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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그 나물에 그 밥/류찬희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그 나물에 그 밥/류찬희 사회2부장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속담이 있다. 서로 격이 어울리는 것끼리 짝이 되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져오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이 표현은 흔히 어떠한 변화를 주어도 결국 매한가지일 때 쓰인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장과 소속 공무원들의 행태를 꼬집는 데 딱 어울리는 속담인 것 같다.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그 놈이 그 놈이다’는 말이 될 것이다. 감사원이 검찰에 통보한 비리 공직자 실태를 보면 지방 공무원들의 비리가 극에 달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당진군수는 건설업자에게 이권을 넘긴 대가로 별장과 아파트를 받고 여직원에게 비자금 관리까지 맡겼다고 한다. 검찰 수사가 좁혀오자 여권을 위조, 해외로 빠져나가려다 붙잡히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천뇌물 현금을 건네려다 현행범으로 붙잡힌 단체장도 나왔다. 영양군수는 공공공사 발주 과정에서 담합을 주도, 특정업체가 공사를 싹쓸이할 수 있게 도와주고 부인 명의로 돈을 받아 적발되기도 했다. 단체장들은 한결같이 주민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떠들어대지만 과연 청렴결백한 단체장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감사원이 이번에 적발한 경우는 빙산의 일각이다. 지방선거 일정을 감안, 비리가 확실하게 드러난 지자체를 감사한 결과를 내놓은 것으로 토착비리의 꼬리를 겨우 잡았을 뿐이다. 감사원도 많은 지자체 단체장의 비리첩보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죽했으면 대통령이 “토착비리와 교육비리, 권력형 비리 등 3대 비리를 발본색원하라.”고 지시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더 화나게 하는 것은 각종 비리로 얼룩진 후보들의 뻔뻔스러운 행동이다.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런저런 비리로 구속·조사를 받거나 공천에 탈락한 후보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한다. 주민들을 무시하고 무서워하지 않는 파렴치한 행위다. 주민들은 “해먹어도 너무 해먹는다.”고 울분을 터뜨리고 있지만, 단체장들은 극에 이른 주민들의 분노를 아는지 모르겠다. 선거에서 이기면 그만이라는 어리석은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단체장이 그럴진대 민원인과 직접 접하는 하위직 공무원은 오죽하겠냐는 생각이 든다. 영양군에서는 군수 비리 충격이 아물기도 전에 직원들의 비리가 드러나 무더기 입건됐다. 지방 공무원 비리가 개인 차원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뇌물 보따리만 작을 뿐 비리는 매한가지였다. 비리 단체장 그늘 밑에 비리 공무원들이 활개치고 있었던 것이다. 주민자치를 통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내걸고 출발한 지방자치가 토착비리 천국을 키운 영양분밖에 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세다. 지방 공무원 비리를 키운 데는 유일한 감시 시스템인 지방의회도 한몫 했다. 의원들의 무능은 결국 공무원들의 비리를 엄호하는 결과를 낳았다. 무능을 넘어 아예 비리 공무원과 한통속으로 놀아난 의원도 부지기수다. 정당도 문제가 심각하다. 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고 비리투성이인 후보를 공천했다가 뒤늦게 철회하는 어리석음도 보였다. 공천 과정이 허술했다는 방증이다. 새로운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4년 지방자치는 이들의 손에 달려 있다. 참신한 인물을 뽑지 못하면 주민 자치는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말라죽는다. 이제는 주민들이 나설 차례다. 정치적 구호나 헛된 공약을 들고 나오는 요란스러운 후보는 제쳐버려야 한다. 지연·학연·혈연에 얽매여서도 안 된다. 비리가 만연하면 골탕 먹는 것은 주민들이다. 비리 개연성이 있는 후보는 이번 기회에 도태시켜야 한다. 그래야 지역발전이 가능해지고 주민이 행복해진다. 설령 비리 개연성이 포착된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선거 이후 이들의 비리를 낱낱이 밝혀 결과를 물어야 한다. 주민들은 새 밥상을 기다리고 있다. chani@seoul.co.kr
  • 지리산 피아골 불법 경로당 건물 시끌

    지리산 피아골 불법 경로당 건물 시끌

    지리산 피아골 마지막 산동네가 경로당을 잘못 지어 시끄럽다. 국립공원에 지은 경로당이 남의 토지를 침범하는 바람에 무허가 건물로 전락했고, 축대를 주민들의 요구와 달리 쌓아 마을회관을 지을 땅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독책임이 있는 전남 구례군과 단속을 해야 할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주민들의 거센 항의에 귀를 막고 있다. 구례 토지면 내동리 직전마을은 지리산국립공원 피아골에서 가장 깊은 골짜기에 있는 작은 산골 마을. 27가구가 민박과 고로쇠 수액·산나물 채취를 생업으로 살아가는 무공해 청정지역이다. 그러나 지난해 4월 경로당 건립 공사 추진 이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기존 마을회관을 매각한 자금으로 경관이 좋은 땅을 사들여 3단으로 축대를 쌓아 아래쪽에는 팔각정, 중간에 경로당, 맨 위쪽에는 마을회관을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토지면사무소 직원 L씨가 주민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자체 설계해 축대를 쌓으면서 건물을 지을 단이 없어졌다. 석축을 비스듬히 쌓는 바람에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땅이 줄어들어 마을회관과 팔각정 지을 터가 없어졌다. 석축을 쌓으면서 옆 토지를 침범하고 경로당은 인접 토지에 걸쳐 지어져 준공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로당 건축비 4800여만원은 지난해 8월 지급됐다. 이 마을 개발위원장 정영곤(50)씨는 “불법 건물인 경로당과 인접토지를 침범한 축대를 철거하고 주민들의 요구대로 새로 공사를 하든지 아니면 인접토지를 매입해 마을회관과 팔각정을 신축할 수 있는 토지를 확보해 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례군은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도 주민들에게는 엄격한 법규를 적용하면서도 자치단체의 불법행위에는 8개월이 넘도록 고발, 철거 등 단속처분을 내리지 않고 있다. 구례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길섶에서]제비/이춘규 논설위원

    5월 초 경기도 양평 들녘에선 봄기운이 넘친다. 농민들의 농사 손길은 힘차다. 논두렁, 밭두렁에는 나물 캐는 아낙네들의 손놀림이 정성스럽다. 주말농장에서 농사체험하는 도시민들은 경건하다. 누렁이들의 움직임은 경쾌해졌다. 갑자기 기온이 오르며 온세상이 푸르름을 더해간다. 제비들의 군무는 단연 압도적이다. 눈물나게 반갑다. 20여마리 제비들이 10분 이상 머리 위에서 빙글빙글 집단으로 춤을 춘다. 귀한 봄손님들이다. 30년 넘은 서울생활에서 지지배배 노래하는 제비무리를 만난 건 처음이다. 자연환경 복원 노력이 결실을 거두었나. 상상조차 행복하다. 어릴 적 고향집에는 제비들이 매년 집을 켜켜이 쌓아올려 10층 이상, 높이가 30㎝쯤 됐다. 받침대를 해주고, 알을 품을 때는 숨도 참아가며 정성을 쏟았다. 집은 헐렸고, 새로운 집에는 이제 제비가 오지 않는다. 그래서 서울생활 중 만난 제비무리가 고맙기까지 하다. 선한 사람들에게 행운을 듬뿍 가져다 준다는 제비. 힘겨운 영혼들에게 제비의 행운을 빌어 본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1일 TV 하이라이트]

