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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존 가능성은 에어포켓에? 진도 청해진해운 여객선 세월호 침몰,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들 ‘실낱같은 희망’

    생존 가능성은 에어포켓에? 진도 청해진해운 여객선 세월호 침몰,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들 ‘실낱같은 희망’

    ‘생존 가능성’ ‘청해진해운’ ‘에어포켓’ ‘세월호’ 16일 진도 인근에서 침몰한 여객선의 일부가 아직까지 수면 위에 떠 있는 것과 관련해 선체 내부의 생존자 여부 및 구조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대서양에서 선박 전복사고로 바다 밑에 갇혀있던 선원이 선내에 남아있는 공기(에어포켓. air pocket)로 연명하다 3일만에 구조된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마침 이번에 침몰한 세월호도 선체 길이가 146m에 이르는 비교적 큰 배인 만큼, 에어포켓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천안함 조사위원으로 활동했던 신상철 전 서프라이즈 대표는 “배가 완전히 뒤집혀있는 상태인 만큼 에어포켓이 형성돼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공기 주머니는 배가 완전히 물밑으로 가라앉더라도 인위적으로 빼지 않는다면 여전히 남아있게 된다”며 “빨라 잠수부들을 투입해 격실마다 수색하면 생존자들을 최대한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40m 안팎에 이르는 수심과 낮은 수온, 선내에 남아있는 승선자들이 겪을 심리적 충격 등을 감안할 때 생존과 구조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지난해 발생한 대서양 사고 때는 선내에 갇힌 20대 나이지리아 남성이 에어포켓 공간에서 탄산음료를 마시며 60시간동안 버틴 바 있다. 한편 ‘진도 청해진해운 여객선 세월호 침몰’에 네티즌들은 “진도 청해진해운 여객선 세월호 침몰, 화가 난다”, “진도 청해진해운 여객선 세월호 침몰, 왜 그렇게 늦게 신고했나”, “진도 청해진해운 여객선 세월호 침몰, 어떻게 된 걸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들 실종 소식에도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들, 에어포켓으로 무사히 구조되길”,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들, 에어포켓 발판 삼아 어서 구조됐으면”,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들, 에어포켓에 희망을”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에어포켓이 희망” 선체 내부 생존자 구조 가능성은?

    “에어포켓이 희망” 선체 내부 생존자 구조 가능성은?

    ‘에어포켓’ ‘세월호 생존자’ 16일 진도 인근에서 침몰한 여객선의 일부가 아직까지 수면 위에 떠 있는 것과 관련해 선체 내부의 생존자 여부 및 구조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대서양에서 선박 전복사고로 바다 밑에 갇혀있던 선원이 선내에 남아있는 공기(에어포켓. air pocket)로 연명하다 3일만에 구조된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마침 이번에 침몰한 세월호도 선체 길이가 146m에 이르는 비교적 큰 배인 만큼, 에어포켓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천안함 조사위원으로 활동했던 신상철 전 서프라이즈 대표는 “배가 완전히 뒤집혀있는 상태인 만큼 에어포켓이 형성돼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공기 주머니는 배가 완전히 물밑으로 가라앉더라도 인위적으로 빼지 않는다면 여전히 남아있게 된다”며 “빨라 잠수부들을 투입해 격실마다 수색하면 생존자들을 최대한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40m 안팎에 이르는 수심과 낮은 수온, 선내에 남아있는 승선자들이 겪을 심리적 충격 등을 감안할 때 생존과 구조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지난해 발생한 대서양 사고 때는 선내에 갇힌 20대 나이지리아 남성이 에어포켓 공간에서 탄산음료를 마시며 60시간동안 버틴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이지리아 무장단체 여중생 200여명 납치

    나이지리아의 ‘보코하람’ 무장대원들이 중학교를 습격해 기숙사에 있던 200명의 여학생을 납치했다. 16일 CNN에 따르면 무장대원들은 지난 14일 밤 나이지리아 북동부 보르노주 치복의 한 여자 공립 중학교 기숙사를 습격했다. 이들은 학교를 경비하고 있던 군인들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2명을 사살하고 자신들이 타고 온 트럭과 승합차, 버스 등에 학생들을 태워 달아났다. 이들은 달아나는 길에 보르노주 곳곳의 민가와 상점을 불태웠다. 대원들은 지난달 초부터 이 지역에서 공세를 높이고 있는 보코하람이라고 CNN은 전했다. 치복의 교육 당국 관계자 이매뉴얼 샘은 잡혀간 학생이 몇 명인지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지만 최소 200명이라고 밝혔다. 납치된 여학생 중 10여명은 가까스로 탈출했다. 이들은 “괴한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차량 옆에 바짝 붙어 탈출을 못하게 감시했다”고 말했다. 무장괴한들의 감시 속에 이동하던 학생들은 차량이 잇달아 고장 나 대원들이 차량을 고치는 사이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달아났다고 설명했다. ‘서구 교육은 죄악이다’로 번역되는 보코하람은 북동부 지역의 많은 학교에 치명적인 공격을 가해 왔다. 지난달 23일에 공개된 동영상에서 보코하람의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학교를 공격해 여학생들을 납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 14일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 도심에서 71명의 목숨을 빼앗고 124명을 다치게 한 버스정류장 폭탄 테러도 보코하람의 소행으로 의심되고 있다. 보르노주 정부는 보코하람의 공세가 거세지자 지난달 초 85개 중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12만명의 학생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나이지리아, 남아공 제치고 阿 1위 경제국에

    나이지리아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치고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으로 부상했다. 나이지리아 통계당국은 6일(현지시간)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5099억 달러로, 남아프리카공화국(3720억 달러)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대다수 정부는 수년에 한 번씩 GDP 계산법을 바꾸지만, 나이지리아는 1990년 이후 한 차례도 수정하지 않았다. 이번에 계산법을 수정하면서 전자상거래, 이동통신, 정보기술(IT), 영화산업 등이 새롭게 포함되며 GDP가 늘어났다. 전 세계 경제규모 순위는 기존 33위에서 26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새 기준이 적용되면서 나이지리아의 GDP 대비 채무 비율은 지난해 11%로, 전년(19%)보다 떨어졌다. 특히 ‘날리우드’(Nollywood)로 불리는 영화산업이 GDP의 1.2%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성장한 게 GDP 증가에 도움이 됐다. 이동통신 분야도 GDP 성장을 견인했다. 전 국민 1억 7000만명 중 1억명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석유 및 가스개발 산업은 정부 세입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크다. AFP통신은 1인당 GDP의 경우 남아공이 7508달러, 나이지리아가 2688달러에 이르는 등 격차가 크다고 분석했다. 나이지리아 전체 인구의 70%가 하루에 2달러 미만 비용으로 생활할 정도의 극빈층에 속한다. 과격 이슬람 단체 보코하람도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남아공 네드은행의 이코노미스트 데니스 다이케는 “아프리카 1위라는 사실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면서도 “실질적으로 많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세계銀 대출능력 10년내 3000억弗로 늘릴 것”

    김용 세계은행(WB) 총재는 1일(현지시간) 빈곤국이나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한 WB의 대출 능력을 향후 10년간 3000억 달러(약 317조원)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총재는 외교협회(CFR) 초청 강연에서 지출 삭감 등 내부 개혁과 투자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을 통해 이 같은 규모를 실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재의 이날 강연은 WB 총재 취임 2주년 및 오는 8~13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WB 춘계 연차 총회 참석을 앞두고 이뤄졌다. 그는 “WB는 개도국 등의 대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연간 수백억 달러를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2030년까지 세계에서 절대빈곤을 근절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현재보다 매년 1500만명이 많은 5000만명이 빈곤에서 탈출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WB는 수년 내에 700억 달러까지 빌려 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콩고민주공화국 등 빈곤국은 520억 달러 안팎의 원조를 받게 된다. 중국, 브라질, 멕시코,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 대한 총대출 금액도 260억~280억 달러로 증가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마시는 ‘비아그라’ 단돈 2달러에 불티

