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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육사 애정으로 건강 되찾은 183세 최장수 거북이

    사육사 애정으로 건강 되찾은 183세 최장수 거북이

    영양실조 등으로 한 때 위독했던 영국의 183세 거북이가 사육사의 정성어린 보살핌 덕분에 건강을 회복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9세기에 태어나 21세기인 현재까지 영국령 식민지 세인트헬레나 섬에서 생존하고 있는 세이셸 코끼리 거북(Seychelles tortoise) ‘조나단’의 근황을 소개했다. 조나단은 지난 2005년 갈라파고스 육지거북 ‘해리엇’이 17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이래 ‘세계 최장수 육지동물’의 영예를 이어나가고 있다. 조나단과 같은 코끼리거북(뭍에 사는 대형 거북의 총칭)들의 평균 기대수명은 150년 정도다. 따라서 조나단은 코끼리거북 중에서도 유독 늙은 셈이다. 이토록 많은 나이 때문인지 조나단은 백내장으로 시력을 거의 모두 잃고 후각을 상실하는 등 자연스러운 건강 악화를 겪어 왔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됐던 것은 조나단의 식사 습관이었다. 한 때 뾰족했던 주둥이가 점차 닳아 뭉툭해지자 원하는 식물을 뜯어먹기 힘들었던 조나단은 영양가 없는 잔가지와 나뭇잎만을 주워 먹었고, 결국 영양실조 및 체중감소가 찾아왔던 것. 이런 조나단의 문제를 진단해 낸 수의사 조 홀린스는 이후 조나단의 식단을 완전히 개편해 그의 건강을 되찾아 줄 수 있었다. 홀린스는 “사과, 당근, 상추, 구아바, 바나나 등 칼로리가 높은 야채 및 과일을 먹여준 이후 조나단의 삶은 완전히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조나단의 몸무게는 회복됐으며 이전보다 활동량도 늘었다. 무엇보다 주둥이가 다시 단단하게 자라남에 따라 원하는 풀을 마음껏 물어뜯을 수 있게 됐다. 콜린스는 “최근 조나단은 피하 지방이 증가했기 때문에 앞으로 겨울을 나는데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이미 나이가 많지만 조나단이 앞으로 더 오래 생존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며 희망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원래 영국령 세이셸 군도에 살던 조나단은 1882년에 세인트헬레나 섬 총독에게 선물된 이래 지금까지 섬을 지키고 있으며 그 동안 섬을 다스렸던 총독은 총 28명이다. 조나단의 생존기간에 걸쳐 영국 왕좌에 앉았던 왕은 조지 4세부터 현재의 엘리자베스 2세까지 총 8명이며, 그 기간 선출됐던 영국총리는 51명이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와우! 과학] 2015년 전세계에서 발견된 ‘신종 공룡’ 톱 8

    [와우! 과학] 2015년 전세계에서 발견된 ‘신종 공룡’ 톱 8

    올 한해도 지구촌 곳곳에서 수억 년에서 수천 만 년 세월 속에 묻혀있던 수많은 신종 공룡들이 연구팀에 의해 발견됐다. 마치 박쥐같은 날개를 달고 중국땅을 날아다닌 기상천외한 모습의 공룡부터 북미대륙을 누빈 뿔공룡까지 올 한해 유명 학회지에 발표된 신종공룡들을 정리해 봤다. - 박쥐같은 날개 가진 신종 공룡  지난 4월 중국 과학 아카데미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비둘기 만한 사이즈의 작은 공룡 ‘이치’(翼奇·기묘한 날개)를 확인했다는 연구결과를 유명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과거 허베이성의 한 호수 밑에서 화석으로 발견된 이 공룡은 약 1억 6000만년 전 살았던 종으로 무게는 380g 정도로 작은 크기다. 그러나 이 공룡은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날카로운 이빨로 육식을 하는 수각류(獸脚類)다. 이 연구에서 드러난 공룡의 가장 큰 특징은 팔 부분에 곧고 길게 옆으로 뻗어나온 뼈다. 놀라운 사실은 이 조직이 날개 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새가 갖는 깃털 대신 피부 조직의 막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이 공룡이 짧은 거리의 비행 능력이 있거나 혹은 낙하산 같은 용도로 날개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트리케라톱스 친척뻘 신종 공룡 ‘헬보이’   지난 6월 캐나다 로열 티렐 고생물학박물관 연구팀은 머리에 왕관같은 주름 장식과 코와 눈 주위에 긴 뿔, 작은 뿔을 가진 신종 공룡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세 개의 뿔 얼굴’이라는 의미를 가진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이 공룡은 이같은 특징 때문에 ’헬보이‘(Hellboy)라는 그럴듯한 별명도 얻었다. 헬보이는 만화와 영화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얼굴에 뭉뚝한 2개의 뿔이 있는 것이 특징. 당초 이 공룡은 10년 전 캐나다 알버타 올드맨 강 인근에서 우연히 발굴됐으며 지금까지의 연구를 통해 신종임이 확인됐다. 정식명칭은 라틴어로 왕이라는 의미를 가진 레갈리스(regalis)와 뿔을 가진 얼굴이라는 뜻의 케라톱스(ceratops), 발견된 사람의 이름 등을 따서 레갈리케라톱스(Regaliceratops peterhewsi)라고 명명됐다. - 7900만년 전 북미대륙 누빈 신종 ‘뿔 공룡'  지난 7월 캐나다 로얄 온타리오 박물관 연구팀은 5년 전 앨버타에서 발굴된 여러 공룡 화석 중 일부가 ‘신종’ 임을 확인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새롭게 확인된 이 공룡은 ‘케라톱스과’(Ceratopsidae)에 속하며 대표적인 ‘소속팀 선수’로는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가 유명하다. ‘세 개의 뿔 얼굴’이라는 의미의 트리케라톱스는 눈 위에 뿔을 가진 각룡으로 우락부락한 생김새와는 달리 초식동물이다. 화석의 발견자 이름을 따 ‘웬디케라톱스’(Wendiceratops pinhornensis)로 명명된 이 신종 공룡은 길이 6m, 몸무게 1t의 단단한 덩치를 자랑한다. 특히 웬디케라톱스는 입에 앵무새같은 부리가 있으며 뭉뚝한 코 뿔, 머리 뒤 왕관같은 프릴이 파마한 것처럼 앞으로 구부러진 것이 특징이다. - 9m 덩치 가진 신종 ‘오리주둥이 공룡’ 발견  지난 9월 미국 알래스카와 플로리다 대학 연구팀은 과거 이 지역에서 발굴된 화석 중 오리같은 주둥이를 가진 9m 덩치의 신종 초식공룡(학명·Ugrunaaluk kuukpikensis)을 확인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6900만 년 전 알래스카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공룡은 당초 ‘하드로사우루스’(Hadrosaurus)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돼 왔다. 북미에서 자주 발견되는 하드로사우루스는 나뭇잎을 뜯어먹기 좋게 입이 오리처럼 넓적하며 이빨도 1000개 이상 촘촘히 나있어 들소보다도 강한 씹는 힘을 가졌다. 9m에 달하는 큰 덩치를 가졌지만 초식공룡 답게 성격이 온순하고 무리지어 사는 것이 특징. 특히 하드로사우루스는 백악기 후기 아시아와 유럽, 북미 전역 등 널리 분포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화석이 발견된 바 있다.  알래스카 대학의 연구대상에 오른 화석은 지난 1961년 알래스카주 북극해 연안에 있는 콜빌강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당시에는 일반 포유류의 뼈로 추측됐다. 추운 알래스카에서 공룡이 살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날씨가 지금보다 훨씬 따뜻했기 때문으로 이같은 이유로 먹잇감인 양치식물, 원시 개화식물, 침엽수 등이 풍부했을 것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 - 날카로운 28개 이빨가진 신종 익룡(翼龍) 발견  지난 10월 브리검영대학 연구팀은 지금까지 보고된 바 없는 8종의 신종 동물들의 화석을 미국 유타주의 사막에서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척추고생물학 학회에서 발표했다. 실제 논문은 내년에 발표될 예정인 이 연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비행 파충류인 익룡(翼龍)의 발견이다. 공룡과 친척뻘인 익룡은 지구상에 등장한 첫번째 척추동물로 그 시기는 대략 2억 2000만 년 전이다. 아직 정식이름이 붙지 않은 신종 익룡은 약 2억 1000만년 전 지금의 북미 대륙 상공을 주름잡으며 먹잇감을 사냥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익룡은 초창기 등장한 종(種)답게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약 1.3m 날개폭을 가진 이 익룡은 2개의 송곳니와 28개의 이빨을 가지고 있으며 강력한 턱 힘으로 먹잇감을 아작아작 씹어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몸길이 5m, 신종 ‘날개달린 랩터’ 발견  지난달 미국 캔자스대학교 연구팀은 중부 다코다 지방에서 6600만 년 전 살았던 4.9m 크기의 새로운 공룡화석을 발견, ‘다코타랍토르 스테이니’(Dakotaraptor steini)라고 명명했다. 연구팀은 이 공룡이 5m에 육박하는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몸집이 작은 벨로키랍토르(벨로시랩터) 만큼이나 민첩하고 사나웠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다코타랍토르는 뒷다리 가운뎃발가락에 낫 형태의 긴 발톱이 달려있었는데 그 길이는 24㎝에 달한다. 과학자들은 이 발톱이 먹이의 내장을 꺼내는 용도로 쓰였거나 먹이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붙잡는데 사용됐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지만 아직 어느 쪽으로도 확신하지는 않은 상태다. 다코타랍토르의 또 다른 특징은 날개와 깃털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 공룡의 앞다리에서 ‘깃혹’(quill knobs, 일부 동물의 아래팔뼈에 있는, 깃털이 부착되는 혹)을 발견, 이와 같이 짐작하고 있다. 다만 몸의 크기를 고려했을 때 비행 능력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 오리처럼 주둥이 튀어나온 신종 공룡 ‘슈퍼덕’ 발견  지난달 미국 몬타나 주립대 등 공동연구팀은 지역 내 주디스강 지층에서 약 7950만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공룡을 발견했다. 오리주둥이 같은 입을 가져 ‘슈퍼덕’(Superduck)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공룡(학명·Probrachylophosaurus bergei)은 길이 9m, 몸무게는 5톤 정도의 초식공룡이다. 특히 이 공룡은 다른 오리주둥이 공룡종(種)들과 구분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눈 위에 나있는 일종의 볏이다. 마치 자신의 종을 상징하는 문양처럼 나있는 이 볏은 나뭇잎처럼 보이며 눈 위 머리의 일부를 덮고있다. - 거북+앵무새 닮은 신종 ‘갑옷공룡’ 발견 최근 호주 퀸즈랜드 대학 연구팀은 '민미'의 화석을 3D 스캔으로 분석한 결과 ‘신종 공룡’으로 확인됐다는 연구결과를 관련 학회지(PeerJ)에 발표했다. 지난 1989년 퀸즈랜드 리치몬드에서 처음 발굴된 민미 화석은 손상되지 않은 채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돼 전세계 학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몸 길이가 약 3m 안팎인 민미는 몸 전체가 마치 거북선을 연상시키듯 가시같이 뾰족한 뼈(스파이크)로 덮여있는 것이 특징으로 이 때문에 ‘갑옷공룡’에 포함됐다. 또한 민미는 다른 갑옷공룡처럼 4족 보행으로 하는 초식성으로, 뿔난 꼬리로 육식공룡을 물리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공룡학자들을 괴롭힌 것은 다름아닌 민미의 ‘족보’였다. 발견 초기 연구팀들은 민미를 주로 북미대륙에 살았던 갑옷공룡 ‘안킬로사우루스’(ankylosaurus)로 분류했으나 이후에는 스테고사우루스(Stegosaurus), 노도사우루스 (Nodosaurus)와도 유사한 특징이 나타나면서 아리송한 존재가 됐다. 이번에 민미는 ‘쿤바라사우루스’(Kunbarrasaurus ieversi)라는 ‘공룡다운’ 이름을 갖게됐으며 아메리카 대륙과 호주 대륙에 살았던 공룡들의 연결고리로 평가받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미얀마 난민 “아이들 교육 위해 한국 왔어요”

