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나주 배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계도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67
  • 홍어는 대청도에서 더 많이 잡히는데 왜 흑산도가 주산지 됐을까

    홍어는 대청도에서 더 많이 잡히는데 왜 흑산도가 주산지 됐을까

    홍어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음식이다. 여름날 서울 관악산을 오르는 산객들의 배낭에서 큼큼한 냄새가 풍기면 틀림없이 삭힌 홍어가 들어 있을 것이다. 홍어 맛을 들인 사람들은 독특한 식감도 있고, 소화도 잘 되고, 어떤 주종과도 잘 어울린다고 찬양(?)한다. 해서 홍어를 질색하는 이들의 핀잔에 아랑곳하지 않고 산길에 홍어 냄새를 풍기는 것이다. 홍어를 즐기는 이들이 입안에 홍어 살을 질겅거리면서 입씨름을 벌이는 주제가 홍어를 어느 지역에서 먼저 삭혀 먹었느냐는 것과 어느 지역이 주산지냐는 것이다. 전남 신안군 흑산도가 주산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지금도 실은 인천 옹진군 대청도와 소청도가 국내 생산량의 50%를 차지한다. 2010년부터 참홍어를 별도로 분류하기 시작하는데 그해 인천은 395t, 2011년 197t, 2014년 348t을 기록한다. 2014년 인천지역에서 생산되는 홍어는 참홍어를 포함해 800t으로, 전남지역 502t보다 298t이 많았다. 대청도에서 나주 영산포나 영광 법성포까지 뱃길로 엿새쯤 걸렸으니 그 과정에 삭혀진 것이 기원이란 얘기를 하면 전라도 사람들의 표정이 영 안 좋아진다. 흑산도에서 영산포나 법성포로 이동하려 해도 거진 비슷한 시간이 걸리는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는 것이다. 그런데도 흑산도가 주산지로 널리 알려진 것은 일단 전라도 지역민들이 오래 전부터 홍어 삭힌 것을 제삿상에 올리는 것을 도리라 생각할 정도로 즐겨 풍부한 시장이 형성된 데다 대청도 홍어를 자체 브랜드로 키우지 못한 까닭이 겹쳐진다. 대청도는 물론, 오래 전부터 홍어를 즐겨온 인천 지역에서도 홍어를 삭히지 않고 먹거나 말려 탕으로 끓여 먹었다. 그렇다면 의문이 든다. 대청도 어민들은 자체 브랜드 육성을 하지 않고 왜 흑산도에 홍어 물량을 그대로 넘겼을까? 서해 5도 현장 답사의 마지막 순서로 지난 27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대청도를 찾아 어민들과 해양경찰청 파출소장 등을 인터뷰했는데 늘 홍어가 화제에 올랐다. 어민들은 1975년쯤 이곳 어민 3명이 흑산도로 이주해 전수한 건주낙(걸낙) 때문에 흑산도가 주산지로 잘못(?) 알려지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수심 30∼200m, 수온 섭씨 5∼15도의 냉수종 어종인 홍어는 봄철 흑산도에 머무르다 여름에 대청도 근해로 올라왔다가 겨울에 다시 남쪽으로 내려간다. 새우류와 어류, 두족류 등을 주로 먹는데 낚시 바늘에 놀래미 미끼를 끼어(장주낙) 바다에 던져 놓고 반나절(7~12시간) 지나 걷어 올린다. 그런데 대청도에선 미끼를 쓰지 않고 빈 바늘만 갖고 홍어를 잡았다. 2016년 하석용 홍익경제연구소장이 펴낸 ‘당신이 몰랐던 인천 섬 이야기’를 들추면 손무남씨가 이렇게 증언한다. 시간과 비용을 줄여 걸낙은 한 번 던져 놓으면 닷새 뒤에 건져 올려도 돼 물때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잡을 수 있다. 그렇게 잡은 홍어는 그대로 저장해 삭혀 군산이나 법성포로 가져가 팔고 쌀이나 부식 등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북방한계선(NLL) 근처까지 올라가 야간 조업도 하며 홍어를 잡았다. 그러다 백령도 근해에서 조업하던 수원호가 납북되는 바람에 ‘어로저지선’이란게 생겨 북쪽으로 갈 수가 없었다. 물살에 떠밀려 조업금지 구역을 넘어 갔다고 우리 어업순시선에서 뭉둥이찜질을 당하기도 했다고 손씨는 증언했다. 이 바람에 1975년에 대청도에 살던 송명섭씨가, 1980년 김상렬씨가 흑산도로 이주했다. 당시만 해도 흑산도는 장주낙을 썼는데 걸낙으로 바꿔 홍어잡이가 풍년을 맞았다. 또한 일부 어민은 충남 쪽으로 이주해 같은 조업 방법을 전파했다.1980년대에는 인천에 있던 저인망 어선들이 몰려와 홍어잡이에 뛰어들어 씨가 마를 정도여서 어촌계가 공동 조업하고 공동 분배하기도 했다. 1992년 배에 위성위치측정(GPS) 시스템이 도입되자 다시 NLL 근처로 올라가 홍어잡이가 급격히 늘어 1995년부터는 일손을 구하기 어려워 통발을 사용해야 했다. 2000년 이후 어장이 황폐화되면서 홍어 생산량이 급격히 줄었다가 2008년 무렵부터 다시 늘기 시작했다. 그러면 왜 대청도 어민들은 자체 브랜드 육성에 소홀했던 것일까? 이번에 만난 어민들은 “홍어를 잡는 어민들의 연령이 너무 높아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흑산도 것과 경쟁하며 참고 견뎌야 하는 시간 싸움을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저 마리당 2000원씩은 더 쳐주는 법성포와 영산포 집하상들에게 넘기는 게 속 편한 일이라 여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연유로 ‘홍어는 흑산도’가 사람들 머릿속에 박히게 됐고 대청도와 소청도 근해에서 잡힌 것도 흑산도 것으로 팔리게 됐다는, 조금은 슬픈 얘기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사진들은 사단법인 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장 겸 지질학 박사 김기룡 님의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 ‘교황빵’ 키스링 재료, 빵빵하게 100곳 공급, 빵빵한 꿈 맛있는 나눔