    마시는 ‘비아그라’ 단돈 2달러에 불티

    아프리카에서 마시는 발기부전치료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성분조차 확인되지 않은 제품이라 당국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마시는 비아그라’는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길거리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효능과 성분이 입증되지 않은 제품의 인기비결은 부담이 적은 가격이다. ‘마시는 ‘비아그라’는 2달러에 팔리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 정품 비아그라는 1정에 5~1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대다수 국민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나이지리아에선 상당한 고가품이다. ’마시는 비아그라’를 파는 상인들은 “싼 값에 효과까지 뛰어나다.”며 예찬론을 펴고 있다. 길에서 ‘마시는 비아그라’를 팔고 있는 한 청년상인은 “찾는 사람이 많아 약이 잘 나간다.”며 “고된 하루를 보낸 노동자들이 ‘마시는 비아그라’ 덕분에 행복한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과가 있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라고스에서 자동차수리공으로 일하는 한 청년은 “마시는 약을 복용한 뒤로 사랑을 나눌 때 힘이 솟는 느낌”이라며 “부인도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은 부작용을 걱정한다. 성분이 확인되지 않아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라고스대학 약학과 관계자는 “몇몇 제품에는 간이나 신장을 상하게 할 수 있는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며 “부작용이 생긴다면 치료도 어렵고, 치료가 가능해도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재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약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그토록 좋은 약이라면 약국이 판매하지 않을 까닭이 있겠나.”고 반문했다. 나이지리아에선 가짜 약이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유통되는 의약품의 70%가 이른바 짝퉁이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열린세상] 미디어, 아프리카 재현방식 바꿔야 한다/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미디어, 아프리카 재현방식 바꿔야 한다/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지난해 한 구호개발단체로부터 한국의 미디어들이 아프리카를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를 분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언론의 사회적 현실 구성에 관한 연구가 전공이기도 하지만, 집의 아이들이 해외와 국내 구호단체에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보내고 있는 터라 선뜻 받아들였다. 먼저, 다국어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를 뒤졌다. 아프리카는 지표 표면의 6%와 육지면적의 20.4%를 점유하고, 54개의 자치 국가에 세계 인구의 15%인 11억명 이상(2013년 기준)이 살고 있는 거대한 대륙이었다. 하지만 관련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아프리카의 교류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교역규모에서 아프리카 지역 수출액(111억 달러)과 수입액(57억 달러)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1.99%와 1.12%(관세청·수출입무역통계 자료)였고, 아프리카 대륙 출신 등록외국인 숫자는 6382명으로 전체의 0.68%(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 ‘2012년도 출입국 통계연보’)에 불과했다. 아프리카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제한된 현실에서 대개의 한국인들은 미디어를 통해 관련정보를 학습한다. 그리고 미디어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아프리카에 대한 특정한 이미지를 갖게 된다. 우리의 머릿속에 형성되는 아프리카의 모습은 미디어의 묘사 방식에 의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미디어가 아프리카의 객관적 현실을 충실히 전달한다면 실제의 아프리카와 머릿속에 그려진 아프리카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미디어가 특정 측면에만 주목할 경우 우리는 왜곡된 이미지를 가질 수밖에 없다. 2012년 9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신문과 방송의 뉴스를 분석해보니 아프리카 국내 정치상황이나 외교문제를 다룬 기사가 70%에 달했다. 정치의 경우 쿠데타, 내전, 폭동, 정부군과 반군의 무력 충돌에 관한 내용이, 그리고 외교는 외국인 인질 참사, 리비아 사태에 대한 유엔 제재, 나이지리아 한국인 납치 사건, 유럽의 아프리카 정치 개입, 소말리아 해적 등이 주요 뉴스로 다뤄졌다. 전근대적인 정치체제와 권력자의 독재, 내전으로 인한 불안정, 이로 인해 고통받는 국민 등 우리 미디어에 비추어진 아프리카는 폭력과 갈등으로 가득한 위험사회였고, 아프리카인들은 서방세계의 지원 없이는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존재였다. ‘갈등·폭력·배고픔으로 가득한 아프리카’, ‘외부의 도움 없이는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무능력한 아프리카인’이라는 이미지는 뉴스와 광고 그리고 모금방송에 의해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아프리카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미디어 묘사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초등학생·중고등학생·대학생·성인들을 대상으로 초점집단인터뷰를 진행했더니 서두에 언급한 아프리카 관련 기초 정보를 알고 있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아프리카를 실제 경험하지 못한 이들은 마치 직접 체험한 것처럼 머릿속의 이미지를 현실로 인식하고 있었다. 초점집단인터뷰 참가자들의 답변은 연령층에 관계없이 유사했다. 그런데 아프리카 지역을 방문한 경험이 있거나 다큐멘터리와 같은 진지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시청한 이들 혹은 아프리카 문화를 체험한 학생들의 인식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었다. 이들에게 아프리카는 폭력과 배고픔이 만연한 검은 대륙이 아닌 다양성이 가득하고 발전 가능성이 무궁한 푸른 대륙이었다. 전문가들은 언론인들의 무지와 자민족 우월주의가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적 관점을 확대 재생산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갈등과 인간적 흥미에 높은 뉴스가치를 부여하는 언론의 관행 또한 아프리카 묘사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 소말리아의 기근과 수단의 난민이 아프리카 전체의 문제가 아니듯이, 일부 지역의 사건을 일반화하는 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프리카 개별 국가의 정치·사회적 배경과 역사적 맥락에 관심을 갖고 외부 관찰자 관점이 아닌 내부자 관점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당면한 문제들을 조명하려고 노력할 때 미디어는 아프리카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주범이라는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이슬람 vs 기독교 종교·빈부갈등 폭발

    이슬람 vs 기독교 종교·빈부갈등 폭발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무슬림 무장괴한들이 민간인 100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AP통신은 13일(현지시간) 오토바이를 탄 무장괴한들이 지난 11일 나이지리아 카치나주 마을 4곳을 급습해 농민들을 학살하고, 오두막과 자동차에 불을 질렀다고 보도했다. 당국 관계자는 “이슬람 테러단체인 ‘보코하람’의 소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지만, 카치나주는 무슬림 유목민과 기독교 농민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곳이어서 무슬림 연관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과 기독교 갈등은 해묵은 문제다. 사건은 100년 전인 19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식민 통치하던 영국은 당시 나이지리아 국경선을 확정하면서 각기 다른 부족과 종교를 지닌 남부와 북부를 통합했다. 영국은 이슬람 지역을 피해 남부에서만 선교 활동을 했고, 이는 북부 이슬람과 남부 기독교로 나뉘는 결과를 가져왔다. 북부와 남부는 생활수준도 차이가 크다. 미국 외교협회(CFR)에 따르면 북부의 72%가 빈곤층이지만 남부는 27%에 불과하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는 석유와 천연가스도 대부분 남부에 매장돼 있다. 보코하람은 이슬람 율법에 따른 나이지리아를 목표로 2001년부터 활동하는 무장 단체로 ‘나이지리아의 탈레반, 알카에다’로 불린다. 서구식 교육을 금지한다는 의미를 가진 보코하람은 올해 들어서도 본부가 있는 보르노주에서 학교와 마을을 연쇄 공격해 약 13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프리카 전문가 안토니 골드맨의 말을 인용해 “학교나 기숙사 등 만만한 곳을 표적으로 삼는 가장 잔인한 이슬람 테러 단체”라고 설명했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보코하람은 조직원에게 월급을 주는데다 그들 스스로 정의를 위한다는 명분이 있어 점점 더 득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현지 언론은 ‘보코하람이 알카에다의 후원을 받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굿럭 조너선 대통령은 이달 초 전 육군참모총장 알리야 구사우를 2012년 6월 이후로 공석이던 국방장관에 임명했다. 알자지라는 보코하람에 대한 전략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북부 무슬림 출신인 신임 국방장관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로고스대 다포 토머스 교수는 “무력만으로 보코하람을 이길 수 없다. 정보와 첩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올리버 다쉐 돔 가톨릭 주교도 “보코하람이 나이지리아 군대보다 더 잘 무장돼 있다”면서 보코하람에 대한 새로운 대책을 요구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아들 입에 자물쇠까지 채우고... 끔찍한 아동학대 충격

