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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산 당일치기관광 출발~

    금강산 당일치기관광 출발~

    금강산이 더 가까워졌다.지난 98년 동해항∼장전항 해로 코스로 시작된 금강산 관광이,속초∼고성항 해로 관광,2박3일 및 1박2일 육로관광에 이어 마침내 당일 코스로 이루어지게 된 것.7월 초 본격 시작에 앞서 15일 진행된 당일 시범관광을 다녀왔다. “아침에 들어갔다가 저녁에 나온단 말이야?세상 많이 좋아졌네.” 지난 15일 이른 아침 동해 남북출입사무소 앞.금강산 당일 시범관광에 나선 이들의 표정엔 설레임이 역력하다. 남측 출입사무소에서의 수속은 그야말로 속전속결.신분확인과 세관 검사,검색대 통과까지,200명 이상이 한꺼번에 몰렸음에도 채 15분도 안 걸린다. 다시 관광버스에 올라 북쪽으로 향했다.남방한계선까지 가는 길은 굴곡이 심하고 험하다.본격적인 당일 관광을 앞두고 도로공사가 한창이다. 물샐틈 없는 3중 철책으로 이루어진 남방한계선 앞에 서니 엄연한 남북 분단 현실이 새삼 무겁게 다가온다. 길 양편 비무장지대는 관목숲이 우거져 마치 초록 카펫을 깔아놓은 것 같다.버스 밖에 드문드문 서서 ‘혹시 사진이라도 찍지 않을까’하고 감시하는 인민군들의 눈초리가 날카롭다. 북방한계선을 지나자 북측 군인들이 차를 세우고 버스에 올라온다.인원이 맞는지,위험한 물품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내려간다.여기부터 입국 심사가 이루어지는 장전항까지 가는 길은 일사천리다.길 오른쪽으로 멀찌감치 금강산의 암봉들이 줄을 선 가운데,길 양편은 평탄한 벌판이다.남쪽에선 이미 20여년 전 자취를 감춘 일소가 여기저기서 밭을 간다. 논밭 군데군데서 일손을 멈춘 채 이야기를 나누는 여인네들,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물끄러미 남측의 관광버스를 구경하는 아이들까지,바쁜 기색은 없고 그저 느릿한 일상이 느껴진다. 고성항에서의 입국심사는 여전히 까다로워,40∼50분쯤 걸리는 것같다.시간이 오래 지체되다 보니 관광객들도 지루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심사를 모두 끝낸 시간은 오전 9시40분.남측의 출입사무소에 7시20분경 도착했으니 출입국 절차와 잠깐의 이동시간까지 모두 2시간20분쯤 걸린 셈이다. 산행코스는 온정각에서 갈린다.구룡연,만물상,세존봉,삼일포·해금강 등 4개의 개방코스중에서 구룡연 코스를 택했다.이곳부터 구룡연 산행이 시작되는 곳까지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간다. 옥류동을 거쳐 구룡연으로 이어지는 산행길은 금강산 계곡길의 백미다.외금강의 3대 절경이라는 구룡연과 옥류동,만물상 중 2개를 품고 있는 곳. 휴게소격인 목란관을 지나자 산행이 본격 시작된다.계곡 반대편으로 하관음봉,중관음봉,상관음봉이 차례로 이어지고,암벽에 인위적으로 분재를 꼽아놓은 듯한 소나무들이 탄성을 자아낸다. 옥류동 못미쳐 등산로 왼쪽에 비스듬히 누워있는 바위에 사람들이 몰려 물을 받고 있다.산삼과 녹용물이 흘러내린다는 ‘삼록수’다.물이 바위를 따라 얇게 펴진 채 내려오기 때문에 물을 받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넓적한 나뭇잎을 대고 끝을 오무려 물병 주둥이를 갖다대니 훨씬 수월하다.한모금 마셔보니 뭐랄까,산삼 녹용까지는 몰라도 약초 뿌리 냄새가 제법 나는 것같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철다리 앞에 젊은 북한 여성이 좌판을 깔아놓고 ‘호객행위’에 여념이 없다. “오이 하나 먹고 가시라요,조선엿도 맛이 아주 좋아요.” 예상치 못했던 생경한 풍경에 사람들이 신기한 듯 모여 있다.좌판위 물건은 오이와 과일,엿,음료수 등 7∼8가지가 전부. 물어보니 한 달 전쯤부터 이같은 좌판이 생겼다고 한다.재미있는 것은 인센티브제를 도입해 아가씨들이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적극적으로 호객을 한다는 것.사진을 한 장 찍자고 하니 “봉사중엔 절대 사진 찍을 수 없다.”며 완강히 거부한다. 옥류동은 그야말로 신선이 노닐 만한 선경이다.완만한 경사를 이룬 바위를 따라 흘러내리는 계류가 마치 비단폭이 흘러내리는 것 같다.흘러내린 물이 모인 에메랄드 빛의 옥류담은 너무 맑고 투명해 눈이 시릴 정도. 이곳저곳의 비경을 사진에 담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했나보다.시계를 보니 돌아갈 시간이 촉박해 구룡연은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다. 바쁜 당일관광이라고 해도 온정리의 온천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입장료(12달러)는 다소 비싸지만,비싼 값을 하는 게 금강산온천이다.산행뒤 온천욕을 하며 맛보는 청량감은 표현이 어려울 만큼 시원하다. 이곳 온천수는 용출 지표수 온도가 70도에 이르는데,이는 남북한의 온천중 최고라고 한다.노천 온천에 몸을 담그고 눈 앞에 펼쳐진 금강의 비경을 감상하는 것은 금강산 여행자만의 특권이다. 글 금강산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세존봉................. 구룡연.... 옥류동.... 만물상........ 굽이.. 굽........ 이 해금강.... 삼일포.......... 온정리 노천온천에 풍.....덩.. 풍..덩 금강산 당일관광은 6월말이나 7월초에 일반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이에 따라 19일부터 시작된 1박2일 관광 및 이미 시행중인 2박3일 관광까지 3가지 일정별로 선택이 가능하게 됐다. 오전 7시 남측 CIQ를 출발해 금강산 코스(구룡연,만물상 중 선택)를 돌아본 뒤 온천욕 후 오후 5시에 북측 CIQ를 출발해 돌아오는 일정이다. 요금은 성인 12만원,초중고생 9만원.하지만 당분간 성인은 9만 9000원,초중고생은 7만 9000원의 특별요금을 받을 예정이다.상품을 판매하는 현대아산측은 대진항 인근의 금강산콘도를 출발해 DMZ를 넘어 금강산을 돌아본 뒤 다시 콘도까지 돌아오는 일정까지만 책임진다. 따라서 콘도까지의 교통편은 여행사의 연계상품을 이용하거나 본인이 직접 차를 몰고 가야 한다.온천욕(12달러)과 식사(온정각내 한식부페,10달러) 비용은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당일 관광은 하루에 금강산의 비경을 맛보고 돌아올 수 있다는 매력은 있지만 여전히 까다로운 출입국 절차가 풀어야 할 숙제다.시범관광에 나서보니 남과 북의 출입국 절차와 DMZ 통과에 왕복 4시간 정도가 소요됐다.일정이 빠듯한 당일 관광에선 시간 낭비가 지나치다.관광객들이 금강산 일원의 특정구역만 오갈 수 있는 현실을 감안해 북한측이 출입국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야 관광객이 몰릴 것 같다. 1박2일 상품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19일 시작됐다.지난 3월과 4월 두차례 시범관광을 실시한 결과 관광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는 것이 현대아산측의 설명이다.우선 토·일요일 주 2회 출발하며,방학이 시작되면 매일 출발하게 된다.요금은 호텔해금강이나 금강펜션타운에 묵을 경우 23만원(7∼8월 기준),초중고생이 학생 야영장을 이용하면 9만 5000원에서 12만원.현재 시행중인 2박3일 관광은 매일 출발할 수 있다.요금은 해금강호텔이나 펜션에 묵을 경우 35만원.휴가 성수기(7월24일부터 8월 초순까지)는 39만원,단풍철엔 44만원이다.콘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빌리지에 묵으면 26만∼38만원. 출발일 기준 10일 전에 현대아산 영업부나 금강산관광 대리점에 예약해야 한다. (02)3669-3000,www.mtkumgang.com.
  • ‘부천 자연생태 박물관’

    ‘부천 자연생태 박물관’

    이번 주는 부천 자연생태박물관으로 나들이 가보자. 과천 서울랜드나 용인 에버랜드는 서울에서 너무 멀고 차량정체도 심해 휴일 나들이가 쉽지 않지만 부천 생태박물관은 남부순환도로 서부트럭터미널에서 5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다. 또한 여러가지 곤충 전시,생태 입체영화 상영,야외동물원,각종 체험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어 반나절 나들이로 ‘딱’이다. 특히 야외 농경유물전시장에서 하고 있는 아이들은 ‘짚풀공예 체험’을 모두 좋아한다.짚으로 아이들이 뱀,인형,문어,계란바구니 등을 만들 수 있다.“엄마 내가 만든 뱀이야,무섭지.”하며 짚을 꼬고 있는 아이,짚을 꼬아 만든 인형에 눈,코,입을 붙이며 좋아하는 아이들. ‘정말 서울 가까이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을 줄이야.’하는 생각이 든다.6월 말부터는 종려 나뭇잎과 보릿대로 여치와 여치집을 만들 예정이다. 또한 생태박물관은 덤으로 보면 된다. 1층에는 각종 곤충들이 박제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아빠 보석벌레가 뭐야.”,“이 상추벌레는 살아있어.”,“이 나비는 정말 예쁘다.” 등 아이들의 질문이 계속 쏟아진다. 2층에는 공룡이 전시가 되어 있다.티라노사우르스,트리켈라톱스 등과 화석들을 전시하고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 ‘짱’이다. 3층에는 환경보존에 관한 영화를 입체 안경을 쓰고 보는 영화관이 있다. 원숭이,거위,염소 등이 있는 조그마한 야외 동물원도 있어 아이들과 나들이로 그만이다. 짚풀체험은 하나 만드는데 2∼30분이 걸린다.비용은 2000∼3000원이다.개인은 일요일에만 체험을 할 수 있다.오전 10시부터 5시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박물관 입장료는 영화관람비를 포함해 어른 3000원,어린이 2000원이다.월요일은 박물관 정기휴일이다.공휴일 다음날도 쉰다.www.ptdc.co.kr/Develop/,(032)678-0720.
  • ‘부천 자연생태 박물관’

    이번 주는 부천 자연생태박물관으로 나들이 가보자. 과천 서울랜드나 용인 에버랜드는 서울에서 너무 멀고 차량정체도 심해 휴일 나들이가 쉽지 않지만 부천 생태박물관은 남부순환도로 서부트럭터미널에서 5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다. 또한 여러가지 곤충 전시,생태 입체영화 상영,야외동물원,각종 체험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어 반나절 나들이로 ‘딱’이다. 특히 야외 농경유물전시장에서 하고 있는 아이들은 ‘짚풀공예 체험’을 모두 좋아한다.짚으로 아이들이 뱀,인형,문어,계란바구니 등을 만들 수 있다.“엄마 내가 만든 뱀이야,무섭지.”하며 짚을 꼬고 있는 아이,짚을 꼬아 만든 인형에 눈,코,입을 붙이며 좋아하는 아이들. ‘정말 서울 가까이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을 줄이야.’하는 생각이 든다.6월 말부터는 종려 나뭇잎과 보릿대로 여치와 여치집을 만들 예정이다. 또한 생태박물관은 덤으로 보면 된다. 1층에는 각종 곤충들이 박제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아빠 보석벌레가 뭐야.”,“이 상추벌레는 살아있어.”,“이 나비는 정말 예쁘다.” 등 아이들의 질문이 계속 쏟아진다. 2층에는 공룡이 전시가 되어 있다.티라노사우르스,트리켈라톱스 등과 화석들을 전시하고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 ‘짱’이다. 3층에는 환경보존에 관한 영화를 입체 안경을 쓰고 보는 영화관이 있다. 원숭이,거위,염소 등이 있는 조그마한 야외 동물원도 있어 아이들과 나들이로 그만이다. 짚풀체험은 하나 만드는데 2∼30분이 걸린다.비용은 2000∼3000원이다.개인은 일요일에만 체험을 할 수 있다.오전 10시부터 5시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박물관 입장료는 영화관람비를 포함해 어른 3000원,어린이 2000원이다.월요일은 박물관 정기휴일이다.공휴일 다음날도 쉰다.www.ptdc.co.kr/Develop/,(032)678-0720.˝
  • [토요일 아침에] 음식은 몸과 영혼을 지키는 일/여연 스님

