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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LBM 발사관 10개’ 北잠수함, 동북아 안보지형에 나비효과? [뉴스 분석]

    ‘SLBM 발사관 10개’ 北잠수함, 동북아 안보지형에 나비효과? [뉴스 분석]

    軍·전문가, 실전능력 낮게 봤지만핵어뢰 기습발사 능력만으로 경계핵잠까지 개발땐 한국형 3축 허점“해상초계기 등 정찰자산 늘려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신형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공개하면서 우리 군당국의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10일 군당국과 안보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이 공개한 잠수함의 실전능력을 낮게 봤다. 하지만 핵탄두를 수중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이 존재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동북아 안보지형에 상당한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어 경계를 늦출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 잠수함 전력 확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도 해상초계기 등 정찰·탐지자산을 시급히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 8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단거리 SLBM 10발을 탑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을 지난 6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거행했다고 공개했다. 북한 발표를 액면 그대로 인정한다면 북한은 수중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다가 중거리 SLBM인 ‘북극성3·4·5’와 단거리 SLBM인 ‘KN23’, 일명 ‘핵어뢰’로 불리는 ‘해일’을 기습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이 된다. 북한은 기존에 보유한 로미오급(1800t급)과 고래급(2000t급) 잠수함도 앞으로 전술핵을 탑재하는 전술핵공격잠수함으로 개조하는 “저비용 첨단화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거기다 핵추진잠수함 건조 계획까지 내놨다. 현실화될 경우 우리 군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한국형 3축체계’(킬체인, 미사일방어체계, 대량응징보복)의 허점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합동참모본부 등 당국은 일단 북한의 발표 내용을 평가절하했다. 합참 관계자는 “미사일을 탑재하기 위해 함교 등 일부 외형과 크기를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군당국을) 기만하거나 과장하기 위한 징후도 있어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경운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비정상적으로 큰 구조물을 외부에 설치해 미사일을 탑재했다”며 “구조적 안정성이 의심되고 잠항 시 소음도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잠수함 위협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왔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은 1970년대부터 재래식 잠수함을 건조해 운영하고 있다. 재래식 잠수함 건조와 운용 경험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며 “북한의 잠수함 능력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추진하는 핵추진잠수함 개발에 러시아가 기술자문을 해 줄 가능성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은 “잠수함의 가장 큰 특징이자 위협은 수중에서 은밀하게 활동하고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그에 대응하기 위해 정찰 및 탐지자산, 특히 P3 해상초계기와 함재헬기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뉴스분석]‘SLBM 발사관 10개’ 북한 잠수함...동북아 안보지형 나비효과 일으킬까?

    [뉴스분석]‘SLBM 발사관 10개’ 북한 잠수함...동북아 안보지형 나비효과 일으킬까?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신형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공개하면서 우리 군당국의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10일 군당국과 안보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이 공개한 잠수함의 실전능력을 낮게 봤다. 하지만 핵탄두를 수중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이 존재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동북아 안보지형에 상당한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어 경계를 늦출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 잠수함 전력 확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도 해상초계기 등 정찰·탐지자산을 시급히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 8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단거리 SLBM 10발을 탑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을 지난 6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거행했다고 공개했다. 북한 발표를 액면 그대로 인정한다면 북한은 수중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다가 중거리 SLBM인 ‘북극성3·4·5’와 단거리 SLBM인 ‘KN23’, 일명 ‘핵어뢰’로 불리는 ‘해일’을 기습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이 된다. 북한은 기존에 보유한 로미오급(1800t급)과 고래급(2000t급) 잠수함도 앞으로 전술핵을 탑재하는 전술핵공격잠수함으로 개조하는 “저비용 첨단화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거기다 핵추진잠수함 건조 계획까지 내놨다. 현실화될 경우 우리 군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한국형 3축체계’(킬체인, 미사일방어체계, 대량응징보복)가 허점을 노출할 수밖에 없다. 합동참모본부 등 당국은 일단 북한의 발표 내용을 평가절하했다. 합참 관계자는 “미사일을 탑재하기 위해 함교 등 일부 외형과 크기를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군당국을) 기만하거나 과장하기 위한 징후도 있어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경운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비정상적으로 큰 구조물을 외부에 설치해 미사일을 탑재했다”며 “구조적 안정성이 의심되고 잠항시 소음도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LBM을 발사할 때 압력과 충격으로 잠수함의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북한의 잠수함 위협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왔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은 1970년대부터 재래식 잠수함을 건조해 운영하고 있다. 재래식 잠수함 건조와 운용 경험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면서 “북한의 잠수함 능력을 과소평가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추진하는 핵추진잠수함 개발에 러시아가 기술자문을 해줄 가능성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은 “잠수함의 가장 큰 특징이자 위협은 수중에서 은밀하게 활동하고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그에 대응하기 위해 정찰 및 탐지자산, 특히 P3 해상초계기와 함재헬기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고3에 ‘4기 암’ 진단…방사선 치료하며 EBS로 서울대 합격

    고3에 ‘4기 암’ 진단…방사선 치료하며 EBS로 서울대 합격

    고3 수험생이던 지난해 1월 암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한 학생이 사교육 없이 EBS만으로 서울대에 합격해 화제다. EBS 뉴스는 지난 29일 올해 서울대학교 역사학부에 합격한 이현우(19)군의 사연을 전했다. 이현우군은 2021년 동생이 백혈병에 걸린 뒤 혹시나해서 받은 검사에서 암이 발견됐다. 귀밑 침샘에 암세포가 생기는 이하선암 4기였다. 이현우군은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수술이 안면마비 확률이 70%인 수술이라고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그래서 2월이 지나면 내가 어떤 모습으로 앞으로 살아가게 될지를 모르겠더라”라며 당시의 막막함을 떠올렸다. 고향인 제주를 떠나 서울에서 수술하고, 4월부터 한 달 반가량 방사선 치료를 해야 했던 현우 군에게 대입 준비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방사선 치료 후유증으로 시도 때도 없이 코피가 났고, 밥을 삼킬 때도 고통이 뒤따랐다.하지만 휴학까지 고민했던 현우군은 온라인 수업으로 타지에서도 공부를 할 수 있게 도왔던 담임교사와 EBS 덕분에 다시 마음을 잡을 수 있었다. 그는 “그렇게 방황하던 상황에서 윤혜정 선생님의 개념의 나비효과를 듣고 있던 중이었는데 (저의) 사연을 윤혜정 선생님이 읽어주셨다. 되게 공감해 주시고 또 할 수 있다고 잘 될 거라고 응원해 주셔서”라며 힘든 순간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암 투병 중에도 하루 13시간씩 공부에 몰두했던 이현우군은 제주제일고를 문과 전교 1등으로 졸업하고 당당히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었다. 힘든 투병 생활을 딛고 서울대에 합격한 이현우군을 EBS는 ‘꿈장학생’ 10명 중 1명으로 선정했다. 기초생활수급자·한부모 가정 등어려운 환경서 목표 이룬 학생들 ‘꿈장학생’은 교육부와 EBS가 투병 생활과 어려운 가정환경 등 힘든 환경 속에서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 학교 수업과 EBS 고교 강의만으로 목표를 이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는 제도다. 최우수상 수상자 1명에 500만원, 특별상 수상자 1명에 400만원, 우수상 수상자 8명에 각 300만원의 총 3300만원의 장학금이 전달된다.최우수상 수상자는 아버지의 심근경색 투병과 조부상 등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공부를 놓지 않았던 곽수현양이었다. 곽양은 기초수급생활자에게 무료 배부되는 EBS 교재로 공부하며 과목별 노트를 만들어 개념을 정리하고 친구와 함께 부족한 부분은 서로 문답하며 보완하는 등 치열한 수험생활을 통해 이화여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는 수기에서 한때 “‘학업을 그만두고 가계에 도움이 돼야 하는 거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부모님의 격려 덕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 올 수 있었다”며 결국 “모두가 처한 상황이 다르고 그 상황에 불평하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최선을 다하고 최선의 선택을 믿는 것뿐”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밖에도 한부모 가정, 말기 암 치료, 늦은 나이에 수능을 시작한 수험생 등 각기 어려운 학습 환경에서도 대학 입시를 포기하지 않은 수상자가 장학금을 받았다.
  • 사병 월급 인상 ‘나비효과’…연말 입대 안 하는 청년들

