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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테러도 IS 추정… 용의자, 키르기스 출신 러시아인

    러 테러도 IS 추정… 용의자, 키르기스 출신 러시아인

    3일(현지시간)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발생한 지하철 폭탄 테러와 관련해 이슬람국가(IS) 배후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4일 뉴욕타임스, 폴리티코 등이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가 2015년 9월 시리아 내 IS 거점지를 대상으로 공습을 감행하자 IS는 러시아에 대한 보복을 수시로 경고해 왔다. 러시아가 서방에 이은 테러 타깃으로 부상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심 센나야 플로샤디역에서 테흐놀로기체스키 인스티투트역 구간을 운행하던 지하철 객실에서 폭발이 일어나 최소 14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작은 소화기 안에 살상용 철제·유리 파편을 채워 만든 사제폭탄과 쇠구슬이 든 서류가방을 들고 지하철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 때 소화기에 있던 쇳조각과 유리 파편이 쇠구슬과 함께 사방으로 튀면서 피해가 커졌다. 용의자는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러시아 국적자인 아크바리욘 드자릴로프(22)로 확인됐다고 러시아와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밝혔다. 수사 당국은 폭발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 잔해들을 조사한 결과 드자릴로프의 자살 폭탄 테러라고 잠정 결론 내렸다. 그는 다른 지하철역에 두 번째 폭탄을 설치했으나 이는 폭발하지 않았다. 2011년 러시아 국적을 취득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거주해 온 드자릴로프는 2015년에 한동안 현지 일본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했으나 이후 종적을 감췄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최근 테러의 추세나 IS의 보복 경고, 용의자의 출신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배후 세력은 IS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러시아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시리아에서 IS 격퇴전을 치르고 있다. 중앙아시아는 최근 들어 엘리트 IS 조직원들을 양산하는 인큐베이터로 급부상한 지역이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의 중앙아시아는 무슬림 신자가 많고, 산과 사막 등 테러리스트 훈련 장소로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시리아 등 기존 거점들에서 세력을 잃고 있는 IS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서 IS에 조직원으로 가담한 이들만 수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우즈베키스탄 출신 IS 조직원 압둘가디르 마샤리포프는 새해 첫날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에서 총기 난사로 39명을 살해했다. 배후가 IS로 밝혀지면 내년 3월 4선에 도전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분석가 키릴 로고프는 “이번 테러가 시리아 개입과 관련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시리아 군사 개입을 결정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부터 러시아 전역에선 ‘반(反)푸틴’을 외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테러리즘은 모두 힘을 합쳐 대처해야 할 악(惡)”이라며 애도와 지원 의사를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무교로 이야기/손성진 논설실장

    [그때의 사회면] 무교로 이야기/손성진 논설실장

    현재의 무교로는 서울시청 교차로에서 대한체육회관 앞을 거쳐 종로1가 교차로에 이르는 폭 20m, 길이 약 400m의 도로다. 1984년 11월 7일 서울특별시 공고로 이름이 정해졌다. 그런데 그전에는 지금의 청계천 입구 청계 광장에서 광교에 이르는 길을 무교로라 불렀다. 행정구역상 무교로의 북쪽은 서린동, 남쪽은 무교동인데 사람들은 무교로의 양쪽을 구분하지 않고 그냥 무교동이라고 했다.옛 무교로 양쪽은 1970년대 초까지 맥주나 양주를 파는 살롱과 음식점이 즐비한 서울의 대표적인 유흥가였다. 취객들을 유혹하는 콜걸이 설쳤고 업주를 등치는 폭력배들도 들끓었다. 무교로를 중심으로 무교동 쪽으로는 ‘오비 비어 캬라반’, ‘뉴스타’, ‘황태자’, ‘월드컵’ 같은 업소가, 서린동 쪽으로는 ‘럭키싸롱’, ‘스타더스트 호텔’이 네온사인을 밝혔다. 스타더스트 호텔은 나이트클럽으로 유명했고 특히 그 뒷문 쪽에는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 등의 통기타 가수를 배출한 ‘세시봉’이라는 유명한 음악감상실이 있었다. 지금의 SK빌딩 자리에는 낙지 골목이 형성돼 60여개의 낙지전문 음식점이 들어차 주당들을 불러 모았다. “네온이 하나둘 꽃처럼 피어나는/무교로 거리에는 사랑이 흐르네/언제였나 언제 봤나 이름은 몰라도/그 머리 그 눈매 웃음 먹은 눈동자/사랑의 시작이었네 무교동 이야기” 이런 가사의 ‘무교동 이야기’는 1987년에 나온 정종숙의 노래인데 사실 노래가 발표될 즈음에는 무교동의 네온사인은 거의 다 사라진 뒤였다. 옛 무교로는 지금과는 달리 4차로의 좁은 도로였다. 1970년대 초반에 무교동 재개발계획이 세워져 대부분의 유흥업소가 헐리게 된다. 1973년 3월 9일 자 기사에 따르면 무교동과 서린동에는 230곳의 유흥업소가 있고 그중에서 재개발로 64곳이 헐린다고 돼 있다. 서울시는 1976년 4월 19일부터 70일 동안 술집과 음식점 등 주변건물을 허무는 공사를 벌여 옛 무교로를 8차로로 확장했다. 준공식은 1976년 7월 1일 열렸다. 무교로를 확장한 것은 공사가 끝난 삼일고가도로로 진입하기 쉽도록 하려는 이유도 있었다. 확장 공사로 밤이면 네온사인 불빛이 명멸했던 술집과 음식점들은 더는 볼 수 없었다. 무교로는 그 이후로도 재개발이 계속돼 그곳에 있던 주점들은 대부분 단속도 덜 하고 이전을 촉진하기 위해 세금도 감면해 주는 강남으로 옮기게 된다. 현재의 무교동은 서울파이낸스센터, 옛 코오롱빌딩, 옛 대한체육회관이 있는 작은 행정구역으로 유흥업소는 거의 없다. 무교동이라는 이름은 무교(武橋)에서 따왔다고 한다. 조선시대 무기 제조와 관리를 맡아 보던 관청인 군기시(軍器寺)가 서울시청 옆에 있었는데 군기시 앞에 있던 다리가 무교였다. 손성진 논설실장 sonsj@seoul.co.kr
  • 토니상 2관왕 연출가 “750쪽 원작 단숨에 읽어… 최고의 작품”

    토니상 2관왕 연출가 “750쪽 원작 단숨에 읽어… 최고의 작품”