    동다정에 올라 산밑을 내려다보다 보면 맑은 하늘의 바람이 산골짜기를 따라 슬금슬금 내려가고 있는 것이 보인다.먼 대양의 어느 한 곳 깊은 심해에서 시작해 동해바다의 어느 해변까지 우렁차게 밀어닥치는 파도처럼 쏴아와 소리를 내며 나뭇잎들이 거칠게 울어댄다.때로는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처럼 장중하게,때로는 베토벤의 ‘합창’처럼 완벽한 협주곡을 스스로 연주해내고 있는 것이다. 사방이 탁 터진 3평 남짓한 툇마루에 앉아 눈을 감고 끝과 시작을 알 수 없는 자연의 음악을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천상에서 가릉빈가가 내려와 연주하는 음악보다 더 깊고 오묘한 느낌이 온 몸을 휘감고 지나간다.그러면 세상의 강물이 긴긴 역사의 회랑을 돌아 굽이치고 저 넓디넓은 창공의 별밭에 은구슬보다 많은 별꽃들이 으스러지고 다시 피어나듯 생의 환희가 가닥가닥 그리움의 물살로 내 깊은 곳까지 엉켜든다.그런 점에서 삶은 화엄(華嚴)의 바다요,세계일화(世界一花)의 바다에서 흩날리는 유영(遊泳)같은 것이다. 우리 암자에는 아주 특별한 신도가 몇분 있다.몇십리길을 버스를 두 번 타고 내려서 깊은 산골짜기 중턱까지 무명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오는 노보살들이다.산비탈을 올라오느라 쉴 법도 하지만 그냥 쉬는 법이 없다.그 노보살들은 암자에 오자마자 보따리째 부처님 앞에 바친다.“부처님 내가 약도 안 치고 계분(자연산 닭똥)을 듬뿍 먹여 키운 무공해 채송께 잘 잡수시오 잉.그럼 부처님이 자신 줄 알고 얼릉 찬을 맹글어 우리 스님께 올릴라요.” 옷을 걷어붙이고 요사채 앞마당 수곽에 굽은 허리를 디밀고 보따리를 푼다.검게 익은 곱디고운 흙들이 점점이 묻어있는 연푸른 빛깔이 도는 고추,상추,배추가 쏟아져 나온다. 얼갈이 애기배추는 참기름과 태양초 고춧가루 들깨를 듬뿍 묻혀 겉절이를 만들고,푸르다 못한 맑고 투명한 연한 무 잎사귀와 총각무는 유천(乳泉)의 맑은 물과 함께 시원한 백물김치가 된다.방구들에 푹 익혀담은 된장과 함께 올라온 풋고추는 보기만 해도 숨이 넘어갈 정도다.“씨님 싸게 드시지요.” 나에게 직접 만든 점심을 권하는 그들을 보노라면 마치 깊은 산속에 자리를 펴고 하늘빛과 광휘하는 금싸라기들을 보듬은 지고지순한 관세음보살을 보는 듯하다.그런 점에서 그들은 종종 나에게 화엄의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생의 환희를 제공한다. 지금 세간에는 ‘먹을거리’에 대한 것이 중요한 화두중 하나인 것 같다.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먹을거리에 인간의 몸을 황폐화시키는 못 먹는 것들을 집어넣은 것이다.문제가 발생한 ‘만두소’나 ‘공업용 고춧가루’파동 문제는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됐던 식품유통 문제중 하나다.1000만원 미만의 벌금을 물고 14억원이란 큰 돈을 만지기 위해 버젓이 상행위를 하는 기업주들에게 단 한점의 ‘양심’이 남아있지 않다. 음식은 자신의 영혼과 몸을 지키는 중요한 일 중 하나다.가공음식을 파는 기업주도 문제겠지만 인스턴트음식을 사먹는 사람들도 문제다.자신을 가꾸는 소중한 일을 기계나 남에게 대신하게 하는 것은 스스로를 피폐하게 하고 속도주의에 물들게 하기 때문이다. 음식 만들 재료를 직접 고르고 정성을 다해 만들 때 존재의 무한한 기쁨을 확인할 수 있다.우리 일상생활에 음식을 만들어 먹는 기본속에서 우리는 그속에 숨겨진 생의 진리와 그 가치에 대한 광맥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속에서 정말로 멋스럽고 품격있는 생의 여유와 한적을 즐기고 있다는 아름다운 생의 자부심,그리고 먹을거리의 진정한 공유를 통해 이세상 가득가득 넘쳐난 맛깔스러운 생을 보듬을 수 있어야 한다. 여연 스님 대흥사 일지암 주지˝
  • 숨쉬는 도시 꾸리찌바/안순혜 글

    ‘엄마,버스가 왜 빨간색,노란색,파란색으로 다 달라?’요즘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아 본 엄마라면,그리고 제대로 답변을 못하고 얼버무렸던 엄마라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새달부터 서울시가 도입하는 색깔별 버스 정책의 비밀이 여기에 숨어있다. ‘숨쉬는 도시 꾸리찌바’는 어른들에게도 낯선 생태도시 꾸리찌바의 철학과 시스템을 쉬운 글과 그림으로 흥미롭게 설명한 환경동화다.브라질에 있는 꾸리찌바는 국제 사회에서 ‘꿈의 도시’‘희망의 도시’로 불리는 가장 모범적인 생태도시이다. 환이가 도시계획가인 아빠와 겨울방학동안 꾸리찌바를 여행하면서 도시 곳곳에 스며있는 친환경적인 제도와 배려를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기행문 형식의 글이다. 보행자 천국인 ‘꽃의 거리’,폐품과 음식물을 맞바꾸는 ‘녹색교환’프로그램,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나뭇잎 가족 캠페인’,시민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작은 학교’‘환경개방대학’등은 그저 놀랍고 신기하기만 하다. 특히 꾸리찌바의 색깔 버스는 빠르고,안전하고,또 저렴한 세계 최고의 교통 체계로 꼽히는데 바로 이곳에서 서울시가 새 버스 정책의 아이디어를 빌려왔다.78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서울의 숲]남산공원

    숲여행 참가자 홍지승(11)양은 “식물에 대한 설명 뿐만 아니라 남산과 관련된 역사 등이 자세해서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남산식물원에서 서울타워까지 올라가는 계단은 시민들이 애용하는 산책로다.제법 가파른 계단의 연속이지만 15분 정도 걸어가면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는 팔각정에 도달한다.하지만 1·3주 일요일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남산 숲 여행’에서는 이 구간이 2시간의 대장정으로 훌쩍 늘어난다.늘상 보던 나무와 풀도 숲 해설가의 입을 거치면 생소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숲해설가 이희교(62)씨는 “기록에 따르면 애국가에 나오는 ‘남산 위의 저 소나무’는 조선 태종때 경기도 장병 3000여명이 20일동안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많이 훼손됐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1991∼1997년 ‘남산제모습찾기’ 사업을 통해 소나무 1만 8357그루를 심었으며 남산에서 소나무가 차지하는 비율은 23%에 이른다.남산은 동서 길이가 2.7㎞ 남북은 2.1㎞이며 면적은 약 90만평이다.이씨는 또 “열매가 까만 쉬나무는 호롱불에 쓰이는 기름을 짤 수 있다.”면서 “남산에 책을 많이 읽는 선비들이 다수 살았던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산에는 식물 361종과 나무 191종 등 모두 85과 280속 552종이 모여있다.대표적인 수종으로는 소나무,잣나무,신갈,아까시,팥배,산벚나무 등이 있으며 활엽수종이 77%,침엽수종이 23%를 차지하고 있다.풀종류는 남산제비꽃,고사리류,단풍취,억새,맥문동 등이 자라고 있다.최근 외래초본인 서양등골나물이 급속도로 번식,고유 수종의 보존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씨는 “흔히 아카시아라고 불리는 아까시는 꿀을 생산하는 밀원식물로 남산의 대표적인 수종”이라면서 “하지만 유교 문화권인 우리나라에서는 뿌리가 무덤을 파헤친다고 해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숲 여행이 중반을 넘어 잠시 지루해지자 이씨는 나뭇잎 하나를 따서 씹어볼 것을 권유했다.시민들이 쓰다고 답하자 이씨는 “‘사랑의 쓴 맛’이라는 꽃말을 가진 라일락”이라면서 “한 외국인이 ‘미스김 라일락’이라는 개량종을 만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고 덧붙였다. 숲여행 참가자 홍지승(11)양은 “지난해 서오릉 숲 여행에도 가봤는데 맨발걷기 등이 있어서 좋았다.”면서 “식물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남산과 관련된 역사 등이 자세해서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웹서핑을 하다 우연히 알게돼 참가했다는 윤정금(35·여)씨는 “아이들 교육에 그만”이라고 추천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보러갑시다]

    ■ 이성순 작품전 20일까지 갤러리 목금토(02)764-0700.보자기가 연출하는 공간의 미학. ■ 김성환 개인전 12일까지 서울갤러리(02)2000-9736.1950년대 ‘판자촌 시대’를 다룬 사실주의풍의 회화 ■ 김보희 작품전 30일까지 카이스갤러리(02)511-0668.명상의 세계로 이끄는 구도적 풍경. ■ 최동열 초대전 16일까지 선화랑(02)734-0458.‘정물과 산수’‘정물과 누드’등 단순한 윤곽선으로 처리한 평면회화. ■ 여성민 개인전 14일까지 예가족갤러리(02)2608-8604.삶의 환희로써의 나뭇잎 풍경을 형상화.인스부르크·빈 등 유럽지역을 직접 찾아가 그렸다. ■ 무대를 보는 눈:독일현대작가전 8월 8일까지 로댕갤러리(02)750-7818.미술과 연극의 다양한 만남을 보여주는 독일 현대작가들의 회화,조각,설치,영상작품. ■ 쌍생 18일까지 대학로게릴라극장(02)763-1268.박현철 작·이윤주 연출,민정기 김지현 출연.눈먼 오빠와 쌍둥이 여동생간의 사랑. ■ 점프 11일∼9월12일 세종문화회관 퍼포먼스홀(02)722-3995.태권도,태껸을 활용한 무술퍼포먼스. ■ 브로드웨이 42번가 8월15일까지 정동 팝콘하우스(02)766-8551.한진섭 연출,김미혜 윤석화 출연.스타를 꿈꾸는 코러스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 뮤지컬. ■ 피노키오 7월11일까지 대학로박승대홀(02)747-9079.극단 유리가면의 가족뮤지컬. ■ 우리는 친구다 13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02)763-8233.겁쟁이 민호와 TV광 슬기,폭력적인 뭉치 등 세 아이의 일상을 그린 극단 학전의 첫번째 어린이극. ■ 한단고기 20일까지 아트홀스타시티(02)747-9139.극단 기린의 가족동화. ■ 서문탁 콘서트 11·12일 오후7시30분,13일 오후6시 대학로 질러홀 1544-1555. ■ 푸른새벽VS플라스틱 피플 ‘블루 윈도우’ 11일 오후 10시30분 정동극장(02)751-1500. ■ 이승열 ‘미드나잇 시크릿’ 12일 오후 10시30분 정동극장(02)751-1500. ■ 7080 빅콘서트 12일 오후 7시30분 상암 월드컵경기장(02)545-1211. ■ 테렌스 블랜차드 콘서트 20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02)543-3482. ■ 사스가족 20일까지 인켈아트홀 (02)923-2131.윤대성 작·김영수 연출,정상철 서희승 출연.사스 파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집 북경루의 이야기.극단 신화의 서민극 시리즈 여섯번째 작품. ■ 휴먼코미디 8월29일까지 창조콘서트홀(02)382-5477.임도완 연출,백원길 권재원 출연.웃음과 감동이 있는 코미디 마임. ■ 바그다드햄릿 13일까지 대학로극장 016-285-4846.소희정 번안·연출.햄릿을 이라크 사태와 연결지어 인간의 약한 속성을 풍자. ■ 검정고무신 7월11일까지 알과핵소극장(02)745-2124.위기훈 작·손규홍 연출,유정기 배상돈 출연.해방 전후 격동기 민초들의 고달픈 삶. ■ 자전거 7월4일까지 아룽구지소극장(02)745-3966.오태석 작·연출,정진각 이명호 출연.질곡의 한국사를 현실과 환상의 이중성으로 표현. ■ 백건우와 폴란드국립바르샤바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0일 울산문화예술회관,12일 서울 예술의전당콘서트홀,13일 대구 오페라하우스,14일 광주문화예술회관,15일 천안백석대(02)503-9333. ■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남성합창단 15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2187-6222. ■ 세버린 폰 에커슈타인 피아노 리사이틀 13일 오후 5시 호암아트홀(02)751-9606. ■ 마술피리 15∼1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3476-6224.베세토 오페라단의 모차르트 오페라. ■ 김현정 피아노 독주회 12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497-1973. ■ 하멜과 산홍 13일까지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785.서울시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 하프 퓨전 콘서트 12일 오후 5시 호암아트홀(02)757-3483. ■ 김희성 파이프 오르간 독주회 14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1588-7890. ■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서울 연주회 11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051)624-4737.˝
  • [10일 TV 하이라이트]

