가. 세금 내기 힘든 사람들 목에 숨이 컥컥 막히는 것 개편하자는 이야기다. 세금을 감당할 능력이 있는 값비싼 고급 주택 소유자들에게는 높은 과세를 해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 폐지가 아니라 요율을 변경해 기준을 상향 조정하자는 것이다. 부자감세 공격은 인식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임기 내 250만호 부동산 공급은 어떻게. “공공으로 세금을 들여 짓겠다는 게 아니다. 공공개발은 청년원가주택과 역세권 첫 집 주택으로 수도권25만호를 포함하여 전국 50만호, 여기에 공공 50만호와 민간 150만호 등 모두 250만호를 공급하게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용적률을 완화하고, 층고 제한을 풀고, 초과이익환수금 등을 유연하게 해 주는 거다. 이렇게 집을 많이 지을 수 있게끔 유도해 나가고, 정부는 시장이 원활한 공급을 이어 갈 수 있게 규제를 풀면 된다. 정부는 택지를 많이 개발해 주고, 민간이 그곳에 집을 많이 짓게 해 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국에 약 250만호, 민간 부문은 한 150만호 가까운 공급이 생길 것이라고 본다.” -일자리 창출 목표 수치는 “나는 그런 목표 수치를 싫어한다. 목표 수치를 만들어 두면 그것을 맞추기 위해 정책이 형해화되고, 목표치 달성이 안 되면 재정을 급하게 투입하는 어거지를 부린다.” -전직 대통령과 기업인의 사면은. “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마음대로 하라는 게 아니라 국민 통합을 위해 만들어 놓은 제도다. 전직 대통령과 기업인에 대한 사면도 국민 통합을 위해 필요하다. 국민 여론이 비등하다면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고 자신의 정치 활동에 대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선이 되면 많은 분들과 의견을 나눠 보고, 절차와 방법, 과정에 대해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차원으로 풀어 나가고 싶다.” -외교 정책의 핵심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는 지나치게 대북에 치우쳐 있다. 미국이나 중국 등 다른 나라와의 관계도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어 달라는 것밖에 없다. 정상적인 외교가 아니다. 글로벌 외교를 지향해야 한다. 미국에 편중하자는 게 아니다. 나라별 중요성에 맞게 외교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 북한 비핵화도 핵문제라는 것은 특정 국가 문제 아닌 국제사회의 문제다. 북핵 문제는 판문점이든 워싱턴이든 남북미 실무자가 상시 회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비정기적인 6자 회담으로는 결론이 나기 쉽지 않다. 상시 열려 있는 3자 회담을 통해 결론이 나면 6자로 확대해 국제사회가 오케이해 주는 방향을 잡자는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도 꼭 해야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하면 10번도 하지만 아무 의미 없는 보여 주기식 회담은 필요 없다.” -한일 관계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외교는 국익 기반의 실용적·현실적 외교가 기본이다. 외교는 이념이나 이상 갖고 하는 게 아니다. 무조건 현실주의적이고 실용적인 국익 우선주의를 해야 한다. 한일 과거사는 양보하면 안 된다. 역사적 진실을 정확히 가르쳐야 한다. 인류 보편적 가치와 과거사 진실은 후퇴하면 안 된다. 다만 입장 표명을 안 한다고 외교 진행을 안 하고, 거래를 안 한다? 이건 외교 기본 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현실 외교가 진행되다 보면 과거사도 풀린다.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도까지 회복할 수 있다.” -집권하더라도 여소야대 국면인데 어떻게 헤쳐 나갈 건가.  “노태우·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전부 여소야대 국면을 겪었다. 새 정부가 일을 열심히 하는데, 민주당이 국회에서 반대한다면 국민들이 2024년 총선에서 가만두지 않으실 거다. 우리가 잘해야 한다.” -정치 입문 5개월에 접어들었다. ‘검사 윤석열’과 ‘정치인 윤석열’은 어떻게 다른가.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정치는 나를 눌러야 사는 사람들과도 끊임없이 양보하고 타협하는 일인 것 같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 말 중에 ‘원칙 없는 승리보다 원칙 있는 패배를 선택한다’는 말을 좋아한다. 원칙과 일관성 있게 내 반대자와도 타협하고 화합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정치라는 생각이 든다.”
  • 미 배심원단, 4년 전 극우집회 연 단체들에 297억원 손해배상 명령