    ‘교황빵’ 키스링 재료, 빵빵하게 100곳 공급, 빵빵한 꿈 맛있는 나눔

    경기 파주 작은 시골마을에서 전직 소방관이 창업한 동네빵집이 11년 만에 전국 100여개 빵집에 자동화 설비로 만든 반죽인 생지를 공급해 주목받고 있다. 파주프로방스베이커리를 운영하는 김신학(49) ㈜글로벌신우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 프로방스베이커리의 주력 품목은 ‘교황빵’으로 유명한 ‘키스링’이다. 약 40가지 품목 중 키스링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성공기를 30일 들어봤다.●소방관서 중개업 그리고 제과 ‘생지’ 주목 김 대표는 1997년 4월 꿈에 그리던 소방관이 됐다. 첫 근무지는 전남 나주소방서였으나, 소방시설관리사 자격증을 따고 싶어 학원을 찾아 서울 종로소방서로 옮겼다. 20대 후반 ‘촌놈’이 대한민국의 중심 서울에 진출하니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방관의 보람과 명예도 소중했지만, 기업을 일으켜 성공하고 싶었다. 완도 군외면에서 소문난 부동산중개업자였던 할아버지를 “닮았다”는 고모들의 말을 떠올리며 2000년 11월 과감하게 사직서를 던졌다.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중개업을 시작했지만 누구나 마찬가지로 단골이 없어 고전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사고파는 것’처럼 정성을 기울였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1년 후 한 사람이 세 사람을 소개해 주더니, 세 사람이 사돈의 8촌까지 소개시켜 주더군요”. 그렇게 만난 사람 중 파주 자유로변에 ‘프로방스마을’을 만들어 성공한 하명근 대표가 있었다. 김 대표를 눈여겨본 하 대표는 프로방스마을에 빵집을 내보라며, 일본 유명 제과제빵 업계를 견학시켜 줬다. 그는 사람의 힘으로 반죽하고 만들어서는 큰 제과업체를 경영할 수 없다고 판단, ‘생지’ 기술에 주목했다. 생지는 공장에서 자동화 설비로 만든 반죽을 말한다. 생지를 냉동한 후 필요에 따라 해동해 굽는 방식을 사용해야만 전국 각지는 물론 수출까지 가능하다고 봤다. 그의 예상은 결국 적중했다.●마늘버터 빵 속에… ‘키스링’의 탄생 2012년 4월 그는 기술도 없었고 주력품목도 정하지 못한 채 프로방스마을의 허름한 3층짜리 건물에 빵집을 냈다. 남다른 추진력이 있는 그에게 시작은 반이었다. 가장 한국적이면서 건강에 좋은 식재료를 찾다 마늘이 눈에 들어왔다. 구운 마늘은 외국인들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얼마 후 ‘왜 마늘빵은 바게트로 만들고 표면에 마늘 버터를 발라서 구워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발상의 전환’을 한 것. 마늘 버터를 빵 속에 넣어봤다. 속은 부드럽고 버터와 마늘 향이 배어나면서 겉은 바삭한 빵을 떠올렸다. 다양한 시도 끝에 크루아상 반죽에 천연버터, 서산 육쪽마늘 등을 넣은 도넛 모양의 키스링이 탄생했다. 그는 사업 초기부터 매장 앞에서 시식행사를 열었다. 고객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였다. 100만명 이상 시식했고 비용 지출도 컸지만, 키스링 성공의 원동력이었다. 빵 맛을 본 고객들이 올린 글과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다. 2014년 8월 또 한 번의 기회가 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충남 서산 해미읍성 방문이었다. 서산 육쪽마늘 사용이 계기가 돼 교황의 식탁에 키스링이 올려지면서 교황빵이란 별칭이 생겼다. 유명세가 더해지면서 한때 연간 매출이 40억원을 넘을 때도 있었다. ●국내 제빵업계 1위 기업의 교황빵 베끼기 잘나가던 프로방스베이커리는 생각지도 못한 소송에 휘말렸다. 교황빵이 인기를 끌자, 국내 제빵업계 1위 기업과 제과업계 1위 기업이 비슷한 신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모양이 흡사한 데다 ‘교황이 드셨던 빵’이라고 홍보하는 바람에 소비자들은 혼란을 겪었다. 더욱이 키스링 가격의 절반에 불과해 타격이 컸다. 제조방식에 특허권이 있다고 프로방스베이커리 측이 항의했지만, 업체들은 “일본 제빵 서적에도 나오는 기술”이라며 특허청에 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이 같은 사실은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소비자들로부터 ‘혼쭐’ 난 기업들이 백기를 들었다. 김 대표는 “교황빵을 둘러싼 특허 싸움으로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히려 키스링의 가치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다 2017년 5월 프로방스마을 주인이 바뀌면서 쫓겨나며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매월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던 본점을 닫고 헤이리마을과 임진각 관광지에 매장을 냈지만, 예전만 못했다.●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최상의 식자재 위기는 기회라고 이를 계기로 그는 생지 공급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대형 업체와 비교해 자본·인력·유통망이 열세해 다르게 접근했다. 생지를 매장에서 쉽고 빠르게 구워 팔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매장에서 생지를 해동하고 구울 수 있는 오븐을 자체 개발해 카페와 빵집 100여곳에 공급할 수 있는 유통망을 만들었다. 오븐을 들고 코스트코, 첼시프리미엄아울렛 등 대형마트에 들어가 시식행사도 수없이 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시식행사에서는 하루 1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려 주위를 놀라게 한 적도 있었다. 집에서 오븐에 구워 먹을 수 있는 ‘키스링 6종’과 ‘마늘 바게트’를 출시하는 등 연구개발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로 매장 손님이 줄자 온라인판매 시스템도 갖췄다. 파주의 특산물인 장단콩을 활용한 제품 개발도 계속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창업 후 10년을 한결같이 소비자들로부터 맛을 인정받는 비결은 간단했다. 김 대표는 “최상의 식자재 사용”이라면서 “손님의 눈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입맛은 결코 속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학금·빵 기부… 제빵 테마파크 준비 중 프로방스베이커리는 나눔에도 앞장선다.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에게 장학금이나 빵을 기부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에는 코로나19 극복에 구슬땀을 흘리던 대구 북구와 파주시에 키스링 1000개씩을 전달했다. 경의중앙선 금촌역에서 가까운 파주 월롱에 제빵 테마파크를 만들기 위해 축구장 10배 면적의 땅도 마련했다. “아이디어는 내가 보는 세상에 널려 있습니다.” 꿈을 가진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꿈이 있어야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게 된다. 꿈이 있는 사람은 변곡점마다 귀인을 만나게 되고, 위기는 나에게 또 다른 기회를 준다. 혁신은 큰 게 없다.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야 하며, 브랜드가 곧 자산이다. 고객이 찾아오도록 만들 수만 있다면 대기업을 이길 수 있다. 창업을 생각하는 제빵인들에게 김 대표가 당부하는 말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美 23개 주 “실업급여 때문에 구인난… 정부 지원 안 받겠다”

    美 23개 주 “실업급여 때문에 구인난… 정부 지원 안 받겠다”

    미국 플로리다주가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발 실업자’ 구제를 위해 연방정부가 오는 9월 6일까지 추가로 지급하는 주 300달러(약 34만원)의 실업급여를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실업급여 축소에 나선 주는 공화당 지역을 중심으로 23개가 됐다. 공화당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경기가 살아나는 상황에서 과도한 실업급여가 ‘일할 이유’를 없앤다는 주장이지만, 민주당은 추가 실업급여가 절실한 이들도 여전히 많다는 입장이다. 공화당 소속인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날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 주에 5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있다”며 다음달 27일부터 추가 실업급여를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레그 지언포테이 몬태나주 주지사는 지난 4일 처음으로 추가 실업급여 거부를 선언하고 반대로 직업을 구하는 이들에게 장려금으로 1200달러(약 135만원)를 주겠다고 했다. 몬태나주의 실업급여는 최대 572달러이고, 연방정부의 300달러를 합하면 시간당 21.8달러가 되는데 이는 최저 임금(7.25달러)의 약 3배나 된다. 반면 플로리다는 추가 실업급여가 없으면 주 정부의 실업급여(6.87달러)만으로는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한다. 싱크탱크 더센추리파운데이션 관계자는 CNBC방송에 “갑자기 30일간 직업을 구하지 못하면 먹고살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추가 실업급여 중단에 대해 지역 경제 상황이 아니라 정치 셈법에 따른 결정이 내려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20일간 선언한 23주 가운데 플로리다, 몬태나, 텍사스, 유타, 앨라배마, 애리조나 등을 포함해 대부분 지역의 주지사가 공화당 소속이다. CNN은 “민주당 의원들이 공화당 주에서 추가 실업급여 지급 계획을 거부하는 것을 막아 달라고 노동부에 호소했다”며 “하지만 (주에 결정권이 있어) 행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전했다. 미국의 일자리지표는 냉·온탕을 오갔다. 3월 신규 일자리(비농업 신규 고용) 규모가 무려 77만명이 늘면서 공화당 측의 주장에 힘이 실렸지만, 4월에는 시장예상치였던 100만명에 크게 부족한 26만 6000명을 기록해 ‘고용 쇼크’로 평가됐다. 기업들은 구인난에 임금까지 올리며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지만 그래도 여의치 않다. 이에 대해 공화당은 높은 실업급여 때문이라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적절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보육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여전히 실직 상태에 머무는 이들이 많으니 현재 실업급여 수준을 유지하라는 주장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5·18 41주년] 41구·6구·8구… 계엄군의 고백… 그날, 암매장 진실 파헤쳐질까