    [1일 TV 하이라이트]

    ●세계다큐기행<오징어, 똑똑한 녀석들>(MBC 밤 12시15분) 오징어가 어떻게 순식간에 자신의 몸 형태와 몸 색깔을 변화시키고, 천적을 따돌리고, 먹잇감을 유혹하는지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근접이 어려운 심해에서의 생생한 촬영을 통해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놀라운 ‘오징어’의 생태와 능력을 세계적인 해양생물학자 노만 박사와 함께 살펴본다. ●역사 스페셜(KBS1 오후 8시) 지금으로부터 약 1300년 전, ‘천축국’순례에 나선 승려 혜초. 천축국은 지금의 인도를 말한다. 그렇다면 옛날에 길을 나선 순례자들은 어떻게 여행을 했을까. 혹시, 그 시절에도 천축국 여행을 위한 안내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마르코 폴로보다 500년 앞선 8세기 여행기 ‘왕오천축국전’. 그가 남긴 6000여자 속에 숨은 미스터리를 밝혀 본다. ●잘먹고 잘사는 법(SBS 오전 9시45분) 고즈넉한 동네 안국동에 자리잡은 요리의 대가 탤런트 이정섭의 집을 공개한다. 오묘한 웃음이 매력적인 어머니와 충북 청원 대덕리에서 함께하는 정이 가득한 시골밥상. 청국장처럼 삭힌 맛이 은근하게 입맛을 당기는 띄운 비지장, 향긋한 봄향기를 전하는 봄파 나물과 무생채 등 정이 가득한 시골밥상을 만나본다. ●거상 김만덕(KBS1 오후 9시40분) 문선은 할매에게 경합을 포기하고 자기 편이 되라 청하고, 거절하자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한다. 김판술은 할매와 고석주를 이간질하고, 고석주는 입찰가를 정하는 과정에서 할매를 제외시킨다. 사공과 격군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만덕은 경합 시간 직전 배꾼들과 마지막 협상을 한다.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20분) 지난 3월29일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의 한적한 숲속에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패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얼마 후 범인은 스스로 경찰을 찾아 자수를 했고, 자신이 살해한 여성이 ‘하루코’라는 가명을 쓰는 한국 여성이라고 밝혔다. 잔인하게 살해된 한국 여성 토막 살인사건의 진실을 밝힌다. ●판관 포청천(OBS 오후 10시) 포청천은 양씨 형제를 정식으로 하옥시킨 후 그들을 압박하여 단서를 찾기로 한다. 양씨 형제의 부재로 군영 운영에 문제가 생기자 심양은 이전에게 양씨 형제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한편, 공손책은 소접의 수술 전 포청천에게 역관 안팎의 정숙을 부탁한다. 수술이 끝난 후 전조는 소접이 깨어나기를 기다리는데…. ●수상한 삼형제(KBS2 오후 7시55분) 과자는 순경이 변호사 사무실에 일한다는 얘기를 듣고 좋아한다. 이상은 어영을 만나 우리가 이렇게 멀어진 게 애기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하지만 어영은 우린 아직 대화할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며 일어나 나가 버린다. 한편 과자는 우미가 생각나서 보쌈가게를 가지만 멀리서 지켜만 보고 눈물을 글썽인다.
  • 天安함 어머니의 노래/시인 손택수

    집 앞 골목에 매화가 피었냐고 했지 매화 향을 흠흠거리며 나들이를 가던 어린 시절이 그립다고 했지 에미의 식탁에 오른 봄나물들을 생각하면 가득가득 누른 공기밥을 한 그릇 더 비우고 싶다고도 했지 아들아, 올봄의 바다는 노래가 아니다 갈매기도 파도도 수평선을 넘어오는 바람도 제 곡조를 잃고 휘청거리기만 하는구나 심청이 공양미 삼백석에 제물이 되었다는 바다 네게는 환생의 연꽃 대신 침몰한 배만 있구나 크레인 줄을 타고 끌려 올라오는 함미 앞에서 에미는 차라리 눈을 감고 싶구나 물속에서 춥지는 않았니 등뼈가 오그라드는 수압 속에 아프지는 않았니 전우들과 함께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말라는 네 편지 속 바다는 파도 소리가 평화롭기만 했는데 네 살갗을 파고드는 비명소리 물감옥 속에 갇혀 살려 달라 벽을 긁는 울음 소리 내 눈속에 너의 바다가 다 들어왔구나 넘치고 넘쳐도 다시 넘치는 바다가 네 식은 몸을 쓰다듬고 있구나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이 무력한 에미를 용서하렴 멀리 일 나가서 갓난 너를 생각하면 乳腺(유선)이 돌았듯 가슴에 고이는 슬픔을 어찌할 수 없구나 하지만 진실로 슬픈 것은 바다 속의 침몰이 아니라 망각으로의 침몰 잊지 않으련다 아들아 너를 찾아 뛰어들다 숨져간 사람들 무사귀환하길 두 손 그러모으고 기도를 하던 사람들 그리고 잊지 않으련다 네가 지키다 떠난 어머니의 나라 너의 피와 살은 이 땅의 피와 살이니 천년을 죽지 않고 다시 태어날 바람과 흙이니 아들아, 너는 영원한 772함의 수병 하늘(天) 아래 모든 세상이 편안(安)할 때까지 어머니의 바다를 지키는 등불 그러니 이제 잠 들렴, 편히 잠 들렴 거친 파도 속 고된 훈련도 쉬고 떠나온 집 에미 아비 걱정도 쉬고 가슴에 꾹 다문 수평선 하나 걸어놓고 하염없이 글썽이는 바다 ●손택수 시인은 1970년 전남 담양 출생. 경남대 국문과 졸업.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시집 ‘호랑이 발자국’, ‘목련 전차’. 오늘의젊은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등 수상.
  • [도시와 길] 서울 미아리고갯길