    아들 입에 자물쇠까지 채우고... 끔찍한 아동학대 충격

    남자는 아들을 ‘악마의 자식’이라고 주장했지만 악마는 정작 자신이었다. 끔찍한 아동학대사건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악의 화신처럼 잔인하게 아들을 죽인 남자는 크리스 엘비스라는 이름의 30세 남자. 비즈니스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남자는 4살 아들을 폭행해 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남자는 고문을 서슴지 않았다. 달군 쇠로 아들을 지지고 울음소리가 크다며 입에는 자물쇠를 채웠다. 소름끼치는 사건현장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건 엘비스의 부인이었다. 외출했다가 돌아와 죽은 아들을 발견한 부인은 “남편이 아들을 죽였다.”며 경찰을 불렀다. 남자는 범행을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는 악마의 아들이었다.”, “그간 내게 불행했던 건 아들이 불운을 가져왔기 때문”이라는 등 황당한 주장을 널어놨다. 경찰은 “남자가 경비원으로 일하는 평범한 가장이지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외신에는 자물쇠가 입에 채워져 있는 죽은 아들의 끔찍한 사진까지 공개됐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염소 성폭행’ 남자 “상호 합의 관계” 황당 주장

    ‘염소 성폭행’ 남자 “상호 합의 관계” 황당 주장

    최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한 남자가 염소를 성폭행해 2주 간의 구류를 선고받은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희대의 사건 주인공은 현지 지와타주의 한 시골마을에 사는 올해 20세의 말람 카미수 바란다. 그는 지난달 염소를 숲으로 강제로 끌고가 성관계를 나누다 이웃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넘겨졌다. 사건도 황당했지만 최근 지와타주에서 열린 법정에서의 진술은 더욱 가관이었다. 바란다는 “염소와 강제로 성관계를 나눈 것이 아니다” 면서 “염소와 사전에 ‘교감’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가 주장한 교감은 다름아닌 염소에게 “좋아?” 하고 묻자 염소가 고개를 끄덕였다는 것. 바란다는 “내 행위에 염소가 무척이나 만족해해 10회 이상이나 ‘사랑’을 나눴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바란다의 주장을 “말도 안된다”고 일축하며 2주의 구류를 선고했다. 사진=자료사진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검은 대륙에 부는 동성애 혐오증

    검은 대륙에 부는 동성애 혐오증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미국과 서방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결국 동성애 처벌법에 서명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동성애는 역겨운 것”이라면서 “서구의 사회제국주의가 아프리카에서 동성애를 부추기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우간다의 동성애 처벌법은 초범은 최고 14년 징역형에, 상습적인 동성애나 청소년·장애인을 상대로 한 동성애는 최고 종신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동성애자를 신고하지 않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다. 2009년 발의될 당시 사형을 선고하는 방안이 포함됐지만, 국제적인 비난 여론이 들끓자 종신형으로 낮췄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무세베니 대통령의 동성애 처벌법 서명을 거세게 비판했다. 미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무세베니 대통령은 자유와 정의, 동등한 권한을 지지하는 대신 동성애를 범죄화하는 법안 서명으로 우간다를 후진화시켰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은 계속해서 우간다 정부에 혐오스러운 법을 폐지하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우간다는 오랜 우방으로, 우간다 군대는 소말리아에 있는 알카에다 무장세력을 척결하는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노르웨이, 덴마크,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은 우간다에 대한 재정 지원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동성애자에 대한 박해가 우려된다”면서 법안을 비난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반 동성애 법안은 우간다 동성애 공동체에 엄청난 위협이 되고 우간다 국민의 인권을 후퇴시킬 것”이라면서 만약 동성애 처벌법에 서명하면 연 4억 달러(약 4292억원)규모의 원조를 재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동성애 인권단체들은 우간다의 동성애 처벌법이 다른 아프리카 주변 국가로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아프리카 55개국 중 동성애를 처벌하는 국가는 38개국에 달한다. 나이지리아 북부, 수단, 소말리아 남부, 모리타니는 사형까지 처할 수 있다. 나이지리아의 굿럭 조너선 대통령도 지난달 동성애를 최고 14년형에 처할 수 있는 법안에 서명했다. 아프리카에는 동성애 처벌법이 없더라도 관습법으로 동성애를 금지하는 국가들이 대다수다. 마을에서 동성애가 발각되면 쫓겨나는 것은 다반사고, 온라인에서는 동성애자가 마녀 사냥을 당하기도 한다. 동성결혼이 합법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동성애자를 대상으로 폭력이 만연해 있다. 아프리카 외에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등에서도 동성애는 불법이다.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동성애자에 대한 폭력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FIFA “늑장부린 쿠리치바, 본선 경기 제외할 수도”

    “쿠리치바 시를 월드컵 본선 경기 도시에서 제외할 수도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브라질월드컵 경기장 건설 지연에 대해 다시 한번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22일 파라나 주 쿠리치바 시의 아레나 다 바이샤다 경기장 건설 현장을 찾은 제롬 발케(54) FIFA 사무총장은 “공사가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진척되지 않으면 쿠리치바 시에서 본선 경기를 치르지 않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어 “경기장 없이는 월드컵을 치를 수 없다. 다음 달 18일까지는 뚜렷한 진전을 보여야 한다”고 못 박았다. 현재 쿠라치바 경기장은 90%가량 완성된 상태다. 알두 헤벨로(58) 브라질 체육장관은 “파라나 주지사와 쿠리치바 시장을 만나 대화했다. 경기장을 최대한 빨리 완공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예정된 일정 안에 경기장 건설을 마무리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아레나 다 바이샤다에서는 오는 6월 17일 이란 대 나이지리아전을 포함, 총 4번의 월드컵 경기가 열린다. 월드컵이 끝나면 쿠리치바의 프로축구 클럽팀인 아클레티코 파라나엔시의 홈 경기장으로 사용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경제 신대륙’ 아프리카, 세계 호텔계 격전지로