    미 배심원단, 4년 전 극우집회 연 단체들에 297억원 손해배상 명령

    미국 버지니아주 법원 배심원단이 지난 2017년 8월 샬럿츠빌에서 극우 집회를 개최해 폭력 사태를 유발한 혐의로 극우단체 ‘유나이트 더 라이트(Unite the Right)’에게 징벌적 손해배상 등 2500만 달러(약 297억원)의 배상을 명령했다. 당시 한 네오나치주의자가 차를 몰아 반대 시위를 벌이던 이들의 행렬을 덮쳐 한 여성이 죽고 수십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9명이 대회 주최측이 인종적 동기로 폭력사태를 야기하려는 음모를 꾸몄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배심원단은 유혈사태를 초래했다는 등 여섯 혐의 가운데 넷을 받아들였다. 배심원들은 이에 따라 12명의 피고인에게 징벌적 손해배상 50만 달러씩 모두 600만 달러를, 다섯 백인우월주의 집단에 100만 달러씩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아울러 두 원고에게 끼친 손해를 25만 달러씩 배상하고, 여러 원고에게 20만 달러씩을 손해배상하라고 명령했다. 나아가 사고 차량의 운전자에게 1200만 달러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했다. 판결문은 피고들이 “샬럿츠빌에 홀로코스트, 노예제, (공공장소에서의 흑백 차별을 제도화한) 짐 크로법, 파시즘의 망령을 덧씌웠다”면서 “뿐만아니라 그들은 반자동 총기와 권총, 마체테(정글을 탐험할 때 쓰이는 큰 칼), 채찍, 탄알, 방패, 토치(점화장치)도 가져왔다”고 돼 있다. 피고인 중에는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와 극우 진영 스펙트럼에서 유명한 인물들이 포함돼 있다. 문제의 집회를 주도한 제이슨 케슬러와 ‘대안 우익(alt-right)’이란 개념을 만들어 이름을 알리고 당시 집회에서 연설도 한 리처드 스펜서, 문제의 집회가 논란이 된 뒤 유튜브에 동영상 ‘울부짖는 나치‘를 올려 유명해진 크리스토퍼 캔트웰 등이다. 이번 소송 판결은 남북전쟁 이후 노예의 굴레를 벗은 흑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1871년 제정된 법률에 의거해 이뤄졌다. 이 법은 평범한 시민이 민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믿어지는 누군가를 고발할 수 있도록 규정했는데 다만 원고가 피고들이 공모했음을 입증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이에 따라 원고측 변호인들은 피고들이 음모를 꾸몄음을 입증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게시물과 채팅 내용 등 5.3테라바이트의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문제의 집회는 샬럿츠빌 도심에 있는 남부의 옛 합중국 군대를 이끈 제임스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려는 움직임에 맞불을 놓기 위해 시작됐다. 이 동상은 지난 9월에야 철거됐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양쪽 모두 아주 좋은 사람들”이라고 발언했다가 호된 역풍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또 네오 나치들이나 백인 우월주의자들도 “총체적으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찬반 시위대가 격렬하게 충돌했고 이 와중에 제임스 알렉스 필즈가 몬 차량이 군중을 덮쳐 헤더 헤이어(32)를 숨지게 했다. 그는 2019년 6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당시 살아남은 이들도 원고로 증언대에 섰는데 매리사 블레어는 “테러 현장을 방불케 했다. 어디에나 유혈이 낭자해 난 완전 겁에 질렸다”고 진술했다. 피고들은 폭력 사태와 자신들은 관련이 없으며 음모 따위는 없었다고 버텼다. 그들은 필즈란 인물을 몰랐으며 그가 차량을 몰아 군중에게 돌진할지 예측할 수 없었다는 진술로 일관했다. 또 자신들의 인종관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1조에 의해 보호를 받으며 자위권을 행사했을 뿐이고, 경찰이 유혈 충돌을 막는 데 실패한 것이 오히려 비극을 불러들인 것이라고 적반하장을 했다. 그러나 대회 주최측의 몇몇은 폭력 사태를 예견하고 있었다고 법정에서 털어놓았다. 예를 들어 과격단체 경험이 있는 서맨서 프로엘릭은 반대 시위대를 제압하기 위해 차량을 이용하자는 아이디어가 집회 이전에 논의됐다고 증언했다. 원고측 변호인들은 이번 평결이 극렬한 시위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겼다. 이번 소송을 지원한 시민단체 인티그리티 퍼스트 포 아메리카의 에이미 스피탈닉 사무총장은 지난달 BBC에 “이번 재판은 폭력 과격시위의 결과가 어떻게 돌아오는지를 명확히 보여줘 훨씬 큰 임팩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같은 그림, 다른 해석/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같은 그림, 다른 해석/미술평론가

    한 남자가 관객을 등지고 바위 위에 서 있다. 짙은 녹색 코트에 가느다란 지팡이를 짚은 남자는 적갈색 머리칼을 휘날리며 발아래 펼쳐진 안개를 바라본다. 우뚝 솟은 산과 남자가 서 있는 절벽 사이에는 안개를 뚫고 날카로운 바위들이 솟아 있다. 그 너머로 완만한 경사의 땅과 희미한 산들이 이어지다 종국에는 안개 속으로 사라져 구름 낀 하늘과 분간할 수 없게 된다. 프리드리히는 작센과 보헤미아 지방의 산악 지대를 다니며 스케치를 하고, 작업실에서 이 그림을 그렸다. 즉 이 장소는 독일 동부의 분위기를 풍기지만 어디라고 특정하기는 곤란하다. 나폴레옹의 침략은 스페인에서는 고야의 사실주의를 낳았고, 독일에서는 프리드리히로 대표되는 낭만주의를 낳았다. 독일 낭만주의는 휴식과 안정감을 주는, 영국식의 ‘그림 같은’ 자연을 거부하고 거칠고 웅대한 자연을 회화의 중심으로 만들었다. 한 방랑자가 세상을 헤매다 절벽 끝에 도달해 안개 낀 산과 평원을 바라다보는 이 그림은 낭만주의의 영원한 표상이 됐다. 얼굴을 볼 수 없는 방랑자는 관객에게 초인적 존재로 다가온다. 프리드리히는 풍경화에 잘 사용하지 않는 세로로 긴 캔버스의 중심에 우뚝 선 남자를 배치해 그의 존재감을 강화했다. 우리는 남자의 시선이 향한 쪽을 바라보며 그의 마음속을 채우고 있을 숭고한 감정을 짐작할 뿐이다. 의미가 명확한 사실주의와 달리 낭만주의는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혹자는 붉은 머리 방랑자가 프리드리히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혹자는 그에게서 나폴레옹 침략에 저항하는 독일 정신을 발견했다. 시대는 가도 이미지는 살아남는다. 나치도 이 그림을 좋아했고,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도 이 그림에서 영감을 받았다. 오늘날 이 그림은 음반이나 책 표지, 광고, 패러디물 등 어디에나 나타난다. 현대 비평가들은 낭만주의의 숭고함에서 성차별적인 미학을 발견했다. 미묘하고 부드러운 정경은 여성적이고, 거칠고 음울한 정경, 방랑, 고독, 침묵, 무한함 같은 요소는 남성적이라는 이분법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지는 끊임없이 새롭게 해석되면서 생명을 이어 간다.
  • 촉촉한 인공눈물, 깜빡깜빡 눈운동, 뜨끈뜨끈 온찜질