    미얀마 난민 “아이들 교육 위해 한국 왔어요”

    미얀마와 인접한 태국 북서부에는 9개의 난민캠프가 있다. 이곳에 독재정권의 탄압과 내전을 피해 탈출한 10만명가량의 난민이 산다. 대부분 나뭇잎으로 지은 전통가옥에 사는 등 생활환경이 열악하기 짝이 없다.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 살던 미얀마인 네 가족 22명이 23일 아침 인천국제공항 입국심사대 앞으로 걸어나왔다. 창 밖은 한겨울 날씨지만 네 가족은 면치마에 반팔 티셔츠의 얇은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네 가족은 이날 새벽 태국 수완나품 공항을 출발해 4시간여를 날아 오전 8시 30분 그리던 땅에 착륙했다. 한국이 난민법을 시행한 지 2년 만의 첫 ‘재정착 난민’ 입국이다. 재정착 난민 제도는 유엔난민기구(UNHCR)의 추천을 받아 한국에 정착하기를 원하는 사람을 난민으로 인정해 받아들이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2012년 난민법 개정을 통해 세계에서 29번째로 재정착 난민 제도를 시행하는 나라가 됐다. 낯선 나라까지 비행기로 이동하느라 피곤해 보였지만 목소리에는 희망이 들어 있었다. 이들 중 한 명인 쿠 투(44)는 환영식에서 “난민 캠프에서는 (캠프 밖으로) 왔다 갔다 할 기회도 없이 어렵게 살아왔다. 한국 국민들이 초대해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지에서 주로 목수일을 하거나 농사를 짓던 사람들이다. 미얀마 소수민족 카렌족인 쿠 투는 1993년 내전에 따른 징집을 피해 태국 메라 난민 캠프에 들어갔다. 처음엔 아내, 큰딸과 함께 들어갔지만 지금은 여섯 살 된 아들까지 8명의 대가족을 이뤘다. 그러나 하루 일당이 한국 돈 6000원에 불과한 캠프에서는 생계를 잇기가 힘들었다. 그의 오른쪽 의족은 돈을 벌기 위해 캠프 외부의 벌목공장에서 불법 취직하고 일하다가 다친 결과다. 네 가족은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고 공항을 나섰다. 이들은 인천난민센터에서 6개월간 교육을 받은 뒤 앞으로 정착할 곳을 결정하게 된다. 아이들은 내년 3월부터 공립다문화학교인 한누리학교를 다니게 된다. 국내에는 경기도 포천 등에 카렌족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다. 이들이 한국행을 결심하게 된 데는 아이들의 양육과 교육 문제가 가장 컸다. 법무부 난민과 정금심 계장은 “온순한 성품의 카렌족 가족들은 아이들을 좀 더 좋은 환경에서 키우겠다는 열망이 높았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 8월 UNHCR에서 후보군을 추천받아 신원 조회 등을 거쳐 직접 현지 면접을 진행했다. 일곱 가족 38명에 대한 면접을 통해 네 가족이 최종 선정됐다. 정 계장은 “면접 당시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아이들이 춤을 추기도 했다”며 “한류가 난민캠프에도 영향을 미쳐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2017년까지 매년 30명 이내로 미얀마 출신의 재정착 난민을 선정할 예정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2015 결산] 2015년 지구촌서 발견된 ‘신종 공룡’ 톱 8