    [5·18 41주년] 41구·6구·8구… 계엄군의 고백… 그날, 암매장 진실 파헤쳐질까

    “뼛조각이라도 찾아 묻어 주고 싶을 뿐입니다.” 5·18 행불자 가족인 김금희(76·여·전남 무안)씨는 “매년 이맘때면 가슴이 미어터질 것 같다”면서 “가족들이 한꺼번에 사라진 진실만은 꼭 알고 싶다”며 고통의 세월을 되새겼다. 1980년 5월 20일 김씨의 어머니(당시 57세)와 남동생(당시 23세), 또 다른 남동생(당시 14세), 자신의 아들(당시 5세) 등 4명이 모두 광주역 인근에서 실종됐다. 이들은 당시 의정부에 살고 있는 김씨의 언니 집에 가기 위해 무안 몽탄역에서 오전 10시 30분 열차를 타고 광주역으로 향했다. 광주역에서 내려 1㎞쯤 떨어진 광주종합터미널에서 의정부행 고속버스를 갈아탈 예정이었다. 10여일 후 의정부의 언니로부터 “왜 엄마가 안 올라오시냐”는 전화를 받은 이후 41년째 행방이 깜깜하다. 5월 20일은 3공수가 광주역에서 시민 시위대와 대치 중이었고, 같은 날 밤 인근 주택가에 무차별 사격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루 뒤인 21일은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 상황으로 이어지는 등 시내는 시위 군중과 계엄군 간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던 때이다. 이 기간, 김씨 가족을 비롯 초등학교 1학년 이창현(당시 7세), 계엄군을 피해 조선대 뒷산으로 숨었던 고교 1학년 임옥환, 학동 삼거리에 나갔던 10세 문미숙 등은 연기처럼 사라졌다. 이들처럼 5·18 이후 종적이 묘연한 수많은 실종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5·18을 전후해 행방불명자로 신고된 이는 242명이다. 심사를 거쳐 관련자로 인정된 사람은 84명이다. 이 가운데 6명은 2002~2006년 ‘무명열사 묘지’ 11기를 파묘한 뒤 DNA 감식으로 신원이 밝혀졌다. 4세가량의 아이를 포함한 나머지 5명은 지금껏 무명열사 묘역에 묻혀 있다. 5·18 공식 행불자로 인정된 사람은 모두 78명이다. 행불자 70여명에 대한 행방 추적이 41년동안 이뤄졌으나 단 한 명의 흔적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수치상 약간의 오차를 감안하더라도 ‘암매장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 조사위원회(조사위)는 최근 중간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최소 55구의 시신을 추적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각 광주교도소 일대 41구, 주남마을 6구, 송암동 8구 등이다. 국가기관이 행불자에 대해 구체적 수치를 적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위는 “이런 정황은 현장에서 암(가)매장을 지시·실행·목격했다는 계엄군 중 제3공수여단 51명의 제보와 진술 등을 기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주남마을에 주둔했던 제11공수여단 4개팀(1팀 3~4명)이 5·18 직후 광주에 다시 내려와 시체 수습에 참여했다는 증언도 확보했고, 이후 수년간 군과 정보기관의 주도로 ‘시체처리반’이 운용됐다는 의혹도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사망자 증언이 집중된 곳은 광주 외곽의 북구 옛 광주교도소와 동구 주남마을, 남구 송암동 등지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계엄군의 광주 봉쇄 기간(5월 21~27일)에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광주교도소는 5·18 직후 계엄사령부가 ‘폭도들이 6차례에 걸쳐 교도소를 습격했고, 이 과정에서 시민 등 2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던 곳이다. 당시 교도소 안팎 야산 등지에서 11구의 시체가 가매장 또는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하지만 나머지 17명의 행방도 묘연하다. 조사위는 “광주교도소 동서쪽의 광주~순천 간 고속도로와 광주~담양 간 국도를 오가는 차량과 민간인에 대해 최소 13차례 피격이 이뤄졌고, 신혼부부를 태운 차량을 저격·사살했다는 복수의 장·사병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계엄사 발표와 달리 피격 또는 교전 횟수가 2배 이상 차이 나는 만큼 사망자도 늘 것이란 추측이다. 광주~전남 화순 길목인 동구 지원동과 주남마을은 그동안 알려진 마이크로버스와 구급차 피격 사건 이외에 또 다른 승용차와 구급차 등 최소 5대의 차량이 피격됐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광주와 나주를 잇는 남구 송암동 일대는 1980년 5월 24일 오후 1시 30분쯤 주둔지 교체 과정에서 계엄군끼리 오인 사격으로 장교와 사병 등 9명이 숨진 곳이다. 계엄군은 이 교전 직후 인근 마을 청년 등 주민들을 무차별 사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3곳에서만 최소 55구의 사망자에 대한 추가 제보가 이뤄지면서 추적 조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광주시는 2000~2009년 ‘행불자 소재찾기사실조사위’를 꾸려 242가족 440여명의 혈액을 유전자 분석용으로 채취했다. 암매장 제보지 64곳 중 옛 광주 군통합병원 담장 밑·건설현장 등 신빙성이 있는 9곳을 발굴해 유골 150여점과 유류품 등을 발굴했으나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5·18기념재단도 2017년 옛 광주교도소 안팎·광주~화순 간 너릿재 구간 등 11곳에서 암매장 발굴을 시도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조사위 관계자는 “계엄군의 ‘시체처리반 운용’ 진술 등을 토대로, 사망자(실종자) 일부가 헬기·군 수송기 등에 실려 제3의 장소로 옮겨진 뒤 매장 또는 소각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전국 화장장을 전수조사하고 증언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다 보면 언젠가 행불자 소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20조원+α… 삼성전자, 美에 공격 투자 가능성

    20조원+α… 삼성전자, 美에 공격 투자 가능성

    삼성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발표 유력양국 정상회담 전날 상무부 회의 참석배터리 분쟁 SK·LG 나란히 방미 주목 21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주요 기업들이 기존 투자 계획에 ‘+α’를 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확대 등 미 행정부의 투자 압박에 호응하며 삼성전자 등 4대그룹이 미국에 투자했거나, 조만간 투자를 발표할 금액이 총 4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정상회담에 맞춰 텍사스주 오스틴 등이 유력 후보지로 꼽히는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주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기존 계획에 38조원을 더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총 17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처럼 미국 투자 역시 기존 관측보다 규모가 커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상회담 전후로 나올 우리 기업의 전체 미 투자액의 절반을 삼성전자가 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정상회담 시작 하루 전인 20일 미국 상무부 장관이 주재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 대책회의에도 참석한다. 삼성 등 우리 기업이 한미 회담에 맞춰 미 현지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낯선 모습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2017년 6월 한미 회담 당시 워싱턴에서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약 4300억원 규모의 가전공장을 건립하는 투자의향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당시 체결은 한미 대통령 간 회담 하루 전날 이뤄지며 분위기를 띄웠다. 현대차는 미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에 나서는 등 올해부터 2025년까지 미국에 8조원 규모를 투자하는 계획을 앞서 밝혔다. 올해 가을 미국에서 아이오닉5의 판매가 본격화될 예정인 가운데 전기차 현지 생산은 미 시장 공략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 공급망 확보에 집중하는 가운데 ‘배터리 분쟁’을 벌였던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도 이번 정상회담 기간에 나란히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이번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의 수장 역할을 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조지아주 소재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고, LG에너지솔루션은 김종현 사장이 방미 명단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 한미 백신 파트너십과 연계해 이번 정상회담 기간 동안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백신 국내 위탁생산 관련 발표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모더나 위탁생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4일 “추후 확인이 가능한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공시해 사실상 협상이 진행 중이란 해석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아기 갖고 싶어” 만삭 임산부 배 갈라 태아 꺼내간 브라질 여성

    “아기 갖고 싶어” 만삭 임산부 배 갈라 태아 꺼내간 브라질 여성

    브라질에서 태아를 노린 임산부 살해 사건이 발생했다. 17일(현지시간) G1뉴스는 리우데자네이루주 마카에시에서 임산부를 살해하고 태아를 꺼내 간 ‘태아 도둑’이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이날 마카에시 노바 홀란트의 한 가정집에서 만삭 임산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2살 아들 엄마로 둘째 임신 8개월 차였던 파멜라 페헤이루 안드레드 마틴스(21)는 자택 욕실에서 끔찍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익명을 요구한 유가족은 당시 욕실 문이 잠겨 있어 문을 부수고 들어가야 했다고 설명했다. 누군가 임산부를 살해하고 문을 잠근 후 달아났다는 추측이 가능했다. 그런데 피투성이가 된 임산부의 배 속에 있어야 할 태아가 온데간데없었다. 자궁에서 강제로 꺼낸 태아 상태가 온전할 리 없을 거라고 판단한 경찰은 우선 근처 병원을 모두 뒤졌다. 그리고 인근 시립병원에 숨진 신생아를 데리고 입원한 20대 여성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검거에 나섰다. 신원미상의 22살 여성은 그러나 범행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용의자는 숨진 신생아는 자신이 낳았으며, 아기를 안고 가다 계단에서 굴러 아기가 죽음에 이르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범행 입증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병원 검진에서 출산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것과 달리, 용의자가 평소 임산부 행세를 해왔다는 주변인 진술에 주목하고 있다. 사건 하루 전 피해자의 회사에서 용의자를 봤다는 목격자도 확보했다.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용의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기를 가질 것”이라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 가방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흉기 두 점도 수거했다. 경찰은 일단 압수한 흉기의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 더불어 숨진 신생아와 용의자, 피해자 사이의 친자 관계를 밝히고 정확한 사인을 알아내기 위해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브라질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은 지 채 1년도 안 돼 벌어졌다. 지난해 여름 브라질 남부 산타 카타리나주에서는 유산 후 아기에 집착하던 20대 여성이 임신한 친구의 배를 갈라 아기를 훔친 일이 있었다. 그 일로 피해 임산부는 사망했으나, 아기는 목숨을 건져 병원 치료를 받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임신한 젖소 배에서 나온 71㎏ 플라스틱 쓰레기…새끼와 함께 하늘로 (영상)

