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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폭의 ‘파스텔화’ 가리왕산

    ◎빨강·노랑·파랑 원색의 단풍 물결이 ‘손짓’/참나무 등 빽빽한 수림과 절벽의 계곡 비경/중봉까지 이어진 임도는 MTB코스로 최고/인근 소금강·물운대 등 화암팔경도 들러 볼만 멀리서 바라보면 산 정상은 명암이 뚜렷하지 않은 고동색의 파스텔화다.그러나 가까이 다가서면 노랑,빨강 등 원색의 단풍이 물결친다. 흔히 산세가 험한 남성스러운 산을 악산이라고 하고 수림이 풍성한 산을 육산이라고 한다.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회동리에 있는 해발 1천561m의 가리왕산은 육산계열에 속하는 산이다. 중년부인의 둔부처럼 산세가 완만해 원경은 화려해 보이지 않는다.그러나 치마를 살짝 들치고 그 안을 들여다 보면 빽빽한 수림과 우거진 계곡이 비경이다. 가리왕산은 초입부터 침엽수림의 바다다.그 사이로 난 널직한 길은 계곡을 끼고 가다 온산을 휘감으며 해발 1천m의 중봉까지 이어진다.나무를 수송하던 임도인 이 길은 최근에는 산악자전거(MTB)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MTB 동호인들은 전국 최고의 MTB도로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MTB를 타고 산을 거슬러 올라가면 곳곳에서 박달나무,자작나무,물푸레나무,참나무 등이 빨갛고 노란 옷을 입고 반긴다.공해에 찌들지 않고 사람들의 발길에 치이지 않은 탓인지 단풍빛깔이 한결 선명하다.다람쥐들도 수시로 모습을 드러내고 단풍에서 낙엽으로 변한 나뭇잎이 힘에 부친듯 소리없이 떨어지기도 한다.50㎞ 남짓한 이 길은 확실히 MTB 동호인들을 흥분하게 만든다. 중봉에 오르면 삼산봉표비가 있다.조선시대때 이 곳에서 산삼을 채취,임금에게 진상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비석으로 가리왕산의 풍성함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다.안내자는 요즘도 산삼을 캤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며 산삼 뿐만 아니라 자작나무 수액,두릅,표고버섯 등이 곳곳에 숨어 있다고 귀띰한다. 정선은 가리왕산 외에도 동면에 있는 화암8경에서도 가을을 만끽할수 있다. 그림바위(화암)라는 말처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소금강,몰운대,광대곡 등 8개의 절경이 4㎞의 계곡에 퍼져 있다. ◎가리왕산 입구 갈왕산장/광원 사택을 관광숙박시설로 개조/식당·농구장·캠프파이어장도 마련/영동고속도 새말IC서 국도 이용을 음산했던 광원들의 사택에 주말이 되면 활기가 넘친다. 가리왕산 입구에 갈왕산장.이곳은 얼마전까지만해도 집 한채에 2가구가 살 수 있게 된 전형적인 광원들의 사택이었다.그러나 석탄산업합리화로 지난 92년 인근의 대성탄좌가 폐광하면서 광원사택은 흉가터로 변했다.모두 떠나는 사람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95년 유홍식씨는 광원들의 사택 25개동을 사들여 관광숙박시설로 개조했다.난방을 위해 기름보일러를 설치하고 수세식 변기 및 싱크대 등을 마련,하룻밤을 보내는데 불편이 없도록 했다.방에 벽난로도 설치했다. 콘도와는 달리 한채 한채 독립가옥으로 이루어져 있어 내집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밤이면 별이 쏟아질듯 하늘에 가득하고 풀벌레소리가 지척에서 들린다.노래방과 식당을 물론 빈터에 농구장,캠프파이어장도 마련돼 있으며 주변에 패러글라이딩 연습장,낚시터 등을 끼고 있다. 하루 숙박료는 방 2개에 6만원.여름에는 한달내내 붐비지만 요즘은 주말이 되면 절반정도 찬다고 한다.(0398)63­7977∼9. 가리왕산으로 가는 길은 영동고속도로 새말IC에서 국도로 빠져 나아 안흥∼평창∼미탄을 거쳐 가리왕산자연휴양림 팻말을 따라 들어가면 된다.고속도로 정체가 없을 경우 2시가40분 걸린다.새말을 지나 장평에서 국도를 타고 들어오면 3시간이 소요된다.원주에서 제천까지 아 제천∼영월∼정선국돌르 타면 3시간20분 걸린다.
  • 중국반환 3개월/홍콩이 달라지고 있다:상

    ◎대륙의 ‘보이지않는 손’/경제자유 서서히 압박/금융기관 감독 강화·물가관리 착수/3∼5년뒤 중국형 시장체제 갖출듯 홍콩이 지난 7월 1일 중국에 반환됐다.100년이 넘도록 ‘영국식 자본주의’에 젖었던 홍콩이 공산주 체제에 제대로 융합될 수 있을까.분명한 것은 홍콩 특유의 자유방임체제와 달러화에 연동된 홍콩달러의 가치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반환 3개월이 지난 홍콩의 현주소를 조망해본다. 중국 반환 이후 홍콩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중국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홍콩의 현 체제를 인정해주고 있다.홍콩을 번영케 한 자유방임주의 기조도 그대로다.그러나 알게 모르게 통제와 자유가 혼합된 중국의 통치방식이 홍콩에 스며들고 있다.가시적이기 보다 상징성을 띤 채 홍콩의 자유방임체제를 한쪽 귀퉁이에서 무너뜨리고 있다. ○통제·자유 혼합통치 홍콩에서는 중국의 국화인 취란(바우히니아)과 국기인 오성기를 북경에서보다 더 쉽게 볼 수 있다.나뭇잎이 5개인 취란은 호텔의 광고 전광판에서 번쩍이고 있으며 공원 담장에도빠짐없이 새겨져 있다.호텔 현관에는 영국 국기인 유니온 잭을 대신해 오성기와 취란을 그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홍콩시민들은 무심히 지나치고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중국 시민임을 강요당하고 있다. 한때 홍콩에서는 중국 해방군이 주요 관공서나 공공건물에서 배치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다.그러나 막상 반환된 이후 홍콩에서 중국 해방군은 단 한명도 볼 수 없다.중국반환의 상징으로 홍콩에 주둔하고 있을 뿐 홍콩으로의 출입이나 외박은 일체 허용되지 않고 있다.1국 2체제의 유지를 전세계,특히 대만에 알리기 위한 의도적인 제스처이자 해방군에 만연된 부패를 홍콩에 ‘전염’시키지 않겠다는 조치로 보인다.그렇지만 이는 중국이 홍콩을 활용하고 있으며 홍콩을 통제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홍콩은 물가를 관리하지 않는다.음식비나 주택값 등을 시장에 맡긴다.독과점 업체가 발생해도 관여치 않는다.때문에 외부요인에 의한 물가 급등이 빈번하다.9월 23일부터 25일까지 홍콩 컨벤션 센터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 연차총회가 열렸을 때 주변 식당의 음식비는 무려 30%나 올랐다. 그러나 이같은 홍콩의 자유방임체제도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금융기관에 대한 감독체계는 이미 강화되기 시작했고 공공요금의 경우 과거 일정기간 공시를 통해 인상하던 것을 지금은 토요일에 기습 발표,월요일부터 시행하는 경우가 잦아졌다.서비스 부문 등에서 독과점 업체의 가격횡포를 조정하려는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특히 25평형 아파트의 월세가 3백만∼4백만원에 이르는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홍콩당국의 노력은 이례적이다.홍콩의 주택업체들이 이에 맞서 주택공급을 늦추려하지만 중국반환 이후 큰 흐름은 시장실패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과점 조정 움직임 미국 증권사인 J·P모건사의 홍콩지점은 자유방임주의가 홍콩으로 하여금 급변하는 시장 및 생산 조건에 적절히 적응토록 했으나 산업 전반에서 독과점을 유발,시장의 실패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특히 부동산,항만 하역료,통신·전기·가스,유통,TV방송,은행 등에서는 더욱 심해 은행의 경우 2개 은행이 전체 예금과대출의 53%,수퍼마켓의 경우 2개 업체가 70%,주택공급은 3개업체가 50%,항만 하역은 1개 업체가 48%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건사는 그러나 중국반환 이후 홍콩의 독·과점 상태는 중국을 포함한 주변 지역에서의 경쟁 강화로 점차 엷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예컨대 중국이 홍콩을 거치지 않고 외국과 교역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외국업체들도 홍콩과 인접한 심천 등에서 중국과 직교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일부 다국적 기업은 본사를 홍콩에서 중국의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정부에 의해 주도적으로 이뤄지기 보다 기업비용을 최소화하려는 기업의 이윤추구적 행동에 따른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홍콩이 중국체제에 편입될 것이라는 심리적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결국 중국 관료주의의 침투와 부패의 만연,‘관계’를 중요시하는 중국식 관행에 따른 상거래의 불투명성 등을 우려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홍콩의 자유방임체제와 국제 금융센터로서의 지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다만 중국반환을 계기로 독과점 등 시장실패를 해소하려는 홍콩당국과 중국정부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며 경쟁체제를 우선으로 삼는 시장체제로 개편될 전망이다.기업은행 김영진 홍콩지점장은 “현재로선 중국 내에 홍콩을 대신할 구심점이 없기 때문에 3∼5년간은 현재의 지위를 누릴 것”이라며 “그렇지만 지금같은 독점적 지위가 아닌 싱가포르나 상하이 심천 등 중국의 남부지역과 경쟁하는 중국형 시장체제를 갖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 도시하천 자연상태로 복원/환경부

    ◎수로용 시멘트 걷고 물길 흐르는대로/과천 양재천 갯버들 등 심어 생태계 회복/2배이상 높은 공사비 해결책 연구 박차 일직선으로 콘크리트 처리된 도시하천을 자연상태에 가깝게 복원시키는 자연형 하천공법이 도입됐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경기도 과천시 부림동 양재천 300m구간의 수로용 시멘트를 걷어내고 대신 통나무와 야자섬유망 등을 이용해 물길을 유선형으로 바꾸는 한편 하천주변에 갯버들 달뿌리풀 물억새 부들 갈대 등을 심어 동·식물이 서식하기에 적절한 환경을 조성한 결과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우효섭 박사는 “황폐화된 도시하천의 생태계를 자연상태에 가깝도록 복원시킨 결과 우려됐던 치수문제가 해결되고 생태계 서식공간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특히 하천주변의 풀 나뭇잎 등이 물속에 떨어져 썩으면서 미생물의 먹이가 됨으로써 수중생태계의 먹이사슬이 형성됐고 물길에 조성해 놓은 소와 여울 등은 가뭄때 물고기가 피난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는 것이다. 우 박사는 “자연형 하천공법을 적용한 결과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개구리와 피라미 붕어 송사리 등이 새로 관찰됐다”면서 5년 정도 후면 양재천은 거의 완전한 자연하천으로 복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사비가 현 콘크리트공법에 비해 2배 이상 비싸다”면서 공사비용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자연형 하천공법은 이미 70년부터 독일과 스위스 등에서 시작돼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공법이다. 환경부는 자연형 공법의 표준화 지침서를 제작,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보급해 중소 하천을 정비할 때 활용토록 할 방침이다.
  • 여름방학 보람있게/중앙과학관 등서 풍성한 과학행사 마련