    [2015 결산] 2015년 지구촌서 발견된 ‘신종 공룡’ 톱 8

    올 한해도 지구촌 곳곳에서 수억 년에서 수천 만 년 세월 속에 묻혀있던 수많은 신종 공룡들이 연구팀에 의해 발견됐다. 마치 박쥐같은 날개를 달고 중국땅을 날아다닌 기상천외한 모습의 공룡부터 북미대륙을 누빈 뿔공룡까지 올 한해 유명 학회지에 발표된 신종공룡들을 정리해 봤다. - 박쥐같은 날개 가진 신종 공룡  지난 4월 중국 과학 아카데미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비둘기 만한 사이즈의 작은 공룡 ‘이치’(翼奇·기묘한 날개)를 확인했다는 연구결과를 유명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과거 허베이성의 한 호수 밑에서 화석으로 발견된 이 공룡은 약 1억 6000만년 전 살았던 종으로 무게는 380g 정도로 작은 크기다. 그러나 이 공룡은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날카로운 이빨로 육식을 하는 수각류(獸脚類)다. 이 연구에서 드러난 공룡의 가장 큰 특징은 팔 부분에 곧고 길게 옆으로 뻗어나온 뼈다. 놀라운 사실은 이 조직이 날개 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새가 갖는 깃털 대신 피부 조직의 막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이 공룡이 짧은 거리의 비행 능력이 있거나 혹은 낙하산 같은 용도로 날개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트리케라톱스 친척뻘 신종 공룡 ‘헬보이’   지난 6월 캐나다 로열 티렐 고생물학박물관 연구팀은 머리에 왕관같은 주름 장식과 코와 눈 주위에 긴 뿔, 작은 뿔을 가진 신종 공룡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세 개의 뿔 얼굴’이라는 의미를 가진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이 공룡은 이같은 특징 때문에 ’헬보이‘(Hellboy)라는 그럴듯한 별명도 얻었다. 헬보이는 만화와 영화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얼굴에 뭉뚝한 2개의 뿔이 있는 것이 특징. 당초 이 공룡은 10년 전 캐나다 알버타 올드맨 강 인근에서 우연히 발굴됐으며 지금까지의 연구를 통해 신종임이 확인됐다. 정식명칭은 라틴어로 왕이라는 의미를 가진 레갈리스(regalis)와 뿔을 가진 얼굴이라는 뜻의 케라톱스(ceratops), 발견된 사람의 이름 등을 따서 레갈리케라톱스(Regaliceratops peterhewsi)라고 명명됐다. - 7900만년 전 북미대륙 누빈 신종 ‘뿔 공룡'  지난 7월 캐나다 로얄 온타리오 박물관 연구팀은 5년 전 앨버타에서 발굴된 여러 공룡 화석 중 일부가 ‘신종’ 임을 확인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새롭게 확인된 이 공룡은 ‘케라톱스과’(Ceratopsidae)에 속하며 대표적인 ‘소속팀 선수’로는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가 유명하다. ‘세 개의 뿔 얼굴’이라는 의미의 트리케라톱스는 눈 위에 뿔을 가진 각룡으로 우락부락한 생김새와는 달리 초식동물이다. 화석의 발견자 이름을 따 ‘웬디케라톱스’(Wendiceratops pinhornensis)로 명명된 이 신종 공룡은 길이 6m, 몸무게 1t의 단단한 덩치를 자랑한다. 특히 웬디케라톱스는 입에 앵무새같은 부리가 있으며 뭉뚝한 코 뿔, 머리 뒤 왕관같은 프릴이 파마한 것처럼 앞으로 구부러진 것이 특징이다. - 9m 덩치 가진 신종 ‘오리주둥이 공룡’ 발견  지난 9월 미국 알래스카와 플로리다 대학 연구팀은 과거 이 지역에서 발굴된 화석 중 오리같은 주둥이를 가진 9m 덩치의 신종 초식공룡(학명·Ugrunaaluk kuukpikensis)을 확인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6900만 년 전 알래스카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공룡은 당초 ‘하드로사우루스’(Hadrosaurus)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돼 왔다. 북미에서 자주 발견되는 하드로사우루스는 나뭇잎을 뜯어먹기 좋게 입이 오리처럼 넓적하며 이빨도 1000개 이상 촘촘히 나있어 들소보다도 강한 씹는 힘을 가졌다. 9m에 달하는 큰 덩치를 가졌지만 초식공룡 답게 성격이 온순하고 무리지어 사는 것이 특징. 특히 하드로사우루스는 백악기 후기 아시아와 유럽, 북미 전역 등 널리 분포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화석이 발견된 바 있다.  알래스카 대학의 연구대상에 오른 화석은 지난 1961년 알래스카주 북극해 연안에 있는 콜빌강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당시에는 일반 포유류의 뼈로 추측됐다. 추운 알래스카에서 공룡이 살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날씨가 지금보다 훨씬 따뜻했기 때문으로 이같은 이유로 먹잇감인 양치식물, 원시 개화식물, 침엽수 등이 풍부했을 것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 - 날카로운 28개 이빨가진 신종 익룡(翼龍) 발견  지난 10월 브리검영대학 연구팀은 지금까지 보고된 바 없는 8종의 신종 동물들의 화석을 미국 유타주의 사막에서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척추고생물학 학회에서 발표했다. 실제 논문은 내년에 발표될 예정인 이 연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비행 파충류인 익룡(翼龍)의 발견이다. 공룡과 친척뻘인 익룡은 지구상에 등장한 첫번째 척추동물로 그 시기는 대략 2억 2000만 년 전이다. 아직 정식이름이 붙지 않은 신종 익룡은 약 2억 1000만년 전 지금의 북미 대륙 상공을 주름잡으며 먹잇감을 사냥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익룡은 초창기 등장한 종(種)답게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약 1.3m 날개폭을 가진 이 익룡은 2개의 송곳니와 28개의 이빨을 가지고 있으며 강력한 턱 힘으로 먹잇감을 아작아작 씹어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몸길이 5m, 신종 ‘날개달린 랩터’ 발견  지난달 미국 캔자스대학교 연구팀은 중부 다코다 지방에서 6600만 년 전 살았던 4.9m 크기의 새로운 공룡화석을 발견, ‘다코타랍토르 스테이니’(Dakotaraptor steini)라고 명명했다. 연구팀은 이 공룡이 5m에 육박하는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몸집이 작은 벨로키랍토르(벨로시랩터) 만큼이나 민첩하고 사나웠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다코타랍토르는 뒷다리 가운뎃발가락에 낫 형태의 긴 발톱이 달려있었는데 그 길이는 24㎝에 달한다. 과학자들은 이 발톱이 먹이의 내장을 꺼내는 용도로 쓰였거나 먹이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붙잡는데 사용됐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지만 아직 어느 쪽으로도 확신하지는 않은 상태다. 다코타랍토르의 또 다른 특징은 날개와 깃털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 공룡의 앞다리에서 ‘깃혹’(quill knobs, 일부 동물의 아래팔뼈에 있는, 깃털이 부착되는 혹)을 발견, 이와 같이 짐작하고 있다. 다만 몸의 크기를 고려했을 때 비행 능력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 오리처럼 주둥이 튀어나온 신종 공룡 ‘슈퍼덕’ 발견  지난달 미국 몬타나 주립대 등 공동연구팀은 지역 내 주디스강 지층에서 약 7950만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공룡을 발견했다. 오리주둥이 같은 입을 가져 ‘슈퍼덕’(Superduck)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공룡(학명·Probrachylophosaurus bergei)은 길이 9m, 몸무게는 5톤 정도의 초식공룡이다. 특히 이 공룡은 다른 오리주둥이 공룡종(種)들과 구분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눈 위에 나있는 일종의 볏이다. 마치 자신의 종을 상징하는 문양처럼 나있는 이 볏은 나뭇잎처럼 보이며 눈 위 머리의 일부를 덮고있다. - 거북+앵무새 닮은 신종 ‘갑옷공룡’ 발견 최근 호주 퀸즈랜드 대학 연구팀은 '민미'의 화석을 3D 스캔으로 분석한 결과 ‘신종 공룡’으로 확인됐다는 연구결과를 관련 학회지(PeerJ)에 발표했다. 지난 1989년 퀸즈랜드 리치몬드에서 처음 발굴된 민미 화석은 손상되지 않은 채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돼 전세계 학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몸 길이가 약 3m 안팎인 민미는 몸 전체가 마치 거북선을 연상시키듯 가시같이 뾰족한 뼈(스파이크)로 덮여있는 것이 특징으로 이 때문에 ‘갑옷공룡’에 포함됐다. 또한 민미는 다른 갑옷공룡처럼 4족 보행으로 하는 초식성으로, 뿔난 꼬리로 육식공룡을 물리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공룡학자들을 괴롭힌 것은 다름아닌 민미의 ‘족보’였다. 발견 초기 연구팀들은 민미를 주로 북미대륙에 살았던 갑옷공룡 ‘안킬로사우루스’(ankylosaurus)로 분류했으나 이후에는 스테고사우루스(Stegosaurus), 노도사우루스 (Nodosaurus)와도 유사한 특징이 나타나면서 아리송한 존재가 됐다. 이번에 민미는 ‘쿤바라사우루스’(Kunbarrasaurus ieversi)라는 ‘공룡다운’ 이름을 갖게됐으며 아메리카 대륙과 호주 대륙에 살았던 공룡들의 연결고리로 평가받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와우! 과학] 머리에 ‘T자형’ 뿔 달린 멸종동물 화석 발견

    [와우! 과학] 머리에 ‘T자형’ 뿔 달린 멸종동물 화석 발견

    머리에 'T자형' 뿔이 달린 희한한 모습의 동물 화석이 발견됐다. 최근 스페인 자연사박물관 연구팀은 쿠엔카 지역에서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멸종동물 화석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중기 마이오세(middle Miocene) 시기인 1600만 년 전~1150만 년 전 유라시아를 누빈 이 동물의 학명은 '제노케릭스'(Xenokeryx amidalae). 사슴만한 덩치의 초식동물인 제노케릭스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머리를 장식한 3개의 뿔이다. 수컷 제노케릭스는 눈 위에 작은 2개의 뿔이 있으며 머리 뒤편으로 큰 T자형 뿔이 나있다. 암컷은 뿔과 엄니가 아예 없는 것도 특징. 더욱 흥미로운 것은 제노케릭스의 근연종(近緣種)이 사슴이 아닌 기린이라는 사실. 연구를 이끈 이스라엘 산체스 박사는 "화석의 두개골, 턱, 다리뼈 등을 분석한 결과 긴 목은 없지만 사슴보다는 기린에 가까운 종" 이라면서 "강을 낀 따뜻한 초원지대에서 나뭇잎과 과일, 뿌리 등을 먹고 살았을 것" 이라고 추측했다. 연구팀은 제노케릭스를 멸종한 반추동물(反芻動物·위를 4개 가진 오늘날의 소, 양, 기린 등)로 분류하고 추가 연구를 통해 보다 자세한 특징을 밝혀낼 계획이다. 산체스 박사는 "수컷들은 아마도 T자형 뿔과 엄니를 드러내 다른 수컷들을 제압하고 암컷에게 구애하는 용도로 활용했을 것"이라면서 "제노케릭스의 모습이 영화 '스타워즈'의 캐릭터 중 하나와 매우 유사해 팬으로서 매우 기뻤다" 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저널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머리에 ‘T자형’ 뿔 달린 멸종동물 화석 발견

    머리에 ‘T자형’ 뿔 달린 멸종동물 화석 발견

    머리에 'T자형' 뿔이 달린 희한한 모습의 동물 화석이 발견됐다. 최근 스페인 자연사박물관 연구팀은 쿠엔카 지역에서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멸종동물 화석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중기 마이오세(middle Miocene) 시기인 1600만 년 전~1150만 년 전 유라시아를 누빈 이 동물의 학명은 '제노케릭스'(Xenokeryx amidalae). 사슴만한 덩치의 초식동물인 제노케릭스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머리를 장식한 3개의 뿔이다. 수컷 제노케릭스는 눈 위에 작은 2개의 뿔이 있으며 머리 뒤편으로 큰 T자형 뿔이 나있다. 암컷은 뿔과 엄니가 아예 없는 것도 특징. 더욱 흥미로운 것은 제노케릭스의 근연종(近緣種)이 사슴이 아닌 기린이라는 사실. 연구를 이끈 이스라엘 산체스 박사는 "화석의 두개골, 턱, 다리뼈 등을 분석한 결과 긴 목은 없지만 사슴보다는 기린에 가까운 종" 이라면서 "강을 낀 따뜻한 초원지대에서 나뭇잎과 과일, 뿌리 등을 먹고 살았을 것" 이라고 추측했다. 연구팀은 제노케릭스를 멸종한 반추동물(反芻動物·위를 4개 가진 오늘날의 소, 양, 기린 등)로 분류하고 추가 연구를 통해 보다 자세한 특징을 밝혀낼 계획이다. 산체스 박사는 "수컷들은 아마도 T자형 뿔과 엄니를 드러내 다른 수컷들을 제압하고 암컷에게 구애하는 용도로 활용했을 것"이라면서 "제노케릭스의 모습이 영화 '스타워즈'의 캐릭터 중 하나와 매우 유사해 팬으로서 매우 기뻤다" 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저널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와우! 과학] 백악기에 ‘미니 뿔공룡’이 살았다?

