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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C ‘대국민 사과’했지만…여론은 ‘싸늘’

    SPC ‘대국민 사과’했지만…여론은 ‘싸늘’

    허영인 SPC 회장이 최근 발생한 SPL 안전사고와 관련해 이른바 ‘대국민 사과’라는 이름으로 사과했으나 질의응답을 생략한 것과 지나치게 작은 목소리와 관련해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허 회장은 21일 서울 양재동 SPC 본사에서 진행된 ‘대국민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 발표’를 통해 안전경영을 강화하고 직원들을 존중·배려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특히 고인 주변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충격과 슬픔을 회사가 먼저 헤아리고 배려하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 “1000억원 투자”“안전경영시스템 강화” 허 회장은 이 자리를 통해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총 1000억원을 투자해 그룹 전반의 안전경영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뼈를 깎는 노력으로 안전관리 강화는 물론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정착시켜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먼저 전사적인 안전진단을 시행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증받은 복수의 외부 전문 기관을 통해 사고가 발생한 SPL뿐 아니라 그룹 전 사업장에 대한 ‘산업안전진단’을 이날부터 시작한다. 또 전문성을 갖춘 사외 인사와 현장직원이 참여하는 독립된 ‘안전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산업안전에 대한 외부의 관리감독 및 자문 기능을 강화한다. 나아가 산업안전보건 전담 인력을 확충하고, 조직을 확대 개편해 전사적인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한다.● “알아듣기 힘들다”“질의응답 왜 안 했나” 그러나 현장에서 이 같은 입장문을 읽는 허 회장의 목소리가 작아 “잘 들리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왔다. 허 회장은 이에 마이크를 입 가까이 댔지만, 알아듣기 힘든 것은 여전했다. SPC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허 회장의 입장문을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로 배포했지만, 입장문이 보도로 나오기 전 온라인상에는 “알아듣기 힘들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또한, 이날 현장에서는 고용노동부와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별도의 질의응답은 갖지 않겠다는 공지가 나왔다. 이에 따라 기자회견이 끝난 후 허 회장과 SPC 측 임원들은 허리숙여 사과한 후 질의응답을 하지 않고 떠났다. 현재 온라인에는 “수사 중에는 질의응답을 못한다고 할 것이면, 왜 그 전에는 사과를 안 했느냐”,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안 들린다”, “원래 목소리가 작은 것이냐”, “사과가 제대로 안 들리니 유가족이 들을 수 있겠는가”라는 등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 SPC 대응 두고 불만 확산 앞서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SPC그룹 계열의 경기 평택 소재 SPL 제빵공장에서 이른바 ‘끼임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A씨(23) 높이 1m가 넘는 배합기에 식자재를 넣어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오각형의 통 형태인 이 기계는 A씨의 전신이 빠질 정도로 깊지 않은데, A씨는 상반신이 배합기 내부 기계에 끼이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사고가 일어난 SPC 계열 SPL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고용노동부는 작업 중지를 명령한 뒤 사업장 측의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이후 사측의 대응을 놓고 SPC에 대한 불매 운동이 불거졌다. SPC가 사고가 있던 지난 15일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았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SPC는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16일엔 영국 런던 매장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후 언론 기사를 모니터링하는 데 그치다, 보도가 이어지자 허 회장의 사과문을 17일에야 냈다. 사고 이튿날인 지난 16일에는 사고가 난 배합기 근처를 천으로 가리고 다른 직원들은 계속 작업을 이어갔다는 소식도 언론을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이와 관련, 허 회장은 사고 후 곧장 진행된 공장 재가동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 [씨줄날줄] 부동산 특수거래/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부동산 특수거래/임창용 논설위원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급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고점 대비 수억원씩 폭락한 실거래가 속출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서울 강북에서 인기 지역으로 꼽히는 마포구에서는 최근 ‘염리삼성래미안’ 아파트(전용면적 84㎡)가 8억원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9월 최고가(15억 4000만원)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지난 4월에는 강남구 논현동 동양파라곤(전용 180㎡) 아파트가 두 차례에 걸쳐 22억원대와 24억원대에 거래됐다. 당시 시세 34억원보다 10억~11억원 낮은 가격이었다. 지난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전용 84.7㎡) 아파트도 시세의 절반 수준인 15억원에 거래됐다. 부동산업계에선 이처럼 시세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대의 거래는 대부분 증여세를 피하기 위한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로 보고 있다.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더라도 가격 내림폭이 과도하기 때문이다. 과세 당국에선 직계존비속 등 특수관계자 간 아파트 거래에 대해선 시세와의 차액이 3억원 미만이고 시가의 30% 기준에 미달할 때는 증여세를 물리지 않는다. 특수거래는 대부분 부동산중개사를 거치지 않는 직거래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올 들어 직거래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최근 직거래 비중은 6월 8.2%, 7월 11.5%, 8월 13.3%, 9월 16.8%로 치솟고 있다. 거래 당사자로선 직거래를 ‘절세 증여’의 수단으로 삼을 수 있는 데다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배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급락세를 틈타 과세당국의 허용 수준을 벗어나는 거래도 적지 않은 듯싶다. 시세보다 3억원 이상 낮은 거래는 일단 의심스런 거래다. 이런 거래가 적발되면 내야 할 세금의 40%까지 가산해 증여세를 내야 한다. 다만 행정당국이 이 같은 과세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부동산 급등기엔 실거래가 띄우기 등 조작행위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반면 불법·편법이 의심되는 특수거래에 대해선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아파트값 안정을 바라는 당국이 시세 하향 조작에 대해선 못 본 체한다는 느낌마저 든다. 꼼수 증여가 판칠수록 서민의 박탈감은 더 커진다는 사실을 정부는 유념했으면 싶다.
  • [책꽂이]

    [책꽂이]

    타오르는 시간(김종엽 지음, 창비 펴냄) 사회학자 김종엽이 탐구한 여행의 진짜 의미. 한국에서 스페인으로 향하는 여행기의 모든 과정을 통해 인문학적 사유를 펼쳐 낸다. 제도와 규율에 익숙해져 고유한 자기 경험을 잃어 가는 현대인의 일상은 관광만을 반복 체험할 뿐 진정한 여행에 이르지 못하고 관광객의 경험만 할 뿐이라고 지적한다. 416쪽. 3만원.이국에서(이승우 지음, 은행나무 펴냄) 동인문학상·황순원문학상·현대문학상·이상문학상 수상 작가인 이승우의 5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유력 대권 후보인 한 광역시의 시장을 모시는 측근 황선호가 시장과 건설업체와의 뇌물 의혹을 모두 뒤집어쓴 채 다른 나라로 향한다. 본국에 머물 수 없어 떠나온 이국에서도 공동체의 추악한 실태를 마주한다. 356쪽. 1만 6000원.검푸른 고래 요나(김명주 지음, 다산책방 펴냄) 불의의 사고로 외톨이 생활을 하는 아이돌 출신 고교생 강주미가 우연히 동급생 최요나와 음악실에서 마주치고 서로 가까워진다. 그러나 요나는 주기적으로 고래의 몸으로 변신하는 특이체질인 고래인간이다. 독특한 소재로 환경과 기후에 관한 강렬한 문제의식을 담아냈다. 제1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410쪽. 1만 6000원.제국의 충돌(훙호펑 지음, 하남석 옮김, 글항아리 펴냄) 중국 정치·경제 전문가 훙호펑 존스홉킨스대 교수가 미중 관계의 역학을 분석한다. 미국과 중국이 ‘신냉전’으로 치닫는 이유가 이데올로기 대립이 아니라 자본 간 경쟁에서 비롯됐고, 이에 따라 지정학적 충돌을 부추겼다고 주장한다. 특히 미중 관계가 버락 오바마 정부를 기점으로 경쟁적인 관계로 변했다고 분석한다. 224쪽. 1만 6000원.앙겔라 메르켈(우르줄라 바이덴펠트 지음, 박종대 옮김, 사람의집 펴냄) 특유의 인내력과 냉정한 판단력으로 위기마다 빛을 발했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지난해 9월 가장 막강한 권력을 스스로 놓기까지 금융 위기 극복과 경제 성장, 난민 포용 정책, 코로나19 위기 대응 등 16년 동안 독일을 이끈 그의 공과 과를 냉철히 따진다. 376쪽. 2만 5000원.총살된 프랑스, 남겨진 편지(이용우 지음, 역사비평사 펴냄) 프랑스는 1940년부터 1944년까지 독일에 점령당했다. 나치의 지배 아래 협력한 이들도 많았지만 한편에서는 목숨을 내걸고 저항에 나선 레지스탕스가 있었다. 독일군사재판소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총살당했거나 수감 중에 항독 투쟁을 하다 총살된 사람들의 마지막 편지를 엮었다. 260쪽. 1만 6000원.
  • “러軍 ‘굴욕 후퇴’ 덮을 위조공격 속셈…인종청소 포석”