    사병 월급 인상 ‘나비효과’…연말 입대 안 하는 청년들

    입영 대상자들이 연말에 입대하길 꺼렸다가 연초에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병력 운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국회예산정책처가 펴낸 ‘2022회계연도 결산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2025년까지 급격한 사병 월급 인상을 추진하는 데 따른 나비효과로 병력충원 불균형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입영 대상자들이 몇 달만 기다렸다 해를 넘겨 입대하면 월급 인상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연말 입대를 미루기 때문이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4분기 월평균 입영은 2021년 1만 4605명에서 지난해엔 1만 675명으로 줄었다. 반면 1분기 월평균 입영은 2021년 1만 9392명, 2022년 1만 6703명에 비해 올해는 1만 8431명으로 늘었다. 국회예정처는 지난해 5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025년까지 병장 월급 200만원’을 국정과제로 확정한 것이 입영 시기 불균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월별 입영률(군 충원 계획 대비 입영 인원 비율)은 2021년 11월 92.1%, 12월 76.9%였지만 지난해에는 11월 46.0%, 12월 67.3%로 눈에 띄게 떨어졌다. 반면 1분기 입영률은 지난해 1월 95.5%, 2월 91.2%, 3월 90.1%였지만 올해는 1월 95.2%, 2월 100.7%, 3월 100.8%였다. 지난해 연말엔 전년 대비 감소세, 올 연초엔 전년 대비 증가세다. 이런 불균형은 연간 입영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2년도 입영률은 2020년 95.8%, 2021년 96.6%에 비해 약 10% 포인트가 감소한 86.8%였다. 2025년 병장월급 205만원 받아 올 소위 1호봉은 178만 5000원 국회예정처는 “불균형한 인력충원은 연말 군 인력부족 문제를 가져와 병력의 효율적인 운영을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따라 사병 월급을 단계적으로 인상해 2025년에는 병장 기준 월 205만원까지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봉급 인상률은 병장 기준으로 2021년 12.5%, 2022년 11.1%에서 2023년 47.9%, 2024년 25%, 2025년 20%로 급증하게 된다. 국회예정처는 “국방부가 추진하는 인상 계획이 끝나는 2025년까지는 연말에 입대하려던 병역의무자들이 연초로 미루는 유인이 꾸준히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보다 완만한 병 봉급 인상 계획을 검토하고 간부 중심 구조개편과 연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종합계획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병 월급 증가로 일어나는 또 다른 의도치 않은 현상은 초급간부 지원 감소다. 국회예정처는 사병과 초급간부 급여 차이가 급격히 줄면서 가뜩이나 지원자가 줄어든 초급간부 충원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기준 하사 1호봉 기본급은 177만 1000원, 소위 1호봉 기본급은 178만 5000원이다. 국회예정처는 “초급간부 기본급 상승률을 고려하면 2025년에는 병사의 봉급 및 지원금이 초급간부 기본급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국회예정처에 따르면 국방부는 현재까지 이 문제에 대한 보완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예정처는 “국방부가 전반적인 군인 인건비 체계에 대한 고민 없이 병 봉급 인상 계획만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 사병 월급 인상 ‘나비효과’…연말 입대 안 하는 청년들

    사병 월급 인상 ‘나비효과’…연말 입대 안 하는 청년들

    해 넘겨 입대 땐 인상 혜택 기대 軍 인력부족에 병력운영 비상 입영 대상자들이 연말에 입대하길 꺼렸다가 연초에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병력 운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국회예산정책처가 펴낸 ‘2022회계연도 결산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2025년까지 급격한 사병 월급 인상을 추진하는 데 따른 나비효과로 병력충원 불균형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입영 대상자들이 몇 달만 기다렸다 해를 넘겨 입대하면 월급 인상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연말 입대를 미루기 때문이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4분기 월평균 입영은 2021년 1만 4605명에서 지난해엔 1만 675명으로 줄었다. 반면 1분기 월평균 입영은 2021년 1만 9392명, 2022년 1만 6703명에 비해 올해는 1만 8431명으로 늘었다. 국회예정처는 지난해 5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025년까지 병장 월급 200만원’을 국정과제로 확정한 것이 입영 시기 불균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월별 입영률(군 충원 계획 대비 입영 인원 비율)은 2021년 11월 92.1%, 12월 76.9%였지만 지난해에는 11월 46.0%, 12월 67.3%로 눈에 띄게 떨어졌다. 반면 1분기 입영률은 지난해 1월 95.5%, 2월 91.2%, 3월 90.1%였지만 올해는 1월 95.2%, 2월 100.7%, 3월 100.8%였다. 지난해 연말엔 전년 대비 감소세, 올 연초엔 전년 대비 증가세다. 이런 불균형은 연간 입영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2년도 입영률은 2020년 95.8%, 2021년 96.6%에 비해 약 10% 포인트가 감소한 86.8%였다. 국회예정처는 “불균형한 인력충원은 연말 군 인력부족 문제를 가져와 병력의 효율적인 운영을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따라 사병 월급을 단계적으로 인상해 2025년에는 병장 기준 월 205만원까지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봉급 인상률은 병장 기준으로 2021년 12.5%, 2022년 11.1%에서 2023년 47.9%, 2024년 25%, 2025년 20%로 급증하게 된다. 국회예정처는 “국방부가 추진하는 인상 계획이 끝나는 2025년까지는 연말에 입대하려던 병역의무자들이 연초로 미루는 유인이 꾸준히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보다 완만한 병 봉급 인상 계획을 검토하고 간부 중심 구조개편과 연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종합계획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병 월급 증가로 일어나는 또 다른 의도치 않은 현상은 초급간부 지원 감소다. 국회예정처는 사병과 초급간부 급여 차이가 급격히 줄면서 가뜩이나 지원자가 줄어든 초급간부 충원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기준 하사 1호봉 기본급은 177만 1000원, 소위 1호봉 기본급은 178만 5000원이다. 국회예정처는 “초급간부 기본급 상승률을 고려하면 2025년에는 병사의 봉급 및 지원금이 초급간부 기본급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국회예정처에 따르면 국방부는 현재까지 이 문제에 대한 보완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예정처는 “국방부가 전반적인 군인 인건비 체계에 대한 고민 없이 병 봉급 인상 계획만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 사병 월급 인상 ‘나비효과’…국회예산정책처 “연말 입대기피 심각”