    벨기에 출신 이보 반 호브(59)는 요즘 세계 연극계에서 가장 핫한, 대세 연출가다. 2007년 셰익스피어의 작품 3개를 엮은 6시간짜리 대작 ‘로마 비극’으로 주목받은 반 호브는 2014년 초연한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으로 2015년과 2016년 각각 영국과 미국의 권위 있는 공연예술상인 올리비에상과 토니상의 연출상과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이름을 떨쳤다.세계 주요 도시의 유명 극장에서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반 호브가 연출한 연극 ‘파운틴헤드’가 31일~4월 2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5년 전 연극 ‘오프닝 나이트’에 이어 한국 무대에 선보이는 두 번째 작품이다. 반 호브는 공연을 하루 앞둔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연출한 여러 작품 중 최고로 꼽을 수 있는 작품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망명한 작가 아인 랜드가 1943년에 발표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운틴헤드’는 1920~193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빛나는 재능과 자유롭고 독립적인 영혼을 지닌 건축가 하워드 로크의 고고한 결단과 행동의 궤적을 좇으며 창작의 본질과 예술적 진정성이 무엇인지 등의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반 호브는 “지인이 선물한 750쪽에 이르는 소설을 단숨에 읽자마자 연극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작업만 하는 이상주의자 건축가 하워드 로크와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순순히 따르는 기회주의적인 건축가 피터 키팅이라는 인물을 통해 오롯이 개인으로 존재할 것인지 아니면 집단의 일부로 남을 것인지 등 삶의 선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은 예술가적 이상을 좇아야 하는지 아니면 관객이나 여타 상황에 순응하고 타협해야 하는지, 예술가로서 스스로를 얼마나 믿는지 등 나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라면서 “작품 속에서 어느 한쪽을 옹호하지 않고 두 사람의 입장을 모두 조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로크 같은 예술가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반 호브는 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며 관객과 평단의 주목을 고루 받고 있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독특한 주제를 큰 스케일 안에서 다루는 것을 선호하는 저로서는 세계적으로 작업하는 것이 꿈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세계적으로 유명해져서가 아니라 제 생각이 여러 문화권의 사람들로부터 존중받는 느낌이 들어서 매우 행복합니다. 한국 관객들도 이 작품을 보시고 제 생각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美법무부, 불법체류 ‘피난처 도시’에 연방 보조금 중단

    美법무부, 불법체류 ‘피난처 도시’에 연방 보조금 중단

    캘리포니아 전체 중단액의 27% 지자체 400곳 불법체류자 보호 시민단체 “지원금 중단 법적투쟁”반(反)이민 행정명령과 멕시코 장벽 건설 등 불법 체류자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법 체류자를 보호하는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에 ‘보조금’ 지급 중단을 공식 선언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연방이민법을 온전히 준수하지 않는 각 시·카운티·주 정부에 연방 사법제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했다. 백악관 브리핑룸에 깜짝 등장한 세션스 장관은 “법무부의 보조금을 신청하는 어떤 기관도 연방법 제1373조 8항을 분명히 준수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밝히도록 요구할 것”이라면서 “법률 위반 사항을 개선하지 못하면 보조금 지원 보류, 중단, 자격박탈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방법 제1373조 8항은 정부 기관과 이민귀화국 간의 소통 및 협력을 규정하고 있다. 세션스 장관이 언급한 보조금은 법무부 산하 사법제도실(OJP), 지역사회경찰국(COPS) 등이 미 전역의 형사사법제도를 돕고자 지방 정부에 제공하는 지원금을 말한다. 최근에는 지난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테러 사건인 올랜도 게이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사건 피해자를 돕기 위해 850만 달러(약 95억 2000여만원)의 지원금이 제공된 적이 있다. 법무부가 첫 포문을 열었지만 다른 부처에서도 지역개발이나 경제개발청 보조금 등 각종 지원금 삭감에 나선다면 연간 8억 7000만 달러(약 9740억원)의 연방지원금이 중단될 것이라고 진보적인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CAP)는 내다봤다. 제일 큰 피해를 보는 주는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로 전체 지원금 중단액의 27%인 2억 4000만 달러(약 2688억원)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뉴욕시를 비롯해 불법이민자 피난처를 많이 둔 뉴욕주로 1억 9000만 달러(약 2128억원),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는 9100만 달러(약 1019억원)를 삭감당할 것으로 조사됐다. CAP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재정 지원 중단에 굴하지 않고 불법 체류자 보호 정책을 계속 펴겠다고 밝힌 도시는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보스턴 등 39개 주요 도시와 364개 카운티 등 400개가 넘는다”면서 “이들 지방정부는 연방지원금 중단에 맞서 법적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서울포토]흑맥주 느낌의 질소 커피, 스타벅스 나이트로 콜드브루 출시

    [서울포토]흑맥주 느낌의 질소 커피, 스타벅스 나이트로 콜드브루 출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28일 서울 세종대로 스타벅스 광화문점에서 콜드 브루에 질소를 넣는 방식으로 만든 아이스 커피 ‘나이트로 콜드 브루’를 선보이고 있다. 가격은 사이즈에 따라 5300원에서 6300원.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서울포토]스타벅스, 풍부한 거품과 목넘김이 일품인 질소 커피 출시

    [서울포토]스타벅스, 풍부한 거품과 목넘김이 일품인 질소 커피 출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28일 서울 세종대로 스타벅스 광화문점에서 콜드 브루에 질소를 넣는 방식으로 만든 아이스 커피 ‘나이트로 콜드 브루’를 선보이고 있다. 가격은 사이즈에 따라 5300원에서 6300원.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영화 ‘프리즌’ 한석규·‘보통사람’ 장혁…나쁜놈 vs 나쁜놈