    ‘경제 신대륙’ 아프리카, 세계 호텔계 격전지로

    세계적인 유명 호텔업체들이 속속 아프리카로 향하고 있다. 아프리카가 세계 경제의 신흥지역으로 부상하면서 급속도로 늘고 있는 출장객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올해 사하라 사막 이남지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0%로 전세계 평균(3.6%)보다 2.4% 포인트가량 높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도 지난달 방한 기자회견에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성장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이 메리어트, 힐튼, 스타우드, 인터콘티넨털 등 세계적인 호텔 그룹의 격전지로 변하고 있다. 메리어트호텔은 아프리카 최대 호텔 체인 ‘프로티아’를 올 초 인수하면서 아프리카 7개국에 호텔 116개를 갖게 됐다. 스타우드의 유럽·아프리카·중동지역 책임자인 마이클 웨일은 “아프리카는 (호텔 체인의) 가장 큰 시장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유엔 산하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2012년 아프리카 방문객은 5000만명을 돌파했고, 2020년에는 8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사람 대다수가 사파리 투어 등을 위한 관광객이었다면 최근에는 사업 목적의 출장객이라는 점이 다르다. 메리어트호텔의 중동·아프리카 책임자인 알렉스 키리아디스는 “아프리카 내·외부에서 오는 출장객을 잡기 위해 대형 호텔들이 진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급격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나이지리아, 케냐, 앙골라 등의 수도에는 특히 호텔 수요가 많다. 요하네스버그에 자리한 세계적 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은행원 릭 머넬은 “그동안 출장차 아프리카에 온 사람들이 묵을 만한 호텔이 너무 적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앙골라의 수도인 루안다는 음식값, 교통비, 숙박료 등이 비싸기로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도시다. 하룻밤에 500달러(약 53만원) 미만인 호텔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떠오르는 신흥 산유국인 앙골라는 원유, 다이아몬드, 금 등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어느 나라보다 높은 경제 성장이 기대되는 곳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펼치고 있는 사업의 40%는 천연자원, 60%는 도로·공항·기차역 건설 등 지역 개발이다. 아프리카의 경제성장률은 개발도상국 어느 곳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다. 2012년 앙골라(6.8%), 나이지리아(6.5%), 케냐(4.6%) 등 아프리카 주요국의 GDP 성장률은 세계 평균(2.3%)을 크게 웃돌았다. 말리, 세네갈 등 서부아프리카경제통화연맹(UEMOA)은 단일 화폐 사용이 정착된 상태다. 2015년에는 나이지리아, 가나도 가입할 예정이다. W호텔의 라고스 지역 책임자인 트레버 워드는 “세계적인 회사들이 모두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 국가와 거래를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큰 경제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KBS 파노라마(KBS1 밤 10시) 더 이상 아프리카에 야생과 눈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구의 흉터’로도 불렸던 인구 10억의 이 거대한 대륙은 이제 ‘마지막 기회의 땅’으로 불리며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인류의 발상지 에티오피아에서 시작해 서아프리카의 거인 나이지리아까지, 김영선 피디가 70여일간 약 1만 3000㎞에 걸쳐 아프리카 주요 6개 국가를 취재한다. ■순금의 땅(KBS2 오전 9시) 연희는 수복과 순금에게 돌아오려고 치수와 이혼할 결심을 한다. 순금이 걱정할 것이 마음 아픈 수복은 세운당에서 매 맞은 일을 숨기고, 우창의 아버지는 개성에 우창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살아 있다는 말을 듣는다. 진경은 순금과 우창을 집으로 초대한다. 마음이 들떠 순금에게 먹일 음식을 만드는 연희는 순금의 발을 씻겨주며 눈물을 삼킨다. ■다문화희망프로젝트 우리는 한국인(MBC 오전 5시 10분) 특별한 일 없이 조용하기만 했던 강원도 삼척 산촌마을에 잉꼬 부부 한 쌍이 떴다. 그 주인공은 보는 이까지 저절로 미소 짓게 하는 8년차 부부 김민우, 원소정씨다. 주부 9단이라는 원소정씨는 소문난 살림꾼으로 내조의 여왕이란 소문이 자자할 정도다. 남편 김민우씨의 아내 사랑 또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인데….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여러 공공장소에서 발견되는 오른쪽 걷기 안내판. 왜 왼쪽도 가운데도 아닌 오른쪽으로 걸어야 할까. 오른쪽 걷기인 우측보행에 대해 알아보자. 한편 방학을 맞아 박물관을 찾은 탐구대원. 이때 탐구대원의 눈에 띈 여러 개 구멍이 파인 고인돌이 보인다. 탐구대원들은 고인돌에 나 있는 구멍의 정체를 밝혀본다. ■생활의 비법(EBS 오전 9시 20분) 아토피에 좋다는 건 안 해본 게 없는 김춘호씨. 채식이 좋다는 말을 듣고 5년 동안 회식자리에서도 혼자 채소를 먹기도 하고, 잘못된 민간요법으로 살점이 떨어져 나간 적도 있다고 한다. 그렇게 안 해본 거 없이 다 시도해본 결과 자신에게 맞는 제대로 된 치료법을 찾게 되었다. 과연 김춘호씨만의 치료법은 무엇일까. ■휴먼로드-360도 지구 한 바퀴(OBS 밤 9시 50분) 우리 시선이 닿지 않는 지구 반대편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세상 구석구석에서 펼쳐지는 보석 같은 이야기들을 찾아 떠나는 지구촌 리포트가 시작된다. 프랑스의 향긋한 샴페인부터 아제르바이젠의 음유시인, 시베리아의 미녀 모델 지망생까지. 놓칠 수 없는 지구촌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 나이지리아서 동성결혼하면 최대 징역 14년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동성결혼 금지법에 서명하며 이 나라에서 동성끼리의 결혼이 공식적으로 금지됐다. 이에 대해 미국, 영국 등 국제사회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4일 외신들은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동성결혼에 대해 최대 징역 14년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에 서명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AP는 13일 조너선 대통령이 사인한 법안의 사본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법안에 따르면 게이 클럽, 동성애자 모임 등도 범죄로 규정했으며, 공개적으로 동성애 행위를 하는 사람, 동성결혼식을 지켜보거나 도운 사람, 동성애자 권리옹호단체에 가담한 사람도 10년형에 처할 수 있다.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즉각 우려를 표명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이 법은 모든 나이지리아인들의 집회, 교제,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억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베어드 캐나다 외무부 장관도 조너선 대통령의 서명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세계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 빌 게이츠

    세계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 빌 게이츠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가 뽑혔다.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는 영국 더타임스의 의뢰로 13개국 1만 3895명을 상대로 ‘가장 존경하는 생존 인물’을 조사한 결과 게이츠가 10.1%로 버락 오바마(9.27%) 미국 대통령을 제치고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3.84%) 러시아 대통령과 프란치스코(3.43%) 교황이 뒤를 이었다. 게이츠는 그동안 재단을 통해 30조원을 기부해 저개발국의 질병 퇴치 등에 힘썼다. 유고브는 “설문에 ‘생존 인물’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많은 이들이 지난해 타계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꼽았다”며 “조사가 만델라 생전에 이뤄졌다면 그가 최고로 존경받는 인물로 선정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미국, 호주,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인도, 중국, 이집트, 나이지리아, 브라질에서 이뤄진 이번 조사에서 나라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편차를 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 브라질, 독일에서 1위에 올랐고 오바마 대통령은 자국에서는 2위를 기록했지만 프랑스, 호주, 나이지리아에서 1위에 올랐다. 러시아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24.62%의 지지로 1위를 기록했다. 중국에서는 많은 이들이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덩샤오핑 등 생존 인물이 아닌 전 지도자를 존경한다고 답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유고브는 설명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브릭스보다 민트 뜬다”

    “2014년에는 ‘브릭스’보다 ‘민트’에 주목하라.” 2001년 신흥 경제국을 묶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라는 신조어를 만든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은 6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출연해 “올해는 민트(MINTs·멕시코,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터키) 국가를 경제 신흥국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닐 전 회장은 민트 국가들이 가진 강점으로 풍부한 인구를 먼저 꼽았다. 터키를 제외한 3개국의 인구는 각각 1억명을 넘는다. 4개국을 합하면 총 5억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거대한 시장이 된다. 그는 이들 국가에 젊은 층이 많고, 자원이 풍부해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점도 주요 강점으로 판단했다. 교역에 유리한 지리적 이점도 꼽혔다. 터키는 아시아와 유럽의 가교 국가로 동서 교역을 통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멕시코는 미국의 뒷문이면서 남미를 연결하는 중심부에 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며 세계 2대 시장인 중국과도 가깝다. 나이지리아도 유럽과 가까운 아프리카의 관문국으로서 잠재력이 크다는 게 오닐 회장의 평가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입금계좌 바뀌었다”…中企 울린 무역사기

    최근 중소무역업체에 해외 거래처를 가장한 이메일을 보내 “계좌번호가 바뀌었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는 사기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자 경찰이 5일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경찰에 신고된 이 같은 유형의 무역 사기는 모두 47건(피해액 41억원)이었다. 사기꾼들은 해킹한 해외 거래처의 이메일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해 국내 무역회사에 입금 계좌가 변경됐다고 메일을 보내고 ‘대포통장’으로 입금된 돈을 챙기는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업체는 서울과 부산(각 30%), 경기도(23%) 등의 대도시 공단 중소기업이 많았다. 지난해 10월에는 나이지리아 해킹 조직과 공모해 세제 원료를 수출입하는 리비아 회사의 이메일을 해킹한 뒤 국내 거래 업체에 메일을 보내 거래 대금 명목으로 3000만원을 가로챈 사기꾼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경찰은 “해외 거래처로부터 입금계좌 변동 내용 등이 포함된 이메일을 받으면 전화나 팩스 등으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주요 임원은 보안 프로그램이 설치된 회사 내 PC로만 업무를 보고 출처가 불분명한 이메일의 첨부파일은 열어보지 않아야 무역 사기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2014 신춘문예-소설 당선작] 길을 잃다/이태영