    [와우! 과학] 백악기에 ‘미니 뿔공룡’이 살았다?

    영화 ‘쥐라기 공원’이 그때까지의 공룡영화와 달랐던 점은 티라노사우루스처럼 거대한 육식 공룡만이 아니라 랩터(랍토르) 같은 비교적 작은 수각류 공룡이 매우 높은 비중으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공룡이라고 하면 일단 거대한 몸집의 도마뱀 같은 고대 괴물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현재는 많은 연구를 통해서 공룡이 도마뱀보다는 조류와 연관이 있을 뿐 아니라 깃털도 있었고 크기 역시 매우 다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많은 공룡 영화에서 티라노사우루스와 목숨을 건 대결을 하는 각룡류(뿔공룡)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에게는 세 개의 뿔을 가진 공룡인 트리케라톱스로 가장 친숙한 각룡류 역시 다양한 크기의 공룡이 존재했다. 특히 백악기 후반 북미 대륙에서 갈라진 동쪽의 작은 대륙인 애팔래치아(Appalachia)에는 작은 각룡류가 번성했다. 렙토케라톱스(Leptoceratops, 뿔이 난 작은 얼굴이라는 뜻)는 꼬리를 제외한 부분은 큰 개만 한 크기의 각룡류 초식공룡이다. 몸길이 2m 내외에 체중은 68~200kg 정도로 몸무게가 2t에 달하는 서쪽의 각룡류 사촌들과 비교하면 미니 케라톱스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다. 가벼운 몸무게 때문에 뒷다리로 몸을 세워서 나뭇잎이나 과일을 먹을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배스 대학의 닉 롱리치 박사는 매우 희귀하게 보존된 렙토케라톱스과의 공룡 턱 화석을 분석해 이들이 뭘 먹고 살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 공룡은 서쪽의 라라미디아 대륙의 각룡과 비교해서 길쭉하고 뒤틀린 형태의 이빨과 부리를 가지고 있었다. 이를 근거로 연구팀은 렙토케라톱스가 다른 대륙의 각룡류와는 크기만 다른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진화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롱리치 박사에 의하면 이는 호주 대륙이 다른 육지와 분리되면서 유대류처럼 독자적인 진화를 이룩한 포유류들이 등장한 것과 유사하다. 진화론에서 지리적인 격리는 새로운 종의 진화를 촉진하는 매우 중요한 기전이다. 보통 공룡을 다룬 영화나 책자에 등장하는 공룡은 많아 봐야 수십 종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현생 포유류도 6,000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중생대에는 훨씬 다양한 공룡들이 번성하고 있었을 것이다. 미니 뿔공룡은 영화의 소재로는 적합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공룡을 비롯한 중생대 생물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사진=렙토케라톱스의 복원도(Nobu Tamura)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예배당 ‘ 킹스 칼리지 채플’ 내부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예배당 ‘ 킹스 칼리지 채플’ 내부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예배당은? 정답은 왕의 예배당으로 알려진 ‘킹스 칼리지 채플’(King‘s College Chapel). 27일(현지시간)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최근 유명 아티스트의 디지털 아트로 채워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부속 건물 킹스 칼리지 채플 내부 모습의 사진 및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킹스 칼리지 채플’은 지구 상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선상 볼트‘(fan Vault: 부채꼴 모양의 둥근 천장)를 가진 곳으로 국왕 헨리 6세 시절 지어진 대표적인 후기 고딕 건축물. 영상에는 지난달 세계적 디지털 아티스트 미구엘 슈발리에(Miguel Chevalier)가 케임브리지 대학의 자선 행사 동안 예배당 내부를 환상적인 디지털 아트로 수놓은 여러 모습들이 담겨 있다. 슈발리에는 높은 천장에 빛을 이용해 예배당 내부를 환상적인 우주 공간, 여러 가지 형형색색의 나뭇잎과 꽃들, 다양한 기하학적인 문양들도 채워 방문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킹스 칼리지 채플’의 총 길이는 289피트(약 88m), 중앙 둥근 천장의 폭은 40피트(약 12m), 둥근 천장의 내부 높이는 80피트(약 24m), 외부 높이는 94피트(약 29m)에 달한다. 오늘날 ‘킹스 칼리지 채플’은 예배당 이외에도 킹스칼리지의 남학생들로 구성된 성가대와 킹스 칼리지 부속학교의 소년들로 구성되어있는 합창대의 메인 공연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사진·영상= Miguel Chevalier / Claude Mossessian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눈앞의 장관만 봤니 하늘위 가을도 보자

    눈앞의 장관만 봤니 하늘위 가을도 보자

    갱 영화 ‘밀러스 크로싱’의 첫 장면. 조붓한 숲길을 따라 주인공이 걷고 있다. 그의 시선은 숲 위 쪽에 고정돼 있다. 만추에 이른 나무들. 누렇게 물든 나무 끝에 파란 하늘이 걸려 있다. 이 장면 보자니 머리가 띵하다. 여태 본 적 없는 신선한 카메라 앵글 때문이다. 숲에 들면 늘 앞만 봤다. 머리 들어 나무 위 세상을 보려 한 적은 사실 드물다. 늘 가던 숲도 시각을 바꾸면 다르게 보인다. 촬영감독의 카메라는 그걸 말하려는 것이지 싶다. 어느덧 가을도 끝자락. 가을 보내는 의식 치르기 딱 좋은 곳이 대전에 있다. 장태산 메타세쿼이아 숲이다. 초록의 서슬 퍼랬던 메타세쿼이아가 ‘단풍 엔딩’의 끝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가을 가기 전 그 숲 찾거든 부디 머리 들어 하늘 한 번 바라볼 일이다. ‘밀러스 크로싱’은 저 유명한 코언 형제 작품이다. 경쟁작 ‘대부 3’에 밀려 고전하긴 했지만, 1990년 미국 개봉 당시 갱 영화의 수작으로 평가 받았던 영화다. ‘밀러스 크로싱’은 갱들의 은어로 ‘배신자의 처단 장소’를 뜻한다. 보스의 여자를 사랑한 2인자, 결말이야 뻔하다. 하지만 오해는 마시라. 휴양림은 영화처럼 어둡지 않다. 외려 영화가 그랬듯 ‘반전’의 풍경들을 여기저기 안배해 뒀다. 곳곳이 ‘인증샷’ 찍을 곳이고, 연인끼리 밀어를 속삭일 만한 곳도 수두룩하다. 장태산 휴양림 가는 길은 시골 외갓집을 찾아가는 것처럼 고즈넉하다. 소똥 냄새 가득한 들판도 지나고 가을색 윤슬 빛나는 저수지도 만난다. 그 길 끝에서 만난 숲.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갈색 옷 갈아입고 이방인을 맞고 있다. 숲에 들면 객의 마음은 들뜬다. 어딜 먼저 찾아야 하나.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라. 당신은 그저 바람이 일러주는 대로 따라만 가면 된다. 휴양림에서 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메타세쿼이아 숲이다. 산자락 어디서든 메타세쿼이아가 펼쳐둔 수직세상과 만나게 된다. 나무들이 일렬로 늘어선 전남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과는 또다른 느낌이다. 이 모습 보고 입 벌려 경탄하지 않을 사람은 아마 묵언수행 중인 스님뿐이지 싶다. 메타세쿼이아 숲은 1973년 한 독림가가 사재를 털어 조성했다. 1991년 국내 최초 민간휴양림으로 지정받았으나, 경영난 탓에 경매에 넘겨졌고, 2002년 대전시가 이를 매입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휴양림에서 자라고 있는 메타세쿼이아는 6000그루가 넘는다. 가장 키가 큰 나무는 38m(2012년 기준)에 이른다고 한다. 메타세쿼이아는 산소나무로 알려져 있다. 그루당 약 70㎏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300㎏이 넘는 탄소도 저장한다고 한다. 그러니 이들이 내뿜는 공기의 양은 또 얼마나 많을까. 굳이 피톤치드 운운하지 않아도 숲에 들면 단박에 알게 된다. 숲 안 공기가 얼마나 달고 맑은지 말이다. 숲속 벤치에 큰 대자로 누으니 그제야 메타세쿼이아의 전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짙은 갈색으로 변한 메타세쿼이아 잎이 가을꽃을 닮았다. 바람 한 줄기 불면 참빗 닮은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진다. ‘밀러스 크로싱’ 가는 길도 딱 이랬다. 장태산 휴양림의 명물은 ‘숲속 어드벤처’다. 새의 눈높이에서 숲을 볼 수 있게 만든 구조물이다. 숲속 어드벤처는 에코 로드와 스카이 타워로 구성됐다. 에코 로드는 나무 사이에 철재로 만든 산책로다. 나무의 3분의2쯤 되는 15~17m 높이를 따라 조성돼 ‘중층의 숲’을 체험할 수 있다. 폭은 1.8m 안팎. 전체 길이는 556m다. 에코 로드 끝은 스카이 타워다. 철골 구조의 원형 전망대다. 높이는 27m. 아파트 7층 높이다. 철골로 만들어진 탓에 사람들이 오갈 때마다 진동이 느껴진다. 혹시 와락 품에 안겨 오는 ‘여친’을 기대한다면 난간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어 보시라. 오금이 저리는 스릴을 맛볼 수 있다. 장태산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전체 길이는 10.2㎞로 다소 길다. 가급적 길이가 짧은 휴양림 등산로(3.2㎞)를 따라 돌아보길 권한다. 이마저도 길다면 관리사무소에서 산림문화휴양관 쪽으로 올라 형제바위를 돌아본 뒤 내려오는 코스도 있다. 이 경우 1~2시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등산이 싫더라도 형제바위까지는 다녀와야 한다. 스카이 타워보다 더 멋진 전경과 마주할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된비알이라 다소 품은 들지만, 20분 안팎이면 충분히 오를 수 있다. 글 사진 대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장태산 휴양림(www.jangtaesan.or.kr)은 입장료와 주차료를 받지 않는다. 휴양림 내에선 취사 금지다. 오토캠핑장이나 바비큐 시설도 없다. 간이 매점은 있다. 도시락을 싸가거나 휴양림 초입의 식당에서 해결해야 한다. 휴양림에서 숙박도 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매달 1일 밤 12시부터 예약을 받는데, 워낙 인기가 많아 방 구하기가 쉽지 않다. 숲 체험 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역시 홈페이지에서 접수한다. 애완동물은 데려갈 수 없다. 관리사무실 (042)270-7883.
  • 가지 치고 이웃 돕고… 노원표 ‘일석이조’ 행정