    ◎호킹·파브르의 꿈 키워보자/안성·속초·의왕서 천체망원경 이용 ‘별관측 축제’/엑스포 과학공원서 물리로켓 발사 실습 기회도/분당선 장수말벌 등 세계 회귀곤충 800종 선봬 ‘올 여름에는 천체물리학자 호킹이나 곤충학자 파블로의 꿈을 키워보자’. 방학을 맞아 과학꿈나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세계 희귀곤충전·별자리관측·조류생태전 등의 과학행사가 다채롭게 마련되고 있다. 한국자연사박물관 연구협의회와 한국운석광물연구소(소장 김동섭)는 8월 17일까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블루힐백화점 1층 광장(0342­710­7833)에서 환경오염과 공해로 사라져가는 전세계 800여종의 희귀곤충을 한자리에 모은 ‘세계 희귀 곤충전’을 연다.지난 22일 개막된 희귀곤충전은 하루 평균 2천명을 훨씬 웃도는 청소년 등이 몰려 연일 대성황을 이루고 있다. 희귀곤충전에는 천연기념물 218호로 지정된 장수하늘소와 긴뿔하늘소 등 멸종위기의 하늘소류 65점을 비롯,블루 모르포나비·대만 흰나비·노랑 애기나방 등 정글나비 24점,털매미·길앞잡이·장수말벌 등의 열대성곤충류 69점이 전시되고 있다.어릴 적 동네 개울가나 논두렁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던 메뚜기와 사마귀류·코뿔소풍뎅이·뿔소똥구리 등 한국산 곤충류 56점도 나와 있다.수풀떠들썩팔랑나비·큰표범나비·도시처녀나비·청띠신선나비 등 특이한 이름과 모양을 가진 한국산나비 74점도 볼 수 있다.몸을 말면 나뭇잎모양이 되는 자바잎곤충과 열대정글에서만 볼 수 있는 정글나비가 특히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관람시간은 백화점이 문을 닫는 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상오 10시30분∼하오 7시. 여름 밤하늘의 별자리관측 행사도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별자리 관측행사는 하쿠다케혜성·헤일­밥혜성 등의 잇단 출현으로 혜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나타날 혜성이나 별자리에 우리 이름을 붙여 볼 수도 있는 좋은 기회. 안성천문대(0334­677­2245)는 8월17일까지 별관찰행사를 갖는다.매주 화·목·토요일 밤 ‘별과 함께 하는 관측여행’을 마련,참가자들이 장비를 직접 조작하며 목성 등을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국립중앙과학관(042­861­2526)은 8월11일과 8월13일 강원도 속초와 경기도 의왕에서 각각 ‘중소도시 별의 축제’를 연다.망원경 20대를 이용해 달·금성·목성·토성 등을 관측하고 천문·우주과학자를 초청,별과 우주에 관한 흥미로운 얘기도 듣는다.로켓발사시범과 별자리찾기·우주과학영화 상영·천체사진전시회·폭죽쇼 등의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된다. 엑스포과학공원 과학아카데미(042­866­6493)은 8월13일까지 열릴 엑스포과학캠프를 통해 물리로켓발사 등 과학실험 실습기회를 제공한다.어린이회관(02­204­6082)은 8월3일부터 5일까지 사흘동안 ‘여름철 별자리 관찰캠프’를 열고 우주유영놀이·화성탐사선 모의제작등의 기회를 마련한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이밖에 어린이들의 과학적 탐구심과 창의력을 배양하기 위해 8월중 매일 상오 11시와 하오 2시 두차례 과학영화도 상영한다.상영되는 영화는 ▲8월5∼10일=‘해양탐사’‘산소의 요소’ ▲12∼17일=‘인구폭발’‘멸종위기에 처한 동물’ ▲19∼24일=‘사람이 날기까지’‘곤충이 살아가는 방법’ ▲26∼31일=‘우주여행’‘떠돌이별을 파헤친다’‘생명의 기원’.
  • “휴대폰 연체료 갚으려 살인”/20대 구속

    ◎부녀자 살해후 야산에 시신 유기 경기도 고양경찰서는 13일 부녀자를 목졸라 살해하고 금품을 턴 뒤 시신을 야산에 버린 김정태씨(27 식당종업원 서울 용산구 한남동 737)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5월 28일 하오 11시40분쯤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 야산 오솔길에서 귀가중이던 이 동네 박영숙씨(37)를 강제로 4백여m 떨어진 야산으로 끌고가 목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나뭇잎으로 덮어 숨겨놓고 핸드백을 뒤져 현금 3만원과 일본 엔화 3천300엔,은행 신용카드 1장 등을 턴 혐의다. 경찰은 박씨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가족들의 신고에 따라 박씨와 같은 집에 세들어 사는 김씨의 형(31) 주변을 수사하던중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궁한 끝에 이날 범행일체를 자백받고 박씨의 시신을 찾아냈다. 김씨는 경찰에서 “형에게 50만원을 빚진데다 핸드폰 사용요금이 연체돼 이를 갚기 위해 범행했다”고 말했다.
  • 피아니스트 백건우(이세기의 인물탐구:133)

    ◎끝없이 「대곡」에 도전하는 “건반의 거장”/미·불 등서 더 명성… 라벨·리스트 해석에 권위/고전적 기교·낭만적 선율로 청중 매료시켜 그는 음악의 화가,음악의 철학자, 음악의 시인이다.한편의 시를 쓰기 위해 무수한 어휘의 바구니속에서 하나의 낱말을 골라내고 그 낱말이 다음의 낱말에 연결되어 어떤 이미지를 형성할것인가를 무한히 추구해 나간다.그리고 높고 낮고 험한 계곡과 계류를 지나 정상에 올랐을 때의 정복감과 승리감,완성과 사색을 동시에 안겨준다.그의 「메피스토 왈츠」는 마치 여러 대의 피아노가 협주하는듯한 역동성을 분출시킨다.또 「발렌슈타트 호반」은 금물결이 튕겨나오고 나뭇잎새에 맺힌 이슬방울이 수면에 아롱지는 섬세함의 극치다.고전적인 기교와 낭만적인 선율이 조화된 그의 연주는 때로는 넘치는 폭발력으로,때로는 심장을 후비는 미세한 서정성을 만들어냈고 잘게 부서지는 투명한 화음과 광풍같은 질주로 치닫다가 자지러질듯 소멸된다. 그는 방대한 레퍼토리를 넘나들며 난곡 대곡에 끝없이 도전한 마에스트로다.일찍이 라벨과 리스트 해석의 권위자로 떠올랐고 독일의 슈트겐슈미트는 『백건우보다 「밤의 가스파르」를 더 훌륭하게 연주한 사람은 없을것』이라고 단언한다.프로코피에프 무소르크스키 라흐마니노프에 이어 지난 92년 프랑스 단테사가 출반한 스크리야빈연주는 권위있는 디아파종 금상에 선정되었고 「놀라운 기량과 독특한 점층법으로 스크리야빈의 색소와 섬세함을 제압하고야 말았다」는 평을 받았다.프랑스의 음악평론가 알랭 코샤르는 「스크리야빈의 해석에 있어 호로비츠,리히터에 대항할 확실한 경쟁자가 나타났다」고 격찬,리스트의 「헝가리광시곡」에 대해서도 「천재적 해석의 결정판」으로 못밖는다. ○배재중 졸업후 단신 도미 지난해 가을 명동성당에서 국내초연한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은 그의 수많은 연주중에서도 단연 명연주의 백미다.올리비에 메시앙의 이 피아노대곡은 연주시간 2시간 30분 길이에다 기교적으로도 대단한 난곡이어서 이를 완주한 피아니스트는 손꼽을 정도다. 이곡을 들은 사람들은 무엇을 만날지 알수없는 소리의 힘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기예수의 이미지가 다이아몬드의 다면체처럼 반짝거리는 신비로운 상념을 체험할수 있었다. 성당안은 음이 뿜어내는 눈부신 광휘로 가득찼고 별들이 일으키는 우주의 천둥소리에 청중은 전율했다.그는 화음의 각음을 연속적으로 연주하는 아르페지오의 연쇄와 폴리포니(다성음악)로 장대한 음악의 성전을 구축해 낸것이다.「변화무쌍한 리듬,찬란한 화성,소용돌이치는 음의 진행」속에서 소리는 빛의 다발이 되어 객석을 온통 얼어붙어버렸고 연주가 끝나자 청중은 한동안 침묵,문득 깨어나 전원 기립과 긴 박수로 열광했다.메시앙이 「나는 음악을 듣고 작곡할때 움직이는 모든 색채를 본다」고 했듯이 그는 다채로운 음의 변화를 작가자신이 되어 되살려낸 것이다.청중은 더이상 바랄것이 없었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어릴때부터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칠수있는 분위기에서 자라났다.장충국민학교 3학년때 벌써 김생려씨가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주제를 위한 랩소디」협연으로 「천재성과탐구성」의 기미를 보이더니 배재중 졸업후 혼자서 도미,맨손으로 세계음악의 중심에 뛰어들어 고독한 방황끝에 어떤 음악을 어떻게 연주할 것인가를 터득하여 「건반위의 순례자」가 되었다. 일년내내 꽉찬 스케줄속에서 연주여행으로 끝없이 움직이는 가운데도 그는 음악을 말할때 두눈을 반짝인다.지금도 순수무결한 소년같은 모습이지만 연습에 들어가면 숲을 조감하는 매처럼 날카로운 안광을 번뜩이며 건반을 낚아채고 찍어낸다.그리고 건반 깊숙이 숨어있는 미지의 보석들을 얼마든지 캐낸다.앉은 자세 하나만으로도 피아노 장악력이 느껴질만큼 그의 모든 분위기는 이미 음악이다. ○여우 윤정희와 결혼 또 엄격주의자로서 보수적인 편이지만 지휘자나 오케스트라와의 곡해석에서 의견이 다를때는 상대방의 무한한 가능성에 요구하기보다 제한된 능력을 빠르게 파악하고 적응해나간다. 지난해 차이코프스키 볼쇼이교향악단과 BMG(RCA레드실)가 제작하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완주녹음에 들어갔을때 그는 명상적인 순간을 길게 가져간데 비해 페도세예프는 열혈적인 슬라브의 민족성을 몰아붙이듯 빠르고 강한 템포로 오케스트라를 지휘,그러나 페도세예프는 「라흐마니노프의 선율이 가진 난해한 깊이를 어려움없이 끌어내는 백건우」를 이해하여 두 사람은 마법에 걸린듯 호흡과 개성을 맞춘 뒷얘기를 남기고 있다. 폭넓은 통찰력과 감각적 기교를 겸비한 그는 곡이 갖고있는 고유한 색채를 가장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피아노의 시인」「피아노의 건축가」로서 그의 음악은 맑게 정제된 영롱성으로 화창감을 성취하는 것이 특징이다.그의 연주에 감동받은 브리짓드 마셍은 「르마뗑」지에다 「백건우의 리스트연주는 한마디로 신비로운 여행이며 청중들을 작품의 심장부로 끌어들여 원초적인 맥박의 경험과 그 깨달음을 전해준다」고 했다.그와 절친한 피가로지의 피에르 페티도 「만약 리스트가 현재 살아있다면 틀림없이 백건우와 같이 빈틈없는 테크닉과 순수하고 경이로운 음악적 해석으로 연주했을 것」이라고 평한다.이런 모든 증명처럼 그의 음악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먼저 「시적 심상」을 떠올리게 하는 매력이 76년 파리에서 결혼한 영화배우 윤정희와의 사이엔 바이올린을 공부하는 딸 진희양(20)이 있다.음악외엔 그림과 영화를 좋아하고 사진실력은 수준급,무대예술에 관심이 많아 그방면의 책과 대화를 즐긴다. ○권위의 디아파종상 수상 이제 그는 세계적으로 일급연주자만을 엄선하는 RCA의 전속으로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등에서 그의 음악을 집중적으로 녹음하고 있다.이른바 세계적 음악가로서 입지를 굳힌 셈이다.또 수많은 대곡을 정복하고 다음 대곡의 정상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그는 에베레스트를 탐험하는 산악인에도 비유된다.그러나 「피아노 비루투오소」「그레이트 카리스마」로 불리는 시기이지만 어떤 찬사에도 쉽게 현혹되지 않는다.음악에서의 완성이라든가 원숙은 있을수 없다는 주의다.그래서 연주할 때마다 언제나 새로 시작하는 자세,건실한 학구적 태도를 고집스럽게 지킨다. 무궁무진한 음악의 광활한 세계에 파고들어 다음은 어떤 신세계를 펼쳐낼 것인가.그리고 새롭게 캐낸 수많은 음과 리듬을 내부에 양성시켜 어느날 일진광풍을일으킨다.누군가 「1세기에 몇명 나오는 예술가의 한사람」이라고 한 말은 「건반위의 명상자」인 마에스트를 두고 너무나 적중된,당연한 찬사다. □연보 ▲1946년 서울 출생 ▲61년이후 뉴욕예술고와 줄리어드음악학교 동시입학,로지나 레빈 일로나 카보쉬 빌헤름 켐프사사 ▲65년 뉴욕 카네기홀 데뷔 연주 ▲69년 미레벤트리트 콩쿠르 특별상 ▲70년 이부조니콩쿠르 금메달 ▲71년 미 나옴버그피아노콩쿠르 대상 ▲72년 뉴욕 링컨센터연주 ▲74년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모리스 라벨 1875­1937」제전 피아노전곡 탄주자 초청 ▲75년라벨탄생 100주년 기념음악제 연주,광복 30주년기념 음악제 귀국연주 ▲82년 리스트연속연주(파리) ▲84년 라벨­스크리야빈­무솔그스키의 작품 전곡 4차례연주(파리) ▲86년 리스트 100주년기념 음악제 독주자초청연주 ▲87년 런던 프롬나드 페스티벌 100주년 기념공연 라스트연주 ▲88년 파리 단테사 전속계약 ▲89년 리스트콩쿠르 심사위원, 영국 버진사에서 리스트 「헝가리 광시곡」 등 10매의 음반 출반 ▲91년 KBS홀 개관기념 연주 ▲92년 디아파종상 금상 및 대상 ▲93년 누벨아카데미 디스크상, 피가로지 「베스트 레코드」선정, 그리그 탄생 150주년기념연주,라흐마니노프 탄생 120주년 및 서거 50주년기념완주(3일연속),서울독주회 ▲96년 메이저사인 BMG와 4년간 독점계약,올리비에 메시앙의 「아기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명동성당서 3일간연주) 등 연 60회 연주 ▲97년 라로크 단테룸에서 프로코피에프연주(유럽전역에 실황중계) 〈현재〉 프랑스 디나르 에머럴드 해변축제 음악감독 런던필 런던필하모니 BBC교향악단 베를린필 프랑스국향 스위스로망드관현악단 등 셰계적 교향악단 수백여회 협연
  • 방한 버티니 WFP사무국장 일문일답