    [2014 신춘문예-소설 당선작] 길을 잃다/이태영

    소니가 앞뒤로 몸을 흔든다. 몸을 숙일 때마다 등의‘보호외국인’이란 흰 글자가 형광등 불빛에 번쩍거렸다. 흔들림은 조금씩 빨라지고 있었다. 나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하필 근무 첫날부터 이런 일이 생기다니. 여자 보호실에는 그녀와 나 단 둘뿐이었다. 입술이 바싹 타들어 갔다. 위급한 일이 생기면 당직실로 연락하라고 이 반장은 말했었다. 소니가 요란하게 몸을 떨더니 구역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나는 당직실 내선 번호를 눌렀다. 신호음은 갔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시계를 보니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이 반장은 밤새 직원이 당직실에서 대기하고 있을 거라 했었는데, 나는 어찌해야 할지 모른 채 망연히 소니만 바라봤다. 소니는 비린내를 맡은 임산부처럼 헛구역질을 해댔다. 붉게 충혈된 그녀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소니가 말했다. “언니, 제발, 소니 물 줘.” 소니의 일그러진 입가에서 침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눌한 소니의 말투는 어딘가 모르게 우스꽝스러웠다.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있던 소니도 영문을 모른 채 나를 따라 웃었다. 보호소를 안내해주던 이 반장은 말했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소니한테 물어보라고. 저래 보여도 사무소에서만큼은 나보다 선임이니깐.” 이 반장은 소니를 가리키면서도 내 쪽을 흘끔거렸다. 철장 안의 소니보다 나를 더 신기해하는 것 같았다. 살아오며 항상 마주쳐야 했던 눈빛이었기에 새삼스럽진 않았지만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라면 많은 혼혈을 봤을 텐데. 마치 외국인을 처음 본 사람처럼 계속해서 곁눈으로 슬그머니 흘겨봤다. 아마도 같이 일하는 사람 중 혼혈은 처음인 것 같았다. 나는 이 반장이 가리키고 있는 소니를 쳐다봤다. 내 옅은 커피색 피부보다 소니의 피부는 희었다. 소니의 피부는 한국인들이 살색이라 부르는 옅은 귤색에 가까웠다. 나는 종이컵에 물을 따르려 했다. 그 모습을 본 소니가 언니, 하며 나를 불렀다. 그녀는 한 아름 크기의 원을 손으로 그렸다. 나는 그녀의 뜻을 이해했지만 왜 그렇게 많은 물이 필요한지 이해되지 않았다. 소니가 다시 헛구역질하기 시작했다. 나는 서둘러 화장실로 가 빨간 고무 대야에 물을 받아왔다. 대야 한가득 담긴 물을 본 소니는 구역질을 멈췄다. 소니는 대야를 바닥에 내려놓고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한참 동안 수면 위를 내려다봤다.‘후훕 후훕’소니의 날숨과 들숨소리가 보호실에 울려 퍼졌다. 한참을 내려다보던 소니가 천천히 자신의 얼굴을 대야에 담갔다. 넘쳐난 물이 바닥을 적셨다. 정수리까지 잠기자 찰랑대며 흘러넘쳤던 물결이 잠잠해졌다. 소니의 숨소리가 사라지자 보호소는 파도가 멈춘 바닷가처럼 고요해졌다. 오직 들리는 소리라고는 얕은 내 숨소리뿐이었다. 소니의 앞머리가 흘러내렸다. 수면 위로 소금쟁이 발자국 같은 작은 물결이 일렁였다. 얼마나 지난 걸까. 흘러내린 머리카락은 가라앉은 지 오래였고 숨 쉬는 것도 잊은 듯 소니는 미동조차 않았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게 아닐까, 마음이 초조해졌다. 철창을 열려는데 소니가 대야에서 고개를 들었다. 물방울들이 그녀의 얼굴에서 뚝뚝 떨어졌다. 소니가 소매로 얼굴을 훔치며 말했다. “소니 땅 멀미했다. 이젠 괜찮다.” 땅 멀미? 배를 오래 탄 선원들이 뭍에 올라오면 멀미를 한다고 하던데, 그걸 말하는 건가. 소니의 말을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같은 모국어를 쓰는 사람들끼리도 온전히 자기 뜻을 전달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소니는 지금 외국어를 구사하고 있지 않은가. 쇠창살에 기대앉은 소니가 말했다. “소니는 바다에 살았다. 발, 땅에 안 디뎠다.” 물방울이 소니의 이마에서 볼을 타고 턱까지 흘러내렸다. 채 마르지 않은 물방울의 궤적을 따라 형광등 불빛이 반사됐다. 소니가 손바닥으로 얼굴의 물기를 훔치며 말했다. “소니 여러 여름 전, 바다 떠났다.” 그녀는 땅 위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올라선 땅은 흔들렸다. 바다에서는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울렁거림을 겪어야 했다. 바다를 떠나야 했던 이유를 그녀가 설명했지만 어눌한 발음에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녀는 흔들리지 않는 땅을 찾아 헤맸다. 그렇게 한국까지 흘러들어왔다. 하지만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공장에서도, 쪽방에서도, 화장실에서도 매 순간 속은 메슥거렸다. 나는 며칠 전 봤었던 한 다큐멘터리를 떠올렸다. 바다에서 생활하는 소수종족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바다 집시라 불리는 그들은 육지에 올라오면 오히려 멀미를 느낀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와 주변 국가의 압력 때문에 땅에 정착해야만 했다. 그들은 자신을 찍고 있는 카메라를 향해 물었다. “어디로 가야 하나요?” 다큐멘터리를 보는 내내 나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엄마를 떠올렸다. 아버지는 엄마가 동생을 낳다 죽었다고 했다. 나는 엄마의 얼굴도, 목소리도 심지어 그녀의 국적조차도 알지 못했다. 그저 내 피부색을 보며 다큐멘터리에 나온 저들처럼 바다와 강렬한 해가 있는 지역 출신이 아닐까 추측해볼 뿐이다. 그러고 보니 소니의 피부색은 그들이나 나보다 옅었다. 지하층 계단에는 해가 들지 않았다. 등이 나간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집주인은 갈아주지 않고 있었다. 흐릿한 빛에 의지해 현관문을 열었다. 안은 말라버린 우물 속처럼 컴컴했다. 벽을 더듬자 콘크리트의 냉기가 손끝에 스며들었다. 스위치를 찾지 못한 나는 어둠 속에서 신발을 벗어야 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채 몇 걸음 떼지도 못한 채 균형을 잃고 넘어져 버렸다. 무릎과 정강이로 둔탁한 통증이 밀려왔다. 찔끔 오줌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퀴퀴한 지린내가 밀려왔다. 나는 팬티를 갈아입을 생각도 않은 채 그대로 침대까지 기어가 누웠다. 첫 밤샘근무였고 한밤중에 소동까지, 피로에 찌든 몸은 솜사탕처럼 녹아내리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눈을 떴다. 얼마나 잔 걸까? 알 수 없었다. 방은 여전히 어두웠다. 나는 습관적으로 손을 들어 눈가를 만졌다. 다행히 손끝에 느껴지는 물기는 없었다. 언제부턴가 나는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채 마르지 않은 눈물 자국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눈에 무슨 이상이 생긴 줄 알았다. 그러다 나중에 알게 되었다. 꿈을 꾸며 눈물을 흘린다는 걸. 무슨 꿈인지는 알지 못했다. 마치 교통사고 후의 기억상실증처럼 꿈에 대한 기억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대신 깨어날 때마다 채워지지 않을 것 같은 허기가 엄습해왔다. 더듬거리며 일어나 방에 불을 켰다. 시계를 보니 벌써 한밤중이었다. 통증처럼 허기가 밀려왔다. 라면 두 개를 끓였다. 밥까지 말아 먹고 나자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다 먹고 난 냄비를 싱크대에 놓았다. 수도꼭지를 틀자 빈 냄비 속으로 물이 쏟아졌다. 냄비 속 옅어진 갈색 국물이 거품을 내며 소용돌이쳤다. 밥풀 하나가 위태롭게 흔들리다 넘쳐나는 물을 따라 개수대로 흘러갔다. 땅멀미를 한다는 소니의 얼굴이 떠올랐다. 갑자기 몸이 붕 떠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멀미할 때처럼 속이 울렁였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동생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나는 메시지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울렁임은 더욱 심해졌다. 배를 채우면 이 메스꺼움이 좀 가라앉지 않을까. 찬장에서 감자칩을 꺼내 한 움큼 입에 털어 넣었다. 제대로 씹지도 않고 삼키듯이 넘겼지만 메스꺼움은 쉬이 달래지지 않았다. 보호실 철문이 열리고 이 반장과 함께 한 남자가 들어왔다. 남자는 이런 곳이 처음인지 창살 안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어린이 팔뚝만 한 쇠봉이 한 뼘 간격으로 세워진 창살 안에는 다양한 피부색의 여자 외국인들이 수감되어 있었다. 그녀들은 마루 형식으로 된 바닥에 국적별로 삼삼오오 앉아 있었다. 소니만이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은 채 구석에 앉아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사무소 직원이 아닌 듯 남자는 관복을 입지 않고 있었다. 검은색 쟈켓에 베이지색 면바지, 그리고 특징 없는 인상은 길에서 흔히 마주치는 사십대 아저씨의 모습이었다. 이 반장이 소니를 조사실로 호출했다. 남자는 조사실로 들어갔다. 