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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아공월드컵 과제와 희망②] 수비수를 키우자

    28득점 45실점. 지난 1986년 멕시코대회부터 2010년 남아공대회까지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거둔 골 성적표다. 꽤(?) 넣었지만, 그에 비해 너무 많이 내줬다.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32개국이 모인 월드컵이기에 실점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수비가 좀 더 탄탄했다면 16강의 꿈은 더 일찍 이뤄졌을 수도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그랬다. 현대축구의 대세인 포백(4-back) 수비가 성공적으로 안착했지만, 불안함은 여전했다. 순간적인 침투패스에 단독 찬스를 내줬고, 오프사이드 트랩은 오히려 비수가 되어 꽂혔다. 아르헨티나전에선 수비라인이 완전히 붕괴되며 네 골을 내줬고, 우루과이전에선 실책성으로 골을 헌납했다. 나이지리아전에서도 아찔한 순간은 여러 번 있었다. 주전 센터백으로 풀타임을 뛴 조용형(제주)-이정수(가시마)는 제 몫을 했다. 다만, 이들이 경고를 받거나 부상을 당할 경우를 대비한 ‘플랜B’가 없었다. 김형일(포항)-강민수(수원)와의 기량 차이가 워낙 컸다. 차두리(프라이부르크)-오범석(울산)이 번갈아 나섰던 오른쪽 풀백도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그만큼 수비 선수층이 얇다는 얘기다. 허정무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한국축구의 보완책으로 ‘수비수 천대’를 근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드높였다. 허 감독은 “앞으로 수비진에 좋은 선수가 나타나야 하고, 이들을 제대로 길러낼 수 있어야 한다. 공격수뿐만 아니라 수비수의 개인적인 기술도 다듬어야 할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이는 리그에서 수비수가 천대받는 현실과 상통한다. 조광래 경남FC감독은 “지도자를 하면서 공격수를 수비수로 바꾼 경우가 여러 번 있다. 어려서부터 축구 좀 한다고 하면 무조건 공격수를 맡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포지션을 체크하는 게 꼭 필요하다.”며 수비수가 주목받지 못하는 현실을 역설했다. 정윤수 스포츠평론가도 “모든 수비수들은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공격수였다. 빠르고 화끈한 공격지향적인 팀이 될 수 있지만, 수비불안을 초래하는 근본적인 이유다.”고 말했다. 궂은 일을 하면서도 주목받지 못하는 ‘고독한 자리’가 수비수기 때문에 우수자원들이 공격진으로 몰린다는 말이다. 허 감독은 이런 현실을 우려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기술을 쌓아야 한다. 어려서부터 기본기를 쌓은 선수들이 해외에서 강한 상대와 싸워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형도 “최강의 상대와 겨루려면 수비에서 더 좋은 선수들이 나와야 한다. 수비수에도 해외파가 나타나야 한다.”고 공감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은 한국이 수비지향적인 스리백(3-back)에서 탈피한 최초의 월드컵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러나 ‘수비수 천대’가 없어지지 않는 한 한국축구의 미래는 어둡다. 축구는 11명이 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대표팀 선전+IT 기술, ‘오심·차두리의 눈물’ 영상 급증

    대표팀 선전+IT 기술, ‘오심·차두리의 눈물’ 영상 급증

    [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지난 26일 우루과이와의 16강전 경기 직후 ‘우루과이전 심판’, ‘은퇴’, ‘허정무 눈물’ 등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면서 인터넷을 통해 아쉬움이 이어졌다. 16강전이 끝난 직후 ‘오심 논란’, ‘아쉬운 경기 장면’, ‘선수들의 눈물’ 등의 동영상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 지난 28일 오후 5시 기준으로 후반 42분 이동국 선수의 슛이 37만회, 후반 18분 페널티 킥 판정 논란 15만회, 종료 후 차두리의 눈물이 9만회를 기록했다. ‘우루과이전 심판’과 ‘허중무의 눈물’은 경기 직후 다음 실시간 검색 순위 1~2위에 오르는 한편 다음 2010 남아공월드컵 네티즌센터의 포토게시판과 블로그에는 다양한 글과 사진을 올렸다. 이렇듯 이번 남아공월드컵은 대한민국 국가대표의 첫 경기 승리 이후 ‘잔디남’, ‘정대세 눈물’, ‘차미네이터’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월드컵 동영상과 신조어, 패러디물 등이 인터넷에 속속 등장하는 자리였다. 다음 TV팟에서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본 동영상은 그리스전 박지성 골이 120만회이며 이정수의 ‘헤발슛’은 70만회, 북한 브라질 전 ‘정대세 눈물’의 경우 60만회, 나이지리아전 동점골 허용 후 눈물 흘린 ‘페널티녀’가 31만회, 차두리 ‘로봇인증’이 30만회, 그리스 ‘잔디남’이 21만회 등으로 인기를 기록했다. 특히 과거 월드컵이 대한민국 경기 주요장면 중심으로 관심을 끌었던 것과 달리 이번 월드컵은 주요장면과 함께 에피소드, 선수 특징, 감동 사연 등 다양한 이슈들로 관심을 끌었다. 이렇게 국적이나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월드컵에 대한 이슈가 증가한 것은 국가대표의 선전과 IT 기술 발달로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영상 및 월드컵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접한 네티즌들이 다양한 이슈와 신조어를 만들며 열광하고 있기 때문. 김영채 다음 스포츠팀장은 “앞으로 스포츠 중계를 포함한 다양한 스포츠 정보를 모바일과 디지털뷰 등을 통해서 서비스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27일 다음 TV팟에는 약 900여개의 월드컵 관련 동영상이 올라와 있으며 인터넷과 모바일에서의 재생횟수는 약 4,300만회를 기록했다.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 박주영 “나이지리아전서 자신감 회복” 심경고백