    영화 ‘프리즌’ 한석규·‘보통사람’ 장혁…나쁜놈 vs 나쁜놈

    최근 안방극장에서 정의의 편에서 활약하며 큰 사랑을 받았던 두 배우 한석규(왼쪽·53)와 장혁(41)이 이번엔 나란히 ‘다크 사이드’로 자리를 옮겼다. 영화 ‘프리즌’과 ‘보통 사람’에서 악으로 스크린을 물들이며 맞대결을 펼친다. 두 배우 모두 주인공과 대립하는 안타고니스트를 연기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 순도에 있어서 전작들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한석규가 헐떡이는 야수 같은 악을 보여준다면 장혁은 악의 평범함으로 서늘함을 느끼게 한다. ■범죄형 나쁜놈 ‘익호’ “한 신을 해낼 때 여러 접근법이 있는데 이번엔 한 가지 이미지에 매달려 연기했어요. 언젠가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장면이죠. 무리에서 거부되고 공격당해 간신히 살아남은 하이에나예요. 입술은 다 뜯기고 혀도 떨어져 나가고 눈알 하나는 빠져서 덜렁거리고 귀도 찢기고 코는 짓뭉개지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 피가 철철 흐르는, 오로지 살아남는다는 목적만 갖고 있는, 저에게 익호는 그런 모습이었어요.”지난 22일 개봉한 범죄물 ‘프리즌’에서 한석규는 한 교도소에서 황제처럼 군림하는 악의 결정체 익호를 연기한다. 교도소에선 그의 말이 곧 법이다. 교도소장까지 수족 부리듯 한다. 또 교도소를 근거지로 바깥 세상을 오가며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그러한 익호가 있는 왕국에 ‘꼴통’ 경찰 유건(김래원)이 이감되며 정적이 깨진다. 나현 감독은 김동인의 단편 소설 ‘붉은 산’에 나오는 삵에게서 이야기를 떠올렸다. 언제부터인가 동네를 폭력적으로 휘젓고 다니고 있지만 당최 정체를 알 수 없는 악다구니인 삵의 본명이 바로 익호다. “슬픈 장면을 할 때 이건 슬프게 해야지 하고 마음먹으면 그게 함정이에요. 연기하는 저는 슬픈데 보는 관객들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죠. 악역도 마찬가지예요. 악역이라는 것에 정신 팔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지요.”물론, 악역이 처음은 아니다. ‘넘버 3’나 ‘주홍글씨’, ‘구타유발자들’ 등에서도 딱히 선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익호는 차원이 다르다. 눈빛만으로도, 뒷모습만으로도 서늘함이, 흉폭함이 느껴질 정도다. 익호를 빚어내는 게 쉽지 않겠다는 생각에 두렵기도 했다는 그다. 결과물은 마음에 들었을까. “다른 것은 모르겠는데 제 눈은 조금 볼만했던 것 같아요. 이전에는 연기하는 제 눈을 잘 못 보겠더라고요. 멍 때리는 것 같고 텅 비어 보이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최근 들어 영화 쪽보다는 ‘뿌리 깊은 나무’와 ‘낭만닥터 김사부’ 등 TV 드라마에서 더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처음에 직업란에 성우라고 쓰다가 탤런트라고 쓰다가 언젠가부터는 영화배우라고 쓰게 되더라고요. 요새는 연기자로 쓰죠. 같은 연기를 하는데도 영화배우라고 쓸 때는 난 고급스러운 일을 하고 있다는 병신 같은 생각을 가졌던 거예요. 지금은 어떤 매체인가보다는 무엇을 하느냐가 더 중요해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거든요. TV와 영화에서 할 수 있는 것도 다르죠. TV에서는 연기의 맛을, 영화에서는 연기의 멋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말미에 관객 입장에서 만난 최고의 악역을 물었더니 ‘양들의 침묵’에 나오는 한니발 렉터 박사를 꼽았다. “악인이면서도 너무나 매력적인, 영화사에 길이 남을 캐릭터예요. 앤서니 홉킨스가 정말 부럽네요. 저도 그런 캐릭터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허허허.”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권력형 나쁜놈 ‘규남’ “제 캐릭터의 직업, 상대역, 시대상을 하나씩 지우고 맨얼굴에 대입하면 ‘보통사람’에서 제 대사 톤은 어른이 애기에게 하는 말투예요. 실제 세 살짜리 막내딸에게 그렇게 말하거든요. 그런 말투가 영화 설정 안에서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줘요. 상대를 대우하는 듯하면서도 전혀 그렇지 않은 식이 되는 거죠. 대사 톤이 그렇다 보니 몸에 힘을 빼고 연기하게 되더라고요.”장혁은 23일 개봉한 시대물 ‘보통사람’(감독 김봉한)에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의 잘나가는 실장 규남을 연기한다. 하수상하던 1980년대 시국에 연예계 대마초 사건이나 강력 사건 등을 부풀리고 조작하며 대중의 시선을 돌린다. 대한민국 최초 연쇄살인마 사건을 엮어 보려다가 청량리서의 소시민 형사 성진(손현주)과 얽히게 된다. “중앙정보부나 안기부 캐릭터들을 몇 개 찾아봤더니 기본적인 성향이 있더라고요. 상대를 찍어 누르는 거친 언행, 폭력적인 느낌에서 벗어나는 연기를 해 보고 싶었죠.” 규남은 외양에서부터 위압적인 캐릭터가 아니다. 그런데, 말쑥한 슈트에 포마드 기름으로 정갈하게 정리한 가리마, 느릿느릿 예의 바르게 상대를 어르는 말투에서 서늘함이 뚝뚝 묻어난다. 센베이를 가득 담은 종이 봉지를 품고 퇴근하는 가정적인 모습도 있다. 일터에서는 피투성이 사람에게 측은지심이 거세된 눈빛을 늘어뜨린다. 직접 몽둥이를 드는 경우도 거의 없다. 아랫것들이 하는 일이다. 감정도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물론, 남산에 끌려온 여가수 얼굴을 후려갈기며 단단히 숨겨 놓은 광폭함을 드러내는 찰나가 있기는 하다.장혁은 자신의 캐릭터가 마음에 걸렸는지 시사회 당시 “배역은 미워해도 배우는 미워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배우로서 어떤 역할이든 땀 흘려 연습하고 최선을 다해 보여줘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관객들은 종종 배우를 그 역할로 보는 경우가 있잖아요. 저도 관객 입장에서 보니 규남이가 진짜 나쁜 놈이더라고요. 시사회 때 불이 켜지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났죠.” 장혁은 40대 초반의 배우로서 앞으로 가야 할 길에 고민이 많아 보였다. “안타고니스트를 조금씩 해 보기는 했는데 이 나이대에 한 번쯤 더 해서 스펙트럼을 넓혀 보고 싶었어요. 때마침 절친인 손현주 선배가 출연하는 작품에서 이전엔 해 보지 않았던 색깔을 만나게 됐죠. 저는 보통 배우지만 늘 지금보다 더 나은 배우를 꿈꿔요. 주연이든 조연이든 제 신에서만큼은 챔피언이 되려고 합니다.” 관객으로 만난 최고 악역으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의 살인마(하비에르 바르뎀)을 꼽았다. “정말 셌어요. ‘다크 나이트’ 히스 레저, ‘아메리칸 사이코’ 크리스천 베일, ‘미저리’ 케시 베이츠, 이런 악역들은 생각이 있어요. 그런데 마치 생각이 없는 것처럼 냅다 갈겨버리는 바르뎀은 묵직한 느낌이 있더라고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대~게 싸게 먹고 대~게 많이 보고 대~게 좋은 영덕