    “러軍 ‘굴욕 후퇴’ 덮을 위조공격 속셈…인종청소 포석”

    러시아가 수몰 우려를 제기하며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점령지 주민 대피를 재촉한 건, 굴욕을 덮을 위조 공격과 인종 청소를 위한 포석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헤르손 주민 대피가 영토 손실 및 후퇴를 정당화하고 ‘인종 청소’ 목적을 달성하려는 러시아군의 전략적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이날 헤르손 점령지 주민 대피에 본격 착수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헤르손 행정부 수반 블라디미르 살도는 “선박을 통한 주민 대피가 시작됐다”며 앞으로 6일간 매일 약 1만명씩 6만명이 드니프로 강을 건너 러시아 본토로 이주할 거라고 예고했다. 벌써 7000명의 주민이 대피를 완료했다고도 전했다. 살도는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고 있고 러시아군이 이를 물리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작전지역에 민간인이 있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주의 수력발전소 댐을 공격할 경우 홍수가 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헤르손 점령지 행정부는 18일 드니프로강 서안 4개 마을에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행정부 수반 살도는 그날도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주 노바 카호우카 수력발전소 댐을 공격할 것이며 수몰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ISW는 헤르손 주민 대피가 ‘가짜 깃발 공격’(false-flag attack)을 위한 러시아의 조건 설정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러시아는 이달 들어 헤르손주에서만 약 500㎢에 달하는 점령지를 우크라이나에 빼앗겼다. ISW는 러시아가 노바 카호우카 수력발전소 댐 파괴로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지연시키는 동시에, 헤르손에서의 영토 손실 및 굴욕적 후퇴 소식을 덮으려는 속셈이라고 분석했다. 민간인을 대피시킨 후 댐을 부순 뒤 우크라이나군에 책임을 돌리려는 꼼수란 해석이다.  이를 위해 러시아의 헤르손 점령지 행정부는 물론 총사령관까지 나서서 우크라이나군의 대공세를 경고한 거란 게 ISW의 설명이다. 앞서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합동군 총사령관 세르게이 수로비킨(56)은 임명 뒤 첫 언론 인터뷰에서 “적들(우크라이나군)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우는소리를 한 바 있다.수로비킨 총사령관은 18일 로시야 24와의 만남에서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주 민간 및 주거 기반 시설을 타격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헤르손에 관한 추가 행동은 앞으로의 상황에 달려 있다. 하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선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잡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우크라이나는 대공세가 임박했다는 러시아 주장이 전형적 ‘프로파간다’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러시아는 우리 군대의 도시 포격에 대한 가짜 뉴스로 헤르손 주민을 겁박하며 대피라는 선전 쇼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ISW는 러시아가 ‘대피’라는 가면을 쓰고 강제 이주를 재촉하는 데에는 우크라이나 민족과 문화를 말살하려는 목적도 깔려 있다고 했다. 점령지에서 우크라이나인을 ‘추방’하고 러시아인을 ‘수입’하는 ‘인종 청소’(ethnic cleansing) 일환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러시아는 비나치화를 ‘특별군사작전’ 명분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민간인 학살 등 ‘제노사이드’(인종 말살)를 일삼았다. 러시아는 또 점령지의 우크라이나 아동을 러시아 가정에 입양시키는 만행도 저질렀다. ISW는 이밖에 러시아가 헤르손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대공세를 유도, 회복할 수 없는 수준의 경제적 타격을 입히려는 계산도 세웠을 수 있다고 전했다.
  • 세종시 국감서 ‘시청 공무원 잇단 사망’ 대책마련 촉구

    세종시 국감서 ‘시청 공무원 잇단 사망’ 대책마련 촉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의원들이 20일 국정감사에서 최근 세종시청 공무원 잇단 사망자 발생과 관련해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이날 대전시청에서 열린 대전시·세종시에 대한 국감에서 “최근 4개월 사이 세종시 공무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 진상이 무엇인가”라며 “대부분 업무가 과중하거나 조직 적응을 잘하지 못해 그런 걸로 아는데, 특별한 대책을 세워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시청 안에 심리상담센터 같은 것을 설치하고 공무원이 언제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상담 내용이 아무런 문제가 안 되도록 해야 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최근 세종시에서 공무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 시의 업무강도가 지나치게 센 것 아니냐”라며 “세종시 공무원의 휴직률이 다른 지역보다 2배나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민호 시장은 “사망 원인을 업무 과중으로 단정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현재 경찰이 수사 중. 직원 사기 진작책과 효율적인 심리상담 방안을 적극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 오은영도 스토킹 피해자였다…“김근식 ‘화학거세’ 동의”

    오은영도 스토킹 피해자였다…“김근식 ‘화학거세’ 동의”

    “실제로 제가 정신과 레지던트를 하는 동안 스토킹 피해자였습니다. 정말 괴로웠습니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박사가 최근 증가한 여성 및 아동 성범죄에 대해 분석하다 자신 또한 스토킹 피해를 입었다고 고백했다. 오은영 박사는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예전에 스토킹 피해자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정신과 레지던트를 하던 (1990년대 초반) 정말 괴로웠다”라고 말했다. 오 박사는 “(스토커가) 매일 다른 사람의 청첩장에다 신랑 이름에 자기 이름, 신부 이름에 제 이름을 파 매일같이 보내고 매일같이 의국(대학병원 수련의 대기실)에 들어와 있고 제 책이나 물건 같은 걸 훔쳐갔다”라며 “복도 같은 데 서 있다가 갑자기 나타나기도 하고, 우산으로 찌르려고 하고, 팔 같은 곳에 담뱃불로 지진 걸 보여주면서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하더라”면서 “경찰에 아무리 얘기를 해도 소용이 없더라”고 이를 스토킹이 아닌 일종의 구애로 여기는 분위기로 인해 정말 힘들었음을 토로했다. 오 박사는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사람이 없다’가 지나치면 집착과 스토킹인데 본인은 그걸 구애라고 생각하고 있다. 스토킹은 구애가 아니라 범죄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 개선, 특히 법을 다루는 경찰 검찰 법원 관계자들의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토킹 가해자들의 심리와 관련해서는 “보통 사람들은 집착에 대해 명확하게 거부를 하면 그런 마음을 좀 버리기도 하고 미안하다고 하는데 스토커들은 상대방의 의사나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며 “굉장히 일방적이고 공격적이고 강제적이고 맹목적이며 대상에 대해서 허황된 생각을 많이 갖고 있고 사실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상대방이 침묵을 하거나 좋게 거절의사를 표시하면 이를 긍정적인 메시지로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소아성애자 약물치료 없이 힘들다” 오 박사는 출소를 하루 앞두고 또 다른 성범죄 혐의로 재구속된 연쇄 아동 성범죄자 김근식(54)의 ‘성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에도 동의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현행 화학적 거세는 주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차단하는 약물이나 에스트로다이올 같은 여성호르몬을 주사제로 주입해 성욕을 억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소아성기호증이나 가학증 등 성적 성벽(性癖)이 있거나 정신과 전문의 감정에 의해 스스로 행위를 통제할 수 없는 경우로 판명된 성도착증 환자가 적용 대상이다. 국내에서는 2011년 관련법 시행 이후 62명이 화학적 거세됐다. 김근식은 지난 2006년 5월부터 9월까지 인천시 서구와 계양구, 경기도 고양·시흥·파주시 등에서 미성년자 11명을 잇달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대전교도소에서 복역해왔다. 그는 저항하는 피해자들을 마구 때리고 성폭행했으며 이 같은 범행에는 성적 콤플렉스로 인해 성인 여성과 정상적인 성관계에 어려움을 느끼자 미성년자를 범행의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 박사는 “소아성애자를 감옥이나 다른 기관에 가두는 것은 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욕망이나 상상을 바꾸지 못하기 때문에 약물치료는 성범죄를 막는 효과가 있다. 감시를 수반한 약물치료 등 장기적 치료를 통해서 아주 일부가 조금 좋아져 사회에 복귀할 수 있다”며 근본적 해결책은 못되지만 그래도 약물치료가 가장 좋은 대책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 나치 전범들 진짜 아르헨 도망?…남미 앞바다서 침몰 잠수함 발견