    촉촉한 인공눈물, 깜빡깜빡 눈운동, 뜨끈뜨끈 온찜질

    눈이 뻑뻑하다. 눈꺼풀 속에 모래라도 있는 것 같다. 책이나 TV를 보다 보면 눈 주위가 침침해져 오래 볼 수가 없다. 눈이 자주 충혈돼 눈을 힘줘 깜빡이게 된다. 이럴 땐 안구건조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줄고 디지털기기 사용이 늘어난 데다가, 난방기구 사용이 늘어나 실내가 건조한 요즘엔 특히 그렇다. ●눈 자극받아 눈물 더 흐르는 증상도 발생 눈물은 적은 양이지만 항상 분비되고, 눈 표면을 적시며 일종의 보호막 역할을 한다. 눈물은 눈의 여러 세포에 수분과 산소를 공급한다. 해로운 자극을 약화시키고 항균작용을 하며, 눈꺼풀의 윤활 작용을 하는 등 정상적인 안구 표면 유지와 시력 보존에 필수적이다. 눈물 생성이 부족하거나 눈물막이 불안정해 눈물이 빠르게 증발하면서 안구 자극이 일어나는 질환을 안구건조증 또는 건성안증후군이라 한다. 안구건조증 증상은 오후에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물론 수면 중 눈물 생성이 감소하고 눈물이 많이 증발하면서 아침에 눈 뜨기 힘들 정도의 건조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또 안구건조증 때문에 눈이 자극을 받아 오히려 눈물이 더 흐르는 증상도 더러 있다. 눈꺼풀에 안검염 같은 염증이 있거나 눈을 제대로 못 감는 경우에도 생긴다. 안약을 함부로 사용하거나 고혈압, 감기약, 우울증약 등 약물을 복용하는 이들에게도 합병증처럼 나타난다. 특히 여성은 갱년기 증상으로 호르몬 변화까지 가중되면서 여러 심각한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안구건조증이 생기는 원인은 크게 눈물 분비가 감소하는 경우와 눈물막 증발이 증가하거나 분포장애가 있는 사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눈물분비가 감소하는 경우는 건성안과 구강건조를 동반하는 쇼그렌증후군, 류머티스 관절염이나 루프스와 같은 자가면역질환, 화학화상이나 스티븐스·존스 증후군 등이 있다. 고령, 당뇨병 환자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이들 역시 눈물 분비가 줄고, 최근 많이 시행하는 굴절교정수술 후에 각막 감각이 감소해 발생할 수 있다. 눈물막 증발이 증가하는 경우는 눈꺼풀 염증에 의해 눈물의 지방층이 결핍하거나 안면마비가 있는 경우, 쌍꺼풀 수술 후, 갑상선안병증 등이 해당한다. ●만성으로 진행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 안구건조증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실내 온도를 낮추고,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외출 시에는 보호용 안경을 착용해 미세먼지 같은 오염물질이 포함된 강한 바람이 눈에 직접 접촉되지 않도록 한다. 무엇보다 독서나 TV 시청, 컴퓨터 작업을 할 때 유의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면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줄면서 눈의 긴장이 지속되고, 눈의 피로도 급격히 높아진다. 건조한 겨울철에 난방하면서 실내 습도가 낮아지면 증상이 악화된다. 증발하는 눈물의 양이 많아지면서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이훈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눈이 건조한 증상에 대해 쉽게 생각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안구건조증은 내버려두다가 만성으로 진행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준다”며 “안구건조증으로 안구 표면의 염증이 증가하면서 잦은 충혈이나 시력저하까지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인공눈물(누액)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것도 잘 골라야 한다. 인공누액은 방부제가 들어간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방부제가 들어간 제품은 보통 안약병에 담겨 포장돼 있으며, 하루에 4~5번 정도 사용한다. 그 이상 사용하면 방부제의 독성 때문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자주 사용해야 할 때에는 일회용으로 낱개 포장된 방부제가 없는 인공누액을 사용하는 게 좋다. 인공누액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에는 눈물이 배출되는 배출 길 입구를 특수마개로 막아 눈물이 조금 더 오래 눈의 표면에 머물도록 하는 방법도 사용한다. 안구건조증이 눈꺼풀 염증과 동반되는 경우에는 눈꺼풀 마사지와 염증 치료를 병용한다. 드물게 스테로이드성 안약을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안구표면의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 소염제,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한다. 그 밖에 수성눈물 분비를 촉진하는 약제, 성호르몬제, 비타민 A, 비타민 D, 자가혈청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눈꺼풀 염증 증상이 심할 때에는 눈꺼풀 세정제나 안약 또는 전용 소독액을 이용해 속눈썹 부위를 닦아 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책·스마트폰 볼 때 30분~1시간마다 휴식 온찜질을 동반한 눈꺼풀 관리도 안구건조증에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오메가3 제품을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많다. 무엇보다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가급적 30분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좋고, 1시간 이상이 될 경우 적어도 10~15분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TV나 모니터, 스마트폰 화면의 높이를 정자세로 앉아 정면을 바라볼 때 눈높이 정도로 유지해야 하며, 눈을 자주 깜박이는 것이 도움된다. 화면 밝기는 너무 밝지 않게 조절하고, 화면과 거리는 40~50㎝ 정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김유정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는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눈을 자주 깜박거리거나 중간에 인공누액을 점안해 주고 30분~1시간마다 휴식을 취해야 한다”며 “5~10분 정도 따뜻한 물수건으로 온찜질을 하거나, 눈꺼풀 세정제를 이용해 속눈썹이 난 부분을 문지르고 다시 따뜻한 물로 씻는 방법 등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콘택트렌즈는 눈물이라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와 같아서 눈물이 부족한 안구건조증 환자가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때에는 좀더 주의해야 한다. 소프트렌즈가 부족한 눈물 일부를 흡수해 버리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콘택트렌즈를 착용한다면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 인공누액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식염수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눈물의 중요한 성분들을 희석시켜 눈물의 기능을 저하할 수 있으므로 장기간 사용하는 게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안구건조증 증상이 나타나는 빈도는 더욱 높아지므로 정기적으로 안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 “아직은 살만한 세상”…사고차 ‘활활’ 불타자, 영웅들이 달려왔다