    입영 대상자들이 연말에 입대하길 꺼렸다가 연초에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병력운용에 차질을 빚을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국회예산정책처가 펴낸 ‘2022회계연도 결산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2025년까지 급격한 사병 월급 인상을 추진하는 나비효과로 병력충원 불균형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입영 대상자들이 몇 달만 기다렸다 해를 넘겨 입대하면 월급 인상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연말 입대를 미루기 때문이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4분기 월 평균 입영은 2021년 1만 4605명에서 지난해엔 1만 675명으로 줄었다. 반면 1분기 월 평균 입영은 2021년 1만 9392명, 2022년 1만 6703명에 비해 올해는 1만 8431명으로 늘었다. 국회예정처는 지난해 5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025년까지 병장 월급 200만원’을 국정과제로 확정한 것이 입영 시기 불균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월별 입영률(군 충원 계획 대비 입영 인원 비율)은 2021년에 11월 92.1%, 12월 76.9%였지만 지난해엔 지난해에는 11월 46.0%, 12월 67.3%로 눈에 띄게 떨어졌다. 반면 1분기 입영률은 지난해 1월 95.5%, 2월 91.2%, 3월 90.1%이었지만 올해는 1월 95.2%, 2월 100.7%, 3월 100.8%였다. 지난해 연말엔 전년대비 감소세, 올 연초엔 전년대비 증가세다. 이런 불균형은 연간 입영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2년도 입영률은 2020년 95.8%, 2021년 96.6%에 비해 약 10% 포인트가 감소한 86.8%였다. 국회예정처는 “불균형한 인력충원은 연말 군 인력부족 문제를 가져와 병력의 효율적인 운영을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따라 사병 월급을 단계적으로 인상해 2025년에는 병장 기준 월 205만원까지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봉급 인상률은 병장 기준으로 2021년 12.5%, 2022년에 11.1%에서 2023년 47.9%, 2024년 25%, 2025년 20%로 급증하게 된다. 국회예정처는 “국방부가 추진하는 인상 계획이 끝나는 2025년까지는 연말에 입대하려던 병역의무자들이 연초로 미루는 유인이 꾸준히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보다 완만한 병 봉급 인상 계획을 검토하고, 간부 중심 구조개편과 연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종합계획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병 월급 증가로 일어나는 또다른 의도치 않은 현상은 초급간부 지원 감소다. 국회예정처는 사병과 초급간부 급여 차이가 급격히 줄면서 가뜩이나 지원자가 줄어든 초급간부 충원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기준 하사 1호봉 기본급은 177만 1000원, 소위 1호봉 기본급은 178만 5000원이다. 국회예정처는 “초급간부 기본급 상승률을 고려하면 2025년에는 병사의 봉급 및 지원금이 초급간부 기본급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국회예정처에 따르면 국방부는 현재까지 이 문제에 대한 보완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예정처는 “국방부가 전반적인 군인 인건비 체계에 대한 고민 없이 병 봉급 인상 계획만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 [서울광장] 도덕을 잊은 민주당에게/황비웅 논설위원

    [서울광장] 도덕을 잊은 민주당에게/황비웅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의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일본 홋카이도 여행 관련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들통나자 사과했다. 그런데 사과 내용이 가관이다. “본회의 중 사적인 문자를 주고받은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했다. 문자 내용 중에 “○○ 지역이면 한국인이 많이 없이 (골프를) 치실 수 있다”는 내용이 공분을 산 것인데, 이는 쏙 빼놨다. 그의 해명은 ‘내로남불’ 축에도 못 낀다. 그냥 염치가 없을 뿐이다.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정치가인 관중(管仲)은 나라의 근본을 세우는 기강에 대해 예(禮), 의(義), 염(廉), 치(恥)를 들었다. 예절과 의리와 청렴함과 부끄러움을 말한다. 이 중에서 하나가 없으면 나라가 기울고, 둘이 없으면 위태롭게 되며, 셋이 없으면 근간이 뒤집어지고, 넷 모두 없으면 망해 다시 일으킬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청렴함과 부끄러움을 뜻하는 염치는 정치인이 반드시 가져야 할 덕목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정치인에게 도덕성을 기대하는 게 무리인 세상이 됐다. 염치가 없으니 오리발 내밀기도 쉽다. 얼마 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중심에 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검찰에 왜 깡통폰을 제출했냐’는 질문에 “다들 한번씩 (PC와 스마트폰 등을) 초기화해 정리하지 않는가”라며 펄쩍 뛰었다. 문제가 없는 스마트폰을 초기화했다는 사실은 충분히 의심을 살 만한 행동이다. 그런데 오히려 적반하장이다. 민주당은 박근혜 정권이 무너진 뒤 촛불혁명을 등에 업고 집권할 때만 해도 확신과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2018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이해찬 당시 당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민주정부 20년 연속 집권을 위한 당 현대화 작업을 시작하겠다”며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설파했다. 그런데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5년 만에 정권을 허망하게 내주고 말았다. 원희복 민족일보기념사업회 이사장의 ‘진보 재구성과 집권전략’에 따르면 거저 얻은 권력이니 잃을 것에 대한 절박함도 없었다. 더 큰 문제는 민주당이 대선 패배 이후에도 반성과 성찰 없이 넘어갔다는 사실이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대선 후보를 국회의원으로 만들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지역구를 헌납했고, 결국 코앞에 둔 지방선거에서 17곳의 광역단체장 중 12곳에서 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런데도 오로지 국회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가진 것을 위안 삼으며 ‘법안 밀어붙이기’에만 올인했다. ‘팬덤정치’가 횡행하며 당을 좀먹고 있어도 자정 능력은 상실된 지 오래다. 조국 사태로부터 비롯된 내로남불의 DNA는 완전히 각인된 듯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코인) 투자 논란은 조국 사태의 ‘나비효과’였다.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도 외면하고 있다. 지난 5월 김 의원 사태로 열린 민주당의 쇄신 의원총회에서 양이원영 의원은 “진보라고 꼭 도덕성을 내세울 필요가 있느냐. 우리 당은 너무 도덕주의가 강하다”고 말했다.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어떻게 민주당은 무너지는가’에서 진보 진영의 정치인은 인간 본성을 거스르는 꿈과 비전을 제시하기 때문에 겉과 속이 같고, 말과 행동이 같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의 지적을 빌리자면 민주당은 상식과 염치를 잃었다. 미래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에 총력을 다해도 민주당 지지율은 답보상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가동된 김은경 혁신위원회는 이미 존재감이 사라진 듯하다. 왜일까. 하버드대 교수 마이클 샌델은 ‘왜 도덕인가?’에서 “윤리적 기반을 잃은 정치야말로 국가와 국민의 공공선에 해악을 끼치는 가장 무서운 적이다. 따라서 공직자와 정치인의 도덕성은 일반인보다 높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내로남불과 막말 정치가 일상이 된 민주당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 한국P&G, ‘2023 환경 지속가능성 기자간담회’ 개최… LCA 중요성 강조