    대~게 싸게 먹고 대~게 많이 보고 대~게 좋은 영덕

    증강현실 등 5대 체험행사 개최 상주~영덕 고속도로 접근성↑봄내 ‘물씬한’ 동해안 강구항이 대게로 바글바글하다. 강구항에 대게 식당들이 즐비하다. 식당마다 대게 삶는 구수한 냄새가 진동한다. 봄바람을 타고 미식가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제20회 영덕 대게축제’가 오는 23∼26일 대게로 가장 유명한 경북 영덕군 강구면 강구항 해파랑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 주제는 ‘오go! 놀go! 대게몬을 잡아라’. 축제에는 5대 체험행사를 비롯해 풍성하고 다양한 행사가 준비돼 있다. 5대 체험행사는 ▲증강현실 대게 잡go! ▲대게 싣go! 달리go! ▲대게 낚go! 황금 낚go! ▲대게 싸go! 대게 얻go! ▲영덕대게 무치go! 담go! 등이다. 야간에는 ‘즐기go! 신나go! 흥나go!’의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흥을 돋운다. 영덕의 전승 놀이 ‘월월이청청’ 주제가를 레퍼토리로 펼치는 이색 나이트 쇼다.뭐니뭐니해도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영덕대게를 싼 가격에 맛보는 것이다. 가격은 시세에 따라 결정된다. 축제기간 대게 한 마리에 4만원선 안팎이 예상된다. 맛이 일품이다. 식도락가들이 몰려들 만하다. 색깔이 붉어서 ‘동해안의 붉은 보석’으로 불리는 홍게는 한 마리에 2만~2만 5000원선. 4인 가족 기준으로 8마리가 적당하니 전체 15만~20만원선이 예상된다. 대게든 홍게든 묵직하고 움직임이 팔팔한 놈이 좋다. 대게와 홍게의 잡종인 ‘너도대게’도 있다. 연안산과 수입산은 이보다 저렴하다. 이 밖에 인기 드라마 ‘도깨비’와 영덕대게를 접목한 대게 도깨비와 창작극 ‘꾀쟁이 방학중’, 패션드라마 퍼포먼스인 ‘왕의 대게’ 등이 마련된다. 축제장 인근의 블루로드와 풍력발전단지, 해맞이공원 등을 둘러보는 재미는 덤이다. 올해에는 축제장을 찾기가 한결 수월하다. 지난해 말 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열차로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을 위해 포항 KTX역∼축제장 간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영덕대게축제는 대게의 황홀한 맛과 멋진 바다, 독특한 문화가 어우러져 있다”면서 “올해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이 축제의 주인공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영덕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두 절친 팝스타가 사랑한 그녀의 인생샷

    두 절친 팝스타가 사랑한 그녀의 인생샷

    로큰롤 사상 가장 유명한 사랑 노래는 ‘레일라’다.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이 블루스 록 밴드 데릭 앤드 더 도미노스를 결성하고 1970년에 발표한 첫 앨범에 담긴 노래다.절친한 친구였던 비틀스 조지 해리슨의 부인 패티 보이드를 향한 애달픈 마음을 담았다. 조지 해리슨과 패티 보이드는 비틀스가 첫 영화 ‘하드 데이스 나잇’을 찍을 때 만나 열애 끝에 1965년 결혼한 터였다. 비틀스가 마지막으로 녹음한 앨범 ‘애비 로드’에 담긴 조지 해리슨의 ‘섬싱’은 패티 보이드를 향한 노래로 알려져 있다. 패티 보이드를 생각하며 차를 몰다 교통사고를 내기도 했던 에릭 클랩턴은 조지 해리슨과 패티 보이드가 친구로 남기로 결정한 뒤 갈구했던 사랑을 성취하게 된다. 이때 나온 노래가 바로 ‘원더풀 투나이트’다. 아이러니한 것은 에릭 클랩턴과 패티 보이드의 결혼 생활은 10년에 그친다. 조지 해리슨과 에릭 클랩턴의 ‘뮤즈’였던 패티 보이드의 생애를 다룬 ‘패티 보이드 사진전 : 로킹 러브’(포스터)가 다음달 28일부터 8월 9일까지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에서 열린다. 세기의 뮤지션과 패티 보이드의 사랑을 다룬 사진들과 그 자신 사진 작가이기도 한 패티 보이드의 작품 등 100여점이 전시된다. 또 1960∼1970년대 브리티시팝을 체험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 공간도 곁들여진다. 한편 패티 보이드는 다음달 4일 한국을 방문해 기자간담회, 토크 콘서트 등을 열 예정이다. 1만 2000원. (070)5135-9454.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김정남 암살 용의자 친구 “범행 전날 클럽 파티…연예계 진출 야망”

    김정남 암살 용의자 친구 “범행 전날 클럽 파티…연예계 진출 야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혐의로 체포된 인도네시아 국적 용의자 시티 아이샤(25)의 친구가 범행 전날 행적에 대해 증언했다. 말레이시아 더스타에 따르면 아이샤는 범행 전날 나이트클럽에서 자신의 생일을 축하했다. 파티 참석자는 아이샤가 생일 케이크를 받는 휴대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아이샤는 지난 2월 12일 친구들과 함께 쿠알라룸푸르의 한 유명 나이트클럽에서 생일 파티를 열었고 드레스 차림으로 친구들의 생일 축하를 받고 있다. 아이샤는 친구들에게 자신이 리얼리티 쇼에 출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이샤의 친구는 더스타에 “아이샤는 누군가를 돈을 위해 죽일 사람이 아니다. 누명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샤의 이름을 김정남 암살 용의자 명단에서 발견한 후 큰 충격을 받았다며 증명할 방법은 없지만 아이샤의 결백을 믿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샤는 굉장히 소박한 사람이고 연예계로 진출하려는 야망을 오래도록 품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대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남 암살 용의자인 아이샤는 자신이 ‘리얼리티 쇼’에 출연한 줄 알았으며 출연료로 400링깃(약 10만2000원)을 받았고, 김정남 얼굴에 바른 액체는 베이비오일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끼줍쇼’ 강호동, “호텔 나이트에서 한 번 봤다” 여성 발언에..

    ‘한끼줍쇼’ 강호동, “호텔 나이트에서 한 번 봤다” 여성 발언에..