    “아직은 살만한 세상”…사고차 ‘활활’ 불타자, 영웅들이 달려왔다

    부산 중구 영주터널 앞 도로에서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에 큰 불이 났다. 23일 부산 경찰에 따르면, 지난 21일 부산 중구 영주터널 앞 도로에서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승용차에서 불이 났으나, 이를 지나치지 않고 사고 차량 운전자를 구출한 시민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부산경찰은 페이스북을 통해 “위급한 현장에서 자신의 안위보다 소중한 생명구조에 앞장선 시민 영웅, 경찰은 구조에 도움 주신 시민분들께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덕분입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고 당시 오후 5시40분쯤, 영주터널(대신동에서 부산역 방면) 앞 도로에서 40대 남성 A씨가 몰던 흰색 승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부산경찰이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승용차 앞쪽에는 회색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이때 사고 현장 옆을 달리던 승용차 한대가 갑자기 멈춰섰다. 운전자 B씨는 사고 차량에 운전자가 있음을 확인한 후 거세지는 불길로 뛰어들었다. 이때 다른 시민들도 어디선가 나타나 B씨를 돕기 시작했다. 한 시민은 소화기를 들고 와 불을 껐다. 이들은 힘을 모아 사고 차량에 있던 A씨를 구했다. 이어 동승자도 빼냈다. 이후 시민들은 2차 사고 방지를 위해 주변에 떨어진 파편들을 치웠다. 경찰에 따르면 불은 15분 만에 꺼졌고, A씨와 동승자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용기 있는 시민들 모습을 접한 네티즌은 “아직은 살만한 세상”, “훈훈하다”, “불이 나는데 바로 달려갈 수 있다니. 정말 대단”, “시민 영웅들 감사합니다”, “생명을 구한 영웅들”등의 반응을 보였다.
  • 영등포, 마을버스 운전기사 친절교육 눈길

    영등포, 마을버스 운전기사 친절교육 눈길

    서울 영등포구가 마을버스 운전기사들을 대상으로 친절·안전 교육을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7일 구청 강당에는 지역 내 8개 마을버스 업체 소속 운전기사 40여명이 모였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영등포소방서가 준비한 친절·안전 교육을 듣기 위해서였다. 앞서 영등포구는 지난해 ‘운수종사자 친절 및 성폭력예방 교육’을 진행한 바 있다.이날 강의에서는 ‘승객을 위한 친절 서비스 교육’, ‘안전 우선 소방 교육’, ‘안전운행 수칙 요령’ 등을 소개했다. 친절 서비스 교육에서는 올해 발생된 교통불편 민원을 사례로 들어 각 상황에 적합한 대응 수칙을 전달했다. 소방 교육에서는 위급상황 발생 시 즉시 실시할 수 있는 심폐소생술(CPR) 강의가 동영상으로 제공됐다. 운행 수칙 강의에서는 실제 운전기사가 강사로 나서, 그동안 겪었던 경험을 함께 공유했다. 또 이날 운수회사 추천으로 선발된 모범 기사에 대한 표창 수여식도 진행됐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이번 교육이 운전기사의 역량 강화는 물론 직업에 대한 윤리 의식과 자부심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중교통 이용서비스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마을버스는 오랜 기간 구민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만큼, 운전기사의 친절함과 안전수칙 준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앞으로도 승객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운송종사자 교육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여기는 중국] 밀크티계의 명품?…1잔에 18만원 고가 밀크티 논란