    [도시와 길] 서울 미아리고갯길

    “미아리 눈물 고개~ 님이 떠난 이별 고개~ 화약연기 앞을 가려 눈 못 뜨고 헤매일 때…” 미아리 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로 ‘단장의 미아리고개’란 옛노래다. 첫 음절만 들어도 노래에 한(恨)이 가득 서려 있다. 철사로 손을 묶이고 맨발로 다리를 절면서 뒤를 자꾸만 돌아보며 북쪽으로 끌려가는 남편과 십년이 가도 백년이 가도 살아서 돌아오기만을 바라는 부인의 애틋한 마음이 절절하게 묻어 있다. 이 노랫말을 지은 반야월(93)선생은 실제로 피란 중 맏딸이 공포에 질려 숨져 고갯길에 자신의 손으로 묻을 수밖에 없었던 슬픈 사연이 있다고 한다. 미아리고개는 성북구 동선동과 돈암동 사이에 있는 고개로 되넘이고개(되너미고개)라고도 불렸다. 병자호란 때 오랑캐, 즉 ‘되놈’이 한양을 침범할 때 고개를 넘었기 때문에 되너미고개라고 불렀다고 한다. 남쪽인 돈암동에서 길음동을 지나 의정부 방면으로 가는 길목에 이 고개가 마지막 고개여서 되너미고개라고 했다는 설도 있고, 미아7동에 있는 불당골 자리에 있던 ‘미아사’라는 절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설 등 유래가 분분하다. ●한국전쟁 땐 최후의 방어지 역할 미아리고개는 한국전쟁 당시 서울 북쪽의 유일한 외곽도로였기 때문에 최후의 방어지로 치열한 교전이 벌어진 곳이다. 경사가 어찌나 가파르던지 길음시장과 부근 주거지역보다 도로의 높이가 높아 4·19혁명 때에는 미아로 옆 길가로 버스가 굴러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한다. 미아로는 돈암동로터리를 기점으로 돈암동, 길음동을 동북방향으로 뻗어 미아삼거리까지 폭 25m, 길이 1.5㎞에 달한다. 도성의 북쪽 방향에 위치해 의정부, 포천, 철원 등지에서 서울로 입성하는 유일한 관문이자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한 탓에 교통정체와 사고가 잦았다. 1964~1966년 대대적인 도로확장공사로 미아로 도로의 폭은 8m에서 구간에 따라 23~35m의 4차선도로로 확장되었다. 경사도 10도나 낮아졌다. 그러나 대대적인 확장공사에도 불구하고 미아로의 교통정체는 계속됐다. 결국 2007년 4월 603억여원(보상비 78.6% 차지)을 들여 성북우체국에서 창문여고에 이르는 구간을 폭 35m, 왕복 7~8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에 들어가 1년 10개월만인 지난해 2월 개통해 숨통이 트였다. ●시각장애인들의 점성촌 고갯길이 시작되는 태극당 빵집 맞은편에 점성촌이 들어선 것도 미아로 확장공사를 벌이며 경사를 완만하게 만들기 위해 옹벽을 세우면서부터다. 남북 방향으로 옹벽을 만들면서 동서로 횡단하는 길을 그 밑으로 뚫어 자연스레 굴다리가 생겨났다. 중구에서 이주해온 시각장애 역술인들이 옹벽과 굴다리를 의지하며 하나 둘 점판을 깔면서 터를 잡았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100여곳이 성업하면서 외국인들도 찾는 관광코스가 될 정도였으나, 지금은 간신히 10여곳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미아리고개에 점집이 번성하게 된 이유는 고개 너머에 조성된 한국인 전용묘지 덕분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영혼은 북으로 드나든다고 믿었는데, 미아리고개가 바로 영혼이 다니는 길목이었던 셈이다. ●‘미아리 텍사스촌’도 사라지고… 단장의 미아리고개와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미아리 텍사스촌’이다. 이곳은 고갯길을 넘자마자 시작된다. 예전에 월곡동은 미아로를 중심으로 길음동과 마주하고 있는 곳으로 미아시장이 형성되어 길음동 사람들이 자주 왕래했다. 지대가 모래땅이어서 물이 잘 나와 콩나물공장들이 즐비했다. 일제 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지만 1960년 이후 염색공장, 피혁공장들이 들어서면서 쇠락했다. 이 지역이 성매매 집결지로 유명해진 것은 1968년 ‘종삼(종로3가 사창가)소탕작전’이 실시된 이후 포주와 성매매 여성들이 미아시장 근처 월곡동 88일대에 터를 잡으면서부터이다. 구 관계자는 “미아리 텍사스라는 지명이 어떻게 유래되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성매매 집결지 안에 있는 술집이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술집의 모습과 흡사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고 했다. 그는 “서부영화 속에 등장하는 술집이 1층은 술 마시며 포커를 치고 2층에서 잠을 자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탓에 붙여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창 호황을 누릴 적엔 400군데서 1000명이 넘는 여성들이 일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황량할 정도로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흉물스럽게 남겨진 몇몇 건물의 먼지 쌓인 유리문과 너덜너덜해진 커튼, 굳게 잠긴 오래된 문에선 호시절이 언제였는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이들이 이른바 ‘9·23 사태’라고 부르는 2004년 9월 성매매특별법 실시 이후 여성들이 하나둘 떠났기 때문이다. ●39층 주상복합 아파트로 탈바꿈 성매매 집결지라는 오명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반가운 것은 이곳이 신월곡 1·2·3구역으로 나뉘어 2003년 미아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된 것. 구 관계자는 “올해 토지보상문제가 해결되면 내년 5월쯤에는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하지 않겠느냐.”면서 “그래도 여전히 골목 업소들에선 간간이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특히 이 일대는 39층 높이의 주상복합 아파트 등 랜드마크 건물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강북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이 길을 지나가다 보면 곳곳에 초고층 빌딩과 아파트가 잔뜩 들어서고 있다. 얼핏 보아도 금세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뉴타운사업과 관계자는 “성매매집결지에 달라붙은 미아시장 역시 역사 속으로 사라져 내년 6월이면 지하 6층, 지상 23층 198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로 재탄생한다.”면서“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옛 추억이 서린 곳이 하나 둘 사라지는 것이 한편으론 안타깝지만 주민들 대부분은 윤락가 동네라는 어두운 이미지를 벗을 수 있어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춘곤증 엄습… 근골격계 조심을

    춘곤증 엄습… 근골격계 조심을

    춘곤증은 인체가 느끼는 봄소식이다. 특히 지난 겨울은 폭설과 추위가 심해 올 봄은 춘곤증이 더 심할 것으로 보인다. 겨울과 봄의 환경조건이 다를수록 인체에 작용하는 호르몬체계의 변화 폭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춘곤증을 이기는 방법 중의 하나가 낮잠이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는 근골격계의 이상을 부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계절 바뀌며 호르몬 체계 변화로 생겨 흔히 춘곤증이라고 하는 봄철 피로증후군은 움츠렸던 신체가 따뜻한 봄 환경에 적응하면서 중추신경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체계가 변해서 생긴다. 즉, 계절의 변화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일시적 부적응 현상이다. 이런 춘곤증이 몰려올 때는 억지로 참지 말고 잠깐씩 눈을 붙이는 것이 좋다. 낮잠 자세는 사람마다 다른데, 특히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책상에 엎드려 자는 자세는 척추에 큰 부담을 준다. 척추가 활처럼 휘면서 디스크에 심한 압박을 가하기 때문이다. 만약 척추 주변의 인대가 약한 사람이라면 디스크가 밀려나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통증이 만성화하면 심각한 척추질환이나 척추측만증으로 발전한다. 또 팔베개로 팔 신경이 눌리면서 손이나 팔목이 저리는 ‘팔목 터널증후군’이 생기기도 한다. 의자에 앉아 목을 뒤로 젖힌 자세는 수면 중 갑자기 고개가 뒤나 옆으로 꺾여 목 근육 통증이나 인대 손상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심하면 고개가 한 번 꺾이는 것으로도 목디스크가 생기거나 신경성 두통을 만들기도 한다. 책상 위에 다리를 올린 자세는 편해 보이지만 엉덩이 부근의 요추를 지지하는 좌우측 근육과 인대가 비대칭적으로 늘어나면서 경직돼 만성 요통을 만들 수 있다. ●눕거나 허리 펴고 등받이에 기대고 자야 허리에 가장 좋은 자세는 반듯하게 눕는 것이다. 그러나 직장에서 이런 자세를 취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척추에 무리를 주지 않는 낮잠 습관이 중요하다. 의자에 앉아서 낮잠을 잘 때는 의자에 엉덩이를 들이민 상태에서 허리를 곧게 펴고 등받이에 편하게 기댄 자세가 좋다. 의자는 머리 받침이 있는 것을 사용하되 등받이를 직각에서 10도 정도 뒤로 눕혀 자연스레 기댄 자세를 취한다. 등 뒤에 쿠션 등을 받쳐도 좋다. 다리는 가볍게 벌리고, 두 팔은 팔걸이에 가볍게 올려 놓는다. 발은 받침대나 책 등으로 약간 높여주면 좋다. 엎드려 잘 때는 쿠션이나 책 등으로 머리를 받쳐 상체가 지나치게 굽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의자 끝에 엉덩이를 걸치고 책상에서 허리를 멀리해 엎드리면 허리 아래쪽 근육이 긴장하므로 책상과 10∼15㎝ 정도의 거리를 두고 엎드리는 게 좋다. 낮잠 후에는 바로 앉아 목을 양 옆으로 눌러주거나 기지개를 켜듯 팔을 위로 뻗어 15∼30초 정도 유지하는 등 간단히 몸을 풀어주면 척추와 팔 근육의 긴장이 풀려 한결 개운하다. ●점심 과식 피하고 오후엔 활동적 업무를 춘곤증을 이기려면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다. 특히 아침식사를 꼭꼭 챙겨먹어야 에너지가 축적돼 낮에 피로를 덜 느끼며, 오후 춘곤증의 원인인 점심 과식도 막을 수 있다. 업무도 지혜롭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 오전에는 두뇌활동이 많은 일을, 오후에는 회의·미팅·외근 등 활동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게 좋다. 또 비타민B·C가 많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면 춘곤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 탄수화물 대사를 돕는 비타민 B는 현미·보리·콩·팥을 넣은 잡곡밥에 많고, 면역기능을 돕는 비타민C는 달래·냉이·쑥갓·미나리·딸기 등 제철 나물이나 과일에 많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고도일병원 고도일 원장
  • 인터컨티넨탈, 눈으로 맛보는 봄 ‘벚꽃 메뉴’