    ◎“북 올해 식량 230만t 부족”/1인당 하루 100g 배급… 나무껍질까지 먹어/“옥수수라도 좋으니 이달내 지원” 요청 받아 캐서린 버티니 세계식량계획(WFP)사무국장은 4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북한을 직접 방문하면서 파악한 식량실태를 설명한뒤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북한의 정확한 식량상황은 ▲지난해 12월 WFP와 식량농업기구(FAO) 관계자들이 북한에서 공동조사한데 따르면 올해 230만톤의 식량이 부족하다.이 가운데 북한당국이 구상무역등을 통해 100만톤을 충당하기로 했고,WFP가 20만톤을 지원할 계획이다.따라서 아직 110만톤이 모자란 상황이다.각국 정부와 비정부기구(NGO)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희망한다. ­최근 북한의 식량배급 실태는. ▲몇년전까지 1인당 하루 700g을 배급하다가 지난해에는 200g으로 줄었고 올해는 그나마 100g으로 줄었다.곡물과 함께 먹는 음식으로는 김치와 감자,나뭇잎,벼줄기 등이 고작이다.나무껍질을 벗겨먹어 장에 질환이 생긴 이들이 많았다. ­북한 정부관리들이 요청한 것은. ▲WFP의 지원이 5월에나 도착하는데 4월초면 북한내의 식량이 바닥난다고 걱정했다.쌀이 아니고 옥수수 등이라도 좋으니 이달안에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추가 대북지원에 대한 한국정부의 입장은. ▲한국정부는 국제사회의 인도적인 지원에 늘 동참해왔고,앞으로도 동참하겠다는 뜻을 표시했다.
  • 한국무용가 양길순(이세기의 인물탐구)

    ◎영혼이 깃든 춤사위로 무대마다 긴장감…/한동작 일만번씩 연습… 타고난 예살키워/결혼후 매헌 문하로… 경기 도살풀이 맥이어 양길순은 매헌 김숙자의 「경기 도살풀이」 이수자이자 전수교육조교다.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로 지정된 살풀이춤 가운데 호남 동살풀이의 맥을 잇는 이매방류와는 달리 김숙자의 도살풀이춤은 경기 무악인 도당굿의 아홉거리중 한 종류다.고개를 끄덕이는 「목젖놀이」가 특징인 이 춤은 바람에 나뭇잎이 흩날리는듯한 나뭇잎사위며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용사위, 학처럼 발끝을 딛고 서는 고고한 학사위가 일품이다. 똑바로 가르마탄 쪽진 머리에 하얀 치마 저고리, 허리를 질끈 동여맨 모습으로 양길순이 무대에 서면 섬뜩한 푸른 귀기가 언뜻 번뜩이고 아직 동작을 이루지 않았는데도 벌써 정중동의 미선이 숨막힐듯 이어진다.서무에서는 짐짓 느리게 거닐다가 세발이 넘는 긴 명주수건을 허공에 뿌리면서 어깨에서 오른팔, 다시 왼팔로 옮기고 때로는 바닥에 던져서 기쁨과 슬픔, 흥과 멋을 달래는 전과정은 삼엄한 천둥속에서 한송이 백매화가 피어나는 이미지다. ○취학전 학원서 춤배워 검은 가사에 흰고깔, 오방장단에 맞춘 「승무」역시 깊고 긴 호흡과 포개고 떼는 보법이 현란하다.긴 날개처럼 펼쳐지는 장삼자락은 뿌리칠때마다 장대한 능선을 그리고, 천수북을 울리면서 연풍대로 휘돌아가는 처연한 의식은 북가락에 실린 오뇌의 흐느낌과 함께 허물많은 세속에서 무상의 열반으로 무한정 빠져들게 한다.발딛음새는 고결하면서도 온누리를 세밀히 다지는듯 하다. 지난 94년 문예회관대극장에서 양길순이 전통춤을 발표했을때 평론가 정병호씨는 「한국춤에 알맞는 맵시있는 양태」란 글에서 「양길순만의 규모있는 매력」을 크게 호평한바 있다.「그는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불세출의 명무 김숙자의 살풀이춤 교육조교로서 스승의 도살풀이춤 입춤 부정놀이춤 승무를 추면서도 종래의 전통무용발표회에서 보여준 춤들과는 달리 우리나라 고유의 고전적 형식을 재창조하여 한국적 정서를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물론 전통춤사위를 그대로 살리고 보존하는 일에 정성을 다하면서도 「양길순만의 앙칼지고 결연한 분위기탓에 춤사위사위마다가 제단앞에 선 사제같은 신명을 되살린다」는 것이다. 그와 매헌 김숙자와의 만남은 77년 일본에서 「김숙자 도살풀이춤」공연이 있을때부터 시작된다. 양길순은 본래 전남 진도에서 태어났으나 약사이던 부친 량원극씨를 따라 4살때 가족이 모두 서울로 이사했고 용산구 후암국민학교에 다니다가 이번엔 부친의 약방이 강원도 홍천으로 이전하는 바람에 홍천여고를 졸업했다.국민학교다니기전부터 임미자· 김정자무용학원에서 춤추기 시작했고 학교행사때마다 『춤과 노래로 좌중을 사로잡는 재간동이였다』고 어머니 곽오덕씨가 전한다.파조· 이화무용콩쿠르를 비롯 전국학생무용콩쿠르에서 1등상을 수상, 한가지를 가르치면 열가지를 아는 지혜와 눈썰미탓에 주변에선 「장래 범상치않은 무용가탄생」을 점치고 있었다. 경희대 무용과에서 김백봉사사후 국립무용단에 입단, 그러나 무용에의 길은 생각처럼 순탄치 않았다.남들이 개인무용발표회를 갖거나 큰무대의 주역으로 발탁되는 것을 부러워하다가 「무용가로서 최고가 될수 없다면 무용을 그만둔다」는 결심으로 집안의 중매로 만난 재일동포 사업가 이태호씨와 결혼했다.한국을 떠나 오사카에 정착했으나 한국에서 교포위문공연이 올때마다 객석뒤에 숨어서 무대를 지켜보면서 「나는 역시 무용을 떠나서는 살수없는 운명」을 몇번씩이나 재확인할수있었다.그무렵 오사카에 온 「김숙자무용」공연을 보고 「삶의 애환이 깃든 춤으로 보는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살풀이」에 반해 스승을 찾아가 제자가 되었다. 스승은 첫마디에 『아담한 몸맵시에 작고 예쁜 얼굴, 타고난 예살』을 지적하여 쾌히 문하에 받아주었고 그때부터 다시 서울에 돌아와 낙원동에 있던 김숙자무용학원에서 「밤이나 낮이나 스승의 모든 것을 전수」받는데 전념했다. 그는 여유있는 환경에서 살고 있었으나 스승과 고락을 함께한다는 자세로 하루종일 학원에 머물러 스승을 돕고 보조하는 역할을 해냈다.그리고 「궁색한 티를 남에게 보이기 싫어하는 스승의 자존심」을 존경하여 친부모이상으로 스승을 모시는 모습은 무용계와국악계의 화제가 됐었다.국악계의 원로이던 박귀희 김소희씨는 「실과 바늘」같은 그들을 바라보면서 「당신들같은 스승과 제자는 다시 없다」고 부러워했고 그는 스승의 사랑속에서 자신의 춤경력과 「천부적 소질」을 살려 매헌의 「소중한 후계자」로 자라났다. ○친부모이상 스승 공경 그는 하나의 춤사위를 익히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속에든 모든 것을 쥐어짜고 그것을 손끝으로 발끝으로 어깨로 풀고 뿌리라」던 스승의 말을 어긴 적이 없다.그래서 하나의 동작을 「일만번씩 연습」하고 춤사위가 몸속에서 피가 되고 살이 되어 자연스러운 선으로 흘러나올때까지 끈질기게 기다릴줄 알게 되었다.무용발표회를 가질때도 마치 교수가 논문을 발표하듯이 전통 무태와 무작을 살린 완벽한 무대를 준비했고 이생강 윤윤석 김덕수사물놀이패 등 인간문화재급을 초청하여 「음악과 춤의 조화」를 실천하는 화려하고 풍성한 공연을 펼쳤다. 스승이 일찍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받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그는 관련기관에 이를 호소하는데 앞장서기도 했고 91년 쾰른에서 열린 가우클러페스티발에 다녀오다가 김포공항에서 매헌의 「문화재지정」소식을 듣고는 스승과 제자가 부등켜 안고 통곡한 일화는 무용계의 미담으로 남아있다. ○심금 움직이는 춤으로 지금도 무대에 오를때마다 스승이 계시지않다는 슬픔때문에 그의 큰눈에는 언제나 눈물이 넘쳐있고 스승을 기리는 뜻에서 그와같은 살풀이 이수자이며 스승의 딸인 김운선을 친동생처럼 아끼고 감싼다.정의감이 강하고 남에게 폐끼치지 않는 결백한 성격에다 약한 사람의 편에 서기를 마다하지 않는 그는 죽파류 가야금산조 준인간문화재인 양승희와 송죽같은 우정을 나눈다. 「춤은 아름답고 이쁘게 추는 것이 아니라 심금을 움직이는 춤」이 진실한 춤이며 「스승을 감히 능가할수는 없으나 스승에 접근할수있는 춤」 그리고 「나의 영혼이 깃든 춤」을 춘다는 것이 그의 과제다.흰 명주수건을 들고 무대에 서있는 그자체가 바로 춤이고 싶고 매헌 김숙자­양길순으로 이어지는 춤의 맥을 고결하고 극진하게 지키고 싶은것만이 그의 소원이다. □연보 ▲53년전남 진도 출생 ▲72년 강원도 홍천여고 졸업 ▲76년 경희대 무용과 졸업 ▲77년 국립무용단단원 ▲78년 김숙자무용학원 강사 ▲81년 김숙자무용50년기념공연 ▲84년 양길순전통무용발표회 ▲85년 전주대사습전국대회 장원 ▲86년 86,아시아 문화예술축전 무용제 우수단체선정기념 전국6개도시순회,김숙자선생회갑축하공연 ▲87년 양길순전통무용발표회,자유중국태평양문화기금초청 동남아순회 ▲88년 일본 아사히신문사 「조일우의 회」초청 양길순무용공연 ▲88년 양길순전통무용발표회,서울올림픽개막전야제 축하공연 ▲89년 한길무용회 창작무용극 「바람꽃」발표회 ▲91년 독일 가우클러페스티발 초청공연(쾰른) ▲92년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 춤」이수자지정,양길순무용단 창단,고김숙자선생 1주기추모공연,「명무전」 대한민국국악제 및 「춤과 그사람 명무」해마다 출연,춤의 해 「춤의 날」초청공연 ▲93년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전수조교지정,국악협회무용분과위 부위원장,전주대사습놀이 심사위원,대전 엑스포기념및 명인전공연,94년 94,국악의 해기념 여성국극 「안평대군」 및 서울예술단 「터벌림」안무,한·중·일 문화교류명인전공연 ▲95년 전주대사습놀이 및 서울전통예술보존회 일반대회심사위원 ▲96년 고려대언론대학원수료,국제예능교류협회 학생무용콩쿠르 및 정읍사문화재 전국학생국악대회심사위원,김숙자 선생 5주기추모공연,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기념축하 「살풀이」공연
  • 스페인 세고비아 수도교(세계 문화유산 순례:25)