    한국P&G, ‘2023 환경 지속가능성 기자간담회’ 개최… LCA 중요성 강조

    한국P&G는 최근 ‘2023 환경 지속가능성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나가야 할 방향으로 ‘전 과정 평가’(LCA)를 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LCA는 ▲원료 수급 ▲제조 ▲포장 ▲운송 ▲사용 ▲폐기 등 제품 모든 과정의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측정 및 평가해 이를 개선해가는 접근법이다. 제품의 전 생애 주기를 고려한다는 점에서 기존 환경 담론 대비 포괄적이며, 가장 개선이 필요한 단계를 파악하고, 해당 단계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줄이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P&G는 제품의 전 과정 중 가정 내 소비자 사용 단계의 탄소 배출량이 83.3%로 가장 큰 점에 주목했다. 일례로,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세탁세제는 제품 사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이 60%에 달한다. 즉, 원료를 배합해 세제를 생산하는 제조 과정보다 세탁기를 작동시키기 위해 물을 데우고 전력을 소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제품을 제조하고 유통하는 기업 못지않게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제품의 전 과정을 고려하며, 사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포괄적인 환경 영향에 주목하는 것만으로도 일반 소비자 역시 탄소 감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세탁기의 세탁 코스는 물 온도 40도, 헹굼 3회로 기본 설정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물 온도를 낮추거나 헹굼 횟수를 1회 줄이면 탄소 배출을 유의미하게 감축할 수 있다. 또한, 제품 구매 시 ‘녹색 상품’ 구매를 고려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녹색 상품은 원료 수급부터 폐기까지 이르는 전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제품을 의미하며, 환경부 등으로부터 인증받은 마크를 통해 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예현숙 한국P&G ESG 리더·대외협력본부 상무는 “P&G는 폐기물 감축에서 한발 더 나아간 환경 담론인 LCA의 개념에 대해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라며 “소비자들의 생활 속 작은 행동이 어떠한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지속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日보수지 ‘관동대학살’ 이례적 보도…“조선인 살해” 인정

    日보수지 ‘관동대학살’ 이례적 보도…“조선인 살해” 인정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00년 전 간토(관동)대지진 당시 유언비어로 조선인이 학살된 사실을 보도했다. 보수 성향의 일본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가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13일 요미우리는 ‘관동대지진의 교훈(5): 유언비어·폭력 한꺼번에 확산’이란 제목의 1면 연재 기사에서 일본 정부 중앙방재회의가 2008년에 정리한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고서에는 “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우물에 독을 탔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들은 사람들이 각지에서 자경단을 결성해 일본도나 낫 등으로 무장하고 재일 조선인을 무작위로 심문하고 묶고 폭행을 가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관동대지진의 사망·행방불명자 약 10만명 중 1%에서 수%가 이러한 사안으로 (피살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요미우리는 관동대지진을 조명하면서 현재 일본의 각종 재난 현장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났을 때도 “외국인이 물자를 몽땅 빼돌려 피난소가 폐쇄됐다”는 식의 악의적인 유언비어가 온라인상에서 퍼지면서 외국인 혐오 정서가 일었다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100년 전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고 했다. 관동대지진은 1923년 9월 1일 도쿄 등 간토 지방에 규모 7.9의 대형 지진이 발생해 10만 5000여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혼란 속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이 방화한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져 자경단과 경찰, 군인 등이 재일 조선인들을 닥치는 대로 학살했다. 당시 독립신문의 기록에 따르면 이 같은 방식으로 학살된 조선인의 수는 6661명에 달한다.日우익 “조선인 600명 학살은 부풀려진 것” 도쿄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공원에서는 매해 9월 1일 관동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이 열린다. 과거 이시하라 신타로, 이노세 나오키, 마스조에 요이치 등 도쿄지사들은 해마다 추도문을 보내왔다. 그러나 현 도쿄도지사인 고이케 유리코는 2017년부터 추도문을 보내지 않고 있는데, 그는 ‘조선인 6000여명이 학살당했다는 추도비 내용은 부풀려졌다’는 우익단체 주장에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한일 양국 협력 강화에 도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페이스북에 “과거사 문제에 있어 일본의 유력 일간지가 전향적 보도를 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 “일본 내 의미 있는 변화가 재일교포들의 위상과 입지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동반 발전 관계로 협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일본 정부와 정치권도 과거사 문제의 진전된 해결을 통해 양국이 미래 발전과 우호협력을 도모하도록 진취적인 노력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 여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요미우리신문이 관동대지진 100주년을 기획기사로 다룬 것은 획기적인 것”이라면서 “윤석열 대통령도 이 기사에 매우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일본 정치인들은 관동대학살이 유언비어이고,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선동이라고 했다”라며 “보수 주류인 요미우리신문이 일본 정부 문서를 인용해서 보도한 것은 중요한 변화로서 셔틀 외교 복원을 포함한 한일 관계의 정상화가 가져온 나비효과”라고 했다.
  • [데스크 시각]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 잘못 쓴 표현의 나비효과/정현용 플랫폼전략부장

    [데스크 시각]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 잘못 쓴 표현의 나비효과/정현용 플랫폼전략부장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는 표현이 있다. 감기처럼 흔하고, 치료하면 회복할 수 있는 병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그런데 이 표현은 예상치 못한 ‘나비효과’를 불렀다. 감기처럼 ‘굳이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낫는 병’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우리 주변에 약 복용을 좋아하는 이는 없다. 상당수 환자는 항우울제가 갖가지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오해하고 있다. 굳이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병이라면 한두 번 진행하는 상담이나 마음다짐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인식이 부작용 우려와 결합해 치료를 미루는 거대한 나비효과를 만들었다. 하지만 상당 기간 진행된 중증 우울증은 ‘버티기’로 극복할 수 없다.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하고, 세밀한 정신분석을 기반으로 적절한 치료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마음의 감기’라는 인식은 이런 필수적인 치료 과정을 방해할 뿐이다. 몇몇 전문가들이 이런 문제를 지적했으나, 이미 널리 퍼진 표현을 바로잡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의 항우울제 복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이다. 2020년 기준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OECD 국가 중 1위다. 같은 해 국가별 통계를 보정해 집계한 한국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3.6명으로 OECD 평균(11.1명)의 2배를 넘는다. 그런데도 중증도 이상 우울증 치료율은 11.2%로 미국(66.3%)의 6분의1에 불과하다. 이런 간극을 줄이려면 자살과 관련한 표현부터 세심하게 들여다봐야 하는데, 책임지고 나서는 이가 없다. 언론이 주로 사용하는 ‘극단적 선택’이라는 표현도 문제다. 각종 보도에서 사용하는 ‘극단적 선택’은 자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에 가깝다. 자살이라는 표현 자체를 숨기는 게 자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1차원적인 예측은 ‘베르테르 효과’에서 기인했다. 자신이 존경하거나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이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연쇄적으로 자살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 자살이라는 표현 자체를 금기시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판단이 무색하게도 2018년까지 감소했던 자살률은 이후 다시 반등했다. 오히려 자살이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마지막 선택지라는 인식이 덧씌워지면서 역효과를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증되지 않은 정책은 국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한다. 2012년부터 서울의 각종 다리에 게시된 ‘자살예방 문구’도 역효과만 불렀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응원 문구를 보고 마음을 돌린 이는 많지 않았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일부 전문가들은 단순히 자살을 숨기기보다 양지로 끌어올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정적 현실을 회피하기보다 정면으로 응시하면서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는 지난 4월 ‘자살 위기극복 특별위원회’ 세미나에서 “자살은 ‘선택’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극단적 선택’이라는 용어 사용을 자제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시급히 추진해야 할 대책 중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항우울제 처방률을 높이는 것이다. 우울증 환자들을 양지로 이끌어 진료받도록 유도하고, 우울증 상담이 숨길 일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치료받으면 충분히 나을 수 있지만, 방치하면 증상이 급속히 악화돼 위기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계속 강조해야 한다. 다행히 의료적 기반은 계속 확충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3년 781곳이었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은 올 1분기 1540곳으로 2배가 됐다. 정신건강의학과를 기피 기관으로 보는 인식도 많이 사라졌다. 이제 더 많은 환자들이 의료기관을 찾고 항우울제 처방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갖추는 일이 남았다. 그것이 정부와 전문가들이 해야 할 일이다.
  • “홍수아 맞아?”…숏컷 후 록밴드 ‘보컬’ 변신