    인터컨티넨탈, 눈으로 맛보는 봄 ‘벚꽃 메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이 3월 8일부터 4월 30일까지 일식당 ‘하코네’에서 신선한 봄철 식재료로 화려하게 구성한 벚꽃 특선 메뉴를 선보인다.일식당 하코네에서는 흰 살 생선과 쌉쌀하면서도 향긋한 봄나물을 재료로 코스마다 벚꽃 축제를 연상시키는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총 8코스의 다채로운 요리들로 구성된 벚꽃 세트 점심 메뉴는 제일 먼저 달콤한 고구마와 밤으로 만든 떡, 찹쌀로 만든 찜, 새우살 어묵을 비롯하여 향긋한 죽순과 미역, 뱅어와 산초나무 순을 곁들인 맑은 국이 제공된다.이어 최상급 도미와 광어, 부리로 구성된 신선한 회도 맛 볼 수 있다. 또한 향긋한 쑥, 냉이, 달래와 함께 마련되는 뱅어 튀김과 생선 요리로 건강한 봄 향기를 가득 전한다.코스 요리가 끝난 후 죽순 양념 밥이 제공되며 디저트로는 신선한 계절 과일이 마련된다.벚꽃 특선 메뉴는 각각 8만원과 13만원 (봉사료 및 세금 별도) 문의전화 02-559-7623사진=그랜드 인터컨티넨탈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현장 행정] 강북 전통시장 살리기사업

    “일단 사람들로 북적거리니 무슨 일인가 싶어서라도 더 많이 찾아와요.” 강북구 번동 북부시장에 자리한 B식당 업주는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매주 금요일 오후 7시만 되면 전통시장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나타나 콩나물과 생선 등 찬거리를 사며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들은 ‘전통시장을 살립시다’라고 새긴 리본을 어깨에 두르고 골목골목을 누빈다. 다름 아닌 강북구청 직원들이다. ‘재래시장 특구’ 강북구는 매주 금요일을 ‘전통시장 이용하는 날’로 지정, 백화점과 대형 할인마트에 밀려 고사 위기에 빠진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강북구에는 크고 작은 전통시장 18곳이 몰려 있다. 인근 도봉구보다도 3배, 노원구에 견줘 9배 많다. 때문에 강북구청과 동주민센터, 보건소 직원들은 물론 새마을부녀회 회원 등이 매주 금요일이면 수유·중앙시장 등을 직접 찾아 장보기를 하고 있다. 또 부서 회식 장소로 전통시장 내 음식점을 찾으면서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금요일인 지난 26일 번동 북부재래시장에서 만난 김현풍 구청장은 “전통시장엔 3락()이 있다.”면서 “물건 깎는 재미와 넉넉한 인정, 추억을 맛보는 즐거움”이라고 전통시장 예찬론을 폈다. 그는 “직원들과 시장 구석구석을 찾아 3락을 즐기며 상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지난 1~2월에 세 차례에 걸쳐 시범행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1000여명이 참여해 8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앞서 지난해에는 4000여명이 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7100여만원의 매출 증대 효과를 낳았다. 그동안 전통시장이 주민들로부터 외면당한 것은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 탓만은 아니다. 시장 주변의 비위생적인 환경과 노후된 시설, 무질서한 점포, 부족한 주차시설 등 고객만족 서비스환경이 열악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구는 85억여원을 들여 수유·숭인·우이시장 등 7곳에 아케이드 설치, 주차장 확보, 화장실 보수 등 시설 현대화사업을 완료했다. 여러 상점에서 물건을 산 뒤 한 곳에서 물건값을 지불하는 공동 마케팅 행사도 열어 편리한 쇼핑을 유도하고 있다. 또 상인들이 무료 배송 서비스와 고객만족 판매기법 등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상인 아카데미’도 개최하고 있다. 상인들이 겪는 운영난에 숨통을 틔우기 위해 150여개 점포에 4억여원의 소액 대출도 주선해 줬다. 나아가 젊은 주부층을 단골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현재 23%에 그치고 있는 신용카드 가맹점 비율을 80%선까지 확대하고, 마일리지 쿠폰제와 상품권 발행 등 시장 활성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으로 향하던 주민들의 발길을 다시 되돌려 전통시장 상인들에게는 웃음을, 지역경제에는 활력을 심어주는 발판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문성근 “작은 연못에서 한국영화 미래 봤다”

    문성근 “작은 연못에서 한국영화 미래 봤다”