    ◎도시 가르는 길이 813m 장대한 돌다리/166개 돌아치로 지탱… 상단 한가운데 수로/로마인 기술과시하듯 회반죽 한줌 안써 그리스인들이 영원한 아름다움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조각·건축물들을 남겼다면 로마인들은 실생활에 필요한 실용적인 건축물들을 만들었다.그래서 한때 세계영토의 절반 이상을 지배한 전성기 시절 로마인들은 가는 곳마다 다리를 놓고 도로를 닦았으며 개선문,원형경기장,서커스장 그리고 식수를 운반하기 위한 수도교를 남겼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북으로 85㎞지점에 있는 세고비아시는 이 로마 수도교가 가장 완벽한 형태로 보존돼있는 곳이다.마드리드를 출발,잘 닦여진 고속도로를 따라 자동차로 1시간 남짓 달리면 나지막한 언덕위에 중세풍의 성채들이 늘어선 세고비아시에 들어선다.도시 서쪽편에서 시작해 광장을 가로질러 언덕위의 성안으로 길게 뻗은 돌 아치들이 금방 마을의 분위기를 로마시대로 되돌려놓는다. 도시 북쪽 후앙프리아산 기슭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세고비아까지 운반하기 위해 로마인들은 총18㎞에 달하는 운하를 파서 넓은 벌판을 가로질렀다.그리고 광장을 가로질러 언덕위 성채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가장 어려운 관문을 166개의 돌아치가 떠받치는 길이 813m의 아름답고 장대한 돌다리를 지어 통과했던 것이다.처음 사람의 키높이 정도로 시작된 단층 돌다리는 조금씩 높아져 광장을 통과할 때는 아치들이 이층으로 늘어선 높이 30m의 웅장한 석조건축물로 바뀌었다.도심에 도달한 돌다리는 광장 왼편에서 100m 이상 계속된 다음 광장어귀에서 90도 각도로 한번 꺾인 다음 계속해서 100m정도를 더 이어져서 성안으로 곧장 연결된다. 성벽을 타고올라가 사람의 출입을 막은 철제문을 몇개 타고넘어 굳이 이 돌다리 상단으로 올라가보았다.폭 30㎝에 깊이 40㎝쯤 되는 수로가 돌다리 상단부 한가운데로 길게 뻗어있다.그러나 최근까지도 실제로 물이 흘렀다는 수로는 소문과는 달리 물이 말라 있고 성안에서 날아왔을 나뭇잎들만 드문드문 쌓여있다. 기록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이 수도교는 대략 서기 50년쯤 클라우디스 황제시절 이베리아반도를 점령한 로마인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돌다리의 완벽한 조합과 견고함을 바라다보노라면 당시 로마인들의 높은 기술수준과 미적인 안목이 얼마나 높은 경지에 있었는지 짐작할만하다.건축물에서 가장 표현하기 힘들다는 단순함,우아함 그리고 장엄함의 3요소가 절묘하게 표현된 걸작물이다. 돌다리는 돌을 한아름씩 됨직한 크기로 네모반듯하게 다듬은 다음 이를 차곡차곡 쌓아서 만들었다.로마인들은 원시적인 형태의 기중기와 도르래를 이용해 돌을 쌓아나갔는데 이 방법은 원래 그리스인들이 발명하여 로마인들이 대토목 공사를 위해 발전시킨 것이었다.아치 돌기둥을 쌓으면서 로마인들은 마치 자신들의 기술과 과학적 두뇌를 과시하듯 틈새를 잇는 회반죽이나 시멘트를 단 한줌도 쓰지 않았다.오직 치밀한 역학적 계산만으로 하중을 지탱하는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완벽한 밸런스의 돌아치를 연출해냈던 것이다. 로마인들이 이베리아반도에 진출한 것은 기원전 3세기쯤.이곳에 진출한 카르타고인들을 몰아내기 위해 처음 군대를 보낸 이래 수십년만에 이베리아반도의 대부분을 로마영토로 만들어버렸다.스페인은 유럽에서 첫번째로 로마제국의 영토가 됐고 5세기중엽 서고트인들에게 자리를 내주기까지 로마인들은 이곳에 머물렀다. 수세기동안 잊혀진 채로 있던 세고비아의 수도교는 1484년 복원작업이 시작됐다.당초 나무조각으로 홈을 댄 수로는 이때 돌가루 시멘트로 다시 만들어졌다.로마인들은 시멘트를 건축물에 본격적으로 활용한 전문가들이었다.시가지 곳곳에 남은 시멘트 도로들도 로마인들이 닦은 것이다. 그런데 관광객들의 수가 늘어나며 광장주변에 식당들이 들어서고 주위에 차량통행이 늘어나면서 이 돌아치의 수명도 크게 위협을 받기에 이르렀다.돌다리의 광장쪽 면은 시커먼 색으로 흉하게 그을려있다.식당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와 자동차 매연 때문이다.자동차 통행으로 인한 진동은 흠잡을데 없이 조립된 이 돌아치들의 정밀한 균형을 위협하고 있다.수리를 위해 곳곳에 설치한 철재 비계들이 이같은 위협들이 실재함을 보여주고 있다.1985년 유네스코는 이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뒤 다리의 보존을 위해 정기적으로 보수와 청소를 하고 있다. 로마인들이 물러난 뒤 세고비아는 11세기에 걸친 긴 문화적 암흑기를 거쳤다.서고트인들과 아랍인들의 말발굽아래 도시의 많은 부분이 황폐화됐고 그들이 남긴 문화적 편린들로 인해 마치 문명 전시장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기도 하다.그중의 한곳이 바로 시 북동쪽을 지키는 요새로 아랍인들이 이곳을 점령한 뒤 세운 성채 알카사르.카사르라는 이름도 아랍어로 「성채」라는 뜻이다.디즈니랜드 만화 「백설공주」에 나오는 성의 실제모델로 알려진 아름다움과 기괴함이 함께하는 웅장한 성채이다.스페인왕들은 그뒤 국토회복운동을 펴서 이곳을 재점령한 뒤 성을 다시 스페인양식으로 뜯어고치며 성안 곳곳에 남아있는 아름다운 아랍문양과 타일조각들을 그대로 남겨두게해 「한지붕 두 문화」의 동거가 지금도 계속되는 곳이다. ▷여행가이드◁ 스페인 중부 카스틸랴 지방에 위치.수도 마드리드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어 마드리드 시내 왠만한 호텔에는 단체투어 모집안내가 있다.도로가 좋아 자동차를 렌트해도중에 엘 에스코리알 궁과 성녀 테레사가 기거했던 곳으로 유명한 아빌랴를 함께 둘러보면 하루코스로 적당하다.세고비아 수도교 옆 광장에 줄지어 늘어선 식당에서는 카스틸랴지방의 명물요리인 통돼지구이 요리를 맛볼수 있다.「코치니요 아사도」라는 이름의 이 요리는 새끼돼지를 기름을 빼며 통째로 구운 것으로 1마리면 성인 4명이 먹을수 있는 양.시내에는 아름다운 성체가 여럿있는데 그중 알카사르는 스페인을 통일한 이사벨여왕이 대관식을 가졌던 곳으로 동화 「백설공주」의 실제모델이 된 성으로도 유명하다.
  • 구기고… 다듬고… 반죽하고…/겨울 화랑가에 “한지바람”

    ◎이용세­10여년 작업 결산… 첫 서울전 열고/이왈종­침묵깨고 「현대풍속화」 40점 내놔/잃어버린 과거반추 「한지­그이후」도 볼거리 겨울 화랑가에 한지돌풍이 강하다. 파리에서 활약중인 작가 이융세씨(41)가 첫 서울전을 11일부터 20일까지 갤러리현대(734­6111)에서 갖는가 하면 제주도 작가 이왈종씨(52)가 수년간의 침묵을 깨고 새로운 화면을 보여주는 전시를 12일부터 22일까지 가나화랑(733­4545)에서 연다.또 워커힐미술관(450­4666)에서 28일까지 열리는 「한지­그 이후」전도 한지를 통해 조형감각을 표출하는 대표적 작가들의 만남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가운데 이융세씨와 이왈종씨의 서울 나들이는 한겨울 화랑가에 화제를 뿌리고 있는 볼거리들.이융세 전시가 파리화단의 소문을 실제작품으로 보여주는 자리라면 이왈종 전시는 전시때마다 뒷이야기를 남겨온 작가의 변화된 화면들이 기대되는 전시회랄 수 있다.고 이응로 화백의 아들인 이융세씨는 오래도록 파리에 살고 있으면서도 변함없이 한국성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작가.이번 전시는 지난 10여년간의 한지작업 결산으로 나무의 형태를 입체감있게 표현한 작품들을 보여준다.그는 주로 도시를 소재로 택하는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최근 자연쪽으로 관심을 돌려 자연에서 쉽게 찾을수 있는 나뭇잎이나 시냇물·늪·조약돌·초목들을 추상적 분위기로 표현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따라서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초기의 황토빛과 흙색에서부터 점차 청·황·녹·진홍색으로 옮겨가면서 화려하고 다양한 마티에르의 질감을 느끼게 하는 작품 등 다양한 형태의 것들.한지를 구기고 반죽해 독특한 질감을 나타내거나 콜라쥬기법으로 상징적인 자연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산뜻한 리듬감을 전해준다. 이왈종씨의 전시는 그동안 일관되게 집중해온 「생활속에서­중도의 세계」와 같은 흐름이지만 이전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 발견되는 작품들이 나온다.그동안 제주도에 머물면서 보고 느낀 사람사는 이야기를 「현대풍속화」 분위기로 그려낸 작품 40점을 내놓는데 300호 크기의 대형작품들도 들어있다.이와 함께 「색즉시공」이라는 인간의 성생활을 묘사,또다른 중도의 세계를 표현한 이색적인 춘화풍 작품들도 화제가 될 만 하다.현대풍속화풍의 작품에는 사람과 물고기·사슴·새·꽃·산·집·자동차·탑들이 비교적 사실성 없이 화면 곳곳에 초현실적 조형형태로 등장한다.이씨의 경우 일찍부터 사실적인 작품을 했던 작가지만 88년이후 사실성을 버리는 대신 사물을 주관적으로 재구성해 사람의 마음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항상심인 「중도의 세계」를 표상해 왔다. 한편 「한지­그 이후」전은 현대회화에서 한지의 특성이 어떤 양식으로 살아나는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자리.지난 88년 「서울·닥종이작업전」이후 꾸준히 한지작업을 해온 작가들의 결산전시인 셈이다.창문에서부터 벽지·장판지에 이르기까지 흔하게 사용되던 한지가 사라져가는 추세에서 한지를 통해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추억을 아련히 반추시킨다.
  • 조각가 김창희(이세기의 인물탐구:119)