    [여기는 중국] 밀크티계의 명품?…1잔에 18만원 고가 밀크티 논란

    밀크티는 펄과 우유를 첨가한 중국의 대표적인 대중 음료다. 한 잔만 마셔도 배가 금방 부른 덕분에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 사이에서는 식사 대용으로 마시는 이도 있을 정도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1잔당 1000위안(약 18만6000원)짜리 프리미엄급 밀크티가 등장해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 밀크티 시장의 한 잔 평균 가격이 20위안(약 3700원)인 것과 비교했을 때 어마어마한 가격이다. 최근 중국 광둥성 선전시 소재의 음료 전문점은 450ml 밀크티 한 잔당 1000위안의 고가 음료를 출시했다. 이 사실은 SNS 등을 통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연일 화제를 이어갔다. 지난 2019년 선전에서 문을 연 예추이샨(野萃山)이라는 간판을 단 이 업체는 11월 기준 30여 곳의 분점을 운영 중인 음료 전문 업체로 알려졌다. 이 업체의 대표 상품은 고농도 과일 주스와 천연재료로 제조한 과일 주스 등 대중적인 음료다. 특히 최근에는 아보카도, 레몬, 복숭아 등을 혼합한 신제품 음료를 개발해 선보이면서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있다. 그 결과 지난 한 달 동안 각 매장 별로 평균 판매량이 1만 4000잔, 판매 수익은 300만 위안(약 5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들이 최근 출시한 신제품 밀크티의 가격이 지나치게 고가로 책정됐다는 논란이 일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해당 음료에 대한 설왕설래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현지 누리꾼들은 “황금보다 비싼 밀크티라니 이제는 밀크티 한 잔 조차 부자와 가난한 자가 서로 다른 것을 마셔야 하는 계급 사회가 됐느냐”면서 “이 밀크티는 돈 많은 부호들만을 위한 제품이라서 우리들은 이제 밀크티를 즐길 자유도 잃었다”, “맛은 어떤지는 모르지만 가격은 아름답지 않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가격과 품질 등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자, 업체는 자사 밀크티에 대해 최고급 원료와 순금이 포함된 일회용 컵 등 차별화된 품질이 고가 책정의 주요한 이유라고 자사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해당 업체 측은 “우선 이 음료는 일반적인 밀크티와는 원재료에서부터 큰 차이가 있다”면서 “1근당 800위안 상당의 고가의 올리브가 첨가된 음료”라고 일반 대중적인 밀크티와의 선을 그었다. 시중에서 판매 중인 밀크티와 다르게 고가의 100% 순수 올리브를 넣어 제조한 광둥성 특산품이라는 것이다. 업체 측은 해당 음료 1잔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평균 3시간 이상의 제조 과정이 소요되며,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음료 컵에는 상당량의 순금이 포함돼 있다고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1개월 동안 총 3잔이 판매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 지방선거 위해 장관 사퇴? 김총리 “국민이 조롱할것”

    지방선거 위해 장관 사퇴? 김총리 “국민이 조롱할것”

    김부겸 국무총리는 일부 장관들이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하고 이로 인해 개각이 단행될 가능성과 관련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총리는 선거를 위해 장관들이 사퇴하는 것 자체를 두고 ‘국민들이 조롱할 일’이라고 규정했다. 정치권에서 홍남기 경제 부총리의 강원지사 출마설과 유은혜 부총리·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기지사 출마설 등이 제기되는 가운데 김 총리가 이에 비판적 언급을 내놨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김 총리는 지난 22일 세종공관에서 한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정권이 6개월 남았는데 무슨 개각을 하는가”라며 이같이 밝혔다.특히 유 부총리를 언급하며 “전면 등교가 유 부총리의 꿈이긴 했지만, 그것(전면 등교)이 결정됐다고 해서 사퇴한다는 것은 (예측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직이란 국민의 공복인데 (선거를 위해 사퇴한다면) 국민에게 조롱을 당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9일 유 부총리는 CBS라디오에 출연해 사회자가 경기지사 출마 여부를 묻자 “정치인이니까 (선거 출마를) 고민 안 한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면서 “늦지 않게 고민하고 결정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여권을 중심으로 홍남기 경제부총리에 대한 출마설도 계속 언급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3선으로 현재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광재(원주갑) 국회의원은 지난 18일 강원도청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 자리에서 내년 지방선거 여권 출마자를 묻는 질문에 “(우리 쪽에서는)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도 지난 9일 KBS라디오에 출연, “홍남기 부총리가 예전의 홍남기 부총리가 아니다. 지금 다음 정치적 행보가 사실 거의 결정돼 있다고 봐야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의 고향이 ‘강원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 헤어롤 달고 활보하는 그녀들… 외신도 주목한 K트렌드

    헤어롤 달고 활보하는 그녀들… 외신도 주목한 K트렌드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 소장권한대행이 2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에 달고 출근했다가 ‘얼마나 긴장하고 바빴으면’이라는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킨 헤어롤. 최근에는 카페를 비롯해 식당, 대중교통, 거리 등 어디에서나 헤어롤을 하고 다니는 젊은 여성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기 보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헤어롤을 한다. 최대한 오래 볼륨을 살리기 위해서다. 이같은 현상을 외신도 주목했다. 뉴욕타임스는 23일 ‘공공장소에서의 헤어롤? 그들이 머리 하는 방식일 뿐’이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 여성들이 앞머리에 헤어롤을 마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고 분석했다. 기사는 연예인을 포함, 한국의 많은 여성들이 거리에서 헤어롤을 하고 있는 모습이 더는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20대 대학생 정모씨는 “약속 장소에 도착해서 모습이 중요하지 가는 길에 지나치는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한테 소중한 사람들에게 잘 보여야 한다”라고 말했고, 대학생 딸을 둔 50대 이모씨는 “우리가 젊었을 때는 머리 모양을 유지하려고 롤을 말고 다니는 대신 스프레이를 잔뜩 뿌렸다. 이것도 당시 기성 세대는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라고 이를 두둔했다. NYT는 “과거에는 꾸미는 모습을 남성에게 보여주는 것을 부끄러운 일로 여겼지만, 젊은 세대들은 남을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한다”라며 “그만큼 독립적이고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미국 뉴욕에서도 출·퇴근길에 변신하는 여성 직장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만나는 상대와 장소에 따라 화장을 하고, 편리함을 위해 운동화를 신었다가 사내에서는 단정한 신발을, 저녁 약속에서는 힐로 바꿔 신는다. 이와 관련 문학평론가 함돈균은 저서 ‘코끼리를 삼킨 사물들’에서 “요즘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아무 곳에서나 구루프를 달고 다니는 현상은 억압에 대한 발랄한 도전이자 뻔뻔함의 현상학’”이라며 “예전에는 남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던 이런 모습이 유행처럼 돼 버린 것은 10년 전 유행한 팬티가 보이도록 느슨하게 걸쳐 입는 힙합 바지나 브래지어 끈 노출 패션과 유사하다”라고 설명했다.
  • [이의진의 교실 풍경]수능 날 다양한 풍경/서울 누원고 교사