    문성근(57)은 미안하다고 했다.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해 제대로 역할을 해냈는지 항상 가슴이 쓰리다고 했다. “후배들을 볼 면목이 없다. 우리 영화판을 지켜내는 데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담배 한 대를 꼬나물고 긴 한숨을 내쉰다. 새달 15일 개봉하는 영화 ‘작은 연못’으로 돌아온 문성근을 만나봤다. 무엇이 그를 고개 숙이게 만들었을까. ●작은 연못은 전쟁 그 자체에 대한 반성 작은 연못. 전쟁 영화다. 1950년 7월. 한반도 허리에 있는 충북 영동군 산골짜기 대문바위골. 미군이 패하면서 전선은 읍내까지 내려오고 마을에 피란령이 내려진다. 주민들은 피란길에 오른다. 미군이 보호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7월 땡볕 아래 꾸역꾸역 남하하는 사람들. 하지만 믿음과 달리 그들 머리 위로 폭탄이 떨어지고 병사들은 이들을 향해 난사를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은 도대체 총구가 왜 자기들에게 향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쓰러져 간다. 한국 현대사의 씻을 수 없는 상처 ‘노근리 학살 사건’이다. 이데올로기가 뭔지도 몰랐던 우리 농민들. 하지만 그들은 피를 흘려야 했다. 그렇다. 전쟁은 끔찍했다. 종족 싸움이든, 종교 분쟁이든, 이권 혈투이든, 이데올로기 대립이든,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다. 문성근은 말한다. “충돌이 일어나면 민간인이 가장 많이 죽는다. 어떤 형태의 전쟁이든 정당성은 없다. 그게 작은 연못의 메시지다.” 문성근은 원래 노근리 참사에 관심이 많았다. 평소 알고 지내던 AP통신 기자는 “노근리 보도로 퓰리처상을 받은 동료 기자(AP통신 기자)가 왜 한국에서 노근리 참사를 다룬 영화가 나오지 않는지 의아해하더라.”고 전했다. 때마침 이상우 감독이 노근리 영화를 만든다고 했다. “이 감독 자신도 실향민이라 그 누구보다 분단의 현실에 가슴 아파했다. 그래서 좋은 영화가 만들어질 거라 믿었다.” 노근리 유족들을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눴다. 참사 때 눈이 먼 할머니 이야기, 부모를 다 잃고 혼자 살아온 사람의 사연…. 영감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영화를 찍었다. 송강호, 문소리, 유해진 등 특급 스타들이 출연료를 받지 않고 함께 하겠다고 나섰다. 동지애였다고 했다. “제작비가 부족하다 보니 도움이 절실했다. 자연히 배우들도 찾기 어려웠고. 뜻밖에 충무로를 이끌어가는 간판 배우들이 나서줬다. 특히 출연배우 중의 한 사람인 김뢰하의 공이 컸다. 자신의 친정인 대학로 연극계에 ‘좋은 영화를 만든다. 도와달라.’고 일일이 전화를 돌렸다. 모두 흔쾌히 와 줬다.” 영화가 ‘반미’(反美) 느낌이 난다고 슬쩍 찔렀더니 문성근은 이내 진지해진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더니 “정말 그렇다면 그 사람은 편협한 관점을 지닌 것”이라고 점차 목소리를 높인다. “공격하는 미군들도 고민한다. 그들도 평생 무거운 짐을 가지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지만 문제는 전쟁이다. 총을 쏜 사람이 중국군이든, 북한군이든 뭐가 달라지나. 누구를 대입해도 똑같다. 그 잔혹성을 말하고 싶었다.” ●송강호·문소리 등 톱스타들 노개런티 자진합류 문성근은 지금의 영화판에 아쉬움이 크다. 책임 의식도 느낀다. 1999년 영화진흥공사가 영화진흥위원회로 재탄생했을 당시 그는 부위원장을 맡았다. 어떻게 하면 한국 영화산업을 부흥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다.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중·후반까지 한국 영화가 전성기를 누렸을 당시, 그 전성기의 좋은 산업 구조를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점이 후배들에게 못내 미안하다. “대형 배급사가 밀려 들어오자 영화인의 힘이 약해졌다. 이걸 막지 못했다. 결국 영화인은 계약 관계에서도 항상 약자가 돼 버렸다. 산업구조 안에서 하부구조로 전락해 버렸다. 힘의 균형이 무너져 버린 거다.” 그는 항상 영화인들이 뭉쳐 그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영화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배급사가 있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하지만 잘 안 됐다. 영화인들이 안주했던 것도 문제였지만 대형 배급사의 힘이 너무 강했다. “결국 그 문제점이 지금 드러나고 있다. 영화계의 다양성이 죽어가고 있지 않나. 영화인들은 이런 현실에 질려 버렸다. 그래서 다들 힘이 빠졌다.” 하지만 문성근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문성근은 작은 연못이 만들어져 가는 과정 속에서 한국 영화의 미래를 봤다고 했다. 영화인들의 구애 속에 국내 최고의 컴퓨터그래픽(CG) 회사인 ‘모팩 스튜디오’에서 무보수로 작업을 해줬다. 물론 개봉 뒤 수익은 흥행성적에 따라 나눠 갖는다. 촬영장비 업체들도 선뜻 나섰다. 덕분에 40억원 규모의 영화를 10억원에 해결했다. “작은 연못을 찍을 때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하지만 좋은 대본을 가지고 영화인들 스스로 투자를 받고 이렇게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했다. ‘우리가 집단으로 붙어보자. 무슨 영화인들 못하겠냐.’고 말하면서.” ‘4대강 사업’ 반대 다큐멘터리를 찍는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문성근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하고 싶은 말은 많다고 했다. “정부를 믿고 싶다. 하지만 더 시급한 사안이 있지 않을까. 아직도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무상급식도 해야 하고…. 할 일이 많다. 그걸 먼저 생각해 주길 바랄 뿐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하천변 봄나물 먹지 마세요

    서울시내 하천 주변에서 자라는 봄나물 대부분이 중금속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28일 지난해 시내 하천 주변에서 쑥, 씀바귀 등 나물류 20건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17건이 납 함유량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2건은 기준치 이상의 카드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한강과 중랑천, 안양천, 양재천, 탄천 등 5개 하천변 나물에서는 납이 높게 검출됐다. 특히 중랑천 성수교~군자교 구간에서 채취한 민들레와 씀바귀에서는 납 함유량이 기준치의 4.5배나 높게 나타났다. 안양천과 한강둔치의 쑥에서는 카드뮴 함유량이 높았다. 납에 오염된 식재료를 장기간 섭취할 경우 기억력 감퇴, 사지마비, 실명, 장신장애 등 뇌질환이 유발될 수 있으며 카드뮴은 단백뇨, 골연화증, 전립선암, 폐암 등의 원인이 된다. 시 관계자는 “봄나물 새싹이 나오고 나서 검사결과를 발표할 경우 이미 늦을 수 있기 때문에 지난해 결과를 발표한 것”이라며 “하천변의 야생 봄나물을 채취해서 집에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오염도가 높은 만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음식물쓰레기 20% 줄이기] (하) 친환경 모범 음식점