    ◎자연­인간­생명의 하모니를 빚는다/형태와 윤곽 파괴… 근본적 원형만 담아내/「고향마을」시리즈 도시인에 이상향 제시 「넓은 벌 동쪽끝으로/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얼룩배기 황소가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것은 조각가 김창희가 그리는 「고향마을」시리즈다.그의 조각품을 보고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차마 잊힐리 없는 두고온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풀이슬이 발등을 적시는 오솔길,보리가 익어서 황금물결 치는 들판,솔밭에 내리는 가랑비와 어디선가 들려오는 풀피리소리.논밭을 맬때 손에 닿는 향긋한 흙의 촉감그대로 그는 두고온 고향산천을 손끝에서 꾸밈없이 빚어낸다. 지난 93년 그가 뉴욕주립 스토니브룩대에 대작 「고향마을」을 기증했을때 뉴욕타임스(4월 30일자)는 이 사진을 크게 취급하고 「한국적 토속정서를 담고있는 독자적 조형성은 정신적인 위안과 새로운 인스피레이션을 함양하게 될것」을 보도한바 있다.그 무렵 뉴욕에 들렀던 세계 10대 화상의 한사람인 파리의 다니엘 르롱은 「인체를 조형미의 탐구로서뿐만 아니라 영혼이 깃든 인간상을 조성하여 메마른 도시인들에게 이상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감탄했다. ○“예술은 여유와 휴식” 르롱부부의 소개로 지난해 파리 노세라출판사가 출간한 그의 작품집 서문에 보면 저명한 미술평론가 피에르 레스파니는 「김창희의 미학적 통찰은 인간과 자연의 본질을 겨냥하고 있다」고 쓰고 있다.「매스와 볼륨,비례와 균제에서의 독창성과 유일성외에도 환경과 인물설정에서 연극적 특성을 연출하고 있다」고 했다.무대미술가 윌프레드 밍크가 셰익스피어와 몰리에르 로버트 윌슨을 연극과 오페라무대에서 재현하고 있다면 김창희는 과연 「적극적인 표현의 미와 표현의 힘」으로 「인간이 잃어버린 고향과 가족」을 그의 브론즈로 되살려내고 있다는 것이다. 김창희의 일관된 작업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레스타니의 이러한 지적에 거부감을 표할수 없게 된다.우선 그의 작품에는 자연속에 인간이,인간앞에 자연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인간적 정취」가 「굽이치는 리듬」과 「청결한 라인」으로 「유동적인 하모니」를 이루어나간다.그의 매질은 브론즈지만 그가 빚은 둥그런 구릉은 인체의 양감과 질감,「선」에서 출발하여 「조각에는 독창성보다 생명이 필요하다」는 로댕의 말을 실감시킨다.그의 인체는 어느것이나 살아숨쉬는 바이털리즘을 지니는 것이 특징이다.산과 나뭇잎은 햇빛에 반짝거리고 잔디는 푸른 윤기를 머금은채 바람에 흩날린다. 지난해 파리 기테화랑에서 열린 그의 개인전을 보고 파리화단의 제라르 주리게라는 「김창희에게 있어 예술이란 여유와 휴식」이라고 평한다.「그가 노구치나 백남준,이우환처럼 자신이 국제적으로 경력을 쌓지 않은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는것은 자신이 태어난 땅과 그 전통에 뿌리를 둔 한국 예술가로서 독특한 언어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내면의 아름다움에 눈길 그는 외향적으로는 정열의 화신같은 예술가지만 실은 명상적인 예술가다.64년 국전 첫입선후 77·78년 문공부장관상 국무총리상을 연달아 수상할 때도 「인체의 무한한 신비」에 매혹되어 손가락으로 찌르면 터질 것같은 풍만한 탄력,한복바지에서의 대님을 맨 이미지로 다소곳한 「기다림」「무심」과 「깊은 사색」을 작품의 내면에 담고 있었다. ○뇌출혈·폭음으로 쓰러져 한때는 창공으로 치닫는 도약과 화려한 누드군이 도시한복판을 질주히는듯한,또는 도시로부터 끝없이 탈출하고 싶은 도시인의 생리를 역동적으로 그려낸적도 있다.엘지 쌍둥이빌딩이나 쁘렝땅백화점의 인체들이 그 예이고 이후 작위성에서 탈피한 자연의 근본문제에 파고들면서 「예술가의 개성이나 독창성은 기법의 특이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경험에서 얻어지는 달관의 경지」임을 터득하게 되었다.형태를 차츰 지우고 윤곽을 뭉개어 가장 근본적인 원형만을 남긴채 인간을 끝내 자연에 귀의시키게 된 작업이 최근의 「고향마을」시리즈다. 어떤 예술가도 곡절없이 정상에 오른 예는 없겠지만 김창희야말로 모험과 모색의 긴 험로를 지나 오늘에 다다른 작가다.그는 대학교수로서 조각가로서 지나치게 완벽과 최고를 지향한 나머지 89년 엄청난 작업량과 노동에 짓눌려 뇌출혈로 쓸어졌고 두번째는 3년전 두주불사의 술실력을 자랑하다 술때문에 쓰러졌다.주변의 가족들은 그의 소생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받아들였으나 「부르델처럼 되지 못하는한 눈감을수 없다」면서 수개월만에 병석을 털고 일어섰다.「삶과 죽음의 고비」를 넘나든 남다른 체험을 살려 「다시 태어나는 아픔과 혼돈」속에서 그는 『미켈란젤로는 가장 인간적인 형상을 만들었으나 로댕은 바로 인간 그자체를 만들었다』는 것을 마음의 등불로 켜두고 미의 원점인 내면의 아름다움을 응시하게 되었다. 그는 충남 당진에서 인조치아를 만들던 김인성씨의 3남3녀중 셋째로 태어났다.그의 아호인 「당진」은 고향인 당진에서 딴 이름이다.치과가 흔치않던 시절에 부친이 밤새 이빨을 갈고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도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일상적으로 접근해 갔다.인천사범시절 만국공원에서 열린 맥아더 장군 동상제막식을 본것이 「조각가가 그처럼 위대한 존재」인줄을 처음 알게 되었고 바로 그 「위대한 존재」가 되기 위해 홍대 조각과에 진학했다. ○구긴듯한 백색형체 집착 그가 무엇이 되고자하는 목표와 꿈은 거칠것 없이 확실하다.「가장 높이 오르는 새가 가장 먼데를 보듯」 마음속 깊은 「심연의 공간」에 서서 아주 멀리 전체를 보고싶은 것이 그의 꿈이다.그리고 「모든 것을 지나치게 설명하면 창조적 상상력이 상실된다」는 자세로 다시한번 설명과 테크닉을 배제한 구긴듯한 백색형체에 집착하고 있다. 그의 작품의 핵심테마는 「정신의 풍요로움」에 대한 표현이다.그런 메타포로 인해 그는 삶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유미주의자이자 이상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황폐한 도시의 숲속에서 그의 우뚝한 백색의 운집들은 마치 천상의 신기루인듯 눈부신 극광을 발산하고 있다.고향마을시리즈는 「환상적 현실」과 「실제적 환상」을 동시에 함축하면서 「형태의 빛을 내면에 비친다」는 새로운 결론아래서 그는 찬란한 미래를 향해,그리고 뉴욕과 파리의 화단을 향해 싱싱하고 약동적인 질주를 멈추지 않게 될 것이다. □연보 ▲1938년 충남 당진 출생 ▲60년 홍익대 입학 ▲64년 국전 「요정」입선 ▲65년 국전 「탈출」 특선 ▲66년 신상회공모전차석상 ▲67년 홍대 조각과 졸업 ▲77년 국전 문공부장관상 ▲78년 홍대 대학원 졸업,국전 국무총리상,제1회 개인전(선화랑) ▲78∼현재 서울시립대 교수 ▲79년 국전 추천작가 ▲80년 한국구상조각회 로마전 ▲81년 뉴욕 한국화랑초대전,서울개인전(선화랑)이후 해마다 개인전 ▲83년 바로셀로나 국제화랑 10인초대전(바르셀로나 국제화랑) ▲84년 ’84현대미술초대전(국립현대미술관),환경조각전 ▲85년 국전 초대작가,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86년 도쿄한국문화원초대 개인전 ▲88년 ’88서울미술대전 ▲90년 ’90부산 환경조각전 ▲91년 모스크바 국립동양예술박물관 초대개인전 ▲92년 오사카 대한민국총영사관 초대개인전 ▲93년 뉴욕 한국문화원 초대개인전,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에 대작「고향마을」 설치 ▲94년 뉴욕 패터슨미술관 초대 한국조각 ’94전 ▲96년 ’96쾰른아트페어참가,「김창희조각 작품집」(프랑스 노세라출판사)출간,파리기테화랑초대 작품집출간기념전,「LE BENEZIT 세계예술가 인명사전」에 인명수록 ▲97년 ’97도쿄아트페어참가(도쿄 빅사이트,아키에 아리치갤러리) ▲98년 5월 레스타니기획 서울∼뉴욕전(뉴욕 파크애버뉴)예정
  • 사살공비 복장선 악취 진동/현장 이모저모

    ◎모두 아군 복장… 소형 일제카메라 소지/총상 지혈한듯 왼쪽무릎 고무로 묶여/소지품엔 라면·소금·나물·버섯 등 다량 5일 하오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3리 연화골 창바위고개 공비사살현장.곳곳에 선혈이 낭자하고 총탄자국이 여기저기 나있어 교전당시의 처절함이 한 눈에 들어왔다. 사살된 공비 2명의 시체는 1m 간격으로 나란히 누워있었고 그 옆에는 이들의 소지품이 놓여있었다. 모두 165㎝가량의 키에 한 명은 양팔을 위로,다른 한 명은 양팔이 차렷자세인 상태였다.이들의 머리와 양손,복부 등 몸 전체는 흥건한 피로 뒤범벅돼 있었다. 공비들은 그러나 언뜻 보기에 마르거나 왜소한 느낌을 전혀 주지 않았다.오히려 건강한 모습이었다. 50일동안 피말리는 도주를 해온 공비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산속 민가에서 훔친 음식으로 연명을 한 것같았다. 그러나 땀과 흙에 절은 이들의 복장은 심한 악취가 날 정도로 지저분했으며 소지품들도 지난주 내린 비에 젖은 상태 그대로 마르지 않아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한 명은 이들이 살해한 표종욱일병의 얼룩무늬위장복 위에 표일병의 야전점퍼와 민가에서 훔친 운동용 땀복을 끼어 입고 있었으며,박수완상병의 총에 왼쪽 다리를 맞고 지혈을 한듯 고무줄로 무릎 밑을 묶은 상태였다. 다른 한 명은 야전 상의밑에 털실로 짠 보라색 스웨터를 받쳐 입고 있었다.이들이 사살된 주변 소나무와 잡목 곳곳에는 핏자국과 함께 아군이 쏜 총탄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바닥에 쌓인 나뭇잎과 땅바닥에도 선혈이 주변 2∼3m까지 묻어 있어 교전당시의 긴박감과 처참함을 웅변했다. 무기로는 M16 2정과 탄알 198발,M26 수류탄 2발,45구경 미제권총과 탄알 18발 등이 발견됐다. 특히 일제 소형 캐논카메라는 이들이 정찰조원이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불과 50m도 되지 않는 거리를 두고 6시간동안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던 연화골 소나무숲을 나오면서 공비잔당을 소탕했다는 안도감보다는 불의의 희생을 당한 아군의 흔적에 가슴이 미어져 왔다.
  • 곳곳 핏자국… 나무엔 탄흔/무장공비 민간인 살해 재미재 현장

    ◎능선따라 탄피·피묻은 나뭇잎 엉겨붙어 정씨 교살지점 나뭇가지 꺾여진 흔적도 무장공비에 의해 민간인 3명이 숨진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탑동리 뒤편 재미재 부근 속칭 뾰지개봉 중턱 현장은 핏자국이 낭자하고 총탄자국이 나무에 나있는 등 피살당시의 참혹함을 4일이 지난 11일까지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11일 상오 10시30분쯤 재미재 기슭에서 안내장교와 함께 산을 오르기 시작한 지 50여분 지나 11시20분쯤 이영모씨(54)씨와 김용수씨(45)가 사살된 현장에 도착했다. 능선 바로 오른쪽 부근에 무장공비가 쏜 것으로 보이는 탄피 4개가 있었으며,산아래로 10m 가량 떨어져 있는 산대나무와 단풍나무 등 나뭇잎에는 이씨가 처음 총을 맞은 지점을 알려주듯 핏자국이 말라 있었다. 또 이씨의 뇌에서 흘러나온 흰 뇌수와 내용물들이 아직도 마르지 않은채 여기저기 흘어져 있었고,100년가량 된 20여m 높이의 참나무에는 이씨를 향해 쏜것으로 추정되는 총탄 2발이 박혀 있던 자리가 눈에 띄었다. 핏자국을 따라 40m가량(능선에서 70m) 내려가자 팬티와 러닝셔츠만 입은 채 발견된 김씨의 사살지점을 볼 수 있었다. 주변의 낙엽들은 아직도 엉겨붙은 피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으며 주변에는 공비가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반쯤 썩은 주먹만한 감자 1개가 나뒹굴고 있었다. 다시 능선을 타고 북쪽으로 300여m를 올라간 지점에서 서쪽으로 60m를 내려간 곳에 정우교씨(69·여)의 숨진 장소가 나왔다. 정씨는 사살되지 않고 교살됐기 때문에 주변에서 핏자국 등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나뭇잎이 팬 자리와 꺾여진 나뭇가지 등이 숨질 당시의 비참함을 짐작케해 주었다.〈평창=박준석 기자〉
  • 사체발견 수백m전부터 핏자국/민간인 3명 피살 현장