    박주영 “나이지리아전서 자신감 회복” 심경고백

    한국대표팀 박주영 선수가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 대 나이지리아전 역전골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다. 29일 오후 8시 30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황수경 한상권 김보민 아나운서의 사회로 ‘국민대축제, 특별 생방송 남아공월드컵 선수단 환영’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환영식에 참석한 박주영은 “한국 대 아르헨티나전에서 했던 실수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나이지리아전에서 만회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역전골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기도하는 골 세리모니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기도를 했다. 특히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또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망주로 뽑힌 것에 대해서는 “무조건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희망찬 포부를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러시아 소식팀으로 복귀한 김남일 선수와 스코틀랜드 셀틱 이적이 확정된 차두리 선수를 제외한 21명의 태극전사들과 허정무 감독, 코칭스태프 8명이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서울신문NTN 서은혜 인턴기자 eune@seoulntn.com / 사진 = 현성준 기자
  • 한국축구 매력 포인트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첫 원정 대회 16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이후 황금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8년 사이에 체격이 그리스보다 커지지 않았다. 나이지리아를 두렵게 만들 현란한 개인기도 없었다. 그런데 세계 축구팬들은 한국의 경기에 매료됐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진출하고, 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한 한국 축구의 매력포인트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체력이다. 태극전사들이 인터뷰에서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게 바로 “상대보다 한 발짝 더 뛰겠다.”는 것. 2002년 이후 기술이 뛰어나 유럽에 진출했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박주영(모나코),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 등의 선수들이 체력적으로도 완벽한 모습을 갖추면서 한국은 세계무대에서 ‘쉽게 이기기 어려운 팀’으로 성장했다. 강한 체력은 활동거리로 나타났다. 그리스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대표팀은 5명이 10㎞를 넘는 거리를 뛰었다. 선수당 평균 7.774㎞로 그리스(7.544㎞)보다 230m를 더 뛰었다. 가장 많은 활동량을 보여준 것은 우루과이와의 16강전. 이청용이 11.090㎞를 뛴 것을 포함해 6명이 10㎞ 이상을 내달렸다. 선수별 평균 8.336㎞에 이른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역전을 위해 뛰고, 결국 경기를 뒤집는 것은 스포츠 자체의 매력이다. 막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끝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던 태극전사들은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강렬한 스릴과 쾌감을 선사했다. 뛰어난 스피드도 무기였다. ‘캡틴’ 박지성은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시속 30.02㎞를 돌파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한국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선보였던 28.72㎞를 넘어선다. 이청용도 나이지리아전에서 29㎞로 질주,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또 다른 매력은 조직력이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 4경기에서 6골을 넣고 8골을 내줬다. 그리스전(2-0 승)은 물론, 나이지리아전(2-2 무)과 우루과이전(1-2 패)은 경기 내용 면에서도 우수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특히 세트피스의 결정력에서 빛을 발했다. 6골 가운데 3골이 세트피스 상황이다. 세트피스는 기술에다 선수들 간의 끈끈한 유대와 소통이 밑받침돼야 나올 수 있는 중요한 공격 전술이다. ‘저기로 공을 띄워 보내면, 동료가 마무리지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없다면 정교한 연계 플레이는 나올 수 없다. 세계 최강이라던 그리스의 수비를 단숨에 무너뜨린 한국의 세트피스 공격은 축구팬들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희열을 안겼다. 포트엘리자베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골대의 저주’… 맞힌 나라 50% 16강 탈락

    26일 남아공월드컵 한국-우루과이의 16강전 전반 5분. 박주영(AS모나코)의 오른발 프리킥이 골대를 때리지 않고 상대 골망을 갈랐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졌을까. 크게 두 개의 기둥인 포스트와 그 윗부분을 잇는 크로스바로 구성된 골대는 종종 희비를 엇갈리게 하고, 무수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48경기에서 골대만 흔든 슛은 모두 서른 두 차례. 포스트를 때린 슛이 21개로 크로스바를 때린 슛보다 많다. 28명의 선수들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탄식을 내뱉었다. 남아공의 카틀레고 음펠라(마멜로디 선다운스), 가나의 아사모아 기안(스타드 렌),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포스트를 두 차례 가격했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유일하게 크로스바와 포스트를 한 차례씩 모두 맞혔다.호날두는 1골1어시스트로 불운을 털었다. 기안은 조별리그에서 페널티킥으로만 두 골을 뽑아 체면치레를 했고, 16강 미국전에선 결승골을 뽑았다. 음펠라도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에 한 골을 기록했다. 골대를 두 번 맞히고 아직까지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한 선수는 메시가 유일하다. 크로스바를 한 차례 때리고도 세 골이나 터뜨린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FC바르셀로나), 포스트에 한 차례 키스하고 두 골을 넣은 나이지리아의 칼루 우체(알메리아)도 있다. 28명 가운데 21명은 골대 불운에도 흔들리지 않는 뚝심을 과시했다. 골대를 한 번이라도 맞힌 나라는 32개국 가운데 20개국이고, 9개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코트디부아르가 세 번으로 공동 1위다. 코트디부아르는 북한과의 최종전에서만 디디에 드로그바(첼시), 제르비뉴(릴), 로마리크(세비야)가 거푸 맞혔다. 스페인, 세르비아, 아르헨티나, 카메룬, 남아공, 가나가 2회 그룹을 형성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도시와 길] 서울 이태원길