    [음식물쓰레기 20% 줄이기] (하) 친환경 모범 음식점

    정부는 음식물쓰레기 감량을 위해 대중 음식점과 집단 급식소 등에 소형·복합찬기를 보급하고 ‘남은음식 제로(Zero)’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한다. 28일 환경부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2만 8000곳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전국 모범음식점 10만곳에 소형·복합찬기(덜어먹을 수 있도록 반찬을 담아놓는 그릇)를 보급한다. 아울러 ‘딱 한 번에 먹을 만큼 제공하고 덜어 먹는’ 음식문화 개선운동도 펼친다. ●상차림 문화부터 바뀌어야 경기도 과천시 음식점가는 점심 때가 되면 북새통을 이룬다. 점심시간 과천시 별양동 순댓국집을 찾았다. 겉모습은 여느 음식점과 다를 바 없지만 처음 찾는 사람이라면 반찬량이 적다는 것을 금세 알게 된다. 기본적으로 간을 맞출 수 있는 간장과 소금은 테이블마다 놓여 있지만 김치나 깍두기는 주방에서 담아 내온다.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던 손님과 주인의 입씨름이 벌어졌다. 40대 중반의 직장인은 “먹다 보니 반찬이 모자라 세 번째 시킨다며 새모이 주는 것도 아니고 많이 좀 담아오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음식점 주인은 “몇 번 시켜도 좋으니 필요하면 언제든 불러 달라.”면서 여전히 같은 양의 반찬을 내왔다. 그러면서 미안하다는 듯 허리를 숙이며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하다 보니 버려지는 반찬량을 줄이고 가장 경제적인 분량을 공급하게 된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알고 보니 이 업소는 한국음식업중앙회가 펼치는 ‘남은 음식 제로운동’에 동참하는 모범 음식점이었다. 한국음식업중앙회는 정부의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하기 위해 회원으로 등록된 전국 41만 5200여개 음식점을 대상으로 ‘남은 음식 제로(Zero)운동’을 시작했다. ●식탁마다 작은 뷔페 음식점중앙회가 남은 음식 제로운동 시범업소 1호점으로 지정한 서울시 신당동에 있는 한식집 대성회관. 식당에 들어서자 곳곳에는 ‘음식물을 남기지 말자.’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이곳을 자주 이용한다는 회사원 김현수(45)씨는 “반찬을 내 스스로 꺼내야 하는 불편도 있지만, 남은 반찬을 다시 내오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할 필요가 없어서 좋다.”고 말했다. 전에는 식탁마다 일률적으로 반찬을 제공했지만 김치, 묵, 나물, 김 등 반찬 4가지를 반찬통에 담아 테이블에 놓아두면 손님이 각자 먹을 만큼씩 덜어 먹는다. 물론 기본 반찬은 철에 따라 바뀐다. 이도경(45·여) 사장은 “처음에는 회사 구내식당 같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손님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정착돼 종업원들이 바쁜 시간에 반찬 추가 심부름으로 낭비되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어서 식당운영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음식점중앙회가 시범업소로 지정한 음식점은 전국적으로 9000여곳이다. 정부는 대중 음식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음식점중앙회의 캠페인을 적극 후원하고 ‘소형찬기’와 ‘복합찬기’ 모델을 확정해 보급할 방침이다. 환경부 서흥원 폐자원관리 과장은 “어려운 시절 푸짐하게 차려야 잘 먹거나 대접한 것이라고 생각하던 음식문화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면서 “식당과 가정에서 계획적인 먹거리 구입·조리로 음식물쓰레기양을 줄인다면 경제적으로나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달말 범국민운동본부 발족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를 범국민운동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준비도 한창이다. 환경부는 이달 말 ‘음식문화개선 범국민운동본부’를 발족시킨다. 이미 사전모임을 통해 한국음식업중앙회 남상만 회장과 대한주부클럽연합회 김천주 회장을 공동대표로 추대했고 23개 단체가 동참을 선언했다. 공동대표로 추대된 남상만 회장은 “우리 단체에서는 이미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에 대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정부, 민간단체 등과 연계해 전 국민이 동참할 수 있는 운동으로 승화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범국민운동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연속성 있는 정책과 홍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원순환연대 홍수열 정책팀장은 “과거 정부와 수많은 단체가 음식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벌였지만 실패한 것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음식물쓰레기 감량 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동참할 수 있는 일관성 있고 지속적인 캠페인 전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씨줄날줄] 고추수류탄/박대출 논설위원

    ‘2007 뉴멕시코 고추 콘퍼런스’가 열렸다. 개최지는 미국 뉴멕시코 주의 라스 크루세스. 폴 보스랜드 박사가 한 문건을 공개했다. 세계에서 가장 매운 양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고추에 관한 것이었다. 이름은 ‘부트 졸로키아’. 유령고추 혹은 귀신고추로 불린다. 보스랜드 박사는 “너무 매워서 먹으면 혼이 빠진다는 뜻”이라고 했다. 멕시코 주립대 고추연구소의 학자들이 과학전문매체에 공개하면서 세계에 알려졌다. 보스랜드 박사는 2001년 씨를 가져다가 실험용 종자를 키워냈다. 고추의 매운맛을 측정하는 국제단위가 있다. 스코빌척도(SHU)라고 불린다. 1921년 미국 화학자인 윌버 스코빌이 개발했다. 고추엔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이 있다. 피부, 특히 점막의 신경 말단을 자극하는 물질이다. 이것의 함유량을 표시하는 게 스코빌 수치다. 2007년까지 고추의 제왕은 ‘빨간 사비나 하바네로’였다. 멕시코산으로 1994년 기네스북에 가장 매운 고추로 등재됐다. 57만 7000스코빌에 이른다. 부트 졸로키아는 인도 동북부 아삼 주에서 재배된다. 기네스 공식 기록은 100만 1304스코빌. 태국고추 혹은 베트남고추는 5만~7만스코빌이다. 청양고추는 4000~1만스코빌이다. 부트 졸로키아의 매운맛은 청양 고추의 100~250배인 것이다. 이것을 2분 동안 60개를 먹은 사람이 있다. 아난디타두타나물구라는 인도 여성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고추는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다. 국내엔 담배 전래와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서 들어왔다고 한다. 16~17세기쯤이 된다. 일본 문헌에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갔다는 기록도 있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조선 사람을 독살하려고 가져왔다는 설도 있다. 어찌됐든 이후 우리 식생활은 바뀌었다. 강인희 교수는 한국 음식이 완성된 계기로 삼는다. 국내엔 100여종이 있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고추전도사로 나섰다. 관광공사 면세사업단이 태양초 재배업체와 손잡고 코칠리(KOCHILLI)를 개발했다. 한국산 칠리소스다. 한식 세계화의 선두주자로 삼겠다는 포부다. 반면 인도에선 무기 재료로 쓴다. 매운 부트 졸로키아로 수류탄을 개발했다. 대테러 작전용이나 시위 진압용으로 쓸 계획이다. 강한 냄새와 연기로 호흡 곤란을 유발한다. 테러범이나 시위꾼들을 질식시켜도 인체에 무해하다. 인도군은 실전 배치키로 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어디 고추뿐일까. 약과 독은 백지 한 장 차이다. 매사가 하기 나름이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깔깔깔]

    ●쇼핑법칙 남자는 필요한 1000원짜리 물건을 2000원에 산다. 여자는 필요없는 2000원짜리 물건을 1000원에 산다. ●비빔밥 설악산 입구 한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을 시켰는데 아들이 물었다. “엄마, 밥이랑 고추장, 나물들이 뱃속에 들어가면 저절로 비빔밥이 될텐데 왜 비비는 거야? ” 그러자 엄마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응, 그건 뱃속에는 숟가락이 없어서 그래.” ●힘 내려놔 드디어 졸업 고사를 끝내고 쌓였던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해서 침대로 누운 후 “아, 힘들어! ” 라고 한마디 했더니 유치원에 다니는 조카가 지나가면서 하는 말 “삼촌, 힘 내려놔! ”
  • 경북 북부에 산채식품 단지 구축