    ◎이씨­머리 관통상… 얼굴형태 알아볼수 없어/김씨­왼쪽 손목 완전골절·늑골에 총탄 박혀/정씨­이마에 2∼3㎝크기 피멍… 목졸린 흔적 『현장 주변 나무와 낙엽에 묻어있는 핏자국이 무고한 민간인들이 처참하게 숨진 순간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었습니다』 강원도 평창경찰서 수사과장 엄정대 경감(49)은 10일 하오 버섯채취 민간인 3명이 무장공비 잔당에게 살해당한 현장을 둘러본 느낌을 이같이 설명했다.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하오 6시 피살된 주민 이영모씨(54) 등 3명의 시체를 강릉의료원으로 옮겨 부검을 실시했다. 다음은 엄경감이 전한 피살현장의 모습이다. 경찰 6명과 예비군 18명으로 시체 인수팀을 구성,10일 하오 2시쯤 피살현장인 뾰족이봉에 도착했다. 뾰족이봉 8부 능선에 있는 100년생 참나무 두그루에서 깊이 2∼3㎝ 정도 박힌 탄환이 발견됐으며 낙엽위에서 많은 핏자국이 보였다. 산등성이 오른쪽으로 23m 떨어진 곳에 이영모씨의 시체가 있었다.오른쪽 눈 뒤로 총알이 관통해 머리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숨져 있었다.이곳에서 산 정상으로 50m쯤 올라간 85도 경사 지점부터는 단풍나무와 산대나무 가지에 핏자국이 선명하게 묻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서 40m 정도 아래쪽에 푸른 가로줄 무늬가 있는 흰색 러닝셔츠와 팬티차림의 김용수씨(45) 시체가 10년생 참나무에 걸려 누운 상태로 낙엽에 덮여 있었다. 김씨의 왼쪽 손목은 완전히 부러져 있었다.심장부근에서 늑골방향으로 탄환자국이 있었으나 등뒤로 탄환이 나온 흔적이 없었다.총알이 늑골에 박혀 있는 것으로 짐작됐다.김씨의 바지는 시체로부터 30m 떨어진 곳에서 낙엽에 파묻힌 채 발견됐다. 9부 능선 왼쪽방향으로 60m쯤 내려간 지점에는 정우교씨(69·여)가 낙엽 위에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총 개머리판으로 얻어맞은 듯 이마에 직경 2∼3㎝가량의 피멍이 있었고 손으로 목을 조른 흔적이 있었다.정씨의 시체가 발견된 지점 밑의 300m 지점부터 나뭇잎 여기저기에 피가 말라 붙어 있었다. 정씨는 털스웨터를 입고 있었으며 진홍색 바지차림에 신발이없는 상태였다.시체는 단풍나뭇가지로 대강 덮여 있었다.〈평창=특별취재단〉
  • 무너지는 사회주의 경제(이철수 대위의 증언:3)

    ◎협동농장·공장에 노동자들이 없다/주민 70% 외화벌이 노동·장사에 나서/석달에 한번 5∼15일분 식량배급 고작/송이버섯 따고 조개·뱀장어 잡아 일 수출/강냉이·벼뿌리 8대2로 섞은 국수 배급 지난 5월 남한으로 귀순할 때는 절기상 한창 모내기철이었다.그런데 논밭에서는 사람을 찾아 볼 수 없었다.지금 북한의 모든 주민들은 『농사가 되겠으면 되고 우선 내배부터 채워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농장에는 농장원들이 없고 공장에 공장 노동자들이 없다. 그런데 비행기타고 하늘에 올라가 보니 온천 앞바다에 무슨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사람이 많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평양시를 비롯한 인근에서 3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일본으로 수출되는 조개를 잡으러 온천읍의 바닷가로 몰려온 것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에 야외천막을 치고 조개잡이를 하고 있었는데 기름이 없고 뜨락또르(트랙터)가 없어 논에 써레질을 못한다는 말은 완전히 헛말이었다.숱한 사람들이 바닷물이 빠지면 뜨락또르를 몰고 갯벌에 나가 조개잡는데 그 광경이 대단했다. 조개는 일본과 중국으로 수출된다.일본으로 수출되는 것은 정확히 7㎝짜리 「합격조개」다.작아도 안 되고 커도 안된다.2∼3년생짜리이다.일본에서도 고급 연회에만 쓰인다고 한다.비만에 최고다.사람몸의 나쁜 기름을 모두 걷어낸다고 한다. ○논밭 메뚜기잡기 극성 이렇듯 『일본에서 산으로 하면 송이·도토리를 캐러 모든 북한 사람들이 산으로 가고,또 바다로 하면 바다애 나가 조개·뱀장어 등을 잡아 일본에 바친다.들판으로 하면 또 논밭에 나가 메뚜기를 잡는다』군인들은 이런 일은 안하지만 일반 주민들은 공장,농장에 나가야 기계도 안 돌아가니까 이렇게 한다.가을철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면 산에 사람들이 새카맣다.특히 함북도·자강도·함남도 등에서 송이를 많이 캔다. 물론 노동당에서 이러한 실태를 안다.그러나 당에서 알아도 재간이 없다.외화벌이에 나서 먹고 살겠다는데 배급을 못주니까 할 수 없다.물론 국가의 규율이 무너진 듯하지만 배급할 쌀이 없으니 방치한다.먹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공장이나 농장에 일 나오라고 할 수 있나.그렇게 말하면 노동자에게 골탕먹기 일쑤다. 조개잡이를 한다 해도 무작정 돈이 벌리는 것은 아니다.외화벌이 책임자는 일본회사와 조개 몇t에 밀가루 얼마만큼,냉장고·자전거 몇대와 교환하기로 개별적인 계약을 맺는다.그런데 조개 1㎏당 밀가루 3㎏을 맞교환하기로 계약했지만 중간 거간꾼들은 1대1 이라고 속여 2㎏을 중간에서 가로챈다.조개를 실제 잡는 사람들은 자기뼈를 깎아먹으며 죽도록 모든 것을 바쳐 일하지만 중간 거간꾼들은 슬슬 놀고 이익을 챙긴다.그래도 사람들은 외화벌이꾼한테 매달려 일을 하고 대가로 밀가루를 받아 빵이나 꽈배기를 만들어 「장마당」에서 비싼 값에 팔아 그 돈으로 쌀을 사먹고 한다. ○상품없어 상점 휴업 장마당은 모든 읍 단위마다 있다.원래 장마당은 농산물만 교환하도록 허용된 곳이었다.공업제품은 절대로 사거나 팔지 못하도록 돼있었다.그런데 몇년전부터 공식적인 상점들이 물건이 없어 아무 것도 팔지 않자 장마당은 모든 물건을 사고 파는 장소로 바뀌었다.배급 쌀은 1㎏에 18∼19전이지만 장마당에서는 80∼90원 한다. 결국 장사하는 사람들은 그럭저럭 살만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굶어 죽거나 도둑질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사정이 이러하니 일반주민들 상당수가 공장에 나가지 않는다.『공장 가면 돈을 주는가 배급을 주는가』하며.공장들도 또 자체적인 외화벌이 할당액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달러를 『밀어 넣어야』 배급표를 준다.그러니 기껏 외화벌이해서 배급도 주지않고,준다해도 양도 얼마 안되는 것 공장에 나갈 필요 있는가.차라리 외화벌이 일을 하는 사람한테로 가 밀가루나 쌀 받아먹겠다며 공장에 나가지 않는다. 현재 북한에선 석달에 한번 정도 많아야 5일분·보름분씩 식량을 배급한다.1년에 서너차례 배급받는데 그 양이란게 합해야 두달 정도 버틸 것도 못된다.이유는 이러하다.과거에는 한 정보당 8t의 쌀이 생산됐다면 9∼10t이 나왔다고 「후라이」(거짓)보고했다.간부들은 그러면 일 잘했다고 칭찬받았다.그런데 상부에서 실제 나와서 쌀을 올려보내라고 하나 쌀이 없다.그래서 숱한 간부들이 『떨어져나갔다』.그렇게 되니깐 이래서는 안되겠다고해서 이번에는 실제 8t이 나왔다면 5t 밖에 안나왔다고 보고한다.나머지 3t은 간부들이 나눠 먹는다.상사에게 「먹이고」 장사꾼한테 넘겨 돈이득을 보고 장사꾼은 이를 다시 장마당에서 비싼 값에 판다.때문에 주민들은 제 양대로 배급을 받지 못하고 그대신 외화벌이 노동이나 장사 등 다른 일을 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장마당에서 쌀이나 밀가루를 사서 산다. 가령 어떤 지역의 농장에서 창고장부터 작업반장·기사장·농장장까지 이런 사람들이 쌀을 빼돌린다면 안전부·검찰소·재판소 등의 계층에 있는 사무원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또 농장 간부들을 「등쳐 먹는다」.「후라이보고」를 했다는 것을 아는 이런 사람들은 그러잖아도 1년치 식량을 한번에 제 양대로 타 먹는데 또 이런 짓을 한다.일반 주민들은 석달에 한번 5∼15일 정도 탄다면 어떻게 살겠는가.그러니 일반인들은 할 수 없이 장사를 한다. 북한의 식량사정은 근본적으로 물량자체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다.게다가 밑에서부터 위에 이르기까지 꼬투리만 있으면 다 떼어먹으니 사정은 말이아니다.곡창지대 사람들은 그들대로 『식량을 다 올려 보낸다 해도 우리들한테 무슨 이익이 있느냐』며 보내지 않는다.식량사정이 제일 안 좋은 곳은 평북도·강원도·함북도 등이다.비교적 괜찮은 곳은 양강도·자강도·평양시·황해남북도 정도다.양강도나 자강도 산골짜기에 사는 사람들은 감자농사 등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런대로 괜찮다.감자와 쌀을 대개 3대 1의 비율로 바꾼다. ○백화점엔 전시용품만 우리가 흔히 가서 보는 평양의 백화점에 있는 물건들은 전시용이지 파는 것이 아니다.일례로 외국인이 진열용 담배인 줄 모르고 팔라고 하자 판매원이 할수 없이 팔았는데 주민 한 사람이 그 틈을 타서 『나도 한 보루 달라』고 해 할 수 없이 줬는데 외국인이 백화점에서 나간 다음 붙잡혀서 도로 뺏긴 일이 있다.평양 광복백화점에서 있었던 일로 지난해 5월 평양에 갔을 때 들은 이야기다. 그때 본 광복백화점은 완전히 전쟁판이었다.장마당도 그런 장마당이 없었다.서로 사겠다고 사람위에 사람이 막 덮치고.일해도 월급이 나오지 않고 일하려 해도 전력난이 심각해 공장이 돌아가지 않지만 장사하는 사람들은 돈이 있다.북한 주민들 가운데 농장이나 공장 같은 직장에 나가는 사람은 30% 정도 밖에 안된다.나머지는 다 장사한다.돈도 배급도 안 주니 직장에 안 나간다.남편이 직장에 나가면 처라도 장사를 한다.이미 사회주의 경제가 아니다. 길거리에 나서보면 사람들 투성이다.식량사정이 너무 급박하기 때문에 나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 곳이나 나간다.도둑질이라도 해서 먹을 것을 구할 수 있다면 한다는 식이다. 평양에서는 논에서 벼를 거둔 뒤 한 사람당 벼뿌리를 캐 깨끗이 씻어 말린 것 4㎏을 바쳐야 배급을 준다고 한다.강냉이와 벼뿌리를 8대 2로 섞어 가루를 내 국수를 만들어 배급하기 위해서이다.이 국수룰 먹고 대변을 보면 송이밥처럼 변비가 된다.이 때문에 엄마들이 나무꼬챙이로 아이들 대변을 파내기 일쑤이다.식량사정이 이렇다.배급도 벼뿌리 섞어서 주고.굶어죽는 사람도 생기고 차라리 감방에 들어가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다. ○식당 쌀없어 장사못해 잘 사는 사람들은 더 많은 돈벌이를 하기 위해 경제범죄를 저지른다.열차가 외국이나 남한에서 온 식량을 수송하기 위해 굴을 통과할 때면 사람들이 갈고리를 들고서 쌀을 찍어 들어낸다.실수로 쌀 호송하는 일꾼들이 갈고리에 찍혀 끌려 나오기도 한다.그런 일이 자주 있자 단속하기는 커녕 굴이 나타나면 호송원들은 갈고리를 피해 몽땅 숨어버린다.열차에서 도둑질하는 것을 「식량납치」라 하는데 북한 전역 철도가 지나는 곳에 만연해 있다.남한에 내려와 남대문시장을 보니까 과일가게가 쭉 늘어져 있는데도 보초서는 사람 한사람도 없다.북한에서는 그릇안에 먹을 게 있으면 그릇을 채 갈까봐 다 지키고 있다.통일되면 북한사람들이 이런 한가하고 여유있는 세상이 있을까 생각할 것이다. 남한에서 들여온 쌀이라고 군대 식당에서 밥을 해주는데 쌀이 시커멓고 4∼5년된 쌀 같았다.남한에서 전쟁준비로 갖고 있던 쌀 보내주는 줄 알았다.서서히 죽게 하는 약이라도 섞었는지 우려했다.『이 쌀 못먹겠다』하니까 비행사들에게는 주지 않고 원래 먹던 쌀을 줬다.남한에 내려와 보니까 남한에서보낸 쌀은 다 전쟁물자로 들어가고 전쟁물자로 갖고 있던 쌀을 「풀은」것 같다.남한에서 옥백미쌀을 보냈다는데.북한 주민들 자체가 다 들고 일어나고 해야 되는데….그렇게는 안될 것이다. 식당은 있지만 「운영」을 안한다.쌀이 있어야 운영을 하지.식당 간판만 붙어있고 남한에서 기자들이 가거나 하면 국가에서 쌀 투자해서 운영한다.그때도 굶주린 사람들이 너무 무질서하게 몰려드니까 질서정연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가격은 평양냉면 한그릇에 7원 한다. 담배가격은 1원∼2원50전 사이다.북한 사람들은 담배를 많이 피운다.그런데 담배 또한 귀하다.식량이 모자라니까 담배 심는 땅에다 강냉이를 다 심는다.그래서 지난해의 경우 담배가 모자라니까 호도나뭇잎,가득나뭇잎,담배 세가지를 섞어서 만들어 판다.공식적으로 공장에서 그렇게 만든다.담배공장원들이 가을 산에서 채취한 호도나뭇잎 등을 말려서 시약처리 한다. 1달러는 4원쯤 한다.그런데 4원 가지고 물건을 못산다.성냥 하나에 5원 하는데 4원으로 무엇을 하겠는가.북한 상점이나 장마당에서는4원은 돈도 아니다.돈 가치는 1백원부터 있다.얼마전까지만 해도 10원이면 쓸만 했다. ○“친척에도 쌀주지 마라” 북한에서 친척들에게 쌀주지 말라는 지시를 많이 받았다.『퍼 주다가는 우리 먹을 것 없다』고 경고한다.공군 비행사는 쌀 없다고 하면 모자라는 양만큼 채워준다.석탄이 없다면 다 실어다 주고 구멍탄도 준다. 북한에서는 서방 자본주의 나라들이 사회주의경제를 봉쇄해 이렇게 경제사정이 나빠진 것으로 믿는다.노동당은 『사회주의를 허물어버리기 위해서 제국주의 세력들이 경제봉쇄를 하고,이같은 압력책동으로 인해서 우리가 이렇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고 있다.난관을 극복해나가자』며 호소한다. 이같은 경제사정으로 북한 체제가 유지되겠느냐는 생각을 할수도 있겠지만 북한은 무너지지 않는다.북한 당국은 『고난의 혁명정신으로 살며 투쟁하자.오늘을 위한 오늘에 살지 말고 내일을 위한 오늘에 살자.오늘은 비록 허리띠를 졸라매도 내일은 우리가 더 행복하고 유족한 생활을 누려나갈 수 있다.이 고난을 이겨나가면 살 수 있다』고 선전한다.북한 주민들은 그말을 믿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대로는 어떻게 살겠는가.이렇게 굶어 죽을 바에야 빨리 전쟁해서 통일해야 살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오랜 교육 탓이지만 실제 그렇게 생각한다.북한 군인들 또한 『언제까지 이렇게 살겠는가.왜 빨리 싸움하지 않는가』고 공공연히 말한다.
  • 공회전 오염(외언내언)