둘은 삼십 분 정도 조사실에 있었다. 가끔 소니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평소와는 다른 웃음이었다. 끈적끈적하니 교태가 묻어있는 웃음이었다. 조사실에서 나온 남자는 한쪽 입꼬리를 어그러뜨렸다. 황당하다는 웃음 같기도, 싱겁다는 표정 같기도 했다. 남자와는 다르게 뒤따라 나오는 소니는 평상시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남자는 이 반장에게 짧게 말을 전한 후 돌아갔다. 나는 이 반장에게 다가갔다. 저분은 누구예요, 라는 내 물음에 이 반장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비밀이야.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로 순순히 돌아갔다. 내 태도에 이 반장은 당황한 듯싶었다. 쩝쩝 소리를 내며 입맛을 다시더니 슬며시 다가와 물었다. “소니가 진짜 이름일까?” 나는 그제야 이 반장이 비밀에 대해 말하고 싶어 했다는 걸 눈치챘다. 나는 궁금하다는 표정을 최대한 지어보려 노력했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표정이 되어 버렸다. 나는 사람들의 표정을 잘 직시하지 못했다. 나의 피부색을 처음 본 사람들은 반사적으로 표정이 굳는다. 그리고는 바로 꼬인 가방끈을 고쳐 매듯 낯을 바꾼다. 마치 아무것도 못 봤다는 듯이. 어떤 반감이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냥 본능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그 표정을 본 나로서는 더는 그들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다. 이 반장은 혀를 내밀어 입술에 침을 묻히고는 말했다. “당연히 진짜 이름 아니지. 소니 들어봤잖아. 워크맨 만드는 전자회사” 작년 겨울, 한 베트남인이 여고생을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이 사건은 십분 정도 모 포털 사이트 검색어 톱을 차지했다. 첫눈이 오기 전날 대대적인 불법 체류 외국인 단속이 벌어졌다. 그날 밤 노래방을 덮친 경찰은 손님의 노래에 맞춰 탬버린을 치고 있는 소니를 붙잡았다. 경찰서에서 하룻밤을 보낸 그녀는 첫눈을 맞으며 출입국관리사무소로 넘겨졌다. 그녀의 지문과 일치하는 한국인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출입국 관리 사무소로 넘겨진 불법 체류 외국인들은 사무소 내에 있는 보호실에 임시로 수감된다. 제일 먼저 그들의 국적을 확인하는데 가끔 추방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의 국적을 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소니는 아예 한국어를 모르는 척했다. 여러 언어의 통역사들이 말을 걸어봤지만, 그녀는 한마디 대꾸도 하지 않았다. 모르는 척 연기를 했을지 모르겠지만, 그녀가 협조하지 않는 한 그녀의 모국어가 무엇인지 알 방법은 없었다.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직원들은 굉장히 난감해했다. 직원들은 소니의 소지품을 확인했다. 수거된 소지품에서 신원의 단서를 찾아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많은 것들을 품에 지니고 다닌다. 신분증부터 휴대폰, 수첩, 메모 등. 그러나 그녀의 소지품이라고는‘SQNY’라고 로고가 박힌 짝퉁 휴대용 라디오뿐이었다. 나중에 그녀가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사실은 발각되었지만, 그녀의 국적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녀는 절대 신원의 실마리가 될 이야기나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해 겨울 마지막 눈이 녹았지만, 여전히 아무도 그녀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심문에 잘 대답하다가도 신분이 노출될 만한 질문이 들어오면 입을 다물거나 딴소리를 해댔다. 그 엉뚱한 말들 때문이었을까, 심문했던 직원들 중 몇은 그녀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녀는 정신병원에 보내져 검사를 받아야 했다. 그뿐만 아니라 각국 대사관에 그녀의 사진이 포함된 협조문도 보내졌다. 미친 것은 아니라는 의사의 소견과 자기네 국민이 아니라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몇몇 국가는 아예 회신조차 하지 않았다. 원칙적으로 출입국 관리 사무소의 보호실은 외국인 보호소로 이송되기 전, 하루나 이틀 정도 임시 수용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골치 아플 것을 눈치챈 외국인 보호소는 신원이 확인될 때까지 절대 받을 수 없다고 못을 박아 버렸다. 이름이 없으니 불편함을 느낀 직원 하나가 그녀를 소니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녀도 그 이름이 맘에 들었는지 자신을 소니라 소개했다. 이야기를 듣던 나는 이상함을 느꼈다. 근무 첫날 그녀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이 반장에게 했다. 소니가 바다에서 왔다는 내 말에 이 반장은 껄껄대며 웃었다. “소니는 신입이 오면 꼭 한 번씩 골탕을 먹이더라고. 내가 말해 줬어야 했는데 미안해. 그냥 맘 편하게 신고식이었다고 생각하도록 해.” 이 반장은 은근히 흐뭇해하는 눈치였다. 어리둥절해하는 나에게 이 반장은 말했다. “나도 올 초 여기 사무소로 발령받아 왔을 때 감쪽같이 속았다고. 소니가 자기는 동생한테 이름을 빼앗겼다는 거야.” 소니는 자신이 일 가구 일 자녀 정책을 펴는 중국에서 태어났다고, 이 반장에게 말했었다. 소니의 아버지는 아들을 원했다. 첫아이가 소니이자 벌금을 낼 형편이 못 됐던 그녀의 아버지는 앞으로 태어날 남동생을 위해 그녀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 그녀에겐 이름조차 주어지지 않았고 대신 미리 지어 놨던 남자 이름, 남동생에게 주어질 이름으로 그녀를 불렀다. 하지만 그마저도 곧 태어난 남동생이 가져가 버렸다. 그녀는 이름도 없고 서류상으로도 태어나지 않은 존재가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소니의 비밀을 알게 된 이 반장은 그녀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그런데 다 거짓말이었어. 중국대사관에 동생 이름을 문의해 봤더니 그런 자는 없다는 거야.” 소니의 말이 모두 거짓이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이상하게도 먹먹해진 내 가슴은 진정되지 않았다. 내 안의 무언가가 건드려진 것 같았다. 나는 만난 적 없는 엄마와 기억나지 않는 꿈을 떠올렸다. “아마도 소니는 여기서 두 번째 겨울은 나지 못할 것 같아.” 이 반장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모르게 눈이 커졌나 보다. 내 반응에 이 반장은 신이 났는지 다시 목소리가 커졌다. 아직 결론이 난 건 아니지만, 윗분들이 그녀를 풀어주려 한다고 했다. 어차피 더는 그녀의 신원을 알아낼 방법도 없고 그렇다고 언제까지 가둬 둘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자 ‘혹시 간첩이 아닐까 ’누군가 농담처럼 했던 말이 새롭게 부각되었다. 방금 전 소니를 조사했던 남자는 이를 규명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남자가 지었던 표정으로 봐서 그녀는 간첩이 아닌 게 분명했다. 창살 사이로 소니를 바라봤다. 분명 우리의 이야기를 들었을 텐데 그녀는 시치미를 뚝 떼고 티브이만 바라보고 있었다. 두터운 쌍꺼풀에 불거진 광대뼈, 두꺼운 입술 위로 큼지막하게 자리한 뭉툭한 코. 아무리 뜯어 봐도 어디 사람인지 헤아리기 어려웠다. 속으로 삼키듯 소니를 발음해 봤다.‘SONY’라는 글자를 전 세계 사람 모두 소니라고 발음한다는 기사를 어딘가에서 읽은 기억이 났다.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별똥별 같은 느낌을 주는 소니라는 어감은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최소화한다고 했다.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없는 그녀와 잘 어울리는 이름 같았다. 비록 ‘SQNY’라 적힌 그녀의 라디오는 짝퉁이지만. 핸드폰 벨소리에 눈을 떴다. 팔을 뻗어 보려 했지만, 몸은 움직여지지 않았다. 야간근무를 시작한 후부터 낮에는 앓는 사람처럼 곯아떨어져 버렸다. 벨소리는 곧 끊어졌다. 다시 잠을 청하려 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동생에게서 부재중 전화와 함께 문자가 와 있었다. ‘어머니 제사 때는 집에 올 거지?’ 동생의 문자를 다 읽은 나는 그대로 이불 위로 쓰러졌다. 가만히 천장을 응시하며 꿈을 기억해 내려 노력했다. 그러나 존재하지 않는 어머니의 추억처럼 꿈은 기억나지 않았다.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냉장고 문을 열자 어제 먹다 남긴 치킨이 보였다. 차가운 치킨을 데우지도 않고 먹기 시작했다. 살코기는 푸석댔고 닭 껍질은 질겼다. 차가울 뿐 아무 맛도 나지 않았다. 그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기계적으로 씹을 뿐이었다. 접시 위의 치킨은 모두 없어졌지만, 허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온전한 것을 찾아 수북이 쌓인 닭 뼈 사이를 뒤적였다. 손에 닭 목이 걸려 올라왔다. 