    ‘한끼줍쇼’ MC 강호동이 한 여성의 폭탄 발언에 당황했다. 15일 방송된 JTBC ‘한끼줍쇼’에서는 강호동은 시민들과 소통에 나섰다. 강호동은 여느 때와 같이 주민들에게 말을 걸었고, 한 여성이 강호동에게 다가왔다. 여성은 강호동과 몇 번 봤다면서 “옛날에 호텔 나이트에서 한 번 봤다”라고 말해 강호동을 당황케 했다. 강호동은 “그때 우리 서로 부킹했냐”고 물었고, 여성은 “아니 안 했다. 같은 공간에서만 놀았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 여성은 “GOD 태우 씨, HOT 멤버랑도 했다. 거기 연예인들 되게 많이 왔다”라고 폭로해 또 한 번 웃음을 안겼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미국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도 “임금 안 주면 세계선수권 불참”

    미국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도 “임금 안 주면 세계선수권 불참”

    미국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이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임금을 보장받지 못한다면 오는 31일(이하 현지시간) 미시건주 플리머스에서 막을 올리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임금 체부를 이유로 또 처우가 낮다며 대회를 보이콧하겠다고 겁박하는 약소국 약소종목 대표팀은 종종 봐왔지만 세계 최고의 스포츠 강국에서도 이런 일이 빚어진다는 게 조금 낯설게 느껴진다. 지난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미국 대표팀 선수들은 15일 미국아이스하키연맹(USA 하키)과의 협상에서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며 USA가 선수들이 납득할 만한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오는 21일 훈련 소집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주장인 메건 도건은 “우리는 생계비를 요구하고 있으며 여성들과 소녀들을 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요구하고 있으며 우리를 부차적인 고려 대상으로 다루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조국을 명예롭게 대표하고 있으며 공평함과 존중감으로 대접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USA 하키는 그러나 선수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늘렸다며 자신들은 선수들을 지원할 뿐 고용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데이브 오그린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 “우리도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선수들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으며 여자대표팀에 대한 직접 지원 규모를 늘리고 있다. 선수 대표들과 지원 수준을 높이는 것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으며 토론을 계속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과거 여덟 차례 세계선수권 중 여섯 차례나 우승을 차지했고 1998년 솔트레이크 금메달 등 모든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 USA 하키는 2018년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며 6개월 전지훈련의 물적 지원과 각종 수당, 인센티브를 합치면 선수 한 명당 8만 5000달러가 지원될 것이라며 여기에는 숙박과 항공 및 여행, 식사, 의료, 보험 가입, 스태프 지원 등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미국올림픽위원회(USOC)가 별도로 지원하는 6만 달러도 포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힐러리 나이트와 팀 동료들은 다른 여자 선수들과 비교하면 자신들은 푸대접을 받고 있다고 맞섰다. 선수들은 과거 USA 하키가 올림픽을 준비하는 기간까지 포함해 6개월 동안 한달에 1000달러만 지급했으며 그외 3년 6개월 동안 선수들은 열심히 몸 만들고 훈련하는데 아무 것도 지급하는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선수들에 따르면 USA 하키는 한 시즌 소년 유망주들을 위해 60경기 이상을 만들어 지원하며 350만달러를 쓰는데 소녀 유망주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USA 하키는 이에 대해서도 1998년 여성과 소녀 선수가 2만 3000명 이상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7만 3000명 이상으로 늘었다며 꾸준히 여성 참여 인구를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뮤지컬 ‘오리지널’이 온다

    뮤지컬 ‘오리지널’이 온다

    美브로드웨이 ‘드림걸즈’팀 새달 첫 내한 英웨스트엔드 ‘리걸리 블론드’팀 6월에 ‘시카고’ ‘캣츠’까지 본고장 주역들 찾아세계 뮤지컬의 본고장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오리지널 작품들이 잇달아 내한한다. 공연 때마다 꾸준히 인기를 얻은 스테디셀러 작품과 국내 무대에 처음 오르는 작품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동명 영화로 유명한 뮤지컬 ‘드림걸즈’ 브로드웨이팀이 오는 4월 최초로 한국을 찾는다. 비욘세, 제이미 폭스, 제니퍼 허드슨 주연의 영화를 통해 이미 국내 관객에게 친숙한 작품으로 ‘드림걸즈’, ‘리슨’, ‘원 나이트 온리’ 등 넘버가 널리 알려져 있다. 1960년대 미국의 전설적인 흑인 R&B 여성 그룹 ‘슈프림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흑인 소녀 에피, 디나, 로렐이 가수의 꿈을 이뤄 가는 과정을 그렸다. 특히 이번 공연은 주역부터 앙상블까지 브로드웨이의 아프리칸 아메리칸 배우로만 구성된 점이 눈길을 끈다. 4월 4일~6월 25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6만~14만원. 1588-5212.뒤이어 5월 뮤지컬 ‘시카고’가 2년 만에 내한한다. 21년간 브로드웨이를 지키며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롱런하고 있는 미국 뮤지컬로 기록된 스테디셀러다. 전 세계 35개 국가에서 2만 9000회 이상 공연되고 3000만명이 넘는 관람객을 동원하며 시대를 뛰어넘는 사랑을 받았다. 1920년대 시카고 쿡카운티 교도소를 배경으로 교도소 최고의 스타 여죄수인 보드빌 배우 ‘벨마 켈리’와 살해죄로 교도소에 들어온 이후 켈리의 인기를 빼앗은 코러스 걸 ‘록시 하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5월 27일~7월 23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4만~14만원. (02)577-1987.2001년 개봉한 리스 위더스푼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금발이 너무해’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리걸리 블론드’의 영국 웨스트엔드 버전도 오는 6월 처음 무대에 오른다. 200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이번에 내한하는 작품은 영국 커브프로덕션이 제작, 지난해 런던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사랑스럽고 당찬 금발 여인 ‘엘 우즈’가 천방지축 철부지에서 변호사로 성장하는 모습을 코믹하게 그렸다. 이 작품은 지난해 제10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개막작으로 공식 초청돼 공연 당시 객석 점유율 90%를 달성하며 DIMF 대상과 여우주연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6월 22일~8월 13일.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 가격 미정. (02)2250-5941. ‘캣츠’ 오리지널팀은 2014년 이후 3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1981년 웨스트엔드 초연 이후 전 세계 30개국, 300여개 도시에서 10개국 언어로 번역, 상영된 인기 뮤지컬이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에 모인 각양각색 고양이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았다. 고양이로 분장한 배우들의 예술적인 안무와 화려한 군무, 음악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극중 늙고 외로운 고양이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넘버 ‘메모리’는 유명하다. 7~9월.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가격 미정. 1577-3363.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구글 ‘저널리즘 360 챌린지’ 프로젝트 새달 11일까지 공모

    구글 뉴스랩이 나이트 재단, 온라인뉴스협회와 함께 ‘저널리즘 360 챌린지’ 프로젝트 공모전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다음달 11일 오후 1시까지 참여 신청을 받는다. 올해 처음 열리는 ‘저널리즘 360 챌린지’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분야 콘텐츠를 둘러싼 문제를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혁신적인 스토리텔링 분야에 아이디어가 있는 언론인, 콘텐츠 제작자, 개발자, 교육자 등은 영문으로 지원서를 낼 수 있다. 프로젝트 당 최대 3만 5000달러(약 4010만원)의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MR 등을 소통에 어떻게 활용할지, 사용자의 재생·응용 편의를 어떻게 도모할지, 대중적인 스토리텔링 도구와 노하우를 어떻게 뉴스로 가공할지 등의 방법을 찾는 게 올해 프로젝트 지원 주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산업화 그림자에 뒤엉킨 절망과 구원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산업화 그림자에 뒤엉킨 절망과 구원