    [도시와 길] 서울 이태원길

    ‘밤 깊은 이태~원 불빛 속에서/젖어버린 두 가슴~/떠나갈 사람도 울고 있나요/보내는 나도 우는데/새벽 찬 바람은 가슴 때리고~/쌓인 정을 지워 버려도/아~ 못 다한 사랑에 외로운 이 거리/잊지는 말아요 이태원 밤 부르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하면 왠지 슬픈 일들이 먼저 떠오른다. 외국인과 내국인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며 생기는 온갖 해프닝들 때문이다. 적잖은 시골 사람들은 동네 이름이 우리 말이 아닌 영어에서 왔다고 여긴다. 이방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서 그렇다. 얽히고 설킨 사람들이 더러는 다툼을 벌여, 어느 햄버거 가게를 무대로 ‘이태원 살인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스크린에 올라가기도 했다. 그러나 엄연한 한국 지명이다. 한국전쟁 60돌을 맞은 2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엔 활기가 넘쳤다. 다만 건너편 미군부대가 둥지를 옮긴 뒤엔 상권이 움츠러들 것이라는 걱정만 조금 감돌았다. 사단법인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박태신(57) 부회장은 “디즈니랜드 같은 큰 명소로 가꾸면 외국인들이 여전히 자주 찾아오겠지만, 그냥 공원으로 만들면 아무래도 밋밋해서 인근 이태원 상권까지 위축될 것 같다.”고 사뭇 진지하게 말했다. 이태원로는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에서 한강진역에 이르는 1.4㎞ 구간을 가리킨다. 영문, 일어 등으로 이국적인 냄새를 물씬 풍기는 점포 2400여개가 자리했다. 하루 4500~5000여명의 외국인들이 이태원을 찾으면서 연간 매출이 9억달러(약 1조 1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초입엔 ‘한국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Welcome to Korea)’라는 글씨를 담은 큼지막한 아치가 손님들을 반긴다. 달아오른 월드컵 분위기에 맞춰 박지성(29) 등 한국 축구대표 등번호를 새긴 빨간 ’붉은 악마’ 티셔츠와 리오넬 메시(23) 등 월드스타 유니폼이 옷가게를 장식하고 있었다. 이태원로 중간쯤 지나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3번 출구 쪽 낡은 상가 건물엔 이국적인 음악소리가 떠들썩했다. 시멘트 조각이 떨어진 낡은 계단을 오르자 복도에 나이지리아에서 왔다는 남녀 4명이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다가 ‘하이, 웰컴(Hi, welcome)’을 외쳤다. 이 상가가 있는 이태원1동 이화시장 쪽은 아프리카 이주민이 많이 살아 ‘아프리카 거리’로 불린다. 건물 2층에는 아프리카인이 운영하는 옷가게와 식료품점, 미용실 등 가게 10여개가 늘어서 있었다. 차이나타운 못잖은 공동체이다. 이곳에서 무역업을 한다는 팰릭스(36)는 “고국인 나이지리아에 사는 한국인은 8000명이나 된다. 기술력이 빼어나고 똑똑해 인기인데, 이곳 사람들은 우리를 싫어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태원 1·2동과 한남·보광동을 낀 이태원로에 거주하는 아프리카 국적 구민은 740여명이다. 경기도 일대 공장에 주소를 두고 주말에 이태원을 찾는 이들을 더하면 1000명을 넘는다. 외국인 거주자 2337명에 견주면 얼마나 급변하고 있는가를 실감나게 한다.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켄(38·나이지리아)은 “천안과 평택, 파주 등지를 돌아다녔지만,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사려고 해도 대뜸 ‘없어, 없어’란 대답을 들었는데 이곳에서는 이런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태원 거주 아프리카 출신 가운데 나이지리아가 284명으로 가장 많다. 단일 국가로서도 미국(290명)에 이어 두번째다. 통계청이 조사한 장단기 체류 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국내 아프리카인은 모두 7191명이다. 다른 대륙의 나라들과 달리 한국에는 여전히 낯선 땅인 아프리카 사람들이 생활에 유용한 사업정보, 주거정보 등을 쉽게 얻을 수 있어 자연스럽게 몰린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업소 직원은 “외국인이 하루 2~3명쯤 전세(rent)나 땅 시세를 알아보려고 찾아온다.”고 귀띔했다. 영화(榮華)를 누렸지만 이런저런 변화 탓에 그늘도 생겼다. 1970년 경기 양주군에서 집을 옮겨 이태원에서 아들 부부와 함께 40년째 산다는 박영환(88) 할아버지는 “이태원 사람들끼리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시골 풍습을 갖고 상부상조하는 분위기였지만 이젠 아래·위에 거주하면서도 서로를 모른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박태신 부회장은 “2000개가 넘는 업소 대표들 가운데 회원으로 가입한 인원은 고작 300여명뿐이다.”면서 “경기침체 등으로 이래저래 관리가 소홀해져서인데, 인터넷 홈페이지를 새로 만드는 등 부활을 꾀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도 공공기관과 대학에서 이태원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탐구하기 위해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다문화 시대를 맞아 갖가지 사연을 지닌 외국인과 한국인들이 거리낌없이 용광로처럼 녹아 스며드는 곳이라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다. 아직도 이태원 연가는 잊히지 않았다. ‘밤 깊은 이태~원 안개 속에서/말이 없던 두 사람~/어디서 들리는 사랑 노래는/슬픔만 더해 주네요~/새벽 찬 바람이 등을 밀어도~/고개 돌려 뒤돌아 보던/아~ 마지막 그 모습 남겨진 이 거리/잊지는 못해요 이태원 밤 부르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패널티녀’ ‘발자국녀’ ‘시청녀’… 왜 월드컵 응원녀만 있는 걸까