    임신한 젖소 배에서 나온 71㎏ 플라스틱 쓰레기…새끼와 함께 하늘로 (영상)

    새끼를 밴 젖소 몸에서 성인 남성 평균 몸무게와 맞먹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나왔다. 현지언론인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지난달 말 인도 하리아나주에서 구조된 떠돌이소 위장에서 다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1일 인도 북부 하리아나주 파리다바드시에서 젖소 한 마리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임신 상태로 차에 치인 소를 살리기 위해 배를 가른 의료진은 그러나 어미소 배 속에서 새끼 대신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끄집어내야 했다. 못부터 바늘, 나사, 동전, 구슬, 유리 조각, 비닐류 등 장장 4시간에 걸쳐 꺼낸 플라스틱 쓰레기는 71㎏에 달했다.동물병원 관계자는 “소 위장 4곳에서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딸려 나왔다. 소 위에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들어있는 건 수의사 생활 13년 만에 처음 본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이어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 찬 어미 배 속에서 자랄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새끼는 수술 직후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어미소 역시 사흘 뒤 새끼 뒤를 따랐다. 다른 관계자는 “소처럼 먹은 것을 되새김질하는 반추동물의 소화기관은 복잡하다. 이물질이 위장 내에 오래 머물 경우 장내에서 뒤엉키면서 공기를 축적시킨다. 이 때문에 배는 점점 불룩해지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어미는 어미대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했고, 새끼는 새끼대로 어미 배 속에서 자리 잡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소를 신성시하면서도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 그렇게 방치된 소들은 도시 곳곳을 떠돌며 쓰레기를 삼키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14억 명 인구의 80%가 힌두교도인 인도에서 소는 매우 성스러운 동물이다. 특히 암소는 어머니 같은 존재로 악을 쫓고 행운을 불러온다고 여겨진다. 소를 숭배하는 문화에 따라 도축도 불법이다. 2014년 힌두 민족주의를 앞세운 인도인민당(BJP) 집권 이후에는 소 보호가 더욱 강화되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주지사를 지낸 구자라트주는 소를 도살한 자에게 최고 종신형까지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키우던 소가 늙으면 팔기보다는 버리는 쪽을 택하는 사람이 많아 거리에서 떠돌이 소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현지방송인 NDTV는 소 500만 마리가 이렇게 인도 전역을 헤매는 것으로 추정했다. 먹이를 구할 곳이 마땅찮은 떠돌이 소는 거리에 나뒹구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집어삼킨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연간 1000마리 소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죽는다고 밝혔다. 인도의 하루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2만6000t 수준이며, 이 가운데 40%는 적절한 처리 없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K과채류 열풍… 짝퉁도 판친다

    K과채류 열풍… 짝퉁도 판친다

    ‘K 과일, 넘버 원’ K팝과 K푸드에 이어 우리의 과일과 채소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예전엔 ‘로열티’를 지급했던 키위와 딸기 등 각종 과일이 역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또 동남아 등지에서는 한국산 배·딸기 등의 인기를 등에 업고 ‘짝퉁’까지 판치고 있다. ●유럽으로 가는 전남 키위 ‘해금’ ‘해원’ 전남도 농업기술원은 10일 자체 개발한 키위 2개 품종 ‘해금’, ‘해원’을 최근 유럽에 수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 농업기술원은 프랑스의 다국적 키위 유통업체인 ‘소프뤼레그’사와 향후 30년간 유럽 27개국에 2개 품종을 독점 공급할 수 있는 전용실시 계약을 체결했다. 유럽에서 100㏊가 보급될 경우 10년간 약 30억원의 로열티를 받는다. 키위의 역수출은 병충해에 강하고 당도가 높은 육종 개발에서 비롯됐다. 국내에는 1970년대 뉴질랜드에서 개량된 육묘가 수입되면서 재배가 시작됐다. 2000년대부터는 뉴질랜드 J사가 개발한 골드키위가 힛트를 쳤으나 회사측의 독점권 행사로 널리 보급되지 못했다. 도 농기원은 기존 키위 교배를 통해 여러 신품종을 개발하고 나무에 궤양병균을 주입해 최종 살아남은 품종인 ‘해금’과 ‘해원’을 2016~2020년 유럽에서 시험재배했다. 맛과 품질,병충해 등에서 뉴질랜드산보다 훨씬 우수한 것으로 입증됐다. 농기원 조혜성 연구사는 “국제학술회의 등을 통해 자체 개발한 과일 품종을 널리 알리면서 해외 진출이 이뤄졌다”고 말했다.●담양 딸기 ‘죽향’ 동남아 입맛 저격 전남 담양군이 자체 육성한 딸기 ‘죽향’도 해외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군은 최근 말레시아에 죽향 600㎏을 처음 수출했다. 기존 딸기보다 당도와 경도가 높아 저장성이 크게 개선됐다. ‘죽향’은 네덜란드 등 유럽인들에게 호평을 받았으며, 이에 힘입어 자체 개발한 또다른 품종인 ‘담향’과 함께 국내 처음으로 유럽에서 품종 등록에 성공했다. 10여년 전만해도 전국 딸기의 대부분이 일본 품종이어서 ‘로열티’를 지급해야 했으나 지금 일본산은 거의 사라졌다. 나주시는 자체 개발한 조생종 배 ‘원황’ 등을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베트남 등 18개국에 2500여t 가량을 수출한다. 50여년 전 대만에 수출을 시작한 이후 동남아시장으로까지 시장을 넓히고 있다. ‘원황’은 황갈색 빛깔에 높은 당도와 풍부한 과즙으로 해외에서 더 호평받고 있다. ●중국산 과일이 ‘K’ 달고 한국산 둔갑 이처럼 한국산 신선 농산물이 동남아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중국산 과일이 한국산으로 둔갑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최근 태국에서 현지 최대 규모의 농산물 바이어 4개사와 ‘한국산 둔갑 짝퉁 농산물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현지 주요 마케팅 업체의 매대에 태극기 또는 품목별 QR코드 안내를 통해 소비자가 쉽게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태국 현지 로펌과 연계해 딸기·배 등 공동브랜드 상표권 현지 출원을 진행 중이다. aT 관계자는 “해외 짝퉁 농산물 유통을 막기 위해 현지 소비자보호원과 연계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23일 지났는데도 ‘양성’…“지속력 2배”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23일 지났는데도 ‘양성’…“지속력 2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국발 변이바이러스가 확진 이후 23일이나 지났는데도 양성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나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기존 바이러스의 경우 확진 이후 10여 일이 지나면 음성으로 바뀌는데 변이바이러스는 지속력이 훨씬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전남도에 따르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된 나주 거주 시리아인 4명에 대해 전날 실시한 진단검사에서 이 중 2명이 양성판정이 나왔다. 부모와 자식 간인 이들 중 자녀 2명은 음성이 나왔지만, 부부는 모두 양성이 유지됐다. 이들은 지난달 1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나주 생활치료센터에 격리돼 치료를 받아왔다. 최근 영국발 변이바이러스로 확인되면서 진단검사를 다시 했는데 부부에게서 여전히 양성이 나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확진 판정 이후 10여일이 지나면 바이러스 활동력이 감소하면서 소멸하고 진단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온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확진 판정을 받고 23일이나 지났는데도 여전히 양성이 유지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변이 바이러스 자체가 드문 국내에서는 매우 특이한 사례”라며 “양성 판정 이외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은 없지만 격리 기간을 늘려 증상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남도는 혹시 모를 변이 바이러스 전파 차단에 집중하고 있다. 나주생활센터에 있는 70여명의 확진자들과 관리인력 20명에 대해서는 격리기준을 더욱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또 이들 시리아인과 접촉한 내외국인 220명에 대한 진단검사도 다시 하고 있다. 이 중 192명이 음성이 나왔고 나머지는 진단검사를 시행 중이다. 나주 거주하는 시리아인 42명과 도내 타 시군에 사는 시리아인 17명은 음성이 나왔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외국인에 대한 자가격리 해제 전 진단검사 의무화를 건의했다. 김 지사는 “양성 판정이 나온 외국인도 10여일이 지나면 검사 없이 격리가 해제되는데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크므로 앞으로는 격리 해제 전 진단검사를 정부 차원에서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일 오전 10시 현재 전남 도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전날 2명이 추가되면서 761명으로 늘었다. 이 중 696명이 지역사회 감염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다이노+] “갓 부화한 티라노사우루스 새끼는 개만한 크기였다”