    [이의진의 교실 풍경]수능 날 다양한 풍경/서울 누원고 교사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한 달 이상 고등학교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몇 주 전부터 공문이 내려오고, 수십 개의 기안을 해야 한다. 대부분의 교사가 감독관으로 차출되고, 수차례 모든 교실의 방송 상태를 점검하며 수시로 교육청에 보고한다. 수능 시험장을 만들기 위해 교실의 거울과 액자를 모조리 떼고 TV 모니터는 커다란 전지로 뒤집어씌운다. 교실 벽의 낙서는 지우다 안 되면 흰 종이를 붙여 가린다. 준비가 끝난 교실은 흡사 병동 같다. 그래, 완벽하게 ‘공정’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그러나 막상 수능 수험표를 배부하는 지난 수요일 아침. 전날의 이런 법석과 달리 우리 반 ㅂ은 30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코로나 상황으로 학교 정문 앞에서 덜덜 떨며 수험표를 나눠 주던 중이었다. 열 번도 넘는 통화 시도 끝에 다른 방에서 주무시던 ㅂ의 어머니가 대신 전화를 받는다. 밤새 게임을 하다 아침 7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고 전한다. 접수는 했지만 어차피 처음부터 시험 보러 갈 생각은 없었으니 수험표는 버리라 한다. 역시 느지막이 나타난 ㅈ은 수시에서 1차 합격한 대학이 두 군데나 된다. 수시 지원 대학은 모두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요구하지 않아서 수능 성적은 필요 없다. 마찬가지로 시험은 보러 가지 않겠다고 한다. 수험표는 수험생 할인 혜택 때문에 필요할 뿐이다. 그러자 지원한 6개 대학 모두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필요한 ㅅ이 옆에서 나지막하게 중얼거린다. “이렇게 시험 안 보는 애들이 많아지면 나 같은 애가 등급 얻기는 더 어려워질 텐데.” 수능은 누군가가 낮은 성적을 받아야만 ‘내’가 비로소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오후엔 수능 감독관 회의를 나갔다. 두 시간 가까이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강단 마이크에서는 감독이 주의할 사항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해마다 민원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관들은 냄새가 나는 향수나 화장품은 사용해서는 안 된다. 소리 나는 신발을 신거나 화려한 옷, 짧은 치마도 입으면 안 된다. 패딩 점퍼도 움직일 때 소리가 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코를 골며 자는 학생이 있어 깨웠는데 오히려 학생으로부터 민원이 제기된 사례도 있다. 감독관이 지나치게 한 자리에 반듯하게 서 있어 심적 부담으로 수능을 망쳤다는 민원마저 있다. 참 다채롭다. 민원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해 어느 시험장에서는 4교시 시험 종료 종이 2분가량 일찍 울리는 일이 있었다. 감독관들은 시험지를 걷었다가 오류를 깨닫고 다시 배포해 문제를 풀게 했다. 이후 학생들은 감독관을 고소했다. 2014년에는 한 수험생이 영어 듣기평가 때 감독관 휴대전화의 진동 소리 때문에 시험을 망쳤다며 자살을 예고하는 소동도 있었다. 하긴 시계 초침 소리가 신경 쓰인다는 민원 덕에 시계마저 떼어내는 판국이다. 이번에도 나는 하루 종일 퉁퉁 부어오른 다리를 절룩거리며, 수능 감독하는 내내 숨 한번 크게 쉬지 못했다. 수능 감독을 마치고 휴대전화를 켜자 바로 전화가 울린다. 작년에 졸업한 ㅇ이다. 펑펑 운다. 재수하면서도 여름방학 때 따로 입시 상담을 받으러 왔던 아이다. “이건 정말 너무해요. 6월도, 9월 모의평가 때도 이렇게 망한 적은 없어요. 그런데 매번 수능만 망해요. 한 번으로 3년, 아니 4년이 날아갔어요.” ㅇ은 재수종합학원을 다니며 1년 학원비로 대학 등록금의 2배를 썼다. 대입 공정성을 이유로 현재 대부분의 대통령 후보들이 수능을 기반으로 하는 정시 확대를 교육 공약으로 들고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공정인지는 모르겠다고 구시렁거리며 주섬주섬 짐을 챙겨 건물을 나서는데, 이마에 선득하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본격적으로 비가 오시려나 고개를 드는데, 교문 앞에서 추위에 떨며 기다리고 있는 부모들이 눈에 들어온다. 세상 공정한 시험인 수능, 이렇게나 대단하다.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메타버스’에 반한 정치인들… 수요자가 원하는 정책 세워야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메타버스’에 반한 정치인들… 수요자가 원하는 정책 세워야