    ●즐거운 문화읽기(오전 11시) 장년의 독자를 찾아나선 ‘꽃을 든 남자’의 만화가 김동화를 만나본다.명랑만화에서 순정만화,성인만화까지 시간이 지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 오는 김동화.최근엔 결혼 때문에 만화가의 꿈을 접은 아줌마들을 위해 ‘주부만화 예술대학’을 열고 교장 선생님이 됐다. ●생방송 쟁점토론(오후 3시10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논란,그 배경과 바람직한 주택공급 방향은 어떤 것인지 토론해 본다.분양원가 공개 문제가 시민단체와 건설업계의 대립 양상으로 번지고,여야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박병옥 경실련 사무총장,고철 주택산업연구원장이 패널로 참석한다. ●문화센터(오전 11시) 흰색의 접시들,시간이 지나면 싫증이 날 때가 있다.이런 때 접시에 새로운 옷을 입혀보자.접시의 가장자리를 군청색으로 색칠하고 안에도 초록과 노란색을 스펀지로 칠해준다.나뭇잎 모양으로 자른 필름지나 종이를 이용해 나뭇잎을 그려 넣고 금색 라이너를 이용해 장식하는 법을 배워본다. ●1050 정면승부(오후 10시50분) 최국,전진우가 경기도 성남을 소개한다.비행기없이 날아간 성남 속 사막.전세계 희귀 선인장이 모두 모여있다는 애리조나 파크를 찾아간다.그리고 섬뜩한 공룡이 등골을 오싹하게 해주는 자연사 박물관 체험 후 국내 최대 규모의 5일장인 모란장에서의 이색체험 데이트도 즐긴다. ●한밤의 TV연예(오후 11시5분) 지금의 스타 자리를 만들기까지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야 했던 장혁 송승헌 김하늘 조인성 류승범 등 스타들의 ‘스타의 힘겨웠던 과거 이야기’를 전격 공개한다.‘조영구가 만난 사람’에서는 사생활에 대해 평소 잘 이야기하지 않던 송윤아의 솔직담백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4월의 키스(오후 9시50분) 회사내에는 어느새 재섭의 비리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그 말을 들은 채원과 진아는 놀란다.채원은 재섭의 힘으로 부정 합격된 사원이라는 소문 때문에 힘들어 하던 중 자신을 떨어뜨렸던 사람이 정우라는 것을 알게 되고,승민에게서 재섭이 비리를 저지른 이유에 대해 듣게 된다. ●금쪽같은 내 새끼(오후 8시25분) 재민과 지혜의 결혼을 축하하러 동생 성애 집에 정애 식구들까지 모인다.한편,진국이 무관심한 틈을 타 덕배에게서 모든 재산에 대한 관리권을 위임받는데 성공한 영실은 덕배와 함께 대출보증 담보로 잡혀 있는 집을 보러 간다.두 사람이 와서 선 곳은 다름아닌 희수의 집 앞인데…. ˝
  • [We 동화]갈매기의 꿈

    엉뚱한 짓을 잘해서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갈매기 한 마리가 있었단다.어느 바람 부는 날,그 갈매기는 생뚱맞게도 내가 날짐승들의 왕이 되면 어떨까,하고 생각했지.그래서 갈매기는 자나깨나 ‘과연 무엇이 우두머리가 될 자질인가?’를 생각했지.하늘을 날면서도 그 생각만 했어. 그러던 어느날 문득 바위산 꼭대기,가장 키 큰 나무 옆까지 어느 틈에 날아와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지.굉장한 일이었어.산을 그렇게 가까이에서 본 것은 처음이었으니까. ‘이렇게 높이 올라와 보니 느낌이 아주 묘한걸! 그런데 이런 곳에서 대체 저 참새는 무얼 하는 거야?’ 갈매기는 문득 궁금해졌어.그런데 글쎄,그 참새가 집을 짓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 바람이 쌩쌩 부는 바위산 꼭대기에 말이야.그뿐이면 다행이게? 참새가 집을 짓는 것은 어떤 다른 동물의 둥우리 밑 부분이었어.둥지의 크기로 보아서 그 동물은 몸집이 큰 무서운 동물인 것 같았지.게다가 거의 틀림없이 육식을 즐길 테고. “제정신이 아니군!” 길게 말하고 말고 할 것도 없었지.갈매기는 얼른 날개를 추슬렀어.사라져버리는 것이 만수무강의 지름길일 테니까.그렇지만 그 성격에 아무리 바빠도 궁금한 것을 그대로 넘길 수는 없지.갈매기는 도망갈 만반의 준비를 한 채로,은근하게 참새를 불렀지. “네가 설마 이 둥지를 네 무덤으로 정하지는 않았을 텐데,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야?” 그랬더니 참새가 갑자기 킥킥거리며 웃기 시작하는 거야. “많이 놀란 모양이구나! 하긴 무리도 아니지.도저히 이해가 안 가지? 우리를 잡아먹는 천적의 눈앞에서 날 잡아잡수,하듯 둥우리에 숨어들어 집을 짓다니.” 참새는 갈매기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갔지.참새의 집은 커다란 둥지의 맨 아랫부분,기초에 해당하는 부분에 있었어.참새의 힘으로는 도저히 물어 나를 수 없는 꽤 굵은 나뭇가지들로 둥우리가 지어졌기 때문에,몸집이 작은 참새 정도는 얼마든지 드나들 수 있는 틈이 벌어져 있었지.참새는 그 틈바구니에다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메우고 짚이나 마른풀을 물어 날라 푹신한 보금자리를 만든 것이었어. “내가 왜 이곳에 둥지를 짓기로 했느냐 하면….안전하고 쾌적하기 때문이야.” 갈매기는 기가 꽉 막혔어.참새가 말했지. “생각해봐.이 둥지의 주인을.우리들은 그 그림자만 봐도 천리만리 달아나야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판이잖아.하지만 말야,우습게도 바로 그 때문에 족제비,뱀,여우같은 동물들에게서 안전하다고.저 친구가 내 머리맡을 딱 지켜 서서 호위하는 꼴이 되니까.어때? 내 머리,꽤 쓸 만하지 않아?” 그 순간 갈매기는 깨달았어.머리! 그래.우두머리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멍청하고 흔해빠진 생각은 멀리 던져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스친 거야.갈매기는 자신감이 생겼지. “연장을 쓸 줄 아는 새.그거 흔한 일 아니잖아? 나도 머리는 꽤 있는 편이라고!” 갈매기는 의기양양했지.섭조개나 대합을 잡으면,갈매기는 그것들을 바위 위에 떨어뜨려 부수고 알맹이를 먹지.연장을 쓸 줄 아는 거지.과장하자면 그런 게 바로 ‘머리’ 아니겠어? 바로 그때,갑자기 하늘에서 뭔가가 바람을 가르며 떨어져 내렸어.그 살벌한 바람은 갈매기 저만치 앞에서 날던 새를 낚아채면서 그쳤지. “아이쿠야!” 갈매기는 심장이 멎는 것 같았어.바로 앞에서 날아가는 새를 덮친 것은 송골매가 분명했거든.무서운 맹금류.시속 280km를 낼 수 있는 유선형의 몸집에다,가위처럼 날카로운 부리,억센 발톱.게다가 목표물을 발견하면 그 즉시 직각으로 떨어져 내릴 수 있는 놀라운 비행술.마음이라는 것은 참 간사한 거야.눈앞에서 송골매의 섬짓한 사냥 모습을 보고,갈매기는 금방,‘머리’ 따위가 무슨 사치냐 싶은 생각이 들었거든.꽁지가 빠지게 달아나면서 갈매기는 다시 한번 ‘힘’의 위력을 실감했지. “치! 정말 더러워서.난 아무래도 무서운 왕은 될 수 없겠는 걸!” 갈매기는 투덜거리며 나뭇잎 사이에 몸을 숨겼어.혼자서 얼굴이 홧홧해졌지. 그때 어디선가 날갯짓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지.송골매가 둥지로 돌아오는 것이었어. “으악,으악,으악! 이게 바로 저 송골매의 둥지였단 말이야?” 무서운 새 인줄은 짐작했지만 송골매라니! 갈매기는 무턱대고 소리만 질렀어.참새가 허둥대는 갈매기를 얼른 둥지 틈으로 밀어 넣으며 말했지. “몰랐어? 이게 누구 집인지?” “몰라.그나저나 이제는 정말 죽었군!” “죽기는 왜 죽어?” “왜 죽다니? 우리가 여기 이렇게 있는 것을 알면….”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 갈매기는 얼른 고개를 저었어.그러나 참새는 냉큼 말을 받았지. “벌써 알고 있는 걸!” “알고 있다구?” 갈매기는 그 순간,제풀에 기절해버렸지.참새는 갈매기의 몸을 흔들며 말했어. “아니,저 송골매가 날 노린다면 어떻게 여기 집을 짓고 살겠어?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만난 격이지.이 친구야,저 송골매는 난 절대 안 건드려요.신세 좀 지겠습니다,하면서 내 놓고 굽히고 들어오는 조막만한 나를 뭐 먹을 게 있다고 잡아.송골매 마음이 그 정도는 아니야.덩치만큼 그릇이 크다고.그런 게 바로 제왕의 아량 아니겠어? 아,걱정 말아! 이렇게 미리 죽지 않아도 된다니까!” 그제서야 갈매기는 눈을 번쩍 떴지.그리고는 큰 소리로 말했어. “그래 너다.니가 왕이다.왕자라구.머리에,힘에,그리고 마음 씀씀이에 이르기까지.” 영문을 몰라 눈알만 디룩거리는 참새의 표정을 보면서 갈매기는 결심했지.다시는 일생에 도움이 안 되는 왕이 되고 싶다는 따위의 새퉁빠진 생각을 하지 않기로.절대로 하지 않기로. 글 이윤희 . 그림 길종만 ●작가의 말 여기에 더하여,신중하고,이성적인 ‘왕’을 모시고 싶습니다.저는 그 나라의 ‘국민’이고 싶습니다.˝
  • 한국동요 80년史 한눈에