    [다이노+] “갓 부화한 티라노사우루스 새끼는 개만한 크기였다”

    티라노사우루스는 갓 부화했을 때 보더콜리라는 개만한 크기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에든버러대 연구진은 캐나다에서 각각 배아 상태로 발굴된 티라노사우루스과 공룡 알베르토사우루스의 뒷발톱과 아래턱뼈 화석을 자세히 분석했다. 이런 화석 속 뼈의 크기와 모양을 보면 생애 초기 모습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연구진은 두 화석을 대상으로 3D 스캔 기술을 사용해 티라노사우루스과는 갓 부화했을 때 몸길이가 다 자란 보더콜리와 거의 같은 90㎝ 정도였다는 점을 알아냈다. 이는 몸길이 9~13m의 티라노사우루스과 공룡도 작았던 시기가 있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같은 수각류 공룡 크기를 고려해도 두 배가량 컸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를 이끈 그레그 펀스턴 박사는 “두 화석은 티라노사우루스과의 초기 생애에 관한 첫 창문을 연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에게 이들 종의 크기와 외형에 관한 많은 것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이들 화석을 분석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발견되지 않은 티라노사우루스과의 알 길이가 43㎝ 정도 됐다고 추정했다.연구진이 분석한 턱뼈 화석은 1983년 몬태나주 북서부 투메디신지층(Two Medicine Formation)에서 발굴된 7500만 년 전 공룡의 것으로, 길이는 3㎝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들 공룡은 이미 부화하기 전부터 특유의 신체적 특징을 지녔다는 점을 보여준다. 뒷발톱 화석은 2018년 앨버타주 서부 캐나다 퇴적분지(WCSB)에 있는 호스슈 캐니언 지층(Horseshoe Canyon Formation)에서 발굴된 7150만 년 전 공룡의 것으로, 길이는 1㎝ 정도이지만 같은 시기 테리지노사우루스류나 오비랍토로사우루스류보다 두 배 컸다. 이에 대해 펀스턴 박사는 “이들 공룡이 지금까지 발견된 알에서 나온 부화 동물들 가운데 가장 컸을뿐만 아니라 성체와 놀랄 만큼 닮았다는 점을 알아냈다”면서 “알의 크기와 성체와의 유사성은 미래에 더 많은 자료를 발견할 수 있다는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티라노사우루스과 배아에 관한 화석의 희소성과 둥지 부지에 알이 없다는 점은 추가 조사를 요구하지만 지금까지의 증거는 이들 종이 다른 공룡들의 둥지를 차지하고 알을 낳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 “앞으로 다른 공룡들의 둥지에서 이들 공룡의 알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티라노사우루스과 대표 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는 6800만 년 전부터 6600만 년 전까지 백악기 후기 최상위 포식자로 오늘날 북아메리카 서부 전역에서 서식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캐나다 지구과학저널’(Canadian Journal of Earth Sciences) 최신호(1월 25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준전시’ 워싱턴 내셔널몰 폐쇄… FBI, 주방위군 2만 5000명 전수조사

    미 연방수사국(FBI)이 조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을 위해 워싱턴DC로 유입되는 2만 5000명의 주방위군을 전부 조사하고 있다고 AP가 18일 보도했다. 기사는 “군인들 일부가 차기 대통령과 참석한 VIP들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두려움의 반영”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는 FBI 데이터베이스 및 감시 목록을 가동하는 전과 조회 등을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라이언 매카시 육군장관은 최근 AP와의 인터뷰에서 “군 당국은 잠재적 위협을 의식하고 있다”며 “군 사령관들은 취임식이 다가옴에 따라 부대 내 문제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워싱턴으로 유입되는 주방위군의 숫자는 이전 취임식 때의 최소 두 배 반에 달한다. 워싱턴DC는 내셔널몰이 대부분 폐쇄됐고, 인근 지역도 그린존과 레드존을 설정해 허가된 사람·차량만 진입할 수 있다. NPR은 ‘고요함’(Quiet)이란 단어로 현지 분위기를 표현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워싱턴DC에서 한 20대 남성이 3개의 고성능 탄창과 37발의 미등록 탄약, 글록22 권총을 소지해 붙잡혔고, 한 여성은 법 집행관을 사칭하다 의사당 인근 보안 검색대에서 체포되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당국이 취임식 당일까지 각 주 의회에서의 추가적인 폭력 시위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서자 미국 전역의 주 의사당 주변에는 병력이 대거 투입된 상태이며 펜스를 두르고 유리창에 가림판을 설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FBI가 50개 주정부 청사가 모두 시위의 현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뒤 “전국적으로 소규모 시위만 벌어졌다”고 이날 WP는 전했다. 솔트레이크트리뷴은 “법 집행관, 관중이 시위대 수보다 훨씬 많았다”고 유타주 의사당 분위기를 전했고, 펜실베이니아의 해리스버그에서도 “시위대보다 경찰과 기자들 수가 더 많았다”고 ABC가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인디애나주에서는 시위대가 노쇼(no-show)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안녕? 자연] 북극 ‘마지막 해빙’ 지탱하는 아치형 해빙 붕괴 위기

    [안녕? 자연] 북극 ‘마지막 해빙’ 지탱하는 아치형 해빙 붕괴 위기

    북극의 ‘마지막 해빙 지대’(Last Ice Area)를 지탱하는 아치형 해빙이 붕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때문에 북극해에서 가장 오래되고 두꺼운 이 해빙은 북극 전체가 녹는 속도보다 두 배 더 빨리 녹을 것으로 추정된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은 북극해에서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는 이 해빙 지대를 고정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아치형 해빙이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 탓에 빠르게 녹아 곧 붕괴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북극해의 커다란 해빙들이 따뜻한 남쪽으로 떠내려갈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마지막 해빙 지대는 캐나다 북극해제도 서쪽 끝부터 그린란드 북부 해안까지 약 2000㎞에 걸쳐 존재한다. 면적은 약 260㎢로 좁은 띠 모양을 띄며 지구 온난화로 다른 해빙들이 사라지더라도 마지막까지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돼 이런 이름이 붙여졌었다.연구진은 유럽우주국(ESA)의 인공위성 센티널 1호가 촬영한 위성 사진을 이용해 지구 온난화 탓에 아치형 해빙이 북극 전체에서 2배 빠른 속도로 면적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에 참여한 켄트 무어 토론토대 교수는 “마지막 해빙 지대의 붕괴는 우리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 지대가 이번 세기 중반이나 그 이상까지는 지속한다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그 안에 지구의 기온을 낮출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해빙은 다시 커지기 시작할 것이고 그러면 이 지대는 일종의 씨앗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아치형 해빙은 가로 길이 38㎞, 세로 길이 598㎞인 네어스 해협의 북쪽과 남쪽 끝에서 일반적으로 발달하며 마지막 해빙 지대를 유지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한다. 이 영역은 그린란드와 엘즈미어섬 사이를 북극해와 배핀만까지 잇는다. 그런데 위성 자료는 아치형 해빙의 형성 기간이 지난 20년간 지속해서 감소했고 네어스 해협을 통해 빠져 나가는 해빙의 양이 늘어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무어 교수는 “한 번에 몇 달간 바다 위에서 움직이지 않는 길이 100㎞의 얼음 장벽을 상상하는 일은 정말 심오하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긴 물 위의 다리인 루이지애나주 폰차트레인 호수의 코즈웨이 대교보다 두 배 이상 길다”면서 “이는 얼음의 힘을 말해주지만 그 힘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치형 해빙은 연간 일정 기간에만 형성되며 봄철에 사라지는데 그러면 네어스 해협으로 해빙들이 떠내려간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이전 관찰보다 훨씬 더 빨리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어 교수는 “매년 (아치형 해빙의) 지속 기간이 약 일주일씩 줄어들고 있다. 약 200일간 지속됐던 이 해빙은 지금은 약 150일간 지속한다”면서 “이는 상당히 현저한 감소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해빙이 점점 더 얇아지는 사실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해빙 지대의 일부분은 지난 2019년 캐나다 정부에 의해 투바이주이투크(Tuvaijuittuq)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여기서 투바이주이투크는 현지 원주민 언어인 이누크티투트어로 ‘얼음이 절대 녹지 않는 곳’을 뜻한다. 그런데도 이곳은 지난해 마지막 해빙 지대의 어떤 곳보다 두 배 빨리 녹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미국지구물리학회(AGU)는 2019년 연구를 통해 마지막 해빙 지대에서 지난 35년간 해빙의 95%가 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상 자료를 공개하고, 이는 기후 변화가 극심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지대는 현재 녹기 쉽게 얇고 이동성이 더 큰 해빙으로 주로 이뤄져 있는데 이는 얼음 조류부터 북극곰에 이르기까지 빙하에 의지하는 모든 생명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당신이 버린 ‘유기견’… 식용으로 팔리는 지옥에 또 버려져요