튀김가루가 다 떨어져 앙상해진 닭 목을 통째로 씹었다. ‘빠드득’ 입안에서 뭔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손가락을 입속에 집어넣었다. 어금니가 심하게 흔들렸다.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입 밖으로 삐죽거리며 새어 나왔다. 엄마의 제사는 연극 같았다. 나는 엄마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버지에게서 도망친 엄마는 불법 체류 외국인이 되어 아직도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엄마를 만나고 싶었다. 만나 물어보고 싶었다. ‘왜 나를 낳았는지, 왜 고향으로 가지 않고 이곳에 남았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하지만 나는 엄마를 찾지 않았다. 대신 단속에 걸린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보호실로 들어올 때마다, 엄마 또래의 외국인들을 유심히 살폈다. 그러나 나는 엄마의 얼굴을 모른다. 마치 쏘기 직전의 활처럼 소니와 나이지리아 여자는 서로를 노려보고 있다. 어제 들어온 금발의 우즈베키스탄 아가씨는 커다란 눈망울로 둘의 눈치만 살폈다. 나는 슬며시 수화기를 들어 이 반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이지리아 여자는 들어온 지 일주일이 넘었다. 벌써 외국인 보호소로 넘어갔어야 했는데 난민신청 문제로 이송이 지연되고 있었다. 소니는 그동안 보호실의 터줏대감처럼 행동했었다. 워낙 오래 있었고 기가 셌기 때문에 처음 들어온 외국인들은 그녀에게 한 수 접어 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여자는 자신의 덩치를 믿고 그녀를 무시했다. 아슬아슬했던 둘 사이가 결국 터지려 하고 있었다. 나이지리아 여자가 소니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다. 금이 그어져 있는 건 아니었지만, 소니의 영역은 티브이 맞은편 창가 아래였다. 사람들은 아무리 보호실이 붐벼도 그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고 직원들도 암묵적으로 용인하고 있었다.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는 다른 수감자들과는 달리 소니는 너무나 편안한 얼굴로 그곳에서 티브이를 보거나 낮잠을 청했다. 소니가 나이지리아 여자에게 먼저 주먹을 날렸다. 소니의 주먹이 정확히 나이지리아 여자의 얼굴을 때렸지만, 나이지리아 여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도리어 나이지리아 여자가 성큼 달려들어 소니의 머리채를 잡아챘다. 검은 표범을 연상시키는 그녀는 보통의 남자보다 몸무게도 더 나갔으며 몸도 더 우람했다. 작은 키에 마른 편인 소니는 금방이라도 찢길 듯 위태로워 보였다. 나이지리아 여자는 소니의 머리를 흔들어 대며 괴성을 질러댔다. 그 기세에 우즈베키스탄 아가씨는 구석으로 도망쳤고 철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나도 멈칫했다. 아직 이 반장은 도착하지 않고 있었다. 잠깐 망설였지만 뭉치로 뽑혀 휘날리는 소니의 머리카락을 보자, 큰일 나겠다 싶었다. 무작정 안으로 뛰어들어 나이지리아 여자의 팔을 잡고 늘어졌다. 나이지리아 여자가 파리를 쫓듯 팔을 휘젓자 나는 그대로 날아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 틈에 소니는 나이지리아 여자의 팔을 깨물었다. 나이지리아 여자가 고래고래 비명을 지르며 소니의 머리카락을 잡아끌었다. 얼마나 세게 당기는지 소니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고 눈초리는 찢어질 듯 하늘을 향해 치켜 올라갔다. 하지만 소니는 나이지리아 여자의 팔을 두 손으로 꽉 쥐고는 놓아주지 않는다. 흰자위로 금이 가듯 붉은 실핏줄이 섬뜩하게 번져 갔다. 이 반장이 도착했을 때 나이지리아 여자는 제발 놓아 달라며 울고 있었다. 나와 이 반장, 우즈베키스탄 아가씨가 달려들어 겨우 소니를 떼어 놓을 수 있었다. 소니의 입은 거품과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나이지리아 여자의 팔뚝은 처참하게 살점이 뜯겨 있었다. 소니는 분이 안 풀리는지 몇 번이고 이를 드러내며 나이지리아 여자에게 달려들었다. 보고를 받은 김 실장이 달려왔다. 나이지리아 여자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김 실장은 입을 굳게 다물고 소니를 한참 동안 노려봤다. 다음 날 아침, 퇴근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반장이 들어왔다. “같이 병원 좀 가줘야겠는데.” 이 반장은 소니와 나를 차에 태우고 인근 정신병원으로 향했다. 어제 싸움을 보고 김 실장이 특별 지시를 내린 모양이었다. 여자 수감자가 외출할 때는 반드시 여직원이 동행해야 했다. 소니는 차창 밖으로 거리의 사람들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오랜만의 외출이어선지 살짝 들뜬 것처럼 보였다. 이른 아침인데도 병원 대기실에는 사람이 많았다. 여러 번 왔었는지 이 반장은 간호사와 아는 척을 했다. 대기 순번을 보니 좀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접수를 마친 이 반장은 의자에 앉아 신문을 펴들었다. 느긋한 그의 모습을 보니 짜증이 밀려왔다. 지금쯤이면 거의 집에 도착했을 시간인데. 당장 쓰러질 것같이 피곤했다. 핸드폰 벨소리가 고요한 대기실에 울렸다. 이 반장이 황급히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며 밖으로 나갔다. 간호사들만 이리저리 바삐 움직일 뿐 대기실은 다시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멍하니 티브이만 들여다볼 뿐 아무 말이 없었다. 한참이 지났는데도 밖으로 나간 이 반장은 돌아오지 않았다. 들어올 때만 해도 어스레했었는데 어느새 대기실은 햇살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슬슬 데워지기 시작한 볕은 커피 잔의 온기처럼 따스했다. 머리가 무거워지며 눈꺼풀이 스르륵 감겨 왔다. 고개를 흔들어 봤지만 집요하게 따라 붙는 졸음을 물리치기엔 역부족이었다. 슬쩍 소니를 쳐다봤다. 소니도 대기실의 다른 이들처럼 아침드라마에 넋을 놓고 있었다. 열중했는지 흘러내리는 머리카락도 신경 쓰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주먹 쥔 손이 스르륵 풀리며 잠에 빠져들었다. 꿈속에서 나는 사막에 있었다. 작은 모래 구릉들이 끝없이 펼쳐진 사막이었다. 나 이외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제일 높아 보이는 모래 구릉으로 올라갔다. 주변을 살펴봤지만, 예상대로 모래벌판 외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때 어디선가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소리를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질척이는 모래 속에서 한참을 달렸지만, 소리의 주인은 찾을 수 없었다. 기진맥진해진 나는 멈춰서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남자의 목소리, 여자의 목소리, 격양된 노인의 언성과 가는 아이의 음성, 사투리도 들려왔고 처음 들어보는 외국어도 있었다.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수많은 목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잡을 수 없었다. 무력감에 빠져 주저앉는데 저 멀리 누군가 걸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히잡 같은 스카프를 머리에 둘렀고 발목까지 내려오는 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녀를 쫓았지만, 그녀와의 거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씩 그녀에게서 멀어져 갔다. 나는 두려워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다. ‘여보세요!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나요?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제발 알려주세요.’ 그녀가 우뚝 멈춰 섰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려 했다. 그녀가 바로 엄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누군가 어깨를 두드리고 있었다. 눈을 떠 보니 간호사가 보였다. “괜찮으세요?” 손을 들어 눈가로 가져갔다. 축축한 물기가 만져졌다. 나는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등으로 훔쳐 냈다. 간호사가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 “그런데 환자분 어디 가셨어요? 진료실로 들어오시라는데.” 옆을 보니 소니가 앉아 있어야 할 의자가 비어 있었다. 뒤통수가 서늘해지며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방금 전까지만 해도 대기했던 사람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뒷줄에 새로 온 이들이 보였다. 화장실로 달려가 봤지만, 소니는 없었다. 사람들에게 소니를 봤는지 물어봤지만 모두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다리에 힘이 풀리며 목이 탁 막혀 왔다. 