    영양 등 경북 북부지역에 산채(山菜) 식품 클러스터가 구축된다. 경북도는 올해부터 2014년까지 영양을 중심으로 영주·봉화·청송 등 북부권역에 총 5000억원을 투입해 ‘경북 북부권 산채 식품 클러스터’를 조성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사업은 이들 지역에 국가산채식품진흥원을 비롯해 산채음식체험센터, 공동 집배송기지, 가공단지, 홍보관, 산채식품기술교육원 등 시설을 집중하는 계획을 담고 있다. 도는 다음달 산채 식품 클러스터 조성 연구 용역을 맡긴 뒤 오는 8월 농림수산식품부에 이 사업을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으로 신청할 방침이다. 도는 경북 북부지역이 송이, 석이, 감, 산초, 오가피, 오미자 등의 생산이 전국에서 가장 많고, 식품 관련 대학 부설 연구소 40개, 연구센터 56개 등이 있어 식품 클러스터 조성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 또 영양 일월산 산나물축제, 문경 오미자축제, 봉화 송이축제 등 음식 및 생태관광 인프라도 잘 형성돼 있다는 것. 도 관계자는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의 식물자원을 바탕으로 청정 산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택배업계 특산물배송 ‘단비’

    택배업계 특산물배송 ‘단비’

    지역특산물 택배 물량이 3월 비수기를 맞은 택배업계에 단비가 되고 있다. 10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대한통운, 한진택배, CJ GLS 등 택배업체들은 최근 봄나물과 고로쇠수액, 한약재 등 특산물 배송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20%씩 늘어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3월을 3주가량 남겨둔 봄철 특산물 배송물량은 평소 대비 20%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본격적인 특산물 배송준비를 갖추며 물량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업체들 추가물량 확보 온힘 한진택배는 최근 한약재 전용 운반상자를 마련했다. 하루 3000건에 이르는 한약재 배송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파손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한약재 배송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하루 2700여건보다 10%가량 증가했다. 한진택배 관계자는 “건강을 챙기려는 도시인의 생활패턴과 맞아떨어진다.”고 전했다. 현대택배는 지방 지점에 고로쇠수액 배송전담반을 운영 중이다. 냉장택배차량 200여대를 지리산, 백운산 인근 지역에 배치했다. 고로쇠수액 택배물량은 업체마다 하루 500~1000건에 이른다. 서울, 인천, 의정부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자녀들에게 냉이·달래·두릅 등 봄나물을 보내는 지방거주 부모들의 택배물량도 업계 수익에 한몫하고 있다. 나물류 배송은 업체마다 하루 2000~5000건에 달한다. ●“고질적 저단가 경쟁” 우려도 업계의 특산물 배송 전쟁은 앞서 2월 중순부터 본격화됐다. 이때부터 출하되는 지리산 인근 고로쇠수액 등 지역 특산물 배송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계절성 상품 증가에 따라 택배업체들은 시간지정집하·당일택배 등 상품별 특성에 맞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또 허브터미널과 촘촘한 지역 배송망을 엮어 농산물을 다루는 프로세스를 가동 중이다. 일부 택배회사들은 고객이 더 편리하게 지역 특산물을 주문할 수 있도록 판매 상품을 강화한 자체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한다. 특히 업계는 3월 말부터 4월까지 서해안 주꾸미 축제, 남도 봄나물 축제 등 지역 봄축제들이 활성화되면 특산물 배송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2월 한때 과메기 배송량이 하루 2000상자까지 올라갔고 최근 고로쇠수액 배송도 마찬가지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 업계 관계자는 “택배시장의 고질적 저단가 경쟁에 택배 업계가 언제쯤 제대로 된 특수를 누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설날 특수 때도 업체들은 평소 2배가 넘는 하루 100만~120만건의 택배물량을 다루면서도 그만큼 증가한 고객들의 불만에 시달려야 했다. 겉으론 특수에 반색하지만 속으로는 특수기간이 무사히 지나가길 바란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환경] 샛길 침범·몰래 흡연·불법취사 “꼼짝마”

    [환경] 샛길 침범·몰래 흡연·불법취사 “꼼짝마”

    지난해 전국 20개 국립공원을 찾은 탐방객은 3822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올해 탐방객 수가 4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고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면서 탐방객은 특히 주말에 집중적으로 몰린다. 탐방객들이 늘면서 공원 내 각종 불법행위도 늘어 탐방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공단은 횡행하는 국립공원 내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특별단속반을 발족해 단속에 나섰다. 국립공원 내 불법행위 유형과 어떤 불이익을 받게 되는지 등을 취재했다. ●금지 등산로 출입하면 50만원 과태료 등산을 좋아해 주말마다 북한산국립공원을 찾는다는 송영호(51·가명·서울 구로구)씨. 북한산 등산로에 대해선 전문가 못지않게 훤하다. 송씨는 등산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등산로보다 본인이 알고 있는 한적한 샛길 등을 주로 이용한다. 하지만 송씨는 얼마 전 하산하던 길목에서 공원단속반에 적발돼 계도장을 받았다. 휴식년으로 일정기간 출입을 금지한 등산로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단속반은 이름과 나이, 주소 등을 파악한 다음 다시 적발되면 벌금을 물리겠다는 경고장을 건넸다. 송씨처럼 정해진 등산로를 이용하지 않고 금지된 구역에 들어가는 것은 불법행위로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회사원 강형구(48·가명·서울 마포구)씨 역시 동료들과 함께 북한산에 올라가던 중 휴식을 취하는 자리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돼 과태료 10만원의 고지서를 받았다. 산행에서 담배와 인화물질 휴대가 불법인 줄 알았지만 적발되고 보니 창피스러웠다고 말했다. 강씨처럼 국립공원 내에서 흡연행위는 처음엔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연속해서 걸리면 20만원부터 최고 60만원까지 벌금이 올라간다. 7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 말까지 총 431건의 불법행위가 적발돼 과태료가 부과됐다. 가장 많이 적발된 불법행위로는 취사행위로 127건이었고, 출입금지 위반이 87건, 흡연행위 69건, 불법주차 44건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무단 오물투기와 상행위, 식물채취 등의 불법행위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늘어나는 탐방객과 더불어 불법·무질서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특별 단속팀을 발족했다. 단속팀은 전국 19개 국립공원에서 순찰·단속에 탁월한 실적과 체력을 지닌 직원 78명을 선발해 구성됐다. 이들은 공원사무소가 해결하기 어려운 고질적인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과 점검을 지속적으로 벌이게 된다. ●집단토호 세력 단속엔 역부족 시각도 국립공원 입구나 계곡은 음식점들이 불법으로 점유해 호객행위 등으로 자연훼손은 물론 탐방객들의 불만이 제기돼 왔다. 북한산국립공원 송추계곡의 경우 입구부터 상류에 이르는 2.5㎞ 구간에는 무려 38개 음식점들이 빼곡히 자리잡고 업소마다 계곡가에 평상과 자리를 깔아 놓은 채 영업 중이다. 탐방객들이 즐기고 감상해야 할 계곡물은 음식점의 전용물이 돼 버렸다. 또 행락철이 되면 100만명이 넘게 찾는 내장산국립공원도 입구부터 내장사에 이르는 구간에 100여개의 불법 노점상들이 진을 쳐 계곡물을 오염시킨다. 각종 동호회나 탐방객들의 보호지역 출입행위, 백두대간 보호지역에서의 산나물 채취행위도 갈수록 늘고 있다. 특별단속팀은 이달 북한산국립공원에서 특별보호구역 출입 위반행위와 지난해 개방한 우이령길과 이어지는 샛길 출입을 집중 단속한다. 또한 백두대간 보호구역의 종주산행도 단속한다. 국립공원 내 백두대간은 총 247㎞로 이 가운데 92㎞가 출입금지 구역이다. 산행인구가 늘면서 백두대간 종주란 명목으로 보호구역 샛길출입이 빈번해졌다. 지난해만 백두대간 출입금지구역 위반으로 630건이나 적발됐다. 또 봄철 산나물 등 임산물을 무단으로 채취하는 행위와 여름철 계곡 내 불법영업행위 및 단풍철 불법 상행위도 근절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특별단속팀의 의지만으로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북한산 송추계곡처럼 탐방객들이 즐겨 찾는 지역은 지역 토호들의 터전인 데다 집단화돼 있어, 단속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특별단속팀은 국립공원 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발족됐다.”면서 “앞으로 단속은 ‘안 되면 말고’ 식이 아니라 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해결한다는 걸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사설] 민생 외면하고 보좌관 늘린 몰염치 국회