    나치 전범들 진짜 아르헨 도망?…남미 앞바다서 침몰 잠수함 발견

    남미 대서양 해저에 침몰한 잠수함이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잠수함은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정권 고위급이 남미로 은밀하게 건너올 때 사용된 것으로 보여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지 민간단체 ‘잃어버린 연결고리’는 지난해 부에노스아이레스주 네코체아 앞바다에서 의문의 침몰선을 발견했다. ‘잃어버린 연결고리’는 2차 대전 때 아르헨티나에 숨어든 나치 전범들을 추적하는 민간단체다. 침몰선은 해변으로부터 약 2마일 지점 수심 30m 해저에 가라앉아 있었다. 침몰선은 누군가 고의로 폭파해 침몰시킨 듯 파손된 상태였지만 일반 선박과는 형체가 달랐다. 탐사에 참여한 카를로스 팔로타는 “처음에는 특정할 수 없었지만 일반 선박이 아닌 건 알 수 있었다”며 “침몰한 잠수함이라는 건 사실상 검증이 끝났다”고 말했다. 발견 사실이 뒤늦게 공개된 건 그간 검증절차를 밟았기 때문이다. 단체 측은 침몰선을 발견한 직후 아르헨티나 해안경찰에 알리고 일대에서 선박침몰사고가 있었는지 기록조회를 요청했다. 해안경찰에 따르면 침몰선이 발견된 곳에서 해상사고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단체는 잠수부들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해안경찰에 전달하고 분석을 요청했다. 결정적인 단서는 여기에서 나왔다. 자체적으로 현장에 조사반을 투입, 영상을 촬영하는 등 협조를 아끼지 않은 해양경찰은 감식 결과 영상과 침몰한 물체가 잠수함으로 볼 수 있는 특징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잠망경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침몰한 잠수함이 나치 잠수함이라고 확신한 단체는 이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국방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침몰한 게 잠수함이 맞는지 2차 검증을 하면서 동시에 나치의 잠수함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탈리아 국방부의 1차 소견에 따르면 침몰선은 길이 80m 잠수함이 확실했다. 팔로타는 “이탈리아 국방부가 잠수함이라는 사실뿐 아니라 (2차 대전 당시의) 독일 잠수함이라는 사실까지 확인했다”며 “이제 남은 건 구체적으로 어떤 모델이었는지 특정하는 일뿐”이라고 말했다. 팔로타는 “지금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일단의 고위급 나치 전범들이 네코체아를 통해 아르헨티나로 피신했다”며 “잠수함을 타고 아르헨티나로 건너온 고위급은 약 50명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에 상륙한 뒤 증거를 없애기 위해 잠수함을 폭파해 침몰시킨 것 같다는 게 단체의 가설이다. 아르헨티나의 공식 기록으로 남아 있는 나치 잠수함의 입항은 1945년 7월과 8월 딱 두 차례뿐이다. 그러나 비공식적으로 나치 잠수함이 아르헨티나에 드나들었다는 증언은 넘친다. ‘잃어버린 연결고리’는 “이번 발견을 계기로 공식 역사기록까지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 “살아 있는 한 절대적”…中, 시진핑 ‘인민영수’ 만들기

    “살아 있는 한 절대적”…中, 시진핑 ‘인민영수’ 만들기

    중국의 새 지도부를 선발하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계기로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인민영수’(최고지도자) 칭호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시 주석이 마오쩌둥(1893~1976)·덩샤오핑(1904∼1997)처럼 사망할 때까지 최고 권력을 행사하려는 의지의 발로이자 중국이 ‘1인 독재국가’로 회귀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왕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7일 후베이성 대표단 토론회에서 “2012년 18차 당대회 이후 당과 국가 업무에서 세계가 주목할 찬란한 성취를 거둔 근본은 시진핑 총서기가 당 핵심과 인민영수, 군 총사령관으로서 키를 잡고 항해를 이끈 것에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텐페이옌 공산당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총서기는 우리의 이 위대한 시대가 만든 걸출한 인물이며 인민영수”라고 칭송했다. 앞서 지난 16일 인훙 간쑤성 당서기도 간쑤성 대표단 토론회에서 “당 중앙의 올바른 영도와 당의 핵심, 인민영수, 군 사령관으로서 우리를 계속 이끌어 갈 총서기가 있다는 사실이 매우 든든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신창싱 칭하이성 당대회 대표 역시 칭하이성 대표단 토론회에서 “우리가 시 총서기처럼 걸출하고 비범하며 위대한 영수를 가진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시 주석이 지난 16일 당 대회 개막식에서 읽은 정치보고에는 ‘인민영수’ 또는 ‘영수’ 표현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2일 폐막식에 배포될 당대회 공식 문서에 해당 표현이 삽입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인민영수’ 표현이 광범위하게 언급되는 것은 이미 중국 공산당 기층 조직까지 시 주석 우상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중앙(CC)TV는 지난 8~15일에 시 주석을 칭송하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링항’(항로를 인도하다)’을 방영하면서 ‘인민영수’라는 표현을 14억 중국인들에게 선보였다. 상하이정치법률대 교수를 지냈던 정치 평론가 천다오인은 “영수는 ‘무관의 제왕’이라는 뜻”이라며 “시 주석이 공식 직책을 맡지 않아도 영수의 칭호 덕분에 그가 살아 있는 한 영향력은 절대적일 것이다. 이는 무형의 권위”라고 분석했다.영수는 지도자에 대한 극존칭으로 마오쩌둥이 세상을 떠난 뒤로 사실상 폐기됐다. 마오쩌둥에 국가주석직을 이어받은 화궈펑(1921∼2008)도 ‘영수’로 불렸지만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 찬양의 의미가 지나치게 강해 덩샤오핑조차 이렇게 불러 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었다. 이처럼 상징적 의미가 큰 ‘영수’ 칭호가 확산하면서 이미 10년을 집권하고 이번 당대회에서 추가로 최소 5년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 주석이 초장기 집권 구도를 그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익명의 정치학자는 홍콩 명보에 “시 주석이 인민영수 칭호를 얻으면 덩샤오핑처럼 당과 국가의 공식 직책이 없어도 막후 결정권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 주석이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고 인민영수에 오르면 권력 집중 폐단을 막고자 운영되던 집단지도체제가 사실상 무너진다. 중국군 출신 인사는 명보에 “군대·경찰 조직 내부에는 시 주석이 중국을 이끄는 동안 대만 문제를 해결하기 바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영수라는 칭호를 받으면 ‘대만과의 통일’이라는 대업을 완수해야 한다는 책임도 져야 한다는 인식이다.
  • 김선호, ‘구르미’ 작가 드라마로 복귀하나…‘왕세자 역할’