    ‘패널티녀’ ‘발자국녀’ ‘시청녀’… 왜 월드컵 응원녀만 있는 걸까

    월드컵 기간이 되면 덩달아 ‘응원녀’가 열풍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에는 월드컵 엘프녀, 똥습녀, 젖공녀가 그랬고 남아공 월드컵에도 화끈녀, 시청녀, 발자국녀, 속옷녀 등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이들은 대부분 파격적인 노출과 뛰어난 외모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요즘 네티즌들은 영악하다. 이게 튀기 위한 홍보 전략인 줄 다 안다. 비난의 댓글도 많다. 왜 사람들은 알면서도 월드컵 응원녀 문화를 소비하는 걸까. 월드컵 응원남은 없는데 왜 응원녀만 있는 걸까. ●20대女에게 유독 엄격한 ‘인터넷 ○○녀’ ‘인터넷 ○○녀’ 트렌드부터 훑어 보자.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은 ‘트렌드와 심리’란 책에서 인터넷 ○○녀를 몇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개똥녀, 루저녀, 패륜녀 등 물의를 일으킨 여성에 대한 윤리적 심판이 작용하는 경우와 엘프녀와 같이 외모가 품평이 되는 사례 등이다. 이런 유형들의 공통점은 여성, 특히 20대 젊은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전제돼 있다는 점이다. 여성의 행실에 대해 유독 엄격한 기준을 적용, 같은 잘못을 해도 남성에 비해 더 큰 지탄을 한다. 최근 한 대학에서 환경 미화원 아주머니에게 욕설을 했던 ‘패륜녀’나 임산부에게 발길질을 했던 ‘발길질녀’는 분명 큰 잘못을 했지만, 사람들은 이들이 ‘젊은 여성’이란 점에 주목했다. “이들이 잘했다는 건 아니다. 문제는 그 차별적인 시선이다. 남성 중심적 시선에서 여성들의 거친 행동은 항상 문제가 된다. 같은 욕을 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해도 젊은 여성이 그렇게 했다면 사람들은 더 놀란다. 언론도 이를 따라가기 바쁘다. ‘20대 여성 왜 그러나.’란 식의 기사들이 쏟아진다.” 권지연 민우회 모니터분과장의 말이다. 외모에 대한 품평도 마찬가지다. 여성의 외모는 남성보다 더욱 노골적인 평가의 대상이 된다. 방송 뉴스에서 인터뷰를 한 여성의 가슴이 크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던 ‘간석동녀’가 대표적 사례다. ●응원녀는 있는데 응원남은 없다? 월드컵 응원녀는 20대 여성의 행실과 외모에 유독 엄격한, 바로 이 인터넷 ○○녀 소비 문화와 맞닿아 있다. 전국민의 관심을 받는 월드컵 응원 속에서 네티즌들은 파격적인 응원의상을 입은 여성의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고 “왜 저러고 다니냐.”, “튀기 위해 안달났다.”고 돌을 던진다. 그리고 다시금 ‘행실 논란’으로 확대, 재생산시킨다. 연예 기획사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신인 배우를 앞세워 더 노골적인 옷을 입히며 홍보한다.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이다. 욕하면서도 먹힌다. 외모 품평도 응원녀 소비 문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카메라만 스쳐도 응원녀의 외모는 평가의 대상이 된다. 나이지리아전에서 페널티킥으로 실축했을 당시 아쉬워하는 표정으로 주목을 받았던 ‘페널티녀’, 영국의 BBC 방송 뉴스에 잠시 나왔던 ‘BBC녀’는 이번 월드컵에서 외모로 품평이 올랐던 사례다. 네티즌들은 노출과 연예인 홍보로 얼룩진 응원녀 열풍 속에서 이들을 ‘진정한 응원녀’라고 치켜세운다. 하지만 실상 이마저도 여성의 외모에 대한 품평이 우선된, 그릇된 인식이 전제돼 있다. ☞[포토] ‘한국 vs 우루과이’전 우루과이에 1-2 석패 경기 보러가기 ☞[포토] “잘 싸웠다! 태극전사” 한국-우루과이 응원전 보러가기 거리 응원을 나가면 남성들도 웃통을 벗고 복근을 과시하는 이들이 부지기수지만 별로 얘깃거리가 안된다. 여성과는 달리 이들의 노출은 논란이 아니라 열정이 된다. 그만큼 남성은 자유롭다. 최진미 전국여성연대 집행위원장은 27일 “전 국민적 축제인 월드컵에서 젊음의 방식일 수도 있는 파격적인 응원 문화에 대해 유독 여성에게 높은 잣대를 들이대는 현실이 아쉽다.”면서 “여기에 여성의 외모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 얽히면서 월드컵 응원녀가 계속 양산되는 건 남성 중심의 시각이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4강 더이상 신화 아냐… 亞 축구의 ★이 되다

