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 마스터스] 우즈 ‘포효’
타이거 우즈(미국)가 생애 네번째 그린재킷을 걸치며 ‘골프 황제’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우즈는 11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7270야드)에서 열린 올해 미프로골프(PGA) 투어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총상금 700만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때려 4타를 줄인 크리스 디마르코(미국)와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동타를 이루며 대회 사상 13번째 연장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우즈는 연장 첫 홀(18번홀)에서 버디를 뽑아내며 극적으로 정상에 올라 비제이 싱(피지)에게 빼앗겼던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22일 만에 되찾는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1997년과 2001년,2002년에 이어 네번째 우승컵을 품은 우즈는 이로써 아널드 파머(미국)와 마스터스 최다 우승 공동 2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해 부진에서 탈출, 기량을 완전히 회복한 우즈는 향후 4∼5년 내에 마스터스 은퇴를 선언한 잭 니클로스(미국)가 보유한 최다승 기록(6회)을 넘어설 것으로 판단된다.
2002년 US오픈 1위 이후 약 2년10개월의 공백 끝에 9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수집, 메이저 우승에서는 니클로스(18회) 월터 헤이건(11회) 등에 이어 공동3위를 달렸다.
1라운드에서 74타로 부진했지만,2·3라운드를 통해 7연속 버디 등 무려 13타나 줄이며 디마르코에 3타 앞서 4라운드에 돌입했던 우즈는 연장전이 끝난 뒤 시상식에서 “최근 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돼 거동조차 힘들 정도”라면서 “이번 우승이 아버지에게 병마와 싸울 수 있는 힘이 됐으면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싱은 4언더파 284타로 공동 5위, 디펜딩챔피언 필 미켈슨(미국)은 3언더파 285타로 간신히 ‘톱10’에 턱걸이했다.
한편 2년 연속 ‘톱10’을 노리던 최경주(나이키골프)는 버디 4개를 잡았으나, 더블보기 1개와 보기 3개를 저지르며 최종 6오버파 294타 공동 33위에 그쳤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신기의 칩샷 vs 통한의 칩샷
올해 마스터스는 타이거 우즈의 ‘신기의 칩샷’과 크리스 디마르코의 ‘통한의 칩샷’으로 기억될 것이다.
‘레드버드’로 불리는 16번홀(파3)에서 ‘ㄱ’자로 꺾이는 버디 칩샷을 성공시킨 우즈는 4번째 그린재킷을 품었고, 디마르코는 ‘할리’로 통하는 18번홀(파4) 버디 칩샷이 홀컵을 맞고 튕겨나와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의 꿈을 접었다.
15번홀까지 1타 뒤진 디마르코는 16번홀 티샷을 홀 3m에 붙이며 버디 기회를 잡았으나, 우즈의 티샷은 그린을 12m나 빗나가 러프에 떨어졌다. 그린 경사가 심해 파세이브조차 쉽지 않은 상황. 우즈는 홀을 곧바로 노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공을 홀 왼쪽으로 날렸다. 강력한 백스핀으로 빠르게 구르던 공의 속도가 뚝 떨어지더니 갑자기 직각으로 방향을 틀었다.2m가량 슬금슬금 기어가던 공은 홀 가장자리에 멈춰섰다. 그리고 2초 뒤, 마치 미세한 지진이 일어난 듯 공은 땅속으로 사라졌다. 주눅든 디마르코는 버디 퍼트를 놓쳤다.
17번홀 우즈의 보기와 디마르코의 파세이브로 다시 1타차로 좁혀진 마지막 18번홀. 우즈의 티샷은 러프에 빠졌고, 두번째샷도 벙커로 떨어졌다. 반면 디마르코의 두번째샷은 그린에 떨어진 뒤 아쉽게 그린 밖으로 굴러내려 왔다. 우즈는 벙커 탈출 후 3m짜리 파 퍼트까지 놓쳐 보기가 확실시 됐다.15m 남짓한 버디 칩샷이 성공하면 그린재킷은 디마르코의 차지였다. 그러나 웨지를 떠난 공이 핀을 향해 구르더니 홀 가장자리를 맞고 튕겨 나갔다. 무릎에 힘이 빠진 디마르코는 주저앉았고, 자신감을 상실한 채 연장전에 돌입해야 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