    김선호, ‘구르미’ 작가 드라마로 복귀하나…‘왕세자 역할’

    배우 김선호가 드라마 복귀를 논의하고 있다. 김선호는 스튜디오앤튜가 제작하는 판타지 로맨스 사극 ‘해시의 신루’ 출연을 검토하고 있다. 소속사 솔트엔터테인먼트는 19일 “김선호가 드라마 ‘해시의 신루’ 출연을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알렸다. ‘해시의 신루’는 ‘구르미 그린 달빛’ 원작자로 잘 알려진 윤이수 작가의 동명 웹소설을 드라마화한 작품이다. 별을 사랑한 천재 왕세자 이향, 미래를 예언하는 여인 해루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김선호는 왕세자 이향 역을 맡을 예정이다. 김선호는 지난해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이후 사생활 관련 루머에 휘말리며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이후 지난 7월 연극 ‘터칭 더 보이드’로 활동을 재개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전 여자친구와 단순한 교제·결별에서 끝나지 않고 사생활 논란으로 커졌던 그의 대응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초기 대응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소문을 제대로 잠재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시 출연했던 드라마와 광고주 등에 피해를 줬다는 평이 나왔다. 반면 개인사가 지나치게 퍼진 것에 무대응하면서 나름의 성숙한 대처를 한 것이라는 엇갈린 평도 나온다. 앞서 김선호는 지난 7월 “좋지 않은 소식으로 많은 분에게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그간의 시간을 돌이켜보면서 내 부족한 점을 많이 반성했다. 점점 나아지는 배우이자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겠다.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했다.
  •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한은 ‘빅스텝’ 한 번 더 예고… 무주택자·영끌족 ‘선제적 전략’ 필요/논설위원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한은 ‘빅스텝’ 한 번 더 예고… 무주택자·영끌족 ‘선제적 전략’ 필요/논설위원

    금리 한두 번 더 인상 후 동결 전망헐값에 집 팔기보다 이자 줄여야무주택자 내년 상반기 매수 고려 정부 지원 정책금융 최대 활용을안심전환대출, 3%대 모기지 주목실수요자라면 ‘디딤돌·적격대출’원리금 부담 덜 50년 장기 주담대시중銀 금리상한형 대안 검토도한국은행이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대출을 동원해 어렵게 집을 장만한 ‘영끌족’들은 아우성이다. 집값은 급락하는데 대출 이자가 치솟으면서 상당수는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위기에 몰리고 있다. 기준금리가 3.0%로 오르면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조만간 7%를 넘길 게 확실시된다. 지난 13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45~6.918%다. 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4.89~6.984%다. 2년 전 3억원을 30년 만기 연 3%에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렸을 경우 금리가 6%로 올랐다고 가정할 때 월 상환액은 126만원에서 약 180만원으로 오른다. 한은은 연내 빅스텝을 한 번 더 밟을 가능성이 크다. 주담대 금리는 8%를 넘볼 게 유력해 월급쟁이 집주인은 한 달 월급의 절반을 고스란히 은행에 갖다 바쳐야 할 판이다. 하지만 금리가 마냥 오르지는 않고, 집값도 끝없이 추락하지는 않는다. 엊그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가 최고 3.5%까지 인상될 것으로 언급했다. 결국 다음달이나 내년 상반기 한두 번 더 올린 후 1~2년 동결될 전망이다. 그 뒤엔 물가와 경기 흐름에 따라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섣불리 헐값에 집을 팔기보다는 최대한 이자를 줄이면서 ‘보릿고개’를 넘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주택자들도 마냥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보다는 내년 상반기 정도에 금리 추이를 보면서 급매물 매수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초고금리 시대이지만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금융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면 어느 정도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다.●2년 전 3억 대출 월 상환 126만→180만 정부가 주담대 리스크의 연착륙을 위해 내놓은 대표적인 지원책이 안심전환대출이다. 대출자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보유 중인 변동·혼합형 금리 주담대(제1·제2금융권)를 주택금융공사의 3%대 장기·고정금리 정책모기지로 바꿔 준다. 대출금리는 연 3.8(10년)~4.0%(30년)다. 39세 이하의 저소득(연 6000만원 이하) 청년층은 3.7~3.9% 금리를 적용받는다. 자격 요건은 4억원(KB·한국 부동산원 시세) 이하 1주택 보유자로, 부부 합산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기존 대출 잔액 범위 내에서 2억 5000만원까지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이 상품을 위해 25조원을 준비했는데 접수 18일차인 지난 14일 기준 3만 5855건(약 3조 6490억원) 신청에 그쳤다. 이는 집값과 소득 제한 등 자격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4억원 이하의 집을 찾기도 힘들어 실효성을 갖추려면 대상을 6억원까지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신청 규모가 25조원에 미달할 경우 다음달 7일부터 집값 4억원 이상의 차주들까지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정치권에선 주택 가격 기준을 9억원까지 대폭 높일 것을 금융당국에 요청한 상태다. 대출금리가 고공행진 중인 만큼 시중은행들이 시판 중인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을 대안으로 검토해 볼 수도 있다. 이 상품은 기존의 주담대 금리에 0.15~0.2% 포인트를 더 올려 내는 대신에 연간 또는 5년간 금리 상승폭을 일정 한도 이내로 제한한다. 시장금리가 아무리 올라도 이 상품 가입자에겐 직전 금리 대비 연간 최대 0.75% 포인트, 5년간 2% 포인트 이내로만 올려 받아야 한다. 안정적 금리를 보장받는 대신 은행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고객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3년 전 출시됐을 때는 저금리시대인 데다가 금리 하락기여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금리 오름세가 가팔라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4대 은행의 금리상한형 주담대 가입 건수는 지난 7월 15일부터 지난 8일까지 522건, 1186억원에 달했다. 최근 두 달간 가입 건수가 지난 1년간 가입 건수의 5배에 달할 정도다. 금융감독원은 많은 차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연간 금리 상승 제한을 0.75%에서 0.45~0.75%로 낮추기도 했다. ●안심대출, 집값 요건 확대할 듯 부동산업계에선 당분간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총재의 언급처럼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 정도에 기준금리 상승이 3.5%에서 멈춘다면 집값 하락세도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하락세가 멈추면 매물이 사라지면서 매수 타이밍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집을 마련하거나 갈아탈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선제적으로 자금 마련 계획을 짜야 한다. 소득이 높지 않다면 ‘내집 마련 디딤돌 대출’을 활용할 수 있다. 부부합산 소득 6000만원(단 생애최초, 신혼, 2자녀 이상의 경우 7000만원까지) 이하의 무주택 가구주가 대상이다. 순자산 가액이 ‘소득 5분위별 자산 및 부채 현황’ 중 소득 4분위 전체가구 평균값 이하(순자산 기준금액 4억 5800만원) 기준도 충족해야 한다. 고금리시대지만 디딤돌 대출 금리는 연 2.15~3.00%로 저렴하다.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나 은행창구에서 신청할 수 있다. 디딤돌 대출은 차주가 실직이나 폐업 등 위기에 처할 경우 원금 상환 유예 등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차주 실직·폐업 땐 원금상환 유예 구매하고 싶은 집이 있는데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이 부담스럽다면 50년 초장기 주담대를 활용해 보자.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8월부터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에 대해 50년 초장기 상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보금자리론은 집값 6억원 이하, 연소득 7000만원(신혼 또는 다자녀 가구는 8500만~9000만원) 이하 무주택자를 위한 장기·고정금리 대출이다. 적격대출은 주금공이 국민의 내 집 마련과 가계부채의 구조 개선을 위해 만든 장기 고정금리 대출이다. 집값 9억원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하며 연소득에 대한 별도 기준은 없고 1주택자도 가능하다. 다만 2년(조정대상 지역은 6개월) 이내 기존 주택 처분 조건이다. 금리는 보금자리론의 경우 연 4.55%(10월 1일 기준)다. 신혼, 다자녀, 한부모, 장애인, 다문화가구 등에 0.4%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별도로 적용한다. 금리 고정형 적격대출의 금리도 4.55%다. 보금자리론이나 적격대출의 경우 금리가 싸지는 않지만 50년 초장기 상환 방식이라 매달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적다. 초고금리 시대라는 보릿고개를 넘기기에 안성맞춤인 셈이다. 차후 저금리시대로 돌아가면 저렴한 타 금융기관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면 된다. 주금공은 한국자산공사(캠코)와 업무협약을 통해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차주가 위기에 처해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연체이자를 캠코의 저리대출로 상환할 수 있도록 한 ‘저소득층 지원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 中 20차 당대회서 ‘재산축적 메커니즘 규범화’ 등장