    4강 더이상 신화 아냐… 亞 축구의 ★이 되다

    1954년 첫 월드컵 출전 뒤 56년 동안 이어졌던 한국 축구 월드컵 도전사에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란 새역사를 쓴 남아공월드컵. 8강의 문턱에서 아쉽게 돌아섰지만 한국의 눈부신 발전에 한국도, 세계도 놀랐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16강을 넘어 8강, 4강에 도전하기 위한 과제와 희망이 무엇인지 5회에 걸쳐 짚어 본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한 허정무 감독과 태극전사들은 변방에서 맴돌던 한국 축구를 세계 축구의 중심에 올려놓았다. 이는 하루아침에 우연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2002년 ‘4강신화’ 이후 8년 동안 끊임없는 도전과 좌절을 겪으며 쟁취한 성과물이라 더욱 값지다. 2002년 홈에서 벌어진 한·일월드컵에서 4강신화를 써 내려간 한국은 2006년 독일에서 토고에 2-1로 역전승, ‘원정 월드컵 첫 승’이란 소중한 성과를 거뒀다. 또 이 대회 준우승팀인 프랑스와의 2차전에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극적인 동점골로 무승부를 거뒀다. 스위스에 0-2로 패하며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딕 아드보카트 감독 부임 이후 9개월의 짧은 준비기간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였다. 그리고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유로 2004 챔피언 그리스를 2-0으로 꺾고,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기며 당당히 16강에 진출했다. 전술적으로도 세계 축구를 완전히 따라잡았다. 2002년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은 세계 축구의 대세로 자리잡은 포백 수비를 이식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스리백 수비로 본선에 나섰다. 2006년에는 포백과 스리백 시스템을 번갈아가며 사용했다. 그리고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는 포백 시스템의 공격적 성향을 완벽히 구현했다. 비록 선수 개인의 실수로 수비에서 약점이 노출되는 모습도 보였지만 전체적 전술 운용 면에서 흠잡을 곳은 많지 않았다. 월드컵 본선 4경기를 통해 보여준 공격수들의 적극적인 수비가담, 공·수를 넘나드는 미드필더들의 폭넓은 움직임, 수비수들의 효과적인 공격가담은 ‘한국형 토털사커’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높은 전술 이해도를 바탕으로 협력을 통해 공격의 결정력과 수비의 견고함을 높였고, 전·후반 90분 내내 맹렬히 뛸 수 있는 체력까지 과시했다. 아시아 축구의 리더로서 체격과 개인기가 뛰어난 유럽, 남미, 아프리카의 강호들과 싸워 이길 방법을 보여준 것이다.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맞붙었던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의 각 나라 축구협회 등록선수는 각각 35만 9221명, 33만 1811명, 5만 8710명이다. 이에 비해 한국의 등록선수는 3만 1127명. 얕은 뿌리로 큰 열매를 맺었다. 이는 국가대표를 향한 선수 개개인의 열망과 팀에 대한 충성심 등 ‘아시아적 가치’로 대변되는 열정과 집중력이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축구 전반의 수준향상을 이끄는 원동력임을 새삼 확인시켜 준 것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굿모닝 닥터]여름휴가철 요도염 주의보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리스·아르헨티나에 이어 나이지리아전에서 태극전사를 응원하는 함성이 전국을 뒤흔들었다. 우리 팀이 경기를 가진 날은 밤새 응원 열기가 식을줄 몰랐다. 이런 가운데 거리응원이 있을 때면 이상하게도 콘돔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들뜬 기분에 우발적으로 성관계를 가진 탓이리라. 곧 이어 여름휴가철이다. 피서지에서의 여름 밤, 혈기왕성한 젊은 남녀들이 어울리다 보면 뜨거운 밤을 보내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성관계에서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원치 않은 임신도 무섭지만 가장 흔한 것이 바로 요도염이다. 요도염은 임질균 등이 요도에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성병으로, 요도 끝이 가려우며 팬티에 희거나 노란 분비물이 묻어나오며 배뇨시 따가운 증상을 보인다. 원인균에 따라 임균성·비임균성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여러 균이 혼합되어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검사 및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를 위해서는 균의 종류에 따라 적정한 항생제를 사용한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우선, 완치 때까지는 술은 피해야 한다. 체내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또 성관계 파트너도 반드시 검사 및 치료를 해야 한다. 본인만 치료할 경우 완치 후 재감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완치 때까지 성관계도 금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이를 위해서는 성관계 때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특히 상대를 잘 모르는 우발적 성관계라면 콘돔이 필수적이다. 요도염뿐 아니라 매독·에이즈 등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도구인 콘돔에 거부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 예측할 수 없는 일이 생길 수 있는 여름 휴가철, 건강을 위해서는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형래 경희대 의대 비뇨기과
  • 오심에 울었다

    ‘지구촌 최대의 축제’가 돼야 할 2010 남아공월드컵이 심판들의 오심에 얼룩지고 있다. 세계 최고의 기량을 맘껏 뽐내야 할 각국의 선수들이 오심에 울고, 이를 지켜보는 팬들도 얼토당토 않은 오심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지만 심판이 승부를 가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결국 한국도 심판의 치명적인 오심에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26일 한국-우루과이전이 열린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 이날 경기에서는 독일 은행원 출신의 볼프강 슈타르크(41) 주심이 경기를 진행했다. 하지만 한국에는 엄격하고, 우루과이에는 관대한 ‘오심 퍼레이드’가 분통을 터뜨리게 했다. 후반 10분 우루과이의 디에고 페레스(AS 모나코)가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에 거친 태클을 가했지만 슈타르크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후반 18분에도 기성용이 상대 페널티 박스로 들어가던 중 에딘손 카바니(팔레르모)에게 고의로 발을 밟혔으나,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시켰다. 페널티킥을 선언했다면 경기 흐름은 달라졌을 것이다. 또 후반 44분 교체투입된 이동국이 문전으로 달려들어오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절묘한 패스를 연결했지만, 주심은 엉뚱하게도 이동국에게 공격자 파울을 선언했다. 수비수 디에고 루가노(페네르바흐체)의 옷을 잡았다는 얘기였지만, 휘슬을 불 정도는 아니었다. 주심의 오심이 계속되자 박지성이 슈타르크의 판정에 항의하는 장면도 여러 번 카메라에 잡혔다. 이에 대해 우루과이 언론까지 슈타르크의 오심을 비판했을 정도다. 우루과이 일간지 ‘엘 파이스’는 경기 뒤 ‘경기의 오점’이라는 기사를 통해 슈타르크의 오심에 대해 상황별로 예를 들며 “주심의 경기 운영 능력이 형편없었다.”고 비난했다. 1999년 심판 자격증을 획득한 슈타르크 주심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다양한 국제 경기 경험을 갖고 있지만, 월드컵 무대는 처음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슈타르크는 조별리그 B조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전과 C조 잉글랜드-슬로베니아전의 주심을 맡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전에서 전반 6분 아르헨티나의 가브리엘 에인세의 결승골 과정 중 같은 팀 왈테르 사무엘의 반칙에 파울 선언을 하지 않아 논란이 된 바 있다. 한편 국제축구연맹(FIFA)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부터 경기에 부심 2명을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면서 심판들의 오심 논란에 대한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전반 8분… ‘8강의 꿈’ 무너졌다