    가지 치고 이웃 돕고… 노원표 ‘일석이조’ 행정

    “노원구에는 1980년대 지은 아파트가 많아 가지를 쳐내야 하는 나무도 많습니다. 이 나무들로 저소득층을 위한 펠릿(나무연료)을 만드는 겁니다.” 16일 중계동 건영3차 아파트에서 7m 상공에서 고소작업차를 타고 가지를 쳐내던 노원구청 공무원은 “메타세쿼이아나 은행나무같이 빠르게 크는 나무는 아파트 저층부 창문을 가리거나 쓰러질 위험이 있다”며 “오늘 작업을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42개 아파트단지의 나무 1502개에 대해 가지치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6명의 직원은 잘라낸 나무 중에 지름 20㎝가 넘는 것을 선별하고 있었다. 나무 두께가 얇으면 태웠을 때 재가 많이 날리는 껍질 비율이 너무 높다. 이런 잔가지와 나뭇잎은 비료나 멀칭재로 만든다. 멀칭재는 농작물을 재배할 때 토양의 표면을 덮어 주는 재료다. 구가 받는 가지치기 비용은 민간 업체의 50% 수준이다. 펠릿 가공은 공릉동 목예원에서 한다. 으깬 나무를 보일러로 말린 후 분쇄하고, 물과 반죽해 국수 모양으로 압축해 뽑아낸 뒤 잘게 자르면 펠릿이 된다. 따로 제작된 펠릿 난로, 펠릿 보일러 등에 사용하면 경유와 비교해 난방비가 75%까지 절약된다. 구 관계자는 “나무를 그냥 때면 화력 유지 시간이 너무 짧고 석유 등은 이산화탄소 등을 배출하지만, 나무를 압축한 펠릿은 발열량이 높고 천천히 타기 때문에 고효율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펠릿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화석연료의 8.3%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펠릿 보일러는 하루에 펠릿 1포가 필요하다. 시중에서 펠릿 1포(20㎏)당 가격은 7000원 선이다. 구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배달비를 포함해 1포당 4000원에 공급한다. 차상위계층과 경로당에는 1포당 4000원, 10포당 배달비 5000원을 받는다. 지난해에는 3455포를 지원했다. 김성환 구청장은 “잘라낸 나무를 연료로 만들어 저소득층에게 지원하는 사업은 에너지자원 재활용, 위험목으로부터 주민 보호, 관리비 절감 등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도심형 바이오에너지 사업이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오리주둥이’ 신종 공룡 슈퍼덕 발견...진화과정 잃어버린 고리 찾았다

    ‘오리주둥이’ 신종 공룡 슈퍼덕 발견...진화과정 잃어버린 고리 찾았다

    마치 오리처럼 주둥이가 툭 튀어나온 신종 공룡이 발견됐다. 최근 미국 몬타나 주립대 등 공동연구팀은 지역 내 주디스강 지층에서 약 7950만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공룡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오리주둥이 같은 입을 가져 '슈퍼덕'(Superduck)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공룡(학명·Probrachylophosaurus bergei)은 길이 9m, 몸무게는 5톤 정도의 초식공룡이다. 특히 이 공룡은 다른 오리주둥이 공룡종(種)들과 구분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눈 위에 나있는 일종의 볏이다. 마치 자신의 종을 상징하는 문양처럼 나있는 이 볏은 나뭇잎처럼 보이며 눈 위 머리의 일부를 덮고있다. 또한 이번 공룡 발견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슈퍼덕이 '미싱 링크'로 보여진다는 점이다. 미싱 링크(missing link)는 진화계열에 중간에 해당되는 존재지만 한번도 화석으로 발견되지 않아 추정만 하고 있던 것을 말한다. 곧 슈퍼덕이 7800만년 전 살았던 브라킬로포사우루스(Brachylophosaurus)와 8100만년 전의 아크리스타부스(Arcristavus) 사이의 미싱 링크라는 것. 같은 오리주둥이를 가져 모습이 비슷한 두 공룡 중 브라킬로포사우루스는 머리를 덮은 노같은 모양의 볏이 있으나 아크리스타부스는 아예 없다. 연구를 이끈 엘리자베스 프리드먼 파울러는 "이번에 발굴된 슈퍼덕은 14년 정도 산 것으로 상태가 좋은 편" 이라면서 "수백년 간 지속된 오리주둥이 공룡의 진화과정을 이해하는 완벽한 샘플이 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공룡 머리에 나있는 볏은 크기와 모양이 모두 다르다" 면서 "공룡이 볏을 통해 자신의 종을 알아보거나, 짝짓기가 가능한 어른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시각적 신호 기능을 했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의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실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오리처럼 주둥이 튀어나온 신종 공룡 ‘슈퍼덕’ 발견

    오리처럼 주둥이 튀어나온 신종 공룡 ‘슈퍼덕’ 발견

    마치 오리처럼 주둥이가 툭 튀어나온 신종 공룡이 발견됐다. 최근 미국 몬타나 주립대 등 공동연구팀은 지역 내 주디스강 지층에서 약 7950만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공룡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오리주둥이 같은 입을 가져 '슈퍼덕'(Superduck)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공룡(학명·Probrachylophosaurus bergei)은 길이 9m, 몸무게는 5톤 정도의 초식공룡이다. 특히 이 공룡은 다른 오리주둥이 공룡종(種)들과 구분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눈 위에 나있는 일종의 볏이다. 마치 자신의 종을 상징하는 문양처럼 나있는 이 볏은 나뭇잎처럼 보이며 눈 위 머리의 일부를 덮고있다. 또한 이번 공룡 발견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슈퍼덕이 '미싱 링크'로 보여진다는 점이다. 미싱 링크(missing link)는 진화계열에 중간에 해당되는 존재지만 한번도 화석으로 발견되지 않아 추정만 하고 있던 것을 말한다. 곧 슈퍼덕이 7800만년 전 살았던 브라킬로포사우루스(Brachylophosaurus)와 8100만년 전의 아크리스타부스(Arcristavus) 사이의 미싱 링크라는 것. 같은 오리주둥이를 가져 모습이 비슷한 두 공룡 중 브라킬로포사우루스는 머리를 덮은 노같은 모양의 볏이 있으나 아크리스타부스는 아예 없다. 연구를 이끈 엘리자베스 프리드먼 파울러는 "이번에 발굴된 슈퍼덕은 14년 정도 산 것으로 상태가 좋은 편" 이라면서 "수백년 간 지속된 오리주둥이 공룡의 진화과정을 이해하는 완벽한 샘플이 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공룡 머리에 나있는 볏은 크기와 모양이 모두 다르다" 면서 "공룡이 볏을 통해 자신의 종을 알아보거나, 짝짓기가 가능한 어른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시각적 신호 기능을 했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의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실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길섶에서] 가을의 커피 향/이동구 논설위원