    고 윤극영 선생의 ‘반달’이 처음 노래로 불려진 때가 1924년.올해가 80주년이다.평화방송·평화신문은 어린이 날인 5일부터 11일까지 평화화랑(명동성당 옆 가톨릭회관 1층)에서 ‘한국 동요 80주년 기념전’을 연다.‘초록빛 바다’의 박경종,‘나뭇잎 배’ ‘모래성’의 박홍근,‘과수원 길’의 박화목,‘파란 마음 하얀 마음’ ‘꽃밭에서’의 어효선 선생 등 동심과 민족 고유의 서정과 애환을 담은 동요를 만든 생존 원로문학가를 모시고 육필 작품을 전시한다.동요 1세대로서 우리 동요의 역사이자 산증인인 이들이 기념전에 내놓은 동요 50여점은 우리의 동요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이들은 기념전을 위해 육필 동시 원고를 쓰고 문인화를 그렸으며 애장품도 내놓았다.‘어린이 동요 듣고 그린 그림 입선작 전시회’도 함께 열린다.5일 오후 2시에는 유인종 서울시 교육감 등 각계 인사와 아동문학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원로 문학인에 대한 꽃다발 증정,우수작 시상,동요 합창 등의 행사가 펼쳐진다.문의 02-2270-2232˝
  • [차이야기] 일엽차-독소 해소·더위 식힐때 좋아

    ‘몸에 좋은 차는 입에 쓰다?’ ‘일엽차(一葉茶)’를 아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일엽차는 한때 ‘찻잎에 웅담을 발랐다.’는 오해를 살 만큼 맛은 다소 쓰지만 몸에는 좋다. 한 잎만 우려도 충분하다 해서 이름 붙여진 일엽차.중국 남부 광둥(廣東) 지방의 차로 ‘과로’라는 나뭇잎으로 만든다.처음에는 쓰지만 마시다 보면 달고 시원스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더운 광둥지방에서 즐겨 마시는 차인 만큼 더위를 식히는 데 도움이 된다.또 스트레스 해소에도 그만이다.체내 독소를 해소하는 효과도 있어 술독을 풀어주고 눈을 맑게 해준다고 한다. 쓴맛이 나기 때문에 졸음을 쫓는 역할도 한다.짠 음식을 먹고 난 다음 마시면 더욱 좋다. 찻잔에 한 잎을 넣고 90℃ 이상의 뜨거운 물을 넣어 마시면 된다.너무 오래 우려내면 맛이 지나치게 쓰다.여러 번 자주 우려내 마시면 처음 마시는 사람들도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다. 나길회기자 ■ 도움말 신성숙 차가람 대표
  • 도시락 싸들고 피크닉…

    햇살은 따사롭고,꽃 바람은 살랑거린다.나뭇잎엔 한결 물이 올랐다.남녘에선 철쭉 소식도 들린다. ‘방콕’하기엔 너무나 억울한 계절이다.자연의 유혹에 한번 빠져보자.산으로 들로. 가서 현지의 식당에 들러도 좋다.하지만 마땅한 식당을 알아보지 못했거나,상춘에 빠진 중간에 일어서야 하는 것이 못마땅하다면 도시락을 싸 가는 것도 좋은 나들이법이다.빨갛고 노란 봄꽃과 파릇한 들풀에 묻혀 도시락을 먹으면 봄을 온몸으로 맛보는 미각 체험이 될 것이다. 웨스틴 조선호텔이 직영하는 테이크아웃 전문점 인더키친의 조형학 조리장은 “피크닉 메뉴는 손이 너무 많이 가면 준비하는 주부들이 출발하기 전에 이미 지친다.”며 “갖고 다니기 편하면서 식어도 맛이 있는 메뉴”를 권했다.그는 이런 메뉴로 연어샌드위치와 주먹밥을 제안했다. 그는 또 “야외에서 들고 먹기에 간편하고,아이들과 가족 입맛에 고루 맞아야 한다.”며 “상하기 쉬운 음식은 피하고,물기가 너무 많은 음식도 삼갈 것”을 주문했다.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긴 도시락도 좋지만 만들 시간이 부족하다면 나들이길에 살 수도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지하 1층 푸드코트의 꼬메르(3449-5482)는 호밀식빵 샌드위치와 호기샌드위치 등을 3500∼4500원에 팔고 있다.샐러드는 100g당 3000∼4000원. 양미숙 점장은 “봄 피크닉객을 위해 샐러드에 드레싱을 뿌리지 않고 드레싱을 별도로 포장해주며,싱싱하게 유지하기 위해 얼음팩도 준다.”고 말했다.하지만 배달은 하지 않는다. 패밀리 레스토랑 마르쉐가 운영하는 까페아모제(6002-6446)는 마르쉐의 음식을 테이크아웃 형식으로 팔고 있다. 샐러드는 3500∼1만 2500원으로 가격대와 종류가 다양하며 포장해서 판다.드레싱은 별도로 파는데 1개에 800원.가격은 마르쉐보다 20∼30% 싼 것도 장점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탄탈루스(3479-1664)는 샌드위치를 많이 취급한다.서범석 대리는 “여성들은 4000원짜리인 터키 호기와 이탈리안 호기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샐러드는 100g당 1500∼4000원.잠실롯데백화점의 델쿠치나(2143-7098)의 경우 치즈와 토마토·햄을 넣은 샌드위치가 가장 잘 팔린다.5500원.이밖에도 여러가지 샌드위치가 있으며 샐러드는 100g에 2500∼4500원.드레싱을 별도로 갖고 갈 수도 있다.바로 옆의 카르파쵸(2143-7075)는 다양한 김밥(3500∼4000원)과 과일 화채(3000원)도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내 호텔들도 상춘객을 위한 다양한 메뉴와 가격대의 도시락을 선보이고 있다.밀레니엄 서울힐튼 제과점 실란트로 델리(317-3064)는 샌드위치와 샐러드·드레싱 등의 런치박스를 4000∼7000원에 팔고있다.서울신라호텔 베이커리(2230-3377)는 각종 샌드위치와 과일 디저트를 3500∼7700원에 준비하고 있다.앉은 자리에서 바로 펼쳐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포장도 정결하다. 고급스러운 피크닉 도시락도 있다.호텔 아미가의 일식당 나라(3440-8150)는 연어구이·장어구이·새우튀김·조림 등이 들어가는 일반형(3만 5000원)과 멜론·망고 등의 후식이 포함되는 고급형(4만원)이 있다.별도의 배달비만 주면 원하는 곳까지 배달해 준다.세종호텔 일식당 후지야(3705-9240)는 외출 도시락A형(3만 5000원)·B형(3만원)과 외출 생선초밥(3만원),장어덮밥(2만 1000원)을 마련했다.호텔 리츠칼튼서울의 일식당 하나조노(3451-8276)는 일식 코스요리를 런치박스에 담은 웰빙런치박스를 내놓았다.4만·5만·6만원 세종류. 홀리데이인서울(7107-284)은 아예 야외용 바비큐 박스를 선보인다.박스에는 스테이크와 닭고기·소시지 등과 샐러드·빵·후식도 들어있다.6인용은 15만원,8인용은 18만원이다.3일전 예약이 필수.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조형학의 피크닉 요리 ●훈제연어 샌드위치(3인분) 재료 깐 양파 (A)개(20g),훈제연어(넓게 썬 것) 60g,양상추 3장,모차렐라 치즈 6장,홀스 래디시 소스 5g,마요네즈 15g,케이퍼 9개(3g),무순 3g,미니 바게트 3개 만드는 법 (1) 양파는 동그란 모양으로 썰고,양상추는 깨끗이 씻어 찬물에 담가 준비한다.(2) 준비한 미니 바게트의 가운데를 길게 자른다.자른면의 한쪽에 홀스 래디시 소스를,다른 쪽면에 마요네즈를 바른다.(3) 케이퍼는 국물을 꽉 짜준다.그러지 않으면 너무 짜진다.(4) (2)의 바게트 한쪽에 양상추·무순·훈제 연어·케이퍼·양파와 모차렐라 치즈를 얹고 나머지 바게트를 덮는다. ●닭고기 멸치 주먹밥(3인분) 재료 밥 600g,피망·당근 30g씩,닭 가슴살 160g,참기름 10g,볶은 멸치·감자 칩 약간씩,소금·후추 적당량 만드는 법 (1) 밥을 3인분 정도 한다.약간 되게 짓는다.(2) 피망·당근은 잘게 썰어 프라이 팬에서 볶는다.(3) 닭 가슴살도 잘게 썰어 소금·후추로 간을 하고 볶아준다.(4) (1)의 밥에 (2)와 (3)의 볶은 야채·닭 가슴살과 참기름을 넣고 섞어준다.(5) 골고루 섞은 밥을 동그랗게 모양을 만들어 놓는다.(6) 완성된 주먹밥에 볶은 멸치와 깨를 골고루 뿌린다.(7) (6)에 감자 칩등 기호에 맞는 다양한 재료를 올려 주면 완성. ■안승춘의 김밥요리 ●꽃김밥 재료 밥 4컵,김 10장,시금치·당근 200g씩,참기름·식용유 1큰술씩,깨소금 (@)큰술,맛소금 1작은술,밥 양념(깨소금 1큰술,참기름 ½큰술,맛소금 ½작은술) 만드는 법 (1) 따끈한 밥에 깨소금·참기름·맛소금을 섞어서 식혀 놓는다.(2) 김은 살짝 구워 2장은 반으로 자른다.(3) 당근은 채썰어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뜨거워지면 넣고 볶으면서 깨소금·맛소금·참기름을 넣는다.(4) 시금치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쳐 냉수에 헹궈 물기를 꼭 짜서 맛소금·깨소금·참기름을 넣고 무친다.(5) (2)의 김 반장짜리는 (3)의 당근 볶음을 놓아 말아 놓는다.(6) 김발을 놓고 김을 놓은 후 (1)의 밥을 2㎝ 높이가 되게 밥고랑 모양으로 밥을 놓고 김 한장을 덮는다.(7) (6)의 밥고랑에 (5)의 당근말이를 놓고 양쪽 김아래는 밥알이 겹쳐지지 않게 펴고 김위에는 시금치 양을 많이 붙여 놓아 말아준다. ●참치김밥 재료 밥 4컵,오이 4개,김 4장,참치 통조림 1캔(190g),마요네즈 2큰술,흰 후추 약간,밥 양념(깨소금 1큰술,참기름·맛소금 ½작은술씩) 만드는 법 (1) 따끈한 밥에 깨소금·참기름·맛소금을 넣고 골고루 섞어서 식혀 놓는다.(2) 오이는 양쪽 끝을 자르고 숟가락 손잡이로 구멍을 넓게 뚫어 놓는다.(3) 참치 통조림은 체에 밭쳐 물기를 빼고 마요네즈와 흰 후추를 넣고 무쳐준다.(4) (2)의 오이속에 (3)의 참치를 꼭꼭 채워 넣는다.(5) 김발에 살짝 구운 김을 놓고 (1)의 밥을 고르게 펴고 (4)를 놓아 만 다음 물 바른 칼로 썰어준다. ●다시마말이 밥 재료 밥(또는 초밥) 4컵,염장 다시마(길이 15㎝) 8장,미나리 40g,게맛살 20개,단무지(썬 것) 4개,우엉조림 80g,밥 양념(깨소금 1큰술,참기름 ½큰술,맛소금 ½작은술) 만드는 법 (1) 따끈한 밥에 깨소금·참기름·맛소금을 넣고 잘 섞어 식힌다.(2) 미나리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쳐 냉수에 헹궈 물기를 꼭 짜 놓는다.(3) 염장 다시마는 길이 15㎝로 잘라 물에 여러 번 씻은 다음 물에 담가 짠 맛을 뺀다.다시마를 건져 물기를 닦아 놓는다.(4) 단무지는 김밥용으로 썬 것을 가로로 반을 잘라준다.(5) 게맛살을 길이로 반을 잘라주고 다시 가로로 반을 잘라준다.(6) 김발위에 다시마를 놓고 (1)의 밥 반 공기를 가지런히 펴고 우엉조림·단무지·게맛살을 놓아 돌돌 만다.그 다음 다시마가 풀어지지 않게 일정한 간격으로 미나리로 묶어주고 묶은 사이 사이를 김밥처럼 잘라준다. ●김치말이 쌈밥 재료 밥 4컵,배추 김치(잎부분) 8장,미나리 40g,참나물 약간,밥 양념(깨소금 1큰술,참기름 ½큰술,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따끈한 밥에 소금과 참기름·깨소금을 넣고 골고루 섞어 식힌다.(2) 배추 김치는 잎이 찢어지지 않고 큰 것으로 준비해 양념을 털고 물기를 짠 뒤 반으로 썬다.(3) 미나리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다.(4) (2)의 배추 김치에 (1)의 밥을 한 숟가락씩 얹어 싼 다음 김치가 풀어지지 않게 가운데를 데친 미나리로 묶는다.미나리를 묶은 매듭에 참나물을 꽂아 장식하면 예쁘다. 사진 이언탁기자 utl@˝
  • [I센터] 홍릉 수목원 ‘숲의 사계’