    정략보다 민생을 뒷전에 놓는 국회의 고질병이 또 도졌다. 그제 고용보험법 등 시급한 민생법안들을 대부분 처리하지 못한 채 2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났다. 그 와중에 용케도 의원 보좌관 증원 법안은 여야가 한통속이 돼 통과시켰다. 민생을 살피는 데는 게으르면서 자체 권익 증진에는 발빠른, 몰염치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여야는 2월 임시국회 마지막날까지 추태를 연출했다. 민주당 측이 내놓은 학교체육법안이 본회의 파행의 불씨가 됐다. 한나라당 측이 법안심의 절차상의 하자를 들어 제동을 걸자 민주당이 반발해 퇴장하면서다. 더욱 딱한 일은 거여(巨與)인 한나라당이 재적 과반인 의결정족수도 채우지 못해 본회의를 자동 유회시킨 점이다. 학생인 운동선수가 일정 학력수준에 미달할 경우 대회 출전을 제한토록 한 학교체육법안은 그다지 시급한 법안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로 인해 여야는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합의한 68건 중 겨우 28건만 처리하고 말았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비본질적 기싸움을 한 꼴이다. 여야는 이토록 비생산적인 회기를 마치고 뒤늦게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비방전을 벌였다. 하지만 국민의 눈에는 그 나물에 그 밥일 뿐이다. 지난달 초 여당이 회기중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중점처리법안 114건을 포함해 여야가 발표한 민생법안은 208건이었다. 그러나 외교통상위를 통과했지만 여야 간 이견이 큰 북한인권법안은 차치하고 본회의에 상정조차 못한 민생법안이 부지기수였다. 회기 내내 세종시 공방으로 허송세월하다 이중 겨우 19건을 처리했을 뿐이다. 회기 마지막날 본회의 파행은 방학 내내 놀다 개학 하루 전에 밀린 숙제를 해치우는 게으른 학동들보다 더 한심한 행태가 아닌가. 더욱 혀를 찰 일은 세종시 문제로 치고받으면서도 의원들의 숙원이었던 보좌관 증원법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한 사실이다. 낯뜨거운 드잡이를 하다가도 세비를 올리거나 외유에 나설 때는 쉽게 의기투합했던 구태 그대로다. 국민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려놓고 슬그머니 제 주머니를 채운 형국이다. 말로만 민생 우선을 운위하면서 당략과 의원 개인의 잇속을 앞세우는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 한 의회민주주의의 선진화는 요원한 일이다.
  • 서울 초등생 수 27년만에 절반으로

    서울 초등생 수 27년만에 절반으로

    서울 지역의 초등학생 수가 27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서울시가 발간한 ‘e-서울통계 제32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초등학생 수는 59만 8514명으로 전년의 63만 3486명보다 5.5% 감소했다. 초등학생 수가 가장 많았던 1982년 118만 3735명과 비교하면 49.4% 줄어들었다. 서울의 전체 인구는 1982년 891만 6481명에서 지난해 1046만 4051명으로 17.4% 증가했지만 초등학생 수가 줄어든 탓에 전체 인구에서 초등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13.3%에서 5.7%로 급락했다. ●2014년 65세이상의 절반 밑돌 듯 이는 저출산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15∼49세 여성이 낳는 신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1970년대 평균 3.05에서 2005년에는 사상 최저 수준인 0.92명까지 떨어졌다. 이후 2006년 0.97명, 2007년 1.06명 등으로 반짝 상승했지만 2008년 1.01명, 지난해 0.96명으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학급당 학생 29명… 콩나물교실 완화 서울시는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014년에는 초등학생 수가 48만 9000여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전망치 114만 2000여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2005년에 사상 처음으로 노인 인구(73만 1000명)가 초등학생 인구(72만 2000명)를 앞지른 뒤 갈수록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 교원 및 학급 수가 늘어나면서 ‘콩나물 교실’이 옛말이 됐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교원 수는 1982년 2만 477명에서 지난해 2만 9004명으로 41.6%, 학급 수는 같은 기간 1만 9001개에서 2만 682개로 8.8% 각각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58명에서 21명, 학급당 학생 수는 62명에서 29명 등으로 교육 여건이 개선됐다. 다만 1982년 65.5%에 머물렀던 여성 교원 비율은 지난해 83.9%까지 치솟아 교원들의 성비 불균형이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희망 119(KBS1 오전 10시55분) 희망119 전문 선정위원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결정된 구인업체는 ‘셀트리온 제약’. 지난해 간질환 치료제로 1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함과 동시에 ‘300만불 수출탑’ 수상 쾌거를 이루는 등 무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곳이다. 신약 개발과 해외진출까지 모색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회사에서 패기 넘치는 영업사원을 모집한다. ●청춘불패(KBS2 오후 11시5분)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달맞이 준비에 나선 G7 멤버들은 각자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가는 한편, 정월 대보름 대표 음식인 오곡밥과 갖가지 나물을 직접 만든다. 특히 오곡밥과 나물을 만들기 위해 부엌에 모인 김신영, 효민, 써니, 한선화는 각자 G7 멤버들의 캐릭터를 따라하며 빙의 개그를 선보인다. ●성공의 비밀(MBC 오후 6시50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복연구가로 한복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한복전도사, 박술녀. 발 빠르게 변해 가는 흐름 속에서도 세월을 거스르지 않고 시대에 맞춰 가는 변화를 담아내고 있다. 유명인사들이 1순위로 찾는 한복 브랜드로 우뚝 선, 한복을 참 잘 짓는 박술녀 원장의 성공 노하우를 들어 본다. ●아내가 돌아왔다(SBS 오후 7시15분) 서현은 거리를 헤매며 다은이를 찾다가 파출소에서 보호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는다. 유경에게도 전화가 오고, 상우와 함께 파출소로 향한다. 서현은 다은을 찾아 나가려는데 유경과 상우와 마주친다. 유경이 다은에게 다가가자 다은은 서현의 옆에 꼭 달라붙고 서현은 다은이를 다독이며 데리고 나가 버린다. ●60분 부모(EBS 오전 10시10분) 국내 최초 부자학 전문가, 서울여대 경영학과 한동철 교수와 함께 내 아이를 부자로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 본다. 직접 여러 부자들을 만나서, 연구한 내용을 토대로 부자들의 남다른 자녀 교육방법에 대해 들어 보고 어떻게 해야 자녀들이 진짜 부자가 될 수 있는지 현실적인 이야기와 해법을 들어 본다. ●시사토론 우리시대(OBS 밤 12시10분) 6·2 지방선거 쟁점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우리시대’에서는 학교 무상급식 논란을 짚어 본다. 최근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출마하는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후보들이 앞다퉈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무상급식 문제가 정치권 화두로 등장하고 있어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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