    이달 초 스웨덴의 전설적인 팝그룹 ‘아바’(ABBA)가 40년 만에 새로운 앨범을 선보였다. 1972년 결성된 이후 10년 동안 팝의 본고장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휩쓸었던 아바와 그들의 뒤를 이어 인기를 끌었던 ‘에이스 오브 베이스’ 같은 스웨덴의 뮤지션들은 인구 1000만명의 작은 나라에서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문화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증명하는 좋은 사례가 됐다. 다른 나라라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겠지만 모범생 한국은 달랐다. 스웨덴은 팝음악을 좋아하고 뛰어난 뮤지션이 많은 나라이지만 시장이 작기 때문에 영어 가사로 된 곡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사용했다는 얘기가 우리나라에는 하나의 교과서처럼 전해졌다. 학습이 빠른 한국은 현대화 과정에서 먼저 성공한 나라, 특히 우리처럼 작지만 영리하게 세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나라들을 보고 배우려 했다. 적국에 둘러싸여 생존을 위협받으면서도 굳건하게 버틴 이스라엘도 한때 우리에게는 중요한 모범사례였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변화시킨 아이폰을 들고 나왔을 때 “우리는 왜 저런 걸 먼저 만들지 못했느냐”며 자책한 나라는 아마 한국밖에 없었을 거다. ●서구의 뜨는 신개념 포장, 이해 못 하고 정책화 그리고 그런 정신으로 노력한 결과 우리는 많은 성공을 거두었다. 자동차와 스마트폰 같은 제조업은 물론이고 이제는 음악과 영화 같은 문화상품으로도 세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한국은 이제 아바를 가진 스웨덴을 부러워하던 반세기 전의 나라가 아니다. 그렇게 우리가 선 곳보다 넓은 세계(시장)를 열심히 바라보는 자세는 현대 한국인의 사고와 생활 방식을 만들기도 했다. 가령 한국의 도로 사정은 유럽이나 일본에 가깝지만 우리가 자동차를 주로 수출하는 미국 시장에 집중하다 보니 한국인이 좋아하는 자동차의 크기나 디자인은 미국 취향에 더 가깝다. 무엇보다 해방 이후 수십 년을 그렇게 살다 보니 세계적인 유행과 조류에 민감한 것이 한국인의 사이키(프시케·psyche)가 됐고, 해가 바뀔 때마다 ‘○○○○년 트렌드’라는 제목의 책들이 서점을 뒤덮는다. 물론 주위 환경과 흐름에 민감한 것도 사회적 지능의 일종이고 경쟁력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학벌 중심 사회에서 사교육이 판을 치듯, 사회가 한 방향으로 달릴 때는 이를 이용해서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해외(대부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사회)에서 뜨는 그럴듯한 개념을 재빨리 가져와 제대로 이해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조잡스럽게 상품화해서 파는 정치인들이 대표적이다. 2013년 탄생한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전부터 ‘창조경제’를 외쳤다. 스마트 자동차부터 신재생에너지까지 9개의 전략 산업을 만들고 심지어 이를 수행할 미래창조과학부라는 새로운 부처까지 만들었지만 정작 창조경제가 정확하게 뭘 의미하는지 이해하는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이미 민간기업들이 열심히 해 오던 것들이어서 정부가 굳이 개입할 이유도 없었고, 한국이 더이상 박정희 시절처럼 국가가 주도하는 경제도 아니었다. 그 9대 전략 산업 중 하나가 ‘재난안전관리 스마트 시스템’이었는데 결국 대형 안전재난이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린 것을 생각하면 창조경제 정책의 성과가 어땠는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2012년 창조경제를 공약으로 내세운 박근혜 후보 진영은 이 개념을 어디에서 가져왔을까. 영국의 경영전략가 존 호킨스가 쓴 ‘The Creative Economy’(창조적 경제)에서 가져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대단히 유행했던 것도 아니었고 주로 문화 예술, 미디어 등에 방점이 있는 주장이었지만 한국의 대통령 후보는 이를 가져다가 5G 이동통신부터 스마트워치, 의료기기까지 ‘뜬다’ 싶은 것들은 모두 집어넣는 신공을 발휘했다. 박근혜 정부만 그렇게 한 것도 아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도 외국에서 유행하는 개념은 정치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들은 마치 십대 아이들의 유행어를 열심히 배워서 대화에 사용하려는 나이 든 부모처럼 대충 비슷하기는 한데,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어색하게 새로운 개념을 열심히 사용한다. 70대의 독일 경제학자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만들어 퍼뜨렸을 때만 해도 가장 열정적으로 반응한 기업들은 이미 그 분야의 최고 기업들이 아니라 다소 전통적인 기업들이었다는 점에서 다소 우스꽝스러웠다. 하지만 정치권은 어김없이 이 유행어를 가져다가 사용했고, 대통령 직속의 ‘4차산업혁명위원회’까지 만들었다. 정부에서 ‘혁명위원회’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건 우습다는 얘기도 많았지만, 아이들의 유행어를 잘 모르고 따라하는 부모가 대개 그렇듯 별로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았다. 물론 창조경제나 4차 산업혁명이나 정치인들이 외친다고 특별히 나쁠 건 없다. 어차피 각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애쓰고 있는 걸 포장만 새롭게 했을 뿐 민간이 하고 있는 일을 정부가 돕겠다는 정도라면 (유행어를 써서라도 아이들과 소통하려는 부모처럼) 그 관심과 노력이 가상한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선진국에서 주목하는 개념’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으면 신경도 쓰지 않았을 정치인들에게 일종의 트렌드 학습을 시켜 주는 용도로는 이보다 좋은 방법도 찾기 쉽지 않다.●공유경제 유행… 플랫폼기업이 쓰며 원뜻 상실 그러나 이들의 관심이 지나쳐 무리를 할 때가 있다. 가령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유행이 그랬다. 이 개념 역시 서구의 학자가 만들어 내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는 플랫폼 기업들이 사용하면서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순수한 의미를 빠르게 상실했다. 공유경제는 값싼 시간제 노동력, 권익을 보호할 필요가 없는 긱(gig) 노동자들을 사용하려는 기업들에 의해 기존 산업을 무너뜨리는 것이 마치 불가피한 미래의 트렌드로 포장하는 데 동원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비판받는 개념도 한국으로 건너오면 하나의 정책으로 탈바꿈해서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 같은 것들이 도출된다. 그래도 무늬만 공유인 공유경제의 문제점이 드러나자 슬그머니 관심을 내려놓는 것 같아 다행이지만, 세계적인 유행어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치인들의 습관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2021년 한국 정치인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건 메타버스(metaverse)다. 메타버스는 정치인들이 좋아하는 핫 키워드의 모든 요소를 갖춘 최신판이다. 백인 남성(닐 스티븐슨)이 수십 년 전에 만들어 낸 개념이라 일단 ‘출신’이 좋을 뿐 아니라 페이스북, 에픽게임즈처럼 잘나가는 실리콘밸리의 테크기업들이 요즘 들어 줄기차게 메타버스를 외치고 있기 때문에 신뢰감도 준다. 스스로 새로운 방향을 찾는 건 힘들어해도 누구보다 빨리 달릴 수 있는 모범 주자 한국에는 이보다 더 확실한 출발 신호도 없다. ●인기상품은 소비자 요구가 뭔지 찾아내 성공 하지만 과연 그럴까? 메타버스가 인터넷의 다음 장이라는 사실 자체를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최근 미국의 일부 테크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외치는 이유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 궁극적으로 플랫폼 간 상호 운용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메타(meta), 즉 초월적 연결이 불가능한데 현재 기업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저 각자 만들고 있는 플랫폼을 홍보하는 것 이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메타버스를 가장 열심히 추진하는 기업이 ‘열린 바다’였던 인터넷을 ‘가두리 양식장’으로 만들고 돈벌이를 위해 사회를 분열시킨 장본인이라는 사실은 그들이 주장하는 메타버스가 과연 좋은 세상인지를 의심하게 만든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앞장서서 메타버스를 구축하고 그 세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자는 주장에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메타버스 시정’을 구현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과 추진 과제를 보면 “민원상담 서비스를 메타버스에서 아바타 공무원과 만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거나 “확장현실 기술을 적용한 장애인 안전편의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요구한 적도 없고 원하지도 않는 서비스를 순전히 공급자의 입장에서 보여 주기 행정으로 개발하고 진행할 것 같은 불안감이 앞선다. 이렇게 새로운 개념에 쉽게 반하는 정치인들에게 꼭 해 주고 싶은 조언은 한국의 제품과 콘텐츠가 어떻게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됐는지 살펴보라는 것이다. 기업들은 다짜고짜 자신들이 원하는 걸 만든 게 아니다. 잠재 소비자들이 있는 해외시장을 오래도록 연구했고, 그를 통해 세계인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찾아냈기 때문에 성공했다. 정책에서도 중요한 건 핫 키워드가 아니라 수요자들의 목소리다. 오터레터 발행인
  • 고양시, 일산대교 전·현직 대표 배임 수사 의뢰