    中 20차 당대회서 ‘재산축적 메커니즘 규범화’ 등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가름할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재산 축적 메커니즘 규범화’라는 새로운 표현이 등장했다고 중국신문망이 18일 보도했다. 부의 재분배를 위해 부유층에 대한 감시와 과세를 늘리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16일 개막식 정치보고에서 “공동부유를 실현하겠다”며 구체적인 방법의 하나로 이를 거론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일반인의) 합법적인 소득을 보호하고 지나치게 높은 소득을 조절하며 불법소득을 단속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저장대 공유·개발연구원의 리스 원장은 매체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부의 축적 속도가 매우 빠르지만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며 “부의 분배 공평성을 강화하고 분배 격차를 줄여 ‘빈익빈 부익부’를 방지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핑원멍 연구원은 일부 기업의 자의적 지분 배분과 독점에 의한 폭리를 소수에게 배분하는 행태, 개인의 부를 회사 자산으로 전환해 은닉하는 경우 등을 열거하며 이를 규제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민영 기업 경영자들의 ‘뒷주머니’ 단속을 강화하고 기업 수익을 피고용자들 몫으로 더 많이 돌리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부유층 과세를 언제 도입하느냐’는 것이다. 앞서 시 주석은 서구 국가들에 보편화된 부동산 보유세를 도입해 부의 재분배 강화를 천명했지만 핵심 지지층인 공산당 주류에서조차 “집 한 채가 전 재산인데 이걸로 세금까지 내면 어떻게 살 수 있느냐”고 반발해 아직까지 ‘칼’을 빼지 못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상황이다. 핑 연구원도 “어떻게 부의 원천을 더 규범화할 수 있을지는 아직도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달콤한 사이언스] ‘코로나 블루’ 사회적 거리두기 탓 아니었다

    [달콤한 사이언스] ‘코로나 블루’ 사회적 거리두기 탓 아니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2021년에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도시봉쇄, 이동제한 같은 조치 때문에 타인과의 만남, 외부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는 보도들이 쏟아졌다.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이라고 해서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가 유행하기까지 했다. 코로나19가 엔데믹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현재 연구자들은 대확산 초기 보건정책을 비롯해 당시 상황을 복기하는 연구 결과들을 내놓고 있다. 정신의학자와 심리학자로 구성된 연구진은 ‘코로나 블루’가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UC어바인) 의대 정신과학과, 간호대, 공중보건대, 심리학과 공동 연구팀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나 이동제한 등이 스트레스를 높이거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의료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보건 심리학’ 10월 18일자에 실렸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실시한 사회적 거리두기, 이동제한 같은 조치는 사람들의 정신건강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언론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에 대규모 재난이 인구집단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을 끊임없이 조사해 온 연구팀은 이전까지 보기 어려웠던 대규모 감염병이 사람들의 정신건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미국 성인남녀 5594명을 무작위로 골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막 시작된 2020년 3월 18일~4월 18일에 심리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된 6개월 뒤인 2020년 9월 9일~10월 16일에 2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은 코로나19 감염됐거나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을 알고 있는지, 그런 사람들이 주변에 몇 명이나 있는지, 최근 레거시 미디어, 온라인 뉴스, 소셜미디어에서 전염병 관련 뉴스를 보는데 얼마나 시간을 보냈는지 등을 조사했다. 특히 코로나19와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대해 느끼는 정신적 고통, 외로움, 외상성 스트레스(급성 스트레스, 외상후 스트레스 등)에 대해서도 응답하도록 했다. 응답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사람들은 미감염자보다 정신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코로나19로 사망하거나 감염자를 알고 있는 사람도 이전보다 정신적 고통, 외로움, 외상성 스트레스 증상이 약간 높아졌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은 코로나19 대확산 이전과 비교해 정신건강이 더 위협받았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렇지만 팬데믹 관련 미디어 보도에 많이 노출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고통, 외로움, 외상성 스트레스 증상을 더 많이 경험하는 등 정신 건강이 악화된 것은 확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팬데믹 관련 뉴스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심리적 이점이 전혀 없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이끈 록산느 코헨 실버 교수(트라우마 정신건강학)는 “이번 연구를 통해 팬데믹 같은 대규모 재해에서 받는 정신적 고통의 가장 큰 원인은 개인적 관련성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관련 미디어에 지나치게 관심을 갖고 매몰되는 것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버 교수는 “재난재해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지나친 고통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뉴스미디어를 확인하는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나치 학살’ 희생자 집단 매장지, 80년 만에 발견…“두개골 총상 흔적”

    ‘나치 학살’ 희생자 집단 매장지, 80년 만에 발견…“두개골 총상 흔적”

    폴란드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고문에 희생된 11명이 묻힌 집단 매장지가 발견됐다. 폴란드 연구진은 동부의 작은 마을인 예드바브네 인근 숲에서 고문의 흔적이 역력한 폴란드인 11명의 유해가 있는 매장지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본래 2차 세계대전 당시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자(父子)의 시신을 찾고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집단 매장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인류학자와 역사탐사그룹으로 이뤄진 해당 연구진에 따르면, 집단 매장지에 매장돼 있던 시신 대부분은 손이 뒤로 결박돼 있었고, 사망 뒤 아무렇게나 던져진 것으로 보인다. 유해 곳곳에 총에 맞거나 고문을 당한 흔적이 있었고, 일부 유해의 두개골에서도 총상의 흔적이 확인됐다. 해당 매장지에서는 히틀러의 군대가 사용했던 소총인 마우저의 총알이 다량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특징들로 미루어 봤을 때, 유골의 주인들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해당 지역을 점령한 독일 나치의 고문 등으로 숨진 희생자라고 결론지었다. 집단 매장지가 발견된 숲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죽음의 숲’으로 불리는 곳이다. 과거 나치가 이 숲에서 많은 사람을 잔인하게 학살했기 때문에다. 당시 예드바브네에 주둔하던 독일 경찰도 무고한 민간인을 이 숲으로 끌고와 고문하고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예드바브네 시장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이 숲은 거주지역과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사람을 짐승처럼 끌고 가 살해하기 쉬웠다”고 설명했다. 앞서 수개월 전 같은 지역에서 나치 희생자 4명의 유해가 발견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예드바브네 및 주변 지역 주민 중 과거 나치에게 가족을 잃은 사람이 있다면 유전자 검사를 위한 샘플을 제공해달라고 부탁했다.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전했다.한편, 예드바브네는 일명 ‘예드바브네 학살’로 불리는 끔찍한 유대인 학살 사건이 발생한 곳으로 유명하다. 예드바브네 학살은 1941년 7월 10일, 나치 독일이 점령하고 있던 예드바브네 마을에서 폴란드인들이 유대인 약 1600명을 헛간에 가두거나 고문해 살해한 사건이다. 이 사건을 두고 “나치의 강요로 폴란드 주민들이 어쩔 수 없이 유대인을 살해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현재의 많은 역사학자는 폴란드인의 자발적인 학살로 보고 있다.
  • 포춘 닷컴 “BTS 병역 의무 이행, 韓경제 수십억 달러 손실”