    전반 8분… ‘8강의 꿈’ 무너졌다

    남아공월드컵 16강전이 열린 26일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 전반 8분. 우루과이의 에디손 카바니(팔레르모)는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한국 수비에 막히자 왼쪽으로 열어줬다. 잽싸게 공을 넘겨받은 카를로스 포를란(애틀래티코 마드리드)은 김정우(광주)가 달려들자 가볍게 방향을 틀은 뒤 페널티지역으로 공을 찔러넣었다. 포를란의 크로스는 박스 안에서 일자 형태로 자리잡고 있던 포백 차두리(프라이부르그)-이정수(가시마)-조용형(제주)-이영표(알 힐랄)와 골키퍼 정성룡(성남)의 사이 공간을 파고들었다. 골키퍼와 수비 사이에 ‘소통(콜 플레이)’은 없었다. 멈칫하던 정성룡이 몸을 던졌지만 이미 공은 지나가 버렸다. 오프사이드를 피하려고 포백라인보다 한두 발 뒤처져 있던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가 쇄도하는 것을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수비수 한 명만 방해동작을 펼쳤더라면 사각이라서 슛을 때리기 만만치 않은 상황. 하지만 수아레스는 너무 편안하게 공을 잡아 슛을 날렸다. 이영표는 “모든 게 내 잘못”이라며 “수비수들이 골키퍼에게 ‘콜’을 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시스트를 한 포를란은 “슈팅이 아닌 크로스였다.”면서 “하지만 반대쪽에 있던 수아레스를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어이없이 골을 내준 탓에 한국은 힘든 흐름을 자초했다. 후반에 우루과이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뽐내고서도 8강 티켓을 내준 ‘결정적 장면’이었던 셈. 문제는 처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앞서 나이지리아전에서도 전반 12분 차두리가 어이없이 칼루 우체(알메리아)를 놓친 바람에 첫 골을 헌납했다. 축구에서 선제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특히 상대적으로 약체인 우리가 강팀들과 상대할 때는 더욱 그렇다. 월드컵 때마다 단골손님처럼 나왔던 ‘문전 처리 미숙’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제는 고질적인 수비 불안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허정무호 절반의 성공·절반의 실패

    허정무호 절반의 성공·절반의 실패

    성공적인 월드컵이었다. 애초 목표였던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했다.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회장은 우루과이전이 끝난 뒤 27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허정무 감독의 거취와 관련해 “경험이 중요하다.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기술위원회가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유임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허 감독도 “어떤 형태로든 다음 대회 때 더 좋은 성적을 올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허정무 호엔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가 공존하고 있다. ●성공요인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박지성-김남일-이운재 등 한·일월드컵 세대부터 21살 이청용-이승렬까지 자연스레 한 팀이 됐다. 가운데는 김정우-조용형 등 20대 중반 선수들이 메웠다. 현재로서도 가장 좋은 형태고 4년 뒤를 감안하면 더욱 좋다. 이탈리아-프랑스-그리스는 이번 대회 세대교체에 실패한 대표적인 팀이었다. 모두 이름값과 달리 예선 탈락했다. 두 번째 요인은 자신감이었다. 이번 대회 선수들은 긴장하는 법이 없었다. 상대 이름값에 주눅부터 들던 예전과는 달랐다. 오히려 코칭스태프가 긴장하고 선수들이 괜찮다고 하는 상황이었다. 승부에서 지더라도 가진 모든 걸 보여줬다면 후회가 없다. 이번 대회가 그랬다. 역시 체력이다. 한국축구의 트레이드마크는 체력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압박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매번 상대방보다 훨씬 많이 뛰고 오래 페이스를 유지했다. 객관적 전력차를 체력으로 뒤집었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도 압도적인 활동량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실패요인 문제는 수비조직력이었다. 포백라인과 미드필드 라인의 간격이 일정하지 않았다. 자연히 상대 선수들이 드리블할 공간을 자주 허용했다. 지역방어 때 누가 어디까지 공간을 커버해야 할지도 헷갈렸다. 매번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보이는 일본과 비교되는 장면이었다. 선수교체 타이밍도 안 좋았다. 이번 대회 허 감독은 승부의 흐름을 바꾸는 선수 교체를 한번도 못했다. 그리스전과 나이지리아전에선 앞서나가자 수비 강화를 위해 김남일을 투입했다. 나이지리아전은 그 타이밍이 너무 빨랐다. 공격적 패턴을 유지했어야 했다. 우루과이전에선 미드필더진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활동량이 적은 이동국을 투입했다. 미드필드진에 과부하가 왔고 이후 곧 무너졌다. 역설적이게도 체력이 문제였다. 나이지리아전 후반부터 체력 문제가 보였다. 저지대-고지대-저지대를 옮겨 다닌 피로감이 나타났다. 격렬한 나이지리아전 뒤 3일밖에 휴식시간이 없었다. 적절한 베스트 11 교체가 없었다는 점이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 박창규 기자 nada@seoul.co.kr
  • 라이언킹 “너무 허무하게 끝났다”

    “12년 동안 기다려왔는데…. 이건 내가 상상했던 게 아니다. 너무 허무하게 끝났다.” ‘라이언킹’ 이동국(31·전북)이 고개를 숙였다. 한풀이를 기대했던 월드컵은 오히려 더 큰 상처를 남겼다. 12년 만에 다시 밟은 월드컵 무대에서 이동국은 단 38분을 뛰었다. 허벅지 부상을 딛고 극적으로 최종엔트리에 들 때만 해도 ‘장밋빛 희망’뿐이었다. 이동국은 그라운드에서 묵묵히 훈련에 매진했고, 허정무(55) 감독은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신뢰를 보냈다. 2002년 엔트리 탈락, 2006년 부상 악몽 모두 반전시킬 수 있을 기세였다. 그러나 막상 남아공월드컵이 시작되자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리스전에서는 벤치를 지켰고, 아르헨티나전에선 ‘패전처리반’이었다. 1-4로 뒤진 후반 36분 투입돼 겨우 9분을 뛰었다. 선발 출전이 예상됐던 나이지리아전에서도 ‘벤치의 조연’에 만족해야 했다. 16강전에서 마침내 기회는 왔다. 26일 우루과이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16분 김재성(포항)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완벽한 찬스도 잡았다. 이동국은 후반 42분 절묘하게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어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슈팅은 발에 제대로 걸리지 않았고, 공은 힘없이 골키퍼 정면으로 갔다. 골키퍼의 가랑이 사이로 빠진 공이 골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지만 수비수가 재빨리 걷어냈다. 그동안의 불운을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었던 슈팅이었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이동국은 187㎝의 큰 키를 이용해 수비수를 끌고 다니며 제공권을 따냈다. 동료에게 찬스도 만들어줬고, 활발한 몸싸움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하지만 공격수는 ‘골’로 기억될 뿐이다. 이동국은 “12년 동안 월드컵 무대를 기다려 왔는데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이건 내가 생각했던 결과가 아니다. 이런 순간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운동을 했나 싶다.”고 침통해했다. 이어 “수없이 그런 상황을 상상했다. 비 때문에 그라운드가 미끄러워 땅볼슛을 했다.”면서 “아쉽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굳게 입을 닫았다. 한국은 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화려한 열매를 맺었지만, ‘비운의 스트라이커’ 이동국의 꼬리표는 더 짙어졌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윤종신,” 홍어 먹은 길 입냄새 지독해” 폭로