    서울시가 대기오염도를 알아보기 위해 2개월전 광화문 등 10곳에 심은 공해지표식물 일부의 잎이 퇴색하는 등 이상이 확인됐다.문래동 불광동 등지의 전나무와 독일 가문비나뭇잎이 누렇게 변해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분명하게 보여 준 것이다. 비단 이 지표식물이 아니더라도 서울 대기오염의 심각성은 시민들이 매일매일 피부로 느끼며 살고 있다.멀쩡하게 갠날인데도 누렇다 못해 시커먼 먼지구름에 뒤덮인 도심,목은 언제나 칼칼하고 눈은 잔모래알이 들어간 양 항상 따갑다.과다한 오존이 시민들의 건강을 파먹어도 서울시 당국의 경보는 행차뒤 나팔이게 마련이다.탄광촌 어린이들이 미술시간에 개울을 검은색으로 그렸듯 서울 어린이들이 하늘에 검은 물감을 칠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걱정을 하게 된다. 대기오염의 주범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자동차.한국환경기술개발원과 교통관련 연구소 등이 지난 6월에 내놓은 자동차 배출가스 종합대책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경유차 배기가스의 미세먼지,벤조피렌 등 발암물질에 의해 매년 서울에서만 3만1천여명이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각종 사회비용 2조6천억원이 낭비되고 있다.공기오염이 인명을 앗아가는 상황은 미래형이 아니라 이미 현실로 다가와 있는 것이다. 자동차의 대기오염은 교통정체로 더욱 심해진다.시속 50㎞때보다 10㎞때 3∼4배의 매연이 배출되며 아예 제자리에 멈춰 엔진을 공회전할때면 이보다 더한 매연이 나온다. 때문에 유럽의 일부 선진국은 신호대기나 정체로 1∼2분이상 서있을 경우 엔진을 반드시 끄도록 하는 「공회전 규제법」을 시행하고 있다.서울거리의 극심한 교통정체가 공해를 더욱 부채질하지만 시동을 켠 트럭을 종일 인도위에 세워놓고 과일장사를 하는 사람,시동을 켜 놓은채 공중전화를 걸고 세차를 하고 또는 차량 에어컨을 틀어놓고 낮잠자는 사람 등등 이런 무신경만 줄여도 서울공기는 조금이나마 나아지지 않을까.공기오염은 먼데 일이 아니다.공회전 규제법이라도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
  • 환절기 단골 감기/운동·휴식으로 면역력 높여야

    ◎심한 일교차로 어린이·노인 쉽게 감염/꽃가루 등에 의한 알레르기성 질환도 “요주의”/야외 나들이땐 유행성 출혈열 예방책 세워야 후텁지근하던 여름이 끝나고 날씨가 선선해지면 감기 등 환절기 질환이 기승을 부린다. 특히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면서 일교차가 커지면 갑자기 신체저항능력이 떨어지게돼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 저항능력이 약해지는 환절기에는 적당한 운동으로 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절기에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병은 감기.밤낮의 심한 기온차이로 어린이나 노인이 쉽게 걸린다. 감염되는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발열·두통·전신쇠약감·근육통·기침·인후통·객담·콧물·코막힘 등 증세가 다양하다. 감기의 합병증으로 기관지염이나 폐렴·축농증·중이염 등이 올 수 있기 때문에 감기가 1주일 이상 계속되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폐기종,기관지 천식등 호흡기질환 환자는 환절기에 감기에 걸리면 병이 악화될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유행성 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쓰쓰가무시병 등 「급성 발열성 출혈성 질환」도 가을철에 흔히 걸릴수 있는 질환이다.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 많이 발생하며 들쥐의 배설물이나 진드기에 의해 감염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긴팔 옷을 입어 피부가 노출되는 것을 막고 풀밭에 눕는 일을 삼가며 물은 반드시 끓여 먹어야 한다.또 야외에 나갔다 온 뒤는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특히 이 질환들은 초기 증세가 고열과 두통,몸살등이 수반돼 감기와 비슷하므로 진단이 어렵다.오래 두면 황달,수막염 등 합병증을 유발할수 있으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시작된 뒤 1주일 이내에 피부에 반점이 생기고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을 보이면 급성 발열성 출혈성 질환으로 의심하고 곧바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숲이나 들판에서 활동이 많은 군인,농부 등은 한타박스를 접종해두는 것이 좋다. 가을철에는 또 꽃가루나 나뭇잎의 부스러기에 의한 각종 알레르기성 비염·결막염·피부염·기관지염·천식 등이 많이 발생한다.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항히스타민제등 보조적인 치료를 받는 것도 예방책이다. 계절이 바뀌면 자기 몸을 한 번 점검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건강검진을 통해 혈압·체중·콜레스테롤수치 등을 알아 보는 것도 예방차원에서 좋은 방법이다. 고려대 의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홍명호 교수는 『환절기에는 적절한 운동과 휴식을 통해 신체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맨손체조 등 가벼운 운동을 시작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 소설가 김채원(인물탐구:101)