    포춘 닷컴 “BTS 병역 의무 이행, 韓경제 수십억 달러 손실”

    케이팝을 글로벌 무대에 화려하게 진입시킨 방탄소년단(BTS) 멤버 전원이 병역의 의무를 다하는 것으로 결정하면서 3년 이상은 완전체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 그룹을 흠결 없이 오래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평가가 나오지만 당분간 솔로 활동을 지켜봐야 하는 팬들의 상심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전문 포춘 닷컴은 데뷔 이후 9년 동안 경제적으로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연예산업의 성장을 견인해 온 BTS의 그룹 활동 잠정 중단은 매년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불러올 것이라고 17일(현지시간) 예측했다. 2018년 현대경제연구소는 이 그룹이 매년 36억 달러(약 5조 1696억원)를 벌어들여 한국경제에 기여한다고 평가했는데 이 돈은 중소기업 26곳의 매출에 맞먹는 규모다. 연구소는 또 그 전해에 한국을 찾은 여행객 13명에 한 명은 BTS 때문에 한국을 방문했으며 이 그룹은 소비재 상품과 화장품 수출 등으로 11억 달러(약 1조 5796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2014년부터 내년까지 BTS가 우리 경제에 29조 1000억 달러(약 3000조원)를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0년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BTS의 순자산가치는 5000만 달러로 평가됐다. 포춘은 BTS의 맏형 진(30)이 연내에 군 입대하는 것을 시작으로 멤버 모두가 순서에 따라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하이브 주가가 2.5% 하락했고, 국내 연예산업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고 전했다. 상장 2년 만에 하이브 주가는 25% 정도 빠졌다. 지난 6월 BTS의 그룹 활동 중단 선언이 결정적이었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2025년까지 멤버들이 군 복무를 마쳐 그룹 활동을 펼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CEO)는 주주 서한을 통해 “우리는 이런 상황이 언젠가는 찾아올 것에 대비해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다”며 “단기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일부 (BTS) 멤버들의 개인 활동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전에 준비한 다양한 콘텐츠로 방탄소년단이 팬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주들은 하이브가 지나치게 BTS에 의존해 왔다는 점을 계속 지적해 왔다.
  • IMF 해체 등 국제통화 질서 바꿔 달러패권 기세 꺾어야[차현진의 銀根한 이야기]

    IMF 해체 등 국제통화 질서 바꿔 달러패권 기세 꺾어야[차현진의 銀根한 이야기]

    정말 이러긴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상 속도와 폭이 어지러울 정도다. 이번 달에 금리 결정을 위한 회의가 개최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면서 전 세계가 안도하고 있다. 기가 막힌 사실은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는 미국이 오히려 다른 나라를 탓하는 것이다. 영국 정부의 감세안 발표 이후 파운드화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자 미 연준 관리들이 “영국 탓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면서 우방국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때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중국의 과도한 저축 욕심 때문에 미국 금리가 낮아져서 주택 버블이 형성됐다”며 중국을 원망한 것과 다르지 않다. 도대체 킹달러는 언제쯤 멈출 것인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핵위험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벌어지고 있는 지금의 달러화 초강세는 60년 전 빚어진 졸(卒)달러 현상과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그때는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하려고 해서 미국이 핵위험에 직접 노출돼 있었고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지나치게 젊어서 서방 세계에 불안감을 주었다. 미 달러화에 대한 불안감은 1950년대부터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출범과 더불어 ‘금 1온스=미 35달러’의 고정환율이 정해졌지만, 미국의 계속되는 경상적자 때문에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 급기야 1959년 미 의회가 미 연준 직원 로버트 트리핀을 불러 국제통화질서의 지속 가능성을 물었다. 그때 트리핀이 “통화정책의 자율성과 환율 안정과 자본의 자유로운 유출입을 모두 충족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른바 ‘트리핀의 딜레마’인데, 한마디로 말해서 미 달러화의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완곡하게 돌린 표현이었다. 1961년 케네디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마침내 달러화 위기가 시작됐다. 소련의 흐루쇼프가 쿠바의 카스트로와 밀월을 과시하자 국제금융시장에서 금의 가격이 크게 뛰었다. 미국은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과 ‘금 풀’(gold pool)을 결성했다. 각자 보유하고 있는 금을 갹출해 국제 금시세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별로 효과는 없었다. 금 가격의 급등은 ‘졸달러’를 의미했다. 당황한 미 재무부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외화표시 미국 국채를 발행해 외환보유액을 확충했지만, 그것도 신통치 않았다. 마지막 카드로 미 연준이 유럽 9개 중앙은행 총재에게 급하게 연락해 중앙은행 간 통화 스와프 계약을 요청했다(1962년). 계약금액은 금 풀의 10배에 가까운 총 1조 1000억 달러였다. 유럽이 돈을 빌려준 덕에 미 달러화가 안정을 되찾았다. 중요한 것은 졸달러의 해결이 브레턴우즈 체제 밖에서 외교력 또는 중앙은행 간 사교로 해결됐다는 점이다. IMF는 그때 무력했다. 그런데 달러화 약세가 10년 뒤 다시 시작됐다. 공화당의 닉슨 대통령은 다른 나라에 도움을 구하지 않았다. 브레턴우즈 협정에 서명했던 40여개국 어디와도 상의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협정을 깼다. 1971년 8월 15일 금과 달러화의 무제한 교환 약속을 파기했는데, 이를 ‘닉슨 쇼크’라고 한다.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이나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의 경우 회원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제재가 따른다. 하지만 닉슨 쇼크 때는 어떤 제재도 따르지 않았다. 제재는커녕 칭찬하기 바빴다. 미국 때문에 엉겁결에 시작된 변동환율제도가 국제수지 균형을 맞추는 데는 차라리 효율적이라면서 애써 위안했다. 이후 미국은 자국의 정치나 경제 상황에 따라 달러화 가치를 올리고 낮췄다. 1980년대 초에는 고금리를 통해 달러화 가치를 높이고 1985년에는 G7을 불러서 플라자합의를 통해 달러화 약세를 주문했다. 미국의 입김으로 문제가 쉽게 풀리다 보니 국제통화질서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중단됐다. 1970년대 초 IMF 특별인출권(SDR)을 도입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미국은 1970년대 말까지 달러화 가치를 금리 규제와 자본통제(이자소득세)를 통해 관리했다. 1980년대 이후에는 무역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 특정국을 선별적으로 제재하는 방식을 취했다. 환율조작국 지정이 대표적이다. 환율조작은 엄연히 국제수지와 관련되는데,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해서 IMF는 지금도 무기력하다.지금의 킹달러가 아주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 60년 전의 졸달러 사태에서 보듯이 달러화의 가치는 결국 미국산 제품의 경쟁력과 미국의 경상수지에 달려 있는데, 지금 미국 경제가 갑자기 좋아졌다고 보기 어렵다. 중요한 점은 미국이 조금만 기침을 해도 세계경제가 몸살을 앓는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문제의 발원지였던 미국의 달러화가 오히려 초강세를 보이고, 외환보유액 세계 8위인 ‘IMF 모범생’ 한국의 원화가치가 흔들렸다. 뭔가 이상하다. 현재 국제통화시스템의 문제는 미 달러화가 특이점(singularity)을 차지하는 데 있다. 지구로 치자면, 남극과 북극의 위상과 비슷하다. 둥근 지구에서 경도 15도마다 1시간의 시차가 있지만, 남극과 북극에서는 시각을 정할 수 없다. 모든 경도가 만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 시각이나 마음대로 고르면 그만이다. 현 국제통화시스템에서 기축통화인 미 달러화가 그렇다. 미국의 정책선택권이 너무 넓다. 과거 브레턴우즈 체제에서는 금과의 교환 보장이라는 제약조건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많은 학자들이 달러 패권의 위세를 줄이려면 경쟁재가 등장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유로화도, 위안화도 그럴 위치에 오르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러시아와 중국이 원유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는 바람에 갑자기 위안화 거래량이 늘어났지만, 그것이 국제금융시장에 의미 있는 변화가 되기는 어렵다. 그것은 두 나라 사이의 끈끈한 외교관계를 보여 줄 뿐이다. 달러화의 경쟁재가 등장하는 것 말고 다른 해법이 있다면, 국제통화질서에서 변화를 찾는 것이다. 1995년 GATT를 해체하고 세계무역기구(WTO)를 만들었듯이 IMF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거나 기능을 보강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명색이 세계의 중앙은행인 IMF는 세계경제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일부 회원국들에 자금을 빌리러 다닌다. 발권기능을 상실한 채 회원국들이 납입한 쿼터만 갖고 시작한 데서 오는 한계다. IMF가 그 모양이니 미 연준이 세계의 중앙은행, 달러화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누린다. 1971년 SDR이 허용돼 아주 미약하게나마 IMF에도 발권기능이 생겼지만, 한계가 있다. 비트코인처럼 발행량이 정해져 있다. 그것도 부정기적으로 조정한다. SDR 발행량과 발행 절차의 개선이 필요하다. 아울러 SDR의 용도를 확대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현재는 각국 중앙은행끼리 국제수지 불균형을 조정하는 것으로 한정돼 있는데, 이를 무역거래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하면 SDR이 사실상 기축통화가 된다. 이 경우 IMF는 지금의 유럽중앙은행(ECB)처럼 SDR을 이용해 국가 간 송금 업무를 담당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현재 상업은행들이 비싸게 받는 국제송금 수수료가 낮아지고, 국가 간 금융통신시스템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팍스 시니카’(pax Sinica)의 시대가 다가온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금융 부문에서는 그런 조짐이 전혀 없다. 그렇다고 달러 패권 때문에 세계 경제가 미국에 끌려가는 것도 피곤하다. 이번 킹달러 사태를 계기로 50년째 변화가 없는 국제통화질서에 변화가 오려나? 객원 논설위원
  • ‘미움 받을 용기’ 내는 머스크…정치 시작하나