    일요일인 지난달 28일 오후 2시 서울 홍릉수목원 통나무집 앞에는 어른들과 아이들 30여명이 모였다.할아버지부터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꼬마까지 참가자들의 연령은 다양했다. 이날은 생명의 숲 운동본부 주최로 홍릉 숲에 숨어있는 ‘나물’을 주제로 자원봉사자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함께 숲을 1시간30분동안 돌아다니면서 나물에 대해 알아보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게 뭔지 아시는 분”하고 선생님이 묻자 모두들 꿀먹은 벙어리다.“이게 바로 ‘꽃다지’라는 나물입니다.어르신들은 아마 어렸을 때 드셨을 텐데요.”라며 “십자화과의 이년초로 들이나 밭에서 자라는데 어린 잎은 먹을 수 있으며….”하는 설명이 이어진다. 초등학생들은 노트에 적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하며 신기해 한다.어른들도 “아하 꽃다지가 저렇게 생겼구나.”한다. 자연에 대해 공부도 하고 좋은 공기도 마시고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 ‘생명의 숲 운동본부’는 10월 말까지 매주 일요일마다 오전 10시30분과 오후 2시에 두번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주제는 매주 바뀐다.이번 주는 ‘나물’,다음 주는 ‘나뭇잎’ 등으로 주제가 달라지기 때문에 매주 참가해도 아이들 자연교육에 도움이 된다. 참가자 제한은 없고 누구나 시간에 맞춰 홍릉수목원 통나무집 앞으로 가면 된다.참가비는 무료이고 홍릉수목원도 입장료가 없다.주차는 불가능하다.지하철 6호선을 타고 고려대역 3번 출구로 나오면 걸어서 5분거리에 있다. 음식물 반입은 안 되며 수목원 지정 탐방로 이외에는 들어 갈 수 없다. 봄 기운이 완연한 주말,나무들이 뿜어내는 향긋한 냄새를 맡고 아름답게 핀 꽃들을 감상하면서 프로그램에 참가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명의 숲 운동본부(02)3673-3236,홍릉수목원(02)961-2652. 한준규기자 hihi@˝
  • 빌딩숲 보리밭! 여의도

    따뜻한 햇살과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싱그러운 4월초.“봄기운을 느끼러 어디로 가볼까.”하고 고민하지 말자.3일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에 서울을 떠나지 못했다면 무조건 지하철을 타고 ‘여의도’로 가보자. 눈이 부시게 푸른 보리밭과 분홍빛 벚꽃이 기다리고 있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차 막히는 스트레스도 없고 고유가 시대에 기름값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입장료도 없다. ●서울 도심 한복판 녹색의 보리밭 물결 4일 오후 여의도 문화마당으로 가면 당신은 놀랄 것이다.“아니 여기 언제,누가 이렇게 큰 보리밭을 만들었지.”,“빌딩 숲 사이에 보리밭길이라,노래가 절로 나오네.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아이들과 손잡고 거닐면 저절로 노래가 나온다. 4일과 5일 이틀 동안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 9000평의 보리밭이 조성된다.아이들과 아내 또는 연인의 손을 잡고 금난새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선율에 맞춰 ‘짠짠짠∼ 짠짠짠∼ ’스텝을 밟으며 보리밭 사잇길을 거닐어 보자.생각만 해도 유쾌하지 않은가. 우리 농산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시장개방에 맞서는 농촌의 힘겨운 현실을 조금이나마 알리기 위한 ‘빌딩숲 보리밭 축제’가 농림부와 농협중앙회 주최로 4,5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다.서울신문사와 KBS가 주관하고 하이트와 포커스가 협찬한다. 이 축제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우리 농업의 무한가치를 알리고 우리 농업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촉구하는 대국민 퍼포먼스로 농촌 특유의 ‘어메니티(Amenity)’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어메니티란 어떤 사물이나 환경에서 느끼는 ‘쾌적성’을 말한다.농업은 식량생산,환경적·공익적 기능뿐 아니라 그 경관이 지닌 어메니티만으로도 무한한 가치를 지닌 소중한 자원.그 소중함을 녹색 보리밭을 걸어 보며 느껴보자. 빌딩 숲 사이에 녹색의 바다처럼 펼쳐질 보리밭은 경기도 이천의 보리 재배농가 10여 곳에서 겨우내 정성 들여 가꾼 보리를 작은 화분 40만개에 담아 농촌 들녘의 보리밭처럼 만든 것이다. 70∼80㎝ 정도 자란 싱그러운 보리밭 사이를 거닐면 농촌의 정취가 저절로 느끼질 것이다.전시된 보리 화분은 ‘생분해성 비닐포장지’에 담아 4일 오후 3시와 5일 오전 10시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준다.학생들의 산 교육을 위해 보리를 잘 키우는 법도 알려준다. 또한 문화마당 3곳의 화분 배포처에는 ‘농촌학생돕기 장학금 모금함’이 설치돼 있다. 보리밭 축제의 부대행사도 좋은 볼거리다.4일 오후 7시부터는 금난새가 지휘하는 유라시안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쉼표 음악회’가 열린다.비발디의 ‘사계’ 가운데 봄과 우리 가곡 ‘보리밭’ 등이 화려한 조명 속에 연주돼 봄밤을 아름답게 장식할 것이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1시10분부터는 KBS가 전국 들녘의 실제 보리밭을 위성으로 연결,건강한 농업인들의 모습을 도시민들에게 전하는 특별 생방송 ‘보리밭 사잇길로’를 진행한다. 보리밭 앞에 설치될 ‘희망나무’도 눈길을 끈다.나무 앞에 설치된 코너에서 오색지에 소망의 글을 적어 3.5m 높이의 철제 골조로 만든 희망나무에 걸어보자.마치 나뭇잎처럼 물결칠 것이다.아이들과 함께 적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우리 농업 만세’,‘극복하자 WTO’,‘힘내세요,농업인 여러분.우리가 있습니다.’ 등 격려의 글이 농업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자 이제 푸른 보리밭의 정취를 맘껏 누렸다면 벚꽃이 한창인 여의도 윤중로나 63빌딩으로 옮겨도 좋을 것이다. Go! Go! 여의도 ●벚꽃이 흩날리는 윤중로 서울에서 벚꽃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영등포구 여의도동 윤중로.국회의사당 뒷길(서강대교 남단∼파천교 북단) 1.5㎞를 따라 30∼40년 생 왕벚나무 1621그루가 해마다 이맘때면 화려하게 꽃망울을 터트린다.또 여의도 강변을 따라 약 10㎞가 아름다운 벚꽃으로 물결친다. ‘벚꽃 터널’을 걸으며 꽃냄새를 가슴 깊이 마셔보자.운좋아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 우수수 떨어지는 ‘꽃비’에 흠뻑 젖는 ‘행운’을 만나는 사람은 그야말로 부러울 게 없는 사람이 될 것이다. 벚꽃행사는 12일까지 계속된다.이 기간중 윤중로구간의 교통이 전면 통제된다.또 청소년 음악회와 거리의 악사를 위한 자유 공연장이 운영되며 풍물패,고적대,경찰악대 등의 연주회도 열린다.볼거리 제공을 위해 경찰기마대 행진이 있고 벚꽃 사진작품 전시회 등도 개최된다. 총 450만여명의 꽃놀이 인파가 여의도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많은 인파에 휩싸여 아이들을 잊어버릴 수도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국회주변도 차량들이 통제된다.여의서로(파천교 북단에서 국회,서강대교 남단)와 국회뒤편 고수부지 하단도로는 축제기간에 전면통제된다.또 올림픽대로 여의하류 IC에서 파천교북단은 출근시간(아침 6시∼ 낮 12시)을 제외하고는 통제된다. 행사기간중 여의도 일대는 극심한 차량 정체가 예상되므로 승용차를 가지고 갈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이나 여의나루역,2호선 당산역을 이용하면 걸어서 5분에서 10분이면 갈 수 있다. ●다양한 이벤트와 벚꽃이 만나는 63시티 오는 11일까지 ‘63벚꽃대축제’를 한다. 3일과 4일,11일에 63빌딩 만남의 광장에서는 전자 현악기로 신나고 경쾌한 클래식 선율을 들려주는 여성 4인조 ‘벨라트릭스’의 ‘전자클래식 연주’,화려한 의상과 현란한 율동이 돋보이는 ‘밸리댄스 공연’이 펼쳐진다. 만남의 광장 통로를 인조벚꽃으로 꾸며 포토존으로 제공하는 ‘63벚꽃터널’을 만들었고 여기서 찍은 사진을 응모하면 우수작에는 푸짐한 경품을 제공한다. 또한 ‘뚝딱이 아빠’ 개그맨 ‘김종석’의 사회로 일본 어린이 댄스 신동들이 갖가지 무용과 율동을 선보이는 ‘일본어린이댄스페스티벌’ 등도 연다. 구경하다 출출할땐… ●구마산 어른들을 모시고 갔다면 점심에 보양식인 추어탕 한 그릇이 제격일 것이다.여의도 백화점옆 미원빌딩 2층에 위치한 ‘구마산’은 옛날 마산식 추어탕집이다.전직 대통령과 전 서울시장 등이 찾은 곳으로,추어탕과 석쇠구이 갈비가 유명하다.추어탕 7000원,석쇠갈비 1인분에 2만원.(02)783-3269. ●마라김치방 “집에서 먹는 김치도 지겨운데 나와서도 김치요리 먹으라고?”라며 투정 부릴 필요없다.일단 한번 먹어보면 맘이 달라진다.KBS별관 뒤쪽에 위치한 ‘마라김치방’은 김치요리 전문점으로 빨간 김칫국물에 하얀 국수를 말아내는 김치말이국수를 비롯해 김치주먹밥,김치전,김치전골,김치보쌈,김치해물전골 등이 주 메뉴이다.김치말이국수 4000원,김치주먹밥 3000원 (02)780-2489. ●스카이뷰 연인과 함께 ‘폼’나게 먹으려 한다면 63빌딩 꼭대기에 위치한 ‘스카이 뷰’와 ‘스카이 라고’를 강추한다.두 음식점은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63빌딩의 59층에 위치해 수려한 전망을 만끽하며 서양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스카이 뷰’는 안심스테이크와 바닷가재가 메인 요리인 ‘미식가 C코스’가 인기다.1인당 9만원.‘스카이 라고’는 낙지 스파게티 1만 5000원. 두 곳 모두 (02)789-5902로 문의하면 된다. 한준규기자 hihi@˝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26)그리운 사람 그리운 이름,문익점(上)