    내가 기타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 무렵 가장 좋아했던 가수는 ‘해바라기’라는 남성 듀오였다. 가녀린 미성으로 사랑 노래를 주로 부르던 해바라기는 1980년대 큰 인기를 누렸다. 앨범도 여러 장 발표했는데 1985년에 나온 2집은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타이틀곡인 ‘이젠 사랑할 수 있어요’를 시작으로 ‘어서 말을 해’, ‘모두가 사랑이에요’, ‘행복을 주는 사람’ 등 주옥같은 히트곡들이 여기에 모두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때 얼마 되지도 않던 용돈을 아껴 모은 돈으로 구입한 해바라기 2집 LP를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갖고 있다.#고운 선율에 이해할 수 없는 가사 해바라기 노래는 우선 멜로디가 쉽고 아름다워서 마음에 들었지만 그보다 앞서 리더인 이주호가 대부분 직접 쓴 가사가 내 감수성과 잘 맞았다. 그런데 2집 앨범에 들어 있는 곡 중에 유독 ‘갈 수 없는 나라’의 가사는 이해가 안 됐다. 사랑을 노래하는 대중가요에 ‘평화’, ‘정의’ 같은 생소한 단어가 들어 있는 것도 그랬지만 “네가 가 버린 갈 수 없는 나라”로 끝나는 노래 마지막 부분이 특히 이상했다. ‘갈 수 없는 나라’인데 어떻게 ‘네가 가 버린’ 것일까? 앞뒤가 안 맞는 가사다. LP 안에 함께 들어 있는 가사집을 보니 이 노래 가사는 이주호가 쓴 것이 아니었다. 조해일이라는,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작사한 것이다. 당시 나는 그 노래에 대해서 더이상 깊이 생각하지 않았고, 그저 이주호가 쓴 가사가 아니기 때문에 내게 감흥을 못 준 것이라고 치부해 버렸다. 그때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러 해바라기에 대한 기억은 조금씩 흐려졌다. 조해일이 다름 아닌 유명한 소설가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도 나는 그것을 해바라기 노래와 연결시킬 생각은 얼른 하지 못했다. 우연히 발견한 ‘갈 수 없는 나라’라는 소설책을 읽고서야 그때 한쪽으로 치워 놨던 퍼즐 조각들을 다시 맞춰 볼 수 있게 됐다. 1970년대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떤 말이 어울릴까? ‘군사정권’, 그리고 ‘산업화시대’일 것이다. 한편으로 문학과 영화, 음악의 시대이기도 했다. ‘천재 작가’라고 불리는 젊은 예술가들이 작품을 쏟아냈고 해마다 신기록을 경신하는 히트 영화들이 개봉했다. 생각해 보면 그때만큼 다양한 장르의 대중가요가 널리 사랑받던 때도 드물다. 조해일은 바로 그렇게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던 때 활동한 히트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조해일이 쓴 소설을 보면 고도성장 시기 밝음과 어두움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암울한 현실을 폭로한 작품이 많다.많은 독자들이 조해일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우선 ‘겨울여자’라는 영화를 떠올릴 것이다. ‘겨울여자’는 조해일이 1976년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바로 다음해에 영화로 만들어졌다. 소설과 함께 영화도 크게 성공했다. 연출은 1975년에 ‘영자의 전성시대’를 만들어 재능을 인정받은 김호선 감독이 맡았고, 소설가 김승옥이 각색해 시나리오를 썼다. ‘겨울여자’는 1974년에 개봉한 영화 ‘별들의 고향’보다 10만명 이상 많은 58만명이라는 관객 동원 신기록을 세웠다. 이 수치는 십여 년 후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이 나오기 전까지 깨지지 않았다.#유례없는 고도성장 속 안하무인 졸부 ‘갈 수 없는 나라’는 ‘겨울여자’의 성공 이후 1978년 중앙일보 지면을 통해 연재한 소설로 단행본은 1979년 삼조사(三潮社)에서 초판을 펴냈다. 표지 그림은 조병화 시인의 회화 작품으로 꾸몄다. 소설 내용은 당시 산업화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리고 있다. 이야기가 시작되면 안하무인식에 돈을 물 쓰듯 하고 자기들밖에 모르는 재벌 2세들이 등장한다. 이 패거리들은 모두 다섯 명이라 자신들을 ‘오인방’(五人幇)이라 부르며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유흥을 즐긴다. 그 와중에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나이트클럽에서 오인방 중 한 명이 칼에 찔려 살해당한 것이다. 우연히 사건 현장을 목격한 신문기자와 형사가 범인을 밝혀내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두 번째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이번에도 피해자는 오인방 중 한 명이다. 1970년대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고공 성장을 구가했다. 서울 곳곳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말끔히 단장한 자동차 전용도로와 지하철 공사 구간 사이로 고층 건물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제조업, 무역, 부동산으로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사람들이 많았고 그런 흐름에 합류하지 못한 사람들은 도시 외곽으로 밀려났다. 조해일의 소설은 바로 이런 시대상을 그대로 보여 준다.#포기할 수 없는 구원과 희망 소설은 인기가 좋아서 꾸준히 팔려 나갔고 1980년에는 윤두수의 연출로 연극 무대에 올려졌다. 이어서 1987년에는 MBC의 미니시리즈 드라마로 방영됐다. 여기서 다시 한번 해바라기가 부른 노래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소설에 나오는 ‘배수빈’이라는 인물의 직업은 가수다. 히트곡도 여럿 있고 재벌 2세 오인방의 재정 지원을 받아 연예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갈 수 없는 나라’는 배수빈이 작사해 부른 노래다. 이야기 흐름상 중요한 부분이라 소설에는 노래 가사 전문이 그대로 나온다. 오래전에 만든 드라마라 직접 방송을 구해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 장면에서 해바라기의 노래가 쓰이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 본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해바라기의 노래 ‘갈 수 없는 나라’를 들어 보니 노래 가사가 조금 더 뚜렷이 마음에 와닿는다. 더욱이 이 노래가 실린 LP 표지도 새롭게 보인다. 사진은 두 남자가 기타 가방을 들고 걸어가는 뒷모습을 담았다. 해바라기의 앨범이지만 정작 가수의 얼굴은 보여 주지 않는다. 낙엽을 밟으며 그들이 향하는 곳은 저 앞에 보이는 별장이다. 표지는 마치 해바라기 두 멤버보다는 이들을 맞이하는 별장이 주인공인 것처럼 보인다. 소설 ‘갈 수 없는 나라’에서 사건의 결말을 짓는 중요한 장소로 나오는 곳이 숲속의 별장이다. 그리고 노래 ‘갈 수 없는 나라’ 역시 간단한 생일축하 곡과 당시 규정이라 꼭 넣어야 했던 건전가요, 이렇게 두 곡을 제외하면 음반의 맨 마지막을 장식한다. 해바라기 2집 음반이 조해일의 소설 한 장면을 멋지게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억측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겐 노래와 소설이라는 두 퍼즐 조각을 맞춰 볼 수 있는 멋진 경험이었다. 작가가 쓴 ‘갈 수 없는 나라’ 작품 후기 마지막 부분은 다음과 같다. “그러나 나는 완전히 절망할 순 없었다. 무언가 우리에게 구원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믿고 싶었다. 무언가 아직도 우리에겐 희망이 남아 있다고 믿고 싶었다….” 소설 속에서 오인방의 더러운 과거를 용감하게 파헤치는 인물은 경찰이나 정치인이 아니라 이렇다 할 힘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루쉰의 말대로 대개 희망이란 그런 사람들이 함께 걸으며 만들어 가는 길이다. 우리들에게 이 믿음이 있는 한 정의와 평화가 있는 ‘갈 수 없는 나라’는 더이상 꿈속의 유토피아가 아니다. 윤성근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대표
  • 한국계 토미 페이지 숨진 채 발견…지인들 “스스로 목숨 끊은 듯”