    “홍수아 맞아?”…숏컷 후 록밴드 ‘보컬’ 변신

    배우 홍수아가 록밴드 보컬로 깜짝 변신했다. 7일 영화 ‘나비효과’의 배급사 시네마뉴원은 홍수아 주연의 영화 ‘나비효과’의 메인포스터를 공개했다. 포스터에는 록밴드 메인 보컬로 변신한 홍수아와 기타리스트 역을 맡은 배우 윤성모의 가슴 벅찬 버스킹 공연 장면이 담겨 있다. 특히 홍수아는 숏컷 헤어스타일과 시크한 올블랙 스타일링으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홍수아는 “영화 ‘나비효과’는 힘든 세상에서 시련을 겪고 좌절하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따뜻하고 순수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한편 오는 22일 개봉을 앞둔 ‘나비효과’는 어느 실력파 인디밴드의 성공을 위한 분투기를 그려낸 청춘 힐링 음악영화다. 2005년 SF영화 ‘천군’의 민준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홍수아는 ‘나비효과’에서 주인공인 쌍둥이 자매 주연과 혜연 역을 맡아 1인 2역을 소화했다.
  •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23일만에 200만 돌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23일만에 200만 돌파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 이사장 노관규)가 개장 23일 만에 관람객 200만을 돌파하면서 흥행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 100만명을 맞이한 후 전국적인 입소문을 타면서 개장 넷째 주를 기해 목표 관람객의 25%를 달성했다. 인구 28만의 중소도시에 매일 10여만명이 찾을 정도로 도시 전체가 북적인 모습들이다. ◇관람객들 반응 놀라워 방문객 숫자도 놀랍지만 박람회장을 다녀간 관람객들의 반응은 더욱 놀랍다. “오천그린광장 가보니 유럽 갈 필요 없다. 외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대규모 경관정원의 화려함에 놀랐다”, “밤에 보니 더 황홀하고 여기가 순천이 맞나 했네요” 지역커뮤니티 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반응들이다. 순천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는 내용도 상당수다. ◇‘정원박람회 벤치마킹’···국내외 도시, 기관·단체 방문 줄이어 노관규 시장은 4월 중 가장 많은 일정을 전국 지자체장, 국회의원, 기관단체장 영접과 정원박람회 노하우 소개에 할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순천 정도의 수준이라면 지방도시를 믿고 중앙의 여러 가지 권한을 이양해줘도 좋겠다”는 뒷이야기를 남긴 사실이 알려지며 전국 도시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개장 첫날 광명시, 춘천시, 서울 은평구를 시작으로 지자체, 의회, 교육원 등 43개 기관이 벤치마킹단을 꾸려 정원박람회장을 방문하고 있다. 오는 25일에는 228개 지자체를 회원으로 둔 ‘대한민국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의도 열린다. ◇ 생태가 경제 견인하고, 정부와 기업이 화답 200만명의 관람객은 도심 곳곳에서 주머니를 열며, 골목경제를 살리고 있다. 숙박업소 주말 평균 숙박률은 83%에 달한다. 도심 식당가도 활기를 띤다. 연일 찾아드는 손님 때문에 종업원들이 링거를 맞고 손님을 맞을 할 정도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인근 도시 여수와 광양도 넘쳐나는 관람객으로 박람회 특수를 함께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시는 구체적인 지역경제 효과를 전문기관에 의뢰해 5월 말 발표할 계획이다. 박람회장 수익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입장권 수익 110억원을 포함 총 140억원을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 개장 한 달도 안 돼 수익 목표액 253억원의 55%를 달성했다. 입장권 외에도 정원드림호, 가든스테이, 관람차, 식음시설(식당, 카페, 매점, 기념품점 등)까지 손님들로 넘쳐나 박람회장 안에서만 이미 약 14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본 셈이다.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전국이 순천을 주목하면서 소비군이 확대되자 국내 유수 대기업들의 투자로 연결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14일 우주발사체 단조립장 부지로 순천을 선정한 데 이어, 20일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합동으로 추진한 ‘노후거점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에 율촌1산단, 해룡산단, 순천산단 등이 선정돼 새로운 경제 지평이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는 2026년까지 39개 세부사업에 6822억원이 투입된다. ◇ 순천에서 새롭게 태동하는 ‘광장문화’ 정원박람회의 핵심 공간인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는 ‘도시의 거실’로 불리고 있다. 윤 대통령이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고 칭찬했던 개막공연이 열렸던 장소다. 시민과 관람객들은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간인 광장에 모여서 소통하고, 문화를 즐기고, 자연을 탐닉하며 새로운 광장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 22일 오천그린광장에서는 윤도현밴드의 콘서트가 열렸다. 조직위 관계자는 “5만평 광장에 2만명 이상이 운집하고도 질서 정연하게 공연을 관람하고, 공연 후에는 머물렀던 자리를 직접 정리하는 수준 높은 시민 의식을 보며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매주 금·토요일 오후 8시 오천그린광장에서 열리는 박람회 주제공연도 매 공연마다 1000명 이상의 관객이 모이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최현우 마술쇼 ▲펭수 팬미팅 ▲가든 뮤직 페스티벌 ▲트로트 한마당이 연달아 개최된다. ◇ ‘3無(교통체증, 안전사고, 노점상)’ 박람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7개월간 순천시는 박람회장의 완성도는 물론이고 교통, 안전, 환경 부문에서도 관람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촘촘하게 챙기고 있다. 특히 박람회 교통대책과 안전대책은 품격 높은 박람회의 빛나는 조연이 되고 있다. 지난 15일 일일 최다 관람객으로 19만명 이상이 박람회장을 찾고도 원활한 교통흐름이 가능했던 비결은 가장 붐비는 교통 상황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교통대책을 마련하고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다.첨단 IT 기술을 접목해 교통, 버스, 주차정보를 분석하고 원격 신호제어까지 가능한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구축했다. 교통상황판 도입, 2013년 대비 134% 늘어난 1만 1760대의 주차공간, 박람회장 전용 노선버스 신설, 도심과 국가정원을 뱃길로 한 번에 잇는 ‘정원드림호’ 운영 등 다양한 대책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교통대란 없이 쾌적한 관람을 가능케 했다. 불법 노점상과 바가지 문화도 정원박람회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순천시의 사전 계도로 박람회장 주변에 불법 노점상이 발붙일 수 없게 관리했다. 자원봉사자, 일류순천 플래너 등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로 박람회의 품격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최상의 정원을 보여주기 위해 매일 직원들과 유관기관, 종사자, 자원봉사자들이 애쓰고 있다”며 “꼭 한번 오셔서 정원의 정수를 확인하시기 바란다”고 방문을 권했다. 노 시장은 “정원의 역사가 깊은 유럽에서도 볼 수 없는 창조적인 정원을 만들어 냈다”며 “고유한 정원문화와 품격높은 박람회 운영 노하우를 세계에 역수출하는 날을 꿈꾸며 남은 기간도 자부심을 갖고 직원들과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美SAT 상위 7%… 글자 넘어 이미지도 이해