    ‘미움 받을 용기’ 내는 머스크…정치 시작하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해협 위기 등 민감한 지정학적 사건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정계 입문에 뜻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기회 있을 때마다 “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최근 그가 보여주는 행보는 말과 정반대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7일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대만을 위한 특별행정구역 설치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홍콩보다 더 관대한 협정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머스크는 “(대만을 둘러싼 갈등으로) 애플도 심각한 곤경에 처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스타링크 서비스 중국 판매를 추진하지 않을 것이란 확답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스타링크는 머스크가 만든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인공위성 무선통신 서비스다. 머스크의 발언에 대만은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본토를 담당하는 대륙위원회는 8일 “머스크는 그저 기업의 이익 때문에 민주국가를 전제국가의 특별행정구로 바꾸자고 제안했다”며 “대만은 물론 어느 나라의 국민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차오톈린 민진당 의원도 “머스크가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테슬라를 무기한 보이콧하자”며 불매운동을 제안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테슬라 중국 판매를 늘리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평화중재안을 제안하며 의견을 묻는다”며 중재안을 게재했다. 여기에는 러시아가 합병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유엔 감시 하에 주민투표 재실시, 우크라이나 영구중립국 전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영유권 포기 등 내용이 담겼다. 그는 “일부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자신의 지역이 러시아로 편입하는데 지지표를 던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환영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르카이 대통령과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리이나) 등은 강하게 비판했다.이들 발언의 공통점은 미국인들이 대부분 싫어할 만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머스크 입장에서 볼때 나름 ‘미움 받을 용기’를 갖고 내놓은 발언들이다. 그렇다면 그는 왜 비난이 쏟아질 것을 알면서도 이런 말들을 내놓은 것일까. 일각에서는 그가 인수하려는 트위터의 향후 방향성을 보여주고 싶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머스크는 트위터가 지나치게 ‘좌편향적’이라고 지적해 왔다. 종종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꺼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같은 ‘핵보수’ 인사들도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등 ‘모든 사람이 공론장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머스크의 시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조건 없이 떠나야 한다’거나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독립해 민주주의 국가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냉엄한 국제질서를 고려하지 않고 그저 인기를 얻으려는 ‘정치적 올바름’에 불과해 보인다. 다수 미국인의 지지는 받겠지만 실제 현실을 개선하는 데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하나마나한 얘기’로 여기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비난을 감수하는 이들이 용기를 갖고 내놓는 ‘불편한 진실’이며 이런 생각들이 공론장에서 제대로 다뤄줘야 ‘사회적 합의’가 나올 수 있다고 머스크는 생각하는 듯 하다. 트위터가 이 역할을 맡게 하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면 상장 폐지 뒤 순수 개인회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후 트위터 운영에 전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런 구상 자체가 ‘정치행위’인 만큼 머스크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미국 정치에 더 깊숙히 개입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카톡 불통이 강제 소환한 ‘디지털 디톡스’

    카톡 불통이 강제 소환한 ‘디지털 디톡스’

    “주말에 업무 관련 연락을 안 봐도 되니 오히려 좋던데요. 그래서인지 오늘 아침에는 텔레그램을 설치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어요.” 직장인 최모(28)씨는 지난 주말이 벌써부터 그립다. 마케팅 관련 업무를 하는 최씨는 주말이면 다음주 예정된 일정과 업무 관련 자료를 상사에게 전달받았다. 최씨는 “자료를 전달받고 나서 답을 하고 이후에는 일정과 자료를 미리 봐야 했다. 그 자체가 업무의 연장선이 된 느낌이었다”며 “주말에 카카오톡(카톡)이 울리지 않는 것만으로 이렇게 마음이 편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전국민 메신저인 카톡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서 디지털 기기에서 해방되는 ‘디지털 디톡스’가 주목받고 있다. 강제로 연락이 차단되면서 카톡 알림음 없는 주말을 보낸 직장인들은 “휴일다운 휴일을 보냈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이성아(30)씨는 주말에도 회사 단톡방에 업무 보고를 해야 했지만, 지난 주말에는 전화와 메일로 간단히 업무 보고를 마무리했다. 온종일 스마트폰을 들고 있던 때와 달리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이씨는 “스마트폰에서 해방돼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카톡으로 쏟아지는 업무 지시에 휴무일에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박병희(31)씨도 “앞으로 이런 일은 다시 오지 않겠지만, 하루라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지 않고 편히 쉴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나치게 강박적으로 카톡 등 메신저에 의존해 왔지만, 전화, 메일, 오프라인 만남 등으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됐다”며 “연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던 기회”라고 말했다. 디지털 디톡스에 따른 해방감을 뒤로 한 채 대체 수단 마련에 나서는 이들도 많아졌다. 언제 다시 이번 카톡 먹통과 같은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최용호(34)씨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돼 카카오T 대신 우티와 티맵을 깔고, 텔레그램을 추가로 설치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텔레그램과 라인 등 메신저 앱은 물론 티맵, 네이버 지도, 택시 호출 서비스인 우티 등도 인기 앱 순위에 오른 상태다. 아울러 중요한 사진이나 문서는 클라우드 서비스뿐 아니라 외장하드에도 백업하고, 사진을 인화해 보관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두 자녀를 둔 김완식(35)씨는 “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 대부분은 카톡이나 클라우드에만 저장돼 있는데 서비스 장애 초기에 카톡 대화뿐 아니라 사진과 같은 데이터도 모두 날아갈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며 “일부 사진은 인화하고, 외장하드에도 사진이나 중요한 문서는 따로 저장하려 한다”고 전했다.
  • 세계 3대 투자자 짐 로저스 “내 아이들에게 中 주식 사라 조언해”