    미국의 팝스타 토미 페이지가 3일(현지시간) 4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1990년대의 가장 대표적인 꽃미남 아이돌로 꼽힌다. 4일 미 언론들은 페이지가 숨진 상태로 미국 뉴욕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인들은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 페이지는 뉴욕의 한 유명 나이트클럽의 코트보관대 직원으로 일하면서 음악과 가까워졌다. 감미로운 목소리와 ‘꽃미남’형 외모로 ‘아일 비 유어 에브리싱(I’ll Be Your Everything)‘으로 유명해졌다.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 노래는 1990년 4월 빌보트차트 1위에 올랐고, 13주 동안 40위권에 있었다. 페이지의 내한공연은 1994년 있었다. 미 뉴욕대(NYU) 경영대 학생이었던 그는 훗날 복학해 학업을 마쳤고, 이후 싱어송라이터와 빌보드지 발행인 등 음악사업가로 활발히 활동했다. 토미 페이지는 한국과 인연이 깊은 한국계 혼혈 스타로도 유명했다. 그의 외증조할머니가 한국인이며, 미국인이던 외증조할아버지가 1900년대 초반 한국에 방문했다가 외증조할머니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지의 사망 소식을 접한 국내 팬들은 소셜 미디어에 그가 출연한 광고 영상이나 사진 등을 공유하며 추모하고 있다. 작곡가 다이앤 워런은 트위터에 “내가 정말 사랑했던 마지막 사람인 당신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생각을 했느냐. 왜”라고 적은 뒤 페이지의 사진을 올렸다. 팝가수 데비 깁슨도 “친구 토미 페이지를 잃어 비탄에 빠졌다”면서 생전 페이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와우! 과학] 오징어와 문어가 골격을 벗은 건 중생대 무렵 (연구)

    [와우! 과학] 오징어와 문어가 골격을 벗은 건 중생대 무렵 (연구)

    오징어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싫은 상황이겠지만, 오징어, 문어, 갑오징어를 포함한 연체동물이 단단한 내부 골격이나 혹은 껍질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쥐라기에는 이것이 상상이 아닌 현실이었다. 오징어나 문어는 연체동물에서도 두족류(Cephalopod), 초형아강(Coleoidea)에 속한다. 그 기원은 고생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오래된 생물체다. 하지만 처음에는 지금처럼 번영을 누린 생명체는 아니었다. 고생대부터 두족류의 대표주자는 단단한 껍질을 지닌 암모나이트류로 백악기 말까지 존재했다. 암모나이트의 단단한 껍질은 몸을 지키는 든든한 방어수단이지만, 동시에 무거운 짐이기도 했다. 따라서 중요한 포식자인 어류가 점차 빠르게 진화하던 중생대 중반의 바다에서는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1억 6600만 년 전 살았던 벨렘모테우티스 앤티쿠스 (Belemnoteuthis antiquus) 영락없는 오징어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 내부에 단단한 내골격 (internal skeleton)을 지녀 현재의 오징어와 다른 구조를 지닌 생명체다. 다만 벨렘모테우티스는 먹물 주머니까지 갖추고 있어 현생 오징어류의 가까운 친척으로 생각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쥐라기를 지나면서 멸종된다. 당시 바다에서 점차 빠르고 민첩한 어류가 진화하면서 속도 경쟁에서 이길 수 없었던 것이 이유로 생각된다. 브리스톨 대학의 과학자들은 현생 두족류의 유전자를 분석해서 오징어와 문어류가 현재처럼 진화하게 된 것이 1억6000만 년 전에서 1억 년 전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의 리더인 알 테너 (Al Tanner)에 의하면 진화적 군비 경쟁의 결과 단단한 골격과 껍질이 사라지고 대신 빠르고 유연한 몸을 지닌 현대적 두족류가 진화했다. 일단 빨리 도망치는 것이 최선의 생존 전략이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단단한 껍질을 지닌 두족류는 앵무조개 같은 일부 종을 제외하고 중생대 이후 모두 사라지게 된다. 우리가 현재 보는 오징어와 문어의 모습은 치열한 삶의 경쟁을 이겨낸 후손들의 모습이다. 이들은 빠르고 민첩한 몸과 매우 유연하면서도 색깔을 바꿀 수 있는 몸을 진화해 지금의 험한 세상에서도 계속해서 살아가고 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문화마당] 세계에서 가장 아스트랄한 서점/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세계에서 가장 아스트랄한 서점/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질서 정연하게 제시된 소설을 그럴듯하게 여겨 현실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독자의 사고방식은 현실을 잊고자 하는 도피 의식일 뿐이다. 이 때문에 체제 쪽에서는 소설들이 잘 정돈된 이야기이기를 원하고 그러한 소설들이란 작가의 본의와는 달리 체제에 협조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는 것이 누보로망 작가들의 주장이다. 그들은 휴머니즘이라는 척도에서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의 운명을 살게 하고 그 속에 자신을 도피시키는 전통적인 소설 대신 시간과 공간의 단절(우리의 삶에서 보는 일화 하나하나가 이어져 있지 않은 것처럼)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마음 놓고 읽을 수 없도록, 즉 작품 속으로 도피할 수 없게 하여 자신의 현실로 끊임없이 되돌아오게 만드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누보로망의 기수 가운데 한 명이 나탈리 사로트다.갑자기 왜 이런 부담스런 얘기를 꺼냈냐면 얼마 전에 다녀온 서점의 이름이 전통적 형식과 결별하고 소설의 방법과 내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나탈리 사로트가 1939년에 출간한 책 ‘트로피슴’(tropismes)과 같았기 때문이다. 벨기에의 트로피슴 서점은 네덜란드의 도미니카넌 서점만큼 웅장하거나 영국의 돈트 북스처럼 단아하진 않지만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유명한 브뤼셀의 명소다. 언젠가 ‘유럽의 명문 서점’에 실린 사진을 보고, 살아생전에 브뤼셀을 방문할 수 있다면 꼭 가봐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난데없이 ‘유럽 책방 떼거리 투어단’이 결성되는 바람에 소원을 이룰 수 있었다. 르네 마그리트 미술관을 관람하고 오줌싸개 소년 동상과 그랑 플라스 광장을 거들떠본 후에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자는 것이 당일치기 브뤼셀 여행의 일정이었다. 유럽의 수많은 아케이드 쇼핑물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는 생튀베르 갤러리의 화려찬란한 초콜릿 상점들 앞에서 얼마간 헤맨 끝에 우리는 트로피슴 서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서점에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황금빛 천장과 벽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황금빛 천장과 벽을 뒤덮고 있는 거울이었다. 흡사 나이트클럽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혼란스럽다면 혼란스럽고 휘황찬란하다면 휘황찬란한 인테리어는 전통적 형식과 결별하고 소설의 방법과 내용을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작가 사로트처럼 운영자가 수십 년에 걸쳐 이렇게도 바꿔 보고 저렇게도 바꿔 보던 와중에 귀결된 노력의 산물이다. 눈에 잘 뜨이지 않는 곳에 자리한 서점은 이처럼 독특한 인테리어 덕분에 유명해졌다. 지금은 이 서점을 구경하기 위해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의 숫자도 상당하다고 들었다. 아담한 규모의 매장은 세 개 층으로 구분된다. 지하에는 철학과 심리학 서적이, 1층에는 문학과 역사책이, 2층에는 그림책과 아동서적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서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2층 난간에 서면 사방에 붙은 거울로 인해 10만권의 장서가 수십만권으로 늘어나 보인다. 거의 모든 방문자들이 사진기를 꺼내 드는 그곳에서 ‘마법의 공간’이라는 표현이 왜 나왔는지 새삼 실감했다. ‘세계에서 가장 아스트랄한 서점’이라 칭해도 누구 하나 뭐라 하지 않을 듯하다. 작은 서점을 근사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서점 운영자라면 한번쯤 눈여겨봐도 좋을 텐데. 나처럼 프랑스어나 독일어를 모르는 독자가 가더라도 문제가 될 것 같진 않다. 온통 책으로 둘러싸인 풍경 속에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으니까. 이 칼럼에 사진을 함께 실을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 “아이샤, ‘김정남 암살’ 전날 클럽서 ‘인터넷 스타’ 자축 파티”