    당신이 버린 ‘유기견’… 식용으로 팔리는 지옥에 또 버려져요

    13만 마리. 해마다 사람에게 버려졌다 구조되는 유기동물의 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8만 마리대에 머물렀던 유기동물은 2017년 처음 10만 마리를 넘긴 뒤 지난해에는 13만 5791마리까지 증가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구조한 동물의 수만 취합한 것이어서 실제 버려진 동물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에게 버려져 구사일생으로 구조된 동물들은 보호소에서 또 다른 ‘지옥’을 만난다. 지자체에서 구조된 유기동물은 지자체 소속 동물보호소로 간다. 모든 지자체 동물보호소가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은 아니다. 어떤 곳은 입소한 동물 10마리 중 8마리가 자연사할 정도로 열악하다. 사실상 집단폐사에 가깝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자연사한 동물 가운데 47.5%는 질병으로 죽었거나 사고 또는 상해로 사망했다. 고령에 의한 사망은 1.7%에 불과하다. 보호 환경만 열악한 것이 아니다. 식용 개농장을 소유한 농장주나 번식업자가 지자체 동물보호소를 위탁받아 운영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보호 기간이 끝난 동물을 마취도 하지 않은 채 고통스럽게 안락사를 시키는 경우도 많다. ●보호소 열악… 입소 10마리 중 8마리 자연사 지난 9월 경북 울진군이 전직 식용 개농장주에게 지자체 동물보호소를 위탁한 사례가 알려져 공분을 샀다. 동물보호단체 사단법인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가 당시 울진군 동물보호소를 찾았을 때 보호되고 있어야 할 유기동물 34마리는 보이지 않았다. 위탁 운영자인 수의사에게 동물들의 실제 위치를 추궁해 찾아간 곳은 식용 개농장이었다. 개농장에 설치된 3개의 견사동 중 한 동은 유기견들을, 나머지 두 동은 식용개를 사육하고 있었다. 수의사가 개농장주에게 재위탁을 준 것이다. 개농장주는 폐업신고한 상태였지만 여전히 일부 개들을 개장수에게 팔고 있었다. 문제가 드러나자 울진군은 동물보호소를 직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남 나주시는 개 번식업자에게 동물보호소를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비구협에 따르면 나주시 동물보호소 위탁업자는 한쪽에는 동물보호소를 다른 한쪽에는 번식장과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나주시 관계자는 “규정상 (번식업자란 것이) 위탁 부적격 사유는 아니다”라면서 “다만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동물보호단체의 의견을 수용해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비구협은 지난 7월부터 전국에 있는 지자체 동물보호소를 방문해 자체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울진군과 나주시의 사례도 비구협의 자체 방문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비구협은 1일 기준 전국 284개 지자체 동물보호소 가운데 31곳을 직접 찾아가 조사했다. 비구협은 울진과 나주 외에도 경남 고성, 전남 구례·보성, 전북 정읍 등 6곳의 열악한 동물보호소 실태를 확인했다.●유기견 식용 판매… 안락사 아닌 고통사 실시 일부 위탁 동물보호소는 ▲운영자가 유기견을 식용 개농장으로 판매하거나 ▲안락사 규정을 지키지 않고 고통사를 실시했으며 ▲열악한 환경과 전염병 등으로 동물을 폐사시키는 등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지자체 동물보호소가 위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보호 환경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284개 지자체 동물보호소 중 81.3%가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위탁 동물보호소는 기본적으로 수익을 남겨야 하는 구조다. 유영재 비구협 대표는 “위탁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지자체로부터 보호 비용을 받고, 유기동물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 수익을 내려고 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치료비 등이 별도 예산 항목에 설정돼 있지 않은 점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동물 보호 예산은 보호관리비로 통합돼 있다. 서미진 동물자유연대 선임활동가는 “예산이 치료비로 설정돼 있으면 치료비로만 쓸 수 있는데, 예산이 통합돼 있으니 위탁업자 입장에서 치료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말했다. 예산과 인력 부족은 지자체 동물보호소의 고질적인 문제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지자체 동물보호소를 위탁에서 직영으로 전환한다면 이와 같은 문제점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유 대표는 “보호 비용으로 위탁업자의 배를 불리는 것은 세금낭비”라면서 “직영으로 전환된다면 공무원이 관리하게 돼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위탁업자의 수익구조 자체가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서 활동가는 “직영 지자체 동물보호소는 관리감독이 강화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 보호소 직영화, 동물 분양 늘어 실제로 동물보호소의 열악한 환경을 지적받은 지자체들은 운영체제를 위탁에서 직영으로 하나둘씩 바꾸고 있다. 비구협이 지적한 지자체 중 하나인 고성군도 지난 9월 동물보호소를 직영체제로 돌렸다. 직영이 된 고성군 동물보호소는 유기동물 입소 전 전부 건강검사를 하고, 질병이 발견된 경우 별도로 관리하며 치료한다. 보호자를 찾아주기 위해 실시하는 유기동물 공고 기간도 15일 이상 더 늘렸다. 동물보호소가 바뀌자 분양도 늘었다. 고성군 관계자는 “위탁할 때보다 분양이 조금씩 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전국에서 자연사율이 가장 높았던 경남 사천시 동물보호소는 오는 12월부터 직영으로 바뀐다. 동물자유연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유기동물 자연사 개체수와 원인에 대해 조사한 결과 경남 사천시는 자연사율이 83.5%로 가장 높았다. 사천시 관계자는 “직영으로 바뀌는 12월부터 위탁업자가 보호 중인 유기동물 35마리를 임시보호소로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014년 반려동물등록제를 실시하면서 유기동물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유기동물은 매년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은 유기동물 숫자가 줄었지만, 지방은 크게 늘었다. 지방에서 구조되는 유기동물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유기동물 숫자가 불어나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난해 서울에서 구조된 유기동물은 7508마리로 2018년(8207마리), 2017년(8631마리)과 비교하면 감소세다. 반면 경상도와 전라도 등 지방에서 구조된 유기동물은 큰 폭으로 늘었다. 경북은 2017년 4893마리에서 2019년 9153마리로, 경남도 같은 기간 7942마리에서 1만 4174마리로 두 배 가까이 불었다. 전북(4520마리→7880마리)과 전남(4712마리→8579마리)도 사정이 비슷하다. ●지방 유기견 급증… 시골개 중성화해야 동물보호단체들은 유기동물이 지방에서 늘고 있는 원인을 중성화되지 않은 시골개에서 찾았다. 지방을 중심으로 현장 실태조사를 다닌 유 대표는 “현장에 나가면 유기견들 대부분이 어린 강아지”라면서 “중성화되지 않은 시골개가 한번에 새끼를 8~9마리씩 낳고,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농가에서 버리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서 활동가도 “지방 유기동물 공고를 보면 진돗개 등 대형견이 많다”면서 “시골개의 경우 중성화가 잘 안 되거나, 들개화되면서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유기동물 숫자도 늘어나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유기동물의 숫자를 줄이려면 지자체 중성화 사업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 대표는 “동물을 사고 버리지 말자는 구호도 중요하지만 시골개의 중성화 사업을 위한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배럿 대법관 지명 안돼” 들고일어난 대학동문 1500명

    “배럿 대법관 지명 안돼” 들고일어난 대학동문 1500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 1500명이 넘는 모교 동문이 집단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격화된 공화·민주 양당의 대법관 인준 전쟁이 동문까지 가세하며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4일(현지시간) 정치전문 더힐 등에 따르면 1500여명에 이르는 로즈칼리지 학부 동창생들은 배럿 후보자의 보수적인 성향을 지목하며 그의 대법관 지명에 우려를 표명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배럿 지명자는 1994년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로즈 대학을 우등 졸업하고 인디애나주 노터데임대 로스쿨 졸업 후 모교 교수를 지낸 바 있다. 로즈칼리지 졸업생인 롭 마루스와 캐서린 모건 브레슬린은 서한에서 낙태법과 성소수자(LGBTQ) 이슈,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전국민건강보험법(ACA)에 부정적인 배럿 지명자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우리는 로즈칼리지 관계자들이 배럿을 사랑받는 모교의 졸업생으로 포용하려는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썼다. 이어 “그녀의 전력 및 지명 과정이 우리가 로즈칼리지에서 배웠던 진실과 충성, 봉사의 가치와 정반대라고 믿기 때문에 이런 포용에 반대한다”고 명시했다. 동문들의 공개적인 반대 의견 표명은 이 대학 마저리 하스 총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법관 지명에 대해 지난달 22일 “전문적인 탁월함과 성취”라고 극찬한 성명 이후 나온 것이어서 이목이 집중됐다. 공개서한에는 모두 1513명의 동문이 서명했으며 재학 시절 그를 알고 지냈던 동창생들은 물론 1959년 졸업 선배들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진보 아이콘이었던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 후임으로 보수 성향의 배럿 판사를 대선을 앞두고 서둘러 지명하면서 민주당이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오는 12일 시작될 인준 청문회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배럿 지명자를 정조준하고 있는 것과 별개로 공화당 상원 법사위 일부 의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다. 배럿 지명자 부부 역시 지난여름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완치됐다고 미 언론들이 이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트럼프 예상대로 배럿 대법관에 지명, 막내 아들은 다운증후군