    문익점(文益漸,1329-1398).‘원나라에서 목화 종자를 들여와 헐벗고 살던 겨레붙이들에게 옷을 입도록 한 것은 농사를 시작하여 굶주리지 않게 한 후직(后稷)의 잊을 수 없는 은혜와 같다’는 시로 문익점을 찬양한 사람은 남명 조식 선생이다. 문익점은 우리 겨레가 무명옷을 입는 문화를 열고,명주와 모시,삼베옷 밖에 없었던 옛사람들에게 비로소 나라가 무엇이며,학자나 배우는 자는 뭘 하는 사람들이며,가진 이와 지도자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없는 말로 깨닫게 해준 스승이다. ●모진추위에 얼어죽은 사람들이 곳곳에 해마다 가을 추수 무렵이면 이듬해 초봄까지 약 여섯 달 동안은 쌀쌀하고 추운 날이 많다.전체 인구의 8할이 넘는 서민들에게 겨울철은 징역살이보다 무서운 지독한 고통의 날들이었다.추위를 막아줄 옷이 없었기 때문이다.명주베가 있기는 했으나 그 양이 지극히 적은데다 왕실이나 귀족,일정 품계 이상의 직위를 가진자들만 입을 수 있도록 법이 정해져 있어서 서민들은 함부로 명주옷을 입기 어려웠다. 삼베옷과 모시옷은 더위를 막아주는 옷이어서 아무리 여러 겹을 껴입어도 한겨울 추위를 막아주지는 못한다.그래서 겨울철이면 서민들이 사는 마을에는 나다니는 사람이 드물었고,모진 추위가 엄습하고 나면 곳곳에서 얼어죽는 사람들이 뒹굴었다.지옥의 날들이었다.어느 왕도 이 불우한 서민들의 얼어죽는 삶을 구원하지 못했고,어떤 부자,어떤 높은 벼슬아치나 학자도 도울 방법을 찾지 못한 채 그저 얼어죽는 서민들의 참상을 바라볼 뿐이었다.기껏해야 시 구절 몇 자 써서 남겼을 뿐이다.이토록 참혹한 서민들의 얼어 죽는 역사 천여 년 뒤에 따뜻하고 부드러운 무명베 옷을 입고 세상과 이웃을 더욱 사랑하며 살도록 해준,또 한 번의 천년 역사를 연 것이 문익점이다. 이 땅의 지도자라는 이들이 한결같이 제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하고,역사와 민중에게 저지른 과오를 참회하기는 커녕 회피와 궤변으로 더욱 더 자리 지키기에 혈안이 되어가는 요즘,문익점은 사무치게 그리운 사람이자 그리운 이름으로 되살아난다. ●문익점이 목화 재배 처음 성공해 그리하여 오늘은 문익점이 태어나 살았고,그의 은공을 기리는 도천서원(道川書院),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목화를 시험 재배했던 시배지(始培地)가 있는 경남 산청으로 길을 떠난다. “오늘날은 심심하여 베틀 연장이나 챙겨볼까 베틀다리 사형제는 동서남북 갈라서고 앉을깨는 돋움 놓아 그 위에 앉은 이는 모두 각시 상경하고 말코라고 생긴 것은 구렁이 죽은 넋일는지 뚤뚤 감고 나자빠졌네. 부티 허리 두른 양은 비오고 갤 날 허리 안개 두르듯 자질개 물 준 양은 세우 살살 뿌린듯네 다문다문 주는 최활 북두칠성 주는듯네. 배부른 기러기 알을 안고 옥양강을 드나들고 바디집 깡깡 치는 소리 옥양이라 깨치듯네. 잉앗대는 삼형제요 눌깃대는 독자로다 삼발 났다 저 비경이 삼천군사 거느리고 커다란 대한 길에 하늘하늘 잘도 간다. 용두머리 우는 소리 홀로 가는 외기러기 벗 부르는 소린듯네 쿵절쿵 도투마리 정절쿵 일어남서 배이볕에 듯는 양은 구사월 세단풍 나뭇잎 들는듯네 절로 굽는 저 철귀신 사시춘풍 사시절에 큰애기 발꿈치만 물고 돈다.” 경상도 산청지방에 전해지는,문학적 구성이 매우 뛰어난 베틀노래다.베틀 각 부분 명칭과 기능이 적절한 비유를 통해 잘 드러나 있고,베 짜는 여인과 베틀이 한 몸이 되어 서민들 한의 정서를 절묘한 은유로 노래하고 있다.무명베 올이 곱고 가늘수록 베짜는 어머니의 마음은 지상의 모순된 제도와 속박을 훨훨 벗어나 천상계의 아름다움을 숨쉬며 날아오른다.베틀 위에서 올올이 짜진 무명베는 천상을 향한 꿈이 소리 없이 날개를 저어 무지개를 불러와 색깔이 되고,해와 달,별과 바람과 구름을 데려와 무늬를 새기고 질감을 녹여 넣은 것이다. 무명베는 곧 어머니께서 꾸는 꿈의 몸인 것이다.어머니로 하여금 이같은 베틀노래를 부르면서 설움과 고난도 잊은 채 베를 짜서 부모님과 식구들 옷을 지어 입히고,자식들 혼수도 장만하고,살림 밑천도 마련하는 베틀의 역사를 존재하게 한 것이 문익점 선생이었다. ●서장관으로 뽑혀 원나라 방문 선생이 목화가 재배되고 있던 원나라를 여행하게 된 것은 1363년이었다.1360년에 과거에 합격하여 세 해 뒤엔 사간원좌정언(司諫院左正言)이 되었는데,이 해에 서장관(書狀官)으로 뽑혀 원나라에 가게 되었다.원나라 방문에서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역할을 맡은 기록관이다.선생은 윗전인 정사(正使),부사(副使)를 수행하는 지위였다. 선생 일행이 원나라 연경(燕京)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서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그 일의 핵심에는 고려의 왕족이자 충선왕의 셋째 아들로 알려진 덕흥군(德興君)과 원나라 황제인 순제(順帝)의 황후가 된 고려 출신 기황후(寄皇后),고려를 배반하고 원나라로 망명한 최유(崔濡) 등이 도사리고 있었다. 매우 복잡하고 저속한 반역행위의 원인은 덕흥군을 이용하려는 고려 출신 여인이자 변신의 천재였던 기황후에게 있었다.덕흥군은 그를 낳아준 어머니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인물인데,다만 충선왕이 내친 어느 궁녀가 원나라 사람에게 출가하여 낳았다는 설이 있지만 그가 과연 충선왕의 아들인지도 확실치 않다.불우한 몸으로 일찍이 고려에서 승려가 되었으며 1351년 공민왕이 즉위하자 원나라로 도망갔다.공민왕은 그간의 원나라 노예국으로 지내온 고려의 정치적 위상을 고쳐잡기 위하여 1356년 반원개혁(反元改革)을 단행했다. 이 개혁정책은 그때 원나라 순제의 총애를 받으면서 놀랍게도 황후의 자리에까지 오른 기황후의 친정 오라버니이자 고려의 원나라의 속국으로 만들어 가려는 기철(寄轍) 일파를 숙청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기철 일파가 공민왕에 의하여 죽게 되자 기철의 누이 기황후는 공민왕을 원망하면서 보복할 것을 음모했다.이 음모를 도운 자가 원나라로 망명해 있던 최유였다.최유는 고려 공민왕이 불경스럽게도 군사를 일으켜 원나라를 침공하려 한다는 음모를 꾸며서 기황후로 하여금 순제에게 일러바치도록 했다. 기황후와 최유는 미리 공민왕을 제거하기 위한 책략까지 준비한 뒤였다.덕흥군이 비록 충선왕의 아들임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고려 왕족 출신임은 분명하므로 덕흥군을 고려왕으로 삼고 원나라 군사를 이용하여 고려를 정벌하자는 것이었다. 뜻대로 일이 이루어진다면 기황후는 고려를 보다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을 것이고,최유 또한 고려를 손 안에 틀어 쥐고 권력을 맘대로 휘두를 수 있을 터였다. ●기황후 계략에 빠져 유배당해 기황후의 교태에 푹 빠져 살던 순제는 기황후의 말대로 믿었다.즉시 덕흥군을 고려의 왕으로 옹립하여 공민왕을 축출하라는 뜻을 내렸다. 일이 그 지경으로 되어 있을 때 선생 일행이 원나라에 사신으로 파견되었던 것이다.선생 일행의 인사를 받은 순제는 기황후의 권유대로 선생 일행에게 벼슬을 내리면서 덕흥군을 새로운 왕으로 모실 것을 명령했다. 선생에게는 외부시랑(外部侍郞)이란 높은 벼슬을 내리면서 덕흥군의 신하가 되어 충성하라는 것이었다.선생은 그 자리에서 단호하게 거절했다.자신은 고려의 신하이지 원나라의 신하가 아니며 고려 공민왕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덕흥군을 새로운 고려의 왕으로 옹립하는 데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선생의 충절이 순제의 눈에는 죄가 되는 장면이다.결국 순제는 괘씸죄를 적용하여 선생을 연경에서 남쪽으로 만리나 떨어진 운남성 교주국으로 유배시켜버렸다.지금의 베트남 국경 부근으로 유배를 당한 선생의 심정은 몹시 착잡했다.죽게될지,살아서 고려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26)그리운 사람 그리운 이름,문익점(上)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26)그리운 사람 그리운 이름,문익점(上)