    “아이샤, ‘김정남 암살’ 전날 클럽서 ‘인터넷 스타’ 자축 파티”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5)가 사건 발생 전날 곧 ‘인터넷 스타’로 성공할 것을 축하하는 파티를 벌였다고 말레이 매체 ‘더스타’ 온라인이 27일 보도했다. 아이샤의 한 친구는 말레이 중문매체 중국보(中國報)에 아이샤와 친구들이 김정남 암살 전날인 지난 12일 쿠알라룸푸르의 유명 나이트클럽에서 아이샤의 생일파티를 벌였다고 말했다. 아이샤의 생일은 2월 11일이다. 이 친구는 “아이샤가 언젠가 연예계에 진출하길 기대했다”면서 “1년 전부터 그녀의 그러한 야심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친구가 공개한 당시 영상에는 친구들이 아이샤가 ‘빅스타’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가운데 아이샤가 웃으면서 부끄러운 듯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고 더스타는 전했다. 그러면서 “아이샤가 돈 때문에 사람을 죽였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그녀에게는 김정남을 죽일 동기가 전혀 없으며 무고하다고 주장했다. 아이샤는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29)과 함께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독극물을 묻혀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아이샤는 TV 리얼리티 쇼를 위한 장난으로 알고 김정남 암살에 가담했으며, 독극물 공격이 아닌 베이비오일로 장난치는 것으로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22일 수사 결과를 발표에서 장난인 줄 알고 김정남 암살에 동참했다는 주장은 거짓으로, 예행연습을 한 것은 물론 독극물의 독성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태연, 3월 3일 ‘Fine’ 무대 최초 공개..기대감 높아진 이유는?

    태연, 3월 3일 ‘Fine’ 무대 최초 공개..기대감 높아진 이유는?

    첫 정규 앨범 ‘My Voice’(마이 보이스)로 화려하게 컴백하는 태연의 신곡 무대가 3일 첫 공개된다. 태연은 3월 3일 방송되는 KBS2TV ‘뮤직뱅크’에서 감성적이고 폭발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얼터너티브(Alternative) 팝 장르의 타이틀 곡 ‘Fine’(파인) 무대를 최초 공개, 독보적 솔로 가수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태연이 선사할 새로운 무대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또한 태연은 지난 21일부터 5일간 정오와 자정에 유튜브 SMTOWN 채널, 네이버 TV SMTOWN 채널 등 각종 채널을 통해 하이라이트 메들리 영상을 순차 오픈, 지난 22일 낮 12시에는 태연의 시원한 보컬은 물론, 이제 막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르려는 나비의 모습을 표현한 가사가 인상적인 수록곡 ‘날개 (Feel So Fine)’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더불어 밤 12시에는 히트 작곡가 켄지(kenzie)가 작사, 작곡, 편곡을 맡은 트렌디한 PB R&B 장르의 곡으로, 늦은 밤 홀로 고요하고 쓸쓸한 감성에 젖어들 수 있는 감성적 분위기의 ‘Lonely Night’(론리 나이트)를 오픈, 새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게다가 첫 정규 앨범 ‘My Voice’의 전곡 음원은 오는 28일 정오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며, 특히 음반에는 그룹 넬(NELL)의 음악을 태연만의 감성으로 재해석, 작년 개최된 첫 솔로 콘서트 ‘TAEYEON, Butterfly Kiss’(태연, 버터플라이 키스)에서 선보여 화제를 모은 ‘기억을 걷는 시간’도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 팬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태연의 첫 정규 앨범 ‘My Voice’는 오는 28일 온, 오프라인에서 발매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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