    북악산 자락의 카페 커피가 가을 맛을 전해 줬다. 구수하면서도 달콤한 듯한 향기가 진한 여운으로 남아 있다. 이제 막 울긋불긋 가을 색으로 단장한 나뭇잎들은 커피 향과 견주듯 청량한 가을의 향기를 보냈다. 코끝을 지나 머리까지 맑게 해 주던 커피 향은 어느새 혼미한 추억 속으로 끌어들였다. 커피를 즐기기 시작한 것은 갓 20대. 당시 한창 성행했던 음악다방은 친구들과 만나는 아지트(집합 장소)였다. 요즘 말하는 다방 커피 한 잔이면 몇 시간을 족히 즐길 수 있었다. 커피는 친구를 만날 때 먹어야 하는 음료이자 자릿세였다. 그렇지만 커피의 진한 향기와 함께 DJ가 들려주는 감미로운 음악은 친구들과 조잘대는 젊음을 다독여 주기에 충분했다. 요즘의 커피는 맛과 향에서 그때와 비교가 안 된다. 훨씬 고급스러워지고 다양해졌다. 그래서인지 국민 1인당 연간 338잔(3.38㎏)의 커피를 마신다고 한다. 1주일에 12.3회꼴로 밥이나 김치보다 더 자주 먹는다. 대단한 커피 사랑이다. 그래도 가끔은 젊은 날 음악을 들으며 친구들과 마셨던 다방 커피가 그리워진다. 커피 한 숟가락, 프림 둘, 설탕 셋. 이동구 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 ‘임’ 마중 나선 길… 얼굴이 붉어지다

    ‘임’ 마중 나선 길… 얼굴이 붉어지다

    길은 대개 과정일 뿐 여행 자체는 아닙니다. 하지만 길 스스로 목적지가 되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특히 단풍철에 그렇습니다. 대중교통으로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단풍 절승지로 꼽히는 곳들은 거개가 산자락 깊숙이 숨어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곳은 자가용으로 돌아보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요즘 같은 단풍철엔 당연히 차들이 밀릴 겁니다. 그렇다고 자연이 벌이는 색채의 축제를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가을로 들어선 길들을 짚어 봤습니다. 44번, 46번, 56번 국도를 번갈아 타고 설악산, 한계령 등 강원의 단풍 명소들을 휘휘 돌아봤습니다. 그 길의 끝은 모두 바다입니다. 단풍 못지않게 고운 동해 바다의 별빛도 가슴 가득 담아 올 수 있었답니다. ① 옛 미시령 휴게소에서 굽어본 풍경. 설악의 산군들이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고 있다. 56번 지방도에서 벗어나 ‘미시령 옛길’로 접어들어야 이 같은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② 흰 수피의 자작나무들이 순백의 세상을 펼쳐 놓은 인제 원대리 ‘속삭이는 자작나무숲’. 11월부터는 입산이 통제된다. ③ 밤에 찾은 양양 낙산해변. 총총 뜬 별이 단풍만큼이나 곱다. ④ 단풍으로 이름난 화암사. 절집 앞은 수바위다. 길가 풍경은 철따라 달라진다. 세상에 둘도 없는 경승지를 지나는 길이라도 느낌이 각별해지는 때는 분명 있다. 그래서 저마다 가슴에 길 하나 둘 정도는 새겨 두게 마련이다. 언젠가 꼭 찾을 거라 기약하며 말이다. 44번 국도가 그렇다. 경기 양평에서 시작해 강원 홍천·인제 등을 거친 뒤, 한계령을 넘어 양양까지 이어지는 도로다. 특히 가을이면 붉게 물든 단풍으로 가슴 저린 풍경을 선사한다. 총길이는 얼추 137㎞. 마음먹고 달리면 4시간 안팎에 주파할 수 있지만, 풍경 보며 가자면 1박 2일로도 부족하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출발할 경우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이용해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일반적이다. 주말이면 차들로 몸살을 앓는 양평 구간을 우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도 밀리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사정이 다소 나은 편이다. 동홍천 나들목을 나와 속초·인제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곧 44번 국도다. 여기서 한계 삼거리까지 왕복 4차선 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있다. 인제를 지나는 동안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꼭 들러야 한다. 새하얀 수피의 자작나무가 군락을 이룬 곳이다. 38선휴게소 지난 뒤 인제38대교 못미처 오른쪽으로 원대리 방면 이정표가 나온다. 작은 길이라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니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갈림길에서 원대리 자작나무숲까지는 8㎞쯤 떨어져 있다. 숲의 공식 명칭은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규모로 25㏊(약 7만 6000평) 산자락에 70여만 그루의 자작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숲 초입의 산림 감시초소가 들머리다. 예서 ‘속삭이는 자작나무숲’까지는 3.2㎞ 거리. 꼬박 1시간 30분 정도 발품을 팔아야 한다. 하지만 임도를 따라가는 길이 넓고 평탄해 그리 힘들 건 없다. 숲에 들면 동공이 확장되고 입은 떡 벌어진다. 수많은 자작나무들이 순백의 세상을 펼쳐 내고 있다. 나라 안 어디서든 쉬 보기 힘든 풍경이다. 한 줄기 바람이 숲 사이를 훑고 지날 때면 나뭇잎 부비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린다. 그래서 숲의 이름도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다. 다시 44번 국도로 복귀해 한계교차로까지 내처 달리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속초·고성으로 나가는 46번 국도, 오른쪽은 한계령 지나 양양으로 가는 44번 국도다. 예서 한계령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나라 안에서 가장 유명한 단풍길이 시작된다. 내설악의 기암괴석과 현란한 빛깔의 단풍이 수채화처럼 어우러져 있다. ‘일반 국도’란 이름이 무색할 만큼 ‘특별한’ 풍경들이 쉼 없이 이어진다. 이 길 중간쯤의 한계령 휴게소는 풍경 전망대다. 설악의 산군들과 그 너머 양양 일대가 한눈에 들어 온다. 가수 양희은이 노래 ‘한계령’을 통해 ‘잊어버리라, 내려가라’ 주문했지만 도저히 잊기 힘들고, 아무래도 내려가기 싫은 풍경들에 넋을 놓고 만다. 한계령 휴게소에서 양양 방면으로 가다 첫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필례약수 방향이다. 이쪽 단풍도 빼어나다. 외려 이 일대 풍경을 첫손 꼽는 현지인들도 많다. 단풍은 24일쯤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계 교차로에서 미시령 옛길 쪽으로 방향을 잡아도 멋들어진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44번 국도가 기암괴석과 단풍의 앙상블이라면, 미시령 옛길은 설악의 우람한 암릉들과 마주할 수 있는 구간이다. 한계 교차로에서 좌회전, 46번 국도로 갈아탄 뒤, 다시 용대교차로에서 56번 지방도로를 바꿔 타고 가다 도적소 교차로에서 ‘미시령 옛길’ 이정표를 보고 빠져나가면 된다. 오래전 미시령 옛길은 단풍철이면 밀려드는 차들로 몸살을 앓던 도로였다. 하지만 2006년 미시령 터널이 뚫리고 ‘7번 군도’란 이름으로 물러앉은 뒤엔 단풍철에도 썰렁한 곳으로 바뀌고 말았다. 쓸모를 잃고 버려졌다 해서 풍경마저 바뀌랴. 미시령의 굽이굽이 고갯길이 보여 주는 장쾌한 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 길 끝자락에 예쁜 절집 화암사가 있다. 설악산 코앞에 있으면서도 열에 아홉은 모르고 지나친다는 숨은 단풍 명소다. 고성군 토성면의 강원도세계잼버리수련장 인근에 있다. 절집은 금강산 1만 2000봉의 남쪽 첫 봉우리라는 신선봉 아래 터를 잡았다. 개창 시기는 신라시대까지 올라가지만 가람 내 대부분의 전각들이 중창 등의 과정을 거치는 바람에 고색창연한 맛은 덜하다. 가을이면 절 뒤편 화암폭포에서 단풍이 빠른 속도로 퍼져 10월 하순이면 절을 완전히 끌어안는다. 미시령 옛길을 내려서면 델피노 골프장 왼쪽으로 화암사 이정표가 있다. 성인대, 수바위를 돌아오는 4㎞짜리 원점회귀 산행 코스가 인기다. 금강산 첫 봉우리에서 설악의 산군들을 바라보는 맛이 각별하다. 코스가 어렵지 않아 2시간 남짓이면 돌아볼 수 있다. 글 사진 속초·양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33)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고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가 속초·인제·신남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44번 국도를 따라가다 한계 교차로, 용대 교차로에서 각각 46번 국도와 56번 지방도로로 바꿔 타고 가면 미시령, 곧장 가면 한계령이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44번 국도에서 빠져나간다. 38 휴게소와 인제 38대교 사이 남전계곡 가는 길로 들어서면 된다. 11월부터는 겨울철 산불조심 기간이어서 입산이 통제된다. 정확한 통제 기간은 인제국유림관리소(460-8036)에서 확인할 수 있다. 56번 국도는 원래 동홍천 나들목에서 좌회전해 구성포 교차로에서 올라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단풍철엔 양양 쪽에서 수도권 쪽으로 되짚어 나오며 들르길 권한다. 그래야 이 일대를 원형으로 돌아보는 여정을 꾸릴 수 있다. 구룡령 옛길 산행은 대개 업 힐과 다운 힐 두 가지로 나뉜다. 갈천리 마을회관 쪽에서 정상을 향해 오르거나, 그 반대로 내려간다. 산행 시간은 2~3시간 정도 소요된다. 홍천 쪽 명개리에서 올라 양양 쪽으로 내려설 수도 있지만 전 구간을 종주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잘 곳:속초 쪽엔 델피노 골프 & 리조트(1588-4888), 한화리조트 설악(1588-2299) 등 유명 리조트들이 많다. 양양에선 낙산 해변 쪽에 깔끔한 숙소들이 많다. 바닷가 쪽의 이른바 ‘오션뷰’ 객실은 1만원 이상 비싸다. →맛집:속초 시내 여러 포구마다 횟집촌이 형성돼 있다. 장사항 횟집촌이 그중 호젓하다. 설악산 울산바위 인근 학사평 일대에 김영애할머니순두부(635-9520) 등 순두부집들이 몰려 있다. 양양에선 ‘섭’(홍합을 이르는 현지 표현)을 넣고 조리한 전골, 칼국수 등이 별미다. 수라상(671-5857)이 널리 알려졌다. 양양군청 인근에 있다.
  • ‘비행 자동차로 출퇴근’… 35년 뒤 전력기술 한눈에