    美SAT 상위 7%… 글자 넘어 이미지도 이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미국 의사·변호사 시험에서 상위권 성적을 기록하고, 이미지를 텍스트로 인식하는 기능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거짓말을 인간처럼 태연하게 하지만 그 정도가 조금 덜해졌고, 창의성과 이미지 인식 및 추론 능력은 향상됐다. 챗GPT의 제작사 오픈AI는 14일(현지시간) GPT3.5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GPT4를 출시하면서 “인간 이상의 능력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GPT3.5는 약 1750억개의 매개 변수를 사용했지만, GPT4의 매개 변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공개된 GPT4는 미국 변호사 시험에서 백분위 상위 10%, 미국 대학 입학 자격시험인 SAT 읽기 과목에서는 상위 7%, 수학 과목에서는 상위 11%의 성적을 거뒀다. 옛날 버전인 GPT3.5는 로스쿨 입학시험에서 평균 C+ 성적을 받은 바 있다. 오픈AI는 “챗GPT는 표준화된 시험에서는 인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GPT3.5와 달리 이미지도 텍스트로 인식하는 것이 특징이다. 텍스트로 대화를 진행하다가 이미지를 입력해도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오픈AI는 GPT4가 허용되지 않은 콘텐츠 요청에 응답할 가능성이 82% 줄었다고 설명했다. 사실을 바탕으로 대답하는 비율도 GPT3.5보다 40% 정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픈AI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는 완벽하지 않으며 많은 한계가 있다”면서 “여전히 ‘환상’을 갖고 답을 지어내며 틀렸을 때도 옳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오픈AI는 GPT4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부터 오픈AI에 투자해 온 MS는 최근 100억 달러(약 13조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MS는 이날 발표 직후 “5주 전부터 자사 검색 엔진 빙(Bing)에 GPT4를 탑재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 AI 열풍을 일으킨 챗GPT의 나비효과로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대만 TSMC는 막대한 수혜를 입었다. AI챗봇에게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계학습(머신러닝)시키기 위해 여러 계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컴퓨터그래픽처리장치(GPU)의 수요가 폭증했고, GPU 세계 1위 기업 엔비디아에 GPU 주문이 몰리며 덩달아 TSMC에 일감이 쏟아진 것이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에 비해 수율(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이 높고 생산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TSMC에 더 많은 반도체 생산을 주문했다. TSMC는 두 달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 치웠다. TSMC는 2월 매출이 지난해보다 11.1% 증가한 1631억 7400만 대만달러(7조원)를 기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대만 공상시보는 “챗GPT 열풍으로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GPU 업체에 긴급 주문이 쏟아지면서 TSMC가 예상 밖의 호실적을 냈다”고 분석했다.
  • 오픈AI, ‘더 똑똑해진’ GPT-4 출시 “SAT 상위 10% 수준”…TSMC 반사이익

    오픈AI, ‘더 똑똑해진’ GPT-4 출시 “SAT 상위 10% 수준”…TSMC 반사이익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미국 의사·변호사 시험에서 상위권 성적을 기록했고 이미지도 텍스트로 인식하는 기능을 갖췄다. 여전히 거짓말을 인간처럼 태연하게 하지만 그 정도가 조금 덜해졌고, 창의성과 이미지 인식 및 추론 능력은 향상됐다. 챗GPT의 제작사 오픈AI는 14일(현지시간) GPT3.5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GPT4를 출시하면서 “인간 이상의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GPT3.5는 약 1750억 개의 매개 변수를 사용했지만, GPT4의 매개 변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공개된 GPT4는 미국 변호사시험에서 백분위 상위 10%, 미국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SAT 읽기 과목에서는 상위 7%, 수학 과목에서는 상위 11%의 성적을 거뒀다. 옛날 버전인 GPT3.5는 로스쿨 입학시험에서 평균 C+ 성적을 받은 바 있다. 오픈AI는 “챗GPT는 표준화된 시험에서는 인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GPT3.5와 달리 이미지도 텍스트로 인식하는 것도 특징이다. 텍스트로 대화를 진행하다 이미지를 입력해도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오픈AI는 GPT4가 허용되지 않은 콘텐츠 요청에 응답할 가능성이 82% 줄었다고 설명했다. 사실을 바탕으로 대답하는 비율도 GPT3.5보다 40% 정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픈AI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는 완벽하지 않으며 여전히 많은 한계가 있다”며 “여전히 ‘환상’을 갖고 답을 지어내며 틀렸을 때에도 옳다고 주장하는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픈AI는 GPT4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부터 오픈AI에 투자해온 MS는 최근 100억 달러(13조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MS는 이날 발표 직후 “5주 전부터 자사 검색 엔진 빙(Bing)에 GPT4를 탑재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전세계적 AI 열풍을 일으킨 챗GPT의 나비효과로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대만 TSMC는 막대한 수혜를 입었다. AI챗봇에게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계학습(머신러닝)을 시키기 위해 여러 계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컴퓨터그래픽처리장치(GPU)의 수요가 폭증했고, GPU 세계 1위 기업 엔비디아에 GPU 주문이 몰리며 덩달아 TSMC에 일감이 쏟아진 것이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에 비해 수율(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이 높고 생산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TSMC에 더 많은 반도체 생산을 주문했다. TSMC는 두달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TSMC는 2월 매출이 지난해보다 11.1% 증가한 1631억 7400만대만달러(약 7조원)를 기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대만 공상시보는 “챗GPT 열풍에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GPU 업체의 긴급 주문이 쏟아지면서 TSMC가 예상 밖의 호실적을 냈다”고 분석했다.
  • “SM 주식, 주당 12만원엔 안 팔겠다”