    문익점(文益漸,1329-1398).‘원나라에서 목화 종자를 들여와 헐벗고 살던 겨레붙이들에게 옷을 입도록 한 것은 농사를 시작하여 굶주리지 않게 한 후직(后稷)의 잊을 수 없는 은혜와 같다’는 시로 문익점을 찬양한 사람은 남명 조식 선생이다. 문익점은 우리 겨레가 무명옷을 입는 문화를 열고,명주와 모시,삼베옷 밖에 없었던 옛사람들에게 비로소 나라가 무엇이며,학자나 배우는 자는 뭘 하는 사람들이며,가진 이와 지도자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없는 말로 깨닫게 해준 스승이다. ●모진추위에 얼어죽은 사람들이 곳곳에 해마다 가을 추수 무렵이면 이듬해 초봄까지 약 여섯 달 동안은 쌀쌀하고 추운 날이 많다.전체 인구의 8할이 넘는 서민들에게 겨울철은 징역살이보다 무서운 지독한 고통의 날들이었다.추위를 막아줄 옷이 없었기 때문이다.명주베가 있기는 했으나 그 양이 지극히 적은데다 왕실이나 귀족,일정 품계 이상의 직위를 가진자들만 입을 수 있도록 법이 정해져 있어서 서민들은 함부로 명주옷을 입기 어려웠다. 삼베옷과 모시옷은 더위를 막아주는 옷이어서 아무리 여러 겹을 껴입어도 한겨울 추위를 막아주지는 못한다.그래서 겨울철이면 서민들이 사는 마을에는 나다니는 사람이 드물었고,모진 추위가 엄습하고 나면 곳곳에서 얼어죽는 사람들이 뒹굴었다.지옥의 날들이었다.어느 왕도 이 불우한 서민들의 얼어죽는 삶을 구원하지 못했고,어떤 부자,어떤 높은 벼슬아치나 학자도 도울 방법을 찾지 못한 채 그저 얼어죽는 서민들의 참상을 바라볼 뿐이었다.기껏해야 시 구절 몇 자 써서 남겼을 뿐이다.이토록 참혹한 서민들의 얼어 죽는 역사 천여 년 뒤에 따뜻하고 부드러운 무명베 옷을 입고 세상과 이웃을 더욱 사랑하며 살도록 해준,또 한 번의 천년 역사를 연 것이 문익점이다. 이 땅의 지도자라는 이들이 한결같이 제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하고,역사와 민중에게 저지른 과오를 참회하기는 커녕 회피와 궤변으로 더욱 더 자리 지키기에 혈안이 되어가는 요즘,문익점은 사무치게 그리운 사람이자 그리운 이름으로 되살아난다. ●문익점이 목화 재배 처음 성공해 그리하여 오늘은 문익점이 태어나 살았고,그의 은공을 기리는 도천서원(道川書院),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목화를 시험 재배했던 시배지(始培地)가 있는 경남 산청으로 길을 떠난다. “오늘날은 심심하여 베틀 연장이나 챙겨볼까 베틀다리 사형제는 동서남북 갈라서고 앉을깨는 돋움 놓아 그 위에 앉은 이는 모두 각시 상경하고 말코라고 생긴 것은 구렁이 죽은 넋일는지 뚤뚤 감고 나자빠졌네. 부티 허리 두른 양은 비오고 갤 날 허리 안개 두르듯 자질개 물 준 양은 세우 살살 뿌린듯네 다문다문 주는 최활 북두칠성 주는듯네. 배부른 기러기 알을 안고 옥양강을 드나들고 바디집 깡깡 치는 소리 옥양이라 깨치듯네. 잉앗대는 삼형제요 눌깃대는 독자로다 삼발 났다 저 비경이 삼천군사 거느리고 커다란 대한 길에 하늘하늘 잘도 간다. 용두머리 우는 소리 홀로 가는 외기러기 벗 부르는 소린듯네 쿵절쿵 도투마리 정절쿵 일어남서 배이볕에 듯는 양은 구사월 세단풍 나뭇잎 들는듯네 절로 굽는 저 철귀신 사시춘풍 사시절에 큰애기 발꿈치만 물고 돈다.” 경상도 산청지방에 전해지는,문학적 구성이 매우 뛰어난 베틀노래다.베틀 각 부분 명칭과 기능이 적절한 비유를 통해 잘 드러나 있고,베 짜는 여인과 베틀이 한 몸이 되어 서민들 한의 정서를 절묘한 은유로 노래하고 있다.무명베 올이 곱고 가늘수록 베짜는 어머니의 마음은 지상의 모순된 제도와 속박을 훨훨 벗어나 천상계의 아름다움을 숨쉬며 날아오른다.베틀 위에서 올올이 짜진 무명베는 천상을 향한 꿈이 소리 없이 날개를 저어 무지개를 불러와 색깔이 되고,해와 달,별과 바람과 구름을 데려와 무늬를 새기고 질감을 녹여 넣은 것이다. 무명베는 곧 어머니께서 꾸는 꿈의 몸인 것이다.어머니로 하여금 이같은 베틀노래를 부르면서 설움과 고난도 잊은 채 베를 짜서 부모님과 식구들 옷을 지어 입히고,자식들 혼수도 장만하고,살림 밑천도 마련하는 베틀의 역사를 존재하게 한 것이 문익점 선생이었다. ●서장관으로 뽑혀 원나라 방문 선생이 목화가 재배되고 있던 원나라를 여행하게 된 것은 1363년이었다.1360년에 과거에 합격하여 세 해 뒤엔 사간원좌정언(司諫院左正言)이 되었는데,이 해에 서장관(書狀官)으로 뽑혀 원나라에 가게 되었다.원나라 방문에서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역할을 맡은 기록관이다.선생은 윗전인 정사(正使),부사(副使)를 수행하는 지위였다. 선생 일행이 원나라 연경(燕京)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서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그 일의 핵심에는 고려의 왕족이자 충선왕의 셋째 아들로 알려진 덕흥군(德興君)과 원나라 황제인 순제(順帝)의 황후가 된 고려 출신 기황후(寄皇后),고려를 배반하고 원나라로 망명한 최유(崔濡) 등이 도사리고 있었다. 매우 복잡하고 저속한 반역행위의 원인은 덕흥군을 이용하려는 고려 출신 여인이자 변신의 천재였던 기황후에게 있었다.덕흥군은 그를 낳아준 어머니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인물인데,다만 충선왕이 내친 어느 궁녀가 원나라 사람에게 출가하여 낳았다는 설이 있지만 그가 과연 충선왕의 아들인지도 확실치 않다.불우한 몸으로 일찍이 고려에서 승려가 되었으며 1351년 공민왕이 즉위하자 원나라로 도망갔다.공민왕은 그간의 원나라 노예국으로 지내온 고려의 정치적 위상을 고쳐잡기 위하여 1356년 반원개혁(反元改革)을 단행했다. 이 개혁정책은 그때 원나라 순제의 총애를 받으면서 놀랍게도 황후의 자리에까지 오른 기황후의 친정 오라버니이자 고려의 원나라의 속국으로 만들어 가려는 기철(寄轍) 일파를 숙청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기철 일파가 공민왕에 의하여 죽게 되자 기철의 누이 기황후는 공민왕을 원망하면서 보복할 것을 음모했다.이 음모를 도운 자가 원나라로 망명해 있던 최유였다.최유는 고려 공민왕이 불경스럽게도 군사를 일으켜 원나라를 침공하려 한다는 음모를 꾸며서 기황후로 하여금 순제에게 일러바치도록 했다. 기황후와 최유는 미리 공민왕을 제거하기 위한 책략까지 준비한 뒤였다.덕흥군이 비록 충선왕의 아들임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고려 왕족 출신임은 분명하므로 덕흥군을 고려왕으로 삼고 원나라 군사를 이용하여 고려를 정벌하자는 것이었다. 뜻대로 일이 이루어진다면 기황후는 고려를 보다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을 것이고,최유 또한 고려를 손 안에 틀어 쥐고 권력을 맘대로 휘두를 수 있을 터였다. ●기황후 계략에 빠져 유배당해 기황후의 교태에 푹 빠져 살던 순제는 기황후의 말대로 믿었다.즉시 덕흥군을 고려의 왕으로 옹립하여 공민왕을 축출하라는 뜻을 내렸다. 일이 그 지경으로 되어 있을 때 선생 일행이 원나라에 사신으로 파견되었던 것이다.선생 일행의 인사를 받은 순제는 기황후의 권유대로 선생 일행에게 벼슬을 내리면서 덕흥군을 새로운 왕으로 모실 것을 명령했다. 선생에게는 외부시랑(外部侍郞)이란 높은 벼슬을 내리면서 덕흥군의 신하가 되어 충성하라는 것이었다.선생은 그 자리에서 단호하게 거절했다.자신은 고려의 신하이지 원나라의 신하가 아니며 고려 공민왕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덕흥군을 새로운 고려의 왕으로 옹립하는 데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선생의 충절이 순제의 눈에는 죄가 되는 장면이다.결국 순제는 괘씸죄를 적용하여 선생을 연경에서 남쪽으로 만리나 떨어진 운남성 교주국으로 유배시켜버렸다.지금의 베트남 국경 부근으로 유배를 당한 선생의 심정은 몹시 착잡했다.죽게될지,살아서 고려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 [We 동화]‘잘난 척 신사’ 기린

    기린은 사람 키의 서너 배다.그런데 사람의 목뼈는 일곱 개.그렇다면 기린의 목뼈는 몇 개나 될까? 정답은 일곱 개.그렇다면 그 일곱 개가 길어진 사연을 들어볼까? 아주 오래 전에도 아프리카는 정말 멋진 곳이었단다.거기,초원에는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었어.물론,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기린도.그런데 그 기린은 아주 멋쟁이였어.곧게 뻗은 다리에 날씬한 몸매.멋진 그물무늬의 가죽에다 약간 긴 듯한 목이며.(그 때는 기린의 목이 지금처럼 길지는 않았거든.사슴처럼 약간 긴 느낌을 줄 정도였지.) 그런데 그 기린은 잘난 척이 심했어. “아휴,지저분해.” 기린은 툭하면 이렇게 말했어.특히,하루종일 진흙탕 속에 몸을 담그고 있는 하마나,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사막을 달리는 타조를 보면 기린은 먼지가 묻을세라 앞발을 탕탕 굴렀지.잘생긴 얼굴을 찌푸리며,고개를 한껏 뒤로 빼고서.(목뼈 첫째 마디 늘어남.) 게다가 기린은 입이 너무 고급이었어.기린은 나뭇잎을 좋아했거든.그러나 꼭대기 쪽에 있는 여린 잎이나 부드러운 새순 이외에는 먹지 않았어.목을 힘껏 늘일 수밖에 없었지.(두 번째 마디 늘어남.) 그러면서 기린은 이렇게 말하곤 했지. “어휴,도대체 너희는 어떻게 그런 억센 잎을 먹니?” 이야기가 이쯤 되고 보니,기린은 친구가 없었어.전혀.어느 날 늘 외톨이였던 기린이 드디어 큰일을 당하고 말았지.기린이 잠을 자고 있을 때 검은 표범 한 마리가 기린의 코 끝을 꽉 물어 버린 거야.기린은 기절할 뻔했지.물린 코 끝을 빼내려고 안간힘을 썼어.줄다리기가 시작됐지.검은 표범은 엄청난 힘으로 코 끝을 물어 당기고,기린은 죽기 살기로 버티고….(기린의 목이 쭉,쭉,쭉 늘어났어.세 번째,네 번째,다섯 번째 마디까지도.) 그 때 얼마나 혼이 났던지,기린은 불면증에 걸려 버렸어.지금까지도 기린은 잠을 자지 못한단다. 그냥 선 채로 그 자리에서 잠깐잠깐 졸기만 할 뿐이지.그런 일을 겪은 뒤,기린은 갑자기 외로워졌어.함께 있어주고 주위를 살펴주는 친구가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정말 슬펐지. 그렇지만 이제 와서 어쩔 수 있겠어.그저 다른 동물들이 어울리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부러움이 가득한 눈으로 고개를 한껏 뺀 채 말이야.기다림과 그리움으로 기린의 목뼈 여섯째 마디가 몰라보게 늘어나 버렸지. 이제 기린은 상당히 긴 목을 가지게 되었어.동물들은 회의를 열었지.여러 시간의 열띤 논쟁 끝에 기린을 자기들에게 끼워 주기로 결정을 했어.그 말을 들은 기린은 펄쩍펄쩍 뛰며 좋아했지.늘어난 긴 목이 휘청거릴 정도로.그 대신,동물들은 한 가지 사실에 대해 다짐을 받았지. ‘조심할 것.말과 행동을 조심할 것.’ 기린은 기꺼이 고개를 끄덕였어.그렇지만 끝내 실수를 저지르고야 말았지. 햇살이 유난히 따가운 어느날,저만치 떨어진 숲속에서,검붉은 동그라미들이 휙 휙 옮겨 다니는 것이었어.그것도 여러 개가.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어진 기린이 숲 가까이로 다가가서 살펴보니 멀리서 보던 동그라미들은 원숭이의 궁둥이였지.아기 원숭이들이 부들부들 떨면서 바알간 엉덩이를 있는 대로 뒤로 빼고 나무타기 연습을 하고 있었던 거야. “으하하하,저 모습을 좀 봐.아이고,아이고 배야!” 기린은 큰 소리로 웃어젖혔어.데굴데굴 구르다가,목을 꼬다가,한참 동안을 정신없이 웃어댔지.서늘한 기운을 느낀 기린이 문득,웃음을 그치고 고개를 들었을 때는,많은 동물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지.굳어진 동물들의 눈이 한결같이 ‘돌아가!’라고 말하고 있었어.기린 때문에 아기원숭이들이 나무에서 떨어져 크게 다쳤거든. 기린은 예전에 머물던 숲가를 향해 걸었지.풀이 죽은 기린의 목이 저절로 숙여졌어.머리가 땅에 끌릴 정도였지.기린의 목에 또다시 이상이 생겼어.머리통과,늘어난 여섯 목뼈의 무게 때문에,나머지 한 마디의 목뼈도 쭉 늘어나 버린 거야.(일곱 번째 목뼈 길어짐.) 다시 혼자가 된 기린은 중얼거렸어. “미안해.그렇지만 나도 노력했어.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가끔은 나도 모르게 옛날 버릇이 나와.조금만,너희들이 한 번만 더 참아 주었으면 정말 고마웠을 텐데….” 세월이 많이 흘렀어.그러나 지금도 기린은 긴 속눈썹을 깜박거리며 눈물을 참고 있지.터무니없이 늘어난 목을 휘청이며. “조금더 지켜보아 줄 수는,정말 없었니?” 글 이윤희 그림 심수근 작가의 말 같은 뼈마디수로 훨씬 길어진 기린의 목이 그리움과 기다림으로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봅니다.너무 슬픈가요?˝
  • 새달 4·5일 여의도 보리축제