    ‘비행 자동차로 출퇴근’… 35년 뒤 전력기술 한눈에

    ‘우주 발전소에서 전기 만들기, 날아다니는 자동차로 출퇴근하기, 베란다에 주차하기, 자기 취향에 따라 건물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꾸기’. 한국전력공사가 상상한 2050년의 모습이다. 전력 에너지 기술은 앞으로 어떻게 우리 삶을 바꿔 놓을까. 12일 전 세계 전력분야 전문가 2000여명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 모였다. 한전이 개최하는 세계 최초의 국제 전력기술 박람회 빛가람전력기술엑스포(BIXPO)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박람회에서 이들은 ‘전력기술의 미래로 가는 길’을 주제로 최신 전력 기술을 소개하고 미래 전력 산업의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박람회는 신기술 전시회, 국제발명대전, 국제 콘퍼런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신기술 전시회는 전력산업의 과거·현재·미래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꾸몄다. 제너럴일렉트릭(GE) 등 국내외 80여개 기업이 참여해 100여개의 전시 부스를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압전소자를 밟아 에너지를 직접 생산해 보거나 나뭇잎 형태의 태양전지로 직접 전력을 생산해 조명을 켜 볼 수 있다. 국내외 전력분야 발명품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발명대전에서는 국제관, 국내관, 특별관으로 구분한 100여개의 전시 부스에서 국내외 전력기업과 발명가협회의 우수 발명품, 국제대회 수상작, 우수 성과물을 전시한다.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개회사에서 “BIXPO를 통해 빛가람 혁신도시를 스마트 에너지 허브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조 사장을 비롯해 노영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 윤장현 광주시장,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페터 그륀베르크 독일 율리히 연구센터 교수, 마이클 하워드 미국전력연구소 대표, 알리레자 라스테갈 국제발명가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웃지 마, 진지해”...’귀차니즘’ 코알라들의 도로변 혈투

    “웃지 마, 진지해”...’귀차니즘’ 코알라들의 도로변 혈투

    나무에 매달린 채 꾸벅꾸벅 졸거나 유칼립투스 나뭇잎을 씹어 먹는 등 얌전한 모습으로 잘 알려진 코알라들이 서로 씨름하듯 싸우는 광경을 담은 보기 드문 동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상은 7일(현지시간) 아침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달리던 호주 남성 이안 프로빈과 그의 지인이 함께 우연히 목격, 촬영한 뒤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업로드한 것이다. 영상 속 코알라들은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의 존재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서로 격렬하게 드잡이를 하고 있다. 두 마리의 힘이 서로 거의 대등한 듯, 어느 한쪽이 제압되는 일 없이 계속해서 겨루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들은 충분히 진지하게 싸우고 있는 상황일 테지만 코알라 특유의 동그랗고 폭신한 겉모습과 평소의 유순한 이미지 때문인지 지켜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귀엽게 느껴지기도 한다. 짐승들이 다칠 것을 우려했는지 영상 속 여성은 “(코알라들을) 떼어내 볼까?”라고 말하지만 촬영자인 이안은 “나라면 그러지 않겠다”며 여성을 만류한다. 어째서 이 코알라들이 삼림도 아닌 도로변에서 혈투(?)를 벌인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계단이 무서운 강아지의 선택, 과연?

    계단이 무서운 강아지의 선택, 과연?

    ‘현관 계단이 무서워~~!’ 현관 계단이 무서운 강아지의 재롱 영상이 유튜브 상에서 화제네요. 영상에는 주인이 현관문 앞으로 데리고 나온 강아지의 모습이 보입니다. 강아지를 현관문 앞에 내려놓은 뒤, 주인이 계단 아래로 자리를 옮깁니다. 주인에게로 가고 싶은 강아지지만 높은 계단 턱에 엄두가 나질 않아 보입니다. 잠시 생각에 잠긴 강아지가 용기를 내어 뜀박질을 시작합니다. 강아지가 선택한 길은 계단 옆 화단의 작은 나무 위. 생각과 다르게 강아지는 무성한 나뭇잎 속으로 쏙 빠집니다. 강아지의 귀여운 재롱에 주인 내외는 웃음을 터트립니다. 사진·영상= America’s Funniest Home Video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웃지 마, 진지해’…도로변에서 싸우는 코알라 2마리 (영상)

    ‘웃지 마, 진지해’…도로변에서 싸우는 코알라 2마리 (영상)

    나무에 매달린 채 꾸벅꾸벅 졸거나 유칼립투스 나뭇잎을 씹어 먹는 등 얌전한 모습으로 잘 알려진 코알라들이 서로 씨름하듯 싸우는 광경을 담은 보기 드문 동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상은 7일(현지시간) 아침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달리던 호주 남성 이안 프로빈과 그의 지인이 함께 우연히 목격, 촬영한 뒤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업로드한 것이다. 영상 속 코알라들은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의 존재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서로 격렬하게 드잡이를 하고 있다. 두 마리의 힘이 서로 거의 대등한 듯, 어느 한쪽이 제압되는 일 없이 계속해서 겨루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들은 충분히 진지하게 싸우고 있는 상황일 테지만 코알라 특유의 동그랗고 폭신한 겉모습과 평소의 유순한 이미지 때문인지 지켜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귀엽게 느껴지기도 한다. 짐승들이 다칠 것을 우려했는지 영상 속 여성은 “(코알라들을) 떼어내 볼까?”라고 말하지만 촬영자인 이안은 “나라면 그러지 않겠다”며 여성을 만류한다. 어째서 이 코알라들이 삼림도 아닌 도로변에서 혈투(?)를 벌인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길섶에서] 시월, 기다림, 이별/손성진 논설실장

    쌉쌀하게 서늘한 날씨가 그리운 건 늦더위 때문이겠다. 50년 만의 늦더위란다. 언제부턴가 봄이 없어졌다더니 가을마저 실종될 건가. 아직 9월인데 만개한 들국화를 기다리는 건 좀 성급한 것일까. 그래도 반소매 차림이 자연스러운 날씨는 시간을 거스른다. 절기로 따지면 가을의 시작이라는 입추(立秋)가 지난 지는 50여일이요, 찬 이슬이 내린다는 한로(寒露)가 여드레 앞이다. 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다. 하루 뒤면 10월이다. 10월은 가을 냄새가 더 난다. 그래서 기다려진다. “시월이 오면/하늘에 곱게 물 들여진 낙엽/호수에 살짝 띄워 놓고/누군가 기다려지는 날이었으면/좋겠습니다”(‘시월이 오면 그대 오려나’, 김용관) 기다림은 설렘이다. 꽃이 피기를 기다리고, 연인을 기다리고…. 또 가을다운 가을을 기다린다. 가을은 만물이 영그는 완숙의 계절이다. 그것은 곧 이별을 의미한다. 들녘은 곡식을 내어주고 텅 빈 벌판이 될 것이다. 꽃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거리에 나뒹굴 것이다. 어서 시월이 오면 누런 벌판을 헤집고 다녀 보고, 낙엽을 저벅저벅 밟으며 걸어 보련다. 그리운 친구의 연락도 기다려 봐야겠다. 손성진 논설실장 sonsj@seoul.co.kr
  • 낙향해서 터 잡고 세상과 소통하는 ‘전국구’ 예술인들