    트럼프 예상대로 배럿 대법관에 지명, 막내 아들은 다운증후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에이미 코니 배럿 (48) 제7연방고법 판사를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배럿 판사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대법관 지명 사실을 공개했다. 배럿 판사는 2016년 세상을 떠난 안토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서기 출신으로, 모교인 인디애나주 노터데임 대학에서 15년 동안 교수를 역임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배럿은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 성향이 뚜렷한 인물이다. 일곱 자녀를 뒀는데 둘은 아이티 입양아이며, 막내 아들은 다운 증후군을 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 후임으로 한때 고려했던 인물이며 이듬해 브랫 캐버노 판사를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할 때 마지막까지 후보군에 있었던 인물로 알려졌다. 배럿 판사가 상원 인준을 통과해 대법관에 취임하면 역대 다섯 번째 여성 대법관이자 1991년 43세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에 이어 두 번째로 젊은 대법관이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에 보수 성향인 배럿 판사가 임명되면 연방대법관의 이념적 분포는 보수 6명, 진보 3명의 보수 절대우위로 바뀐다. 배럿 판사가 낙태, 총기 규제, 오바마케어 등 의료보험 등 주요 사안에서 보수적 판결을 내린 전력이 있어 인준 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민주당은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긴즈버그의 후임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제 인준 청문회에서 공화당 내부의 반란표를 바라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민주당은 인준 절차를 최대한 늦추는 지연 전술 등 배럿 저지를 위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이지만 공화당이 상원 다수석을 점해 인준안 통과를 막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상원 의석은 공화당 53석,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 47석이다. 로이터 통신은 “민주당은 가능한 한 인준 절차를 어렵게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공화당이 상원을 지배하고 있어 인준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10월 셋째 주에 배럿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 뒤 10월 29일 이전에 인준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을 갖고 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하지만 다음달 12일 첫 청문회가 열릴 수 있다는 소식통 전언도 있었다고 했다. 특히 11월 3일 대선 표심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진보와 보수 모두 표를 결집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초조해 하는 것은 11월 대선 결과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보수 우위의 대법원이 선거 소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물론 그런 우려만으로 오히려 조 바이든 대선 후보에게 확실한 지지 표를 몰아주자는, 긍정적인 흐름이 생길 수도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CNN “트럼프 새 대법관에 배럿 판사 지명할 듯” 일곱 자녀의 엄마

    CNN “트럼프 새 대법관에 배럿 판사 지명할 듯” 일곱 자녀의 엄마

    예상했던 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26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에이미 코니 배럿(48) 제7연방고법 판사를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CNN 방송이 전날 보도했다. CNN은 백악관이 의회의 공화당 일부 고위 인사들과의 대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배럿 판사를 지명할 의향을 드러냈다고 복수의 공화당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발표하는 마지막 순간에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여전히 있지만 배럿이 선택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고 CNN은 덧붙였다. 그동안 5명의 여성 후보를 압축했다고 밝힌 가운데 배럿 판사와 함께 바버라 라고아 제11연방고법 판사, 앨리슨 존스 러싱 제4연방고법 판사 등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배럿 판사는 그 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면담한 유일한 후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1972년 뉴올리언스에서 태어난 배럿 판사는 2016년 세상을 떠난 안토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서기 출신이다. 모교인 인디애나주 노터데임대에서 15년 동안 교수를 역임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배럿 판사는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 “인생은 잉태에서 시작한다”는 지금도 입에 오르내린다. 남편 역시 인디애나주 연방 검사 출신이며 일곱 자녀를 두고 있는데 둘은 아이티에서 입양했다. 막내 친아들이 다운 증후군을 앓고 있다. 그녀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 때도 후임 지명을 고민했고, 이듬해 브랫 캐버노 판사를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할 때에도 마지막까지 후보군에 있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배럿 판사를 긴즈버그 후임 자리를 위해 아껴두고 있다”고 말했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지난해 3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펼쳐온 이민 반대 정책, 총기 옹호 등에 대해서도 같은 목소리를 내왔다. 2017년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시카고 제7 순회항소법원에 추천했을 때 상원 인준을 55-43으로 통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 절차를 마치면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현직 대통령이 지명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민주당은 상원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공화당 의원들의 반란표를 모으는 데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관의 상원 인준은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현재 공화당이 53, 민주(민주 성향 무소속 포함) 47이다. 찬반이 같으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쥐기 때문에 부결을 위해서는 공화당의 이탈표 네 장이 필요하다. 대선 전 표결 반대 의사를 공식화한 공화당 상원의원은 리사 머코스키, 수전 콜린스 등 둘 뿐이다. 밋 롬니 의원은 얼마 전에 대선 전 지명에 동의한다면서도 지명된 이를 무조건 찬성할지는 면면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혀다. 웨스트버지니아의 셸리 무어 캐피토 상원의원도 대선 전 인준 표결에 찬성한다고 밝혀 사실상 공화당이 반란을 일으킬 여지는 없어졌다. 여론 악화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밀어붙이는 상황이어서 민주당도 달리 손 쓸 방도가 없어 고민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10월 중에는 표결에 부친다는 방침을 사실상 정했다. 상원 법사위원장인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다음달 사흘 간 대법관 청문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CNN이 보도했다. 다만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정확한 청문회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조만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헌법보다 신앙 우선” 보수 가치의 수호자

    “헌법보다 신앙 우선” 보수 가치의 수호자

    보수 성향인 에이미 코니 배럿(48) 제7연방고등법원 판사가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진보 성향)의 자리를 물려받을 유력 후보로 부상하면서 세간의 이목이 쏠린다. 배럿 판사는 신앙이 헌법에 앞설 수 있다는 취지의 소신 발언, 낙태 반대 등 보수 가치의 수호자로 여러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쿠바계 여성인 바버라 라고아 제11연방고법 판사 등 다른 후보와 비교할 때 보수 성향이 워낙 분명해 미 언론의 예상대로 배럿 판사가 지명될 경우 진보 진영의 반발도 더욱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배럿 판사는 열렬한 낙태 반대론자이자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서 보수 성향을 대표하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법관 후보 1순위로 꼽힌다”며 “48세인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임명한 닐 고서치·브렛 캐버노 대법관과 함께 긴 기간 대법원의 3분의1을 차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원 중 최연소는 닐 고서치(53) 대법관으로 배럿 판사가 지명되고 상원에서 인준된다면 최연소가 된다. 배럿 판사는 이미 2018년 46세 때 대법관 후보에 올라 브렛 캐버노(55) 현 대법관과 경쟁한 바 있다. 또 현재 여성 대법관 2명(소니아 소토마요르·엘리나 케이건) 모두 진보 진영에서 임명했기 때문에 보수 측이 지명한 유일한 여성 대법관이 된다. 배럿 판사는 긴즈버그의 별세로 ‘보수 5명·진보 3명’이 된 대법원의 보수 우위 구도를 확실하게 굳힐 인사로 평가받는다. 그는 2017년 고등법원 판사로 지명됐을 때 “헌법보다 (신앙적) 믿음이 우선”이라고 했고, “법적 경력은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 목적은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법원 판례는 신성불가침이 아니라는 언급도 했었다. 진보 측은 이를 1973년 대법원의 낙태 합법화 결정을 위협한다고 받아들여 거세게 비판했다. 배럿 판사는 2013년 한 인터뷰에서 “인생은 임신에서 시작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럿 판사는 테네시주 로즈대를 나왔고, 인디애나주 노터데임대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대법관에 오르면 유일한 비(非)아이비리그 출신이 된다. 배럿 판사의 아이는 모두 7명으로 2명은 아이티에서 입양했다. 2011년 입양한 막내는 다운증후군을 앓는다. 연방고법 판사가 된 후 사우스벤드 집에서 시카고까지 약 100마일씩 통근하며 아이들을 돌봤다. 직전까지는 노터데임대 교수로 재직했다. 이 때문에 제대로 된 판사 경력은 불과 3년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공화·민주당의 인선 전쟁은 과열되고 있다. 상원(100석)에서 53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이 인준 조건인 51표를 충족하려면 이탈자가 2명을 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미 리사 머카우스키·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이 반대 의사를 밝혔으며, 폴리티코는 이들 외에도 최대 4명(밋 롬니·코리 가드너·러마 알렉산더·팻 로버츠)을 이탈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봤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美대선 쟁점 된 긴즈버그 후임… 트럼프 “다음주 여성 지명”