    “SM 주식, 주당 12만원엔 안 팔겠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매입한다고요? 저라면 안 팝니다.” 이창환(37)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1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하이브가 에스엠의 지배구조 개선을 충실히 이행하고 기업 가치를 높일지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팝산업 역사상 최고의 ‘빅딜’로 기록될 하이브의 에스엠 인수전이 에스엠이라는 ‘케이팝 공룡’의 기업 가치, 나아가 케이팝 전반의 건전성과 다양성에 균열을 내지 않도록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에스엠을 둘러싼 하이브와 카카오엔터의 ‘쩐의 전쟁’은 이 대표가 이끄는 주주 행동주의를 자처하는 얼라인파트너스의 공격적인 행보에서 시작된 ‘나비효과’다. 에스엠 지분 1.1%를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는 소액주주들의 표를 모아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황제 경영’을 문제 삼으며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했고, 이에 에스엠은 이달 초 ‘SM 3.0’을 발표하며 이 전 프로듀서 체제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궁지에 몰린 이 전 프로듀서가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손을 잡고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하면서 케이팝산업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이 대표는 하이브의 에스엠 인수전에 대해 “에스엠의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 가치 제고라는 우리의 목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는 이 전 프로듀서와의 계약에서 ▲향후 3년간 해외에서만 에스엠 프로듀싱 업무 수행 ▲에스엠 임직원·아티스트와 계약 금지 등을 명시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하이브가 이 전 프로듀서와의 이해관계 속에서 현 에스엠 경영진이 추구하는 방향대로 걸어갈지, ‘일감 몰아주기’ 등의 과오를 해결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에스엠의 장기적인 성장과 영업이익 증대, 기업 가치 제고에 방해되는 움직임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하이브가 에스엠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보통주 지분 25%를 주당 12만원에 공개 매수로 매입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이 대표는 “이 프로듀서 1인 체제에서 벗어나 멀티프로듀싱 체제로 개편하는 에스엠은 향후 3년 뒤 영업이익이 3배 늘어날 전망인데, 이 같은 기업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인수합병은 시장 독과점과 케이팝 생태계의 다양성 차원에서 고민해 볼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소액주주의 힘으로 케이팝 패권을 뒤흔든 이 대표의 활약에 주주 행동주의가 주목받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굴지의 금융지주들을 상대로 ‘주주환원’을 요구하자 이에 화답하고,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KCGI가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버넌스 문제를 지적하며 경영권을 압박하는 등 행동주의 펀드의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행동주의 펀드를 기업사냥꾼으로 보는 시각과 관련, “주주 행동주의는 정당한 주주의 권리 행사로, 주식 투자자들이 늘며 인식도 바뀌었다. 자본시장의 자연스러운 발전 과정”이라고 말했다.
  • 中 성장률 1%P↓땐 0.15%P↓… 한국 경제 ‘나비효과’ 위기

    中 성장률 1%P↓땐 0.15%P↓… 한국 경제 ‘나비효과’ 위기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년(8.4%) 대비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한 3.0%로 추락하면서 대(對)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나비효과’에 시선이 쏠린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가 올해 얼마나 반등할지에 대한 전망마저 엇갈리면서 수출과 환율, 금융시장, 경제성장률 등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한은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하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0.15% 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추산한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11월 전망치(1.7%)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NG은행은 0.6%, 노무라증권은 -0.6%라는 ‘마이너스 성장률’마저 제시했다. 이 같은 암울한 전망에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2.8%(2022년)를 차지하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보릿고개’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해 5월(-10억 9000만 달러)부터 8월(-12억 2000만 달러)까지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뒤 9월(6억 8000만 달러) ‘반짝 흑자’를 냈다가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 가고 있다. 중국이 ‘리오프닝’ 효과로 소비가 회복되더라도 중간재의 비중이 80%를 상회하는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 온기가 돌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는 ‘2023년 중국 경제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하락, 수출 부진에 따른 중간재 수입 감소 등으로 중국의 수입 증가율은 2~3%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는 우리 환율과 물가 등 경제 지표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당장 중국의 경기 둔화는 위안화의 약세를 불러오고 원화 역시 동반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기세를 부린 ‘킹달러’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은 원달러 환율과 수입 물가에도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서 “중국 경제가 악화되면 수출과 국내총생산(GDP)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침은 물론 중국과 연관된 다른 국가들을 통해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의 정책 전환과 함께 ‘리오프닝’을 선언하면서 초기 급격한 코로나19 확산을 딛고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다만 중국의 회복세에는 일정 정도 한계가 있다는 비관론이 더 크다. 한은 베이징사무소는 “장기간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소비 여력의 축소, 부동산 경기 부진의 장기화 등으로 소비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해외의 수요 둔화로 제조업도 지난해의 성장세를 지속하기는 어려워 중국 경제가 올해 잠재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 [씨줄날줄] 월드컵과 반정부 시위/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월드컵과 반정부 시위/이순녀 논설위원

    자국 축구 대표팀의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 실패에 환호하던 이란 청년이 군경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지난달 29일(현시지간) 미국과의 경기 직후 발생한 일이다. 이란에서 벌어지는 반정부 시위를 알지 못한다면 귀를 의심할 만한 충격적인 사건이다. 자국의 승리가 아니라 패배를 축하하며 자동차 경적을 울린 국민도, 무방비 상태인 20대 청년의 머리를 조준사격한 정부도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란은 지난 9월 중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흐사 아미니가 경찰에 끌려갔다가 의문사한 사실이 알려진 후 전국적으로 ‘히잡 시위’가 들끓고 있다. 정부가 사태 초기부터 강경 진압에 나서 어린이 60명을 포함해 448명을 처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극한 대결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런 와중에 카타르월드컵이 이란 반정부 시위대를 향한 연대의 장으로 부각됐다. 이란 선수들은 지난달 21일 잉글랜드와의 1차전에서 국가 제창을 보이콧하는 방식으로 시위대에 동조했다. 응원단에서도 시위대 구호인 ‘여성, 삶, 자유’ 팻말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란 정부가 1차전 직후 선수들에게 반정부적 행태를 보이면 가족이 고문을 당할 수 있다고 협박한 사실이 드러나고, 16강 탈락에 환호하던 남성을 사살하면서 이란 국민들에게 카타르월드컵은 악몽으로 남게 됐다. 그런가 하면 중국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백지혁명’의 배경 중 하나로 카타르월드컵의 나비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A4 용지 크기 백지로 반정부 의사를 표현하는 백지혁명은 지난달 24일 우루무치 화재로 코로나 봉쇄에 갇혀 있던 주민 10여명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정부에 방역 완화를 촉구하기 위해 시작됐다. 때마침 카타르월드컵 중계방송을 통해 노마스크 외국 응원단을 보면서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불타올랐고, 이후 ‘시진핑(習近平) 퇴진’까지 외치는 반정부 시위로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스포츠와 정치의 분리를 금과옥조로 여기던 때도 있었지만 구두선에 불과할 뿐이다. 과거엔 정치가 스포츠를 이용하는 경우가 흔했다면 지금은 스포츠가 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졌다. 카타르월드컵에 얽힌 두 나라의 사례처럼 말이다.
  • ‘박수홍 논란’ 나비효과 친족상도례 개정될까…한동훈도 개정 필요성 동의