    ◎틀·관념 거부… 투명·영롱한 문학세계 지향/산수화 같은 셈세한 묘사… 문단에 신선한 충격/새로운 언어·글쓰기 형식 찾아 고집스런 노력/파인 김동환·여류뮨인 최정희사이 출생… 언니도 소설가 김채원의 단편 「가득찬 조용함」은 4개의 파트로 나눠진 소넷 같은 소설이다.첫 패러그래프는 이렇게 시작된다. 「조그만 아이가 커다란 목욕탕에 들어앉아 오색공을 가지고 놀고 있다.아이의 머리통보다 조금더 큰 공이다.빨강·파랑·노랑·주황·초록으로 칠해진 공의 색채가 이 한낮을 바로 그런 색채의 무수한 조각으로 갈라놓고 있다」.「햇빛에 반짝이는 나뭇잎들과 가끔씩 불어오는 미풍이 그런 색채속에 휘말려 소용돌이」치듯 작가는 눈에 보이지않는 비실제의 색채를 만져지는 실제로 실천시키고 있다. 83년 김채원이 이 소설을 발표했을 때 문학평론가 원형갑은 「이와 같은 섬세한 묘사의 세계는 산수화에서 느낄수 있는 녹차의 맛과도 같은 맛」「귀떨기를 스치고 지나는 가을 바람과도 같은 인간의 진지함을 돌이키게 된다」고 호평한바 있다.그리고 「그의 소설에 관심을 갖는 것은 독자로 하여금 이미 겪었던 삶을 다시 살아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전개될 미지의 삶으로 우리를 유도하기때문」이라고 했다.「그의 예사롭지 않은 작가적 감수성」은 내적독백 무의식 잠재의식 패러디의 방법으로 「스토리라는 이데올로기에 매어있지않고」 「그의 주인공들은 스토리를 전제하는 가운데 살고있지도 않으며 다만 일상이 그려놓은 단조로운 기억과 환상위에 어렴풋한 형상을 만들어내고 그 형상위에 일상의 발자욱을 겹치면서 본래의 자취에다 진실의 밝은빛을 뿌려나간다」는 것이 평론의 요지다. ○스토리 전제않고 작업 김채원은 소설 「초록빛 모자」「겨울의 환」이 널리 알려져있으나 그의 소설을 대중적인 인기물이라고 하기는 어렵다.일단의 평자들은 「그것에 남성이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넓은 범주의 페미니즘 문학」으로 구분짓기도 한다.그러나 그는 「작가로서의 세계감각」과 「즉물적이고 즉사 즉시적인 생활문장」으로 그 어느것도 충실하게 현실에 대응하고 소설진행상에서도 장면과 장면의 연결보다는 「장면과 장면의 겹침으로 얻어지는 상황성의 포착에 성공」하고 있다.그리고 이 상황성을 강조하기 위해 문체의 다양한 변화가 유도되는 것이 눈에 띈다. 지난 88년에 발표되어 지금까지도 독자의 관심을 끌고있는 중편 「겨울의 환」은 나이 들어가는 한 여성의 갖가지 떨림을 음악에서의 안단테 칸타빌레와도 같은 우아한 필치로 받아낸 것이 특징이다. 한 여성의 떨림을 「시간과 삶」의 출렁거림에 실어서 흔들림과 설렘,두려움으로 함축시키고 그안에 센티멘토(정감)와 스케르초(해학)를 담아 운명에 대한 외경심과 운명지향성의 무게로 소설을 이끌어나간다. ○현실·초현실 넘나들어 최초의 장편소설인 「형자와 그 옆사람」에 대해 시인 김화영도 비슷한 의견을 개진한바 있다.「다른 대다수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중년에 접어드는 한 여자의 일상에 관한 이 소설은 목마르게 삶의 중심을 찾는 몸짓과 느닷없는 환상의 떨림이 미묘하게 교차되면서 박명속에 차곡차곡 쌓이는 반추상의 우울한 그림을 이루고 있다」고 「해설」에 쓰고있다. 이어서 평론가 권영민의 「김채원의 소설속에는 작가자신의 의식의 그림자가 환상처럼 드리워져있다」는 말은 일리가 있다.「가장 특이한 감성을 지닌채 일상의 테두리에서 언제나 머뭇거리고 있는 한 인간」이 작가자신의 의식의 흐름에 실려 현실과 초현실과 피안과 차안의 언덕을 자재로 넘나들기 때문이다. 그는 복합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형자와 그 옆사람」을 출간했을 당시 『현실적으로는 책이 많이 팔렸으면』 하고 바라면서도 그러나 『그 책을 읽었다는 사람을 한사람도 만나지 말았으면』했고 때때로 『아주 다른류의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마음과 아주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두가지 마음에서 모순과 갈등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평소에는 찬물처럼 차갑고 풀잎처럼 연약해보이지만 고집이 센편이고 급진적이며 엉뚱한 면이 많아서 자신의 상상이 맞는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인간의 상상은 얼마든지 실현가능한 일」이라고 고지식하게 밀어붙인다.이점은 일찍이 그의 소설을 추천하는 자리에서 원로 황순원씨가 「어떤 틀이나 관념에 매이지않고 독자적인 시선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호감이 간다」고 예고한 것을 뒷받침해준다. 김채원은 「국경의 밤」의 시인 파인 김동환과 「흉가」「탄금」등의 주옥같은 단편으로 1940년대 문단을 풍미한 여류 최정희사이의 딸로 언니인 김지원도 소설가다.본명은 「달속의 선녀」인 「항아」에서 딴 항란,문단에서는 드물게 미모의 자매로도 유명하다. ○한때 일서 교편잡아 그가 유년에 살던 집은 꽃과 나무가 많고 아침이면 꿩이 마당에 내려오던 「동숭동 낙산 바로밑의 외딴집」으로 전란에 시달린후 「왠지 지붕은 진흙같은 것을 이고 점점 무거워지고 기둥은 점점 가늘어져서 바람부는 밤이면 집은 밤새워 사력을 다해 바람과 싸워야했고」 「어머니는 매일밤 좀도둑때문에 아귀가 맞지않는 마루문에 커다란 못을 박고는 아침이면 장도리로 다시 못을 빼곤 했다」고 돌아본다.6·25가 나던해 그집에서 『아버지 파인은 인민군에게 잡혀갔고 어머니는 새벽이면 머리맡에 불을 켜놓고 글을 썼으며 그런 집에 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필연적으로 글을 쓰지 않았을까.그집이 우리를 품어 언니도 나도 글쓰는 사람으로 분만해 주었다』고 말한다. 한때는 절방에 누워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을 읽었고 이대 미대졸업후 일본에 건너가 도쿄에 있는 한국학교 미술교사,언니 김지원이 있는 뉴욕에 머물다가 다시 파리로 건너가 이응로 김창열씨등 파리화단의 화가들과 교분을 갖기도 했다.문단교류는 활발치 않으나 어머니 최정희여사가 살아계실때 그를 따르던 후배들의 모임인 정릉구락부의 이제하 김문수 서영은 김청조 김경옥 이재연 조문진 등과 친분이 있고 가족은 79년 시인 김영태의 중매로 만나 결혼한 백동규교수(아주공대 교수)와 그의 동화집 「장이와 가위손」의 「장이」인 아들 수장(고1)이 있다. 파인과 최정희의 후예답게 그는 「설익은 감을 씹듯 함부로 덤벼드는 혈기」나 「홍수와도 같은 구태의연한 이야기의 여울속에 허우적거리는 석연찮은」 여느 소설들과는 달리 「손에 잡히지 않는 공기처럼 투명하고 영롱한 문학세계」를 지향하여 소설을 발표할 때마다 의식있는 평자들의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한순간의 신선한 풍경 하나에도 소설을 찾아내어 「내면에 잠자고 있던 삶의 격정」을 일깨우고 「그만의 얘기,그만의 언어,그만의 접근방법으로 창의의 욕구」를 되살리는 작가다.「언제나 언어의 새로움과 소설형식면에서도 새로움을 추구하면서 그가 펼쳐낼 또다른 미지의 문학세계」는 시인 장석주에 의하면 「김채원이라는 작가를 가진 한국문학이 우리에게 베푸는 행복의 하나」가 아닐수 없다. 어떤 의견분분에도 불구하고 그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그의 소설에서 보이는 「이상스러운 차가움」,「비애에 가까운 차가움이 소설 도처에서 발견되는 때문」이며 들릴듯말듯 나지막한 음성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은 목소리속에 담긴 편광과도 같은 번뜩임,비실제조차 실제로 실현시키고야마는 진실을 향한 열정때문일 것이다. □연보 ▲1946년 경기도 덕소출생 ▲64년 이대부속고 졸업 ▲68년 이대 미대 회화과 졸업 ▲1972년 일본 도쿄 한국학교미술교사,도쿄(동경)대 외국인을 위한 클라스수업 ▲74∼75년 단편 「먼바다」「밤인사」로 현대문학소설 추천,도미,뉴욕 아트스튜던트리그 수업,단편 「얼음집」「자전거를 타고」「달의 손」발표 ▲76년 도불,김지원과의 자매창작집 「먼집 먼바다」(지식산업사)출간 ▲78년 귀국,단편 「밀월」「봄의 끝」발표 ▲79년 단편 「초록빛 모자」 「안개」 「나이애가라」발표 ▲1980년 단편 「가을 햇빛」 「산중기」 「묘약」발표 ▲81년 「오월의 숨결」 「물위에 어린 그림자」 「아이네 크라이네」 「오솔길로 가는 사람들」발표 ▲83년 단편 「공중에는 또하나의 다른 방이」 「가득찬 조용함」발표 ▲84년 작품집 「초록빛 모자」(나남)출간,단편 「애천」발표 ▲89년 중편 「겨울의 환」 「오후의 세계」발표,이상문학상 수상 ▲1990년 작품집 「봄의 환」(미학사)출간 ▲91년 중국여행,중편 「미친 사랑의 노래」발표 ▲92년 러시아여행,콩트집 「장미빛 인생」(작가정신)출간 ▲93년 수필집 「꿈꿀 시간 있으세요」(도서출판 전원),장편 「형자와 그 옆사람」(도서출판 창)출간 ▲94년 이라크와 지중해연안도시 여행,4인 에세이집 「사막,그리고 지중해에 바친다」(문학동네)출간 ▲95년 일본여행,작품집 「달의 몰락」(청아출판사)출간 ▲96년 장편창작동화집 「장이와 가위손」(한양출판)출간
  • 바람의 세기/순 우리만 12종 “눈길”/기상청,공식용어로

    ◎실바람­연기조금 날리는 상태/된바람­우산받기 힘겨운 지경/싹쓸바람­태풍중심의 최대 풍속 18일 밤부터 태풍 「이브」의 간접 영향으로 부산을 비롯한 영남 남해안 지방과 동해 일부 지방에 초속 15m의 강풍이 불었다.이 정도 바람이면 나무 전체가 흔들리고 바람을 마주하고 걷기가 어렵다.기상대의 공식용어로는 「센바람」에 해당한다. 기상대가 바람의 세기에 따라 분류한 바람의 종류는 모두 12가지.모두 순 우리말이다.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뷰포트 표」에 따랐다. 가장 약한 바람은 「실바람」이다.연기는 조금 날리지만 풍향계는 움직이지 않는 초속 0.3∼1.5m의 바람이다. 다음은 「남실바람」.초속 3.3m 정도까지로 바람이 부는 것을 얼굴로 느낄 수 있고 나뭇잎도 살랑거린다. 깃발이 휘날리는 초속 3.4∼5.4m의 바람은 「산들바람」이다. 이보다 한단계 위인 「건들바람」은 먼지를 날리고 종이 조각을 날아가게 한다.초속 7.9m까지다. 초속 13.8m까지의 바람에는 전선이 울리고 우산을 받기가 힘에 겹다.「된바람」이다.이보다 강한 바람이「센바람」이다. 초속 17.2∼20.7m의 바람은 「큰 바람」이다.작은 나무 가지가 꺾이고 5m 이상의 파도가 인다. 「노대바람」은 초속 28·4m까지의 강풍으로 나무가 뿌리채로 뽑힌다. 가장 센 바람은 이름도 살벌한 「싹쓸바람」.태풍 중심의 최대풍속이 이에 해당한다.〈김경운 기자〉
  • 음료시장­생수 새 강자로/“청량음료 보다 상쾌” 장년층까지 인기

    ◎올 매출 1800억대… 대기업 가세로 혼전 마시는 샘물(생수)이 음료시장에서 한 영역을 구축하며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생수는 일부 특수계층만이 소비하는 「사치품」으로 인식됐었다. 그러나 지금은 신세대 뿐만 아니라 청장년층까지 청량음료 보다 선호도가 더 높아졌다.여름철 유원지 등에 나가 보면 생수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청량음료 소비자 못지 않게 많이 눈에 띈다. 국내의 수돗물 사정이 믿고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지 못하고 건강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의 급속한 확산으로 생수 소비자의 증가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가정내 물 사용량 가운데 생수의 비중은 현재 14.6%에 불과하나 앞으로 생수를 마시는 물 뿐만 아니라 밥짓는 물,커피,차끓이는 물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가 예상된다.또 소형사무실과 식당가 등을 중심으로 시장확산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생수시장은 지난 80년대 말 이후 매년 30∼50% 이상 신장률을 보이며 급성장 했다. 지난 89년 1백50억원대에 머물던 생수시장 규모는 90년 1백86억원,91년 2백60억원,92년 3백36억원,93년 5백10억원,94년 8백억원,95년 1천2백억원으로 신장됐다.올해는 1천8백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생수가 이처럼 음료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 정부가 시판을 허용한 이후부터. 현재 생수를 생산하는 업체는 1백여개에 이른다.대형 음료업계들도 올해 들어서만 18개사가 시장쟁탈전에 나서는 등 생수시장은 이제 소규모 회사가 아닌 대기업의 각축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생수시장에는 기존의 진로·풀무원·제일제당에 이어 한국야쿠르트와 롯데삼강,해태음료·동원산업 등이 신규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및 신규 진출업체들의 시장확장 전략도 다양하다. 목천 흑성산과 완주 운장산 등을 을 취수원으로 생수를 공급 중인 제일제당은 포장디자인과 뚜껑을 개선,산뜻한 나뭇잎무늬의 라벨로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샘물임을 돋보이게 했다.또 다이아몬드 무늬 용기를 사용해 고급감과 청량감을 높였고 공기를 차단하는 2중 병마개를 사용,물의 신선도를 유지토록 했다.해태음료는 지난해 강원도 평창에 먹는 샘물 공장건설에 착수,올해 1월 준공한 뒤 지난달 생수 제조허가를 취득했다.해태는 이 공장에서 하루 7백여t을 생산,지난달 중순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생수시장 쟁탈전이 본격화되면서 신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생수시판에 들어간 한국야쿠르트는 경기도 포천의 이동음료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계약을 체결,「샘물나라」를 선보였다. 롯데삼강은 포천음료로부터 생수를 공급받아 「실비아」를 출시했고 동원산업은 연천의 북청음료와 손잡고 최근 「북청물장수」를 내놓았다. 이밖에 크라운베이커리는 강원도 화천군의 내설악음료와 계약을 맺고 「먹는샘물 설악」을 출시했으며 국내 최대의 음료업체인 롯데칠성음료를 비롯,두산음료 등도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생수가 대부분 품질이 우수하고 소비량이 급증,적어도 3∼4년내에 생수시장은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육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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