    세계 3대 투자자 짐 로저스 “내 아이들에게 中 주식 사라 조언해”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리는 짐 로저스가 중국을 겨냥해 “21세기에 가장 성공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매체 펑파이신원은 국제적인 경제 인사인 짐 로저스가 “지난 40년 동안 어떤 국가도 중국만큼 빠르고 견고하게 성장하지 못했다”면서 “중국은 인구와 교육 등 성공적인 국가가 될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지난 2012~2021년 기준 중국의 총 GDP 규모가 53조 9000억 위안(1경 774조 710억 원)에서 114조 4000억 위안(2경 2867조 4160억 원)으로 크게 증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기존 11.4%에서 18%로 급증한 것에 대한 평가였다. 짐 로저스는 “지난 1984년 상하이 증권거래소 B주에 투자하기 위해 처음 중국에 왔었다”면서 “이후 20년 이상 중국에 투자해왔고 특히 지난 10년 동안은 중국을 여러차례 방문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1984년 중국에 처음 왔을 때 중국인들이 똑똑하고 성실하며, 진취적이면서도 검소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그 무렵 이미 중국이 새 시대를 이끌 강대국이 될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 후손들에게 중국 주식을 충분히 매입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50년 후에 나의 후손들은 지금 매입한 중국 주식을 보고 크게 놀라며 ‘이것 봐, 로저스의 예측이 맞았어!’라고 말할 것이 분명하다. 그들은 큰 부자가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그는 또 “중국의 '위기'라는 단어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향후 중국의 여행 산업과 운송, 항공, 농업,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큰 호황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중미 양국 사이의 첨예한 무역 갈등에 대한 입장도 공개했다. 그는 “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무역 국가라는 점에서 양국 사이의 분쟁이 발생하면 다른 국가들도 자연스럽게 경제적 압박과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면서 “중국의 성장이 둔화될 경우 미국 경제와 일본, 독일 등 전 세계 경제 둔화로 이어진다. 결국 모두가 어려워지게 되는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좋은 투자처는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분야”라면서 “맹목적으로 언론 매체의 선전에 동요되지 말되 지나치게 보수적인 입장에서 투자처를 찾는 것 역시 경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사설] 온 나라 주말을 ‘먹통’ 만든 카카오 서버 화재

    [사설] 온 나라 주말을 ‘먹통’ 만든 카카오 서버 화재

    그제 오후부터 어제 새벽까지 10시간에 걸쳐 카카오 서비스가 끊겼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톡을 비롯해 인터넷 검색, 택시, 금융, 쇼핑, 내비게이션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이뤄지는 서비스가 모두 불통됐다. ‘국민 메신저’ 기능을 하는 카카오톡의 불통만으로도 전국적으로 커다란 불편과 혼란을 초래했다. 택시기사, 자영업자 등에게는 크고 작은 경제적 손실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일단 카카오의 안일한 재난 대응 체계와 사고 이후 대응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데이터 서버를 단선적으로 관리한 문제는 심각하다. 더딘 복구 상황을 보면 카카오의 재난 대응 매뉴얼 또한 적절히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우려된다. 더불어 피해 사례를 꼼꼼히 조사해 적절한 보상책을 마련하는 등 사후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조치다. 카카오톡 등 대부분 서비스가 직접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서비스이긴 하지만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및 이용 데이터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카카오 입장에서 보상·배상의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특히 무엇보다 사고 및 복구 과정에서 계정 노출 등 개인정보 및 데이터 유출은 없는지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고는 통신망 산업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정보기술(IT) 부가서비스 또한 국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간산업에 가깝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했다. 특정 민간 플랫폼 업체의 시장 독과점으로 이용자들의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자칫 작은 사고로도 큰 피해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어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약속처럼 부가통신서비스와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관리 체계 보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카카오, 네이버 등 역시 통신 기능을 가진 만큼 방송통신재난관리계획 대상에 포함시키는 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작은 화재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근간이 위협받을 수 있음을 확인한 이상 관련 법령과 제도 정비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 플랫폼 업계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댈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정부가 카카오에 의존해 교통범칙금, 재난지원금, 운전면허 갱신 등 개인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데이터 서버의 이원화 시스템 등 공공적 안전장치 마련이 절실하다. 재난 상황에 대비한 대안 시스템 구축이 없다면 IT를 통해 이뤄 낸 세상의 많은 진보는 한순간 모래성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세종로의 아침] 그 공무원이 그 공무원/임병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그 공무원이 그 공무원/임병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대통령 한 명 바뀌었을 뿐인데”로 시작하는 댓글을 포털 사이트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정권이 교체되면 으레 있는 일이라며 지나치거나 “원래 공무원은 영혼이 없는 존재”라며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볼 대목이 분명히 있다. 선출직 대통령과 그가 임명한 장관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들이야 선거를 통해 선택받은 판단과 사고로 똘똘 뭉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념이나 정파의 이해관계를 좇아 “너희들은 훨씬 더 심하지 않았느냐”고 손가락을 돌리는 일도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그 시간이 자꾸 길어지는 것은 문제 중의 문제이지만. 실무 책임을 맡는 공직자들은 달라야 한다. 지난 정권과 현 정권의 공무원들은 다 같은 인물인데 전 정권 때 추진했던 정책들을 손바닥 뒤집듯 바꿔선 안 될 것이다. 직업공무원 제도를 생각해서도 그렇다. 개인의 영달보다 국민과 국익을 위해 일하는 것이 본령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전 정부가 추진해 온 일들을 손쉽게 뒤집는 사례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4대강 사업, 일본과의 역사 문제, 특수목적고 폐지, 교과서 수정,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 “부자 감세”란 지탄을 받는 세무, 청와대 이전, 여성가족부 폐지 등등이다. 최근에는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행태마저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국정감사에 나온 문화체육관광부의 실무 책임자는 ‘윤석열차’ 만평 논란 때문에 야당의 거친 질문 공세와 사과 요구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어떤 압력도 없었으며 자신의 판단에 따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 경고하겠다는 뜻을 발표한 것이며, 직원들을 그날 곧바로 진흥원에 보내 조사하도록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문체부는 박근혜 정부 때의 ‘블랙리스트’ 파문에 트라우마를 갖고 있어 이런 행동에 나설 때는 특히 유의했어야 했다. 문체부 직원들이 사달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조금이라도 깊이 성찰했더라면 그렇게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런 점을 돌아봤으면 한다. 일부에서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윗선의 불호령이 떨어지지 않을까 염려해 그런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정부 산하 기관의 한 국장급 간부는 “예전에는 외교안보 등 이념의 영향을 크게 받는 부처들에 국한됐던 ‘새 정권 줄대기’가 이제는 이념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 부처들에서까지 나타난다”며 혀를 끌끌 찼다. 대다수 선량하고 양심적으로 일하는 공무원들을 욕되게 하는 행태라고도 했다.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에게 면종복배(面從腹背)하는 이까지 있다는 말도 보탰다. 직업공무원 제도는 헌법 7조에 명확히 규정돼 있다. 1항은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2항은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적혀 있다. 공직자 스스로 엽관제(獵官制)의 포로가 되겠다고 자청하는 일은 정권을 위해서도 해로울 따름이다. 소신 없는 정책과 소신 없는 행정이 국민들의 삶에 올바르게 뿌리내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정권의 눈치만 보고 시늉만 내는 정책이 어떻게 올바르게 수립되고 수행될 수 있겠는가. 국민의 믿음과 신뢰가 실리기 힘들며 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이 기회에 하나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공무원의 직위를 명확하게 분류해 직무의 범위와 책임 정도를 세분하는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공무원의 정당 가입을 철저히 막아 일반 국민보다 현저히 그 자유를 억압하는 일도 바람직하지 않다.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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