    ‘서울 도심 한복판을 녹색의 보리밭 물결이 수놓는다.’ 식목일 연휴를 맞아 다음달 4일과 5일 이틀 동안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 9000평의 보리밭이 조성된다.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선율에 맞춰 보리밭 사잇길에서 가족 사진도 마음껏 찍을 수 있다. 서울신문사와 KBS는 농림부와 농협중앙회의 후원으로 서울 도시민들에게 우리 농산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시장개방에 맞서는 농촌의 힘겨운 현실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를 구하기 위해 ‘보리밭 축제’를 마련했다. 빌딩 숲 사이에 녹색의 바다처럼 펼쳐질 보리밭은 경기도 이천의 보리 재배농가 10여곳에서 겨우내 정성들여 가꾼 보리를 작은 화분 40만개에 담아 농촌 들녘의 보리밭처럼 조성된다.방문객은 70∼80㎝ 정도 자란 싱그러운 보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전시된 보리 화분은 ‘생분해성 비닐포장지’에 담아 4일 오후 3시부터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준다.학생들의 산 교육을 위해 보리를 잘 키우는 법도 알려준다.문화마당 3곳의 화분 배포처에는 농촌학생돕기 장학금 모금함이 설치돼 따뜻한 손길을 기다린다. 보리밭 축제의 부대행사도 좋은 볼거리다.4일 오후 7시부터는 금난새씨가 지휘하는 유라시안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쉼표 음악회’가 열린다.비발디의 ‘사계’ 가운데 봄과 우리 가곡 ‘보리밭’ 등이 화려한 조명 속에 임시로 마련된 객석의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이에 앞서 오후 1시10분부터는 KBS가 전국 들녘의 실제 보리밭을 위성으로 연결,건강한 농업인들의 모습을 도시민들에게 전하는 특별 생방송 ‘보리밭 사잇길로’를 진행된다. 보리밭 앞에 설치될 ‘희망나무’도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3.5m 높이의 철제 골조로 만든 희망나무는 나무 앞에 설치된 코너에서 오색지에 소망의 글을 적어 걸면 나뭇잎처럼 물결이 치는 건강한 나무로 변한다.문화마당 주변은 벚꽃이 만발해 나들이 승용차들이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에서 가깝다. 김경운기자 kkwoon@ ˝
  • 집들이 선물 뭐가 좋을까

    이사철,결혼철….봄만 되면 새 보금자리로 옮기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집들이도 많은 시기.결혼선물 생일선물만큼 신경쓰이는 게 집들이 선물,어떻게 고를까. 고가(高價)는 아니지만 예쁘고 유용한 집들이 선물이면 맛난 요리가 내 앞에 놓여질 텐데…. 작지만 실한 집들이 선물,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하게 구입하는 방법은 없을까. 최여경 나길회기자 kid@ ●온라인 클릭품 집들이까지 최고 일주일 정도 여유가 있고 약간의 ‘클릭품’을 팔 의지도 있다면 인터넷 쇼핑몰을 들러보자.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제품들이 한자리에 모여있는 데다 구매자의 사용후기가 있어 선물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단,집들이 선물을 사려고 방문했다가 예쁘고 앙증맞은 물건들에 시선을 빼앗겨 본분을 망각하고 충동구매하게 될 수 있으니 각오를 다질 것. ‘아트앤샵(artnshop.com)’이 추천하는 집들이 상품은 봄향기가 물씬 나는 나뭇잎 컵받침,팝아트 접이의자,별 램프,100년 달력 등.디자이너들의 핸드메이드 제품을 모은 ‘아티스트샵’을 운영,흔하지 않은 제품을 갖춘 것이 이곳의 특징이다. ‘인디몰(www.indemall.co.kr)’의 마재작 사장은 “휴지 세제 양초 등 과거 집들이 선물을 새롭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가격대별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이 많아 쉽게 선물을 고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들이 초대전’을 열고 있는 인디몰에서는 1만원대 제품으로 성냥 라이터·알파벳 접시·전구모양 캔들홀더 등을,2만원대로 일력시계·카푸치노 컵 세트·병모양 스탠드 등을,3만원대로 라퓨타 스탠드·별모양 램프,포크세트,디자인 샤워커튼 등을 제안했다. 수입 캐릭터 상품이 많은 ‘체리캣(www.cherrycat.co.kr)’은 고양이 그림이 앙증맞은 고양이 타월이나 돌고래 거품타월,세련된 디자인의 주방용품 ‘트라몬티나’ 제품이 인기.메모판‘루미패드’는 바쁜 직장인을 위한 선물로 좋다. 텐바이텐(www.10x10.co.kr)은 모래시계를 응용한 양치질 타이머,오르골을 내장한 도자기인형,로맨틱한 비즈 커튼,디자인이 독특한 자기꽃 커피잔 세트 등을 집들이 선물로 제안했다.여러 사이트를 들러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필수. 화분을 선물할 계획이라면 e토피어리(www.etopiary.co.kr)를 방문해보자.토피어리는 수태라는 이끼로 표면을 덮고 풀을 심는 식물 장식품.기르기도 쉽고 모양도 예뻐 주는 사람,받는 사람 모두 뿌듯하다.허미경 e토피어리 대표는 “집들이 선물로는 복을 받으라는 의미에서 돼지 모양 작품이 인기”라고 말했다.3만 5000원부터. ●오프라인 발품 집들이 초대를 늦게 받았거나 바빠서 미리 챙기지 못했다면 오프라인 매장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요즘은 웰빙 바람 때문인지 세제 대신 각종 목욕 용품이 집들이 선물로 인기.명동,코엑스몰 등에 매장이 있는 천연 목욕 제품 전문점 ‘러쉬’.핸드메이드 입욕제·비누 등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가격은 입욕제 경우 개당 6000∼8000원.지점 안내는 www.lush-korea.com,(02)795-7510. 이곳저곳에서 집들이 초대를 받아 예산이 걱정된다면 남대문 시장내 ‘숭례문 수입상가’를 찾자.수입 목욕용품을 1만원대부터 세트로 구성해 준다.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제품도 갖추고 있지만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2만 6000원 하는 제품의 경우 이곳에서는 2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매주 일요일 휴무. 예쁜 소품을 살까? 아니면 목욕용품?시간은 없고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면 명동 ‘아바타몰’에 들러보자.이곳 3층에서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각종 아로마 제품,목욕 용품을 만날 수 있다.5층에는 요즘 인기 있는 ‘유유자적 인형’ 등 예쁘고 독특한 소품들이 다양하다. ●참! 신혼집에 갈때는 신혼부부 집들이에 초대 받았다면 커플 용품이 제격.‘해피앤코 ’매장을 방문하면 드라마 ‘천생연분‘에서 안재욱과 황신혜가 입었던 커플 잠옷,‘낭랑18세’에서 한지혜가 입었던 앞치마를 구입할 수 있다.예쁜 발매트도 선물로 그만이다.전국에 28개 매장이 있다.www.happynco.com,(02)2230-0422. ˝
  • [성인 우화] 나무늘보 코고는 소리

    어느 날 아침,눈을 뜬 나무늘보는 어쩐지 온몸이 묵지근하게 느껴졌어. ‘왜 그럴까?’ 천천히 나뭇잎을 씹으면서 나무늘보는 그 까닭을 생각해 보았어.하지만 잠들기 전에 약간 배가 고픈 듯했었다는 것밖에는 별다른 일이 없었지.그런데 사실은 뱃속이 꽤 비어 있었던 모양이야.나무늘보가 밤새 깊이 잠들지 못했던 걸 보면 말이야. 그래서 나무늘보는 뱃구레가 봉긋해질 때까지 나뭇잎으로 마음껏 배를 채웠지.그리고는 잠자기 좋은 자리,바람이 잘 통하는 나뭇가지에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매달렸어.말할 것도 없이 곧 잠이 들었지.드렁드렁 코까지 가볍게 골면서.그 달콤함이라니! 나무늘보가 잠에서 깬 것은 해가 설핏 기운 저녁 무렵이었지. “세상에,너무 오래 잤는걸! 할 일도 많은데.” 나무늘보는 뒷머리를 만지며 정신을 가다듬었어.하지만 다 저녁때 무슨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어. “할 수 없지 뭐.오늘은 그냥 자고,내일 일찍 일어나서 밀린 일을 하는 수밖에.” 나무늘보는 중얼거렸지.그렇지만 정말 잠들 수 있었을까? 천만에.잠들 수 없었어,전혀.애를 쓰면 쓸수록 눈은 더욱 말똥말똥해졌지.하긴 당연한 일 아니겠어? 낮에 하루 종일 자고도 밤에 또 졸린다면,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일 테니까.어쨌거나 나무늘보는 그 날 거의 밤을 새웠어.아침이 되니 머리가 천근만근이었지. “머리가 깨질 것 같은데 일은 무슨 일!” 나무늘보는 이번에도 주저 없이 낮잠을 잤어.밤에는 또 잠을 설치고. 사흘째가 되는 아침나절,벌새 한 마리가 나타나 여느 때처럼 나무에 매달린 채 졸고 있는 나무늘보의 팔꿈치를 뾰족한 부리로 쪼아댔지. “아직도 자? 도대체 지금이 몇 시인데!” “몇 시가 무슨 상관이야? 날 내버려 둬! 난 좀 쉬어야 해!” 나무늘보는 눈도 제대로 뜨지 않은 채 소리쳤어.벌새의 얼굴이 금방 새초롬해졌지. “그러니? 미안해.주제넘게 참견해서.자,이젠 쉬어.아주 푹 쉬라구.” 벌새는 냉큼 날아가 버렸어. “하긴 너무 오래 이렇게 늘어져 있으면 좋지 않을 거야.이제부터는 조금씩이라도 움직여야겠어.하지만 뭐 그렇게 서두를 필요가 있을까? 일을 며칠 미룬다고 세상이 금세 뒤바뀌는 것도 아닐 텐데.” 나무늘보는 벌새가 날아간 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지. 하루,이틀,사흘… 나무늘보는 먹다가…자다가,먹다가…졸다가 하는 일을 계속했지.드르릉드르릉 코고는 소리도 조금 커졌어. 한 달,두 달,석 달……. 이제 나무늘보는 할 일이 아무것도 없어져 버렸지.여간해서는 나무에서 내려오지도 않았지.나무에 매달린 채로 먹고,자고…. 일 년,이 년,삼 년… 어느 날 아침,졸고 있던 나무늘보는 숨이 넘어갈 듯 까르륵거리는 웃음소리에 고개를 돌렸어. 벌새였지.몇 해 전에 나무늘보 때문에 마음이 상해서 날아가 버린 바로 그 벌새. “어머어머,내가 널 또 방해한 거니? 하지만 내가 보기에 넌 아주 충실하게 휴식을 취한 것 같아.네 몸에 난 이런 푸른 식물을 보면 말이야.” 벌새는 알 수 없는 푸른식물 때문에 어느 틈에 마치 작은 나무처럼 변해 버린 나무늘보의 몸뚱이를 가리키며 배를 잡고 웃었지. “세상에,얼마나 움직이지 않고,얼마나 게으름을 피우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동물의 몸에,그것도 살아 있는 동물의 몸에 푸른 식물이라니!” ‘웬 푸른식물?’ 멍청한 나무늘보의 표정을 보고 벌새가 문득 웃음을 멈췄어. “내가 꼭 한마디만 할까? 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나.지금 당장!그렇지 않으면 넌 죽은 거나 마찬가지야.아니,죽은 거라구!” 벌새는 날아가 버렸어.순간적으로,나무늘보는 가슴이 철렁했지.그러나 그뿐.나무늘보는 여전히 미적거렸고,그 사이에도 해가 지고 달이 떴어. 천 년,이천 년,삼천 년… 세월은 흘렀고,보고 배운 것이 그것밖에 없는 몇천년 후의 나무늘보들도 똑같은 방법으로 살고 있지.하루 종일 자다가…졸다가,졸다가…자다가. 그러면서 보여 주고 있지. 글쎄,네가 나무늘보처럼 잠에 취해 정신이 없는 것이 아니라면 놓칠래야 놓칠 수 없는 어떤 이야기 하나를. 작가의 말 살아있는 나무늘보의 몸에 곰팡이류의 푸른 식물이 자라고,그것이 건기가 되면 낙엽이 지기도 한다는 사실이 믿어지세요? 너무나 잘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심지어는 죽은 후에도 오랫동안 나무에 매달려 있기도 한다는 사실도요? 글 이윤희 그림 김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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