    ‘박수홍 논란’ 나비효과 친족상도례 개정될까…한동훈도 개정 필요성 동의

    개그맨 박수홍씨의 친형 부부가 10년간 박씨의 출연료 등 6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7일 기소되면서 ‘친족상도례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까지 “지금 사회에서는 그래도 적용되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실제 법 개정이 추진될지 관심이 쏠린다. 친족상도례는 형법 328조에 근거한다. 1항은 직계혈족이나 배우자나, 동거 친족·가족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처벌을 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항에선 그 외 친족의 범죄에 대해서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친족상도례는 횡령·배임, 권리행사방해, 절도, 사기·공갈 등에 한해 적용된다. 가족 내부에서 발생한 금전 문제 등에는 국가형벌권이 개입하기보단 내부적으로 해결하는 쪽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에서 생겨난 제도다. 박씨 사건에서는 그의 아버지가 “횡령을 내가 했다”는 취지로 주장해 기소된 친형을 감싸려 든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박씨의 아버지는 친족상도례 규정상 처벌이 면제된다. 반면 박씨의 친형은 동거 가족이 아니라서 박씨가 고소를 할 경우 처벌이 가능하다.친족상도례는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고 가족 구성원들끼리도 생활 기반이 다른 현 사회에는 맞지 않는 제도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부모·자식 간에도 수십년간 연을 끊고 살기도 하며, 또 장애가 있는 가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늘면서 이러한 주장이 힘을 받았다. 국회에서도 관련 개정안 3건이 발의돼 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심신장애를 이용해 발생한 친족 간 재산범죄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같은 당 이병훈 의원은 해악성이 큰 사기·공갈·횡령·배임죄는 친족상도례를 적용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이성만 의원은 아예 해당 제도 폐지를 제안했다. 한 장관이 지난 6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친족상도례와 관련해 “예전의 개념은 지금 사회엔 그대로 적용되는 게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법무부 차원의 개정 검토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도 개정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구체적 방안에선 의견이 갈렸다. 황만성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9일 “법을 완전히 없애면 아이들이 아버지 지갑에서 슬쩍 꺼내 가는 돈까지 처벌하게 된다”면서 “면제 대신에 당사자가 원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절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종유(한양사이버대 겸임교수) 변호사는 “무조건 형을 면제하는 제도 자체는 없애는 것이 낫다”면서 “죄를 저지른 사람을 단지 친족이라는 이유로 처벌하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 러시아 힘 빠지자 기회 엿본다 … 불씨 지피는 ‘구소련 화약고’

    러시아 힘 빠지자 기회 엿본다 … 불씨 지피는 ‘구소련 화약고’

    우크라이나 침공의 ‘나비효과’로 구소련 국가들 곳곳의 화약고에 불씨가 붙고 있다. 국경선을 놓고 분쟁을 벌이던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간의 무력 충돌은 양국에 군사를 주둔하던 러시아의 안보 공백이 빌미가 됐다. 앞서 캅카스 지역의 ‘앙숙’ 아르메니와 아제르바이잔도 중재자 역할을 하던 러시아가 힘을 쓰지 못하는 사이 교전이 발생해 100여명이 숨졌다. 러군 주둔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무력 충돌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이날 국경 지역에서의 휴전과 철군에 합의했다. 앞서 양국 국경수비대는 이날 오전 키르기스스탄 서남부 바트켄주와 타지키스탄 북부 수그드주가 접하는 국경 지역에서 교전을 벌였다. 키르기스스탄은 타지키스탄 군이 탱크와 장갑차, 박격포 등을 동원해 바트켄 공항과 인근 지역을 공습했다고 주장했으며 타지키스탄은 키르기스스탄 군이 자국군 기지와 마을 7곳을 포격했다고 맞섰다. 타지키스탄은 자국군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으며 키르기스스탄은 바트켄 주에서 31명이 부상당했다고 보고했다.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구소련의 구성원으로 독립국가연합에 참여하며 같은 수니파 이슬람교라는 공통 분모를 바탕으로 교류하고 있다. 그러나 키르기스스탄 서남부와 타지키스탄 북부 접경지역에서는 국경과 영토, 수자원을 둘러싸고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양국 군의 무력 충돌로 50여명이 숨졌으며 올해 들어서도 국지적인 교전이 반복되고 있다.양국의 무력 충돌은 중앙아시아 지역의 안보 균형을 조율하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군사력을 소진하는 사이 발생했다.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와 동유럽의 구소련 국가들을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로 묶어 이 지역의 안보에 개입하고 있으며, CSTO 회원국인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에 군사 기지를 두고 있다. 자유유럽방송/자유라디오(RFE/RL)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타지키스탄 군사기지에서 병력 1500여명을 우크라이나로 재배치했다고 전했다. 타지키스탄의 러시아군 기지에는 최대 7000명이 주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향후에도 600여명이 추가로 우크라이나에 파견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500여명이 주둔한 키르기스스탄의 러시아 공군 기지에서도 상당 수의 인원이 우크라이나로 재배치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이 지역의 긴장을 억누르던 러시아의 군사 공백이 양국의 충돌에 방아쇄를 당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 우크라 전쟁에 군사력 소모하자 아제르바이잔 기회 엿봐” CSTO의 회원국인 아르메니아와 튀르키예(터키)의 지원을 받는 아제르바이잔이 지난 13일 벌인 무력 충돌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무관하지 않다. 양국 사이에서 튀르키예와 패권 경쟁을 벌이는 러시아는 양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양국의 분쟁 지역에 평화유지군 2000명을 파견했다. 그러나 아제르바이잔과의 분쟁에서 불리해진 아르메니아가 CSTO에 군사 지원을 요청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난관에 봉착한 러시아는 아르메니아에 대한 군사 지원을 꺼리고 있다. 톰 드 왈 카네기재단 유럽담당 선임연구원은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아제르바이잔은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양국 사이에서 모호한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의 안보에 대한 러시아의 약속을 시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카자흐스탄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질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CSTO의 병력을 카자흐스탄에 투입하는 것을 승인했다. CSTO 회원국의 병력이 카자흐스탄에서 실제 전투에 투입된 것은 아니지만 반정부 시위는 단시간 내에 진압되면서 중앙아시아에서의 러시아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이 지역에서의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구소련 국가들 간의 힘의 균형도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 하우스의 로렌스 브로어스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사력이 집중되면서 러시아는 물질적 차원 뿐 아니라 안전 보장 능력에 대한 평판이라는 주관적 차원에서도 영향력이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중재하던 러 흔들리자… ‘캅카스 화약고’ 아르메니아·아제르 무력충돌

    중재하던 러 흔들리자… ‘캅카스 화약고’ 아르메니아·아제르 무력충돌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 캅카스(코카서스) 지역의 앙숙인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평화협정 2년 만에 무력 충돌을 벌였다. 1세기 넘게 전쟁과 집단학살의 참극을 겪었던 양국의 휴전을 중재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이어 옛 소련권에서 제2의 전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국경 지대에서 양국군 간 교전으로 약 1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밤새 이어진 교전에서 자국군 49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며,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도 자국군 50명이 숨졌다고 맞받아쳤다. 구소련 구성원인 양국은 ‘캅카스의 화약고’로 불리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놓고 오랜 분쟁을 벌여 왔다. 아제르바이잔은 2020년 약 6600명의 희생자를 낸 6주간의 전쟁에서 나고르노카라바흐의 대부분 지역 내 아르메니아 세력을 몰아내고 해당 지역을 장악했다. 당시 러시아의 중재로 평화협정이 체결됐고 러시아는 양측의 충돌 방지를 위해 5년간 나고르노카라바흐에 2000명 규모의 평화 유지군을 배치했다. 다만 지역 주민 대부분이 아르메니아계로 땅을 되찾자고 나서면서 이후로도 크고 작은 분쟁이 계속되다가 이번에 또다시 대규모 희생자를 낳은 무력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나비효과’로 작용해 양국 간 충돌의 불씨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력을 쏟아부어 영향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 아제르바이잔에 기회가 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이번 충돌 이후 각자 외교전을 펼치며 지원군 확보에 나섰다. 아르메니아 총리실은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권 군사안보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에 개입을 요청했다.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은 또 다른 지역 강자이자 전통 우방국인 튀르키예(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도움을 구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일단 양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면서 모든 문제를 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하라고 촉구할 뿐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진 못하고 있다. 아르메니아의 지역연구센터 소장 리차드 기라고시얀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의 유약함이 드러난 것이 이번 사태의 동인이다. 아제르바이잔이 대담하게 행동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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