    윤종신,” 홍어 먹은 길 입냄새 지독해” 폭로

    가수 윤종신이 방송에서 그룹 리씽 멤버 길에게 입냄새 굴욕을 안겼다. 지난 27일 방송된 KBS 2TV ‘야행성’에는 윤종신과 길이 함께 ‘떡볶이 게임’을 응용한 ‘월드컵 게임’을 진행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월드컵 게임’은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한 글자씩 ‘월드컵’을 외치는 게임으로 길은 게임 도중 긴장했는지 갑작스럽게 타임을 외쳤다. 이에 윤종신은 말도 안된다고 길을 타박하며 “너 입냄새 나.”라고 말해 길을 당황하게 했다. 길은 게임 전에 홍어를 먹은 탓에 입에서 지독한 냄새가 나게 된 것. 이에 길은 스스로 입냄새를 확인했고 지독하다는 것을 인정해 출연진에 웃음을 선사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윤종신과 그룹 샤이니 멤버 온유는 게임에서 져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 대 나이지리아전을 시청하지 못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서은혜 인턴기자 eune@seoulntn.com
  • 영국인 시선 사로잡은 ‘BBC 응원녀’ 조예경이 누구야?

    영국인 시선 사로잡은 ‘BBC 응원녀’ 조예경이 누구야?

    2010 남아공 월드컵응원전에서 ‘BBC녀’에 의해 한국을 대표하는 응원녀로 떠오른 여성의 실명이 ‘조예경’인 것으로 알려졌다.영국의 국영 방송 BBC는 지난 23일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한국 대 나이지리아전을 방영했다. 이 당시 오프닝에는 왼쪽 뺨에 ‘I LOVE KOREA’라는 글자를 새긴 미모의 여성이 카메라에 잡혔고 이는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경기 후 뉴스 영상은 각종 UCC로 제작돼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져나갔으며 미모의 응원녀는 ‘BBC녀’라는 애칭을 얻으며 한국 응원녀의 간판스타로 도약했다.그동안 ‘페널티녀’ ‘월드컵 복근녀’ ‘똥습녀’ ‘발자국녀’ 등 많은 응원녀들이 등장해 노이즈마케팅 논란을 일으켰지만 ‘BBC녀’는 외국에서 먼저 알아 본 응원녀라는 점이 이색적이다.이에 축구팬들은 “박민영을 닮은 것 같다.”, “다른 목적이 아니라 순수하게 월드컵을 응원한 것 같다.”, “영국이 인정한 미모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인터넷을 샅샅이 뒤진 네티즌 수사대는 결국 그녀의 실명이 ‘조예경’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이 영상은 월드컵 개막전인 지난 11일 케이블연예프로그램 ‘Y-STAR’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BBC 화면캡처서울신문NTN 서은혜 인턴기자 eune@seoulntn.com
  • 우루과이전 심판 ‘오심’에 네티즌 분노 높아져

    우루과이전 심판 ‘오심’에 네티즌 분노 높아져

    한국대표팀 경기 점유율이 높았음에도 득점수 차로 우루과이에 2대 1로 패하자 네티즌들은 심판의 오심을 지적하고 나섰다.볼프강 슈타르크(41) 주심은 유독 한국 선수들에게만 파울을 판정하는 듯한 인상을 줘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서 원성을 사고 있는 것.후반 18분 기성용이 페널티킥 안으로 공을 몰아가는 과정에서 우루과이 선수에 의해 넘어졌지만, 볼프강 슈타르크 주심은 이를 반칙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 뿐만 아니라 경기 내내 거친 몸싸움과 태클이 지속됐고, 우루과이 선수들의 잇단 반칙에도 주심은 경기를 계속 진행시켰다.네티즌들은 “주심이 한국에 대해서는 작은 몸싸움에도 파울을 남발하면서 유독 우루과이의 과격한 태클과 파울에는 관대했다.”며 “경기 결과는 승복하지만, 공정함을 잃은 심판의 태도는 아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이를 중계를 하던 SBS 배성재 캐스터도 경기 중간 “관대한 심판”이라며 슈타르크 주심에 대한 불평을 쏟아냈다.월드컵 무대에 처음 나선 슈타르크 주심은 조별예선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의 B조 1차전 경기와 잉글랜드-슬로베니아의 C조 3차전 경기의 주심을 맡았다. 그는 특히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전에서 아르헨티나 가브리엘 에인세의 결승골 과정에서 아르헨티나의 왈테르 사무엘에게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고, 이는 뒤늦게 오심으로 판명됐다.사진 = 방송캡쳐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
  • 김보민, 김남일 실수에 울먹…“오빠 어떡해”

    김보민, 김남일 실수에 울먹…“오빠 어떡해”

    김보민 KBS 아나운서가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 대 나이지리아전에 출전한 김남일 선수의 실수에 가슴을 쓸어내렸다.지난 27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서는 지난 23일 열린 한국 대 나이지리아전에 출전한 김남일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아내 김보민 아나운서가 깜짝 출연했다.이날 경기에서 후반 23분경에 투입된 김남일 선수는 오바시 선수에게 거친 백태클을 하다가 옐로우 카드를 받고 패널티킥을 내주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결국 이는 나이지리아의 골로 이어졌다.김남일 선수의 실수에 김보민 아나운서는 얼굴이 어두워지며 “오빠 오빠 오빠.”라고 탄식을 내뱉었다. 이어 죄책감 가득한 김남일 선수의 얼굴을 보며 간절한 표정으로 “어떡하지.”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하지만 한국대표팀은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2대2 무승부로 원정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고 이에 김보민 아나운서는 다시 손뼉을 치며 웃음을 지었다.한편 한국대표팀은 지난 26일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한국 대 우루과이전에서 2대1로 아쉽게 패해 원정 첫 8강 진출에 실패했다.사진 = 김보민 미니홈피서울신문NTN 서은혜 인턴기자 eune@seoulntn.com
  • [NTN포토] ‘똥습녀’ 임지영, 나이지리아전 이어 한복패션