    낙향해서 터 잡고 세상과 소통하는 ‘전국구’ 예술인들

    지난 4월 말 충남 논산시 탑정호 호숫가에 있는 2층짜리 집 뜰에서 올해 세 번째인 ‘와초문학제’가 열렸다. 와초(臥草)는 영화 ‘은교’의 원작 소설가 박범신의 호. 박 작가가 낙향한 곳이 가야곡면 조정리 집필관이다. 축제가 열리면 작가는 수백명의 방문자와 함께 문학과 고향 얘기를 오랫동안 나눈다. 탑정호의 아름다운 풍치 속에서 사람들은 온종일 문학의 향기에 취했다. ‘전국구’ 예술가들이 지역 문화를 이끄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름값을 무기로 낙후된 지역의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관광객이 늘어나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읊으며 세속과의 절연을 선언한 중국 도연명과 달리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지역문화의 내·외연을 넓히는 덕분이다. 자발적이든, 자치단체가 유치하든 그들의 낙향은 은둔이 목적이 아니다. 과감한 낙향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눈부신 통신의 발전도 한몫한다. ●박범신,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논산일기 박범신은 29일 “고향은 내 생명과 문학이 태어난 모태”라며 “원래 논산은 기호학의 본산이고 문화도 유서 깊은 곳인데 논산훈련소 등으로 이미지가 삭막해졌다. 고향을 ‘문화논산’으로 되살리고 싶다”면서 “‘작가 아무개가 산다’는 것만으로 문화적 업그레이드가 됐다. 요즘은 전국적 관광지가 돼 소설을 쓰려면 거꾸로 서울로 피난(?) 갈 지경”이라고 웃었다. 그는 10월 24~26일 세 번째 인문학 탐방도 연다. ‘소풍’을 타이틀로 참가자들과 탑정호 둘레길을 돈다. 수백명의 독자들이 소풍 올 것을 기대한다. 그는 지난해 시에서 처음 주최한 황산벌 청년문학상 심사위원장을 맡는 등 2011년 말 낙향 후 지역문화 고급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낙향 덕분에 그 지역이 작품에서 숨쉬게 된다. 박 작가는 “소설 ‘소금’의 배경이 당초 부산이었는데 낙향하면서 논산 강경으로 바꿨다”고 귀띔했다. 논산생활을 담은 에세이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논산일기’도 썼다. 다음 작품인 ‘당신’도 배경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논산을 연상시킬 것이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객주’ 작가 김주영, 청송에 머물며 청송 관련 소설 집필 중 서울신문에 ‘객주’를 연재했던 작가 김주영(76)은 1년 전부터 고향인 경북 청송에서 거의 살다시피 한다. 1년 전 문을 연 ‘객주문학관’을 찾는 관람객을 맞기 위해서다. 도우미 역할에 직접 강의도 한다. 관람객이 두 번, 세 번 다시 찾는 이유다. 질펀한 장이 섰던 작가의 고향은 벌써 고품격 문학 명소로 바뀌고 있다. 청송군은 지난해 6월까지 75억원을 들여 진보시장 인근에 문학관을 짓고 김 작가의 집필실 ‘여송헌’을 두었다. 작가 스스로 문학관을 이끌게 한 것이다. 김 작가를 찾는 문인과 문학 청소년들이 머물도록 카페와 숙박시설도 지었다. 낙향했다고 해서 창작열이 식지 않는다. 김주영도 최근 청송에 머물면서 청송과 관련된 소설을 집필하고 있다. ‘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리는 작가 이외수(70)가 춘천에서 강원 화천 감성마을로 옮겨 둥지를 튼 지 10년째다. 지난해 암 투병으로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지만, 씩씩하게 견뎌내고 있다. 작가는 산천어축제는 물론 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산천어축제 하이라이트인 선등(仙燈)문화제 이름을 직접 지어 홍보하는 등 곳곳에 작가의 열정이 묻어 있다. 전국 꿈나무 문인을 위해 ‘세계 평화·안보 문학축전’를 열고, ‘이외수문학상’을 제정해 첫 수상작도 냈다. 배추, 멜론, 옥수수 등 마을 농산물 판매에도 팔을 걷어붙여 왔다. ●‘섬진강변살이 하는’ 전북 임실군의 김용택 ‘섬진강 시인’ 김용택(68)은 요즘 전북 임실군 덕치면 장산리 고향에 집을 짓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08년 8월 교직을 떠나 전주의 아파트에 살았지만 도무지 정도 안 들고 도시 삶이 사는 것 같지 않아서다. 오는 11월쯤 이사한다. 그는 “집을 지으면서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 유유자적하다 보니 다시 삶의 의미를 찾은 것 같아 기쁘기 그지 없다”면서 “공사가 끝나면 새 집에 노모를 모시고 시작 활동에도 힘을 더 쏟겠다”고 전했다. 시인 이진우(50)는 올해 초 세 번째 시집 ‘보통씨의 특권’을 냈다. 이씨는 “시집을 찬찬히 읽어 보면 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98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 시인은 잘 나가던 서울생활을 접고 2000년 경남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로 낙향해 15년째 살고 있다. 이씨는 통영이 고향이다. ●‘마음이 닿는 곳이 고향이다‘ 추리작가 김성종, 시인 박남준 추리문학의 대부 김성종(74)은 고향이 전남 구례지만 부산으로 낙향했다. 서울에서 집필에 몰두하다 머리를 식히러 가끔 내려온 해운대 앞바다와 안개에 반해 1981년 둥지를 옮겼다. 1992년 해운대 달맞이언덕에 추리문학관을 지었다. 국내 사설문학관 1호다. 작가는 이곳에서 여전히 집필 활동이 왕성하다. 창작교실을 열어 후진도 양성한다. 관람객이 하루 30~40명씩 찾는다. 부산을 추리문학의 ‘메카’로 키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생활 중 10여권의 장편 추리소설을 쓴 김성종은 “작가의 상상력은 끝이 없고, 때와 장소를 초월한다”고 했다. 그는 장편 ‘계엄령의 밤’, ‘도망 간 여자’, ‘1973년 여름, 베를린 안개’ 등 세 편을 동시에 쓰고 있다 시인 박남준(58)도 고향인 전남 영광 법성포가 아닌 지리산 자락으로 내려와 ‘지리산 시인’이 됐다. 2003년 9월 경남 하동군 악양면 동매마을에서 13년째 살고 있다. 평사리 끝 마을, 끝 집이다. 양철지붕이 덮인 10평 남짓한 작은 토담집에서 살지만 많은 지역 문학행사에서 강의를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7번째 시집 ‘중독자’도 “지역에 사는 예술인들이 지역문화 발전에 힘을 보태야 한다”며 지역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제천에 판화가 이철수, ‘서귀포 작가’ 이왈종 대중적 인기에서 앞서는 작가와 시인 외에도 낙향한 예술가는 많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목판 화가 이철수(61)는 1987년 충북 제천시 백운면 평동리로 내려왔다. ‘울고 넘는 박달재’ 아랫마을이다. 아내와 농사를 지으며 판화를 새기는 반(半)농사꾼으로 살다 지난해 새 직업(?)이 생겼다. 제천참여연대 공동대표다. 1980년대 판화로 시대와 맞섰던 그로서는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화가는 “지역사회에서 시민들의 작은 목소리는 매우 소중하다. 나도 시민의 한 사람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화가는 지난해 11월 지역에서 판화전을 열어 수익금을 제천참여연대에 기부했다. 서울은 물론 독일, 스위스 등에서 개인전을 열어온 것과 비교해 성에 안 찰 수 있지만, 그는 정성을 쏟았다. 2007년에는 주민 대표로 마을에 들어서는 리조트 반대운동을 벌이는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삶은 낙향 이후에도 여전하다. 그는 매일 아침 일상과 생각들을 담은 ‘나뭇잎 편지’에서도 치솟는 집값과 전·월세에 걱정하는 집 없는 자들을 위로했다. 회원이 무려 8만여명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 이왈종은 고향인 경기도 화성을 떠나 서귀포시에 거주한 지 오래됐다. 경기도 출신이지만, 이제 ‘제주도의 화가=이왈종’을 연상한다. 제주도 출신으로 제주도에서 활동한 서양화가 강요배와 함께 서울화단을 좌지우지하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이 화백은 지난 15일 서귀포시청에 유니세프 후원금 3000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완주에 막사발 작가 김용문, 부여에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막사발 작가로 유명한 도예가 김용문(60)은 2013년 전북 완주군 삼례읍에 둥지를 틀었다. 전라선 이설로 폐쇄된 옛 삼례역에서 세계막사발미술관을 운영한다. 임정엽 전 군수가 그의 작품 세계를 인정해 미술관, 창작실, 장작 가마를 제공하겠다고 한 것이 계기가 됐다. 작가는 그해 8월 완주 세계 막사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자신이 교수로 있는 터키 하제테페국립대 제자들과 함께 전시회를 했고, 지역 작가 도예전도 열었다. 요즘에는 방학 때 도예체험 교육을 한다. 관광객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진다. 일제강점기 때 쌀 수탈의 기지 역할을 했던 삼례역이 소박한 서민들의 전통 도자기를 세계에 알리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전 문화재청장 유홍준(66)은 충남 부여군 외산면 반교리 청년회원이다. 집 ‘휴휴당’을 지어 놓고 ‘5도 2촌’ 생활을 하지만 유 전 청장 덕에 마을이 유명해졌다. 유 전 청장은 수년 전부터 서울에서 관람객을 이끌고 부여로 역사탐방을 온다. 정림사지 5층석탑 등 부여의 백제유적을 직접 미학적으로 설명해 인기가 높다. 유 전 청장과 역사탐방을 왔던 김용택 시인이 ‘껍데기는 가라’의 시인 신동엽 생가 등 부여 문학탐방을 하고, 민중화가 임옥상 등이 자신의 특기와 연관시켜 역사탐방에 나서면서 연쇄 효과를 낳고 있다. 이미영 부여문화원 팀장은 “이 때문에 백마강 유람선 이용객이 많이 늘었다고 선장이 말하더라”고 전했다. 논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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