    美대선 쟁점 된 긴즈버그 후임… 트럼프 “다음주 여성 지명”

    18일(현지시간)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7) 연방대법관의 후임 인선 여부가 6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11월 3일) 판도를 흔드는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여성 후임자 지명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대법관 9명 중 보수 성향이 5명인 상황에서 확실한 보수 우위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다. 민주당은 ‘내로남불’이라고 반발하며 인선 작업을 결사 저지하겠다고 나섰다. 4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는데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저지로 대법관 지명에 실패했다.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엇빌 유세에서 “헌법 제2조에 명백히 대통령이 대법관을 지명한다고 돼 있다”며 “다음주에 (대법관)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며 “아주 재능 있고 훌륭한 여성이 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당장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고등법원 판사와 제11연방고법의 쿠바계 여성 바버라 라고아 판사 등이 유망 인물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취재진에게 배럿 판사는 매우 존경받고 있고, 라고아 판사는 ‘비범한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미 언론은 둘 중 배럿 판사에게 좀더 무게를 두고 있다. 48세의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낙태에 강하게 반대하는 보수 성향을 보여 왔으며, 가장 최근인 2018년 10월 브렛 캐버노 대법관 지명 때도 후보에 올랐었다. 당시 트럼프는 배럿에 대해 “긴즈버그를 대비해 남겨 둘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산술적으로 보수 성향 판사가 불과 44일 남은 대선 전에 임기를 시작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간 대통령 지명부터 대법관 확정까지 짧아도 65일이 걸렸지만, 공화당이 상원의 과반인 53석을 차지하고 있고,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인준 전쟁’에 사활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일주일간 투표 연기를 요청할 권한만 갖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타산을 따져 보면 상황은 다를 수 있다. 2016년 2월 보수 성향인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별세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3월 후임으로 메릭 가랜드 후보자를 지명했지만 공화당이 이끌던 상원은 표결 자체를 거부했다. 대통령 선거가 너무 임박해 “유보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선거를 불과 6주 남긴 상황에서 대법관 인준에 나서겠다고 입장을 정반대로 바꾼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도 이 사례를 거론하며 긴즈버그의 후임은 대선 승자가 지명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결집세도 거세졌다. 민주당 온라인 모금 플랫폼인 ‘액트 블루’의 시간당 모금액은 긴즈버그 대법관 별세 소식이 알려진 전날 밤 10시 630만 달러로 기록을 세웠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긴즈버그 후임 임명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보수 6명, 진보 3명’의 구도가 되면 우선 오는 11월 10일 대법원의 ‘오바마케어’ 심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특히 대법원은 이번 대선에서 우편투표 등으로 법적 다툼이 발생할 경우 이를 판단할 최종심이다. 이 같은 후임 대법관 논란의 이슈화가 바이든에게 유리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긴즈버그 대법관이 별세하기 전인 10~16일 진행한 차기 대법관을 더 잘 지명할 대선후보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53%를 얻어 트럼프(41%)보다 12% 포인트나 앞섰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대법관 지명 논란을 통해 민주당 유권자들이 결집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美대학도시 ‘감염자 천국’… 일반 도시 대비 2배 급증

    美대학도시 ‘감염자 천국’… 일반 도시 대비 2배 급증

    경제난에 가을학기 개강을 감행한 미국 대학도시들이 코로나19의 새로운 온상지가 되고 있다. 각 주 카운티 당국은 ‘대학 셧다운’으로 지역경제가 만신창이가 되자 “학교를 열어 달라”는 대학과 주민들의 요구를 못 이기는 척 수용했다. 그러나 마스크 의무 착용과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무시한 ‘혈기왕성한’ 청년 확진자 속출에 지금까지 바이러스 확산을 가까스로 막았던 이들 지역이 ‘감염자 천국’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빗발친다. 뉴욕타임스가 6일(현지시간) 지역 보건당국·개별 대학 자료를 토대로 대학생 인구가 전체 인구의 최소 10% 이상을 차지하는 203개 카운티를 조사한 결과 절반가량인 100여곳이 지난달 1일 이후 최악의 확산세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조사 카운티의 25%는 이 기간 감염자 수가 팬데믹 이후 정점을 찍었다. 9월 들어 이들 카운티의 10만명당 감염자 수는 비(非)대학 카운티보다 2배가량 높았다. 개강 이후 감염자가 급증한 지역으로 텍사스 A&M 대학이 있는 브라조스 카운티, 일리노이 주립대가 있는 매클레인 카운티, 이스트캐롤라이나대가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피트 카운티 등이 꼽혔다. 아이오와 대학이 있는 존슨 카운티는 지난달 초 이후 확진자 수가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4000여건을 기록했다. 워싱턴 주립대와 아이다호 대학은 불과 8마일 간격으로 떨어져 있는데, 7월부터 확진자가 급증해 위트먼·워시·아이다호·라타 카운티 등 주변 시골 지역으로까지 번졌다. 이들 지역은 인적이 드물어 코로나 발생 후 첫 3개월 동안 감염자가 한 자릿수에 불과했지만, 8월 마지막 주 300건 이상으로 증가했다. 공식 통계는 없으나 지난 7월 말 이후 캠퍼스에서 발생한 신규 환자만 4만 40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신문은 추산했다. 개강으로 복귀한 학생들과 캠퍼스 밖 지역사회 감염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떨어지진 않지만, 역학 조사관들은 학생들이 시내에서 먹고 마시고 쇼핑하는 동안 바이러스 전파를 경고해 왔다는 점에서 인과성이 매우 크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자 당국과 대학들의 대응 조치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아이오와주 스토리 카운티는 오는 12일 루이지애나 주립대와의 풋볼 경기에 2만 5000명을 맞이할 계획을 취소하라고 아이오와 주립대에 요구했다. 뉴욕대(NYU)는 코로나 지침을 위반한 학생 20여명을 지난 5일 정학 처리했다. 이들의 정학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학교 측은 ‘기숙사 입주 전 코로나 검진, 14일 자가격리, 술집 방문 자제’ 등을 당부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노스이스턴대는 임시 기숙사인 호텔방에서 모임을 한 1학년생 11명에 대해 학비 환불 없이 퇴교 조치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유산 후 아이 집착한 브라질 여성, ‘절친의 태아’ 훔치려 살인

    유산 후 아이 집착한 브라질 여성, ‘절친의 태아’ 훔치려 살인

    브라질의 한 여성이 임신한 여성을 살해하고 배 속 태아를 꺼내간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뉴욕포스트 등 해외 언론의 2일 보도에 따르면 남부 산타 카타리나주에 살던 플라비아 마프라(24)라는 이름의 36주 임산부는 얼마 전 절친한 친구(26)로부터 ‘베이비 샤워’ (출산용품 등을 건네며 임신을 축하하는 파티) 제안을 받았다. 임산부는 별 의심 없이 약속장소로 향했고, 이 자리에서 끔찍하게 죽임을 당했다. 가해자는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했고, 배 속 태아(딸)를 강제로 꺼낸 뒤 현장에서 사라졌다. 피해 임신부의 남편과 어머니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주검이 된 마프라를 발견하고는 경찰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베이비샤워를 제안했던 오래된 친구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고, 결국 경찰에 체포됐다. 가해 여성은 파티를 가장해 살인현장으로 피해자를 유인한 뒤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자백했다.현지 경찰에 따르면 가해자가 올해 초 유산을 한 뒤 아이에 집착하게 된 것이 살해 동기이며, 주변 사람들에게는 유산한 사실을 숨기고 임신부 행세를 지속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해자가 피해자로부터 ‘훔친’ 태아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산모의 몸에서 강제로 꺼내어 질 때 등 피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아기가 꺼내졌는지, 이미 사망한 뒤 꺼내졌는지는 부검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며, 가해자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소 징역 100년 형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