그때 문이 열리며 이 반장이 들어왔다. 나는 울상을 지으며 소니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자초지종이라고 할 것도 없는 내 이야기를 들은 이 반장이 밖으로 뛰쳐나갔다. 나도 이 반장을 쫓아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이 반장의 모습은 벌써 사라지고 없었다. 소니는 어디로 간 걸까. 소니에 대해서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그녀가 한국인이 아니라는 것뿐, 어디로 갔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마치 고장 난 라디오처럼 수많은 목소리와 거리의 소음들이 한꺼번에 귀로 파고들었다. 나는 손가락을 들어 귀를 틀어막았다. 그런 내 모습이 이상했던지 지나가던 사람들은 흘끔거리며 나를 쳐다봤다. 문득 스쳐 가는 한 여자의 옆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여자의 옆모습은 소니와 닮아 보였다. 황급히 그녀의 어깨를 잡아챘다. 안경을 쓴 여자가 무슨 일이냐는 표정으로 돌아봤다. 소니는 안경을 쓰지 않았다. 여자에게 사과한 후 무턱대고 앞으로 걸어갔다. 정류장이 보였다. 버스가 멈춰 서자 소니와 닮은 여자들이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나는 누구를 쫓아야 할지 몰라 망설이다 가방을 멘 여자를 따라갔다. 한참을 쫓는데 여자가 핸드폰을 꺼냈다. 이번에도 소니가 아니었다. 여자의 한국말은 너무나도 유창했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 반장에게 전화를 해봤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출입국 관리 사무소로 돌아갈까. 그러고 보니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없었다. 택시를 잡기 위해 팔을 들어 올리는데 옅은 커피색 피부의 손등이 보였다. 보호소 철장 안에 이런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은 많았다. 갑자기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도망쳐 나온 게 내가 아닐까.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거리를 가득 메운 간판들을 읽을 수가 없었다. 일그러진 간판의 글자들은 처음 보는 외국어처럼 낯설었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증명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 여기 이곳의 내가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 자리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빈 석상처럼 그대로 서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던 걸까, 핸드폰이 울렸다. 이 반장에게 온 전화였다. 그는 소니를 찾았으니 집으로 퇴근하라 했다. 소니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새침한 표정으로 자신의 영역에 앉아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는 내 기분은 가을비처럼 오락가락했다. 도망친 것에 대해 화가 나기도 했고 돌아와 준 것에 대해 고맙기도 했다. 소니는 도망친 지 네 시간여 만에 자기 발로 사무실에 돌아왔다. 직원들은 그녀가 어디를 갔다 온 건지 몸이 달 정도로 궁금해했다. 하지만 소니는 일언반구 말하지 않았다. 며칠 후 이 반장이 비디오테이프를 가져왔다. 병원 근처 지하철역의 개찰구와 그 앞 대합실을 찍은 CCTV 영상이었다. 하단의 숫자는 소니가 도망친 날의 아침을 가리키고 있었다. 화면 속에서 수많은 사람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이 반장이 ‘저기다. 저기’라고 말하며 손가락으로 한 사람을 가리켰다. 화면 끝에서 소니가 걸어오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아홉 시 삼십 분이었다. 병원에서 역까지는 걸어서 십분 정도 거리였다. 내가 졸자마자 도망친 게 분명했다. 그녀는 대합실에 설치된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멍하니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하단의 숫자가 열두 시를 넘었지만, 여전히 그녀는 일어서지 않았다. 아무도 그녀에게 다가가지도 눈길을 보내지도 않았다. 이 반장이 비아냥거렸다. “돈이 없으니 아무 데도 못 가네.”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내가 아는 소니는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사람을 속여서라도 갈 사람이었다. 이 반장은 의심스러운 장면이 있는지 확인해 보라며 한 번 더 비디오를 틀었다. 사람들은 빠르게 화면을 스쳐 지나갔고 의자에 앉은 소니는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 반장과 나는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소니의 도주 사실이 외부로 새어 나갈까 봐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였다. 그 사건 이후에도 소니는 예전과 다름없이 행동했다. 새로 들어온 외국인들에게 텃세를 부렸고 자신의 영역에 누워 드라마를 봤다. 그렇게 소니가 또다시 겨울을 보호소에서 날 줄 알았다. 하지만 첫눈 예보가 있던 날 소니의 석방이 통보되었다. 그 소식을 들은 소니는 거품을 물고 뒤로 나자빠졌다. 그래도 통하지 않자 자신의 몸에 자해를 했다. 결국, 소니는 병원으로 실려 갔다. 하지만 윗사람들은 단호했다. 그런 소동을 부렸음에도 다음 날로 석방이 미뤄졌을 뿐이었다. 새로 온 소장은 골치 아픈 문제를 빨리 치우고 싶어 했다. 이 반장은 병원에서 돌아온 소니를 잘 감시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첫날처럼 보호실에는 나와 소니 둘만이 남았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다른 수감자들은 일찌감치 외국인 보호소로 보내 버렸다. 취침시간이 지났는데도 소니는 자리에 눕지 않았다. 불을 끌 엄두가 나지 않았다. 대답을 바라는 말인지 혼잣말인지 알 수 없는 톤으로 소니가 말했다. “소니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지하철역을 말하는 건가, 나는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소니가 말했다. “사람들은 걸을 때 참 무서운 얼굴을 한다. 그런 얼굴로 다들 어디로 가는 걸까?” 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소니는 고개를 돌려 나의 눈을 바라봤다. 소니의 눈동자는 마치 갓난아기의 눈처럼 샛말갰다. 사람들의 머리와 어깨 위로 흰 얼룩 같은 눈송이가 쌓이고 있었다. 어제 내릴 거라던 첫눈은 오늘 아침에야 내리기 시작했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인파 속에서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소니는 예정대로 오늘 아침 석방되었다. 아침 일찍부터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이송되어 왔기 때문에 나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퇴근 시간이 다 되어서야 소니가 더는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기분이 이상했다. 소니는 어디로 간 걸까. 마치 이 세상에 나 홀로 남겨진 것만 같았다. 거리에는 눈이 쌓여 가고 있었다. 나는 소니의 발자국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벌써 거리는 출근하는 사람들에 의해 어지럽혀 있었다. 무작정 소니의 흔적이라 짐작되는 발자국을 따라갔다. 눈바람이 날리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발자국들은 뭉개졌다. 나는 발자국을 놓쳤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봤다. 역 앞이었다. 나는 역으로 들어갔다. 출근하는 사람들로 역은 붐볐다. 부딪히지 않게 나는 어깨를 움츠려야 했다. 그때, 왠지 낯이 익은 의자가 눈에 들어왔다. 도망친 소니가 앉았던 지하철역의 의자였다. 나는 그 의자로 가 앉았다. 소니의 말대로 사람들은 무서운 얼굴을 하고 빠르게 내 앞을 지나쳐 갔다. ‘어디로 가야 하나요?’ 나는 누구에게라도 묻고 싶었다. 그러나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지우개로 지워지듯 오고 가는 사람들은 점점 옅어져 갔다. 결국, 신기루처럼 모두 사라져 버렸고 역에는 나 홀로 남게 되었다. 그러나 소리들은 그대로였다. 사람들의 말소리와 주변 소음은 오히려 증폭되어 귓전을 때렸다. 전차가 진입하는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왔다. 전차는 A시 공단역으로 갈 것이다. 엄마는 A시 공단역의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아버지에게서 온 전화였다. 나는 어찌해야 할지 모른 채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소니는 대체 어디로 간 걸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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