    [NTN포토] ‘똥습녀’ 임지영, 나이지리아전 이어 한복패션

    [서울신문NTN 현성준 기자] 2010 남아공 월드컵 대한민국 대 우루과이 16강전 경기가 열리는 26일 오후 서울 삼성동 영동대로에서 ‘똥습녀’ 임지영이 거리응원을 펼치고 있다.현성준 기자 gus@seoulntn.com
  • 우루과이전 관전 포인트

    우루과이전 관전 포인트

    골프에서 ‘힘 빼는 데 3년’이란 말이 있다. 힘을 빼면 공은 맞게 마련이다. 한국 월드컵축구대표팀은 3년이 아니라 집 떠난 지 30일 만에 힘을 뺐다. 사상 첫 원정 16강이란 일차 목표를 이룬 뒤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유연해졌다. 이후 성적은 ‘보너스’라고 생각해도 좋다.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실력 이상의 경기력도 펼칠 수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도 그래서 이뤄졌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이 26일 밤 11시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16강전에 나선다. 아직 끝나지 않은, 아니 끝낼 수 없는 이 ‘유쾌한 도전’의 관전포인트는 무엇일까. ●허정무·타바레스 머리싸움도 볼만 역대 전적에서 보면 우루과이는 한국에 패전의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한국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첫 패배(0-1패) 이후 20년 동안 한 번도 우루과이를 이겨본 적이 없다. 공식 A매치 전적이 4전 전패. 더욱이 모두 7골을 빼앗긴 반면 얻어낸 골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평가전(1-2 패)에서 김도훈이 뽑아낸 1골이 전부다. 허정무 감독은 이탈리아월드컵에서의 첫 대결 당시 대표팀 트레이너로 오스카르 타바레스(63) 감독을 만났다. 20년 만의 두 번째 만남이다. 허 감독은 “우루과이가 우리보다 한 수 위인 건 분명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이제는 어느 팀과 경기해도 제 기량을 발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세트피스 득점은 곧 승리의 방정식 그리스전에서의 2-0 완승은 16강의 단초가 된 승리였다. ‘이영표 파울-기성용 프리킥-이정수 골’로 이어지는 공식은 이후 나이지리아전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세트피스 얘기다. 세트피스는 허정무호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자리잡았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뽑아낸 5골 가운데 3골이 세트피스에서 만들어졌다. 특히 기성용(셀틱)과 이정수(가시마)는 두 골을 엮어내 주요 득점 루트가 됐다. 여기에 박주영(AS모나코)도 나이지리아전에서 월드컵 본선 첫 골 맛을 보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여기에 아직 골 소식은 없지만 염기훈(수원)의 왼발슛도 우루과이 골문을 정조준하고 있다. 터질 때가 됐다. 누구의 발끝이 요동치든, 수비 조직력이 촘촘한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 한국의 세트피스 득점은 곧 승리의 방정식이다. 포트엘리자베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경기 장면, 아날로그가 더 빠르다

    경기 장면, 아날로그가 더 빠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B조 예선 마지막 경기인 한국과 나이지리아전이 펼쳐진 23일 새벽. 정모(40·경기 고양시)씨는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후반 4분쯤 박주영 선수가 프리킥 기회를 잡은 것이다. 현재 점수는 1대1, 피 말리는 동점 상황에서 박 선수가 공을 차려고 달리는 순간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벌써 ‘와~’하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정씨가 ‘어, 어’하면서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TV에 눈을 돌리니 그제야 나이지리아의 골망이 출렁였다. 정씨는 이웃의 환호성을 듣고 나서야 박 선수의 역전골을 볼 수 있던 점이 이상스러울 수밖에 없다. ●위성 DMB가 가장 늦어 월드컵 출전 사상 원정 첫 16강을 결정지은 골든골의 환희를 남들보다 한발 늦게 느낀 것은 비단 정씨뿐만 아니었다. 이날 새벽 중계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 대다수가 ‘시간차 환호’를 경험했을 것이다. 다시말해 디지털TV 시청자들은 공이 발끝을 떠나지 않았는데 환호성을 먼저 들어야 했다. 현재 월드컵 중계를 볼 수 있는 매체는 지상파 방송과 아날로그·디지털 케이블방송, 인터넷TV(IPTV),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인터넷 생중계 등이 있다. 방송의 시간차가 발생하는 것은 전송방식과 전파신호의 기술적인 차이 때문. 스포츠 생중계의 경우 전파송출 속도는 지상파 방송이 가장 빠르다. 이어 아날로그 케이블TV→디지털 케이블TV→지상파 DMB→위성 DMB 순으로 빠르다. 지상파 방송에 비해 디지털 케이블방송은 1초, 지상파 DMB와 위성 DMB는 각각 2~3초와 5~6초 차이가 난다. 아날로그 방식이 화질은 떨어지지만 속도는 디지털 케이블방송보다 더 나은 셈이다.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인터넷TV도 디지털 케이블방송과 비슷한 속도로 알려졌다. 위성방송은 현지에서 전파를 위성으로 쏘아올려 가정으로 전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보다 4~5초 정도 늦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송출 방식이 아날로그냐, 디지털이냐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는데 아날로그 방식이 1~2초 더 빠르다.”면서 “디지털 방식으로 방송을 송출할 때 신호를 압축해야 하는데 TV는 압축된 신호를 다시 풀어서 영상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최대 2초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전환 2013년 속도 똑같아 그러나 2013년 1월1일부터는 지상파 방송이 모두 디지털로 전환된다. 속도차 걱정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이웃과 똑같은 시간에 골인 장면을 보며 환호성을 지를 수 있다. 구혜영·이두걸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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