    경기 고양시가 22일 일산대교㈜ 전·현직 대표이사 6명을 고의 손실 발생에 따른 업무상 배임 혐의로 김포경찰서에 수사의뢰했다. 이는 일산대교㈜가 법원에 무료통행 집행정지 가처분을 제기해 이달 18일부터 일산대교 통행료 징수를 22일 만에 재개한 것에 대한 대응 조치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그동안 “법리 검토를 통해 일산대교㈜ 관련 배임 혐의를 명백히 밝혀내겠다”고 했다. 이 시장이 주장하는 배임 혐의는 크게 2가지다. 사채 수준의 고리 대출계약을 통한 고의적 손실 야기와 인건비 과다 지급이다. 고양시는 고발장을 통해 “일산대교㈜는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사실상 한 몸(특수관계자)인데도, 시중은행 금리보다 10배 높은 최대 이자율(연리 20%)로 후순위 대출계약을 맺어 지난 10여년 동안 통행료 수입의 절반 이상을 공단에 이자로 지급해 고의적인 손실을 발생시켜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적자를 빌미로 경기도로부터 지금까지 474억원의 손실보전금을 지원받고 361억원의 법인세까지 회피한 것은 명백한 배임”이라고 강조했다. 인건비 과다지급 등 방만한 운영도 문제 삼았다. 현재 일산대교는 총연장 1.8㎞에 운영 인력 54명으로, 민자고속도로의 평균 인원(㎞당 5.1명)과 한국도로공사 운영 도로 인력(㎞당 3.2명)보다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국민연금관리공단 수익의 출처는 결국 고양·파주·김포 200만 주민들의 주머니”라면서 “배임 혐의를 밝혀내 항구적 무료화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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